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다 식물 사진입니다.


분명 이름을 알았는데 홀라당 잊은 관목류. 상당히 달달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길과 화단을 분리하는 역할로 많이 쓰더군요. 나중에 검은색 열매가 달립니다.
몇 년 전에 블로그에 올려서 이름을 얻었(알았)는데 말이죠...




미니 장미인 것 같습니다. 꽃의 직경이 1.2cm를 안 넘어요. 앞쪽에 보이는 잎사귀들은 다른 것이고, 장미꽃 주변으로 보이는 타원형 잎사귀가 장미 것입니다. 이렇게 보니 참 귀엽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인형놀이를 떠올렸으니.. 하하하;
하지만 최근에 읽은 미쓰다 신조의 책 덕분에 인형의 집이 좀 무섭습니다.;;




역시 정체를 알수 없는 꽃. 잎사귀를 보면 아까시랑도 비슷한데 감이 안옵니다.; 향은 달랐던 걸로 기억하고요.




봄에 개나리를 닮았지만 개나리가 아닌가 했던 영춘화입니다. 잎이 아예 개나리랑은 다르지요.



이쪽이 개나리입니다. 잎이 훨씬 크고 매끈합니다. 영춘화에 비하면 얇은 편이고요. 가지도 다르고...
이래놓고 내년에는 또 꽃 보면서 저게 무슨 꽃이더라 하겠지요.-_-;




흰색 꽃이 피길래 이게 뭔가 했더니만 뱀딸기 꽃이었습니다. 노란 화심이 있는 흰색 꽃잎이라 딸기랑 비슷하긴 했거든요. 뱀딸기는 색의 조합이 참 예쁩니다.+ㅅ+





조팝나무인가 아닌가 헷갈린 나무에서 열매가 달립니다. 일단 벚꽃류는 절대 아니고. 아직은 녹색의 동글동글한 열매만 달려 있네요. 익으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겁니다.




광화문 앞 보도에 저런 화분을 놓고 꽃을 한 가득 심었습니다.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쪽은 마가레트? 거기에 앵초인가요? 아냐, 같은 마가레트인데 색만 다른 건가.




이쪽은 복슬복슬한 종류의 꽃이랑 다른 꽃을 함께 심었습니다. 꽃 공부를 더 해야해...ㄱ-;





이런 조합도 재미있네요. 가장자리에는 채송화, 그 안쪽에는 잎이 조금 삐죽삐죽해보이는 큰 꽃. 안쪽에는 역시 마가레트-가 맞는지 알 수 없지만-를 심었습니다.



확실히 몇 년 전보다 꽃이 더 화사합니다. 물론 제가 많이 걸어다니고 많이 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작년에 비해서 훨씬 많은 꽃과 나무를 보고 다니네요. 그러니 더 열심히 공부해서 알아채야지..-ㅂ-
첫 시작은 이글루스 귤곰님. 그동안의 여행길(링크)을 보니 저도 정리해볼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업무 시작도 안하고 저것부터 붙들고 있었습니다.-ㅁ- 이러만 아니되지만...;

하여간 여행 정보는 tag로 보았습니다. 각 여행기마다 7th, 8th 등등의 태그를 붙여 놓아서 그것만 누르면 편히 여행 내용을 훑을 수 있었거든요. 거기에 최근 여행들은 간략하게 글 한 둘로 정리하기도 했으니까요.훑어 보면서 마음에 드는 사진만 뽑으면 되는데 말입니다...

모자이크 처리할 사진이 단 한 장도 안나오더군요.(먼산) 인물 사진이 없습니다. 아까 점심 먹으면서 그림 관련한 이야기도 잠시 했는데, 예전에 제가 그린 그림을 보고 누군가가, '그림에 사람이 없다'고 지적을 했거든요. 정말로 그렇습니다. 크흑; 근데 사진에도 사람이 없어요.; 원래 그렇게 찍긴 하지만 뭐.;

전체 사진은 77장인데 다 올리진 않고 일부만 올립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말이지요.



7번째 여행부터가 이 블로그에 남아 있습니다. 1,2,3번은 카메라가 없었기 때문에 사진 자료가 없고, 4,5,6번은 이글루스에 올렸기 때문에 여기에는 사진 자료가 없습니다. 이글루스 백업을 이쪽에 옮긴다고 한 것이 꽤 오래되었는데 여즉 못했군요. 이것도 가능한 빨리 해야하는데.-_-; 아니, 이글루스를 떠난 것이 언제적 일인데 .. 싶은 걸요.

1번 여행은 2000년. G랑 함께 간 3박 4일 여행이었습니다. 이 때도 상당히 문제가 많았던 터라, 화보집 잔뜩 사들고 온 것 제외하면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2번 여행은 2002년이군요. 아니, 2003년. 겨울에 다녀왔는데 이 때의 기억도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그 때 도쿄에 있던 친구에게 민폐만 잔뜩 끼친터라.ㅠ_ㅠ

3번 여행은 2003년. 이 때도 민폐만 끼쳤... 게다가 사고 쳤....; 그게, 이 때 신주쿠 텐스미 가서 카드 긁었습니다.

4번 여행에서 받아 왔는데 3번 여행 직후에 홍대 텐스미가 생긴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하하하하. 제 지름 타이밍은 언제나 적절합니다. 데헷~♡

5번 여행과 6번 여행이 조금 헷갈리는데  한쪽은 2005년이었던가로 기억합니다. 이 때는 캄보디아. 다른 하나는 아마 도쿄였을 겁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군요.



그러면 7번 여행부터 나갑니다.


지금은 있는지 알 수 없는 지유가오카의 어느 카페. 일본에서 카레를 먹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을텐데 건더기는 드물고 굉장히 묽었습니다. 그럼에도 맛이 꽤 괜찮았지요.
옆에 있는 것은 한국에도 이미 들어와 있는 캐러멜 슈크림 케이크입니다. 이름을 찾아보니 생토노레 캐러멜이로군요. 패션파이브 외에도 몇 곳에서 파는 걸 보았습니다.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에도 있다는 이야기지요.




지금도 구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고디바의 오렌지 블로섬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 때야 맛도 잘 모르고 먹었지만, 맛있는 초콜릿을 곁들이면 굉장한 상승효과가 나타납니다.-ㅠ- 근데 지금은 다시 구하기 쉽지 않긔.; 무엇보다 저 때는 엔화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최근에는 계속 비쌌잖아요.
그 옆에 보이는 것은 지금은 없어진 타마고야의 푸딩입니다. 굉장히 귀엽지요.

하여간 7번째 여행은 그리 좋지 않은 기억이 남았습니다. 같이 간 친구들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일으킨 사건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당시 돌파티에서 SDC 렌을 주문했다가 한 달 넘게 질질 끌어서 환불 받았던 일이 있거든요. 그 뒤로는 그런 대행은 절대 맡기지 않았습니다. 그러지 말고 차라리 보크스코리아쪽에서 구입할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뭐, 그렇다고는 해도, SDC 렌은 집에 들어왔다가는 방출되었을 것이 뻔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SD13 Boy의 저주에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저주는 점차 강화되어....; 첫 wish와 첫 구매를 제외하고는 모두 방출했습니다. 그 사이 들어온 인형이 몇이었는지는 세고 싶지 않아요.(먼산)
그리고 거기에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는...(먼산2)


8번째 여행은 G와 함께 가서 엄청나게 싸우고 돌아왔습니다. 그랬는데도 학습능력이 없는 건지, 매번 여행 계획 짤 때마다 G를 꼬십니다. 그리고 G도 가끔 넘어요지요. G보다는 제가 시간이 편한지라 넘어오는 확률은 최근 그리 높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재작년부터인가는 친구들과 여행 다니기 시작했거든요.'ㅂ' 그러니 이제는 제가 없어도 알아서 잘 다닙니다.;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세트. 긴자 프렝탕 백화점 1층의 안젤리나입니다. 맨날 적을 때마다 안젤리나인지 안젤리카인지 헷갈리는데 말이지요. (안젤리나가 맞다는 프리니님의 댓글로 수정합니다.+ㅅ+) 여긴 몽블랑이 유명합니다. 나중에 큰 버전도 먹어보았는데, 큰 것보다 작은 것이 더 맛있습니다. 딱 적당한 크기라서 그럴거예요. 그리고 같이 나온 저 캐러멜 아이스크림이 진짜 맛있습니다.
하지만 저게 이미 몇 년 전 사진이라 지금도 있는지는 모릅니다. 이 때가 첫 방문이었고 그 뒤에는 안 갔거든요.;



그 때 사온 천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많이 사오길 잘했다 생각하지만 뭐...;
그 옆은 몇 년 째 만들겠다고 벼르고만 있는 태피스트리. 이번엔 정말 도전할 겁니다! 정말로요!



키치죠지의 카렐차페크 카페,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 지하의 포트넘앤메이슨 티룸. 둘다 괜찮았습니다. F&M 티룸은 한 번 더 가보는 것이 몇 년 째 목표인데 매번 다른 카페 가느라 건너 뛰는군요.


9번째 여행은 생협 여행이었습니다. 생협에서 곗돈 붓듯이 같이 적금 들어서 모아다가 같이 여행 짜서 갔지요.
생협 멤버랑 같이 여행 계획을 짜면 재미있는게 여행일정이 따로, 또 같이입니다. 그러니까 각자 가고 싶은 곳을 고르고 '여기 갈 거예요', '저기 갈 거예요'라고 짜다보면 내키는 곳으로 같이 모여서 움직입니다. 혼자 다니기도 하고 여럿이 같이 움직이기도 하고요. 재미있지요.+ㅅ+



생애 최고의 카페라떼라고 단언하는 긴자 폴 바셋의 카페라떼. 이 때만 좋았습니다.(...) 다른 폴 바셋 지점에서는 이 정도의 감동적인 맛을 못 느꼈거든요. 그 옆은 지유가오카의 AEN에서 먹은 제철채소세트. 채소가 참 맛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뛰어 넘는 채소를 만났으니, 홋카이도에서 먹은 채소요.; 그곳은 진짜 감동입니다.;


10번째 여행은 가족 여행이었습니다. 홍콩여행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기억에 남은 것은 딤섬뿐. 가족 여행은 반드시 패키지로 가야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 교훈대로 지난 가족 여행은 패키지로 갔는데, 확실히 훨씬 마음 편하더라고요.'ㅂ'
물론 마음이 편하다고 해도 고생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패키지는 패키지 나름의 문제가 있어요. 특히 '중국인같은한국인'의 행동에 동의할 수 없었거든요.



홍콩에서먹은 맛있는 식사는 부모님이 테이크아웃해서 사온 음식들이었습니다. 마지막날 점심으로 크리스탈 제이드의 딤섬을 먹었지만, 이게 가성비가 좋아요. 마음 편하고요.-ㅠ-



11번째 여행도 G와 같이. 하하하; 이 때는 밤도깨비로 갔는데, 이게 마지막 밤도깨비여행입니다. 물론 이 때 이후로 잠시 밤도깨비 상품이 없어지긴 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체력이었습니다. 나이 먹으니 밤도깨비는 못 가겠더군요.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은 맛있습니다. 물론 도쿄에서 먹는 아이스크림 중에서는요. 아이스크림의 최고봉은 뒤에 등장합니다. 그 옆은 신주쿠에 있는 와치필드 라비린스 점에서 먹은 티세트. 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그릇이!



하지만 이 때 여행의 최고봉은 바로 이 책들입니다. 활판인쇄로 찍은 책들.+ㅅ+



12번째 여행도 G와 함께. 허허허;
중간에 여행 계획을 하나 날렸고, 나중에 G의 친구한 명이 참가하고, 저는 밤도깨비 여행을 온 생협 멤버들이랑 함께 합류해 움직였습니다. 그러니까 12번째 여행은 조금 복잡하게 돌아가네요. G와 같이 여행 계획을 짰다가, 신종플루로 취소하고. 나중에 여행을 다시 잡고는 여행 전반부는 혼자서, 중반부는 G랑 함께, 후반부는 생협 멤버들과 함께 움직입니다.

여행 개요를 적은 걸 보니 솔로잉 → 파티 → 일정변경 → 취소 및 일정변경 → 파티 2 → 파티 3 → 파티 2
이렇더군요. 하하하;
이 때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던 데다가 여행에 시큰둥해 있었습니다. 그래도 사진은 꽤 많네요. 이 때 에노시마와 가마쿠라를 다녀왔습니다.


지유가오카에서 먹은 초콜릭서. 저게 왜 엘릭서인지 이 때 마셔보고 깨달았습니다. 저거 한 잔으로 기력(스테미너)이 완전히 충전되더군요. 그 옆은 지유가오카의 와치필드 매장입니다. 참 귀여워요.>ㅅ<



이 여행에서의 최고봉은 역시 기타야마 커피점.
이 때 흥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지금까지 마셨던 그 어떤 커피보다 맛있습니다.




오차노미즈역에서. 이런 분위기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에노시마의 고양이와 가마쿠라 하치만구의 도리.



13번째 여행은 여름. 그것도 8월 초였습니다. 혼자서 다녔고, 온종일 걸어다니다가 뻗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야나카의 마네키네코, 하치만구의 흰 연꽃. 연꽃은 정말로 멋집니다. 수련은 대개 눈 높이 보다 낮은 곳에서 피지만, 연꽃은 다릅니다.



호쿠사이사보에서 먹은 세트, 그리고 그 옆은 진보쵸의 마루카. 마루카는 싸고 맛있는 우동집입니다.-ㅠ-




간사이에서는 안파는 요지야의 파르페. 왜 안 파니! ;ㅁ; 그 옆은 구치나시 .. 가 아니라 카푸치노입니다.




이 때는 참 많이 폭주했군요. 이건 피에르 에르메와 라뒤레의 마카롱. 그 옆은 야나카에서 사온 센베.



14번째 여행은 추석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본에 있던 S랑 교토에서 만나 함께 돌아다녔지요. 첫 간사이 방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줄창 간사이만 갔구나...ㄱ-; 비용이 싸다보니 간사이쪽만 가게 되더라고요. 정확히는 간사이 중에서도 교토.;


텐시노사토는 이 때 처음 갔습니다. 두 번 갈 생각은 없음. 아니, 왕자 세실이 보고 싶다면야 여기 갈 수 밖에 없지요.;




교토의 고찰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찍어 올렸을테니 다른 걸로 올립니다. 이노다 커피 기요미즈데라점이었나, 하여간 교토 특유의 정원이 보이는 지점입니다. 거기서 S랑 같이 먹은 세트. 아침 먹고 나와서 브런치를...(...)
그 옆은 유명하다는 바늘집입니다.+ㅆ+ 비밀의 정원에 들어가는 기분이었지요. 상점가의 작은 골목을 따라 들어갔더니 저런 정원과 저런 집이!



정지용, 윤동주 시비. 도시샤 대학에 있습니다.



철학의 길을 걷다 만난 고양이와 입을 홀라당 제게 먹힌 요지야 여인네. 근데 맛차 라떼 정말 맛있습니다.;ㅠ;



그래서 15번째 여행도 교토. G와 함께 갔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시타딘에 묵었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부엌이 있거든요.-ㅂ-; 조식을 따로 챙겨먹는 것보다 시장에서 이것저것 사다 먹는 것을 좋아해서 부엌이 있는 쪽이 좋더군요. 하지만 시타딘은 숙박비가 높다는 게 문제입니다..ㅠ_ㅠ
하지만 이 때 여행의 제일 큰 목적은... 은...;



일단 최근 먹었던 센베 중 가장 귀여운(...) 여우 센베, 그리고 간사이 여행을 가면 대개 점심으로 챙겨먹는 호라이 만두.



여행은 흑심을 타고. 간사이 여행을 가서 가나자와를 찍고 바로 내려온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음하하하!


