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목적지는 여행 마지막날 들어간 신치토세 공항이라 할 수 있지만, 신치토세공항은 삿포로 남쪽에 있습니다. 따라서 제목에 맞춰 가장 북쪽 지역을 종착지로 삼는다면 삿포로가 됩니다. 신치토세공항도 목적지로 넣는 것은 마지막 퀘스트를 거기서 두 건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여행 세 번째 날의 퀘스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과쿠키였습니다. 앞서도 적었지만 센다이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었음에도 신아오모리에 들린 것은 과자 때문이었습니다. 신아오모리에서의 퀘스트였지요.

(그러나 방문 후에 실책을 깨닫습니다.)






신칸센 하야부사 탑승 승강장에서 찍은 센다이 역 앞. 저기 보이는 길이 다 보도=육교입니다.



열차 시각표를 보고 짐작은 했지만 센다이에서 삿포로까지 올라가는 열차 여행은 만만치 않습니다. 이정도면 열차편은 자주 있지만, 오전 9시 경 센다이에서 출발하면 오후 4시 경에 삿포로에 닿습니다. 7시간 걸리는 셈입니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그냥 항공편 타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센다이에서 삿포로까지의 열차 비용도 상당합니다. 패스를 갖고 있으니 내키는 대로 내리고 탔지, 여행 출발 전에 패스로 다니는 것과 열차표 개별 구매 비용을 비교하기 위해 사전 확인했을 때 이미 패스 비용을 초과하고 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도쿄, 센다이, 신아오모리, 삿포로 모두 볼일이 있었으니 이럴 때는 JR패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신칸센이 신아오모리 종점이었던 터라 열차에서 내린 뒤, 바로 게이트를 나와 신아오모리역의 상점가로 들어갑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이 라구노오의 매장이더군요. 출구를 나와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상점가가 보이니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등불에 간판이 가렸지만 가타카나로 라구노오라고 씁니다. 아오모리의 사과를 쓴 디저트를 주력으로 미는 가게인가봅니다. 목적은 다른 디저트가 아니라 사과과자입니다.







그러니까 이거. 다자이 오사무의 『쓰가루』 문고본 형태를 한 사과쿠키입니다. 문고판 크기의 작은 책과 일반서 크기의 큰 책이 있습니다. 작은 책이 500엔을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과자라서 유통기한도 넉넉한데다 아오모리의 사과향이 폴폴 나는 잘 만든 쿠키입니다. 사브레에 가까운 쿠키로, 이런 종류의 쿠키들보다는 덜 단단하고 맛이 좋습니다. 그러니까 단단하고 기름기가 밴 쿠키보다 훨씬 제 취향입니다.'ㅠ'


제몫과 선물용을 구입하고는 다시 승강장으로 올라옵니다. 다음에는 그냥 라쿠텐에서 주문하겠지요.






신아오모리에서 11시에 내려 11시 21분 하야부사를 다시 탑승합니다. 애초에 센다이를 출발해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가는 열차는 센다이에서 9시 52분에 출발하고, 저는 그 앞의 신아오모리 종착 열차로 왔으니 20분의 시간을 벌어 과자를 살 수 있었습니다.







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라구노오의 쓰가루 쿠키는 라쿠텐에서도 판매합니다.OTL 아마존에는 없지만 라쿠텐과 야후 쇼핑에서 구입 가능하니, 일부러 저기에 들리지 않아도 숙소로 배송받아 챙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하하하. 뭐, 저야 라구노오에 직접 방문했다는데 의의를 둡니다.

그리고 저 옆의 말차 과자 두 개를 서비스로 받았으니까요. 저 말차 과자가 이날의 점심이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아래서 설명하지요.







12시 25분쯤 신하코다테호쿠토에 도착합니다. 제 일정표를 본 M님이 제일 걱정하던 것이 이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의 환승입니다. 시간이 짧아, 만에 하나 열차가 연착되면 환승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고요.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정시에 도착하고 환승하기까지 시간도 여유있었습니다. 대형 캐리어와 함께 하는 여행은 에스컬레이터의 위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매의 눈을 갖고 있거나, 시간이 부족하면 일단 들고 계단을 오를 수 있는 체력을 필요로 합니다. 둘 다 없다면 여행이 피곤합니다. 하하.;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새삼 깨달았지만 일본 열차 안내방송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일본어 실력이 되니 여행의 질이 올라갑니다.(...) 신하코다테호쿠토의 승강장은 1호차, 2호차 식으로 안내한 것이 아니라 알파벳 표기를 해뒀습니다. I호차, A호차 등등. 이게 알파벳 순서도 아니고,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H는 Horse이고 1호차 입니다. 하여간 2호차는 Iris의 I에 서면 된다는 안내방송에 맞춰 섰습니다. 이것도 안내방송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역무원에게 물어볼 용기가 없으면 열차가 온 뒤에 이동해야합니다.


사진 오른편에 보이는 열차는 하코다테 방향입니다. 제가 탈 열차는 삿포로 방향의 슈퍼 호쿠토.






열차에 탑승해 가면서 바다와 눈은 원없이 보았습니다. 올해 한국은 눈이 덜왔는데, 홋카이도에서 실컷 보고 와서 그런지 별로 눈이 기대되지 않습니다. 특히 삿포로에서 돌아오던 날에는 눈보라를 만나 더 그렇습니다.



신칸센은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만 연결되었고, 삿포로는 아직입니다. 그러니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 삿포로까지는 재래선으로 움직입니다. 12시 34분에 출발하여 16시 조금 넘어 도착합니다. 대략 3시반 반 걸린다 생각하면 얼추 맞습니다. 중간에 치토세도 경유하지만 공항이 아니라 그 옆의 치토세이며, 공항에 가기 위해서는 치토세역에서 갈아 타야할겁니다.(아마도)






그리고 재래선의 문제.


신칸센은 열차 안에 이동 매점이 있습니다. 거기서 커피를 비롯한 음료와 도시락 등을 구입할 수 있지요. 하지만 슈퍼 호쿠토는 그런게 없습니다.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는 가방에 처박아 두었던 간식을 주섬주섬 꺼냅니다. 음료도 챙겨오지 않은 상태라 눈물을 머금고 마음에 점을 찍습니다.

왼쪽이 라구노오에서 서비스로 받은 과자입니다. 말차과자로, 폭신폭신한 말차케이크 속에 부드러운 말차크림이 들었습니다. 아주 거칠게 비교하자면 롯데 커스터드의 호화버전이며, 사실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겉은 폭신한 케이크이고 속은 고오급 말차크림이 들었는데 어찌 커스터드와 비교할 수 있나요. 하지만 이런 종류의 과자는 한국에서 만날 일이 드무니 가장 비슷한 것에 비교해봅니다.



하기야 조합은 비슷하지만 왼쪽의 과자나 오른쪽의 하기노츠키는 먹어보면 전혀 다른 과자라는 생각이 들지요. 하기노츠키도 거칠게 비유하면 롯데 커스터드의 진품(...)쯤 되지만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고급 과자입니다. 일본여행을 갈 때마다 다양한 과자들을 접하지만 정말, 완성도가 참 높습니다. 그러니 일본에는 커피와 과자를 먹으러 가지요.









가는 도중 발견한 열차역. 다테몬베츠랍니다. 응? 센다이의 그 다테 마사무네? 다테 마사무네의 문장?








다시 확인해도 역명은 다테몬베츠입니다. 노보리베츠는 알지만 다테몬베츠는? 이라 생각하며 B님께 물었더니, 막부 말에 홋카이도 개발에 들어가면서 각 번들로부터 인력을 내놓으라고 한 모양입니다. 이름에서 짐작했듯 이쪽은 센다이번 출신들의 정착지였답니다. 그래서 이름이 다테몬베츠라는군요.



열차는 예정보다 10분 늦게 삿포로에 도착합니다. 체크인 시간을 17시로 잡아두었던가. 넉넉하게 두었으니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며칠 전부터 폭설과 눈폭풍 예보가 떴던 삿포로 날씨가 어떤가가 문제였지요. 다행히 눈발이 조금 날릴뿐 아직은 괜찮습니다.





뭐, 삿포로역 광장에도 이렇게 눈이 쌓였지만 이정도야........








초점이 바로 앞의 나무에 맞았네요. 하여간 4시는 조금 넘겼습니다.







도착한 날은 길을 잘 몰라서 광장을 건넜는데, 이날 오후부터는 아예 지하도로 다녔습니다. 눈 녹은 것이 질퍽하게 녹아서 길 건너기도 고역이더군요. 날은 그리 춥지 않은데 눈은 잔뜩 내려 더 그렇습니다. 사진은 삿포로 역 근처에 있는 기노쿠니야. 예전에는 상당히 좋아하는 서점이었지만 지금은 교보문고와 같은 급으로 취급합니다.(...) 다시 말해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지요. 기노쿠니야 신주쿠점에서 일어난 어떤 사태를 듣고는 고이 돌아섰습니다.






삿포로역 전경도 다시 한 장. 음. 역시 D90은 이런 사진 찍을 때 좋습니다. 다음에도 역시 가져가야..?




숙소 로비층은 7층입니다. 삿포로역 건너편의 호텔로, 이전 여행 때도 눈여겨 보았다가 자란 평가가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삿포로역 바로 앞이어서 골랐습니다. 생각보다 저렴하더군요.






숙소 입구보다는 안쪽에서 찍은 사진.






책상 아래쪽에 서랍 같은 것이 있어 뭔가 했더니, 키보드 등을 놓고 쓸 수 있는 이동식 받침입니다. 노트북을 올려도 좋으나, 움직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칫하다가는 전자기기가 추락할 수 있으니까요.







사진이 어둡게 찍혔네요. 침대.







침대 머리맡에는 작은 선반이 있어 핸드폰을 올려두면 좋습니다. 그것도 좋지만,







하단에 여러 종류의 충전 단자가 있습니다. 생각도 못했지만 이것도 좋네요. 아이패드 충전할 때 유용하게 썼습니다.








책상 옆의 서랍을 열었더니 안쪽에 커피잔과 유리컵, 그리고 포트가 들어 있습니다. 차도 몇 종 준비되어 있네요.







그리고 그 아래쪽은 냉장고.







이건 그 다음 날의 사진입니다. 숙소 높이를 대강 짐작할 수 있을 정도....? 풍경도 나쁘지 않아요. 사진 가운데 쯤에 보이는 눈 덮인 지붕의 빨간 건물이 홋카이도 구청사입니다.







이날도 그럭저럭 맑았지만 돌아오는 날은.....(하략)







돌아오는 날을 이야기할 것도 없이, 도착한 날 저녁부터 눈이 내리더니만 그 다음날 아침에는 노면이 다 눈으로 덮였습니다. 삿포로 역 근처는 시속 40키로미터도 안되는 수준. 차들이 아주 천천히 운행하더군요.





하여간 숙소 체크인을 하면서 우편번호 오기재에도 불구하고 잘 도착한 짐 세 개를 수령했습니다. 추가 우편비용도 함께 지불했고요. 다음에는 절대로 우편번호 잘못 적는 일은 하지 않으리.... 몇 번이고 확인할 겁니다.



아침 먹고 나서는 과자 몇 개 주워 먹은 것이 전부였고, 마지막 목적지에도 잘 도착했으니 고기를 먹으러 갑니다. 그렇지 않아도 점심 때부터 머릿 속에서 고기를 외치고 있었으니, 그 전부터 이리저리 검색해 규탄집을 또 찾아봅니다.






삿포로 역에 이런것이 있던데, 아이누족이 아닌가 추정만 해봅니다. 엊그제 미 서부 개척사에 맞먹는 홋카이도 개척사 이야기를 듣고 나니 괜히 더 찍고 싶어서 말입니다.






그리고 1600엔짜리 규탄 로코모코 정식. 로코모코 정식은 그냥 소스 바른 햄버거를 밥 위에 올렸습니다. 규탄은 기름기가 돌고 조금 질겼으며, 국물은 파채도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국물도 기름기가 많이 돕니다. 배는 고팠으니 먹긴 했지만 재방문 의사는 없습니다.




저녁을 잘 챙겨먹고는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카페를 검색해봅니다. 그랬더니만, 스텔라 플레이스에 스트리머 커피 컴퍼니(Streamer Coffee Company)가 있습니다. 만세!

쾌재를 부르며 당장 찾아 나섭니다.






저녁을 잘 챙겨먹었지만 흡족하지는 않았던 터라 여기서도 충동구매를 합니다. 블루베리 치즈케이크와 라떼 테이크아웃. 하지만 이날 오후에 조금 사정이 있어 마시는 것이 늦었습니다.




일단 커피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도로 나가서 숙소 바로 옆의 로손에서 우산을 사고, 도착한 아마존 상품 두 개를 수령해서 들고 옵니다. 씻고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려다가, 도로 드럭스토어를 찾아 나섭니다. 여행 다녀온지 열흘이 되어서야 차도를 보이는 오른손 약지의 부상 때문이었지요.





일단 삿포로역 근처에서 가장 큰 드럭스토어는 스텔라 플레이스 동쪽편의 빅 카메라에 있습니다. 스텔라 플레이스 2층에서 바로 연결되더군요. 여기에 찾아가 약사 상담을 받고 약을 구해옵니다. 하지만 손가락 차도가 전혀 없어서 이 다음날에도 한 번 더 찾아가서 스테로이드계 항생제 연고를 찾아 발랐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수오지심 때문에 공개 못하지만 사실 상처가 병뚜껑에 긁힌 것이라는 것 외에도 감염의 이유가 될만한 사항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먼산) 여행 다닐 때는 최소한 살색 반창고 테이프나 밴드를 챙겨가도록 합시다.





숙소 맞은편에 다이마루가 있어서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아버지가 부탁한 물품 사진. 이것 외에도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만, 다음 여행 때는 이보다 더 사오겠네요.





자아. 이제 다음 날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남은 여행기는 대략 2-3편 정도. 상품 정리 글을 따로 뺄까 말까 고민중이니 한 두 편 더 늘어날 가능성은 있습니다.'ㅂ'

센다이의 숙소는 여러 곳을 두고 고민하다가 조식 평가가 높은 메트로폴리탄 센다이로 결정했습니다. 메트로폴리탄도 두 곳이 있는데, 자란의 조식 평점이 조금 더 높은 곳으로 골랐지요. 그리고 실제 방문해보고는 감탄했습니다. 그도 그런게, 센다이 역에서 아주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날은 내내 좋았습니다. 철도를 타고 이동하며 깨달았지만 일본은 평지가 굉장히 많습니다. 지평선이 보일 때도 많고, 한국처럼 산이 중간에 있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산이 없는 건 아니라 보이는 산들은 매우 험준합니다. 언젠가 교토 여행 가서 길을 잘못 들었던 때 기후네 근처까지 간 적 있습니다. 그 때 본 산들은 지금도 가끔 떠오릅니다. 괜히 음양사 시리즈가 나온게 아니더군요. 산 자체만으로도 매우 음산합니다.(먼산)



센다이의 신칸센 탑승층은 3층인 걸로 기억합니다. 대합실은 2층에 있으니 거기로 내려오면 주변의 다른 건물들과 공중보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숙소 위치를 확인하고 이동하니, 아래 내려갈 필요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예 1층으로 이동하면 호텔 로비로 바로 들어갈 수도 있고요.





호텔 바로 옆에는 설빙도 있더랍니다. Korean Desert Cafe 라길래 뭔가 했더니 설빙이더군요. 한국에서도 안 간 설빙이지만 여행 왔으니 한 번 가볼까 하다가 잊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체크인 시각이 3시인데 도착시각은 11시 반 정도라 짐만 맡기고 일단 나옵니다. 3시까지라면 점심 챙겨 먹고 쇼핑 다니면 충분할 겁니다.



12시부터는 사람들이 붐빌테니 그 전에 들어가려고 열심히 지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들어감. 다테노규탄도 센다이 역 매장이 여럿 있는 모양입니다. 이전에는 센다이성에서 먹었지만 그 때의 맛을 잊지못해 이번에도 또 찾아갔습니다.




B님의 옆구리를 찌르기 위해 찍은 사진입니다. 흐흐흐흐흐흐.







여러 특선 메뉴가 있어서 뭘 먹을까 한참 고민했습니다. 토로로가 들어간 세트도 있더군요. 그것도 점심 시간에 수량 한정이라길래 고민했다가, 괜히 음식 더 먹고 배탈나는 것은 여행을 망치는 것이니, 내키지 않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하여 극상 규탄 정식을 주문. 절임 약간과 소혀구이가 함께 나옵니다. 그리고 고깃국이 함께 나오고요.



이 다음날 저녁으로 삿포로의 다른 가게에서 규탄을 먹었습니다. 거기서는 정통식이 아니라 다른 버전으로 먹었는데, 먹어보고는 알았습니다. 비교할 대상이 아니로군요. 다테노규탄이 더 맛있는 이유를 여럿 꼽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고기의 구운 정도가 훌륭합니다. 소혀다보니 조금 질기지만 그래도 그 씹는 맛이 매우 훌륭합니다. 게다가 구운 정도도 좋고요. 둘째, 고기의 간이 매우 좋습니다. 너무 소금을 많이 뿌리면 짜고, 덜뿌리면 맛이 안날 건데 아주 적절한 수준을 지킵니다. 크흑. 셋째, 고깃국물이 다릅니다. 삿포로에서 먹었을 때는 기름이 위에 둥둥 떠 있더군요. 이 국물은 다릅니다. 파채도 파의 흰부분만 썰어 넣었고, 국물도 매우 맑습니다. 기름기는 느껴지지 않고요. 매우 맛있는 소고기국입니다. 그것도 고기맛이 듬뿍 나는.


...

그리하여 이 고기를 위해 세 번째 센다이 여행을 가야하나 심각하게 고민중이라는 이야기입니다.-ㅁ-/





맛있게 잘 먹고는 빙글빙글 돌아다닙니다. 여행 선물로 사갈 것을 생각하고 돌아다니다가, 이시노마키에 있다는 이시카와 커피의 드립백을 봅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홈페이지가 있군요.(링크) 여기의 드립백을 종류별로 모은 8개 세트가 있더라고요. 이걸 덥석 집어 듭니다. 다른 것보다 근처 지역명을 붙인 커피 블렌드도 있고, 시음한 이탈리안 로스트 커피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에도 드립백이든 커피든 구입해올 생각이 있고요.

(이건 나중에 숙소에 와서 찍은 사진입니다.)







센다이공항에서 보았던 과자들을 구입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야하나 했는데, 돌아다녀 보니 편의점 등에서도 같은 상품을 팝니다. 이쪽도 덥석 구입. 덕분에 여행선물은 거의 대부분 다 챙겼고, 부모님 몫만 정리하기로 합니다.

이렇게 마음에 걸리던 문제도 해결하고 나니 느긋하게 차를 즐겨야지요. 하지만 점심 식사 후라 커피 마시기에는 밤잠 부담이 있으니 즌다사료에 갑니다. S.PAL 지하였나, 하여간 센다이 역 건물에 붙은 백화점 지하 매장에 있습니다. 센다이의 좋은 점은 센다이 역 안에 거의 모든 매장이 모여 있어서 역에서 바로 무인양품이나 스타벅스, 루피시아, 즌다사료, 규탄집 등등을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서점은 한 블럭 떨어져 있고요.





지하식품매장의 좌석이라 좁지만 먹고 갈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즌다셰이크 작은 컵과 따끈한 차가 딸려 오는 즌다안미츠를 주문합니다.







안미츠는 즌다 외에도 다른 콩들이 들어 있어 좋습니다. 검은콩도 좋고, 팥도 좋고요. 즌다셰이크는 명불허전. 여전히 맛있습니다.


느긋하게 먹으며 여행 수첩을 정리합니다. 짐을 정리하고, 여행 수첩을 정리하고. 2시 45분쯤 자리에서 일어나 숙소로 향하는데, 너무 가깝다보니 3시가 되기도 전에 도착했네요. 로비에서 잠시 대기했다가 체크인하고 올라갑니다.



예약 당시에 자란에서는 하이크라스로 분류되는 고가의 호텔인 건 알았는데, 캐리어와 기타 짐을 포터가 직접 방까지 올려주어서 당황했습니다. 이런 숙소는 몇 안되었지요. 직원이 올려주는 경우는 몇 있었지만, 아예 제복을 차려 입은 포터가 올려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오래된 호텔 특유의 느낌은 여러 곳에 남아 있더랍니다.







창문 열고 찍은 사진. 창밖에 초점이 맞아서 방안은 거의 안 보이네요.






기억이 맞는지 모르지만 건너편에 보이는 저 높은 건물이 메트로폴리탄 센다이 이스트일겁니다. 가격이 조금 저렴하던데 역에서 더 떨어져 있어 그런가봅니다.






사람들이 보이는 곳이 2층 높이의 공중보도입니다. 보도라기 보다는 옥상에 길을 만든 걸까요. 하지만 사방의 여러 건물들과도 직접 이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쉽지 않지요.







숙소는 무난합니다. 하지만 이전에 머물렀던 숙소들을 생각해보면, USB 충전 포트가 없다거나 하는 것이 걸리더군요. 렘 히비야도 그랬지만 그런 숙소들은 대개 다양한 충전단자에 대응 가능한 포트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더랍니다. 하여간 층이 높고 햇살도 적당히 잘 들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역 바로 옆이라 철도 소리가 들리다보니 예민한 사람들은 조금 힘들지도요. 뭐, 선로 가까이에 있는 숙소는 대개 그렇습니다. 역에서 가까우면 몸은 편하지만 잘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숙면 도구들을 미리 준비해가시길.






이날 구입한 여러 물건들을 찍어봅니다.







백곰, 토끼, 펭귄 손수건은 도쿄역 한정 벽돌모양 파운드케이크를 구입할 때 함께 구입했습니다. 이쪽은 L에게 줄 선물. 유리병은 스누피 커피병으로 디카페인입니다. 충동구매였지만 G에게 선물로 넘겼습니다. 그 옆의 도라에몽 테누구이는 An에게, 도쿄바나나 커피우유맛은 먹기 위해 충동구매했습니다.(...) 도쿄바나나도 유통기한이 짧아서 바로 먹을 것이 아니면 여행선물로는 애매합니다.






하마몬야라고, 지난 여행 때 손수건과 테누구이 등을 보고는 사고 싶다 생각하다가 드디어 이번에 구입했습니다. 각 테누구이의 펼친 그림은 스티커로 붙어 있습니다. 맨 아래가 판다책방, 그 오른쪽 위가 판다카페, 대단한 백곰, 꽃 피는 중, 센다이의 밤이었나; 하여간 이렇게 다섯 장을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저 테누구이는 위 아래가 마감처리 안되었더군요.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일부러 둔 모양입니다.

나중에 커튼 대신해서 사용할까 생각하며 사왔습니다.







숙소 돌아오기 전에 구입한 맥주와 기타 등등입니다.






센다이 역 2층인가에 있었던 술판매상입니다. 술집이 아니라 지역 맥주와 와인 등을 취급하는 곳이었고요. 지난 여행 때 마셔보고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다테 마사무네 맥주도 여기서 구입했습니다.

그러한데... 다테 마사무네 뿐만 아니라 다른 시리즈 맥주 둘을 포함해 3개 세트(1386엔)로 팔더군요. 그리고 도쿠시마 맥주 둥켈도 있길래 병 맥주도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 가보니 다테 마사무네만 낱개로 팝니다. 낱개 가격은 426엔.






부탁받은 하기노츠키 한 상자와 제 몫의 하기노츠키와 밤만주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루피시아의 이번 딸기 홍차.






그래도 홍차는 홍차입니다. 뜯으면 딸기향이 매우 확 올라옵니다. 하지만 루피시아 답게 맛은 홍차맛. 으으음. 루피시아는 매번 향에 홀려서 사지만 마음에 들었던 것은 거의 없었지요. 다테 이치고는 적당한 딸기향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이쪽은 딸기향이 강하기 때문에 맛도 딸기맛이 나길 기대했나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홍차는 홍차입니다. 크흑.





적는 걸 잊었지만 이쪽은 아버지께 드린 책 두 권. 일본 목공 관련 책입니다. 정확히는 목공중에서도 대공, 대목수 전문 서적입니다.



여담으로, 아래는 센다이 마루젠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다른 책이 아니라 별의 계승자 시리즈가 일본에서도 나온 모양입니다. 문고판뿐만 아니라 만화판도 있더군요. 지구에서 출발해 점점 판이 커지는 SF라. ... 그러고 보니 이거 4권은 사놓고도 아직 아까워서 못 읽었습니다.






도쿠시마맥주 둥켈은 이날 저녁에 마셨습니다. 그리고 이 맥주를 따다가 오른손 약지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리고(2) 그 부상은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이튿날에 일어나보니 손가락이 매우 심하게 부어서 감염이 의심되더군요. 한국에 돌아와 진찰 받았을 때도 염증 판정을 받아서 지금도 소염제와 진통제, 항생제를 먹고 있습니다. 하하하하하. 여러분, 병따개는 미리미리 챙겨갑시다.(먼산)

(부상의 원인: 병따개가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달아 숟가락으로 병 따기 시도를 하다가 병뚜껑에 손가락이 심하게 긁힘)





저 맥주와 센비키야의 딸기 푸딩이 저녁이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나갈까 고민했지만 점심 때와 마찬가지로 심약한 위장을 고려하여 얌전히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녁을 잔뜩 먹으면 높은 확률로 숙면이 어렵습니다. 나이 먹으면 이래서 힘드네요.






딸기 푸딩을 가까이서 찍어봅니다. 딸기 조각도 들어 있군요.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저 흰색의 크림은 달달한 연유소스 비슷합니다. 기억이 맞다면 소스에 살짝 술이 첨가되었다고 한 것 같군요. 딸기 푸딩은 딸기를 갈아 젤라틴 등으로 굳힌 걸로 추정합니다. 소스를 취향에 따라 저 푸딩에 붓고는 내키는 대로 퍼먹으면 됩니다. 맛있어요. 딸기도 맛있지만 달달한 소스를 추가하니 새콤달콤 그 자체입니다. 크흑.








거기에 자몽젤리는 말그대로 자몽젤리. 자몽을 통째로 떠내서 젤라틴 등으로 굳히되, 딸기 푸딩보다는 질감이 훨씬 단단합니다. 거기에 울퉁불퉁한 느낌이 있는 걸 보면 그냥 굳힌 것이 아니라 굳는 도중에 한 번 긁거나 휘저은 것이 아닌가 싶네요.'ㅠ' 씹는 맛이 있고 탱글탱글한 젤리입니다. 부드러운 딸기 푸딩과는 또 달라요.





다음 날은 삿포로까지 단번에 올라가니 조심해야합니다. 중간에 두 번 갈아타는데다 중간 퀘스트도 있습니다. 적는 걸 잊었지만 센다이에서의 퀘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규탄 먹기
2 규탄맛과 즌다맛 간식들

3 하마몬야의 테누구이
4 마루센
5 시간되면 맥주


00편에서 적은 이 다섯 가지 목표는 모두 달성했습니다. 첫날 점심이 규탄 극상 정식이었고, 여행선물용 과자도 잔뜩 구입했으며, 테누구이도 다섯 장 샀습니다. 마루센에 가서 제 몫의 Brutus를 포함해 아버지 선물도 구입해왔고, 도매상에 갈까 고민하게 만들었던 다테 마사무네 지역 맥주는 센다이 역에서 무사히 구했습니다. 판매하는 곳을 알았으니 다음번에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거고요.



