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큐스테이는 이전부터 한 번쯤 묵어보고 싶다 생각한 숙소입니다. 그랬던게 매번 비용과 거리의 문제로 밀리다가 드디어 이번 여행에서 가볼 수 있었네요. 아무래도 도쿄 도내에 주로 있다보니 다른 지역 여행할 때는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 여행은 간사이가 훨씬 많았고요.
다른 장소가 아니라 니혼바시를 택한 것은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미쓰코시 백화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체력만 된다면 아키하바라나 도쿄역까지 걸어가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JR 역으로 가장 가까운 것은 신니혼바시역이지만 간다역이나 미쓰코시마에역까지도 캐리어 끌고 걸어갈 수 있는 범위 안입니다. 포켓몬고를 켜놓고 걸어간다면 충분히 그 옆의 다른 지역도 다닐 수 있습니다. 오챠노미즈라든지, 진보쵸라든지, 남쪽으로는 긴자라든지. 핫핫핫.
하지만 이번은 체력의 문제로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습니다. .. 아니 그게 아니라. 캐리어를 끌고 롯폰기에서 신미술관까지 갔다가, 거기서 우에노쪽 갔다가 하는 통에 오후 4시에 딱 체크인을 했습니다.
엉망진창으로 그리긴 했지만 캐리어 끌고 저렇게 이동을 했습니다. 걷고서 알았는데 우산집 도쿄노블이 있는 2K540은 우에노 쪽에서도 아주 멀진 않습니다. 걸어갈만 하더군요.
본론으로 돌아가, 도쿄노블에서 우산을 사고 나와서는 지하철 한 정거장 이동하고 간다에 내려 숙소인 도큐스테이 니혼바시까지 이동했습니다. 걸어다닐 자신만 있으면 근처 JR과 사철을 아무거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단점은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패밀리마트라는 것. ...이거 은근히 큽니다.ㅠ_ㅠ
싱글B를 예약했습니다. 싱글 A는 미니키친이 아예 없는 일반 객실이고 싱글 B는 미니키친이랑 세탁기가 있습니다. 들어가보고 알았지만 정사각의 방에 시스템욕실이 들어간 형태입니다. 비지니스 호텔에서 자주 보이는 형태지요. 사진 왼쪽 하단에는 냉장고가, 정면에는 가습기 겸 공기청정기가 있습니다.
짐을 놓을 수 있는 공간도 책상 옆에 마련해뒀더군요. 이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침대가 딱 맞게 들어가 오히려 아늑한 느낌이 있고, 침대 베갯머리 맡에 작은 벽감 같은 것이 있어서 거기에 핸드폰이나 TV 리모콘 등을 놓으면 딱 좋더랍니다.
첫 번째 사진을 찍은 자리에서 뒤로 돌아 찍은 사진. 현관을 들어오면 바로 미니키친이 있는데, 조리가 가능한 건 전자렌지뿐입니다. 그리고 하단에 세탁기가 있고요. 건조도 가능한 드럼세탁기니 장기 체류할 때는 유용할 겁니다. 그리고 전자렌지 옆에 전기주전자가 있는데 사진으로는 안보이네요.
냉장고 옆에는 식기류가 있습니다. 접시 두 장, 유리컵 두 개, 머그 두 개. 그리고 티스푼 두 개와 포크 두 개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얼음은 1층에서 가져다 쓸 수 있으니 온더락이나 미즈와리도 가능하군요.
가방을 올려 놓은 곳 아래에는 금고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방 있는 곳 위쪽에는 옷걸이가 있습니다. 옷장이 따로 없고 옷은 밖에 거는 형태로군요.
TV는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보기 딱 좋습니다.
화장실은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특별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사진으로는 찍을 수 없는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방음.
복도쪽 차음은 잘 안되는데, 밖의 소리는 거의 안 들립니다. 이 숙소가 고속화도로 바로 옆에 있거든요. 그래서 내심 자동차 소리가 많이 들릴까 걱정하며 갔는데 자는 내내 들리지 않았습니다. 교토의 시타딘에서도 호텔 바로 앞의 도로에서 들리는 자동차 소음에 잠을 설쳤고, KKR에서도 같은 소리에 잠을 설쳤는데 외부 소음 차단이 확실하게 됩니다. 그 덕분에 이 호텔은 다음에도 또 묵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무엇보다 전자렌지가 방 안에 있으니 편의점 음식이나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들고 온 음식을 데우러 나갈 필요가 없어요!
여름에는 옷 빨래와 건조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물론 백화점이 상당히 가깝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주변에 스벅은 없지만....
다음 여행이 어디가 될지는 모르지만 도쿄에 간다면 다음에도 숙소는 여기로 잡을 생각입니다.+ㅅ+
슬라브 서사시, 혹은 슬라브 에픽은 알폰스 무하가 민족주의적 정신을 담아 그린 연작 그림입니다. 자세한 정보는 무하재단(Mucha Foundation)의 홈페이지에 있으니 참고하시고..(링크)
이 그림들은 외국으로 단체 외출한 적이 거의 없던 모양인데 이번에 도쿄에서 무하 전시회를 하면서 처음으로 전체가 나들이를 했습니다. 체코에서는 1월쯤 이 연작이 일본으로 멀리 나가는 것에 대해 그림 파손 등의 문제 제기가 일었고 그 때문에 소송도 일부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알폰스 무하의 손자인 존 무하가, 그림 보존과 관련된 기존 계약(이었나)을 어겼다는 이유로 소송했는데, 그런 과정에도 불구하고 2월 말에 도착했습니다.
전시회 준비 풍경은 무하전 트위터 정보와 유튜브 계정에 올라와 있습니다. 사람과 비교해 보면 그림 크기가 대강 짐작이 가지요. 저 영상 보고서도 감을 못잡고 있다가 직접 그림을 목도하고는... 하하하하.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보고 싶습니다만.
롯폰기역에서 걸어가면 정문으로 들어갑니다. 건물 보고는 감탄했고요. 들어가면서 보이는 정원도 참 멋진게, 나중에 봄날, 사람 많지 않을 때 가고 싶더랍니다. 평일에 가고 싶지만 그건 무리죠. 전시회 하는 기간이 6월 초까지인데 그 사이에 한 번 더 갈 수 있을지는 정말로 미지수입니다. 허허.
티켓은 슬라브 서사시 중 하나입니다. 저 그림 제목은 '슬라브식 제례의 도입(Introduction of the Slavonic Liturgy in Great Moravia)'. 번역 제목은 일본어 중역입니다.(...)
1층에는 저렇게 카페도 있고. 아, 2층에도 있습니다. 사람이 많아 들어갈 정신이 없지만, 하여간. 2층 2E실이 전시실입니다.
전시회 도면은 대강 이렇고요. 번호 순서대로 배치한 게 아니더라고요. 그린 연도 순인가 하고 지금 찾아봐도 제각각입니다. 이건 나중에 화집 해석(...)하면서 확인하겠습니다.ㅠ_ㅠ
'The Slav Epic' cycle No.1: The Slavs in Their Original Homeland (1912).
가장 많이 본 그림입니다. 무하전 포스터 그림이기도 하고 도록 표지도 이 그림 일부입니다. 들어가자마자 이 그림이 가장 먼저 보이는데 헉 소리만 납니다. 정말로 헉.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그림이기도 한게, 저 푸른 색조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거든요. 앞에 서 있으면 주눅들 정도로 압도적입니다.
'The Slav Epic' cycle No.2: The Celebration of Svantovít (1912)
스반토비트제. 일본에서 본 제목에는 뒤에 조금 더 붙어 있습니다. 루야나(Rujana)에서의 스반토비트제라는 거였는데 슬라브의 신들이 강림한다는 내용의 그림이랍니다.
이 그림 보면서 감탄하다가 재료가 뭔가 했는데 Egg Tempera랍니다. 근데 캔버스에. 맨 위의 영상에도 나오지만 보면 캔버스에 구멍이 뚫려 있어 거기에 줄을 넣어 당깁니다. 당연히 구멍은 그냥 뚫은게 아니라 펀치링 같은 것이 있습니다.
'The Slav Epic' cycle No.3: Introduction of the Slavonic Liturgy in Great Moravia (1912)
슬라브식 제례의 도입. 청년들이 훤칠하게 잘 생겼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한 번 자각했고요. 슬라브인이죠. 러시아가 대표적인 슬라브계. 따라서 러시아의 그 미모가 그대로 그림에 살아 있습니다. 흠흠흠.
얼핏 성경 그림 같아 보이기도 하는게 강림하는 신들의 복장이 동방박사 느낌이 있어서요.
'The Slav Epic' cycle No.4: Tsar Simeon I of Bulgaria (1923)
불가리아 황제 시메온 1세. 파스텔톤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거의 모든 그림이 그랬듯이 빛을 굉장히 잘 씁니다. 그러니까 빛에 따른 그림자 정도, 음영 정도의 표현이 굉장히 섬세합니다. 게다가 옷의 그림 질감이 진짜 같고요. '천이 흔들리며 빛에 반짝 거리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 감상을 적었군요.
'The Slav Epic' cycle No.5: King Přemysl Otakar II of Bohemia (1924)
보헤미아 왕의 그림입니다. 붉은 톤의 그림인데 동화책 삽화의 확대판.(...) 보고 있노라면 슬라브 서사시의 느낌은 어렸을 때 본 여러 동화책의 삽화를 연상시킵니다. 이 그림도 빛과 어둠의 미묘한 경계를 멋있게 표현했고요.
'The Slav Epic' cycle No.6: The Coronation of Serbian Tsar Štěpán Dušan (1926)
동로마 황제로 대관하는 세르비아 황제 스테판 도산. 이러면 황제가 제일 크게 나와야 할 것 같은데 황제는 저 멀리에 보이고 그 축하행렬이 중심입니다.
'The Slav Epic' cycle No.7: Milíč of Kroměříž (1916)
읽을 수가 없어요... 크로메츠?의 얀 미리체. 이 그림은 멀리서 봐야 잘 보입니다. 다른 그림도 워낙 크다보니 가까이서 보면 부분만 보이는데 멀리서 보면 가운데 빛이 들어가 그 부분만 환하게 보입니다. 그런 극적 효과를 많이 쓰더군요.
'The Slav Epic' cycle No.8: Master Jan Hus Preaching at the Bethlehem Chapel: Truth Prevails (1916)
얀 후스. 이름은 들어본 기억이 어렴풋이.... 이 성당 묘사도 굉장히 멋집니다. 무엇보다 이 그림이 굉장히 ㅡ큽니다. 610×810. 그렇다보니 이것도 박력이 엄청나고요. 역시 이것도 옷주름의 섬세함이 돋보입니다.
'The Slav Epic' cycle No.9: The Meeting at Křížky (1916)
회의 준비중. 가장 그림책 삽화 같다 생각했습니다. 깃발과 저 나무의 묘사 때문일거예요. 7번 그림과 9번, 10번 그림은 세트라고 합니다.
'The Slav Epic' cycle No.10: After the Battle of Grunewald (1924)
그루네발트 전투 후. 전쟁 직전이나 전쟁 후의 참혹한 모습을 다룬 그림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발칸반도-그 화약고에 슬라브 민족이 많았고 필연적으로 전쟁에도 자주 휘말렸을 테니까요.
작은 그림으로도 보이시겠지만 한쪽에는 시체, 다른 쪽에는 울부짖는 유족들이 있습니다. 그림도 전체적으로 회색조이고 어둡고요.
'The Slav Epic' cycle No.11: After the Battle of Vítkov (1916)
이것도 전투 후. 맨 앞의 넋 놓은 유가족이 인상적이라 써 놓았습니다.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아마도 성직자 같은데.. 이런 때는 종교가 도움이 될까요. 신에게 기원한다 해도 전쟁은 피할 수 없고, 죽은 사람은 되살릴 수 없는 것을.
'The Slav Epic' cycle No.12: Petr of Chelčice
이것도 또 전쟁. 하기야 한국사도 주요 연표 뽑으면 다 전쟁이죠...? 전쟁 그림은 오래 보고 있기 어렵습니다. 특히 유가족의 모습을 그린 것이 굉장히 실감나서 감정이 이입되거든요.
'The Slav Epic' cycle No.13: The Hussite King Jiří z Podĕbrad (1923)
후스의 왕 누구... ... 아니, 못 읽겠다니까요.ㅠ_ㅠ 스테인드 글라스는 아니지만 장미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인상적입니다. 게다가 그 앞에 서 있는 것이 아마도 추기경. 빨강 법복에 하얀 케이프 조합이니까요. 리슐리외 추기경의 복장으로 익히 배워 알고 있는...? 거기에 장미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부서지면 옷자락은 사박사박.
그림으로 보는데 그렇습니다.
'The Slav Epic' cycle No.14: The Defence of Sziget by Nikola Zrinski (1914)
또 전쟁. 이번에는 방어전입니다. 대 투르크 방어전이라는데 그림이 매우 붉습니다. 첫 번째 그림과 대조될 정도고요. 그쪽이 밤과 어둠이면 이건 불과 전쟁. 이쪽은 풍전등화의 느낌이 강합니다. 솔직히 슬라브 연작들은 그림을 먼저 읽고, 그 다음에 전체를 보아야겠더군요.
'The Slav Epic' cycle No.15: The Printing of the Bible of Kralice in Ivančice (1914)
전체 시리즈에서 드물게 녹색 톤입니다. 가장 평화롭고 평온한 그림이고요. 이반키체(?)의 형제단학교. .. 라고 번역제목은 되어 있던데 영어 제목은 또 다르군요. 봄날의 학교라고 부제를 붙여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다만 여성이 그림 속에 없는 건 아닌데 학생들은 다 남자입니다. 다들 잘생겨서 눈요기가 됩니다.(...)
이 그림은 사진 촬영 가능한 전시실에 있어서 찍었습니다. 대강 이런 느낌. 작은 그림으로 보는 거랑은 또 다르죠.
'The Slav Epic' cycle No.16: Jan Amos Komenský (1918)
이것도 회색조입니다. 10번과 12번, 이 그림의 톤이 비슷하게 느껴지더군요. 그 세 그림 앞에 있다보면 없던 우을증도 생길 판입니다. 허허허. 그만큼 그림의 몰입도가 높아요.
'The Slav Epic' cycle No.17: The Holy Mount Athos (1926)
성 아토스 산의 모습이라는데 성모마리아 교회 안에 성인들, 그리고 그 아래 인간들이 있는 모습입니다. ... 근데 저 이 그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반지의 제왕이었습니다. 영화 보신 분들은 이해하실거예요.
'The Slav Epic' cycle No.18: The Oath of Omladina under the Slavic Linden Tree (1926)
그렇게 말은 해도 뒤쪽은 그림이 밝습니다. 이쪽은 슬라브 보리수 아래에서 볼이는 회의. 그림 상단부의 여신 그림은 무하의 다른 그림에서 익히 보이는 얼굴입니다. 익숙한요. 그 아래에서 축제를 벌이는데 그림 분위기도 밝고 색조도 노랑인데다 꽃도 많습니다. 화사한 그림.
바쿠스의 연회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다들 손잡고 신나게 만세를 부르는 느낌.
'The Slav Epic cycle' No.19: The Abolition of Serfdom in Russia (1914)
이건 러시아가 배경입니다. 러시아의 농노제 폐찌. 눈덮인 붉은 광장 앞, 크레믈린 궁을 뒤로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광장의 눈들이 밟혀 눌린 모습도 그림으로 그려두었으니, 참 대단할 따름입니다. 허허허. 이 그림도 전체 그림 중 기억에 남을 정도의 그림이고요.
이것도 찍었는데, 앞에 있는 검은 건 다 사람입니다. 그림 속 존재들 아닙...(...)
눈보라에 가려진 궁의 모습이 실감납니다. 분명 동화책 삽화 같은데도 배경이나 옷자락의 섬세한 표현을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고요.
'The Slav Epic' cycle No.20: The Apotheosis of the Slavs, Slavs for Humanity (1926) (1926)
드디어 마지막. 환희의 송가라고 해도 이상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제목이 슬라브 민족의 찬가랍니다. 민족 자결이 주제라는데. 그래도 저 하단에 보면 아직 고통 받는 이들이 있는게 보입니다. 중심부에 있는 존재는 FATHER SLAV라고 해도 이상치 않을 존재고요...?
크게 보면 이렇습니다. 이 그림도 상당히 크죠. 다양한 색조가 들어갔는데 좋아하는 쪽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1번의 파란 그림, 녹색 분위기의 학교 그림, 농노해방을 주제로 한 흰색 그림. 이 셋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기왕이면 가운데의 소파에 앉아 넋 놓고 그림을 보고 싶지만 사람이 많아서 무리입니다. 아예 아침 일찍 오픈시간에 맞춰 가면 좋을 건데 그럴려면 다시 가야하고. 항공권을 부담할 자금이 없습니다. 하하하. 이래 놓고 또 홀랑 갈지도 몰라요?
