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의 백미는 카페기행입니다. 그러나 기관지 확장제 때문에 커피를 마실 수 없고, 그렇다보니 카페기행도 반쯤은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식도염이 위염으로까지 왔는지 속이 그리 좋지 않았고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여행 때마다 겪는 긴장으로인한위장장애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위장장애에, 식도염에, 약물까지 겹치니 케이크가 땡기지 않아요.;ㅠ; 이런 슬플데가..!


그럼에도, 점심을 먹고 나니 뭔가 간식이 먹고 싶습니다. 잠시 쉬면서 트위터(...)를 할겸 카페 & 북 비블리오테크를 나와서 그 근처의 유락쵸 딘앤델루카를 찾아 들어갑니다. 전날도 그랬고 이날도 지나가면서 눈여겨 봐뒀던 거죠.





길가, 역 끝부분에 있습니다. 어떤 메뉴를 선택할지 한참 고민하다 마살라차이와 애플브레드, 그리고 나중에 먹으려고 챙긴 레몬쿠키를 구입합니다. 정확히는 레몬화이트초코쿠키였을 겁니다.


사과빵은 데워달라고 했는데 먹기가 쉽지 않더군요. 커스터드 크림과 사과가 들어간 빵으로, 맛 없을리 없는 조합입니다. 먹으면서 내내 C님이 생각나더란. 사과 좋아하시는 분이라 더더욱 그랬습니다.-ㅠ-



신나게 먹고 나서 어디로 갈까 아주 잠시 고민하고는 도로 SA 갤러리에 갑니다. 오늘도 그림을 구경하면서 다시 한 번 이 그림 앞에 가서...




경건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스태프와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하고-이 때 '갤러리에서 받아다가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복제화와 원화를 비교하고 가격과 세금과 배송비를 따져본 뒤 조용히 포기했습니다.



보고 나오니 시간이 2시쯤? 어디를 갈까 고민하며 숙소를 향해 걸어가려다보니 눈 앞에 도큐핸즈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전에 올렸던 빅센의 별자리 책갈피는 도큐핸즈에서 취급한다고 하니 들어가봅니다.

그러나 결국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하고.





BB8과 BB9가 있는 것을 보며 확실히 스타워즈 상품이 많구나라는 감상을 남기며 물러납니다. 그릇이라든지 컵이라든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있지만 사고 싶은 물건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집에 있는 물건을 대치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는가?'라는 질문을 통과하지 못하더군요. 예쁘지만 보기에 좋은 물건일 뿐입니다. 집에 들어오려면 기존의 도구를 대치할 정도로 좋아야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원래 쓰던 도구에 문제가 생겨서 새로 사야할 때나 가능하지요.


허탕치고, 이제 슬슬 숙소로 돌아가야지 하고 걷다보니 긴자 메인 거리입니다. 맞다, 여기 긴자죠. 그러니 생각난 김에 이토야를 갑니다. 도큐핸즈에서 숙소방향으로 걷다가 큰길 나와서 고개를 들어보니 저기 왼쪽 편에 클립이 보이네요. 그렇지 않아도 재작년 여름에 보았던 고래상어 수건(てぬぐい, 테누구이)이 아직도 있나 궁금하기도 했고, 없다면 다른 거 뭐 없나 싶기도 했지요.





슬프게도 고래상어는 더 이상 없습니다. 봄이 멀지 않아 그런지 꽃은 많은데 고래상어.;ㅁ; 고래.;ㅁ; 상어.;ㅁ; 역시 뭐든 눈에 보일 때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까요.






1층에도 뭐 눈에 들어오는 것 없나 기웃거리니 이런 것이 있습니다. 천으로 만든 동물인형들. 주홍털의 양은 매우 큽니다. 가격도 비싸더군요. 6만엔.






독특한 색조합의 인형들이 많았습니다. 양말고 눈에 들어온 동물이 뭐가 있냐 하면,






저 가운데의 홍학님. 참 귀엽더군요.






twoolies가 브랜드 네임이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오오. 저 녹색양도 멋있어! 일반적으로 제가 잘 안 쓰는 색 조합이라 더 멋집니다.+ㅅ+




자, 이제는 어제 못산 간식을 챙겨들고, 저녁 거리와 함께 숙소에 갈 차례입니다. 시간이 많이 이르지만 원래 혼자 여행 다닐 때는 2시에 숙소 들어와 호텔에서 뒹굴 거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여행 안가고 집에 있는 것과 뭐가 다르냐 물으신다면, 디저트가 달라진다고 답하겠습니다.



설렁설렁 걸어서 숙소로 가다보면 도중에 미츠코시가 나옵니다. 이번에도 지하식품매장에 들어가 휙 둘러보고 있는데, 헙. 여기 조엘 루부숑도 있고 도미니크 안셀도 있어!





도미니크 안셀 본 매장은 아오야마 쪽에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긴자 한정이랍니다. 예약받는 중이라고. 이름이 PullAPart Flower Cookies. 로즈케이크라는 말에 고이 물러납니다. 혹시라도 다음에 일행들이 있다면 도전할지도 모르지만, 혼자서 이걸 먹기에는 너무 크고 가격도 아름답지요. 4860엔. 으으음.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맛있는 홍차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조용히 마음을 접습니다.






그리하여 저녁 혹은 그 다음날의 아침거리로는 조엘 루부숑의 건포도 브리오슈, 그리고 케이크는....







딸기입니다. 그것도 기후현에서 나오는 종류라는 레드펄. 수량 한정으로 팔길래 덥석 집었습니다. 그것말고도 아마오우(아마오~)도 있더군요. 하기야 한국도 팔릴 가능성만 있다면야 육보, 죽향, 설향, 킹스베리를 각각 올린 딸기 케이크도 가능할 건데. 역시 비용이 문제겠지요.



결론만 말하자면, 음. 그냥 딸기 케이크입니다. 한 조각에 780엔이나 하길래 기대도 컸지만 생각만큼 대단한 맛은 아닙니다. 다른 딸기 케이크 여럿 사다놓고 비교하며 먹을 걸 그랬나요. 하지만 점심 먹고 빵도 먹고 나니 그렇지 않아도 소화력 떨어진 상태에서 다른 케이크까지 먹을 엄두가 안나더군요.'ㅠ' 내년에는 정말 종류별로 도전해볼까 합니다.

맛이 그냥 그랬던 건 크림이 버터에 가까울 정도로 밀도가 높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가벼운 우유크림이 아니라 그보다는 조금 더 묵직하게 휘핑을 올린데다 크림 자체도 썩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사람들이 줄서서 사는 건 역시 외양 때문일까요. 으음. 아쉬워라.





저녁에는 편의점에 한 번 더 들렀다가 H에게 CD와 함께 보낼 감씨과자를 사옵니다. 그리고 감자과자랑 돈베랑 저 빼빼로. 빼빼로는 여행기 다 올린 뒤에 따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숙소에서 뒹굴거리다보니 하루가 다 가는군요. 다음날은 체크아웃할 거니까 미리 짐 정리를 해둡니다. 캐리어에 꽉꽉 채워서 짐 정리하고. 따로 들고 갈 것 챙기고. 음. 역시 큰 캐리어를 들고올 것 그랬나 후회했다가도 체력 생각하면 이정도가 괜찮은 거라며 애써 위로합니다. 게다가 캐리어가 더 컸다면 분명 거기에는 도쿄역의 과자와 과자와 과자가 가득 찼을 거니까요. 그건 다음 여행으로 미룹니다.


...

분명 내년에도 도쿄 올 일은 있을 겁니다.=ㅅ=

둘째날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9시 쯤 잠자리에 들어 10시 반에 한 번, 그 뒤에 두 번 더 깼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침발작이 원인이었고, 지금도 그 발작 때문에 밤잠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내내 몸이 부어 있습니다. 하하하.;



신주쿠에 가는 것은 그날 아침까지 고민하다가 충동적으로 결정했습니다. 가려고 한 카페는 유락쵸 근처에 있어서 숙소에서 멀지 않은데, 11시에 개점합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그 전에 잠시 신주쿠 들렀다 오기로 결정합니다.





10시쯤 도착했으니 시간이 맞습니다. 10시 개점이거든요. 어디냐면, 기노쿠니야 신주쿠 본점입니다. 남쪽 지점은 폐점해서 이제는 본점만 남았습니다.






목표는 정확히는 여기. 서점이 아니라, 그 1층에 있는 키노쿠니야 자연사 갤러리입니다. 맨 처음 여기를 방문했을 때 보았던 1만엔짜리 아쿠아마린 결정이 멋져서 구입할까 말까 했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그 뒤에 구입하겠다 마음 먹고 찾아왔더니 이미 결정은 팔리고 없었고. 그래서 매번 방문하면서 혹시라도 마음에 드는 결정이 있나 없나 확인합니다.






자수정 원석도 멋진 것이 많지만, 가운데 선반 맨 오른쪽의 타원형 결정은 라피스라줄리입니다. 크고 아름답더군요. 어두워서 색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자수정도 멋지게 가공된 것이 여럿 보입니다.






아, 찍는 걸 까먹었나. 알렉산드라이트도 있었습니다. 물론 가공되지는 않은 것이고, 나리타 미나코의 『알렉산드라이트』에 나온 것처럼 큰 결정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 보석이 그 당시 가격으로도 상당했다는 걸 생각하면 기념삼아 구입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정도의 가격입니다.


아주 작은 보석 결정들도 팔고 있으니 보석으로 몸에 지닐 것이 아니라 원석 자체를 갖고 싶으시다면 한 번 방문하셔도 좋습니다. 이전에 G에게 탄생석을 사다 주기도 했고요.'ㅂ'




원하던 결정은 없었으니 신나게 구경하다가 조용히 나옵니다. 어딘가에 가서 차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딘앤델루카를 찾습니다. 위치를 찾아보니 신주쿠 남쪽출구에 있다는 군요. 건물 이름이 특이합니다. 딘앤델루카 NEWoMan점.





월요일이고 아직 시간이 일러 곰돌이도 영업준비전입니다. 설렁 설렁 움직여 가는데.






걸어서 1층으로 접근했더니 1층에도 여러 가게가 있습니다. 하지만 딘앤델루카는 없음. 게다가 제가 커피 못 마시는 이 타이밍에 등장한 블루보틀.


아, 물론 높은 확률로 블루보틀의 커피는 제 입에 안 맞을 겁니다, 아마도? 신포도는 아니고, 여기는 3rd wave 타입이라 제 입과는 안 맞습니다. 저는 강하게 볶은, 진한 커피를 선호하니까요.





그래도 미련이 남아 이리기웃, 저리기웃하면서 들여다보는데, 마음에 들어오는 것이 없더라고요. 물론 맨 왼쪽 위의 저 머그는 마음에 들었으나, 머그가 더이상 늘면 처치곤란이기 때문에-그래서 기존의 머그를 처분하지 않으면 새 머그를 들일 수 없기 때문에 고이 포기합니다. 어, 솔직히 지금 보고 있노라니 저 머그를 들고 와서 새 머그를 대치할 걸 그랬나 싶네요.




건물이 아직 영업준비중이라 3층에 있다는 딘앤델루카는 어떻게 찾아가냐며 투덜대다, 건물밖으로 나오니 위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일단 타고 올라가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니 이 건물 자체가 JR역에 붙은 겁니다. 그렇다보니 저 위쪽 도로와 연결되어 건물 중간층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더군요.






우와. 토라야 카페도 있습니다. 스탠드 카페 형식이지만 신기하네요. 들어갈까 하다가 자리가 없어 도로 나옵니다.




그리고 그 옆에서 드디어 딘앤델루카 발견. 하지만 사람이 가득차서 자리가 없습니다. 20-30분 정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거라 마음을 접고 도로 돌아갑니다. 이것저것 사진은 찍었지만 그냥 구경만 하다 돌아오는 셈이네요.



가려고 했던 가게는 Cafe & Books Bibliotheque 유락쵸 지점(링크). 후쿠오카에서도 갈까 하다가 안 갔는데 이번에 가려 한 것은 딸기 페어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착하니 딸기는 먹다가 기침이 날 것 같다는 생각에 얌전히 내려 놓았습니다.




수프를 포함한 브런치 세트. 샐러드와 빵과 수프와 주스가 함께 나옵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주스는 마시다가 또 기침을.-ㅁ-a 최근까지 내내 실험해봤는데 일단 매운 것이나 신 것과 같이 기도를 자극하는 음식은 높은 확률로 기침이 나옵니다. 하하하하.

그리고 저기 샐러드도 소스 때문에 먹다가 기침이 나더군요. 적다보니 기침이 난다보다 사레가 자주 들린다는 표현이 더 맞을까요. 하여간 수프와 샐러드와 빵이 먹고 싶다면 나쁘지 않지만 샐러드가 조금 버석버석한 느낌이 있더랍니다.




점심 이후의 이야기는 그 다음 글에 마저 올라갑니다. 둘째 날도 큰 일정은 없으니 다음 글로 끝납니다. :)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전시장을 나온 뒤에는 조용히 돌아다녔기 때문에 사진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주로 글로 풀어가....는 이야기는 아니고. 적다보니 은근 사진이 많네요.





숙소에서 갤러리로 올라가는 도중. 특이한 건물이 있어 찍었습니다. 아마도 가부키좌가 아닐까 싶은데, 교토에서도 비슷한 건물이 기온에 있었지요. 이쪽도 가부키 공연이 있고 팬들이 많은지, 매표소 문 열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것도 3일 내내. 앞을 지나가는 시간은 매번 달랐지만 그 때마다 사람이 많았다는 건 다르지 않았습니다. 남녀노소 다양하더군요. 최근에 본 가부키 관련 기사로 이런 것(링크)이 떠올랐습니다. 참 예쁘더군요.(...)






소아온은 뭔가 또 행사를 하는 모양인데. 아차. 잊지말고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담은 소아온 애니판을 찾아야겠네요. 애니플러스에 올라와 있을라나.

(지금 확인해보니 애니플러스에 올라와 있는 소드 아트 온라인 2기의 19~24화가 해당되는군요. 이번 주말에 받아 봐야지.)



전시장을 나온 다음에는 바로 유락쵸 무지로 이동했습니다. 도쿄도내에서 가장 크다던가, 어떻던가. 하여간 큰 무지라 웬만큼 필요한 상품을 다 구할 수 있습니다. G가 부탁한 것은 L의 옷입니다.



2층 가장 안쪽에 아이옷 매장이 있고 영유아 옷도 함께 있습니다. 제품이 다 있는 것은 아니니, 편하게 쇼핑하려면 아예 온라인 주문을 해서 현장 수령하는 쪽을 추천합니다. G가 부탁한 옷 중 넷을 골라왔더랬지요.

그리고 나무 젓가락과 과자와 기타 등등.






백화점에서 물품 구입하고 면세혜택 받을 때는 별도의 카운터에 가야하지만 무인양품은 아예 면세전용 계산대가 있습니다. 중국어 중심으로 대응하지만 어쨌건 계산하고 나서 보니 그쪽도 계산대라, 상황을 설명하니 가능하다 하고는 전체 물건을 다 반품처리하고 다시 계산하더군요. 옷종류는 면세를 받지만 과자류는 면세가 안됩니다. 구입할 때 참고하세요. 영수증을 보면 아예 면세된 상품, 면세 안된 상품을 나누어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대체적으로, 무인양품의 과자는 딱 가격 맛입니다.(먼산)



물품을 구입하고, 설렁설렁 걸어서 돌아옵니다. 다시 말해 유락쵸에서 쓰키지까지는 걸어갈만 합니다. 대략 15분 내외? 다만 이날 쇼핑까지 끝마치니 4시를 넘긴 시각이라, 돌아오는 길에 저녁 거리를 사옵니다. 숙소오는 길에 들른 백화점은 미쓰코시. 둘째날 저녁 거리도 여기서 구입했습니다.

평소에는 저녁은 적당히 건너뛰지만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빼먹을 수 없습니다. 다만, 기침으로 인해 식도염이 생겼고, 위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음식이 별로 눈에 안 들어오더군요.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을 뱅글뱅글 돌다가 튀김류 제외, 간이 센 음식 제외, 맛이 진한 음식 제외하고 나니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구입한 음식은 아래에 따로 적었습니다.



저녁거리와 무인양품의 물품을 숙소에 던져 놓고 나서는 편의점에 갑니다. 숙소 바로 옆에는 호텔인 비아인이 있고, 그 1층에는 로손이 있습니다. G와 H가 부탁한 CD를 편의점수령으로 설정했던 터라 내려가서는, 발렌타인데이 직전의 일요일 인파에 치여 구입하지 못한 간식을 들여다보러 갑니다.




CD는 다섯 장. 그 중 네 장은 여행 다녀온 다음날에 바로 발송했지만 연휴 전날이어서, 도착은 이번 월요일에 했다더군요. G의 CD는 연휴 기간에 건넸습니다.





그리고 로손에서 들고 온 간식. 포키는 보는 순간 폭소하며 들고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다시 올리겠지만 발렌타인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자몽주스와 푸딩과 블루베리 요거트. 메이지의 불가리아를 가장 좋아하다보니 매번 이걸 집게 되네요. 여행 가면 아침으로 가장 많이 먹는게 이 요거트일 겁니다. 물론 조식을 따로 신청하지 않은 경우에만. 신청하면 조식 먹습니다. 조식이 괜찮은 호텔이라면 조식을 신청하고, 아니면 그냥 사다 먹으니까요.'ㅠ'







일단 대강 정리를 해놓고, 저녁 거리를 펼쳐 놓습니다. 무엇보다 밥 먹고 약먹고 일찍 잘 생각이었으니 사진보다는 밥이 먼저입니다.

둘 다 식품매장 돌다가 발견한 곳이었고, 왼쪽은 감자와 베이컨과 달걀 샐러드(사라다), 오른쪽은 토마토와 채소와 미니 모짜렐라 치즈의 샐러드입니다. 양쪽다 200g 구입했고요. 가격은 여행중이라 사먹을 수 있는 정도. 한국에서라면 고이 도망갔을 겁니다. 토마토는 아무래도 제철이 아니니 200g에 1144엔이었고 감자는 551엔. 두 배 가격이로군요. 하기야 재료 가격 차이가 상당하니까요. 그래도 먹으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으니, 가격은 둘째치고 맛있습니다. 무엇보다 적당히 잘 익은 감자와 달걀과 베이컨, 그리고 짭짤한 소스가 잘 어우러지더군요. 화이트비네거와 바질로 추정되는 것을 섞은 소스는 한 봉지만 뿌렸는데, 시큼한 향이 강해서 기침이 나더군요. 그래도 토마토가 매우 맛있으니 상관없습니다. 소스와도 잘 어울리고요.


먹다가 이쯤 되었다 싶었을 때 포크를 내려 놓습니다. 나머지는 내일 아침에 먹기로 하고 뒷 정리를 한 다음 이것저것 사진을 찍습니다.





갤러리 & 카페 헤이조에서 구입한 센베. 원래는 다른 그림을 찍지만 하쓰 아키코 전시회 기념으로 한정 센베를 팝니다. 이건 G 선물로 구입했습니다. 캐리어에 고이 모셨더니 딱 하나만 깨졌더군요.





앞서도 올린 나리타 미나코 원화전 구입 물품. 왼쪽의 캔버스는 관람 도중 갑자기 물량이 들어왔습니다. 사인버전이라 일단 덥석 집어들고 보았습니다. CIPHER나 알렉산드라이트는 그림이 취향이 아니어서 미뤄두었는데 이건 무조건 구입하고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는 생각에.-ㅁ-;

엽서는 G에게 선물로 건넬 것과 제가 가질 것을 나눠 구입했습니다. 좌대신과 우대신 그림은 엽서로 나왔더군요. 그 오른쪽은 CIPHER의 시바, 왼쪽 아래는 CIPHER의 시바와 사이퍼 투샷, 오른쪽은 거기에 아니스까지 들어간 그림입니다. 아래 두 장이 G에게 건넨 선물이고 아니스까지 들어간 쪽은 구입 사은품으로 받았습니다.



이리하여 오늘의 이야기가 끝났으니 다음글은 이틀째로 넘어갑니다.:)


세관에서 질문 받았을 때 답했던 것처럼 이번 여행의 목적은 전시회 방문이었지요. 솔직히 하쓰 아키코 쪽은 덤이고 나리타 미나코가 메인이었습니다. 하쓰 아키코의 자선 전시회는 공간이 좁아서 자세히 구경하기 쉽지 않아 보였고, 무엇보다 거리가 너무 멀어 망설이던 중이었습니다.

