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대로 올리려다가 조식 사진을 기대하시는 분이 많아 먼저 올려봅니다. 하지만 제 접시 사진만 있으니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조식 전체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줄서서 조용히 퍼담는데 사진 찍기도 그렇고, 앞에 서 있던 아가씨들이 디저트 코너 사진을 찍는 사람을 보고는 '저런 사진 왜 찍냐'는 내용의 대화를 하길래 찍을 마음이 더더욱 없어졌습니다. 저는 소심하니까요.(먼산)



조식은 2층 레스토랑에서 먹습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왼편부터 음식이 죽 있고, 그 건너편에 디저트와 음료 코너가 있습니다. 디저트 코너가 아주 충실하다는 것이 특징적이고요. 기억하는 케이크 종류만 10가지 가까이 됩니다. 빵이 아니라 그야말로 디저트라 케이크가 여러 종 있고 초콜릿도 있습니다. 아침부터 단 것을 먹기에는 위가 안 좋아서 그냥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었습니다. 정확히는 딱 한 조각 먹고는 그 뒤로는 손 안댔습니다. 달았어요. 아주 많이 달더군요. 그 이야기는 뒷부분에 나옵니다.






가운데 보이는 접시는 식판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얀색 접시인데 무게를 봐서는 도자기가 아닌 듯합니다. 도자기면 한 손에 들기 어렵죠. 깔끔한 접시인데 위에 보이는 것처럼 각각의 반찬이나 음식을 담을 수 있습니다.


왼쪽 상단에 보이는 팔레트 같은 것은 잼담는 접시입니다. 잼 종류는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밀키쉬 잼도 한 두 종이 아닙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담을 수 있어요. 이날 오후에 1층 카페 내려갔다가 보기로는 조식 뷔페에 는 6종 정도의 잼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전시된 잼에 아예 '조식 뷔페에 나왔음'이라는 딱지를 붙여 놓았더라고요. 덕분에 고르기는 쉬웠습니다.

잼은 맨 아래가 무화과 카시스 잼, 자몽 마말레드, 맨 위가 믹스 베리입니다. 셋다 맛있지만 무게가 있다보니 구입한 것은 무화과 카시스 뿐. 톡톡 터지는 씨앗과 신 잼의 조합이라는 점에서는 라즈베리와 유사하지만 꽤 다릅니다. 무화과 특유의 독특한 단맛도 조금 남아 있는데 거기 신맛이 적절히 섞이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터지는 맛도 다르고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몽 마말레드도 사올걸 그랬나 싶긴 한데... 아니됩니다. 한 병을 하루에 비우는 것은 일도 아니라니까요.;



식판에 담긴 거무튀튀한 것은 먹물 식빵. 거기에 청경채는 아니고 펜넬 비슷한 것인지, 하여간 채소 간장 조림이었고 반찬 칸에 놓인 것은 무 간 것을 섞은 국물에 넣은 흰떡, 그 옆은 맥앤치즈입니다. 식빵 옆에는 고구마조림, 파인애플이 있고 그 아래 오믈렛과 프렌치 토스트가 있네요.


식판 위쪽에 있는 그릇에는 포토푀가 들어 있습니다. 우유 마저도 맛있네요..(먼산)


가장 맛있는 건 프렌치 토스트입니다. 쓰읍. 달걀물에 푹 젖은데다 빵푸딩을 먹는 것처럼 촉촉한 것이.. 으으으.;ㅠ;






식판을 다 비울 때쯤, 프렌치 토스트를 하나 더 가져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기에 디저트도 궁금해서 슈바르츠발트, 혹은 블랙 포레스트를 들고 옵니다. 그리고 설탕을 씌운 피칸.






프렌치 토스트 위에는 시럽을 뿌렸기 때문에 반짝반짝 빛납니다. 참 맛있더라고요.






...케이크는 굉장히 답니다. 초콜릿 시트는 굉장히 촉촉하고 부드럽고, 그 사이에는 초콜릿 무스인지 크림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발랐던데다, 위는 크림을 바르고 초콜릿을 깎아 장식했는데 커피 없이는 못 먹을 그런 단맛입니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이런 단 걸 먹으니 속이 부대끼더군요. 물론 감기 기운이 있고 수면 부족이라 위가 좋지 않기도 했긴 합니다. 그래도 케이크는 더 갖다 먹진 않았습니다.





결국에는 커피까지 가져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크로아상은 언제 가져온거지? =ㅁ= 다시 사진을 보니 처음부터 먹물빵 아래 깔려 있었나 봅니다.






그 다음 날은 아예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들고 옵니다.

나중에 생각했지만 식빵이나 바게트 비슷한 담백한 빵은 안 들고 와도 되었겠더라고요. 그냥 프렌치 토스트나 더 가져올 걸.

잼은 따로 담지 않고 같이 담았습니다. 거기에 파인애플이랑 감자 그라탕을 더 가져왔고요. 어제도 먹었던 채소 한 조각에, 로스트였던가, 하여간 고기. 그리고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오믈렛.


하지만 음료도 중요하지요. 우유 옆에 보이는 것은 포도주스가 아니라 샹그리아입니다. 아침부터 샹그리아라니, 싶지만 술맛은 안나고 그냥 포도주스에다가 다른 과일을 섞은 것 같은 달달한 맛입니다. 참 좋네요.





고기 참 맛있었습니다. 전날 아침에는 없었는데 이날은 있더군요. 보들보들하고 부드러운 것이 전혀 질기지 않습니다. 진짜 맛있네요. 게다가 프렌치 토스트도 전날과 다름없이 맛있고, 감자도 좋고 잼도 좋습니다.






특히 이날은 콩가루와 검은깨가 들어간 밀키쉬잼(맨 오른쪽)을 가져왔는데... 와.;ㅠ; 고소한 것이, 이거 한 통 가져다 놓으면 한 병 비우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입에 술술 들어가네요.







밥보다는 빵을 선호하기 때문에 밥반찬은 피했습니다. 죽도 있고 밥도 있고, 미소시루도 있습니다. 그리고 연어 구운 것도 있고 다른 조림 음식도 있고요. 상당히 다양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음식 하나하나가 굉장히 손이 많이 갈 것 같다는 점이지요. 일반적인 호텔 조식에서 보이는 간단한 음식과는 다릅니다. 소시지가 보이지 않더군요. 스크램블 에그도 아니고 오믈렛. 그리고 심지어 수프가 아니라 포토푀가 있습니다. 그 옆에는 커다란 새우와 다른 해산물을 넣은 음식도 있었는데, 해산물은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라 손대지 않았습니다. 부야베스 비슷한 것 같기도 한데 그런 것 치고는 국물이 굉장히 맑고 투명합니다. 다시 말해 손이 많이 가고 식재료가 좋지 않다면 맛내기 어려운 그런 음식들이 많습니다.


교한 삿포로에서도 그랬지만 조식 코너 자체는 크지 않은데 하나씩 뜯어보면 알찹니다. 레스토랑에서 볼 것 같은 음식들이 많네요. 1위의 개념이 가짓수 많고 맛있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큰 호텔이 아니라 작은 호텔이라는 점도 재미있고요.



다음에는 조식만 먹으러 가서 프렌치 토스트를 거덜내고 올까 싶은 망상도..=ㅠ=; 조만간 프렌치 토스트 해먹어야겠네요. 쓰읍.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