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의 본래 목적은 어떤 고양이 작가(아님)의 팬클럽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작가의 활동이 줄어들 즈음에는 아예 좋아하는 걸 공유하는 모임으로 바뀌었지요. 하츠 아키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안에 여럿 있다보니 공유도 같이 하게 되었군요. 아, 잊지말고 본가에서 하츠 아키코 만화책들 가져와야하는데.... 데...!
하츠 아키코와 이토 준지의 합동 전시회였지만 저는 하츠 아키코의 그림만 보았습니다. 이토 준지는 제 취향에서 조금 많이 벗어나니까요.
아래 사진은 리터칭해서 올리고요. 세로 사진은 600, 가로사진은 800으로 잡아서 넣었습니다.
먼저 사진촬영 가능하다는 안내문부터. 하지만 유리 액자인데다 빛 반사가 있어서 몇몇은 촬영이 쉽지 않았습니다.
.. 복제 원화로 나온게 아마, 맨 오른쪽의 위 아래 두 점이었을 겁니다. 하시히메의 뒷모습 나온 거랑, 그 아래의 부채요. 복제 원화 판매하는 건 총 네 점 있었는데, 세 점은 확실히 기억하지만 하나가 가물가물합니다.
윗줄 가운데의 매와 함께 있는 렌도 복제원화로 나왔고요.
여기까지는 전부 『雨柳堂夢咄』, 한국 번역 제목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의 표지랑 관련 원화들입니다. 오른쪽 맨 하단은, 그 사기치고 다니는 아저씨(...)의 피후견인인 그 분. 피후견인과 후견인의 분위기가 묘했죠.-ㅁ-a
복제원화로 나온 그림을 모두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은 1.8만엔에서부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일 비싼 것도 3만엔? 그 전후였던가요. 신쵸샤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십이국기 복제원화보다는 조금 높지만, 나리타 미나코의 전시회 때 보았던 복제원화보다는 가격이 낮은 편입니다. 대체적으로 복제원화의 수준이 마음에 차는 수준이 아니라서 이번에도 포기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원본을 보고 나면 복제원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었지요.
가장 인기 많았던 건 역시 매와 함께 있는 렌이었고요. 그건 퀄리티 괜찮았지만, 꼭 사야한다 싶은 그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요... 지난 카와고에 전시 때 나온 공중누각의 주인이었다면 조금 더 심각하게 고민했을지도.=ㅅ=
블루스카이에 감상글 올릴 때도 적었지만, 하츠 아키코의 그림은 레이어가 있습니다. 원본을 보면 특히 그렇거든요. 맨 아래의 바탕, 그 위의 인물, 그리고 그 위에 전통 문양들을 그려 넣는 수준이라, 실물을 보면 확실히 다릅니다. 인쇄본과는 느낌이 확연하게 달라요. 진품이 갖는 그 섬세함과 박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복제원화나 모니터상으로 보는 2차원의 그림으로는 부족하다 생각하고요, 그래서 가상 미술관에 대해서도 떨떠름한 생각을 갖는 겁니다. 직접 가서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대체제가 될 수 있지만 그게 실물 그림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그림도, 많이 보아야 늡니다. 그걸 또 한 번 느끼고 왔지요. 체력은 털렸지만 좋은 전시회였습니다. 허허허허허허...
본론을 어제 써야 후다닥 정리하고 끝냈을 건데, 여행 기록 수접을 두고 왔지 뭡니까. 그래서 지금 주섬주섬 찾아서 시간 순서대로 사진을 올려봅니다.
전시회 사진은 마침 정리해서 생협에 올려두었던 터라, 그걸 그대로 긁어다 올리겠습니다. 사진 크기를 줄여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사진 용량이 상당할 거라 그랬지요. 촬영은 아이폰14로 했습니다. 이전에는 여행 다닐 때 카메라를 따로 들고 다니며 촬영했지만, 허리가 아프고 보니 몸을 돌려 카메라를 꺼내서 촬영하는 일이 번거롭더라고요. 거기에 SE2에서 아이폰 14로 바꾼 뒤의 여행이기도 하니, 사진기 따로 들고 다닐 필요도 없었지요. 핸드폰 용량도 꽤 늘었거든요. 아. 사진 정리하는 걸 게을리 하면 안되는데, 잊지말고 필요 없는 사진들은 지워내야겠습니다.
집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해, 11시 40분 정도에 귀가했습니다. 들어와서는 캐리어 던져두고, 씻고 바로 잠이 들었던지라 정신 없었고요. 그리고는 그 다음날 다시 내려왔습니다. 월요일 출근해야하고 그 전에 집 정리하고 세탁기 돌리고 해야하니 휴일도 필요한 셈이었지요. 그래도 짐 챙겨 내려오기 전에 캐리어는 풀고 사진은 찍었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매우 야단치셨지만 그건 아버지가 야단 맞을 일을 만들었기 때문이고, 그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 풀지요.
앞서 몇 번 언급했던 것처럼 전시회가 있으면 가능한 챙겨보려고 하는 만화가가 둘 있습니다. 한 명은 하츠 아키코, 다른 한 명은 나리타 미나코입니다. 나리타 미나코의 25주년 기념 전시회였던가요, 긴자의 갤러리에서 했을 때는 신나게 쫓아가서 3일 동안 거의 날마다 들어가서 들여다 보았더랬습니다. 하츠 아키코의 전시회가 가나자와에서 열렸을 때는 교토에 놀러가서 마지막 날 오전에 가나자와를 후다닥 다녀왔고, 가와고에에서 열렸을 때도 부러 도쿄 여행을 잡아 다녀왔고요.
그래서 지지난 주에 하츠 아키코와 이토 준지의 합동 전시회 소식이 들렸을 때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절규했습니다. 체력이 안되는데!
9월에는 염증 치료, 그리고 9월 말에 갑자기 터진 허리 통증을 3주간 참다가, 결국 포기하고 10월에 3주간 통증의학과를 다녔습니다. 더 일찍 오지 그랬냐는 어머니의 질책에, 평소 그랬던 것처럼 그냥 쉽게 나을 거라 생각했다고 답했지요. 그 아픈 주사를 3주간 맞고는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실비 처리 다 하고 뻗었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허리가 100%는 아니었지요. 출발하기로 결정한 직후의 허리는 약 90%까지 올라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착각이었지요.
여행 전날인 금요일에 갑자기 허리 통증이 올라왔습니다. 출장 나오느라 오랫동안 앉아 있었던 것이 허리에 부담되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등에는 노트북이 들어 있었으니까요. 등에 착 달라붙는 가방을 쓰더라도 짐이 무거우면 안되는 겁니다.
그래서 출발 전날에는 모든 짐을 다 줄이고 가능한 가볍게 가기로 합니다. 어차피 캐리어 들고 가니까, 캐리어에 무거운 짐은 넣어버리면 된다고 생각했고요. 제일 걱정되었던 건 날씨였습니다. 한국은 영하 2도에서 4도 정도. 하지만 그날 교토의 낮기온은 12도라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덥죠. 겉옷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내내 고민하다가 그냥 코트를 입고 갔습니다. 대신 안에는 약간 도톰한 가디건을 입었고요. 여행 가서는 가디건은 캐리어에 넣어서, 던져뒀습니다.
인천공항에서 8시 출발하는 항공기를 탑승하는데, 오전 4시에 집에서 나와서 리무진버스 첫 차를 타고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2터미널(이하 T2)에는 5시 33분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는 건 아니고, 제가 수첩에 적어뒀으니까요.
이번에는 당일치기라 와이파이 도시락 예약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KT 로밍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상담원이 직접 당일치기로 예약을 해줬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수령, 김포공항에서 반납하는 것으로요. T2 3층의 인천공항 로밍센터는 6시부터 열리기 때문에, 1층으로 내려가서 수령해야합니다. 6시가 본격적인 업무 시작이라 그런지, 그 전에는 혼자서 업무를 보시더라고요. 하여간 6시 전에 수령해서 다시 3층으로 올라왔습니다.
출국장도 열리는 시간이 다릅니다. 2번 출국장이었나요, 출입문 기준 오른편에 있는 출국심사장은 오전 7시에 열립니다. 그래서 북적거리는 출국심사장을 통과해, 머리 위로 손 올리고 빙글빙글 돌리는 일까지 모두 마치고.... 6시 22분에 짐검사 마치고 바로 이어 자동 출국심사를 마친 뒤 한참 걸어서 게이트까지 갑니다. 그리고는 탑승 전까지, 읽어야 하는 책 한 권을 끝냈고요.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교토 도착 후에 찍은 하루카입니다.
서론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랜만에 간 간사이 공항은 많은 부분을 '관광객의 손을 빌려' 업무를 처리한다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사람은 바글바글하고요. 간사이 공항의 관광객도 많았지만, 애초에 하루카 탑승객 자체도 많았습니다. 그러니 공항의 JR 및 사철 환승 창구는 정신 없을만도 했고요. JR패스 등으로 교환하실 분들은 고생 좀 하실 겁니다.
일단 항공기의 출발이 20여 분 가량 늦었고, 10시 8분에 활주로에 착륙했습니다. 그리고 22분에 입국심사장에 도착했고, 34분에 지문찍기와 사진찍기를 했고, 43분에야 세관까지 완료했습니다. 지문찍기와 사진찍기는 외부 인력을 동원했고, 입국심사의 입력은 관광객의 손을 빌렸으며(비지트재팬웹), 세관 심사도 관광객의 손을 빌려서 간략 통과만 시키니 뭐. 이정도면 거의 최선의 시간이었을 겁니다.
예약은 대한항공에서 했지만 코드셰어가 아닌 일반 예약이었기에 기내식은 없었습니다. 지난 번에 일본 여행 갈 때는 코드셰어라 샌드위치는 나왔거든요. 이번엔 없었습니다. 그래서 항공기 내리자마자 일단 스타벅스를 찾고, 궁금했던 음식 두 종을 샀습니다. 그러고 JR 특급 하루카 티켓을 교환하고, 하루카에 탑승했고요.
미리 하루카 시간표를 알아두어서 생각보다는 시간의 여유를 두고 움직였습니다. 대강 30분마다 한 대 씩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저는 자유석에 앉았습니다.
B님이 미리 알려주신 사이트에서 티켓을 구입하면 이걸 역에서 교환해야합니다. 이게 좌충우돌하는 내용의 하나지만 그건 건너뛰고.; 키오스크에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영수증 형태나 티켓 형태로 나옵니다. 간사이공항에서는 영수증 형태였고, 교토역에서 뽑을 때는 신칸센 티켓과 같은 재질의 영수증 같은 것과 JR 티켓이 나오더라고요. 이걸로 지정석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저는 번거로워서 그냥 자유석을 탔습니다.
티켓 사용방법은 보시면 아실 거고, 수고로움을 감수할만큼 가격이 저렴했습니다. 이거 그냥 생돈 내고 타려면 한참 많이 비쌉니다. 허허허허.
앗 그래서. 위의 핸드위치는 햄크림치즈화덕빵 샌드위치입니다. 어째 매번 부르는 이름이 바뀌는 듯하지만, 샌드위치식빵이 아니라 화덕빵을 쓴다고 일부러 화덕을 붙인 모양새라서요. 거기에 이번 시즌의 새로운 밀크티, 조이풀메들리티라떼도 구입했습니다. 샌드위치야, 파스트라미라 부르는 그 얇은 햄을 켜켜이 쌓은 사이에 크림치즈를 생각보다는 꽤 두껍게 발라서 괜찮았습니다. 물론 전체에 두껍게 바른 건 아니고 중심부 몇 군데에 턱턱턱 바른 모양새입니다. 딱 그 정도가 제 입에도 괜찮더라고요. 크림치즈가 더 많지도, 햄이 더 많지도 않은 적절한 상태입니다.
조이풀메들리는 차 자체에도 단향이 감돕니다. 마시고 나서 마리아주 프레르를 마신 뒤의 느낌과 닮았다고 생각했고요. 그 왜, 웨딩 임페리얼이었나. 저는 개인적으로 풍선껌향이라고 생각하는 쪽이지만(...) 이건 반쯤 농담이고요, 하여간 그런 느낌의 달달한 가향차인 모양입니다. 무난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테고요. 타조차이티라떼와는 맛이 꽤 많이 다릅니다.
교토에 도착한 시각이 12시를 넘긴 때였습니다. 12시 35분이라고 적어뒀네요. 우선 캐리어를 치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걸어가는데, 개찰구로 걸어가는 동안 만난 코인로커들은 모두 다 차있더랍니다. 그래서 특급 하루카의 승하차장인 31번홈으로 돌아가, 거기서 IC카드로 집어 넣었습니다.
이 때 사용한 스이카 카드를 도로 지갑에 넣어버리는 바람에, 나중에 찾을 때 한 바탕 '카드가 안 맞아!'라면서 당황했던 일이 있었지만 넘어갑시다.
스이카나 이코카 같은 현금 충전 카드로 결제하면 그 카드만 있으면 바로 꺼낼 수 있으나, 그 카드가 뭐였는지 잊으면 골치 아픕니다. 현금으로 지불하면 영수증의 숫자만 적으면 되고요.
교토는 구글맵으로 교통 확인이 되는 터라, 구글맵으로 전시장까지 가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이동했지요. 가는 도중에 잠시 내렸던 건 피크민 덕분이었습니다.
교토는 꽃으로 뒤덮여 있는데, 저~기 이상한 등불 같은게 보입니다.
닌텐도 교토. 방문객특전으로 1일 1회, 금화분(프레젠트 실)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페샬 스팟으로 아래를 향해 스와이프 해서 리워드를 손에 넣으세요!
아, 그럼요. 손에 넣어야죠.
방문해서 보니 마리오가 앉아 있긴 했습니다. 위치는 카라스마 시조의 다카시마야 백화점 안이었고요.
범위 안에 들어가면 반응이 옵니다. 이 때, 선택하고 아래로 끌어 내리는 동작을 하면 화분을 받을 수 있고요. 음, 하지만 키워낸 화분은 생각보다 예쁘지 않았습니다. 파랑이었는데, 머리에 방문 날짜가 달린 금색 딱지 혹은 태그를 달고 있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 닌텐도 본사라든지에도 뭔가 포켓몬 GO 이벤트가 있을법 한데, 없다는군요. 흐음. 다른 곳에는 조금 더 있을라나.
여기서부터는 갤러리까지 걸어갈 수 있는 범위라 설렁설렁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마침 피크민 커뮤니티 데이라 뱃지 받을 것도 있고 해서 열심히 걸어가면서 수많은 정수를 채집하고, 신나게 피크민들을 키우고.
여기서 스마트를 만날 줄은 몰랐지만, 일본은 아직도 스마트가 수입되긴 하나봅니다. 한국은 정식 수입사가 사업을 접었을걸요..?
점심을 안 먹었으니, 미리 생각해둔 밥집을 찾아서 다시 교토역으로 돌아갑니다. 가던 도중에 내려서 돈키호테에 들렀다가 찾는 물건들이 없어 실망하고, 포무노키를 찾아갑니다.
오믈렛 종류가 먹고 싶어서 미리 찾아보고 간거였고, 여기도 인력 많이 줄었더라고요. 주문은 손님이 태블릿PC로 골라서 하고, 음료수 바를 같이 주문했다면 셀프로 이용합니다. 그렇다보니 테이블 수는 많은데 접객 담당 직원은 수가 적더군요. 맛은 그냥 무난무난한 정도. 제가 들어가기 전에 5명 정도의 남학생들이 모여서 들어가는 걸 보고 그런 이미지인가 싶었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 사이제리아?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그래도 약간은 고급의 분위기가 있었는데 조금 다르군요.
오랜만에 맛봤으니 다음에는 더 맛있는 곳으로..'ㅠ'a
그 뒤의 사진은 없습니다. 포무노키는 요도바시 카메라 6층의 식당가에 있었고, 거기서 다시 교토역 방향으로 가다가 마츠모토 키요시를 발견하고 잽싸게 들어가 부탁받은 파스를 왕창 구입했습니다. 제 몫이랑 G의 몫 포함해서요. 돈키호테에서 사온 과자와 이 때 산 파스가 G의 몫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의 스타벅스에 들어가 어머니께 주문받은 이탈리안 로스트 비아 세 통 구입. 더 사와야 했는데 덜 사왔고, 이건 다음 여행 때 사오기로 했고요. 하하하;ㅂ;
그리고 최종까지 찾지 못했던 술은 이세탄 지하에서 만났습니다. 교토역 이세탄 지하의 술 중에 아버지가 찾는 구보타 만쥬가 있었습니다. 원래 주문하셨던 건 720ml의 작은 병으로 한 병에 5천엔인가 했다는데, 이건 1.8리터에 9900엔이었습니다. 두 병 사오라고 하셨던 걸 작은게 안 보인다고 큰 거 한 병으로 타협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게 어머니 분노의 시작이었지요.
당일치기로 다녀오는데, 거기에 술 주문한 것도 그렇고. 거기에 술이 1.8리터이니 짐작하시겠지만, 정종댓자 병 크기였습니다. 앞서 허리가 안 좋았다고 적었잖아요. 그거까지 걸리니 아버지가 어머니께 혼날만 했죠. 참고로 집에서 술 즐기는 사람은 아버지와 앤디뿐. 저나 G는 가끔 마시지만 맥주 정도고, 어머니도 썩 즐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본인이 좋아하니까 가족모임 할 때 저 병을 까서...! 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하하하하. 하.
그래서 하루카 탑승 승강장에서 열심히 테트리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기내용 캐리어에, 저 1.8리터짜리 술을 무릎담요로 둘둘 말아 싸고, 거기에 크리스마스 블렌드 드립백 두 통과 이탈리안 로스트 비아 세 통, G에게 줄 간식들과 파스들.
그럼 네 몫은 무엇인가?
귀국편은 대한항공이었습니다. 거기서 기내면세점 상품을 보고 고민하다가 구입한 것이 두 종입니다. 하나는 지난 여행에서도 구입했던 CACAOCAT(카카오캣)의 크리스마스 버전 캔, 그리고 카카오캣 랑그드샤 두 종. 그리고 전시회 관람하면서 나온 엽서와 클리어 파일이요. 클리어파일은 온전히 제 몫이고, 엽서는 선물용입니다. 이건 생협 모임 때 뿌리려고 왕창 사왔고, 두 종입니다. 하나는 동양화풍 두 꼬마, 다른 하나는 렌과 빌헬름.
네 통 사온 파스 중 한 통은 제 몫입니다. 지금도 허리에 파스 붙이고 있다가, 피부발진이 올라오는 느낌이라 떼어내고 잠시 쉬는 중입니다. 이건 마취제 느낌이 조금 더 나는 터라 생각보다 효과가 좋더라고요. 오늘도 원래 일정 있었던 걸 건강 문제로 포기하고 얌전히 집에서 쉬는 중입니다. 하....
오늘치 다 썼으니 일단 정리하고, 크리스마스 선물 뭘로 할지 고민해야죠. 아차. 일용할 매일우유도 미리 주문해둬야!
덧붙임.
돌아올 때는 기내식이 있었습니다. 일단 받아서 열심히 먹다가 생각해보니, 이거 생선이네요. 생선. 갑자기 헛웃음이 터져나오더랍니다. 아, 그렇지. 중국으로 들어가던 일본산 해산물의 수출이 모두 막혔지. 그래서 97% 수요 감소했지. 그러니 기내식으로 생선 넣는 건가.
지난 주말에 찍어온 신선한 여행 사진입니다. 덕분에 허리통증 재발과 체력저하를 겪고 있지만 보러 간 동안 정말로 눈은 행복했습니다.
아마 그 전 주부터 보셨다면 짐작은 하셨을 겁니다. 하츠 아키코 전시회에 얘 갈 지도 모른다라고. 그래서 진짜로 다녀왔지요. 체력과 기력과 금전을 갈아 넣어서 눈만큼은 호강시켰으니까요. 지난 토요일로 종료된 전시회고, 같은 그림이 다음 전시회에 나올 가능성은 낮아서 무리해 다녀왔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다녀오길 잘했고요.
다만 그 과정에서 이모저모 일본 사회의 변화에 대해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간사이공항의 입국 심사는 조금 많이 깁니다. 마지막으로 다녀왔을 때도 매우 길게 기다렸던 기억이 있거든요. 이번에는 기내에 들고 탔던 캐리어를 옆에 끼고 달렸습니다. 그 덕분에 생각보다는 많이 빨리 나왔고요. 그 과정에서, 예전처럼 사전 사진 촬영과 손가락 지문찍기를 하고, 이미 비지트 재팬 사이트에서 출입국 관련 정보를 이미 입력했다보니 여권을 받은 심사관은 스티커 붙이는 것이 전부 같더랍니다. 물론 얼굴 확인 등은 하지만, 정보 대부분을 넣어놨으니까요. 특히 ESTA와 비슷한 그 비지트 재팬 웹은, 돌이켜보면 입국자의 손을 빌려 노동력을 줄이는 것 같더라고요.
그걸 또 느낀 것이 키오스크입니다. JR 특급 하루카를 탑승하려고 보니, 제가 미리 예약하고 간 티켓은 QR코드만 있어서, 그걸 키오스크 기계에 인식시키고 영수증이나 티켓을 발급받아야 하더라고요.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대강 간 터라 그 앞에서 좌충우돌 조금 했습니다. 그거 뽑으면서도, 여행사에서 미리 구입하고 온 사람들은 저렴하게 티켓 산 대가로 노동력을 갈아 넣는 거냐는 생각도 했고요.
NHK에서 종종, 코로나19 이후 일본 여행객의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관광업에 종사하는 인구 수는 그렇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일손이 부족하다는 내용을 다룹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인구 수 감소일 것이고, 그 다음은 충분한 급여를 지불하느냐의 문제겠지요. 일손을 못구하면 기존 인력들에게 업무 하중이 더해질 거고, 그러면 퇴사압력이 더 강하게 올 수도 있고. 그런 것이 악순환일 거고요.
점심으로 들렀던 포무노키도 그랬습니다. 음식 주문은 모두 태블릿으로 합니다. 간편하지만 이 역시, 태블릿으로 손님에게 일을 시키고 접객 직원은 줄이는 구조인가라고 생각하니 떫떠름하게 받아들일 수밖에요.
다음글은 여행의 전체적인 일정을 사진과 함께 모아서 슈르르륵 올려보겠습니다. 24시간은 아니고, 오전 4시에 나가서 11시 45분에 귀가하는 극한 여행이었음을 미리 밝힙니다. 하하하.;ㅂ;
어제 저녁, 여행기 올리는 도중에 폭발한 사건(이라 해둡니다) 때문에 오늘도 멘탈이 무사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시간은 벌어뒀으니 그 시간 동안 후다닥 여행 사진 나머지를 털어봅니다, 탈탈탈.
