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올렸어야 했지만 뒹굴다가 넘어갔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어제 못 올린 몫까지 잔뜩 올리지요.
숙소에 돌아와서 뒹굴고 있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숙소에서 먹은 간식도 은근히 됩니다. 하지만 맥주는 의외로 안 마셨는데, 왜 그랬는지는 저도 기억이 안납니다.-ㅁ-; 하여간 일본에서 마신 맥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맥주가 이겁니다.



신작맥주인 것 같더군요. 기린의 카라구치(辛口).
이름 그대로 목을 넘어가는 맥주가 상당히 알싸합니다. 청량감이 조금 다르다는 느낌일까요. 쓴맛의 느낌도 좋아서 가볍게 쓴 하이네켄 쪽과는 느낌이 상당히 다릅니다. 전 이런 맥주가 더 좋더라고요. 약간 묵직하게 알싸한 맛이라고 생각합니다.'ㅠ'




이건 첫날 저녁과 이틀째 아침에 걸쳐 먹었습니다.
맨 왼쪽 상단에 보이는 음료수는 무지(MUJI)에서 파는 과일주스입니다. 복숭아랑 사과주스인데 복숭아 넥타보다는 아오모리 사과를 썼다는 사과주스가 더 맛있었습니다. 가격도 그쪽이 쌌다고 기억하는데 12*엔 정도일겁니다. CC레몬은 호텔 자판기에서 120엔에 뽑았고요.
가라아게(닭튀김)은 편의점에서 300엔 가까이 주고 맥주안주로 먹겠다고 샀는데 정작 맥주 마시다가 배가 불러서 닭튀김은 다음날 아침에 먹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짜요.;ㅂ; 식어서 더 짠가 싶기도 하지만 혓바닥이 짠 맛에 저릴 정도였습니다.
불가리아는 플레인을 굉장히 좋아해서 딸기맛과 과일믹스도 사보았는데 플레인이 제일 맛있습니다. 다음에 가면 그냥 플레인만 먹을래요.

가장 마음에 든 간식은 무지의 사과주스. 그 다음이 불가리아. CC레몬은 종종 생각날때가 있으니 제쳐두고, 그 외의 간식은 다음에 살 일이 없을겁니다. 맥주는 아마 다른 맥주를 도전하지 않을까 싶어서요.-ㅁ-; 다음엔 기네스 캔을 마셔볼겁니다. 이번에도 마시는데 실패..ㅠ_ㅠ 왜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눈에 보일 때는 살 생각이 안들까요. 정작 마시고 싶을 때는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이렇게 뒤(56열)에 앉은 것은 처음이었는데 날개 뒤쪽을 일부러 골랐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사진도 나오네요.>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한 것은 대략 4월. 항공 예약이 들어간 것도 4월 말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성수기라 항공권 잡기가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이번 여행에 있어 제일 황당했던 부분은 여행의 계기입니다. 도쿄 3박 4일 여행 계획을 짠 이유는 단 하나. 지난 1월에 가보고 마음에 들었던 호텔, 아키하바라 remm에서 일,월,화 3일 동안 24000엔(하루 8천엔)에 머무를 수 있는 상품을 자란에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그 3박 4일 동안에는 편하게 쉬면서 놀기로 마음 먹고는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


제 성격에 그리 될리가 없지요. 훗.



첫 날 12시 비행기로 출발하면서, 체크인 시간을 오후 4시로 잡았습니다. 아키하바라까지 가는데는 그리 시간이 안 걸리지요. 게다가 역에서 내려 바로 있으니 걸어가는 시간도 거의 없고 말입니다. 그러니 체크인 마치고 나서 가방 던져 놓고 바로 야네센에 가기로 했습니다.
목표는 다음의 세가지.
1. 가클이 부탁한 야나카 센베. 한 박스를 사다달라고 하더군요.
2. 종이집 이세타쓰의 종이. 책 만들 때 쓰려고 구입했습니다.
3. 마네키네코를 비롯한 도자기로 만든 고양이 인형을 파는 가게인 야나카도에 가서 마네키네코를 삽니다.

그러나 이 목표는 가기 전부터 복잡하게 꼬입니다.

8월 1일. JL92편은 예정보다 40분 가량 늦게 출발했습니다. 일본에서 들어오는 항공기(아마도 JL91)가 도착이 늦어지는 바람에 덩달아 11시 55분 항공편도 12시 30분으로 출발이 미뤄집니다. 출발지연. 윽. 체크인 시간으로 한 16시까지 도착할 수 있을지 걱정되더군요.

결론만 말하면 16시 넘어서 체크인했습니다. 오후 4시에 야네센에 들어간다라. 둘러보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또 대부분의 상점은 18시-오후 6시에 문을 닫습니다. 그 안에 쇼핑만 마친다면 아마, 열심히 돌아다녀야겠지요.
일단 첫날 야네센을 가지 않으면 그 다음날 가마쿠라를 가는 것도 일이 꼬입니다. 그러니 부지런히 돌아다녀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움직입니다.


결론만 말하면2.
야네센은 무진장 작습니다. 동네만 두고 본다면, 안국역 1번출구에서 출발해, 그 옆 돌담길을 따라 정독도서관 앞까지 가서 현대 계동사옥까지 끼고 창덕궁 옆으로 나와 출발지로 돌아오는 것과 비슷할 겁니다.-ㅁ-; 구글 맵을 두고 양쪽 지역을 비교하면 알겠지만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 관광안내 책자에 소개된 가게들은 거의가 그 한 바퀴 길 안에 놓여 있습니다.;



자아. 아키하바라에서 출발합니다.
닛포리까지는 10분 남짓 걸립니다. 닛포리 역에서 내려 북쪽출구인가, 야나카 지역쪽으로 나갑니다. 그러면 벽에 대형 지도가 있습니다. 봐도 모르니 넘겨두고, 일단 나가서 걷습니다. 출구를 나가 왼쪽으로 걸으니 약간 오르막이네요. 일단 걷고 봅니다. 걷기 시작한지 채 5분이 되지 않아서 왼편에 야나카 센베가 나옵니다. 앗싸.-ㅁ-;


1번 퀘스트 클리어. 센베만 6300엔 어치 삽니다.(...)


(이것이 센베 6300엔 어치의 위용.)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니 여기저기 여행안내 책자에서 봤던 가게들이 길을 따라 늘어섭니다. 그리고 걷다보니 갑자기 계단이 나오는데 그 계단 내려가자마자 야나카 상점가가 있습니다. 우오. 이거보고 있자니 왠지 사카키 쓰카사의 「끊어지지 않는 실」이 떠올라! 도쿄이지만 하라주쿠 같은 곳은 한 번도 간 적이 없다는, 아오야마 같은 세계와는 거리가 먼,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거리의 느낌이네요.
아톰이라는 빵집이나 기타 유명한 간식 거리들도 이 상점가에 있습니다. 열심히 걸으면서 눈을 좌우로 돌리며 구경합니다. 그리고 상점가 끝에서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꺾어집니다.

그쪽으로 조금 걷다보니 이번엔 10엔 만쥬가 있어.-ㅁ- 우왕! 여긴 돌아다니기 참 쉽군요.


이쯤에서 꺾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 2차선로가 나왔을 때 왼쪽으로 꺾어 걸어갑니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아마 센다기 역이 나올겁니다. 저는 JR을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하니까 닛포리로 돌아가는 코스를 잡아야 하지요. 일단 걷고 봅니다. 이제 목표는 이세타쓰.

그러고 보니 이세타쓰는 구글 스트리트 뷰에서도 보입니다. 그걸로 찾아 보셔도..-ㅁ-;

가게는 상당히 작습니다. 종이는 치리멘이라고도 하는 오글쪼글한 종이인데 촉감이 독특합니다. 그것말고도 고양이를 주연으로 하여 여름의 시타마치 풍경을 그린 목판화도 있고요. 이런 것도 선물용으로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하여간 뭘 살까 고민하다가 고른 것은 종이들. 종이만 몇 장 구입합니다.'ㅂ' 그래도 그것만해서 4천엔 가까이 샀지요.





이세타쓰를 나와 다시 길을 따라 죽 올라갑니다. 얼마 되지 않아 발견한 독특한 건물. 무슨 도장 같은 건가 싶었는데 초등학교여서 놀랐습니다. 초등학교가 단층건물인건 처음 봤거든요. 제일 낮은 건물이 2층 건물이었는데. 호오.



그러고 보니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영감이 강하다고 자신하는 사람은 이쪽 지역은 돌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무덤이 많아요. 그리고 무덤에 놓는 비석을 파는 곳도 상당히 많습니다. .. 왠지 적고 보니 지금 양쪽 어깨에 무거운 것이 얹혀 있는 느낌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인가 싶....(탕!)
아니, 진짜로 절이 많습니다. 길 가다가 집이 좀 크고 웅장하다 싶으면 거의가 절입니다. 그냥 주택가인데 상당히 절이 많고 그에 딸린 묘지도 많으니, 조금 찜찜합니다. 하기야 다치바나 타카시의 고양이 빌딩 근처에도 묘지가 있었지요. 아니, 하마마쓰쵸 치산 옆에도 묘지가 있었고요. 일본은 교외에 무덤을 두지 않고 바로 옆에 두는 것을 선호하나봅니다. 불단을 집 안에 만들기도 하니...'ㅂ'




길 가다가 이런 걸 발견해서 냅다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가정집 같은데 돌출창에다가 이런걸 걸어놓았더군요. 색이 바랜 흔적이 없는 걸 보니 주기적으로 바꾸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와 이런 퀼트 작품을 걸어 놓다니, 대단해요!
보고 있자니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야나카도의 사진은 지난번에 올렸지요.'ㅂ'  첫날에 올렸던 사진. 길을 가다가 왼편으로 마네키네코 등 도자기로 만든 고양이 인형이 놓인 저런 돌출창이 보입니다. 거기가 야나카도.

한데 조금 미묘한 것이...; 막상 마네키네코를 보니 집에 놓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더군요. 한참 고민을 하다가 작은 핸드폰 줄을 사왔습니다. 제 핸드폰에는 줄을 달 수 없으니 모셔두었다가 나중에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지 않을까요.




모든 퀘스트를 클리어 했으므로 희희낙락하며 닛포리 역으로 돌아오려 했는데, 여기서 조금 헤맵니다. 지도하고 길을 맞춰보는데 안 맞더라고요.-ㅁ-; 고민하다가, 맨 처음에 직진, 그 다음에 왼쪽으로 꺾고, 또 왼쪽으로 꺾었으니 모 CF에서 말하는 것처럼 한 번 더 왼쪽으로 꺾으면 제 자리로 돌아갈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골목을 따라 가다가 '여기로 가면 야나카 센베 근처의 골목으로 나오겠다' 싶은 골목을 찾아 걸었습니다. 골목 돌아다니는 것도 걷기만 하는 것이니 재미있는데 가다가 이런 것을 보았습니다. ㄱ-

이번에는 와치필드에 안갈거라 생각했는데! 다얀을 피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태양을 피하는 것보다 다얀을 피하는 것이 어려운 것인가라는 헛생각을 하며 안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보니 와치필드 샵이 아니라 와치필드 제품을 취급하는 가게입니다. 안에는 고양이와 관련된 여러 상품들이 다 모여있더군요. 캣칩스였나요? 한국에도 많이 들어와 있는 고양이 상품도 여기 상당히 많았습니다. 마침 손수건을 안 챙겨와서 여기서 다얀 손수건을 하나 샀습니다. 여행 기간 동안 유용하게 썼습니다.




그리고 오후 6시 반쯤의 제 모습. 숙소에서 저렇게 뻗고 싶었습니다.;


닛포리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4시 50분쯤? 그리고 와치필드를 나왔을 때가 오후 5시 50분쯤. 중간에 네 군데에 들어가서 쇼핑한 것을 생각하면, 그냥 걸어서 돌기만 한다면 제 걸음으로는 20분 남짓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하하. 생각보다 야네센은 작아요. 물론 구경은 하지 않고 한 바퀴 돈다는 전제하에.; 고양이 한 마리도 못 만났으니 뭐...'ㅂ'; 기대는 살짝 접고 가시는 쪽이 더 재미있게 구경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여행 관련 글은 다 올렸다!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종이 빼고도 두 건이 더 남아 있었습니다. 임시로 올려두고는 제대로 적어 올리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이미 한 달 지난 일본 여행 기록.



호텔에서 찍은 모습. 이게 야나카에 있는 야나카 센베에서 사온 센베입니다. 참고로 뒤에 있는 종이봉투 크기는 백화점에서 주는 가장 큰 종이봉투 정도의 크기입니다. 부피가 엄청나더군요. 그야, 저 두 봉지 합해 총 6300엔 어치였으니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ㅁ-;




풀어보면 이정도. 센베의 크기와 포장 크기를 비교해보시면 금방 아실겁니다. 맨 왼쪽에 있는 커다란 것이 G의 몫, 앞쪽에 보이는 작은 것이 친구들에게 줄 것. 나머지는 제가 먹으려고 샀으나 언제 먹었는지도 기억에 없습니다. 하하하.




종이 포장을 풀면 이렇습니다. 야나카 센베를 겉에서 보면 약간은 허름해보이는 시골(...) 과자 가게 같은데, 포장은 굉장히 세련되었지요. 받아 보고 놀랐습니다. 이 커다란 상자에 센베가 서른 개도 넘게 들어 있었고요. G가 원하는대로 단 맛과 짠 맛을 반반 나눠 3천엔에 맞춰 달라 부탁했습니다.




끈을 풀고 뚜껑을 열면 이렇습니다. 포장도 참 꼼꼼하여라.-ㅁ-




그리고 종이도 벗기면 이렇습니다. 그득그득 가득찬 센베. 왼쪽이 자라메당이라고, 투명한 굵은 설탕을 뿌린 센베이고 오른쪽은 짠맛입니다. 아마 단단하다는 의미의 카타(堅)였을 겁니다.




이건 그 외에, 제가 먹으려고 산 것들. 원래는 맥주 안주로 먹으려 했으나, 저녁 때 호텔에서 맥주를 거의 안 마시는 바람에 이렇게 잔뜩 남았습니다.




그리하여 집에 돌아온 뒤의 간식이 되었다는 이야기.-ㅁ-;



사실 돌아오는 짐이 상당히 컸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트렁크도 가득찼는데 거기에 이것만으로도 부피가 상당했고, 뒤에 마카롱 쇼핑도 남아 있었지요. 그리하여 결국 박스를 구해서 센베를 여기에 통째로 밀어넣은 것인데, 다음에 여행 가게 되면 무조건 트렁크는 큰 것으로 가져가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어째 여행 갈 때마다 트렁크 크기가 커지는군요.;


다른 사람들이 다녀온 후기에 조금만 사와서 후회했다, 더 사올 걸 그랬다고 하도 많이 그래서 저는 왕창 사왔습니다. 덕분에 원없이 먹고 만족했지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은걸요. 다른 곳에서 사는 것보다 가격도 저렴하다고 생각하니 말입니다.'ㅂ' 근데 그게 언제쯤일까..;




짧은 여행 기록.


1. 생각보다 아키하바라 주변에 서점이 많았음. 기노쿠니야 정도로 크진 않지만, 여튼 상당히 괜찮더라. 하기야 아키하바라에서 진보쵸까지 걸어가기도 했으니 범위가 넓어지지. 하지만 아키하바라에서 진보쵸까지 걸어가는 건 신주쿠 남쪽출구에서 서전테라스를 지나 이세탄까지 걸어가는 거나 크게 차이 없었다. 아니, 진짜로.; 요도바시 아키바에서 진보쵸의 밥집까지 걸어가는데 20분 걸렸다. 이정도면 대학로에서 창덕궁 걸어가는 것보다 가깝지 않나? 물론 이쪽이 걷기 편하기도 했지만. 길도 잘 찾았다.
어제 호쿠사이사보 찾다가 헤맨 것만 아니면 길 잘 찾는다고 뻐겼을 것임. 어제의 실수가 뼈저리게 컸지.. 하하하.


2. 존 세이모어 아저씨의 책은 한국에서 주문할 것. 재고가 있는 서점이 없다. 재고가 없거나 구하기 어려운 것은 아예 아마존에서 주문하고 오는 것이 좋은데, 지금 아마존을 보니 이거 2-4주가 걸린단다. 2주가 걸릴지 4주가 걸릴지 모르는 것이니 이번처럼 찾는 것은 무리. 그러니까 그냥 한국에서 주문하자고. 근데 그러려면 넉넉히 5만원은 준비해아겠지. 흑.
이 외에 한국에서 주문해야하는 것은? 떠오르는 것이 없음.
아. 첫비행님께도 팁이 될텐데요, 이이지마 나미의 라이프 2권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원서 가격이 1680엔. 하드커버에 책도 두껍습니다. 왜이리 만든 건지. 그냥 한국에서 낸 것처럼 얇게 해도 될텐데요. 그러니 한국에서 번역서 나오는 걸 기다리는 것이 낫습니다.-ㅁ-;

3. 청년들을 위한 독서클럽 만화판이 나왔던데.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손을 거뒀다. 언제 볼지 모르니 차라리 번역서를 기다리겠음. 아니, 보긴 할텐데 이거 취향 아니면 어떻게 해.-_-; 참고로 원서(소설. 사쿠라바 카즈키)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4. 아하하. 모 책. 이것만 사길 잘했지. 그 뒤에 나온 다른 일러스트 책 샀으면 아마...; 오야리 야시토 화집과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지도?; 계륵계륵계륵계륵계륵.;
애니메이션 쪽에 관심이 있던지라 그 쪽의 설정과는 미묘하게 다른 것이 보임. 난 누구씨가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말야.

