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 모임이 있던 날, 카페 고희에는 제가 제일 먼저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 뒹굴거리며 먼저 커피 한 잔을 마셨습니다.

시간이 하도 지나 지금은 이게 어떤 커피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저 따끈따끈한 햇살에 녹아내리고 있었다는 기억뿐이군요. 후훗.



컵에 그려진 것은 작년 한창 유행하던 모양의 겉옷입니다. 민소매 옷에 아래는 주름이 많이 들어간 하늘하늘한 옷. 딱 달라붙는 청바지 위에 많이 입지 않았던가요?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햇살 아래 반짝 반짝 빛나는 저 거품들이 예뻐 보입니다.
지금 생각하니 케냐 AA같네요. 진한 드립커피를 찾다 골랐을겁니다.



창가자리는 역시 광합성하기 딱 좋아요.

1월 초에는 카페 고희에 두 번째로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커피가 목적이 아니라 모임이 목적이었고, 브런치 세트 메뉴를 도전해보았지요. 사실 일본 여행 다녀온 직후에 부탁받은 물건들 전하는 것이 목적인 모임인터라 이날 테이블 위는 난장판이었습니다.


브런치 B 세트를 시킨 뒤 제 앞 모습입니다.(먼산)
앞에 성스런 형님들 2권, 그 아래에는 토노씨가 낸 수필 만화책. 앞에 놓인 커피는 브런치 세트메뉴에 딸린 아메리카노입니다. 저 외에 Kirillocha님이 있었지요. 그래서 멀리 보이는 나이프와 포크가 두 벌인 겁니다.-ㅂ-


저 멀리의 올망졸망한 뽑기통은 다 모야시몬. 그런 고로 카모스조~ ((술로) 빚어버리겠다~)
이쪽 커피는 Kirillocha님 커피입니다. 받침만 다르죠.


케이크는 나중에 고르기로 하고-브런치 B 세트는 18000원에 한 접시, 커피 한 잔, 케이크 하나가 나옵니다-음식 접시부터 왔습니다. 왕...-ㅠ- 먹물 식빵, 옥수수 식빵(으로 추정), 소시지, 베이컨, 타르타르소스, 가운데에 놓인 새싹 샐러드, 감자와 케찹, 스크램블 에그까지.



스크램블에그입니다. 저는 달걀이라면 다 좋아하니 행복하게 먹었습니다. 제대로 맛을 낸 스크램블 에그라고 하기엔 그렇겠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감자는 약간 덜 익은 듯한 느낌이라.. 포슬포슬하게 익어 입에서 사르르 녹는 맛은 아니더군요. 그런 거라면 아이번을 가야겠지만 아이번은 가게 문 닫은지 몇 달 되었습니다. 흑흑흑..



타르타르 소스는 어디에 얹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소시지도 좋고 베이컨도 좋고, 하여간 어디든지 잘 어울립니다.
 


케찹말고 다른 소스가 같이 나와도 좋았겠다 싶지만 뭐, 그렇게까지 100% 제 입맛에 맞을 수는 없겠지요. 집에서 직접 해본다면야 냉장고에 잠들어 있는 발사믹 식초와 디종 머스터드를 꺼낼겁니다.-ㅠ- 역시 약간 느끼하다고 해야하나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브런치 세트는 대체적으로 제 취향에는 그렇습니다. 진짜 날 잡아 재료 잔뜩 사다가 집에서도 해먹을까요?


다른 회원분들드 오시고 해서 다들 본 식사를 마친 뒤 디저트로 케이크를 시킵니다. 컵 티라미수는 1500원을 추가하면 가능하다는군요. 어느 분이 시키시고 다른 사람들은 나와 있는 케이크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으로 하나씩 골랐습니다. 함께 담아 달라 했더니 이렇게 긴 접시에 나오네요. 이런 것도 재미있습니다.


블루베리 시폰케이크와 흑임자 치즈케이크입니다. 치즈케이크는 수플레 타입이예요. 부드럽게 부서지듯 녹아내리는 케이크. 제가 고른 것이 블루베리 시폰이었는데 역시 요즘 제 입맛에는 시폰 케이크가 가장 좋습니다. 크림 같은 것 넣지 않고 그냥 스폰지만 있는 것이 좋아요. >ㅠ<



그리고 이전에 올렸던 컵 티라미수와 초콜릿 치즈 무스였나, 하여간 윗부분은 치즈, 아래는 초콜릿이 들어간 무스입니다.