작성하는데도 시간이 한참 걸렸는데 그나마 적어 놓은 것이 있어 다행입니다.
그 뒤의 전시회 감상은 매우 짧게 적었습니다. 몇몇 그림은 추가 감상을 적었는데... 이건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슬슬 자러 들어갈 시간이라서요.=ㅁ= 내일 뵙겠습니다.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은 슬라브 서사시였지만 또 다른 목적에는 삽질 해결(...)과 우산 구입이 있었습니다. 만, 우산은 이번에도 사진을 안 찍었군요. 그건 이번 주말에 상경하면 찍어서 올리겠습니다. Made in Japan의 맞춤 우산이거든요. 지난 후쿠오카 여행 때 구입하자마자 바로 분실하고 이번에 벼르고 있다가 사왔습니다.
그리고 삽질 해결은 해결이 안되고 현재 진행형입니다. 아마존에서 구입한 물건의 배송처를 '하네다 공항'으로만 지정해서 생긴 일. 수령인이 없으니 배달 완료가 안되고, 반품 처리를 하려 해도 배송상자에 반품 라벨을 붙여야 가능하니까요. 에라, 돈 날렸다고 생각하자 하고 지금 잊어버리려 노력 중입니다.(...) 제대로 정리하려면 사실 아마존에 직접 연락을 취하거나 제가 전화를 해야하는데 국제전화는 질색입니다. 애초에 국내에서도 전화 안하는 인간이 국제전화....(현기증)
이러다가 언제 날잡고, 전화걸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하지만 하려면 지난 토요일 전에 해결했어야 깔끔하게 되는 건데. 음.=ㅅ=
여행의 묘미는 편의점. 첫날 저녁 구입한 간식들입니다. 하겐다즈가 셋, 불가리아가 하나. 컵라면은 그대로 들고와 G에게 고이 넘겼습니다. 그리고 맥주 두 캔도 G에게 넘김. G가 드디어 카페인과 알콜 해금이어서 선물로 사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저 하겐다즈 셋을 순서 매기면 콩가루 > 검은깨 > 바닐라 쿠키와 라즈베리. 콩가루가 제일 좋았어요.
이쪽은 무지.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유라쿠쵸 무지 대형 매장에 가봤습니다. 그 근처는 자주 왔다갔다 했는데, 생각해보니 작년 7월 여행에서도 가자면 갈 수 있었군요. 그 때 가도 좋았을 건데 조금 아쉽네요. 하여간 저기 보이는 거의 대부분이 G에게 줄 선물입니다.(...) 제 몫은 왼쪽 하단의 스노우볼 쿠키 두 봉지, 그리고 사진 정가운데의 감귤술과 유자술, 가운데 있는 사과주스. 레토르트 카레와 어포치즈, 유자소다, 센베, 우지말차초콜릿딸기와 파마산치즈파이, 파마산쿠키는 모두 G에게 넘겼습니다. 후후훗.
그리고 처음으로 면세점에서 술을 사봤습니다. .. 정말로 처음입니다. 대한항공 기내면세점 책자를 보면서 궁금하다 생각한 술-리몬첼로라던가, 그라파라던가-은 여럿 있었고, 모 소설 때문에 헤네시에 관심을 가진다든지, 양 때문에 브랜디가 궁금했다든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때문에 위스키를 한 번 사볼까 했다든지 등의 일은 있었지만 결국은 꼬냑. 이건 B님께 부탁드려서 B님 아버지께서 추천해주셨습니다. 이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덕분에 술의 새로운 경지를 열게 되었..(읍읍읍)
주 용도는 커피에 섞기, 맥주에 섞기입니다. 코냑을 넣으면 맛없는 커피도 술기운에 맛있게 마실 수 있습니다. 빈말이 아니라 술향이 섞여서 상당히 맛있어 진다니까요. 베키아앤누보의 커피를 마실 때 그랬던 적이 있지요.(...)
예상 외로 술 가격이 저렴해서 놀랐습니다. 저게 3.7만. 물론 작은병이고 등급이 낮아 그렇지만, 섞어 마시는 건 등급이 높으면 오히려 너무 맛이 세다는군요. 커피에 섞는 거면 저정도가 적당하답니다. 레미 마르탱의 VSOP. 레미 마틴보다는 레미 마르탱이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흠흠.
운전을 시작하니 돈 들어갈 곳도 많아집니다. 이것도 그 중 하나. 이번 주말에 알 바꾸러 가야합니다. 해가 더 길어지기 전에 빨리 도수를 넣어야 운전할 때 편하겠지요.
참고로, 이거 찍고서 셀카 찍어 BC님께 보내드렸는데 포스 넘친다는 소리를 들었씁니다. Maybe Force with you...? 헷. 그래도 예전에 아버지가 쓰셨을 때 받았던 그 느낌 그대로라 저는 좋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의 선글라스가 레이밴(레이방)이라 그 때부터 꿈의 선글라스였지요. 드디어 손에 넣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색조합과는 다른 조합임. 아버지는 금테+녹색알이었고 저는 검정 검정입니다.
왼쪽은 전시회 도록, 오른쪽은 미쓰코시에서 사온 것들입니다. 후쿠사야 카스테라와, 호텔 오쿠라의 비프스튜 오무라이스, 감자그라탕, 안젤리나의 몽블랑. 후쿠사야 카스테라는 고이 모셔와서 다음 주말에 먹을 예정이고, 비프스튜 오무라이스랑 감자 그라탕은 일요일 아침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달걀이 포슬포슬하지 않은 건 아쉽지만 전자렌지에 돌리다보니 어쩔 수 없지요. 제 입에는 감자그라탕이 더 좋았습니다.
사진 찍는 것을 잊어서 나중에 따로 찍었습니다. 이것도 미쓰코시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사왔고요. 돌아다니다가 제대로 된 파운드케이크다 싶어서 한 통 사올까 한 조각 사올까 고민하다가 조각으로 집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들고온 제 자신에게 건배. .. 정말로 건배 맞습니다. 저기 들어 있는 과일들이 전부 술에 절인 것이더군요. 잘못하면 티타임에 취하겠다 싶었습니다. 허허.
다른 두 과자는 G에게 선물로 넘겼습니다.
그리하여 집에 돌아와서 찍은 사진은 이렇습니다.
늘어난 것이라고는 오른쪽 상단의 네코동 선물 정도? 스카이트리모양 화이트초콜릿과 드립커피입니다.
더 정확한 제목은, 도쿄의 무하전에 슬라브 서사시를 보러가는 분께 드리는 잡다한 지식들입니다.
두괄식으로 전개하는 것이 좋겠지요. 딱 두 가지만 적어봅니다.
1.당일치기 가능합니다.
2.주말에는 사람 많습니다.
저는 대한항공 하네다-김포편을 이용했습니다. 3월 11일(토) 아침 9시 항공기로 갔다가 12일(일) 오후 12시 25분 항공기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관람 시간으로 따지면 11일 저녁 비행기로 돌아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11일의 시간표를 한 번 보지요.
0900 김포공항 출발
1115 하네다공항 출국장 나옴
(이차저차 잠시 헤매다가, 승차권 구입하고.)
1155 하네다공항 게이큐선 탑승
1217 다이몬 환승
1236 롯폰기 하차
1242 도쿄 국립신미술관 도착, 티켓 구입(1600엔)
1350 관람 종료
시간이 이러니 오후 항공기 타러 다시 이동하고 저녁 비행기로 돌아오는 것도 문제 없습니다. 시간이 어떨지 몰라서 당일은 포기했는데 이걸 보니 가능하긴 했겠네요.
관람시간이 1시간이었던 건 제가 원래 전시회 관람 시간이 1시간에서 1시간 20분을 넘기지 않기도 하지만 더 버티기도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슬라브 서사시를 제외한 다른 작품은 거의 훑고 왔고요. 볼 체력이 안되더군요. 어깨에 메고 있던 노트북 때문에 체력이 금방 떨어진 것도 있고, 공항에서 바로 오느라 캐리어를 미술관까지 들고 온 것도 체력저하의 이유였습니다.
참, 캐리어를 끌고 가니 안내를 해주더군요. 인포메이션 센터에다 맡기라고요. 입구 들어가자마자 바로 안내데스크가 있어서 그쪽으로 가니 바로 반응(...)을 하더군요. 짐을 맡기면 플라스틱 패찰을 받는데 미술관 폐관시각인 6시까지 짐을 맡아 준답니다.
들어가면 나눠주는 무하전 전시회의 안내도입니다. 전시작품의 소개도 같이 실린 흑백 팜플렛이고요.
배치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메인은 모두 슬라브 서사시입니다. 아래 짙은 회색으로 표시된 것이 슬라브 서사시 연작의 순서인데, 순서대로 걸려 있는 건 아닙니다. 순서가 왜 다른지는 .. 아마 오디오 안내에는 있었을 건데 전 일본어가 약하니 얌전히 포기했고요. 입장하는 관람객의 거의 대부분이 오디오 안내를 듣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뮈샤전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중인데 토요일은 오후에 표 사는데만 20분, 30분이었다고 하더군요. 오늘도 오후에 30분씩 줄서서 표를 사고, 표 판매가 끝난 뒤에도 엄청나게 혼잡했던 모양입니다. 가능하면 오픈시간에 맞추는 것이 좋지만 그럴려면 시간표가.....(먼산)
다시 저 안내도로 돌아가서. 맨 왼쪽에 있는 촬영가능 구역은 말 그대로 사진 촬영이 가능한 구역입니다. 사진 찍은 다섯장과 다른 그림들은 나중에 전체적인 리뷰와 함께 올리겠습니다.
전시장에 들어가서 그림을 보고 가장 먼저 나온 소리가 '헐'이었습니다. 입에서 헐 소리가 먼저 튀어나오더군요. 육성으로. 그 박력이 어마어마합니다. 벽면 한 쪽에 그림이 거의 하나씩 걸려 있고, 한 가운데는 소파가 있어서 거기 앉아서 그림을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가까이서 보는 것과 그 가운데 소파에서 보는 것, 그리고 조금 멀리서 보는 것이 다 다릅니다. 솔직히 체력만 더 있었어도 한 번 더 돌아보고 싶었는데 힘들더군요. 마지막 전시장까지 오면 슬라브 서사시를 보러 다시 갈 수 있도록 이어지는 공간이 있습니다. 직원이 그 공간에 서서 질러 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다시 보러 갈까 하다가 말았던 가장 큰 이유는 사람입니다. 나온 시각이 2시였는데 그 때도 이미 전시장에 사람이 많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람과 계속 부딪치더군요. 게다가 공기질이 급속도로 저하되어 얌전히 나왔습니다.
다시 갈까 고민하는 것도 그부분이고요. 저녁 비행기로 가서 개장 시간에 맞춰 그림을 보고 잽싸게 튈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 최소 평일 휴일을 이틀 만들어야 합니다. 그럴 수 있지 않으니 문제죠.(먼산)
한국의 무하전은 가지를 않았으니 그림이 겹치는지의 여부는 모릅니다. 다만 이번 일본 전시회의 메인은 슬라브 서사시고, 그건 한국에 오질 않았던데다 제가 전시회 보러 가겠다고 결심한 것도 슬라브 서사시가 오기 때문이었으니까요. 그 외에도 유명한 그림이 몇 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도록 보면서 다음 글에서 구체적으로 풀겠습니다.
상품은 기대하지 마세요. 엽서와 몇몇 상품이 있긴 하나 수가 적고, 마지막에 보헤미안 글라스가 몇 점 있지만 그리 끌리진 않았습니다. 도록은 일단 덥석 사들고 왔는데 이것도 나중에 리뷰 올리겠습니다. 도록 가격은 2400엔인데 상당히 두꺼워서 집어 들었습니다. 뭐, 두께야 상관없이 그림 색이 꽤 잘 나온데다 그림이 크게 실려 있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급한대로(?) 슬라브 서사시에 대한 간략 팁을 올렸습니다. 하네다 공항에서 이동할 때는 케이큐와 도쿄메트로를 이용해서 케이큐선으로 다이몬까지 이동, 그리고 다이몬에서 롯폰기까지 이동하는 구글 안내를 따랐습니다. 롯폰기보다는 노기자카역이 더 가깝습니다. 노기자카역에서 아예 국립신미술관까지 연결통로가 있는데 하네다공항에서 갈 때는 롯폰기에서 걸어가는 것이 낫고요. 그 덕에 처음으로 롯폰기힐즈 옆을 지날 수 있었습니다. 핫핫핫.;
확인해보니 숙소 이후로 찍은 여행 사진의 수가 훨씬 적습니다. 카메라는 항상 들고 다녔지만 일부러 사진찍고 다니질 않아서 그렇네요. 스마트폰이라면 모를까 컴팩트보다는 큰, 어중간한 카메라를 들이대기에는 간이 덜 부었습니다. 무엇보다 매장에서 허락받고 찍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등등을 고민하다가 도로 집어 넣는 일이 많아서 그렇네요.
하얏트 리젠시 후쿠오카의 로비. 건물이 상당히 특이합니다.
숙소층에서 로비를 내려다보는 복도를 찍으면 이런 느낌이고요.
비지니스 윗급인 것 같던데 트리플룸이라 공간도 넓었습니다. 원래 트윈이던 걸 추가로 침대를 넣어주는 형태라 트윈으로 쓰면 더 넓을겁니다. 이쪽은 바. 차 준비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비지니스 호텔에서는 TV가 놓인 책상에 같이 준비해놓지요.
마스코트 고양이 인형도 참 귀여웠는데.=ㅁ=
숙소에서 짐정리를 하고 잠시 쉬다가 스타워즈 상품과 포켓몬 관련 상품을 찾아보러 하카타역으로 돌아갑니다. 도큐핸즈와 같이 붙은 아뮤플라자였던가요..? 하여간 KITTE 반대쪽 입니다.
-포켓몬 상품은 꼭대기층, 마루젠 건너편에 있었습니다. 마루젠 규모가 굉장히 크던데 부럽더군요. 서점에 들어가면 들어가서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금만 돌다가 빠져나왔지만, 타이밍이 조금만 늦었어도 못 나왔을 겁니다.
-피카츄 가방을 사오려고 했는데 제품을 보고는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기억하던 것보다 크기가 크더군요. 유치원 고학년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사이가 적정 사용나이입니다. 피카츄 인형도 딱 이거다 싶은게 없어서 포기. 그리고 스카이샵의 피카츄를 사겠다고 해놓고는 까맣게 잊었습니다. 사야죠.(...)
-발렌타인데이가 아직 한 달은 남았는데 벌써 초콜릿 특판 매장이 나왔더랍니다. 그 중에 BB8이 있어서 사자고 하고는 위층부터 돌아보고 내려왔더니 상품이 품절이었습니다. 보일 때 사야한다는 지름오계(...)를 되새기며 눈물을 머금고 돌아 나왔는데 다음날 다시 가보니 있었습니다.
-하카타역 지하에도 특이한 상품을 파는 가게에서 스타워즈 상품을 또 만났습니다. 거기에 BB8 카드케이스와 BB8 머그가 있더군요.
신나게 돌아다니고는 쉴겸 딘앤델루카로 이동합니다. 이자카야 예약 시간이 늦어서 저녁 대신 간단히 뭔가를 먹기로 했거든요.
뱅쇼도, 핫와인도, 글뤼바인도 아닌 무언가. 뜨거운 포도주스였는데 거기에 레몬을 넣고 시나몬 스틱을 넣어서 알콜 없는 뱅쇼=핫와인=글뤼바인을 만들었습니다. 재미있더군요.
일행이 마신 음료는 소금캐러멜 카페라떼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소금캐러멜이 들어간 음료입니다. 소금캐러멜 무스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은 먹어본 적 있지만 음료로 마시는 건 생각 못했는데 재미있네요.
다른 것보다 딘앤델루카는 한국보다 음식류가 더 다양합니다. 빵집이 아니라 식료품점에 더 가깝네요. 하기야 원래 분위기가 고급 식료품점 아니던가. 한국에서는 다른 방향으로 잡은 것 같지만 말입니다. 일본에서의 가격은 환율 감안해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같이 주문한 당근케이크도 맛있었어요.-ㅠ-
그 위로 보이는 건 럼레이즌 버터샌드인데 마루세이 버터샌드의 딘앤델루카 버전입니다. 먹어보면 위 아래의 쿠키 맛이 두드러지더군요. 롯가테이 것보다 더 버터버터하게 느껴지는 건 저 쿠키가 버터 듬뿍 들어간 맛이라 그렇습니다. 한 번 비교해서 먹어보고 싶지만 둘다 손에 넣는 것이 쉽지 않을걸요. 요즘처럼 여행 일정이 짧을 때는 작심하지 않으면 포기하기 쉽습니다.(...) ..만 지금 생각하니 하네다공항에 둘 다 있나요. 그쪽을 노리면..!
