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이 아니라 동숭동, 그러니까 대학로입니다. 대학로 1번출구에서 걸어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타센 북카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어쩌다 산책이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저는 매우 찾기 어려웠습니다. 초행길은 아니지만, 2층일거라는 G의 강력한 주장과는 달리, 지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G를 졸졸 쫓아가다가 타센 근처에서 마구 헤맸는데, 검색해보니 2층이 아니라 지하 1층이더군요. 위만 보고 걷다가 그랬으니 원. 그리하여 G는 제 내비게이션을 따라 얌전히 쫓아 왔습니다.

 

 

게다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니 더 찾기 어렵습니다. 엘리베이터 쪽 출입구로 들어오면 여기가 서점 맞나 싶은 삭막한 공간이거든요. 거기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별세계 같은 공간이 펼쳐집니다. 들어가보고 우와 소리가 처음 나왔으니까요.

 

상당히 비어 있는 서가-그러니까 디스플레이를 강조한 서점쪽 서가에는 취향의 책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미 구입한 책도, 이미 읽은 책도, 보고서 알고 있던 책도, 모르던 책도 여럿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책이 아무튼 시리즈라고 하면 대강 분위기를 짐작하실 겁니다. 아무튼 서재와 비슷한 느낌의, 그리고 그와 판형이 비슷한 책들이, 혹은 그와 비슷하다고 넓게 묶을 수 있는 책들이 많습니다. 독특한 색이 묻어나는 전시더군요.

 

 

 

어디에 앉을까 고민하다가, 어차피 유모차가 있는 상황에서는 어디든 마찬가지라 넓은 테이블 쪽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라떼를 시키려고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플랫 화이트가 있더군요. 잽싸게 메뉴를 바꿉니다. 저는 플랫화이트, G는 아이스라떼. 곧죽아=곧 얼어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파도 있지만, 곧 쪄죽어도 핫라떼를 시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그 후자고요. 웬만해서는 따뜻한 음료를 마십니다. 차가운 것 마시면 추워요.(...)

 

 

 

라떼도 플랫화이트도 맛이 괜찮습니다. 거기에 케이크도. 라떼 외에도 다양한 음료들이 있던데 하나씩 정복해보고 싶더군요.

 

 

 

 

 

라떼는 최근 마신 중에도 괜찮은 축에 속합니다. 하기야 요즘 나가서 마실 일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요. 아, 아닌가. 요즘 배째라고 G랑 놀러 다녔으니-그리고 이번 주도 그럴 상황이니 자주 마신 건가요. 하여간 오랜만에 꽤 괜찮은 카페를 만났습니다. 다만 여기도 곧 소문이 날 것이니, 한적하고 느긋하게 커피 즐기는 것은 무리겠네요. 그래도 집에서 공부하러 나가고 싶을 때는 좋은 선택일겁니다.+ㅠ+

홍대의 페이머스램은 예전부터 이름을 들어왔습니다. 빵뷔페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매번 엇갈리더군요. 나중에 가봐야지하고 미루다가 홍대 갈 일이 드물어지고 홍대카페 들락날락하는 것도 멈추다보니 뇌리 저 편에 미뤄두고 까맣게 잊었습니다.

그랬는데.

우연찮게 버스타고 지나가다가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생각보다 매우 큰 카페더군요. 그 근방에 다닐 일이 있으니 언제 시간 날 때 가봐야겠다고 벼르다가 뒤늦게 가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첫 방문. 아마도 다음에 한 두 번 더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기 전에는 그냥 작은 카페에서 하는 브런치 뷔페느낌의 빵뷔페가 아닐까 했는데 막상 방문해보니 천장도 매우 높고 공간도 넓고 큽니다. 거기에 최근에는 아예 빵 판매도 시작한 모양이더랍니다. 출입문에 공지가 붙어 있더라고요. 하지만 아쉽게 브런치 뷔페가 끝날 시간에 갔던 터라 얌전히 디저트만 먹고 나왔습니다.






이날은 레몬이 당겼습니다. 요즘은 레몬타르트가 있으면 계속 눈이 가다가 집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실제 통계는 낼 수 없지만 레몬타르트에 눈이 더 가는 것도 맞고, 집어들 확률이 높은 것도 맞습니다. 어떤 때는 또 위가 안 좋다며 레몬을 무조건 제끼는 때도 있으니 입맛은 그 때 그 때 다릅니다.

이날도 카페라떼에 레몬타르트, 그리고 레몬마들렌을 골랐습니다. 레몬타르트는 만날 일이 많지 않은터라 일단 보면 집어 들고 봅니다.







라떼는 조금 뜨거웠지만 맛은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 라떼아트가 예쁘더군요. 잔도 그렇고 대접 받는 느낌이 좋습니다.







레몬마들렌은 무난했지만 레몬타르트는 취향에서 벗어납니다. 타르트와 안의 레몬필링이 따로 놀고, 레몬필링은 매우 찐득거리며 위의 머랭과자와 레몬필링, 아래의 타르트가 분해되더군요. 함께 먹으면 맛은 있는데, 저 찐득한 질감이 취향이 아니더랍니다.

어쩌면 레몬타르트의 기준이 광화문 테라로사의 것이라 그럴지도 모릅니다. 거기는 레몬커드에 가까운 부드러운 레몬크림에, 타르트만 있는, 굉장히 단촐한 형태거든요. 이쪽의 머랭과자는 레몬필링과 함께 먹으면 사각사각 씹히는 질감을 주는데다 단맛도 살짝 얹어서 마음에 들었지만 필링이 저랑 안 맞았습니다.



페이머스램의 디저트는 주문할 때부터 조금 갸우뚱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 부분은 다음에 더 가보고 나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아마 다음에는 빵 뷔페에 도전하지 않을까 싶네요.'ㅠ'



일부러 간 것은 아니고, 동행 중에 진상이 있어서 얼결에 끌려 들어갔습니다. 진상님의 비위를 맞추지 않으면 어떤 사단이 날지 모르니 얌전히 맞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 창밖의 예술품에 관심이 있었는지 저 주변을 얼쩡대는데, 살살 달래서 카페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진상님은 곧 두 돌을 맞이하시는 릴리님이십니다. 하하하하. 릴리와 함께 있으면 인내심의 바닥과 체력의 바닥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릴리의 전담 인력들에게 정말로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더군요.;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그런지 카페에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오늘의 케이크에 음료를 더하는 세트가 있는 것을 보았고, 그래서 아이스카페라떼와 오렌지시폰케이크, 카페라떼를 골랐습니다.



만.

일단 카페라떼는 우유가 아주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가 제 취향은 아니로군요. 분명 어디선가 먹어본 타입인데 제 입에 안 맞는 딱 그런 콩입니다. 그거야 그렇지만 저 케이크 참으로 맛이 없었습니다. 크림은 그럭저럭인데, 묘하게 시트가 걸리네요. 시폰인데, 이상합니다. 케이크에 탄력이 없고 잘 무너집니다. 거기에 시트 겉부분은 짠맛이 돕니다. 어디는 축축하게 젖어 있고, 어디는 퍽퍽하고. 크림 바른 경계선은 색이 다르고.

미묘하네요. 아마도 다음에 온다는 메뉴는 안시키고 음료만 시킬 것 같긴 합니다.

센다이역 근처까지 와서는 홀랑 내려 잠시 헤맵니다. 이전에 B님이 가셨다는 가게가, 상점가 아케이드에서 옆으로 빠져 나온 골목에 있었다 했거든요. 하지만 지금 있는 곳은 버스가 다니는 큰 길가. 그리고 구글은 위치를 어떻게 잡고 있는 건지, 엉뚱한 지도를 보여줄 뿐이고. 그리하여 잠시간 헤맵니다. 결국에는 구글 위치검색을 통해 그럭저럭 찾아가긴 했지만, 비가 적지 않게 내리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집이었습니다.






이런 집. 도대체 뭐라 읽어야 하는 걸까요. 그리하여 다시 타베로그를 뒤져 검색해 찾아냅니다.  甘味処 彦いち. 아마 히코이치라고 읽지 않을까 추정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구글지도에서 검색하니 Hikoichi랍니다. 히코이치, 맞군요.


메뉴나 자세한 정보는 타베로그(링크)를 확인하시고, 위치정보는 위의 구글 정보를 확인하세요. 이렇게 덧붙이는 이유는 당연히, 헤맸기 때문입니다.(먼산)



들어가보니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찻집입니다. 찻집보다도 킷사텐이라고, 끽다점(喫茶店)이라는 한자가 더 잘 어울리는 집입니다. 안쪽에 앉아 대기하고 또 자리 잡고 앉을 때까지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지만, 이런 집이야 말로 레트로, 고전적인 찻집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한국의 레트로 붐과는 궤가 다릅니다. 그쪽은 엉뚱한 쪽을 베끼고 있으니까요.



메뉴판을 받아들고도 한참 고민했습니다. 분명 점심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직후 즌다셰이크까지 먹어서 위장이 빵빵한데 과연 파르페를 먹을 수 있을까요. 옙. 이런 가게에 오면 파르페 하나쯤은 시켜야 합니다.





물론 즌다모치는 1인 1식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즌다, 풋콩=에다마메를 익혀 거칠게 갈아낸 것은 팥소를 거칠게 으깬 츠부앙과도 느낌이 다릅니다. 팥과 콩은 식감이 다르니, 콩을 익혀 거칠게 으깨면 더 뻑뻑하고 입안에 닿는 식감이 거칩니다. 거기에 즌다는 거피했고요. 츠부앙은 껍질이 남아 씹는 맛이 있지만 이쪽의 씹는 맛은 콩 자체의 식감입니다. 껍질의 질깃한 맛이 아니고요. 하기야 팥도 잘 삶으면 껍질 역시 부드럽게 씹힙니다만.






설명이 길었지만 솔직히 이 즌다모치는 맛있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즌다가 아니라 떡입니다. 찰떡 위에 즌다를 얹거나, 즌다 안에 찰떡을 넣거나, 하여간 찰떡을 즌다로 감싼 것이 즌다모치입니다. 그런데 이날의 떡은 차가웠습니다. 갓 쪄내거나 갓 찧어 말랑말랑하고 죽죽 늘어나는 그런 떡이 아닙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말랑하게 만든 떡 위에 즌다를 얹었더군요. 문제는 그 속의 냉기가 가시지 않았다는 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떡이 맛없었습니다. 배도 부른 상태였으니 즌다모치 시도는 실패였습니다. 오히려 직접 즌다모치를 제작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하하하;



즌다모치를 시도했고 어떤 맛인지, 어떻게 만드는지 대강 짐작을 했으니 만족합니다.


<SYSTEM> 키르난은 즌다모치를 경험했습니다.






B님이 주문하신 말차. 주문했더니 작은 만주가 함께 나옵니다.





그리고 제가 주문한 것은 흑당파르페. 보통의 파르페라면 나오지 않을 것이 몇 보입니다. 신식파르페는 케이크나 푸딩이 들어가지요. 여기에는 크림과 경단, 그리고 팥앙금이 올라갑니다. 위에 올라간 노란색 장식은 아마도 레몬필이었던가요.


속에 아이스크림도 있고 한데 딱 예상한 그대로의 찻집파르페입니다. 으흐흐흐흐. 저 검은색 젤리는 커피젤리였을 겁니다.






꼬리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벽시계. 고양이의 등짝도 그렇고 매우 멋집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것을 보고 구입해야하나 잠시 고민도 했...지만 둘 곳이 없네요.






비닐포장 카자리도 구경하며 드럭스토어 쇼핑도 마치고, 그리고는 일단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러 숙소에 들립니다. 사진 찍는 걸 홀랑 잊었지만, 숙소 1층의 로얄 호스트에서 호텔 체크인 당시 받았던 드링크 바 쿠폰을 이용해 자리를 잡고 홀랑홀랑 수다를 떨고요.


