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을 두고 온 관계로, 타임라인은 나중에 추가하겠습니다.
여행 전에 대강의 식사도 어떻게 할지 적어뒀습니다. 앤디와 아버지가 이야기한 회전초밥집, 그리고 G가 고른 장어집은 미리 예약해뒀지요. 스키야키집도 예약을 고려했지만, 한우-가 아니라 일우-도 아니고 화우(和牛, 와규)를 쓰는 집의 1인당 가격은 매우 높습니다. B님 말로는 스키야키집도 점심 예약을 잡으면 상대적으로 저렴할거라 했지만, 여러 모로 고려하고는 나머지 식사는 유동적으로 결정하자고 했습니다. 첫날 저녁식사는 장어, 둘째날 점심 식사는 초밥. 그리고 아침은 모두 조식을 먹을테니 그리하고, 셋째날의 점심 식사만 결정하고 저녁은 고민하자고요. 숙소가 시조 가와라마치였던 지라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여행 초창기 때와는 달리, 지금은 구글 검색으로 조금 찾아봐도 원하는 가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진은 없지만, 지난 여행기에 적었든 쿠라스시 플러스 교토점에서 먹었습니다. 데라마치거리 바로 근처에 있고요. 어른 다섯과 어린이 한 명이 초밥 여러 접시와 우동 등등의 메뉴를 추가해 먹고도 1만엔이 안나왔습니다. 다 먹고 어디로 갈까 하다가, 어린이 일행은 캡슐뽑기를 하겠다고 갔고, 어른 일행은 그 직전에 갑자기 아버지가 이야기를 꺼냈던 도후쿠지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그 전날인가 도후쿠지가 멋지다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절만 돌아다니는 건 재미없을 거라 생각하여 일단 미뤄둔 참이었습니다. 시간이 있으니 도후쿠지를 가되, 어차피 이동하는 거 교토역에 들러 목표하던 홋카이도 물산전에 가기로 합니다.
여행 가기 전에 찾아둔 정보입니다. 일본 여행 가기 전에는, 특히 홋카이도가 여행지가 아닐 때는 홋카이도 물산전과 여행 장소가 겹치나를 확인합니다. 이 때는 다행히 겹쳤고요.
https://www.rokkatei.co.jp/event/
정보는 다른 곳이 아니라 롯가테이 이벤트 공지로 확인합니다. 롯가테이는 홋카이도 물산전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여기 이벤트 페이지를 확인하면 홋카이도 물산전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마침 JR교토 이세탄에서 이벤트를 하고, 그게 여행 기간 중인 19일까지였기에 신나게 맞춰 갔습니다.
방문 목적은 비에이센카(美瑛選果)입니다. 비에이센카를 가게이름이라 생각하기 쉽지만서도, 말하자면 홋카이도 비에이 지역의 농업협동조합입니다. 농협이요. 그러니 비에이센카 본점은 하나로마트.... ...(...) 실제 이미지는 하나로마트보다는 한살림조합 매장이지만요.
비에이센카의 팥과 강낭콩은 매우 색이 예쁩니다. 진짜, 반짝반짝하니 예뻐요. 원칙적으로 농산물은 검역을 거쳐야하지만.(하략) 넵. 그렇습니다.
하지만 구경한 사진은 하나도 안 찍었고.=ㅁ= 어머니가 그릇 구경하겠다고 잠시 보시는 사이에 그 근처에 있던 이토야 교토이세탄점의 사진만 좀 찍었습니다.
사진액자(포토프레임)라는데, 액자보다는 저 엽서가 갖고 싶었습니다. 아, 사올걸 그랬나. 하지만 엽서 파는 건 안 보였거든요.
저 까만 고양이가 매우 귀여웠는데, 가방은 많으니까요. 마음만 찍고 조용히 물러갑니다.
이런 펭귄 그릇도 귀엽습니다. 하지만 그릇은 이미 충분합니다. 집에 있는 그릇은 저 혼자 쓰기에 차고도 남는다고요. 다음에 산다면 설거지 편한 코렐을 더 살겁니다. 크흑. 슬슬 손목 등등의 내구연한이 다했어요. 새로운 그릇을 들이려면 기존의 그릇이 파손되어 교체가 필요한 때나, 아니면 설거지를 기계에 맡길 때 즈음일겁니다. 가능성은 낮지요.