여행 첫 날의 사진이나 어제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뒤적여보니, 여행 다닐 때 올렸지만 여행기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더라고요. 신바시 쪽의 미야코시야 커피입니다. 흡연 가능한 킷사텐의 느낌입니다. 담배냄새 싫어하시면 아마 어려울 거고요, 저는 별 생각 없이 들어갔습니다. 흡연자는 아니지만 특정 담배향만 아니면 문제 안됩니다. 특정 담배향은 맡는 순간 멀미가 나거든요. 담배에 들어가는 향료 문제이거나, 아니면 어릴 적의 기억에서 자동적으로 연상되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어릴 때는 버스에서도 그런 담배연기가 자주 났으니 그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핸드폰은 피크민과 구글 지도를 번갈아 켜두는 상태라 배터리 소모가 빨랐습니다. 그 때문에 보조 배터리 작은 걸 유용하게 썼고요. 핸드폰 로밍과 태더링이 아니라 와이파이도시락을 고집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원래도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보니 테더링까지 걸어두면 더 빠르겠지요. 여행 다니는 내내 와이파이모뎀은 항상 켜두었고, 전원을 끈 건 공항 출국장에서였습니다. 항공기 탑승 직전이었지요. 하하하;
태공이 깔고 누운 날다람쥐 가죽(아님)은 예전에 G가 사직공원 근처의 가방집인가에서 선물로 사온 겁니다. 일본 여행 다닐 때는 저기에 스이카를 넣어둡니다. 매우 포장이 크지만, 가방에서 지갑 찾기가 수월하며, 패스 찍을 때마다 묘한 쾌감이 듭니다.(...) 이런 걸로 쾌감이라니, 비루한 멘탈이어라...-ㅁ-a
아참. 오래된 커피집 느낌인데 잔은 또 프시케 커피잔이라 재미있더군요. 오래된 커피잔이 아니라 새 커피잔이라는 느낌이라서요.
마찬가지로 어제 올리지 않았던 호시노야의 푸딩입니다. 푸딩 아 라 모드일 것 같지만 쇼와 푸딩이라고..... 이름이 그랬습니다. 오래된 추억을 자극하는 푸딩이라는 의미였을까요. 탱글탱글보다는 쫀득쫀득에 가까운 푸딩이었다고 기억합니다. 크림비중이 조금 더 높은 것 같더라고요. 쌉싸름한 캐러멜 소스와도 잘 어울립니다. 커피랑 궁합도 좋고요.
여행 둘째날은 아침에 과식한 덕분에 위가 묵직했던 데다 과한 운동과 더위로 인한 기력저하가 겹치면서 현기증이 찾아왔습니다. 그 원인이 스벅 음료 사이에 있는 저 샌드위치입니다. 음료 두 잔만 해도 충분히 많았는데, 거기에 샌드위치가 더해지니 정량 초과였습니다. 요즘에는 아침을 거의 안 먹거든요. 평소 아침 9시 전에 커피 두 잔 분량의 카페인을 보급하는데 이 날은 카페인도 한 잔이었고, 수분 섭취도 전날부터 시작해 양이 적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이래저래 탈 날만 했네요.
왼쪽 사진의 왼쪽 음료는 복숭아 프라푸치노고, 오른쪽은 아이스 말차라떼입니다. 말차라떼는 텁텁하게 느껴져서 입에 안 맞았지만 복숭아 프라푸치노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도쿄 여행 갈 때마다 매번 들리는 사루타히코 커피 도쿄역 판매장은 신칸센 남쪽 탑승구 근처에 있습니다. 위치 찾는데 매번 애를 먹어서 이번에도 올려두지만, 또 까먹을지 몰라요. 드립백도 꽤 여럿 있는데다가 이번에 갔을 때는 커피젤리와 아이스커피 팩도 있었습니다. 체력이 있었다면 저 두 개도 들고 왔을 건데, 이번에는 포기했습니다. 다음에 도쿄 갈 때를 기약해보지요. 다음에 언제 갈지는, 다음에 갈만한 전시회가 언제 열리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하.하.하.
저 커피 대부분은 어머니께 드리고, 저는 몇 개만 챙겨왔습니다. 원두 갈아서 내리는 건 아침에 주로 하고, 낮에 커피 마시고 싶을 때는 원두 갈기 귀찮다며 드립백을 마십니다. 그래서 드립백도 매번 집에 쟁여두지요.....
그렇지만 번거롭다보니 어머니께는 스타벅스 비아도 여행 선물로 사다드렸는데, 이번에 드린 이탈리안 로스트 비아가 맛있다고 따로 말씀하시는 걸 보니 다음 여행 때는 왕창 쟁여와야겠습니다. 평소에는 코스트코에서 할인판매하는 콜롬비아를 드실거예요, 아마. 그러니 진한 맛의 이탈리안 로스트가 훨씬 입에 맞으신듯..'ㅠ'
이렇게 쇼핑하고 돌아다니다가 도저히 기력이 안되겠다는 생각에 근처 커피점을 찾았더니 스벅이 근처에 있습니다. 일단 찾아 들어가서는 .. 커피가 아니라 유즈 시트러스 패션티를 아이스로 주문했네요. 와아아아. 메모를 보고 저게 커피가 아니라 유시티라는 걸 뒤늦게 알았는데, 제 입에는 안 맞았습니다. 유자차의 단맛을 슬쩍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네요. 달지 않고 맹하다는 기억이 있는 걸 보니, 아주 신맛도 아니고 레몬 넣은 홍차맛에 가까운 맛이라 그랬을 겁니다.
왼쪽의 사진 둘은 이번 시즌 스벅 상품들입니다. 몇 가지는 살까 말까 망설였지만 사도 안 쓸 것 같아서 지갑을 닫았습니다.
도쿄역에서 이토야까지는 걸었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조금 나아진 것 같다면 즉히 마구 부려먹는게 제 특기라서요. L이 갖고 싶다고 했다는 연필 같은 샤프를 찾기 위해 이토야에 갔는데, 대부분은 보통의 샤프입니다. 그리하여 도로 나왔고요.
원하는 제품은 긴자 한즈에서 찾았습니다. 예전에는 도큐한즈(도큐핸즈)였다가 도큐와 결별하면서 한즈만 남았습니다. DIY 상품은 여기 이것저것 많이 모여 있다보니 여러 물건을 확인하기에 좋습니다. 문구류도 고급형이 아니라 다양하게 본다면 한즈가 편하더라고요. 로프트도 꽤 종류 많은 걸로 알지만 뭐.... 편한 쪽으로 방문하기 마련이니까요.
uni 볼펜을 저렇게 꽂아 놓은 걸 보고는 감탄했습니다. 볼펜대의 색도 그렇고, 0.3부터 1mm까지 다양한 볼펜심을 보고 구입하기에는 여기가 좋습니다. 지난 번에 산 볼펜심이 남아 있어서 그건 넘어가고, 연필 모양 샤프를 찾는다며 이것저것 찾아 G에게 토스, 그리고 맨 오른 쪽 사진 왼편의 두 종류를 구입했습니다. 진짜 연필처럼 육각인데다가 굵기도 연필 크기 입니다.
점심 대신 간단히 당분을 보급합니다. 한즈 3층인가에 스타벅스가 있거든요. 이번 시즌 신작이 맞나 아닌가 가물가물한데, 블루베리 타르트입니다. 맛은 딱 블루베리맛. 기대하던 맛이라, 여기에 오늘의 커피를 곁들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일본 스벅은 한국 스벅과 다르기 때문에 부담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뭐가 다르냐고 물으신다면, 주인이 다르다고 답하겠습니다.(먼산)
그리고 미츠코시 긴자점의 25회 스누피 콜라보. 해마다 콜라보를 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25회째....
여행 갔는데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을 그냥 지나치기가 아까워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두 종류만 구입합니다. 초밥이랑 표고버섯새우살튀김. 잘게 다진 새우 등등을 표고 갓 부분에 채워 넣어 튀겼습니다. 맛있더라고요...-ㅠ- 표고의 식감이랑, 새우살이랑 잘 어울립니다. 아래 초밥도 무난했는데, 이 중 가장 맛있는 건 오이였습니다. 속에 넣은 오이를 와사비-고추냉이에 알싸하게 절인 건지, 오이가 맛있더라고요. 그렇지 않아도 오늘 오이를 선물 받았는데 길게 썰어서 와사비에 절여볼까요. 쓰읍.
오른쪽 사진에 찍힌 손가락은 무시하고.;
렘 플러스 긴자의 더블룸. 더블룸을 혼자 쓰다보니 넉넉했습니다. 소파도 있고 작은 테이블도 있고 안마의자도 있고요. TV는 거의 침대 위에서 보았지만, 뒹굴뒹굴 굴러 다니기도 좋고. 긴자 중심부에서 조금 더 걸어야 하다보니 다른 때보다 걷는 거리가 늘어났지만, 신바시를 중심으로 다니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걷는 걸 좋아한다는 전제이기 때문인데, 여러 역 가운데 있지만 바꿔 말하면 아주 역이 가까운 것도 아닙니다. 긴자 식스까지도 두 블럭쯤 걸어야 하는 위치기도 하고요. 그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면 괜찮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간다면 아마 숙소는 히비야 렘으로.....'ㅂ'a 위치는 그쪽이 더 제 취향에 맞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의 사진. 하네다 공항 국제선에서 탑승을 기다리다가 튀김 두 종을 덥석. 감자튀김과 닭튀김입니다. 몸 상태를 생각하여 맥주는 포기하고. 둘다 맛은 무난하더랍니다. 카페의 오니기리보다는 갓 튀겨낸 음식이 더 좋더라고요. 위장이 약하니 찬 음식보다는 따뜻한 음식이 좋다는 핑계와 함께...'ㅠ'
지난 여행의 목적은 '빨강머리 백설공주' 전시회 관람이었습니다. 톤 가득한 흑백원고를 보고 눈물을 마구 흘리긴 했지만, 그 원고들은 사진 촬영 불가라, 촬영은 중간중간 등장하는 소품들을 중심으로 했습니다. 마지막의 상품 코너도 사진 촬영 금지였고요. 그래서 그 쪽 사진은 별로 쓸 만한 것이 없으니, 다음에 몰아서 소개하겠습니다.-ㅁ-a
일단 사진 넣다보니 너무 많아서요. 반만 적당히 넣고 상편으로 꾸려봅니다. 사진은 P330으로 찍은 것 일부와, G에게 카카오톡으로 찍어 보낸 것이 섞여 있습니다. 대부분은 아이폰으로 찍었고, 그나마 여행 가기 얼마 전에 핸드폰을 교체하여 무리 없이 사진 전송이 가능했습니다. 다음 여행은 P330의 비중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여행은 G랑 내내 카톡으로 보고하면서 돌아다녔던 덕에 핸드폰 사진이 더 많았지요.
항공기가 매우 일러서 미리 본가에 갔다가 새벽부터 일어나 움직였습니다. 이러니 체력이 깎여서 여행지에서 더위먹는 일이 발생하지요. 하하하하. 하지만 여행 가자마자 갑자기 친구에게 연락와서 "투고 하게 논문 좀!"이란 메시지가 왔던게 심리적 타격이 더 컸을지도 모릅니다.
(사진은 리무진 하차 직후. 2터미널 3층)
하여간.
T2-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7시 25분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탑승할 때, 시내에서 리무진 첫차를 타고 이동해도 문제 없는가?에 대한 답은 "괜찮다"입니다. 생각해보니 인천공항의 여러 창구도 대개 오전 6시부터 열리지요. 리무진 첫 차는 보통 4시 조금 넘어서부터 움직이는데, 이동하면 공항에는 T1 기준으로 대략 5시 반에 도착합니다. T2는 그보다 조금 늦고요.
2터미널 3층에서 리무진 하차 후 캐리어 챙기고, 그리고 1층으로 내려가 와이파이 모뎀을 수령합니다. 와이파이 모뎀 수령도 오전 6시부터 업무를 시작하기 때문에 번호표 뽑고 나서 기다리면 됩니다. 20번까지는 아니었지만 순서가 뒤쪽이었음에도 시간은 생각보다 안 걸리더군요. 15분 되기 전에 도로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코드셰어 항공기였던 관계로 기계 체크인이나 짐부치기는 못하고, 직접 발급받으러 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짐 부치기.
여행에서 심장 뛰는 순간을 골라보라면 공항으로 가는 대중교통 탑승했을 때, 내려서 공항 안에 들어왔을 때, 출국심사 마치고 들어갔을 때 일겁니다. 찾아와서 줄 서고, 짐 부치고. 짐 안에 항공기 수화물로도 부칠 수 없는 물건이 없는지 물어보더군요. 그런 거 없다....
여기까지 마쳤을 때가 대략 6시 25분쯤. 시간을 대략적으로나마 기억하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짐 부친 곳 바로 옆에 출국장 게이트가 있었는데, 분위기를 보니 6시 30분부터 열리는 모양이라 잽싸게 줄을 섰거든요. 짐 부치고 나서 어느 게이트로 들어가나 둘러보다가 열리는 분위기길래 줄 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갔습니다. 6시 30분 전에는 아마도 가장 끝 쪽의 두 게이트만 열어두고, 6시 30분부터 추가로 여나봅니다. 그래서 줄 얼마 안 서고 바로 들어갔지요.
그리고는?
짐 검사 하고, 몸 수색하고, 여권이랑 얼굴사진이랑 지문 찍고 끝. 6시 40분쯤에 출국준비가 완료됩니다. 와아아아아....
오른쪽 날개 끝이 탑승구라 설렁설렁 걸어가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시간이 이르다보니 아직 열린 가게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카페류는 ...
스타벅스도 있지만 그다지 이용하고 싶지 않고요. SPC가 매장 대부분을 차지한 터라 갈만한 카페가 눈에 안 띕니다. 그래서 아예 믹스커피를 들고 온다는 분도 있는데. 음. 콜드브루 앰플 같은 건 반입 될까요. 안되겠지..? 지난 번에 트위터에서 항공기 내부 위생상태에 대한 사내 고발글이 올라온 적 있고, 특히 커피 이야기가 있었는데. 으으으으으으음. 원래 그런 거죠. 원효대사 해골물. 알면 못 먹는 거고, 모르면 먹는 겁니다. 생각하기 나름이어요.
그래서 너는 마실 거냐 물으신다면, 가는 항공편은 돈 주고 사먹는 저가 항공편이라 포기했고, 귀국 편은 난기류가 심해서 달라고 하기 그렇더라고요. 그리고 예전처럼 자유롭게 커피 서비스하거나 하지 않더랍니다. 시간도 짧고 ... 그냥 다음에는 밀폐형 텀블러 챙겨야겠습니다. 하.;ㅂ; 마음에 드는 밀폐형 텀블러 하나 나오면 있는 텀블러들 조용히 처분할텐데.;ㅂ; 집에 있는 컵들은 나름의 이유가 다 있지만, 그래도 마음에 드는 컵만 매번 쓰게 되더랍니다. 천수관음도 아닌데 저 많은 컵과 텀블러들 뭐에 쓰냐, 반성중입니다.
오오. 게이트 앞에 도착했을 때가 7시 쯤이었나봅니다. 부지런히 걸었군요.
사이의 사진은 홀랑 날렸습니다. 그 사이는 그다지 찍을 게 없었나보군요. 도쿄 도착해서 찍은 사진 중 일부는 다른 글에도 올렸고요.
나리타공항 내려서 지하로 이동, 도쿄로 들어가는 열차편을 잡아 타려 했는데... 지금 생각해니 그렇게 급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었어요. 물론 숙소에 들러서 짐 맡기고 이케부쿠로 이동해서 애니메이트 갈 생각이었기에 마음이 바빴지만, 이날 너무 바쁘게 움직였던 터라 다음 날 갑자기 더위를 먹었습니다. 하.;ㅂ;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체력과 기력관리인데 실패했지요.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전시회 정보를 사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미리 확인했더라면 어디든 로손 들어가서 전시회 입장권을 사들고 갔을 건데, 전시회장 앞에서야 '여기서 표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걸 뒤늦게 확인하고는 로손을 찾아 돌아다녔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더운데, 밖에 나가 다시 움직이려니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일본어를 읽는 건 그럭저럭 하다보니 로손에서 표 구입하는 것도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았고요. 지금 생각해도 미리 정보 확인 안한 제가 문제....
전시회장은 애니메이트 길 건너편의 선샤인 시티 전시홀A였습니다. 역까지도 거리가 조금 있는데다 근처의 로손도 편도 500m였으니 이날 좀 힘들었지요.
그래도 물건 살 것은 다 사고, 짊어지고서는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는 아니고. '왠지 오늘이 아니면 안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야마노테선을 타고 신바시까지 가던 도중에 신주쿠에 내려, 오카다야에 들렀습니다.
퀼트 천을 보러 갔던 거라, 들여다보기만 하고 돌아 나왔습니다. 매장을 이전해서 그런지 예전만큼 눈에 들어오는 퀼트 천은 안 보이더라고요.
솜씨만 있다면 이런 옷도 만들면 좋은데, 그러기엔 솜씨가 비루합니다. 그냥 저 옷 팔아주시면 안될까요...?
이미 땀에 푹 절어 있는 상태였지만 숙소로 돌아와 체크인하고 짐을 던져 놓고는 다시 나갑니다. 커피를 마셔야겠어요. 그래서 먼저 미야코시야 커피에 들러 커피를 맛보고, 그 다음에는 호시노야커피 긴자점에 들어가 한 잔 더 마십니다.
사실 커피 말고 저 녹차도 조금 궁금했는데, 녹차를 차게 마시면 빈혈이 온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던 터라 내려 뒀습니다. 하기야 정말로 빈혈이 오면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냉차를 많이 마실리 없지요. 예전에 얼핏 들은 이야기가 그랬던 터라 신뢰도는 낮습니다.-ㅁ- 그냥 그런 이야기가 있어서 안 마시게 되었다는 이야기고요.
대신 아이스커피 한 잔이랑 푸딩을 시켰습니다. 저녁 대신 카페인과 당분 보충을 하고 이번에는 스타벅스를 찾아갑니다. 지난 여행 때 몇 번 들락거렸다고 익숙해진 긴자 식스 1층 스벅에 가서 이것저것 둘러봅니다.
어머니의 여행 선물로 커피를 정해둔 터라, 비아랑 오리가미-드립백을 이것저것 들여다봤습니다. 어머니는 스벅 비아도 맛이 괜찮다 하시는데, 아무래도 코스트코에서 구입하다보니 거의 콜롬비아만 드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것도 집어 들었습니다. 사진 속의 비아는 호지차와 맛챠고요. 단 것이 그다지 땡기지 않아서 이 때는 패스. 지금도 그닥...입니다.
아마 이 때 이탈리안 로스트의 비아를 샀을 겁니다. 이탈리안 로스트 비아와 도쿄 로스트 오리가미를 구입했더니, 점원이 이탈리아 로스트의 커피를 한 잔 서비스로 내주더군요. 아이스커피 한 잔까지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쓰읍. 진하고 쌉쌀한게 좋았습니다. 그래요, 저는 가볍고 신맛 도는 커피보다는 묵직하고 진하고 쌉쌀한 쪽이 좋습니다.'ㅠ'
그리고는 숙소로 돌....아가려다가 긴자 식스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말로에 들어갑니다. 가서 푸딩을 보고, 수량한 정의 도라에몽 컵을 보고는 G에게 바로 토스한디 허락을 받아서 구입합니다. 2023년 한정 디자인으로 나왔는데, 지난 1월의 여행 때는 못봤습니다. 품절이 아니라 1월에는 없었던 게 맞을 겁니다.'ㅠ'
유니버설 디자인의 숟가락과 비스코티 한 봉지, 술 들어간 캐러멜 시럽과 푸딩 두 병.
긴자는 구석구석 이런 가게가 있어서 재미있는데, 대신 정신없이 돌아다니다가 체력 방전되는 일이 있어 문제입니다. 체력 배분을 잘 해야해요......
아마도 긴자역에서 도쿄역으로 걸어가던 도중에 찍었을 겁니다. 담쟁이가 잔뜩 휘감긴 건물.
그리고 지난 번에도 올렸던 부쉐론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의 개장을 알리는 커대한 고양이. 2023년 9월에 오픈하면 저 현수막은 사라지겠지요.;ㅂ; 조금 많이 더워 보인다는 점만 빼면 좋습니다.
만 지금 보니 저거 그냥 천이 아니라 망사 같은 재질이군요. 안이 비쳐보이는구나...=ㅁ=
나머지 사진들은 모아서 한 편으로 우겨 넣을 생각이고, 그 다음은 아마도 빨강머리 백설공주 전시회 관련일 겁니다.'ㅂ' 그 정도면 여행기는 거의 정리되겠네요.
시간을 되감는 게 아니라 널뛰는군요. 더 게을러지기 전에 빨리 올려야 겠다 싶어서 사진만 후다닥 찍어 올립니다. 먼저 커피 드립백부터 올려봅니다.
함정이라면 함정인데, 맨 윗 줄의 드립백 다섯 개는 G에게 선물로 받았습니다. 공릉 비스킷 플로어에 갔다가 이것저것 잔뜩 커피를 집어오더니, 제게도 커피 100g 두 봉지랑 드립백 여러 개를 나눠주더라고요. 온두라스를 드립해 마셔봤는데,자가배전 커피샵에서 유행하는 쪽의 가벼운 맛입니다. 입맛은 쓴 걸 선호하는 터라 무난했지만 취향에는 안 맞았습니다. 하하하;ㅂ; 대부분의 커피가 취향 스트라이크 존에 안 들어오긴 하죠. 예외가 몇 있어서 그렇지.
그렇게 따지면 태공이 깔고 누운 커피들도 대개 취향에 안 맞는 쪽입니다. 진한 커피를 좋아하다보니, 혀가 무뎌지는 느낌이라 드립백은 가리지 않고 다 마십니다. 그 중에서는 이노다 커피의 진한 커피가 가장 취향에 맞았고, 나머지는 대체적으로 '덜' 볶은 느낌입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강배전은 커피 콩 태우는 거 아니냐'고 하셨더랬는데, 아닙니다. 그렇게 따지면 강배전 커피 드립은 숯에 물 걸러 마시는 거게요.OTL
사루타히코 커피의 새 드립백인 여름용 해바라기 블렌드(히마와리 블렌드)도 가벼운 맛입니다. 겨울용은 조금 묵직하고 진하게, 봄이나 여름용은 가볍고 산뜻하게 내나봅니다.
아참. 사온 드립백 중 가장 기대했던 프렌치 블렌드는 뜯어보고 좌절했습니다. 드립백이 아니라 커피티백입니다. 아이스로 만들까봐요.;ㅂ;
드립백은 그렇고, 이번에는 귀국 항공편이 대한항공이었습니다. 지난 번 여행 때 사온 로열 보타닉 가든 큐-의 핸드크림 세트를 선물용으로 소비했기 때문에, 새로 한 세트 다시 구입했습니다. 거기에 귀여운 고양님이 상자에 있던 것. 뭔지 몰라도 캔을 보고 "어머, 이것은 사야해!"라는 심정이 되어서 함께 신청했습니다. 다만 재고가 하나 뿐이라 한 상자밖에 못샀네요. 여유분 있다면 더 사도 좋았으련만.
