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타고타마가와(二子玉川)에서 찍은 사진들 몇 장.
시부야에서 전원도시선을 타고 10분 남짓 걸리는 곳입니다. 지유가오카까지도 바로 연결되니 양쪽을 묶어서 돌아다니기 좋은 곳이지요. 메구로까지의 버스 코스가 꽤 볼만하다 했는데 시간 문제상 바로 이동을 했기 때문에 이쪽 사진은 없습니다. 메구로는 이번에도 돌아보지 못했지요.

후타고에서 주로 돌아다닌 곳은 백화점. 다카시마야 백화점을 빙글빙글 돌면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코치 매장입니다.
다른것보다 앞쪽에 보이는 알록달록 패치워크한 지갑이 눈에 들어왔지요. 물론 제가 먼저 본 것이 아니라 같이 간 샤이님이 먼저 보셨습니다. 아무래도 이런건 좀 둔해서..OTL
신상품이라 하는데 청록색, 자주색, 흰색에 코치 마크가 들어간 가죽이 번갈아 이어져 있습니다. 작은 가방도 있고 지갑도 있고, 아예 라인이더군요. 한국에는 들어오려나 싶은 라인이라 샤이님이 꽤 고민했습니다. 실물이 상당히 예쁘거든요.+ㅁ+

Madu라는 브랜드는 여기서 처음 보았습니다. 한데... 은근히 물품들이 취향이라니까요. 눈을 끄는 그릇들이나 소품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단, 이번 여행 때 저는 뭔가 시들한 상태여서 그릇을 봐도 딱 이거다 싶은게 없더군요. 지름신이 오시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그 직후에 오신 덕에 다음달 카드값이 걱정입니다.

후타고의 다카시마야는 본관과 서관, 남관이 따로 있습니다. 주로 돌아본 것은 남관쪽인데 남관에서 본관으로 이동하는 도중의 연결통로에서 밖을 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담쟁이가 잔뜩 뒤엉켜 뭔가 을씨년한 분위기의 건물입니다. 아예 완전히 덮고 있다면야 덜하겠지만 지금은 좀 부족하죠?

사진에 가 있는 검은색 세로줄은 창문 유리에 들어 있는 열선입니다. 겨울철의 서리방지와 습기가 서리는 것을 막기 위함인가 봅니다.


자아. 여행기가 거의 끝나갑니다. 이제 두 세 편만 더 올리면 되겠군요.+ㅁ+
신 타카나와 프린스 호텔이었나요? 하여간 이름도 헷갈리게, 시나가와 역 주변은 호텔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번 여행의 숙소는 시나가와 프린스였지만 모종의 이유로 인해 신 타카나와에도 있었습니다.(훗훗훗)

아침에 조식을 먹으러 시나가와 프린스의 하푸나로 가던 도중 발견한 것. 건물이 굉장히 예뻐서 카메라를 들어 찍고 나서 보니 교회건물이었습니다. 지붕 바로 아래 보이는 십자가 말이죠.
일본 사람들은 태어나서는 신도, 결혼할 때는 교회, 죽어서는 절이라던데 그래서 그런지 호텔에서 교회 건물을 만들어 놓는 경우도 있더랍니다. 결혼식용 건물이지 실제 교회는 아닌거죠. 하지만 이것은 진짜 교회입니다. 번듯하게 교회 이름도 있고 일요일 아침에 예배보러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고요.

층수 높고 들어가기 어려운 그런 교회가 아니라 작지만 마을 사람들이 언제나 드나들 수 있는 느낌의 교회입니다. 이런 교회라면 좋습니다. 그래도 들어가라고 하면 손사래를 치겠지만 말입니다.

쉐타? 스웨터? 표준어가 후자일거란 생각에 일단 후자로 적습니다.

후타고 타마가와도 이번 코스에 들어가 있었지만 목표였던 타코야키와 타이야키는 뒤로 한 채 다카시마야 백화점만 줄창 돌다가 끝났습니다. 굉장히 큰데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일요일 오전이라 사람이 없기도 했고 말입니다. 특히 지하 1층의 식품관은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파산하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눈을 홀리는 간식들이 많았으니까요. 다행히 전날의 홍차 파산을 생각하며 꾹꾹 눌러 참았습니다.
그래 놓고는 지유가오카로 이동한 다음 또 루피시아에서 홍차를 샀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말입니다. 살포시 넘어가도록 하죠.

사진은 뒤쪽으로 보이는 스웨터를 입은 티포트를 찍은 겁니다. 찍어도 되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하여간, 후타고 타마가와 다카시마야의 Afternoon Tea Shop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판매 상품입니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는데 저 귀여운 스웨터에 홀딱 반해서 G에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려고(...) 찍었습니다. 작은 사진으로는 제대로 디테일이 보이지 않아서 아쉽긴 하군요.

티코지에 티매트, 찻잔받침까지 세트로 만들어 달라고 할까요.-ㅅ-

제목만 보시고는 이게 뭐신겨?라고 의문을 떠올릴 분들이 많을겁니다. 저게 바로 도쿄 바나나입니다. 그냥 바나나라고 히라가나(원래는 가타카나로 써야 맞겠죠)로 쓴 것도 아니고 맨 뒤에는 奈를 붙이는 센스라니.
이번 여행에는 일본어로는 오미야게라 부르는 여행선물을 꽤 많이 사왔습니다. 이 중 먼저 먹은 두 가지를 쓰도록 하죠.

하나는 이름도 잊어버린 기묘한 일본과자입니다.

옆에 놓인 고구마는 살포시 무시해주시고...

사각형 밀전병 안에 통팥앙금이 들어가 있는 과자입니다. 이건 선물로 사들고 와서 부서에 전부 돌렸습니다. 물론 이번은 제가 돌릴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랬던 것이고 앞으로는 안 할 생각입니다. 비용 문제가 상당해서 말이죠.
이걸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쌉니다. 20개 들이 한 박스에 1천엔이었던가요? 상당히 싼 맛에 하네다 1터미널에서 덥석 집었는데 들어가보니 출국장에서도 팔더군요. 그 쪽이 5% 세금이 없어서 더 쌌습니다.(훌쩍)
계피향 비슷한 팥앙금에 약간 쫀득한 느낌의 밀전병이라 녹차와 함께하면 딱 어울릴 듯합니다. 차를 마실 시간이 없어서 후다닥 한 개 집어들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도쿄 바나나의 케이스는 지난번 홍차 공개(;) 때 찍었으니 이번엔 내부 사진을.

8개 들이입니다. 이게 1천엔이었을거예요.
낱개포장으로 되어 있어 집어먹기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든 과자상품들은 판매 당시에 상미기한-이라고 보통 써져 있는 언제까지 먹으세요라는 날짜-을 알려줍니다. 유통기한과 상미기한은 보통 다르죠. 상미기한을 한국어로도 편하게 부르는 단어가 있을텐데 기억이 안납니다. 뭐더라.

뜯어보면 저렇게 아래 쪽은 비닐로 된 케이스가 들어 있습니다. 겉이 촉촉한 스폰지라 잘못하면 손에 묻을 수 있거든요. 그러니 저런 케이스를 잡고 먹으란 것이겠지요.
뭔가 오동통하니 몽키바나나라 불리는 작은 바나나가 생각나는 사이즈입니다.

한 입 덥석!
음, 겉은 부드러운 스폰지 시트, 그리고 안은 바나나 잼. 끝!





<SYSTEM> 키르난은 도쿄 바나나를 클리어했습니다.



덧붙임 1. 히요코도 도쿄여행선물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큐슈랍니다.
덧붙임 2. 처음으로 도쿄 바나나를 사와봤는데 하네다 공항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으니 두 번 사올 것 같진 않군요. 다음엔 뭘로 사올까나.
지금까지 가본 호텔 중에서 가장 고가의 호텔이 바로 여기, 시나가와 프린스입니다.
시나가와역에서 걸어서 2분, 그리고 시나가와 역은 하네다공항에서의 모노레일이 도착하는 하마마츠쵸와는 딱 두 정거장입니다. 그래서 교통편이 굉장히 편리하다 하던데 과연! 돌아다니기도 편하더군요. 시간이 맞지 않아 시나가와 역에 붙어 있는 여러 쇼핑센터는 가보지 못했지만 돌아다니다보면 고디바도 있다 합니다. 쇼핑가가 굉장히 크다는 것이겠지요.

일요일 아침은 호텔 조식입니다. 시나가와 프린스는 규모가 크다보니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도 여러 곳인데 이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뷔페식 식당인 하푸나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8시쯤 내려갔더니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군요. 카메라를 들고 내려갔지만 뷔페칸을 찍을 용기는 없어서 접시만 열심히 찍었습니다.

입장을 기다리고 있으면 종업원들이 서로 연락을 하여 어디에 몇 자리가 있는지를 파악, 손님들의 수 대로 자리 안내를 해줍니다. 그리고 전해주는 것이 이것. 뷔페식당의 안내도입니다. 어디에는 양식이, 어디에는 빵이, 어디에는 일식이 등등으로 간단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굉장히 크더군요.

자, 첫접시는 빵이 주가 됩니다.
그릇에는 호박수프가, 그 앞에 있는 것은 감자 튀김, 그 옆의 노란색은 스크램블 에그. 그리고 모닝빵과 크로와상이 있습니다. 수프그릇 뒤에 보이는 것은 프렌치 토스트입니다.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갓 구워 낸 프렌치 토스트. 하지만 두 번 갖다 먹은 것은 스크램블 에그입니다.-ㅂ-; 토스트는 맛있었지만 두 번 먹으면 배가 부를 것 같더군요. 잼도 꽤 다양하게 있습니다.
빵은 한 입씩 베어먹고 포기. 따끈따끈했다면 모를까, 식어 있는데다 어디서든 맛 볼 수 있는 그냥 빵. 수프도 좀 에러네요. 색은 호박이지만 맛 자체는 일반 크림수프입니다. 달달한 걸 기대했는데 이건 좀 아니예요.

이쪽은 마쟈님의 접시. 치즈와 샐러드와 가마보코와 ... 탄수화물이 없는 식단. 듣고서 알았지만 탄수화물이 먼저 들어가면 배가 부르잖아요. 저는 그제서야 생각이 났더랍니다. 그래도 전 항상 첫 접시가 빵가득 접시가 되더군요.

제 두 번째 접시. 이름은 잊었는데 희한하게 생긴 시리얼입니다. 요구르트에 이 시리얼을 넣어 먹었더니 약간 달달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딱 취향입니다. 어디선가 구할 수 있으면 더 구해다 먹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감자샐러드 한 번 더, 당근과 단호박 익힌 것, 스파게티, 치즈와 콩 다량, 소시지, 과일등입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원래는 첫비행님 이글루에 트랙백을 걸어야 하는데 그냥 넘어갑니다. 양해를..;

첫비행님의 4월 여행 때 지유가오카에서 만났다는 제철채소음식점을 보고, 거기서 홀딱 반해 케이크를 물리쳤다는 이야기에 한 번 가봐야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몽생클레르 맞은편에 있다는 말을 듣고는 일요일 점심 때 그 근처를 살짝 헤맸는데 결국 찾은 곳은 몽생클레르 맞은편이 아닙니다. 그보다 한참 못미쳐서군요.
몽생클레르 맞은편에는 폴 바셋 지유가오카 점이, 아엔의 맞은편에는 와치필드가 있습니다. 지유가오카 안내 지도에 종종 등장하는 Three Dogs Bakery에서 아주 조금만 더 올라가면 와치필드가 있으니 그걸 기준으로 삼으시면 될겁니다.
(제대로 위치를 알아가지 않아서 같이 헤맸던 샤이님께는 죄송합니다. 흑흑흑;;)

AEN을 앤이라 읽어야 할지 아엔이라 읽어야 할지 아인이라 읽어야할지 난감한데 아엔이 맞답니다. 이름의 유래를 보니 아연을 의미하는 거라는군요. Zn의 아연입니다. 미네랄(미량원소)을 포함한 채소를 주력 음식으로 하고 있어 그렇다는 듯합니다. 설렁설렁 해석을 했으니 그런가 보다 생각해주세요.

전봇대에 씌어진 주소로는 지유가오카 2-8이로군요.

입구에 이렇게 AEN이란 이름이 나와 있고,

건물 옆은 대나무로 가려두었습니다. 이 바로 옆이 지유가오카 공원이랍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많이 모여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1시 쯤 들어갔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사람들이 다들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 분위기군요. 주방에는 요리 둘, 설거지 담당 한 명이 있고 접객과 요리 나르기를 같이 담당하는 매니저와, 아르바이트 둘이 같이 있습니다. 메뉴판 나르랴, 주문 받으랴, 거기에 음식 나르고 음식 접시 치우고 디저트까지 배달하려면 정말, 이 인원으로 가게가 돌아간다는게 신기합니다. 하기야 손님들도 약간의 기다리는 시간은 감내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지요.

제철의 세트메뉴가 2100엔. 거기까지 나가기엔 조금 무리란 생각에 다른 것을 고르다가 본 것이 채소세트입니다. 메뉴 소개에는 미네랄 채소와 제철 채소가 나온다 되어 있는데 이 양쪽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지요. 같이 간 샤이님은 흑돼지 커틀릿 세트를 시켰습니다.

세팅은 이렇게. 숟가락은 없고 젓가락만 있습니다. AEN이라 되어 있지요.

