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서책)'에 해당되는 글 1257건

  1. 옆집 새댁 살림 일기 + 집의 모양: 살림, 건축책 12:18:56
  2. 채소 한 그릇: 채소 맛있어 보입니다... 2018.12.13
  3. 전자책 11월 독서기: 지각감상 2018.12.12
  4. 모던 슈트 스토리: 남자 양복이 많습니다 2018.12.08
  5. 사람은 가끔 반대방향으로 달린다: 회귀의 달인이 말하는 회귀법 2018.12.04
  6. Coffee Life: 커피 초보자 다음 단계를 위한 책 (2) 2018.12.03
  7. 나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결말까지 일직선 2018.12.02
  8. 라틴어 수업과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공부하세요 2018.11.28
  9. 잿빛 하늘의 검: 모든 것은 탈콘의 의지대로 2018.11.25
  10. 감상대신 짤막감상: 최근의 종이책 독서기 2018.11.23
  11. 미라클 스티치 감상 두 번째, 기록물이란 무엇인가? (2) 2018.11.21
  12. 나의 낭만적인 적: 취향은 역시 가이드버스쪽.. 2018.11.17
  13. 미라클 스티치: 오랜만에 바늘을 잡아볼까요 (8) 2018.11.16
  14. 밤이 들려준 이야기: 겨울밤에도 잘 어울리는 공포 이야기 2018.11.15
  15. 나태한 이성애자의 종말: 매우 유쾌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소설 2018.11.13
  16. 전자책 10월 독서기: 이번 달은 그럭저럭 많습니다 (2) 2018.11.04
  17. 프레그넌트A: 알파와 오메가의 형질 차이 2018.11.01
  18. 나에게 맞는 미니멀 라이프: 역시 이 집에도 책은 없었다... 2018.10.27
  19. 은폐된 전부를, 가면을 바친다: 히어로는 팀이 되었다 2018.10.25
  20. 꽃은 두 번 핀다: 회귀하여 강력한 악을 물리쳤습니다 2018.10.24
  21. 보르도: 술, 술을 가져와! 2018.10.23
  22. 카르마: 업보다는 운명에 가까운 무언가 2018.10.22
  23. 검은 양: 집안에 검은 양 한 마리씩 있다지만.. 2018.10.21
  24. 전투미소녀의 정신분석: 난 반댈세. 동의하지 않아. 2018.10.18
  25. BL진화론: 한계는 분명하지만 재미있습니다 2018.10.16
  26. 아무튼, 서재: 서재 어떻게 만드실래요? 2018.10.15
  27. 로스 오호스: 독특한 세계관, 독특한 시점과 추리 2018.10.12
  28. 있으려나 서점: 그 어떤 책이든 있는 서점 2018.10.11
  29. 수납공부: 집이 넓은 분들을 위한 사진집 2018.10.10
  30. 모형정원: 그렇게 인류는 멸망했습니다 (2) 2018.10.04

비슷한 곳에서 빼지 않았나..라고 하고 청구기호 확인하니 다르군요. 그래도 비슷한 서가에서 꺼낸 터라 내용도 같이 살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전혀 다릅니다. 『옆집 새댁 살림 일기』는 제목 그대로, 옆집새댁이라는 별칭을 쓰던 저자가 신혼 초반의 살림 일기를 다룬 것이 주 내용입니다. 어떻게 하면 깔끔하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오래 쓰는 첫 살림』과도 조금 닮았습니다. 다른 점은 어디에 초점을 맞췄느냐 입니다. 『옆집 새댁~』은 소소한 살림살이와 살림팁에 중점을 맞춥니다. 수건을 보송보송하게 말리는 방법, 부엌에서 행주 사용하는 방법, 이불빨래와 기타 집안 관리까지. 그리고 『오래 쓰는~』은 가구를 중심으로 해서 고급 브랜드의 살림살이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유용하게 잘 쓸 것인가를 말합니다. 가격은 높더라도 오래 쓸 수 있는 가구와 살림살이를 장만해야 만족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하는군요. 『오래 쓰는~』은 이전에도 본 적 있지만 기억이 홀랑 날아가서 이번에 함께 빌려왔습니다. 그리고 재차, 이 책에 대한 평가가 낮은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그 때 리뷰에도 썼지만 저랑 생활 패턴이 안 맞습니다. 참고하기에 부적절한 책이라 그렇지요.



만족도가 제일 높았던 것은 『집의 모양』입니다. 이 이야기는 29평의 집에서 살던 부부가, 여러 모로 고민하다가 생활패턴이 바뀐 것을 계기로 하여 마음 먹고 집을 리모델링하는데서 시작합니다. 회사에 다니다가 프리랜서 작가가 된 예이란은 그간 고민했지만 불편한 점이 많았던 현재의 집을 고치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리고 주변 지인들이 아니라 연이 없던 디자이너(아마도 건축가) 리징민을 만나 그들의 꿈을 펼쳐 놓습니다.

맨 앞은 예이란이 풀어 놓는 리모델링의 이유와 시작, 그리고 그 뒤는 리모델링 전후를 비교한 집 구조와 생활 패턴, 그리고 그 다음에는 간단한 리모델링 기록이 소개됩니다. 맨 뒤에는 예이란과 리징민의 대화를 대담형식으로 담았고요.


이게 마음이 든 것은 지금까지 보았던 여러 리모델링 기록 중에서 가장 세밀하게 리모델링 기록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집짓기와 관련된 이야기는 많지만 리모델링은 많지 않지요. 무엇보다 리모델링을 시작한 것이 생활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고, 그간의 집에 대한 여러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러한 불만과 이러한 생활 패턴 때문에 집 구조가 이렇게 변경되었다는 걸 매우 상세하게 기술합니다. 하나하나 집을 고쳐 나가면서 우리는 이렇게 생활하니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 아쉬웠던 부분을 비용이 감당하는 내에서 다양하게 바꾸려 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게다가 리모델링하면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개조 후 다시 이사를 하면서 집에 있던 여러 물건들을 정리하고 비워냅니다. 아... 진짜 마음 잡고 하지 않으면 물건 비워내기는 어렵습니다. 저도 매번 생각하지만 정말로 그래요.(먼산) 몇 년이 지나도 들여다 보지 않는다면 버리는 것이 맞는데 왜 그게 안 될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허허허허허.(먼산2)



그런 의미에서 『집의 모양』은 여러 모로 참고가 되었습니다. 제 삶을 반성하기도 하고, 또 나중에 집을 갖게 된다면 생활 패턴을 생각하면서 서서히 채워 나가야 겠다고 말입니다. 한 번에 채우려 하지 말고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더라고요. 천천히 돈과 재력과 체력과 기력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예이란. 『집의 모양』, 정세경 옮김. 앨리스(아트북스), 2017, 13800원.

조민경. 『옆집 새댁 살림 일기』. 로지(알에이치코리아), 2016, 15000원.



Z님과 ㅍ님은 아마 『집의 모양』 집어 들면 격하게 공감하실듯. 다구가 많더라고요. 흐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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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서가를 뒤지다가 문득 눈에 들어와서 집어 들었습니다. 표지의 채소들이 정말로 먹음직스러워 보였거든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절대적으로 고기파입니다. 채소도 먹지만 고기를 더 좋아하고 탄수화물도 매우 좋아합니다. 셋이 나란히 있으면 아마 고기, 탄수화물, 채소의 순으로 집어들겁니다. 그렇지만 채소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기를 더 좋아하는 것일뿐이지요.


구구절절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면 그 순위가 휙 바뀝니다. 채소가 정말로 먹음직스럽고 맛있어 보입니다. 제철채소가 무엇이고 어떻게 조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소개하며, 각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소개합니다.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서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작은 냉장고 때문에 채소류 들일 생각도 못하는 주제에, 이것저것 해보고 싶더군요. 특히 감자와 양배추는 겨울이다보니 더더욱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크흑.... 양배추...!

채소를 못들이는 건 자취살림에 냉장고 때문이기도 하지만 맛있는 채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큽니다. 장에서 구입하는 채소는 미덥지 않고 슈퍼에서 사는 것은 더더욱 그러니까요. 맛있는 채소를 구하려면 역시 직접 농가를 찾아가야 하나요. 재배할 기술은 없으니 말입니다.



우엉이나 염교(락교), 죽순이 나오는 걸 보면 확실히 일본 책입니다. 우엉이야 종종 먹지만 염교나 죽순은 제철음식이라고 챙겨먹지는 않으니까요. 제가 북쪽에서만 거의 지내 그럴 수도 있지요. 남쪽은 또 어떨지 모릅니다.

에스닉풍이라고 해서 동남아쪽 향토음식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남플라도 책 앞부분에 양념으로 등장하고요.



간단 서평 작성하다가 깨달았지만 출판사가 불광출판사라 웃었습니다. 확실히, 스님들에게 유용할 책이네요.:)



다카야마 나오미. 『채소 한 그릇』, 장민주 옮김. 불광출판사, 2015,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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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감상이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쓰는 걸 까먹었거든요. 그 주 이틀 내내 약속이 있었고, 지난 주말에는 홀랑 잊어서 지금에야 떠올렸습니다. 전자책 책장 보다가 삭제하려고 보니 리뷰를 안 쓴 책이고, 이 책들 리뷰는 간략감상으로만 남기겠다 생각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안 올린 것 같더랍니다. 확인해보니 역시나 안올렸고, 간밤에 서둘러 작성했습니다.



...

그랬는데 이달은 달랑 한 페이지. 적으니 쓰기도 단촐하겠네요.

11월의 전자책이 이렇게 적은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지갑사정이 영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0월 말에 아이패드를 깨뜨려서 재구입하는 바람에 목돈이 나갔고, 그렇다보니 긴축재정중입니다. 그것만 아니면 이렇게 고생(?) 안해도 되는걸요. 연말이라 이모저모 돈 나갈 일이 많은 것도 문제군요.


적고 보니, 11월 초와는 달리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는 이상하게 볼 책이 없다면서 전자책을 장바구니에 담아놓기만 하고 손가락 빨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더듬어보니 이거였군요. 자금경색으로 인한 구매중단. 올해가 지나면 자금사정이 조금은 나아지겠지요. 아마도.(먼산)



김모래.『천국의 문(개정판)』

BL, 현대. 예술가, 조각가.

정확히는 조각가가 아니라 조각을 배우는 학생들이야기입니다. 천재와 수재의 조합으로, 천재적인 재능은 지녔지만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잔과, 이탈리아에 유학온 미국학생으로 성격은 좋지만 그렇기 때문에 거꾸로 질투와 선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에단의 이야기입니다. 개정판이 나왔길래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두나래.『마족 사냥꾼(외전)』.

BL, 판타지.

11월에 외전이 나왔습니다. 아니, 10월이었나. 유진과 케네스의 뒷 이야기를 다룬 것인데, 짧지만 달달합니다. 무엇보다 마계로 돌아갔던 두 마족들도 등장하고, 거기에 따라 삐~ 님도 등장하는 덕에 더 즐거웠습니다. 생각보다 유진이 많이 마음에 드셨나봅니다. 하기야 유진도 닮았다고 그 분을 좋아했더랬지요.(목적어 생략)



2RE.『사람은 가끔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1-4, 외전』. 피아체, 2018, 1-4 3천원, 외전 2500원.

BL, 판타지, 회귀.

회귀는 회귀되 단순 회귀가 아닙니다. 몇 번 회귀를 했는지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따져보면 몇 십 회 수준이 아닐 겁니다. 회귀의 중심이 다르다는 것도 있고요. 단, 회귀의 주체는 동일합니다.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같은 아침을 몇 번째 맞이하는 일레이가 어느 날 평소와는 조금 다른 아침을 맞으면서 본격적으로 회귀전선에 뛰어드는 이야기입니다. 일레이말고도 회귀전선에 뛰어드는 이가 또 있고, 회귀를 하면서 그 목적이 무엇이고 목표가 무엇인지는 그보다 아주 한참 뒤에야 나옵니다.

베드신 수위가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귀를 소재로 한 판타지소설로서 매우 잘 짜였습니다.

그리고 뇌조가 참 귀엽습니다.+ㅅ+



러스.『불길한 손님 1-2』. 비하인드, 2016, 7600원.

BL.

음. 고민하다가 충동구매했는데, 공포물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고이 접어 넣었습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OTL



알렉산드.『소년은 황제의 꿈을 꾼다 1-2』. 요미북스, 2018, 각 2500원.

BL, 현대, 판타지, 차원이동.

리뷰를 쓰지 않았습니다. 따로 쓸까하다가 고이 미뤘는데, 아무래도 취향에서 벗어나더군요. 가장 큰 문제는 불통형 황제 때문에 주인공이 내내 고생한다는 겁니다. 강제적인 성관계와 그 주변 상황도 그렇고, 차원이동으로 이쪽 세계에 넘어가는 것도 그렇고, 그 뒤에도 오해가 쌓이는 것이 여러 번이라 읽으면서 꽤 고생했습니다.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두나래.『용의 황자님 1-3』. 고렘팩토리, 2018, 1권 3천원, 2-3권 3200원.

BL, 판타지.

『햇살 세 스푼』의 스핀오프, 혹은 후일담격인 이야기입니다. ..으억. 이거 별도 리뷰를 안 썼군요. 그러고 보니 『햇살 세 스푼』도 감상 안 적었던가...?

둘을 묶어서 올리겠습니다. 『햇살 세 스푼』은 동화라면, 『용의 황자님』은 그보다는 더 판타지에 중점을 둔 이야기입니다. 마법사 아버지들 사이에서 자란 용은 인간세계로 나가 더 많은 것을 보고자 합니다. 반대하던 아버지들도 뜻을 굽혀 모교로 보내주지요. 거기서 용, 루비는 이웃 제국의 황자를 만납니다. 황제인 숙부 아래서 여러 고초를 겪으며 자란 황자는 다음대 황제가 되기 위해서는 숙부가 요구한 대로 용을 끌고 가야합니다. 그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루비는 황자 이안에게 한눈에 반합니다.

연재 당시에 한눈에 반한 모습을 보고는 역시 예뻐서...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옵니다. 조아라 연재는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것까지였고, 출간된 책은 그 둘이 제국에서 겪는 일까지 함께 소개됩니다. 당연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도 그리 쉽지는 않았네요.



진램.『나의 낭만적인 적 1-2』. 피아체, 2018, 각 4천원.

BL, 현대, 오메가버스.

앞서 리뷰를 올렸으니 패스. 외전이 나온 것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오늘 검색하다 알았습니다. 으윽. 장바구니에 담았으니, 통장잔고님과 상의를 해보고 구입시기를 조절해야지요. 감상 올릴 당시에 오메가버스에 대한 이야기 더 풀어 놓겠다고 한 것도 안 잊었습니다. 조만간 그쪽도 올리겠습니다.



세람.『스티그마 1-2』. 마담드디키, 2018, 각 3800원.

BL, 판타지.

... 읽다가 고이 내려놓았습니다. 도중에 포기한 셈인데,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앞부분 읽다가 등줄기가 서늘해서 결말부로 달려가 내용 확인하고는 도저히 못읽을 것 같다며 일단 봉인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레비와 테오도르의 관계인데, 연재 당시에 알음알음 올라오는 트위터의 조각글들을 보고도 이 둘의 관계가 상당히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걸 느꼈지만 실제 읽으니 제가 버틸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레비의 고난을 제가 못 견딜 것 같더군요. 일단 읽은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레비가 고생하고 있으니, 그 앞의 다른 고난들은 포기하겠습니다. 흑흑흑.;ㅂ;



BlueLuv.『서브인생 행복찾기 1-3』. 마담드디키, 2018, 각 3200원.

BL, 판타지, 오메가버스, 회귀.

오메가버스는 순애소재가 나오기 쉬운데, 이 소설처럼 발랄한 개그는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뭐, 발랄한 이야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치트키를 가진 주인공이 연 보물상자가 만렙 보구일 줄은 몰랐다-는 것이 소설 다 읽은 뒤의 감상입니다. 회귀를 했으니 미래를 알고 있어서 그나마 대처하기 쉬운 건 알았지만 반려로 고른 인물이 대단했고, 그 뒤에도 만나는 인물마다 한가닥 이상씩 하는 이들이라 완전히 흐름을 뒤틀어 버립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앞서의 리뷰를 참조하시길. 판타지로서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다락방마녀.『나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1-4』. 제로노블, 2018, 각 3500원.

판타지, 로맨스, 회귀.

로맨스의 비중보다는 회귀와 복수의 비중이 높은 판타지소설입니다. 리온은 회귀하고는 본래 자신이 가졌어야 하는 기연을 얻고 소드마스터로 거듭납니다. 그리고 자신의 친우이자 죽기 전 마지막 순간에 마음이 통한 테론을 찾으러 가는데, 그 테론 역시 같은 상황에서 같이 회귀를 했습니다. 회귀한 두 사람이 자신들의 정적을 무너뜨리고 왕국을 새로운 길로 가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결말은 결정되어 있으니 거기까지 파죽지세로 내리꽂는 느낌이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판타지보다는 무협지의 느낌에 가까웠습니다.(응?)



국희.『에스프레소 맨 1-2』. 로아, 2018, 각 2300원.

현대, 로맨스.

... BL이라 생각하고 집어들었다가 로맨스인 것을 깨닫고는 고이 닫았습니다. 음, 아니, BL이라 해도 오프닝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로맨스라고 하니 육두문자가 먼저 튀어나오더군요. BL은 판타지성이 조금 있다보니 어느 정도 감안하지만, 현대 로맨스는 현실적으로 보기 때문에 그런 요소들을 그냥 못 넘어가는 것이 문제입니다.(먼산)



vlou.『뉴비의★룩덕라이프 1-3』. 프린스노벨, 2018, 각 3천원.
BL, 현대, 게임.