기내면세점 책자 설명을 읽으니 일본의 초콜릿 공방에서 나온 초콜릿이랍니다. 맛 종류를 다양하게 한 것이 특징이고요. 동봉된 저 목록에 있는 모든 맛이 있는 건 아니고, 그 중에서 인기있는 일부만 담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민트가 있는게 참 희한한데... 초코민트를 썩 좋아하지 않아서 그러합니다. 하여간 보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재미있는 건 초콜릿 윗부분에, 고양이의 발톱자국을 형상화한 문양이 있다는 겁니다. 위의 캔 사진에도 있는 그 발톱자국이요. 아프겠다라는 망상이 잠시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지만 뭐...
큐 가든스랑 협력해서 만들었다는 저 핸드크림은 향이 바뀐 것 같더라고요...? 지난 번에는 베르가못 있지 않았던가? 생강하고? 이번에는 마그놀리아와 배, 레몬그라스와 라임, 오스만 장미입니다. 오스만 장미는 같지만 다른 두 종의 향이 바뀐 모양이네요. 지난 번에는 겨울에 샀고, 이번에는 여름에 산 셈이니 계절에 따라 향이 바뀔지도 모릅니다. 이건 1월에 여행 가보면 알겠지요.
트위터랑 창천에도 짤막하게 올렸는데, 커피 맛이 진짜 다릅니다. 그리고 여기 분위기가 '긴자의 바 마스터가 사근사근하게 손님을 접대하며 입맛에 맞춰 커피를 안내해주는 가게'라서 재방문 의사가 왕성하게 생기더라고요. 다음에 간다면 G나 다른 사람을 끌고 가보는 쪽이 더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다만, 카페마스터와의 대화가 필요하다보니 일본어나 영어가 가능한 쪽이 좋습니다.
사진은 오늘 아침에 찍은 거고, 커피 40g을 써서 150ml가량 내렸습니다. 커피콩은 엘살바도르의 셀바 네그라 농장 2015년 산이고요. 숙성 커피콩(aged bean...일거예요;;)으로, 숙성시켰다가 볶는 모양이고요. 이 카페 라인이 여럿 있는데, 다른 카페쪽은 조금 더 캐주얼한 느낌입니다. 유튜버 이노잼의 영상으로 알게되었는데, 긴자의 다른 지점은 썩 취향이 아니었어요. 거기는 에스프레소라인과 디저트가 같이 있지만, 그랑 크루 카페 긴자는 아예 입장할 때 안내해주더라고요. 커피만 있고, 디저트나 빵 종류는 전혀 없다고요. 순수하게 커피만을 위한 커피바 개념입니다.
저 커피 가격만 보고도 으아아악? 싶은 분들 있겠지만... 카페 마스터가 설명해주고, 자리에서 샴페인병에 밀봉한 커피콩을 하나 들고 와서 직접 개봉하여 "퐁!"소리를 들려주고, 직접 드립해주고, 바에 두 주간 킵해서 마실 수 있게 해주고 하는 걸 생각하면 그럭저럭한 가격입니다. 커피콩 100g 가격 최저가가 11000엔이어요. 제가 이번에 시도한 커피는 13200엔이었습니다. 친구가 가격 듣고는 기함했는데, 가장 고가인 커피는 그보다 더합니다. 음, 가장 비싼게 아마 하와이의 코나 커피 농장이었을 거예요? 그건 100g 커피콩이 99000엔입니다. 넵. 숫자 틀린게 아니라 9만 9천엔 맞아요. 어떤 커피 맛이 나올지 진짜 궁금하긴 합니다. 카드 결제도 가능하니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 반..... 나중에 해볼까요.
제 경우에는 입장 당시에 먼저 '커피만 마실 수 있다'와 가격표 확인을 했고요, 가격의 장벽이 있었지만 이것도 경험이다 싶어서 도전했고, 커피를 고를 때 입맛이 인도네시아 만델링이랑 토라자 쪽이라고 설명했고, 인도네시아 커피콩은 라인에 없어서, 다른 걸로 추천 받은게 엘살바도르였습니다. 코스타리카 따라주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그건 다음에 해보죠. 아예 커피마스터가 '엘살바도르의 셀바 네그라 농장의 2015년도 콩과 2016년 콩이 괜찮다'고 집어서 안내해주시더라고요. 취향이나 마시고 싶은 쪽을 이야기하면 맞춰서 안내해줍니다. 그래서 일본어가 필요....
덧붙이자면. 아마도 점장님이실 것 같은 그 분이 딱 '긴자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점장'의 모습이었습니다. 살짝 수다쟁이 같이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면서 손님이 불편하지 않게 얕은 정도의 대화를 유도하고, 굉장히 전문적인 모습도 그랬지만 ..... 더 중요한 건 복장입니다. 더블버튼의 네이비 스트라이프 정장에, 구두가 갈색이었어! 으아아아아! -ㅁ- 이런 분들이 실재하는구나! 싶었더란.;
커피병 개봉 후에는 사진 찍으라면서 테이블에 내려놓으시더라고요. 와... 이런 서비스도 좋았습니다. 하하하하하.;ㅂ; 다음에는 후줄근한 복장말고 조금 더 차려입고(그럴리가..) 가보고 싶군요.
덧붙이자면(2). 일본 여행 중에 마셔본 커피 중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첫째는 키타야마 웨스턴 커피점인데, 거긴 재방문 해야겠다고 벼른게 몇 년이지만 아직도 다시 못갔네요. 우에노 갈 일이 별로 없는데다 역에서 거리가 좀 되어서..;ㅂ; 다시 방문해야 어디 커피가 더 맛있는지 확인 가능할 겁니다. 그러고 보니 키타야마도 아마 숙성콩 썼던 것 같고요..?
이쯤되면 시간을 되감는 것도 아니고 뒤죽박죽 시간선이라 해도 될겁니다. 하지만 오늘, 시간 들여서 진득하게 무언가 글을 쓰기에는 멘탈이 바사삭하고, 최근 두 달 정도 머릿 속을 헤집고 있던 출장 중이거든요. 잠시 시간나는 틈에 오늘치 일기를 작성중입니다. 왜 하필 지금 작성하냐 하면, 7시 넘어서 일정이 끝나고, 8시 넘어서 자취방 들어갔다가 짐챙겨서 서울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일 치과 방문으로 연차냈거든요. 하하하하하.. 그러니 오늘은 일기 쓸 시간이 지금뿐입니다. 그러니 후다닥 쓸 수 있는 건으로 골랐습니다. 첫 날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숙소이고, 이번 여행의 중심 사건은 빨강머리 백설공주 원화전 방문이지만, 그건 시간 들여서 쓸 겁니다. 그러니 방문한 뒤의 사진이 올라갑니다.
원화전도 마감이 머지 않았네요. 7월 19일에 방문했을 때, 14일부터인가 시작했다더니만 이미 품절인 상품도 여럿이었습니다. 눈여겨 봤다가 구입못한 것도 있었지만, 애초에 구매 제한이 3개로 제한 들어갔더라고요. 다행히 제게 도록을 부탁한 친구가 둘이라, 제몫 포함해서 셋을 사왔습니다.
오른쪽 하단의 사진은 긴자식스에 있는 푸딩집 말로의 비스코티와 숟가락입니다.
커피는 사루타히코의 드립백 잔뜩. .... 이거 지난번에 올렸죠? 왼편에 보이는 와인병 분위기의 포장은 긴자 식스 최상층에 있는 커피집에서 들고온겁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 아끼고 있고요. 일본에서 마신 커피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인상적인 커피였습니다. 가장 맛있었다고는 말하기 조금 어렵죠. 제가 기억하는 가장 맛있는 커피는 키타무라 웨스턴 커피였고, 비교하려면 한 번 더 가봐야 하지만 이번에도 재방문에 실패했습니다. 더위를 뚫고 가기에는 제 체력이 비루했습니다. 다음에는 꼭 양쪽을 비교하고 싶네요.
오른쪽의 푸딩 사진은 G의 요청으로 구입한 도라에몽 그림의 푸딩컵과, 쇼난 해변 분위기의 2023년 한정 푸딩컵이었습니다. 쇼난컵 푸딩은 라즈베리였던가, 베리가 들어간 푸딩입니다. 도라에몽은 오리지널 푸딩이고요. 맛은 오리지널이 훨씬 더 취향이었습니다. 라즈베리쪽은 크렘브륄레에 가까운 진득하고 묵직한 푸딩인데 오리지널은 약간 단단한 식감의, 젤리와도 비슷한 느낌의 푸딩이었거든요. 이번에 말로 가면 나무 뚜껑도 같이 구입하겠다고 별렀는데, 물량이 없었습니다. 대신 '유니버설 디자인의 푸딩 숟가락'을 들고 왔으니, 왼손잡이를 위한 푸딩 숟가락과 오른손잡이를 위한 푸딩 숟가락이었습니다. 한쪽은 진한 색의 나무숟가락, 다른 쪽은 밝은 색의 나무숟가락이었고요. 그 중 진한 갈색의 숟가락은 G에게 여행선물로 넘겨줬습니다.
쟈아... 내일 글은 언제쯤 올릴 수 있을라나요. 치과 진료 받고 정신 차리면 정리해서 그 다음을 올려보지요.ㅠ_ㅠ
캐리어를 부칠까 하다가, 출국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구입할 과자나 선물은 캐리어에 넣고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먼저 4층으로 올라갑니다. 하네다공항 국제선 터미널은 5층까지 있던가요. 아참, 스타벅스는 국내선 제1터미널 5층에 있습니다. 공항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큰 스타벅스 매장이고요. 분위기 괜찮지만 풍경 좋은 자리는 일찌감치 사람이 찹니다. 그래도 커피 보급하기에는 나쁘지 않고요.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지요. 국내선 1터미널 가서 커피를 마시고, 거기서 다시 국제선 터미널로 이동해야하니까요.
일찌감치 공항에 들어가서 국내선 터미널 갔다가, 다시 순환버스 타고 국제선 터미널로 이동하는 것도 좋지만, 그럴려면 캐리어를 끌고 다녀야 합니다. 여행 막바지다보니 캐리어의 부피나 무게 생각하면 쉽지 않지요.
에스컬레이터 타고 4층 올라가면 바로 왼편, 거기에 분메이도를 포함해 다양한 여행 선물용 과자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습니다. 지난 번 여행 때도 여기서 카스테라를 구입했고, 이번에도 후쿠사야 0.6호 카스테라를 구입했습니다. 그 위에 있는 건 여름의 치즈케이크로 지금 확인하니 시세이도 파라 제품이네요. ..헛; 구입할 때는 신경 안썼는데 그랬구나.; 그 아래 있는 레몬 도라야키는 다섯 개 들이입니다. 다섯 개 중 셋은 G에게 넘기고, 제 몫은 두 개 챙겼지요. 냉동실에 고이 모셔놓고 있습니다. 치과 진료 끝나면 그 때 먹을 거예요.
여기까지 구입해놓고 돌아다니며 찾은 것은 시나모롤입니다. L의 최애는 키티도 아니고 푸도 아니고 피카츄도 아니라 시나모롤입니다. 그 때문에 7월 초에는 이디야 음료도 열심히 마셨습니다. .. 협력 음료들 참 맛없더라고요.(먼산)
그 가게 옆에는 이토야 공항점이 있습니다. 긴자 본점은 대강 둘러보았던 터라 못봤던 실내화가 여기 있더군요. 앞부분은 골덴이거나 체크무늬의 도톰한 양모이고 신축력 있는 골지로 뒤꿈치까지 덮는 멋진 실내화라 한 켤레 살까 싶어서 유심히 들여다보는데, 오른쪽 상단에 가격이 있었습니다. 와아. 구매의욕을 단박에 깎아버리는 멋진 가격이었습니다. 1만 4300엔. 하우스 슈즈, 집실내화로는 매우 좋고 겨울에 쓰면 딱인데! 저 가격 주고 사기에는 부담이 큽니다. 다음 여행 때도 눈에 밟히면 한 번 생각해보지요.
그렇게 생각만 하고 이번에도 못 집어 온 것이 그 맞은 편-에스컬레이터 올라와서 오른편의 가게에 있는 에도 소방단 티셔츠입니다. 그것도 지난 번에 살까말까 하다가, 이거라면 미야베 월드 제2막의 홍보 티셔츠로 농담 삼아도 되겠다고 망상하다가 접었거든요. 일본색이 아니라 왜색이 짙은(...) 그림들이라 부담이 너무 큽니다. 애니메이션이라면 차라리 나은데 음... 음...
거기까지 구경하고는 5층에 올라가 캐릭터샵에 들어갑니다.
턱받이한 시바견은 얼핏 래서 판다 같아 보이기도 하고. 그 옆의 토토로도 있고 키티도 있는데 왜 시나모롤은 없을까요. 마이멜로디도 있는데 그 친구인 시나모롤은 왜 없나. 둘러보다가 직원에게 없음을 확인 받고는 드디어 짐을 부치러 갑니다. 간식거리만 몇 집어오고 끝났다고,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5층에서 내려오기 전, 아쉬움을 달래며 공항 전경을 찍었습니다. 체력 저하가 극에 달해 있던 때라 차마 나가지는 못했습니다.
3층으로 도로 내려가니 셀프체크인 기계가 있습니다. 혼자서 항공사 선택하고, 여권으로 인증하고 하니 바로 체크인이 되네요. 좌석은 예전에 선택해둔 터라 바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짐 부치러 줄 서고요. 그 줄 서는 시간이 제일 길게 걸렸습니다. 20분 쯤? 셀프체크인 시작한게 10시경, 그리고 출국심사 마치고 시간 확인한게 10시 31분입니다. 체크인 하고, 줄서서 짐 부치고 나서 바로 수하물 검사하러 들어왔을 때,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바로 짐 검사 받고, 여권 찍어서 출국심사 처리하고는 끝났습니다. .. 진짜로 끝. 이야아... 빠르다.;
국제선 터미널도 작지는 않고, 출국장을 중심으로 좌우로 나뉘어 면세점이 있습니다. 캐릭터 상품 관련 면세점은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이고, 마침 탑승 게이트는 오른편이라 먼저 왼편으로 나갔습니다. 가서 뭔가 있으면 집어 오겠다는 생각으로 갔지요.
거기에 로이스 초콜릿도, 도쿄쪽 과자들도, 히요코만쥬 등등도 모두 다 있습니다. 출국장 정면의 면세점도 과자가 많지만, 왼쪽 날개에 있는 면세점은 일본 전통 상품이나 면 종류 등도 가끔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이나니와 우동인가? 칼국수처럼 얇은 건면의 우동을 거기서 사온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진짜로 득템했습니다. 중요한 아이템을 얻었고요.
일단 후쿠사야와 함께 나가사키 카스테라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는 분메이도의 1호 카스테라를 발견했습니다. 보았으니 사야죠. 그리하여 집어들고 계산하려고 보니, 줄이 매우 깁니다. 그런데.... 데?
일단 왼쪽. 매우 중요한 저거. 줄서서 기다리다가 시나모롤의 인형을 드디어! 발견했습니다. 리본에 큐빅이 달려 있고 눈은 색칠이 아니라 수를 놓았습니다. 입도 그렇고요. 그래서인지 가격은 높았지만, 퀘스트를 해결한 셈이니 문제 없습니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퀘스트를 해결합니다. 지난 2월즈음부터 G가 사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가 까먹었던, 그래서 찾아볼 생각도 안했던 이토원의 오이오이녹차를 발견합니다. 갑자기 '회전초밥집에서 나오는 것 같은 그 녹차가 마시고 싶어'라고 했거든요. 물에 잘 녹는 그 녹차가 이거 아닌가했는데, 국내에서는 직구 주소로만 뜨고, 오프라인에서는 찾지 못해서 그대로 잊었습니다. 그러다가 면세점에서 두 종류의 녹차를 발견한 겁니다. 하나는 찬물에도 잘 녹는 저 녹차, 다른 하나는 뜨겁게 마시는 것 같은 진한 녹차. 둘다 구입합니다. 거기에 줄 서 있는 사이에 로이스 아몬드 판초코도 발견해서 충동적으로 집어듭니다. 집에 두면 언젠가는 먹겠죠, 아마.-ㅠ-
그러고 보니 키티는 고양이, 마이멜로디는 토끼...인가요? 그런가요?;
산리오 동산에 데리고 가면 좋을 거란 이야기는 들었지만 산리오 놀이동산은 도쿄에서도 제법 거리가 되어서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습니다.-ㅁ-a
한참 줄을 서서 계산을 마치고, 퀘스트도 무사히 해결했으니 이제는 게이트로 향합니다. 오른쪽 날개 방향으로 죽 걸어가다보니, 예전에는 잡지도 팔던 매장이 사라지고 유니클로가 들어왔습니다. 시나모롤을 구입한 가게 맞은편에 펜 종류의 문구류와 잡지를 취급하는 점포가 있으니, 다음에 문구류 구입할 때는 거기서 사면 되겠지요.
유니클로 매장도 작지는 않습니다. 특히 콜라보 의류가 많았는데.... 입고 다닐만한 제품은 없습니다. 애니메이션 콜라보도 있었고, 아마 마이 히어로 아카데미아? 그 애니였던 것 같군요. 관심 안 둔 쪽이라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신나게 면세점에서 과자를 긁어 모았으나, 내일 있을 출장 때문에 심정적으로 몰려 있는 덕분에 지금 고이 냉동고에 모셔뒀습니다. 하..;ㅠ; 냉동고에 모셔둔 카스테라는 다음주 사무실에서 가볍게 티타임 가질 때 먹을거예요.;ㅠ; 그럴 거예요...
체력이 부족하....ㄴ 것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니 요즘 영양제 먹는 일도 소홀했군요. 영양제도 잘 챙겨먹겠습니다. 흠흠.
하여간 여행기를 정리하려다 보니 사진 찍은 것도 그리 많지 않고, 목표가 되었던 전시회 사진도 그리 많지 않으니 정리할 내용도 많지 않아서 쓰는 재미가 없더라고요. 무릇 여행기의 재미는 지름인데, 2박 3일의 짧은 일정에 더위를 먹어 돌아다니지를 않았으니 적을 내용도 많지 않았다고요. 그래서 사진을 들여다보다 문득 떠올렸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은 이것저것 많이 사고 보았으니 그 이야기부터 하면 되지 않나?
그리하여 여행기 첫 번째는 하네다공항의 첫 지름부터 합니다.'ㅂ'
여행 가기 전, G에게 물었습니다. "뭐 사다줄까?"
요지야 말차라떼가 있으면 사다줘.
... 님. 그 주문 가혹합니다.
왜냐하면, 요지야는 교토가 본점이고, 도쿄 지점 중 가장 접근성이 높은 건 하네다공항 제1터미널에 있거든요. 그리고 국제선 여객 터미널은 흔히 3터미널이라 불립니다. 다시 말하면 요지야의 말차라떼가 있을지도 모르는 요지야 하네다공항 제1터미날점을 찾아 가려면 짐을 끌고 일부러 제1터미널까지 가야한다는 이야깁니다.
하지만 마지막 날의 일정이 공항일정 말고는 하나도 없었던 지라, G의 요청은 받아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G는 기대하지 않았던 모양인데, 하네다공항 국내선 터미널 정류장에 내린 뒤 요지야 매장의 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자 느낌표가 마구 날아오더라고요.
일단, 지난 도쿄여행과 이번 도쿄여행은 숙소가 긴자쪽이었기 때문에 아예 케이큐선을 이용했습니다. 평소에는 하마마츠쵸에 가서 모노레일로 갈아타고 이동했지만, 1월 여행 때 긴자로 숙소를 잡았더니 구글이 '케이큐선을 타면 환승 없이 한 번에 갑니다!'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준터라 이번에도 아예 케이큐를 이용했습니다. 창밖을 보는 재미는 없지만 환승 없다는 건 나름의 장점입니다. 단점은, 케이큐 공항선이 오래된 선로라 그런지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기에는 좋지 않습니다. 지하선인데다 엘리베이터 안내까지는 구글맵이 해주지 않는터라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렸거든요. 다음에는 그냥 모노레일을 이용할까 합니다.
케이큐 공항선을 타고 하네다공항으로 가면 국제선 터미널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이 T1과 T2, 두 국내선 터미널로 갈 수 있는 국내선 역입니다. 양 플랫폼의 끝으로 이동하면 각각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로 갈 수 있습니다. 요지야는 제1터미널에 있지요.
역을 나오고 나서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자 왼쪽 편 저 멀리에 요지야가 보입니다. 무사히 잘 찾았군요.
요지야의 말차라떼가 맛있는건 잘 압니다. G에게 저 맛을 알려준 것도 저였거든요. .. 아마도 맞을 겁니다. G와 함께 교토 여행을 가서, 철학자의 길 지점을 찾아가 방문해, 요지야의 로고를 그려낸 말차라떼를 맛보게한 인간이 저였으니까요. 맛있다는 인상을 팍팍 넣어줘서 그런지, 가장 최근의 교토 방문 때도 아예 저 말차라떼 믹스를 사오더라고요. 저도 그래서 몇 개 얻어 먹었습니다. 당연히 맛있지만, 요즘은 단 음료가 땡기는 시즌이 아닌 터라 일부러 사먹을 정도는 아닙니다. 입맛이 바뀌니 그렇더라고요. 그래도 저 옆의 보냉가방은 조금, 조금 땡겼습니다. 도시락가방으로 딱 좋은데! 하지만 참아야죠. 꼭 필요한 가방이 아니고, 비슷한 크기의 알라딘 보냉가방도 있으니까요. 완전히 같은 제품은 아니지만 대체는 가능한 크기입니다.
인천공항도 그렇지만 하네다공항도 터미널 간의 무료 순환버스가 있습니다. 타려면 1층으로 가야하니,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올라와서 셔틀버스 정류장을 찾아 이동하면 됩니다. 빙글빙글 돌아서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그래도 무사히 국제선 터미널로 이동한 뒤에는 3층으로 올라갑니다.
1월 여행 때와는 달리 매장 상당수가 문을 열었습니다. 그건 하네다공항 출국장 면세점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선 항공편도 김포공항과는 비교 안될 정도로 편 수가 늘었습니다. 김포공항은, 그렇죠. 1월 기준이긴 하지만 항공편이 썩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다를지 모르지만, 하네다는 그 때와 비교 안될 정도로 항공편이 늘었습니다. 이용 관광객도 많고요. 애초에 긴자와 도쿄역 주변의 관광객이 1월 때와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1월에는 한국인 목소리만 들리는 것 같았다치면, 지금은 온갖 인종과 온갖 언어가 들립니다. 특히 유럽계 단체 관광객이 긴자 주변에 많이 보입니다. 중국인은 썩 많지 않고요. 관광객 통계도 어딘가에서 본 것 같긴 한데...?
여튼 1월 방문 때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1.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인서를 입력하지 않았고요.
2.외국인 관광객들이 매우 많았으며,
3.대한항공의 셀프체크인 지원이 되더랍니다.
