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발단은 G입니다.
이전에 G의 지인이 간사이 여행을 다녀오면서 선물로 양갱을 사다준 적이 있거든요. 검은깨양갱이었는데 달달하니 맛있어서 차와 함께 잘 먹었습니다. 그랬는데, 정작 선물을 사온 본인은 이 양갱을 입에 대보지도 못했답니다. 아마 자기몫 없이 선물로만 돌려서 그랬나봅니다. 그래서 이번에 G가 여행간다는 이야기를 듣자 그 양갱이야기를 꺼냈답니다. 백화점 지하매장에서도 찾을 수 있을거라 했으니 찾아보기로 하고 도착한 날 이세탄 지하매장을 뒤졌습니다.
...
다른 곳에서 부탁받은 말차쿠크다스(...)는 있는데 이 양갱은 안보이네요. 포장이 독특해서 헷갈릴 일도 없는데 말입니다. 돌아봐도 안보이니 그 다음에는 시조 다카시마야를 간 김에 들러보았습니다. 여기도 없네요. 버럭 화를 내려던 찰나, G가 마지막 남은 하나를 들고 왔다며 양갱을 슬며시 꺼냅니다. 뒷면을 보니 판매처 이름과 함께 주소가 적혀 있는데 시조(四条)래요. 헐. 바로 이 근처네요. 일단 검색은 해보자며 EGG를 꺼내 켜고 아이폰으로 검색해보았습니다. 위치가 어디있는지 지도를 보니 대강 감이 잡힙니다. 기온에서 시조 가와라마치로 넘어올 때, 오리강을 건너 바로 있더군요. 그리하여 홀랑 방문했더랍니다. 저야 다카시마야 앞에서 출발했으니 동쪽으로 죽 걸어가면 되더군요.

물론 목적은 양갱만이 아니었습니다. 『교토 카페시간 2011』을 보니 2층에 카페도 있어 G가 먹어보고 싶어했던 일본 전통 디저트도 팔고 있더군요. 아예 그 김에 가자 싶어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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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상점, 2층은 카페입니다. 1층에서 다양한 맛의 양갱을 구입하고 다른 과자들을 구경한 다음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지야를 제외하고, 일본식 디저트를 파는 전통카페는 처음 가보았네요.'ㅂ'

메뉴판을 받아들고 고민하다가 G는 단팥죽 세트(아마 시루코しるこ였을겁니다), 저는 말차세트를 시켰습니다.




곱게 저은 말차, 그리고 작은 화과자 하나. 겉은 약간 건조하면서도 파삭한-모나카의 겉 껍질에 달달한 팥앙금이 들어 있다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




이쪽이 G의 세트. 차랑 단팥죽이 함께 나옵니다. 옆에 있는 것은 짭짤한 다시마입니다.




뚜껑을 열면 이런 모습입니다. 안에 구운 떡이 하나 들어 있군요. 




단팥죽은 으깨거나 갈아서 만든 걸죽한 것이 아니라, 그냥 팥을 삶아 거기에 설탕을 넣어 약간 걸죽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팥이 맛있으니 불평이고 뭐고 나올 일도 없지요.-ㅠ-



말차세트가 700엔. 단팥죽 세트도 그 근처-850엔은 안 넘을 겁니다.^^; 정확히 얼마인지는 G에게 물어봐야겠네요.
제목에다가 카모가와(가모가와)라 쓸까, 카모강이라 쓸까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싶어 오리강이라 썼습니다. 이쪽 어감이 더 마음에 들었거든요. 한자이름은 鴨川. 정지용의 시에도 등장하는 압천이고 교토 동쪽을 흐르는 강입니다. 교토 지도를 보면 Y자로 위쪽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강이 합류해서 카모가와라는 이름의 강이됩니다.
여기서 잡힌 은어는 저~기 서쪽 귀문방향에 있는 아베네 집에 배달을 갔겠지요. 아마 미나모토노 히로마사도 같이 받았을 겁니다.(...)

G에게 가고 싶은 곳을 찍으라 했더니, 여기저기 고르다가, 막판에 보여준 『교토 카페 시간 2011』에서 e-fish라는 이름의 카페를 짚더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병아리콩 카레가 G를 유혹한겁니다.-ㅁ-;

위치를 찾아보니 숙소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서 가볼만 하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여길 간 것은 시조 가와라마치를 한참 돌아다니다가, 숙소로 가는 적당한 버스가 없어 고조 가와라마치에 내리고 나서였지요. 시조 가와라마치는 숙소가 있는 고조 카라스마에선 3시 방향이고 교토 버스 체계에서는 갈아타지 않으면 숙소까지 들어가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니 한 블럭 내려와 고조 가와라마치에서 저녁 먹으러 갔다가, 거기서 숙소까지 걸어갔지요.

가본 날은 여행 첫날-20일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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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기는 어렵지 않았으니, 그냥 저 구글맵을 출력해서 들고 가시면 됩니다.'ㅂ' 교토지역에서 e-tish라고 검색해도 바로 나오더군요.
고조(五條) 대로 동쪽 끝자락, 오리강을 건너기 직전에 있는 수로 양 옆의 길을 따라 남쪽을 바라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밤에 찍어서 제대로 가게가 안보이네요.
간판에는 이름대로 fish-물고기 그림이 있습니다.

G가 가장 먹고 싶어한 것은 병아리콩이 들어간 카레. 메뉴판을 보니 오크라도 들어갔다고 합니다. 다른 식사메뉴는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그냥 클램차우더와 차이를 시킵니다. 차이도 로열 밀크티 같은 쪽이 아니라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것 같아, 마침 몸도 차고 하니 한 번 시켜보자 싶어서 이런 조합이 되었습니다. 사실 다른 식사를 더 시킬까 하다가 클램차우더와 차이에 홀려 저녁도 간단히 넘어갔지요.




가장 먼저 나온 것이 차이.
우와. 본격적인 차이입니다. 그릇은 도기 비슷하고 손잡이가 없는 사발에 나왔고요. 아래에는 나무차받침을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조명이 좋지 않아서 사진이 어둡게 나왔는데 실제로도 상당히 진한 색이었습니다. 위에 우유막이 덧씌워져 더 진하게 보이지만 말입니다.
맛은 인도식 혹은 그 부근의 차이라고 하면 생각하는 그런 맛입니다. 향신료가 들어가고 홍차와 설탕을 듬뿍 넣어 진하게 우린 맛이요. 집에서 만들어 마실 때는 향신료는 빼고 홍차만 넣기 때문에 이런 맛은 안납니다. 하여간 몸이 얼어 있을 때 한 잔 마시면 원기회복을 할만한 그런 음료더군요. 맛있습니다.




그리고 음식들이 다 나왔을 때 한 장 더 찍었습니다.
클램차우더에는 빵이 딸려 나옵니다. 빵은 없어도 좋았을텐데요. 아니, 있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다 식은 다음에 먹었더니 마늘향이 나는 버터는 빵을 축축하게 만들고 있고 거기에 약간 단맛이 돕니다. 클램차우더에 곁들이려면 차라리 모닝빵 같은 동그란 빵이 낫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하지만 빵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클램차우더는 건더기도 잔뜩 들어가 있고 뜨끈한 것이 맛있습니다. 나중에는 식은 빵을 찍어 먹었는데 그렇게 먹어도 괜찮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카레. 양이 적어보이지만 먹다보니 은근히 많습니다. 이것도 일본식 카레라기보다는 향신료 맛이 강한, 약간 남아시아 쪽 카레를 닮았더군요. 오크라는 아삭하게 씹히지만 씹고나면 미끄덩 끈적한 것이 익숙해지기 어려운 맛이지만 그래도 카레랑 먹으니 그럭저럭 괜찮네요. 이 카레를 빛내는 것은 역시 병아리콩이었습니다. 씹으면 톡 터지는 느낌의 콩.;ㅠ; 카레에 콩을 넣어 먹어도 이렇게 맛있군요!
(먹다보니 저 그릇.. 미묘하게 개밥그릇같더랍니다. 하하하하..)

다만 디저트용으로 생각하던 차이가 맨 앞에 나온 것은 아쉽네요. 다른 음료를 시키지 않긴 했지만 달달한 차이에 짭짤한 클램차우더와 카레를 먹다보니 차이가 뒤로 밀리더군요. 그래서 나중엔 식은 차이를 마시게 되었다능..;ㅂ; 그래도 병아리콩 카레가 워낙 마음에 들어 그정도는 넘어가도 됩니다. 덕분에 지금 병아리콩을 사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요. 조만간 주문해야지. 토마토 소스에 넣어 먹어도 맛있겠습니다.




음식을 다 먹고 잠시 한숨 돌리고 있는데 G가 창 밖을 보라고 부릅니다. 아아. 사진으로는 찍을 수 없는 것이로군요. 히가시야마-동산 위로 커다랗게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멋지네요. 세이메이가 히로마사를 꼬여서 동산에 놀러갈 때도 이런 달이 휘영청 밝았으려나.

이렇게 또 하루가 끝나갑니다.


덧붙임.
각각의 가격은 적어두지 않았네요. 위의 세 가지를 시키고는 총 2150엔이 나왔습니다.'ㅂ' 

이번에 하루카를 타고 간사이공항에서 교토까지 가는 동안, 특히 간사이공항에서 신오사카에 들어가기 전까지 많은 고층빌딩을 보았습니다. 그것도 그냥 평범한 주택지에 덩그라니 놓여 있는, 타워팰리스 같은 느낌의 고층 거주지를 말입니다. 아무리봐도 그 주변이 사무지역은 아니었는데 홀로 서 있는 거라면 고층 거주지구라고 봐도 되겠지요. 문득 떠오른 것이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입니다.

미미여사의 『이유』의 배경공간은 바로 저런 고층 빌딩입니다. 거주형 고층 건물인데 23층에서 사건이 일어나지요. 26층의 건물이었던가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에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거주건물-타워팰리스가 있는데, 겨우 26층이 문제일까 싶어서 말입니다. 하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거주공간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의 주 거주공간은 아파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일본이랑 비교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일본에서는 한국의 '아파트' 같은 거주 형태를 '맨션'이라 부르고, 일본에서 아파트라고 하면 한국에서 상상하는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거주형태라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빌라같은 소규모 건물이 일본에서는 아파트라고 불릴겁니다.
(이 부분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여간 미미여사는 소설 속에서 가구간의 소통이 단절된 이 고층 거주건물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번 여행에서 몇 번이나 마주쳤던 이 고층 거주건물을 뜨악한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열차타고 이동하면서 일본의 주택가를 구경하는 것이 참 재미 좋은데, 그런 풍경을 이 건물이 확 망가뜨렸습니다. 허허허. 고층 건물이 좋은 것만은 아닐텐데요. 게다가 만들어도 『이유』에서 그랬던 것처럼 제대로 분양되지 않는다든지 하는 문제도 생길텐데? 요즘 일본의 경기는 그리 좋지 않다고 보는데 말입니다.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지만 음...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요.
일본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쓰다보면 가끔 헷갈립니다. 이게 순수 일본어 단어인지, 아니면 그에 맞는 한국어가 있는지 가물가물하거든요. 그 때마다 사전을 펼쳐(열어) 놓고 뒤적거리는데 총본산도 한국어에 있는 단어인지 아닌지 까먹었습니다. 아... 일본어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어 공부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이나리, 혹은 오이나리라고 읽는 稻荷(도하)는 여우신입니다. 곡식의 신으로 시작해 상업번창의 신까지 영역을 넓혔지요. 시작은 데메테르이지만 헤르메스의 영역까지 넓혔다고 해도 다르진 않지요. 여우신이라고 하면 왠지 괴기스럽지만 이나리신이라고 하면 묘하게 친근감이 드는 건 유부 때문입니다. 여우신은 여우가면이 먼저 떠올라 무섭다는 감정이 먼저 오고, 이나리신은 유부와 곡식이 떠오르니 정감이 생기는 걸까요. 하하.; 한국의 여우들도 그리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요. 「여우누이」라는 전래동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까.-ㅁ-; 전설의 고향이 트라우마가 된 사람 중 절반은 '내다리내놔', 나머지 절반은 간 빼먹는 구미호 때문이 아닐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지난번 여행 때는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가운데 다녀왔지만 이번엔 구름은 많지만 대체적으로 다니기 좋았습니다. 기온도 영하 1도에서 영상 5도 정도로 서울보다 훨씬 따뜻하고요. 바람은 좀 불지만 이정도 산 바람은 집 근처에서 맞는 산바람에 비할바가 아니죠.

JR 교토역에서 가장 저렴한 표를 끊고 다음 다음 역인가, 이나리 역에서 내리면 바로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JR 간사이 레일패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지 않았습니다. 나라까지도 아마 이용 가능할거예요.
이나리역에서 내려 왼쪽으로 몇 십미터만 걸어가면 입구가 보입니다.




빨간색 커다란 도리이. 여기부터는 신의 영역이라 하던가요.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의 입구는 이렇습니다. 적다보니 타이샤가 맞는지, 다이샤가 맞는지 헷갈리는데, 일본어 위키를 찾아보니 타이샤라고 표기했군요. 그러니 타이샤로 적습니다.'ㅂ'

한자로는 伏見稻荷大社. 가운데의 稻는 稲가 맞지만, 같은 '벼 도'이고 이게 일본식 약자 같은 고로 稻로 적습니다.
후시미는 지명이고 이나리는 여우신을 말하는 것. 타이샤는 대사, 총본산을 말하나봅니다. 여기가 일본 내 이나리 신사의 총본산이라고 하더군요. 로마 교황청 비슷하다고 보셔도 됩니다.




아까의 대문 도리를 지나 죽 걸어 올라가면 앞에 본당이 보입니다. 왼쪽에도 또 작은 사당 같은 것이 있더군요. 설렁 설렁 걸어갑니다.




이것이 본당으로 가는 계단. 앞에 보이는 주칠, 금칠의 건물은 문입니다. 그냥 문은 아닌 것같은게...




여우가 지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들어가는 곳 왼쪽에는 우대신이, (본당에서 보면 이쪽이 왼쪽이겠지요)




오른쪽에는 좌대신이 있습니다.

사실 좌대신과 우대신이 헷갈리긴 하지만, 나리타 미나코의 『내추럴』을 보고 좌대신과 우대신을 확인했습니다. 나이가 많은 쪽-지위기 높은 쪽이 좌대신이라는군요. 검은 옷이 좌대신-『내추럴』의 사이몬쪽입니다.
양쪽의 복식 차이도 있는데, 우대신(붉은옷)이 깔고 앉은 것이 호랑이 무늬천, 좌대신(검은옷)이 깔고 앉은 것은 표범무늬천이었습니다. 원래는 천이 아니라 가죽일지도 모르겠군요. 여기서야 가죽이 아니라 천을 썼겠지만..
여튼 『내추럴』을 참고한다면 진짜 대신은 아니고 시대신,이라는 것 같습니다.-ㅁ-;
(상징적인 의미?)

여기를 지나면 바로 본당인데, 시주를 하고 밧줄을 흔들어 소리를 내며 기원합니다. 하지만 전 여우신에게 빌고 싶은 건 딱히 없으니 패스. 거기서 왼쪽으로 돌아가서였나, 하여간 뒷편에서 부적을 사긴 했습니다. 학업부적. 공부라면 사실 이나리보다는 기타노텐만구(北野天滿宮)에 가야하지만 미치자네공은 좀 무서워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무서워하는 건 유메마쿠라 바쿠의 『음양사』 탓....;

본당 왼쪽 계단을 올라가서 더 가면 또 도리이가 나옵니다. 그 양편에는 여우 신상이 있네요.




여우님의 얼굴표정이나 동작도 조금씩 다르더군요. 이런 신상의 모습에 대해서는  다나카 메카의『세일러복에게 부탁해』에서도 조금 나왔던 것 같은데. 쥐라든지 멧돼지가 서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이 신사는 여우 신사이니 모두 여우입니다. 단, 생긴 모습은 여우라기보다는 개에 가까운 것도 꽤 보이더군요.
이 여우는 입에 동그란 통을 물고 있습니다. 통이 아니라 문서일지도 모르겠네요.




앞의 사진은 빛이 들어가서 밝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이런 색입니다. 여기는 입에 구슬을 물고 있고요. 아마도 여의주? 용이 물고 있지 않지만 여우가 물고 있으니 여의주라고 해도 된다고 우겨봅니다.

그리고 그 뒤쪽에 있는 길을 따라 가면 그 유명한 도리이 통로가 있습니다. 통로라고는 하지만 연속으로 도리이만 세워 놓은 것이라 비가 들이치면 다 젖을거예요.'ㅂ' 길이 양쪽으로 있는데, 화살표를 따라 왼쪽으로 갑니다. 돌아 내려올 때는 반대 길로 내려오면 되니까요.



G의 뒤를 쫓는 태공. 나는 네가 가는 길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게 그 유명한 여우 에마. 전 그림 솜씨가 없어서 에마만 보고 넘어갔습니다.

산을 따라 도리이 통로가 계속 되기 때문에 한 바퀴를 다 돌면 산 능선을 따라 걷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중간에 도로 내려왔고요. 앞은 주칠이 되어 있어 깔끔하니 예쁘지만 돌아 내려올 때 보면 왼쪽에는 기업 혹은 개인 이름이, 오른쪽에는 도리이를 세운 날짜가 박혀 있습니다. 뒤에서 보면 조금 지저분해요.'ㅅ'

돌아 내려와서 본당 쪽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걸어갑니다. 이쪽이 쇼핑거리라 이런 저런 구경하는 재미가 있거든요. 점심을 간단히 먹었으니 간식이 땡기기도 하고. 그러다가 G가 『교토 데쿠데쿠 산보』에서 보았던 여우 가면 센베를 발견합니다.