5. 끄응.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내일 코스가 안 잡힌다. 그냥 무조건 달려버릴..까?;

6. 도쿄에 질렸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음.OTL 아마도 혼자 하는 여행이 심심하고 브레이크가 제대로 안 걸려서 그런걸거야.; 역시 3박 4일이 한계인가. 그 이상 가면 향수병에 걸려버리니. 집을 너무 좋아해서 탈이야.;ㅅ; 내가 유럽 여행을 못가는 가장 큰 이유도 그거일걸.

7. 뭐, 내일 일은 어떻게든 되겠지.-_-;



어제 저녁.
심심하다고 투덜대며 놀러 나갔다가 발견한 카페입니다. 아키하바라 역 바로 근처에 붙어 있습니다. UDX가 있는 쪽으로 나오면 됩니다. 지도에는 전기가(電氣街) 출구로 나오는군요.



위치는 여기입니다. 밤 9시에 나갔을 때도 영업하고 있었는데 정확한 오픈시간과 폐점시간은 모릅니다. 왠지 근처에 가기도 무서웠기 때문에...ㄱ- 아니, 정말이라니까요.; 근처를 걷기만 했는데도 건담 주제가가 흘러나오고, 분명 이것은 애니메이션 대사야!라고 절로 느끼게 되는 구절들이 흘러나오고. 안에는 건담 상품들이 보이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흘낏흘낏 바라보고 말입니다. 아... 집사 카페보다도 무섭다고 느낀 것은 이것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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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키하바라 부근 구글맵도 넣어두니 관심있는 분은 찾아가보세요.(...) 굉장히 찾기 쉽습니다.


(사진은 가마쿠라의 모 연못에서 헤엄치는 자라. 근데 이거 일본산 자라일까요.-ㅁ-)


Don't stop the music이 아니라 ...... (먼산) 원래 제목을 足が止まらない로 할까 했는데 그냥 적당히 넣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상태가 저정도...-_-;



도쿄의 더위가 무지막지하다고는 굉장히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 서울의 더위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여름에 온 적이 없었으니 제게 도쿄의 여름은 공포영화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가장 여름에 가까운 때 온 것이 6월 초였고, 그 때도 덥긴 더웠으니 말입니다.

한데, 지금 도쿄가 이상기온인건가 싶은 정도로, 견딜만 합니다. 지금 도쿄의 더운 정도는 7월 초, 미친듯이 습하고 미친듯이 더워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줄 흐르는 때와 비슷합니다. 덥지 않은 것은 아닌데 이정도는 견딜만하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뭐, 수요일에는 34도까지 올라가고 목요일은 35도까지 간답니다. 저야 수요일에 돌아가니 관계 없음! 이러고 있지만요.

문제는 날씨가 생각보다 덥지 않아서 다리가 멈추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아무리 코스를 설렁설렁하게 짜도 원체 에너자이저신께서 보우하는 상황이라 다리가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입니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나중에 풀도록 하고..; 호텔에 들락날락하면서 주변을 돌아다니기도 하니까요. 호텔 접근성이 좋은 것도 그렇지만 이렇게 더운데도 계속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최근 한 달간의 운동 때문일겁니다.; 날이 덥건 말건 일단 퇴근하면 가방 던져 놓고 운동하러 바로 나갔으니까요. 그렇다보니 더위에도 상당히 익숙해졌고, 덥고 땀이 마구 흘러도 걸어다니는데 익숙해졌으니..;


반 농담삼아서 호텔에서 북오프까지 30초 걸린다고 했는데 호텔 문 앞에서 북오프 문 앞까지 제 걸음으로 30초 걸리더랍니다. 방에서부터 재면 엘리베이터 타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쨌건 무진장 가깝죠.;



아, 다리가 멈추지 않는, 에너자이너신이 등 뒤에 계시는 그런 상황 말고 이번 여행의 중요한 교훈이 하나 있습니다.

"나쁜짓은 하지 말고 살자. 언제 어디서 누굴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아니, 그게...;
4년 전에 같이 근무했던 분을 하네다 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입국 수속 마치고 급하게 나오는데 누가 앞에서 손을 흔들길래 봤더니 그분이더군요. 으허허; 이렇게 마주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지금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기 1년 전, 지금으로 부터 4년 전에 그 분 가족은 모두 일본으로 이사했습니다. 발령이 도쿄로 나는 바람에 함께 옮긴 것이지요. 저도 도쿄에 자주 가지만 만날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만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는 휴가로 왔지만 그 분은 어머니가 오신다고 해서 마중나오셨답니다. 오오. 그렇게 만날 일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우연에 우연을 거듭한 상황.-ㅁ-;

그렇게 되고 보니 어디서 누구를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 나쁜 짓은 하면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하고 거나하게 술에 취해 길을 걷고 있는데 아는 사람이 인사해왔다는 이야기도 이전에 들은 일이 있고요. 하기야 저도 집 주변에서 몇 번 아는 사람을 만나다보니 조금 무섭더군요.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이번 여행에는 그리 올릴만한 사진이 없네요.'ㅂ' 뒹굴뒹굴 굴러다니는 여행이라 그런가.'ㅂ'


미신 믿는 것은 아니니 제목은 그냥 웃고 넘어가시면 됩니다.'ㅂ'



여행 시작한 뒤 처음으로 항공 지연을 겪어봤습니다. 일본, 정확히는 도쿄 외의 다른 곳은 캄보디아(씨엠립)와 홍콩만 가보았는데 웬만해서는 딜레이가 생길일이 많지 않지요. 하지만 어제는 낮 비행기인데도 지연되었습니다.
JL92-오전 11시 55분 출발 비행기인데, 일본에서 오는 비행기가 늦어져서 덩달아 이쪽도 늦어졌습니다. 12시 반에 출발해서 덕분에 체크인 시간에 조금 늦었습니다.ㅠ_ㅠ


이번에도 숙소는 아키하바라 렘. 여기서 야네센까지 다녀오니 정말로 좋은 숙소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덕질'을 하지 않는다 해도, 소부센, 야마노테센이 다니는데다 환승이 가능한 다른 역들과도 가깝고 하니 다니기 좋네요. 특히 야나카 쪽은 닛포리에서 걸어가면 되고, 닛포리까지는 몇 정거장 안되니 시간이 얼마 안 걸립니다. 덕분에 예상보다 시간이 늦었음에도 가게들이 문닫기 전에 가고 싶은 곳 세 군데는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아마, 키릴님은 반드시 이쪽 지역 가보셔야 할듯...; 샤이님도 마찬가지지만요.

여튼 여행기는 조금씩 올라갈 예정입니다. 원래는 어제 올리려 했지만 인터넷이 제대로 안잡히는 바람에 조금 늦었네요.-ㅁ-
댓글로 일본여행의 비용과 숙박시설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이 있어 간략히 적어봅니다.'ㅂ'



일본여행이라 해도 저는 도쿄만 가보았습니다. 그러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도쿄여행의 비용과 숙박시설인 셈입니다.

여행 비용은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구성됩니다.

여행총비용 = 항공권 + 숙박비 + 체류비


그러므로 총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셋다 줄이거나 셋 중 줄여도 상관 없는 부분을 줄이거나 하는 방향으로 이뤄집니다. 보통은 숙박비와 체류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요. 하지만 전 숙박비는 상당히 돈을 들이고, 체류비도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여행을 가다보니 한 해 한 해 몸이 편한 것이 좋더랍니다.


1. 항공권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보다는 JAL(일본항공)이나 ANA(전일본공수)가 저렴합니다. 예전에는 일본항공이 전일본공수보다 단 몇 천원이라도 저렴했지만 지금은 역전되었습니다. 일본항공이 방만한 경영으로 파산위기에 몰리면서 지금 허리띠를 꽉 조여매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지금 졸라매는 수준은 보통의 허리띠가 아니라 코르셋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 서비스도 조금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항공권 가격은 인터파크가 저렴한 편이고 찾아보기도 쉽습니다. 예전에는 여행박사를 이용했고 그 다음에는 와이페이모어를 썼지만 지금은 인터파크를 쓰지요.

도쿄 왕복 항공권은 검색해보시면 알겠지만 출발 시간대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저렴한 항공권은 한국에서 저녁에 출발하는 것이 많으며, 낮이나 오전 출발하는 것을 찾으면 가격이 올라갑니다.
당연히 성수기의 항공권이 더 비싸며 나리타 왕복보다는 하네다 왕복이 비쌉니다. 나리타로 들어가면 도쿄 시내로 진입하는데 2시간 가량이 들어가고 그 편도 차비도 최소 1200엔(맞나;;)이 들어가므로 시간과 비용을 잘 계산해야합니다. 물론 출발지가 서울이 아니라면 여지 없이 나리타 왕복이죠.

인터파크의 경우 화요일에 유류할증료가 반영된다고 합니다. 현재 도쿄 왕복의 유류할증료는 7만원을 가뿐히 돌파했습니다.(먼산) 그러니 게시된 가격에서 넉넉잡고 8만원을 더해서 생각하는 것이 심장에 좋습니다.


2. 숙박비

전 편한 것이 좋습니다. 낯선 사람과 같이 자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도 있어서, 숙소는 반드시 비지니스 호텔로 잡습니다. 당연히 비용이 올라가지요.

1인일 경우엔 보통 1만엔 남짓을 최대 예산으로 보시면 됩니다. 아키하바라에 있는 remm의 1인실이 1만엔 가량입니다. 메구로에 있는 프린세스 가든, 시나가와의 시나가와 프린스, 신주쿠에 있는 신주쿠 파크 호텔에서 지내봤는데 다들 1만엔 아래입니다. 현재  환율로 치면 10만원 남짓 나옵니다. 민박은 하룻밤에 3500엔 정도라고 하는데, 그러면 훨씬 싸게 들겠지요. 캡슐 호텔은 그보다도 더 싸다고 들었지만 역시 가본적이 없습니다.

여행 다닐 때 피로를 제대로 푸는 것은 중요하지만 비용 문제가 상당하므로 어디를 선택할지는 봐서 결정하세요. 머리만 닿으면 어디든 좋고, 다른 사람과도 문제없이 잘 지낸다면 민박도 좋을 겁니다. 하지만 잘 씻어야 하고 욕조에 몸을 담가 피로를 풀고 싶다거나, 혼자 지내는 것이 좋다거나 하면 비즈니스 호텔을 찾으시면 됩니다.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는 여행박사와 호텔재팬입니다. 양쪽의 가격을 비교하면서 싼 쪽을 골라 정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JALAN(자란)을 썼습니다. 일본어가 된다면 이쪽이 편할 수도 있지만 각각의 사이트마다 예약이 가능한 호텔이 다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예약하는 것이 더 저렴한 호텔도 있기 때문에 가격비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역-특히 JR 역에서 가까울수록 숙박비가 비싸며, 시설이 좋고 깨끗할 수록 비쌉니다. 조식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관계 없습니다. 단, 시나가와 프린스는 조식이 포함된 쪽을 추천합니다. 뷔페식당에서 먹을 수 있거든요. 주로 여행다닐 지역이 어디냐를 생각해서 숙소를 잡으면 되는데, 헷갈리면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서울의 지하철 2호선은 가로로 긴 타원형입니다. 하지만 도쿄의 JR 야마노테선은 세로로 긴 타원형입니다. 즉, 아키하바라에서 신주쿠까지는 생각보다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이 지역 비교는 가능하면 지도를 직접 참고하면서 하거나, 도쿄 지하철 노선도 검색(http://transit.map.yahoo.co.jp/)을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시간과 비용이 자세히 나옵니다.'ㅂ'


3. 체류비
이건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정말 안 쓰고 다니면 전철 한 두 정거장쯤은 가뿐하게 걸어다니면서 식사는 100엔짜리 삼각김밥으로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고, 아니면 멀리 다녀온다고 가마쿠라에 가서 맛집 찾아 돌아다니는 것도 가능합니다. 어느 쪽이든 미리 계획을 세우면 대강 나옵니다. 저는 보통 1일 5천엔을 정해두지만 쇼핑이 들어가면 기하급수적으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대체적인 가이드라인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엔화를 지나치게 적게 들고 가면 그것도 힘들겠지요. 약간 넉넉하게 가져가시는게 좋습니다.



최종적으로, 제가 여행갈 때 비용은 대략 이런 기준으로 잡습니다.

항공권: 시간대를 최우선. 일정을 짜면서 항공권을 같이 봅니다. 보통은 JAL을 이용. 1월 여행 때의 항공권 가격은 유류할증료 포함 48만원이었습니다.(하네다 왕복)

숙박비: 위치와 가격을 보아 1만엔 안쪽으로 잡습니다.(혼자 갈 경우) 1월 여행 때의 숙박지는 아키하바라였습니다. 가장 많이 이용한 곳은 신주쿠의 신주쿠 파크 호텔. 여기는 둘이 갈 때도 종종 이용했군요. 대강 1박에 11만원 안되는 수준으로 계산하면 됩니다.

체류비: 하루에 식비 3천엔, 교통비 1천엔으로 총 4천엔 안에서 해결. 그 외의 기타 쇼핑비(책, 홍차, 커피, 그릇, 기타 등등)는 별도로 책정. 기타 쇼핑비가 얼마냐고는 묻지 마세요.(먼산)


그러므로 제 기준에서 도쿄여행의 비용 산출은 이렇게 됩니다.

여행 총 비용 = 항공권 48만원 + 숙박비 11만원 × 숙박일 + 체류비 1일 4천엔 × 체류일 + 쇼핑비용

4박 5일 여행의 경우,  항공권 48만 + 11만 ×4일 + 5일×4천엔 = 48만 + 44만 + 2만엔 = 92만 + 2만엔 +쇼핑비용


물론 저는 넉넉하게 예산을 잡기 때문에 저 가격이 나온겁니다.

숙박을 잡을 때 둘이 같이 가서 더블이나 트윈룸을 잡으면 숙박 가격이 확 내려갑니다. 다만 트윈이 좋고, 더블베드의 경우엔 잠버릇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세미 더블은 조금 큰 싱글베드와 다르지 않으니 싸다고 예약하다가는 힘들지요.;

일본 여행 선물 마지막인 카린토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음식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데요, 일단 먹어보면 백이면 백, 다 알아차립니다.

"맛동산!" -ㅁ-;

포장도 예쁘게 되어 있는데 아예 이렇게 포장해서 팔았습니다. 구입처는 니혼바시의 미츠코시 백화점 본점. 그 때 마침 선물용 과자전을 하고 있어서 둘러보다가 마음에 들어 구입했습니다. 카린토가 맛동산 맛이라고 하는데 전통과자니 훨씬 건강한 느낌이지 않을까 해서 궁금했던 것도 있었지요. 긴자나 아사쿠사에 갔다면 직접 구입했을텐데 이번 여행에서도 양쪽다 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포장지를 벗기니 안에서 상자가 나옵니다. 아사쿠사에 있는 가게였군요. 포장지도 분홍색 벚꽃이 날리지만 상자도 그렇군요.



비닐봉지에도 벚꽃이 피었습니다.
카린토와 관련된 시를 쓴 것이 아닌가 싶은데 지금 저 종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네요.-ㅁ-; 안에는 카린토 두 봉지가 들어 있습니다.



빛이 많이 들어가 하얗게 날아갔는데 실제는 저것보다 색이 짙습니다. 진한 여우색? 옅은 갈색을 이야기할 때 일본에서는 키츠네이로-여우색이라고 부르는데 유부초밥의 유부 색을 떠올리시면 될겁니다.

이건 기본 카린토가 아니라 콩가루 카린토입니다. 아마 맛동산 만드는 것과 비슷하게 기본 반죽을 잘라 튀긴 다음 물엿이나 설탕시럽에 섞어 코팅하고 콩가루를 입힌 것 같더군요. 얼룩덜룩하게 보이는 가운데 붙어 있는 하얀 가루는 콩가루입니다. 하나 먹어보면 달달하지만 자극적으로 확 와닿는 단맛과는 다릅니다. 그 가운데 뒤에는 은은하게 고소한 맛이 옵니다. 맛동산보다 덜 느끼하고 많이 먹어도 부담이 덜합니다. 아, 하지만 밀가루 + 튀김 과자이니 많이 먹으면 속이 불편하겠지요.

