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의 점심은 일찌감치 우동으로 정해두었습니다. 다만, 제이님이 추천하신 긴가쿠지 근처의 오멘이랑 히노데 우동을 두고 고민을 했더랬지요. 그러다가 출발지가 긴가쿠지이니 종착점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 낫겠다 싶어 히노데 우동으로 위치를 잡았습니다.


근데 구글에서 검색하니 제가 본 곳과는 다른 곳에 위치가 잡히는군요. 제가 본 것은 철학의 길과 나란히 있는 도로 쪽에 면한 가게입니다.



자세한 것은 윙버스 지도를 참고하셔도 되고...; 제가 간 히노데 우동은 철학의 길 아래 쪽에 있습니다.
(근데 저 지도에서도 보이는군요. 노틀담 여학원 고등학교라니...; 노틀담이라니...; 왠지 종탑이 있고 에스메랄다가 있을 것 같잖아요!₁)



오픈시간에 맞춰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난젠지에 들어갔는데도 둘러보는데 걸린 시간은 얼마 안됩니다. 그리하여 11시 조금 되기 전에 히노데 우동 앞에 도착했는데, 개점 시간 전인데도 손님이 들어가 있네요. 그래서 들어갔습니다.




여기가 입구입니다. 찾기 어렵진 않아요. 앞서 말했듯 철학의 길과 나란히 있는 차도를 따라 걷다보면 길가에 있습니다. 가게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고르는데, 한국인인걸 알자 아주머니가 한국어 메뉴판을 가져다 주시는군요. 하지만 일본어 쪽이 이해하기 쉽다는 건..-ㅁ-;




부채 옆에 태공을 놓고 인증 사진!
그 옆에 있는 노란 종이가 메뉴입니다. 
메뉴 이름을 보고 홀린 S는 오야코 우동을, 저는 전부 들어간 특카레우동(950엔)을 시킵니다. 카레 우동 안에 유부랑 고기랑 기타 등등의 재료가 다 들어갔다네요. 특카레우동이 가장 가격이 비쌉니다. 나머지는 그 아래. 가장 저렴한 '우동'은 450엔입니다. 모자우동은 850엔이고요.




이게 그 모자(母子)우동. S는 재미있겠다며 시켰다가 파가 함께 섞여 나오는 바람에 조금 좌절했습니다. 파를 잘 못먹으니 이렇게 섞여 있으면 골라 먹기 힘들지요. 그래도 다진 파보다는 낫지요. 핫핫;




이게 카레우동입니다. 파와 유부와 고기가 보입니다. 아아, 고기고기고기!

카레우동은 나오기 전에 종이로 된 앞치마를 주시더군요. 딱 옷 앞부분을 가릴 수 있는데, 국물이 걸쭉하다보니 먹는 도중에 국물이 튈까봐 그런가봅니다. 하지만 전 일본인이 아니니 후루룩 후루룩 소리내어 먹지 않고, 그러니 앞에 튀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유비무환이지요. 핫핫.

제 입맛에는 조금 간간했습니다. 하지만 유부와 고기와 카레국물, 부드러운 면발이 잘 어울리는군요. 다음에 이쪽을 걷게 되면 오멘을 가봐야지요.


그 다음으로 가려 한 곳이 히노데 우동에서 멀지 않은 티하우스였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이 닫혀 있더군요. 오픈 시간은 확실히 지났는데 말입니다. 그럼 어디에 갈까 고민을 하다가 결정한 곳이 요지야 카페.; 걸어오는 도중에 봤는데, 카페 개점 시간은 10시고 지나친 시각은 9시 반이었습니다. 다시 돌아올 예정이 없었으니 못 가겠다 싶었는데 또 이렇게 가게 되네요.




그러나 요지야 카페 긴가쿠지 점은 인기 폭발입니다.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그 동안 정원을 둘러 보았습니다. 여기도 오래된 집을 고쳐 카페를 만들었나봅니다. 정원은 텐시노 사토보다는 작지만 손이 많이 가는 것은 마찬가지로군요.




여긴 군데 군데 석등이나 석상이 많았습니다. 돌이 많은 정원이더군요.




30분 넘게 기다리면서 사진 찰칵!




들어가보고는 왜 이리 오래 기다려야 했는지 알았습니다. 20평방미터쯤? 그보다는 클까요. 여튼 다다미방에서 작은 찻상을 놓고 한 명 한 명의 자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전체 좌석이 20개 남짓입니다. 찻상 앞에는 붉은 방석이 놓여 있는데 앉아 있으면 창 밖으로 아까 돌아다녔던 정원이 내다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정원보다는 먹을 것에 눈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ㅠ-




S가 시킨 것은 호지차 라떼입니다. 호지차(焙じ茶)는 검색해보니 번차의 잎과 줄기를 볶은 거라나요. 카페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금 얻어마셔보았는데 지금은 기억이 거의 나질 않네요. 하하핫;




제가 시킨 것은 이쪽. 사실 요지야 카페에서 기대하고 있었던 건 이전에 하네다 공항 요지야 카페에서 먹었던 고사리떡 파르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그 메뉴가 없더군요. 다른 요지야 카페는 가보질 않았으니 어떤지 모르겠네요.
차 종류는 꽤 많지만 간식은 교(京)아이스라 불리는 3종 세트만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에 어떤 토핑을 얹느냐에 따라 갈리는데, 저는 단팥이랑 말차 경단, 콩가루를 올린 교아이스 2번(580엔)을 선택했습니다.




위의 동글동글한 구슬은 바삭바삭한 과자입니다. 아이스크림은 바닐라인데 약간 단단한 느낌이고 많이 안 답니다. 팥이랑 같이 먹으면 잘 어울리네요. 하지만 전 역시 이것 저것 잔뜩 먹어볼 수 있는 고사리떡 파르페가 좋습니다.-ㅠ- 요지야 카페 기온점에는 있으려나~.





이것이 그 유명한 요지야 말차라떼. 사실 이걸 마시기 위해서 왔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어떤 맛일지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맛이 상상한 것 이상이었습니다. 마시기 편하고, 달달한 맛도 적당하고. 그래서 술술 넘어갑니다. 위에 뿌려진 말차는 달지 않고 쌉쌀하지만 또 맛있게 쌉쌀합니다. 떫거나 그런 맛도 없군요. 한 모금 한 모금 마시기가 아깝지만 어쩝니까. 가격이 비싼 것도 이유가 있었군요. 630엔이나 하길래 고민했는데 말입니다. 으허허허.

요지야 카페에서는 말차를 따로 팔지 않지만 나중에 돌아오면서 좀 비싼 말차를 하나 사옵니다. 그 이야기는 다다음 글에 적도록 하지요.






口無, 구치나시, 치자.

제가 하는 이번 말장난은 조금 까다로울지도...?



그리고 요지야 카페를 나와 긴가쿠지 앞 길로 나와서 거기서 203번을 타고 시조 카와라마치에 갑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 적지요.




₁실제로는 그 옆에 노틀담 수녀원이 있습니다. 여고는 수도원 부속(?) 고등학교인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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