이 가게.
센베를 파는 가게는 많지만, 여기는 특이하게도 여우 가면 모양의 센베를 팝니다. 3개 들이 한 박스가 350엔, 10개 들이는 1050엔. 여우 얼굴 모양의 닌교야키도 있습니다. 여우 센베는 단맛이지만 짭짤한-다시 말해 맥주 안주로도 괜찮은 다른 센베도 많습니다. 그래서 선물용으로 잔뜩 사왔지요.>ㅅ<
여기서 여행 선물을 왕창 산 덕분에 그 뒤에는 여행 선물에 대한 걱정을 덜었습니다. 핫핫핫;

사실 여행 선물 사기에 가장 좋은 곳은 간사이공항입니다. 출국장 안쪽 면세점에서 500엔짜리 이런 저런 간식을 꽤 많이 팔거든요.-ㅁ- 독특하기로는 로이스의 포테이토칩 초콜릿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날(1월 20일, 목)의 일정은 이렇습니다.

0910 인천공항 출발
1050 간사이공항 도착(하차시간)
1109 입국수속 완료
1130 점심거리 구입
1140 JR 패스 구입
1146 교토행 하루카 탑승, 출발
1302 교토 도착, 코인로커에 캐리어 밀어 넣기
1334 JR 나라선 탑승, 출발. 5분 후 이나리역 도착.
1437 JR 나라선 탑승, 5분 후 JR 교토역 도착.

이후의 일정은 돌아다닌 이야기이고, 위의 시간표는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대강 감이라도 잡으시라고 적어본 겁니다. 간사이공항과 교토역을 종점으로 하는 특급열차 하루카는 한 시간에 두 대 있고 정확하게 30분 간격입니다. 물론 새벽과 늦은 밤에는 배차시간이 다를 수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부엌이 있는 숙소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게 이번에 시타딘을 고른 가장 큰 이유였지요. 물론 평일에는 트윈룸이 8천엔(조식 미포함) 밖에 안한다는 가격적인 장점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주말에는 가격이 조금 더 오르더군요.'ㅂ' 이번에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도 교토에 간다면 써보고 싶습니다.
(다만 싱글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트윈룸을 쓰는 것이라, 혼자 쓰기에는 조금 비쌀 수도 있습니다.-ㅁ-)


숙소 위치는 구글 지도를 참조하세요.'ㅂ'



교토역까지 조금 무리하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도 별로 안 걸립니다. 버스 정거장으로 2-3정거장 정도던가요. 시조 카라스마도 그럭저럭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큰길 건너에는 세븐 일레븐이, 서쪽으로 가서 길을 건너면 로손이, 동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24시간 하는 슈퍼가 있습니다. 100엔샵도, 드러그스토어도 동쪽 편에 있고요.(조금 걷지만)


니시혼간지 쪽 시치조에 있는 빵집 RAUK까지는 왕복 40분이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침빵을 사러 다녀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도전해봤는데 아침 시간에는 식빵이 없나봅니다.ㅠ_ㅠ 그 전날이 쉬는 날(목요일)이라 식빵이 없었던 건지도 모르지만 아쉬웠어요.

레지던스 호텔이라 주방기구가 갖춰져 있는데 대강 이렇습니다.




입구에서 2미터 앞에(...) 있는 부엌. 열판은 써보았는데 나중에 만져 보니 뜨겁더라고요. 금속제만 쓰게 되어 있는 인덕션 타입은 아닌가봅니다.
도마가 있고, 작은 개수대가 있고.




토스터기와 전기주전자, 머그 둘, 티포트, 웰컴용으로 놓아둔 녹차랑 물 두 병이 보입니다.




이런 종이학도 있더라고요.+ㅅ+




토스터가 있는 쪽의 맨 윗 서랍에는 이런게 있습니다. 캔따개, 부엌용 가위, 숟가락, 티스푼, 포크, 나이프 각각 2개씩, 그리고 와인오프너랑 젓가락 2세트가 보입니다. 캔따개 같은 것도 있으니 슈퍼에서 간식거리 사와도 걱정 없습니다.




한손잡이 냄비, 뚜껑 있는 프라이팬, 국자와 뒤집개, 채소 등을 씻은 후 물기 빠지라고 담아 놓는 구멍 뚫린 볼, 냄비.
간단히 이것 저것 해먹기에는 이보다 좋을 순 없습니다. 그리고 위쪽 찬장에는 우동그릇으로 쓸 수 있는 볼, 중간 접시 2장, 큰 접시 2장, 유리잔 두 개, 와인잔 두 개가 있습니다.




왼쪽이 부엌. 빛이 역광이라 어둡게 나왔네요. 실내는 이정도면 넓은 편입니다. 이보다 작은 호텔도 많으니까요.





평면TV, 그리고 소파랑 식탁 대용으로 쓸 수 있는 탁자도 있습니다. 캐리어를 올려 놓게 된 접이식 의자도 있고, 책상도 의외로 넓습니다. 책상 왼쪽 벽에 콘센트가 있어서 노트북 작업하기도 좋고요. 인터넷도 무료이지만 LAN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실제 써보진 않았습니다. G가 egg를 빌려간 덕에 딱히 LAN을 쓸 일도 없었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충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노트북을 쓰기 어려웠다는 것이..-_-;




책상에 짐이 산처럼 쌓여 있군요. 소파에는 G의 가방과 옷이 한 가득.
소파 오른쪽으로 보이는 것은 세면대입니다. 이 레지던스가 재미있는 부분이, 세면대가 욕실 밖에 나와 있다는 겁니다. 아침에 준비하기엔 좋더군요. 전 저녁에 주로 씻고 G는 아침에 씻기 때문에, 세면대가 밖에 있으면 저랑 G가 동시에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ㅁ-
세면대 위 거울은 수납장이라 화장품 등을 올려 놓으면 되고요. 세면대 왼쪽에는 드라이어가 놓여 있어 머리 세팅도 여기서 할 수 있습니다.(쓸 일이 없지만..)



단점이 있다면 소음입니다.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첫날은 저나 G나 둘다 1시간 간격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이야기 하다보니 그렇더군요. 고조대로 바로 앞에 있다보니 새벽에 소방차나 구급차가 사이렌 울리며 지나가는 소리가 다 들리고, 내부에서 이런 저런 가전제품 소음도 상당하고요. 첫날은 그랬지만 둘째날은 그럭저럭 잔 것을 보니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맞긴 맞나봅니다. 하하.;


머무른 기간이 짧아 세탁은 어떻게 하는지 확인 못했는데요, 전자렌지도 있으니 간단히 먹거리 사와서 이모저모 해 먹기는 좋았습니다.
호라이 만두라는 이름은 이전에 다른 곳에서 먼저 들었습니다. 『Runner』라고, 기억하는 분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만화에서 그 '짝퉁'을 보았거든요. 무라이 장어 만두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더군요. 이게 뭔가 유명한 만두 같긴 하다 싶었지만 그대로 잊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 리뷰를 쓰다보니 불쑥 떠오르더랍니다. 아마 이게 원형(모델?)이 아닐까요.

...

애초에 저 만화를 보시는 분이어야 통할 대화지만.;


호라이만두는 오사카가 본점이라고 알고 있는데 지난 여행 때 간사이공항 2층에서도 보았습니다.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내려놓았는데, 아예 이번에는 첫날 점심을 여기서 사가기로 했습니다. 둘이서 같이 움직이는 것이고 탑승시간도 2시간이 넘으니 에키벤을 사도 되지만 묘하게 에키벤은 끌리지 않더군요. 가장 큰 이유는 도시락은 밥이 차다는 것입니다. 찬밥은 초중고 12년간 먹은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 때는 급식이 없었기 때문에 점심 도시락은 항상 찬밥이었지요. 고등학교 때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초등학교 때의 도시락은 또 묘하게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에키벤도 관심이 덜하지요. 데워 먹는 에키벤도 있긴 하지만 그것도 별로 안 끌리고... 간사이 공항에는 없을 것 같고.

그런 이유로 이 날은 점심이라는 글자 그대로, 마음에 점을 찍는 느낌으로 만두를 구입했습니다. 낱개 판매는 하지 않고 2개들이부터 판매하는데, 공항이라 그런가봅니다. 데워줄까라고 먼저 물어보더군요. 집에 가서 먹을 거라면 데우지 않고 가도 괜찮겠네요.'ㅠ'




위에 보이는 노랑색은 겨자입니다. 카라시(からし)라고 부르더군요. 이런데서 일본어 단어를 하나 둘 알아가는 거고.;




위에는 돈만(豚饅), ぶたまん이라 써 있군요. 20일에 구입했는데 유통기한은 22일까지입니다.





만두는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음, 그러니까 한국 세븐일레븐에서 파는 고기만두하고 크기차이가 안 날거예요. 보고서는 생각보다 작다고 했거든요. 하지만 고기 속이 가득 들어 있는게 하나만 먹어도 든든(느끼)합니다. 겨자를 뿌려 먹으면 무슨 맛일까 싶어서 겨자를 뜯어서 만두에 조금씩 짜가며 먹었는데...............


;ㅠ;


진짜 겨자입니다. 겨자소스도 아니고, 진짜 코가 펑 터질 것 같은 그런 매콤한 겨자입니다. 와아. 노란색 겨자튜브를 직접 대고 짜먹는 것과도 비슷한 느낌이에요. 하지만 덕분에 고기의 느끼함은 상당히 가셨습니다.
채소나 다른 부재료 없이 고기가 듬뿍 들어 있고 고기도 간간한 편이라 따로 간장을 찍지 않아도 괜찮더라고요. 취향에 따라 겨자소스를 푼 간장을 곁들여도 좋겠지만 전 그냥 먹는 것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만으로 만족..-ㅠ- 제 입에는 파나 양파도 들어간, 속이 촉촉한 편인 만두가 더 좋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만두는 속이 단단하지만 제가 이런 포자만두에 바라는 것은 그런 맛이거든요.


한 번 먹어보았으니 다음에는 다른 만두를 찾아 먹어봐야겠습니다. 어떤 만두가 또 맛있으려나~.-ㅠ-

아침에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오늘 아침 커피 타임도 대강 이랬습니다.-ㅠ-


1. 혜화로터리에 있는 스타벅스가 없어졌습니다. 리모델링이 아니라 폐점이더군요. 둘 중 어느 쪽인가 했는데 완전히 간판 떼고 나서 그 자리에 현수막 붙은 걸 보고 알았습니다. 투썸플레이스가 들어온다네요. 물론 그 스타벅스에서는 주문했을 때 맛없는 음료가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지만, 투썸플레이스가 들어온다는 현수막을 보니 호랑이 없는 곳에서 여우가 왕이라는 속담이 떠오르더랍니다. 스벅과 투썸을 두고 저울질한다면 스벅이 나아요. 게다가 대학로에도 투썸은 충분히 많습니다.; 뭐, 스타벅스는 다섯 개 있던 것에서 하나 줄어 네 개가 되었지만..;


2. 생각지도 않던 업무가 월요일에 출근하면서 포롱 떠올라, 어제부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도와주는 손이 있어서 일이 빨리 끝났네요. 이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정 지나고 나서, 한 번 더 작업을 해야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이번 업무는 10kg짜리 박스로 하는 테트리스의 연장선으로, 박스를 뜯어 분배 세팅하는 작업입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박스마다 들어 있는 내용물의 수량이 다르다는 점이지요. 수학적이라기보다는 산술적이지만, 그 머리를 데굴데굴 굴리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나저나, 주문한 수량이 생각보다 적었네요. 나중에 부족할 것 같지만 어떻게든 되겠지요.-ㅅ-;


3.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꼭 지름에 대한 후회가 따라옵니다. 이번에 지른 물건 중 가장 고가의 물건이, 실은 가짜였다(-_-)라는 상황이라 살짝 충격을 받았습니다. 음, 하지만 아직 제가 그런 물건을 쓰기에는 나이도 어리고 실력...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아직 덜 컸으니 이런 실수를 저지르고 손해를 본다 한 들 감수해야하는 겁니다. 능력도 안되는데 겁 없이 덤빈 것은 저니까요.
그 외에 지르려고 하다가 못 지른 것-천이랑, 아리츠구의 쿠키커터가 눈에 밟힙니다. 아리츠구 쪽은 정말 지르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손을 뗐거든요. 이 두 가지가 다음 간사이 여행의 이유 + 동력원이 됩니다. 으하하;


4. 사오고 싶었는데 사오지 못한 또 하나는 병아리콩입니다. 이건 나중에도 자세히 쓰겠지만 말린 병아리콩을 사오려다가 농산물은 반입금지품목이 아니었나 싶어서 마음을 접었거든요. 병아리콩 통조림은 구할 수 있지만, 심어서 키울 수 있는 말린 제품은 검색해도 안 나오더랍니다.ㅠ_ㅠ 그래서 지금도 병아리콩이 눈 앞에 아른 거리지요. 키워보고 싶었는데.;ㅠ;


5. 잊지말고 연꽃 씨앗도 더 구해놔야겠네요. 올해 꽃 보는 것은 어려우려나.
목요일 출발 일요일 귀국. 이번에는 제주항공을 이용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여행 갈 돈이 없다고 투덜대던 G를 꼬실 수 있었던 것도 항공권 가격 덕분이었습니다. 뭐, 그래도 최저가는 아니고 세금 포함해서 1인당 35만 5천원 정도 들었다고 기억합니다. 도쿄 가는 항공권 생각하면 훨씬 싸지요. 게다가 오전 9시 10분 출발에, 돌아올 때는 인천공항에 오후 1시 40분 정도면 도착하니 일요일에 들어와 짐 정리하고 집에서 쉬기도 좋습니다. 다음에 간사이 여행을 하게 된다면 그 때도 제주항공을 이용할 것 같네요.'ㅂ'


9시 10분 비행기라 집에서 일찍 나왔습니다.
서울역으로 가서 공항철도를 탔는데, 도심공항터미널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더니 이건 출발 3시간 전까지는 와야 한다네요. 서울역에 도착해 그 앞에 간 시각이 오전 6시 13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을 기약하고 그냥 공항 철도를 탔습니다.

공항철도는 가격이 저렴하고 이동 속도도 나쁘지 않지만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탑승하기까지가 좀 험난합니다. 서울역 역사안에 있기 때문에 지하철로 서울역까지 온다면 지하철 역을 나와, 서울역 2층의 대합실로 올라와서 다시 지하 5층 정도를 내려갑니다. 버스에서 내려 가는 쪽이 좋더군요. 저도 캐리어 끌고 지하철 탔다가 환승하고 지상으로 올라오고 하는 것이 힘들 것 같아 버스를 탔습니다. 새벽시간이라 밀리는 일도 없이 빨리 오더군요.
참고로, 출발 할 때는 캐리어가 하나 였습니다. 집에 있는 가장 큰 캐리어는 속에 다른 캐리어를 넣을 수 있어서, 작은 캐리어에 짐을 넣고 그걸 다시 큰 캐리어에 밀어 넣어서 끌고 갔습니다. 공항에서 짐 부칠 때 보니 17.7kg이더군요. 출발할 때부터 이랬으니 지금 양쪽 어깨가 저릿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_-;

공항철도의 단점 또 하나는 인천공항에 내려서도 출국장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겁니다. 버스는 바로 앞에 내려주지만 공항철도는 지하에서부터 올라와서 다시 3층까지 가야합니다. 아... 험난하구나....

그래도, 일반 철도는 싸니까요.-ㅈ-
참고로 급행이 일반보다 10분 빠르면서도 가격은 세 배나 되는 것은, 원래 일반 철도로는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행사기간이라 일반철도를 탑승해도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지만 행사기간이 지나면 급행만 가능합니다. 행사 종료가 언제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대한항공 기내식도 간사이 왕복은 빵에 과일, 요거트 정도만 나왔는데 여기는 아예 삼각김밥과 음료입니다. 음료는 녹차, 커피, 물, 감귤주스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달달한 이 감귤 주스가 상당히 마음에 들더군요.

기내식으로 나온 삼각김밥은 다 한국에서 제조한 것 같습니다. 갈 때는 김밥이 아니라 삼각주먹밥인데, 겉을 살짝 구웠더라고요. 속에는 뭐가 들어 있더라..-ㅠ- 하여간 간도 적당하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돌아올 때는 뉴숯불갈비라는군요. 이쪽은 삼각김밥. 이것도 괜찮았습니다. 달달한 갈비양념이라 웬만해서는 맛 없을 수 없지요.;;



다만 이전에 타보신 분 이야기를 들으니 삼각김밥 맛에 편차가 있는 것도 같으니...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알아두세요.
새처럼 바라보기라고 쓰고 조망이라 읽습니다.-ㅁ-
조망이니 망이가 봐도 되겠지요.(응?)

이번에는 사진을 찍다보니 절반 이상의 사진에 태공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 고로 망의 여행을 잡다보면 모든 사진이 다 들어가게 되는데 그럼 '재미없는' 부분이 생깁니다. 미리니름이 되거든요. 그러니 그 부분은 의도적으로 빠지고 이후에 그 부분의 글이 올라가고 나면 수정하겠습니다.


1월 20일, 목요일에는.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트렁크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로 가는 하루카 탑승. 이번 여행은 JR WEST RAIL PASS 4일권을 샀습니다. 6천엔. 제대로 썼지요. 공항 → 교토, 교토 → 신오사카, 신오사카 → 공항. 그리고 역을 들락날락하기에도 편합니다. 훗훗.




이나리(후시미 이나리 다이샤가 있는 역)로 가는 도중 G에게 농락(...)당하는 태공.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곡식의 신인 이나리신=여우신을 모시는 신사입니다.




니시키 시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다가, G가 지름신을 만난 북구관.




그리고 니시키 시장 입구(혹은 출구: 서쪽 끝) 근처에 있는 빈즈테(びんず亭). 오늘의 커피 한 잔에 300엔입니다. 니시키 시장에 들어가기 전, 카페인이 절실해서 들렀지요. 그리고 이게 이날 수면 부족의 원인 1이었습니다. 2는 말차, 3은 차이.(...)




칸에이도(寬英堂)라는 화과자집에서 G가 시킨 것.



1월 21일 금요일. 


7시에 오픈하는 빵집을 찾아갔습니다. 숙소에서 걸어갔더니 대략 30분 정도 걸리네요. 갈만합니다.
RAUK라고, 이전에도 갔던 집인데 역시 빵이 제 취향입니다.-ㅠ- 아침이라 식빵이 없었던 것은 아쉽네요.




은각사 올라가는 길. 접사모드를 안 풀고 찍으면 촛점이 이렇게 태공에만 맞습니다.;





은각사가 은각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는 왼쪽에 보이는 전각의 지붕이 햇빛을 받으면 은색으로 빛나서 그렇다는데, 이날은 눈이 쌓여 있어 하얗게 빛났습니다.




