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가 고베 피에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M님이 말씀하십니다. 그 근처에 미카미라는 정식집이 있다고요. 치킨가스가 맛있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다가 문득 떠올라 까날님의 이글루에 들어가 찾아봅니다. 음. 역시 올라와 있네요. 뭘 먹을까 고민했지만 치킨가스는 다른 곳에서 먹기 쉽지 않은 것이라 이걸 주문하겠다고 대강 잡아 놓고 갑니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다 실제 찾아가보니 5분 남짓 걸립니다. 횡단보도 하나 건너면 되는 거리네요. 물론 걷는 속도는 제 기준입니다. 보통사람의 걸음이라면 10분 안쪽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호텔 피에나를 기준으로 보면 신고베역쪽으로 걸어 올라가다가 길 건너편 그린 호텔인가, 하여간 호텔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이 지도는 저 세 곳을 소개할 때 내내 반복해서 올릴 텐데 산노미야와 신고베역 사이의 큰 도로 서쪽 표시가 미카미입니다. 아래쪽에 있는 곳이 호텔 피에나. 다른 하나가 나중에 올릴 프로인도리브(Freuindliebe)입니다.
그린 호텔이었나. 큰 길가에 호텔이 하나 서 있는데 그 근처에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길을 건너서 호텔이 있는 블럭의 북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안쪽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이에 잠시 쉬는 시간이 있고 5시부터 저녁 영업 시작입니다. 호텔에서 4시 55분에 출발하니 5시 간당하게 도착하네요.
바쪽에 자리를 잡습니다. 치킨가스 정식을 주문하고 그 간의 일정을 정리하며 기다립니다. 가격은 1천엔을 조금 넘습니다. 주문할 때 소바와 우동 어느 쪽을 하겠냐고 묻는데 고민하다가 소바로 주문합니다. 우동이 나을 것도 같지만 이날은 소바가 더 궁금했습니다.
사실 감기 기운이 찾아온 터라 조금이라도 속이 편한 음식을 먹겠다고 고른 것이 소바였지요. 그거나 그거나 비슷하긴 합니다.
따뜻한 국물의 메밀국수가 나오고 거기에 밥 한 가득, 양배추 채 위에 올라온 치킨가스. 보고서 놀랐습니다. 치킨가스가 저렇게 큰가요. 아니, 보통 떠올리는 것은 닭가슴살이긴 한데, 펼쳐 놓으면 저렇게 커지는 겁니까.
양배추채만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채소도 섞여 있습니다. 아주 얇게 썰어서 거기에 소스를 뿌렸습니다. 간장계의 약간 진한 맛 드레싱이라고 기억합니다. 마요네즈를 섞었던가 아니던가 저도 헷갈리네요. 하여간 약간 느끼할 수 있는 치킨가스의 맛을 샐러드가 아주 잘 잡아줍니다. 이 둘만 있으면 한도 끝도 없이 숙숙 들어갈 것 같은데.
게다가 단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닭껍질이 그대로 있는 아주 촉촉한 닭가슴살입니다. 닭가슴살인데 촉촉합니다. 정말로요. 으아아아. 육즙이 넘치는 그런 맛..;ㅠ;
하지만 역시 위에 부담은 되었던 지 다 먹지 못하고 내려 놓았습니다.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치킨가스 외에 다른 메뉴도 정복하고 싶더라고요. 근처에 가신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만한 메뉴입니다. 양이 많은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고요.(...) 양이 적다면 정식이 아니라 단품으로 주문하면 될겁니다.
여행 내내 감기기운이 떠나지 않아서-지금도 그렇지만-술을 못 마신 것이 아쉽네요. 여행은 역시 최상의 컨디션으로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