젓가락 받침이 호박입니다. 가을이라 그런가요.

채소 세트에는 이렇게 샐러드가 별도로 나오는데 흑돼지쪽은 샐러드가 안나와서 왜 그런가 했더니 그 쪽은 아예 이런 접시 가득 샐러드를 담고 주변에 커틀릿을 놓았습니다.
앞 왼쪽에 보이는 것은 우엉이나 연근으로 추정되는 조림. 뒤쪽은 달달한 감자샐러드. 아래에는 좀더 삭히면 사워크라우트(슈크루트)가 되지 않을까 추측되는 양배추 절임. 그리고 가운데는 새콤한 샐러드 소스를 뿌린 채소들입니다. 약간 시들시들한 느낌이라 아쉽더군요. 아삭한 것이 좋은데 말입니다. 그래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습니다.

이것이 샤이님의 메뉴. 샐러드 한가득, 그리고 달걀 구이도 있고 두꺼운 돼지고기도 함께 합니다.

밥은 백미와 현미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현미로 했지요.

밥과 된장국은 모든 세트에 딸려 나오나봅니다. 건더기도 실한게, 팽이버섯과 유부가 잔뜩 들어 있습니다. 국물은 후루룩 마시고 건더기는 젓가락으로 건져먹으면 되지요.

제철의 채소가 어떻게 나오나 했더니 채소 조림(찜?)입니다. 으하~
채소만 가득 있어서 심심하지 않을까 했는데 먹는 동안 계속 감탄하며 즐겁게 먹었습니다. 대파도, 호박도, 가지도, 당근도, 버섯도. 들어 있는 모든 채소가 아주 알맞게 익어서, 어석거리지도 물컹거리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그 딱 알맞은 상태에서 꺼냈을까요. 게다가 짭짤하고 달달한 간장 소스 덕분에 밥이랑 같이 먹으면 정말 행복합니다. 생각하는 지금도 침이 마구 고이는군요. 고기를 먹을까 하다가 선택한 채소지만 고기보다 더 행복한 밥상이었습니다.

에러라고 생각한 것은 메뉴에 딸려 나오는 이 디저트. 치즈무스랍니다. 요구르트 맛이 살짝 감도는 치즈무스였습니다. 달달하기도 하거니와 채소로 깔끔해진 입맛을 뭔가 텁텁하게 만드는 느낌이라서요. 맛은 있지만 메뉴에는 어울리지 않는 디저트란 생각입니다. 몇 숟갈 뜨다가 도로 내려 놓았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폴 바셋의 카페오레로 입가심을 하는게 최고...(퍽!)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가고 싶습니다. 그 때는 어떤 채소들이 나와 있을까요. 제일 가능성이 높은 건 겨울 여행인데, 겨울의 제철 채소라하면 역시 배추와 무?
츠바메 그릴에서 배불리 먹고 나온 다음은 폴 바셋. 여기도 윙버스를 통해 알게 된 가게입니다.
그러니까 세계 바리스타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78년생입니다-_--을 한 폴 바셋과, 일본의 유명한 파티셰인 츠지구치씨가 합작으로 만든 카페입니다. 케이크는 파티셰가, 에스프레소는 바리스타가라는 공식이겠지요.
커피가 맛있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서 가겠다고 했고, 이날 카페인 섭취가 제대로 안되었던 일행들도 이쪽에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여기는 츠바메그릴과는 긴자 역을 중심으로 해서 정 반대편 쪽에 있습니다. 자세한 위치는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저는 듀시스님께 묻어서 갔습니다.;;;)

하여간 가기로 결심한 건 꽤 오래되었는데 그 사이에 여기 이름이 알려지는 몇몇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먼저 쿠켄. 2007 세계 바리스타 대회는 도쿄에서 열렸습니다. 그 때 종로 2가에 있는 카페 뎀셀브즈의 바리스타들이 여기를 구경하러 다녀온 모양입니다. 쿠켄이 같이 취재를 했더군요. 그러고 나서 도쿄내의 맛있다는 커피집들을 돌아다니며 별점을 매겼는데 폴 바셋의 점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마시는 에스프레소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상당한 수준의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다 하더군요.
그러더니 쿠켄이 나온지 2주 쯤 지나서 조선일보의 주말 2++섹션에 이 별점 실린 기사가 그대로 떴습니다. 기사 날로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출발 일주일 쯤 전. 이번에는 네이버에 들어갔다가 블로그 메인에 슬픈하품님의 일본여행기가 올라온 것을 보고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폴 바셋 관련 글을 보게 되었지요. 거기서야 알았습니다. 폴 바셋도 유명하지만 저 츠지구치씨가 도 못지 않게 유명하다는 것을요. 몽생클레르 파티셰랍니다.(먼산) 몽생클레르 외에 지유가오카의 롤야도 츠지구치씨의 프로젝트랍니다.

앞 이야기가 길었군요. 긴자의 폴 바셋-긴자, 지유가오카, 신주쿠 점이 있습니다-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뉴욕 분위기랄까, 비오는 바깥을 전면 유리창을 통해 내다보고 있으니 뭔가 느긋한 기분이 들더군요.
에스프레소는 500엔, 바리에이션은 600엔, 그리고 케이크 하나를 같이 시킬 수 있는 세트메뉴는 900엔입니다.

저는 카페라떼를 시켰습니다. 에스프레소는 아직 용자의 음료이고 마실만한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었으니 무난하게 시키는 것이 이럴 때는 최고입니다.

우유거품층과 밑의 음료부분이 확실히 나뉘어 있습니다. 유리컵에 담아 주는 것도 신선했지요. 보통은 두꺼운 흰 커피잔에 나오는데 말입니다.

화이트 밸런스를 받침접시에 맞춰 한 번 더 찍었습니다. 실제 색은 이쪽에 가깝습니다.

뒤에 보이는 돈은 신경쓰지 마시고...;

케이크도 다 종류를 달리해서 시켰습니다. 저는 뉴욕치즈케이크. 뒤에 보이는 것은 초콜릿 케이크.

옆 테이블은 몽블랑과 다른 초콜릿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인원이 많으니 이렇게 종류별로 하나씩 다 시켜보는 것도 가능하지요.(6명이었음)

Kiril님이 시키신 카푸치노. 이쪽은 나뭇잎 무늬입니다.

계절한정으로 나온 마론파이도 있습니다. 너무 어둡게 찍혔지만 실물은 아리땁습니다.

그리고 마쟈님이 시키신 폴 바셋의 아포가토.


총평 한 줄. 이날 멤버들은 에스프레소 음료의 새로운 경지를 보았습니다.

농담 같지만 진짜 그랬습니다. 한줄로 요약하면 저렇고 줄줄 써나가자면,
카페라떼는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카페라떼보다 맛있었습니다. 피곤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곱게 부서지는 우유거품, 그것도, 일정한 크기로 자잘한 것이 듬성듬성한 우유거품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리고 카페라떼 자체가 전혀 쓰지 않습니다. 시지도 않고 쓰지도 않고 이것이야말로 카페라떼구나라는 느낌 자체입니다.
아포가토에 쓰인 아이스크림은 자체제작인듯, 우유맛이 듬뿍나는 젤라토입니다. 약간 찐덕한 것 같으면서도 달달한 것이 에스프레소에 잘 어울릴 것 같더군요.(아이스크림만 조금 맛봤습니다;)
케이크류도 그렇습니다. 다 평균 이상! 에스프레소 음료와 합해 900엔 세트로 맛 보았는데 그 가격에 이런 음료와 이런 케이크를 맛보았다는 것이 정말로 미안할 지경입니다. 카페라떼도 맛있고 케이크도 웬만한 케이크는 저리가라 수준이고요. 치즈케이크는 찐덕하지만 별로 느끼하지 않으며 진한 치즈맛을 내고 있고, 몽블랑은 아주 달지 않지만 적당히 달달하게, 그리고 마론 페이스트가 아니라 직접 만들었을 것 같은 엷은 노란색에 가까운 크림색을 띠고 있고요. 동그란 초콜릿 무스는 모씨의 할머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안에 바삭바삭한 설탕 식감(..)의 알갱이가 있어 스폰지와 초코크림을 함께 먹으면 약간 쌉쌀한 듯한 캬라멜 알갱이가 오독 씹힙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날 지유가오카에서도 한 번 더 다녀왔습니다. 여기는 몽생클레르 맞은편 꽃집 안쪽에 같이 있습니다. 일요일 오후시간대라 그런지 케이크류는 다 떨어지고 없었고, 음료 종류도 그리 다양하지는 않아서 이번엔 용자의 음료를 시켰습니다.

에스프레소.
옆에 놓인 설탕을 넣고 휘젓지 않은채 입에 털어넣기 도전!




그래도 역시 에스프레소는 용자의 음료입니다.lllOTL


제게 있어 여기는 한 번 더 가고 싶은 가게가 아닙니다. 일본에 갈 때마다 한 번 이상, 반드시 가야하는 카페입니다. 다음에 갈 때도 꼭 다시 들러보렵니다.




※ 부작용 주의. 한번 상향된 입맛은 하향조정이 어려우니 주의를 요합니다. 덧붙여 여기 음료를 마시고 난 다음 다른 곳의 카페라떼를 마시면 모든 카페라떼가 커피우유로 통일되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츠바메라는 단어를 들으면 엉뚱하게도 모리오씨의 모 만화가 생각납니다. 그러니 츠바메 그릴이란 이름을 들으면 그쪽이 자동 연상되어 피실피실 웃게되지요.

첫 날 점심은 일행 모두가 모여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어디로 할까 고민을 하다가 윙버스에서 본 츠바메그릴이 만만하지 않을까 싶어 이쪽으로 찍었습니다. 기왕이면 든든하게 고기를 먹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토요일 오후부터는 갠다는 일본 기상청의 발표가 무색하게, 이날은 종일 비가 왔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못믿지만 일본 기상청은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했던 모두의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종일 비가 오다 못해 막판에는 폭풍우까지 만났으니, 일본 기상청도 엄청나게 욕을 먹지 않았을까요. 일요일 날씨가 좋다는 거야 맞췄으니 50점은 줍니다.

이날의 일정은 이랬습니다.

하네다 공항 → 시나가와(숙소) → 우에노 아메요코쵸 →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 → 긴자


츠바메 그릴은 긴자의 주오도리 끝부분에 있습니다. 미츠코시와 마츠야와 애플스토어를 지나 죽 걸어서 이토야를 지나고 MELSA2인가, 그런 이름의 쇼핑몰을 지나면 바로 보입니다.

츠바메 그릴 앞에서 긴자역 방향으로 서서 찍은 사진입니다.

가게는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약간 아늑한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런치메뉴판을 보니 대개 1000엔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대부분의 메뉴가 있더군요. 처음에 제가 시킨 것은 흑돼지가 들어간 것이었는데 재료가 없다 하여 양으로 골랐습니다. 츠바메그릴의 대표 메뉴는 햄버거 스테이크지만 그것보다는 고기가 씹고 싶었거든요. 양은 처음이었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도전할 것이고 메뉴에 있으니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런치세트의 전채로 나오는 것이 이 토마토입니다. 차가운 토마토 샐러드. 먹느라 바빠 단면 사진은 못 찍었는데 안에는 차가운 샐러드가 들어 있습니다. 흰 소스였는데 요구르트 소스의 샐러드가 아니었나 싶군요. 토마토도 새콤한 것이 참 맛있었습니다.

이것이 츠바메 그릴의 대표 메뉴입니다. 은박지를 열면 안에 햄버거 스테이크가 들어 있지요. 곁들임은 감자가 있었고 밥도 따로 나옵니다.

이것이 제가 시킨 양고기(Lamb).
양고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누린내가 난다는 이야기는 몇 번 들은 적 있지만 그런 냄새도 전혀 없고, 소고기나 돼지고기와는 다른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좋았습니다. 양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먹다보니 배부르더군요. 비오는 쌀쌀한 날씨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자니 행복했습니다.

이쪽은 치즈루가 시킨 일본소고기입니다. 와규라고 하나요? 밑에 팽이버섯과 다양한 채소가 있는데 채소를 좋아하는 치즈는 굉장히 즐겁게 먹더군요. 이쪽도 맛있어 보입니다. 옆에 보이는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먹으면 되는군요.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한 번 더 가서 먹고 싶습니다. 긴자가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지점이 있는 모양이니 다른 지점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긴자가 본점이니 제일 낫지 않을까 하지만 말입니다.
수프스톡은 몇 번 이글루스 밸리에서 보고는 꼭 가보겠다고 찍어두었던 곳입니다.
첫날 아침을 수프스톡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여기저기 확인했는데 찾아보니 하네다 공항에 수프스톡이 있군요. 7시 오픈이니 여기서 아침을 먹고 움직이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하네다에 도착한 것이 대강 5시 경. 수속 마치고 폰 찾고 하다 보니 6시 반 정도가 되었습니다. 일정 조정하는 것은 먼저 도착한 치즈루의 방에 쳐들어간(...)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일단 수프스톡 위치부터 찾았습니다. 케이큐선 개찰구 바로 앞이라더니,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 지하 2층이었습니다. 케이큐선 탑승하는 개찰구 바로 앞에, 스타벅스 맞은편에 있습니다.