이미 1월부터 입국관리나 세관관리도 Visit Japan Web을 통해서 사전 입력이 가능했으니 인력 감축이 가능했을 거고, 셀프 체크인 지원으로 공항 인력도 꽤 줄일 수 있었거나, 혹은 늘리지 않아도 돌아가도록 만들 수 있었을 겁니다. 거기에 출국 수속 역시 입국 당시 체크했던 지문을 통해서인지, 전자여권과 지문 찍기로 바로 되더라고요. 무슨 소린가 하면, 귀국하는 날 하네다공항에서 셀프체크인으로 체크인하고 난 뒤 짐을 부치기 위해 대기하던 시간을 제외하면 출국하는데 소요된 시간이 10분 안쪽이었다는 겁니다.OTL 사람이 몰리면 다를지 몰라도, 제가 탑승한 시간대에는 출국 수속 하는 사람이 쑥쑥 빠지더랍니다. 짐 검사도 간편하게, 출국 신고도 기계로 찍고 끝. 코로나19가 일본이 전자정부화를 가속시켰다더니 이런건가 싶더라고요.
이게 하네다공항에서의 경험이기 때문에 다른 곳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입국 때의 기억은 나리타 공항이니, 나중에 기억을 되살려 적어보지요.'ㅅ'
귀국날의 면세점 구입기는 조금 길어서, 내일 모아 올리겠습니다. 핫. 이걸로 내일도 포스팅 주제 결정!
사진은 SAPOONSAPOON이라는 이름의 카페입니다. 사뿐사뿐으로 읽는 모양이고, 무슨 카페인가 했더니 정관장에서 운영하는 카페입니다. 아, 정관장이 아니라 한국담배인삼공사-KT&G로 불러야 하나요.
여튼 인삼 라떼라면 절대로 도핑용입니다. 이거 마시면 왠지 호랑이 기운이 솟아날 것 같은 음료로군요. 하지만 아침 일찍이라 열지 않았습니다. 미리 도핑하고 가도 좋았으.....을까요.
다음 여행은 겨울로 잡혀 있습니다. 원래 이번 여행보다 그 여행이 먼저 잡혀 있었고, 그 사이에 전시회가 열리면 뭐든 간에 일단 잡고 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잡힌 여행이 빨강머리 백설공주 원화전이었고요. 이마 이치코 원화전은 8월 초라 연달아 가는 건 무리고, 모리 카오루 원화전이 규슈에서 있던가요. 그건 아주 조금 고민하고 있지만 갈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여행 내내 그랬듯 체력 저하가 가장 큰 방해물입니다. 그 그림도 직접 보면 느낌이 굉장히 다를 텐데-라고 생각하지만요. 눈으로 직접 보는 게 다르다는 이야깁니다.
원화전 도록은 들고 왔지만 원화보다는 원고쪽에 훨씬 눈이 많이 갔습니다. 지금은 웹툰이 주류이나, 원고용지에 파란색으로 표시하고 먹칠하고 스크린톤 붙인 원고는 그 나름의 맛이 있습니다. 분위기가 달라요. 확실히 아날로그 원고의 느낌이 취향입니다. 디지털원고와는 다른 그 느낌이요.
다음 여행은 전시회랑은 거리가 먼 지역이다보니 그냥 설렁설렁 다닐 것 같습니다. 그래서 코스도 그쪽이랑 맞.......... 큰일이다; 거기도 생각해보니 장거리 코스가 하나 있군요. 미리 체력단련 해두지 않으면 여행 가서 도중에 뻗을 겁니다. 단백질 파우더 구입해두기는 잘했는데, 체력단련을 어디서 할지는 더 고민해야겠네요.ㅠ_ㅠ
하여간 이번 여행의 주제가 커피였던 만큼 다음 여행도 커피가 주류일 것 같긴 합니다. 간식류가 요즘 덜 땡기다보니 더 그렇네요.
그 외에. 이번 여행에서 사오려 했다가 실패한 물건이 몇 있습니다.
1. Qc35의 이어쿠션
아마존에서도 정품은 없고 다른 곳에서 만든 대체품은 있던데, 방문해서 보니 이미 35가 아니라 45가 나온 상태고 헤드폰 쿠션은 오프라인에서 별도판매하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존에서도 병행수입해서 파는 걸 보니 그냥 한국에서 구입하는 쪽이 낫겠더라고요.
2.커피용품
나무 손잡이의 유리 샷잔을 계속 노리고 있지만, 사실 예뻐서 그런 거지 쓸모는 없습니다. 샷잔을 쓸 일이 없거든요. 그래서 보이면 사겠다고 생각했더랬는데, 방문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체력이 달려서 방문할 여력이 없었고요. 한즈(구 도큐핸즈)에는 유리 샷잔은 일반적인 디자인만 있고 손잡이 달린 형태는 없었습니다. 딱 찍어 놓고 구입하고 싶어한 모델이 있었던 터라 마음을 접었지요.
3.텀블러
커피 등의 테이크아웃용으로 쓰기 좋은 텀블러가 눈에 보이면 사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었습니다. 밀폐 잘되는 제품이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크기도 적당해야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G는 스탠리 제품이 좋다고 추천하던데, 조금 더 고민해보게요. 집에 있는 텀블러들은 보온병이어서 세척이 불편하거나, 밀폐형이 아니거나 합니다. 쓸일이 없는 텀블러는 고이 방출하면 되는데... 데.... 해야죠.
5.아이스드립 세트
케멕스의 디자인과 같은 발상에서 나온 스타벅스 아이스드립 세트는 이번에도 보고 사올까 하다 말았습니다. 유리제품은 반드시 깬다며 주박처럼 되뇌어 그럴 수도 있고요. 아이스 커피는 한 여름에만 아주 잠깐 마시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키가 큰 유리병 형태라 보관도 쉽지 않고 세척도 쉽지 않지요. 그래서 볼 때마다 구입을 망설이지만 매번 방설임으로 정리됩니다.
6.천
오랜만에 신주쿠 오카다야에 갔더니, 원래 있던 건물이 공사중이고 그 옆의 스튜디오 알타로 매장을 옮겼더랍니다. 예전에 퀼트 천을 구입했던 기억이 있어서 덥석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딱 이거다 싶은 천이 없었습니다. 만, 지금 보니 욕심나는 천이 조금 있긴 합니다. 반쯤은 충동적으로 방문했던 터라, 다음에 간다면 미리 디자인 결정해놓고 어떤 천을 넣을지 고민 좀 해보고 나서 갈 겁니다. 다만 다음 여행지는 도쿄가 아니니 ... 거기에는 어떤 천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있다면 좋고, 아니면 마는 거죠.
취향의 천은 세 번째입니다. 윌리엄 모리스 느낌의 벽지와도 같은, 그런 무늬의 천이요. 네 번째는 구도 노리코의 우당탕탕 야옹이가 보이기에 찍었고, 저나 G나 솜씨가 좋지 않다보니 천을 잘라와도 그리 마음에 드는 물건을 만들어내진 못할 겁니다. 하하하..... 하.
이번 여행기를 어떻게 정리할지는 사진 좀 보고 결정해야겠네요. 대부분의 사진이 카카오톡으로 있어서 다행인건가.=ㅁ=
병풍처럼 세워둔 빨강머리 백설공주 화집 세 권. 거기에 이번 여행에서 들고온 다양한 커피드립백과, 하네다공항에서 신나게 구입한 과자와. 몇 가지 이상한 제품들이 보이겠지만 그건 슬쩍 넘어갑니다. 저~기 보이는 도라에몽 컵은 그냥 컵이 아니라, 1월 여행 때도 다녀왔던 푸딩집 말로의 한정 제품입니다. G에게 사진 찍어 보냈더니 바로 콜!을 외쳐서 푸딩은 뱃속에 집어 넣고 컵만 들고 왔지요. L이 좋아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들고 온 드립백의 대부분은 둘째날 도쿄역내에서 구입한 사루타히코의 커피 드립백입니다. 이전에 한 번 마셔보고는 꽤 입에 맞은 덕에, 여행 갈 때마다 잔뜩 쓸어옵니다. 평소 다니는 곳에는 사루타히코 커피점의 매장이 없기 때문에 도쿄역을 일부러 방문하는 거고요. 이번에 드디어 사루타히코 커피를 판매하는 작은 매장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했습니다. 신칸센 탑승장 남쪽 출구쪽입니다. 도쿄역 안쪽에 있기 때문에 JR 도쿄역에서 내려서 들어가는 쪽이 제일 확실하더군요.
그 외의 드립백은 긴자 호시노커피점에서 구입한 드립백 일부, 스타벅스에서 사온 도쿄 로스트 오리가미 정도군요. 더 다양하게 구입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체력이 부족했습니다. 빈말 아니라 진짜로요. 돌아오는 항공기 안에서 당장 다음주에 체력단련용 코스를 끊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요. 아냐, 일단 침대를 치우고 그 자리에 실내용 자전거 두는 일부터 고민하지요. 근데 침대를 치우면 그 위에 올려둔 인형들과 이불을 치워야 하고요. 반년 넘게 방치중인 인형은 방출하는 것이 옳긴 합니다만, 다시 한 번 들여다 봐야겠네요. 정 안되면 의자에 쌓아두거나. 겨울 이불은..... 이불 정리용 패키지를 구입하도록 하겠습니다. 크흑. 안쓰는 짐들을 치워야한다는 결심이 왜 또 체력 단련에서 이어지는 걸까요...;ㅂ; 올 여름의 남은 휴가는 여기에 밀어 넣겠습니다...;ㅂ;
돌아오는 항공기에서 또 하나 결심한 건 다음 여행은 조금 더 알차게 움직이겠다는 거였고. 그나마 다음 여행은 일행이 있으니 상태가 조금 더 나을 겁니다. 그 때까지 여행용 체력을 더 만들어 두겠어요....
긴자 이토야 길 건너편, 부쉐론이 입점한다며 공사중입니다. 빌딩 공사장 가림막을 광고로 걸었는데, 그게 너무도 귀여워서 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
결론적으로. 오늘 방문하려고 생각했던 카키모리는 포기했습니다. 여기서 그리 멀지는 않지만, 간밤에 살짝 잠을 설친 뒤에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있었더니 위장장애가 발생했지뭡니까. 소화불량이 있더니만, 갑자기 온몸에서 땀이 나고 현기증이 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렇게 날이 더운 건 아니었고, 더위 먹은 건 아니라 생각했지만 그건 또 모르죠..... 덕분에 오랜만에 방문하려던 키타야마 커피점은 포기했고, 그냥 긴자의 다른 커피점 하나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그 커피점은 제가 지금까지 다닌 커피점 중 가장 독특한 곳으로 기억될 겁니다. 그 이야기는 아꼈다가 다음에 하지요. 맛있었습니다, 커피. 재방문 의사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한참 고민하겠지만, 맛이 없거나 분위기가 싫어서가 아니라 가격의 문제입니다. 커피 가격이 6자리였거든요. 물론 저는 다섯 자리의, 아래에서 두 번째로 저렴한 커피를 골라서 마셨지만 말입니다. 도쿄 거주 유튜버인 이노잼이 커피 비싸다고 한 이유가 있었어요. 같은 라인이긴 하지만 이 지점의 커피가 특히 더 비쌌습니다. 하지만 꼭 한 번 경험할만 합니다. 커피콩을 킵한다는 발상이 매우 신선했거든요. 저야.... 킵 안하고 그냥 들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 경험은 다음에 자세히 적어보지요.
긴자를 숙소로 잡는 건 어떤 점에서는 매우 좋지만 어떤 점에서는 매우 문제가 됩니다. 일단 쇼핑다니기가 매우 좋습니다. 걸어서 30분 이내에서 웬만한 쇼핑은 다 끝낼 수 있습니다. 서점이 없다는 건 아쉽지만 그건 두지요. 아, 츠타야는 서점이 아니라 플래그십스토어라고 봅니다. 서점이 아니라 물건을 파는 곳이니까요.(매우 심한 욕임) 여튼 체력이 된다면 도쿄역까지 걸어가는 것도 가능하다보니 여행선물 수급에도 매우 유리합니다. 한데, 이게 거꾸로 약점이 되기도 합니다. 체력 관리가 힘들거든요. 신나게 걸어서 돌아다니다보면 이동하기가 애매합니다. 도쿄역에서 긴자역까지는 지하철로 이동하는 것과 걸어서 이동하는 시간이 비슷하게 드는 느낌입니다. 도쿄역 자체도 넓다보니, 도쿄역 근방에서 지하철을 타고 긴자역 근방의 역에서 내려 걸어가다보면 타고 이동하는 거나 걸어서 이동하는 거나 비슷한 품이 드는 것 같아서요. 물론 실제 해보면 체력 보존에는 지하철을 타는 쪽이 유리... 하긴 합니다. 여름에는 더더욱 그렇지요. 어제 오늘은 해가 상대적으로 덜 나와서 더위도 상대적으로 덜 느껴졌습니다. 그러니 체력 과신하고 돌아다니다가 늘어져 버리는 일이 발생하는 거죠.
체중 관리 문제 때문에 식이제한을 조금 심하게 하고 있었더니 그간 체력이 확 떨어졌나봅니다. 지난 1월보다 상태가 심하네요. 체력이 떨어지니 기력도 떨어지고, 스트레스에도 취약해집니다. 이러면 안돼...;ㅂ; 단백질 꼬박꼬박 챙겨먹고 근육을 더 길러야 겠습니다. 같은 체형이라도 근육으로 만들어두면 체력에는 훨씬 도움이 되겠지요.;ㅂ; 하. 살기 위해서 체력 단련을 해야겠다는 말을 온몸으로 체험할 줄은 몰랐습니다.
숙소에 짐 맡기러 가는 길에서 보고 찍어뒀다가, 전시회 다녀오는 길에 슬쩍 들렀습니다. 분위기는 오래된 가게 분위기에, 전좌석 흡연 가능이라는 '현대적 카페'와는 다른 방향성이라 신기하더군요. 이건 끽다점이나 다방의 느낌에 가깝지 않을까요. 게다가 배경음악도 약간 묵직한, 올드 재즈였다니까요. 스타벅스의 발랄하고 가벼운 재즈하고는 지향점이 다릅니다.
그런 분위기인데 찻잔은 웨지우드의 프시케라 더 신기했지요. 흰색에 가게 로고가 달린 찻잔이나, 아니면 연식 있는 일제 찻잔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커피점이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커피콩-토라자가 있길래 덥석 집었습니다. 맛은 무난하고, 기대한 만큼의 맛이었습니다.
앗. 그 덕분에 이번 여행은 전시회에 커피를 곁들이자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혼자니까 카페인 과다라도 문제 없고, 지금도 카페인 도핑으로 지금까지 깨어있는 상황이니 나쁘지 않지요. 옛날 옛적에 한 번 방문하고는 인생의 커피를 만났다고 외쳤던 그 커피집도 다시 가보고, 내일은 좀 설렁설렁 움직일까 합니다. 전시회 관람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으니까요. 음. .. 테이트미술관의 그림도 와 있는 모양인데 거기는 갈지 말지 조금 더 고민해보고요. 빨강머리 백설공주는 복제원화를 더 구입할까 생각하다가, 그림 크기가 생각보다는 작은데다 수령 문제가 겹치다보니 조용히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냥 다음에는 나리타 미나코 화업 **주년 때 마음에 드는 그림 또 나오면 덥석 집어 들겁니다.=ㅁ= 이번에도 사이퍼 그림 나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요....
그러니 열심히 돈 모아야죠. 열심히.... 아차.; 낼 모레가 원고 마감인거 잊고 있었다! ;ㅂ;
가끔 들여다보..... ㄴ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최근에는 안 올라와서 그렇고 작년에는 열심히 돌려봤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볼 생각은 없었지만 커피 이야기랑 편의점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몇 번이고 돌려봤더랬지요. G의 영업에 낚인 쪽이 큽니다.
하여간 이 영상 중간에 BARNEYS NEWYORK이라는 백화점에 있다는 카페가 등장합니다. 등장한 곳은 시부야점이고, 구글맵에서 확인하면 긴자점보다는 시부야점의 평점이 근소하게 높습니다. 커피 콩을 와인병 같은 진한 색의 유리병에 담아 주는데,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궁금하긴 했습니다. 직접 확인하고는 아예 구입을 포기하긴 했습니다만. 아, 100g 한 병에 5500엔이더라고요. 하하하하하.
긴자점도 점포 내부에 있습니다. 3층에 있고요. 여기로 들어가도 되나 싶은 고급 분위기의 건물 3층까지 가는데 이거 괜찮은 건가 싶은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ㅁ-a
주문을 뭘로 했나 기억이 가물해서 수첩을 뒤져보니, 블렌드 다크를 선택했습니다. 단, 저는 뜨겁게, G는 차갑게. G는 얼죽아는 아니지만, 평소 커피 주문은 대개 차가운 음료로 합니다. 저는 쪄죽핫까지는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뜨거운 음료를 선택하고요.
G가 참 맛있다고 감탄하길레, 제걸 한 모금 마시고 G의 음료를 한 모금 마신 뒤에 G에게 제 몫의 커피를 밀어줬습니다. 아무말 못하더라고요. 음. 나도 이해해. 내 커피 마시고 찬 커피 마셨더니 맹탕이더라.OTL 뜨거운 커피가 워낙 진하고 향미가 풍부해서, 한 모금 입에 머금고 마셨더니만 그 향이 입안을 계속 감돌더라고요. 향이 풍만하다거나 입안에서 향이 굴러다닌다거나 하는 말이 뭔지 이해되는 맛입니다.
그렇다고 이 커피가 다른 커피를 압살하냐 하면 거기까지는 아닌 듯하고? 맛있는 커피인 건 맞지만 한 잔 당 1200엔짜리 커피니까요. 그렇다고 테라로사의 파나마 게이샤 등등과 비교하기도 애매한게, 블렌드 다크는 진한 맛 커피잖아요. 가벼운 산미에 향이 입안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타입하고는 좀 다릅니다. 정리하자면 맛있고, 기회되면 한 번 마셔볼만한 커피입니다. 지금 적다가 보니 더 늦기 전에 우에노의 기타야마 커피점에 한 번 더 가봐야 하는데.... 거기야 말로 인생커피라고 할만한 곳이었죠. 지금도 그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커피와 함께 주문한 시즌 한정 밤 파르페. 다른 파르페도 주문할까 하다가 밤 파르페만 주문했지만, 그러길 잘했습니다. 양이 작지는 않더라고요. 쓰읍.
양이 애매하게 느껴질 때는 일단 한정 파르페를 먼저 주문합니다. 다른 파르페는 기회되면 또 먹을 수 있을테니까요. 그러다보면 정작 기본 파르페를 못 먹는 불상사가 발생하지만 뭐...'ㅠ' 자주 갈 수 있다면야 여러 번 시도할만 합니다.
여행 못가고 끙끙대던 때, 유튜브에 올라왔던 여러 파르페집의 영상을 보며 눈물지었는데, 그 때의 설음(..)을 한 번에 날리는 맛이었습니다. 한국다방(?)의 파르페도 좋지만, 이렇게 온갖 정성을 들여 층층이 쌓아 올린 파르페도 좋습니다. 맨 위는 다크초콜릿 장식과 밤 크림이고, 그 바로 아래에 밤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그리고 크림도 있고요. 그 아래 다시 밤 크림을 깔고 초콜릿 크런치를 깔고, 크림에다 맨 아래에는 입을 깔끔하게 씻어주는 레몬 젤리였나, 젤라토였나가 들어 있고요. 하나하나 맛보면서 무슨 맛이 나올지 탐색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메뉴판에 층별 설명도가 있었지만 일본어니까 대강 읽었단 말입니다.-ㅠ-
지금 확인하니 마츠모토 키요시에 간건 카페 방문 직전이었습니다. 어쩐지, 위치가 숙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게 그날 나와서 간 것 같진 않더라..=ㅁ=
여튼 카페를 나와서는 숙소에 갔다가, 다시 긴자 식스 지하 매장에 들어가 G의 여행 선물 고민을 같이 하면서 빙글빙글 돌며 체력을 날리고, 저녁 및 다음날 아침 거리로 먹을 음식들을 사와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아침부터 스타벅스에 갑니다. 목적은 하나, 실물 쿠폰을 소비하기 위해서였지요.
마지막으로 일본여행을 가기 전의 일입니다. G가 직장 동료에게셔 일본 스타벅스 쿠폰을 하나 받아왔더라고요. 그 분도 텀블러 구입하는 김에 덤으로 받은 모양인데, 일본 여행 갈 일이 없다며 G에게 줬고, G는 다시 제게 준 겁니다. 근데 그 직전 여행 때 쓰는 걸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제야 쓰게 되었네요. 이미 일본 스타벅스도 텀블러 구입 쿠폰은 영수증 형태로 발급 할 겁니다. 어플리케이션에 주는지의 여부는 모르겠네요. 선물용으로 발행되는 걸 생각하면 영수증 형태일 가능성이 높긴 하군요. 하여간 그 쿠폰을 포함해 사러 갔다가 또 왕창 구입했습니다. 마침 이 날이 발렌타인데이 시즌 상품이 나오던 날이었거든요. 딱히 끌리는 건 없어서 약간의 충동구매만 했습니다.
폭주의 흔적. 이날 시즌 음료로 풀린 얼그레이 티라떼, 유자 시트러스티, 말차 프라푸치노. 그리고 하트가 박혀 있는건 발렌타인데이 시즌용으로 나온 리유저블컵입니다.
태공 옆에 있는 유리컵은 지난 번에 올렸던 그, 말로 푸딩의 컵입니다. 사진 오른쪽의 얼그레이 티라떼가 short 사이즈라는 걸 생각하면 컵 크기 짐작이 되실 겁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시즌 한정인지 지역 한정인지로 나온 두 종의 티 라떼를 마셔볼 수 있었고요. 하나는 둘째날에 긴자 식스 6층의 츠타야 옆 리저브 점에서 마신 재패니즈 티 라떼(위 사진 오른쪽), 다른 하나는 마지막 날 구입한 얼그레이 티 라떼입니다. 첫 날 마셨던 일본식 밀크티는 생각향이 확 올라옵니다. 얼그레이야, 얼그레이죠. 런던 포그의 느낌에 가깝습니다. G는 전자보다는 후자가 좋았던 모양인데, 집에서도 그럭저럭 재현은 가능할 것 같고요.
보면 아시겠지만 유시티 아이스 컵에다가 멋진 토끼 그림을 그려 주셨더라고요. 크흑. 더 크게 찍어두지 않은 것이 아쉽다!
일본 유튜버들이 자주 올렸던 유자 시트러스 티=유시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제 입맛에는 무난하지만 맛본 걸로 충분한 정도였습니다. 말차 프라푸치노야 두말하면 잔소리고요.
한국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음료라고 생각하니 잠시 눈물이 앞을 가리고....;ㅂ; 한국 스벅에서는 없는 메뉴인데다, 같은 메뉴라도 이 맛이 안나죠.
