종종 블로그에 올렸던 카페 중에는 대학로 소나무길 근방에 있는 카페 키이로가 있지요. 그리고 키이로가 따로 과자 공방을 냈던 공간이 낙산 자락에 있던 모리앤입니다. 모리앤과 키이로 두 곳을 운영하기 쉽지 않아 그랬던건지, 모리앤쪽이 폐점했고, 그 자리에 치읓이라는 푸딩 전문집이 들어왔습니다. 그 구체적인 이야기는 키이로 인스타그램에 올라왔을 겁니다. 저는 인스타그램을 안하지만, G가 자주 들여다보는 터라 소식은 전해 들었거든요. 어디더라, 하여간 다른 곳에서 푸딩집 하던 분이 모리앤 자리에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진한 푸딩에, 진한 아이스커피라는 말에 언젠가 방문하리라 결심했는데, 그게 치과 치료 받은 당일이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하하하하. 이 진한 배덕감이라니. 아냐, 치과 진료를 무사히 마쳤으니 그 보상 심리로 다녀왔던 거라고요. 무려 두 주나 이 때문에 고생했거든요. 흑흑흑. 물론 실제적인 고생 기간 생각하면 두 주가 아니라 대략 두 달이지만. 이 때운 곳이 떨어져서 그 다음 조치를 취했던 터라, 처음 떨어진 때와 또 떨어지고 붙였던 때까지 하면 두 달보다 더 될지도요.

 

 

 

지도 상으로는 혜화역에서 가까워 보일지 모릅니다만, 대학로 다녀보신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저기 산 중턱이거든요. 동숭아트센터에서 더 올라간 곳입니다. 그러니 마음 단단히 먹고 가세요. 대신 위의 사진을 보면 짐작하시겠지만,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G랑 같이 가서는 G에게 메뉴를 맡겼더니 종류별로 하나씩 시키더라고요. 흰색이 아마도 앙쥬, 가운데가 푸딩, 그 옆은 복숭아 롤케이크입니다. 앙쥬는 속에 시트와 살구콩포트가 들어 있고, 겉은 유자향이 물씬 풍기는 무스입니다. 살구가 살짝 쫀득한 느낌으로 씹히는데다, 유자의 향하고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맛있었지요. 푸딩은 젤리 타입으로 부서지거나, 크림처럼 진득한 타입이 아니고 살짝 쫀득하게, 숟가락을 넣으면 탄력감 있게 들어가는 질감입니다. 거기에 진한 캐러멜 소스가 있으니 맛없을리 없지요. 그래서 커피와도 잘 어울립니다. G의 커피는 카페오레, 제 쪽은 블렌드 아이스커피였고 둘다 맛있더랍니다. 아이스커피는 상당히 진해서 입안 전체에 커피 향이 감도는 느낌이더라고요. 카페오레는 그보다는 약하지만, 살짝 단맛이돕니다. 카페라떼가 아니라 카페오레라는 점은 잊으면 안되죠. 에스프레소에 우유 붓는게 아니라, 드립커피 혹은 침출식 커피에 우유를 섞은 겁니다. 전 이쪽도 좋아하니 문제 없었고요. 쓰읍.

 

롤케이크는 보통 떠올리는 스펀지가 아니라, 샤를로트였나. 그보다는 약간 질긴 느낌의 시트를 쓴 모양입니다. 시트 겉부분도 슈거파우더를 뿌린 듯 단맛이 돌고요. 그래서 안의 소스와 붉은 복숭아하고도 잘 어울립니다. 복숭아도 맛있고요. 쓰읍. 하... 감상 적으면서 내내 발등 찍는 느낌이 들지만.. 그건 어쩔 수 없고요.;ㅂ;

 

 

조금 멀긴 하지만 마음에 드는 카페가 생긴 건 좋습니다. 차가운 커피가 맛있게 느껴지는 동안에 한 번 더 다녀오고 싶네요. 푸딩도 맛있고, 다른 케이크도 맛있는 집이 생겨서 좋습니다. 그러니 생각날 때 키이로도 한 번 더 가야죠.'ㅠ'

긴자 식스 13층인가, 하여간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최상층에 있는 그 카페도 고려헤보세요. 강력한 추천을 드리지 못하는 건 커피 구입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먼산)

 

https://goo.gl/maps/5ojdqLYwzgGPuxLF6

 

GRAND CRU CAFÉ GINZA · 일본 〒104-0061 Tokyo, Chuo City, Ginza, 6 Chome−10−1 GINZA SIX 13F

★★★★☆ · 커피숍/커피 전문점

www.google.com

 

트위터랑 창천에도 짤막하게 올렸는데, 커피 맛이 진짜 다릅니다. 그리고 여기 분위기가 '긴자의 바 마스터가 사근사근하게 손님을 접대하며 입맛에 맞춰 커피를 안내해주는 가게'라서 재방문 의사가 왕성하게 생기더라고요. 다음에 간다면 G나 다른 사람을 끌고 가보는 쪽이 더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다만, 카페마스터와의 대화가 필요하다보니 일본어나 영어가 가능한 쪽이 좋습니다.

 

 

노리다케 에바 2호기 잔에 담은 그랑 크루 카페 긴자점의 엘살바도르 셀바 네그로 농장 2015년산 커피.

 

사진은 오늘 아침에 찍은 거고, 커피 40g을 써서 150ml가량 내렸습니다. 커피콩은 엘살바도르의 셀바 네그라 농장 2015년 산이고요. 숙성 커피콩(aged bean...일거예요;;)으로, 숙성시켰다가 볶는 모양이고요. 이 카페 라인이 여럿 있는데, 다른 카페쪽은 조금 더 캐주얼한 느낌입니다. 유튜버 이노잼의 영상으로 알게되었는데, 긴자의 다른 지점은 썩 취향이 아니었어요. 거기는 에스프레소라인과 디저트가 같이 있지만, 그랑 크루 카페 긴자는 아예 입장할 때 안내해주더라고요. 커피만 있고, 디저트나 빵 종류는 전혀 없다고요. 순수하게 커피만을 위한 커피바 개념입니다.

 

https://www.mi-cafeto.com/shop/grandcrucafe

 

世界最高品質のコーヒーを追求する株式会社ミカフェート

「すべてはコーヒーのために。」ミカフェートはコーヒーハンター川島良彰が築いた品質基準をもとにした世界最高品質のコーヒーを追求してい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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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스토어의 커피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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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園朝日が一番にあたる場所 50ヵ国以上、2,500を超えるコーヒー農園を知るミカフェートだからこそ、できることがあります。それは、農園を選び、畑を選び、樹を選ぶこと。私達はある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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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커피 가격만 보고도 으아아악? 싶은 분들 있겠지만... 카페 마스터가 설명해주고, 자리에서 샴페인병에 밀봉한 커피콩을 하나 들고 와서 직접 개봉하여 "퐁!"소리를 들려주고, 직접 드립해주고, 바에 두 주간 킵해서 마실 수 있게 해주고 하는 걸 생각하면 그럭저럭한 가격입니다. 커피콩 100g 가격 최저가가 11000엔이어요. 제가 이번에 시도한 커피는 13200엔이었습니다. 친구가 가격 듣고는 기함했는데, 가장 고가인 커피는 그보다 더합니다. 음, 가장 비싼게 아마 하와이의 코나 커피 농장이었을 거예요? 그건 100g 커피콩이 99000엔입니다. 넵. 숫자 틀린게 아니라 9만 9천엔 맞아요. 어떤 커피 맛이 나올지 진짜 궁금하긴 합니다. 카드 결제도 가능하니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 반..... 나중에 해볼까요.

 

 

제 경우에는 입장 당시에 먼저 '커피만 마실 수 있다'와 가격표 확인을 했고요, 가격의 장벽이 있었지만 이것도 경험이다 싶어서 도전했고, 커피를 고를 때 입맛이 인도네시아 만델링이랑 토라자 쪽이라고 설명했고, 인도네시아 커피콩은 라인에 없어서, 다른 걸로 추천 받은게 엘살바도르였습니다. 코스타리카 따라주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그건 다음에 해보죠. 아예 커피마스터가 '엘살바도르의 셀바 네그라 농장의 2015년도 콩과 2016년 콩이 괜찮다'고 집어서 안내해주시더라고요. 취향이나 마시고 싶은 쪽을 이야기하면 맞춰서 안내해줍니다. 그래서 일본어가 필요....

 

 

 

덧붙이자면. 아마도 점장님이실 것 같은 그 분이 딱 '긴자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점장'의 모습이었습니다. 살짝 수다쟁이 같이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면서 손님이 불편하지 않게 얕은 정도의 대화를 유도하고, 굉장히 전문적인 모습도 그랬지만 ..... 더 중요한 건 복장입니다. 더블버튼의 네이비 스트라이프 정장에, 구두가 갈색이었어! 으아아아아! -ㅁ- 이런 분들이 실재하는구나! 싶었더란.;

커피병 개봉 후에는 사진 찍으라면서 테이블에 내려놓으시더라고요. 와... 이런 서비스도 좋았습니다. 하하하하하.;ㅂ; 다음에는 후줄근한 복장말고 조금 더 차려입고(그럴리가..) 가보고 싶군요.

 

 

덧붙이자면(2). 일본 여행 중에 마셔본 커피 중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첫째는 키타야마 웨스턴 커피점인데, 거긴 재방문 해야겠다고 벼른게 몇 년이지만 아직도 다시 못갔네요. 우에노 갈 일이 별로 없는데다 역에서 거리가 좀 되어서..;ㅂ; 다시 방문해야 어디 커피가 더 맛있는지 확인 가능할 겁니다. 그러고 보니 키타야마도 아마 숙성콩 썼던 것 같고요..?

 

 

숙소에 짐 맡기러 가는 길에서 보고 찍어뒀다가, 전시회 다녀오는 길에 슬쩍 들렀습니다. 분위기는 오래된 가게 분위기에, 전좌석 흡연 가능이라는 '현대적 카페'와는 다른 방향성이라 신기하더군요. 이건 끽다점이나 다방의 느낌에 가깝지 않을까요. 게다가 배경음악도 약간 묵직한, 올드 재즈였다니까요. 스타벅스의 발랄하고 가벼운 재즈하고는 지향점이 다릅니다.

 

그런 분위기인데 찻잔은 웨지우드의 프시케라 더 신기했지요. 흰색에 가게 로고가 달린 찻잔이나, 아니면 연식 있는 일제 찻잔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커피점이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커피콩-토라자가 있길래 덥석 집었습니다. 맛은 무난하고, 기대한 만큼의 맛이었습니다.

 

 

 

앗. 그 덕분에 이번 여행은 전시회에 커피를 곁들이자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혼자니까 카페인 과다라도 문제 없고, 지금도 카페인 도핑으로 지금까지 깨어있는 상황이니 나쁘지 않지요. 옛날 옛적에 한 번 방문하고는 인생의 커피를 만났다고 외쳤던 그 커피집도 다시 가보고, 내일은 좀 설렁설렁 움직일까 합니다. 전시회 관람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으니까요. 음. .. 테이트미술관의 그림도 와 있는 모양인데 거기는 갈지 말지 조금 더 고민해보고요. 빨강머리 백설공주는 복제원화를 더 구입할까 생각하다가, 그림 크기가 생각보다는 작은데다 수령 문제가 겹치다보니 조용히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냥 다음에는 나리타 미나코 화업 **주년 때 마음에 드는 그림 또 나오면 덥석 집어 들겁니다.=ㅁ= 이번에도 사이퍼 그림 나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요....

 

 

그러니 열심히 돈 모아야죠. 열심히.... 아차.; 낼 모레가 원고 마감인거 잊고 있었다! ;ㅂ;

B님과 C님이랑 만날 때, 최근에는 특히 더 C님이 장소를 고릅니다. 먹을 것이나 마실 것에 대해서는 환상적인 직감을 발휘하시는 분이라, 언제나 그 분을 믿고 따릅니다.(...) 이정도로 감이 좋다면 "믿슙니다!"를 외치며 쫓아갈만 하다니까요.

 

이날도 근처를 지나다가 마음에 들었던 장소라며 찍어뒀던 곳이라고 했습니다. 비스트로 겸 카페로, 비스트로를 즐기려면 사전 예약이 필요합니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하고 예약금으로 1만원을 걸면, 나중에 도착 확인한 뒤에 예약금을 취소 형태로 반환하더라고요.

 

 

위치는 가로수길 옆쪽입니다. 신구초등학교와도 그리 멀지 않아요. 3호선이라면 신사역에서 걸어가는 쪽이 조금 더 변하긴 합니다.

 

음식은 수프, 샐러드, 플래터, 파스타, 등등입니다. 스테이크도 있었지만 최종 주문은 수프와 플래터 둘, 파스타 하나였고요.

 

 

 

플래터를 기름진 음식으로 골랐으니 음료도 일단 탄산으로 합니다. 블러디오렌지에이드. 자몽을 할까 하다가, 얌전히 접고 빨강오렌지로 정했습니다. 쓰읍.

 

 

 

수프는 버섯수프입니다. 다른 수프도 여러 종 있었는데, 송로버섯기름을 뿌린 버섯수프라, 진짜 맛있더라고요. 가운데는 수란이었습니다. 푹푹 숟가락으로 자르거나 부숴서 먹으면 되고요. 이런 버섯수프는 집에서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데, 마음이 앞서고 시도는 못해봤습니다. 예전에 레시피 받아둔 걸로 시도하다가 실패한 뒤로는 두 번 다시 시도를 못함.. 크흑.;ㅂ;

 

 

 

빵이 수프에 딸려 나왔다고 적다가 사진 보고 깨달았습니다. 아닙니다. 가지 라자냐에 같이 나온거였네요. 두말할 필요 없나요. 사진 그대로의 맛입니다. 아... 나는 왜 점심과 저녁 사이의 애매한 사이에 사진을 올리면서 스스로 고통을 받는 것인가.;ㅂ;

가지는 이제 거의 막바지라, 시도한다면 이번 주말이 마지막일 수 있겠네요. 크림소스 재료도 집에 다 있고 토마토소스도 있는데 왜 만들기가 귀찮을까요. 남이 만들어 주는 쪽이 훨씬 간편해서 그런가.

 

 

 

 

아니 잠깐.; 나 이 메뉴가 뭐였는지 까먹었..;ㅂ; 다음에는 사진 찍으면서 꼭 메뉴 명도 적어둬야겠네요. 여튼 이쪽도 맛있었다는 기억은 확실히 남았습니다. 뭐더라.;

 

 

 

 

파스타는 확실히 기억합니다. 레몬버터소스의 한치 아티초크 링귀니. 링귀니면의 굵기가 제각각인 걸 보면 생면을 뽑아 쓰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위에 올라간 저 향신채는 뭔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꽃봉오리 같지만 의외로 매운 것인.. 음.. 뭘까요. 고추씨앗 비슷한 게 속에 가득 들어 있더라고요. 올리브라기엔 좀 다르다 싶고?

 

 

 

만족스럽게 식사를 해결하고 나서는 디저트를 정복합니다. 당근케이크는 패스. 얼그레이 포피시드도 패스. 제일 궁금한 건 일단 티라미수고, 굽는데 12분 걸린다는 라바(화산) 케이크가 그 다음이었으니 이 둘을 주문해봅니다.

 

 

 

커피는 아메리카노로. 티라미수는 제 입에는 조금 달았습니다. 한데, 모양을 포함해 전체적인 만듦새가 은근 취향이더라고요. 에스프레소에 푹 적셔 그런지 레이디핑거는 외형은 잘 유지하고 있지만 잘라 먹어보면 속까지 커피가 침투했습니다. 으아. 흡족한 커피맛에, 크림은 노랑색이 도는 걸 보면 노른자가 들어갔나 싶기도..? 여튼 밖에 나와서 먹는 티라미수들 중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먹고 나니 집에서 만들어 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요.... 만드는 건 어렵지 않은데 번거로워 그렇지. 게다가 한 번 만들면 왕창 만들어야 한단말입니다. 크흑. 크림에 생크림과 크림치즈가 1대 1로 들어가는 레시피를 쓰다보니 크림양이 엄청 많거든요. 그러니 조금만 만드는 건 무립니다.

 

 

 

 

라바 케이크는 티라미수에 비해서는 평범한 맛입니다. 초코초코초코초코한 맛. 갓 나온 케이크는 설탕 때문인지 겉은 살짝 바삭바삭한 느낌이 있고, 가운데를 가르면 진득한 초콜릿이 흘러나옵니다. 거기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이면 뭐, 두말할 필요 없나요. 어디까지나 티라미수보다 상대적으로 평범하다고 말하는 거죠. 흠흠.

 

 

 

집에서 멀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언젠가 G를 끌고 다녀오고 싶네요. 근데 갈 시간이 있을라나...?

양양 다녀온 이야기를 적었던 맨 앞 글(https://esendial.tistory.com/9192)에 적었던 것처럼 테라로사 사천점은 아버지의 추천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업무 때문에 저보다 강원도에 자주 오가는 터라, 테라로사도 여러 번 가보셨나봅니다. 테라로사 중에는 사천점이 바다가 보여서 좋다고 하신 걸 보면 말이지요. 한참 전에 고양이 생협 모임으로 강릉여행 갔을 때는 테라로사도 지점이 하나 였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밤골에 있는 본점은 바다와는 거리가 멉니다. 광화문에 테라로사가 생긴 덕분에 갈 일도 없었지만, 거기에 보헤미안도 그 사이 상암점 등등의 분점이 생겼지만, 바다가 보이는 테라로사 지점은 생각도 못했네요.

 

 

 

 

보헤미안커피공장점에서 남쪽으로 도로를 타고 조금 더 달리면 오른편에 테라로사 지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카페들은 오른편에 있더라고요. 그래야 바다가 잘 보이나봅니다.

 

 

 

사천점도 여긴가 아닌가 긴가 민가 했는데, 나무 사이에 있는 꽤 큰 건물이더군요. 테라로사 표지판을 보고 잽싸게 들어가 차를 세웠습니다. 저기 멀리로 바다가 보이는군요. 이날은 날이 흐려서 예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대신 덜 더웠으니 괜찮습니다. 어차피 바다 보러 온 것도 아니고, 커피 마시러 온 것을요. 바다가 아니더라도 여기 풍광은 상당히 멋집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다시 양양으로 올라갈 생각이었던 터라 마음은 급합니다. 차 밀리기 전에 서울 도착해야하니까요. 금요일 저녁의 서울은 교통지옥. 경부고속도로 안탄다고 해도 밀리니 일찍 들어가는 쪽이 좋습니다.

 

 

 

 

광화문 테라로사에서는 못본듯한 커피 두 종을 주문합니다. 하나는 피지 브랜드였나. 아이스전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강릉 블렌드입니다. G는 이 더운 날에 무슨 뜨거운 커피냐는 눈으로 바라봤지만, 에어컨 잘 나오는 실내에서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쪽이 건강에 좋습니다. .. 정정. 덜 춥습니다. 대개 외부에서 들어오는 손님 때문에 실내온도가 상당히 낮으니까요. 그리고 날이 그렇게 썩 덥지 않은  것도 있어서 이날은 따뜻한 커피를 시킵니다.

드립커피는 따뜻한 쪽이 더 맛있기도 하다고요.'ㅠ'

 

맛있는 커피라는 건 두말해야 잔소리입니다. 풍광도 좋고, 커피도 맛있습니다. 잠시 미뤄뒀던 소설-아마도 이때는 회귀로 초월하는 대마법사-을 좀 읽고, G는 옆에서 뜨개질을 합니다. 일부러 카페에서 뜨개질 하겠다고 들고왔으니까요. 만드는 건 아마도 컵받침.