게임 속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연애하는 내용입니다. 어쩌다보니 게임고수와 알게되어, 어쩌다보니 같이 엮여서, 어쩌다보니 정모에서 또 만나고 다시 엮이면서 연애하는 이야기인데.... 제가 해본 유일한 온라인 게임이 마비노기이고, 이 게임은 메이플스토리다보니 조금 괴리가 있더군요. 읽고 나니 갑자기 『푸른 불꽃』이 읽고 싶어져서 정주행했습니다. 게임 소재 소설 중에서는 이것이 가장 취향에 잘 맞아 그런 거고, 『알페니아 전기』는 먹먹해서 차마 읽을 수 없다보니... 어흐흐흑.;

게임 하면서 연애하는 이야기를 상대적으로 덜 보는 것은 지나치게 감정 이입이 되어 그렇습니다. 현질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온라인 게임쪽에는 소소하게 했고, 강화템은 손대지도 않았기 때문에 하는 소리입니다만, 소설에서는 돈 쏟아 붓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게임 아이테 강화도 엄청나게 하고, 게임 내 금전 감각도 제가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 감정 이입이 안되는 것도 있고, 다른 생활은 거의 접고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때도 있어 그렇습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덜 찾아보게 되기도 하고요.




김모래.『천국의 문(개정판)』. 연필, 2018, 3500원.
두나래.『마족 사냥꾼(외전)』. 마담드디키, 2018, 700원.
2RE.『사람은 가끔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1-4, 외전』. 피아체, 2018, 1-4 3천원, 외전 2500원.
러스.『불길한 손님 1-2』. 비하인드, 2016, 7600원.
알렉산드.『소년은 황제의 꿈을 꾼다 1-2』. 요미북스, 2018, 각 2500원.
두나래.『용의 황자님 1-3』. 고렘팩토리, 2018, 1권 3천원, 2-3권 3200원.
진램.『나의 낭만적인 적 1-2』. 피아체, 2018, 각 4천원.
세람.『스티그마 1-2』. 마담드디키, 2018, 각 3800원.
BlueLuv.『서브인생 행복찾기 1-3』. 마담드디키, 2018, 각 3200원.
다락방마녀.『나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1-4』. 제로노블, 2018, 각 3500원.
국희.『에스프레소 맨 1-2』. 로아, 2018, 각 2300원.
vlou.『뉴비의★룩덕라이프 1-3』. 프린스노벨, 2018, 각 3천원.



지금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전자책을 올해 안에 다 털어 구입한다면, 12월의 독서기는 엄청날 겁니다만, 아니라면 지금 상황으로는 매우 적을 겁니다. 뭐라해도 저 캡쳐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직 전자책은 한 권도 안 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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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은 洋服이라, 서양식 복식을 의미하지요. 사실 양복이 아니라 정장이라고 적는 것이 더 정확할 겁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근대의 남성 복식 중 슈트, 정장이 어떻게 진화했는가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책입니다. 책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으나 아쉬운건 사진이 흑백이라는 겁니다. 컬러였다면 더 좋았을 건데, 대신 책 가격은 급상승했겠지요.


책 표지의 그림은 레이엔데커의 그림(p.84)입니다. 위키피디아에 다른 그림도 많고 그림도 상당히 멋있으니 나중에 확인해보세요.(링크)




구글링으로 찾은 그림으로, 이 버전이 흑백으로 실렸습니다. 크흑, 그러니까 흑백으로는 의복 질감 확인하는 것은 무리라고요! 컬러였어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해보니 원본도 컬러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시대별, 그것도 굉장히 세부적인 근대 남성 복식사를 훑는데는 이 책이 참 재미있습니다. 사진자료가 많아서 훑어보는 재미가 있고, 여러 소설에서 돈 있는 남자를 수식하는데 자주 등장하는 아르마니의 슈트도 56년쯤의 사진으로 하나 나오는데, 생각보다는 제 취향이 아니라서 그것도 재미있었습니다. 하기야 예전 유행 슈트니까 그렇기도 하겠지만 몸 선을 따라 천이 흐르는 건 좋은데, 그게 펑퍼짐해 보였습니다. 그림과 사진의 차이도 있을 거지만 대체적으로 몸 선에 약간 넉넉하면서도 몸의 라인을 잡아주나, 활동하기 불편하게 딱 달라붙는 옷들은 취향이 아니더랍니다. 최근 정장 흐름 중에서는 꽤 전의 일이지만 은갈치 양복을 제일 싫어했습니다. 그건 아무리 몸 좋은 사람이 입어도 허용 안되는 범위더라고요.



각 시대별 사진과 흐름을 보면 슈트가 어떻게 남성들의 정식 차림으로 인정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군복 디자인의 영향도 조금은 받았고, 귀족들의 유행도 있었고, 나중에는 군복을 통해 거꾸로 확립이되었다고 보기도 하더군요. 20세기에 들어서면 확연히 슈트의 모습이 잡힙니다.


20세기 후반의 슈트 유행이나 여성들의 슈트 유행도 언급되어 있으니, 의복사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다만, 책의 부제인 '단순한 아름다움이 재단한 남성복 400년의 역사'에는 이견이 있습니다. 남성복은 만들어 보면 알겠지만 절대 단순하지 않다고요..... 인형옷 재단할 때도 남성복 재단이 매우 어려운 이유가 그겁니다.



크리스토퍼 브루어드. 『모던 슈트 스토리』, 전경훈 옮김. 시대의창, 2018,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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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를 보고 이거 뭐냐 말하시는 분 있을 건데, 회귀분석도 아니고 수학도 아니고, 이보다 더 할 수 없는 회귀를 겪은 이가 말하는 회귀 방법입니다. 소재 자체가 회귀지만 다 읽고 나면 머리를 울리는, 잘쓴 판타지소설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BL이고, 상당히 수위가 높으며, 심지어는 제 취향에서 조금 벗어나 약간의 가학 및 피가학적 요소가 있는 판타지소설이라는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베드신 상당수는 건너 뛰었습니다. 제가 읽기에는 조금 많이 버겁더군요. 제 BL 취향은 소프트이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인레이는 몇 번인지 모르는 회귀를 하고 있습니다. 왜 회귀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하면 회귀를 벗어날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회귀한다는 것은 알고 조금씩 상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기본은 같습니다. 작은 마을에서 푸줏간 일을 하고 있는 인레이는 닭을 토막내달라는 이웃주민의 부탁을 들어주고, 그 날 저녁은 치킨수프를 먹으며, 소를 잡는 도중에 자신을 주워다 키워준 레셀라가 와서 사람을 죽이라는 청부를 하고, 그 청부가 끝난 뒤 회귀를 합니다. 변태 같기로 유명한 귀족이라 죽이는데는 거리낌이 없었지만 매번 죽이다보니 그도 시큰둥합니다. 게다가 회귀 궤도에서 탈출하려고 자살도 시도했지만 소용 없습니다.


그랬는데.

그날은 달랐습니다. 귀족이 아니라, 레셀라의 제자인 2황자를 죽여달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매우 당황했지만 청부 당사자가 1황자라 하고, 자신은 시키는 대로 할뿐이니 따라갑니다. 그러나 목욕재개하고 처음 만난 2황자는 뭔가 다릅니다. 그 찰나의 순간에 반한 건지도 모르지요.


그랬는데.

또 회귀를 합니다. 귀족 죽일 때도 내내 회귀를 하더니 이번에는 2황자를 죽이면서 회귀의 원흉이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거기에, 이번에도 내내 회귀를 반복하더니 조건을 만족해야 회귀를 멈춘답니다. 그리고 조건을 간신히 충족했을 때, 회귀는 멈추고 3부가 시작됩니다.



전자책으로 본편 4권, 외전 1권으로 매우 분량이 많습니다. 하지만 판타지소설을 즐기신다면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회귀라는 소재를 단순히 삶을 반복한다가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로 풀어 쓴 소설은 이번에 처음 만났습니다. 대부분의 회귀는 삶을 반복하여 이전에 저지른 사건을 일어나지 않게, 그리하여 더 나은 삶을 걸어가도록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하지만 회귀 자체가 또 하나의 코드가 될 수 있지요. 방영된지 이미 10년도 넘었으며 마법소녀 계보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그 애니메이션에서처럼, 이 소설에서도 회귀는 매우 중요한 코드입니다. 4권 마지막에 나타난 회귀의 원인과 그 세부적 이야기를 알고 나면 악역을 담당하고 있는 그 누구에게도 동정이 갑니다. 무엇보다 그 인물의 외전을 보고 나면 그가 상황을 맞이하고 해결하기 위해 겪었어야 했던 고통이 인레이보다 덜했을거라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사정을 설명하지 않고 혼이 닳아가는 고통을 겪은 인레이를 보고만 있었던 것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1부와 2부의 회귀 반복은 보고 있노라면 두통이 옵니다. 아니, 뭐, 이 소설의 1-2부를 읽은 것이 버스 안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두통이 옵니다. 회귀와 회귀와 회귀와 회귀가 끝없이 이어져 그렇습니다. 이게 언제쯤 끝날 것인가, 읽는 이에게도 고통이다!라고 주장하고 싶은 정도입니다. 그래도 그 고비만 넘기면 그 다음에는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으니 장벽을 조금만 버티세요. 조금만 버티면 됩니다.




2RE. 『사람은 가끔 반대방향으로 달린다 1-4, 외전』. 피아체, 2018, 본편 3천원, 외전 2500원.



... 지금 보면서 알았습니다. 각 권의 부제가 있었네요.

『어린 종달새』, 『수탉과 보석』, 『목마른 비둘기』, 『여물통의 개』, 『까마귀의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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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커피 라이프, 커피 생활을 말합니다. 제목 그대로 커피가 함께 하는 생활을 소개하는 커피 입문서입니다. 하지만 초보자에게 맨 처음부터 권하기에는 다루고 있는 내용도 많고 해서 그 다음 단계를 밟으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커피초보자보다는 그 다음단계라고 생각하는 건, 더 본격적인 단계의 책이라 그렇습니다. 커피책이고 커피 만드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초보자에게 좋지만, 이미 커피를 마시고 있고 커피 내리는 법을 대강 알고 있으면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려는 사람에게 좋다는 의미입니다. 초보자들이 따라하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고요.


유튜브 등의 영상을 보고 더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거나, 아니면 다른 방식의 커피 내리는 법, 우리는 법이 궁금했다면 추천합니다. 사실 사진 자체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스타그램 감성(...)의 사진이 아닌가 하는데, 그래도 커피 관련 도구들의 사진은 제대로 소개했습니다. 거기에 저울을 이용해 커피 내리는 방법이라든지, 프렌치프레스 등의 커피 우릴 때 주의할 점이라든지, 모카포트나 에어로프레소 같은 수동 도구까지도 다룹니다.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면 아예 커피의 재배 단계부터 다루는 『완벽한 커피 한 잔』을 추천합니다. 다만 이건 컬러도 아니고 그야말로 연구 분석하는 종류의 책이라 입문 단계에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사진도 많고 상세한 설명이 있는 이 책이 편하다는 거죠.



읽고 있다보면 라떼아트도 배우고 싶은데, 시골이라 배울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어렵군요.;ㅅ;



장현우. 『COFFEE LIFE 커피라이프』. 아이비라인, 2018,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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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ITANESS 2018.12.04 23:4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 이름이 낯익다 생각되 검색해보니 예전에 저 커피배울때 선생님이시네요;;; (이름은 기억 나는데 얼굴은 기억 안나는....)

    • 키르난 2018.12.05 07: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명한 사람이었군요! 시골은 배우려해도 차 타고 한참을 나가야 하는지라.ㅠ 차라리 본가 근처에서 배우는게 빠릅니다.ㅠ_ㅠ

로맨스가 가미된 판타지입니다. 로맨스보다는 판타지의 비중이 높고, 어떻게 보면 역 클리셰를 활용한 작품입니다. 보기에 따라 다르겠지요.'ㅂ'



리온 하르트는 회귀했습니다. 기사로서 어중간한 재능을 갖고 기사학교를 졸업한 뒤, 친우인 테론의 호위기사로 카르온 공작가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리온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 페릴 호칸은 카르온 공작가를 공격하여 몰락시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버티고 지키다가 함께 죽고, 역사에는 최초의 여기사인 페릴 호칸, 그리고 그의 약혼자인 웨일턴의 이름만 남습니다.

페릴은 평범하고 착했지만 페릴에게 빙의한 강은아는, 원작의 전개를 알고는 모든 것을 독식합니다. 그리고 리온은 거기에 휘말려 자신이 얻었어야 했던 기연을 빼았겼지요. 그리고 리온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던 테론 역시 죽음을 맞이합니다. 페릴의 속에 강은아라는 다른 이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회귀하면서 알게된 리온은 거꾸로 행동합니다. 그러니까 강은아가 빙의하여 모든 것을 빼앗기 전, 자신이 기연을 얻고 준비하면 된다고 말입니다.



그랬는데.

기사학교에 돌아와보니 테론도 바뀌었습니다. 짧은 대화와 함께 깨닫지요. 테론 역시 회귀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둘은 페릴(강은아)의 분탕질을 막아냅니다. 그와 동시에 리온은 회귀 전 페릴이 제대로 얻지 못한 그 기연을 끝까지 뚫고 새로운 세력을 얻어냅니다. 이 상황은 왕국의 계승다툼과도 맞물리며 상황을 완전히 바꿔 놓습니다.



감상 제목에서 적은 것처럼 이야기는 결말까지 일직선으로 달립니다. 회귀를 통해 단단히 연마된 주인공들은 모든 상황에 대처하고 새로운 상황도 헤쳐나가며 정의로운 결말로 갑니다. 특히 리온은 성실하고 바른, 노력형 검사로서 거기에 기연으로 재능까지 추가하여 검의 극의까지 봅니다. 항상 올바른 길을 선택하는 모습이 어떤 의미로는 열혈계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도 듭니다. 성격은 전혀 다른데도 읽으면서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시리즈 중 하나가 떠올랐거든요. 물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릅니다.


소설의 단점도 여기서 옵니다. 완성된 인물들이다보니 주인공들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이들은 이미 완성된 상태에서 아주 약간의 손질만 더하는 정도이고요. 오히려 성장은 페릴이나 호칸 집안의 이야기에서 두드러집니다. 특히 호칸 집안의 결말은 상당히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반동인물인 페릴이 어떠한 결말을 맞이하는가도 매우 중요하지만 보통의 악녀와는 조금 다른 결말을 갑니다. 여성이 많으면 여성 서사도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리안과 페릴의 대비에서 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뭔가 호쾌하고 일직선으로 달리는, 어떻게 보면 무협지와도 비슷한 구조의 판타지가 읽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다락방마녀. 『나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1-4』. 제로노블, 2018, 세트 14000원.



로맨스 판타지이기는 하나 로맨스의 비중은 적은 편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감정의 확인이 이미 다 끝난 뒤에 출발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로맨스보다는 파트너, 동반자로서의 모습이 많습니다. 그런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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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둘을 묶어서 올릴 생각은 없었습니다. 한데, 방을 둘러보며 그간 리뷰를 올리지 않은 책은 없나 둘러보는데 『라틴어 수업』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야아. 왜 이 책 리뷰 올리는 걸 빼먹었지?; 그리하여 원래 올리려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와 함께 묶어 올립니다.



서지사항 작성하면서 보니 올해 나온 책이 아닙니다. 집에 묵은 책은 올해 나온 책이 많은데, 이 둘은 작년과 재작년에 나온 책이네요. 『라틴어 수업』은 출간 직후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계속 올라 있었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왔습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이라 챙겨두었다가, 분명 빌렸던 것 같기는 한데 왜 읽은 기억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참 희한하지요. 도서관에 신청한 것 같긴 한데 왜 읽은 기억이 없을까요. 허허허허. 하여간 지난번에 알라딘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사은품 이벤트를 할 때 다른 책과 섞어 샀습니다. ... 아. 그 책도 읽어야 하는구나. 하하하하하하하.



『라틴어 수업』은 읽으면서 반성했습니다. 꾸준하게, 또 끊임없이 공부하는 분의 이야기라 저도 계속 반성하게 되더군요. 공부하기 싫다면서 다 때려치우고 신나게 놀고 있는 제가 할말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되살렸습니다. 그리고는 사고치겠다고 준비는 하고 있지만 어찌될지는 모를 일입니다. 라틴어에서 시작하는 다양한 이야기라, 라틴어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쪽이 이해하기 좋습니다. 어학도 그렇지만 서양의 인문학에 대한 소양이 있다면 더 이해하기 좋고요. 아니더라도 그렇게 어려운 책은 아닙니다. 평소 인문학을 공부하려던 사람이라면 입문서로 좋습니다. 다만 그냥 교양서로 가볍게 보기에는 조금 버거울 책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그렇지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쓰는,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설가라면 막연하게 갖는 그런 꿈과는 달리,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쓰기는 궤를 달리합니다. 제 탐라에도 여러 작가님들이 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쓴다는 분은 못 본듯합니다. 하기야 전업 소설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이기도 하지만, 하루키처럼 무섭게 쓰는 경우는 못 보았습니다. 하루키의 소설 작법은 다른 곳에서도 여러 번 나왔지만 여기서는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 안내합니다.