정확히 7시에 문을 열더군요. 저희 말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여러 종류의 수프를 놓고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중 다섯 가지 정도를 정해 돌려 놓고 파는 듯합니다. 이날의 수프 다섯 종 중에서 기대했던 호박수프는 이날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른 것이 흑돼지의 스트로가노프. 이름은 거창하지만 맛은 매콤한 찌개입니다.OTL 그러니까 육개장...?;
모닝세트를 주문하면 빵이나 밥중에서 선택이 가능하고 스몰사이즈의 수프가 나옵니다. 레귤러 사이즈 수프는 660엔인데 모닝세트를 주문하면 500엔입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5% 소비세를 포함해서 가격고지를 하니 계산하기가 편합니다. 그래도 세금 포함인지 아닌지는 항상 확인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저는 빵이 아니라 밥을 선택했는데 깨소금에 살짝 버무린 맛입니다. 짭짤한 것이 스트로가노프랑 같이 먹으면 해장으로 끝내주겠더군요.(...)


그리하여 저는 수프스톡을 체험했으며 일부러 찾아갈 일은 없을 집, 한국의 크루통과 거기에서 거기(헉.-_- 그러고 보니 수프스톡에는 크루통이 없군요!)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듀~ 수프스톡~.
일본여행 갈 때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폰 로밍입니다. 8th에서는 G가 로밍해갔지만-LGT의 경우 폰 자체가 로밍이 되는게 아니라 로밍폰을 빌려줍니다-이번에는 제폰을 들고 가야하는데다 일정상 로밍은 이모저모 문제가 많았지요. 가장 큰 문제는 폰 반납의 문제입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것이 새벽이니 폰 반납하기가 만만치 않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Kiril님이 알려주신 것이 소프트뱅크 렌탈폰이었습니다.(응? 듀시스님이 먼저 꺼내셨던가요;)
소프트뱅크코리아에 미리 신청을 해두면 3일전에 일본내 핸드폰 번호를 받을 수 있으며 폰 수령과 반납은 하네다 공항에서, 그리고 같은 소프트뱅크 끼리는 망내 통화요금이 0시부터 21시까지 무료, 문자도 무료입니다. 여럿이 같이 여행을 하면서 중간중간 만날 예정인 경우는 이쪽이 훨씬 편하겠더군요. 보험료는 하루 210엔, 렌탈비는 2007년 12월 31일까지 무료입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폰입니다.
고아라폰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삼성의 w270. Kiril님이 최근 폰을 바꾸느라 여기저기 알아보신 모양인데 w270은 한국과 일본에서 판매되는 것의 사양이 조금 다릅니다. 가장 다른 것이 저 외장. 한국에서는 블랙과 화이트만 있다는데 재질이 다른데다 뭔가 약해보인다는군요. 렌탈폰으로 나온 w270은 레드인데다 튼튼해 보입니다.

메일을 출력해 하네다 공항에 들고 가서 폰을 빌리면 이런 케이스에 담아줍니다. 설명서와 충전기 등이 들어 있습니다.

열면 이런 느낌.
번호키가 지금까지 쓰던 것과는 달라서 신선했습니다. 키가 볼록 튀어나온게 아니라 그냥 판판합니다. 누르면 알아서 인식되기도 하고요. 뭐, 이런 류의 기기랑은 몇 번 놀다보면 대강 기능을 아니까 쓰는 동안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납작해서 바지 뒷주머니에도 쏙 들어간다는게 마음에 들고요. 다음에 핸드폰을 하면 이걸로 할까라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폰 외장이 다르다는 말에 곧 마음을 접었지만요.


하네다공항에서 폰을 빌릴 때 신용카드로 4만엔을 가승인해야합니다. 그런 고로 국외에서 사용가능한 카드가 없으시다면 렌탈이 어렵습니다. 요금은 이후에 따로 청구되는데 얼마나 나올지 살짝 걱정되는군요. 집에서 걸려온 전화도 여럿 있어서 말입니다. 3일전에 미리 전화번호를 알려줘서 집에도 전화거는 방법과 함께 메모를 해두었거든요. 덕분에 전화가 굉장히 자주 걸려왔습니다...;

내년부터는 렌탈비가 생기니까 조금 부담은 되겠지만, 로밍폰과 가격 비교를 해보고 결정하세요. 비슷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지만 말입니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오직 하나, 홍차였습니다. 그리고 그 성공담은 이 사진 한 장으로 대변됩니다.

기내 반입용 트렁크에 한가득 들어찬 홍차들. 빨간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은 어머니가 부탁하신 에스티 로더 파우더입니다. 물론 이것은 반쪽이고, 저 뚜껑쪽에도 뭔가가 가득합니다.
그럼 트렁크에 가득 채워 온 물건들을 풀어 봅시다.



홍차 빼고도 이만큼.

앞으로 1년 동안은 일본에 갈 계획이 전혀 없으니 가능하면 이걸로 버텼으면 하는데 말입니다. 아, 고디바는 인천공항 매장이 문을 닫아서 못 구했습니다. 하네다 쪽은 매장이 작았고 지유가오카의 고디바에는 커피만 있었고요.(훌쩍) 고디바 얼그레이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를 기대하겠습니다.
차근히 여행을 돌아보고 싶지만 그런 여유가 별로 없군요. 앞 뒤로 잠시간 쉬는 시간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어제도 시간에 쫓겨가며 여행 동안의 일기를 밀려 쓴지라 말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첫 번째는 사람입니다.
종종 여기에도 올리는 어떤 모임에서 단체로 여행계를 들어서 여행 경비를 모으고 쇼핑비용은 따로 모아서 다녀왔거든요. 옛말에도 사람을 알려면 같이 여행을 해보면 안다 했는데 굉장히 잘 맞았습니다. 돌아다니는 것도 그렇고 같이 또 따로라는 것도 그렇고, 여행 내내 도는 암묵적인 룰들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일이 많았기에 더 그랬지요. 이 멤버라면 몇 번이고 여행을 같이 다녀도 심심하지 않겠다, 재미있겠다,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운동의 효과.
밤도깨비(1박 3일의 주말 여행)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일본 여행 다녀온 것 중 3-4번 가량은 밤도깨비였지요. 그런데 그 다녀온 여행들 중에서 이번 여행이 가장 몸이 편했습니다. 물론 일정의 상당 부분을 날리고 느긋하게 다녔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이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이야기 하겠습니다-월요일 아침에 약간 눈이 무겁다는 것 외에는 오히려 열심히 놀았던 주말 뒤의 월요일보다 후폭풍이 덜했습니다. 몸 상태도 조금 무겁다는 것 정도?
이번 여행이 다른 여행과 다른 것은 딱 하나, 운동입니다. 올해 3월부터 꾸준히 해오는 걷기가, 겉보기엔 그저 그럴지 몰라도 몸에는 상당히 좋은 영향을 준 모양입니다. 쉽게 말하면 체력강화죠. 금요일밤에도 몇 시간 못자고, 일요일 밤에도 몇 시간 못 잤는데도 이정도이니 말입니다. 토요일에 좀 일찍 잤다 하지만 9시간 잤습니다. 평소 수면 시간이 7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그리 길지는 않지요?
(평소 주말의 수면 시간은 7-8시간 내외. 좀 피곤하면 9시간 정도입니다.)

세 번째는 일정 날리기.
예전에는 일정에 맞춰 빡빡하게 돌아다녔는데 이번 여행은 꼭 가야할 몇 군데를 토요일 점심 전에 다 찍고 났더니 그 다음부터는 마음도 느긋해졌습니다. 날씨의 영향도 있었지만, 하여간 전체적으로 절반 정도의 일정을 포기하지 않았나 싶은데 그렇게 마음이 부대끼지도, 아쉽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많이 쉰 것도 아닌데 오히려 재 충전이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이것 참 희한하군요.

네 번째는 날씨.
지난 여름 G가 일본 가 있는 동안 태풍이 도쿄를 강타했습니다. 일정 동안 내내 비를 맞은데다 돌아오는 날에는 G의 바로 앞 비행기도 2시간 지연되고, 그 앞의 비행기들은 모두 결항되었으니 한국에서는 다들 걱정했지요. 그래도 꽤 재미있게 놀고온 모양인데.........
지난 토요일인 27일. 태풍 20호가 도쿄를 강타했습니다.(먼산)
토요일에도 계속 비가 내린데다가, 하네다에서 잠시 본 일기예보에서 위성사진에 태풍 비슷한 것이 찍혀 있길래 설마했는데 그 설마가 맞았습니다. 마스터가 마지막으로 일기 예보를 봤더니 선더스톰이었다는데 선더는 없었지만 강풍을 동반한 폭우는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스톰. 폭풍우지요.
토요일에 비에 지쳐 호텔로 돌아가려는데 폭풍우가 밀어닥쳤습니다. 그 때가 아마 태풍이 도쿄를 지날 때가 아니었나 싶더군요. 바람을 등지고 걸어오는 사람들의 우산이 모두 다 뒤집히는 광경도 목격했습니다. 저야 바람을 맞으며 가긴 했지만 워낙 바람이 센데다 비도 엄청나게 몰아쳐서 애를 먹었습니다. 푹 젖은 신발은 아침까지도 마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태풍이 자동차보다 빠른 속도-시속 50km이상. 정확하게 듣지는 못했지만 하여간 자동차보다 빠르다 했습니다-로 움직여서 도쿄를 쓸고 한밤중에는 태평양으로 나갔기 때문에 일요일은 정말 쾌청했습니다. 아마 한낮의 기온이 20도를 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요일은 쨍쨍한 태양아래 움직일 수 있었지요. 그래서인지 젖은 신발도 아침에 신고 다니는 동안 다 말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2nd 여행 때 폭설도 겪은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그렇다고 제가 하루카인건 아니예요! 첫 번째 여행 마지막 날 한국에 폭설이 내리고, 두 번째 여행은 좀 길게 갔으니 한 번 정도 비를 맞긴 했고(폭설은 아니었나;) 1월 여행 때 도착하는 날 비가 좀 내리기는 했지만 어차피 50%의 확률이었다니까요!

다섯 번째는 이코노믹 증후군.
이것은 좀 애매합니다. 제가 그냥 판단하는 것이니까요. 출국할 때도, 입국할 때도 그랬고 예전에도 몇 번 느낀 것이라 그렇게 보고 있는데, 이코노믹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 있긴 하지만 다리를 움직일 정도는 되는데 그런데도 오른쪽 무릎이 굉장히 아팠습니다. 통증이 상당히 심해서 결국 어제는 집에 들어와서 제가 침을 놓았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다리가 ㄱ자 모양이 되면 통증이 오더군요. 비행기 안에서 내내 그러더니 어제 퇴근하면서도 지하철 안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무릎 통증이 또 왔습니다.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런건가 싶은데 왼쪽말고 오른쪽만 유독 그럽니다.
단 두 시간 비행하는데도 이 정도라면 유럽이나 미국 갈 때는 더 심해지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고요. 거기까지 생각이 나가니 영국이나 프랑스 가는 것은 무서워서 못하겠습니다. 아니면 기내에서 아예 침을 꽂고 있던가...;

그런데 분명 캄보디아 갈 때는 괜찮았단 말이죠. 중간에 항공기를 바꿔타고 좀 기다려서 괜찮았나?

여섯 번째는 음식.
먹는 취향이 확실히 바뀌었습니다. 돌아다니면서 타마고야도 보고 코지코너도 보고, 하여간 다양한 케이크와 슈크림과 푸딩을 보았는데도 예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먹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거 왜 이래!
메뉴판에 밥과 면이 있으면 면보다는 밥을 선택했고, 일요일 저녁으로 먹은 오야코동과 소바 세트에서도 분명 소바 맛이 괜찮았음에도 오야코동이 더 좋았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먹은 뷔페에서도 빵은 먹다가 말았고 콩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으며 스크램블 에그도 맛있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확실히 밀가루 피하기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식생활 개선이 된 건 아니죠. 지금 제 옆에는 비스코티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적으면 이정도로군요.
이제부터는 음식과 쇼핑 포스팅이 조금씩 나갑니다. 하지만 의외로 사진을 많이 안 찍어서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하하하;
축! 9th 국외 여행 완료! (-ㅂ-)



무사히 살아 돌아왔습니다.
G도 지난번에 그랬지만 저도 이번 여행에선 멋진 태풍을 만났습니다. 정말 멋졌지요. 훗훗훗...


업무가 밀려 있는데다 차근차근 하나씩 해치워야 하고, 아직 사진을 안 찍은 물건들도 있어서 리뷰는 천천히 올릴 예정입니다. 오늘은 몸 상태를 봐야 알겠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수요일쯤에 올릴 예정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것은 홍차 외엔 없어요. 아마도...?

다녀온 직후에는 피곤하고 힘들고 이모저모 지쳐서 그랬는지 일주일 동안 뻗어 있었습니다. 위가 완전히 고장나는 바람에 일주일 동안 죽만 먹는 생활도 했고요. 한 살 차이가 그리 심한건가라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_=;

그 김에 빼먹은 사진 하나. 도큐핸즈에서 사온 화지입니다. 책 내지로 쓰려고 들고 왔지요.
(그리하여 동생의 다이어리 만드는데 일부를 썼습니다. 붙여보니 굉장히 화려하더군요.)


다녀오자마자 다시 가고 싶은 곳만 모아서 정리해봤습니다. 이번은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서 방만한 여행이 된 만큼 다음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가고 싶었거든요. 다른 분들도 일본 여행할 때 조금은 참고가 될까 싶어서 목록을 올려봅니다.