 

 

 

 

파타고니아 양양점은 여기서 대략 30분 정도 걸립니다. 저는 초행이었지만 G는 한 번 가봤답니다. 이전에 L을 데리고 양양 해변가에 놀러갔거든요. 그 때 타일러서프샵 바로 옆에 붙은 파타고니야 양양점을 가봤답니다.

 

파타고니아는 이름만 들어보고 별로 신경 안쓰던 브랜드인데, ESG를 실천하는 브랜드로 유명해지기도 했고, 관련 책도 나왔고, 거기에 G가 입어보라며 빌려줬던 둥근목반소매티(..)의 질감이 좋아서 관심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G가 커피 여행을 두고 망설일 때, 다녀오자고 제안할 수 있었던 거지요. 서울에도 매장은 여럿인데, G말로는 양양점의 물건이 더 많답니다.

 

 

 

그러니까 머그로 표현하자면, 서울은 매장도 넓고 더 크지만 같은 머그를 10개 갖다 놓는 거고, 양양은 다른 머그로 10개가 있는 거야.

 

음. 당연히 그러면 종류가 더 다양한 지점으로 가야죠. 둘 다 다녀온 G의 말이니 그러려니~ 생각하고 갔습니다. 그리고 가서는 G의 폭주가 이어졌고요.

 

방문한 시점에서 한 벌 쯤은 사둘까 생각했는데 한 벌이 아니라 두 벌이 되었습니다.

 

 

 

G와 취향이 같기도 하지만 또 다르기도 합니다. 겹치는 건 단 한 벌도 없었고, 다른 옷으로 골랐습니다. 그야, 커플티를 입을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고요. 가격은 높지만 천을 만져보면 나름 이해도 됩니다. 위의 겨자색 티셔츠는 사락사락 손에 감기는 질감이 꽤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진한 남색은 부들부들하니 좋고요. 그래요, 걱정하는 건 카드값을 지불하는 미래의 나이지, 지르는 시점의 내가 아닙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 핑계로 새 옷을 샀고, 신나게 입고 있다는 이야기로 끝.

올 여름 여행은 이제 끝이니 다음 겨울 여행을 기다려봅니다. 쟈, 이번엔 어디를 가게 되려나. 눈 내리는 강릉도 좋긴 한데 눈길 운전은 조금 많이 위험하단 말입니다. 무엇보다 이번에 조수석 탑승했던 G가 몇 번이고 속도 줄여를 외쳤던 터라 같이 가줄지 어떨지 확신이 안서는군요.'ㅂ'a

 

여튼 장거리 여행도 이제는 그럭저럭 가능합니다. 이번 여행은 그 점을 확인할 수 있었군요.

 

 

이름이 참 길지요. 박이추는 보헤미안커피의 1대 주인인 할아버지 성함입니다. 원래 이름은 보헤미안커피였지만, 할아버지의 이름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가게이름에 아예 주인 할아버지의 이름을 넣은 모양입니다.

 

 

찾으면 제 블로그에도 주문진에 있는 본점에 커피와 모닝세트 먹으러 다녀온 기록이 몇 번 있을 겁니다. 그 중 한 번은 고양이생협 모임에서 다녀왔고요. 그 때 운전자는 ㄹ이었고, 마티즈인가를 끌고 다녀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강릉의 여러 맛집을 둘러보는 코스였지요. 그래요, 그런 적도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도 경차를 끌고 갔습니다. 확실히 경차가 좋습니다. 무엇보다 비용이 적게 듭니다. 기름은 경차사랑카드로 주유하면 할인되고, 톨게이트 비용은 반값입니다. 이번에는 바람이 덜 불어서 차체가 붕 뜨는 느낌(...)도 덜했고, 비가 오락가락한 덕분에 날씨도 흐려서 많이 덥지도 않았습니다. 올라오는 길에는 해가 쨍하게 나는 바람에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터널의 암순응과 터널 밖의 명순응을 오가느라 고생했지만 말입니다.

 

여행의 발단은 어제 이야기를 대강 풀어 놓았지만, 여름 휴가 시즌 전에 어디 좀 다녀오고 싶은데, 제주도는 사람이 많아서 싫고, 어차피 제주도에 가도 지난 겨울 여행 때처럼 커피만 신나게 마시러 다닐테니 차라리 커피성지 강릉으로 가자는 대화였습니다. 그 대화가 발단이었고, 물꼬가 되어서 그 다음에는 '파타고니아 양양점에 가자'는 쇼핑 이야기까지 이어졌고요. 쇼핑 이야기는 이 다다음 글에 풀어 놓도록 하고, 여기서는 보헤미안커피까지 가는 이야기를 잠시 풀어 보지요.

 

차를 끌고 가겠다고, 그것도 경차라고 하니 주변에서는 마뜩찮은 눈으로 바라봅니다. 일단은 작은 차라 사고가 났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고,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고요. 아니 왜요. 평소 자동차 전용도로나 고속도로도 잘 타고 다닙니다. 그게 한 두 번도 아니었는 걸요. 하기야 유료도로를 거의 타지 않다보니 하이패스가 제대로 작동되는 줄도 모르긴 했지만 말입니다... 다.....

 

혹시 몰라서 G도 운전 가능하게 만들어 놓느라, 일시적으로 자동차보험을 돌려뒀습니다. 평소에는 성인 1인 운전하는 특약으로 들어두어서 다른 사람들은 운전을 못하지만, 여행 다녀온 어제는 0시부터 24시까지 다른 사람도 운전 가능하도록 걸어두었지요. 1일 5천원이었습니다. 당일치기 여행이라면 해둘만 하더라고요. 4일 여행이라면 2만원 정도 드는 셈이네요. 장기라면 조금 부담되겠지만 안전하게 여행다니기 위해서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운전은 저만 했습니다. 원래는 제 차도 G가 몰던 차였지만, 오래 운전대를 놓았더니 다시 운전할 자신이 없다던가요. 넵, 조금 특이한 차이지만 1종대형은 아닙니다. 경차니까 그럴리 없지요.

 

 

보험 정리도 해뒀고, 기름도 잘 넣어뒀으니 문제는 없습니다. 경차라서 혹시 중간 주유를 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했지만 그럴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돌아오기 전에 기름을 빵빵하게 넣어두기는 했습니다. 돌아와서는 바로 지방으로 내려올 생각이었으니까요.

덕분에 마음은 편하지만 지금 몸은 좀 불편한 상황이긴 합니다.-ㅁ-a 어제 서울부터 강릉, 양양까지 왕복 운전을 한데다, 10분 남짓 쉬고는 다시 지방까지 운전했으니까요. 덕분에 엊저녁에 꾸벅꾸벅 졸았지만, 오늘은 아예 감기 기운 비슷하게 올라와서 코로나19인가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인후통이 아니라 재채기 연발인걸 봐서는 감기인가봅니다. 하하하하하. 감기 올만 하죠. 체력이 떨어졌을테니까요. 감기약 먹고 쉬는 중입니다. 미리 내려와서 다행이야...;ㅂ;

 

그래서 말이지만 체력 안배 잘하셔야 합니다. 저야 당일치기로 무리해서 다녀온 것이지만, 아니면 느긋하게 쉬다 오세요. 운전할 때는 괜찮다 생각했지만 의외로 힘들었나봅니다. 하하하하...

 

 

 

 

생협 커피기행 때도 그랬지만, 대체적인 제 커피취향은 테라로사보다 보헤미안커피쪽이었습니다. 다만 이번은 조금 달랐군요. 각 테이블마다 있었던 저 안내문을 보면 아시겠지만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1시간. 그래서 보헤미안커피공장점에서는 모닝세트에 몽블랑만 주문했습니다. 11시까지 주문 가능하다던데, 커피나 홍차 중 선택할 수 있는 모닝세트는 다른 커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아예 따로 한 잔 시켜야 하더군요. 고민하다가 일단 세트를 먹고 생각하자 싶어 넘어갔고, 지금은 조금 후회중입니다. 쿠바 크리스탈을 마셨어야 했어..;ㅠ; 카페인 과다라고 해도 마시는 쪽이 좋았겠더라고요. 주문은 그 때 바로 하고요. 두 잔을 마시더라도 음... 음...

 

한 시간이 의외로 짧아서 먹고 나서 한 잔 더 주문하기는 쉽지 않겠더라고요. 뭐, 한 시간이 아니라 30분 만에 해치우고는 아버지가 추천한 테라로사로 갔으니까요.

 

 

 

커피그릇은 도자기지만 모닝세트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접시를 들면서 생각보다 가볍다고 느꼈거든요. 중요한 건 그릇이 아니라 음식이지만요. 샐러드 소스는 땅콩과 간장을 넣은 소스로 간간하지만 맛있습니다. 잘 어울리더라고요. 달걀은 완숙 삶은 달걀이었고, 버터와 메이플시럽은 오뚜기제품입니다. 잼이 아니라 메이플시럽이 나와서 놀랐지만, 이게 또 달걀이랑 먹으니 맛있더라고요. 버터도 메이플 시럽도 빵에 발라서 싹싹 맛있게 비웠습니다.

 

먹는 동안 잠시 G는 딴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랑 첫 일본 여행 갔을 때, 호텔 조식으로 나왔던 양식 세트가 기억에 남았다고요. 이렇게 토스트한 빵과 함께 나온 세트가 인상적이었다고. 프린세스 가든이었나? 라고 말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첫 일본여행의 숙소는 다른 곳이었습니다. 아사쿠사 스카이코트호텔. 거기도 비즈니스 호텔이라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아사쿠사 주변은 가서 놀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 뒤에는 한 번도 가질 않았지만요. 프린세스가든호텔은 페루의 모 부패대통령과 관련 있다는 말에 그 다음부터는 안갔고, 신주쿠파크호텔은 여행 한참 다닐 초반에 갔고 그 뒤에는 안 갔더랬......

 

하여간 보헤미안커피의 모닝세트는 일본여행의 비즈니스 아침 조식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추억의 맛입니다. 맛없으면 그런 생각도 안나겠지만, 추억을 불러올리는 그런 맛이네요.

 

 

 

몽블랑은 무난합니다. 주문하니 팥이 들어갔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어보더군요. 맨 아래는 파이지, 그 위에 초콜릿코팅한 머랭쿠키, 그 위에 케이크시트-제노아즈를 올리고 팥앙금과 보늬밤과 밤크림섞인 우유크림 등으로 마무리했...을 겁니다. 아마도 그랬을 거고요. 어디서 본 조합인데 그게 어디인지 가물가물하네요. 공급받는 건가 싶기도...? 여튼 커피와도 괜찮은 조합입니다.

 

 

 

2층 창가자리에 앉아도 도로 너머에 있는 바다가 보입니다. 이 도로를 따라 있는 카페들은 거의 바다가 보이지 않을까 싶고요. 보고 있노라면 바다가 보이는 집이나 별장 개념의 두 번째 집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데, 그런 돈이 있을리가요. 하하하하하. 세컨드하우스는 커녕 퍼스트하우스부터 챙깁시다.

 

 

 

아 그러니 테라로사 이야기는 그 다음에. 이쪽 이야기도 그리 길지는 않을 겁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양양은 서울에서 부산보다 가깝습니다. 오늘 다녀오면서 지리로서만 알고 있던 사실을 몸으로 체감하니 확실히 다르네요. 지금 온몸이 축축 늘어져 뻗을 것 같지만 그래도 간단히는 적어 두렵니다.

 

 

올 여름의 처음이자 마지막-은 아니고. 지난 번은 워크샵이었지만 모모스커피 다녀온 건 여행이지요. 그래서 처음은 아니고, 마지막은 맞을 겁니다. 앞으로 다른 일정은 없거든요. 무엇보다 같이 놀러갈 사람이 없습니다. 하하하하. 사람 만나는 일을 즐기지 않으니, 여행 같이 갈 사람도 없지요. G 아니면 마음 편히 부려먹고 부려먹히면서 다닐 수도 없으니까요. G는 G 나름의 일정이 있으니 이번 당일치기 여행이 올 여름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다음 번은 아마도 겨울일까요.-ㅁ-

 

 

사진은 테라로사입니다. 테라로사 광화문점이 아니라 사천점이고요. 경남 사천이 아니라 사천면에 있어 사천점입니다.

 

 

 

강릉시 사천면.. .. ... 아. 시에 면이 들어가기도 하는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보통은 읍에 면단위가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하여간 테라로사 사천점은 강릉시 사천면에 위치합니다. 얼핏 봐서는 바다에서 좀 떨어져 보이는데, 지도상의 착각입니다. 상당히 멋진 풍경이라 가볼만 합니다.

 

 

원래 이번 커피기행(..)은 커피 마시러 강릉 갈래? 에서 출발했습니다. 일전에 보헤미안커피 주문진 본점만 있던 시절, 커피 한 잔 마시겠다고 주문진까지 버스 타고 다녀온 적도 있었기 때문에 가자고 생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저나 G나 둘 다 운행할 수 있는 차가 있으니 버스타러 멀리 갈 필요도 없고요. 여러 지점 다니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자, 고 날짜만 잡아 놓고는 아무런 생각 없이 일정이고 뭐고 생각 안하고 있다가, 그냥 보헤미안커피 지점 중 가보지 않은 곳이 있으니 거기부터 가자고 잡고, 거기에 다른 커피점 한 곳과 여행의 꽃인 쇼핑을 즐기기 위해 파타고니아 양양점을 같이 끼워 넣었습니다. 그랬는데, 뒤늦게 저랑 G랑 여행 간다는 걸 들은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서는 "테라로사 사천점이 풍광이 좋으니까 거기 꼭 가봐. 멋있어."라고 하신 덕에 같이 끼워 넣었지요. 보헤미안박이추커피공장과 저 테라로사는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보헤미안커피공장에서 8분 정도 도로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테라로사거든요. 물론 테라로사라, 광화문점이 얼핏 떠오르는 분위기이긴 합니다. 강릉블렌드와 강릉커피콩빵이 있지만 뭐... 그보다는 풍광이 더 좋긴 하더군요.

 

 

엉뚱한 이야기가 길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주말에 정리하겠습니다. 양양은 다음에 한 번 더 제대로 방문하고 싶었고, 다음에 간다면 숙박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제 성격상 좋은 숙소가 아니면 안되니까요. 이건 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여튼 새벽 6시에 시작된 당일치기 여행은, 보헤미안커피공장에서 모닝세트를 먹고 테라로사에서 커피 한 잔을 더 마신 다음, 파타고니아 양양에서 파산까지는 아니지만 카드가 부담될 정도의 쇼핑을 하고는 서울로 돌아와 G를 내려주고, 다시 저는 지방으로 내려오는 일정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주말은 잘 쉬어야 월요일도 출근을 하지요. 그러니 조금 무리라더라도 왕복 360km + a를 소화한 거고요. G나 어머니나 제가 괜찮을지 걱정했더란.... 아니, 뭐, 약간 더위 먹었는지 아닌지 수분 부족인지 뭔지 모를 상태인 것 빼고는 괜찮습니다. 외려 KTX로 다녀온 부산 일정보다 몸과 마음이 편합니다. 확실히 양양이 부산보다 가까워 그런지도요..?

지난 주말에 잠시 저~ 멀리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직접적인 업무는 아니지만 워크샵으로 다녀온 일입니다. 워크샵의 구체적인 내용은 여기 말고 따로 올릴 예정이고, 여기는 모모스 커피에서 커피 마신 이야기를 올릴 겁니다.'ㅂ'a

 

 

부산 워크샵은 갈지 말지 조금 많이 고민했습니다. 일단 부산이 매우 멀고요, 부산까지 가는 길이 너무 복잡합니다. 게다가 차를 끌고 가지 않는다 해도 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여유자금이 빠듯하던 때라 한창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 일단 가기로 하고 나니, 아예 일찌감치 내려가서 모모스 커피에 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집합이 부산역에서 점심 시간 조금 전. 그리고 점심을 먹을 테니, 일찍 내려가서 모모스 커피에서 뒹굴 거리면 되겠다는 생각....

 

 

그리고 모모스커피를 찾아봤습니다. 그나마 부산역에서 다닐만한 곳이 본점이더군요. 다른 곳은 멉니다. 부산역에서 편도로 약 35분 걸립니다. 그것도 부산역 앞의 도시철도를 타고 온천장역에 가면 된답니다. 앞서 모모스커피를 가셨던 D님께, 온천장역 바로 앞이란 이야기를 듣긴 했지요.

 

집합시간이 점심 때. 그러면 부산역에 몇 시까지 도착해야 왕복 1시간을 넘는 카페를 다녀올 수 있을까. 답은 3시간 전이었습니다. 시간 넉넉하게, 편하게 다녀오려고 하니 그 정도는 있어야 겠더라고요. 2시간 넘게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답입니다. 그럼 부산역에 9시까지 도착하는 방법은?

새벽에 일어나서 이동하면 됩니다. 하.......... 4시 반에 일어나 준비했습니다.ㅠ_ㅠ

 

 

온천장역 1번 출구로 나가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니, 길 건너편의 시야 아랫부분에 모모스커피가 보입니다. 지도를 붙들고 가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지도로 내 위치를 보고 바로 근처라는 걸 알았으니 뒤늦게 깨달았던 거죠.

얼핏 보기에는 작아보이지만, 왼쪽의 출입문을 통해 섬돌을 밟고 내려가면 정원과 건물이 함께 보입니다. 원래 다른 용도로 사용되던 건물을 카페와 로스터리-배전공장으로 쓴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얼핏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왜 모모스커피를 방문하려 했느냐에 대해서도 안 적었네요. 바리스타챔피언십 우승자가 모모스커피 출신이었거든요. 몇 번 새벽배송을 통해 커피드립백은 마셔봤지만, 본점에서 커피를 맛보는 건 또 다르니까요.

 

 

 

 

드립 도구는 하리오의 V60. 헐. 저 스케일 저울은 하나 쓰고 싶었...지만 아직 구입을 못했지요. 왼쪽에서 보이는 흰색 텀블러도 약간의 물욕이 들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약간. 여기서 커피를 왕창 사갈 예정이었던지라 참았습니다.

 

 

 

드립백뿐만 아니라 캡슐도 있습니다. 캡슐은 네스프레소의 기본 캡슐인데, 그래서인지 아예 머신도 함께 판매를 하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캡슐은 편하지만 맛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G가 구입한 버츄오도 잠시 빌려다 써봤으나, 급하게 카페인을 수혈하고 싶지만 너무 힘들어서 커피도 내리기 싫다는 상황이 아니면 마시고 싶지 않더라고요. 저는 드립이 제일 좋습니다.

 

 

드립백과 커피콩과 마실 커피, 그리고 간식을 주문한 다음에는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2층도 있지만 거긴 올라가지 않았고요. 1층 어드메에 혼자 앉아 빈둥거립니다. 시간이 여유로우니 마음도 편하네요. 게다가 워크샵-일 때문에 왔지만 시작은 여행처럼 움직이니까요. 이날 오후는 조금 많이 힘들었습니다만...

 

 

 

 

안쪽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는데 나무 하나가 확 들어와 박힙니다.

음?

으으으으음?