센다이 일정도 이제 끝나갑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6시 반부터 시작하는 조식을 먹으러 갑니다.





첫 번째 접시.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래의 쟁반은 플라스틱 혹은 멜라민 계통입니다. 연두색인데, 직접 보면 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킵니다. 아니, 이 식탁 자제도 그렇습니다. 식사 장소가 꼭대기 층에 있는 연회장인데, 연회장의 테이블 등을 그대로 이용합니다. 이거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보았지요. 원탁이 아니라 죽 이어진, 개별 테이블. 거기에 연두색의 식판까지 보고 나니 이것이 레트로!라는 강렬한 깨달음이 찾아옵니다.

한국에서도 중소도시의 오래되었지만 이름있는 호텔에 가면 이런 것이 나올까 싶은 그런 .... ... 여기는 하이크라스 호텔 맞습니다. 그러합니다.


뭐, 뷔페식이 아니라 일식이었다면 또 다를지 모르지요.'ㅠ'


하여간 식빵 두 종류 소시지, 달걀 등을 가져옵니다. 재미있는 건 접시 4-5시 방향에 놓인 희한한 음식입니다. 이게 센다이찜이라네요. 아주 질긴 밀기울빵 같은 걸 국물과 달걀 등을 넣고 찐 음식입니다. 그러니까 굳이 표현하자면 오야코동의 그 국물에 바게트보다 더 치밀한 조직의 빵을 담가 낸 것에 가깝습니다. 빵푸딩은 달지만 이건 간간하지요. 국물맛도 가츠오부시 계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만. 간간하지만 재미있는 맛입니다. 이걸 밥 반찬으로 먹으면 탄수화물과 탄수화물의 조합...은 아니고, 이건 글루텐이라고 했으니 단백질과 탄수화물로 균형은 맞을 겁니다. .. 아마도.






콩샐러드와 달걀, 빵을 담아 두 번째 접시로 합니다. 하지만 여기의 즌다는 맛없었어요




조식 점수가 높았지만 ..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일식을 먹어보고 싶네요. 과연 그건 언제가 되려나?


그 뒤에는 별 이야기 없습니다. 숙소에 돌아가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하고 역으로 갔으니까요. 아침 9시에는 플랫폼에 올라가야하니 늦으면 안됩니다.





으윽. 위에서 찍으니 저 스테인드 글라스가 제대로 안 보여요!






그러니 내려와서 D90으로 다시 찍어봅니다.







역을 지나가던 길에 발견한 재미있는 상품들. 맨 위의 페트병은 지역 특산 쌀입니다. 종자도 다양하고 재배 지역도 다양하니 각기 다른 맛이 나겠지요. 각각 사다가 맛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캐리어가 못 버틸겁니다. 쌀도 무게가 상당하니까요.

한국에서도 이렇게 팔면 재미있을 건데요. 하지만 포장 비용이나 그 설비 비용도 만만치 않겠지요.







중간 기착 이야기부터는 다음 편으로 넘깁니다. 이제 곧 삿포로에 들어가는군요!


여행기 여는 글(00.그가 북쪽으로 향한 이유)에도 밝혔지만 도쿄 다음에는 센다이를 갑니다. 홋카이도까지 신칸센이 연결된 것도 좀 되었으니 마음 놓고 갈만 하지요. 사실 혼슈까지의 신칸센은 신아오모리까지 가고, 홋카이도까지 연결되었다는 건 그 지하 해저 터널을 통해 홋카이도 최남단인 하코다테까지 연결되었다는 겁니다. 삿포로까지 신칸센이 뚫리는 건 아직 멀었습니다.


그래도 1일 생활권 운운하길래 도전은 해봤습니다. 항공기로 움직이는 것보다야 열차쪽이 낫다 생각하면서요. 한국에서 열차 탈일은 전철을 제외하면 없다보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살짝 열차 여행에 환상이 있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

징하게 열차 타고 나면 그 환상도 가라앉게 마련이지만, 돌아와서 여행기 쓰고 있노라니 또 타고 싶다는 망상이 다시 생깁니다.

(이러면 안됩니다. 주인님, 통장님이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예약한 표는 총 다섯 장입니다.


도쿄 → 센다이

센다이 → 신아오모리

신아오모리 → 신하코다테호쿠토

신하코다테호쿠토 → 삿포로

삿포로 → 신치토세 공항


센다이는 1박 예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도쿄에서는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한 번에 가는 열차도 있을 겁니다. 실제 센다이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가는 열차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전 신아오모리에서 잠시 내리는 표를 끊었습니다.

만약 삿포로까지 가장 빨리 가는 경로를 잡는다면, 센다이에서 1박을 하더라도 센다이 → 신하코다테호쿠토, 신하코다테호쿠토 → 삿포로로 끊는 것이 옳습니다. 왜 신아오모리에 갔느냐는 다음에 나올 겁니다.

맨 마지막의 삿포로에서 신치토세 공항까지 가는 열차는 JR패스 있는 김에 아예 지정석으로 끊었습니다. 그리고 도쿄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가는 신칸센인 하야부사는 전석 지정석입니다. 고다마, 히카리, 노조무의 관서-관동 신칸센은 자유석도 있지만 하야부사는 지정석입니다. 그러니 미리 에키넷에서 좌석을 잡아 놓는 것이 낫습니다.


삿포로에서 공항까지 갈 때의 공항특급은 딱 한 차량만 지정석입니다. 다만 자유석이 매우 혼잡하다보니 아예 지정석으로 끊어가는 것이 여유롭게 탑승 가능합니다. 물론 JR패스가 있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들고 간 것은 전 지역의 JR패스가 아니라 동일본-남홋카이도의 플렉서블 JR 패스지만 이걸로도 다 가능합니다. 신치토세공항까지 포함하더군요.

만약 도쿄가 아니라 센다이에서 출발하면 패스가 또 달라집니다. 그쪽은 가격이 대략 9만원 정도 저렴합니다. 하지만 센다이에 들어가는 건 금호이고, 땅콩은 센다이에 안 들어갑니다. 어흑.






녹색창구-미도리마도구치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가게. 여기서 드립백을 하나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만. 더 구입하겠다며 그 다음날 아침에 돌아다녔으나 결국 못찾았습니다. 하하하하하. 뭐든 눈에 보일 때 사야하는 겁니다. 이번에는 그 스이카 펭귄 인형도 제대로 발견 못했고요. 막내동생이라던 털갈이 덜한 새끼펭귄과의 세트도 살까 말까 고민했지만 못찾았으니 그냥 넘어갑니다.


뭐, 도쿄역도 상당한 던전인 것은, 넓기 때문이기도 하고 계속 공사중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하하.








앞서도 적었지만 도쿄역 마루노우치 북쪽 출구 편에 여행자 센터가 있습니다. 거기에서도 JR패스 교환이 가능하여 전부 교환하고 나옵니다. 예약 내역 출력해갈 필요는 없고, 그냥 예약 당시 입력했던 신용카드만 가져가면 됩니다.







표를 끊어서 돌아오는 길목에 있는 Kitte에 갑니다. 저녁은 먹었지만 간식은 고프네요. 그렇지 않아도 슬쩍 피곤하니 과일종류가 땡기는데, 도쿄역 돌아다니다가 센비키야의 디저트를 본 참입니다. 돌아올 때 기회되면 사야지 그래놓고는 다른 출구로 나오는 바람에 잊었습니다. 그리하여 KITTE에 뭔가 디저트 사갈만한 곳이 있나하고 갔다가, 센비키야 카페를 만납니다.

...

쇼핑 결과물은 숙소에서 찍은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돌아와서는 이제 쉴 수 있구나 싶어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이 때가 오후 7시쯤. 제 평소 활동 시간을 생각하면 상당히 늦은 시각입니다. 도쿄역 왕복이랑 전시회에 들러 사진 찍은 것 때문에 조금 늦었을 겁니다.


저 사루타히코 커피가 도쿄역에서 사온 핸드드립입니다. 한 팩에 300엔으로, 이 다음 날 아침에 마시고는 마음에 들어 더 사러 간다 하고는 파는 곳을 못 찾아 포기했습니다. 다른 한 팩 구입한 건 G에게 넘겼지요.

참고로. 이 커피보다 더 마음에 든 드립백은 센다이에서 구입한 이시카와 커피(石巻珈琲工房いしかわ이시마키 커피공방 이시카와, 링크)의 드립백이라 여행 뒤에는 고이 잊었습니다.(...)

이 드립백 이야기는 다음에.






면세품은 G와 어머니가 부탁이 대부분이고 제 몫은 바디샵 제품만 하나 있었습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것이 오쿠라에서 구입한 접시, 그 옆이 센비키야의 케이크들.


아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으니 카페인보다는 과일맛 차를 더 찾게 됩니다. 렘 히비야 체크인할 때 받은 립톤의 과일향 허브티가 참 괜찮더군요. 다음에 기회되면 한 통쯤 사둘까 생각중입니다.






센비키야에 들어가서 한참 고민했던게, 계절 상품들 때문이었습니다. 거기에 자몽젤리까지 추가. 센비키야의 딸기 케이크와, 푸딩 아라모드와 우유소스를 부어 먹는 딸기푸딩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오후 7시에 제가 먹을 수 있을리 없지요. 사진찍고, 씻고 나니 들어온 시간이 이미 7시도 훌쩍 넘겼던 터라 냉장고에 잘 보관하고 다음 날로 넘겼습니다.





앞서도 올린 오쿠라의 검은고양이 보물주머니 그림. 두 장 구입해서 한 장은 G에게 넘겼습니다. 이러니 여행 선물은 제 몫이 아니라 주변에 넘기는 재미로 삽니다. 제 몫이라면 조금 거리끼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나, 선물이라는 핑계는 훌륭한 방(어)책이 됩니다.







레몬 허브도 나쁘지 않았을 겁니다, 아마도. 다음에 여행 가면 아예 립톤 과일허브티백을 사다놓고 마셔야겠습니다. 저녁에 숙소 들어와 즐기기엔 이게 좋네요.




씻고 짐 정리하고 9시쯤 잠자리에 듭니다. 취침시각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군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의 밥상. 음, 실제 이 중에서 먹은 건 유통기한 문제가 큰 딸기쇼트케이크와 앞쪽의 푸딩입니다. 뒤의 딸기 푸딩과 자몽젤리는 잘 포장해서 도로 가방에 넣었습니다. 겨울이니까 이정도는 괜찮겠거니 생각하여...(...)


앞쪽의 커피잔은 숙소에 있었던 것이고, 거기에 사루타히코의 드립백을 내려봤습니다. 맛이 나쁘지 않더군요. 드립백은 가능한 적량을 추출하는 것이 가장 맛있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센비키야는 과일집이라고 얼핏 알고 있는데, 옛날 옛적에 여기서 한 번 과일 파르페를 먹은 것 외에는 도통 갈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충동구매를 했는데... 그러한데.. 우와. 최근 여행 때 먹어보았던 여러 딸기 케이크 중 제일 낫습니다. 딸기맛과 케이크 시트의 맛, 살짝 묵직한 듯한 크림의 맛까지 조화가 상당히 좋습니다. 이전에 사다먹었던 딸기 케이크는 고오급 딸기를 사용했다고 하지만 딸기 맛 자체가 그리 좋은 것도 아니고 또 질긴 느낌이 있었거든요. 이건 딱 맛있는 딸기케이크였습니다. 쓰읍.







이쪽은 푸딩 아라모드. 그러니까 푸딩에 크림이나 과일 등을 올린 디저트로 생각하면 얼추 맞겠지요? 달달하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거의 유일한 푸딩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정법으로 말하는 건 그 옆의 딸기푸딩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이날 오후 간식이었습니다.







숙소 체크아웃이 8시 경. 나오면서 흠칫했습니다. 숙소 바로 맞은 편에 극장이 있다는 건 간판을 보고 알았는데 무슨 극장인지는 이날 체크아웃하고 나오면서야 알았습니다. 문을 나서니 눈 앞에, 저 극장 앞에 어두운 옷을 입은 여성들이 매우 조용히 줄지어 있더라고요. 겨울이라 어두운 옷인건 알겠는데 특이한 건 목에 두른 스카프입니다. 어떤 모임은 다들 파란 스카프, 다른 쪽은 붉은 스카프입니다. 조용히 걸어 나오다가 극장 간판 저 멀리에 사람들이 보일까 말까 할 때쯤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카라즈카 극장.

아침부터 우리 누님(!)들 응원하러 일찍 나오셨나봅니다. 이날이 월요일, 아침 8시. 일본은 휴일이었으니 가능한 일입니다.



도쿄역 들어오자마자 캐리어는 지하 코인로커에 밀어 넣고 돌아다닙니다. 끌고 다니기에는 너무 크고 무겁습니다. 통행에도 방해가 되니까요.






다만 이날도 매우 헤맸습니다. 이 자리를 대략 6번 정도 왔다갔다 했던가요. 아니, 6번 넘었을지도 모릅니다. 지항는 피에르 마르콜리니도 들어와 있더랍니다. 여행 동안 초콜릿은 그리 떠오르지 않아서 손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초콜릿은 그냥 저냥이니, 초콜릿은 스트레스 치료약인가봅니다. 스트레스 받을 때만 떠오르니까요.






이번 여행에 사온 도쿄역 한정 벽돌 케이크. 파운드케이크인데 꽤 재미있었습니다. 여행 선물로 하나 들고 왔다가 어제 모임에서 풀었습니다.





그리고 커피우유맛 도쿄바나나랏코. 이건 뭐야; 무서워.....

솔직히 저 왼쪽 하단의 커피우유가 있었다면 당장 사왔을 것이지만, 저건 모형만 있었습니다. 어흑. 이날 맺힌 커피우유의 한은 마지막 날 신치토세공항에서 풀었습니다.






신칸센 타러 들어가보니 대기실이 있더군요. 도쿄역에서 산 이러저러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열차를 기다립니다. 15분 정도 남기고 올라가니 열차 구경도 가능하군요.






왜 찍었는지 알 수 없.... 아니, 정말 왜 찍었지?; 하여간 센다이 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뛰어 넘어 센다이. 열차 관련 글은 따로 모아 올리겠습니다. 삿포로 일정까지 다 끝내고 올려보죠.



자아. 센다이의 숙소 이야기와 이날의 점심 이야기를 묶어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과연, 언제쯤 쓸 수 있을 것인가..? 원래 목표대로라면 지난 주말에 여행기를 다 끝냈어야 했지만 이제야 이틀째, 다섯 번째편입니다. 00이 있으니 네 번째가 아니라 다섯 번째. 하여간 새벽에도 조금씩 진도를 빼겠습니다.'ㅅ'

여행 첫 날 저녁. 신칸센 표를 찾기 위해 도쿄역으로 걷던 도중 도쿄인터내셔널포럼 지하층 로비에서 전시회 하는 것을 봅니다. 중요한 것은 열차표수령이니 전시회 들릴 마음의 여유는 없습니다. 돌아올 때 체력이 된다면 가보자 하고 사진만 찍고 지나갑니다. 긴자 나갈 때는 D90을 두고 갔지만, 이 때는 밤이라 아예 D90을 목에 걸고 나갔습니다.





어제도 올린 사진이지요. D90 들고 가길 잘했다고 생각한 이유 중 이 사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뒤의 사진들과 홋카이도에서의 사진 때문에라도 혼자 가는 여행에는 D90 들고 갈만하다 싶습니다. 일행이 있다면 무리입니다. 카메라 몇 개를 바꿔 가며 찍는 것은 힘드니까요.



저 거리는 다카라즈카 극장 앞입니다. 렘 히비야가 있는 건물 길 건너편이 바로 다카라즈카 극장이더군요. 그 다음날 상당히 재미있는 풍경을 보았습니다. 하여간 사진의 가로수 사이를 따라 죽 걸어서 북쪽으로 가면 도쿄역입니다. 그리고 도쿄역을 가는 도중에 도쿄인터내셔널포럼의 1층을 지나간 겁니다. 건물이 조금 독특해서, 건물 사이의 1층이 통째로 열린 공간입니다.





그리고 유리창 너머로 찍은 모습.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나중에 다시 올리겠지만 우마차입니다. 헤이안시대의 그것 맞고요. 전시회에서 의도한 것은 겐지이야기지만 제가 떠올린 것은 유메마쿠라 바쿠의 『음양사』입니다. 당연히 소설판 쪽.





옆의 사람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게 등신대라니까요. 소설보고 생각했던 것보다 우마차는 상당히 크고, 무엇보다 높습니다. 소설 읽으면서는 한국의 달구지를 떠올리고 있었는데 실물 보고는 정보를 수정했습니다. 하하하하. 바퀴가 커서 상당히 높더군요. 바닥이 높으니 탑승감은 그리 좋지 않았으리라 추정합니다.(...)






우마차 있는 쪽이 전시회 가장 뒷부분입니다. 우마차 앞에는 이런 모형이 있고요. 헤이안 시대의 궐내 모습인가봅니다.





사람과 비교하면 저 모형이 매우 크다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까지 보고는 헤이안시대 모형 전시인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아니었습니다.








이런 깃발들도 있는데 도대체 무슨 전시인지 감이 안오더라고요.








거기에 앞쪽에는 여러 복식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 전시 이름이 즉위의 미, 의식의 미라는 것도 이때 알았습니다.






돌아올 때 같은 길로 돌아올지 모르니 일단 열심히 사진은 찍습니다. 같은 길로 돌아올 때 체력이 된다면 내려가겠지만, 아니면 이걸로 만족하자고 생각하며 자리를 떴습니다.







도쿄역에 다녀온 이야기는 지난 글에서 한 번 했고, 전시회에 가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느냐는 다음 글에 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전시회를 중심으로 이야기할 거라서요. 사진이 상당히 많기도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도쿄역 전체를 찍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지만 중요한 건 체력입니다. 여행 첫날에 지나치게 힘을 빼면 다음날도 힘듭니다. 아침부터 열차 타고 이동하는 것이니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첫날은 몸을 좀 사려야지요.





자아. 그러고는 돌아가는 길에 저녁 거리 겸 간식 충동구매를 하고 설렁설렁 걸어갑니다. 이번에도 같은 길로 걷다보니 또 전시회가 보이는데, 잠시 멈춰서 고민하다가 충동적으로 내려갑니다. 어떤 전시인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저 위의 사진을 찍고, 전시회 내려가서 구경하고 내용까지 파악한 뒤에는 가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려가지 않았다면 그냥 '즉위의 미, 의식의 미'라는 제목의 헤이안시대 재현 전시회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리고 내려간 뒤에는......






헤이안시대 복식전이 아니었습니다. 이쪽은 나라라는군요. 복식 자체는 헤이안보다는 이쪽이 조금 더 취향입니다. 헤이안은 조금 많이, 여성 복식이 과해서 취향에 안 맞습니다. 그 쯤 입으면 다니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요. 아마 실제 목적도 그런 류의 규수를 만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 옆에 전시회의 목적을 소개한 글이 있었습니다.





짧은 일본어로 대강 해석하면, 하레와 케는 민속학자인 누군가가 명명한 것으로, 일본인의 전통적 세계관의 하나로 하레는 연중행사의 축제를 나타내고 케는 일상을 나타내는 것이랍니다. 고대 일본인은 하레의 날에 복식을 갖췄고 일상과는 다른 몸차림을 했다는 것. 그래서 하레의 날, 축일 등의 특별한 날의 정장 변천사를 소개한 것이랍니다.

근데 사실 그건 이면이고, 제목에서 이미 그 목적을 다루고 있더군요. 저는 뒤에 가서야 전시회의 본격적인 속내(?)를 알았습니다.






오른쪽의 남성 복식은 무관의 복식, 왼쪽의 여성 복식은 공가(쿠케公家) 복식으로 쥬니히토에, 12겹입니다.







한 때 인형옷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 생각은 했는데, 구체관절인형이 1/3 사이즈다보니 들어가는 옷감이 만만치 않습니다. 완전히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사람옷 만들 때 들어가는 옷감만큼은 아니지만 비용은 그에 못지 않아요. 1/3 만드는데도 그렇습니다. 그리하여 가볍게 포기.






남성복식 차이는 크게 안 보이지만 여성 복식은, 특히 머리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에도시대 후기랍니다. 그리고 남성 복식은 이번에는 문관 복식.





사진사의 솜씨가 매우 좋지 않아 이렇습니다. 하하하하.

이쪽도 12겹이 아닐까 할 정도로 겹겹이 껴입었습니다. 하지만 직물의 느낌이 이전 시대와는 사뭇 다릅니다.







....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세련되지 못함이 폴폴 풍기는 복장이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마네킹이 입고 있어 그럴지도 모르지만 앞서의 옷은 그래도 옷이 주는 분위기가 있어 그쪽에 홀리지만, 이 시대는 손톱만큼도 아닙니다. 이건 좀 아냐.

짐작하시겠지만 근대의 정장입니다. 하하하.






그리고 저 복식들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런 모형이 보입니다. 대형 모형. 모형이지만 크기가 상당합니다. 실물로 하자면 상상이 쉽지 않을 규모네요.






도열한 사람들도,






양쪽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뒤편에 걸린 깃발을 따로 소개합니다.





즉위 의식의 깃발. 실물크기. ... 응? 저기 있는 건 실물이 아니...?





지 않군요.

실물 맞습니다. 앞쪽의 모형에는 작게 줄여 걸었지만, 그 실물 크기는 뒤에 걸려 있습니다. 이쯤에서 슬슬 짐작하실 건데 저 깃발의 문양은 국화입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일본의 나라꽃은 벚꽃이 아니라 국화입니다. 일본천황가의 꽃이 국화거든요. 일본제국군의 검 등에 장식된 문양도 바로 저 국화문양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 깃발 설명 옆에 모형 내용 설명이 있더군요.





다이쇼 즉위식 모형. 아.(먼산)








도열한 인형들도 섬세하게 만들었습니다. 공력을 많이 들였다는 건데 말이죠.








이런 종류의 모형 참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모형 놀이도 결국은 부동산과 직결됩니다. 인형놀이를 처음에 손 대다가 접은 것도, 부동산과 그 소모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데서 연유합니다.


하기야 이 모형은 목적이 무엇인지 빤히 보이는데서 이미 탈락이지만.





규모를 봐도, 각 인형에 들어간 노동력과 비용을 환산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진 오른쪽의 집, 아마도 누대가 아닐까 추정하지만, 이 모형 만드는 비용도 엄청날 겁니다. 예전 이야기지만 숭례문 모형 제작하는데도 8자리가 아니라 9자리 비용이 들어갔다 들었습니다.







숭례문 모형이 얼마나 큰지 실물을 보지 못해 말은 못하지만, 8자리는 들어가지 않았을까 생각만 해봅니다.








뒤편이 궁인... 아니, 무녀일지도 모르지요. 그쪽도 확실하게 세워두었습니다.







다이쇼라서 뒤쪽의 복장은 그리 예쁘지 않습니다. 차라리 완전한 일본 전통복장이었다면 모를까, 저 부채를 뒤집어 쓴 것 같은 모자가 묘하게 안 어울립니다. 나폴레옹이 떠오른다고 하면 이상한가요. 앞의 양(洋)과 뒤의 화(和)가 부조화를 이룹니다. .. 하기야 그 앞쪽은 또 전통적인 일본의 모습이군요.






그 뒤쪽으로는 또 다른 복식 안내가 있습니다. 채녀복이라는데, 아마도 무녀를 일컫는 것 같습니다. 사진만 찍고 넘어가서 정확한 정보가 없군요.






음, 아마도 신관 복장? 한자로는 어제복이라, 제례복, 신관복으로 보면 될 겁니다.






이쪽은 천자의 복식이라는군요. 황색으로 염색한 옷. 그리고 저 신발..... 전통 복식임을 단번에 알려주네요. 하기야 한국에서는 고무신이 아니라 구두를 안쪽에 신는 경우도 많으니 더 그렇습니다.







이쪽도 御가 붙는 걸 보면 황실이겠거니 했는데, 황태자복장이랍니다. 황색의 톤이 조금 다르군요.







이것은 그 뒤에 나온 헤이안 시대 궁궐의 모습인데... 그러한데.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뭔가 이상합니다.








옷만 있고 머리가 없어.OTL








하기야 머리 있는 인형을 만드는 것보다는 철사 등으로 틀을 만들어 옷을 끼우는 것이 간편하고, 저게 다 12겹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지요. 더불어 헤이안시대 궁녀, 여관들은 머리카락이 매우매우 깁니다. 얼굴 화장도 지금과 매우 다르지요. 그것까지 재현하려면 노고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을 겁니다. 옷만 세워 놓는 것도 나름 예쁘니까요.






아냐, 아무리 봐도 머리카락의 문제였을 거야. 이쪽의 남자들은 머리까지 다 있잖아요.







뒤쪽만 얼굴이 없고 이쪽은 얼굴이 있습니다.







이쪽도 얼굴 있음. .. 이렇게 적고 보니 뭔가 헤이안시대의 괴담을 적는 기분이 듭니다. 근데 저기 다리 위의 두 여성께서는 머리카락까지 제대로 표현했군요. 그럼 맨 처음 찍은 사진의 옷들만 몸통(!)이 없었던 걸까요.








자아. 이제 마지막입니다. 앙케이트 상자 저편으로 우마차가 보입니다. 지나갈 때 찍었던 것처럼 이쪽은 모형은 모형이지만 1/1입니다. 등신대라는 거죠. 아, 근데 그 당시 일본남자가 저렇게 키가 컸나, 아니면 모자 때문에 키가 커보이는 걸까요.








이 설명을 보니 등장인물들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아마도 겐지와 무라사키노키미가 저 궁궐안에 있고 이쪽은 고레미쓰인가봅니다. 위의 둘은 알지만 아래는 누군지 건너 뛰는 건, 우마차를 보면 이들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음양사의 히로마사와 아베노 세이메이가 떠오르기 때문일 겁니다.





자아. 이걸로 길고 긴 사진은 끝입니다. 들어갈 때는 헤이안 복식이다! 라면서 신났지만 나올 때는 얼굴에 비소가 떠올랐습니다. 이날은 여행 첫날이었고, 이 뒤의 여러 날들 동안에도 뉴스를 볼 때마다 '헤이세이 마지막! 최후의!'라는 수식어가 매우 많았습니다. 올 4월 1일부터는 새로운 연호가 나온다고 하지요. 그러니 그 즈음 새로운 일본천황의 즉위식도 있을 겁니다. 그 즉위식에 앞서 기획전을 만든 것이 이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이쇼천황의 즉위식은 이러했다, 그러니 새로운 즉위식도 기대해달라라고요.

아마 정장은 양장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어떨지는 알 수 없네요. 쇼와나 헤이세이 즉위식이 어땠나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쪽은 아마 사진이나 영상 자료로 있을까요..? 일본이기 때문에 종잡기 어렵습니다.



일본왕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도 나름 중요합니다. 퇴위를 앞두고 있는 현 일본천황은 반전, 평화주의자입니다. 자민당하고는 상당히 사이가 좋지 않고요. 그리고 그 큰아들인 현 황태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큰아들에게는 딸만 하나 있습니다. 작은 아들은 딸이 둘, 아들이 하나 있고 이 아들이 그 다음의 천황으로 점쳐집니다.

