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본여행 다녀온 다음 사용후기를 올린다고 하고 잊고 있었던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가 넘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넘어가고, 제목에도 적었지만 일본 스타벅스에서 나온 커피 서버입니다. 핸드드립-손흘림용으로 쓰고 있는 포트지요. 쓰고 있는이라고 적었지만 실제 쓰기 시작한 것은 얼마 안됩니다. 지난 주말부터 쓰기 시작했으니까요. 그 전에는 왜 쓰지 않았냐면, 저런 것이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베란다에 내다 놓고 방치하고 있었거든요. 최근 커피 드립은 제나글래스의 유리포트에다 하고 있기도 했고요.

어쨌건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서버가 어느 날 갑자기 눈 안에 뛰어 들어왔습니다.(어디서 많이 본..?)
그러면 사용해야지요.


커피를 내리고 간식은 찐빵을 준비합니다. 내린 커피는 Peet's라고, 스타벅스의 모델이 되었다는 미국의 중저가 브랜드랍니다. 우연한 기회에 저 커피가 해외 배송도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된 마스터님이 잽싸게 생협에서 자원자를 모아 주문을 했습니다. 배송비를 감안해도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커피가 싸군요. 제가 받은 것은 마스터님과 합심해서 주문을 넣은 듀시스님이, 생협 모임에 풀어 놓은 애니버서리 브랜드입니다. 강배전으로 상당히 고소한 향이 나더군요. 강배전 특유의 기름향. 가끔은 참기름향이라고 농담삼아 부르지만 실제 맡아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서버=포트의 근접 촬영 시도. 하지만 그 예쁜 라인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오른손으로 잡았을 때의 앞쪽에는 스타벅스 이니셜이, 뒤쪽에는 용량이 나와 있습니다. 나중에 한 번 더 사진을 찍어 올리지요.

커피는 굉장히 둥글둥글한 맛입니다. 드립하면 보글보글 잔 거품이 올라오고 향도 좋습니다. 감칠향이라고 해야하나요. 코끝을 확 잡아챕니다. 드립해서 한 모금 마셔보고는 마시기 굉장히 쉬운 커피라고 느꼈습니다. 아무나 마셔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커피더군요. 입에 들어가면 둥글한 향이 입안을 감싸고 휙 사라집니다. 무난하고 둥글둥글한 맛이라는 것은 신맛이나 쓴맛, 스모키 향 같은 독특한 향이 거의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되지요. 그런 맛들도 둥글게 뭉쳐 있는 느낌입니다. Peet's의 애니버서리가 이렇다는 것은 이 커피 회사의 이념이랄까, 운영 방향도 그렇다는 것일까요? 이야기가 엉뚱하게 흐르고 있지만 지금까지 마셨던 블랜드 커피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커피입니다. 나머지 블랜드 커피들에 대한 기억은 아예 없으니...


내일은 오래간만에 대흥역으로 원두 사러갑니다. 이번에 사올 원두는 또 어떤 맛일지 기대됩니다.>ㅅ<
어느 날 아침. 뒹굴거리다가 문득 커피 생각이 났습니다. 주로 마시는 커피는 선물로 받은 에스프레소 커피와 아버지가 사오신 베트남 커피인데, 그것 말고도 뭔가 잊은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 이상의 커피는 없을건데라고 생각하며 기억을 차근차근 더듬어 가다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커피가 하나 있었던 겁니다. 지난 일본 여행 때 공방 선물로 다른 커피들을 사오면서 함께 가져온 인도네시아의 토라자. 중배전으로 추측되는 그 커피가 그대로 밀봉된 채 남아 있던 겁니다. 어머나.


토라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이전에 올린 글에 있으니 넘어갑니다. 구입처는 신주쿠 루미네 지하 2층에 있는 기린 커피. 키린이라 적는 것이 맞을지 기린이라 적는 것이 맞을지 조금 헷갈리는군요. 신주쿠 남쪽 출구 근처에 루미네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그걸 타고 내려가면 와타시노헤야 등의 가게가 둘 나란히 있고, 에스컬레이터 뒤쪽에 커피집이 있습니다. 커피향이 솔솔 나니 위치를 헷갈릴 일은 없습니다.


다행히 가져온지 한 달 되지 않은 시점이니 마시기는 괜찮습니다.(다시 말해 이 사진은 한참 전 사진이란 것;) 서둘러 커피밀을 꺼내고 커피를 꺼냈습니다. 커피는 진공 밀봉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향이 날아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고요. 배전 시기를 적어두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구입 시에 일주일 내외였을테니 아마도 괜찮을 겁니다. 그러니 밀봉 포장을 뜯고 커피가는 기구에 콩을 와르르 쏟아 적당히 계량한 다음 갈아냅니다.
커피잔은 어떤 걸 쓸까 했는데 집에 있는 가장 만만한 것이 위타드의 커피잔입니다. 어흑. 앞으로는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커피잔.... Sharing a cuppa라는 말대로 같이 마실 사람은 없지만 혼자서 즐기면 그만입니다. 훗.



중배전이라 생각했는데 내리다 보니 또 커피가 진합니다. 하지만 맛을 보니 알겠네요. 마셔본지 시간이 좀 지나서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둥근 향이 입에서 확 퍼졌다 가라앉는 느낌? 신 맛이 강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속껍질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내린 탓이 클거라 생각합니다. 잡맛이 들어간 느낌이라..-ㅁ- 100% 제 취향은 아니지만 맛있는 커피였습니다. 어쨌건 꿈의 커피를 만나기는 쉽지 않겠다란 생각이 드네요. 자금이 허락하면 빈스서울에 가서 취향의 커피를 또 사와야겠습니다.-ㅠ-

일본여행 관련 글 중 하나는 후쿠사야의 직접만드는모나카입니다. 원 이름이 手作りもなか(てつくりもなか)이니까 해석하면 직접 만드는 모나카정도의 의미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직접만드는모나카'라고 붙여 썼지요. 고유명사라고 따로 표기하기도 그렇고 해서 말입니다.-ㅂ-



상자 모양은 이렇습니다. 저 문양은 박쥐 모양입니다. 후쿠사야의 상징은 박쥐거든요. 카스테라도 보통 황금박쥐 카스테라로 불립니다. 카스테라 상자도 왠지 오리온(혹은 모리나가)의 밀크 캐러멜을 생각나게 하는 노란색 상자랍니다. 모나카 상자는 노란색이 아니지만 문양은 박쥐 문양이 그대로 들어가 있네요.


꺼내면 이렇게 들어 있습니다. 앞의 박스 위에 올려진 하얀 봉투는 잼 나이프가 아니라 팥 앙금을 떠서 바르는 데 쓰는 플라스틱 막대입니다. 잼 바를 때 써도 되겠다 싶어 잘 씻어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후훗~.


왼쪽이 모나카, 오른쪽은 팥앙금. 이렇게 따로따로 들어 있습니다. 양쪽 모두 포장이 잘 되어 있지만 팥 앙금은 밀봉포장이 아니기 때문에 유통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구입 후 일주일 안에는 먹어야겠더군요. 냉장보관하면 조금 더 길어질겁니다.


모나카에도 박쥐 문양이 있군요. 두꺼워 보이지만 먹어보면 그 바삭한 맛이 모나카의 겉부분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이쪽이 더 가볍고 더 바삭하게 느껴집니다.>ㅠ< 한 입 베어물면 입에 달라붙긴 하지만 그래도 좋아요.


팥 앙금을 떠서 과자를 꺼내 양쪽에 듬뿍 바릅니다.



그리고 합체하면 완성! 자세히 보니 큰 박쥐와 작은 박쥐가 나란히 붙어 있군요. 완성한 모나카를 들고 한 입 베어뭅니다.

....!!!



달아요.;ㅂ;
일본 과자들을 가져오면 대체적으로 달다는 평을 듣는데 이쪽도 굉장히 답니다. 겉의 모나카는 단맛이 없지만 속의 팥앙금의 단맛이 상당하네요. 그러니 한 쪽에만 팥을 발라 먹어도 충분합니다. 집에서 만든 팥앙금과 섞고 싶은 생각도 들던데요. 하지만 눅눅하지 않은데다 만들어 먹는 재미도 있어서 선물로 들고 오면 딱이다 싶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집 선물로도 이걸 들고 와야겠다 싶었습니다. 부모님은 두 분 모두 팥을 좋아하시니 꽤 괜찮지요.>ㅠ<
그나저나 저 바삭한 겉 과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궁금합니다. 저렇게 바삭바삭 사르르 녹게 만드는 비결도 분명 있을건데요.

여행 글 마지막이지만 분류는 책으로 넣습니다.
이번 여행의 최대 수확이라고 자타 공인을 받은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같이 여행간 G도 저를 보고 '제일 잘한 일이 일본어 배운 것과 예술장정 배운 거네'라고 할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였지요.

고서라고 하면 옛 책을 말하지만 저는 19세기에 출판된 이 책들도 오래되긴 했으니 고서로 부르겠습니다. 사실 정확하게 고서를 나눈다는 것도 무리라고 보니..'ㅂ';
진보초에서 구입한 책 네 권은 다 공방에 넣어두고 왔기 때문에 사진은 그 다음 공방에 간 날, 햇빛 아래서 찍었습니다.


맨 왼쪽은 파스칼의 팡세, 가운데와 맨 오른 쪽 두 권은 빅토르 위고의 책입니다. 공방에서 다음 과정을 진행하려면 반드시 빅토르 위고의 책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이번에 일부러 진보쵸까지 갔던 겁니다.
한국에서 출판된 빅토르 위고의 책은 많지 않습니다. 애들용 책을 다시 제본하기엔 너무 시간과 노력이 아깝고, 제대로 나온 책 중에서는 제 취향의 책이 없습니다. 사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책을 제본하고 싶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몽테 크리스토 백작은 본드 제본입니다. 도저히 그걸 실제본으로 만들 생각이 안나더군요. 쳇. 그렇게 다섯 권짜리 시리즈로 낼 거면 기왕이면 실제본으로 해주지.-_-+ 개인적으로 민음사와 한길사 책에 대해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모 출판사 회장님이 아무리 책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그런 배려가 엿보이지 않는걸요? 거기에 다른 쪽은 괜찮은 책을 잘 뽑아 내면서도 다 본드 제본으로 내고 있으니... 차라리 일본 소설은 실제본이 종종 보이니 낫지만 영미 추리소설계는 희망이 안보입니다. 행복한 책읽기 책은 어쩔 수 없다 치지만 다른 큰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아요.

잡담은 이정도로 하고 다음 사진.;;



파스칼의 팡세입니다.


사실 뜯어 만들기가 조금 아깝기도 하지만....



거기에 번역서도 안 읽은 팡세를 프랑스 원서로 보고 있으니 감개 무량이지요. 누군가의 상저여던 모양입니다. 장서인 오른쪽의 한자 알아보기가 쉽지 않네요. 하지만 저렇게 장서인을 직접 만들어 찍을 정도라면 꽤 사랑받았던 책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당연히 실제본이고 프랑스어 책입니다. 그런데 오래된 책이라 가장자리의 황변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장자리 여백이 거의 없어서 이걸 어떻게 저리해야하나 싶긴 하군요.=_=

아. 가장 중요한 가격! 200엔입니다. 0하나 빠진 것 아니고, 세 자리 맞습니다. 가격 물어보고 되려 제가 당황했습니다. 오래된 책이고 낡아서 그런 가격이 매겨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점 밖에 나와 있는 상자에서 찾아 집고 가격을 물었는데 200엔이라 해서 말이죠.



이번의 최대 수확물인 빅토르 위고 책. 사실 무슨 소설(이 아니라 운문이지만;)인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런게 책 자체의 내용보다는 실제본 책인가에만 주목을 했으니까요. 작가분께 많이 죄송하지만 전 빅토르 위고의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요.;ㅅ;



속은 이렇습니다. 나중에 공방에서 잠깐 듣고 깨달았지만 이 책들은 예술제본으로 다시 만들어질 것을 어느 정도로 염두에 두고 출판된 책이라 합니다. 표지가 다른 책보다 약한 편이거든요. 그래야 뜯고 다시 가죽 제본을 할 때 편하니까요.


책 등은 많이 상해있습니다. 그래도 책 만드는 데는 문제 없습니다. 근데 보고 있자니 사람의 손이 많이 탄-누군가 많이 읽은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 저 갈라진 선 하나하나가 종이 묶음(대수) 위치니 말입니다.

아, 그리고 이 책에서 빼먹은 사진이 하나 있군요. 이 책은 인쇄본이 아니라 활자본입니다. 책을 펴 보면 종이에 활자를 눌러 찍은 올록볼록한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활자본을 만져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요. 와아....;;;



이쪽은 그렇게 예술제본으로 만든 책입니다. 책등 부분은 가죽이 아니라 천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마블지가 붙은 것을 보면 민소매 제본으로 만든 책입니다. 역시 빅토르 위고지요.


