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인지 불행인지 실제 여행을 가게 된 두 사람-각각 MC, SC로 지칭-은 교토여행이 처음입니다. 그러니 여행 코스는 상대적으로 편하게 짤 수 있지요. 업무 폭탄이 떨어져 여행을 못간 DB는 교토를 돌아본 적이 있어 주요 유적지는 갔다고 하지만 다른 둘은 그렇지 않으니 명승지를 골라 가면 됩니다. 사실 DB는 그래서 여행을 상대적으로 쉽게 포기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미 가본 곳이고, 안 갔다고 해도 그 다음에 가도 된다는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키의 짐작일뿐이고 진짜 어떤지는 모릅니다. 추측이니까요.


어쨌건 키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주요코스를 이틀로 나눴습니다. 도착한 첫날은 일단 아라시야마. 점심 즈음 교토에 도착할 것으로 생각하면 아라시야마에 가서 두부를 먹고 구경하면 되겠다 싶습니다. 그러고 시간되면 교토역 둘러보고요.

이틀째는 동산에 있는 유명한, 자살희망자가 많기로 유명한 곳에 갔다가 그 아래 언덕 두 개를 지나 기온으로 나와, 유명한 시장에 가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설렁설렁 가는 거죠.

사흘째는 그보다 북쪽에 있는 유명한 은색 절을 갔다가 산책로를 걷고, 기독교계 대학교에 들렀다가 그 다음 일정을 결정하자 싶었습니다. 하여간 여행 일정은 대체적으로 느슨하게 잡고 다른 분들이 어디를 가고 싶어하는지 맞춰 가기로 했습니다.


네. 이번에도 집사는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팝니다. 일정은 그 때 그 때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생각보다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그 때마다 대응을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 당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혼자 다닐 때는 내킬 때 숙소 들어와 쉬고, 내킬 때 카페 들어가고 하면 되니까요.





빌린 모뎀을 들고 기다려 만나서, 셀프 체크인을 하고 제 가방만 수화물로 부칩니다. 다른 사람들은 기내용 가방을 가져왔더군요. 아침 일찍 출발하는 건데도 사람이 많습니다. 오전 6시. 아직 잠자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왜이리 북적북적한가요. 하여간 키는 정신 없는 분들을 이끌고 일단 롯데면세점에서 상품을 인도 받고 신라면세점에 들릅니다. SC님의 동생이 향수를 부탁했는데 그게 이 매장에만 있는 모양입니다. 그냥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것이 편하지 않나 생각하지만 그런 것에 익숙한 분이 아니니까요. 눈이 좋다는 평을 가끔 듣는 키는 면세품 인도장에서 신라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견하고 건넵니다. 100달러 이상이라 그 자리에서 1만원 할인 받을 수 있어요.

이차저차 면세점에서 구입하는데 시간이 걸려 시계를 보니 탑승 시작 20분 전입니다. 빵집에 줄을 서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얻어먹습니다. 지금까지 고생했으니 두 분이 집사를 긍휼히 여겨 사주는 것쯤은 얻어먹어도 됩니다. 맛은 딱 파리빵집맛이네요. 하지만 탑승 시작이 된 터라 서둘러 먹고 서둘러 마시고는 항공기에 탑승합니다.



항공기는 자리배치가 2-4-2입니다. 가운데 4에 셋이 나란히 앉습니다. 면세점 카탈로그가 굉장히 두껍네요. 살 것은 없지만 언젠가는 사고 싶다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그것이랑 관계 없고요. 나중에 발렌타인 30년산은 한 병 사보고 싶습니다. 부모님 드릴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몫으로요. 술 마시지도 못하면서 괜히 그런 생각을 하며 키는 들뜹니다. 사실 키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여행 전, 공항에서는 살짝 들떠 있지 않나요. 음, 뭐라고 해야하나. runner's high나 sugar high처럼 살짝 머리가 도는 겁니다.




그 와중에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저렴하나 싶어서 찍은 사진. 하지만 키는 스타워즈의 팬이 아니니 그냥 사진으로 만족합니다.






마음이 급해 기내식 사진이 흔들렸습니다. 아주 차가운 샌드위치네요. 오른쪽의 T 얼굴에 가려진 부분에는 작게 자른 감자를 익혀 버무린 감자샐러드가 있습니다. 으깬 감자가 아니라 감자의 아삭거림이 살아 있습니다. 샌드위치는 오이와 토마토, 햄치즈였다고 기억합니다. 오렌지 주스는 단번에 들이켰지요. 물도 챙기고 커피도 마십니다.

그 와중에 키 옆에 있던 MC가 중얼거립니다. '이런, 또 샌드위치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샌드위치 안 먹을걸.'

파리빵집에서 산 것이 샌드위치였거든요. 오랜만에 타는 비행기라 잊고 있었는데 샌드위치가 이렇게 나올줄은 몰랐습니다. 기내식으로 간식빵이 나올 거라 말할 걸 그랬나요.(키무룩)



여행 가기 전에 M님이 팁을 주셨습니다. 간사이공항에서 녹색창구 2층에 외국인 전용창구가 따로 있다고요. 이코카하루카를 사려면 2층으로 가야한다고 합니다. 가방 들고 올라가기는 어려우니 아래에 캐리어를 두고 올라가라 이야기도 하셨지요.

일단 간사이공항 입국수속의 줄은 길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뛰어서 생각보다는 빨리 입국수속을 받습니다. 수화물은 얌전히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걸 끌고 입국 수속하고, 다시 또 열심히 뛰어서 녹색창구에 닿습니다. 11시 조금 전. 음, 하루카는 한 시간에 한 대 정도만 있고 오래 기다려야 하니까 가능한 빨리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하여 키는 두 분께 캐리어를 맡기고 2층으로 뛰어 올라가 카드 세 장을 구입해 옵니다. 미리 물어서 키티를 받을지 일본 전통 그림으로 받을지 확인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지나 카드를 무사히 구입하고는 내려옵니다. 11시. 휴우. 11시 16분 열차는 놓치지 않겠네요.




자유석 칸도 사람이 많습니다. 일단 되는대로 자리에 앉아 기다립니다. 키는 와이파이 모뎀을 켜고 일행에게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가르쳐줍니다. 인천공항에서 미리 일러둔 덕분에 두 사람은 로밍 없이 와이파이를 사용하기로 합니다. 음, 근데 제대로 썼는지 모르겠어요. 핸드폰 설정을 바꿨으니 그랬을 거라 믿는 수밖에 없지요.

하여간 메일 보낼 때 와이파이 모뎀 들고 간다는 이야기도 썼지만 그게 뭐였는지 모른 모양입니다. 자동 로밍이 되느냐 물었으니 말입니다. 키는 기억을 더듬어 데이터가 문제고, 그건 와이파이만 사용하는 것으로 설정을 바꾸면 되고, 그러면 문자와 통화요금만 챙기면 된다고 가르쳐 줍니다.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여행 갈 때 키가 자기 핸드폰을 로밍해서 들고 간 것은 기억에 없습니다. 여행만 나가면 핸드폰을 꺼두니까요. 핸드폰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이코카하루카를 사겠다고 결심한 것은 하루카 왕복권에 이코카, 즉 한국의 티머니카드 같은 것을 주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찍어보니 카드에는 1500엔이 들어 있더군요. 여행 다니는 동안 버스 1일권도 안쓰고 카드를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 다시 다루지요.



숙소에 체크인합니다. 숙소 사진은 미처 찍지 못했지만 교토역 바로 앞에 있는 호텔입니다. 뉴한큐, 혹은 신한큐. 도착 시각이 오후 1시 경이어서 일렀던 지라 아직 체크인은 안된다길래 짐을 맡깁니다. 그리고 아마존에서 주문해 호텔에 도착한 짐들도 확인합니다. 아마존 주문 중 날짜가 간당간당해서 키를 걱정하게 만들었던 것도 다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키는 도착해서 체크인할 때도 분리 주문되어 날아온 물건들이 어떤 건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어질어질합니다. 그도 그런 것이 주문자는 셋, 주문품은 주문자에 따라 G1+J(1+1)+P(1+1+1+1)로 나뉘었거든요. 부탁받은 것이 하나 더 있었고, 각각을 수령지에 따라 나누면 M1+(G1+J1)+(J1+P1+P1+P1)입니다. P1 중 하나는 주문품이 여행 기간 중에 도착할 것 같지 않아서 취소해서 사라졌습니다. 키가 여행 전에 물품 주문 건으로 머리를 싸맸던 것도 저 복잡한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건 괜찮은데 P의 주문품은 총 15종에 네 곳에서 주문 확인 메일을 받았습니다. G는 두 곳, J는 두 곳. M님의 몫은 아예 따로 주문을 하셔서 저는 찾는 것만 했습니다.


하여간 호텔에서 받아야 했던 J1+P1×3은 전부 도착했습니다. 네 개의 택배 상자를 확인하고 짐을 맡긴 뒤, 잠시 쉬었다가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멀리 가지 말고 그냥 교토역 쪽에서 해결하자 싶어 교토역 앞 지하, 포루타로 갑니다.



나중에 MC가 언급한대로 교토역 지하의 포루타는 교토나 간사이 지역에서 먹을만한 음식을 편하게 모아 놓은 곳에 가깝습니다. 돌아다니며 괜찮은 것을 고르자고 합의했는데, 그 때까지 밀가루만 먹었으니 이번에는 밥을 먹자고 MC가 말합니다. 충실한 집사답게, 키는 지하의 음식점 안내 그림판을 보고 하나 하나 통역합니다. 여기는 함박스테이크, 여기는 라멘, 여기는 가격이 조금 비싸고요, 여기는 돈가스. 근데 여기 도요테가 있네요. 코요테가 아니라 도요테. 물론 실제 발음은 다르지만 오사카에서 유명한 그 가게말입니다. 키가 여기 괜찮을 것 같다고 함박스테이크와 밥이 나올 거라 추천하자 다른 곳은 적절한 대안이 안된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동합니다.





그러고 보면 포루타에서 밥을 먹은 것은 한 번 정도라 여기가 들어와 있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사람이 많아 기다리면서 음식 모형을 보고 각각을 설명하고 안내합니다. 이것이 집사의 자세! 세트메뉴와 단품이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합니다. 하지만 모시는 분들이 묻는 모든 것에 대답할 수는 없습니다. 키도 도요테는 처음이니까요.



3명이라고 이야기하고 조금 기다리니 자리로 안내합니다. 10-15분? 그 정도 기다렸나봅니다. 자리 잡고 앉아 각각의 주문을 확인하고, MC와 SC가 도요테 정식을 고를 때 토마토찜함박을 선택합니다. 피곤해서 그런지 조금 스튜 같은 것이 먹고 싶었거든요. 직원을 불러 주문하는 것도, 그리고 빵과 밥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도 키의 몫입니다. 일행은 한자를 읽을 줄은 알지만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것은 키뿐입니다. 키의 일본어 수준이 얼마냐고 MC가 묻기도 했는데 솔직히 잘 모릅니다. 그냥 중간 정도라고 생각할뿐이지요.






일본어를 듣고 해석해서 대응하는 것은 총무이자 가이드인 키의 몫입니다. 공동비용도 모두 키가 사전에 환전해서 쥐고 있고, 각각의 개인비용만 들고 왔으니 문제 없습니다. 넉넉하게 엔화를 들고 가 혹시 더 필요하다면 환전도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다행히 그 사이 엔화가 올라서 개인 환전을 해도 손해보는 일은 없었습니다. 950 고정 환율로 바꿔줬거든요. 그래봐야 MC만 두 번 환전했습니다.






런치 세트를 주문한 터라 토마토가 나옵니다. 이게 전채인데 구성이 참 재미있습니다. 바닥에는 참치를 넣은건가 싶은 마요네즈샐러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껍질 벗긴 차가운 토마토를 앉히고 케찹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를 뿌립니다. 근데 이게 아주 맛있네요. 토마토가 찰진 것이, 입에서 차갑게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충분히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합니다.





잠시 뒤 나온 도요테 함박. 구운 감자와 채소, 포일로 포장한 고기가 나옵니다. 내오는 직원이 뜨거우니 포일을 칼로 자르라는 것도 잊지 않고 번역해 알려줍니다. 그 뒤에도 내내 키는 음식점 통역을 맡았지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문도 도맡습니다. 들어갈 때 몇 사람인지, 들어가서 메뉴 결정한 것 직원 불러 전달하고, 음식 나오면 누구 음식인지 정리하고, 마지막의 계산까지. 아, 물론 계산 후에는 영수증 모아 수첩에 적어두었다가 정산용 엑셀파엘에 정리합니다. 뭐, 혼자 여행할 때도 하는 일이니 가이드가 되어서도 합니다. 총무 겸 집사니까 당연히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조금은 씁쓸합니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행복합니다. 다른 두 분은 밥을 시켰지만 키는 빵을 시킵니다. 나온 음식을 보고 다른 분은 '또 빵?'이냐며 놀라는데 키는 밀가루를 선호합니다. 그런 고로 빵을 무시하는 어느 혼자미식가™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토마토소스에 넣고 찐 함박 스테이크는 당연히 맛있습니다. 새콤한 토마토 소스, 그리고 한 면만 익힌 달걀프라이. 이 둘의 조합은 최고입니다! 참 맛있게 잘 먹었지요.




그리고는 여기서 느긋하게 수다를 떨다보니 두 시를 훌쩍 넘겼습니다. 이제 슬슬 다음 장소로 이동할 시간이니 집사인 키는 두 분을 안내하여 교토역으로 들어갑니다.



(계속)




덧붙임.

읽어보시면서 대강 느끼시겠지만 키는 집사니까 당연히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즉, 동행인이 말하지 않아도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그게 사실은 포인트이자 문제죠.


이 제목이 무엇의 오마쥬인지 아시는 분은 나이가 좀 있으신 분입니다. 『Key the metal idol』이란 옛 애니메이션이 있었지요. 그리 행복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기억하는데 본 적이 없으니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여행을 마무리 지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무언가를 잡아채고 보니 저거더군요. 철의 집사, Kirnan. 하지만 다 쓰면 기니까 줄였습니다. 거기에 원래 집사는 butler보다는 steward가 맞겠지만 운율을 맞추다보니 그리 되었네요.



동행자들이 혹시 보게 될지 몰라 이하의 모든 여행기는 가게와 일정을 적절히 돌려씁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댓글 주시면 덧글로 달아놓겠습니다. 어차피 유명한 가게들이니 묻지 않으시고 적절히 검색하셔도 나옵니다. 그리고 저는 이 글에서 Metal Butler인 Ki, 키가 됩니다. 모쪼록 즐기옵소서.





여행의 발단은 1년 전이었습니다. 1년 전, 예전 직장 동료들과 모인 자리에서 여행 같이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하여 모임의 막내인 키가 총무를 맡아 적금을 들기로 하고, 장소 등은 이후에 결정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막상 장소 결정할 때가 되자 키는 저도 모르게 자주 다녔던 간사이, 그 중 교토를 장소로 잡습니다. 3박 4일의 일정으로 하고, 아침 비행기로 출국, 귀국을 하기도 하면 실제 쓰는 것은 약 3일이지요. 평소 잘 짜는 코스로 해서 잡아 들이밀자 다들 바쁜 일이 있던 터라 결정권은 맡기겠다고 하여 키가 전체 여행 계획도 맡습니다. 이것이 무덤으로 들어가는 고속도로였다는 것을 몰랐던 겁니다. 아니, 그 때는 그게 터널일지 무덤일지도 몰랐지요. 원래 다 그런 겁니다.



