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을 어제 써야 후다닥 정리하고 끝냈을 건데, 여행 기록 수접을 두고 왔지 뭡니까. 그래서 지금 주섬주섬 찾아서 시간 순서대로 사진을 올려봅니다.

 

전시회 사진은 마침 정리해서 생협에 올려두었던 터라, 그걸 그대로 긁어다 올리겠습니다. 사진 크기를 줄여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사진 용량이 상당할 거라 그랬지요. 촬영은 아이폰14로 했습니다. 이전에는 여행 다닐 때 카메라를 따로 들고 다니며 촬영했지만, 허리가 아프고 보니 몸을 돌려 카메라를 꺼내서 촬영하는 일이 번거롭더라고요. 거기에 SE2에서 아이폰 14로 바꾼 뒤의 여행이기도 하니, 사진기 따로 들고 다닐 필요도 없었지요. 핸드폰 용량도 꽤 늘었거든요. 아. 사진 정리하는 걸 게을리 하면 안되는데, 잊지말고 필요 없는 사진들은 지워내야겠습니다.

 

 

집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해, 11시 40분 정도에 귀가했습니다. 들어와서는 캐리어 던져두고, 씻고 바로 잠이 들었던지라 정신 없었고요. 그리고는 그 다음날 다시 내려왔습니다. 월요일 출근해야하고 그 전에 집 정리하고 세탁기 돌리고 해야하니 휴일도 필요한 셈이었지요. 그래도 짐 챙겨 내려오기 전에 캐리어는 풀고 사진은 찍었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매우 야단치셨지만 그건 아버지가 야단 맞을 일을 만들었기 때문이고, 그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 풀지요.

 

앞서 몇 번 언급했던 것처럼 전시회가 있으면 가능한 챙겨보려고 하는 만화가가 둘 있습니다. 한 명은 하츠 아키코, 다른 한 명은 나리타 미나코입니다. 나리타 미나코의 25주년 기념 전시회였던가요, 긴자의 갤러리에서 했을 때는 신나게 쫓아가서 3일 동안 거의 날마다 들어가서 들여다 보았더랬습니다. 하츠 아키코의 전시회가 가나자와에서 열렸을 때는 교토에 놀러가서 마지막 날 오전에 가나자와를 후다닥 다녀왔고, 가와고에에서 열렸을 때도 부러 도쿄 여행을 잡아 다녀왔고요.

 

그래서 지지난 주에 하츠 아키코와 이토 준지의 합동 전시회 소식이 들렸을 때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절규했습니다. 체력이 안되는데!

 

9월에는 염증 치료, 그리고 9월 말에 갑자기 터진 허리 통증을 3주간 참다가, 결국 포기하고 10월에 3주간 통증의학과를 다녔습니다. 더 일찍 오지 그랬냐는 어머니의 질책에, 평소 그랬던 것처럼 그냥 쉽게 나을 거라 생각했다고 답했지요. 그 아픈 주사를 3주간 맞고는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실비 처리 다 하고 뻗었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허리가 100%는 아니었지요. 출발하기로 결정한 직후의 허리는 약 90%까지 올라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착각이었지요.

 

 

여행 전날인 금요일에 갑자기 허리 통증이 올라왔습니다. 출장 나오느라 오랫동안 앉아 있었던 것이 허리에 부담되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등에는 노트북이 들어 있었으니까요. 등에 착 달라붙는 가방을 쓰더라도 짐이 무거우면 안되는 겁니다.

그래서 출발 전날에는 모든 짐을 다 줄이고 가능한 가볍게 가기로 합니다. 어차피 캐리어 들고 가니까, 캐리어에 무거운 짐은 넣어버리면 된다고 생각했고요. 제일 걱정되었던 건 날씨였습니다. 한국은 영하 2도에서 4도 정도. 하지만 그날 교토의 낮기온은 12도라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덥죠. 겉옷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내내 고민하다가 그냥 코트를 입고 갔습니다. 대신 안에는 약간 도톰한 가디건을 입었고요. 여행 가서는 가디건은 캐리어에 넣어서, 던져뒀습니다.

 

인천공항에서 8시 출발하는 항공기를 탑승하는데, 오전 4시에 집에서 나와서 리무진버스 첫 차를 타고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2터미널(이하 T2)에는 5시 33분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는 건 아니고, 제가 수첩에 적어뒀으니까요.