신나게 먹으면서 NHK를 보는 도중이었나. 자민당 부총재가 "일본의 저출산 문제를 돈의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때문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출산할 때 여성의 연렁이 고령화되었기 때문. (여러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인지도." 라는 말을 했다고 해서 잠시, 남의 나라임에도 뒷목을 잡았습니다. 아 그래........
저런 뉴스는 지워버리고. 이차저차 제크아웃한 뒤에도 이런 저런 사고를 치긴 했지만 넘어가고요.
(히가시긴자에서 열차를 잘못 탑승해 니혼바시까지 갔다가 돌아온 건)
피크민블룸 하기 참 좋은 곳이로군요. 지방에서는 거의 혼자서 뺑뺑이 도는 느낌입니다. 요즘 버섯도 혼자서 때려잡는다고요.;ㅅ; 도쿄에서 신나게 꽃잎을 모으고 화분을 수집하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하네다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화분찾기 탐험을 보낸 애들은 일본에 남아 버렸습니다. 항공기 속도를 피크민들이 쫓아오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내내 걸어온 애들은 여행 다녀온지 한참 지난 오늘에서야 돌아왔습니다. 방금 전에 저 빨강 피크민들이 파란 화분 두 개를 들고 왔네요. 그리고 일본에서 주워온 화분을 성장시키면, 나중에 별 넷 되었을 때는 선물 찾으러 간다고 하고는 첫 화분 발생지를 찾아갑니다. 이미 서울에서 화분을 주웠을 때부터 경험했지요. 주변의 다른 도시에서 찾아온 화분도, 나중에 별 네 개를 다 채우면 선물을 찾으러 간다고 하고는 원래 발견지로 다녀옵니다. 지금 일본에서 주워온 화분들을 먼저 성장시키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얘들 모두가 다 일본 본적지(...)를 다녀와야 하거든요..... 여행가서 피크민 주워올 생각하시는 분들, 감안하셔야 합니다. 혹시라도 하와이 여행갔다가 피크민 데려오면 선물 가지러 한 달이 아니라 1년 가까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도쿄 왕복으로 다녀오는데 대략 12일 정도 걸리는 듯하니까요.
이번에는 캐리어의 무게가 좀, 나갔습니다. 21kg. 그래도 두 사람 짐이 함께 들어 있었으니 이정도면 선방한겁니다.
짐을 부치고 나서는 하네다공항을 한 바퀴 도는데, 생각보다 매장들이 많이 열려 있지 않습니다. 투덜대며 둘러보다가 이런 걸 발견했고요.
이건 좀 멋지다. 도쿄가 아니라 에도 소방단의 티셔츠라니, 미야베 미유키 소설 읽으면서 즐기기에 딱 좋은 옷인걸요. 보기만 하고 사지는 않았지만 음.....
그 뒤의 사진은 없지만, 출국 수속 밟고 나가면 의외로 간식류는 구입할만 합니다. G도 도라에몽 도라야키 한 상자를 구입했고요. 도쿄바나나를 포함해 이것저것 한정판도 보입니다. 출국심사 받고 나서는 오른쪽보다는 왼쪽 방향으로 가야 볼 것이 많지만, 그래도 닫힌 매장이 상당히 많습니다. 건담도 비닐에 둘러싸인 그대로더라고요. 언제쯤이면 정상화가 될지 모르겠는데.... 여긴 하네다니까요. 나중에 신치토세공항 가면 거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삿포로는 내국인 여행 수요도 많으니 매장 닫은 곳은 상대적으로 적지 않을까요. ... 아마도?;
돌아오는 길의 기내식은 고기였습니다. 장어보다는 역시 고기가 좋군요. 쓰읍......
그래서, 여행 다녀온 다음 날 자리 펼쳐 놓고 찍은 사진들입니다. 선물용으로 챙긴 과자들은 본가에 두고 왔고, 여기 있는 건 모두 다 제 몫입니다. 도쿄 바나나 토끼 모양이랑, 분메이도 딸기 카스테라, 후쿠사야 카스테라는 모두 하네다공항 출국심사 전에 구입했습니다. 하마몬야에서 구입해온 테누구이도 제 몫이고요. 이번에는 체력적으로 달려서 물건을 많이 사오지 못했지만, 다음 여행 때는 조금 더 본격적으로 달려볼까요.(...)
다음에는 엔화 현금보다는 스이카로 결제해서 잔돈 덜 사용하게 바꿔봐야겠습니다. 결제할 때마다 잔돈 꺼내는 일이 매우 귀찮아서요. 아니면 카카오페이를 쓸까..? 알리페이보다는 라인페이가 더 많이 보이는 걸 보면 네이버페이가 편할 건데, 네이버페이는 안쓰니까요. 쓸 생각도 없고.'ㅂ'a 여튼 스이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건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아예 일본 전용으로 애플 계정을 하나 더 만드는 것도 생각해보고요. 아, 그럼 게임 연동이 제대로 되려나...? 이것도 고려해봐야겠네요.
내일 올라갈 글은 다음 여행 관련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 갈 수 있을지 몰라도 멀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어쩌다보니 일본 여행은 전시회 관람을 목적으로 가는 일이 많습니다. 어쩌다보니가 아닌가요. 전시회가 있다고 하면 없는 일정을 만들어 가는 일이 많기도 합니다만. 나리타 미나코 전시회(도쿄)가 그랬고, 하츠 아키코 전시회(이시카와), 하츠 아키코 전시회 2(도코로자와), 반 클리프 앤 아펠 전시회(교토)가 그랬지요. 심지어 마지막 전시회는 당일치기였습니다. 공항에서 숙소를 적지 않아 잡혔던 기억이 아련.....
이번에는 거꾸로였습니다. 일정이 잡혔는데, 그 시기에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B님이랑 C님이 저거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라며 머리를 쥐어 뜯었던 전시회였지요. 파리오페라좌의 역사를 담은 그림과 사진, 그리고 관련 박물을 함께 전시한 예술기획전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위의 링크를 보시면 되고요.
긴자의 중앙 대로를 따라 북쪽 방향으로 걷기만 하면 됩니다. 따로 길을 찾을 필요가 없으니 아침부터 준비를 하고 나섰지요. 아참. 가기 전에 아침을 챙겨 먹어야 하잖아요. 원래 숙소 예약할 때부터 조식은 예약하지 않았고요. 위장이 줄어 있다보니 조식을 먹고 나면 그 외의 다른 음식은 전혀 못 먹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조식을 빼고 예약한 뒤, 결제할 때 조식 1회만 요청했습니다. 이틀째 아침을 조식으로 먹을 생각이었지요.
이전에 삿포로 여행을 갈 때 같은 체인인 호텔 그레이서리 삿포로에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구글지도에서 검색하면 호텔 그레이서리, 호텔 그레이스리로 동시에 나옵니다. 그레이서리 삿포로로 검색해도 저 호텔을 잡아주네요. 눈이 쌓여 있을 때는 가기 조금 불편하지만 어쨌건, 삿포로 역 코 앞에 있는 호텔입니다. 구글맵에서 설명하는 세련된 카페는 모르겠는데, 호텔 숙소 평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조식이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긴자 숙소 예약할 때 그레이서리가 나오는 걸 보고는 이쪽으로 잡았지요. 다른 비즈니스 호텔에 비해 넓은 방이 있고, 조식도 나쁘지 않습니다. 조식의 비교 대상이 삿포로 지점이란 건 감안해두자고요.
조식은 7시 오픈이니까 신나게, 먹으러 갑니다.
시간에 맞춰 갔다 생각했는데도 이미 식당에 사람이 꽤 있습니다. 저나 G는 관광객 분위기 폴폴 풍기며 갔지만, 그 시간에 온 손님들은 거의가 비지니스맨이더군요. 아마도 출장온 모양입니다. 자신의 몫만 잽싸게 먹고는 일어납니다.
음식 가짓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이것저것 괜찮아 보이는 것이 여럿 있어서 손가는대로 집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건강에는 좋지 못한 식단이 완성되었네요. 크로아상과 건포도빵을 곁들인 세트입니다. 소시지와 겨자씨, 스크램블에그와 조린 콩, 돼지고기와 감자그라탕, 펜네 파스타와 푹 익혀 조린 무. .. 진짜 건강과는 거리가 멀다.....;;;
G는 일식이 좋다면서 채소에 밥이랑 반찬, 낫토까지 잘 챙겨왔던데 말입니다.
저는 사과무스와 푸딩과 파인애플을 챙깁니다. 저 초록이는 아마도 키위였을 거예요.
푸딩은 생각보다 제대로 된데다 위에 아라잔이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건 사과 졸임. 오오오오오..! 이렇게 먹어도 맛있네요. 사과무스도 괜찮았습니다.
위장을 위해 이정도로 만족하고 물러났지만, G는 그 다음 일정을 계획합니다. 아니, 뭐, 저도 같이 갔으니 할말은 없군요. 미스도의 엔젤크림이 오랜만에 먹고 싶다고 했으니 사러 가야죠.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물론 아주 가까운 건 아니지만, G랑 같이 걸으면서 피크민 블룸을 하다보니 거리 감각이 많이 뒤틀려 있었습니다. 뭐, 숙소에서 미술관까지 걸어갔던 것도 그렇긴 한데, 걸어가면서 신나게 꽃잎을 채취하고 꽃을 심으며 다녔습니다. 호시탐탐 과일이랑 화분 챙겨오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구입한 도넛은 두 개였습니다. 엔젤크림뿐만 아니라 폰데엔젤링이었나, 엔젤폰데링이었나, 하여간 폰데링에 엔젤크림 넣은 것도 함께 주문해서 들고 왔습니다. 매장이 작지는 않아서, 안에서 식사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전부터 듣기로는 미스도의 면 종류가 꽤 괜찮다는데, 말로만 듣고 직접 가서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미스도에 가서 밥 챙겨 멀을 일이 잘 없죠. 보통은 가고 싶은 음식점 몇 곳을 수소문해서 가니까 미스도까지 갈 일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최근 여행에서는 미스도 가는 것 자체를 잊고 있었고요.
어쨌건. 간식도 잘 먹은 뒤에는 슬슬 전시회를 보러 출발합니다.
아티종 미술관의 파리 오페라좌 전시회는 사전 예약제입니다. 원래는 온라인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면 10% 할인해준다는 말에 일찌감치 구입하러 들어갔는데, 들어가보니 아예 예약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더라고요. 사전에 홈페이지에서 표를 구입하면서 방문 날짜와 시간을 확정해야 하더랍니다. 뒤늦게 알고는 후다닥 두 장 예약해뒀습니다. 구입한 표는 여차저차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QR코드 형태로 나옵니다. 실물 표가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가이드북 등은 있으니까요.
원래 BC님이 기대했던 내용은 발레 관련 전시품들이 오는 쪽이었습니다. 저도 듣기 전에는 혹시 POB에서 보관중인 옷이라던가 옷이라던가 옷이라던가가 있을까 기대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전시품 중에서 발레 관련 물품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고요. 전체적인 전시 내용은 "파리 오페라좌는 어떻게 설립되었고, 그 속에서 꽃 핀 예술은 어떠했는가"로 요약됩니다. 원래는 작은 극장이었던 모양인데, 화재로 전소된 뒤에 재건축되었고, 그게 현재의 가르니에 홀이라 불리는 형태로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전시 초반은 구 극장의 모습을, 중반은 오페라좌의 재건을, 그리고 재건에 관련된 여러 인물들의 초상을 함께 모아 놓았고요. 오페라좌에서 있었던 발레 공연의 뒷 모습 등을 그린 그림도 여러 점 있었습니다. 아, 근데, 지금의 발레를 알고 그 때의 발레 그림을 보면 참 많이 미묘합니다.
트위터에서도 몇 번 비슷한 이야기가 올라왔습니다. 올림픽 체조 경기의 변천사라는 영상이요.
최초의 발레리나 이미지가 어떤 쪽이냐면, 루이 14세입니다. 전시회에도 하이힐-굽높은 구두 신고 자신을 뽐내는, 수탉같은 루이14세의 스케치가 있습니다. 하하하하하... 그러다가 여성에게 튀튀를 입히고 무대에서 공연하게 하고 관람객이 공연을 감상하는 형태로 변화했지만 말입니다. 그런 번천사도 여러 그림들로 알 수 있게 했고요. 보고 있노라면 판타지소설 속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유명 프리마돈나와 그의 후원자 같은 그림도 여럿 확인할 수 있습니다.(먼산)
발레뤼스의 자료들도 있고, 디아길레프의 개인 소장품도 와 있었습니다. 근데 그거... 발레 물품이라기보다는 개인 소품이더라고요. 그러니 발레쪽의 자료가 많겠지! 하고 가서 봤다가는 저처럼 실망합니다. 의상은 과거 신데렐라 공연 때 왕비의 복장으로 나온 것 한 점, 셰헤라자데의 머리 장식 한 점입니다. 그 외에도 몇 종 있었지만 기억에서 휘발되었네요.
드가의 그림은 이번에 처음 보았지만, B님이 이야기한 대로 미묘했고요. 발레 그림은 매우 많은데, 그려진 여성이 못생겼다는 게 참. 음. 그러고 보니 『핑크빛 발레슈즈』에서도 그런 그림 이야기가 묘사되긴 하죠..?
(그러고 보니, 거기서 귀족이 등장한 걸 보고 조금 갸웃했던 기억이. 번역본 배경은 프랑스 파리였는데, 남프랑스가 그렇게 척박했던가? 프랑스에 아직도 귀족이 있다고? 라고 생각하며 읽었던 옛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오는군요. 원본 배경은 영국이랍니다. 아니 그럼 군밤과 크림 장식도 영국의 것이었단 말인가.=ㅁ=)
거기에 노리고 갔던 열쇠고리는 품절이었습니다. 흑흑흑.OTL
도록이 아주 크고 무거워서 일단 한 권만 구입했습니다. 제 몫도 사올까 하다가 내려 놓고, 팜플렛 챙긴 것만으로 만족했지요. 다음에 볼 전시회는 뭐가 될지 모르지만, 이번 전시회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재미는 있었는데 기대했던 전시품은 없었으니까요.ㅠ
전시회를 보고 나서 바로 도쿄역으로 이동했고요, 그 이야기는 어제 올린 글에 들어 있으니 넘어갑니다. 빙글빙글 돌면서 도쿄역과 유라쿠쵸를 함께 돌았더니 체력이 방전됩니다.
일단 숙소로 돌아가 짐더미를 내려 놓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옵니다. .. 만.
방문했던 곳은 꽤 유명한 음식점이고요. 첫 방문이 아니라 이번이 세 번째였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참 유명한 집이라 그런가 본데, 이번에 방문하고는 다음 방문은 없을 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별건 아니고, 한국인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맛이야 그럭저럭 평타는 하는데, 원레 세트에 포함되었던 샐러드를 내오는 걸 잊었고, 별 말 없이 넘어가긴 했지만 저희를 포함해서 주변에 한국인 손님만 최소 세 팀이었습니다. 관광객이 자주 가는 음식점은 안가도 된다고 생각하니까요.(먼산)
쟈아. 그 다음은? 도큐 핸즈입니다.
꽤 오랫동안 도큐핸즈라 불렀는데, 도큐와 결별했나봅니다. 여기는 핸즈로 남아 있더라고요. 그래도 입에 익은 쪽은 도큐핸즈니까요. 여기는 이런 저런 물품들 구경하러 갔습니다. 백화점보다는 이쪽이 구경하기 재미있지요. 로프트도 그렇고요.
일단은 우산.
예전에 후쿠오카 여행갔을 때 사왔던 제품이 이 제품이었습니다. 그 때도 핸즈에 입점해 있던 걸 구입했던 기억이 있네요. 회색과 빨강을 샀는데, 하나는 분실했고 하나는 슬슬 나이를 먹은 모양입니다. 우산살이 많고 튼튼하다는게 장점이고요. 참 좋은 우산인데, 무거워서 패스했습니다. 다음 여행 때 여력이 되면 구입해올지도 모르지요. .. 그러기엔 지금 쓰는 우산들이 여럿이라.(먼산)
지나가며 보다가 다시 뭔가 하고 내용을 읽어보고는 폭소했습니다. 전국시대 무장들의 이미지 색을 뽑아 만든 맥주잔입니다. 가마에서 구워낸 모양인데, 저 설명이 매우 웃깁니다. 지나가다가 저 문장들을 보고 으응? 하고는 돌아와서는 대강 훑어 내렸거든요. 하. 일본어 공부를 오랫동안 놓았더니 이런 문제가.... 읽는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체력이 된다면 이틀째에는 갓파바시에서 그릇 구경도 하려고 했지만, 도쿄역 탐방을 끝내고 난 뒤에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거기까지 갈 체력이 없어요.
그래서 핸즈의 커피 용품들을 보고는 눈이 휙 돌아갈뻔 했습니다. 거기 안가도 여기서 몇 개는 만날 수 있구나하고요. 구입은 안했습니다. 그야, 자취해보니 알겠더라고요. 늘리면 짐입니다. 안 쓰면 분리수거 대상입니다. 하하하하하.;ㅂ;
몇 년 전에 이천의 카페에서 보았던 돌 필터를 여기서 만났습니다. 한국에서는 판매하는 걸 본 ... 적이 있던가? 하여간 핸즈에서도 여러 종류 있는 걸 보면 수요는 있나봅니다. 하지만 전 종이필터가 좋아요.'ㅠ' 집에 있는 금속필터를 쓰는 건 종이필터가 없을 때 뿐입니다.;
하리오 타입의 이런 필터도 여럿 보이지만, 눈으로만 보고 넘어갑니다. 저는 메리타가 주종입니다. 메리타를 쓰지 않을 때는 대량으로 뽑아낼 때, 누보의 아웃도어 드립퍼를 사용하고요. 그 둘 외에는 안 씁...이 아니라 까먹고 모셔둡니다. 흠흠.
여기도 또 다른 돌 필터가 있군요. 돌 필터를 안(못) 쓰는 이유 중에는 무게도 있습니다. 사진 왼쪽처럼 거치대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서버가 파괴될 가능성이 높지요. 저처럼 유리 제품을 수시로 깨뜨리는 인간이라면 돌 필터는 무서워서 못씁니다. 요즘은 컵도 거의 스테인리스 텀블러류를 쓰는 걸요. 마지막으로 도자기 잔을 꺼낸게 언제더라..?;
그래서 써모스의 이 신작 텀블러를 보고는 혹했습니다. JDW라는 시리즈로 나왔는데, 320ml짜리가 매우 마음에 들더라고요. 가볍고, 아주 가벼워서 쓰기 편합니다. 막 들고 다니기에도 좋은데, 이건 그냥 잔입니다. 컵이예요. 뚜껑이 없습니다. 그럼 집에서 막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저는 저를 잘 압니다. 저 컵을 쓰면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정도는 엎을 겁니다. 길고 예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덤벙대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키보드와 노트북의 안전을 위해 참기로 했습니다.(눈물)
이런 저런 커피용품의 유혹에서 벗어나, 나중에 선물로 쓸 제품만 하나 구입했습니다. 아, 그 외에 제트스트림 uni의 볼펜이랑 심도 몇 개 사왔군요. 탐라에 잠시 스치고 지나간 동아의 볼펜을 떠올리며, 다음 볼펜은 동아도 써봐야겠습니다.
오랜만의 여행이고, 여행 첫날이다보니 그날은 매우 들떠 있었습니다.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나서도 뭔가 더 사고 싶다는 생각에, 살살 꼬셔서 호텔로 돌아올 때 봐뒀던 마쓰모토키요시를 갑니다. .. 근데 이 매장이 이렇게 멀리 있었던가....
돌아다니다 본 거라 조금 멀더라도 다녀왔던가 봅니다. 하카다나 삿포로였다면 역 안에 있는 대형 매장으로 갔겠지만, 긴자에서는 일단 눈에 들어올 때 홀랑 다녀오는 쪽이 편합니다. 그래서 들어갔다가 이것저것 잔뜩 집어 오게 되었네요. 원래 목적은 B님이 부탁했던 파스였는데, G도 '일본에서 사다달라고 부탁할 정도의 파스 효과'가 궁금하다며 한 통 집어 들었습니다. 저는 쓸 일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요. 얌전히 감기약만 샀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로손 고급 매장에도 잠시 들렀지요.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긴자식스에 붙은 로손이었는데, 고급형 매장이더랍니다.
이런 저런 신기한 것이 많아서 신나게 집어 들었습니다. 그 쇼핑 결과가 아래에.
킷캣은 여행 선물용. 그 아래 있는 밴드는 G가 사용할 용도로 구입했던 것이고요. 코이와이 요구르트랑 불가리아 요구르트는 간식입니다. 곤약젤리는 마쓰모토기요시에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는데, 의외로 입에 잘 맞아서 여행 다니는 동안 다 털어먹었습니다. 지금 인터넷 뒤져서 추가로 구입할까 고민중이고요. 컵젤리가 아니라 병모양 비슷하게 작게 비닐포장된 젤리입니다. 윗부분을 뜯어내고 후르륵 빨아먹으면 되는데, 은근히 힘이 듭니다. 아이들은 아마 조금씩 베어먹거나 할 것 같던데요. 복숭아와 레몬맛의 두 종류가 들어 있었지만 취향은 레몬맛이었습니다. 쓰읍... 더 사올걸 그랬나요. 아냐, 이제는 한국에서 구하는 것도 아주 어렵진 않을테니까요. 못구한다면 다음 여행 때 사다 먹으면 되지요.
아래의 하브론 골드 한 통은 제 몫, 다른 한 통은 G 몫입니다. 그리고 아이용은 G가 혹시 모른다고 두 통 사더라고요.
그리고 생맥주 맛이 난다는 아사히캔맥주는 여행못가던 지난 몇 년간 별렀더랬는데... 데....... 배가 불러 그랬는지, 아니면 술 마실 몸 상태가 아니라 그랬는지 맛은 나쁘지 않지만 약간 애매하다는 생각만 하고 넘어갔습니다. 술을 안 마셔 버릇해서 그런가요. 허허허허허허.
태공이 베고 누운 젤리팩은 모두 포켓몬입니다. G가 예쁜 팩으로만 골라두더니 L에게 갖다준다는군요. 확실히 편의점이나 마트 돌아다니면서 신기한 상품 구경하는 재미가 제일 좋습니다. 이번 여행은 그런 맛이 부족했다는 G의 불평도 겸허히 받아들여야죠.OTL 근데 긴자 쪽에 그런 거 구경할만한 가게가 몇 있겠니.....
하지만 아주 없지는 않았습니다. 몇 번이고 올렸던 그, 긴자 식스 지하 2층의 가게들 말입니다. 거기의 말로는 첫날 방문했다가 살짝 폭주했습니다. 푸딩류는 기내 반임이 안되니 먹고 가야하는데, 먹을 자신 없으면서 세 병이나 샀거든요. 일반적인 푸딩 세 병이면 그게 왜? 싶은데, 말로 푸딩은 일반 푸딩이 아닙니다.