이 과자의 단점은 말입니다, 손을 멈출 수가 없다는 겁니다. 일단 포장을 뜯어서 먹기 시작하면 *우깡도 아닌데 손이 계속 갑니다. 한 봉지 뜯어 놓고 책 읽고 있으면 정신을 차렸을 땐 빈 봉지를 더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니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통기한도 꽤 긴 편이라 선물로도 좋습니다. 다음번에는 다양한 종류의 카린토를 사올 생각입니다. 이러다가 가방이 과자로만 가득찰 것 같아 무섭지만; 일본 여행의 재미는 이런 거죠.>ㅠ<

가마쿠라의 키비야에서 사온 파운드케이크는 일찌감치 먹었지만 러스크는 며칠 더 있다 먹었더랍니다. 그러고 보니 롯가테이의 마루세이 버터샌드도 그정도 두고 먹었으니 제맛은 아니었겠네요. 버터샌드도 가능한 빨리 먹으라고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ㅂ-;



다른그림찾기는 아니고, 러스크인지 비스코티인지는 잊었지만 하여간 바삭하고 딱딱한 과자를 꺼내 올려보았습니다. 한 쪽면에는 설탕코팅이 되어 있지만 다른 면은 구운채 그대로입니다. 버터샌드는 단면사진을 찍은 것이 없는데 버터크림에 건포도가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키비야는 자체 효모를 쓰는-다시 말해 건강빵쪽의 가게 같더랍니다. 자세한 소개를 보지 못해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작 먹어본 것이 과자쪽이고 그것도 파운드케이크랑 러스크이니 이것만으로는 단정짓기 어렵습니다. 다만 러스크는 굉장히 딱딱한 것이, 지금 생각하면 어느 지역 특산물이라는 단단한 빵이 생각나더랍니다. 「아빠는 요리사」에서도 몇 번 소개가 되었지요. 식빵인데 굉장히 단단하면서도 오독오독 씹히는 것이 맛있다고 말입니다. 일미 계장의 어머니가 치과에 가야했을 때 식구들이 놀리는 에피소드에서 나왔는데 그게 몇 권인지 잊었습니다.-ㅁ-; 하여간 그 빵이 생각날 정도로 단단합니다. 달긴 하지만 그렇게 부담스럽게 달진 않고요. 또 사먹을 것이냐고 묻는다면 글세요.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빵종류도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보고 싶군요. 게다가 고양이 그림의 장바구니도 예뻤고 말입니다.

고양이하니 말인데, 가마쿠라에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가면 홀랑 반할만한 것이 잔뜩 있었습니다. 에노시마의 길고양이도 그렇지만 가마쿠라에서 츠루가오카하치만구까지 가는 길 양편에 있는 가게에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상품이 많이 보였습니다. 어느 분이 홀딱 반해 구입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고양이 밥그릇과 컵과 그릇과 접시와 머그 등도 있었고, 가방도 많았습니다. 한 곳에서만 본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보이더군요. 다른 어느 지역을 가도 이렇게 고양이를 소재로 한 상품을 많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지갑을 단속하시면서 다녀야 할 겁니다.
(실은 어느 분 옆구리를 푹푹 찌르는 내용의 포스팅...-ㅁ-;..)

올 추석 연휴가 길다고는 하는데 앞 뒤 휴가를 내야한다는 단점이 있더군요. 과연 앞 뒤 휴가가 가능할까요.;
앞서도 몇 번 이야기 했지만 이번 여행 때 마침 이케부쿠로 토부백화점에서 훗카이도 특산물전을 했습니다. 정보를 입수하고는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배치도를 확인하고, 나오는 가게 목록을 뽑아서 먼저 챙길 곳만 정보를 뽑았습니다. 제게 있어 가장 먼저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곳은 아리스팜(http://www.arisfarm.com/)입니다. 아주 옛날 옛적 이글루에서 놀 때 알게 된 곳이고, 제게 자급자족의 낭만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보여준 곳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라도 직장 접고 훗카이도 날아가서 거기서 생활하고 싶은 생각이 20% 정도는 있습니다. 없진 않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그러기엔 제가 너무 늙었습니다. 몸이 늙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늙은 것이 문제지요.ㅠ_ㅠ

아리스팜의 운영자(인지 어떤지, 지금 상황은 정확히 모릅니다)인 후지카도 히로시씨에 대해서는 대학교 때 알았습니다. 1990년에 나온 책, 「땅의 노래 바람의 꿈」(디자인하우스)을 읽고 처음 접했지요. 제가 이 책을 구할 당시에도 상당히 오래된 책이라, 지금은 없는 종로서적에서 한 권 있는 것을 구입했다고 기억합니다. 그 때 처음 아리스팜에 대해 알았고 그 다음에 이 농장의 이름을 들은 것은 엉뚱하게도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이었습니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서 자신의 책 보관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서재의 책상을 언급하면서 아리스팜의 책상이 튼튼하더라는 말을 했지요. 읽으면서 '여기서 아리스팜 이름을 듣는구나'라며 웃었습니다.

그 뒤에 아리스팜의 이야기를 들은 것은 쿠켄에서였습니다. 몇 년 전, 박현신씨가 쓴 칼럼에 훗카이도의 블루베리 농장이 소개되었지요. 호텔도 겸하고 있다는 곳이 바로 아리스팜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오늘도 훗카이도 단독여행 때 그 호텔에 가서 머물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마냥 꿈만은 아니겠지요. 언젠가는 꼭 갈겁니다.+ㅅ+
(10년 계획에 추가할 항목이....;;;..)


구구절절 말이 길었는데 그런 이유에서 아리스팜의 잼을 사왔습니다. 한국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카시스잼을 사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먹어보고 나니 잘했다 싶습니다. 블루베리는 달달한 것이 제게는 새콤한 맛이 강한 카시스가 좋습니다. 기왕 먹을 것, 맛있게 먹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프렌치 토스트를 구웠습니다.




프렌치 토스트는 달걀물에 하룻밤 재우는 것이 맛있다고 하니 시도를 했는데 이게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달걀물을 만들어 그냥 접시에 두고 랩으로 덮으면 냉장고 냄새가 밸 것 같아서 일부러 락앤락에 식빵을 넣고 거기에 달걀물을 넣었습니다. 파리바게트 헬로키티 식빵을 사서 크기가 작았으니 가능했지요. 하지만 락앤락에 너무 딱 맞아서 달걀물이 제대로 안 배었더랍니다. 아랫부분은 푹 젖었는데 식빵 두 장이 맞닿은 안 쪽은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위에 놓인 식빵은 상대적으로 덜 배었습니다. 우유가 부족했나 싶기도 하더군요. 달걀과 동 부피, 혹은 그 두 배 정도는 넣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배가 고플 때 구워서 한참 구워야 하는 것을 에라 모르겠다, 조금 덜 익는 걸 먹으면 어때란 심정으로 빨리 꺼냈습니다. 그렇게 굽고 나니 아래에 있던 식빵은 촉촉하게 달걀물이 배인데다 반숙 같이 부들부들하고 사르르 녹더랍니다. 그리고 위에 있던 식빵은 아직 결이 살아 찢어 먹는 맛이 있고요. 아우. 한 번에 두 종류의 프렌치 토스트를 맛본 느낌입니다. 메이플 시럽이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엊그제도 코스트코 가서 살까하고 들여다보다가 1.8리터에 41000원도 넘게 하는 걸 보고는 눈물을 삼켰습니다. 환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메이플 시럽 가격은 떨어지질 않는군요.

그래서 메이플 시럽 대신 카시스잼을 놓고 먹었습니다. 애초에 프렌치 토스트를 구운 목적의 절반도 리뷰였지요. 나머지 반은 프렌치 토스트가 먹고 싶었다는 것.



직접 만든 잼. Home made가 아니라 Kitchen made라는게 독특합니다. 집에서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농장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적은걸까요. 종이는 고무줄로 고정했습니다.



병에도 카시스라고 찍혀 있군요. 여러 종류의 잼을 사도 헷갈릴 일은 없겠습니다. 그 병에 다른 것을 담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카시스를 검색하면 까막까치밥이라고 나오는데 어떤 열매를 말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까막까치밥이라면 신이현의 「알자스」에도 나오는데 굉장히 신 열매라는군요.



집에서 만든 잼의 느낌이지만 마구 으깨지는 않았습다. 과육이 살아 있는 것을 보니 그냥 끓이기만 했나봅니다.
달지도 않으니 설탕도 덜 들어갔을테고 그러니 가능한 빨리 먹어야지요.-ㅠ-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 먹고 나서 나머지는 다 맛있게 잘 구워서 잼 발라 먹었더랍니다. 후후후~.
가끔 어느 분류에 넣어야할지 고민이 생깁니다. 바로 이런 때. 다얀에도 해당되고 음식에도 해당이 되고 여행가서 사온 그릇이라 여행에도 해당이 될 때 말입니다. 이런 때는 마음 내키는 대로 고릅니다. 이번에는 오래간만에 다얀 분류에 글을 집어 넣겠다고 생각했으니 분류를 다얀으로 넣으려 했지요. 하지만 사진을 보니 정작 중심이 되어야 할 다얀 접시는 제대로 된 사진이 안 나와서, 다음에 다시 사진을 찍어 올리기로 하고 그냥 음식 분류로 넣습니다.


조만간 이어붙이기를 해서 매트를 하나 더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은 멉니다. 하여간 어느 날, 다얀 접시 사진을 찍겠다고 마음을 먹고 여행 때 사온 간식 거리들도 함께 들고 담아보았니다. 그러나 정작 찍다보니 다얀 접시의 사진은 제대로 찍지 않았군요.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으니 종종 이런 일도 생깁니다. 구정 연휴에는 다얀 접시의 바닥 무늬만 따로 찍어 올리겠습니다.




틀린그림찾기가 아닙니다. 윗 사진은 데운 우유에 홍차를 부어 밀크티 .. 가 아니라 홍차우유를 만든 뒤의 사진입니다. 맨 윗 사진은 스트레이너만 놓고 아직 홍차는 따르지 않았지요.




그릇색은 위의 두 사진 정도입다. 받바닥에는 다얀의 웃는 얼굴이 있는데 그릇 질감은 사기입니다. 유약을 입히긴 했지만 살짝 입힌 것인지, 두드리면 맑은 소리가 납니다. 음식이 닿는 바닥면은 반짝반짝 유약이 발려 있지만 바닥은 사기느낌 그대로고 가장자리는 살짝만 바른 것 같습니다. 어, 솔직히 전 정확하게 구분은 못하겠더라고요.'ㅂ';;;

그럼 이제 여행 간식 소개를 하겠습니다.

왼쪽 맨 위의 벚꽃잎 모양 과자는 사쿠라과자라고 했던가, 하여간 그런 이름의 과자입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아니고 G가 회사 선물용으로 사들고 갔던 겁니다. 립파이와 유사한 맛인데 위에 분홍색 설탕을 뿌려서 벚꽃 색을 냈습니다. 일본 여행 선물로는 딱이겠다 싶더군요. 구입처는 시부야 역과 연결된 커다란 식품매장이라 하니 시부야 푸드쇼인 것 같습니다.

그 오른쪽의 딸기잼 과자는 웨스트에서 구입했습니다. 아키하바라 숙소에서 찍은 사진에서도 등장하지요. 맨 아래는 그리 단단하지 않은 타르트, 그 위에 스폰지, 그 위에 버터링 쿠키를 짜서 올려 구운 다음 마지막으로 잼을 발랐겠다 싶습니다. 홍차와 곁들이면 딱인 맛있는 과자였습니다. 그런고로 다음 여행 때도 구할 수 있다면 잔뜩 사오지 않을까 합니다.

아래 왼쪽에 있는 조가비 모양 과자는 마들렌입니다. 오래된 제과점인 진보쵸의 하쿠스이도에서 샀습니다. 가격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잊었지만 꽤 나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튼실하고 묵직한 맛이랄까요. 레몬맛도 향도 확실히 나고 크기도 제법 큽니다.-ㅠ-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고 가게 위치를 생각하면 끄응...;

그 오른쪽은 아마 이제는 다시 먹을 수 없겠지 싶은 과일 케이크입니다. 키비야의 케이크. 나중에 비스코티도 올릴텐데 이건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겁니다.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넣었는데 이게 호두와 건포도였을 겁니다. 이것 말고 말린 무화과가 들어간 것도 있었지요.
호불호가 갈리겠다고 한 것은 비닐 포장을 풀면서 느낀 강렬한 술향 때문입니다. 아마 말린 과일을 럼이나 브랜디 같은 도수가 높은 술에 재운 것 같은데 그 향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파운드 케이크라고 적었다가 과일 케이크라고 고쳐 적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지요. 오래 보관해도 상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오래 보관할 일이 있을까요. 핫핫핫. 견과류랑 말린 과일이 잔뜩 들어 있어 씹을 때마다 호두나 건포도가 같이 씹힙니다. 이정도면 구입 가격도 납득할만 하네요. 한국의 비싼 제과점에서 사는 구운 조각 케이크와 비슷한 정도의 가격입니다.



이걸로 간식 리뷰는 끝. 오늘 저녁에는 구정 때 할 일에 대해 써야지요.
요 며칠 집에서 뻗었습니다. 지도 업무 하는 와중에 잠시 땡땡이 치고 후다닥 써서 올리는 거랍니다. 핫핫;
티타임을 조금 길게 쓰는 것이라 해두지요. 사진이 얼마 되지 않으니 금방 쓸 수 있을 겁니다.



이건 나흘째-가마쿠라에서 돌아온 후에, 신주쿠 서전테라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앞서는 낮에 찍은 사진이었지만 이쪽은 저녁입니다. 찍은 시간은 시계탑을 보시면 대강 아실겁니다. 7시 20분경이군요.

여기서 사진찍고는 다카시마야에 내려가서 푸딩을 사고 아키하바라로 돌아간 거였습니다.'ㅅ'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아침 일찍 깨서 나갈 준비하고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해가 뜨기 직전이네요.



호텔 맞은편의 건물과 요도바시 카라.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JR 선로.




시간이 일러서 사람이 없네요.



하지만 승강장에는 전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보입니다.


6시 반쯤 체크아웃하고 G와 H를 끌고 하네다 공항까지 갑니다. 모노레일을 아슬아슬하게 잡아탔는데 타고 보니 직통이더군요. 사람이 많아 자리에는 앉지 못했지만 17분만에 도착했으니 그리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하네다 공항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국내선 1청사의 푸드코트에서 정식을 시킵니다.



초점은 날아갔지만...;
구도를 보니 G가 찍었군요. 가장 앞보이는 것이 G의 고기덮밥, 이 보이는 것이 모닝플레이트(아침한접시), H는 아침 정식을 시켰습니다. 맛은 괜찮았지요. 간단하게 따끈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것으로 사진은 끝.
이래 놓고 저는 G와 H를 먼저 보내고 놀다가 비행기를 탔더랍니다. 아, 그 사이에 드디어 요지야 하네다점의 고사리떡파르페를 먹어봤습니다! 맛있더군요. 유리컵이 아닌 도자기컵에다가 담아주는데 모양도 예쁘고 들어 있는 아이스크림 3종류도 다 맛있었습니다. 바닐라도, 팥이 섞인 우유 아이스크림도, 말차 아이스크림도 말입니다. 그리고 몽글몽글한 고사리떡도 그렇고요.
한데 맛의 달인을 보니 요즘의 고사리떡은 고사리 전분이 아니라 감자 전분 같은 걸로 만든다는데 말입니다. 허허허.. 여기는 아니겠지요..?;
이제 이틀치가 남았고 오늘 올리고 나면 하나만 더 하면 되지요. 그리고 그건 또 짧으니까 힘들게 정리하는 것은 오늘만 하면 됩니다. 흑흑흑.


에노시마에서 나온 다음에는 에노덴으로 가마쿠라에 갔습니다. 에노덴도 사람이 상당히 많더군요. 놀러온 사람도 있지만 그냥 일상적으로 타는 사람들도 꽤 있어보입니다.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데 파란 하늘에 파란 바다 그리고 서퍼...?


저 검은 점들이 서퍼입니다.
아무리 날씨가 포근하다지만 그래도 1월에 서핑을 하다니.;ㅂ; 보면서 「초속 5센티미터」가 떠올랐다는 건 점어두지요.



내부를 찍었습니다. 서퍼를 찍고 렌즈를 살짝 돌려 찍었더랍니다. 생각보다 꽤 좁습니다. 하기야 일본 사철도 비좁긴 하지요. 특히 긴자선 같은 경우..



가마쿠라 역에는 이렇게 인력거도 있는데 여기저기 관광지를 안내하는 모양입니다. 타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이것은 가마쿠라 역 앞 시계탑. 이 때가 2시 25분. 점심도 아직 못 먹었습니다. 허허허.