 

이번에는 당일치기라 와이파이 도시락 예약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KT 로밍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상담원이 직접 당일치기로 예약을 해줬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수령, 김포공항에서 반납하는 것으로요. T2 3층의 인천공항 로밍센터는 6시부터 열리기 때문에, 1층으로 내려가서 수령해야합니다. 6시가 본격적인 업무 시작이라 그런지, 그 전에는 혼자서 업무를 보시더라고요. 하여간 6시 전에 수령해서 다시 3층으로 올라왔습니다.

 

 

출국장도 열리는 시간이 다릅니다. 2번 출국장이었나요, 출입문 기준 오른편에 있는 출국심사장은 오전 7시에 열립니다. 그래서 북적거리는 출국심사장을 통과해, 머리 위로 손 올리고 빙글빙글 돌리는 일까지 모두 마치고.... 6시 22분에 짐검사 마치고 바로 이어 자동 출국심사를 마친 뒤 한참 걸어서 게이트까지 갑니다. 그리고는 탑승 전까지, 읽어야 하는 책 한 권을 끝냈고요.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교토 도착 후에 찍은 하루카입니다.

 

서론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랜만에 간 간사이 공항은 많은 부분을 '관광객의 손을 빌려' 업무를 처리한다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사람은 바글바글하고요. 간사이 공항의 관광객도 많았지만, 애초에 하루카 탑승객 자체도 많았습니다. 그러니 공항의 JR 및 사철 환승 창구는 정신 없을만도 했고요. JR패스 등으로 교환하실 분들은 고생 좀 하실 겁니다.

 

일단 항공기의 출발이 20여 분 가량 늦었고, 10시 8분에 활주로에 착륙했습니다. 그리고 22분에 입국심사장에 도착했고, 34분에 지문찍기와 사진찍기를 했고, 43분에야 세관까지 완료했습니다. 지문찍기와 사진찍기는 외부 인력을 동원했고, 입국심사의 입력은 관광객의 손을 빌렸으며(비지트재팬웹), 세관 심사도 관광객의 손을 빌려서 간략 통과만 시키니 뭐. 이정도면 거의 최선의 시간이었을 겁니다.

 

예약은 대한항공에서 했지만 코드셰어가 아닌 일반 예약이었기에 기내식은 없었습니다. 지난 번에 일본 여행 갈 때는 코드셰어라 샌드위치는 나왔거든요. 이번엔 없었습니다. 그래서 항공기 내리자마자 일단 스타벅스를 찾고, 궁금했던 음식 두 종을 샀습니다. 그러고 JR 특급 하루카 티켓을 교환하고, 하루카에 탑승했고요.

 

 

미리 하루카 시간표를 알아두어서 생각보다는 시간의 여유를 두고 움직였습니다. 대강 30분마다 한 대 씩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저는 자유석에 앉았습니다.

 

B님이 미리 알려주신 사이트에서 티켓을 구입하면 이걸 역에서 교환해야합니다. 이게 좌충우돌하는 내용의 하나지만 그건 건너뛰고.; 키오스크에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영수증 형태나 티켓 형태로 나옵니다. 간사이공항에서는 영수증 형태였고, 교토역에서 뽑을 때는 신칸센 티켓과 같은 재질의 영수증 같은 것과 JR 티켓이 나오더라고요. 이걸로 지정석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저는 번거로워서 그냥 자유석을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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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간사이 공항 하루카 특급열차 티켓

지금 바로 KKday에서 일본 간사이 공항 하루카 특급열차 티켓을 예약하고 간사이 공항에서 신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까지 가장 빠르게 이동하세요! 전자 바우처를 제시하고 티켓을 교환한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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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사용방법은 보시면 아실 거고, 수고로움을 감수할만큼 가격이 저렴했습니다. 이거 그냥 생돈 내고 타려면 한참 많이 비쌉니다. 허허허허.

 

앗 그래서. 위의 핸드위치는 햄크림치즈화덕빵 샌드위치입니다. 어째 매번 부르는 이름이 바뀌는 듯하지만, 샌드위치식빵이 아니라 화덕빵을 쓴다고 일부러 화덕을 붙인 모양새라서요. 거기에 이번 시즌의 새로운 밀크티, 조이풀메들리티라떼도 구입했습니다. 샌드위치야, 파스트라미라 부르는 그 얇은 햄을 켜켜이 쌓은 사이에 크림치즈를 생각보다는 꽤 두껍게 발라서 괜찮았습니다. 물론 전체에 두껍게 바른 건 아니고 중심부 몇 군데에 턱턱턱 바른 모양새입니다. 딱 그 정도가 제 입에도 괜찮더라고요. 크림치즈가 더 많지도, 햄이 더 많지도 않은 적절한 상태입니다.