소설 쓰는 시간을 정해 그 시간은 어찌되었든 쓸 것. 무조건 쓸 것. 하지만 쓰기 전에는, 특히 장편소설을 쓰기 전에는 가능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갈망하는 것이 극한에 다를 때까지' 몰아 붙이는 것이 중요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소재도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그 때 한 번에 풀고 말입니다. 소설을 쓰지 않는 기간에는 힐링하듯이 번역을 주로 하기도 하고요. 중요한 건 소설을 일단 한 번 쓰고 나면, 그 다음에는 쓴 소설을 다시 분해해서 쓰듯이 재조합하는 과정을 거친답니다. 아내의 검토를 받아 지적받은 곳을 다시 쓰고 또 수정하고. 하여간 그렇게 하면서 상당한 시간을 소설에 쏟아 붓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읽은 것도 많지는 않지만 마음에 드는 소설도 전혀 없었습니다. 아니, 유령 이야기 나오던 하나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확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고요. 오히려 수필들이 마음에 들었지만, 지금의 제가 다시 읽어도 재미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작년과 올해, 특히 책 취향이 매우 바뀌어서 더 그렇습니다.

어쨌건 이번 책도 읽으면서 상당히 좋았습니다. 글쓰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고요. 아마 두 세 번 다시 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동일. 『라틴어 수업』. 흐름출판, 2017, 15000원.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2016,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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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링크: https://britg.kr/novel-group/novel-posts/?novel_post_id=58618


(브릿G 리뷰의 블로그 백업판입니다.)


첫 번째 리뷰를 작성한 것이 언제인가 보니, 7월 4일. 아직 한창 2장의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을 때였습니다. 지금은 2장을 넘어서 3장의 이야기가 조금씩 진행중입니다.


1장의 이야기는 북쪽의 척박한 땅, 탈콘의 자작이 사망하면서 정식 후계자인 에르도안이 클 때까지 5년간만 임시로 자작위를 받은 바레타가 주인공입니다. 바레타는 자신을 배척하는 다른 가신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것을 빼앗은 것이라 생각하는 에르도안 사이에서 무사히 탈콘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 와중에 탈콘의 내부적 결속을 이루지요.

2장은 점차 에르도안이 성장하면서 점차 누님에게 반하는 내용에 가깝습니다. 탈콘의 연회를 주최하면서 벌어진 이야기, 그리고 그에 앞서 일어난 다른 사건들. 에르도안은 성장하면서 누님을 지키겠다 다짐하고 그렇게 또 성장합니다.
그리고 3장. 아직 진행중인 여기서는 판이 더욱 커집니다. 탈콘의 내치를 다룬 1장, 탈콘의 외치를 다룬 2장에 이어 이제는 탈콘뿐만 아니라 그 밖의, 제국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위의 설명만 보고 소설을 보시면 예상과 다르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아주 간략하게 줄인 이야기라 저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목에서 말한 것처럼, 탈콘의 인사인 '모든 것은 탈콘의 의지대로'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 소설은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바레타 탈콘과 그 등을 따르는 에르도안 탈콘이 중심입니다. 소설 소개에서 보인 의붓누이와 이붓동생의 모습은 철저하게 에르도안 탈콘의 시점입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 바레타는 마음이 없어 보입니다. 5년의 기한이 이제 머지않아 끝날 것이고, 에르도안은 장성하여 훌륭한 청년이 되어 갑니다. 이미 기사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기사 자격을 따기 위한 마지막의 문답에서 지적당한 것처럼 에르도안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아마 3장이 넘어야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에르도안이야 이미 넘어갔지만, 아직 바레타는 다른 일로 바쁘니까요.


이전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이 소설의 특징은 여러 등장인물들의 존재감입니다. 작가의 의도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은 여성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등장하지 않나 싶은 정도입니다.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지금 당장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주요 인물로는 여성이 더 많이 떠오릅니다. 이미지가 더 강렬했다는 의미입니다. 남성 중에서 바레타와 동급으로 혹은 그 못지 않게 강력한 이미지로 나오는 것은 에르도안 외엔, 3부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황자 정도입니다. 그나마 황자는 바레타와 대척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황자의 약혼녀이자 파트너인 안셀르도 대척에 있지요. 안셀르가 매우 눈에 띄는 것은 지금까지 소설 속에 등장했던 다른 여성들은 바레타와 같은 편에 있거나, 같은 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편에 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안셀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지요.

또 하나의 특징은 바레타와 에르도안의 성격입니다. 바레타는 에르도안보다 나이가 많으며, 어릴적부터 고생하여 그런지 어린 나이임에도 이미 어른입니다. 매우 냉정하고 냉철하며 사람을 보는 눈도 좋습니다. 그에 비하면 에르도안은 사랑받고 큰 자식이라 초반에는 조금 버릇없습니다. 그러나 점차 성장하며, 누이의 등을 보고는 저 등을 따르고 싶다,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조금은 감정적이라 할 수 있으며 자신의 속내를 쉬이 드러냅니다. 곰곰히 이 둘의 성격을 비교하다 깨달았지만 여기서도 성별반전의 모습이 보입니다. 냉정하다, 냉철하다, 카리스마 있고 지도자로서 존경할만 하다는 수식어와 버릇없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감정적이다라는 수식어는 보통 남성과 여성에 따라 붙는 성격 수식어입니다 .판타지속에서도 자주 그렇지요.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런 것이 바뀌어 있습니다.


앞서의 리뷰에서는 서문의 이야기가 언제쯤 등장할지 궁금하다 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로맨스보다는 바레타가 살아 남는 법, 그리고 이 세계의 여성들이 살아가고 살아남는 법을 다루는 이야기다보니, 바레타의 행보가 참으로 궁금합니다. 바레타에게 작은 선물을 남기고 죽은 그 노인이 그랬던 것처럼, 저 역시 바레타의 등을 볼 뿐입니다. 언젠가 댓글에도 달았지만,

"아니오, 그냥 그렇게 가시면 됩니다. 뒤돌아보지 않고 보여주시는 그 등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닿더라도 신경쓰지 마세요. 묵묵히 가시는 그 길에 꽃 뿌려드리오리다. 그리고 그 꽃길이 다른 사람들이 선망하고 따라갈 길이 되오리다."

바레타가 그저 자신의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그 길을 가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힘이 생깁니다. 본인은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그 발자국이 하얀 눈밭에, 길을 알려주는 첫 사람의 그 발자국 같거든요. 눈이 더 내리더라도 뒤 따라 걷는 사람들이 있으니 길이 다져저 다른 사람들도 편히 갈 수 있을 겁니다. 바레타가 걷는 길,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이 걷는 길이란 그런 것입니다.

아직 1부이고 2부는 가려면 더 많이 남았답니다. 천천히 가는 소설이지만 여러 고비들을 넘기고 오는 소설이니만큼 천천히 따라오시길 추천합니다.:)

Tag // 書計, 브릿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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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은 별도로 올리지만 종이책은 내내 미뤘습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되면 연말 결산에 애로사항이 꽃피겠다는 경각심이 들어 간략 감상만이라도 올려봅니다. 달랑 네 권 이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거라고 우겨봅니다.



야나기사와 고노미. 『나 답게 마흔』

올해 들어 마흔 관련한 책이 왕창 쏟아지는 것은, 책 많이 읽던 세대가 서른을 넘어 드디어 마흔에 진입했다는 의미인가봅니다. 이런 책을 사서 볼만한 사람들의 나이대가 그렇다는 것이겠지요. 바꿔 말하면 20대는 책을 사서 볼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없는지도 모르지요.

마흔이 되면 뭔가 달라질까 싶어 읽어보았는데, 크게 달라지는 건 없나봅니다. 읽은지 시간이 지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는 건, 무난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뤘다는 걸 겁니다. 아마도.; 하지만 거꾸로 분노의 감상문이 없다는 건 그야말로 무난하다는 의미일지도요.(먼산)


이런 종류의 책들이 대체적으로 말하듯, 좋아하는 것과 즐겁게 살자는 내용이었던 것만 어렴풋이 남았습니다.




다이보 가쓰지 외. 『커피 장인』

이쪽은 구입 고민중입니다. 올 초인가에 보았던 『동경 카페』에 소개되었던 여러 카페 주인들이 등장하더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다 싶었던 것도 그 때문인가봅니다. 각각의 커피전문가들이 어떻게 이 커피세계에 뛰어들었는지, 커피에 대한 철학이 어떤지를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읽고 나면 당장 짐싸서 커피 마시러 가고 싶어지는 부작용이 조금 있습니다. 구입할지 고민중입니다. 사면 한 번쯤은 더 보겠지만 그 이상은 안 볼 것 같은데, 책 둘 자리가 있을까요.



혼마 이타루. 『작은 집 짓기 해부도감』

집짓는 이야기. 다른 것보다, 여러 작은 집들을 실례로 삼아 각각의 집들의 특징과 대지별, 가족 구성원별, 생활방식별로 어떻게 다른 형태로 구성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계단의 모양과 위치, 동선, 차의 보유 여부, 가족 구성원의 존재, 채광, 특수실, 건평 등의 여러 조건에 따라 설명하니, 집을 지을 생각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재미로 읽기에는 매우 본격적인 책이더군요. 그래도 집구조를 생각하거나, 집을 보러 다니기 전에 챙겨보면 좋습니다.




최고요.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갓 읽은 책입니다. 그러고 보면 여기 감상 적는 순서도 반납 순서로군요. 하하하하하.

의외로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월세든 전세든 내가 현재 살고 있는 공간을 편하게 만들기 위해 돈 들이는 것을 아까워 하지 말라는 데 감동 받았습니다. 2년 동안 내 집이 될 공간인데 남의 집이라고 하여 돈을 적게 들여 주거를 아끼는 것은 아쉽지요.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주거에 비용을 더 들일 필요는 있습니다. 무작정 돈을 붓는 것은 아깝겠지만 24개월로 나눠 생각하면 얼마간의 돈을 들이는 것이 꼭 나쁜 일은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엉뚱한데 돈 쓰는 건 또 문제지만.

어떤 의미로는 지름신이 붙는, 무서운 책이었습니다. 귀찮은 걸 질색하는 게으름뱅이라 이렇게 부지런하지 않은게 다행입니다. 의욕이 더 있었다면 지금 당장 실천해보겠다고 들이댔을지도 모르지요.




야나기사와 고노미. 『나 답게 마흔』, 이승빈 옮김. 반니, 2018, 13000원.

다이보 가쓰지 외. 『커피 장인』, 방영옥 옮김. 컴인, 2018, 14000원.

혼마 이타루. 『작은 집 짓기 해부도감』, 노경아 옮김, 더숲, 2018, 14900원.

최고요.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휴머니스트, 2017,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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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앞서 올렸던 미라클 스티치: 오랜만에 바늘을 잡아볼까요 와 이어집니다. 그 댓글에서 오갔던 이야기, 그러니까 전공과 직업 측면에서 보는 몇 가지 지적입니다. 따라서 해당 작품을 읽지 않았다면 내용 폭로를 당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아예 해당부분은 접어 놓고 이야기를 풀어 봅니다.


더보기



간단히 요약하면 『미라클 스티치』의 문제점은 두 가지입니다.

1.기록, 기록물이란 무엇인가?
2.아무리 마법으로 관리한다고 하지만 그 방대한 기록을 1인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인가?




마법이 발전한 세계에서 도서관리를 어떻게할지에 대해서는 제 나름의 설정을 만들어 논 것이 있으니 아마 정리해서 조만간 풀어 놓겠지요. 퇴고가 빨리 끝나야 그 다음 진도가 나갈 건데.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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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나멜선 2018.11.21 22:3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 기록학의 관점에선 확실히 결말 부분이 맹점이 될만 하네요. 그런 관점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따로 글
    올려주셔서 무릎을 탁 치며 읽었어요+_+

    기록**자의 설정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납득한게, 그들의 존재를 인간과는 다른 일종의 초월적 존재로 생각했거든요. 새로운 기록이 생기는 한 사실상 불멸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점만 봐도요.

    사실 작품에서 기록**자가 구체적으로무슨 일을 하는지 나오지 않아서 과연 사서처럼 기록을 관리하는게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작품을 읽으면서 떠올린 이미지는 '모든 기록의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에 마음대로 접속할 수 있는 자'라는 거라서요. 아니 그럼 기록접속자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마법이 있는 세계에서 어떤 식으로 기록물관리가 이루어질지 그 이야기도 흥미로울 것 같네요! 시간되실때 천천히 들려주세요ㅎ

    • 키르난 2018.11.22 08:1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SF적으로 바꿔 말하면 기록~자는 admin 계정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존재자체로 시스템 기능이 발동하도록 하는 시스템의 인공지능적 존재로 보입니다. 따지고 들면 지나치게 초월적이고 마법적인 거죠. 인지하는 순간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록에 접근 가능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인간도 포함인가? 인간 역시 기록의 존재인데? DNA레벨까지 내려가면 인간뿐만 아니라 그 모든 것에 접속 가능한가?
      ...
      너무 SF로 갔군요.(먼산)

오메가버스 세계관의 BL이며, 이전 작 『나이트를 잡는 방법』에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전작을 보는 쪽이 더 이해하기가 쉬울 겁니다. 이 책만 보아도 상황 이해하는데는 전혀 문제 없지만 같이 보는 쪽이 더 재미있겠지요.



읽는 내내 얼마 전 B님과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BL은 주로 일본쪽 사이트를 들여다보시는지라 저랑은 반경이 많이 안 겹칩니다. 거기서 오메가버스 소설들의 이야기를 했는데, 일본에서는 오메가버스의 설정들이 고착화 된 느낌입니다. 한국이랑은 많이 다르더군요. 이 이야기는 최근 읽은 오메가버스를 모아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 나중에.;



왜 소설 감상쓰다 말고 이런 이야기를 했냐 하면, 일본의 설정들은 대개 오메가와 알파간의 관계를 다룬다 치면 한국의 소설은 그걸 넘어서 알파, 오메가, 베타라는 세 형질에 상관없이 연애하는 이야기도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이 그렇거든요. 서로 다른 형질인데, .. 그러한데.. 이걸 적는 것이 내용폭로가 될지 아닐지 몰라서 일단은 넘어갑니다. 전작을 보았다면 아마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이 소설만 본다면 모르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이현은 유현민의 상관으로 팀장입니다. 유현민은 들어온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신입사원이고 이현은 연차를 넘어서, 회사 전 대표의 아들입니다. 회사에 내부적으로 이러저러한 상황들이 있어 조금 꼬였지만 이현은 현 대표의 가장 듬직한 룩Look으로 불립니다. 이전 작의 나이트는 Knight, 다시 말해 체스의 말(기병)이었지요. 죽은 회장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고, 그 아들 둘은 각각 결혼하여 자식들을 여럿 보았으며, 그 여러 자식들은 각각 킹, 퀸, 룩, 비숍, 나이트 등으로 불립니다. 그 중 이현은 평범한 길을 걸어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조용하게, 어떤 의미에서는 폭발하기 직전의 화약고와도 같은 상태입니다.


뭐, 그 자세한 사정이야 유현민이 알 일은 아니고, 현민에게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상관이라는 것이고, 어쩌다보니 사적인 연락을 하게 되었으며, 점차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영화를 보고 하는 등의 활동이 늘었다는 겁니다. 원래 자신의 이상형은 참한 오메가였는데 어느 순간 팀장님이 지분을 차지하는 군요.


그렇습니다. 이 소설은 흔히 리맨물로 줄여 부르는 샐러리맨들이 회사에서 연애하는 이야기입니다. 뒤로 가면 판이 더 커지고, 조금 더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기본은 그렇습니다. 거기에 알파로서의 정체성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이야기도 추가가 됩니다. 어쩌면 형질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지요. 오메가버스는 그 태생적인(...) 환경 때문에 우성 형질에 해당하는 알파와, 열성 형질에 해당하는 오메가의 주종 혹은 굴복적 관계와 사랑을 다룹니다. 돌려쓰긴 했지만 진한 베드씬을 쓰기 위해 탄생했다 해도 틀리진 않을 겁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하고.; 이 소설도 그런 이야기를 짚고 넘어갑니다. 형질에 대한 이야기는 전작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더 깊게 짚고 넘어갑니다.





만. 솔직히 그 태생적인 제약 때문인지 저는 가이드버스의 이야기가 더 좋았습니다. 『가이드의 조건』의 외전도 그 다음에 나올 예정이지만 『나의 낭만적인 적』 등장인물들도 각각의 이야기가 나오는지라 어느 쪽이 먼저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소장본 예약 받다가 엎으신 걸 보면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기도 하고요.


어쨌든 뒷 이야기를 더 보고 싶은 건 가이드버스 쪽입니다. 언제쯤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꼭 볼 수 있기를..!




진램. 『나의 낭만적인 적 1-2』. 피아체, 2018, 각 4천원.



제목이 나의 낭만적인 적인 것은 현민이 직접 이 이야기를 언급하기 때문입니다. 그 자세한 맥락은 언급하면 안되지만, 원래부터 조신한 오메가가 취향이었던 현민이, 자신의 취향을 꺾고 회사내에서도 가장 어려운, 그리고 또 어떻게 보면 반대되는 자리에 서 있는 현을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니 나의 낭만적인 적-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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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바늘땀-쯤으로 번역할 수 있을 건데, 이 단어 자체가 주제이기도 하고 소재이기도 합니다.

로맨스 판타지로 블로그 연재 당시 재미있게 보아서 출간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렸는데, 이차저차한 사정으로 알라딘 출간이 매우 늦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야 볼 수 있었네요.