<발라드>라는 제목의 책이고 1845년 책입니다. 이 책은 뜯지 않고 놔두는 것이 낫지 않냐는 공방 분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일단 제 손에 들어온 이상 .... 음훗훗훗훗.............



약간 물에 젖은 듯한 자국이 남아 있지요. 오래된 책이니 폰트(라고 해야하나 활자라고 해야하나;)의 느낌도 다릅니다. 이런 옛 글자들도 좋아요.


옛날 책을 보면 이런 글씨를 다시 복원해서 폰트로 써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아니, 지금 모 책을 재 편집해야하는 상황이라 폰트나 출판 편집에 관심이 많아져서요. 아는 분께 윤명조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긴 들었는데 아직 출력해보지 않아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직접 편집해보고 출력해서 봐야겠습니다. 후훗.



자아. 이제 슬슬 천 자르러갑니다. 위키 주머니 만들 천은 골랐으니 잘라야죠.>ㅅ<

일본 여행 이야기도 이제 슬슬 끝나갑니다. 여행 이야기는 거의 끝났고 남은 것은 진보쵸에서 구입해온 책정도인가봅니다. 뒤지면 더 나올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은 그정도네요.

인천공항 지하의 장식물. 요즘 장식은 일반 전구가 아니라 전기 절감 효과가 좋다는 LED를 쓰는 바람에 빛이 차가워보입니다. 따뜻해 보이는 노란 전구를 좋아하지만 그건 열도 많이 발생하고 전기도 많이 잡아먹지요.



하네다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가장 사랑했던 모리나가 자판기입니다. 모리나가 제품만 넣어둔 건데 다른 건 다 빼고 중간의 빨강과 흰색의 통이 딸기 우유입니다.



바로 이겁니다. 모리나가 딸기 우유는 일본갈 때마다 꼭 챙겨 마십니다. 지금까지 마셨던 그 어떤 딸기 우유보다 더 좋습니다. 아우!>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하네다 공항에서 밤 새려면 반드시 물 잔뜩, 음료 잔뜩, 간식 잔뜩 챙겨야겠더군요. 소풍가는 기분으로 잔뜩 챙겨두어야지 버틸 수 있습니다. 9시쯤부터 자리잡고 앉아서 새벽까지 기다리는데 환기도 잘 안되고 공기도 안 좋고 건조하고 몸도 지치고 하니 간식을 계속 찾게 됩니다. 그래서 자판기 음료도 상당수가 품절되더라고요.

소프트 뱅크 렌탈폰입니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카드 결재까지 마무리 지었습니다. 본인 명의의 카드가 있어야 폰 사전 결재를 할 수 있는데 이번에 할 때는 제 이름으로 폰 두 개를 결재했습니다. 같이 가는 건데 따로따로 하면 번거롭지요. 뭐, 제가 비용을 댄다는 의미도 있긴 있었습니다.;



토요일 저녁의 폭주 글 때 구입했다고 썼던 립톤 밀크티와 스타벅스 생 모리츠 화이트 초콜릿 모카입니다. 생 모리츠는 이전에 이글루스 밸리에서 인상적인 시음기를 보고는 궁금해하던 차에 편의점에서 보고 구입했습니다. 불쌍한 립톤 밀크티는 생 모리츠에 밀려 도매급으로 넘어간 기분이 드는데요, 제가 지금까지 일본에서 먹어본 음료 중에서 가장 괴상한 물건이 저 생 모리츠입니다. 한 모금 마시고는 G에게 넘겼고, G도 한 모금 마시고는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가격이 얼마건 간에 상관 없습니다. 더 마셨다가는 입맛에 위중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염려되는 바, 남은 음료는 세면대에게 줬습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 한정인지 뭔지로 기억하는 저 립톤의 고급 밀크티도 빛을 못봤습니다. 뭐, 이것도 상당히 달았기 때문에 제 입맛에는 아니었지만... 포숑 밀크티도 봤지만 딱히 마실 생각은 안 들더군요.



맥도날드는 일본 여행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전에 들어갔던 패스트푸드점은 롯데리아였지요. 돌아다니다가 G가 갑자기 치즈버거가 먹고 싶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한국보다 훨씬 낫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딱 기본의 치즈버거라 합니다. 빵과 치즈와 햄. 그 기본의 맛이라 더 괜찮았답니다. (저는 안 먹어서..'ㅂ';)
아, 제가 시킨 것은 옆의 맥 플러리입니다. 이건 킷캣이 들어간 건데 한국에는 이 맛이 없을거예요. 아이스크림도 맛있고 킷캣이 씹히는 느낌도 좋아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신주쿠 파크 호텔 옆에 있는 시애틀 베스트 커피의 우유 거품이 이번에는 좀 많이 삭았는데, 그래도 부드러운 거품은 정말 맛있습니다. 이 우유거품에 반해서 여길 찾는다니까요.



하지만 이날은 커피를 마시러 온 것이 아니라 이 짐을 정리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하하하.. 다카시마야 지하에서 선물을 구입한 뒤의 모습이군요. 저 선물들 중 캐리어에 넣고 부쳐야 하는 것은 다 빼고 나머지는 쇼핑백 큰 것에 나눠 정리했습니다.



히죽히죽히죽히죽..........
하네다 공항에서 발견한 모야시몬 뽑기입니다. 하지만 이게 왜 하네다 공항에 들어와 있는 가를 나중에 알고는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1월 14일인가 15일까지 우에노에 있는 과학관에서 모야시몬 세균전을 했답니다.;ㅂ; 진작에 알았다면 일요일에 다녀왔을거예요.



오리제를 가장 뽑고 싶었는데 하나도 안 나오더군요.



하네다 공항에서의 저녁입니다. G가 시킨 카레 우동입니다.


이건 제가 시킨 자루 우동. 맛은 그럭 저럭 괜찮았습니다.-ㅠ- 보고 있자니 야마다야의 탱탱한 우동 면발이 떠오릅니다.



아이스크림 자판기에서 꺼낸 쿠키 모나카. 한국에서라면 와플에 해당하겠지요? 근데 이거 롯데입니다.ㄱ- 쳇. 롯데는 이제 싫어요. 제2 롯데월드 따위는 저 멀리 마리아나 해구에 던져 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 저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뽑은 자판기입니다. 하네다 공항 맨 윗층의 전망대에 있었지요. 개당 가격이 130엔이던가요?



위에 있던 딸기 우유는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날 마셨고 이것은 떠나기 전에 마신 것. 옆의 캐러멜 넛츠는 한정 음료라기에 낚여서 마셨습니다. 캐러멜 맛이 강하게 나던걸요. 꽤 달았지만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단, 견과류를 싫어하신다면 피하세요.^^;



하네다 공항 자판기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가격은 상당했는데 붕어빵입니다. 두 개 들어 있더군요. 냉동제품을 데워서 가져오는 거라 어떤 맛이 날까 호기심에 꺼냈습니다. 아마 안에서 해동해서 데운 다음 내놓는 것 같은데 고르게 데워지지 않아서 차가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자판기를 100% 신용할 수는 없다는 거죠.



진짜 붕어빵일까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겉부분은 카스테라(라기보다는 팬케이크)고 속은 단팥입니다. 달달한 것이 땡기던 차에 하나 먹고 났더니 그제야 머리가 제대로 돌아갔습니다. 하하;


코코아 우유입니다. 가나산 카카오 100%라는데 여기엔 뒷 이야기가 살짝 있습니다.
케이스가 붉은색에 가깝고, 아래 그림의 카카오를 흘낏 보고는 딸기로 착각한 K모씨가, '으헉! 딸기 초코 우유라니 괴식이다!'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_-a 그게 해소된 건 한참 뒤에, 괴식이라 궁금하니 한 번 마셔보고 싶다고 G에게 말한 뒤였습니다. G랑 대화한 다음에야 저게 딸기 초코 우유가 아니라 그냥 코코아 우유라는 것을 깨닫고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흑흑흑... 이번 여행에서의 바보짓 3위 안에 드는 일이었지요.


이것도 자판기에서 뽑았습니다. 가토 레이즌이라는 이름인데 모양만 보면 마루세이의 건포도 버터크림 샌드랑 비슷하더군요.

6개 달랑 들어 있는 것이 200엔 넘었으니 꽤 비쌌지만,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커피보다는 홍차와 잘 어울리겠던데요. 이걸 먹고 있자니 극찬을 받고 있는 버터샌드가 먹어보고 싶어집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마루세이의 버터샌드는 그렇게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는걸까요.-ㅠ-


여행 관련 글은 이것으로 대강 마무리 짓습니다. 쓰고 있자니 다시 일본에 가고 싶습니다. 아우~.

올빼미(혹은 반딧불, 혹은 밤도깨비) 여행으로 다녀오면 아침식사는 두 번 하게 됩니다. 토요일 아침과 일요일 아침을 먹게 되는데 토요일 아침은 G의 희망을 받아 들여 하네다 공항에 있는 수프스톡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에는 크루통-아직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말고는 아침에 여는 수프 전문점이 없고, G는 그 크루통도 가본 적이 없으니 수프스톡이란 수프 전문점이 있다는 이야기에 눈을 빛낸 것도 당연합니다. 저나 G나 신기한 음식점에는 약하니까요.

수프스톡에서 아침을 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의 생협 여행에서도 다녀왔으니 분위기가 어떤지는 대강 알고 있습니다. 일부러 찾아갈만한 가게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가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직접 가보고 맛보고 다음에 안 가는 것이 낫지요.

하네다 공항의 수프스톡은 지하 2층에 있습니다. 모노레일 탑승구 쪽이 아니라 계단을 내려가 케이큐선 개찰구 근처에 스타벅스와 마주보며 있습니다. 오픈 시간은 7시. 저희는 핸드폰을 찾아서 수프스톡에 내려왔지요.
어떤 세트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저는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작은 수프만 하나 먹겠다고 했고 G는 수프 작은 것에 빵만 있어도 된다 해서 수프스톡 세트를 시켰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수프 컵 두 개에 빵 하나입니다. 모닝롤과는 조금 다른 타입으로 질긴 질감의 빵인데 수프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저 용량 자체가 스타벅스 톨 사이즈 정도로 꽤 작습니다. 성인 남자에게는 어림도 없는-딱 전채 정도의 양인겁니다.
저 때 저는 위가 별로 좋지 않았고 몸도 지쳐서 신경이 바짝 서 있었는데 고구마 포타쥬를 한 입 먹는 순간 속이 가라 앉는 느낌이 들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묽었지만 한 입 떠 넣는 순간 달콤한 고구마 수프가 몸에 확 퍼지는 느낌이었지요. G가 시켰던 것은 비프 스트로가노프라고 이름은 거창하지만 그냥 돼지고기가 들어가고 약간 매콤한 토마토 수프입니다. 이것도 그냥 저냥 괜찮았습니다. 위가 좋지 않을 때면 몰라도 허기진 사람에게는 불에 기름 들이 붓는 것처럼 허기를 일깨우는 수준이겠지만 밤새 시달려서 힘들었던 저희에겐 괜찮았습니다. 뭐, 어차피 가볍게 먹어야 그 다음의 스타벅스 메뉴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많이 시키는 것을 피하기도 했지만요. 훗훗.


일요일 아침은 호텔 조식이었습니다. 신주쿠 파크 호텔의 조식은 일식이나 양식으로 나오는데 예전에 갔을 때 꽤 맛있게 먹어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 아닙니다.

원래는 호텔 1층에 자리 잡은 이자카야 계통의 음식점인데 그래서인지 이런 그림이 벽에 걸려 있습니다. 걸려 있다고 하면 조금 이상하긴 하네요. 뒤 쪽에서 조명이 있는 걸로 유추하면 종이가 아닌 다른 곳에 출력해서 걸어 둔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하여간 저 생선이 정말 맛있게 보입니다. 몸이 길쭉한 걸 보면 꽁치일까요? 창꼬치?


메뉴는 이런 식으로 걸려 있습니다. 옆 자리와는 테이블을 공유하고 사이에 저런 가림막만 있습니다. 아래는 뚫려 있고요.


가운데의 양념통 바로 뒤쪽은 옆 테이블입니다. 핫핫;;


탁자 한 쪽에는 사기잔과 차가 담긴 보온병이 있습니다. 제 입맛에는 너무 우려져 쓰더군요. 역시 다음에 호텔을 잡는다면 꼭 방안에 전기포트가 있는 호텔로 할겁니다. 물 먹는 하마인 제겐 내키는 대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좋아요.



음식이 나오길 기다려 잠시 음료수바에 가서 커피를 가져왔는데 그 사이 일식이 등장합니다.



일식은 이렇게 나옵니다. 밥, 버섯과 미역이 들어간 된장국, 생선 한 조각, 두부, 절임종류의 반찬들, 그리고 가장 왼쪽 위에 있는 낫토.



이전에는 이것보다 먹음직하게 나왔다고 기억하는데, 두꺼운 빵을 쓴 샌드위치, 샐러드, 물에 데친 것으로 보이는 소시지 두 개, 삶은 달걀입니다.