교토 3박 4일. 그리고 항공권도 미리 골라 놓습니다. 처음에 가기로 한 인원에서 한 명 줄어 항공권 예약은 넷만 합니다. 넷이 되어도 그 중 키가 막내라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몇 개월에 한 번씩 입금 금액과 적금 금액에 대한 알림 메일을 보내고, 만기가 될 때쯤 항공권을 예약합니다. 하지만 예약하면 뭐하나요. 여권정보가 모이지 않았는 걸요. 그래서 서둘러 연락을 취해 여권 정보를 모으지만, 여권을 찍어 메일로 보내면 될 걸 그렇지 않아 골치 아픈 일이 발생합니다. 그런 저런 일들을 다 뒤로하고 간신히 항공권 예약을 했는데, 출발을 한 달 하고 얼마 남긴 시점에서 한 명이 사정이 생겼다며 취소를 합니다. 다행은 아닙니다. 항공권 취소시 3만원이 아니라 그 몇 배되는 수수료를 물어야 했거든요. 수수료를 제외하고 보낸 뒤에도 트윈 두 실을 잡았던 걸 트리플 하나로 다시 수정합니다. 트윈 두 실 예약할 때도 취소한 그 분-DB라고 해두죠-이 숙소가 더 저렴한 곳을 찾는다거나, 대욕장이 있는 곳을 찾는 통에 조금 골치가 아팠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날 아침 비행기라 9시까지 공항에 가야하고, 하루카의 배차 시간이나 아침에 타고 가는 것을 감안하면 절대로 교토역 앞에 있는 숙소여야 합니다.

그 숙소 예약도 마지막 날은 조식을 안 먹으니 조식 먹는 걸로 이틀, 안 먹는 것으로 하루. 이렇게 예약을 따로따로 합니다. 당연히 앞서 예약한 트윈도 그랬습니다. 키 스스로가 고생을 자처한 것이니 뭐라 하나요. 매번 예약할 때마다 호텔 사진과 가격 정보를 비교해서 보내고 허락을 구합니다.


솔직히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메일을 매번 받고 읽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보의 홍수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말입니다...


"솔직히 말해 메일 다 안 봤다? 여행 오기 전날 몰아서 한 번에 다 봤어."

"나도 그래요. 마지막에 출력해서 다 훑어 봤지."


란 말을 들으면 허탈합니다. 말하는 사람은 고맙다는 말을 저렇게 돌려 하는 건지 모르지만 듣는 사람은 기운 빠집니다. 하지만 기운 내라고 보낸 것도 아니고, 키 스스로가 자처한 거니까요. 그러면서 키는 점점 집사로 거듭납니다. 이걸 성장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개인 환전 엔화는 알아서라는 것은 기본이라 생각했는데 마지막까지 물어오는 분-MC라고 해두죠-이 있네요. 아침 6시에 인천공항에서 보자고 했더니 메일 보내고 한참 뒤에 전화해서는 '인천공항 철도는 5시 40분 출발인데?'라고 하시네요. 키는 집사니까 충실하게 그 분이 타는 정류장을 물어보고는 언제 버스가 지나가는지 확인해서 메일 주겠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답변 메일에서는 몇 번 버스인지, 버스 정류장이 어딘지, 차고지에서 첫 차가 몇 시에 가는지 알려줍니다. 그리고 키는 답장으로 '최고!'라는 답변을 받고는 헤벌쭉 웃습니다.




그리고 키의 고행은 시작됩니다.(먼산)






덧붙임.

여행기는 위의 글처럼 기술합니다. 마지막 날의 일정에는 어머니가 파악한 '네가 이 여행에서 탈력한 이유'가 등장할 겁니다. 그 이유를 들으니 이해가 되더군요. 그리고 두 번 다시 이러면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9시까지 공항에 가면 되겠다 싶어 쇼핑할 겸 일찍 0715 하루카를 타려했는데 말입니다.... 차량 트러블로 운행준지. 이야아아아!


덕분에 0749 하루카는 만석에 입석이군요.


오늘도 무사히. 안 가려던 아라시야마를 두부 요리 때문에 가는건 내키지 않지만, 막내는 따라갈뿐입니다. 혹자는 이걸 시다바리라고 하죠.


그 분ㅡㄹ이 이 블로그의 정체를 아시년 안되는데 말입니다. 저, 해우소가 필요하다니까요?

그리고 오늘도 무사히. 오늘은 저녁 안 먹으렵니다. 아침에 부었어요.ㅠ

귀가 아픈 것이.... 오늘은 감기약 먹고 자렵니다. 오사카는 덥더니 교토는 추워요. 구름이 있어 서늘한....


건물만 얼핏 보면 어디 대학교 건물이거나, 학교 건물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경복궁 옆집입니다. 길 건너 있는 국립서울현대미술관 서울관이거든요. 전 이 건물만 보면 GS건설의 화재랑 그 뒷담화가...(거기까지)


하여간 건물 자체는 꽤 멋집니다. 낮은 건물인데 층고를 높게 잡아 그런지 면적 자체가 넓어 그런지 크게 느껴지는 점, 키가 작아 안정감 있게 다가오는 점, 그리고 연수가 되어 보이는 느낌의 붉은 벽돌을 써서 부담스럽지 않게, 그러면서도 익숙하게 다가오는 점이 좋더군요. 역시 이 주변에는 호텔 같은 것이 아니라 이런 야트막한 건물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거기에 같은 붉은 벽돌이라도 빨갛고 반짝반짝하지 않다는 게 더더욱 좋아요./ㅅ/



하지만 볼 때마다 학교?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



현대미술은 취향이 아니기도 하고, 이 주변은 갈 일이 없어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ㅅ+

구입기도 같이 올릴까 했는데 평소 올리는 글 분량을 생각하면 분리해도 되겠다 싶어서 본 것만 올려봅니다. 어제, 그러니까 토요일 아침에 다녀왔고요. 작년에는 9시에 출발했더니 10시 넘어 삼성역에 도착한 터라 이번엔 30분 일찍 갔더니만 생각보다 너무 빨리 도착했습니다. 대신 입장이 빨라서 작년에는 줄이 길어 포기한 일킬로커피의 커피도 구입했습니다.



이번에는 코엑스의 ABCD관을 전부 썼습니다. 3층에 있는 C관과 D관. 1층에 있는 B관과 A관. C관에 들어갔다가 D관 갔다가, 다시 B관, A관 순으로 갑니다. 3층은 커피 관련 도구와 상품을 판매하고 1층은 차와 디저트, 그 외의 카페용품을 전시합니다. 이렇게 확실하게 나눠 놓으니 한 쪽에만 관심있는 사람들은 돌아보기 좋겠더라고요. 참고로 평소 운동하는 속도로 걸었더니 쇼핑시간 제외하고 전체 둘러보는데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작년보다 관이 하나 더 늘어서 그런지 피로도는 더하고, 사람이 많아서 그것도 힘들더라고요. 그나마 입장시간에 맞춰 입장을 했기 때문에 덜 사람들에게 시달렸고 물건도 품절 없이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퍼블릭데이 개장에 맞춰 간 셈이니까요.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줄이 짧아서 들어가자마자 바로 줄을 섰는데, 뭔가 했더니 100g 봉투에 담아 놓은 커피 5종인지 6종인지를 봉지당 1천원에 판매하더군요. 다만 1인당 2개까지 구입할 수 있고 입장권의 바코드를 찍는지라 두 번 구입하는 것은 안되더랍니다.

콜롬비아, 동티모르, 르완다, 에티오피아, 케냐, 인도네시아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동티모르랑 케냐를 골랐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달에 구입한 걸 아직도 마시고 있거든요. 냉장고가 있으니 가능한 이야기. 하하하.





카페뮤제오 온라인샵에서 보고 멋지다 생각했던 밸런싱 사이폰. 하지만 사이폰은 유리제품이라 못씁니다. 전 유리제품과 상성이 그리 좋지 않아요. 도자기도 그렇지만 설거지할 때마다 깰까 무섭습니다.






이건 마지팬. 장식이 참 멋집니다. 하지만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이건 시식하라고 해서 건네 받은 요거트 아이스크림. 요거트를 그대로 얼렸다고 하는데 약간 텁텁한 맛이 없지 않아 있긔...?;





작년에도 보았던 핸드페인팅 커피 도구와 컵 세트.






더치기구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뒤에 보이는 것은 종이 공예 진짜 멋지더군요....






이쪽은 D관.

여기서 커피 250g 한 봉지를 구입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아체 가요. 만델링은 매번 봤고 토라자도 종종 마시지만 아체 이름을 달고 나온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여긴 홍차. 아마도 B관일걸요? 이름이나 로고가 재미있어 찍었습니다.




여기도 B관인가. 포슬린도 몇 곳 나왔더군요.





트와이닝 포트도 있고 호박 포트도 있고 스칸돌렛도 있고. 하지만 티포트는 이제 그만. 쓰기 편한 걸로 치면 무인양품이 제일 낫습니다. 부담 없이 사서 쓸 수 있고 뚜껑이 깨져도 따로 살 수 있으니까요.






트와이닝 작년 한정 스페셜 블렌드인데 실물은 이번에 처음 보았습니다. 15만원으로 들어왔지만 여기서는 7만원에 판매. 그리고 온라인매장들에서는 7만 5천원에 판매합니다. 구입할까 고민하던 때도 있었지만 자금 사정으로 포기했지요. 지금도 조금 고민하고 있지만 거기까지. 으으음. 요즘 한 주에 홍차 5g을 소비할까 말까 하는 수준이라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도 밀크티라니까요.






이쪽은 공방이나 개인 작품을 들고 나온 것 같던데.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체크무늬 같은게 살짝 눈에 들어왔지만... 거기까지. 저 줄무늬는 약간 굵게 찍은 점이 모여 선으로 보이는 겁니다. 점묘법..?






제가 가지고 싶었던 소꿉놀이 세트. 저기 보이는 콩나물은 케이블 묶는 선으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 사줄만한 조카만 있었어도 덥석... (...)






간판 글씨가 흔들렸지만 아마 Chocolate Factory일겁니다. 왜 사진을 찍었냐면...




100g당 800원이었나. 가격이 상당히 멋졌습니다. 하지만 참았습니다. 식이조절에 아주 큰 장애가 되니까요.

참고로 맨 아랫단 맨 왼쪽에 있는 컵은 피넛버터컵입니다.






그 옆에는 이런 사과가 한 가득. 미국식 디저트라 생각해도 되죠?





조단 그라놀라는 1+1 행사중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역시 고이 마음을 접었고.






곤트란 셰리에도 있었습니다. 크로아상과 사과파이를 들고 왔는데 가격이 얼마더라. 하여간 현대백화점에서 먹은 것보다 맛이 덜한 것 같긴 한데 거기가 또 본점보다 맛이 떨어진다고 하니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본점을 가볼 생각입니다. 어디까지나 기회가 되면, 이니까 가지 않은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만.;






폭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게다가 피아트라고요! 옆에 있는 것이 SMEG, 스메그라는 엄청나게 비싼 냉장고니까 이것도 같은 브랜드겠지요.






냉장고 안에는 와인이 한가득. 저 아래 쪽에는 모에 샹동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이건 그냥 냉장고가 아니라 와인셀러인가.






작년에도 보았던 반짝반짝한 에스프레소 머신.




그보다 작은 은색이랑 그 외 다른 머신도 여럿 보이더랍니다.






작년에는 3층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올해는 1층으로 내려온 빵집. 아니, 정확히는 오븐을 홍보하기 위해 빵을 굽더군요. 빵을 살까말까 하다가 내려놓고 나왔습니다.




중간에 사진 찍는 것을 잊은 부스가 몇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OWL도 들어왔고, 3:15도 들어왔습니다. 3시 15분 밀크티는 다른 제품들도 수입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중요한 건 일반 라인이 15개 들이 한 봉지에 1만원, 일월담이랑 오키나와 흑설탕이 1만 3천원이었다는 것. 이건 구입기에서 따로 적겠습니다.



한 시간 동안 휙휙 둘러보기에는 크긴 했지만 사람에 치이기 전에 도망치려니 그럴 수밖에 없더군요. 내년에는 G를 끌고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카드랑 현금은 압수하고 둘러보게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파산하기 딱 좋은 장소입니다. 대부분이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도 무서운 점이고요.;

발단은 이글루스. 하여간 지름과 정보와 온갖 것들에 대한 발단은 이글루스나 제 주변 분들입니다.



이글루스를 돌다가 플레이모빌 중 천사와 악마 시리즈 리뷰가 올라온 것을 보았습니다. 이카님의 이글루였군요.(링크) 글을 읽다보니 플레이모빌 아트전에서 구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거기서 판매하는 것이 베르메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의 플레이모빌 판이랍니다. 이게 원래는 유럽 한정, 정확히는 지역 한정 플레이모빌이라더군요. 이것 외에도 알브레히트 뒤러나 마르틴 루터의 플레이모빌도 유럽의 특정 박물관에서 한정 제품으로 파는 모양입니다.


여기서 머리를 굴립니다. 플레이모빌 아트전은 10월 초까지 합니다. 진작에 알았다면 8월 초에 휴가 받아 다녀왔을 텐데 늦었습니다. 다른 주말은 이제 꽉꽉 찼습니다. 엊그제 선언했듯 주말은 이제 G4에 올인 할겁니다. 그런 고로 갈 시간 없지요. 그렇다면 다른 경로로 주문을 하는 것도 생각해볼 텐데, 아트전에서는 저걸 15000원에 판매합니다. 그리고 아트전 입장료는 12000원이고요. 왕복 교통비를 제외하고도 27000원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27000원으로 온라인에서 구입을 한다면 그걸 사는 것이 효율적이지요.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끙끙거리고 고민을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8시쯤 나왔으면 좋았을 걸 늦게 나온 덕에 시간을 이래저래 많이 보냈습니다. 장소가 성남아트센터였거든요.


지하철은 어차피 늦습니다. 버스가 조금 더 빠른 편이니 버스를 선호하는데 성남아트센터는 종로구쪽에서는 접근하기가 좋지 않습니다. 근처까지 가는 광역버스가 딱 한 대 있고 배차간격이 넓습니다. 지하철로 가도 이매역에서 걸어서 10분이라네요. 성남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10분이라고 말하니 실제는 그보다 더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하여 환승은 어차피 안되는 것이니 포기하고 움직입니다.


...하지만 전시회 자체가 작다보니 둘러보는데 달랑 30분 걸렸습니다. 대신 전시품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12000원 내고 들어간 것이 아깝지 않았어요. 물론 제가 원래 플레이모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한때 지금은 절판된 빅토리안 서재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구입 생각이 없지만.;






오른쪽의 그림, 익숙하지요? 하지만 낯섭니다. 저게 플레이모빌로 그려낸 우유를 따르는 여인입니다.






이렇게 명화를 플레이모빌 캐릭터로 재해석한 그림이 전시장 초반에 많습니다. 원래의 명화는 음울하다 해도 플레이모빌이 들어가면 순식간이 유쾌한 분위기로 바뀝니다.




이 반대편의 쇼케이스에는 다른 한정 플레이모빌이 있습니다.





왼쪽보다 오른쪽의 루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귀엽잖아요! 으어어어어! 저 근엄한 루터가 순식간에 미청년으로 둔갑합니다.(...) 게다가 깃털펜에 99개조 반박문이 있으니, 멋집니다.






우유를 따르는 여인. 이건 전시장 맨 마지막의 판매장에서 실제 판매하고 있습니다.






뒤러. 이것도 한정이라고 하더라고요.






음, 이건 뭘까요. 관심 덜 두고 있었는데.






이런 재해석 그림을 그린 것이 피에르 아드리앙 솔리어랍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150cm 가까이 되는 플레이모빌이 있습니다. 이것도 덩치는 크지만 귀여워요.





이것도 의외로 익숙한 그림. 다 플레이모빌로 그려 놓았습니다.






원래는 난장이인데 저렇게 그려 놓으니 그냥 소녀 같기도 하고. 개 마저도 플레이모빌입니다.






실물은 훨씬 더 귀엽습니다. 아니, 플레이모빌로 바꿨을 뿐인데 분위기가 확 밝아져요!