나리타 미나코의 전시회는 긴자쪽이라 돌아다니기도 좋고, 무엇보다 원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하쓰 아키코의 원화는 이전에 한 번 본 적 있었지요.(링크) 본격적으로 전시회 관람 다니기 전의 일이었지만, 아마도 이게 지옥문을 여는 계기가 되었나봅니다. 자물쇠를 연 셈이고, 문을 활짝 열어 젖힌 것은 탐미주의전과 라파엘전파, 그리고 작년의 반 클리프 아펠 전시회였지요.(먼산)



숙소에다가 짐을 두고 가방까지 가볍게 해둔 뒤에는 슬쩍 검색해봅니다. 자, 숙소와 전시회장인 Span Art 갤러리(홈페이지)까지는 얼마?

구글 검색으로 찾아보면 걸어서 14분입니다.-ㅁ-; 숙소를 일부러 긴자 주변에 잡았지만 굉장히 가깝더군요. 아니, 애초에 그 역들이 모두 거기서 거기 사이에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쓰키지, 긴자, 유락쵸 등등 말입니다. 신바시나 도쿄역도 어거지로 넣으면 주변이라 우길 수 있습니다. 우긴다고 썼지만 몸이 정상은 아니었던 이번 여행에서도 긴자에서 숙소까지 걸어오는 건 자주 했습니다.




전시회 공간은 매우 작습니다.






화랑 앞에는 이렇게 커다란 화환이 와 있습니다. 백천사=하쿠센샤 편집부에서 보낸 화환이군요.





메인 포스터의 그림은 첫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매번 발음을 틀려서.-ㅁ-; 하여간 저는 이 다음 작인 CIPHER부터 보았습니다.




전시회장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전시회 직전, 코믹 나탈리에서 올린 기사를 보면 압니다.

https://natalie.mu/comic/news/269027





(코믹나탈리 사진)

위의 기사 링크에서 들고 왔습니다.

전시회장 전체의 사진을 올려 놓았고, 제가 마음에 들어 했던 여러 그림을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전체 전시 작품은 41점이라는군요. 화업 40주년 기념이라 40장,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제가 제일 기대했던 그림은 없었습니다. 내츄럴의 일러스트 중 하나로, 좌대신 우대신으로 분한 사이몬과 미카엘의 투샷입니다.





엽서로는 있었는데, 맨 위에 올라 있는 엽서 중 맨 오른쪽 겁니다. 원화가 궁금했는데 없더군요.





(코믹 나탈리의 사진)

앞서도 몇 번이고 올린 이 그림은 사이퍼와 시바-제이크 랭과 로이 랭의 투샷입니다. 사이퍼 연재 중 가장 그림에 물이 올랐을 때이기도 하고, 저 분위기 자체가 남국의 휴가와도 같은 분위기라 집에 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구입을 망설였지만 결국 내려 놓았습니다.






(코믹 나탈리의 사진)

이걸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의 그림은 크기가 커서 복제 원화 가격도 높습니다. 세전 7만엔. 세금 추가하면 75600엔인가 그럴 겁니다. 그림을 주문하면 두 달 뒤에 출판사에서 보내준다는데, 실제 그림 자체는 종이더군요. 도화지는 아니고, 하여간 그림용 종이. 스태프는 인쇄용지라고 말했던가..=ㅁ=;

하여간 그런 종이입니다. 액자나 캔버스 스타일은 아니고요. 하여간 부피가 어떻게 해도 클 겁니다. 골판지를 앞 뒤에 대서 포장한다고 하면 당연히 커지겠지요. 그러면 배송대행지로 받더라도,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배송비도 문제고 관세도 문제입니다. 150달러 초과분은 20% 세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대략 계산해봐도 가격이 100만원입니다.



자아. 크기가 크다지만 그림 한 장에 100만원 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가능합니다. 허리띠를 꽉꽉 졸라매고 식생활을 바닥으로 내려보내면 분명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 그림이 100만원의 가치를 하느냐 묻는다면, 글세요.


가격의 장벽은 첫 번째지만 넘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장벽은 저 그림의 정체입니다. 복제원화. 원화는 아니고 복제원화. 그리고 첫날 끙끙대고 고민한 뒤 둘째날 갔을 때 '안사도 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이건 둘째날 아니라 셋째날의 사진. 이날은 화환이 빠져서 그 뒤에 있던 그림이 보입니다. 맨 위는 유리창에 붙은 포스터와 동일하지만 그 아래는 CIPHER의 시바, 그리고 그 아래는 최신작이자 연재작인 꽃보다도 꽃처럼의 노리토입니다.





(코믹 나탈리의 사진)

둘째날 가서 한참을 고민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안 사도 되는 이유를 발견했고, 셋째날에는 다시 한 번 보고는 확정적으로 포기를 했습니다. 샘플로 나온 것은 위 그림 중 오른쪽에서 두 번째 그림, 국화 사이의 노 가면과 그 앞의 노리토 그림입니다.

복제원화와 위의 그림을 열심히 비교해보니, 노리토의 얼굴 부분이 무너졌습니다. 선이 더 진하고 굵습니다. 그걸 확인하는 순간 사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더군요.(먼산)


만약 전시회의 그림 그대로를 받을 수 있다면 100만원이더라도 구입했을 겁니다. 배송대행지 통해서, 세관 통해서 구입했겠지요. 하지만 같은 그림이라 하기 어렵고, 얼굴 부분에서 열화판 혹은 그림이 뭉개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니 복제원화를 구입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작가 사인이 있다고는 해도 이 그림을 집에 걸어 놓고 싶었던 거잖아요. 하하하하.;ㅂ;




그리하여 2박 3일의 일정 동안 날마다 갤러리를 방문하며 고민하고, 배송관련한 질문까지 하고는 미련을 떨치고 10년 뒤-50주년 기념 전시회를 기약하며 돌아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적다보니 전시회 자체는 어땠냐는 감상을 빼먹었네요. 두말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세 번 가서 볼만 합니다. 전시회 입장 비용이 없긴 했지만 열심히 물건을 샀고요, 작가 사인이 들어간 작은 캔버스 그림도 사왔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그림은.. 으으으으음. 진짜 고행의 길입니다. 특히 알렉산드라이트의 레바인이 찍었던 화보 그림은, 소품으로 등장한 목걸이를 보고 있노라니 한숨만 나오더랍니다. 이야아....



하여간 어떤 그림이건 간에 실물로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진짜 50주년 기념 때는 그림 살지도 몰라요...=ㅁ=



그 다음의 이야기는 짤막짤막하게 다음 편에...'ㅂ';

영어로는 Keikyu EX INN Higashiginza입니다. 케이큐 EX 인 히가시긴자. 이름 그대로 긴자 근처에 있지만 사실 가장 가까운 역은 츠키지 역입니다. 이번에 이쪽 가보고서야 알았지만 츠키지가 긴자에서 굉장히 가깝더군요. 일본여행, 그것도 도쿄여행이 몇 번인데 그간 츠키지를 한 번도 안 간 사람다운 자각입니다. 하하하하하. 애초에 일본에서 초밥 먹은 것도 몇 번 안되는군요.-ㅁ-;



구글 지도로 보면 이렇습니다.




오른쪽 상단-그러니까 숙소 동북쪽의 신토미쵸에서 걸어가면 대략 8분. 하지만 체감상 그보다 짧았습니다. 역에서 엘리베이터도 타기 쉽게 연결되어 바로 올라갔고, 직진으로 내려가다가 한 번 꺾어 숙소를 찾았으니 위치가 참 좋습니다. 무엇보다 큰 길에 면해 있어 찾기가 어렵지 않다는 점이 제일 좋네요. 바로 옆에는 비아인 호텔도 있고, 숙소 1층은 엑셀시오르 카페입니다. 조식 신청은 따로 하지 않았는데, 식사 신청하면 엑셀시오르카페에서 종류를 골라 먹는답니다. 즉, 뷔페식이 아닙니다.



그냥 적당히 사다먹으면 될 것 같아 이번에는 조식불포함으로 예약했는데 몸 상태가 영 아니다보니 그러길 잘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매우 힘들더군요.



2층 프론트에 가서 체크인하고. 아마드의 홍차티백과 UCC커피머신이 있는 드링크바는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지만 카페인을 가능한 자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레몬향으로 집었습니다. 하지만 아마드는 그닥 취향이 아니라 그 한 번으로 끝이었습니다.



방 키는 카드키고 엘리베이터의 인식기에 대면 자동으로 이동합니다.




방은 아주, 매우, 작습니다. 보통의 싱글룸 크기이기는 하나 공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한 배치로 보입니다. 다른 것보다 침대가 넓은 편인건 마음에 듭니다.





입구 바로 옆에는 이런 공간이 있어 캐리어를 넣어 둘 수도 있고. .. 하지만 원래 용도는 아마 신발장일 겁니다. 입구 바로 옆은 이것, 그리고 그 옆에 유니트 욕실이 있고, 욕실 벽에 해당하는 침대 발치에 TV와 냉장고 등등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침대 옆에는 작은 소파와 아주 작은 의자가 있습니다. 노트북은 여기에 올려 놓고 썼고요. 콘센트를 여기저기 찾아보았는데 굉장히 많습니다. TV 주변에도 여럿 있지만 머리맡에도 있습니다.




침대 옆, 머리맡에 있는 조절 장치도 재미있습니다. 가운데의 은색 판 위쪽의 두 버튼은 조명조절이고 그 아래는 USB 충전 단자, 그 아래 콘센트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워서 손 닿을 위치에 놓인 시계도 좋군요.




냉장고에는 냉동실이 없지만 충분합니다. 그 외에 머그와 유리컵, 찻숟갈, 작은 용량의 전기주전자가 있습니다. 혼자서 놀기에는 좋지만 아쉽게도 작은 탁자만 하나 있어서 통조림이 되기에는 공간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워낙 위치가 좋다보니 다음에도 여기 머무를 생각은 있습니다. 그 위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이어 올립니다.:)

하츠 아키코 또는 하쓰 아키코. 국립국어원 표기법에 따르면 후자가 맞지만 한국 번역서는 초기에 전자로 등록되었습니다. 하츠네 미쿠냐 하쓰네 미쿠냐의 문제와도 같군요. 한국에 맨 처음 번역된 것은 시공사에서 나온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입니다. 나중에 다양한 단편집도 나왔지만 첫 책은 이것일 거고요, 중요한 건 원제와 번역제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원제는 배경이 되는 작은 골동품점 이름에서 유래한 『우유당물어(雨柳堂物語)』입니다. 원제 그대로 『우유당 이야기』로 나와도 괜찮을 건데, 아마 그 당시의 출판 흐름이 저런 제목이었나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가와고에는 참으로 멀었습니다. 하네다 공항에서 10시 넘어 출발했으나 카페에 도착한 것은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습니다. 카페 오픈 시각은 11시였나, 그랬으니 손님들이 1차로 빠질 즈음이었지요. M님과는 아슬아슬하게 엇갈렸습니다.'ㅂ'




헤이조라는 이름의 이 갤러리 겸 카페는 작습니다. 작은 공간의 벽면에 그림을 걸고, 출입구 왼쪽편 벽면에 책상을 배치에 여러 상품들을 올려 놓았더군요. 이모저모 고민했지만 짐은 더이상 늘리면 안되니 구입은 참았습니다.






가까이서 찍는 것은 안되지만 멀리서 찍는 건 가능합니다. 아아. 역시, 빌헬름님은 참으로 늠름하십니다.

하지만 솔직히 불편했던 게, 카페 공간은 좁고 사람은 가득 차 있으니 그림을 느긋하게 보기 어렵더군요. 한 번 훑어 보는 정도로 끝났습니다.





나중에 B님과 전시회의 그림 이야기를 하다가 들었지만, 하쓰 아키코의 채색화는 컬러잉크일거랍니다. 나리타 미나코는 마카일 것이고요. 실제 색을 재현하는 것은 컬러잉크가 훨씬 더 까다롭고-그래서 이전에 가나자와 전시회에 갔을 때 같은 '개구리 공주님'의 그림을 놓고 원화와 화집의 인쇄 그림과, 그 그림을 쓴 일본의 단행본 표지, 한국의 단행본 표지가 모두 색이 달랐던 것도 그 때문일 거라고요. 차라리 마카는 인쇄로도 재현이 쉽답니다. 클램프의 채색이 인기 있었던 것도 아마 그 맥락이 아닐까 합니다.




음식 주문은 그보다 뒤에 했습니다. 이미 재료가 다 떨어져 안되는 음식이 몇 있었기에 고민하다가 키리탄포나베를 주문합니다. 감기에 걸려 있어 뜨끈한 국물이 땡겼고, 기왕이면 밥종류가 좋아 닭고기덮밥을 주문하려 했더니 재료가 떨어져서 주문불가. 크흑. 슬펐습니다.






이것이 기본 세팅. 앞서 나오는 것은 따끈한 차입니다. 오른쪽 상단은 채소절임.






작은 국자와 젓가락. 그리고 냄비가 통째로 나옵니다.






미나리와 우엉 등이 들어 있어 채소가 많은데다 뜨끈한 국물. 그리고 고기는 껍질이 붙은 닭고기에 키리탄포도 여럿 들어 있습니다.





키리탄포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경험으로 충분하고 다음에는 안 먹어도 되겠다는 교훈. 식감도 그렇고 맛도 썩 취향이 아닙니다. 먹으면서 내내, 닭고기덮밥이 눈 앞에 아른 거렸지만 뭐...=ㅁ= 빨리 오지 못해 어쩔 수 없었고요. 하하하하.




느긋하게 비워내고, 감기약을 먹고, 그러고 구글님에 의지해 다시 역으로 돌아갑니다. 가와고에 역으로 돌아가서 시부야에서 한 번 환승하고 신토미쵸에서 하차, 걸어갑니다. 가능하면 환승 적게하고 덜 걷는 길로 가려 했지만 츠키지 쪽에 있는 숙소까지 가려니 환승 안 할 수는 없더군요.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역은 두 번 이상 환승을 해야해서 조금 걷는 쪽으로 골랐습니다.


걸으면서 깨달았지만 긴자 주변은 보도가 매우 좋습니다. 캐리어 끌고 다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더군요. 나중에 귀국해서 집까지 올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다릅니다. 캐리어를 끌기 좋다는 것은 유모차나 휠체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괜찮은 곳에서 내려서 편하게 걷는다 생각하며 설렁설렁 걸어갑니다.






처음 걷는 길이라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는데 저 멀리 신기한 양식의 건물이 보입니다. 확실히. 저는 도쿄의 서쪽보다 동쪽이 훨씬 좋은가봅니다.'ㅂ'



숙소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이번 숙소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쓰 아키코의 원화전 가는 길이니, 이 글은 가기 전까지의 상황을 다룹니다.-ㅁ-



여행가기 사흘 전쯤, 하쓰 아키코의 원화전은 잠정적으로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1.하쓰 아키코의 원화전은 가와고에에서 합니다.

2.원화전 장소가 카페 겸 음식점이고, 월요일과 화요일은 쉽니다. 따라서 가려면 도착 당일인 일요일에 가야합니다.

3.당연히 캐리어를 끌고 가와고에까지 가는 겁니다.

4.그러나 감기로 체력 방전. 최소한으로 짐을 줄이려 노력했지만 그래도 캐리어 끌고 가와고에까지 갈 체력이 안나옵니다.

5.게다가 토요일에 쉬고 가는 것도 아니고, 외부 강의를 한 시간 하고 갑니다. 정신적으로도 지치는 거죠.


그리하여 사흘 전까지는 포기. 그랬는데, 여행 전날인 강의날에 묘하게 오기가 올라옵니다. 어차피 나중에도 전시회는 갈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그림을 보러 가고 싶으니 일단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시점에 결정하자고 아침에 짐 챙겨 나오면서 생각합니다. 사실 이날 새벽에도 격하게 기침하며 호흡곤란이 와서 골치 아팠습니다. 어제도 호흡곤란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날만큼 심하지는 않았지요. 하하하하.




(공항가는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



와이드모바일의 모뎀은 6시 반부터 수령 가능합니다. 그래서 6시 조금 넘는 시각에 공항에 도착하도록 움직입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으로 출국수속이 강화되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JAL은 셀프체크인이 되지 않아서 줄서서 기다리는데, 그 와중에 승무원이 계속 돌아다니며 말합니다.


"짐검사 하는데 시간이 약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늦으실 것 같으면 다른 분들에게 양해 구하시고 먼저 수속 밟으세요!"


탑승 시작은 0730부터. 항공기는 0800 출발. 그리고 줄서기는 그보다 한참 앞서 했는데, 기다려보니 이유를 알겠습니다. 신발까지 다 벗고 대기했다가 굉장히 세밀하게 검사를 합니다.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저는 등 뒤쪽에서 반응이 와서 당황했습니다. 등뼈에 철심 박은 것도 아닌데 왜?


그날-11일, 일요일 아침의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0625 김포공항 도착, 모뎀 수령 줄서기

0637 모뎀수령

0640 JAL 카운터 줄서기, 수속 대기

0655 출국심사장 들어가기 전 여권 검사 대기 줄

0733 수화물 검사 종료, 출국 수속은 30초.

0734 39 게이트, 탑승


수화물 검사에 시간이 꽤 걸렸고, 출국 수속은 30초 만에 끝났습니다. 그리고 39번 게이트까지 열심히 걸어서 바로 탑승했고요. 30분부터 탑승 시작이라더니 제가 갔을 때는 줄이 거의 없었습니다. 0750 경에는 탑승 종료였다고 기억합니다. 그러니 다들 무사히 통과했다는 이야기고요. 다만 저는 면세점에서 짐 찾을 것이 없어서 가능했습니다. 찾을 거라면 아예 모뎀 수령 단계부터 시간을 줄이셔야 할 겁니다. 어차피 올림픽 기간 한정이긴 하겠지만.





체력이 떨어지니 여행 자체도 시큰둥 합니다. 그 무엇보다, 수요일에 받은 기관지 확장제 때문에 커피 마시면 손떨림이 심해져 커피 자체를 포기했습니다. 여행 중 카페 최소 세 곳 정도는 들릴 생각 이었는데 덕분에 계획이 날아가며 의기소침한 상태였지요. 여기저기 찾아보니 기관지 확장제에 들어가는 약성분이 카페인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카페인이 들어가면 과다 복용한 것 같은 몸의 반응이 온답니다. 그렇지 않아도 기력이 떨어져 있으니 가능한 몸 사리자고 결정한 겁니다. 하지만 일본여행에서 커피를 빼면 즐거움이 확 줄지요.;ㅠ;






8시 즈음. 겨울 여행은 이래서 좋습니다.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다보니 항공기 안에서의 사진이 좋습니다. 특히 귀국할 때 마음에 드는 사진을 몇 구했고요.







서울 하늘은 여전히 뿌옇고. 그래도 아주 심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 아니 심했나.







신나게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던 도중 기내식이 나옵니다. 커피든 맥주든 다 패스하고 사과주스를 받았지요. 채소와 콩의 올리브오일절임, 그리고 요플레.





그리고 돼지고기. 맛은 그냥 기내식맛입니다.'ㅠ'; 따뜻한 밥이라는데 의의를 두지요.



식사 마치고 혼자서 뒹굴거리는데 창밖에 뭔가 보입니다. 어, 어어어어어어?





이야아. 도쿄 여행은 여러번이지만 이렇게 후지산이 잘 보이는 것은 오랜만입니다.







어째서인지 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





아이패드로 찍은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허허허허허허.







흰색과 파랑의 대비가 더 잘 찍혔습니다. 물론 줌 여부도 관련은 있겠지만.






태공도 놓고 다시 한 번 사진.






꽤 오랫동안 보인 덕에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ㅁ-





이쯤되니 체력도 슬슬 괜찮아 보입니다. 입국장 통과 시간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생각하고 나가는데. 자리를 앞쪽으로 잡아 놓고, 캐리어도 들고 탔더니 속전 속결입니다. 최단 시간 통과였지요. 오후 9시 50분경 착륙해서 55분 쯤에 내렸습니다. 그리고 세관 통과까지 끝내니 10시. ... 오오오오오. 입국심사도 맨 앞에서 받았더니 이런 효과가!



그래도 세관 심사는 이전보다 조금 더 까다로웠습니다. 여권에 당일치기로 다녀온 건이 두 번 정도 찍혀 있어 그랬을 겁니다. 방문 목적을 관광이라고 했더니 정확히 무엇 때문이냐 묻더라고요. 전시회의 발음이 틀렸는지 알아듣지 못해 미술관이라 답하니 캐리어까지 확인하고는 통과. 아마 최근에 금괴밀수 등 때문에 문제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뭐, 캐리어 속에는 옷 말고는 노트북 뿐.




그리고 당장, 가장 편하게 갈아탈 수 있는 방법을 조사해서 가와고에까지 갑니다. 쭈욱.

갈아탈 수 있는 노선이 여러 개지만 가장 우선해서 선택한 것은 편의성입니다. 시간을 적게, 그리고 환승 거리를 짧게. 갈아타는 것은 편하게. 이렇게 되니 시부야에서 후쿠토신선(부도심선)으로 갈아타고 한 번에 쭉 가는 쪽을 선택하게 되더랍니다. 비용은 .. 생각하지 않을래요.





