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다이의 먹거리하면 바로 떠올리는 것이 저 두 가지입니다. 규탄과 즌다. 규탄은 소혀를 가리키는데, 지금 사전 찾아보고 마구 웃고 있습니다. 규는 牛이고, 탄은 tangue의 タン이랍니다. 왜 이런 희한한 조어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센다이는 규탄으로 매우 유명합니다. 센다이의 음식점을 둘러봐도 규탄 요릿집이 매우 많습니다. 어느 상점가든 규탄집은 하나 이상씩 있습니다. 하나가 아니라 하나 이상이라는 겁니다.


이 성 꼭대기에도 꽤 유명한 규탄 체인점이 있습니다. 본점은 센다이 시내에 있고 이쪽은 아마도 분점인가본데, 센다이 사적을 구경하고 점심을 여기서 먹자고 하셨으니 여행객은 졸졸 따라갈 뿐입니다. 그리고 이 가게 이름이 다테노규탄. 왜 이 집을 골랐는지 아실 겁니다.


다테 마사무네는 패션 리더(...)이기도 했지만 식문화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졌답니다. 그러고 보니 분명 칠석축제도 다테 마사무네가 손댔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그 축제를 열었다던가요..? 확실한 기억은 아니지만, 딸을 매우 사랑했고 아끼기도 했다고 하지요. 그 딸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아들에게 시집갔다가, 그 사위놈이 크게 사고를 쳐서 자진한 뒤 친정으로 돌아왔을 때 이에야스가 고개숙여 사과했다더군요. 자식 중 딸은 딱 둘이었는데, 작은 딸은 죽기 몇 년 전에야 보았으니 그 때까지는 내내 큰 딸이 외동딸이었던 겁니다. 친정에 돌아온 뒤로는 내내 시집보내지도 않고 끼고 살았다더군요. 아니, 결혼생활 파탄의 책임은 시댁에 있었으니까 결혼에 진저리 치고 행복한 독신생활을 영위했는지도 모르지요. 그거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본론으로 돌아와, 이에야스와는 내내 대립각을 세우다가 말년에는 그럭저럭 잠잠했던 모양이고, 마사무네도 그 말 위의 소년~으로 시작하는 시를 지을 정도니 자기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살았나봅니다. 센다이로 이주하여 개간하고, 수십 만 석 수준인 센다이번을 백만석까지 끌어 올렸다니까요. 그러면서 식문화에 관심 가지고 막부에 음식 해다 주기도 하고-오해의 소지 있음-그러면서 삶을 즐겼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먹을 음식을 그날 바로 찍어 골랐다니, 이것이 아랫사람을 고생시키는 윗사람의 본보기라 할만합니다.(먼산)





그리고 이게 센다이성 옆의 상점가. 저기는 카자리가 더 화사하군요. 어차피 목표는 먹을 것이라, 기념품 가게에는 눈 안 돌리고 바로 먹으러 갑니다.



2층에 매장이 있어 1층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면 순번대로 올라갑니다. 1시 조금 넘은 시각에도 사람이 많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매장이 작습니다. 바 형태의 테이블에, 안쪽에서는 열심히 고기를 굽고 있더군요. 올라가기 전에 미리 메뉴를 결정했던 터라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주문합니다.





오늘의 첫 고기.







맥주는 작은 것으로 주문했습니다. 맥주는 배가 부르기 때문에 이럴 땐 작은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작아야 다음 음식을 다 먹을 수 있기도 하고요.







아차. 이건 가마보코입니다. 댓잎가마보코인데 센다이 특산 같더군요. 공항에서 파는 것도 보았습니다.

생선살의 비율이 높아 그런지 말랑말랑 쫀득쫀득합니다. 거기에 옆의 와사비가 상당히 세더군요. 듬뿍 올렸다가 찡하니 올라오는 바람에 코가 고생했습니다.






규탄정식 특상입니다. 보통의 규탄보다 두툼하게 썰어 나온 거라네요. 오른쪽의 국은 맑은 국인데, 딱 갈비탕 국물 느낌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죠. 소혓바닥도 고기니 고기맛입니다. 그러나 다릅니다. 살짝 질긴가 싶은 정도로 쫄깃쫄깃한데, 소금간이 환상적으로 잘맞다보니 제 입엔 약간 간간하지만 그럼에도 매우 맛있습니다. 게다가 구운 고기잖아요. 프라이팬이 아니라 석쇠인지 철판인지에 구운거잖아요. 불맛도 살짝 도는데 적절한 소금 간에, 술은 술술 들어가고 밥도 맛있고, 그걸로 부족하면 국물을 후루룩 더하면 고기도 밥도 술도 술술 넘어갑니다.