이 소설을 기다린 이유는 바느질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손재주가 좋고 눈썰미도 좋아 초반부터 이것저것 만드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이쪽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창고 한 가득 재료 쌓아 놓는 것도 그렇고, 만든 작품을 쌓아 두는 것도 그렇고, 흥미가는 분야면 그게 얼마나 되는 중노동이든간에 달려들고 보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감정이입이 되는 걸 넘어서, 아예 손 놓고 있던 여러 물건들을 도로 만들고 싶어지더군요. 물론 그 마음은 푸쉬식 꺼졌지만, 가끔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에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아르티 티엘은 아카데미 재학생입니다. 그리고 소설의 첫 머리에서, 아르티는 제5도서관에서 목놓아 통곡중입니다. 그간 자신이 어장관리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어장관리를 당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기숙사에서 통곡을 하면 방음 때문에 다들 알아챌 것이라 인적이 드물다 못해 사람이라고는 사서 한 명뿐인 제5도서관에 와서 통곡을 한답니다. 그리고 이 여학생이 도서관에 와서 통곡하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던 사서, 리비어 톰스는 달래기 위해 말을 걸다가 오히려 아르티에게 낚입니다. 미끼는 아르티의 삼촌인 유명 작가 카봉디 디엥 티엘의 사인본이었습니다.


아르티를 어장관리한 인원은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좋아한다며 다가오는 사람들이라 자신에게 뭔가 뇌쇄적인 것이 있나 착각했지만 착각은 착각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아르티는 자신을 좋아한다고 다가와서 자신에게서 단물만 쏙쏙 빼먹고 간 이들을 응징하고자 합니다.




소설은 아르티의 응징기와, 그와 거의 동시에 시작되는 연애담을 다룹니다. 반하기도 잘 하지만 이번만큼은 사람 잘 고른 아르티는 매우 저돌적으로 구애하며 연애를 시작합니다. 나이 차이는 어차피 의미없다고 외치며 밀어 붙인 것이지요. 리비어가 버틴 것은 그 자신의 비밀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야기는 슬쩍 접어둡니다. 가장 중요한 곳에서 펑!하고 등장하는 이야기라 미리 풀어 놓으면 재미가 없습니다.

다만 이 트릭은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어, 제 다른 종류의 창작욕을 조금 불러 일으켰다는 이야기만....; 사서가 남자주인공인 소설임에도 도서관 업무의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덜 등장한다는 것도 아쉽고요. 아르티가 주인공이라 아마 그럴 겁니다.



그러고 보면 정연주의 단독작품은 이번에 처음 읽었습니다.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와 『차아제국 열애사』, 그리고 『허니 앤 베어』는 일찌감치 읽었지만 단독작은 이번이 처음인게, 로판은 동양판타지보다 서양판타지를 선호하다보니 그렇습니다. 대체적으로 동양판타지나 역사소설, 현대 로맨스가 많더군요. 이쪽은 서양판타지라 즐겁게 보았습니다.

(취향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고, 로맨스 중 현대나 동양판타지는 감정이입이 강하게 되는 문제와 설정의 문제로 드물게 봅니다.)



2권에는 블로그에서 연재 안되었던 외전이 여럿 붙었습니다.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 가장 궁금했던 모 조교님의 연애사, 그 뒤의 이야기도 더 나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좋았던 건 조교님의 이야기입니다. 멋집니다, 이 분....! 조교님 외에도 아르티를 도와주는 샐리나 다른 친구들도 매력적입니다. 무엇보다, 알고 보니 아르티가 허브™였다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이 허브는 향신채가 아니라 네트워크의 허브를 의미하는 겁니다. 일반 허브가 아니라 주요 노드들이나 주요 허브들과 직링크가 가능한 무서운 허브입니다. 게다가 백업 능력이 뛰어나 자체 디펜스 시스템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 건은 외전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정연주. 『미라클 스티치 1-2』. 오드아이, 2018, 각 2500원.



그리하여 바느질이 하고 싶다 생각은 했지만 실천으로 옮기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겁니다. 게으름 퇴치가 문제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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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 2018.11.16 13:1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재미있을 거 같음+전자책이라 공간 부담없음으로 덜컥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다음번 주문때..

  2. TTITANESS 2018.11.16 23:4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러고보니 웹상에서 재미있게 보다가 놓쳐서 뒤가 기억이 안 나는 작품인데... 확인해봐야 겠습니다. 후후후

  3. 에나멜선 2018.11.17 15:1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참 사랑스러운 이야기죠:D 사서님 설정이 흥미로워서 사서님 같은 다른 기록**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추천드린 보람이 있어서 뿌듯하네요>_<

    • 키르난 2018.11.17 19: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덕분에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ㅆ< 다만 사서 설정이나 기록**자 설정은 조금 고개를 갸웃하는 부분도 있어서 말입니다. 이쪽 전공 조금만 파고 들면 굉장한 함정이 되거든요. 그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4. 에나멜선 2018.11.18 09: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 사서님 설정에 일종의 고증오류(?)가 있나 보군요. 일반인인 저로서는 짐작도 안 가는데; 시간 되시면 그 이야기도 해주세요! 궁금해지네요ㅎ

현대 배경이기는 하나, 현대판타지 성격의 BL입니다. 퇴마이다보니 현대판타지로 넣는 것이 맞겠지요.


1부 보고나서는 2부 읽은 뒤 리뷰 올리겠다고 했지요. 2부는 조아라 연재본을 그대로 따라간 덕에 이전보다 쉽게 보았습니다. 차라리 조아라 연재본을 안보고 그냥 읽는 것이 더 재미있었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추리소설 미리 읽은 것처럼 어떻게 될 것인지 알고 있으니 덜 재미있더라고요. 뭐, 어느 쪽이건 재미있었다는 건 같습니다.


퇴마는 BL에서도 적지 않게 나오는 소재지만 이 소설은 읽기 편합니다. 그러니까 커플이 헤어질까 아닐까를 걱정하지 않고 안심하며 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즐겁게 볼 수 있었고요.



1부 1권은 퇴마 이야기가 먼저 등장하고, 그 뒤에야 주인공들인 우희림과 백연려의 사연이 나옵니다. 희림이 퇴마를 하는 이유는 사람을 구하는 것으로 업보를 씻어 여의주를 받기 위함이고, 연려는 옆에서 보좌하며 내내 기다리는 겁니다. 그 둘의 사연은 워낙 길고도 싶으며, 1부는 이들 둘이 어떻게 엮이게 되었는지, 그리고 다른 악연은 무엇인지의 이야기가 차근차근 등장합니다. 인간과는 연이 없기 때문에 윤회하는 동안 내내 외롭게 살아온 희림이지만 이번 생에는 묘하게 형이 있습니다. 그것도 1부의 수수께끼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1부의 마무리도 짐작은 하시겠지요. 업보를 청산하고 이무기에서 용으로 거듭나는 것이 결말입니다. 그 부분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여러 외전들이 추가되어 뒷 이야기도 나옵니다.



2부는 그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이전에도 한 번 적은 적이 있지만, 조아라 연재란에서 2부가 완결되는 것을 보고, 그 뒤에 1부를 찾다가 출간된 것을 알고는 2부 주행 후 1부를 보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원래도 몸이 약했지만 용이 된 뒤에도 여전이 몸이 약한 희림은 염라대왕의 명으로 인간세계에서 계속 일합니다. 그리고 여러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대체적으로 으스스한 이야기가 많으니 무서운 이야기에 약하시다면 옆에 힐링거리라도 갖다 놓고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뭐, 저도 무서운 건 잘 못 보지만, 그러면서도 미쓰다 신조를 거의 다 읽었으니 비교하기는 어렵군요. 미쓰다 신조보다는 대체적으로 덜 무섭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귀신은 그래도 일본의 귀신보다는 손속이 좀 낫고, 퇴마가 주다보니 어쨌든 잡힐 거라는 걸 아니까요. 『노조키메』는 그런 상황이 아니니 무서웠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쫓아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잖아요....



한국의 귀신이나 전설, 설화 등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물론 무서운 걸 못보신다면 각오는 조금 하셔야 할 겁니다.



2RE. 『밤이 들려준 이야기 1-2』. 피아체(영상출판미디어), 2018, 1권 3200, 2권 3800원.

2RE. 『밤이 들려준 이야기 2부 1-3』. 피아체(영상출판미디어), 2018, 1권 3500, 2권 3000원, 3권 2500원.


Tag // BL, 書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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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배경의 BL입니다.

다른 할리우드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그 직접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원 모어 퍼킹 타임』과 가장 유사한 배경이라고 할 수 있군요. 그러나 전작을 몰라도 읽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조금씩 연결된 할리우드 시리즈와는 달리, 이건 단독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소설 페이지가 상당히 많지만 살짝 함정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서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대화체 소설입니다. 소설 앞머리의 주의에 적어 놓았듯 레제드라마와 비슷하게 대화로만 진행되는 소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이게 어떤 면에서는 장점이고 어떤 면에서는 단점입니다. 대화만 나오고 모든 상황이 대화로만 파악할 수 있지만 크게 문제는 없었습니다. 저는 매우 즐겁게 보았지만 익숙하지 않다면 읽는데 애를 먹을 수도 있을 겁니다.



주인공들은 둘입니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역이기도 하지요. 샘포드 베냇이 먼저 나오고 에드먼드 와이트는 서장 후에 등장합니다.

샘은 매우 나태한 인물로, 맨 앞에 나오듯 건물 임대업을 합니다. 그리고 최근 정략결혼 상대였던 약혼자와의 약속을 홀랑 잊는 바람에 파혼당합니다. 한 번 그런 것이 아니라 매우 자주, 여러 번 약속을 잊었던 탓에 약혼자가 아주 많이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그는 새로 애인을 만들면 상황타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같은 아파트먼트에 사는 에드먼드 와이트에게 접근합니다.

에드먼드 와이트는 결벽증을 가진 인물입니다. CEO인 그는 샘의 아파트먼트에 입주했기 때문에 샘에게 스토킹을 당합니다. 물론 입주한 것이 스토킹의 모든 이유는 아닙니다. 그 자세한 이유는 직접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 두 사람은 만난 이후로 내내 만담을 주고 받습니다. 대체적으로 샘은 들이대고 에드먼드는 방어합니다. 여러 이유로 샘을 거부하는 에드먼드는,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 눈 앞에 초콜릿 퍼지를 듬뿍 올린 아이스크림 선데를 만났을 때의 반응과 상당히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눈 앞에 있는 이것은 악마의 음식! 먹으면 안돼! 안돼! 안.. 안.... 안돼.................!"


장렬하게 속으로 부르짖지만 이미 눈 앞에 샘이 있는 상황에서는 틀렸습니다. 빠져나갈 방도가 없이, 샘에게 휘말립니다. 매우 이성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이기적인 이 인물은, 샘에 비해면 매우 이타적입니다. 샘은 여러 모로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그러나 매력적입니다. 그래요. 얼굴이 매우 잘생겼습니다. 그렇다보니 샘의 사정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일반인과, 그런 일반인을 공략하는 샘의 음흉함이 매우 돋보입니다.


결말은 짐작하시는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데는 상당히 길고 긴 이야기가 펼쳐지니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드라마의 화면전환처럼 이 소설도 장면 전환 때마다 장이 바뀌고 장의 제목이 바뀝니다. 그 제목 자체도 내용폭로다보니, 제목도 주의깊게 읽으시면 재미있습니다.



여러 모로 우울할 때 도움을 받았던 소설입니다. 읽는 내내 유쾌하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조만간 재독해야지요.



Lee. 『나태한 이성애자의 종말』. 이클립스, 2018, 본편 3천원, 외전+후기 100원.



가격정보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외전과 후기를 따로 빼서 100원. 1백원 맞습니다.'ㅂ'a

Tag // BL, 書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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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이츠』부터 『대본 리딩 외전』까지가 해당되네요.



라그돌. 『더 나이츠』.

BL, 판타지.

배틀호모라 불리는 티격태격 연애담입니다. 아마도 제가 최초로 본 배틀호모가 이 작품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만. 유쾌하면서도 결말까지 일직선으로 호쾌하게 달리는 이야기라 우울할 때 보려고 슬쩍 빼두었습니다. 아직 못 읽었다는 이야기니 소장본과의 차이는 나중에나 확인할 수 있겠군요.

사막의 왕국들을 배경으로, 어린왕과 그의 숙부를 둘러싼 왕위계승 전쟁에 휘말린 용병단의 단장 카이젤과, 그런 단장에게 찍혀서 고생하는 소드마스터 카미스의 이야기입니다. 소드마스터들의 싸움이니 진짜로 배틀호모죠.



쇼시랑. 『잔류 망상』. 블루코드, 2018, 3천원.

BL, 판타지.

어, 살짝 공포물이 섞였습니다. 앞부분 읽다가 등줄기가 서늘하길래 결말 확인하고는 일단 봉인했습니다.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는지 아닌지는 중간부분을 읽어 확인해야하는데 용기가 조금 더 필요합니다.



김모래. 『카르마』. 개정판.

BL, 차원이동? 시간이동? 역사.

카페에서 잠시 잠을 청했는데 정신 들어보니 로마시대의 노예 몸이더라-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인의 기본 상식에서는 노예제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아 적응하는데 매우 애를 먹지만, 그럼에도 주인님과 연애 아닌 연애는 합니다. 집에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살아 남는데만 집중하지만 결말은...(하략)

로마시대 역사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결말부의 몇 함정(?)이 재미있더라고요.



레이아드. 『검은 양 1-2』. 시크노블, 2018, 각 3천원.

BL, 오메가버스, 판타지.

판타지와 근대세계관의 중간쯤에 있는 소설입니다. 감상은 앞서 올렸으니 슬쩍 빼고. 주인공들의 마음고생이 심하므로 읽을 때 약간의 각오(?)가 필요합니다. 노아가 매우 많이 고생하니까요...ㅠ_ㅠ



Lee. 『나태한 이성애자의 종말』. 본편, 외전&후기.

BL, 현대.

읽으면서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이런 미친 플러팅이라니! 거기에 넘어가는 당신도!

게으름의 왕도를 달리는 샘포드 베넷은 그 게으름 때문에 약혼자에게 차입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매우 귀찮아 하다보니 약혼녀와 결혼 조율을 위해 외출 약속 잡은 것도 잊었거든요. 그리하여 분노에 찬 약혼녀에게 파혼 선언을 당하니, 목숨의 위협도 같이 당합니다. 그리하여 그 타개책으로 생각한 것이 도망칠 것을 찾을 겸 새로운 연애대상을 물색하는 것. 그리고 모처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먼트의 에드먼드 와이트가 자신의 얼굴을 매우 좋아한다는 걸 파악합니다. 정보를 입수한 즉시 샘은 에드먼드를 스토킹(...)하며 그의 집에 들어갈 방도를 호시탐탐 노립니다.

인트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묘사 없이 대화로만 이뤄지는 소설입니다. 그거 문학용어로 뭐라하던데 잊었고요, 하여간 그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저는 읽으면서 내내 웃어 제꼈습니다. 미국 드라마, 시트콤을 보는 것 마냥 생생하게 재생이 되어 그렇습니다. 저와는 유머코드가 잘 맞아 그랬지요.

자세한 감상은 이후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두나래. 『햇살 세 스푼 외전』.

BL, 판타지.

외전편은 상당히 짧지만 이야기 자체가 매우 즐겁습니다. 루비의 귀여움은 이번에 구입한 『용의 황자님』으로 이어집니다./ㅅ/



pomelo. 『로스 오호스(Los ojos) 1-2』.

BL, 판타지.

판타지와 현대 사이 어드메라고 보아도 되는 세계관. 결말이 매우 달달한 운명론적 이야기입니다. 아니, 운명론적 세계관에서 운명을 뛰어넘은 사랑이야기로군요. 선천성 시각장애 때문에 눈으로 확인하는 운명을 만날 수 없어 배척당한 인물과, 그의 주변을 맴도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 라고만 적어둡니다. 추리요소가 있고 반전이 두 번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밝히면 안됩니다. 감상은 앞서 적었으니 이정도로 하고. 10월의 도서로 당당히 꼽습니다. 『나태한 이성애자의 종말』도 좋지만 이건 형식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까요.



봉블리. 『서툰 선물』. 젤리빈, 2018, 1천원.

BL, 현대.

짧은 이야기라 따로 감상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한뼘BL시리즈로 나온 책이고요. 기숙사의 룸메이트 둘이 티격태격하는 이야기로 훈훈합니다. 소재 때문에 딱 이맘때쯤 읽으면 좋을 소설이고요. 작가 검색을 했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천의 얼굴』도 좋았지만 이쪽도 잔잔하니 좋습니다.



미네. 『대본리딩 외전』. W-Beast, 2018, 3900원.

BL, 현대, 배우.

『대본리딩』 본편은 리뷰를 안 올렸던 것 같기도 한데, 그 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외전편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외전과는 달리, 아예 본편에 이어졌어야 하지 않나 싶은 정도로 이야기가 깁니다. 하기야 사귀기 시작한 뒤에 두 사람이 어떤 행보를 걷고 어떻게 정상을 향해 걸어가느냐는 본편의 결과는 조금 다르니까요. 연기, 배우 등의 소재를 좋아하신다면 이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자카비. 『오프 더 레코드 1-3』.

BL, 현대, 연기.

한쪽은 아이돌이고 다른쪽은 국민배우. 나이 차이도 상당한 이 두 사람이 한 영화에서 만나 같이 연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연차 있는 배우인 윤희권이 주도권을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이강진에게 휘말리는 것이 보입니다. 하기야 희권은 처음부터 강진의 팬이었다고 하니까요.

강진을 둘러싼 여러 사건들 때문에 추리요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감상에도 적었던 것처럼 강제적 성관계와 폭력, 스폰서 소재도 등장하니 이런 쪽 못 보시는 분들은 주의하시길.