대략 두 시간 정도 걸릴 것을 감안하고 움직였고, 이것은 시부야에서의 사진. 부도심선으로 갈아타기 전입니다. 그리고 저는 열차를 타고 한참 흔들려 가면서 깨달았습니다. 가와고에는 도쿄도가 아니라 사이타마였군요.(먼산)




그리고 하츠 아키코 전시회 관련 이야기는 다음 글에 이어집니다. 쭈욱.

관련글: 나리타 미나코 화업 40주년 기념 기획: 공연 및 전시 http://esendial.tistory.com/7476


언제 올린 글인가 확인해보니 지난 12월 9일에 올린 겁니다. 글을 작성한 시점은 아마 항공권 결제하나 마나 했던 즈음이라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여행의 목적은 딱 하나, 이 나리타 미나코 전시회의 관람이었습니다. 나중에 몇 가지 부퀘스트가 추가되었지만 기본 목적은 그거였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가능하다면 복제원화를 구입하는 것. 그래서 엔화도 넉넉히 챙겨갔고요. 결론적으로 이 퀘스트의 달성도는 이렇습니다.


Q1 나리타 미나코 전시회 감상 - 완료

Q2 나리타 미나코 복제원화 구입 - 포기

Q3 하쓰 아키코 전시회 감상 - 완료. 하지만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음 (이후 기술)

Q4 G의 신부름 - 완료

Q5 도쿄 카페 기행 - 실패. 건강상의 문제



본 목적인 전시회만 놓고보면 충분히 달성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에 드는 걸 잔뜩 사오거나 하진 못했던 데다, 귀국이 밤 비행기로 매우 피곤했고 그 다음날도 병원에서 시달려 지금까지도 후유증이 안 가셨습니다. 하기야 여행 다녀온지 아직 일주일도 안되었으니 벌써 여행 후유증이 가시면 그것도 나름 문제입니다. 후유증이 가시는 시점부터 다음 여행을 준비할 거니까요. 물론 이번 여행은 건강상의 문제로 체력 관리가 쉽지 않았던 터라-뻗고 싶은 심정이지만.






어제도 올린 이 그림.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놓고 찬찬히 이야기를 풀어보지요.



1.작년 말쯤 갑자기 나리타 미나코의 화업 40주년 기념 행사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M님이 제공해주신 정보를 보고는 꼭 가야겠다 생각한게, 작년에 있었던 LaLa 몇 주년 기념 원화전 다녀오신 분들이 나리타 미나코의 그림도 실물을 봐야한다고 당부(?)하셨던 것이 있어 그랬습니다.

2월의 도쿄 여행은 작년 후반기부터 고민하던 것이었고, 가장 큰 이유는 하쓰 아키코의 원화전이었습니다. 고양이를 소재로 한 원화전이라 가보고 싶다 생각은 했지만 가와고에는 매우 멀더군요. 게다가 장소가 카페로 작다는 것도 그렇고, 원화는 이전에 한 번 보았으니 되었다는 생각도 있어 미룰 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정이 나리타 미나코 원화전과 겹치더랍니다. 그리하여 기회가 되면 간다는 선택 퀘스트로 목록에 올렸습니다.


2.사실 2월 여행을 가려고 작년에 생각했던 건 아시아나가 A380을 나리타 노선에 투입한다는 공지가 있어 그랬는데, 뜬 소문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이 날아간 건지 안 떴습니다. 이쪽은 아예 고려하지 않았고요.


3.그보다는 2월 설 연휴와 전시 일정이 겹친 덕에 간다면 무조건 설 연휴 직전의 주말에 가야하고, 그 때가 마침 동계올림픽 시즌이라 하네다 왕복 항공권의 가격이 12월 초에 마구 올라가고 있다는 점도 결제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일단 지르고 그 다음을 생각하기로 한 거죠. 항공권 가격 때문에 항공기는 JAL을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4.그 덕에 1월 중순의 여행도-지금 사진 정리하며 알았지만 연도를 잘못 적었습니다. 사진에 왜 2017년이라 박은 거죠..ㄱ--2월에 어차피 가니까 내가 할 일은 다 뒤로 미룬다는 심정으로 가능한 조력자 역할에 전념했습니다. G도 그걸 알고 있었으니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했을 겁니다. .. 아마도.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복병은 2월 초에 다가옵니다. 혼자 가는 여행이고, 다른 특별한 일정은 없으니 대강 짐 챙겨가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때 아닌 감기가 사람을 잡습니다. 2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습격한 감기는 가래부터 시작되었으며, 밤잠을 설치게 만들더니만 급기야 기침까지 이어지면서 사람의 체력을 바닥냅니다. 여행 전날에는 외부 강의까지 준비를 해야해서 이모저모 신경쓸 것이 많았기에 더더욱 힘들더군요.





결국 짐은 대강 꾸려서 가방에 넣었습니다. 노트북도 가져갈까 말까 하다 챙겼는데 덕분에 호텔 숙소에 처박혀서 트윗질을 하고 있었고요...-ㅁ-; 놀기는 잘 놀았으니 불만은 없습니다.

캐리어는 가장 작은 것으로 하나. 올 때나 갈 때나 짐 무게 차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돌아올 때의 캐리어도 13킬로그램 내외였습니다. 가벼운 것만 우겨 넣었더니 그런 모양입니다. 진짜 다음에는 도쿄역 가서 이것저것 과자 쓸어오고 싶은데, 그런 놀이(?)를 하려면 옆에 일행이 있는 것이 재미있단 말입니다. 그런 여행은 나중을 기약하지요.




제목에 목표는 생존이었다는 건 거짓말이 아닙니다. 여행 당일 새벽에도 그런 내용을 올렸으니, 궁금하시면 실시간으로 올렸던 트윗 타래를 보시면 됩니다.-ㅁ-

https://twitter.com/esendial/status/962434825255727104


그 전날에도 그랬지만 당일 새벽에도 자다가 숨 넘어가는 기침을 두 번 정도 겪었으니, 그걸 실시간으로 목격한 부모님은 여행을 안 가면 안되느냐 하시더군요. 끝끝내 대답 안하고 여행 다녀왔는데, 목표였던 전시회를 보고는 히죽히죽 웃으며 오길 잘했다 생각했습니다. 역시, 사람은 아름다운 것을 보고 살기에도 삶이 짧아요. 그러니 열심히 돈 모아서 다음의 전시회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목표는 화업 50주년 기념 전시회! (...)



이번 여행도 특별한 것은 없는 고로 대체적으로 시간 순서대로 사진을 올릴 예정입니다.'ㅁ'

그렇습니다. 드디어 마무리!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니 이정도 길이로 끝나는 거죠. 게다가 여행 사진도 덜 찍었으니까. 그래도 1년 전의 여행보다는 사진을 더 찍었을 겁니다. 그 때는 여행기가 더 짧게 끝났지요.






뜬금없이 나온 점심 밥상. 그렇습니다. L은 두 끼를 먹었지만 저나 G는 점심 대신 스타벅스 음료를 마셨습니다. 하기야 L도 과일로 먹은 것이니 제대로 밥을 먹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후쿠오카 공항이 하도 복잡해서 점심이고 뭐고 챙겨 먹을 생각은 못했습니다. 공항 국제선에 도착한 것이 오후 1시. G는 내내 사고 싶었다던 장바구니가 있는지 확인하러 가겠다고 잠시 자리를 비웠고, 그 사이 저는 L을 안고 짐을 지켰습니다. 사실상 G가 L 두고 쇼핑한 것은 이날 아침의 편의점 다녀왔을 때와 이 때뿐이로군요. 아니, 후쿠오카 공항 출국장에서도 잠시 면세점 확인한다고 보러 갔지만 그거 포함해도 몇 안되고. 역시 1보호자는 마음 놓고 다니기 어렵습니다. 그나마도 L이 어리니 이게 가능하지, 몇 개월 더 지나면 다른 사람과 있으려고 할까요.


줄 서서 기다리는 사이에 뒤쪽에 서 있는 꼬마를 봅니다. 양손에 하나씩 상어 인형을 들고 있었는데 L보다는 꽤 의젓해보이더군요. 몇 살이냐 물으니 다섯 살. 의젓할만도 합니다. 그러니 그 2차보호자=할머니의 말씀.

"아이고, 애가 어려서 데리고 다닐만하겠네."

네?

"얘는 이제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바닥에 드러누워서 떼를 쓰기 때문에…….(하략)"

어허허허헉. 그나마 안겨 있을 때는 낫다는 말씀인가요.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하면 더 말을 잘 듣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것도 경우에 따라 다르군요. 불행한 집도 제각기 다 다른 이유가 있듯이 영아건, 유아건 상관없이 나름의 고충은 다 있는 법입니다.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먼산)




이번에도 사전 지정좌석에서 자리가 변경되었습니다. 29G와 29H로 이전보다 한 줄 밀려서 배정받았다 생각했는데 타보니 마찬가지로 맨 앞좌석이더군요.



하여간 2시 전에는 짐을 부치고 심사장에 들어갑니다. 생각보다 쉽게 짐검사를 통과하고 출국수속을 나가려는 때 면세 영수증을 제출하는 책상이 보입니다. 잊으면 안되죠.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쇼핑 중의 세금 환급은 모두 제가 받았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G의 개인적인 쇼핑을 제외한 모든 건에 대해서는 제가 총무를 맡았기 때문이고. 그러니 여행 수첩도 더 꼼꼼하게 기록할 수밖에 없었지요. 정산은 다녀오자마자 구글드라이브로 문서 공유해놓고 끝냈..... (아냐, 아직 엔화 안 받았어!)

본론으로 돌아가. 세금 환급 받을 때 여권에 영수증을 붙여 주는데, 그 영수증은 짐검사 통과하고 출국심사대에 도장 찍으러 가기 전에 제출합니다. 데스크에 여권을 내밀면 영수증을 알아서 떼더군요.



면세영수증 처리까지 끝냈으니 정말로 한숨을 돌리고 잠시 쇼핑할 곳 둘러보다가 발견한 곳이 저깁니다. 공항 식당의 가격이나 맛은 기대하면 안되지만 그럭저럭, 한국에서 먹는 맛과 비슷한 정도의 맛입니다. 오믈렛 햄버그, 오믈렛 돈가스를 주문했고 가격은 각각 1450엔. 그러니까 가격은 생각하면 안된다니까요.

중요한 것은 이걸 L도 같이 먹었다는 것. 맛이 진해서 못먹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뜨거워서 투덜댔을뿐 주는 대로 다 받아 먹더랍니다. 치킨라이스라서 뱉어낼까 걱정했던 것이 기우였군요.-ㅁ-


면세점에서는 개인적으로 먹을 과자를 몇 더 샀습니다. 나가사키 카스테라는 면세점에서 볼 때마다 고민하는데 이번에는 결국 구입. 면세 적용해서 1100엔입니다. 거기에 선물과자대회(오미야게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버터 케이크도 한 상자 구입했고요. 그 시식기는 다음에..



자아. 그리고 여기서 대한항공 탑승을 기다립니다. 인천공항하고 같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후쿠오카 공항에서의 탑승은 달랐습니다. 이게 공항 차이인지, 아니면 사무장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후쿠오카 공항에서 인천공항 오는 항공기 탑승할 때는, 유아의 일행 모두가 우선 탑승 대상자였습니다. 탑승 순서는 몸이 불편한 승객과 그 보호자, 유아를 동반한 승객, 비지니스 클래스 승객, 모닝캄 순입니다. G가 L을 안고 있었음에도 짐을 들고 있던 저 역시 같이 갈 수 있었네요. 덕분에 일찍 탑승했습니다.

그러니 우선탑승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L의 기내식이 먼저 나옵니다. 주스와 거버와 물. 이번에도 이건 고이 챙겼습니다. L은 장난감으로 인식하더군요.






어른들의 기내식은 이쪽. 이번에도 제쪽 테이블에 놓습니다. 이 때 L은 어린이 장난감으로 나온 조립식 타요버스에 빠져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빵이 나올까 싶어서 밥을 먹였는데 이러면 나눠 먹을 수 있겠군요.





G의 삼각김밥은 김을 아예 떼어버리고 쌀밥 부분만 떼어 L에게 줍니다. 잘 받아 먹네요.

음료는 둘 다 콜라를 주문합니다. 커피가 마시고 싶었지만 그런 건 참아야지요.(먼산)



그리고 L은 항공기 안에서 내내 신나게 놀았습니다. 출국장에서 내내 자더니 출국 수속할 때쯤 깼던가. 짐부치려고 기다리는 내내 폭면하고는 비행기 안에서는 깨서 놀았습니다. 그리고는 입국 수속 밟고, 짐 찾고, 와이파이모뎀 반납하는 사이에도 신나게 놀고는 리무진버스 안에서도 제멋대로 놀겠다며 화를 내는 통에 G가 많이 고생했습니다. 올 때는 택시 말고 버스 타자고 주장했는데 그렇게 노는 L을 달래느라 G가 고생 많이 했지요. 하하하.;ㅂ;



집에 들어오자마자 씻고, 그러고 나서는 짐 정리를 시작합니다. 캐리어에는 제 짐과 부탁받은 짐, G의 짐이 뒤섞여 있어서, G가 집으로 넘어가려면 정리를 해야 합니다.




G의 무인양품 짐을 모두 빼낸 뒤에 남은 것은 제 몫. 여행 선물로 사온 것이 상당수 차지하지만 그래도 적지는 않습니다. 앞쪽으로 보이는 책 두 권은 마루젠에서 구입한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태공 옆에 있는 것은 선물로 돌릴 나무 블럭, 그 뒤의 CD는 부탁받은 것들이고요. 나무 주걱은 제 몫. 그 위의 무지 쿠키는 이번에 시범삼아 사온 겁니다. 그리고 하카다 토오리몬도 선물용이고요. 호로요이 복숭아와 흰색은 제 몫입니다. 그리고 넨도로이드 워스파이트는 제 것, 그 옆의 무지 드립커피는 선물용, 그 옆에 보이는 버터케이크도 선물용, 그 위의 나가사키 카스테라는 제 몫으로 오늘 점심이었고, 그 아래 깔린 것은 시발비용으로 처리한 겁니다. 가장 멀리 보이는 상자는 아버지 것이네요.'ㅂ'



과자류는 사진 찍어 놓은 것이 있어 여행 관련 이야기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겁니다. 그래도 아주 늦지는 않게 여행기를 마무리합니다. 음핫핫!

아차. 앞서 호텔 예약할 때 중요한 이야기를 빼먹었네요. L은 호텔 예약할 때 영아로 체크하고 예약했습니다. 몇 세였더라. 호텔마다 차이가 있을 걸로 보지만 항공기와는 영유아 나이가 다릅니다. 영아는 숙박요금에서 빠집니다. 그래서 트윈룸 예약하며 영아 1인을 추가하고 모포와 식사 불필요로 체크했지요. 호텔 예약할 때 안내문을 확인하고 예약하시면 될 겁니다.

아기라서 조식권은 별도로 구입할 필요 없고, 그냥 들어가서 먹으면 됩니다. 자리를 안내 받고 앉자 아기 ㅡ의자를 가져다 주고, 아기용 세라믹 그릇과 포크, 숟가락도 주는 군요. 오오오. 좋다.=ㅁ=!





(가장 멀리 보이는 그릇이 흰밥 담은 L의 세라믹 그릇)


무릇 조식은 충실해야합니다. 아침을 잘 먹어야 하루를 움직일 힘이 납니다. 이렇게 말하는 주제에 주말에는 커피로 아침을 대신하곤 합니다만, 대신 끼니 자체를 적게 먹으니까요. 하여간 여행 오면 반드시 조식은 챙겨먹습니다.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을 했다 해도 전날 이것 저것 사다가 아침은 충실하게 챙겨 먹습니다. 그래야 움직일 힘이 나니까요.



G와 L과 함께 식사하러 내려온 것은 8시쯤. L의 기상이 늦어 준비하는대로 내려온다는 게 그랬습니다. 아기 의자에 앉은 L에게는 맨 처음 빵을 쥐어 줍니다. 식빵의 하얀 속살만 뜯어 주면 덥석 받아 먹으니 그것부터 주고요. 과일을 둘러보니 사과는 없고 자몽과 파인애플, 오렌지만 있습니다. 고민하다가 일단 빵부터라며 챙겨왔고, G가 빵과 물을 챙기는 사이 저는 먼저 음식을 담아옵니다. 먼저 먹는 쪽이 이기는 겁...이 아니라, 먼저 제가 먹고 교대해야 G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G도 제가 먹는 사이 안 먹는 건 아닙니다. 주스를 갖다 준다든지, 제가 받아온 오믈렛을 먹는다든지, 해시 포테이토를 집어 먹는다든지, 제가 가져온 접시에서 이것저것 먹습니다. 물론 L이 어느 정도 배를 채운 다음에야 본인의 몫을 챙기러 갔지만요.



컵에 담긴 것은 콘 수프입니다. 집에서 옥수수통조림으로 만들어 볼까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맛이 괜찮았습니다. 블렌더만 있으면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호두빵을 찍어 먹으면 맛있더군요. 저는 밥보다 빵 파라 먹는 것도 다 그쪽입니다. 호두빵과 호박빵 옆에 보이는 덩어리는 베리가 들어간 빵푸딩입니다. 위에는 메이플시럽을 뿌렸지요.





이날의 오믈렛은 송로버섯오믈렛이었습니다. G는 저 향이 질색이라며 투덜거리더군요. 그래서 L에게는 오믈렛 대신 달걀말이와 스크램블에그를 주었습니다. 어느 쪽이건 먹는 것보다 갖고 노는 것을 좋아하더군요.






디저트도 좋습니다. 가짓수보다는 하나하나에 신경쓴 맛입니다. 쿠키도 맛있고 비스코티도 딱 이탈리아맛이란 느낌입니다. 한국맛과 이탈리아맛은 그 달기에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만... 몇 번 사 먹었던 파랑 봉지의 이탈리아 출신 비스코티와 닮은 맛입니다. 크렘브륄레는 위의 캐러멜 설탕층도 그렇지만 아래의 크림이, 푸딩보다 더 진하고 크리미한 맛입니다. 크림을 듬뿍 넣어서 만든 그런 맛.=ㅠ= 타르트야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위장의 한계가 있어 이 것밖에 먹지 못한 것을 한탄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잔뜩 먹었으니 만족하고 객실로 올라갑니다.



잠시 L을 보고 있는 사이 G는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에 다녀옵니다. 제대로 쇼핑할 시간도 없었으니 구경할 겸, 이것저것 사올 겸 나간 겁니다. 잠시 뒤에는 특이한 과자들을 초콜릿 중심으로 잔뜩 들고 왔더군요. 여행 선물로 팀에 뿌릴 거랍니다.




.. 그리고 사이의 카메라 사진이 없습니다. 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기도 했고, 손에 들고 있는 아이패드로 찍긴 했지만 수가 많지는 않네요.


0800 아침 식사

0900 식사 종료, 객실로

1000 체크아웃

1015~ 하카다역 쇼핑


식사 종료 후에는 짐 정리를 했습니다.





호텔로 받은 아버지의 주문품인데,






캐리어에 딱 맞게 들어갑니다. 캐리어 정리 상태는 그 뒤에도 찍은 것이 없지만 하여간 알차게 꽉꽉 눌러 담았습니다. 그리고 공항에서도 다시 한 번 정리했지요. 하카다역에서 도큐핸즈와 AMU PLAZA를 돌아다니며 구입한 물건들을 밀어 넣는 것이 목표였고 결국 다 넣어서 24.1kg을 찍었습니다. 용량 오버지만 일단 둘이라... 만약 책을 넣지 않았다면 23.*에서 마무리 되었을 겁니다. 책 두 권의 무게가 상당했거든요.



다시 쇼핑 이야기로 돌아와서. 하카다역에는 AMU PLAZA, 도큐핸즈, 한큐가 있습니다. 도큐핸즈와 한큐는 같은 건물을 공유하는 형태로 있어서 언뜻 신주쿠의 도큐핸즈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스누피 스토어와 디즈니 스토어를 들렀다가 꼭대기의 마루젠에서 책을 두 권 구입합니다. 그 사이 G와 L은 포켓몬스토어 위치를 확인하고요. L을 데리고 서점에 오면 책을 뽑겠다고 투정(...)할 것이 분명해서 아예 밖에서 기다린 겁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두 권을 구입하고는 포켓몬스토어까지 갔다가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해 허탕 치고 돌아서는 찰나, G가 MIKI HOUSE라는 브랜드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에는 꽤 비싸게 수입되는 모양이더군요. 구글님께 물어보니. 헙. 한큐 6층에 매장이 있습니다.

이런 패턴은 여행 내내 반복되었습니다. G가 관심을 가질만한 가게들을 안내하고, G는 그 중 선택하고. 또 가고 싶은 가게를 이야기 하면 검색해서 위치를 확인하고. 하카다역의 무지에는 아기 라인이 없다는 것도 이런 식으로 확인합니다.