 

조이풀메들리는 차 자체에도 단향이 감돕니다. 마시고 나서 마리아주 프레르를 마신 뒤의 느낌과 닮았다고 생각했고요. 그 왜, 웨딩 임페리얼이었나. 저는 개인적으로 풍선껌향이라고 생각하는 쪽이지만(...) 이건 반쯤 농담이고요, 하여간 그런 느낌의 달달한 가향차인 모양입니다. 무난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테고요. 타조차이티라떼와는 맛이 꽤 많이 다릅니다.

 

 

 

교토에 도착한 시각이 12시를 넘긴 때였습니다. 12시 35분이라고 적어뒀네요. 우선 캐리어를 치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걸어가는데, 개찰구로 걸어가는 동안 만난 코인로커들은 모두 다 차있더랍니다. 그래서 특급 하루카의 승하차장인 31번홈으로 돌아가, 거기서 IC카드로 집어 넣었습니다.

 

이 때 사용한 스이카 카드를 도로 지갑에 넣어버리는 바람에, 나중에 찾을 때 한 바탕 '카드가 안 맞아!'라면서 당황했던 일이 있었지만 넘어갑시다.

스이카나 이코카 같은 현금 충전 카드로 결제하면 그 카드만 있으면 바로 꺼낼 수 있으나, 그 카드가 뭐였는지 잊으면 골치 아픕니다. 현금으로 지불하면 영수증의 숫자만 적으면 되고요.

 

 

교토는 구글맵으로 교통 확인이 되는 터라, 구글맵으로 전시장까지 가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이동했지요. 가는 도중에 잠시 내렸던 건 피크민 덕분이었습니다.

 

 

교토는 꽃으로 뒤덮여 있는데, 저~기 이상한 등불 같은게 보입니다.

 

 

 

 

닌텐도 교토. 방문객특전으로 1일 1회, 금화분(프레젠트 실)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페샬 스팟으로 아래를 향해 스와이프 해서 리워드를 손에 넣으세요!

 

 

 

아, 그럼요. 손에 넣어야죠.

 

 

 

 

방문해서 보니 마리오가 앉아 있긴 했습니다. 위치는 카라스마 시조의 다카시마야 백화점 안이었고요.

 

 

 

 

범위 안에 들어가면 반응이 옵니다. 이 때, 선택하고 아래로 끌어 내리는 동작을 하면 화분을 받을 수 있고요. 음, 하지만 키워낸 화분은 생각보다 예쁘지 않았습니다. 파랑이었는데, 머리에 방문 날짜가 달린 금색 딱지 혹은 태그를 달고 있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 닌텐도 본사라든지에도 뭔가 포켓몬 GO 이벤트가 있을법 한데, 없다는군요. 흐음. 다른 곳에는 조금 더 있을라나.

 

 

여기서부터는 갤러리까지 걸어갈 수 있는 범위라 설렁설렁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마침 피크민 커뮤니티 데이라 뱃지 받을 것도 있고 해서 열심히 걸어가면서 수많은 정수를 채집하고, 신나게 피크민들을 키우고.

 

 

 

 

여기서 스마트를 만날 줄은 몰랐지만, 일본은 아직도 스마트가 수입되긴 하나봅니다. 한국은 정식 수입사가 사업을 접었을걸요..?

 

 

점심을 안 먹었으니, 미리 생각해둔 밥집을 찾아서 다시 교토역으로 돌아갑니다. 가던 도중에 내려서 돈키호테에 들렀다가 찾는 물건들이 없어 실망하고, 포무노키를 찾아갑니다.

 

 

 

 

오믈렛 종류가 먹고 싶어서 미리 찾아보고 간거였고, 여기도 인력 많이 줄었더라고요. 주문은 손님이 태블릿PC로 골라서 하고, 음료수 바를 같이 주문했다면 셀프로 이용합니다. 그렇다보니 테이블 수는 많은데 접객 담당 직원은 수가 적더군요. 맛은 그냥 무난무난한 정도. 제가 들어가기 전에 5명 정도의 남학생들이 모여서 들어가는 걸 보고 그런 이미지인가 싶었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 사이제리아?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그래도 약간은 고급의 분위기가 있었는데 조금 다르군요.