- 우에노 아메요코쵸 카와치야 : 직전에 올라간 포스팅에 있었지요. 트와이닝 얼그레이를 위해서라도 가렵니다. 하지만 주말 일정의 경우에는 패스. 여기는 시장이라 주말에는 열지 않습니다. 그리되면 요코하마의 나카야를 가야할지도 모르죠.(;;)
- 키치죠지 카렐 챠페크 : 이쪽은 그 때 그 때의 상황을 봐서.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가고 싶습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한다면 여기도 꽤 좋고 다른 것보다 그릇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게다가 카페의 티세트도 맛있었습니다.
- 갓파바시 : 센소지와 세트로 다녀오면 하루 일정을 꼬박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도 시장인만큼 주말에는 열지 않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 포트넘 앤 메이슨 티룸 : 미츠코시마에역이 긴자선인 만큼 갓파바시와 세트로 묶어도 좋습니다. 오전에 미츠코시를 들렀다가 차를 마시고는 갓파바시에 가는 것도 좋겠지요.
- 도쿄역 지하 상점들 : 누리님의 블로그에 갔다가 격침 당했던 바나나빵과 타마고. 기회가 된다면 가고 싶습니다.
- 긴자 아케보노의 딸기 다이후쿠 : 두말하면 잔소리.
- 지유가오카 : 이쪽도 볼게 많으니까요. 특히 여기에 있는 천집은 이번에도 못찾아서 못갔습니다. 왠지 빅토리아 풍(제멋대로 부르는 이름이지만) 천이 많아서 사오고 싶었는데 말이죠.
- 신주쿠 다카시마야 타마고야 : 슈크림과 커스터드 푸딩과 달걀 모양 푸딩!
- 신주쿠 다카시마야 젤라토 : 메모해둔 것을 보니 더블이 390엔이군요.
- 신주쿠 다카시마야와 이세탄의 푸딩 : LeTAO나 기타 등등
- 안델센(Andersen) : 체다 치즈빵. 두말할 게 있습니까.
- 기무라야 초코 코로네 : 대용품은 있긴 합니다만 일본에 갈 때마다 잊지 않고 사먹을겁니다. 맛있어요.
- 신주쿠 파크 호텔 옆 시애틀 베스트 : 여기 카페라떼는 감탄할 정도로 맛있었습니다.;ㅂ; 딱 한 번 밖에 마시지 못했다는게 정말 아쉽군요. 부드러운 우유거품이 에스프레소와 환상적으로 어울려서...

정리도 이제 다 끝났으니 다음 포스팅부터는 차근차근 먹거리 이야기가 올라갑니다~.
한꺼번에 터는 것이 더 편할 것 같아 그리하려 하는데, 로딩이 엄청날 듯합니다. 원래 사진 한 장당 50kb 전후이지만 이건 그래도 엄청난 분량인걸요.(일단 1메가는 넘고.;)

사진 찍은 순서대로 설명 들어갑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G의 리퀘스트로 인해 엄청나게 많은 딸기 우유를 먹었습니다. 그러나 딱히 이거다고 싶은 것은 없었지요. 제일 맛있었던 것은 하네다 공항 자판기에 들어가 있는 모리나가 딸기 우유입니다. 이건 이상하게도 일반 판매점에서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메이지 딸기 우유는 과즙 1%라더니 역시 맹합니다. 하하하하하.
왼쪽은 포숑 애플티. 그러나, 홍차는 역시 잎이 좋아요. 팩으로 마시는 건 사과향이 나는 물(2프로의 향이 진한 사과라면 딱 맞을 정도)인걸요.

자, 이건 시리즈니 접습니다.
둘째날인 일요일, 요요기 공원 근처 시부야 모스버거에 갔습니다. 여긴 아침 메뉴가 가능합니다. 8시부터 오픈이거든요.


이건 둘째날 저녁.
요코하마에 가서 모토야 팬케이크 사온 것과 Wa 같은 아이스크림 하나, 그리고 딸기 우유.

모토야 팬케이크. 절망적으로 짰습니다.OTL 아무리 시럽을 뿌려 먹는다지만 이건 너무해요!

잼을 사왔어야 했는데 미처 생각을 못했으니 어쩔 수 없이 아이스크림을 발라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나름대로 맛있더라고요.

셋째날 아침은 NTT 빌딩 1층에 있는 프레시니스. 그러나 맛 없습니다.OTL
대학로 프레시니스의 네기미소보다 맛있겠거니 생각을 하고 기대를 하며 주문했던 것이었는데 G는 대학로 것이 훨신 낫다고 분노를 토로했습니다. 거기에 카페라떼도 영 아니었지요. 맹했습니다.(훌쩍) 그래서 그 뒤로는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가까운 곳에 프레시니스 버거가 있다고 좋아했더니 이런 맹점이 있을 줄은 몰랐다니까요.

처음 프레시니스에 가던 날 도넛이 있는 것을 보고는 주문해봤습니다.
답니다. 느끼합니다. 그래도 먹었습니다.OTL

아마 밤크림 푸딩이었을거예요. 편의점 제. 이미 입맛상향화작용이 일어난 뒤라 맛은 그럭저럭. 두 번 사먹을 맛은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행복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수프.

그러나 이 때까지의 일정도 상당히 복잡 다단했지요. 아침을 먹고 나와서 오카다야에서 천을 사고, 와치필드에 가서 G가 주변에 뿌릴 선물 사는 것을 기다려 주고. 이랬더니 벌써 12시가 다 되어 갑니다. 일정이 늦어지는 것에 화를 내면서 그래도 점심은 제 때 먹고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주장해 긴자 가기 전에 들어갔던 것이 오카다야 근처의 카페였습니다. 겨울 한정 수프 세트가 있길래 주문했습니다. 근데 이게 꽤 만족스럽더군요. 그 며칠전부터 간절히 먹고 싶었던 미네스트로네와 비슷한 맛입니다. 미네스트로네는 아니고 토마토 수프이나 최근 유행하는 것처럼 크림을 섞은 듯합니다. 그래도 꽤 맛있었다고요. 거기에 크로와상과 커피까지 곁들이고 나자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아, 이것도 시리즈군요. 푸딩입니다.


이건 언젠가의 저녁.
뭐가 이렇게 많나 생각해보니, 이케부쿠로 다녀오는 길에 지하에서 안델센을 발견하고는 들어가 빵을 홀랑홀랑 집어와서 그렇습니다. 나중에야 신주쿠 이세탄 지하에도 ANDERSEN 매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 때도 "보였을 때 질러야지, 그렇지 않으면 후회한다"라고 생각해서 들어갔습니다. 잘했던 거죠. 그래서 뒤에 신주쿠 이세탄에서도 맛있는 빵-체다치즈빵!! ;ㅠ;-을 골라 사올 수 있었으니까요. 여기의 치즈빵은 정말 맛있습니다.

이것도 언젠가의 저녁.
유리병에 홀랑 반해서 집어온 우유. 화장실에서 뜨거운 물을 틀어 데운 레토르트 버섯 수프, 그리고 이글루에서 리뷰를 보고는 냅다 지른(한 캔에 100엔) 미니 사이즈 맥주. 남자분들께는 딱 두 모금. 제 양에는 조금 버거웠지만 이정도면 마실만 하군요. 버섯 수프도 꽤 괜찮았습니다. ... 부드러운 것만 찾아 다닌 것을 생각하면 위가 상당히 안 좋기는 했나봅니다.

이것도 아마 저녁이었을겁니다. 아래쪽에 보이는 무더기들이 영수증입니다. 그날그날 쓴 돈을 정리하면서 일기장에 기록하면 그것이 여행기입니다. 영수증을 보면 어디를 어떻게 뭐하러 갔다는게 확실하게 기억나지요. 귤은 신주쿠 프린스 근처에 갔다가 발견한 과일가게에서 사왔습니다. 과일 부족에 시달렸던 지라...;

긴자의 무슨 샵 지점이 서브나도였나? 하여간 신주쿠 지하에 있길래, 거기에 마침 딱 먹고 싶었던 커피 에클레어를 팔길래 사왔습니다. 맛은 그럭저럭.

이건 신주쿠 이세탄에서 구입한 푸딩입니다. 제가 먼저 보고 G를 꼬셔서 G가 질렀지요.(여행의 진수?;)
이것도 일본에서 먹은 푸딩 상위권 안에 당당히 랭크됩니다. 병에 홀려서 샀긴 했지만 푸딩도 맛있었어요.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층이 3개인게 보이실겁니다. 맨 위의 크림, 중간의 푸딩, 맨 아래의 캬라멜 소스. 이렇게 3층 푸딩이 많더군요.

자아. 이건 어느의 아침입니다. 이날 G는 맥도널드의 맥머핀 세트를 먹었고 저는 전날 니혼바시 미츠코시에서 사온 F&M의 잉글리시 머핀과 맥도널드 애플파이, 그리고 요요기 역 맥도널드 근처에 있는 커피점에서 카페라떼를 사왔습니다. 오븐 토스터를 여행 초에 사야했다고 후회했던 날이었지요. 그게 있었다면 따끈한 머핀 토스트를 해먹을 수 있었을건데 말입니다.


이쪽도 시리즈. 어느 날인가의 늦은 점심입니다. 전부 신주쿠 이세탄 지하매장에서 사왔습니다.




먹거리도 다 털었다, 만세! >ㅁ<
쓰는 것만도 장장 한 시간이 걸렸군요. 이제 포스팅 하나만 더 올리면 일본 여행 관련 이야기도 끝입니다.
따로따로 나눠쓰기에는 분량이 적고 사진도 많지 않으니 남은 것들은 한 번에 모아봅니다. 물론 각 일정별로 다른 이야기가 들어갑니다. 아마 포스팅 거리가 없었을 때라면 따로따로 올렸을 테지만 여행 다녀온지 한 달 가까이 되어가는 시점에도 아직 다 끝나지 않았으니 더 길게 잡을 것 없이 한 번에 올리죠. 게다가 여행 뒤의 포스팅 거리들도 책을 제외하고는 밀려 있으니 말입니다. 허허허. 이번 여행 기록들은 모두 여행 폴더에 넣었기 때문에 최근 한 달간은 食 카테고리에는 글이 안 올라갔을겁니다. 植도 사진 찍어서 다시 올리고 해야할테고.

1. 먼저 요코하마.

엊저녁에 Cafe Alpha-요코하마 쇼핑기행을 다시 보다가 요코하마를 좀더 제대로 둘러볼 걸 그랬다는 후회가 조금 들었습니다. 일정은 넉넉했음에도 사전에 제대로 계획을 짜지 않은 것이 이런 곳에서 드러나는군요. 참..; 다음에 언제 또 길게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때는 요코하마에서 1박을 하든지 하며 느긋하게 둘러보고 싶습니다. 궁금한 것은 역시 모토마치 쪽. 코난 극장판 10편이라면 미나토미라이 쪽이지만 여기보다는 모토마치와 그 뒷골목들이 더 좋습니다. 그 때 체력난조만 아니었어도라는 아쉬움이 남는걸요.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선 마지막 역인 쥬카가이-모토마치에서 내려서 조금만(아마도 20미터?) 걸어오면 이 운하가 보입니다. 정확히는 이 운하 아래에 역이 있어서 역도 무진장 깊고, 3번 출구는 사진 오른쪽-모토마치에, 1번 출구는 사진 왼쪽-중화가 근처에 있습니다. 제가 주로 돌아다닌 곳은 오른쪽이고요.

그러나 제가 그렇게 찾아 헤맨 모토야 팬케이크 가게는 사진 오른쪽의 모토마치가 아닌 왼편의 중화가 방향에 있었습니다. 중화가 방향이지, 그 안에 있는 것은 아니고요, 운하 바로 옆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서 첫 번째 골목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모퉁이에 있습니다. 가게는 작고, 아마도 잡지(Cafe Sweets 등)에 소개된 덕분인지 저녁 때도 사람이 많습니다. 대기자가 많아서 그냥 팬케이크만 사들고 나왔지요. 프라이팬도 굉장히 탐이 났지만 철제 팬케이크 전용팬이 3500엔, 코팅팬도 1500엔인가 해서 포기하고 돌아나왔습니다. 대신 G는 기념품 겸해서 조그마한 뱃지를 샀습니다. 팬케이크 모양과, 팬케이크를 부치는 모양이 있는 것 해서 두 개. 그래도 가격이 꽤 나갔을 겁니다.

글이 길어졌으니 추가 사진은 일단 접습니다.



2. 내추럴 마지막 권에는 꽃보다도 꽃처럼의 모태가 되었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노리토(켄토)가 주인공인 이야기지요. 가끔 생각날 때마다 들여다 보는 이 이야기에는 사이몬의 새로운 아르바이트 이야기가 있습니다. 결혼식 사건으로 집에서의 송금이 끊기자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데 다들 궁금히 여겼던 그 아르바이트의 정체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
할아버님은 운치있는 일이라 하셨지만 직접 보고 있는 제게는 운치 있다고는 말 못할......(먼산)
아, 물론 쟈니즈계 외모를 지닌 사이몬이 끄는 인력거라면 그 돈을 주고 탈 생각이 있고, 사이몬 정도의 외모라면 호객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줄서서 타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런 것이 아니니, 여기도 호객이란게 있답니다. 하지만 사이몬이 하는 호객은 상상이 안되는걸요.


