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는 신주쿠였습니다. 그날도 징하게 뻗었지만 그건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몇 번 이야기 했지만 수면부족의 가운데에서 카페인을 부르짖다가 불면에게 격침당했던 것, 다른 하나는 이상 기온으로 인한 옷 및 컨디션 조절 실패, 또 다른 것은 바람맞기입니다.-_-;

첫 번째야 말 그대로. 여행 전날부터 긴장한데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해 잠을 못잔데다, 카페인을 또 과다 섭취하고 잠자리를 가려서 잠을 못잤습니다. 그래서 화요일도 그대로 뻗고 싶은 것을, 기노쿠니야에 가서 신나게 책을 구입하겠다는 욕심 하나로 움직였지요. 만약 이날 컨디션 조절을 했다면 나았을까 싶지만 이미 지난 일을 그렇게 생각해봐야 소용 없지요.-ㅂ-;
이상기온으로 인한 옷과 컨디션 조절 실패도 간단합니다. 1월 20일은 대한. 근데 그날 도쿄는 영상 17도였습니다. 최고기온이 말입니다. 그 전날부터 도쿄의 날씨를 보고 이거 미친 것 아닌가 싶었는데 정말로 날씨가 이상했습니다. 더웠거든요. 대한이 소한네 집에 가서 얼어죽을 이유가 아주 충분합니다. 그렇다 보니 옷 입는 것도 조절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 때문에 컨디션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목도리 하나로 체온 조절할 상황이 아니었지요.
거기에 둘째날에는 바람 맞았습니다. 저녁 때 G와 만나기로 했는데 이날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는 뻗어버린 이 아해가 바람맞힌겁니다. 나중에 미안하다고 조아리긴 했지만, 동행한 H가 옆에 없었다면 아마 갈아만든 G를 제조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화가 났더랬지요. 지금도 떠올리면 화가 치솟는 느낌이라..-ㅁ-;



신주쿠 서전테라스에 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에 신주쿠역이 아니라 그 전 역인 요요기역에서 내렸습니다. 그 때문에 아키하바라에서 그냥 소부선을 타고 움직였지만 만약 오챠노미즈역에서 쥬오센으로 갈아탔다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었겠지요. 그렇게 되면 신주쿠역에서 내려야했을테고 역 안에서 많이 헤맸을 겁니다.

요요기역에서 서전테라스 방면으로 걸어가다보면 이렇게 철길이 있습니다. 철길을 건너지 않고 이 사진을 찍은 곳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돌면 서전테라스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이렇게 가면 사진찍기 좋은 곳이 나옵니다.




바로 이것.
18-200으로 찍었는데 확실히 이 렌즈는 근접촬영보다는 이런 원경 촬영이 더 좋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탑은 NTT 건물의 시계탑입니다. 적고 보니 베이커가의 시계탑이 떠오르지만 이거랑은 다를겁니다. 아마도..;



정면으로 보이며 커튼이 쳐져있는 곳은 프랑프랑. 여긴 한국에도 지점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대 앞에 있던데 최근에는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요즘의 그릇 취향에는 이쪽이 별로 맞지 않아서요.
왼쪽편에 잘려 나온 건물은 크리스피 크림 도넛입니다. 몇 번 여기를 지나쳤는데 제가 봤을 때는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줄을 서 있지 않더군요. 크리스피 포스팅은 예전에도 했지만 제 취향이 아닙니다. 거기에 한국에서는 롯데에서 들여오면서 이미지가 굉장히 좋지 않아서 말입니다. 이전에 대학로점에 들어갔는데, 밖에 만드는 중이라는 로고가 반짝거리고 있었음에도, 막상 안에 들어가니 기계는 꺼져 있었습니다. 결국 그건 그냥 이름만 있는 네온사인인거군요.



날이 조금 흐리긴 했지만 오히려 이런 날씨가 사진 찍기에는 좋습니다. 만약 맑았다면 사진이 날아갔겠지요.




그렇습니다. 이런 사진이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소원 성취했으니 다음에 DQ는 안 들고 가도 되겠지요?;




스타벅스에서 먹은 것들입니다. 말차 프라푸치노, 발렌타인 한정 초콜릿 음료, 고구마 머핀, 마시멜로 초콜릿 쿠키.이 때 입맛이 괴악하게 변해 있어서 다들 맛없었습니다. 말차 프라푸치노는 굉장히 달았고, 발렌타인 데이 한정이라는 핫초콜릿 음료도 혀가 얼얼할 정도로 달아서 두 모금 간신히 마시고는 그대로 버렸습니다. 그나마 말차 프라푸치노는 마셨습니다. 마시멜로 쿠키는 이전에는 맛있었는데 이번에는 역시 진하고 달아서 먹다가 포기. 고구마 머핀은 그래도 덤덤한 맛이지만 퍽퍽한 것이 참, '한국 스벅에서 이가격에 이런 머핀 판다면 안 먹는다'싶었습니다.

여기서 신나게 일기를 쓰고 움직였지요. 둘째날의 일정은 이랬습니다.

아키하바라 → 요요기 → 서전테라스 스타벅스 → 다카시마야(HMV 가려다가..;) → 오카다야 → 기노쿠니야 본점 DVD 포레스트 → 기노쿠니야 신주쿠 남점 → 다카시마야 → 아키하바라 → 이케부쿠로 도부백화점 → 아키하바라




이날의 점심이었습니다. 다카시마야 백화점 지하매장을 돌아다니다가 구입했는데, 여행갔을 때는 다른 것보다 이런 채소 구이 도시락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도쿄 여행만 가면 그런가봐요. 한국에서는 이런 채소 먹을 생각도 안하는데 말입니다.'ㅂ';






하기야 지금은 이걸 먹어봐서 이게 생각보다 달고(엿 때문에) 짜다는(간장 때문에) 것을 알아 그런지도 모릅니다. 그냥 말 그대로 살짝 올리브오일을 발라 구운 채소라면 ...-ㅠ-



아랫부분은 뭔가 했는데 밥이었습니다. 해조류를 섞어 지은 밥이더라고요. 그리고 그 옆은 패밀리마트 제작의 딸기 우유. 이것도 모리나가 딸기우유 못지 않게 맛있었습니다. 아니, 거의 같은 맛이었다는 기억을 떠올려보면 생산자가 모리나가인지도 모릅니다.-ㅠ- 패밀리마트마다 있으니 찾아마시기는 좋겠네요.
참고로 그 다음날인가, G가 코이와이의 딸기우유를 사다가 마셔봤는데 그건 딸기향 설탕물.....ㄱ-




일정 중 이케부쿠로 도부백화점이 끼어 있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이케부쿠로 도부백화점에서 훗카이도 특산품전을 했거든요. 다른 곳은 다 빼고 아리스팜이 끼어 있길래 앞뒤 안가리고 달려가서 잽싸게 구입을! 그 이야기는 다음에 또 다시 다루겠습니다.
하여간 위의 사진은 훗카이도 특산품전에 가서 사온 겁니다. G가 체크인한다음 간식 풀어 놓고 신나게 놀았지요.



그 중 하나인 생 캐러멜. 생초콜릿은 보통 생크림을 넣어 만든 초콜릿 가나슈를 굳힌, 부드러운 초콜릿이고, 생캐러멜은 그와 비슷하게 생크림을 써서 만든 캐러멜인가봅니다. 냉장보관을 하라고 하고 먹었을 때의 맛도 그런 맛이었습니다.



가격이 얼마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웬만한 초콜릿값보다도 비쌌습니다. 그러니까 저거 한 통에 666엔이었던가요. 그게 특별가격이었습니다.
하나 먹었는데 답니다. 그리고 상당히 느끼하다고 할까요, 기름진맛. 기분나쁘게 느끼하거나 한게 아니라 풍부한 맛이 그 당시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던 제 입맛에는 그렇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뭐랄까, 고급인건 알겠는데 그걸 고급으로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입맛은 고급이 아냐~ 란 생각입니다. 전 모리나가 팥 캐러멜까지가 딱 좋아요.-ㅠ-;



이건 G랑 놀고 와서 제 몫을 찍은 겁니다.
뒤에 보이는 검은색 상자는 카츠샌드였는데 위가 안 좋아서 결국 못 먹고 G에게 도로 넘겼습니다. 에비스의 유명한 돈카츠집에 들어가서 먹고는 제게 미안해서 선물로 사왔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못 먹었다는 것.'ㅂ';
왼쪽은 롯카테이의 마루세이 버터샌드입니다. 근데 이거, 이전에 먹은 것 같은데 아니었나봅니다. 이번에 먹어보니 그닥 제 취향은 아니더라고요.-ㅂ-; 건포도가 많이 들어간 것은 좋지만 크림이 느끼하게 느껴져서 말입니다. 훗카이도에 가서 갓 만든 것을 먹으면 느낌이 다를려나요.
그리고 그 앞의 오하시 두 종류도 지난 여행 때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먹어봤는데 달았습니다. 역시 입맛에 안 맞..;
하지만 카시스 잼은 정말 맛있습니다.+ㅠ+ 이건 나중에 따로 올리지요.


이걸로 둘째날 이야기도 끝. 내일이나 모레 쯤엔 나머지 이야기도 올리겠습니다.

가는 도중, 땅이 이상하게 파헤쳐진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이상해요. 산을 파서 흙땅을 보이게 한 건지 맨땅을 보인건지 모르겠지만 그런게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정체를 알았는데, 나중에 하네다에 거의 다 가서 기수를 낮출 때 이게 골프장이란 걸 알았습니다. 미쳤다 싶더군요. 흉물입니다. 하늘에서 보니 그게 더 흉해보입니다. 멀쩡한 산을 파헤쳐 농약 뿌려 잔디를 가꾸는 밭을 만들다니 말입니다. 하기야 돌아올 때보니 한국땅에도 상당히 많았지요. 일본 갈 때야 구름에 묻혀 못봤던 겁니다.



뒤통수가 찍히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초상권 침해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야...;
모노레일입니다. 후후후. 역시 이 자리에 앉으면 재미있게 갈 수 있어요. 전 청룡열차 같은 것은 못타지만 이런 건 좋아합니다.>ㅅ<




지유가오카 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 지유가오카 방향이 나온 것을 보니 오오이마치에서 갈아타면서 찍었나봅니다. 혹시라도 다음에 하네다에서 바로 지유가오카를 가게 되면 절대 시부야 찍고 토요코선 타고 갈겁니다. 이번에 간 것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환승거리가 지나치게 긴 것이 문제였지요.



미츠코시 백화점의 지하통로로 나와 미츠코시마에역으로 가는 도중, 이런게 보였습니다. 새해를 맞아 장식한 것 같은데 보고는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황금색 벽이 문제가 아니라 저 그림, 아니 조각이 대단합니다.



작품명과 작품설명이 같이 있군요. 송죽매. 으하하. 갑자기 모 세탁소가 떠오르는데...(중략)
어쨌건 작품도 정말 송죽매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맨 왼쪽이 대나무, 맨 오른쪽이 소나무.




이쪽은 매화입니다. 그것도 그냥 매화가 아니라 고목인 것 같지요?



그 옆에는 또 대나무가 있습니다.


작품 설명을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나무 하나를 통째로 깎은 건지, 아니면 각각을 조각해 붙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건 간에 굉장히 손이 많이 갔다는 건 확실합니다. 이전에 몇 번 보았던 종이 입체그림이 떠오르는데 하여간 멋진 작품 앞에서는 발길이 절로 멈추지요. 카메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던 때라-그건 마지막 날이라고 다를바 없지만-제대로 찍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좀더 자세히, 줌으로 당겨 찍었다면 좋았을텐데요. 이미 짐이 많아서 그럴 여력이 없기도 했지요.



어제 오전에 믹스커피 한 잔 마셨다가 밤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더랍니다. 어제는 가혹한 육체노동이 있어서 피곤했을텐데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었지요. 그래놓고는 오늘 아침에는 수면 부족에 근육통이 겹쳐 끙끙대고 있었고요. 아우. 근데 이게 끝이 아니라는게 문제죠. 이번 주 중에 한 번 더 육체 노동을 해야합니다. 어쩌면 두 번?;

이런 육체노동의 보상을 책으로 달래고 있으니 책 값이 무진장 들어가네요. 요 며칠간 주문한 원서 목록은 조만간 따로 올리겠습니다. 잘하면 구정 전에 올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ㅁ'
지유가오카에는 첫날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들어가는 경로를 택해도 한참 잘못 택한 것이, 야후 재팬에서 노선검색해서 가장 싼 것 코스를 골랐더니 그게 참으로 멋진 코스였습니다. 모든 종류의 환승이 서울 9호선 환승보다 더 깁니다.lllOTL 
하네다에서 내려 텐노즈아일에서 갈아타는 것도 모노레일 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와 길을 건넌 다음 지하 2층인지 3층까지 내려가서 탔으며, 오오이마치에서 갈아타는 것도 지하2층인지 3층에서 지상까지 한참을 걸어 올라와야 했습니다. 이게 400엔. 하네다에서 하마마츠쵸에 갔다가 시부야에서 갈아타는 것은 460엔. 60엔 싼데다 새로운 길이란 이유로 시도를 했는데 한참 고생했습니다. 어흑.;

어쨌건 지유가오카부터 찍고 나서 빙글빙글 돌다 생각한 것이 아마도 지유가오카에는 이제 올 일이 없겠구나라는 겁니다. 코소안이나 세인트 크리스토퍼 가든은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코소안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관심이 떨어진데다 세인트~는 한창 정원이 예쁘고 밖에서 차 마실 수 있는 봄에는 갈 수 없는 관계로 갈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도 올렸지만 파리 세베유도 그냥 저냥. 몽생클레르는 한 번 케이크를 먹어보고는 안 갔고 폴 바셋도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몇 번 가던 다른 가게들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더 해야겠네요.



한참 천가게 PICO가 어디에 있는지 찾던 때 찍은 사진입니다. 로망의 여행가방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찍었는데 역시 초점이 날아갔습니다. 하하하. 지도 문양이 찍힌 가방은 로망이긴 하지만 저런 가방은 너무 무거워서 말입니다. 게다가 저런 가죽 여행 가방은 산다면 아마도 루이비통...(어?)



아침은 일찍 나오느라 못 먹고-게다가 긴장해서 먹어도 제대로 소화가 되었을지는 미지수-기내식으로 적당히 끝내고 그 뒤엔 아무것도 못 먹었던 지라, 지유가오카에서는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유가오카에서 둘러보고 사야할 물건이 많다보니 마음이 급하고, 이날 일정이 바빠서 파리 세베유는 일 다 끝내고로 미루고 있었지요.

이날(20일, 수요일)의 코스
하네다 도착 → 지유가오카(Pico, 와치필드, 루피시아) →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포트넘 앤 메이슨) → 우에노(기타무라 커피집, 카와치야) → 아키하바라(숙소)


지유가오카에 도착한 것이 12시 반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출발한 것은 대략 3시경이었을 겁니다. 일정이 저리 바빴으니 마음도 절로 급하지요. 뭔가 먹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며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것이 저 흔들린 사진의 음료입니다. 고디바의 다크초콜릿 데카당스 초콜릭서. 초콜릭서란 이름을 알면 아는 사람들은 미친듯이 웃을텐데, 초콜릿 + 엘릭서의 합성어입니다. 그런고로 저걸 먹으면 스태미나는 끊임없이 차올라...(어이;..)

하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제 입맛에 많이 달지 않은데다 초콜릿을 넣고 그냥 갈아서 초콜릿이 씹히고, 굉장히 걸죽합니다. 말만 들어서는 스타벅스의 자바칩이나 초코칩을 넣은 프라푸치노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런 것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ㅠ- 초콜릿 음료라는 느낌이 확 오는, 아주 멋진 음료입니다. 집에서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더군요. 핫핫..



길을 걷다가 발견한 골동품점.
아래의 두 할아버지 할머니 도자기 상도 재미있지만 위에 보이는 타자기를 보고 반가워서 찍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도자기 인형 뒤에 보이는 푸른 무늬 접시는 아마도 쯔비벨무스터 같더군요. 찬장 여기저기에 보이는데 시간만 있었다면 들어가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배낭 진 것이 은근히 불편해서, 들어가면 어디 건드리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고요.

이 사진을 찍은 직후에 PICO를 찾았습니다.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다만, 예전에 찾아갔을 때 천보고 혹 했던 마음은 이미 사라지고 없어서, 마음에 드는 천을 딱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약간의 천만 구입하고 말았는데 이번 여행에서 천 구입비는 달랑 525엔이었습니다. 원래 1만엔 가량을 책정했는데 오카다야에서는 망설이던 천이 있긴 했지만 결국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PICO보다는 오카다야의 천이 제 취향에 맞더군요. 그리하여 PICO도 올 일이 없어졌습니다. 이전의 환상이 깨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길 모퉁이에 있는 와치필드. 지유가오카점이 본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여행 동안 간 와치필드 지점은 여기와 신주쿠 점 두 군데입니다. 양쪽 모두 갖추고 있는 물건이 조금 다릅니다. 찾는 물건을 양쪽에서 각각 구했으니 어느 한 곳만 갔다면 못 찾았겠지요. 하지만 양쪽에서도 못 구한 페브는 G가 키치죠지의 이노카시라 공원 입구에 있다는 와치필드 키치죠지점에서 사다주었습니다. 이쪽은 접근성이 그리 높지 않은건지 물건이 남아 있던 모양이더군요. 다음에 와치필드에서 물건 구할 때는 차라리 키치죠지를 갈까 싶기도 합니다. 신주쿠에서의 접근도 이쪽이 낫고요. 시부야는 갈 일이 많지 않아서..-ㅁ-;



와치필드도 여기까지 일부러 올 일이 없고, 루피시아도 다른 지점 찾아가면 되고, PICO도 올 일이 없고. 초콜릿엘릭서는 신주쿠나 다른 지점에서 찾아 먹어도 됩니다.
아마 그래서 지유가오카는 한동안 갈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ㅂ'
이번 여행의 시작과 대략적인 이야기는 앞서 한 번 올렸고, 근접 촬영(접사)을 제대로 못하는 키모씨의 실력 때문에 음식 사진은 제대로 된 것을 거의 건지지 못했습니다. 아놔.; 그리하여 염장 사진은 거의 여행 후, 다얀 그릇을 쓴다든지 하면서 올라갈 예정입니다. 흑. 염장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것이 뼈에 사무치는군요. 다음 여행 때는 필히 가볍고 손에 익은 카메라를 가져가겠습니다.