그리고 그 수다 도중에 진도 3쯤 되는 지진도 경험합니다. 생각보다 길게 흔들려서 신기했습니다. 지금까지 겪었던 지진 중에서는 가장 강했네요.'ㅂ'




자. 이제 여행기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다음편에 계속)

모모산도는 아마 桃サンド일 겁니다. 그러니까 peach sandwitch, 복숭아샌드위치라는 거죠. 지난 주말에 공방 다녀오면서 G에게 리퀘스트 없냐 물었더니 G가 카페 키이로의 저 모모산도가 궁금하다 답했습니다. 릴리 때문에 밖에 나가지를 못하지만 땡볕은 저도 질색인지라 안 사올 생각이었는데, 빵나무가 여름 휴가중이었습니다. 홍대에서 밤빵 사올 생각이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키이로에 들러 포장해왔습니다.





뽀로로 상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저 상 은근히 튼튼합니다. 집에서 쓰기 나쁘지 않더군요. 포장해서 G네 집에 두고 갈 생각이었는데, 주문하면서 얼결에 빅토리아 케이크도 주문하는 바람에 그냥 먹고 가자는 심정이 되었습니다. 키이로에서 G네 집까지 걷는 길이 매우 뜨겁고 험난했어요. 쉬어가지 않으면 집까지 못가겠더군요.


모모산도는 모양만 보고 진짜 샌드위치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받아든 G가 저 빵이 식빵이 아니라 스폰지시트라고 하더군요. 핫. 속았습니다.

모모산도를 두 개 사올까 했는데 두 조각이 한 세트라고 하여, 하나만 주문하고 거기에 빅토리아 케이크를 곁들였습니다. G가 이전에 키이로 신작 디저트로 빅토리아 케이크가 나왔다고 알려줬지만 갈 일이 없으니 먹을 일도 없었지요. 이번에 간 김에 눈에 들어왔으니 덥석 집었습니다. 같이 포장된 생크림도 이쪽에 곁들여 먹는 겁니다.



맛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카페키이로는 크림이 참 맛있습니다. 모모산도의 크림도 맛있고 포크로 퍽 찍어 야금야금 베어먹는 맛이 좋습니다. 빅토리아 케이크는 가운데 잼이 들어 있어도 퍽퍽하지만 크림 발라먹는 재미도 있고, 우유랑 먹으면 더 잘 어울리겠더군요. 물론 이 때는 그냥 먹기도 바빴습니다. 점심도 안 먹고 먹는 것이라 급하기도 했지요.


여름은 복숭아 철이라, 복숭아가 끝나기 전까지는 계속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디저트가 나올지 궁금하네요.'ㅠ'


자. 지난 번 글에서 올리는 걸 빼먹은 사진. 까눌레는 두 개 샀지만 하나는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구입한 날 오후에 당 떨어지면서 보충한다고 먹었지요. 그리고 다른 두 빵은?

G에게 넘겼습니다. G의 다음 날 아침식사였다는군요. 그리하여 G를 슬쩍 꼬셨습니다. 같이 가보지 않겠냐고 말이지요. 건강검진 하러 간 그 날 점심 여기서 먹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G는 넘어왔습니다.



미리 메뉴판을 보고 뭘 먹나 고민했습니다. 여기는 식사빵과 간식빵 외에 파니니가 주력입니다. 프렌치토스트도 있지만 그쪽은 가지가 다른 느낌입니다. 파니니가 9종인가 있고, 거기에 프렌치토스트와 토스트세트, 그리고 여러 간식이 있습니다. G는 3번 파니니 세트를, 저는 몇 번이더라, 하여간 삶은 달걀과 햄이 들어간 파니니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프렌치토스트. 철판 프렌치토스트는 빼먹을 수 없어요.






G의 파니니는 닭가슴살이 들어간 담백한 타입입니다. 거기에 당근과 콩 마리네이드가 함께 나옵니다. 절임은 아마도 올리브오일과 식초와 후추...? 'ㅠ'






맛있으니까 한 장 더 올립니다.






이건 빵이 다르더군요. 아마도 포카치아. 빵이 다르다고 강조하시더군요. 강조하실만 합니다. 바삭바삭한 빵껍질과 약간 단맛이 도는 빵의 조합은 무적입니다. 양상추와 햄과 달걀이 있으니 맛없을리 없잖아요. G와 같이 왔으니 동의하에 하나씩 교환해 먹습니다. 음. 맛있고요.






하나씩 붙들고 먹고 있을 때쯤 프렌치토스트가 나옵니다. 그리고는 벌꿀 사용법을 알려주시는군요. 꿀을 뿌리면 맛이 또 다르답니다. 지난번에는 일부러 안 뿌리고 먹었던 터라 고개를 갸웃하는데..






사진에는 없지만 G가 먼저 시도를 합니다. 그런데 희한하네요. 꿀은 답니다. 달아요. 하지만 프렌치토스트 위에 꿀을 뿌리면 의외로 달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맛이 더 확 살아납니다. 왜 그럴까요. 하여간 꿀을 뿌려가며 홀랑 다 비웠습니다.




집에서 가깝다면 종종 방문할 것인데 생각보다 멉니다. 그래도 그 거리를 극복하고 싶은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 방문은 언제가 될까요..?

발단은 이번에도 트위터입니다.


트위터 타임라인에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카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푸딩이 맛있고 철판 프렌치토스트가 맛있다는 사진이 올라왔더군요. 달걀물에 푹 재웠다가 남부철기(로 추정되는) 프라이팬에 은근은근 구워낸 프렌치토스트의 자태가 너무도 아리따워 눈을 빼았겼습니다. 그리고 그 며칠 뒤, 출장 전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멀리 멀리 돌아 다녀왔습니다. 시간 여유가 조금 있어서 가능했지요.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내방역까지만 가면 찾아가기 쉽습니다. 따지고 보면 메종엠오와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ㅂ'






골목길에, 앞쪽으로 주차장이 있는 건물 1층에 자리잡아서 저 간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빵과 에스프레소와. 그래서 이름도 일본어와 영어 양쪽으로 적었습니다. 본점은 도쿄 오모테산도에 있는 모양이고요.






그러고 보니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는 휴가랍니다. 그 시기는 피해서 가시고..'ㅂ'a



매장이 꽤 넓습니다.  주문 받고 계산대 담당하시는 분은 나이 지긋한 장년의 남자분이십니다. 아버지뻘도 넘을 분인데 목소리가 매우, 매우 좋으십니다. 목소리에 살짝 홀렸...(...) 하여간 철판 프렌치토스트도 가능하다고 하여 덥석 주문합니다. 일반 프렌치토스트는 세트가 가능하며 단품 6천원, 철판 프렌치토스트는 세트 없이 단품으로 7500원입니다. 그래서 거기에 카페라떼 따뜻한 걸로 한 잔을 주문합니다.






먼저 나온 것은 카페라떼. 진하고 뜨끈뜨끈한게 맛있습니다. 웬만해서는 찬 음료 안 마시는 저니까 이런 더운 날에도 뜨거운 음료 시키는 거죠.






트위터 하다가, 소설 읽다가. 그러면서 프라이팬을 받아 듭니다. 프라이팬이 매우 뜨거우니 조심하라며 내려 주시네요. 도구를 잡고 집도를 시작합니다.






아마도 이게 14cm의 팬일 겁니다. 이걸 보고 홀랑 반해서 철판 프라이팬을 구입해야하나 고민 중인데, 크기를 아직 결정 못했습니다. 크흑, 어려워요! 이건 굽는데 쓴다기 보다는 통째로 오븐에 넣어 굽는다에 가까운 느낌이라.=ㅁ=




단면 사진은 없습니다. 프렌치토스트는 속까지 달걀물이 배어 들어가 속은 거의 푸딩에 가깝습니다. 촉촉한 것을 넘어선 경지라 이런 질감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이런 프렌치토스트 만나기 쉽지 않아요. 집에서 만들 때도 이렇게 속까지 촉촉하게 달걀물에 적시는 것은 어렵거든요. 게다가 푹 젖은 말랑한 식빵은 다루기도 어렵습니다. 굽는 난이도가 훅훅 상승합니다.(경험담)



그리하여 아주 행복하게 먹고 나서....... G를 끌고 갔습니다. 그 뒷 이야기는 다음에.'ㅂ'

그날의 모임은 간만에 광화문 테라로사였습니다. 오랜만에 가서 커피콩 행사하는 것도 보아서 좋은 방문이라 생각했는데, 두 번째 카페라떼를 시키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광화문 테라로사의 우유는 남양의 맛있는 우유를 쓰더군요. 하하하.






그 사실을 몰랐을 때 주문한 첫 번째 라떼. 점심 대용으로 피칸파이를 주문했습니다. 피칸파이야 항상 먹던 그 맛이지만 사실 레몬타르트가 있었다면 질렀을 건데 없었습니다. 아쉽다.;ㅠ;






이날 12시 전에 도착했던가 그 즈음이던가 그랬는데, 브런치 받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줄이 매우 길더라고요. 여러 메뉴 중에서 세 가지를 고를 수 있는 모양입니다. 저는 테라로사의 브런치를 먹어본게 한 번인가 그렇군요. 보통은 빵이나 디저트 먹는 쪽을 더 좋아합니다.





다른 일행의 브런치는 메뉴가 또 다릅니다. 닭고기 옆은 아마도 겨자씨절임이었을겁니다.



신나게 수다를 떠는 사이 일행들이 한 둘씩 도착합니다. 그 중 M님이 들고 오신 신기한 과자.




뇌조의 수요일이라는 이름의 과자입니다. 수요일에만 판매하는 뇌조과자라는데 이 자체가 캐릭터 상품 같더랍니다.





뒷면을 보면 뇌조 설정도 있습니다. 동복과 하복, 그리고 후배 설정도 있군요. 이야아. 포장지에다 이런 재미있는 설정을 잡아 놓으면 이걸로 뭔가 이야기를 짜서 짤막한 사컷만화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네요.






과자 자체도 뇌조 모양이라니까요. 이건 거꾸로 찍은 거지만 포장도, 그 안의 과자도 뇌조입니다.

맛은 평범한 과자인데, 그게 또 나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아키하바라의 과자들™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단맛이 강하지만 그정도는 문제 없고요.





로이스 초콜릿도 하나 들고 오셨는데 체리가 아니라 사쿠라베리랍니다. 음. 하기야 체리와 버찌, 앵두는 다르지요. 어차피 셋다 한자는 다 사쿠라이긴 합니다. 근데 또 먹어보면 이거 체리가 아니긴 아닙니다. 맛이 달라요. 진짜 버찌로 썼나?




그리고 이 뒤의 사진은 없는데.. 아무래도 카운터 쪽에 우유팩이 있다보니 사진 찍기가 망설여 지더군요. 하여간 에스프레소머신 옆에 있는 우유팩들이 남양이었습니다. 두 번째 라떼를 주문하고 나서야 봐서 허탈했지요. 알았다면 그냥 커피로 주문했을 건데. 한동안은 또 안가겠지만 다음에 간다면 우유팩 어디 것 쓰는지 확인하고 주문하렵니다.=ㅅ=

간단히 요약해보죠. 가격은 1인당 2만원. 네이버 예약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하며 11시부터 예약 가능. 반드시 2인 이상의 짝수명만 예약 가능. 그리고 평일에만 운영.

가격이 저렴하고 지하철 역에서 가까워 접근성은 좋지만, 역 자체가 자주 다니는 곳이 아니고, 2인 이상만 예약이 가능하며, 평일에만 운영한다는 것은 단점입니다. 특히 맨 마지막이요. 휴가를 내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입니다. 그야 태평양 본사 1층이라, 회사 여는 날만 애프터눈 티세트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얼추 맞을 겁니다. 아니, 정확히는 본사 출근하는 날만 오설록1979의 직원들도 출근한다고요.