삼고초려. 이것을 사기 위해 저는 세 번이나 찾아갔습니다. 세 번째에는 기다려서 구입했지요.ㄱ-




유서 깊은 건물을 개조해 만들었다던가요. 이날 점심을 먹었던 카페 인디펜던트 입구에서. 바로 근처에 요지야 카페 삼조점도 있고, 지름의 전당도 몇 군데 있었지요. G는 여기 근처에 있는 아브릴이라는 건물에서 프랑스 비즈와 털실에 홀려 고생했습니다.



1월 22일, 토요일에는.


태공이 기분 나빠보이는 것은 기분탓만은 아닐 겁니다. 아마 졸려서 그럴거예요.
그리고 그 뒤의 사진은 싹둑 자릅니다. 훗훗훗.-ㅂ-;




여기는 신오사카.
숙소는 신오사카역에서 가까운 워싱턴 플라자 호텔로 잡았는데 왠지 신주쿠 파크 호텔과 비슷한 분위기더랍니다. 하지만 다음에 숙소를 잡으면 여기말고 다른 곳으로 할겁니다. ... 그러고 보니 이번에 여기로 숙소를 잡은 것은 아주 틀리진 않았지요. 20kg짜리 캐리어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22일 오후는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날 저녁 식사 이야기를 하면서 풀어 놓도록 하지요.



1월 23일, 일요일에는.


간사이 공항에서 점심을 먹었고,
간사이 공항에서 간식을 먹었고.




간사이 공항에서 산 로이스 포테이토칩 초콜릿으로 기내식 후 간식을 대신했습니다.-ㅠ-




... 나 이번 여행 동안 뭐 한거지? ㄱ-
사진 올려 놓고 보니 별로 한 게 없어요.;

1. 여행을 자주 다닌다고 넋 놓고 있었나봅니다. 실수가 상당히 많았거든요.

1.1 돼지코. 일본은 110볼트, 한국은 220볼트. 그거 알고 있었으면서도 플러그를 안챙겼습니다. 가서 포스팅이 없었던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핫핫.; 일단 호텔 프론트에서 플러그를 빌려서 썼지만 그 이후에는 쓸 시간적 여유도 없었지요.

1.2 지도. 이모저모 여행 다니면서 필요한 지도를 잘 챙겨야 했는데 빠뜨렸습니다. 그나마 교토 숙소는 잘 기억하고 있었지만 오사카쪽 숙소는 G의 아이폰을 써서 구글맵 검색을 해 찾았습니다. G에게 내내 야단 맞았지요.

1.3 연락처. S와 셋째 날 만나기로 했는데, 30분 지각해서(T-T) 가보니 약속장소의 표식으로 삼았던 맥도널드가 없습니다. 공사중이더군요.(먼산) 그래서 S는 만나기로 한 가게를 못찾고 헤매고 있었고, 저는 연락처를 가져가지 않아서-그냥 당연히, 거기서 만날 거라 생각했기에;-엇갈릴 뻔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핸드폰을 안 들고 나갔거든요.(먼산2)
G의 아이폰으로 제 블로그에 접속해 S의 핸드폰 번호를 찾아 공중전화 붙들고 연락해 1시간 늦게 만났습니다. 하하하.;ㅂ; S냥, 미안.;ㅂ; 미리미리 연락처랑 주소랑 핸드폰 메일을 적어둔다는게 어느 순간 넋 놓고 있었어.;ㅂ;


2. 여행을 가기 전에는 참 좋지만, 좋은 것은 정확하게 공항에 들어가서 비행기 이륙하고, 착륙하고, 입국할 때까지만인가봅니다. 여행가기 전날에는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안가면 안되나라는 생각에 시달리고, 입국하고 난 다음에는 여기저기 움직여야 하는 통에 잔뜩 긴장하니까요. 그래서 돌아오는 비행기가 즐거운가 봅니다. 물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다음 여행을 짜고 있었지만요. 이 무슨 소모전인가.;


3. 여튼 이번 여행의 최대 목적인 S냥과의 접선, 그리고 3일째의 일정을 무사히 마쳐서 다행입니다. 이번 여행이 참으로 사족이 많은 여행인 것은 그 때문일거예요. 하하하. 하지만 S에게 부탁받아 들고 온 것은 한 동안 공개하지 않겠습니다.ㄱ-


4. 환전을 많이 하면 많이 쓰고, 적게 하면 적게 씁니다. 그런고로 다음 여행 때는 가능한 환전을 적게 해 빠듯하게 쓰고 다니렵니다.;


5. 책은 두 권만 사왔고, 사보고 싶은 책이 한 권 생겼습니다. 잊지 말고 교보에 주문해야겠네요.


6. 동행이 있으면 재미있지만 대신 번거롭기도 합니다. G가 하고 싶었던 것중 몇 가지를 못해서 투덜거렸거든요. 그 중 하나는 어찌어찌 해결할 수 있지만 다른 것들은 무리죠. (앞의 것은 종이접기 모빌 만드는 책을 구하면 되지만 오사카에서 맛있는 오코노미야키랑 타코야키 먹는 것은 다시 가지 않는 한 무리죠.)

게다가 중간중간 실수하면 타박하는데 나중엔 뿔이 나더랍니다. 항공기 e-ticket을 미리 꺼내지 않았다고, 트렁크 앞주머니를 열고 있었더니 '그런 건 미리 챙겨서 가방 안에 넣어 놔야 하잖아'라고 나무라는데 버럭 화낼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물론 내가 유혹해서 같이 간 여행이었지만 항공 예약도 내가, 숙소 예약도 내가, 환전도 내가 했잖소? 내 일정에 맞추겠다고 해놓고는 클리어 해야하는 퀘스트를 내놓으면 어쩌자는거요. 자네도 미리 찾아오지 않고 '백화점에 있을거야'라며 와놓고는..-_- (게다가 한자를 포함한 언어의 해결은 내가 했지.)

대신 브레이크는 제대로 걸렸습니다. 음, 뭐랄까, G가 없었으면 식생활이 더 무너졌을거예요. 그리고 감상을 나눌 상대가 있다는 것도 좋고요.


7. 트렁크는 두 개 가져갔습니다. 각자의 트렁크를 들고 간거였는데, 첫날 체크인을 하지 않고 먼저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에 갈 예정이었으니, 코인로커에 짐을 넣어야 합니다. 그럼 트렁크 두 개를 각각 들고 가는 것보다는 줄이는 것이 낫지요. 그래서 작은 트렁크 안에 짐을 모두 밀어 넣고 그걸 큰 트렁크 안에 넣었습니다. 덕분에 갈때부터 17kg 찍었는데, 이리되니 걱정이 들더랍니다. 돌아올 때는 반드시 짐이 늘어날텐데, 큰 트렁크에 얼마나 넣어야 제주항공 수하물 제한 무게-20kg을 맞출 수 있을까?라고 말입니다. 그 걱정은 S에게 부탁한 짐을 받으면서 한 층 더해집니다. 아주 무거운 것-잼이 있었거든요.; 120g짜리 9개가 있으니 거의 1.1kg이고 책도 몇 권 있으니 무게가 넘을 것 같더랍니다. 원래 트렁크 무게를 생각하면 그보다 조금 더 무거운 정도가 20kg인데, 재보지 않고 맞추는 것이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하하..
그래도 어찌어찌 가벼운 옷이니 뭐니를 집어 넣어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공항에서 달았습니다.
19.9kg
으아아아악!;ㅂ; 맞췄어!
G가 들고 간 작은 트렁크까지 올리니 34.4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걸 부쳤습니다. 하지만 손에 들려 있는 짐도 대략 5kg...; 뭐, 그 정도는 괜찮아요.;

대신 출근해서 눈까지 치우고 났더니 어깨가 쑤십니다. 어제 폭설이 쏟아지는 바람에 바닥이 엉망이 되어,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캐리어를 들었거든요. 보도에서도 가방이 굴러가는게 아니라 끌려 가니, 팔에 더 부담이 가서 그렇습니다. 괜찮아요. 이번주만 버티면 다음주는 설입니다, 설.;ㅂ;

마시고 싶지만 마시고 나면 잠이 안 올겁니다.; 이번 여행 첫 날도 좀 당했(?)기 때문에 무서워서 못 마셔요.;ㅅ;


일단 다음주 중에 해야하는 것.

1.사진 정리 및 글 정리. 이건 아마 다음 주 중에 하고 구정 중에 열심히 올라가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여행에 대한 짤막한 언급은 노트북에 대강 끄적여 두었으니 천천히 올리겠습니다.-ㅁ-

2. 커피사오기. 커피가 다 떨어졌으니 다녀와야지요.

3. 책 사오기. 최근 홍대에 다니질 않아서 나온 책 체크도 못했습니다. 츠다 마사미 신작도 챙겨올거예요.>ㅅ<

4. 안과. 눈 상태가 이상해서 한 번 검진 받아보렵니다.


그리고 앞으로 해야하는 목록도 잘 적어서 챙기겠습니다.-ㅂ- 운동, 식이조절, 체중감량, 생활습관 바꾸기. 그리고 운동은 음... 예전부터 해보고 싶던 것이 있으니 체력이 허락하면 조만간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과연..?




여튼 여행은 잘 다녀왔습니다. 이야기는 다음주 중에 조금씩 풀겠습니다!
- 이번 일요일까지는 이글루스 쪽은 포기하고, 설렁설렁 주변 분들 블로그 도는 정도만, 아니면 그것도 못할지 모릅니다.;

- G에게 '님이 최고얌!', 다시 말해 감읍하는 말을 들은 것은 아주 오랜만이군요. 흥. 미력하나마 통역관이 있는게 편하다는 거지? -_-; (통역관이라 쓰고 만능 심부름꾼이라 읽을지도..-_)

- 일본 여행 삐~번째인데 처음으로 '돼지코'를 안들고 왔습니다. 우와.; 이번 여행이 좀 날림(...)이긴 했지만 이런 바보짓을 할 줄은 몰랐네요. 헐. 하기야 이건 항상 챙기는 것이 당연했던지라 생각도 못했고..

- 뭐랄까... 이번 여행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지름종결자.
...
... 어, 하지만 저 왜란종결자는 읽다가 그만뒀습니다.

- 슬슬 가계부 정리하러 갑니다.
9월 20일은 바늘사기(100920/5)에서 잇습니다.


그 때 사온 바늘은 선물이라 고이 모셔두고 열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K를 만나 여행 선물로 바늘을 건넸지요.


굉장히 작은 봉투인데, 바로 옆에 보이는 천이 차받침용 천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이런 작은 봉투가 두 개 들어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410엔.



그리고 그 안에는 초콜릿 포장한 것처럼, 이렇게 작은 바늘이 스물 다섯 개 들어 있습니다.

四라고 되어 있는 쪽이 약간 굵은 바늘로 면에 쓰는 것, 三이라고 된 쪽이 비단 바느질용입니다. 바늘이 더 가늘어요.
사진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바늘 구멍이 어느 쪽인지 얼핏 봐서는 구분이 안될 정도입니다. 구멍이 작아요.; 눈이 나쁜 K에게는 고역이겠지만, 대신 천은 덜 상할겁니다. 그러니 참고서 바느질을..-ㅁ-;

좋은 바늘도 생겼으니 이제 열심히 바느질을 해야겠지요. 후후후후후~.

집에서 가까운 곳에 홈플러스가 있긴 하지만 거기는 들어오는 맥주가 그리 다양하지 않습니다. 독특한 맥주라고 한다면 지난번에 한 번 올렸던 필리핀 맥주 정도? 나머지는 그냥 저냥 쉽게 볼 수 있는 맥주입니다. 차라리 근처 편의점이 맥주 종류는 더 다양하지 않을까 싶고요.

아사히 숙선도 한국에 들어와 있다는데, 제가 다니는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본 적이 없어 모르겠습니다. 대형 홈플러스 매장에는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코스트코도 맥주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묶음 상품으로 나와서 싸게 팔긴 하지만 종류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코스트코 마지막으로 간 것이 몇 개월 전이라 확실하진 않음)


여튼 아버지께 여행 선물로 맥주를 사가자 싶어서 두 캔(...) 사들고 왔는데 그 중 하나가 아사히 숙선입니다. 맛은 거의 기억나질 않지만 카스보다는 조금 더 알싸한 맛이랄까요. 기린이나 아사히의 기본 맛보다는 조금 무겁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집에서 자주 마시는 것이 하이트인데, 그보다는 조금 더 쌉쌀하고 약간 가벼운 느낌이지만 쓴맛 때문에 가벼운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괜찮게 마셨지만 앞서 마셨던 에비스 블랙이 워낙 강렬해서 다음에도 사들고 온다면 그것만 잔뜩 챙겨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에비스 블랙이 있긴 있다는데 역시 주변에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어허허.;ㅂ;

아마도 여행 다녀온 그 다음주의 사진일겁니다.
여행 다녀온 주는 넋 놓고 집에 굴러 다니고 있었고, 그 다음 주에야 정신을 차려 이런 저런 사진을 찍고 편집하고 올리고 있었으니까요. 그게 몇 주 전의 이야기라는 것이 실감이 안납니다.-ㅁ-;

하여간 아래 올린 말차 케이크 사진도 이날 찍었고요. 이날의 커피는 인도네시아 블루문. 진~하게 내려서 홀짝 홀짝 마시고 있었습니다. 이럴 땐 다얀 작은 컵으로 마시는게 제격이지요.

사진 상단 위쪽의 세 가지는 출국할 때 인천공항에서 산 고디바입니다. 고디바 85%, 헤즐넛, 고디바 밀크초콜릿 비스킷을 샀는데 이런 저런 쿠폰을 쓰니 저 세 가지 결제하는데 대략 21000원 들었습니다. 요즘의 환율을 생각하면 참 싸죠. 하지만 쿠폰이 없다면 망설일겁니다.; (20달러 이상 결재하면 5달러 할인이었나..)


그 아래 보이는 센베는 무지에서 사온, '작고 둥근 소금맛 구운 센베'입니다. 수식어가 어디에 붙어야 할지 애매하네요. 순서는 구운-소금-작고 둥근-센베니까요.-ㅅ-; 하지만 맛하고 강조점을 생각하면 작고 둥근 센베인데, 소금맛이고 구운 것이다일테니 그렇게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운데의 다얀 접시에 놓여 있던 것은 이것. 기온 고이시에서 파르페 먹고 나올 때 받은 과자입니다. '가부키배우舞妓(춤추는 기생? 게이샤?)의 마음에 드는'인가요. 마치 함석판처럼 울룩불룩한 과자가 있는데 그 사이에는 버터크림으로 추정되는 것을 넣었습니다. 그냥 차에 곁들여 먹으면 맛있는 과자로군요. 과자 부분은 단단하게 생긴 야츠하시와 비슷하니 씹는 맛도 괜찮습니다. 근데 다음에 기온 고이시에 갈 일이 있을지는 미지수네요.-ㅁ-;



고디바 밀크초콜릿 비스킷은 G의 부탁으로 들고 왔는데 역시 맛있습니다. 초콜릿과 비스킷이 분리되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맛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아요! 다크 초코는 또 어떨까 싶긴 했는데 G가 먹고 싶어한 것은 밀크 초코였으니 말입니다. 여행 나갈 때 하네다로 가면 가장 아쉬운 것이 고디바인데 이번엔 그점에선 참 좋았지요.
(게다가 면세점 쇼핑하면서 받은 쿠폰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만 쓸 수 있었고.-ㅅ-)
65달러 이상 구입하면 아이스팩을 준다기에 솔깃했지만 G의 만류로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

어느 날의 아침식사. 1인분이 아니라 2인분입니다. 아래 보이는 빵은 교토의 Rauk에서 사들고 온 것으로 ... 참으로 쫄깃쫄깃 한 것이 맛있었습니다.-ㅠ- 교토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 중 하나가 저 빵이지요.


교토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를 꼽아본다면,

1. 오타후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다른 것보다 거기에 있는 그림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2. 긴가쿠지에 아침 일찍 가서 뒹굴거리고 싶다.
3. Rauk의 빵을 더 먹고 싶다.-ㅠ-
4. 지난번엔 못간 신고암에 가서 커피잔을 구경하고 커피를 마신다.

도쿄에 가고 싶은 이유는, 

1. 기타야마 커피점에 가서 이번엔 시즈쿠 한 잔짜리를 마셔본다.
2. 우에노의 카와치야에 가서 홍차를 더 쟁인다.
3. 긴시초의 호쿠세이사보에 가서 고사리떡(와라비모치) 한 접시를 곁들여 미니 커피를 마신다.
4. 카구라자카 사료에 가서 말차 디저트를 먹는다.
5. Rauk만큼 맛있는 빵집을 찾는다.
6. 야나카 센베를 사온다.-ㅠ-


그러니 이런 짓을 하고 있지요. 각각의 여행비용 따지기.;
시기는 내년 겨울로 동일합니다. 일정 역시 같게 잡고 있고요. 그 때 교토에 가냐 도쿄에 가냐를 두고 저울질 하는 겁니다. 물론 가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히 있습니다. 문제는 환율이라..(먼산)

기준은 인터파크 투어-항공과 Jalan입니다.

案 1.
제주항공 이용. 인천-간사이 왕복으로 248100 + 85600 = 327400원. 시간은 (0910-1050 / 1145-1340)

숙소는 오사카. 교토보다는 오사카쪽이 저렴하기 때문인데, 교토로 숙소를 잡는다면 아마 시타딘 교토(シタディーン)로 할 것 같은데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가격을 생각하면 차라리 4일동안 JR West Rail Pass를 끊고(아마도 6천엔) 오사카쪽에서 이동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러니 숙소는 교토로 이동하기 편한 신오사카 주변으로 잡습니다. 나중에 간사이 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을 생각해도 이쪽이 편하긴 하지요. 3박 기준으로 해서 짜면,
호텔 신오사카(ホテル新大阪): 조식 불포함 최저가 16900엔. 조식 포함하면 18850엔.
뷰어인 신오사카(ヴィアイン新大阪): 조식포함 12000엔. 조식 없는 플랜은 없네요.