저 익숙한 잎사귀는? 작년에 뿌리파리 잡겠다고 설치다가 실패해서 결국 보낼 수밖에 없었던 커피나무? 그것도 보통의 커피나무가 아니라 크고 아름다운 커피나무입니다. 보고 있노라니 다시 한 번 커피나무를 심어볼까 고민되잖아요. 집에 죽어나가는 식물이 하나 둘이 아닌데도 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진동벨이 울려 다녀옵니다. 이날의 주문한 커피는 엘살바도르였습니다. 최근에는 거의 인도네시아 쪽만 마시다보니 엘살바도르는 마실 일이 드물어서요. 커피는 잔에 약간 담겨 있었고, 나머지 대부분은 커피서버에 담겨 있었습니다.

같이 주문한 간식은 레몬파운드였습니다. 에그타르트도 먹고 싶었고, 다른 간식도 궁금한게 많았지만, 곧 점심을 먹을 거라 꾹꾹 눌러 참았습니다.ㅠ

 

 

 

그리고 커피를 다 마시고 나니 보이네요. 킨토의 슬로우 서버입니다.'ㅂ' 킨토 참 예쁘죠. 하나 살까. 하지만 서버 잘 쓰지도 않으면서 사두면 뭐하나요. 하하하하하....

 

 

 

커피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서기 전에, 커피나무 옆으로 보였던 작은 문으로 나가봅니다. 여기도 뭔가 있는지 사람들이 오가더라고요. 과연. 멋진 나무와 대나무, 그리고 분위기 좋은 정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날이 덥지만 않으면 여기서 커피를 즐겨도 좋을 텐데, 데.......... 봄가을에는 경쟁이 치열하겠지요.

 

 

 

사들고 온 원두는 부산 블렌드였습니다. 취향보다는 가볍게 볶았지만, 제 취향은 프렌치로스팅에 가까우니까요. 평소 마실 때도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집어다 진하게 내려 마십니다. 하지만 부산 블렌드는 산뜻하면서도 그 산미가 거슬리지 않습니다. 신기하네요. 제 입맛이 바뀐 건지, 아니면 커피가 취향을 넘어설 정도로 맛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뭐. 다음에는 온라인으로 주문해볼까 합니다.

 

 

https://www.momos.co.kr/

 

모모스커피 Specialty for All

산지 직거래 스페셜티 커피의 대표 브랜드

momos.co.kr

 

드립백도 종류 다양하니, 여럿 맛보고 취향대로 고르면 되겠네요.'ㅠ'

 

어쩌다보니 주말마다 상경이고, 그 다음에는 또 남도 워크샵이 있습니다. 장소에서 집결이라, 서울까지 올라가 다시 KTX를 타고 이동해야하는 상황이로군요. 그쪽이 훨씬 이동하기 편합니다. 지방의 슬픔이지요.

 

어쨌건. 지난 주는 일요일에도 약속이 있었는데, 지금 보니 사진을 하나도 안 찍었군요. 체력이 떨어져 방전되었던 데다, 그다지 기력이 없었습니다. 일요일 사진은 하나도 없음. 끄응. 네코동 사진을 안 찍은 것도 굉장히 오랜만이네요. 최소 한 장은 남겼는데, 그런 사진 찍을 마음의 여유도 없었나봅니다.

 

 

사진은 토요일에 방문했던 가배도입니다. 제목에는 팥티라미수만 적었지만, 말차라떼와 팥티라미수, 거기에 우유 판타코타까지 모두 주문했습니다. 전날 저녁을 건너 뛰고 아침도 제대로 먹지 않았던 때라 욕심이 과했습니다. 버겁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혼자서 다 먹었습니다. 다만, 저기에는 함정이 하나 있었습니다.

 

가배도의 티라미수는 의외로 제대로 된 티라미수 맛이 납니다. 콩티라미수든, 팥티라미수든 티라미수맛이라 느끼는 건 커피시럽에 확실하게 적신 바닥층 때문일겁니다. 진한 커피맛 때문에 티라미수!라는 생각이 확 들지요. 팥티라미수는 그 바닥 위에 올라간게 팥크림인데, 아마도 마스카포네치즈와 생크림을 섞었을 크림에 달달한 팥앙금을 섞어서 팥맛이 확실히 나지만 그게 거슬리지 않습니다. 거기에 위에 올라간 팥앙금도, 적당한 점도라 섞어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거 팥빙수에 그대로 올려도 좋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런 균형이 잘 맞다보니 거부감 없이 티라미수라 인식하나봅니다.

 

함정은 티라미수가 아니라 그 옆의 판나코타입니다. 소스를 뿌려 먹으라는 걸, 먼저 그냥 퍼먹었더니 우유맛의 부들부들한 맛은 좋았으나, 저 옆의 소스가 기대를 배신했습니다. 쿠로미쓰, 그러니까 黑蜜, 다시 말하면 흑설탕 시럽이지 않을까 추정했던 것과는 달리, 지이이이이인한 농축형 커피였습니다. 단맛 전혀 없음. 독특한 풍미가 있는 달달한 시럽을 기대했다가 커피가 등장하며 다시 한 번 뇌리를 치고 가는 카페인에 당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판나코타는 정말 맛있더라고요. 부들부들한데, 얼핏 봐서는 그릇에 넣고 굳힌 것 같지만 그런 건 아니고, 떠먹어 보면 커다란 판나코타를 큰 숟가락 등으로 떠서 보기 좋게 담은 겁니다.'ㅠ'

 

 

단맛의 정도를 생각하면 판타코타, 라떼, 티라미수의 순으로 먹는 쪽이 좋습니다. 티라미수의 단맛이 강해서 말차라떼의 맛있음이 가려지거든요. 판나코타는 소스를 부으면 단맛이 거의 안도는데다 쓴맛이 강렬하여, 라떼보다 먼저 먹을 때는 소스 안 붓고 먹는 걸 추천합니다. 뭐, 이건 취향이니 한 입씩 먹어보고 결정하셔도 되지요.

 

 

여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성대입구 정류장쪽에 베이커리 카페인 페이브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는 G에게 얻어 들었습니다. 여러 가게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던 곳이었는데, 코로나19 핑계로 서울 안가는 사이에 뚝딱 들어왔다더군요. 그냥 방문하려고 했다가 머그까지 얻어 왔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었습니다. 그 머그, 지금은 제 손에 있...는데 찬장 어디에 두었는지 저도 잊었네요.

 

카페인 수혈이 긴급하다고 주장하는 G랑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이 기회에 페이브를 가보자고 주장해 들어갔습니다. 토요일 오전이라 사람도 별로 없어 좋더라고요. 성대입구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있다보니 공부하려고 오는 사람보다는 잠깐 들러서 요깃거리나 카페인 보급을 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이 않을까 합니다. 어디까지나 추측.'ㅂ'a

 

이름은 종종 들었는데, 어디서 들었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마켓컬리더군요. 마켓컬리에서 이름을 먼저 알게 된 커피집이 여럿입니다. 페이브도 거기에 드립백과 원두가 올라온 걸 보고 이름을 기억했지요. 카페에서도 마켓컬리에 올라왔던 여러 상품들이 있더랍니다. 여기서 커피 좀 사올 걸 그랬나 잠시 후회도 했지만 뭐... (먼산)

 

 

G는 아이스아메리카노, 저는 뭘 마실까 한참 고민하다가 블랙 아인슈패너를 골랐습니다. 보통의 아인슈패너와 블랙 아인슈패너가 뭐가 다르냐 했더니, 들어가는 재료 차이가 크더군요. 아인슈패너는 비엔나커피라고 많이 불렀던 그 생크림 올라간 커피입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비엔나커피라고 부르지만 현재 이름은 아인슈패너라고 하던가요. 요즘은 비엔나커피 대신 아인슈패너라고 적어둔 카페도 많습니다. 따끈한 커피 위에 차가운 크림을 얹기 때문에 양쪽의 온도차와 질감 차이, 그리고 부드러운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커피고요. 보통은 위의 크림에다가 설탕을 넣어서 살짝 달게 만들더랍니다.

 

페이브의 블랙 아인슈패너는 다른 재료가 여럿 들어간다고 하면서 알려주셨는데 홀랑 다 까먹고, 기억나는 건 코코넛밀크뿐입니다. 블랙이란 이름답게 검은깨페이스트인가, 도 들어갔을 겁니다. 검색하면 어딘가의 누군가 알려줄지 모르지만 뭐, 다음에 한 번 더 가서 자세히 들어와도 좋고요.

 

상당히 복합적인 맛이 나는데, 코코넛밀크를 썩 즐기는 편이 아니라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다음에 간다면 그냥 아인슈패너를 시키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코코넛밀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기지 않을까요.-ㅁ-a

 

 

점심 먹기 직전에 잠시 들렸던 터라 빵류를 제대로 못 본 것이 아쉽습니다. 다음에 가면 아인슈패너나 플랫화이트에 빵 곁들여서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크흑. 다음은 언제...!

 

 

http://kko.to/qFyJExvSN

 

페이브 대학로점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246-1

map.kakao.com

 

제게 을지로가 뭐냐 물으신다면, 방산시장과 그 옆의 광장시장을 이야기할 겁니다. 방산시장에서 제과제빵재료와 도구들을 사러 다녔던 기억도 은근히 남아 있거든요. 그게 아니라면 을지로의 가게를 찾아가 가죽에 금박과 은박을 찍어오던 때의 기억을 떠올릴 겁니다.

 

오늘 오랜만에 을지로에 나갔다가 시간이 있어 카페에 들렀습니다. 그 근처에 평점 높은 카페가 있다했고, 원래 가고 싶었던 명동의 가배도는 오픈 시간이 11시라 시간이 맞지 않았거든요. 애드 카페라는 그곳은 음료도, 쿠키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재방문 생각은 없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먹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부분이 여럿 있었거든요.

 

카페에 방문해보고서 알았습니다. 을지로의 힙함이란 것이, 아마도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 라고요. 레트로라고 부르는 '과거에 대한 회고와 추억의 되새김질 양식'은 그리 썩 취향이 아닙니다. 최근에 레트로라 부르는 많은 부분은 외갓집 다락에 있었던 낡은 그릇이나 오래 되어 문양이 지워질랑 말랑하는 그런 그릇들을 되돌려 끌어 올리는 것이라, 그걸 시골집의 정취로 기억하는 제게는 촌스러움으로 인식됩니다. 물론 예쁜 것도 있긴 하겠지만, 왜 꼭 그런 걸 써야 하나 싶은 때가 많더라고요. 디자인이 좋아서 계속 이어지는 그런 제품이면 모를까, 그냥 옛날 물건을 다시 들고 오는 것은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을지로를 중심으로 말하는 그 힙함이 옛날의 좋은 기억만 끌고 올라온다는 느낌인데다 그 속의 진짜 오래되고 좋은 것들을 파괴하는 움직임으로도 보여서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떤 며에서는 예전의 핫플레이스, 익선동 끌어올리기도 떠오르고요. 그런 건 질색이거든요.

 

카페에 들어간 순간 이런게 을지로의 힙함이고, 레트로구나, 싶었습니다. 마감은 제대로 되었지만 원래 있던 건물의 벽체 등을 가능한 살리면서도 넓게 보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많더군요. 아마도 작은 땅에 올린 작은 건물이었던 모양이고, 계단을 중심으로 층마다 하나의 사무실만 있지 않았을까, 그런 분위기의 건물이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원래 있어야 할 내부 벽들은 시야 확보를 위해 거칠게 부수었지만, 그 위는 흰색 페인트로 꼼꼼하게 마감해서 벽의 흔적은 살리고, 시야는 럽혔더랍니다. 그리고 그 안의 여러 테이블과 의자들은 예전에 쓰던 물건들을 하나 둘 모아 둔 것처럼 오래되고 낡은 것들이 여럿 보였고요.

 

 

만약 제가 조금 더 어렸다면, 젊은게 아니라 어렸다면 이런 분위기도 좋아했을 것이고 친구들과 함께 한 번쯤 찾아갈 괜찮은 카페라고 좋아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많이 다릅니다. 나이를 먹으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일단, 자리 잡고 앉은 곳의 의자는 그렇다 쳐도 테이블이 삐걱거려서 당황했습니다. 탁자 다리를 확인하니 원통형의 나무 다리인데, 그게 흔들리면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더군요. 일부러 그런 분위기를 낸 것인지, 아니면 수리가 되지 않은 것인지 몰라도 후자라면 조금 당황스러운 일입니다. 여러 의자들을 갖다 둔 걸 보고 테라로사 광화문점을 문득 떠올렸는데, 거기는 테이블만큼은 음료 등을 올려 놓는 공간이라 그런지 튼튼하고 두껍고 단단한 제품을 씁니다. 다른 테이블은 어떤지 확인하지 않았지만 그 삐걱거림에 놀라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깔끔하고 세심하게 마감했음에도 문제가 보이는 계단이 더 걸리더군요. 4층의 옥상까지 이어지는 계단은 매우 비좁았습니다. 거기에 계단 맨 윗칸은, 몸을 돌려 내려갈 때 자칫하면 발을 헛디딜 수 있는 형태의 독특한 형태였습니다. 계단이 건물 사방을 돌아가며 설치되지만 공간의 한계가 있다보니, 원래부터 맨 윗단의 계단참이 있어야 할 부분은 한 발만 디딜 수 있는 홈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 졌더라고요. 성인이라 해도 발을 헛디디기 쉬워서, 실제 음료를 받아 올라갈 때도 제가 일행의 쟁반을 먼저 받아줬고, 내려갈 때도 일행이 먼저 그 아랫단에 발을 디디고 제가 쟁반을 들고 가 안전하게 전달했습니다.

 

요약하면, 원래의 건물을 그대로 살려서 만든 카페의 구조상, 비장애인이나 성인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카페라는 겁니다. 이 카페에 L을 데리고 가는 모습이 상상 안되더군요. 절대로 무리입니다.

 

 

원래 취향이 모던하고 깔끔한 가게이기도 했지만 을지로의 힙한 카페를 한 번 방문하고 나니 다른 카페들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스슥 사라지더군요. 뭐랄까, 정말로 젊은 사람들만 옛날의 좋은 기억들을 전시하고 그걸 들여다보며 '야, 옛날이 이렇게 멋졌대!'라고 상찬하며 같이 노는 그런 분위기가 상상되더라고요. 그리고 그 속에 배제되는 사람들과, 잊힌 역사들은, 음.

 

 

그리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저는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나이 먹는다는게, 꼰대가 된다는게, 라떼가 된다는게 이런 건가요. 허허허허허허허.

하지만 저 역시도 알지 못했던 때라면 멋진 곳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너무 많이 알아버린 걸까요.

 

 

 

덧붙임.

로열밀크티는 직접 만드신다던데, 과연. 상당히 괜찮은데 아주 익숙한 맛이 나더랍니다. 이야아아, 이거 오후의 홍차 진한 맛이야!(...) 녹차라떼도 진하고 달달하더라고요.'ㅠ'

간식종류를 가리키는 여러 영어 단어 중에 비스킷과 쿠키와 크래커는 과자를 말합니다. 비스킷이라고 다음 사전에 검색했더니 아예 이 세 단어가 등장하는군요.

 

보통 크래커는 참크래커 등과 같이, 카나페 만들 때 주로 사용되는 흰색의 얇은, 그리고 먹으면 입안이 건조해지는 짭짤하거나 무미에 가까운 밀가루 과자를 떠올립니다. 쿠키는 버터와 밀가루와 설탕을 섞어서 만든, 대체적으로 단단한 질감의 과자류를 떠올리고, 비스킷은 그 중에서 빠다코코넛과 같이 바삭하게 부서지는 타입을 떠올립니다. 어디까지나 제 연상의 기준이니 실제 과자가 그러하다고는 말하지 않습니다.-ㅁ- 특히 비스킷은 영국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니까요..? 이거 해군쪽 식량 아니었던가요. 관련 자료들을 최근에는 거의 손대지 않았더니 업데이트가 매우 늦습니다.

스콘과 비슷하며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과자도 퀵 비스킷이라 부르죠. 파파이스나 KFC에서 팔았던 그, 미국식 비스킷 말입니다. 이건 그레이비소스를 발라 먹는게 정석이라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또 미국식 스콘은 옛날 옛적 초기 스타벅스에서 팔았던 삼각형 모양의 것이지요. 저는 절대로 스콘이라 생각하지 않고, 스콘이라 부르는 과자류라고 합니다만. 제게 스콘은 악어 혹은 늑대가 입벌린 것처럼 옆구리가 갈라져 부풀어 오른 것입니다.-ㅁ-

 

 

이야기가 옆으로 샜네요.

 

모리앤은 대학로 소나무길 중간쯤에 있는 카페 키이로에서 새로 낸 과자집입니다. 구움과자 혹은 구운과자라고 부르는, 일본에서는 燒き菓子라 부르는 그 과자들을 내지요. G가 키이로 단골인 덕분에 저도 종종 방문했다가, 이번에 새로 과자집을 냈고 현재 가오픈 중이라는 말에 슬쩍 다녀왔습니다. 이미 G는 한 차례 다녀온 덕에 이날의 폭주는 저만 했습니다.

 

 

 

아마도 개점 한정 제품일 쿠키 상자와, 빅토리안케이크 두 종류와 유자쿠키. 유자쿠키는 이날 낮에 G가 먼저 샀던 걸 얻어 먹고는 방문 때 구입했습니다. 같이 먹은 호지차쿠키는 달지 않고 쌉쌀한 것이, 유자쿠키보다는 덜 취향이었습니다. 여러 과자맛이 있으면 일단 레몬이나 유자맛은 먼저 구입하고 봅니다.

 

빅토리안 케이크는 두 종류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정통 빅토리안케이크로, 딸기잼이 들어갑니다. 씨앗이 씹히는 걸 보면 딸기보다는 라즈베리가 아닌가 싶지만, 하여간 베리잼과 크림을 바른 케이크지요. 다른 하나는 레몬커드랍니다. 레몬케이크도 있었지만 그 쪽은 아무래도 냉장보관인듯하여, 실온에 나와 있던 빅토리안케이크를 집어 들었습니다. .. 라기 보다 이미 사진에 보이는 과자가 3.5만 돌파였습니다. 쿠키상자가 2만원 넘었던가, 2만원이었던가 그랬거든요. 하지만 저기 담긴 과자가 취향이라 안 살 수 없었습니다.

 

 

 

아니, 안 살 수가 없어...;ㅂ; 체크쿠키와 말차쿠키, 거기에 버터쿠키까지. 식감은 대체적으로 단단합니다. 저기 보이는 버터쿠키도 버터링쿠키처럼 쉽게 부서지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보다는 식감이 훨씬 단단하고요. 짤쿠키인데도 느김은 아이스박스쿠키에 가까우니 굉장히... 취향입니다. 게다가 위에 올라간, 아마도 말린 체리이지 않을까 싶은 말린 과일의 새콤하고 쫄깃한 맛이 더해지니, 그냥 두면 한도 끝도 없이 집어 먹겠더군요. 허허허허허허.

 

 

그리하여 취향의 과자집을 발견한 덕에 지갑이 얇아질 위기에 놓였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곳은 찾아가기 조금 어렵습니다.

 

 

http://kko.to/1lu_Qu6HG

 

모리앤

서울 종로구 동숭4나길 18

map.kakao.com

 

주소로는 동숭4나길 18.

 

 

혜화역, 그러니까 대학로에서 가깝다고 방심하기 쉽지만, 등고선을 걸어 놓고 보면 달라집니다. 낙산 중턱보다 위쪽에 가깝습니다. 대학로 뮤지컬센터 쪽 가보신 분이라면, 그 뒤쪽의 경사가 상당하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런 경사로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안쪽입니다. 주택가에 있더라고요.