 

 

그럼에도 만족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정통 티세트를 선호하지만 이런 것도 가끔은 나쁘지 않네요. 식재료의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맛이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홍차보다는 녹차, 발효차 계통입니다. 이쪽 차를 썩 즐기지는 않지만 간만에 마시니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바꿔 말하면 날마다 마시기에는 입에 안 맞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모처에서 이번에 구증구포로 만들었다는 녹차를 보고 슬쩍 떠오른 것인데, 녹차는 모처에서 50g에 9만원짜리 마셨다가 입맛을 너무 상향시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9만원짜리도 잘 우리는 분께 얻어마셨으니까요. 홍차는 그래도 기준선이 트와이닝 얼그레이로 잡혀 있어 나은데 녹차는 답이 안나옵니다.(먼산)

 

 

 

 

그러나 주문한 차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꽃향이 화사하게 나는 차였다는 것만 기억할뿐. 그래도 동행인의 차가 삼다연 후였다는 것은 기억합니다. 제 것은 벚꽃향 가득한 올레였나 가물가물.

 

다는 아니고 여덟 종은 차 향을 맡을 수 있도록 저렇게 담아 옵니다. 그릇도 귀엽고, 뚜껑 안쪽에 차 이름이 써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향도 맡아보고 골랐습니다.

 

 

아차. 웰컴티로 나온 작은 잔도 예쁘던데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홀짝홀짝 입가심 하면서 차를 고릅니다.

 

 

 

 

 

차가 먼저 나옵니다. 서로 다른 차라 그런지 다구도 다릅니다. 먼저 다녀가신 다른 분들도 이야기했지만 다구가 상당히 멋집니다. 한 번 차를 우려 내어 손잡이 달린 다완에 담습니다. 다완이라 부를지, 아니면 머그라고 할지 조금 고민했지만 일단 용도는 주전자니 다완이라 하지요. 그리고 작은 찻잔에 따라 마십니다. 잔이 작아 그런지 술 마시는 것 같은 느낌도 조금 있더군요.-ㅠ-

 

 

 

 

삼다연 후의 다기는 또 다릅니다. 쟁반 위에 올라 있는 작은 사각 타일은 물을 붓거나 할 때 뚜껑을 올려 놓는 용도랍니다. 이런 것도 재미있네요.

 

 

 

 

 

차를 마시며 수다 떨면서 기다리는 사이 샌드위치를 포함한 다과가 나옵니다. 이게 2인분이고요. 차를 포함하여 총 4만원입니다. 애프터눈티세트에는 차 두 종과 다과 2인분이 포함됩니다. 차를 두 종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물은 원하는 만큼 리필 가능한 모양입니다만, 한 번만 받았습니다.

 

 

 

 

 

샌드위치. 앞쪽은 빵을 그냥 썼고, 뒤쪽의 하얀 빵은 구웠습니다. 앞쪽은 카프레제 느낌의 샌드위치고 뒤쪽은 치즈와 햄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다른 것보다 빵이 참 맛있더군요. 토스트한 빵을 먼저 먹었는데, 빵이 달달하고 쫀득한 것이 맛있다는 감상이 먼저 튀어나오더랍니다. 그리고 지금 메뉴판을 확인하며 복기한 것이 그럭저럭 맞아 들어갔다는데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비프 파스트라미와 브리 치즈를 넣은 제주 기정떡 샌드위치, 살라미와 생모차렐라를 넣은 바질 페스토 & 녹차 샌드위치. ... 헉! 기정떡이었어! 어쩐지 달다 느꼈는데!

 

그리하여 본의 아니게 지난 번에 농사펀드에서 주문한 기정떡을 버터에 구우면 어떤 맛이 나는지 여기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실은 미루다가 아직도 버터 굽기는 시도를 못했거든요. 핫핫핫.;ㅠ;

 

 

다른 재료도 훌륭하게 잘 어울립니다. 애프터눈 티세트에서 가장 불만 가지기 쉬운 것이 이 샌드위치인데 여기서 이미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트레이를 가져올 때, 샌드위치를 먼저 먹고 아래부터 차례로 먹으라 했으니 그렇게 따릅니다.

 

왼쪽은 앙버터 스타일의 스콘. 스콘보다는 비스킷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거기에 앙버터의 조합이니 맛 없을리 없지요. 버터도 괜찮은 걸 썼는지 맛있더랍니다. 녹차와 삼다연이랍니다.

옆의 얇은 과자는 튀일입니다. 녹차, 호지차, 삼다연의 삼종인데 먹어본 동행이 말하더군요. 이거 고프레 맛이라고. 과연. 분유맛이 많이 나는 것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그리고 나머지의 근접 사진은 없음.

...

왜 그랬을까요. 배고파서 먹는데 집중해 그런지도 모릅니다.

 

사과정과는 일행이 피하는 것을 보고 저도 얌전히 피했습니다. 제주 우도 땅콩 타르트는 피칸이나 호두가 아니라 그야말로 땅콩입니다. 이것도 맛있더군요. 하지만 땅콩을 아주 즐기는 건 아니라 이번에 먹은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럼에도 땅콩이 진짜 맛있더라고요.

 

곶감 호두 말이는 일행이 사양해서 제가 홀랑 먹었습니다. 과일 젤리는 아마도 감귤젤리 같습니다. 이건 맨 마지막으로 입가심

녹차 과일 밀푀유나 녹차 마스카포네 티라미수는 상상하는 그대로의 맛입니다.



 

 

 

 

티라미수는 순가락 댄 뒤의 모습을 찍었는데, 크림이 그리 달지도 않고 속의 시트와도 잘 어울립니다. 먹고 나니 집에 있는 마스카포네 치즈는 커피 말고 녹차에 해먹을까 싶기도 하네요. 음. 5년 묵은 말차가 있으니(...) 그거 써서 해먹어면 되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비싸게 주고 산 말차인데 폐기하느니 디저트로 활용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ㅠ=

 

 

전체적으로 만족도는 높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평일 이용 가능이라는 점이네요. 평일에 가려면 따로 휴가를 내야 하니까요. 그게 아니면 다른 볼일이 있을 때 겸사 겸사 예약을 하거나.

 

한 번 먹어보고 나니 애프터눈 티세트에 대한 로망이 화아아악 올라와서 다음에는 작게라도 차려볼까 싶습니다. 물론 다는 아니고 일부만. 좋아하는 티푸드만으로 조합해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겠네요.'ㅂ'

 

 

 

덧붙임. 나중에 확인하니 웰컴티용 찻잔은 광주요였습니다. 하지만 저나 일행의 다구는 광주요가 아니라 개인 작가의 작품 같더군요. 바닥의 사인이 달랐습니다. 나중에 티페스티벌 가면 비슷한 것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음. 올해도 체력 방전으로 뻗었는데 내년이라고 갈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먼산)


일단 메인은 카페 키이로의 벚꽃몽블랑. 이름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아마 맞을 겁니다, 아마도. 지난 주말까지만 판매한다고 들었으니 지금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이날 G와 함께 마실 나가서 얼핏 들은 거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카페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것은 저보다도 G라, 새로운 곳을 개척하는데도 열심이더니 소나무길 근처에 있는 카페 키이로에 자주 드나들더군요. 그 덕에 저도 작년 크리스마스 때 슈톨렌을 사왔습니다. 이날도 항상 구입하는 레몬케이크 외에 몇 가지를 더 집어 들었습니다. 같이 나가준 선물로 저도 몇 가지 얻었지요.


벚꽃이 들어간 음식은 그닥 취향이 아니었던 터라 G가 먹는 걸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G가 말합니다.

"이거 체리주빌레 맛이야."

...응?


그리하여 포크를 들이대니, 과연. 겉의 분홍분홍은 딸기가 아니라 체리입니다. 그 안은 또 생크림과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갔고요. 바닥의 타르트가 단단해서 쪼개는데 애를 먹었지만 상당히 조합이 좋습니다. 맛있더라고요. 내년을 기다려봅니다..=ㅠ=







이건 올렸던 것 같은데?


리치몬드의 밤식빵에 하이네켄을 곁들였습니다. 어차피 청량(!)음료로 마시는 것이고 빵에 빵을 더한 것이니 문제는 없지요. 리치몬드의 밤식빵은 마켓컬리로도 구입할 수 있지만 그건 큰쪽이고, 작은 것은 오프라인에서만 구입 가능합니다.'ㅠ'






이건 어느 날의 우유. 꽝꽝 얼어 있던 우유를 마구 흔들어 깼더니 자연스럽게 거품이 생겼습니다. 그걸 그대로 데워서 컵에 담고, 옆의 핫케이크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레몬마말레드를 섞었습니다. 내일 아침도 이것이 될 가능성이 높네요. 일단 아침에 일어났을 때 뭘 먹고 싶으냐가 관건입니다.




올리려다보니 아무래도 빵나무와 마켓컬리의 레몬케이크는 따로 올려야겠더라고요. 그 리뷰는 다음글로 올라갑니다.:)



이날은 폴바셋. 고양이생협 번개였습니다. 오랜만에 롤케이크를 시켰는데, 집근처 가게에서 먹은 것보다 시트는 맛없지만 크림은 나은가 싶더군요. 어느 쪽이건 다음에는 안 먹을 그런 맛. 그래도 폴바셋의 치즈케이크는 꽤 맛있습니다. 올 설 연휴 때 도전했는데 가격은 높지만 그만한 맛이더군요. 근처에 폴바셋이 많다면 자주 가겠지만 지방은 불모지입니다. 그런 거 없어요.






올해 첫 아이스커피였습니다. 얼음 잔뜩 받아 놓고 뜨거운 물에 녹인 커피를 샷처럼 붓습니다. 커피에 얼음 넣는 것보다 이쪽이 설거지 거리는 많지만 얼음이 적절히 녹아서 더 맛있게 아이스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커피를 아예 냉커피로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은데, 냉장고가 아니라 냉동고에 가까운 성능을 자랑하느라 도전은 못합니다. 아침에 넣어서 오후에 마시면 좋지만 그러면 그날 취침 시간에 문제가 생깁니다.






오랜만에 덴비. 옆에 있는 과자는 칸쵸 비슷한 수입과자입니다. 코알라그림이 그려진 건데 한 봉지가 딱 저 그릇에 담길 정도입니다. 커피 한 잔의 과자로 딱 좋더군요. 물론 과자가 절실히 필요할 때는 감질맛납니다.





오랜만의 카페마실. 놀러 나갔다가 새로 생긴 카페를 발견하고 들어가보았습니다. 오렌지주스가 제일 맛있더군요. 직접 갈아 만들어 내주는 것 같은 주스인데다 달달하니 좋았습니다.





연유를 듬뿍 넣은 밀크티를 외치다가, 커피 내려 놓은 것이 아직 남아 있으니 꿩대신 닭이라고 연유커피를 만들었습니다. 홍차 따로 우릴 필요 없이 바로 컵만 준비하면 가능하니까요. 먼저 컵 바닥에 연유를 깔아 놓고,





아침에 내린 커피를 왕창 붓습니다.






머들러로 휘적휘적 잘 저어주면 베트남커피 완성! (....)

그렇죠. 커피에 연유 넣으면 베트남커피. 뭐, 저날의 커피는 인도네시아산이니 맛은 좀 많이 다르지만 달달한 연유맛에 커피 섞인 거란 건 같습니다.'ㅠ'

하지만 집에 G7 팩이 있으니 이렇게 타먹을 필요는 없고. 그러니 이번 주말에는 정말로 연유 넣은 밀크티에 도전하겠습니다. 높은 확률로 한 번 해먹고 안 해먹겠지만 뭐, 도전은 중요합니다.




요즘에는 홍차보다는 커피로군요. 하기야 언제 홍차가 메인인 적이 있었던가요. 번거롭다면서 매번 홍차대신 커피지요. 이제 슬슬 홍차도 소진해야하는데.=ㅠ=

그러니까 언제더라. 지난 주말이었나요. 약속이 아니면 주말에 강 건너 내려갈 일이 없는 저인데, 이날은 약속장소가 압구정 근처였습니다. 압구정에서 이동했지만 장소 자체는 청담동, 도산공원 길 건너편 쪽입니다.