이러다 보니 하마마츠쵸 치산의 뷔페식 메뉴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일식도 가능하게 흰 죽에 매실절임과 된장국도 있었고 양식 메뉴도 많고 과일도 가져다 먹을 수 있었던 메뉴 말입니다. 저는 아침이 맛있는 호텔이 좋습니다. 그런 점에서 신주쿠 파크 호텔은 제 기대를 많이 저버렸습니다. 흑흑흑... 위치가 좋다고 하지만-덕분에 토요일 저녁은 신나게 백화점 지하 음식 매장을 돌아다니며 골랐지만;-다음에는 위치를 포기하고 조식을 택할 겁니다.


언제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벌써 다음 여행 계획을 짜고 있군요. 이런....;

아직도 일본 이야기. 글거리가 밀려 있지만 밀린 글을 한 번에 쓴다는 건 또 내키지 않아서 하루 하나 꼴로 꼬박꼬박 올리고 있네요. 이것 쓰고 나면 일본 소설 세 권 리뷰도 올릴 생각입니다. 언제 올라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밀려 있는 글거리 중 가능한 빨리 올리려고 하는 것도 올려야죠. 맥도날드 커피, 티스토리 달력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다른 글들을 제치고 올라올겁니다.(아마도)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진보쵸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수확도 진보쵸였습니다. 두 번째 수확이야 우에노에서 잔뜩 사들고 온 홍차지만 하여간 이번 여행은 진보쵸에서 고서를 찾기 위해 간 여행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어쨌건 성공적으로 쇼핑을 마친 뒤에는 입이 귀밑에 걸려 점심을 먹지도 않고 계속 돌아다녔고, 전날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팔팔한 기운으로 돌아다녔습니다.

진보쵸 관련 정보는  http://go-jimbou.info/를 참조했습니다. 이전에 이글루스 밸리에서 보고는 저장해두었다가 이번 여행에서 유용하게 써먹었지요. 여러 레스토랑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소개된 레스토랑을 가보고 정보의 빙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미묘하더라고요.



go-진보쵸에 올라와 있는 레스토랑 '마키아벨리의 식탁' 입구입니다. 찾아보면 정보는 나올테니 따로 정보를 올리진 않겠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이탈리아 음식들이 있다고 하고 이름도 그래서 찍어 놓고는 다녀왔습니다.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진보쵸 관광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든 저 빌딩 2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간판 찾기가 쉽지 않으니 차라리 빌딩을 목표로 삼아 움직이는 것이 낫습니다.

점심 시간임에도 들어가니 한산합니다. 저 외에는 커플만 와서 음식을 시켜 먹고 있었는데 서빙하시는 분들의 나이는 지긋하시고 분위기는 경양식이라고 해야하나요? 본격적인 양식은 아니고 그렇다고 해도 꽤 오래전부터 있었을 것 같은 오래된 식당 분위기입니다. 그 분위기에 맞게 제가 나갈 때쯤에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이 네 분 정도 들어와 자리를 잡으시더군요. 아저씨라고는 하지만 아저씨라기보다는 할아버지에 가까운, 진보쵸에 책 찾으러 느긋하게 놀러 왔다가 식사하러 들어온 것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주문을 하면 미리 포크와 숟가락이 담긴 바구니를 가져다 줍니다. 그리고 파마산 치즈와 타바스코 소스도 나오고요. 만드는데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그 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그 동안 영수증을 보며 수첩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조명이 붉어서 붉게 나왔지만 버섯이 들어간 토마토 소스의 치즈 스파게티입니다. 면을 건져내서 바로 접시에 담고 그 위에 소스를 얹은 듯한 분위기입니다. 바닥에 물기가 있었거든요. 치즈가 하나도 보이지 않길래 지뢰를 밟았나 했더니 또 그건 아닙니다. 먹다보면 어느 새 소스 사이에 녹아 있는 치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따로 얹은 것이 아니라 소스 마무리를 하면서 치즈를 살짝 섞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것도 나쁘진 않군요.


하지만 이 스파게티 한 접시의 가격이 890엔입니다. 얼마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 수첩을 뒤져보니 그렇군요. 어허허. 원화 환산을 하는 것은 비매너입니다.(..) 그냥 10배 계산해서 생각하자고요.







식당을 나와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커피집. 다음에 오게 된다면 이런 커피집도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진보쵸도 옛 분위기는 아닐 것 같은게 상당히 정비되어 있어서 깔끔하거든요. 물론 팡세를 산 서점에서 받은 진보쵸 지도를 보면 서점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관광객인 제가 기대하던 그런 분위기는 아닙니다. 하기야 제가 기대하던 분위기는 아주 좁은 골목과 쌓여 있는 책들과 나이 지긋한 서점 주인이었습니다. 거리를 돌아다녀 보기만 해서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순 없지요.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에 가봐야 느낄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카페 문이 꽤 독특합니다. 이런 곳도 좋습니다.


서점 바깥에 잔뜩 쌓여 있는 책들. 하지만 제가 찾는 타입의 책은 없습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이미 쇼핑을 마친 뒤라 흡족하게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훗훗훗..



길은 왕복 4차선. 저렇게 작은 가게들과 그리 높지 않은 빌딩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종로도 조금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종로 1가 주변을 보면 또 그런 생각은 안듭니다. 게다가 재개발에 들어가면 거기에 남는 것은 오래된 가게가 아니라 주상복합건물뿐. 그런 곳을 누가 돌아다니고 싶겠습니까? 저 같은 관광객에게 쇼핑몰은 돌아다니는 재미가 없습니다. 이야기가 없거든요.
(그렇다고는 해도 그릇 구경은 좋습니다.; 그래서 백화점엔 종종 갑니다.)



우키요에도 구경하러 갈까 하다가 말았는데, 이 가게에서 우키요에 엽서를 팔고 있길래 덥석 집었습니다. 장당 100엔이라니 싸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걸로는 모종의 작업을 진행할테니 올 한 해는 무척 바쁘겠네요.



진보쵸에서 들고온 책들은 올 한 해 作 분류를 바쁘게 할지도 모릅니다. 일거리는 잔뜩 들고 왔지만 언제 제대로 작업에 들어갈 진 알 수 없군요. 어쨌건 올 한 해도 열심히 바쁘게 움직이렵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몸 부피부터 줄이고...; 그 다음엔 수첩 제작 준비 들어가고....;

다카시마야에 타마고야가 있었다면 일본에서 푸딩 먹기는 아주 간단하게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타마고야가 사라진 이상, 다른 집의 푸딩이 제 입맛에 딱 맞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고 거기에 일본에서 푸딩 유행이 끝난건지 지하 식품매장을 열심히 돌아다녀도 맛있어 보이는 푸딩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세탄 지하에서 아주 다양한 종류의 푸딩을 파는 가게가 있긴 했는데 그냥 손 떼고 퇴각했습니다. 여행 다닐 때 눈에 들어오는 먹거리는 그 때 집지 않으면 영원히 못 만날 가능성도 있으니 아마 그 푸딩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확신이 안섭니다.

어쨌거나.
하네다 공항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여기저기 쑤시고 돌아다니던 와중-아주 옛날에 들었던 피에르 마르콜리니의 매장을 찾는 것도 목적 중 하나였지만 없었습니다. 철수했나봅니다;-눈에 띄는 선물용 과자가 있었습니다. 도쿄 바나나와 같은 곳에서 나왔나본데 도쿄 타마고란 것이 있더라고요? 이름은 여러 차례 들었으니 맛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최소 단위가 5개 구입 세트입니다. 짐이 많으니 남겨서 들고 오는 것은 질색인데 그렇다고 둘이서 5개를 나눠 먹는 것은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 때 그 옆에 있는 다른 간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름하여 고마타마고. 달걀 모양의 검은색 푸딩이랍니다. G가 그걸 보더니 맛이 궁금하다며 하나를 덥석 집어 드는군요. 한 손에 덜렁 덜렁 들고 앉아 먹을 곳을 찾아 움직이다가 자리를 발견했습니다. 테이블이 비어 있더군요. 룰루랄라 자리를 향해 가던 도중 파스텔 매장을 발견합니다. 파스텔 푸딩은 먹어본지도 오래되었고 여기는 딱 기본의 맛을 내니까라며 G를 먼저 자리잡으라고 보내 놓고 하나를 구입합니다. 그리고 그 테이블을 내놓은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구입합니다. 테이블 바로 앞의 매장은 키하치였거든요. 아이스크림 선데를 구입해 왔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군요. 맛있다는 이야기는 2003년부터 들은 것 같은데 왜 이제야 먹게 되었는지도 참 신기합니다.-ㅁ-;0


푸딩을 찾아가는 길고 긴 여정 끝에 만난 간식들입니다.
하늘색 로고의 투명 뚜껑이 파스텔, 그 옆의 독특한 상자가 도쿄 타마고와 같은 집 식구인 고마 타마고. 앞 쪽이 딸기 아이스크림 썬데입니다.



아래는 콘 플레이크를 깔고 딸기를 직접 갈아 만든 퓨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섞고 맨 위엔 딸기로 장식했습니다. 초콜릿 바나나 선데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G가 선데는 당연히 딸기라고 해서 주문했습니다. 사실 딸기가 제철이 아니라 조금 걱정하긴 했지요.



하지만 걱정할 필요 따위는 없었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은 훗카이도산 우유를 쓴다고 했나요. 우유맛 그대로인 아이스크림은 입에서 사르륵 녹으며 천상의 길로 안내를 하고 더이상 다른 아이스크림은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에 새콤한 딸기 퓨레와 함께 행복을 만끽하며 선데를 먹습니다. 키하치 아이스크림이 맛있다고 하도 그러길래 실망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던 겁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이 이정도라면 훗카이도의 다른 아이스크림은 또 어떨지 기대됩니다.


고마 타마고 푸딩. G가 이걸 산 이유는 케이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뚜껑을 열면 저렇게 접힌 숟가락이 나옵니다. 숟가락을 들고 푸딩을 먹을 준비를 마칩니다. 그리고 저 탱글탱글한 표면으로 숟가락을 찔러 넣고 한 숟갈 떠서 먹으면..



응? 아래에 검은 소스가 있습니다? (이상 G의 반응;)
그러니까 아래 쿠로고마=검은깨 소스가 깔려 있고 그 위에 파스텔 푸딩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달걀 푸딩이 있습니다. 문제는 저 검은깨 소스 입니다. G는 검은 색 음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검은 콩도 좋아하지 않고 팥도 좋아하지 않고 검은 깨는 물론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럴 진대 검은깨 특유의 고소한 맛이 나며 입안을 약간 까끌까끌하게 만드는, 달콤한 검은 깨 소스는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G에게 검은 깨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짭짤한 깨고물을 만들어 인절미 고물로 먹는 것이겠지요. 그런 고로 검은 깨 푸딩은 한 숟갈 먹고 아래의 검은 깨 소스를 보는 순간 두 손을 들었습니다.


파스텔 푸딩. 아래는 캐러멜 소스가, 위는 커스터드 푸딩이 있는 딱 푸딩 맛의 푸딩입니다. 푸딩맛이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그 맛 그대로입니다. 부족한 푸딩수치를 채워주었지요.-ㅠ- 그리고 검은 깨 푸딩에 케이스만 보고 속았던-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G는 고마가 뭔지 전혀 몰랐습니다. 일어를 모르면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요;-G는 이 푸딩을 먹으며 입을 달랬습니다.

저야 검은깨 푸딩도 나쁘지 않았고 파스텔 푸딩도 좋았고 키하치의 아이스크림 선데도 좋았습니다. 그렇게 말은 해도 검은깨 푸딩이나 도쿄타마고나 앞으로 사와서 먹을 일은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고소한 맛도 있고 검은 깨도 들어가 있지만 부모님께 선물로 사오기에는 지나치게 답니다. 신기한 것을 가져온다고 하면 또 괜찮겠네요.






뜬금없는 소리지만 이제 폭탄을 투하할까 말까만 결정하면 됩니다.'ㅂ' 투하여부는 이번 주 내로 판가름 나겠네요. 훗.

오하기가 맞는 이름인지 모르지만, 찹쌀떡이 아니라 쌀알이 살아 있는 화과자를 그렇게 부르지 않았나란 생각에 기억을 더듬어 써봅니다. 혹시 틀렸다면 댓글로 지적해주세요.(먼산)

지난번 일본 여행 때 빨강 봉투에 담겨 둘둘 말려 있던 것은 신주쿠 다카시마야 지하에서 만난 오하기였습니다. 다이후쿠와 오하기 등 떡에 가까운 화과자를 놓고 팔고 있었는데 한 번씩 다 먹어보고 싶었던 것이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두 종을 골랐습니다. 다이후쿠나 밤다이후쿠는 다른 곳에서도 먹어볼 수 있지만 오하기 두 종류는 처음 보는 것이기도 했고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눈에 보일 때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 샀을 때는 적당히 시간 났을 때 도쿄에서 먹을 생각이었지만 어쩌다보니 쇼핑백에 넣어두었다가 까맣게 잊고 집에서야 발견했습니다. 그런 고로 이것은 12월 29일의 사진입니다. 그날 아침에 물건들 바리바리 꺼내서 사진 다 찍고 한숨 돌리면서 밀크티를 한 잔 끓여 오하기와 함께 놓아 보았습니다.