 

안에는 작은 테이블도 있어서 먹고 가는 것도 가능하지만, 저는 과자파라서 아마 과자들만 잔뜩 사들고 나올 겁니다. 가끔 서울 내려갈 때면 들릴지...도 모릅니다. 개점 시각을 맞출 수 있을지 자신이 없는데다 요즘에는 본가 올라갈 일이 많지 않으니, 체중조절에는 도움이 되겠지요. 하하하하하. 하..... 하지만 구할 수 있는 쿠키들 중에서는 가장 취향인데. 크흑.ㅠㅠ

 

 

덧붙임.

키이로는 木色, 모리앤은 林&이랍니다. 두 가게의 이름이 잘 어울리지요.+ㅅ+

해마다 5월에서 6월 사이에 있는 티페스티벌, 국제차문화대전은 꼬박꼬박 사전등록을 하고 찾아갑니다. 올해는 1층이 아니라 3층에서 진행된데다, 도서전하고 시기가 겹쳐 상대적으로 사람이 없었던 모양이군요. 작년에는 코로나19의 재유행 때문에 다시 미뤘지만, 올해는 다행히도 진행했습니다.

 

다만 부족한 건 제 체력이더군요. 일요일에 방문할 생각이었으나, 토요일에 좀 격하게 움직였다고 체력이 완전히 방전될 줄은 몰랐습니다. 여러 다른 이유가 있긴 하지만 그건 넘어가고, 그래서 토요일 저녁에 바로 내려가겠다고 했다가 마음을 바꿔 먹은건 순전히 트위터 때문이었습니다. 트위터에 올라온 티페스티벌 방문기를 보고 G에게 건넸다가 "갈래? 가자!"로 급하게 선회한겁니다.

 

 

결론적으로, 10시 맞춰서 입장해서는 사진 한 장도 안찍고 그냥 눈으로 구경만 하다가 돌아왔습니다. 작년에는 안 이랬지만, 집 정리하고 찬장 정리하고 살림 써보고 하다보니 물건 하나 들인다는게 어렵더군요. 쓰지 않을 물건이라면 이미 집에도 잔뜩 있고, 그래서 새로운 물건 들이기가 망설여지더랍니다. 거기에 커피 도구는 거의 나와있지 않고, 차(茶)와 천연염색, 목공예품 중심이라 휘휘 둘러보기만 했습니다. 목제품은 몇 고민되긴 했지만 음, 그냥 내려 놓았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체력이 떨어지더라고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건강검진 앞두고 체중감량 하느라 신경썼더니 체력과 기력이 확 줄었습니다.OTL 아놔. 이정도의 체력이라면 일본 여행은 입국심사장 나오자마자부터 뻗을 것 같네요. 체력 더 키우려면 역시 단백질 보충인겁니까.ㅠ

 

L도 동행했는데, 초등학생 미만은 무료입니다. L도 G와 손잡고 같이 돌아다녔고요. 재작년에 적었던 국제차문화대전 방문기 때처럼 사이사이의 길이 넓고 해서 돌아다니기 매우 좋았습니다. 쾌적한 환경이었지요. 후후후후후후.+ㅁ+

 

 

아침부터 신나게 돌아다녔으니 조금 이르게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그래서 뭘 먹을까 G랑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지만, 시간이 너무 일러서 마땅치 않더라고요. 조금 기름진 음식이 먹고 싶다 하여, 코엑스 전시장과 코를 맞대고 있는 피자집-캘리포니아 피자에 들어가기로 하고, 오픈시간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바로 그 옆의 카페에서 당을 보충합니다. 커피를 마실까 하다가 속이 텅텅 비어 있는데 커피를 넣으면 정말로 위가 죽겠다 싶어서 그 옆의 말차 카페로 들어갑니다. 한자로 된 이름이라 외우는데 애를 먹었고, 결국 트위터에서 '코엑스 말차 카페'로 검색해서 이름을 알아냈습니다. 가배도라고, 커피의 한자 음차인 咖啡에 섬 도(島)를 더해 만든 이름이랍니다.

https://gbdcoffee.com/

 

가배도

카페 가배도의 공식 홈페이지입니다.

gbdcoffee.com

공식 홈페이지의 정보를 확인하셔도 되고요. 본가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은 아마도 명동점인듯합니다.

 

 

 

 

메뉴판을 보고서는 말차가 주력인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제대로 못 외웠을지도... 스타필드 이벤트 하는데 나온 상품이 말차라떼였거든요. 한 잔 값에 두 잔 준다니 두 잔 챙겨 받고, 거기에 L도 같이 먹을 거라 인절미 티라미수를 시켜봅니다. 플랫화이트를 시킬까 했지만 말차라떼도 더운 날에는 나쁘지 않으니 G랑 나누어 마시기로 하고요.

 

물론 배고프고 당 떨어지며 카페인 부족할 때 마셨기는 하지만, 진짜 맛있더랍니다. 한 모금 주욱 빨면 당이 화아아악 올라가는 마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날의 말차라떼는 정말 스태미너 포션이었습니다.(먼산)

 

다만, 절대 라떼를 먼저 마시고 그 다음에 티라미수를 먹어야 합니다. 인절미 티라미수는 커피에 적신 시트, 팥 섞인 크림, 콩가루의 조합입니다. 달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저 셋의 조합이 잘 어울리더군요. 기대하지 않았는데 맛있었습니다. 다만 티라미수를 먹고 라떼를 마시니 맛이 느껴지지 않는게, 티라미수가 달긴 달군요. 그러니 달지 않은 커피 등과 함께 하는 쪽이 더 잘 어울릴겁니다.

 

다음 코엑스 방문은 아마도 카페쇼 때가 아닐까 합니다. 사전 등록은 이미 해두었고, 그 때 방문하면 아마 옆의 테라로사나 여기나, 둘 중 어디든 즐겁게 다녀올 겁니다. 아냐, 그 전에 팥티라미수를 포함해 다른 버전도 맛보러 명동점에 갈 가능성이 더 높군요.

 

 

말차라떼 믹스도 팔던데, 다음에 방문하면 한 번 사볼까도 고민중입니다. 가장 맛있게 마신 말차라떼가 교토 요지야 카페였고, 여기도 그 다음쯤은 되겠네요. 다음에 덜 배고플 때 방문해도 여전히 맛있으려나요.+ㅠ+

다음 지도상으로는 카페나 커피집이라는 설명 없이 제레미라는 이름만 올라와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이 보여주지요. Jeremy. 동행의 강력한 추천으로 방문한 커피집입니다.

 

동행은 그 전에 다녀온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마셔본 스트리머 커피와 유사하다며 추천하더군요. 오늘은 2우러 8일인데 방문일은 1월 13일. 그렇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블루보틀 다녀온 그날,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는 설렁설렁 산책 나가자며 애월읍 커피집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본 목적은 그 근처에 있는 다른 공방이었고, 공방 들렀다가 제레미로 걸어갔습니다. 숙소를 애월로 잡으니 근처 걸어서 돌아다니기 좋더군요. 물론 바닷바람 때문에 상당히 춥습니다. 추워서 챙겨 입고 나가면, 걸어 돌아다니는 동안 등에 땀이 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합니다. 걸으면 덥고 멈추면 추워요.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 저 대신 동행은 열심히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이전의 여행기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저는 일본여행 전용(!)이라 국내 여행 정보 수집은 느슨히 합니다. 가면 가고 아니면 말고. 대신 사전 정보 수집은 좀 합니다. 그러니까 여행 가기 전까지 일정 조율하면서 쌓인 정보들은 제가 정리합니다. 무슨 소리냐면, 구글지도 작성은 제 담당이란 거죠. 개인 지도를 만들고, 거기에 숙소 찍어두고, 가기로 한 음식점들 정보와 오픈 시간, 맛있다는 음식 정보나 사야하는 것들 정리. 사전 정보 정리는 제가 합니다. 여행 다니는 동안 해당 정보들을 꺼내서 제공하는 건 제가 맡았지요.

 

 

 

여행 다니는 동안 아무것도 안 하지는 않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사들고 나온 뒤의 사진입니다. 사진 오른편에 자리한 커피우유-아니 카페라떼 병이, 이 사진은 들어가기 전에 찍은 사진이 아니라고 말하네요.

 

저 메뉴가 1일 몇 병 한정으로 나와서 일부러 일찍 가려 했지만, 다행히 오후에 갔을 때도 남아 있었습니다. 코로나19 등의 문제로 수급이 어려워서 병에 가게 각인이 빠져 있다고 안내해주시더군요. 돌아나오면서 일행이랑, '그걸로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었나보다'는 이야기도 잠시 했습니다.(먼산)

 

여기서부터 신나게 걸어 바닷가 산책을 했기 때문에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저 사진과 같은 멋진 그라데이션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래도 맛있었으니 만족합니다. 다음에 가서는 카페라떼도 그렇고, 다른 드립 커피도 마셔보고 싶더라고요.

 

 

 

 

하지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는 오직 포장만 가능하니, 아예 텀블러를 들고 갈까도 잠시 고민 합니다. 종이컵으로 받아오는 쪽보다는 그게 나을 수도 있지요.'ㅠ' 다음 여행 때도 꼭 방문해야지요.

 

 

 

 

재방문하려는 건 시도해보고 싶은 커피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 때 사온 커피는 블렌드 no.4와 싱글오리진 토라자입니다. no.4는 포장에 설명이 있습니다. 다크 초콜릿, 코스타리카 워시드와 케냐AA 워시드, 에티오피아 워시드의 블렌딩이라고요. 싱글오리진은 다행히 글쓰는 지금 바로 옆에, 싱글 오리진에 붙어 있던 작은 카드가 있네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토라자 스판 미난가. 인도네시아 커피를 좋아하지만 자주 만날 기회가 없어서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보통 만나봐야 만델린(만델링)이죠. 토라자는 몇 번 못봤습니다. 그래서 평소 커피 사는 곳도 토라자를 판매하는 몇 안되는 로스터리고요. 평소 그쪽-빈스서울 토라자에 길들여져 그런가 이쪽은 살짝 연하게 느껴집니다. 그럴리가 없지요. 몰라세스-당밀과 다크초콜릿, 몰트향이 나는 커피가 연할리가요. 이쪽도 블렌딩 커피의 다크 초콜릿 못지 않게 강렬한 타입이죠.

 

그래서 덕분에, 제주 여행 다녀온 뒤로 커피 소비량이 확 늘었고, 그에 따라 수면의 질이 저하되었으며, 감기와 알레르기성 비염이 떠나지 않고는 있지만, 커피는 사야합니다. 이제 생필품의 수준이니 커피는 꼭 필요합니다. 크흑. 다음 여행 때는 이렇게 욕심부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여행 가면 '이 때가 아니면 구입할 수 없다!'며 집어 드니까요. 그러니 여행 자금은 항상 넉넉히 준비합니다.

 

 

 

읍내 쪽을 가로지르는 도로에 있습니다. 큰 도로는 지도 하단 쪽에 보이는군요. 여튼 다음 여행 때도 잊지 말고 방문할 겁니다.

사진파일을 열어보고 알았습니다. 하도 오랫동안 D90을 방치했더니, 초기화가 되었나봅니다. 사진 찍은 날짜가 2000년 1월 2일부터 시작하는군요. 왜냐하면, 사진 찍기 전날-그러니까 여행 가기 전날에 처음으로 제대로 충전했기 때문입니다. 하하하하하.

그래서 다시 수첩과 SE2 사진첩을 뒤져 날짜를 확인합니다. 1월 13일이군요. 글쓰는 날은 27일. 딱 두 주 전의 사진입니다.

 

 

제주도에도 블루보틀이 하나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모양으로, 원래라면 별로 관심 없었을 이 곳을 방문한 이유는 딱 하나 입니다. 간식. 그렇습니다. 제주의 우뭇가사리를 이용하는 푸딩집, 우무. 푸딩보다는 젤리에 가까울지 모르지만, 우유푸딩이라 부르는 일본의 간식도 우뭇가사리=한천을 사용하니 푸딩이라 불러도 문제 없다 생각해봅니다. 젤라틴으로 굳혀도 푸딩이라 부르니 한천이든 우뭇가사리든 써서 굳혀도 푸딩이겠지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그 우무™에서 블루보틀에 커피푸딩을 공급한답니다. 여기서만 판다는듯하군요. 한정에 취약한 저와 동행은 일찌감치 블루보틀도 여행지로 잡았습니다. 다만 날이 안 좋았네요.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여행기간동안 날씨는 환상적이었습니다. 이 날 중산간 말고, 위쪽 도로는 통제가 들어갔습니다. 운전대는 동행이 잡았던 덕에 저는 편히 갔지만, 동행은 도로 통제가 되지 않았을지, 얼지 않았을지, 블루보틀 가는 사람이 너무 많지는 않을지 내내 걱정했습니다.

 

 

 

 

 

맨 마지막의 걱정은 틀렸습니다. 어떤 의미로는 맞았지만, 어떤 의미로는 틀렸습니다. 블루보틀에 사람은 많았지만, 길을 달리는 내내 마주쳤던 수많은 ㅎ번호판 차량들과 그 외의 번호판을 단 차량들 중 같은 길을 간 차는 없었습니다. 앞에 가는 차들이 다 블루보틀 가는 거 아니냐, 저기 저 차도 같은 방향으로 가는 걸 보니 블루보틀 가나보다라며 안절부절 못하더니, 그 모든 차들이 각자의 길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고는 제게 구박 받았습니다. 운전 담당을 구박하면 안되지만, 이런 헛소리를 할 때는 말로 받아줘야 합니다. 하하하.

 

내부에 자리는 없었고, 어차피 안에서 먹을 생각도 없었으니 포장을 하기로 하고, 푸딩은 1인 1푸딩, 그 외의 음료만 따로 챙깁니다.

 

줄 서서 주문대까지 가는 동안 이런 상품들을 보고 잠시 눈이 돌아갔지만 참습니다. 블루보틀 저 머그는 참 쓰기 좋은데, 바닥이 넓어서 안정적이기도 한데, 안쪽에 커피물이 들더니 안 닦이더군요. 그걸 보고는 그 뒤로 블루보틀 제품은 안 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요, 저건 신포도다, 신포도다......

 

실제로 품절되어서 구입할 수 없는 물건이었으니 그림의 떡이기도 합니다. 목공에 손을 대면 저 비슷한 것을 한 번 만들어 볼까 싶기도 하고요? 드립 스탠드는 만들고 싶지만, 만들 필요가 없는 물건이므로 고민됩니다. 없어도 되는데, 보면 갖고 싶으니.....

 

 

 

그리고 포착. 블루보틀은 상하목장 우유를 씁니다. 안심하고 마실 수 있어요!

 

 

 

 

 

한정 음료였다고 기억합니다. 시즈닝 카페라떼와, 동행이 주문한 플로트라떼.

 

 

 

 

 

밖으로 나왔더니 동행이 이런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블루보틀 밖 돌담에 올려 놓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구도, 인스타에서 등장할 듯한 분위기......... 안 좋아합니다.=ㅅ= 인스타는 트위터보다 더 인생의 낭비예요.

 

 

 

눈발이 날리다 말다 해서 잽싸게 차로 돌아옵니다. 그리고는 커피 푸딩을 꺼내 사진을 또 찍습니다. 그 뒤에는 먹어야죠.

 

일단 시즈닝 카페라떼. 마셔보고는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아, 아주 익숙한 이 맛. 아주 쉽게 표현하면 라면 수프를 위에 살짝 뿌린 맛입니다. 그러니까 후추와 허브솔트 등을 갈아서 라떼 위에 뿌렸더라고요. 라떼 위에 뭔가 뿌리길래 시나몬인가 했는데 색이 조금 다르더군요. 짭짤하고 익숙한 향이 확 올라오니, 저도 모르게 이거 라면 수프!를 외치게 됩니다. 아니겠죠. 허브 솔트겠지요.

동행이 구입한 플로트라떼였던가. 이건 아이스크림이 답니다. 달달해요. 어떤 단 맛이냐면, 올 여름 본가 냉장고에도 들어 있었던 상하목장의 얼려먹는 아이스크림스틱입니다. 연유맛이 진하게 나는 그런 단맛입니다. 당연히 커피와의 조합도 좋지요. 커피의 쌉쌀함이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섞이면서 사람을 화악 끌어 올립니다. 아니, 코코아가루가 없으니 티라미수는 아니라고요.

 

푸딩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맛있네요. 아래의 소스도 좋고, 커피푸딩도 몽글하고 부드러운 것이, 딱 우무로 굳힌 우유푸딩의 확장판 같은 맛입니다. 본점은 다음 여행 때 가는 걸로 기약하고, 이번 여행에서는 미뤘지만요. 시간은 부족하고 가보고 싶은 곳은 여러 곳이니 뒤로 미루게 되더군요. 이번 여행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커피니까요.

 

 

블루보틀은 그 옆에 제주맥주집도 있습니다. 그 이전의 여행에서도 여러 번 보았던 제주 지역 브루어리랍니다. 블루보틀과 협업한 커피맥주를 팔던데, 오크통에 넣어 숙성시켰다는 한정 맥주도 있더군요. 들고 갈 때의 가방이 이미 무거웠던지라 포기했지만 동행은 한정맥주와 커피맥주세트를 둘 다 구입했습니다.

 

 

제주에서도 멀고, 서귀포에서도 멀고. 성산일출봉 쪽에서라면 그럭저럭 가까울 겁니다. 애매한 위치라 추천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풍광이 좋아서 한 번쯤은 가볼만 합니다. 사람이 없다면 거기서 혼자 커피 마시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도 좋을 거고요. 그러니까 멍 때리기 좋은 장소입니다.

겨울은 춥지만, 봄 가을의 풍광은 다를 테니 그 때 또 가볼까요.'ㅂ'

 

 

 

 

빵 이름이 입에 붙지 않아서 기억을 더듬다가 영수증으로 확인했습네다. 오메기 뺑드젠. 여러 뺑드젠 중에서 블루베리 같은 무난한 맛을 꺾고 간택된 것이 오메기 뺑드젠입니다. 오메기떡 맛의 뺑드젠이라고 해도 틀리진 않지요. 쑥빵에 팥앙금을 넣은 방이었으니까요. 취향이 상당히 갈릴만한 맛입니다. 뺑드젠을 검색해보니 Pain de Genes이라고, 제네바의 빵이란 의미랍니다. 아몬드를 넣어 만든 빵이라는데, 가루를 쓰는지 아몬드페이스트를 쓰는지는 레시피에 따라 달라지나 싶습니다. 어쩐지, 빵이 좀 퍽퍽한 느낌이던 건 아몬드 때문이었군요. 커피랑 같이 먹기에는 나쁘지 않지만 제 취향은 아닙니다. 아몬드페이스트든 아몬드가루든 썩 좋아하는 식재료가 아닙니다. 마카롱도 있으면 먹지, 아니면 일부러 사먹는 디저트는 아닙니다. 또 모르죠. 블루베리나 유자 등등의 과일계 재료가 들어갔다면 조금 다를지도? 하지만 그것도 어차피 퍽퍽한 맛일 테니 취향은 아닐겁니다...... 아마도.

 

 

제주 카페기행 첫 번째는 카페 진정성 종점입니다. 서귀포에 매장이 혹시 생기면 거기는 차고지가 될까라는 헛생각을 잠시 했습니다만, 김포쪽이 본점인 카페 진정성의 최남단 지점이 제주 지점입니다. 지난 여름의 제주 여행 때는 마지막 방문 카페였고, 이번에는 첫 카페가 되었습니다.