3. 일본에서 돌아다닐 때 가장 좋아한 사철은? 마루노우치선입니다. 신주쿠에서 바로 출발하며, 긴자에 한 번에 갈 수 있는데다 낮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비슷한 느낌의 긴자선은 사람이 더 많거든요. 하지만 마루노우치선의 微妙함은 지나가는 역입니다. 국회의사당을 지나가거든요. 뭐, 그보다 더 끌린 것은 국회의사당이 아닌 카스미가세키역입니다. 긴자 다음역이지요.(사진에서 M15라 되어 있는 역)
소노 아야코의 수필집을 읽다가 종종 카스미가세키 운운하는 이야기가 등장하고, 그것이 일본의 관료들을 지칭한다는 걸 알았을 때 조금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광화문과 비슷할까요? 일본의 관청들이 이 카스미가세키에 몰려 있어서 자연스레 이 거리 이름이 관료집단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는군요. 그렇게 본다면 테헤란로와도 비슷한 느낌일까요?



4. 신주쿠 도큐핸즈(다카시마야 백화점) 8층은 나중에야 올라갔지만 가보고 후회했습니다. 주변에 뿌릴 선물거리로 괜찮은 것들이 많이 보였거든요. 일정 끝무렵에 가서 금전적 여유가 없었다는게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다른 것보다 더 마음에 든 것은 인형.

금전과 짐의 여유만 있었다면 이 리사와 가스팔은 사오고 싶었습니다. 흑흑흑..

5. 아메요코쵸도 일정 끝무렵에 다녀왔습니다. 모토마치에서 나카야라는, 수입상품점에서 홍차를 대량으로 구입한 덕에 아메요코쵸까지는 갈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한 번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다녀왔습니다.
실은 이게 두 번째였습니다.OTL 일정 첫날, 비가 오는 와중에 케이세이를 타고 우에노에 내려 다녀왔는데 토요일에는 굉장히 일찍(2시경)에 문을 닫습니다. 덕분에 문닫는 모습만 구경하고 돌아나와야 했던 슬픈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사진도 꽤 있으니 이것도 살짝 접습니다.


그저, 트와이닝 얼그레이 200g 틴을 680엔에 판다는 것만해도 여기는 축복받은 곳입니다.T-T

트와이닝 다수, 포숑 다수, 마리아쥬 프레르, 웨지우드도 있었고요. Betjman and Barton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일본에 가서 홍차를 구입하실 분이라면 여기에 가서 일차로 구입을 하시고, 여기서 구하지 못한 것은 백화점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충동구매의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으니 주의하시기를요.

겨울이다 보니 아이스크림은 손을 많이 대지 않았지만 .. 그렇군요. 먹기는 두 종이 아니라 세 종이었습니다. 사진이 없는 하나는 편의점에서 사먹은 퍼먹는 타입의 아이스크림. 이름은 떠오르지 않는데 한 때 한국에서 히트쳤던 그 얼음알갱이가 잘게 들어간 바닐라 아이스크림(찐득찐득한)의 원조입니다. 달긴 달더군요.

이건 다카시마야 지하에서 먹은 젤라토입니다. 더블에 390엔? 하여간 꽤 가격은 높은 편이었지만 한국과 비교해서 생각하면 비슷합니다. G가 고른 것은 바닐라와 딸기입니다. 딱 기본의 맛. 하지만 이 기본의 맛을 내기가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아주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쿠앤크와 초콜릿. 저는 컵에 담아 먹었습니다. 콘보다는 컵이 좋은게, 콘을 먹지 않는 사람의 경우 콘에 달라붙은 아이스크림을 긁어먹기가 나쁘지요. 저는 그래서 컵을 선택했습니다. 어차피 콘이나 컵이나 숟가락으로 퍼먹게 되는걸요.
쿠앤크도 우유 듬뿍~의 맛이고 초콜릿도 진합니다. 어쩐지 저녁 때 오면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던데 다 이유가 있었군요.(물론 다카시마야 지하 내에 젤라토 집은 여기 하나이긴 합니다. 케이크집은 많지만.)


그러나 다른 어떤 아이스크림보다 가장 뇌리에 깊게 남은 것은 듀시스님의 제보로 구하게 된 하겐다즈의 로열 밀크티 크리스피 샌드위치. 말차 쿠로미츠는 너무 달아서 좌절했지만 이것은 다릅니다! 코팅 초콜릿도 그리 달지 않고, 로열 밀크티 아이스크림도 먹어보면 딱 달달한 밀크티 맛입니다. 먹는 동안 굉장히 행복했어요. 게다가 가격도 바람직합니다. 한국에선 말차 쿠로미츠도 하겐다즈에서 사면 3500원, 편의점에서 사면 2700원(...)이지만 이건 200엔도 안됩니다. 기억이 맞다면 158엔.(아니 198엔인가?; 제대로 가격을 안 적어두었군요. 최근 일본 편의점에서도 영수증을 제대로 안챙겨주어서 기록하는데 조금 난감..)



슬슬 여행 포스팅 거리도 떨어져갑니다. 마지막 포스팅은 먹거리 찍은 것 대량 방출~ 정도가 되겠군요. 몇 개나 더 나오려나.


덧붙임(070202) : 와였지요. 롯데에서 나온 와. 일본에도 같은 제품이 있고, 이 제품의 초창기 CF를 타키자와 히데아키가 찍었는데 한자만 가물가물 기억납니다. 이름이 뭐더라..?

몽생클레르는 이름만 많이 들어본 가게였습니다. 그러던 이 가게를 가볼 생각이 든 것은 UGUF의 30일간의 도쿄여행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이 가게를 극찬 해두었더군요. 파리 세베이유(7th 여행 포스팅 "케이크의 대왕마마님" 참조)는 소개가 안되어 있는데 여기서 이 가게를 맛있다고 해두었으니 한 번 가볼까라는 것이 시작점이었습니다. 찾기는 어렵지 않았지요. 도쿄 가이드 북에 소개 되어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냥 지유가오카 와치필드 앞 길을 따라 죽 올라가면 됩니다. 이 길을 따라 반대편으로 죽 걸어가면 파리 세베이유가 나옵니다. 재미있군요.

그러나 여기엔 복병이 있었습니다. 이 날도 점심 시간을 놓치고 돌아다녀서 속이 비어 있었던 터라 단 것이 딱히 땡기지 않았던 겁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간식을 먹으러 갔던 그날과는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수 많은 케이크들 중에서 두 개를 고르리라 마음 먹고 적당히 찍었던 것이 하필이면 이런 것이었다는 것도 불행이었고요.



무엇을 골랐는지 기억에도 없습니다. 이름도 잊었습니다 .그저 케이크 두 개를 골랐다는 기억만 남았을 뿐.OTL 너무 친절한 점원들이 부담스러워서 빨리 골랐더니 문제가 발생하는 군요.

견과류와 함께 귀여운 건포도가 올려진 케이크. 무슨 케이크인지 고심을 거듭하다 고른겁니다만 결론만 말하자면 실패였습니다. 베리계의 케이크를 고를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이건 땅콩 크림 케이크무스였던 겁니다.OTL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에 퍼지는 땅콩 버터맛. 좌절에 좌절을 거듭하며 억지로 다 먹긴 했지만 아무리 해도 첫 느낌인 땅콩버터의 맛을 뛰어 넘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런 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견과류를 놓아하지만 땅콩버터는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는 고역이었습니다.

커스터드 크림계가 아니었나 추측하는 이 케이크. 위에 올려진 것은 견과류입니다. G는 견과류를 절대 먹지 않기 때문에 저만 케이크를 먹었습니다.(G는 호두, 땅콩 등의 견과류는 먹지 않습니다. 건포도도 안 먹습니다. 빵을 고를 때도 위의 두 가지가 들어가 있으면 손도 안댑니다. 그런 고로 양 케이크 모두 제가 다 먹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좌절. 두근두근하며 한 입 떠 넣은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단어. 뽑기.OTL
이쪽은 그래도 크림이니까라면서 G에게 한 입 먹일 수 있었지만 역시 같은 의견이더군요. 뽑기맛. 아마도 크림 위에다 설탕을 뿌리고 토치로 가열해 캬라멜 맛을 낸 듯하지만 그게 제 입맛에는 뽑기맛으로 느껴졌습니다. 위의 맛이 강렬하다보니 아래 크림맛이 죽는 달까요. 이쪽도 첫 느낌이 너무 강해 케이크의 전체 맛을 살리지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다음에는 파리 세베이유만 들리렵니다.(훌쩍)
1월 초 여행의 단점을 이번에 가서 하나 알아왔습니다. 1월 초에는 이런 저런 일본의 연휴들이 몰려 있어서 연휴가 끝나는 시점인 1월 8일을 즈음해서는 슬슬 연휴가 끝났으니 우리는 쉽니다!라는 점포가 생깁니다. 거기에 다카시마야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처럼 리모델링에 들어가 어제까지 있던 가게가 오늘은 없는 상황도 벌어지고요. 내일도 맛봐야지라고 생각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거기에 연휴중에 맞춰 가다가는 연휴니까 우리도 쉽니다라는 가게도 나올 수 있고요.

그래도 단과자의 숲은 건재합니다. 평일 오전에 오픈시간 맞춰 들어갔더니 사람이 없어서 정말 느긋하게, 기다리지 않고 간식들을 사올 수 있었습니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다가 찍어둔 간식을 세 가지 골랐습니다.

동행이 있다는 건 이런 때는 좋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간식을 구입해 나눠 먹을 수 있다는 점 말이지요. 하지만 이 장점을 상쇄할만큼의 단점도 있으니 .... (먼산)

뭘로 보이십니까?
일본에 있는 동안 먹었던 바닐라 푸딩(이나 크림)계에서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던 바닐라 푸딩입니다. 푸딩이라고는 하지만 워낙 부드러워서 크림을 먹는 느낌이었지요. 아래에는 노랑의 일반적인 커스터드 푸딩이, 맨 아래에는 쌉싸름한 캬라멜 시럽이 있습니다. 맨 위의 크림도 너무 달지 않고 적당한 것이 세 가지를 한 꺼번에 떠먹으면 환상입니다! 물론 장식으로 얹힌 미니 마카롱도 맛있습니다. 예전에 어디선가 먹었던 진득진득한 마카롱과는 비교도 안되는군요. 컵은 법랑 재질입니다.

홍콩 스위츠라고 되어 있는 것처럼 중국풍의 간식입니다.

시럽 속에, 이렇게 동글동글한 과일 젤리가 들어 있습니다. 그램단위로 달아서 팔더군요. 이것은 미리 계량해서 컵에 담아 파는겁니다. 맛보기에는 딱 좋아요.

작은 키위조각을 한천으로 굳혔나봅니다.

이건 뭘까요? 과일 이름은 모르지만 포도 비슷하게 새콤 달콤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콜드 스톤의 원조! (웃음)
그야, 단과자의 숲이 생길 때부터 이 아이스크림 비빔집이 있었으니까요. 콜드스톤이 Cafe Sweets에 실린 것을 본 것도 올 여름, 그리고 한국에 콜드 스톤 매장이 생긴 것도 올 여름. 단과자의 숲은 몇 년 되었으니까 이쪽이 원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기간한정으로 나온 믹스 베리베리베리(였다고 기억합니다). 기본 아이스크림에 파이 조각과 다양한 종류의 베리들을 섞어서 비볐습니다. 역시 맛있었지요. 단과자의 숲은 이번이 두 번째지만 예전에 혼자 갔을 때도 도전해볼까 하다가 대기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습니다. 이번에는 사람이 없어서 느긋하게 보며 주문을 할 수 있었지요. 훗훗.

이번에는 햇살이 잘 드는 따뜻한 곳에서 푹 쉬며 간식을 먹었더니 갈만한 곳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만 북적북적하지 않는다면 여러 간식집들을 둘러보며 원하는 것을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가게이고, 그게 여기 목표였으니까요. 다음에는 어떤 간식이 또 나와 있을까요.-ㅠ-

제목은 말장난입니다.;

긴자 프렝탕 백화점은 그 근처에 Afternoon Tea Shop 본점이 있기 때문에 알고 있습니다. ATS를 찾으려할 때 프렝탕 백화점 뒷블럭이라고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ATS도 파산신의 신전이라 가능한 멀리하고 싶은 곳이었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별다르게 질러온 것이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여기에서 사온 먹거리 하나를 어제 안챙겨갔습니다. 다음 생협 번개 때는 잊지 않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으흐흑.;ㅂ;

이 프렝탕 백화점 2층에 안젤리나라는 맛있는 케이크집이 있다는 정보를 얻은 것은 꽤 전의 일입니다. 평소같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것을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맛있는 케이크를 제대로 먹지 못했던 터라-파리 세베이유가 연휴 뒤 휴가에 들어가서 못갔습니다-일단 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프렝탕 백화점 2층, 어디 쯤에 안젤리나가 있나 했더니 역시 가장자리에 붙어 있군요. 대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래도 기다려 보기로 했는데 2인 자리는 의외로 금방 생겼습니다. 주력메뉴가 무엇인가 했더니 메뉴판을 받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몽블랑이군요.
(그리하여 저런 제목이 된겁니다. 절대 텐스미에서 몽블랑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세트 메뉴도 몇 가지 있었는 데 그중 작은 사이즈의 몽블랑에 계절의 아이스크림과 홍차가 딸려 나오는 세트가 있었습니다. 그 세트로 하나 주문하고 케이크를 하나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이쪽이 전체 세팅된 모습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홍차는 우려 나오는게 아니라 피라미드형 티백이 들어 있었던 것일겁니다. 전체 일정에서 홍차를 마신 것은 한 손에 꼽을 정도도 안되는데 한 쪽은 홍차가 우려져 나오고 다른 한 쪽은 피라미드 티백이 들어 있었으니까요.(우려 나온쪽이 F&M이었을겁니다)
계절의 아이스크림은 캬라멜이었습니다. 매월 바뀌는 모양인데 딸기 시즌에는 아마 딸기가 나오겠지요? 옆에 있는 것이 작은 사이즈의 몽블랑입니다. 큰 사이즈는 당연히 이보다 키도 크고 부피도 큽니다. 다른 케이크는 초콜릿 돔입니다.


