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에서 시조 가와라마치로 걸어가다 발견한 그림.

검색해보면 문구는 아마도 鳥歌花舞 夢無限인것 같습니다. 찾아 보니 문구가 더 마음에 와닿네요.=ㅁ=



여행을 성공과 실패로 나눌 수 있다면 이번 여행은 아마도 실패에 가까울 겁니다. 후회가 많은 여행은 대체적으로 실패로 보는데, 이번 여행이 그랬습니다. 체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감기 기운이 내내 붙어 있었고, 여행 앞머리에는 위도 좋지 않아서 먹는 부분은 많이 포기했습니다. 안 좋았던 점을 정리하면 대강 이렇습니다.


-코트를 두꺼운 것으로 챙겨갔더니 체온 조절이 되지 않았다. 걸으면 덥고, 쉬면 땀이 식어 추웠다. 덕분에 감기 기운이 도로 올라와 내내 고생했다.

-퀘스트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발목을 잡힌 느낌이라 마음의 여유가 덜했다.

-숙소는 좋았지만 편하지 않았다. 잠자리에 예민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여행 일정이 길어서 현금 자금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가능한 많이 남겨가려고 애썼지만 결론적으로는 실패했다.

-가장 큰 캐리어를 들고 갔음에도 짐이 많아 애먹었다. 여행 후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 가지 못한 곳에 대한 미련이 남았다. 상쾌하지 않다.



하지만 나름, 재미있는 점도 있었지요.


-가보고 싶었던 숙소에 들렀다. 고베는 이제 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숙소를 타도시에 두고 다른 도시로 이동해 구경한다는 것이 체력이 굉장히 드는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하루에 하나 씩은 '클리어'했다.

-많이 걸었다.

-여행 가서 일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보짓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JR 패스를 처음으로 써보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이번 여행 덕분에 '리셋'이 가능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새해가 되어도 옛해와 다를 것이 없고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생각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생각할 것이 많아 그런지 그럭저럭 리셋이 가능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들이 새로 생겼고, 유지해야할 것과 앞으로 마감해야하는 것들을 생각할 수 있었지요. 뭐든 간에 우선 순위를 매기면 작년하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긴 합니다. 그래도 목표는 생겼지요. 이제 1년, 3년, 5년, 10년 계획을 세우렵니다.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런지?




여행기를 어떻게 쓸지 고민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마 일정 움직인대로 적지는 않을 것이고, 그냥 천천히 숙소 이야기부터 풀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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