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월에서 6월 사이에 있는 티페스티벌, 국제차문화대전은 꼬박꼬박 사전등록을 하고 찾아갑니다. 올해는 1층이 아니라 3층에서 진행된데다, 도서전하고 시기가 겹쳐 상대적으로 사람이 없었던 모양이군요. 작년에는 코로나19의 재유행 때문에 다시 미뤘지만, 올해는 다행히도 진행했습니다.
다만 부족한 건 제 체력이더군요. 일요일에 방문할 생각이었으나, 토요일에 좀 격하게 움직였다고 체력이 완전히 방전될 줄은 몰랐습니다. 여러 다른 이유가 있긴 하지만 그건 넘어가고, 그래서 토요일 저녁에 바로 내려가겠다고 했다가 마음을 바꿔 먹은건 순전히 트위터 때문이었습니다. 트위터에 올라온 티페스티벌 방문기를 보고 G에게 건넸다가 "갈래? 가자!"로 급하게 선회한겁니다.
결론적으로, 10시 맞춰서 입장해서는 사진 한 장도 안찍고 그냥 눈으로 구경만 하다가 돌아왔습니다. 작년에는 안 이랬지만, 집 정리하고 찬장 정리하고 살림 써보고 하다보니 물건 하나 들인다는게 어렵더군요. 쓰지 않을 물건이라면 이미 집에도 잔뜩 있고, 그래서 새로운 물건 들이기가 망설여지더랍니다. 거기에 커피 도구는 거의 나와있지 않고, 차(茶)와 천연염색, 목공예품 중심이라 휘휘 둘러보기만 했습니다. 목제품은 몇 고민되긴 했지만 음, 그냥 내려 놓았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체력이 떨어지더라고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건강검진 앞두고 체중감량 하느라 신경썼더니 체력과 기력이 확 줄었습니다.OTL 아놔. 이정도의 체력이라면 일본 여행은 입국심사장 나오자마자부터 뻗을 것 같네요. 체력 더 키우려면 역시 단백질 보충인겁니까.ㅠ
L도 동행했는데, 초등학생 미만은 무료입니다. L도 G와 손잡고 같이 돌아다녔고요. 재작년에 적었던 국제차문화대전 방문기 때처럼 사이사이의 길이 넓고 해서 돌아다니기 매우 좋았습니다. 쾌적한 환경이었지요. 후후후후후후.+ㅁ+
아침부터 신나게 돌아다녔으니 조금 이르게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그래서 뭘 먹을까 G랑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지만, 시간이 너무 일러서 마땅치 않더라고요. 조금 기름진 음식이 먹고 싶다 하여, 코엑스 전시장과 코를 맞대고 있는 피자집-캘리포니아 피자에 들어가기로 하고, 오픈시간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바로 그 옆의 카페에서 당을 보충합니다. 커피를 마실까 하다가 속이 텅텅 비어 있는데 커피를 넣으면 정말로 위가 죽겠다 싶어서 그 옆의 말차 카페로 들어갑니다. 한자로 된 이름이라 외우는데 애를 먹었고, 결국 트위터에서 '코엑스 말차 카페'로 검색해서 이름을 알아냈습니다. 가배도라고, 커피의 한자 음차인 咖啡에 섬 도(島)를 더해 만든 이름이랍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정보를 확인하셔도 되고요. 본가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은 아마도 명동점인듯합니다.
메뉴판을 보고서는 말차가 주력인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제대로 못 외웠을지도... 스타필드 이벤트 하는데 나온 상품이 말차라떼였거든요. 한 잔 값에 두 잔 준다니 두 잔 챙겨 받고, 거기에 L도 같이 먹을 거라 인절미 티라미수를 시켜봅니다. 플랫화이트를 시킬까 했지만 말차라떼도 더운 날에는 나쁘지 않으니 G랑 나누어 마시기로 하고요.
물론 배고프고 당 떨어지며 카페인 부족할 때 마셨기는 하지만, 진짜 맛있더랍니다. 한 모금 주욱 빨면 당이 화아아악 올라가는 마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날의 말차라떼는 정말 스태미너 포션이었습니다.(먼산)
다만, 절대 라떼를 먼저 마시고 그 다음에 티라미수를 먹어야 합니다. 인절미 티라미수는 커피에 적신 시트, 팥 섞인 크림, 콩가루의 조합입니다. 달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저 셋의 조합이 잘 어울리더군요. 기대하지 않았는데 맛있었습니다. 다만 티라미수를 먹고 라떼를 마시니 맛이 느껴지지 않는게, 티라미수가 달긴 달군요. 그러니 달지 않은 커피 등과 함께 하는 쪽이 더 잘 어울릴겁니다.
다음 코엑스 방문은 아마도 카페쇼 때가 아닐까 합니다. 사전 등록은 이미 해두었고, 그 때 방문하면 아마 옆의 테라로사나 여기나, 둘 중 어디든 즐겁게 다녀올 겁니다. 아냐, 그 전에 팥티라미수를 포함해 다른 버전도 맛보러 명동점에 갈 가능성이 더 높군요.
말차라떼 믹스도 팔던데, 다음에 방문하면 한 번 사볼까도 고민중입니다. 가장 맛있게 마신 말차라떼가 교토 요지야 카페였고, 여기도 그 다음쯤은 되겠네요. 다음에 덜 배고플 때 방문해도 여전히 맛있으려나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