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닐 때 골목을 쏘다니면 가끔 운좋게 유명한 가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점심 먹은 뒤 두 팀으로 다시 나뉘어 움직이던 중, 연장자팀은 어머니의 요청에 따라 일단 유니클로로 이동합니다.
유니클로에서는 최근 옷을 거의 안삽니다. 안사기 시작한 계기는 그, 유니클로 광고였지요. 그 광고 이후는 일부러 피해서 삽니다. 하지만 그걸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필요는 없지요. 불매는 유연성 있게 해야합니다. 꼭 해야한다고, MUST라고 강조하면 오히려 길게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SPC와 남양은 대체제가 많으니 MUST로 해도 상관없지만 SPC 산하의 배스킨라빈스는 드물게 갑니다. 완벽한 대체제가 없어요.
유니클로에서 어머니가 관심을 둔 건 얇은 패딩입니다. 교토의 유니클로 매장은 데라마치거리 근처에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가와라마치-큰길가에 대형 매장으로 있더라고요. 여성 의류와 남성 의류가 나뉘어 있었는데, 1층에 있는 여성 의류 중 어머니가 찾고 있던 패딩이 있었습니다. 색도 아이보리로 딱 좋고 하여 사이즈를 물어 재고가 있는 걸 알고는 받아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거기에 면세 혜택을 받으니 조금 더 할인됩니다. 덕분에 어머니가 원하던 옷을 하나 얻습니다. 신나서 다음 장소로 넘어갔지요.
다음 목표는 커피. 데라마치거리에 있는 위켄더스 커피집을 찾아갑니다.
https://maps.app.goo.gl/Sns7WYMskzdW3AoK8
결론적으로 가려던 커피가게는 못갔습니다.
넓은 주차장 안쪽에 자리잡은 가게 주변에는, 그냥 서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기다렸다가 커피를 받아 마실까 하다가, 돌아 나와서 근처의 이노다커피 본점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기다려서 마시기에는 사람이 많았거든요. 위켄더스는 신흥강자, 이노다커피는 노포니까 어느 쪽을 가든 문제 없습니다. 솔직히 위켄더스는 G가 더 가보고 싶어한 것도 있었고요.
그리 멀지 않았던 터라 구글맵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걸어갑니다.
가는 도중, 이런 빵집을 발견합니다. 가게 내부에 손님이 여럿 있고, 빵이 많지 않습니다. 멈춰서서는 아버지를 부릅니다. 아버지도 바로 눈치채시더군요.
가게에 빵이 많이 없는 걸 보니 잘 팔리는 가겐가보다.
역시 다년간에 걸친 애호가의 평가.
점심을 먹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라, 빵은 하나만 구매했습니다. 블루베리 크림치즈 베이글. 나온지 얼마 안되었는지 온기가 남아 있더라고요. 어머니랑 아버지, 저 셋이서 나눠먹기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배부른 상태에서도 맛있다고 생각할 정도의 빵이었지요.
https://maps.app.goo.gl/AJ88A1qkBbAkAEUK6
토요일 오후라 사람이 더 많았을 수도 있지만, 근처 지나갈 일 있으시다면 한 번쯤 들러보시길. 신기한 베이글도 많았습니다.'ㅠ'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이노다커피도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여기는 좌석이 많아서 회전율은 높은 편입니다. 잠시 서서 기다리자 또 앉아서 기다릴 자리가 있었고, 잠시 기다리다가 1층 안쪽으로 안내받았습니다. 아버지는 비엔나커피, 어머니께는 저먼, 저는 아라비아의 진주를 골랐습니다. 거기에 사심을 담아서 크림안미츠.
그리 오래기다리지 않아서 나왔습니다. 잠시 쉬면서 수다 떨면서 어머니가 찾는 커피가 있을까 생각하면서. 그리고 여기서 잠시 쉬다가 저녁 거리는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을 돌자고, 그 전에 백화점 매장에 코렐이 있을까 확인하러 가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갑자기 왜 코렐이 튀어나오느냐.