Lee. 『원 모어 퍼킹 타임! (미공개 외전 수록)』. (합본).

BL, 현대, 회귀.

2주년 기념 외전편 나온김에 보고 싶어서 검색했더니만, 교보쪽에만 사두고 알라딘에는 안 샀더라고요. 그리하여 재구입했습니다. 오랜만에 보니 참 좋습니다. 훗훗훗.




밀혜혜. 『은폐된 전부를, 가면을 바친다 1-5』.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보다는 판타지가 훨씬 강합니다. 여성 마법사는 손꼽힐 정도로 적은 세계에서 12년만에 마법고시에 합격한 이연 단유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말이 성장이지, 성장 자체는 2권쯤에서 마무리되었고 그 뒤에는 남자주인공인 유호 카진을 구하기 위한 행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유호를 구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고, 부당하고 합리적이지 않은 폭군을 끌어내는 과정이고요. 외전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나올까요...?



라그돌. 『캐슬링 1-3』.

BL, 역사.

이것도 나중에 읽겠다며 아끼는 중입니다. 흠흠.



김아소. 『별의 괴도(스핀오프 외전)』.

BL, 현대, 판타지. 수인, 스핀오프.

『별의 궤도』 스핀오프입니다. 외전이기는 하나, 평행세계의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작 『마이 팻 보이』의 스핀오프 외전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슬쩍 앞부분에서 흘리고 있으니까요.

별도로 감상을 올릴 것이나, 읽다가 눈물을 쏟을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옆에 손수건 한 장쯤 준비해두세요. 제목 때문에 발랄한 이야기겠거니 하고 집어 들었다가 눈물 펑펑 쏟았습니다.




정연주. 『미라클 스티치 1-2』.

판타지, 로맨스.

아끼다가 이제야 읽는 중입니다. 핫핫핫.; 읽고 있다보면 미친듯이 십자수든 바느질이든 뭔가 만들고 싶어지는 것이 단점인 소설입니다. 감상은 예~전에 블로그 연재분으로 올렸다고 기억하는데, 다시 읽고 찬찬히 적어보겠습니다.



이루리. 『꽃은 두 번 핀다 1-4』.

판타지, 회귀, 로맨스.
로맨스가 회귀 뒤에 오는 것은 시점 때문이라 해두지요. 앞서 감상을 올렸으니 슬쩍 건너 뜁니다.


2RE. 『밤이 들려준 이야기 2부 1-3』. 피아체, 2018, 1권 3500원, 2권 3천원, 3권 2500원.

BL, 현대, 판타지, 퇴마.

아. 2부 나오면 읽고서 1부와 함께 감상문 올린다고 했는데 잊고 있었습니다.(먼산)



아명. 『프레그넌트 A 본편, 외전』. 고렘팩토리, 2018, 본편 4300원, 외전 700원.

BL, 오메가버스, 현대.

현대 배경의 오메가버스입니다. 아무래도 오메가버스는 등급에 따라 우열이 나뉘어지는 것이 걸리지만, 세계관 때문에라도 그럴 수밖에 없지요. 재미있게는 읽으나 로맨스소설에서 그런 것처럼 읽고나면 뭔가 걸리는 그런 것. 감상은 앞서 적었으니 슬쩍 갈음하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는 그런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매우 동의했습니다.




라그돌. 『더 나이츠』. W-Beast, 2017, 4300원.
쇼시랑. 『잔류 망상』. 블루코드, 2018, 3천원.
김모래. 『카르마』. 개정판. 연필, 2018, 4천원.
레이아드. 『검은 양 1-2』. 시크노블, 2018, 각 3천원.
Lee. 『나태한 이성애자의 종말』. 본편, 외전&후기. 이클립스, 2018, 본편 3천원, 외전 100원.
두나래. 『햇살 세 스푼 외전』. 고렘팩토리, 2018, 700원.
pomelo. 『로스 오호스(Los ojos) 1-2』. 문라이트북스, 2018, 1권 3천원, 2권 3200원.
봉블리. 『서툰 선물』. 젤리빈, 2018, 1천원.
미네. 『대본리딩 외전』. W-Beast, 2018, 3900원.
자카비. 『오프 더 레코드 1-3』. 비욘드, 2018, 각 3천원.
Lee. 『원 모어 퍼킹 타임! (미공개 외전 수록)』. (합본). 시크노블, 2016, 8천원.
밀혜혜. 『은폐된 전부를, 가면을 바친다 1-5』. 제로노블, 2018, 각 4천원.
라그돌. 『캐슬링 1-3』. 비하인드, 2018, 각 권 3900원.
김아소. 『별의 괴도(스핀오프 외전)』. 시크노블, 2018, 1800원.
정연주. 『미라클 스티치 1-2』. 오드아이, 2018, 각 2500원.
이루리. 『꽃은 두 번 핀다 1-4』. 마담드디키, 2018, 각 3천원.
2RE. 『밤이 들려준 이야기 2부 1-3』. 피아체, 2018, 1권 3500원, 2권 3천원, 3권 2500원.
아명. 『프레그넌트 A 본편, 외전』. 고렘팩토리, 2018, 본편 4300원, 외전 700원.



감상 추가로 적어야하는 것이 몇 편이지요? 그제 구입한 책을 더하면 얼마나 더 써야하나.=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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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2018.11.20 03:4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은전가바 외전은 조아라에 나와있더라구요!! 다른
    인물들 이야기가 많아서 생각보다 주인공들 분량이 적지만 이연이랑 유호 꽁냥꽁냥 귀엽습니다 꼭 보세요!! ㅎㅎ

현대 배경의 오메가버스 BL입니다. 하기야 오메가버스는 거의가 BL이지요. 일반 로맨스는 기억 나는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다만 형질에 대해서는 세밀한 설정 차이가 있습니다. 형질 보유 여부와 우성인지 열성인지는 어릴 적에 확인할 수 있으나 알파일지 오메가일지는 그보다 훨씬 뒤에 알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강휘는 자신의 형질을 내내 숨기고 살다가 히트사이클 때 사고치면서 임신한 덕에 인생이 꼬입니다. 원래 알파 우대의 세계관이고, 강휘도 구체적인 형질이 나오기 전까지는 우성이라는 것만 밝혀졌던 덕에 다들 알파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남성 우성오메가였던 겁니다. 기업가의 막내아들이지만 우성이었던 덕에 내내 후계자 대접을 받았고 베타인 형이나 알파인 누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정작 오메가로 밝혀지니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조부나 주변 인들은 탐탁치 않게 여깁니다. 실제 능력 발휘는 강휘가 더 잘 하고 있음에도 형을 은근슬쩍 후계구도에 밀어 넣는 등 말입니다.
오메가임을 감춰야 하기에 강휘는 히트사이클일 때는 매번 시설 잘 갖춘 리조트의 독채에 들어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구한 사람과 눈이 맞으면서 사건이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오메가버스 세계관이 그러하듯, 임신은 매우 쉽게 됩니다.

자신의 형질을 감추고 그대로 알파인척 살아가려 했지만 상황은 쉽게 돌아가질 않습니다. 임신한데다, 페로몬 난조에, 후계구도에 관심 없어보이던 형이 갑자기 끼어들고, 조부는 그런 형이 장남이라며 은근슬쩍 밀어주려 합니다. 거기에 외국계 회사의 압박까지 함께 들어옵니다. 그리고 압박하러 온 그 회사 관계자가 섬에서 만리장성을 쌓았던 그 인물임은 만나보고서야 알았습니다. 허허허. 레이먼이란 이름은 들었지만 만리장성 쌓을 때 제대로 이름을 못듣고 엉뚱하게 레몬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더라니, 얼굴 보고서야 알았다니까요. 하지만 지극정성인 그에게 마음을 못 여는 것은 강휘의 야망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내조하기 보다는 앞에 나서 일하고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강휘에게 연애는 뒷전입니다. 하지만 능력 있는 사람임에도 오메가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배우자'로 낙점되고, 후계구도에서 밀리는 것은 의외로 아주 간단한 일을 통해 해결됩니다. 레이먼의 입김이 있긴 했지만 풀려가는 방향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Happily Ever After.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인공이 매우 큰 기업의 사장임에도 할리킹임을 맛볼 수 있다는게 또 재미있군요.


아명. 『프레그넌트A 1-2』. 고렘팩토리, 2018, 본편 4300원, 외전 700원.


Tag // BL, 書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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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니멀라이프는 불가능한 삶이라는 생각을 매번 합니다. 어디서 주워듣기로, 미니멀 라이프는 도호쿠대지진의 여파로 나타난 삶이랍니다. 그러니까 가능한 짐을 줄이고 간소하게 살자는 운동의 계기가 대지진. 여러 모로 의미심장하지요. 그런 마음가짐에서는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전자책으로 소장하거나 하는 것이 최선일 겁니다.

...

근데 지진으로 전기가 끊기면 전자책도 못 보잖아요. 종이책은 그래도 햇빛 있을 때는 볼 수 있지만 전자책은 전기 없으면 볼 수가 없어...! 최소한의 전기 사용만 가능하다면 더더욱 사용 못하겠지요.



도서관에 갔다가 호기심에 집어 든 책인데, 지금까지 봤던 책 중에서는 제일 괜찮았습니다. 저와는 안 맞는 부분도 많았지만 아이가 있는 부부가 집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 매우 현실적으로 소개하더군요. 집도 매우 작고 나중에 아이 방으로 내줄 공간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이가 어린 지금은 관리하기가 용이합니다. 거기에 가정관리를 위한 여러 팁들이 많이 나옵니다.


배우자와 라이프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면 아예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공간을 나눠 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집안일도 손이 덜가게, 가능한의 품을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더라고요. 특히 아침 일찍 일어나 집안일 하면서 아침밥 준비하는 것을 보고는 감탄을 넘어서 경탄의 눈으로 보게 되더랍니다. 식사 준비시간을 15분 단위로 끊어 사용하면서 가능한 시간 낭비를 줄이고 있군요. 이건 업무 방식을 집안일에 적용한 수준입니다. 거기에 배우자가 집안일을 상당히 많이 나눠 지고 있다는 것도 보이고요. 앞부분에 남편과 반씩 나눠하기로 했다고 하더니, 시간표를 봐서는 책 저자의 집안일이 더 많지 않나 싶었지만 뜯어보면 비슷해 보입니다. 자신의 옷과 물품 관리는 자신이 하고, 아이의 끼니를 챙기고 등하원을 맡기도 하니까요. 특히 저자가 아침 일찍 일어나 먼저 출근하면 그 뒷정리 담당은 남편입니다. 유치원 보내는 것도 남편 담당이고요.

뭐, 주중 식사 준비는 저자가 맡는 것 같지만서도. 식자재 관리, 메뉴 결정 및 조리 등의 일도 상당히 많으니까요.



음식 만들 때 아침에는 가능한 손 안가는 요리를 한다거나, 집에 돌아와서 가방과 옷 정리 등을 효율적인 동선으로 차례로 해치운다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집안의 수납 관리도 위탁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이 또 눈에 들어왔고요. 의상도 간단히 관리하고, 속온 등은 철마다 새로 구입하는 방식이랍니다.


따져보면 효율적인 생활이지만 비용은 상당히 많이 들지 않나 싶네요. 어느 쪽이 나을지는 실제 겪어보고 해봐야겠지요. 일단 옷관리 쪽부터 참고하고 시도해보렵니다.


아키. 『나에게 맞는 미니멀 라이프』, 허영은 옮김. 웅진리빙하우스, 2018, 13800원.


Tag // 書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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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실시간으로 감상을 올릴 당시, 1권의 내용이 대체적으로 취향이 아님에도 묘하게 2권을 끌어 당긴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뒷 이야기를 안했지요. 그날 일이 있어서 오전에 열심히 읽다가 중간에 끊겼거든요. 그리고 그 뒤에 5권까지 달렸습니다.


분량이 적지 않지만 읽고 나니 이건 로맨스보다는 판타지의 비중이 높은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장애를 갖고 그에 따라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당해왔지만 히어로가 되기를 원했던 주인공이,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동료를 만나 세계를 개혁하는 이야기입니다. 요약하자면 그렇군요. 로맨스는 그에 따라오는 것이고, 주인공인 이연의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겁니다. 그리고 남주인공은 초반부터 나오지만 모종의 사유로 굉장히 독특한 위치에 자리잡습니다. 클리셰적인 상황이 많이 작용함에도 그게 갈등이나 사건 극복의 카타르시스-그 쾌감이 상당합니다. 개인적으로는 2권의 그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습니다.



이연 단유는 여동생인 이주의 결혼식을 마지막으로, 마법고시 합격자로서 이하츠를 떠납니다. 시간의 여신이 만들었다는 얼음 장벽 아래의 그 땅은 마물들이 자주 등장하는 척박한 땅이지만 이연과 이주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일란성 쌍둥이지만 얼굴에 큰 흉터가 있어 가면을 쓰고 있는 이연과는 달리, 이주는 굉장히 사랑스럽고 또 애교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이연은 자신의 첫사랑이자 소꿉친구인 다우가 이주와 결혼하는 것을 지켜만 보았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이연은 사랑스럽지 않고 애교가 없다는 것인데, 보시면 아실 겁니다.)

마법고시, 줄여서 마시라 부르는 그 시험의 통과자는 수가 정해져 있으며 수많은 응시자는 탈락자가 됩니다. 12년 만의 여성 합격자로서 이연은 매우 주목 받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이연 단유의 아버지인 진하 단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황제는 신의 힘을 이어받아 사람들과 계약을 할 수 있습니다. 그의 가장 소중한 것과 게약을 양쪽에 놓고 저울질 하면,  당사자는 계약을 하거나 소중한 것을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만 택할 수 있습니다. 황실은 그 계약의 힘을 통해 황권을 강화해왔고, 그 때문에 고통받는 계약자들은 매우 많습니다. 마법사들 역시 그런 계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남자주인공인 유호 카진 공작 역시 어릴 적부터 계약자였습니다.



1권 초반에서 공개된 이야기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유호와 이연은 마법학교에서 교수와 학생으로 만나며, 그 와중에 일어난 어떤 사건 때문에 이연은 성장하지 않을 수 없는 불합리한 상황에 놓입니다. 어떻게 보면 파리대왕이나 15소년표류기에 가까운 그 사건은 이연의 성장과 함께 마무리됩니다. 아니, 당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했지만 사건 종료의 카타르시스가 대단하더라고요.OTL 오히려 그 뒤의 권력다툼 이야기가 견디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연의 움직임은 이연 자신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그 주변인들마저 감화시킵니다. 결국에 이연이 이뤄낸 것은 상당한 것이고-솔직히 외전이 더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 뒤에 제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 그 인물들의 뒷 이야기가 어떠했는지의 이야기도 더 보고 싶어서 말입니다. 그걸 독자의 상상력에 맡긴다면 그것도 나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감탄한 것이 2권의 그 부분이라 이야기했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두 성별의 충돌을 보여준다는 점도, 어떻게 보면 가장 작위적일 수있으나 또 합당한 이유에 따라 마무리된 예의 '그 장면'도 마음에 듭니다.



2권 이후의 괴리감은 1권부터 내포되어 있던 이연의 아버지 때문이 큽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도 될 수 있고 메리수도 될 수 있고, 이야기 전체를 망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다시 등장한다면 소설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고 보았거든요. 그러니까 이들은 호랑이와 곶감인 겁니다. 이중적인 의미로도 그렇네요.



밀혜혜. 『은폐된 전부를, 가면을 바친다 1-5』. 제로노블, 각 3600원.



3권부터 5권까지는 2권의 카타르시스를 생각하면 지지부진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한 번쯤 읽어볼만할 소설로, 판타지소설 속의 여성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묻어났다고 봅니다. 이연뿐만 아니라 앞선 마시 여성 합격자들의 행보를 보면 더욱 그렇고요. 변화는 시작되었으니 이제 점점 움직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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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에서 일부 연재되었던 회귀 소재의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주인공은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숙부의 소개로 공작을 만나 결혼을 합니다.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점차 집 안에 고립되었으며, 급기야는 공작령 내 외딴 곳의 저택에서 반복된 고문을 받으며 죽어갑니다. 그리고는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며, 강렬한 소망을 합니다.


그래서인지 회귀했습니다.-라는 줄거리의 소설은 적지 않습니다. 이보다 앞서 출간된 『금빛 키아르네』도 구조 자체는 같습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았던 죽음을 맞이한 여주인공이 과거로 돌아와 다른 길을 걸어간다는 이야기는 로맨스판타지에서 자주 나타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고 보니 『시그리드』도 그렇군요. 이쪽은 로맨스보다는 판타지에 방점이 찍힌 쪽이고요.

또 죽음을 맞은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한 고통을 겪은 주인공이 회귀하여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것은 『검을 든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조는 비슷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다 다른 말을 합니다. 주인공은 비슷한 이유로 회귀하지만 그 뒤에 걸어가는 길은 다릅니다. 대체적으로 이전에 겪었던 사건을 겪지 않기 위해 노력하거나, 겪었던 일 중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들을 수정해 나갑니다. 후자는 수정주의자라고 하면 .. 역사학도들이 들고 일어나겠지요?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아이올리나의 회귀 시점은 부모님의 사망 직후입니다. 서둘러 달려갔지만 부모님은 이미 사망했고, 부모님이 사망한 곳에 있던 그 대공가는 뭔가 미심쩍은 반응을 보입니다. 도와줄 이 하나 없지만 그래도 의연하게 장례식을 치르고 그 와중에 대공가의 기사의 도움을 받아 다른 일들을 처리 합니다. 조아라에서 확인한 것은 대공가에 있는 특별한 손님을 만났다는 이야기까지였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1권 중반쯤입니다. 갑작스런 약혼과 대공가의 귀한 손님까지는 읽었던 기억이 있고요. 그 뒤에는 약혼 이후의 이야기, 콴 가문에 숨겨진 이야기, 아이올리나에게 계속 접근하는 회귀 전의 남편-그 공작의 문제와 황제와 얽힌 이야기까지 차례로 등장합니다.