이 근처를 잘 안다니지만 희한한 무늬의 외벽을 가진 건물에 최종 목적지가 있었습니다. 우나스. 까눌레가 맛있다고 추천받은 가게였습니다.


개점이 11시라 일부러 시간 맞춰 갔더니 첫 손님이었습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과 쇼케이스를 들여다보며 각각 디저트 하나씩과 음료를 주문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까눌레도 하나 추가.





음료도 각각 하나씩 주문해서 받았는데 머그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얼핏 보기에는 쓰기 불편할 것 같지만 막상 들어보니 생각보다 가벼운데다 손잡이도 커서 잘 잡히고, 바닥이 넓다보니 안정감이 있습니다. 어디 것인지 찾아보았는데 개인 공방 같은 곳에서 주문한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판매처를 못 찾았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그릇이었다는 이야기고요.





케이크 이름은 묻지 마세요. 그 사이 홀랑 까먹었습니다. 다만 저 위의 리본 같은 것이 밤크림이라, 생각보다 달기 때문에 잘라서 아래의 케이크들과 함께 먹으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바깥은 아마돠 화이트 초콜릿, 그리고 안쪽의 노란 층은 새콤한 소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망고였나...-ㅠ-a





이건 기억합니다. 밀피유. 밀피유치고는 상당히 독특하게 생겼는데, 나이프로 슥슥 잘라서 삼등분 해 나눠 먹었습니다. 위에 올라간 쿠션 모양의 빵빵한 과자 역시 파이시트입니다. 아래도 파이시트지만 이쪽은 살짝 부풀린 것 같은게 딸기와 크림과 위의 과자를 한 번에 입에 넣으니 딱 좋더군요.-ㅠ-






이건 제가 주문한 유자. 유자 뭐라고 이름이 길었지만 기억나는 것은 유자뿐입니다. 하하하하.;ㅠ;






단면을 보니 꽤 재미있습니다. 바닥에는 시트, 그 위에는 견과류를 캐러멜라이즈 한 것이 아닌가 싶은게 있고 위는 무스, 그리고 맨 위에 또 유자소스를 뿌렸습니다.


다른 케이크도 그렇지만 하나의 케이크에 다양한 식감과 맛을 섞습니다. 먹고 있노라면 이거 손이 많이 가는 것은 둘째치고 고행이다 싶은 정도로군요. 가끔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겠습니다. 아니, 집에서 느긋하게 티타임 즐기고 싶을 때 포장해서 들고 가고 싶더랍니다. 집에서 멀어서 몇 번이나 방문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제 게으름을 생각할 때 이런 약속 아니면 혼자 방문할 일은 드물어 보입니다.(먼산)



케이크와 함께 다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면서 이것 저것 토로했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많군요.(먼산) 최근 트위터를 오르내렸던 여러 이야기들의 뒷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먼산)



신나게 떠들고 나니 이제 슬슬 점심 겸 저녁 같은 걸 먹어야 겠는데 뭘 먹을까 싶더군요. 다른 곳으로 이동할까 하다가-제가 좀 강하게 밀어서-바로 옆에 있는 가게, 알로하 테이블에 갑니다. 가까운데다 가격도 나쁘지 않았으니까요. 그도 그런 게 감기로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어디 이동하기가 귀찮았..(...) 그리고 그 감기는 2월 초에 붙어서 여지껏 안나가고 버티고 있습니다. 하하하.;





이번에도 각자 메뉴를 주문합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앞에 보이는 로코모코. 다른 둘은 파스타와 햄버거입니다. 가격은 대체적으로 1.5만 전후입니다.


맛이야 딱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은 맛입니다. 로코모코의 카레는 일본식 카레로 진한 터라 달걀 아래 깔려 있는 함박이나 그 아래의 밥과도 잘 어울립니다. 달걀을 섞어먹으면 더더욱 맛있지요. 다른 두 메뉴도 괜찮았다고 들었습니다.-ㅠ-







다시 수다 타임이 돌아와서 중간에 음료를 한 번 보충합니다. 감기에 걸린 저는 무난하게 카페라떼를, 일행들은 맥주를 주문하고 거기에 새우도 넣습니다. 사진을 대강 찍어서 나오지 않았지만 라떼 너머로 보이는 것은 도넛입니다. 어떤 건가 궁금했는데, 이스트로 부풀린 빵을 튀겨서 설탕을 묻힌 겁니다. 이스트 냄새가 조금 나는 폭신한 빵이고요. 딸기맛은 딸기 가루 섞은 설탕을 뿌린 것이고, 시나몬도 아마 그럴 겁니다. 개당 1700원인데 호기심삼아 먹어볼만 합니다.'ㅠ'



알로하테이블은 집 근처에 있다면 종종 방문할만한 가게입니다. 만. 멀죠. 강건너 저 편이니 강북 생활 권인 저는 드물게 오지 않을까 합니다. 강북쪽에는 지점 없으려나요.=ㅠ= 기왕이면 종로쪽...

몇 번째인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높은 확률로 설 명절 음식은 카페 마마스의 감자수프와 샌드위치입니다. 수프는 오늘의 수프를 고르긴 하나 대부분 치즈를 넣은 감자수프가 될 가능성이 높고 샌드위치나 파니니냐 샐러드냐는 그 날 그날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통은 명절 전날이나 당일에 먹으러 가지요.-ㅠ-





오전 11시의 카페 마마스는 상당히 한적한 편입니다. 감기에 걸려 있어 작은 그릇을 하나 더 받아 제가 먹을만큼을 덜고, 샌드위치는 필리샌드위치였나, 고기가 들어갔던 걸로 골랐다고 기억합니다.






그날의 패인.

감기라기보다는 기침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매운 소스를 뿌린 샌드위치를 입에 넣자, 바로 자극당한 목구멍은 강렬한 기침을 뱉어냅니다. 문제는 그 기침이 평소 자는 동안 그랬던 것처럼 멈추지 않고 이어져 호흡곤란을 일으켰다는 건데.... 일행인 B님이 당황한 것은 둘째치고 주변 테이블도 당황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음, 저는 가능한 태연한 척을 하느라 주변을 보지는 않았습니다. 기침 여파로 몇 분간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태연하게... (먼산)


그리하여 샌드위치는 그대로 남겼습니다.ㅠ_ㅠ 부드러운 감자수프가 있어 다행이었네요.






그 옆의 테라로사를 갈까 하다가 사람이 많은데다 제가 노리던 레몬타르트는 없더라고요. 장소를 폴 바셋으로 바꿉니다. 서울 지역 밖에서는 찾기 어렵다는 폴 바셋이지만 종로구에는 그럭저럭 있습니다. 물론 광화문 주변 한정이지만. 대학로에도 폴 바셋이 없던 걸로 기억합니다. 종각과 광화문 주변에서는 찾기 쉽지만요.





치즈케이크가 세 종류 있길래 프로마쥬 블랑과 수플레타입을 주문합니다. 프로마쥬 블랑-이 맞는 이름인지 가물가물하지만 르타오의 케이크와 비슷하게 생겼더군요. 안에서 먹고 갈 거라 주문하니 사과잼이 같이 나옵니다. 저는 거기에 로열밀크티를 주문했다고 기억합니다.-ㅠ-





아마도 카푸치노였을 겁니다. 양이 적어 시킨 두 번째 음료.






거기에 달걀 타르트 두 개.-ㅠ-




이날도 신나게 그간의 못한 이야기를 털어냈고, 그 뒷 이야기는 어제 털었습니다. 대나무숲은 언제나 건재하고, 털어 내니 그나마 좀 낫네요. 올해도 가능한 얌전히 살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겠습니다. 하하..;ㅂ;



이것도 묵은 사진입니다. 한 두 주쯤? 일이 있어 상암동 쪽을 갔다가 로네펠트에 갈까 싶어 들렀는데 아래와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매장을 이래 놓은 걸 보면 아무리 봐도 철수지요. 오랜만에 아이리시 밀크티 마셔야 겠다며 즐거운 마음이었던 터라 더욱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눈물을 머금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꿩 대신 닭이 아니라, 꿩 대신 다른 꿩을 찾아 갑니다.


주문진에 있는 커피전문점 보헤미안의 서울 지점이 상암에 있다는 건 이전에 들어 알았습니다. 하지만 멀어서 못가고 내내 미루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아까의 사진으로 돌아가...






뭘 시킬까 한참을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가 디저트는 크레이프케이크랑로 일찌감치 정했지만 커피 고르기가 어렵더군요. 이것도 마시고 싶고, 저것도 마시고 싶고. 한참 고민하다가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마시겠냐 싶어 베트남 커피를 골랐습니다. 의외로 만나기 쉽지 않아요.






아래에는 연유가 깔려 있고 그 위에 베트남 커피를 붓습니다. 아이스다보니 연유가 녹지 않아 저렇게 층이 생겼지요. 당연히 맛있습니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쓴맛과 달달하고 부드러운 연유의 맛이 섞이니 맛없을리가 없지요. .. 물론 커피가 맛없으면 이것도 맛없게 나옵니다.(경험담)






크레이프케이크도 맛있습니다. 플레인과 초코, 녹차가 있었던가요. 가장 기본부터 먹자는 생각에 플레인으로 주문했습니다. 잘못 만들면 크레이프가 질겨서 잘 안 잘라지는데 이건 슥슥 잘립니다. 말랑말랑 부들부들한 크레이프와 달달한 크림의 조합이 커피와도 잘 어울립니다. 흡족하게 즐기고 있다보니 커피 한 잔이 더 생각나더군요.






그리하여 막판까지 고민하던 에스메랄다 파나마 게이샤를 주문합니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고 유명한 커피라는 것은 알지만 제대로 마셔본 적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제 입에 안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제가 잘 알압니다.

제 커피 취향은 한결 같습니다. 신맛이 덜하고, 과일향보다는 초콜릿, 스모키, 흙향을 좋아합니다. 과일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그보다는 묵직하고 강렬하게 다가오는 쪽을 선호합니다. 그렇다보니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인도네시아고 그 다음이 코스타리카입니다. 중남미 커피 중에서는 코스타리카가 묵직한 편이거든요. 파나마나 페루는 상대적으로 가볍습니다.

그럴진대 아무리 고급이고 좋은 커피라 해도 에스메랄다 파나마 게이샤가 제 입에 맞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OTL

한 모금 마시면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산뜻하고 과일 같은 그런 향. 신맛도 강한 편입니다. 그러니 쓴맛을 좋아하는 저는 분명 좋은 커피임에도 좋아하는 커피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밖에요. 그래도 경험했으니 그걸로 족합니다.'ㅠ'



집 근처에 있다면 자주 드나들며 종류별로 다 돌아가며 마셔볼 건데 그렇지 못해 아쉽습니다. 아니, 매번 이야기하는 거지만 가까이 있었으면 카드값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니 다행입니다. 다음에는 언제 기회되면 강릉점도 가봐야겠네요.

해질녘, 저물녘의 그 녘이지만 영수증에는 녁으로 나옵니다. 어느 쪽이건 검색해서 찾기 쉽지 않은 가게지요. 단음절은 검색 안되는 일이 많은데다 겹치는 단어가 워낙 많으니...


을지로 3가역에서 걸어서 5분 안쪽에 있습니다. 맨 처음 소개 받았을 때 찾아가는 길이 쉽지만 아닐 것 같은 곳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언젠가 여기 혼자 가서 느긋하게 즐겨 보는 것이 목표지만 요즘엔 거의 주말에도 집에 뻗어 있는 지라.=ㅁ= 무엇보다 용돈 가용 금액이 줄어서 외식비중도 확 준 것이 큽니다. 그러다보니 몇 달 전부터 간다 간다 그러고 베이커스테이블도 못갔는데.. 여긴 조만간 갑니다. 진짜로 갈거예요.;ㅁ;






시작은 가볍게 음료. 제가 시킨 것이 로즈워터베리에이드였나. 앞쪽은 아삼 밀크티입니다. 밀크티를 주문하니 병에 나오는데 냉침한 밀크티라더군요. 살짝 맛만 보는데 우유우유한 맛.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그런 맛입니다. 홍차보다 우유맛이 확 치고 올라오니까요.+ㅅ+


로즈베리는 장미꽃도 올라와 있어서 신기했지만 맛 자체도 딱 장미향 나는 에이드입니다. 아래 레몬조각이 있기 때문에 막판에는 신맛이 강하더군요. 물론 제가 빨대로 꾹꾹 누른 탓이 큽니다.