최근에 집 수리를 나눠하면서 싱크대도 정리했고, 그러면서 컵도 상당히 정리했습니다. 그렇다보니 거꾸로 집에서 쓸 컵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전에 예쁘다고 사온 꽃 무늬 머그 세트는 설거지 하다가 깨서 지금 두 개만 남았답니다. 하도 깨다보니 이제는안(덜)덜 깨지는 코렐을 사고 싶다 하시는데, 관건은 제조국입니다. 코렐은 원래 Made in USA지만, 최근의 코렐은 베트남 생산이랍니다. 백화점에서 사면 USA 제조 코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찾아봤는데, 신세계 본점이나 롯데 본점이나 코렐 매장이 싹 빠졌다는군요. 그렇다고 이마트 등등에서 사기는 미심쩍고, 그래서 남대문에 가볼까 하시더라고요. 혹시 일본에도 코렐이 있을까 싶어 백화점 들어갈 때마다 돌아다녔는데...
다녀온지 좀 더 되었으니 결론만 말해보면, 없습니다. 일본에서도 코렐 매장은 찾지 못했고, 한국에서도 네이버 쇼핑 공식몰의 코렐에서는 머그 종류 자체가 적습니다. 검색해보니 머그는 빈티지 머그 정도이고, 개당 가격이 비싸다보니 어머니가 원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어머니도 여기저기 확인해보시더니, 현재 코렐은 생산 공장을 미국 밖으로 다 뺐고, 머그 종류는 비교적 최근의 라인이기 때문에 애초에 미국 생산물량이 없다고 결론내리셨더라고요. 그러니 결국에는 '머그를 살 거면 그냥 마음에 드는 머그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고요.
G 옆구리를 퍽퍽 찔러서 집에 남는 머그 있으면 어머니께 드리라고 해야겠습니다. 본가에 쓸만한 머그가 그리 없으니, 저 준다고 챙겨뒀던 머그들 어머니 드리라고 하죠.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노다커피 본점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신 뒤, 부모님은 숙소에서 쉬시라고 보내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고민하다가 도로 나왔지요. 목표는 최근에 집 안에서 분실한 라이트닝-USB-C 케이블입니다. 애플 교토 매장도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았거든요. 걸어서 갈 만한 거리라 설렁설렁 움직입니다.
들러서 케이블 하나 구매하고, 지난 번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USB_C-USB_A 케이블이 애플에는 없다는 걸 재차 확인하고(이번이 두 번째), 귀국하면 고속충전형 케이블을 하나 장만해야겠다 생각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노트북이 USB-C 충전이 가능하더라고요. CtoC는 아이패드 프로 충전 케이블로 쓰면 문제없지만, AtoC는 딱 이거다 싶은 라인이 없어서 새로 사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매번 잊었습니다. 이거 썬더볼트인가가 좋다고 하던데, 더 찾아봐야겠네요. .. 원래는 펀샵에서 산다고 생각했지만 펀샵이 이제 곧 장사를 접다보니. 하하하.;ㅂ;
케이블을 산 뒤에는 다카시마야로 이동합니다. 다카시마야에 닌텐도 센터가 있거든요. 피크민 굿즈가 있으면 더 사야지 하고 갔더니만, 다 품절. 원래 사오려 했던 건 바위 피크민 인형이었지만 없습니다. 재고가 아예 없어요. 날개 피크민 인형을 제외하고는 없어요. 도쿄에서 사온 동전 모양 피크민 장바구니도 없습니다. 하.
그리하여 그 옆의 초콜릿 특설매장으로 갑니다. 발렌타인데이가 머지 않아 그런지, 초콜릿 주요 브랜드를 모아 놓고 판매를 하더라고요. 신나게 들어가 이것저것 둘러봅니다.
하지만 초콜릿도 유통기한이 있으니까요. 여행 선물로 바로 먹을게 아니라면 미묘. G는 중간에 녹는 걱정을 먼저 하더라고요. 음, 괜찮지 않을까.
이 시리즈. 여우와 레몬케이크는 이전에 도쿄 여행 때도 봤습니다. 일러스트가 귀여웠고, 교토 한정 틴케이스가 있길래 구매하려 했더니 ... 판매 종료.OTL 하.OTL 그 뒤로 모든 의욕을 잃었습니다. 사고 싶었는데 사지 못하면 그런거죠.