매장에 들어가면 신어봐도 되냐, 사이즈가 더 큰 것이 없냐 등등의 이야기를 묻는 것도 제 짧은 일본어로 더듬더듬. 하하하. 덕분에 가이드 역할은 실컷 했습니다. 뭐, 원래 G랑 같이 여행 가면 그렇습니다. 대신 제가 꼭 가고 싶은 곳을 한 두 곳 끼워 넣지요. 이번 여행은 L을 데리고 다니는 것에 집중해서 상대적으로 제 몫이 줄어들었지만.'ㅂ'



무지에서도 G의 옷을 잔뜩 샀지만 MIKI HOUSE에서도 여럿 구입했습니다. 무지는 실용적이고 편한데다 자주 빨아 입어도 별 문제가 없고 가격이 저렴해 부담이 덜합니다.




이 사진에서 L이 입고 있는 것도 무지의 튜닉입니다. 한국에서는 얼마였는지 잊었지만 무지에서는 재질에 따라 500엔~1천엔 초반 정도입니다. 한 해 입히고 정리하기 괜찮은 가격이지요.

트위터에도 올렸지만 쇼핑을 다 끝내고는 잠시 쉬자고 합의하고는 스타벅스에 들어왔습니다. L에게 과일을 줄 시간이기도 했지요. 과일 작은 팩 하나 사들고 12시쯤 올라왔습니다. 둘 다 카페인 보급하며 뻗고는 저는 잠시 여행 수첩 정리를. 이런 때는 주로 G가 아기를 전담합니다. 결국 1차 보호자가 아기를 보는데 더 신경쓰게 되고, 보조자는 그야말로 보조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위로해봅니다. 하하.;ㅂ;



여행 일정을 정리하면서 보니 항공기 출발시각이 15시 지나서라, 더 시간을 보낼 필요 없이 바로 공항으로 출발하면 됩니다. 쇼핑을 다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것만 손꼽았던 G도, 저도 둘 다 한숨 돌리고 짐을 정리해 공항으로 출발합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호텔이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재작년 여행 때 여기서 먹은 타르트에 홀딱 반해서 G를 끌고 왔으니까요. 기본 여행 계획은 제가 짰던 고로 숙소도 여기로 못 박아 놓고 움직였습니다.

하카다 역에서 꽤 걷긴 하지만 그건 목적지를 모를 때의 일이고, 알면 생각보다는 가깝습니다. 어디까지나 생각보다는.


다만 예약할 때 실수를 했습니다. 미리 예약을 했다면 괜찮았을 건데 시기를 놓쳐서 엉뚱한 플랜을 골랐지 뭡니까. 원래 하려던 것은 아기를 위해서 트윈 침대 두 개를 붙여 놓는 것인데, 이건 그냥 유아 동반 플랜으로 골랐더니 침대 사이에 작은 탁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방은 넓었지만 L이 떨어질까봐 G가 노심초사 하면서 불편하게 잤지요. 붙어 있었다면 L을 벽쪽에, G가 가운데, 제가 가장자리에 누워 잤을 건데... 아기를 동반할 때는 관련 설명을 꼼꼼하게 읽어야 합니다.


하여간 이번 후쿠오카 여행 숙소도 하얏트 리젠시 후쿠오카(ハイアット リージェンシー 福岡)였습니다. 이전에는 코너룸이었고 이번에는 옆의 빌딩과 마주한 방이었습니다. 암막 커튼을 열면 바로 옆 빌딩이 보이더군요.



텐진에서 하카다로 건너오며 가장 걱정한 것은 L이 먹을 음식이었습니다. 백화점이든 푸드코트든 음식을 포장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있어야 L이 먹을 것도 있을 건데 싶어 걱정하며 왔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겁니다. 하카다 역에는 한큐 백화점이 붙어 있다는 것을요. 지하철에서 나와 일단 올라와서 이리저리 돌다 보니 백화점 식품매장 입구가 보여 바로 들어갔습니다. 가서 몇 바퀴 돌고는 L이랑 나눠 먹을 도시락 두 개(1960엔), 수프스톡의 크림감자수프(457엔)와 비프스튜(486엔), 샐러드(613엔), 과일(149엔) 등을 구입했습니다. 백화점에서 찍은 사진은 없군요.=ㅁ=



그리고 그 때도, 지금도 생각하는 것이지만. 여행 다닐 때는 이거 사야겠다, 내일 와서 사야지!라는 것은 없습니다. 눈에 보일 때, 끌릴 때 바로 사세요. 그 다음날 여기를 다시 지나간다는 보장은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신기한 과자라면 이 때 사고, 사고 싶은 거라면 바로 구입해야 합니다. 쇼핑하다보면 예상보다 많이 걸어서 체력이 떨어질 것이니 꼭 보일 때 사세요.






현관 쪽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들어가서 짐을 놓고 돌아 나와서 찍은 사진. 2인용 소파와 1인용 의자, 거기에 화장대 의자 등이 있어서 앉을 자리는 많습니다. L이 신나게 놀았지요.






테이블에는 먹을 것을 내려 놓았습니다. 입맛이 그다지 돌지 않아서 저는 도시락 대신 샐러드와 수프만 챙겼습니다. 어차피 편의점 다녀올거잖아요.-ㅠ-






하얏트 리젠시 후쿠오카의 재미있는 점은 바입니다. 여기서 물 끓이고 차 준비하고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포트와 잔이 준비되어 있고요. 물론 위의 술 등은 추가 비용이 드니 손대지 마시길.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것은 탁자에 놓인 웰컴 생수뿐입니다. 냉장고의 술도 마찬가지로 추가 비용을 뭅니다.





차는 센차와 호지차 두 종입니다. 찻잔은 손잡이 없고 뚜껑 있는 쪽. 찻잔받침이 있어 쓰는데는 문제 없습니다.






바 아래쪽을 열면 작은 냉장고가 있습니다. 냉동칸이 없으니 냉동제품은 보관할 수 없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사온 즉시 먹어야 한다는 거죠.






채소를 듬뿍 넣은 감자 샐러드 200g이 오늘의 저녁. G는 L이 다양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반찬 많은 도시락을 골랐지만 정작 L은 반찬을 가지고 노는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반찬보다는 밥을 더 즐겨 먹더군요. 달걀말이도 달달한데다 국물맛이 강한게 마음에 안 들던지 거부했습니다. 이모저모 다양한 입맛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먼산) 집에서 슴슴하게 먹여 그런지 강렬한 맛이 싫었나보네요.






수프스톡의 두 수프도 간간합니다. 담백한 빵과 함께 먹는 것을 권장해서 그런지, 오른쪽의 비프스튜는 맛이 굉장히 진합니다. 속을 뜨끈하게 데워주는 그런 맛이고요. 오른쪽의 크림감자수프도 맛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친 다음에는 잠시 편의점에 다녀옵니다. 부탁받은 물건과 제 물건을 포함해 세 상자가 숙소 옆 패밀리마트에 있었거든요. 편의점수령으로 지정하면 호텔에 부탁할 필요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저야 사정이 있어 호텔로 배송받은 것도 두 종 있었습니다. 하나는 아직 사진을 못찍은 물건, 하나는 아버지의 요청으로 구입한 전동공구. 전동공구는 부피가 커서 편의점배송이 안됩니다. 하지만 정작 받은 상자를 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맨 왼쪽 하단이 아버지의 전동공구. 오른쪽 바닥이 제가 주문하고 아직 사진 덜 찍은 물건. 그 위가 넨도로이드와 CD 주문으로 편의점배송 지정한 상자. 태공이 깔고 누운 것은 부탁받은 물건, 봉투도 부탁받은 CD.

보고 있오라면 아시겠지만 편의점배송으로 받은 넨도로이드와 CD 조합이 가장 부피가 컸습니다.(먼산)



최종 짐 정리 작업은 아이패드로 찍어 화질이 좋지는 않지만 다다음 글 쯤 올라올 겁니다. 자. 이제 여행글도 이제 몇 안남았습니다.




덧붙임.

제 여행기를 본 G는 음식점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걸 결벽증이라 표현한 것을 정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놀기를 좋아하는 L이니 음식점에 가면 L도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몸부림과 비명(...)을 듣는 다른 사람들도 괴로울 것이고요. 그러니 오히려 푸드코트처럼 열린 공간에서, 시끌벅적한 분위기라면 L도 데리고 간답니다.

요약하면 L의 불편과 다른 이용자들의 불편을 고려하여 조용한 음식점에는 가지 않는 것이지, 결벽증은 아니라는 것이군요.'ㅂ'

텐진으로 이동한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무인양품, 무지(MUJI). L의 옷이나 장난감 쇼핑을 하겠다며 벼르던 G는 가장 큰 무지가 있다는 텐진을 목적지로 삼았습니다. 이번 여행의 기획 자체는 프롤로그에서도 설명했던 것처럼 24개월 미만의 아기와 함께 해외여행을 잘 다닐 수 있다는 가설의 검증이었고, 그 와중에 G가 가고 싶은 곳만 추가하면 맞춰서 일정을 준비했습니다. 저야 1년에 한 번 이상은 일본에 가고, 이번에 부족한 여행 분은 다음에 채우면 되기 때문에 개인 일정은 거의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1년 전의 후쿠오카 여행 때 방문했던 Cafe 비블리오테크의 딸기 디저트를 함께 먹어보고 싶었지만 G가 완강하게 거부했습니다. L을 데리고 음식점에 가는 건 못할 일이니 혼자서 다녀오라고요. 저야 나중에 또 방문할 기회가 있으니 일정 자체를 취소하긴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스타벅스를 제외한 음식점 방문은 귀국길의 공항 음식점뿐이었던 것은 이 때문입니다. G가 L을 데리고 공공장소에 가는 것을 극히 꺼렸기 때문이었지요. 일종의 결벽증이라고 볼 수 있는데, L을 데리고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더군요. 음. 결벽증 맞긴 합니다. 하여간 그런 이유로 음식점 방문은 포기하고 텐진 역에서 바로 무인양품으로 향했습니다.


역에서 2번 출구 방향으로 나가는 도중 코인로커를 발견하고 600엔이라는 거금을 들여 캐리어를 밀어 넣습니다. 코트 등은 이미 캐리어 안에 밀어 넣어 두었던 터라 손은 가볍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함께 다닐 때면 가능한 코인 로커를 이용하세요. 짐을 이고지고 하면 병 납니다.



이날은 반쯤 넋이 나가 있던 저보다 G가 길을 더 잘 찾았습니다. 아이패드의 큰 화면으로 보니 지도 확인하기도 용이했지만. 그 덕에 헤매지 않고 바로 무지를 향해 방향을 잡았습니다. 가는 도중에 빵집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더 가다보니 스타벅스가 있어 잠시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항공기 착륙 전에 잠들었던 L은 이 때도 G의 품에서 늘어진 떡이 되어 있었습니다.





G의 요청은 오른쪽의 그린티 크림 프라푸치노. 일본은 차가운 음료도 short 사이즈 주문이 가능합니다. 저는 뭘 마실까 고민하다가 이번 신작 음료인 핑크레이디티라떼를 주문합니다. 거기에 말차 푸딩까지 추가하니 주문할까 고민했던 말차 파운드케이크의 시식이 함께 나왔네요.


아기띠를 벗고 늘어진 떡=L을 안고 있던 G는 L이 쇄골 부위를 누르는 덕에 음료가 안 내려간다고 투덜대더군요. 잽싸게 푸딩을 먹고 음료도 마시고, 그러고는 교대합니다. 다시 베이비시터의 역할 담당. 그 사이 G는 한숨 돌리고 오랜만에 마셔보는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들이킵니다. 이건 원래 있던 음료고 최근에 나온 신작 음료인 프루티가 아닙니다.-ㅠ-;

제가 주문한 핑크레이디는 의외로 재미있는 맛이 납니다. 물론 다음에도 사마실 거냐 묻는다면 조금 고민하겠지만 여튼 괴식의 범위는 아닙니다. 딸기 우유 맛이 돌기도 하는데, 차맛보다는 새콤한 과일향 같은 것이 먼저 다가옵니다. 새콤한 베리류의 과일향이 강조된 딸기우유인데 데운우유다라고 생각하면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딸기우유보다는 덜 답니다. 커피 카페인이 싫다면 이것도 좋겠네요.






말차푸딩이야 푸딩맛입니다.






바닥에 말차 시럽이 있어서 함께 먹으면 더 좋습니다. 당분이 부족했던 터라 순식간에 동냈습니다.



잠시 한숨 돌리면서 G는 이런 저런 스타벅스 상품을 구경하러 갔고, 저는 여행수첩을 정리했고요. 물론 시간 날 때마다 트위터...(하략)

당분 섭취로 기력이 돌아온 걸 확인한 뒤에는 다시 무인양품으로 향합니다. 스타벅스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거기까지는 금방이었고. 거기서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하하하.;ㅂ;




대신 후쿠오카 길거리의 사진 한 장을 추가합니다. 봄이더군요. 오키나와는 벚꽃이 피었다는데 후쿠오카도 이미 수선이 피었습니다. 한국은 아직 봄이 멀고도 멀지만 남녘은 벌써 봄이네요.




후쿠오카에도 무인양품 매장이 여럿 있습니다. 특히 숙소가 있는 하카다에도 AMU PLAZA 매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카다 매장은 아기용품이 없습니다. Baby 관련 물품 취급하는 곳은 무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G가 첫 날 몇몇 물품 못 산 것을 후회하고는 다시 갈까 고민하더니, 하카다 매장 가서 더 구입하겠다고 하다가 발길을 돌렸던 것도 그겁니다. 그러니 물건은 보일 때 사세요.OTL


무인양품에서 주로 구입한 것은 L의 옷, L이 쓸 나무 숟가락과 젓가락, 포크. 그리고 쌓기 놀이를 할 수 있는 나무토막입니다.


삼각형과 원, 나무토막이 들어 있고 일본생산 제품입니다. 가격은 3900엔. 한국에서는 얼마인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G가 사려던 것은 아래의 두 소꿉놀이 장난감입니다.





블럭이나 자동차는 있으니 이쪽을 사오고 싶어했는데 품절이라더군요. 이것은 다음에 제가 여행 갈 일 생기면 사오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에 무지 갔을 때도 이건 없지 않았나 싶은데. 옷은 한국 무지에도 들어오지만 이런 놀이도구는 안 들어오나 싶네요.

어, 솔직히 제가 갖고 놀고 싶더랍니다. 이것 말고도 아래와 같은 세트도 있는데..




이쪽은 사줄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아마 나무 그릇이 이미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여간 이 장난감 세트들은 모두 2990엔입니다.




4층에서 아기 옷과 장난감을 신나게 담아 들고 내려오고, 2층에서는 주방용품 몇과 여행 선물로 돌릴 커피 드립세트를 들고 옵니다. 마살라차이 믹스도 있었는데 개별팩이 아니라 아예 믹스더군요. 이번 여행에는 안 샀지만 다음 여행 때는 한 번 도전해볼까 싶기도..'ㅂ'



이렇게 신나게 쇼핑을 하는 도중에 L이 깹니다. 다행히 얌전히 있었던 덕에 무사히 결제를 마치고는 나와서 간식으로 먹일 빵을 사러 갑니다. 그 식빵 다섯 장은 다음날까지 L의 일용할 간식이 됩니다. 맛있더라고요.-ㅠ-



자아. 이제는 텐진 역으로 돌아가 캐리어를 찾고는 하카다 역으로 돌아갑니다. 시간은 대략 4시. 체크인은 18시로 잡아서 시간은 넉넉하지만 L이 먹을 걸 덜 먹었던 터라 저녁 거리를 사들고 먹여야 합니다. 낮잠을 실컷 잤으니 배고플 때가 되기도 했고요.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 하카다 역의 음식 쇼핑과 숙소 이야기를 묶어 올리겠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후쿠오카 공항 입국장까지의 여정입니다. 그 이후의 사진은 그리 많지 않네요.



패스트트랙으로 빨리 짐검사를 마치고, 출국수속 빨리 끝내고 나와서 한 일은 면세점 짐 찾기였습니다. 역시, 롯데면세점은 엄청나게 줄이 길었습니다. 그러니 다행이었지요. 저희는 신세계에서만 주문했거든요. 생각보다 빨리 일을 해결하고 나왔습니다만 슬슬 G가 지칩니다. 밖에 있을 때는 캐리어 위에 L을 앉혔는데 짐을 부쳤으니 써먹을 수 없지요. 10kg 넘는 꼬마를 내내 안고 있으니 지칠만도 하고. 그래서 면세품 인도장 근처에 있던 안내창구에 가서 물었습니다.


"유모차 빌릴 수 있나요?"


네. 가능하답니다.

대신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와 아닐 때의 이용범위가 다릅니다. 보통은 안내데스크에 유모차를 반납하러 와야 하는데, 휴대폰 번호를 포함한 개인 정보를 이용장부에 적어 놓으면 아예 게이트에 직원이 유모차를 찾으러 온답니다. 그냥 게이트 옆에 유모차를 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G의 연락처를 남기고는 유모차를 빌렸습니다. 출국장 바닥은 판판하고, 유모차 끌고 다니기에 매우 좋습니다. 그리하여 유모차에 면세품을 포함한 짐을 쑤셔 넣고 끌고 다닙니다.






G가 면세점에서 확인할 것이 있다고 돌아보는 사이에 제가 잠시 L을 보고 있고. 그래서 제 일은 툥역interpreter과 짐꾼porter뿐만 아니라 임시 유모babysitter로까지 확대됩니다. 뭐, 원래 그러려고 왔으니까요.


G가 찾던 물건은 인천공항 면세점 중에는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일단 게이트로 향합니다. 이 때까지의 시간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0700 출발

0800 인천공항 도착

0815 와이파이 모뎀 수령

0820 체크인 줄 확인

0910 카운터 이동

0925 패스트트랙 통과

0930 면세품 인도장

0950 탑승 게이트로 이동


항공기는 11시 출발이었으니 그럭저럭 괜찮은 시간에 도착한 셈입니다. 탑승 게이트로 이동하면서 스타벅스에서 카페인 보급을 할까 망설이다가 게이트로 향했고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 내에서 가격 대비 괜찮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스타벅스뿐.






아침도 안 먹고 나왔다는 G를 위해 요거트와 주스를 구입하고, 저는 던킨의 라떼와 도넛 하나를 주문합니다. 기내식이 나온다는 걸 탑승 후에야 떠올렸지만 결론적으로 먹기를 잘했습니다.

저야 출발하기 전에 간단히 아침을 먹었고 던킨 도넛도 먹고 기내식도 먹었지만 그 다음 끼니는 오후 2시 경에야 먹었습니다. 먹는 걸 신경쓸 상황이 아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아기를 데리고 음식점을 찾아 들어가는 것이 걸렸습니다. 분명 L이 난동(...)을 부릴 것이니 그게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한 겁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 다시 하도록 하지요.


하여간 저 네 품목이 모두 11800원. 으으으음. 차라리 스벅 라떼를 주문하는 것이 만족도는 높았을 거라고 투덜거렸지요.



제가 먼저 간식들을 해치우는 사이 G는 열심히 L에게 과일과 빵을 먹였습니다. L은 일어나자마자 간식을 먹고, 밥까지 챙겨먹었지만 그래도 배고플 테니까요.





문제는 항공편. 이날 미세먼지와 안개가 상당히 심해서 이륙 지연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L이 항공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불안한데 항공기 준비가 늦어져 탑승도 조금 늦어졌고 항공기에 탑승하고서도 30분을 대기했습니다.






유아와 어린이 손님들에게 주는 물건. 활동 패키지는 뽀로로지만 미로찾기나 틀린그림찾기 같은 것이라 사실상 5세 이상 사용가능입니다. 안에 색연필도 있더군요. L은 받고 나서 신나게 휘두르긴 했지만 곧 관심을 끊었습니다.


L을 만나기 전에는 보호자들이 핸드폰으로 영상 보여주는 것을 그리 좋지 않게 봤는데 직접 대해보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옛날 옛적에는 아기 하나에 보호자 여럿이 붙어서 서로 돌아가며 아기를 봐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보호자 1인이 담당해야하는 아기가 최소 하나입니다. 많게는 두 셋. 그렇다면 둘을 동시에 잠잠하게 만드는 것은 영상이 최고입니다. 다행히 항공기 영상에도 아이들을 위한 뽀로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미리 뽀로로를 보여준다면 익숙한 영상이라 잠시간은 얌전히 볼 겁니다. 어디까지나 잠시간. 곧 몸을 뒤틀면서 내려 달라고 요구하겠지만요.