뷰어인 신오사카로 간다면 327400원 + 12000엔, 아마도 JR pass 6천엔.



案 2.
일본항공 이용. 인천-나리타 왕복으로  373700 + 81800 = 455500원. 시간은 (0800-1020 / 1840-2130)

숙소는 니혼바시 근처. 간다역에서도 걸어갈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Tokyu Stay 日本橋(東急ステイ日本橋)입니다. 작은 주방이 딸린 숙소로 잡을 예정인데 3박 가격은 조식 포함 23100엔.

나리타공항으로 가면 나리타 익스프레스 왕복이 들어 있는 스이카넥스를 살 예정이니 공항까지의 차비는 이걸로 해결. 돌아다니는 차비가 얼마나 나오느냐가 관건입니다. 아마 이것도 3천엔 내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근데 스이카 넥스..ㄱ- 원래 나리타 익스프레스 편도에 2000엔 충전이었나요. 최근 나리타 익스프레스 왕복엗가 1500엔 충전한 스이카 카드가 나왔다는데, 이게 일반석 기준으로 5500엔이랍니다. (관련정보)
만약 스카이라이너를 탄다면 특급열차가 편도 2400엔. 우에노까지 36분에 온다니 빠르긴 하지만 왕복하면 4800엔. 그렇게 본다면 스이카넥스 왕복권이 싸긴 하네요. 2천엔 충전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항공 455000원 + 23100엔. 교통비 5500엔 이상.;



案 1과 2의 차이 = 항공권 127600원, 숙박비 11100엔. 하하하하하. 도쿄는 역시 비싸군요.ㅠ_ㅠ
여기까지는 돼, 여기까지는 안돼라며 선을 긋다보니 너무 제한이 많아졌군요.
이정도면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여행은 이모저모 제 '한계'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ㅁ-;


여튼, 교토 여행이니까 교토 여행의 팁을 잡아보지요.


- 간사이국제공항에서 교토까지 가는 가장 빠르고 편한 방법은 JR West kansai rail pass입니다. 1일권이 2천엔인데, 이걸로  공항에서 교토까지 가는 특급 열차 하루카를 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실수를 했으니..-_-;
진작에 패스 사려고 해볼걸, 돌아오는 날 아침에 시간을 간당간당하게 남겨 놓고 오다보니 'JR pass이기 때문에 한 번 밖에 못 산다'라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래서 2980엔 제 값 내고 하루카를 탔지요. 아놔..;ㅂ;


- 교토 1일 버스표는 500엔입니다. 버스 한 번 타는데 220엔. 지역 외는 요금이 더 나오는데, 여튼 시내에서 돌아다닐 때도 세 번 이상 버스를 탈 경우는 무조건 1일권이 유리합니다. 딱 어디갔다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 제가 가 있는 동안만 그런지, 아니면 내내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교토의 일기예보에는 분병 비가 없었는데도 거의 날마다 한 차례씩 비가 왔습니다. 소나기라서 금방 그치긴 했지만 작은 우산을 하나 들고 다니는 것이 마음 편하겠던데요.


-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입장료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ㄱ-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만 절에 가지 않은 것은 그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본의 절은 취향이 아니더라...라는 파문. 아니, 그럼, 왜, 교토를 선택한거지?
(답: 때때로 교토를 보고 교토에 대한 낭만+환상을 가지게 되었다.)


- 디저트가 상당히 달아요. 어느 종류의 디저트를 사든 달거나 혹은 짜거나 하기 때문에 미묘. 그래도 여행 다 끝나고기 다 올리고 난 지금은, 없어서 못 먹습니다.;ㅅ;


- JR 이세탄 지하매장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두 층으로 나눠있긴 한데, 그래도 이건 꼭 먹어야 해라고 생각한 것은 눈에 거의 안 들어와서 좌절. 아, 대신 데마치 후타바(가미가모신사 근처에 있는 유명한 콩떡집)의 콩떡이 있더랍니다. 덕분에 일정에서 데마치 후타바는 뺐습니다. 맛있지만 달아요.; 두 개 먹고는 속이 달아서..(먼산) 하지만 역시 지금은 없어서 못 먹습니다.


- 차가 발달해서 단 과자도 발달한 것인지, 아니면 단 과자 때문에 차를 마시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하하하.


- 입장료 내고 들어가서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곳은 딱 한 군데.(처음부터 입장료 내고 들어간 곳이 손에 꼽을 정도이긴 하지만) 여기는 정말 오픈 시간 맞춰서 나중에 다시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바로 긴가쿠지(銀閣寺). 금각사는 아예 가지 않았습니다. ㄱ- 하지만 은각사랑 철학자의 길은 괜찮았어요. 아. 철학자의 길도 조만간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까란 생각도 아주 조금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가게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인사동이나 삼청동의 분위기가 바뀌었던 것처럼 될까봐 말입니다. 설마 아니겠지요.-_-
거기 말고는 교토 BAL의 준쿠도도 좋았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호젓하게 둘러 볼 수 있었고요. 준쿠도는 여기 말고 교토 다이마루(백화점) 근처에도 하나 있는데 그쪽은 만화매장이 없습니다. 대신 그 옆에 BUNKUDO인가, 그런 서점이 있어서 거기엔 아예 만화책을 잔뜩 모아놓았더랍니다. 그 지하에는 하비(프라모델) 제품도 모아 놓은 듯.


- 때때로 교토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다음에 오게 된다면 일본에서 나온 책을 들고서 여행 계획을 짜야겠더군요. 코스가 비슷해지면 한국인을 만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까.


- 니시키 시장을 들어가보고는 놀랐습니다. 제가 가본 시장들은 거의 바둑판 형태라, 여기도 그럴 줄 알았더니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S에게 물어보니 오사카도 그렇고, 일본의 시장은 대체적으로 일자랍니다. 길을 따라 양 옆에 가게가 늘어 서 있는데 그게 길게 이어진거라나요. 그러고 보니 야나카의 상점가도 그랬지요. 일자로 죽~. 그래서 어느 길로 먼저 갈지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죽 걸어가면서 구경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자면 시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습니다.





다닌 일정대로 지도를 그려 올릴까 했는데, 다음지도에서처럼 찍는대로 표시가 되는 것도 아니니 일단은 남겨두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지도를 출력해 거기에 사인펜으로 경로를 표시하고 스캔해서 올리도록 하지요. 아하하;


히노데 우동(관련글 링크)의 메뉴판은 파일을 찾아 잘라 놓았습니다. 참고하실 분은 아래를 열어보세요.


여행에서 사온 간식 모음을 먼저 올릴까 했는데, 이쪽을 먼저 올려야 순서가 맞겠네요.'ㅂ'



여행에서 지른 물품 목록에도 들어 있는 이 물건. 정체는 교토 말차 케이크입니다. 간사이 공항을 돌아다니다가 포장에 홀려 구입했습니다. 구입 이유의 50% 정도는 저 손수건이지요. 1천엔이었으니 손수건 가격이 500엔이라 봐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초콜릿 칩이 들어 있다는 말도 있군요. 저는 이걸 미처 못보고 봐서 말차니까 팥인가라고 생각했더랍니다.-ㅁ-;




띠를 풀고 손수건을 벗기면 이런 자태. 케이스만큼은 아직 한국 상품이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선물이란 무릇 받았을 때 사람을 홀려야 합니다. 속이야 어떻든, 받는 순간 만큼은 기뻐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생일 선물과 여행 선물을 동급으로 놓을 수는 없지만 여행 선물의 경우엔 포장이 상당히 중요한 건 사실이지요.
(그런 점에서 제주 초콜릿은 좀 반성합시다.-ㅂ-)




안에는 엽서가 들어 있습니다. 저런 엽서는 책 사이에 꽂힌 것만 봤는데 여기서는 또 다르군요. 오오. 상품에 대한 평가라.+ㅅ+




케이크이니 유통기한은 짧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진공포장을 했다면 꽤 길어지겠지요. 어쩐지. 재료를 생각하면 유통기간이 짧아야 하는데 공항 판매대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 그런 건 신경을 안 쓴 것 같더랍니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렇게 포장을 했군요.




꺼내보면 이런 느낌. 말차가 들어가 녹색을 띠어 그런지 맛있어 보이는 색은 아닙니다.




앞쪽의 고디바 비스킷은 무시하시고, 뒤쪽이 단면입니다. 색이 상당히 예쁘지요.

한데 맛은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퍼석퍼석하달까, 그런 느낌이 강했고 먹다보니 느끼합니다. 곁들인 차가 녹차가 아니라 커피여서 그랬을까요.(아닐거라 생각하지만....;..)


한 조각 잘라먹고는 그대로 냉동보관 중입니다. 다음에는 그냥 말차 카스테라를 사오는 게 낫겠네요.-ㅁ-;

이 사진은 아마 두고두고 우려먹을 겁니다.

(잠시 딴 소리 하자면, 울궈먹다? 욹어먹다? 등등으로 단어를 헷갈렸다지요.; 사전 찾아보다가 우려먹다가 표준어인걸 깨달았...)


1. 집에 있는 천연생활은 한 번 읽고 치울 것만 골라 일단 필요한 부분만 스캔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처분. 혹시 가져가실 분 있을라나요.-ㅁ- 일본어 원서라서 내용을 읽으실 줄 아는 분이 들고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막상 스캔하려고 보니 일이 커지는군요.-_- 차라리 분철을 해야하나..; 옷 쪽은 필요 없는데 음식쫌 자료에 대한 욕심이 커지네요. 이러다 나중에 왕창 방출하고 말겠지.(먼산)

2. 아이쭈님께 책 배달한다고 골라서 쌓아 놓고는 그대로..OTL 작은 박스 구하는 대로 보내겠습니다. 그러니 핸드폰 번호를 가르쳐 주세요. 주소는 제게 보내주신 그쪽 맞지요? 리뷰는 아직 못 올렸지만 미숫가루 맛 코코아! 이러면서 마시고 있습니다. 별 문제도 없고요.+ㅠ+

3. 치과에 다녀왔는데 의사선생님이 '신기하게 썩었네요'라고 하면서 거울이랑 기타 등등을 통해 보여주시더군요. 앞 절반은 멀쩡한데 뒷 절반 속이 텅 비었습니다. 이것은 할로윈 호박을 파라는 계시! (응?)

4. 요 며칠 항공권 검색을 하면서 나름 마음에 드는 몇가지를 골라 체크하고, 숙박 검색까지 완료하고는 식구들의 반응을 떠보고 있는데 반응이 참 멋집니다. 어머니는 썩소(정말로!), G는 티벳여우. 아버지는 그나마 정상적으로 '또 가?'라는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 그러니 참을게요.;ㅂ; 내, 내년 여름에는 그래도 갈거라능!

5. 티세트 사진을 보면 그릇 보며 군침만 삼키고 있지만, 「아시아의 라이프 스타일」이랑 「천연생활」을 자연 정화됩니다. 그래서 있는 그릇도 어찌 치울까 고민중입니다. 가져가실 분 없으면 결국 분리수거해야겠지요.


6. 이번 주중으로 최종 여행 정리 글을 올리겠습니다. 과연 어느 정도까지 올릴 수 있을라나.-ㅁ-;


7. 그리고 감기. 독감 백신 맞고도 잘 버티더니 지난 주말에 덜컥 걸렸습니다. 흥!
여튼 감기 조심하세요~.

(보고 있노라면 Z님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느날 밤 퇴근하는 G를 마중하러 나갔습니다. 근데 이 아해, 근처 버스 정류장까지 오라지 뭡니까. 중간 지점에서 만나도 되는데 왜 그런가 생각하며 투덜투덜 나섰는데, 뿜었습니다. 정말로 뿜었습니다.



빛 반사는 애정으로 극복하시면 괜찮으실테고..; 덕분에 저는 다시 일본 여행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응?)
항공기 타고 다녀본 곳이 캄보디아(씨엠립), 홍콩, 도쿄뿐인지라 간사이 왕복 항공에서 기내식을 받고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비행시간이 짧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기내식이 상상을 초월했거든요.



인천항공에서 출발해 난기류를 뚫고 더 갔을 때 받아든 기내식.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머핀을 포함한 빵 두 개에 요플레 하나, 그리고 파인애플 한 조각. 음료는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는데 이 때는 커피를 골랐던 걸로 기억합니다. 잿물맛이었지요.




이것은 간사이에서 인천으로 들어올 때 받은 것. 괴악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포만감은 이쪽이 낫긴 합니다.




들어 있는 빵은 사이에 마요네즈로 추정되는 것이 뿌려져 있었고, 거기에 두부랑 간 고기랑 섞어 만든 것이 아닌가 추정되는 묘한 으깬 음식을 바릅니다. 그 위에 디종 머스터드를 잘 발라주면 완성.

빵도 뻑뻑하고 내용물도 뻑뻑하니 먹기는 쉽지 않지만 항공료에 포함된 것이니 점심 삼아 잘 먹습니다. 파인애플은 포장에 한글이 있는 것을 보니 한국에서 들고 온 것인가 싶더군요.





간사이 공항 왕복의 제주항공 기내식이 삼각김밥이라 해서 투덜거렸는데, 대한항공도 이런 것을 보면 그쪽이 아주 나쁜 것도 아니겠지요. 하하하. 애들 음식(어린이 기내식)은 별도로 나오는 모양인데 뭔지 아주 조금 궁금해집니다.-ㅂ-;
24일 귀국 비행기는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1시 반 정도에 있습니다. 교토에서 공항까지는 특급 하루카를 타면 넉넉하게 1시간 30분 정도 정도 잡으면 되고, 하루카는 1시간에 두 대 있습니다. 15분과 45분마다 출발하지요. 그러니 시간은 넉넉하다 생각해서 느긋느긋하게 움직였습니다.



돌아올 때의 짐은 캐리어 하나. 그 직전 8월 여행은 짐이 무지막지했지만 이번엔 그게 무서워서 아예 집에서 제일 큰 트렁크를 들고 갔습니다. 그러니 오히려 짐칸이 남았더랍니다.



체크아웃하고 나오면서는 근처에 있는 빵집 Rauk에 들러 식빵을 하나 삽니다. 나중에 하나 밖에 사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그 때는 그 생각을 안했지요. 일단 트렁크에 밀어 넣고 교토역으로 가서, S를 살살 꼬드겨 조식을 먹으러 갑니다. 물론 아침은 간단하게 챙겨먹은 뒤였지만 정통 홍차를 낸다는 이곳을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이름하여 컨트리 하우스 에이고쿠야(Country House 英國屋). 정통 영국 시골집을 표방하는 이름이지만 분위기는 그냥 카페입니다. JR 교토역 이세탄 백화점 6층인가에 붙어 있는데 백화점 오픈시간과는 별개로 운영합니다. 어제 올렸던 글에서도 나오지만 교토역 중앙부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그걸 타고 내려오면 교토역 중앙 통로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앙통로로 내려가는 도중에 여기를 들어갈 수 있고요. 8시부터 조식을 먹을 수 있다니 개점시간도 그쯤이겠지요.



테라스쪽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아래 보이는 곳은 여기. 아마 2-3층 높이 쯤일건데 카페랑 미스도가 같이 붙어 있습니다. S랑 같이 내려다 보면서 '저쪽은 서양인, 저쪽은 한국인'이러면서 놀고 있었지요.




아침을 적당히 먹고 나왔음에도 배가 불러 조식은 땡기지 않는다던 S냥은, 교토역으로 들어오던 도중 중화요리의 기름진 냄새에 허기를 느낍니다. 그리하여 조식 메뉴에 있던 카레라이스를 시킵니다. 한국인은 밥!이라는데 저는 밥보다 빵이 좋더라고요.
앞에 보이는 유리그릇은 밀감 통조림 하나를 얹은 요구르트. 그리 달지 않았는데 조금은 느끼한(?) 맛입니다.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는 이보다 훨씬 더 신 맛이 나거든요.




이건 제가 시킨 토스트 세트. 전 토스트가 좋습니다. 식빵이 좋아요.-ㅠ-
호텔 조식 메뉴에서도(이번 여행에선 없었지만) 토스트가 잔뜩 나오면 그것만 잔뜩 시켜 먹어도 좋습니다. 후후후.




이렇게 노닥거리면서 앞에 있는 이상한 조형물도 찍습니다. 도대체 용도가 뭔지 알 수 없는 구조물인데, 설마하니 설날 카운트 다운을 저기에서 하나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쥐약일텐데. 저도 살짝 고소공포증이 있기 때문에 저런데 올려 놓으면 꼼짝을 못할겁니다.




약간 비틀어서 교토역 북쪽 출구를 찍습니다. 하얗게 보이는 쪽이 북쪽 출구, 버스 탑승하는 광장쪽입니다.




철골 구조. 어떻게 보면 런던 박람회 때 만들어 졌다는 유리궁이 떠오릅니다. 철골 구조와 유리라서 그럴까요. 그 때와는 기술 수준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 미리 주문했던 타르트와  홍차가 나옵니다. 음료는 세트메뉴에 포함되어 있는데 S는 오렌지 주스를 시켰을 겁니다. 홍차 종류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였다고 기억하는데 어디 제품인지는 잊었습니다.
보시면 바로 아시곘지만 그릇은 웨지우드 와일드 스트로베리입니다.-ㅂ-;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기를 기다리는데 은근 길더군요. 그래도 조로록 따라봅니다.
맛은 그냥 평범하네요.
타르트맛도 그냥 무난합니다. 바닥은 약간 단단한 듯한 스폰지 시트이로 그 위에 감귤을 섞은 요거트(?) 무스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과일. 원했던 것은 치즈 타르트 같은 진~한 케이크였는데 아침이라 그런지 없더군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ㅠ-


S는 JR을 타고 오사카로 돌아갑니다. 540엔인가, 그렇게 든다는군요. 저는 여기서 약간 일정이 꼬였지만 특급 하루카의 티켓을 끊어(2980엔) 타고 갑니다. 30분에 한 대 씩 있으니 시간을 잘못 맞추면 난감하겠던데요. 하지만 간사이 공항까지 가는데는 JR 일반선보다도 하루카를 타는 쪽이 빠릅니다. 갈아탈 필요도 없으니 편하고요.