그렇게 JR이세탄교토를 한바퀴 돌고나서는 교토역에서 나라선을 타고 도후쿠지로 갑니다. 교토역에서 한 정거장이었을거예요. 시간 대에 출발하는 열차가 마침 급행열차라 걱정했는데, 급행열차도 도후쿠지에는 서는군요. 갈까 말까 망설였던 이나리역은 급행이 안선다는 안내가 나옵니다. 후지미이나리다이샤랑 아라시야마는 다음 여행으로 남겨둡니다. 란덴하고 토롯코 열차는 나중에 타도 되니까요.
도후쿠지를 가봤냐며 아버지께 여쭸더니 이미 한 번 와보셨답니다. 아니, 왜 간 곳을 또 가요? 라는 질문에 "예뻐서 보여주고 싶었으니까."라는 답을 주십니다. 넵. 그럼 또 가야죠......
얼핏 듣기로, 니시혼간지처럼 도후쿠지도 불교 종파의 본산인 모양입니다. 거기에 절 건축 양식 때문에 이전에 견학 오셨다더군요. 저야 일본의 절 건축이 썩 취향은 아니지만서도, 그건 취향의 문제니까요. 건축학도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르긴 할 겁니다.
확실히, 다른 절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기요미즈데라의 건축 방식과도 또 다른 맛이 있네요. 특히 여기는 다리가 많고, 그 다리를 둘러싼 회랑 지붕-이라고 해두죠-이 많이 보입니다.
대본산 도후쿠지 산내 안내도. 간략화한 그림인데, 이리 보면 진짜 크긴 큽니다. 이거 관리비는 어디서 충당하는거냐.
확실히 달라요. 사진으로 직접 비교하면서 어디어디가 양식이 다르다고 짚어낼 수준은 아니지만 건축양식이 다른 것 같다는 건 확실히 알겠습니다. 거기에 대체적으로 일본의 절은 건물이 큽니다. 한국은 산 속에 들어 앉았으니 아무래도 작죠. 건설 자재 운반 비용을 잠시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평지의 터닦기도 생각하고요.
건물이 크면 청소가...?
그것도 그렇지만, 여긴 단청이 없지요. 기요미즈데라는 붉은 색-주칠을 해뒀잖아요. 여긴 단촐하게 흰색으로 다듬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 절과는 달리 그, 벽에 그려두는 그림이 없어요. 불화가 모든 절의 벽에 그려진 건 아니지만, 일본의 절은 단정하고 깔끔하고 금욕적인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건물을 보다보면 압도하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뭐, 날림 불교신자-견진받은-_--의 헛소리로 생각하고 넘어가셔도 됩니다.
아버지가 이것도 짚어주시더라고요. 기둥의 저 네모난 구멍. 위치를 맞춰뒀다고요. 네모난 구멍 속의 네모난 구멍 속의 네모난 구멍 속의 네모,가 반복됩니다.
이날은 날이 흐렸습니다. 비가 오다말다, 비 뿌리길 반복하더군요. 교토의 날씨는 변화무쌍합니다.
여기서는 또 햇빛이 들어가잖아요. 바로 이어 찍은 사진인데도 그렇습니다.
도후쿠지의 정원도 유명한가봅니다. 이쪽 정원 입장료를 따로 받더라고요. 무슨 다리 올라가는 입장료 포함하면 조금 더 비싸지만, 그 다리는 안 들어가기로 하고 정원만 구경합니다.
저 모래는 날마다 고무래질 하겠지요.
아버지는 절의 이런 서까래를 보고도 나무 참 좋다고 감탄하셨죠..... 그야 일본의 수종은 한국하고 또 다르니까요. 한국은 많이 태워먹기도 했고요.
정원 사진(2). 대체적으로 사람이 없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있긴 했는데, 이 시기는 상대적으로 조용했습니다. 비교가 되는 시즌이 언제였냐면 23년 12월이요. 그 때는 교토 전체에 사람이 바글바글했습니다. 12월이기도 하고, 토요일이기도 해서 그랬을 겁니다. 이 사진 찍은 날은 금요일이었지요.
정원사진(3).
정원사진(4).
돌아나오면서, 저 대문의 문살 장식이 어마어마한 걸 보고는 찍어봤습니다.