평소 집에서라면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관심있는 물건들을 만지고 놀 것인데, 항공기 안에서는 안겨 있거나 좁은 좌석 안에서 놀아야 합니다. 활동적인 아이들에게는 감옥이지요. 그러니 부모는 어떻게든 달래려고 하지만 노력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뽀로로와 미리 준비해간 스티커북, 그리고 과자를 통해 약 70%의 시간은 달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25%는 실패. 나머지 5%는 뭐냐면...... 착륙 10분 전부터 기절해서 자더군요. 다시 말해 25%의 투정은 잠투정이었던 겁니다. 하하하.






좌석 위치가 좋아 하늘은 잘 찍었습니다. 후쿠오카는 이날 비 예보가 있었지만 저녁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 그 다음날 아침까지 오더군요. 다행히 우산 쓸 일은 없었습니다.





뽀로로 패키지 후에 나온 이유식. 기내식을 나눠주기 전에 사전 신청 기내식이 먼저 나옵니다. 그리고 L은 조금 맛보더니 바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러니 따로 간식이나 먹을 것을 준비해가시길 추천합니다.






후쿠오카 가는 기내식은 연어샌드위치와 토마토 모차렐라 샐러드. G가 L을 붙들고 있는 사이 제 테이블에 기내식 두 개를 받아 놓고 저 먼저 챙겨 먹은 뒤 잽싸게 G의 몫도 준비합니다. 여행 보조자로서의 역할은 이렇게 쌓여만 갑니다.-ㅁ-




입국장에서의 사진은 없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챙기고 옷 정리하고 하느라 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었지요. 무엇보다 이 날 한국은 영상 3도였지만 하카다는 영상 17도를 찍었습니다. 코트 등은 모두 손에 들고 내리고 G는 숙면중인 아기를 안고 있었고요. 후쿠오카 국제선 공항은 매우 작아서 짐 찾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코트와 면세품은 모두 캐리어에 밀어 넣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작은 캐리어 두 개와 큰 캐리어 하나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큰 캐리어 하나만 챙겨가길 잘했습니다. 옆에서 보조하려면 한 손은 비어 있어야 하니까요.


목적지가 텐진의 무인양품이었으니 일단 국제선 터미널에서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합니다. 셔틀버스를 타고도 시간이 꽤 걸리니 감안하시고. 텐진까지도 그렇게 멀지는 않습니다.


1300 후쿠오카 착륙

1330 국내선 터미널행 셔틀 탑승

1400 텐진역 하차


이 정도 시간이 걸렸으니 이동 시간 짤 때 참고하시어요. 어디까지나 대강의 시간입니다.



착륙 전에 잠든 L은 텐진 도착하고서도 한참 뒤까지 내내 자고 있었습니다. 깬 것은 오후 3시쯤. 2시간 정도 잔 건가요.


텐진에서의 일정은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후쿠오카로 가는 항공기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지요. 처음에는 차를 끌고 가 주차하는 걸 염두에 두었는데 막판-그러니까 전날에 G가 마음을 바꿨습니다. 평일 7시에서 8시 전후는 장기주차가 불가능합니다.



이게 글을 쓰는 지금-금요일 오전 8시 44분의 인천공항 주차상황입니다. 단기 주차는 아직 넉넉하지만 장기주차는 만차입니다. 단기 주차는 그날 들어갔다 그날 나오는 차량이고, 장기 주차는 그날 들어갔다 다음날 나오는 차량을 포함해 1일 이상의 주차를 할 때 차를 두는 겁니다. 이걸 보고 있노라니 괜히 사설주차장이 우후죽순 생기는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주차 요금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의 문제더군요.


이러니 차를 끌고 가는 것은 포기. 그렇다면 선택지는 셋입니다.

1.인천공항 리무진버스 : 1인당 11000원 × 2명 = 2.2만원

2.인천공항 철도 : 1인당 5천원 내외 × 2명 = 1만원

3.택시 : 도로 이용료 6600원 포함하여 5.5만원


어머니께 부탁드려서 인천공항에 내려달라 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G가 일찌감치 기각해서 목록에도 못 올랐습니다. 그것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어느 쪽이건 위의 세 선택지는 대중교통 이용입니다.

평소 택시는 이용하지 않는 터라 1번을 밀었지만, G가 강력하게 밀어 붙여 3번으로 갔습니다. 무엇보다 G는 L을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하더군요. 나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깨달았지만 일단 여기서는 접어둡니다.


만약 아기를 데리고 공항에 가실 예정이고, 1번이나 2번을 이용하실 거라면 미리 대중교통 이용 경험을 쌓아두십시오. 그래야 아기 보호자도, 아기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4개월 미만의 아기를 데리고 이용하기에 가장 좋은 것은 자차지만 그게 불가능할 경우는 대중교통 이용 경험과 그 때의 대처 방법에 따라 1번부터 3번까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하여간 저희는 3번이었습니다.


저야 앞자리에 앉아서 뒤쪽의 상황을 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G가 그러더군요. L은 평소 카시트도 거부하기 때문에 뒷좌석에 아기 올려 놓고 뒷좌석에서 놀게 할 수 있었다고요. .. 이거 도로교통법 위반일겁니다.(먼산)





공항 가서 제일 먼저 한 것은?

G에게 잠시 기다리라 해놓고는 와이파이 모뎀 찾으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8시 13분인데 이미 대기표가 20을 넘어갔고. 그래도 인력이 많아서 금방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8시 25분 쯤에는 이미 올라갔지요.




자.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아기를 포함해 항공권을 예약할 경우, 아기는 예약자의 아래로 들어갑니다. 1차보호자는 G였지만 항공권 예약을 제가 했기 때문에 L은 제 밑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있기 때문에 모바일 체크인, 웹체크인이 다 안됩니다.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아기를 데리고 여행할 경우, 예약자의 아래 아기가 들어가며, 아기를 동반하는 이용자는 사전체크인이 불가능합니다. 일반 체크인만 가능합니다. 밑줄 좍좍 긋고 두 번 세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줄 서야 한다는 겁니다. 혼자 다니거나 성인만 있는 여행이라면 체크인 기계에서 슥 처리하고는 짐만 따로 부치면 되는데 그게 안돼!

이럴 줄 알았으면 모뎀 찾으러 가기 전에 G에게 줄 서고 있으라고 할 걸 그랬습니다. 요즘에는 항공사별로 통합 체크인이 이루어져서 뉴욕가는 것이든, 일본 가는 것이든, 홍콩가는 것이든 모두 한 줄에 섭니다. 비슷한 시간대에 출발하는 것이면 그렇게 되더군요.


대한항공의 경우입니다만, 모닝캄이나 비즈니스급의 이용자와 같은 수순으로 처리되는 라인은 아기와 그 부모만 가능합니다. 즉, 아기와 보호자 1인 및 가이드(...)가 붙는 경우에는 이용할 수 없답니다. 나중에 안내문을 확인하니 성인 1인이 아기 둘 혹은 어린이 둘을 데리고 있는 경우에도 이용 가능하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해당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 체크인으로 한참 기다리는 도중에 다른 체크인카운터로 이동했습니다. 그 덕에 기다리는 시각은 대략 30분 정도였습니다. 중간에 다른 카운터로 빠지지 않았다면 10분 정도는 더 소요되었을 겁니다. 그 사이 L은 캐리어에 앉아 다리를 흔들며 놀고 있었고 보호자와 가이드는 이미 여행 3일차의 체력 소모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일반 체크인을 하라고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좌석 위치입니다. 제가 사전 좌석 배정을 할 때 잡았던 좌석은 맨 뒤였습니다. 중간 좌석 보다는 그래도 돌아다닐 수 있는 맨 뒤 좌석이 낫지 않을까 해서였지요. 그랬는데 체크인할 때 직원이 좌석을 앞쪽으로 바꿔도 되냐고 묻더랍니다. 당연히 좋지요. 그리하여 받은 좌석은 29 G와 29H였습니다. 가보고 알았지만 좌석 가장 앞쪽으로 다리를 쭉 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앞에는 요람을 고정할 수 있는 좌석이더군요. 29A와 29B에도 L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아기가 있어 요람을 놓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다음으로 중요한 것을 요청합니다. 미리 알아본 G가 이야기하길래, 가능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바로 패스트트랙.

한 장당 소지자 1인 외 3명이 같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은 1번부터 6번까지가 있는데 이 중 1번과 6번은 패스트트랙입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유아 동반의 경우에는 패스트트랙 패스를 요청하여 받을 수 있습니다. 웹 체크인이나 모바일 체크인을 하는 경우에도 가능한지는 모르지만 일반 체크인을 하라고 하는 이유는 아마도 맨 앞의 좌석 배정과 패스트트랙 패스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여간 저걸 들고 6번 출국장을 이용합니다. 패스를 받으면서 안내를 받았는데, 6번 출국장 들어가는 줄 옆에 작은 문이 있습니다. 그 문으로 들어가면 된다더군요. 커다란 캐리어를 부쳤으니 짐검사에 소요되는 약 5분 정도는 대기해달라고 해서 잠시 쉬고 있다가 출국 수속을 밟습니다.


패스트트랙은 확실히 빠르더군요. 노약자 대상이라 천천히 일하지만 줄 서는 수가 다르니 확실히 빠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아기를 데리고 있는 분은 반드시 일반 출입국수속대로 가셔야 합니다. 중요합니다. 아기는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지문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자동출입국수속을 쓸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자동출입국수속으로, G는 L과 L의 여권을 들고 일반 출입국수속대로 갑니다. 시간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여기서 일단 끊고, 출국장에서와 항공기 안에서의 이야기는 다음편에 올리겠습니다.'ㅂ'



걱정마세요. 제목만 영어입니다. 이전에 Ki the Metal Bulter를 쓴 적 있지만 이번에는 interpreter and porter입니다. 통역자 겸 가이드에 짐꾼. 정말로 이번 여행에서는 캐리어를 열심히 끌고 다녔습니다. 다녀온지 아직 24시간도 안되어서 여행 독이 덜 빠졌지만, 그래서 여행기를 쓰기에는 아직 이르지 않나 싶지만 그래도 열심히 쓰렵니다. 과연 이번 주말 전에 여행기를 다 올릴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롯이 하나였습니다. 아기와 동행하는 여행. 어떻게 보면 저걸 확인하기 위한 실험 자체가 이번 여행의 목적인 겁니다. 실험이니 제대로 해야지요. 실험가설부터 나갑니다.


가설 1. 두 돌 안된 아기는 전담보호자(1보호자)와 보조자가 있다면 국외여행을 다닐 수 있다.


위의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 참여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석자 1. 24개월이 아직 지나지 않은 아기, Lily(이하 L)

참석자 2. 전담보호자 G

참석자 3. 보조자 K.

K는 보조자로서의 업무를 전반적으로 다 맡습니다. 처음에는 통역과 짐꾼만 맡았지만 48시간이 안되는 여행 시간 동안 해본 결과 그보다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것은 여행 보고서에서 차근차근 써나갈 것입니다.


첫날 인천공항에서의 일정과 항공기 탑승까지의 내용은 상당히 길어지므로 하나의 글이 됩니다.

그 뒤에 여행 일정과 숙소에 대한 주의점이 나갈 것이고, 귀국편에서의 경험담도 이어집니다. 굳이 아기의 나이를 24개월로 설정한 것은 항공사에서 유아로 설정한 나이가 24개월이기 때문입니다. 24개월 미만의 아기는 항공권을 일반성인 항공권의 10%만 지불하면 됩니다. 그 이후에는 50%의 어린이 요금을 내야합니다. 따라서 24개월 미만의 아기를 데리고 여행을 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며, 저도 그랬던바, 적나라한(-_-) 경험담을 적어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설 1은 기각되었습니다. 기각자는 참석자 2.

그리고 두 돌이 지난 아기도 나름의 문제가 있더군요. 나중에 자세히 쓰겠지만 얻어 듣기로는 다섯 살, 아마도 36개월이 지난 아기도 여행 데리고 다니기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건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L도 주변에서 '얌전하고' '순하다'는 평을 듣는 아기라는 점을 미리 밝혀둡니다.




어제 사진 올리는 것을 잊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트위터는 들어갈 정신이 있었지만.(먼산)


텐진 어드메의 스벅에 들어가 시킨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 말차 커스터드 푸딩, 핑크 레이디 티 라떼. 자세한 여행 이야기는 돌아가면 슬슬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공연, 전시에 넣을지 만화, 애니에 넣을지 고민하다가 일단 만화로 보고 넣습니다.


한국 번역작으로 『CIPHER』, 『알렉산드라이트』, 『NATURAL』, 『꽃보다도 꽃처럼』이 있는 만화가 나리타 미나코가 이번에 화업 40주년을 맞았습니다. 라라도 40주년이었으니 얼추 비슷하군요. 그 기념 기획이 뭔가 나오겠다 싶었지만 라라 전시회만 있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에 기획이 올라왔습니다.


원 출처는 하쿠센샤(白泉社)의 成田美名子画業40周年記念企画(링크) 사이트고 코믹나탈리의 기사(링크)에서 확인했습니다.



기획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노 공연입니다. 첨부한 사진에 나오듯, 2018년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花花能라는 제목으로 작품에 등장했고 사카키바라 노리토가 참여한 여러 공연들을 세 번에 나눠 진행합니다. 첫 날은 종료 후 다과회가 있고 두 번째 날은 작가가 참여하는 대담이 있습니다. 그리고 SS석과 S석에는 기념품이 증정되며 첫 날은 부채, 둘째 날은 포스트카드 세트, 셋째 날은 보자기(手ぬぐい)입니다.


두 번째는 원화전시회입니다. 2월 10일부터 20일까지 긴자의 화랑 スパンアートギャラリー에서 원화 전시회를 하며, 전시된 작품 전 종의 복제원화를 구입할 수 있답니다.



두 기획을 본 모임의 멤버들. 2월에 안가겠다고 마음 접었던 분들까지 TAKE MY MONEY!를 외치며 항공권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곧 그 행렬에 참가합니다.



다만. 전시 시기가 한국의 설 연휴와 평창올림픽 피겨시즌과 맞물립니다. 그러니 항공권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중이라 다들 가격 각오는 하셔야 할 겁니다. 노 공연은 반쯤 포기중. 일단 언제 갈지, 코스를 어떻게 잡을지 결정하고 숙소도 잡아야지요.

표기법 대로라면 하츠가 아니라 하쓰가 맞지만 한국에 출간된 책들은 거의 하츠 아키코로 나왔을 겁니다. 국중에서는 어떻게 표기했을라나? 나중에 찾아봐야겠네요.


10월 말까지 나고야의 샤토 루주라는 카페에서 하츠 아키코 원화전을 합니다. 올해 원화전이 상당히 큰게, 이번에는 나고야의 샤토 루주에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전시된 원화를 바꿔걸고, 2월에 가와고에에서 할 때도 마찬가지로 원화를 중간에 한 번 바꾼다더군요. 전시 원화가 상당수 바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만.

갈 시간과 제력과 자금이 부족하여 가지 못했습니다. 가는 분께 받아서 화집은 구했으니 그걸 위안 삼아 보지요.






그리하여 태공과 함께 빌헬름의 늠름한 모습을 찍었습니다. 오른쪽은 나고야 전시회와는 별도로 가나자와에서 열린 '하츠 아키코가 그린 이즈미 쿄카' 전시회입니다. 이쪽도 상당히 그림이 많이 나왔다지만 어느 쪽이건 갈 여력이 안되었습니다. 가나자와는 특히, 비행기로 바로 들어가기 어려우니까요. 가려면 오사카나 나고야나.(먼산)

.. 다시 말하면 이 두 책자를 들고 오신 M님은 양쪽 모두 다녀오셨다는 이야깁니다. 추석 연휴기간을 이용해 훌쩍 다녀오셨더군요. 오오. 철덕.....+ㅅ+ 본인은 아니라 하시지만 철덕인 거 다 압니다!






실물을 보면 빌헬름님이 참 멋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수채느낌이 참 좋더라고요. 풍만한 몸매와 째진 눈매의 조합은 정말로 환상적입니다. 빌헬름님 멋져요!

(그러나 실제 집사가 되었을 때 빌헬름이라는 이름을 붙일 경우 벌어지는 일에 대해, 대체적으로 생협 동지들은 '감당 못할 것이다'는 의견에 동의할 겁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히요코네 과자점(...)에서도 호박타르트를 냈습니다.




거기에 분명 나고야를 다녀오셨는데 홋카이도의 구운옥수수과자가...! 맥주안주로 좋은 치즈과자도 보이는 군요. 코로로 레몬 젤리도 맛있었습니다.







드디어 서, 동, 북의 JR 마스코트를 다 모았다며 기뻐하시는 모님. 스이카, 이코카, 다른 한녀석은 뭐더라. 도토리에 가렸습니다. 맨 오른쪽은 아마 하늘다람쥐(모모) 맞을 겁니다. 그쪽이 북쪽이지요.






엊그제 올린 카루타. 이날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카루타는 게임으로 만들어 봐도 재미있겠더라고요.







그림과 글의 조합. 진짜 클램프 버전으로 제작해도 재미있을 건데.... 이미 있을까요?






그리하여 그날의 받아온 선물들입니다. 나고야의 커피들과 맨 오른쪽의 누가 크래커, 태공에게 깔린 호박타르트. 누가 크래커는 이번에 처음 먹어봤는데 마성의 과자입니다. 전자렌지에 10초 돌려 먹으면 맛있다더니, 과연. 속은 달달한 누가고 겉은 짭짤한 야채크래커라 한 번 손을 대면 다 먹을 때까지 손을 뗄 수 없어 보입니다. 이런 건 손대면 안되...지만 이미 손댔지요.


이외에 사진에는 없지만 노브랜드 땅콩쿠키도 있었습니다. 미국식 쿠키처럼 설탕 비중이 높은 걸로 추정되는 달달한 쿠키로 이것도 무한 커피가 있으면 무한으로 들어갈 겁니다. 무한 커피라고 선을 긋는 건 자체가 상당히 달아서 커피 없이 단독으로 한 조각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워낙 조각이 크기도 하고요.


하여간 오밤중에 적고 있자니 이것 참 배고프네요. 이만 접고 얌전히 잠자리에 들겠습니다. 감기여, 떨어져라..=ㅁ=!

왕이라고는 하나 여기에 온 보물들은 정확한 의미로 king은 아닙니다. 소장품들은 독일의 각 선제후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군주들이 수집한 보물입니다. 왜 이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냐면 같은 왕이라도 영국왕이나 프랑스왕에 비교하면 독일의 왕은 음...... 으으으음..... 왕이 아니라 해도 이탈리아의 군주들에 비교하면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 겁니다.


일단 독일은 르네상스와 같은 예술, 문예부흥운동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물론 러시아만큼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의 차르들보다는 자금이 부족했지요. 영지 규모가 작으니까요. 따라서 비슷하게 뭔가 아름다운 물건, 공예품, 예술품을 추구해도 이탈리아나 프랑스나 영국의 수주품보다 떨어집니다.


그리고 저는 그 사실을 생각하지 않고 갔다가 실망했습니다. 기획전시실이 왼쪽의 기획전시관이 아니라 1층 안쪽의 작은 방, 그러니까 이전에 아프가니스탄 전시회나 프랑스 단추박물관 전시회를 했던 그 공간이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부터 기대가 수그러 들었지만 실물을 보고 나니 더욱 그렇더군요.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는다면 사진 촬영이 가능했기에 몇 가지 마음에 드는 것을 찍어봤습니다.




수입품이던가 자체 제작품이던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에비스 같아 보이길래 찍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풍의 제품이 많더군요. 중반부쯤에는 중국의 원제품을 복제한 마이센도 보입니다. 색이나 그림 선을 보면 진품과 복제품의 차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이런 건 멋지더군요. 앵무새. 술잔이고, 목걸이 비슷하게 보이는 부분 위쪽이 뚜껑입니다. 그러니 저 목을 따고(...) 아랫부분에 술을 부으면 됩니다. 실제 술잔 용도로 쓰진 않았을 것 같고 장식품이 아니었을까 추측합니다. 자개 깃털이 참 예쁘더라고요.:)






앵무새님 한 장 더.






그 옆에 있던 이런 자개도 예쁩니다. 크흡. 보석보다 이런 공예품이 눈에 더 들어오지요.






사슴신. 어, 이쪽은 드루이드교 제의가 아닌가..? 여튼 윗부분의 뿔은 산호입니다.





저기 보이는 접시는 유리가 아니라 수정입니다. 수정을 통째로 깎아서 만들었다더군요.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왕은 왕이구나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같은 왕이라도 이 조각상을 깎은 모양새를 보면 음..... 아니, 비슷한 수준(?)인 이탈리아의 군주들은 이보다 훨씬 우아하고 아름답고 섬세하게 깎았는데! 물론 재력의 단위가 다르고 동원할 수 있는 예술인이나 장인의 수준이 다르긴 합니다만. 보면서 역시 변방 독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투구를 쓴 걸 보면 아마도 아테네.





엡. 이건 왜 찍었더라?