16번째 여행은 홋카이도 여행. 이 때는 Kiril님이 여행 계획을 잘 세워주신 덕분에 편히 갔습니다. 자연경관 보기에는 홋카이도가 참 좋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고, 이 뒤에 본 소여사의 홋카이도 찬양서 때문에 다음에도 또 가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겨울에 한 번 가보고 싶은데 될려나 모르겠네요. 올 하반기에는 지금 프로젝트에 참여하냐 마느냐가 걸려 있는지라.;



더워보입니다. 그래도 참, 저렇게 늘어지게 자고 싶군요. (아사히카와 동물원)




푸른 연못. 공포소설의 배경이 되어야 할 것 같군요. 하하하;
"저 아래는 연인에게 배신당한 여자의 유골이 잠들어 있어..."

믿으시면 곤란합니다.




최고의 아이스크림 두 곳. 메론 아이스크림은 정말 메론맛입니다. 정말로요.-ㅠ-




그간 여행에서 먹었던 채소 중 가장 맛있습니다. 이에로(옐로우)의 수프 카레.
카스테라는 치토세 공항에서 먹었던 홋카이도 우유 카스테라. 우유도 맛있고 카스테라도 맛있습니다.
우유푸딩은 그야말로 우유 그 자체.


17번째 여행은 가족 여행이었습니다. 두 번째 가족 여행. 하와이였는데 블로그에는 글은 올렸지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시간이 좀 지났으니 공개해도 되겠지요.-ㅁ-;



숙소 근처에 하겐다즈가 있어 행복했습니다./ㅅ/
그리고 저 함선 참 좋더라고요. 하지만 저게 진주만 메모리얼관이라는 걸 생각하면 조금.... 그래도 밀덕이 아닌 저도 눈이 휙휙 돌아갔으니, 저런 모형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반하실 겁니다.




불량식품 같아 보이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ㅅ+




마우이섬은 나중에 다시 가보고 싶더군요. 간다면 스킨스쿠버도 해보고 싶고요. 하지만 언제 갈 수 있을라나.;


18번째 여행은 G랑 같이 교토. 그것도 7월 말의 교토였는데,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 때 이상 저온현상에서 막 벗어나던 때라, 상대적으로 선선한 편이었거든요. 오히려 지금의 서울이 더 더울 정도입니다. 막판 이틀 정도는 덥긴 했지만 그래도 요즘 날씨 정도였기 때문에 7월의 교토가 무진장 덥다는 것은 체험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날씨 같은 정도라면 교토가 덥다해도 한국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아니, 생각해보면 서울이 더 더웠다니까요.




고베의 라미. 맛있습니다.-ㅠ-




나라의 대불푸딩, 교토 기온 키나나의 파르페.-ㅠ- 기온 키나나는 다음 여행 때도 꼭 찾아갈겁니다.




여행 전에 취미서적과 DVD는 이미 구입해두었고, 여행 동안에는 열심히 먹었습니다. 꿈의 궁전 피콜로가 떠오르는 모습의 마르브란슈. 마르브란슈에서 먹은 세트였는데 이름은 잊었습니다.-ㅠ-;



케이분샤와 골목길 연가의 배경인 나가야.



으음; 여기까지 정리한 것만으로도 상당하군요. 하하하.;ㅂ; 도대체 여기 들어간 비용이 얼마냐 하시면 .... 외면하렵니다. 대신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하고요.


첫 사진은 채마밭이 아닙니다. 이전에 잔디밭만 찍어 올렸더니 여기가 어디냐 묻는 분이 있으셔서 올려봅니다. 창덕궁 정문 기준으로 오른쪽, 동쪽에 있는 화단입니다. 높이가 꽤 되어요.




종로문화원 옆 채마밭입니다. 이제는 상당히 자랐네요. 근데 몇몇은 아직 정체를 못알아보았습니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포석 왼편은 딸기입니다. 그리고 저 멀리 돌담 아래 심은 것은 옥수수고요. 근데 사진 오른편 하단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더 커서 열매든 뭐든 달려야 알 수 있겠지요. 정 모르겠으면 아버지께 여쭤봐야..-ㅁ-;




딸기는 열매가 꽤 달렸습니다. 하지만 먹음직스럽게 달린 것은 없더라고요. 아니, 딸기 잎사귀 아래를 뒤지지는 않았으니 나중에 다시 보면 다를지도 모릅니다.




상추랑 아욱이었나. 아, 저 커다란 잎사귀가 뭐였는지 지난번에 이름 적어놓고 또 잊었네요.T-T;

저 멀리에 무성한 잎이 달린 것은 깨입니다. 들깨인지 참깨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후자?




사진 하단은 꽃상추. 근데 그 위쪽에 보이는 건 뭔지 모르겠습니다. 생긴 걸 봐서는 무랑 비슷한 종류가 아닌가 생각하는데, 잎 색이 자줏빛이 돕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혹시 적케일?-것들과 그 뒤의 깨. 깻잎을 생각하면 아마도 참깨.
이전에 듣기로는 들깻잎은 못 먹고 참깻잎만 먹는다더군요.
틀렸습니다.T-T; 들깻잎을 먹고 참깻잎은 못먹네요. 양쪽의 과가 다르다는듯....;




그리고 역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이랑 총각무 혹은 열무인가 싶은 것들. 아.. 아직 채소에 대한 공부가 부족합니다. 살림을 하지 않으니 도통 모르겠다니까요.;ㅁ;



언제 날잡고 어머니나 아버지께 여쭤봐야겠습니다.


한국과 캐나다 수교가 벌써 50주년이랍니다. 아니, 벌써가 아닌가요. 지금 50년을 빼면 60년대에 했다는 이야기일테니 말입니다.
하여간 50주년을 기념해서 숙명여대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답니다. 전시회 종류는 표스터에 나와 있듯 세 가지입니다.

1. 캐나다 빙하사진 및 영상전
이건 6월 4일까지만 한답니다.
캐나다 자연사 박물관 기획전인가본데 캐나다 왕립 지질학회에서 발행하는 『Canadian Geographic』에 실린 사진들이라네요. 북극사진도 있다고 하니 꽤 볼만할 것 같습니다. 근데 6월 4일까지는 시간이 안난다는 것이 나름 함정..;
그러고 보니 캐나다도 영 연방이군요.; 잊고 있었습니다.


2. 제임스 게일과 스코필드 박사
한국 근대화와 관련이 있는 캐나다 사람들을 소개하는 자리랍니다. 스코필드 박사 부부는 외국인 최초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었다네요. 지난 번에 신문 기사로 얼핏 보았던 듯합니다.


3. 빨강머리 앤과 캐나다 도서전
두말이 필요 없지요.^^; 캐나다하면 단풍나무 시럽과 e가 붙은 앤이 먼저 떠오릅니다. 도서전이라니까 책만 주로 전시할 것 같아 조금 아쉽긴 합니다. 하기야 한국에 소개된 『빨강머리 앤』이나 몽고메리의 책만 해도 종류가 상당하니까요.'ㅂ'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찾아가보세요!
(솔직히 메이플 시럽 같이 캐나다 특산품을 싸게 판다면 홀라당 넘어갔을텐데 다행히 그건 없군요...;...)



덧붙이자면 매번 쓸 때마다 헷갈립니다. 빨간머리 앤? 빨강머리 앤? 어느 쪽이 한국어 표기법으로 정확한가요? -_-;


아직도 정체를 밝히지 못한 나무입니다. 조팝나무인지 아닌지 아직도 헷갈리네요. 정체를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이미 꽃이 졌습니다. 그러고 나니 이팝나무가 열심히 꽃을 피우는군요. 요즘 버스정류장 가로수에 핀 하얀꽃을 보니 이팝나무 같더군요.




이대후문이니 아마 이대부중? 어디서 달큰한 향이 나길래 올려다보니 등나무꽃이 피었습니다.




등나무는 좋은데, 그 아래에 떨어지는 벌레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하하.;ㅂ;




종로문화원 옆 채마밭. 요 일주일 사이에 부쩍 컸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듬성듬성했는데 지금은 꽤 많이 컸고. 거기에 딸기 꽃도 많이 피었더라고요.




딸기꽃도 은근히 예쁩니다. 하기야 흰색과 노란 꽃심의 조합이 안 예쁠리 없지요.^^:




벌써 딸기가 열린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 먹고 싶진 않아요. 차도 바로 옆이라 ....(먼산)





혜화로터리에서 성대입구로 걸어가는 도중에 만난 작은 화단입니다.




초롱꽃? 아니겠지요. 꽃 모양 자체는 크로커스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꽃일 겁니다. 솔직히 모양보고는 문어비엔나라 생각했습니다..ㄱ-; 꽃 벌어진 모습이 딱 그래요. 속에는 노란색 수술이 있습니다.




사진으로는 그렇게 노란색으로 보이진 않네요. 아무리 봐도 모양이 문어비엔나.....




봄부터 사진 찍었던 화단은 이렇게 푸릇푸릇합니다./ㅅ/





창덕궁 오른편 화단은 거의 눈높이입니다. 가슴높이라, 서 있으면 화단 위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군데군데 보이는 토끼풀 무더기.




저 하늘색의 작은 꽃은 별꽃이라 불렀던 것 같은데 원래 이름을 잘 모르겠네요. 이것도 꽃다지나 냉이꽃이 핀 다음에 피더군요. 소꿉놀이 할 때 자주 썼습니다.(...)




토끼풀도 흰색 말고 약간 자줏빛으로 물든 것이 보입니다. 저걸 엮어서 팔찌 만들었던 기억도 있긴 한데,. 요즘에는 화관만들 정도로 많이 못 구할걸요?



라일락은 사진을 놓쳤습니다.ㅠ_ㅠ 내년에는 꼬오오옥 제대로 찍어보리! ;ㅁ;
종로문화원이 어디있는지 감이 안 올 분도 있겠지요.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가장 편하게 설명하자면 광화문 근처, 동십자각 옆, 더 정확히는 트윈트리타워 길 건너편입니다. 자주 걸어다니다보니 그 옆에 텃밭이 생긴 것도 보았고 가끔 지나갈 때는 얼마나 자랐나 보기도 합니다. 한데 생각보다 잘 못크네요. 요즘 날씨가 엉망이라 그런가.



사진기를 꺼내든 것은 이 꽃 때문입니다. 딸기 꽃 같은데, 노지 딸기를 볼 수 있을 것인가 싶었지만 못 볼 것 같군요. 날씨 문제가 아니라 유동인구의 문제입니다.(먼산) 과연 사람들이 건드리지 않을까요.




한 곳에만 핀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피었습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것은 꽃상추네요.




시야를 넓히면 이렇습니다. 저 뒤로 보이는 것은 콩이 아닐까 추측하는데 확신은 못합니다. 이러다 오이면 낭패죠.-ㅁ-;




상추가 튼실하게 자라면 아마 문화원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지 않을까요. 잠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아욱이었나, 종종 애들이 우산 대신(!) 쓰곤 하는 커다란 잎사귀 자라는 채소랑, 가지, 고추 정도입니다.

가끔 안부 확인하고 있으니 튼튼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ㅅ<
정확히는 4월 말에서 5월입니다. 이 때는 흰꽃이 많이 보이더군요. 물론 철쭉과 영산홍 제외입니다. 철쭉은 한창 피어서, 화단의 녹색잎이 안 보일 정도입니다. 보고 있노라면 눈이 어질어질하네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눈이 안 좋은데.



아마도 조팝 나무. 제일 많이 보이는 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도 아마 조팝.




조팝나무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나무입니다.




흰꽃은 맞는데,




위에 보이는 조팝나무는 관목이잖아요.




꽃도 자세히 보면 긴가민가 하고 말입니다. 벚꽃은 꽃잎이 겹쳐지는데 이건 아예 떨어져 있고요. 향은 달달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근데 굉장히 흐드러지게 피었어요.'ㅂ'




날림으로 사진 투척. 그리고 다시 엑셀과 씨름하러 갑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나랑 좀 싸우자! -_-;
가끔 주변 사람들이 국어청, 국어청이라고 하길래 저는 이게 국립국어원의 다른 이름인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국중박이나 국중도처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간단히 줄여 부르는 것이더군요. 국중박이나 국중도는 종종 들었지만 국어청이라는 단어는 최근에야 알았습니다.-ㅁ-

어제는 강남에 출장이 있어 갔다가 국어청의 그림책 전시회에 슬쩍 다녀왔습니다. 마음 먹고 가지 않으면 가기 힘든 곳인게, 지도상 위치는 강남역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실제 가보면 등산을 하게 됩니다.



사진으로는 참 가기 쉬워보이죠? 아닙니다. 언덕 경사도가 상당해서 오르다보면 정신이 혼미할 정도입니다. 가기 편한 역이 강남역이라지만 참 가기 불편한 위치입니다.(먼산)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조용한 분위기인 것이겠지요.
(도서관의 접근성에 대해서는 서울도서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방문한) 도서관에 불만이 있습니다. 특히 국중도!)




그러고 보니 국어청의 지난번 방문도 그림책 구경하려 간 것이었군요. 그 때는 쿠엔틴(퀜틴) 블레이크의 그림 때문에 갔습니다. 벌써 그게 2007년도의 일이군요.; (영국 어린이도서 일러스트레이션전 링크)
이번에는 폴란드 도서전이니다. 폴란드에 대한 이미지는 좀 희미한데다가, 아서 슈피겔만의 『쥐』에서 그리 좋은 모습으로 묘사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여기도 참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오스트리아나 독일 못지 않은 대국을 건설했다가 히틀러의 독일에게 분할 점령당했고, 그랬다가 독립했더니 공산화. 그리고 개혁 개방을 맞았지요. 그런 역사적 사실만 대강 알고 있는데 위인들을 떠올리면 참 무시무시한 곳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서 다룹니다.




국어청과 폴란드 대사관이 함께 했네요. 이름은 대부분 낯설고 그림도 낯설지만 보면 굉장히 유머러스합니다.




폴란드의 이미지를 한 장에 다룹니다. 쇼팽과 마리 퀴리가 함께 있네요. 그렇죠. 당당히 폴로늄이라고 주기율표에 국가이름을 박아 놓은 대단한 나라입니다.



각각의 설명을 다루었지요? 종이 오리기 그림은 비치난키.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뾰족지붕 교회가 많고, 코페르니쿠스도 여기 출신입니다. 폴란드의 전통 그릇도 상당히 예쁘지요. 그러고 보면 쯔비벨무스터, 양파꽃 그림은 체코 쪽입니다. 동유럽의 그림은 묘한 감상을 불러일으킵니다.




네 개의 그릇. 이보나 호미엘레프스카의 그림입니다.





그릇이 변화무쌍하지요.





하얀곰, 까만 암소. 책이 앞 뒤로 다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쪽을 다 보면 다른 쪽으로 뒤집어 보아야 합니다. 이게 상당히 웃겨요. 흰곰은 흰 살결이 마음에 들지 않아 검은 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장갑을 낍니다.





그러고 나니 오른쪽 하단의 모습이 됩니다. 흐흐흐.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뿌듯하게 느끼지요.





색깔 동물. 이건 보고서 감탄했습니다. 책 자체도 마음에 들었는데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돌 전후의 아기들에게도 좋겠더라고요.





굉장히 직관적입니다. 번역본이 있는 경우 하단에 번역본과 원본이 같이 있는데 이 책은 하나만 있는 걸 보면 한국에 번역이 안되었나봅니다. 참 재미있는 책인데 말이죠.

책을 펼치면 안에 동그란 구멍이 뚫려있고, 그 속으로 색이 보입니다. 어떤 것은 검정, 어떤 것은 녹색, 어떤 것은 분홍, 어떤 것은 노랑. 구멍뚫린 장을 넘기면 그 아래에는 저 실루엣이 있습니다. 실루엣 왼편, 그러니까 구멍 뚫린 장에는 해당 동물의 이름이 폴란드어와 영어로 함께 씌어 있습니다. 어떤 동물인지 보시면 바로 아시겠지요? 실루엣만으로도 충분히 확인 가능합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개구리, 병아리, 다람쥐, 물개, 고양이, 고래)





세상에서 가장 큰 무는 다른 동화에서도 여러번 보았습니다. 일본, 러시아 버전으로 본 것 같네요.





