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아마 앞으로는 창경궁으로 꽃놀이를 가지 않을 겁니다.



위의 말은 한 줄 결론인 거고..-ㅁ-/


토요일은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그로기 상태였습니다. 그게, 갑자기 연락을 받아서 약속이 잡힌 거였고 느긋하게 보내야하는 토요일, 그것도 별로 내키지 않는 사람과 저녁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 커서 그랬던 겁니다. 거기에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있다보니 토요일은 아침도 안 먹고(!) 아침 6시 반에 출근했습니다. 출근시간이야 평소와 같지만 아침을 안 먹고 나갔다는 건 상당히 부담이 되더랍니다. 그래서 초코바 하나로 대강 허기를 가렸는데 효과가 짧더라고요. 이미 12시쯤에는 두통이 올 지경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날도 아침운동은 착실히 했고, 카페인은 섭취 못했고, 몸은 피곤해서 창경궁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집에 들어가고 싶고, 하지만 어머니 얼굴은 마주하고 싶지 않고. 갈등에 갈등을 거듭하다가 일단 걸었습니다. 그리고 가다가 마某님이 추천하신 가게에 들어가 오렌지 셔벗이 올라간 샐러드를 싸들고는 창경궁으로 직행합니다.

1천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기가 질립니다. 사람 많은 것은 질색인데 이정도는 뭐, 그럭저럭 괜찮아요. 하지만 DSLR을 들이밀고 꽃 사진 찍는 사람들은 안 괜찮아요. 아버지도 비싼 카메라 들고 사진 찍으러 잘 다니시지만 아주아주 솔직히 말하면 말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버지는 꽃보다도 파인더만 기억에 남겠다 싶은 정도던걸요. 하여간 다들 꽃 가까이 모여서 꽃을 보는게 아니라 꽃을 찍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가능한 그런 사람들을 피하겠다고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그 쪽은 또 꽃이 안 보입니다. 속으로 투덜대다가 꽃구경은 포기하고 배부터 채우자 싶어 벤치에 앉아 위의 사진처럼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한참 샐러드를 먹고 있는데... 데...

지나가는 사람이 난처한 얼굴로 저를 보며 말합니다.

"여기서 먹으면 안되는데."

아.
까맣게 잊었습니다.
창경궁은 아무데서나 음식물을 먹으면 안되지요.; 기억이 맞다면 창경궁 남쪽 어딘가에 있는 피크닉장 외에는 음식물 을 먹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깨닫는 순간 부끄러움과 짜증이 확 치밀어 오르는군요. 아니, 꽃놀이의 핵심은 먹을 것인데! 꽃놓이에서 먹을 것이 빠지면 무슨 재미야! .... 하지만 규정이니까 지켜야지요. 샐러드만 허겁지겁 먹고 참치라든지 떡이라든지는 도로 싸들고 집에 들어가 먹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오면서 주변에 핀 벚꽃에 넋이 나가 중얼거립니다. 역시 꽃놀이는 가까운 곳에서 하는 것이 좋다라고요. 그러니 이제 창경궁으로 꽃놀이를 하러 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냥 집 근처에서, 어디선가 차이나 칼라의 검은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나타나 히죽 웃는 것이 보이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며 꽃구경 하렵니다. 뭐, 일본인이니까 설마 여기까지 오진 않겠지요. 그러니 그런게 보이면 환상으로 치부하고 못 본척 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그리하여 꽃놀이 3탄은 이번 주말로 미루었다는 이야깁니다.'ㅁ' (2탄은 차후 소개.)

사진은 지난 연휴 중 언젠가의 팬케이크. 케이크 반죽이 너무 되었던데다 베이킹파우더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집에 있던 오뚜* 베이킹파우더를 썼는데, 같은 회사의 핫케이크 믹스를 먹을 때와 동일하게 입안이 꺼끌합니다. 역시 베이킹파우더의 문제였군요. 다른 것으로 꺼내 써야하나봅니다. 다시 만들어 봐야지.



1. 하도 초콜릿을 입에 달고 있었더니 지금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식단을 다시 짜야겠어요.
..
근데 그러면 점심으로 뭘 먹지요. 그냥 집에서 핫플레이트를 들고 올까 싶기도 한데, 그렇게 하면 여기에 부엌살림이 늘어날겁니다.-_-; 그건 안되죠. 괜히 지름신이 늘어나면 머리 아파요.


2. 모종의 이유로 여행 정보를 검색하고 있는데, 아무리 잘 만든 홈페이지도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끄응. 업데이트가 제대로 안 된 모양인지 항공편명이 안 맞네요. 그래서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홈페이지에 직접 찾아 들어가 보고 있습니다. JAL도 찾아봐야하나.;
(이쯤되면 일본여행 계획이란 걸 아실테니 뭐..;...)


여행도 재미있지만 여행을 가기 전까지 열심히 계획 세우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점심시간을 이용해 두근두근 작업중이고요. 하지만 지도가 필요하다며 구글맵을 캡쳐해 이어붙이기 하고 있는 건 안 자랑. 하하하하하.;



달달한 입맛을 달래기 위해 커피믹스를 꺼내듭니다.(응?) 한 잔 마시고 나서 블랙커피를...
지난 번 여행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후기와 다음 여행을 위한 팁을 정리해 한 글에 담아 봅니다.'ㅂ'

다음 교토·오사카 여행을 위한 잡담

1. 니시키 시장 아리츠구의 쿠키틀. 제일 작은 것이 1천엔이라고 해서 하나 쯤 사볼까 했는데, 제일 작은 것의 크기는 새끼 손톱만합니다. ㄱ- 이 틀은 쿠키틀이 아니라 화과자용 틀인것 같더군요. 다시 말해 일반적인 크기의 쿠키틀을 사려면 1500엔 정도는 예산을 세워야 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동시에 마음에 들고, 이게 제일이다!라고 정확하게 마음에 드는 것도 없었고요.
하지만 모양 중에는 이게 뭔가 싶은 것도 있었습니다. 구름하고 박쥐라고 생각했던 것은 각각 소나무와 대나무잎이었습니다. 으하하하.;ㅂ; 꽃도 벚꽃 한 종류가 아니라 도라지, 매화 등등 다양하게 있는데 알아볼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어요. 보다보니 일본 문장이나 문양공부를 해야하나라는 생각마저 들더랍니다. 하여간 여행 갈 때마다 마음에 드는 걸로 한 두 개 모아도 좋을거예요. 아니면 계절 시리즈로 모은다거나 말입니다.


2. 다음에도 교토에 간다면 숙소는 시타딘 카라스마 고조에 가겠습니다.>ㅆ< 부엌이 있다는게 참 좋아요. 게다가 숟가락이나 포크, 젓가락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침을 숙소에서 간단히 챙겨먹을 때도 폼나게 챙겨먹을 수 있고, 토스터도 있어 식빵도 구울 수 있고. 욕조 사진은 안찍어 왔는데 꽤 큽니다. 도쿄에서 묵었던 숙소들은 욕조가 작아서 다리를 펼 수 없었는데 여기는 쭉 뻗을 수 있더군요. 물론 남자분들에겐 그래도 작을 겁니다.


3. 오사카에서도 다시 방문해야하는 곳이 생겼으니, 천가게입니다. 이번에 천을 충분히 사오지 못한 것은 환율탓이 크니, 아예 자금을 따로 챙겨서 사와야겠습니다. 만들려고 하는 것이 있으니 그에 맞춰 사오면 되지요. 이번에는 엉뚱한 천-하지만 마음에 드는 천만 골라 1m씩 네 종을 사왔습니다. 얇은 매트 같은 것이 필요했으니 조만간 손을 움직여야겠네요. 다음에 천 쪽에만 예산을 2만엔 정도로 넉넉히 잡아서 '로망'을 실현해보려 합니다. 훗. 무슨 로망인지는 비밀. 다 만들게 되면 공개하지요.


4. 여행 선물은 간사이 공항에서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이 편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교토의 경우 야츠하시를 사다가 뿌리는 것도 괜찮고요. 간사이 공항의 야츠하시는 케이스만 예쁜데다 가격이 높습니다. 뭐, 이나리야에서 여우가면 센베를 대량으로 사와도 되고요. 아, 아버지 몫으로는 괜찮은 만주를 따로 찾아서...;


5. 신고암은 이번에도 못갔습니다. 역시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은각사 근처에 있으니 기왕이면 같이 묶어 가고 싶은데 신고암의 오픈시각은 오전 11시입니다.-ㅈ-; 끄응. 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요.



6. 다음부터는 도쿄 여행과 교토 여행을 두고 고민하겠네요. 아하하;ㅂ;




1월 21일의 일정은 요지야 카페 산조점, 그리고 그 뒤의 아브릴 방문기에서 끝이 납니다. G는 아브릴보다는 그 옆의 프랑스 비즈 판매점에서 M의 두(頭)문자를 가진 화학반응을 일으키고는 그 뒤에 탈력해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탈력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지름이지요. G는 이번 여행 때 여비를 적게 가져가는 바람에 내내 불평했거든요.-ㅅ-;
제 지름 중 가장 큰 것은 여행 첫날 모두 끝났으니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 솔솔 풀어봅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 혹은 여행의 본말전도.
이번 여행은 간사이 여행이어야 했지만 중간에 아주 커다란 목표가 생겨서 간사이 + 이시카와 여행이 되었습니다. 혹자는 모 만화의 주인공인 이시카와를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이건 현이름입니다. 이시카와현(石川縣).




교토역 북쪽 출구(라고 멋대로 부르는)로 들어가면 눈 앞에 JR 개찰구가 보입니다. 교토역은 순수한 JR역입니다. 사철은 교토역이 따로 없지요.'ㅅ' 그리고 저 앞에 보이는 전광판은 교토에서 출발하는 여러 열차들이 몇 번홈에서 몇 시에 출발하는지 보여줍니다.

여행 3일째. 평소보다는 조금 늦게, 오전 6시쯤 깨서 뒹굴거리다가 6시 반에 숙소를 나옵니다. 이날 오사카로 이동해야했기 때문에 체크아웃은 G에게 맡겼습니다. 저는 오후에 G랑 교토역에서 합류할 예정이었지요.




(다크서클이 낀 것처럼 보이는 태공. '나는 네가 어디 가는 지 알고 있다.')

전날 숙소로 돌아와 열심히 캐리어 정리를 하고 그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들어와 하루카가 출발하는 32(아니, 31인가)번 홈에 가장 가까운 코인로커를 찾아 맡겨둡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남았으니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어서 교토역 앞 스타벅스에 들어가 차이 스콘을 하나 시키고 오물오물 먹습니다. 맛은? 향신료 맛과 향이 나는 스콘에 차이맛 시럽을 뿌린 맛. 맛 본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혹시라도 중간에 화장실을 가고 싶어지면 골치아프다 생각해서 음료는 포기합니다. 그러니 꼭꼭 씹어 잘 먹어야지요.


그리고 다시 교토역으로 돌아와 7시 37분발 토야마행 선더버드를 기다립니다. 이렇게 역 안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것은 제가 JR 간사이 웨스트 레일패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죠.;




이것이 썬더버드. 오오. 하루카도 신칸센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걸 제외하고 신칸센이든 KTX든 고속열차는 이게 첫 탑승입니다. 근데 썬더버드라니. 아무리 봐도 뒤에 잔상은 안 남는데?
(마비노기 유저만이 알아들을 헛소리.)




내부는 사람이 가득합니다. 지정석보다는 자유석이 싸기 때문에 자유석으로 탑승했는데 대부분의 좌석이 차더군요. 저도 다른 사람이 앉은 자리 옆에 앉아 이모저모 꺼내놓고 여행 상황을 정리합니다. 보이는 표는 총 4장. 이 4장의 표를 구입하는데 들어간 돈은 총 12400엔입니다. 편도 6200엔의 어마어마한 가격. 훗. 하지만 애정(충동구매)은 모든 것을 이깁니다.

여행 다니는 동안의 기록은 수첩에 남깁니다. 시간과 다닌 내역, 쓴 돈 등을 적어 놓으면 일기를 쓰지 않아도 여행기를 올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글로 쓰는 것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없군요. 그것도 손으로 쓰는 일기가 가장 좋습니다. 다만 하루에 1시간 이상 일기를 쓰는데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 문제지요.

여행 다니면서 쓴 돈은 모두 아래아 한글과 엑셀 파일로 남깁니다. 한글 파일이 조금 더 구체적이고 엑셀 파일은 산술 계산을 돕습니다. 엑셀파일보다 한글 파일이 다루기 편해서 양쪽을 모두 남기는 거죠.'ㅂ'




교토역에서 탑승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차장이 와서 검표를 한 흔적입니다. 저 빨간 도장이 검표한 내역인데 흔들리는 차 안에서 찍어서 촛점이 날아갔네요.-ㅁ-; 내리기 직전의 사진입니다.




와아. 여기는 철골 구조물이 근사하네요. 시간이 있었다면 더 자세히 찍었을텐데.




여기는 가나자와입니다.


간사이 공항으로 들어간 주제에, JR 간사이 웨스트 레일 패스도 닿지 않는 곳까지 왔습니다. 그것도 3박 4일 여행의 셋째날, 교토는 뒤로하고 홀랑 여기까지 온 이유는 전시회 구경을 위해서입니다. 정보를 알려주신 키릴님께 축복을..(각혈)

전시회장은 이시카와四高기념관에 있습니다. 시고라고 읽어야 하나요? 하여간 이 정보도 홀랑 까먹고 간 덕에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어가서 문학관이 어디에 있냐 물어서는 가는 방법도 같이 알아 왔습니다. 역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되는군요.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보니 이시카와시고기념관과 이시카와 근대문학관을 겸하고 있습니다.(링크)




이게 그 문학관입니다. 상당히 고풍스러운 건물이지요. 학교 건물이었다던가요. 하여간 여기도 가나자와 특유의 나무 보호대가 여기저기 보입니다. 눈이 하도 많이 내려서 눈 때문에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정식 이름이 아래 있네요. 이시카와시고기념문화교류관. 이 소나무도 가지가 부러질까봐 줄로 매달아 놓았습니다.
가나자와의 유명 정원인 겐로쿠엔에 가면 더 많은 걸 볼 수 있겠지만 무리죠.

교토에서 출발한 시각이 오전 7시 37분. 가나자와에는 오전 9시 45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전 11시 18분에 가나자와를 출발합니다. 1시간 조금 넘게 시간이 있으니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기념관까지 걸린 시간이 겨우 왕복 30분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OTL 넉넉하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하하하하하.
그러니까 이건 배보다 배꼽이 큰 여행이라 불러도 무리가 아닙니다. 왕복 5시간에 체류시간은 달랑 90분인거예요.




보러온 것은 이것. 훗.
아래 작은 포스터 보이십니까? 이게 뭐냐면...





기념관 입장료는 일반 350엔입니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1층에 있는 이즈미 쿄카 등 가나자와 출신 문인들 관련 전시실도 다 보는건데, 마음은 이미 콩밭에 도착해 있으니 2층으로 갑니다. 제가 보려는 특별전은 2층에서 하더군요.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니 꽃바구니가 놓여 있습니다. 보고서 빵 터졌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사히 소노라마의 「네무키」편집부는 이해합니다. 근데, 맨 앞에 놓인 이 꽃바구니.




TONO.............ㅋㅋㅋㅋㅋㅋ
여기서부터 헤실헤실 웃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쇼가쿠간(소학관) 편집부도 있지요.




다른 사람은 누군지 잘 모르니 패스. 여튼 사진 찍고 넘어갑니다.




와아, 두근두근두근.
당연히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일테니 패스. 복도까지만 찍었습니다.