나오기 전에 마지막이라면서 찍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릇류도 조금 있지만 사진을 찍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습니다. 체력이 떨어졌을 때 가긴 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전시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포스터만 보고는 뭔가 아름답고 화려한 물건이 가득하지 않을까 상상했지요. 그러고 보니 사진 중에 검과 옷 같은 것도 빠져 있고? 초반에는 사냥도구 같은 것도 꽤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국중 전시실은 천장이 높아 마음에 드니 다음에 뭔가 새로운게 오면 지체없이 방문할 겁니다. 쇠철강도 시간 내서 보러 가고 싶지만 체력이 될지 모르겠네요. 과연....;


연결통로에서 찍은 사진. 맨 오른쪽의 드레스덴박물관 전시는 그 다음 기획전입니다. 장식예술박물관 단추 전시와 아라비아의 길 전시를 동시에 하고 있고 양쪽의 전시를 둘 다 볼 수 있는 관람권이 11000원입니다. 아라비아의 길만 9천원이니 일단 패키지권을 끊고 아라비아의 길을 본 뒤 단추전으로 넘어갔습니다.






트위터의 감상은 대체적으로 단추전의 압승이던데 저는 아라비아의 길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단추전은 의상과 단추 중심, 패션사를 다루는 쪽이었고 제가 좋아하는 시대의 그림은 거의 안 안왔습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였는지 모르지만 관람해설사가 하는 부분이 살짝 문제가 있어서 말입니다. 아르누보의 시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틀렸거든요. 저야 안 듣고 있었지만 일행들이 듣고는 분노를..=ㅁ=; 화낼 일 맞습니다. 역사적 배경이 매우 중요한 전시이고 다들 해설사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으니까요.

아라비아의 길은 해설을 듣지 못했고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더 정신이 없었는데 그릇이 많았다는 점에서 점수가 높았습니다. 물론 맨 마지막 전시관의 현대 사우디는 이전 시대에 비하면 전시물 퀄리티가 확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아쉽더라고요.



앞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차근차근 짚어 보지요.



아라비아의 길 전시는 사우디아라비아국립박물관과 다른 박물관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모양입니다. 전시물 자체에 집중하느라 그 설명들은 건너뛰고 보았거든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산만했습니다. 그리고 일행이 있다보니 글을 느긋하게 볼 시간도 별로 많지 않았고요.

대부분이 돌덩이라서 사진촬영이 가능했습니다.





설화석고. 희고 투명한 피부를 설화석고 같다고 하던데, 저걸 보면 이해가 됩니다. 만져보고 싶은 잔이더군요. 이런 더운 날에는 특히 더. 피부온도로 녹아내릴 것 같은 그런 망상도.....; (그러면 기름인거죠)





아라비아의 길이 더 마음에 들었던 이유가 이런 겁니다. 그릇이 있어요. 사발! 집에 쟁여 놓고 쓰진 않지만 그릇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후후후훗.






보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공예 수준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낮습니다. 무엇보다 일행이 로마덕이라, 뭔가 이 전시물 상당히 고급스러워, 취향이야! 이러고 출처를 확인하면 로마 수입품이더군요. 하기야 아라비아에서도 로마가 아주 먼 것은 아니니 고급 사치품은 대부분 로마제입니다. 여튼 이런 공예품도 있긴 하지만 지금 기준에서는 그리 예쁘다는 생각이 안드니까요.'ㅂ'

(그리고 제 눈은 지난 주의 반 클리프 아펠 전시회 방문 이후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보석 자체도 그렇지만 공예 기술에 대해서도.)






진주와 홍옥의 조합으로 기억합니다. 거기에 금. 아마 시대가 2천년 전쯤일 것이니 이정도 기술 나온 것만해도 대단합니다.






남아있는 작품들은 대개 무덤 부장품...? 그게 아니라 해도 아라비아 반도의 기후 특성상 상당히 원형 보존이 잘 되어 있습니다. 그건 다른 전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라비아라서 이정도로 보존이 가능했구나 싶더군요.






빗살무늬 토기가 떠오르는 토기류.






이 표정. 아주 좋아요...+ㅅ+






그리고 석상들. 얼굴까지 있진 않은데 굉장히 듬직한 몸집을 가졌습니다.






어깨와 가슴이 넓은 것이 특징인데 이렇게만 봐도 흑인은 아니죠. 그러고 보면 아라비아 반도의 거주민들은 주로 인도-아리안계였던가요.







보다가 홀랑 넘어간 것이 왼쪽의 여과기입니다.






스트레이너. 지금 당장 써도 괜찮을 정도로 디자인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저 나뭇잎 무늬가 다 바늘로 구멍 뚫어 만든 것이더군요.





이쪽은 다 향로. 그것도 몸체에다가 어떤 향신료를 쓰는지 다 새겨 놓았답니다. 한 향은 한 향로에. 그래야 향이 섞이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보면 동석(凍石)을 사용했다는 그릇이 많던데 이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영어로는 안나왔던데. 지금 사전 찾아보니 변성암의 일종으로 사문암, 편암, 운도 등이랍니다. .. 그러니까 일단 사암은 아니고 화강암도 아니고 그 사이쯤 어드메의 회색 돌이란 의미로군요.






코란이 드디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양피지에 쓴 금장 글씨라는데 상당히 예쁘지요. 하지만 제 취향은 감지금니나 감지은니경입니다. 훗훗훗. 물론 감지보다는 양피지가 더 비싸겠지만 그건 재료 수급의 문제라.







촛대지요. 상당히 큽니다. 키가 50cm는 훌쩍 넘겼고요. 그리고 이게 통째로 구리입니다. 비싸죠. 비싸요. 하지만 저 뒤에 보이는 키바 문짝은 더 비쌀 겁니다. 문을 아예 떼어 들고 왔던데, 저것도 금도금한 은판인가 동판인가 그랬습니다. 지탱하는 부분은 나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쪽은 비석입니다. 비석에 새긴 문구를 보여주는데, 마음에 드는 문구들이 몇 있더군요.






"또한 그대도 영원할 수 없으며 그들이 영원할 수 있겠는가?"






"죽음은 이 세상에 아름다움과 완벽함을 주었소."


그리고 이 비석 또한 아름답습니다.




이 다음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실 관련한 몇몇 전시품이 있는 공간이었는데 이런 아름다운 물건을 보고 가니 부족해 보이더군요. 사우디 아라비아의 깃발이나 기타 등등. 으으음. 하기야 왕실 찬양이 아닌 무언가를 내놓으려면 ... 뭘 내놓아야 하지. 으으으음.=ㅁ=




하여간 즐겁게 잘 보고 왔습니다.//ㅅ//


자, 전편(링크)에서 이어집니다.





내려가다보니 이거... 나가야. 오오오. 히가시야마 주변에 이런 집들이 많은 건 이전에 모 만화의 배경이되었다는 그 나가야 찾으러 가다가 알았지만 이것도 멋지네요.







역으로 돌아와서 제가 저 코스를 남쪽에서 올라가 북쪽편 길로 왔따는 걸 새삼 깨닫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초행길에서는 방향 잡기가 어렵습니다. 히가시야마 역이 빌딩 속에 숨어 있어서 나오는 순간 방향 감각이 날아간다는 점, 그리고 시라카와 주변은 정말 골목길을 이리저리 따라가야 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무사히 교토역으로 돌아와 JR 이세탄 6층의 마르브란셰(마르블랑셰)를 가려고 했으나 줄이 너무 길어서 얌전히 포기하고 지하식품매장을 갑니다. 교토는 한 시간에 두 대 정도 있는 하루카를 타도 1시간 반 정도 걸려 공항에 가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추지 않으면 골치 아픕니다. 무엇보다 하루카도 북적입니다. 이날은 아침에 전기 공급 문제로 한바탕 혼선이 있었던 것도 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그 전전인가, 간사이-간토 여행 때는 화재로 신칸센 운행이 지연되었던 적도 있었지요. 그 때도 M님의 정보 덕에 안심하고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도 실시간으로 하루카 연착 상황을 알려주셨고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드립니다.+ㅅ+






그러고 보니. 오사카 근처에서 잠시 마주쳤던 독특한 열차도 이거였는지... .. ... ..찍을 걸 그랬군요.ㅠ_ㅠ 카메라 꺼낼 틈도 없이 사라졌는데..ㅠ_ㅠ




그리고 창가자리 잡고 앉아서 펼쳐 놓습니다. 하루카 플랫폼에 있었던 작은 세븐일레븐에서 구입한 카페라떼, 이세탄 지하에서 구입한 모로조프의 푸딩 두 종류. 태공이 깔고 앉은 건 센타로에서 구입한 팥떡입니다.






팥떡 이름이 뭐더라. 팥떡만 산 건 아니지만 그건 다음에 다시 올리고요. 적당히 으깬 팥앙금으로 떡을 감쌌습니다. 보통 보는 찹쌀떡과는 반대인 셈인데 저는 이게 더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팥앙금도, 속의 떡도 적당히 말랑말랑합니다. 구입하는 즉시 먹어야 맛있고요. 지나면 떡이 굳고 앙금의 수분이 날아가서 맛이 덜합니다.






커스터드 푸딩은 캐러멜 시럽 때문에 맛이 진할 것 같아 복숭아푸딩 먼저 먹습니다. 색은 우윳빛에 가까운 흰색입니다. 저 아래 있는 시럽은 복숭아 시럽이고요. 확실히 이거 젤라틴으로 굳힌 거네요. 단맛도 그렇고, 먹기 시작할 때보다 덜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마 제 입맛이 변했기 때문일 겁니다. 서글프네요.;ㅅ;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닐 때마다 이전의 경험이 추억의 저편으로 날아갑니다.







커스터드 푸딩도 마찬가지입니다. 쓴맛이 강하게 도는 캐러멜 시럽, 그리고 젤라틴으로 굳힌 듯한 질감. 으으으음. 이전에는 분명 모조로프의 커스터드 푸딩이 기준이라 생각했는데 언제 제 입이 변한 걸까요. 흑흑흑.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서는 바로 체크인을 합니다. 좌석은 미리 지정해 두었으므로 걱정없이 뽑기만 하면 됩니다. 부칠 짐도 없으니 마음 가볍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먹으러 갈 곳을 찾아본 다음, 줄이 긴 곳은 가차없이 제외합니다. 피곤하니까요. 거기에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므로 에비스바는 눈물과 함께 다음을 기약합니다. 맥주...;ㅠ; 생맥주...;ㅠ;


어디로 갈지 생각했으니 이제 아마존에서 주문해 간사이공항 로손으로 수령지를 지정한 물품을 찾아옵니다.





넨도로이드는 여전히 증식중인겁니다. 그런 겁니다. 게다가 웃돈 주고 샀으니. 그 때 그냥 굿스마일 온라인샵에서 주문했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쳤습니다.






하여간 이날의 저녁. 생각해보니 유자 아이스티는 이전에도 한 번 마신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맛이 그냥 그랬다고 평가해놓고는 왜 시켰을까요.





맛이 없기도 힘든 곡물빵과 채소와 연어와 치즈와 아보카도의 조합도 맛없었습니다. 빵이 뻣뻣하고 아보카도는 너무 익어 갈색 반점이 보이는데다 맛이 좋지 않았고 연어는 살짝 비렸습니다. 차라리 키슈가 나았을 건데 둘 다 수용할 위장은 아니었지요. 마지막 끼니가 이런 것이 되니 더더욱 아쉽습니다.






여행선물로 홋카이도 상품을 구입하는 센스. 핫핫핫. 원래 그런 겁니다. 커피는 안 마시려다가 출국장 나와서 카페라떼 작은 것을 하나 구입합니다.-ㅠ-





공항 안녕 안녕. 나중에 다시 보자.



기내식 사진은 맛없었으니 넘어갑니다.





그리고 여행 다녀와서 찍은 사진. 넨도로이드와 간식 몇 종, 그리고 도록 하나만 제 몫입니다. 어차피 쇼핑목적으로 간 것은 아니었던 터라 이정도만 해도 족하네요. 쇼핑은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ㅁ=


하루카를 타고 교토 가던 도중, 양조장을 지났습니다. 사진 타이밍을 놓쳐 이것만 찍었네요. 교토 교외는 여러 술도가가 있으니 이곳은 개중 큰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월계관은 아니었지만 제가 익히 들은 이름이었거든요.'ㅂ'





시라카와.

교토 여행지 중 최근 몇 년간 뜨고 있는 지역이 이 주변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헤이안신궁과 도서관과 미술관이 있는 공원 남쪽으로 흐르더군요. 물이 상당히 맑습니다. 물 비린내가 안나는 건 아니지만 꽤 맑아서 바닥이 들여다보이더라고요. 시라카와에 대한 이야기는 교토의 물부족 해결에 대한 글에서 본 것 같은데, 그거 어디서 읽었더라. 『교토 천년 여행』이던가.






빨갛고 커다란 도리가 저 멀리 보입니다. 저거 아무리 봐도 횃대 같단 말이죠....




지난 번 전시회 리뷰는 사진이 많아서 이걸 빼고 올렸습니다. 실제 반 클리프 아펠의 공방을 재현한 공간입니다.




커다란 나무판에 둘러 앉아 작업을 하는 모양입니다.






이쪽은 개인 작업대.






개인 작업대 아래에는 서랍이 있습니다. 누가 서랍에 낙서를 했군요. 큐피드라.-ㅁ-






옆에는 이런 상자도 있는데 각각의 작업물을 분리하는 용도인가 생각할 따름입니다.






세 다리 의자. 윗부분이 반들반들합니다.





그 옆의 책상은 서랍이 없습니다. 그리고 책상 위의 도구도 조금 다르네요.






커다란 탁자 위의 도구도 다른 종류입니다. 각각 다른 세공 과정을 담당하는 모양입니다.






나무 망치와 희한한 도구들.





이쪽은 망치만 셋.






자세히 보면 망치도 용도가 다 달라보입니다.





이날 도록은 세 권 구입했습니다. 얕봤다가 낭패를 보았지요. 굉장히 무겁습니다..... 그러고 보니 책 한 권당 무게가 얼마인지 재는 걸 잊었습니다. 다음 번에 한 번 재봐야겠네요.





도록 구입 후 위층인 4층에 갈까 말까 하다가 티켓 구입 당시에 기획전 티켓을 구입하면 4층의 다른 전시실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은게 기억나 올라갔습니다. 오오. 전시장은 둘째치고 휴게실이 참 넓고 좋습니다. 아까 걸어오면서 본 그 도리 윗부분을 볼 수 있네요.





기억이 맞다면 저 건너편의 건물은 교토시립미술관일겁니다. 이쪽은 국립교토근대(현대)미술관. 그리고 그 옆에 교토부립도서관도 있습니다.




4층의 전시회도 볼만합니다. 포스터도 있었고, 다른 작가들의 그림도 있었는데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이 있고 아닌 것이 있더군요. 둘러보다가 그림 하나에 홀랑 낚여서 사진촬영 가능한지 확인 받고 찍었습니다.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으면 가능하다 하시더군요.




근데 플래시는 둘째치고. 초점 맞출 때 붉은 빛이 들어가는 건 괜찮을까요. 끄응. 이건 나중에 B님께 여쭤봐야겠습니다.


하여간 히에로니무스의 그림이 떠오르는 묘한 작품입니다. 아사다 히로시(麻田浩). 작품명은 庵(La Tentation, Hermitage)입니다.






이건 旅·卓上. 보면 그림 설명에 한국어 번역 제목도 있는데 여행·탁상이라는군요.





이쪽은 原都市. 영역 제목은 Original City입니다.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안오는데.=ㅁ= 하여간 실물이 상당히 취향입니다. 그림 분위기도 그렇고 크기도 그렇고 집에 걸어놓기에는 조금 부담스럽지만요. 로비 등의 넓은 홀에 잘 어울릴 그림인데.






다시 지하철을 타러 움직일 때는 시라카와를 따라 걷습니다. 길이 중간에 끊겨서 이리저리 주택가 골목길을 돌아야 하지만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음. 사실 히가시야마 역에서 내리고 나서는 엉뚱하게 남쪽으로 걷는 바람에 10분 정도 시간을 날렸습니다. 하하하하;ㅂ; 지도는 남북을 잘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뒷 이야기는 그 다음편으로 미루지요.

물론 기내식 전에도 뭔가 있긴 합니다.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가는 것이라든지 공항 사진이라든지. 이건 여행의 앞부분에 있는 것이고, 대개 여행의 끝은 기내식 사진이 마지막이더군요. 전체적인 시간선은 여행 도중에 꾸준히 수정한 글(목요일의 잡담: 당일치기)과 실시간으로 작성한 트위터 타임라인(https://twitter.com/esendial/status/890333177134301184)을 보시면 됩니다.





버스 안에서. 자취방에서는 절대 시간안에 도착할 수 없으니 본가에서 버스를 타고 갑니다. 새벽에는 지하철 이동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버스가 낫습니다. 지하철로 가면 1시간 넘고 버스는 1시간 전후입니다. 와이파이 도시락의 모뎀 수령 시각이 0630이기 때문에 그 시간 맞춰 천천히 갑니다.

항공기는 아시아나, 출발 시각은 0830. 귀국편도 8시 30분 출발입니다. 실제는 그보다 늦었지만.





돌아올 때를 생각해서 차를 끌고 가는 걸 고려했는데 G가 말리더군요. 새벽에 가도 주차할 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7시 되기 전에 게이트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아직 자리는 남아 있습니다. .. 직원 주차장 아니겠지요?


6시 30분에 모뎀 수령하고, 전날에 모바일 체크인을 해두어서 바로 출국수속에 들어갔습니다. 짐은 태공이 누워 있던 저 가방 하나이니 부칠 것도 없거든요. 그리하여 6시 50분에는 이미 자리잡고 혼자 놀고 있었습니다.






항공기 탑승. 항상 창가자리를 택합니다. 잘 때도 창가자리가 좋습니다. 복도나 가운데 자리는 기대서 자기에 불편하니까요.






한강 하류에 다리가 하나 더 서는 모양입니다. 무슨 다리지..?






앞쪽 좌석으로 선택했는데 마침 창 밖으로 엔진이 보입니다. 훗훗훗. 참 예쁘게 생겼다.






뭔가 냄새가 강렬하게 난다 했더니 기내식은 이런 겁니다. 다른 것 하나도 없고 이 도시락 하나. 항공기가 3-3열로 작은 것이라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좌절했습니다.





이게 뭐야! 차라리 빵이 나아! 머핀이 나아! ;ㅁ;

게다가 빨간고추와 파란고추, 아삭거리는 마늘편이 함께 들어 있어 매운 걸 먹지 못하는 사람은 고기만 먹어도 불편한 덮밥입니다. 아침을 안 먹어서 먹기는 했지만 마늘 때문에 냄새가 심하게 올라와서 결국 도중에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음료가 주스와 콜라만 있었습니다. 맥주 없고요, 커피나 녹차도 없습니다. 기내에서 마시려고 일부러 커피도 안 마셨는데!

잠시 다른 소리를 하자면 김포공항이든 인천공항이든 차라리 스타벅스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포공항처럼 사이즈 하나에 라떼 한잔 6천원 받는 걸 보면 스타벅스를 두고 비싸다고 하는 건 핑계라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스타벅스 제일 작은 사이즈로 라떼 시키면 3500원이지 않나요. 어디가든 같은 가격인 체인점이 이럴 때는 훨씬 좋습니다.ㅠ_ㅠ 심지어 그 매점은 클라우드 한 캔에 7천원! 공항가격이고 카페가격임을 감안해도 맥주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 하기야 카스나 하이트가 아니라 클라우드인 건 양심있는 가격이라 봐야하나요.




그리고 그날 저녁. 예상대로 항공편은 지연되었습니다. 항공기가 늦게 도착했거든요. 대략 10~20분 가량 늦게 출발한 걸로 기억하는데 도착 시간은 다행히 예정 시각에서 크게 차이 안났습니다.




밤의 간사이 공항.






그리고 기내식. 돌아올 때도 비슷한 음식인가봅니다.






그나마 이쪽이 조금 더 낫네요. 맵지도 않고 마늘도 없고. 고기와 완두콩과 채소. 출국편에서 먹었던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음료는 커피 없이 물과 주스와 콜라뿐. 흑.;ㅠ;




아시아나라서 그런지, 최근에 기내식 경향이 바뀐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 여행은 대한항공으로 바꾸겠다 결심합니다.(...) ..아, 다음 여행은 후쿠오카 예정이니 저보다 더 부실하게 나오려나요.