이거 점묘법이었을 건데. 이런 플레이모빌 나오면 세트 사고 싶을 겁니다. 허허허허....







이것도 원작은 상당히 암울한 느낌인데 플레이모빌 얼굴로 바뀌니... 하하하.






이건 달리.






그리고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위에는 작가 자신의 사인이 있습니다.






익숙한 그림인데 이것도 플레이모빌이 되니 귀여워요!






그다음은 리처드 언글릭. 이 사람 작품은 다 좋은 것은 아니었고, 마음에 드는 것으로만 골라봅니다.






천지창조. 허허허허허허허허. 게다가 그림을 자세히 보면 벽에다 그린 듯이 숭숭 구멍이 나 있는 것이 보입니다.






라 마르세예즈를 불러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근엄한 얼굴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비틀즈.






폴 니엘은 플레이모빌과 함께 여행을 다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플레이모빌은 저 옆에 그린 것처럼 생겼고요.






보고 있노라니 태공이 떠오르는데, 태공은 솜인형이라 덜하지만 플레이모빌이 들어가니 묘하게 현장감이 사네요.





실제 사진은 멋진데 어둡게 찍혔습니다. 아무래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뒤져야 겠네요.






이게 매킨리산 정상이었나. 설정 사진도 멋집니다.






이건 아마도 에베레스트?



그 뒤에는 개인 수집가들이 제공한 한정 플레이모빌 전시가 되어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건 없더군요. 빅토리안 하우스. 흑. 그래서 고이 마음을 접고...

그 다음에 있는 판매장에서 원하는 플레이모빌을 구입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해서 레고 대신 플레이모빌에 손을 댔는데, 어차피 유럽 여행 다니면서 만났더라면 구입해왔을 거니까요. 시기가 조금 빠른 것뿐이라고 애써 위로해봅니다. 흑흑흑.

진짜로 믿으시면 곤란하지만 진담과 농담이 적절히 뒤섞인 제목입니다.


얼마 전 홍대에 갔다가 눈에 띄는 차 한 대를 보았습니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카메라를 들고 일단 찍었습니다.





재미있게 생긴 차지요. 번호판이 한쪽으로 몰린 것을 보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작습니다. 레이랑 비슷하거나 그보다 작은 느낌이더군요.





언뜻 보면 엊그제 조립한 미니쿠퍼와도 닮아 보이는데, 장난감차 같기도 하게 굉장히 귀엽더랍니다.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을 한 장 더 찍습니다.





그리고 이름 확인.

Lapin.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귀엽다 생각했는데 토끼입니다. 토끼, 토끼. 이야야야야. 이름하고 잘어울리는 차잖아요! 창문을 보니 suziki 이름이 있어서 일제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엊그제 본 시트로앵도 정말 귀엽더랍니다. 그것도 작고 동글동글하던데, 왜 한국의 경차는 이 모양인가요. 어흑. 선택의 여지는 레이냐 스파크냐 모닝이냐 정도. 경차는 좋아하지만 셋다 싫다면 결국 차 없이 살아야 하는 건가봅니다.(...) 게다가 경차라지만 크기만 작고 다른 성능은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 없으니. 그래서 경차 사려다보면 외제로 눈을 돌리게 되나봅니다.


후추, 후추후추? 후추!




캐나다 출신 하늘다람쥐입니다. 수줍음이 많은 건지 새침떼기인건지 얼굴을 잘 안 보여주지만, 그리고 저 때는 초점 잡는다고 빨간 빛이 확 터지니 눈이 휘둥그래졌지만-그래서 그 뒤로는 아예 사진 찍는 걸 포기했지만- 그래도 참 귀엽습니다. 음, 그러니까 파워퍼프걸의 두개골은 눈이 절반이던데 쟤를 보고 있노라니 그런 두개골 형태도 나올 수 있구나 싶습니다. 하하하....;

가까운 분이 그동안 공방 다니는 것 결산 비슷하게 해서 전시회에 참여하신다더군요. 1년 훨씬 넘게 다니시던데 그 솜씨야 선물로 받은 접시가 있어 익히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 몇 점 작품 본 적이 있었고요. 테이블과 액자를 출품한다던데 거기서 배우는 분들이 여럿 같이 나온다던가요. 지난 연휴 기간 동안 가나 아트센터에서 있었습니다.


작지 않은 공간에 여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아마 공방 수업 과정에서 비슷한 것을 진행했는지 몇몇 작품들은 소재가 같더군요. 그래도 그린 사람에 따라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더랍니다. 사진 촬영을 물어보니 흔쾌히 찍어도 된다고 해서 마음에 드는 것만 몇 점 찍었습니다.


참고로 이미 전시회는 종료되었고요. 하하하.... 게으름에 글 올리는 것을 미뤘더니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테이블은 저렇게 타일을 끼워 넣은 형태입니다. 테이블 자체도 제각각이더군요. 거기에 벽걸이도 있고요. 도자기를 출품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숲을 거니는 오리들. 동화책 삽화같기도 하고, 거위(아니, 오리였나;)가 걸어가는 모습이 어쩐지 『프레드우드의 오리』가 떠올라서 말입니다. 이 작가도 꽤 좋아했더랬지요.






자작나무 숲 사이로 이쪽을 바라보는 사슴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자작나무 하니까 홋카이도의 바움쿠헨이 떠오르는데...(거기까지)






시계지도의 일부를 이렇게 그려 넣은 것도 재미있더군요. 북미와 호주를 중심으로 한 오세아니아. 그것도 색칠한 것이 구성을 보는 것 같아 재미있습니다.






다른 관람객들이 제일 마음에 들어하던 티타임 테이블.

하지만 제게는 미묘하게 뭔가 걸리더군요. 나쁘진 않은데 그림이 뭔가 걸려요.; 티타임의 간식들이 그리 맛있어 보이지 않아서인가. 기왕 그릴거면 방과후티타임부 수준으로 그려야..(...)






꽃병으로 쓰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린 것 같은데 소용돌이 같은 문양으로 그린 것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건 대항해시대..?






강아지를 그린 것도 있더랍니다.






감을 쪼아먹는 참새가 있는데 이런 그림도 좋아합니다. 다만 감을 먹는 건 주로 까치 아니던가요. 참새도 먹던가..?




가끔 이런 전시회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림이 재미있기도 하고 발상이 재미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저는 이날 이 분께 최근 구입한 그림책을 보여드리고 유혹하는데 성공했....(....) 그리하여 그 그림으로 아예 티세트를 주문할까 고심중입니다. 하하하;


제가 다녀온 여행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행 뒤에 남는 것은 먹는 것입니다. 그리고 먹고 남은 흔적들... (...)






올해 삿포로 눈축제의 유키미쿠(눈미쿠)는 나르닥의 디자인이었다고 하더군요. 은방울꽃을 모티브로 그렸다고 합니다. 음료는 빼고 통만 왔어요. 옆의 토끼로 추정되는 동물도 참 귀엽지요.






오후의 홍차와 포키가 합작으로 같은 그림을 썼더랍니다. 그리하여 왕자와 공주가 만나는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홍차병을 뒤집으면 반전됩니다. 포키는 공주와 왕자 두 버전이 있고 홍차는 한 통에 공주와 왕자가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왕자 포키를 구하면 BL, 공주 포키를 구하면 GL이 완성됩니다. 참고로 홍차는 그럭저럭이고 포키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초콜릿 부분이 두툼하던데 확실히 달달한 화이트초코맛입니다. 지금 보고서야 저게 커스터드 맛이란걸 알았으니..=ㅁ= 떠올려보면 커스터드맛이 맞긴 하네요.






그래서 이런 모습이 연출됩니다. 각각의 과자 리뷰는 다음번에..;






이날은 Ki님이 꽃 수업 듣고 오셨다면서 남은 걸 나눠주시더군요.+ㅅ+ 집에 갈 때는 시들었지만 가르쳐 주신대로 뜨거운 물에 담가두었더니 꽃이 확 살아나더랍니다. 오오오오!






크림바바의 크림빵. 빵부분은 찐빵인가 싶은 정도로 발효빵맛이 강하고 크림은 무난합니다. 저 멀리 접시에 담긴 것은 아까 보았던 포키와 和풍 포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본풍 포키라는 건 팥맛이 나는 초콜릿이더군요. 의외로 괜찮았고요.






여행후 남는 것에는 이런 전단지도 있습니다. TW를 탑승하는데 성공한 용자십니다. 허허허허허. 하지만 이제는 탈 수 없는 그분..^-T; 결국 침대차는 꿈의 노선으로 남겨두어야 하나봅니다.


여행 다섯째 날. 일정상으로는 이게 거의 마지막이었지요. 체력이 떨어지고 있어서 이날은 두 곳만 돌아보고 바로 숙소로 돌아와 짐정리를 했습니다. 출장인지 일상인지 여행인지 헷갈리는 무언가가 된 이유는 결국 체력 부족이었지요. 지금도 몸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우겨 보죠. 아무래도 환경이 바뀐다는 것은 심적으로 부담이 크니까요.




아침은 사약과도 같은 진한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합니다.





전날 사온 방울 카스테라와 불가리아 딸기맛, 그리고 마루야마 동물원의 우유 푸딩이 1차 아침입니다. 본식은 9시에 비론(Viron)에서 먹었으니 이건 간단히 허기를 달래기 위한 음식들....;

그러니까 정말로 이걸 다 먹은 건 아니랍니다. 적당히 먹고 놔두고 나갔지요.





시부야에 가기 위해 도쿄역으로 걸어가는데 저 멀리 백조 한 마리가 다가옵니다.




먹을 것을 달라고 조르는 것 같은데 가진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없어? 그럼 말아."



무심히 등을 돌리는 백조.


이 전날이었나. 아침에 움직이다가 백조랑 오리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아저씨를 한 분 보았는데 다들 신나게 먹더랍니다. 다음에는 식빵이라도 조금 남겼다가 먹이 주기를 시도해볼까요. 어쩌면 오리와 백조의 난투극을 구경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토리빵』의 영향)




도쿄역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이거다 싶은 것은 없어서 뺍니다.







시부야에서 본 귀여운 경차. 색조합이 특이합니다. 저 마크가 어디거였더라? 스바루였나요?





오후에 이데미 스기노에서 케이크를 맛있게 먹고 걸어 돌아가는 도중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기다리는 가게가 있어 뭔가 하고 보니 앙리 샤르팡티에입니다. 이 때가 오후 1시경이었을 텐데 밥 먹고 다들 디저트를 위해 길게 늘어선 걸까요.


지난 주말의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저 중 상당수는 중국인 관광객일 수도 있겠다고 의견을 나눴습니다. 실제 교토에서 중국인관광객에 치여 고생하신 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본 여행도 시기 잘 맞춰 가야겠다 싶더랍니다.





기억이 맞다면 저기 보이는 건물이 1년 전쯤 전시회를 보러 갔던 미쓰비시1호관(미쓰비시이치고칸)미술관일겁니다. 지금 돌이켜보아도 참 좋은 전시회였지요.





건물 사이로 불쑥 보이는 붉은 벽돌 건물은 도쿄역.





이런 건물은 여기가 아니라 뉴욕 어드메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확실히 건물이나 차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물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처럼 배터리를 마구 쓰다가 방전되어 도중에 뻗습니다.





사람들이 열심히 뛰길래 뭔가 했더니, 황거 쪽 보도에서는 황거 한 바퀴 마라톤 대회를 하는 중이었고, 도로도 차량 통제하고는 자전거가 다니게 배려했더랍니다. 저 북쪽까지도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지요. 아마 보도를 이용한 황거 마라톤은 확실히 했을 거예요. 도로 통제가 저 위쪽까지 이어지는 지는 확인못했지만요.





돌아와서 이날 사들고 온 짐을 정리합니다. 비론에서 싸들고 온 빵은 아버지랑 나눠 먹었고 아래 보이는 그릇은 G 것, 가운데 보이는 진한 갈색의 봉투는...





이데미 스기노에서 사들고 온 홍차와 마들렌, 피낭시에가 들어 있었는데 홍차만 남겼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홍차도 마셔야 하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이삿짐 쌀 때 넣어야 겠습니다.

(그리고 이게 방금 전 올린 그 홍차입니다.=ㅠ=)





그리고 1차 짐정리 완료.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구입한 라떼들. 다 G에게 줬습니다.(...)





기온 츠지리의 쿄라떼는 교토가 아니라 도쿄에서 구입하네요.





그리고 점심이라기도, 저녁이라기도 애매한 돈베 카레맛. 어.;ㅠ; 근데 이거 상당히 괜찮더랍니다. 면발이 제가 좋아하는 굵은 면인데다 카레도 괜찮아요! 덕분에 귀국하면 카레를 만들겠다 생각했는데, 생각만 하고 까맣게 잊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평소 카레를 먹을 일이 없다보니.....; 이 모든 것은 식생활의 문제입니다. 흥!(...)




이제 마지막 날의 사진만 남았네요.:) 여행기도 끝나갑니다.


마지막 날에는 다케바시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걸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황거 한 바퀴 길을 따라 도쿄역으로 가면 신호등 걸릴 염려 없이 단 번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면 KKR 호텔에서 횡단보도 건너기 한 번, 도쿄역으로 가는 횡단보도 세 번 정도로 끝납니다. 캐리어와 다른 짐들을 끌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못하겠더라고요.






ITX에도 있다는 2층 열차. 궁금하긴 한데 기차 탈 일이 많이 없습니다.



잠시 뒤 들어온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들어온 열차에 다른 열차를 연결합니다. 아무리 봐도 키스신..-_-;





뜨거운 물을 끓여 넣어왔습니다. 보온병도 3년쯤 쓴 것 같은데 슬슬 손때가 타더라고요. 그래도 아직 보온 능력은 끄떡 없습니다. 새로운 보온병이 하나 생겨서 문제지.;






310엔 주고 커피를 사마셨는데 1년 전의 그 고급스러운 커피맛과는 동 떨어졌습니다. 사약 같은 커피더군요. 하하하.



공항에 들어와서는 이스타항공 카운터 쪽으로 와서 짐정리를 시작합니다.



캐리어 부칠 때 재보고, 왼쪽의 짐들은 집에 와서 재보고. 이 모든 무게는 여행 일정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좋지는 않았는데 한국 도착하니 괜찮더군요.






무겁게 짐을 들고 와서는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데리버거와 아이스크림. 당연히 아이스크림을 먼저 먹습니다.






녹으면 안되잖아요. 생산은 다이마루유제품(乳品) 주소는 홋카이도로 되어 있는데, 판매자가 롯데 아이스입니다. 지금 알았네요. 상당히 부드럽고 진합니다. 맛있고요. 물론 공항에서 먹는 것이라 더 맛있는 거죠.






기다리고 있노라니 타고 갈 항공기가 착륙해서 들어옵니다. 자아 슬슬 준비!




그리고 물 한 잔 얻어마시고는 인천공항에 내렸습니다.'ㅂ'





이걸로 여행기는 끝! 참 길었네요. 하하하하.

해마다 하는 전시회지만 찾아간 것은 몇 번 안되어서, 이번에야 히나인형 단이 동일하다는 걸 눈치챘습니다. 하하하. 하기야 이런 건 아마 각 문화원마다 하나씩 놓고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러니 히나마쓰리 전시회할 때는 기본 인형은 동일하게하고 옆의 전시회만 바꾸지 않나 싶더랍니다.'ㅂ'



3월 3일까지 한다고 들었는데 그 사이 구정 연휴는 쉽니다. 일요일도 쉬지만 토요일은 합니다. 오전 10시부터 여니까 시간 맞춰 가시면 조용히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인형도 매번 바뀌나...? 그건 모르겠네요. 하여간 맨 오른쪽은 좌대신과 우대신입니다.






사콘과 우콘......?

『내추럴』에서 보고는 홀딱 반했던 일이 벌써 몇 년 전인가요. 이거 옷을 만들어보겠다고 설치던 때가 어언 언제...