이번 여행 때도 태공망을 들고 가서 망의 여행을 마저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형을 제대로 찍으려면 근접 촬영을 해야하는데 사진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근접 촬영을 못하다보니 태공망의 사진도 별로 남아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나마 멀리 있는 경치를 찍은 것도 구도의 문제로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여행 기록을 올리는 속도가 느린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지요. 하여간 오늘은 여행 사진들 남은 것을 가능한 많이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지요.'ㅂ'



여행 가기 전, 짐을 싸다 보니까 태공망의 얼굴이 손때가 타서 거뭇거뭇합니다. 빨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주말에 시간을 내서 조물조물 손빨래를 했습니다. 그냥 별건 없고, 물에 담갔다가 하얀 천 부분만 비누를 묻혀 살짝 비볐습니다. 심하게 주물러 빨면 자수가 떨어질까 무섭기도 했고요. 그래서 비교적 깨끗한 얼굴로 찍힌 겁니다.;

물에 빠진 태공망. 빨다보니 한 장 사진으로 찍어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둘러 찍었습니다. 저 사진은 때가 불 때까지 기다리느라고 세면대에 널부러져 있는 모습입니다.



여행 가기 전, 가능하면 짐을 줄이겠다 생각했는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무조건 캐리어는 가져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한 것인지 아닌지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캐리어가 없으니 편하긴 했는데 .....
문득 여행 기억 하나가 떠오르는 군요. 훗.

어쨌건 D90은 이번 여행이 힘들어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카페인 과다와 체력관리 실패, 수면 부족이 여행이 힘들었던 이유인데, 그 중 체력관리 실패에는 D90이 들어가지요. 그야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거웠습니다. 원래 여행의 로망인 실시간 포스팅을 하기 위해서 노트북을 가져갔고, 거기에 D90이 합세를하니 캐리어가 있든 말든 무진장 무거운 건 당연합니다. 게다가 화보집을 포함해 상당한 무게의 짐이 있었으니 더했지요.
집에 돌아와서 가방과 쇼핑백의 무게를 달았는데 모두 합해 18kg 정도였을 겁니다.ㄱ-
캐리어 없이 그정도 무게를 감당했다니, 제가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수준이네요. 허허허.;

위의 사진을 보면 노트북과 카메라를 뺀 대부분은 여행 메모, 여행 자료 등입니다. 그리고 안 가져가려다가 나중에 옷가지가 늘었는데 이것도 생각만큼 필요하진 않았습니다. 바지는 혹시 몰라 한 벌 더 들고 갔는데 안 가져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러니 다음 여행 때는 짐을 더 줄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엔 보조가방으로 쓸만한 가방이나 큰 걸로 장만해 갈까 생각중이고요. 이번에 들고 간 리바이스의 부직포 가방(청바지 구입하면 담아주는 쇼핑백)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가볍고 질기고 튼튼해서 들고 다니기 좋았거든요. 다만 이번에 고생하면서 군데군데 낡아서 다음 여행 때도 가져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안되면 다른 가방을 수배해야지요.
내일 올릴까 하다가 내일은 또 일이 있어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니, 그냥 시간 날 때 올리자 싶어 홀랑 올립니다.

엔화를 꽤 들고 갔다고 생각했는데 지갑에는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뭘 그리 많이 썼나 싶기도 한데, 역시 사진 찍어 놓고 보니 원흉은 와치필드와 책이었군요. 하하하. 하지만 책은 다 사고 나서도 추가로 한국에서 주문할 예정이니 말입니다. 욕심은 끝이 없는거죠.



한가운데는 이번 여행을 같이한 태공망과 RQ(나노 레드). 그 옆에 있는 녹색 주머니와 그 주변에 있는 것은 개인 소품입니다. 주황색의 카드는 기노쿠니야 신주쿠 본점 DVD FOREST에서 CD를 사고 찍은 포인트 카드고요.
왼쪽 상단은 전자 제품입니다. 위키(XNOTE X100), DQ(D90). 거기에다 여행 준비 자료 등.
숨은 그림 찾기는 아니지만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리 되었네요. 상단 오른쪽에 있는 작은 컵은 다카시마야 백화점에서 사 먹은 호지차크렘브륄레의 그릇입니다. 그릇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고는 그릇은 잘 씻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위키 케이스 옆에 있는 녹색 물건은 천입니다. 지유가오카 PICO에서 사왔지요.

잠깐 여기서 딴 이야기를 하자면..

이번 여행에서 중점적으로 사오려 한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천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종이였지요. 종이는 여행 일정 마지막날(금요일)에 왕창 샀지만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천은 거의 구입하지 못했고요.

천 구입처는 지유가오카의 PICO와 신주쿠의 오카다야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처럼 매트를 만들려고 구입할 생각은 없었고 그냥 편하게 쓸 천을 구입하려 했는데, 딱 이거다 싶은 천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냥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대신 PICO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붉은색과 녹색의 천 조각을 샀습니다. 두 장에 525엔 하더군요.



이쪽은 먹을거리입니다. 간식 리뷰는 한 번 더 나갈 예정이고요.
맨 왼쪽은 니혼바시의 미츠코시백화점 본점에서 구입한 훗카이도 특산 버터 사탕. 저는 먹어보지 않았는데 어머니나 나 맛이 괜찮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생각합니다. 왜냐면 저는 사탕을 잘 안 먹거든요. 핫핫.;

가운데 있는 딸기잼이 올라간 쿠키는 양과자점 웨스트의 포장 과자입니다. 오늘 먹어봤는데 몇 개 더 사올걸 그랬나 싶더군요. 아래는 부드러운 타르트, 그 안에 케이크, 그리고 윗부분은 버터링쿠키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식감의 과자가 있고 잼도 딱딱하거나 하지 않게 적당히 굳어 있습니다. 아우.-ㅠ-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과자입니다.
그 위는 가마쿠라의 KIBIYA(키비야)에서 구입한 러스크, 그 오른쪽은 역시 키비야에서 구입한 파운드 케이크 두 종입니다. 이에 대한 리뷰는 다음에 따로 쓰지요.
맨 오른쪽의 포장과자는 술안주로 애용하는 짭짤하고 매콤한 과자입니다.
가운데 상단은 마루세이 버터샌드. 이건 이번에 처음 먹어보았는데 제 입맛에는 그다지 맞지 않았습니다. 버터크림은 제 입맛에 안 맞더군요. 오른쪽 상단은 카린토라는 일본 전통과자인데 선물용으로 사왔으니 제가 뜯어 먹을 일은 없습니다.; 사진 찍기도 어렵겠네요.
상자 아래쪽의 병은 아리스팜의 카시스 잼입니다. 이것도 나중에 따로 리뷰 올리면서 소개하겠습니다.



이쪽은 와치필드입니다.
아래의 컵은 받으시오~ 건배~를 하고 있는 다얀과 쿠로(다얀의 그림자). 이건 선물용으로 구입한 거라 제가 쓰진 않을겁니다. 맥주 따라서 건배하면 딱이겠다 싶었지요.-ㅠ-

그 위는 이번에 꼭 구입하리라 생각한 머그, 책벌레입니다. 고양이도 구입하고 싶었지만 짐이 무한정으로 증식하는 것이 두려워 취향에 맞게 책벌레만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이쪽은 사용하면서 사진 찍어 올리지요.
페브와 사각 접시도 이번 구입목록 상단에 올라 있었습니다. 접시는 이후에 간식 찍으면서 찍은 사진이 있어 종종 출연할텐데, 크기가 상당히 크기도 하고 도자기가 아니라 사기라서 쓰는 맛도 각별합니다. 일본과자나 떡을 담아도 잘 어울릴겁니다.
접시 위에 올라 있는 것은 약통입니다. 여행용 약통이 없다고 어머니가 지난 여행 때 지나가는 말로 말씀하신 것이 떠올라 보이는 대로 바로 집었습니다. 집에 들고 왔더니 너무 크다 하시는데 분리된다고 하여 보여드리니 좋아하시더군요. 가격이 얼마나 물으시길래 잊었다고 대답하고 넘어갔습니다. 현재 환율로는 대략 9천원 정도 합니다. 그리 말씀드리면 기겁하실걸요.
페브는 이번 여행 중에 못 구할 줄 알았습니다. 지유가오카와 신주쿠 라비린스 점을 둘다 찍었는데도 못 구했거든요. 한데 키치죠지에 놀러간 G가 이노카시라 공원 입구에 와치필드가 있더라며, 뭐 살 거 없냐고 문자를 보내더군요. 페브 있으면 사다달라 했더니 바로 사왔습니다. 상부상조였지요. 왜냐면 저는 G를 위해 Kinki Kids CD를 북오프에서 대량으로 찾아두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덕분에 G의 여행 예산이 대폭 줄었습니다.-ㅂ-; 페브는 나중에 추가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이건 G만 보고 다른 일행분들에게도 못 보여드린 것이네요. 스탬프입니다. 그것도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고무 도장입니다. 진보쵸에서 구입했는데 개당 630엔. 예산만 넉넉하다면 여러 개 구입해서 선물로 돌려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왼쪽이 보름밤, 오른쪽이 가을축제. 이름도 계절 분위기가 물씬 나지요.
언젠가 제 전용 스탬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긴 한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올해, 지금 당장부터라도 조금씩 구상에 들어가야지요.+ㅅ+



이번 여행 비용 상승의 최대 원흉이 저 박스입니다. 오야리 아시토 = NOCCHI 화집. 이전에 「北へ(북으로)」화집과, 뉴타입 연재 코너를 보고 그림에 홀딱 반해서 이번 화집도 구입했는데, 이번에 나온 화집은 정말로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어흑. 가능하면 처분하고 싶은 심정도? -_-; 뭐, 일단 샀으니 어쩔 수 없고 처분 여부는 이후에 결정하라지요. 하여간 가격도 무시무시했습니다. 7천엔이 넘었거든요.

아래 두 권은 문학소녀의 외전 단편집입니다. 문학소녀 시리즈는 외전이 발매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따로 사왔습니다. 하지만 문학소녀의 후편인 첫사랑 시리즈는 입맛에 맞지 않을 듯하야 그냥 놔뒀습니다. 다만 교보에서 구입 신청한 한 권은 어쩔 수 없이 구입했으니, 그건 도착하면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하단 가운데는 문학소녀의 추상화랑-문학소녀 시리즈의 삽화 모음입니다. 아우, 역시 토오코 선배가 좋아요.;ㅂ;
맥가든인가, 하여간 이쪽 출판사 책은 교보에서 주문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 여행 때 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하하. 그 오른쪽은 공항에서 구입한 「봄이 오면 딸기따기를」입니다.

그리고 그 뒤.
또 다른 원흉인 클램프의 화집입니다. 오른쪽이 「All about CLAMP」, 왼쪽이 「츠바사 화집 2」입니다. 츠바사 화집은 스바루와 카무이의 일러스트가 있을까 싶어 구입했는데 거기에 이글도 같이 있어서 덥석 낚였고요. 그러고 보니 츠바사에 마법기사 레이어스 캐릭터들도 더 등장했던가요? 나중에 찾아봐야겠습니다.
ALL~은 X 18.5권이 들어 있다길래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더 재미있게 보았던 것은 클램프 학원의 설립자인 이모노야마 집안의 설정입니다. 클램프 학원에 노코루가 나왔을 때부터, 노코루는 이모노야마 집안의 막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이사장은 아마도 그 큰누나일거라고 말입니다. 한데 말이죠, 그 누나와 노코루를 제외한 나머지 남매들이 몇이나 있는지, 그리고 그 이름이 어떤지는 읽어본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그 이야기를 잠깐 비추더군요. 총 8남매이며, 딸들은 初子, 次子, 終子, 아들은 하지메, 쓰즈쿠, 오와루, 아마루, 노코루랍니다. 순서도 나와있지만 지금 책을 꺼내기가 복잡한 관계로 기억나는 대로만 적어봅니다. 확실히 아들들의 이름은 다나카 요시키의 창룡전에서 따왔으며, 그 뒤에 창룡전의 삽화를 우연히 맡게되었다던가요.-ㅁ-; 인연이라고 적었지만 참...;
하여간 노코루의 형 얼굴은 창룡전 삽화를 그대로 떠올려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그러려니 생각해야지요.


이걸로 대강의 소개는 끝. 와치필드 리뷰 등은 차근차근 올리겠습니다.'ㅂ'

(사진은 가마쿠라의 츠루가오카하치만구의 매화. 저 새는 매입니다.)

열 두 번째 여행. 일본여행만 따지면 아마도 열 번째일겁니다. 이번 여행이 어땠냐면...


1. 여행 가기가 왜 이리 힘드나. 일정이 너무 변하잖아!

이번 여행은 우여곡절도 참 많았습니다. 애초의 여행을 A로 하면 최종 여행안은 D쯤. 그것도 D에서 D'로 변했다가 다시 D로 돌아온 경우입니다. 중간에 A, A' 등도 있었던 걸 생각하면 대략 여섯 번 정도 계획이 바뀌었습니다.

솔로잉 → 파티 → 일정변경 → 취소 및 일정변경 → 파티 2 → 파티 3 → 파티 2 ... 이쯤이죠.;


2. 여행이 왜이리 힘드나. 잠을 못자니 피로가 누적되잖아.

잠자리를 가리는 것이 심한 편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더 심각했습니다. 4박 5일간의 일정 중에서 숙면을 취한 것은 절반도 안됩니다. 카페인의 영향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카페인 섭취는 첫날만 하고 그 뒤로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키타야마 커피점에 다녀온 뒤로는 커피나 차나 다 입도 안댔습니다. 이것도 나름 기록이군요.

거기에 또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컨디션 관리가 어려울 경우, 항공기를 탔을 때 몸의 반응이 그닥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는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무릎 통증(...)과 새우잠. 달랑 두 시간의 비행에도 이런 상태이니, 장기간의 비행은 더더욱 안됩니다.

그런 고로 위의 명제를 종합하면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유럽 여행은 절대 못감.lllOTL

일단 같은 가격인 경우 일본보다 유럽 쪽의 숙소가 더 허름(?)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요구하는 것은 욕실이 딸려 있을 것, 다인실이 아닐 것이라는 겁니다. 이 두 조건을 만족하는 호텔은 유럽쪽에선 드물지 않을까요. 아니, 가 본 적이 없으니 확신은 못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문제는 비행시간입니다. 유럽 쪽이나 미국 쪽이나 양쪽 모두 장시간의 비행을 요구하지요. 힘듭니다. 돈이 넘쳐나서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를 탄다면 모를까.ㄱ-
사실 그 돈이면 일본 여행을 갑니다. 적어도 언어 문제는 걱정이 없으니까요.


3. 여행이 여행같지 않아.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

이번 여행의 특징 중 하나가 '시큰둥'입니다. 여행 가기 전날에도 뭔가 시큰둥. 정말 가는지 마는지, 그저 여행 일정이 잡혀 있으니 가는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마치 출장가는 듯한?; 거기에 여행 전날, 카페인을 과다 섭취한 것도 있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어서 두 시간 간격으로 깨어 있었지요. 거기에 항공기 안에서도 긴장해서 잠이 안 오고, 첫날 일정을 짜는 과정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몸이 배로 피곤해졌던 것도 있고요. 거기에 카페인 섭취까지 겹치니 이날도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쓰는 만행까지 저질렀지 않습니까. 그러고 나서 또 무거운 짐을 들고 움직였던 것도 있습니다.

여행 비망용으로 간단히 짐의 무게를 적어보면, 백팩이 7kg, 오른손이 5.6kg, 왼손이 4.8kg이었습니다. 백팩이 무거운 것은 D90이랑 위키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고요. 위키+전원+배터리의 무게만해도 꽤 나가는데 D90에 18-200이 붙어 있으니 7kg은 가뿐하지요.
그래서 들러 붙은 것이 P6000. 가기 일주일전까지 구입 여부를 고민하다가 그냥 D90을 들었는데 여행 다니는 내내 살걸 그랬다고 생각했지요. 비용 문제로 후회는 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4. 그래도 숙소는 좋았어요.
이번 숙소는 아키하바라 remm(렘)이었습니다. 여기서 머무르고 나니 다른 호텔이 성에 안 차겠다 싶더군요. 다른 것보다 마음에 든 것이 위치라, 이름만 봐도 아시겠지만 아키하바라에 있습니다. JR 아키하바라 역에서 걸어서 1분, 북오프 아키하바라까지 걸어서 30초입니다. 거기에 걸어서 10초 거리에 스타벅스가, 스타벅스 옆에 편의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편의시설은 환상적으로 갖춰져있지요.
다만....;
일본에 입국할 때, 맨 마지막 과정으로 간단한 심사가 있지 않습니까. 백팩에 보조가방 하나, D90은 크로스로 메고, 헤드폰을 목에 걸고 있었는데, 심사관이 숙소가 아키하바라라는 것을 확인하더군요. 확인하는 그 표정과 말투가 참으로 묘했습니다. 무슨 의미였는지는 생각하지 않으렵니다. 아하하.