현재 영국왕실은 계승법을 바꾸어서 남녀 상관없이 왕위계승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윌리엄의 딸은 오라버니의 뒤를 이어 계승 순위를 받았습니다. 아버지의 남동생, 숙부인 해리보다도 위라고 알고 있고요. 일본은 아직입니다. 이전에 고이즈미 전 총리가 현 황태자에게 아들이 없기 때문에 남녀 상관없이 즉위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려 하였으나, 작은 아들이 아들을 낳는 바람에 개정이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계획 임신이라고들 하더군요. 글세요. 앞으로의 일본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친자민당 행보를 보이는 현 황태자의 동생을 생각하면 그 아들이 다음 계승권을 갖는 것은 한국에 그리 좋지 않은 일이겠지요. 이런 저런 뒷 이야기 들은 것도 있으니 일단 더 두고 봐야겠지요.



다음 글은 도쿄역 방문 뒤부터 시작합니다.

앞서도 적었지만 숙소는 렘 히비야였습니다. 렘 아키하바라는 몇 번 묵은 적 있지만 히비야는 이번이 처음이었지요. 조식 신청을 하지 않은 유일한 숙소가 또 여기였는데, 건물 2층에 있는 무지카페에서 먹는 거라 그리 내키지 않더군요. 나중에 메뉴를 보니 나쁘지 않겠다 싶었지만...?



아키하바라와 히비야의 렘 숙소는 꽤 달랐습니다. 여기 분위기 재미있던걸요. 무엇보다 철로가 근처라 소리가 꽤 들립니다. 밤늦게부터 새벽까지 들리니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하기야 도쿄역 주변은 대부분 그렇겠지요.



(※ 사진 로고를 보면 어떤 기기로 사진을 찍었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와 니콘 P330은 사진에 기재했고, 언급이 없는 건 D90입니다.)





방 입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방 입구 오른쪽에는 마사지체어와 작은 티테이블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것이 책상입니다. 옷을 걸 수 있는 공간도 책상과 마사지체어 사이에 있지요. 책상 아래쪽에는 냉장고 등등이 숨어 있습니다.





침대 너머는 샤워부스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욕실 창문으로는 바깥 전경이 보입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묘하기도 한데, 저는 재미있다 생각하는 쪽입니다. 왼쪽은 세면대가 있고,






안쪽으로는 화장실이 별도로, 그리고 샤워부스는 진짜 야경 감상이 가능하도록 배치했습니다.







D90은 시야가 좁습니다. 하여간 가방 옆에 보이는 티백 여럿은 웰컴드링크로 프론트에 준비된 것입니다. 립톤의 과일차가 많더군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감기 기운이 있는지 목이 칼칼할 때, 자기 전 마실 음료로 좋았습니다.






머리 맡의 벽에는 이런게 걸려 있습니다. 호텔 숙소 대부분은 침대 머리맡에 이런 작품들을 하나씩 걸어둡니다.




책상 가장 오른쪽에는 무료로 제공하는 생수, 그리고 포트가 있습니다. 컵은 바로 아래의 서랍에 들어 있고, 서랍 아래에 있는 것이 냉장고입니다.






캐리어 거치대와 마사지 의자. 첫날 앉아서 받아보니, 이건 고문기구였습니다. 상당히 아프더라고요..... 옷걸이도 몇 개 있습니다. 다만 공간 부족 때문에 별도로 옷장이나 벽장은 없습니다.




숙소 도착한 것이 3시 넘어서고 도로 나간 것이 3시 30분. 잠시 옷과 짐을 정비하고는 도로 나갔습니다. 달달한 깨라떼 덕분에 배가 고프지는 않지만 저녁은 보급하는 쪽이 좋습니다. 기왕이면 단백질로 말이지요. 과일도 좋고 말입니다. 그리 생각하며 긴자로 나갑니다.



최근의 여행은 여행의 방문 예정지와 망설이는 곳을 모두 구글지도에 넣어 둡니다. 그리고 여행 때는 로밍해가서는 그 때의 상황에 따라 예정지를 가거나 취소하고, 또 가깝다면 망설이던 곳도 갑니다.


히비야에서 긴자가 그리 먼 것은 아니니 설렁설렁 걸어가면서 저녁 먹으러 들어가고 싶은 곳을 찍어두고, 그리고는 제1목적인 애플스토어를 향해 가다가, 노리다케 매장으로 샙니다. 이전에 트위터에서, 노리다케 라인 중에 검은 고양이가 있는 라인이 있다고 소개받은 적이 있었지요. 그리고 지릅니다. 사진은 없습니다. 매장 안에서 사진 찍기는 꺼려서 검은 고양이 시리즈 그릇 앞에서 한참 고민하다가, 넘치는 머그는 주체 못한다고 생각하며 슬쩍 방향을 돌렸습니다.





그리하여 구입한 그릇. 타카라부쿠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엄마 고양이와 새끼고양이가 함께 보물주머니를 갖고 놉니다. 그래서 타카라부쿠로고요. 신년 인사 선물로 좋겠다고 망상하며 집어 들었습니다. 금박이 있으니 전자렌지 사용은 안될겁니다.






위에 올라간 티백을 보면 대강 크기 짐작이 될겁니다. 마메사라니 작은 간식 딱 하나 올려 놓기 좋습니다.:)







그리고 메인인 애플샵.

이번 핸드폰인 XR은 얼마나 쓸지 모르지만 구입에는 성공했습니다. 구입 방식을 잘 몰라서 잠시 헤맸지만 그래도 무사히 빨강이를 손에 넣었으니 그만입니다.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과 일본에서 구입하는 것의 가격차이가 대략 10만원이라 일본 구입을 선택했는데, 사실 각인 때문에 슬쩍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AS 문제가 복잡하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지만 뭐, 그냥 넘어가고. 더불어 일본과 한국의 통신 체계가 달라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개통 도중에 알았군요. 거기에 핸드폰 케이스와 강화 유리 붙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모 KT점의 대응은.... KT 장기고객이지만 때려치울까 생각할 정도로 조금 심각했습니다.)



짧은 일본어로 나마 직원하고 대화를 하는데 재미있었습니다. 면세 혜택 때문에 여권을 건네자 훑어 보고는 놀라더군요. 여권에 찍힌 출입국 기록이 전부 일본. 그렇습니다. 이 여권을 발급받은 뒤로는 내내 일본 여행만 다녔을 겁니다. 아냐, 다른 곳도 한 번 있었나? 하여간 그게 있다고 해도 한 번 빼고 다 일본이니 일 때문에 다닌 것이냐 묻더군요. 여행으로 왔다니까 여행 이유가 뭐냐고 도로 묻더랍니다. 그리고 제 답변은 커피와 디저트. 그랬더니 일본음식 좋아서 온다는 사람은 여럿 보았지만 커피랑 디저트 이야기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답니다. 아니, 왜요! 일본 커피 맛있잖아요! 디저트도 맛있잖아요!


그리고 삿포로에서 다시금 확신했습니다. 커피 맛있어요, 디저트 맛있어요. 이것 때문에라도 일본 갑니다.






구입한 XR은 빨강입니다. XR, RED, 64GB. 몇 년을 쓸 수 있을까요. 어차피 주 용도는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입니다.




애플샵 다음에는 이토야로 이동해, 이전에 보았던 고래상어 테누구이가 있는가 보러 갔습니다. 없더군요. 역시 물건은 있을 때 바로 사야합니다. 뒤늦게 사려면 또 없네요. 크흑.




그리고 돌아오는 길.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사실 긴자에서 도쿄역이 가까우니 거길 갔어야 했는데 방문하는 것을 까맣게 잊어서 일단 저녁을 먹고, 숙소에 짐을 내려 놓고, 다시 도쿄역으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역시 카페 바흐를 포기한 건 잘한 일이었지요. 쇼핑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이렇게 흘렀으니, 카페 바흐를 방문했다면 체력이 더 떨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니 피곤하면 충분히 쉬는 것이 여행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이더군요. 무리하면 중간에 뻗습니다.






Aux Bacchanales. 뭐라 읽어야 할까요. 읽기도 어려운 음식점인데 뭔가 유럽풍의 가게입니다. 흡연가능에, 종업원은 다들 갸흐송. 그렇습니다. 검은 앞치마를 두른 남성들이 서빙하더군요.


메뉴를 보니 주로 술안주 계통의 메뉴던데 오믈렛이 있어서 여러 종류 중 고민하다가 덥석 시켜봅니다. 사실 양파수프도 땡겼지만 다 먹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거기에 음료는, 기왕 왔으니 뱅쇼를 시켜야죠.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알콜 섭취를 자제하지만 뱅쇼면 괜찮지 않을까요.






여행수첩은 A6크기라 주머니에 쉽게 들어갑니다. 그래서 항상 들고 다니며 여행 내내의 일정을 기록합니다 만년필로 기록하는 것은 습관이라 그렇습니다. 다이어리도 만년필로 작성하니까요. 그간의 일정을 정리하는 사이에 음식이 나옵니다. 햄과 치즈를 넣은 믹스 오믈렛. 그리고 거기에 새콤한 소스를 뿌린 상추, 뱅쇼. 빵 위에 올려먹어도 참 맛있더군요.

무난한 맛이지만 그런 맛이라 또 좋았습니다. 히비야 근처의 독일맥주집도 궁금했지만 그건 다음에 가야지요. 이 가게는 히비야 렘에서 멀지 않은데다 구글에도 위치가 나옵니다. 그 근방의 분위기도 꽤 마음에 들었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돌아보려 합니다.






설렁설렁 숙소에 들어가 짐을 내려 놓고 다시 도쿄역으로 갑니다. 이번 목적은 에키넷에서 예약한 신칸센 및 기타 열차표를 수령하는 겁니다. 탑승 전날 21시까지 수령해야 하니, 다음날 가면 늦습니다. 수령하지 않으면 건당 수수료 300엔을 예약 당시 입력한 신용카드로 청구하니 안 갈 수 없지요.


신용카드는 예약정보 확인용이라, 에키넷 당시 입력한 신용카드는 반드시 가져가야 합니다. IC카드칩은 있지만 카드번호가 인쇄형이라 조금 걱정했는데, 양각형이 아니더라도 문제는 없더군요. 마찬가지로 산책하듯 걸어서 도쿄역 야경을 구경합니다.



도쿄역 야경과 다른 이야기는 다음 글에 다루겠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도쿄역 가는 도중 도쿄인터내셔널포럼 로비에서 전시회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위에서 사진을 찍고 나서는 조금 고민하다가,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러 사진을 이것 저것 찍었습니다. 사진 자료가 많다보니 그건 분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여간 도쿄역에서 미리 이런 저런 과자를 확인하려 했는데 게으름이 이겼습니다.





이전 방문 때 보았던 스이카펭귄샵은 못봤지만 이런 가게를 보고 들어갑니다. 가서 드립백도 몇 개 사고, 다시 미도리노마도구치를 찾아 빙글빙글 돌다가, 결국 포기하고는 마루노우치 북쪽출구 쪽에 있는 도쿄 여행자 센터Tokyo Travel Center를 찾아갑니다. 도쿄역도 상당히 미궁이라 뭔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계속 공사죽이고, 매장들이 수시로 바뀌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사실 이 다음날, 드립백을 더 사려고 이 가게를 찾다가 실패해서 더욱 그렇습니다.(먼산)







여행자센터에서 사진을 찾아 나오면서 다시 한 번 촬영. 자아. 야경과 전시회, 그리고 이날 저녁의 사진은 다음 글로 넘깁니다.



(사진은 출국심사후, 인천공항 안의 풍경. ipad)


여행의 시작은 앞서 설명했지요. 도쿄의 야마노우에 호텔에 가고 싶다와, 센다이에 가고 싶다가 결합하니 아예 삿포로까지 찍고 나오자는 계획으로 바뀌었고, 평일 휴가를 각오하니 항공권도 생각만큼 비싸지 않았던 것이 패인입니다. 거기에 JR 동일본 남홋카이도 플렉서블 6일권 가격을 더하면 가격은 상당하지만 대신 별도의 교통비가 0이니 시도할만 합니다.


여행기를 적을 때면 항상 여행수첩을 참고하는데, 여길 확인하면 여행 전의 흐름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 내용을 적었다는 겁니다. 대강의 흐름은 이런 순서입니다.



1.8월 센다이 여행 이후 센다이 재방문 의사 발생. 주요 목적은 센다이 한정 과자(오미야게) 구입


2.홋카이도 왕복 항공권은 비쌈. 따라서 다른 곳으로 IN, 홋카이도 OUT을 고려.

2.1 대한항공 다구간 검색 결과 도쿄 IN 홋카이도 아웃이 46만 가량. OK

2.2 하네다 IN은 나리타 IN보다 비쌈. 따라서 나리타 IN

2.3 나리타는 N'EX로 커버 가능. 숙소를 도쿄 주변으로 잡으면 유리. 기왕이면 도쿄역 주변 숙소

2.4 일정은 화요일 출발이나 다른 날 출발이나 가격 차이가 크게 없어서 일-금으로 설정

2.5 이후 일정을 줄여 일-목으로 변경. 장기 여행은 향수병 발생과 숙박비 상승의 이중고가 있음.


3.초기 도쿄 숙소는 야마노우에 호텔로 설정

3.1 숙소가 도쿄역에서 멀지만 일단 가보고 싶은 호텔이고 일요일 숙박이 싸므로 2.4의 일정 확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함

3.2 그러나 출발일 다음 날인 월요일이 일본 휴일로 가격 상승

3.3 야마노우에 호텔 포기 및 다른 숙소 설정


4.각 여행지의 목표 설정

4.1 지역별 목표, 일정별 목표 확인

4.2 M님의 도움으로 JR 패스 종류 확인, 전체 일정의 이동 금액이 JR 패스 비용 상회 확인


5.숙소 설정

5.1 호텔 홈페이지가 가장 저렴하다는 이야기에 확인해보니, 자란이 더 비쌌음

5.2 숙소 위치 확인, 가격 확인, 자란과 가격 비교 후 개별 숙소 예약


6.항공권 결제



6이 끝난 시점이 여행 한참 전입니다. 어차피 확정되면 되니까 미리 잡았지요. 그리고 그 전까지 미친듯이 달려서 업무는 마무리 짓고 나갔습니다. 물론 그 전날의 회의록 수정 및 공유는 별건이었고요. 여행 가서도 회의록 정리하고 있자니 이거 뭐하는 건가 싶은 회의감이 물 밀 듯 돌아오는데... 그러한데..... (먼산)



여행 한 달 전에 JR 패스를 구입하고 에키넷에서 시간표를 확인하며 미리 신칸센 예약을 해뒀습니다. 나중에 보니 홋카이도 신칸센은 삿포로까지 운행하지 않고 신하코다테호쿠토, 다시 말해 하코다테의 역까지만 운행합니다. 그리고 이 신칸센은 전석 지정석이라 예약이 필수입니다. 에키넷에서 예약한 뒤 표를 찾을 때 JR패스를 제출하면 추가 요금은 붙지 않지만 지정석이 다 찰 가능성도 있으니 미리 예약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여기까지는 여행 전에 부지런히 준비했습니다.




항공기는 10시 출발이라 조금 고민하다가 공항철도로 이동했습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T2,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이용하는데, 그래도 T1보다는 조금 여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약간은 느긋하게 출발합니다. 그래도 시간이 상당히 남더군요.

공항에서는 두 가지 퀘스트가 있었습니다.


1.T2의 최초이용: 면세점 상품 수령

2.라운지 이용


카드로 항공 마일리지를 모으겠다며 그럭저럭 연회비가 비싼 카드를 이용 중이라 그 덕을 볼 겸 이번에 시도했습니다. 저와 같은 카드를 쓰던 G가 알려준 팁이었지요.



체크인도 간단히 마치고, 자가짐부치기 서비스를 이용해 처리하니 생각보다 빠릅니다. 이게 다 인건비 줄이기라 생각하면 조금 이가 갈리지만 그래도 속도는 빠르니까요. 여행 당시에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보조배터리는 이 당시 기내로 들고 탑승했습니다. 그러니 어깨에 D90과 보조배터리, 아이패드가 매달려 있었고 상당히 무거웠습니다. 5일간의 여행에도 보조배터리는 필요 없었으니 앞으로도 일본 여행에는 안 챙겨가는 것으로 하지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언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위가 D90, 아래가 아이패드. 으으음. 밝기의 문제라고 생각하렵니다. 하여간 음식 접사는 D90보다 아이패드가 더 취향입니다.




면세점의 상품 수령 후 보니 마티나 라운지가 바로 맞은편에 있습니다. 잽싸게 들어가서는 라운지에서 노닥노닥. 무엇보다 여행 수첩을 정리하고 짐을 정리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습니다. 어차피 추가 비용 없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 중요했을 따름이고 커피는 스벅보다 맛없으며 감자튀김은 식었고, 채소는 그냥 저냥, 딸기는 시큼했으며 파스타는 원래 차가운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딱딱하더랍니다. 타르트까지 먹고 나니 다른 걸 더 갖다 먹을 생각이 안 들더군요. 컵라면은 1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하던터라 더 그랬습니다.


면세점을 돌아다니면 어차피 지름신이 오실 거라 얌전히 있다가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삿포로 숙소에 메일을 하나 보냅니다. 이것이 트위터의 여행 타래 첫 번째에 있었던 '시작부터 문제가 많은' 건과 관련이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삿포로 숙소의 우편번호를 잘못 적는 바람에 아마존 주문품 중 일부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 걸 뒤늦게 알아챔"


의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이걸 안 것도 여행시작 며칠 전이었고, 아버지가 부탁한 공구의 판매자에게서 우편번호와 실제 주소가 다르다는 안내가 나오면서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리하여 아버지의 주문품은 상당수 반품되었고 절반만 입수했습니다. 주문취소가 늦어져 카드결제가 이미 이뤄졌다는 것이 슬플따름. 환불 처리는 다음달쯤 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여간 라운지에서 아이패드 붙들고 한 일도 '주문품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가 호텔로 도착할 예정이라 추가 배송비 1819엔를 대납해달라, 체크인할 때 지불하겠다는 메일을 숙소로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어흑.






하여간 라운지에 앉아서는 트윗질을 좀 하다가 이동합니다. 메일 쓰는데 시간이 조금 걸려서 시간은 거의 맞게 갑니다. 그러고 보니 라운지에서 음식 조금 챙겨먹은 것도 약 챙겨먹기 위함이 컸지요. 지금은 아침에 먹는 약이 7종이지만 이 때는 아직 4종이었습니다.







실내 정원을 보며 잠시 감탄하다가,






탑승할 땅콩비행기 사진을 찍다가,





... 아, 이건 왜 찍었지? 하여간 D90 시험 겸 이것 저것 찍어 보았습니다.








하늘이 매우 예쁘게 나오네요.







그렇습니다. 여행기에는 반드시 하늘 사진이 있어야 합니다. 하늘 예뻐라.






도쿄행 항공편도 기내식이 정신없이 급하게 나오는 편입니다. 이날의 음식이 뭐더라. 항상 그렇듯 비슷하지만, 샐러드가 아니라 무생채가 나온 건 재미있더군요. 그렇지만 썩 맛있는 건 아닙니다. 아침은 라운지에서 대강 먹었고, 이쪽이 점심이었으니 여행 다니는 내내 음식 조절은 필수였습니다. 해가 가면 갈 수록 소화력이 떨어지니 그렇습니다. 많이 먹었다가는 여행 중 몸 상태가 확 떨어집니다.




항공기 착륙은 예정대로였지만 착륙한 뒤 연결되기까지는 20분이 걸립니다. 그리고는 평소와 같은 속도로 나갔지만 짐을 너무 일찍 부쳐서 캐리어 찾는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는 입국심사할 때도 짐검사를 하더군요. 대체적으로 백인은 안하고, 피부색이 진하거나(-_-) 여행 목적의 특정 성별 한국인은 까다롭게 보는 듯합니다. 제 앞에서도 친구에게 선물로 가져왔다는 쿠키통을 일일이 흔들어 확인하거나 하더군요.



1시 넘어서 역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는 Japan Travel Center에 들어가 JR패스를 교환하고 도쿄역까지의 N'EX를 끊습니다. M님 말로는 도쿄역에서 플랫폼 이동해 위까지 올라오는데 한참 걸린다고 하지만 생각보다는 가깝습니다. 그 생각의 기준이 인천공항철도 서울역임은 감안하시고. 그보다는 가깝다는 겁니다.


표를 끊고 보니 시간이 좀 있네요. 옆의 스타벅스에 들어가 메뉴를 보는데, 이번 시즌의 한정 음료가 고마고마고마라떼랍니다. 해석하면 깨깨깨라떼인셈인데 이것도 에스프레소가 들어간답니다. 최근 카페인을 줄이고 있던 터라 카페인 과민 증상을 걱정했더니 빼는 것도 가능하다는군요. 그리하여 샷 뺀 라떼....




...

음. 깨두유랑 매우 유사한 맛입니다.'ㅠ'a


그리고 아예 스벅 비아 신작도 구입했습니다. 가끔 단 것이 땡길 때는 이것도 좋더군요.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N'EX도 그렇고, 그 뒤의 하야부사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창가자리에 2인석을 혼자 쓸 수 있었습니다. 라떼를 한 손에 들고, 표와 JR패스를 챙겨 사진을 찍었습니다.





도쿄역까지는 열심히 일기를 썼습니다. 그리고는 도쿄역 하차. 역에 내리기 전에 이미 시간 확인을 하고 그 다음 일정으로 잡았던 카페 바흐 방문은 포기했습니다. 숙소에 들러 체크인을 하고, 거기서 다시 카페 바흐를 가려면 최소 3시간은 필요합니다. 그러면 오후 6시. 숙소 주변 일정을 감안하면 3시간은 무리죠. 그쪽은 다음으로 미루고 도쿄역과 긴자 주변 쇼핑만 남깁니다. 그러니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고 느긋해집니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플렉서블, 융통성, 유동적인 일정이 가능한 것이 최대 장점입니다. 그리고 그 장점은 뒤에서도 몇 번 절감합니다. 그러니까 배탈 났을 때나 급한 일정으로 약국을 찾을 때 등등에도 해당되니까요.



그 뒤의 일정은 사진이 없습니다. 일단 도쿄역까지가 딱 1시간, 거기서 유라쿠쵸로 이동하고는 숙소인 렘 히비야까지 걸었습니다. 잠시 헤맸지만 예정했던 3시에는 무사히 체크인을 마쳤습니다. 그간 D90의 시야(화각)가 좁아서 애먹었던 부분이 있으니 P330을 꺼냅니다. 그리고는 짐 대강 정리하고는 설렁설렁 걸어 도쿄에서의 최대 목적지를 향합니다.



숙소 이야기와 이날의 오후 쇼핑 등등은 다음 글에서 마저 다룹니다.'ㅂ'

아무래도 제목에 숫자를 붙이는 것이 가장 보기 좋으니까요. 어제 올린 것은 단순 에고였고 이번 편은 여행의 계획과 시작 편인셈입니다. 여행기는 몇 시간의 시차를 두고 트위터에 꾸준히 올렸습니다. 실시간이 아니었던 건 다른 이유도 조금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게을러서입니다.(링크)







사진은 D90과 P330, 아이패드의 조합입니다. 트위터의 사진은 모두 다 아이패드이며, 위의 사진은 D90입니다. 확실히 P330과는 다르군요. 역시 D90.(먼산)



첫 타래에도 적었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은 JR 플렉서블 패스의 이용, D90으로 여행 사진 찍기, 체력상황 점검이 주목적이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여행 자체는 여러 가지 욕심에서 비롯됩니다.


1.도쿄의 야마노우에 호텔 숙박

2.지난 센다이 여행에서 사오지 못한 물품들 구입

3.삿포로


삿포로는 그 자체로 목적이 됩니다. 거기에 1번에 몇 가지가 더 추가되었지요. 동경커피에 소개되었던 커피집들 가보는 것. 실패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입니다. 이건 여행기 풀어나가면서 자세히 적어보지요.


위의 목적은 나중에 상세 구분됩니다. 목적이 상세구분되었지만 이것도 나름 문제인게, 공항 가는 도중에야 제가 이걸 적어 둔 서류를 두고 왔다는 걸 깨닫습니다. 뭐, 대부분의 목적지는 구글맵에 찍어 두었으니 문제는 없습니다. 구글맵을 보면 하려고 한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대강의 내용이 여행수첩에 있기도 하고요. 지역별 목적을 간략히 적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1.도쿄

1.1 야마노우에 호텔 숙박

1.2 JR 패스를 이용한 열차 예약 및 열차표 수령

1.3 도쿄역 지하의 여러 간식들

1.4 신칸센 그 자체


2.센다이

2.1 규탄(규탄하다가 아니라 소혀 숯불구이)

2.2 규탄과 즌다 간식

2.3 하마몬야의 테누구이

2.4 마루센

2.5 시간되면 맥주


3.삿포로

3.1 호텔 조식

3.2 삿포로의 먹거리

3.3 롯가테이 본점

3.4 호텔에서 뒹굴뒹굴



각각의 여행 목적과 달성 정도를 확인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1 야마노우에 호텔 숙박 X

수많은 일본 작가들이 마감 때문에 갇혔다는 유명 호텔입니다. 일본어로는 칸즈메라 부르는데, 직역하면 통조림입니다. 호텔에서 숙식하며 미친듯이 데드라인밟아 대는 겁니다. 음식이 맛있다고도 들었고 고풍스럽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결정한 일정이었던 일-목이 함정이었습니다. 월요일이 휴일이었던 탓에 일요일의 숙박료가 확 올라서 결국에는 포기합니다. 나중에도 생각했지만 다음으로 미루길 잘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눈치를 본 것은 제 체력이었고, 야마노우에호텔까지 이동하는 거리를 생각하면 무리했을 가능성이 높았으니까요. 도쿄 1박은 remm 히비야에서 했습니다.






1.2 JR 패스를 이용한 열차 예약 및 열차표 수령 O

어렵지 않아요. eki-net에서 미리 열차 예약하고, 수령하면서 JR패스와 표 확인하면 됩니다. 단, 예약당시에 신용카드가 필요하며, 그 신용카드는 그대로 들고 가서 수령 당시에 확인용으로 사용하고, 표는 탑승 전날 21시까지 수령해야 하기 때문에 당일 표는 당일 예약 수령해야합니다. 그런 연유로 JR 패스는 도착지인 나리타공항의 여행자센터에서 교환했으며, 교환하면서 바로 N'EX 좌석을 예매했습니다. 이건 당일 이동표라 사전 예약은 안했지요. 그리고 표 교환은 다 도쿄역으로 수령지를 해뒀는데, JR패스 수령시에 같이 받았어도 괜찮았겠다 생각했습니다. 다만 제가 도착한 시각이 꽤 한산한 편이었다는 언급은 미리 해둡니다.







1.3 도쿄역 지하의 여러 간식들 △

많이는 안샀습니다. 캐리어를 가장 큰 것으로 가져갔음에도 왜 공간이 부족했던 걸까요. 끄응.








1.4 신칸센 그 자체 O

신나게 탔습니다. 훗훗훗. 장거리 이동은 교토-도쿄 이동 이후 오랜만이었지요. 다만 하도 신나게 타서 한동안은 기차 안 타도 되겠다 싶습니다. 다음 장거리 이동은 홋카이도 신칸센이 삿포로까지 뚫리는 그날 해볼까요. 도쿄-삿포로가 1일 생활권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벅차긴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여행기에서 다뤄보죠.