가마쿠라 역에서 슬슬 걸어 점심을 먹을 가게를 찾습니다. bowl이라고 덮밥집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삼청동의 사루비아 카페와 음식 분위기나 맛이 닮았습니다. 찾기도 그리 어렵지 않아서 저 도리가 죽 늘어선 길 오른편(사진 찍은 곳 길 건너편)으로 올라가다가 성당 가기 직전에 있습니다. 실은 덮밥 그릇이 땡겼지만 들고오기가 버거워서 포기했습니다. 하하하.



츠루가오카하치만구의 입구입니다.
여긴 별다른 기억이 없네요.'ㅂ'



가마쿠라를 돌아다니다가 떠올렸지만 저는 역시 사람 바글바글한 곳은 내키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런 명승지라면..;
어렸을 적에 하도 끌려다니며 이런 곳을 구경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호젓하게 가족끼리 가는 거라면 산책하듯이 돌아다니니 재미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여기보다는 이 다음에 갔던 절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그것은 오컬트와도 관련이 있지만.....



그래도 아주 많지는 않은 거겠지요? 아마 신년에는 입추의 여지도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아마도 술통.-ㅠ-



도리이는 한 곳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쪽은 색을 칠하지 않았더라고요.



오호. 여기는 매화가 피었습니다. 창경궁의 매화는 보통 3-4월에야 피지요. 아직 필려면 멀었습니다. 한 달은 남았네요. 근데 시조나 한시에서는 매화는 눈 속에서 핀다 하던데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겁니까?;



매화만 잡아보고 싶었는데 실패했습니다. 흑흑흑.


그리고 이 뒤에도 사진 몇 장을 찍었지만 넘어가고, 츠루가오카하치만구를 나와서 다음에 가고자 한 곳은 대숲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입장시간이 걸려서 포기하고, 포기한 곳에서 바로 옆에 있던 절에 그냥 들어갔습니다.



보계사. 호케이지라고 읽습니다.



들어가는 입구가 조금 아담하긴 한데 뭔가 을씨년스럽습니다. 알고보니 여기 무서운 이야기가 숨어 있는 절이더군요.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다시 일본어 위키백과를 찾아보았습니다. 링크는 여기.
간단히 요약하자면 1333년, 가마쿠라 막부 끝무렵에 호조(北条)집안 870여명이 여기서 집단 자결을 했답니다. 이렇게 해서 가마쿠라 막부가 막을 내렸고요. 그 뒤에 위령을 위해 만든 절이 여기고요.ㄱ-



묘하게 작은 수선화가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정원에 심는 것은 주로 보통 크기의 수선이라, 작은 수선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게다가 꽃받침이 흰색인 것은 한국에서는 자주 못봐서 더 을씨년스럽고..;ㅂ; 차라리 노란색이었다면 (두려움이;) 덜했을겁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아마 수양벚나무일겁니다. 가지가 늘어지는 벚나무인데 석촌호수에서도 봤었지요.



군데군데 무리지어 피어 있는 수선화. 수선화가 모여 있으니 꽃이 피어 있지 않다면 언뜻 보통의 잡초로 착각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정원 생기면 수선화 심어보려 했는데 이렇게 보고 나니 조금 망설여지는걸요.-ㅂ-; 석창포를 심는 쪽이 쓰기에도 낫겠지요.



봄에 왔다면 화사하니 좋겠지만, 해지기 직전의 어스름 속에서는....(먼산)



동백도 피어있더군요. 하지만 기억이 맞다면 이 근처에 묘비가 있었고요, 붉은 턱받이를 한 지장보살도 참 많았습니다.(먼산)



특이하게도 본당 들어가는 양 옆에 이렇게 물통이 있습니다.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수련이 있더군요. 여름에는 수련이 피겠지요.



역시 덥더라도 여름에 오는 것이 나을까요. 정원의 화사한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옆모습만 봐도 한국의 절과는 전혀 다른 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문이 나무판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지요.



이것은 옆모습.



다음에 또 오게된다면 이 자리에 서서, 봄이나 여름의 모습을 찍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봄하고 가을은 농번기(...)라 시간 내기가 어렵지요. 거기에 봄의 가마쿠라나 봄의 교토는 무섭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서 5월 초나 6월 초에 올 수 있다면 좋으련만. 시간이 안되죠.;ㅅ;



여기까지 둘러보고 나서 가마쿠라 상가들을 둘러보고는 시간 더 내서 여길 둘러볼 걸 그랬다고-그랬으면 파산했겠지만-생각하며 종이를 샀습니다. 그쪽 상가들을 보다보니 역으로 교토가 가고 싶어지던걸요. 오사카나 고베보다는 교토에서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고 싶습니다.
(근데 찾아보니 교토에는 커피가 맛있다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차 맛있는 집은 꽤 있는데 말이죠. 아참, 홍차 맛있는 집도 없었던가요?)


이런 저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저는 신주쿠에서 푸딩 사들고 귀가하고는 뻗었습니다. 어흑.;
넷째날에는 가마쿠라 여행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생협분들이랑 신주쿠에서 합류했다가 같이 가마쿠라에 가기로 했지요. 그리고 합류한 장소가 폴 바셋입니다.(중간 생략부분도 있지만.;)

이전에 갔던 곳은 긴자 폴 바셋인데, 지금은 그 당시 있던 지유가오카 점, 긴자점이 모두 없어지고 지금은 신주쿠 노무라 빌딩 지하에 있습니다. 신주쿠 역 서편인데 LOVE를 사각으로 만들어놓은 조형물이 근처에 있습니다.'ㅂ'



거킨이 생각나서 찍어보았는데 이쪽은 거킨이라기보다는 술 포장...(...)



토요일이라도 열었더라고요. 아침 8시 오픈이라 들었습니다.'ㅂ'
직원이 한 명 있는지라 음식 나오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분위기가 좋아서 느긋하게 쉬고 있었습니다. 카페인 과다의 후 폭풍이 두려웠기 때문에 커피 마시는 것은 포기하고 로열 밀크티를 시켰는데 그건 그냥 그랬습니다. 달지 않게 나와서 저는 좋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 맞을지도 모르지요.



모닝 메뉴에는 크루아상 샌드위치, 그냥 크루아상, 뺑오쇼콜라, 토스트가 있습니다. 토스트를 시켜 먹었는데 크루아상이 맛있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 하나 더 시켰더랬지요.



나와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이 조형물이 보이네요. 멀리서 찍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중간 사진은 생략.
그 사이에는 오다큐역에 가서 후지사와까지 가는 오다큐 자유 티켓을 삽니다. 이게 1430엔이었을겁니다. 이걸 사면 에노덴도 자유롭게 탈 수 있지요.



후지사와역까지 가는 것은 한 번 갈아탑니다. 신주쿠에서 출발해 무슨 역이었는지 한 번 열차를 바꿔타고 도착한게 이 역입니다. 분위기가 독특하네요. ... 근데 저 지붕색 왠지 신촌역이 떠올라...;



역을 나와 에노시마로 걸어가는 것은 역 왼쪽편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거기에 보면 에노시마의 야생 조수들에 대한 안내가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보인 것은 이중 하야부사 - 매입니다. 으허허. 솔개는 작으니 매와는 구별이 되지요. 근데 매가 많은데다 사람 근처도 많이 날아다니기 때문에 에노시마까지 걸어갈 때는 음식을 손에 들고 있지 말라고 합니다. 매가 채간답니다.;



에노시마로 가는 다리를 죽 걷다보면 바다가 멀리 보이는게 기분이 좋습니다.



게다가 요트 타는 사람들도 있어요. 아, 물론 당연히 서퍼도 봤습니다. 그건 에노덴에서 봤지만 말이죠.'ㅂ'



에노시마는 신사가 워낙 많아서 다 돌아보기도 어렵다는데 앞부분만 슬쩍 돌아봅니다.



이게 그 입구. 양편에 가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고양이,



고양이. 그 뒤에도 여럿 보았습니다. 상당히 많더라고요.+ㅅ+



슬슬 도리이가 보입니다. 여기는 워낙 도리이가 많아서... 전부 찍지는 않았습니다.



계단 앞에서 보니 길이 여러 개 있네요.



근데 여기서 왜이리 사진을 많이 찍었나..-ㅁ-;



오른쪽 길은 안 갔으니..



그냥 사진만 죽 올릴까요.;



위의 사진에서 계단을 따라 죽 올라가면 문 안쪽에 이렇게 사자 그림이 있습니다.



동편 서편으로 소개하면 나을텐데 감이 안 잡히네요. 계단에서 올라올 때는 풀색 사자가 왼편, 파란 사자가 오른편에 있습니다.



그리고 변재천.

사실 매와 변재천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롯폰기 아야의 「Sky High」라는 것이 재미있지요.'ㅂ' 게다가 거기도 해변이 나오는 것을 보면 정말 쇼난 쪽이 배경인지도 모릅니다.



한국의 지붕과는 분위기가 꽤 달라요.



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입니다.



신을 모시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여요.



나무도 크고 굵직굵직한데 그런 나무들 중에는 또 신목처럼 신앙의 대상이 되는 것이 있더라고요.



이쪽은 신사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번엔 다나카 메카의 「세일러복에게 부탁해」가 떠오릅니다. 아, 물론 그 때는 그냥 돌아다니며 사진 찍는 것에 바빴지 말이죠. 그런 것치고는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는게..;



에노시마는 따뜻해서인지 꽃이 많이 피었습니다. 동백도 그렇고요.


여기서 전망대까지 올라갔는데 그 위에 있는 것이 정원이었더랍니다. 입장료가 있길래 그냥 돌아나오려고 했는데 정원 안에서 튤립 축제를 하는군요. 거기에 홀려서 들어갔습니다.



1월초부터 시작한 모양인데, 튤립은 원래 봄에 피지 않나요? 어어어. 근데 여기의 튤립은 이미 만개하다 못해 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독특한 튤립도 보이는군요.

튤립들은 사각의 상자에다 담아 심겨 있습니다. 에버랜드의 튤립축제에 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른 봄을 만끽하기에는 좋았지요.


(하지만 나머지 튤립 사진은 나중에 천천히 짤방으로..-ㅂ-;)


사진이 많아서 가마쿠라 편은 그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셋째날 아침은 조금 느긋했습니다.
라기보다는 완전히 지쳐서 다른 일정은 다 뺐기 때문에 오챠노미즈역부터 사진찍기와 진보쵸 가기만 남았더랬지요. 거기에 추가하면 간식 구해오기. 갑자기 전날부터 안젤리나의 몽블랑이 먹고 싶어졌는데 이걸 구하려면 긴자까지 가거나 아니면 미츠코시 본점에 가야합니다. 원래 이날 일정에 긴자가 들어 있었지만 몸이 완전히 늘어져서 긴자 일정은 취소했지요. 그래서 그나마 가까운 미츠코시 백화점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결정한 것은 나중 일이고, 이날 아침엔 이랬습니다.


제가 있던 방은 햇살이 잘 들더군요. 흐뭇하게 아침 나절의 햇살을 만끽하는 중입니다. 거기에 사과주스. 실은 자몽주스가 마시고 싶었는데 편의점에서 못 찾았습니다. 일본도 이런 음료는 유행을 많이 타는데 자몽주스 유행이 완전 사그라 들었나봅니다. 그러고 보니 딸기우유도 꽤 나와 있습니다. 지난 여행 때는 딸기우유를 거의 찾지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네요.'ㅅ'

한참 굴러다니고 있다가 가게가 열었겠다 싶었을 때쯤 슬슬 나갑니다.




오차노미즈역. 여기서는 쥬오선과 소부센을 갈아타는 곳이 한 승강장에 있습니다. 갈아타기 편하지요.'ㅂ'




역을 나와서 사진을 찍습니다. 오챠노미즈는 역 분위기가 독특해서 CF 등에서도 종종 나옵니다. 운하 같은 강, 그걸 가로지르는 다리, 그리고 철로.



이런 분위기 말입니다.
햇살이 좋으니 사진 찍을 맛도 나고 돌아다닐 맛도 나더군요.



제가 가는 방향 반대편 쪽에는 간다묘진이라든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기엔 체력이 안되고 또 돌아와서 걸어야 하는 거리가 있으니 포기합니다. 오챠노미즈에서 진보쵸까지 걸어갈 생각이었지요.



걸어서는 생각만큼 멀지 않습니다. 진보쵸 역이 사철이다보니 JR로 이동할 때는 오챠노미즈나 간다역에서 걸어 가야하지요. 오챠노미즈-찻물역에서 걸어가면 이런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정교회 성당입니다. 멀리서도 잘 보이는 엷은 녹색의 돔이 특징이지요.
성당 같아 보이는데 분위기가 다르다 싶었더니 정교회쪽이더라고요.



러시아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얼핏 보면 모스크와도 닮아 보입니다. 물론 첨탑이 없으니 아니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정교회 건너편 쪽 길-제가 걷고 있던 길에 사람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해보이는 분들이고 평일인 것을 감안하면 아마 동호회나 수업 교실에서 나온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ㅂ' 보고 있자니 정겹다고 해야하나요. 흐뭇한 기분이 들더랍니다.



창문을 당겨 찍었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지요.



이쪽은 아예 성화가 있습니다.



끄응. 제대로 찍히지 않았지만 저것도 스테인드글라스.



돌담 아래서도 찍어보았지요.



진보쵸의 중심 거리 이름은 야스쿠니입니다. 그 길로 죽 가면 예의 야스쿠니 신사가 나옵니다. 그래서인지 길을 가다보니 이런 것이 보이는군요. 평화의 종. ... .... .....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하기야 야스쿠니라는 이름 자체가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뜻이긴 한데, 거기 있는 사람은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고 백성, 혹은 국민의 삶을 힘들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뭐, 히틀러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열심히 옹호한 것도 있긴 하지만. 전적으로 그들만의 잘못이라 하기엔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도장을 만들어주는 집입니다. 한데 저 앞의 판매대를 지나가다가 스탬프를 파는 걸 보고 홀딱 반해 들어가서 두 개 구입했습니다. 개당 630엔으로 절대 싸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더 구해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니까요. 그리고 스탬프 사면서 제 전용 스탬프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날의 전리품. 진보쵸에 갔다가 오챠노미즈 역으로 돌아가 미츠코시마에 역에 갈 생각이었는데 가다보니 오챠노미즈로 넘어가는 길을 지나쳤습니다. 가장 가까운 역이 간다길래 거기까지 걸었는데, 막상 긴자선 간다역에 들어갔더니 미츠코시마에역까지는 달랑 한 정거장입니다. 차비 160엔이 아깝다는 생각에 그대로 걸었습니다.(...)
어, 저 컨디션 안 좋은 것 맞다니까요?;

미츠코시마에역에서 사온 것은 저겁니다.
아, 맨 왼쪽 하단에 있는 마들렌은 미츠코시가 아니라 진보쵸의 하쿠스이도(柏水堂)에서 사온 겁니다. 가격이 얼마인지는 잊었는데 그냥 기본의 마들렌맛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레몬향이 맴도는 마들렌... 어흑. 카페인 금지만 아니었어도 홍차 듬뿍이랑 같이 먹는건데 말입니다.;ㅂ;

그 오른쪽에 있는 것은 웨스트의 잼쿠키입니다. 잼이 올라간 쿠키를 좋아하니 사왔지요.

위의 사진을 찍고 나서 잼쿠키와 마들렌은 도로 포장해 집어 넣었습니다. 둘은 오래 둔다 해도 맛이 변하지는 않을테고, 이날의 위상태는 접시에 놓인 것을 다 먹을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러니 저는 몽블랑과 마카롱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왼쪽에 보이는 녹색은 피에르 에르메의 피스타치오이고 그 옆의 자주색은 라뒤레의 카시스입니다. 그리고 메인은 가장 오른쪽에 있는 안젤리나의 몽블랑. 작은 것으로 사왔습니다. 큰 것은 이것의 두 배 부피입니다.

그야, 몽블랑은 두말할 나위 없었습니다. 내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고-지유가오카에서 한 번 그랬으니-생각하며 감격에 겨워 몽블랑을 먹었더랍니다. 스폰지 없이 맨 아래에는 머랭쿠키가 깔려 있고 그 위에 밤크림만 잔뜩 얹었습니다. 으허허. 밤 귀신이니 밤은 삶아 먹거나 구워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몽블랑만은 용서합니다.

마카롱은 피에르 에르메를 먼저 먹고 라뒤레를 나중에 먹었는데, 먹을 때는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먹고 나니 하나 더 먹고 싶은 것은 라뒤레 쪽입니다. 라뒤레에 비하면 피에르 에르메쪽의 겉껍질이 조금 더 단단하고 두껍게 느껴집니다. 라뒤레는 어떻게 구운건지 위 아래의 아몬드 과자가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크림같습니다. 부드러운데다 시큼한 사시스 크림까지 더하니..-ㅠ- 그래서 세트로 사다가 그 다음날 생협에서 풀걸 그랬다고 또 후회했지요.