이번 여행의 목표는 느긋하게 쉬는 것이었는데 쉬기는 커녕 피로만 잔뜩 쌓아왔습니다. 하지만 지름물품은 남았으니 아쉬움은 덜하고, 이미 다음 여행 계획을 슬슬 짜고 있습니다. 거기에 쌓여 있던 번뇌 하나를 털고 왔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맛있는 커피도 마셨고요.

이제 더 잊어버리기 전에 지름목록 작성하러갑니다.
그에 대한 이론으로 이런 것이 있군요.

(생략)
"우리나라에는 동물이 인간에게 주술을 거는 일이 종종 있어. 특히 고양이가 위험해. 어떻게 주술을 거냐면, 자신의 털을 하나, 인간의 음식 접시에 넣는거야. 모르고 이것을 먹은 인간은 고양이에게 홀리는거야. 봐봐. 벨벳의 털이 부엌에 … 굉장하잖아?
(이하생략)

梨木香步(나시키 가호), 「春になったら매を摘みに」, 新潮文庫, 2006

이 글을 읽고 납득했습니다. 과연, 털이 짧든 길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고양이 털을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이는 고양이들이 사람을 집사나 하녀로 만들기 위한 주술적인 작업이었던겁니다.
이른바, 고양이_음모론.XML
왜 확장자가 XML인지는 묻지 마세요.-ㅂ-; 저도 모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입니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속도가 잘 붙네요. 하네다 공항 제1빌딩 지하 1층에 서점이 있길래, 혹시 사카키 쓰카사의 「호텔 쥬시」가 있나 싶어 찾았더니 이건 없습니다. 오늘 검색해보니 이 책은 아직 문고로 안나왔더군요. 그냥 신데렐라 티쓰만이라도 사올걸 그랬나 싶지만 이미 나시키 가호를 집어 들었으니 눈 밖에 났더랍니다.
나온지는 꽤 된 책인데 2006년에 4쇄를 찍었습니다. 나시키 가호의 소설이 아니라 수필집이고요. 이전에 영국에서 하숙할 때의 여러 이야기들을 단편처럼 써서 모았습니다. 인용한 구절은 두 번째 이야기에 있었지요. 나이지리아에서 온 소녀가 하숙집에서 기르는 나이 많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저렇게 말했더랍니다. 그 뒤 이야기도 조금 더 있지만 그부분은 생략합니다. 중요한 것은 고양이 음모론이니까요.(...)


쓸 거리도 많고 여행 기록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고, 지름 목록에 대한 추가 정리도 필요하니 차근차근 하나씩 모아 올리겠습니다. 아마 여행 사진은 다 올라가진 않고 몇 가지 필요한 것만 추려 올리는 식으로 갈겁니다. 여행 관련해서 맨 처음으로 올라가는 글은 여행의 전말기랑 지름 목록이겠지요. 핫핫핫.

초점은 날아갔지만 뭔지 대강은 알아볼 수 있는 사진이니 그냥 올립니다.-ㅂ-;

이번 여행은 무엇보다 편하게 가는 것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편하게, 쉬면서, 느긋하게가 이번 여행의 주제였지요. 하지만 결과는?
카페인 과다로 인한 수면부족이 원인이기도 하고, 위장장애가 또다른 이유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지금 평상시보다도 피로가 더 쌓여 있습니다. 양쪽 어깨에 뭔가 올라 앉은 ...(어, 도쿄니까 정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좀 쉬고 싶은데 마음은 그렇지 않네요. 오늘은 어디하고 어디를 가기로 했으니 거기는 꼭 가야해라는 생각이 저를 내몹니다.-_-; 아, 좀, 쉬자구!



가능한 오늘은 일정을 빨리 소화하고 들어와서 뻗어야겠네요.
원래 목적했던 대로,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책을 읽으면서 차를 홀짝이는 겁니다. 훗훗. ... 근데 그게 제대로 될려나.;

파리 세베유의 상토노레카라멜을 먹고 케이크의 대왕마마를 만났다고 한지 어언 3년. 이번에는 다시 가보겠다 생각했지만 가겠다고 하고는 정보를 찾아보는 사이에 맛이 변했다는 정보가 있어 좀 슬펐더랍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확신을 못하고 있습니다. 변한 것이 나인지, 아니면 케이크인지 말입니다.

여행 가기 전날부터 몸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막판에 여행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가기 전날에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었지요. 그런고로 오늘의 상태는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화요일 밤과 수요일 밤, 이틀 연속으로 잠을 설쳤으니까요. 그러니 오늘 G와 H가 약속을 깼을 때 분노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먼산)

본론으로 돌아가, 잠이 부족하니 몸 상태도 안 좋은 것인지 이번 여행의 입맛은 참 희한합니다. 단 것을 거의 못 먹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푸딩을 달고 살고 보이는 케이크마다 맛있겠다고 군침을 흘릴터인데, 빵만 봐도 가슴이 뿌듯한 것이 참으로 행복할 터인데, 그렇지 않습니다. 단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케이크 보기는 돌 같이 하고 있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책...? 그릇...? 아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닙니다. 구입하려고 목적했던 것은 거의 다 구입했지만 하고서도 뭘 산 건가 싶기도 한걸요.

그런 상황이니 파리 세베유에 가서도 제대로 케이크 맛을 느낀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다만, 제대로 느꼈든 아니든 간에 저는 파리 세베유에 다시 갈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베유가 있는 지유가오카 자체가, 아마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던 것도 있고 말입니다.

지유가오카는 이번 여행 첫 일정이었습니다. 혼자서 여행에 대한 감동이나 그런 것 전혀 없이, 와치필드와 루피시아를 들리고 파리 세베유를 가기 위해 왔습니다. 입맛은 없었지만 엘릭서를 복용해서 기운을 되살리고, 쇼핑을 다 끝낸 다음 파리 세베유에 갔습니다. 와치필드를 마지막 일정으로 놓으면 찾기가 참 쉽습니다. 그냥 그 길을 따라 건널목이 나올 때까지 죽 걸어가면 되니 말입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찾아가서 케이크를 고르고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케이크를 고르고 나니 점원이 와서 음료 주문을 받고, 음료와 케이크가 같이 나옵니다. 바빠서 그런건지 테이블이 비어도 치우지 않고, 음료 나오는 것도 늦고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오직 케이크뿐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케이크 맛은 제 입에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사진을 비교하면 이전에 먹었던 케이크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외형은 그대로인 것이지요. 하지만 맛이 변한 것인지 제 입맛이 변한 것인지, 이전에 느꼈던 감동은 없었습니다.
크림은 쌉쌀하고 그리 달지 않지만, 단맛과 쌉싸름한맛은 따로 놉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느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캐러멜의 맛이 강하니, 속 안에 들어 있는 커스터드 크림은 거의 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나씩 분해하면서 재미있게 먹었지만 맛은 그리 즐겁지 않았습니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케이크가 간절히 생각나거나 하지 않아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던 걸까요. 아니면 케이크의 맛이 이전과 달랐던 걸까요. 500엔(세금 미포함)이란 가격은 한국에서도 비할바 없는 가격이긴 합니다. 아니,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케이크도 보기 어렵지요. 슈를 하나하나 구워내서 맨 아래의 슈에는 크림을 채우고 바닥으로 하고, 그 위에 크림을 채운 작은 슈를 올리되, 하나 하나 캐러멜을 묻혀서 올리고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비슷한 것은 본 적 있습니다. 크로캉부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인지, 패션파이브에서 비슷한 타입의 큰 케이크를 본 적 있으니까요. 하지만 작은 케이크에 이렇게 정성을 들이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모양이나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격 대비 성능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그 맛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케이크를 먹고 나서 몇 시간 뒤에 키타야마 커피점을 갔기 때문에 케이크가 왕대비로 격하된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분명 그 때의 케이크는 정말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을겁니다.

이전의 일입니다. 언제였더라, 하여간 몇 번째의 일본 여행에서  케이크의 대왕마마님을 만났더랍니다. 「서양골동양과자점」의 칸다 에이지가 한 말을 빌어 케이크의 대왕마마라는 단어를 썼는데 어제는 커피의 대왕마마님을 만났습니다. 이쪽을 대왕대비라고 칭한다면, 이전에 마신 폴 바셋의 카페라떼는 맛있긴 하나 왕대비 정도다라고 감히 칭하겠습니다. 그정도로 강렬한, 이전의 기억을 확 날릴 정도의 커피맛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새벽에도 잠 못이루고 이 시간에 글을 쓰고 있지요. 저를 아는 사람들은 글이 올라온 시간을 보고 '이 인간 미쳤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제가 이 시간에 일어나 글을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핫핫핫.;

키타야마커피점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것은 이글루스 밸리에서였습니다. 鬼畜の100님이 여행밸리인가 음식밸리에 올리신 글-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짜 커피라는걸 마셔봤습니다...[일본최고의 커피전문점 키타야마 커피]-을 보고 들어갔다가 홀딱 반해서 언젠가는 꼭 가겠다고 생각했더랬지요. 그러다가 이번에 여행 계획을 짜면서 도쿄에 있는 갈만한 커피집 정보를 얻고, 그 와중에 어느 분이 살짝 귀띔을 해주시더군요. 여기 커피가 맛있다고요. 그래서 재차 가겠다는 결심을 굳혔습니다.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왜냐면 안내 홈페이지가 있거든요. 여기서 미리 약도를 출력해가서 찾으면 위치한 곳에 비해서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냥 약도에 나온 대로 찾아가다보면 나옵니다.; 무책임한 발언이지만 정말 그런걸요.;



JR 우에노역의 출구 중에 入谷-이리야라는 출구가 있습니다. 이리야구치라고 합니다. 찾기 좀 어려운 곳에 있는데다, JR이 아니라 긴자선을 타고 갔더니 입구 안내는 A, B 식으로 알파벳으로만 나와 있어서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지도를 보면서 한참 고민하고 있자 역무원이 다가와서 말을 걸더군요. 약도를 보이며 이쪽을 찾고 있다고 했더니 함께 고민하다가 아예 이리야구치 방면으로 가는 출입구(JR중앙출구쪽으로 나가 왼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있습니다)까지 직접 데려다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홈페이지에는 이리야구치에서 왼쪽으로 500미터 정도 걸어가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쯤이 어디냐면,




빨강 동그라미쯤됩니다.


방향이 어딘지 몰라서 일단 무조건 걷고 보자고 생각하는데 눈 앞에 지도판이 보이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그 근처에 쇼와길(쇼와도리)이라는게 있길래 뭔가 했더니 최근 몇 년간 유행하는 시타마치 찾기의 일환인가봅니다. 쇼와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안내하는거죠. 쇼와길은 시타마치라고 보기엔 시대가 훨씬 뒤이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이 지도를 보고 대강 맞게 걷는 것 같다며 계속 걷다보는데 저 멀리 뭔가 눈에 들어옵니다.


빨강 네모로 쳐둔 저기. 실제로 보면 노란색 차양입니다.
홈페이지의 안내에 노랑 차양이 보일거라 했으니 설마 저건가 싶어 속으로 웃으면서 걸어갔는데 정말로 저겁니다. 저기가 키타야마 커피점이더군요.


역시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이고, 들어가서는 30분 안에 커피를 마시고 나와야 합니다. 들어갔더니 그 내용을 아냐고 물어보더군요. 입구에도 아예 써붙이기도 했고 사전에 들은(읽은) 것도 있으니 안다고 답하고는 메뉴판을 받아 들었더랍니다.

분위기는 굉장히 취향입니다. 커피콩을 한창 볶고 있었는데 캐러멜 향같은 달달한 향이 납니다. 최근 방문했던 몇몇커피집들은 커피향이 그런 달달함이 아니라 머리를 두드리는 듯한 진한 카페인 향이 나던데, 여기는 전혀 아니군요. 그러고 보니 이런 향을 맡아본 커피점은 몇 안되나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한 손에 꼽을 정도도 안됩니다.
그런 달달함에, 점포도 좌석은 꽤 있지만 올망졸망하게 작은 자리들입니다. 아무도 없어서 4인용 테이블 석에 안내를 받았습니다. 짐은 의자에 올려두라 하시는군요.

키타야마커피점은 올드빈을 전문으로 한답니다. 이전에 어디선가 잠깐 읽어보고 올드빈을 마시러 가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그 잡지에서 소개한 곳이 여기가 아닌가란 생각도 잠깐 드네요. 올드빈은 보통의 생두(볶지 않은 커피콩)을 오래 숙성시켰다가 볶는 곳입니다. 뭐, 맛의 차이가 어떠한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한국에서 올드빈을 다루는 곳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도 있고요.
어쨌건 자가 블렌드 커피도 있고 스트레이트(원산지) 커피도 있는데 어떤 것을 마실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물었습니다. 추천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모든 커피가 다 맛있기 때문에 하나를 고르기는 어렵다. 그러니 가격대비로 추천하자면 세트 메뉴가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1500엔의 세트 A를 시킵니다. 자가 블렌드인 웨스턴 블렌드 커피 한 잔, 시즈쿠(신의 물방울의 주인공 이름과 동일합니다-_-) 절반 크기가 함께 나온답니다. 메뉴판에서 보니 시즈쿠는 깔때기나 칵테일잔같은 모양의 유리잔에, 아래는 진한 커피가 있고 위는 크림이 올라간 타입인가봅니다. 일단 시켜놓고 불안 반 기대 반으로 앉아 주변을 둘러봅니다.

커피는 드립방식입니다. 주문받으면 그 때부터 준비하기 시작해서 시간이 꽤 걸린답니다. 그런 안내도 붙어있고, 매장에서 파는 커피콩도 커다란 투명 밀폐용기에 담겨 있습니다. 대강 기억나는대로 스트레이트 커피를 떠올리자면 만델린, 콜롬비아, 모카, 페루, 브라질 등이 있습니다. 다른 것도 더 있다고 기억하는데 확실한 건 이정도네요. 스트레이트도 7종류 이상 있다고 기억합니다.
여기저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둘러보고 있을 때 드디어 커피 한 잔이 먼저 나옵니다. 애초에 키타야마 커피점의 커피는 데미타세 같은 작은 커피잔에 나온다고 하는데 이거, 무늬가 익숙한 잔입니다. 덴마크인지, 하여간 북구쪽 라인이고 꽤 비싼 라인인데 이름이 잘 안 떠오르는군요. 살짝 요철이 있는 듯한 겉문양에, 푸른색 선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쯔비벨무스터나 스칸돌렛보다 한 단계 위였다고 기억하는데 확실하진 않군요.

커피가 왔으니 마셔야죠. 거기에 맞춰 함께 나온 것이 설탕과 크림입니다. 설탕은 우박설탕이라 하나요? 투명하고 입자가 상당히 굵은, 커피용으로 많이 쓴다는 설탕입니다. 그리고 다른쪽은 가루 설탕. 거기에 크림은 정말로 생크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작고 골동품-고풍스러운 느낌의 뚜껑달린 저그에 가득 담겨 있는데, 저그를 받친 쟁반에 뭔가 있길래 보니까 얼음입니다. 작은 쟁반에 얼음을 놓고 거기에 생크림을 담은 그릇을 놓은 겁니다. 호오.


분석은 이제 그만.
일단 마십니다.


...





도쿄여행 올 때마다 반드시 찍고 가리라 결심했습니다.
작은 잔이고, 색도 진하고, 거기에 질감도 그렇고. 진한 커피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데 한 모금 마셨는데도 이건 이제까지 마셨던 진한 커피와는 전혀 다릅니다. 쓴 맛도 없고 그저 쌉쌀하면서도 달달한 느낌, 게다가 향은 둥글둥글한 것이 혀에서 살짝 굴리면 입안 전체에 커피향이 와닿습니다. 와아아아아. 커피란 이런 것이군요. 맛있는 커피란 이런 커피를 말하는 것이군요. 주의도 필요 없고 마시는 방법도 필요 없고 그저 조금씩 내가 좋아하는대로 마시면 되는 겁니다. 이런 커피의 세계가 있다니.
어, 솔직히 그 때까지만 해도 커피콩을 조금 사갈까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마시는 드립커피도 보통 900엔 전후였지만(그러고 보니 블루마운틴도 있었지요. 가격은 상당히 높지만; 가격 때문이 아니라 맛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 무서워서 마시지 않았습니다) 커피콩도 그정도 가격입니다. 페루는 가격이 100엔정도 낮았다고 기억하는데 100g에 800엔, 200g은 1400엔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사갈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커피를 마시는 순간 사고 싶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1억 광년 밖으로 날아갑니다. 이 콩을 사간다 한들, 이런 맛을 뽑아낼 수 있을까요. 자신이고 뭐고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홀짝 홀짝 마시다가 살짝 설탕을 넣어 보았습니다. 우박 설탕을 넣었는데 잘 안 녹더군요. 휘휘 젓고 있는데 한모금 마셔보니 향이 단맛에 잡힌 느낌입니다. 실망스럽다 싶어서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에 생크림을 붓습니다. 어허허. 저 크림의 질감. 진짜 우유크림인가봅니다. 색을 가늠해서 적당히 넣고는 한모금 홀짝입니다.
오오.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군요. 어흑. 이제는 카페라떼도 못 마시겠습니다. 크림을 조금 넣은 커피가 이렇게 맛이 달라진다니, 아까 넣었던 설탕과 함께 크림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아주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지금 떠올리자니 아주 아주 잘 만든 다방커피가 이런 맛...?)