2.1 규탄(규탄하다가 아니라 소혀 숯불구이) O

지난 센다이 여행 때 가본 집은 두 곳입니다. 그 중 이번에 다시 찾아간 곳은 다테노규탄입니다. 먹고 나서는 삿포로에서도 규탄집을 찾아가봤는데 다릅니다. 달라요. 다테노규탄의 다른 도시 지점은 어떨지 모르지만 삿포로는 없더군요. 음, 어디에 또 있을까. 하여간 규탄 매우 맛있습니다. 눈물 나게 맛있고요.






2.2 규탄과 즌다 간식 O

센다이 역에서도 팔고 있더군요. 여러 개 구입해왔습니다. 여행 선물용이라 맛은 아직 못보았고. 구정 전에는 하나씩 맛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카루비의 규탄 감자칩은 G에게 통째로 안겼습니다. 나머지는 여행 선물로 대기중.







2.3 하마몬야의 테누구이

맨 왼쪽이 센다이 한정이었을 겁니다. 이것저것 눈에 들어오는 것을 신나게 집어서 다섯 개. 용도는 창문 가리기입니다. 물론 그러면 그림이 바랠 것이 눈에 선하지만 원래 그러라고 쓰는 걸요. 당장 쓸 것은 아니고 조금 두고 볼 겁니다. 구입해온 것은 위의 다섯 장입니다. 다테가 있는 것이 센다이의 빛, 그 옆이 판다 책방이고 그 위가 판다카페입니다. 새 날개가 보이는 것이 매화와 새를 그린 매화피는 중, 그 오른쪽의 하늘색이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백곰을 그린 대단한 백곰(すてきな白熊). 근데 펼쳐보니 저 그림 위 아랫부분은 마감이 안되어 있더군요.






2.4 마루센 O

제 책 외에 아버지 여행 선물로도 두 권 골랐습니다. 그리고 이 때의 구매 후폭풍으로 알라딘에서도 추가 지름이 발생합니다. Brutus 이전호 검색하다가 이번 호랑 예전 호에 홀렸습니다.






2.5 시간되면 맥주 O

설명은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훗. 그리고 이 맥주는 사단을 만들어 내는데.(하략)



(사진생략)

3.1 호텔 조식 O
하지만 이번 여행의 호텔 조식은 그냥 저냥. 자란의 평가도 60% 정도만 믿으면 됩니다. 단, 맛없다는 평가는 철썩같이 믿으면 되고요.


(사진생략)

3.2 삿포로의 먹거리 O

일단은 먹었으니.....'ㅠ' 3.1과도 맥락이 통하고요. 그러나 부족했던 저는 추가 작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3.3 롯가테이 본점

핫초콜릿에 지점 한정 케이크의 조합. 매우 맛있습니다. 다음에 갈 때는 다른 조합으로 먹어봐야지요.







3.4 호텔에서 뒹굴뒹굴

모님께 선물로 받았던 배스볼을 드디어! 드디어 써봤습니다.




그 외, 여행에서 달성한 것들입니다.




4.1 다자이 오사무 사과 쿠키 O

이 여행 도중 신아오모리에서 하차했던 이유입니다. 사진 정가운데의 저 과자를 위해 일부러 들렀지요. 그리고 매우 흡족합니다. 아니, 쿠키의 맛 자체보다는 다자이 오사무의 『쓰가루』 문고판 모양의 세트가 갖고 싶었던 겁니다. 특히 여행 선물로 어느 분께 드렸더니 그 분 아버지가 매우 좋아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어 더욱 행복했습니다. 사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사진없음)

4.2 비에이 센카의 팥과 강낭콩 O

어머니께 여행 선물로 드렸습니다. 매우 좋아하시더군요. 여기 팥과 강낭콩이 굉장히 맛있습니다.





4.3 신치토세공항의 홋카이도우유카스테라 O

카스테라가 아니라 롤케이크로 먹었습니다. 그리고 메인은 저 커피우유! 커피! 우유! 카페라떼도, 카페오레도 아닌 정말 커피우유입니다.





4.4 바리스타트 커피 O

트위터에서 보고 가보겠다고 결심했던 카페입니다. 지역 우유를 사용하여, 자신이 우유를 선택해 라떼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비에이 저지와 토카치 저지, 오타루 홀스타인이었던가요...?

그러나 목적했던 바리스타트보다 더 맛있는 라떼를 만난 덕에 묻혔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대강의 여행 목적은 이랬습니다. 뭐, 가장 큰 여행 목적은 이거였지요.






0.XR




그럼 여행기는 다음부터 천천히 올라갑니다. : )




사진을 세 종류로 나눠 정리해야 하다보니 조금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뭐, 대강 크기 줄이고 사진 로고는 박아두었으니 괜찮겠지요. 남은 것은 사진 정렬을 시간순으로 하여 세 기기로 찍은 사진을 정리하는 겁니다.



그리고 정리하다 새삼 느꼈지만 D90은 역시 다르네요. 크흑.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여럿 있어서 다음 여행에도 들고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때는 아이패드가 아니라 XR이 활약하겠지요. 그러니 P330과 D90과 아이폰 XR의 기묘한 조합. 하하하하하하.



여행기는 천천히 쓰겠습니다. 중복 사진과 필요 없는 것들은 쳐내겠지만 그래도 지금 총 380장이나 되네요. 아마 여행의 시초부터 차근히, 그리고 여행 후의 감상을 아예 맨 처음으로 돌려버리는 두괄식으로 갈 겁니다.'ㅂ'



그런 의미에서 여행기 첫 번째 글은 여행의 시작과 끝을 다뤄보지요.


가장 위쪽까지 올라왔습니다. 귀국은 신치토세 공항에서 하고 삿포로에서 하루를 더 머무릅니다. 다만 내일은 눈폭풍 예보라 걱정되네요. 과연?


오늘 오후에 약 사러 잠시 나갔다 올 때도 기상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 우산 챙겨올까 하다가 말았는데, 지금의 짐 상황으로는 안 들고 온 것이 맞네요. 아니, 트렁크가 이렇게 넘칠 줄은 몰랐습니다. 이 모든 것은 과자가 원인...(...) 심각한 정도가 어느 정도냐면, 더 이상 어떤 과자도 사면 안된다는 정도입니다. 게다가 먹을 수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역류성 식도염이 도진 것인지, 수분 섭취 상태가 좋지 않아 그런 것인지, 멀미 하는 것처럼 속이 울렁거리고 쓰림 현상이 나타납니다. 아. 이 익숙한 증세는 역류성 식도염일거야. 보통은 스트레스 증세와 함께 나타나는데, 아마도 ① 귀국일의 폭설로 인한 결항 걱정 ② 재택 업무용 시스템 접속 문제 ③ 어제 작성해서 배포한 회의록 3건과 그에 관련된 업무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합니다.

특히 3번. 회의록 3건 중 하나는 올해의 삽질이 시작됨을 이야기하고, 하나는 작년에 이어진 업무이며, 다른 하나는 G4와도 관련된 것입니다. 이럴 때는 저절로 주를 찾게되는군요. 아니, 냉담자를 넘어서, 베이스가 불교임을 매번 확인하는 상태인데 주를 찾아봐야 관용구 이외에 의미가 있나요. 하하하.



쓸데 없는 이야기지만 여행 와서도 업무 삽질중이라는 반증입니다.



사진은 스트리머 커피 컴퍼니. 도쿄 매장을 시작으로 확산된 커피점이라고 알고 있는데 삿포로에도 있습니다. 스텔라 플레이스 4층에 있더군요. 매장에서만 마실 수 있는 스트리머 커피-아이스 버전은 내일 시간이 되면 가서 마셔볼 생각입니다. 과연 폭설이 어느 정도일까요. 그에 따라 밖에 나갈 수 있느냐 아니냐가 갈릴텐데 말입니다.



겨울의 삿포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두 번은 모두 여름이었던지라, 삿포로의 겨울은 처음 겪어보는데 오늘은 예상보다 덜 춥습니다. 하기야 삿포로가 서울보다 덜 춥다는 이야기도 여러 번 들었지요. 그렇다보니 오늘 날씨는 '이 정도면 쾌적하게 다닐 수 있는 정도네'라는 생각이 문득. 하하하하. 만용을 부리면 감기 걸립니다. 조심해야지요.


위가 좋지 않아서 영양보충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일도 고기 열심히 챙겨먹으렵니다. 아차, 잊지말고 『82년생 김지영』 일본어판도 찾아봐야지요. 온 김에 궁금해서 사볼까 합니다. 하지만 어제의 센다이 마루젠 매대 쪽에도 그렇고, 오늘 삿포로 지하의 서점 매대 쪽에도 나오지 않았더군요. 키노쿠니야는 갈 생각 없었는데 가야하나 고민됩니다. 일단 마루젠 가보고 생각할래요.



지나가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KOREAN. 뭔가 하고 카페 철자를 읽어보니 설빙이군요. 오오오오. 센다이 역 근처에도 설빙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본 적 없으니 이번 기회에 갈까 잠시 고민하다가 까맣게 잊었네요. 지금 사진 정리하다가 깨달았습니다.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김에 사이즈 정리말고 로고도 다시 작업할까 하다가 고이 마음 접었습니다. 그건 내일 하려고요. 물론 내일 체력이 된다면. 내일의 일정이 상당히 하드하기 때문에 일단 두고 볼 생각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작업하던 여행 가계부도 정리해야 하는데, 그건 내일 열차 안에서 하렵니다.



오늘도 열심히 돌아다녔으니 체력은 그럭저럭 괜찮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체중 감소가 근육 감소 때문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는 터라 단백질은 보충하려고 노력중이고요. 그리고 혼자 여행다닐 때는 상대적으로 더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소화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오늘도 저녁은 가벼운 디저트로 적당히 넘겼습니다. 음, 적당히. 하지만 맛있었어요.



숙소가 역 옆에 있어 전망은 좋은데, 앉아 있는 내내 소음이 좀 심합니다. 연식이 오래된 호텔로 보이지만 이런 호텔도 나쁘진 않네요. 하기야 어제 묵은 도쿄 렘 히비야도 완전히 최신식은 아닙니다. 처음 다녔을 때는 좋았지만, 그보다 나중에 리모델링한 호텔들은 아예 USB충전이 가능하도록 맞춰놓고 있더군요. 여기나 거기나 그정도까지는 아닙니다. 뭐, 소음도 예전에 살던 철로 근처 집을 생각하면 못참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봅니다.


도쿄는 따뜻해서 얇은 목티에 코트만 입고 돌아다녔지만, 센다이는 그보다 춥습니다. 목도리 하나 더 두를 정도는 되네요. 그래도 장갑 없이 그럭저럭 다닐 수 있는 날씨입니다. 거의 실내만 돌아다닌 터라 밖에 오래 있지는 않았지만요. 자아. 내일부터 눈과 추위가 몰아닥칩니다. 게다가 귀국날은 폭설 예보까지 있어서 긴장 중입니다. 지난 센다이 여행 때는 태풍이 올라오더니 이번에는 폭설. 뭐, 정 안되면 휴가 하루 더 쓰거나 해야겠지-라고 방만하게 생각하는 건, 정말로 항공기 결항을 당해본 적이 없어 그럽니다.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할 때 가장 일어나기 쉬운데 말이죠. 귀국 못하면 이모저모 골치아픈 상황이 벌어지므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기를. 일단 내일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부터 챙겨야겠습니다.=ㅅ=




지금은 도쿄지만 곧 장소가 바뀝니다. 오늘 점심은 다른 곳에서 먹을 예정입니다. 트위터에 백업 중이긴 하나 정보는 매우 드문드문 올라옵니다.(https://mobile.twitter.com/esendial/status/1084192701426233344)


블로그는 실시간 업데이트가 쉽지 않지만 트위터는 상대적으로 나으니까요. 그래도 오늘 오후에는 조금 일찍 숙소에 돌아와 업데이트 예정이긴 합니다.


위의 사진은 어젯밤의 도쿄역 풍경. 아이패드로 찍은 사진입니다. 아이패드에서 사진 올릴 때는 카메라 등의 사진 올리는 것이 번거로워 그냥 아이패드로 찍은 사진만 올립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에. 이번 여행은 몇 번 해봤던 것처럼 북쪽으로 가는 여행입니다. 단, 이전과는 달리 도쿄에서 출발하여 신칸센으로 이동하니 이번이 JR패스를 이용하는 두 번째 여행입니다. 에전에 간사이로 들어가 도쿄로 나온 적이 한 번 있었습니다. 아마 고베에서 노닥거렸던 때의 일이었던 듯. 이미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나중에 잊지말고 적어야 할 것.

-커피 기행은 포기.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긴자에서 잘 돌아다녔으니 만족.

-요즘의 도쿄는 서쪽이 아니라 동쪽에서만 놉니다. 도쿄역 인근이 걸어다니기 좋아 그렇습니다. 이번의 숙소도 도쿄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잡았는데, 대략 도쿄역까지 걸어서 20분입니다.

-여행 직전까지 추위와 미세먼지를 핑계로 거의 아침운동을 걸렀던 데다, 최근 체력 및 기력 저하 상태를 보여서 걱정했습니다. 그래도 어제 보니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단, 소화기계의 문제로 잦은 섭식은 무리입니다. 카페인 과다도 무리. 오늘도 제대로 챙겨먹는 건 점심 한 끼로 만족을. 저녁을 과하게 먹으면 수면의 질이 떨어집니다.

-커피랑 디저트가 어때서요!

-여행 초반부터 삽질이었던 것은, 여행 계획의 문제가 아니라 아마존 주문 당시 ‘우편번호’를 잘못 적어 이상한 곳으로 갔기 때문입니다. 호텔수령 상품들은 대부분 반품 처리.ㅠ 아버지와 제 몫이었습니다.

-괜찮아요. 다음 여행 때 다시 주문하면 됩니다.

-D90과 함께하는 여행은 무리입니다. 무거워요. 그래도 어제 찍은 사진 때문에, 들고오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여행기에 추가. 보면서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뭐, 웃을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전시회의 의도를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아.. 연말 정산..... 여행 도중에 준비해야합니다.ㅠ



자아. 이제 슬슬 가계부 정리하러 갑니다. 엑셀 가계부 정리는 가끔 했지만, 이번에는 아이패드에서의 정리를 목표로 합니다. 아차. 오늘 저녁에는 지난 주말의 회의록 정리 및 배포도 해야하네요. 하하하하하. 여행와서도 업무닷.ㅠ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지는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다녀왔습니다. 코엑스 B홀에서 열리고요. B홀보다는 대서양홀이 더 익숙하긴 합니다만.. 이름 바뀐지도 꽤 되었지요.


여름에 다녀온 사람들이 꽤 재미있었다는 후기를 트위터에서 보기도 해서 고민하다가 겨울 페어는 미리 예약하고 다녀왔습니다. 네이버와 인터파크인가로 예매 가능하고, 이 다음 전시는 내년 여름에 있습니다.



가기로 확정한 것은 '해리포터의 마법학교가 한국에 있다면'이라는 주제로 몇 번 그림을 그린 적 있는 모님이 올린 호랑이 그림에 홀딱 반해서입니다. 그 엽서를 살겸 겸사겸사 둘러보자며 다녀왔습니다. 예정보다 조금 늦어서 10시 넘어 도착했는데, 다행히 줄은 없었습니다. 도착시각이 대략 10시 20분. 그 뒤에 약속이 12시에 있었기 때문에 1시간 이내로 둘러보겠다며 서둘렀습니다.


만, 한 시간 안 걸리더군요. 하하하.; 뭐, 사진 촬영 거의 안하고 후다닥 돌기도 했으니까요. 마음에 드는 것만 몇 집어 들었습니다.




아주 간단히 페어 분위기를 전하자면 코믹의 일러스트레이션 버전 같습니다. 2차 창작이나 개인 창작, 회지 중심인 코믹과는 달리 이쪽은 창작 그림과 약간의 2차 창작, 그리고 고양이와 개와 아예 서사형 그림(?)으로 상당히 그림이 갈립니다. 코믹 분위기도 많이 느꼈지만 시대의 흐름을 느꼈습니다. 카카오계좌를 놓고 그 자리에서 즉시 계좌이체 받는 분들도 많더군요. 이야아아. 카드 결제보다는 이게 더 간편할 수도 있습니다. 수수료도 없으니까요.

생각 못했던 것은 아닌데, 아침에 서둘러 나오다가 OTP를 안 챙겨서 그냥 현금으로 구입했습니다.






제일 많은 돈을 쓴 가지님 부스. 가능하면 얼굴 사진 안 올리려 노력한..=ㅁ=

저 호작일월도들은 큰 그림으로 판매하면 구매할 의사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큰 그림 구매 여부를 좀 고민하던 부스가 여럿 있었으니, 여름에 갈 때는 고려해서 갈 생각입니다.







입장 당시에는 부스 안내지도와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비닐봉지가 있었는데, 나올 때쯤-그러니까 11시쯤에는 이미 다 떨어지고 없었습니다. 나중에 보충하지 않았을까 생각은 합니다.







사진 촬영 순서는 무작위입니다. 위에 올린 다섯 장의 엽서를 한 부스에서 구입했고요. 두 사람의 합동 부스였는데, 왼쪽의 셋이 한 사람, 오른쪽의 흑백 둘이 한 사람입니다. 왼쪽의 펭귄 시리즈는 그림이 매우 취향이라 큰 그림도 구입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내려 놓았습니다. 큰 그림 가격도 아주 높지는 않았는데 걸 곳이 있느냐는 단순한 질문에서 반려되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위화감이 들었던 밀리터리 그림 부스. 아 역시, 러시아가 아니라 소비에트연방, 소련이 프로파간다는 참 멋집니다. 종류도 매우 다양하지요. 영국 함장님과 독일 누님(!)과 2차 대전의 소련 등등. 솔직히 보면서 『엔젤윙스』를 잠시 떠올렸습니다. 하기야 양쪽이 아주 멀리 있지는 않지요.







가끔 트위터에서 그림을 보았나...? 싶습니다. 여튼 저 고양이가 매우 매우 귀여워서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방문의 메인이었던 호작도외 기타 등등. 구입 당시에 "전부 다 한 장씩 주세요!"를 시전해보았습니다. 음훗훗. 하지만 전부는 아니고, 십이지문자의 큰 엽서는 뺐습니다. 크기 차이만 있고 그림 자체는 같았거든요. 그리하여 종류별로 하나씩 다. 호작 일월도와 호작도와 근하신년의 황금돼지. 가운데의 무뚝뚝한 그림 둘은 위가 압생트, 아래가 수태고지입니다. 수태고지는 사진 촬영의 미스로 검게 찍혔지만 그 부분이 원래는 금박입니다. 황금돼지도 저 땡땡이가 다 금박이었고요. 압생트는 검게 찍힌 술이 녹박입니다. 압생트니까요.



신나게 구입하고 나서는 이걸 어떻게 할거냐는 단순한 의문이 듭니다만, 신나게 보고서 보고 난 뒤에는 엽서의 용도대로 쓰면 됩니다.'ㅂ' 원래 그런거예요.

너구리만 있는 것은 아니었고, 하여간 크리스마스 장식 보러 간 김에 마음에 드는 걸 이것저것 찍어왔습니다. 가서 아이폰 들고는 한참 고민한 것도 사실이고요. 끄응. 살 것이냐, 말 것이냐.





뭐였더라. 스타벅스 찾으러 헤매다가 발견한 조형물이었을 겁니다. 아마도 3층? 루이뷔통의 올 크리스마스 장식인가본데 폭소하며 찍었습니다. 이야아. 이런 게? 라는 심정이 먼저. 가운데 저 로고는 풍선 같은 것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반짝반짝도 아니라 반딱반딱한 이미지의 풍선 로고. 명품에게 기대하는 세련되면서도 고상하고 품위있는 무언가와는 거리가 멉니다. 젊은이들의 눈길을 반짝 끌기 위한 것일까요.


간단히 요약하면 취향에 안 맞습니다. 하기야 원래 명품 가방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아냐, 루이뷔통 라인 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건 한참 전에 나온 그 롱그레인 라인이요. 지금은 아마 안 나올 겁니다.






뜬금없이 부엉이. 일러스트가 매우 취향이었습니다.





이 장식 그림 시리즈가 다 취향이었는데, 어디 붙어 있냐면 7층 수유실입니다. 릴리랑 갔던 날이라 들어갔다가 봤습니다.






근데 솔직히 말해 애들 취향일지 확신은 없네요. 애들이 이런 그림 좋아할까.







왼쪽은 분명 늑대로 보이는데 말입니다. 늑대마저도 귀엽습니다.








늑대와 새. 아마도. 으으으으. 이 시리즈 그림 어디 것인지 궁금합니다!







1층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와 크리스마스 장식물. 메인은 곰입니다. 이 곰은 중앙 홀에서 매달려 스키도 타고 있습니다. 움직이더군요. 이쪽도 조금씩 움직이던가...?

아래쪽은 여우입니다.






여우 옆에는 청설모도 함께 있습니다. 곰 바로 옆에는 너구리와 청설모.






아. 그러고 보면 청설모의 비중이 높군요. 아마도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배달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구현한 게 아닌가 합니다. 매우 귀엽던데, 릴리는 허공에 매달려 스키타는 움직이는 곰은 무서워 하더랍니다. 얌전히 구경하고 있었지만 실상 더 좋아하는 것은 어른들로 보이는군요. 핫핫핫.



크리스마스 장식은 올해도 고민인데, 조금 더 고민해보렵니다. 으으음.

센다이 공항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혼자 놀기에도 좋고요. 무엇보다 크기가 작지만 신기한 물건이 많고 사람이 적습니다. 국내선이 다 결항이었고 국제선은 지연출발이어서 사람이 몰리지 않았나봅니다.


다만 다음에도 센다이 공항을 이용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가능성이 낮아요. 아시아나와 ANA만 취항하고, 둘 다 안 탈 항공사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센다이공항 역에서 터미널로 들어가는 길에는 철도무스메가 있습니다. 지나가면서 슥 보고 말았음.






터미널이 큰 편은 아니지요. 운행 편수도 썩 많지 않은 모양입니다. 국제선은 대만과 한국에서만 들어가나 싶고요. 설마 그럴까 싶어 공항 정보를 확인하니, 베이징과 상하이도 다닙니다. 날마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이달은 수요일과 일요일만 있네요. 그러니 화-목 일정인 저와는 겹치지 않은 겁니다. 대만과 한국편은 항공편이 자주 있습니다.






사진상 보이는 지연 항공편 둘은 동일한 편입니다. 코드셰어라 ANA와 아시아나의 두 편으로 나옵니다. 거기에 에바 항공도 있는데, 이것도 ANA와 코드셰어가 아닌가 싶군요.





캐리어 부치기 전에 일단 짐 정리를 합니다. 두 시간 전에 열린다고 하니 그 때까지는 기다리지요. 일단 캐리어를 정리하고, 캐리어에 넣어 부칠 물건을 사러 가기로 합니다. 그러니까 된장 같은 것 말입니다. 정리하다가 비녀를 잠깐 찍어봅니다.





센다이 공항에서 발견한 괴식. 어. 이거 뭐죠. 제가 뭘 보고 있는 거죠. 타코푸딩..?

냉장제품이라 사들고 오는 것은 포기했지만 다음 여행 때는 도전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쇼핑 실패기.


센다이공항 출국장 들어가기 전에는 이런 저런 상품이 많습니다. 분명 이건 센다이 한정이니까 안쪽에서도 팔거라고 믿었는데, 아닙니다. 출국장 안쪽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후쿠오카 공항에서도 보았던 지역 특산 과일을 쓴 포키, 로이스 초콜릿 등입니다. 하기노츠키는 안쪽에서도 팔지만 위 사진의 과자들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뭐든 여행 선물은 보일 때 사야한다는 원칙은 여기서도 맞아 떨어집니다. 8% 세금 같은 것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보일 때 사세요.(눈물)


맨 왼쪽이 즌다 프리츠, 가운데가 즌다가 들어간 빵, 규탄맛 쟈가리코 등입니다. 안쪽에 없는 걸 알고는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다음 여행을 짜기 시작합니다.





즌다말고 규탄 과자도 굉장히 많았는데 다 놓쳤습니다. 어흑.;ㅂ;

다음에는 트렁크에 바리바리 싸들고 올 겁니다!





그리고 여기도 다테. 파랑 곰돌이는 I love Miyagi, 다테 마사무네를 발바닥에 새겼네요. 하지만 예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즌다 곰돌이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즌다 3형제와 무스비마루 상품도 많습니다. 무스비 마루는 이마의 초승달이 더 고급스러웠다면 샀을 건데, 그냥 노랑 펠트지를 잘라 붙인 정도라 내려 놓았습니다. 하지만 저 손수건, 참 귀엽습니다.





그리고 센다이 한정 코카콜라 병. 다테 마사무네가 있습니다. 아.. 그 옆에 규탄맛 음료나 즌다맛 음료는 뭐냐.



한 바퀴 돌고나서는 4층으로 올라옵니다. .. 아니 3층인가. 하여간 맨 위층. 카페들이 모여 있습니다. 점심을 일찍 먹었고, 밤 비행기니 저녁을 먹을까 하다가 카페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여기도 카자리가 있습니다. 파랑파랑한 이쪽 카자리가 색 조합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 하기야 길가다 본 은행의 파랑 카자리도 마음에 들었지요.







그리고 이런 비행기도 있습니다. FA200 에어로스바루. 센다이공항은 자위대도 같이 쓴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가요. 훈련기로 사용했던 기종이랍니다.






이걸 보고 안심하고 내려갔더랬지요. 하지만 이쪽은 국내선입니다. 터미널의 왼편이 국내선, 오른편이 국제선이라, 국제선의 매점은 매우 작습니다.





밖에 비가 제법 오는군요. 비가 오지 않는다면 저 멀리까지 보일까요.







앞서 다테 가문의 문장 이야기 할 때도 올렸던 사진입니다. 드링크바 이용을 선택하고 각자 하나씩 먹을 것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전 파르페. 음. 파르페 못 먹고 죽은 귀신이 붙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의외로 괜찮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파르페를 시켰을 때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바나나와 과자의 조합. 그 아래 아이스크림까지.







B님은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했습니다. 맛은 무난했던 모양입니다. 공항 치고는 꽤 괜찮았던 카페. 한국은 그럭저럭한 맛에 가격이 높아서 만족도가 낮은 편입니다.







6시 되기 전에 아래로 내려갑니다. 태풍으로 인한 지연 때문에 항공편 여럿이 같은 시간으로 밀렸습니다. 그렇다보니 사람이 북적북적. 내려와 부칠 짐의 엑스레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동안 카자리가 보여 또 찍어봅니다. 공항 천장에서 내렸으니 훨씬 길고 박력도 상당합니다.


다음에도 카자리 보려면 여름에 와야하는데, 센다이 항공편은 둘 다 이용하지 않을 생각인 항공사라 고민됩니다. 게다가 여름은 내키지 않아요. 간다면 겨울! 하지만 카자리는 여름!

딜레마에 빠집니다.



체크인하다가 전세버스 이용과 관련한 안내문이 있는 것을 봅니다. 승무원에게 문의하니, 시간이 늦어 공항리무진버스가 끊긴 사람들을 위해 전세버스를 운행한답니다. B님이나 저나 도착 시각이면 리무진버스가 끊기는 터라 당장 신청합니다.