하드보일드의 대표주자, 말로님. 하지만 저는 『말타의 매』만 옛날 옛적에 읽었고, 그 뒤에는 손도 안댔습니다. 하드보일드는 제 취향이 아닌게, 말랑하고 행복하고 권선징악의 전개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제게는 도시 속 외로운 늑대가 썩 취향에 안 맞습니다. 결말이 씁쓸하다는 것도 그렇고요.
(솔직히, 저들이 '나는 도시 속 한 마리 늑대!'를 외치고 있을 때 약자들은 거기서 이미 찢겨 죽어 사료가 되어가는 형편이라 생각하는지라.OTL)
(하드보일드란, 그런 밑바닥의 삶에서 약자들이 어떻게 슬프고 처절하게 무너지며 그걸 지켜내지 못하고 지켜낼 수도 없는 주인공 탐정이 침잠하는 이야기잖아요...?)
여튼 그런 말로님의 푸딩은 용량이 큽니다. 매우. 게다가 도자기도 그렇지만 푸딩 컵이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컵입니다. 따로 밀폐형 뚜껑도 팔아요. 위의 파운드케이크는 배가 부른 상태라 눈에 안 들어왔고, 홀랑 넘어간 G는 시즌 한정이라던 저 도자기 컵의 말로 푸딩과, 흑당시럽의 푸딩을 골랐습니다. 푸딩 선정의 기준은 컵 종류와 컵의 그림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가장 기본맛 하나만 있으면 된다면서 덥석 집었고요.
G가 구입한 뚜껑과 푸딩 셋은 이렇게 호텔로 들어와 모셨고요.
그 다음날-여행 둘째날에 드디어 뜯었습니다.
아래 보이는 도시락 두 종은 마찬가지로 긴자식스 지하 2층에서 구입했습니다. 하나는 연어도시락이었고, 다른 하나는 스테이크 도시락. 고기가 매우 당기더라고요.'ㅠ'
중요한 건 도시락이 아닙니다. 푸딩 컵이지요. 저 멀리, 푸딩 컵이 보이실 건데 말입니다. 옆구리의 그림이 뭔가 싶지요? 저거 계량컵이었습니다. 푸딩을 다 먹고 나면 계량컵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그러려니 생각하고 넘어가는데 G가 말합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못 알아들었다가 뒤늦게 푸딩 컵을 확인하고는 G가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 푸딩컵 하리오야!"
엑?
에에에에에엑? 하리오? 그 하리오?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정확히는 드립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들어봤을 그, 하리오 말입니다. 하리오 제작의 유리컵이었습니다. 이야아아아아. 근데 푸딩 한 병에 840엔 밖에 하지 않아요. 옆구리의 선이 1cup, 200ml인데, 다른 푸딩들의 용량을 잠시 떠올려보면 양이 많긴 많습니다.
가장 맛있게 먹으려면 푸딩을 접시에 담아 먹으라고 하나, 칼이 호텔에 있을리 없지요. 들고온 칼은 만능도구지, 푸딩을 꺼낼만한 도구는 아닙니다. 그래서 무지에서 사왔던 그, 젓가락을 꺼내들었지요.
그리고 잠시 뒤.
마찬가지로 무지에서 사온 나무접시에 담아 쏟았습니다.'ㅠ' 깨끗한 모양새는 아니지만 충분합니다. 충분히, 푸딩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요.
소스는 쌉쌀한 맛이 강하고, 그래서 단단한 푸딩 본체와 잘 어울립니다. 푸딩과 소스를 함께 떠먹으니, 푸딩컵을 그냥 퍼먹는 것보다 훨씬 더 맛있더라고요.
하지만 위장의 한계 때문에 혼자 먹는 건 하나까지가 한계였습니다. 두 개 째는 .... 포기.OTL
이 푸딩은 둘째날의 일정을 버티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날, 도쿄역 근처까지 걸어갔거든요. 정확히는 전시회 구경갔다가 근처의 도쿄역으로 직진했습니다. 그리고 도쿄역에서는 여행 선물을 잔뜩 구입했고요.
도쿄역 지하 매장은 한 곳에 몰려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개찰구 안과 밖에 있는 매장이 서로 다르다보니, 결국 개찰구 안쪽까지 들어가서 뒤지게 되더라고요. 찾는 매장이 둘 있었습니다. 하나는 테누구이 전문점인 하마몬야, 다른 하나는 사루타히코커피였습니다.
삿포로 올라가는 도중에 잠시 센다이에 들러 규탄정식을 먹고 맥주를 산다음, 눈에 밟힌 테누구이도 구입해들고 왔던 기록입니다.
그리고 저 테누구이들은 지금 모두 다 제 등 뒤 책장 가림막으로 걸려 있습니다. 이 테누구이를 처음 본 곳이 이토야였고, 그 뒤에 도쿄역에서도 한 번 보았던 터라 도쿄역을 빙글빙글 돌면서 찾아다녔던 겁니다. 결국은 찾았고요, 개찰구 안쪽에 있었습니다.
사루타히코커피도 개찰구 안쪽에 있었습니다. 신칸센탑승장으로 올라가는 중간에 있더라고요. 서점과 같이 있었는데, 이전 방문 때는 서점이 아니라 스이카펭귄 등의 소품과 함께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하여간 장소는 같고, 거기서 사루타히코 커피 드립백을 왕창 집어왔습니다.
태공 옆에 굴러다니는 테이프들은 하마몬야의 마스킹테이프입니다. 예쁘다고 살까 말까 망설이는 G앞에서, 여행선물로 좋겠다면서 덥석 집어 들었지요. 사루타히코커피 드립백을 잔뜩 집어온건 이번 여행의 선물로 아버지가 "커피 드립백 사와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당 조절 등등의 건강문제로 과자를 사오면 안되는 상황이라, 아버지가 옆구리 찌른 대로 드립백을 여럿 대령했지요. 생각해보니 스타벅스 드립백인 오리가미도 일본에서만 판매하는 거라 아예 집어 들고 왔습니다. 덕분에 부모님이 신나게 나누시더라고요. 다음에는 더 다양한 종류로 찾아봐야지.'ㅂ'
하늘색은 자체 블렌드고, 흰색은 디카페인입니다. 요즘 디카페인 커피도 자주 마시는 터라 같이 들고 왔지요.
앗, 왼쪽의 피카츄와 이브이는 도쿄바나나 쿠키입니다. 쿠키가 유통기한이 기니 이걸로.... 그리고 그 외의 테누구이는 다음에 다시 사진 찍어 올려보겠습니다. G가 고민하던 대파와, 다실의 고양이, 그리고 독서하는 판다 등등을 사왔거든요. 이것도 위 아래 말아 박고 책장을 가리는 용도로 쓸 겁니다. 거실 책장은 아무래도 햇살이 직격하다보니 걱정되더라고요.
첫날과 둘째날의 이런 저런 지름 일정은 대강 이렇습니다. 둘째날의 전시회와, 그 외 사진들은 다음 글에 모아서 올려보지요. 음... 이 상태를 봐서는 글 한 둘 정도면 끝나겠군요. 거기에 다음 여행 때 가볼만한 건을 하나 더 추가하면 될거고요.
덧붙임.
음...... 사진 크기가 다른데 로고를 일괄 적용했더니 글자 크기가 들쭉날쭉..OTL 다음에는 하나하나 확인해야겠습니다.^-T
지난 여행기의 마지막 사진이 이거였지요. 이 사진과 그 앞 사진 사이에는 꽤 많은 여정이 있었습니다.
일단 숙소에다가 가방을 던져 놓고 정리한 다음, 노트북도 내려 놓고 가볍게 움직입니다. 그 때까지 제 가방에는 노트북과 아이패드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다음 여행에는 아이패드가 아니라 아이패드 프로가 함께 할 가능성이....;
이 시점에서 가장 급한 것은 카페인이었습니다.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라고요.
그야, 아침에 라운지에서 마신 머신용 카페라떼 한 잔이 카페인의 전부였으니까요. 예전에는 기내에서 커피도 한 잔 마실 수 있었는데, 이제는 안하는 모양입니다. 오가는 항공기의 기류가 좀 안좋아서 뜨거운 음료 마시기도 미묘하긴 했지만요. 그래서 숙소에 짐을 두고는 가장 먼저 긴자 식스로 갑니다. 아직도 비가 추적추적 오고 있으니 가서 우산을 사거나 할 생각도 있었고, 6층에 있다는 츠타야와 스타벅스를 가볼 생각이기도 했습니다. 츠타야 옆에 있는 스벅이 리저브 점이라서 드립 커피도 마실 수 있거든요.
다들 에스컬레이터 앞의 이 사진을 올리더군요. 가장 찍기 쉬워 그럴겁니다.
앞서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저는 츠타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서점으로서, 혹은 서점을 포함한 지식배양의 토양으로서 자신을 자랑하는 츠타야를 경멸하는 쪽입니다.(먼산) 경멸이라는 강한 단어까지 골라쓴 건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을 읽고, 다카야시립도서관을 보고 그 도서관으로서의 철학과 운영방침을 보고, 다시 돌아와 츠타야서점의 모습을 보고 나면 이게 허영인가 싶거든요. 겉은 보기 좋고 멀쩡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텅 비어 있는 느낌입니다.
이 부분은 몇 번 지적한 적 있기도 하고 앞서 여러 번 글을 올리긴 했는데, 지금처럼 뇌가 텅 빈 상태에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내기 쉽지 않군요. 다만, 제가 이상형으로 삼는 서점은 구 버전의 교보문고와 하카다역의 마루젠입니다. 도서관의 형태에 익숙해서 그런지 대형 주제 아래 세부 주제가 있고, 그 아래 다시 일정 규칙과 함께 주제가 나뉜 도서들을 보는 쪽이 좋습니다. 노란 불빛 아래에서 그윽한 분위기로 책을 보는 것보다는 환한 조명 아래서 내가 원하는 책을 찾고 한 번에 모아 보는 쪽이 훨씬 취향입니다. 팔릴 것 같은 책들과 다른 상품들을 묶어 놓는 건 서점이라기 보다는 편집샵, 안테나샵이지요. 그게 지금의 독자들에게 유용하다고 주장한다면, 글쎄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독자들이 아니라, 쇼핑을 하려는 이들에게 유용한 것이지요. 일본의 서점은 도서관의 연장선이라고도 가끔 생각하는 터라 더 그렇습니다. 제가 서점에 바라는 건 주제에 따른 브라우징이 가능한 공간일 것-이란 점이거든요. 내가 원하는 책이 있을 때, 유사한 주제의 책을 서로 비교하며 보고 함께 확인하여 내게 맞는 책을 직접 고를 수 있을 것. 그리고 그런 정보를 서점직원이 제공할 수 있을 것.
음. 츠타야에게는 무리일까요.
하여간. 긴자 식스의 츠타야는 책을 파는 서점이 맞긴 합니다. 하지만 미묘하죠.
여기가 아코메야라고 주장해도 그냥 넘어갈 것 같은 모습. 귀엽긴 했습니다. 여행 선물용으로도 나름 괜찮을 것 같더라고요.
그 다음 날 찍은 사진이긴 합니다만. 이날 아버지가 부탁한 다른 도서를 찾으려고 했다가 실패한 현장입니다. 책이 다 전시된 모습이라고 해야하나. 게다가 조명도 책 읽기에는 영 좋지 않지요. 읽기는 커녕, 고르기 위해 훑어볼 때도 눈이 좀 피로할 것 같은 조명입니다.
건축 관련 분야만 모아 찍었는데, 모아 놓은 책은 재미있어 보이지만 음, 다양한 책을 갖춘 서점이라기 보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편집샵의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서점 주인의 취향을 보는 독립서점이 커진 모습이라고 해야하나. 긴자점이라 그런지 일부러 일본문화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모아놓고, 일본 전통 문구라든지도 모아뒀지만 미묘하죠. 매상이 나올까 싶은 정도입니다.
그래도 엊그제 트위터에서 다이칸야마 츠타야는 매상이 꽤 높다고 들었습니다. 해당 기사를 어디서 봤더라...? 이거 찾느라고 검색하다가 긴자 식스의 츠타야나 다이칸야마의 츠타야를 칭찬하며 개성적인 큐레이션이 돋보이는 서점이라고 하는 글도 봤습니다. 음. 저랑은 서점에 대한 관점이 많이 다른 분....'ㅂ'a
아 그래서. 커피 마신 이야기는 해야지요.
스벅 리저브점에 왔음에도 살 것이 없다고 G는 통탄했습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고요. 딱 이거다 싶은 물건이 눈에 안 들어오니 그냥 커피만 주문하고 맙니다. 대신 한국에는 없고 일본에는 있는 스벅 상품, 오리가미라고 이름붙인 드립백은 삽니다. 도쿄블렌드는 특히 도쿄에만 팔거라서요. 다른 국가에는 갈 일이 거의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뭐.
스벅 매장은 일반매장과 리저브매장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정확히는 리저브의 바 부분은 주문과 함께 자리를 잡기 때문에, 이날은 조금 기다렸다가 입장했습니다. 오후 2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는데 사람이 많았습니다.
주문한 커피가 뭐였는지는 옆의 카드가 알려줍니다. 더불어 수첩에도 적어뒀네요. G는 온두라스를 푸어오버로, 저는 수마트라를 사이폰으로. G는 아이스를, 저는 따뜻한 걸 주문했습니다. 옆의 케이크는 딸기모찌케이크. 아마도 중간의 시트가 찹쌀가루 들어간 제품이 아닐까 하는데, 잘 안잘리더라고요.-ㅠ- 그래도 커피가 있으니 행복합니다. 하.-ㅠ-
잠시 커피를 마시면서 쉬다가 실시간 일기예보에 비가 잦아든 걸로 보여서 우산은 안사기로 하고 도로 나갑니다. 목적지는 애플 스토어였지요.
이번 여행을 가기 한참 전부터 G는 제게 같이 핸드폰을 바꾸자고 제의를 해왔습니다. 왜 이런 제의를 했냐면, G의 현재 핸드폰과 L의 아이패드가 모두 다 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G의 핸드폰은 XR이었고, 이토야 근처에 있었던 애플스토어 긴자점에서 구입했습니다. 이번에는 애플스토어 위치가 바뀐 것 같던데 말입니다. 하여간 XR이 기지국 전파를 잘 잡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서 SE2를 새로 구입하고는 남는 기기인 XR은 G에게 넘겼습니다. 그리고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G의 핸드폰이 추락하면서 자연스레 제가 쓰던 XR로 교체했지요. L의 아이패드도 비슷한 경로로 넘어갔습니다. 제가 아이패드를 떨구면서 가장자리가 깨졌고, 전체를 감싸는 케이스를 구입해서 넣으면 L도 쓸 수 있겠다 싶어서 넘겼습니다. 어... 그 둘의 가격이 꽤 크긴 하지만 뭐... (먼산)
그런 연유로 G는 얼마전부터 핸드폰을 사주겠다고 말했고요, 저는 대부분의 게임을 아이패드로 돌리고 있는 터라 핸드폰의 성능에는 크게 불만이 없습니다. 다만 몇 번 떨어뜨린게 문제인지, 핸드폰은 다치지 않았지만 일반전화 수신이 ... 아니, 이런 이야기까지 할 필요는 없지요.OTL
이전부터 실물 핸드폰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한터라, G랑 같이 긴자의 애플스토어를 찾아갔습니다.
위치는 이쯤입니다. 긴자역보다는 신바시에 가까운가요. 아니, 긴자역에서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긴자의 메인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나오니까요. 그리고 긴자다 보니 이런 가게도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가격이 173만원에서 시작하는 걸 보고 정신을 잃을뻔 했습니다. 아니! 이전에는 가격이 이정도로 비싸진 않았다구! 아니! 근데! 아니!
사려면 적금을 들어서 구입해야하는군요.OTL 173만원짜리 게임 기계라, 과연......
가격은 그 뒤에 알아봤으니 애플 스토어 둘러본 다음에는 이토야까지 갑니다. 거리 상으로 보면 효율적이진 않지만 그건 큰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면, 한창 피크민 블룸을 하고 있었거든요. 메인 거리를 걸어가면서 주요 건물들에 있는 꽃들을 신나게 흔들어 꽃잎을 수확하며 지나갑니다.
일본은 진짜 꽃밭이었어요.'ㅂ'
이토야에서는 특별히 찍은 사진이 없습니다. 테누구이(길다란 천) 구경 조금 하다가, G가 사고 싶어하던 빠이롯트의 펜 몇 자루를 사다가, 근처에 있는 무인양품으로 넘어갔습니다.
무지 호텔은 같은 블럭에 있는 걸로 잡힙니다. 그보다는 무지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상층이 무지 호텔인가 싶더라고요. 아마도?
무지에는 수저랑 작은 접시를 사러갔습니다.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음식을 사오면 먹기 편하게, 아예 젓가락하고 티스푼, 포크 등을 사오려 했지요. 최근의 일본여행 때는 거의 무지에 가서 커트러리를 사오는 일이 많습니다. 돌아올 때는 어차피 짐을 부치니까 포크를 넣어와도 문제 없고요.
하. 드디어 어제의 마지막 사진을 붙일 수 있습니다. 가운데의 알루미늄 페트병들은 무지 플래그샵에서 본 신상품들입니다. 하지만 이중 맛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는게 함정이라면 함정이죠. 오른쪽의 갈색병은 메론소다였고, 딱 메론소다입니다. 색은 예쁘지만 마실 생각은 그닥 나지 않는 색소맛 첨가물향의 메론소다. 밀크티는 G말로는 매우 맹했다고 하고요. 그 뒤의 차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이라길래 진한 맛을 기대했는데 향신료가 들어간 맹한 밀크티. 복숭아소다는 딱 생각하던 그대로의 맛이었지요.
그 옆으로 보이는 포장들은 미츠코시 지하 식품매장에서 가져왔습니다. 사진으로는 안보이지만 로스트비프 초밥, 소고기가 들어간 양념찰밥, 연어알 주먹밥, 탕수육 등등.
엇. 이제 슬슬 마무리 해야겠네요. 저녁 식사가 일정 마지막은 아니었으니, 그 이야기는 다음편으로 넘깁니다.'ㅂ'
여행기는 10개도 되지 않을 겁니다. 체력 저하도 그렇거니와, 이번에는 P330을 꺼내 들었다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과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 혼재되어 있다보니 분산되었거든요. 주제에 따라 정리할까 하다가 몇 가지는 그렇게 하고, 몇 가지는 기록용으로 몰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일주일 밖에 안되었는데도 정신이 혼미한 걸 보면 나이를 먹긴 먹었나봅니다. 벌써 이러면 나중에는 어쩌려고! 소리가 절로 튀어나오는군요. 아냐, 오랜만의 여행이라 그럴 겁니다. 다시 마음 잡고 움직이면 괜찮을 거예요. .. 아마도....
김포공항의 항공기 편 수는 줄었지만, 그래도 라운지는 운영 하더랍니다. 라지만. 생각해보니 김포공한은 내내 공사중, 준비중이라, 제대로 된 상태로는 이번이 첫 방문인가봅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김포공항으로 들어갔을 때는 라운지는 커녕 카페도 포기했더랬지요. 커피 좀 마시고 구경 좀 하려면 김포공항이 아니라 인천공항으로 가야지요. 물론 이번 여행은 나리타 공항까지의 이동 문제로 일찌감치 김포-하네다로 방향을 잡았고요.
그래서 별 생각 없었는데, 의외로 카드 찬스로 들어갈 수 있는 라운지가 있더랍니다. G나 저나 라운지 이용 찬스는 남아 있으니 바로 들어갔습니다. 인천공항보다야 작지만, 그럭저럭 배는 채울만 합니다. 머신으로 돌리는 커피라도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고가의 카드 연회비를 지불한 이유 중 하나가 이거였지요. 그간 못 썼지만, 대신 마일리지 적립은 잘 했으니 만족합니다.
탕수만두였나 깐풍만두였나, 그런 거에다, 불고기 잔뜩. 탄수화물보다 고기가 먹고 싶었습니다. 거기에 커피는 라떼로. G는 테라 잔에다가 진한 보리차를 담아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 여행에도 태공은 가끔 등장할 겁니다. 오른 쪽에 보이는 수첩은 마찬가지로 항상 들고 다니는 여행 수첩이고요.
수첩도 이번에는 대강 메모했더니 어디로 사라진 영수증 때문에 조금 골머리가..... 나 영수증 묶음 어디에 뒀더라?;
새벽 4시부터 일어나 푸닥거리며 움직였더니 이미 체력이 방전되었습니다. 커피로 카페인 보급은 했지만 그래도 부족한 걸요. 잠시 쉬었다가, 탑승 게이트로 이동해 탑승합니다. 앞서 출발한 JAL은 탑승객을 찾느라 난리던데, 대한항공은 출발 시간 5분 전에 이미 출입문을 닫았습니다. 그 전에 모두 다 탑승했다는 거겠지요.
기내식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장어랍니다. 으으으으으응?; 기내식 생각 안하고 있던 터라 라운지에서 신나게 먹고 왔는걸요! 덕분에 상당히 남기긴 했습니다. 이건 위장의 문제라 어쩔 수 없어요. 그래도 빵이랑 고추장은 잘 챙겨서 가방에 넣어뒀습니다. 빵은 나중에 G가 홀랑 챙겨 먹었고요, 고추장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사이의 사진이 없나 했는데, 핸드폰으로 찍었군요.
기내에서 뭘 했냐고 물으신다면, 신나게 독서했습니다. 아이패드에 담아갔던 소설 중 한 세트를 이 때 미친듯이 읽....... 아차. 어제가 독서기록 올리는 날이었는데 빼먹었군요. 반성합니다.; 내일 중으로 홀랑 올려야죠. 내일은 여행 기록과 독서기록을 같이 올려야겠네요.
하여간 이래저래 훑어보다가 구입을 고민했던 세트가 몇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 세트입니다. 핸드크림 3종 세트. 다른 곳에서는 본적이 없는듯..? 영국제품인가 본데 로얄보타닉가든 큐-폴 인 러브 핸드크림 컬렉션(Royal Botanic Gardens, KEW-Fall in Love Hand Crea Collection)이라는 매우 긴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큐 가든은 영국 왕실 직속 정원이었나, 하여간 굉장히 유명한 식물원입니다. 데이비드 오스틴 할아버지가 큐 가든이라는 이름의 장미를 만들었을 정도니까요. 헌정 장미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지요. 하여간 그 큐 가든의 이름을 달고 나온 해드크림이랍니다. 오스만투스 로즈와 베르가못 & 진저, 그리고 자스민 피치. 어떤 향인지 대략적으로 짐작은 가는데, 마침 새로 핸드크림을 찾고 있던 터라 구입 여부를 고민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후속편이 있으니 다음에 들려드리지요.
이쪽도 꽤 고민했습니다. 안젤리나 다크 초콜릿 코팅 크리스피 크레페 세트. 같이 나온 안젤리나 밤 크림은 썩 끌리지 않았습니다. 안젤리나의 몽블랑은 참 맛있지만, 어떤 맛인지 알고 있으니까 이번에는 새로운 맛의 과자가 궁금했거든요. 하지만 궁금하기만 하고 그 뒤에 홀랑 잊어서 이쪽은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캔이 딸려 오지만 이것도 잘 생각하면 예쁜 쓰레기의 일종이지요. 모셔두기만 한다면 쓸모가 없습니다.