출입문 맨 왼쪽 귀퉁이에 이게 있고,





왼쪽 벽면에는 이런 인형들이 늘어섰습니다.







이건 궁인들. 맨 앞이 가장 높으신 분이랍니다. 옷 자체가 다르죠.






그리고 악기를 들고 있는 다섯.






이런 히나인형 벽걸이도 여러 개 걸어 두었더군요.






앞이 교인형, 뒤가 하카타인형.






이건 와시인형. 한지와 비슷한 화지(와시, 和紙)로 만든 인형입니다. 다른 것보다 옷, 그러니까 종이 자체가 화려해서 멋지더리고요.






신랑신부인형. 음, 신랑이 더 못생겼습니다.






오야마인형.

보는 내내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우유당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하하하. 여기 있는 인형은 손가락이 다 있더라고요.






이건 테마리. 공예품으로도 많이 만드는 걸로 압니다.

앞에는 또 히나인형이 있군요.






이것도 와시 히나인형.






이것도 와시. 앞은 다른 공예인형입니다. 교인형이나 하카타인형처럼 틀로 찍어낸 뒤에 채색하는 인형 같더군요.






이런 족자형태도.






다치비나. 그러고 보니 앞의 족자도 다치비나였군요.






이쪽은 나가시비나.

배 같은 것에 넣어 띄워 보내는 인형입니다. 소원을 빌 때 주로 쓰던 것 같은데, 미야베 미유키의 『그림자밟기』에도 등장합니다. 물론 형태는 조금 다릅니다. 거기서는 종이로 접어서 보냈으니까요.






다치비나의 족자 형태.






그리고 이게 히나인형 세트입니다. 아마 가장 고급형일거라 생각합니다. 7단이나 되잖아요.


여기까지가 기존 인형들이었고, 이 오른쪽으로는 공예 전시가 있습니다. 일본 전통문화와 관련된 공예전시라고 생각하시면 비슷할지도..? 아니, 전통문화와 관련없는 것도 있습니다.





닥종이인형 같군요. 할머니가 꽃을 따서 고이 품에 안고 계십니다.






다치비나.






이건 보고서 홀랑 반했습니다. 연잎 그림 다섯 장인데 바탕은 금색으로 반짝 거리고 저 연잎의 색이 참 멋지더군요. 동양화 채색인데 굉장히 현대적인 감각이더랍니다.+ㅅ+






그림 하나 크기도 그리 크진 않은데 멋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제 취향입니다.=ㅁ=






제목이 이파리.... ... 다른 이름으로 번역해주시면 안될까요. 이파리보다는 잎사귀가 낫잖아요!





이건 가죽그림. 그것도 절기에 맞춘 그림입니다. 맨 왼쪽의 도깨비는 절분, 그 옆은 히나마쓰리. 맨 오른쪽은 단오.





가죽그림. 이것도 만주사게라고 그림 제목을 넣었는데, 그냥 만주사화라고 번역해서 넣어도 좋았겠지요.... 살짝 요철이 있는 입체화더랍니다.






쑥쑥 자라거라. 이것도 입체화. 종이 공예중 입체가 있게 그림 형태로 만드는 것이 있는데 이게 그런 겁니다.






조금 뜬금없던 비스크 인형. 제목이 봄입니다.






이건 패치워크랑 퀼트입니다.






이쪽도 마찬가지.






이것도. 퀼트작품은 이 세 개가 있더라고요. 보고 있노라니 손이 근질근질...;






탁자보 위에 올리는 장식 천. 이건 자수입니다. 오른쪽 아래는 벚나무 전등.





이런 자수더라고요.






십자수 탁자보.






말린꽃 장식물. Welcome이랍니다.






壽. 꼬맹이들이 매달려 있네요.






이런 가디건도 걸려 있더라고요.






침대 조명. 근데 제 취향에는 조금 많이 화려합니다. 앞서 나온 한지 벚나무 같은 것이 더 취향이지만, 사실 침대 스탠드 안 씁니다.






이건 염직의 한 종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림을 보니 중국 고사의 하나를 그림으로 옮긴 것 같네요. 당랑거철?





이쪽도 자수 족자. 앞서는 프랑스자수였는데 이쪽은 전통자수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






이건 뭐더라. 이것도 염색 공예였던가.






가운데에도 여러 전시물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쪽도 히나인형이기는 한데, 펠트 공예. 음. 이런 분들은 히나 인형으로가 아니라 조왕신으로 모셔도 될 것 같은 풍채를 지니셨습니다.




하여간 가볍게 한 번 둘러볼만한 전시회입니다. 3월의 히나 전시회랑 7-8월의 세시풍속 전시회, 돌하우스 전시회, 1월의 전시회 등은 반복적으로 돌아가며 하는데 챙겨보다 보면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챙겨보는 것도 만만치 않으니, 다음 전시회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일본문화원 홈페이지에 가면 올해 전시나 상영 일정이 있는데 제일 궁금한 건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리틀 포레스트』 영화 상영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보러 가기 어렵겠지요. 하하하;ㅂ;

이 모든 것의 발단은 여행 가기 전에 구입한 『天然生活』이었습니다. 언제 구입했는지는 잊었는데, 하여간 이것도 주제가 조식이었지요. 보다가 중간에 시부야의 비론이라는 곳에서 내놓는다는 아침식사가 언급되더랍니다. 주문하면 잼병을 통째로 가져다 주고, 버터를 듬뿍 넣은 페이스트리를 골라 먹을 수 있답니다. 궁금하죠. 안 가볼 수가 없죠. 게다가 도쿄 숙소는 조식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간단히 챙겨 먹고 다녀오면 되겠다 생각해서는 일요일 아침에 가보았습니다.'ㅂ'


오전 9시 오픈인데 조금 늦게 도착했지요. 개점 전에 기다리던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아주 조금이지만 대기 했다가 들어갔습니다. 나올 때는 40분 경이었는데 그 때는 대기줄이 더 길었습니다. 열 명 넘게 대기하고 있었다고 기억하고요.




아래 보이는 삼각뿔 두 개는 심령현상이 아니라 태공...(...)

시부야 분카무라 바로 근처에 길가에 있습니다. 찾기는 어렵지 않아요. 시부야에서 분카무라 쪽으로 죽 걸어 올라가면 됩니다. 1층은 빵집이고 2층이 카페더군요.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거기에 대기 명단을 적습니다. 저도 적어 놓고 잠시 기다렸더니 위에서 직원이 내려와서 인원 수를 확인하고는 자리로 안내하더랍니다.

들어가서 보니 혼자와서 먹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더군요.



주문하면 차와 커피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고민하다가 홍차를 시킵니다. 종류는 사과.-ㅠ-; 얼그레이를 할까 하다가 이건 브랜드마다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려서 무난한 것으로 골랐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잔뜩 마시고 온 터라 커피도 빼고요.


먼저 잼이 담긴 쟁반을 가져오고, 빵이 담긴 천바구니를 가져온 다음 페이스트리가 담긴 넓은 소쿠리를 들고 와 어느 것으로 하겠느냐 묻습니다. 종류를 하나하나 설명하는데 저는 사과와 살구를 골랐습니다.




접시 위쪽에 놓인 것이 사과파이, 그 아래가 살구가 들어간 페이스트리입니다. 크로아상이나 커스터드가 들어간 것도 있지만 이날은 과일이 들어간 쪽이 끌리더군요.


그리고 천바구니에 담긴 것은 잡곡이 들어간 캄파뉴-같은 빵 얇게 썬 것 세 조각이랑, 크게 썬 바게트 두 조각입니다. 잼을 발라 먹을 빵들인데 식빵이 아니라 이런 담백한 빵을 주는 것도 좋더군요.



그리고 중요한 잼. 총 8종입니다.






진짜 통째로 주는군요...-ㅠ-;




지금 보니 잼 일곱 병이랑 꿀 한 병입니다. 맨 오른쪽 아래는 꿀이네요. 그리고 왼쪽은 프랄린입니다.






오렌지 마말레드, 복숭아, 살구.





카시스, 딸기, 블루베리.





홍차까지 나오면 먹을 준비는 끝!


빵바구니를 앞으로 가져와서 손으로 찢어 잼을 한 숟가락씩 떨어뜨려 맛을 봅니다. 전체적으로 한 번씩 맛보고, 그 다음에는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서 맛보고. 그 뒤에는 좋아하는 것만 골라 맛보고.


그래서 매긴 순위는 살구 > = 블루베리 > 복숭아 > 카시스, 마말레드이고 맨 뒤에 딸기와 프랄린이 놓입니다. 그도 그런 것이 딸기는 시럽 딸기 같이 맹한 맛에 가깝더군요. 딸기 종이 달라 그런가 싶었습니다. 프랄린은 별로 즐기는 편이 아니라.-ㅠ-; 전 과일잼을 더 선호합니다. 디저트로는 프랄린을 좋아하는데 잼으로는 즐기지 않아요.


하여간 신나게 종류별로 잼을 먹고 나니 포만감이...! 거기에 홍차도 마시니 배가 안 부를 수 없지요. 결국 앞에 있는 페이스트리 두 종은 손도 못대고 포장을 부탁했습니다. 그대로 집에 들고와 그 다음날 저녁에 아버지랑 둘이 먹었는데 참 맛있더라고요. 결결이 부서지는 파이. 근데 이게 얇지 않고 적당히 두꺼우면서 탄력이 있습니다. 그게 오히려 좋더라고요. 질기지 않고 바삭하게 부서지는데 두툼하니까요.





그리하여 다음번에도 언젠가 오기로 결심했습니다.



만.


이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보았습니다. 도쿄역 근처, 마루노우치빌딩 근처에도 비론이 있더군요. 이 때는 긴자 이데미 스기노에서 걸어서 숙소로 가는 길이었는데 도중에 있었습니다. 여기를 지나치고 나서 도쿄역이 보였으니 남쪽 방향인 셈이지요. 거기서도 한다면 시부야가 아니라 이쪽을 찾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라고 적고 구글맵으로 확인하니 마루노우치점이랍니다. 시부야점은 Brasserie Viron이고 여기는 ブーランジェリー・パティスリー VIRON 丸の内店이라고 나오는 이유는 알 수 없지요. 구글맵은 절대 100% 신뢰하지 마세요. 검증이 필요합니다. 흠흠흠!


다음에 기회가 되면 확인해보렵니다.

호텔 피에나의 1층은 가게입니다. 정확히는 밀키쉬잼을 팔고 안쪽에서는 카페를 운영합니다. 잼 외에 쿠키나 케이크도 만들거든요. 그러니 그 케이크들이 아침 뷔페 때도 나오는 거죠. 같은 제품이라 봐도 무방할 겁니다. 물론 전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하여간 투숙객은 18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그 카페의 드링크 뷔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홍차도 여러 종류가 있고 커피도 있고. 커피는 기계 버튼을 누르면 바로 나오는 타입이더군요. 거기에 카페에서 파는 간식 몇 종류와 밀키쉬 잼 두 종을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는 건데, 저는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는 거의 다른 것을 먹지 않기 때문에 이용한 적이 없습니다. 대신 둘째날 오후 4시 경에 내려가서 이용했습니다. 카페에서 케이크세트를 주문하면 이용 가능하더라고요. 가격은 드링크 뷔페 포함해서 1134엔입니다.




케이크 종류가 뭐였는지 홀랑 잊었는데 수첩에 적기로는 산 마르크랍니다. 하여간 무스케이크인데 윗부분을 토치로 그을려 설탕을 캐러멜라이즈 하는 케이크더랍니다. 다른 케이크는 안 땡겨서 이걸로 주문합니다. 케이크는 부탁하면 저렇게 접시에 담아 내오는데 음료는 카페 안쪽의 드링크 바에서 알아서 가져다 먹으라더군요. 일단 커피를 들고 옵니다.






바닥 시트, 위는 과일-패션후르츠 등의 젤리 같은 것이고 그 위에 바닐라 계통의 무스, 그리고 위에 다시 시트. 맨 위는 설탕의 캐러멜라이즈. 예쁜 케이크라고 그냥 넘어가기에는 손이 엄청 많이 갑니다. 하하하하하.


시간이 지나니 위의 설탕층이 그대로 굳어서 케이크를 자르기 어렵더군요. 결국에는 분해해서 먹게 되더랍니다.





케이크를 다 먹고 나서는 포도주스를 가져오고, 여러 가지 과자들을 담아옵니다. 그러면서 양치기. 호텔 피에나도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데 각 방마다 암호코드가 있어서 그걸로 접근하더군요. 하여간 덕분에 요긴하게 잘 썼습니다.

접시에 담아 놓은 것은 2시 방향부터 시계방향으로 시폰케이크 조각, 콩가루검은깨밀키쉬잼, 그 옆이 슬쩍 데워 놓고 있던 기본 밀키쉬잼, 마들렌 잘라 놓은 것, 스노우볼, 곰돌이 모양 팬케이크(과자계)입니다. 가볍게 먹기 괜찮더군요.




호텔 피에나의 조식을 먹고도 위장이 남는다거나, 저녁 식사를 조금 늦게, 간단히 해결해도 된다는 분은 이걸로 해결하셔도 되겠더군요. 저는 둘다 무리였습니다. 하하하하하...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데미 스기노는 무스케이크를 좋아하든 아니든 간에 한 번쯤 경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험해서 후회하지 않을 맛입니다.




이데미 스기노라는 이름을 안 것은 아주 오래 전의 일입니다. Z님은 확실히 기억하실 텐데, 나카지 유키의 만화 『꿈의 궁전 피콜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한 연애물이었습니다. 남자 셋, 여자 셋이 좋아하는 상대가 다들 달라서 이래저래 꼬이더니만 결국에는 알아서 잘 세 커플로 나오더라고요.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남주인공인 쿠보 카이리가 아르바이트하는 레스토랑의 선배 요리사랑 같이 케이크를 먹으러 갑니다. 쿠보만 갔던가, 지나가던 선배가 보고서는 덥석 끼어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케이크 가격이 비싸지만 혀의 기억을 위해 눈 딱감고 먹겠다는 이미지더군요.


거기서 나왔던 대사 중 기억에 남는 것 몇 가지. 냉동해둔 무스 케이크는 가장 맛있는 온도가 될 때를 유지하기 위해 녹는 시점을 맞춰 내놓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쇼케이스에 진열되어 있지 않더라도 미리 예약할 수 있다고.


만화에서는 기다렸다가 자리를 잡고 앉아서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제가 갔을 때는 주문 과정에서 포장인지 먹고 갈지를 이야기하고 먹고 갈 것과 포장할 것을 함께 입력합니다. 계산은 나갈 때 하더군요.



개점은 11시. 저는 11시 08분에 도착했습니다. 매장 밖에서 줄서 기다리다가 매장 안으로 들어간 것이 11시 25분. 그리고 자리에 앉은 것이 12시 16분. 그 사이에 열심히 소설(pdf)을 읽고 있긴 했지만 힘들긴 하더라고요. 개점 전에 줄 서서 첫 번째로 들어갔어야 했는데 조금 늦은 겁니다. 실제 제가 나올 때쯤에는 여기저기 자리가 있었습니다. 12시 45분쯤 나왔거든요. 일요일 그 시간에 자리가 빈다는 것은 점심 시간에는 오히려 약간 여유가 있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앞서 들어간 사람들 중에는 두 명이서 케이크 여섯 개를 주문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매장에는 먹고 갈 수만 있는 케이크와 포장도 가능한 것이 나뉘어 있는데, 10종이 조금 넘는 케이크 중 반은 포장 불가입니다. 따라서 먹고 갈 거면 아예 포장 안되는 걸로 골라 먹는 것이 낫지요.