 

동행은 업무시간을 조정해서 그렇지, 그 날은 원격 근무일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업무 장소가 카페가 되더라도 상관없지만 와이파이가 필요했다는 겁니다. 진정성이 와이파이가 있던 기억이 있어서 첫 방문 카페는 진정성으로 잡았습니다. 주인장위험도™ 때문에 난리 난 스타벅스는 애초에 멀리 제쳐뒀고요. 쿠폰 등등은 이미 다 쓰고 없고 잔액 1800원이 남았던데, 이걸 다 쓸까 아니면 버릴까 고민중입니다.

와이파이 잘되고 업무하기 좋은 카페라면 스타벅스가 제일 낫지만 갈 생각이 안 들었고, 기왕이면 제주에서만 갈 수 있는 곳이 좋지요. 그래서 또 진정성 카페에 갔습니다. 지난 번 여행 때는 커피를 덜 마셨으니, 이번에는 제대로 마실 셈이었지요. 단, 동행은 위가 좋지 않아 커피는 하루 한 잔으로 제한중이었기 때문에 당근주스를 시켰습니다. 아마 사과 등의 다른 재료를 섞은 모양입니다. 맛있다면서도 당근주스는 당근만 넣은 것이 제일 맛있다는군요. 제주당근이 달고 맛있긴 하지요.'ㅠ'

 

 

제가 주문한 커피는 에스메랄다 게이샤입니다. 여행 첫 방문지의 첫 커피니 좀 분위기를 내고 싶었고요. 평소라면 게이샤는 신맛 나는 비싼 커피라 외면했을건데, 이날은 호기롭게 주문했습니다. 커피 서버가 따로 나오고 잔도 작아서 귀여운 것이 딱 좋더군요. 손잡이가 커서 잡는 감촉이 좋았습니다. 용량이 작은 건 아쉽지만, 카페에서 조금씩 맛보는 커피라면 이쪽이 좋지요. 집에서 마실 때는 커다란 머그나 텀블러에 커피를 가득 담아 마시고, 맛있는 커피 마실 때는 홀짝이며 맛을 음미해야 제격입니다. 쓰읍. 맛있었지요....

 

 

다른 USB 선들이 본가에 있는 모양이라 맞는 걸 못찾았습니다. 내일 출근해서 다른 선들 중에 맞는 게 있는지 확인해야겠네요. D90에 맞는 선이 있을라나.ㅠ 그래야 다음 사진을 올릴 수 있을 건데...;ㅂ;

 

 

찬 음료는 아주 드물게 마십니다. 작년부터 올해 사이에 찬 음료를 찾는 일이 늘었지만, 기본은 따뜻한(뜨거운) 음료를 찾습니다. 하지만 폴바셋은 따뜻한 음료보다는 찬 것이 맛있지요. 아이스크림이라든지, 딸기 아이스크림이라든지, 딸기 라떼라든지. 날이 추워서 따뜻한 음료를 시켰다가 실패하고 나니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욕심이 커져서 찬 음료에 도전했습니다.

... 하...;ㅠ;

놀러 나왔으니 폴바셋 방문이 가능하지, 지방은 폴 바셋 매장이 드뭅니다. 스타벅스보다도 매장 수가 적기 때문에, 제 주거지에서도 스타벅스가 훨씬 가깝습니다. 가장 가까운 폴바셋은 대략 그 두 배의 시간, 아니면 그보다 더 시간을 들여야 방문 가능합니다. 그렇다보니 평소 커피는 이디야나 메가커피 등을 방문합니다. 최근에는 메가커피의 큐브라떼에 빠져서 나갈 때마다 이쪽을 잡기도 했고요. 투썸플레이스도 가깝지만, 거기는 구(舊) 모기업인 CJ를 거의 이용하지 않았던데다 최근에는 외국계 사모펀드인가에 팔린 모양입니다. 스타벅스 오너리스크 이야기 돌 때 '이름만 외국이고 100% 한국 자본인 스타벅스 vs 한국에서 만들었지만 100% 해외자본인 투썸플레이스'라는 트윗을 보았거든요. CJ에서 매물로 내놓았다는 건 보았지만 어딘가에 인수된 모양입니다. 주변의 투썸플 평가는 '케이크가 맛있는 집'입니다. 그야 주거지 근처는 케이크 불모지에 가까워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맛있는 케이크는 투썸플레이스 정도 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폴바셋은 참 좋네요.'ㅠ' 이전에 한 번 폴바셋이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고, 그와 관련한 답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https://esendial.tistory.com/1172

 

Paul Bassett(폴 바셋)

츠바메 그릴에서 배불리 먹고 나온 다음은 폴 바셋. 여기도 윙버스를 통해 알게 된 가게입니다. 그러니까 세계 바리스타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78년생입니다-_--을 한 폴 바셋과, 일본의 유명한

esendial.tistory.com

 

2007년도의 글이더군요. 그러니까 2000년대 중반 쯤 세계바리스타대회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폴 바셋을 데리고 일본에서 마케팅을 시작합니다. 폴 바셋의 이름을 걸고 커피집을 차린 겁니다. 스타벅스와도 비슷하게 베이커리도 괜찮고 커피도 맛있는 카페를 차린 것인데, 이 당시 커피는 폴 바셋이 관리하고 베이커리는 츠지구치 히로노부가 맡습니다. 츠지구치는 일본의 유명한 파티셰지요. 제 블로그에서도 일본여행 다닐 때 여러 차례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커피, 특히 우유가 들어간 음료가 맛있는 걸로 유명한 폴 바셋은 매장을 확장하다가, 어느 시점부터는 축소 됩니다. 기억하는 매장으로는 긴자점, 지유가오카점, 신주쿠 점포 둘을 두었다가 지금은 신주쿠점만 한 곳 남았습니다. 모닝세트가 맛있다고 하여 도쿄 여행 갈 때 가끔 들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폴 바셋을 매일에서 베이커리 부분을 제외하고 들여옵니다. 빵류는 들어오기가 쉽지 않아 그랬을 거라 생각하는데, 한국 폴 바셋의 베이커리도 괜찮습니다.'ㅠ' 특히 롤케이크가 취향이거든요. 가격은 스타벅스보다 조금 높은 편이지만 그래도 서울 도심에서라면 스타벅스 대신 들어가기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우유랑 아이스크림이 맛있어요. 일본 폴 바셋도 아이스크림이 있었나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아마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한국 폴 바셋의 강점은 아이스크림-상하목장의 유제품이라 해도 틀리진 않을 거예요. 최근에는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인 나타도 미는 분위기..... 아마도?; 자주 가질 않으니 드문드문 갈 때 얻었던 정보를 이렇게 푸네요.

 

 

상하목장은 나중에 체험하러 가보고 싶긴 합니다. 혼자 가기에는 너무 멀고, 아직 장거리 뛰는데는 체력이고 뭐고 따라주지 않는터라 고민은 됩니다만.. 나중에 G랑 L을 꼬셔서 다녀오고 싶네요. L이 조금 더 커야 가능할까요. 어쨌건 상하목장 견학은 나중의 재미로 두어보렵니다.

 

 

 

요 며칠 사이에 트위터의 핫한 이슈들이 휙휙 흘러지나간지라 정신(..)이 조금 없습니다. 약간만 정리해 보지요.

 

https://twitter.com/pito_sh/status/1480846406105862147?s=20

 

PITO Jet! ✈️ on Twitter

“오늘 레진 전대표 한희성의 미성년자저작권 편취사건의 1심 선고가 있었습니다. 초대형 로펌 변호사를 9명이나 선임한 한 의장과의 법적 공방이 수 년간 이어지면서 그간 힘들었는데요. 다행

twitter.com

어제 저녁부터 올라온 이야기입니다. 이글루스 닉네임 레진인 한희성 전(前) 레진 대표의 미성년자저작권 편취사건의 1심 선고가 4년만에 나왔다고 합니다. 원래는 500만원으로의 중재가 있었으나, 피고가 거부하여 법적공방으로 이어진 모양입니다. 1천만원 배상 판결이라네요. 2심으로 갈지 어떨지 모르지만, 4년이나 1심을 끌어온 작가님께 위로와 격려의 말을 랜선 너머로 건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https://twitter.com/tanato_kr/status/1481082803236519938?s=20

 

tanato on Twitter

“광주 붕괴 건 항공사진 말거 몇개 더 봤는데 이거 외벽붕괴가 아닌데. 저 외벽이 버티는건 크레인 덕분이다. 크레인 떼는 순간 외벽도 와르르인데 크레인 어케뗄거여 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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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이 짓던 아파트의 붕괴 사고입니다. 이번에도 광주더군요. 외벽 붕괴라고만 들어서 그런가 했는데, 사진을 보니 아닙니다...... 어제 뉴스를 제대로 못봐서 정보가 늦었네요.

 

 

https://twitter.com/LstGpg8R85NnDsy/status/1480928438815178755?s=20

 

구독계 on Twitter

“https://t.co/MmlVkxUVAm 위문편지 금지 청원 올라옴...들어가서 동의 한번 해주세요 https://t.co/yrXFGkST3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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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명여고의 위문편지 이야기.

인용된 트윗은 이쪽입니다.

 

https://twitter.com/NoContextKorea/status/1480875984090189828?s=20

 

No Context Korea on Twitter

“https://t.co/G1SiF5MP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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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은 디씨인사이드 갤러리에 올라왔다고 합니다. 아직도 있다는 트윗을 아까 보았고요. 요약하면, '진명여고에서 보낸 국군장병 위문편지가 괴발개발이었다'입니다. 이 트윗에 인용된 다른 트윗에는 진명여고에서 위문편지를 쓸 때 주의점으로 학교에서 공지한 내용도 있고요. 정확한 문장은 기억나지 않지만 위문편지 작성시의 유의점은 1.이름을 적지 말고 '진명여고'로 적을 것, 2.개인 신상 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할 것, 3.봉투를 봉하지 않고 제출할 것이었습니다. 1번과 2번은 개인 신상이 노출되어 거꾸로 문제가 되었던 사례가 있어 그랬을 수 있고, 3번은 아마도 교사들이 내용 검수 후 봉하여 발송하기 위한 조치인듯 합니다. 해당 인용을 보았을 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도, 저걸 왜 교사들이 걸러내지 않았을까라는 점이었고요. 정성들여 쓴 편지만 골라 보내도 작위적이라거나 딱딱하다거나 하는 소리가 나올법한데 말입니다. 리크스 제어형 업무도 맡다보니 그걸 소홀히 감독한 쪽에도 한 소리 하게 되는 거죠.

 

해당 여고는 자매결연 부대에 위문편지를 보낸 모양이고, 편지 한 건 당 1시간의 봉사시간을 부여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봉사시간은 지금 필수 항목은 아니지만 학생부 관리차원에서 채우긴 할 거고요. 이게 문제가 되고 나서 서울시교육청으로도 민원이 쏟아지고, 학교로도 전화가 쏟아지고, 국방부도 항의가 날아간 모양입니다. 와아아아... 사진 한 장이 쏘아올린 커다란 공.-ㅁ-

 

 

쟈아. 아이스크림 딸기 라떼를 포장해서 나갈까 고민하면서 적당히(?) 마무리합니다.

 

 

아마 이날의 끼니...였을 겁니다? 아마도?

 

G랑 같이 카페쇼 다녀오던 날에 갔으니, 이미 한 달쯤 전의 일입니다. 그날 뜨끈한 우동 한 그릇씩 먹고 나서 배부른 상태로 카페 키이로에 갔더니 포장은 가능하지만 가서 먹는 건 안되는 상황이더군요. 자리가 다찼습니다.

 

목표는 몽블랑 케이크였기에 포장만 해서 들고 왔습니다. 하나는 몽블랑 타르트, 하나는 몽블랑 케이크였을 겁니다.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ㅁ-a

카페인 섭취를 못하게 된 G가 커피캡슐머신을 넘겨준 덕분에, 편하게 커피를 마시게 된 점은 좋긴 합니다만, 커피 소비량이 늘어난 것은 그리 반갑지 않습니다. 그 뒤로는 내내 카페인 과다에 시달리고 있거든요. 하루 정도는 카페인 없이 생활해볼까라는 생각도 하고요. 하지만 이미 카페인에 절어 있는 터라 하루 정도 카페인 안 마신다고 독기(!)가 빠질리 없습니다.

 

원래 취향은 타르트보다는 케이크 쪽이지만, 둘 다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타르트는 바닥의 두꺼운 부분이 아몬드에 파운드케이크를 닮은 묵직한 맛이었다고 기억하고, 케이크 단품은 속에 밤크림과 함께, 졸인 보늬밤이랑 아래에는 머랭이 깔려 있습니다. 중간에 사진을 찍었더라면 저 안에 어떤 재료가 들어 있었는지 훨씬 쉽게 기억해냈을 건데, 조금 아쉽군요. 하여간 최근 먹어본 몽블랑 중에서는 가장 취향에 맞았습니다. 한 눈 안 팔고 밤맛에 충실한 케이크들이었어요.

 

 

밤 시즌만 되면 밤크림을 비롯해 다양한 밤 관련 음식들이 넘쳐나지만, 사실 가장 맛있는 건 그냥 밤입니다.-ㅠ-a 몽블랑도 맛있지만, 그 해의 밤을 삶아 먹거나, 아니면 삶아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에어프라이어에 잠시간 데워 먹는 쪽이 제일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퇴근하면 잊지말고 밤 삶을 겁니다. 밤..-ㅠ-

 

 

요즘 제주여행 계획을 다시금 세우고 있다보니, 여름의 여행 사진을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그래서, 다시 가고 싶은 곳은 어디..?냐고 묻는다면.

 

 

빛의 벙커는 내년 2월 28일까지 동일한 주제를 하다보니 더 안가도 될 듯하고요. L이 들어갔다가 어지럽다고 했던 기억도 있으니 어린이 동반할 때는 주의하실 필요가 있을지도? 개인차가 있긴 할겁니다.

빛의 벙커도 좋지만, 그 옆의 커피박물관도 좋습니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이번에도 도전해보았거든요. L은 아이스크림을, G는 아인슈패너였나를, 저는 만델린 드립을 주문했습니다. 나오는 그릇들도 멋지지만 앉아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고요. 다음 여행 때도 가고 싶지만 빛의 벙커 방문이 아니라 여기만 방문하기 위해 가기에는 거리가 조금 많이 멉니다. 제주보다는 서귀포에 가깝고, 일부러 발품팔아 방문해야할 곳이라서요.

 

그래도 빛의 벙커 자체가 가족 동반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카페에도 아이들이 꽤 많습니다. 꼬마들이 많으니 L을 동반한 입장에서는 더 편하게 들어갔고요. 미니어처를 비롯해 여러 커피 도구들 전시된 것도 볼만합니다. 애들은 관심이 덜하긴 하지만 뭐....

 

 

http://kko.to/WLq1hfPfH

 

제주커피박물관 바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서성일로1168번길 89-17

map.kakao.com

 

 

지도로 보면 성산일출봉이나, 거리가 있긴 하지만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이랑 묶어 가면 될겁니다. 거리가 가...깝지는 않고, L이 아직 사진 갤러리 등에 관심을 보일 나이는 아닌지라 얌전히 포기했지만요. 성산일출봉도 나쁘진 않지만 올라가기에는 날이 참 더웠습니다. 하하하.

 

 

진정성 종점 다녀와서도 후회했지만, 여기서도 드립백 사올걸 그랬다고 조금 많이 후회했습니다. 가격은 바움이 더 저렴했다고 기억합니다. 다음 여행 때는 잊지말고 사와야지요.-ㅁ-

아직 핸드폰에서 옮기지 못한 사진들도 있지만, 1월과 2월 사이에 찍은 사진임을 확신하며 나머지를 정리합니다.

 

오늘 모종의 사유로 왕복 1시간 반 거리를 두 번 뛰었다가 체력이 끝까지 고갈되어 또 뻗었습니다. 내일하고 모레는 화요일에 제출할 기획안 개요를 잡고, 원고 마감 하나 쳐내야 하는 고로 마음이 바쁘네요. 그러니 오늘도 어제처럼 살짝 날로 먹는 글을 올려봅니다.-ㅁ-a

 

 

 

간식은 아니고, 아마 조금 이른 저녁이었거나 조금 늦은 아침이었을 겁니다. 커피를 갖다 놓은 걸 보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군요. 냉동실을 뒤지니 두 주쯤 전에 넣어둔 옥수수식빵이랑 G가 준 마들렌이 있더군요. 이번에도 에어프라이어의 기운을 빌렸습니다. 에어프라이어와 오븐은 있지만 전자렌지는 아직 없고, 아마 계속 안 들이지 않을까 싶네요. .. 오븐이 전자렌지 기능도 하던가? 그럴려면 거실로 끌어 내야 하는데, 둘 곳이 마땅치 않아 아직 침실에 두고 있습니다. 바닥에 방치중이네요. 코스트코에서 봐둔 이동식 정리장을 갖다 써야 하나.

 

 

 

 

 

앗, 맞다. 자취방 냉동실에 연어도 한 팩 남아 있습니다. 연어덮밥 해먹어도 충분할 양이네요. 냉동실에서라면 조금 더 버틸테니 입맛없을 때를 대비해 놔둘까합니다. 어차피 도시락으로는 못 들고 갈 식재료라, 주말에 챙겨 먹어야죠. 간장은 시판간장을 쓰고, 중요한 고추냉이도 잘 챙겨뒀으니 문제 없습니다.

 

 

 

시청역, 정확히는 환구단 옆에 있는 이나니와 요스케의 점심 세트입니다. 몇 년 째더라. 원래는 1년도 안 걸린다고 하던 작업이 지금, 3년째를 달려가는 중입니다. 하하하하. 사이에 낀 코로나19와 기타 등등의 여러 문제로, 2019년에 끝났어야 하는 일이 여즉 진행중이네요. 3월에는 처치해주신다 했으니, 일단 넉넉잡고 봄까지 기다립니다. 최근의 스트레스 원인 중에는 이쪽 문제 비중도 상당히 높습니다. 가끔은 가위 눌릴 정도로.. (먼산)

 

이나니와 요스케는 저녁메뉴와 점심 메뉴가 매우 다릅니다. 저녁은 술을 위한 코스고, 점심은 가볍게(?) 먹을 수 있습니다. 위의 메뉴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수준이냐 물으신다면, 그건 아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스타벅스에 앉아 음료 마신 것도 매우 오랜만입니다. 메뉴 이름은 잊었지만 콜드브루에 연유와 우유를 넣어 섞은 겁니다. 집에서 만드는 콜드브루는 사다 마시는 것처럼 입에 맞게 만들기가 참 어렵더군요. 지난 번에는 물 비율을 잘못 맞춰서 맹한 커피를 마셔야 했습니다. 크흑. 담주에 커피콩 사면 좀 시도해볼까요.

 

 

 

 

하루 한 끼만 챙겨먹다보면 점심 준비할 때는 폭주하기 마련입니다. 한창 배고플 때 준비하니 적량보다 많이 준비하는 거죠. 그리고는 왜 이리 많이 만들었을까 후회하며 뻗습니다. 이것이 폭식과 절식의 반복.....까지는 아니고. 저녁을 못 먹게 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어제도 저녁에 챙겨먹을 일이 있어 먹었다가, 아침에 위장이 묵직해서 괜히 먹었다고 후회했다가, 점심까지도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끙끙대다가, 점심도 조금 과하게 먹고는 뻗었습니다. 위장이 묵직한게, 과로했다고 항의하는 모양새로군요. 그러면서도 매번, 점심 준비를 할 때면 먹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이것저것 뒤섞습니다. 사진은 냉동제품인 육개장 칼국수에 냉동고에 보관하던 설 가래떡을 섞은 음식입니다. 맛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맛 없을리 없잖아요. 뭐래도 탄수화물 한가득한 음식입니다.

