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의 발단은 여행 가기 전에 구입한 『天然生活』이었습니다. 언제 구입했는지는 잊었는데, 하여간 이것도 주제가 조식이었지요. 보다가 중간에 시부야의 비론이라는 곳에서 내놓는다는 아침식사가 언급되더랍니다. 주문하면 잼병을 통째로 가져다 주고, 버터를 듬뿍 넣은 페이스트리를 골라 먹을 수 있답니다. 궁금하죠. 안 가볼 수가 없죠. 게다가 도쿄 숙소는 조식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간단히 챙겨 먹고 다녀오면 되겠다 생각해서는 일요일 아침에 가보았습니다.'ㅂ'


오전 9시 오픈인데 조금 늦게 도착했지요. 개점 전에 기다리던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아주 조금이지만 대기 했다가 들어갔습니다. 나올 때는 40분 경이었는데 그 때는 대기줄이 더 길었습니다. 열 명 넘게 대기하고 있었다고 기억하고요.




아래 보이는 삼각뿔 두 개는 심령현상이 아니라 태공...(...)

시부야 분카무라 바로 근처에 길가에 있습니다. 찾기는 어렵지 않아요. 시부야에서 분카무라 쪽으로 죽 걸어 올라가면 됩니다. 1층은 빵집이고 2층이 카페더군요.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거기에 대기 명단을 적습니다. 저도 적어 놓고 잠시 기다렸더니 위에서 직원이 내려와서 인원 수를 확인하고는 자리로 안내하더랍니다.

들어가서 보니 혼자와서 먹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더군요.



주문하면 차와 커피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고민하다가 홍차를 시킵니다. 종류는 사과.-ㅠ-; 얼그레이를 할까 하다가 이건 브랜드마다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려서 무난한 것으로 골랐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잔뜩 마시고 온 터라 커피도 빼고요.


먼저 잼이 담긴 쟁반을 가져오고, 빵이 담긴 천바구니를 가져온 다음 페이스트리가 담긴 넓은 소쿠리를 들고 와 어느 것으로 하겠느냐 묻습니다. 종류를 하나하나 설명하는데 저는 사과와 살구를 골랐습니다.




접시 위쪽에 놓인 것이 사과파이, 그 아래가 살구가 들어간 페이스트리입니다. 크로아상이나 커스터드가 들어간 것도 있지만 이날은 과일이 들어간 쪽이 끌리더군요.


그리고 천바구니에 담긴 것은 잡곡이 들어간 캄파뉴-같은 빵 얇게 썬 것 세 조각이랑, 크게 썬 바게트 두 조각입니다. 잼을 발라 먹을 빵들인데 식빵이 아니라 이런 담백한 빵을 주는 것도 좋더군요.



그리고 중요한 잼. 총 8종입니다.






진짜 통째로 주는군요...-ㅠ-;




지금 보니 잼 일곱 병이랑 꿀 한 병입니다. 맨 오른쪽 아래는 꿀이네요. 그리고 왼쪽은 프랄린입니다.






오렌지 마말레드, 복숭아, 살구.





카시스, 딸기, 블루베리.





홍차까지 나오면 먹을 준비는 끝!


빵바구니를 앞으로 가져와서 손으로 찢어 잼을 한 숟가락씩 떨어뜨려 맛을 봅니다. 전체적으로 한 번씩 맛보고, 그 다음에는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서 맛보고. 그 뒤에는 좋아하는 것만 골라 맛보고.


그래서 매긴 순위는 살구 > = 블루베리 > 복숭아 > 카시스, 마말레드이고 맨 뒤에 딸기와 프랄린이 놓입니다. 그도 그런 것이 딸기는 시럽 딸기 같이 맹한 맛에 가깝더군요. 딸기 종이 달라 그런가 싶었습니다. 프랄린은 별로 즐기는 편이 아니라.-ㅠ-; 전 과일잼을 더 선호합니다. 디저트로는 프랄린을 좋아하는데 잼으로는 즐기지 않아요.


하여간 신나게 종류별로 잼을 먹고 나니 포만감이...! 거기에 홍차도 마시니 배가 안 부를 수 없지요. 결국 앞에 있는 페이스트리 두 종은 손도 못대고 포장을 부탁했습니다. 그대로 집에 들고와 그 다음날 저녁에 아버지랑 둘이 먹었는데 참 맛있더라고요. 결결이 부서지는 파이. 근데 이게 얇지 않고 적당히 두꺼우면서 탄력이 있습니다. 그게 오히려 좋더라고요. 질기지 않고 바삭하게 부서지는데 두툼하니까요.





그리하여 다음번에도 언젠가 오기로 결심했습니다.



만.


이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보았습니다. 도쿄역 근처, 마루노우치빌딩 근처에도 비론이 있더군요. 이 때는 긴자 이데미 스기노에서 걸어서 숙소로 가는 길이었는데 도중에 있었습니다. 여기를 지나치고 나서 도쿄역이 보였으니 남쪽 방향인 셈이지요. 거기서도 한다면 시부야가 아니라 이쪽을 찾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라고 적고 구글맵으로 확인하니 마루노우치점이랍니다. 시부야점은 Brasserie Viron이고 여기는 ブーランジェリー・パティスリー VIRON 丸の内店이라고 나오는 이유는 알 수 없지요. 구글맵은 절대 100% 신뢰하지 마세요. 검증이 필요합니다. 흠흠흠!


다음에 기회가 되면 확인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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