항공기에서 내려 입국장을 빠져나오기까지 한 시간 걸린 이야기는 앞서 올렸더랬지요. 이번은 그 다음 이야기부터 해봅니다.
수속을 모두 다 마치고 나와서는 면세점 상품을 포함해 여러가지를 챙겼습니다.
앞서 김포공항에서 했던 일 중에는 면세점 상품 찾기도 있었습니다. 항공편이 적어 좋은 점이 있다면 면세품 인도장에 사람이 없다는 거겠네요. 아니, 사람이 없다를 떠나서 상품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쪽은 인도되는 상품 걸려 있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야아아아. 그래서 번호표 뽑고 거의 바로 상품을 찾아왔고요. 주문품은 모두 다 G 몫입니다. 어머니가 부탁했던 물건도 G가 대신 구입했거든요.
어쨌건 그 상품들은 들고서 기내에 들어갔으니, 수화물을 찾은 뒤에는 캐리어에 우겨 넣었습니다. 입국장의 세관까지 통과해서 나오고 나서 근처의 의자에 앉아 정리했는데, 거기서 찍은 사진입니다. 툴리스가 있더라고요. 저걸 일본어로는 뭐라 부르더라? 추리스?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구글맵을 이용해 일본 여행 경로를 검색하는데, 생각보다는 오차가 많지 않습니다. 문제라면 역시 GPS와 방향문제? 지도를 보더라도 어느 방향으로 이동해야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하네다공항에서 숙소가 있는 히가시긴자까지는 단번에 이동했지만, 역에서 나와 숙소를 찾아가는데 조금 애를 먹었습니다. 비가 오는 와중이라 서둘렀고, 그러다보니 방향을 헷갈려 하마터면 엉뚱한 곳으로 갈뻔 했거든요.
숙소였던 호텔 그레이서리 긴자. 청소 필요 없음과 청소해주세요와 무사합니다의 안내판을 보고 잠시 웃었습니다. 보통은 손잡이에 걸어 놓는 안내판을 쓰던데, 여기는 이렇게 자석으로 만들었더라고요. 청소 여부 안내판은 많이 봤지만 지진났을 때 쓰라고 해둔 "무사합니다"는 이번에 처음봤습니다.
이번 여행을 돌이켜 생각하면, 다른 목적 없이 여행 자체가 목적인 여행이었습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해마다 최소 한 번 이상 일본여행을 가다가 코로나19와 일본의 한국인 대상 무비자 방문 취소가 얽히면서 장기간 여행을 못갔기 때문에 일단 일본 여행이면 된다!는 심정으로 출발했다는 겁니다. 여행을 가는 것 자체가 목적인 일은 종종 있지만 이번이 특히 그랬네요. 그 때문에 여행 내용 자체는 망했습니다. 여러 모로 총체적 난국이었고요.
가장 큰 문제는 체력과 위장이었습니다. 여행 가기 전부터 각오는 했지만 위장은 작기 때문에 먹는 양은 적고, 따라서 방문할 수 있는 음식점도 한계가 있습니다. 체력이 훅훅 떨어지다보니 잠시 쇼핑하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죽 빠져서 반드시 보급이 뒤따라야 했고요. 이전에는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해가 다르게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3년 만에 가다보니 감이 안왔습니다.... 이번에 L이 따라가지 않은 게 다행이었지요. L은 서운했겠지만 저나 G는 데려갔다면 정말로 힘들었겠다며 뻗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김포공항 전광판입니다. 아직 셀프등록대를 지나가기 전이고요. 짐을 부치고 나서 3층...일거예요? 거기로 올라오고 나서 만나는 전광판입니다. 김포공항의 면세점도 수가 많지 않던데 이해할만 하더라고요. 출발하는 항공편이 매우 적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거의 대부분이 긴자와 도쿄역 주변의 일정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3일간 전철 탑승은 딱 세 번이었습니다. 하네다공항에서 나올 때, 2일차에 도쿄역에 들어갔다가 한 정거장 차이인 유라쿠쵸로 이동했을 때, 하네다 공항에 들어갈 때. 그래서 패스고 뭐고 전혀 필요가 없더라고요. 이 부분은 다음 여행에서도 반영할 겁니다. 아무리 봐도 이제는 패스를 쓸 일이 많지 않아요.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기 보다, 여기 보고 쉬고, 저기 보고 쉬고, 거기 보고 쉬고, 그리고 귀가(호텔)하는 수준으로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첫 날의 일정은 스타벅스, 애플 스토어, 이토야, 무인양품, 미츠코시, 말로 푸딩이었고요. 둘째날은 어떻게 보면 여행의 메인인 아르티종 미술관의 전시회 관람, 도쿄역 방문(도쿄바나나, 사루타커피, 하마몬야), 도큐핸즈, Barneys Cafe 정도군요. 마지막 날은 귀국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었습니다.
체력 저하로 찍은 사진이 많이 없으니 거의 글로 때우는 기록이 되겠네요. 하하하하하.;ㅂ;
같이 들어 있는 포장은 여행 선물로 네코동 모임에 들고 갈 접착 메모지입니다. 저거랑 같이 들어 있었는데 진짜 과대포장이었고요. 그리고 나중에 귀국해서 뜯어보고는 한 번 더 포장에 좌절했습니다. 아니, 뭐, 그렇긴 해도... 가격이 좀 나갔죠.
위의 사진은 상자 셋을 모두 다 개봉하고는 당황해서, 이전에 개봉했던 로오히 웰컴 키트를 꺼내와 찍은 사진입니다. 분명 지난 번에 받았는데 이번에도 또 생겼어요.OTL 지난 번은 VIP로서 받은 거고, 이번은 웰컴키트 응모쿠폰이 당첨되어서 받은 겁니다. 그리고 오른쪽 하단은 가지(https://twitter.com/bygajee) 님의 이벤트로 받았습니다. 핫, 맞다. 트위터에도 인증 사진 올려둬야지.+ㅁ+
가지님 택배는 1월 초에 도착했지만, 본가에 갔다가 올라간게 지난 여행 때여서 뒤늦게 뜯었습니다. 크흑. 달력 쓰기 아까워요. 이쪽 사진을 한 장 더 올려보자면,
이렇습니다. 달력은 쓰기 아깝지만, 안쓰고 모셔두면 뭐하나 싶으니 눈호강을 위해 잘 보이는 곳에 두려 합니다. 그래서 어디둘까 고민중이고요. 사무실에 두는 쪽이 자랑하기도 좋겠지요.+ㅁ+
주문처는 이쪽, 신쵸샤 공식 통판 사이트입니다. 신쵸샤가 원래 보수 중에서도 극우에 조금 더 가까운 우파라고 들었습니다만. 음... 음...(먼산)
이 소개에 낚였습니다. 복제원화는 작품마다 많이 갈리긴 하는데, 복제원화가 재판인데다, 300매 한정입니다. 한정이면 일단 구입하고 보자고 생각하기 쉽지요. 시리얼 넘버도 있다고 듣긴 했는데 그건 확인 안해봤네요. 수요일에 내려왔다가, 금요일에 다시 서울 올라오느라 사진만 서둘러 찍었거든요. 복제원화라지만 원화와 비교하지 못해서 복제 수준이 어떤지는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눈앞에 나리타 미나코의 복제원화가 아른아른거리는데. 하.... 40주년 기념 전시였으니, 50주년 때도 나올 거라고 생각을... 을...;ㅂ;
그 때의 교훈을 발판 삼아 눈에 보일 때 질러야 후회가 없다고 생각하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합니다.
본 글은 조만간 일본여행을 가는 오노님(이라고 해두죠)을 위해 작성해둡니다. 3년 만의 여행이다보니 좌충우돌한 건들이 꽤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김포-하네다였습니다. 인천-나리타도 있지만 굳이 김포-하네다를 고른 이유가 나름 있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던 작년 10월 기준으로, 나리타에서 도쿄 시내로 들어오는 교통편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항공편 가격도 나리타나 하네다나 아주 크게는 차이가 나지 않다보니, 인천공항의 시설을 버리고 김포-하네다를 선택했습니다.
김포를 선택한 이유가 하나 더 있긴 합니다. 아침 항공기를 탄다면 아직 인천공항은 어렵습니다. 리무진버스의 배차 간격 문제도 있고, 서울역에서 공항철도 첫 차를 탄다고 해도 아주 아침 항공기는 어렵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출발하는데도 이정도면 지방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은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공항철도 타도,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1시간 조금 더 걸립니다. 예전 기억이지만 70분...? 지금 검색해보니 1시간 2분으로 나오는군요. 열차 운행 시간만 그러니, 움직이는 시간 더하면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항공기는 대한항공이었습니다. 원래도 대한항공을 자주 타고 다니는데, 이번에도 그랬고요. 나이가 드니 저가항공은 무리예요. 돈 조금 더 들여서 대한항공을 타게 됩니다. 특히 체력저하나 기력저하가 심각해진 최근 몇 년은 저가항공을 버티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거기에 연착 등의 문제도 있습니다. 출발 직전에 갑자기 폭설이 쏟아져서 항공편이 지연되는 상황도 몇 겪어봤지만, 이런 때도 대한항공은 자체 제설 설비로 항공기 샤워를 시키고 출발합니다. 저가항공은 대형 항공사의 설비를 빌려쓰는 입장이기 때문에 순서가 그 뒤로 밀리고요.
Visit Japan Web의 화면입니다. 로그인 한 뒤의 모습이고, 위의 주소에 들어가면 로그인 하라는 안내가 나오지만 별도의 회원가입은 필요 없습니다. 그저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됩니다. 상시 로그인 상태로 두고 여행 가시면 되고요. 저는 아예 사파리(아이폰이라..) 창 하나를 띄워 뒀습니다. 나중에 보니 입국할 때 말고는 쓸 일이 없더라고요. 아, 잊지말아야 하는 부분이 저 비밀번호입니다. 대문자와 소문자와 숫자와 특수문자를 섞어 쓰던가요. 까먹으면 골치 아프니 잘 기억해둡시다.
저 입국 수속을 다 밟으면 QR코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걸 띄워서 입국수속 때 바코드 인식하면 되고요. 예전의 일본여행 때 작성하던 입국 관련 서류를 온라인으로 미리 작성해두는 것과 같습니다. 숙소는 첫 숙박하는 호텔의 정보를 적으면 되고, 거기에 호텔 전화번호를 등록하면 됩니다.
종이 출력물도 여행 때 들고 갔지만 필요 없었고요, 출력하고 나서 위의 일본방문웹페이지에서 미리 등록해두면 됩니다. 사진으로 찍어서 등록하면 그 쪽에서 아마도 수동으로 확인하고 확인 처리를 해주는 모양입니다. 출국 며칠 전에 다 올려두면 편합니다.
세관 검사도 미리 해두면 좋습니다. 입국 심사하고 부쳤던 짐 찾고, 그 다음에 한 번 더 짐검사 하던 걸 간단히 웹으로 작성하는 겁니다. 덕분에 항공기 안에서 볼펜찾고 끄적끄적 하는 일은 안해도 됩니다. 미리 작성하고, 확인만 해두면 됩니다. 하네다의 입국심사 줄을 섰을 때, 도우미 직원들이 "패턴 아오(靑)"를 외치더라고요. 아 물론 뇌내 보정일 겁니다. 패턴 아오가 아니라 빨강 아닌 파랑인지 확인해달라는 거겠죠. 패턴 아오가 들렸을리 없어.
김포공항에서부터 하네다공항을 나서기까지의 흐름은 대략 이랬습니다.
0.항공권 체크인은 출발 3일 전부터 가능.
체크인 가능하다고 대한항공에서 카톡알림 주자마자 바로 체크인 처리했습니다. 항공권 잡으면서 아예 좌석도 잡아뒀기에, 그대로 체크인 처리를 했지요. 필요하다면 이 과정에서 기내식을 별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일본 갈 때는 장어덮밥이 나와서 기겁했고, 돌아올 때는 아마도 돼지고기 불고기 덮밥이었을 겁니다.
1.김포공항 도착 후, 로밍을 위해 와이파이도시락을 수령함.
여행 동안에는 별도 로밍을 하지 않고 와이파이 기계를 들고 갔습니다. 그간 많이 변했더라고요. 와이파이 발신뿐만 아니라 보조배터리 역할도 해줍니다. 어쩐지 좀 무겁더라.
2.셀프수화물 코너로 가서,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수화물을 부침.
이번에는 큰 캐리어만 하나 들고 갔습니다. 나중에 캐리어 작은 것도 가져가야 했다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고요. 하여간 대형 캐리어는 셀프 수화물로 부칩니다. 생각보다 간편하고요. 부치고 나면, 엑스레이 검사가 끝날 때까지 잠시 대기하고요, 모니터에 내가 부친 짐이 지나가는 게 보이면 그 때 이동합니다. 5분 정도? 걸렸던 것 같군요.
3.1차 항공권 및 여권 체크
여기서도 자동 체크가 가능합니다. 여권에, 지문이나 손바닥을 찍고 들어가면 되지만 이것도 따로 등록해야합니다. 국내선 항공기 탑승할 때 자동체크인을 등록했더라도, 그 정보에 여권 정보를 추가로 등록해야하더군요. 그쪽을 등록하고 오면 첫 확인 때는 직원이 일일이 확인을 합니다. 인천공항에서도 출국심사장 들어가기 전에 1차로 항공권과 여권을 검사하던게 기계와 대면의 두 종류로 나뉘었다고 생각하면 되겠더라고요.
4.짐검사
이쪽도 크게 다른 건 없습니다. 노트북이니 뭐니 다 꺼내서 검사하고 넘어가지요.
5.한국출국심사
이것도 대면과 기계로 나뉩니다. 영유아 동반인 경우에는 대면으로 진행하지만, 자동 등록을 해뒀다면 여권 찍고 지문 찍고 마스크 벗고 얼굴 확인하고 넘어갑니다.
적고 보니 조금 길긴 하지만 뭐...=ㅁ=
항공기 탑승 전에는 아예 입국심사서 작성여부, 그러니까 저 Visit Japan Web의 서류를 다 작성했는지 확인하더라고요. 저게 푸른색으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며 탑승합니다. 대한항공은 그랬는데... 그래서인지 하네다공항 들어가서 별도 서류 작성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다 한국인 아닌 사람들입니다. 종이서류를 작성하는 외국인 중에는 백인이 눈에 많이 띄더군요. 그리고 그 백인들은 마스크를 대강 쓰고 있으니, 허허허허허허.
6.일본입국심사
일부러 항공기에서 아주 느긋하게, 천천히 내렸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앞에 1백명 넘는 인원들이 가득 들어차 있더군요. 입국심사 끝나기까지 대략 1시간 걸렸습니다. 참고로 저보다 조금 일찍 간사이쪽으로 들어간 M님은 20분인지 25분만에 공항을 탈출했다고 하셨으니, 그 차이가 상당합니다. 그냥 느긋~하게 기다리며 딴짓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항공기 탑승구를 지나면 바로 여러 도우미들이 붙어서 QR코드를 보여 달라고 합니다. 파랑으로 뜨고, QR코드가 있는 걸 보면 분홍색 종이를 한 장 쥐어 줍니다. 무슨 내용인지는 전혀 확인하지 않고 일단 들고 있었고요. 아마 심사가 원활히 흘러가도록 사전 점검하고 확인하는 종이쪽지라고 생각하면 될듯합니다
1시간 가까이 걸려 기다리면, 차례가 오기 조금 전부터 도우미들이 한 번 더 확인을 .. 하고 드디어! 심사를 합니다. 미리 띄워 놓고 있던 QR코드를 꺼내면 바코드로 찍어 놓고요, 그 다음에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지문을 찍고, 마스크를 내리고 얼굴 사진을 찍습니다. 뭐, 한국 출국할 때도 얼굴 확인하니 뭐......
7.짐 찾기
1시간 걸려 나왔으니, 부쳤던 짐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덥석 집어 들고 세관 통과하러 갑니다.
8.세관 검사
검사는 아니고, 이전에는 종이를 건네고, 방문 목적이 무엇인지 일정이 어떤지 간단한 대화를 했지만, 이제는 준비된 등록대에서 관련 내용을 간략하게 작성하고, 다시 세관심사대 쪽에 서서 QR코드를 보여줍니다. 이 때는 일행 중 한 명만 하면 되는 걸 거예요... 아마도.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서 작성하고 홀랑 잊었습니다.
쟈아. 드디어 끝났습니다. 이제 두 공항을 거쳤으니 나가서 노는 일만 남았네요.
귀국할 때는 미리 문자가 하나 날아옵니다. 질병관리청에서 보낸 문자입니다.
[질병관리청] 귀국 시 큐코드 웹사이트 https://cov19ent.kdca.go.kr 접속하여 검역정보를 사전에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위의 링크에 들어가면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떠한지 주르륵 적는 내용이 있습니다. 미리 작성해서 찍으면 끝. 들어올 때의 입국심사나, 세관 검사 등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뭐, 넘치도록 결제한 내용도 없으니 편하게 귀국했군요.
그리고는 다음 여행을 어디로 갈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올 연말 되기 전에 전시회 중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기면 잽싸게 낚아서 다녀오겠지만, 아직은 없군요.'ㅁ'
여행 가기 조금 전, 문득 일본 여행 가면 피크민 블룸의 꽃이 훨씬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미 하고 있던 G를 붙들고는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사이에 종로구를 뛰고, 지방에서 조금 걸으며 불모지를 확인했고요. 한국은 하는 사람이 없기도 하거니와, 여러 스팟들이 다 개신교회입니다. 저는 질색....... 꽃 피는 걸 보려고 일부러 교회만 돌아다니는 것도 싫다고요.=ㅁ= 종로는 그래도 여러 명소나 명승지가 있어서 괜찮지만, 그런 스팟이 없는 곳은 대부분이 교회입니다. 교회 신도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다보니 그랬는지도 모르고요.
도쿄를 돌아다녀보니 조금 많이 다릅니다. 여기는 교회보다는 상점이 더 많네요. 게다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지역이라 그런지 다들 꽃을 심어 꽃 천지입니다. 이야아.... 게다가 스팟의 꽃들도 많아! 덕분에 신나게 수집했고요.
한창 게임 시작하는 상황이라 아이템 수집도 열심히 했습니다. 지방에 가면 아이템 수집이 거의 안되니까요. 꽃 흔들기도 못하고, 하루 한 번 열심히 돌아다니며 수집하는 정도.... 그래도 여행 온 동안 화분 수집을 열심히 했으니 주오구와 미나토구 출신의 피크민들이 많습니다. 나중에 별 채워서 제게 선물 주겠다고 일본까지 오면 한 달은 아니더라도 열흘에서 보름은 걸릴 텐데-별 넷 되어서 서울 다녀오겠다고 주장하는 피크민 덕분에 거꾸로 알았습니다-그거 기다리는 재미도 있겠네요. 'ㅂ'
긴자 시스(식스?)의 지하 식품매장을 돌아다니다가 뭔가 이상한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로고는 아무리 봐도 중년 남자. 분위기를 잡고 있는 모습인데, 매장 이름이 Marlowe랍니다. 그 자리에서 미친듯이 웃으면서 상품을 골라 구입했지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고....
이번주 독서기록은 월요일이 아닌 주 후반부에 올라갑니다. 짐작하시겠지만 한국에 없고요. 새벽부터 일어나 설친 관계로 오늘은 간단히 글만 남기고 갑니다.;;; 내일은 도쿄역 주변에 출몰할 예정이고..... 트위터 타래는 올리다 말다 합니다.'ㅂ'
예약하려고 이리저리 찾아보던 중의 캡쳐입니다. G랑 같이 대화하면서 신나게 검색한 기록입니다.
도쿄의 1월은 태풍도 없어 항공기 결항도 드물고, 날씨도 대체적으로 괜찮습니다. 거기에 보통 설연휴만 제외하면 비수기이기도 하고요. 한데, 다음 1월, 그러니까 2023년 1월은 함정이 있습니다. 추석 연휴가 빠르고, 그 앞쪽도 다른 휴일이 있어서인지 비수기 기간이 짧습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찾아온 내년의 성수기와 비수기 기간입니다. 위에 명시된 기간이 아시아권의 성수기고요. 1월의 성수기가 의외로 길지요. 대신 1월부터 7월 성수기 사이에는 다른 성수기가 없습니다. 그 사이에 일본 다녀오려면 다녀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갈거냐 물으신다면, 전시회가 저를 부른다고 답하겠습니다. 꼭 가야하는 전시회가 등장하면 눈물을 흩뿌리며 달릴 겁니다. .. 물론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막히면야 어쩔 수 없겠지요.
맨 위의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처음 설정했던 기간도 성수기에 들어가 있는 걸 몰랐습니다. 어쩐지 공제 마일리지가 왕복 4만 5천 마일이더군요. 이상하다 싶어서 예약 다 마치고 결제까지 한 다음에 다시 성수기를 확인했더니, 기간이 성수기였습니다. 허허허허허. 당일 취소하면 취소수수료 등을 물지 않기 때문에 잽싸게 결제 취소하고 항공권을 다시 잡았더랬지요. 취소하려고 하니 알아서 그런 팝업이 뜹니다. 당일 취소는 카드 전표 매입 전이라 그런지 하여간 수수료 안 붙는다고요.
숙소는 아마도 자란으로 찾을 테고, 몇 곳을 골라두긴 했습니다. 원래는 무지호텔 긴자를 가려고 했는데 숙박비를 보고는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이 환상적인 숙소 가격이라니. 방 하나 가격이라 여럿이 가면 저렴하지만, 둘이 가는데도 저 가격이면 머리 아픕니다. 근처의 다른 숙소 가격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고요.
홈페이지에서 캡쳐해온 F룸의 가격이 그러한데 말입니다. 하하하하. 굉장히 로망의 방이긴 합니다. 모님은 아깝다고 펄쩍펄쩍 뛰시지만, 테이블의 존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저나 G는 꽤 좋아합니다. 공간문제로 호텔 방안에 저런 테이블이 따로 있는 곳은 드물거든요. 도쿄 아니라 다른 곳도 대체적으로 안 보입니다.ㅠ 있다면, 방이 크다는 것이니 다시 말해 숙소 가격도 높지요. 여기는 침대 놓인 모습을 생각하면 폭이 매우 좁긴 한데, 그래도 감안하고 버텨볼만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러기에도 1박에 38400엔은 너무 과합니다.(먼산) 이 가격으로 다른 호텔 들어가고 말죠.
호텔과 기타 등등의 이야기는 그 다음에 더. 항공권을 먼저 잡았으니 이제 남은건 천천히 코스 짜는 겁니다. 이번 여행은 절대 무리하고 싶지 않아요......... 체력이 달립니다....