그리고 출국장은 매우 작고 금방 통과했고, 면세점도 매우 작아서 살 것이 없었고, 하기노츠키를 제외하면 여행선물로 살만할 물건이 없었고, 하지만 하기노츠키는 유통기한이 매우 짧아 이 더위에는 사들고 가기 무서웠고. 흑흑흑. 그러니 여행선물은 보일 때 바로 사세요.(눈물)




예상했지만 출발도 조금 늦었습니다. 정시에 출발할리가 없지요. 그래도 무사히 출발해서 무사히 날아갑니다.




야경이라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센다이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경로는 거의 직선에 가깝습니다. 실제로도 위도가 비슷할 겁니다. 그러기엔 올해 서울은 매우 더웠지요. 센다이도 더웠지만 태풍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선선했습니다.






아시아나 기내식.






출발할 때와 같습니다. 이걸 보면 아마도, 센다이공항에는 기내식 조리시설이 따로 없어서 그냥 인천공항에서 왕복 기내식을 싣고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채소와 닭고기. 맛은 무난합니다.



기절하다가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10시를 넘겼습니다. 입국장을 통과해 전세버스를 탑승하고, 그 안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버스에 탑승해서 기다리다가 출발, 그리고 종로에서 내려 다시 버스 갈아타고 집에 오니 오전 1시입니다.


이차저차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여행입니다. 졸졸 쫓아다니는 저를 구제해주신 B님께 감사를. 그리하여 다음 여행 때는 조공을 올리겠사옵니다.+ㅅ+



그날 아침의 상황. く를 그리듯 태풍은 일본 본토를 상륙하는 듯 마는 듯, 도로 태평양으로 튕겨져 나갑니다. 문제는 저 튕겨져 나간 부분에 센다이가 위치해 있었고, 직접적 상륙도 아니고 오른 반원도 아니라 피해는 덜하지만 일단 센다이 앞 바다에 태풍이 근접해 있었다는 겁니다. 태풍이 가까우니 항공기가 마구 결항되더군요. 일단 이날 센다이 공항의 국내선은 모두 결항되었습니다.


국제선은 대부분 지연되더군요. 이날 점심 때 앞바다에 오니, 오후가 되면 상대적으로 기상상황이 나아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센다이에 들어오는 국제선이 대만과 한국행이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그러니까 서쪽항로는 괜찮다는 거죠.



이 카톡을 확인한 건 꽤 뒤의 일이라 오전 내내 투덜대면서 마음 졸였습니다. 일단 10시까지는 호텔에서 굴러다녔고 그 때 체크아웃하고 나와서는 비를 뚫고 캐리어를 역에 가져다 두었습니다. 제 캐리어가 워낙 크기도 해서 들고 돌아다니는 건 무리였습니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짐 부칠 때 확인하니 23kg, 음. 지금까지 최고 무게는 홋카이도 여행 당시의 26kg이니 거기에는 못 미칩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코인로커에 다행히 큰 캐리어를 위한 빈 자리가 있습니다. 스이카를 써서 짐을 맡기고 나오니 아직 11시가 안되었습니다. 아침은 간단히 호텔에 비치된 드립커피백으로 해결했으니 점심을 조금 일찍 먹어도 괜찮겠지요.






이게 센다이 역 음식점 안내판입니다. 앞에 서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일단 지하로 내려가서 둘러보고 결정하기로 합니다.



그래놓고는 중간에 스타벅스를 보고 잽싸게 들어갑니다. 여행 선물로 사들고 갈 챠이 VIA랑 아이스커피VIA를 챙기기 위해서였지요. 한 상자당 1천엔을 넘기고 아이스커피가 근소하게 높습니다.


계산하고 돌아나오는데 꽤 익숙한 가게가 보입니다. 저보다 B님이 먼저 발견하시고는 살 것이 있다고 들어가시는군요. 아. 루피시아입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여기도 다테의 마수가 이미 점령했습니다. 루피시아의 센다이 한정 차는 다테이치고. 다테딸기입니다. 딸기향이 올라오는 홍차로, 밀크티로 마시면 좋습니다. 그 향 자체로도 달달하니까요.


위의 사진은 웨딩이나 생일축하, 출산축하 선물용으로 나온 패키지입니다. 하도 예쁘길래 허락받고 찍어왔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이것도 하나 구입해오고 싶었지만 참습니다. 홍차보다는 커피가 마시기 더 간편합니다. 그런 겁니다.


G에게 준 선물은 센다이 한정 홍차인 다테이치고와 호시마츠리의 미니캔 세트입니다. 아예 선물용으로 포장이 되어 있어 고이 상납합니다. 따라서 사진은 없습니다.(먼산)



대신 홈페이지에서 들고 온 사진을 올려봅니다. 미니캔은 티백이 들어가더군요. 다테딸기는 제 몫으로 잎차 50g을 쟁여두었습니다. 다테이치고가 50g 한 캔에 950엔, 선물용 작은 캔 세트는 1150엔입니다.

.. 생각난 김에 다테이치고를 꺼내 들어야겠네요. 가만있자, 설탕이 어디 있긴 있던가..?



루피시아에서 쇼핑을 마치고는 잠시 무지에 들릅니다. 무지도 같은 건물에 있다는 겁니다. 센다이가 좋은 건 이런 것. 원스톱 쇼핑이 가능합니다. 같은 건물 안에 스타벅스와 루피시아와 무지가 있는데다 먹는 것도 그 안에서 다 해결 가능하지요. 즌다셰이크는 센다이 역에도 체인점이 있습니다. 개찰구 밖에 있었을 거고요.


무지에서는 G가 부탁했다 철회한 물건 몇을 챙겨 구입하고 B님과 합류합니다. 이제 진짜로 점심 먹을 시간이네요.






식당가로 들어서는데 보이는 괴식. 오른쪽이 괴식입니다. 스트로베리커스터드 피자. 이탈리안 음식점에서 나온겁니다. 저건 피자가 아니라 그냥 디저트죠. 피자일리가 없습니다.(단호)




돌아다니는데 가게 하나가 눈에 띕니다. 규탄집인데, 다테노규탄이 아니라 다른집이군요. 눈에 들어온 건 11시 20분임에도 미리 손님 대기석과 줄 선 사람들을 위한 안내선을 쳐두었다는 겁니다. 그만큼 줄을 많이 선다는 건데, 그렇다면 도전해볼만 하지 않나요. 고기는 언제 먹어도 옳습니다. 게다가 규탄은 만나기도 쉽지 않잖아요.



주문하면서는 음료 안시키겠다했는데 지역맥주, 지비루에 넘어갑니다.





이름하여 다테 마사무네 맥주. 이래도 안 넘어가나요, 넘어가지.OTL






따르고는 딴짓하다가 거품을 놓쳤는데, 상당히 진한 색의 맥주입니다. 맥주 종류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이쪽은 진한 맛, 신맛 없음이 포인트입니다. 역시 묵직한 맛이 좋아요. B님도 같은 맥주를 시키셨는데 조명 때문에 양쪽의 색이 달라보이네요.


다른 것보다 맥주가 작은 병이고, 고급 커피가 그렇듯 금속병에 완전 밀봉되어 나온 것이 또 좋았습니다. 나중에 구할 수 있다면 몇 병 사들고 오고 싶더군요. 센다이 다음 여행의 공신 중 하나가 이겁니다. 다른 것들은 다다음 글쯤 등장할 겁니다.






아마 규탄 스키야키와 규탄 스튜였을 겁니다. 어제 구이를 먹었으니 오늘은 스키야키. 그리고 딱 잘라 말하지만 맛 없을 수 없는 조합입니다. 자작자작하게 간간한 국물을 머금은 쇠고기, 거기에 양파. 그리고 적절히 간이 밴 절인채소-아마도 배추. 맑은 국도 그렇고 다 맛있습니다. 어흑.;ㅠ;


맛있게 잘 먹고 나온게 12시 전이었는데 음식점 문을 나서니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잘 골라왔군요.





자아. 점심을 먹었으니 이제 카페인이 필요합니다. 슬슬 카페인 보급할 때도 되었는데, 스타벅스에 갈려니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카페 목록을 보고 결정하기로 합니다. 층마다 거의 카페가 있으니 그거 맞추면 되고, 일단 이번 여행 때 구입하려한 비녀도 찾아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Le petit merceric이라는 카페를 발견합니다. 컵케이크가 귀여웠던데다 애프터눈 티세트가 있더군요. 홀렸습니다.



애프터눈티세트를 주문하면 컵케이크 하나 혹은 작은 과자 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음료도 가능하고요. 각각 음료와 케이크를 선택하고 들어갑니다.






제 몫의 카페라떼.





그리고 전체 풍경은 이렇습니다. 1인 1티세트를 시키면 이렇게 나옵니다. 접시가 작으니 두 개에 담아 나와도 딱 1인분 분량입니다.






제가 주문한 건 딸기 컵케이크입니다. 컵케이크라고 해도, 아래 전체가 빵인 건 아닙니다. 플라스틱 컵에 젤리나 무스, 잼 등을 섞어 담아 놓은 겁니다. 먹기는 편하더군요.'ㅠ' 저 옆에 보이는 유리컵은 복숭아인지 사과젤리였다고 기억합니다.


B님이 선택한 컵케이크는 초코였는데 퍽퍽해서 별로였답니다. 음. 케이크마다 좀 갈리나보네요.





아래에 두꺼운 도자기컵에 담긴 건 샤베트입니다. 아니, 소르베? 어느 쪽이건 유지방이 안 들어간 차가운 디저트고요. 입가심 용이지만 맨 뒤에 먹으면 다 녹을까 싶어 윗단 먼저 먹기 전에 홀랑 먹었습니다.







이건 딸기 프리저브와 크림. 스콘에 발라먹으면 됩니다. 버터는 아니고 크림이라기엔 조금 느끼한 걸 보면 버터크림이었는지도 모릅니다.'ㅠ'






스콘이야 뭐, 스콘입니다. 갓 구워낸 것은 아니니 그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




여기서도 노닥노닥. 한참을 놀다가 나와서 B님이 보았다는 가게에 들어가 비녀를 고릅니다. 그리고는 마루젠에 가서 다시 한 번 가방 구입 여부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내려놓고, 그 옆 파르코에 가서 테누구이를 보고 미친듯이 폭소하고. 일본 전통 보자기인 테누구이는 도쿄역이나 긴자 이토야에서도 자주 보았는데, 여기서 만나는 테누구이는 다테입니다. 다테 마사무네를 모티브로 한 것이 여럿 있더군요. 방에 걸어 놓으면 재미있겠지만 그림도 안 거는데 천은 더더욱 안 걸죠. 그렇다고 얌전히 넣어두면 결국 안쓰고 말게 되니. 고민하다가 내려 놓습니다.

혹시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가게 이름은 濱文様. 하마몬야라고 읽나봅니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면 되고요.(링크) 특히 테누구이 그림 쪽에 예쁜 것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 제목이 판다 바입니다. 온라인에서 구입 가능하군요.




여기까지 둘러보니 대략 2시. 둘이 의논하고는 공항으로 일찍 출발합니다. 다른 것보다 혹시라도 태풍이 가까이 와서 열차가 끊기면 큰일이라 생각했지요. 앞서도 한 번 언급했지만 센다이에서 공항까지는 버스가 없답니다. 열차로만 이동 가능하니, 태풍 영향으로 열차가 멈추면 공항으로 가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겁니다. 항공기 출발은 8시라 했으니 6시간 남았지만 그냥 일찍 가자고 의견을 모아 이동합니다.




이제 다음편이면 여행기도 마무리 되겠네요.:)

(다음편에 계속)

로열호스트에서 일어난 것이 대략 6시였을 겁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지라 우산을 챙겨들고 센다이역 방향으로 걷다가 마루젠으로 들어갑니다. B님은 찾을 책이 있었고, 저는 찾는 책은 없지만 찾아볼 주제는 있습니다. 그 주변 돌아다니다가 센다이 파르코 1층에 마루젠이 있는 것을 보았거든요. 마루젠은 매우 크기도 하거니와 책도 다양하게 많더군요. 찾는 책은 딱히 없지만 찾아볼 만한 책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책들. 열심히 보다가 딱 필이 오는 책이 있어서 구입의사를 그 분께 카톡으로 여쭤보니 두 권 사오라 하십니다. 한 권이 아닌 것은 아마도 다른 한 권을 누군가에게 선물하려고 하시는 것이겠지요. 그러려니 하고 두 권 챙깁니다.



건축 쪽을 살핀 것은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중 구입하지 못한 것이 몇 있어서 재고 확인을 위해 그랬습니다. 지난 번에 후쿠오카 준쿠도에 갔을 때는 신간만 한 권 있더군요. 찾던 책이 있어 덥석 들고 옵니다. 역시 작은 집에 대한 책이 제일 마음에 드는군요.







그리고 이런 물건을 두고 구입 여부를 매우,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고양이. 게다가 옆에는 공이 있어!

평소 사용하는 스타일의 가방이 아니라 G에게 의사를 타진했지만 괜찮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내려 놓습니다. 도시락가방으로 쓰기 좋은데 그 외에는 쓰임새가 영 안 좋습니다.




여러 책을 충동구매한 뒤에는 LOFT에 놀러갑니다. 펜이 괜찮은게 있나, 뭔가 재미있는 상품이 있나 여기저기 둘러보았지요. 코난 스탬프를 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내려 놓고는 필요했던 것 하나만 집어 나옵니다. 그렇게 제한을 걸지 않으면 트렁크가 아슬아슬할 겁니다. 실제 귀국편의 트렁크는 23kg이었습니다.(먼산)


저야 저녁을 건너 뛰어도 되고 낮동안에 내내 먹은 덕에 그 시간까지도 소화가 안되었으나, 여행지에서의 저녁은 또 다릅니다. 숙소방향이 그쪽이니, 다시 파르코 방향으로 걷습니다. 파르코에서 역 반대방향으로 가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이런 가게가 있습니다.






가게이름은 夕焼け麦酒園입니다. 구글에서도 검색되고, 읽기는 '유우야케비루엔'인가봅니다. 몇 번 그 앞을 지나가다 눈여겨 본 것은 이 가게에 은하고원맥주의 생맥주가 있다는 안내를 봐서 그렇습니다. 병맥주를 맛있게 먹었던 터라 B님께 강력히 어필하여 가게에 들어갑니다. B님은 캔맥주가 그냥 그랬다 하시는군요.



구글지도도 첨부해봅니다.





아래쪽이 센다이 파르코, 센다이 역방향입니다.






가게는 상당히 작습니다. 안쪽에 바도 있지만, 출입구에는 느긋하게 즐 길 수 있도록 2인용의 높은 테이블도 있습니다. 테이블 아래에는 작은 바구니가 있어 가방도 내려 놓을 수 있고요.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바로 옆의 그림을 찍어봅니다.



메뉴판을 보면 대체적으로 술안주 중심입니다. 그리하여 고기찜과 가라아게 등의





은하고원맥주는 총 세 종이 있습니다. 뭐였는지는 잊었지만 하여간 셋. 그 중 하나는 스타우트였습니다. 다른 하나가 페일이었던 것까지는 어렴풋이 기억나는군요.

..그리하여 타베로그의 힘을 빌려 찾아봅니다. 바이센과 케르슈(뭐지?), 스타우트라는군요.


말해 무엇합니까. 매우 맛있습니다. 원래 맥주는 가벼운 것보다 묵직한 것을 좋아합니다. 스타우트도 굉장히 좋아하지요. 배부른데도 홀랑홀랑 잘 넘어가는 그런 맛입니다. 바이센과 케르슈를 주문하신 B님은 바이센보다는 케르슈쪽이 더 취향이었다 하십니다.






가라아게. 레몬을 뿌려도 좋고, 아니어도 좋습니다.






이쪽은 돼지고기 찜과 감자와 오이. 오이와 감자는 딸려 나온 것이었는데, 이 둘이 더 맛있었습니다. 아니, 고기가 맛 없는 것은 아닌데 이 둘이 제 입에 더 맞아 그런 거였습니다.





배부르다며 깨작이던 제가 마지막에 주문한 건 유자샤베트입니다. 술집가면 아이스크림이나 디저트 메뉴 시키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먼산) 술마시면 희한하게 단게 먹고 싶단 말이죠.


먹어보면 그대로 유자입니다. 입을 싸악 씻어내는 그런 맛. 유자청을 들이부어 만든 것인가 싶은 정도로 유자향이 확 올라옵니다.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지요.




둘째날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밤 늦게까지 먹고 마시다보니 뭘 챙길 정신 머리는 없고, 아침 일은 내일 생각하자며 홀랑 숙소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자기 전까지 태풍이 어디쯤 와있나 확인하는데, 매우 느립니다. 시속 15km라니. 자전거 수준 아닌가요. 이 속도라면 공항에서 태풍과 정면으로 만나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항공기는 결항일 건데...



(다음편에 계속)

센다이역 근처까지 와서는 홀랑 내려 잠시 헤맵니다. 이전에 B님이 가셨다는 가게가, 상점가 아케이드에서 옆으로 빠져 나온 골목에 있었다 했거든요. 하지만 지금 있는 곳은 버스가 다니는 큰 길가. 그리고 구글은 위치를 어떻게 잡고 있는 건지, 엉뚱한 지도를 보여줄 뿐이고. 그리하여 잠시간 헤맵니다. 결국에는 구글 위치검색을 통해 그럭저럭 찾아가긴 했지만, 비가 적지 않게 내리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집이었습니다.






이런 집. 도대체 뭐라 읽어야 하는 걸까요. 그리하여 다시 타베로그를 뒤져 검색해 찾아냅니다.  甘味処 彦いち. 아마 히코이치라고 읽지 않을까 추정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구글지도에서 검색하니 Hikoichi랍니다. 히코이치, 맞군요.


메뉴나 자세한 정보는 타베로그(링크)를 확인하시고, 위치정보는 위의 구글 정보를 확인하세요. 이렇게 덧붙이는 이유는 당연히, 헤맸기 때문입니다.(먼산)



들어가보니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찻집입니다. 찻집보다도 킷사텐이라고, 끽다점(喫茶店)이라는 한자가 더 잘 어울리는 집입니다. 안쪽에 앉아 대기하고 또 자리 잡고 앉을 때까지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지만, 이런 집이야 말로 레트로, 고전적인 찻집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한국의 레트로 붐과는 궤가 다릅니다. 그쪽은 엉뚱한 쪽을 베끼고 있으니까요.



메뉴판을 받아들고도 한참 고민했습니다. 분명 점심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직후 즌다셰이크까지 먹어서 위장이 빵빵한데 과연 파르페를 먹을 수 있을까요. 옙. 이런 가게에 오면 파르페 하나쯤은 시켜야 합니다.





물론 즌다모치는 1인 1식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즌다, 풋콩=에다마메를 익혀 거칠게 갈아낸 것은 팥소를 거칠게 으깬 츠부앙과도 느낌이 다릅니다. 팥과 콩은 식감이 다르니, 콩을 익혀 거칠게 으깨면 더 뻑뻑하고 입안에 닿는 식감이 거칩니다. 거기에 즌다는 거피했고요. 츠부앙은 껍질이 남아 씹는 맛이 있지만 이쪽의 씹는 맛은 콩 자체의 식감입니다. 껍질의 질깃한 맛이 아니고요. 하기야 팥도 잘 삶으면 껍질 역시 부드럽게 씹힙니다만.






설명이 길었지만 솔직히 이 즌다모치는 맛있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즌다가 아니라 떡입니다. 찰떡 위에 즌다를 얹거나, 즌다 안에 찰떡을 넣거나, 하여간 찰떡을 즌다로 감싼 것이 즌다모치입니다. 그런데 이날의 떡은 차가웠습니다. 갓 쪄내거나 갓 찧어 말랑말랑하고 죽죽 늘어나는 그런 떡이 아닙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말랑하게 만든 떡 위에 즌다를 얹었더군요. 문제는 그 속의 냉기가 가시지 않았다는 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떡이 맛없었습니다. 배도 부른 상태였으니 즌다모치 시도는 실패였습니다. 오히려 직접 즌다모치를 제작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하하하;



즌다모치를 시도했고 어떤 맛인지, 어떻게 만드는지 대강 짐작을 했으니 만족합니다.


<SYSTEM> 키르난은 즌다모치를 경험했습니다.






B님이 주문하신 말차. 주문했더니 작은 만주가 함께 나옵니다.





그리고 제가 주문한 것은 흑당파르페. 보통의 파르페라면 나오지 않을 것이 몇 보입니다. 신식파르페는 케이크나 푸딩이 들어가지요. 여기에는 크림과 경단, 그리고 팥앙금이 올라갑니다. 위에 올라간 노란색 장식은 아마도 레몬필이었던가요.


속에 아이스크림도 있고 한데 딱 예상한 그대로의 찻집파르페입니다. 으흐흐흐흐. 저 검은색 젤리는 커피젤리였을 겁니다.






꼬리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벽시계. 고양이의 등짝도 그렇고 매우 멋집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것을 보고 구입해야하나 잠시 고민도 했...지만 둘 곳이 없네요.






비닐포장 카자리도 구경하며 드럭스토어 쇼핑도 마치고, 그리고는 일단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러 숙소에 들립니다. 사진 찍는 걸 홀랑 잊었지만, 숙소 1층의 로얄 호스트에서 호텔 체크인 당시 받았던 드링크 바 쿠폰을 이용해 자리를 잡고 홀랑홀랑 수다를 떨고요.


그리고 그 수다 도중에 진도 3쯤 되는 지진도 경험합니다. 생각보다 길게 흔들려서 신기했습니다. 지금까지 겪었던 지진 중에서는 가장 강했네요.'ㅂ'




자. 이제 여행기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다음편에 계속)

센다이의 먹거리하면 바로 떠올리는 것이 저 두 가지입니다. 규탄과 즌다. 규탄은 소혀를 가리키는데, 지금 사전 찾아보고 마구 웃고 있습니다. 규는 牛이고, 탄은 tangue의 タン이랍니다. 왜 이런 희한한 조어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센다이는 규탄으로 매우 유명합니다. 센다이의 음식점을 둘러봐도 규탄 요릿집이 매우 많습니다. 어느 상점가든 규탄집은 하나 이상씩 있습니다. 하나가 아니라 하나 이상이라는 겁니다.


이 성 꼭대기에도 꽤 유명한 규탄 체인점이 있습니다. 본점은 센다이 시내에 있고 이쪽은 아마도 분점인가본데, 센다이 사적을 구경하고 점심을 여기서 먹자고 하셨으니 여행객은 졸졸 따라갈 뿐입니다. 그리고 이 가게 이름이 다테노규탄. 왜 이 집을 골랐는지 아실 겁니다.


다테 마사무네는 패션 리더(...)이기도 했지만 식문화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졌답니다. 그러고 보니 분명 칠석축제도 다테 마사무네가 손댔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그 축제를 열었다던가요..? 확실한 기억은 아니지만, 딸을 매우 사랑했고 아끼기도 했다고 하지요. 그 딸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아들에게 시집갔다가, 그 사위놈이 크게 사고를 쳐서 자진한 뒤 친정으로 돌아왔을 때 이에야스가 고개숙여 사과했다더군요. 자식 중 딸은 딱 둘이었는데, 작은 딸은 죽기 몇 년 전에야 보았으니 그 때까지는 내내 큰 딸이 외동딸이었던 겁니다. 친정에 돌아온 뒤로는 내내 시집보내지도 않고 끼고 살았다더군요. 아니, 결혼생활 파탄의 책임은 시댁에 있었으니까 결혼에 진저리 치고 행복한 독신생활을 영위했는지도 모르지요. 그거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본론으로 돌아와, 이에야스와는 내내 대립각을 세우다가 말년에는 그럭저럭 잠잠했던 모양이고, 마사무네도 그 말 위의 소년~으로 시작하는 시를 지을 정도니 자기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살았나봅니다. 센다이로 이주하여 개간하고, 수십 만 석 수준인 센다이번을 백만석까지 끌어 올렸다니까요. 그러면서 식문화에 관심 가지고 막부에 음식 해다 주기도 하고-오해의 소지 있음-그러면서 삶을 즐겼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먹을 음식을 그날 바로 찍어 골랐다니, 이것이 아랫사람을 고생시키는 윗사람의 본보기라 할만합니다.(먼산)





그리고 이게 센다이성 옆의 상점가. 저기는 카자리가 더 화사하군요. 어차피 목표는 먹을 것이라, 기념품 가게에는 눈 안 돌리고 바로 먹으러 갑니다.



2층에 매장이 있어 1층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면 순번대로 올라갑니다. 1시 조금 넘은 시각에도 사람이 많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매장이 작습니다. 바 형태의 테이블에, 안쪽에서는 열심히 고기를 굽고 있더군요. 올라가기 전에 미리 메뉴를 결정했던 터라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주문합니다.





오늘의 첫 고기.







맥주는 작은 것으로 주문했습니다. 맥주는 배가 부르기 때문에 이럴 땐 작은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작아야 다음 음식을 다 먹을 수 있기도 하고요.







아차. 이건 가마보코입니다. 댓잎가마보코인데 센다이 특산 같더군요. 공항에서 파는 것도 보았습니다.

생선살의 비율이 높아 그런지 말랑말랑 쫀득쫀득합니다. 거기에 옆의 와사비가 상당히 세더군요. 듬뿍 올렸다가 찡하니 올라오는 바람에 코가 고생했습니다.






규탄정식 특상입니다. 보통의 규탄보다 두툼하게 썰어 나온 거라네요. 오른쪽의 국은 맑은 국인데, 딱 갈비탕 국물 느낌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죠. 소혓바닥도 고기니 고기맛입니다. 그러나 다릅니다. 살짝 질긴가 싶은 정도로 쫄깃쫄깃한데, 소금간이 환상적으로 잘맞다보니 제 입엔 약간 간간하지만 그럼에도 매우 맛있습니다. 게다가 구운 고기잖아요. 프라이팬이 아니라 석쇠인지 철판인지에 구운거잖아요. 불맛도 살짝 도는데 적절한 소금 간에, 술은 술술 들어가고 밥도 맛있고, 그걸로 부족하면 국물을 후루룩 더하면 고기도 밥도 술도 술술 넘어갑니다.


단적으로 말해, 근래 먹은 고기 중 가장 맛있습니다. 스튜를 먹을까도 조금 고민했는데 구이를 먹고 나니 이쪽 먹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기 자체의 맛을 보려면 구이가 최고입니다.






축제기간 중에 즈이호덴과 센다이성터에서 여러 행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특히, 분장해서 무대 행사 뛰는 팀이 와서 공연을 할 예정이라는군요. 저녁에 라이트업행사도 한다고 하고, 그 준비로 초 넣을 대나무통 넣은 것도 보았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부슬부슬 오다보니 마음을 접었습니다.


지금보니 저 다테는 전국바사라의 그 다테로군요. 옆에 무스비마루의 다테버전이 있는 것도 참 귀엽습니다.




즌다셰이크는 여기서도 먹을 수 있다길래 들어가서 주문합니다. 규탄은 앞서 설명했으면서 즌다는 빼먹었네요. 사전에서 찾으면 즌다(ずんだ)는 진다(じんだ)의 항목으로 넘어가고, 제가 찾는 것은 진다의 세 번째 뜻이랍니다. 풋콩이나 꼬투리채 먹는 콩을 데려 으깬 것으로 팥소나 무침 거죽으로 사용하고요. 센다이에서는 즌다라고 부르며 즌다모치는 찰떡 위에 삶아 으깬 풋콩을 얹은 겁니다. 즌다셰이크는 그 으깬 풋콩으로 만든 셰이크고요.