만족스럽게 한 잔을 다 마시고는 다음 커피를 기다립니다. 아마 이 때의 제 표정은 크림단지를 받은 고양이 같았을지 모릅니다. 하여간 이번에는 아주 작은 잔에 커피가 나옵니다. 용량으로 말하자면 .... 애들용 시럽감기약 한 컵?
하프 사이즈라니까 반 정도 크기가 나오는 건 알았는데 잔이 굉장히 작습니다. 보니까 그렇게 작은 유리잔에 아래쪽은 아주 진해보이는 커피가, 위에는 크림층이 동동 떠 있습니다. 조금 이상했던 것은 잔 가장자리에 뭔가 얼린 것인지 시럽 같은 것인지가 붙어 있더군요. 나중에 핥아 보고 알았는데 얼린 시럽 같은게 아니었나 합니다.
하여간 가르쳐 주신대로 커피가 나올 때까지 잔을 기울여 홀짝 홀짝 마십니다.


...


다음에는 꼭 시즈쿠만 한 잔 마시겠습니다. 어흑.
뭐라 말로 형언할 수 없네요. 진합니다. 하지만 쓰지 않습니다. 시지 않습니다. 달콤한 맛(아마도 시럽)이 감도는데 거기에 크림이 섞이면서 부드러움을 더합니다. 진하면서도 향기로우면서도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우면서도 그게 서로 다르지 않고 하나 같다는 그 맛. 마약이 아니라 커피맛에 취합니다.






<SYSTEM> 키르난은 커피 입맛을 열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그런고로 한 동안은 커피를 못 마실겁니다. 드립커피의 기준이 키타야마커피로 잡히면 이젠 무슨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요. 앞으로는 우유를 섞은 커피로만 연명하고 드립커피는 나중에 강릉 다녀와서 다시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어쨌건 대왕마마 커피를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가치가 있습니다. 아침에 공항 들어갈 때만 해도, 도착해서 도쿄로 들어갈 때만 해도, 이번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그 커피를 마시고 나서는 뿌듯함이 배가 되어 여행의 보람이 생겼더랍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고민하던 어떤 문제도 방향을 확실하게 결정했습니다.
맛있는 커피 한 잔이 인생향로를 결정한다라.
불가능한 것은 아니군요.



새벽 한 시부터 지금 이시간까지 글을 붙잡고 있는데다가 커피 묘사를 쓰고 있자니 위가 훌러덩 뒤집어집니다. 아마 지금 잠 못 이루고 있는 것도 저 커피 때문일겁니다. 오늘, 아니 어제는 그 커피 외엔 ... 기내식으로 나온 커피우린물을 마신 것도 있긴 하군요. 어쨌건 요즘 식생활도, 위도 엉망진창이라 그런가봅니다. 어제가 아니라 그제-여행 전날에는 카페인을 과다 섭취해서 밤잠을 설쳤는데 이틀 연속으로 이모양이네요. 허허허.

하지만 맛있는 커피가 있어 행복합니다./// 이제 다시 자러가야겠네요.



PS. 커피 입맛의 상향 조정으로 인해 한동안은 홍차만 팔 것 같은데 차라리 다행입니다. 위는 무리지만, 집에는 커피보다 홍차가 훨씬 더 많거든요.-ㅂ-;

제이님이 부탁하셔서 일본에서 사올만한 간식거리를 생각해보니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더군요. 그리고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도 있습니다. 그냥 도쿄 기준으로 적어보자면-도쿄 외의 지역은 가본적이 없습니다-ㅁ-;-이렇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히요코. 병아리만주입니다. 원래는 후쿠오카쪽 특산물인데 도쿄에서도 팝니다. 아마 대부분의 지역공항에서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 찍어 놓은 것이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제 블로그 내에서는 안잡히네요. 병아리 모양을 한, 보통의 만주입니다. 귀여운 걸 좋아하시고 팥앙금이 들어간 간식도 좋다 하시면 추천합니다.

도쿄 여행 선물로 가장 많이 사오는 것은 도쿄 바나나 시리즈입니다.
바나나 모양으로 생겼는데, 속은 바나나 커스터드, 겉은 카스테라입니다. 이것도 꽤 좋아합니다. 달달한 것이, 커피랑 곁들이면 딱 좋지요. 이것도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도쿄 바나나 쿠로코마 버전도 있습니다. 검은 바나나인데, 속에 검은깨 크림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보기만 했고 사 먹지는 않았고요. 그리고 도쿄 바나나 파이. 이건 비교적 최근에 글 올렸습니다.

그리고 한게쓰. 半月이라 쓰고 한게쓰라고 읽습니다. 반달모양이란거죠.
반달 모양 고프레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하지만 기린에서 나온 고프레보다는 과자부분이 조금 더 단단합니다. 얇은 센베와 비슷한 느낌이고요. 바닐라도 있고 딸기도 있고 녹차도 있던가요. 하여간 이것도 야금 야금 먹기 딱 좋습니다.

지금도 파는지는 모르겠는데 몇 년 전 G가 일본 여행 다녀오면서 하네다 공항에만 판다는 대형 도라야키를 사온 적이 있습니다.
팬케이크를 반으로 접어 그 사이에 통팥앙금을 넣은, 생각한 그대로의 맛이지만 잘라 먹는 재미가 있지요.>ㅅ<


푸딩같은 것도 좋긴 한데, 푸딩은 기내 반입이 안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난감하니..=_=;;



(사진은 김영갑 사진전 입장권. 알았다 7 티켓은 이후에 사진 찍어 맨 뒤에 첨부하겠습니다.-ㅁ-)


미루고 미루었던 김영갑 사진전 리뷰입니다. 사진에도 날짜가 찍혀 있지만 7월 2일에 다녀온 것이니, 그래도 7월을 넘기지는 않고 글 올리게 되었네요. 낮에 갔기 때문에 관람료 50% 할인을 적용받아 1천원에 보았습니다. 시간이 오후 8시로 되어 있는데 아닙니다.-ㅂ-;

충무 아트홀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 즈음 날씨가 엉망이라 비가 오락가락했는데 이날도 비가 올려다 말려다 했지요. 어쨌건 1층 로비 안쪽에 있는 전시실에서 했고 제가 들어갈 때는 또 마침 사람이 없어서 느긋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감상기는 쓸 필요 없다 생각하고, 그저 필름카메라를 들고 다시금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여행도 가고 싶었지요. 드라마나 영화를 따라가는 도쿄 여행도 좋지만 이 사진을 찍은 곳을 찾아가는 여행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딱히 여름이나 가을, 봄이 아니어도 언제든 제주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용한 전시실에 서서 주변 360도를 돌며 사진을 보고 있자니 뭔가 뭉클했습니다.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감동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봅니다.
바람이 찍힌 사진도 몇 보였습니다. 아우, 정말 제주도 여행 가고 싶다니까요.ㅠ_ㅠ 내년이나 후년 쯤엔 갈 수 있으려나...



그리고 제목에 적힌 알았다 7. 지난 토요일에 잘 보고 왔습니다. 예매부터 시작해 번거로운 일을 맡아 해주신 마스터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ㅆ< 원 제목은 교향시편 에우레카(유레카) 7인데 Eureka는 아르키메데스가 외쳤던 그 단어 아닙니까. 그래서 멋대로 알았다 7이라고 부르는 겁니다.-ㅁ-;
7의 극장판 이야기는 올 초부터 듣고 있었는데 등장인물은 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듣고는 마법기사 레이어스 같은 건가 싶었습니다. 마법기사 레이어스는 TV판과 OVA가 그랬지요. 등장인물은 같지만 얼굴만 같고 내용은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7은 조금 다릅니다. 본편인 TV판을 보지 않아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본편인 TV판을 보고 보았을 때와는 감상 포인트가 상당히 차이납니다. 본편에 대한 온갖 패러디가 넘쳐 나기 때문에, 그리고 본편의 등장인물이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본편에서 닭살 모드를 보고 싶다 생각한 몇몇 커플들의 등장 때문에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고로 아래는 그에 대한 자세한 언급입니다. 접어 두고 흰 폰트로 바꾸어 둘테니 궁금하신 분은 열고 나서 긁어보세요. 당연히 극장판과 TV판에 대한 내용폭로가 있습니다.


기억나는대로 주워 쓰고는 있는데 이정도입니다. 어쨌건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DVD가 나와준다면 좋겠는데, 과연 그럴까요. 아니, 특전 부록으로 니르바쉬와 디엔드 유생 세트를 준다면 가격이 얼마든 상관없이 예약들어갑니다. 다음 여행 때까지 부디 니르바쉬와 디엔드 인형이 아키하바라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흑. 그 뿌이뿌이하는 울음소리에 웃음이 피실피실 흘러나오곤 했으니까요.

아마 TV판을 본 사람들만 모아서 상영회를 한다면 다들 미친듯이 배를 잡고 굴러다닐텐데 그러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후후후. 그러니 듀시스님과 마스터님도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ㅁ-;

저는 사진도 좋아합니다. 찍는 것보다는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사진 전시회를 직접 찾아가서 보는 일은 굉장히 드뭅니다. 없다고 적으려다가 조만간 고 김영갑씨의 사진전을 보러 충무아트홀에 다녀올 생각이라 굉장히 드물다고 고쳐 적었지요.-ㅁ-;
좋아하는 사진은 주로 풍경입니다. 사람 사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예외라면 ... 어, 참치군의 사진.+ㅅ+ (...)

잠시 이상한 소리를 했으니 돌아와서..

대학로에 갔다가 반짝 사진전을 하는 것을 보아서 홀랑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글자가 위험하게 머리 위를 왔다갔다 하고 있긴 한데, 이런 전시회였습니다.


4번 출구쪽에서 하고 있었는데 길을 가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사진을 보고는 카메라를 들어 마음에 드는 사진들만 몇 찍었습니다. 좋아하는 사진만 찍다보니 이런 판넬을 구해 방에 걸어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지금 가장 서재에 걸어두고 싶은 사진은 김영갑씨의 사진. 그리고 이런 천문 사진들도 좋습니다. 잘 찍은-혹은 잘 만든-천문 사진을 구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
이 전시회는 아마 기습전시회로 옮겨가며 하는 모양입니다. 4번 출구로 나가는 길목에 한 것은 그쪽이 서울과학관으로 나가는 길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여간 그날 하루만 봤고 그 다음날에는 이미 치우고 없었습니다.

딱 한 장만 올려봅니다.


지구 사진과 달 사진 중에서 어떤 것을 올릴까 고민하다가 이걸 올렸으니 전 달을 더 좋아하나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딱히 세라문인건 아니라능!


밤에 찍은 지구 전체의 모습은 아마 편집 가공이겠지요. 아니, 여기에 전시된 사진은 다 편집을 거쳤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예쁘지 않을까 하는데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과학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이런 판넬 하나쯤 집에 가져다 두는 것도 멋질겁니다. (오촌)조카에게 하나 선물하고 싶은데 이런 선물은 사실 본인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이지 받는 상대의 상황-걸어둘 곳이 없다거나 좋아하지 않는다거나;-하는 것은 눈 감아 버리기 일수죠. 다음에 슬쩍 물어본 다음 괜찮다 하면 보내볼까 합니다.
이쪽은 실시간으로 글을 올려야 했지만 4월의 묵은 글들을 먼저 쓰다보니 늦었네요. 뒤늦은 도서전 후기입니다.


도서전을 가기 시작한 게 고 2 때였지만 지금은 안가도 그만 가도 그만 정도의 책 행사입니다. 고등학교 때야 핑계대고 서울 올라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고, 핑계도 아름다우니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허락받기도 상대적으로 쉬웠던 겁니다. 그래서 올라오고, 대학생 때도 지금은 폐간되고 없는 GEO 같은 잡지의 과월호 구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종종 올라왔습니다. 발길을 끊은 것은 아이들 대상 부스의 대대적인 판촉으로 도서전 분위기가 망가졌다고 생각한 뒤부터였습니다. 다시 가기 시작한 것은 모종의 이유 때문이고 그와 관련된 글은 나중에 따로 올라갑니다.'ㅂ'

사람이 없는 쪽을 먼저 돌자 해서 들어간 곳은 북아트쪽입니다. 도착시각이 10시 반인데 그 때까지만 해도 사람이 많이 없더군요. 물론 제가 들어갈 때쯤 해서 사람들이 마구 늘어나고 있었지만 허용 범위 안이었습니다. 점심 전후해서는 사람들이 더욱 늘었습니다.;




찍으려고 한 것은 병풍책. 아코디언북이라고도 하는데 어떻게 부를지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잘 안보이지만 입체책 형식으로 만들어서 사이에 알파벳이 튀어 나와 있습니다.

앞쪽에 보이는 메이지. 같은 쥐이지만 귀엽성은 극과 극이로군요. 전 미키마우스도 싫습니다.



이쪽도 입체책입니다. 위에 올린 알파벳책은 종이 한 장으로 만들었지만 이쪽은 다른 종이를 비슷한 모양으로 잘라 붙인겁니다. 덧붙인거죠.



이쪽도 알파벳 입체책.



부스명을 찍은 것은 아래의 그림이 꽤 마음에 들어서 나중에라도 찾아보려고 그랬습니다.



이부스거든요. 고양이! >ㅁ<



아름다운 가게는 아니었고, 비슷한 쪽의 공정무역 가게였을건데 고릴라가 주제입니다. 바나나 같아 보이기도 하고 손같아 보이기도 한 저 인형들은 모두 고릴라입니다. 그것도 밀렵으로 인해 창살에 갇힌 고릴라들.



온다 리쿠 간담회 사진. 지나가다가 슬쩍 찍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젊으시던걸요? 에쿠니 가오리와 비슷한 연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의 사진을 보고는 환상이 와장창 무너졌던지라....;



줌을 당겼는데 역시 흔들렸습니다.



주빈국이 일본이었던만큼 일본 관련 책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 중 일본의 그림책에 대한 변천(역사)를 다룬 부스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입니다. 상당히 오래된 그림책입니다.-ㅂ-



이 그림책 제목이 반다이나곤 에코토바. 다이나곤은 한자로 대납언이라 쓰는 일본의 관직명이고 에코토바는 그림 이야기란 뜻이니 대강의 내용은 짐작이 갑니다. 복제본인걸로 기억합니다.



에인가교. 이쪽도 그림책입니다. 상대적으로 보기 편한 글씨로군요. 글씨를 봐서는 목판본이나 활자본 같습니다. .. 설마하니 손으로 쓴 걸까요.; 그 부분은 확인해보지 않아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활자가 늘어선 것을 보면 활자본같단 말입니다?;



이쪽은 아마 겐지 이야기.



저 피리를 부는 사람이 혹시 마사...(거기까지)



아무리봐도 옛날 일본 그림의 여자들은 얼굴 취향이 아닙니다. 요즘 만화나 애니에서 헤이안시대 그리는 것을 보면 정말 다들 미소녀지만 실상은 저렇다니까요.



이쪽은 우화같은데 말입니다. 토끼전일리는 없지요.



죠쥬진부쓰기가. 아래 한자도 있긴 한데 이건 나중에 원본 사진을 보고 확인해야겠습니다.-ㅁ-;



다이쇼칸. 이쯤 되면 슬슬 그림의 질도 올라갑니다. 색채가 상당히 화려해졌군요. 17세기라.



용이랑 싸우는 이야기입니까. 그러고 보니 어제 용이랑 싸운 사람(이 아니라 바바리안)에 대한 책을 봤는데 그 리뷰는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일본의 그림책에 대해 찍은 것은 이정도군요. 시대 변천사기 때문에 뒤에는 최근의 일본 그림책도 전시되었지만 그쪽은 취향이 아니라 찍지 않았습니다. 유리케이스 안에 들어가 있어서 조명이 반사되었기 때문에 저렇게 하얀 동그라미도 생겼지요.



볼로냐도서전에서 한국이 주빈국이었을 때 한 그림책 원화 전시를 들고온 모양입니다.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구름빵의 삽화입니다.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은 것이니 삽화라고 하기엔 미묘하지만 그래도 그림책에 들어 있으니 삽화라고 하겠습니다. 구름빵을 만들어 먹고는 엄마와 아이들의 몸이 둥실 떠오르는 장면입니다. 그러고 보니 구름빵에 등자하는 형(사진 오른쪽 하단의 고양이;)의 인형이랑 책이랑 세트로 파는 것도 사고 싶었는데.. 흑흑흑.