그리고 진짜 저녁은 생맥주와 만두와,
테바사키 두 종류와,
명란젓구이와,
닭고기 완자와,
빵푸딩.
이렇게 먹고도 그 다음날 아침은,
호텔 조식의 디저트에 홀랑 넘어가서
와플을 베이스로 한 에그 베네딕트를 먹고 다른 짠 음식도 잔뜩 들고 온 다음에
신나게 단음식을 즐깁니다.
체크아웃 전에 잠시 슈퍼마켓에 들러 이것저것 집어 온 뒤에 체크아웃하고 캐리어를 코인로커에 넣었습니다. 1층에 있던 코인로커가 모두 사용중이라 2층 안쪽에 있는 곳으로 갔지요.
하카타역 동편 2층에는 그리고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에바에 탄다." 그리고 그 에바는 에바가 아니라 에바 신칸센. 500 TYPE의 에바라니.=ㅁ=!
저게 뭐냐면 이거요. 그러니까 일본에서 여기에만 있다는 그 사진찍는....
물론 그 옆에는 에바 상품 가게도 있었습니다. 빼빼로보다도 더 긴 보라색 바움쿠헨이 조금 끌렸지만 들고 다니기 힘들다는 이유로 구입 보류. 핫핫핫.
그러고 나서 각자 쇼핑하자며 일행과 헤어진 뒤 KITTE에 가서 한참 고민하다가 우산을 사고, 그 우산을 항공기에 두고 내려 그대로 분실했다는 슬픈 일은 넘어가고.
그리고 점심으로 먹은 비프 로코모코 라이스. 집에서 재현해보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쓰읍..
다음에 방문하면 이쪽도 좋겠더군요. 이것도 집에서 재현할 수 있는 맛. 물론 명란의 염도가 관건이긴 합니다.
왜 찍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자연광이 들어오는게 신기해서 찍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속 다 밟고 매점 갔다가 들고 온 초코크로네와 아몬드 초콜릿. 사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한데 후쿠사와 카스테라였는데 입국장에서 사겠다고 하다가 계산대에 줄 선 것을 보고 고이 포기했습니다. 그냥 8% 세금 아끼겠다 그러지 말고 미리 사두는 것이 훨씬 낫네요. 하하하.
귀국편은 날개 뒤쪽 좌석입니다. 사진 찍기 참 좋더군요.
이륙하고 안전벨트 착용 안내 등이 꺼지자마자 나온 기내식. 이번에도 음료는 커피를 부탁합니다.
참치마요와 짭짤한 과자. 출국편이나 귀국편이나 기내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건 알지만. 하하하하. 그러니 뭔가 먹을 것을 따로 들고 타는 것이 좋습니다. .. 하지만 제대로 챙겨먹을 시간도 별로 없지요.
사들고 온 것은 많지만 결국 우산을 두고 내린 덕에 비운의 여행이 되고 만 후쿠오카 여행. 복수전(?)을 기약하며 여행기를 대강 마칩니다.-ㅁ-/
여행 동안에 찍은 사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한 번에 모아봅니다. 양이 많으면 이틀을 나눠서 올려보지요.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라 가방은 작은 걸로 가져갔습니다. 다만 이 캐리어가 어중간하게 큰 캐리어라 기내로 가능한지 아닌지 확신이 안 서더라고요. 그리하여 얌전히 짐을 부쳤습니다.
5시 반쯤에 도착했습니다. 셀프체크인은 했지만 짐부치는 것은 5시 40분에 열리더군요. F번에 자동 수화물위탁 코너가 있다고 해서 와봤는데 6시 10분부터 시작이랍니다. 도로 돌아가서 5시 40분까지 기다려 짐을 부쳤습니다. 부치면서 물어보니 이정도 크기면 기내 함에 들어갈 거랍니다. 다음에는 들고 갈 짐을 더 줄여서 갈 때도 들고 탈 생각입니다.
23번 게이트였는데 가다보니 빅토리아 시크릿이 있더군요. 그러고 보니 여기도 헤어오일이 있다던가요. 하지만 장미향이라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사둔 것이 있었지요. 향은 마음에 안 들지만 Amazing Grace라는 이름에 홀렸고...(...)
의외로 멜라민이 아니라 도자기였던 접시와 컵. 던킨에서 팔던데 살까 말까 아주 조금 고민했지만 바로 내려 놓았습니다. 이 당시 알라딘 머그와 S&M 머그가 배송중이었거든요.
인천공항에 들어가는 꽃들도 상당할 건데 이거 누가 다 관리하는 걸까요. 던킨에서 커피를 한 잔 사놓고 잠시 고민해봅니다.(...)
타고 갈 비행기는 작습니다. 아침 비행기니까요.
비행시간이 짧으니 기내식도 단촐합니다. 재미있는 건 커피 서빙 시간이고요. 도쿄나 오사카 갈 때는 보통 기내식을 먼저 내 주고, 그 다음에 커피 또는 녹차를 제공합니다. 근데 슬쩍 카트를 보니 커피포트가 있더라고요. 커피를 요청했더니 바로 내주는데 전체 소요 시간을 보면 커피를 따로 내올 시간이 없습니다.
8시 출발해서 이륙한 것이 8시
15분? 20분? 이륙하고 안전벨트 착용 표시등이 꺼지자마자 바로 기내식이 나왔는데, 먹고 정리하고 나서 기내면세점 방송이 돌고
얼마 되지 않아-대략 9시 쯤에 곧 착륙준비에 들어간다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뭐가 이렇게 빠르냐면서 항공 경로를 보니 서울에서
부산으로 바로 직행한 뒤 그 상공에서 후쿠오카 진입. 그러니 부산을 지나는 시점에서 착륙 준비를 들어가는 겁니다.
후쿠오카 상공이다 싶었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도심이네요. 도심 위로 항공기가 바로 낮게 지나갑니다. 간사이공항은 바다 위에 있으니 해안으로 들어가고 하네다나 나리타도 바닷가가 가까운 평지인데 이건 도심.
그리고 자동차전용도로를 스치듯 낮게 날아 착륙합니다. 이야아아아. 항덕이 아닌 저도 기겁할만한 그런 항로였네요. 하기야 그러니 도심까지 들어가는데 얼마 안 걸리죠. 이 주변의 항공기 소음은 어느 정도려나.
하카타역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기에 버스를 택합니다. 지하철로도 갈 수 있지만 셔틀버스로 국내선청사까지 이동해서 지하로 들어가 타야하기에 같은 가격이라면 시간이 더 걸려도 한 번에 가는 것이 좋다며 버스를 탔습니다. 확실히 편하더군요. 시간 비교는 하지 않았지만 국내선청사에서 하카타역까지는 지하철 세 정거장입니다. 가까워요. 그러니 직통버스가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후쿠오카는 버스를 어떻게 타나 봤더니 버스 탈 때 정리권을 뽑아서 내릴 때 정산하는 방식입니다. 역까지는 260엔. 텐진까지는 얼마인지 확인 못했네요.
점심이었던 에그 베네딕트 팬케이크. 카페 비블리오테크에서 먹었습니다. 동행은 구운사과와 뜨거운 커스터드 소스의 팬케이크. 카페라떼도 괜찮았습니다. 후쿠오카 말고 다른 지점도 한 번 가볼까 생각중이고요.
텐진에서 하카타역으로 가겠다고 걸어가던 도중 발견한 스테인드 글라스의 설명. 날림 번역을 하자면 "12세기 경, 기사는 자신의 성과 아내의 절대적인 주인이었다. 많은 귀부인은 (중략) 궁정연애라 불리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 이로서 각지를 여행하는 음유시인이 확대되었다. 이 연애예찬의 유행이 남편의 예법을 세련되게 하는 일로 이어져 결국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켰다." 등등.
그래서 그 스테인드 글라스가 어땠냐면..
이런 스테인드 글라스입니다. 설명은 저어어어기 끝에 보이는 작은 판넬이고요. 지하보도 벽면에 설치되어 있었는데 멋지더라고요.
유리로 이렇게 농담 표현을 해서 끼우는게 쉽지 않을 건데요...=ㅁ=
텐진역이 다른 곳에는 이런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하카타역 지하의 수프스톡은 수프 모양을 벽면에 스테인드글라스로 그렸더군요. 그것도 사진 찍어둘 걸 그랬습니다.
G가 부탁한 물건들을 사들고는 지쳐서 찾은 곳이 스타벅스. 그래도 제일 편하게 들어갈 곳이 스타벅스지요.
스타벅스에 있다가 연락을 받고 일행들과 합류하기 위해 가다보니 킹프리 팝업스토어가 있습니다. 오오오. 하지만 전 킹프리 .. 음. .극장판을 보고는 넋이 나갔던 기억이 아련하네요.
일단 여기서 한 번 끊고! =ㅁ= 전체를 한 번에 정리하려 했더니 너무 깁니다. 그러니 다음 편은 내일 정리해서 올려보지요.
제목만 읽어도 군침이 돌지만 사진으로 보면 그 파괴력이 강화됩니다. 사진을 보고 있는 지금도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네요.-ㅠ-
일요일 점심은 하카타역 지하에서 해결했습니다. 그날도 날이 꽤 추웠던 터라 멀리 나가는 것도 그렇고, 갈만한 곳은 야쿠인쪽인데 하카타역에서 이동하는 시간이나 역에서 나와 걸어가는 시간과 추위를 생각하면 그냥 적당히 지하에서 해결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들어간 집인데, 이름을 잊었습니다. ...
로드맵을 돌리려고 해도 지하이니 나올리가 없죠. =ㅁ= 한큐백화점 지하 입구 근처에 있는 골목입니다. 그 골목 자체가 음식점 골목이고요. 하카타역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맞은편 샌드위치 집도 유명하다던데 고민하다가 이쪽을 택했습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비프 로코모코 라이스볼. 아침은 양식이었으니 점심은 밥이 먹고 싶더군요. 나온 것을 보니 잘 익은 아보카도에 얇게 썰어 익힌 고기, 그리고 데미그라스 소스와 달걀이라 맛 없을 수 없는 조합이더군요. 아보카도를 으깨서 밥과 섞고 거기에 소스와 고기를 올려 먹으면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달걀도 그렇고요. 소스만 있다면 집에서도 도전해볼만한 메뉴인데, 저 소스가 문제인거죠. 역시 시판을 써야할까요.;ㅠ;
정확한 이름은 잊었는데 이쪽은 명란젓이 올라갔습니다. 이쪽도 맛은 보장되는 조합이고요.
가격은 1천엔 전후. 드링크 세트로 하면 몇 백엔 더 붙지만 충분히 한 끼 해결할만한 곳입니다. 그러고 보니 근처에 스탠드바도 일찍부터 영업하던데 말입니다. 이쪽에서 1차 하고 옆에서 2차...?
근처에 있는 딘앤델루카에는 토요일에 다녀왔습니다. 한국과는 상당히 다른 음료와 과자가 있어서 다음 여행 때는 아예 딘앤델루카에 가볼까 싶더군요. 그 때는 또 다른 메뉴가 나와 있으려나요.
종종 언급했지만 제 저녁 시간은 이릅니다. 보통 오후 4시~5시 사이에 간단히 음식을 먹고 저녁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으며, 늦게 먹어야 6시입니다. 저녁을 많이 먹으면 잠이 얕거든요. 귀가 얇은 편이라 이전에 친구 K가 '밤에 꿈을 많이 꾸는 것은 위에 음식이 들어가서 위가 쉬지 못해 그런 거래'라고 한 말에 홀려 그 때부터 저녁을 간단히 먹기 시작했지요. 물론 이렇게 하면 체중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보통 21시에서 22시 사이에 취침을 하다보니 사실 6시 넘어서 먹는 게 위에 부담되는 것도 맞고요.
문제는 회식.
회식 자리는 퇴근 후에 있으니 늦습니다. 그래서 회식 참여하면 잠이 얕거나 잠이 부족하거나 합니다. 밖에 오래 나가 있어 피곤한 것도 있고요. 회식이 많지 않아 다행이라고는 하지만 여행 가서도 이건 문제가 됩니다. 특히 이자카야는 늦게 여니까요. 여행지에서는 그런 이유로 술자리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행이 있으면 조금 달라집니다. 맛있는 가게를 알고, 미리 예약할 정도로 준비된 사람이 있다면 더더욱. 그리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여행 다닌 뒤 처음으로 저녁 때 술 마시러 갔습니다. 어,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는 여행지에서 저녁에 술마시러 간 일이 없습니다. 대개는 캔맥주 사다가 숙소에서 마셨을거예요.
하카타는 테바사키라는 닭날개 구이로 유명하다는데 잘하는 집은 예약이 필수랍니다. 다만 몇몇 가게들은 한국인 관광객의 노쇼 때문에 아예 한국인 예약을 받지 않는답니다. 여기는 받아줘서 다행이었지요. 저는 메뉴를 일임했고 나중에 디저트 메뉴만 하나 추가했습니다. 첫 잔은 생맥주, 그리고 교자.-ㅠ-
맥교는 진리죠. 더 무슨 말이 필요하나요.-ㅠ-
첫 주문은 일단 주력 음식인 테바사키를 시킵니다. 왼쪽은 간장양념, 오른쪽은 소금양념이고요.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은 전혀 다르지만 테바사키는 더더욱 다릅니다. 간장양념은 달달하고 진한 맛이라 소스맛에 고기가 묻힌다면, 소금맛은 짭짤하면서도 바삭한 것이 더더욱 좋습니다. 간장양념도 좋지만 맥주에는 소금양념이 훨씬 더 잘 어울리더군요.
정확한 이름은 잊었지만 명란 타다키였을 겁니다. 겉은 살짝 익은 명란, 그리고 속은 명란 그자체. 으으으으으. 절묘하게 익혔던 터라 쌀밥을 부르는 맛입니다. 물론 맥주도 좋지만, 약간 매콤하게 양념한데다 명란의 짠맛이 어울리니 밥이 필요하다 싶더군요. 맛있습니다.
닭고기 쓰쿠네. 츠쿠네라 적을까 하다가 그게 그거지 싶어서요. 달걀 노른자에 찍어 먹으면 됩니다. 닭고기 완자인셈인데 촉까지 촉촉하고 살짝 달콤하니 맛있습니다. 이쯤 되면 뭔들 맛없겠냐 싶긴 하네요.
제 요청으로 시킨 디저트, 빵푸딩. 진짜로 빵푸딩입니다. 빵 자체를 푸딩액에 재웠다가 구워서, 그걸 냉장고에서 차갑게 얼린 것 같은 그런 맛이더군요. 빵푸딩을 흔하게 볼 수 없기도 하지만 맛 자체도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제 취향은 이보다 더 촉촉한 푸딩맛이지만 단짠단짠을 위해서는 더욱 좋았습니다.
만.
낮에 먹은 것도 있고 일찍 일어나 설쳤던 탓에 이미 반쯤 졸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생각보다 많이 먹지 못하고 뻗었네요. 아쉽지만 여긴 또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곳이라 다음에도 찾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먹고도 1인당 3천엔 남짓이었다는 것이 좋네요. 저는 맥주 한 잔이고 뒤에 시킨 테바사키는 배불러서 손을 못댔던 터라 적게 냈고, 다른 사람들은 맥주를 더 추가하기도 해서 3천엔보다 더 냈습니다. 한국에서라면 무리죠. 물론 치킨으로 대신한다면 좀 다르겠지만..?
아쉽게도 일행을 따라 간 터라 이름이나 위치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다시 못 갈 곳이란 점에서 차라리 다행일까요...?
여행을 갈 때 조식은 중요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작년 여행에서 '도쿄의 조식은 기대할 것이 못된다'는 교훈을 얻었고 그에 앞서 조식이 마음에 안들면 안 시키면 된다는 결론을 내린 터라 자란(jalan) 기준으로 별점이 3점 후반이거나 4점 초반이면 조식 주문, 아니면 아예 조식 제외로 숙소 예약을 합니다. 후쿠오카 숙소 예약은 동행이 했는데 이 때는 조식을 중요하게 보았지요. 먼저 찍어 놓았던 곳은 도미인 프리미엄이었지만 3인실 숙소가 금방 빠져서 하얏트 리젠시 후쿠오카로 갔습니다.
하카타역 동편인데 역에서 걸어서 대략 10분? 평지가 많고 횡단보도도 역까지는 한 번만 건너기 때문에 그렇게 멀진 않습니다. 다만 번화가나 캐널시티 등은 역 서편이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고요. 대신 상당히 조용합니다.