아이올리나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거의 끝까지 가서 이뤄지지 않나 싶지만, 아무래도 배우자의 존재보다도 그 뒤에 얻은 기연-이라고 해두죠-이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활동하는 여성들은 많지만 그런 여성들의 모습을 부각하기 위해 가부장적이고 이기적인 남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거기에 예상할 수 있는 절대악과, 그 절대악에 속아 넘어가는 이들의 모습이 그다지 취향에는 안 맞았습니다.

역시 제 취향에 가장 잘 맞는 건 잘 싸우는 주인공 쪽이라, 『시그리드』나 『검을 든 꽃』 쪽이군요. 지금 생각하니 둘 다 검사인데, 마법사 주인공의 소설 중에서는 『5월의 눈』. ... 주인공 혼자 어딘가 내두어도 내내 잘 먹고 잘 살 것 같고, 남주는 그 옆에서 내조하는 타입이라 해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취향이 그런 겁니다.



이루리. 『꽃은 두 번 핀다 1-4』. 마담드디키, 2018, 각 3천원.


결말은 해피엔딩입니다. 그 부분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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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배경으로 한 BL입니다. 그리고, 읽고 나면 와인이 매우 마시고 싶으니 요즘 같은 날씨에는 글뤼바인이든 뱅쇼든 핫와인이든 뭐든 갖다 놓고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ㅠ-



이야기는 그리 길지 않지만 딱 내용 배치 자체가 상당히 빡빡하니 읽는데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게다가 배경이 배경인지라, 읽는 도중에 술이 당겨서 곤란했습니다. 업무 중 시간 있을 때마다 조금씩 읽어나갔거든요. 다행히 집에 들어가기 전에 다 읽을 수 있었던 덕분에 집에서 술판 벌이는 일은 없었습니다. .. 물론 집에 술이 맥주 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했군요. 이 책은 맥주가 아니라 와인, 또는 도수 더 높은 술을 마구 불러대는 무서운 소설입니다.



『보르도』는 화자인 민태윤의 1인칭 주인공 시점입니다. 그렇다보니 태윤에게 감정이입을 하면 초반부터 매우 혈압이 오를 수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급하게 해야하는 상황이나 그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고 면접을 가면 곤란하다는 소리만 듣고 오다보니 심정적으로 매우 힘듭니다.

그러다가 길가다 만난 어느 레스토랑의 구인공고를 보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들어갔다가 면접을 보게 되었고, 거기서 레스토랑 사장이며 사람의 복장을 뒤집는데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이규형을 만납니다. 면접을 보면서 이상한 질문 받은 것은 둘째치고, 입에서 나오는 그 어떤 말도 사람의 속을 뒤집기 위한 말들이다보니 대화 자체가 매우 고역입니다. 그럼에도 돈은 절실하게 필요했고, 돈이 필요한 이유를 들은 레스토랑 사장님이 단번에 승락을 한 덕에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뒤에도 나오지만 두고두고 후회는 합니다. 면접 때 뒤도 안 돌아보고 돌아 나왔어야 했다고 말입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이 둘이 소설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이 둘의 연애가 소설의 메인이기는 하나, 사장님은 들이대고 아르바이트는 도망가는 상황이라 쫓고 쫓기는 배틀호모라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어차피 이뤄질 사람들이니 이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면서 독자가 복장 뒤집어 지는 것은 둘째치고.....

중요한 건 술입니다. 레스토랑 이름이 보르도인 것부터 시작해, 왜 보르도가 되었고, 저 젊은 사장은 어쩌다가 레스토랑 사장이 되었는가라는 것, 그리고 그 뒷 이야기까지 모두 가 다 술로 통합니다. 규형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태윤의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술을 매우 좋아하다보니 술만 나오면 쫓고 쫓기다가도 덥석 미끼를 무니까 이건 규형의 문제만도 아닙니다. 미끼를 무는 태윤이 문제예요.


하지만 음식 잘하고 술에 잘 어울리는 음식 제공하고, 입맛에 맞춰 술과 그 음식을 제공하고, 맛있는 음식과 술이 있다며 꼬여낸다면 웬만한 사람은 다 넘어갑니다. 철벽을 치려 해도 저기서 미끼를 흔드는데 어떻게 도망가나요.

그러니 이 소설은 반드시 옆에 음주가무-가 아니라 음주반주를 장만하고 보아야합니다. 기왕이면 글뤼바인 1리터 정도는 마련해놓고 '알콜이 날아갔으니 이건 알콜이 아니야!'라는 정신 승리를 시전하면서 보아줘야 합니다.


제목부터가 그렇지요. 보르도는 포도주의 산지니까요.




라그돌. 『보르도 Bordeaus』. 블루코드, 2018, 2400원.



라그돌님의 전작을 지금까지 죽 읽어와서 그런지-아직 사두고 안 읽은 『캐슬링』은 제외하고;-익숙한 구도와 익숙한 인물이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배경이 그래서, 가능하면 크리스마스 전에 보시길 추천합니다. 크리스마스는 뭔가 음주가무의 시즌 같으니 그 전에 보시는 것이 이 책의 소재나 주제(..)와도 잘 어울리니까요.

Tag // BL, 書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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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권의 BL입니다. 만, 분량이 적지는 않습니다. 쫓아가기 쉽지 않은 이야기더군요. 제목인 카르마는 한국에서는 보통 업이라 번역됩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업보다는 운명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쫓아가기 쉽지 않은 건 배경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요.



마테오 벨리니는 여행 중 지친 몸을 끌고 카페에서 쉬려할 때, 카페 주인의 배려로 작은 방에서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정신이 들어보니 이곳은 이탈리아가 맞지만 시간이 다릅니다. 로마네요.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가 아니라 고대 제국 로마입니다. 그나마도 자루에 담겨 바다에 빠졌다가 누군가의 충동으로 건져져 목숨만 간신히 부지한 노예랍니다.

자신의 본래 몸이 어찌 되었는지, 지금의 몸이 죽으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지, 이 몸의 주인은 어찌 되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끌려가, 자신을 주운 아일리우스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죽이려 버린 노예를 주워왔다는 이야기는 이미 파다했고, 그 정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들 알게 됩니다. 모 귀족가에서 귀부인의 총애를 받던 젊은 노예 하나를 자루에 넣어 던져버렸다는 이야기가 돌았거든요. 그 정체가 지금 마테오의 몸 주인이랍니다.


이야기는 크게 보자면 현대의 지식과 상식을 가진 노예 마테오와, 그를 주운 로마 귀족 아일리우스의 연애담입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고, 뒷 이야기가 더 있으니 그 부분은 슬쩍 뺍니다. 중요한 것은 노예로서의 삶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마테오나, 노예답지 못한 마테오를 두고 계속 손이 간다며 신기해하는 아일리우스의 관계입니다. 귀족가 차남으로 형에게 열등감 비슷한 감정을 품고 있으며 그걸 못 견뎌 로마가 아닌 먼 휴양지에서 한량의 삶을 보내는 아일리우스 입장에서는 마테오는 장난감과도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주워온 장난감이었지만, 자세히 보고 있노라니 좀 귀여워 보이고, 더 보고 있노라니 재미있어서 계속 옆에 두고 쿡쿡 찌르는 겁니다. 마테오는 자신이 노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현대인으로서의 자아가 워낙 크다보니 그걸 희롱으로 받아 들이지요. 거기에 다른 이들과 쉽게 섞이지 못하다보니 아일리우스의 집에서도 붕 뜬 존재나 다름없습니다.



로마시대의 삶이 세세하게 드러나는데다, 어쩌면 그 자체도 함정입니다. 소설의 1차 결말과 2차 결말을 보고 있노라면 어찌 흘러갈지 알고 있음에도 속이 끓습니다. 아니, 이 작가님은 절대로 해피엔딩이니까 소설이 행복한 결말로 갈 것이라 생각은 하지만 과연...! 싶은 부분이 몇 있단 말입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은...(생략)

그래도 꽉 닫힌 해피엔딩이니 그 점은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읽고 나니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다른 작품들이 도로 읽고 싶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차원이동이 아니라 시대이동이 맞겠지만 여튼 역사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아일리우스가 매우 귀엽습니다.(....)



김모래. 『카르마』. 연필, 개정판, 2018, 4천원.



출판사와의 계약 종료 후 재발매되었습니다. 그래서 개정판이고요.+ㅅ+

Tag // 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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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소설로, 오메가버스 세계관의 근대배경 판타지입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아마도 영국쯤? 차가 있는 세계관이지만 귀족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조아라 연재 당시에 열심히 내용 소개를 했지요. 해밀턴 가의 장남으로 알파형질을 가진 노아는 밀리언 후작의 여동생인 사라 밀리언과 약혼을 합니다. 밀리언 후작이 주관한 약혼은, 사실 왜 그리 유명하거나 부유하지도 않은 집안인 해밀턴가의 노아를 동생의 배우자로 선택했는가 말이 많았지요. 노아는 사라에게 한눈에 반했지만, 곧 사라의 애정은 다른 사람에게 가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약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노아는 자괴감에 빠집니다.

약혼은 깨졌으니 밀리언 후작과는 엮일 일이 없다 생각했건만, 노아는 갑자기 오메가로 발현했고 우연히 조우한 밀리언 후작과 하룻밤을 보냅니다.



자아. 아마 그 뒷 이야기는 짐작하실 겁니다. 선임신, 후연애라고 신나게 보실지 모르지만 이 소설은 굉장히 어둡습니다. 오메가버스 세계관은 오메가에게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발정기, 히트사이클을 통해 몸 먼저 마음 다음이라는 전개가 많습니다. 그리고 종종 선임신 후연애도 등장하고요. 이 소설도 선임신이지만, 그 다음이 출산, 그리고 한참 뒤에야 연애를 합니다. 정확히는 연애가 아니라 그 때서야 고백을 한다고 볼 수 있고요. 따라서 소설이 끝날 때까지 주인공인 노아뿐만 아니라 독자들도 매우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합니다.


실제로 연재 당시에는 밀리언 후작 클라우스에게 비난 댓글이 쇄도했습니다. 이렇게까지 고생시키면 어떻게 노아가 받아주느냐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지요. 하지만 외전인 '클라우스 밀리언'을 읽으면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애초에 사라의 문제도, 노아에 대한 문제도, 이 모든 것은 소통부재가 원인이었나 싶으니까요.

그나마 소통부재의 본산(...) 클라우스를 용인할 수 있는 것은 노아의 우성 알파 동생이나 그 아버지가 보인 행태 덕분입니다. 이 세계관에서 오메가란 알파의 보호를 받아야하는 존재이며, 누군가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존재니까요. 그것이 뒤집히는 때는... 내용폭로가 될 수 있으니 이만 줄입니다. 흠흠.



결말은 해피엔딩입니다. 하지만 외전이 더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클라우스의 이야기만 하나 있어서, 달달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나마 달달한 것은 조아라 연재창에 올라왔던 발렌타인 데이의 외전인데, 현재 습작하셨는지 검색되지 않습니다.OTL



레이아드. 『검은 양 1-2』. 시크노블, 2018, 각 3천원.



제목 이야기를 빼먹었군요. 집집마다 검은 양이 한 마리씩 있다지만, 제목에서 나타네는 저 검은 양은 아마도 해밀턴 가에서 노아의 존재를 가리킬 겁니다. 그 집안에서, 노아는 정말로 그 존재 자체로 검은 양일 겁니다. 그가 원하든, 그렇지 않았든 간에.



덧붙임.: 작가님, 외전 주세요, 외전! 외전!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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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출간년도가 2000년임을 감안해도, 이 의견 난 반댈세. 그러나, 반대하고 비판하기 위해서는 꼭 읽어야 하는 책.




이 책의 부제는 "싸우는 소녀들은 어떻게 등장했나"이며, 의학박사로 사회정신보건학 교수인 사이토 타마키라는 사람이 쓴 서브컬처 분석서입니다. 이 책이 등장할 당시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고 하는데, 책 날개를 보면 전공이 라캉 정신분석이고 히키코모리의 치료와 지원 및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니 분석도 그쪽 방향입니다. 전 인문학 중에서도 철학과는 담을 쌓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읽으면서도 무슨 소리인가 한참 헤맸습니다. 이해 안가는 부분은 건너 뛰었지만 대체적으로 이 책의 논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답.정.너. 답은 내가 정해두었으니 오타쿠 너희들은 대답해.


읽으면서 이건 인문학적 연구방법인가, 사회과학적 연구방법론에서는 가설을 세우고 그에 맞춰 이것저것 증거를 끼워 맞춰 그럴싸하게 만드는 것인데, 여기서도 그러하지만 그 증거란게 선택적으로 작용하다보니 그 바닥 사람들로서는 이거 뭐야라고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이야기더랍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장은 '오타쿠'의 정신병리, 2장은 '오타쿠'의 편지, 3장은 해외의 전투미소녀들, 4장은 헨리 다거의 기묘한 왕국, 5장은 전투 미소녀의 계보, 6장은 펠릭 걸즈가 생성되다입니다.


저자는 1장에서 오타쿠의 정신병리에 대해 라캉을 비롯한 여러 정신분석학의 기조를 통해 분석하고, 이를 2장의 오타쿠의 편지를 통해 뒷받침하고 재확인 합니다. 3장은 일본이 아닌 외국에서의 전투미소녀들이 어떠한 계보를 가지는지 기술하며, 그에 앞서 외국의 여러 연구자들이나 외국의 오타쿠들에게 메일로 문의하여 여러 답을 얻어 펼쳐 놓습니다. 4장은 서장에도 언급된 미국인 '아웃사이더 아티스트' 헨리 다거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전투 미소녀 계보를 펼치고 그걸 13가지의 범주로 나누며, 6장에서는 성도착 분석에서 사용하는 펠릭 머더를 소녀로 치환하여 전투 미소녀를 펠릭 걸로 지칭합니다.


... 만. 아니, 왜 싸우는 미소녀가 펠릭 걸이 되어야 하는 건데-라는 태클부터 걸고 싶어집니다. 거칠게 요약하면 "나는 미국의 아웃사이더 아티스트인 헨리 다거의 그림에서 굉장한 충격을 받고 이를 오타쿠의 분석에 도입하고자 한다. 오타쿠는 2차원적 인물을 상대로 '뽑아낼 수 있는'이들이며, 이는 허구성에 몰입하고 '모에'하는데서 근거한다. 일본 아니메에서 전투 미소녀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였으며 이는 총 13가지의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의 존재는 팰릭 걸즈로 부를 수 있다. 그리고 팰릭 걸즈는 오타쿠들에게 섹슈얼리티를 포함한 모든 환상을 모아 놓은 이콘이다."쯤 됩니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팰릭 걸은 한 장을 할애하여 설명할 정도로 복잡한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1.팰릭 마더는 페니스를 가진 어머니란 단어의 의미 그대로, 슈퍼우먼, 알파우먼적인 어머니를 가리킴. 원래 정신분석의 성도착에서 사용되는 용어. 또한 권위적인 어머니라는 뜻도 있음.


2.고타니 마리는 팰릭 마더에게 어떤 상처-강간과 같은-가 있는 것이 아닌가란 의견을 제시했고, 저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팰릭 걸은 거꾸로 트라우마가 없는 존재라고 말함.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로 빗대면 '오움에게 강간당해' 상처가 있는 크사나와는 달리, 팰릭 걸=전투미소녀에 해당하는 나우시카는 처음부터 완성된 존재였다는 것.(pp.321-322)


3.팰릭 마더는 강간과 같은 외상성을 근거로 싸우지만 팰릭 걸에게는 그런 것이 없음.이는 공허함이라고 볼 수도 있음. 팰릭 마더가 페니스를 가진 여성이라면 팰릭 걸은 페니스와 동일화된 소녀임.(pp.323-324)


...

저는 여기서 더 요약하는 걸 포기했습니다. 저랑은 보는 시선이 너무도 다릅니다. 정신분석학 쪽의 책은 읽어도 기억에서 휘발되었거나 아니면 이번 책이 처음이라 그런 걸까요. 서로 다르고 배경도 그 출신도, 설정도 다른 이들을 한데 묶어서 팰릭 걸로 요약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내가 이해를 못하는 건가 싶습니다. 하지만 이해 못한다고 보기에는 여기도 이상하고 저기도 이상합니다.



앞서 답정너라고 한 것도 이 책 전체가 이 마지막 이야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증거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증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저, 팰릭 걸에의 공허함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봅니다. 전투미소녀들은 완성되어 있고, 상처가 없다, 그러니 싸우는 이유 자체가 공허하다.

...

이거 전투 미소녀 말고 전투 편대가 등장하는 모든 소설에 들이 대볼까요? 남녀가 뒤섞인 전투청년 전투청소년은 남녀가 유별하게 움직입니까? 아니, 아야나미 레이의 공허함은 외상성 그 자체가 아닌가요. 싸우는 동력 없이 초반에는 그저 명령이니까 움직였지만 점차 소년에게 감화되어 자신의 동력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아야나미 레이의 진가 아닙니까. 애초에 에바에는 이 장치 자체가 작용하지 않습니다. 세일러문을 포함한 여러 전투 미소녀들도 자기 나름의 이유와 근거로 싸우고 있는 거라고요. 그게 팰릭 마더와 구분되는 팰릭 걸을 만들 정도로 강렬한 건 아닙니다.