이건 좀 규모가 큽니다. 모든 사람들이 달려 들어 무를 뽑으니까요.





팜필리오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인가 싶더군요. 이건 글이 많은데다 번역본이 없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래 설명에 따르면 물이 없는 숲에서 팜필리오라는 열매 덕분에 모두가 살아날 수 있었다는 내용이랍니다.





아래 보이는 동그란 열매가 팜필리오입니다.





파렌하이트의 수수께끼. 여기서 은영전을 떠올리신 분 손! -_-;

화씨의 파렌하이트입니다. 이 사람도 폴란드. 게다가 그 옆에는 쇼펜하우어도 있었습니다. 폴란드, 무서운 동네.;





이게 쇼펜하우어. 그림책이 아이들용이 아니라 어른용처럼 보입니다. 위인전인듯한데, 하기야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그림책 볼테니까요. 이건 내용상 초등학교 중간까지도 보겠지만 말입니다.





백조왕자. 그림동화든 안델센 동화든 어떤 것은 그림이 섬뜩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그랬습니다. 굉장히 쓸쓸합니다.





쐐기풀을 꺾어다가 오빠들을 위한 옷을 만드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위에서도 거기까지는 나오니까요. 한데 그림책을 보면 맨 마지막 그림이, 호숫가를 배경으로 한 사람이 서 있는 내용입니다. 그 사람의 왼팔은 백조 날개. 근데 그 뒷모습이 소름끼치게 쓸쓸합니다. 서글퍼 보여요. 아으...;ㅂ;





하지만 여기의 새 그림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섬세합니다. 깃털이 생생하더군요.





순서가 바뀌었지만, 이건 도중에 있던 그림책, 누가 누구를 먹나입니다. 한국어로도 번역되었습니다. 이것도 어른을 위한 동화책? 생태계 먹이사슬을 잘 보여주네요.:)





저 오른쪽 하단 부엉이 뱃속에는 고슴도치가 있었습니다. 고슴도치는 웬만하면 못 먹는 걸로 아는데 쟈는 참 먹성도 좋군요.

한 장 한 장에 커다란 그림이 있는데, 동물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각각의 동물들은 먹고 그 다음장에서 먹히거나 죽거나 하면서 새로운 동물로 변화합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참 좋겠네요. 아니, 저 세밀화가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한 권 구입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5월 26일인가, 하여간 앞으로 전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3주 정도야 금방 가니까요.

폴란드 그림책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가보고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 번쯤 기회 되면 살짝 둘러보시어요. 전시장은 작지만 볼만 합니다.+ㅆ+

일주일 전에 제비꽃이라며 사진을 올렸습니다.(링크) 그런데, 엊그제 길을 걷다가 이 '제비꽃' 군락을 보았습니다. 덥석 사진을 찍고 나서 뭔가 이상하다며 자세히 들여다 보았더니 잎사귀가 제비꽃과는 좀 다릅니다. 다른 곳에서도 보았는데 이건 제비꽃이 아닌가봅니다. 그러니까 원래 알던 제비꽃이 아니라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네요?

옛날 옛적에 『작은 아씨들』을 보았을 때, 베스가 이웃집 할아버지에게 선물로 주었던 슬리퍼에는 삼색 제비꽃을 수놓았다고 했지요. 그거 팬지라고 했던 것 같은데 재번역본에는 어떻게 실려있는지 모르겠네요. 하여간 그걸 생각하면 이것도 제비꽃의 개량형이나 변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 보면 확실히 다릅니다. 잎이 훨씬 크고 꽃도 제비꽃의 1.5배쯤 큽니다. 그리고 잎사귀는 더 크고요. 거기에 제비꽃은 잎 두께가 얇은데 이쪽은 더 두껍고 질겨 보입니다. 거기에 칸나 잎처럼 약간 도르르 말려 있는 것 같아 보이고요. 잎사귀에 잎맥이 여러 줄 뚜렷하게 보인다는 점도 다릅니다.
하여간 올해는 여기저기 꽃 구경하면서 식물 형태 공부도 하는 것 같으니..-ㅁ-;
(뜬금없이 순천 정원 박람회가 어떤가 조금 궁금합니다. 하지만 1만 얼마의 입장료 내고 들어갔다가는 실망하고 돌아올 것 같은데..)




이건 조팝나무일겁니다. 관목이 조팝, 나무가 이팝이었던가, 그럴거예요. ... 라고 쓰고 찾아보니 이팝나무는 꽃 모양이 다릅니다. 그럼 그것도 그냥 조팝나무인가? 나중에 다시 확인해야겠네요.



개나리와 조팝나무. 아니, 그러니까 왜 이상하게 꽃들이 한 번에 피는 거냐고요.
제가 다니는 길에는 이제 막 벚꽃이 지고 있고요, 개나리도 있고요, 진달래도 있고요, 라일락도 진한 향을 풍기고요, 철죽도 지금 핍니다. 벚꽃이랑 매화랑 함께 필 때 알아봤어야 했나요. 올 봄 날씨가 엄청난 변덕을 부린다는 걸요.




응? 이건 무슨 나무를 찍은 거지?; 하여간 길 가다 발견해 찍은 꽃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나무인지...OTL 아, 꽃나무 공부 더 해야겠습니다. 이럴 때는 아버지께 여쭤보는 것이 빠른데 지난 주에도 못 뵈었어요.T-T; 이번 주말에 오시면 여쭤봐야지요.

그나저나 이번 주말에는 잊지말고 부모님께 드릴 봉투와 꽃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으으으.;ㅂ; 잊으면 안돼!
비가 와도 걷습니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해 오늘까지, 주말을 제외하면 바로 버스를 타고 출근한 건 딱 한 번뿐입니다. 비가 자주 오긴 했는데 아침에 운동을 하는터라 그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걸었습니다. 그 참 희한하지요. 그렇게 비가 자주 왔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주말을 제외하면 버스를 한 번만 탔으니, 비가 온 건 다 주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아니면 낮이라서 아침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걸어서 출근했다는 겁니다.-ㅁ-; 참 의외죠.;



지금은 이미 파릇파릇 훨씬 많이 자랐습니다. 이 사진에 보이는 것의 두 배쯤. 나중에 꽃 피면 찍어서 올리지요. 아, 그러고 보니 이 주변에 냉이꽃도 많이 피었던데 사진 찍을 생각은 못했습니다.^^; 냉이꽃하고 꽃다지 많이 피기로는 창덕궁 화단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사진은 안 찍었네요.




제비꽃. 보라색이 흔하고 그 외에 흰색도 있는데, 이건 살짝 연보랏빛이 돌더라고요. 그라데이션이 있는 게,




아마도 벚나무. 종묘입니다. 요즘 종묘와 창경궁을 잇는 공사가 언제 시작하나 눈치보고 있는데, 올 2월부터 한다더니 아직 안 하더라고요. 종묘는 지금 한창 공사중인 걸로 아는데, 거기에 저렇게 커다란 벚나무가 있습니다. 가로수로 심어 놓은 키 작은 벚나무만 보다가 저렇게 훤칠하게 큰 벚나무를 보니 신기하더군요.




길가다 찍은 화분. 오른쪽의 저 빨간 꽃이 뭔지 궁금합니다. 나팔꽃? 아니, 페튜니아? 그런 종류의 통꽃인데 이름을 도통 모르겠더군요. 근데 빨강이 참 예쁜 빨강입니다.+ㅆ+




꽃이 피어있는데 무슨 꽃인가 들여다보고 놀랐습니다.




저 아래 화분에 있는 몸통이 무였어요.-ㅁ-; 무 꽃이 벌써 피다니?




자세히 보면 무꽃도 상당히 예쁩니다. 아마 겨울무를 그대로 화분에 두어 내둔 것이 저렇게 꽃대를 올리지 않았을까요. 게다가 그 주변의 다른 화분들은 아마도 고추.^^;




경복궁역 근처에도 화단을 조성했습니다. 이건 다 들꽃 같은 느낌인데, 하얀 꽃에 눈이 가는군요.




카모마일 혹은 카밀레가 아닌가 싶어 말입니다. 확신은 안 서지만 잎사귀가 국화 .. 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사하게 갈라진 걸 보니 그런가 싶습니다. 아니, 확신은 안 선다니까요.'ㅂ';




자아.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보고서 써야합니다. 기틀 잡아서 오늘 중으로 스삭해야지 내일 에바를 마음 놓고 볼 수 있단 말입니다...;ㅂ; 분명 에바 보고 나면 아무것도 못하고 넋 놓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 오늘 중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리고 오늘 저녁에는 꼭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을 다 읽어야....;
관련글: 수요일의 잡담(링크), 곰은 한 마리가 아니었다.(링크)

앞서 쓴 것이 다 수요일의 잡담이었군요.-ㅂ-;

지난 월요일이었나. 걷다 말고 북극곰 사진을 다시 찍어야겠다 싶어서 찾아갔습니다. 그랬더니 곰 위치가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그러니까 앞쪽에 나와 있던 곰과 뒤쪽에 있던 북극곰이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슬며시 사진 찍으러 다가갑니다.




뭐, 뭐야 이거! 저 꽃!
게다가 야단치고 있어?




야단 맞는 것은 이쪽.


그러니 앞의 사진으로 다시 돌아가면; 삿대질 하는 꽃 꽂은 북극곰과 반성하고 두 손 드는 흰곰으로 보입니다. 아마 B님과 유라님은 즐거워 하실듯.+ㅅ+

S양의 정보 추가!

아래, 개나리를 닮은 꽃은 영춘화랍니다.+ㅅ+


몇 주 전엔가 올렸던 꽃 사진입니다. 근처에 개나리도 있는데, 아무리 봐도 개나리와는 다릅니다. 개나리는 관목이라, 가지가 전체적으로 갈색이고 꽃이 먼저 핍니다. 근데 이쪽은 조금 다릅니다.




가지는 진한 녹색. 흔히 녹두색이라 부르는 그런 색입니다. 거기에 꽃 핀 느낌도 사뭇 달라요. 이쪽은 꽃 색도 연해서, 개나리색이 아니라 괭이밥인가, 그 노란꽃과 비슷한 색입니다. 근데 이쪽도 관목은 관목이라니까요. 개나리처럼 촘촘하게 피지 않아 그렇지.




꽃도 조금 다릅니다. 음, 사진으로만 찍어서 자세히 들여다 보진 않았는데, 이쪽은 갈래꽃인가 싶네요. 개나리는 통꽃이었지..요?



옆에서 찍으니 확연하게 다르네요. 앞에서 보기에는 개나리와 비슷하지만 이 꽃은 꽃 대롱이 더 깁니다. 그리고 꽃받침도 녹색이네요.'ㅂ'
...
그러니 네 녀석의 이름은 뭐냐.;




이쪽은 개나리. 개나리의 노랑은 정말 진한 노랑입니다. 사진에서는 흐리게 나왔네요.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면 무섭다는 걸 요즘 실감합니다. 산 중에 핀 개나리는 특히 무섭습니다. 사직터널에서 금화터널로 넘어갈 때 보이는 산 왼쪽에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나무들은 몇 그루 안 보이는데 그 아래 개나리만 무성합니다. 아직 녹색도 안 도는 산에 노란 것이 여기저기 뭉치로 있으니 무섭게 보이더군요. 게다가 그 강렬한 노랑이라니. 진달래도 흐드러지게 피면 무섭습니다. 역시 민둥산에, 갈색으로 칙칙한 곳에 진한 분홍이 피니까요.
철쭉은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철쭉이 필 때쯤에는 이미 산에도 녹색 물이 올랐거든요. 그러니 덜한데, 개나리나 진달래는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이것은 매화. 생강나무인지 산수유인지가 예쁘게 피었는데 그 앞에 또 꽃이 보이길래 자세히 보니 매화입니다. 매화는 벚꽃보다 일찍 피는데, 가까이 보면 사뭇 다릅니다. 벚꽃은 매달려 피지만 매화는 가지에 붙어 피거든요. 하지만 둘을 멀리에서 보면 분간할 자신이 없습니다. 허허허;




마지막은 작업실에서.

테이크아웃 커피컵에 옮겨 놓은 유자들은 잘 크고 있습니다./ㅅ/
아침에 출근하다보니 집 근처의 벚나무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습니다. 벚나무가 참 예뻐서 볼 때마다 세이메... 아니라 세이시로를 떠올린다니까요. 아, 진짜 벚나무에 트라우마가 생겼다면 그 모든 책임은 그 세이시로에게 떠넘길겁니다. 그놈의 세이시로, 그 놈의 스바루. 이건 평생을 들고 갈 트라우마입니다.-_-+

본론으로 돌아가서, 벚꽃이 예쁘니 올해도 사진 찍어야지 라며 가방에서 카메라를 찾는데 머리 위에서 새 소리가 들립니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나는군요. 당황해서 머리 위를 올려다보는데, 요즘 눈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간이라도 챙겨먹으면 좀 나을까 싶지만 먹을 시간이 당최 있어야 말입니다.-_- 기껏해야 순대 부속? 하여간 나뭇가지 사이를 여기저기 들여다보는데 뭔가 움직입니다.


왼쪽이 꽁지, 오른쪽이 머리. 지금 식사중입니다. 열심히 꽃을 잡아 뜯는군요. 네놈!




줌을 풀어 놓고 다시 찍으니 사진 중앙에서 조금 왼쪽으로 다시 보입니다. 네놈 이름이 뭐냣! 꽃 구경 하러 나온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하다니! (웃음)




... 엇. 여기도 한 마리 있었는데 어디로 숨은거지.ㄱ-; 하여간 두 마리가 한 나무에서 나란히 아침 식사 중이더군요. 갑자기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토리빵. 벚꽃을 밥으로 하는 녀석은 뭘까요. 새소리는 꽤 귀에 익었는데 말입니다. 직박구리 치고는 머리털이 얌전하고. 그럼 뭘까요. 꽥꽥 거리는 소리는 아니었는데.


하여간 아침부터 재미있는 것을 보았습니다./ㅅ/


2013. 4. 10. 수.




2013. 4. 10. 수. 같은 날, 조금만 더 걸어서.




2013. 4. 10. 수. 신촌의 봄.
적고 보니 같은 날이네요. 그날 오후.




같은날, 같은 자리.
아마 오늘 벚꽃은 더 피었을 겁니다. 만개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피었을 거예요. 이번 주말은 신촌 벚꽃 축제일.




2013. 4. 11. 목. 경복궁 서쪽 화단. 상당히 힘을 줬더군요.




이거, 상당히 비싼 꽃 아니던가요.; 팬지가 아니라 비싸 보이는 꽃을 심다니!




게다가 여기엔 라넌큘러스를 심다니! 한 송이도 아니고 잔뜩 심었더군요.
이 글 쓰면서 처음으로 라넌큘러스의 철자를 알았는데, ranunculus입니다. 말할 때마다 혀는 꼬이지만 꽤 좋아합니다.:)

화초이름을 잘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개나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압니다. 그러니 이 꽃이 개나리가 아니라는 건 확실합니다. 개나리라기엔 화심(?)이 짙은 노랑, 주황에 가까운 색이고 개나리보다는 꽃 직경(?)이 넓거든요. 도대체 정체가 뭐냐며 투덜대지만 지금도 모릅니다.;




드문드문 엷은 흰색에 가까운 꽃잎도 보이는데 도대체 뭐죠. 복수초 같은 건 아닐텐데? 개나리보다는 빨리 폈지만 꽃 크기도 개나리와 유사합니다.
...
설마 개량형 개나리인가! (...)



사진을 찍고 옆으로 이동하는데 순간 어느 녀석과 마주쳤습니다.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다면 이 녀석이 포르륵 날아갔을 텐데 그렇진 않았습니다. 덕분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요.