B님이 큰 컵, 저는 작은 컵. 배가 불러서 큰 컵을 먹을 위장이 안남았습니다. 그리고 맛은,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의 맛. 하지만 콩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미친듯이 거부할 그런 맛입니다. 풋콩이라 적으면 헷갈리겠지만 맥주 안주로 먹는 에다마메를 생각하면 얼추 맞습니다. 이것도 대두의 일종인데 한국에서도 종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심어는 봤지만 수확해본 적은 없군요. 하여간 푸른 대두를 7-8월 경에 수확해서 삶아 거칠게 으깬 것이 즌다입니다. 냉동 에다마메를 사다가 즌다를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시도는 못해봤네요. 해볼까.






살짝 풋내가 돌지만 콩 특유의 달달한 맛이 도는데, 거칠게 간 것이다보니 앙금처럼 입 안이 꺼끌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흰앙금은 보통 동부콩으로 만들던가요. 그 단맛과는 또 다른 단맛입니다.



즌다모치를 먹기 전에 즌다셰이크로 입가심을 하고는 느긋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러 갑니다.


다시말해 기념품 가게는 홀랑 건너 뛰었다는 이야기고. 여기에서 뭘 파는지는 확인 못했군요.




루푸루 버스는 같은 코스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빙글 돌아갑니다. 센다이역에서 출발, 도착하며 같은 길은 마지막 코스를 빼고는 안 갈겁니다. 산길도 한 방향으로 달리는데, 센다이성터를 지나서 가면 본격적으로 도호쿠대학 캠퍼스가 나옵니다. 거의가 공대인가봅니다. 식물원도 있더군요.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기차. 이거 증기기관차 아닌가요. 모델명도 슬쩍 봐뒀는데 홀랑 잊었습니다. 알파벳 한 자리와 숫자 두 자리의 조합이었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하고요. 왜 이런 곳에 갖다 놓았는지는 모릅니다.







아오바산을 돌아내려와 시내로 진입하다 발견한 건물. 지난번에도 한 번 올린 곳입니다. 축제를 맞아 예전의 카자리 모습을 전시하는, 센다이 미디어테크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이라기보다는 기록관에 가깝지 않나 생각하지만 뭐. 요즘에는 그 둘을 결합하는 곳도 많이 나오니까요.




자아. 이제는 디저트를 먹으러 갑니다. 내내 먹는 이야기만 나오는 것 같은데 이틀째는 그랬습니다. 여행은 원래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니까요.


(다음편에 계속)



지난 글을 읽으신 모님이 절단신공이 날로 더해진다는 감상을 남기셔서 반박을 위해 전편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리고 가슴깊이 죄책감(...)을 느끼고 다음편을 서둘러 연성합니다.



박물관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왜이런지. 분명 평일-그것도 수요일이고, 축제에 방학기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꽉꽉 들어찬 사람 때문에 다음 버스를 타거나 그냥 걸어 올라갈까 했는데 기사님이 괜찮다고, 타라 하시네요. 박물관에서 성터까지는 걸어서 대략 15분이랍니다. 나중에 보니 성터까지 걸어 올라오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그리고 여기도 또 계단. 계단을 오르고 올라 꼭대기에 도착하니 이런 것이 있습니다.






헐. 진짜로 터. 하지만 바닥은 흙바닥이 아닙니다.






고개를 들어 보니 꼭대기는 꼭대기로군요. 저 멀리 센다이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보니 왼편은 산이 조금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평야입니다. 나중에 돌아와서야 202미터의 낮은 산이라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 보면 높아보입니다.







한 눈에 시내가 들어오는데, 산이 높다고 착각할 수밖에 없잖아요. 물론 빌딩들이 저렇게 높게 보이는 것을 생각하면 여기가 높지는 않지요. 그래도 시야가 탁 트인 것이, 날씨만 좋다면 운동삼아 놀러오기 좋습니다.







성터이지만 굉장히 세세한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가 가장 윗단, 가장 높으신 분이 앉는 그 자리인가봅니다.







주춧돌을 경계로 이런 안내까지 적어 두었으니, 누군가 와서 각각의 주춧돌에 소환진을 그리고 수인을 맺은 뒤 '레리~즈!☆"를 외치면 바닥에 숨어 있던 카드들이 소환되어 순식간에 옛 성이 완성....(거기까지)




그렇다면 왜 센다이성은 터만 남게 되었냐.

하면, 이 모든 것은 태평양전쟁 당시의 일본군이 원흉입니다. 대체적으로 성은 군사적 요충지에 세워놓는 터라, 전쟁 당시에 센다이성도 공출당했답니다. 그러니까 아오바산 꼭대기의 센다이성은 전쟁당시 일본군 주둔지였습니다. 그러니 미군의 공습이 안 다녀갈리가요. 폭격을 맞아 초토화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저렇게 주춧돌만 남았지요. 아니, 주춧돌만이라도 남은 것이 다행인가요.






성터 옆에는 다테 마사무네의 기마상이 있습니다. 오오오. 멋집니다.


여기서 어제의 마지막 질문을 풀어보지요. 박물관에 있는 상반신은 다테 마사무네 기마상의 일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여기 있는 기마상은 복제품인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전쟁이 끝난 뒤 공출당한 나머지 부분은 당연히 돌아오지 못했고, 여기 있는 기마상은 원 작가의 아들이 만든 것이라 합니다. 그걸 복제품이라 보기도 어렵고, 그냥 '원 기마상의 또 다른 버전, 또 하나의 원본'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 아들이 만든 것이니 같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작가는 다른 셈이니까요.






이번엔 다른 쪽에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시야가 넓게 트인게 보기 좋군요. 하지만 사진 왼쪽은 역시 산맥이고. 구글지도로 보면 사진에서 대략 2시 방향 쯤이 바다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구글지도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센다이는 후쿠시마와 매우 가깝습니다. 도쿄와 후쿠시마보다도 가깝지요. 센다이에서 해산물을 안 먹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먼산)






날씨도 흐리다보니 굉장히 사진이 기묘하게 나왔습니다. 산이 높다고 착각한데는 도시 옆에 있는 산 치고 산세가 매우 험난해 보인 것도 한 몫합니다. 가파른데다 나무들이 울창하더라고요.






어느 유신지사의 기념비. 왜 이런 것이 있는지 모르지만, 센다이 성터에는 일본군 기념비 같은 것도 있습니다. 폭격으로 사망한 일본군을 기리는 비겠지요. 하지만 그 일본군들이 여기 주둔 안했으면 성은 남았을 것 아냐! 라는 심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아니, 애초에 너희들이 그런 바보 같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이라는 것은 너무 앞서나간 이야기겠지요. 뭐, 그러려니 합니다.






아, 이게 그 일본군 기리는 것이었나. 근데 왜 독수리..?





자, 다음편은 먹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살짝 끊어 가지요. 드디어 규탄을 먹습니다.+ㅠ+

(다음편에 계속)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즈이호덴은 아오바야마, 혹은 아오바산이라 부르는 산 중턱에 있습니다. 올라가면서 산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는 이야기를 B님께 들었는데, 지금 확인하니 표고 202미터입니다. .. 음. 동네 뒷산 같군요. 하지만 저는 꽤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표고는 낮은 편인데 생각보다 가파른 구간이 많고 길도 꼬불꼬불하더군요. 게다가 센다이 성터에서 바라보는 시내 풍경이, 굉장히 높은 곳에 올라와 있다는 착각을 주더군요. 이건 나중에 사진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박물관 정류장에서 내리니 이런 커다란 안내판이 있습니다. 현재의 위치는 빨강. 옆에는 해자 남은 모습이 보이고 그 왼쪽 편에 성이 보입니다. 하지만 속지마세요. 2차원에 펼쳐 놓았지만 성과 아래 해자부분은 매우 가파릅니다. 운동 겸 걸어갈 수도 있지만 비오는 습한 여름날에 걷기는 조금 많이 힘들지요.


현재 위치 오른편에 보이는 건물들은 미야기 국제센터랍니다. 세미나 등이 열리는 국제 센터인데, 바꿔 생각하면 숙소나 역에서 버스를 타고 꽤 멀리 이동해야 올 수 있는 곳입니다. 으으으음. 지방에서 세미나 할 때는 교통편 나쁘면 참 힘듭니다. 허허허.






이 안내판에도 다테 마사무네의 흔적이 보입니다. 다테의 옷에 있었다는 그 땡땡이 무늬. 그 색이 저기 저, '센다이성터' 안내 문 위에 열 개가 조로록 올라 있습니다. 그러니까 센다이는 마사무네를 건너 뛰면 재미가 없어요. 옆에 안내자가 있으니 저런 사소한 것도 다 보고 넘어갑니다. 오오오.=ㅁ=!







오른쪽은 차도이고, 센다이시박물관은 왼편. 그리고 저기도 다테 마사무네. 초승달이 살짝 언밸런스하게 붙은 투구를 몰라보면 안되지요.







박물관도 작지는 않습니다. 센다이도 따지고 보면 큰 도시입니다. 규모 자체는 중소도시지만 도호쿠대학교가 있고... 현청 소재지인가요, 아마?



다테 마사무네를 비롯한 박물관 관람은 상설전입니다. 이 때 안데스 유물전을 하고 있었는데 그 쪽은 제끼고, 상설전만 보기로 합니다. 입장료는 360엔.



1층의 로비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의자가 넓어서 좋군요.



상설전은 2층입니다.




음. 이게 센다이성 복원도인가요....?





아니로군요. 그 뒤에 현재의 위치와 비교한 사진이 있습니다. 옛 절터인가봅니다. 블럭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으니 매우 넓군요.






다테 집안의 역대 당주들. 이걸 보면 다테 마사무네는 시조가 아니라 중시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뒤에도 폐번할 때까지 오랫동안 남았으니 정치력은 나쁘지 않았다 볼 수 있나요.

센다이 번주였던 다테 가문은 메이지 유신 당시 천황이 아니라 도쿠가와의 편을 들어 끝까지 항전했다가, 나중에 유신 후 작위를 내릴 때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훨씬 뒤에야 백작위를 받은 모양이더군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싸웠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듭니다. 그 때는 그렇게 싸우더니 마지막에는 막부의 편을 들었으니까요.


앞서 누누히 이야기 했지만 이러한 세부적인 역사 지식은 모두 B님이 주신 겁니다.T-T





이게 센다이성 복원도. 생각보다 규모가 매우 큽니다. .. 라고 적었지만 이제와 고백합니다. 일본 여행은 여러번 다녔지만 각 지역의 성을 올라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딱 잘라 말하지만 단 한 번도요. 그나마 성과 비슷한 것을 가본 건 도쿠가와의 성..? 지금의 황거가 옛 도쿠가와 가문의 에도 성 아니었나요. 그건 방어용 성채라고 보기 어렵고.

사적지 찾기를 돌 보기 하듯 하는지라 그렇습니다. 어릴 적에 절을 너무 많이 찾아다니면 등산이 싫다면서 안 가게 됩니다. 그런 겁니다.





이렇게 보면 아오바산도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성을 지을 때도 이차저차한 이야기가 많았던 모양이군요. 다른 자료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지만 다테 가문의 이전 근거지는 도쿄에서 먼 곳에 위치해 이에야스의 허락을 받아 센다이로 근거지를 옮겼답니다. 센다이번도 그렇게 개발된 곳인데, 막부는 그 당시 각 지역 무장, 정확히는 번주들을 누르는데 혈안이 되어 있어 방어용 성채를 만드는 걸 경계했답니다. 그러나 다테 마사무네는 아오바산 위에다가 성을 올리지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뭐라 하자 천수각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을 핑계로 댑니다. 실제 센다이성에는 천수각이 없었답니다.







그리고 박물관 방문의 메인. 다테 마사무네의 갑옷입니다.






앞부분. 진짜 철저하게 막아 놓았더군요. 팔 부분은 사슬 갑옷, 그리고 얼굴도 감싸고. 머리는 인디아나 존스가 쓸 법한(...) 모자형 투구, 거기에 언밸런스하게 배치한 초승달 장식까지.



의외로 갈아 입기는 편하게 만든 모양입니다. 하기야 그 다테 마사무네가 불편하게 만들리가요. 이 때 B님은 옆에 있는 해설사 할아버지와 신나게 갑옷을 주제로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다테 마사무네의 실제 키는 160 정도였던 모양입니다. 갑옷이 작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크지는 않았으니까요. 하여간 이 갑옷이랑 다스베이더의 투구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하자, 4편 개봉 전에 미국의 영화사에서 이 갑옷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 하여 사진을 찍어 보냈다고 설명을 하십니다. .. 헐. 정말로 이게 모티브였던 건가.


(지금 다스베이터 저금통의 뒤통수를 보고 투구 라인이 확실히 닮았다고 생각 중)






말년의 다테 마사무네입니다. 그 때는 이미 느긋하게 노후를 보내면서, 말위의 소년~으로 시작하는 싯구를 지었다고 하지요. 아주 거칠게 내용을 압축하면 '노~세 노~세 늙어서 노세.'쯤 됩니다. 나이 먹었으니 이제 느긋하게 삶을 즐겨 볼까라고도 해석이 된다더군요. 뭐, 마사무네가 무슨 생각으로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당시 쇼군인 도쿠가와 3대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다테 마사무네는 장수하여 막부 3대 쇼군까지 보았으니까요.





문양이 도쿠가와의 것입니다. 그러니 아마도 다테 가문에 시집온 도쿠가와 집안의 여성이 가져왔을 것이라고요. 도쿠가와에서 시집왔다면 아마도 번주의 부인이었겠지요.





설명도 찍어왔지만 읽기 싫어..OTL

보다는 사진을 줄여 놓았더니 글씨가 잘 안 보입니다. 하여간 옷칠 세공과 금박 입힌 것만 봐도 굉장히 고급이라는 건 알겠습니다.







같이 있었던 가마. 이건 성내를 이동할 때 사용하는 가마랍니다. 앞 뒤에서 한 명씩 짊어지고 이동하는 가마라는군요. 가마 자체의 무게도 엄청날 건데, 거기에 앞쪽에서 가마를 메는 사람은 가마로 얼굴을 돌리고, 뒤로 걸어야 했답니다. 높으신 분께 감히 엉덩이를 보일 수가 없다는 의미라는군요. 하하하하....






이건 센다이의 옛 지도입니다. 동쪽과 남쪽을 표시해뒀군요. 보면 네모 반듯한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교토도 그렇지만 센다이도 계획도시였다니까요.




이것 저것 많았지만 사진촬영이 안되는 것도 있어서 사진은 이정도였습니다. 둘러보고 나오니 저기에 기념품 가게가 있군요. 보러 갑니다.






그리고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다테 마사무네를 빼면 박물관 상품이 없어! 다테가를 빼면 없어!

아니, 원래 그렇긴 합니다만, 커피 포장마저도 다테라니까요.



여기서 하나 더 짚고 넘어가자면, 사진 로고에도 박은 (I)Date는 伊達의 한자 음독을 다테로 보느냐, 이다테로 보느냐의 문제입니다. 그 때까지는 다 다테로 읽었는데, 한창 때의 다테 마사무네가 슬쩍 로마 교황청에다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가톨릭 탄압을 하고 있다. 나에게 힘을 보태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답니다. 그 편지에는 자신의 이름을 Idate라고 적었다는 군요. 그 편지 원본이 바티칸 기록물관리실에서 발견된 모양입니다. 그리하여 이다테가 맞기는 하지만 대개 다테라고 부르는 거죠.

이 이야기도 B님이 들려주셨습니다.



위 이야기 때문에 커피 드립백 세트에도 다테의 모습과 범선 등등이 나란히 그려집니다. 다테 마사무네의 온갖 행적이 상품화되는 세상이라니. 하하하.







그렇습니다, 인형도 있습니다. 왼쪽의 다테 달마나 다테고양이달마는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가운데의 저, 귀여운, 매우 귀여운 인형은 어쩔거야!


堤人形이라는데, 약 300년 전의 도공이 만든 인형이랍니다. 교토 후시미의 기법을 바탕으로 탄생했다는데, 그 당시의 작품이 남아 있지 않아서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다는 군요. 그래도 그 명맥은 그대로 이어지나봅니다. 가운데의 삼각김밥 닮은 인형은 아예 따로 이름이 있더군요. 무스비마루(むすび丸)라고, 보이는 그대로 다테 마사무네와 삼각김밥의 혼종입니다.(...) 귀여워 어쩔 수 없다며 덥석 물었는데, 다 수제품이라 그런지 얼굴이 각가 다르다고 합니다. 구입하겠다고 할 때 얼굴을 확인시켜주더군요.



다른 건 몰라도 저 무스비마루는 센다이공항에서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박물관의 상품이 모두 겹치는 것은 아니니, 보일 때 미리미리 구입해두는 것은 잊지맙시다.






이것도 이름을 보고는 폭소하지 않을 수 없었던 커피 드립백입니다. 아놔. 이다테나 카오리라니, 이거 뭐야!


아래 깔린 봉투는 유일하게 구입한 엽서입니다. 다테 마사무네의 갑옷이지요.




쇼핑도 마쳤으니 슬슬 성으로 올라갑니다. 성에 가기 전에 찍은 사진 하나 더. 비가 오는 바람에 가까이서 찍지는 못했습니다.

1층 로비의 쉼터에서 보이는 정원에는 이런 상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다테 마사무네의 기마상의 일부. 원본의 일부인 셈입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온갖 군수물자를 끌고 가면서 이 청동기마상도 가져가려 했답니다. 그나마 남겨 놓은 것이 여기까지고, 나머지 몸통과 말 부분은 공출했답니다. 굉장히 유명한 조각가의 작품이 달랑 이것만 남았다는 거죠.

그렇다면 그 유명한 기마상은 복제품인 것인가?



그 이야기는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앞서 이야기에서 계속.


스타벅스를 나와서는 루푸루 버스를 타러 갑니다. 일단 1일권을 사야하는데, 매표소 자체도 버스 승강장에 있더군요. 13번인가, 하여간 가장 끝의 승강장입니다. 구조를 보니 교토가 떠오르더군요. 다른 곳에서는 거의 전철을 이용하지만 교토만큼은 버스 이용이라 먼저 떠오른 걸겁니다.





1일권 가격은 성인 620엔. 한 번 탈 때 220엔인가 그럴 겁니다. 그러니 세 번만 타도 본전 이상은 되지요. 종일권이 있으면 눈치 볼 필요 없이 편하게 다닐 수 있어 좋습니다.






에, 이 사진은 왜 찍었나. 하여간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관광객 말고도 사람이 많은게, 그 근방에 사는 사람들도 이용하지만 산 자체에 도호쿠대학 캠퍼스가 있습니다. 이공계는 그쪽에 몰아 넣은 모양이더군요. 캠퍼스가 매우 넓습니다. 이공계 체육관이 따로 있는 걸 보고 놀랐고, 그 옆에는 아마도 국제규격이 아닐까 싶은 크기의 축구장도 있었습니다.





이날이 칠석 축제 마지막 날이었지요. 이건 어느 은행 로비였습니다. 상점가의 카자리보다 더 손이 많이 간 모양입니다.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색조합도 굉장히 취향이었고요. 역시 파랑...







자아. 즈이호덴 앞에서 내립시다. 여기서부터는 등산코스이니 다테 마사무네 참배를 위해서는 최소한 운동화를 신고오는 것이 좋습니다. 체력이 된다면 산길을 따라 걸어다니는 것도 가능하지만 짐이 많으면 얌전히 버스를 이용합시다. 이날은 비가 와서 바닥이 미끄럽기도 했고, 낮도 꽤 더웠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나무가 빽빽합니다. 삼나무라는군요. 그 때야 몰랐지만, 돌아와서 트위터를 보다가 삼나무가 꽃가루를 뿜는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니 절대 봄에는 오지 맙시다.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가 없던 사람도 알레르기 체질로 만들 정도로, 정말 포자 뿜듯이 꽃가루가 폭발하더군요. 문자 그대로의 광경이었습니다.


하기야 한국도 소나무 꽃가루가 제철에는 한창 날릴 텐데 소나무 꽃가루는 알레르기가 없는 걸까요.






열심히 산을 오르다보면 이런 곳이 나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즈이호덴, 마사무네의 상을 모신 곳은 아니고, 여긴 절입니다. 하지만 걸어 놓은 이름이 참 인상 깊습니다. 마사무네야마.;





그렇지 않아도 양 옆에는 다테 가문의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그것도 금박이군요.







..절...이 맞겠지요? 아마도?;


저보다는 전통건축을 잘 아시는 아버지께 여쭤봐야겠습니다.




즈이호덴은 더 위에 있답니다. 서봉전. 한국어로 적어놓고 보니 이름 참 희한하군요.








저기도 뭔가 있는 것 같지만 올라가는 것만해도 힘듭니다. 흠흠.







그리고 올라가다 목격. 곰을 목격했다는 정보가 있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군요. 시내 바로 옆의 산인데도 곰?






이런 산 속이라면 있을 법도 합니다. 하여간 돌계단을 따라 죽 올라갑니다.


그리고 사진찍는 것을 잊었지만, 저 사진 끄트머리 쯤에서 드디어 즈이호덴이 나옵니다. 저런 가파른 계단을 세 번쯤 만나면 됩니다. 올라갔다 온 지금이야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초행길에는 길게 느껴집니다. 절대로 운동화 신고가세요.



입장료는 450엔입니다. 기록한 걸 보고 있노라니 10시에 루푸루 버스 탑승, 15분쯤 하차, 30분쯤 즈이호덴 입장했다고 하니 15분쯤 걸어 올라간다 생각하면 얼추 맞습니다.





그리고 매표소 옆에는 이런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저 책갈피는 다테가문의 문장을 그려 놓은 옷칠 나무였다고 기억합니다. 왼쪽은 손거울이고요. 구경만 하고 나왔지만 저 책갈피는 센다이 시내 돌아다니면서 두 어번 쯤 더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이 있는 열쇠고리는 여기서만 보았습니다. 이건 다테가문뿐만 아니라 전국무장들의 집안 문양을 모은 겁니다. 여기에는 다테문장이 없는데, 그건 따로 빠진 모양이더군요. 결번도 여럿 있는 걸 보면 어딘가에는 이걸 다 모아 놓은 곳이 있을까요.

일단 센다이 돌아다닐 때, 이 열쇠고리는 여기서만 보았습니다. 이것만 찍어 놓고 열쇠고리 사진은 안 찍은게, 상품 자체는 퀄리티가 그리 높은게 아니라 그렇습니다. 그냥 기념품으로 무난한 정도..?






사진 찍어 놓고도 이 사진을 왜 찍었는지 잊어서 한참 들여다 보았는데, 지금 기억났습니다.



날림이지만 들은 기억대로 대강 적어보자면. 마사무네의 출생 당시도 그렇고, 출생 후에 천연두에 걸려 한쪽 눈을 잃은 것도 있고 해서 그 아버지가 슬쩍 소문을 풀어 놓은 것이 있답니다. 그 당시의 유명한 승려로, 사망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선승의 환생이라는 소문을요.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는 아버지가 내놓은 소문을 알뜰하게 써먹습니다. 비밀리에 사람을 풀어 그 선승의 무덤을 확인해두고는 죽기 전 자신의 무덤 자리를 정해둡니다. 그리고 거기를 팠더니 그 자리에서 선승의 유골이 나오고, 그래서 사람들은 다테 마사무네가 그 선승의 환생이라는 말을 더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 루머는 이렇게 만들고 재생산하는 겁니다.(먼산)


하여간 저 나무는 그 유골이 나왔던 자리랍니다.







저 사진을 찍은 자리에서 뒤로 돌면 저렇게 가파른 계단이 보입니다. 입구의 좌우로 뻗은 길이 아까 올라온 계단길이고요. 문을 들어서면 양옆으로 석등이 놓여 있는데, 가신들의 문장이 박혀 있습니다.







자. 여기가 즈이호덴입니다. 도호쿠대지진 때 지진으로 망가졌지만 다시 복구한 곳.







그리고 입구를 들어서면 이렇게 칠석 소원 종이가 나부낍니다. 대나무에 매단 소원 종이라.








그리고 입구의 문 양 옆은 회랑..은 아니고. 하여간 공간에 이렇게 카자리를 달았습니다. 여기는 모양새가 시내에서 본 것과 사뭇 다릅니다. 위에 있던 원통 혹은 구 모양의 머리 부분이 없습니다. 그냥 종이 술을 내려단 모양새고요. 그러고 보니 위키백과에서 센다이칠석축제를 확인할 때 카자리의 종류가 여럿이란 걸 봤습니다. 학을 매단 것이 분명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였는데 말이죠.







게다가 문양도 양쪽에 쌍으로 놓았습니다. 입구를 들어서서 오른쪽은 파랑계통, 왼쪽은 빨강계통. 저 세로줄 문양과 구요 문양이 기하학적 문양 중에는 가장 많이 쓰이는 모양입니다. 그것 말고는 아까 금박으로 보았던 다테 가문 문장이 많고요.






다시 입구로 돌아와, 양옆은 모래 혹은 자갈 정원이었을 겁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가레산스이계통이었나 싶은. 그리고 저 안쪽, 사람들이 참배하는 곳에 다테 마사무네의 상이 있습니다.






와아. 굉장히 화려합니다. 하기야 최근에 복원 완료했을 것이니 단청이 저렇게 화사한 색인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 당시의 색을 재현했다면... 으으으음. 분명 다테는 사당의 저 색 하나하나를 다 지정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패션리더였으니 그 쯤이야 했겠지요.






게다가 나무는 검정, 거기에 금칠, 화사한 색. 으윽. 눈을 둘 곳이 없어요!








그리고 금박칠은 거기만 한 것이 아니죠. 교토에서도 절은 몇 보았지만, 아니, 사당이 처음이라 그런가 이렇게 화사하고 반짝반짝한 곳은 여기가 처음입니다.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의 상.


여기서도 가이드인 B님의 설명이 뒤따릅니다. 생전 그리고 사후에도 다테 마사무네의 상은 여럿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다 온전한 눈을 가지고 있고 사후에 만든 상 하나만, 마사무네의 부인이 생전의 모습대로 만들라고 지시하여 애꾸라던가요. 이건 두 눈이 다 온전한 모습입니다. 그나저나 이것도 반짝반짝합니다. 안쪽에는 조명이 없어 어두워 보이지만 그래도 저거 금상....(먼산)







안쪽 사진을 찍고 나오면서 다시 사진을 한 번 찍어봅니다. 어떻게든 올라오는 과정에서 내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군요.







그러고 보니 입구의 문도 검정과 금색의 조합입니다. 교토만 보아서 일본 전통이란 고즈넉하고 단아한 느낌인가 했는데 아닙니다. 그것도 취향 문제인가보네요.




즈이호덴을 둘러보았으니 다음에는 버스를 타고 박물관으로 이동합니다. 걸어서 갈 수 있지만 대략 15분. 이런 날씨에는 그냥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버스는 도쿄의 지하철이나 교토의 버스처럼 칼 같이 시간을 지키지는 않습니다. 예정보다 많이 늦으니 정시에 도착하지 않아도 일단 기다리세요.



