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님과 C님이랑 만날 때, 최근에는 특히 더 C님이 장소를 고릅니다. 먹을 것이나 마실 것에 대해서는 환상적인 직감을 발휘하시는 분이라, 언제나 그 분을 믿고 따릅니다.(...) 이정도로 감이 좋다면 "믿슙니다!"를 외치며 쫓아갈만 하다니까요.

 

이날도 근처를 지나다가 마음에 들었던 장소라며 찍어뒀던 곳이라고 했습니다. 비스트로 겸 카페로, 비스트로를 즐기려면 사전 예약이 필요합니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하고 예약금으로 1만원을 걸면, 나중에 도착 확인한 뒤에 예약금을 취소 형태로 반환하더라고요.

 

 

위치는 가로수길 옆쪽입니다. 신구초등학교와도 그리 멀지 않아요. 3호선이라면 신사역에서 걸어가는 쪽이 조금 더 변하긴 합니다.

 

음식은 수프, 샐러드, 플래터, 파스타, 등등입니다. 스테이크도 있었지만 최종 주문은 수프와 플래터 둘, 파스타 하나였고요.

 

 

 

플래터를 기름진 음식으로 골랐으니 음료도 일단 탄산으로 합니다. 블러디오렌지에이드. 자몽을 할까 하다가, 얌전히 접고 빨강오렌지로 정했습니다. 쓰읍.

 

 

 

수프는 버섯수프입니다. 다른 수프도 여러 종 있었는데, 송로버섯기름을 뿌린 버섯수프라, 진짜 맛있더라고요. 가운데는 수란이었습니다. 푹푹 숟가락으로 자르거나 부숴서 먹으면 되고요. 이런 버섯수프는 집에서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데, 마음이 앞서고 시도는 못해봤습니다. 예전에 레시피 받아둔 걸로 시도하다가 실패한 뒤로는 두 번 다시 시도를 못함.. 크흑.;ㅂ;

 

 

 

빵이 수프에 딸려 나왔다고 적다가 사진 보고 깨달았습니다. 아닙니다. 가지 라자냐에 같이 나온거였네요. 두말할 필요 없나요. 사진 그대로의 맛입니다. 아... 나는 왜 점심과 저녁 사이의 애매한 사이에 사진을 올리면서 스스로 고통을 받는 것인가.;ㅂ;

가지는 이제 거의 막바지라, 시도한다면 이번 주말이 마지막일 수 있겠네요. 크림소스 재료도 집에 다 있고 토마토소스도 있는데 왜 만들기가 귀찮을까요. 남이 만들어 주는 쪽이 훨씬 간편해서 그런가.

 

 

 

 

아니 잠깐.; 나 이 메뉴가 뭐였는지 까먹었..;ㅂ; 다음에는 사진 찍으면서 꼭 메뉴 명도 적어둬야겠네요. 여튼 이쪽도 맛있었다는 기억은 확실히 남았습니다. 뭐더라.;

 

 

 

 

파스타는 확실히 기억합니다. 레몬버터소스의 한치 아티초크 링귀니. 링귀니면의 굵기가 제각각인 걸 보면 생면을 뽑아 쓰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위에 올라간 저 향신채는 뭔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꽃봉오리 같지만 의외로 매운 것인.. 음.. 뭘까요. 고추씨앗 비슷한 게 속에 가득 들어 있더라고요. 올리브라기엔 좀 다르다 싶고?

 

 

 

만족스럽게 식사를 해결하고 나서는 디저트를 정복합니다. 당근케이크는 패스. 얼그레이 포피시드도 패스. 제일 궁금한 건 일단 티라미수고, 굽는데 12분 걸린다는 라바(화산) 케이크가 그 다음이었으니 이 둘을 주문해봅니다.

 

 

 

커피는 아메리카노로. 티라미수는 제 입에는 조금 달았습니다. 한데, 모양을 포함해 전체적인 만듦새가 은근 취향이더라고요. 에스프레소에 푹 적셔 그런지 레이디핑거는 외형은 잘 유지하고 있지만 잘라 먹어보면 속까지 커피가 침투했습니다. 으아. 흡족한 커피맛에, 크림은 노랑색이 도는 걸 보면 노른자가 들어갔나 싶기도..? 여튼 밖에 나와서 먹는 티라미수들 중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먹고 나니 집에서 만들어 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요.... 만드는 건 어렵지 않은데 번거로워 그렇지. 게다가 한 번 만들면 왕창 만들어야 한단말입니다. 크흑. 크림에 생크림과 크림치즈가 1대 1로 들어가는 레시피를 쓰다보니 크림양이 엄청 많거든요. 그러니 조금만 만드는 건 무립니다.

 

 

 

 

라바 케이크는 티라미수에 비해서는 평범한 맛입니다. 초코초코초코초코한 맛. 갓 나온 케이크는 설탕 때문인지 겉은 살짝 바삭바삭한 느낌이 있고, 가운데를 가르면 진득한 초콜릿이 흘러나옵니다. 거기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이면 뭐, 두말할 필요 없나요. 어디까지나 티라미수보다 상대적으로 평범하다고 말하는 거죠. 흠흠.

 

 

 

집에서 멀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언젠가 G를 끌고 다녀오고 싶네요. 근데 갈 시간이 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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