하루카 승강장으로 가다가 옆에 신기해보이는(?) 열차가 서 있길래 찍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가는 열차 같더군요.




하루카 앞에서 찰칵.

공항으로 가는 열차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또 이 때는 차 멀미를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공복이냐 아니냐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열심히 가계부 정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리자마자 4층으로 올라가 대한항공에서 짐을 부치고, 단촐한 몸으로 움직이며 선물 거리과 간식 거리를 삽니다. 551 호라이 만두는 냉동 포장도 된다길래 구입할까 했는데 '연희동 만두집들하고 비슷한 수준'이라는 S의 말에 마음을 접습니다. 그리고 돌아다니며 쇼핑 좀 하고 탑승동으로 가는 열차를 탑니다.




짐이 한 가득. 왼쪽의 비닐봉지는 국수, 가운데는 선물용 장어 파이, 오른쪽은 스타벅스의 추로스. 추로스는 충동구매였는데 나중에 먹어보고는 돈이 아깝다고 한탄했지요. 하지만 이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스타벅스의 로고가 악마의 형상이라고 말하는 어느 한국인 아주머니의 말이었습니다. 딸래미가 스타벅스 텀블러를 살까 말까 하고 있는데 들은 이야기라며 지나가듯 말하길래 ... (먼산) 재미있더군요. 인터넷에 그런 소문도 떠도나봅니다. 저도 얼핏 듣긴 했지만 참...=_=




기내식 사진은 따로 올라갈테니까 여행 사진은 이걸로 끝입니다. 이렇게 하여 5박 6일간의 교토 일정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교토에는 한 번 더 갈까, 다른 곳을 갈까 고민하고 있긴 한데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다음 여행 계획은 미적미적 계획을 세우고 있거든요. 도쿄 여행과 교토 여행을 둘다 작성하고는 있는데 자금 사정과 항공편이 되는대로 결정할겁니다.'ㅂ' 어느 쪽이 제비뽑기에 걸릴지는 두고 봐야겠네요. 시기는 내년. 올해 안에는 무리지요.;


그 사이 엔화가 조금 떨어졌으면 좋으련만.;ㅁ;
앞에서도 말했지만 23일은 글이 달랑 하나입니다. 그도 그런 것이 이날은 가을 장마를 만나서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앞에만 갔다가 도로왔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우지도 다녀오고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도 가서 설렁설렁 교토역까지 산책하며 오는 것이었는데 비가 도와주지 않았지요. 이 비는 추석 직전 서울을 휩쓴 폭우와는 다릅니다.
이 때 일기도를 보니 아예 秋雨라고, 가을 장마로 부르는 장마전선이 일본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날 새벽에는 하늘 찢는 소리와 함께 폭우가 내렸습니다. 교토쪽은 아침이 되니 조금 잦아들긴 하더군요.


0730 숙소에서 조식 먹기
0840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려 숙소 출발
0855(쯤) 교토역 도착
0902 JR 나라행 출발
0930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문 앞만 찍고) 교토역으로 돌아오기
~1005 산세이도 서점에서 뒹굴뒹굴
~1030 이세탄 지하 식품매장에서 쇼핑
1055 기다렸다가 사료 츠지리 입장
1210 숙소로 돌아옴(...)




비오는 날 아침. 식사는 숙소에서 합니다. 조식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전날 신청하면 준비해줍니다. 가격은 700엔.




음료는 커피와 홍차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토스트 한 조각이랑 채소 샐러드,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이 함께 나옵니다. 서양인을 위한 간단한 아침 식사라는 느낌이지요.



교토역 근처이긴 했는데 날은 흐리지만 비가 오진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모자 쓰고 설렁설렁 역까지 걸었습니다. 이번에는 골목골목 지나가며 사진을 찍었지요.




작은 열매가 달려 있길래 뭔가 했더니 석류인가봅니다. 오오. 석류가 달린 나무는 처음 보았어요!
석류라는 단어를 들으면 문득 율곡 이이가 떠오르지만 그냥 넘어가지요. 하지만 저걸 처음 보았을 때는 BUD BOY가 먼저 떠올랐으니...(먼산)



자, 그 중간 사진은 없으니 글로 대신합니다.

이날 아침 내내 뉴스를 보는데 폭우로 간사이 지역의 JR이 지연 운행되고 있다, 혹은 불통이다라는 내용이 나오더군요. 우지는 멉니다. 그래서 얌전히 포기하고 간단히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쪽만 보고 오기로 합니다. 비가 오는 상황봐서 결정하기로 하고 교토역에 가서 140엔짜리 표를 사서 플랫폼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군요. 플랫폼이 양쪽에 있는데 둘다 나라행 열차가 선답니다. 한쪽은 사람이 많은데 다른 쪽은 열차가 들어와 있음에도 사람이 없습니다. 시간이 많으니 넉넉하게 가자고 이미 들어와 있는 열차를 탔습니다. 눈치를 보니, 아직 열차는 들어와 있지 않지만 사람이 많은 쪽의 플랫폼에서 먼저 열차가 출발하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얼마 뒤, 방송이 나옵니다. 나라발 교토행 열차가 아주 많이 지연되어서 일단 이쪽 열차부터 출발한다고요. 이제 곧 출발하니 나라로 가실 분은 이 열차를 타랍니다. 저쪽 플랫폼의 사람들이 다 이쪽으로 옮겨 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출발.

출발하고 보니 빗줄기가 더욱 거세집니다. 전날부터 우산을 사야한다고 기억만 하고는 까맣게 잊었던 터라, 역에서 내리면 편의점에 들어가 무조건 우산부터 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몇 정거장 가지 않아서 역에 내리는데 비가 쏟아붓습니다. 물론, 그 며칠 전의 서울 폭우와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세차게 내리는 소나기 수준은 됩니다. 일단 우산을 사고 이나리 다이샤로 들어가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걷다보니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발이고 뭐고 홀랑 다 젖겠어요. 아니, 이 비를 뚫고 구경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렇게 가다가는 비에 쫄딱 젖어 감기 걸리기 쉽상이겠어요. 그리하여 그 자리에서 일정을 또 변경합니다.




왔으니 사진은 찍고.




왔으니 여우는 찍고.




왔으니 본전은 찍고, 소원은 빌지 않고.




여우를 당겨서 찍고. 역시 조금 무서워요.;ㅠ;
가기 직전에 여우누이를 봐서 그런 건 아닙니다. 이 책이 은근히 무섭거든요. 아하하.;




그리고는 역으로 돌아옵니다. 교토역으로 도로 가는거죠.
비는 하염없이 오고, 열차는 지연이랍니다.




어느 정도 지연이냐 하면,




이제 곧 올 열차는 50분 지각, 그 뒷 열차는 그보다 더더더욱 지연. 이 사진을 찍을 때가 9시 30분은 안되었을 건데, 교토역에 도착한 것이 30분쯤이었거든요. 근데 대폭 지각이라면 도대체 얼마나 지연된거야.;


교토역에 돌아와서는 숙소로 바로 가기보다는 뭔가 먹을 것을 사들고 가자고 했습니다. 10시에 이세탄 백화점이 열리니 그 때까지는 산세이도 서점에서 기다리기로 했지요. 거기서 교토 여행 관련 책을 한 권 사고, 기다렸다가 이세탄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에 갑니다.




맨 오른쪽은 빼고, 나머지는 이세탄 지하 식품매장에서 샀습니다. 왼쪽부터 아사히 숙선, 에비스 블랙, 교다시(교토 맛간장), 맨 오른쪽은 사료 츠지리의 말차입니다.
맥주는 두 캔 합쳐 508엔이고 간장은 630엔, 말차는 1575엔. 말차는 아직 못 뜯었지만 나머지 셋 중에서는 에비스 블랙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있어요.-ㅠ- 기회가 된다면 또 먹어보고 싶은데, 집 근처에서는 못 찾았습니다. 홈플러스 대형 매장에 찾아가면 있을라나 싶네요. 교토 맛간장은 이전에 여행유전자님이 추천하신 것을 보고 집어왔는데 상당히 향이 강합니다. 지난번에 집에서 국수 끓여 먹을 때 넣었더니 조금만 넣어도 향이 확 나네요.-ㅠ- 사용하는 방법은 조금 더 연구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쇼핑하고는 S를 꼬셔 이세탄 4층에 있는 사료 츠지리 지점에 갑니다. 근데 한자가 다르군요. 츠지리를 두 가지 방식으로 쓰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어느 쪽 한자가 맞는 걸까요.'ㅂ'




창가쪽 자리로 안내 받았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참 좋습니다.




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이세탄 백화점에서 본 모습이 이렇습니다.




저건 교토 타워. 정확히는 방송탑이라던가요.




저는 두 종류의 파르페를 두고 한참 고민했는데 S는 망설이지 않고 팥빙수를 시키더랍니다. 근데 상당히 달아요. 연유를 넣고 얼린 얼음인지 얼음 자체도 답니다. 팥은 맛있지만 굉장히 달아서 S는 애를 먹더군요.-ㅁ-
저랑 같이 다니는 이상 평소의 몇 배로 간식을 먹게 될텐데... (그리고 식사는 건너뛰고.;;...)




이건 보통 파르페. 프리미엄 파르페인가, 그건 이것보다 훨씬 더 큰 모양입니다. 당연히 가격도 비싸고요. 하지만 큰 걸 먹자니 부담이 되어서 그냥 작은 쪽으로 시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가격이 더 부담되었고요.OTL 이번 여행은 8월 여행 때보다 금전적인 부담이 좀..=_= 여행 자금은 넉넉할수록 마음이 편하군요. 어흑.;

맛은 있지만 한 번 경험했다로 족한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감동의 도가니에 빠질 정도는 아니고, 맛있지만 이걸로 되었어 싶은 정도네요. 입맛에는 요지야의 말차라떼가 더 잘 맞았습니다. 그래도 요지야에서는 말차를 팔지 않으니 여기서 한 통 구입합니다. 十德이라는 이름의 말차가 사고 싶었지만 이건 20g에 2100엔이다 보니 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40g에 1575엔의 말차를 삽니다. 어차피 말차를 사는 목적의 60%는 말차 마시기도 아니고 말차 라떼 마시기도 아니고 조금은 음흉한데 있으니 20g의 2100엔이라는 무지막지한 가격의 말차는 살 필요가 없지요. 하하하....
실은 사고 싶었습니다. 맛이 아니라 이름이 궁금했어요.(...)




나오면서는 위쪽에서 교토역을 찍어봅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구르면.... 음....;;




천장 구조.  저 모습은 인천공항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인천공항쪽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그 쪽이 조금더 따뜻한 느낌이 아닐까요. 물론 사진 찍을 때의 날씨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요.




이쪽의 철골 구조가 더 빽빽하고, 위압감을 줘서 그런걸까요.



이렇게 사진을 찍고 내려와서는 숙소로 돌아옵니다. 그리고는 숙소에서 다시 식사거리와 간식을 사러 나갑니다.




간식 사러 나가는 도중에 발견한 케이크 집. 토무테라고 하나요.


위치는 살짝 접어두겠습니다.





위치는 여기쯤. 구글 어스상으로는 가게가 정확하게 보입니다. 구글어스로 링크를 달아 놓았는데 제대로 보일지 모르겠네요. 안 보인다면 구글어스 플러그인을 설치하시면 될겁니다.




겉 분위기가 귀여워서 들어가보았더니 뭔가 동네 케이크집,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입니다. 슈크림 가격이 싸서 이거랑 푸딩을 사왔는데 컵에 낚였구나라고 여기셨다면 정확히 보셨습니다.; 저게 300엔.

달걀 노른자가 많이 들어갔는지 보기에도 조금 단단해 보였는데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바닐라빈이 송송 박혀 있던데 달걀 비린내 같은 것도 없이, 달걀이 듬뿍 들어간 푸딩이더군요. 느끼하지 않아 좋았습니다.-ㅠ- 취향에 따라서는 질기다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취향차겠지요. 하지만 교토에 가더라도 다시 갈 일이 있을지.OTL S가 산 슈크림도 나쁘지 않았다고 기억합니다. 이건 210엔이었나아...



이날 이런 저런 간식을 잔뜩 샀지만 다른 것은 사진으로는 남기지 않았네요. 다만 이런 것은 있으니...


세븐일레븐에서 사료 츠지리의 아이스크림을 판다는 말을 듣고 냉큼 사와봤습니다.(사진 뒤에는 오뎅.)
두 숟갈 먹고 느끼하다며 좌절했으니, 말차는 좋은 것을 썼을지 모르지만 크림이 맛 없습니다. 어떤 크림을 썼는지 몰라도 상당히 느끼하던걸요. 어흐흐흐. 저 작은 것 하나에 300엔을 넘어서, 하겐다즈 보다도 더 비쌌습니다 하지만 사온 보람이 없었을 뿐이고.;ㅂ;



12시쯤 들어와서 이런 저런 간식 집어 먹고는 뻗어서 1시간 쯤 내처 자다가 일어났습니다. 근처에 맛있는 라멘집이 있더만, 만약 줄이 길지 않았다면 기다렸다 먹었을텐데 말입니다. 핫핫.; 저녁 섭취 시간 제한이 여행 다닐 때는 많이아쉽더군요. 6시 이후에는 저녁을 먹어 버릇하지 않아서 그 이후에 먹으면 소화가 안되는데다 수면의 질도 떨어집니다. 그렇다 보니 저녁 시간이 빨라지고, 동행과 저녁 시간 맞추기도 쉽지 않았지요. 끄응.;


23일도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24일은 JR pass라는 것을 간과해서 벌어진 실수담 + 귀국.


이제 교토 여행 글도 몇 개 안남았습니다. 남은 문제는 최종 여행 정리글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라는 점이네요.-ㅁ-;
시조 가와라마치에 내려서는 설렁 설렁 니시키 시장을 찾아갑니다. S는 이미 그 전날에 돌아보았다는데, 저는 한 번도 못 가보았으니 빠르게 돌아볼 생각이었고요.

라고 적고 보니 이 글에 미리 올려둔 사진들이 시조 가와라마치 가기 전, 철학의 길 옆길로 걸어 올라오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허브인 것은 분명하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덤불이라 궁금하더군요. 로즈마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뭔가 무섭습니다. 이건 니시키 시장 가기 전 철학의 길 옆길을 걷다가 발견한 것이고요.




가다가 S가 불러서 돌아보았더니 가운데, 화분으로 만든 인형이 있습니다. 으하하하하하! 센스가 환상적인걸요. 레이스 치마를 입고 있는 데다가 모자도 보닛(!)이니 여자인형인가봅니다.



저 하얀 가게(메리 포핀스)가 면한 쪽이 철학의 길입니다. 내려가는 길에도 보았을텐데 신경을 안 썼나봅니다. 하기야 내려갈 때는 대부분의 가게가 열지 않았었지요.




그리고 다시 시조 가와라마치의 사진으로 돌아갑니다.



여기가 니시키 시장.

니시키 시장을 가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시장이 그냥 길이라는 겁니다. 저는 아메요코초의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골목이 있어 들여다 봐야하는 큰 시장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니더라고요. 「끊어지지 않는 실」에서 상점가가 나올 때도 그렇고 「은하마을 상점가」에서도 그랬지만 이렇게 길로만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ㅁ- 그래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게 느껴졌고요. 구경하기는 편하더군요. 길을 따라 죽 가면서 양쪽을 휘휘 둘러보면 그걸로 끝. 걸어가는데 얼마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떠오른 것이 말입니다...;
앞서 적었나 안 적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제가 교토 여행을 다시 못가겠다라고 생각했던 이유중 하나를 여기서 또 만났습니다. 츠케모노-절임채소 냄새를 못 맡겠더군요. 제가 냄새에 약한 편이라는 건 최근 들어 느끼고 있었는데 아예 이렇게 강력한 냄새가 다가오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던데요. 이전에도 마트에 들어가면 츠케모노가 있는 곳은 일부러 피했는데 니시키시장은 교토의 부엌이라 불릴 정도니 교토 명물인 츠케모노가 없을리 없고, 그러니 제가 그 냄새를 피할 방도는 거의 없습니다. 딱 하나 있긴 하지요. 츠케모노 가게가 나올 때면 숨을 멈추는 겁니다.(먼산)



가는 길에 만났던 곳 중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 몇 곳 있으니, 쿠키 커터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구입해 오려 했던 아리츠구도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정말 무서웠어요.; 워낙 이름있는 곳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가장 싼 쿠키커터가 1천엔, 눈에 확 들어왔던 우유 냄비는 1만엔이 넘습니다. 우왕.-ㅁ-;




그리고 다른 한 곳이 여기입니다.
이름을 교단파...라고 읽는지 어떤지.; 꽤 유명한 군밤가게입니다.




이게 그 군밤 봉투입니다. 밤 크기 비교 사진이 없나 했더니 이것만 있군요.




태공의 머리통과의 비교샷. 제가 지금까지 봤던 군밤중에서 가장 크기가 큽니다. 일부러 그런 걸 골라서 굽나보군요. 양도 꽤 많은데 가격도 꽤 비쌉니다. 1천엔.-ㅁ-; 그램으로 달아 팔기 때문에 뭐, 그러려니 하는데 맛이 또 독특합니다. 군밤은 겉이 조금 말라 있지요. 하지만 이건 압력솥을 어떻게 쓴다더니만 구워진 밤 속이 은근히 촉촉합니다. 오오오. 재미있군요.-ㅠ-

밤벌레라 어떤 종류의 밤이든 다 관계 없이 좋아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니시키 시장을 통과해 나오면 그냥 또 골목입니다. 거기서 아래쪽으로 내려가 시조거리로 내려가다보니 커피 가게가 보입니다.




가게 사진은 못 찍고 테이크아웃 해서 들고 나온 컵 사진만 찍었습니다. 기껏해야 두 평 남짓한 작은 가게인데 커피콩도 팔고 드립한 커피도 팝니다. 커피콩은 100g당 500엔 전후인 것 같고 드립 커피는 일괄 320엔이었을겁니다. 크기는 스타벅스 숏보다 조금 많던가, 그정도입니다. 커피가 부족했던 터라 맛있게 홀랑 다 비웠지요.