그리고 이것.
1월 16일부터 놓였다는 신년 특별 스탬프랍니다. 어디에 두었는지 찾아보세요라고 했는데 첫 번째 방, 찻집 우유당(...)에 놓여 있었습니다. 방 안에 다다미 4조인가, 그 정도 되는 작은 방이 있더군요. 올라가서 쉬라는 건가라며 들여다보았더니 안에 탁자가 놓여 있고 거기에 원고와 작업실 풍경을 소소하게 재현했더라고요. 그리고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雨柳堂. 그리하여 앞서 올렸던 저 여행 기록 수첩에다가도 스탬프를 쿡 찍어 왔지요. 우후후후후!



그리고 이하는 생략.

신나게 구경하다 왔습니다. 원화는 채색삽화만 있는게 아니라 아예 연재 원고도 있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1월달에는 내내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우유당)』과 다른 단편집을 보고 있었던 터라 일본어가 짧아도 내용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원화들. 아아. 넋이 나갈 정도로 예쁘군요.;ㅂ; 덕분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흑흑흑.. 그리고 일본의 인쇄질로도 이 원화를 그대로 내는 것은 무리네요. 특히 개구리왕관(..)을 쓴 공주님의 원화를 보니 일본에서 출간된 단행본 표지도 그 색이 그대로 안 나옵니다. 그걸 보고 일부러 보러 다녀오길 잘했다 생각했지요. 왕복 다섯 시간도, 차비 12400엔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전시실 세 개를 돌아보고 나오니 10시 40분. 내려가서 기념 엽서 세트를 구입하고 후다닥 튀어 나옵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다시 가나자와 역으로. 역에 도착한 것이 11시 6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열차는 11시 18분 출발입니다. 역으로 뛰어 들어가 일단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 과자를 몇 개 사고(11시 10분) 플랫폼으로 뛰어 올라갑니다. 다행히 시간에 맞출 수 있었네요. 대신 아침도 스콘 하나로 대신하고 점심은 ...



여기 보이는 초콜릿이 전부였습니다.


재미있는 건 오사카까지 가는 이 기차에는 간이매점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아주 어렸을 적, 기차를 탔을 때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언제 오나 기다렸던 그 이동식매점말입니다. 삼각김밥이라도 사들고 탈걸 그랬나 후회하고 있을 때 기차칸의 문이 열리더니 작은 수레가 옵니다. 우와! 기차여행의 로망이잖아요! 도시락을 살까 하다가 그냥 작은 사과주스를 한 병 사고 그걸로 수분 보충과 영양보충을 했습니다. 꿀맛, 아니 사과맛이더군요. 맛있었습니다.


꾸벅꾸벅 졸면서, 옆 좌석에 앉은 꼬맹이의 멱살을 잡고 탈탈 흔들어 주고 싶은 걸 눌러 참으면서 가다보니 호수가 보이네요.



가나자와의 비를 뚫고 오느라 창이 지저분해서 제대로 안 보이지만,




비와호입니다.+ㅅ+ 쇼타로의 집도 이 근처에 있겠네요. 아, 하기야 지금은 서울도쿄로 이사갔나.



그리고 오후 1시 38분에 교토역 도착.
잽싸게 내려서 트렁크를 꺼내고 하루카 탑승 플랫폼에서 G와 만나 1시 48분 출발의 간사이공항행 하루카를 잡아타고 신오사카로 향했습니다. 하.하.하.
G와 함께 여행일정을 맞추다보니, 원래 계획했던 구정 연휴는 전혀 못쓰게 되었습니다. G의 업무상,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나요. 그래서 3박 4일 일정으로 잡다보니 그 전전주로 밀리게 되었고 여행비용은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항공권 가격도 비수기로 잡혀서 구하기 쉬운 편이었고, 숙박도 3일로 줄었으니 말입니다. 애초에 이번 여행은 딱히 갈 생각이 없 .... 던 것은 아니고 제가 G를 꼬셔서 '갈래? 갈래? 가자!'로 흘러간 거라 대부분의 여행 계획은 제가 짰습니다.

여튼 일정을 짜면서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프리마켓입니다. 매월 21일은 도지(東寺)에서 프리마켓이 열립니다. 지난 교토 여행 때도 가보았지만 그 땐 여름이었고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고, 유명한 도지떡도 못 먹었으니까요. G도 프리마켓을 가보고 싶어한터라 이 일정은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단, 토요일(22일)의 일정 때문에 일부 통합이 되어 아침 일찍 긴가쿠지(銀閣寺) 갔다가 거기서 도지까지 왔습니다. 교토를 거의 횡단했지요.-_-; 이날의 일정표는 아래 상자를 참조하세요.


0815 숙소 출발(고조 카라스마) : 4번으로 교토역 도착 → 17번으로 긴가쿠지
(사실 고조 가와라마치까지 걸어가서, 긴가쿠지 가는 버스를 타는쪽이 빨랐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0900 긴가쿠지 앞 하0930
0930 긴가쿠지 관광 종료, 철학의 길 걷기
1000 요지야 카페에서 큰길로 나가 버스 탑승(5번)
1025 시조 가와라마치 하차
1035 다카시마야에 들러서 데마치후타바(出町ふたば) 콩떡 구입
1045 시조 가와라마치에서 207 탑승
1100 도지 도착


프리마켓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쯤. 오전 8시에 열어서 오후 5시에 닫으니 한참 사람이 몰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거란 생각은 못했습니다. 버스에는 사람이 가득 들어찼고, 그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지에서 내렸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리는데 양편에 기다리는 사람이 마치 한참 사람 많을 때의 강남역 같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당시 제가 서 있던 반경 20미터의 평균 연령이 50세라는 것.; 연령대가 아주 높더군요.(먼산)

하도 바글바글해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했습니다.

프리마켓이라고 하지만 G랑 함께 한 바퀴 돌아본 다음 내린 결론은, 프리마켓-벼룩시장이라기보다는 시골 5일장 같다는 겁니다. 별의별 물건이 다 있지만 중고물품, 안쓰는 물품을 들고 나와 파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의가 자체 생산품을 들고 나옵니다. 하지만 도지 프리마켓 분위기는 다른 프리마켓이 그런 것처럼 핸드메이드 장터의 분위기는 아닙니다. 농산물이나 옷가지, 간식 노점이 주류를 이루니까요.



입구 근처에서 개당 100엔 주고 구입한 타이야키(붕어빵). 먹고 후회했습니다. 음식은 입구보다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싸며, 맛있습니다. 할아버지 두 분이 만드는 거라 괜찮겠지 싶어 샀는데 할아버지가 돈 받은 손으로 그냥 덥석 집어 종이에 담아 주는 통에 기겁했습니다. 겉은 멀쩡하지만 맛은 맨숭맨숭하고 다 식어 있더군요. 따끈따끈한 것을 기대했는데 실망했습니다. 차라리 안쪽에 들어가 갓 구워낸 것을 골라 구입할 걸 그랬네요. 안쪽은 사람도 입구 근처보다 적으니 물건 사기도 편하고 말입니다.

살까 말까 고민했던 것은 오직 병아리콩 뿐. 나머지는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습니다. 들어왔던 곳으로 나가려고 하니 사람이 너무 많아 안되겠다 싶어서 다른 쪽 출구로 나갔습니다. 



도지 북쪽에 난 길로 나가면서 사람들이 바글바글 몰려 사진을 찍길래 뭔가 했더니 해오라기인지 왜가리인지, 하여간 새 한 마리가 돌 위에 올라 앉아 있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가까이에 있네요.




아래는 자라(인지 거북인지) 한 마리도 쉬고 있습니다. 일광욕 중인가보죠.




그리고 그 앞에는 이런 비정상적인 크기의 잉어 한 무리가 있습니다. 어른 팔뚝이 아니라 어른 다리에 비유될 정도로 커다란 물고기들. 아아.-_- 엊그제 블로그에 올린 '내다리내놔'가 연상되는 바람에 잉어다리의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그 다음에 떠오른 건 역시 물고기인간.(인어 아님) 이런 건 또 왜 엉뚱하게 떠오르는지.

이쪽 길로 나와 골목을 꼬불꼬불 따라 걸어가니 여기가 좀 프리마켓 같습니다. 오래된 물건들을 들고 나와 파는데 신기한 것들이 보이네요. 시계도 그렇고 오래된 그릇도 그렇고. 골동품을 들고 나온 것 같아 재미있습니다. 설렁설렁 구경하며 나오니 철로를 넘어오는 고가도로가 끝나는 지점입니다. 오오. 이렇게 나오는구나.(코스는 사진 참조)


(도지 안에서는 어떻게 빙글 돌았는지 묻지 마세요.; 저도 모릅니다.)

다시 시조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는데 정류장 바로 앞에 꼭 가보려고 생각했던 떡집이 있네요. 東寺餠=도지떡이라는 떡집인데 오래된 집이기도 하지만 프리마켓 날에만 특별히 파는 떡 때문에 유명합니다. 그게 다이후쿠를 철판에 구운 야키모치(구운떡)고요.
흰떡과 쑥떡(요모기모치)의 두 종류가 있는데 사람들은 쑥떡을 주로 사가나봅니다. 흰떡 하나, 쑥떡하나를 주문했더니 흰떡 굽는데 시간이 꽤 걸리네요.'ㅂ' 그래도 갓 구워낸 따끈한 것을 받아 들고 갑니다.




이것이 포장지.
속 포장을 하고 나서 겉에는 또 이렇게 이름이 박힌 종이로 둘둘 말아줍니다. 일본에 갈 때마다 생각하지만 일본도 중복포장이 심해요.-ㅁ- 편의점이든 슈퍼마켓이든 갈 때마다 비닐봉지에 꼬박꼬박 담아주는 것도 그렇고 말입니다. 한국하고는 사뭇 다르지요.




얼핏 보면 대나무 잎 같아 보이는 종이에 싼 다음 그걸 종이로 말았더군요. 왼쪽이 흰떡, 오른쪽이 쑥떡입니다. 이날 도지 프리마켓을 갔다가 야사카 신사 앞-기온에 갔는데 거기서 배가 고파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꺼내서 하나씩 물었습니다.

구운 떡은 참 맛있군요.-ㅠ- 철판에다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구운 건데 따끈따끈한데다가 겉부분은 쫀득쫀득하고 갈색으로 구운 곳은 바삭바삭하니 여러 맛과 식감을 동시에 맛볼 수 있습니다. 집에서도 이렇게 구워먹고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근데 집에서 구우면 찹쌀떡이 그냥 죽 늘어지던데 어떻게 하면 이렇게 바삭하게 구울 수 있나요. 기름도 전혀 안 바르던데, 떡이 다른 걸까 싶더랍니다. 한국은 찹쌀을 쓰지만 여기는 멥쌀을 쓴다거나, 멥쌀과 찹쌀을 적절히 섞어 쓴다거나 말입니다.


도지 프리마켓에 갈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구운떡이 생각나니 떡 사러 다녀오는 만행(!)을 저지를지도 몰라요. 다음엔 그냥 다이후쿠만 사다가 구워먹어볼까..-ㅠ-
이쪽은 사진만 죽~!


긴가쿠지를 향해 걸어가다가 한 장. 시간은 대략 오전 9시.




모래보다 이끼가 더 마음에 듭니다.+ㅅ+ 연둣빛의 이끼가 비단을 깔아 놓은 것 같더군요. 나무는 무슨 나무일까요. 꽃나무 같은데 매화?




이게 보물(국보)로 지정되어 있다는 건물입니다.




굵은 대나무로 만든 난간.




긴가쿠의 지붕이 은색(흰색)으로 반짝이는 것은 쌓인 눈 때문입니다.




모래밭이 초콜릿과 그냥 반죽을 번갈아 짜서 만든 케이크(시트) 같아 보인다는 건 비밀.
(말했으니 비밀도 아닌가.-ㅁ-)

이번에 하루카를 타고 간사이공항에서 교토까지 가는 동안, 특히 간사이공항에서 신오사카에 들어가기 전까지 많은 고층빌딩을 보았습니다. 그것도 그냥 평범한 주택지에 덩그라니 놓여 있는, 타워팰리스 같은 느낌의 고층 거주지를 말입니다. 아무리봐도 그 주변이 사무지역은 아니었는데 홀로 서 있는 거라면 고층 거주지구라고 봐도 되겠지요. 문득 떠오른 것이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입니다.

미미여사의 『이유』의 배경공간은 바로 저런 고층 빌딩입니다. 거주형 고층 건물인데 23층에서 사건이 일어나지요. 26층의 건물이었던가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에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거주건물-타워팰리스가 있는데, 겨우 26층이 문제일까 싶어서 말입니다. 하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거주공간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의 주 거주공간은 아파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일본이랑 비교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일본에서는 한국의 '아파트' 같은 거주 형태를 '맨션'이라 부르고, 일본에서 아파트라고 하면 한국에서 상상하는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거주형태라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빌라같은 소규모 건물이 일본에서는 아파트라고 불릴겁니다.
(이 부분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여간 미미여사는 소설 속에서 가구간의 소통이 단절된 이 고층 거주건물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번 여행에서 몇 번이나 마주쳤던 이 고층 거주건물을 뜨악한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열차타고 이동하면서 일본의 주택가를 구경하는 것이 참 재미 좋은데, 그런 풍경을 이 건물이 확 망가뜨렸습니다. 허허허. 고층 건물이 좋은 것만은 아닐텐데요. 게다가 만들어도 『이유』에서 그랬던 것처럼 제대로 분양되지 않는다든지 하는 문제도 생길텐데? 요즘 일본의 경기는 그리 좋지 않다고 보는데 말입니다.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지만 음...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요.
일본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쓰다보면 가끔 헷갈립니다. 이게 순수 일본어 단어인지, 아니면 그에 맞는 한국어가 있는지 가물가물하거든요. 그 때마다 사전을 펼쳐(열어) 놓고 뒤적거리는데 총본산도 한국어에 있는 단어인지 아닌지 까먹었습니다. 아... 일본어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어 공부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이나리, 혹은 오이나리라고 읽는 稻荷(도하)는 여우신입니다. 곡식의 신으로 시작해 상업번창의 신까지 영역을 넓혔지요. 시작은 데메테르이지만 헤르메스의 영역까지 넓혔다고 해도 다르진 않지요. 여우신이라고 하면 왠지 괴기스럽지만 이나리신이라고 하면 묘하게 친근감이 드는 건 유부 때문입니다. 여우신은 여우가면이 먼저 떠올라 무섭다는 감정이 먼저 오고, 이나리신은 유부와 곡식이 떠오르니 정감이 생기는 걸까요. 하하.; 한국의 여우들도 그리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요. 「여우누이」라는 전래동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까.-ㅁ-; 전설의 고향이 트라우마가 된 사람 중 절반은 '내다리내놔', 나머지 절반은 간 빼먹는 구미호 때문이 아닐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지난번 여행 때는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가운데 다녀왔지만 이번엔 구름은 많지만 대체적으로 다니기 좋았습니다. 기온도 영하 1도에서 영상 5도 정도로 서울보다 훨씬 따뜻하고요. 바람은 좀 불지만 이정도 산 바람은 집 근처에서 맞는 산바람에 비할바가 아니죠.

JR 교토역에서 가장 저렴한 표를 끊고 다음 다음 역인가, 이나리 역에서 내리면 바로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JR 간사이 레일패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지 않았습니다. 나라까지도 아마 이용 가능할거예요.
이나리역에서 내려 왼쪽으로 몇 십미터만 걸어가면 입구가 보입니다.




빨간색 커다란 도리이. 여기부터는 신의 영역이라 하던가요.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의 입구는 이렇습니다. 적다보니 타이샤가 맞는지, 다이샤가 맞는지 헷갈리는데, 일본어 위키를 찾아보니 타이샤라고 표기했군요. 그러니 타이샤로 적습니다.'ㅂ'

한자로는 伏見稻荷大社. 가운데의 稻는 稲가 맞지만, 같은 '벼 도'이고 이게 일본식 약자 같은 고로 稻로 적습니다.
후시미는 지명이고 이나리는 여우신을 말하는 것. 타이샤는 대사, 총본산을 말하나봅니다. 여기가 일본 내 이나리 신사의 총본산이라고 하더군요. 로마 교황청 비슷하다고 보셔도 됩니다.