아삼 로고가 보이게 한 장 더. 지금 생각해도 한 병 사와서 G에게 안겨줄 걸 그랬나 싶지만... 그 핑계로 한 번 더 가는 거죠.





예쁘니까 음료 사진 하나 더.





문제는 음식 이름을 잊었다는 것. 프로슈토가 올라간 아보카도와 완두콩 페스트 리조토였다고 기억합니다. 사진을 보니 토마토도 있군요.-ㅠ-





당겨서 다시 한 장. 재료가 이것저것 많이 들어갔음에도 그 재료맛이 다 생생한게 재미있습니다. 쌀알마저도 탱글탱글한 것이 확실하게 다가옵니다. 리조토와 죽은 이렇게 다르구나 싶기도 하고 쌀알이 큰 것이, 혹시 리조토 전용 쌀인가 싶기도 하고요.






이쪽은 브런치 메뉴로 나왔는데 이름은 또 잊었습니다.=ㅠ= 하여간 호밀빵(아마도)에 초리소(아마도)가 듬뿍 올라간 오픈샌드위치. 저것도 아래 아보카도가 있었던가 그랬을거예요. 수란을 깨뜨려서 발라 먹으면 참 맛있습니다. 입을 크게 벌려 덥석 베어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라 먹으면 분해되더라고요. 분해해서 먹어도 나쁘지는 않지만 모든 재료가 한 번에 들어가는 쪽이 더 맛있습니다.-ㅠ-






한참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이번에는 티라미수와 아인슈패너를 시킵니다.

따뜻한 커피 위에 크림을 올리는데 그냥 크림은 아닌가봅니다. 뭔가 다른 진한 맛이..=ㅠ= 하여간 거기에다 푹 떠낸 티라미수까지 올려 먹으면 참 좋지요. 티라미수 크림이 색이 약간 갈색빛 도는 것이 다른 재료를 섞었나봅니다. 이쪽도 중후한 크림맛이 돌던데 먹고 있노라니 집에서 다시 티라미수 도전할까라는 망상이.

이게 망상이 되는 이유는 재료 수급의 문제가 큽니다. 맛있는 생크림 구하기 참 어렵죠.ㅠㅠ



사진 올리다 보니 자기 염장이 도로 찾아와 내가 왜 이 시간에 자학하고 있을까 자아성찰을 하게 됩니다. 간단히 말해 현자타임. 그런 고로 저는 식욕을 잊기 위한 육체노동 하러 갑니다. 하하하.;ㅂ;


지난 토요일, 한창 교통통제가 많던 그 날 차 수리하러 갔습니다. 수리 부품 입고가 늦어져 사고 난지 오래인데 이제야 고치게 되었네요. 운행하는데 문제 없는 곳이 망가져 그랬던 것이긴 합니다만.


점심 즈음 차를 맡겼던 터라 맡기고 한참 걸린다는 말에 근처 스타벅스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신작 라떼가 궁금했던 터라 거기에 샌드위치를 하나 더할 셈이었습니다. 스타벅스 별을 일부러 모으는 건 아니지만, 1만원 이상 결제하면 별을 추가 적립한다는 말에 홀랑 낚여서 브런치 할인으로 9500원이 된다는 단호박에그샌드위치는 포기하고 다른 샌드위치를 뒤졌습니다. 그리하여 괴식일지 아닐지 고민하며 주문한게 아임파인샌드위치. 닭고기와 파인애플의 조합이랍니다. 허허허.


솔직히 고백하면 파인애플은 단독으로는 좋아하지만 구운 것은 썩 즐기는 편이 아닙니다. 파인애플피자는 있으면 먹는데 일부러 주문할 정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있으면 먹되 찾아먹진 않는다가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그래서 이번에 도전할 생각은 없었는데 브런치 할인을 적용해도 1만원이 될 샌드위치를 찾다보니 이게 걸렸습니다. 그렇다고 맛이 어떨지 모를 보늬밤라떼를 톨사이즈로 주문할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둘다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완전한 괴식은 아니었고요.

이전에 다크캐러멜라떼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의 스벅 한정 음료였는데 보늬밤라떼에서도 그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달긴 하나 쌉쌀한 맛이 강하다보니 단맛이 도드라지진 않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밤꿀맛에 가깝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바밤바에 들어 있는 두 종류의 시럽 중 진하고 쌉쌀한 맛이 도는 쪽입니다. 위에 올려주는 크림도 살짝 갈색이 돕니다. 음료 자체의 맛이 진하기 때문에 크림맛은 안 느껴집니다. 어떤 맛이 들어 궁금해서 크림만 먹어보려 했지만 쉽지 않더군요. 나중에는 케이크랑 주문해서 크림만 따로 먹어볼까..

마시다보면 크림은 어느 새 다 녹고 없는데, 바닥에는 밤의 속껍질부분까지 같이 갈아 넣은 것 같이 밤조각이 여럿 가라앉아 있습니다. 꽤 달고요.



아임파인샌드위치는 닭고기의 씹는맛과 파인애플의 씹는맛, 거기에 마늘과 파인애플의 단맛을 더한 맛입니다. 닭고기와 파인애플은 주로 식감이고 마늘맛이 도드라지네요. 데워주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치즈가 죽 늘어납니다. 그러니 맛 자체는 파인애플의 단맛과 치즈의 짠맛에 마늘의 매운맛이 강하게 오는 쪽... 그러니 마늘냄새는 감수해야합니다. 자체로도 나쁘진 않은데 가격이 높아서 자주 먹을 것 같진 않습니다.


하여간 괴식은 아니었습니다. 평소 스타벅스에서는 카페라떼를 주로 시키는 터라 단 음료는 오랜만이지만, 하여간 도전이 생각보다 나쁘진 않아서 만족스럽습니다. 다음 괴식은 또 뭐가 나오려나..=ㅠ=

한줄 요약: 인테리어는 취향에 안 맞지만 음식은 매우 맛있습니다.



화장실은 굉장히 깔끔한데 음식점 공간 내부는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천장의 배관은 그대로 보이고 노출 콘크리트였던 데다, 벽면의 일부도 콘크리트 내장이 매끈하지 않고 떨어져 나간 부분이 보였거든요. 물론 그 위까지 포함해서 깨끗하게 페인트를 칠했지만 분위기 자체가 제 취향하고 거리가 있다는 건 부정 못합니다. 들어갔을 때는 부엌의 반짝거림에 눈이 가서 몰랐는데 자리잡고 앉아서 둘러보니 전체적인 분위기가 한국의 80년대 쯤이 아닐까 하는 분위기가 나더군요. 테이블이나 사각프레임의 의자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방문 의사는 매우 높습니다. 음식이 맛있거든요. 샐러드도, 파스타도, 음료도, 케이크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일하게 마음에 들지 않은 음료는 카페라떼. 이건 조금 걸렸지만 샤케라또는 맛있습니다. 그러니 먹으면서도 다음엔 G를 끌고 와볼까 생각했던 거죠.-ㅁ-






봉봉이 샐러드. 왜 봉봉인지 적는 순간까지도 몰랐지만 사진을 다시 보니 짐작가는 것이 있습니다. 포도 봉봉.. 껍질을 벗긴 포도, 그 비슷한 느낌인가요. 여튼 올리브오일과 단맛의 무언가와 발사믹 식초류를 섞은 걸로 추정되는데, 토마토를 네 등분해서 입에 넣는 순간 설탕에 절인건가 싶은 단맛이 휙 올라와 감칠맛을 끌어 올리고 사라집니다. 오오오오오. 이거 무슨 마법인가요. 도대체 뭘 섞은 거죠.

샐러드는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입맛을 돋우고 나니 파스타가 등장합니다.





파스타 셋 중 하나. 이쪽은 아보가토 페스토입니다. 한 입 밀어 넣으니 입에 착착 감기는 기름진 맛, 하지만 부담스럽게 느끼하지도 않으며 계속 당기는 맛이 돌더군요.






마레. 토마토소스로 시켰습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상상 그대로의 맛. 이쪽은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무난한 맛입니다. 살짝 매콤한 맛이 돌더라고요.






사진을 회전시키는 걸 깜빡했네요. 이건 모히토. 저는 술보다는 음료파라 베리에이드를 주문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미처 사진을 안 찍은 모양인데 봄베이 진이었습니다.'ㅠ' (아마도;)





이쪽이 까르보나라. 위의 닭고기는 부들부들하게 익혔는데 수비드-라고 하던가요. 진공포장한 팩에 넣어 은근은근하게 조리한 것인지 속까지 촉촉하고 부드럽습니다. 듣기로는 여기 치킨도 같은 방식이라고 들었는데 위장 용적 문제로 차마 거기까지 도전하진 못했습니다. 뭐, 다음 방문 때 시키면 됩니다.+ㅠ+


까르보나라는 왼편에 보이는 것처럼 수란이 함께 나옵니다. 무자비하게 터뜨려서 마구 섞어 먹으면 ...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느끼한 까르보나라에 달걀의 고소함이 더해지니 진한 맛은 세 배가 됩니다. 그리고 그 끝맛은 오렌지가 슬쩍 스치고 지나가네요. 의외로 세 가지가 조화가 잘 됩니다. 아쉬운 것은 빵이 없다는 것. 빵이 있었다면 소스까지 싹싹 긁어 먹었을 건데 없었습니다.;ㅠ; 다음에는 롯데백화점 지하에서 빵이라도 한 봉지 사서 들고 갈까요.(...)





색이 아주 잘 받는 베리에이드. 실제 이름은 그보다 훨씬 길었는데 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여간 단일 베리 음료가 아니라 여러 종류가 섞였다는 것은 기억합니다. 가격도 괜찮고 맛있네요.(아마도 6천원)



식사가 다 끝난 다음에는 노리고 있던 케이크를 주문합니다. 종류가 세 개라 하나 씩 다 주문합니다.





왼쪽부터 헤이즐넛케이크, 가운데가 티라미수, 맨 오른쪽이 당근케이크.







헤이즐넛을 갈아서 설탕을 듬뿍 넣은 타르트. 위는 신맛이 감도는 치즈크림입니다.





티라미수는 아마도 커피시럽을 쓴 모양입니다. 커피맛이 달게 느껴졌거든요. 그래도 살짝 묵직하게 다가오는 크림이 참 좋더랍니다. 쓰읍.







이쪽은 크림이 딸기맛이었나. 하여간 아래는 당근을 굵게 넣은 케이크. 그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저는 괜찮았습니다.'ㅠ'






그리고 샤케라또. 얼음 넣은 셰이커에 에스프레소와 시럽(설탕인가;)을 넣고 마구 흔들어서 차게 식힌 커피 음료입니다. 아메리카노보다 이쪽이 훨씬 맛있지요. 워낙 샤케라또가 맛있는 곳이다보니 저도 나중에 한 잔 더 시켰습니다.






두 번째에는 잔이 다 나가서 다른 잔에 나왔습니다. 이미 케이크는 거의 다 사라진 뒤로군요.



애초에 이 가게를 안 것은 예전에 샤케라또와 케이크 먹으러 종종 갔던 평창동의 모 카페 덕분입니다. 거기서 일하던 분이 나와서 을지로에 새로 가게를 열었다고, B님이 가보고는 맛있다며 극찬하셨거든요. 맛있습니다. 여러 번 방문하면서 다른 메뉴를 차례로 제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전체 음료 9잔(그 중 두 잔은 칵테일)에 파스타 셋, 샐러드 하나와 케이크를 더해 도합 15만원이 나왔습니다. 흠흠흠. 많이 먹긴했군요. 하지만 이날 점심과 디저트를 한 자리에서 해결했으니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맛있게 먹기도 했고요.