찾아보면 호텔 건물 자체도 유명한 모양입니다. 애초에 처음 숙소 찾아갔을 때는 폭소했으니까요. 아니, 왜, 이런 모양의 건물이 이런 곳에 있어? 싶었습니다. 밖에서 찍은 사진은 없으니 잠시 구글에서 검색합니다.
구글에서 ハイアットリージェンシー福岡로 검색하니 나오는게 공식 홈페이지(http://www.hyattregencyfukuoka.co.jp)의 이미지인데 지나가다보면 두 사각 건물 사이에 낀 광장 같은 건물과 그 뒤의 붉은 벽돌 건물, 그리고 그 뒤의 청회색 원통형 건물과 돔이 인상적입니다. 저것만 놓고 보면 여기가 유럽 어드메라고 우겨도 믿을만 합니다.
객실 바로 근처에는 코너가 있고 그 둥근 공간에 이렇게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복도 끝 부분의 남는 공간에 벽 위로 창을 내고 그 아래 안락의자를 놓은 건데 이것도 멋지더군요. 의자 자체도 편해 보이는데다 위에서 들어오는 빛이 은은하게 떨어지니 사람만 없다면 저기서 느긋하게 책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객실이 5층이었는데 중앙의 홀을 내려다보면 이렇습니다. 판테온보다는 사실 파놉티콘이 먼저 떠올랐음.;
홀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며 찍으니 묘합니다. 꼭 종교건축물에 들어온 것 같은 경건한 분위기고요.
하지만 그런 하얏트 리젠시의 마스코트는 고양이 두 마리. 태공과 크기 비교를 하시면 대강 크기 짐작이 되실 겁니다. 판매 여부는 물어보지 않았군요. 흑.
3인실이라 방이 넓나 했는데 나중에 보니 코너룸이었습니다. 가장 모서리에 있는 방이라 창이 두 면으로 나 있고요. 엑스트라베드를 넣어도 공간이 충분히 넓은데, 파우더룸 겸 세면실과 욕실 겸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변기랑 욕조를 같은 공간에, 세면대는 이어진 공간에 넣은 겁니다. 옷장도 가구가 아니라 벽을 막아 만들어서 공간이 넓더군요.
게다가 이렇게 바 겸 티룸을 따로 분리했습니다. 이렇게 별도로 만든 곳은 지난 도쿄 여행 때 묵었던 니와호텔 도쿄(http://esendial.tistory.com/6831) 정도네요. 니와호텔 도쿄는 완전히 분리된 공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간 묵었던 호텔 중에서는 신경써서 만들었구나 싶었고 하얏트 리젠시 후쿠오카도 그랬습니다.
당연히 양주를 마시면 요금이 따라옵니다. 3명이 묵으니 찻잔도 세 개를 세팅했더군요. 그리고 다실(?) 아랫부분은 냉장고가 있습니다.
조식은 따로 먹으면 2300엔입니다. 가격이 높은가 싶지만 막상 가서 보니 상당히 잘 차렸더군요. 양식과 일식 모두 먹을 수 있습니다. 전체 사진은 안 찍었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몇 곳은 허락받고 찍었습니다.
상당히 충실한 디저트. 보기에도 괜찮지만 먹어보면 더더욱 좋습니다. 중앙부의 크렘브릴레도 좋았지만 그 왼쪽의 무화과 타르트는 지금까지 먹어본 타르트 중에서도 한 손에 꼽을 정도의 맛이었습니다.
쿠키도 무난했는데 미니 마들렌이나 롤케이크는 상대적으로 그냥 그랬습니다. 프티타르트나 딸기 케이크는 맛있었고요.
샐러드, 빵, 시리얼 등등도 모두 다 있습니다. 일식 반찬도 있지만 특이한 건 라멘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점. 생면을 준비해서 끓는 물에 넣고 국물을 준비해 넣으면 라멘도 먹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본 호텔에서 라멘을 조식 메뉴에 넣은 곳은 이곳이 처음이었습니다.
위가 부족하다는 것을 통탄했습니다. 병아리콩 샐러드도 맛있지만, 양식에 집중하느라 일식은 손도 못댔습니다. 그리고 오믈렛도 못 먹었어요. 그자리에서 직접 만들어 주는데 다른 음식 먹다보니 놓쳤습니다.
오믈렛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직접 만드는 에그 베네딕트가 컸지요. 와플 조각에 채소랑 베이컨을 올리고 거기에 달걀을 올린 다음 오리엔탈 소스를 부으면! 즉석 에그 베네딕트 완성. 이것도 맛있습니다.
프렌치토스트는 기대했던 것만 못했지만 빵은 괜찮더군요. 펜네 그라탕도 좋았지만 먹을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단짠단짠의 조합을 위해 다음 코스는 디저트. 딸기 케이크도 맛있고, 크렘브륄레나 보늬밤 하나를 그대로 올린 프티타르트도 맛있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뒤로 보이는 저 무화과 타르트였습니다. 한 조각 더 가져다 먹고 싶었고 아예 한 판 사다가 집에 들고 가고 싶은 그런 맛이었습니다. 아오!
바닥의 타르트지는 사브레처럼 입에서 사각사각 부서집니다. 아몬드 크림은 적당히 달고 적당히 부드러우며 타르트지와도 잘 어울립니다. 거기에 간간이 씹히는 무화과는 톡톡 터지는 씹는 맛과 달콤한 아몬드 크림에 방점을 찍는군요. 무엇보다 바닥의 타르트지와 아몬드크림의 조합이 환상입니다. 다른 곳에서 먹었던 타르트는 대개 바닥이 두껍거나 단단한데 이건 사브레처럼 쉽게 잘리고 부서집니다. 아몬드 크림도 퍽퍽하지 않고 촉촉하면서도 농후하다니까요. 아오!
이전에도 한 번 쓴 적 있지만 팬케이크는 밀전병이나 크레이프처럼 얇은 쪽, 핫케이크는 폭신하게 부풀린 쪽을 가리킵니다.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나눠 부릅니다. 보면 보통 섞어 쓰는 것 같더군요. 팬케이크는 프라이팬을 써서 만든 케이크, 핫케이크는 갓 구워내 따끈하게 먹는다는 의미에서 뜨거운 케이크를 가리키는 것 같지만... =ㅁ=
후쿠오카 가기 전에 가볼만한 음식점을 찾을까 하고 타베로그를 뒤졌는데 의외로 하카타나 텐진 주변에서는 이거다 싶은 집이 없더랍니다. 그래도 여긴 가보고 싶다고 찍은 곳이 카페 비블리오테크입니다. 프랑스어라 원레는 위에 점-악상이었나?-이 올라가지만 그건 빼고 적었네요. 위치는 홈페이지로 확인하시면 됩니다.
1월 한정이라는 사과 핫케이크가 제1 목적이었는데, 막상 가서는 짭짤한 에그 베네딕트 핫케이크를 시킵니다. 일행이 사과 핫케이크를 시켰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사과 핫케이크의 메뉴이름은 '동그란 사과 팬케이크 핫 카스타드 소스(まるごとリンゴのパンケーキ ホットカスタードソース)'입니다.
지하1층이라 조명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노란 조명이라 사진이 아쉽게 나왔는데 하여간 메뉴에서 기대한 그대로의 음식이 나왔습니다. 포동포동한 핫케이크와 에그 베네딕트. 거기에 웻지 감자가 딸려 나옵니다.
잠시 뒤 애플사이다와 커스터드 소스의 통 사과 핫케이크도 등장합니다. 사진으로 봐도 핫케이크의 두께가 두툼한게 느껴집니다. 거기에 속을 파낸 구운 사과를 올리고, 아이스크림을 얹어 그 위에 사과 뚜껑으로 마무리. 그리고 따로 나온 커스터드 소스를 부으면 완성입니다. 후후후후후.
둘이 먹어 보고 사과는 홍옥이 아닌 것 같다 이야기 했습니다. 사과보다는 다른 쪽. 홍옥을 썼다면 이보다 새콤하고 단맛이 돌았을 겁니다. 하여간 푹 익힌 사과는 썰어서 아이스크림과 커스터드 소스를 발라 먹으니 두말할 필요가 없네요. 거기에 핫케이크는 달걀맛이 폭신하게 도는, 손이 많이 가는 타입입니다. 머랭을 내서 폭신하게 부풀렸나봅니다.
에그베네딕트는 역시 달걀 흘러내리는 것을 보아야 합니다. 훗훗훗. 짭짤한 홀랜다이즈 소스에 맛있는 달걀, 그리고 단맛이 살짝 도는 핫케이크의 조합이 맛없을리 없잖아요. 으흐흐흐흐흐!
커피에는 덩어리 설탕이 같이 나왔습니다. 커피도 괜찮더군요. 홀짝 홀짝 마시며 수다를 떨었지요. 후쿠오카에서의 첫 식사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나중에 다른 곳에서도 먹어보고 알았지만 후쿠오카 물가에 비해서 조금 가격대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후쿠오카 물가 기준으로는 살짝 높나봅니다. 에그 베네딕트가 1500엔, 사과도 1500엔. 드링크 세트를 하거나 다른 음료를 추가하면 가격은 더 올라가니까요. 도쿄라면 괜찮았을 가격이 후쿠오카에서는 높게 느껴지는 마법.-ㅁ- 그래도 맛있는데다 한국에서는 먹지 못할 맛이라 종종 찾아갈 것 같습니다.
1월 15일부터는 기간 한정 딸기 핫케이크도 나와 있으니 맞춰 여행 가시는 분은 시도해보세요.-ㅠ-
물건이 많습니다. 그래봤자 이번에는 책이 한 권도 없고, CD는 부탁받은 것만 두 장. 거기에 심부름 내용이 많습니다.
사진 왼편 하단부터. 감씨과자, 하카타 명란 프리츠랑 그 위의 겨울한정 딸기 병아리만쥬, 그 옆의 드립커피백이랑 블루베리 포키를 비롯한 포키 3종, 그리고 용각산 목캔디는 편의점과 공항에서 구입했습니다. 용각산 목캔디랑 오른쪽 하단의 아몬드 초콜릿은 공항 탑승구 옆 매점에서 구입했고요.
포키 오른쪽에 있는 건 유니클로 히트텍 U티입니다. 한국에는 몇 안들어오고 가격도 비싸다며 G가 부탁했는데 세금 안 붙은 상태에서 790엔. 색도 종류별로 하나씩 사서 6장 사왔습니다. 티 아래에 깔려 있는 상자 둘은 오일입니다. 헤어에센스 대신 쓸 오일. 필로소피의 어메이징 그레이스고 .. 솔직히 이름 때문에 낚였습니다. Amazing Grace 하면 다른 게 아니라 JANE이 떠오르는 엉뚱한 시각(..)을 가지고 있으니. 머리 빗 옆의 칼피스는 5배 농축 원액이고, 그 옆의 하늘색+노랑색 통과 그 아래의 분홍색 통은 필로소피의 샤워젤 등의 상품입니다. 태공이 깔고 있는 자주색 테두리의 비닐가방이 필로소피 사은품입니다. 그 아래 보이는 손수건 네 장은 조카가 쓸 것. 그리고 BB8 옆의 길다란 무언가도 조카 선물. 이번에 오르골을 사오려 했으나 매장 방문하는 것을 잊은데다 첫날에 저걸 발견하는 바람에 그대로 선물 낙점...-ㅁ- 저건 나중에 자세히 찍어 올리겠습니다.
기내용 캐리어에 넣어 왔는데, 물건은 많지만 대부분은 제것이 아닙니다. 사진에다 표시를 해보니....
하얀색 네모가 G의 몫. 노랑 동그라미가 제것입니다. 머리빗 옆에 있는 오일은 동그라미 치는 것을 잊었네요. 그것 포함하면 사진 하단의 아몬드 초콜릿, 그 위의 과자, 그리고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하여간 다쿠아즈, 그리고 BB8 모양 캔과 그 아래의 포트넘앤메이슨 로열블렌드 홍차만 제몫입니다. 로열블렌드는 다른 분께 구입을 부탁드려서 받은 것이니 후쿠오카 구입품은 아닙니다. 이게 후쿠오카 지점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제목을 '온갖 짤방 거리가'로 적으려다가 얌전히 접었습니다. 음, 올바른 국어생활은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온갖 사진 거리가 넘쳐 난다고 적어둡니다.
나만 고양이 없어, 그렇지만 나도 고양이 인형은 있어!를 외치기 위해 이집트전에 다녀왔습니다.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약속 잡고 다녀왔습니다. 근데 또 이날 점심에 일이 있어서, 9시에 만나 후다닥 보고 돌아오는 걸로 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3000원.
이전에 보았던 V&AM전시회나 터키기획전에 비하면 규모가 아주 작습니다. 하지만 이집트 초심자라면 상당히 재미있게 볼 겁니다. 가기 전에 이집트 문화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가져가면 더 재미있을 거고요. 저나 B님이나 둘 다 기본 지식은 있었으니 여러 헛소리들을 날리며 유쾌하게 감상했습니다.
전시회는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단, 플래시는 터뜨리면 안됩니다.
이 앞에,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문구를 붙여야 할 것 같군요. 근데 저 옷 자락이 전부 히에로글리프. 이, 이야아아... 하기야 한국도 화강암에 새기잖아요. 묘비.(...)
포토존. 그림이 상당히 멋있습니다. 저 가운데 서면 양 날개를 펼친 모양이 되더군요. 가운데는 따오기니까 토트인가요. 라의눈도 보이고 아누비스도 보입니다.
이건 나만 리볼버 없어.(...)
다녀온 감상 중에 '이집트 돌피규어 전시회'랑 '이집트 돌침대전'이 있다던데 이해가 갑니다. 미라는 돌침대, 이런 건 돌피규어..
이 단지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세크메트의 눈」이란게 슬픔.ㅠ_ㅠ 뭐, 마트료시카라고 해도 틀리진 않...(아냐!)
아, 이것도 멋집니다. LED로 만들었는데, 전시회 조도가 낮은데다가 벽이 검은색이라 눈에 환하게 잘 들어오더군요.
그리고 이집트 신의 가계도.
전시물 중에 호루스의 아들들이 나오던데, 이집트 신화 읽은 내용 중에는 호루스의 반려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그에 앞서는 이런 이야기도 오갔는데...
-오시리스는 맏아들이라 왕이 되었지만 결국 차남인 세트에게 한 번 죽었지요. 그러고 보니 차남이 맏이에게 대드는 건 여러 신화에서 나왔던 듯.
-오시리스의 아들 호루스도 정상적인 출산은 아니지 않았나요? 아닌가?
-그거 아마 가운데가 없었을 거예요. 세트가 오시리스를 죽여서 토막내 나일강에 뿌렸는데 다른 건 다 주웠지만 가운데는 물고기가 먹고 없었던가, 그래서 나무인가로 조각해 넣었던가...
-헐. 아누비스랑 호루스는 이복형제로군요. 형제덮... 그런데 호루스가 결혼했다는 이야기는 신화에서 본 기억이 없는데 있었나요?
-뭐, 결혼하지 않아도 어디 한 곳이 잘려서 자연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팔이라든지 손가락이라든지.
-가운데에서 자연 발생한 건 ... 아, 이집트 신화가 아니군요.
(크로노스에게 거세당한 우라누스 생식기가 바다를 떠 다니다가 키프로스에서 아프로디테로 변신함)
하여간 즐겁게 온갖 잡다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혼자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맞장구칠 사람이 있다는 것도 즐겁군요. 여기에 C님이 있었다면 이야기가 어디로 튀었을까..=ㅁ=;
그리고 바스테트도 구입해왔습니다. 나중에 릴리가 갖고 싶다고 하면 주겠지만 받아갈지 모르겠네요.'ㅂ'
여행 다닐 때, 사고 싶은 물건을 구입해 쌓는 것도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공간의 부족은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쉽게 말해 사는 건 좋은데 둘 곳이 없다는 문제가 일어납니다. 그리하여 여행 가서 물건 사기는 점차 다른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핑계로 확장됩니다. 이러면 다양한 물건을 사는 재미와 그 누군가가 좋아할, 잘 어울릴 물건을 찾는 재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지요.
쉽게 말해(2) 누군가에게 줄 선물이란 핑계로 여행 소비는 증가합니다.
위의 사진도 그 결과입니다. 신슈 거봉맛 포키, 스타벅스 말차맛 믹스, 스타벅스 비아, 그리고 인스턴트 장국, 손수건과 사탕. 이 모두 다 선물용으로 여행 때 구입한 겁니다. 적절한 소비욕을 채울 수 있으고 가격을 높지 않게 조정한다며 적절한 가격의 제품을 찾다보니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런 때도 가격 대비 만족도를 찾게 되지요. 적절한 가격이만 나눠 줄 수량보다 적으면 제외하고, 수량은 적절하나 맛이 없으면 제외하고.