전시회의 공식 명칭은 '技を極める—ヴァン クリーフ&アーペル  ハイジュエリーと日本の工芸'로 영어로는 'Mastery of an Art: Van Cleef & Arpels − High Jewelry and Japanese Crafts'라고 합니다. 해석하면 기술을 극복하다 - 반 클리프 & 아펠 - 하이 쥬얼리 & 일본 공예'쯤 됩니다. 일본어의 技を極める를 Masterfy of an Art라고 한 걸 보면-아차! 사진 로고에서 an 빼먹었다!-기술의 극의로 해석해도 무난해보입니다. 제목 그대로, 전시회를 보다보면 막판에는 보석이 아니라 기술이 보입니다. artisan이라고 하면 장인, 공예 등을 이야기 하던데 이건 단순한 기술을 넘어 그 자체가 예술이 되는, 예술이 될 수 밖에 없는 기술을 보여주더군요.





한자로는 교토국립근대미술관인데 구글에서 검색하면 한국어로 교토국립현대미술관으로 번역됩니다. 근대와 현대의 차이는 엄청난데 어느 쪽이 맞을까요.

버스로 가면 한참 돌아 갈 것이 분명해서 지하철로 움직였습니다. 교토의 지하철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다행히 크게(...) 헤매지 않고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처음 나갈 때는 어떻게 갈지 몰라서 일단 큰 길을 따라 죽 걷다가 교토시미술관 방향으로 꺾어 올라갔습니다. 사진의 두 경로 중에서 아래쪽 경로로 간 셈입니다. 나중에 역으로 돌아올 때는 시라카와를 따라 걸었습니다.





교토박물관하고 위치를 헷갈려 갈 준비를 하던 당시에 약간의 삽질을 했던 터라 가면서도 여기가 맞나 계속 의심했는데, 지하철 역을 나서자마자 이런 광고판이 있고, 걷다보니 계속 포스터가 붙어 있었습니다. 8월 6일 종료. 끝나기 전에 보러 왔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른 글에 쓰죠.






헤이안진구와 같은 공간에 있다보니 빨간 도리이가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들어가자 마자 오른편에 있고요.




들어가면서는 바쁘게 입장했던 터라 다른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음. 일본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더니 이번 여행에서는 의사소통 문제가 조금 많이 발생하더군요. 하하하;ㅂ;


아래는 간단하게 감상을 적어봅니다. 음.. 일일이 작품을 검색해서 사진이 있으면 올려보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합니다. 라고 우겨보지요.=ㅁ=







전시는 네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입장하자 마자 보이는 반 클리프 아펠의 유명 주얼리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일본의 공예와 함께 놓은 반 클리프 아펠, 그 뒤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그 옆의 영상 상영 공간, 맨 끝의 공방 재현 공간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맨 앞은 작품 번호 1부터 80까지를 나무 테이블에 나란히 늘어 놓아서 차례로 관람하면서 보는 것이고, 그 다음은 몇 가지를 묶어서 전시해서 4~6작품씩을 일본 공예품과 함께 확인하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개별 작품을 봅니다. 즉 나란히 늘어서 여러 개를 보았다가, 그 수가 줄었다가, 그 다음에는 개별 작품을 찬찬히 보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관람 자유도는 뒤로 갈 수록 증가하는 셈이지요. 맨 마지막 공간은 태블릿 PC 같은 도구를 통해 작품을 더 자유롭게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화면을 작동해서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흰 공간이라 넓어보이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물품 판매소로 나가기 직전 뒤를 돌아 찍은 사진입니다. 가장 먼 곳에 있는 것이 공방 도구를 모아 놓은 곳이고요. 이 공간은 사진 촬영이 자유롭기 때문에 열심히 찍었습니다.





발레 시리즈에 대한 언급은 오디오 가이드에도 있더군요. 아참. 잊고 있었는데 입구에서 나눠주는 오디오 가이드는 일본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가 제공됩니다. 한국어 가이드도 있어서 덥석 받아 들었습니다.




그럼 첫 번째 전시장부터 감상을 적어봅니다. 사진은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찾았지만 출처가 대부분 반 클리프 아펠 홈페이지입니다. 아닌 것도 몇 장 있긴 하군요.


나무 테이블에 각 작품을 전시하고 아크릴 케이스로 밀봉했습니다. 가까이서 볼 수 있기는 하나 테이블을 확실하게 고정하지 않아서 그런지 작품이 흔들리더군요. 사람들이 줄서서 돌아가며 보는데 다들 테이블을 짚고, 만지더라고요. 그 때마다 진동이 발생하니 안에 걸어 놓은 목걸이나 팔찌 등이 흔들립니다. 직원들이 테이블 만지는 것에 대해서는 제지를 하지 않았고, 사람이 많다보니 '천천히 구경하지 마시고 조금 빨리 앞으로 나가달라'고만 하더군요. 이것 참, 뭐라 해야 하나. 하하하하.

그리고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전시회 관람 연령이 대체적으로 높습니다. 어린 학생들도 있지만 나이 지긋한 분들이 많더군요. 그 옆에서 관련 강연을 하고 넘어와 그런지도 모르지만, 어떤 분은 반 클리프 아펠의 알함브라 반지를 끼고 왔던 것이 뇌리에 남았습니다.(...)


1 전시장에는 80번까지의 작품이 있으며 전부 반 클리프 아펠입니다. 알함브라 공작석 목걸이(58번)도 왔는데 알함브라는 이것 하나만 있더군요. 나머지는 거의가 주문 제작형 '작품'에 가깝더랍니다.

여기의 작품들은 굉장히 다양하게 나옵니다. 보고 있노라면 멋지다, 예쁘다라는 감상과 동시에, 저 무거운 것을 어떻게 하고 다니나, 하고 다니면 목과 어깨와 손목에 담이 들 것 같다는 망상이 옵니다. 그리고 점차 보석 자체보다는 그 공예 기술에 집중하게 되더군요. 초반의 여러 작품들은 보석 자체도 큼직한 것이 많습니다.

1번은 막달라마리아의 초상 펜던트인데 아주 자세히 보면 묘하게 금이 가 있습니다. 그거 공예입니다. 그 작고 작은, 유화의 균열 같은 그 금들은 모자이크의 실제 조각입니다. 반 클리프 아펠이 개발했다는 모자이크 기법이라더군요. 맨 마지막 방에 나오는 펜던트도 그 모자이크 기법을 사용한 것인데 보고 있노라면 보석보다 저런 곡면에 모자이크 기법을 적용한 것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보석은 뒷전. 그 가공 기술의 찬란함에 넋을 잃지요....






1 전시장의 그리폰도 그렇고, 다른 전시장의 작품에도 종종 산호를 사용한 것이 보입니다. 분홍색의 산호인데 색이 그래서인지 저는 볼 때마다 연어가 생각나더군요. 그것도 기름진 연어. 색이 연어 색이라 더더욱 그런 모양입니다...... 그 덕분에 그리폰도 용맹하고 씩씩하게 보이는게 아니라 기름져 보이는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홈페이지에도 소개된 새장은 생각보다 크더군요. 게다가 새는 통째로 옥을 깎았던 데다 바닥은 바다를 표현하는데 그 푸른 물결을 라피스라줄리를 통으로 박아 넣었습니다. 마노 등등까지 통으로 사용하다보니 가격을 넘어서 해탈하게 되더군요. 이야아. 가격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


거기에 쥬얼리를 보고 있으니 여기에 맞출 드레스는 어때야 하나 싶습니다. 아니, 애초에 보석들이 백인의 피부에서 돋보이게 보이겠다 싶더군요. 유색인종-특히 황인종에게는 안 어울리겠다 싶은 보석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뭐, 프랑스 회사니까 당연하겠지요. 그 당시 주 고객들은 백인이었을 것이니 말입니다. 드레스까지 맞추더라도 이 보석들을 하고 있으면 사람이 안 보이고 쥬얼리만 보일 것 같기도 합니다. fade out.....

터키석을 많이 쓴 점도 그런데, 터키석은 아무래도 흰 피부에서 돋보일 것 같단 말이죠. 으으음. 하기야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푸른 보석을 많이 쓰다보니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ㅅ' 아, 달나라로 가다(77)도 참 예뻤어요. 제 취향이었습니다.




달세계에 가다도 실물이 훨씬 예쁩니다. 사진이 못 따라가네요. 실물은 월면의 저 푸른색과 황금색이 동시에... 셋다 온 것은 아니고 맨 왼쪽만 왔습니다.







1 전시장 마지막인 80번입니다. 속도를 지켜가며 가느라 막판에 좀 건성건성 보았는데... 승천하는 용 같은 분위기죠. 저 수정-이 아니라 에메랄드 원석이 굉장히 눈이 가더랍니다. 역시 무거워서 목에 걸기는 참...; 게다가 진주가 저렇게 많으면 땀 같은 건 흘리지 않거나 땀 흘릴 일이 없을 경우에만 착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전시장보다는 3 전시장의 작품이 훨씬 취향이었습니다. 음.. 솔직히 말해서 일본 공예 작품은 보아도 본 기억이 없어요. 특히 가장 대표작으로 밀었던 것이 공작 병풍인데, 마지막의 상품판매장에서 클리어파일이랑 엽서를 보고서 이 작품도 전시되어 있었나!라고 뒤늦게 알았습니다. 안 보였어요. 보석만 보고 있다보니 안 보였어요. 병풍이다보니 벽면에 있었을 건데, 벽면까지 눈이 안갔습니다. 이럴 수가...=ㅁ=

그럼에도 2 전시장 초반의 공예품들은 섞여 있어도 위화감이 없습니다. 몇몇은 설명을 보고서야 반 클리프 아펠 것이 아니라 일본 공예품인 걸 알았을 정도니까요. 그걸 감안하면 애초에 프로젝트 준비 단계부터 균형을 맞춰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반 클리프 아펠에서 각 미술관(박물관)의 기획안을 받아 들고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제공하겠다고 하고 그 뒤에 전시 기획에 들어간 건지는 모르지만 초반부터 공예품 염두를 두었을 것으로 봅니다.






이건 3전시장. 각 보석의 미묘한 색 차를 이용해 그라데이션 드레스를 표현했습니다. 제목을 보면 달색 드레스라는데 정말 그래요. 달세계에 가다와도 어울립니다.



260번. 여우원숭이 클립.





245번 앵무새. 가장 마음에 드는 동물 clip을 고르라면 이겁니다. 2011년 작이고 ... 저 아래의 꽃까지 포함해서 정말 예쁩니다. 하나만 고르라면 이걸 고를 겁니다.(링크)



3 전시장 중 최근 몇 년간의 작품 시리즈인 동물 클립류는 초기의 모자이크 작품을 넘어서더군요. 모자이크는 굵은 것을 쓰는 것보다는 잔잔한 보석으로 색을 표현하는 것이 훨씬 더 예쁘니 그런가봅니다. 그렇다보니 공예 기술 자체에 더 집중하게 되고요. 특히 보석 색의 그라데이션으로 나타낸 앵무새의 털색 등은 기술의 극의로 달한 예술이 뭔지 자체로 이야기 합니다..... 죽기 전에 하나쯤 장만하고 싶지만 저거, 웬만한 서울 집 한채 가격 쯤 되지 않을까요.ㄱ- 죽기 전에 집을 장만하는 것이 빠를지 반 클리프 아펠 동물 시리즈를 하나 장만하는 것이 빠를지. 아니,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까요.....




하여간 신나게 눈호강 했습니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체적으로 제가 좋다고 고른 것들은 미스테리어스 모자이크 기법을 쓴 작품입니다. 보석이 많이 들어가거나 큰 것보다 이 쪽이 취향이더군요. 근데 대체적으로 큰 이런 작품은 착용 어떻게 하나요.






일단 전시회 구성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두 권 도록의 주인분들하고 진지하게 대화해보면 되겠지요. 음.. 솔직히 이런 것 하나 있으면 집쯤음! 이라는 망상이 들긴 합니다만..=ㅁ= 어디까지나 망상은 亡想이니까요. 핫핫핫.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와 작품 목록이 둘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실 조금만 일찍 알았어도 다른 분들 옆구리 퍽퍽 찔러 가는 건데 말입니다. 7월까지 내내 바빠서 갈 엄두를 못냈지요. 다른 두 분도 그렇고. 언젠가는 교토 말고 도쿄에도 찾아와주지 않을까 생각하니 그 때를 기약해봅니다. 그 때까지 열심히 항공권 비용부터 저축하렵니다.+ㅅ+




아이패드 시진이라 2.2메가인가요...


하여간 당일치기 여행잡담 시작합니다.


0800 곧 탑승 시작. 0630에 공항 도착해 0652에 출국수속까지 완료. 오오오. 기록이다.


1000 간사이 도착. 출국장 나가서 바로 JR매표소. ICOCA HARUKA 왕복 구입. 오늘 돌아오는 거 맞냐고 묻더라. 히루카 1016의 연착으로 운좋게 바로 탑승. ... 다행이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 서서 가는 중 조금 있다 내리지 않을까.


1237 경 교토 도착. 1204 도착 예정이었으나 1154경부터 목적지를 눈 앞에 두고 열차 서행 및 정지. 멈춘 시점에서 교토역까지의 선로에 열차 7대가 서 있다고 함.


1258? 히가시야마역 도착. 버스보다 지하철이 훨씬 삐름. 교토근대(현대)미술관 찾다가 헤맴. 오오. 여기가 비와호 물을 끌어들이는 수로-시라키와가 흐르는 곳..!


1305 전시장 도착. 사람이 많아 혼잡함. 미술관 초기 동선에 대해서는 이후 정리.


1420 도록 구입. 영상과 전시물 일부를 건너 뛰고 설렁설렁 보았음에도 이 시간. 도록은 둔기 수준. 3300엔.


1430 4층의 갤러리. 아사다 히로시의 그림이 눈에 들어옴. 사진 촬영.


1514 교토역 귀환. 슬슬 체력 방전.


1520 마르브란셰 이세탄점. 갔다가 줄이 길어 포기.


1530 이세탄 지하 식품매장에서 센타로와 모로조프에서 간식거리 구입. 이게 점심.


1540 1600발 하루카 탑승. 그 전에 세븐일레븐에서 카페라떼 구입.


1600-1728 간사이공항 도착


1740 로손에서 아마존 물품 수령. 안 잊었다!


1800 스벅에서 아이스 유자 시트러스와 아보카도 연어 샌드위치. 이게 저녁. 안쪽 들어가면 스벅 라떼 한 번 더 마셔야지.


1830 체크인 완료. 출국 수속.


1900 스벅 카페라떼 물고 여행쇼핑 끝. 과연 항공기는 늦지 않게 올것인가? 인천행 아시아나는 연착 중. 김포도 그럴 것 같은데.


1755 예상대로. 인천착 아시아나처럼 김포착도 탑승지연. 도착 지연 때문이라는데 쉽게 말하면 비행기가 아직 안왔어요. 오늘 중으로 집에 갈 수 있을까



트위터 실시간 타래는 아래.

https://mobile.twitter.com/esendial/status/890333177134301184

교환식이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한 달에 한 번 모여 여행 선물과 책을 주고 받는 고양이생협의 모임 사진입니다. 모임도 어언 10년을 넘었는데 지금도 활동하는 것은 활발하게 정보교류와 지름 공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훗훗훗...





제가 들고 간 책. 왼쪽은 최근에 구입한 드레스 관련 책입니다. 언젠가 트위터와 블로그에 소개를 올린 적 있는데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 내내 묵히다가 구입했습니다. 오른쪽은 권교정 단편집. 집에 권교정 책은 상당히 소장하고 있 ... ..을 겁니다. 아마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잊어서 확인해야하는데 대부분의 단편은 다 읽은 것이더군요. 그래도 이건 사야합니다. 언제 다시 새 책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역시 알라딘에서 구입한 마법사의 신부 7권 DVD 특장판입니다. 오른쪽 상단의 상자에 DVD 케이스와 만화책이 함께 있습니다.






DVD 케이스 윗부분의 비닐이 접혀 있었지만 신경 안 쓰는 부분이라.'ㅂ'






DVD 표지만 봐도 이게 프리퀄이라는 티가 팍팍 납니다. 부제가 별을 품은 사람..인가요. 일부러 히라가나를 쓴 이유가 있을 것도 같은데?






그리고 트위터에 올렸던, TV 애니메이션화 결정 포스터. 만화책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2017년 10월 방송 시작이고 완전 수량 한 정 생산 블루레이가 2017년 겨울 발매 예정이랍니다. 걱정마세요. 이런 물건 사라고 회사다니는 거잖아요. 하하하하하.;ㅂ;







3월 여행 선물인 도쿄 스카이트리 초콜릿. 상자 뚜껑에도 나왔지만 크리스피 화이트 초콜릿입니다.






M님이 들고 오신 초코칩쿠키. 이마트 노브랜드 초코칩쿠키입니다. 커피없이는 먹기 힘들 정도로 죄악의 맛을 자랑합니다. 비교하기 미안할 지경이지만 오리온의 초코칩쿠키가 모카골드라면 이건 TOP. 장르가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공략지가 다르니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감상이 다를 겁니다.





먹어본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건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고 표현한 티라미수 초코파이. 일러스트만 예쁘고 맛은 어디가 티라미수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맛입니다. 양주가 들어 있다는데 이전에 밀크티파이를 먹어봤을 때 제 취향에는 안 맞았던 지라 조용히 내려 놓고 G에게 줬습니다. 감상 대기중.





자가비 명란 버터맛. 맛없을 수 없는 맛이로군요.





이번 여행에서 사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내려 놓은 로이스의 말차 아몬드 초콜릿. 이걸 먹으면서 왜 로이스에서는 말차맛 초콜릿이 거의 없을까, 생초콜릿 외에는 본 적이 없다-는 것에 대한 제 답변. 말차는 홋카이도에서 안 나오니까요. 뭐, 초콜릿도 그렇게 보면 홋카이도 산은 아니지만 로이스에서 나온 건 홋카이도산이 꽤 많은지라.'ㅂ'; 그래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차하면 보통 교토나 우지쪽을 떠올리지 홋카이도는 아니잖아요.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로이스답게 아몬드도 맛있고 초콜릿도 맛있습니다. 상자에 한 봉지 들어 있던데 한 번 뜯으면 손이 멈추지 않습니다. 무서운 초콜릿....







위에서 하나씩 집어온 과자를 늘어 놓습니다. 그러고 보니 코코로 젤리도 있군요.





로이스, 딸기 프로마쥬 맛.






겉보기도 그렇지만 하이츄 먹는 기분이 듭니다. 그래도 훨씬 맛있습니다. 치즈와 딸기의 조합이 맛 없을리 없잖아요. 많이 먹어본 맛이지만 기억하는 맛보다 훨씬 고급입니다. 쫀득한 느낌 드는 것이 참 맛있더라고요.






삿포로농학교라는 쿠키. 이게 홋카이도대학 인증 상품이라는데 왜 홋카이도대..? 한국으로 치면 강원대 인증 감자과자쯤일까요.ㄱ-






멀쩡한 쿠키고 맛도 준수하며 한 상자에 든 쿠키 수도 많습니다. 다섯 개였나, 네 개였나. 하여간 왕창 왕창 채웠습니다.






분유맛이 많이 나는 쿠키라 홋카이도 쿠키라는 이름에도 잘 어울립니다.






이건 케이스도 굉장히 예쁘고 화사화사한 과자. 쿠크다스의 과자부분만 놓은 것 같다던데 랑그드샤나 시가렛쿠키와 닮은 과자입니다. 부서지기 쉽더라고요.




왕창 뜯어 놓은 과자들을 챙겨서 전리품으로 들고 왔더랍니다. 후후후. 책은 상대적으로 덜 찍혔지만, 그리고 서로 지름 충동을 부추기느라 옆구리에 멍이 들었고 카드명세서는 더더욱 길어질 예정이지만..ㅠ_ㅠ


사진 출처는 도쿄노블 홈페이지. http://www.tokyo-noble.com/



도쿄 노블은 지난 후쿠오카 여행 때 처음 알았습니다. 하카타역 KITTE에 손수건 사러 갔다가 우산집을 발견한 것이 문제였지요. 여행 첫날 보고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 다음날 사러 가서 들고 왔는데, 항공기에 두고 내려 그대로 분실했습니다.

우산집 라벨은 남아 있었기에 어디 제품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었고 본점이 우에노 근처, 아키하바라 북쪽에 있다는 2k540이라는 상점가에 들어가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홈페이지를 보고 알았던 거죠. 그 다음 여행을 결정한 건 그 직후였고 자연스럽게 우산 재구입도 결정했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원래 엔화를 쓸 때는 금전적 브레이크가 거의 안 걸립니다. 엔화는 묘하게 상품권을 쓰는 것 같은 금전감각 마비효과를 가져온다니까요. 허허허. 물론 여행이다보니 더더욱 그렇겠지만.






우에노에서 아메요코쵸를 지나 선로를 따라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나옵니다. 아키하바라에서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지만 스에히로쵸가 가장 가깝답니다. 선로 아래에 공방 비슷한 가게들이 여럿 이쏙 그 안에 도쿄노블도 있습니다.