이런 것들이 의리초코보다는 상급의 초콜릿인가요. 의리 초코는 발렌타인 데이 거의거의 직전에 벌크 형태로 판매하는 것 같던데.
여행 선물은 이걸로 골랐고요. 물론 사심을 듬뿍 담았습니다. 핫핫핫.;
이러고 돌아다녔으니 여행 셋째 날도 2만 걸음을 돌파합니다.
그 전날은 2만 6천보가 넘었지요. 그 때는 기요미즈데라에서 걸어 내려와 교토역과 도후쿠지를 돌았고, 이날은 지쇼지에서 난젠지까지 걷고, 시조 가와라마치 주변을 돌아다녔지요.
지금 생각하면 파르페를 못 먹은 것이 아쉽지만, 부모님이 당지수 조절한다고 단 것을 피하던 상황이라 커피까지가 한계였습니다. 단건 나중에 혼자 갈 때나 G랑 갈 때...=ㅁ=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 날의 아침 식사는 뭘로 하시겠냐 물었더니, 양식으로 하겠다는 답이 옵니다. 저도 동감. 그리하여 양식으로 셋 주문합니다. 왼쪽의 흰 소스 뿌린 샐러드는, 샐러드바에 디저트로 준비된 요거트와 쌀푸딩을 샐러드 위에 뿌린 겁니다. 검은 색은 간장 아니고 아마도 쌀푸딩에 넣으라고 준비했을 쿠로미쓰-흑설탕 소스입니다. 이렇게 먹으니 맛있더라고요.'ㅠ'
이날은 그래도 무사히 잘 돌아가나 했더니, 아버지가 호텔 로비에 가방을 두고 오는 바람에 한 바탕 난리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잘, 해결되었고.-_- 이런 때 보면 저보다는 G가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납니다. 하루카 탑승해놓고 가방 안 들고 왔다고 하는 순간 G는 바로 튀어 나갔고, 저는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으니까요. 음.... 결과적으로 G는 택시타고 숙소에 가서 가방을 챙겨 그 다음-30분 뒤 출발하는 하루카를 탔습니다. 나가면서 숙소에 놓고 온 물건이 있어서 역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역무원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니, 개표 끝난 하루카 티켓에 도장을 찍어주고는 들어올 때 역무원에게 보여주면 된다고 했다네요. 음. 네가 나보다 낫다.;
그리하여 잠시 공항에서 기다리는 동안, G를 위해 커피를 사왔습니다. 톨 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 컵은 같아 보이지만 옆은 신작 쇼콜라 라떼, 오른쪽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입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김에, 구매하는 걸 까맣게 잊었던 니베아 썬크림 두 종을 찾아서 구매. 가운데 보이는 저 두 종이 지난 여름에 가장 인기 있었던 썬크림이라는 소식을 B님께 듣고, 구매 목록에 적어두고는 안샀거든요. 핫핫핫.; 감기약 사러 드러그스토어에는 들렀으면서 썬크림은 잊은 겁니다. 마침 쓰고 있던 이니스프리 톤업 썬크림이 거의 바닥을 보여서, 겸사겸사 구매했습니다. 써보고 괜찮으면 다음 여행 때 더 사와야지요.
이차저차, 이렇게 하여 여행은 대강 끝났습니다. 대강이라고 적은 것은 여행 뒷 정리가 덜 끝나서 그렇죠.
일본주를 맛있게 먹었다고 했더니 니가타 여행은 어떻냐고 옆구리 찌르는 분이 있고, 여행 다녀온 중에는 홋카이도 여행이 제일 좋지만 추운 건 싫다고 하시는 어머니.-ㅁ-a 그러면 맞춰 드려야죠. 그리하여 다녀오자마자 바로 다음 항공권 예약 문제와 비용 문제 정산을 붙잡았고....
입춘은 아직 안 지났지만 설은 지난 오늘 시점에서 여행 계획은 거의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챙겨야 할 일들이 많으니 일단 뒤로 미루고요. 마지막의 저 사진은 다음 번에 다시 올려 소개하겠습니다. 추가로 찍은 사진들이 몇 가지 더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사이에 또 해치운 일이 있다.-ㅁ-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