아, 아마도 이게 정원 들어가는 입구... 였을 겁니다. 건물에 들어가서 정원 관람료 성인 1인당 5백엔씩 내고 들어가면, 그 안쪽으로 정원이 보이지요. 한창 이런 저런 책 읽었을 때, 일본의 정원은 집 안으로 미니어처를 꾸미는 모양새고, 한국은 외부의 풍경을 빌려서 액자처럼 관람하는 차경이라고 했던가요. 취향은 후자입니다. 전자는 관리비용이 들지만, 후자는 상대적으로 덜 들지요. 안 든다고 하진 못하는게, 명탐정 코난에도 등장했던 그, 후지산 풍경 관람을 둘러싼 화가의 폭주 사건이 있잖아요. 한국이라고 다를리는 없고요.
다시 역 근처로 돌아갑니다. 이번에는 208번을 타고 이동할거예요. 그 버스가 주우우욱 올라가 기요미즈데라 앞을 지나가 기온 가와라마치에 서거든요. 숙소 앞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으니 이동합니다.
카카오톡이 있으니 편하네요. G에게 니시키시장 갈거라고 했더니만 준비해서 나오겠답니다. 그리하여 연소자파티의 두 명이 연로자 파티에 합류합니다. 니시키시장 1차로 둘러보려고요.
금요일 저녁의 니시키시장까지는 괜찮습니다. G는 이 다음날에도 다시 니시키 시장을 갔고, 토요일 저녁의 니시키시장의 혼잡도에 학을 떼더군요. 진짜로 관광지 시장이라고요. 비싸고 맛없다고요.
그래도 금요일 저녁은 한 번 둘러보기 나쁘지 않았습니다. 가기 전에 잠시 커피를 주문하러 평점 좋은 카페에 갔다가 ... BCD라는 것을 봅니다. 여러분, 조심하세요. 이게 뭔가하고 검색해보니 대마종자유랍니다.(먼산) 어쩐지, 백인남성손님들이 들어오더라니.
커피는 나쁘지 않았지만, 재방문 의사는 그다지 없습니다.=ㅠ= 이번에 가고 싶었는데 못 간 카페 하나가 있기도 하고요. 위캔더스. 거기말고 하나 더 있었는데, 그 쪽 카페도 시간이 맞지 않아 못갔습니다. 어머니가 커피를 좋아하시기는 하나, 라떼 종류는 소화문제로 못드십니다. 그러니 패스.
설렁설렁 돌아다니며 구경하다가, 옆의 다이마루와 근처의 다카시마야의 지하 식품매장을 돌아다니며 저녁거리를 구매합니다. 그 전날에 장어 먹고 2차로 호텔 숙소에서 회와 술을 곁들였던 것처럼, 오늘 저녁도 백화점 지하식품매장에서 이것저것 사다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마음에 드는 음식이 뭐가 있나와, 백화점 식품매장 세일이 언제이냐를 고민하면서 돌아다녔습니다. 어머니 이야기대로, 역시 금요일 저녁은 세일 시간이 늦습니다. 그래도 원하는 음식 몇은 골랐지요.
점심 식사 후 돌아다녔던 G는 미피빵을 골라왔답니다. 팥소가 든 미피빵과 크림이 들어간 빵, 그리고 정육면체 모양의 식빵은 잼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돌아다니다가 몇 종류의 떡을 발견하고 구입했습니다. 왼쪽의 작은 상자에 담긴떡은 우구이스모치. 꾀꼬리떡입니다. 봄의 계절 떡이라던가요. 마찬가지로 계절떡인 사쿠라모치, 콩떡도 함께 사왔습니다. 앗, 교토의 그 유명 콩떡은 이번에 못샀습니다. 돌아다니던 중에 보이면 사오려 했는데 발견을 못했던 터라..=ㅠ=
네코컵이라는 맨 왼쪽의 쿠키는 G가 생협에 보내는 선물이고, 다른 것들은 ... 다음에 적어보겠습니다. 가운데 보이는 커피콩 두 종류는 니시키시장 관광을 마치고 구매했습니다. 니시키시장의 끝자락에서 남쪽으로 바로 꺾으면 빈즈테(びーんず亭)라는 커피집이 있습니다. 교토 여행 다니면서 니시키시장 가면 꼭 들리는 커피집입니다.
https://maps.app.goo.gl/R45P29YFGSgbt8av5
매번 사오는 콩은 만델린인데, 이날은 만델린 외에도 인도네시아 아체가 있더라고요. 둘다 100g씩 구입했습니다. 쓰읍. 제입엔 맞지만 다른 사람들 입맛에는 조금 많이 진할듯..'ㅠ'
이렇게 또 하루가 마무리됩니다. 자, 다음날 아침도 서둘러 준비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