아직 여행 선물 하나를 덜 보냈습니다. 상자 하나를 채워 보내려는데 아직 적절한 물건을 찾지 못해 그랬네요. 다음에 홍대 나가면 배송나가도 괜찮을 과자 찾아다가 넣어보렵니다.
알폰스 무하? 알퐁스 무샤? 웹 백과사전에는 Alphonse Mucha를 알폰스 무하로 적으니 저도 그렇게 표기합니다.
몇 년 전에 일본에서 전시회하는 걸 보고 발만 동동 구르다가 한국에 들어온 걸 보고는 바로 다녀왔습니다. 그리고는 일본으로 갈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 아니, 한국 전시회를 보고 일본에서 했던가요. 순서는 뒤바뀌었을지 모르지만 한국 전시회를 보고 실망했고 일본 전시회를 갈 걸 그랬다고 후회한 건 같습니다.
그래서 내년-2017년에 일본에서 알폰스 뮤사 전시회를 하고, 세계 처음으로 슬라브 연작을 전시한다는 걸 듣고서는 한국에 들어와도 일본에 간다고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일정이 영 좋지 않네요.
9월 4일까지 하며 입장료가 5천원입니다. 기획전인걸 모르고 갔다가 5천원 내야한다는 걸 나중에 알고는 그래도 보자고 들어갔는데, 나오면서는 5천원 밖에 안 받냐며 화냈습니다. 이런 전시회는 더 받아도 된다고요!
국립중앙박물관이라 전시회 동선 구성이나 배치는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보기도 편하고 사람하고 많이 부딪히지 않아요. 같은 날 본 아프가니스탄 황금전은 공간이 좁은데다 사람이 많아 정신 없었는데 기획전실은 공간이 넓으니 다니기 편하더군요. 사람 수는 아마 비슷했을 겁니다.
보는 내내 감탄하고 또 감탄했습니다. 물론 여기 공개된 도자기는 중국에서 하카타로 직행하던 상선에 실린 것이라 전부 중국제입니다. 지금의 중국제가 아니라 당나라 때의 중국제니까요. 고급품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여간 그런 도자기들은 지금 밥상에 올려도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그런 디자인입니다. 만듦새도 두말할 나위 없고요. 생활 도자기와 장식 도자기가 적절히 섞였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서 찍었습니다.
물고기도 그렇지만 안쪽의 무늬도 멋집니다 여기에 연어 회 몇 점 담으면...
이 소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가 떠오릅니다. 이거 그대로 팔면서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의 그 소!'라고 광고하면 공부 부적으로 불티나게 팔릴 겁니다.
흔들렸지만 색은 보입니다. 지금 당장 찻잔으로 써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그런 잔. 손에 착 감길 것 같은 그런 질감에, 그런 디자인입니다.
첫 번째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이런데 왼편의 생활 도자기들 보면서 우와 소리밖에 안나오더군요.
막자사발이 떠오릅니다. 실험실에서 쓸 것 같은데...
얼핏 반찬 그릇이나 소스 그릇 같아 보이지만 연적입니다.
이건 카페오레 볼처럼 보입니다. 손에 착 감길 것 같은. 일상적으로 쓰고 싶은 물건이 많았습니다.
해저선 발굴 당시 이런 식으로 모래에 파묻혀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런 하얀 모래는 아니었을걸요. 뻘에 묻혀 있었을 것이니.
집에 있는 그릇 중에는 저렇게 각이 지거나 굴곡져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눈에 들어오는 그릇은 죄다 그런 겁니다. 하지만 쓰임이 마땅치 않아 정작 구입하진 않더군요.
여기에 모란 한 송이 꽂으면 정말 잘 어울릴 겁니다. 아니, 백합이나 나리도 잘 어울릴거예요. 꽃병의 그림은 모란이겠지만.
반대편은 파도. 저 무늬는 쇠라의 점묘법입니다.(...)
저런 그라데이션도 멋지더군요.
나오면서 보니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랑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중국의 여러 박물관과 일본의 도쿄국립박물관 등이 참여했습니다. 전시회에 도자기만 있는 것은 아니라 초반에는 무역선이 오가던 당시의 중국 생활상과 일본 생활상을 보여주거든요. 기획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 전시회 들어가기 전후의 대화 주제가 딱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교체 사건이라.(하략)
나와서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고는 그대로 카드 긁을뻔 했습니다. 상당히 마음에 드는 에스프레소 잔 세트와 상당히 마음에 드는 물품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와도 안 쓸 걸 제가 압니다. 터키전의 티코스터도 고이 모셔두고 쓰질 않으니까요. 안 쓰면 버리게 되지만 왜 매번 모셔만 두는 건지.
하여간 눈호강 실컷 하고 왔습니다. 전시회는 9월 4일까지인데 그 사이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보고 싶습니다.
가게 이름이 참 기네요. 영수증 보고 확인한 참인데 아자부주방에 있는 가게인가봅니다. 이름은 洋食PORT-SIDE KITCHEN by グリルー滿天星 입니다. 이름 뒤에 또 아자부주방이 붙지만 그건 일단 넘어가고요. 글 쓰면서 확인하니 홈페이지도 있습니다.(링크)
여행 마지막 날, 짐을 부치기 전에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쯤 돌아다니다가 사람 더 늘기 전에 가자고 간 곳이 만텐보시입니다. 원래 츠루통탄을 갈까 하다가 5시인데도 벌써 대기하는 사람이 있어 발길을 돌렸습니다. 빨리 먹고 쉬는게 낫다 싶었거든요. 동서남북 방향 잡기가 어렵지만 3층의 에도코지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기준으로 오른편 끝입니다. 가네코 안경점 맞은편에 있지요.
메뉴는 대부분 1천엔 중반~2천엔 선입니다. 가격대가 높지만 나오는 음식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중 원플레이트믹스(ワンプレートミックス)라는 것이 있어서 함박스테이크, 게살크림크로켓, 오므라이스 등을 포함해 6개 음식 중 두 개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더군요. 다른 양식 메뉴도 많은데 이 중에서 적당히 두 개를 골랐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소개한 선택 메뉴를 보니 위의 세 개 말고 저기에 새우필라프, 치킨카레, 멘치카츠가 있는 모양입니다. 홈페이지의 사진을 보고 실제 사진을 봐도 크게 차이는 없어보입니다. 음식이 반짝반짝하는 거야 뭐 그러려니..;
태공 보시면 아시겠지만 절대 이거 작지 않습니다. 접시가 상당히 크고 양도 꽤 많습니다. 둘 다 오무라이스를 선택하고 G는 게살크림크로켓, 저는 함박스테이크를 골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했던 고기는 여기서 마지막으로 채우고 가네요. 게다가 소스도 진한 데미그라스 소스인데다 밥도 간간하지 않고 적당하게 볶은 치킨라이스라 마음에 듭니다. 보들보들한 오믈렛이야 두말할 나위 없죠.
G는 게살크림 크로켓이라 그런지 소스가 차이납니다. 각자 먹을 것을 챙겨 먹느라 나눠 먹는 것도 미처 생각 못했네요.
정신없이 맛있게 잘 먹고 나올 때쯤 되니 다른 가게들도 사람들이 줄서더군요. 역시 저녁은 일찍 먹어두는 것이 좋습니다.-ㅁ-
아주 오랜만의 방문입니다. 직전 방문이 언제였는지는 잊었지만 저 혼자 놀러갔던 때란 건 확실합니다. 지금 확인하니 07년의 일인가보네요. 거의 1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이날의 목표는 애프터눈 티세트랑 클로티드 크림이었고 목표는 둘 다 달성했습니다. 케이크도 여기서 먹고 어정쩡하지만 대강 목표 달성했고요.
티세트 하나, 파르페 하나를 주문했더니 파르페를 시킨 제 쪽에 연장을 하나 추가합니다. 티세트에 따라나오는 차는 메뉴판에서 따로 고릅니다.
G쪽에는 크림과 걸름망-체 또는스트레이너-을 올려 놓고요.
그리고 딸기잼과 클로티드 크림. 나중에 계산하면서 물어보니 버터가 아니라 클로티드 크림 맞답니다. 하지만 포트넘 앤 메이슨 매장 안에서 클로티드 크림을 팔지는 않습니다. 딸기잼은 매장 제품을 사용할지 몰라도 크림은 다른데서 받아올 것 같더군요.
티세트를 주문하니 케이크 접시를 들고와서 이 중 어떤 것으로 택하겠냐고 묻던데 몽블랑과 크림케이크를 선택합니다. 초콜릿케이크랑 다른 종류의 무스 케이크는 이미 전날 이데미 스기노에서 충분히 먹었으니까요.
수다떨고 있으니 니커보커 파르페랑 애프터눈 티세트가 차례로 나옵니다. 파르페 먼저, 티세트는 그 다음.
딸기가 듬뿍 들어간 파르페.
딸기뿐만 아니라 다른 과일도 들어 있습니다. 복숭아였던가요.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 사이는 크림과 아이스크림으로 채웠습니다. 트라이플과도 비슷하군요.
그리고 애프터눈 티세트는,
맨 아랫단의 샌드위치와,
그 위의 스콘과,
케이크의 3단 구조입니다. 가격은 3천엔을 조금 넘는 수준. 이게 1인분입니다.
케이크는 사진 한 장 더.
트라이플 같다고 했는데, 파먹고 보니 크림 아래에는 잼이 듬뿍, 그리고 그 아래에는 아이스크림이 있고, 얼리지 않은 산딸기층이 있습니다. 다 먹고 나면 그 아래 또 생 과일이 들어 있고요. 1천엔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는데 절대 가격이 아깝지 않습니다. 맨 위에 올라간 딸기는 시고 질겼지만 제철이 아니니까요.
그럼 티세트 맛은 어땠는가.
샌드위치는 무난한 맛입니다. 그래도 거기 있는 여섯 조각이 모두 다른 속재료를 넣은 거라 신경쓴 모양입니다. 햄이랑 연어랑 오이랑 토마토랑. 또 뭐가 있었더라? 아, 달걀도 있었군요. 다른 하나는 뭔지 기억이 안납니다.
스콘은 무난하지만 특별히 맛있지는 않습니다. 하나는 플레인, 하나는 단호박이라 둘다 플레인이길 바랬던 G는 조금 실망하더라고요. 하지만 클로티드 크림과 잼을 바르면 뭐든 맛없을 수 없죠.
케이크는 .. 음. 몽블랑은 윗부분이 조금 굳은 느낌이고 찐득한 느낌이 듭니다. 직설적으로 말해 맛있지는 않습니다. 무난하다고 하기도 그렇고,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네요. 그래도 양이나 조합을 보면 가격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차와 함께 여분의 뜨거운 물이 나오기도 했고 차는 잎차였고요. 첫 잔을 따라 마신 뒤 자신의 취향에 따라 뜨거운 물을 더 붓거나, 아니면 우유를 넣어 마시면 됩니다. 설탕단지를 열어보니 굵은 설탕이 들어 있더라고요.
일본에서 애프터눈 티세트가 생각난다면 아마 가끔 찾아갈 겁니다. 접근성이 좋은 편이고 다른 곳 리뷰 봐도 딱히 이거다 싶은 곳은 없었던 터라 그렇습니다. 맛있는 스콘, 간단한 샌드위치, 괜찮은 케이크의 조합은 각각 맞추는 것이 사실 최고고, 가장 좋은 방법은 저 티세트용 3단 트레이를 들여다가 집에 있는 접시를 놓아 쓰는 것..-_-; 나중에 G4 끝내면 한 번 시도해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 3단 트레이 틀부터 들여야 하는데 어디서 구해야 할까요. 2단짜리는 어디서 본 것 같지만..? (아마도 애프터눈티룸)
으으. 지금 유튜브로 SING SING SING 듣고 있는데 귀가 울려 어지럽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을 켜지 않아도 그러하네요.
아직 블루투스 페어링은 잘 안되지만 선 연결해서 쓰고 있으니 별 문제는 없... 아니 그건, 컴퓨터 만이고요. 아이패드2는 문제 없이 페어링됩니다. 기기쪽의 블루투스를 켜고 헤드폰을 켜면 바로 잡힙니다. 어플리케이션 설치할 필요 없이 잘 돌아갑니다. 블루투스와 노이즈캔슬링이 동시에 동작한다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그건 다음 기기에서 해결되지 않을까요. 전원 버튼을 당겨서 켜면 현재 배터리가 얼마나 있는지 말하고 이어서 블루투스를 찾는 중이라는 메시지가 나옵니다. 노이즈 캔슬링을 켜고 있다가 끄면 순간적으로 음이 작게, 그리고 평평하게 들립니다. 음, 재미없게 들린다는 표현도 가능하겠군요. 노이즈 캔슬링을 켜면 헤드폰 양쪽의 한가운데서 음이 울리는 것 같은데 끄면 그냥 스테레오로만 들리는 느낌이라...'ㅂ'; 확연히 다릅니다.
이렇게 주절주절 적었지만 지금까지 거의 이어폰만 사용했고, 헤드폰은 이번이 처음이다보니 전문적인 부분에서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IT 제품리뷰으로 리뷰 보내면서도 조금 찔리지만..)
구입처는 유라쿠쵸(유락쵸?)의 빅쿠카메라. 적을 때마다 비쿠, 빅쿠, 빅꾸 등등의 표기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하여간 그 대형 매장에서 구입했습니다. 8% 세금을 제외한 정가로 구입했고요. 면세로 제품을 구입하면 구입 영수증 같은 걸 여권에 붙여 주는데 나중에 출국수속하면서 제출하면 영수증을 떼기만 하더군요. 즉, 면세 구입 후 출국과정에서 영수증만 제출하면 되는 겁니다. 한 번도 면세로 구입한 적이 없어 걱정했는데 그리 어렵지 않군요.
비닐을 뜯고 보니 겉포장은 서랍형입니다. 잡아당겨서 포장종이를 빼니 상자가 나오네요.
상자를 열면 이렇게 하드 케이스가 있고...
로고가 박힌 하드케이스를 열면,
그리고 안에는 아주 귀여운 헤드폰이 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담아 놓으니 귀엽네요. 케이스에 담아 놓은 달걀 반쪽...(...)
부속은 케이스를 제외하고 세 개입니다. 아래쪽은 비행기용 어댑터, 비닐로 감싼 왼쪽 것이 유선, 오른쪽은 USB 충전선입니다. USB가 들어 있어서 집에 있는 다른 기기의 USB 충전기에 연결해 충전했습니다. 아직 초반이라 총 충전시간이 얼마인지는 시험해보지 못했습니다. 하여간 부속도 그냥 뚜껑쪽의 주머니에 넣어서 수납중입니다. 따로 넣으면 잃어버리기 쉽겠더라고요.
구입전에 생각했던 대로 여름에는 덥습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귀가 눌린다거나 머리에 압박이 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여름에 샀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쓰면 익숙해질 거고, 에어컨 켠 실내에서는 괜찮을 것이며 겨울에는 따뜻하겠지요. 다만 소리 차단이 잘되고 노이즈 캔슬링을 켜면 밖의 소리가 거의 안 들리기 때문에 경고음을 들을 필요가 없는 장소에서 쓰시는 걸 추천합니다. ... 세상 어디에도 사고가 안 날 장소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사용 주의는 필요하니까요.'ㅂ';
가격은 높지만 국내에 들어올 가격은 더 높을 것이고, 예상외로 한국어 지원도 되다보니 더 마음에 드네요. 지금은 일본어 설정으로 돌려 놓았지만 어눌한 느낌의 한국어로도 배터리랑 블루투스 안내양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길.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VIP 할인 금액이 있어서 실제 가격은 그보다 높았을 듯..? 13달러 정도였을까요.)
별 생각 없이 구입해서 하나 입에 물었는데 예상외로 맛있었습니다. 빈츠나 고디바 쿠키타입이랑은 다르게 아예 초콜릿에 텀벙 담근데다가 속의 쿠키가 얇습니다. 그리고 아몬드랑 바삭한 쿠키가 동시에 씹히는데, 쿠키의 바삭한 느낌이 굉장히 좋더군요. 크리스피하다는 단어가 잘 어울립니다. 다만 녹으면 그리 좋지 않으니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하마마츠쵸에서 스이도바시로 가려면 도중에 아키하바라에서 내려 소부선으로 갈아타야 합니다. 이미 당도 떨어지고 피로가 쌓이고 하는 상황이었는데 소부선 승강장에 올라와 정신을 차려 보니 여기가 Milk Stand가 있는 그 승강장이더군요. 잽싸게 주위를 둘러보니 있습니다. 만세!
그리하여 우유 한 병과 커피 우유 한 병으로 기력을 회복하고 숙소를 찾아갔다는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차가운 병우유 참 좋습니다.///
숙소 바로 옆에는 편의점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늦어 저녁 생각은 없었는데 G는 안 먹으면 안되죠. 그리하여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 고모쿠 주먹밥, 돈베를 사왔습니다. 전자렌지가 호텔 3층에 있어서 G가 데우러 간 사이 저는 세팅을 했더랬지요.