제일 유명한 것은 초콜릿 무스 케이크로, 자르는 순간 사이에서 베리류 소스가 흘러 나온답니다. 응용편은 『꿈의 궁전 피콜로』에서도 보았습니다. 뭐, 이날은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아서 초콜릿은 피했던 터라, 케이크 두 조각만 주문했습니다. 작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가서 직접 보면 그리 작은 편은 아닙니다. 절대적으로 크고 작은 것이 아니라 요즘 케이크가 대체적으로 작기 때문에 이 정도면 작은 편은 아니라는 표현이 맞겠네요. 평소 먹는 고급형 케이크를 떠올리면 특별히 더 작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케이크 개당 가격은 600-700엔. 역시 부담가는 가격이긴 하지만 고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

현재 환율에서 한국 스타벅스의 케이크 가격이 엔화로 얼마인지를 따져보시면 이해 가실 겁니다.



주문한 것은 디플로마트와 에베레스트였습니다. 다른 것도 있었지만 그건 포장용이었으니까요. G 선물로 마롱 마들렌이랑 피낭시에 사다줬는데 먹으며 울더군요. 술맛난다며. 확실히 매장에 있던 안내문에는 제품에 술을 썼으니 아이들에게 줄 때 주의하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조심하세요. 술맛이 상당히 강한 모양입니다.



디플로마트는 베스트홈-그러니까 음식과 조리 및 식문화 잡지 쿠켄 출판사에서 나온 르코르동블루의 제과 시리즈 책에서 프랑스식 빵푸딩이라는 내용으로 보긴 했는데 실물은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김에 시켰고, 에베레스트는 추천 메뉴 중에서 가장 무난하게 먹고 싶은 것으로 골랐습니다. 이름은 몽블랑 같기도 하지만 설명을 보면 베리류 소스가 들어간 치즈무스입니다. 딸기 무스도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이날 가장 먹고 싶었던 걸로 골랐습니다. 이상하게 프레지에 같은 딸기계는 잘 안 고르게 되더군요. 특출하게 맛있다고 느끼기 어려워 그랬나 봅니다.



디플로마트는 동그란 그릇 위에 빵과 불린 말린 과일을 넣어 만든 푸딩 위에 크림을 올렸습니다. 딱 배 모양의 얄쌍한 크림인데 어떻게 이런 매끈한 크림을 올릴 수 있었을까요.  거기에 달지 않고 아주 진하면서도 풍부한 우유 크림입니다. 우오... 크림 자체도 맛있네요. 위에 후추 같은 것에 말린 과일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푸딩은 생각한 것보다 더 탱글탱글하고 진한 맛입니다. 커스터드 푸딩과는 상당히 다른 쪽이네요. 거기에 옴폭한 그릇에는 오렌지 계통의 주스일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 있더랍니다. 새콤한 맛을 더하는데....


에베레스트는 크림치즈 아래에 시트가 있고, 속에 카시스 소스가 들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위에 올라간 산딸기였습니다. 이게 싱싱해요. 산딸기 철도 아닌데? 얼린 것을 해동해서 올린 걸까요. 하여간 싱싱한 산딸기가 올라간 것을 보니 신기합니다. 치즈무스도 부담없고 거기에 카시스 소스가 새콤함을 더하니 이것도 순식간에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사진이 왜 하나도 없냐 하실 텐데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입니다. 아예 케이크 사진도 찍지 않았고요. 케이크라면 찍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음.. 그냥 먹었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여겨서요. 하기야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가게가 더 있었습니다.'ㅂ' 뭐, 사진으로 남기는 것보다 글로 적거나 그림을 그리는 쪽이 훨씬 깊게 남으니까요.



12시 16분에 들어가 45분에 나왔으니 먹는 시간은 30분도 안됩니다. 주문한 것이 나오는 시간도, 계산하는 시간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충분히 흠족했습니다. 무스케이크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에도 방문할지는 모르지만 한 번쯤 경험해볼만한, 아니 경험해야하는 맛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케이크도 있는 거예요.


KKR 호텔에서 나와 황거로 가는 중. 정확히는 황거쪽 길을 따라 도쿄역에 가는 길입니다.





도쿄역. 빌딩 숲 사이에 위화감 없이 들어 앉았는데, 주변 공사 때문에 여기저기 막아 놓은 것은 조금 아쉽더라고요. 뭐, 20년의 도쿄 올림픽 전에는 다 공사 끝내겠지요.





왼쪽편에 보이는 건물이 작가들의 통조림으로 유명한 호텔이랍니다. 팔라스였던가..?





이번에 사진 정리하면서 알았는데, 사진이 대체적으로 기울었더라고요. 하하하;ㅂ; 그 뒤에 찍은 사진들도 좀...;





공사중, 공사중, 공사중.


이번에도 도쿄역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이 모든 것은 체력 안배에 실패했기 때문...=ㅅ=





공사중, 공사중, 공사중. 그러니까 100주년이라 해도 이런 사진 밖에 안나온다니까요.;ㅂ;

교토 여기저기도 공사중인데, 이 대부분의 공사는 20년 전에 끝날 겁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20년이 아니라 도쿄 올림픽이 열릴 2020년이요. 그 때를 목표로 수리하는 거겠죠.





규모가 상당합니다. 서울역보다 훨씬 큰데 세울 당시 각 역에 기대하는 역할도 꽤 달랐을 테니까요.





아오야마 2쵸메에 있는 스타벅스. 카페라떼가 상당히 맛있더랍니다.

밀린 일기를 열심히 써내려가고 있었습니다.=ㅠ=





저 쿠키는 전형적인 미국 쿠키. 크기가 큰데 질기고 기름집니다. 전 쫀득한 쿠키보다는 바삭한 쪽을 선호합니다.







오후 느지막이 찾아간 다이칸야마. 이 전에 간 곳은 다이칸야마 바닥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커피점이었습니다. 커피만 마실 수 있는 곳. 굉장히 독특한 커피더랍니다.+ㅠ+ 하지만 찾기도 쉽지 않아 일단 패스!


여기는 다이칸야마 안쪽의 다른 골목인데 츠타야를 비롯해 다양한 가게들이 함께 있더군요. 저 개 조형물 뒤쪽편으로 보이는 건물이 애완동물 용품점과 미용실의 복합 가게더랍니다.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더군요.





저 앞쪽으로 보이는 유리창 큰 건물이 츠타야입니다.





매화 같은데 벌써 꽃눈이 나왔더라고요.:)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디저트까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폴로 자리를 옮겨 다시 수다. 커피가 더 들어가면 곤란할 것 같아 스팀밀크를 주문합니다.





저런 디저트를 먹고 난 뒤라 폴의 에클레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아니, 있긴 하네요. 다음에는 안시키겠다 정도? 'ㅂ'; 하여간 여기 아침 메뉴도 괜찮다고 해서 다음에는 가볼까 합니다.





하여간 사진 털기는 재미가 덜하군요.=ㅁ=

카페 란트만은 오스트리아에 있는 카페랍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1873년에 생긴 곳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외의 국외 매장은 일본이 유일한가 보더군요.(본점 홈페이지) 여기서 슈니첼을 비롯한 오스트리아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여행 일정에 챙겨 놓고 있다가 다녀왔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가서 다행이었습니다. 여러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


일본 매장은 아오야마에 있습니다.(홈페이지 링크)

오모테산도 역에서 걸어가라는데 저는 시부야에서 걸어갔습니다. 구글 GPS를 켜놓고 방향 맞춰가며 걸어가다가.. 깨닫습니다. 허허허허. 전 아오야마가 항상 사철로만 접근 가능한 곳이라 이 주변의 모든 음식점이나 카페는 여행 대상에서 빼놓았는데 시부야에서 아주 가깝군요. 물론 제 기준이긴 합니다만 이정도면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날이 또 마침 도쿄 내 몇 안되는 파머즈 마켓인 UNU 앞의 시장이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체력 저하로 인해 갈 생각은 못했지요. 그냥 근처의 스벅에서 놀다가 나중에야 발견했다니까요. 하하;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란트만 매장이 있습니다. 저 건물 오른쪽 편으로 조금 걷다가 AO라는 이름의 건물(혹은 복합매장;)로 들어가 4층까지 갑니다.



미리 예약을 해두었는데, 자리 잡기 전에 코트를 받아서 걸어주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가방 담을 바구니로 따로 마련해주더군요.



뭘 주문하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일단 주말 런치를 두 종 고릅니다. 홈페이지 메뉴를 보니 주중 런치와 주말 런치가 조금 다른 모양이네요. 주말 런치에는 빵, 수프 작은 것이나 샐러드, 커피가 나옵니다. 커피는 190엔 추가하면 알콜이 들어간 음료를 제외한 다른 음료로 바꿀 수 있고, 380엔을 추가하면 알콜 들어간 것도 가능합니다.




런치메뉴 두 개를 시키고 거기에 아래 보이는 자우어크라우트 모듬을 시켰습니다. 이건 홈페이지 메뉴에는 없네요. 샐러드와 수프 그릇이 런치메뉴로 선택한 겁니다. 빵도 함께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나온 메인. 왼쪽이 굴라쉬고 오른쪽이 슈니첼입니다. 솔직히 실망했습니다. 베이커스테이블의 슈니첼만큼은 아니더라도 커다란 슈니첼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적었어요. 그리고 아주 인상적인 맛이거나 하지는 않더랍니다. 오히려 같이 나온 굴라쉬가 맛있더라고요. 진한 브라운 소스에 조린 스튜 같은 느낌. 진짜 맛있더랍니다.






자우어크라우트 혹은 슈크루트. 어느 쪽이건 양배추 절임인데, 저 노란 것은 양배추가 아니라 단무지(..)가 떠오르는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다 맛있습니다.+ㅠ+ 한국에서 먹기 쉽지 않은데다 적절한 짠맛과 단맛의 조화로 느끼할 수 있는 다른 고기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피클도 그냥 내온 것이 아니라 저렇게 썰어 내옵니다. 위에 뿌린 것은 아마 양파 튀김?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옆에 보이는 것은 파테였나.. 음...;





슈니첼은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잼이랑 같이 먹으니 좋더군요. 후후후후후후.





종류별로 잘라 담아 놓고 먹습니다.:)





빵 두 개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나자 직원이 지나가다 보고는 빵을 더 가져다 주냐 묻더군요. 요청하니까 두 개 가져오는데 이것도 따끈따끈하니 맛있습니다. 다른 종류의 빵이 나오는 것도 재미있네요.





런치메뉴에 딸린 것으로는 알콜 들어간 것을 주문합니다. 이 때부터 메뉴 조합이 헷갈리는데, 음료 하나는 디저트 세트로 고르고 다른 두 음료는 런치메뉴에 추가금을 지불했을 겁니다. 어떻게 주문했는지는 저도 기억이 안나네요. 뭐, 어차피 전체 금액을 나누기로 했으니까요.





자하토르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맛이라 조금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저 크림은 맛있더라고요.

윗부분은 초콜릿이 아니라 코코아에 마지판이나 설탕을 섞어 만든 코팅 같더랍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답니다. 초콜릿 같은 진한 맛도 아니고 아래의 시트도 그렇고요.





이게 참 신기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정체를 알 수 없지만 먹어보면 치즈떡과 비슷한 맛입니다. 디저트 이름이 トプフェンクヌ-デル인데, 검색해보니 앞의 토부(푸?)펜이 뭔진 몰라도 뒤의 크누델은 감자떡이랍니다. 치즈가 들어간 메뉴였다고 기억하니까 아마도 치즈 크누델이 아닌가 싶어요. 겉은 빵가루를 묻힌 것 같던데 아래의 베리류 잼이랑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습니다. 따끈따끈할 때 먹으니 쫀득하면서도 말랑하고 부드러운 것이..... 으흐흐흑;ㅠ;





제가 주문한 아인슈패너. 위에 크림을 올린 커피입니다.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드립커피에 크림을 올려서 맛이 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크림도 참 맛있으니 술술 넘어가는 음료더라고요.


참고로 다른 분들은 오렌지 리큐르가 들어간 마리아 테레지아랑 우유 거품을 얹은 멜랑게를 시키셨습니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확실하게 알콜향이 확 올라오더라고요.





그리고 시가모양 과자를 하나 얹어 주더라고요. 바삭하니 맛있습니다. 홋홋홋.





지금보니 마리아 테레지아 위에는 오렌지 필을 얹었군요. 아니, 레몬필인가.





꼭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애플 스트루델. 오스트리아 디저트니까 반드시 여기서 시켜야 합니다.-ㅠ- 맛있더라고요. 자허 토르테야 원조가 따로 있으니 둘째치고, 이건 다음에도 가서 시켜볼 용의가 있습니다.



저는 JR을 주로 이용하는 터라 제겐 접근성은 낮은 편인데 한 번쯤 가볼만 합니다. 시부야나 하라주쿠에서 접근하면 되니까요. 하여간 점심의 먹부림은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셋째날 아침, 히카리를 기다리면서 노조미를 보냅니다.






자리 잡고 앉아서 출발을 기다립니다.'ㅂ'


8시 26분 열차를 타고 9시 정도에 도착합니다. 신칸센이 서는 쪽은 교토역 남쪽이고 코인로커도 교토역 남쪽에 훨씬 많더군요. 거기에서 캐리어를 집어 넣습니다. 동전이 없어서 그 옆의 마쓰모토 기요시에 들어가 음료를 구입했더니만 들어갔다 나오면서 동전 교환기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캐리어를 넣고 교토역을 가로 질러 북쪽의 버스 정류장으로 오는데.... 걷다보니 누군가가 서성이더라고요. 그러더니 저랑 눈이 마주치니까 저에게 다가와서 말을 겁니다.


"저기, JR 이세탄 백화점 정문이 어디예요?"


음, 현지인으로 보였나봅니다. 대답을 해주고는 버스 타러 가면서 괜히 혼자서 히죽거립니다. 여행객인데 어디 있는지 알려줄 수 있다니 뿌듯합니다.





206번을 타고 한참을 올라가다보니 중간에 맨 앞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래 보이는 회색의 희끄무레한 것은 태공의 귀입니다. 유령 아니고요.






호센가는 도중에 본 SMART. 오오오오, 사과색이야!

(보통 간식류에서 사과색이라고 하면 이런 연녹색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에... 역시 아오리 때문인가요.)






교토역. 사실 취향은 아닙니다...=ㅅ= 교토타워도 그렇지만 이것도 교토의 분위기하고는 거리가 멀다 생각하거든요.






철골구조. 중간 부분은 뻥 뚫려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니 국립중앙박물관의 입구에 선 것 같은 느낌이라..'ㅂ';






교토에서 도쿄 가는 도중에 저 멀리에서 산을 하나 보았는데, 저거 혹시 후지산인가요..? ㄱ-;





구글 지도로 확인해도 이쯤 후지산이 보이는 것이 맞을 것 같긴한데 확신이 안섭니다.;






어쨌건 등산을 질색하는지라 후지산에 오를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물이 보이네요. 풍경이 참 멋지다 생각했는데..






그 호수가 조금 많이 큽니다. 여기를 지나서 하마마쓰에 도착했으니 아마도 하마나호 같군요.'ㅂ'




도쿄에 도착한 뒤 숙소 체크인하고, 시오도메의 전시회 구경을 하고는 돌아오는 길도 천천히 신바시까지 걷습니다. 갈 때는 지상으로 갔지만 신바시로 돌아올 때는 공중을 걸었습니다. 신바시에서 시오도메 가는 쪽은 공중 보도가 있습니다. 육교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상당히 크더라고요.






이 때서야 P330의 야경 모드를 제대로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도 야경 기능 있다는 걸 인식하는데 1년 안 걸렸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렵니다.

빌딩 옆에 얇게 보이는 것은 달.






이날 도쿄쪽에 강풍주의보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점심 때 이후부터 바람이 엄청나게 강했던 모양인데... 저도 실감했습니다. 공중보도를 걷는 도중 몇 번이고 날아가는 것 아닌가 싶은 정도로 센 바람을 만났거든요. 허허허. 노약자는 버티기 힘들 정도의 강풍이더랍니다. 저기가 바닷가 근처라서 바람이 더 강했는지도 모르지요.