아까의 대문 도리를 지나 죽 걸어 올라가면 앞에 본당이 보입니다. 왼쪽에도 또 작은 사당 같은 것이 있더군요. 설렁 설렁 걸어갑니다.




이것이 본당으로 가는 계단. 앞에 보이는 주칠, 금칠의 건물은 문입니다. 그냥 문은 아닌 것같은게...




여우가 지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들어가는 곳 왼쪽에는 우대신이, (본당에서 보면 이쪽이 왼쪽이겠지요)




오른쪽에는 좌대신이 있습니다.

사실 좌대신과 우대신이 헷갈리긴 하지만, 나리타 미나코의 『내추럴』을 보고 좌대신과 우대신을 확인했습니다. 나이가 많은 쪽-지위기 높은 쪽이 좌대신이라는군요. 검은 옷이 좌대신-『내추럴』의 사이몬쪽입니다.
양쪽의 복식 차이도 있는데, 우대신(붉은옷)이 깔고 앉은 것이 호랑이 무늬천, 좌대신(검은옷)이 깔고 앉은 것은 표범무늬천이었습니다. 원래는 천이 아니라 가죽일지도 모르겠군요. 여기서야 가죽이 아니라 천을 썼겠지만..
여튼 『내추럴』을 참고한다면 진짜 대신은 아니고 시대신,이라는 것 같습니다.-ㅁ-;
(상징적인 의미?)

여기를 지나면 바로 본당인데, 시주를 하고 밧줄을 흔들어 소리를 내며 기원합니다. 하지만 전 여우신에게 빌고 싶은 건 딱히 없으니 패스. 거기서 왼쪽으로 돌아가서였나, 하여간 뒷편에서 부적을 사긴 했습니다. 학업부적. 공부라면 사실 이나리보다는 기타노텐만구(北野天滿宮)에 가야하지만 미치자네공은 좀 무서워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무서워하는 건 유메마쿠라 바쿠의 『음양사』 탓....;

본당 왼쪽 계단을 올라가서 더 가면 또 도리이가 나옵니다. 그 양편에는 여우 신상이 있네요.




여우님의 얼굴표정이나 동작도 조금씩 다르더군요. 이런 신상의 모습에 대해서는  다나카 메카의『세일러복에게 부탁해』에서도 조금 나왔던 것 같은데. 쥐라든지 멧돼지가 서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이 신사는 여우 신사이니 모두 여우입니다. 단, 생긴 모습은 여우라기보다는 개에 가까운 것도 꽤 보이더군요.
이 여우는 입에 동그란 통을 물고 있습니다. 통이 아니라 문서일지도 모르겠네요.




앞의 사진은 빛이 들어가서 밝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이런 색입니다. 여기는 입에 구슬을 물고 있고요. 아마도 여의주? 용이 물고 있지 않지만 여우가 물고 있으니 여의주라고 해도 된다고 우겨봅니다.

그리고 그 뒤쪽에 있는 길을 따라 가면 그 유명한 도리이 통로가 있습니다. 통로라고는 하지만 연속으로 도리이만 세워 놓은 것이라 비가 들이치면 다 젖을거예요.'ㅂ' 길이 양쪽으로 있는데, 화살표를 따라 왼쪽으로 갑니다. 돌아 내려올 때는 반대 길로 내려오면 되니까요.



G의 뒤를 쫓는 태공. 나는 네가 가는 길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게 그 유명한 여우 에마. 전 그림 솜씨가 없어서 에마만 보고 넘어갔습니다.

산을 따라 도리이 통로가 계속 되기 때문에 한 바퀴를 다 돌면 산 능선을 따라 걷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중간에 도로 내려왔고요. 앞은 주칠이 되어 있어 깔끔하니 예쁘지만 돌아 내려올 때 보면 왼쪽에는 기업 혹은 개인 이름이, 오른쪽에는 도리이를 세운 날짜가 박혀 있습니다. 뒤에서 보면 조금 지저분해요.'ㅅ'

돌아 내려와서 본당 쪽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걸어갑니다. 이쪽이 쇼핑거리라 이런 저런 구경하는 재미가 있거든요. 점심을 간단히 먹었으니 간식이 땡기기도 하고. 그러다가 G가 『교토 데쿠데쿠 산보』에서 보았던 여우 가면 센베를 발견합니다.




이 가게.
센베를 파는 가게는 많지만, 여기는 특이하게도 여우 가면 모양의 센베를 팝니다. 3개 들이 한 박스가 350엔, 10개 들이는 1050엔. 여우 얼굴 모양의 닌교야키도 있습니다. 여우 센베는 단맛이지만 짭짤한-다시 말해 맥주 안주로도 괜찮은 다른 센베도 많습니다. 그래서 선물용으로 잔뜩 사왔지요.>ㅅ<
여기서 여행 선물을 왕창 산 덕분에 그 뒤에는 여행 선물에 대한 걱정을 덜었습니다. 핫핫핫;

사실 여행 선물 사기에 가장 좋은 곳은 간사이공항입니다. 출국장 안쪽 면세점에서 500엔짜리 이런 저런 간식을 꽤 많이 팔거든요.-ㅁ- 독특하기로는 로이스의 포테이토칩 초콜릿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날(1월 20일, 목)의 일정은 이렇습니다.

0910 인천공항 출발
1050 간사이공항 도착(하차시간)
1109 입국수속 완료
1130 점심거리 구입
1140 JR 패스 구입
1146 교토행 하루카 탑승, 출발
1302 교토 도착, 코인로커에 캐리어 밀어 넣기
1334 JR 나라선 탑승, 출발. 5분 후 이나리역 도착.
1437 JR 나라선 탑승, 5분 후 JR 교토역 도착.

이후의 일정은 돌아다닌 이야기이고, 위의 시간표는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대강 감이라도 잡으시라고 적어본 겁니다. 간사이공항과 교토역을 종점으로 하는 특급열차 하루카는 한 시간에 두 대 있고 정확하게 30분 간격입니다. 물론 새벽과 늦은 밤에는 배차시간이 다를 수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부엌이 있는 숙소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게 이번에 시타딘을 고른 가장 큰 이유였지요. 물론 평일에는 트윈룸이 8천엔(조식 미포함) 밖에 안한다는 가격적인 장점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주말에는 가격이 조금 더 오르더군요.'ㅂ' 이번에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도 교토에 간다면 써보고 싶습니다.
(다만 싱글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트윈룸을 쓰는 것이라, 혼자 쓰기에는 조금 비쌀 수도 있습니다.-ㅁ-)


숙소 위치는 구글 지도를 참조하세요.'ㅂ'



교토역까지 조금 무리하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도 별로 안 걸립니다. 버스 정거장으로 2-3정거장 정도던가요. 시조 카라스마도 그럭저럭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큰길 건너에는 세븐 일레븐이, 서쪽으로 가서 길을 건너면 로손이, 동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24시간 하는 슈퍼가 있습니다. 100엔샵도, 드러그스토어도 동쪽 편에 있고요.(조금 걷지만)


니시혼간지 쪽 시치조에 있는 빵집 RAUK까지는 왕복 40분이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침빵을 사러 다녀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도전해봤는데 아침 시간에는 식빵이 없나봅니다.ㅠ_ㅠ 그 전날이 쉬는 날(목요일)이라 식빵이 없었던 건지도 모르지만 아쉬웠어요.

레지던스 호텔이라 주방기구가 갖춰져 있는데 대강 이렇습니다.




입구에서 2미터 앞에(...) 있는 부엌. 열판은 써보았는데 나중에 만져 보니 뜨겁더라고요. 금속제만 쓰게 되어 있는 인덕션 타입은 아닌가봅니다.
도마가 있고, 작은 개수대가 있고.




토스터기와 전기주전자, 머그 둘, 티포트, 웰컴용으로 놓아둔 녹차랑 물 두 병이 보입니다.




이런 종이학도 있더라고요.+ㅅ+




토스터가 있는 쪽의 맨 윗 서랍에는 이런게 있습니다. 캔따개, 부엌용 가위, 숟가락, 티스푼, 포크, 나이프 각각 2개씩, 그리고 와인오프너랑 젓가락 2세트가 보입니다. 캔따개 같은 것도 있으니 슈퍼에서 간식거리 사와도 걱정 없습니다.




한손잡이 냄비, 뚜껑 있는 프라이팬, 국자와 뒤집개, 채소 등을 씻은 후 물기 빠지라고 담아 놓는 구멍 뚫린 볼, 냄비.
간단히 이것 저것 해먹기에는 이보다 좋을 순 없습니다. 그리고 위쪽 찬장에는 우동그릇으로 쓸 수 있는 볼, 중간 접시 2장, 큰 접시 2장, 유리잔 두 개, 와인잔 두 개가 있습니다.




왼쪽이 부엌. 빛이 역광이라 어둡게 나왔네요. 실내는 이정도면 넓은 편입니다. 이보다 작은 호텔도 많으니까요.





평면TV, 그리고 소파랑 식탁 대용으로 쓸 수 있는 탁자도 있습니다. 캐리어를 올려 놓게 된 접이식 의자도 있고, 책상도 의외로 넓습니다. 책상 왼쪽 벽에 콘센트가 있어서 노트북 작업하기도 좋고요. 인터넷도 무료이지만 LAN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실제 써보진 않았습니다. G가 egg를 빌려간 덕에 딱히 LAN을 쓸 일도 없었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충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노트북을 쓰기 어려웠다는 것이..-_-;




책상에 짐이 산처럼 쌓여 있군요. 소파에는 G의 가방과 옷이 한 가득.
소파 오른쪽으로 보이는 것은 세면대입니다. 이 레지던스가 재미있는 부분이, 세면대가 욕실 밖에 나와 있다는 겁니다. 아침에 준비하기엔 좋더군요. 전 저녁에 주로 씻고 G는 아침에 씻기 때문에, 세면대가 밖에 있으면 저랑 G가 동시에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ㅁ-
세면대 위 거울은 수납장이라 화장품 등을 올려 놓으면 되고요. 세면대 왼쪽에는 드라이어가 놓여 있어 머리 세팅도 여기서 할 수 있습니다.(쓸 일이 없지만..)



단점이 있다면 소음입니다.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첫날은 저나 G나 둘다 1시간 간격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이야기 하다보니 그렇더군요. 고조대로 바로 앞에 있다보니 새벽에 소방차나 구급차가 사이렌 울리며 지나가는 소리가 다 들리고, 내부에서 이런 저런 가전제품 소음도 상당하고요. 첫날은 그랬지만 둘째날은 그럭저럭 잔 것을 보니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맞긴 맞나봅니다. 하하.;


머무른 기간이 짧아 세탁은 어떻게 하는지 확인 못했는데요, 전자렌지도 있으니 간단히 먹거리 사와서 이모저모 해 먹기는 좋았습니다.
목요일 출발 일요일 귀국. 이번에는 제주항공을 이용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여행 갈 돈이 없다고 투덜대던 G를 꼬실 수 있었던 것도 항공권 가격 덕분이었습니다. 뭐, 그래도 최저가는 아니고 세금 포함해서 1인당 35만 5천원 정도 들었다고 기억합니다. 도쿄 가는 항공권 생각하면 훨씬 싸지요. 게다가 오전 9시 10분 출발에, 돌아올 때는 인천공항에 오후 1시 40분 정도면 도착하니 일요일에 들어와 짐 정리하고 집에서 쉬기도 좋습니다. 다음에 간사이 여행을 하게 된다면 그 때도 제주항공을 이용할 것 같네요.'ㅂ'


9시 10분 비행기라 집에서 일찍 나왔습니다.
서울역으로 가서 공항철도를 탔는데, 도심공항터미널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더니 이건 출발 3시간 전까지는 와야 한다네요. 서울역에 도착해 그 앞에 간 시각이 오전 6시 13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을 기약하고 그냥 공항 철도를 탔습니다.

공항철도는 가격이 저렴하고 이동 속도도 나쁘지 않지만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탑승하기까지가 좀 험난합니다. 서울역 역사안에 있기 때문에 지하철로 서울역까지 온다면 지하철 역을 나와, 서울역 2층의 대합실로 올라와서 다시 지하 5층 정도를 내려갑니다. 버스에서 내려 가는 쪽이 좋더군요. 저도 캐리어 끌고 지하철 탔다가 환승하고 지상으로 올라오고 하는 것이 힘들 것 같아 버스를 탔습니다. 새벽시간이라 밀리는 일도 없이 빨리 오더군요.
참고로, 출발 할 때는 캐리어가 하나 였습니다. 집에 있는 가장 큰 캐리어는 속에 다른 캐리어를 넣을 수 있어서, 작은 캐리어에 짐을 넣고 그걸 다시 큰 캐리어에 밀어 넣어서 끌고 갔습니다. 공항에서 짐 부칠 때 보니 17.7kg이더군요. 출발할 때부터 이랬으니 지금 양쪽 어깨가 저릿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_-;

공항철도의 단점 또 하나는 인천공항에 내려서도 출국장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겁니다. 버스는 바로 앞에 내려주지만 공항철도는 지하에서부터 올라와서 다시 3층까지 가야합니다. 아... 험난하구나....

그래도, 일반 철도는 싸니까요.-ㅈ-
참고로 급행이 일반보다 10분 빠르면서도 가격은 세 배나 되는 것은, 원래 일반 철도로는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행사기간이라 일반철도를 탑승해도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지만 행사기간이 지나면 급행만 가능합니다. 행사 종료가 언제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대한항공 기내식도 간사이 왕복은 빵에 과일, 요거트 정도만 나왔는데 여기는 아예 삼각김밥과 음료입니다. 음료는 녹차, 커피, 물, 감귤주스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달달한 이 감귤 주스가 상당히 마음에 들더군요.

기내식으로 나온 삼각김밥은 다 한국에서 제조한 것 같습니다. 갈 때는 김밥이 아니라 삼각주먹밥인데, 겉을 살짝 구웠더라고요. 속에는 뭐가 들어 있더라..-ㅠ- 하여간 간도 적당하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돌아올 때는 뉴숯불갈비라는군요. 이쪽은 삼각김밥. 이것도 괜찮았습니다. 달달한 갈비양념이라 웬만해서는 맛 없을 수 없지요.;;



다만 이전에 타보신 분 이야기를 들으니 삼각김밥 맛에 편차가 있는 것도 같으니...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알아두세요.
새처럼 바라보기라고 쓰고 조망이라 읽습니다.-ㅁ-
조망이니 망이가 봐도 되겠지요.(응?)

이번에는 사진을 찍다보니 절반 이상의 사진에 태공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 고로 망의 여행을 잡다보면 모든 사진이 다 들어가게 되는데 그럼 '재미없는' 부분이 생깁니다. 미리니름이 되거든요. 그러니 그 부분은 의도적으로 빠지고 이후에 그 부분의 글이 올라가고 나면 수정하겠습니다.


1월 20일, 목요일에는.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트렁크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로 가는 하루카 탑승. 이번 여행은 JR WEST RAIL PASS 4일권을 샀습니다. 6천엔. 제대로 썼지요. 공항 → 교토, 교토 → 신오사카, 신오사카 → 공항. 그리고 역을 들락날락하기에도 편합니다. 훗훗.




이나리(후시미 이나리 다이샤가 있는 역)로 가는 도중 G에게 농락(...)당하는 태공.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곡식의 신인 이나리신=여우신을 모시는 신사입니다.




니시키 시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다가, G가 지름신을 만난 북구관.




그리고 니시키 시장 입구(혹은 출구: 서쪽 끝) 근처에 있는 빈즈테(びんず亭). 오늘의 커피 한 잔에 300엔입니다. 니시키 시장에 들어가기 전, 카페인이 절실해서 들렀지요. 그리고 이게 이날 수면 부족의 원인 1이었습니다. 2는 말차, 3은 차이.(...)




칸에이도(寬英堂)라는 화과자집에서 G가 시킨 것.



1월 21일 금요일. 