그런 고로 다음 모임도 아마 여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ㅠ+

이름이 특이하지요. 복숭아 올라간 타르트가 행복, 망고 타르트가 꽃을 든 망고입니다. .. 전자는 확실한데 후자는 저도 잠시 이름이 헷갈리네요.=ㅁ=


사온 날은 비가 내린데다 이래저래 피곤했던 터라 돌아와서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쉽습니다. 집에 접시도 많은데 거기에 올려서라도 찍을 걸. 비와서 빛이 안 좋았다지만 그래도 더 맛있게 찍어서 이 감동을 전해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케이크 포장에 시간이 걸린다 했더니 케이크 둘을 따로 따로 포장했습니다. 거기에 비스코티도 있고. 원래 카페 안에서 먹으면 복숭아잼을 곁들인 크림치즈소스를 올려 준다면서 따로 담아 주더군요.






왼쪽이 꽃을 든 망고, 오른쪽이 행복입니다. 행복은 꺼내는 과정에서 복숭아가 굴러 떨어져 다시 급하게 올린 겁니다. 크흑.;ㅂ; 망고도 왼쪽 끝부분이 살짝 망가진게 보이네요.






행복은 작년에도 먹었고, 망고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근데 이거 상당히 마음에 드네요. 가격이 6500원이던가. 상당히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스타벅스 등등에서 만나는 케이크와 가격이 비슷하지만 맛은 전혀 다릅니다. 이미 먹은지 한참 되어서 구체적인 기억은 휘발되고 남은 것은 저 타르트가 상당히 맛있었다는 것과, 겉의 망고층과 속의 크림, 아래의 아몬드크림 타르트의 조화가 훌륭했다는 기억뿐입니다. 균형이 잘 맞더라고요. 자칫하면 타르트의 뻑뻑함이 전체 맛을 가린다거나 망고의 달고 신맛이 도드라져서 오히려 역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 사이를 절묘하게 맞췄습니다. 물론 제 입맛 기준에서죠.






행복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이날은 복숭아도 참 맛있었어요. 달달한 복숭아와 그 안을 채운 크림, 아래의 복숭아 넣은 작은 아몬드크림타르트, 그리고 크림치즈소스와 복숭아 잼. 흑흑흑. 제철에만 맛볼 수밖에 없는 타르트라 더더욱 아름답습니다...


자. 그러니 여러분, 여름이 끝나기 전에 행복을 맛보세요.-ㅠ-

제일 위에 올라가는 사진이 스벅 사진이니 일단 카테고리는 음식입니다. 이번 신작은 아니고 구작인 것 같은데 스타벅스 샌드위치를 오랜만에 먹어서 언제 나온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이패드를 뒤집어 놓은 것은 빛 반사 때문입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주변 풍경이 반사되어 보이더군요. 그리하여 뒤집어 놓고 찍었고.

사진의 음료는 올 여름 신작인 문경 오미자고 샌드위치는 칠면조 치즈 샌드위치입니다. 샌드위치는 코르코무슈나 크랜베리치킨을 주로 집어 들었는데 터키치즈라는 말에 홀랑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매운 것 못 드시는 분은 주의하세요. 사이에 할라피뇨가 들어 있더군요. 별 생각 없이 이름만 보고 재료는 건너 뛰었는데 먹다가 매운 것이 씹혀 놀랐습니다. 그래도 그 매운 맛이 있으니 먹는 재미는 있더라고요.'ㅠ'


문경오미자피지오는 딱 상상하는 그 맛입니다. 사과칩을 넣었던데 오미자 맛이 워낙 강렬해서 사과는 거기에 묻힙니다. 그냥 오미자 음료로 생각해도 되고요.







『로드 엘멜로이 Ⅱ세의 사건부』는 전자책과 함께 구입해서 오프라인으로 배달온 것은 케냐AA랑 물병이 전부입니다. 케냐AA는 기억이 맞다면 사은품 물병을 받기 위해 집어 넣었을 겁니다. 그리고 후회했지요. 알라딘 커피는 제 입에 안 맞는다는 걸 잊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 주문은 커피 안 넣고 있는 도서만으로 어떻게 5만원을 맞출 것인가 고심했고.... 간신히 성공했지만 다음 장바구니 구성도 걱정이네요.





이번 물병은 On Writing을 선택했습니다. 물병을 뭐에 쓰냐는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로군요.







M님이 지난 여행 때 사오신 인형과 패스 구입 후 받으셨다는 인형. 왼쪽의 스이카는 구입하신거라 했고 오른쪽의 오리너구리는 패스 구입 후 사은품으로 받았다 하시더군요. 펭귄이 스이카-JR동일본의 마스코트고, 오리너구리는 JR서일본의 마스코트입니다.(아마도;)





너구리가 훨씬 땅딸막한데 실제 동물을 가져다 놓고 보면 .. 그래도 오리너구리의 상하가 짧겠지요. 몸길이는 비슷할지 몰라도 지상에 세워놓고 키를 재면 엎드려 있는 오리너구리의 키가 작을 테니 말입니다.






오른쪽 상단은 『흡혈귀와 유쾌한 동료들』이란 제목의 만화 2권 홍보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라가와 마리모의 신작이고요. 1권은 이미 발매중이고 2권 예정인가봅니다. 게다가 이거 BL이래요. 19세기 런던 배경의 흡혈귀라니 홀릴 분들이 여럿인데. 원작이 따로 있습니다. 그러니까 스토리작가라고 해도 되려나...=ㅅ= 코노하나 나리세입니다. 일본 BL 잘 안 읽는 저도 아는 작가이름이라 기겁했네요. 핫핫핫. 이 작가 소설은 제 취향하고는 잘 안 맞지만 상당히 흡입력이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읽었던 소설이 다들 취향에 안 맞았으니 어쩔 수 없고.=ㅁ=


만화는 상당히 궁금한데 취향에 안 맞았던 점을 생각하면 조금 고민되네요. 끄응.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주말 나들이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따져보니 적은 것도 아니네요.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가지는 곳이 대략 셋인데, 공방도 다시 다닐 생각이라 거의 넷입니다. 생협과 BC님과 업무 쪽 공부 모임과. 거기에 공방 추가하면 주말이 안남아나죠. 솔직히 업무는 바쁜 쪽이 좋습니다. 저는 원체 게으른지라, 일이 몰아쳐 바쁜 쪽의 효율이 훨씬 높더군요. 경험상 그렇습니다. 건강은 어떨지 몰라도 일단 체중 자체도 그쪽이 낮아지고요..?





이날은 생협 모임이었습니다. 아침에 커피를 들이 부었던 데다 그 며칠 전에 카페인 과다 증상을 보인 후폭풍 때문에 커피 말고 다른 음료를 시켰지요. 유자에이드인셈인데 맛은 그냥저냥입니다. 취향보다는 탄산이 굵은 편이라 아쉽더군요. 하기야 대부분의 탄산메이커는 탄산 방울이 굵지요.

그 옆은 FIKA의 아몬드 쿠키인데 스노우볼을 생각하고 시켰다가 씹히는 것이 없어 눈물을 삼켰습니다. 크흑.






그리고 미트볼. 강북에는 FIKA가 없어졌다고 기억하는데 다시 한 번 확인할까요.;ㅠ; 이 미트볼을 가까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축복인지! 어흑! 미트볼은 16500원이나 하는데다 주문하고서 20분 가까이 기다려야 하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습니다. 으깬 감자와 큼직한 미트볼, 데미그라스 소스와 빵. 빵은 그냥 먹어도 괜찮지만 허브 소스를 발라 먹어도 좋고, 잼을 발라도 좋으며, 으깬감자와 섞은 소스를 발라 먹어도 맛있습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으니 이래저래 조합하다보면 홀랑 다 먹고...


집에서도 이정도만 차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무리인가요. 빵은 안되어도 미트볼과 으깬 감자만이라면 어떻게든... 으으음..

약속 시간도 12시라 별 생각 없이 시간 맞춰 갔는데 개점 시간이 12시였습니다. 2분 전이라 사정을 말씀 드리고 먼저 자리를 잡아 앉았지요. 이날 최악의 황사가 몰아쳤음에도 점점 사람들이 늘어가더니 나중에는 대기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더랍니다. 종류는 다양하게 시켰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스노우볼 쿠키였습니다.





마실 것을 주문하면 저렇게 쿠키 두 조각이 같이 나옵니다. 커피는 무난하게 맛있었고 사브레 계열의 냉동 쿠키는 약간 바삭한 쪽에 가깝습니다. 사브레의 재료 배합에 따라 그런 건지 어디를 가면 단단한 것이 나오고 어디서는 부드럽게 바삭한 쪽인데 여기는 약간 입자가 크면서도 쉽게 부서지는 쪽이더랍니다. 어느 쪽이건 식감 취향에 따라 갈릴 것이고 음료에 곁들이기는 좋습니다. 잘 부서지니 책 읽으며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으나 스마트폰은 그럴 걱정이 없지요...?

스노우볼은 특이하게 호두 외에 크랜베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재료 소개할 때도 크랜베리가 들어갔다길래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씹는 맛을 더하더군요. 다만 건크랜베리라 약간 딱딱한 감이 있습니다. 이 쿠키도 수분이 적으니 크랜베리가 단단하게 씹히는 것도 이상하진 않지요. 그래도 전 좋습니다.-ㅠ-




그리고 첫 판. 장쌤에서 가장 다양하게 내놓은 것은 다쿠아즈입니다. 속 재료와 크림을 다양하게 넣어 만드는 모양인데 전 기본파라..'ㅠ'; 얌전히 피했습니다. 대신 케이크를 주문했지요. 초코바나나, 얼그레이초코, 레몬, 프레지에랑 망고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추가 주문한 흑임자. 두 번째 판에서는 이것 말고도 하나 더 있었는데 뭐였는지 잊었네요.



대체적으로 중간 이상입니다. 예전에 갔다가 엄청나게 실망하고 좌절했던 어떤 케이크집보다는 훨씬 낫고요. 다만 카페 imi와는 방향을 달리하는 케이크집입니다. imi의 이미지는 시즌마다 고심해서 내놓은 케이크, 장식이나 만듦새에도 공을 들여서 내놓는 고급 케이크라면 이쪽은 그보다 범용적으로 접하기 쉬운 케이크라는 이미지입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케이크보다는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지만 가끔 재료 조합이나 맛, 만듦새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거든요. 분명 케이크들을 뜯어 보면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고 종류도 다양해서 고민하며 만들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맛있었냐 하면 '자다가 떠오를 정도로 기억에 남는 케이크는 아니었다'고 답할 겁니다. 제 케이크 취향과 달라 그럴 수도 있고요. 요즘 자주 찾는 간식 거리는 마들렌이나 파운드케이크, 카스테라 같은 안크림형, 비무스형이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홍대에서 약속 잡히면 먼저 떠올릴 가게 중 하나입니다. 사람이 많아서 그렇지 자리만 있다면 괜찮습니다. 자리만 있다면.....;

두세르 마지막 방문이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합니다. 집에서 워낙 멀다보니 못간다-가 아니라 요즘에는 케이크 먹으러 멀리 다닐 일이 없었지요. 쿠키 종류는 상하지 않으니 나가서 종종 사왔지만 케이크는 그날 당장 먹는 것이 제일 맛있으니 주말에 두문불출했든 몇 개월 간은 케이크 먹을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다른 간식도 마찬가지고요.


그러고 보면 제대로 나가서 먹은 게 홍대 imi였던가..=ㅁ=



두세르도 자주 가는 편은 아니었지만 4월 한 달간 문 닫고 리모델링한다는 말에 체크했다가, 재개장하자마자 약속잡고 방문했습니다. 동행인이랑 미금역에서 만나서 다녀왔지요. 오픈시간에 맞춰 가겠다고 했는데 먼저 온 손님이 있었습니다. 가게에 있는 동안에도 손님이 많더라고요. 포장 손님이나 방문 손님이나 둘 다 많습니다.