공중보도인데 이쯤되면 지상을 걷는 건지, 위를 걷는 건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적 읽은 계몽사의 과학 만화 시리즈 맨 마지막 권에도 이런 비슷한 풍경이 있었을 겁니다. 차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완전히 분리된 그런 장면.



신바시와 간다를 거쳐 다시 숙소로 돌아옵니다. 돌아올 때 보니까 간다역 남쪽 출구에 역 스탬프가 있더라고요.







77개의 역에 이렇게 스탬프를 놓은 모양입니다. 기념삼아 하나 찍어왔습니다. 수첩에 찍었는데 ... 나중에 사진 찍어 추가하겠습니다.






편의점을 들렀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KKR 호텔의 단점 중 하나가 가까이에 편의점이 없다는 겁니다. 은근히 머네요. 게다가 주변 편의점 중 몇 곳은 24시간이 아니라 빌딩이 열려 있는 동안만 영업합니다. 그래도 도쿄역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듭니다.


사진 오른편에 노랗게 빛나는 것이 수도고속도로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가장 최근에 본 것은 『잔향의 테러』에서 였군요. 하하하. 사이코패스가 아니었구나.;

여행가기 전, 이글루스에서 링크 걸어 놓고 자주 들어가는 영군님의 전시회가 열린다는 글을 보았습니다.(링크)

1월 7일부터 29일까지. 여행 일정하고 끝부분이 겹치더라고요. 금요일에 도쿄로 들어가고, 도쿄에서의 일정은 토요일 외엔 거의 잡아 놓지 않고 몇몇 방문할 곳만 찍어 놓은 상태라 가볼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 갈지는 결정을 못했지요. 무엇보다 첫날 간사이공항에서부터 숙소에 들어가기까지 고생하면서 갑자기 몸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에 언제 가겠다고 못박기가 어려웠습니다. 일단 몸을 잘 챙기고 체력이 되면 도쿄 들어가는 그 날 상황 봐서 다녀오겠다 생각했습니다.


20kg 가까이..가 아니라 20kg 넘는 캐리어 들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고생도 했지만 덕분에 호텔에 무사히 체크인을 했습니다. 도쿄역에 도착한 것은 3시 넘어서, 숙소 도착한 것은 4시. 이미 교토역에서 출발하면서는 체크인 후 다녀오겠다 생각한 터였습니다. 도쿄 들어가서는 더더욱 그렇게 생각했고요.

도쿄역에서 오테마치까지 지하로 걸어갔고, 거기서 다시 다케바시까지 한 정거장 사철을 탔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는데, 에스컬레이터 위치를 몰라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쪽으로 나왔더니 다 계단이더라고요. 하하하하. 이 건 앞서도 설명했으니 넘어갑니다.

하여간 그런 관문을 다 헤치고 체크인 후 숙소를 나온 것이 4시 넘어서였습니다.


전시회는 시오도메역에서 합니다. 시오도메 역은 유리카모메로만 접근이 가능하고, 유리카모메는 JR패스를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유리카모메 티켓을 사나 어쩌나 고민했는데, 구글 지도로 보니 은근히 가깝더라고요? 유리카모메의 출발역은 신바시인데 시오도메까지는 한 정거장입니다. 그래서 숙소에서 간다까지 걸어가고, 간다에서 신바시까지 이동한 다음 다시 신바시에서 시오도메까지 걸어보기로 합니다.


방향 잡는 것은 의외로 어렵지 않습니다. 유리카모메 시오도메 역이니, 다시 말하면 유리카모메의 선로를 따라 걸어가면 됩니다. 목표는 시오도메 역과 연결되어 있다는 교도통신사 3층.


그리고 어찌어찌 걸어서 도착합니다. 정말로 공중 보도랑 연결된 시오도메 역에서 바로 교도통신사까지 이어지고, 그 문을 열자마자 전시회의 그림들이 보이더군요.




제대로 찾아왔다는 안도감과 감동이 물밀 듯이........



그도 그런게 실물 그림은 이번에 처음 보았습니다. 특별히 그림 전시회를 자주 찾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가서 보면 실물과 모니터 혹은 인쇄된 그림의 차이를 절절하게 느끼게 되더라고요. 모니터나 그림으로는 질감을 못느낍니다. 몇몇 그림처럼 아예 물감을 떡칠(...)한 모습이 사진으로도 드러나는 것이 아닌 이상은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작은 사진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를 보고 놀랐지요. 색 때문에 상당히 강렬한 그림을 그리는 분이라 생각했는데 색이랑 그리는 방법을 직접 보고 나니 강렬한 그림 운운하는 것은 머릿 속 저편으로 날아가더군요. 주제는 소녀와 호랑이와 꽃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림 한 장 한 장을 다 사진으로 찍어와서 보고 있는데... 음, 다시 보니 그 때의 감동이 뭉클뭉클.../ㅅ/



1년 전의 여행은 전시회가 목적이었지요. 두 개의 전시회를 보고 뿌듯하게 돌아왔는데 이번 여행도, 이모저모 아쉬움과 후회가 많이 남았지만 이런 전시회 관람 덕분에 좋은 여행으로 탈바꿈합니다. 기억 세탁..? (...)


사진은 먼저 안델센.


안델센은 간사이쪽에만 들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전에 MOE 특집으로 와치필드 시리즈의 작가인 이케다 아키코가 안델센 탐방을 다녀온 것이 있었는데... 이게 규슈쪽이었는지 간사이 쪽이었는지 기억이 흐릿하네요. 이 부분은 찾아서 추가하겠습니다.


하여간 안델센은 교토역과 붙어 있는 JR 이세탄 교토의 지하 식품매장에 있습니다. 이런 저런 재미있는 빵도 있고, G가 좋아하는 치즈빵도 있기 때문에 가끔 찾아갑니다.

셋째날인 금요일은 교토에서 도쿄로 넘어갈 예정이었고 히카리가 12시 56분 출발이었기 때문에 점심 거리를 미리 사두려고 했습니다. 도시락을 살까도 고민했는데 찬밥을 싫어하는지라 땡기지 않더군요. 그냥 얌전히 빵을 선택합니다.

(더 정확히는, 제 주식은 밥이 아니라 빵입니다.)


빵을 사러 들렀더니 양의 해라 그런지 재미있는 빵이 있더군요. 양씨의 크림빵. 보시면 아시겠지만 양의 옆모습입니다. 다리도 제대로 달려 있어요. 하지만 크림빵보다는 담백한 빵이 먹고 싶어서 몇 바퀴 돌다가 빵 두 개를 집습니다.






빵 두 개와 쿠키 두 봉지. 이게 이날의 점심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빵은 건포도빵. 건포도를 들이부어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로 잔뜩 넣었더군요. 거기에 왼쪽의 흰빵은 하이디의 흰빵입니다. 이거 사노님이 언젠가 올리셨던 것 같은데..?


건포도빵은 건포도 식빵에다가 건포도를 잔뜩 넣은 것 같은 맛입니다. 그리고 하이디의 흰빵은 먹는 내내 익숙한 맛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먹다가 깨달았습니다. 폴앤폴리나의 화이트바게트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말랑말랑하지만 쫀득한 식감이고, 거기에 짠맛이 감도는 담백한 빵이라는 점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물론 폴앤폴리나 빵은 바게트고 이건 일반 흰빵이지만 말입니다. 그 자체로도 맛있더라고요.-ㅠ-



다른 두 개는 프로인도리브에서 구입한 과자입니다. 과자 한 봉지당 가격도 상당했지요. 검색해보니 친절하게 홈페이지에 과자 가격을 올려 놓았네요.(http://freundlieb.jp/cookie/) 500엔을 넘겼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국에서라면 저런 포장의 과자가 한 봉지에 5천원 하면 안사지만, 여행지니까 삽니다.

그런데........ 이게 제 취향이더랍니다. 취향에 직격했네요.;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것은 초코샌드쿠키입니다. 세금 포함해서 540엔. 위쪽에 보이는 건 OS였나, 이게 시나몬 맛이라는데 전 몰랐습니다.ㄱ-; 엄지쿠키 비슷해서 집어 들었는데 이것도 540엔이었네요. 하여간 둘 다 단단한 쿠키타입이라 제가 좋아하는 오독오독한 맛이 잘 삽니다. 크흑..;ㅠ; 한국에서는 이런 쿠키 찾기가 쉽지 않아요. 그나마 비슷하게 맛있는 걸 찾으라면 사브레 계통이지만 덜 바삭한 쇼콜라윰의 쿠키 정도?



하여간 저걸로 식사를 홀랑 해결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니 저녁은 건너 뛰었군요. 하하하하하하...


사료 호센은 이전부터 벼르고 있던 곳 중 하나였습니다. 과거형인 이유는 경험했으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더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한자로는 茶寮 宝泉이라고 쓰는데, 찻집 호센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조금 더 의역하자면 다방 호센이라고 해도 얼추 맞을지도요... 물론 한국에서 떠올리는 그런 종류의 다방이 아니라 차를 파는 가게라는 의미로 말입니다. 절대 그런 다방과 같은 선상에 놓으시면 안됩니다. 한국의 여관과 일본의 여관과의 차이만큼이나 다릅니다.


하여간 여기를 찍어 놓고 있었던 건 세이비도(成美堂)에서 해마다 출판하는 카페 가이드북에서 소개하는 것을 보고 홀렸습니다 타베로그에서도 최근까지 교토의 간식에서는 1위였는데 이번 여행 준비하면서 확인해보니 2위로 내려갔더군요. 현재 교토 간식 부분 1위는 외진 곳에 있어서 접근이 매우 어렵습니다.(먼산) 그 가게는 교토역에서 출발하면 버스로는 대략 50분은 가야할 거예요. 비슷하게 외진 곳이니 같이 가볼까 하다가 사료 호센에서 고사리떡을 먹고 나서는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여행은 하루 하나만 해도 성공입니다.




구글지도 캡쳐입니다. 오른쪽이 사료 호센(구글지도 링크), 왼쪽이 쇼게쓰(嘯月)입니다. 쇼게쓰가 현재 타베로그 1위고요. 자세한 정보는 타베로그쪽을 참조하시길.(링크)



이번에도 버스는 206번입니다. 둘째날도 206번을 타고 기온을 갔고, 셋째날인 이날도 206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교토역에서는 버스로 대략 40분 정도 걸립니다. 206번이 한 시간에 6대, 다시 말해 거의 10분 간격으로 다니기 때문에 접근성은 아주 나쁘지 않습니다. 쇼게쓰는 그보다 가기 더 어렵다 하더군요. 지하철로 접근해서 한참 걸어야 할 겁니다. 저렇게 보면 매우 가까워 보이지만 지하철 한 구간의 거리를 참조하시면 얼추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조금 걷습니다.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골목이 비슷비슷해서 결국에는 구글 지도를 들고 내 위치를 잡아 이리저리 헤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발견하는데.....






모퉁이를 낀 저 나무 담장이 통째로 호센인가봅니다. 간판이 붙어 있지요.






여기가 입구. 개점시각은 10시입니다. 일부러 맞춰 왔지요. 서두른 덕분에 첫 손님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니만 제가 느긋하게 자리 잡고 앉아 있는 동안 사람은 별로 없더랍니다. 하기야 고베에서 8시 26분 히카리를 타고 교토에 내려 바로 버스를 타고 여기에 온게 10시 8분 경인데...;


들어가면 포장이냐, 먹고 돌아갈 것이냐고 묻고는 원하는 자리에 앉으라고 합니다. 한참 고민하다가 정원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역광이라 사진이 제대로 안나왔는데 이전에 올렸던 철학의 길 중간의 요지야 카페 못지 않은 일본 전통 가옥입니다. 다시 말해 앞뜰 뒤뜰 다 있습니다.;






도코노마 ... 맞지요?;






왼쪽 하단에 보이는 사선으로 놓인 탁자가 제가 자리 잡은 곳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은 뒤뜰이고요.






이게 옆으로 보이는 정원. 다시 말해 집 자체는 ㄴ자일겁니다. 저 멀리까지 가지는 않아서 ㄷ자인지 ㄴ자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하여간 이게 1월 말의 정원입니다. 푸릇푸릇푸릇.






앞뜰. 위에는 발을 쳐놓아서 햇빛이 직접 들어오는 것을 막았습니다.






그래도 해가 꽤 잘 듭니다. 안쪽은 그늘이 졌지만. 음, 음예예찬?



사진을 잘 찍고 나서 자리에 앉으니 화과자가 옵니다. 사진은 안 찍었는데 그 날 주문 가능한 화과자를 가져옵니다. 그러니까 종종 비싼 곳에서 애프터눈 티세트를 주문하면 '이 중에서 어느 케이크를 고르시겠습니까?'라며 케이크 쟁반을 들고 오는 것과 비슷합니다. 여기서는 오늘의 화과자는 이것이니 화과자는 이 중에서 고를 수 있고 메뉴판에서 음료를 고르면 된다고 하더군요.

사료 호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와라비모치-고사리떡입니다. 고사리떡하면 말캉말캉 쫀득하고 거기에 콩가루를 뿌려 흑설탕 시럽(구로미쓰黑蜜) 맛으로 먹는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호센의 대표 음식이 고사리떡입니다. 호센 소개할 때 절대 빠지지 않지요. 근데 사진으로 보면 이런 게 고사리떡인가 싶은 정도거든요. 고사리떡은 음료 세트메뉴가 없으니 말차를 추가하여 주문합니다. 주문하니 고사리떡은 주문받고 나서 만들기 때문에 15분 정도 걸린다는군요.


그리고 손님 모두에게 나오는 것 같은 호지차 한 잔과 간단한 간식이 이 때 함께 나옵니다.




따뜻하고 고소한 차를 마시니 몸이 풀립니다. 술도 아닌데 한 모금 넘기는 순간 왜 '푸슈!' 거리고 있는 거죠. 하하하.






삼온당이었나. 고급 설탕을 굳혀 만든 설탕 과자 한 조각이 나오고, 그 아래에는 달게 조린 콩과자가 들어 있습니다. 검은 콩을 달게 조려 과자로 만든 것으로 추정하는데 상당히 달지만 맛있습니다. 설탕과자보다는 콩이 취향입니다. 오후에 머리가 안 돌아갈 때 한 개씩 집어 먹으면 딱이겠다 싶더라고요.


간식을 홀랑 넘기고 차를 홀짝이며 마음이 느긋하게 풀어진 사이 양밭을 조금 돌고..(...)





드디어 고사리떡과 말차가 나옵니다. 고사리떡 옆의 작은 유리 그릇은 흑설탕 시럽입니다. 취향에 따라 뿌려 먹으라고 하더군요.





실제 색은 이것보다 훨씬 밝습니다. 갈색이 도는 회색 정도의? 조명 때문에 이 색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더라고요. 사진만 보고서는 색이 진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실물을 받아보고는 이게 이런 색이었어? 싶었습니다.

하여간 기포를 머금은 젤리 비슷한 뭔가가 다섯 개 놓였습니다.






말차. 자주 마신 것은 아니지만 쓴 것도 곧잘 마시는 편이라 문제 없습니다.



그렇다면 맛은 어떠한가.

시럽을 뿌리지 않은 것이 훨씬 맛있습니다. 처음 받아 들었을 때 고사리떡을 만들면서 단맛을 가미했다고 하더군요. 원래 무미라서 그렇다나요. 그래서 약간 달겠거니 하고 입에 넣었는데 예상보다 더 달더랍니다. 게다가 그 촉감, 도대체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식감과 맛입니다.

갓 만든 것이라 따뜻합니다. 그리고 이에 닿는 순간 물로 헹궜거나 그래서인지 겉은 매끈합니다. 그리고 깨물면 쫀득합니다. 하지만 이에는 달라붙지 않아요. 달지만 앞서 먹은 설탕과자 같이 확 단맛이 오는 건 아니고, 달지만 은은한 단맛이다 싶은데 거기에 쫀득하고 말랑하면서도 따끈하고 입안에서 재미있는 식감을 만들면서 놉니다.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맛. 하지만 맛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거죠.