7시에 오픈하는 빵집을 찾아갔습니다. 숙소에서 걸어갔더니 대략 30분 정도 걸리네요. 갈만합니다.
RAUK라고, 이전에도 갔던 집인데 역시 빵이 제 취향입니다.-ㅠ- 아침이라 식빵이 없었던 것은 아쉽네요.




은각사 올라가는 길. 접사모드를 안 풀고 찍으면 촛점이 이렇게 태공에만 맞습니다.;





은각사가 은각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는 왼쪽에 보이는 전각의 지붕이 햇빛을 받으면 은색으로 빛나서 그렇다는데, 이날은 눈이 쌓여 있어 하얗게 빛났습니다.




삼고초려. 이것을 사기 위해 저는 세 번이나 찾아갔습니다. 세 번째에는 기다려서 구입했지요.ㄱ-




유서 깊은 건물을 개조해 만들었다던가요. 이날 점심을 먹었던 카페 인디펜던트 입구에서. 바로 근처에 요지야 카페 삼조점도 있고, 지름의 전당도 몇 군데 있었지요. G는 여기 근처에 있는 아브릴이라는 건물에서 프랑스 비즈와 털실에 홀려 고생했습니다.



1월 22일, 토요일에는.


태공이 기분 나빠보이는 것은 기분탓만은 아닐 겁니다. 아마 졸려서 그럴거예요.
그리고 그 뒤의 사진은 싹둑 자릅니다. 훗훗훗.-ㅂ-;




여기는 신오사카.
숙소는 신오사카역에서 가까운 워싱턴 플라자 호텔로 잡았는데 왠지 신주쿠 파크 호텔과 비슷한 분위기더랍니다. 하지만 다음에 숙소를 잡으면 여기말고 다른 곳으로 할겁니다. ... 그러고 보니 이번에 여기로 숙소를 잡은 것은 아주 틀리진 않았지요. 20kg짜리 캐리어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22일 오후는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날 저녁 식사 이야기를 하면서 풀어 놓도록 하지요.



1월 23일, 일요일에는.


간사이 공항에서 점심을 먹었고,
간사이 공항에서 간식을 먹었고.




간사이 공항에서 산 로이스 포테이토칩 초콜릿으로 기내식 후 간식을 대신했습니다.-ㅠ-




... 나 이번 여행 동안 뭐 한거지? ㄱ-
사진 올려 놓고 보니 별로 한 게 없어요.;

1. 여행을 자주 다닌다고 넋 놓고 있었나봅니다. 실수가 상당히 많았거든요.

1.1 돼지코. 일본은 110볼트, 한국은 220볼트. 그거 알고 있었으면서도 플러그를 안챙겼습니다. 가서 포스팅이 없었던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핫핫.; 일단 호텔 프론트에서 플러그를 빌려서 썼지만 그 이후에는 쓸 시간적 여유도 없었지요.

1.2 지도. 이모저모 여행 다니면서 필요한 지도를 잘 챙겨야 했는데 빠뜨렸습니다. 그나마 교토 숙소는 잘 기억하고 있었지만 오사카쪽 숙소는 G의 아이폰을 써서 구글맵 검색을 해 찾았습니다. G에게 내내 야단 맞았지요.

1.3 연락처. S와 셋째 날 만나기로 했는데, 30분 지각해서(T-T) 가보니 약속장소의 표식으로 삼았던 맥도널드가 없습니다. 공사중이더군요.(먼산) 그래서 S는 만나기로 한 가게를 못찾고 헤매고 있었고, 저는 연락처를 가져가지 않아서-그냥 당연히, 거기서 만날 거라 생각했기에;-엇갈릴 뻔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핸드폰을 안 들고 나갔거든요.(먼산2)
G의 아이폰으로 제 블로그에 접속해 S의 핸드폰 번호를 찾아 공중전화 붙들고 연락해 1시간 늦게 만났습니다. 하하하.;ㅂ; S냥, 미안.;ㅂ; 미리미리 연락처랑 주소랑 핸드폰 메일을 적어둔다는게 어느 순간 넋 놓고 있었어.;ㅂ;


2. 여행을 가기 전에는 참 좋지만, 좋은 것은 정확하게 공항에 들어가서 비행기 이륙하고, 착륙하고, 입국할 때까지만인가봅니다. 여행가기 전날에는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안가면 안되나라는 생각에 시달리고, 입국하고 난 다음에는 여기저기 움직여야 하는 통에 잔뜩 긴장하니까요. 그래서 돌아오는 비행기가 즐거운가 봅니다. 물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다음 여행을 짜고 있었지만요. 이 무슨 소모전인가.;


3. 여튼 이번 여행의 최대 목적인 S냥과의 접선, 그리고 3일째의 일정을 무사히 마쳐서 다행입니다. 이번 여행이 참으로 사족이 많은 여행인 것은 그 때문일거예요. 하하하. 하지만 S에게 부탁받아 들고 온 것은 한 동안 공개하지 않겠습니다.ㄱ-


4. 환전을 많이 하면 많이 쓰고, 적게 하면 적게 씁니다. 그런고로 다음 여행 때는 가능한 환전을 적게 해 빠듯하게 쓰고 다니렵니다.;


5. 책은 두 권만 사왔고, 사보고 싶은 책이 한 권 생겼습니다. 잊지 말고 교보에 주문해야겠네요.


6. 동행이 있으면 재미있지만 대신 번거롭기도 합니다. G가 하고 싶었던 것중 몇 가지를 못해서 투덜거렸거든요. 그 중 하나는 어찌어찌 해결할 수 있지만 다른 것들은 무리죠. (앞의 것은 종이접기 모빌 만드는 책을 구하면 되지만 오사카에서 맛있는 오코노미야키랑 타코야키 먹는 것은 다시 가지 않는 한 무리죠.)

게다가 중간중간 실수하면 타박하는데 나중엔 뿔이 나더랍니다. 항공기 e-ticket을 미리 꺼내지 않았다고, 트렁크 앞주머니를 열고 있었더니 '그런 건 미리 챙겨서 가방 안에 넣어 놔야 하잖아'라고 나무라는데 버럭 화낼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물론 내가 유혹해서 같이 간 여행이었지만 항공 예약도 내가, 숙소 예약도 내가, 환전도 내가 했잖소? 내 일정에 맞추겠다고 해놓고는 클리어 해야하는 퀘스트를 내놓으면 어쩌자는거요. 자네도 미리 찾아오지 않고 '백화점에 있을거야'라며 와놓고는..-_- (게다가 한자를 포함한 언어의 해결은 내가 했지.)

대신 브레이크는 제대로 걸렸습니다. 음, 뭐랄까, G가 없었으면 식생활이 더 무너졌을거예요. 그리고 감상을 나눌 상대가 있다는 것도 좋고요.


7. 트렁크는 두 개 가져갔습니다. 각자의 트렁크를 들고 간거였는데, 첫날 체크인을 하지 않고 먼저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에 갈 예정이었으니, 코인로커에 짐을 넣어야 합니다. 그럼 트렁크 두 개를 각각 들고 가는 것보다는 줄이는 것이 낫지요. 그래서 작은 트렁크 안에 짐을 모두 밀어 넣고 그걸 큰 트렁크 안에 넣었습니다. 덕분에 갈때부터 17kg 찍었는데, 이리되니 걱정이 들더랍니다. 돌아올 때는 반드시 짐이 늘어날텐데, 큰 트렁크에 얼마나 넣어야 제주항공 수하물 제한 무게-20kg을 맞출 수 있을까?라고 말입니다. 그 걱정은 S에게 부탁한 짐을 받으면서 한 층 더해집니다. 아주 무거운 것-잼이 있었거든요.; 120g짜리 9개가 있으니 거의 1.1kg이고 책도 몇 권 있으니 무게가 넘을 것 같더랍니다. 원래 트렁크 무게를 생각하면 그보다 조금 더 무거운 정도가 20kg인데, 재보지 않고 맞추는 것이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하하..
그래도 어찌어찌 가벼운 옷이니 뭐니를 집어 넣어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공항에서 달았습니다.
19.9kg
으아아아악!;ㅂ; 맞췄어!
G가 들고 간 작은 트렁크까지 올리니 34.4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걸 부쳤습니다. 하지만 손에 들려 있는 짐도 대략 5kg...; 뭐, 그 정도는 괜찮아요.;

대신 출근해서 눈까지 치우고 났더니 어깨가 쑤십니다. 어제 폭설이 쏟아지는 바람에 바닥이 엉망이 되어,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캐리어를 들었거든요. 보도에서도 가방이 굴러가는게 아니라 끌려 가니, 팔에 더 부담이 가서 그렇습니다. 괜찮아요. 이번주만 버티면 다음주는 설입니다, 설.;ㅂ;
- 이번 일요일까지는 이글루스 쪽은 포기하고, 설렁설렁 주변 분들 블로그 도는 정도만, 아니면 그것도 못할지 모릅니다.;

- G에게 '님이 최고얌!', 다시 말해 감읍하는 말을 들은 것은 아주 오랜만이군요. 흥. 미력하나마 통역관이 있는게 편하다는 거지? -_-; (통역관이라 쓰고 만능 심부름꾼이라 읽을지도..-_)

- 일본 여행 삐~번째인데 처음으로 '돼지코'를 안들고 왔습니다. 우와.; 이번 여행이 좀 날림(...)이긴 했지만 이런 바보짓을 할 줄은 몰랐네요. 헐. 하기야 이건 항상 챙기는 것이 당연했던지라 생각도 못했고..

- 뭐랄까... 이번 여행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지름종결자.
...
... 어, 하지만 저 왜란종결자는 읽다가 그만뒀습니다.

- 슬슬 가계부 정리하러 갑니다.
바다를 본 것이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납니다. ... 라고 쓰고 보니 마지막으로 바다를 본 것은 강릉 커피기행 때 였군요. 그 때 살폿 본 것이 전부이고 그 전에 언제 봤는지는 정말 기억이 없.....지도 않은 것이 비행기를 탈 때마다 봤습니다. ㄱ-
여튼, 가까이서 바다를 본 것만 따지면 아주 오랜만의 일입니다. 국내 여행은 자주 다니지 않으니 더욱 그렇고요.


이번에 내려가서는 점심을 먹고 잠시 들리자 하여 충동적으로 순천만에 갔습니다. 가이드 + 운전을 맡아주신 C님은 원래 계획하신 것인지도 모르지만..^^; 여튼 밥 먹은 곳에서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내비게이션으로는 6-7km 남짓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생각보다 조성이 잘 되어 있더군요. 아마도 습지 관련 행사 커다란 것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대대적인 정비가 있지 않았나 싶은데요, 덕분에 순천만을 가장 잘 볼 수 있다는 전망대까지도 (상대적으로) 손쉽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사진부터 한 장. 갈대밭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모두 나무로 만들어 놓은 다리입니다. 사진에서는 그림자가 비쳐 보이네요.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든 다리인데, 이대로 걸으면 갈대밭을 한 바퀴 돌 수 있습니다. 아예 습지생물보호를 위해 개방시간도 정해져 있어서 밤늦게나 새벽 일찍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오후 5시인지 6시가 입장 마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래 보이는 수상택시를 타고 한 바퀴 도는 것도 괜찮겠더군요. 하지만 이번에는 무조건 걷습니다. 점심을 조금 늦게, 잔뜩 먹은터라 티타임 전에 운동하자고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거든요. 하하하.;




바다는 오랜만에 본 것이지만 갈대는 언제 보았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억새랑 갈대가 어떻게 다른지 이번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왔지요.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길에 억새도 조금 있었거든요. 하지만 순천만의 주역은 역시 갈대 입니다. 바람이 불어오면서 싸아싸아하는 소리가 울리는데 문득 「봄날은 간다」가 떠올랐습니다.



겨울날, 뉘엿한 오후 햇살에 갈대가 웁니다.

(시적으로 표현하면 그렇지만, 이 곳에서 직접 듣고 보고 느끼는 것의 10%도 전하지 못합니다. 그냥, 직접 가서 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앞서도 한 번 올린 태공의 인증사진. 촛점은 날아갔지만 맹한 얼굴은 잘 보입니다.
왼편에 보이는 것이 갈대밭 사이로 다니는 길입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다른 곳은 들어가지 못하고 여기만 다니게 되어 외려 보호하기는 좋겠더라고요. 그건 전망대 올라가는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산골 사이에 다리를 만들어 놓으니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품도 줄고, 산도 덜 건드리게 되었지요. 아마 만들 때는 자연환경을 파괴한다 하였을텐데, 만들어 놓고 나니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 정해져서 낫지 않나 싶습니다.


올라가다보면 이렇게 중간중간 쉼터도 있습니다.


줌을 당겨 찍었지만 제대로 잡지 못한 새. 맹금류로 보이는데 정확하게 어떤 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몸집이 작던데 말입니다. 까마귀나 그 비슷한 정도..?
(까마귀 덩치가 은근히 큽니다.)




이것이 순천만 갈대밭 전경입니다.




논과 습지의 경계에 제방도로가 있는데 저게 자전거 도로라더군요. 봄에 자전거 들고 와서 한 바퀴 돌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게 만만치 않을 따름이고..;ㅂ;




이쪽이 하구입니다. 갈대가 동그랗게 원형으로 퍼져 자라고 있는데..... 데.....



죄송합니다. 저는 이걸 보고 곰팡이를 떠올렸니다.T-T 원형으로 포자가 나는 것이 딱 샬레 위에 곰팡이든 세균이 번식하는 것 같은 모양새가....;;;
해로운 곰팡이 말고 모야시몬에도 등장하는 오리제로 해두죠.;




이쪽도 왠지 동글동글.




썰물로 드러난 갯벌에 오리 여섯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눈으로 보는 쪽이 훨씬 좋습니다.
좋은 카메라라면 더 잘 잡았을지 모르지만, 그러면 사진 찍는데 바빠서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럴 때는 카메라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한참을 바라보고 슬슬 내려가는데 이런게 보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네요. 아마도 스피커 같은데 모양이 도토리-상수리 모양입니다. 으하하하하~ 상수리 뚜껑(모자?) 부분이 스피커랑 조금 닮긴 했지만 이렇게 해두니 재미있네요.




아직 조경공사를 한지 얼마 안되었다는 느낌인데, 조금 더 지나면 주변에 심은 동백도 잘 자라고 해서 괜찮겠지요. 람사르 협약 관련한 대회가 올해 있었던가요. 그 때 맞춰서 준비했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생각지도 않았는데 근사한 풍경을 보고, 운동도 제대로 하고 와서 좋았습니다. 다음엔 봄에 가서 자전거를 타고 싶은데 기회가 되려나 모르겠어요. ToDo 목록에 추가하면 언젠가는 하겠지요.+ㅅ+

코타츠의 로망은 귤.+ㅅ+




그리고 새초롬한 고양이.




다음번엔 태공말고 다른 인형으로 하나 가져다 줄게.+ㅅ+





...지금 사진 보면서는 코타츠보다 온돌이 더 땡깁니다. 허리를 지져야하거든요.-_-;


1. 몸은 쓰면 닳습니다. 격하게 쓰면 격하게 닳습니다. 알긴 아는데,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거죠. 방금 전 약 1시간 동안 테트리스를 빙자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왔습니다. 박스가 100개인건 알고 있는데 정말 100개 맞는지는 감이 안오네요. 수량으로는 많긴 하지만 그냥 봐서는 그게 그렇게 많은가 싶거든요. 오늘 오후에 출장이 있는데 추가로 70박스가 더 들어온다 해서 공간을 만드느라 테트리스 좀 했습니다. 덕분에 지금 허리가 아플뿐이고, 오늘 오후 출장 나갈 것은 아득할뿐이고.