니시키 시장을 돌아 나온 뒤의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이 다음에 간 곳이 어디냐면 준쿠도 교토 점을 가다가 만난 그릇가게입니다. 이름은 알아두지 않았습니다. 알아두었다가는 다음번에 또 가서 파산 할 것 같아 말이죠. 아하하.;

이딸라 오리고 그릇들이 20% 할인. 그래서 손잡이 없는 오리고 머그가 2900엔가량 합니다. 웨지우드 등의 수입 그릇도 할인중이었고요. 1층만 둘러보고 말았는데 다른 층에는 마이센도 있던가요. 하여간 다른 층까지 둘러보고 나면 도저히 못빠져 나오겠다 싶어서 도망쳤습니다. 1층에서 만난 그릇 중에서 눈에 익숙한 것도 있었던 것이, 웨지우드의 와일드 스트로베리 같은 걸 말하는게 아니라 그 전날, 오타후쿠 커피점에서 만난 커피잔이었습니다. 이게 웨지우드 더군요. 그 때는 차마 뒤집어서 메이커를 볼 생각을 못했는데 여기서 만났습니다. 가격은 세트에 1만엔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할인가예요.ㄱ- 아놔. 그럼 본래 가격은 도대체 얼마인거임?;
(이에 대해서는 냐옹냐옹님의 댓글도 참조를..;;;..)



그리고 준쿠도 교토점은 만화책 코너가 따로 없습니다. 아마 준쿠도 교토 BAL점에만 있나봅니다. 여기 지하1층에 상당히 큰 규모로 있거든요. 하지만 준쿠도 교토점 옆에, 분쿄도(Bunkyodo)라고 만화서점이 따로 있습니다.




거기서 구입한 이지윈지 몬스터 원서. 번역서를 상당히 좋아해서 원서로도 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덥석 집어 들었지요.


이 분쿄도 지하에는 '하비굿즈' 매장이 따로 있습니다. 저야 안 갔지만 관심있는 분은 교토 내에선 여기를 가시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가면 파산할까 무서워 저는 안갔지요. 그보다는 자금이 상당히 딸렸다는 것이 옳은지도...;



그러고는 또 귀가.
음, 집(숙소)에서 굴러다니는 것을 아주 즐기는 터라 저는 일찍 들어옵니다. 평소에도 그러니 여행가서도 그러죠.;




아마도 여름귤?
맛이 궁금해서 사왔는데 하우스밀감보다는 신맛이 강하고 맨숭맨숭합니다. 진짜 귤맛이 이런건지, 제가 고른 것이 이런 맛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행 가 있는 동안 제 비타민 섭취를 책임 진 것이 바로 이것, 자몽 주스입니다. 요즘에도 오렌지 주스보다 자몽주스를 더 많이 사다 마시고 있지만-그래봐야 2주에 한 팩 마실까 말까-일본에 가면 반드시 사다 마시는 것이 이겁니다. 향료가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오렌지주스보다는 덜 달지요. 아마 가 있는 동안 감기를 피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효과를 믿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사다 마셨지만 역시 먼 곳-신세계 본점-에서만 파니 사러 가기가 번거롭군요. 그렇다고 다른 과일 주스를 마시자니 너무 달아요. 자몽주스가 좀 많이 비싸지만 뭐, 그정도야 용서합니다.
(일본에서는 저 한 팩에 148엔, 한국에서는 콜드 자몽주스 한 팩에 3천원.)




감기 운운하고는 맥주 마시고 있는 센스. 저 뒤로 보이는 것은 S의 저녁입니다. 저는 튀김을 저녁 삼고 안주 삼아 맥주를 마셨지요. 진짜 감기가 걱정된다면 술은 마시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제게는 맥주도 분명 술 맞습니다.;



22일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23일은 폭우를 만난 이야기가 나갑니다. 하지만 츠지리가 있어 행복했어요.
이날의 점심은 일찌감치 우동으로 정해두었습니다. 다만, 제이님이 추천하신 긴가쿠지 근처의 오멘이랑 히노데 우동을 두고 고민을 했더랬지요. 그러다가 출발지가 긴가쿠지이니 종착점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 낫겠다 싶어 히노데 우동으로 위치를 잡았습니다.


근데 구글에서 검색하니 제가 본 곳과는 다른 곳에 위치가 잡히는군요. 제가 본 것은 철학의 길과 나란히 있는 도로 쪽에 면한 가게입니다.



자세한 것은 윙버스 지도를 참고하셔도 되고...; 제가 간 히노데 우동은 철학의 길 아래 쪽에 있습니다.
(근데 저 지도에서도 보이는군요. 노틀담 여학원 고등학교라니...; 노틀담이라니...; 왠지 종탑이 있고 에스메랄다가 있을 것 같잖아요!₁)



오픈시간에 맞춰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난젠지에 들어갔는데도 둘러보는데 걸린 시간은 얼마 안됩니다. 그리하여 11시 조금 되기 전에 히노데 우동 앞에 도착했는데, 개점 시간 전인데도 손님이 들어가 있네요. 그래서 들어갔습니다.




여기가 입구입니다. 찾기 어렵진 않아요. 앞서 말했듯 철학의 길과 나란히 있는 차도를 따라 걷다보면 길가에 있습니다. 가게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고르는데, 한국인인걸 알자 아주머니가 한국어 메뉴판을 가져다 주시는군요. 하지만 일본어 쪽이 이해하기 쉽다는 건..-ㅁ-;




부채 옆에 태공을 놓고 인증 사진!
그 옆에 있는 노란 종이가 메뉴입니다. 
메뉴 이름을 보고 홀린 S는 오야코 우동을, 저는 전부 들어간 특카레우동(950엔)을 시킵니다. 카레 우동 안에 유부랑 고기랑 기타 등등의 재료가 다 들어갔다네요. 특카레우동이 가장 가격이 비쌉니다. 나머지는 그 아래. 가장 저렴한 '우동'은 450엔입니다. 모자우동은 850엔이고요.




이게 그 모자(母子)우동. S는 재미있겠다며 시켰다가 파가 함께 섞여 나오는 바람에 조금 좌절했습니다. 파를 잘 못먹으니 이렇게 섞여 있으면 골라 먹기 힘들지요. 그래도 다진 파보다는 낫지요. 핫핫;




이게 카레우동입니다. 파와 유부와 고기가 보입니다. 아아, 고기고기고기!

카레우동은 나오기 전에 종이로 된 앞치마를 주시더군요. 딱 옷 앞부분을 가릴 수 있는데, 국물이 걸쭉하다보니 먹는 도중에 국물이 튈까봐 그런가봅니다. 하지만 전 일본인이 아니니 후루룩 후루룩 소리내어 먹지 않고, 그러니 앞에 튀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유비무환이지요. 핫핫.

제 입맛에는 조금 간간했습니다. 하지만 유부와 고기와 카레국물, 부드러운 면발이 잘 어울리는군요. 다음에 이쪽을 걷게 되면 오멘을 가봐야지요.


그 다음으로 가려 한 곳이 히노데 우동에서 멀지 않은 티하우스였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이 닫혀 있더군요. 오픈 시간은 확실히 지났는데 말입니다. 그럼 어디에 갈까 고민을 하다가 결정한 곳이 요지야 카페.; 걸어오는 도중에 봤는데, 카페 개점 시간은 10시고 지나친 시각은 9시 반이었습니다. 다시 돌아올 예정이 없었으니 못 가겠다 싶었는데 또 이렇게 가게 되네요.




그러나 요지야 카페 긴가쿠지 점은 인기 폭발입니다.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그 동안 정원을 둘러 보았습니다. 여기도 오래된 집을 고쳐 카페를 만들었나봅니다. 정원은 텐시노 사토보다는 작지만 손이 많이 가는 것은 마찬가지로군요.




여긴 군데 군데 석등이나 석상이 많았습니다. 돌이 많은 정원이더군요.




30분 넘게 기다리면서 사진 찰칵!




들어가보고는 왜 이리 오래 기다려야 했는지 알았습니다. 20평방미터쯤? 그보다는 클까요. 여튼 다다미방에서 작은 찻상을 놓고 한 명 한 명의 자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전체 좌석이 20개 남짓입니다. 찻상 앞에는 붉은 방석이 놓여 있는데 앉아 있으면 창 밖으로 아까 돌아다녔던 정원이 내다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정원보다는 먹을 것에 눈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ㅠ-




S가 시킨 것은 호지차 라떼입니다. 호지차(焙じ茶)는 검색해보니 번차의 잎과 줄기를 볶은 거라나요. 카페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금 얻어마셔보았는데 지금은 기억이 거의 나질 않네요. 하하핫;




제가 시킨 것은 이쪽. 사실 요지야 카페에서 기대하고 있었던 건 이전에 하네다 공항 요지야 카페에서 먹었던 고사리떡 파르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그 메뉴가 없더군요. 다른 요지야 카페는 가보질 않았으니 어떤지 모르겠네요.
차 종류는 꽤 많지만 간식은 교(京)아이스라 불리는 3종 세트만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에 어떤 토핑을 얹느냐에 따라 갈리는데, 저는 단팥이랑 말차 경단, 콩가루를 올린 교아이스 2번(580엔)을 선택했습니다.




위의 동글동글한 구슬은 바삭바삭한 과자입니다. 아이스크림은 바닐라인데 약간 단단한 느낌이고 많이 안 답니다. 팥이랑 같이 먹으면 잘 어울리네요. 하지만 전 역시 이것 저것 잔뜩 먹어볼 수 있는 고사리떡 파르페가 좋습니다.-ㅠ- 요지야 카페 기온점에는 있으려나~.





이것이 그 유명한 요지야 말차라떼. 사실 이걸 마시기 위해서 왔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어떤 맛일지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맛이 상상한 것 이상이었습니다. 마시기 편하고, 달달한 맛도 적당하고. 그래서 술술 넘어갑니다. 위에 뿌려진 말차는 달지 않고 쌉쌀하지만 또 맛있게 쌉쌀합니다. 떫거나 그런 맛도 없군요. 한 모금 한 모금 마시기가 아깝지만 어쩝니까. 가격이 비싼 것도 이유가 있었군요. 630엔이나 하길래 고민했는데 말입니다. 으허허허.

요지야 카페에서는 말차를 따로 팔지 않지만 나중에 돌아오면서 좀 비싼 말차를 하나 사옵니다. 그 이야기는 다다음 글에 적도록 하지요.






口無, 구치나시, 치자.

제가 하는 이번 말장난은 조금 까다로울지도...?



그리고 요지야 카페를 나와 긴가쿠지 앞 길로 나와서 거기서 203번을 타고 시조 카와라마치에 갑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 적지요.




₁실제로는 그 옆에 노틀담 수녀원이 있습니다. 여고는 수도원 부속(?) 고등학교인 것 같군요.
긴가쿠지를 나와서는 철학의 길로 접어듭니다. 큰 길에서 긴가쿠지로 들어가는 길목에 철학의 길 시작점이 있거든요. 아니, 입구인지 출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안내 팻말이 서 있습니다.




철학의 길 안내문입니다. 메이지 23년~ 운운하는 것이 그 유래를 적은 것 같은데 철학이고 뭐고, 어려운 생각은 잠시 접어 두셔도 좋습니다. 여긴 산책로니까요. 운동하는 기분이든 철학하는 기분이든 상상하는 기분이든 상관없이 걸어가면 됩니다.




그리고 걸어가면서 독특한 건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 것이고,




비린내나 악취가 나지 않아 신기하게 여긴 물길을 죽 따라가면 됩니다.

지도상으로는 긴가쿠지가 북쪽에 있으니 거기가 물길 시작점일 것 같은데 막상 가보니 거기는 수로 끝자락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물도 상류(남쪽)보다 조금 지저분하고 약간의 물비린내도 납니다. 교토에서 만난 수로나 개울, 하천 중에서 안 좋은 냄새를 맡은 곳은 이곳이 유일합니다. 종각부터 물냄새가 나는 이름만 맑은 물인 어느 하천과는 차이가 나는군요. 흑.ㅠ_ㅠ
(하기야 요즘은 아예 가질 않고 있으니 어떨지 모르겠네요. 거기에다 물 가까이 다가가면 냄새가 날지도..?)




가다가 나무에 분홍색 꽃이 피어있길래 찍었습니다.




무슨 나무인지 모르지만 예쁘군요. 정원수로도 괜찮아 보입니다.




길가에는 식빵을 굽고 있는 고양이도 한 마리 보이고.




여기도 무궁화가 한 그루 있습니다.




이것도 무궁화? 잎사귀를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옆에 핀 진한 분홍꽃은 뭔지 모르겠네요.




가다보니 나온 절. 아니, 절이 아니라 다른 건물일지도 모르겠는데 정체를 알 수 없습니다. 나무들이 울타리처럼 둘러선 것이 재미있어 찍었습니다. 철학의 길 서쪽에 있었으니 호젠지는 아닌데 말입니다. 요지야 카페 지나고 나서 찍은 사진 같으니 지도 상에서는 本妙院이라 부르는 곳인가 봅니다.




아.. 나중에 원본 사진 찍은 시각을 봐야겠네요. 光雲寺인지도 모릅니다. 핫핫핫.;





S와 수다떨며 천천히 걸어 내려가는데 S가 부릅니다. 뭔가 했더니 냥군. 오오오오오!
고양이와 눈을 맞추며 대화를 하는데 이녀석, 피부병이 있다고 합니다. 눈곱도 있는 것이 눈병도 있는 것 같다나요. 삼색인걸 보니 암컷 같은데 아직 성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철학의 길에서 우연찮게 고양이 한 마리를 보았으니 그걸로 만족한다고 하려 했는데 몇 미터 가지 않아 고양이들이 줄줄이 더 나옵니다. 호박도 아니고 고양이가 넝쿨 채 나타나는군요.
저기 저 돌멩이 옆에, 늘어진 녀석이 한 마리 있습니다.




줌을 당겨서 찍으니 이렇고. 이녀석도 삼색인데다가 아까 본 고양이와 색 톤이 닮아 있으니 한배에서 나왔을까요. 햇살이 좋아 그런지 열심히 식빵 굽는게 은근 귀엽습니다. 후후후. 저건 그냥 식빵이라기보다는 토스트겠지요.




아까 고양이가 토스트이니 이건 소시지와 햄과 스크램블 에그...(탕!)


거기서 얼마 안가 또 고양이 세 마리가 나란히 있습니다. 고양이 영역이 있을텐데도 같이 있는 걸 보면 혹시 이 주변에 고양이 급식소라도 있는 걸까요.₁




근데 그 옆에 또 있어!

게다가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세 마리 고양이가 누워 있는 그 안쪽에는 쪼매난 녀석이 더 있었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고양이들을 방해하는 것 같아 안갔지만, 하여간 고양이는 잔뜩 보았습니다. 후후후.
아랫 사진의 털 고르는 녀석은 꼬리만 살짝 줄무늬로군요. 너구리가 변신했나.-ㅁ-;



위 사진은 거의 철학의 길이 끝난 다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철학의 길이 어디서 끝나는지가 조금 애매하긴 한데, 安樂寺가 끝자락이 아닐까 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길 분위기가 조금 변했거든요. 산길을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산길 맞고요..;..)


난젠지(南禪寺) 안내판이 나왔을 때쯤엔 대략 10시. 저나 S나 걷는 속도가 조금 빠른 편이란 걸 생각해도 얼마 안걸립니다. 그리고 걷기 편한 길이기도 했고요. 보도블럭이었으면 다리가 피곤했을텐데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갈 생각이었던 곳은 11시에 오픈이라 일단 난젠지에 들러보기로 합니다. 여기도 정원이 유명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가는 도중. 위에서 물이 콸콸콸 폭포처럼 쏟아지는 작은 수로가 있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왼쪽편에는 학교가 있던데 지금 지도로 보니 히가시야마(東山) 고등학교인가봅니다. 사진 찍는 것이 이상해보였는지 경비하시는 분이 빤히 보시더라고요.-ㅁ-;




위의 수로는 반대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 오른편은 노무라(野村) 미술관인데 이 때는 아마 도기 전시회를 하고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러 사발들이 있는 듯했지만 입장료 문제도 있고 그닥 관심도 없어서 패스. 지금 생각하니 아주 조금은 아쉽습니다.-ㅁ-;




미술관 건물이고요. 이런 정원도 마음에 듭니다.




아래는 이런 잡초들이 마구 자라고 있는데, 지저분하다거나 관리가 안되어 있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희한하지요. 한국에서 봤다면 오히려 관리하지 않고 잡초가 자라게 두냐라고 했을텐데 말입니다. 같은 풀들이 자라고 있는 것이니 오히려 손길이 간 걸까요. 하지 않은척 하면서도 은근히 신경쓴다, 뭐, 그런 것도 있을 법합니다.




느닷없이 등장하는 사진. 여기는 이미 난젠지 경내입니다. 3층인가 2층인가, 상당히 높은 건물이 있는데 처마를 보고 있자니 찍고 싶어서 한 방 찍었습니다. 여기는 숲이 워낙 우거진데다가 건물도 크다보니 조금 어두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의 절과 분위기가 조금은 닮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건 또 뭐더라.; 아마 위의 누각을 지나쳐서 나중에 찍은 걸겁니다. 무책임하지만 난젠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런 전통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건물도 그냥 사진만 찍고 넘어갔고요.




호오. 정원이 있답니다. 난젠인이라고 하는데, 입장료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가 300엔인가 내야한다는 말에 '긴가쿠지도 보고 왔으니 여기는 넘어가자'라며 돌아섰습니다. 하하하.;



관심을 두고 있던 건 수로각이지요. 아래쪽의 희미한 그림이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저게 수로각의 단면도랍니다. 로마시대의 수로각을 모델로 한 건지 상당히 닮아 있더군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교토라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헷갈릴 정도입니다.; 쇼와시대에 만들어졌다는 것 같지요.




수로각의 다리 한 가운데 서서 사진을 찍으면 이렇습니다. 다리 뒤에 다리 뒤에 다리 뒤에 다리 뒤에...... 구멍.(응?)

반대쪽으로 찍었으면 구멍이 아니라 그냥 돌벽이 있었을텐데, 저기 구멍은 출입금지 구역이더랍니다. 수로각 관리실이 아닐까 싶네요.

