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은 서울도서관, 주최는 예술제본공방 렉또베르쏘, 지원은 프랑스 국제 예술제본 비엔날레(BIENNALES MONDIALES DE LA RELIURE D'ART)입니다. 주관이 서울도서관이니 전시회 장소도 서울도서관이고요.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도서관 정문으로 들어가서 왼쪽으로 반층 내려가면 바로 보입니다. 저도 이번에 들어가보고 알았는데 서울도서관은 반층 아래를 1층으로 부르는군요. 하기야 입구 자체가 반층 올라가는 형태이긴 합니다.





(전시장 풍경 일부)


한국에 가장 처음 생긴 예술제본공방은 렉또베르쏘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있는 여러 공방들은 그 뒤에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지에서 유학하신 분이거나 렉또베르쏘에서 배우신 분들이지요.

렉또베르쏘에서 프랑스의 국제 에술제본 비엔날레에 참여한 것은 몇 년전부터라고 기억하는데 아마 책이 『라퐁텐 우화집』일 때 였을 겁니다. 그 뒤가 『기암성』, 그 다음이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니 올해가 세 번째네요. 공방에서 공동으로 신청서를 받고 같이 제본용 도서를 구입한 뒤 출품하는데 작년에도, 올해도 수상자가 나왔습니다.:) 올해는 아예 그 간의 제본 책들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었더군요. 1년 넘게 공방에 못가고 있는지라 이런 때라도 열심히 참여해야겠다 싶어 어제 다녀왔습니다. 전시 시작은 5월 3일이고 29일까지 합니다.





프랑스 국제예술제본비엔날레에는 프랑스 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참여합니다. 재작년의 출품작 도록을 떠올려보면 일본과 중국, 브라질, 프랑스 등등의 다양한 국가에서 보내오더군요. 한국에서는 렉또베르쏘에서 여러 책을 출품하기 때문에 의외로 비중(?)이 큰 편이더랍니다.





비엔날레 참가 신청서(와 참가비)를 내면 이렇게 아직 제본되지 않은 형태의 책을 보내옵니다. 이걸 튼튼하게 제본하고, 가죽으로 장식하여 출품하는 겁니다. 이런 제본과 장식을 맡는 이를 예술제본가, 프랑스어로는 reliure(를리외르)라고 부릅니다. 20세기 초반까지도 상당히 많았던 직업이고 일부 장서가들은 아예 개인 제본가를 두고 있었지요. 미의회도서관의 모 사서가 책표지는 빨강! 빨강가죽!을 외친 것도 이의 연장선일겁니다.






그리고 2017년의 책은 빅토르 위고의 책입니다. 할아버지 이야기? 대강 그런 제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국에 번역본이 있나 모르겠어요.


2014년이 『라퐁텐 우화집』, 2015년이 『기암성』, 2016년이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었습니다. 공방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 2014년부터였습니다. 참고로 20152016년의 책은 지금까지 중에서 유일한, 생존작가의 책이라더군요. 그 앞서도 고전을 골랐던 모양입니다.


댓글의 정보에 따라 수정합니다.:) 2011년이 『라퐁텐 우화집』 2013년이 『기암성』, 2015년이 『방드르디, 원시의 삶』, 2017년이 『할아버지가 되는 법』입니다. 다음 책은 『이방인』이고요.



워낙 책이 많은데다 책 보호용 아크릴을 씌워 놓아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 찍어 올리려니 책도 워낙 많아서, 그냥 기억에 남는 것 위주로 올려봅니다.




앞쪽에는 제본 도구를 전시했습니다. 음, 사실 사진 찍은 순서로 올라가서 그런데 조금 엉망진창이네요.; 맨 왼쪽의 사진은 금박 도구들, 가운데가 제본할 때 쓰는 여러 도구들, 맨 오른쪽은 헤드밴드 엮는 작업중입니다.





외국 작가 작품으로 기억합니다. 미처 아래 설명판을 안 찍었네요. 이번 수상작 중 하나입니다.






제본가 이현숙. 이번 수상작입니다. 안 그래도 보는 순간 눈을 뗄 수가 없었.....; 저게 얼마나 고생인지 해봐서 압니다. 아니, 솔직히 모자이크 작업은 몇 번 하다가 말았네요. 금박도 그렇지만. 하여간 저기 있는 모든 종류의 색은 흰색 가죽 위에다가 일일이 붙인 걸겁니다..? 책등은 둥글게 굴렸으니 거기까지 모자이크 작업 이어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도 안되네요. 원래 이런 복잡한 작업 잘하시는 건 알았지만 이번 것은 정말 감탄만 나오더랍니다.ㅠ_ㅠ





제본가 박유진. 금박 작업을 잘하십니다. 이건 『기암성』이니 2015년 작품인데 마찬가지로 수상작입니다. 모자이크를 하고 그 사이 선을 일일이 금박으로 찍었습니다. 으아.... 손이 얼마나 갈지 상상도 안되네요. 게다가 암호문도 금박으로 찍었어요.




제본가: 이현숙. 2015년의 『기암성』입니다. 원형으로 금박찍기가 쉽지 않은데... 데.... 그리고 왼쪽 편의 그림은 직접 그리신 걸겁니다?





이건 외국 제본가의 작품입니다. 올해 수상작이고요. 책이 꽤 독특한게, 이건 실물을 봐야 압니다. 그림 바깥 쪽의 종이는 일일이 손으로 돌돌 말았습니다. 즉, 입체입니다.;







외국 제본가의 작품입니다. 특이했던 것은 저 음각부분인데.... 사진으로는 자세히 안나오지만 책 표지 앞면과 뒷면에 각각 저렇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마도 눌러 찍어 만든 것 같은데...=ㅁ=






제본가 조효은.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입니다. 이건 기하학적 모양으로 모자이크를 만들었는데, 앞표지 쪽의 배가 마음에 들더군요. 뒤쪽은 아마도 야자수 나무인듯. 그러고 보니 저것도 금박을 찍었습니다.-_-;





제본가 박성배.

이것도 보기만 해도 현기증 납니다. 도대체 모자이크가 몇 개인가요. 하하하하하.;ㅂ; 단색이라 쉬워보이지만 각 면마다 다 찝어 주어야 하므로 손이 엄청 많이 갑니다.;




사실 더 올리고 싶은데 상당수 사진이 빛반사로 제가 비쳤습니다. 차마 그건 올리지 못하겠어서 그나마 덜 나온 것만 올렸는데, 박유진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은 앵무새를 모자이크로 표지에 올린 것이 멋있고, 권윤희는 같은 책 염소의 뿔이 풍화되는 모습을 자개로 나타낸 것이 굉장히 특이하더군요. 같은 책이라도 제본가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표지가 나옵니다.




접근하기도 좋고, 한 번 둘러보기도 좋습니다. 어제 점심 넘어서 간 걸로 기억하는데 의외로 사람이 없더군요. 책이 없는 쪽이라 그런가, 아이들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시간 나실 때 한 번 가보시어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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