2. 담당 업무가 하나면 좋으련만, 옮긴 뒤에 두 종류로 늘어나서 부담이 큽니다. 다양한 업무를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좋지만 이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동반한 업무라는 것이 문제지요. 그리고 업무가 한 번에 해일처럼 밀려옵니다. 정확한 시즌에 몰아친다는 점에서는 허리케인일지도 모르지요.
퇴근하고는 가볍게 집 근처 한 바퀴 돌고(조깅이 아니라 걷기) 집에 들어와서는 허리 부여잡고 스트레칭하게 생겼습니다.;


3. 권교정씨의 홈에서 이런 저런 팬시를 판매하고 있는데... 혹시 첫비행님은 챙기셨는지요? 디오티마 라인의 술잔 세트도 있습니다.(지름을 부추기는중) 일단 매지션 구입은 확정인데, 다른 팬시는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ㅅ'


4. 주중에 비오는 날 있으면 코스트코 다녀와야지요. ...라고 쓰고 보니 26일만 비입니다.-_-; 기왕이면 24일이나 25일에 오지! 아, 25일에 오면 저도 코믹가는데 애로사항이 많겠네요. 그건 안되고, 24일! 그러면 금요일과 크리스마스 이브의 여파로 굉장한 교통체증이....(탕!)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G는 퇴근하기 어렵다며 버럭 화를 내더랍니다. G네 회사가 상습 정체구역 근처에 있어서...)


5. 왜 비오는 날 코스트코에 가냐 물으신다면, 그날은 저녁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하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전에 닭고기를 사다가 뭔가 만들어 보려 했는데 갈 날이 마땅치 않네요. 버스를 포기하고 그냥 지하철로 가면 편하려나..; (밀리지 않으니까)

아끼느라 아직 못 올리고 있는 티파티 사진은 이번 주 중으로 올리겠습니다. 묵히기엔 너무 아까운, 찬란한(...) 사진이라 말입니다.+ㅅ+

주말에 여행가는 도중 만난 KTX.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습니다. 하하하. 그러고 보니 제 첫 '특급열차'는 간사이공항과 교토를 연결하는 하루카로군요. KTX도 안탔지만 이건 앞서 올린 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지요.(먼산)


1. 교보에서 연말 한정 쿠폰이 대규모로 쏟아져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덕분에 장바구니에 담아 놓기만 하던 책들을 왕창 지를 수 있어요! 통장 잔고와 카드 명세서는 생각하지 않고 일단 질러봅니다. 괜찮아요. 구정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명절 보너스로 막으면 됩니다.
새해 + 설 연휴 쿠폰 나오면 그 때는 바케모노가타리 블루레이를 질러야지요. 일단 이번주는 소설부터. 마침 문학소녀 단편집도 나왔으니 함께 구입하러 갑니다.


2.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를 구해서 다시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첫비행님이 추천한 소설 때문인데 리뷰 쓰면서 상세한 이야기를 같이 적지요.


3. 연말을 맞아 To Do 목록을 재작성했는데₁이번 목록은 세 장 나왔습니다. 글씨를 큼직하게 써서 내용은 많지 않지만 적을 때마다 늘어나네요. 이건 용지 잃어버리기 전에 블로그에 저장해둬야겠습니다.


4. 그나저나 PS3는 언제 사지.-ㅁ-;


₁모 독서동아리에서 「To Do」를 읽고 감상평 대신 To Do 목록을 적어보자 해서 적었는데, 그 종이를 잃어버려서 다시 쓰고, 그걸 또 잃어버려서 다시 쓴겁니다. 올 하반기에만 세 번째네요.
지난 주말,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성북천에서 아주 작은 장터가 열렸습니다. 한성대입구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독일 크리스마스 장터' 안내 현수막이 있는 것을 보고 찾아가보았지요. 성북구청의 행사정보란에만 있고 독일대사관이나 독일문화원쪽에는 전혀 정보가 안나와 있더랍니다.

문제는 장터 첫날인 금요일에, 오후부터 비가 내렸다는 겁니다. 게다가 황사비였지요. 시간은 있었으니 비만 나이었다면 느긋하게 이리저리 둘러보았을텐데, 하도 세차게 내려서 그냥 사진만 찍고 물러났습니다. 덕분에 지름신은 오지 않으셨지요.
그 다음날 다녀오신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상당히 사람이 많은데다 외국인들도 찾아왔다니까 내년에도 계속되지 않을까 작은 희망을 걸어봅니다. 그럼 저도 내년엔 지갑 들고 찾아가 좀 지를거예요.;ㅂ;




장터가 열린 장소는 저기였습니다. 옛날에는 이 자리에 나폴레옹 제과점이 있었지요. 성북천 복원작업을 하면서 이 자리에 아주 작은 공터가 생겼습니다. 크기는 얼마 되지 않고, 청계광장과 비교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작은데, 그 작은 마당에 장터를 연 겁니다. 4호선 한성대입구역 2번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입니다.




비오는 와중에 찍은 사진. 독일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큰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보이는 부스가 거의 전부인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래도 쏠쏠합니다.




첫집은 와플집. 하트를 4개 이은 것 같은 모양의 네잎클로버 와플을 구워 거기에 이런 저런 토핑을 얹어줍니다. 무슨 토핑이었는지는 제대로 못봤습니다. 가격은 5천원 이었던 듯.




포도주. 이쪽은 독일 대사관 제공이라는데 사진이 상당히 흔들렸지요.=_+ 글뤼바인(글뤼와인?)이 한 잔에 3천원이랍니다. 글뤼바인은 적포도주에 이런 저런 향신료와 오렌지나 레몬 같은 감귤계 과일을 넣고 끓여낸 따끈한 와인입니다. 그 다음날(...) 마실 예정이었기에 전 패스했습니다.




그리고 이것.; 굴라시 수프를 비롯해 맥주와 소시지가 있던 그곳. 무려 이태원의 셰프 마일리가 참가했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도중에 사먹기가 좀...;ㅂ;




맥주와 칠리콘카르네. 양쪽다 3천원이었습니다.




쿠키와 빵은 리츠 칼튼에서 나왔습니다. 독일 전통 크리스마스 쿠키 모음이나 슈톨렌이 있던데 가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망설이다가 넘겼는데 지금 생각하니 조금 아쉽습니다.=_= 비만 아니었다면 지갑을 탈탈 털어 구입했을텐데, 자제신의 보우하심인가요.T-T 슈톨렌 가격이 1만 5천원 아래였다고 기억합니다. 쿠키도 양은 적은데 가격은 꽤 세서 망설였던 기억이 있고요.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은 독일 남부에서 제작했다는 호두까기 인형과 작은 소품입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부스는 페이스 페인팅. 날씨만 도와줬다면 사람이 바글바글 했을텐데 말입니다. 아니, 주말에는 춥긴 했지만 날씨는 좋았으니까요. 그래서 사람도 은근 많았던 모양입니다.



내년에도 한다면 그 때는 따끈한 글뤼바인으로 몸을 데우고 맥주와 소시지를 챙기고 굴라쉬는 포장하고 디저트로 와플과 슈톨렌도 챙겨 즐겁게 돌아올겁니다. 그러니 제발 내년에도 해주세요.;ㅂ;
지난 주말에 남쪽지방에 놀러 다녀왔습니다. 서울은 한파가 휘몰아쳤다지만 남쪽은 바람만 많이 불뿐,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그날의 한파도 오늘의 한파에 비할바 아니지만 춥기는 추웠다니까요.'ㅂ' 새벽에 나올 때 춥구나 생각은 했지만 버스 타고 남쪽에 내려간 뒤에야 바깥 공기를 제대로 만났으니 그리 춥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 평소 여행과 마찬가지로 태공을 챙겨 갔습니다.



G에게서 손 떼겠다고 하신 어머니의 선포 이후로, 처음으로 외박이란 걸 해보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고백하자면 회사 단체 연수를 제외하고 제가 대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해본 '국내외박'은 한 손에 꼽습니다. 심지어는 몇 년 전 B네 집에서 파자마 파티 겸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자고 했을 때도, 첫날 저녁에 집에 들어갔다가 둘째날 아침 일찍 갔습니다.(...) 아아.. 써놓고 보니 이 무슨 짓이람.

여튼 '국내 외박'은 대학교 3학년 때 친구 집에서 딱 한 번 해보았고, 몇 년 전에 친구 결혼식 때문에 다른 친구네 집에 하룻밤 잤던 것 외에는 없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학회 MT 쫓아간 뒤로는 단 한 번도 MT라는 것에 가질 않았으니, 이 세 번의 외박이 전부인듯.... .... .... 정말 전부로군요.OTL

국내 외박으로 한정한 것은 국외 외박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외 외박(...)은 혼자가든 여럿이 가든 둘이 가든 별 말씀 안하시더라고요.(단, 숙소를 같이 쓰는 사람의 성별은 모두 동일.;..)




내려가는 도중 T님께 받은 간식 하나. 이 때까지만 해도 태공은 참으로 즐거워 보입니다?




그렇지요. 순천만 갈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만해도 참으로 좋아보입니다만....




습격당하는 태공.
돌아오기 직전, 마지막에 우유™에게 습격당함으로써 태공의 위엄(...)은 와르르 무너집니다.

그 때까지는 우유가 가방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제 가방에서 태공이 삐죽이 머리를 내밀고 있는 걸 발견하고는 덥석 덥석 물고 침을 발라 놓았습니다. 으하하하하하! 다들 신나게 사진 찍으면서 태공의 굴욕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지요. 아아. 태공, 자네도 어쩔 수 없는 솜인형인게야. 그러니 조만간 시간내서 목욕시켜줌세.



다음에는 솜인형을 만들어서 우유에게 선물로 들고 갈까봅니다. 좋아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여튼 G에게 주문 넣어야겠네요.



덧붙임. 위 포스팅을 본 G의 반응입니다.

[G]님의 말:
 헉
 헉 고양이가
 헉 고양이가 얼굴을
 헉 고양이가 하얘
 헉 고양이가 고양이가

대강 이랬다능..-ㅁ-

어제의 산책 코스. 다음 지도에서 미리 찾아보고 갔는데도 살짝 헤맸습니다. 헤맨 부분은 삼익아파트 근처였지요.

1. 산책의 목표는 딱 하나였습니다. 대흥역에서 홍대입구로 가는 직선 코스를 찾는다.
그리고 그 목표는 상위목표를 두고 있었는데, 커피구입과 꽃보다도 꽃처럼 8권의 구입이었습니다. 꽃꽃 8이랑 맛의 달인 104(...)의 리뷰는 다음 글에 다루지요.


2. 커피를 사러 갔습니다. 가서 주문해놓고 홀랑홀랑 가계부를 쓰고 있는데 주인아저씨가 제가 쓰는 펜을 유심히 보시더니 물으십니다.

"혹시 만년필인가요?"

넵. 만년필입니다. 평소 들고 다니는 펜이 딱 세 자루인데, 파랑과 검정볼펜 한 자루씩, 거기에 만년필을 한 자루 가지고 다닙니다. 그리하여 커피가 볶아지는 동안 아저씨와 둘이서 이런 저런 만년필 이야기를 했더랬지요. 그리고 돌아 나올 때는 커피 값도 깎아주셨습니다. 만세! >ㅅ<


2-1. 제가 만년필을 처음으로 받은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좀 빠르지 않았나 싶지만 중학생쯤 되면 만년필 써도 되지 않겠냐며 아는 분이 선물로 주셨지요. 물론 관리가 제대로 안되어서 못쓰게 되었습니다.; 잉크를 담아 놓고 방치하다보니 그리 되더군요.-_-; 게다가 쓰던 잉크는 빠이롯트 제도용 잉크였을 것인데...;

2-2. 필압이 높은 편이라 펜보다는 연필, 볼펜을 선호합니다. 일기도 항상 볼펜으로 쓰고요. 펜으로 쓰면 오히려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볼펜이 좋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필기 도구는 연필입니다. 샤프도 아니고 연필. 사각사각 쓰는 느낌이 상당히 좋지요. 빈 종이 한 장 두고 슥슥 써나가는 느낌은 그 무엇에 비할바도 없습니다. 그런 때는 글씨를 상당히 크게 쓰는데...

2-3. 지금 쓰는 만년필은 아버지께 받은 것입니다. 아버지가 3년이었나 4년간 근무했던 회사를 떠날 때, 회사 사람들이 선물로 만년필을 주었답니다. 아버지는 쓰실 일이 없다며 제게 주셨고 저는 감사히 받아 쓰고 있지요. 그리고 그걸 핑계 삼아 교보에 가서 전용 잉크를 사오기도 했습니다. 만년필은 가능하면 같은 회사의 잉크를 쓰는 것이 좋다고 어디선가 봐서 그렇지요. 그 당시 만년필에 대한 로망이 살짝 생긴 것은 오사키 요시오의 단편 소설을 읽고 나서 였습니다. 주인공이 만년필을 모아 전용 케이스에 보관하며 독특한 색의 잉크를 담기도 하고 열심히 관리하는 모습이 꽤 멋져 보였거든요. 그 때 마침 만년필을 받았으니 저도 특이한 색의 잉크를 쓰고 싶었습니다.
아, 독특한 색의 잉크에 대한 로망은 엘러리 퀸의 「중간지대」 때문이기도 하군요. 잊고 있었습니다.

2-4. 그리하여 교보에서 잉크를 사게 되었는데 갈색이 좋았지만 그건 안 들어왔더군요. 그래서 무난한 남색을 골랐습니다. 훗훗훗.


3. 커피를 사들고 홀랑홀랑 걸어갑니다. 일단 신촌로터리 방면으로 걸어 가다가 철길을 따라 걷습니다. 철길은 지금은 열심히 개발중이라 막아두었지만 여튼 홍대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옛 철로를 따라 걷는 것이지요. 이게 경의선 철로였던가요. 하여간 열심히 따라 걷습니다.

3-1. 기억해두었던대로 삼익아파트가 보이자 아파트를 끼고 걷습니다. 주택가의 골목길은 아무리 가로등을 밝혀 놓아도 스산하군요. 가방 속에 뭐 들은 것 없나를 생각하며 걷는데 눈 앞에 이상한 것이 보입니다. 오른편, 차들이 나란히 노면주차되어 있는데 어느 차의 본네트 위에 고양이가 한 마리 앉아 있습니다. 헉. 크군요, 큽니다. 상당히 큽니다. 고양이의 보은에 등장하는 부타보다는 날씬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몸집이 큰 고양이가 차 위에 올라 앉아 열심히 몸단장을 합니다. 으아. 사진으로 찍고 싶지만 제대로 찍을 수 없을테고 또 도망 갈 것 같고.
근데 저 무게가 올라 앉으면 차가 망가지지 않을까.;

3-2. 그 골목이 막다른 골목이어서 조금 헤매다가 다시 신촌병원 옆으로 나오는 길을 찾아 걷습니다. 그 길을 나왔더니 대로가 등장하면서 창천삼거리라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호오. 언덕배기에 있는 아파트 옆길을 따라 걸어가면 왠지 산울림소극장과 맞닿은 삼거리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쪽으로 나가면 커피프린스 앞을 지나 홍대입구역으로 그대로 빠집니다. 언덕 하나만 넘으면!


4. 그리하여 홍대입구까지 무사히 걸어갔다는 이야기입니다.'ㅂ'
가는 길에 케이크집과 크로켓(고로께)집을 하나씩 찾았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찾아가야겠네요.

無가 아니라 行 분류인것은 제멋대로. 일단은 출장이니까요.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을지언정 일단은 살아 돌아왔습니다. 오늘 침대에 누우면 아마 허리가 온갖 항의를 할 것 같은데 으흐흐흐흑.;ㅂ; 내일 아침에 잘 출근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OTL

혜화역에서 발견한 광고. 보고서 뭐가 다른 건가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곧 찾을 수 있었는데 그러고 아래의 문구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지요. 뭔가 걸립니다.