단적으로 말해, 근래 먹은 고기 중 가장 맛있습니다. 스튜를 먹을까도 조금 고민했는데 구이를 먹고 나니 이쪽 먹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기 자체의 맛을 보려면 구이가 최고입니다.






축제기간 중에 즈이호덴과 센다이성터에서 여러 행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특히, 분장해서 무대 행사 뛰는 팀이 와서 공연을 할 예정이라는군요. 저녁에 라이트업행사도 한다고 하고, 그 준비로 초 넣을 대나무통 넣은 것도 보았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부슬부슬 오다보니 마음을 접었습니다.


지금보니 저 다테는 전국바사라의 그 다테로군요. 옆에 무스비마루의 다테버전이 있는 것도 참 귀엽습니다.




즌다셰이크는 여기서도 먹을 수 있다길래 들어가서 주문합니다. 규탄은 앞서 설명했으면서 즌다는 빼먹었네요. 사전에서 찾으면 즌다(ずんだ)는 진다(じんだ)의 항목으로 넘어가고, 제가 찾는 것은 진다의 세 번째 뜻이랍니다. 풋콩이나 꼬투리채 먹는 콩을 데려 으깬 것으로 팥소나 무침 거죽으로 사용하고요. 센다이에서는 즌다라고 부르며 즌다모치는 찰떡 위에 삶아 으깬 풋콩을 얹은 겁니다. 즌다셰이크는 그 으깬 풋콩으로 만든 셰이크고요.






B님이 큰 컵, 저는 작은 컵. 배가 불러서 큰 컵을 먹을 위장이 안남았습니다. 그리고 맛은,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의 맛. 하지만 콩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미친듯이 거부할 그런 맛입니다. 풋콩이라 적으면 헷갈리겠지만 맥주 안주로 먹는 에다마메를 생각하면 얼추 맞습니다. 이것도 대두의 일종인데 한국에서도 종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심어는 봤지만 수확해본 적은 없군요. 하여간 푸른 대두를 7-8월 경에 수확해서 삶아 거칠게 으깬 것이 즌다입니다. 냉동 에다마메를 사다가 즌다를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시도는 못해봤네요. 해볼까.






살짝 풋내가 돌지만 콩 특유의 달달한 맛이 도는데, 거칠게 간 것이다보니 앙금처럼 입 안이 꺼끌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흰앙금은 보통 동부콩으로 만들던가요. 그 단맛과는 또 다른 단맛입니다.



즌다모치를 먹기 전에 즌다셰이크로 입가심을 하고는 느긋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러 갑니다.


다시말해 기념품 가게는 홀랑 건너 뛰었다는 이야기고. 여기에서 뭘 파는지는 확인 못했군요.




루푸루 버스는 같은 코스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빙글 돌아갑니다. 센다이역에서 출발, 도착하며 같은 길은 마지막 코스를 빼고는 안 갈겁니다. 산길도 한 방향으로 달리는데, 센다이성터를 지나서 가면 본격적으로 도호쿠대학 캠퍼스가 나옵니다. 거의가 공대인가봅니다. 식물원도 있더군요.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기차. 이거 증기기관차 아닌가요. 모델명도 슬쩍 봐뒀는데 홀랑 잊었습니다. 알파벳 한 자리와 숫자 두 자리의 조합이었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하고요. 왜 이런 곳에 갖다 놓았는지는 모릅니다.







아오바산을 돌아내려와 시내로 진입하다 발견한 건물. 지난번에도 한 번 올린 곳입니다. 축제를 맞아 예전의 카자리 모습을 전시하는, 센다이 미디어테크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이라기보다는 기록관에 가깝지 않나 생각하지만 뭐. 요즘에는 그 둘을 결합하는 곳도 많이 나오니까요.




자아. 이제는 디저트를 먹으러 갑니다. 내내 먹는 이야기만 나오는 것 같은데 이틀째는 그랬습니다. 여행은 원래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니까요.


(다음편에 계속)



Tag //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