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섯째 날. 일정상으로는 이게 거의 마지막이었지요. 체력이 떨어지고 있어서 이날은 두 곳만 돌아보고 바로 숙소로 돌아와 짐정리를 했습니다. 출장인지 일상인지 여행인지 헷갈리는 무언가가 된 이유는 결국 체력 부족이었지요. 지금도 몸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우겨 보죠. 아무래도 환경이 바뀐다는 것은 심적으로 부담이 크니까요.




아침은 사약과도 같은 진한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합니다.





전날 사온 방울 카스테라와 불가리아 딸기맛, 그리고 마루야마 동물원의 우유 푸딩이 1차 아침입니다. 본식은 9시에 비론(Viron)에서 먹었으니 이건 간단히 허기를 달래기 위한 음식들....;

그러니까 정말로 이걸 다 먹은 건 아니랍니다. 적당히 먹고 놔두고 나갔지요.





시부야에 가기 위해 도쿄역으로 걸어가는데 저 멀리 백조 한 마리가 다가옵니다.




먹을 것을 달라고 조르는 것 같은데 가진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없어? 그럼 말아."



무심히 등을 돌리는 백조.


이 전날이었나. 아침에 움직이다가 백조랑 오리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아저씨를 한 분 보았는데 다들 신나게 먹더랍니다. 다음에는 식빵이라도 조금 남겼다가 먹이 주기를 시도해볼까요. 어쩌면 오리와 백조의 난투극을 구경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토리빵』의 영향)




도쿄역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이거다 싶은 것은 없어서 뺍니다.







시부야에서 본 귀여운 경차. 색조합이 특이합니다. 저 마크가 어디거였더라? 스바루였나요?





오후에 이데미 스기노에서 케이크를 맛있게 먹고 걸어 돌아가는 도중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기다리는 가게가 있어 뭔가 하고 보니 앙리 샤르팡티에입니다. 이 때가 오후 1시경이었을 텐데 밥 먹고 다들 디저트를 위해 길게 늘어선 걸까요.


지난 주말의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저 중 상당수는 중국인 관광객일 수도 있겠다고 의견을 나눴습니다. 실제 교토에서 중국인관광객에 치여 고생하신 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본 여행도 시기 잘 맞춰 가야겠다 싶더랍니다.





기억이 맞다면 저기 보이는 건물이 1년 전쯤 전시회를 보러 갔던 미쓰비시1호관(미쓰비시이치고칸)미술관일겁니다. 지금 돌이켜보아도 참 좋은 전시회였지요.





건물 사이로 불쑥 보이는 붉은 벽돌 건물은 도쿄역.





이런 건물은 여기가 아니라 뉴욕 어드메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확실히 건물이나 차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물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처럼 배터리를 마구 쓰다가 방전되어 도중에 뻗습니다.





사람들이 열심히 뛰길래 뭔가 했더니, 황거 쪽 보도에서는 황거 한 바퀴 마라톤 대회를 하는 중이었고, 도로도 차량 통제하고는 자전거가 다니게 배려했더랍니다. 저 북쪽까지도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지요. 아마 보도를 이용한 황거 마라톤은 확실히 했을 거예요. 도로 통제가 저 위쪽까지 이어지는 지는 확인못했지만요.





돌아와서 이날 사들고 온 짐을 정리합니다. 비론에서 싸들고 온 빵은 아버지랑 나눠 먹었고 아래 보이는 그릇은 G 것, 가운데 보이는 진한 갈색의 봉투는...





이데미 스기노에서 사들고 온 홍차와 마들렌, 피낭시에가 들어 있었는데 홍차만 남겼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홍차도 마셔야 하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이삿짐 쌀 때 넣어야 겠습니다.

(그리고 이게 방금 전 올린 그 홍차입니다.=ㅠ=)





그리고 1차 짐정리 완료.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구입한 라떼들. 다 G에게 줬습니다.(...)





기온 츠지리의 쿄라떼는 교토가 아니라 도쿄에서 구입하네요.





그리고 점심이라기도, 저녁이라기도 애매한 돈베 카레맛. 어.;ㅠ; 근데 이거 상당히 괜찮더랍니다. 면발이 제가 좋아하는 굵은 면인데다 카레도 괜찮아요! 덕분에 귀국하면 카레를 만들겠다 생각했는데, 생각만 하고 까맣게 잊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평소 카레를 먹을 일이 없다보니.....; 이 모든 것은 식생활의 문제입니다. 흥!(...)




이제 마지막 날의 사진만 남았네요.:) 여행기도 끝나갑니다.


마지막 날에는 다케바시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걸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황거 한 바퀴 길을 따라 도쿄역으로 가면 신호등 걸릴 염려 없이 단 번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면 KKR 호텔에서 횡단보도 건너기 한 번, 도쿄역으로 가는 횡단보도 세 번 정도로 끝납니다. 캐리어와 다른 짐들을 끌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못하겠더라고요.






ITX에도 있다는 2층 열차. 궁금하긴 한데 기차 탈 일이 많이 없습니다.



잠시 뒤 들어온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들어온 열차에 다른 열차를 연결합니다. 아무리 봐도 키스신..-_-;





뜨거운 물을 끓여 넣어왔습니다. 보온병도 3년쯤 쓴 것 같은데 슬슬 손때가 타더라고요. 그래도 아직 보온 능력은 끄떡 없습니다. 새로운 보온병이 하나 생겨서 문제지.;






310엔 주고 커피를 사마셨는데 1년 전의 그 고급스러운 커피맛과는 동 떨어졌습니다. 사약 같은 커피더군요. 하하하.



공항에 들어와서는 이스타항공 카운터 쪽으로 와서 짐정리를 시작합니다.



캐리어 부칠 때 재보고, 왼쪽의 짐들은 집에 와서 재보고. 이 모든 무게는 여행 일정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좋지는 않았는데 한국 도착하니 괜찮더군요.






무겁게 짐을 들고 와서는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데리버거와 아이스크림. 당연히 아이스크림을 먼저 먹습니다.






녹으면 안되잖아요. 생산은 다이마루유제품(乳品) 주소는 홋카이도로 되어 있는데, 판매자가 롯데 아이스입니다. 지금 알았네요. 상당히 부드럽고 진합니다. 맛있고요. 물론 공항에서 먹는 것이라 더 맛있는 거죠.






기다리고 있노라니 타고 갈 항공기가 착륙해서 들어옵니다. 자아 슬슬 준비!




그리고 물 한 잔 얻어마시고는 인천공항에 내렸습니다.'ㅂ'





이걸로 여행기는 끝! 참 길었네요.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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