오랜만에 맛봤으니 다음에는 더 맛있는 곳으로..'ㅠ'a

 

 

그 뒤의 사진은 없습니다. 포무노키는 요도바시 카메라 6층의 식당가에 있었고, 거기서 다시 교토역 방향으로 가다가 마츠모토 키요시를 발견하고 잽싸게 들어가 부탁받은 파스를 왕창 구입했습니다. 제 몫이랑 G의 몫 포함해서요. 돈키호테에서 사온 과자와 이 때 산 파스가 G의 몫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의 스타벅스에 들어가 어머니께 주문받은 이탈리안 로스트 비아 세 통 구입. 더 사와야 했는데 덜 사왔고, 이건 다음 여행 때 사오기로 했고요. 하하하;ㅂ;

 

 

 

그리고 최종까지 찾지 못했던 술은 이세탄 지하에서 만났습니다. 교토역 이세탄 지하의 술 중에 아버지가 찾는 구보타 만쥬가 있었습니다. 원래 주문하셨던 건 720ml의 작은 병으로 한 병에 5천엔인가 했다는데, 이건 1.8리터에 9900엔이었습니다. 두 병 사오라고 하셨던 걸 작은게 안 보인다고 큰 거 한 병으로 타협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게 어머니 분노의 시작이었지요.

당일치기로 다녀오는데, 거기에 술 주문한 것도 그렇고. 거기에 술이 1.8리터이니 짐작하시겠지만, 정종댓자 병 크기였습니다. 앞서 허리가 안 좋았다고 적었잖아요. 그거까지 걸리니 아버지가 어머니께 혼날만 했죠. 참고로 집에서 술 즐기는 사람은 아버지와 앤디뿐. 저나 G는 가끔 마시지만 맥주 정도고, 어머니도 썩 즐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본인이 좋아하니까 가족모임 할 때 저 병을 까서...! 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하하하하. 하.

 

 

 

 

그래서 하루카 탑승 승강장에서 열심히 테트리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기내용 캐리어에, 저 1.8리터짜리 술을 무릎담요로 둘둘 말아 싸고, 거기에 크리스마스 블렌드 드립백 두 통과 이탈리안 로스트 비아 세 통, G에게 줄 간식들과 파스들.

 

그럼 네 몫은 무엇인가?

 

 

 

귀국편은 대한항공이었습니다. 거기서 기내면세점 상품을 보고 고민하다가 구입한 것이 두 종입니다. 하나는 지난 여행에서도 구입했던 CACAOCAT(카카오캣)의 크리스마스 버전 캔, 그리고 카카오캣 랑그드샤 두 종. 그리고 전시회 관람하면서 나온 엽서와 클리어 파일이요. 클리어파일은 온전히 제 몫이고, 엽서는 선물용입니다. 이건 생협 모임 때 뿌리려고 왕창 사왔고, 두 종입니다. 하나는 동양화풍 두 꼬마, 다른 하나는 렌과 빌헬름.

 

네 통 사온 파스 중 한 통은 제 몫입니다. 지금도 허리에 파스 붙이고 있다가, 피부발진이 올라오는 느낌이라 떼어내고 잠시 쉬는 중입니다. 이건 마취제 느낌이 조금 더 나는 터라 생각보다 효과가 좋더라고요. 오늘도 원래 일정 있었던 걸 건강 문제로 포기하고 얌전히 집에서 쉬는 중입니다. 하....

 

 

오늘치 다 썼으니 일단 정리하고, 크리스마스 선물 뭘로 할지 고민해야죠. 아차. 일용할 매일우유도 미리 주문해둬야!

 

 

 

 

덧붙임.

 

 

 

돌아올 때는 기내식이 있었습니다. 일단 받아서 열심히 먹다가 생각해보니, 이거 생선이네요. 생선. 갑자기 헛웃음이 터져나오더랍니다. 아, 그렇지. 중국으로 들어가던 일본산 해산물의 수출이 모두 막혔지. 그래서 97% 수요 감소했지. 그러니 기내식으로 생선 넣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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