한국에서도 베토벤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고흐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것은 문화 예술에 대한 더 깊은 관심과 투자라는데 말입니다. 글쎄요, 그렇게 단순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논어, 아니 맹자에 나오는 말이었군요. 양혜왕이 맹자에게 물어서 들었다는 문구로 시작하니 말입니다. 恒産이 있어야 恒心이 있다고요. 제가 맹자 배우면서 가장 깊이 기억하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사실 맹자 배운지도 좀 오래되어서 다 까먹었다가 다른 기회에 들어 다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하하.) 쉽게 풀어 말하자면 먹고 살만해야 다른데도 눈을 돌린다라는 것인데, 한국은 먹고 살만해졌을 때 IMF라는게 왔지요. 이제 괜찮다 싶을 때 또 한 번 경제적 충격을 받았으니 다시 웬만큼 먹고 살만해진다 해도 주머니를 틀어쥐고 문화나 예술 같은, 어찌보면 쓸모 없는 것에 투자할만한 마음의 여유가 안 생기는 겁니다. 그게 생기려면 세대가 바뀌어서 다시 못 먹고 못 살았던 기억을 어느 정도 잊어야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럴진대 단순히 관심과 투자를 말한다라. 미묘하네요. 광고의 방향이 달랐으면 이렇게 걸리지 않았을텐데. 게다가 궁정과 귀족의 비호를 받아 잘 나갔던 베토벤과, 관심과 투자가 없어 배를 곯다가 간 고흐를 같이 놓다니. 미묘합니다. 차라리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면? 더 잘 맞았을지도 모르지요. 고흐가 뜬 것은 죽은 뒤의 일이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은 제대로 된 관심과 투자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고흐를 놓고 말한다면 문화예술의 투자나 관심이 없어도 알아서 자란다-왠지 모 스포츠가 떠오르는..-_--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참, 마음에 걸리네요.

국립서울과학관. 개장한지 한참만에 드디어 다음주에 재개장한답니다. 이제 주말만 되면 이 주변에 애들이 바글바글하겠군요. 근데 개관일을 왜 17일로 잡았을까. 수능 본 학생들에게 놀러오라고?; 이번 전시회 제목이 동물의 신비전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애들이 보러 올까요.

여튼 보통은 과학관 옆을 찰싹 붙어 지나가는데 이날은 길 건너로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걷다보니까 옥상에 비행기 꼬리가 보이길래 사진을 찍었고요. 과학관 바로 앞 횡단보도에서 찍은 겁니다.
원래 사진에는 꼬리의 모델명(?)도 보였는데 사진을 줄이다보니 안보이는군요.-ㅂ-;


덧붙여 저 동네 이름이 와룡동이라는 걸 알고 웃었습니다. 용이 누워있다라. 아니, 이름 자체가 꼭 누구를 떠오르게 하잖아요.(제갈ㄹ...)

부모님이 여행 가셨다가 드디어 돌아오셨습니다.
이전 여행 때에 비해 G가 많이 도와줘서 덜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는 일찍 퇴근해서 쟤보다 집안일 더 많이 해야해'라는데서 기인한-그렇다고 일거리를 남겨두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생긴-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더군요. 게다가 모종의 일을 보고 했을 때 어머니가 마뜩찮아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신 것은 상처가 되었습니다.(먼산)
케세라세라. 그렇게 보셔도 어차피 전 실행할거라니까요.-ㅁ-;

여튼 아버지 오시기 직전에 컴퓨터 세팅은 완료 되었고, 다녀와서는 상당히 놀라셨습니다. 그럴 수 밖에요. 멀쩡했던 컴퓨터가 왜 밖에 나와 있는지 궁금하셨을테니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아마 오늘 저녁 때 아버지 퇴근해서 오시면 그 때 설명해야겠지요. 그래픽카드나 메모리나 둘다 다시 꽂아도 반응이 없었으니 메인보드가 문제인 것 같고, 5년전 메인보드 사양을 다시 사다가 끼우느니 새로 컴퓨터를 맞추는 것이 속편하다라고 말입니다. 물론 뒤에 마비노기를 조금 더 빨리 돌리고 싶다는 제 흑심은 모르실리 없습니다. 컴퓨터 사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약간의 계기만 필요했던 겁니다.(쿨럭)

지난 여행 때는 16기가를 찍어 오셨는데 이번엔 20기가 채우셨답니다. 조금 아슬아슬했다 하시네요. 조금 더 찍었다면 메모리가 부족했을 거라고 말입니다. 들고 가신 메모리 카드가 5개였고 512M짜리는 그냥 남겨 오셨으니까 그래도 마음의 여유는 있으셨을 겁니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마음 편히 사진 찍겠다고 하시며 8기가 메모리를 하나 더 살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그렇다면 8기가 3개, 2기가 두 개, 512M 하나.)

그 중에서 필요 없는 사진들은 다 지우고, 일단 8기가로 줄여서 같이 여행간 사람들에게 DVD로 만들어 돌릴 모양입니다. 저도 옆에서 구경해야지요. 뉴질랜드는 호빗 다 찍고도 한참 뒤에나 갈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그보단 과연 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군요.;
간송미술관에 다녀오기 전 위치 파악하려고 한 바퀴 돌 때, 운동하기엔 코스가 짧아 보여 성대 앞쪽길도 함께 돌았습니다. 그 때 이런 저런 카페들을 발견하고 그 얼마 뒤 주말에 G와 함께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들어간 카페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올리도록 하지요.


성대입구 버스정류장쪽에서 들어가서 혜화로터리로 나오는 길까지 죽 걷다보면 이런 저런 카페가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몇 개는 홍대분위기, 몇 개는 가로수길 분위기. 성대 특유의 분위기가 나는 곳은 몇 군데 안되는군요. 차츰 이런 카페가 생기다 보면 나중에 특유의 분위기도 나올까요.

올림픽구민회관인가, 종로구구민회관인가. 서울과학고로 올라가기 직전에 있는 생활체육관이 하나 있습니다. 그 앞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언덕을 올라가면 돈가스집이 나오고 왼쪽으로 올라가면 성대 앞으로 나갈 수 있지요.


이쯤에 서서 찍은 사진입니다.



트롬곰이 밖에 나와 있는데 피자나 파스타 등을 파는 음식점인가봅니다. 커피메뉴도 있는 것 같은데 식사메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분위기라 들어가보진 않았습니다.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가니, 이번엔 왼편으로 이런 가게가 보입니다.





언덕배기에 만들어진 집이라, 입구로 들어가면 1층이지만, 그 아래 골목으로 들어갈 수 있는 층에는 주차장이 있습니다. 창가쪽에 앉아 있으면 기분 좋겠더라고요.




메뉴는 커피, 와플, 팬케이크, 샌드위치, 오믈렛, 피자 등등등. 브런치 메뉴를 연상시킵니다. 주말에는 오전 9시부터 영업하지만 평일은 11시에 여는군요. 역시 브런치?;

가볼까 고민했는데 점심을 먹고 나온터라 계속 걸었습니다.




걷다보니 이런 골목길도 보이는군요. 직접 눈으로 봤을 때의 분위기는 더 오묘했습니다. 마치 여행을 하면서 길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성대 유림회관 오기 전. 이런 작은 가게도 보입니다. 여기도 카페메뉴보다는 식사메뉴 중심으로 보여 다음을 기약하며 지나갔습니다.




호오.
이런 분위기도 재미있네요. 지하로 내려가는 가게같은데 차양에는 커피라고만 달랑 붙어 있습니다. 왼쪽에는 스텐실로 모카포트와 MOKA가 함께 그려져 있네요. 열렸다면 호기심 충족차 들어갔겠지만 일요일 점심 때가 더 지난 시각이었는데 아직 닫혀 있었습니다.



유림회관에도 수프였나, 그런 이름의 카페가 하나 있었습니다. 분위기는 mama's cafe.(...) 맛이 어떤지 궁금했는데 열지 않았더군요. 성대 주변 카페들은 학생 대상이다보니 일요일에는 닫는 경우가 많나봅니다. 구민생활관 주변이야 학생대상이라기보다는 거주민 대상의 느낌이 강했고요. 그쪽 언덕을 중심으로 성대방향은 홍대 느낌 카페, 구민생활관 쪽은 가로수길 느낌 카페라고 해도 지나치진 않을 겁니다.;

어느 쪽이 취향이냐 물으신다면 .... 어느 쪽이든 접근하기 좋은 쪽이라 답하겠습니다.-ㅁ- 아무래도 가격을 생각하면 성대 주변이 조금 저렴해 보이니 거기가 취향에 가깝겠지요.

이날 다녀온 카페에 대한 글은 이어 올리겠습니다.'ㅂ'
어느 날의 일입니다.
그 날은 가야하는 곳이 두 군데였습니다. 하나는 한강진의 P5, 다른 하나는 서울역의 북오프였습니다. P5는 가을철 한정 몽블랑이 나왔나 아닌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고, 서울역 북오프는 하야시 노조무의 책 등 몇몇 원서가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둘다 가는데 기왕이면 중간에 좀 걸었으면 좋겠다 싶더군요.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한강진에서 서울역까지 움직일 수 있나 보았습니다. 그런데...




한강진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6호선을 따라 한강진 → 이태원 →녹사평 →삼각지까지 걸어서, 삼각지에서 다시 서울역까지 걸어 올라가는 것입니다. 왜 그게 편하냐,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중간에 남산이 있습니다. 가장 빠른 방법은 남산을 가로 질러 가는 겁니다. 그 외에는 방법이 없어보이는군요.

이모저모 머리를 굴렸지만 정말 방법이 없어보입니다. 그래서 P5를 들렀다가(몽블랑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걸어서 이태원에 갔습니다. 그리고 녹사평.




녹사평역까지 갔더니 갈래길이 나옵니다. 삼각지로 가는 쪽은 내리막이고 보니, 경리단쪽으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근데 왠지 삼각지로 가면 빙~글 돌아서 가는 길일 것 같고 하니 작은 골목이라도 조금 질러 가볼까 싶어 오른쪽 길을 택합니다. 경리단 앞을 지나 일단 남산을 오른쪽에 두고 걷습니다. 걷고, 걷고, 걷고.

걷다가 나중에 보고 알았지만 자코비 버거인가, 꽤 유명한 버거집을 지나 올라갑니다. 이젠 슬슬 오르막이군요. 질러가는 길인 것 같은데 아마도 남산에 바싹 붙어 걸어가는 건가봅니다. 그런데 길이 뭔가 이상합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남산 터널이라니 인도는 없을 것 같고, 그러니 이번엔 왼쪽을 선택해 걸어가는데 갑자기 급경사가 나타납니다.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걸어갑니다. 걷고, 걷고, 걷고. 그리고 어느 순간 왼쪽을 보니...



뭔가 이상해. 왜 서울 시내가 발치로 내려다 보이는거지? 여긴 어디? 난 누구?


이상하다 싶어서 오른쪽을 돌아봅니다.



................ 어?
여긴 어디? 난 누구? (2)


아무리 봐도 저건 남산타워-지금은 서울 N타워-입니다. 엥? 탑이 저렇게 가까이 보일 정도라면, 여긴 어디인건가요?
걷다보니 오른쪽에 대원정사인가, 그런 이름의 절도 보입니다. 이상하다 하며 또 걷다보니 오른편에 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 아놔. 어느 새 남산을 오르고 있었던 거야!


그리하여 그 윗길을 빙글 돌다 보니 눈 앞에 보이는 것은 STX 건물. 아하하하하. 여긴 어디인가요.



그러다가 밑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계단이 보이길래 잽싸게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니 STX 건물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는군요. 이게 후암동 삼거리라던가요. 바로 근처에 북오프가 있어서 정말로, P5에서 북오프까지 헤매지 않고 한 걸음에 온 셈이 되었습니다. 최단거리를 찾겠다면서 원뿔(산)의 중턱까지 기어 올라가 돌았지만 이 거리가 삼각지를 찍고 도는 것보다 짧은지 어떤지는 재보지 않은 이상 알 수 없고...

여튼 운동 한 번 제대로 했습니다. 이모 저모 재미있는 가게도 많이 보았고요.

한국 여기저기에도 숨어 있는 재미있는 가게는 많지만 막상 들어가서 복불복(맛있는가 혹은 아닌가)을 하려니 조금 망설여집니다. 일단 복불복 게임은 집 근처에서부터 시작해야겠네요.

어느 날의 아침식사. 1인분이 아니라 2인분입니다. 아래 보이는 빵은 교토의 Rauk에서 사들고 온 것으로 ... 참으로 쫄깃쫄깃 한 것이 맛있었습니다.-ㅠ- 교토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 중 하나가 저 빵이지요.


교토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를 꼽아본다면,

1. 오타후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다른 것보다 거기에 있는 그림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2. 긴가쿠지에 아침 일찍 가서 뒹굴거리고 싶다.
3. Rauk의 빵을 더 먹고 싶다.-ㅠ-
4. 지난번엔 못간 신고암에 가서 커피잔을 구경하고 커피를 마신다.

도쿄에 가고 싶은 이유는, 

1. 기타야마 커피점에 가서 이번엔 시즈쿠 한 잔짜리를 마셔본다.
2. 우에노의 카와치야에 가서 홍차를 더 쟁인다.
3. 긴시초의 호쿠세이사보에 가서 고사리떡(와라비모치) 한 접시를 곁들여 미니 커피를 마신다.
4. 카구라자카 사료에 가서 말차 디저트를 먹는다.
5. Rauk만큼 맛있는 빵집을 찾는다.
6. 야나카 센베를 사온다.-ㅠ-


그러니 이런 짓을 하고 있지요. 각각의 여행비용 따지기.;
시기는 내년 겨울로 동일합니다. 일정 역시 같게 잡고 있고요. 그 때 교토에 가냐 도쿄에 가냐를 두고 저울질 하는 겁니다. 물론 가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히 있습니다. 문제는 환율이라..(먼산)

기준은 인터파크 투어-항공과 Jalan입니다.

案 1.
제주항공 이용. 인천-간사이 왕복으로 248100 + 85600 = 327400원. 시간은 (0910-1050 / 1145-1340)

숙소는 오사카. 교토보다는 오사카쪽이 저렴하기 때문인데, 교토로 숙소를 잡는다면 아마 시타딘 교토(シタディーン)로 할 것 같은데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가격을 생각하면 차라리 4일동안 JR West Rail Pass를 끊고(아마도 6천엔) 오사카쪽에서 이동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러니 숙소는 교토로 이동하기 편한 신오사카 주변으로 잡습니다. 나중에 간사이 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을 생각해도 이쪽이 편하긴 하지요. 3박 기준으로 해서 짜면,
호텔 신오사카(ホテル新大阪): 조식 불포함 최저가 16900엔. 조식 포함하면 18850엔.
뷰어인 신오사카(ヴィアイン新大阪): 조식포함 12000엔. 조식 없는 플랜은 없네요.

뷰어인 신오사카로 간다면 327400원 + 12000엔, 아마도 JR pass 6천엔.



案 2.
일본항공 이용. 인천-나리타 왕복으로  373700 + 81800 = 455500원. 시간은 (0800-1020 / 1840-2130)

숙소는 니혼바시 근처. 간다역에서도 걸어갈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Tokyu Stay 日本橋(東急ステイ日本橋)입니다. 작은 주방이 딸린 숙소로 잡을 예정인데 3박 가격은 조식 포함 23100엔.

나리타공항으로 가면 나리타 익스프레스 왕복이 들어 있는 스이카넥스를 살 예정이니 공항까지의 차비는 이걸로 해결. 돌아다니는 차비가 얼마나 나오느냐가 관건입니다. 아마 이것도 3천엔 내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근데 스이카 넥스..ㄱ- 원래 나리타 익스프레스 편도에 2000엔 충전이었나요. 최근 나리타 익스프레스 왕복엗가 1500엔 충전한 스이카 카드가 나왔다는데, 이게 일반석 기준으로 5500엔이랍니다. (관련정보)
만약 스카이라이너를 탄다면 특급열차가 편도 2400엔. 우에노까지 36분에 온다니 빠르긴 하지만 왕복하면 4800엔. 그렇게 본다면 스이카넥스 왕복권이 싸긴 하네요. 2천엔 충전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항공 455000원 + 23100엔. 교통비 5500엔 이상.;



案 1과 2의 차이 = 항공권 127600원, 숙박비 11100엔. 하하하하하. 도쿄는 역시 비싸군요.ㅠ_ㅠ
여기까지는 돼, 여기까지는 안돼라며 선을 긋다보니 너무 제한이 많아졌군요.
이정도면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여행은 이모저모 제 '한계'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ㅁ-;


여튼, 교토 여행이니까 교토 여행의 팁을 잡아보지요.