편의점에서 오코노미야키를 사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냥 저냥 먹을만 합니다. 원래 여행 첫날 편의점에서 사온 음식은 뭐든 맛있잖아요.(...)
사진에 맥주가 없는 것은 둘 다 마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신에게는 하겐다즈 세 통이 있습니다! (...)
셋 다 기간 한정입니다. 기간 한정이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발매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소금 바닐라와 캐러멜, 허니 & 밀크(요구르트 포함), 백도. 이 때는 솔티바닐라 캐러멜이 제일 맛있다 생각했는데 정작 다음날 사들고 온 것은 백도였습니다. 진짜 복숭아 맛이더라고요. 과육도 씹힙니다.
아래의 허니 & 밀크는 꿀 넣은 라씨맛입니다. 솔티 바닐라 캐러멜은 상상하는 그 맛 그대로인데, 솔티 캐러멜의 맛은 조금 약합니다.
이튿날, 첫 코스는 이데미 스기노였습니다.
줄은 저 뒤쪽에서 서달라는 안내문. 사진 촬영도 금지입니다. 그건 지난 방문 때도 한 번 해봤으니 문제 없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10시반부터 줄을 서서 11시에 입장했고, 가장 먼저 들어가 이것저것 둘러본 다음 케이크 세 개를 주문했습니다. 다른 과자들도 사오고 싶었지만 일단 케이크를 먹고 결정하자 생각했는데 먹고 나서 입맛이 초토화된 덕에 얌전히 포기했지요. 무엇보다 이데미 스기노의 과자들은 술이 들어가는 것이 많습니다. 그런 고로 자연스럽게 내려 놓았고요. 그러고 보니 케이크의 술은 괜찮으려나. 일단 술맛은 전혀 안났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해봅니다.-ㅁ-
주문한 케이크는 생마르크(Saint Marc), 프랑보와즈(Frambois), 암브로와즈(Ambrois)입니다. 발음은 다 제멋대로.
생마르크는 시켜놓고 보니 저 혼자 고베의 호텔 피에나 갔을 때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캐러멜케이크라고 생각하면 얼추 맞고요. 프랑보와즈는 이름 그대로 딸기무스, 암브로와즈는 초콜릿무스입니다.
확실히 진한 커피보다는 홍차와 잘어울리는 무스들입니다. 이전에 먹어봤을 때도 꼭 G를 끌고 와서 같이 먹어봐야지 생각했는데 맛있다 해주니 더 좋네요. 암브로와즈가 제일 맛있었고 그다음이 프랑보와즈, 그 다음이 생마르크입니다. 암브로와는 다음에도 시키겠지만 생마르크는 건너뛸 것 같고요.'ㅠ'
작성하면서 G에게 물어보니 홍차가 제일 마음에 들었고 새콤한 프랑보와즈가 그 다음이랍니다. 다음에 또 데리고 갈 일이 있을라나.
이데미 스기노에서 먹고 나서 아코메야 갔다가, 그 다음에 쉬러 들어간 것은 마루이 8층의 스타벅스입니다. 오리가미 커피와 VIA를 선물용으로 구입하고는 자리잡고 앉습니다. 츠타야 옆의 스타벅스다보니 조용하기도 하고, 다들 혼자와서 작업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분위기입니다. 짐이랑 수첩 정리하면서 잠시 쉬기 위해 앉았고 올 여름 일본 스벅의 기간한정 프라푸치노인 커피 젤리 & 크리미 바닐라 프라푸치노(홈페이지 설명)를 시켜봅니다.
...
귀국날도 마시고 싶었지만 스타벅스가 없었고! ;ㅁ;
조합 자체가 맛없을리 없는 조합입니다. 바닐라 프라푸치노에 쌉쌀한 커피젤리가 섞이니 진짜 행복합니다. 달긴 달지만 그래도 커피젤리 때문에 다른 프라푸치노보다는 덜 달게 느껴집니다. 프라푸치노 때문에 달다가도 커피젤리가 빨대를 타고 올라오면 탱글탱글하니 입안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데 쌉쌀한 맛이 퍼지면서..;ㅠ;
집에서 만든다면 커피젤리 + 하겐다즈의 조합으로 가능할 겁니다. 대신 비용이 상승하겠지요.
그리고 비론. 이날은 앞서 먹은 케이크와 프라푸치노가 점심을 대신했기 때문에 저녁 구입할 때 조금 과하게 구입했습니다. KITTE 가는 도중 VIRON을 발견하고 G를 슬며시 꼬셔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쇼윈도를 보고 어떤 샌드위치를 구입할까 고민하다가 디저트로 먹을 빵까지 헤서 세 개를 사옵니다.
그리고 숙소에서 잔뜩 펼쳐 놓고 사진을 찍습니다. 여기 보이는 건 KITTE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구입한 치즈 도리아랑 치쿠와튀김우동. 편의점에서 신기한 음식을 발견하면 일단 사고 봅니다. 일행이 있으니 여러 개 사도 부담이 없어 좋군요.
그 뒤로 보이는 것이 VIRON에서 사온 빵입니다.
잘라달라는 말을 잊었네요. 그래서 G는 손으로 뜯었습니다. 왼쪽은 풀레로티-닭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 오른쪽은 샌드위치 니소와즈-니스식 샐러드가 들어간 샌드위치. 왼쪽의 빵은 바게트이고 오른쪽은 바게트보다는 덜 딱딱하고 치아바타보다는 밀도가 있는 빵이었습니다.
그리고 디저트로 구입했던 쇼숑 오 폼므-사과파이.
감상: 다 맛있습니다.
잘 익은 닭고기를 소스에 버무린데다 당근도 절인 것이라 숨이 죽어 있습니다. 바게트가 질겨서 베어무는데 애를 먹었지만 맛있는 바게트와 맛있는 닭고기와 맛있는 채소의 조합인데 맛이 없을리 없지요. 니소와즈도 마찬가지입니다. 속 재료를 듬뿍 넣어서 더 행복했습니다.
사과파이가 480엔, 풀레로티가 720엔, 니소와즈가 800엔. 세금 포함 가격이라도 상당한 가격이긴 합니다. 맛있으니 그걸로 만족하지만요.
그날 저녁 편의점에서 사온 것들입니다. G가 가리가리군이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하나, 그리고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트렁크로 들어간 포키와 프리츠, 그리고 G의 간식용 사탕. 한 켠에 잘 안 보이지만 하겐다즈 백도가 숨어 있습니다.
자아. 이걸로 일단 1~2일차의 먹는 이야기는 다 풀었습니다. 3일차는 따로 올려보지요.'ㅂ'
하네다 공항의 몇몇 사진은 앞서 공항 이야기를 할 때 올렸으니 여기에는 그 전의 사진이 대부분입니다. 딱 한 장만 하네다 공항에서 찍은 사진이네요.
귀국편이 하네다에서 오후 7시에 출발하는 것이라 캐리어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습니다. 호텔에 맡기면 편하지만 돌아다니다가 다시 스이도바시로 돌아와야 한다는 단점이 있고, 스이도바시 역의 코인로커는 대형 캐리어가 들어가는 것이 이쪽 출구에는 딱 두 개 있습니다. 아침 일찍 가서 넣고 올 것인가도 고민했는데....
이런 고민이 가능했던 것은 도쿄 내 코인로커 위치를 잡아주는 사이트(http://coinlockersearch.com/)를 찾은 덕분입니다. 코인로커서치라고 어느 블로그에 정보가 올라와 있더군요. 그 분이 보실지는 모르지만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결정이 쉬웠습니다.
이날의 일정도 확실히 결정은 못했지만 대강 긴자 주변(또!)에서 놀 것 같다고 생각해두었습니다. 아니, 미츠코시에 가서 애프터눈티세트를 먹기 전에 그 주변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거든요.
3번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게 하네다 공항행 모노레일이 있는 하마마츠쵸인데, 거긴 코인로커가 크지 않을 겁니다. 사람이 많은 것도 있고 하마마츠쵸까지 갔다가 도로 도쿄역까지 오는 것도 번거롭죠. 그리하여 일단 아키하바라의 코인로커를 확인하고 거기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 오는 순간 결정이고 뭐고 넣자는 심정이 되더군요. 소부선 승강장에서 야마노테선으로 갈아타려고 내려오는데 코인로커가 바로 보이길래 자리잡고 바로 코인로커에 짐을 밀어 넣었습니다. 대형이 600엔. 소형 캐리어는 500엔. 그보다 작은 일반 짐은 400엔이었을 겁니다. 동전 교환기도 바로 옆에 있어서 사용했는데, 왼편에 보이는 쪽은 스이카 카드도 이용 가능한 전자식 코인로커입니다. 영수증 하단의 비밀번호를 입력해서 문을 여는, 열쇠 없는 보관함 말입니다. 전 그냥 열쇠 있는 쪽에 넣었지요.
그리하여 마음 편히 야마노테선을 타고 도쿄로 이동합니다.
도쿄역 마굴의 사례.
사례사진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멋지죠. 참 멋집니다. 와아아아아아...
손수건과 보자기의 중간쯤 되는 무언가입니다. 손수건 개켜놓은 것도 예쁘고, 그걸 써서 사탕상자 포장한 것도 예쁩니다. 여행 온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어요. 특히 손수건이 꽤 저렴한 편이라 여행 선물로 돌리기 나쁘지 않습니다.
게다가 후지산과 도쿄역 그림의 손수건은 아예 펴서 액자에 넣어 놓으니 근사한 장식이 되더군요. 이쯤되면 손수건이 아니라 보자기지만.
그와 비슷한 것이 이토야에도 있습니다. 그라데이션이나 염색 수준은 이토야에서 파는 쪽이 훨씬 수준 높더군요. 다음 도쿄 여행 때는 종류별로 사올지 모릅니다. 사와도 선물 주는 것 외엔 쓸모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으으으으음.
근처 스타벅스에서 놀다가, 스타벅스 상품도 구경 좀 하다가. 니혼바시에 있는 미츠코시 본점까지 걸었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꽤 멀긴 한데, 걸어가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걸어가는 인간들이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약자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으으으으음.(2)
왼쪽이 미츠코시 본점이었던 곳이랍니다. 포목점에서 출발했다던가요. 지금은 박물관이나 기타 용도로 사용하는 모양입니다. 이 주변은 메이지나 다이쇼 느낌이 감도는 건물이 많습니다.
미츠코시에서는 애프터눈 티세트를 즐기고, G가 원하던 클로티드 크림을 찾다가 가격이랑 냉장보관 문제로 고이 포기하고. CUOCA에서 판매하는 아라잔을 사들고 왔습니다. CUOCA는 이전에 지유가오카에서만 매장을 보았는데 여기도 상당히 크더군요. 다만 미츠코시 올 때마다 포트넘앤메이슨 앞 매장이 매번 달랐던 것으로 기억하니 계속 있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클로티드 크림을 발견한 곳도 여기였고요.
나와서 걸어가다보니 이런 것도 있습니다.
곤트란 셰리에. 하지만 이미 티세트로 배를 채운 뒤라 나중을 기약하고 발걸음을 돌립니다.
... 지금 모리미술관에서 지브리 특별전을 한다고 들었는데, 7월 30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는 우주항공 관련 전시회를 하네요? 음.... (C님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 우주항공 관련 전시회라면 하야부사도 등장하지 않을까요. 하야부사는 미쿠 영상으로 보고는 눈물 펑펑 쏟을뻔 했는데...(...)
걷다보니 미츠코시 본점 아래의 디스플레이도 보게 됩니다. 생긴 것이 아무리 봐도 색조 화장품인데 G는 보고서 잉크냐고 하더군요. 아니란다.
이걸로 답이 되겠지. 음. 하지만 디자인 때문인지 가격도 참 아리땁습니다.
저걸 하고 있으면 가볍게 손으로 잡고 "Moon Frism Power, MAKE UP!"을 외쳐야 할 것 같은데.
이건 정말 잉크병에 펜 꽂아 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의도한 디자인이겠지요.
긴자에서 본 카르티에 매장. 그냥 리본만 있었다면 안 찍었을 건데, 표범! 표범!
왜 여기 있었냐면 길 건너편이 이토야입니다. 이토야에 구경 갔지요. 미츠코시마에에서 긴자까지는 긴자선으로 환승 없이 갈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구글 지도와 ekinet을 써서 열심히 검색했습니다.
그리고 1층 디스플레이를 보고 흥분했습니다. 우와와와와! 수족관이야!
부채는 해초류. 그 사이에 숨어 있는 건 주머니 가방 모양의 게. 대게인지 홍게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리고 위에는 바람종 해파리가 둥실 떠다닙니다. 아... 멋지다. 아이디어도 멋지고,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게 배치한 것도 멋지고. 그리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여기 있는 부채들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멋진 디스플레이.
이건 유락쵸 근처네요. 긴자에서는 JR로 갈아타기가 마땅치 않아서 유락쵸까지 걸어가는데, 산세이도서점 앞에 장이 열렸습니다. 어디더라. 하여간 어느 현에서 단체로 왔더라고요. 서점 앞의 시장이라 시끄럽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립니다. 오히려 서점에서 기획했을 수도 있겠다 싶고요.'ㅂ'
유락쵸에서 아키하바라로 간다음, 캐리어를 찾아 하마마츠쵸로 갑니다. 그리고 공항에 들어갔고...
지난 번에 공항 사진을 올릴 때 빼먹은 사진 한 장. 사올까 말까 고민하다 말았던 딸기 과자입니다. 도쿄바나나와 비슷한데 이건 속에 딸기잼이 들어 있습니다. 어떤 맛일지 상상이 되는데 다음에는 한 번 도전해보렵니다.-ㅠ-
카메라 꺼내 들기가 귀찮아 안찍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와서 확인하니 100장은 넘겼습니다. 이래 저래 확인하고 어떻게 정리할까 생각했는데 사진 장수에 따라 글을 쓰는 것이 낫겠더군요. 음식 사진은 따로 빼고, 여행 다니는 동안 찍은 잡다한 사진을 모을까 했더니 수가 많아 나눠서 올려봅니다.
김포공항 가는 길. 태공에게는 이번에도 케이프를 입혔습니다. 이전과 다른 것은 케이프를 고정하는 장신구고요. 아마 어딘가에는 그 장신구가 찍힌 것이 있을 겁니다. 훗.
LG에서 나온 접는 키보드. 블루투스입니다. 사진에 보이듯 접히면 오각이 될거예요. 아니, 사각기둥이었나? 잠시 헷갈렸지만 롤리 키보드 1이 사각, 2가 오각이 맞을 겁니다. 키배치가 조금 불편하다고는 하지만 들고 다니기에는 좋아 보입니다. 한국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겠네요.
뱅 앤 올룹슨 이어폰도 하나 더 추가되었네요. 궁금하지만 가격을 보면 궁금증을 고이 접어 지갑에 간수해야 합니다.
출발할 때부터 여행 다니는 내내 이걸 끼고 다녔더니 기내 승무원부터도 일본어로 말을 걸더군요. 음....; 하지만 그 외의 차림은 그다지 일본인 같아 보이진 않았을 건데. 청바지에 폴로셔츠였단 말입니다.'ㅂ' 그래도 중국어로 말 걸어오진 않았다는 걸 위안으로 삼습니다.
이데미 스기노에서 30분 대기했다가 30분 만에 케이크를 먹고 아코메야로 가는 도중. 도심 녹화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건물을 보았습니다. 진짜 아래층은 외벽 자체가 정원이더군요.
아코메야는 잘못 발을 들이면 지갑이 거덜납니다. Ki님이나 Sh님, C님은 여기 들어가면 조금 곤란하실 겁니다. 편집샵으로 일본 각지의 농산물과 식료품, 술, 그릇,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합니다. 원래 주로 취급하던 것은 쌀이었다네요. 그래서 저기 米가 보이는 것이고요. 그리고 그 위에 있는 것은 참새....; 그래서인지 1층에 있는 식당에서는 아코메야에서 취급하는 식재료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쌀도 그렇고요.
아코메야의 로고가 붙은 술됫박은 로고가 아니었으면 하나쯤 구입했을지도 모릅니다. 전 로고 없는 쪽을 선호하기 때문에 고이 피했습니다. 하지만 손에 착 감기는 옷칠 나무잔은 사왔습니다. 평소 구입하는 머그값을 생각하면 비싸지만 만드는데 들어가는 수공을 생각하면 싸지요.
아코메야에서 꼼데가르송을 지나 KITTE로 가는 도중. 이런 중국집이 있더군요. 이름도 재미있고 간판도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VIRON에서 샌드위치를 샀습니다. 묘하게 이 주변 분위기가 어디서 본 것 같다 했더니 이전에 여의도 PAUL 갈 때 느꼈던 풍경과 닮았습니다. 여기 내부도 그런 느낌...?