 

 

 

에어프라이어를 쓰면서 이런 저런 다양한 냉동식품을 돌려보는데, 튀김류는 자체적으로 튀김을 머금고 있는 제품이 맛있습니다. 냉동감자를 그냥 돌리면 매우 애매한 맛이 나더군요.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은 충분한 기름에 튀겨내 소금 등을 듬뿍 뿌린 맛이니 기대하면 안됩니다. 그래도 저런 빵종류는 나쁘지 않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빵은 그냥 빵이 아니라, 핫도그와 비슷한, 작은 소시지빵입니다. 속의 짭짤한 소시지와 겉부분의 핫케이크맛 빵이 단짠의 조화를 잘 이루다보니 한 번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입에 너무 잘 맞아서 냉동실에 쟁이면 안되겠더라고요.

 

 

 

 

이상한 사진이 아닙니다. 사진을 잘못 찍은 건가 싶은 정도로, 희한한 색의 케이크가 보이지요. 실제 색은 아주 살짝 회색빛 비슷하게 도는 연한 하늘색 크림의 케이크입니다. 레몬 케이크고요. 성수 말고 상수, 홍대 후문 근처의 안쪽 골목에 자리잡은 바나나 하루키의 케이크입니다. 이날 체력만 되었다면 케이크도 더 포장해오고 싶었는데, 점심도 먹었고 그 직전에도 뭘 먹고 움직여서 위장이 파업 일으키기 직전이었습니다. 지금도 위장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태지만 사진만 봐도 한 번 더 가고 싶은 가게더군요. 이름이 딱, 예전에 홍대가 막 뜨던 시기의 그 느낌을 줍니다. 노스탤지어라고 하기에는 그리 멀지 않은 시기인데 참..... 오랜만에 가보니 매우 많이 변했더랍니다. 제가 알던 홍대가 아니더라고요. 언제 시간 되면 한창 공방 다니던 때 돌아다니던 골목들을 돌아보고 싶네요.

 

 

바나나 하루키 가기 전에 먹은 것들.

여의도 진정성입니다. 진정성을 검색하면 온갖 이상한 검색어들이 튀어나오니 카페진정성으로 검색하는 쪽이 좋고요. 강남에도 지점이 있는 모양이지만, 가장 편하게 갈 수 있는 지점이 여의도입니다. 연희동도 애매하게 멀어요.

 

그간 G에게 얻어먹은 진정성 밀크티가 여럿 있었지만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직접 가서 마셔보고는 홀랑 반했습니다. 왼쪽은 이번 시즌 신작이라는 코코넛밀크들어간 카페라떼고, 오른쪽은 얼그레이밀크티입니다. 왼쪽은 찬음료, 오른쪽은 따뜻한 음료. 이걸 마시겠다고 저 멀리 여의도의 SK 뭐시기 빌딩까지 찾아 들어갔는데, 그럴만 하더랍니다. 음료를 대중교통에 들고 타야한다는 문제만 아니면 몇 번 더 다녀오고 싶은 정도고요. 아. 그래서 그 뒤에도 한 번 더 방문해 밀크티 제조 키트를 구입해왔습니다. G는 예전에 샀던 키트를 써서 지금 밀크티 제조중이고요. 이 키트의 문제점이 애매한 우유양이라는데, 나중에 키트 뜯어 보고 다시 올리겠습니다.-ㅁ-

 

 

 

 

 

이건 안국역 크노트입니다. 이것도 G가 끌고 갔고요....... 위가 줄어들고 기력이 떨어지니 집에서 뒹굴거리는 일이 최고인데 G는 아닌가봅니다. 맛있는 걸 먹는 낙으로 사나봐요. 하기야 스트레스 풀기에는 음식이 최고이긴 합니다만.

덕분에 겨우내 여기저기 끌려(?) 다녔습니다. 왼쪽은 초코스콘이고, 오른쪽은 도넛들입니다. 우유도넛과 크림도넛이던가...? 우유도넛은 미스도의 엔젤크림이 떠오르더군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분리수거해서열병합발전소에서소각해도시원치않을 모 만화의 주인공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미스터도넛이 다 철수하고 없는데다 일본여행은 요원한 일이니 언제 다시 먹을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렇다고 크노트 도넛을 먹으러 가기엔 줄서기가 만만치 않으니까요. 맛있지만 손에 넣기 쉽지 않은 도넛이었습니다. 줄을 서도, 앞에서 품절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적다보니 최근에는 카페기행이 좀 있었습니다. 봄이 되면 다시 몸 사린다고, 체중관리한다고 못 나가겠지만 뭐.... 그러니 사진 만이라도 남겨 기록해둡니다.-ㅁ-/

둘 다 얼결에, G에게 끌려 간 카페입니다.

 

재택근무를 하면 진짜로 집 밖으로 한 발짝도 안나가는 저와는 달리, G는 가끔 카페마실을 나갑니다. 가장 큰 차이는, G의 재택근무 장소가 대학로 근방이라는 점과 제 재택근무 장소는 대학로와 지방을 오간다는 점입니다. 서울에 있을 때는 대학로 근방이지만 지방에 있을 때는 자취방에서 한 발짝도 안나갑니다. 주에 한 두 번, 상경할 때나 귀향(..)할 때 마트에 들러서 장을 봐오면 그걸로 집콕 준비는 끝입니다. 사무실에 나가 정리할 일 있을 때가 아니면 정말로 안나가죠.

 

그래서 G랑 붙어 있는, 서울 재택근무(원격근무) 때는 종종 같이 카페마실을 나갑니다. 조만간 다시 재택에서 안재택으로 바뀔 모양이라 다시 갈 날은 기약이 없지만요.

 

 

 

 

맨 아래 사진이 가장 첫 번째 메뉴, 그 바로 위는 G의 메뉴. 그리고 맨 위 사진은 제 두 번째 잔 사진입니다. 사진 올리다보니 순서가 거꾸로 입니다.

 

 

이름을 듣고도 매번 잊어서 저도 재차 검색했습니다만, 리사르커피로스터스는 약수역, 언덕배기 골목길의 안쪽에 있는 작은 가게입니다. 카페라기보다는 커피바에 가깝더군요. 카페 리사르로도 검색되더랍니다.

신규 카페가 올라오는 무슨 사이트가 있어, 종종 거기를 들여다보는 G는 이 로스터리 소식도 일찍 접한 모양입니다. 작년 가을 즈음인가, 제게 그러더군요. 약수역에 사람들이 들러 커피만 홀짝 마시고 바로 나가는 카페가 있는데, 그 카페 커피가 맛있다고. 아니, 그게 라떼도 아니고 에스프레소임에도 굉장히 맛있더라고 말입니다. 에스프레소가 이렇게 맛있는 줄 처음 알았다고 하던데 궁금한 마음이 들더랍니다. 하지만 저는 지방에 살고, 주말에는 움직일 기력이 없지요. 그러다가 얼결에, 끌려 갔습니다.-ㅁ-a

 

오픈 시간이 매우 이릅니다. 오전 7시. 약수역 매장은 그렇고, 최근에 새로 연 청담점은 오픈시간이 조금 다릅니다. 그래도 강북에서 움직이기에는 약수역이 훨씬 가깝습니다. 아침 일찍, 부지런히 움직여서 7시 조금 지난 시각에 도착합니다. 거리두기 단계 때문에 그 작은 가게에는 한 번에 다섯 명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섯 명 다 자리를 채웠다면 밖에서 기다려야지요.

 

메뉴판을 받아들고 놀란 것은 에스프레소를 중심으로 한 커피 메뉴가 그래도 상당히 많았다는 점, 그리고 가격이 아주, 매우 저렴했다는 점입니다. 아니.... 우유는 아주 조금 들어간다지만 그래도 커피 한 잔에 2천원은 너무 하잖아요! 이윤이 남을까 걱정되는 수준이더랍니다.

 

 

 

 

제 첫 잔은 아마 에스프레소였을 겁니다. G는 카페오네로소를 시키더군요. 에스프레소가 그렇게 맛있다는 말에 호기롭게 시켰지만 걱정은 조금 있긴 했습니다. 괜찮을까 싶었는데. 허. 허허허허.

에스프레소 받아들고, 사진 찍고는 잽싸게 설탕을 넣고, 그리고 들어 맛봅니다. 허. 허허허허허.

헛웃음이 나오는 맛입니다. 쓰지 않아요. 부드럽습니다. 우유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쓰지 않고 산미가 살짝 감돌면서도 입안에 착 감깁니다. 조금 맛보고는 홀랑 입에 털어 넣고, 바닥에 가라앉은 커피먹은 설탕을 긁어먹습니다. 그렇게 먹는 게 제일 맛있다면서요? 보통 설탕보다 굵기가 약간 굵은가, 씹는 맛이 있다는 그 설탕도 바닥까지 싹 긁어 먹고, 바로 두 번째 잔을 주문했습니다.

 

 

 

G가 소개하면서, 한 잔씩이 아니라 두 잔씩 마시고 간다는 바bar라더니, 진짜 그렇습니다. 한 잔으로는 부족합니다. 카페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 잔만 마시고 가기에는 정말 아깝습니다. 거리가 있어 자주 가지 못하는 것이 다행일 정도로요. 집에서 가까웠다면, 날마다 방문해 아침을 이 바의 커피 두 잔으로 열었을 겁니다. 하. 진짜. 에스프레소는 지금까지 무서워서 못 마셨더랬지만, 그 두려움을 단번에 날리는 무서운 곳이었습니다.

 

커피 마시러 바다 건너 못 간다고 아쉬워했지만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네요. 물론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굴뚝같지만, 이런 소소한 일상으로 눌러봅니다. 흑.

 

왼쪽이 도렐, 오른쪽이 폰트입니다. 아무런 생각 없던 토요일에, G네 집에 놀러가 커피 얻어 마셨다가 얼결에 끌려 나갔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날은 아침에 헬카페 콜드브루를 마시고 G네 집에 가서 새로 산 커피 머신으로 한 잔 더 내렸으며, 그러고 나서 신용산역에 볼일 있다는 G를 따라나가 커피 두 잔을 더 마셨습니다.

 

G는 종종 새로운 카페가 어디 새로 생겼는지 찾아보고는 혼자서 훌쩍 방문하길 잘합니다. 약수역 근방에 있다는 어떤 카페 하나도 커피 평을 듣고 나니 방문하고 싶었는데, 평일 영업을 주로 하는 터라 계속 못가고 있습니다. 언제 평일 휴가 내면 그 때 가보겠다며 벼르는 중이지요.

신용산역의 저 두 카페도 G가 가보겠다며 나서는 바람에 저도 끌려 갔습니다. 토요일에 해야할 일이 있었지만 하고 싶지 않았고, 시간은 약간 더 있었던 데다, G 혼자 카페 나가도록 둘 수 없어서 같이 갔습니다. 왜냐하면 앤디는 출근일이었고 그 때문에 L도 함께 데리고 나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꼬마가 요츠바랑 비슷한 나이가 되었지만, 요츠바도 항상 주변 사람 여럿과 함께 다니지요. 부모 한 쪽이 애 데리고 나가서 쇼핑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가능은 한데, 커피맛도 제대로 못느끼겠지요. 일손이 하나 더 있으면 적어도 커피맛은 날 겁니다. 애 보기는 못하지만 관리나 시선끌기는 그럭저럭 하며 포터 역할은 이전부터 여러 번 맡아 왔으니 갈만 합니다.

 

요약하면, G가 L과 함께 쇼핑 나가는데 짐꾼 겸 육아보조로 따라나갔습니다. -ㅁ-/

 

도렐은 아모레퍼시픽 지하 1층에 있습니다. 그 길 건너편에 또 다른 빵집이 있던데, 그쪽은 밀도 계열 빵집이더군요. 다만 카페 들어가자 L이 매우 산만하게 굴어서 잽싸게 유모차와 함께 빼돌리고, 본격적인 커피 주문은 G가 했던 터라 저는 가장 눈에 들어오는 커피 메뉴 아무거나 골랐습니다. 아인슈패너가 있으니 일단 도전! 그리고 카페 바로 바깥에 있는 이동형 테이블을 꺼내 자리에 앉았습니다. 잠시 L과 대화하는 사이, 주문을 마친 G가 나왔고, 다시 L을 떠넘겨 건너편에 있는 빵집으로 보냈습니다.(...) 빵 고르기는 G와 L이 같이 해도 문제 없으니까요.

 

그 빵집의 까눌레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G에게 부탁했는데, 사진에는 없습니다. 까눌레가 사각이라 매우 특이하더군요. 보통은 까눌레 전용 틀에 굽기 마련인데, 이건 정육면체 틀로 구웠습니다. 재미있긴 하지만, 까눌레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의견을 가진 터라..'ㅠ'a

 

도렐의 아인슈패너는 단맛이 강합니다. 아예 크림 자체에 바닐라를 섞은 모양입니다. 한 모금 마셔본 G가 달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군요. 신맛이 살짝 도는 아래의 커피와 섞으면 적절히 달달한 맛이 납니다.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부족했던 당을 한 방에 채워줍니다. 제 입에는 괜찮았지만, 도렐의 위치가 문제입니다. 제게는 너무 멀어요.

 

 

신용산역에서 한바탕 쇼핑을 마치고 나와, 마지막 일정(...) 전에 움직인 곳이 폰트입니다. 이쪽은 신용산역 서편에 있습니다. 카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골목에 있더군요. 다만 여기가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인지, 카페 안에 사람이 가득찼습니다. 자리도 없거니와 걱정되는 부분도 있으니 포장으로 주문했습니다. 저랑 L은 밖에서 기다리고 G는 먼저 주문하고.

음, 그렇습니다. 육아보조의 업무는 이런 겁니다. 동행이 쇼핑하는 동안 애보기.-ㅁ-/

 

G는 브라질, 저는 온두라스. 신맛이 덜하다는 커피로 골랐습니다. 날이 더웠던 터라 아이스로 받아서 들고 나왔습니다. 그 다음 목적지가 근처의 공원이었기 때문에 설렁설렁 걸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 컵이 꽤 마음에 들더군요. 추가 홀더 없이도, 저 컵의 요철 무늬가 컵홀더처럼 두께를 더합니다. 겉에 물방울이 맺히지도 않고, 얼음도 오래가더군요. 게다가 커피는, 최근에 마셨던 아이스커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 아 물론. 제가 평소에는 아이스커피를 거의 안 마십니다만, 이 커피는 진짜 맛있습니다. 신맛이 약하지만 없지는 않으며, G의 브라질을 마시고 제 온두라스를 마시면 신맛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신맛이 거슬리지 않습니다. 맛있네요. 이번에는 차갑게 마셨으니 다음에는 따뜻한 커피로도 마시고 싶습니다. 안에서 마시지 않고 포장이라도 좋네요. 하지만 마찬가지로 제 활동반경과는 너무 멉니다.

 

 

힘들지만 이렇게 G와 함께 다니는 이유도 이런 재미입니다. 저 혼자라면 절대 안 갈 카페를, 이렇게 끌려서라도 가면 활동반경이 조금 넓어지니까요. 하지만 그럴려면, 역시 체력이 필수입니다. 내일 아침도 잊지말고 운동해야죠.... 해야죠..

주식 혹은 본식 사진도 섞였지만 간식으로 뭉뚱그려봅니다. 1월 여행 가기 전부터 쌓인 사진들을 몽창 털어버릴 참이라서요. 글 하나에 홀랑 털어야지, 언젠가 올리겠다며 쌓아둔 사진들도 정리가 됩니다.

 

 

카메라 사진. 그러니까 12월이나 1월 사진일 겁니다. 스타벅스의 딸기 타르트. 빠알간 딸기 색도 그렇게 보이지만, 맛있었습니다.

 

 

이건 G의 선물입니다. 전주 카카오프렌즈 샵에는 PNB의 초코파이가 라이언 버전으로 있답니다. 그것도 갓쓴, 전주 한정 버전으로 말이지요. 맛이야 같지만 기분은 더 좋습니다. 거기에 G가 준 몇몇 간식들도 함께.

 

 

 

D님께 받은 부산의 모모스 커피 드립백입니다. 지난 번에 바리스타 챔피언십 때 시간되면 가봐야겠다 생각했는데, 부산은 참 멉니다. 멀어요. 그렇다보니 이렇게 들어온 드립백 선물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

하지만 역시.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래요, 전 쓴맛 파입니다.

 

 

이건 어느 날의 리저브 커피. 이날의 커피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뭐였는지 잊었습니다. 핫핫핫. 이 때만해도 코로나19 발생 초창기라 사람들이 없다~ 싶은 정도였지요. 지금은. (하략)

요즘의 리저브 커피 디저트는 초콜릿이지만, 저는 예전의 비스코티가 더 좋습니다. 뻑뻑한 비스코티가 더 취향이라 그렇지요.

 

 

이쪽은 여행 다녀온 뒤. 을지로 말고, 역삼의 녁에 다녀온 흔적(?)입니다. 이 중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것은 ... 피자. 음. 피자가 떠오릅니다.

 

 

 

어른의 증거. 밤을 너무 좋아하다못해, 지나가다 군밤장수만 보면 눈이 휙 돌아가던 어린이는, 자라서 '군밤 1만원 어치 주세요!'라고 외쳤습니다. 군밤 좋아! 까눌레 좋아! 맛있는 집이 본가 근처에 있어 다행입니다. 자취방 근처였다면 용돈이 남아나지 않았을 겁니다.

 

 

 

 

이날은 크레이프 케이크와 슈. 진한 커피와 함께 하면 행복합니다.

 

 

이날은 카페라떼에 쿠키. 이게 이날의 점심이었을 겁니다. 간식으로 점심을 마무리.

 

 

이날은 마켓 컬리입니다. 본가에서 주말을 보낼 때는 종종 컬리에서 주문하거든요. 이날의 식빵도, 저 샐러드도 컬리 주문품입니다. 다만 빈속에 왕창 주문했다가 소화가 안되어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이제는 위장도 늙어서 많이 먹으면 안됩니다. 적절히 안 먹으면, 위에서 장으로 이동하는데 6시간쯤 걸리더군요.

 

 

 

이날의 컬리 주문품은 간식이었습니다. 전병이랑 치즈케이크, 거기에 카페 뎀셀브즈의 커피. 전병은 길거리에서 그램으로 달아 파는 그런 센베를 생각하고 주문했지만... 고오급 전병이라 그 맛이 아니더군요. 크흡. 그리고 탄수화물이 배제된 디저트는 그게 무엇이든 손대지 말라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맛이 존재하지 않는다에 한없이 가까운 그런 맛. 그냥 진한 치즈케이크 먹고 운동할렵니다.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확인한, 빵집 밀도입니다. Meal˚를 밀도라고 읽는 모양입니다. 항상 줄이 길게 있던 가게에, 이날은 사람이 적어서 충동적으로 줄서서 들어갔습니다.