- 간사이국제공항에서 교토까지 가는 가장 빠르고 편한 방법은 JR West kansai rail pass입니다. 1일권이 2천엔인데, 이걸로  공항에서 교토까지 가는 특급 열차 하루카를 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실수를 했으니..-_-;
진작에 패스 사려고 해볼걸, 돌아오는 날 아침에 시간을 간당간당하게 남겨 놓고 오다보니 'JR pass이기 때문에 한 번 밖에 못 산다'라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래서 2980엔 제 값 내고 하루카를 탔지요. 아놔..;ㅂ;


- 교토 1일 버스표는 500엔입니다. 버스 한 번 타는데 220엔. 지역 외는 요금이 더 나오는데, 여튼 시내에서 돌아다닐 때도 세 번 이상 버스를 탈 경우는 무조건 1일권이 유리합니다. 딱 어디갔다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 제가 가 있는 동안만 그런지, 아니면 내내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교토의 일기예보에는 분병 비가 없었는데도 거의 날마다 한 차례씩 비가 왔습니다. 소나기라서 금방 그치긴 했지만 작은 우산을 하나 들고 다니는 것이 마음 편하겠던데요.


-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입장료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ㄱ-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만 절에 가지 않은 것은 그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본의 절은 취향이 아니더라...라는 파문. 아니, 그럼, 왜, 교토를 선택한거지?
(답: 때때로 교토를 보고 교토에 대한 낭만+환상을 가지게 되었다.)


- 디저트가 상당히 달아요. 어느 종류의 디저트를 사든 달거나 혹은 짜거나 하기 때문에 미묘. 그래도 여행 다 끝나고기 다 올리고 난 지금은, 없어서 못 먹습니다.;ㅅ;


- JR 이세탄 지하매장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두 층으로 나눠있긴 한데, 그래도 이건 꼭 먹어야 해라고 생각한 것은 눈에 거의 안 들어와서 좌절. 아, 대신 데마치 후타바(가미가모신사 근처에 있는 유명한 콩떡집)의 콩떡이 있더랍니다. 덕분에 일정에서 데마치 후타바는 뺐습니다. 맛있지만 달아요.; 두 개 먹고는 속이 달아서..(먼산) 하지만 역시 지금은 없어서 못 먹습니다.


- 차가 발달해서 단 과자도 발달한 것인지, 아니면 단 과자 때문에 차를 마시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하하하.


- 입장료 내고 들어가서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곳은 딱 한 군데.(처음부터 입장료 내고 들어간 곳이 손에 꼽을 정도이긴 하지만) 여기는 정말 오픈 시간 맞춰서 나중에 다시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바로 긴가쿠지(銀閣寺). 금각사는 아예 가지 않았습니다. ㄱ- 하지만 은각사랑 철학자의 길은 괜찮았어요. 아. 철학자의 길도 조만간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까란 생각도 아주 조금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가게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인사동이나 삼청동의 분위기가 바뀌었던 것처럼 될까봐 말입니다. 설마 아니겠지요.-_-
거기 말고는 교토 BAL의 준쿠도도 좋았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호젓하게 둘러 볼 수 있었고요. 준쿠도는 여기 말고 교토 다이마루(백화점) 근처에도 하나 있는데 그쪽은 만화매장이 없습니다. 대신 그 옆에 BUNKUDO인가, 그런 서점이 있어서 거기엔 아예 만화책을 잔뜩 모아놓았더랍니다. 그 지하에는 하비(프라모델) 제품도 모아 놓은 듯.


- 때때로 교토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다음에 오게 된다면 일본에서 나온 책을 들고서 여행 계획을 짜야겠더군요. 코스가 비슷해지면 한국인을 만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까.


- 니시키 시장을 들어가보고는 놀랐습니다. 제가 가본 시장들은 거의 바둑판 형태라, 여기도 그럴 줄 알았더니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S에게 물어보니 오사카도 그렇고, 일본의 시장은 대체적으로 일자랍니다. 길을 따라 양 옆에 가게가 늘어 서 있는데 그게 길게 이어진거라나요. 그러고 보니 야나카의 상점가도 그랬지요. 일자로 죽~. 그래서 어느 길로 먼저 갈지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죽 걸어가면서 구경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자면 시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습니다.





다닌 일정대로 지도를 그려 올릴까 했는데, 다음지도에서처럼 찍는대로 표시가 되는 것도 아니니 일단은 남겨두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지도를 출력해 거기에 사인펜으로 경로를 표시하고 스캔해서 올리도록 하지요. 아하하;


히노데 우동(관련글 링크)의 메뉴판은 파일을 찾아 잘라 놓았습니다. 참고하실 분은 아래를 열어보세요.


24일 귀국 비행기는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1시 반 정도에 있습니다. 교토에서 공항까지는 특급 하루카를 타면 넉넉하게 1시간 30분 정도 정도 잡으면 되고, 하루카는 1시간에 두 대 있습니다. 15분과 45분마다 출발하지요. 그러니 시간은 넉넉하다 생각해서 느긋느긋하게 움직였습니다.



돌아올 때의 짐은 캐리어 하나. 그 직전 8월 여행은 짐이 무지막지했지만 이번엔 그게 무서워서 아예 집에서 제일 큰 트렁크를 들고 갔습니다. 그러니 오히려 짐칸이 남았더랍니다.



체크아웃하고 나오면서는 근처에 있는 빵집 Rauk에 들러 식빵을 하나 삽니다. 나중에 하나 밖에 사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그 때는 그 생각을 안했지요. 일단 트렁크에 밀어 넣고 교토역으로 가서, S를 살살 꼬드겨 조식을 먹으러 갑니다. 물론 아침은 간단하게 챙겨먹은 뒤였지만 정통 홍차를 낸다는 이곳을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이름하여 컨트리 하우스 에이고쿠야(Country House 英國屋). 정통 영국 시골집을 표방하는 이름이지만 분위기는 그냥 카페입니다. JR 교토역 이세탄 백화점 6층인가에 붙어 있는데 백화점 오픈시간과는 별개로 운영합니다. 어제 올렸던 글에서도 나오지만 교토역 중앙부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그걸 타고 내려오면 교토역 중앙 통로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앙통로로 내려가는 도중에 여기를 들어갈 수 있고요. 8시부터 조식을 먹을 수 있다니 개점시간도 그쯤이겠지요.



테라스쪽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아래 보이는 곳은 여기. 아마 2-3층 높이 쯤일건데 카페랑 미스도가 같이 붙어 있습니다. S랑 같이 내려다 보면서 '저쪽은 서양인, 저쪽은 한국인'이러면서 놀고 있었지요.




아침을 적당히 먹고 나왔음에도 배가 불러 조식은 땡기지 않는다던 S냥은, 교토역으로 들어오던 도중 중화요리의 기름진 냄새에 허기를 느낍니다. 그리하여 조식 메뉴에 있던 카레라이스를 시킵니다. 한국인은 밥!이라는데 저는 밥보다 빵이 좋더라고요.
앞에 보이는 유리그릇은 밀감 통조림 하나를 얹은 요구르트. 그리 달지 않았는데 조금은 느끼한(?) 맛입니다.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는 이보다 훨씬 더 신 맛이 나거든요.




이건 제가 시킨 토스트 세트. 전 토스트가 좋습니다. 식빵이 좋아요.-ㅠ-
호텔 조식 메뉴에서도(이번 여행에선 없었지만) 토스트가 잔뜩 나오면 그것만 잔뜩 시켜 먹어도 좋습니다. 후후후.




이렇게 노닥거리면서 앞에 있는 이상한 조형물도 찍습니다. 도대체 용도가 뭔지 알 수 없는 구조물인데, 설마하니 설날 카운트 다운을 저기에서 하나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쥐약일텐데. 저도 살짝 고소공포증이 있기 때문에 저런데 올려 놓으면 꼼짝을 못할겁니다.




약간 비틀어서 교토역 북쪽 출구를 찍습니다. 하얗게 보이는 쪽이 북쪽 출구, 버스 탑승하는 광장쪽입니다.




철골 구조. 어떻게 보면 런던 박람회 때 만들어 졌다는 유리궁이 떠오릅니다. 철골 구조와 유리라서 그럴까요. 그 때와는 기술 수준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 미리 주문했던 타르트와  홍차가 나옵니다. 음료는 세트메뉴에 포함되어 있는데 S는 오렌지 주스를 시켰을 겁니다. 홍차 종류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였다고 기억하는데 어디 제품인지는 잊었습니다.
보시면 바로 아시곘지만 그릇은 웨지우드 와일드 스트로베리입니다.-ㅂ-;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기를 기다리는데 은근 길더군요. 그래도 조로록 따라봅니다.
맛은 그냥 평범하네요.
타르트맛도 그냥 무난합니다. 바닥은 약간 단단한 듯한 스폰지 시트이로 그 위에 감귤을 섞은 요거트(?) 무스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과일. 원했던 것은 치즈 타르트 같은 진~한 케이크였는데 아침이라 그런지 없더군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ㅠ-


S는 JR을 타고 오사카로 돌아갑니다. 540엔인가, 그렇게 든다는군요. 저는 여기서 약간 일정이 꼬였지만 특급 하루카의 티켓을 끊어(2980엔) 타고 갑니다. 30분에 한 대 씩 있으니 시간을 잘못 맞추면 난감하겠던데요. 하지만 간사이 공항까지 가는데는 JR 일반선보다도 하루카를 타는 쪽이 빠릅니다. 갈아탈 필요도 없으니 편하고요.




하루카 승강장으로 가다가 옆에 신기해보이는(?) 열차가 서 있길래 찍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가는 열차 같더군요.




하루카 앞에서 찰칵.

공항으로 가는 열차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또 이 때는 차 멀미를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공복이냐 아니냐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열심히 가계부 정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리자마자 4층으로 올라가 대한항공에서 짐을 부치고, 단촐한 몸으로 움직이며 선물 거리과 간식 거리를 삽니다. 551 호라이 만두는 냉동 포장도 된다길래 구입할까 했는데 '연희동 만두집들하고 비슷한 수준'이라는 S의 말에 마음을 접습니다. 그리고 돌아다니며 쇼핑 좀 하고 탑승동으로 가는 열차를 탑니다.




짐이 한 가득. 왼쪽의 비닐봉지는 국수, 가운데는 선물용 장어 파이, 오른쪽은 스타벅스의 추로스. 추로스는 충동구매였는데 나중에 먹어보고는 돈이 아깝다고 한탄했지요. 하지만 이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스타벅스의 로고가 악마의 형상이라고 말하는 어느 한국인 아주머니의 말이었습니다. 딸래미가 스타벅스 텀블러를 살까 말까 하고 있는데 들은 이야기라며 지나가듯 말하길래 ... (먼산) 재미있더군요. 인터넷에 그런 소문도 떠도나봅니다. 저도 얼핏 듣긴 했지만 참...=_=




기내식 사진은 따로 올라갈테니까 여행 사진은 이걸로 끝입니다. 이렇게 하여 5박 6일간의 교토 일정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교토에는 한 번 더 갈까, 다른 곳을 갈까 고민하고 있긴 한데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다음 여행 계획은 미적미적 계획을 세우고 있거든요. 도쿄 여행과 교토 여행을 둘다 작성하고는 있는데 자금 사정과 항공편이 되는대로 결정할겁니다.'ㅂ' 어느 쪽이 제비뽑기에 걸릴지는 두고 봐야겠네요. 시기는 내년. 올해 안에는 무리지요.;


그 사이 엔화가 조금 떨어졌으면 좋으련만.;ㅁ;
앞에서도 말했지만 23일은 글이 달랑 하나입니다. 그도 그런 것이 이날은 가을 장마를 만나서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앞에만 갔다가 도로왔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우지도 다녀오고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도 가서 설렁설렁 교토역까지 산책하며 오는 것이었는데 비가 도와주지 않았지요. 이 비는 추석 직전 서울을 휩쓴 폭우와는 다릅니다.
이 때 일기도를 보니 아예 秋雨라고, 가을 장마로 부르는 장마전선이 일본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날 새벽에는 하늘 찢는 소리와 함께 폭우가 내렸습니다. 교토쪽은 아침이 되니 조금 잦아들긴 하더군요.


0730 숙소에서 조식 먹기
0840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려 숙소 출발
0855(쯤) 교토역 도착
0902 JR 나라행 출발
0930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문 앞만 찍고) 교토역으로 돌아오기
~1005 산세이도 서점에서 뒹굴뒹굴
~1030 이세탄 지하 식품매장에서 쇼핑
1055 기다렸다가 사료 츠지리 입장
1210 숙소로 돌아옴(...)




비오는 날 아침. 식사는 숙소에서 합니다. 조식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전날 신청하면 준비해줍니다. 가격은 700엔.




음료는 커피와 홍차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토스트 한 조각이랑 채소 샐러드,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이 함께 나옵니다. 서양인을 위한 간단한 아침 식사라는 느낌이지요.



교토역 근처이긴 했는데 날은 흐리지만 비가 오진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모자 쓰고 설렁설렁 역까지 걸었습니다. 이번에는 골목골목 지나가며 사진을 찍었지요.




작은 열매가 달려 있길래 뭔가 했더니 석류인가봅니다. 오오. 석류가 달린 나무는 처음 보았어요!
석류라는 단어를 들으면 문득 율곡 이이가 떠오르지만 그냥 넘어가지요. 하지만 저걸 처음 보았을 때는 BUD BOY가 먼저 떠올랐으니...(먼산)



자, 그 중간 사진은 없으니 글로 대신합니다.

이날 아침 내내 뉴스를 보는데 폭우로 간사이 지역의 JR이 지연 운행되고 있다, 혹은 불통이다라는 내용이 나오더군요. 우지는 멉니다. 그래서 얌전히 포기하고 간단히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쪽만 보고 오기로 합니다. 비가 오는 상황봐서 결정하기로 하고 교토역에 가서 140엔짜리 표를 사서 플랫폼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군요. 플랫폼이 양쪽에 있는데 둘다 나라행 열차가 선답니다. 한쪽은 사람이 많은데 다른 쪽은 열차가 들어와 있음에도 사람이 없습니다. 시간이 많으니 넉넉하게 가자고 이미 들어와 있는 열차를 탔습니다. 눈치를 보니, 아직 열차는 들어와 있지 않지만 사람이 많은 쪽의 플랫폼에서 먼저 열차가 출발하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얼마 뒤, 방송이 나옵니다. 나라발 교토행 열차가 아주 많이 지연되어서 일단 이쪽 열차부터 출발한다고요. 이제 곧 출발하니 나라로 가실 분은 이 열차를 타랍니다. 저쪽 플랫폼의 사람들이 다 이쪽으로 옮겨 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출발.

출발하고 보니 빗줄기가 더욱 거세집니다. 전날부터 우산을 사야한다고 기억만 하고는 까맣게 잊었던 터라, 역에서 내리면 편의점에 들어가 무조건 우산부터 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몇 정거장 가지 않아서 역에 내리는데 비가 쏟아붓습니다. 물론, 그 며칠 전의 서울 폭우와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세차게 내리는 소나기 수준은 됩니다. 일단 우산을 사고 이나리 다이샤로 들어가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걷다보니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발이고 뭐고 홀랑 다 젖겠어요. 아니, 이 비를 뚫고 구경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렇게 가다가는 비에 쫄딱 젖어 감기 걸리기 쉽상이겠어요. 그리하여 그 자리에서 일정을 또 변경합니다.