두 개를 그냥 먹고 하나는 시럽을 뿌렸습니다. 하지만 시럽을 뿌리면 흑설탕 시럽 특유의 진한 맛이 고사리떡의 느낌을 지우는 것 같기도 해서 시럽은 두 개만 뿌리고 마지막 하나는 홀랑 먹었습니다. 아.;ㅠ; 단 맛은 쌉쌀한 말차로 씻어냅니다. 이것도 풋내가 나지 않고 마시기 편한 말차네요. 쓰읍...



맛있게 잘 먹고 잠시 구경하면서 쉬었다가 일어섭니다. 그리고 아까 들어왔던 입구의 매장으로 갑니다.






왼쪽의 아크릴 케이스 안에 들어 있는 것이 이날의 화과자입니다.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것은 아까 간식으로 먹었던 콩과자입니다. 가격은 저렴하지 않지만 선물로 좋겠다 싶어 한 봉지 삽니다.






그리고 다른 선물용 과자들도 많습니다. 왼쪽에서 두 번째의 흰색과 빨강색은 입춘용으로 포장한 콩과자더군요. 이걸로 살까 고민하다가 그냥 천주머니에 담긴 것으로 주문합니다.





버스에서 내린 것이 10시 8분 경. 첫 번째 사진은 16분에 찍었고, 마지막 사진은 51분에 찍었습니다. 계산하고 나오고 버스를 탄 것이 11시 넘어서였다고 기억합니다?


하여간 교토에 가면 다시 한 번 꼭 방문하고 싶은 가게입니다. 고사리떡의 말랑하면서도 탱글하고, 찐득하면서도 이에 달라붙지 않는 감각이 정말 재미있네요. 먹으면서 『맛의 달인』 초반부에 나온 어느 화과자 집의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겉은 칡녹말로 투명하게 만들어서 잇몸에 닿는 식감도 만들었다던 그 화과자 말입니다. 속은 삼온당을 써서 단맛을 낸 앙금이었고. 그걸 보면서 무슨 맛일까 궁금했는데 조금은 체험한 느낌이 들더랍니다.:)


이제는 슬슬 화과자까지 영역을 넓혀야 할까요. ... 그러기엔 지갑이 빈약한데... 하하하하하...

2015년 1월 일본 여행의 트리 구조입니다. 전체 구조를 보고 싶으시면 dir을 쳐야... (응?)


(이걸 만들어두었으니 기존 구조도 이 틀을 기초로 편집해서 공지로 만들어야겠네요. 대한민국 트리 구조는 제가 도로명 주소를 질색하기 때문에 동을 기준으로 만들겁니다.)


★ 대한민국 > 인천공항

대한항공: 운항중이 아닙니다(http://esendial.tistory.com/5744)


★ 일본

돌아왔습니다.:)(http://esendial.tistory.com/5751)

여행의 시작과 끝: 반성?(http://esendial.tistory.com/5754)

망(望)의 여행: 고베+교토+도쿄(http://esendial.tistory.com/5755)

여행 첫날의 잡다한 사진: 고베 등등(http://esendial.tistory.com/5763)

여행 둘째 날의 잡다한 사진: 교토+고베(http://esendial.tistory.com/5764)

셋째날, 프로인도리브와 안델센(http://esendial.tistory.com/5776)

일본여행의 짐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http://esendial.tistory.com/5771)

F-14를 준다는 어느 잡지가 있었는데..(http://esendial.tistory.com/5753)

셋째날, 프로인도리브와 안델센(http://esendial.tistory.com/5776)

여행 셋째날의 잡다한 사진: 교토, 도쿄(http://esendial.tistory.com/5782)

여행 넷째날, 토요일의 사진 모음(http://esendial.tistory.com/5786)


☆ 간사이공항


☆ 고베(神戶)

고베 미카미(味加味)의 치킨가스(http://esendial.tistory.com/5759)

호텔 피에나: 고베의 유럽풍 호텔(http://esendial.tistory.com/5756)

오늘의 일정: 일단은 땀 안나게..(http://esendial.tistory.com/5745)

호텔 피에나 고베의 조식 사진(http://esendial.tistory.com/5762)

토요일 아침의 잡담: 구두주걱?(http://esendial.tistory.com/5748)

호텔 피에나 1층 카페의 케이크세트(http://esendial.tistory.com/5777)

금요일의 일정: 마음이 급해..=ㅁ=(http://esendial.tistory.com/5746)


☆ 교토(京都)

사료 호센(茶寮 宝泉)의 고사리떡(http://esendial.tistory.com/5773)

아마도 벨기에 테뷰런(Belgian Tervuran)(http://esendial.tistory.com/5750)


☆ 도쿄(東京)

신영희 작품전, 꿈의 형상(도쿄, 1/7-1/29)(http://esendial.tistory.com/5781)

여행 다섯째, 여섯째 날의 사진들: 도쿄(http://esendial.tistory.com/5801)

△ 도쿄역(東京驛)

N'EX KISS = N'EX 합체! (...)(http://esendial.tistory.com/5768)

△ 나리타공항(成田空抗)

망(望)의 여행에서 빠진 중요사진 한 장(http://esendial.tistory.com/5760)

나리타공항 산세이도에서 본 책들(http://esendial.tistory.com/5758)

△ 시부야구(渋谷区)

Cafe Landtman, 오스트리아에서 도쿄로 오다(http://esendial.tistory.com/5785)

빵집 비론(Viron)의 아침 메뉴(http://esendial.tistory.com/5795)

△ 신주쿠구(新宿区)

△ 지요다구(千代田区)

KKR 호텔 도쿄 : 걷기 좋은 호텔(http://esendial.tistory.com/5757)

일요일의 잡담: 체력;(http://esendial.tistory.com/5749)

이데미 스기노(Hidemi Sugino)를 경험하다(http://esendial.tistory.com/5788)


등짐과 손짐과 바퀴가방짐을 모두 합치면 30kg을 넘기는데, 그 짐들의 내용은 다 무엇이냐....




캐리어와 백팩, 종이가방에 들어 있던 짐들을 모두 꺼내 놓으니 이렇게 난잡합니다. 하나하나 분석해보지요.






왼쪽: 노트북, 아이패드 키보드, 마우스, 거기에 G에게 건네줄 장바구니.

오른쪽: 제 몫의 고프레. 원래는 오른쪽 하단의 고프레 통과 비슷한 것에 들어 있었지만 제가 먹을 건 따로 뺐습니다. 그리고 고프레가 올라간 탑은 매지컬 유키미쿠와 벚꽃미쿠, 세실리아 올코트로 쌓아올린 넨도로이드 탑. 그리고 맨 오른쪽 중간 부분에 보이는 검은색의 상징물은 같은 건 선물로 받은 책갈피입니다. 달 위에 올라앉은 고양이.

오른쪽 하단에는 가장 가운데에 이데미 스기노에서 구입한 홍차 Lotus, 그 옆이 아즈마야의 그릇, 고프레 케이크입니다.






왼쪽 맨 위는 역시 고프레. 후게쓰도랍니다. 고베에서 샀는데 이거 우에노 것이라는 듯..=ㅁ=; 뭐, 맛있으면 되는 겁니다. 그 아래 깔린 것은 교토에서 구입한 표주박 센베. 달달한 전병맛입니다. 왼쪽 하단 부에 보이는 상자 두개는 G가 부탁한 피로소피의 샤워젤입니다. 그 아래에 슬쩍 보이는 것은 편의점에서 구입한 수프, 그 옆은 교토의 사료 호센에서 구입한 달달한 콩과자이고요. 선물용입니다. 그 옆에 보이는 건 센베.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뽁뽁이 탑은 CD와 DVD와 책입니다.

중앙부에는 G Defend 20주년 화집과 그 위에 쌓인 스타벅스 카페베로나 오리가미(휴대용 드립), 그리고 맨 왼쪽에는 고베푸딩맛 킷캣이 있습니다.





난잡하기는 이쪽이 더...; 설명할 거리가 그다지 없네요. 왼쪽에 보이는 남색 포장지는 교토 아리츠구(아리쓰구)에서 구입한 국자. 아리쓰구에서 만든 제품은 아닌 것 같더랍니다. 그 아래 깔린 것은 요지야의 말차. 그 옆도 믹스티와 홍차, 그외 기타 등등. 가운데 보이는 티백과 작은 플라스틱 병 등은 호텔 피에나에서 챙긴 겁니다.(...)

마르브란슈의 말차쿠키(쿠크다스라 부르는 그것)도 있고요.





중앙에 보이는 Viron은 일요일 아침으로 먹은 Viron의 아침 식사에서 빵만 포장해온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그 아래 보이는 것은 빈스테의 만델링. 그 왼쪽에 보이는 것은 아리쓰구에서 구입한 제 몫의 물고기 모양 쿠키틀. 그 위의 유리병 세개는 호텔 피에나의 밀키쉬잼과 딸기잼과 무화과 카시스 잼입니다.

스타벅스 로고가 보이는 것은 G에게 줄 몫으로 카페 베로나 오리가미랑 이데미 스기노에서 구입한 마들렌과 피낭시에입니다.






이게 이번 여행에서 G 지분(...)입니다.

맨 뒤로 보이는 것이 아즈마야의 그릇, 그 옆은 고프레통 그 옆은 고프레 통에 담긴 카페 베로나 오리가미 두 개와 프로인도리브의 쿠키와 요지야의 초콜릿 3개짜리 세트와, 이데미 스기노의 과자 두 개와.

거기에 샤워젤이 두 개 있었고요, 편의점에서 구한 말차랑 밀크티 믹스, 요지야의 말차 믹스, 피에나의 딸기잼, 그리고 아리쓰구의 국자와 나리타공항 산세이도에서 구입한 장바구니.





아리쓰구에서 구입한 국자는 이런 겁니다. 밥상 차려놓고 국이나 찌개 덜어먹을 때 쓰는 작은 국자가 필요하다 해서 사다줬지요. 원래 마음에 둔 국자는 다른 제품이었는데 이걸로도 괜찮다 하더군요.'ㅂ'






아즈마야는 작년부터 신세계에 들어온 일본 도자기 제품입니다. 공방은 규슈 쪽이라는데, 정식 판매매장은 없고 여기저기서 취급하는 모양입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젓가락 받침이나 저런 작은 접시, 아니면..






이런 메밀국수 장국컵을 내놓습니다. 한국에서는 이 컵을 3만원에 팔지만 현지 가격은 1400엔을 조금 넘기는 정도입니다. G의 부탁으로 찾아보았는데, 가기 전에 아마존으로 주문할까 하다가 카드 결제 금액이 폭증해서 현지 구입으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백화점에서 보셨다는 어느 분의 말을 듣고 교토 백화점 쪽을 열심히 찾아다녔는데 결론적으로 시부야의 히카리야에서 발견했습니다. 시부야역과 연결된, 말하자면 영플라자 같이 여러 가게가 입점한 쇼핑센터인데 거기 4층과 5층에 있습니다. G에게 찍어 보내느라 아이패드로 찍어서 화질은 그리 좋지 않네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네이버 블로그 중에 작년 8월 시부야 히카리야에서 해당 제품을 구입했다는 글을 보고 직접 찾아갔습니다. 검색의 승리..?)





실제 구입은 이렇게 세 세트.






공항에도 그렇고 교토역에서도 일본풍의 장바구니를 많이 팝니다. 가격은 600엔. 물론 면세가격이라 그렇고 보통 630엔 가량입니다. 간사이공항에서도 작은 것과 큰 것 두 종류를 파는데 이건 큰쪽입니다. 나리타공항에서 발견하고 G에게 사다줄까 물으니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한데...






위의 사진을 보고 부엉이에 홀라당 넘어갑니다. 훗훗훗. 부엉이 장바구니의 실제 색은 베이지에 가깝습니다. 아이패드라 색이 이상한 건 아쉽네요. 하여간 저것도 선물.





G의 선물이 이렇게 많은 건 뭐... (먼산) 일부는 대금을 받았고 일부는 아닙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는 G가 부탁한 CD 두 장이 빠졌네요. 하하하하하.





결국 여행은 먹는 것, 사는 것이 남는 겁니다.=ㅅ=



라고 적고 보니 중요한 사진이 몇 개 빠졌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캐리어 무게의 주범이기도 한 것. 기껏해야 2kg을 조금 넘는 수준이 아닐까 추측은 합니다만.





역시 아이패드. 카카오그룹으로 아버지께 보여드리느라 그랬습니다. 저게 방에 도착해있던 짐들이지요. 그리고 모든 짐을 다 수령한 뒤에도 다시 사진을 찍었습니다.






짐 다 수령했으니 안심하시라는 내용으로 글을 올리기 위해 찍었지요. 모두 측정도구입니다. 바닥에 깔린 가장 큰 물건은 각도계(...), 왼쪽 상단의 뭉치 두 개는 줄자. 그리고 나머지는 자, 곡자, 기타 등등입니다.

일본의 신와(Shinwa, シンワ) 제품인데 곡척자를 생산하는 몇 안되는 곳입니다. 중요한 것은 구입한 물건의 절반 정도는 중국산이라 품질이 떨어졌다는 거죠. 일제는 괜찮은데 중국에서 생산한 것은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눈금표시 같은 것이 맞지 않아요. 제대로 만든 자라면 두 개의 자를 맞췄을 때 각각 눈금이 동일하게 맞아 떨어들어가야 하는데 중국 생산품은 아니더군요.


다음에 여행갈 때는 확인하고 일제로만 구입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아마존에서 구입하니 정가의 50-60% 가량에 구입했나봅니다. 도합 18만. 뭐, 제 카드로 결제했지만 아버지가 주실 돈이니까요. 하하하하;ㅂ;


마지막 날의 사진이지만 Z님의 여행기와도 관련이 있어 올려봅니다.:)


N'EX, 나리타 익스프레스의 약칭이지요. 나리타공항까지 가는 Narita Express를 저렇게 줄여 부른답니다. 도쿄 여행의 최근 몇 번은 하네다로 다녔고, 나리타로 다닌 경우에도 비싸다는 이유로 N'EX를 거의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1년 전의 여행 때는 N'EX 편도랑 스이카카드를 결합한 걸 구입한 덕분에 탔지요. 그 외에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JR 패스를 들고 갔으니 N'EX를 타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전체 결산해보니 JR 패스 총 금액보다 딱 680엔 더 썼더라고요. 하하.

하여간 다른 열차 사진은 다음에 올리고...;



7시에 출발하는 넥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멀리서 열차가 들어오는데 이상하네요. 들어온 열차는 저 앞에 가서 서지, 제가 탈 4호차는 오지 않았습니다. 역무원에게 물었더니 이제 곧 열차를 연결한답니다. 헉! 연결!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오른쪽 저편에는 열차가 한 대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열차가 들어오네요. 저기 보이는 트렁크는 제것이 아니라 저와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다른 여행객의 짐입니다.






들어온다!







조금 더!





잠시 사진을 저장하는 사이에 쑥 들어와서는 저렇게....






접합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 며칠 전, 신칸센이 연결할 때는 주둥이(...)를 열고 딥키스를 한다고 해서 포복절도 했는데, 넥스는 맨숭맨숭하니까 앞에 달린 고리로 이렇게 결합하는 건가봅니다. 아니, 그래도 얼굴을 마주보는 것 같은게 참 묘한.. 게다가 앞서 Z님이 이 앞면을 보고 에바 초호기 같다고 하셨잖아요?

(에바 만화판 완결편을 보면 그 심정 이해가 됩...)