(다음 편에 계속)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센다이의 다테 흔적들을 여럿 찍은 사진들이 있군요. 추려 올려봅니다.


실제 센다이의 역사를 찾아보면, 센다이는 다테 마사무네가 근거지를 옮기며 새로 구축한 계획도시입니다. 도시가 굉장히 반듯반듯하게 그어 놓았더군요. 옛 지도를 봐도 그렇고 현재 지도도 그대로 올라갔으니 비슷합니다. 거기에 최근 몇 년 간 『전국 바사라』를 통한 다테 마사무네의 입지 구축(...)도 있었으니, 관광객들에게는 그냥 전국무장일 뿐인데 어디를 가든 다테 마사무네가 따라 붙습니다. 일본의 도시를 그렇게 많이 다닌 것은 아닙니다. 기껏해야 교토, 기껏해야 도쿄, 기껏해야 하카다, 삿포로 정도입니다. 일부러 역사유적을 찾아 다닌 것도 아니니 눈에 그런 것이 잘 들어올리 만무하지만 센다이는 눈을 돌리는 그 어떤 곳에도 다테가 존재합니다. 정말로요.






첫날 저녁을 먹고 잠깐 들어갔던 돈키호테. 거기의 종업원 외 출입금지 구역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누가 봐도 저건 다테 마사무네.






버스 정류장에도 다테문이 있습니다. 다테 가문의 문장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장 자주 보이는 것이 월계관 비슷하게 보이는 저 문장과 구요문이라 불리는 동그라미 문장입니다.






그리고 지나가다 본 이런 한정 초콜릿. 센다이 다테 쇼콜라. 하하하하.

왼쪽 상단이 구요(九曜), 다른 쪽은 竪三引両랍니다. 引両가 가로 또는 세로줄을 가리키나 본데, 이쪽은 가로 세 줄이군요. 이것도 다테 집안 문양이고요. 저 색도 분명 하오리의 땡땡이 무늬에서 유래했을 거고. 아니, 하오리가 아니라 한텐이었나. 박물관에서 보았는데 말입니다.






참새는 다테가의 문양에 들어갑니다. 주요 문양 둘다 참새가 들어가서, 다테 카페의 문양이 참새인 것도 그래서입니다.





사진상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창문처럼 보이는 저 거울 위에도 다테 가의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 보이는 것은 그 중 셋이고요. 이게 어디냐면, 센다이 공항 4층인가에 있는 전망대 카페입니다. 이 곳은 나중에 다시 올리겠지만 분위기도 좋고 사람이 적어 노닥거리기 좋더군요. 하기야 여행 마지막 날인 이날 취소된 항공편이 여럿이라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카페에까지 다테의 마수(!)가 뻗어 있는 겁니다. 물론 그것만이 아닌 것은 마지막 날의 기록을 보시면 압니다.






숙소에 도착한 박스들.


호텔로 물건을 받으면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예약자는 B님. 저는 동행인입니다. 자란 예약 당시 제 이름이 들어가지 않았고, 아마존에서 들어갈 택배는 제 이름으로 도착했습니다. B님이 호텔에 '택배를 받아 줄 수 있는가?'라는 메일을 보내면서 제 이름도 함께 적었다고 하던데, 이 택배들은 따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으음. 자주 발생하는 일이니까요. 이번이 두 번째던가요. 도쿄 여행 갔을 때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그 때는 셀러가 아마존이 아니라 아마존에 입점한 다른 업체여서 택배가 '아마존 택배'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더군요. 보통 예약자 이름의 택배가 도착하면 확인해서 숙소에 미리 올려주는데 이 때는 없어서 매우 당황했습니다. 다행히 보관소에서 나왔지요.(먼산)


위의 큰 상자는 아버지의 주문품입니다. 태공이 누워 있는 것이 제 몫인데, B님이 들어보고 마구 웃으시더군요. 제가 프라이팬을 주문했다고 하여 그런가 생각했는데 이렇게 무거울 줄은 몰랐답니다.






태공은 솜이니 프라이팬에 구워봤자 못 먹습니다. 19cm 프라이팬으로 뚜껑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즈닝. 이거 본가에서 해가는 것이 편할 것인데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주말에 해야겠네요.



그러고 보니 리치몬드 호텔 센다이의 숙소 사진은 미처 못 찍었습니다. 그게, 사진 찍기도 애매한 매우 작은 방이었습니다. 보통의 싱글룸에다 엑스트라베드를 넣은 방이었거든요.(먼산) 그래서 축제기간임에도 상당히 숙소는 저렴한 편이었지만 다음에 간다면 아마도 역에서 더 가까운 곳으로 가지 않을까 합니다.





조식불포함이고, 아침보다는 밖에 나가서 먹을 점심과 저녁을 더 챙겨서 그렇습니다. 그리하여 편의점에서 그 다음날의 아침을 미리 챙겨왔습니다. 편의점에 가서 기웃거리다가 집어온 것이 카페오레와 코페빵. 코페빵은 소설 제목으로도 본적이 있어 매우 궁금했는데 B님이 보고 바로 알려주시더군요. 버터잼빵이라고. 음. 그렇군요.





코페빵도 잼에 따라 종류가 조금 달랐는데 제가 고른 건 딸기잼입니다. 아래쪽에 버터...는 아니고 버터 유사품을 바른 걸로 보이지만, 거기에 잼도 듬뿍 들었으니 맛은 좋았습니다. 다음에 좋은 버터와 잼 조합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식빵보다는 모닝빵이 더 잘 어울리겠네요.



둘째날 아침은 느지막히 준비합니다. 이날의 메인인 아오바야마(아오바산, 靑葉山)은 관광버스 루푸루(rouple) 버스 1일권으로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버스는 오전 9시부터 운행입니다. 그러니 계속 태풍의 상황을 확인하며 설렁설렁 준비해 나갑니다.

날씨 때문에 각오하고 선글라스와 양산 겸 우산을 들고 갔는데 선글라스는 내내 가방에서 못나오고 우산은 손에서 떠나질 못했습니다.




비는 3일 내내 오다말다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14호 태풍과 칠석축제의 합작입니다. 그래도 이 아침은 비가 안내렸군요. 길을 가다가 교토와 판이하게 다른 커버식물을 보고 찍어보았습니다. 이거 아무래도 향나무 계통 같은데.





색도 그렇고 잎사귀 모양도 그렇고요.






히노키(편백나무)가 아닐까 하시던데 히노키과 맞답니다. 주니페르스 블루 스타. 그라운드 커버로 사용된다는 원예품종이라는데 한국에서는 쓰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이보다는 키가 큰데, 다듬는 걸 다른 방식으로 했다기 보다는 종이 조금 차이난다고 봐야겠지요. 하여간 식생마저도 다릅니다.






가는 길에 잠시 스타벅스에 들립니다. 스벅의 신상품도 체크하지만 역시. 스타벅스의 지역 머그는 바뀌기 전이 훨씬 좋았습니다. 북극곰이 그려진 홋카이도 머그도 그렇고, 다테님이 그려진 센다이 머그도 그렇고. 그 때가 훨씬 쓰기 좋고 예뻤습니다. 지금은 인상이 매우 흐리고요.


왼쪽은 키슈, 오른쪽은 말차코코아크런치타르트입니다.






제가 시킨 쪽은 오른쪽. 이거, 이름 그대로의 맛입니다. 아래는 진한 초콜릿타르트, 그 위에 뻑뻑한 말차 시트, 그 위에 말차 무스가 올라가고 말차가루를 뿌린 뒤 초코크런치를 올린 겁니다. .. 이름에 코코아가 아니라 카카오가 들어갔던가. 하여간 진한 초콜릿맛도 그렇고, 아래의 타르트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진하고 묵직한 말차 타르트입니다. 커피와 잘 어울리더군요.





스타벅스 커피맛은 무난 무난.







센다이 역 주변에는 스타벅스가 상당히 많고, 이건 파르코 1층에 있는 매장이었을 겁니다. 센다이 역 개찰구를 나오면 2층이고, 거기서 지상보도를 통해 여기저기로 이동 가능합니다. 파르코도 보도가 이어졌고요. 전날 방문한 로프트도 보도를 통해 역으로 갈 수 있습니다. 보도로 가면 지상으로 다닐 때와는 달리 횡단보도를 신경쓸 필요가 없지요.



스타벅스에서 잠시 트위터(...)를 하며 놀다가 설렁설렁 버스 타러 갑니다.



(다음편에 계속)

여행 수첩을 뒤지다가, 첫날 저녁의 음식점 이름을 안 적어 두었다는 걸 깨닫고 구글과 타베로그를 한참 뒤져 찾아냈습니다. 방문 당시에는 규슈 쪽 토종닭(地鷄, 지도리) 전문점이었다고 기억했는데 본 농장이 미야자키에 있는 모양입니다.

가게 이름은 宮崎県日南市 塚田農場. 타베로그에서 찾으니 센다이에는 매장이 둘 있는데, 제가 간 곳이 어디에 있는지 헷갈립니다. 仙台名掛丁점이 아닐까 생각하는 건 상점 아케이드를 걷다가 큰 길의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보고 2층으로 올라간 기억이 있어 그렇습니다.'ㅂ'

쓰카다농장은 후쿠오카와 미야자키, 홋카이도에 각각 있는 모양입니다.(홈페이지 링크) 그러니까 밥집말고 농장 말입니다. 농장 홈페이지를 보면 한정 메뉴와 인기메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요.



메뉴판을 받아들고 감탄했습니다. 이자카야에 가깝지만 밥메뉴도 좋습니다. 원래 저녁을 안 먹지만 메뉴판을 받아드니 술을 안 시킬 수 없고, 메뉴를 주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먹고 죽자는 마음가짐으로 메뉴를 주문합니다.




술은 츄하이였는데, 섞은 것이 뭐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 유자는 아니었고, 아마 여름귤이나 그 비슷한 종류였을 겁니다. 레몬보다 더 시큼시큼하던데, 아니나 달라. 위를 좀 훑더군요.


왼쪽의 스테인리스그릇은 차갑게 담근 채소입니다. 원하는 걸로 두 종 주던데 찍어 먹는 장이 관건이었습니다. 고기된장(니쿠미소)이 있는 걸 알았으면 무로 주문할 걸 그랬다고 일행이 후회하더군요.





접시에 살짝 덜어 놓은 그겁니다. 태공 발치에 놓인 팔각뚜껑의 단지에 저 된장이 들어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볶은 고추창과 비슷한데 고추장이 아니라 된장이니 더 맛있습니다. 그리 짜지 않고, 쌈장과 비슷하지만 고기가 들었으니 더 맛있지요. 따로 구하실 필요 없이 센다이 공항에서 팝니다. 공항에서 미소와 니쿠미소 둘다 구할 수 있습니다. 단, 출국장 안쪽 말고 밖에서 미리 구입하셔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맨 마지막에 한 번 더 다루지요.


오이도 맛있고 파프리카도 맛있습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저 고기된장이고요. 하지만 딱 거기까지. 아니, 저거 사다 놓으면 채소 굉장히 열심히 먹을 것 같지만 아껴먹다가 고이 폐기할 것이란 걸 제가 가장 잘 압니다. 하하하하.






첫 주문의 멘치가스입니다. 닭고기가 아니지만 어느 것이든 고기는 맛있습니다. 하단에 보이는 것은 소스고요.






반으로 갈라, 개인 점시에 놓고 소스를 뿌립니다. 크흑. 고기된장 발라도 맛있어요!






이건 뭐였더라. 홈페이지의 메뉴를 확인하니 地鶏炭火たれ焼. 그러니까 토종닭 숯불양념구이쯤. 맛없을 수 없는 메뉴에 술이 술술 들어갑니다. 쓰읍.

다만 가격을 보고도 대강 짐작했지만 대체적으로 양이 적습니다. 그야말로 술안주고요. 술을 안 마셔도 즐길 수 있지만 양이 적으니 양 채우려면 한 두 접시로는 안됩니다.


그러니 추가 주문 들어갑니다.





메뉴판의 사진을 보고 이건 꼭 시켜야 한다 생각했던 오야코동. 닭고기도 쫀득하니 맛있지만 저 노른자가 맛을 휘어잡습니다. 색도 진하지만 맛도 매우 진하여 전체를 부드럽게 잡아줍니다. 대단하더군요.

마지막까지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그다음으로 주문한 것이 만두입니다. スープ溢れる丸餃子. 국물이 들어 있다길래 기대했는데 옆의 간장을 넣지 않아도 그 자체로 간간합니다. 이것도 맛없을리 없는 메뉴. 술안주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매우 맛있습니다.




평소 저녁을 안 먹으니 위장이 슬슬 무겁습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디저트를 먹어야지요. 농장 달걀을 썼다는 푸딩을 시킵니다. 1인 1푸딩으로 주문했는데, 꼭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하나를 둘이 나눠먹으면 분명 하나 더 주문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냥 푸딩이 아니라 위는 또 크렘브륄레처럼 설탕과 토치질을 했습니다. 저 단단한 설탕 코팅을 숟가락으로 깨서 아래의 푸딩과 섞어 먹으면 됩니다.

...

이 푸딩을 먹고 돌아올 때까지 푸딩에는 손도 안댔습니다. 이 푸딩맛을 본 이상, 다른 푸딩으로 입을 버리면 안됩니다. 달걀 노른자를 듬뿍 넣었는지 아주 진한 크림맛에 질감도 뻑뻑한 쪽에 가깝습니다. 거기에 오독오독 씹히는 설탕과자는 씹는 맛을 추가하지요.





여행지에서는 위장 보호를 위해 숟가락을 도중에 멈추는 일도 많은데, 이 푸딩은 위장 빈 곳이 없어 하나를 더 먹지 못함을 슬퍼하며 멈췄습니다.

여러 음식을 시켜보았는데, 그 어떤 걸 주문해도 만족도가 보통 이상입니다. 게다가 예상보다 총액도 많지 않았습니다. 세부 가격은 홈페이지의 메뉴판을 확인하시면 됩니다.(링크)



센다이 외에도 여러 곳에 매장이 있으니 다른 곳 여행할 때도 시간 되면 방문하고 싶네요. 일단은 G 옆구리부터 찔러볼까요.



센다이 공항은 센다이 중심가에서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1시간까지는 아니고 대략 40분 남짓 걸립니다. 그렇게 보면 하네다공항과 비슷하지 않나 싶은데, 도쿄가 워낙 크다보니 모노레일 타고도 다시 이동해야하고, 그렇다보니 심리적 거리는 이쪽이 훨씬 가깝습니다. 물론 가깝다고 해도 후쿠오카 공항처럼 전철 세 정거장 수준은 아닙니다. 공항까지 가는 열차는 단 하나이니, 이 열차를 타고 가면 됩니다.



그 이후에 B님이 찾아본 정보를 보면 열차 외에 공항에 접근할 방법은 자가용 외엔 없습니다. 버스가 없다더군요. 귀국날의 기상상황에 따라 열차가 멈출 수 있어서 일찌감치 센다이 시내를 벗어난 것도 그 때문입니다. 택시로 이동하면 상당한 비용이 들 테니까요.





그러고 보면 출국장 나오는데도 시간이 얼마 안 걸렸습니다. 후쿠오카보다도 당연히 작고요. 나중에 보니 국제선은 타이페이와 서울 정도가 아닌가 싶더군요. 대부분 국내선입니다. 여행 기간 동안 결항된 항공기도 거의 국내선이었고요. 아참, 삿포로까지 가는 항공기도 있더랍니다.

출국장을 나와서 세관을 통과할 때 여행 목적을 물었는데, 목적지가 어디냐 하여 B님이 센다이의 산 이름을 댑니다. 왜 그런 데를..?이란 반응이더니 다테 마사무네 이름이 나오니 바로 웃으며 대꾸하는데 그 반응, 어디서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코믹콘이나 코미케나 그런 방문 목적을 댔을 때의 반응과 유사하군요. 하기야 다테 마사무네를 좋아하는 팬들이 좀 많나요. 전국바사라의 다른 버전인 학원 바사라가 곧 방영 예정이라는데, 시작하면 또 많은 사람들이 센다이를 방문하겠지요. 진짜 그럴 겁니다.


예상보다 세관 통과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행 일정을 묻고 여행 목적을 물은 뒤, 거기에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열어 확인하더군요. 금붙이 들고 온 것이 없냐고 묻기도 하고. 그래도 무사히 잘 통과를 했습니다.






하여간 센다이 시내로 들어가는 교통편은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스이카를 충전해서 탑니다. 둘째날은 루푸루(rouple) 버스 1일권을 사용했고, 따라서 스이카는 센다이 공항 왕복과 역에서의 코인로커 사용에만 썼습니다. 공항에서 센다이 역까지는 편도로 700엔이 조금 안됩니다.



나리타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들어올 때 느끼는 그런 외곽도시로의 철도 분위기를 풀풀 풍기더니 센다이역은 꽤 번화합니다. 그리고 개찰구를 나오자마자 미친듯이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B님이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 하시던데 정말 이런 것일 줄은 몰랐습니다.





왼쪽 상단. 모를 수 없지요. 투구에 달린 초승달. 패션리더이자 식문화개발자로 아랫사람들을 미친듯이 갈아넣었다는 그 분. 다테 마사무네는 센다이 역에서 친히 여행객들을 맞이하십니다.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에서 비롯된 다테가의 여러 문양들은 여행 내내 쫓아다닙니다. 눈이 가는 곳마다 다테가의 문장인 구요가 보이고, 다테가 남긴 옷에서 유래했다는 그 땡땡이 무늬-오해의 소지 있음-가 보이더랍니다. 심지어 버스 정류장에도 다테문이 있습니다.


이틀째의 등산기행에서 더 자세히 다룰 것이니 그 이야기는 일단 접지요.



문제는 날씨였습니다.

태풍 13호와 함께한 여행이다보니 이날도 내내 부슬부슬 비가 내리더군요. 이 때 태풍은 도쿄로 접근중이었습니다. 그 영향인가 했지만 사실 그것만도 아닌게, 센다이의 칠석축제 마지막 날이 수요일, 여행 둘째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칠석축제-仙台七夕(せんだいたなばた)-는 반드시 비가 온다더군요. 그럴만 합니다. 칠석의 유래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지요. 그러니 이번 여행에서 비가 따라다닌 것은 칠석축제와 태풍의 연합이었던 겁니다. 그렇게 우겨봅니다.


그래서 왜 날씨가 문제였냐면, 비오는데 트렁크를 끌고 숙소까지 걸어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날의 숙소는 리치몬드 호텔 센다이였고 역에서는 걸어서 8분 넘게 걸립니다. 초행길이면 더 걸리지요. 트렁크는 일단 호텔에 두고 나오는데, 또 호텔에 미리 부쳐 둔 아마존 주문품의 일부가 보이지 않아서 프론트에 문의하는 등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하하하. 사소한 이야기니 이건 넘어갈 수 있지만 다음 여행 때는 이 숙소가 아니라 센다이 역 근처로 잡을 생각입니다. 리치몬드 호텔 센다이 쪽은 번화가랑은 떨어져 있습니다.



점심먹은지도 시간이 꽤 지났으니 이번에는 저녁을 먹어야지요. 저녁 먹을 곳을 찾아 센다이역 근처의 상점가, 아케이드를 걷기로 합니다. 그리고 거기가 칠석축제의 메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내 이런 칠석 장식물을 봅니다. 검색해보니 이걸 飾り, 카자리라고 부른답니다. 길을 걸어가며 보다 알았는데, 카자리는 점포당 최소 하나 만드는 모양입니다. 매장이 큰 곳이라면 이 다섯 개 세트를 만드는 것 같고요. 색도 다양하고 디자인은 점포끼리 맞추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아래의 술 부분은 화지(和紙: わし, 일본 전통종이)를 이어 만듭니다. 아래의 사람들과 비교하면 대강 규모가 상상되시려나요. 저 천장이 2층보다 높은, 대략 3층 높이고 사람 키보다 높은 정도에 닿도록 만드니 크기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이게 이어진 상점가들에 모두 다 붙어 있습니다. 아니, 상점가뿐만 아니라 어디든 다 있더군요.


자세한 설명은 위키백과를 참조하라 하고 싶지만 이거, 한국어 페이지가 없습니다.(링크) 크흑. 여튼 7종류의 카자리가 있고 각각이 상징하는 것이 있는 모양입니다.






저 공 같은 것은 털실이 아니라, 카네이션 등의 종이 조화를 만들 때 쓰는 얇은 종이입니다. 그 종이를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었는데 말이죠.







이런 건 단조로운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이쪽은 또 맨 윗부분-머리에 무늬를 넣었네요.





저렇게 줄에 매달아 올리고, 그 다음날은 더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이쪽은 머리부분에 모자이크를 넣었고.





여긴 돈키호테 앞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쪽은 다 돈키호테에서 만든 모양입니다. 아래 술에도 돈키호테라고 박았네요.






이쪽은 JAL.





게임센터 쪽에서 만든 걸까요. 이것도 모양이 매우 독특합니다. 게다가 다섯 개 세트지요.







포켓몬스터 일당들.






이쪽은 굉장히 화사합니다. 다들 핸드폰 들고 여기저기 찍느라 정신 없습니다. 아니, 찍지 못한 것이 훨씬 많았고요.





"이거 아이마스인가요?"

"아닐걸요. 눈을 보니 러브라이브계인 것 같은데, 그것도 파생작이 너무 많아서."


그러니 제보 받습니다.






이건 그 다음날, 다른 상점가의 카자리입니다. 이쪽은 아케이드에 지붕을 씌운 것이 아니라, 가운데가 열려 있습니다. 대나무 모양 구조물을 놓고 걸었는데, 거기에 비닐을 씌웠더군요. 비에 젖으면 바로 망가지는 가자리라 그럴 겁니다.






센다이 미디어테크도서관이었나. 루푸루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보았습니다. 여기를 보니 옛 카자리를 수집해 걸어 놓았습니다. 아마도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의 모양이 아닌가 싶은게, 아래의 술이 매우 낡았고 종이도 새것이 아닌 걸로 보입니다. 달력 종이 같은 것을 대강 걸어 놓은 모양새라서요. 아마 올해의 카자리 중 몇도 여기 수집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카자리는 축제 마지막날 이런 모양새가 됩니다. 하하하. 안쪽 틀은 아마도 플라스틱. 거기에 종이니까 분리수거는 쉬울 겁니다.


하여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 축제기간을 맞춰가는 것도 좋겠지만, 여름의 더위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태풍이 관건이로군요. 비오는 동안은 구경하기도 어려우니 그렇고요. 끄응. 축제는 좋지만 다음에 간다면 여름은 피하고 싶습니다.



여행의 발단은 B님이었습니다.



지도를 보면 센다이는 도쿄와 매우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후쿠시마와도 매우 가깝습니다. 동일본대지진 또는 도호쿠대지진이라 불리는 그 지진 재해 당시 센다이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여행 동안에도 나온 이야기지만, 센다이공항에 있던 자위대 전투기 세 대도 지진해일에 쓸려 나갔으니까요. 그 정도 파도가 몰려왔으니 센다이 공항도 통째로 잠기고, 지진 때문에 여기저기 피해도 많이 입었습니다.


B님은 역덕이자 밀덕이며 가장 좋아하는 전국시대 무장이 다테 마사무네입니다. 흔히 독안룡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초승달 문양을 단 투구로도 유명합니다.




이 사진은 실제 다테 마사무네와 관계가 없...지는 않습니다. 다테 마사무네를 모델로 한 모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넨도로이드로 만든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Let's Party!"의 그 분입니다.



하여간 레키죠(歷女)로서 센다이 여행도 다녀오셨더랬는데 그러고 나서 지진이 크게 나며 마사무네를 모신 사당이 무너졌지요. 공항도 폐쇄되었고, 후쿠시마 원전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센다이 여행은 꿈꿀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몇 년이었지요. 그리고 올 봄쯤 한탄 하시며 센다이와 즌다모치를 외치셨습니다. 그리고 역덕도 아니고 전국시대는 기본 역사 지식과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은 것이 전부였던 저는 혹했습니다. 아니, 가이드가 따라가는 역사여행이잖아요!


"같이 갈까요?"

"헐, 가요?"

"가죠."


그리하여 센다이 여행 파티 결성.-ㅁ-/



한국에서 센다이에 가는 직항은 크게 둘입니다. ANA와 아시아나. 그리고 이 자리에서 밝히자면, 항공기 예약 후 아시아나 사건이 터졌습니다. 이 자식들.-_-+ 그리하여 아시아나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이를 갈고 예약을 유지했습니다.



도호쿠의 중심지라고는 해도 센다이가 그리 클 것이라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규슈의 후쿠오카보다는 작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그렇다보니 쇼핑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가보고서 알았지만 지갑 털리기 매우 훌륭한 도시입니다. 단단히 준비하고 가세요.

하여간 그 때문에 센다이에 대한 사전 조사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일행이 있고 핸드폰 로밍을 해가니 그냥 닥치면 된다는 심정으로 갔지요. 무엇보다 후쿠오카를 생각하면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숙소 반경 안에 웬만한 것이 다 있을 것이란 생각이 있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지만 하여간 센다이 역을 중심으로 다 모여 있으니 쇼핑 걱정은 덜 해도 됩니다.


이런 이야기는 다 뒤로 미루고.

그리하여 여행 코스는 B님이 짜고 저는 쫓아가기만 합니다. 흠흠흠. 이전에 다녀온 다테 기행을 거의 그대로 밟는 순이었지요.



아시아나 항공기는 오후 3시 인천공항 출발, 오후 6시 10분 센다이 공항 출발입니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항공기 가격이 제일 저렴하니 화요일 출발, 목요일 귀국하는 편으로 잡았습니다. 그러니 화요일 오후 3시에 가서 목요일 오후 6시 10분에 돌아오는 겁니다. 그러나 앞서 올렸던 여행기 대로, 이번 여행은 태풍이 동행했습니다. 여행 출발하기 전부터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던 13호 태풍은 7일에 도쿄 근처까지 와서는 미적미적 열도를 따라 올라와 9일에는 센다이 앞바다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태풍의 영향으로 3일간 비가 내내 쫓아 다녔습니다. 뭐, 한국에서 출발할 때까지는 괜찮았다니까요.



오후 3시 항공기니 이번에는 리무진이 아니라 철도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서울역까지 이동해서 공항철도 탑승. 그러나 검단까지만 운행하는 열차를 탄 덕에 잠시 혼선이 있었습니다. 뭐, 그래도 문제 없이 갔으니까요. 트렁크도 다 부치고 출발하는데는 전혀 문제 없음. 게다가 점심 즈음 출국장에 들어가니 사람이 매우 적습니다. 평소에는 새벽같이 출발한 터라 사람도 엄청나게 많았는데 이날은 없더군요.

점심을 안에서 먹을까 밖에서 먹을까 하다가 안에 들어갑니다. 출국장 통과해서 4층 올라가 밥부터 시킵니다.





참 희한합니다. 외식 나오면 왜 돈가스가 먹고 싶은거죠.-ㅠ- 우동과 돈가스가 함께 나오면서 1만원. 인천공항인데다 가격 생각하면 매우 훌륭합니다. 양도 제게는 적당했고요. 그리고 이 때부터 온갖 잡다한 이야기들이 오갑니다. 이 텐션은 여행 마지막날까지 내내 이어지고요.