보고 있자니 올해의 새로운 목표로 티매트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위타드...............T-T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해.T-T(사진 오른쪽의 접시가 위타드 접시입니다)



한 쪽은 콩고물이 묻어 이고 다른 한 쪽은 겉에 팥앙금을 붙였습니다. 앞쪽에 있는 팥앙금은 누드김밥처럼 속에는 떡이 있고 안에는 팥앙금을 붙인 것일테고, 뒤쪽은 그냥 콩고물만 묻혔을거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왠걸!
먹어보니 다릅니다.; 그냥 다이후쿠처럼 찹쌀떡일거라 생각했는데 맨 앞에 쓴 것처럼 찹쌀이 알알이 살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찹쌀밥으로 만든 화과자인겁니다. 이런 것은 저도 처음 봤습니다. 도묘지였나, 그 비슷한 것을 살 때 잠시 본적이 있지만 그 때 한 번 보고는 기억 저 편으로 날아갔거든요.
팥앙금 속에는 찰진 찹쌀밥이 들어 있습니다. 밥 자체는 거의 간이 되어 있지 않다고 기억하는데 팥앙금이 달다보니 그 정도가 딱 좋습니다. 거기에 콩고물이 묻은 쪽은 속에 또 팥앙금이 들어 있습니다. 콩고물도 고소하니 맛있는데 거기에 쫀득하게 씹히는 찹쌀밥에다 속의 달콤한 팥앙금까지! 밀크티가 아니라 녹차였다면 더 잘 어울렸겠지요.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먹고 있는 것을요.

다음 여행 때는 양과자 말고 화과자도 열심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팥을 원체 좋아하니 팥만 잔뜩 먹어도 좋습니다. 속이 달아지면 그 때는 말차로 진화(?)하면 되니까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신주쿠에는 도쿄 내에 딱 하나 있는 와치필드 다얀 카페가 있습니다. 다얀 빵집은 도쿄 외곽쪽에 있다고 알고 있고, 또다른 카페는 와치필드 박물관에 있을겁니다. 거긴 날 따뜻할 때가야 호수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으니 그 때 가겠다고 해놓았으니 아마 한동안은 못 갈겁니다. .. 그래봐야 다음 일본 여행을 언제쯤에 할건지 자체가 미지수이니 말입니다.;

와치필드 신주쿠점은 원래 Myload쪽에 있었습니다. 미로드라고 읽나요. 전 G랑 항상 마이로드라고 읽었는데, 하여간 거기 모자이크 거리 쪽에 매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그 거리가 완전 리모델링 들어가면서 스튜디오 알타 근처, 미즈호 은행 옆 골목에 와치필드 라비린스점으로 자리잡은지도 몇 년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가게지만 1층에는 소품이, 2층에는 옷이, 3층에는 카페가 있는 충실한 지점입니다. 지금까지 몇 번 가보았지만 카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갈 생각은 있었지만 장소가 좁다는 것과 오픈 시간이 12시라는 점이 맞물려 못 갔습니다. 이번 여행은 여길 다녀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을 거둔거로군요.(..)


계단을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면 이런 문이 보입니다. Dayan cafe. 런치 메뉴도 있지만 12시가 조금 더 지난 시점에서 런치가 끝났습니다. 그날 그날 준비된 음식만 제공하고 떨어지면 그냥 끝입니다. 그건 디저트도 마찬가지 같더군요.



3층까지 올라가는 도중에는 이런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아래 왼쪽에서 두 번째 그림을 보고 있자니 다얀, 너 참 거만하구나.-_-;



꽤 옛날 일러스트부터 최근 일러스트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다얀도 일러스트집이 따로 나왔다면 덥석 집을텐데, 다얀은 화집이 따로 없고 동화책 하나 하나에 다 다른 삽화가 들어가 있습니다. 진짜 수집을 하지 않으면 모를 삽화들이 많습니다. 이야기와도 연결되어 있으니 이야기를 모르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그림도 많고요. 환율만 떨어지면 다시 수집할텐데 환율이 도와주질 않네요. 아니, 바꿔 말하면 환율 덕분에 지름신이 안 오십니다.



내부는 굉장히 좁습니다. 벽쪽에 2인 테이블이 두 개인가 세 개 정도, 반대쪽 벽에는 바가 있어서 세 명 정도 앉을 수 있고 창가쪽에도 바 테이블이 있어 셋이 앉을 수 있습니다. 자리가 좁다보니 가방은 의자 아래에 있는 가죽 선반(?)에 올려야 합니다.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바깥을 찍어봅니다.



그리고 메뉴판.



다얀은 그린 것이 아니라 가죽으로 만들어 붙인겁니다. 그것도 앞치마와 모자는 위에 따로 붙인 것이고요. 당연히 비매품입니다. 흑..
메뉴판에는 사진과 함께 메뉴를 설명했습니다. 케이크도 많고 디저트도 많지만 역시 선착순이라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주문을 하면 물수건과 티슈, 포크가 든 통을 가져다 줍니다. 그냥 바구니에 천을 덧대고 리본을 묶은 것뿐인데도 소품이 참 귀엽습니다.



제가 주문한 밀크티가 나왔습니다. 오오. 다얀의 서커스 시리즈 포트와 잔이 함께 나옵니다. 잔 받침이 차가워서 실망했는데 정작 잔은 데워 나왔군요. 만져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여행 수첩입니다. 지금 또 세 개 제작 준비중입니다.(...)



다얀과 서커스. 와치필드의 유일한 서커스단인 마조리 노엘 이야기인가봅니다. 마시와 다얀이 티컵에 함께 들어가 있군요.



잔도 같은 무늬입니다. 찻숟가락은 그냥 금속제입니다.



그리고 우유통. 우유는 차가운 우유 그대로입니다.



홍차는 티백을 쓰더군요. 티부티크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잠시 뒤의 모습입니다.
G가 시킨 티라미수, 제가 시킨 시폰케이크와 밀크티. 밀크티와 시폰 케이크는 케이크 세트로 들어간 모양입니다. 나중에 영수증을 보니 가격이 조금 할인되어 있었습니다. 케이크가 담긴 접시는 앞서 <다얀> 분류에 올린 문고판 책 중에서 타테시나 일기의 그림을 보시면 됩니다. 타테시나 일기의 그림이예요.



시폰케이크는 크림과 냉동 딸기들, 블루베리 잼이 함께 나옵니다.


티라미수 위엔 다얀의 앞발자국이 찍혀 있습니다. 코코아 가루는 내오기 직전에 뿌린듯하고요. 코코아 가루의 젖은 상태를 보면 그렇지요?


선명한 고양이 발자국! 지탄이나 바닐라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은 여기가 '다얀 카페'이기 때문입니다.



타테시나 일기의 표지와 같은 그림입니다. (하지만 이 사진의 본 목적은 염장용.)

먹는 데 바빠서 미처 밀크티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맛있었습니다. 차는 2잔 반 정도 나왔고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아마 아쌈이었던 듯?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실론일지도 모릅니다. 하도 오랫동안 홍차를 마시지 않았더니 입맛이 둔해졌습니다. 하여간 우유도 듬뿍 넣어서 홀짝이며 폭신하면서도 쫄깃한 시폰케이크를 먹고 있자니 정말로 행복합니다. 티라미수는 시트 부분이 적고 크림이 많이 달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시간이 맞는다면 한 번쯤 가볼만한 카페네요. 품절된 다얀 식기를 만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게다가 한국 와치필드에는 접시류는 안 들어오더라고요.;ㅅ; 여행 다녀온 직후에 가봤는데 포트는 들어와 있지만 접시는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갈 때는 더 멋진 그림의 다얀이 제 지갑을 노리고 있겠지요.

사진에는 없지만 돌아나오면서 다얀 쿠키도 하나 사왔습니다. 이건 다음에 글 올리겠습니다.

토요일 저녁은 이세탄과 다카시마야 지하 식품매장을 돌아다니다가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5시부터 이세탄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을 뱅글뱅글 돌다가 이것 저것 구입하고, 돌아오는 길에 Sunkus에 들러 또 간식을 구입하고, 피곤해하는 G는 먼저 보내고 다시 다카시마야에 들러 푸딩 사러 갔다가 엉뚱한 걸 사오고, 마지막으로 호텔 앞 ampm에 들러 간단한 먹거리를 또 샀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징하군요.

이날의 구입 목록과 가격은 이렇습니다.

* 이세탄 백화점
 - 히레가스샌드 + 새우크림크로켓 1개: 556엔
 - 샐러드 두 종 각각 100g 씩: 973엔

* Sunkus
 - 컵라면, 음료 두 종(나중에 포스팅;) 515엔

* 다카시마야
 - 기무라야 초코코로네: 178엔
 - 유부초밥, 명란주먹밥 각각 1개씩: 278엔

* ampm
 - 산토리 맥주, 하겐다즈 잉글리시 밀크티 + 럼레이즌, 우유 모나카 아이스크림, 맥주안주, 1069엔


도합 3569엔입니다. 이중 Sunkus의 음료 두 종은 다음날 아침에 먹었고 나머지는 다 그날 먹었습니다.-ㅁ-;



신주쿠 파크 호텔의 최대 단점은 방안에 물 끓이는 기구가 없다는 겁니다. 급탕실이 따로 있어서 거기서 뜨거운 물이나 차를 가져오면 됩니다. 얼음이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물을 마시고 싶으면 바로 나가야 하니 아쉽지요. 뜨거운 물 마시는 것이 습관인 제게는 치명적인 단점이라...
앞에 보이는 종이컵이 차입니다. 그리고 그 왼쪽이 삼각김밥이랑 유부초밥. 그 뒤는 돈가스 샌드위치, 그 옆에 크로켓이 보이고요. 오른쪽에는 컵라면이 보이지요. 와아. 진짜 맛있는 컵라면이더군요. 더 사올걸 그랬나 싶지만 들고 올 공간이 없었습니다.-ㅂ-; 가운데에 있는 것은 키하치의 과일 롤케이크입니다. 이건 G가 자기 돈으로 구입한 거라 위의 목록에는 못적었습니다.


두말할 필요가 있나요. 가운데도 구운 명란젓이 들어 있고 위에는 장식처럼 명란젓이 올라 있는데 아주 짜지도 않은게 간도 딱 좋고 맛있었습니다. 유부초밥도 그랬고요.


포장지를 보니 마이센이네요. 마이센의 히레가스 샌드위치. 우왕! >ㅠ<



같이 구입한 크림새우크로켓. 맛은 기억나지 않지만 꽤 괜찮았을겁니다. 이날 먹은 음식이 워낙 많다보니 맛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것도 몇 가지 있네요.


기무라야 초코코로네는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이상하게 기무라야 팥빵보다도 전 초코코로네가 좋습니다. 팥앙금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말이지요.


이세탄에서 사온 구운 채소 샐러드입니다. 별다른 양념없이 그냥 채소들을 허브 넣은 올리브 유를 골고루 묻혀 오븐에 구웠나봅니다. 연근도 당근도 브로컬리도 고구마도 다 맛있습니다. 밀가루 위주의 식사가 많다보니 아삭하게 구운 채소들이 좋았습니다.



G가 먹고 싶다고 해서 같이 고른 연어 샐러드. 새콤한 소스입니다. 오렌지 소스인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저는 연어보다 같이 있는 다른 채소랑 레몬 껍질이 더 좋았습니다. 아흐~ 생각만 해도 십니다.



술향이 듬뿍 나는 럼레이즌. 건포도가 들어 있어 G는 거의 밀크티를 먹었습니다. 밀크티는 영국식이라기 보다는 인도식 차이의 맛에 가깝다 싶습니다. 진하고 달달했거든요. 다른 종류의 아이스크림도 있었지만 미처 구입 못했습니다. 가토쇼콜라랑 티라미수 맛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흑.


G가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롤케이크. 크림이 듬뿍 들어간 과일 롤케이크입니다. 케이크 시트도 부드럽고 크림도 우유맛이 나는 것이 또 언제 이런 케이크를 먹을 수 있을까요.;ㅂ;


이날 체력이 달리기도 했지만 느긋하게 저녁 먹는 것은 오랫만의 일이라 양껏 사다 놓고 천천히 하나 하나 먹었습니다. 웬만한 맛집 들어가 먹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아요. 산토리 맥주도 맛있었고 거기에 짭짤한 맥주안주 가져다 놓고 홀짝 홀짝.
이래 놓고 이날은 9시에 뻗어서 5시까지 내처 잤답니다. 으하~. 그러면서 앞으로 올빼미는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매번 하는 이야기지만 가기 전에는 비용 문제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가고 나서는 체력이 딸린다고 생각하고. 결국엔 체력을 기르는 수 밖에는 없겠지요.

자아.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까요. 먹고 싶은 것들 목록을 차근차근 작성하면서 다시 여행 계획세우러 돌아갑니다.