설탕은 낱개 포장형이 테이블마다 놓여 있는데 한국에도 대형 마켓에서 종종 보이는 유기농 설탕입니다. 앵무새 그림이 그려진 푸른색 포장의 설탕이지요.


평소 같았으면 즐겁게 먹었을 초콜릿 돔이지만 아래의 사정 때문에 그저 그렇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기야 주력은 몽블랑이다 보니 다른 케이크는 평범한 수준(그래도 한국에서는 맛보기 힘들;)이 아닌가 합니다. 왼쪽에 붙어 있는 것은 젤리입니다.


아이스크림이 담긴 컵은 플라스틱입니다. 하지만 그리 신경쓰이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스크림이 맛있었거든요. 입에서 사르르 녹는 캬라멜 향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대박은 몽블랑이었지요.
한 입 먹고 G가 물었습니다. "몽블랑이 이렇게 촉촉한 맛이야?"
한국에서 먹은 몽블랑은 위의 크림이 퍼석퍼석하게 말라서 입에서 잘 녹지도 않는 끈적한 맛이니 그렇게 물을 수 밖에 없었지요. 이것은 달랐습니다. 크림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화악 녹으면서 입안에 달콤한 밤의 향을 남깁니다. 이전에 먹은 케이크의 대왕마마 못지 않게 멋진, 몽블랑의 대왕마마님이십니다. 거기에 속의 스폰지도 촉촉한 것이 밤 크림과 환상적으로 잘 어울립니다.
여자 둘이서 케이크 두 개와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했으니 몽블랑은 작은 사이즈로 족했지만 만약 저 혼자 나중에 다시 가게 된다면 그 때는 큰 사이즈로 먹을겁니다. 절대, 절대, 저런 건 혼자서 다 먹어야 하는겁니다!


천상을 둥실 떠다니는 기분으로 맛있게 잘 먹고 1층으로 내려오니, 1층에도 안젤리나 케이크 매장이 있더군요. 테이크 아웃 전용 매장입니다. 카페는 2층. 1층의 쇼케이스에 줄지어선 몽블랑들은 정말로 아리따운 천사의 자태였습니다.
여행을 하는 도중에 마음을 움직일 정도의 식사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겁니다. 특히 제 여행은 주로 간식류 식도락 기행이기 때문에 본식은 대강 때우고 말거나 간식이 주식이 되는 경우도 많지요. 그러니 마음을 움직이는 본식을 만나기란 더없이 어렵습니다.

이 포스트는 요코하마 모토마치에서 먹은 식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왜 마음을 움직이는 식사였는가에 대해서는 이날 있었던 삽질을 읽지 않으면 안되지만, 상당히 투정을 부리는 내용이라 접어둡니다. 읽고 나면 기분 저하가 우려되니 잘 선택하시고; 그냥 아래의 음식 포스트만 보셔도 전혀 문제는 없습니다.


어렵게 결정해 들어간 이 가게이름은 浪漫館橫浜(ROMANKAN YOKOHAMA) 元町(모토마치)본점입니다. 1층에서는 두꺼운 돈카츠 샌드위치를 팔고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간단히 메뉴를 적어두었습니다. 가격대가 높아 들어가는 것을 한 번에 결정하기는 어려웠지요. 밥이 먹고 싶다는 G의 요구에 거의 강요하다시피 들어간 셈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가격만 빼면.;)

G가 시킨 것은 히레카츠 세트. 하지만 일반 세트가 아니라 煮御膳이라 붙어 있더군요. 국물요리에 가깝습니다. 가츠나베는 아니지만 그 즈음? 저는 밥보다는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서 디저트가 딸려 나오는 수제 돈카츠 샌드위치를 주문했습니다. 히레카츠煮御膳이 1450엔, 샌드위치 세트가 1200엔. 거기에 세금은 별도입니다. 가격은 높지요.
하지만 나온 음식들은 납득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제가 시킨 샌드위치 세트에는 이렇게 토마토 샐러드가 딸려 나왔습니다. 소스는 약간 걸쭉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소스. 토마토를 갈아서 거기에 타바스코 소스를 넣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콤하고 토마토의 단맛이 살아 있는 데다 매콤한 소스까지 곁들여지니 입맛이 확 돌더군요. 공복도 시간이 지나면 입맛이 없어지는데 이 샐러드로 뭔가 음식을 먹고 소화시킬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히레카츠 세트도 간단한 샐러드가 따라나왔습니다.

이쪽이 히레카츠煮御膳. 가츠나베 비슷하게 국물 소스가 끼얹어져 나옵니다. 그리고 절임음식과 미소시루, 밥이 나오더군요.

양파와 감자와 당근. 같이 들어간 야채들도 국물을 듬뿍 빨아들여서 맛있습니다. 양파는 완전히 익은 것이 아니라 아삭아삭한 씹는 맛이 있고요. 그리고 히레가스도 고기도 두껍게, 금방 만들어 튀긴데다 젓가락으로도 쉽게 잘립니다. 국물이 들어가니 촉촉한 껍질과 두꺼운 고기와 가츠오부시가 들어간 짭짤한 국물맛이 한데 어우러져서......
(이제 그만~)

밥과,

미소시루. 밥이 적어보이지만 히레가스 양이 꽤 되기 때문에 양이 많은 편이라 생각한 G도 버겁다더군요.

샌드위치 세트. 딸려나오는 음료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커피를 시키지요.

감자입니다. 저는 맥도널드의 스틱형 감자보다는 모스버거나 프레시니스의 웨지감자(맞습니까?)를 더 좋아합니다. 파근파근한 감자맛이 좋아요.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감자는 친구 B네 집에서 먹는 슬라이스해서 오븐에 구운 감자. 자연스러운 짠맛이 돌아서 아무런 소스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더군요.

빵은 식빵입니다. 그냥 흰빵. 거기에 상추와 토마토, 그리고 두꺼운 돈가스가 들어있습니다. 소스도 뿌려져 있는데 가츠오부시와 간장과 기타 양념을 더한 소스 같군요. 촉촉한 것이 맛있습니다. 다만 먹다보면 빵이 소스에 푹 젖어서 소스가 뚝뚝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 단점 따위는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맛있었으니 상관없어요. 음음.

샌드위치 세트에 딸려나온 디저트입니다. 디저트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대략 290엔 정도의 가격차이가 납니다. 저는 디저트가 딸린 세트를 시켰지요. 샌드위치가 있던 바구니를 치워가고 이렇게 그릇을 들고오는데 오른쪽은 커피젤리, 왼쪽은 가토쇼콜라입니다.

가토쇼콜라에는 생크림이 딸려 나옵니다. 여기에 초코 시럽이 뿌려졌군요.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감동했습니다. 정말로 진한 초콜릿 케이크. 스폰지 타입이 아니라, 정말 단단하게 굳은(브라우니와도 비슷할까요? 하지만 그보다 뻑뻑합니다) 초콜릿 질감의 케이크입니다. 거기에 견과류도 들어가 있군요.

커피젤리 컵에 들어간 소스는 팥입니다. 달콤한 팥소스와 쓴 커피젤리가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이런 궁합도 좋군요!
(이렇게 쓰고 보니 작년의 괴식, 에스프레소 젠자이가 떠오릅니다.-┏)



기대하지 않았을 때 더한 감동을 받나봅니다. 배고파서 그냥 적당히 때우려고 가격이 비싼 것을 감수하고 들어갔는데 가격에 상당하는 멋진 음식들이 나왔을 때는-그것도 들어간 곳이 꽤 유명한 쇼핑 관광지였을 때-감히 마음을 움직이는 음식이라고 할만합니다. 비유해 말하자면, 삼청동에서 삽질하다가 인사동에 내려와서 배가 고파 쓰러질 지경이 되어 비싸든 말든 신경 안쓰고 들어갔는데 굉장히 맛있고 정갈한 음식들이 나왔을 때 일까요? (엉뚱하군요;;;)
나중에라도 모토마치에 다시 가게 된다면 그 때는 돈가스 샌드위치를 테이크 아웃해서 먹어보고 싶습니다.
일본에 가서 꼭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것 중에는 안미츠와 젠자이와 안닌도후가 있습니다. 안미츠는 예전에 아빠는 요리사에서 꿀콩이란 이름으로 등장했던 간식으로 찾을 수가 없어서 먹지 못했으며, 안닌도후(행인두부. 살구씨 푸딩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는 푸딩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까맣게 잊어버리고 넘어가기 일수고 젠자이는 맛있는 곳에서 먹고 싶다면서 미루고 있었지요. 그 중 안미츠는 이번 여행에서 도전해볼 수 있었습니다.

제 애독 잡지 중 하나인 Cafe Sweets에 nanaha라는 가게가 실린 적이 있습니다. 나노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가게입니다.(...) 주 메뉴는 말차의 변형 디저트와 음료이며 말차 음료는 꽤 좋아하는지라 한 번 가보려고 생각했지요. 홈페이지에 가시면 메뉴와 관련한 좀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겁니다.

지유가오카에 nana's greentea가 있으니 점심 먹고 돌아다니다가 좀 피곤할 때 들르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지유가오카에 간 날이 일본의 설 연휴 직후였나봅니다. 점심 먹으러 가려던 가게가 연휴 직후 며칠간은 휴업이라 걸려 있더군요. 케이크의 대왕마마가 있었던 세베이유도 그런 이유로 이틀 휴업을 해서 가보질 못했습니다.
결국 점심을 여기서 디저트로 때우게 되었고 동행인인 G에게 두고두고 잔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그래서 두 번 다시 G와는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_- 저는 디저트나 약간의 빵만으로도 끼니 해결이 되지만 G는 정식을 먹지 않으면 해결이 안된답니다.)

매장은 굉장히 작습니다.(매장 위치는 홈페이지의 약도를 참조하세요) 1층에서 주문하고 2층에 와서 기다리니 점원이 와서 음식을 가져다 줍니다. 창가 자리를 좋아하니 앉게 되면 거의 창쪽이군요.

G가 주문한 것은 흑밀(쿠로미츠)에 검은깨 젤라토가 들어간 말차 파르페. 제가 주문한 것은 말차 크림 안미츠입니다.

말차 아이스크림, 단팥, 그리고 하얀 찹쌀떡(白玉: 시로타마), 위쪽에 보이는 것은 곤약이나 그 비슷한 계로 추측되는 젤리. 그리고 소스는 역시 흑밀입니다.

G는 견과류와 깨 등을 질색하는지라 검은깨 젤라토라고 하니 제게 몽창 넘겨주더군요. 저는 굉장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지바코의 검은깨 아이스크림과 맛이 비슷하군요.+_+ 나나하쪽이 좀더 진하고 끈적한 젤라토 타입이긴 합니다.
여기에도 밑에 말차젤리와 흑밀과 시로타마가 들어 있습니다. 대신 안미츠보다는 아이스크림의 비중이 높고 팥은 없지요.(아마도;)


두 번 먹을 맛은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젤리가 무미였기 때문에 더 그렇지 않았나 싶습니다. 씹는 맛은 있는데 으음....; 미묘합니다.
하여간 이번 여행에서 안미츠를 클리어 했으니 다음에는 젠자이에 도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훗훗훗

일본의 이케아 지점은 아마도 두 개일겁니다. 추측하기만 하는 것은 지점이 몇 개인지 확인할 생각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주로 리뷰가 올라오는 것이 도쿄 동쪽에 있는 후나바시의 이케아이고 제가 다녀온 것이 코호쿠(도쿄 남쪽)의 이케아이니 아마도 두 개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겁니다.

이케아의 매장은 전형적인 창고형 매장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가보았던 그 어떤 창고형 매장보다도 크더군요. 그냥 창고가 아니라 공장형 창고라해도 믿을겁니다. 그 커다란 매장 안에 디스플레이 전시장과 판매대와 창고와 레스토랑을 다 갖추고 있으니 사실 큰 공간이라해도 어떻게 보면 좁습니다. 제가 갔던 날이 마침 일요일이라 아침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있었으니 말이지요. 사람에 치여서 꽤 고생했습니다.

