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센터를 이야기한 건 G였습니다. 천 구입을 포기하고 쉬겠다는 제 말에, 그럼 번화가를 가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지요. 여행 선물을 백화점에서 구매할 생각이었던 겁니다. 결론적으로 잘했지요. 간사이공항에서 여행 선물을 구입하는 건 같은 일정으로 간사이 여행을 간 Ki님의 경험담을 봐도 그리 적절하지 않습니다. 간사이공항이 리모델링하면서 동선을 아주 희한하게 만들었거든요. 쇼핑하기 나쁩니다. 그렇다보니 공항에서는 마지막의 마지막 구매만 남겨두고, 가능하면 미리 구매해서 캐리어에 정리해두는 쪽이 좋습니다.
공원앞호텔의 체크아웃 시각은 12시입니다. 보통의 호텔 체크아웃은 10시에서 11시 정도지요. 12시면 매우 늦습니다. 느긋하게 움직여도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불안하잖아요? 11시에 준비해서 나갔습니다.
체크아웃은 다른 것도 필요 없고, 키만 반납함에 넣어두면 됩니다. 그러고 나가면서 사진 찍겠다고 벼르던 모형을 촬영합니다.
호텔 모형이 참 예쁩니다. 이야아. 이거 비쌀 텐데, 라는 감상이 먼저 튀어나오지만, 로비에 이런 걸 두니 멋지죠. 물론 로비에는 유니버설 로고인 동그란 지구와 유니버설 고리가 있는 모형도 있습니다. L은 그 모형을 두고 사진을 찍었고요.
건축 모형은 좋지만 그런 상징 모형은 취향이 아닙니다. 그러니 건축 모형 사진만 올립니다.
이 다음부터의 동선이 조금 많이 꼬였습니다.
여행을 준비할 때, 두 번째 숙소는 신오사카에 잡았습니다. 우메다나 난바 같은 번화가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숙박비가 낮은편이라 생각했고, 번화가에서는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것이 또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신오사카의 숙소를 고릅니다. 앞서 숙소 소개할 때 적었지만 비용도 생각하며 고른 숙소였고요.
그렇다보니 오사카의 교통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골랐던 겁니다. USJ에서 신오사카역으로 가려면 니시쿠조에서 한 번 환승하여 오사카역으로 가고, 거기서 걸어서 우메다 역으로 이동해 미도스지선을 탑승합니다. 그렇다보니 어차피 볼일이 있었던 우메다 역에서 보관함에 밀어 넣고 이동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한 거죠.
실수였습니다. 움직이는 날이 토요일이라는 걸 잊고 있었거든요.
오사카역, 우메다역에서 발견된 모든 보관함은 빈 곳이 없었습니다. 캐리어가 3개 있었던 터라 모두 넣어야 함에도, 넣는 건 둘째치고 하나라도 남아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와아아. 12시의 오사카-우메다 역은 그렇구나.OTL
결국 이리저리 헤매다가 체념하고는 신오사카로 이동합니다. 신오사카의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다시 나오기로 한 거죠. 이 때가 12시 30분쯤. 호텔에 짐을 맡기고 나온 것이 13시 넘어서였습니다. 오사카역에서 미도스지선 우메다역까지 이동하는 거리도 짧지는 않았고 계단도 몇 개 있었습니다. 이동하면서 동선을 그렇게 잡았다고 후회했지요. 그래도 숙소는 나쁘지 않았지만 동선 짜기는 실패였습니다.
찍어 놓은 사진이 없지만 숙소 외부나 내부 모두 멋지더군요. 제대로 감상하거나 즐길 시간이 없었다는게 아쉬울 따름이고. 다시 신오사카역으로 들어가 미도스지선을 타고 우메다로 이동합니다. 이번의 목표는 닌텐도 센터입니다.
닌텐도 오사카를 찾아간 이유는 하나입니다. 화분. 화분이 갖고 싶었어요.'ㅂ'
피크민 블룸을 켜고 닌텐도 오사카를 찾아가면 이런게 보입니다.
꽃 정보를 확인하면 저렇습니다. 방문객은 하루에 한 번, 금모종을 얻을 수 있다고. 이 모종을 심으면 금색 딱지를 달고 있는 피크민을 얻을 수 있답니다. 피크민 유저들이 신나게 꽃 안으로 들어가는 모양새가 두 번째, 세 번째 사진입니다. 유저 중에 바위 피크민 코스튬을 입고 있는 사람이 있군요. 입으면 저렇게 보이는구나... 그렇구나...
다이마루 백화점에 근접하면 화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메다를 방문하는 피크민 유저들은 받는 걸 잊지 맙시다.
https://maps.app.goo.gl/UnHtK1kXtwk8ta5V8
다이마루 우메다점 13층에 닌텐도 오사카가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갔는데, 문이 열리는 순간 분위기가 아주 익숙하더군요. 백화점 이벤트장 같은 분위기인데 거기의 분위기가 음, 으으으으음. 아주 익숙하네요.
USJ와는 같지만 또 다른 상품들이 있습니다. 여기는 마리오뿐만 아니라 닌텐도의 게임 관련 상품들이 모두 모여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포켓몬스터죠. 상품이 다 모여 있습니다. 트레이딩 카드 게임장도 있을 정도예요. 포켓몬은 발을 들이지 않았다보니 반쯤은 시큰둥하게 넘어가지만, 피크민 블룸은 다릅니다. 이건 다른 곳에서 못봤는데?
시계와 티셔츠, 거기에 인형들. 열쇠고리 인형과 뱃지. 뱃지는 G가 보고는 벌레 같다(...)고 표현했지만, 인형도 그렇고 사진이 더 예쁩니다. 실물보다 사진이 잘 나온 것 같기도.
