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까지 하며 입장료가 5천원입니다. 기획전인걸 모르고 갔다가 5천원 내야한다는 걸 나중에 알고는 그래도 보자고 들어갔는데, 나오면서는 5천원 밖에 안 받냐며 화냈습니다. 이런 전시회는 더 받아도 된다고요!


국립중앙박물관이라 전시회 동선 구성이나 배치는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보기도 편하고 사람하고 많이 부딪히지 않아요. 같은 날 본 아프가니스탄 황금전은 공간이 좁은데다 사람이 많아 정신 없었는데 기획전실은 공간이 넓으니 다니기 편하더군요. 사람 수는 아마 비슷했을 겁니다.


보는 내내 감탄하고 또 감탄했습니다. 물론 여기 공개된 도자기는 중국에서 하카타로 직행하던 상선에 실린 것이라 전부 중국제입니다. 지금의 중국제가 아니라 당나라 때의 중국제니까요. 고급품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여간 그런 도자기들은 지금 밥상에 올려도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그런 디자인입니다. 만듦새도 두말할 나위 없고요. 생활 도자기와 장식 도자기가 적절히 섞였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서 찍었습니다.






물고기도 그렇지만 안쪽의 무늬도 멋집니다 여기에 연어 회 몇 점 담으면...







이 소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가 떠오릅니다. 이거 그대로 팔면서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의 그 소!'라고 광고하면 공부 부적으로 불티나게 팔릴 겁니다.





흔들렸지만 색은 보입니다. 지금 당장 찻잔으로 써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그런 잔. 손에 착 감길 것 같은 그런 질감에, 그런 디자인입니다.






첫 번째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이런데 왼편의 생활 도자기들 보면서 우와 소리밖에 안나오더군요.






막자사발이 떠오릅니다. 실험실에서 쓸 것 같은데...






얼핏 반찬 그릇이나 소스 그릇 같아 보이지만 연적입니다.






이건 카페오레 볼처럼 보입니다. 손에 착 감길 것 같은. 일상적으로 쓰고 싶은 물건이 많았습니다.






해저선 발굴 당시 이런 식으로 모래에 파묻혀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런 하얀 모래는 아니었을걸요. 뻘에 묻혀 있었을 것이니.






집에 있는 그릇 중에는 저렇게 각이 지거나 굴곡져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눈에 들어오는 그릇은 죄다 그런 겁니다. 하지만 쓰임이 마땅치 않아 정작 구입하진 않더군요.





여기에 모란 한 송이 꽂으면 정말 잘 어울릴 겁니다. 아니, 백합이나 나리도 잘 어울릴거예요. 꽃병의 그림은 모란이겠지만.







반대편은 파도. 저 무늬는 쇠라의 점묘법입니다.(...)






저런 그라데이션도 멋지더군요.






나오면서 보니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랑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중국의 여러 박물관과 일본의 도쿄국립박물관 등이 참여했습니다. 전시회에 도자기만 있는 것은 아니라 초반에는 무역선이 오가던 당시의 중국 생활상과 일본 생활상을 보여주거든요. 기획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 전시회 들어가기 전후의 대화 주제가 딱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교체 사건이라.(하략)




나와서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고는 그대로 카드 긁을뻔 했습니다. 상당히 마음에 드는 에스프레소 잔 세트와 상당히 마음에 드는 물품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와도 안 쓸 걸 제가 압니다. 터키전의 티코스터도 고이 모셔두고 쓰질 않으니까요. 안 쓰면 버리게 되지만 왜 매번 모셔만 두는 건지.


하여간 눈호강 실컷 하고 왔습니다. 전시회는 9월 4일까지인데 그 사이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보고 싶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