빵 사진은 다음에 올려보지요.
VIRON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KITTE입니다. 이전에 도쿄역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저 하얀 건물 보고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그 옆 건물이 KITTE더군요. 도쿄 중앙우체국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만든 쇼핑센터입니다.
건물이 조금 독특하지요. 원형이나 사각형으로 구성하는 다른 쇼핑몰과 달리 여긴 삼각형입니다. 부지 때문에 그랬을거예요.
일단은 여기서 한 번 끊고. 나머지 사진도 상당히 많아서 말입니다. KITTE에서 G가 찾던 인스턴트 된장국을 사고, 편의점에 들렀다가 오테마치까지 걸어가 지하철을 탔습니다. 나중에 지도로 찍어보면 아시겠지만 상당히 무리한 코스였습니다. 중간중간 쉬어서 망정이지 아니었다면..-_-;
2박 3일의 일정이다보니 조식도 두 번, 기내식도 두 번이었습니다. 제목이 익숙한 건 그 영화 제목의 패러디라 그런거고요. 일단 호텔 아침식사부터 올려보지요.
호텔 니와노도쿄, 니와호텔 도쿄 중 어느 쪽이 맞는 이름인지 모르지만 하여간 조식이 맛있다는 말에 덥석 예약을 잡았는데 먹고 나서의 감상은 딱 '이게 도쿄에서 맛있는 호텔 아침 식사로구나'였습니다. 그냥 무난하고 평범하고 괜찮은 수준이지만 조식 때문에 또 오고 싶냐 물으면 그건 아닙니다. 나쁘진 않은데 호텔 가격이 높은 편이니까요. 맛있는 호텔 조식이 먹고 싶다면 차라리 홋카이도를 가는 것이 낫습니다. 홋카이도의 호텔 조식은 하코다테의 시오사이테이나 삿포로의 교한이나 다 맛있었습니다. 아니면 아예 고베의 피에나를 가거나요. 혼자 여행간다면 교한이나 피에나가 나을 겁니다.
(하지만 홋카이도는 맛있는 곳이 많아 딱히 호텔 조식이 아니라도 먹을 곳이 많습니다.)
(호텔 조식의 의미는 어디 일부러 찾아갈 필요 없이 맛있는 식재료와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 'ㅠ')
사람이 많아서 메뉴는 일일이 찍지 않았고 담아 온 것만 찍었습니다. 일식과 양식 모두 가능하고, 일식은 죽과 밥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약간의 반찬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중은 양식 쪽이 더 높아 보입니다. 샐러드바도 있었거든요.
욕심껏 잔뜩 들고 와서 다 먹었습니다. 덕분에 위는 조금 고생했지만 탈은 안났으니 그걸로 된거죠.
직원의 안내대로 자리를 잡고 앉으면 달걀 프라이와 오믈렛 중 무엇을 먹겠냐고 묻습니다. 둘째날 아침은 오믈렛으로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오믈렛이 두 개. 유리그릇에 담긴 것은 플레인요거트와 키위잼입니다. 다른 잼은 1회용인데 키위잼은 직접 만든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왼쪽 접시의 하얀 직육면체는 차가운 두부. 맛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쪽이 비지무침. 가운데 보이는 것은 고기감자조림. 그리고 곡물빵입니다.
커트러리 옆에 놓인 접시에는 스크램블에그, 해시포테이토, 소시지, 팬케이크, 빵푸딩을 담아 왔습니다. 가장 마음에드는 것은 빵푸딩이었습니다. 위는 촉촉한 프렌치토스트, 아래는 아주 부드러운 푸딩입니다. 덕분에 따로 푸딩을 사먹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게 워낙 맛있었으니까요.
G는 흰 죽에 매실절임 올린 것도 들고 왔더군요.
이건 G가 찍은 과일입니다. 바나나와 체리, 토마토, 자몽. 오렌지도 있었지만 가져다 먹진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 호텔에서의 마지막 조식 때는 사람이 많지 않아 창가 자리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앞서도 적었지만 금요일 아침에는 서양인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인도나 파키스탄 계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으니 뭉뚱그려 외국인이라 적어도 되긴 하네요. 하여간 다들 나교수, 나학자라고 얼굴에 써 붙인 터라 근처에 국제 학회가 있나 싶었습니다. 토요일에는 그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도 그렇게 생각한 이유고요.
이날도 양이 많았군요. 하하하. 앞 오른쪽에 있는 오목한 그릇은 미네스트로네입니다. 국물보다는 건더기가 먹고 싶어 들고 왔는데 맛있더군요. 쓰읍. 이렇게 잘게 썰어 넣으면 오래 익히지 않아도 좋겠습니다.
거기에 햄과 생햄, 해시 포테이토, 캐러멜 페스트리와 빵, 빵푸딩을 담았습니다. 또다른 오목한 접시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두부와 고기감자조림, 비지무침을 담았고요. 위가 작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잘 먹었습니다.
G는 달걀을 안 먹겠다고 해서 저만 달걀프라이로 받았습니다. 반숙이라 노른자를 베어무니 탁 터지더라고요. 쓰읍..-ㅠ-
아침식사는 이걸로 끝. 그럼 비행기 안에서 먹은 음식은 어땠냐 하면..
아무래도 도쿄 왕복이다보니 간사이보다는 양이 많습니다.
밥과 고기, 오이지와 두부. 두부는 오리엔탈드레싱이라고, 살짝 새콤하고 달달한 맛간장을 넣어 먹는데 소스를 함께 먹는 쪽이 맛있습니다. 물론 두부만 먹어도 괜찮더군요. 호텔 조식으로 먹은 것만큼은 아니지만.
돌아오는 항공기에서는 거의 기절해 있어서 뚜껑 열고 찍은 사진은 없네요. 돌아올 때는 갈 때와 비슷하게 닭고기 조림과 밥, 빵, 그리고 노란 치즈와 햄이 들어간 샐러드, 드레싱, 매실 젤리가 있었습니다. 이쪽은 꽤 남겼던 걸로 기억합니다. 피곤해서 입맛이 안 돌았거든요. 그렇다고 안 먹은 건 아니고, 닭고기는 냄새가 좀 났지만 그래도 고기라 먹었습니다. 고기는 소중하니까요.
다음 여행도 도쿄를 갈 가능성이 높은데 그 때는 아마 숙소를 도큐스테이로 잡을 것 같습니다. 항공기는 그 때 봐서 결정하겠지만 아마도 대한항공..? 'ㅂ'; 다음에 갈 때까지도 열심히 돈 벌어야겠네요.
이번 숙소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어떤 책이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료칸 탐방기에 도쿄 숙소도 몇 소개가 되었는데 그 중에 이 호텔이 있었습니다. 조식이 맛있다는 말에 혹해서 다음에 도쿄 여행 가면 여기로 가겠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가게 되었지요. 차라리 다행입니다. 상품권을 써서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대로 비용 다 지불했다면 꽤 속 쓰렸을 겁니다. 아니, 한국에서 여행사 끼고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자란에서 예약했을 것이니 가격 차이도 있었을 겁니다. 일단 자란에서 보이는 건 여행사를 통해 예약했을 때의 비용보다 상당히 낮으니까요.
이게 자란에서 일정 없이, 그냥 검색했을 때 보이는 가격입니다. 호텔 이름 옆에 보이는 대로 비즈니스가 아니라 하이클라스로 분류되더군요. 그리고 조식 포함의 트윈 1실은 최저가가 2만엔을 넘습니다. 가격이 높긴 하죠. 제가 평소 예약하는 숙소보다는 비싼 편입니다.
로비의 느낌이나 프론트의 응대 등은 좋습니다. 방도 꽤 넓은 편이고요.
목요일 오후에 김포에서 출국해서 하네다에 도착. 그리고 숙소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8시 반이었습니다. 중간에 우유를 마셨기에 망정이지... 아마 M님이라면 어디서 마셨는지 짐작하시겠지요.(언급하는 자체가 힌트)
위 사진은 입구 쪽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오른쪽 편에 보이는 기둥이 욕실이고요. 장지문을 열면 유리문이 있고 방음창이라 열었을 때와 아닐 때의 소음 정도가 상당히 차이납니다.
이쪽이 욕실인데 화장실과 욕실이 나뉘어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분리된 것은 아니지만 따로 따로 쓸 수는 있지요.
샴푸 등을 비롯한 욕실제품이 어디 것인지는 확인 못했고, 거품세안제는 폴로(POLO)입니다. 다른 건 다 있는데 샤워퍼프나 샤워용 스펀지가 없어서 불편했습니다. 이번에는 챙겨오는 것을 잊었거든요.
아참, 화장실 안에 빨래 걸이가 있습니다. 이전에 홋카이도의 어느 호텔에서 있었던 것처럼 잡아 당기면 줄이 나와서 고정하면 빨래를 말릴 수 있는 공간이 생깁니다. 3층에 라운지가 있는데 거기 코인 세탁기가 있다더군요. 이날 저녁에 G가 전자렌지를 이용하려고 3층에 갔는데 서양인들이 많이 모여서 세탁기를 사용하고 있었답니다. 그러고 보니 이날도 그렇고 그 다음날도 조식 먹는데 서양계가 많았습니다. 얼굴을 보아하건데 아마도 근처 대학의 학회 숙소가 아니었을지. 나학자 나교수라고 얼굴에 써 있었거든요.(...)
재미있는건 TV 옆, 장지문 옆의 구석에 있는 이 가구입니다. 아래쪽은 냉장고가 있고 위쪽에는 전기포트와 유리컵, 그리고 남부철기 주전자와 차통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기 보이는 머신은 나중에야 확인했는데..
냉장고 위의 서랍을 여니 이런 것이 있더군요. 잔 세트와 상자.
UCC의 POD 커피와 홍차입니다. 설탕과 크림도 같이 있고요. 기계를 써서 커피를 마시면 되었는데 마지막 날에야 확인한 덕에 못 마셨습니다. 어흑.;ㅅ;
하지만 아쉽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따로 올리겠지만 조식 메뉴의 커피도 UCC였는데 심각하게 맛없었습니다. 이것도 그리 기대는 안되더군요.
창밖 건너편에는 저런 테라스와 이상한 공간이 있길래 뭔가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았습니다.
아래쪽도 그렇고 저 위쪽도, 체육관입니다. 저기서는 농구를 하더군요. 옥상을 이렇게 이용하는 것도 학교 공간 활용의 한 방법이겠네요. 아, 이틀째에 숙소로 돌아오며 알았지만 저기 학교였습니다. 공립학교는 아닌 걸로 보이죠. 아마도?
한국에서 예약했더니 바우처에 '가능한 전망 좋은 곳으로 배정해달라'는 문구가 들어 있더군요. 그래서인지 13층을 배정 받았습니다. 저기 멀리로 도쿄 타워도 보이네요.
니와노호텔, 뜰의 호텔이라는 이름과도 잘 어울리게 정원을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침식사를 했던 1층의 레스토랑 창 밖으로는 이런 풍경이 보입니다. 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은 호텔에서 운영하는 일식당이더군요.
이게 보도에서 찍은 것인데 길 가다가 호텔로 들어가는 오솔길이 보입니다. 그래서 초행길인 사람들은 이 앞에서 호텔 들어가는 문을 찾아 우왕좌왕 하더군요. 왼편으로 가면 그 일식당, 오른편으로 가면 1층 로비로 이어지는 출입문입니다. 출입문 들어가서도 왼편은 아침식사 레스토랑 겸 이탈리안 식당, 오른편으로 가면 호텔 로비로 이어지더군요. 공간 구조가 꽤 재미있습니다.
시설이 좋음에도 가격을 생각하면 그리 만족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위치가 스이도바시라서 도쿄를 가든 긴자를 가든 한 번 갈아 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오히려 신주쿠는 한 번에 갈 수 있더군요. 이번에는 도쿄 동쪽만 돌아다녔으니 신주쿠는 갈 일이 없었습니다.
조식 이야기는 따로 다시 하겠지만 먹고 나면 '이게 도쿄에서 맛있는 조식이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입맛이 고급이 되면 이런 게 나쁩니다.
그러니 다음에 간다면 차라리 바로 이웃한 도큐스테이 스이도바시나 도큐스테이 니혼바시를 갈 것 같습니다. 숙소도 저렴하고요, 안에 작은 주방설비와 세탁기가 있어서 장기간 머무르기에도 유리합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니 교통편이 나쁘다고 해도 감안할 수 있고요. 도쿄돔에 간다면 여기도 상당히 괜찮은 숙소지만 전 도쿄돔에 갈 일이 그리 없기 때문에...'ㅂ';
편의점과 도큐스테이 사이에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건 편의점 가기는 편합니다. 정원도 멋지고 잘 꾸며 놓았지만 ... 음. 이런 기회가 아니면 가볼 일이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ㅁ-;
하네다 공항 국제선 청사(터미널) 4층의 모습. 모노레일을 내려서 올라오면 1층이고, 3층이 항공사 수속장이고, 4층과 5층에 면세점을 비롯한 가게가 몰려 있습니다.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중앙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여름이라고 이렇게 나팔꽃을 장식하고 있더군요. 물론 조화입니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열심히 바람종을 조립하고 있었고요.
아이보는 공항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보았습니다. 솔직히 같은 로봇이면 파이어볼 아가씨나 드롯셀마이어가 더 취향입니다. 외모가 파이어볼이었다면 환호하며 찍었겠지만 이쪽은 7세 남짓의 순진무구하고 때묻지 않은 어린이란 느낌에 가깝더군요. 소년도 아니고 어린이.
국제선 청사에 만들었다는 에도코지-에도오솔길? 샛길?-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하늘처럼 보이는 것은 절대 하늘이 아닙니다. 거리는 짧지만 앞부분의 외장을 통일시킨 덕에 운치가 있습니다.
하네다공항 우체통도 참 귀엽고요. 특히 저 위에 얹힌 오동통한 항공기가 귀엽습니다. 조카가 있다면 사다주고 싶지만 조카가 없는게 문제가 아니라 둘 공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눈 앞에는 포키가 펼쳐집니다. 가운데 상단은 딸기, 그 아래는 신슈포도. 그리고 유바리 멜론도 있습니다. 구입한 것은 신슈 포도. 멜론은 홋카이도 여행 때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대형 포키라서 가격은 개당 800엔. 그리고 이 오른편에는 킷캣도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것이 일본주(니혼슈) 킷캣인데 술을 좋아하는 분이 없고 금주 중인 분들만 잔뜩 있어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이 물통은 굉장히 귀엽더군요. 하지만 구입해도 둘 곳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물건은 구입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의 문제인겁니다.(심각)
그렇지 않아도 오늘 아침부터 어머니께 물건 적체에 대한 잔소리를 들었거든요. 휴가 기간 중에 책들을 모두 포장해서 치워버리지 않으면 어머니가 모두 다 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더군요. 하기야 1년이 지나도록 꺼내보지 않는 책들이 전체의 90%인데 화내실만도 합니다. 흑흑흑.
그리하여 오늘도 부동산 구입의 꿈을 꿉니다. G4 다음의 작업이 G5이고 이건 다른 게 아니라 내집 마련의 꿈이 될 예정입니다. 일단은 G4부터 해치우고요. 그건 당장 어제부터 시작되었지만.
건담과 피규어도 일부 있지만 살만한 것은 없습니다. 전시되어 있는 상자 중에 키라 야마토가 보여서 그 근처에는 가다가 말았습니다. BOSS 제품도 일부 판매하고 있었고요.
가다보니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있었는데 다들 한 손에 쇼핑백을 들고 있었습니다. 종이 쇼핑백 안에 피규어가 보이길래 그쪽을 다녀왔구나 생각했는데 갑자기 G가 웃더라고요. 이유를 물으니, 그 일행 중 다른 애들은 다 쇼핑백 속에 피규어가 있었는데 딱 한 애만 토토로 인형이 들어 있더랍니다. 뭔가 귀엽더라고요. 후후후후. 하기야 하네다 공항 5층에도 지브리 매장이 있었지요.
삼천포로 샌 이야기를 도로 끌어 올립니다.
하네다 공항을 이용할 때 주의할 점과 다음에 염두에 두고 이용할 점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1.간사이 공항이 그립습니다. 간사이 공항에는 포켓몬 매장도 있었는데! 왜! 피카츄가 있다면 살려고 했는데!
