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앞서 시간을 안 적었더라고요. 여행 첫날 아침부터의 일정을 대략적으로 적어봅니다.
05:48 인천공항 제2터미널 도착
06:00 KT 로밍 에그 수령 대기
06:10 수령 완료, 잠시 쉬기
06:35 출국 심사 전 줄서기(이미 짐부치기는 완료. 이 사이에 G가 부치고 왔습니다)
07:10 짐검사 포함 출국 심사 완료
08:25 항공기 탑승
09:00 제설작업
09:40? 제설 완료, 출발
11:30 간사이 공항 착륙
12:40 입국 심사 완료
간사이 공항 착륙부터 입국 심사 완료까지 굉장히 시간이 걸렸습니다. 일본 여행-그 중에서도 간사이공항 자주 오셨던 아버지도 불평하시더라고요. 이번 심사가 특히 더 문제였습니다.
입국 심사 완료하고 나오는 순간, 저는 여권 여섯 개를 챙겨들고 2층으로 올라가 JR 녹색창구로 갔고, G는 터미널 2층의 로손으로 일행을 데려가 자리를 잡고, 하루카 안에서 먹을 간식을 챙겼지요. 간사이공항과 교토가 각각 종점인 공항특급 하루카는 30분마다 한 대씩 있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QR코드를 사용하는 티켓기계에서 뽑을 때는 원데이 티켓 형태가 아니라 시간 지정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 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요. 마지막으로 간 것이 13개월 전이니까요. 녹색창구에서 바꿔간 이 티켓은 오른쪽 상단 중간에 보이듯, "당일한정 유효"입니다. 2200엔. 관광객 전용 티켓이라 싼 거예요. 저 가격이 30%쯤 할인된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 아니, 30% 넘을지도? 그리고 아예 지정석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번거로워서 그냥 자유석으로 받았고요. 자유석에 앉아도 시간만 맞으면 크게 문제 없이 탈 수 있습니다.
13:03 티켓 교환
13:30 재 합류, 이동
13:44 교토행 하루카 탑승
일행이 많으니 제가 사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그 사이에 사오지요. 담겨 있는 장바구니는 피크민 장바구니입니다. 이번에 G가 챙겨온 모양이더라고요.
기내식까지 잘 챙겨먹은 터라 입맛은 별로 없었지만, 로손에서 파는 저 찰떡하고 요거트는 좋았습니다. 으흐흐흐, 남이 챙겨주는 밥이 좋다니까요.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지요. 메뉴 선정은 어머니가 하셨답니다.-ㅠ-
15:07 교토 도착
15:40 숙소-미츠이가든 호텔 교토 가와라마치 죠쿄지 도착
자. 이 날 일정에서 제일 골머리 앓았던 부분입니다. 교토역에서 숙소까지 이동하기. 일행은 여섯이고 대형 캐리어가 셋입니다. 여섯 명이 함께 버스로 이동하는 건 어렵죠. 나눠서 가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이 때는 일단 지하철로 간다고 정해뒀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냥 셋셋으로 나눠 타도 되었을 거예요. 가능...은 했을 겁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도 있지만 비용 문제로 부모님이 반대하셨을 것 같기도?
교토의 지하철은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기 쉽지 않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 아니나,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에스컬레이터도 찾기 어렵고요. 지상으로 올라오는 방법은.... 안내도가 없지요. 그러니 알아서 잘, 들고 이동해야합니다.(먼산) 그런 의미에서, 숙소였던 미츠이가든 호텔 교토 가와라마치 죠쿄지의 단점은 교토역으로의 이동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캐리어가 작거나 일행이 적다면 이 부분은 문제 없습니다. 자금이 충분하다면 택시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트리플룸을 자란(jalan.net)에서 예약했고, 한쪽은 성인 셋, 다른 쪽은 어린이(L) 포함이라 그런지 가격이 미묘하게 달랐습니다. 결제하고 나서야 가격이 다른 걸 발견했지요. 3인실 3박으로 총 195,860엔이었습니다. 환율 덕을 조금 보았네요.
미츠이가든 호텔 교토 가와라마치 죠쿄지
https://maps.app.goo.gl/2i2crR9U7fNTndng6
숙소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 보지요.
처음 위치 잡았을 때는 어디서 가나 헷갈렸지만, 자주 다녀보니 아주 천혜의 자연, 아니 관광 환경을 갖췄습니다. 다니는 모든 여행지로 접근하기가 좋아요. 교토역도 그렇지만, 교토역은 매우 붐비니까요. 게다가 원래 이 주변 자체가 관광지입니다. 니시키시장이라든지, 데라마치거리라든지. 백화점도 다이마루와 다카시마야가 있다보니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 쇼핑을 하기도 좋습니다. 다카시마야에 포켓몬 스탑..이 아니라 피크민 스탑이 있다보니, 숙소 주변에서 바로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호텔로의 접근은 주로 시조에서 했습니다. 교토역에서 넘어올 때도 시조역에서 내려서 왔고, 버스도 시조에서 탑승했습니다. 시조 가와라마치에 오는 버스가 많다보니 다니기 좋았어요. 어디를 갈지는 구글 지도로 저장해뒀고, 어디어디 가고 싶다고 누를 때마다 마구 웃었습니다. 아아. 진짜, 주변에 다 있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매우 추천하는 숙소입니다.
