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잠시 저~ 멀리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직접적인 업무는 아니지만 워크샵으로 다녀온 일입니다. 워크샵의 구체적인 내용은 여기 말고 따로 올릴 예정이고, 여기는 모모스 커피에서 커피 마신 이야기를 올릴 겁니다.'ㅂ'a
부산 워크샵은 갈지 말지 조금 많이 고민했습니다. 일단 부산이 매우 멀고요, 부산까지 가는 길이 너무 복잡합니다. 게다가 차를 끌고 가지 않는다 해도 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여유자금이 빠듯하던 때라 한창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 일단 가기로 하고 나니, 아예 일찌감치 내려가서 모모스 커피에 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집합이 부산역에서 점심 시간 조금 전. 그리고 점심을 먹을 테니, 일찍 내려가서 모모스 커피에서 뒹굴 거리면 되겠다는 생각....
그리고 모모스커피를 찾아봤습니다. 그나마 부산역에서 다닐만한 곳이 본점이더군요. 다른 곳은 멉니다. 부산역에서 편도로 약 35분 걸립니다. 그것도 부산역 앞의 도시철도를 타고 온천장역에 가면 된답니다. 앞서 모모스커피를 가셨던 D님께, 온천장역 바로 앞이란 이야기를 듣긴 했지요.
집합시간이 점심 때. 그러면 부산역에 몇 시까지 도착해야 왕복 1시간을 넘는 카페를 다녀올 수 있을까. 답은 3시간 전이었습니다. 시간 넉넉하게, 편하게 다녀오려고 하니 그 정도는 있어야 겠더라고요. 2시간 넘게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답입니다. 그럼 부산역에 9시까지 도착하는 방법은?
새벽에 일어나서 이동하면 됩니다. 하.......... 4시 반에 일어나 준비했습니다.ㅠ_ㅠ
온천장역 1번 출구로 나가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니, 길 건너편의 시야 아랫부분에 모모스커피가 보입니다. 지도를 붙들고 가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지도로 내 위치를 보고 바로 근처라는 걸 알았으니 뒤늦게 깨달았던 거죠.
얼핏 보기에는 작아보이지만, 왼쪽의 출입문을 통해 섬돌을 밟고 내려가면 정원과 건물이 함께 보입니다. 원래 다른 용도로 사용되던 건물을 카페와 로스터리-배전공장으로 쓴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얼핏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왜 모모스커피를 방문하려 했느냐에 대해서도 안 적었네요. 바리스타챔피언십 우승자가 모모스커피 출신이었거든요. 몇 번 새벽배송을 통해 커피드립백은 마셔봤지만, 본점에서 커피를 맛보는 건 또 다르니까요.
드립 도구는 하리오의 V60. 헐. 저 스케일 저울은 하나 쓰고 싶었...지만 아직 구입을 못했지요. 왼쪽에서 보이는 흰색 텀블러도 약간의 물욕이 들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약간. 여기서 커피를 왕창 사갈 예정이었던지라 참았습니다.
드립백뿐만 아니라 캡슐도 있습니다. 캡슐은 네스프레소의 기본 캡슐인데, 그래서인지 아예 머신도 함께 판매를 하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캡슐은 편하지만 맛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G가 구입한 버츄오도 잠시 빌려다 써봤으나, 급하게 카페인을 수혈하고 싶지만 너무 힘들어서 커피도 내리기 싫다는 상황이 아니면 마시고 싶지 않더라고요. 저는 드립이 제일 좋습니다.
드립백과 커피콩과 마실 커피, 그리고 간식을 주문한 다음에는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2층도 있지만 거긴 올라가지 않았고요. 1층 어드메에 혼자 앉아 빈둥거립니다. 시간이 여유로우니 마음도 편하네요. 게다가 워크샵-일 때문에 왔지만 시작은 여행처럼 움직이니까요. 이날 오후는 조금 많이 힘들었습니다만...
안쪽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는데 나무 하나가 확 들어와 박힙니다.
음?
으으으으음?
저 익숙한 잎사귀는? 작년에 뿌리파리 잡겠다고 설치다가 실패해서 결국 보낼 수밖에 없었던 커피나무? 그것도 보통의 커피나무가 아니라 크고 아름다운 커피나무입니다. 보고 있노라니 다시 한 번 커피나무를 심어볼까 고민되잖아요. 집에 죽어나가는 식물이 하나 둘이 아닌데도 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진동벨이 울려 다녀옵니다. 이날의 주문한 커피는 엘살바도르였습니다. 최근에는 거의 인도네시아 쪽만 마시다보니 엘살바도르는 마실 일이 드물어서요. 커피는 잔에 약간 담겨 있었고, 나머지 대부분은 커피서버에 담겨 있었습니다.
같이 주문한 간식은 레몬파운드였습니다. 에그타르트도 먹고 싶었고, 다른 간식도 궁금한게 많았지만, 곧 점심을 먹을 거라 꾹꾹 눌러 참았습니다.ㅠ
그리고 커피를 다 마시고 나니 보이네요. 킨토의 슬로우 서버입니다.'ㅂ' 킨토 참 예쁘죠. 하나 살까. 하지만 서버 잘 쓰지도 않으면서 사두면 뭐하나요. 하하하하하....
커피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서기 전에, 커피나무 옆으로 보였던 작은 문으로 나가봅니다. 여기도 뭔가 있는지 사람들이 오가더라고요. 과연. 멋진 나무와 대나무, 그리고 분위기 좋은 정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날이 덥지만 않으면 여기서 커피를 즐겨도 좋을 텐데, 데.......... 봄가을에는 경쟁이 치열하겠지요.
사들고 온 원두는 부산 블렌드였습니다. 취향보다는 가볍게 볶았지만, 제 취향은 프렌치로스팅에 가까우니까요. 평소 마실 때도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집어다 진하게 내려 마십니다. 하지만 부산 블렌드는 산뜻하면서도 그 산미가 거슬리지 않습니다. 신기하네요. 제 입맛이 바뀐 건지, 아니면 커피가 취향을 넘어설 정도로 맛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뭐. 다음에는 온라인으로 주문해볼까 합니다.
드립백도 종류 다양하니, 여럿 맛보고 취향대로 고르면 되겠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