 

 

식빵 하나와 스콘 둘. 이 중 레몬스콘만 제 몫으로 남기고, 다른 둘은 G에게 선물로 줬습니다. 이 때 이모저모 G가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라서 선물로 넘겼지요. 레몬스콘은 생각보다 레몬맛이 덜해서 아쉬웠습니다. .. 하기야, 제가 원하는 레몬맛이 나게 만들려면 스콘이 안되겠지요. 그냥 레몬위켄드케이크를 구하거나, 레몬커드나 레몬잼을 듬뿍 발라 먹어야겠습니다.

 

 

BTS 컵케이크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고구마케이크는 한동안 스타벅스 디저트에서 빠져 있었는데, 자색고구마 디저트가 나오면서 오랜만에 고구마디저트를 먹었더니 좋더군요. 이날 아침은 기온이 매우 희한해서 날이 추운데도 땀이 나는 바람에 차가운 음료를 주문했습니다. 쪄 죽어도 뜨거운 음료를 주장하는 제게는 아주 드문 일이지요. 체온 조절이 잘 안되는 모양새라, 혹시 감기가 오려나 했지만, 다행히 아니었습니다.

 

 

이날은 을지로의 적당에서.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꼭 데리고 가고 싶습니다. 그릇도 세팅도 매우 마음에 들더군요.

 

 

이날은 컬리에서 치즈케이크 두 종을 주문했습니다. 하나는 몇 번 먹어본 치즈케이크, 다른 하나는 신작 치즈케이크였지요. 결론은 구관이 명관입니다. 새로 주문한 케이크는 조용히 분리수거했습니다. 내입맛이 아니더군요.

 

 

 

차가운 비엔나커피와 뜨거운 비엔나커피와 사과주스.

어른들은 커피를 마시고 꼬마는 사과주스를 마십니다. 신 것도 맛없다고 안 먹는 꼬마는 언제쯤 커피의 맛을 알게될까요. .. 하기야 한참 멀었지.OTL

 

 

두 번째 딸기 케이크. 첫 번째가 스타벅스 타르트였고, 두 번째가 카페 키이로입니다. 이것도 맛있어요. 쓰읍.

 

 

 

유자 녹차는, 향은 유자였으나 맛은 녹차라서 딱 루피시아 특징을 갖췄더랍니다. 고이 G에게 넘겼는데, 감상이 같았습니다. 우리기 전도, 우리고 난 뒤도 유자향이 폴폴 올라오는데 맛은 녹차라. 하하하하하.

 

 

 

이날은 BTS 파운드케이크. 역시 자색고구마입니다. 한참 전에 먹은 거라 기억은 휘발되었지만 나쁘지는 않았지요.

 

 

 

이유는 까먹었지만 이날은 조금 폭주했습니다. 탕수육에, 쫄면에, 파스타까지. 아마 이날 첫 끼니가 이거였지 않았나 싶고요? 폭주는 행복하지만 보상은 몸무게입니다. 그러니 조심하세요....

 

 

 

이날의 간식은 메종엠오의 신작 사브레입니다. 아마도 사브레 로즈? 크랜베리가 들어간 사브레라는데, 색도 장미색이라 우길 수 있는 분홍에서 빨강에 가까운 색이 돕니다. 크랜베리나 그런 신맛이 쿠키에서 도는 걸 싫어한다면 펄쩍 뛰겠지만, 저는 크랜베리를 좋아하다보니 이 쿠키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게다가 사브레잖아요. 쓰읍...

 

 

배스킨라빈스는 매우 오랜만에 갔더랍니다. 오랜만에 갔더니 뭘 좋아했는지 홀랑 잊어서 그 앞에서 한창 고민하다가 커피로 골랐습니다. 커피는 무난하니까요. 브라우니가 들어간 커피아이스크림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엄마는 외계인은 달고, 자모카아몬드는 아몬드가 비린 기억이 남아 건드리기 무섭더군요. 그래서 커피 맛 중에서 아직 시도 안한 걸로 골랐습니다. 에스프레소퍼지였나, 초콜릿칩 들어간 그 아이스크림 있었다면 골랐을 건데, 없었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먹으니 좋더군요. G는 옆에서 가장 좋아하는 거라면서 솜사탕을 고름. .. 역시 이런데서도 입맛 차이는 확연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가장 최근의 간식, 신라 호텔 딸기 케이크. 다음에는 딸기 타르트에도 도전할겁니다, 꼭!

 

 

까맣게 잊고 있다 뒤늦게 찍은 사진이라 저렇습니다. 실시간으로 케이크가 사라지는 광경이지요. 신 과일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 꼬꼬마는 며칠에 걸쳐 남은 케이크를 싹싹 긁어 비웠습니다. 그래요, 저는 이날 먹은 몇 조각이 전부.....

하지만 저는 돈 버는 직장인이니까, 몇 달 용돈을 떼어 도전하면 한 판쯤은 다음에 살 수 있습니다. 아마도요. 그리고 몇 달 치 케이크 먹을 돈을 모으고 싶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https://www.shilla.net/seoul/dining/viewDining.do?contId=PSBQ#ad-image-0

 

Dining | Pastry Boutique | 서울신라호텔

파운드(무화과 또는 밤) 가격 : 45,000원 말린 무화과, 오렌지 콩피, 건포도, 호두를 올려 향긋한 풍미와 다양한 텍스처가 인상적인 무화과 파운드 케이크입니다. 25알 넘는 밤을 통째로 아낌없이 넣은 밤 파운드 케이크입니다. 럼의 풍미와 어우러져 더욱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으며, 선물용으로도 더없이 좋은 제품입니다. 무화과(Fig) : 30,000원 밤(Chestnut) : 45,000원

www.shilla.net

 

구입처는 서울 신라 호텔 1층에 있는 패스트리 부티크입니다. 빵과 과자류 외에도 와인이나 올리브오일 등의 식재료도 취급합니다. 저 딸기 스퀘어 케이크가 6만원 좀 넘는 가격이었지요. 67000원인가. 구입한지 조금 시일이 지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집안 어른 생신이라 마음 먹고 구입했습니다.

다만, 각오하고 구입했다-는 건 결제하기까지만입니다. 결제 후, 케이크 상자를 받아 들고는 당황했습니다. 받아 들고 나서 고이 일행에게 넘겨서 무게 확인을 받았지요. 돌아와서 무게 재볼 걸 그랬지만 까먹는 바람에.. 하지만 같은 크기의 케이크보다는 훨씬 묵직합니다. 받아 드는 순간 헐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으니까요.

 

불행히 홈페이지에는 저 케이크의 사진이 없습니다. 다른 분들이 찍어 올린 사진이 많으니 넘어가고.

크림도 맛있고 빵도 맛있고 딸기도 맛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듯, 저렇게 아낌없이 딸기를 넣었으니 묵직할 수밖에 없지요. 구입할 때 마지막까지도 딸기타르트와 비교하며 고민하다가, 그건 다음 번 생일 때 구입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당사자의 입맛에 맞춰 딸기 쇼트케이크로 골랐습니다. 입안이 느끼하다거나, 기름지다거나, 입이 너무 달아진다거나 하는 일 없이 맛있게 한 조각 비워낼 수 있었지요. 저녁 잔뜩 먹고 케이크를 잘랐음에도 다들 한 조각 이상씩 먹었습니다. 딸기도 달고, 빵과 크림도 그 단맛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적절한 수준이라 좋았습니다. 크흡. 어른들 생신에 조금 무리해서 도전할만한 케이크더라고요.

 

 

딸기 타르트는 쇼트케이크보다 가격이 조금 낮습니다. 4.5만 정도였나. 그것도 홈페이지에는 사진이 없네요. 딸기 케이크들 말고 다른 케이크도 하나씩 정복(?)할 마음이 들었으니, 언제 기회되면 조각 케이크만이라도 "전부 한 종씩 주세요!"를 외쳐볼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열심히 적금을 들어둬야 하는군요. 하하하핫.

 

슬슬 마감시간이 다 되어 마음은 졸아드는데, 생각과 손은 따르지 못해 슬픕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치 글도 뭐 쓰나 머리 쥐어 뜯다가, 미처 올리지 않은 사진이 보여 꺼내 들었습니다. 사진을 보아하니 여행 가기 전이로군요. 여행 다녀온 뒤에는 카메라를 거의 안 쓰고 있습니다. 그냥 아이폰XR로 사진 찍어 올립니다. 로고는 빼고, 사진은 그냥 크기만 줄여서 ㅆ지요. 그래요. 이 모든 것은 게으름이 원인입니다.

 

오늘은 거기에, 갑작스런 배탈도 한 몫 했습니다. 원인이 무엇일지 짚이는 것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 어렵습니다. 방치했던 커피일 것인가, 생수 사러 나가기 싫다며 수돗물 끓여 마신 것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만두가 문제였나, 그도 아니면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레토르트 호박수프일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스트레스성 장문제인가.

탈진은 아니지만 그 비슷한 상태가 되어 수분 빠진 코다리쯤의 모습으로 찾아보고 있노라니 저 사진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올해 처음 먹은 딸기는 스타벅스의 딸기 타르트에 올라간 딸기였습니다. 아마도 딸기 타르트 나온 초반이었나보보니다. 벌써 딸기 타르트가 나왔나 싶어 집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스벅은 모 아니면 도라, 처음에는 맛이 괜찮았던 간식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시들합니다. 딸기 타르트는 초반에 먹어 그런지, 저 딸기가 감탄나올 정도로 달고 맛있더랍니다. 스타벅스 디저트 먹고 감탄한 건 정말 오랜만의 일입니다. 아마 옛날 옛적에 블루베리 치즈타르트 먹었던 때 이후로 처음일겁니다. 그 때는 이 가격에, 이 크기에, 이 맛이면 매우 훌륭하다며 감탄했지만, 이번 딸기 타르트는 딸기 자체도 맛있습니다. 물론 딸기는 과일이다보니 복불복이 있지요. 어떤 때는 매우 맛있고, 어떤 때는 아무런 맛도 안나고. 이 날은 시즌 초반이라 딸기 상태도 좋았습니다. 살살 입에서 녹아내리는 딸기였으니까요. 거기에 타르트도 꽤 괜찮았습니다. 타르트쪽은 뻑뻑하지만, 딸기와 함께 먹으면 딸기의 과즙이 폭발하면서, 그 뻑뻑한 맛을 담뿍 적십니다. (feat. 이육사의 청포도)

 

 

적다보니 딸기가 먹고 싶네요. 그보다 과일이 부족한 건가. 내일 아침에는 부족한 비타민도 좀 채우렵니다.-ㅠ-

홈페이지는 없고, 인스타그램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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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이름은 적당. 작당이 아니라 적당입니다. 붉고(赤) 적당히 달달한(糖)의 의미를 담아 지은 이름이랍니다. 카페 정보는 저보다 G가 더 잘 알아서, 이 곳 정보도 G가 알고 먼저 가르쳐 줬습니다. 위치는 을지로의 부영빌딩. 롯데호텔 길 건너편입니다. 근처에 다닐 일이 있어서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듣기로는 팥을 사용한 디저트를 주로 판다는군요. 한국산 팥은 붉은 것보다는 검붉은, 그러니까 보랏빛을 더 익숙하게 먹다보니 팥은 붉다는 이미지가 덜합니다. 그렇지만 동지에 팥죽 먹는 것도 척사의 의미니까요. 붉은 색으로 삿된 것을 쫓아내는 의미라고요. 팥을 두고 적두라고도 부르니 카페 이름도 이해가 됩니다.

 

공간은 동굴 같습니다. 정확히는 동굴보다는 갤러리 느낌이지요. 빌딩 북쪽에 위치해서 햇살이 적게 들어오다 보니 약간 어둑어둑합니다. 조도도 일부러 그렇게 조정했고요. 카운터 쪽은 밝지만, 노랑색의 불빛을 써서 은은하고 안온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창가자리에 잡고 앉아도 그렇게 환한 느낌은 안듭니다. 저녁이라면 분위기가 더 살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공간도 그렇지만 둘러보다가 홀딱 반한 건 이쪽입니다. 그릇. 카페에서 사용하는 그릇들은 구입이 가능합니다. 이야아. 진짜 이런 그릇들 마음에 드네요.

 

 

 

반찬 담기에도 좋고, 디저트나 소품 담기에도 좋아 보이는 국화꽃 모양 접시.

 

 

 

돌 위에 앉은 접시는 오얏? 아니면 접시꽃?

 

 

네 잎은 산딸나무 꽃 모양일까요. 저 굽있는 그릇도 좋습니다. 뒤변의 접시도 꽃잎 같습니다. 하나하나가 다 눈에 들어오더군요.

 

 

G는 카페라떼를 시켰고, 저는 녹차라떼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호박양갱과 밤양갱을 하나씩 주문했지요. 그랬더니 넓은 쟁반에 이렇게 나옵니다. 사각의 작은 소반에 국화꽃 같은 접시, 그리고 거기에 얌전히 올라앉은 양갱. 크흑.

세팅 보고는 한 번 더 반했습니다.

 

 

 

양갱은 자른 게 아니라 실리콘 틀 등을 이용해서 하나하나 굳힌 모양입니다. 겉 부분을 보면 그렇네요. 밤 양갱은 가운데 밤이 통째로 들어 있고요.

 

 

 

촛불로 밝힌 느낌의 은은한 조명, 그리고 나무 쟁반과 소반. 거기에 올라앉은 하이얀 그릇과 그 위의 양갱. 조합이 매우 잘 어울립니다. 외국인 손님 초대한다면 꼭 한 번 들러볼만한 카페더군요.

 

 

다만 양갱은 생각보다 덜 답니다. 녹차라떼는 마실 때마다 '내가 왜 이걸 시켰을까' 후회하지만 이번에도 비슷한 감상이었고-하기야 스타벅스에서도 말차라떼 시켜 놓고는 매번 후회하지요. 다음에 간다면 그냥 카페라떼나 팥라떼, 고구마라떼를 주문하고 거기에 기본 양갱을 시켜보고 싶습니다. 양갱은 선물용으로도 판매하고 있으니, 다음에 한 번 사봐야겠네요. 잊지 말고 챙겨야지.

여행 자체가 뒹굴뒹굴 굴러다니기 위한 것이라, 많이 안 돌아다녔습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호텔에서 거의 머무를 거라면 한국의 호텔을 예약하면 되지 않냐'고 할 터지만, 여러 모로 차이가 있습니다.

 

1.호텔 숙박비

오늘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발견한 네스트 호텔을 예로 들어보죠. G에게 물어보니 들어 알고 있다던데, 컨셉트 호텔로 이름있는 모양입니다. 위치는 영종도쪽. 가려면 대중교통보다는 아마 차를 가져가는 쪽이 편할 겁니다. 그리고 배산임해 지형인가보군요. 디럭스 벙커룸을 확인하니 바다방향과 산방향의 두 종이 있습니다.

https://www.nesthotel.co.kr/accommodation/accommodation_view.asp?room_type=DTS

 

네스트호텔

국내 최초의 디자인 호텔스 멤버, 자신만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은신처'

www.nesthotel.co.kr

 

붙박이장 위치에 침대를 넣어 벙커로 부르는 모양인데, 저기도 그렇고 창을 바라보는 침대도 그렇고, 한번쯤 머물러 보고 싶더랍니다. 평일 기준으로 1실 1박에 대략 18만 가량인 모양이더라고요.

 

제가 이번에 머무른 JR동일본메츠삿포로는 포인트 약간 써서 4박 기준 60만 가량입니다. 여기도 2인실. 그리고 아침 식사 포함 가격입니다. 그리고 식재료는 당연히 홋카이도산. 맛있잖아요.....

 

 

2.주변 공간

저 같은 게으름뱅이는 호텔 근처에 편의점이 있거나, 걸어다닐 만한 곳에 맛있는 빵집과 맛있는 간식집이 있어야 합니다. 최소한 카페는 있어야 점심이나 저녁식사 공급이 가능하니까요. 제가 다니는 대부분의 숙소는 멀지 않은 곳에 백화점 지하식품매장이 있습니다.(...) 아마, 한국 내 호텔의 대부분은 여기서 탈락할 겁니다. 그리고 탈락하지 않은 나머지는? 1번의 숙박비에서 탈락합니다. 하하하하하.

 

 

2번에서 조금 더 나아가. 이번 여행에서는 커피를 찾아, 마음에 드는 카페를 몇 군데 찾았습니다. 그래봤자 한 손에 꼽을 정도지요. 그러니 오늘은 맛없는 기억부터 골라 올려봅니다.

 

 

 

일본은 아니지만 1년에 한 두 번 방문하는 인천공항의 마티니라운지입니다. 1터미널이나 2터미널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확실하진 않네요. 아마 거의 구조가 같은 겁니다?

 

왼쪽은 식사, 오른쪽은 간식입니다. 식사는 어묵과 파스타랑 튀김 등등. 간식은 치즈케이크와 딸기, 슈와 떡, 과일입니다. 과일을 제외하고는 저 떡이 제일 맛있었고, 다른 음식들이야 그냥저냥 무난 합니다. 커피는 그닥 맛없고요.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들어오지만, 편하게 쉴 수 있다는 것 외에 맛은 ... (먼산)

 

 

이 호텔은 숙소는 아니었습니다. 삿포로 역과 바로 붙어 있어서 지나가다가 아래의 입간판을 보고 만겁니다.

 

 

 

저 가운데의 사진이 너무 예쁘고, 프렌치토스트라고 하여 홀랑 넘어갔습니다. 이 때는 위장이 비어있지 않아서 다음을 기약하고, 그 다음날 찾아갑니다.

 

그리고 호텔 로비의 커피가 비싸면서 맛없다며 투덜댔던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호텔의 홍보 사진은 매우 수준급으로 찍어내니 사진에 속으시면 안됩니다.

 

 

 

 

카푸치노도 아니고, 카페라떼라지만 바리스타가 내린 게 아니라 혹시 그냥 커피머신을 두고 버튼만 눌러 내린 것이 아닐가 의심되는 수준입니다. 커트러리와 잔 등의 세팅이 아깝습니다.

 

 

 

노리고 있었던 건 위의 입간판에서 보고 벼른 팬케이크프렌치토스트입니다. 팬케이크를 프렌치토스트로 구워냈다는 설명이 붙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도전했는데, 모양새는 나쁘지 않습니다. 나오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아마도 프렌치토스트 구워내는데 시간이 걸려 그런 모양입니다. 팬케이크야 미리 구워둘 수 있다지만, 그걸 다시 달걀물에 담갔다가 구워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나쁘지는 않아요. 정말로. 하지만 먹고 나면 묘한 탈력감이 옵니다. 그냥, 집에서 해먹어도 된다고 말입니다. 특히 저기 보이는 검정 알갱이를 찍어 먹어보고는 더 실망합니다. 블루베리인줄 알았는데 타피오카더라고요. ... .. 아니 왜 저 조합에 타피오카인가요? 게다가 특별히 다른 맛을 더한 것도 아닙니다.

 

유리병은 그냥 소스와 크림입니다. 딸기 소스와 망고 소스. 그 사이는 크림. 크림은 맛있지만, 맛있는 크림도 양이 저쯤되면 살짝 회의감이 몰려옵니다. 아니... 그러니까 호텔 로비 라운지의 카페에 실망한 일이 한 두 번도 아니면서 또 실망한 제게 거꾸로 실망했습니다. 하하하하. 음료는 비싸고 맛없지, 디저트는 나쁘지 않지만 또 먹을 생각은 없습니다. 방문은 이번 한 번으로 족하네요.

 

 

 

 

그러니 괜찮았던 다른 카페 이야기는 다음 글에 다루겠습니다.

체력이 허락했다면 어제 올렸을 건데, 뻗어 있다가 오늘에야 정리해 올립니다.