도쿄에 가서 가장 먼저 들어간 곳이 스타벅스인 이유는 딱 하나. 벤티사이즈 텀블러를 구하러 갔던 겁니다. 신주쿠 역 주변에는 스타벅스가 꽤 여럿 있는데 그 중 벤티 텀블러를 파는 곳은 NOVA 건너편에 있는 지점 하나입니다. 다른 곳은 새로 나온 텀블러만 있고 벤티 사이즈는 없더군요.



스타벅스에 들어가면 항상 시키는 것은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입니다. 평소에는 캐러멜 카푸치노도 함께 시키는데 G가 새로 나온 라벤더 얼그레이 차이 티 라떼가 무슨 맛인지 궁금하다고 해서 이번엔 빠졌습니다. 나온 것을 확인해보니 컵에 라벤더 향이 나는 얼그레이 티백이 들어 있던데요. 향이 약하다고 G가 오래 담궈 두더니 이번엔 역으로 너무 진해졌다고 해서 마시다가 말았습니다.

앞에 있는 케이크는 자하토르테란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원조 자하토르테는 절대 이런 맛이 아니겠지요. 이건 그냥 뻑뻑한 느낌의 초콜릿 시트 윗면에 잼을 바르고 거기에 초콜릿 코팅을 하면 끝. 코팅한 초콜릿이 굉장히 답니다. 진짜 자하토르테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이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고 보니 도쿄에는 데멜 지점도 있는데 한 번도 못가봤습니다. 이세탄에도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왜 안먹었을까요.;ㅂ;



말차 프라푸치노야 두말할 나위 없이 맛있지요. 그래서 한국(집 앞) 스타벅스와의 차이를 분석해보았습니다.

1. 집 앞에서보다 얼음이 곱고 균일하게 잘 갈려 있다. 따라서 빨대로 마실 때 얼음 덩어리가 빨대 구멍을 막는 일이 없다. 균일한 입자라서 입안에 들어왔을 때의 느낌이 좋다.
2. 단 맛은 비슷하다.
3. 크림이 더 부드럽다. 휘핑기계는 같아 보이나 일본쪽의 크림이 제대로 각이 잡히지 않는 것은 질소 충전의 문제 때문인지, 크림의 차이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먹을 때 보면 이쪽이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집 앞 스타벅스는 더 단단한 느낌이다.(식물성 휘핑크림과 유지방 100% 휘핑크림의 차이인지는 밝혀내기 어렵더군요. 사전에 비교해서 먹어봤더라면 알 수 있었을지도?)

그래도 달긴 답니다.



그 다음날 아침도 스타벅스에 갔습니다. 호텔(신주쿠 프린스) 옆에 있는 시애틀 베스트는 일요일 아침은 오픈시간이 늦는지 안 열었고, 크리스피는 사람 장벽이 엄청나서 포기했습니다. 하기야 크리스피는 그 전에 가서 설탕 단 맛에 뒤통수를 가격 당했으니 또 갈 필요는 없지요. 일요일 아침 9시 반에도 줄 서서 크리스피 박스를 사가는 사람들이 참 신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요즘 보기 힘든 모습이지요?



쿠키 접시 위에서 흐느적대는 태공망. 음료는 타조차이티라떼와 카페라떼입니다. 앞 왼쪽 접시는 시나몬롤, 그 오른쪽은 쿠키입니다. 쿠키는 개당 210원이었지요. 환율 생각하면 지는겁니다?

카페라떼는 제가 지금까지 한국 내, 일본 내 스타벅스 다니면서 마셔본 것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 없었습니다. 맹탕. 그래도 엊그제 올린 모 지점의 캐러멜 카페라떼보다는 조금 낫지만 맛 없어서 절반 이상 남겼습니다. 괜히 중간 사이즈로 시켰다고 후회했습니다. 시나몬롤도 그럭저럭인데 쿠키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오른쪽은 초콜릿 정크 쿠키, 왼쪽은 초콜릿 마시멜로 쿠키. 이름이 쿠키를 그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초콜릿 정크 쿠키는 한국에서도 보기 쉽고 생각한 그대로의 맛입니다. 하지만 초콜릿 마시멜로 쿠키는 처음 봤습니다. 쿠키를 만들면서 속에 마시멜로 하나를 넣어 구운 겁니다. 그러니 칼로리는 ... (거기까지;) 쿠키를 쪼개면 사이에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마시멜로가 들어 있으니 약간 쌉쌀한 느낌의 초콜릿 쿠키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이것 자체도 안 달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아메리카노랑 함께 한다면 맛있겠네요. 일본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는 마셔보질 않아서 맛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일본에서는 외부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니 마시고 싶다면 쿠키를 사오고 커피도 다른 곳에서 사와서 집이나 공원 어드메에서 홀짝여야겠지요. 겨울에는 좀 추우니 어렵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12월 마지막 주말은 포근했습니다. 최고 온도가 12도까지 올라가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서 괜찮았습니다. 걸어다니면 덥고 그늘에 들어가면 싸늘하고 해서 감기 걸리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지만 말입니다. 지금 감기 걸려 있는 것은 그것보다는 공항에서 환기 안된 공기에 오래 노출되어 있었던 탓이 크지만...


한 줄 요약. 말차 프라푸치노와 쿠키만 맛있었습니다.-ㅠ-

이번 여행에서 G는 양의 여행을, 저는 望의 여행을 찍었습니다. 이전에 G가 양을 데리고 다니며 사진 찍는 걸 봤더니 저도 손이 근질근질 하더라고요. 그래서 뭘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가장 가볍고 부피도 작은 흐느적인형을 가져갔습니다.'ㅂ'





※ 주의. 이 글에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 여행기를 보고 나면 완전판을 지르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1월 중으로 책 네 권을 더 지를겁니다.





Q. 하지만 오늘 다섯 권 질렀는데 또 지르면 자금은?

A. 설 보너스를 목 빠져라 기다려야겠지요.


모노레일을 타고 가다가 저 멀리에 보이는 이상한 산을 발견했습니다. 흰 눈이 쌓여 있는데, 아무리봐도 슈거파우더를 뿌린 초콜릿 케이크 같단 말입니다. 여기서 보일 저렇게 높은 산이라면 후지산 밖에 없다고 멋대로 결론을 내리며 사진을 찍었습니다.'ㅂ'

사진에 로고를 박고 나서야 Kirnan at Tokyo, Japan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려면 어떤가요.
이번 여행은 음식 위주의 사진이 많기 때문에 아마 한동안은 음식 염장도가 수직 상승할 겁니다. 주의하세요.
아침에 일출을 보려고 마음 먹고는 일찌감치 운동을 다녀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해가 안 보입니다? 어머나. 그 사이 남중고도가 낮아지면서 집에서는 일출이 보이지 않게 되었군요.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야 아침 식사 때 일출을 보면서 흐뭇해하던 것이 몇 개월 전이고 요즘에는 아예 출근해서 거의 도착할 때쯤에야 일출을 보았으니까요. 아주 조금 아쉽습니다. 어차피 구정을 지내니 설날은 구정부터라고 생각하지만 구정에는 차례 준비 때문에 일출을 볼 시간이 없으니까요.

오늘은 K와 B네 집들이가 있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어?; 벌써 9번째 도쿄여행인가요. 일본 다른 곳은 안가고 줄기차게 도쿄만 가고 있으니 쓰는 저도 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번 갈 때마다 다음엔 꼭 다른 곳도 가보겠다 하지만 시간과 자금의 문제 때문에 도쿄만 찍고 휙 돌아오는 일정으로 잡게 됩니다.

제 여행은 뒷 이야기보다 앞 이야기가 많습니다. 준비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일거예요. 제가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 중 종종 보였던 손바닥 보다 작은 크기의 작은 수첩-다이어리와 같은 천으로 만든-은 여행 준비를 위한 끄적임 수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수첩을 만들었을 당시에 세웠던 계획과 실제 여행을 보면 한숨이 나올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납니다.
여행 계획은 아마 2년쯤 전에 세웠을 겁니다. 2년 동안 돈을 열심히 모아서 한 달 동안 장기로 일본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나의 도쿄놀이가 나오기 전부터 세운 계획이었습니다. 그 때의 참고도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였으니까요. 유럽쪽은 언어 문제로 어려우니까 그냥 도쿄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장기 체류자로 있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금이 허락하면 교토를 잠시 다녀온다거나 하는 일도 해보고 싶었고요. 블로그 여기저기를 뒤져보면 그럴 생각으로 검색해둔 여러 일본의 장기체류용 숙소가 있습니다. 숙박 예산은 20만엔 전후로 잡고 있었고 생활 예산과 항공권 합해 대략 300만원 정도 잡고 있었습니다. 물론 환율은 8-9배가량입니다. 지금 환율이 아니죠.

그랬던 것이 자금을 모으는 것이 어려워지고 한 달간의 휴가를 내는 것이 절대 무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다음에 열흘 정도의 장기 체류로 바꿨습니다. 뭔가 아쉬워지니 이번엔 G를 끌어들였지요. 일본에 놀러가자고 꼬셨는데, G가 참여하게 되자 체류기간이 확 줄었습니다. G가 쓸 수 있는 휴가기간이 저보다 훨씬 적었으니까요. 투덜대면서 G의 요청대로 후쿠부쿠로(복주머니: 일본의 정초에 발매하는 무작위 상품꾸러미)를 구할 수 있는 연말 연초로 여행계획을 잡았습니다. 연말 연초에 가면 G가 딱 하루(1월 2일)만 휴가를 내면 갈 수 있으니까요. 저는 31일에 조금 일찍 출발하고, G는 조금 늦게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리만브라더스의 환상적인 말 실수 연속 콤보로 인해 엔화 환율 크리티컬을 맞고는 계획을 올빼미 여행으로 바꿨다가 끝내는 날렸습니다. G와의 계획은 5월쯤에 잡았고 환율은 여름부터 수직 상승하기 시작했지요. 정말 눈물이 나더이다....;

그러다가 11월에, 올빼미 상품이 없어질 것 같다는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다시 G를 꼬셨습니다. 원래는 혼자갈 계획이었지만 진짜 올빼미 상품이 없어지면 G가 일본 쉽게 갈 일도 없겠다 싶어 꼬신겁니다. '숙박비와 식비는 내가 낼 게'라고 살랑살랑 꼬시니까 홀랑홀랑 넘어오는군요. 그리하여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ㅂ'

지금까지 다녔던 여행 중에서 이렇게 일정이 없었던 여행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원래 목표로 했던 것을 아주 훌륭하게 달성했기 때문에 미련은 남지 않습니다. 그 목표는 다음주에 사진 찍어서 따로 올리겠습니다.; 사진을 안 찍었다는 걸 어제야 깨달았지만 지금 공방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찍을 틈이 안나는군요.


자아. 이제 조금씩 여행 기록이 올라갑니다.
어쨌건 지난 주말은 책(진보쵸, 기노쿠니야)과 홍차(카와치야)와 커피(스타벅스-_-)가 충만했습니다. 물론 지름신도 충만했고요. 지금 체력이 바닥이라 제발 감기만 오지마라고 간절히 빌고 있습니다.

하루 휴가 얻은 김에 오늘은 도서관에도 다녀와야겠군요.
황윤숙, <나는 바늘에 탐닉한다>, 갤리온, 2008, 8500원
kiril님 취향에 맞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이 책을 보고 나면 블로그에 직접 들어가 이것저것 솜씨를 더 구경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봐도 탐닉 시리즈는 보고 나면 갈증이 심화된다니까요.
가방이나 소품만들 때의 몇 가지 팁을 얻어서 좋았던 책. 도서관에서 빌렸고, 구입 가능성은 없습니다.

강동진, <빨간 벽돌과 노란 전차: 산업 유산으로 다시 살린 일본 이야기>, 비온후, 2008, 16000원
판형도 크고, 책 편집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서 굉장히 어색했는데 날잡고 읽어보니 진도가 쑥쑥 빠지는 신기한 책입니다. 사진이 꽤 많이 실려있는데요, 일본의 각 지방에서 산업 유산이라 부르는 것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포장해서 관광명소로 만들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알고 있던 여러 관광지에 대한 관리-보호-운영에 대한 역사와 실태가 잘 나와 있습니다. 한국의 지자체에서 참고로 하고 모델로 삼을만한 것이 꽤 눈에 들어오는 군요. 어디 한 군데서 이익봤다하면 우르르 따라가는 행태는 이제 그만. 이 책을 참고로 해서 이모저모 관광 코스를 만들어주었으면 합니다.
자세히 소개는 나와 있지만 이것이 100% 현실이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유바리의 예도 나와 있지요.
(유바리는 인터뷰 이후, 2007년에 일본 최초로 지자체 부도를 낸 곳입니다. 부도 금액이 어마어마하지만 한국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리처드 루이스, <미래는 핀란드에 있다>, 살림, 2008, 13000원
날림으로 읽은 책. 핀란드의 국가 경쟁력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을까, 뭔가 새로운 이야기가 있을까 싶었는데 핀란드에 대한 개관으로 보고 훑어 보면 그만인 책입니다. 핀란드의 국민성을 말하면서 핀란드 사람들을 대상으로한 농담을 많이 싣고 있던데 그 부분만 기억에 남습니다. 어느 정도 핀란드의 국민성이나 분위기에 근접했는지 모르겠군요. 이런 종류의 책은 100% 믿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말입니다. 역사도 굉장히 간략하게 다루고 있어서 아쉽습니다. 게다가 평가랄까, 어느 쪽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역사적 인식이 굉장히 크게 차이날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핀란드에 대한 책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는 한 번쯤 훑어볼만한 책입니다.