이날 저녁은 베커스에서 먹었는데 이날 저녁이 일정동안 유일한 햄버거집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맛있게 잘 먹었지요.-ㅠ-

이틀째는 신주쿠였습니다. 그날도 징하게 뻗었지만 그건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몇 번 이야기 했지만 수면부족의 가운데에서 카페인을 부르짖다가 불면에게 격침당했던 것, 다른 하나는 이상 기온으로 인한 옷 및 컨디션 조절 실패, 또 다른 것은 바람맞기입니다.-_-;

첫 번째야 말 그대로. 여행 전날부터 긴장한데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해 잠을 못잔데다, 카페인을 또 과다 섭취하고 잠자리를 가려서 잠을 못잤습니다. 그래서 화요일도 그대로 뻗고 싶은 것을, 기노쿠니야에 가서 신나게 책을 구입하겠다는 욕심 하나로 움직였지요. 만약 이날 컨디션 조절을 했다면 나았을까 싶지만 이미 지난 일을 그렇게 생각해봐야 소용 없지요.-ㅂ-;
이상기온으로 인한 옷과 컨디션 조절 실패도 간단합니다. 1월 20일은 대한. 근데 그날 도쿄는 영상 17도였습니다. 최고기온이 말입니다. 그 전날부터 도쿄의 날씨를 보고 이거 미친 것 아닌가 싶었는데 정말로 날씨가 이상했습니다. 더웠거든요. 대한이 소한네 집에 가서 얼어죽을 이유가 아주 충분합니다. 그렇다 보니 옷 입는 것도 조절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 때문에 컨디션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목도리 하나로 체온 조절할 상황이 아니었지요.
거기에 둘째날에는 바람 맞았습니다. 저녁 때 G와 만나기로 했는데 이날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는 뻗어버린 이 아해가 바람맞힌겁니다. 나중에 미안하다고 조아리긴 했지만, 동행한 H가 옆에 없었다면 아마 갈아만든 G를 제조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화가 났더랬지요. 지금도 떠올리면 화가 치솟는 느낌이라..-ㅁ-;



신주쿠 서전테라스에 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에 신주쿠역이 아니라 그 전 역인 요요기역에서 내렸습니다. 그 때문에 아키하바라에서 그냥 소부선을 타고 움직였지만 만약 오챠노미즈역에서 쥬오센으로 갈아탔다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었겠지요. 그렇게 되면 신주쿠역에서 내려야했을테고 역 안에서 많이 헤맸을 겁니다.

요요기역에서 서전테라스 방면으로 걸어가다보면 이렇게 철길이 있습니다. 철길을 건너지 않고 이 사진을 찍은 곳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돌면 서전테라스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이렇게 가면 사진찍기 좋은 곳이 나옵니다.




바로 이것.
18-200으로 찍었는데 확실히 이 렌즈는 근접촬영보다는 이런 원경 촬영이 더 좋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탑은 NTT 건물의 시계탑입니다. 적고 보니 베이커가의 시계탑이 떠오르지만 이거랑은 다를겁니다. 아마도..;



정면으로 보이며 커튼이 쳐져있는 곳은 프랑프랑. 여긴 한국에도 지점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대 앞에 있던데 최근에는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요즘의 그릇 취향에는 이쪽이 별로 맞지 않아서요.
왼쪽편에 잘려 나온 건물은 크리스피 크림 도넛입니다. 몇 번 여기를 지나쳤는데 제가 봤을 때는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줄을 서 있지 않더군요. 크리스피 포스팅은 예전에도 했지만 제 취향이 아닙니다. 거기에 한국에서는 롯데에서 들여오면서 이미지가 굉장히 좋지 않아서 말입니다. 이전에 대학로점에 들어갔는데, 밖에 만드는 중이라는 로고가 반짝거리고 있었음에도, 막상 안에 들어가니 기계는 꺼져 있었습니다. 결국 그건 그냥 이름만 있는 네온사인인거군요.



날이 조금 흐리긴 했지만 오히려 이런 날씨가 사진 찍기에는 좋습니다. 만약 맑았다면 사진이 날아갔겠지요.




그렇습니다. 이런 사진이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소원 성취했으니 다음에 DQ는 안 들고 가도 되겠지요?;




스타벅스에서 먹은 것들입니다. 말차 프라푸치노, 발렌타인 한정 초콜릿 음료, 고구마 머핀, 마시멜로 초콜릿 쿠키.이 때 입맛이 괴악하게 변해 있어서 다들 맛없었습니다. 말차 프라푸치노는 굉장히 달았고, 발렌타인 데이 한정이라는 핫초콜릿 음료도 혀가 얼얼할 정도로 달아서 두 모금 간신히 마시고는 그대로 버렸습니다. 그나마 말차 프라푸치노는 마셨습니다. 마시멜로 쿠키는 이전에는 맛있었는데 이번에는 역시 진하고 달아서 먹다가 포기. 고구마 머핀은 그래도 덤덤한 맛이지만 퍽퍽한 것이 참, '한국 스벅에서 이가격에 이런 머핀 판다면 안 먹는다'싶었습니다.

여기서 신나게 일기를 쓰고 움직였지요. 둘째날의 일정은 이랬습니다.

아키하바라 → 요요기 → 서전테라스 스타벅스 → 다카시마야(HMV 가려다가..;) → 오카다야 → 기노쿠니야 본점 DVD 포레스트 → 기노쿠니야 신주쿠 남점 → 다카시마야 → 아키하바라 → 이케부쿠로 도부백화점 → 아키하바라




이날의 점심이었습니다. 다카시마야 백화점 지하매장을 돌아다니다가 구입했는데, 여행갔을 때는 다른 것보다 이런 채소 구이 도시락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도쿄 여행만 가면 그런가봐요. 한국에서는 이런 채소 먹을 생각도 안하는데 말입니다.'ㅂ';






하기야 지금은 이걸 먹어봐서 이게 생각보다 달고(엿 때문에) 짜다는(간장 때문에) 것을 알아 그런지도 모릅니다. 그냥 말 그대로 살짝 올리브오일을 발라 구운 채소라면 ...-ㅠ-



아랫부분은 뭔가 했는데 밥이었습니다. 해조류를 섞어 지은 밥이더라고요. 그리고 그 옆은 패밀리마트 제작의 딸기 우유. 이것도 모리나가 딸기우유 못지 않게 맛있었습니다. 아니, 거의 같은 맛이었다는 기억을 떠올려보면 생산자가 모리나가인지도 모릅니다.-ㅠ- 패밀리마트마다 있으니 찾아마시기는 좋겠네요.
참고로 그 다음날인가, G가 코이와이의 딸기우유를 사다가 마셔봤는데 그건 딸기향 설탕물.....ㄱ-




일정 중 이케부쿠로 도부백화점이 끼어 있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이케부쿠로 도부백화점에서 훗카이도 특산품전을 했거든요. 다른 곳은 다 빼고 아리스팜이 끼어 있길래 앞뒤 안가리고 달려가서 잽싸게 구입을! 그 이야기는 다음에 또 다시 다루겠습니다.
하여간 위의 사진은 훗카이도 특산품전에 가서 사온 겁니다. G가 체크인한다음 간식 풀어 놓고 신나게 놀았지요.



그 중 하나인 생 캐러멜. 생초콜릿은 보통 생크림을 넣어 만든 초콜릿 가나슈를 굳힌, 부드러운 초콜릿이고, 생캐러멜은 그와 비슷하게 생크림을 써서 만든 캐러멜인가봅니다. 냉장보관을 하라고 하고 먹었을 때의 맛도 그런 맛이었습니다.



가격이 얼마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웬만한 초콜릿값보다도 비쌌습니다. 그러니까 저거 한 통에 666엔이었던가요. 그게 특별가격이었습니다.
하나 먹었는데 답니다. 그리고 상당히 느끼하다고 할까요, 기름진맛. 기분나쁘게 느끼하거나 한게 아니라 풍부한 맛이 그 당시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던 제 입맛에는 그렇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뭐랄까, 고급인건 알겠는데 그걸 고급으로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입맛은 고급이 아냐~ 란 생각입니다. 전 모리나가 팥 캐러멜까지가 딱 좋아요.-ㅠ-;



이건 G랑 놀고 와서 제 몫을 찍은 겁니다.
뒤에 보이는 검은색 상자는 카츠샌드였는데 위가 안 좋아서 결국 못 먹고 G에게 도로 넘겼습니다. 에비스의 유명한 돈카츠집에 들어가서 먹고는 제게 미안해서 선물로 사왔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못 먹었다는 것.'ㅂ';
왼쪽은 롯카테이의 마루세이 버터샌드입니다. 근데 이거, 이전에 먹은 것 같은데 아니었나봅니다. 이번에 먹어보니 그닥 제 취향은 아니더라고요.-ㅂ-; 건포도가 많이 들어간 것은 좋지만 크림이 느끼하게 느껴져서 말입니다. 훗카이도에 가서 갓 만든 것을 먹으면 느낌이 다를려나요.
그리고 그 앞의 오하시 두 종류도 지난 여행 때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먹어봤는데 달았습니다. 역시 입맛에 안 맞..;
하지만 카시스 잼은 정말 맛있습니다.+ㅠ+ 이건 나중에 따로 올리지요.


이걸로 둘째날 이야기도 끝. 내일이나 모레 쯤엔 나머지 이야기도 올리겠습니다.

가는 도중, 땅이 이상하게 파헤쳐진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이상해요. 산을 파서 흙땅을 보이게 한 건지 맨땅을 보인건지 모르겠지만 그런게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정체를 알았는데, 나중에 하네다에 거의 다 가서 기수를 낮출 때 이게 골프장이란 걸 알았습니다. 미쳤다 싶더군요. 흉물입니다. 하늘에서 보니 그게 더 흉해보입니다. 멀쩡한 산을 파헤쳐 농약 뿌려 잔디를 가꾸는 밭을 만들다니 말입니다. 하기야 돌아올 때보니 한국땅에도 상당히 많았지요. 일본 갈 때야 구름에 묻혀 못봤던 겁니다.



뒤통수가 찍히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초상권 침해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야...;
모노레일입니다. 후후후. 역시 이 자리에 앉으면 재미있게 갈 수 있어요. 전 청룡열차 같은 것은 못타지만 이런 건 좋아합니다.>ㅅ<




지유가오카 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 지유가오카 방향이 나온 것을 보니 오오이마치에서 갈아타면서 찍었나봅니다. 혹시라도 다음에 하네다에서 바로 지유가오카를 가게 되면 절대 시부야 찍고 토요코선 타고 갈겁니다. 이번에 간 것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환승거리가 지나치게 긴 것이 문제였지요.



미츠코시 백화점의 지하통로로 나와 미츠코시마에역으로 가는 도중, 이런게 보였습니다. 새해를 맞아 장식한 것 같은데 보고는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황금색 벽이 문제가 아니라 저 그림, 아니 조각이 대단합니다.



작품명과 작품설명이 같이 있군요. 송죽매. 으하하. 갑자기 모 세탁소가 떠오르는데...(중략)
어쨌건 작품도 정말 송죽매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맨 왼쪽이 대나무, 맨 오른쪽이 소나무.




이쪽은 매화입니다. 그것도 그냥 매화가 아니라 고목인 것 같지요?



그 옆에는 또 대나무가 있습니다.


작품 설명을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나무 하나를 통째로 깎은 건지, 아니면 각각을 조각해 붙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건 간에 굉장히 손이 많이 갔다는 건 확실합니다. 이전에 몇 번 보았던 종이 입체그림이 떠오르는데 하여간 멋진 작품 앞에서는 발길이 절로 멈추지요. 카메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던 때라-그건 마지막 날이라고 다를바 없지만-제대로 찍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좀더 자세히, 줌으로 당겨 찍었다면 좋았을텐데요. 이미 짐이 많아서 그럴 여력이 없기도 했지요.



어제 오전에 믹스커피 한 잔 마셨다가 밤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더랍니다. 어제는 가혹한 육체노동이 있어서 피곤했을텐데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었지요. 그래놓고는 오늘 아침에는 수면 부족에 근육통이 겹쳐 끙끙대고 있었고요. 아우. 근데 이게 끝이 아니라는게 문제죠. 이번 주 중에 한 번 더 육체 노동을 해야합니다. 어쩌면 두 번?;

이런 육체노동의 보상을 책으로 달래고 있으니 책 값이 무진장 들어가네요. 요 며칠간 주문한 원서 목록은 조만간 따로 올리겠습니다. 잘하면 구정 전에 올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ㅁ'
지유가오카에는 첫날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들어가는 경로를 택해도 한참 잘못 택한 것이, 야후 재팬에서 노선검색해서 가장 싼 것 코스를 골랐더니 그게 참으로 멋진 코스였습니다. 모든 종류의 환승이 서울 9호선 환승보다 더 깁니다.lllOTL 
하네다에서 내려 텐노즈아일에서 갈아타는 것도 모노레일 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와 길을 건넌 다음 지하 2층인지 3층까지 내려가서 탔으며, 오오이마치에서 갈아타는 것도 지하2층인지 3층에서 지상까지 한참을 걸어 올라와야 했습니다. 이게 400엔. 하네다에서 하마마츠쵸에 갔다가 시부야에서 갈아타는 것은 460엔. 60엔 싼데다 새로운 길이란 이유로 시도를 했는데 한참 고생했습니다. 어흑.;

어쨌건 지유가오카부터 찍고 나서 빙글빙글 돌다 생각한 것이 아마도 지유가오카에는 이제 올 일이 없겠구나라는 겁니다. 코소안이나 세인트 크리스토퍼 가든은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코소안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관심이 떨어진데다 세인트~는 한창 정원이 예쁘고 밖에서 차 마실 수 있는 봄에는 갈 수 없는 관계로 갈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도 올렸지만 파리 세베유도 그냥 저냥. 몽생클레르는 한 번 케이크를 먹어보고는 안 갔고 폴 바셋도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몇 번 가던 다른 가게들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더 해야겠네요.



한참 천가게 PICO가 어디에 있는지 찾던 때 찍은 사진입니다. 로망의 여행가방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찍었는데 역시 초점이 날아갔습니다. 하하하. 지도 문양이 찍힌 가방은 로망이긴 하지만 저런 가방은 너무 무거워서 말입니다. 게다가 저런 가죽 여행 가방은 산다면 아마도 루이비통...(어?)



아침은 일찍 나오느라 못 먹고-게다가 긴장해서 먹어도 제대로 소화가 되었을지는 미지수-기내식으로 적당히 끝내고 그 뒤엔 아무것도 못 먹었던 지라, 지유가오카에서는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유가오카에서 둘러보고 사야할 물건이 많다보니 마음이 급하고, 이날 일정이 바빠서 파리 세베유는 일 다 끝내고로 미루고 있었지요.

이날(20일, 수요일)의 코스
하네다 도착 → 지유가오카(Pico, 와치필드, 루피시아) →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포트넘 앤 메이슨) → 우에노(기타무라 커피집, 카와치야) → 아키하바라(숙소)


지유가오카에 도착한 것이 12시 반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출발한 것은 대략 3시경이었을 겁니다. 일정이 저리 바빴으니 마음도 절로 급하지요. 뭔가 먹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며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것이 저 흔들린 사진의 음료입니다. 고디바의 다크초콜릿 데카당스 초콜릭서. 초콜릭서란 이름을 알면 아는 사람들은 미친듯이 웃을텐데, 초콜릿 + 엘릭서의 합성어입니다. 그런고로 저걸 먹으면 스태미나는 끊임없이 차올라...(어이;..)

하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제 입맛에 많이 달지 않은데다 초콜릿을 넣고 그냥 갈아서 초콜릿이 씹히고, 굉장히 걸죽합니다. 말만 들어서는 스타벅스의 자바칩이나 초코칩을 넣은 프라푸치노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런 것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ㅠ- 초콜릿 음료라는 느낌이 확 오는, 아주 멋진 음료입니다. 집에서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더군요. 핫핫..



길을 걷다가 발견한 골동품점.
아래의 두 할아버지 할머니 도자기 상도 재미있지만 위에 보이는 타자기를 보고 반가워서 찍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도자기 인형 뒤에 보이는 푸른 무늬 접시는 아마도 쯔비벨무스터 같더군요. 찬장 여기저기에 보이는데 시간만 있었다면 들어가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배낭 진 것이 은근히 불편해서, 들어가면 어디 건드리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고요.