프랑스의 유머를 여지없이 한 장의 포스터에 담았습니다. 마스터님과 같이 돌다가 발견하고는 폭소를 터뜨린 포스터.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도서전의 광고 포스터인데, 붉은 것은 부스 파티션이고 실제 포스터는 엷은 연두색만입니다. 파티션과 절묘하게 색이 맞기도 했지만 하여간, 참 멋집니다. 실제 보면 왼쪽 앵무새의 피부가 ...(생략)


이날 마스터님이 지른 책이 한 권 더 있었으니, 카트린 르블랑이 그린 <늑대를 물리치는 법>이란 프랑스 그림책입니다. 집채만한 늑대가 내내 등장하는데, 제목이 늑대를 물리치는 법이니 그림책 속에서는 굉장히 괴롭힘을 당합니다. 늑대가 불쌍할 지경이예요.;ㅂ; 하지만 프랑스에서의 늑대 이미지는 한국과는 다르겠지요. 지금 떠오르는 것은 시튼 동물기의 늑대라, 먹을 것이 없으면 무리를 지어 마을을 습격해 사람도 잡아 먹는 이미지거든요. 그런 무서운 존재를 희화화해서 무서움을 줄여보려고 한다는 느낌입니다. 그림 분위기는 왠지 퀜틴 블레이크와 닮았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따로 찍은 책표지는 올리지 않습니다.



자아. 이제 다음에 올릴 글은 이번 주말에 후다닥 찍은 사진과 설명글이군요.

신세계 본점이 소공동이 맞던가요?

그러니까 그날은 몸이 축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일찍 퇴근하면서, 원래 계획했던 일정을 변경해 집으로 일찍 들어갈까 하다가 내릴 지하철 역을 놓치는 바람에 원래 목적지인 회현에서 내렸습니다. 알파문구에 가서 몇 가지를 사오고 펠로우님이 가르쳐 주신 모 가게의 핫초콜릿을 먹으려 가려 한 겁니다. 여기까지가 발단인셈이죠.

전개는 화장실을 찾아 들어간 신세계 지하쪽 입구 회전문 안에 루시 반 펠트가 서 있는 것을 보면서부터입니다. 지하철하고 연결된 식품매장 출입구는 회전문의 중심 축에 미술품을 올려둡니다. 근데 이날 루시가 있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아래를 보니 12층 갤러리에서 스누피 라이프 디자인 전을 한다네요? 공짜일테니 봐야겠다 싶어 신세계에 들어갑니다. 예전에 한가람 미술관에서 했던 PENUTS 전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쪽 기획전은 방향이 좀 달랐습니다. 한 바퀴 돌아보고 알았는데 프로젝트 팀, 혹은 각각의 작가에게 'HAPINESS IS...'라는 주제를 주고 거기에 맞춘 스누피 작품을 전시한겁니다. 그러니 전시 제목이 피너츠가 아니라 스누피인겁니다.



사진이 굉장히 어둡게 찍혔는데 피너츠의 다른 등장인물들입니다. 다 동물옷을 입고 있지요. 각각의 전시물 시리즈 뒷벽에는 말풍선이 그려지고 'Hapiness is'에 대한 각 작가의 답변이 적혀 있습니다. 이 답변은 전시물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모퉁이를 돌면 이렇게, 스누피와 개집이 보입니다. 아아아아~>ㅁ< 스누피가 아주, 매우, 굉장히, 정말 좋아요!

흑백 반전된 스누피의 제목은 젠틀이었던가, 그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작가의 설명에 스누피를 흑백반전했더니 정장을 입은 것 같은 효과가 났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그런 쪽으로 지었더군요.



그리고 다양한 재료로 만든 스누피의 집.


이렇게도 가능하고요,



이런 털로도 가능합니다.


여기까지가 갤러리 밖에서 보이는 전시물입니다. 안에 들어가서 왼편으로 돌았는데 원래는 오른편으로 도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사진 순서도 그렇게 올리지요.;




오른쪽으로 돌면 벽면에 선반을 놓아 만화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판넬을 세웠습니다. A4 정도의 크기더군요. 거의 비슷한 것이 연속으로 나오니 그 부분은 사진만 나열하고 접겠습니다.




스누피 3종 세트입니다. 입에서 하트를 내뿜고 있는 스누피라니. 어제 퍼언 연대기를 완독해서 그런지 화염석이 아니라 연애석이라도 먹었나 싶습니다.



참여한 작가들의 대부분이 일본 작가거나 일본에서 활동중이니 아마 일본에서 기획한 전시를 들고 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바깥 쪽으로 전시한 빨강 스누피 집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스누피 집들입니다. 이쪽 주제는 상대적으로 맞추기 쉽더라고요.



반 시게루.



이 작품은 작가의 Happiness 정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집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터라 바로 와닿았거든요.
설명을 보고 확실히 알았지만 저 세 집은 아기돼지 삼형제에서 소재를 따온겁니다. 하지만 결론은 다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스누피가 선택한 가장 튼튼한 집은 종이집. 아하하하~. 하지만 저도 어떤 의미에서는 종이집이 가장 튼튼하다고 생각합니다. 내용을 가득 담은 종이집, 그건 책이지요.



행복은 우정. 그렇기 때문에 우드스탁과 스누피의 얼굴을 바꿨습니다.(...)



나마이키라. 일본쪽인줄 알았더니 아니랍니다. 사진이 작아서 설명이 잘 안보이지만 영국인가 미국인가 호주인가 헷갈리는 두 작가의 연합이랍니다.


뭔가 샤먼같은...?



토피어리 같은 느낌이지요. 그보다는 열대 우림 분위기일까.... (이건 역시 어제 다 읽은 가비오따쓰의 영향)



꽃이 가득한 스누피는 제 취향이 아닙니다.

여기까지가 전시물 끝. 그 다음에는 이런게 있습니다.


아이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고요. 벽에 돌아가며 있는 것은 말풍선입니다.



그 왼편에는 스탬프가 있는데, 입구에서 주는 스누피 4컷만화 엽서를 들고와 여기서 만화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스탬프를 찍어서 이야기를 만드는 겁니다. 저는 그냥 안 받고 안 찍었지만 다른 분들은 도전해보세요.'ㅂ'


전시는 5월 10일까지입니다. 장소는 앞에서도 썼지만 신세계 본점 12층 갤러리입니다. 주변에 갈 일이 있다면 스누피 구경하러 다녀오세요. 상품도 팔고는 있지만 홍대 스누피 카페가  더 다양합니다. 단, 독특한 물품이 있습니다. 18000원짜리 목욕타올도 쉽게 볼 수 없지만 어느 작가 사인이 들어간 건지 하나에 330000원 하는 유리컵을 보았거든요. 0을 잘못 찍은 것 절대 아닙니다. 33만원 맞습니다. 분명 가격도 6자리였고요. 하하하...



사진만 28장.; 최근 올린 글 중에서는 가장 사진이 많군요.

어제 올릴까 말까 했는데 날이 춥다보니 소풍 기분이 전혀 안나던걸요. 오늘 아침은 날씨도 좋겠다, 조금 쌀쌀하긴 하지만 화창한 날이니 적당히 껴입고 놀러가기 좋은 날씨란 생각이 들어서 올려봅니다.


3월에 양재천으로 꽃놀이 갔다가 꽃샘추위가 오는 바람에 벚꽃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은 이전에도 올렸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모임인데, 어차피 5월 모임 날짜는 확정되어 있고 그 사이에 한 번 더 보는 것이니 다시 꽃놀이에 도전하자는 의견이 나왔더랍니다. 그리하여 확정된 날짜가 4월 두 번째 일요일. 그런데 그 잠깐 사이에 날이 확 풀리고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더니 꽃이 일주일만에 만개하여 놀러 나가는 당일에는 지는 분위기였습니다. 화무십일홍이 아니라 화무칠일홍. 아니, 육일홍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전 주에 코스트코에서 재료를 사다가, 토요일에 저녁 때 소풍 간식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다 만들고는 그 다음날 아침 잊지 않고 챙겼지요. 아이스 커피도 내려서 통에 담아 준비하고 들고갈 책도 이것저것 챙기고.

집합장소가 잠실이었는데 30분 가량 지각했더랍니다. 아하하; 하여간 석촌호수 주변을 걸어가며 사진을 좀 찍었습니다.



이게 4월 둘째 주 일요일 사진인데 라일락이 벌써 피었습니다. 계단 올라가면서 달큰한 향이 어디선가 풍기길래 정체가 무언가 다들 고민했는데 라일락인걸 알고는 놀랐습니다. 5월쯤 피지 않습니까?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지 철이 빠른건지 모르겠습니다. 라일락이 철쭉보다 빨리 피는 꽃인가요.



햇살이 강렬한 날 찍은 885의 사진은 여지없이 아래 빛이 다 들어갑니다.



이건 능수벚나무였나 버들벚나무였나, 하여간 가지가 축축 늘어진 벚나무입니다. 종이 달라서 그런지 다른 벚나무들은 꽃잎을 떨구고 있는데 이 나무는 꽃이 한창입니다. 아래서 사진찍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이 벚나무는 가격이 상당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이동 아래 모 여대에 이 나무가 있는데 학생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3억짜리라고 하던걸요.


석촌호수를 1/4바퀴 돌고는 올림픽 공원으로 걸어갑니다. 거기는 피크닉 장소가 따로 있다고 하더군요. 거기에 공원이라 적당히 자리를 펴면 놀기도 좋다 합니다. 여기도 벚나무들은 슬슬 지는 분위기인데, 유독 한 나무는 흰색에 가까운 꽃을 화려하게 피웠더랍니다.



이것도 빛이 들어갔습니다. 역광으로 찍었다고 기억하는데 거참...; 찍는 사람의 실력 부족인거죠. 주로 접사만 찍다보니 이런 사진들은 어찌 찍어야 할지 애매...;



정문에서 조금 더 걸어와-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나무가 윗 사진의 벚나무입니다-자리를 잡습니다. 귀룽나무아래였는데 잎도 파랗게 피운데다 흰색의 꽃도 가득합니다. 햇살이 강렬해서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깔았지요.


그리고 염장샷.


게시판에 글 쓸 때도 그렇긴 했지만 각자가 적당히 배분을 했더랍니다. 저는 티라미수, 마스터님은 애슐리 치즈케이크, 레이가 무초절임쌈이랑 유부초밥, 불꽃님이 김밥 듀시스님이 김밥과 마카롱. 음식양이 어마어마하지요. 하지만 저 많은 것이 하나도 안 남았습니다. 약간 남은 것이 있긴 했지만 그것도 각자 나눠서 싸들고 갔지요. 다른 것보다 김밥과 초밥이 남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저게 밥 그릇으로 얼마 분량인지는 생각하지 않으렵니다. 칼로리 같은 걸 생각하면 아니되어요. 그냥 맛있게 잘 먹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이날 분당의 유명한 마카롱을 먹어보았는데 그야말로 설탕맛. 실온보관된지 몇 시간 되어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설탕맛이 아주 강렬한 마카롱이었습니다. 가격 대 성능비가 좋다하지만 제 입맛에는 맞지 않더군요. 하기야 마카롱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도 하지만 옆에 커피가 없다면 단맛에 지쳐 녹아내릴 것 같았습니다. 빵도 괜찮다고 하니 다음엔 빵쪽으로 도전해봐야겠네요.


올해는 꽃보다 음식이었습니다. 내년에도 어디로 놀러갈지가 아니라 어디서 무엇을 먹을지 은근히 기대됩니다. 이번에 못 오신 분들도 내년엔 꼭 같이 가요.>ㅅ<

어제 사진 털이 다 했다고 만세를 불렀는데 지금 보니 글 하나가 더 남아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전 60개의 글을 훑어 보면서 또 놓치고 안 쓴 글이 없나 확인해야겠는데요.ㄱ-



(사진은 고속버스에서.'ㅂ')
1월 초, 원주에 다녀왔습니다. 엉덩이가 무거워 1년 넘게 밍기적대고 있다가 다녀왔습니다. .. 쓰다보니 밍기적, 뭉기적, 어느 단어가 맞는지 헷갈립니다. 한국어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군요. 하여간 간식을 싸들고 가겠다고 약속을 한지라 내려가기 전 패션파이브에 들러 이런 저런 것들을 사서 갔습니다.


그 쇼핑의 흔적. 얼그레이 시폰케이크와 초콜릿 케이크, 치즈 케이크, 얼그레이 케이크 조각들. 푸딩을 사갈까도 생각했는데 안 가져가길 잘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차가 밀려서 원주까지 가는데 근 3시간이 걸렸던 겁니다. 푸딩을 사들고 갔다면 다 녹아내리지 않았을까요.



P5니까 나름 이정도면 괜찮겠거니라 생각하며 들고 갔는데, 그래도 KY의 입맛은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치즈케이크가 진하지 않다며 투덜대더군요. 이런. 다음에는 어디의 치즈케이크를 사들고 가야할까요. 이 아가씨의 입맛은 수플레나 베이크드가 아닌 치즈무스랍니다. 당연히 젤라틴이 많으면 안되고 진~한 치즈케이크의 맛이 나야합니다.



곁들인 커피는 원주 롯데시네마 뒷골목의 어느 드립카페의 커피입니다. 카페 이름을 잊었군요.;ㅅ; 찻잔도 마음에 들고 햇살도 잘 들고 하지만 미묘하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조금은 다방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 커다란 쇼파가 문제가 아니었을까요. 혼자 온다면 바쪽에 앉아 커피 내리는 것을 보며 마셔도 좋겠습니다.-ㅠ-



카페에도 티라미수와 치즈케이크가 있어 시켜보았는데 그럭저럭한 수준입니다. 요구르트 맛이 많이 나는 치즈케이크였다고 기억합니다.



첫 커피는 뭐더라. 두 번째 커피는 아마 토라자. 요즘 나가서는 내내 토라자만 붙들고 마시는군요. 허허허. 케냐나 탄자니아나 다른 커피들은 종종 마셔보아서 어떤 맛인지 대강 감이 잡히는데 토라자는 아직 그런 느낌이 없습니다. 처음 이름만 듣고는 아프리카쪽 커피인가 싶었는걸요. 인도네시아라니까 만델린과 닮긴 닮았을텐데 그보다는 조금 연기향이 강한..? 그런 느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잔만 당겨서 찍어보았습니다.
아가씨들은 못할짓 ... 일지도 모르지만 잔을 보고 예쁘다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커피잔 받침을 다 뒤집어 보았습니다.-ㅂ-; 종종 친구들과 카페에 가서 예쁜 잔을 보면 다 잔받침을 뒤집어 보는데요, 여기 있던 커피잔은 다 일제였습니다. 두 종류가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한 종은 기억 못하지만 꽤 유명한 일본회사였고 다른 하나는 노리다케였습니다. 역시 노리다케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예뻤습니다.

그럼에도 왜 노리다케 잔을 사고 싶은 생각은 안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것 참 이상할세. 그러고 보니 로열 덜튼에서 나온 찔레꽃 덤불 시리즈도 예전에 그 동화에 홀딱 반해 있을 때는 모으고 싶더니 지금은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생각이 들어 손이 안갑니다. 취향도 많이 바뀌나봐요.'ㅂ'


어쨌건 KY를 위해 다음엔 티라미수를 만들어 가든지, 아니면 아주 진한 치즈케이크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정 안되면 각 유명 제과점의 치즈케이크만 모아서 순례를 하는 방법도..-_-a

생협 모임이 있던 날, 카페 고희에는 제가 제일 먼저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 뒹굴거리며 먼저 커피 한 잔을 마셨습니다.

시간이 하도 지나 지금은 이게 어떤 커피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저 따끈따끈한 햇살에 녹아내리고 있었다는 기억뿐이군요. 후훗.



컵에 그려진 것은 작년 한창 유행하던 모양의 겉옷입니다. 민소매 옷에 아래는 주름이 많이 들어간 하늘하늘한 옷. 딱 달라붙는 청바지 위에 많이 입지 않았던가요?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햇살 아래 반짝 반짝 빛나는 저 거품들이 예뻐 보입니다.
지금 생각하니 케냐 AA같네요. 진한 드립커피를 찾다 골랐을겁니다.



창가자리는 역시 광합성하기 딱 좋아요.

일본 여행 이야기도 이제 슬슬 끝나갑니다. 여행 이야기는 거의 끝났고 남은 것은 진보쵸에서 구입해온 책정도인가봅니다. 뒤지면 더 나올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은 그정도네요.

인천공항 지하의 장식물. 요즘 장식은 일반 전구가 아니라 전기 절감 효과가 좋다는 LED를 쓰는 바람에 빛이 차가워보입니다. 따뜻해 보이는 노란 전구를 좋아하지만 그건 열도 많이 발생하고 전기도 많이 잡아먹지요.



하네다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가장 사랑했던 모리나가 자판기입니다. 모리나가 제품만 넣어둔 건데 다른 건 다 빼고 중간의 빨강과 흰색의 통이 딸기 우유입니다.



바로 이겁니다. 모리나가 딸기 우유는 일본갈 때마다 꼭 챙겨 마십니다. 지금까지 마셨던 그 어떤 딸기 우유보다 더 좋습니다. 아우!>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하네다 공항에서 밤 새려면 반드시 물 잔뜩, 음료 잔뜩, 간식 잔뜩 챙겨야겠더군요. 소풍가는 기분으로 잔뜩 챙겨두어야지 버틸 수 있습니다. 9시쯤부터 자리잡고 앉아서 새벽까지 기다리는데 환기도 잘 안되고 공기도 안 좋고 건조하고 몸도 지치고 하니 간식을 계속 찾게 됩니다. 그래서 자판기 음료도 상당수가 품절되더라고요.