약 2미터 거리에서 저렇게 앉아 있더군요. 한달 쯤 전에 토리빵을 정독한 터라 떠올리면 이 새가 뭔지도 짐작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곤줄박이?; 저런 화사한 색의 새가 무슨 종인지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히요짱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직박구리는 알아봅니다. 엊그제 대학로에서 정면으로 마주치고는 놀랐지요. 카메라 꺼낼 틈도 없이 날아가서 아쉽습니다. 확실히 머리 감고 나서의 부시시한 것 같은 머리(깃)털을 가지고 있더군요. 알아보기 참 쉽습니다.




날개깃 색이 참 예쁘더랍니다.:) 덕분에 사진 찍고는 흡족한 마음으로 귀가 ...가 아니라 歸작업실 하여 일에 매진했다는 거죠. 흑.;ㅂ;
장소는 서울역사박물관이었습니다. 1월 6일로 끝났는데, 토요일 오전에 보러 갔으니 일주일만에 올리는 셈이네요. 아직 밀린 사진도 많은데 게으름 피우다 늦었습니다. 제깍 제깍 올려야하는데 말입니다.


정보 출처는 아버지. 아버지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한옥공모전 전시회를 하고 있다고 일러주시고는 다녀오셔서는 이런 저런 사진을 찍어 오셨더랍니다. 궁금한김에 역사박물관은 입장도 공짜고 하니까 가볼까 싶어 토요일에 약속 있을 때 오전에 잠시 짬을 내어 후다닥 다녀왔습니다.

전시회 구경하는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지요. 어느 정도 걸리냐면, 버스에서 내려 들어가 구경하고 사진찍고 수첩에 끄적이고는 돌아나와 버스를 탔는데 환승받았습니다. 하하하하. 원래 그래요.;




1층 로비 오른편에서 전시중이더랍니다. 생활공간으로서의 한옥이라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살만한 한옥'을 공모했다는 이야기인가봅니다. 한옥은 구조가 복잡하고 생활하기 불편하다는 단점을 가진다지만 그걸 새롭게 해석해서 어떻게 한옥의 느낌을 살리면서 운치있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었는가가 관건인듯 합니다. 실제 지은 집에 대한 공모도 받았고 기획에 대한 공모도, 한옥 사진에 대한 공모도 있었습니다.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한옥에 대한 사진만 몇 장 찍어보았습니다.




둘러 본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한옥입니다. 왼쪽이 개축 전, 오른쪽이 개축 후의 평면도입니다.




단면도는 이렇고요. 건축부분 한옥상을 탄 가회동의 양유당입니다. 구조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아이방에 따로 다락을 놓고, 그 다락 벽 아래에 달린 창에서는 부엌에서 일하는 사람(주로 어머니?)과 대화가 가능한 구조라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살기 좋은 한옥, 살기 재미있는 한옥이더군요.



이건 한옥을 설치하겠다고 계획한 장소가 재미있습니다. 어제 생협분들이랑 같이 지나친 장소지요. 창덕궁 옆길, 창덕궁 안 가옥의 맞은편 공간에 이런 한옥을 지으면 어떨까란 제안이었습니다.




저 깨알같은 설정. 한옥 안쪽 마루에서 편히 쉬고 있는 사람입니다. 부럽군요.




언덕길 양쪽편을 한옥 마을로 구성했습니다. 주거별 공용공간과 개별공간으로 나누어 설계했더라고요.




이쪽은 아현동 골목길이었나. 계단 골목 내려가면서 한옥이 늘어섰습니다. 밖에서는 양옥 같지만 안은 한옥. 그런 분위기였다고 기억합니다.




이게 위의 집에 대한 설명이네요.




... 만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아마 T님은 사진을 내내 모형 만드는 쪽에 집중해서 살펴보고 계실듯..?)




지붕은 한옥이고 분명 안뜰도 있는데 한옥 느낌은 많이 안납니다. 아마도 건물이 3층이라 그런가봐요.




이건 한옥을 옆으로 엎어놓은 모습으로 만든 건물이었고요. 엎었다고 하기 보다는 뉘었다고 하는 게 맞나.




이게 금상 작품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도시 속의 한옥. 슬며시 있는 듯 없는 듯 들어 앉은 한옥들.




만든 사람들의 노고에...;....




아, 이건 뭐였더라. 양옥 같아 보이기는 한데 기본 구조는 한옥식이었을 겁니다. 동상 작품이네요.




이것도 도시 공간 속에 들어 앉은 한옥의 모습.


주제가 한옥과 현대의 어울림, 그런 쪽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보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살고 싶은 집은 어떤 집인지,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 등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더라고요. 편의나 비용을 생각하면 아파트 같은 집합주택이 좋은데 이런 아기자기한 맛은 덜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혼자 살면서 난방비랑 택배 받는 거랑 등등 생각하면 단독 주택은 살기 쉽지 않아요. 게다가 지금까지 살아온 집들이 다 집합 주택이다 보니 용기가 나질 않네요.
그러면서 항상 살고 싶은 집 그려내라 하면 단독 주택을 그리고 있지.-ㅅ-;


이게 2012인 것을 보면 2013도 하겠지요? 다음 전시회를 기다립니다건축.+ㅅ+


새벽 6시에 성당에 가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기 위해서 펄펄 날리는 눈을 맞고 갔다는 것은 자랑할 것이 아니지요. 우산을 미처 챙기지 않은 잘못이 큽니다. 그래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으니 다행일 따름이고.
(실은 이 글은 안 쓰고 묻으려 했는데 dG님이 무의식중에 옆구리를 가격하신 덕에 쓰게 되었습니다.;)

하여간 이날은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미사에 가보았습니다. 문제는 8시 50분쯤 스벅 소공동점에서 나와 걸어갔더니 9시를 아슬하게 넘겨서 미사 도중에 들어갔다는 것이고, 들어가서야 영어 미사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겁니다. 영어에는 약한데, 모든 전례용어, 대사(?)가 영어로 나오면 그건 내가 듣고 있는 언어가 영어가 맞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몇 년 전인지는 모르지만 카톨릭의 전례 용어들이 초창기의 한문 번역투 혹은 고어체에 가까운 것에서 한글 순화형으로 바뀌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주기도문도 그래서 개신교와 카톨릭의 기도문이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애초에 개신교는 주기도문, 카톨릭은 주님의 기도라고 부르는 것도 다르다고 알고 있고요. 그럴진대; 영어 미사 용어는 듣기에 고어체를 유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중에 B님께 들으니 영어 미사 용어들은 아마도 라틴어의 해석체일 거라고 하시더군요.'ㅂ'
알아 듣지 못한 것은 제가 알고 있는 한국어 미사용어를 영어로 번역한 것과 전혀 다른 단어들이 튀어나와서 입니다. 정확히 기억을 못하지만 '또한 사제와 함께'라는 문구도 도대체 뭐라고 말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미사 의식 전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멍 때리고 있었다능.;ㅂ; 그래도 한국어 미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 좋았습니다.

크리스마스 미사라 사람이 많은지, 아니면 영어 미사라 사람이 많은지는 모릅니다. 영어 미사는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9시에 있는 걸로 아는데, 크리스마스 날은 오전 9시 미사가 영어 미사였습니다. 흐음. 8시 미사가 따로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적어도 7시 아침 미사는 없었습니다.

미사 의식의 차이는 성체성사에서도 엿보입니다. 대체적으로 한국에서는 손으로 받도록 권장하거든요. 근데 외국인 중 여럿은 입으로 직접 받더랍니다. 예전에 명동성당 미사에서도 배낭여행자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무릎을 꿇고 입으로 성체를 받더군요. 나름 신기했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가장 큰 충격이었던 것은 아멘의 존재입니다. 영어 미사에는 [ὰːmén]이 없습니다. 모두 다 [èimén]이라고 말하더군요. 으아. 거기부터 좌절감이 몰려오더니 한국인이 말하는 영어임에도 전혀 해석(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이고.T-T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전혀 도움이 안되는 크리스마스 미사 관람(...)기는 이걸로 끝. 내년에는 아예 자정 미사를 가볼까 생각중입니다.'ㅂ'
후기라고 하기에는 다녀온 시간이 짧고 제대로 챙겨보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일종의 경고성(!) 글이라고 생각하시어요. 왜냐하면, 작년에 비해서 나온 상품이 줄어든 듯 보입니다. 제가 다녀왔던 것은 작년이 아니라 재작년이었다고 기억하는데-블로그 뒤지면 어딘가 나옵니다;-그 때보다는 확실히 다양해지고 규모도 크지만 레이스나 다양한 상품이 있었던 작년에 비해서는 거의 먹을 것 중심으로 부스가 나왔습니다.
이전에 sandmeer님이 소개하셨던 이태원 축제에 비하면 훨씬 규모가 작긴 하지만요.


(보고서 써야하는데 이게 뭔 짓인고;)

한성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입니다. 성북천이 시작하는 부근에 분수가 있는 공터가 있는데, 예전에 보았던 때보다 훨씬 규모가 크네요. 공간이 상당히 넓습니다. 어쩐지. 작년 리뷰를 봐서는 저 공간에서 저걸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어제 5시에 오픈했고, 6시 넘어서부터 비가 갑자기 쏟아졌는데도 불구하고, 7시쯤 도착했을 때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았습니다. 가장 많이 줄 서 있었던 곳은 소시지였네요. 저는 패스.; 사람이 많고 쓰레기 버릴 공간이 마땅치 않으니 애매하더랍니다. 그래도 공간 여기저기에 전열기를 설치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덕분에 그리 춥지는 않았어요.
(사람이 많아 그렇기도 했지만.

유러피안 마켓이라는 이름답게 상당히 다양한 국가의 부스가 있습니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벨기에였나?), 기타 등등.



한국에서 나온 부스도 몇 있습니다. 그랜드 힐튼에서 과자를 들고 참여했는데, 슈톨렌과 진저브레드 같은 몇몇 과자를 팝니다. G는 슈톨렌과 과자 두 개를 구입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본인 취향이 아닐 것 같더만; 그러니 시장갈 때는 빈속에 가면 안됩니다. 충동 구매가 늘어요.




그리고 장터가 끝나는 내일은 크리스마스 과자집을 경매에 붙인다는 군요. 크기는 레고 집보다 조금 큰 정도..(탕!) 비교가 안될지 모르지만.; 대략 25-25-25? 그 정도 크기였다고 기억합니다. 사진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꽤 귀여워요.'ㅂ'
슈톨렌은 4천원입니다. 그리 크지 않지만 맛보기엔 딱 좋은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난 김에 몇 개 더 사둘까.;




어디더라. 칠리콘카르네를 파는 부스였나요. 용도를 알 수 없는 저 순록뿔 모양이 참 마음에 듭니다. 촛대라고 하기에는 이상한데, 뭘까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먹을 것은 상당히 많습니다. 수프도 여러 종류 있었고, 핫초콜릿도 팝니다. 그리고 스위스 부스에서는 목침만한 치즈를 들고 나와 얇게 썰어 전용 기구에 구워 빵위에 얹어 주는 것도 팔더군요. 이름이 뭔지 잊었는데 굉장히 유명한 음식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먹을 것 구경하러 가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가는 김에 나폴레옹 제과점 본점까지 같이 찍으면 금상첨화지요.




G는 이날 현금이 없어서 제가 공수한(...) 현금으로 결제했습니다. 뭐, 그러고 나서 실시간으로 계좌 이체를 했으니 상관 없어요.-ㅁ-; 구입할 때 저를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저는 지갑을 꺼내 현금을 지불하고 있었으니 기분이 묘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위에 보이는 것은 크리스마스 초콜릿 달력입니다. 날짜가 있어서 하나씩 열면 그 안에 초콜릿이 들어 있는 형태지요. 아마 이걸 보시면 『파파 톨드 미』를 떠올린 몇 분들은 열광하실지도..? 가격은 하나에 6천원, 두 개 1만원입니다. 그림이 두 종류인데 G는 고민하다가 집안에 있는 산타클로스를 골랐습니다. 다른 하나는 순록 썰매를 타고 일하는(...) 산타입니다.



사온 과자 세 개는 도합 7천원. 맨 위의 슈톨렌이 4천원, 다른 것이 1500원씩이었나봅니다. 무슨 과자인지는 잊었는데, 왼쪽 하단에 있는 진저브레드 쿠키는 G가 한 입 먹더니 포기하더군요. 입에 안 맞나봅니다. 게다가 슈톨렌도 말린 과일이 들어가 있는데다 무진장 달아서 먹기 쉽지 않을텐데, 어쩔라나.-ㅁ-;



몇 번이고 강조하지만, 기대하지 말고 가시어요. 저는 다음 토요일 오후에 있다는 다른 장터에도 가볼까 고민중입니다.'ㅂ'


덧붙임. 그러고 보니 프랑스 부스에서는 메밀 갈레트(크레이프)랑 마롱크림(밤크림)을 팔았지요. 호두까기 인형도 수량은 적지만 있었습니다. 가격은 안 물어보았지요.;


어제 창덕궁에서 창경궁쪽으로 걸어오면서 보도 폐쇄 공지를 확인했습니다. 제가 날짜를 잘못 기억하고 있었더군요.

2013.2 창경궁 돌담 아래 보도 완전 폐쇄,
2013.12까지 지하보도로 재설치 예정

다시 말해 내년 2월부터는 창경궁과 창덕궁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차를 이용해야합니다. 그 쪽은 아예 걸어갈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되고요. 이전에 듣기로는 그 쪽 길을 통째로 파서 그 아래에 지하차도를 만든다고 들었는데 지하차도와 지하보도를 같이 두고 위쪽은 종묘를 확장하는 건지, 아니면 차도는 위에 두고 보도를 아래 만드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_- 어느 쪽이건 간에 지하보도로 설치를 한다고 하니 창경궁에서 창덕궁으로 가는 길은 내년 2월부터는 못 걷습니다. 따라서 안국역에서 서울대병원으로 가는 것도 걸어서는 안되는군요. 그 길이 얼마나 좋은데.;ㅁ; 이제 안국역 가려면 버스를 타거나 종로로 멀리 돌아가야합니다. 그도 아니면 혜화로터리 쪽에서는 북한산을 타고 넘어가는 방법도 있긴 하군요.(성대 정문-후문-감사원-헌법재판소의 난코스)


사람 다니는 길을 없애면서까지 차 다니는 길을 만들어야하나요. 게다가 지하보도를 만들 경우, 치안이 더 보장 안될겁니다. 지상보도일 때도 살짝 어둡고 컴컴한데, 지하보도가 되면 노숙자들이 모이지 않으리란 법이 없고, 사고가 생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지하보도를 없애는 분위기 아닌가요. 일부러 지상으로 다니라고 횡단보도도 만들어 주던데, 왜 여기는 거꾸로 가는 겁니까?


이후 내용 업데이트.
자세한 글은 화요일의 잡담 5번, 창경궁-창덕궁 보도 폐쇄 관련 글(http://esendial.tistory.com/4058)을 참조하세요.
사진만 덜렁 올릴까 했는데 아무래도 설명이 필요할 듯하여...;

상수역 1번출구로 나와 주차장길까지 내려가 들어서면 두성종이의 갤러리 in the Paper가 있습니다. 여기서 예술제본 관련 전시회를 지난 18일부터 시작했습니다. 29일까지 하는데 지난 토요일에 있는 강의 들으러 갔다가 사진도 같이 찍어왔습니다.'ㅂ' 전시회 관련 포스터는 지난번에 올렸으니 링크만 해둡니다.(2012 렉또베르쏘 전시회 안내)

전시회의 주제는 Relieur-를리외르, 제본가입니다. 구글 번역기에서 돌리면 접합재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데, 하는 일을 떠올려보면 접합재라는 의미와는 크게 다르지는 않지요. 하하하...



제본가들이 쓰는 여러 재료입니다. 풀과 붓과 종이(마블지), 스케치북, 가죽. 거기에 위에 걸린 그림은 옛날 옛적의 제본공방의 모습을 담은 것입니다.




