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다녀온 이야기를 적었던 맨 앞 글(https://esendial.tistory.com/9192)에 적었던 것처럼 테라로사 사천점은 아버지의 추천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업무 때문에 저보다 강원도에 자주 오가는 터라, 테라로사도 여러 번 가보셨나봅니다. 테라로사 중에는 사천점이 바다가 보여서 좋다고 하신 걸 보면 말이지요. 한참 전에 고양이 생협 모임으로 강릉여행 갔을 때는 테라로사도 지점이 하나 였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밤골에 있는 본점은 바다와는 거리가 멉니다. 광화문에 테라로사가 생긴 덕분에 갈 일도 없었지만, 거기에 보헤미안도 그 사이 상암점 등등의 분점이 생겼지만, 바다가 보이는 테라로사 지점은 생각도 못했네요.

 

 

 

 

보헤미안커피공장점에서 남쪽으로 도로를 타고 조금 더 달리면 오른편에 테라로사 지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카페들은 오른편에 있더라고요. 그래야 바다가 잘 보이나봅니다.

 

 

 

사천점도 여긴가 아닌가 긴가 민가 했는데, 나무 사이에 있는 꽤 큰 건물이더군요. 테라로사 표지판을 보고 잽싸게 들어가 차를 세웠습니다. 저기 멀리로 바다가 보이는군요. 이날은 날이 흐려서 예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대신 덜 더웠으니 괜찮습니다. 어차피 바다 보러 온 것도 아니고, 커피 마시러 온 것을요. 바다가 아니더라도 여기 풍광은 상당히 멋집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다시 양양으로 올라갈 생각이었던 터라 마음은 급합니다. 차 밀리기 전에 서울 도착해야하니까요. 금요일 저녁의 서울은 교통지옥. 경부고속도로 안탄다고 해도 밀리니 일찍 들어가는 쪽이 좋습니다.

 

 

 

 

광화문 테라로사에서는 못본듯한 커피 두 종을 주문합니다. 하나는 피지 브랜드였나. 아이스전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강릉 블렌드입니다. G는 이 더운 날에 무슨 뜨거운 커피냐는 눈으로 바라봤지만, 에어컨 잘 나오는 실내에서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쪽이 건강에 좋습니다. .. 정정. 덜 춥습니다. 대개 외부에서 들어오는 손님 때문에 실내온도가 상당히 낮으니까요. 그리고 날이 그렇게 썩 덥지 않은  것도 있어서 이날은 따뜻한 커피를 시킵니다.

드립커피는 따뜻한 쪽이 더 맛있기도 하다고요.'ㅠ'

 

맛있는 커피라는 건 두말해야 잔소리입니다. 풍광도 좋고, 커피도 맛있습니다. 잠시 미뤄뒀던 소설-아마도 이때는 회귀로 초월하는 대마법사-을 좀 읽고, G는 옆에서 뜨개질을 합니다. 일부러 카페에서 뜨개질 하겠다고 들고왔으니까요. 만드는 건 아마도 컵받침.

 

 

 

 

파타고니아 양양점은 여기서 대략 30분 정도 걸립니다. 저는 초행이었지만 G는 한 번 가봤답니다. 이전에 L을 데리고 양양 해변가에 놀러갔거든요. 그 때 타일러서프샵 바로 옆에 붙은 파타고니야 양양점을 가봤답니다.

 

파타고니아는 이름만 들어보고 별로 신경 안쓰던 브랜드인데, ESG를 실천하는 브랜드로 유명해지기도 했고, 관련 책도 나왔고, 거기에 G가 입어보라며 빌려줬던 둥근목반소매티(..)의 질감이 좋아서 관심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G가 커피 여행을 두고 망설일 때, 다녀오자고 제안할 수 있었던 거지요. 서울에도 매장은 여럿인데, G말로는 양양점의 물건이 더 많답니다.

 

 

 

그러니까 머그로 표현하자면, 서울은 매장도 넓고 더 크지만 같은 머그를 10개 갖다 놓는 거고, 양양은 다른 머그로 10개가 있는 거야.

 

음. 당연히 그러면 종류가 더 다양한 지점으로 가야죠. 둘 다 다녀온 G의 말이니 그러려니~ 생각하고 갔습니다. 그리고 가서는 G의 폭주가 이어졌고요.

 

방문한 시점에서 한 벌 쯤은 사둘까 생각했는데 한 벌이 아니라 두 벌이 되었습니다.

 

 

 

G와 취향이 같기도 하지만 또 다르기도 합니다. 겹치는 건 단 한 벌도 없었고, 다른 옷으로 골랐습니다. 그야, 커플티를 입을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고요. 가격은 높지만 천을 만져보면 나름 이해도 됩니다. 위의 겨자색 티셔츠는 사락사락 손에 감기는 질감이 꽤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진한 남색은 부들부들하니 좋고요. 그래요, 걱정하는 건 카드값을 지불하는 미래의 나이지, 지르는 시점의 내가 아닙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 핑계로 새 옷을 샀고, 신나게 입고 있다는 이야기로 끝.

올 여름 여행은 이제 끝이니 다음 겨울 여행을 기다려봅니다. 쟈, 이번엔 어디를 가게 되려나. 눈 내리는 강릉도 좋긴 한데 눈길 운전은 조금 많이 위험하단 말입니다. 무엇보다 이번에 조수석 탑승했던 G가 몇 번이고 속도 줄여를 외쳤던 터라 같이 가줄지 어떨지 확신이 안서는군요.'ㅂ'a

 

여튼 장거리 여행도 이제는 그럭저럭 가능합니다. 이번 여행은 그 점을 확인할 수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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