첫 주문. 얼그레이 오렌지와 딸기 쇼트케이크. 기본으로 갑니다.







맛 없을리 없는 조합이고,






자몽? 혹은 빨강 오렌지? 오렌지의 단맛보다는 쌉쌀한 맛이 도드라졌으니 자몽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 크림은 얼그레이로 양쪽이 꽤 잘 맞더랍니다. 쓰읍..





차를 밀크티로 주문했던 터라 조금 늦게 나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뒤쪽에 앵무새 설탕 두 조각이 있었습니다. 흰색이랑 갈색 하나씩. 찻잔은 원래 커피잔이었나 싶고요. 뢰스트란드였습니다. 포트는 로모소노프. 잎이 그대로 들어 있어 스트레이너를 사용하라 하더군요. 별 생각 없이 따라도 문제는 없더랍니다. 잎을 우유에 넣고 끓여내는 밀크티라 잎들은 거의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거든요. 맛이 진한 것을 보면 물보다는 우유의 비율이 높을 겁니다. 찻잎도 원하는 걸로 고를 수 있는데 저는 포트넘앤메이슨 로열블렌드를 골랐습니다.






차를 따르고 마실 준비 완료.-ㅠ-




신나게 수다떨면서 케이크를 모두 해치운 다음 두 번째 주문에 들어갑니다.





말차치즈와 망고코코넛. 말차치즈는 바닥이 다이제스티브같은 통밀과자맛입니다. 특이한 건 저 망고코코넛이라, 바닥이 로터스 비슷한 맛입니다. 로터스는 아니고, 그보다는 더 입자가 굵습니다. 그리고 설탕 비중이 높은 듯..? 굵은 입자로 씹히더라고요. 코코넛이나 망고도 개성이 강한데 바닥도 개성이 강하다보니 셋이 아주 잘 어울리더라고요. 말차치즈도 진한 맛이라 두 번째로 시키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확실히 크림과 과일 조합 뒤에 이 둘을 시키니 맛보기 좋았습니다.


음료는 양쪽 모두 아메리카노였고요.



첫 주문은 밀크티에 얼그레이 오렌지로 1만 2천원 조금 넘겼고, 두 번째 주문은 아메리카노에 말차치즈로 9200원이었습니다. 아마 케이크가 조각 당 6200원이었을 겁니다.

다음에 가면 이번에 못 먹은 케이크를 하나씩 정복하고, 특히 초코케이크랑 프레지에를 먹어보고 싶...지만 그 전에 체중감량부터 해야죠. 무사히 5월을 넘기면 그 다음에 생각하렵니다.ㅠ_ㅠ

오랜만에 놀러 나갔습니다. 얼마만이더라. 놀러 나간 것은 몇 번 있었지만 혼자 나가서 느긋하게 굴러다닌 건 정말 오랜만이네요. 지금까지는 볼일만 보고 잽싸게 집에 들어갔으니까요. 아니면 모임에 나가거나.


광화문 교보에 용건이 있어서 잠깐 들렀다가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었지만 그래도 날이 더워 겉옷은 벗었고요. 아침도 대강 먹었고 점심 시간은 이미 지났으니 점심 겸 뭘 먹어야겠다 싶어 트윈트리타워쪽으로 가다가 생각난 김에 카페 마마스에 사람이 많나 볼까 하며 그쪽으로 돌아갑니다. 그랬는데 1시 조금 전임에도 사람이 많지 않네요. 안쪽도 자리가 꽤 넉넉히 있습니다. 하도 오랜만에 나온 것이다 보니 카페 마마스 인기가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무슨 일이 있어 그런지 모르겠다 생각하며 몇 주 전부터 먹겠다고 벼르던 감자수프를 주문합니다.





바게트 크루통이 올라간데다 치즈도 듬뿍입니다. 후후후후후후후. 뜨거운 감자수프에 밀어 넣으면 바게트는 겉은 촉촉하게 젖고 속은 바삭한 맛이 살아 있습니다. 거기에 치즈가 뜨거운 열에 녹아서 주우우우우욱 늘어지니까요. 집에서도 분명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왜 안 만들게 되는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데 말이죠. 햇감자 나오면 한 번 도전해볼까요. 근데 이 이야기 작년에도 한 것 같은데?




수프 한 그릇으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한 다음 테라로사에 갑니다. 테라로사는 사람이 많지만 토요일 오후인 걸 감안하면 아주 많은 건 아닙니다. 오늘 뭔 일이 있나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간식을 주문합니다.






카페라떼와 레몬타르트. 피칸타르트를 주문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오늘은 레몬의 신맛이 더 끌립니다. 레몬타르트는 바닥의 쿠키 부분이 아주 얇아서 레몬커드(아마도)를 먹는 즐거움이 있네요. 쓰으으읍. 사진만 봐도 혀뿌리의 침샘이 자극되는 그런 신맛. 쓰으으으읍. 봄날의 늘어진 몸을 끌어 올립니다.




솔직히 레몬타르트도 만들기 어려운 건 아닌데. 저 레몬크림만 제대로 만들면 되잖아요. 레몬커드 만드는 식으로 하면 될텐데.=ㅠ= 역시 이 모든 건 게으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제목에 적은대로 시간이 넉넉하다면 느긋하게 노닥거리고 싶지만 불가능한 가게입니다. 케이크는 느긋하게 먹을 수 있지만 커피는 종류에 따라서 다릅니다. 사진에 찍힌 카푸치노가 이미 마신 상태인 건 이유가 있거든요.



이날은 이태원 근처에서 약속이 있어서 설렁설렁 걸어 포켓몬고를 하며 이동했습니다. 이태원 안쪽 골목은 포켓스탑이 적지만 없진 않습니다. 크라운호텔 쪽에서 걸어 헬카페를 찾아가니 12시를 조금 넘겼던가요. 오픈은 11시입니다. 거기에 만석은 아니지만 자리가 많이 남진 않았습니다.





카운터 앞 자리를 잡고 앉아 클래식 카푸치노(4천원)와 치즈케이크(4천원)를 주문합니다. 치즈케이크는 케이크 같지 않은 맛이라더니 나온 것을 보니 그냥 치즈 그 자체 같아 보이네요. 하지만 중요한 건 클래식 카푸치노입니다. 한 손에는 잔, 다른 손에는 밀크피쳐를 들고 나타난 직원은 "잔 받으실 준비 하시고요."라고 입을 연 뒤 그 자리에서 바로 우유를 잔에 부었고, 제게 넘기면서 "바로 드셔야 합니다."라더군요.

사진 찍을 생각이었지만 바로 마시라는 압박이 강렬해서 한 모금 마셨습니다. 그리고 몇 모금 더 마신 뒤 잔을 내려 놓고 사진을 찍었는데, 그러고 후회했습니다.


바로 마셨을 때와 사진 찍고 마셨을 때의 맛이 다릅니다. 정확히는 질감이네요. 막 우유를 부어서 받아 마셨을 때는 우유와 에스프레소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 자체가 커피우유입니다. 그리고 잠시 내려 놓았다 마시니 그 사이 우유 거품이 위로 떠서 층이 지더군요. 맛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혼연일체의 그 맛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분리된 뒤의 맛이 덜합니다. 다음에 가면 한 입에 홀랑 다 털어 넣은 뒤 빈 잔을 찍고, 그 뒤에 드립 커피를 한 잔 더 시키렵니다.






그리고 치즈케이크.

듣기로는 티라미수도 독특하다고 하나, 크림비중이 높답니다. 저는 커피와 레이디핑거와 치즈의 비중이 적절한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티라미수가 아니라 치즈케이크를 시켰습니다.

얼핏 보기에 성산일출봉(..) 같아 보이는 치즈케이크는 치즈 그 자체입니다. 한 입 넣었을 때 몽글몽글한 치즈의 식감이 남아 있어 코티지 치즈나 리코타 치즈를 그대로 먹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먹다보니 다릅니다. 레어 치즈케이크의 조금 더 거친 맛. 부드러운 무스 타입이 아니라 치즈의 알갱이가 남도록 섞은 치즈무스같네요. 커피와도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탄수화물류는 단맛만 들어갔으니 빵을 기대하시면 안되고, 치즈를 좋아하신다면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다음에 가면 클래식 카푸치노에 커피 두 잔 정도를 더 시키고 그 날 밤 11시쯤 잘 생각입니다. 오픈이 11시라 커피를 세 잔 마시면 분명 그날은 제 시간이 못 잘 겁니다. 그걸 각오하고라도 마셔보고 싶네요.

정확한 메뉴 이름은 뭔지 잊었지만 하여간 미트볼 세트 메뉴입니다. 이거 먹으러 일부러 저 남쪽 코엑스까지 다녀왔지요. 약속 잡고 다녀온 거라 겸사겸사긴 하지만 페럼타워의 피카가 사라지고, 남은 것은 두타의 피카뿐이라 아마 다음에도 간다면 남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피카에 미트볼이 있다는 것을 듣고 곰곰히 떠올려보니 안 간지 오래되었더군요. 그 사이 페럼의 피카가 사라진 건데 최소 1년 이상인가봅니다.




16500의 미트볼 세트. 위에 칼집을 낸 빵과 소스 두 종류, 피클이 함께 나옵니다. 사실 보고서 제일 마음에 든 것은 저 무쇠 프라이팬입니다. 으아아. 귀엽다아아아! 하지만 관리하기가 쉽지 않으니 눈물을 머금고 포기합니다. 저 같은 식생활에는 그냥 냄비나 코팅 프라이팬이 제일 좋더라고요. 욕심이 안나는 건 아니지만.





토마토소스에 완자라 불러도 될 정도로 큰 미트볼. 그리고 으깬 감자와 발사믹으로 맛을 낸 볶은 양파. 소스가 많지 않나 싶었는데 먹다보니 소스가 부족하더군요. 감자에 소스를 살짝 얹어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게다가 뜯기 좋게 칼집 낸 빵을 뜯어다가 소스에 푹푹 찍어 먹으면 두말할 나위 없고... 위의 소스는 아마 허브소스인 것 같고 아래는 잼입니다. 피카가 북유럽쪽이니 그 쪽 잼을 낸 것 같더라고요



굳이 비유하자면 베이커스 테이블과 마찬가지로 고기와 탄수화물 식생활의 균형(...)을 잡아줄 좋은 메뉴입니다. 으깬감자를 올린 튀긴 고기가 먹고 싶다면 베이커스 테이블을, 촉촉한 미트볼에 으깬 감자가 먹고 싶다면 피카를 선택하면 됩니다. 어느 쪽이건 다 좋으니 고르기 쉽지 않네요. 먹고 있다보니 베이커스 테이블이 떠오르는데 베이커스 테이블에 가면 또 피카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무한 반복.

이전에도 한 번 쓴 적 있지만 팬케이크는 밀전병이나 크레이프처럼 얇은 쪽, 핫케이크는 폭신하게 부풀린 쪽을 가리킵니다.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나눠 부릅니다. 보면 보통 섞어 쓰는 것 같더군요. 팬케이크는 프라이팬을 써서 만든 케이크, 핫케이크는 갓 구워내 따끈하게 먹는다는 의미에서 뜨거운 케이크를 가리키는 것 같지만... =ㅁ=


후쿠오카 가기 전에 가볼만한 음식점을 찾을까 하고 타베로그를 뒤졌는데 의외로 하카타나 텐진 주변에서는 이거다 싶은 집이 없더랍니다. 그래도 여긴 가보고 싶다고 찍은 곳이 카페 비블리오테크입니다. 프랑스어라 원레는 위에 점-악상이었나?-이 올라가지만 그건 빼고 적었네요. 위치는 홈페이지로 확인하시면 됩니다.

(http://www.bibliotheque.ne.jp/fukuoka/)



1월 한정이라는 사과 핫케이크가 제1 목적이었는데, 막상 가서는 짭짤한 에그 베네딕트 핫케이크를 시킵니다. 일행이 사과 핫케이크를 시켰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사과 핫케이크의 메뉴이름은 '동그란 사과 팬케이크 핫 카스타드 소스(まるごとリンゴのパンケーキ ホットカスタードソース)'입니다.