제본 중인 책과 제본된 책. 아, 역시 가죽 표지 책이 좋아요./ㅅ/




제본하기 위한 여러 책들. 기존 책을 뜯거나, 제본용 책을 쓰거나. 그러고 보니 각 전시물 오른쪽 상단에 내용을 적은 것이 있는데 제가 적는 설명이 그 내용과 일치하는지 모르겠네요. 적당히 넘어가야지.;




칼을 비롯한 도구로 책 대수에 묻은 이물질을 털어내고 제본하기 위한 밑작업을 합니다.




보수한 대수(책을 구성하는 접힌 종이 한 묶음)는 나무판 사이에 끼워 프레스에 눌러놓습니다. 이건 소형이고, 실제 쓰는 것은 훨씬 크고 무겁습니다.




그리고 저 그래프에 대수를 올려놓고 구멍 뚫을 자리를 표시하고,




톱으로 구멍을 뚫습니다.




수틀에 팽팽하게 당겨 놓은 노끈을 구멍 사이에 넣어서 실로 꿰맵니다. 씨실과 날실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지요.




책등에 풀칠하고 말렸다가 조합기 사이에 끼워 저렇게 책등을 둥글립니다. 실이 들어가 책등이 책배보다 두껍기 때문에 가능하지요.




표지 판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연결합니다.




그리고 책등 위 아래에 헤드밴드를 엮어줍니다. 빨대 같아 보이는 하얀 것은 헤드밴드를 만들기 위한 심입니다.




표지 판지의 가장자리를 살짝 갈아줍니다. 표지 한가운데와 책등과 연결된 부분은 두껍지만 나머지 삼면은 살짝 얇아집니다. 그리고 책등에는 살짝 도톰한 종이를 붙여 헤드밴드가 책등에 단단하게 붙어 있게 하고 또 갈아냅니다.




적당한 가죽을 골라 가장자리와 책등 부분을 갈고,




책등에 저렇게 띠를 붙여 놓은 뒤에 그 위에 가죽을 놓고 전체를 쌉니다. 표지 판지를 감싸야 하기 때문에 가죽 가장자리를 얇게 갈아 놓는 것이고요.




적당한 마블지를 골라 면지를 붙입니다.



표지와 책등 장식은 이렇게. 금박으로 하기도 하고, 가죽 모자이크를 하기도 하고, 왼쪽 하단의 판처럼 엠보싱을 하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실제 보는 쪽이 더 자세하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지도 말이죠.OTL 이러니 가죽제본하면 저처럼 한 주에 한 번 공방 갈 경우엔 몇 개월씩 걸리곤 하죠.;
우메조노를 돌아보고 나서 G는 먼저 보냈습니다. 저는 다이마루에 내려가서 여행 선물 몇 가지를 구입하고 나왔습니다. 버스를 탈까 하다가 타러 걸어가는 것도 귀찮고, 그래서 그냥 걸었지요. 나중에는 조금 많이 후회했지만.; 걸어갈만한 거리이긴 하지만 그 더운 날에, 체력 거의 다 소진한 상태에서 걷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갈어간 골목은 꽤 재미있었습니다. 가다보니 구세군 교회도 있더군요. 구세군이 교회라는 걸 제대로 깨달은 것은 최근 일이라. 게다가 교토에도 그 교회가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못 집어 내지만 시조 카라스마와 고조 카라스마 동쪽편 어드메라고 해두지요.

다이마루와 니시키 시장에서 몇 가지 사고,  숙소 근처 로손에서 저녁 거리 먹을 만한 것을 사왔습니다.


니신 야키소바(오른쪽 상단), 가운데는 다이마루에서 사온 경단, 카레우동 컵라면, 히야시추카 인스턴트. 넵.; 인스턴트 잔뜩입니다. 게다가 소금은 얼마나 될지. 그래도 먹어보고 싶었는걸요.-ㅠ-
로손에서 사온 히야시추카도 꽤 괜찮았씁니다. 집에서도 이런식으로 만들어보고 싶더라고요. 저 면발만 있으면 만들어먹을만하겠다 싶습니다. 카레우동은 딱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의 맛이고, 야키소바 컵라면이야 뭐...'ㅂ' 그래도 저렇게 한 번쯤은 먹어야 여행오는 재미가 있어요./ㅅ/

참, 젓가락과 그릇은 전부 숙소에 있는 것을 가져다 썼습니다.




거기에 코이와이 커피. 궁금해서 사왔는데 설탕물맛입니다. 레쓰비 캔커피보다도 단 것 같군요.;


이렇게 저녁을 챙겨먹고는 짐 정리를 시작합니다. 문제는 캐리어를 너무 큰 것으로 가져갔다는 겁니다. 공간이 남아서, 나중에 보니 짐들이 고정이 되지 않아 데굴데굴 굴러 다녔습니다. 깨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지요.;




이건 그 다음날의 아침식사입니다. 실상 밤은 저만 먹었고, G는 푸딩만 먹었지요. G는 아침에 입맛이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대강 먹고 위를 깨웠다가 나중에 보충해줘도 됩니다. 아래 보이는 군밤은 니시키시장의 유명한 군밤집에서 샀습니다. 밤이 크기도 하고 빼먹는 즐거움도 있어 교토 갈 때마다 꼬박꼬박 챙겨먹습니다.-ㅠ- 밤 좋아요, 밤!


이렇게 아침을 챙겨먹은 것이 오전 5시 반. G가 입맛이 없을만도 합니다. 6시 10분에 체크아웃하고 나와 버스정류장에 갑니다. 교토역에서 하루카를 타고 가야하니까요. 그러나 함정이 발동합니다.ㄱ-; 교토역으로 가는 고조 카라스마 정류장은 맨 마지막 정류장에 가깝습니다. 교토역이 종착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첫차가 6시 40분 넘어 있습니다. 방법이 없지요. 거기서 30분을 기다리느니 걸어가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캐리어를 끌며 걷다보니 6시 35분에 교토역이 도착합니다. 그래도 그럭저럭 무게가 버틸만했으니 캐리어를 끌고 갔지, 무거웠다면 못했을겁니다.


신신도는 6시 30분부터 여는지 교토역 앞 버스 안내소(?)와 같이 있는 곳은 벌써 열었더랍니다. 지금 생각하니 빵도 조금 사둘걸 그랬나요. 뭐, 이미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지요. 원래 타려던 것은 7시 15분 열차라 꽤 빨리 왔지만 시간이 넉넉한 것이 좋으니 역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열차 안내를 보니 6시 45분에 출발하는 하루카도 있네요. 1시간에 한 대 있지 않나 했는데 수요가 많을 때는 두 편 편성하기도 하나봅니다. 잽싸게 들어가 도시락 가게에서 도시락 하나와 샌드위치를 구입하고는 간사이공항으로 가는 하루카에 올라탑니다.




근데 찍고 보니 저 京風幕 도시락은 이전에 사노님이 맛이 그냥 그랬다(별로였다;)고 쓰신적 있지요. 뚜껑을 열어보고나서야 그 생각이 났습니다.




이런 도시락. 밥이 세 종류에 나머지는 반찬입니다. 먹으면서, 전날 니시키 시장에서 장 봐서 아침거리 사들고 오는 쪽이 훨씬 나았겠다 싶었습니다. 860엔인데 그 값을 못하는 것 같군요. 하기야 일본에서 먹은 도시락이 제 마음에 쏙 들었던 적이 있었나 기억을 떠올려도 올라오는 것이 하나 없습니다.OTL 애초에 도시락을 질색하는 사람이 여행갔다고 특별한 도시락을 찾는 것이 이상한 것인지도 모르지요.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도시락은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 되었습니다.ㄱ- 김밥이나 유부초밥은 별식이지만 도시락은 내키지 않아요.)



간사이 공항에서는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사진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군요. 기억에 남는 것들만 적어보면,

- 이스터항공은 11시 10분 출발 항공편이 8시 40분부터 체크인을 시작했습니다. 제주항공은 11시 50분 출발 항공편이 9시 50분부터 체크인 시작. 참고로 11시 55분 출발 대한항공은 8시 40분 전부터 이미 시작한 것 같더군요.(먼산) 다음에는 대한항공을 타겠다고 투덜댔던 이유입니다.

- 2층에 있는 츠타야는 라이트노벨류가 거의 없습니다. 잡지나 만화는 있는데 라이트노벨이 없다는 것도 신기하더군요. 한데 그 츠타야뿐만 아니라 공항에 있는 다른 서점들도 다 라이트노벨이 없습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라이트노벨이 아니라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군요.; 『빙과』는 없는데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있습니다.

- 공항에서 선물을 산다면, 밖이 아니라 안-출국장에서 사는 쪽이 좋습니다. 저는 따로 사러 가는 곳이 있는데요, 가게 이름을 또 홀랑 잊었습니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나와 왼편, 스타벅스를 지나 왼쪽에 있는 가게입니다. 부채부터 시작해 일본 전통 문양이 들어간 물건을 많이 취급하니 보시면 바로 아실겁니다.
비슷한 물건이야 교토역에도 있지만 여기는 세금이 안 붙습니다. 교토역에서 사면 525엔인 장바구니가 여기서 사면 500엔. 그리하여 남은 돈을 다 털어 왕창 사왔습니다.;

- 그러고 보니 앞에서 적다가 빼먹은 것. 이전 여행에서는 한번도 신경써본적이 없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버스나 열차를 탑승해서는 울부짖거나 떼쓰는 아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여행 기간 동안 세 번 정도 겪었나봅니다. 칭얼거리거나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 웃고 떠들거나. 대체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혹은 그 이하입니다. 일본여행 다니면서 한 번도 신경써본적이 없는데 이상하더군요. 여름이라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보통 그렇게 아이들이 큰 소리를 내면 부모가 제지하거나 달래는데 이번에는 그런 소리도 못들었습니다. 애를 놔두더군요.(먼산)
일본의 양육방식도 방임에 가까운 쪽으로 바뀌는 걸까요.




탑승장에서. 뭔가 마시고 싶어서 자판기를 보니 자몽 탄산음료가 보입니다. 궁금해서 집어 들었는데 상상할 수 있는 범주의 맛입니다.; 다만 탄산이 웰치스처럼 굵은 편이었습니다. 호기심은 호기심으로 끝났군요. 핫핫;




정시에 출발해 거의 정시에 도착한 제주항공. 그리고 짐은 그냥저냥 무난~한 정도로 나왔습니다. 짐찾는데 20분 정도 걸렸나봅니다. 물론 제가 항공기에서 빨리 나가 제일 먼저 입국 수속을 밟고 나왔으니 20분이고, 다른 사람들은 그것보다 짧았을 겁니다.


출국장에서 헤어졌던 G를 다시 만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짐 정리 대강 하고는 공방 가서 늦게 들어왔지요. 그래서인지 피로가 풀리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리더랍니다. 체력을 과신하지 마세요. 나이를 생각하세요.(먼산)



자아.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을 사왔는가라는 포스팅뿐이군요./ㅅ/
케이분샤 다녀온 것과 우메조노 갤러리 카페를 함께 올릴까 하다가, 방향이 전혀 다른 두 곳이라 따로 따로 올려봅니다.

C님이 교토 여행 때 가겠다며 벼르고 있다는 작은 서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영국 가디언지었나, 어디였나. 하여간 교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며 소개된 곳이라더군요. 이름은 恵文社一乗寺店. 케이분샤 이치죠지텐. 이치죠지는 교토 북동쪽, 은각사보다 북쪽에 있는 지역입니다. 주변에 가보고 싶은 카페가 하나 있어 갈까 말까 하다가 은각사보다도 북쪽에 있다는데 질려 포기했는데, 어쩌다보니 또 이렇게 가게 되더군요.

출발한 곳이 마르브란슈 기타야마 점이라, 그 근방에서 北8번 버스를 타고 다카노(高野)에서 내려 걸어 올라갔습니다. 저처럼 버스를 타고 가는 것보다는 노면전차를 타고 이동하는 쪽이 훨씬 쉬울겁니다. 데마치 야나기에서 출발해 북쪽으로 가는 전차를 타고 가다 이치죠지(一乗寺)에서 내리면 되거든요. 하지만 저는 전차표 따로 구입하는 것도 그렇고, 언제 올지 모르는 전차를 기다리는 것도 내키지 않아서 그냥 버스를 선택했습니다. 게다가 기타야마에서 움직이는 거라면 차라리 버스가 나아요.;



다카노 사거리에서 내려 걸어 올라가면 그리 멀지 않습니다. 제 걸음으로는 10분 안 걸릴걸요.
교토 버스 노선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북8번 버스는 기타야마 주변을 원을 그리며 돕니다. 최단거리하고는 거리가 있으니 자전거가 있다면 그것도 쓸만한데 이 더위에 자전거를 타고 움직이는 것도 나름 한계가 있지요.;


걷다보면 정말 시골 동네를 걷는 느낌입니다. 외곽이라 그런지 조용하더라고요.'ㅂ'
모퉁이를 돌아 케이분샤가 있는 길로 들어서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실시간 길찾기가 아니더라도 지도만으로도 충분히 찾을 수 있지요.



문이 두 개인데, 하나는 오른편의 잡화점으로 들어가는 문, 다른 하나는 서점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하지만 들어가보면 둘다 공간은 동일합니다. 그리고 문에도 붙어 있지만 내부 사진촬영은 금지입니다.^^;



그래서 밖에서만 사진을 찍고 말았지요.

안은 햇빛으로만 조명을 한 것 같이, 약간 어둑하면서도 시원합니다. 대학가 주변의 오래된 예술 서점 같은 분위기네요. 취급하는 것은 주로 예술, 미술, 건축 등의 서적이고, 그쪽을 주로 모아 놓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 많은 분들은 홀딱 반해서 나오기 힘드실겁니다. 그리고 오른편의 잡화 파는 곳도 볼만하고, 서점 안쪽의 특이한 디자인의 문구 파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솔직히 봉랍용 은제 도장은 탐이 났지만 가격이 7인가 8로 시작하는 4자릿수인데서 고이 마음을 접었지요.ㄱ-;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가볼만 합니다. 건축이나 예술,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일부러 한 번 가볼만 합니다. 하지만 저는 한 번으로 족합니다. 가기에 너무 멀어서..OTL
하지만 다음에 이 근처-이치죠지를 갈 일이 있다면 들릴지도 모릅니다. 가보고 싶은 카페에 가게 된다면, 여기를 먼저 들러 건축이나 디자인 관련 책 한 권 사들고 카페에서 노닥거릴지도 모르지요. 훗훗훗~.
아소 미코토의 『골목길 연가』는 1권을 보고 홀딱 반해 다음권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현재 3권까지 나와 있지요) 배경은 교토. 교토의 오래되고 낡은 건물 중 소방법의 문제로 재건축이 안되는 곳을, 여러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싼값으로 제공한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만화입니다. 젊은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공방을 저렴하게 얻을 수 있어 좋고, 건물주 입장에서는 오래된 교토의 건축물을 세입자들이 스스로 고쳐가며 쓸 수 있게 하니 보존에도 도움이 되고요.
이 책에 홀라당 반했던 것은 1화 때문입니다. 1화에서 등장하는 예술제본 작가. 저도 예술제본을 배우고 있으니 눈이 더 갈 수 밖에 없지요. 제가 하는 것과 만화 속에 등장하는 것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말입니다. 저는 전통제본 형식에 가까운 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만화 속에서는 책에 맞춰 제본 방식과 디자인도 다양하게 합니다. 저는 그럴 능력이 안되거든요.ㄱ-;

본론으로 돌아가, 이번 교토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골목길 연가』의 배경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까날님이 교토여행 때 게스트하우스 주인에게 이야기를 듣고 벌꿀집 도라토(홈페이지 링크)가 있는 골목이 그 배경이 아닌가 하셨다고 글을 올리셨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3권을 읽고 다시 찾을 때 쯤에는 그 글을 읽고 코멘트까지 달았던 것을 홀라당 잊었습니다. 아니, 이 경우에는 그게 전화위복이었습니다. 제가 주목했던 것은 작가 후기의 Thanks to였으니까요. 그 맨 아래에 '아지키 골목길'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구글 지도 교토에서 아지키 골목길을 검색해 찾았습니다. 핫핫핫; 물론 한글이 아니라 일본어로 あじき를 찾은거예요.