시간만 넉넉하다면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기성품을 사올 생각이었으니까요. 가서 우산천을 먼저 골랐는데 이전에 구입한 것과 손잡이가 다르더랍니다. 한참 앞에서 고민하고 있었더니 직원이 말을 걸어와서 손잡이 교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5분 정도 걸린다더군요. 안쪽에 직인 같아 보이는 분이 있었습니다. 바꿀 손잡이를 고르고 태슬도 골라서 부탁하고 받아왔습니다. 본점에서 구입하니 우산을 가방에 담아 주더군요. 오오오. 덕분에 숄더백에 아예 우산을 묶어서 잃어버리지 않게 들고 다녔습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저, 또 두고 왔을겁니다.

(다른 글에도 잠깐 올렸지만 이번 여행은 기억력 감퇴와 건망증과 사투를 벌였습니다.)






진한 남색의 가방. 똑딱이도 달려 있어서 접어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대로 담겨 있군요. 아직 비가 안와서 쓸 일이 없습니다.






우산의 길이는 65cm였던가. 아니, 60cm인지도 모르지만 하역나 장우산입니다. 예전에 구입했던 우산의 태슬은은 엷은 레몬색이었는데 이번에는 베이지로 골랐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로맨스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그런 양산 같은 분위기지요.




우산 손잡이는 진한 녹색.







그리고 꽃무늬입니다. 보고서 홀랑 반한 것도 이것 때문이었지요. 붉은 벽돌집의 레베카나 에이번리의 앤이 들고 다닐 법한 그런 우산..? 하여간 자잘한 꽃무늬에 진한 녹색 손잡이, 그리고 태슬을 보는 순간 그 시대의 분위기가 저절로 떠올라서 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파란천에 같은 무늬인 우산도 있었지만 우산은 밝은 색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쪽을 골랐지요. 그건 진한 빨강 손잡이를 하면 잘 어울리겠다 싶었습니다.



우산은 밝은 색으로 고릅니다. 비오는 날은 기분이 가라앉기 쉽기 때문에 일부러 밝은 색 천을 씁니다. 이전에 쓰던 우산도 일본에서 사온 우산이었지만 분실했고요. 이 우산은 개당 8100엔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이다보니 잃어버리면 참 뼈아플 겁니다. 그러니 오래오래 잘 써야지요.+ㅅ+

그렇다고 해도 잃어버리면 다음 일본 여행은 도쿄다! 이러고 즐겁게 천과 손잡이를 고를 것 같은걸요. 핫핫.

유라쿠쵸 무인양품에 가서 잔뜩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미쓰코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을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저녁에 먹을 거리와 간식거리르 눈에 띄는 대로 집어왔습니다. 위가 크지 않으니 다 먹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니 일단 집어 놓고 봅니다. 남으면 캐리어에 싸가는 거죠.






사진 가운데의 히야치츄카는 결국 못 먹었습니다. 이날 저녁은 하겐다즈 세 통으로 마무리 지었고요.(...) 불가리아는 그 다음날 아침에 먹었고 맥주와 돈베는 캐리어에 챙겨 들고 왔습니다. 충동구매해도 캐리어 공간이 남은 이상 괜찮아요.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하도 자주 보아 익숙한 하겐다즈들. 둘 다 떡이 들어간 한정 아이스크림입니다. 왼쪽은 검은깨 호두, 오른쪽은 콩가루 흑당입니다. 먹어보니 취향은 확연히 오른쪽이더군요.-ㅠ-






아이스크림 위에 올라 앉은 것인 떡입니다. 말랑말랑한 것이 차가운데도 굳지 않았더라고요. 아마도 물과 찹쌀가루의 비율이 비결일 겁니다. 그러니까 풀 쑤는 것보다는 조금 더 걸죽하게 만들어 올린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냉동고에서도 말랑말랑하겠지요.






이쪽도 검은깨 소스가 떡 위에 올라갔습니다.






단면으로는 떡이 잘 안 보입니다..? 아래의 아이스크림에는 호두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먹다가 호두 씹히는 걸 알고는 뒤늦게서 이름이 깨호두라는 걸 확인했거든요.






이쪽은 아래 아이스크림에 흑당(쿠로미쓰=검은꿀=흑설탕시럽)이 들어 있습니다. 취향은 이쪽. 검은깨도 나쁘지 않은데 같이 먹으니 이쪽이 더 맛있더군요.






다른 아이스크림은 라즈베리와 쿠키 아이스크림. 이것도 맛이 괜찮았지만 역시 콩가루가 제일 맛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다 챙겨 먹고 나서는 부지런히 사진을 찍습니다. G에게 선물로 사온 무지 음식들 잔뜩.






맥주에 섞겠다며 야심차게 사온 레미 마르탱, 면세점에서 집어온 노이하우스. 저 노이하우스는 고디바의 초콜릿 쿠키보다 더 마음에 듭니다. 초콜릿의 비율이 높거든요. 게다가 밀크가 아니라 다크라 쌉쌀한 맛이 더합니다.






선글라스는 알을 맞추기 위해 잠시 안경점에 가 있습니다. 이런 것 착용사진은 절대로 안 올리지만 실제 사진 찍어보고도 어이 없어 폭소가 나왔던 기억이......(먼산) 안경점에 가서 알을 맞추려 하니 원체 근시에 난시라 지금 안경과 같은 수준으로 압축하면 8만원이랍니다. 한 번 더 압축하면 13만원? 그냥 얌전히 8만원으로 했습니다. 원래 선글라스 알은 2-3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교체한다고 하면 비싼 알을 쓸 필요가 덜 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그러면 선글라스는 도대체 얼마나 무거워지는 거냐...







무하전 화집은 자취방에 두었습니다. 언제 몇 가지 사진 찍어서 포스팅 해야 하는데 일단 좀 미루죠. 핫핫.

태공 바로 뒤에 있는 것은 후쿠사야 카스테라, 그 뒤에는 호텔 오쿠라의 데미함박 오므라이스와 감자 그라탕, 그 뒤는 케이크입니다. 이번 여행의 유일한 케이크.-ㅠ-






A. Lecomte라는 가게에서 구입한 과자들. 맨 왼쪽의 파운드케이크는 체리가 듬뿍 들어갔는데 아무리 봐도 술에 절인 것으로 보여서 망설이다가 조각만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먹어보고는 조각 구입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지요. 술향이 강해서 잘못하다가는 취할법 하더랍니다. 다른 둘은 고이 G에게 넘겼습니다.



사진 찍고 씻고, 캐리어 정리하고 났더니 기운이 빠져서 뭘 먹을 생각이 안 들더군요. 아이스크림 셋을 비운 탓이기도 합니다만. 그리하여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기는 5시쯤 깨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다가 배가 고파 일어났습니다. 암막을 치고 잤더니 정말로 햇살이 하나도 안 들어오더군요. 방음도 철저해서 간밤에 아주 행복하게 잘 잤습니다. 워낙 조용한 곳에서 자다보니 다른 것보다 소리랑 햇빛에 민감합니다. 다른 숙소보다 더 마음에 들어서 도큐스테이 니혼바시는 다음에도 갈 생각이 있습니다.


전자렌지가 방 안에 있으니 나갈 필요 없이 원하는 정도로 데웁니다. 달걀은 전자렌지에 다시 돌리니 포슬포슬한 느낌 없이 다 익었고, 속의 볶음밥은 덜 데워져서 따로 노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데미그라스 소스와 섞어 먹으면 간도 딱 맞습니다. 거기에 심심할 때마다 감자그라탕을 먹으니 그것도 별미네요. 전날 끼니를 대강 먹긴 했지만 그래도 아주 행복하게 한 끼를 마무리했습니다. 감자그라탕은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햇 감자가 나오면 그 때 도전해볼래요. 그 전에 치즈부터 수배해야겠지만 제게는 치즈퀸이 있습니다! 뭐, 코스트코도 있지만 거긴 포장이 너무 커요. 저 혼자 먹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맛있게 식사를 했으니 다음은 디저트. 이번에는 깜박하고 커피 챙겨오는 걸 잊었습니다. 드립퍼는 챙겨왔으면서 커피가루가 없어 커피를 내리지 못한다는 황당한 상황인데, 그 전날 야나카 커피점에서 사올 걸 그랬네요. 하여간 이날의 케이크는 안젤리나의 몽블랑입니다.





500엔. 이 포장까지 포함해서 500엔.






첫 몽블랑이 안젤리나의 몽블랑이었기 때문에 제 몽블랑은 언제나 안젤리나가 기준입니다.






하루 두었다 먹으니 살짝 겉이 굳었지만 그래도 좋아요.






바닥에는 머랭, 그 위에는 버터크림, 그리고 겉에는 밤퓨레. 이 세 가지의 조합이 참 좋습니다.=ㅠ=






맛있게 잘 먹고 나서 TV를 봅니다. 한국과 일본의 프로그램 차이는 이런 곳에서도 나네요. 일요일 아침의 NHK는 정원 가꾸기 프로그램을 합니다. 텃밭 가꾸기도 되는데 채소류 심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온상을 만들고 거기에 벌레끼지 않도록 망까지 칩니다. 저건 마가레트인데 마가레트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더군요.

...

솔직히 마가레트하면 모 로맨스 소설에 등장한 것만 기억납니다. 서브 남주가 여주에게 사죄하는 마음을 마가레트 동산을 만들었다는 그 장면. 왜 이런 엉뚱한 것이 떠오르는 거죠.



숙소 체크아웃 시간은 11시입니다. 9시쯤 짐 챙겨서 체크아웃하고 교바시로 갑니다. 순간 역을 헷갈려서 신바시에 내리는 바보짓을 했지만 미쓰코시마에에서 교바시까지는 한 번에 갑니다.


갈아타기 위해 이동하던 도중 엑셀시오르가 보여서 덥석 들어갑니다. 원래는 스타벅스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 맞았습니다.






테이크아웃으로 받아가려고 생각했는데 머그에 주시네요. 그 김에 홀랑 자리잡고 앉아 여행 시간표를 정리합니다. 맛은 무난. 스타벅스와 크게 차이 없고요. 340엔이었나. 그 쯤일겁니다.



교바시에서 하네다공항까지 바로 가는 열차를 잡아 타고 이동합니다. 조아라도 있고 전자책도 있으니 읽을 거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아, 트위터도 있지요.



대한항공도 셀프체크인이 가능하길래 잽싸게 표를 뽑고 수화물을 부칩니다. 우산과 노트북 가방, 백팩을 짊어진채 돌아다닙니다.




오오오. 보노보노..... 좋군요. 그러고 보이 이번에는 포켓몬 스토어도 아예 안 갔습니다. 일정이 짧고 소화할 것은 많으니 아예 머릿속 저편으로 던져 두었네요.



대강 훑어보고는 출국수속을 밟고 나갑니다. 로이스의 말차아몬드 초콜릿이 있길래 살까 하고 들여다 보았다가 계산대 줄이 길어서 마음을 접습니다. 더 걸어서 가다가 홋카이도 카페를 보고 들어가서 커피 한 잔 시켰다가 한 모금 마시고 좌절한 뒤 다시 게이트를 찾아갑니다. 그러고 보니 게이트 근처에 작은 서점이 있어 구경하러 들어갔다가 Brutus를 밟았습니다. 그것도 바로 번역해보겠다고 해놓고 들고 왔다갔다만 하고 있음. 음. 그러니까 저는 트위터를 끊어야 합니다.(.....)





태공사진 한 장 더. 떠나기 전에 한 장 더 찍는 거죠.







비행기 날개 뒷 좌석에 앉아,






기내식을 받습니다. 맥주를 달라 청했더니 종류를 묻지 않고 카스를 주는 바람에 좌절했습니다. 아사히를 달라고 바로 말할 걸 그랬네요. 왜 카스.ㅠ_ㅠ

아침도 잘 챙겨먹었지만 기내식도 꼬박꼬박 챙겨 먹습니다. 기내식은 가리지 않고 잘 먹어요.'ㅠ'






그리고 짐정리와 함께 이번 여행기도 끝납니다. 후후후.



아참. 우산 사진은 오늘 찍었으니 다음 주중으로 올라갈 겁니다.'ㅂ'

남은 사진들을 보니 그냥 두 편에 올려도 괜찮았겠네요. 하지만 이미 1/3이라고 써놓았으니 이번은 2/3입니다.





숙소에 가방을 내려 놓고 백팩만 들고 나갑니다. 가뿐하게 돌아다니니 기분은 좋네요. 손에는 아이패드를 들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면서 미쓰코시마에 쪽으로 걸어갑니다. 방향감각이 좋은 편이라 이런 때는 대강의 방향만 잡고 가도 얼추 맞습니다. 그리하여 들여다보던 도중 벚꽃을 발견합니다. 도쿄는 벚꽃이 일찍 피는군요. 지금 도쿄에 계신 두 분은 우에노 쪽에 볼일이 있으시니 벚꽃 구경 실컷 하시겠네요.+ㅅ+





걷다보니 미쓰코시 백화점 가기 직전에 이런 신사가 있는게 보입니다. 오오오. 골목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안쪽은 본격적인 신사 같은 걸요. 번화가 빌딩 숲 사이의 신사라니. 하기야 교토 니시키 시장 근처에도 상점가에 이렇게 자리잡은 신사가 몇 개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가는 도중에 일본 같지 않은 풍경이다 싶더니만 만다린 오리엔탈이랍니다. 호텔 1층은 카페라던데 시간이 맞았다면 한 번 쯤 가볼만 하지만 체류기간이 짧았죠. 다음을 기약합니다.





걷다보니 내가 걷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헷갈리는 풍경이 보여 사진을 찍습니다. 저기 사진 정중앙에 보이는 빨간 차양 달린 건물이 미쓰코시 백화점입니다.


미쓰코시마에역에서 지하철을 잡아 타고 신바시로 이동, 유라쿠쵸 무지로 갑니다. G의 선물을 왕창 사기 위함..





가는 길에 또 벚나무 가로수길이 있길래 잡고서 사진을 찍습니다. 해질녘이라 사진이 예쁘게는 안나오네요.







도쿄만 그런 건지 여기 심은 벚나무만 그런 건지 모르지만 이날 본 벚나무들은 색이 붉습니다. 그걸 보고 역시 도쿄의 벚나무 아래에는 시체가 묻혀 있는 것인가란 생각을 3초간 떠올렸지만 접었습니다. 이런 망상은 역시 『도쿄바빌론』과 사카구치 안고 때문입니다.






7월 여행 때도 찍었던 기억이 있는 건물. 그 때는 반대쪽, 긴자쪽에서 찍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유라쿠쵸에서 다시 신바시로 돌아가는 길에 찍었습니다. 도심 녹치화에 공헌하는 건물이라 기억하는데 아래의 가로수는 벚나무였군요. 나무가 더 크면 멋지겠네요.




이렇게 짧은 이야기는 끝!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올라올 마지막편에 다 털겠습니다. 세면대 배수관 청소 하려고 조립하고 또 재조립했더니 기운이 확 빠져서..OTL..

아마도 세 편쯤으로 나뉠 여행기의 첫 번째입니다. 음식 이야기나 길가 풍경으로 나눌까 하다가 사진이 많지 않아 사진 수에 따라 대략적으로 나눠봅니다. 숙소인 도큐스테이 니혼바시나 여행의 제1목적이었던 무하전 관련 사진들은 일단 빼고요.'ㅂ'





김포공항 9시 비행기였던 터라 집에서는 5시에 출발했습니다. 공항까지 1시간 내에 갈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네요. 하지만 아침 챙겨먹기는 마땅치 않으니 간단하게 딸기 우유를 사다 마십니다. 공항에는 오전 6시경 도착. 그리고 미리 예약한 와이파이 도시락을 수령합니다. 어차피 김포공항에서 와이파이 모뎀을 수령할 수 있는 건 오전 6시 부터라 더 일찍 가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출국심사장도 6시 반에 열리거든요.



캐리어는 들고 탔습니다. 덕분에 하네다 공항에서 다른 짐검사 없이 바로 이동할 수 있었고요. 아참, 심사 받고 들어가면 바로 면세점 수령 대기표부터 뽑으세요. 7시부터 열리는데 별 생각 없이 봤다가 허둥지둥 뽑아보니 롯데는 15번, 신세계는 1번이었습니다. 신세계 찾고 나서 바로 이동하니 롯데 15번을 부르더군요. 시간이 잘 맞았습니다.-ㅁ-


이날 아침의 시간표는 대강 이랬습니다.


0500 출발

0605 김포공항 도착, 와이파이 모뎀 수령

0630 출국수속 시작

0640 대기장 도착, 면세점 대기표 뽑음

0700 면세점 상품 수령 시작


대기표를 뽑은 다음 잠시 남은 시간을 이용해 둘러봤습니다. 롯데면세점은 주류가 없어서 시티면세점에서 레미 마르탱-레미 마틴-작은 병을 구입하고 그 옆에서 노이하우스의 초콜릿 과자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그러고 잠시 기다렸다가 면세점 상품을 수령해 캐리어에 쑤셔 넣었습니다. 부피가 상당히 컸거든요.(아련)





역시 여행은 비행기 타기 직전이 제일 기대치가 높습니다. 일단 착륙하고 나면 그 때부터는 정신없이 돌아다니니 오히려 그 때는 힘들고요. 하하하하.;





별 생각 없이 자리를 지정했는데 지정하고 보니 날개 바로 위입니다. 어차피 크게 상관 없어요.'ㅅ'





기내식. 도쿄행은 그래도 이것 저것 많이 나옵니다. 삿포로행도 그렇지만 간사이나 후쿠오카는 빵만 나오죠.






뭔가 했더니 닭고기 간장조림. 그리고 두부도 있고 양파 절임도 있습니다. 양파는 속이 부대낄까봐 먹지 않고 그대로 남겼고요. 오렌지 주스를 마셨는데 나중에야 맥주를 시킬 걸 그랬다고 후회했습니다.




하네다공항 출국장을 나온 것이 대략 11시 10분.  잠시 삽질을 한 뒤 게이큐선 안내소에서 24시간 티켓과 하네다공항 왕복권 세트를 구입합니다.





구입하면 이런 봉투에 담아 줍니다.





24시간권은 빨강 카드입니다. 뒤에 보이는 것이 케이큐왕복권이고요. 출발할 때 역무원이 있는 쪽으로 가서 티켓을 보여주면 저렇게 도장을 찍어줍니다. 돌아올 때는 반대편에다 도장을 받거나 카드를 이용해 탑승 한 다음 내릴 때 제출하면 됩니다. 왕복 티켓은 수거하지만 카드는 주더군요.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훗훗.




다이몬에서 한 번 환승하고 롯폰기로 갑니다.




열심히 캐리어를 끌고 지나가는데 호오. 여기가 롯폰기 힐즈..? 생긴지는 한참 되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간 적 없는 그곳이군요. 걷다보니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도 한 번 와보겠다 생각했습니다. 과연 ..? 도쿄역 근처를 떠나 여기까지 올 부지런함이 발동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요.



무하전 갈 때는 롯폰기역에서 내렸지만 돌아갈 때는 노기자카역으로 갑니다. 여기도 에스컬레이터가 없어서 캐리어를 들고 내려갔습니다. 이날 저녁 때 다리가 부은 것은 팔할이 캐리어의 책임입니다. 나머지 이할은 운동 부족이고요.

노기자카역에서 유시마역으로, 거기서 걸어서 우에노 위쪽 갔다가 허탕치고 2k540을 찾아 걸어 내려옵니다. 패스가 있으니 가능하면 지하철로 이동하려고 찾아봤더니 걷는게 더 빠릅니다. 걸어서 약 8분. 우에노쪽에서 아메요코쵸 시장을 지나, 아래로 더 내려가면 선로 아래 상점가에 아래와 같은 간판이 있습니다.






대문자가 아니라 소문자였군요. 선로 아래 공간에 양쪽으로 상점가가 늘어섰습니다. 여기 온 가장 큰 목적은 역시 우산. 도쿄노블에 들어가 우산을 고르고, 손잡이랑 태슬도 함께 고릅니다. 교체하는데 20분 약간 넘게 걸린다고 해서 근처를 돌아보고 오겠다고 하고, 캐리어도 맡아 주신다 하여 부탁드리고 나옵니다.

그리고 일단 카페인 보급부터.




그러나 실패. 원래 이 카페는 해먹 의자랑 수플레 케이크가 유명한 모양입니다. 커피는 아닌가보죠. 라떼가 나온 것을 보고 수상하게 여겼는데 아포가토를 먹어보니 아니나 달라. 커피 자체가 맛이 없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니라 캡슐 머신인가 싶은 정도로 맹하네요.

걷는 내내 진한 커피콩 볶는 냄새가 나서 여긴가 하고 들어갔더니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나갈 때, 이 카페보다 아래(남)쪽에 야나카커피점이 있더군요. 생두를 그자리에서 볶아주는 모양입니다. 시간이 부족해 들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 다음은 바로 숙소로 이동한 것이니 패스. 우산 사진은 조만간 찍어서 다음 글 첫머리에 붙여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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