케이크는 대체적으로 다 무난합니다. 케이크만 따로 시키면 4500원 선이었다고 기억하고요. 컵 티라미수는 6천원입니다. 사실 케이크 고르러 가서는 케이크보다 쿠키랑 비스코티 같은 과자가 더 땡겼지만 말입니다. 세트로 여러 개 담아 묶어 파는 것도 있는데 한 봉지에 1만원입니다. 하나하나 가격이 1-2천원 할테니 그렇게 묶으면 1만원이 나오는 건 알겠지만 손이 안가더군요. 쿠키도 크고 비스코티도 커서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거기까지 해둡니다.;



그리고 언제나 정신 없는 모임의 테이블. 사진 바깥 쪽에는 책 무더기가 항상 3개쯤 있습니다. 지금 사진에 찍힌 것은 앞서의 모야시몬 뽑기들을 다 열어 둔 겁니다. 빨간색의 흐물흐물한 것이 O-157. 흐느적거리지만 가장 무서운 균이지요. 하늘색은 뭐였더라, 잊었습니다. 저는 단지 오리제가 갖고 싶었던 것 뿐입니다. 흑..;ㅅ;


아마 내일 올라갈 글은 카페 고희에서 찍은 몇 장의 사진일겁니다. 햇살이 워낙 좋은 곳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흡연이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단점이지만요. 그리고 음....; 가능한 밀린 글을 빨리 써야 하는데 생각보다 속도가 안납니다. 연휴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밀린 글을 다 올려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실제 그럴지 어떨지는 두고봐야겠네요.
티플러스는 대학로에 생겼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오픈시간이 12시라는 점이 제 활동반경과는 맞지 않아서 계속 안가고 있었습니다. 대학로에서 놀지 않는다는 것도 가지 않게 된 이유중 하나였지요. 그러다가 만월님과 접선할 일이 있어 약속 장소로 티플러스를 잡았습니다.

2층에서 4층까지 있는데 2층에서 뒹굴거렸습니다. 전면 유리라 좋긴 하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더군요. 어쨌든 음식 메뉴는 꽤 다양하고 디저트도 여러 종류 있으며 음료도 이것저것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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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를 한 종류, 거기에 하드롤에 담아주는 클램차우더를 시켰습니다. 파스타에 딸려 나오는 빵 한 조각과 발사믹 비네거에 올리브유 섞은 것을 주는군요. 하지만 발사믹 비네거가 약해서인지 신맛이나 톡 쏘는 맛은 거의 없고 기름맛만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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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는 아리따운 클램차우더. 가격이 6천원을 넘었던가요? 그정도였을 겁니다.
빵은 중간 정도인데, 수프가 좀 아니었습니다. 직접 만든 것 같기는 한데 묘하게 비린내가 난달까요. 딱 끌리는 맛은 아니었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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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잊었지만 해산물 크림소스 파스타 쪽입니다. 해물도 꽤 많고 크림소스도 뻑뻑한 것이 맛있었습니다. 가격은 1만원 안쪽이었다고 기억합니다. 파스타가 9천원에서 1만원 사이일겁니다. 역시 기억이 가물가물... 이런 리뷰는 다녀온 다음에 바로 적어야한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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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 X형 횡단보도가 내려다보이는 쪽으로 테이블을 옮겼지요. 거기서 티라미수 케이크 하나, 망고빙수 하나를 시켰습니다. 케이크도 10종 가까이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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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미수는 그냥 저냥 나쁘지 않은 수준. 망고빙수도 괜찮았습니다. 간 얼음 위에 망고 아이스크림(샤베트)을 얹고 그 위에 망고 소스를 듬뿍 뿌린 뒤 과자를 올립니다. 저 과자는 플로랑탱으로 추측하는데 기대했던 맛이 아니었습니다. 바삭하게 부서지면서도 단단한, 그런 전병 느낌에 가까운 과자를 생각했는데 약간 눅눅하면서 끈적한 과자더군요. 모양은 좋지만 맛은 중간 정도입니다. 그래도 가격 대 성능비는 이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ㅂ'

앞서 말한 문제가 뭐였냐면, 새로 옮겨 앉은 방향이 서향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햇살이 찬란하게 들어와 다리가 달궈지더군요. 윗부분은 블라인드를 쳐서 그래도 괜찮았는데 말입니다. 유리에 선팅을 하거나 했으면 이정도는 아닐텐데 싶더군요. 내장 비용이 많이 들었겠지만 말입니다. 정 안되겠으면 선팅지라도 바른다면 덜했을텐데요. 의자나 좌석이나, 음악 선곡 등등은 다 나쁘지 않은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가격 대 성능비가 괜찮은 것치고는 사람이 많이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대학로가 아니라 바깥으로 빠져나와 있어 그럴지도 모릅니다.(그런 것치고는 길 건너 던킨은 사람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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