근데 의외로 간단하게 나왔습니다. 정식 이름은 아니고 별명인가봅니다. 그 검색으로 잡힌 곳은 照明器具と喫茶室 「月あかり」입니다. 츠키아카리. 달빛인가요. 조명기구집 이름으로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ㅅ/
뭐, 아지키 골목길의 홈페이지도 아예 따로 있습니다.(http://ajikiroji.com/) 여기로 들어가면 아지키 골목길에 있는 가게들의 소개와 영업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지키 골목길을 찾아가는 방법은 홈페이지의 지도(링크)에도 나와 있지만 검색이 번거로운 분을 위해 담아 놓습니다. 그리고 츠키아카리의 약도도 보기 괜찮네요.(링크)


저는 기온 키나나를 들렀다 오느라고 시조에서 걸어갔지만, 가기에는 고조쪽이 가깝습니다. 기요미즈데라하고도 그리 멀지 않고요.





북쪽에서 걸어 내려왔는데, 골목 모퉁이에는 저렇게 大黑湯이라는 이름의 공중목욕탕, 사우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건물 바로 옆에 골목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이 입구가 확실한지 아닌지는 2화 맨 마지막 신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 그걸 보면 사진으로 찍어 베꼈(...)구나 싶습니다.; 책을 가지고 계신분들은 펼쳐서 확인하세요.(...)




골목길이 생각보다 깁니다. 안쪽으로 길게 들어가면 양편으로 작은 공방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는 심리적 압박이 조금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부분이 주말에만 영업합니다.; 문턱이 높다는 느낌이 강하지요.




각각의 공방이 이런 느낌입니다. 여기가 아마 츠키아카리였던가.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신기하게 생긴 조명이 있습니다.




안쪽에서, 이번에는 입구를 향해 찰칵.




교토도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니 이런 신기한 모양의 자전거도 있습니다. 3륜 자전거인데 『안경』에서 여사님이 타셨던 것과는 또 다른 타입입니다.+ㅅ+ 집에 보관할 곳만 있다면 교토 여행 갔을 때 자전거 한 대 짊어지고 오고 싶다니까요.;




더 안 쪽에 들어가 입구를 향해 찰칵.

그렇게 사진을 찍다가 어디 한 곳 들어가볼까 싶어 기웃거리는데, 마침 과자집이 있습니다. G가 궁금하다면서 냉큼 안으로 들어가더군요. 안은 굉장히 작습니다. 대략 3평? 다다미 3조인가요? 그 정도 넓이입니다. 그리고 봉당처럼 한단짜리 작은 계단을 밟고 마루에 올라야 합니다.
과자 종류는 많지 않지만 고급과자라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좋은 재료를 써서 집에서 만든 과자 같아요. 하지만 모양은 세련되었네요. 사진을 찍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G가 계산할 때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쪽이 마루. 단을 밟고 올라서면,




이런 작은 공간이 펼쳐집니다. 이날 햇살이 너무 좋아서 빛이 들어오지 않게 찍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가장 안쪽에 있는 것은 2층(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사진 오른편으로 보이는 밤색의 가구는 카운터입니다. 그리고 안쪽 문을 열면 아마 부엌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나오면서, 골목입구를 향해 다시 사진 한 장.



자아. 여기까지 다 들여다봤으니 이제는 비교를 위해 벌꿀집 도라토에 갑니다. G를 꼬셔서 거기 갔다가 바로 시조 가와라마치로 가면 된다고 했지요. 카라스마 고조에서 데마치 야나기 근처까지 가서 버스를 내려, 한 번 갈아타면 쉽게 갈 수 있습니다. 그 김에 가모가와 상류의 삼각주를 G에게 보여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쉽게라고는 해도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꽤 오래 갔다가 거기서 갈아타고 다시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 다음 교토 여행에서는 북쪽은 올라가지 않고 그냥 아래쪽에서만 놀다 돌아갈 것 같습니다.(먼산)




이쪽이 벌꿀집 도라토. 도라토의 골목길은 아지키 골목길보다는 길이가 짧습니다. 양쪽에 공방이 자리잡고는 있지만 앞에 문패(?) 같은 대문 지붕은 없네요.'ㅂ'

이쪽 공방도 진입장벽(..)이 높아서 들어갈 생각은 못하고, 이렇게 기웃거리다가 도로 나왔습니다.


아침산책을 하고 돌아와서는 G가 씻는 동안 밥상을 차립니다. 차린다고 해봐야 어제 고베 이스즈 빵집에서 사온 빵이랑, 귀가하면서 사들고 온 음료수를 올려 놓는 것만으로도 족하지요.




시타딘 교토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길 건너편에 있는 세븐일레븐입니다. 숙소 나와서 바로 앞에 있는 횡단보도만 건너면 되니까요. 거기 말고는 역시 조금 더 걸어 건너편에 있는 로손이 있고요. 이번 여행에서도 느꼈지만 교토는 로손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로손 외의 편의점은 손에 꼽을 정도로 밖에 못 보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숙소 길 건너편의 세븐일레븐이지요. 지난번 여행 때도 자주 이용했는데 이번 여행 때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PB-자체 브랜드 상품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덕분에 다양성이 떨어지고요. 차라리 훨씬 규모가 작은 로손의 상품이 다양하게 느껴집니다. PB 제품은 가격이 조금 싸지만 이것 저것 둘러보고 골라먹는 재미는 덜합니다.=ㅅ=


그래도 세븐일레븐의 자몽주스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세븐일레븐에서 샀지요. 조지아와 보스, 양쪽의 커피맛을 비교해볼겸 들고 왔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실패. 왜냐하면 왼쪽의 조지아 커피가 무가당인걸 모르고 집어왔기 때문입니다. 왼쪽은 무미에 가깝고 오른쪽은 설탕물에 가깝고.; 섞어 먹으니 단맛 균형이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한 캔 홀라당 마실 정도는 아니네요. 그러고 보니 나, 캔 커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왜 샀지? ㄱ-;




아침 열심히 챙겨먹다가, 전날 사온 감자칩과 맥주를 꺼내듭니다. 저녁 때 감자칩과 맥주를 먹으면 다음날 아침 부으니 못 먹는다고 아쉬워했는데, 그렇다면 아침에 먹으면 되지요. 그리하여 아침부터 맥주를 마십니다. 안주는 세븐일레븐의 간장맛 감자칩.-ㅠ-
삿포로 블랙은 이번이 두 번째인 것 같은데 제 입에는 이게 제일 괜찮더라고요. 부드럽고 진한 맛이 무난하니 맛있습니다.




컵에 담긴 것은 자몽주스. 오른쪽은 세븐일레븐에서 들고 온 생과일주스입니다. 100ml 남짓이었던가, 그게 350엔이나 하더군요.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구입했는데 맛은 감귤(미깡, みかん), 핫사쿠(はっさく), 아마나츠(あまなつ)의 세 종류입니다. 감귤이야 예상했던 맛일 것 같아 핫사쿠를 구입했는데 자몽과 비슷하게 쌉쌀한 맛이 나면서도 또 다릅니다. 단맛은 적고 쓰고 신맛이 강한데, 이런 귤을 좋아하는지라 홀짝홀짝 잘 마셨습니다.-ㅠ-




낮동안의 커피 부족을 조금 해결할까 싶어 세븐일레븐 PB인 블랙커피를 샀는데 그냥 탄 커피맛이로군요.;ㅅ; 물을 섞어 마시니 그냥 보리차처럼 마실만 합니다.(먼산)



이렇게 아침을 챙겨먹고 7시 반에 숙소를 나갑니다. 교토역으로 바로 가서 사가아라시야마에 가는 소노베(園部)행 8시 열차를 타지요. JR 패스가 있으니 버스나 다른 교통수단을 쓰는 것보다는 이것이 빠릅니다. 일요일이니 아라시야마도 아침부터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잽싸게 움직였지요.

8시 29분에 사가아라시야마 역에 내려 남쪽 출구로 나갑니다. 텐류지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니 걸어갈만 합니다. 다만 햇살이 강해서 양산을 들고 나올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이런 가로등도 참 귀엽습니다. +ㅅ+




C님이 보시면 홀딱 넘어갈 것 같은 서점 풍경. London Books라는 이름의 서점인데 개점 전이라 다행이었습니다. 개점 후였다면 들어가서 홀랑 지갑을 털렸을지도 모릅니다.;




런던북스 길 건너에 있는 방향 안내등. 여기서 꺾어 텐류지로 갑니다. 도게츠 다리도 같은 방향이고요.
토롯코 열차는 탈 생각이 아예 없어서 안내를 자세히 안 봤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7월 중순의 폭우로 인해 철로가 유실되었는지 문제가 생겼는지 해서 한동안 운행을 준단한다는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사가아라시야마 역 말고 교토역에도 붙어 있더군요.

길을 죽죽 걸어 나가면 텐류지에는 금방 닿습니다. 그리고 문을 들어서자마자 바로 연못이 보이고요.




연못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각 콘크리트 벽 안에 갇혀 있는 형태고 사람의 눈높이 보다 연꽃이 아래 있어서 더 작게 느껴지더군요. 꽃도 상당수 졌더라고요. 흑흑흑;ㅂ;





그나마 이런 연꽃이라도 있었으니 눈요기는 조금 했습니다.




연못은 대칭형으로 두 군데 있었는데, 한쪽은 홍련이더니 다른 쪽은 백색이 섞인 연꽃이 피어있습니다.





빛 때문에 색이 날아가기도 했지만 보통 생각하는 홍련에 비하면 색이 밝습니다. 가장자리에 살짝 분홍색 띠를 두른 것 같더군요.




홍련과 백련에 가까운 홍련이 뒤섞인 것 같지요. 그래도 대부분 꽃이 졌습니다.=ㅅ= K가 댓글 달아준대로 연못이 얕고 작은 편이라 가마쿠라보다도 연꽃이 일찍 진 건지도 모릅니다. 가마쿠라는 8월 초에 갔는데도 연꽃이 한창이었거든요.


텐류지에서 연꽃 구경을 하고 나왔더니 아직 시간이 일러 가게들은 한참 개장 준비중이거나 닫혀 있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도게츠교도 보고 가자 싶어 G랑 함께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라시야마는 두 번째지만 도게츠교는 처음입니다.(먼산)
그리고 그 방향으로 나가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라시야마 남쪽에 하천이 있는 건 지도를 보고 알고 있었지만 그게 이렇게 넓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분위기가 강원도랑 닮았어요.(...) 뒤에 산이 있고, 물이 흐르는 하천. 강원도에서 종종 보던, 그리운 풍경입니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더군요. 이건 좋은 카메라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그냥 여기는 눈으로 보고 담아두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전날까지 비가 내려 그런지 수량이 많고 물살도 셉니다. 구름이 많아 햇살도 가려져 다리 위에서 한참 주변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건너지는 않고 이 주변에서 얼쩡대다가 도로 나왔지요. 아침부터 무리하면 오후 일정이 엉망이 될테니 말입니다.;




상당히 익숙한 풍경이네요. 길 건너편에 보이는 기와 지붕만 아니면 교토가 아니라 한국이라 해도 믿을지 모릅니다.




이렇게 돌아보고는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3장에 1천엔 하는 손수건을 사고, G는 오닉스로 된 팔찌를 하나 사고 나옵니다. 올빼미 캐릭터의 칠복신(七福神)이 굉장히 귀여웠지만 사오면 짐이 됩니다.; 집에 둘 곳도 없으니 말자며 돌아 나왔는데 기념품 사기에는 꽤 괜찮은 가게였습니다. 다음에도 교토에서 기념품 살 일이 있으면 아라시야마의 이 가게와 간사이 공항의 가게를 들러야겠네요.-ㅂ-


사가 아라시야마 역에서 교토역으로 돌아가는 열차는 자주 있는 것이 아니라, 서둘러 돌아갑니다. 9시 27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놓치면 20분은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거든요. 그러니 발걸음을 빨리 옮겨 역으로 돌아가니 20분도 걸리지 않아 역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무사히 열차를 타고 교토역으로 돌아 왔지요.




다음 글은 기온 키나나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글이 이번 여행의 메인인 아지키 골목길이지요.

교토역에 돌아온 뒤에 G는 먼저 숙소로 보내고 저는 북오프로 향했습니다. 혹시라도 『빙과』나 『바티칸 기적조사관』이 있으면 사올 생각이었거든요. 특히 『빙과』는 새로 표지를 다시 찍어 내며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웠기에, 이전판이 있으면 구입해올 생각이었습니다.

호리카와고조에 있는 북오프에 가면 카라스마 고조의 숙소까지는 죽 걸어가면 됩니다. 실제 해보니 제 걸음으로 대략 15분이 걸립니다. 제걸음으로 15분이면 가까운 거리는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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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보일라나 모르겠네요.

하여간 북오프는 규모가 꽤 컸지만 제가 찾는 책은 없었습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2권 2쇄만 있어서 그냥 내려 놓았고, 『빙과』는 표지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 도로 내려 놓았습니다.; 『빙과』문고판 표지가 원래 그런 것이었으니 애니메이션 만들면서 새로 다시 찍은 것이겠지요. 뭐라 해도 새로 나온 것이 훨씬 낫습니다. 이전판 표지를 찾으려고 아마존을 뒤져도 안나오는데, 고전부 시리즈 첫 번째 권인 『빙과』는 학교 계단참을 찍은 사진을 표지로 쓰고 달랑 빙과라고 제목을 박았습니다.ㄱ-; 어제 빙고님께 이야기 했더니 '안 팔릴 줄 알았나보다'라고 웃으며 말씀하시더군요. 하기야 요네자와 호노부가 아주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고전부 시리즈 첫 번째 권이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생각합니다.(먼산)

수확물 없이 설렁설렁 숙소로 돌아가다가 재미있는 가게를 보았습니다.


...
저만 재미있겠군요.
아마 패브릭 소품을 만들어 파는 가게가 아닌가 하는데, 소파에 놓인 쿠션 모양이 상당히 특이했습니다. 종이접기 유니트 같은 모양이 마음에 들어서 한 번 만들어 볼까 싶은데 역시 도안을 고민해야겠네요. 교보에 관련 책이 있을라나. 그냥 기모노 천으로 만드는 소품 책을 사올걸 그랬나.;

그날 저녁은 짐정리하고 9시 반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5시 기상. 해가 30분 일찍 뜨니 이미 날은 훤히 밝았더군요. 어디로 나갈까 하다가, 이번 여행 목표 중 하나인 아지키 골목길을 미리 찾아갈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G의 핸드폰이 없으면 테더링이 되지 않아 와이파이를 쓸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카메라 하나 들고 히가시구(東區) 고죠와 시죠 사이를 어슬렁 거립니다. 사람이 없는데다 아직 아침이라 날도 선선하고, 돌아다닐만 하더군요.




가모가와, 가모강, 오리강. 사실은 강 사진이 목적이 아니라 왼편에 보이는 누대(?)가 있는 가게가 목적이었습니다. 알아보는 분은 코덕으로 인정합니다.(...) 재미있는 건 G도 단번에 알아보더란 거죠.ㄱ-;




중심부에도 이런 저런 골목길이 많지만 가모가와 동편이 훨씬 고즈넉하고 재미있습니다. 조용한 것이 좋더라고요.




실제 아지키 골목길과 닮은 골목들도 많았습니다.




아지키 골목길을 찾는다고 생각했더니 이런 골목 사진만 줄줄이 찍었군요.




확실히 자전거가 많아요. 버스로 커버가 안되는 부분이 있으니 자전거로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도 필요할 겁니다.