이 사진을 찍은 직후에 PICO를 찾았습니다.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다만, 예전에 찾아갔을 때 천보고 혹 했던 마음은 이미 사라지고 없어서, 마음에 드는 천을 딱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약간의 천만 구입하고 말았는데 이번 여행에서 천 구입비는 달랑 525엔이었습니다. 원래 1만엔 가량을 책정했는데 오카다야에서는 망설이던 천이 있긴 했지만 결국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PICO보다는 오카다야의 천이 제 취향에 맞더군요. 그리하여 PICO도 올 일이 없어졌습니다. 이전의 환상이 깨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길 모퉁이에 있는 와치필드. 지유가오카점이 본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여행 동안 간 와치필드 지점은 여기와 신주쿠 점 두 군데입니다. 양쪽 모두 갖추고 있는 물건이 조금 다릅니다. 찾는 물건을 양쪽에서 각각 구했으니 어느 한 곳만 갔다면 못 찾았겠지요. 하지만 양쪽에서도 못 구한 페브는 G가 키치죠지의 이노카시라 공원 입구에 있다는 와치필드 키치죠지점에서 사다주었습니다. 이쪽은 접근성이 그리 높지 않은건지 물건이 남아 있던 모양이더군요. 다음에 와치필드에서 물건 구할 때는 차라리 키치죠지를 갈까 싶기도 합니다. 신주쿠에서의 접근도 이쪽이 낫고요. 시부야는 갈 일이 많지 않아서..-ㅁ-;



와치필드도 여기까지 일부러 올 일이 없고, 루피시아도 다른 지점 찾아가면 되고, PICO도 올 일이 없고. 초콜릿엘릭서는 신주쿠나 다른 지점에서 찾아 먹어도 됩니다.
아마 그래서 지유가오카는 한동안 갈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ㅂ'
이번 여행의 시작과 대략적인 이야기는 앞서 한 번 올렸고, 근접 촬영(접사)을 제대로 못하는 키모씨의 실력 때문에 음식 사진은 제대로 된 것을 거의 건지지 못했습니다. 아놔.; 그리하여 염장 사진은 거의 여행 후, 다얀 그릇을 쓴다든지 하면서 올라갈 예정입니다. 흑. 염장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것이 뼈에 사무치는군요. 다음 여행 때는 필히 가볍고 손에 익은 카메라를 가져가겠습니다.

이번 여행 때도 태공망을 들고 가서 망의 여행을 마저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형을 제대로 찍으려면 근접 촬영을 해야하는데 사진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근접 촬영을 못하다보니 태공망의 사진도 별로 남아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나마 멀리 있는 경치를 찍은 것도 구도의 문제로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여행 기록을 올리는 속도가 느린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지요. 하여간 오늘은 여행 사진들 남은 것을 가능한 많이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지요.'ㅂ'



여행 가기 전, 짐을 싸다 보니까 태공망의 얼굴이 손때가 타서 거뭇거뭇합니다. 빨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주말에 시간을 내서 조물조물 손빨래를 했습니다. 그냥 별건 없고, 물에 담갔다가 하얀 천 부분만 비누를 묻혀 살짝 비볐습니다. 심하게 주물러 빨면 자수가 떨어질까 무섭기도 했고요. 그래서 비교적 깨끗한 얼굴로 찍힌 겁니다.;

물에 빠진 태공망. 빨다보니 한 장 사진으로 찍어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둘러 찍었습니다. 저 사진은 때가 불 때까지 기다리느라고 세면대에 널부러져 있는 모습입니다.



여행 가기 전, 가능하면 짐을 줄이겠다 생각했는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무조건 캐리어는 가져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한 것인지 아닌지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캐리어가 없으니 편하긴 했는데 .....
문득 여행 기억 하나가 떠오르는 군요. 훗.

어쨌건 D90은 이번 여행이 힘들어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카페인 과다와 체력관리 실패, 수면 부족이 여행이 힘들었던 이유인데, 그 중 체력관리 실패에는 D90이 들어가지요. 그야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거웠습니다. 원래 여행의 로망인 실시간 포스팅을 하기 위해서 노트북을 가져갔고, 거기에 D90이 합세를하니 캐리어가 있든 말든 무진장 무거운 건 당연합니다. 게다가 화보집을 포함해 상당한 무게의 짐이 있었으니 더했지요.
집에 돌아와서 가방과 쇼핑백의 무게를 달았는데 모두 합해 18kg 정도였을 겁니다.ㄱ-
캐리어 없이 그정도 무게를 감당했다니, 제가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수준이네요. 허허허.;

위의 사진을 보면 노트북과 카메라를 뺀 대부분은 여행 메모, 여행 자료 등입니다. 그리고 안 가져가려다가 나중에 옷가지가 늘었는데 이것도 생각만큼 필요하진 않았습니다. 바지는 혹시 몰라 한 벌 더 들고 갔는데 안 가져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러니 다음 여행 때는 짐을 더 줄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엔 보조가방으로 쓸만한 가방이나 큰 걸로 장만해 갈까 생각중이고요. 이번에 들고 간 리바이스의 부직포 가방(청바지 구입하면 담아주는 쇼핑백)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가볍고 질기고 튼튼해서 들고 다니기 좋았거든요. 다만 이번에 고생하면서 군데군데 낡아서 다음 여행 때도 가져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안되면 다른 가방을 수배해야지요.
내일 올릴까 하다가 내일은 또 일이 있어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니, 그냥 시간 날 때 올리자 싶어 홀랑 올립니다.

엔화를 꽤 들고 갔다고 생각했는데 지갑에는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뭘 그리 많이 썼나 싶기도 한데, 역시 사진 찍어 놓고 보니 원흉은 와치필드와 책이었군요. 하하하. 하지만 책은 다 사고 나서도 추가로 한국에서 주문할 예정이니 말입니다. 욕심은 끝이 없는거죠.



한가운데는 이번 여행을 같이한 태공망과 RQ(나노 레드). 그 옆에 있는 녹색 주머니와 그 주변에 있는 것은 개인 소품입니다. 주황색의 카드는 기노쿠니야 신주쿠 본점 DVD FOREST에서 CD를 사고 찍은 포인트 카드고요.
왼쪽 상단은 전자 제품입니다. 위키(XNOTE X100), DQ(D90). 거기에다 여행 준비 자료 등.
숨은 그림 찾기는 아니지만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리 되었네요. 상단 오른쪽에 있는 작은 컵은 다카시마야 백화점에서 사 먹은 호지차크렘브륄레의 그릇입니다. 그릇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고는 그릇은 잘 씻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위키 케이스 옆에 있는 녹색 물건은 천입니다. 지유가오카 PICO에서 사왔지요.

잠깐 여기서 딴 이야기를 하자면..

이번 여행에서 중점적으로 사오려 한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천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종이였지요. 종이는 여행 일정 마지막날(금요일)에 왕창 샀지만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천은 거의 구입하지 못했고요.

천 구입처는 지유가오카의 PICO와 신주쿠의 오카다야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처럼 매트를 만들려고 구입할 생각은 없었고 그냥 편하게 쓸 천을 구입하려 했는데, 딱 이거다 싶은 천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냥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대신 PICO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붉은색과 녹색의 천 조각을 샀습니다. 두 장에 525엔 하더군요.



이쪽은 먹을거리입니다. 간식 리뷰는 한 번 더 나갈 예정이고요.
맨 왼쪽은 니혼바시의 미츠코시백화점 본점에서 구입한 훗카이도 특산 버터 사탕. 저는 먹어보지 않았는데 어머니나 나 맛이 괜찮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생각합니다. 왜냐면 저는 사탕을 잘 안 먹거든요. 핫핫.;

가운데 있는 딸기잼이 올라간 쿠키는 양과자점 웨스트의 포장 과자입니다. 오늘 먹어봤는데 몇 개 더 사올걸 그랬나 싶더군요. 아래는 부드러운 타르트, 그 안에 케이크, 그리고 윗부분은 버터링쿠키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식감의 과자가 있고 잼도 딱딱하거나 하지 않게 적당히 굳어 있습니다. 아우.-ㅠ-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과자입니다.
그 위는 가마쿠라의 KIBIYA(키비야)에서 구입한 러스크, 그 오른쪽은 역시 키비야에서 구입한 파운드 케이크 두 종입니다. 이에 대한 리뷰는 다음에 따로 쓰지요.
맨 오른쪽의 포장과자는 술안주로 애용하는 짭짤하고 매콤한 과자입니다.
가운데 상단은 마루세이 버터샌드. 이건 이번에 처음 먹어보았는데 제 입맛에는 그다지 맞지 않았습니다. 버터크림은 제 입맛에 안 맞더군요. 오른쪽 상단은 카린토라는 일본 전통과자인데 선물용으로 사왔으니 제가 뜯어 먹을 일은 없습니다.; 사진 찍기도 어렵겠네요.
상자 아래쪽의 병은 아리스팜의 카시스 잼입니다. 이것도 나중에 따로 리뷰 올리면서 소개하겠습니다.



이쪽은 와치필드입니다.
아래의 컵은 받으시오~ 건배~를 하고 있는 다얀과 쿠로(다얀의 그림자). 이건 선물용으로 구입한 거라 제가 쓰진 않을겁니다. 맥주 따라서 건배하면 딱이겠다 싶었지요.-ㅠ-

그 위는 이번에 꼭 구입하리라 생각한 머그, 책벌레입니다. 고양이도 구입하고 싶었지만 짐이 무한정으로 증식하는 것이 두려워 취향에 맞게 책벌레만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이쪽은 사용하면서 사진 찍어 올리지요.
페브와 사각 접시도 이번 구입목록 상단에 올라 있었습니다. 접시는 이후에 간식 찍으면서 찍은 사진이 있어 종종 출연할텐데, 크기가 상당히 크기도 하고 도자기가 아니라 사기라서 쓰는 맛도 각별합니다. 일본과자나 떡을 담아도 잘 어울릴겁니다.
접시 위에 올라 있는 것은 약통입니다. 여행용 약통이 없다고 어머니가 지난 여행 때 지나가는 말로 말씀하신 것이 떠올라 보이는 대로 바로 집었습니다. 집에 들고 왔더니 너무 크다 하시는데 분리된다고 하여 보여드리니 좋아하시더군요. 가격이 얼마나 물으시길래 잊었다고 대답하고 넘어갔습니다. 현재 환율로는 대략 9천원 정도 합니다. 그리 말씀드리면 기겁하실걸요.
페브는 이번 여행 중에 못 구할 줄 알았습니다. 지유가오카와 신주쿠 라비린스 점을 둘다 찍었는데도 못 구했거든요. 한데 키치죠지에 놀러간 G가 이노카시라 공원 입구에 와치필드가 있더라며, 뭐 살 거 없냐고 문자를 보내더군요. 페브 있으면 사다달라 했더니 바로 사왔습니다. 상부상조였지요. 왜냐면 저는 G를 위해 Kinki Kids CD를 북오프에서 대량으로 찾아두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덕분에 G의 여행 예산이 대폭 줄었습니다.-ㅂ-; 페브는 나중에 추가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이건 G만 보고 다른 일행분들에게도 못 보여드린 것이네요. 스탬프입니다. 그것도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고무 도장입니다. 진보쵸에서 구입했는데 개당 630엔. 예산만 넉넉하다면 여러 개 구입해서 선물로 돌려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왼쪽이 보름밤, 오른쪽이 가을축제. 이름도 계절 분위기가 물씬 나지요.
언젠가 제 전용 스탬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긴 한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올해, 지금 당장부터라도 조금씩 구상에 들어가야지요.+ㅅ+



이번 여행 비용 상승의 최대 원흉이 저 박스입니다. 오야리 아시토 = NOCCHI 화집. 이전에 「北へ(북으로)」화집과, 뉴타입 연재 코너를 보고 그림에 홀딱 반해서 이번 화집도 구입했는데, 이번에 나온 화집은 정말로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어흑. 가능하면 처분하고 싶은 심정도? -_-; 뭐, 일단 샀으니 어쩔 수 없고 처분 여부는 이후에 결정하라지요. 하여간 가격도 무시무시했습니다. 7천엔이 넘었거든요.

아래 두 권은 문학소녀의 외전 단편집입니다. 문학소녀 시리즈는 외전이 발매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따로 사왔습니다. 하지만 문학소녀의 후편인 첫사랑 시리즈는 입맛에 맞지 않을 듯하야 그냥 놔뒀습니다. 다만 교보에서 구입 신청한 한 권은 어쩔 수 없이 구입했으니, 그건 도착하면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하단 가운데는 문학소녀의 추상화랑-문학소녀 시리즈의 삽화 모음입니다. 아우, 역시 토오코 선배가 좋아요.;ㅂ;
맥가든인가, 하여간 이쪽 출판사 책은 교보에서 주문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 여행 때 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하하. 그 오른쪽은 공항에서 구입한 「봄이 오면 딸기따기를」입니다.

그리고 그 뒤.
또 다른 원흉인 클램프의 화집입니다. 오른쪽이 「All about CLAMP」, 왼쪽이 「츠바사 화집 2」입니다. 츠바사 화집은 스바루와 카무이의 일러스트가 있을까 싶어 구입했는데 거기에 이글도 같이 있어서 덥석 낚였고요. 그러고 보니 츠바사에 마법기사 레이어스 캐릭터들도 더 등장했던가요? 나중에 찾아봐야겠습니다.
ALL~은 X 18.5권이 들어 있다길래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더 재미있게 보았던 것은 클램프 학원의 설립자인 이모노야마 집안의 설정입니다. 클램프 학원에 노코루가 나왔을 때부터, 노코루는 이모노야마 집안의 막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이사장은 아마도 그 큰누나일거라고 말입니다. 한데 말이죠, 그 누나와 노코루를 제외한 나머지 남매들이 몇이나 있는지, 그리고 그 이름이 어떤지는 읽어본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그 이야기를 잠깐 비추더군요. 총 8남매이며, 딸들은 初子, 次子, 終子, 아들은 하지메, 쓰즈쿠, 오와루, 아마루, 노코루랍니다. 순서도 나와있지만 지금 책을 꺼내기가 복잡한 관계로 기억나는 대로만 적어봅니다. 확실히 아들들의 이름은 다나카 요시키의 창룡전에서 따왔으며, 그 뒤에 창룡전의 삽화를 우연히 맡게되었다던가요.-ㅁ-; 인연이라고 적었지만 참...;
하여간 노코루의 형 얼굴은 창룡전 삽화를 그대로 떠올려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그러려니 생각해야지요.


이걸로 대강의 소개는 끝. 와치필드 리뷰 등은 차근차근 올리겠습니다.'ㅂ'

(사진은 가마쿠라의 츠루가오카하치만구의 매화. 저 새는 매입니다.)

열 두 번째 여행. 일본여행만 따지면 아마도 열 번째일겁니다. 이번 여행이 어땠냐면...


1. 여행 가기가 왜 이리 힘드나. 일정이 너무 변하잖아!

이번 여행은 우여곡절도 참 많았습니다. 애초의 여행을 A로 하면 최종 여행안은 D쯤. 그것도 D에서 D'로 변했다가 다시 D로 돌아온 경우입니다. 중간에 A, A' 등도 있었던 걸 생각하면 대략 여섯 번 정도 계획이 바뀌었습니다.

솔로잉 → 파티 → 일정변경 → 취소 및 일정변경 → 파티 2 → 파티 3 → 파티 2 ... 이쯤이죠.;


2. 여행이 왜이리 힘드나. 잠을 못자니 피로가 누적되잖아.

잠자리를 가리는 것이 심한 편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더 심각했습니다. 4박 5일간의 일정 중에서 숙면을 취한 것은 절반도 안됩니다. 카페인의 영향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카페인 섭취는 첫날만 하고 그 뒤로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키타야마 커피점에 다녀온 뒤로는 커피나 차나 다 입도 안댔습니다. 이것도 나름 기록이군요.

거기에 또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컨디션 관리가 어려울 경우, 항공기를 탔을 때 몸의 반응이 그닥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는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무릎 통증(...)과 새우잠. 달랑 두 시간의 비행에도 이런 상태이니, 장기간의 비행은 더더욱 안됩니다.

그런 고로 위의 명제를 종합하면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유럽 여행은 절대 못감.lllOTL

일단 같은 가격인 경우 일본보다 유럽 쪽의 숙소가 더 허름(?)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요구하는 것은 욕실이 딸려 있을 것, 다인실이 아닐 것이라는 겁니다. 이 두 조건을 만족하는 호텔은 유럽쪽에선 드물지 않을까요. 아니, 가 본 적이 없으니 확신은 못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문제는 비행시간입니다. 유럽 쪽이나 미국 쪽이나 양쪽 모두 장시간의 비행을 요구하지요. 힘듭니다. 돈이 넘쳐나서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를 탄다면 모를까.ㄱ-
사실 그 돈이면 일본 여행을 갑니다. 적어도 언어 문제는 걱정이 없으니까요.


3. 여행이 여행같지 않아.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

이번 여행의 특징 중 하나가 '시큰둥'입니다. 여행 가기 전날에도 뭔가 시큰둥. 정말 가는지 마는지, 그저 여행 일정이 잡혀 있으니 가는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마치 출장가는 듯한?; 거기에 여행 전날, 카페인을 과다 섭취한 것도 있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어서 두 시간 간격으로 깨어 있었지요. 거기에 항공기 안에서도 긴장해서 잠이 안 오고, 첫날 일정을 짜는 과정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몸이 배로 피곤해졌던 것도 있고요. 거기에 카페인 섭취까지 겹치니 이날도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쓰는 만행까지 저질렀지 않습니까. 그러고 나서 또 무거운 짐을 들고 움직였던 것도 있습니다.

