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일정은 6월 17일부터 20일까지, 3박 4일간이었습니다. 예약 시점이 4월 말인지 5월 초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평소 여행 짜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예상보다 아주 많이 늦었습니다. 지금은 날아간 12월 종단 여행은 이미 작년 8월부터 세우기 시작했으니까요. 비단 그 여행뿐 아니라, 대부분의 여행은 3-4개월 이상의 일정을 남겨두고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해야 항공권이나 숙박 예약도 훨씬 저렴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그러지 못한게, 상당히 급박하게, 충동적으로 세웠습니다.
모든 업무가 종료되는 것이 금요일. 혹시 모르니 토요일과 일요일은 놔두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 교토를 다녀온다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습니다.

계획 자체는 성공했지만 문제는 세부계획이었습니다.
금요일까지 워낙 시달려서 다른 작업을 할 생각을 전혀 못한데다 기운이 없으니 여행 계획 짤 엄두도 못냈고요. 딱히 가고 싶은 카페도 없었고, 만사에 시큰둥했던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막판에, 금요일에, 눈 앞에 지뢰밭이 펼쳐집니다. 제 업무를 상세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다들 웃으면서 축하하더군요.

"고생문에 들어선 걸 축하해. 하지만 업무적으로는 굉장히 도움이 될거야."

그야, 상사께서 부지런하고 능력 있는 이상적인(...) 스타일이니까요. 하하하.;ㅂ;


그리하여 여행 계획은 없었습니다. 손에 들린 것이라고는 작년 7월에 다녀올 때 짰던 스케줄 표 뿐. 그거라도 있었으니 그나마 여행 움직이는 것이 나았지요.

여행 가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몇 가지 적어 놓았습니다.

후지키 린, 천년왕국 이후의 책
빙과?
아리츠구 벚꽃 틀
요시모토 바나나 수필, 펭귄 하이웨이, HANAKO
XXX홀릭 화집
장바구니
대불푸딩
무지(G의 센베)
비녀?
교토역 은어!

후지키 린은 『바티칸 기적 조사관』책 중 뒤에 아직 안 읽은 책들을 골라 구입할 생각이었습니다. 빙과도 마찬가지. 뒤에 있는 책을 사올 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이건 홀랑 잊었네요. 작년에는 애니메이션 때문에 대대적으로 띄운 모양인데, 이번에는 판매대에서 싹 사라졌습니다. 그러니 넘어가고. 홀릭 화집은 대형 서점에서 발견하지 못해서 넘어가나 했는데 뒤늦게 나마 찾았습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음식 관련 수필은 문고판으로 살까하다가 포기. 펭귄 하이웨이는 구입, HANAKO 이번 편은 하와이가 주제라서 궁금한 김에 하나 집어 들었고요.
아리츠구의 벚꽃 틀은 작년에 선물용으로 사왔다가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제 몫으로 하나 더 사왔습니다. 장바구니는 지난 여행 때 선물로 사왔다가 주변에 뿌리고 나니 어머니가 갖고 싶다 말씀하셔서 하나 챙겼고요.
대불푸딩과 무지 센베, 교토역 은어도 사왔습니다. 다만 비녀는 딱 이거다 싶은 것이 없어서 넘어갔습니다. 비녀를 잘 쓰지 못하기도 하니, 열심히 써봐서 괜찮으면 하나쯤 나중에 사도 되겠지요.


가보려고 했던 곳은 이렇습니다.
나카무라 토키치
기온(쿄) 키나나
키치키치 오므라이스
요지야 카페 은각사점
산장 커피집
마르브란셰
아라시야마
아리츠구
군밤
라미

화과자

그리고 이 중 클리어한 것은 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아리츠구, 군밤, 요지야 카페. 하하하하.;ㅂ;


여행 사진도 굉장히 적습니다. 먹고 온 것도 굉장히 적습니다. 그런 고로 이번 여행기는 굉장히 짧습니다. 염장도가 낮으니 마음 놓고 보시어도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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