기온 마츠리 때문인지 저런 등을 매달아 놓은 집이 많았습니다.




위의 전깃줄만 아니면 분위기가 더 살았을텐데요.




담벼락 아랫편에 빗물이 떨어져 썩는 걸 막기 위해 저런 대나무 가리개를 놓는다고 알았는데, 이 용도가 또 따로 있었습니다. 지나가다가 낡아서 부서진 대나무 가리개를 보았는데 그 안에 에어컨 실외기가 있었습니다. 오오오! 교토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에어컨 실외기는 맞지 않으니 저렇게 대나무 가리개를 써서 가려 놓으면 장식도 되고 가림도 되고 일석 이조! (...)



이쯤 돌아보고는 숙소로 돌아옵니다. 아침밥 사진은 따로 올립니다~.
굵직굵직한 가게 별로 적을까 하다가 시간의 순서대로 적는 쪽이 낫겠다 싶어 새벽 이야기부터 적어봅니다.

만약 장마가 17일에 끝나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토요일에 비가 왔다면 아마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갔을 겁니다. 하지만 그 며칠 전 태풍이 올라와서는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고 올라갔고 장마는 공식적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도 날씨가 맑았고요. 비가 오지 않으니 인천공항철도를 타야겠다 싶어 이날은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리무진 버스를 타면 1시간 남짓 걸려 도착하니 8시 45분 항공기라 해도 조금 늦게 출발할 수 있지만 인천공항철도는 1시간 넘게 걸리는데다 서울역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있어 새벽 5시쯤에는 나가야 하더군요. 덕분에 그렇게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철도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 하나, 싸기 때문입니다. 편하게 가는 것은 리무진 버스가 훨씬 낫지요.;


그나저나 인천공항철도 타고 여행갈 때마다 이 사진은 한 장씩 꼭 찍는군요. 이번에도 저 커다란 검은 캐리어를 들고 갔는데, 사들고 온 물품이 적어 안에서 물건들이 굴러 다니는 바람에 고생했습니다. 다음에는 짐 수량 잘 생각해서 챙겨야겠네요. 하기야 막판에 귀국하면서 달아보니 20kg. G의 캐리어는 13kg 정도였다고 기억합니다. 제 캐리어 무게의 대부분은 책이 차지하고 있었지요. 하하하.;


G와 저는 항공편이 달랐습니다. G는 이스터항공, 저는 제주항공. G의 말을 들으니 기내식은 주스 한 잔이었답니다. 간사이공항에서 만났을 때 분노를 토로하더군요. 하여간 티켓팅을 하고 현대카드라운지에 가는 도중 발견한 것.



저 목베개 참으로 귀엽습니다. 저거 두르고 있으면 목에 수박을 두르고 있는 겁니까. 으하하하하;





현대카드라운지는 7시에 열기 때문에 그 앞에서 조금 기다려야했습니다. 내려다보니 숲속 오솔길이 보이더군요. 아.. 저기에 구관 놓고 찍으면 딱 그림되겠다.-ㅁ-;
(하지만 구관들고 여행 간 것이 어언 몇 년 전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들고 다니기 너무 무거워요.)




현대카드라운지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G의 현대카드로는 동반 1인이었나 2인만 같이 들어갈 수 있어서 지난 2월 여행 때는 못 갔거든요. 그 때는 꽤 괜찮은 삼각김밥이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없어졌습니다. 이런. 머핀 세 종류인가 두 종류인가 있고, 쿠키 세 종류, 삶은 달걀, Ceres 사과 주스와 오렌지 주스, 맥주, 탄산음료, 커피머신이 있는 정도라, 간단하게 차를 즐길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삼각김밥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슬펐지요. 그래서 제주항공의 기내식-삼각김밥을 기대하고 있었던 거죠.  파리바게트의 녹차 도라야키가 나와서 배신당했지만 말입니다. 흑흑흑.
하지만 머핀이나 쿠키나 맛은 다 괜찮았습니다.-ㅠ-




재미있었던 건 이것!
항공편 탑승 안내입니다. 신기한 것은 LCD 프로젝터 등을 이용한 것이 전혀 아닌데, 액정인지 뭔지 하여간 유리판 한 가운데 저렇게 화면이 뜨더군요. 최근 IT쪽 정보를 거의 안 찾아봤더니 무슨 기술인지 모르겠습니다.ㄱ-; 공부 더 해야겠군요.;




G나 저나 항공편 출발은 탑승동에서 했습니다. 그래서 셔틀트레인 탑승장으로 가는데, 몇 번 안 타봤지만 탈 때마다 개미지옥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없이 내려가는 것만 있다보니 저 밑의 개미지옥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아래에서 기다리는 것은 잠자리 유충이 아니라 무인지하철이지요. 하하하;


앞서 望의 여행에도 적었지만 제주항공은 탈 때마다 후회합니다. 물론 가격이 싸니까 타지만, 기내식이 아쉽기도 하고 미묘한 공항 서비스 차이 같은 것이 있단 말입니다.; 항공사 자체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제 말이지요.
G의 항공기가 출발하고 40분 뒤, 저도 출발했습니다. 이륙하기 직전에 창밖을 내다보니, 대한항공 항공기가 바로 뒤에서 이륙 대기중이더군요. 제가 탄 항공기가 출발하면 바로 이륙할 것 같더랍니다. 근데 그 시각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떠올리니 설마 같은 곳-간사이공항을 가는 것인가 싶더군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납니다.ㄱ-;
간사이공항을 착륙하고 창밖을 내다보니 대한항공 항공기가 뒤에 따라옵니다. 거기까지는 좋아요. 그런데, 제가 탄 항공기는 착륙하고 나서 탑승장을 역 J자로 빙글 따라 돌더니 착륙장에서 가장 멀다고 할 수 있는 곳에 섭니다. 대한항공은 어디에 섰는지 알 수 없지만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항공기에서 내려 뛰다시피 하여 입국장에 들어갔는데, 예상대로. 대한항공 항공기가 먼저 들어왔나봅니다. 늦게 착륙해도, 먼저 게이트를 나오면 그만이니까요. 그리하여 제 앞에는 소형 항공기 한 대 분량의 인원이 입국심사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입국장을 빠져 나오는데 30분 넘게 걸렸던가요.


입국장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제 뒤에 서 있는 어느 커플은 제 귀를 신나게 더럽혔습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자리를 비웠던 아주머니가 자기들 앞 자리로 돌아오자, '화장실 다녀오면 심사 시작! 얼마나 좋겠어?'라며 비꼬아 비난하더군요. 물론 당사자에게도 들렸을 겁니다. 당사자가 그 말이 본인을 두고 하는 말인지 알았을지는 모르지만요. 거기에 한국인 관광객이 입국장의 일본인 직원에게 한국어로 말을 거는 것을 보고는 '일본인데 왜 한국어로 말을 걸어?'라며 비웃습니다. 이야. 그래놓고는 예의없는 사람들이 '좇 많아', '개 많아'라는 단어를 구사합니다. 그러는 자네들의 개념 수준은 참으로 한심하다네.-_- 강조를 위한 수식어로 여자가 '좇'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수준이 낮아 보인다고 생각하네만. 그게 무엇을 의미하고 쓰는 것인지 참.;

덕분에 입국장에서 상당히 혈압이 올랐습니다. 하하하하하.


JR 패스는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했는데, 예약한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담당 직원의 일처리가 참으로 느릿느릿하여 구입하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그래도 하루카를 타서, 입국장에서 잃은 시간과 JR 패스 구입하는데 잃은 시간을 만회했습니다.



나라에 다녀온 이야기는 다음 글에 담겠습니다.'ㅂ'
망의 여행을 올리려고 보니 생각보다 태공망이 들어간 사진이 적네요. 특히 음식 사진은 세팅 사진만 찍은 경우가 많습니다.OTL


2012. 7. 22 (토)
아침 4시 30분부터 하루가 시작됩니다.

서울 - 인천 - 간사이공항 - JR 나라역 - 교토 - 고베 - 교토




버스보다 인천공항철도가 쌉니다. 대신 아침에 1시간 일찍 일어나야했습니다. 흑흑흑;ㅂ;




현대카드라운지 앞에서. 아래 저런 오솔길이 보이더군요.




현대카드라운지 2. 지난 2월에는 삼각김밥이 있어서 이번에도 기대했는데, 없었습니다. 삼각김밥배신사건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현대카드라운지뿐만 아니라….
(생각해보니 여행가서 먹겠다던 유부초밥은 또 잊었다.;ㅂ; 다음엔 기필코..)




제주항공의 삼각김밥이라도 먹어야겠다며 위로했더니 녹차 도라야끼를 주더군요. 엉엉엉;ㅁ; 내 삼각김밥!
(귀국편은 한국산 삼각김밥이었습니다.)




입국수속이 한참 걸려 1착으로 도착한 보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11시에 착륙해놓고 11시 40분에 입국장을 나와서 JR 패스 구입하는데도 시간이 걸려 준비한 시간표가 홀랑 다 날아갔습니다. 거러나 12시 16분의 하루카를 탑승하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았습니다. 하루카가 공항특급보다 훨씬 빠르더군요.

사진은 먼저 입국한 G가 구입한 음료입니다. 코이와이 커피우유보다는 그리코 카페오레가 훨씬 더 맛있습니다. 옆에 보이는 것은 코코넛 알갱이가 들어 있는 자몽주스. 여기에 호라이 만두를 먹었습니다.

앞서 적는다는 것을 잊었는데 G는 저보다 앞서 이스터 항공을 탔고, 저는 그 뒤의 제주항공을 탔습니다. 시간은 약 40분 차. 하지만 그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ㄱ-; 일본 입국시에는 먼저 착륙해놓고 대한항공보다 늦게 내려놓는 바람에 앞서 100여명의 선객이 입국장을 채우고 있었고, 한국 입국시에는 짐이 늦게 나왔습니다. 그래도 아주 늦게 나온 것은 아니라며 애써 위로해봅니다.;




텐노지에서 나라가는 열차로 갈아타고.'ㅂ'




나라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옆에 있는 것은 JR나라역에서 구입한 나라 특산품, 사슴무늬 마스킹테이프입니다.+ㅅ+




JR나라역을 찍은 이유. 여기에 푸딩잼을 더하여 도합 4500엔 어치. 푸딩 4500엔 어치를 사서 여행기간 동안 나눠먹었습니다. 들고 돌아온 것은 큰 병과 빈 병뿐. 진짜 맛있습니다.-ㅠ- 이번 여행에는 덕분에 푸딩은 더 안 사먹었습니다.




여긴 고베. 어디일지 가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ㅂ-
그리고 위 사진과의 사이에는 교토역과 교토의 숙소, 시타딘 카라스마 고조가 있습니다.(...)


2012. 7. 22 (일)

(교토)
아라시야마 - 교토역 - 니시키 시장 - 기온 키나나 - 아지키 골목길 - 벌꿀집 도라토 - 교토BAL, 무지와 준쿠도 - 오타후쿠 커피 - 니시키 시장 - 다이마루



아라시야마 텐류지의 연못. 7월 중순을 조금 넘었을 뿐인데 연꽃은 대부분 졌습니다.ㄱ-; 그리고 가마쿠라의 하치만구보다 박력은 적어요.;ㅁ;




이번엔 반대쪽에서.
연꽃은 좋지만 연못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모기가 많아서요.




G의 리퀘스트였던 기온 키나나.




G는 이탈리안 아이스, 저는 키나나 하폰. 진짜로 맛있습니다.-ㅠ-




.. 근데 왜 망이 들어간 사진은 아지키 골목길은 건너 뛰고 벌꿀집 도라토 앞의 사진만 있는 거지.

기온 키나나 다음에는 겐닌지를 지나 아지키 골목길을 찾고, 다시 벌꿀집 도라토를 찍고 교토 BAL에서 노닥거리다가 니시키시장을 가고 다이마루에서 쇼핑을 했기 때문에 사진이 없습니다.-ㅁ-;




쇼핑의 결과물.-ㅂ-
태공은 『빙과』와 『바티칸 기적조사관』 사이에 끼었습니다.




이건 셋째날 저녁입니다.


2012. 7. 23 (월)

교토역 - 마르브란슈 기타야마 본점 - 케이분샤 - 교토타워 지하 - 우메조노 갤러리 & 카페 - 다이마루 - 귀가



교토역 지하 이노다 커피에서 커피 마시며 노닥노닥.




마르브란슈 기타야마 본점까지는 어떻게 갔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전차가 아니라 버스를 이용했더니, 기타야마 쪽으로 가는 北8번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두 대 밖에 안 다니는군요. 그나마 여기까지는 걸어갔지만 그 다음 목표인 케이분샤는 어쩔 수 없이 그 버스를 기다려 타고 갔습니다.

근데 케이분샤 앞에서 찍은 태공의 사진은 없군요.ㄱ-;
그리고 그 다음에 간 교토타워 지하의 사진도 없습니다. 교토타워 지하는 도쿄의 유자와야 못지 않은 마굴입니다. 천과 바느질과 기타 등등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 다음은 버스 타고 우메조노 갤러리 & 카페.




두유 프렌치 토스트와 단 것 점찍기 세트. 프렌치 토스트와 미타라시 당고(떡고치)가 참 맛있습니다.-ㅠ-




이날 저녁.
식사가 이러니 탱탱 붓죠.OTL


2012. 7. 24 (화)

귀가




마지막날 아침. 아하하하. 푸딩이 아침이라니!




간사이 공항에서 구입한 기린에서 나온 자몽맛 탄산음료. 익숙한 맛인데 뭐랑 닮았는지 딱 집어내긴 어렵단 말입니다.




귀국편은 삼각김밥이 나왔습니다. 맛은 그냥 무난무난.


다음글부터는 차근차근 일정이 올라갑니다~.
그야, 이번 여행도 고행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행이 되기에 아주 적절한 조건들을 갖추었거든요.


1. G랑 함께 갔다.
아무리 취향 잘 맞는 3*년 지기 친구라지만 그래도 취향차는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저녁을 먹지 않으며 과자로 밥을 때울 수 있는데 반해 G는 저녁도 챙겨먹어야 하고 평소 짜게 먹으며 인스턴트를 즐깁니다. 저도 이번에 그렇게 팍 풀어졌다가 돌아와서 몸이 부어 고생중입니다.OTL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는 G가 제게 많이 끌려 다녔지요. 아마도 크로바(クロバ)의 특이한 코바늘을 아무렇지도 않게 검색해서 구해준 것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말이라니까요.;

덧붙임. 실시간으로 물어보니 새로운 뜨개질(코바늘) 책을 구한 것-새로운 스킬 습득-이 최대 수확이라합니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코바늘은 이 뜨개질을 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입니다.