소프트 뱅크 렌탈폰입니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카드 결재까지 마무리 지었습니다. 본인 명의의 카드가 있어야 폰 사전 결재를 할 수 있는데 이번에 할 때는 제 이름으로 폰 두 개를 결재했습니다. 같이 가는 건데 따로따로 하면 번거롭지요. 뭐, 제가 비용을 댄다는 의미도 있긴 있었습니다.;



토요일 저녁의 폭주 글 때 구입했다고 썼던 립톤 밀크티와 스타벅스 생 모리츠 화이트 초콜릿 모카입니다. 생 모리츠는 이전에 이글루스 밸리에서 인상적인 시음기를 보고는 궁금해하던 차에 편의점에서 보고 구입했습니다. 불쌍한 립톤 밀크티는 생 모리츠에 밀려 도매급으로 넘어간 기분이 드는데요, 제가 지금까지 일본에서 먹어본 음료 중에서 가장 괴상한 물건이 저 생 모리츠입니다. 한 모금 마시고는 G에게 넘겼고, G도 한 모금 마시고는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가격이 얼마건 간에 상관 없습니다. 더 마셨다가는 입맛에 위중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염려되는 바, 남은 음료는 세면대에게 줬습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 한정인지 뭔지로 기억하는 저 립톤의 고급 밀크티도 빛을 못봤습니다. 뭐, 이것도 상당히 달았기 때문에 제 입맛에는 아니었지만... 포숑 밀크티도 봤지만 딱히 마실 생각은 안 들더군요.



맥도날드는 일본 여행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전에 들어갔던 패스트푸드점은 롯데리아였지요. 돌아다니다가 G가 갑자기 치즈버거가 먹고 싶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한국보다 훨씬 낫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딱 기본의 치즈버거라 합니다. 빵과 치즈와 햄. 그 기본의 맛이라 더 괜찮았답니다. (저는 안 먹어서..'ㅂ';)
아, 제가 시킨 것은 옆의 맥 플러리입니다. 이건 킷캣이 들어간 건데 한국에는 이 맛이 없을거예요. 아이스크림도 맛있고 킷캣이 씹히는 느낌도 좋아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신주쿠 파크 호텔 옆에 있는 시애틀 베스트 커피의 우유 거품이 이번에는 좀 많이 삭았는데, 그래도 부드러운 거품은 정말 맛있습니다. 이 우유거품에 반해서 여길 찾는다니까요.



하지만 이날은 커피를 마시러 온 것이 아니라 이 짐을 정리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하하하.. 다카시마야 지하에서 선물을 구입한 뒤의 모습이군요. 저 선물들 중 캐리어에 넣고 부쳐야 하는 것은 다 빼고 나머지는 쇼핑백 큰 것에 나눠 정리했습니다.



히죽히죽히죽히죽..........
하네다 공항에서 발견한 모야시몬 뽑기입니다. 하지만 이게 왜 하네다 공항에 들어와 있는 가를 나중에 알고는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1월 14일인가 15일까지 우에노에 있는 과학관에서 모야시몬 세균전을 했답니다.;ㅂ; 진작에 알았다면 일요일에 다녀왔을거예요.



오리제를 가장 뽑고 싶었는데 하나도 안 나오더군요.



하네다 공항에서의 저녁입니다. G가 시킨 카레 우동입니다.


이건 제가 시킨 자루 우동. 맛은 그럭 저럭 괜찮았습니다.-ㅠ- 보고 있자니 야마다야의 탱탱한 우동 면발이 떠오릅니다.



아이스크림 자판기에서 꺼낸 쿠키 모나카. 한국에서라면 와플에 해당하겠지요? 근데 이거 롯데입니다.ㄱ- 쳇. 롯데는 이제 싫어요. 제2 롯데월드 따위는 저 멀리 마리아나 해구에 던져 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 저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뽑은 자판기입니다. 하네다 공항 맨 윗층의 전망대에 있었지요. 개당 가격이 130엔이던가요?



위에 있던 딸기 우유는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날 마셨고 이것은 떠나기 전에 마신 것. 옆의 캐러멜 넛츠는 한정 음료라기에 낚여서 마셨습니다. 캐러멜 맛이 강하게 나던걸요. 꽤 달았지만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단, 견과류를 싫어하신다면 피하세요.^^;



하네다 공항 자판기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가격은 상당했는데 붕어빵입니다. 두 개 들어 있더군요. 냉동제품을 데워서 가져오는 거라 어떤 맛이 날까 호기심에 꺼냈습니다. 아마 안에서 해동해서 데운 다음 내놓는 것 같은데 고르게 데워지지 않아서 차가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자판기를 100% 신용할 수는 없다는 거죠.



진짜 붕어빵일까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겉부분은 카스테라(라기보다는 팬케이크)고 속은 단팥입니다. 달달한 것이 땡기던 차에 하나 먹고 났더니 그제야 머리가 제대로 돌아갔습니다. 하하;


코코아 우유입니다. 가나산 카카오 100%라는데 여기엔 뒷 이야기가 살짝 있습니다.
케이스가 붉은색에 가깝고, 아래 그림의 카카오를 흘낏 보고는 딸기로 착각한 K모씨가, '으헉! 딸기 초코 우유라니 괴식이다!'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_-a 그게 해소된 건 한참 뒤에, 괴식이라 궁금하니 한 번 마셔보고 싶다고 G에게 말한 뒤였습니다. G랑 대화한 다음에야 저게 딸기 초코 우유가 아니라 그냥 코코아 우유라는 것을 깨닫고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흑흑흑... 이번 여행에서의 바보짓 3위 안에 드는 일이었지요.


이것도 자판기에서 뽑았습니다. 가토 레이즌이라는 이름인데 모양만 보면 마루세이의 건포도 버터크림 샌드랑 비슷하더군요.

6개 달랑 들어 있는 것이 200엔 넘었으니 꽤 비쌌지만,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커피보다는 홍차와 잘 어울리겠던데요. 이걸 먹고 있자니 극찬을 받고 있는 버터샌드가 먹어보고 싶어집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마루세이의 버터샌드는 그렇게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는걸까요.-ㅠ-


여행 관련 글은 이것으로 대강 마무리 짓습니다. 쓰고 있자니 다시 일본에 가고 싶습니다. 아우~.

올빼미(혹은 반딧불, 혹은 밤도깨비) 여행으로 다녀오면 아침식사는 두 번 하게 됩니다. 토요일 아침과 일요일 아침을 먹게 되는데 토요일 아침은 G의 희망을 받아 들여 하네다 공항에 있는 수프스톡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에는 크루통-아직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말고는 아침에 여는 수프 전문점이 없고, G는 그 크루통도 가본 적이 없으니 수프스톡이란 수프 전문점이 있다는 이야기에 눈을 빛낸 것도 당연합니다. 저나 G나 신기한 음식점에는 약하니까요.

수프스톡에서 아침을 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의 생협 여행에서도 다녀왔으니 분위기가 어떤지는 대강 알고 있습니다. 일부러 찾아갈만한 가게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가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직접 가보고 맛보고 다음에 안 가는 것이 낫지요.

하네다 공항의 수프스톡은 지하 2층에 있습니다. 모노레일 탑승구 쪽이 아니라 계단을 내려가 케이큐선 개찰구 근처에 스타벅스와 마주보며 있습니다. 오픈 시간은 7시. 저희는 핸드폰을 찾아서 수프스톡에 내려왔지요.
어떤 세트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저는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작은 수프만 하나 먹겠다고 했고 G는 수프 작은 것에 빵만 있어도 된다 해서 수프스톡 세트를 시켰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수프 컵 두 개에 빵 하나입니다. 모닝롤과는 조금 다른 타입으로 질긴 질감의 빵인데 수프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저 용량 자체가 스타벅스 톨 사이즈 정도로 꽤 작습니다. 성인 남자에게는 어림도 없는-딱 전채 정도의 양인겁니다.
저 때 저는 위가 별로 좋지 않았고 몸도 지쳐서 신경이 바짝 서 있었는데 고구마 포타쥬를 한 입 먹는 순간 속이 가라 앉는 느낌이 들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묽었지만 한 입 떠 넣는 순간 달콤한 고구마 수프가 몸에 확 퍼지는 느낌이었지요. G가 시켰던 것은 비프 스트로가노프라고 이름은 거창하지만 그냥 돼지고기가 들어가고 약간 매콤한 토마토 수프입니다. 이것도 그냥 저냥 괜찮았습니다. 위가 좋지 않을 때면 몰라도 허기진 사람에게는 불에 기름 들이 붓는 것처럼 허기를 일깨우는 수준이겠지만 밤새 시달려서 힘들었던 저희에겐 괜찮았습니다. 뭐, 어차피 가볍게 먹어야 그 다음의 스타벅스 메뉴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많이 시키는 것을 피하기도 했지만요. 훗훗.


일요일 아침은 호텔 조식이었습니다. 신주쿠 파크 호텔의 조식은 일식이나 양식으로 나오는데 예전에 갔을 때 꽤 맛있게 먹어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 아닙니다.

원래는 호텔 1층에 자리 잡은 이자카야 계통의 음식점인데 그래서인지 이런 그림이 벽에 걸려 있습니다. 걸려 있다고 하면 조금 이상하긴 하네요. 뒤 쪽에서 조명이 있는 걸로 유추하면 종이가 아닌 다른 곳에 출력해서 걸어 둔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하여간 저 생선이 정말 맛있게 보입니다. 몸이 길쭉한 걸 보면 꽁치일까요? 창꼬치?


메뉴는 이런 식으로 걸려 있습니다. 옆 자리와는 테이블을 공유하고 사이에 저런 가림막만 있습니다. 아래는 뚫려 있고요.


가운데의 양념통 바로 뒤쪽은 옆 테이블입니다. 핫핫;;


탁자 한 쪽에는 사기잔과 차가 담긴 보온병이 있습니다. 제 입맛에는 너무 우려져 쓰더군요. 역시 다음에 호텔을 잡는다면 꼭 방안에 전기포트가 있는 호텔로 할겁니다. 물 먹는 하마인 제겐 내키는 대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좋아요.



음식이 나오길 기다려 잠시 음료수바에 가서 커피를 가져왔는데 그 사이 일식이 등장합니다.



일식은 이렇게 나옵니다. 밥, 버섯과 미역이 들어간 된장국, 생선 한 조각, 두부, 절임종류의 반찬들, 그리고 가장 왼쪽 위에 있는 낫토.



이전에는 이것보다 먹음직하게 나왔다고 기억하는데, 두꺼운 빵을 쓴 샌드위치, 샐러드, 물에 데친 것으로 보이는 소시지 두 개, 삶은 달걀입니다.


이러다 보니 하마마츠쵸 치산의 뷔페식 메뉴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일식도 가능하게 흰 죽에 매실절임과 된장국도 있었고 양식 메뉴도 많고 과일도 가져다 먹을 수 있었던 메뉴 말입니다. 저는 아침이 맛있는 호텔이 좋습니다. 그런 점에서 신주쿠 파크 호텔은 제 기대를 많이 저버렸습니다. 흑흑흑... 위치가 좋다고 하지만-덕분에 토요일 저녁은 신나게 백화점 지하 음식 매장을 돌아다니며 골랐지만;-다음에는 위치를 포기하고 조식을 택할 겁니다.


언제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벌써 다음 여행 계획을 짜고 있군요. 이런....;

아직도 일본 이야기. 글거리가 밀려 있지만 밀린 글을 한 번에 쓴다는 건 또 내키지 않아서 하루 하나 꼴로 꼬박꼬박 올리고 있네요. 이것 쓰고 나면 일본 소설 세 권 리뷰도 올릴 생각입니다. 언제 올라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밀려 있는 글거리 중 가능한 빨리 올리려고 하는 것도 올려야죠. 맥도날드 커피, 티스토리 달력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다른 글들을 제치고 올라올겁니다.(아마도)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진보쵸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수확도 진보쵸였습니다. 두 번째 수확이야 우에노에서 잔뜩 사들고 온 홍차지만 하여간 이번 여행은 진보쵸에서 고서를 찾기 위해 간 여행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어쨌건 성공적으로 쇼핑을 마친 뒤에는 입이 귀밑에 걸려 점심을 먹지도 않고 계속 돌아다녔고, 전날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팔팔한 기운으로 돌아다녔습니다.

진보쵸 관련 정보는  http://go-jimbou.info/를 참조했습니다. 이전에 이글루스 밸리에서 보고는 저장해두었다가 이번 여행에서 유용하게 써먹었지요. 여러 레스토랑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소개된 레스토랑을 가보고 정보의 빙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미묘하더라고요.



go-진보쵸에 올라와 있는 레스토랑 '마키아벨리의 식탁' 입구입니다. 찾아보면 정보는 나올테니 따로 정보를 올리진 않겠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이탈리아 음식들이 있다고 하고 이름도 그래서 찍어 놓고는 다녀왔습니다.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진보쵸 관광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든 저 빌딩 2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간판 찾기가 쉽지 않으니 차라리 빌딩을 목표로 삼아 움직이는 것이 낫습니다.

점심 시간임에도 들어가니 한산합니다. 저 외에는 커플만 와서 음식을 시켜 먹고 있었는데 서빙하시는 분들의 나이는 지긋하시고 분위기는 경양식이라고 해야하나요? 본격적인 양식은 아니고 그렇다고 해도 꽤 오래전부터 있었을 것 같은 오래된 식당 분위기입니다. 그 분위기에 맞게 제가 나갈 때쯤에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이 네 분 정도 들어와 자리를 잡으시더군요. 아저씨라고는 하지만 아저씨라기보다는 할아버지에 가까운, 진보쵸에 책 찾으러 느긋하게 놀러 왔다가 식사하러 들어온 것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주문을 하면 미리 포크와 숟가락이 담긴 바구니를 가져다 줍니다. 그리고 파마산 치즈와 타바스코 소스도 나오고요. 만드는데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그 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그 동안 영수증을 보며 수첩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조명이 붉어서 붉게 나왔지만 버섯이 들어간 토마토 소스의 치즈 스파게티입니다. 면을 건져내서 바로 접시에 담고 그 위에 소스를 얹은 듯한 분위기입니다. 바닥에 물기가 있었거든요. 치즈가 하나도 보이지 않길래 지뢰를 밟았나 했더니 또 그건 아닙니다. 먹다보면 어느 새 소스 사이에 녹아 있는 치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따로 얹은 것이 아니라 소스 마무리를 하면서 치즈를 살짝 섞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것도 나쁘진 않군요.


하지만 이 스파게티 한 접시의 가격이 890엔입니다. 얼마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 수첩을 뒤져보니 그렇군요. 어허허. 원화 환산을 하는 것은 비매너입니다.(..) 그냥 10배 계산해서 생각하자고요.







식당을 나와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커피집. 다음에 오게 된다면 이런 커피집도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진보쵸도 옛 분위기는 아닐 것 같은게 상당히 정비되어 있어서 깔끔하거든요. 물론 팡세를 산 서점에서 받은 진보쵸 지도를 보면 서점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관광객인 제가 기대하던 그런 분위기는 아닙니다. 하기야 제가 기대하던 분위기는 아주 좁은 골목과 쌓여 있는 책들과 나이 지긋한 서점 주인이었습니다. 거리를 돌아다녀 보기만 해서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순 없지요.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에 가봐야 느낄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카페 문이 꽤 독특합니다. 이런 곳도 좋습니다.


서점 바깥에 잔뜩 쌓여 있는 책들. 하지만 제가 찾는 타입의 책은 없습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이미 쇼핑을 마친 뒤라 흡족하게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훗훗훗..



길은 왕복 4차선. 저렇게 작은 가게들과 그리 높지 않은 빌딩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종로도 조금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종로 1가 주변을 보면 또 그런 생각은 안듭니다. 게다가 재개발에 들어가면 거기에 남는 것은 오래된 가게가 아니라 주상복합건물뿐. 그런 곳을 누가 돌아다니고 싶겠습니까? 저 같은 관광객에게 쇼핑몰은 돌아다니는 재미가 없습니다. 이야기가 없거든요.
(그렇다고는 해도 그릇 구경은 좋습니다.; 그래서 백화점엔 종종 갑니다.)



우키요에도 구경하러 갈까 하다가 말았는데, 이 가게에서 우키요에 엽서를 팔고 있길래 덥석 집었습니다. 장당 100엔이라니 싸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걸로는 모종의 작업을 진행할테니 올 한 해는 무척 바쁘겠네요.



진보쵸에서 들고온 책들은 올 한 해 作 분류를 바쁘게 할지도 모릅니다. 일거리는 잔뜩 들고 왔지만 언제 제대로 작업에 들어갈 진 알 수 없군요. 어쨌건 올 한 해도 열심히 바쁘게 움직이렵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몸 부피부터 줄이고...; 그 다음엔 수첩 제작 준비 들어가고....;

다카시마야에 타마고야가 있었다면 일본에서 푸딩 먹기는 아주 간단하게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타마고야가 사라진 이상, 다른 집의 푸딩이 제 입맛에 딱 맞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고 거기에 일본에서 푸딩 유행이 끝난건지 지하 식품매장을 열심히 돌아다녀도 맛있어 보이는 푸딩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세탄 지하에서 아주 다양한 종류의 푸딩을 파는 가게가 있긴 했는데 그냥 손 떼고 퇴각했습니다. 여행 다닐 때 눈에 들어오는 먹거리는 그 때 집지 않으면 영원히 못 만날 가능성도 있으니 아마 그 푸딩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확신이 안섭니다.