쿄우교쿠 이즈키, <부엉이와 밤의 왕>, 대원씨아이, 2008, 6000원
이 책도 2008년 출간이었군요. 근데 도서관에 들어온 시점을 생각하면 누군가 출간하자마자 바로 주문했다는 이야기? 발행일이 3월 15일로 되어 있는데 도서관에서 본 것이 아마 3월 말-4월 중순경이었을겁니다.
등장인물 몇몇과 약간의 얼개만으로 꽤 괜찮은 소설을 뽑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도도 쑥쑥 나가서 좋았지만 역시 엔딩이 문제.(먼산) 솔로천국을 외치는 사람들에게는 D의 모습이 남일이 아닙니다.(응?) 안 그런척, 그런척, 대놓고, 열렬하게 등의 수식어를 붙여야하는 커플들이 나오니 말입니다. 왕이 심술을 부린 것도 당연한거죠.(응??)
성별을 바꿔놓고 필터링하고 싶은 생각도 들고..... (여기까지)
꿀꿀한 기분을 한 번에 날려준 소설 중 하나입니다.
요 며칠 제대로 포스팅할 시간도 안 날 정도로,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특히 어제 오늘은 스트레스 요인까지 한꺼번에 겹쳐서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과열과 업무 과중으로 인한 시스템의 shut down. 그렇다고 해도 될 정도로 말입니다.

오늘은 순간 제가 마리오네트가 된 것 같다고도 느끼고-게다가 줄은 몽창 다 끊긴-하도 뒤집혀서 너덜너덜해진 빈대떡이 된 것 같다고도 생각했습니다.-_-


그래도 잠시간의 즐거움이 하나 있었습니다.
12월인가, 1월인가에 친구에게서 미소년 대화가 들어왔습니다. 일본여행에 관련된 조언을 구하면서 2월이나 3월쯤에 이벤트 때문에 일본에 갈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이번이 첫 번째 일본여행이랍니다. 어떤 이벤트인지는 대강 감을 잡고 있고, 이 친구가 비슷한 바닥(...)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흔쾌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연락이 왔습니다. 정확히는 목요일. 토요일에 출국한다고요.; 항공권과 호텔 모두 지금부터 예약해야하는데 항공기 시간대와 호텔 위치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합니다. 그래서 어찌어찌 이날 항공기와 호텔 예약모두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3박 4일(이지만 실제 사용하는 것은 2일) 동안의 짧은 일정동안 어디어디를 다녀오라고 추천했습니다. CD 등을 사려면 북오프가 좋긴 하지만 중고샵이다 보니 찾는 것이 없을 가능성도 있고, 그러다보면 다른 북오프를 찾게 되어 일정이 밀릴 수 있으니 차라리 이케부쿠로 아니메이트를 가라라든지, 일본의 일기예보도 알려주고 역간 이동을 상세히 알려주는 야후 사이트도 가르쳐 줬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예 일본 여행 계획까지 짜주고 있는 상황이더라니까요.; 일정이 있는 날 외엔 아마 아니메이트랑 아사쿠사를 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하;



대리만족이지요.'ㅂ'
말은 그렇게 하지만 출발하기 전날-정확히는 공항 들어가던 그날인 10월 26일 금요일은 9년만에 가장 커다란 보름달을 본 날이었습니다. 그러니 일요일에 주워온 반달이 진짜 달일리는 없습니다. 하네다 공항에서 구입한 반달모양의 선물용 과자입니다. 본래 이름은 半月, 일본어로는 はんげつ입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6개들이입니다. 세 개는 녹차맛, 세 개는 기본입니다.

포장을 풀면 이렇습니다. 여닫는 상자가 아니라 이렇게 풀리는 상자. 꽤 단단해서 안의 과자가 쉽게 부서지지 않겠더군요. 게다가 위 아래는 저렇게 완충제도 들어 있습니다.

열면 보이는 것은 가마쿠라. ... 응?

뒷면을 보니 아마도 가마쿠라 쪽에서 유명한 과자집이 하네다에 지점을 낸 모양입니다. 여기에 실린 여러가지 다양한(맛있어 보이는) 간식들이 사람을 유혹합니다. 그런 고로 펼친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진짜 반달모양이지요?
하지만 과자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달 속에 숨은 저 토끼입니다. 아우! 제가 늑대였다면 아마 군침을 삼키고 달려들어 귀를 잽싸게 잡아챘을겁니다.(...)

왼쪽이 녹차맛, 오른쪽이 플레인. 플레인이라고는 하지만 크림에서 팥으로 추정되는 맛이 살짝 납니다. 녹차맛은 확실히 녹차맛입니다. 크림색도 그렇고 과자도 녹차를 넣은 모양입니다. 기린에서 나오는 고프레보다는 과자가 두꺼워서 전병(센뻬)를 먹는 느낌이지만 크림과 같이 먹으니 맛있습니다. 역시 차와 곁들여 먹는게 좋겠지만 그럴 여유도 없이 후다닥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먹었으니 조금 아쉽군요. 나중에는 느긋하게 즐겨보고 싶습니다.-ㅂ-

그런 고로 시간이 된다면 하네다 제1터미날에 들어가 간식 쇼핑을 잔뜩 하고 오는 것도 좋습니다. 도쿄시내의 유명한 간식들은 다 모아두지 않았나 싶던걸요. 치즈케이크도 있고 초콜릿 케이크도 있고, 피에르 마르콜리니는 못찾았지만 하여간 있다 하고. 파스텔도 있습니다. 일찍 문을 닫는다는게 아쉽지만 말입니다.

자, 이것으로 이번 일본여행 관련 포스팅은 끝! 관련 포스팅은 하나 더 있지만 그쪽은 맛 카테고리에 올리겠습니다.
와아! 드디어 이번 일본여행 마지막 글입니다!
라고 쓰고 보니 오늘 찍은 사진들이 있으니 마지막 글은 아닙니다. 지난번에 선물로 사온 반달 리뷰가 아직 남았군요. 이건 내일 중으로 올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과연 가능할지?

지하철에 흔들려 가며 찍은 사진인데 의외로 초점은 맞았습니다. 다행입니다.
니혼바시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 구입한 스콘들입니다. 지름 4cm 남짓의 작은 스콘들이 개당 210엔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따끈하게 데워 먹는 쪽이 더 좋겠지만 아쉽게도 허기를 채우는데 바빠서 제대로 맛을 즐기지 못했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표중 하나가 F&M과 베노아의 스콘을 비교해서 먹어보는 것이었는데 무리였습니다. 다음에는 양쪽 티룸을 모두 방문해보고 거기에 마리아쥬 프레르와 루피시아까지 넣어서 네 곳의 스콘 세트를 정복하는 위업을 달성하겠습니다! (위 상태가 허락해준다면...-_-;;;)

이렇게 흐리멍텅한 스콘 리뷰를 쓰고 있는 것은 생각만큼 맛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흑흑. 8th 여행 때 티세트에서 나왔던 스콘은 따끈따끈한 데다 클로티드 크림을 바르고 잼을 발랐으니 맛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건 식은 것을 음료도 제대로 없이 씹어먹었으니 그럴만 하지요. 하지만 식은 것을 먹다 보니 이쪽도, 베이킹 소다의 떫은 맛이 살풋 혀에 남았습니다. 다음에 홍차와 함께 제대로 먹으면 다를까요.


치즈양이 전날 샀다면서 하나 건네주었던 안닌도후. 살구씨두부를 행인두부라 쓰고 안닌도후라 읽습니다. 우유푸딩과 비슷하지만 맛이 꽤 다릅니다. 뭐랄까, 플레인 요거트를 우유에 살짝 섞어서 만들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푸딩입니다. 젤라틴으로 굳힌 것이지만 우유푸딩도 푸딩이라 부르니 이것도 푸딩.

처음 플라스틱 숟가락을 대었더니만 숟가락이 튕겨져 나옵니다. 탱탱한 표면장력을 뚫고 들어가 한 숟갈 입에 넣으면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푸딩의 맛이....... (츄릅) 안닌도후는 먹어본 적이 많지 않지만 이 정도 달기에 새콤한 것도 좋고, 가볍게 즐기는 간식으로는 딱입니다. 다음에도 잊지말고 하나 챙겨먹어야지요.

AEN에서 점심을 먹은 뒤에는 지유가오카를 돌아다녔습니다. 여기저기 잡화점들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그릇을 찾아보기도 했고요. 이번 여행에서는 이상하게도 그릇이나 컵들이나 딱히 마음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었다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직후에 지름신이 강림하셨으니 그 쪽이 더 문제입니다.

코소안입니다.
나츠메 소세키의 친구의 사위의 뭐시기였나. 하여간 이 집 주인에 대해서는 동경오감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말차를 마실 수 있다는데 가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었지만 이미 지유가오카 폴 바셋에 낚인 지라 다음을 기약하며 물러났습니다. 단팥죽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군요. 말차와 단팥죽과 안미츠라.

건축물이 꽤 독특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이야 지유가오카가 관광명소 비슷하게 인식되어 있지만 그전까지는 호젓한 분위기의 보통 주택가였을테니 운치있는 분위기를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요.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장소를 찾아 여행을 떠.... (퍽!))

세인트 크리스토퍼 가든. 여기도 유명합니다. 여기서의 애프터눈 티세트도 한 번 꼭 가보겠다 했는데 어째 갈 때마다 겨울인지라 정원에서의 티파티는 무리입니다. 그래도 따끈한 홍차와 스콘은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크리스토퍼 가든에서 뒤를 돌아!를 하면 루피시아. 대각선 위치에 있습니다. 전면 유리로 되어 있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잘 보일지는 몰라도 유리창에 뭔가 포물선이 그려져 있고 그 위에 그림자 비슷하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입니다. 이게 지금 루피시아의 목표랄까? 그런 것이 아닐까 싶군요.
루피시아에서 보고 홀딱 반한 티코지도 낙타 티코지 였습니다. 낙타털색의 티코지에, 앞부분은 낙타 머리가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루피시아 근처에 있는 이 곳, 고디바 매장. 흑흑흑....
면세점의 고디바 매장이 문을 열지 않아서 눈물을 머금고 후퇴했는데 여기서도 가격에 밀려 후퇴했습니다. 아니, 게다가 초콜릭서의 유혹도 있었다고요! ;ㅂ; 별도 매장이다보니 아이스크림도 있고 직접 만드는 초콜릿도 있고, 찰리님 블로그에 등장한 다양한 상품들이 가득.....
이리하여 고디바 매장도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찍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앞에 보이는 3단 접시 때문입니다. 할로윈이 머지 않았을 때니 초콜릿으로 만든 호박들이 보이는군요. -ㅠ-
후타고타마가와(二子玉川)에서 찍은 사진들 몇 장.
시부야에서 전원도시선을 타고 10분 남짓 걸리는 곳입니다. 지유가오카까지도 바로 연결되니 양쪽을 묶어서 돌아다니기 좋은 곳이지요. 메구로까지의 버스 코스가 꽤 볼만하다 했는데 시간 문제상 바로 이동을 했기 때문에 이쪽 사진은 없습니다. 메구로는 이번에도 돌아보지 못했지요.

후타고에서 주로 돌아다닌 곳은 백화점. 다카시마야 백화점을 빙글빙글 돌면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코치 매장입니다.
다른것보다 앞쪽에 보이는 알록달록 패치워크한 지갑이 눈에 들어왔지요. 물론 제가 먼저 본 것이 아니라 같이 간 샤이님이 먼저 보셨습니다. 아무래도 이런건 좀 둔해서..OTL
신상품이라 하는데 청록색, 자주색, 흰색에 코치 마크가 들어간 가죽이 번갈아 이어져 있습니다. 작은 가방도 있고 지갑도 있고, 아예 라인이더군요. 한국에는 들어오려나 싶은 라인이라 샤이님이 꽤 고민했습니다. 실물이 상당히 예쁘거든요.+ㅁ+

Madu라는 브랜드는 여기서 처음 보았습니다. 한데... 은근히 물품들이 취향이라니까요. 눈을 끄는 그릇들이나 소품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단, 이번 여행 때 저는 뭔가 시들한 상태여서 그릇을 봐도 딱 이거다 싶은게 없더군요. 지름신이 오시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그 직후에 오신 덕에 다음달 카드값이 걱정입니다.