하지만 저 티셔츠는 참 멋지더라고요. 구입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옆에서 G는 집어 들었습니다.
마네킹이 들고 있는 건 열쇠고리용의 작은 것이고, 아래에 쌓인 피크민들은 그보다 큽니다. 성인 손바닥 정도 크기의 피크민도 있고요. 거기에 한국에서는 만나지 못한 피크민도 여럿입니다. 사진의 하늘색 피크민인 얼음 피크민은 못만나봤는데,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마음을 내려 놓고는 포기했습니다. G만 몇 가지 여기서 구입했고요. 그래 놓고는 아쉽다며 다음 여행을 기약하는게 접니다. 하하하....
G는 여기서 동물의 숲 상품들을 만나고는 정신을 못차리더라고요. 결국 피크민 티셔츠에 더해, 나뭇잎 모양의 캐러비너를 하나 구입합니다. 캐러비너라고 멋대로 부르지만 상품명에는 열쇠고리라고 되어 있었을 겁니다.
닌텐도 매장을 빠져나와서는 일단 밥을 챙겨먹으러 나갑니다. 아까 물품 보관함 찾으러 돌아다닐 때 봐둔 오사카역 지하 식당가가 있습니다. 이름이 뭐더라.
오사카역 지하의 구르메거리였나. 하여간 그 비슷한 이름의 음식점 모인 공간에서 로만테이(ステーキ&グリル ロマン亭)를 보고는 고기 먹으러 가자고 함께 갑니다. 물론 청개구리 L은 여기서 유부초밥을 시켰고요. 그냥 유부초밥이 아니고, 유부초밥에 들어가는 밥 위에 불고기를 얹어 포만감을 더했더라고요. 이미 신오사카까지 다녀오면서 더위를 먹은 건지 입맛은 별로 없었지만 일단 뱃속에 밀어 넣었습니다. 지금 위치 확인하면서 보니 여기 구글 평점이 5점 만점에 4점이네요. 이정도면 준수합니다.
https://maps.app.goo.gl/YBQLzXfGD77Zg3Ju7
숙소에 들렀다 오면서 기력을 다 뺀데다, 닌텐도 센터에서 계산대 줄을 늘어서서 기다렸더니 피곤하군요. 밥 먹었으니 이제는 카페를 가자고, 갈만한 카페를 찾아 이리저리 헤맵니다. 그러나.OTL
잊지맙시다, 여기는 오사카 번화가. 그리고 이날은 토요일.
카페에는 대기줄이 한창이고. 그리하여 조금 기다리다가 포기하고는 숙소로 귀환하기를 선택합니다. 대신 저녁 거리는 미리 채집(구매)하고 갑니다. 여기는 오사카 번화가니까 지하 식품매장에도 뭔가가 많겠지요. 그리하여 빙글빙글 돌면서 L에게는 뭐가 먹고 싶은지 재차 확인하고, 주먹밥과 도시락과 경단 등등을 구입합니다.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발견한 과자집. 저 다섯 점 세트에 1350엔입니다. 하지만 경단이 굉장히 맛있더라고요. 제일 입맛에 맞는 건 간장소스 경단이지만 삼색경단과 쑥경단도 맛있습니다. 팥경단도 나쁘지 않지만 배부를 때 먹으니 입에 달더군요. 저 완두인지 풋콩인지를 올린 마지막 경단은 살짝 풋내가 납니다. 그 풋내가 앙금 본연의 맛이라고 생각하면 뭐..'ㅠ' 그러고 보니 다이마루 백화점에 즌다 매장도 있었어요. 센다이가 원조인 그 즌다. G에게 먹겠냐고 물어보니, 풋콩은 싫답니다. .. 하기야 콩 좋아하는 건 저죠.
이것저것 사들고 다시 숙소로 향합니다. 미도스지역 4번 출구로 나가서 내일 아침 일찍 캐리어 끌고 지나갈 에스컬레이터 경로를 재확인하는 건 그 다음 일이고. 일단 G와는 여행 마지막날인 일요일 아침의 공항 이동수단을 하루카로 하자고 합의본 상태입니다. 원래 하루카를 타고 공항 가려고 했던 것도 있고, 다른 경로는 한 번 이상의 환승이 필요합니다. 이래저래 확인해보니 시간 넉넉하게 가더라도 하루카를 타고 이동하는 쪽이 편하더라고요. 신오사카로 숙소 잡은 이유이기도 했고요.
그러면 하루카 표를 사야죠. 아침에 사면 정신 없을 것이 분명하니 미리 사둡니다. 숙소로 향하기 전, 신오사카의 초록창구를 발견하고는 G와 L을 불러 세워놓고 뛰어 들어갑니다. 몇 시에 나갈지는 일요일 아침의 L이 결정하는 거라 일단 지정석 없이, 자유석으로 부탁합니다. 그리하여 표 여섯 장을 쥐고 나옵니다.
지나가는 길에 신오사카 역 안의 미스도 발견!
아까 카페 못갔으니 여기 갈까라고 물어보고는 잽싸게 들어갑니다. 저나 G는 아이스커피를, L은 멜론소다를 들고 갑니다. 거기에 도넛은 세 개.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그 세 가지 맛입니다. 엔젤크림, 폰데링, 올드패션. 엔젤크림을 왜 먹는냐 하면, 웃지요. 하하하하하하하. 도쿄바빌론이 사람 다 버렸어요.-_-
이 뒤의 사진이 하나 더 있지만 그건 나중에 못올린 사진들 한 번에 올리면서 함께 넣겠습니다. 자. 이렇게 여행 3일차의 일정도 마무리되는군요.
우당탕탕 오사카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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