https://maps.app.goo.gl/CGx1JhQ7j4Drpmwe8
이번에는 가지 못했지만, 오타후쿠 커피점도 같은 골목입니다. 시조 가와라마치에서 오타후쿠 커피점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와 조금 더 걸어내려가면 숙소가 있었지요. 오타후쿠 커피점은 마스터가 있는 다방 느낌이라 이번 여행에서는 포기했습니다. 여럿이 들어가긴 어렵죠.=ㅁ=
숙소 체크인을 한 뒤에는 잠시 쉬었습니다. 이날 저녁을 근처에서 17시로 잡아뒀거든요. 요즘의 일본 여행도 예약 대응이 상당히 좋아서, 구글에서 예약이 가능합니다. 더 정확히는, 구글에 올라 있는 점포 정보에서 예약사이트로 들어가, 예약이 가능합니다. 일본 전화번호는 필요 없고 이메일 주소만 넣어도 됩니다. 그렇게 예약했던 곳 중 하나가 숙소 근방에 있는 장어요리집입니다. 평점이 좋다면서 G가 가자고 하더라고요. 예약할 때 장어 코스요리로 할 것인가, 아니면 일단 자리만 잡고 주문을 따로 할 것인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코스요리 가격이 상당했던 터라 일단 가서 결정하자며 자리만 예약해뒀습니다.
숯불 우나 후지 다이마루 교토별장
https://maps.app.goo.gl/fnkm24h2uPL4B47Y7
본점은 따로 있고, 교토 다이마루 백화점 8층의 레스토랑 가에 분점이 있습니다. 예약도 여기로 했지요. 위의 링크에서 메뉴 확인이나 예약 링크 등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여러 메뉴를 보고서, 일단 1인당 하나씩 히츠마부시-장어덮밥을 주문하고 더 필요하면 추가 주문하기로 합니다. 거기에 달걀찜(자완무시) 하나, 생맥주 두 개. 생맥주는 아버지와 앤디 몫입니다.
상차림이 다 이렇게 나옵니다. 커다란 나무 그릇에 장어 덮밥이 가득. 엎어진 붉은 무늬의 밥그릇은 덜어먹는 그릇이고요. 오른쪽에는 된장국이 있습니다. 거기에 빨강 주전자는 찻물입니다. 오차즈케-찻물을 부어 먹는 밥으로 만들어 먹으라고요.
히츠마부시-장어 덮밥 집에 가면 먹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메뉴판에 한글 버전도 있어서 알기 어렵진 않고요. 먼저 장어를 먹고, 장어와 밥을 같이 덜어 먹고, 그 다음에 장어와 밥을 다시 덜어 찻물을 부어 먹고, 그러고 나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먹으면 된다고요.
의외로 오차즈케가 맛있습니다. 장어가 살짝 느끼한데, 거기에 찻물을 부어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고깃국물이 됩니다. 이야아아.'ㅠ' 맛있다아아아! 하지만 6인분의 식사에 생맥주 두 잔, 그리고 자완무시까지가 모두 합하여 34270엔. 히츠마부시가 5270엔입니다. 여행 첫날이니 기분 낼 겸 갔던 것이고, 그 다음의 식사들은 이렇게까지 고가는 아니었습니다. 하하하하하.; 그래도 한 번쯤 경험하기는 좋아요. 맛있었으니까요.
사진은 없지만 이날의 식사는 이렇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건 나무를 통째로 깎은 거잖아. 이렇게 굵은 나무를 키워서 통째로 쓰니 대단하지.
아버지와 이런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가 지하로 내려갔거든요. 그리고 지하 식품매장에서, 좋아하는 술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걸 발견한 아버지는 폭주........ 일본주를 구매하고 적당한 안주를 찾아 구매해 숙소로 돌아옵니다. 평소 일본주는 안 마시는데 이건 참 맛있더라고요. 쓰읍.
다른 날 찍은 사진이지만, 아버지가 좋아하는 술이 이겁니다. 쿠보타. 사진에 보이는 시리즈는 백수, 천수, 만수, 백수 홍수였나. 맨 왼쪽의 둘은 기억이 가물하지만 백수 천수 만수 시리즈는 확실히 압니다. 만수는 몇 번 마셔봤거든요. 여행 중에 좋다면서 매번 사오셨습니다. 마셔보니 술은 술이나 입에 아주 순하게 술술 넘어가는 무서운 술입니다. 화요 마실 때도 특유의 술 향이 싫어서 포기했건만, 이건 왜이리 술술 넘어가나요. 안됩니다. 술은 이제 그만..... 그만...;ㅠ;
하여간 숙소에서 신나게 술을 마시면서 여행 첫날을 마무리했습니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