여행 비망용으로 간단히 짐의 무게를 적어보면, 백팩이 7kg, 오른손이 5.6kg, 왼손이 4.8kg이었습니다. 백팩이 무거운 것은 D90이랑 위키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고요. 위키+전원+배터리의 무게만해도 꽤 나가는데 D90에 18-200이 붙어 있으니 7kg은 가뿐하지요.
그래서 들러 붙은 것이 P6000. 가기 일주일전까지 구입 여부를 고민하다가 그냥 D90을 들었는데 여행 다니는 내내 살걸 그랬다고 생각했지요. 비용 문제로 후회는 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4. 그래도 숙소는 좋았어요.
이번 숙소는 아키하바라 remm(렘)이었습니다. 여기서 머무르고 나니 다른 호텔이 성에 안 차겠다 싶더군요. 다른 것보다 마음에 든 것이 위치라, 이름만 봐도 아시겠지만 아키하바라에 있습니다. JR 아키하바라 역에서 걸어서 1분, 북오프 아키하바라까지 걸어서 30초입니다. 거기에 걸어서 10초 거리에 스타벅스가, 스타벅스 옆에 편의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편의시설은 환상적으로 갖춰져있지요.
다만....;
일본에 입국할 때, 맨 마지막 과정으로 간단한 심사가 있지 않습니까. 백팩에 보조가방 하나, D90은 크로스로 메고, 헤드폰을 목에 걸고 있었는데, 심사관이 숙소가 아키하바라라는 것을 확인하더군요. 확인하는 그 표정과 말투가 참으로 묘했습니다. 무슨 의미였는지는 생각하지 않으렵니다. 아하하.


이번 여행의 목표는 느긋하게 쉬는 것이었는데 쉬기는 커녕 피로만 잔뜩 쌓아왔습니다. 하지만 지름물품은 남았으니 아쉬움은 덜하고, 이미 다음 여행 계획을 슬슬 짜고 있습니다. 거기에 쌓여 있던 번뇌 하나를 털고 왔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맛있는 커피도 마셨고요.

이제 더 잊어버리기 전에 지름목록 작성하러갑니다.

파리 세베유의 상토노레카라멜을 먹고 케이크의 대왕마마를 만났다고 한지 어언 3년. 이번에는 다시 가보겠다 생각했지만 가겠다고 하고는 정보를 찾아보는 사이에 맛이 변했다는 정보가 있어 좀 슬펐더랍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확신을 못하고 있습니다. 변한 것이 나인지, 아니면 케이크인지 말입니다.

여행 가기 전날부터 몸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막판에 여행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가기 전날에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었지요. 그런고로 오늘의 상태는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화요일 밤과 수요일 밤, 이틀 연속으로 잠을 설쳤으니까요. 그러니 오늘 G와 H가 약속을 깼을 때 분노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먼산)

본론으로 돌아가, 잠이 부족하니 몸 상태도 안 좋은 것인지 이번 여행의 입맛은 참 희한합니다. 단 것을 거의 못 먹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푸딩을 달고 살고 보이는 케이크마다 맛있겠다고 군침을 흘릴터인데, 빵만 봐도 가슴이 뿌듯한 것이 참으로 행복할 터인데, 그렇지 않습니다. 단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케이크 보기는 돌 같이 하고 있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책...? 그릇...? 아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닙니다. 구입하려고 목적했던 것은 거의 다 구입했지만 하고서도 뭘 산 건가 싶기도 한걸요.

그런 상황이니 파리 세베유에 가서도 제대로 케이크 맛을 느낀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다만, 제대로 느꼈든 아니든 간에 저는 파리 세베유에 다시 갈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베유가 있는 지유가오카 자체가, 아마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던 것도 있고 말입니다.

지유가오카는 이번 여행 첫 일정이었습니다. 혼자서 여행에 대한 감동이나 그런 것 전혀 없이, 와치필드와 루피시아를 들리고 파리 세베유를 가기 위해 왔습니다. 입맛은 없었지만 엘릭서를 복용해서 기운을 되살리고, 쇼핑을 다 끝낸 다음 파리 세베유에 갔습니다. 와치필드를 마지막 일정으로 놓으면 찾기가 참 쉽습니다. 그냥 그 길을 따라 건널목이 나올 때까지 죽 걸어가면 되니 말입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찾아가서 케이크를 고르고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케이크를 고르고 나니 점원이 와서 음료 주문을 받고, 음료와 케이크가 같이 나옵니다. 바빠서 그런건지 테이블이 비어도 치우지 않고, 음료 나오는 것도 늦고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오직 케이크뿐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케이크 맛은 제 입에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사진을 비교하면 이전에 먹었던 케이크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외형은 그대로인 것이지요. 하지만 맛이 변한 것인지 제 입맛이 변한 것인지, 이전에 느꼈던 감동은 없었습니다.
크림은 쌉쌀하고 그리 달지 않지만, 단맛과 쌉싸름한맛은 따로 놉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느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캐러멜의 맛이 강하니, 속 안에 들어 있는 커스터드 크림은 거의 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나씩 분해하면서 재미있게 먹었지만 맛은 그리 즐겁지 않았습니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케이크가 간절히 생각나거나 하지 않아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던 걸까요. 아니면 케이크의 맛이 이전과 달랐던 걸까요. 500엔(세금 미포함)이란 가격은 한국에서도 비할바 없는 가격이긴 합니다. 아니,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케이크도 보기 어렵지요. 슈를 하나하나 구워내서 맨 아래의 슈에는 크림을 채우고 바닥으로 하고, 그 위에 크림을 채운 작은 슈를 올리되, 하나 하나 캐러멜을 묻혀서 올리고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비슷한 것은 본 적 있습니다. 크로캉부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인지, 패션파이브에서 비슷한 타입의 큰 케이크를 본 적 있으니까요. 하지만 작은 케이크에 이렇게 정성을 들이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모양이나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격 대비 성능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그 맛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케이크를 먹고 나서 몇 시간 뒤에 키타야마 커피점을 갔기 때문에 케이크가 왕대비로 격하된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분명 그 때의 케이크는 정말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을겁니다.

이전의 일입니다. 언제였더라, 하여간 몇 번째의 일본 여행에서  케이크의 대왕마마님을 만났더랍니다. 「서양골동양과자점」의 칸다 에이지가 한 말을 빌어 케이크의 대왕마마라는 단어를 썼는데 어제는 커피의 대왕마마님을 만났습니다. 이쪽을 대왕대비라고 칭한다면, 이전에 마신 폴 바셋의 카페라떼는 맛있긴 하나 왕대비 정도다라고 감히 칭하겠습니다. 그정도로 강렬한, 이전의 기억을 확 날릴 정도의 커피맛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새벽에도 잠 못이루고 이 시간에 글을 쓰고 있지요. 저를 아는 사람들은 글이 올라온 시간을 보고 '이 인간 미쳤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제가 이 시간에 일어나 글을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핫핫핫.;

키타야마커피점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것은 이글루스 밸리에서였습니다. 鬼畜の100님이 여행밸리인가 음식밸리에 올리신 글-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짜 커피라는걸 마셔봤습니다...[일본최고의 커피전문점 키타야마 커피]-을 보고 들어갔다가 홀딱 반해서 언젠가는 꼭 가겠다고 생각했더랬지요. 그러다가 이번에 여행 계획을 짜면서 도쿄에 있는 갈만한 커피집 정보를 얻고, 그 와중에 어느 분이 살짝 귀띔을 해주시더군요. 여기 커피가 맛있다고요. 그래서 재차 가겠다는 결심을 굳혔습니다.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왜냐면 안내 홈페이지가 있거든요. 여기서 미리 약도를 출력해가서 찾으면 위치한 곳에 비해서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냥 약도에 나온 대로 찾아가다보면 나옵니다.; 무책임한 발언이지만 정말 그런걸요.;



JR 우에노역의 출구 중에 入谷-이리야라는 출구가 있습니다. 이리야구치라고 합니다. 찾기 좀 어려운 곳에 있는데다, JR이 아니라 긴자선을 타고 갔더니 입구 안내는 A, B 식으로 알파벳으로만 나와 있어서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지도를 보면서 한참 고민하고 있자 역무원이 다가와서 말을 걸더군요. 약도를 보이며 이쪽을 찾고 있다고 했더니 함께 고민하다가 아예 이리야구치 방면으로 가는 출입구(JR중앙출구쪽으로 나가 왼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있습니다)까지 직접 데려다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홈페이지에는 이리야구치에서 왼쪽으로 500미터 정도 걸어가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쯤이 어디냐면,




빨강 동그라미쯤됩니다.


방향이 어딘지 몰라서 일단 무조건 걷고 보자고 생각하는데 눈 앞에 지도판이 보이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그 근처에 쇼와길(쇼와도리)이라는게 있길래 뭔가 했더니 최근 몇 년간 유행하는 시타마치 찾기의 일환인가봅니다. 쇼와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안내하는거죠. 쇼와길은 시타마치라고 보기엔 시대가 훨씬 뒤이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이 지도를 보고 대강 맞게 걷는 것 같다며 계속 걷다보는데 저 멀리 뭔가 눈에 들어옵니다.


빨강 네모로 쳐둔 저기. 실제로 보면 노란색 차양입니다.
홈페이지의 안내에 노랑 차양이 보일거라 했으니 설마 저건가 싶어 속으로 웃으면서 걸어갔는데 정말로 저겁니다. 저기가 키타야마 커피점이더군요.


역시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이고, 들어가서는 30분 안에 커피를 마시고 나와야 합니다. 들어갔더니 그 내용을 아냐고 물어보더군요. 입구에도 아예 써붙이기도 했고 사전에 들은(읽은) 것도 있으니 안다고 답하고는 메뉴판을 받아 들었더랍니다.

분위기는 굉장히 취향입니다. 커피콩을 한창 볶고 있었는데 캐러멜 향같은 달달한 향이 납니다. 최근 방문했던 몇몇커피집들은 커피향이 그런 달달함이 아니라 머리를 두드리는 듯한 진한 카페인 향이 나던데, 여기는 전혀 아니군요. 그러고 보니 이런 향을 맡아본 커피점은 몇 안되나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한 손에 꼽을 정도도 안됩니다.
그런 달달함에, 점포도 좌석은 꽤 있지만 올망졸망하게 작은 자리들입니다. 아무도 없어서 4인용 테이블 석에 안내를 받았습니다. 짐은 의자에 올려두라 하시는군요.

키타야마커피점은 올드빈을 전문으로 한답니다. 이전에 어디선가 잠깐 읽어보고 올드빈을 마시러 가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그 잡지에서 소개한 곳이 여기가 아닌가란 생각도 잠깐 드네요. 올드빈은 보통의 생두(볶지 않은 커피콩)을 오래 숙성시켰다가 볶는 곳입니다. 뭐, 맛의 차이가 어떠한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한국에서 올드빈을 다루는 곳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도 있고요.
어쨌건 자가 블렌드 커피도 있고 스트레이트(원산지) 커피도 있는데 어떤 것을 마실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물었습니다. 추천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모든 커피가 다 맛있기 때문에 하나를 고르기는 어렵다. 그러니 가격대비로 추천하자면 세트 메뉴가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1500엔의 세트 A를 시킵니다. 자가 블렌드인 웨스턴 블렌드 커피 한 잔, 시즈쿠(신의 물방울의 주인공 이름과 동일합니다-_-) 절반 크기가 함께 나온답니다. 메뉴판에서 보니 시즈쿠는 깔때기나 칵테일잔같은 모양의 유리잔에, 아래는 진한 커피가 있고 위는 크림이 올라간 타입인가봅니다. 일단 시켜놓고 불안 반 기대 반으로 앉아 주변을 둘러봅니다.

커피는 드립방식입니다. 주문받으면 그 때부터 준비하기 시작해서 시간이 꽤 걸린답니다. 그런 안내도 붙어있고, 매장에서 파는 커피콩도 커다란 투명 밀폐용기에 담겨 있습니다. 대강 기억나는대로 스트레이트 커피를 떠올리자면 만델린, 콜롬비아, 모카, 페루, 브라질 등이 있습니다. 다른 것도 더 있다고 기억하는데 확실한 건 이정도네요. 스트레이트도 7종류 이상 있다고 기억합니다.
여기저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둘러보고 있을 때 드디어 커피 한 잔이 먼저 나옵니다. 애초에 키타야마 커피점의 커피는 데미타세 같은 작은 커피잔에 나온다고 하는데 이거, 무늬가 익숙한 잔입니다. 덴마크인지, 하여간 북구쪽 라인이고 꽤 비싼 라인인데 이름이 잘 안 떠오르는군요. 살짝 요철이 있는 듯한 겉문양에, 푸른색 선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쯔비벨무스터나 스칸돌렛보다 한 단계 위였다고 기억하는데 확실하진 않군요.

커피가 왔으니 마셔야죠. 거기에 맞춰 함께 나온 것이 설탕과 크림입니다. 설탕은 우박설탕이라 하나요? 투명하고 입자가 상당히 굵은, 커피용으로 많이 쓴다는 설탕입니다. 그리고 다른쪽은 가루 설탕. 거기에 크림은 정말로 생크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작고 골동품-고풍스러운 느낌의 뚜껑달린 저그에 가득 담겨 있는데, 저그를 받친 쟁반에 뭔가 있길래 보니까 얼음입니다. 작은 쟁반에 얼음을 놓고 거기에 생크림을 담은 그릇을 놓은 겁니다. 호오.


분석은 이제 그만.
일단 마십니다.


...





도쿄여행 올 때마다 반드시 찍고 가리라 결심했습니다.
작은 잔이고, 색도 진하고, 거기에 질감도 그렇고. 진한 커피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데 한 모금 마셨는데도 이건 이제까지 마셨던 진한 커피와는 전혀 다릅니다. 쓴 맛도 없고 그저 쌉쌀하면서도 달달한 느낌, 게다가 향은 둥글둥글한 것이 혀에서 살짝 굴리면 입안 전체에 커피향이 와닿습니다. 와아아아아. 커피란 이런 것이군요. 맛있는 커피란 이런 커피를 말하는 것이군요. 주의도 필요 없고 마시는 방법도 필요 없고 그저 조금씩 내가 좋아하는대로 마시면 되는 겁니다. 이런 커피의 세계가 있다니.
어, 솔직히 그 때까지만 해도 커피콩을 조금 사갈까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마시는 드립커피도 보통 900엔 전후였지만(그러고 보니 블루마운틴도 있었지요. 가격은 상당히 높지만; 가격 때문이 아니라 맛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 무서워서 마시지 않았습니다) 커피콩도 그정도 가격입니다. 페루는 가격이 100엔정도 낮았다고 기억하는데 100g에 800엔, 200g은 1400엔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사갈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커피를 마시는 순간 사고 싶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1억 광년 밖으로 날아갑니다. 이 콩을 사간다 한들, 이런 맛을 뽑아낼 수 있을까요. 자신이고 뭐고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홀짝 홀짝 마시다가 살짝 설탕을 넣어 보았습니다. 우박 설탕을 넣었는데 잘 안 녹더군요. 휘휘 젓고 있는데 한모금 마셔보니 향이 단맛에 잡힌 느낌입니다. 실망스럽다 싶어서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에 생크림을 붓습니다. 어허허. 저 크림의 질감. 진짜 우유크림인가봅니다. 색을 가늠해서 적당히 넣고는 한모금 홀짝입니다.
오오.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군요. 어흑. 이제는 카페라떼도 못 마시겠습니다. 크림을 조금 넣은 커피가 이렇게 맛이 달라진다니, 아까 넣었던 설탕과 함께 크림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아주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지금 떠올리자니 아주 아주 잘 만든 다방커피가 이런 맛...?)


만족스럽게 한 잔을 다 마시고는 다음 커피를 기다립니다. 아마 이 때의 제 표정은 크림단지를 받은 고양이 같았을지 모릅니다. 하여간 이번에는 아주 작은 잔에 커피가 나옵니다. 용량으로 말하자면 .... 애들용 시럽감기약 한 컵?
하프 사이즈라니까 반 정도 크기가 나오는 건 알았는데 잔이 굉장히 작습니다. 보니까 그렇게 작은 유리잔에 아래쪽은 아주 진해보이는 커피가, 위에는 크림층이 동동 떠 있습니다. 조금 이상했던 것은 잔 가장자리에 뭔가 얼린 것인지 시럽 같은 것인지가 붙어 있더군요. 나중에 핥아 보고 알았는데 얼린 시럽 같은게 아니었나 합니다.
하여간 가르쳐 주신대로 커피가 나올 때까지 잔을 기울여 홀짝 홀짝 마십니다.


...