왔으니 사진은 찍고.




왔으니 여우는 찍고.




왔으니 본전은 찍고, 소원은 빌지 않고.




여우를 당겨서 찍고. 역시 조금 무서워요.;ㅠ;
가기 직전에 여우누이를 봐서 그런 건 아닙니다. 이 책이 은근히 무섭거든요. 아하하.;




그리고는 역으로 돌아옵니다. 교토역으로 도로 가는거죠.
비는 하염없이 오고, 열차는 지연이랍니다.




어느 정도 지연이냐 하면,




이제 곧 올 열차는 50분 지각, 그 뒷 열차는 그보다 더더더욱 지연. 이 사진을 찍을 때가 9시 30분은 안되었을 건데, 교토역에 도착한 것이 30분쯤이었거든요. 근데 대폭 지각이라면 도대체 얼마나 지연된거야.;


교토역에 돌아와서는 숙소로 바로 가기보다는 뭔가 먹을 것을 사들고 가자고 했습니다. 10시에 이세탄 백화점이 열리니 그 때까지는 산세이도 서점에서 기다리기로 했지요. 거기서 교토 여행 관련 책을 한 권 사고, 기다렸다가 이세탄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에 갑니다.




맨 오른쪽은 빼고, 나머지는 이세탄 지하 식품매장에서 샀습니다. 왼쪽부터 아사히 숙선, 에비스 블랙, 교다시(교토 맛간장), 맨 오른쪽은 사료 츠지리의 말차입니다.
맥주는 두 캔 합쳐 508엔이고 간장은 630엔, 말차는 1575엔. 말차는 아직 못 뜯었지만 나머지 셋 중에서는 에비스 블랙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있어요.-ㅠ- 기회가 된다면 또 먹어보고 싶은데, 집 근처에서는 못 찾았습니다. 홈플러스 대형 매장에 찾아가면 있을라나 싶네요. 교토 맛간장은 이전에 여행유전자님이 추천하신 것을 보고 집어왔는데 상당히 향이 강합니다. 지난번에 집에서 국수 끓여 먹을 때 넣었더니 조금만 넣어도 향이 확 나네요.-ㅠ- 사용하는 방법은 조금 더 연구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쇼핑하고는 S를 꼬셔 이세탄 4층에 있는 사료 츠지리 지점에 갑니다. 근데 한자가 다르군요. 츠지리를 두 가지 방식으로 쓰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어느 쪽 한자가 맞는 걸까요.'ㅂ'




창가쪽 자리로 안내 받았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참 좋습니다.




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이세탄 백화점에서 본 모습이 이렇습니다.




저건 교토 타워. 정확히는 방송탑이라던가요.




저는 두 종류의 파르페를 두고 한참 고민했는데 S는 망설이지 않고 팥빙수를 시키더랍니다. 근데 상당히 달아요. 연유를 넣고 얼린 얼음인지 얼음 자체도 답니다. 팥은 맛있지만 굉장히 달아서 S는 애를 먹더군요.-ㅁ-
저랑 같이 다니는 이상 평소의 몇 배로 간식을 먹게 될텐데... (그리고 식사는 건너뛰고.;;...)




이건 보통 파르페. 프리미엄 파르페인가, 그건 이것보다 훨씬 더 큰 모양입니다. 당연히 가격도 비싸고요. 하지만 큰 걸 먹자니 부담이 되어서 그냥 작은 쪽으로 시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가격이 더 부담되었고요.OTL 이번 여행은 8월 여행 때보다 금전적인 부담이 좀..=_= 여행 자금은 넉넉할수록 마음이 편하군요. 어흑.;

맛은 있지만 한 번 경험했다로 족한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감동의 도가니에 빠질 정도는 아니고, 맛있지만 이걸로 되었어 싶은 정도네요. 입맛에는 요지야의 말차라떼가 더 잘 맞았습니다. 그래도 요지야에서는 말차를 팔지 않으니 여기서 한 통 구입합니다. 十德이라는 이름의 말차가 사고 싶었지만 이건 20g에 2100엔이다 보니 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40g에 1575엔의 말차를 삽니다. 어차피 말차를 사는 목적의 60%는 말차 마시기도 아니고 말차 라떼 마시기도 아니고 조금은 음흉한데 있으니 20g의 2100엔이라는 무지막지한 가격의 말차는 살 필요가 없지요. 하하하....
실은 사고 싶었습니다. 맛이 아니라 이름이 궁금했어요.(...)




나오면서는 위쪽에서 교토역을 찍어봅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구르면.... 음....;;




천장 구조.  저 모습은 인천공항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인천공항쪽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그 쪽이 조금더 따뜻한 느낌이 아닐까요. 물론 사진 찍을 때의 날씨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요.




이쪽의 철골 구조가 더 빽빽하고, 위압감을 줘서 그런걸까요.



이렇게 사진을 찍고 내려와서는 숙소로 돌아옵니다. 그리고는 숙소에서 다시 식사거리와 간식을 사러 나갑니다.




간식 사러 나가는 도중에 발견한 케이크 집. 토무테라고 하나요.


위치는 살짝 접어두겠습니다.





위치는 여기쯤. 구글 어스상으로는 가게가 정확하게 보입니다. 구글어스로 링크를 달아 놓았는데 제대로 보일지 모르겠네요. 안 보인다면 구글어스 플러그인을 설치하시면 될겁니다.




겉 분위기가 귀여워서 들어가보았더니 뭔가 동네 케이크집,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입니다. 슈크림 가격이 싸서 이거랑 푸딩을 사왔는데 컵에 낚였구나라고 여기셨다면 정확히 보셨습니다.; 저게 300엔.

달걀 노른자가 많이 들어갔는지 보기에도 조금 단단해 보였는데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바닐라빈이 송송 박혀 있던데 달걀 비린내 같은 것도 없이, 달걀이 듬뿍 들어간 푸딩이더군요. 느끼하지 않아 좋았습니다.-ㅠ- 취향에 따라서는 질기다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취향차겠지요. 하지만 교토에 가더라도 다시 갈 일이 있을지.OTL S가 산 슈크림도 나쁘지 않았다고 기억합니다. 이건 210엔이었나아...



이날 이런 저런 간식을 잔뜩 샀지만 다른 것은 사진으로는 남기지 않았네요. 다만 이런 것은 있으니...


세븐일레븐에서 사료 츠지리의 아이스크림을 판다는 말을 듣고 냉큼 사와봤습니다.(사진 뒤에는 오뎅.)
두 숟갈 먹고 느끼하다며 좌절했으니, 말차는 좋은 것을 썼을지 모르지만 크림이 맛 없습니다. 어떤 크림을 썼는지 몰라도 상당히 느끼하던걸요. 어흐흐흐. 저 작은 것 하나에 300엔을 넘어서, 하겐다즈 보다도 더 비쌌습니다 하지만 사온 보람이 없었을 뿐이고.;ㅂ;



12시쯤 들어와서 이런 저런 간식 집어 먹고는 뻗어서 1시간 쯤 내처 자다가 일어났습니다. 근처에 맛있는 라멘집이 있더만, 만약 줄이 길지 않았다면 기다렸다 먹었을텐데 말입니다. 핫핫.; 저녁 섭취 시간 제한이 여행 다닐 때는 많이아쉽더군요. 6시 이후에는 저녁을 먹어 버릇하지 않아서 그 이후에 먹으면 소화가 안되는데다 수면의 질도 떨어집니다. 그렇다 보니 저녁 시간이 빨라지고, 동행과 저녁 시간 맞추기도 쉽지 않았지요. 끄응.;


23일도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24일은 JR pass라는 것을 간과해서 벌어진 실수담 + 귀국.


이제 교토 여행 글도 몇 개 안남았습니다. 남은 문제는 최종 여행 정리글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라는 점이네요.-ㅁ-;
시조 가와라마치에 내려서는 설렁 설렁 니시키 시장을 찾아갑니다. S는 이미 그 전날에 돌아보았다는데, 저는 한 번도 못 가보았으니 빠르게 돌아볼 생각이었고요.

라고 적고 보니 이 글에 미리 올려둔 사진들이 시조 가와라마치 가기 전, 철학의 길 옆길로 걸어 올라오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허브인 것은 분명하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덤불이라 궁금하더군요. 로즈마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뭔가 무섭습니다. 이건 니시키 시장 가기 전 철학의 길 옆길을 걷다가 발견한 것이고요.




가다가 S가 불러서 돌아보았더니 가운데, 화분으로 만든 인형이 있습니다. 으하하하하하! 센스가 환상적인걸요. 레이스 치마를 입고 있는 데다가 모자도 보닛(!)이니 여자인형인가봅니다.



저 하얀 가게(메리 포핀스)가 면한 쪽이 철학의 길입니다. 내려가는 길에도 보았을텐데 신경을 안 썼나봅니다. 하기야 내려갈 때는 대부분의 가게가 열지 않았었지요.




그리고 다시 시조 가와라마치의 사진으로 돌아갑니다.



여기가 니시키 시장.

니시키 시장을 가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시장이 그냥 길이라는 겁니다. 저는 아메요코초의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골목이 있어 들여다 봐야하는 큰 시장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니더라고요. 「끊어지지 않는 실」에서 상점가가 나올 때도 그렇고 「은하마을 상점가」에서도 그랬지만 이렇게 길로만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ㅁ- 그래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게 느껴졌고요. 구경하기는 편하더군요. 길을 따라 죽 가면서 양쪽을 휘휘 둘러보면 그걸로 끝. 걸어가는데 얼마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떠오른 것이 말입니다...;
앞서 적었나 안 적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제가 교토 여행을 다시 못가겠다라고 생각했던 이유중 하나를 여기서 또 만났습니다. 츠케모노-절임채소 냄새를 못 맡겠더군요. 제가 냄새에 약한 편이라는 건 최근 들어 느끼고 있었는데 아예 이렇게 강력한 냄새가 다가오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던데요. 이전에도 마트에 들어가면 츠케모노가 있는 곳은 일부러 피했는데 니시키시장은 교토의 부엌이라 불릴 정도니 교토 명물인 츠케모노가 없을리 없고, 그러니 제가 그 냄새를 피할 방도는 거의 없습니다. 딱 하나 있긴 하지요. 츠케모노 가게가 나올 때면 숨을 멈추는 겁니다.(먼산)



가는 길에 만났던 곳 중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 몇 곳 있으니, 쿠키 커터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구입해 오려 했던 아리츠구도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정말 무서웠어요.; 워낙 이름있는 곳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가장 싼 쿠키커터가 1천엔, 눈에 확 들어왔던 우유 냄비는 1만엔이 넘습니다. 우왕.-ㅁ-;




그리고 다른 한 곳이 여기입니다.
이름을 교단파...라고 읽는지 어떤지.; 꽤 유명한 군밤가게입니다.




이게 그 군밤 봉투입니다. 밤 크기 비교 사진이 없나 했더니 이것만 있군요.




태공의 머리통과의 비교샷. 제가 지금까지 봤던 군밤중에서 가장 크기가 큽니다. 일부러 그런 걸 골라서 굽나보군요. 양도 꽤 많은데 가격도 꽤 비쌉니다. 1천엔.-ㅁ-; 그램으로 달아 팔기 때문에 뭐, 그러려니 하는데 맛이 또 독특합니다. 군밤은 겉이 조금 말라 있지요. 하지만 이건 압력솥을 어떻게 쓴다더니만 구워진 밤 속이 은근히 촉촉합니다. 오오오. 재미있군요.-ㅠ-

밤벌레라 어떤 종류의 밤이든 다 관계 없이 좋아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니시키 시장을 통과해 나오면 그냥 또 골목입니다. 거기서 아래쪽으로 내려가 시조거리로 내려가다보니 커피 가게가 보입니다.




가게 사진은 못 찍고 테이크아웃 해서 들고 나온 컵 사진만 찍었습니다. 기껏해야 두 평 남짓한 작은 가게인데 커피콩도 팔고 드립한 커피도 팝니다. 커피콩은 100g당 500엔 전후인 것 같고 드립 커피는 일괄 320엔이었을겁니다. 크기는 스타벅스 숏보다 조금 많던가, 그정도입니다. 커피가 부족했던 터라 맛있게 홀랑 다 비웠지요.



니시키 시장을 돌아 나온 뒤의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이 다음에 간 곳이 어디냐면 준쿠도 교토 점을 가다가 만난 그릇가게입니다. 이름은 알아두지 않았습니다. 알아두었다가는 다음번에 또 가서 파산 할 것 같아 말이죠. 아하하.;

이딸라 오리고 그릇들이 20% 할인. 그래서 손잡이 없는 오리고 머그가 2900엔가량 합니다. 웨지우드 등의 수입 그릇도 할인중이었고요. 1층만 둘러보고 말았는데 다른 층에는 마이센도 있던가요. 하여간 다른 층까지 둘러보고 나면 도저히 못빠져 나오겠다 싶어서 도망쳤습니다. 1층에서 만난 그릇 중에서 눈에 익숙한 것도 있었던 것이, 웨지우드의 와일드 스트로베리 같은 걸 말하는게 아니라 그 전날, 오타후쿠 커피점에서 만난 커피잔이었습니다. 이게 웨지우드 더군요. 그 때는 차마 뒤집어서 메이커를 볼 생각을 못했는데 여기서 만났습니다. 가격은 세트에 1만엔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할인가예요.ㄱ- 아놔. 그럼 본래 가격은 도대체 얼마인거임?;
(이에 대해서는 냐옹냐옹님의 댓글도 참조를..;;;..)



그리고 준쿠도 교토점은 만화책 코너가 따로 없습니다. 아마 준쿠도 교토 BAL점에만 있나봅니다. 여기 지하1층에 상당히 큰 규모로 있거든요. 하지만 준쿠도 교토점 옆에, 분쿄도(Bunkyodo)라고 만화서점이 따로 있습니다.




거기서 구입한 이지윈지 몬스터 원서. 번역서를 상당히 좋아해서 원서로도 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덥석 집어 들었지요.


이 분쿄도 지하에는 '하비굿즈' 매장이 따로 있습니다. 저야 안 갔지만 관심있는 분은 교토 내에선 여기를 가시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가면 파산할까 무서워 저는 안갔지요. 그보다는 자금이 상당히 딸렸다는 것이 옳은지도...;



그러고는 또 귀가.
음, 집(숙소)에서 굴러다니는 것을 아주 즐기는 터라 저는 일찍 들어옵니다. 평소에도 그러니 여행가서도 그러죠.;




아마도 여름귤?
맛이 궁금해서 사왔는데 하우스밀감보다는 신맛이 강하고 맨숭맨숭합니다. 진짜 귤맛이 이런건지, 제가 고른 것이 이런 맛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행 가 있는 동안 제 비타민 섭취를 책임 진 것이 바로 이것, 자몽 주스입니다. 요즘에도 오렌지 주스보다 자몽주스를 더 많이 사다 마시고 있지만-그래봐야 2주에 한 팩 마실까 말까-일본에 가면 반드시 사다 마시는 것이 이겁니다. 향료가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오렌지주스보다는 덜 달지요. 아마 가 있는 동안 감기를 피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효과를 믿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사다 마셨지만 역시 먼 곳-신세계 본점-에서만 파니 사러 가기가 번거롭군요. 그렇다고 다른 과일 주스를 마시자니 너무 달아요. 자몽주스가 좀 많이 비싸지만 뭐, 그정도야 용서합니다.
(일본에서는 저 한 팩에 148엔, 한국에서는 콜드 자몽주스 한 팩에 3천원.)




감기 운운하고는 맥주 마시고 있는 센스. 저 뒤로 보이는 것은 S의 저녁입니다. 저는 튀김을 저녁 삼고 안주 삼아 맥주를 마셨지요. 진짜 감기가 걱정된다면 술은 마시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제게는 맥주도 분명 술 맞습니다.;



22일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23일은 폭우를 만난 이야기가 나갑니다. 하지만 츠지리가 있어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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