2.스타벅스가 없습니다. 국제선 터미널에 없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국내선에는 있을 걸로 보입니다? 간사이랑 나리타공항 스타벅스 매장에는 일본내 스타벅스 지역 한정 머그가 모여 있어서 다른 지역에 가지 않고도 구할 수 있습니다. 센다이 머그도 예전에 그렇게 구입했습니다. 지난번에 센다이 머그를 박살내면서 홋카이도 머그를 사올까 고민했는데 이번에 가서 사오려고 했더니 없더군요. 도쿄 머그는 취향이 아닙니다. 그리하여 차라리 소공동 스타벅스에서 한국내 지역 한정 머그를 구입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참고로 지역 한정 머그의 사용 기한은 대체적으로 2-3년 가량으로 보입니다. 사무실에서 쓰고 있는데 깨지기 전에도 바닥 부분이 드러난 것이 보여서 폐기 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깨졌을 때도 아쉬움이 없었고요.
3. 하네다 공항의 로이스는 상품이 적습니다. 간사이 공항에는 더 다양한 상품이 있는데 여기는 생초콜릿과 새로 나온 몇 가지 상품만 있더군요. 말차 초콜릿 아몬드나 말차 초콜릿 크리스피 같은 것. 아, 물론 퓨어 초콜릿 같은 낱개 포장형 버튼형 초콜릿도 있긴 합니다. 제가 찾던 것은 아몬드 초콜릿이랑 판초콜릿이라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4. 그리고 아마존 편의점(로손) 배송
가기 전에 킨키키즈 CD를 주문하는데 발매일이 20일이라, 23일 귀국하는 입장에서는 아슬아슬 하더군요. 그리하여 배송지를 하네다 공항 로손으로 지정했습니다. 근데 아마존 배송은 20일이 되는 자정에 발송하더군요. 그리하여 그 다음날인 21일에 이미 공항 로손에 도착했습니다. G와 함께 로손에 들러 CD를 수령하고 공항을 출발하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로손에 가서 Loppi를 조작하니 '이 로손이 아닙니다. 1터미널 남쪽 로손을 찾아가세요'라더군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남쪽과 북쪽에 각각 로손이 있는 것은 1터미널이 맞는데, 그건 국제성 청사가 아닙니다. 그렇죠. 하네다 왕복을 마지막으로 끊은 것은 1터미널로 항공기가 취항하던 때입니다. 로손이 남쪽과 북쪽에 있다 생각한 것은 국내선 제1터미널로 다닐 때의 기억이니까 1터미널 남쪽 로손으로 지정한 건 바보짓입니다. 국제선에는 하나만 있으니까요.
그리하여 귀국하는 날, 일부러 국내선 청사에 가서 CD를 찾아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김에 스타벅스도 다녀올걸 그랬지만 설마하니 국제선에 없을 줄은 몰랐지요.
5.하네다 국제선 청사의 매장
가네코안경점이 에도코지에 있더랍니다. 안경테가 상당히 가벼워서 좋았는데 가격 또한 상당합니다. 3으로 시작하는 5자리니까 넉넉하게 준비하고 가시어요. 사실 레이밴과 비슷한 모양의 선글라스가 마음에 들었지만, 선글라스는 반드시 도수를 넣어야 하는 관계로 포기했습니다. 30분이면 안경알까지 맞출 수 있다는 안내문을 본 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군요.
6.여행선물: 과자
여행선물을 어디서 살 것인지 고민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면세점에서 털어 사는 것이 편합니다. 세금이 안 붙으니까요. 하지만 모든 상품이 다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쿄바나나를 예로 들자면 기린무늬는 있지만 꽃무늬는 없고요, 그나마도 크기가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다른 과자도 마찬가지고요.
아참. 145번 게이트로 가는 도중에 기무라야 매장이 작게 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카페베네에서 그리 멀진 않았고요. 그러고 보니 그 근처에 빅토리아 시크릿도 있었지요. 저야 향이 강한 건 질색이라 매장에는 들어가지도 않고 도망쳤지만.
G의 상태는 주변 분들이 대강 알고 계시니 왜 약자인지 아실 테고, 제 상황은 블로그에서 보신 분이라면 또 아시겠지요. 조금 피곤하거나 많이 걷거나, 쉬고 있다가 움직이면 여지없이 다리를 절더군요. 그리고 여행 다녀온 지금도 여전히 왼발에 통증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 계획은 제가 약자가 되기 전에 계획한 것이어서 취소할 수가 없었습니다. 항공권 취소 수수료가 상당했거든요. 게다가 G는 매번 그랬지만, 이번은 정말로 마지막이고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른다며 기대하던 중이라... 하하하. G가 가보고 싶어하던 곳은 거의 다 찍은 모양입니다. 2박 3일간의 일정은 실제로는 꽉 찬 이틀 일정이었습니다. 피로를 남긴 이번 여행에 대해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1.목적
이번 여행의 목적은 요츠바 탄생 전 마지막 여행입니다. 행선지가 도쿄라는데서 '이런 미친!'이라든지 '아니, 임산부를 데리고 일본에 가다니! 방사능!'을 외치실 분들은 고이 뒤로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다 감안하고 간 겁니다.
외려 주변 사람들이 제일 걱정한 것은 '이제 곧 여행 및 항공기 탑승이 안될 저 아해가 여행 다니면서 무리하면 절대 안돼!'였습니다. 무거운 것을 들지 못하게 하라며 신신당부를 했는데 그게 다리부상 후 회복이 덜 된 저였단 말입니다. 하하하.;ㅂ; 그래도 최대한 힘 안쓰게 이모저모 움직였지만 가장 큰 역할은 통역이었습니다. 초반에는 피로가 덜 풀려서 상태가 안 좋았지만 후반에는 제대로 길잡이 역할도 했습니다. G의 쇼핑을 전담 마크하였기 때문에 맨 마지막의 안경테를 제외하고 G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거의 다 얻었습니다.(먼산)
아. 제 목적은 .. .. .. 뭐였더라.(먼산)
목표였던 포숑 티리큐르는 포숑 매장을 찾지 못해서 얻지 못했습니다. 깨진 머그를 대신할 스타벅스 지역한정 머그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QC35 구입
-손에 착 감기는 컵 구입
-G와 함께 이데미 스기노 방문
-G와 함께 포트넘 앤 메이슨 티샵 방문. 클로티드 크림 먹음
의 목표들은 모두 해결했습니다. G가 원하는 것도 모두 확인하고 방문하고 했으니 뭐, 가이드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수행한 거죠.
2.일정
처음에는 3박 4일을 생각했는데 여행을 준비한 시기가 늦어서 원하는 일정으로 짜면 항공권이 60만원에 육박하더랍니다. 골절 전에 계획을 짰지만 G의 상태를 고려해야 했으니 나리타는 안되고 무조건 하네다였는데, 3개월 전에 검색했을 때는 34만 가량이었던 항공권이 그렇게 올라갔으니 일정을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선택한 것이 목요일 출국해서 토요일 귀국하는 2박 3일 일정이었고요. 그리고 첫날에 반나절을 확보하는 것보다 차라리 늦게 입국해서 그날은 쉬고 다음날과 마지막 날을 알차게 보내는 것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좋은 결정이었습니다. 평소 저녁형 인간이던 G가 최근 아침형 인간으로 생활 패턴이 바뀌는 바람에 오히려 그게 나았습니다. 아침 일찍도 아니고 새벽에 깨다보니 둘다 오후가 되면 체력이 달렸고 그러니 마지막 날 집에 들어올 때 녹초가 되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좋았습니다. 그리고 G가 목요일 오전에 병원 갈 일이 있어서 오후 출발 항공기가 좋았지요.
항공사는 KAL. ANA는 이용하지 않은지 꽤 되었고, 아시아나 타느니 대한항공이 낫다고 생각했으며 JAL과 KAL의 가격 차이가 4400원인데다 병원 다녀오는 것을 생각하면 KAL의 시간이 더 여유로웠습니다.
3.숙소
스이도바시에 있는 니와노도쿄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비즈니스보다는 급이 높다고 하는데, 들어가보고는 아마 이번이 마지막 이용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에 간다면 차라리 그 옆의 스이도바시 도큐스테이를 가거나 도쿄역 주변의 다른 숙소를 찾을 겁니다. 그래도 방음이 철저하게 되는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완전히 차단되더군요.
집에 도착한 것은 11시 반 넘어서였지만 G가 아침 일찍 갈거라 한 덕에 트렁크를 털었습니다. 왼쪽 편에 보이는 노란 것과 그 주변은 선물 및 아버지의 주문품. 그리고 의자 오른편으로 보이는 물건더미들이 G의 것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 제 몫이 얼마나 되는지는 차근히 정리해보죠.
어느 날. 길을 걷다보니 보도에 노란 고양이 한 마리가 늘어져 있습니다. 사람이 다가오건 말건 귀찮다는 듯이 벌러덩 누워 있길래 카메라를 꺼내 들었습니다. 발을 멈추고 주섬주섬 카메라를 찾고 있자 갑자기 고양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제게 다가오네요. 그리고...... 극강의 마법. 집사를 소환한다는 그 무서운 마법. 부비부비를 시전합니다. 으아아아아!
다리에 달라 붙어 몸을 비비고 애교를 떠는데.... 집은 당연히 고양이 안되고, 자취방도 반려동물 금지입니다. 그리하여 눈물을 머금고 물러 갔더란 이야기입니다.
엊그제 아는 분이랑 대화를 하다가. "내 애가 얼마나 귀여운데! 지금은 애 싫다고 하지만 한 번 낳아봐. 진짜 귀여워. 나도 데면데면했는데 딸 낳아보니까 진짜 다르더라."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근데 왜 큰 애, 아들 이야기는 안하시나요?(...) 뭐, 그거야 그렇다 치고. 하하하. 나이 먹어서 어려울 것 같다 하자 난자를 냉동해두라 하십니다. 나중에라도 낳을 생각있다면 건강한 난자를 미리 냉동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오늘은 잊지말고 일기도 쓰고, 메일 두 통도 보내고. 메일 보내기 전에 아이디어 점검도 해야 하는군요. 해야 하는 일이 늘어만 갑니다. 오늘은 잊지말고 오후에 잡초 좀 뽑아야지요. 하루에 30분씩만 잡초 뽑아도..(...) 차라리 아침에 출근해서 뽑아볼까요. 그럴 거면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하면..(...)
주관은 서울도서관, 주최는 예술제본공방 렉또베르쏘, 지원은 프랑스 국제 예술제본 비엔날레(BIENNALES MONDIALES DE LA RELIURE D'ART)입니다. 주관이 서울도서관이니 전시회 장소도 서울도서관이고요.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도서관 정문으로 들어가서 왼쪽으로 반층 내려가면 바로 보입니다. 저도 이번에 들어가보고 알았는데 서울도서관은 반층 아래를 1층으로 부르는군요. 하기야 입구 자체가 반층 올라가는 형태이긴 합니다.
(전시장 풍경 일부)
한국에 가장 처음 생긴 예술제본공방은 렉또베르쏘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있는 여러 공방들은 그 뒤에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지에서 유학하신 분이거나 렉또베르쏘에서 배우신 분들이지요.
렉또베르쏘에서 프랑스의 국제 에술제본 비엔날레에 참여한 것은 몇 년전부터라고 기억하는데 아마 책이 『라퐁텐 우화집』일 때 였을 겁니다. 그 뒤가 『기암성』, 그 다음이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니 올해가 세 번째네요. 공방에서 공동으로 신청서를 받고 같이 제본용 도서를 구입한 뒤 출품하는데 작년에도, 올해도 수상자가 나왔습니다.:) 올해는 아예 그 간의 제본 책들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었더군요. 1년 넘게 공방에 못가고 있는지라 이런 때라도 열심히 참여해야겠다 싶어 어제 다녀왔습니다. 전시 시작은 5월 3일이고 29일까지 합니다.
프랑스 국제예술제본비엔날레에는 프랑스 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참여합니다. 재작년의 출품작 도록을 떠올려보면 일본과 중국, 브라질, 프랑스 등등의 다양한 국가에서 보내오더군요. 한국에서는 렉또베르쏘에서 여러 책을 출품하기 때문에 의외로 비중(?)이 큰 편이더랍니다.
비엔날레 참가 신청서(와 참가비)를 내면 이렇게 아직 제본되지 않은 형태의 책을 보내옵니다. 이걸 튼튼하게 제본하고, 가죽으로 장식하여 출품하는 겁니다. 이런 제본과 장식을 맡는 이를 예술제본가, 프랑스어로는 reliure(를리외르)라고 부릅니다. 20세기 초반까지도 상당히 많았던 직업이고 일부 장서가들은 아예 개인 제본가를 두고 있었지요. 미의회도서관의 모 사서가 책표지는 빨강! 빨강가죽!을 외친 것도 이의 연장선일겁니다.
그리고 2017년의 책은 빅토르 위고의 책입니다. 할아버지 이야기? 대강 그런 제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국에 번역본이 있나 모르겠어요.
2014년이 『라퐁텐 우화집』, 2015년이 『기암성』, 2016년이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었습니다. 공방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 2014년부터였습니다. 참고로 20152016년의 책은 지금까지 중에서 유일한, 생존작가의 책이라더군요. 그 앞서도 고전을 골랐던 모양입니다.
댓글의 정보에 따라 수정합니다.:) 2011년이 『라퐁텐 우화집』 2013년이 『기암성』, 2015년이 『방드르디, 원시의 삶』, 2017년이 『할아버지가 되는 법』입니다. 다음 책은 『이방인』이고요.
워낙 책이 많은데다 책 보호용 아크릴을 씌워 놓아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 찍어 올리려니 책도 워낙 많아서, 그냥 기억에 남는 것 위주로 올려봅니다.
앞쪽에는 제본 도구를 전시했습니다. 음, 사실 사진 찍은 순서로 올라가서 그런데 조금 엉망진창이네요.; 맨 왼쪽의 사진은 금박 도구들, 가운데가 제본할 때 쓰는 여러 도구들, 맨 오른쪽은 헤드밴드 엮는 작업중입니다.
외국 작가 작품으로 기억합니다. 미처 아래 설명판을 안 찍었네요. 이번 수상작 중 하나입니다.
제본가 이현숙. 이번 수상작입니다. 안 그래도 보는 순간 눈을 뗄 수가 없었.....; 저게 얼마나 고생인지 해봐서 압니다. 아니, 솔직히 모자이크 작업은 몇 번 하다가 말았네요. 금박도 그렇지만. 하여간 저기 있는 모든 종류의 색은 흰색 가죽 위에다가 일일이 붙인 걸겁니다..? 책등은 둥글게 굴렸으니 거기까지 모자이크 작업 이어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도 안되네요. 원래 이런 복잡한 작업 잘하시는 건 알았지만 이번 것은 정말 감탄만 나오더랍니다.ㅠ_ㅠ
제본가 박유진. 금박 작업을 잘하십니다. 이건 『기암성』이니 2015년 작품인데 마찬가지로 수상작입니다. 모자이크를 하고 그 사이 선을 일일이 금박으로 찍었습니다. 으아.... 손이 얼마나 갈지 상상도 안되네요. 게다가 암호문도 금박으로 찍었어요.
제본가: 이현숙. 2015년의 『기암성』입니다. 원형으로 금박찍기가 쉽지 않은데... 데.... 그리고 왼쪽 편의 그림은 직접 그리신 걸겁니다?
이건 외국 제본가의 작품입니다. 올해 수상작이고요. 책이 꽤 독특한게, 이건 실물을 봐야 압니다. 그림 바깥 쪽의 종이는 일일이 손으로 돌돌 말았습니다. 즉, 입체입니다.;
외국 제본가의 작품입니다. 특이했던 것은 저 음각부분인데.... 사진으로는 자세히 안나오지만 책 표지 앞면과 뒷면에 각각 저렇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마도 눌러 찍어 만든 것 같은데...=ㅁ=
제본가 조효은.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입니다. 이건 기하학적 모양으로 모자이크를 만들었는데, 앞표지 쪽의 배가 마음에 들더군요. 뒤쪽은 아마도 야자수 나무인듯. 그러고 보니 저것도 금박을 찍었습니다.-_-;
제본가 박성배.
이것도 보기만 해도 현기증 납니다. 도대체 모자이크가 몇 개인가요. 하하하하하.;ㅂ; 단색이라 쉬워보이지만 각 면마다 다 찝어 주어야 하므로 손이 엄청 많이 갑니다.;
사실 더 올리고 싶은데 상당수 사진이 빛반사로 제가 비쳤습니다. 차마 그건 올리지 못하겠어서 그나마 덜 나온 것만 올렸는데, 박유진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은 앵무새를 모자이크로 표지에 올린 것이 멋있고, 권윤희는 같은 책 염소의 뿔이 풍화되는 모습을 자개로 나타낸 것이 굉장히 특이하더군요. 같은 책이라도 제본가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표지가 나옵니다.
접근하기도 좋고, 한 번 둘러보기도 좋습니다. 어제 점심 넘어서 간 걸로 기억하는데 의외로 사람이 없더군요. 책이 없는 쪽이라 그런가, 아이들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시간 나실 때 한 번 가보시어요.+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