식사하면서 오갔던 것은 영주권과 시민권, 그리고 동반자법과 동성결혼 허용 문제. 음.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언급되었습니다. 그 문제는 저도 생각 못했는데 의외의 헛점을 찔린 셈이라서요. 혈연관계까 아닌 남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동반자로 본다는 것, 그리고 법적 배우자가 된다는 것에는 맹점이 따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현재의 법을 뜯어 고치기 전에, 그리고 한국이라는 특수 상황-_-을 생각하면 동반자법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오간 여행...'ㅂ'a






공항의 풍경.

휴가철을 맞아 면세품 인도장이 매우 붐빈다는 이야기에 사전 쇼핑은 얌전히 포기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것저것 따져보니 환율이 올라 그런가 면세품 가격이 인터넷 쇼핑가보다 싸지 않더군요.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쪽이라 그냥 필요할 때 하나 둘 구입하기로 합니다. 정 안되면 겨울에 짧게 다녀와도 되니까요. 물론 이건 그 때까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태공도 함께.






게이트에 자리를 잡으니 이런 기둥들이 보입니다. 기둥 중에는 전원 모양의 그림이 달리기도 해서 USB를 비롯해 콘센트가 있다는 걸 알립니다. 이건 단순한 광고기둥이지만 그냥 단순하진 않고, 신화 20주년 기념 광고입니다. 여기서 이야기는 또 갑자기 아이돌들의 육성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신화와 HOT의 관계나 SES, 보아의 이야기까지.



그리고 아시아나라서 조금 걱정은 했는데, 연결편의 문제로 딱 30분 지연되었습니다. 탑승 시각이 지연되어 늦겠다 생각했더니만 항공기가 매우 작았습니다. 왼쪽에 셋, 오른쪽에 셋. 3-3이니 매우 작지요. 그런 작은 항공기는 오랜만에 타봅니다. 게다가 항공기에 탑승한 사람들도 다국적이더군요. 베트남 축구단으로 보이는데, 그 가족들도 함께 방문하는 모양입니다. 아기들도 여럿 있었지요.






좌석은 비상구 앞쪽으로 받았습니다. 다리를 펼 수 있는데다 3이 아니라 2좌석. 화장실도 바로 앞이라 편하군요.






자아. 이전부터 말 많았던 기내식입니다. 기내식을 이렇게 둘로 나눠 내오는데, 위쪽의 종이상자는 차갑게, 아래쪽은 뜨겁게 데워 나옵니다.





생수와 키위젤리와 빵. 그리고 버터와 설탕과 프림 등등이 있습니다. 데운 것은 닭고기와 채소와 밥이고요.




총 항공시간은 2시간 남짓입니다. 탑승은 3시 갓 넘겨서 완료되었지만 활주로가 매우 붐벼서 순번 기다리는데 대략 30분이 걸렸습니다. 그러고도 활주하는데까지 시간이 걸리니 센다이 공항에는 50분 정도 지연 도착합니다. 센다이까지는 거의 직선에 가까운 코스를 밟아서 오히려 도쿄보다 짧게 걸린 듯합니다. 돌아올 때도 크게 차이 안나더군요. 도쿄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짧은 정도의 비행시간입니다.



그리고 도착했을 때는 부슬부슬 비가 오가는, 정확히는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습니다. 아마도 태풍의 영향이겠지요.



(다음편에 계속.)



간만에 인천공항철도를 타고 나간 이야기.


센다이에 잠시 다테님을 뵈러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다테 마사무네 관련 기행이었고 먹을 것은 덤이었으나, 여행을 다녀온 지금은 다음 센다이 여행을 짜고 있습니다. 의외로 센다이가 마음에 들었고 긴 비행시간만 아니면 후쿠오카보다 좋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았고, 항공기가 아시아나였음에도 여행 평점을 높게 주는 건 역시 먹을 것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미련도 남아 있어 다음 여행은 센다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JR 패스를 끊어서, 도쿄에서 출발해 센다이에서 1박하고 홋카이도에서 아웃하는 것도 고려중이고요. 이 조건은 M님께 의뢰하는 것이 좋겠군요. 아마 잘 뽑아 주실...(읍읍읍)



센다이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이)다테 마사무네

다테 마사무네의 다테 마사무네에 의한, 다테 마사무네를 위한 동네

정말로 다테를 빼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다음에 갈 때는 다테 가의 역사를 더 공부하고 근대사까지 뽑아 본 다음에 구경하고 싶더군요. 이번에는 가이드님이 계셔서 맨몸으로 갔지만, 한 번 가보았으니 다음에는 D90도 챙겨다가 천천히 구경하고 싶습니다.


2.작다

센다이는 매우 작습니다. 하카다보다도 작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서 놀기에 2박 3일이면 충분하고, 재 방문할 때도 그 정도면 됩니다. 그 안에 5끼를 채울 수 있다면야. 하여간 쇼핑가가 센다이 역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어서 돌아다니기도 좋습니다. 작기 때문에 물품도 잘 팔리는 것을 모아 놓아 오히려 쇼핑하기 좋더군요.


3.맛있다

중요. 가장 중요. 별표 다섯 개로도 부족합니다. 물론 홋카이도도 맛있지만 센다이는 고기와 맥주가 맛있습니다. 매우, 아주, 정말로. 이와테현이랑 가까워서 그런지 은하고원맥주도 있더군요. 그것도 생맥주로 있어 덥석 마셨습니다. 그 외에 규탄집에서 마셨던 지역맥주 다테 마사무네(...)도 매우 맛있었습니다. 고기도 맛있고 디저트도 맛있으니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규탄과 맥주 때문에라도 재방문 의사가 매우 높습니다.

다음 여행을 센다이로 잡는 것은 그 때문이고요.




자. 다음 글부터 차근차근 여행을 짚어 갑니다. 이번 여행은 태풍보다 강한 여행운을 느꼈던 고로 13호 태풍의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야후에서 내내 체크하던 13호 태풍의 경로. 여행은 8월 7일 출발, 9일 귀환의 일정이었습니다.(먼산)

아주 간략하게 요약하면 눈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시력이 나쁘고 난시와 근시가 함께 있지만 특별히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는데, 피로할 때는 종종 주변 사람들이 지적하는 눈의 이상상태가 오긴 합니다. 겨울에 검진 받을까 말까 고민만 하고 미루다보니 벌써 겨울이네요. 언제 검진 받으러 가야한다고 말로만 그러네요. 하여간 전시 들어가서와 나오고 나서, 분노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눈 나쁜 사람에게는 매우매우매우 좋지 않은 전시라고요. 게다가 조명 때문에도 작품 감상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트위터에도 올렸습니다만,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고요. 전시회 관련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작품 수는 전체 41쌍입니다.

노아의 방주에서 따온 전시로, 미술 전시로 유명한 작가와 반 클리프 앤 아펠이 손을 잡고 기획한 전시랍니다. 일단 DDP 어디서 전시회를 하는지를 몰라서 한참 헤매다가 간신히 A2라고 듣고는 찾아갔습니다. 전시회장 앞에서는 사전 예약줄과 현장 예약줄로 나누어 기다리는데, 사전예약자는 그 수가 매우 적더군요.

하지만 입장 구분은 없습니다. 사전예약한 사람들이 먼저 들어가지만, 안에 들어가서는 잠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는 전시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들어갈 때는 순서 없이 자유롭게 들어갑니다.


빛과 소리를 사용한 전시라는 이야기는 입장 전의 설명에서 나왔는데 들어가기 전부터 알았습니다. 전체적으로 폭풍우 속을 의미하는 듯, 전시공간 밖에 있는 동안에도 간간히 천둥 번개가 있습니다. 일단 입구로 들어가면 굉장히 어두운 속에 간간히 천둥 소리가 들리고, 그 안에 에어즈록(...)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그게 방주겠지요. 방주 안을 들어가면 이런 모양인데..





방주 안쪽에 전시공간이 있고 그 안에 매립형 공간이 있어 작품을 배치했더랍니다.





방주 안에 들어갈 때는 몸을 숙이고 아주 작은 통로를 통해 들어갑니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읽은 것이 하도 오래 전 이야기지만 드문드문 기억은 나는군요.


방주 안은 앞서 사진처럼 환하고 밝습니다. 문제는 이겁니다. 그 환하고 밝은 것이 모두 LED 조명입니다. 벽과 천장까지 모두 LED조명이더군요. 그렇다보니 오래 보고 있으면 눈이 매우 피로합니다. 게다가 매립형의 전시작품들은 정육면체에 가까운 상자 안에 있고, 조명은 상자의 천장부분 앞에서 비추기 때문에 지나치게 보석이 반짝입니다.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더군요. 만약 지난 여름에 교토 전시장을 안봤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전 전시를 기억하는 입장에서 이번 전시는 조명이 최대 난관이었습니다. 내가 보러 온 것은 방주 자체가 아니라 그 안의 동물들인데 왜 이모양인거니...





화아아안하게 날아갑니다. 하하하하. ISO라도 조절하고 찍을 걸 그랬나요. 하지만 그럴 정신도 없었지요. 정말로 QR코드로 볼 수 있다는 그 정보가 정확할 지경입니다. 하하하..(먼산)




멍멍이들.





양과,





고양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부 한 쌍입니다. 방주에는 암수 한 쌍을 집어 넣었다고 하니까요. 유전 풀은 어쩌냐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해오라기일까요.





이쪽은 물총새.





막판에 있던 비둘기. 비둘기가 물고 온 것이 올리브 가지였다고 기억하는데 처음에는 뭘 물고 왔더라..?





후투티일까요. 음.




사진만 봐도 짐작하시겠지만 조명에 대한 불만이 매우 많았습니다. 전시장 둘러보는데 15~20분쯤 걸리고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사전예약할 때 왜 15분 단위로 끊었나 했더니 실제 관람 시간도 그정도입니다. 제가 빨리 보는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오래 있고 싶지 않더군요. 나오고 나서도 한참 동안 눈이 시렸습니다. 하하하.


정리하면,

1.전시 공간의 벽면 패널이 LED로, 눈을 매우 피로하게 만들었다.

2.동물 쌍들을 전시한 매립형 전시 공간도 조명 문제 때문에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이 두 가지 문제가 큽니다.


나이 먹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니, 일단은 가보세요. 예약만 하면 무료이기도 하니 보고 오신 뒤 감상 부탁드립니다.(먼산)

 

 

여행 마지막 날, 아오야마에 있는 젠디(http://www.gendy.jp/)에 들렀다가 허탕치고 돌아 나왔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보고 호기심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마지막날 갔지만 예상했던 대로 물건이 없었습니다. 오후 3시쯤 방문해서 듣기로는, 그 때 '다음날 수령 예약'을 신청하면 구입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전날에 방문해서 예약했더라면 찾아올 수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후회는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돌아나오는데 매장 직원이 맛보기라면서 하나를 건넵니다.

 

 

 

 

 

 

그리하여 여행 마지막날의 하네다공항에서의 사진 하단에 Gendy의 캐러멜바가 있을 수 있었던 거죠.=ㅠ= 하지만 당장 먹지는 않고 며칠 미뤘다가 먹다보니 그 사이에 살짝 뭉개지기도...;ㅠ;

 

 

 

 

 

 

어느 날 아침. 옆에는 어피치 인형을 올려 놓고 사진을 찍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시가렛 같아 보이기도 하는 포장입니다. 띠 포장지도 그렇지만 벨에포크라든지 레트로라든지 gentlman이라든지 dandy 등등의 온갖 관련 단어가 떠오르는 그런 포장입니다. 하루 30다스 한정으로 판매하는데 작은 포장인 1다스 당 6천엔. 세금 포함하면 6480엔입니다. 큰 포장은 두 다스고요. 계산하면 개당 540엔인 셈입니다.(먼산) 살까 말까 마지막까지 망설였던 것도 그래서였고요.

 

 

 

 

 

슬프게도 캐러멜이 녹아 눌러 붙었지만 원래의 모습은 대강 상상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는 캐러멜이 상당히 두껍게 들어 있고 위 아래는 바삭한 과자입니다. 사브레보다는 살짝 단단한 느낌이네요.

 

 

 

 

 

그나마 모양이 남아 있는 끝쪽 부분. 층을 보면 과자와 캐러멜과 그 아래 과자가 거의 비슷한 두께입니다. 살짝 캐러멜쪽이 두꺼운가요.

 

 

 

 

며칠 묵었다 먹어서 그런 것인지, 그렇게 캐러멜을 즐기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기대했던 것처럼 눈이 번쩍 뜨일 그런 맛은 아닙니다. 다만 위 아래의 과자와 캐러멜의 조합이 좋은데다 캐러멜은 달기보다는 쌉쌀함이 강합니다. 비터 캐러멜이니 그렇겠지요. 밀크캐러멜이나 생캐러멜과는 또 다른 진한 맛에, 과자와 어우러지는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딱 하나 먹으면 그걸로 티타임의 과자는 끝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 이상 먹을 생각이 안듭니다. 하기야 가격도 그렇고..(...)

 

 

먹을 당시에는 조금 실망을 했지만 먹고 나서 한참 지난 지금은 한 번 더 도전해볼 생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옆에 향 좋은 커피를 가져다 놓고 구입한 뒤 바로 먹어봐야지요. .. 근데 언제쯤 갈 수 있을런지..?

점심까지 맛있게 잘 챙겨먹고는 또 SA 갤러리를 찾아갑니다. 오늘이 마지막 체류일이니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싶었습니다.





다시 한 번 둘러보니 상품들이 굉장히 많이 빠졌습니다. 첫날 망설이지 않고 구입한 것이 다행이었군요. 하지만 이날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림 주문 여부를 고민하다가 포기하고 돌아나옵니다. 정말로 10년 뒤, 50주년 기념 원화전 때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오겠습니다. 그러니 그 때는 부디 복제원화의 질이 더 나아지기를 바랄 따름입니다.;ㅂ;


나오니 시간이 남습니다. 아직 갈 시간은 멀었고, 고민하다가 충동적으로 저지릅니다. 검색해서 저~기 멀리, 오모테산도에 갑니다. 트위터에서 봤던 가게인 Gendy라고, 쌉쌀한 맛의 비터스위트캐러멜을 사브레 사이에 넣어 만든 캐러멜 바를 한정으로 팝니다.






예상은 했지만 이미 매진되고 없답니다. 다만 지금 구두로 예약하면 내일 받을 수는 있다고 하여 후회했습니다. 그 전날 와서 예약했다면 받아갈 수 있었겠지요. 뭐, 개당 500엔, 한 다스(12개) 들이 한 상자가 6천인기고 두 다스 들이는 1만 2천엔으로 매우 높은 가격이라 끝까지 망설였다 그런 거지만.



그리고 반전 이야기는 그 다음에 따로 올리겠습니다.'ㅁ'



다시 열차를 타고 돌아와 이번에는 긴자역에 내립니다. 설렁설렁 걸어 도쿄역까지 걸어갑니다.




가는 길에 발견한 쉑쉑버거. 도쿄인터내셔널포럼 건물에 있습니다. 위 상태가 괜찮았다면 시도하는 건데, 이 때는 무리였습니다.'ㅠ' 여행만 갔다 하면 긴장 때문에 소화력이 확 떨어져서 많이 못먹는군요.




저녁거리를 사러 VIRON을 들릴 예정이었기에 도쿄역 가는 길도 그쪽으로 잡았습니다. 걷다보니 이전에 탐미주의 전시회를 했던 미츠코시이치고칸미술관이 보이네요. 안쪽에 장미정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음에는 슬쩍 가보고 싶습니다. 겨울말고 5-6월이 좋겠지요.







비론VIRON에서는 저녁으로 먹을 호두빵을 삽니다. 그리고 가방에 우겨 넣고는 도쿄역으로 돌아오는데....

아침에 예고했던 대로 약 30분 가량 헤매다가 간신히 아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잡아 탑니다. 캐리어를 꺼내고는 여행 선물을 사러 다시 올라갑니다. 이번에도 트위터에서 보았던 프로마쥬 테라로 갑니다. 컵치즈케이크는 유통기한이 짧아 제가 먹을 것만 하나 구입하고, 선물은 바삭바삭 치즈케이크를 구입합니다.






길을 헤메던 와중에 발견한 펭귄스타디엄. 이전에 M님이 구입해 오셔서 인형은 보았지만, 그 옆의 부자세트는 흉악한 귀여움을 자랑합니다. 으아아아! 하지만 질러도 둘 곳이 없다!



도쿄역에서 하네다공항은 하마마츠쵸나 시나가와로 이동해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이번에는 하마마츠쵸로 갑니다. 하네다공항에서 나올 때는 케이큐선을 이용했으니 이번에는 모노레일로 갑니다. 모노레일 플랫폼에 올라가니 사람들은 특급을 타려고 다 대기중이네요. 그래서인지 이제 곧 출발한다는 보통열차는 자리가 많습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시간이 넉넉하기도 하니까 그냥 보통열차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생각보다 양쪽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공항 특급이 빠르기는 하지만 총 시간을 따져보면 그렇더군요.



하네다공항에서 JAL은 셀프체크인이 가능합니다. 될지 안될지 몰라 슬그머니 시도해봤는데 바로 됩니다. 게다가 미리 좌석 잡아 놓은 것도 있어서 바로 체크인했습니다. 체크인 후에는 잽싸게 가방을 정리해서 무거운 것들은 다 밀어 넣고 가볍게 돌아다닐 수 있을 짐만 남깁니다. 이 때가 16시 10분경. 항공기는 1940입니다. 시간은 넉넉하게 남았네요.



4층으로 올라가 뭐 살만한 물건 있나 돌아보려 하니 이런게 눈에 들어옵니다.




하네다공항이 만족도 몇 위에 올랐다고 별의 길을 만들었다나요. 실물이 굉장히 예쁩니다. 다들 여기 올라와서 사진 찍기에 바쁘군요.




그리고 돌아다니다가.




이런 손수건도 많습니다. 으으음. 짐을 부치지 않았다면 여기에서 몇 장 더 살걸 그랬나요. 그도 그런게 이런 손수건은 선물로 주기 괜찮습니다. 가격대도 적당해서, 여러 개 사두었다가 선물 돌릴 일 있을 때 꺼내면 좋습니다.



그리고 이 옆에서 토토로 백팩을 보았는데, 그야말로 토토로. 토토로 인형을 등에 매달고 다니는 셈입니다.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살까 했지만 이걸 쓸 수 있는건 릴리 정도고, 릴리가 하고 다니기에 이 배낭은 너무 큽니다. 1년은 더 지나야 가능하지요. 그리하여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먼산)




출국심사도 꽤 깁니다. 그래도 시간이 넉넉히 있어서 문제 없었지만, 여기도 이전보다 검사가 까다롭습니다. 내년이나 후년에는 더할 것 같으니 시간 넉넉하게 확보해야겠지요. 전시회 상황에 따라 도쿄 방문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먼산)



다른 건 더 살 생각 없었는데 게이트로 걸어오다보니 로이스가 보입니다. 그것도 로이스 판 초코!





그리하여 덥석 붙잡은게 아몬드 판초코와 코냑건포도초콜릿. 럼레이즌은 이전에 본 적 있는데 코냑레이즌은 처음이라 도전해보았습니다. 코냑 좋아하시는 모님 앞에서 뜯을 예정..(...)

아래의 아몬드 판초콜릿은 의리초코 대신 줄 몫과 제 몫입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습니다. 작은 테이블이 있는 소파 자리를 잡고 앉아서 슬슬 이른 저녁 준비를 합니다.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다가 오류가 생겨 날아간 덕에, 이런 사진만 남았습니다. 비론의 호두빵과 프로마쥬 테라의 컵치즈케이크. 컵치즈케이크는 한 번쯤 먹을만 하지만 꼭 먹어야 하냐 물으신다면 갸웃? 푸딩에 가까운 치즈 속(필링)이 얇은 타르트컵 안에 들어 있습니다. 푸딩처럼 부드러운 쪽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저야 치즈케이크를 썩 즐기는 쪽은 아니니 무난한 맛이라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왜냐하면 제 입에는 비론의 저 호두빵이 훨씬 더 맛있거든요. 취향 차입니다.-ㅠ-






그러다 옆의 안마의자가 자리 빈 것을 확인하고 느긋하게 누워서 트위터. .. 그렇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한 것은 걷기와 트위터..... 시간상으로는 트위터가 훨씬 더 우세입니다. 하여간 느긋하게 뒹굴거리며 졸다가 시간 맞춰 항공기를 타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습니다.





저녁 비행은 피곤해서 싫어하지만 이런 사진은 좋습니다.






레인보우브리지 사진은 흔들렸군요.ㅠ_ㅠ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까지.






이렇게 보고 있노라면 확실히 도쿄는 큽니다. 서울보다 큰 거야 알았지만, 이렇게 사진찍다보니 확실히 크다 싶네요.







셔텨스피드와 항공기 속도의 차이로 이런 사진이 또 찍혔습니다.





오다이바 쪽이겠지요.






저녁은 카레볶음밥입니다. 간간하지만 그래도 맛있게 싹싹 비우고 취침.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11시가 훌쩍 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감기 때문에 체력이 확 떨어져 상태가 안 좋았지만 여행 목적인 전시회 자체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아마 다음 여행도 쇼핑보다는 전시회가 목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데, 그러니 언제건 여행을 갈 수 있도록 엔화와 항공기값을 열심히 벌겠습니다. 취미생활이 삶의 낙이니, 그래서 직장도 다니는 거죠. 그런 거죠. 올 한 해도 얌전히 잘 보내고 열심히 벌어서 여행 준비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에서 사온 과자와 다양한 물품을 올리며, 끝!

마지막날은 일찍 일어나 내내 숙소에서 굴렀습니다. 체크아웃이 11시라 그 전에 나와 설렁설렁 체크아웃하고, 짐을 챙겨 유락쵸까지 끌고 갑니다. 원래는 유락쵸에 짐을 넣고 움직이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걷다보니 만사 귀찮아서 도쿄역까지 전차를 타고, 거기서 코인로커에 짐을 넣는 걸로 바꿨습니다. 도쿄역 주변에서 점심을 해결할 생각이었거든요.


반은 성공하고 반은 실패했습니다. 실패원인은 도쿄역 1층의 코인로커가 다 찼다는 것. 더 있는 곳이 어디 없냐고 빙글빙글 돌았더니 코인로커가 지하에도 더 있었습니다. 아예 코인로커의 숲 같았던 곳. 거기에 짐을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 예언했던 대로 사물함이 어디있는지 몰라 도쿄역을 세 바퀴 돌고서야 간신히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발견했는데, 그건 이 사진을 찍고 대략 3시간쯤 뒤의 일이었을 겁니다.-ㅁ-





도쿄역 지하 1층에 있는 코인로커의 숲은 찾는 이에게는 잘 안보이는 특성이 있는 모양입니다.


캐리어와 무거운 짐은 모두 밀어 넣고 홀랑홀랑 걸어 나갑니다.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 오늘 점심은 VIRON에서 먹으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나 11시 반부터 점심 시작. 으으으. 고이 돌아 나가 그 옆의 KITTE로 들어갑니다.






체력이 있었다면 다른 가게들도 더 둘러봤을 건데, 그런 체력은 없습니다. 일단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뭔가 마음에 드는 메뉴가 있는지 둘러봅니다. 이날은 화요일이었고, 평일이다보니 12시가 되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붐빌 것 같더군요. 그러기 전에 빨리 먹고 움직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적당한 카페가 없을까 하고 둘러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것이 시세이도 파라. 여기는 옛날 옛적 Cafe Sweets에 실린 케이크를 보고 홀랑 반해서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그마저도 홀랑 잊고는 지금까지 가보지 못했더랬지요. 이제야 갑니다.



아직 시간이 일러 그런가, 사람이 없더군요. 신나게 자리를 잡고 앉아서 메뉴를 고릅니다. 열심히 고민하다가 고른 것은 계절 한정인 딸기 파르페.





딸기파르페도 딸기 품종명이 들어갑니다. 기후의 노히메(野姬) 스페셜 파르페. 맛은 딸기지만 확실히 한국에서 자주 먹는 딸기들과는 다릅니다. 그 전날도 생각했지만 육보나 죽향, 설향과는 다르더군요. .. 정말 딸기 품종별로 주문해다가 딸기 타르트를 만들어...(하략)





딸기맛은 그냥 저냥해서 투덜댔지만 생딸기보다는 그 아래의 딸기 조림이 백미입니다. 조려야 맛있는 딸기인가요. 새콤달콤하니 사람을 사정없이 홀립니다. 퍼먹다보면 그 아래에 딸기 아이스크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나옵니다. 크림도 괜찮고,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대신 가격도 꽤 나갔지요. 이거 얼마짜리더라..?






하여간 아름다운 파르페는 열심히 사진을 찍어야 좋습니다.







맛있게 다 비워내고 나니 저 고급스러운 숟가락이 궁금합니다. 슬쩍 들어 뒤의 라벨을 확인하니 노리다케. 역시 그렇군요. 비싸보이는 제품이었습니다.=ㅁ=




먹고 나서 VIRON에 12시쯤 도착했더니만 이미 자리가 다 차고 하나도 안남았습니다. 20분쯤 기다리다가 이거 뭐하는 건가 싶어 도로 나왔습니다. 꼭 거기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다른 곳을 찾아보지요. 도로 KITTE로 돌아갑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양쪽 건물이 걸어서 1분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가깝지요.


어디를 갈까 빙글빙글 돌다가, Tokyo Urban이라는 KITTE 1층의 음식점 메뉴에서 에그베네딕트를 발견합니다. 아주 잠시간 고민하다가 나쁘지 않아 보여 홀랑 들어갑니다. 점심세트메뉴라 샐러드와 음료를 포함해 950엔이라는군요. 주변의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메뉴인가봅니다. 이날의 저렴한 메뉴는 나폴리탄이었지만 그보다는 에그베네딕트가 더 끌렸습니다.






메뉴를 주문하고 신나게 트위터를 하고 있는 사이에 샐러드 등장. 으음. 여기도 샐러드 채소는 미리 물기를 빼놓는 건지, 채소가 버석버석합니다. 그래도 채소를 따로 먹을 일은 거의 없으니 얌전히 다 먹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도착한 에그 베네딕트.


T-T


주문하길 잘했습니다! 들어오길 잘했습니다! 크흑;ㅂ; 한국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모양새의 에그 베네딕트! 사실 크로크마담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지만 어떤가요. 맛있으면 된거지!







무쇠팬에 버터를 녹이고, 그 위에 빵을 올린다음 생햄과 치즈를 올립니다. 그리고 오븐에서 지글지글 구운다음 수란을 올리고 소스를 뿌리고 치즈를 뿌려 다시 한 번 오븐. 아마도 그런 순일거라 생각하는게, 자르다보니 바닥에 기름이 흥건합니다. 물론 눌러붙은 치즈도 있지요. 햄도 있어서 간은 꽤 센 편이지만 나이프와 포크로 열심히 잘라가며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쟁반에 함께 나온 작은 컵은 디저트입니다. 안닌도후는 아니고, 사과젤리를 퍼담은 것 같더군요. 새콤달콤한 맛이 입가심으로 좋았습니다. 다음에 도쿄역 근처에 올 일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아마도 있을 테지만, 다른 방문할만한 가게가 없을 때 바로 여기를 선택해 찾아올 겁니다.'ㅠ'




슬슬 마지막 편이로군요. 여행 마지막 편은 다음 글이지만 여행 이야기는 그 뒤에도 조금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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