후타고의 다카시마야는 본관과 서관, 남관이 따로 있습니다. 주로 돌아본 것은 남관쪽인데 남관에서 본관으로 이동하는 도중의 연결통로에서 밖을 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담쟁이가 잔뜩 뒤엉켜 뭔가 을씨년한 분위기의 건물입니다. 아예 완전히 덮고 있다면야 덜하겠지만 지금은 좀 부족하죠?

사진에 가 있는 검은색 세로줄은 창문 유리에 들어 있는 열선입니다. 겨울철의 서리방지와 습기가 서리는 것을 막기 위함인가 봅니다.


자아. 여행기가 거의 끝나갑니다. 이제 두 세 편만 더 올리면 되겠군요.+ㅁ+
신 타카나와 프린스 호텔이었나요? 하여간 이름도 헷갈리게, 시나가와 역 주변은 호텔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번 여행의 숙소는 시나가와 프린스였지만 모종의 이유로 인해 신 타카나와에도 있었습니다.(훗훗훗)

아침에 조식을 먹으러 시나가와 프린스의 하푸나로 가던 도중 발견한 것. 건물이 굉장히 예뻐서 카메라를 들어 찍고 나서 보니 교회건물이었습니다. 지붕 바로 아래 보이는 십자가 말이죠.
일본 사람들은 태어나서는 신도, 결혼할 때는 교회, 죽어서는 절이라던데 그래서 그런지 호텔에서 교회 건물을 만들어 놓는 경우도 있더랍니다. 결혼식용 건물이지 실제 교회는 아닌거죠. 하지만 이것은 진짜 교회입니다. 번듯하게 교회 이름도 있고 일요일 아침에 예배보러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고요.

층수 높고 들어가기 어려운 그런 교회가 아니라 작지만 마을 사람들이 언제나 드나들 수 있는 느낌의 교회입니다. 이런 교회라면 좋습니다. 그래도 들어가라고 하면 손사래를 치겠지만 말입니다.

쉐타? 스웨터? 표준어가 후자일거란 생각에 일단 후자로 적습니다.

후타고 타마가와도 이번 코스에 들어가 있었지만 목표였던 타코야키와 타이야키는 뒤로 한 채 다카시마야 백화점만 줄창 돌다가 끝났습니다. 굉장히 큰데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일요일 오전이라 사람이 없기도 했고 말입니다. 특히 지하 1층의 식품관은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파산하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눈을 홀리는 간식들이 많았으니까요. 다행히 전날의 홍차 파산을 생각하며 꾹꾹 눌러 참았습니다.
그래 놓고는 지유가오카로 이동한 다음 또 루피시아에서 홍차를 샀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말입니다. 살포시 넘어가도록 하죠.

사진은 뒤쪽으로 보이는 스웨터를 입은 티포트를 찍은 겁니다. 찍어도 되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하여간, 후타고 타마가와 다카시마야의 Afternoon Tea Shop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판매 상품입니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는데 저 귀여운 스웨터에 홀딱 반해서 G에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려고(...) 찍었습니다. 작은 사진으로는 제대로 디테일이 보이지 않아서 아쉽긴 하군요.

티코지에 티매트, 찻잔받침까지 세트로 만들어 달라고 할까요.-ㅅ-

제목만 보시고는 이게 뭐신겨?라고 의문을 떠올릴 분들이 많을겁니다. 저게 바로 도쿄 바나나입니다. 그냥 바나나라고 히라가나(원래는 가타카나로 써야 맞겠죠)로 쓴 것도 아니고 맨 뒤에는 奈를 붙이는 센스라니.
이번 여행에는 일본어로는 오미야게라 부르는 여행선물을 꽤 많이 사왔습니다. 이 중 먼저 먹은 두 가지를 쓰도록 하죠.

하나는 이름도 잊어버린 기묘한 일본과자입니다.

옆에 놓인 고구마는 살포시 무시해주시고...

사각형 밀전병 안에 통팥앙금이 들어가 있는 과자입니다. 이건 선물로 사들고 와서 부서에 전부 돌렸습니다. 물론 이번은 제가 돌릴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랬던 것이고 앞으로는 안 할 생각입니다. 비용 문제가 상당해서 말이죠.
이걸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쌉니다. 20개 들이 한 박스에 1천엔이었던가요? 상당히 싼 맛에 하네다 1터미널에서 덥석 집었는데 들어가보니 출국장에서도 팔더군요. 그 쪽이 5% 세금이 없어서 더 쌌습니다.(훌쩍)
계피향 비슷한 팥앙금에 약간 쫀득한 느낌의 밀전병이라 녹차와 함께하면 딱 어울릴 듯합니다. 차를 마실 시간이 없어서 후다닥 한 개 집어들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도쿄 바나나의 케이스는 지난번 홍차 공개(;) 때 찍었으니 이번엔 내부 사진을.

8개 들이입니다. 이게 1천엔이었을거예요.
낱개포장으로 되어 있어 집어먹기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든 과자상품들은 판매 당시에 상미기한-이라고 보통 써져 있는 언제까지 먹으세요라는 날짜-을 알려줍니다. 유통기한과 상미기한은 보통 다르죠. 상미기한을 한국어로도 편하게 부르는 단어가 있을텐데 기억이 안납니다. 뭐더라.

뜯어보면 저렇게 아래 쪽은 비닐로 된 케이스가 들어 있습니다. 겉이 촉촉한 스폰지라 잘못하면 손에 묻을 수 있거든요. 그러니 저런 케이스를 잡고 먹으란 것이겠지요.
뭔가 오동통하니 몽키바나나라 불리는 작은 바나나가 생각나는 사이즈입니다.

한 입 덥석!
음, 겉은 부드러운 스폰지 시트, 그리고 안은 바나나 잼. 끝!





<SYSTEM> 키르난은 도쿄 바나나를 클리어했습니다.



덧붙임 1. 히요코도 도쿄여행선물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큐슈랍니다.
덧붙임 2. 처음으로 도쿄 바나나를 사와봤는데 하네다 공항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으니 두 번 사올 것 같진 않군요. 다음엔 뭘로 사올까나.
지금까지 가본 호텔 중에서 가장 고가의 호텔이 바로 여기, 시나가와 프린스입니다.
시나가와역에서 걸어서 2분, 그리고 시나가와 역은 하네다공항에서의 모노레일이 도착하는 하마마츠쵸와는 딱 두 정거장입니다. 그래서 교통편이 굉장히 편리하다 하던데 과연! 돌아다니기도 편하더군요. 시간이 맞지 않아 시나가와 역에 붙어 있는 여러 쇼핑센터는 가보지 못했지만 돌아다니다보면 고디바도 있다 합니다. 쇼핑가가 굉장히 크다는 것이겠지요.

일요일 아침은 호텔 조식입니다. 시나가와 프린스는 규모가 크다보니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도 여러 곳인데 이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뷔페식 식당인 하푸나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8시쯤 내려갔더니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군요. 카메라를 들고 내려갔지만 뷔페칸을 찍을 용기는 없어서 접시만 열심히 찍었습니다.

입장을 기다리고 있으면 종업원들이 서로 연락을 하여 어디에 몇 자리가 있는지를 파악, 손님들의 수 대로 자리 안내를 해줍니다. 그리고 전해주는 것이 이것. 뷔페식당의 안내도입니다. 어디에는 양식이, 어디에는 빵이, 어디에는 일식이 등등으로 간단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굉장히 크더군요.

자, 첫접시는 빵이 주가 됩니다.
그릇에는 호박수프가, 그 앞에 있는 것은 감자 튀김, 그 옆의 노란색은 스크램블 에그. 그리고 모닝빵과 크로와상이 있습니다. 수프그릇 뒤에 보이는 것은 프렌치 토스트입니다.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갓 구워 낸 프렌치 토스트. 하지만 두 번 갖다 먹은 것은 스크램블 에그입니다.-ㅂ-; 토스트는 맛있었지만 두 번 먹으면 배가 부를 것 같더군요. 잼도 꽤 다양하게 있습니다.
빵은 한 입씩 베어먹고 포기. 따끈따끈했다면 모를까, 식어 있는데다 어디서든 맛 볼 수 있는 그냥 빵. 수프도 좀 에러네요. 색은 호박이지만 맛 자체는 일반 크림수프입니다. 달달한 걸 기대했는데 이건 좀 아니예요.

이쪽은 마쟈님의 접시. 치즈와 샐러드와 가마보코와 ... 탄수화물이 없는 식단. 듣고서 알았지만 탄수화물이 먼저 들어가면 배가 부르잖아요. 저는 그제서야 생각이 났더랍니다. 그래도 전 항상 첫 접시가 빵가득 접시가 되더군요.

제 두 번째 접시. 이름은 잊었는데 희한하게 생긴 시리얼입니다. 요구르트에 이 시리얼을 넣어 먹었더니 약간 달달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딱 취향입니다. 어디선가 구할 수 있으면 더 구해다 먹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감자샐러드 한 번 더, 당근과 단호박 익힌 것, 스파게티, 치즈와 콩 다량, 소시지, 과일등입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원래는 첫비행님 이글루에 트랙백을 걸어야 하는데 그냥 넘어갑니다. 양해를..;

첫비행님의 4월 여행 때 지유가오카에서 만났다는 제철채소음식점을 보고, 거기서 홀딱 반해 케이크를 물리쳤다는 이야기에 한 번 가봐야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몽생클레르 맞은편에 있다는 말을 듣고는 일요일 점심 때 그 근처를 살짝 헤맸는데 결국 찾은 곳은 몽생클레르 맞은편이 아닙니다. 그보다 한참 못미쳐서군요.
몽생클레르 맞은편에는 폴 바셋 지유가오카 점이, 아엔의 맞은편에는 와치필드가 있습니다. 지유가오카 안내 지도에 종종 등장하는 Three Dogs Bakery에서 아주 조금만 더 올라가면 와치필드가 있으니 그걸 기준으로 삼으시면 될겁니다.
(제대로 위치를 알아가지 않아서 같이 헤맸던 샤이님께는 죄송합니다. 흑흑흑;;)

AEN을 앤이라 읽어야 할지 아엔이라 읽어야 할지 아인이라 읽어야할지 난감한데 아엔이 맞답니다. 이름의 유래를 보니 아연을 의미하는 거라는군요. Zn의 아연입니다. 미네랄(미량원소)을 포함한 채소를 주력 음식으로 하고 있어 그렇다는 듯합니다. 설렁설렁 해석을 했으니 그런가 보다 생각해주세요.

전봇대에 씌어진 주소로는 지유가오카 2-8이로군요.

입구에 이렇게 AEN이란 이름이 나와 있고,

건물 옆은 대나무로 가려두었습니다. 이 바로 옆이 지유가오카 공원이랍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많이 모여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1시 쯤 들어갔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사람들이 다들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 분위기군요. 주방에는 요리 둘, 설거지 담당 한 명이 있고 접객과 요리 나르기를 같이 담당하는 매니저와, 아르바이트 둘이 같이 있습니다. 메뉴판 나르랴, 주문 받으랴, 거기에 음식 나르고 음식 접시 치우고 디저트까지 배달하려면 정말, 이 인원으로 가게가 돌아간다는게 신기합니다. 하기야 손님들도 약간의 기다리는 시간은 감내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지요.

제철의 세트메뉴가 2100엔. 거기까지 나가기엔 조금 무리란 생각에 다른 것을 고르다가 본 것이 채소세트입니다. 메뉴 소개에는 미네랄 채소와 제철 채소가 나온다 되어 있는데 이 양쪽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지요. 같이 간 샤이님은 흑돼지 커틀릿 세트를 시켰습니다.

세팅은 이렇게. 숟가락은 없고 젓가락만 있습니다. AEN이라 되어 있지요.

젓가락 받침이 호박입니다. 가을이라 그런가요.

채소 세트에는 이렇게 샐러드가 별도로 나오는데 흑돼지쪽은 샐러드가 안나와서 왜 그런가 했더니 그 쪽은 아예 이런 접시 가득 샐러드를 담고 주변에 커틀릿을 놓았습니다.
앞 왼쪽에 보이는 것은 우엉이나 연근으로 추정되는 조림. 뒤쪽은 달달한 감자샐러드. 아래에는 좀더 삭히면 사워크라우트(슈크루트)가 되지 않을까 추측되는 양배추 절임. 그리고 가운데는 새콤한 샐러드 소스를 뿌린 채소들입니다. 약간 시들시들한 느낌이라 아쉽더군요. 아삭한 것이 좋은데 말입니다. 그래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습니다.

이것이 샤이님의 메뉴. 샐러드 한가득, 그리고 달걀 구이도 있고 두꺼운 돼지고기도 함께 합니다.

밥은 백미와 현미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현미로 했지요.

밥과 된장국은 모든 세트에 딸려 나오나봅니다. 건더기도 실한게, 팽이버섯과 유부가 잔뜩 들어 있습니다. 국물은 후루룩 마시고 건더기는 젓가락으로 건져먹으면 되지요.