 

카페쇼는 보통 11월 둘째 주쯤 열립니다. 다음해 날짜 공지도 빨리 이뤄지는 편이라 아예 미리 날짜를 빼둡니다. 메일링도 신청해두어서, 8월의 사전등록 기간도 놓치지 않았고요. 다만, 내년에는 G도 함께 등록해서 가볼 셈입니다. G는 카페쇼에 꽤 오랫동안 못갔으니까요. 매번 가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L과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찍을 때는 사람 많다고 생각하며 찍었는데, 찍고 보니 그리 많아 보이진 않네요. 오전 10시 15분 경의 사진입니다. 그 때쯤 코엑스에 도착해 사전등록자 입장권을 받아 들고 내려오다 찍었을 겁니다. 3층에서 사전등록 입장권을 수령하지만 거기서 바로 입장하면 한참 기다립니다. 줄 끝까지 가봤다가 너무 길어서 도로 1층으로 내려와, 1층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이쪽이 훨씬 입장 속도가 빠르더군요.

 

대신 커피가 아니라 차를 먼저 만납니다. 3층은 커피 용품과 커피 도구 등 커피 관련 상품들이고, 1층은 베이커리 외 차와 기타 등등이 모두 모여 있습니다. 2층은 세미나가 있는 모양이군요.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이었나, 안내 현수막이 걸린걸 보았습니다.

 

카페쇼 방문 목적은 딱 하나. 관람입니다. 아니, 부가적인 목적이 있긴 했지요. 커피 필터가 다 떨어졌으니 사올 셈이었습니다. 다만 하리오용 필터는 가격이 적당한게 없어서 칼리타만 들고 왔습니다. 평소 쓰는 것은 메리타지만 칼리타 필터가 더 싸니까요.

 

 

 

왜 찍었나 생각해보니, 저 의자 때문에 그랬나봅니다. 1층에는 카페 가구를 모아 둔 곳도 여럿 보였습니다.

 

 

 

여기는 죽림다원. G에게 전화를 걸어 필요한 것이 없냐, 이전에 히비스커스차를 원하지 않았냐 물었더니 호지차를 사다달랍니다. 호지차는 주로 일본 회사에서 취급하니 나온 곳이 있을까 둘러봤는데 안보이더군요. 반쯤 포기하고 돌아다니다가 보성의 다원에서 만들었다는 호지차를 구입했습니다. 50g에 1.3만.

 

 

 

블루보틀 방문했을 때 개수대 등등을 보고 감탄했는데, 그런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도 따로 있습니다. 이건 아일랜드나 바 일체형 에스프레소 머신이라고 해야겠네요. 블루보틀에서 본 건 포트 세척 쪽이었지만, 이건 에스프레소 머신과 스팀머신도 합체했습니다.

 

 

 

에, 중간에 카페뮤제오를 발견하고 들어가서 기웃거리다가, 커피 필터를 잔뜩 사고는 G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폰타나 포트도 하나 구입합니다. 거기에 온두라스 커피콩도 한 팩. 커피는 살 생각 없었지만 이런 때가 아니면 다른 커피콩은 잘 안사니까요. 항상 즐기는 제품만 구입하는 보수적인 입맛이니 가끔은 일탈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돌아다니다가 국산 제품으로 더 저렴한 제품을 봅니다. 이것도 350ml인데 7천원. 폰타나는 1만원이었거든요. 어쨌건 필요한 걸 샀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다음에는 더 둘러보고 사야지요.

 

 

 

 

3층 돌아다니다가 재미있는 부스를 보았습니다. 특허를 받았다는 페도라 드립. 드립팩 비슷하지만 남성용 중절모인 페도라의 모양을 닮아 그리 이름 붙였나봅니다. 이름도 직관적이지요. 사용도 간편해보입니다.

 

 

카페쇼가 처음에는 서울 카페쇼만 있었던가 했는데 이제는 베이징과 베트남을 엮어 광고합니다. 도쿄는 아예 다른 쪽 주관인가요. 포스터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시리즈이기도 하고 색감도 멋지고, 각 국가의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왠지 미세먼지가 연상되는군요. 하하.

 

 

 

이쪽은 U.F.O. 커피입니다. 커피 시음 겸 돌아다니다가 드립 커피와 라떼를 마셔봅니다.

 

 

 

재미있는 건 이 모니터입니다. 소니 제품인데, 모델명은 잊었지만 중남미쪽에서 발매되었다가 한참 전에 단종된 제품이라네요. 아.. 여기다가 팩맨이나 갤러그 돌리면 재미있겠..(...)

컨셉을 재미있게 잡아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쪽은 인텔리겐시아. 작년은 대강 돌아보고 말아서 못봤지만, 올해는 3층까지 거꾸로 올라가서 돌아다니다보니 이전과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외국인 셀러/바이어들이 많아요. 에티오피아나 케냐 등에서도 직접 출장을 온 모양입니다. 인텔리겐시아를 포함해 외국계 커피 회사들도 한국인 외의 직원을 보낸 모양입니다.

 

 

이건 커피 아로마 세트. 음. 저는 저기까지는 무리입니다. 그냥 평범하게 마실 거예요.

 

 

 

 

시음했던 곳 중 하나입니다. rbh커피. 사실 드립 세트들이 예뻐서 잠시 멈췄다가 커피를 얻어 마셨지요.

 

 

 

여기는 Taylor 커피입니다. 다른 것보다, 저기 보이는 여행용 텀블러가 KINTO 제품이더군요. 지나가다가 눈에 들어와서 상표를 확인하니 하단에 킨토라고 나와서 잠시 멈췄습니다. 하지만 집에 안쓰는 텀블러가 어언 몇 개..... 얌전히 돌아섰습니다.

 

 

여기는 합정동에 있다는 BEAN PROJECT입니다. 왼쪽의 저 머그가 딱 쓰기 좋은데, 저 비슷한 모양이 뭔가 있는데 싶어 기억을 더듬어 보니 선데이 어피치와 용량이 비슷하겠더라고요. 그리하여 내려 놓았습니다. 지금 돌려쓰는 머그가 어언 몇 개더라...? 최근에 구입한(..) 알라딘 머그는 사진 올리지도 않았지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체력도 떨어지는 상황이라 3층 동편 출입구로 나왔습니다. 근데 밖에도 부스가 많군요. 이쪽은 개별 카페들의 부스인가봅니다.

 

 

1층으로 내려가다보니 1층 동편 출입구 방면에도 카페쇼 관련 부스가 여럿 보입니다. 오른쪽은 시공사, 왼쪽은 .. 헐. 커피 라이브러리?

 

 

뭔가 하고 가봤더니 속초의 문우당서림(文友堂書林)입니다. 로고도 그렇고 신경써서 브랜드를 만들었군요.

 

 

 

커피 관련 책이 함께 나와 있습니다. 아는 책도, 모르는 책도 많네요.

 

 

여기 소개된 글귀들은 종이 봉투의 라벨 문구들입니다. 20종의 문구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책갈피로도 이용할 수 있는 태그를 종이 봉투에 스테이플러로 찍어 고정합니다. 종이봉투 자체는 문구가 전혀 없으니 재활용 하기도 훨씬 좋겠더군요.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옛날 옛적의 커피밀을 찍은 사진입니다. 호첸플로츠가 강탈한 할머니의 커피밀이 저기 전시되어 있네요. 하지만 앞쪽에 보이는 대형 커피밀은, 호첸플로츠가 아니면 사용하기 어렵겠습니다.

 

 

그리하여 이날의 쇼핑 목록 중 일부. 문우당서림에서는 연필을 구입했습니다. 세 자루 한 세트에 2천원이고, 필기감도 꽤 좋아서 덥석 물었습니다. 거기에 G의 호지차와 드립포트, 제 몫의 커피와 커피 필터까지. 그리하여 올해도 카페쇼를 만끽했습니다.

 

 

내년에는 잊지말고 G랑 L이랑 같이 가야지요.+ㅅ+

 

 

 

덧붙임.

 

물론 핸드폰 화면을 내려다 봐서 그런 것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날, 코엑스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멀미를 좀 심하게 하더군요. 배고픈 상태이기도 했으나 다종 다양한 커피를 섞어 마신 것이 원인은 아닐지 의심중입니다.

자아. 폴더에 들어 있는 사진들을 탈탈 털어봅니다.

 

 

카페톤야의 커피콩. 시간과 자금만 허락해주신다면 조금씩 취향에 맞춰 커피콩 볶는 정도를 조절할 텐데, 그러기에는 제 인내심이 짧았습니다. 취향대로라면 아마도 저먼이나 프렌치 정도로 볶아야 할 듯. 다시 주문해볼까 하다가 그것도 귀찮아서 얌전히 내려놓았습니다...?

원래 콩 구입 목적은 다른 곳에 있었고, 이미 달성했습니다. 선물용이었지요.

 

 

 

 

커피머신 갖고 있는 사람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구입했던 스타벅스 캡슐. 거기에 간식으로 먹을 그리시니와 점심으로 먹을 브리오슈입니다. 브리오슈 참 맛있지요.

 

 

 

어느 날의 점심. 아니, 아침인가요. 미친듯이 청소하고 정리하던 때 남은 사진입니다. 우유는 역시 그냥 흰우유가 제일 좋고, 거기에 제 취향대로 맞춰 타먹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은 그렇더라고요.

 

 

커피집 파란병에서 주문한 과자와 지브롤타. 나쁘지 않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사람 없는 곳을 좋아하니 재방문은 아마도 한참 뒤의 일일겁니다.

 

 

 

어느 날, 당분을 채우기 위해 들어간 폴바셋. 밀크티아이스크림이 맛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진짜 맛있더군요. 흑당소스는 호불호가 좀 갈리는 모양입니다. 맛있다와 과하다는 의견이 있더군요.

 

 

 

인스턴트라도 좋으니 맛있는게 먹고 싶다며 사들고 온 레토르트우동. 그냥 저냥이었지만, 달걀이 있었다면 더 맛있게 먹었을 겁니다. 달걀, 사다가 쟁여 놓아야 하는데요, 역시 게을러서요. 하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정말 달걀 채워야죠.....

 

 

 

궁금해서 주문해본 모처의 파니니 샌드위치. 냉장보관해서 도착한 것을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유산지 포장 그대로 팬에 올려 데웠습니다.

 

 

 

역시 이런 샌드위치는 데우는 쪽이 더 맛있습니다.

단면을 보면 아마도 ... 닭가슴살?

 

 

 

..먹은지 오래되었으니 기억도 휘발되었습니다. 흠흠.

데워 먹으니 맛있지만, 대신 양상추는 질깁니다. 아무래도 냉장보관했다가 데워 그런 모양으로, 양상추의 식감만 빼면 맛은 괜찮더랍니다.'ㅠ'

 

 

 

어느 주말, G와 같이 안국동 근방을 돌아다니다가 점심을 먹으러 들어왔습니다. 제가 강력히 주장하여 감자튀김을 일단 먹고.

 

 

 

아보카도와 파스타가 들어간 샐러드도 시킵니다. 구운 새우와 수란, 콩도 들어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끼니가 됩니다.

 

 

 

...아니, 이것도 콜드파스타였던가. 하여간 바닥까지 긁어가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자튀김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요. 옆에 꼬마만 아니었다면 맥주도 주문했을 겁니다. 꼬마와 함께 맥주를 마시는 건 아직 한참 멀었네요. 몇 년 더 기다려야 하나.

 

 

 

G는 찬음료면 족하다고 했고, 저는 버블티를 시켜보았습니다. 거기에 녹차롤도 하나 주문했고요.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다른 메뉴도 더 주문했을 건데 아쉽습니다.

 

 

 

알콜중독이 되는 것이 아닐까 무서울 정도로 맥주를 퍼마시는 요즘. 1년치 술을 한 주에 들이붓는 중입니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해도 이러면 안되는데.=ㅁ=

 

 

스트레스성 충동구매는 간식 구매에서도 드러납니다. HUGO & VICTOR의 밀피유, 치즈케이크팩토리의 오리지널치즈케이크와 화이트초콜릿라즈베리 케이크, 그리고 바오담의 떡 세트입니다. 시식 내용은 아래에.

 

 

 

엊그제 올린 이나니와요스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국물요리. 언젠가는 다시 방문하고 말겁니다!

 

 

 

아, 그래서 이건 밀피유입니다. 아침으로 먹었던 날이었지요. 이날의 커피는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테라로사의 All Day Blend. 밀피유는 크고 답니다. 냉동제품을 해동해 먹은 것이라 직접적으로 맛을 언급하기는 미묘하고, 하여간 위쪽은 커스터드 크림에 아래는 화이트초콜릿무스인 모양입니다. 둘다 달지만 아래쪽의 흰 크림이 더 답니다. 포크로는 잘 안잘려서 결국 칼을 동원해 집도하며 먹었습니다. 진하고 달달하니 커피와도 잘 어울리더군요. 혼자서 하나 먹기에는 좀 버겁습니다. 물론 제 위 상태가 안 좋다는 점은 감안해야지요.

 

 

 

 

바오담의 떡은 6개입입니다. 찰떡이니 구워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냉동한 걸 해동해도 괜찮지만 역시 찰떡은 구워먹어야 맛있습니다. 굽다가 눌어붙은 누룽지를 떼어 먹어도 맛있고요.

 

 

 

화이트초콜릿라즈베리는 남긴 사진이 없나봅니다. 그쪽은 달달해서 치즈케이크보다는 무스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치즈케이크의 맛은 역시 오리지널이 좋네요. 치즈케이크가 땡길 때 한 조각 먹기 좋습니다. 딱 냉동케이크의 맛이긴 하지만요.

 

 

 

 

이건 코스트코의 블루베리베이글 흔적입니다. 잔뜩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점심으로 애용하고 있지요. 달걀프라이를 곁들이면 더 좋을 건데, 게으름이 문제입니다. 주말에 달걀프라이 잔뜩 해다가 싸들고 올까봐요.=ㅁ=

실제 방문은 두 번입니다. 첫 번째 방문 때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터라 그 이야기를 G에게 했더니, G가 솔깃해하더군요. 도쿄점 방문도 상당히 괜찮은 경험이었으니 한국 지점도 가보고 싶을만 하지요. 그리하여 그 얼마 뒤에 G와 함께 한 번 더 갔습니다. 양쪽 모두 꽤 괜찮은 경험이었고요.

 

 

그 날이 아마도 토요일 오전이었을 겁니다. 원래는 10시 맞춰 가려고 하다가 생각보다 늦게 갔습니다. 10시를 넘긴 시점이었을겁니다. 그래서인지 줄이 꽤 길게 늘어섰더랍니다. 혼자가도 별 문제 없을 분위기이지만 대체적으로는 '블루보틀이 무엇인지를 알고' 방문한 사람들이 훨씬 많아 보입니다. 그야 저렇게 길게 줄을 서 있으니 원래 방문하려는 마음을 먹고 가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지요. 실제 그런 사례도 보았습니다.(먼산)

 

중요한 점은 두 가지입니다.

1.마시고 가는 것도 가능은 하나, 테이블에 앉아 진득하게 마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2.3층의 풍경이 좋다지만 공간이 매우 좁습니다.

 

 

 

출입구부터 길게 줄이 서 있고, 그 앞에서 직원이 안으로 들어가는 인원을 체크합니다. 안이 지나치게 붐비지 않도록 조절하더군요. 안에서도 카운터까지 줄을 늘어섰고, 그 줄 끝에서야 주문이 가능합니다.

 

블루보틀 관련 책자는 두 종입니다. 하나는 『The Blue Bottle Craft of Coffee』 번역본이고, 다른 하나는 매거진B의 블루보틀편입니다. 그 외에는 가방이나 커피도구, 등이 있고 저기 보이는 블루보틀 커피캔도 있습니다. 왼쪽이 bright고 오른쪽이 bold. 이름 그대로 왼쪽은 조금 가벼운 맛, 오른쪽은 묵직한 맛입니다. 블루보틀 매장 방문 전에 마켓컬리에 들어온 걸 보고는 주문해봤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취향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오른쪽이. 브라이트는 품절이라 묵직한 맛만 보았거든요. 우유 섞어도 괜찮은 맛입니다.

 

커피콩도 따로 팔지만 예상보다는 가격이 높습니다. 공정무역커피 식으로, 커피농장들의 자립을 도우며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여 그럴 겁니다.

 

 

그러고 보니 블루보틀 특유의 바닥 넓은 머그도 있더군요. G가 여행선물로 사다준 덕에 한참 잘 쓰다가 안에 커피물 든 것이 치약으로도 지워지지 않아서 고이 폐기...(하략)

 

 

 

주문을 하면서 일부는 포장, 일부는 매장에서 먹도록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자리 잡기가 쉽지 않더군요. 주문은 1층에서하고 주문한 커피는 2층에서 받는데, 2층은 잠시 앉아 먹거나, 아니면 서서 먹는 공간뿐입니다. 3층에는 4인 테이블이 두 개인가 있었는데, 이미 차고 자리가 없습니다. 3층의 바는 세 자리 남아 있었지만, 사이폰 주문한 고객을 위한 자리라고 하더군요. 사이폰 주문할 걸 그랬나 조금 후회했습니다. 지브롤터 주문했거든요. 하지만 다시 주문하려면 1층으로 가서 다시 줄을 서서 주문을 해야하니 매우 번거롭죠.(먼산)

 

 

 

주문 시스템은 스타벅스에 비하면 매우 불편하지만 사람이 많아 그런 겁니다. 어쩔 수 없어요. 그래도 적절히 자리를 잡아 커피와 레몬쿠키, 트로피컬후르츠파운드(아마도)를 즐깁니다. 지브롤터의 커피는 블렌드와 스페셜 중에서 고를 수 있고, 스페셜을 고르면 1천원 추가됩니다. 그리고 스페셜은, 독특한 맛이더랍니다. 신맛이 감돌아서 그냥 블렌드 주문할 걸 그랬나 아주 조금 후회했지요.(먼산)

 

 

사실 블루보틀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이 시스템입니다. 그냥 평범해 보이는 드립세트인데, 추정이지만 저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기 가운데 드립세트 너머로 보이는, 가스레인지 삼발이 같아 보이는 것. 저게 포인트더군요. 이야아. 포트를 저기에 넣으면 순식간에 휙 헹궈냅니다. 설거지 공간이 따로 있기도 했지만, 하여간 첨단 주방이더라고요. 효율적으로 꾸민 카페라서 그 부분도 즐겁게 보았습니다.

 

 

 

두 번째 방문 때는 토요일 점심 때 즈음이었습니다. 이 날은 G와 L이 함께 있었는데, L이 가는 도중에 유모차에서 잠든 터라 방문했을 때는 매우 조용했습니다.(...) G만 음료 주문하면 되니까 알아서 주문하라고 하고, 저는 중간에 줄에서 빠져 1층 안쪽에 돌 평상-돌로 된 정사각에 가까운 벤치-에서 잠시 기다렸습니다. 날은 날이라, 이날도 유모차 끌고 온 사람들이 많더군요. 커피는 2층에서 제조(?)하기 때문에 G만 2층에 올라갔다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이용 불가능한 카페로군요. 성수점이나 강남점도 조금 궁금하지만, 멀리 다녀올 정도로 궁금한 건 아니니까요.

 

 

여담이지만.

L은 과자와 빵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리고 블루보틀의 오렌지크림치즈마들렌을 매우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첫 번째 방문 때 G에게 마들렌과 레몬쿠키를 사다줬더니 그렇게 전해주더군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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