지하1층이라 조명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노란 조명이라 사진이 아쉽게 나왔는데 하여간 메뉴에서 기대한 그대로의 음식이 나왔습니다. 포동포동한 핫케이크와 에그 베네딕트. 거기에 웻지 감자가 딸려 나옵니다.





잠시 뒤 애플사이다와 커스터드 소스의 통 사과 핫케이크도 등장합니다. 사진으로 봐도 핫케이크의 두께가 두툼한게 느껴집니다. 거기에 속을 파낸 구운 사과를 올리고, 아이스크림을 얹어 그 위에 사과 뚜껑으로 마무리. 그리고 따로 나온 커스터드 소스를 부으면 완성입니다. 후후후후후.


애플사이다는 예상보다 술맛이 덜하다 하시더군요. 탄산이 없는, 그야말로 따끈한 사과주입니다.






둘이 먹어 보고 사과는 홍옥이 아닌 것 같다 이야기 했습니다. 사과보다는 다른 쪽. 홍옥을 썼다면 이보다 새콤하고 단맛이 돌았을 겁니다. 하여간 푹 익힌 사과는 썰어서 아이스크림과 커스터드 소스를 발라 먹으니 두말할 필요가 없네요. 거기에 핫케이크는 달걀맛이 폭신하게 도는, 손이 많이 가는 타입입니다. 머랭을 내서 폭신하게 부풀렸나봅니다.





에그베네딕트는 역시 달걀 흘러내리는 것을 보아야 합니다. 훗훗훗. 짭짤한 홀랜다이즈 소스에 맛있는 달걀, 그리고 단맛이 살짝 도는 핫케이크의 조합이 맛없을리 없잖아요. 으흐흐흐흐흐!






커피에는 덩어리 설탕이 같이 나왔습니다. 커피도 괜찮더군요. 홀짝 홀짝 마시며 수다를 떨었지요. 후쿠오카에서의 첫 식사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나중에 다른 곳에서도 먹어보고 알았지만 후쿠오카 물가에 비해서 조금 가격대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후쿠오카 물가 기준으로는 살짝 높나봅니다. 에그 베네딕트가 1500엔, 사과도 1500엔. 드링크 세트를 하거나 다른 음료를 추가하면 가격은 더 올라가니까요. 도쿄라면 괜찮았을 가격이 후쿠오카에서는 높게 느껴지는 마법.-ㅁ- 그래도 맛있는데다 한국에서는 먹지 못할 맛이라 종종 찾아갈 것 같습니다.


1월 15일부터는 기간 한정 딸기 핫케이크도 나와 있으니 맞춰 여행 가시는 분은 시도해보세요.-ㅠ-



그날도 날이 뜨거웠습니다. 뜨거운 날, 아인슈패너를 판다는 카페를 찾아 멀리 걸었습니다. 갔더니 줄이 엄청 길더라고요. 마시면서 조금 느긋하게 있을 생각이었는데 줄의 길이를 보니 아무래도 자리잡기는 어렵겠다 싶습니다.


일단 카페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리는 잡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할까 의논하다가 테이크아웃이 되면 주문하기로 하고 넘어갑니다. 아인슈패너 한 잔에 5천원. 다른 때라면 따뜻한 음료를 마시지만 이날은 도저히 못 마시겠더랍니다. 게다가 날이 더우니 위의 크림 층이 금방 녹을 것 같더군요. 그리하여 아이스로 주문합니다.


15~20분 정도 걸린다길래 다른 먹을 곳을 찾아 이리저리 검색했습니다. 다음 갈 장소를 결정했을 즈음 음료가 나옵니다. 만드는 과정을 슬쩍 들여다 보았는데 커피는 유리단지에 담아서 얼음 넣은 컵에 부었고 그 위에 마찬가지로 미리 준비한 크림을 올리더랍니다. 만드는 법이 그리 어렵지 않아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더위에도 지쳤으니까요.


그랬는데.

그랬는데....

사진 찍는 사이 먼저 마신 일행들이 맛있다네요. 미심쩍은 얼굴로 한 모금 마셨습니다. .. 음, 이건 내가 만들 수 있는 맛이 아냐.


크림은 입에서 부드럽게 녹습니다. 생크림을 단단하게 거품낸 것이 아니라 굉장히 부드럽게 거품내서 올렸습니다. 그리고 설탕을 넣어 달달한데 느끼하지도 않아요. 단맛도 그냥 단맛이 아니라 부드럽게 감도는 단맛. 뭘로 단 맛을 낸걸까요. 당분이 들어가니 정신이 조금씩 돌아옵니다. 그 와중에 차가운 커피가 입에 들어오는데, 진합니다. 진해요. 하지만 쓰지 않습니다. 진하지만 쓰지 않고 묵직하지만 무겁지 않은 커피가 들어오니 단맛이 정리됩니다.


요약하면 아주 잘만든 더치 커피 또는 드립커피 식힌 것에 적당하게 단맛을 더하고 거품낸 크림을 올리니 가장 단순한 재료로 가장 맛있는 음료가 된 겁니다. 재료는 커피와 물과 크림과 당. 마시고 나니 집에서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더위에 가능할까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도전해보고 싶은 경지입니다.

손님이 끝없이 들어오고 나가던 프렌치 토스트집.





카페라떼를 주문했더니 고전적인 컵에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맛은 거품이 말합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녹차 단팥 프렌치토스트, 라임 프렌치 토스트.

프렌치토스트는 기본이고 거기에 여러 토핑을 올려 먹습니다. 토핑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더군요.





단팥. 말차가 아니라 녹차라는 점이 중요합니다.'ㅠ'






치즈토스트. 꼬리꼬리한 치즈와 다른 것을 섞어 만든 토스트. 치즈만 넣은 단순한 토스트지만 매력적입니다. 저는 프렌치토스트보다 이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주문한 녹차 단팥 토스트가 맛이 없었기 때문... 단팥은 제 취향보다 많이 달았고 뻑뻑했으며 녹차맛도 느껴지지 않더군요.



여기 오기 전 일행들과도 잠시 이야기 나눴을 때, 외식해서 만족도가 높은 것은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 기준이라면 치즈토스트의 만족도가 높고 프렌치 토스트의 만족도가 낮은 것도 이해가 됩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프렌치토스트거든요. 몇 번 이 방식으로 만든 적이 있습니다. 프라이팬에서 약한 불에 오래오래 구워서 밖은 바삭, 속은 빵푸딩처럼 촉촉한 그런 프렌치 토스트. 시간만 있으면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프렌치토스트를 취급하는 카페는 드뭅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법으로 만드니 프렌치토스트를 좋아하신다면 방문해보세요.'ㅠ'



처음에 코코브루니를 보았을 때는 커피전문회사에서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매장은 크게 운영하지만 테이블이나 의자가 불편해서 자주 안 갈 카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가보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가격은 스타벅스 기준으로 조금 높은 편이지만 음료가 맛있었거든요. 카페 구입 기준이 스벅이 되는 건 간단합니다. 가장 작은 음료를 구입하면 꽤 오래 공간을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항상 기준이 스벅이 되는데 의외로 그 기준을 만족하는 다른 카페는 드뭅니다. 폴바셋은 음료도 괜찮고 디저트도 괜찮지만 가격이 비싸고, 커피빈도 비싸고, 이디야는 오래 앉아 있을 분위기가 아니고.


코코브루니도 스타벅스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하지만 스벅에 없거나 비싼 메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위의 그 두 음료가 그거고요. 오른쪽은 제가 구입한 것이 아니라 음료 이름은 잊었는데, 아래는 커피, 위는 크림을 올리고 맨 위에는 코코아가루를 얹었습니다. 티라미수 비슷하지만 음료 맞습니다.


왼쪽은 보면 바로 알겠지만 아포가토. 근데 저기 붓는 커피가 콜드브류입니다. 코코브루니는 한국야쿠르트가 운영하다보니 콜드브류를 구입할 수 있더라고요. 단, 낱개로 팔지는 않는 것 같고 네 개가 같이 들어 있는 팩으로 팝니다. 6천원. 주변에서 야쿠르트 아주머니를 못 찾겠다 싶으면 코코브루니로 가도 되겠습니다. 근데 대학로에 코코브루니가 있던가.. 홍대는 북새통과 같은 건물에 있습니다.

아참. 맛은 무난합니다. 콜드브류 자체가 에스프레소 같은 농축액은 아니지만 드립커피보다 진하니 에스프레소 맛은 납니다. 그리고 잠시 두면 커피가 아이스크림의 냉기로 살짝 얼어 사각사각한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그것도 맛있네요.-ㅠ-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났더니 도로 졸리네요. 잠시 눈붙이고 아침 챙겨먹어야겠습니다.



이게 풀 세트. 주문하고서 한창 영수증 정리할 때 커피가 나왔습니다. 그리하여 사진을 한 장 찍었지요.



이토야 본관을 한참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잠시 어디 들어가서 쉬자고, 아코메야 가면 또 돌아다닐 것이니 그 전에 기력 보충하자면서 간 곳이 여기였습니다. 긴자 스타벅스 갈까 하다가 일부러 찾아가는 것도 번거롭고, 배도 그리 고프지 않아서 음료만 있으면 되는 터라 커피점을 찾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름이 익숙해서 궁금한 김에 들어가보았습니다. 클립 간판 달린 이토야 건너편, 긴자 메인 스트리트에 있는 곳이었는데 들어가보니 긴자신관이라네요. 긴자가 본점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쪽은 새로운 점포인가봅니다.


계단을 내려가 지하로 가면 흡연석과 금연석으로 나뉩니다. 흡연석은 밀폐형 공간이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금연석으로 안내 받아서 매뉴판을 받아 들고 고민했습니다.


가격은 상당히 높습니다. 커피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음료가 900엔 이상입니다. 블렌드였나, 가장 저렴한게 800엔대고 나머지는 다 900엔을 가뿐히 넘습니다. 고민하다가 무난한 것으로 주문했다고 기억합니다. 가격은 950엔? 그정도였고요. G가 주문한 것은 코코아였습니다. 한 모금 마셔보더니 단맛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코코아 그 자체라고 하더군요. 녹인 초콜릿이 아니라 코코아가루로 만든 코코아 말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는데..=ㅁ= 단 맛을 추가한다고 그 옆에 같이 나온 갈색 액체를 부었습니다. 넣고서 휘휘 젓던 G는 달지 않다면서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그랬는데.. 잠시 뒤.

"헉. 럼이다."

...

그렇습니다. 저거 럼을 추가로 넣을 수 있는 코코아였던 겁니다. 설탕은 따로 나왔고 저건 럼....; 미처 향을 맡지 않고 시럽이겠거니 넣었던 것이 실수였지요. 그리하여 럼을 마시지 않는 G는 한 모금만 맛보고 그대로 코코아를 두어야 했습니다. 흑흑흑.




그렇다고는 해도 가게 자체는 옛 분위기가 남아 있는데다 제목에 쓴 대로 직원들이 메이드복을 입고 있습니다. 같은 메이드복이라고 해도 딱 셜리나 엠마 분위기. 요즘 자주 나오는 짧은 치마가 아니라 긴치마입니다. 긴팔에 긴치마, 흰색 앞치마. 아마 머릿수건도 있었지요. 덕분에 묘한 감상을 느끼긴 했는데..=ㅁ=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번에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남자보다 여자의 비율이 많았지만 전체적인 손님 연령대는 살짝 높아보이더랍니다.





그리고 슬쩍. 잔받침을 뒤집어 보니 역시. 로열 코펜인데 이거 최근 것이 아닌건가요. 오래된 건가요. 이런 세트를 메이드가 가져다 주고 있으니 더 대접받는 느낌이 드네요. 그러니 다음에도 느긋하게, 그 때는 다른 케이크도 곁들여서 즐겨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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