저자의 논지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로 소개되는 저 헨리 다거 때문이기도 합니다. 5~7세 사이의 소녀들이 누군가와 격렬하게 싸우는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이 사람은 죽기 직전에야 그 작품들이 공개됩니다. 책에 실린 그 일부 그림을 보고 맨 처음 떠올린 건 페니스가 있는 소녀가 아니라 오토코노코였습니다.(...) 5~7세의 소녀들이다보니 유아체형이고, 그렇다보니 2차성징 전입니다. 그냥 놓고 보면 말만 여자고 이름만 여자지 요즘의 그 오토코노코가 바로 떠오릅니다. 그게 아니라면, 양성구유요. 그리고 그 작품 자체가 보고 있노라면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라는 건 근사하게 붙여 놓은 것이고 사실상 저 사람은, "어쩌다보니 죽기 전에 폐기하려고 했던 소아성애형 동인지를, 예술계 교수인 집주인이 "OH IT'S GREAT!"라고 외치며 박제하여 죽을 때까지 이불 속에서 하이킥하고 있었던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헨리 다거를 다룬 4장을 직접 읽어보고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아, 그래. 가장 혈압 올랐던 건 일본 전투 미소녀의 계보입니다. 계보 짚어 나가는 것은 어릴 적 모종의 경로로 보았던 일본 애니메이션 계보를 복습하는 느낌인데, 분석은 다릅니다. 예를 들면,


pp.250-251

이쿠하라 쿠니히코 감독의 다카라즈카 계열 문제작 <소녀혁명 우테나>에는 결투의 승자에게 '상품'으로 주어지는 소녀 '히메미야 안시'가 등장한다.


그러니까, 저자는 그보다 앞에서 인공 미소녀 아야나미 레이, 기동전함 나데시코의 호시노 누리와 같은 계열로 '다카라즈카 계열'의 애니메이션인 『소녀혁명 우테나』의 히메미야 안시를 드는 겁니다.

...

PARDON?

저기. 안시가 쿨하고 공허하고 표정없는 타입의 여성이라고요? 우테나가 다카라즈카 계열이라고요? 우테나가 남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한 번 애니메이션 분류표를 잠시 보죠. 전투 미소녀의 계보를 13가지로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1.홍일점 계열

2.마법소녀 계열

3.변신소녀 계열

4.팀 계열

5.스포츠 근성 계열

6.다카라 즈카 계열(복장 도착 계열에 포함)

7.복장 도착 계열

8.헌터 계열

9.동거 계열

10.피그 말리온 계열

11.무녀 계열

12.이세계 계열

13.혼합 계열


참고로. 저 계열의 띄어쓰기는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책에 있는 것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첨언하자면 스포츠 근성 계열에 들어가는 1996년의 OVA는 <대운동>으로 소개되었군요. 이거 TV판은 그 뒤였나?


날이 추우니 저혈압인 분들을 위해 따끈하게 데워드리겠습니다. 각 계열에서, 이건 뭔가 이상하다 싶은 것만 추가로 적어봅니다. 단, 이 책이 2000년 출간이니 그 이전작 기준으로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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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만화 일부와 아니메를 중심으로 소개하다보니 전투 미소녀에 게임이 많지 않습니다. 무녀 계에 레이나가 빠진 것도 그렇고, 파판의 여러 주인공과 나코루루를 비롯하여, 작가의 기준대로라면 "뽑아낼만한" 인물들도 다수 빠졌군요. 오타쿠는 대체적으로 혼합형이고, 게임은 하지 않아도 코미케 등의 2차 창작 등을 통해 게임 캐릭터도 다수 인기를 얻으니 그쪽 분석이 적은 것도 걸립니다.

뭐라해도 저런 분류는 임의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근거를 갖고 해야하나 그 근거에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많습니다. 등장인물 중 누구를 전투미소녀로 볼 것인지, 전투미소녀가 여럿인 경우에는 누구에 집중을 해야하는지, 저기에서 언급한 범주명이 옳다고 보는지, 지적할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이외에도 읽으면서 태깅한 곳이 여럿 남아 있어 확인하니,


1.2차창작이라는 SS(Short story / Side story) 소설이나 시나리오는 진정 오타쿠가 작품을 소유하기 위한 수단이나 다름없으며, 작품에 스스로가 빙의되어 동일한 소재에서 다른 이야기를 지어내고 공동체에 발표하는 것은 오타쿠 공동체에서 이뤄지는 '소유의 의식'이 아닐까라는군요.(p.42)


2.

(p.57) 오타쿠 사정에 밝은 젊은 친구에 따르면 '디즈티 오타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아마도 가끔씩 그러한 것이 아니라 원리적으로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 오타쿠 문제의 본질은 섹슈얼리티와 필연적으로 관계를 맺는다.(하략)


하기야 저자는 오타쿠와 매니아를 다르게 보고, 오타쿠를 '뽑아내는' 사람으로 지칭했으니까요. 디즈니는 2차 창작에도 매우 민감하고..? 마블이나 DC계 오타쿠는 어떨까 싶습니다만. 게이가 아님에도 남성캐릭터를 좋아하는 오타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건가요? 아니면 '뽑아내지 않으면 오타쿠가 아니다'? 아니면 마블이나 디즈니나 DC계는 오타쿠가 아니다?



3.

pp.58-59

오타쿠에 대한 소박한 혐오의 시선은 그들의 섹슈얼리티에서 극단에 이를 것이다. 남성 오타쿠라면 '로리콘'의 낙인을 피할 수 없다. 여성 오타쿠의 경우 '야오이', '쇼타콘' 등의 도착증 그룹을 무시할 수 없다.


(먼산)



4.

p.60

(중략) 그리고 오타쿠는 큰 가슴 같은 장르에 관용적이다. 가끔씩은 캐릭터 우상화가 너무 지나친 나머지 이러한 동인지를 용서할 수 없다고 외치는 팬도 있다. 그러나 기묘하게도 이렇게 '흔한' 팬은 그다지 '오타쿠'로 보이지 않는다.(하략)


여기도 그렇고, 다른 곳도 그렇지만, 이 책이 나올 당시는 그랬는가 싶습니다. 지금의 저나 제 주변인을 보아도 각인 각색 각양 각색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큰 가슴보다 작은 가슴을 선호하고 큰 가슴은 좋아하지 않는 걸 넘어 그 다음 단계지만 취향은 존중하는 파입니다.



5. pp.61~63.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말입니다. 아.. 옮겨 적을 분량이 많기도 해서 일독하시길 권합니다.



6. p.112
세일러복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세일러 복 자체가 수병의 작업복을 여성의 제복으로 바꾼 것이고, 그걸 복장도착적으로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이전에 트위터 타래로 본적이 있어서 확인해보니.(링크) 여성의 사회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도입했다는군요. 하카마 같은 전통복장보다 훨씬 활동적이니까요. 수병 작업복을 들고 온 이유가 오히려 그쪽인 겁니다.


7. p.315


(중략) 런던 대학 브루나이 갤러리의 타이먼 스크리치에 따르면 에도시대에 대량으로 그려져 유통되었던 춘화는 서민의 자위를 위해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걸 만화, 아니메의 뿌리로 본다는 이야기가 뒤에 나옵니다. 아니메 그림을 춘화랑 같은 맥락으로 놓고 보는 건 좀...? (한숨)


8. p.361

저자 후기에서, 저자는 "오타쿠 비판이 아니라 오타쿠 옹호의 입장에서 썼다."고 합니다. 발상의 시작은 1994년, 최초 출간은 2000년.



그리고 이 책에 대한 반론은 해설에서도 아주 짧게지만 언급됩니다. 아마 그 이후에 신서 분량의 토론이 나온 모양이고요.



사이토 타마키. 『전투미소녀의 정신분석: '싸우는 소녀'들은 어떻게 등장했나』, 이정민, 최다연 옮김. 에디투스, 2018, 17000원.



읽고 나니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사서, 다시 또 읽고 구석구석 씹어가며 이건 아니라고 외칠 겁니다.





왼쪽이 한국판 표지, 오른쪽이 일본판, 정확히는 문고판 표지입니다. 저자후기를 보면 00년에 출간할 때는 무라카미 다카시가 디자인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른편은 06년에 나온 문고판이니 일반판과 표지가 같은지는 모르겠습니다.



덧붙여. 해설자가 아주 친절하게 이 책에 대한 비판 이야기를 추가합니다.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바로, 오타쿠의 정의에 섹슈얼리티가 들어가야 하느냐라는 부분이라고. 자신은 부정한다고. 저 역시 부정합니다. 매니아와 오타쿠는 현재로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으며 양쪽에 걸쳐 있는 이들도 많고, 섹슈얼리티를 완전히 걷어낸 오타쿠들도 존재합니다. 그 당시에도 그랬을 것이고요. 00년에도 신나게 놀던 분들이 제 탐라에 넘쳐나니까.


그럼에도 오타쿠의 정의에서 가상과 현실을 함께 즐기고 허구성에 빠져들 수 있으며, 허구적 세계와 현실의 활동을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건 재미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오타쿠만의 정의냐고 되묻고 싶습니다. 일본 아니메 같은 서브 컬처에서만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소설 분야에도 그런 모습이 매우 많이 등장하며 역사도 유구합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성인뿐만이 아닙니다. 2차성징이 지나지 않은 청소년도 가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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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구매했는지 곰곰히 기억을 더듬어 보았는데, 이 또한 트위터가 원인입니다. 정확히는 이 책이 번역된 것을 제 탐라의 어느 분이 장문의 타래로 다셨더군요. 그 때 호기심이 들어서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다가, 다른 BL 원서와 함께 구입했습니다. 그 쪽은 책이 훨씬 얇지만 일본어라 읽는 속도가 더뎌 내버려 두었습니다. 이 책 다 읽었으니 슬슬 손대봐야지요.


이 책의 부제는 ''보이즈 러브가 사회를 움직인다"입니다. 영문 서명은 Theorizing BL as transformative genre: Boys' Love moves the world forward고요. BL진화론이라는 제목이나 보이즈 러브가 사회를 움직인다는 말은 크게 와닿지 않지만 영어로 바꿔 놓고 보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훨씬 확연하게 다가옵니다. BL은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움직인다는 것이지요.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지만 공감합니다.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할 일이 있겠지요.



BL은 많이 읽지만 편식이 심해, 만화는 거의 손을 안댑니다. 이 책은 BL을 소재로 한 소설과 만화를 둘 다 다루기 때문에 모르는 작품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들어본 작품들이 꽤 있고, 해당 작품을 몰라도 그 작품들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상세히 다루기 때문에 읽을 때 문제가 없습니다.


책의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앞부분은 일본에서 말하는 BL이 무엇이고 그 역사가 어떠한지 개괄적으로 다룹니다. 그리고 90년대부터 현재까지 BL의 모습을 크게 4가지로 나눠, BL이 어떻게 달라졌고 그 방향이 어떠한지를 세부적으로 밝힙니다. 목차를 보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BL은 미소년소설에서 시작하고 발전하여 나름의 정형성을 가졌고, 그 뒤에는 현실을 반영하며 점차 발전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일본 사회에서 더더욱 소외되는 여성들에게 커뮤니티 역할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제일 공감이 안되었던 부분은 맨 마지막입니다.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은 사회생활의 양상이 다르다보니 BL을 둔 커뮤니티도 나름 분위기가 다르군요. 무엇보다 동인시장과 출판상업시장이 최근까지도 완전히 분리되는 분위기라 더욱 그랬을 겁니다. 한국에서 동인작가들이 상업출판에 뛰어든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고 봅니다. 물론 몇몇 작가들은 출판소설을 내기도 했지만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전에 어떤 분이 성인동의 반응 전체를 올린 적이 있으니 그 이야기로 대신합니다.



하여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열심히 태깅을 했습니다. 가장 앞부분에 태깅한 건 역시 이 책이 말하는 BL 사관이로군요. 시대는 크게 셋으로 나누고 각 시대의 대표작 연재 시기를 표시하여 알아보기 쉽게 해뒀습니다. 거기에 게이 영화도 함께 추가. 다만 일본은 좌철이 아니라 우철이라, 자칫하면 표를 잘못 읽을 수 있습니다. 으으. 헷갈릴만 하네요.


이 책에서 보는 BL의 시조는 모리 마리 作 「연인들의 숲」입니다. 단편소설로, 1961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분이 누구시냐면, 모리 오가이의 딸이랍니다. 모리 오가이는 한국에선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라고 생각하는데, 『문학소녀』시리즈를 보신 분이라면, 부장님의 대학 졸업논문 주제가 모리 오가이였다는 걸로 대답이 될지도요. 쉽게 풀어 설명하면 한국 단편소설전집 등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사람의 딸이 BL 소설의 효시를 썼다고 보면 비슷합니다.(먼산)


모리 마리가 「연인들의 숲」 발표 3년 후에 기고했다는 에세이(p.27)를 읽으면 미친듯이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장 클로드 브리알리와 알랭 들롱이 침대 위에서 서로 기대고 있는 사진을 보고 멋진 남자와 소년의 연애를 썼다는데, 이 글을 보고 그 두 사람이 누군가 싶어 찾아봤다니까요. 아니,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매우 잘 생겼습니다, 둘 다. 다만 알랭 들롱은 일전에 시오노 할망이 이야기한 것이 있어 살짝 선입견을 가지고 보게 되더군요. 여튼 도깨비의 두 주인공의 사진을 보고 좋다고 말하는 제 탐라의 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안심(!)했습니다.





구글링으로 찾은 Jean Claud Brialy와 Alain Delon. 1957년 칸 영화제랍니다.




'Les Amours Celebres'의 촬영 도중. Alain DELON, Jean-Claude BRIALY (Photo by Walter Carone/Paris Match via Getty Images).


원래 찾으려던 사진은 못 찾았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충분히 알겠습니다.





JUNE이라는 잡지와 관련된 시대는 잘 모르는 시대라 슬쩍 넘어갔고. 그러고 보면 『아이노쿠사비』나 『절애』 등은 크게 짚지 않고 슬쩍 넘어갔군요.


최근의 일본 BL 상업 시장에 대한 언급도 40쪽~41쪽에 언급됩니다. 최근의 경향은 다품종소량생산이라는데, 쉽게 말해 책 한 권에 대한 초판 부수가 이전보다 줄었답니다. 저자는 '상업 BL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작품마다 어느 정도의 매출 규모가 필요한데, 최근 그것이 위험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하는군요. 아무래도 불황의 지속, 주 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세대의 구매력 감소, 젊은 세대의 수 감소 등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정확한 건 알 수 없지요.




얼마전 탐라에서 말이 많았던 BL의 여성혐오적, 성소수자혐오적 부분도 이 책에서 종종 언급됩니다. 그 중 하나가 정형화(p.56~)입니다. 남색을 하는 것아 아니라 단지 그 사람이 좋아졌을뿐이라는 것 역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라는 것이지요. 그럼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하는가-는 뒤의 칼럼에서 언급됩니다. 여튼 공과 수로 구별되는 남성성-여성성의 정형화 역시 여기서 나오며, 이러한 정형 BL은 '호모포비아를 전제로 하고 이를 재생산하는 이중의 호모포비아 장치'(p.61)로 지적합니다.



이러한 지적들 뒤에 나오는 BL의 진화는 여성성의 재검토와 동성애 묘사의 진화(p.136)로 나뉘어 기술됩니다. 앞서 언급한 대사들도, 정형BL을 지나서 넘어가면 게이정체성이나 남색에 대한 거부나 부정 없이 어떻게 궁극적 커플신화를 이루는지도 언급됩니다. 그 때 나오는 게 『플래쉬 & 블러드』인데, 기억이 맞다면 한국에도 번역 나왔을 겁니다. .. 최근권까지 다 나왔는지는 모르고요.

동성애를 둘러싼 이야기도 단순히 커플만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중심으로 더 발전적이고 진화된, 어떻게 보면 사회가 나아가야할 모습을 그려낸 걸 보여줍니다. 168쪽의 커밍아웃 후 대사 묘사나, 그 뒤에 나오는 후지미 교향악단에서의 에피소드 소개나, 혐오를 거부하고 화합으로 가는 사회들이 갈 길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기서 되짚어, 한국의 상황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일본BL의 사례이기는 하나, BL의 정의나 발전사, 그리고 현재의 모습 등을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에서 상세히 짚어 보여줍니다. 그래서 추천할만 한데, 거꾸로 한계도 거기에 있습니다. 한국의 사례가 아니니, 한국의 BL만화나 소설들에 적용하기에는 사뭇 다릅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상당히 다르고요. 이건 또 다른 자료들을 수집하고 봐야하는데, 그런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국의 BL 출판은 상업판이 아니라 동인판이라 수집하기도 쉽지 않지요. 쓰려고 하다가는 편향된 자료나 편향된 정보만 얻기 쉽습니다.