후나바시점을 갈까 생각하다가 코호쿠로 방향을 돌린 것은 위치 때문이었습니다. 후나바시 점은 도쿄역에서도 JR을 타고 꽤 멀리 나가야 하지만 코호쿠점은 요코하마 쪽에 있더군요. 요코하마에 갈 예정이니 모토마치 가기 전에 잠깐 들렀다 가면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었지요. 하지만 요코하마의 예정이 갑자기 월요일에서 일요일로 변경되면서 도쿄에서의 출발시간도 꽤 늦었고-오픈시간에 맞춰 갈 생각이었는데 못했습니다-주말이라 사람이 몰릴 것이란 생각은 더더욱 못했던 것이 문제였지요.
거기에 의외로 코스가 복잡했습니다. 시부야에서 토요코(東橫)선을 타고 도중에 키쿠나(菊名)에서 내립니다. 거기서 JR선으로 갈아타고 바로 다음 정거장인 신요코하마역에 내려서, 셔틀버스를 타고 가면 되는 것인데 말입니다, 갈아타고 하는 것이 은근히 귀찮더군요. 그래도 모토마치만 가실 분이라면 이케아 오픈 시간인 10시에 맞춰 가서 먼저 레스토랑에서 먹고, 천천히 둘러보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둘러보고 먹으면 대기줄이 엄청나게 밀릴테니까요.


내부 사진은 사람이 너무 많아 찍을 생각을 못했고, 그저 그 곳에서의 목표는 세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친구가 부탁한 샤워커튼을 찾아서 사오는 것, 하나는 공복이니 사람에 치여 쓰러지지 않는것, 다른 하나는 파산하지 않는것.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세 번째 것이지요.(웃음)
주말이라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어려웠고 점심 시간 즈음에 가다보니 내부의 레스토랑에서 먹을 것을 사는 것은, 차라리 요코하마로 가서 거기서 먹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이날 점심이라는 것을 먹은 것은 오후 4시 경. 혈당 부족으로 인해 시야가 기묘하게 뒤틀린다는 기이한 경험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파산신은 다행히 막을 수 있었지만 와인오프너가 하나 입성하는 것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은 와인오프터 하나에 570엔. 싸더군요. 가장 노리고 있던 것은 여자아이들에게 딱 맞는 소꿉놀이용 티세트였는데 6인용 세트에 무려 950엔! 사이즈만 맞았어도 덥석 집어오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무거워서 들고 돌아다닐 자신이 없었습니다. 흰색 도자기 제품이었는데 크기는 일반 사이즈의 1/2가량입니다. 지금도 눈 앞에서 둥둥둥 떠다닙니다. 참아야지요.
인테리어나 부엌 소품들을 사랑하시는 분께는 천국이요, 그분들의 통장잔고와 카드 명세서에는 지옥입니다. 자제신과 항공료추가부담신을 함께 데려가신다면 재미있게 보고 오실 수 있습니다. 물론 EMS별도부담신을 데려가신다면 난감할 수 있습니다. 하하; 그러니 조심하세요.+_+

일본에 가 있는 동안은 내내 날씨가 맑았습니다. 기온도 높은 편이라(낮 최고기온이 10-11도) 활동하기에는 굉장히 좋았지요. 비오는 날은 딱 하루, 호텔에 체크인 하러 들어가던 그 날만 그랬습니다.
그러다 보니 키치죠지에서도 카렐 차페크를 찾아 들어가면서 카페에 가서 간단히 뭔가를 먹자라고 은연중에 G와 합의가 된 것이, 날씨가 좋으니까 마음도 몸도 들뜨고, 카페에 가서 느긋하게 차 한잔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애프터눈 티 세트는 없는 것으로 알지만 스콘이나 다른 빵은 있을것이니 가서 산 홍차 맛을 보자라고 암묵적인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카렐 차페크 지점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G가 어디선가 찾아온 위치 정보를 보면, 북쪽 출구인가로 나와서 파르코(백화점 이름)를 끼고 우회전, 도큐를 끼고 좌회전, 그리고 골목에서 담배만 파는 작은 가게를 끼고 우회전입니다. 그렇게 죽 걸어가면 마지막으로 꺾은 뒤 좀 올라 가는 주택가 한 가운데에 카렐 차페크가 있습니다. 아담한 가게에 물건들도 아담하군요. 선물 패키지류도 많이 나와 있고요.
생각보다 그릇이 적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래도 하나는 사왔습니다. 이 컵에 대해서는 나중에 리뷰를 올리겠습니다.

매장에서 이것저것 사들고 나와 다시 길을 따라 죽 올라갑니다. 2차선의 도로가 나오면 거기서 좌회전.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카페 카렐 차페크가 등장합니다. 카페 입구는 사진을 안찍었군요.
이쪽도 아담합니다. 테이블은 총 6개(8개일지도). 다 2인석입니다. 좌석 옆에는 세탁물 천바구니 같은 것이 놓여 있어서 짐을 내려놓기 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방들은 다 이 바구니에 넣어두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맨 위 선반에 보이는 것은 카렐 차페크 디자인의 차캔입니다. 모서리에 서 있는 것은 토끼인형입니다. 멧돼지가 아니예요.

카운터 겸 주방입니다. 과자들은 비스코티, 쿠키, 스콘 등입니다. 쇼케이스에 보이는 것은 트라이플, 쇼트케이크 등이고요.

이렇게 매장에서 파는 몇몇 물건도 있고, 우타코씨의 번역 그림책이라든지 수필이라든지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메뉴를 보면 세트로 시킬 수 있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케이크 쪽도 세트로 주문이 가능하더군요. 홍차도 전부 카렐 차페크의 홍차인데, 가격이 높은 홍차와 케이크 세트의 경우에는 조금 가격대가 올라갑니다. 케이크 세트에 몇 백엔 이상의 홍차를 주문할 경우 가격이 오른다는 말이 적혀 있었지요. 뭐, 밀크티를 주문했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G가 시킨 것은 영국의 지방 이름을 딴 파이. 제가 시킨 것은 스콘 세트입니다.

스콘 하나와 밀크티, 거기에 생크림과 딸기잼. 사용하는 그릇들도 다 카렐 제품. 귀엽지 않습니까!

이 삼각형의 접시는 쓰기 불편할 것 같아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렇게 보니 좋군요. 하지만 이런 유혹에 빠지면 짐이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납니다. 그릇들은 무거운 것도 그렇고 깨질까봐 보내기도 무섭다고요.

이쪽은 고기파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피클이 곁들여 나오더군요. 저 고기파이도 굉장히 귀여운게 이쪽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앞쪽에는 멧돼지 그림이 있습니다. 돼지해라 그런 것인지 고기가 돼지고기라 그런건지는 알 수 없지요.

가격은 7-800엔 가량이었다고 기억합니다.(영수증을 뒤져야 하는 상황은 회피..;)
카렐 차페크에서 쇼핑을 즐기고 이곳에 와서 즐겁게 차 한잔을 마시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군요. 귀여운 식기들 때문에 점수가 더 올라갔습니다. 하하핫;
지난 여행에서 폭 빠져돌아왔던 타마고야의 푸딩. 이번엔 슈크림에 도전했습니다. 푸딩에 대한 도전은 G에게 몽창 맡기고 저는 오직 슈크림에만 도전을...-ㅠ-

위의 노란색 종이는 매장 안내입니다. 일본 내에 매장이 세 개 있는 것으로 나와 있군요. 어디였는지는 잊었지만 다카시마야 백화점에만 세 군데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신주쿠에 매장이 있으니 일단 그것만으로도 안심입니다.

G가 고른 푸딩 두종류. 하나는 부드러운 푸딩이고 다른 하나가 달걀모양(웃음) 푸딩입니다. 제 몫은 슈크림.

소보루 느낌이 살짝 나는 겉모습입니다.

푸딩. 부들부들해보이지 않습니까!

슈크림의 아리따운 자태!

슈크림을 한 입 베어물면 슈 안에 가득찬 크림에 놀랍니다. 거기에 중간중간 박힌 바닐라빈 씨도 마음에 들고요. 달기도 적당하고 부드럽기도 적당하고, 가능하면 잔뜩 사다가 먹고 싶었습니다.T-T

이글루 밸리에서 보니 뒤샹의 슈크림이 이와 비슷한 것 같던데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맛있는 슈크림이 정말로 먹고 싶어요! ;ㅂ;
지난번에는 없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신주쿠 서전 테라스에 크리스피 크림이 생겼습니다. 프랑프랑의 건너편 옆 건물이고 다카시마야 쪽에서 건너오는 다리 바로 오른편입니다.(다카시마야 백화점에서 서전 테라스로 건너갈 경우)

크리스피 크림을 간 것은 마지막 날 오전이었지만 그 며칠 전에 탐방(?)을 두 번 다녀왔습니다. 사진을 찍을까 싶어서 도큐핸즈 들렀다가 길을 건너 크리스피 크림이 있는 곳으로 왔다가 몇 겹으로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는 질려 돌아 나왔던 적도 있고, 아침 일찍(이라 해도 8시) 산책 겸 요요기 역 앞을 지나 서전 테라스 쪽을 올라가다가 크리스피 크림의 독감(毒甘 :지독하게 단) 냄새를 맡고는 이 아침부터 영업하는구나라고 감탄한 적도 있지요. 이 지점은 아침 7시부터 열어두더군요.

마지막 날 오전 9시 반쯤 크리스피 크림을 찾았습니다. 스타벅스를 가려다가 토요일 아침부터 사람이 많아서 옮긴다고 간게 크리스피 크림이었는데, 제가 갔을 때도 이미 줄이 한참 늘어서 있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은 테이크아웃 손님이라 이층에 있는 이트인(eat-in) 좌석은 꽤 비어 있었습니다. 서전 테라스는 햇살이 좋으니까 크리스피 크림 2층도 해가 잘 들어 보이더군요. 저는 햇살이 좋은 카페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한참동안 줄을 서서 받은 것은 왼쪽 아래에 보이는 시식용 오리지널 도넛. 그리고 브랜드 커피 한 잔과 도넛 두 개입니다.

이쪽은 글레이즈드 라스베리 필드

이쪽은 초코 글레이즈드 크롤러. 한국에서는 못 본 것 같다라는 생각에 도전해보았습니다. 예전에 어소티드 한 더즌을 구입해 올 때 웹페이지의 카탈로그에는 분명 있는데 매장에는 없어서 못 구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일단 일본과 한국의 다른 점을 생각해봅니다.

가격 :
한국이 훨씬 쌉니다. 한 더즌에 8천원이었던가요? 일본은 1천엔이 넘습니다. 1500엔이었던가로 기억합니다. 물론 개당 가격도 더 일본이 비쌉니다. 개당 100엔이 확실히 넘어서, 지금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라스베리 필드나 크롤러나 둘다 170엔. 어소티드는 확실히 더즌에 1700엔이었지요. 브랜드 커피는 270엔입니다. 커피 쪽은 제가 한국의 크리스피 크림을 이용하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만드는 법 : 이번 여행의 동행인인 G말에 의하면 크리스피 도넛의 반죽 레시피는 회사 특급 기밀로서 반제품인 반죽 믹스만 회사에서 각 지부로 배달이 나간다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맛도 당연히 같아야겠지요? 하지만 아닙니다. 빵맛은 같을 지언정 글레이즈의 맛이 다른 것을요.
기다리는 동안 통유리 안쪽의 제조 공정을 보게 되는데 도넛 반죽은 크게 차이가 없어보였지만 슈거 글레이즈가 다릅니다. 절대 달라요! G와 기겁을 하며 바라 본게, 일본의 글레이즈는 찐덕찐덕합니다. 가벼운 슈거코팅에 가까운 한국보다 훨씬 찐덕하고 된 슈거코팅이 입혀집니다. 그래서 슈거 코팅도 한국에서보다 두껍게 붙어 있습니다. 한국 것이라면 따끈할 때 하나 정도는 먹겠는데 일본 것은 하나는 커녕 절반 먹고 포기했습니다.

호기심은 지갑을 죽일 수 있습니다. 그런 고로 도전해보실 분들은 딱 하나만 먹어보세요. 그 이상은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줄 서 있으면 시식용 도넛 하나는 나올테니 차라리 입가심 용의 커피를 한 잔 주문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JAL에서 최근, 웹체크인이라는 기능이 새로 생겼습니다. 웹체크인을 하면 마일리지 보너스가 있다는 친구의 정보를 듣고(K양 감사! >ㅁ<) 바로 시도를 했습니다. 약간의 좌충우돌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웹체크인을 할 수 있었지요.

웹체크인은 공항에서가 아니라 미리 인터넷으로 좌석 예약을 할 수 있는 기능이라 보시면 됩니다. 호텔에서도 예약만 미리 해두고 프론트에서 방 배정을 받는 것처럼 공항에서도 예약 후에 좌석 체크인을 하지요. 그걸 인터넷으로 대신 하는 겁니다. 그래도 공항에서 보딩패스를 따로 받아야 하는 것은 변함 없습니다. 보딩패스 발급 시간을 줄여보자는 의도인 것 같긴 하군요. 거기에 무인 패스 발급기가 설치되어 있는 곳(일본내 몇몇 공항들)에서는 JAL 카드와 예약번호를 가지고 바로 보딩 패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신 짐을 부치려면 여전히 데스크를 이용해야합니다. 그러니 패스 발급기가 있어도 줄은 서야한다는 거죠. 그리고 웹체크인은 항공기 탑승 3일전에 가능합니다. 36시간이 아니라 3일인 고로, 0시를 기해 시간이 바뀝니다. 일요일 아침 9시에 출발하든, 저녁 9시에 출발하든 그 날 3일전부터 웹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미리 체크인을 하려해도 할 수 없는 거죠.