다음에는 꼭 시즈쿠만 한 잔 마시겠습니다. 어흑.
뭐라 말로 형언할 수 없네요. 진합니다. 하지만 쓰지 않습니다. 시지 않습니다. 달콤한 맛(아마도 시럽)이 감도는데 거기에 크림이 섞이면서 부드러움을 더합니다. 진하면서도 향기로우면서도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우면서도 그게 서로 다르지 않고 하나 같다는 그 맛. 마약이 아니라 커피맛에 취합니다.






<SYSTEM> 키르난은 커피 입맛을 열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그런고로 한 동안은 커피를 못 마실겁니다. 드립커피의 기준이 키타야마커피로 잡히면 이젠 무슨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요. 앞으로는 우유를 섞은 커피로만 연명하고 드립커피는 나중에 강릉 다녀와서 다시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어쨌건 대왕마마 커피를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가치가 있습니다. 아침에 공항 들어갈 때만 해도, 도착해서 도쿄로 들어갈 때만 해도, 이번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그 커피를 마시고 나서는 뿌듯함이 배가 되어 여행의 보람이 생겼더랍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고민하던 어떤 문제도 방향을 확실하게 결정했습니다.
맛있는 커피 한 잔이 인생향로를 결정한다라.
불가능한 것은 아니군요.



새벽 한 시부터 지금 이시간까지 글을 붙잡고 있는데다가 커피 묘사를 쓰고 있자니 위가 훌러덩 뒤집어집니다. 아마 지금 잠 못 이루고 있는 것도 저 커피 때문일겁니다. 오늘, 아니 어제는 그 커피 외엔 ... 기내식으로 나온 커피우린물을 마신 것도 있긴 하군요. 어쨌건 요즘 식생활도, 위도 엉망진창이라 그런가봅니다. 어제가 아니라 그제-여행 전날에는 카페인을 과다 섭취해서 밤잠을 설쳤는데 이틀 연속으로 이모양이네요. 허허허.

하지만 맛있는 커피가 있어 행복합니다./// 이제 다시 자러가야겠네요.



PS. 커피 입맛의 상향 조정으로 인해 한동안은 홍차만 팔 것 같은데 차라리 다행입니다. 위는 무리지만, 집에는 커피보다 홍차가 훨씬 더 많거든요.-ㅂ-;

아는 분이 여행을 다녀오셨더랍니다. 일본에 있는 친구를 만나보러 홀랑 다녀오신다 했는데 선물을 사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생각도 못했는데 갑자기 부시럭부시럭 뭔가를 준비하시더니 여행 선물이라며 하나씩 주시더군요.


저렇게 종이봉투에 고이 담아주셨으니 감격은 배가 됩니다. 크리스마스 전에 다녀오신거라 포장이 저렇지요. 그리하여 어떤 선물일까하고 두근두근 열어보았는데.



열어보고서는 혼자서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웃은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따져보자면 ⓐ 내 취향에 직격했다, ⓑ 다녀온 지역이 어디인지 아주 확연하게 드러나는 여행 선물이다, ⓒ 게다가 아무리 봐도 저건 지역 한정 특산물이다라는 것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요. 하코다테 3.8 우유라니. 병아리 만주인 히요코는 원래 후쿠오카쪽 선물이라는데 지금은 도쿄에서도 구할 수 있지요. 그러니 같은 여행 선물이라도 가격이 더 저렴하지만 개별 포장이 되어 있고 한정 + 특산물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이런 선물이 제격인겁니다.
그러니 여행 선물을 제대로 받았다는 것과 그런 여행 선물을 사오신 분에 대한 감탄, 그리고 그런 여행 선물을 줘본적이 없는 것 같다는 일종의 자괴감이 뒤엉켜 폭소를 터뜨린 것이지요.

이전에도 선물 관련 글을 올리면서 말했지만 이런 센스를 늘려봐야겠습니다.-ㅂ-;


(사진은 조만간 소개가 올라올 청계천 근처 카페 Ciao espresso의 와플)


오늘은 어제보다 덜 춥습니다. 내일은 또 오늘보다 덜 춥겠지요.

라고 쓰고 보니 어제 봤던 어떤 책의 구절이 떠오릅니다. 알래스카의 곰에게 인생을 배웠다는 허구성 제목을 달아 놓은 어떤 책. 하지만 책 내용은 정말 취향이라 종종 찾아봅니다. 월든 느낌에 가까울거예요.

어쨌건 그 책은 로빈슨크루소처럼 일기형식입니다. 다른 곳이라면 이미 벚꽃도 졌을 5월쯤인가에 알래스카에 들어갔는데 거긴 아직 호수의 얼음도 안 녹았습니다. 어허허. 그런 곳의 12월 일기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12월 초였는데, '오늘은 영하 6도다. 아직 봄도 오지 않았는데…(중략)'
제가 이 부분을 읽은게 엊그제, 영하 8도를 달리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거기라면 능히 그런 말이 나올만 하지요. 왜냐면 그 전전날인지 전날은 영하 36도, 그 하루 전은 37도였습니다. 그런 날씨니 영하 6도면 아주 따뜻한 겁니다. 그러니 지금의 저도 따뜻한 것이라고 잠시 세뇌를…?


그건 그렇고 제목이 왜 저렇냐면, 오늘 교보에 가서 G에게 저런 칭찬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Cafe Sweets 최근호-정확히는 105호의 표제를 보고 뜨악했습니다. 별 생각 없이 며칠 전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일서 중 베스트셀러 목록으로 올라 있던 것을 보았거든요. 제목이 새로운 단맛의 차와 팥앙금 디저트에 주목! 인데, 푸딩 특집이 같이 들어 있던 겁니다. 하지만 이미 품절이더군요.

오늘 교보 일서란에 들른 김에 훑어 보다가 그게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105권은 역시 품절일뿐이고. G에게 푸딩 특집이 있다 했더니 홀랑 넘어가서 품절이란 말에 좌절하더랍니다. 저도 아쉬운 눈으로 돌아서려고 했으나, 그 순간 눈에 들어온 딱 한 권.-_-; 105호입니다. 으허허. 표지에는 달달한 팥앙금과 푸딩이!
그냥 돌아섰다면 못 구하고 넘어갔을 것을, 제 눈과 제 손이 구했다며 G가 감격하여 부른 것이 저거랍니다.

평소에도 이러고 놉니다.;

제이님이 부탁하셔서 일본에서 사올만한 간식거리를 생각해보니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더군요. 그리고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도 있습니다. 그냥 도쿄 기준으로 적어보자면-도쿄 외의 지역은 가본적이 없습니다-ㅁ-;-이렇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히요코. 병아리만주입니다. 원래는 후쿠오카쪽 특산물인데 도쿄에서도 팝니다. 아마 대부분의 지역공항에서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 찍어 놓은 것이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제 블로그 내에서는 안잡히네요. 병아리 모양을 한, 보통의 만주입니다. 귀여운 걸 좋아하시고 팥앙금이 들어간 간식도 좋다 하시면 추천합니다.

도쿄 여행 선물로 가장 많이 사오는 것은 도쿄 바나나 시리즈입니다.
바나나 모양으로 생겼는데, 속은 바나나 커스터드, 겉은 카스테라입니다. 이것도 꽤 좋아합니다. 달달한 것이, 커피랑 곁들이면 딱 좋지요. 이것도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도쿄 바나나 쿠로코마 버전도 있습니다. 검은 바나나인데, 속에 검은깨 크림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보기만 했고 사 먹지는 않았고요. 그리고 도쿄 바나나 파이. 이건 비교적 최근에 글 올렸습니다.

그리고 한게쓰. 半月이라 쓰고 한게쓰라고 읽습니다. 반달모양이란거죠.
반달 모양 고프레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하지만 기린에서 나온 고프레보다는 과자부분이 조금 더 단단합니다. 얇은 센베와 비슷한 느낌이고요. 바닐라도 있고 딸기도 있고 녹차도 있던가요. 하여간 이것도 야금 야금 먹기 딱 좋습니다.

지금도 파는지는 모르겠는데 몇 년 전 G가 일본 여행 다녀오면서 하네다 공항에만 판다는 대형 도라야키를 사온 적이 있습니다.
팬케이크를 반으로 접어 그 사이에 통팥앙금을 넣은, 생각한 그대로의 맛이지만 잘라 먹는 재미가 있지요.>ㅅ<


푸딩같은 것도 좋긴 한데, 푸딩은 기내 반입이 안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난감하니..=_=;;


모종의 이유로 신촌 북오프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오자는 주체는 제가 아니라 G였지요.-ㅅ-
길 찾은 어린양의 길안내상담을 해주기 위해 G와 동행한 것이었고, 어린양과 G 둘다 북오프를 좋아하기 때문에 덩달아 따라간 것이었습니다.
북오프 신촌점은 서울역점보다도 큽니다. 아직 분위기는 안 잡힌건지 책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눈에 들어오네요. 같은 시리즈가 서로 이웃해 있는 서로 다른 책장에 꽂혀 있다거나 말입니다. 혹시 가격 때문에 따로 두었나 싶기도 한데, 가격이 다른 책은 아예 따로 꽂지 않나요.'ㅂ'
오픈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는데 사람들은 꽤 많더군요. 매출과 직결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오래된 만화책들을 보고 있자니 탐심이 일어, 그걸 억누르느라 꽤 고생했습니다. 괜찮습니다. 저는 저 책 한 궈만 구입했으니까요. 물론 마스터님과 듀시스님과 Kiril님을 위한 책이라고 분명히 밝혀둡니다. 2009년 5월 1일 발행이라 되어 있어 덥석 집었지요. 책이 약간 파손되어서 3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습니다.

다음 생협 번개 때 들고 가겠습니다.^-^




그나저나. 지난번에 책 정리한지 얼마다 되었다고 또 다시 책을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어젯밤 에스페란사 7권이 보고 싶어져 서가를 뒤지는데, 그 책만 원서다보니 6권까지가 모인 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 두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을 어디 두었는지 알 수 없어 여기저기 찾다가 포기했습니다. 아무래도 다시 책 정리를 해야할 모양인데, 제 방 베란다는 CD 때문에 발 디딜틈도 없고, CD 주인인 G는 정리할 생각을 손톱만큼도 안하고 말입니다.-_-+ 추석 때 들들 볶아서 정리 좀 해야겠네요.

(비스코티와 딸기 생크림과 바게트. 바게트는 생크림을 발라먹는 것도 맛있습니다.-ㅠ-)

속담중에 열 경찰이 한 도둑을 못잡는다는 것이 있었을겁니다. 정확하진 않군요.-ㅅ- 격언인지 속담인지. 어쨌건 그럴만한 일이 있어 뼈저리게 느낍니다. 아무리 방어선을 쳐도 소용 없더군요. 헐헐헐.


대학로에 있는 짬뽕 전문점을 다녀왔습니다. 근데 어째 짬뽕보다는 탕수육과 군만두가 취향입니다. 짬뽕이 별로 맛있지 않다고 생각한 건 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양파하고 양배추의 달달한 맛이 없었고, 맵지도 않았고, 국물이 맹맛이랄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배추가 듬뿍 들어갔던데 저는 배추보다는 양파와 양배추가 많은쪽이 좋아요.-ㅠ-
하지만 탕수육이 싸고 맛있으니 가끔 갈 것 같습니다. 여자 둘이서 탕수육 하나, 군만두 하나, 짬뽕 보통으로 하나 놓고 먹으면 굉장히 배부릅니다. 당연한 이야긴가요.; 다음에는 볶음 짬뽕을 시켜볼까.


버스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는 쪽인데다 머리 바로 위에서는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어서 지금도 머리가 아픕니다. 이러다 감기 걸리면 곤란합니다. 그러니 내일과 모레는 푹 쉬어야지요.

그러나 내일은 썸머워즈 보러갑니다. 이글루스에 올라온 이상한 리뷰글 때문에 이미지 확 망쳤다고 투덜대고 있지만 그래도 DVD를 사고 싶다 생각할 정도로 예고편 보고 좋아했으니까요. 어, 그러니까 코난 보러 갔다가 썸머워즈에 낚인거랍니다.-ㅁ-;

G 친구가 이번에 일본으로 올빼미를 가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G에게 일본여행 계획을 상의하러 왔는데 이미 대부분의 계획은 다 짜서 들고 왔다는군요. 근데 어째... 제가 안 간 곳이나 간지 오래된 곳만 골라 잡았더랍니다. 첫날은 츠키지, 시오도메, 아사쿠사. 둘째날은 하라주쿠, 시부야, 에비스, 롯폰기. 으하. 이 중 아사쿠사는 두 번 정도 가봤지만 그게 다 몇 년 전 이야기고, 하라주쿠는 마지막으로 간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으며 시부야나 에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허허. 그러고 보니 아사쿠사, 하라주쿠, 시부야, 에비스는 언젠가 G와 함께간 여행 때 한 번에 다녀온 걸로 기억하는데 이게 아마 2003년? (먼산)
전 시부야보다는 신주쿠가 좋습니다. 정확히는 신주쿠의 서전테라스와 기노쿠니야와 다카시마야 백화점과 이세탄 지하 식품매장이 좋습니다. 도큐핸즈야 다카시마야 백화점과 한 세트죠.

카모메 식당에 등장하는 시나몬롤에 대한 정보를 하나 얻었습니다. 출처는 동경오감 네이버 블로그. 일본 여행 관련 이야기가 요즘 슬슬 나오고 있거든요.-ㅁ- 여행계 들어 놓은 돈으로 간거니까....


저는 투자감각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저도 잘 압니다. 그런 고로 욕심은 안 부리기로 했습니다. 투자고 뭐고 저는 일단 목돈 모으는 것이 목표라지요. 하하하.

어스시 달력은 탁상달력이었습니다. 어떤 달력일까, 삽화크기가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는데 이정도면 만족입니다. 어스시의 마법사가 실제본이었던가요? 그럼 마일즈 시리즈 다음은 어스시를 할까요. 6권이 어제 도착했는데 대강 뒷부분만 훑었습니다. 어, 제 입맛에는 5권이 더 잘맞는군요.'ㅂ'


그나저나 B양. 글은 언제 올릴 것임?
만세! 열흘 묵은 글감은 이게 마지막입니다. 하지만 엊그제 올린 글감들은 아직 손도 못댔으니 분발하겠습니다.


태그에 괴식을 넣은 것은 마지막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온 시점과 연관이 깊습니다.

그러니까 6월 초쯤의 일입니다. 일본에서 사온 코바늘을 찾고 있던 G는 정리할 겸 해서 털실이 들어 있던 종이 봉투를 홀라당 뒤집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이것이 나왔습니다.



신주쿠 다카시마야 지하에서 사온 와플 과자입니다. 맛은 메이플맛. 와플처럼 찍힌 모양에 귀엽기도 해서 선물로 팀에 뿌리겠다며 사왔는데, 역시 일본에서 사온 털실 뭉치 사이에 넣어두었다가 까맣게 잊고 이제 발굴한 겁니다. 이게 발굴이라는 단어를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상미기한 2009. 3.15. 다행히 3개월은 안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이 글감을 올린 날이 6월 13일, 찍은 것은 그 전일 것이니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확실하든 아니든 상관 없습니다. 어차피 상미기한이 지난 것은 확실하니까요. 유통기한도 아니고 상미기한인데다, 보존 방법을 차갑고 어두운 곳-냉장고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것은 방 안에 계속 있었습니다. 구입일은 기억이 맞다면 작년 말입니다.(...)

G: 어, 이거 먹어도 되나. 2009년 3월 15일까지인데.
K: 나 줘. 과자니까 그렇게 문제가 생길 것 같진 않지만 탈 나면 그런거지.

그리하여 저 와플 과자는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그 주 주말 아침. 코코아 한 잔과 코스트코 제 블루베리 베이글과 수박과 와플을 준비합니다. 물론 이것 전부가 제 아침인 것은 아닙니다. 와플 과자는 몇 개만 먹어볼 생각이었지요. 기왕 밥상 차려 사진 찍는 것, 한 번에 사진 찍어두자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ㅂ'



메이플 맛이라던데 살짝 향이 나긴 납니다. 와플은 메이플 시럽이 제격이니 흐뭇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는 한 입 베어뭅니다.

...

음, 나쁘진 않네요. 생각하던 식감이 아니라 조금 당황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전 와플처럼 폭신폭신한 맛을 기대했는데 이건 와플 과자라 그런지 바삭합니다. 버터링 쿠키를 먹는 느낌인데요. 와플을 많이 구웠다거나 액체의 양을 줄였다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모양만 비슷하지 제조공정이 완전히 다를 거란 생각입니다. 버터 쿠키의 맛이니 제 취향에서는 살짝 벗어난데다 달달해서 고이 뚜껑을 덮어 G의 책상 위에 올렸습니다. 먹고 나서 24시간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으니 괜찮다고 생체실험을 대신한 셈이고, 그래서 아직도 G의 책상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닥달해서 4개월은 넘기지 않도록 해야지요. 다른 사람과 같이 먹을 거라고 하면 아래 스티커는 살짝 떼고 들고 나가라고 해야겠습니다. 하하.
(혹시 '다른 사람'이 이 글을 읽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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