그리고는 서둘러 4호차로 돌아가서 자리에 앉으려다가, 제 표를 다시 확인하고서야 3호차인 걸 알았다는 이야기. 이번 여행은 조금 넋을 놓았던가봅니다.(먼산)

둘째날은 고베에서 교토로 이동해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이것 저것 사들고는 일찌 감치 귀가. 역시 감기기운의 여파였지요.




교토가는 히카리는 아침 8시 26분 차였는데......... 전광판 보시면 아시겠지만 7시 36분 발 노조미도 출발 못했습니다. 문만 열어 놓고 있을 뿐.







이날 생협에다 하소연을 했더니 M님이 바로 이유를 찾아주시더군요. 신오사카와 교토 사이의 교량에서 화재가 났다던가요. 덕분에 이날 신고베에서 출발하는 노조미는 1시간 가까이 지연되었습니다. 한 대가 출발하자마자 다음 차가 들어오기를 몇 번이고 반복하더니 드디어 제가 탈 히카리가 도착합니다. 히카리가 신고베역을 떠난 것은 오전 9시 29분 경. 다시 말해 한 시간 늦었습니다. 그리고는 교토에 도착하니 거기서는 이미 1시간 20분 지연 운행중이랍니다. 교토역에 그렇게 많은 외국인이 있는 건 처음 보았습니다. 교토역을 자주 다니긴 했는데 이정도로 외국인이 많은 건 처음이었어요. 물론 제가 신칸센 플랫폼에 들어간 것이 이번이 처음이긴 합니다만.;




어차피 목표는 다른 관광지도 아니고 시장이었으니 느긋하게 움직입니다. 니시키 시장의 아리츠구(아리쓰구), 군밤집, 쌀집, 커피집만 가면 됩니다.


다른 유명한 카페도 많다지만 전 니시키 시장의 커피집도 꽤 좋아합니다. 시장 가장 끝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되는데, 그러니까 데라마치 거리에서 니시키 시장으로 접어 들어서 죽 시장통을 지나 맨 끝까지 가서는 왼쪽, 혹은 남쪽, 시조 방향으로 꺾는 겁니다. 이름은 빈즈테. bean's 亭인 걸로 기억합니다. 교토에서 커피콩 살 때는 항상 여기서 삽니다. 여기 커피 콩이 제 취향이더군요. 특히 강하게 볶은 만델링..-ㅠ-



하지만 먼저 간 곳은 니시키 시장이 아니고 기온입니다. 9시 반에 출발해서 10시 쯤 떨어지니 아예 기온으로 가서 거기서 시조로 걸어가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마침 도착한 206번 타고 바로 기온으로 갑니다.


그러니 아래 사진들은 기온에서 시조로 걸어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귀엽지 않나요. 흐흐흐흐. 머리 있는 애와 속머리 민 애, 알머리인 애.





양도  참 귀엽습니다. 올해 양의 해라고 양이 참 많던데. 기왕이면 폭신폭신한 인형이 좋아요.







어느 새 기온에도 스벅이 생깁니다. 반갑지 않은 이야기로군요.






이건 그림이 마음에 든다고 앞서 올렸고..



기온에 간 목적은 키레노하나, 치리멘으로 만든 인형을 파는 가게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G 줄 것만 하나 구입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G 선물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나중에 보시면 압니다.)




토끼 참 귀엽죠. 하지만 가격은 귀엽지 않습니다.






이런 걸 집에 전시해 놓으려면 어느 정도의 장식장이 있어야 하는 건가요. 게다가 먼지는....;






왼쪽의 토끼 장식만 방문에 걸어 놓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아니면 오른쪽 하단의 장난감 같은 것만이라도.;






이렇게 풀 세트로 갖추려면 비용이 엄청날 겁니다.




구경을 열심히 하다가 가모가와로 나옵니다.




가모강과 가모가와. 어떻게 부르는 것이 좋으려나요.'ㅂ';






비가 왔고 비가 올 예정이라 날이 흐립니다. 이 때 간사이 전역은 저기압권에 들어 있었습니다. 덕분에 돌아가는 길은 비를 잔뜩 맞았지요. 그건 그 뒤의 일이고..




니시키 시장은 원하는 것만 잽싸게 찾아 가려고 했기 때문에 다른 사진은 없습니다. 아리츠구에서 G에게 줄 국자를 사고, 제 몫의 과자 틀을 하나 산 다음 밤 봉지를 들고 홀랑홀랑 걷습니다. 밤이 이날의 간이 점심이었지요.






달걀말이집이 두 군데인가 있는데 그 중 한 곳의 2층에는 이렇게 밥집이 있습니다. 근데 저 캐릭터, 참 귀엽네요. 쟤는 수탉이겠지만, 그리고 달걀밥을 비운 그릇이 저 앞에 보이는 거라면 동족상잔의 비극..(...)






이것저것 구입하다보니 돌아오는 길에는 짐이 잔뜩이었습니다.

맨 왼쪽은 교토역에서 구입한 표주박전병(효탄센베), 가운데의 비닐봉지는 작업실 선물용인 간장센베, 맨 왼쪽은 아리츠구와 마르브란슈, 스타벅스입니다.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뭘 샀는지 생각나는군요. 하하하하..



신고베역에 내리니 비가 마구 쏟아집니다. 5월의 소나기 정도는 되네요. 우산을 살까 고민하다가, 역에서 산 다른 제품도 있어 마음을 비우고 그냥 우산 안사고 걷습니다. 그리고 이걸 후회하는데.. 흠뻑 젖었습니다. 그 차림으로 프로인도리브에 들렀다가 숙소로 돌아갑니다.




숙소에서 찍은 사진.

하단은 킷캣 푸딩, 그 아래 후게쓰도의 선물, 스타벅스의 카페 베로나, 그 아래 깔린 표주박센베. 맨 뒤에 보이는 빨간 포장도 후게쓰도이고 그 앞의 남색 포장은 아리츠구, 하얀색의 포장 둘은 마르브란슈의 말차샌드, 태공이 깔고 누운 것은 작업실 선물용 간장센베. 그 앞도 센베. 그리고 그 앞에 보이는 동그란 것이 요지야의 유자 립밤. 그리고 맨 앞의 과자 세 뭉치가 프로인도리브 것입니다.



프로인도리브 과자 이야기는 다음에 신칸센 사진 올리면서 또 할 일이 있을 겁니다.'ㅂ'




위에서 소개하는 것을 잊은 사진 가운데의 핸드폰 줄. 아니, 열쇠고리 등에 달아도 됩니다. 키레노하나에서 구입한 선물이지요. 저 작은 것이 1620엔이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입니다.



요지야 립밤은 마지막으로 구입한 것이 몇 년 전이긴 한데, 제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가격보다 한참 올랐습니다. 아마 그 당시의 영수증을 뒤지면 나올 텐데, .... 라고 생각하고 뒤져보니 나옵니다. 하네다공항의 요지야 지점에서 구입한 영수증인데 그 당시 900엔이었네요. 세금 생각하고 세금 상승분 감안하면 얼추 맞습니다. 이게 꽤 비쌌군요..(먼산)



프로인도리브는 그 다음 글로 올라갑니다.:)



이건 고베는 아니고....


이스타항공은 항상 저 멀리 탑승동까지 나가서 타야하는지라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인천공항 철도 첫차가 아니라 그 다음 차를 탄데다, 홍콩이었나, 하여간 다른 지역에 가는 항공기의 발권도 같이 하는 바람에 시간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시간에 쫓기듯 움직이다보니 스타벅스에 들릴 시간도 없었습니다. 왜 스타벅스냐 물으시면, 카드 충전해 놓은 것이 있거든요.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함입니다.


그랬는데 면세점 물품 수령하고 게이트 찾아 가는 도중 글로리아 진스를 발견해 거기서 자리를 잡고 넋 놓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맛은 미묘하더군요. 글로리아 진스는 거의 갈 일이 없고 커피를 마신 적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아주 예전에 공항에서 한 번? 카페라떼가 레귤러 사이즈라 원래 마시려고 했던 것보다 사이즈가 크고, 따라서 가격이 생각보다 조금 더 나왔고, 맛은 썼습니다. 커피 자체가 그리 맛있는 건 아닌가봅니다.=ㅠ=


휴식을 취하다가 이동하면서 다시 스타벅스를 발견했다는 것이 참..; 다음에 갈 일이 있으면 그냥 스타벅스 가렵니다. 스벅에서 카페라떼 작은 컵 시키면 4천원 정도 나오나요.






백팩을 뭘로 들고 가느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작은 것과 큰 것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작은 백팩을 들고 가면 노트북을 어깨에 메야 하니 불편할 것 같아 큰 걸로 들었지요. 그러길 잘했습니다.

사진의 가방 속에 보이는 코바늘 뜨기 케이스는 G가 서둘러 만들어 준 케이스입니다. 생각한 것보다 작아서 책을 넣어 억지로 죽죽 늘렸더니 괜찮습니다. 여기에 딴 짓을 하느냐 마느냐는 그 다음 문제 하여간 가방에는 꽃을 달았습니다. 교토 기온에 있는 키레노하나에서 구입한 벚꽃. 다음에는 수국도 같이 달아볼까요.'ㅂ'






창가자리를 원했더니 날개 뒤쪽입니다. 나중에 조금 후회했지만 뭐, 괜찮습니다.

후회한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라 시간 문제였습니다. 가장 안쪽 자리다보니 복도쪽에 가까운 사람들이 먼저 일어나서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데, 느긋하게 나가시더군요. 허허허. 간사이 공항은 입국수속에 시간이 상당히 걸리기 때문에 거의 뛰다시피 나가거든요. 그래도 그럭저럭 빨리 나갈 수 있었습니다.






간사이공항 로손에서도 상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총 여섯 개. 주문자는 네 명. 같이 주문해도 상황에 따라 분리 배송됩니다.^-T






이게 맨 아래 있는 상자인데 사진 보면 아시겠지만 넨도로이드입니다. 그것도 세 개. 아래쪽에 보이는 파란색이 「인피티니 스트라토스」의 세실리아 올코트, 그 옆은 벚꽃 미쿠입니다. 작년 버전이지요. 작년에 구입했다가 도로 팔아 놓고는 재구입했습니다. 하하하.;ㅂ;

그리고 저 바닥에는 상당한 크기의 상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건 나중에.;





면세품의 포장이 꽤 컸기 때문에 저렇게 꽉 차보입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짐이 많기도 했지만. 여행이 길어서 옷짐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그냥 3박 4일 정도로 갈렵니다. 예전에 4박 5일로 갔을 때도 비슷한 소리 한 것 같은데. 매번 같은 후회를 반복하는군요.






이건 그냥 공항특급이었던 것 같은데. 간사이 공항에서 하루카 기다리는 동안 찍었습니다.






저는 하루카를 기다립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신오사카쪽에서 히카리를 타고 신고베로 가는 방법도 있었지요. 하지만 이 때는 그렇게 갈 생각을 못하고 산노미야로 들어가는 방법만 떠올렸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간사이공항에서 출발해 교토까지 가는 하루카는 한 시간에 한 대만 있고, 신오사카에서 신고베로 가는 히카리도 한 시간에 한 대 뿐입니다. 아마 그래서 검색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검색할 당시에는 다 일반 JR 타는 노선으로만 나오더군요.






하루카도 좌석 간격이 넉넉하기 때문에 앞에 저 커다란 캐리어를 놓아도 괜찮습니다. 제 다리가 짧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산노미야 역에서 나와 걷다가 찍은 사진. 여기서 방향을 잘못 잡아 엉뚱한 곳으로 걷는 바람에 도로 돌아왔습니다. 산노미야역은 나중에 교토로 이동할 때 다시 가겠지 했는데 결국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네요. 사진 찍은 곳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도큐핸즈와 돈키호테가 있는데 결국 안 갔습니다. 이 모든 것은 체력이 문제였지만 뭔가 사들고 왔다고 해도 그게 더 문제였겠네요.






여기는 화분도 이진칸, 그러니까 외국인 거리의 저택을 부조로 그렸습니다. 게다가 이 시기에 밖에 내놓은 담쟁이가 푸릇푸릇하다니 참 안 춥군요.





지나가다가 생 폴 고베라고 적힌 것을 보고 뭔가 익숙한데 싶어 안을 들여다보니 서점입니다. ... 아. 바오로 서원.;



아마 글 올리다가 심심하면 이렇게 사진 터는 걸 조금씩 올릴 겁니다.'ㅂ'



숙소가 고베 피에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M님이 말씀하십니다. 그 근처에 미카미라는 정식집이 있다고요. 치킨가스가 맛있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다가 문득 떠올라 까날님의 이글루에 들어가 찾아봅니다. 음. 역시 올라와 있네요. 뭘 먹을까 고민했지만 치킨가스는 다른 곳에서 먹기 쉽지 않은 것이라 이걸 주문하겠다고 대강 잡아 놓고 갑니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다 실제 찾아가보니 5분 남짓 걸립니다. 횡단보도 하나 건너면 되는 거리네요. 물론 걷는 속도는 제 기준입니다. 보통사람의 걸음이라면 10분 안쪽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호텔 피에나를 기준으로 보면 신고베역쪽으로 걸어 올라가다가 길 건너편 그린 호텔인가, 하여간 호텔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이 지도는 저 세 곳을 소개할 때 내내 반복해서 올릴 텐데 산노미야와 신고베역 사이의 큰 도로 서쪽 표시가 미카미입니다. 아래쪽에 있는 곳이 호텔 피에나. 다른 하나가 나중에 올릴 프로인도리브(Freuindliebe)입니다.





그린 호텔이었나. 큰 길가에 호텔이 하나 서 있는데 그 근처에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길을 건너서 호텔이 있는 블럭의 북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안쪽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이에 잠시 쉬는 시간이 있고 5시부터 저녁 영업 시작입니다. 호텔에서 4시 55분에 출발하니 5시 간당하게 도착하네요.






바쪽에 자리를 잡습니다. 치킨가스 정식을 주문하고 그 간의 일정을 정리하며 기다립니다. 가격은 1천엔을 조금 넘습니다. 주문할 때 소바와 우동 어느 쪽을 하겠냐고 묻는데 고민하다가 소바로 주문합니다. 우동이 나을 것도 같지만 이날은 소바가 더 궁금했습니다.

사실 감기 기운이 찾아온 터라 조금이라도 속이 편한 음식을 먹겠다고 고른 것이 소바였지요. 그거나 그거나 비슷하긴 합니다.





따뜻한 국물의 메밀국수가 나오고 거기에 밥 한 가득, 양배추 채 위에 올라온 치킨가스. 보고서 놀랐습니다. 치킨가스가 저렇게 큰가요. 아니, 보통 떠올리는 것은 닭가슴살이긴 한데, 펼쳐 놓으면 저렇게 커지는 겁니까.





양배추채만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채소도 섞여 있습니다. 아주 얇게 썰어서 거기에 소스를 뿌렸습니다. 간장계의 약간 진한 맛 드레싱이라고 기억합니다. 마요네즈를 섞었던가 아니던가 저도 헷갈리네요. 하여간 약간 느끼할 수 있는 치킨가스의 맛을 샐러드가 아주 잘 잡아줍니다. 이 둘만 있으면 한도 끝도 없이 숙숙 들어갈 것 같은데.


게다가 단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닭껍질이 그대로 있는 아주 촉촉한 닭가슴살입니다. 닭가슴살인데 촉촉합니다. 정말로요. 으아아아. 육즙이 넘치는 그런 맛..;ㅠ;


하지만 역시 위에 부담은 되었던 지 다 먹지 못하고 내려 놓았습니다.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치킨가스 외에 다른 메뉴도 정복하고 싶더라고요. 근처에 가신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만한 메뉴입니다. 양이 많은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고요.(...) 양이 적다면 정식이 아니라 단품으로 주문하면 될겁니다.



여행 내내 감기기운이 떠나지 않아서-지금도 그렇지만-술을 못 마신 것이 아쉽네요. 여행은 역시 최상의 컨디션으로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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