여기까지 보고서 난젠인의 정원은 보지 않고 돌아 나왔습니다. 수로각은 봤으니 이제 되었음. 그러니 밥 먹으러 가자!
(...)




차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놓은 것인데 그 위에 참새가 앉아 있습니다. 물론 진짜 참새도 아지고 가마쿠라에서처럼 망토를 두르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참새죠.-ㅁ-





다음 이야기는 점심. 그리고 그 다음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다시 교토 여행을 간다면 꼭 다시 한 번 가서 느긋하게 둘러 보고 싶은 곳이 여기입니다. 호리병이나 소나 원숭이가 있다면 그것도 나름 재미있겠지만 아쉽게도 없었습니다. -ㅁ- ₁


도시샤 대학 앞에서 버스를 타고 이마데가와도리를 따라 죽 내달리면, 시모가모의 삼각주를 왼쪽에 두고 사쿄(左京)구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긴가쿠지에 가까운 시라카와도리에서 우회전 하여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우회전 하자마자 내리면 되는데 역시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군요.




안내판을 따라 걸어 긴가쿠지 앞에 도착한 것은 8시 45분쯤. 들어가다보니 긴가쿠지의 입장은 8시 반부터랍니다. 오픈시간에 맞춰 오면 사람 없이 고즈넉하게 다닐 수 있겠지요.




지금 보니 이건 어느 정도 사진 보정효과가..; 다른 길이 아니라 윗 사진에서 직원분이 청소하는 그 바로 윗길 사진입니다. 저게 입구고요.




원래 이름은 긴가쿠지-은각사가 아니라 히가시야마 지쇼지(慈照寺)입니다. 긴가쿠지란건 별명이지요.
옆에 세워진 팻말은 관람시각 안내네요. 개문이 오전 8시 30분, 폐문이 오후 5시, 하산은 오후 5시 30분.




들어가서 500엔을 내고 입장하자마자 들어온 길. 와아, 길이 사람을 주눅들게 만들고 있어! -_-
길 양편에 선 나무들은 다 동백입니다. 동백 필 때 오면 이것도 장관이겠네요. 겨울이라 푸릇푸릇한 감은 덜하겠지만 말입니다.
위로 보이는 잎사귀는 대나무 같군요.




그리고 들어와서 또 질립니다. 우어. 저 모래, 어떻게 긁은거지?;




고무래로 긁은 건 알겠는데, 저 모양 만드는 것도 장난 아니었겠네요.




저 모래산. 사진으로만 보았는데 말입니다, 생각보다 아주 크더군요. 아주. 그래서 또 기겁했습니다. 어떻게 매끈매끈 쌓아 올린 거지? 헉?

모래정원을 보며 기겁하고 있다가 드디어 은각사 본체를 보았습니다.




-ㅁ-
와아.
와아, 와아.
굉장히 취향이었습니다. 그리 높지 않고, 뭔가 자신을 숨기는 것 같은 자태. 무엇보다 저 마루에 앉아 연못가를 내려본다면 그것만으로도 흐뭇하게 마음이 확 풀릴 것 같은 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금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행복하군요. 아마 저 혼자 갔다면 저 앞에서 한참을 얼쩡거리며 히죽히죽 웃고 있었을 겁니다.
저런 작은 집을 한 채 지어서, 2층은 서재로, 1층은 주방을 놓아 차를 마실 수 있게 준비해 지낸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겁니다. 잠이야 1층이든 2층이든 내키는 대로 자는 거죠. 2층에서 책보다 창 밖 정원을 내려다보다 하는 것도 좋고, 1층의 마루에서 바람을 맞으며 감상해도 좋고. 맛있는 녹차 한 잔 홀짝 홀짝 마시며 지낸다면 극락이 따로 없을 겁니다.




닭.


아니겠지요. 봉황일 것 같습니다.^^;




길을 따라 죽 돌아 보니 이번엔 모래로 쌓은 담이 나옵니다. 저 왼쪽 끝에 사람이 서 있는데, 관리 직원인가 봅니다. 모래 정리를 하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날마다 무너진 모래를 가다듬고 정리하지 않을까 싶네요. 폭우가 내리면 어쩔려나?;




은각만 넣어서 찍어보았습니다. 음, 이것도 좋군요.-ㅁ-




사진에 찍힌 건 정원 관리 중인 직원. 이건 아마 걷는 도중에, 본당쪽의 마루에 앉아 찍은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리고 이게 저 모래의 높이입니다. 대강 헤아려 봐도 40cm는 가뿐히 넘습니다. 우와와와..... 몇 톤의 모래를 쓴거냐!




모래 정원은 재미있긴 한데, 아직 그 의미를 파악하기엔 제 수행이 많이 부족합니다. 더 공부하고 다시 찾아가면 다르게 보일까요.




모래정원을 지나 정원에 안내된 길을 따라 돌다보면 숲으로 들어갑니다. 숲 사이로 살짝 살짝 보이는 것도 좋군요.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빙글빙글 돌아 산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경사도는 그리 급하지 않으니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별 신경쓰지 않고 휙휙 다닐 수 있습니다.
가운데 찍힌 가로등은 신경쓰지 마시고, 뒷편의 숲은 대나무입니다.




산에서 긴가쿠지를 내려보면 저렇더군요. 지붕을 보면 억새를 올린 것 같습니다. 억새지붕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기와에 비해 덜 무거워 보여 그런걸까요.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한다는 건 번거롭지만 말입니다.




또 대나무. 아라시야마에서 대나무숲에 못 갔으니 여기서라도 만끽해야겠습니다.




돌다보니 샘물이 있네요. 찻물끓일 때 이 샘물을 가져다 썼나봅니다.




와아아. 역시 좋군요.>ㅅ<
은각사 2층에서 이쪽을 바라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나중에 보고 알았지만 은각 오른쪽에 있는 건물들도 문화재지정이 되어 있나봅니다. 하지만 하도 은각이 마음에 들어서 그쪽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찍은 사진도 이것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은 잠시 뒤 사람이 바글바글 늘어납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마도 초등학생들이 여행왔나봅니다. 아하하. 저 팀이랑 엮이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애들이 재잘대면 혼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버럭 소리를 질러댈지도 모릅니다. ㄱ-




사진을 열심히 남겼군요.(먼산)




조금 더 걷다보니 대나무는 온데간데 없고 이번엔 삼나무가 보입니다. 사실 이쪽은 은각사 경내는 아닌 것 같은게, 담장 밖에 있습니다. 여튼 이쪽은 삼나무가 잔뜩이네요. 이쪽도 잘 관리된 나무들이 아닌가합니다. 키도 크고 늘씬한 것이 참 보기 좋습니다. 목재는 무릇 굵은 것이 좋긴 하지만 날씬한 것을 보니 아직 나이를 덜 먹었나봅니다.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 허리도 굵어지는 것이...(탕!)




반짝반짝. 이날은 햇살이 가득한 날이었군요.




내려오니 이쪽은 이끼가 가득합니다. 다시 은각사쪽 정원이로군요.




돌아올 때는 다른 길로 내려왔는데 저쪽 길-시작지점에 가까운 쪽에서는 애들을 데려다 놓고 연신 사진촬영중입니다. 애들은 산 위까지는 올라가지 않고 지상만 둘러보고 나갔습니다.




좋군요. 사실 아래쪽 정원 분위기는 텐시노사토쪽이 괜찮았지만, 거긴 규모가 작고 아기자기한 느낌이고 여기는 호쾌합니다. 관리하기야 당연히 작은 쪽이 좋지만 은각을 세워두려면 정원이 커야할테고....... 서울 내에서는 무리겠네요. 하하하하하.; 역시 강원도에 좋은 땅을 물색해야..(탕!)




나오기 직전, 아쉬운 마음에 다시 은각을 찍어봅니다. 이게 마지막 사진이군요.


아쉬운 마음으로 다 둘러보고 나오니 9시 10분. .... 음, 걸음이 좀 빠르고 휙휙 돌아보긴 했지만 30분이 안 걸렸습니다. 사람들과 부딪히는 것이 싫어서 빨리 걷긴 했는데 지나치게 빨랐나요. 하지만 이게 마지막 만남은 아닐테니까요. 언젠가 다시 가서 느긋하게 구경하고 나오겠지요. 그 때까지는 그림 실력을 팍팍 키워서 연필화로 남기고 싶습니다. 도전해봐야지요.+ㅅ+




₁은각, 금각 형제. 어느 분이었는지는 잊었지만 높으신 분의 소 두 마리가 탈주하여 스님고기가 맛있다며 덥석 잡아 갔....던가요? 아니, 왜 내용이 헷갈리지.OTL  이부분은 조만간 확인해서 올리겠습니다.;



22일은 또 사진이 많습니다. 은각사에서 하도 많이 찍어서 그럴겁니다. 이날의 코스도 그 다음날의 일정에 비한다면 상당히 길었습니다.


0710 숙소 출발(버스 1일권 구입)
0800 9번버스 탑승 후 이치죠 모도리바시 하차(세이메이 신사 앞) → 203번 타고 이마데가와 역 정류장 하차
0815 시비 찾음, 출발
0845 긴가쿠지(은각사) 도착 (개장은 8시 반부터)
0910 철학자의 길
1010 난젠지 도착
1055 히노데 우동에서 점심 식사
1125 거슬러 올라가기
1145 요지야 카페 긴가쿠지 점 도착, 대기
1225 요지야 카페 입장
1307 긴가쿠지 쪽 입구로 돌아와 버스 탑승
1330 시조 카와라마치 하차> 니시키 시장 구경, 등등


일정을 보면 아시겠지만 철학의 길을 따라 내려갔다가 도로 올라온겁니다. 그리고 평소 제 걸음으로 걸었다면 아마 타임은 이것보다 짧았겠지요.-ㅁ-;

긴가쿠지(銀閣寺)의 사진이 많은 관계로 이번 글에서는 도시샤 대학의 시비(詩碑)에 대해서만 다루겠습니다.




도시샤 대학을 돌다가 결국 허탕치고 나서는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검색을 했습니다. 우와.-_- 찾기 아주 쉬운 곳에 있습니다.
구글지도에서 교토지역으로 옮겨 놓고 doshisha라 치면 자동완성으로 도시샤 대학이 나옵니다. 한자로는 同志社. 이름이 참 멋지군요. 이름에서 생각하는 풍기는 분위기와는 달리 개신교 계통의 학교인듯합니다. 구교인지 신교인지는 모르지만 학교 안에 예배당이 있고 크리스천이라는 단어도 비석 등에 종종 등장합니다.
(이 때 찾은 시비 말고 다른 시비에서도 크리스천이란 단어가 등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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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상에서 확대한 도시샤 대학 모습입니다. 이마데가와(今出川)역에서 나와 바로 있는데, 학교 한가운데 예배당이 있고 그 옆에 하늘색 사각형 표시가 있습니다. 연못이지요. 이 연못 바로 옆에 윤동주와 정지용의 시비가 있습니다.




오른쪽이 연못, 사진 한가운데 보이는 둥그런 돌덩이가 정지용 시비입니다. 윤동주 시비는 그 왼쪽에 있고요.




이것이 정지용 시비.
새겨진 시문은 가모가와강을 배경으로 한 시인데, 읽다보면 굉장히 쓸쓸합니다.





왜 정지용 시비를 세웠는가에 대한 이야기군요. 위쪽이 일본어, 아래쪽이 내용입니다. 자세히 읽어보진 않았지만 정지용이나 윤동주나 둘다 도시샤 대학 출신입니다.




이쪽은 윤동주 시비. 윤동주란 한자는 시인 본인이 쓴 것을 가져가 썼다고 합니다. 여기 실린 것은 서시네요. 누군가 꽃(조화였음..)랑 한복 모양의 책갈피를 두고 갔습니다.




이쪽은 윤동주의 시비가 세워진 배경에 대한 이야기.



정지용 시비나 윤동주 시비나 둘다 도시샤대학내 한국학생 모임에서 세웠다고 합니다. 보고 있자니 꽃이라도 한 다발 가져갈걸 그랬나 싶기도 했습니다. 다시 찾을 때는 꽃을 들고 찾아가야지요.


윤동주는 재학 중에 한국어로 시를 썼다 하여 독립운동을 했다는 죄명으로 끌려갑니다. 그리고 후쿠오카 형무소(구치소)에서 생을 마감하지요. 해방되기 몇 달 전이었다고 합니다.(정확히는 45년 2월 16일. 해방 반 년 전이었군요.) 위키 백과를 찾아보니 이 시비가 세워진 것이 95년이었네요. 정지용 시비는 그 뒤에 세워졌다 합니다.


정지용 시비의 제막과 관련한 기사가 마침 위키백과에 링크되어 있어 연결합니다.(동아일보)
한국인 시인들의 시비 건립을 허락한 도시샤 대학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음, 딱히, 한국이라면 어땠을까 그래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요...'ㅂ';;;


여튼, 아침 7시부터 서둘러 준비해 학교에 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8시 쯤 들어갔을 때도 이미 열려 있었으니 아침 일찍 찾아가도 괜찮겠지요. 시비를 둘러보고 나서는 다시 긴가쿠지로 향합니다.



다음 글은 긴가쿠지 이야기. 오늘 저녁에는 (가능하다면) 윤동주 시인의 시비 사진을 확대해서 올리겠습니다. 오역 문제로 말이 있다 해서 대강 읽어보았는데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부분이 있네요.

제목에다가 '/'표시를 넣은 것은 해당 날짜 마지막 글입니다. 그런고로 21일은 글이 두 개이고, 23일은 하나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사진이 잔뜩 몰리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20-25개 정도에서 끊고 있는데, 사진이 적은 날은 당연히 글도 적습니다. 다시 말해 23일은 사진이 적었다는 이야기죠.



규슈(정확히는 후쿠오카) 여행 계획을 세울 때도 그랬지만, 해당 여행지에 한국 관련 유적지나 사적 같은 것이 있으면 일정이 복잡해지지 않는 한도 내에서 집어 넣습니다. 도쿄의 경우에는 예외. 여기는 넣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요. 후쿠오카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명성왕후를 시해한 칼이 있다는 신사와 그 옆의 절, 학문의 신을 모시는 다자이후 텐만구₁, 후쿠오카 형무소₂를 넣었더랍니다.
(주석은 맨 아래에 달았습니다.)

하여간 이번에는 도시샤 대학을 넣었습니다. 이유는 윤동주와 정지용 시비(詩碑). 두 사람을 기리는 시비가 도시샤 대학에 있다고 들어서 다녀오려고 했지요. 이날은 S랑 따로 돌아다닌데다가, 세이메이 신사에서 걸어서 갈만하다 싶어서 걸어 갔습니다.



길은 잘 찾는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찾기 어렵지는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산... ㄱ-
정확한 위치를 모르고 어림짐작으로 어느 건물 뒤에 있다고만 기억해서 뱅글뱅글 돌았는데 이게 잘못 기억한 정보였던 겁니다. 도시샤 대학의 캠퍼스가 세 개인데, 그 세 개를 다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도 안나오더군요. 우어어어.; 날도 더웠는데 한참을 헤맸습니다. 그리고 1시간 반만에 두 손 들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지요. 사실 맨 처음 갔던 이마데가와 역 옆, 본 캠퍼스에 들어가서 윤동주 시비를 경비하시는 분들께 물었다면 바로 가르쳐 주셨을겁니다. ㄱ- 이날 숙소에 돌아와 검색하니, 학교에서 아예 위치를 표시해서 가르쳐 준다고 하더군요.

묻기 싫어하는 성격이 이런데서 나온덕에 한참 고생했습니다. 뭐, 실컷 걸었으니 나름 좋은 걸까요.

하여간 도시샤 대학 이마데가와 캠퍼스의 건물은 거의 19세기에 지어진 붉은 벽돌이라는데, 그래서 다 문화재랍니다. 구경하는 재미가 나름 쏠쏠합니다.'ㅂ'
(시비의 위치는 그 다음 방문기에 적겠습니다.)




이마데가와 주변을 빙글빙글 돌다가 이런 것도 찍고....




무궁화도 정원수로 훌륭하다는 걸 교토에 가서 알았습니다. 하지만 전 진딧물이 안 좋아요.; 역시 무당벌레를 따로 키워야하나.



한참을 빙글빙글 돌다가 다시 간 곳은 교토 BAL입니다. 이번 목적은 8층에 있는 카페 모리스였지요. 그 전날에 왔을 때는 살짝 엿보기만 하고 갔는데, 이날은 좀 느긋하게 쉬고 싶어서 일부러 여기까지 왔습니다. 찾고 싶었던 몇몇 책들을 검색하고,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엔 8층에 올라갔습니다. 층 한쪽 구석에 벽을 치고 만든 곳이 이 카페인데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카페 분위기를 요즘 유행하는 식으로 표현한다면 레트로...? 옛날 대학교 앞 다방이 이런 느낌일까 싶습니다. 식사도 가능하고 음료나 디저트도 되고요.




그리하여 창가쪽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것은 아마 기온일겁니다.

식사를 할까하다가, 다음 일정도 있으니 카페인 안 들어간 음료와 치즈케이크를 시킵니다. 여행 가기 전부터 계속 치즈케이크의 유혹에 시달려 왔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선택이지요.





그러나 스트로베리스무디는 스무디가 아니라 셰이크였습니다. 색이 엷은 분홍이라 설마설마했는데 마셔보니 딸기 아이스크림을 넣고 갈았습니다. 당분이 필요했던터라 그냥 저냥 마셨는데 상상하는 그 맛 그대로라 보시면 됩니다. 가격은 650엔.




치즈케이크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400엔. 쇼케이스에는 치즈케이크가 보이질 않았는데 메뉴판에 있길래 물었더니 있다 하더군요. 크기는 작지만 맛은 진하네요. 이보다 크면 혼자 먹기엔 버거울테고 말입니다. 초콜릿 케이크나 사과타르트도 있었는데 그냥 치즈케이크만 먹었습니다.
치즈케이크는 커피와 잘 어울릴텐데 왜 커피를 마시지 않았냐면, 이 날 일정에 커피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날은 가능한 커피를 마시지 않았지요.