어쨌거나.
하네다 공항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여기저기 쑤시고 돌아다니던 와중-아주 옛날에 들었던 피에르 마르콜리니의 매장을 찾는 것도 목적 중 하나였지만 없었습니다. 철수했나봅니다;-눈에 띄는 선물용 과자가 있었습니다. 도쿄 바나나와 같은 곳에서 나왔나본데 도쿄 타마고란 것이 있더라고요? 이름은 여러 차례 들었으니 맛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최소 단위가 5개 구입 세트입니다. 짐이 많으니 남겨서 들고 오는 것은 질색인데 그렇다고 둘이서 5개를 나눠 먹는 것은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 때 그 옆에 있는 다른 간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름하여 고마타마고. 달걀 모양의 검은색 푸딩이랍니다. G가 그걸 보더니 맛이 궁금하다며 하나를 덥석 집어 드는군요. 한 손에 덜렁 덜렁 들고 앉아 먹을 곳을 찾아 움직이다가 자리를 발견했습니다. 테이블이 비어 있더군요. 룰루랄라 자리를 향해 가던 도중 파스텔 매장을 발견합니다. 파스텔 푸딩은 먹어본지도 오래되었고 여기는 딱 기본의 맛을 내니까라며 G를 먼저 자리잡으라고 보내 놓고 하나를 구입합니다. 그리고 그 테이블을 내놓은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구입합니다. 테이블 바로 앞의 매장은 키하치였거든요. 아이스크림 선데를 구입해 왔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군요. 맛있다는 이야기는 2003년부터 들은 것 같은데 왜 이제야 먹게 되었는지도 참 신기합니다.-ㅁ-;0


푸딩을 찾아가는 길고 긴 여정 끝에 만난 간식들입니다.
하늘색 로고의 투명 뚜껑이 파스텔, 그 옆의 독특한 상자가 도쿄 타마고와 같은 집 식구인 고마 타마고. 앞 쪽이 딸기 아이스크림 썬데입니다.



아래는 콘 플레이크를 깔고 딸기를 직접 갈아 만든 퓨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섞고 맨 위엔 딸기로 장식했습니다. 초콜릿 바나나 선데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G가 선데는 당연히 딸기라고 해서 주문했습니다. 사실 딸기가 제철이 아니라 조금 걱정하긴 했지요.



하지만 걱정할 필요 따위는 없었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은 훗카이도산 우유를 쓴다고 했나요. 우유맛 그대로인 아이스크림은 입에서 사르륵 녹으며 천상의 길로 안내를 하고 더이상 다른 아이스크림은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에 새콤한 딸기 퓨레와 함께 행복을 만끽하며 선데를 먹습니다. 키하치 아이스크림이 맛있다고 하도 그러길래 실망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던 겁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이 이정도라면 훗카이도의 다른 아이스크림은 또 어떨지 기대됩니다.


고마 타마고 푸딩. G가 이걸 산 이유는 케이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뚜껑을 열면 저렇게 접힌 숟가락이 나옵니다. 숟가락을 들고 푸딩을 먹을 준비를 마칩니다. 그리고 저 탱글탱글한 표면으로 숟가락을 찔러 넣고 한 숟갈 떠서 먹으면..



응? 아래에 검은 소스가 있습니다? (이상 G의 반응;)
그러니까 아래 쿠로고마=검은깨 소스가 깔려 있고 그 위에 파스텔 푸딩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달걀 푸딩이 있습니다. 문제는 저 검은깨 소스 입니다. G는 검은 색 음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검은 콩도 좋아하지 않고 팥도 좋아하지 않고 검은 깨는 물론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럴 진대 검은깨 특유의 고소한 맛이 나며 입안을 약간 까끌까끌하게 만드는, 달콤한 검은 깨 소스는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G에게 검은 깨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짭짤한 깨고물을 만들어 인절미 고물로 먹는 것이겠지요. 그런 고로 검은 깨 푸딩은 한 숟갈 먹고 아래의 검은 깨 소스를 보는 순간 두 손을 들었습니다.


파스텔 푸딩. 아래는 캐러멜 소스가, 위는 커스터드 푸딩이 있는 딱 푸딩 맛의 푸딩입니다. 푸딩맛이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그 맛 그대로입니다. 부족한 푸딩수치를 채워주었지요.-ㅠ- 그리고 검은 깨 푸딩에 케이스만 보고 속았던-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G는 고마가 뭔지 전혀 몰랐습니다. 일어를 모르면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요;-G는 이 푸딩을 먹으며 입을 달랬습니다.

저야 검은깨 푸딩도 나쁘지 않았고 파스텔 푸딩도 좋았고 키하치의 아이스크림 선데도 좋았습니다. 그렇게 말은 해도 검은깨 푸딩이나 도쿄타마고나 앞으로 사와서 먹을 일은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고소한 맛도 있고 검은 깨도 들어가 있지만 부모님께 선물로 사오기에는 지나치게 답니다. 신기한 것을 가져온다고 하면 또 괜찮겠네요.






뜬금없는 소리지만 이제 폭탄을 투하할까 말까만 결정하면 됩니다.'ㅂ' 투하여부는 이번 주 내로 판가름 나겠네요. 훗.

오하기가 맞는 이름인지 모르지만, 찹쌀떡이 아니라 쌀알이 살아 있는 화과자를 그렇게 부르지 않았나란 생각에 기억을 더듬어 써봅니다. 혹시 틀렸다면 댓글로 지적해주세요.(먼산)

지난번 일본 여행 때 빨강 봉투에 담겨 둘둘 말려 있던 것은 신주쿠 다카시마야 지하에서 만난 오하기였습니다. 다이후쿠와 오하기 등 떡에 가까운 화과자를 놓고 팔고 있었는데 한 번씩 다 먹어보고 싶었던 것이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두 종을 골랐습니다. 다이후쿠나 밤다이후쿠는 다른 곳에서도 먹어볼 수 있지만 오하기 두 종류는 처음 보는 것이기도 했고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눈에 보일 때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 샀을 때는 적당히 시간 났을 때 도쿄에서 먹을 생각이었지만 어쩌다보니 쇼핑백에 넣어두었다가 까맣게 잊고 집에서야 발견했습니다. 그런 고로 이것은 12월 29일의 사진입니다. 그날 아침에 물건들 바리바리 꺼내서 사진 다 찍고 한숨 돌리면서 밀크티를 한 잔 끓여 오하기와 함께 놓아 보았습니다.


보고 있자니 올해의 새로운 목표로 티매트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위타드...............T-T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해.T-T(사진 오른쪽의 접시가 위타드 접시입니다)



한 쪽은 콩고물이 묻어 이고 다른 한 쪽은 겉에 팥앙금을 붙였습니다. 앞쪽에 있는 팥앙금은 누드김밥처럼 속에는 떡이 있고 안에는 팥앙금을 붙인 것일테고, 뒤쪽은 그냥 콩고물만 묻혔을거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왠걸!
먹어보니 다릅니다.; 그냥 다이후쿠처럼 찹쌀떡일거라 생각했는데 맨 앞에 쓴 것처럼 찹쌀이 알알이 살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찹쌀밥으로 만든 화과자인겁니다. 이런 것은 저도 처음 봤습니다. 도묘지였나, 그 비슷한 것을 살 때 잠시 본적이 있지만 그 때 한 번 보고는 기억 저 편으로 날아갔거든요.
팥앙금 속에는 찰진 찹쌀밥이 들어 있습니다. 밥 자체는 거의 간이 되어 있지 않다고 기억하는데 팥앙금이 달다보니 그 정도가 딱 좋습니다. 거기에 콩고물이 묻은 쪽은 속에 또 팥앙금이 들어 있습니다. 콩고물도 고소하니 맛있는데 거기에 쫀득하게 씹히는 찹쌀밥에다 속의 달콤한 팥앙금까지! 밀크티가 아니라 녹차였다면 더 잘 어울렸겠지요.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먹고 있는 것을요.

다음 여행 때는 양과자 말고 화과자도 열심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팥을 원체 좋아하니 팥만 잔뜩 먹어도 좋습니다. 속이 달아지면 그 때는 말차로 진화(?)하면 되니까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신주쿠에는 도쿄 내에 딱 하나 있는 와치필드 다얀 카페가 있습니다. 다얀 빵집은 도쿄 외곽쪽에 있다고 알고 있고, 또다른 카페는 와치필드 박물관에 있을겁니다. 거긴 날 따뜻할 때가야 호수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으니 그 때 가겠다고 해놓았으니 아마 한동안은 못 갈겁니다. .. 그래봐야 다음 일본 여행을 언제쯤에 할건지 자체가 미지수이니 말입니다.;

와치필드 신주쿠점은 원래 Myload쪽에 있었습니다. 미로드라고 읽나요. 전 G랑 항상 마이로드라고 읽었는데, 하여간 거기 모자이크 거리 쪽에 매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그 거리가 완전 리모델링 들어가면서 스튜디오 알타 근처, 미즈호 은행 옆 골목에 와치필드 라비린스점으로 자리잡은지도 몇 년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가게지만 1층에는 소품이, 2층에는 옷이, 3층에는 카페가 있는 충실한 지점입니다. 지금까지 몇 번 가보았지만 카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갈 생각은 있었지만 장소가 좁다는 것과 오픈 시간이 12시라는 점이 맞물려 못 갔습니다. 이번 여행은 여길 다녀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을 거둔거로군요.(..)


계단을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면 이런 문이 보입니다. Dayan cafe. 런치 메뉴도 있지만 12시가 조금 더 지난 시점에서 런치가 끝났습니다. 그날 그날 준비된 음식만 제공하고 떨어지면 그냥 끝입니다. 그건 디저트도 마찬가지 같더군요.



3층까지 올라가는 도중에는 이런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아래 왼쪽에서 두 번째 그림을 보고 있자니 다얀, 너 참 거만하구나.-_-;



꽤 옛날 일러스트부터 최근 일러스트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다얀도 일러스트집이 따로 나왔다면 덥석 집을텐데, 다얀은 화집이 따로 없고 동화책 하나 하나에 다 다른 삽화가 들어가 있습니다. 진짜 수집을 하지 않으면 모를 삽화들이 많습니다. 이야기와도 연결되어 있으니 이야기를 모르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그림도 많고요. 환율만 떨어지면 다시 수집할텐데 환율이 도와주질 않네요. 아니, 바꿔 말하면 환율 덕분에 지름신이 안 오십니다.



내부는 굉장히 좁습니다. 벽쪽에 2인 테이블이 두 개인가 세 개 정도, 반대쪽 벽에는 바가 있어서 세 명 정도 앉을 수 있고 창가쪽에도 바 테이블이 있어 셋이 앉을 수 있습니다. 자리가 좁다보니 가방은 의자 아래에 있는 가죽 선반(?)에 올려야 합니다.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바깥을 찍어봅니다.



그리고 메뉴판.



다얀은 그린 것이 아니라 가죽으로 만들어 붙인겁니다. 그것도 앞치마와 모자는 위에 따로 붙인 것이고요. 당연히 비매품입니다. 흑..
메뉴판에는 사진과 함께 메뉴를 설명했습니다. 케이크도 많고 디저트도 많지만 역시 선착순이라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주문을 하면 물수건과 티슈, 포크가 든 통을 가져다 줍니다. 그냥 바구니에 천을 덧대고 리본을 묶은 것뿐인데도 소품이 참 귀엽습니다.



제가 주문한 밀크티가 나왔습니다. 오오. 다얀의 서커스 시리즈 포트와 잔이 함께 나옵니다. 잔 받침이 차가워서 실망했는데 정작 잔은 데워 나왔군요. 만져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여행 수첩입니다. 지금 또 세 개 제작 준비중입니다.(...)



다얀과 서커스. 와치필드의 유일한 서커스단인 마조리 노엘 이야기인가봅니다. 마시와 다얀이 티컵에 함께 들어가 있군요.



잔도 같은 무늬입니다. 찻숟가락은 그냥 금속제입니다.



그리고 우유통. 우유는 차가운 우유 그대로입니다.



홍차는 티백을 쓰더군요. 티부티크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잠시 뒤의 모습입니다.
G가 시킨 티라미수, 제가 시킨 시폰케이크와 밀크티. 밀크티와 시폰 케이크는 케이크 세트로 들어간 모양입니다. 나중에 영수증을 보니 가격이 조금 할인되어 있었습니다. 케이크가 담긴 접시는 앞서 <다얀> 분류에 올린 문고판 책 중에서 타테시나 일기의 그림을 보시면 됩니다. 타테시나 일기의 그림이예요.



시폰케이크는 크림과 냉동 딸기들, 블루베리 잼이 함께 나옵니다.


티라미수 위엔 다얀의 앞발자국이 찍혀 있습니다. 코코아 가루는 내오기 직전에 뿌린듯하고요. 코코아 가루의 젖은 상태를 보면 그렇지요?


선명한 고양이 발자국! 지탄이나 바닐라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은 여기가 '다얀 카페'이기 때문입니다.



타테시나 일기의 표지와 같은 그림입니다. (하지만 이 사진의 본 목적은 염장용.)

먹는 데 바빠서 미처 밀크티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맛있었습니다. 차는 2잔 반 정도 나왔고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아마 아쌈이었던 듯?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실론일지도 모릅니다. 하도 오랫동안 홍차를 마시지 않았더니 입맛이 둔해졌습니다. 하여간 우유도 듬뿍 넣어서 홀짝이며 폭신하면서도 쫄깃한 시폰케이크를 먹고 있자니 정말로 행복합니다. 티라미수는 시트 부분이 적고 크림이 많이 달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시간이 맞는다면 한 번쯤 가볼만한 카페네요. 품절된 다얀 식기를 만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게다가 한국 와치필드에는 접시류는 안 들어오더라고요.;ㅅ; 여행 다녀온 직후에 가봤는데 포트는 들어와 있지만 접시는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갈 때는 더 멋진 그림의 다얀이 제 지갑을 노리고 있겠지요.

사진에는 없지만 돌아나오면서 다얀 쿠키도 하나 사왔습니다. 이건 다음에 글 올리겠습니다.

토요일 저녁은 이세탄과 다카시마야 지하 식품매장을 돌아다니다가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5시부터 이세탄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을 뱅글뱅글 돌다가 이것 저것 구입하고, 돌아오는 길에 Sunkus에 들러 또 간식을 구입하고, 피곤해하는 G는 먼저 보내고 다시 다카시마야에 들러 푸딩 사러 갔다가 엉뚱한 걸 사오고, 마지막으로 호텔 앞 ampm에 들러 간단한 먹거리를 또 샀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징하군요.

이날의 구입 목록과 가격은 이렇습니다.

* 이세탄 백화점
 - 히레가스샌드 + 새우크림크로켓 1개: 556엔
 - 샐러드 두 종 각각 100g 씩: 973엔

* Sunkus
 - 컵라면, 음료 두 종(나중에 포스팅;) 515엔

* 다카시마야
 - 기무라야 초코코로네: 178엔
 - 유부초밥, 명란주먹밥 각각 1개씩: 278엔

* ampm
 - 산토리 맥주, 하겐다즈 잉글리시 밀크티 + 럼레이즌, 우유 모나카 아이스크림, 맥주안주, 1069엔


도합 3569엔입니다. 이중 Sunkus의 음료 두 종은 다음날 아침에 먹었고 나머지는 다 그날 먹었습니다.-ㅁ-;



신주쿠 파크 호텔의 최대 단점은 방안에 물 끓이는 기구가 없다는 겁니다. 급탕실이 따로 있어서 거기서 뜨거운 물이나 차를 가져오면 됩니다. 얼음이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물을 마시고 싶으면 바로 나가야 하니 아쉽지요. 뜨거운 물 마시는 것이 습관인 제게는 치명적인 단점이라...
앞에 보이는 종이컵이 차입니다. 그리고 그 왼쪽이 삼각김밥이랑 유부초밥. 그 뒤는 돈가스 샌드위치, 그 옆에 크로켓이 보이고요. 오른쪽에는 컵라면이 보이지요. 와아. 진짜 맛있는 컵라면이더군요. 더 사올걸 그랬나 싶지만 들고 올 공간이 없었습니다.-ㅂ-; 가운데에 있는 것은 키하치의 과일 롤케이크입니다. 이건 G가 자기 돈으로 구입한 거라 위의 목록에는 못적었습니다.


두말할 필요가 있나요. 가운데도 구운 명란젓이 들어 있고 위에는 장식처럼 명란젓이 올라 있는데 아주 짜지도 않은게 간도 딱 좋고 맛있었습니다. 유부초밥도 그랬고요.


포장지를 보니 마이센이네요. 마이센의 히레가스 샌드위치. 우왕! >ㅠ<



같이 구입한 크림새우크로켓. 맛은 기억나지 않지만 꽤 괜찮았을겁니다. 이날 먹은 음식이 워낙 많다보니 맛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것도 몇 가지 있네요.


기무라야 초코코로네는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이상하게 기무라야 팥빵보다도 전 초코코로네가 좋습니다. 팥앙금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말이지요.


이세탄에서 사온 구운 채소 샐러드입니다. 별다른 양념없이 그냥 채소들을 허브 넣은 올리브 유를 골고루 묻혀 오븐에 구웠나봅니다. 연근도 당근도 브로컬리도 고구마도 다 맛있습니다. 밀가루 위주의 식사가 많다보니 아삭하게 구운 채소들이 좋았습니다.



G가 먹고 싶다고 해서 같이 고른 연어 샐러드. 새콤한 소스입니다. 오렌지 소스인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저는 연어보다 같이 있는 다른 채소랑 레몬 껍질이 더 좋았습니다. 아흐~ 생각만 해도 십니다.