읽고 싶사오니 누군가 그런 책을 써주시길 기다려봅니다.(눈물)



미조구치 아키코. 『BL진화론』, 김효진 옮김. 길찾기, 2018, 18000원.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 상황도 궁금하다 생각했는데, 역자 정보를 보니 나올 모양입니다. 현재 한국 동인지 아카이빙을 진행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오타쿠 문화, 동인문화에 대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니까요. 2018년 예정이라는데 기다려봅니다. 어느 쪽을 중심으로 나오려나요. 제가 겪은 동인 세계는 매우 협소하고 좁은 쪽이라 얼마나 언급될지도 궁금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도 궁금합니다만, 일본과 엮는다면 아마도 만화 중심이 아닐까 생각은 하는데. 솔직히 궁금한 건 소설 쪽 동인 활동이란 말이죠.'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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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신간목록에 뜬 걸 보고 일단 도서관에 신청했다가, 지난 번에 대강 훑어보고는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다가, 내내 미루고는 도로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읽었습니다. 이래저래 미루다가 읽었지만 다 읽고 난 감상은 딱 하나. 결제해도 좋습니다.-ㅁ-/



아무튼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라는 세 출판사가 합동으로 펼쳐내는 책들입니다. 공동 마케팅인 셈이지요. 제대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흥미가 생겨서 다른 시리즈도 하나씩 집어들 생각입니다. 종이는 가볍고 판형도 작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습니다. 책마다 저자가 다르고 주제가 다르니 다 제각각이지만 적어도 이 『아무튼, 서재』는 그렇습니다.


김윤관은 직업이 목수입니다. 나이는 아마도 386세대쯤이 아닌가 싶고, 여러 이야기를 보면 굉장히 좌충우돌, 헤매다가 목수의 길을 걸어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만 그 헤맬 당시에, 여러 도서관에서 신세를 지고 많은 것들을 읽었다고 합니다. 책 속에서도 그런 지식들이 묻어나더군요. 제가 아는 책이 등장하면 괜히 반갑고, 아는 이야기가 나오니 더 흥미를 돋우더랍니다.


제목 그대로, 서재의 가구와 자신의 일부터 시작해, 아직 어릴(?) 적의 방황과 그 때의 도서관 이야기, 그리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종횡무진 오갑니다. 아무튼, 서재입니다. 어느 영화나 어느 사진집에서 본 누군가의 서재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작업실이 나오기도 하고, 여성의 독서와 여성 작가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어느 것이든 괜히 읽고 나면 내가 틀린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묘한 뿌듯함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서치로서, 서재를 원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공감대를 같이 공유하게 되더군요.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지름신이 찾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파주에 있다는 저자의 서재에는 적당히 만든 서가와 적당히 구입한 책장, 아주 커다란 책상이 있답니다. 90×240cm면 아주 커다란데, 그런 커달나 책상은 작업하는 사람의 로망이기도 하지요. 책상 뿐만 아니라 침대도 언급됩니다. 의자도 그렇고요. 아주 편한 의자와 임스 라운지 체어, 그리고 거기에 얽힌 사치와 럭셔리의 이야기도 공감하며 보았습니다.


책을 다 읽은 지금은 wish list 작성에 들어갔습니다. 읽고 있노라니 나중에 이사할 때, 책장은 어떤 것, 책상은 어떤 것, 데스크의자는 어떤 것-하고 미리 생각하며 작성해두지 않으면 안되겠더라고요. 나중에 급박하게 닥치기 전에 미리 한 번 생각해두렵니다.



김윤관. 『아무튼, 서재』. 제철소, 2017, 9900원.



그리고 개인적인 상황과 얽혀, 지금 가구 지름신이 내렸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최소한 적금 통장은 만들어 놓고 지름신이 와야하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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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에 이것저것 쓰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일단 눌러 참았습니다.


시간적 배경은 근미래이며 세계관이 독특합니다. 거기에 BL이고요. 알라딘ebook 트위터 계정에서 정보를 보고는 호기심이 생겨서 덥석 물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엊그제 G의 요청으로 도라에몽 사은품 구입에 맞춰 담다가 추가 구입했지요. 충동구매였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모형정원』을 9월의 도서로 올린다면, 『로스 오호스』는 10월 초에 읽었음에도 당당히 10월의 도서로 올려도 되겠다 싶은 정도로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양쪽 다 SF 계열이군요.

 

독특한 세계관은 운명적 만남이라는 데서 비롯합니다. 운명의 반려 이름이 몸에 새겨졌다는 네임버스와 비슷하게, 이쪽은 눈을 보면 바로 안다고 합니다. 운명은 눈이 같다는군요. 그래서 운명적으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우 많이 등장합니다. 라디오 사연 소개 코너의 단골 이야기도 운명적인 만남입니다.

하지만 테렌스 레트, 테리는 좀 다릅니다. 선천적 시각장애로,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운명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센트럴이라 불리는 이 지역에서 시각장애는 운명을 비켜간 존재, 운이 없는 존재, 더 나아가 불운을 가져오는 존재로 받아 들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시각장애를 가진 테리는 공공교육을 받는 동안애도 내내 따돌림을 당하고 고생합니다. 그의 악몽 주제도 여기에 관련된 것입니다.

그래도 부모님과 동생 조나단은 테리를 매우 아낍니다. 맞벌이인데다 조나단도 유명 향수회사의 조향사로 일하고 있어 집을 비우는 일이 많지만, 테리가 가족들의 사랑을 아낌없이 받는다는 건 빈번히 나옵니다. 그게 오히려 테리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짐이 되기도 하고요.

 

선천적 시각장애는 안구를 포함한 복합적 문제이긴 하지만 의학과 과학이 발달하면서 기계안구의 이식도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테리도 오랫동안 다녀온 병원에서 이식 제안을 받습니다. 그와 비슷한 시점에, 테리는 낯선 사람을 만납니다. 그레고리. 테리에게 자상하게 대하는 사람으로, 항상 그의 곁에 맴돌면서 다가옵니다. 이상하게 자주 만난다 싶었더니, 이웃이 되어 더 빈번하게 보는군요. 자상하고  친절한 그레고리와는 달리, 안구이식 문제로 새로 담당의가 된 닥터 라파엘은 매우 직설적이며, 독선적입니다. 테리의 주변인물들을 비난하는 모습에 더더욱 반감만 듭니다.


그러던 와중, 검사를 위해 마취를 하던 테리는 발작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발작이 일어난 뒤, 테리의 주변에는 큰 변화가 생깁니다.


 

까지만.

이 이상 언급하면 심각한 내용 폭로가 되니까요. 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접어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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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책 소개에는 공이 둘로 소개됩니다. 하지만 구입하고 읽기 시작한 시점에서는 이미 책소개 기억이 휘발된 터라, 닥터 라파엘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시작합니다. 등장할 때부터 건방지고 독선적인 인물로 그려져 그렇습니다. 하지만 테리가 검사 도중 발작을 일으킨 이후의 라파엘은 굉장히 다릅니다. 어떻게 보면 기억이 날아간 환자에게 찰싹 달라 붙어, 역전이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의 행동이 이어집니다. 결말까지 가기 전, 날아간 기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테리가 여러 사람을 만나는 와중에서 점점 그 괴리는 커지고, 결국에는 뒤통수를 맞고 뻗습니다.

 

아놔. 나 왜 그랬던 거야! 아무리 실마리가 부족했다지만 그럴 줄은! ;ㅁ; 정말로 생각도 못했단 말이닷!


근미래SF로서의 여러 장치를 충분히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우겨봅니다.

 

 

 

독특한 시점이란 건 그래서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테리고, 따라서 이야기의 흐름도 테리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고, 테리가 묘사하는 것은 시각적인 상태가 아닌 청각적인 모습들입니다. 그 때문에 독자가 갖는 정보는 매우 한정되어 있지만, 소설을 읽을 때는 아무래도 방심하기 쉽지요. 그 때문에 막판의 함정에 걸리게 됩니다.

그리고 함정은 하나가 아닙니다. 시점에서 발생하는 함정도 그렇지만, 설마하고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함정이 하나 더 등장합니다. 이 두 가지 함정은 또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상세하게 설명이 나옵니다. 결말은 매우 달달하고 포근포근하니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애초에 결말이 제 취향과 거리가 멀었다면 10월의 소설이라고 당당하게 외칠 일은 없었을 거니까요.



pamelo. 『로스 오호스(Los ojos) 1-2』. 문라이트북스, 2018, 합권 6200원.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여러 SF적 장치입니다. 테리의 시각장애는 이 세계에서 상당히 보완됩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자동차는 시각장애를 가진 테리도 무리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도우며, 손목의 스마트워치도 테리가 혼자 돌아다닐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집에는 가사노동을 대신하는 로봇이 있고 스마트기기들이 청소뿐만 아니라 조리 등도 모두 돕습니다. 가벼운 대인기피증이 있는 테리가 혼자 집에 있어도 가족들이 덜 걱정하는 것은 이러한 장치 덕분이지요. 현재도 존재하지만 그것이 더 발전되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한결 편하게 지낼 수 있다는 걸 테리의 시점에서 잘 전해줍니다. 그래서 더 좋았고요.:)




덧붙여. 읽은 직후의 트위터 감상에 적은 것처럼, 매우 좋은 소설이지만 두 건의 의료법 위반은 지적하고 넘어갑시다.

1.개인정보 및 개인의 의료정보 무단 유출

2.의료행위 당사자(황자)에게 의료 행위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고 끝까지 감추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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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책 구입기는 둘로 나뉩니다. 트위터에서 보았거나, 알라딘 사은품을 위해 구입했거나. 구입기 안 올리고 넘어간 몇몇 책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유리잔을 샀더니 따라온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든지, 머그를 샀더니 따라온 『고양이』라든지, LED램프와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샀다가 받은 『기사단장 죽이기』 같은 책 말입니다.

만약 산 책이 재미있으면 주객이 전도되지만 그게 아니면 고이 방출 수순을 밟습니다. 책장은 한정되어 있고 꽂을 공간은 부족하며, 재미있는 책은 매번 바뀌니까요. 그리고 책은 원래 증식하는 겁니다. 증식하는 책은 자주 솎아서 자리를 만들어야 서재가 무럭무럭 잘 자랍니다.(...)

 

 

이 책도 방출 가능성은 높습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고요. 이번 모임에는 짐이 많아서 들고 가지 못했으니 다음 번에 가져가겠습니다.

 

그림책으로, 내용은 매우 간단합니다. 있으려나 서점의 점장님이 무언가 하려 할 때마다 손님들이 찾아와 묻습니다. "혹시 이러저러한 책 있나요?" 점장님은 항상 웃는 얼굴로 반가이 대답합니다. "네,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이어지는 책들은 정말 있을지 아닐지 헷갈리는 독특한 책들입니다. 허구와 진실을 반씩 섞어내면 이렇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러한 이야기가 매번 이어지는데 딱 한 번 어떤 손님이 와서 묻는 질문에는 죄송하다는, 미안하다는 얼굴로 답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런 책은 없어요."

 

 

그 구조는 매우 단순하지만 짧은 이야기 책 안에 그림으로 더 많은 걸 설명해냅니다. 서점을 열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그 날 그 날의 업무가, 손님이 들고 나는 그 짧은 시간 안에 작은 그림으로 표현됩니다. 서점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업무가 무엇인지 등등을 그림으로 읽어낼 수 있더군요. 그러니 이 책은 단순한 그림책이라기보다는 그림을 읽어야 하는 책에 가까울 겁니다. 유머와 상상력을 섞어 내고, 거기에 책에 대한 애정도 듬뿍 뿌렸고, 맨 마지막 에피소드는 화룡점정이고요. 애들보다는 책 좋아하는 어른들에게 더 좋을 책입니다.

 

 

요시타케 신스케. 『있으려나 서점』, 고향옥 옮김. 온다(김영사), 2018, 12800원.

 

 

한줄요약: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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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의 시작은 알라딘 사은품이었습니다. 금액 채우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사은품을 주는 책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한참 고민하다가 채워 넣은 것이 『수납 공부』입니다. 표지를 봐서는 일본쪽 책 같지만 저자는 미국인입니다.

 

 

제목 그대로 보기 좋게 수납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책 날개에 그 열 가지 원칙을 간략하게 소개하는데, 비슷한 것끼리 모으고 플라스틱보다는 다른 소재를 사용한 수납을 하며, 안쪽에 넣어 감추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라는 내용입니다. 다 적으면 재미 없으니 그건 직접 확인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적은 대로, 집의 각 부분별로 수납의 원칙과 수납 방식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합니다.

 

 

만.

 

미니멀라이프 계통은 아닙니다. 수납 공간이 넉넉한 곳에서, 많은 물건을 찾기 쉬우며 깔끔하고 보기 좋게 정리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입니다. 그것도 대 원칙에 따라서 정리하고 있으니 그런 집이라면 정리하기 좋을 겁니다. 저는 집이 작고, 수납 공간에 비해 물건은 많지 않은 편이라 솔직히 의미가 없습니다. 집 분위기도 굳이 따지자면 북유럽 스타일일까요. 흰색에 나무색이 섞이고, 수납 도구들도 플라스틱보다는 기존의 가구에 나무 바구니 등을 씁니다. 써봐서 알지만 보기에는 참 좋으나 청소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게는 맞지 않는 책이었지만 나름 재미는 있었습니다. 새 집으로 이사가서 정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그 예시를 보여주는 셈이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사고 살기 참 쉽지 않습니다. 잊지말고 화요일에는 방 정리 겸 청소 겸 버리기를 해야겠네요.(먼산)

 

줄리 칼슨, 마고 거럴닉. 『수납 공부』, 박여진 옮김. 윌북, 2018,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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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비슷한 제목을 어딘가에 달았던 기억이 있는데 말입니다. 어쩌면 모 라노베 감상 적으면서 달았던 제목인지도 모르지요.

BL, 그리고 가이드버스입니다. 센티넬 대신 에스퍼를 씁니다. 현대보다는 근미래 SF에 가까우며, 전체적으로도 SF입니다. 특히 몇몇 코드는 더더욱 그렇고요. 어떤 코드인지 미리 이야기하면 내용폭로가 되니 입 다뭅니다.



『모형정원』의 주인공은 서림과 도연입니다. 2년 전의 사건 이후 만난 적이 없던 두 사람은, 도연이 살고 있는 곳에 서림이 찾아오면서 재회합니다. 나중에 몇 번 등장하지만 만약 그 사건 직후 재회했다면 도연은 서림을 총으로 쐈을 거라는군요.


사람이라고는 만날 수 없는 곳에서, 그나마 태양열 전지판과 물탱크로 그럭저럭 자급자족이 가능한 집에서 홀로 지내는 도연은 마수의 공격으로 망가진 집을 수리하고 혼자서 덤덤하게 살아나갑니다. 이런 걸 제대로 해본 적은 없지만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움직이다보니 아주 못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비상식량과 정수한 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집을 수리하고, 또 필요한 물건들을 얻으러 돌아다니는 것은 무인도에 떨어져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인류가 멸망한 것은 레벨 10의 에스퍼인 이강우가 게이트 앞에서 폭주하는 사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마수들이 건너오는 문이었던 게이트는, 이강우의 폭주를 통해 이상 반응을 보이며 엄청난 크기로 확장되었고, 곧 그 안에서 무수히 많은 마수들이 들어왔습니다. 에스퍼가 아니면 상대할 수 없었던 마수들 때문에 인류는 점점 그 수가 줄어들었지만 그나마 가이드들은 마수의 습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재앙 앞에 가이드건 뭐건 의미가 있나요. 아귀다툼과 에스퍼만이 해치울 수 있는 강력한 마수의 습격 속에서 인류는 절멸에 가까운 길을 걷습니다.



도연이 홀로 지내고 있는 집을 찾아온 윤서림의 방문과 함께 과거의 이야기도 함께 진행됩니다. 도연이 왜 서림을 총으로 쏘려고 했는지, 도연이 왜 서림을 밀어내는지, 그리고 서림은 왜 도연을 이제야 찾아왔는지에 대한 답은 차례로 풀립니다. 결국 이 소설은 배신 당했던 도연이 서림을 만나서 다시 마음을 열고 손을 잡는 이야기입니다. 서림은 에스퍼로 각성한 이후에 벌어진 여러 일 때문에 누군가의 손을 잡거나 누군가에게 부탁하고 요청하는 일을 하기 어려우며,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일들은 모두 도연이 담당합니다.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려다가 사건 하나로 인생이 곤두박질 쳤고, 그 뒤에도 이 이상 더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하던 도연의 삶은 오히려 아포칼립스의 세계에서 더 안온하며, 서림을 만난 뒤에는 에덴동산을 영위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소설은 도연과 서림의 구원담입니다. 『모형정원』이라는 제목 역시 모두가 죽고 이들 둘만 남은 에덴동산과도 같은 평온한 세상을 의미합니다. 테라리움과도 같고, 모형정원 같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그런 세계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외전에 등장하는 세계는 정말로,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만큼 부러운 세계였습니다.(먼산)




가이드버스는 대개 SF 성격을 띄지만 이 소설을 더 SF로 보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이야기하면 내용폭로가 되니 살짝 접습니다. 거기에, 새로 추가된 가이드버스 설정이 있습니다. 같은 세계관도 어떻게 조율하냐에 따라 내용이 확 달라지는데, 그런 점에서 매우 취향에 잘 맞았습니다. 더불어, 가이드 차별적이기 쉬운 세계관에 그 설정이 추가되면서 방향이 뒤집혔으니까요.

다만, 그렇다해도 도연이 20대 초반에 겪은 여러 사건들 때문에 경고 표시는 해둡니다. 가스라이팅을 포함한 매우 다양한 형태의 인권유린이 있습니다. 마수가 있다고는 해도, 가이드버스 세계관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해도, 분명 인권침해입니다. 그렇다보니 도연이 선택한 길과 서림이 선택한 길을 보고는 동조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애초에 그 둘이 선택한 길이 제가 바라던 길이기도 했으니.(먼산)



세람. 『모형정원』. M블루, 2018, 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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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보나누미 2018.10.04 17:3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재미있는 글이었습니다!! 정말 잘 읽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