제철의 채소가 어떻게 나오나 했더니 채소 조림(찜?)입니다. 으하~
채소만 가득 있어서 심심하지 않을까 했는데 먹는 동안 계속 감탄하며 즐겁게 먹었습니다. 대파도, 호박도, 가지도, 당근도, 버섯도. 들어 있는 모든 채소가 아주 알맞게 익어서, 어석거리지도 물컹거리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그 딱 알맞은 상태에서 꺼냈을까요. 게다가 짭짤하고 달달한 간장 소스 덕분에 밥이랑 같이 먹으면 정말 행복합니다. 생각하는 지금도 침이 마구 고이는군요. 고기를 먹을까 하다가 선택한 채소지만 고기보다 더 행복한 밥상이었습니다.

에러라고 생각한 것은 메뉴에 딸려 나오는 이 디저트. 치즈무스랍니다. 요구르트 맛이 살짝 감도는 치즈무스였습니다. 달달하기도 하거니와 채소로 깔끔해진 입맛을 뭔가 텁텁하게 만드는 느낌이라서요. 맛은 있지만 메뉴에는 어울리지 않는 디저트란 생각입니다. 몇 숟갈 뜨다가 도로 내려 놓았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폴 바셋의 카페오레로 입가심을 하는게 최고...(퍽!)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가고 싶습니다. 그 때는 어떤 채소들이 나와 있을까요. 제일 가능성이 높은 건 겨울 여행인데, 겨울의 제철 채소라하면 역시 배추와 무?
츠바메 그릴에서 배불리 먹고 나온 다음은 폴 바셋. 여기도 윙버스를 통해 알게 된 가게입니다.
그러니까 세계 바리스타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78년생입니다-_--을 한 폴 바셋과, 일본의 유명한 파티셰인 츠지구치씨가 합작으로 만든 카페입니다. 케이크는 파티셰가, 에스프레소는 바리스타가라는 공식이겠지요.
커피가 맛있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서 가겠다고 했고, 이날 카페인 섭취가 제대로 안되었던 일행들도 이쪽에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여기는 츠바메그릴과는 긴자 역을 중심으로 해서 정 반대편 쪽에 있습니다. 자세한 위치는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저는 듀시스님께 묻어서 갔습니다.;;;)

하여간 가기로 결심한 건 꽤 오래되었는데 그 사이에 여기 이름이 알려지는 몇몇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먼저 쿠켄. 2007 세계 바리스타 대회는 도쿄에서 열렸습니다. 그 때 종로 2가에 있는 카페 뎀셀브즈의 바리스타들이 여기를 구경하러 다녀온 모양입니다. 쿠켄이 같이 취재를 했더군요. 그러고 나서 도쿄내의 맛있다는 커피집들을 돌아다니며 별점을 매겼는데 폴 바셋의 점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마시는 에스프레소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상당한 수준의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다 하더군요.
그러더니 쿠켄이 나온지 2주 쯤 지나서 조선일보의 주말 2++섹션에 이 별점 실린 기사가 그대로 떴습니다. 기사 날로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출발 일주일 쯤 전. 이번에는 네이버에 들어갔다가 블로그 메인에 슬픈하품님의 일본여행기가 올라온 것을 보고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폴 바셋 관련 글을 보게 되었지요. 거기서야 알았습니다. 폴 바셋도 유명하지만 저 츠지구치씨가 도 못지 않게 유명하다는 것을요. 몽생클레르 파티셰랍니다.(먼산) 몽생클레르 외에 지유가오카의 롤야도 츠지구치씨의 프로젝트랍니다.

앞 이야기가 길었군요. 긴자의 폴 바셋-긴자, 지유가오카, 신주쿠 점이 있습니다-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뉴욕 분위기랄까, 비오는 바깥을 전면 유리창을 통해 내다보고 있으니 뭔가 느긋한 기분이 들더군요.
에스프레소는 500엔, 바리에이션은 600엔, 그리고 케이크 하나를 같이 시킬 수 있는 세트메뉴는 900엔입니다.

저는 카페라떼를 시켰습니다. 에스프레소는 아직 용자의 음료이고 마실만한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었으니 무난하게 시키는 것이 이럴 때는 최고입니다.

우유거품층과 밑의 음료부분이 확실히 나뉘어 있습니다. 유리컵에 담아 주는 것도 신선했지요. 보통은 두꺼운 흰 커피잔에 나오는데 말입니다.

화이트 밸런스를 받침접시에 맞춰 한 번 더 찍었습니다. 실제 색은 이쪽에 가깝습니다.

뒤에 보이는 돈은 신경쓰지 마시고...;

케이크도 다 종류를 달리해서 시켰습니다. 저는 뉴욕치즈케이크. 뒤에 보이는 것은 초콜릿 케이크.

옆 테이블은 몽블랑과 다른 초콜릿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인원이 많으니 이렇게 종류별로 하나씩 다 시켜보는 것도 가능하지요.(6명이었음)

Kiril님이 시키신 카푸치노. 이쪽은 나뭇잎 무늬입니다.

계절한정으로 나온 마론파이도 있습니다. 너무 어둡게 찍혔지만 실물은 아리땁습니다.

그리고 마쟈님이 시키신 폴 바셋의 아포가토.


총평 한 줄. 이날 멤버들은 에스프레소 음료의 새로운 경지를 보았습니다.

농담 같지만 진짜 그랬습니다. 한줄로 요약하면 저렇고 줄줄 써나가자면,
카페라떼는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카페라떼보다 맛있었습니다. 피곤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곱게 부서지는 우유거품, 그것도, 일정한 크기로 자잘한 것이 듬성듬성한 우유거품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리고 카페라떼 자체가 전혀 쓰지 않습니다. 시지도 않고 쓰지도 않고 이것이야말로 카페라떼구나라는 느낌 자체입니다.
아포가토에 쓰인 아이스크림은 자체제작인듯, 우유맛이 듬뿍나는 젤라토입니다. 약간 찐덕한 것 같으면서도 달달한 것이 에스프레소에 잘 어울릴 것 같더군요.(아이스크림만 조금 맛봤습니다;)
케이크류도 그렇습니다. 다 평균 이상! 에스프레소 음료와 합해 900엔 세트로 맛 보았는데 그 가격에 이런 음료와 이런 케이크를 맛보았다는 것이 정말로 미안할 지경입니다. 카페라떼도 맛있고 케이크도 웬만한 케이크는 저리가라 수준이고요. 치즈케이크는 찐덕하지만 별로 느끼하지 않으며 진한 치즈맛을 내고 있고, 몽블랑은 아주 달지 않지만 적당히 달달하게, 그리고 마론 페이스트가 아니라 직접 만들었을 것 같은 엷은 노란색에 가까운 크림색을 띠고 있고요. 동그란 초콜릿 무스는 모씨의 할머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안에 바삭바삭한 설탕 식감(..)의 알갱이가 있어 스폰지와 초코크림을 함께 먹으면 약간 쌉쌀한 듯한 캬라멜 알갱이가 오독 씹힙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날 지유가오카에서도 한 번 더 다녀왔습니다. 여기는 몽생클레르 맞은편 꽃집 안쪽에 같이 있습니다. 일요일 오후시간대라 그런지 케이크류는 다 떨어지고 없었고, 음료 종류도 그리 다양하지는 않아서 이번엔 용자의 음료를 시켰습니다.

에스프레소.
옆에 놓인 설탕을 넣고 휘젓지 않은채 입에 털어넣기 도전!




그래도 역시 에스프레소는 용자의 음료입니다.lllOTL


제게 있어 여기는 한 번 더 가고 싶은 가게가 아닙니다. 일본에 갈 때마다 한 번 이상, 반드시 가야하는 카페입니다. 다음에 갈 때도 꼭 다시 들러보렵니다.




※ 부작용 주의. 한번 상향된 입맛은 하향조정이 어려우니 주의를 요합니다. 덧붙여 여기 음료를 마시고 난 다음 다른 곳의 카페라떼를 마시면 모든 카페라떼가 커피우유로 통일되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츠바메라는 단어를 들으면 엉뚱하게도 모리오씨의 모 만화가 생각납니다. 그러니 츠바메 그릴이란 이름을 들으면 그쪽이 자동 연상되어 피실피실 웃게되지요.

첫 날 점심은 일행 모두가 모여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어디로 할까 고민을 하다가 윙버스에서 본 츠바메그릴이 만만하지 않을까 싶어 이쪽으로 찍었습니다. 기왕이면 든든하게 고기를 먹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토요일 오후부터는 갠다는 일본 기상청의 발표가 무색하게, 이날은 종일 비가 왔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못믿지만 일본 기상청은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했던 모두의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종일 비가 오다 못해 막판에는 폭풍우까지 만났으니, 일본 기상청도 엄청나게 욕을 먹지 않았을까요. 일요일 날씨가 좋다는 거야 맞췄으니 50점은 줍니다.

이날의 일정은 이랬습니다.

하네다 공항 → 시나가와(숙소) → 우에노 아메요코쵸 →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 → 긴자


츠바메 그릴은 긴자의 주오도리 끝부분에 있습니다. 미츠코시와 마츠야와 애플스토어를 지나 죽 걸어서 이토야를 지나고 MELSA2인가, 그런 이름의 쇼핑몰을 지나면 바로 보입니다.

츠바메 그릴 앞에서 긴자역 방향으로 서서 찍은 사진입니다.

가게는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약간 아늑한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런치메뉴판을 보니 대개 1000엔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대부분의 메뉴가 있더군요. 처음에 제가 시킨 것은 흑돼지가 들어간 것이었는데 재료가 없다 하여 양으로 골랐습니다. 츠바메그릴의 대표 메뉴는 햄버거 스테이크지만 그것보다는 고기가 씹고 싶었거든요. 양은 처음이었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도전할 것이고 메뉴에 있으니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런치세트의 전채로 나오는 것이 이 토마토입니다. 차가운 토마토 샐러드. 먹느라 바빠 단면 사진은 못 찍었는데 안에는 차가운 샐러드가 들어 있습니다. 흰 소스였는데 요구르트 소스의 샐러드가 아니었나 싶군요. 토마토도 새콤한 것이 참 맛있었습니다.

이것이 츠바메 그릴의 대표 메뉴입니다. 은박지를 열면 안에 햄버거 스테이크가 들어 있지요. 곁들임은 감자가 있었고 밥도 따로 나옵니다.

이것이 제가 시킨 양고기(Lamb).
양고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누린내가 난다는 이야기는 몇 번 들은 적 있지만 그런 냄새도 전혀 없고, 소고기나 돼지고기와는 다른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좋았습니다. 양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먹다보니 배부르더군요. 비오는 쌀쌀한 날씨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자니 행복했습니다.

이쪽은 치즈루가 시킨 일본소고기입니다. 와규라고 하나요? 밑에 팽이버섯과 다양한 채소가 있는데 채소를 좋아하는 치즈는 굉장히 즐겁게 먹더군요. 이쪽도 맛있어 보입니다. 옆에 보이는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먹으면 되는군요.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한 번 더 가서 먹고 싶습니다. 긴자가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지점이 있는 모양이니 다른 지점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긴자가 본점이니 제일 낫지 않을까 하지만 말입니다.
수프스톡은 몇 번 이글루스 밸리에서 보고는 꼭 가보겠다고 찍어두었던 곳입니다.
첫날 아침을 수프스톡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여기저기 확인했는데 찾아보니 하네다 공항에 수프스톡이 있군요. 7시 오픈이니 여기서 아침을 먹고 움직이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하네다에 도착한 것이 대강 5시 경. 수속 마치고 폰 찾고 하다 보니 6시 반 정도가 되었습니다. 일정 조정하는 것은 먼저 도착한 치즈루의 방에 쳐들어간(...)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일단 수프스톡 위치부터 찾았습니다. 케이큐선 개찰구 바로 앞이라더니,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 지하 2층이었습니다. 케이큐선 탑승하는 개찰구 바로 앞에, 스타벅스 맞은편에 있습니다.

정확히 7시에 문을 열더군요. 저희 말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여러 종류의 수프를 놓고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중 다섯 가지 정도를 정해 돌려 놓고 파는 듯합니다. 이날의 수프 다섯 종 중에서 기대했던 호박수프는 이날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른 것이 흑돼지의 스트로가노프. 이름은 거창하지만 맛은 매콤한 찌개입니다.OTL 그러니까 육개장...?;
모닝세트를 주문하면 빵이나 밥중에서 선택이 가능하고 스몰사이즈의 수프가 나옵니다. 레귤러 사이즈 수프는 660엔인데 모닝세트를 주문하면 500엔입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5% 소비세를 포함해서 가격고지를 하니 계산하기가 편합니다. 그래도 세금 포함인지 아닌지는 항상 확인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저는 빵이 아니라 밥을 선택했는데 깨소금에 살짝 버무린 맛입니다. 짭짤한 것이 스트로가노프랑 같이 먹으면 해장으로 끝내주겠더군요.(...)


그리하여 저는 수프스톡을 체험했으며 일부러 찾아갈 일은 없을 집, 한국의 크루통과 거기에서 거기(헉.-_- 그러고 보니 수프스톡에는 크루통이 없군요!)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듀~ 수프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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