커피집에 가기 전, 시조 카와라마치 쪽에서 기온으로 걸어갑니다. 어제 기온에서 걸어오며 보았던 가게 중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가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진열장에 아라비아 핀란드의 무민컵이 있었는데 들어가지 않았거든요. 갈까 말까 또 고민하다가 시간도 넉넉하니 다녀오자 싶어 거기에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지름신은 가게에서도 오시지 않으셨지요.

대신 그 옆 요지야에 들어가 유자 비누랑 세수할 때 쓰는 곤약을 삽니다. 비누는 210엔, 곤약은 400엔. 숙소에 비누가 없어서 임시로 몸 닦을 때 쓰는 물비누를 썼더니 찜찜해서 말입니다.



그리고는 길을 건너 버스를 탑니다. 1일 승차권을 가지고 있으니 피곤할 때는 쓰는 것이 좋지요. 버스를 타고 시조 카와라마치에 내리는데 기온에서 출발하는 버스라 내려주는 곳이 다카시마야 백화점 옆, 아마도 에비스 신사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거기서 내려 조금 더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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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으로는 이쯤. 테라마치도리(Teramachi Dori)라 쓴 위치에서 구글어스를 동작시켜 동쪽편을 보면, 오타후쿠(御多福)커피라는 차양이 보입니다.(구글어스링크) 지하에 있는 가게입니다.

일본의 교토 커피 안내책자를 보면 꼭 들어가는 커피점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오타후쿠 커피입니다. 로쿠요샤도 빠지지 않고 들어가고, 이노다 커피도 꼭 들어갑니다. 오타후쿠 커피는 커피맛도 그렇지만 분위기에 대해 강조하는 평이 실리는데, 카페마스터의 복장도 그렇고(정장 + 앞치마)해서 가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분위기인지 궁금하더군요.


들어갔더니 가게는 굉장히 작습니다. 벽면을 따라 2인용 테이블이 6개 정도있고, 4인용 테이블이 2개 있던가요. 그리고 바에 자리도 조금 있습니다. 들어 갔을 때는 20대로 보이는 청년과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바에 앉아 주인장과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오오. 여기는 이런 분위기로군요.

먼저는 벽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가,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바쪽이 낫겠다 싶어 바로 옮겼습니다.(...) 자리를 옮기는 것이 폐가 되는 건 알지만 말은 잘 못해도 듣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이날의 주제는 야구였던 모양입니다. 청년은 잠시 뒤에 가고, 이번엔 다른 단골이 들어와 신나게 수다를 떱니다. 어제 경기가 어땠느니, 선수 누가 몇 살이고 앞으로 어떻다느니 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야구팬은 대단한게, 누구~하고 이름을 대자 바로 등번호가 나옵니다. 아예 카페에 올해의 선수진 소개 책자가 있더군요. 뭐, 여기서 '어느 야구팀 이냐'라고 물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당연히 한신이죠.-ㅁ-




커피는 블렌드 커피와 밀크 커피 등의 커피가 있을뿐, 원산지별로 나온 커피는 없습니다. 그리고 차 종류도 여럿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드립퍼는 아마도 칼리타. 커피는 두 종류를 쓰는 것 같습니다. 여기도 미노루씨₃의 커피를 쓰던가요. 그건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나중에 확인을...;

커피 맛은 무난합니다. 마시기 쉬운, 술술 넘어가는, 부드러운 커피. 마시면 '아, 이게 커피맛이야'라고 느낄 그런 맛입니다. 블렌드 커피 한 잔에 400엔.




그리고 여기서도 치즈케이크. 그도 그런 것이 치즈케이크 한 조각에 200엔입니다. 우오.+ㅠ+
크기는 작지만 역시 진합니다. 이쪽이 카페 모리스보다 조금 더 구웠는지 색이 진하네요. 다른 곳에서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었다고 하니 더 궁금해서 시켜보았습니다.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치즈케이크를 음미하니, 이것이 천국.;ㅂ;

손님들과 마스터가 하도 재미있게 수다를 떨어서 듣고 있다보니 다음 주문을 넣을 시기를 계속 놓치더군요. 그래도 일어나기 전 한 잔 더 마셔보고 싶은 커피가 있었습니다.




밀크커피.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시켜보았습니다.
이노다 커피에서도 못 마셨으니 여기서 마셔보겠다 생각을 했는데 여기는 조금 더 고급스럽게 나온달까요. 이노다 커피에 다녀온 사람들 사진을 보면 거기서는 유리컵에 나왔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진하게 커피를 내려서 거기에 데운 우유를 붓는 겁니다. 우유막이 생기지 않게 데우는 것이 포인트가 아닌가 싶고요.(아, 체를 놓고 우유를 붓던가.. 그 부분은 가물가물합니다.)

집에서 비슷한 커피를 마셔본 적 있지만 그 때는 그렇게 맛있다고 못 느꼈는데, 여기서는 맛있습니다. 좋은 분위기도 있고, 예쁜 커피잔도 있고, 서비스를 받는 입장인 것도 그렇고 맛있을 수 밖에 없나요.-ㅠ-




커피만 시키면 심심하니 다른 디저트-호박타르트도 시켜봅니다. 이쪽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던게, 윗부분이 호박젤리 같은 식감입니다. 단호박퓨레를 젤라틴으로 굳힌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하지만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전체적인 평가가 올라가니 케이크에 대한 기억도 좋게 남는 듯....)




앉아 있는 자리 옆에 이렇게 아크릴 그림이 놓여 있었는데요,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홍차 색도 그렇고, 섬세한 표현도 그렇고요. 바로 자리를 옮기기 전, 벽쪽 자리에 앉아 이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는 사진인 줄 알았습니다. 보고 있자니 '나도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려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라면 아마 밀크티랑 스콘을 그렸겠지요.


여기서 놀며 다른 손님과, 마스터와 수다를 떨다가 숙소로 돌아옵니다. 한 시간 넘게 있었나봅니다. 생각같아서는 더 있어도 좋겠다 싶었지만 대화에 끼어들기엔 아직 일본어가 짧습니다. 그래서 일본어 공부에 대한 열망은 다시 불타오릅니다. G를 붙잡고 같이 일본어 공부에 매진해야겠네요.

아, 그리고 여기는 흡연 가능 카페입니다. 기본으로 재떨이가 나오니 담배연기를 싫어하는 분이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저는 좋아하지 않지만 참을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이날 구입한 것. 오른쪽이 유자 비누, 왼쪽이 곤약입니다. 물에 담가 놓으면 말랑말랑뽀득뽀득해져서 여기에 비누를 묻혀 거품내고 얼굴을 문지르면 되나봅니다. 손으로 문지르는 것보다 거품이 잘 나고 피부에 상처가 안난다나요. 하기야 거품이 필요하다며 얼굴에 수세미를 대고 문지를 수는 없지요.;
써보니 재미있기는 한데 바싹 말라 있을 때는 물 먹을 때까지 20분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단밤. 밤벌레가 그냥 지나갈리 없지요.;ㅠ; 맛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하겐다즈 밀크 클래식인데 진짜 우유 맛입니다. 서주 아이스크림의 고급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지요.





그리고 이날 저녁 숙소에서 '일본문화체험'이란걸 했습니다. 달맞이 우동과 경단을 만들어 먹었지요.




경단 만드는 과정이고요. 앞에 보이는 작은 그릇이 슈거파우더고 뒤쪽에는 당고분-경단용 쌀가루가 있습니다. 찬물로 반죽하고 나중에 뜨거운 물에 삶는데, 아마도 찹쌀가루인 것 같습니다. 반죽할 때 귓불 정도의 무르기로 하면 된다네요. 집에 찹쌀가루가 있으면 해먹어도 되겠다 싶습니다. 집에서 팥죽 만들 때 넣는 새알심과도 비슷하지만 설탕이 들어가서 더 달긴 한데, 저 설탕을 넣고도 경단 자체에서 그리 단맛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어어.. 그럼 도대체 설탕을 얼마나 넣어야 시판 경단처럼 달달해지는거지?;




이것은 달맞이 우동. 우동면을 삶아 날달걀을 넣고 뜨거운 국물을 붓는 것 같습니다. 국물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네요. 살짝 반숙이 된 달걀 노른자에 우동 면을 찍어 먹으면! >ㅠ< 신선한 달걀이 있다면 집에서도 해먹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21일은 지나갑니다.

22일은 대망의 은각사!




₁다자이후 텐만구. 한자로는 太宰府天滿宮라고 씁니다. 교토에도 텐만구라는 이름의 유적이 있는데 모시는 사람이 같습니다. 헤이안 시대에 스가와라 미치자네(菅原道眞)가 권력 다툼에 밀려 누명을 뒤집어 쓰고 억울하게 규슈로 유배를 갔는데, 가서는 '난 억울해!'라며 절명하고는 원귀가 되어서 교토를 덥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음양사에 있으니 읽어보시면.....;;;
반은 농담이지만 어쨌든 교토에서는 '스가와라 미치자네 공이 원귀가 되어 교토에 역병이 돌고 안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텐만구를 만든 것도 그런 의미인듯. 이 사람이 백제계라는데다가 학문의 신이라고 해서 가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교토 여행에서는 까맣게 잊었지요.
스가와라 미치자네의 이름은 엊그제 읽은 「문학소녀」 외전 단편집에서도 잠깐 등장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 관련 포스팅을 해야하는데 또 잊고 있었네요.;

₂지금은 후쿠오카에 형무소가 있지만 그 전에는 후쿠오카 구치소가 따로 있었던 모양입니다. 위치를 옮겼는지 그랬다던가요. 하여간 도시샤 대학에 재학 중에, '한국어로 시를 썼으니 너는 독립운동가'라며 체포된 윤동주는 후쿠오카 구치소에서 죽습니다. 아마도 약물 실험을 당한 것 같다고 하는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여튼, 그래서 후쿠오카에 가면 옛 구치소 자리에 가보고 싶었지요. 조금은 감상적일라나..
 이날은 그냥 발길 닿는대로 움직였기 때문에 따로 일정표는 적지 않습니다. 움직인 순서는 이렇고요.

도지(東寺) → 세이메이 신사 → 도시샤 대학 → 준쿠도 교토 BAL 점 → 오타후쿠 커피점

아주아주 널널한 코스죠.-ㅁ-;


21일은 아침 일찍 도지(東寺)에 갑니다. 유메마쿠라 바쿠의 음양사에서도 종종 등장한 절-멀리 있는 절;-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엊그제 읽었는데도 왜 이런담.-ㅂ-;

21일은 애초에 교토 여행 일정을 잡고 계획을 세울 때부터 도지 프리마켓을 위해 비워놓았습니다. 교토 여기저기에서 프리마켓이 많이 열리지만 이 중에서 여행 일정에 맞는 것은 도지 프리마켓이라 아예 잡아 놓은 것이지요. 다른 곳이야 언제 가도 되지만 프리마켓은 날짜 맞추기가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숙소에서 설렁설렁 20분 정도 걸어갑니다. 숙소는 니시혼간지 길 건너편에 있고, 도지는 그보다 남쪽으로 두 블럭 이상 내려갑니다. 그래도 20분 정도면 충분하더군요. 몇 시부터 시작하는지 몰라 일단 일찍 출발한다고 나갔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프리마켓은 7시부터 17시까지 한답니다. 그래서 8시쯤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인들이 다 나와서 물건 정리도 거의 다 되었더군요.



여기가 도지입구입니다. 구글 지도상으로 보면 대강 규모가 짐작가실 겁니다. 어림짐작으로 따지면 파고다 공원 전체에서 프리마켓이 열리는 수준인듯...;




대강 이런 느낌입니다. 이날은 날씨가 우중충하더니 또 9시쯤해서 소나기가 쏟아지더군요.
프리마켓이라기 보다는 한국의 5일장? 느낌은 그렇다지만, 하여간 여기저기 재미있는 상품이 많습니다. 다른 현에서 특산품을 들고온 곳도 있었고요.





적당히 한바퀴를 돌았는데 연못이 보입니다. 아직 연꽃 몇 송이가 남아 있길래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꽃의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거의 졌더군요.




헤이안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창고도 보입니다. 오오오. 중요문화재라니!




이렇게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 사이에서 뭔가 이상한게 보입니다. 사진 한가운데, 회색의 새가 보이십니까?




해오라기? 아니, 회색이니 다른 새일지도 모르겠는데 백로나 그 비슷한 종류로 보입니다. 저 뒤쪽으로 보이는 것이 프리마켓 시장이니 굉장히 가까이 있는 셈입니다.




잠시 비긋고 있을 때 태공 들고 찍은 사진입니다.



프리마켓 돌아보다가 살까 말까 한참 망설였던 것이 두 가지 있으니, 하나는 밤이었고 하나는 가방이었습니다. 밤은 한 망에 500엔짜리와 1천엔짜리가 있었는데 숙소가 시타딘같은 주방이 딸린 곳이 아니라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습니다. 한국으로 들고 들어오는 것도 불가능하고요.
다른 하나는 가방인데, 이 가방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구입하지 않고 돌아 나온 것은 가격이 8300엔이라 도저히 못사겠다 싶어서였고요. 으흑.;ㅂ; 형태도 그렇고 편하게 메고 다닐 수 있는 가방인데, 문제는 정장에는 미묘하게 안 어울린다는 겁니다. 하기야 정장에 어울리는 가방은 아무래도 브랜드 가방이죠. 제가 봤던 것처럼, 인사동에서 발견할 수 있는 천조각을 이은 패턴이 들어간 천가방은 안 어울린다 싶어 등을 돌렸는데 지금까지도 끙끙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날짜 맞춰 도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몰라요.-_-;
(물론 그러느니 한국에서 30만원 주고 같은 가방을 구하는 것이 쌉니다.(먼산))


이렇게 비를 피하고 있다가 도지 본당에서 열린 전시회에 들어갔습니다. 대강 훑어 보았는데, 아마 수묵화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의 그림 전시회인가봅니다. 동자승 그림도 많더군요. 보다보니 시코쿠의 88개 절을 그린 작은 그림도 있습니다. 오오. 이것도 재미있어!

엽서를 사올까 하다가 사와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할 것 같아 그냥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리고 도지를 나와 숙소에 잠시 들러 짐을 정리하고, 이번엔 이마데가와로 갑니다. 숙소에 들렸던 것은 버스 1일권을 사기 위한 것도 있었지요. 그리고 니시혼간지 앞에서 9번 버스를 타고 올라갑니다.



버스 맨 앞에서 유유자적하는 태공.



이곳은 맨 처음 교토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숙소로 잡으려고 했던 프티호텔입니다.(가운데의 붉은 차양)
하지만 20일은 호텔 예약이 불가능해서 포기했지요. 지금 생각하면 여기는 교토 역쪽에서 너무 멀어서 움직이기가 쉽지 않겠더라고요. 대신 은각사나 금각사 가는 버스가 이 앞을 지나가는 것 같더랍니다.'ㅂ'




그 옆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찾은 것은 세이메이 신사. 아베노 세이메이의 신사가 이 근처에 있다고 들어서 골목으로 들어갔던 겁니다. 날이 흐려서 그런건지 몰라도 분위기가 좀 가라앉아 있군요.




이 사진도 어둑어둑..-ㅁ-;

주변을 빙빙 돌다가 간신히 찾아서 들어갔는데, 나중에 나와서 보니 세이메이 신사는 큰길에서 접근하는 쪽이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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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면 약간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건 아니고요. 일단 니시진 회관이라고, 기모노 패션쇼도 한다는 유명한 건물을 찾아서 그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시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작네요.=_=




이건 나중에 나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오망성을 문장으로 처음 쓴 것이 세이메이라고 하지요. 전 저 오망성을 보고 있자면 쓰메라기 스바루가 생각납니다만...(먼산) 덧붙이자면 세이시로도. ... 설마하니 세이시로의 모델이 세이메이이려나요.ㄱ- 아시야 도만과 세이메이를 섞은 다음, 거기에서 히로마사를 빼면 세이시로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아주 조금 들었습니다.




신사 입구에는 좌우에 집지키는 개석상이 있습니다.




이쪽은 입을 벌리고 있군요. 사진 오른편이 큰길가입니다. 인도에서 바로 보이는거예요.




그 안쪽에는 이렇게 (가짜) 이치죠 모도리바시가 있습니다. 소설에도 자주 등장하지만 세이메이는 자신의 집으로 오는 길목인 이치죠 모도리바시(되돌아가는 다리) 아래에 식신을 두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옆에 붉은 띠를 두른 이상한 석상이... ㄱ-




신사 안 쪽에서 큰길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도리이도 돌로 되어 있고, 탑도 돌. 대부분이 돌로 만들어 졌더군요.



건물 안에도 사자상이 있어요.



반대편에도 마찬가지로 사자상.
다른 신사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원래 이렇게 사자(혹은 지키는 동물)이 여러 마리 놓여 있나요.




이건 신사 왼쪽에 놓여 있던 황금가마. 축제 같은 것에 쓰는건가 싶었습니다.




이게 신사 본당. 저 왼쪽에 앉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저기 저 지붕위에도 금별이 그려져 있군요. 아아. 어렸을 적에 별 많이 그리고 놀았는데 여기에 일종의 '부적'의미로 있다보니 뭐랄까, 변신소녀물을 보는 듯 손가락이 오글거리는 느낌이 드네요. 별이 남발되어 그런가봅니다. 어흑..;





교토 지역 여행을 하면서 유일하게 다녀온 신사가 바로 여기, 세이메이 신사입니다.
세이메이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연애수호라든지 저주라든지, 저주 풀기라든지, 악한 것을 피한다든지를 비는 곳 같은데 실제로는 교통수호를 담당하고 있답니다. 그래서인지 교토시내 버스에는 세이메이 신사의 부적이 붙어 있더군요. 찍는다 해놓고는 까맣게 잊었는데, 그렇습니다.

세이메이 신사는 굉장히 작고 큰길가에 있어 찾기 쉬우니 근처 지나실일 있으면 들러보셔도 좋습니다. 특히 바로 옆의 니시진 회관에서는 기모노 패션쇼도 하니까요. 거기 들리는 겸 가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물론 저처럼 세이메이에 관심이 있다면 모를까 아니라면 심심하실지도 모릅니다. 문득 음양사가 사람을 버렸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OTL



그리고 다음에는 지난번에도 썼던 바보짓. 도시샤 대학에서 윤동주 시비를 찾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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