술향이 듬뿍 나는 럼레이즌. 건포도가 들어 있어 G는 거의 밀크티를 먹었습니다. 밀크티는 영국식이라기 보다는 인도식 차이의 맛에 가깝다 싶습니다. 진하고 달달했거든요. 다른 종류의 아이스크림도 있었지만 미처 구입 못했습니다. 가토쇼콜라랑 티라미수 맛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흑.


G가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롤케이크. 크림이 듬뿍 들어간 과일 롤케이크입니다. 케이크 시트도 부드럽고 크림도 우유맛이 나는 것이 또 언제 이런 케이크를 먹을 수 있을까요.;ㅂ;


이날 체력이 달리기도 했지만 느긋하게 저녁 먹는 것은 오랫만의 일이라 양껏 사다 놓고 천천히 하나 하나 먹었습니다. 웬만한 맛집 들어가 먹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아요. 산토리 맥주도 맛있었고 거기에 짭짤한 맥주안주 가져다 놓고 홀짝 홀짝.
이래 놓고 이날은 9시에 뻗어서 5시까지 내처 잤답니다. 으하~. 그러면서 앞으로 올빼미는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매번 하는 이야기지만 가기 전에는 비용 문제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가고 나서는 체력이 딸린다고 생각하고. 결국엔 체력을 기르는 수 밖에는 없겠지요.

자아.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까요. 먹고 싶은 것들 목록을 차근차근 작성하면서 다시 여행 계획세우러 돌아갑니다.

도쿄에 가서 가장 먼저 들어간 곳이 스타벅스인 이유는 딱 하나. 벤티사이즈 텀블러를 구하러 갔던 겁니다. 신주쿠 역 주변에는 스타벅스가 꽤 여럿 있는데 그 중 벤티 텀블러를 파는 곳은 NOVA 건너편에 있는 지점 하나입니다. 다른 곳은 새로 나온 텀블러만 있고 벤티 사이즈는 없더군요.



스타벅스에 들어가면 항상 시키는 것은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입니다. 평소에는 캐러멜 카푸치노도 함께 시키는데 G가 새로 나온 라벤더 얼그레이 차이 티 라떼가 무슨 맛인지 궁금하다고 해서 이번엔 빠졌습니다. 나온 것을 확인해보니 컵에 라벤더 향이 나는 얼그레이 티백이 들어 있던데요. 향이 약하다고 G가 오래 담궈 두더니 이번엔 역으로 너무 진해졌다고 해서 마시다가 말았습니다.

앞에 있는 케이크는 자하토르테란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원조 자하토르테는 절대 이런 맛이 아니겠지요. 이건 그냥 뻑뻑한 느낌의 초콜릿 시트 윗면에 잼을 바르고 거기에 초콜릿 코팅을 하면 끝. 코팅한 초콜릿이 굉장히 답니다. 진짜 자하토르테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이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고 보니 도쿄에는 데멜 지점도 있는데 한 번도 못가봤습니다. 이세탄에도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왜 안먹었을까요.;ㅂ;



말차 프라푸치노야 두말할 나위 없이 맛있지요. 그래서 한국(집 앞) 스타벅스와의 차이를 분석해보았습니다.

1. 집 앞에서보다 얼음이 곱고 균일하게 잘 갈려 있다. 따라서 빨대로 마실 때 얼음 덩어리가 빨대 구멍을 막는 일이 없다. 균일한 입자라서 입안에 들어왔을 때의 느낌이 좋다.
2. 단 맛은 비슷하다.
3. 크림이 더 부드럽다. 휘핑기계는 같아 보이나 일본쪽의 크림이 제대로 각이 잡히지 않는 것은 질소 충전의 문제 때문인지, 크림의 차이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먹을 때 보면 이쪽이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집 앞 스타벅스는 더 단단한 느낌이다.(식물성 휘핑크림과 유지방 100% 휘핑크림의 차이인지는 밝혀내기 어렵더군요. 사전에 비교해서 먹어봤더라면 알 수 있었을지도?)

그래도 달긴 답니다.



그 다음날 아침도 스타벅스에 갔습니다. 호텔(신주쿠 프린스) 옆에 있는 시애틀 베스트는 일요일 아침은 오픈시간이 늦는지 안 열었고, 크리스피는 사람 장벽이 엄청나서 포기했습니다. 하기야 크리스피는 그 전에 가서 설탕 단 맛에 뒤통수를 가격 당했으니 또 갈 필요는 없지요. 일요일 아침 9시 반에도 줄 서서 크리스피 박스를 사가는 사람들이 참 신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요즘 보기 힘든 모습이지요?



쿠키 접시 위에서 흐느적대는 태공망. 음료는 타조차이티라떼와 카페라떼입니다. 앞 왼쪽 접시는 시나몬롤, 그 오른쪽은 쿠키입니다. 쿠키는 개당 210원이었지요. 환율 생각하면 지는겁니다?

카페라떼는 제가 지금까지 한국 내, 일본 내 스타벅스 다니면서 마셔본 것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 없었습니다. 맹탕. 그래도 엊그제 올린 모 지점의 캐러멜 카페라떼보다는 조금 낫지만 맛 없어서 절반 이상 남겼습니다. 괜히 중간 사이즈로 시켰다고 후회했습니다. 시나몬롤도 그럭저럭인데 쿠키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오른쪽은 초콜릿 정크 쿠키, 왼쪽은 초콜릿 마시멜로 쿠키. 이름이 쿠키를 그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초콜릿 정크 쿠키는 한국에서도 보기 쉽고 생각한 그대로의 맛입니다. 하지만 초콜릿 마시멜로 쿠키는 처음 봤습니다. 쿠키를 만들면서 속에 마시멜로 하나를 넣어 구운 겁니다. 그러니 칼로리는 ... (거기까지;) 쿠키를 쪼개면 사이에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마시멜로가 들어 있으니 약간 쌉쌀한 느낌의 초콜릿 쿠키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이것 자체도 안 달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아메리카노랑 함께 한다면 맛있겠네요. 일본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는 마셔보질 않아서 맛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일본에서는 외부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니 마시고 싶다면 쿠키를 사오고 커피도 다른 곳에서 사와서 집이나 공원 어드메에서 홀짝여야겠지요. 겨울에는 좀 추우니 어렵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12월 마지막 주말은 포근했습니다. 최고 온도가 12도까지 올라가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서 괜찮았습니다. 걸어다니면 덥고 그늘에 들어가면 싸늘하고 해서 감기 걸리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지만 말입니다. 지금 감기 걸려 있는 것은 그것보다는 공항에서 환기 안된 공기에 오래 노출되어 있었던 탓이 크지만...


한 줄 요약. 말차 프라푸치노와 쿠키만 맛있었습니다.-ㅠ-

일본여행 다녀오면서 가방이 가장 무거웠던 때는 17kg까지 나갔다고 기억합니다. 집에 있는 캐리어는 달랑 두 개고 하나는 크기가 조금 작은 기내용 하드케이스 캐리어, 하나는 기내용 캐리어는 맞지만 조금 더 큰 천가방 캐리어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작은 쪽을 들고 갔습니다. 그리고 역시 호텔에서 테트리스*하고 이틀째에도 카페(시애틀 베스트;)에서 테트리스 하느라 고생했습니다.


아주 당당하게 앉아 있는 望.
쇼핑품목이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이쪽은 '제 몫'이고 G가 구입해온 것은 여기 없습니다.


부탁받았던 책들과 제가 사온 책입니다. 아래 두 권이 제가 사온 책입니다. 맨 아래가 TONO, 그 위가 성스런 형님 2권.


앞의 길죽한 것은 스타벅스 벤티 텀블러입니다. 벤티 텀블러는 디자인을 지금까지 딱 하나만 봤습니다. G가 가지고 있는 검은색의 기본 라인으로만 나오더군요. 그리고 일본내 스타벅스에서도 파는 곳을 많이 못봤습니다. 티이타님 댓글에도 대답했지만 그 많은 스타벅스들을 훑어보는-혹시 다른 텀블러나 다른 머그가 있나 싶어서;-동안 딱 두 곳에서만 봤습니다. 한 군데는 벤티 텀블러를 구입한 신주쿠 쪽 스타벅스, 다른 한 곳은 오차노미즈에서 진보초로 걸어가는 도중에 만난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 뒤로 보이는 것 중 빨강 포장은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릴겁니다.'ㅂ'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국기 그려진 스티커가 붙은 것은 커피입니다. 앞의 두 종은 모카, 뒤쪽은 토라자입니다. 앞 왼쪽이 모카 하라, 그러니 그 옆은 모카 마타리겠네요. 토라자는 인도네시아 커피입니다. 모카 두 종은 공방에 들고간 선물이었고 토라자는 이전에 마셔본 카페 뮤제오의 토라자와 비교해보고 싶어서 구입했습니다. 각각 100g이고 진공 포장을 해주더군요. 모카는 갈아서, 토라자는 원두 그대로 샀습니다. 구입처는 Lumine..인가, 신주쿠 역 지하 미로 중 와타시노헤야가 있는 지하 2층 쇼핑몰의 기린(KIRIN)커피입니다. 와타시노헤야 옆 에스컬레이터 뒤쪽에 있었습니다. 커피 향이 나니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종류가 꽤 다양하더군요. 홍차도 몇 종 팝니다.

태공망 왼쪽으로 보이는 박스는 스타벅스에서 구입한 커피 서버입니다. 2천엔. 환율이 낮았을 때라면 덥석 집었겠지만 이번엔 .. (이하 생략)
그 위엔 아마드 바닐라티 티백이고요, 태공망이 앉아 있는 것은 트와이닝 레이디 그레이입니다. 아마드 바닐라는 부탁받은 것이고 레이디 그레이는 내일 생협 모임 때 들고 나갈겁니다. 그리고 태공망 뒤로 보이는 얼그레이 230g 네 캔의 압박. 다 제가 마실겁니다.(먼산) 그 옆의 레이디 그레이와 웨지우드 퓨어 다즐링은 부탁받은 겁니다. 일본 내 홍차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역시 리만브라더스의 삽질이 한국 수입제품의 가격을 확 띄워 놓았군요. 원화 가치 하락이라니 저 둘을 어찌한답니까.


필름은 필카를 들고 갔기 때문에 나온 것이고, 이쪽은 다 간식입니다. 오른쪽의 두 박스 중 하나는 아마 내일 사진 찍을테니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후쿠사야의 화과자고요. 왼쪽의 박스는 위부터 부탁받은 반달(한게츠) 두 통, 그 아래는 도쿄 여행 선물로 나간 모미지(단풍잎 모양의 닌교야키. 지방 특산품인듯), 맥주 안주로 딱이었던 짭짤한 센베입니다.



그리고 고디바 리큐르. 맨 위의 사진에서 책 오른편으로 하얀 완충제에 둘둘 말려 있었습니다. 도큐핸즈에서 525엔에 구입한 미니어처입니다. 하지만 내용물은 고디바의 초콜릿 리큐르 맞습니다. 지난번 여행 때부터 보고는 궁금했던 것이라 사왔습니다. 엊그제 K와 B네 집들이 가서 초콜릿 아이스크림 만들 때 처음 따서 써봤는데요 생각보다 술 맛은 안나던걸요. 우유랑 섞어 먹어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을겁니다. 뚜껑을 열면 술향이 확 나긴 합니다.


맨 위는 우키요에 엽서입니다. 이건 따로 글 올릴겁니다.
그리고 그 아래 두 권은 깜박하고 사진을 못 찍고 공방에 갖다 놓은 두 권입니다. 이번 여행의 결정체, 정수입니다. 이 둘도 사진을 찍고 난 뒤로 이야기를 미루지요.



마지막 ... 이쪽도 사진을 별도로 찍어야 하는 고로 따로 글 올리겠습니다. 와치필드 제품이라는 정도만 살짝 밝힙니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올릴지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역시 먹는 이야기만 남아 있으니 공복에 보시면 심각하게 정신적 타격을 입으실 수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핫핫핫~



*테트리스: 물건이나 책등을 끼워넣기 위해 다른 물건을 이동시켜 틈을 만드는 작업.

이번 여행에서 G는 양의 여행을, 저는 望의 여행을 찍었습니다. 이전에 G가 양을 데리고 다니며 사진 찍는 걸 봤더니 저도 손이 근질근질 하더라고요. 그래서 뭘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가장 가볍고 부피도 작은 흐느적인형을 가져갔습니다.'ㅂ'





※ 주의. 이 글에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 여행기를 보고 나면 완전판을 지르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1월 중으로 책 네 권을 더 지를겁니다.





Q. 하지만 오늘 다섯 권 질렀는데 또 지르면 자금은?

A. 설 보너스를 목 빠져라 기다려야겠지요.


모노레일을 타고 가다가 저 멀리에 보이는 이상한 산을 발견했습니다. 흰 눈이 쌓여 있는데, 아무리봐도 슈거파우더를 뿌린 초콜릿 케이크 같단 말입니다. 여기서 보일 저렇게 높은 산이라면 후지산 밖에 없다고 멋대로 결론을 내리며 사진을 찍었습니다.'ㅂ'

사진에 로고를 박고 나서야 Kirnan at Tokyo, Japan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려면 어떤가요.
이번 여행은 음식 위주의 사진이 많기 때문에 아마 한동안은 음식 염장도가 수직 상승할 겁니다. 주의하세요.
아침에 일출을 보려고 마음 먹고는 일찌감치 운동을 다녀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해가 안 보입니다? 어머나. 그 사이 남중고도가 낮아지면서 집에서는 일출이 보이지 않게 되었군요.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야 아침 식사 때 일출을 보면서 흐뭇해하던 것이 몇 개월 전이고 요즘에는 아예 출근해서 거의 도착할 때쯤에야 일출을 보았으니까요. 아주 조금 아쉽습니다. 어차피 구정을 지내니 설날은 구정부터라고 생각하지만 구정에는 차례 준비 때문에 일출을 볼 시간이 없으니까요.

오늘은 K와 B네 집들이가 있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어?; 벌써 9번째 도쿄여행인가요. 일본 다른 곳은 안가고 줄기차게 도쿄만 가고 있으니 쓰는 저도 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번 갈 때마다 다음엔 꼭 다른 곳도 가보겠다 하지만 시간과 자금의 문제 때문에 도쿄만 찍고 휙 돌아오는 일정으로 잡게 됩니다.

제 여행은 뒷 이야기보다 앞 이야기가 많습니다. 준비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일거예요. 제가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 중 종종 보였던 손바닥 보다 작은 크기의 작은 수첩-다이어리와 같은 천으로 만든-은 여행 준비를 위한 끄적임 수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수첩을 만들었을 당시에 세웠던 계획과 실제 여행을 보면 한숨이 나올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납니다.
여행 계획은 아마 2년쯤 전에 세웠을 겁니다. 2년 동안 돈을 열심히 모아서 한 달 동안 장기로 일본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나의 도쿄놀이가 나오기 전부터 세운 계획이었습니다. 그 때의 참고도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였으니까요. 유럽쪽은 언어 문제로 어려우니까 그냥 도쿄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장기 체류자로 있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금이 허락하면 교토를 잠시 다녀온다거나 하는 일도 해보고 싶었고요. 블로그 여기저기를 뒤져보면 그럴 생각으로 검색해둔 여러 일본의 장기체류용 숙소가 있습니다. 숙박 예산은 20만엔 전후로 잡고 있었고 생활 예산과 항공권 합해 대략 300만원 정도 잡고 있었습니다. 물론 환율은 8-9배가량입니다. 지금 환율이 아니죠.

그랬던 것이 자금을 모으는 것이 어려워지고 한 달간의 휴가를 내는 것이 절대 무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다음에 열흘 정도의 장기 체류로 바꿨습니다. 뭔가 아쉬워지니 이번엔 G를 끌어들였지요. 일본에 놀러가자고 꼬셨는데, G가 참여하게 되자 체류기간이 확 줄었습니다. G가 쓸 수 있는 휴가기간이 저보다 훨씬 적었으니까요. 투덜대면서 G의 요청대로 후쿠부쿠로(복주머니: 일본의 정초에 발매하는 무작위 상품꾸러미)를 구할 수 있는 연말 연초로 여행계획을 잡았습니다. 연말 연초에 가면 G가 딱 하루(1월 2일)만 휴가를 내면 갈 수 있으니까요. 저는 31일에 조금 일찍 출발하고, G는 조금 늦게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리만브라더스의 환상적인 말 실수 연속 콤보로 인해 엔화 환율 크리티컬을 맞고는 계획을 올빼미 여행으로 바꿨다가 끝내는 날렸습니다. G와의 계획은 5월쯤에 잡았고 환율은 여름부터 수직 상승하기 시작했지요. 정말 눈물이 나더이다....;

그러다가 11월에, 올빼미 상품이 없어질 것 같다는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다시 G를 꼬셨습니다. 원래는 혼자갈 계획이었지만 진짜 올빼미 상품이 없어지면 G가 일본 쉽게 갈 일도 없겠다 싶어 꼬신겁니다. '숙박비와 식비는 내가 낼 게'라고 살랑살랑 꼬시니까 홀랑홀랑 넘어오는군요. 그리하여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ㅂ'

지금까지 다녔던 여행 중에서 이렇게 일정이 없었던 여행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원래 목표로 했던 것을 아주 훌륭하게 달성했기 때문에 미련은 남지 않습니다. 그 목표는 다음주에 사진 찍어서 따로 올리겠습니다.; 사진을 안 찍었다는 걸 어제야 깨달았지만 지금 공방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찍을 틈이 안나는군요.


자아. 이제 조금씩 여행 기록이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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