2. 그래도 더웠다.
덥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더웠습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7월 말의 교토는 원래 더워야 정상입니다. 아니, 도쿄도 더워야 정상입니다. 도쿄를 기준으로 보통 3*도까지 치솟는 더위가 일본의 여름 더위인데, 교토는 그보다 더 덥다고 합니다. 교토가 분지지형이라 더위가 심하다고 하더군요.(근데 아라시야마 가면서 보니, 분지지형은 지형이되 평지 공간이 아주 넓습니다. 원주 등에 비교하면 아주 넓어요)
그런데 이번엔 덥지 않았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의 서울이 오히려 더 더웠습니다. 그 이유는 이상 저온 현상 때문이었다는군요. 지난 토요일, 20일을 기준으로 도쿄는 낮 최고 기온이 22도였답니다. 물론 24일에는 30도를 넘는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 했지만, 여행 가기 직전에 검색했을 때도 교토의 낮 최고 기온은 31도였고 도착한 첫날은 그나마 30도도 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22일의 아침은 아마 22도에서 24도 정도 되지 않았나 싶고요. 운동 나갔더니 딱 좋게 서늘하더군요. 23일 아침은 그보다는 조금 더웠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여름은 덥습니다. 특히 뙤약볕에서 움직일 때는 힘들었지요. 양산과 부채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날씨임에도 긴팔 입고 다니는 사람들은 탈까봐 그러는 걸까요. 긴팔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들(상당수가 여자)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3. 그래도 퀘스트 클리어는 했다.
이번 여행에는 몇 가지 난제가 있었습니다. 첫날의 물음표 모양. 거의 한 바퀴 빙글 돌았습니다. 첫날에 나라와 고베를 동시에 찍었 더니 그런 모양이 나오더군요. 간사이 공항에서 출발해 나라를 찍고 교토에서 체크인하고 고베에 저녁 먹으러 갔다 왔습니다.(...) 덕분에 나라 퀘스트와 고베 퀘스트는 둘다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존 중고장터에서 구입한 '해외 배송금지 물품'을 호텔로 무사히 받았다는 겁니다. 이것도 중요 퀘스트 중 하나였고요.
아소 미코토의 『골목길 연가』의 배경 골목길도 다녀왔습니다.
외국의 모 신문에서 꼽은 가장 아름다운 서점, 케이분샤도 다녀왔습니다. 참으로 멀더군요.;


4. 로밍 실패
에그로밍을 할까 하다가 가격이 비싸, 데이터 로밍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어차피 아이패드만 사용할 것이라-여행 기간 동안에는 아예 핸드폰을 꺼두었습니다-와이파이 로밍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지요.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해당 데이터 로밍은 각지의 핫스팟에서 제공하는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제휴를 맺은 와이파이가 잡혀야지만 쓸 수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오사카와 교토 등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0033과 mobile point였는데 간사이 공항을 포함해 고베, 나라, 교토 등에서 해당 와이파이는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그냥 마음 편히 에그를 들고 가거나, 이번처럼 아이폰 테더링을 쓰는 편이 낫겠습니다. 저는 일반 폰이지만 G가 아이폰을 로밍해 가져가서 모든 지도 정보는 아이패드로 보았습니다.


5. 아이패드는 지도책
지도는 하나도 가져가지 않았지만 G랑 내내 붙어 있었던 지라, 아이폰 테더링을 통해 아이패드에서 구글 지도를 검색하면 실시간으로 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단, 교토에서 길찾기를 하면 결과가 아주 나쁩니다. 버스 연동이 안되더군요. 심지어 기온 키나나를 찾아갈 때는 엉뚱한 곳을 도착지로 찍어 놓는 바람에 헤맸습니다. 그러니 교토에서는 길찾기 기능은 사용하지 않고 그냥 '지도'로만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편하더군요.


자아. 이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나가겠습니다.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아래에 링크로 걸어 놓지요.


望의 여행, 18th(여행 요약글): 7.21~7.24 (링크)
첫날, 인천공항에서 간사이공항까지: 7.21 (링크)
나라, 대불 푸딩을 찍으러 가는 길: 7.21 (링크)
교토 찍고 고베 L'ami(라미)로 턴!: 7.21 (링크)
교토 골목길 돌아다니기: 7.21~7.22 (링크)
BOSS vs GEORGIA, 아침식사, 아라시야마: 7.22 (링크)
기온 키나나, 이름 높을만한 아이스크림집: 7.22 (링크)
아소 미코토, 『골목길 연가』의 배경은 어디?: 7.22 (링크)
오타후쿠 커피, 이노다 커피, 카페 마르브란슈: 7.22~7.23 (링크)
교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케이분샤: 7.23 (링크)
폭신폭신 부들부들한 두유 프렌치 토스트, 우메조노에 가기까지;: 7.23 (링크)
여행의 마무리 및 간사이 공항에서의 쇼핑: 7.23~7.24 (링크)
일본여행 뒤에 남은 것들 (링크)

덧붙임.
로컬 태그를 넣다보니 여행기의 위치가 모호합니다. 고베 한 번, 나라 한 번 외에는 전부 교토니까 전체 글에 대한 로컬 태그는 교토로 넣습니다.
국어사전,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시치미는 매의 꽁지깃에 매달아 놓은 주소패(주인 증명서?)랍니다. 시치미를 뗀다는 표현은, 매의 꽁지깃에 매달린 시치미를 떼어 그 매가 자신의 것인양 하는 것을 말하는데서 유래합니다. 그리하여 하고도 아니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시치미를 뗀다고 말합니다.

처음 Wiki-Wihte Knight, Xnote K100의 별칭-를 구입했을 때의 목적은 세 가지였습니다. P4 클리어를 위한 도구 구입, 여행 가서의 실시간 포스팅, 여행 가고도 안 간 것처럼 시치미 떼기. 여행 가서의 실시간 포스팅은 우에노 키타야마 커피점에 대한 글이나 지난 교토 여행 등에서 해봤지요. 그리하여 이번에는 시치미를 뗐습니다.-ㅁ-;
7월 21일 출국, 7월 24일-오늘 귀국. 오늘은 돌아오고 나서도 다시 공방 가려고 카페에 앉아 있습니다. 공방 가는 일은 즐거우니 괜찮아요. 몸은 피곤하고 당장 내일 출근해야하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요. 지금 카페인을 몸에 들이붓고 내일 무사히 출근할 수 있기를 기원할 따름입니다.

자아. 여행기는 내일부터 슬금슬금 올라갑니다.
이번 여행은 무모한 도전기와, 바보짓과, 교훈, 그리고 새로운 곳 개척으로 요약됩니다. 그리하여 저는 돌아오는 항공기 안에서 다음엔 홋카이도를 가나, 교토를 한 번 더 가나, 아니면 오사카를 가나, 그도 아니면 JR Pass를 끊어서 더 나이 먹기 전에 만용을 부려볼까 이모저모 즐거운 고민 중입니다. 다만 P5의 진행 문제가 걸려 앞으로 1년 간은 꼼짝 못하고 돈 모아야 하지만 말입니다.-ㅂ-;


그나저나, 이번 여행에서도 그렇게 G랑 싸웠는데, 다음 여행도 같이 ... 가나 혼자 가나.;;;
지난 토요일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9월 2일까지 하는 기획전,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홈페이지)을 보고 왔습니다. 전시 시작을 알면서부터 간다 간다 생각은 했는데 계속 미루다가, 마침 다른 일이 생겨 국박을 가야했기에 겸사겸사 다녀왔습니다. 7월 21일까지 인터파크에서 예매하면 10% 할인을 해주는데, 발급 수수료가 500원 붙기 때문에 어른의 경우에는 실상 700원 할인에 그칩니다. 입장료가 12000원이고 땅파서 700원 나오는 것은 아니니 그냥 미리 예약하고 다녀오는 것도 괜찮습니다. 핸드폰으로 예약문자가 날아오니 그걸 보여주면 바로 발급해줍니다.

기획전이 그렇듯 한 번 퇴장하면 재입장이 안됩니다. 그리고 우산은 내부에 들고 들어갈 수 없으며 입구에 있는 우산 보관소에 맡기고 가야합니다. 9시 딱 맞춰 도착했더니 제 우산이 1번 자리에 들어가더군요. 하하;

원래는 ① 방학 전 토요일이니 가족 관람객은 없겠지, ② 토요일 아침 일찍 문 열자 마자 가니 사람은 적겠지, ③ 비온다고 했으니 사람이 많지 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토요일 아침에 다녀온 것이었는데, 그래도 사람 많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방학 전 토요일이라 가족 관람객은 없을지 몰라도 제가 나올 때인 10시쯤에는 가족단위 관람객도 상당했습니다. 게다가 문 열자마자 간다 한들, 단체 관람객-특히 토요 체험활동으로 팀짜서 들어온 팀들이 많아 애들이 번잡하고 시끄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갸들이 본격적으로 입장하기 전에 다 둘러보고 뛰쳐나왔으니 망정이죠.
그래서 다음에 가면 아예 수요일이나 토요일 밤을 공략할까도 고심중입니다. 하지만 이 때도 사람 많으면 낭패.ㄱ-;


전시회 자체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획전은 이번이 두 번째라, 이전에 보았던 V&A랑 비교해서 적어보면..
- 전시장 곳곳에 인력이 배치되었습니다. V&A 때보다 많았던 것 같군요. 덕분에 사진 촬영 같은 건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라 안심했습니다.
- 이전 전시회보다 조도가 낮은 것 같던데, 몇몇 전시품의 경우 형광등(LED?) 조명을 환하게 받더군요. 작품 손상이 없나 걱정됩니다.(전시 메모를 살펴보니 눈이 나쁜 사람은 눈이 피로할 정도로 조도가 낮다고 적어놓았군요.)
- 작품 설명이 액자 같은 류 옆에 붙어 있는데, 이런 환한 조명을 받는 전시물을 보다가 설명을 보면 조도 차이로 눈이 아픕니다.OTL 조도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면 하고 조금 아쉬웠습니다.
- 입구에는 전시 관람 진행 화살표가 붙어 있는데, 뒤로 가면 안보이더군요. 아마 인원이 증가하면 관람 동선이 지체될까 그런가봅니다. 그래도 순서를 붙여주면 연대별로 유물 보기 편했을 거라 생각합니다.-ㅁ-;


홈페이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대문명-아나톨리아, 그리스-로마, 비잔틴 문명, 오스만 제국 순으로 전시 공간이 구성되었습니다.

1. 고대문명- 아나톨리아


- 홈페이지에서 들고 왔는데 이 사슴모양 깃대 장식 참으로 귀엽습니다. 집에 하나 가져다 놓고 싶을 정도예요.
- 이 옆에는 양손잡이 술잔이 있는데, 양쪽 손잡이를 하트모양으로 만든 것은 요즘 제작해서 판매해도 충분히 상품 가치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잡고 먹기에는 무겁겠지만 모양이 귀여우니 말이죠.
- 그 옆에 전시되어 있던 도자기에는 물새 모양을 그려 놓았는데, 선사시대의 물새 모양처럼 단순하면서도 예쁩니다. 일견 카페 알파의 그 문양이 떠오르던걸요.
- 쐐기문자판은 언뜻 보면 도장이나 인장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거기 빽빽하게 찍힌 쐐기 문자는 문자고, 글이고, 그게 중요 문서랍니다. 문서로 안 보이는 문서라니 재미있습니다. 히타이트와 이집트 사이의 평화조약이었나. 하여간  이집트랑 교환한 평화조약은 세계 최초의 성문 평화조약이라는군요.
- 바라캅 왕의 부조에 대한 설명 중에 연꽃이 왕권을 상징한다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은근 연꽃 파워가 세다니까요. 이집트에서는 부활 쪽과 관련한 상징이었던가.

2. 그리스-로마
- 그리스-로마 쪽은 기억에 남는 것이 드물었...;

3. 비잔틴 제국
- 그리스-로마 유물보다 다른 것이 워낙 강렬해서 2번이 제 기억에서는 묻혔습니다.-ㅁ-;
- 순간 신화세계에서 기독교 세계로 도약(워프)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 모 황제들이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에게 건물을 가져다 주는 봉헌 그림은 꼭 누구를 떠올리게..(생략)

4. 오스만 제국


- 보석 장식 투구. 이게 확실히 강렬하더군요. 보석은 덜 박혀 있지만 세공이 장난 아냐! 그 앞에서 한참 빙글빙글 돌며 쳐다봤습니다. 후후후.

- 무라드 1세가 상당히 강한 왕이었나봅니다. 저는 이 사람을 모 로맨스 역사소설(『아도라』)의 주인공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감개 무량했습니다.(...)
- 중간에 바다쪽에서 본 이스탄불의 모습을 서양쪽의 화가가 에칭으로 만든 것이 있었는데 그 집약도에 두 손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만화에서 스크린톤을 쓰지 않고 손으로만 그려내면 이런 느낌..?
- 칼 자체는 옛날 것이라 별볼일 없을지(...) 몰라도 칼집의 공예는 생생합니다. 이런 손재주집약적인물품에는 홀딱 반한다니까요.;ㅂ;
- 카펫, 벽걸이도 여러 종류 있는데 그 문양에 홀딱홀딱 반했습니다. 한 번 더 갈테니 그 전에 벨리니의 카펫이 어떤 문양인지 확인하고 가야겠네요. 게다가 카펫을 보고 있자니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 등잔도 오스만 타입. 굵은 초를 9개인가 넣게 되어 있더군요. 우와.; 다 밝히면 꽤 환하겠습니다.
- 사이프러스 향로는 굉장히 섬세한 세공인데, 그 모양 때문인지 크리스마스 트리나 옛날 옛적 코코블럭에서 가지고 놀았던 나무 모양이 절로 떠오릅니다.(...) 공예가 정말 멋져요.
- 이슬람도 묵주를 쓰는 모양인데, 형태가 카톨릭과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호와.
- 코란함의 자개 장식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자개장은 가끔 보았지만 규모가 이정도면 ... 이야. V&A의 장식도 굉장히 멋지다 생각했는데 돈과 권력이 모이면 이런 작품도 나오는군요. 메모에는 '같은 왕정이라도 이쪽이 노동 세공 장인 집약적'이라 적었네요.
- 코란의 제책방식은 어떤지 조금 궁금합니다. 음, 펼쳐 놓으면 책이 상할텐데라며 걱정은 했는데 헤드밴드가 일반적으로 아는 타입과 달라 신기하더군요. 이거 어떻게 만들려나?
- 보석도 꽤 많았는데 다른 보석보다 수정 체스말 같은게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석 체스말보다 이쪽이 더 좋아요.(...) 게다가 수정 국자도.; 이거 유리가 아니라 수정이라는데 기암했습니다. 역시 돈과 권력이...-_-
- 반지 비슷한 것이 보이길래 뭔가 했더니 활을 쏠 때 쓰는 깍지랍니다. 근데 여기도 보석장식. 역시 돈과 권력이...

- 오스만 제국의 그림은 묘하게 불교 탱화와 분위기가 닮았습니다. 원근법이나 세부 묘사 없이 화사한 색을 사용해 그런가봅니다.;;
- 커피잔이라고 나온 백자청화잔이 있었는데 조금 큰 술잔 같아 보이는 것이.. 동동주 담아 마셔도 좋겠군요.(...) 그러기엔 조금 잔이 작은가.


전체를 둘러보는데는 대략 1시간 걸렸습니다. 물론 저니까 한시간이지, 꼼꼼하게 보는 사람이라면 그걸로는 부족할겁니다. 가능한 빨리 둘러보고 아이들이 들어오기 전에 몸을 빼려고 했기 때문에 빨리 보기도 했고요. 제가 나갈 때 학생들이 마구마구 들어오더랍니다. 가슴을 쓸어 내렸지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기념품. 으으으으으. V&A보다 더 무섭습니다. 아마 첫비행님과 제이님이 직격당하실텐데, 터키식 홍차 세트 은제품이 40만원, 커피 세트는 크림기와 설탕그릇인가가 따로 있는 것이 가격이 조금 더 비쌌고, 잔과 잔받침, 뚜껑이 있는 것은 그보다 저렴했습니다. 10-20만원 정도였다고 기억합니다.
가장 구입하고 싶었던 것은 유리컵인데, 아랫부분에 이슬람문화 특유의 기하학적 문양이 불투명으로 새겨졌습니다. 거기에 홍차 담아 마시면 딱이겠다 싶었는데, 3만원.
도자기 쪽은 손으로 그린 것이 확연히 드러나 보여 호불호가 조금 갈릴겁니다. 그래도 에스프레소 잔은 괜찮더군요.

(덧붙임) 판매품 중 최고가는 톱카프 단검 복제품입니다. 40개 한정 복제품이라는데 딱 하나 들어왔다네요. 가격은 420만원입니다.-ㅁ-


이번에도 그릇에 여지없이 격침 당했는데, 도록은 27000원입니다. 이것도 살까 말까 하다가 내려 놓았지요. 집에 둘 곳이 없어요.(먼산)

그릇 구입 여부를 두고도 고민중이지만 조만간 한 번 더 가서 더 보고 올까 합니다. 이번엔 적는 건 내려놓고 눈으로 휘휘 둘러 새겨놓고 와야지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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