사진은 가장 최근에 다녀온 일본여행 때, 공항에서 찍은 도라에몽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삿포로 여행으로, 신치토세공항이었지요. 다음 여행은 도쿄여행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잠정적으로 합의했지만 항공권 끊을 때까지, 아니, 출발할 때까지는 모르는 겁니다. 그 사이 일본에 확진자가 폭증해 외국인 관광객 입국 금지를 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으니까요.
어쨌건 어젯밤에 발표가 나긴 했나봅니다. 오늘 아침에 탐라가 잠시 시끌하더니, 뉴스에서도 공식적으로 발표했군요. 그리하여 그간 모아둔 통장 잔고를 보면서 여행 계획을 슬슬 짜려고 합니다. 어차피 가는 건 한 겨울이겠지만, 그래도 지금부터 준비해둬야 체력을 비축할 수 있습니다. 요 며칠 간의 비루한 체력을 생각하면 ... .. 아냐, 동행자인 G의 체력을 감안하면 지금의 체력이 적당한지도요? 하여간 자주 쉬더라도 편하게 가기 위해서는 일단 체력을 키워야 합니다. 크흑. 단백질 보충을 더 하고 영양제를 꼬박꼬박 챙겨먹으면서 해야죠. 그래야 한참 전의 이야기지만 강철의 키르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겁니다. 그 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절대 무리라고요. 걷다 보면 벌써 기력이 방전되어 나 쉬었다 갈게-를 되뇌일테니까요.
여행이 확정되면 그 때부터는 열심히 지를 물건을 생각해야지요. 원화 가치 폭락 상태를 생각하면 아마존 주문은 조금 포기하더라도, 다른 구입 물품 목록은 꾸준히 정리할 수 있으니. 아버지의 주문품도 신나게 구할 수 있습니다. 후후후.
무비자로 풀리면서 혹시 한국인은 제외를 외칠까 걱정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비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고. 항공권은 지금부터 준비하고, 숙소 제약이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해야겠네요. 설마 제약하진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ㅂ'a 지난번처럼 여행사로만 예약해서 외국인들의 동선 관리를 하겠다는 포부는 사라졌겠지요? 일일 5만명 입국제한도 풀었으니 그거 관리할 인력도 없을 텐데.
그러면 마음 놓고 자란으로 숙소 예약하면 되는 겁니다. 후후후후후후후. 쟈. 그럼 어느 숙소를 뽑아 볼까..?
잊고 있었는데, 일본은 한국의 보건의료에 해당하는 곳이 후생, 거기에 노동이 결합했군요. 한국은 보건과 복지의 결합.
오늘 발표된 일본의 1일 확진자 수는 1.5만을 조금 넘겼습니다.
누적으로 따지면 99만. 내일이면 누적 100만명 돌파겠네요. 원래는 1일 검사수가 궁금했지만 페이지를 둘러봐도 보이지 않길래 일단 멈춤. 총인구 1억 1천 기준으로 1.5만. 10만명 기준으로 따지면 12.4명 가량이라더군요. 최근 백신추가접종 관련 화제가 등장하면서 언급된 이스라엘의 3천명 이상은 좀 많긴 합니다. 거긴 2015년 기준으로 총인구 800만 가량입니다. 인구 출처는 다음백과사전.-ㅁ-
저 추이를 보고, 일본의 백신접종 상황을 생각하면 3년 뒤에도 갈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아니, 올해는 아예 못가고, 내년에도 무리고. 후년 겨울에는 가능할까 싶다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됩니다. COVID19도 변이가 알파, 베타, 델타에, 그 다음은 델타 플러스도 있고 복합 감염도 있으니 독감만큼이나 변종이 다양한 셈인데. 독감이 그러하듯 '그 시즌에 가장 유행할 것 같은 COVID19 변종의 백신'을 골라 맞추는 형태로 흐를려나 싶습니다. 메르스나 사스보다 감염력이 높고, 바이러스가 쉬는 때(...), 그러니까 감염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거의 없으니까요. 백신으로 막아내는 수밖에 없지.
G가 좋아해서 흘려 받은 도쿄쪽 브이로그. 에히메 현 도고온천에 놀러간 이야기가 있어서 문득 검색을 시작합니다.
에히메현이 귤로 유명하고 어쩌고 하는 걸 보면 시코쿠 쪽인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어떻게 가지? 분명 모님 부모님이 마츠야마 쪽 놀러갔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있는데.
라고 생각하고 검색했더니. 하.하.하.하. 아시아나도 대한항공도 취항을 안합니다. 아니, 마츠야마 쪽도 안가? 거긴 그래도 이름 있지 않아?
하기야 아시아나에서 운용하던 센다이 항공편도 취항은 하지만 항공편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는 취항지로 소개가 되지만 정작 항공편이 없다고요. 지금은 비자 문제도 있고, 관광목적의 방문 자체가 불가능하지요. 무비자 협정이 연장되지 않았고-그것도 정확히는 일본이 연장을 거부했고, 관광목적의 비자발급은 아예 안해주고 있을 테니까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하, 저 비자.-_-
취항지로 소개가 안되어 있다면 근처에서 이동하는 쪽이 나을 겁니다만.
그렇다면 시코쿠까지 가는데는 ... 오사카 쪽, 간사이 공항이 나을까요. 항공편이 아니라 기차로 움직인다면 신칸센일거고, 그렇다면 JR패스를 꺼내들어야 하는데.(먼산)
에잇. 도고온천 가느니 차라리 구마모토 쪽의 다른 온천을 찾아보는 쪽이 움직이기 나을 겁니다. 규슈 쪽은 항공편도 많으니 그나마 골라갈 수 있잖아요. 저건 신포도라고 우기며 다른 지역을 더 찾아보겠습니다. 흑흑흑.
참고로 영상에서는 나리타공항에서 항공으로 이동했습니다. 국내 이동이니까요. 한국에서도 시도할만은 하지만 음. 으음. G가 제게 저 영상을 줬을 때 중시한 부분은 온천 자체가 아니라 각 객실마다 있다는 노천탕이었으니까요.-ㅁ-a 그런 숙소가 있는지 찾는 쪽이 우선.
그렇게 잠시 헛소리를 좀 해봅니다. 그래요, 여행은 못가니 랜선여행으로라도 이렇게 계획을 짜는 겁니다.=ㅁ=
여행 망상은 일단 삿포로로 접습니다. 왜냐면, 그 외에는 그렇게 간절히 가고 싶은 도시가 없어서랍니다. 규슈도 가볼 생각은 있지만 딱히. 비행시간이 매우 짧아서 좋고, 배타고도 갈 수 있어 좋지만 규슈의 주 목적은 쇼핑입니다. 짧게 가서 신나게 상품 수령하고, 신나게 사오고-가 끝입니다. 돌아다니며 먹는 여행이라면 규슈보다는 다른 도시가 좋아요. 아니, 고베는 조금 생각해볼만 하지만. 고베 쪽 들어가서 숙소 찾아보고 있다가는 당장에 내 카드를 가져가!라고 외치며 항공권 결제를 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과장입니다.-ㅁ-/
자란에 들어가 삿포로 숙소를 보는데 광고 숙소가 먼저 올라와 있습니다. 라 젠트 스테이라는 곳이군요. 삿포로 역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궁금해서 들어가봅니다.
그랬는데, 생각보다 시설이 멋집니다. 시설이 좋은데다 특히, 몇몇 방들은 머물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이런 방. 다다미방이고 트윈이지만 침구를 붙여 놓았습니다. 이러면 L도 같이 자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L이 신나게 데굴데굴 굴러다니기에도 좋습니다. 폴짝폴짝 뛰어 다닐거예요, 아마. 거기에 작은 상이 있고 방석도 있고. 아이 데리고 가기에는 더더욱 좋아 보입니다.
..오늘은 다다미방인데도 간지럼증 이야기 안하는 이유는 오늘은 안 간지럽기 때문입니다. 엊그제는 가려워서 고생했거든요. 그 때와 지금의 차이는, 상자를 만졌냐 아니냐입니다. .. 그날도 골판지 상자 들었다 놓았으니까요. 그러니 팔뚝부터 허벅지, 뒷목까지 다 간지러웠고요.
방 이름도 저패니즈스타일트윈입니다. 같은 방에 더블룸도 있고, 더블룸의 가격이 조금 더 쌉니다. 조식 포함하면 대략 13000엔쯤이군요.
레지던셜 트윈. 여기는 장기 투숙도 가능하도록 소파와 주방 등이 함께 있습니다. 저 안쪽으로는 세탁기도 보이는군요. 사진은 예시일뿐, 다를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기대되는 방입니다.
그러나. 이 숙소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참 멋진데, 종합 평점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대략 4.4. 거기에 조식 평이 자란 기준 4.0이고요. 삿포로의 다른 숙소들 조식 평점을 생각하면 이 숙소의 평점이 매우 낮은 겁니다. 도쿄나 교토 등에 비하면 4.0은 준수하거나 평균 이상이지만, 삿포로를 기준으로 삼으면 다릅니다. 삿포로의 식재료를 생각하면 여기는 평균쯤?
그리고 욕실이 4.2입니다. 이 두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4.5정도입니다.
자란 평점이 이정도면 낮은 편이라 조용히 후순위로 내려뒀습니다. 그랬다는 이야기를 듣고 G가 한 마디 하네요.
"아니, 그래도 도쿄의 숙소에 비하면 점수 괜찮잖아."
그건 그렇습니다.'ㅂ'
삿포로 그랜드 호텔도 유명하더군요. 노포의 느낌이던데, 근처를 지나가면서도 몇 번 보았습니다. 삿포로 역보다는 아마, 삿포로 예전 청사 건물과 가까울 겁니다.
삿포로 그랜드 호텔의 최대 장점은 스타벅스가 1층이라는 겁니다. 삿포로 시내에 스타벅스가 두 곳이던가요. 삿포로 역에서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는 여기 1층에 있습니다. 근처를 지나갔다는 표현보다는 1층의 스타벅스에 방문했다가 더 옳은 표현이네요. 하지만 자란에서도 하이크라스 버튼이 붙어 있으니 방문할 엄두는 못냅니다. 랜선 여행은 가능하지만요.
괜찮은 방이 있나 이리저리 살폈는데, 아예 이렇게 식탁이 따로 있는 방도 있습니다. 트윈룸중에서도 큰 방입니다. 다만, 여기도 침대 둘의 공간이 떨어져 있어, 별도 침대를 요청해야할 겁니다.
삿포로 숙소를 검색할 때 자란에서 가장 위에 올라와 있는 호텔은 삿포로 그랜드지만, JR타워 호텔 닛코 삿포로의 순위도 높습니다.
저 여행기에 올라간 사진은 한국의 호텔인 네스트호텔이고, 중간에 등장한 팬케이크프렌치토스트가 바로 이 닛코 호텔 1층 로비에서 먹었던 겁니다. 지난 여행에서 미묘한 티타임을 가졌던 곳이라 재방문 의사는 없습니다만,
창밖의 풍경이 매우 좋으니 아주 약간 혹했습니다. 그러나 비싸고, 엑스트라 베드의 예시도 없네요. 그냥 트윈룸이라는 건데. 일단 조식은 자란 기준으로 4.8점입니다. 물론 자란 평점이 아주 신뢰할만 하냐 하면, 또 상대적이니까요. 그래도 이런 비싼 호텔의 조식이 점수도 높으면, 대체적으로 괜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음... 아마도요. 하지만 도전하기엔, 로비에서 먹었던 디저트의 충격이 너무 컸습니다. 가격은 높지 않았지만, 차라리 더 걷더라도 롯가테이 삿포로점에 가겠습니다.
자란의 안내 페이지를 훌훌 넘겨서 내려가보니 독특한 숙소가 보입니다. 온천료칸 유엔 삿포로라고요.
2인실이긴 하나 혼자 가서 묵고 싶습니다. 바닥에서 뒹굴뒹굴 굴러다니며 자기에 매우 좋군요. 만약 머무른다면 맨 오른쪽의 할리우드트윈이 좋겠네요. 두 침대가 나란히 있으니 L이 자기에도 무난합니다. 방 정원도 3명까지 가능하고요.
그러나 이런 방도 있습니다.
서양실, 더블입니다. 침대가 더블이라 혼자 간다면 편하게 쓸 수 있지만, 코너룸에 혼자라. 심심하죠. 그렇다고 G와 같이 가기에는 좁습니다. 연인을 위한 방이겠지만 그런 것 없으면, 혼자 가야죠.-ㅁ- 것이라고 표현하며 제 마음을 듬뿍 담았습니다.
랜선여행이니 비싼 방도 올려봅니다. 가든 스위트. 스위트룸인데 창밖으로 식물원이 보이나봅니다. 우오. 침대는 180cm 너비로 하나. 그러니까 킹 사이즈겠지요. 가족끼리 간다면 머물러볼만 합니다. L 데리고 가면 저기 창가에 매달려서 쿵쿵 뛸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스위트룸에는 노천탕이 붙어 있습니다. 가든 스위트에는 원형 노천탕이, 패밀리 스위트는 사각형 노천탕이 있습니다. 노천탕의 다른 부분은 사진이 없어 확인은 못했습니다. 가든 스위트는 최대 2명 숙박이나, 패밀리 스위트는 최대 4명까지 숙박이 가능합니다. 기본은 2명이지만 침구를 더 깔 수 있다는군요.
그러한데. 기묘한 의문이 하나.; 이 글은 어제부터 오늘에 걸쳐 작성했습니다. 사전 조사는 어제 대강 해두고, 오늘은 글 중심으로 덧붙였지요. 그리고 저는 어제 이 숙소에다가 "자란 기준 식사 평점이 4.6 근데 참가자가 52명임."이라고 짧게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63명. 하루만에 11명이 늘다니. 이벤트라도 했나요. 하기야 이 숙소도 Go to Travel 대상 숙소입니다.
숙소들 이야기를 꺼내뒀더니 G가 마음에 들어한 곳은 라 젠트였습니다. 유엔은 이 글 작성하고 던져 줘서 여행 부추기며 함께 물어보려 합니다. 양쪽 모두 나쁘지는 않으니. 일단 열심히 자금을 모으겠습니다. 잊지말고 내일은 적금 통장...!
에이스호텔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상황은 '원피스의 그 에이스를 모델로 한 호텔이 교토에 나왔는가?'였습니다. 그럴리가 없다며 검색해보니, 완전히 헛짚었네요. 에이스호텔은 미국에 기반을 둔 호텔입니다. 올해 교토에 새로 호텔을 열었으나, 그러하나 코로나19의 습격으로 오픈을 미루고, 가오픈을 하고 하다가 드디어 제대로 연 모양입니다.
또 가보고 싶은 숙소를 고르라면 파크 하야트 교토를 고를 겁니다. 교토의 맛은 료칸에서 즐긴다지만, 모종의 사유로 료칸은 좀........ 사유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라 더 그렇군요. 교토 여행도 혼자 가기보다는 G와 L이 함께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어린이가 끼어 있는 여행이라 료칸의 고즈넉한 분위기와는 안 어울리며, 전 료칸보다는 호텔을 선호하고, 무엇보다 제가 다다미방에서 잤다가 벌레에 물린 경험이 있어 그렇습니다. 올 여름부터 징하게 골판지 알레르기로 고생중이니 다다미방이라면 더 할 가능성이 있지요.
그래서 말인데, 이 산넨자카 하우스는 매우.... 그러니까 침대만 덜렁 있는 숙소에 익숙한 저도 매우 땡기는 풍경입니다. 교토라고 하면 떠올리는 그 풍경이 창 밖으로 보이니까요. 오른쪽의 히가시야마 하우스보다 풍경이 멋집니다.
그리고 우리, 가격은 묻지 맙시다. 이런 멋진 풍경은 사진으로만 고이 간직하고, 머무를 생각은 하지 않는 쪽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뭐, 매우 고급 숙소임에는 틀림없지만, 숙소의 가격을 듣는다면 그냥 한여름밤의 꿈으로 놔둘테니까요. 차라리 에이스호텔의 가격이 더 현실적일 겁니다.
아니 뭐, 포털 검색과정에서 350만원이라는 숫자가 스쳐지나갔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냥, 봐도 알잖아요.
이쪽의 하얏트 리젠시 교토는 버스 타고 지나다니면서 몇 번 보았습니다. 농담 같지만 농담이 아니라, 호텔 위치가 교토박물관 바로 맞은편이고 산쥬산겐도 근처라, 히가시야마쪽으로 가는 교토 버스는 대부분 이 앞을 지납니다. 기요미즈데라 갈 때도 거의 고정 코스였고요. 그 덕에 이 호텔은 오히려 익숙합니다.
스위트룸과 게스트룸이 있고, 스위트룸은 저렇게 창 밖으로 식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게스트룸은 방안을 광각으로 찍어 놓은 걸 보아하니 아마도 창밖 풍경이 보기 좋진 않나봅니다. 가장 풍경 좋은 스위트룸이 저거인듯 하고요.
자란 가격 기준으로 게스트룸은 1인당 1.7만엔부터 시작합니다. 세금 붙으니까 1.8만엔으로 보아도 되려나요. 아니, 조식 붙이면 2만엔을 가뿐히 넘습니다. 1인당. ... 그리고 스위트룸은 플랜이 왜 안보이는 걸까요. 아마도 홈페이지에서만 예약이 되나? 싶은데.
아니 뭐, 편하게 아이 데리고 가려면 레지던스 계통-그러니까 시타딘 교토 등으로 잡아도 나쁘진 않을 겁니다. 어쨌든 교토는 하얏트 숙소 둘을 보고는 조용히 발을 떼고 물러나도록 합니다. 너무 눈이 높아져서 다른 곳은 눈에 안 들어올 거라서요. 핫핫핫.;
여행을 갈 수 없으니 이런 가상여행이라도 꺼내듭니다. 가상여행의 부작용으로 지름신이 오실지도 모르지만 그건 지금의 제가 알바 아닙니다. 내일의 제가 해결할 문제지요.-ㅁ-
하여간.
머믈러 보고 싶은 숙소 1위는 호텔 무지입니다.
...
아니,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요. 물론 야마노우에 호텔처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호텔도 있긴 합니다. 일본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수많은 작가들이 이 호텔에 갇혀 원고를 써야 했다는데, 그 때문에 호텔 음식의 질이 아주 높답니다. 그 까다로운 작가들의 입맛을 맞춰야 했기 때문이라나요.
호텔 무지 이야기는 아예 포스팅 하나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긴자에 있고, 이토야에서 가까우며, 유락쵸까지 걸어갈 수 있는 범위 안이니 무지 대형 매장까지도 걸어갈 수는 있습니다. 체력은 조금 딸리겠네요. 그래도 긴자와 도쿄역 주변을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좋습니다. 꼬마와 같이 돌아다닐 때라면야 쉬엄 쉬엄 돌아다녀야겠지만, 그래도 주요 역들이 가깝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꼬마가 뛰어 놀 수 있는 거대한 공간들도 여럿 있고요. 도쿄역 앞 광장이라든지, 황거 앞 마당이라든지, 기타 등등.
혼자간다면 아마도 2층 침대 있는 방(左)을, G나 L과 함께 간다면 침구가 나란히 붙어 있는 방(右)을 잡을 겁니다. 전 셋이 갈 때도 저 이층침대가 좋지 않나 생각했지만, G가 반대합니다. 하기야 저 나이대의 아이들에게 주의력을 기대하는 일은 무리니까, 높은 확률로 계단에서 사고 칠 가능성이 높지요. 조금 더 나이 먹는다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 때가 되면 아예 베드 셋을 잡아야 할지도요? 아니, 그 때라면 그냥 2층이든 1층이든 G랑 붙어 자라고 던져 두면...(하략)
자란 기능 중에는 클립이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찍어서 저장해두는 것이니, 북마크나 즐겨찾기, 마음찍기와도 유사합니다. 거기에 저장해둔 숙소 중 자비아카사카미쓰케가 있더군요.
the b 赤坂見附. 이를 일본어로 표기하면 ビー あかさかみつけ입니다. 아카사카쪽은 숙소 잡아본 적이 없어서 방문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가구 수납 방법을 보고 홀딱 반했습니다.
사진은 둘다 자란에서 들고 왔습니다. 왼쪽의 수납장도 나무 색이 마음에 들지만, 자세히 보면 저 탁자가 좀 특이합니다.
오른쪽 사진을 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지요. 책상은 평송 접어 수납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는 겁니다. 매우 불편하게 생긴 의자도 그렇고 뭔가 로망을 자극합니다. 저 앞에 앉아 깃털펜으로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편지를 쓰는....!
옆에서는 아이패드로 게임 돌리는 주제에 그런 로망을 논하는군요. 흠흠. 잠시 반성해봅니다. 깃털펜은 잉크를 찍어 쓰다보니 사용하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사각사각이라는 소리도, 종이와 깃털대의 마찰로 나는 소리이니 몇 번 쓰다가는 칼로 깎아야겠지요. 로망이란 이런 불편함을 뒤에 숨기고 있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추가해두었던 숙소인 다이와로이넷호텔 긴자. 아마 여행 프로그램에서 이 호텔의 조식이 소개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도쿄의 조식이 맛있어도 홋카이도의 조식을 넘기는 어렵죠. 아니면 고베의 모 호텔 ... ... ... 그래서 도쿄의 조식은 그럭저럭 맛있기만 해도 감지덕지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니면 아예, 조식을 빼고 밖에 먹으러 나가기도 하고요.
어쨌건. 각 방의 사진을 둘러보다보니 의자가 눈에 들어오네요. 저거... 레이 임스 아닌가. 임스체어 알루미늄 시리즈였나,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ㅁ= 오오오. 비싼 호텔은 역시 다른가요.
ザ・ゲートホテル東京 by HULIC(THE GATE HOTEL 東京 by HULIC)은 오픈 전부터 봐뒀던 걸로 기억합니다. 올 초였나 작년인가 오픈했을 겁니다. 그 때 트위터에서 봤는지, 하여간 정보를 얻고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으나, 가격이 매우 높았습니다.
자란의 갤러리에 들어가서 확인하면 햇살 잘드는 매우 좋은날 찍은 모양인가 합니다. 햇살이 반짝 반짝 들어오고 매우 화사한 풍경이...... 라고 적고 보니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구름 많은 흐린 날인걸요. 거참 신기할세. 사진 보정을 과하게 넣은 건가요.
하여간 침구도 그렇고 분위기도 매우 좋아서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합니다. 다만 저렇게 창이 이웃한 두 벽에 다 있다는 건 이 방이 코너룸이라는 것이고, 일반 더블룸이나 트윈룸보다는 가격이 훨씬 비쌀 겁니다. 코너룸은 구조상 공간이 조금 더 넓게 꾸미기 마련이라서요.
일본여행 가서는 숙소에서 혼자 머무르며 굴러다니는 일이 많으니 숙소가 편해야 좋습니다. 기왕이면 방음 잘되고 침대가 편하고 근처에 맛있는 음식들이 많아서 포장해오기 좋은 .... 그러나 최근 몇 년 간의 위장 상태를 생각하면 많이 먹지는 못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