웹체크인을 할 때 필요한 것이 JAL 예약번호입니다. 이것은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예약했을 당시의 예약번호와는 다릅니다. 그러니 여행사에 다시 문의를 해서 JAL 예약번호를 알아야 웹체크인이 가능합니다. 이 부분은 꼭 기억해두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처럼 30분 정도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삽질을 하게 됩니다.

웹체크인을 하며 미리 창가쪽 자리를 잡아두려 하는데 좋은 자리는 벌써들 다 빠져나갔더군요. 어디 앉을까 고심을 하고 있는데 2층 좌석이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내내 1층에만 앉았는데 2층이라니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잽싸게 2층 자리를 잡아보았습니다. 좌석 번호로는 거의 끝이더군요.

2층이다보니 자리에 앉아서도 시야가 꽤 높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전 사진을 찍어봤는데, 창 아래쪽으로 보이는 하얀 판이 탑승구의 천장부분입니다. 높지요.

자아. 2층에 올라오니 이런 것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생선 몸통 모양(한 단어로 말하면 유선형)이다보니 2층은 1층보다 폭이 좁습니다. 그래서 1층은 10열임에도 2층은 6열 좌석입니다. 좌우 3열씩 배치되어 있고요. 그리고 창가쪽 좌석에는 이렇게 짐 칸이 있습니다. 면세점 쇼핑 물건들은 다 위로 올리고 항상 들고 다니는 백팩과 다른 짐은 여기에 다 집어 넣었습니다.

음훗훗.
저 이상한 둥그런 물체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라면 아마 지금쯤 미친듯이 웃고 있을지도요?



그래도 1층이 더 편한 것 같군요. 하하; 2층은 천장이 낮아서인지 조금 답답하답니다.
맛있어 보이지요?


들어가는 날은 한국에도 눈이 펑펑 쏟아졌지만 일본도 비가 오는 바람에 구름이 낮게 깔려 후지산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비행기 방향의 문제였을지도 모르지만;) 돌아올 때는 나이스 캣치!
첫 일본여행 때는 아사쿠사에 있는 아사쿠사 스카이코트 호텔에 머물렀습니다. 중심가에서는 꽤 멀지만 이 "첫" 호텔에 대한 기억이 나쁘지 않은 것은 조식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웃음) 언젠가 포스팅을 한 적도 있지만 제가 호텔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 중의 하나가 조식이지요. 조식을 편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호텔은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하면 다른 부분이 뛰어날지언정 좋은 점수를 못 받습니다. 하마마츠쵸 치산은 뷔페식에다 조식 레스토랑이 넓어서 느긋하게 식사를 할 수 있지만 프린세스 가든은 조식 먹는 자리가 너무 좁아서 상대적으로 빈약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메구로에서 걸어서 5분이든 어쨌든 조식 먹는 곳이 내키지 않았으니 그 뒤로는 한 번도 가지 않았지요.

신주쿠 파크 호텔은 조식이 뷔페식이 아닙니다. 아사쿠사 스카이코트는 경양식 타입이었는데 이쪽은 양식과 일식, 둘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더군요. 조식권 구입시에는 일식의 가격이 100엔 가량 더 높게 책정되어 있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이쪽이 좀더 손이 많이 가겠군요.

양식입니다.
두껍게 썬 식빵을 토스트해서 반으로 갈라주고, 거기에 샐러드, 데친 소시지, 딸기잼(비닐 봉지에 들어 있습니다)과 버터, 삶은 달걀 하나.
여기에 일식이든 조식이든 모두 드링크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드링크 바만 하는 것은 350엔. 커피도 핫과 아이스 양쪽이 있고 오렌지 주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커피를 선택했습니다.

양식도 깔끔하니 잘 나왔지만 일식도 그렇습니다. 제 쪽에서 찍어서 거꾸로 나왔군요. 오른쪽 가장 위가 밥, 그 옆이 유부 된장국, 그리고 토란과 표고와 유부를 국물 조림한 것, 단무지, 연어 한 토막, 왼쪽 맨 아래가 검은 콩조림, 그리고 달걀부침. 오른쪽 맨 아래는 낫토입니다.
동행이었던 G가 낫토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 해서 살짝 도왔습니다. 만화책에서 본 대로(...) 위에 후리가케를 뿌리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면 실처럼 끈적끈적 늘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겨자와 간장을 투하하고 다시 젓습니다. 콩은 질색하는 이 녀석이 낫토는 맛이 괜찮다며 잘 먹더군요. 생 청국장도 못 먹는데 왜?라고 생각하다가 한 젓가락 먹어봤는데 냄새가 안나더군요. 신기합니다. 그냥 약간 미끈거리는 콩을 씹는 느낌입니다.
그럴진대 검은콩자반을 못먹는 이유는 뭘까요. 그참.
저는 오히려 콩자반이 좋았습니다. 집에서 먹는 콩자반은 약간 딱딱한데 이쪽은 물기도 많고 강낭콩을 씹는 정도로 굉장히 부드럽게 씹힙니다. 약간 달기도 하고요. 한국에서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알고 있는데 맛 또한 그렇군요. 만드는 법은 맛의 달인에서 등장합니다.(지로가 스모선수 중매 서주던 이야기. 그러고 보면 유우코나 지로나 둘다 앤-길버트 커플 못지 않게 중매의 달인이란 말입니다.)

먹고 나면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양적으로도 괜찮고(야채나 과일이 부족하지만 그건 패스) 맛있는 아침이었습니다.
포트넘 앤 메이슨까지 줄줄 붙이다보니 제목이 너무 길어지지 않습니까. 뚝 잘라서 F&M이라 썼는데 포트넘 앤 메이슨입니다.


이쪽 경로도 굉장히 충동적이었지요. 음음;
그러니까, 갓파바시를 갔다가 센소지를 들러 아사쿠사역에서 출발하는 긴자선을 타고 출발을 했는데, 니혼바시 옆의 미츠코시마에(미츠코시앞 : 니혼바시에 있는 미츠코시 본점과 직접 연결된 역입니다) 역을 지나는 순간 가슴이 덜컹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라인이 같아서 갓파바시 다녀오는 길에 니혼바시(日本橋) 미츠코시에 가서 F&M을 들리느냐 마느냐에 대해 고민했던 차였습니다. 처음에는 가지 않으려 했는데 니혼바시에 도착해서 열차가 멈춰 선 순간 몸이 움직이더군요.-ㅅ- 이미 내려 버린 것, 어쩔 수 없으니 미츠코시로 갔습니다.

이 사진이 니혼바시. 출구에서 나와 미츠코시로 가는 도중 찍었습니다. 이쪽 방향이 미츠코시 백화점으로 가는 길입니다.

니혼바시에서 내리는 것보다는 미츠코시마에역에서 내리는 쪽이 이동에 편합니다. 미츠코시마에는 백화점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데 니혼바시에서는 조금 걸어가야 하거든요. 그래봐야 100-200미터 남짓의 짧은 거리입니다. 니혼바시 A5였던가요? 하여간 미츠코시 백화점과 가까운 출구로 나가서 걸어가서 가장 가까운 백화점 출입구로 들어가 확인했습니다. 백화점이 신관과 본관으로 나뉘어 있는데 음식층도 따라서 나뉘어 있습니다. 포트넘 앤 메이슨은 미츠코시의 신관 B2-지하 2층에 있습니다. 들어간 곳이 마침 신관이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그대로 내려갔습니다. 시간은 12시 조금 전.
내려가자마자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기 그래서 남은 것은 없지만 엷은 녹색, 흔히 에메랄드 녹색이라고 크레파스 36색에는 나와 있는 그 색조로 디자인 된 매장이 보이는 군요. 티룸은 어디 있나 했더니 매장 안쪽에 입구가 있습니다. 매장과 티룸이 바로 붙어 있더군요. 가서 몇 가지 물품-미니 잼 3종, 미니 틴 2종-을 사고 나서 또 망설였습니다. 애프터눈 티세트에 도전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두고 말입니다. 대기 줄이 길어서 하지 말자 하다가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먹으리라는 유혹에 져서 결국 기다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줄이 금방 줄어들어서 몇 분 기다리지 않고 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티룸은 넓은 편이 아니지만 서빙하는 종업원들은 꽤 많았습니다. 다들 에메랄드 녹색의 앞치마를 두르고 있더군요. 매장의 쇼핑백도 그 색입니다. 남자종업원이 자리로 안내해주었는데 가르송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2인석의 한 자리를 안내하면서 의자도 빼주더군요. 서비스 좋습니다.+_+
메뉴판을 훑어 보니 점심용으로 음식 세트가 나와 있습니다. 슬쩍 티룸을 둘러보니 프렌치 토스트 세트를 시켜서 먹는 사람들이 많군요. 저처럼 혼자 온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아마 쇼핑 나왔다가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기에는 가격대가 조금 있지만;-하러 온 사람들인가봅니다. 당연히 애프터눈 티세트를 들여다 보는데 1인분에 2400엔(세금 포함 2520엔), 2인분은 딱 그 두 배입니다. 트레이는 3단 트레이.
애프터눈 티세트를 주문했더니 홍차를 앞의 메뉴에서 선택하랍니다. 어떤 것으로 할까 하다가 맛이 궁금해서 미니틴으로도 구입한 로열블랜드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는 기다리는데 예의 가르송이 케이크 접시를 들고옵니다. 10종 정도 되어 보였는데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케이크로 두 개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흑. 슬펐습니다.;ㅂ;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내다니!

기본 세팅은 냅킨이 담긴 접시, 포크와 나이프, 빈 물컵과 물컵이 올려진 하얀 접시, 설탕 그릇입니다. 미처 찍지 못했습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물을 따라주더니 잠시 뒤엔 따뜻하게 데워진 찻잔도 나옵니다. 우유와 잼, 클로티드 크림도 이때 나옵니다.

잼과 클로티드 크림.
클로티드 크림 만드는 법이 최근 이글루스 밸리에 올라왔던데 도전할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도전은 좋지만 말이 크림이지 그거 기름이잖아요.;ㅂ;

이쪽은 살짝 데운 우유.

아령? 하여간 그런 비슷한 모양으로 생긴 받침대에 나이프와 크가 올라 있습니다. 찻잔 뒤쪽으로 보이는 것은 스트레이너입니다.

끄응. 뭔가 빼먹었다 했더니 홍차 포트 사진을 안찍었군요. 클래식한 하얀색 포트인데 손잡이에 종이태그가 붙어 있습니다. 제 것에는 로열 블랜드라고 되어 있더군요. 안에서 포트가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 달아놓는 종이태그인듯합니다. 물론 인쇄되어 코팅된 종이입니다.

그리고 3단 트레이. 맨 아랫단이 샌드위치, 그 윗단이 스콘, 그 윗단이 케이크입니다.


샌드위치와 과일. 과일은 껍질도 먹는 칠레산 수입(인지 어떤지) 포도 두 알, 그리고 방울 토마토입니다.
샌드 위치는 1/4쪽 크기로 총 다섯 개가 나왔는데 색을 보면 아시겠지만 식빵도 다 다릅니다. 기억에 의하면 연어, 달걀, 햄, 토마토 소스로 조린 야채(버섯도 야채?;), 오이였습니다. (응?; 여섯 개였나? 아니 다섯 개 같은데?)

스콘은 두 종. 하나는 건포도, 하나는 플레인입니다. 이쪽도 랜덤으로 나오는 듯하군요.

이름을 몰라 제멋대로 시킨 케이크 두 종.
왼쪽의 파이 비슷한 것은 레몬 머랭 파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아아.-_- 아련히 떠오르는 모 소설에서의 장면)
위는 토치로 살짝 가열한 머랭, 안에는 레몬 크림이 들어가 있고 바깥의 껍질은 사르르 부서집니다. 상상하는 순간 위통이 격렬하게 급습하는군요.
옆에 있는 것은 그야말로 딸기 쇼트 케이크. 딱, 기본입니다. 이 당시 하도 단 것을 많이 먹어서 일부러 초콜릿 계는 피했는데 초콜릿 케이크 쪽의 맛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다시 말해 다음에도 도전해보겠다는 이야기로군요. 하하.

조명이 어두워서 오히려 좋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바로 위에서만 조명이 내려오니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고-위에서 조명이 바로 내려오니까 그 자리만 밝지 옆은 상대적으로 어둡습니다. 그러니 옆 사람들에게 시선이 안가더라고요-느긋하게 즐길 수 있더군요. 웨이팅 자리도 보이지 않으니 급할 것도 하나 없습니다.

스콘을 반으로 쪼개 거기에 클로티드 크림을 잔뜩 올리고 딸기잼을 발라 입안에 넣으면 그것이야 말로 천국. 거기에 그냥 마셨을 때는 제 입맛에는 진하던 홍차도, 크림을 듬뿍 올린 스콘을 한 입 먹고 나서 마시니 한결 부드러워져 있습니다. 마법이었지요. 음하하하하~







실은 올리는 저도 극심하게 염장당하고 있습니다. ㅠ_ㅠ


티룸을 나가면 F&M에서 운영하는 빵집도 있습니다. 거기서 잉글리시 머핀을 사다 먹어봤는데 맛있더군요. 스콘류도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그 당시엔 단게 싫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상황이라 조금 아쉽습니다. 다음엔 여기 스콘과 베노아의 스콘을 놓고 비교 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쯤에서 마무리 지어야지 더 쓰다가는 제가 말라죽겠습니다. 밀크티로 아쉬운 속을 달래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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