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 연휴의 일입니다. 친구 K랑 같이 교보에 놀러갔다가 레고 전시를 보고는 홀랑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네요.'ㅂ'





....
무려 1만번대. 현재 사진에서 보이는 것만 최소 다섯 세트가 넘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왼쪽편이 네 집이 각기 다른 세트인가가 헷갈리는데, 아마 맞을 겁니다. 그렇다면 바닥의 도로나 그 옆의 철도를 제외하고도 집들만 7세트라는 거죠. 그리고 각각의 가격이... (하략) 최소 가격이 10만원 넘을 걸요? =ㅅ=

1만번대 도시(City) 시리즈는 저도 홀린 적이 있는데, 가격도 그렇지만 보관 장소와 구하기까지의 어려움을 생각해서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레고놀이까지 손대면 정말로 파산합니다.




으, 으헉, 맨 왼쪽! 으어어억! (다스베이더는 안중에도 없음)

이외에 스타워즈 시리즈를 포함해서 굉장히 다양한 시리즈를 전시했더군요. 광화문 지하보도에서 들어오는 출입구부터 전시 동선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데.... 그 지하보도로 가려는 도중 맨 앞에 있는 커다란, 악어로 추정되는 레고상을 보았습니다. 애들이 아는 캐릭터인가 싶었는데 그걸 보고는 확 기분이 상했습니다. 상 옆면에 누군가 낙서를 했더군요. 한 두 명이 아닙니다. 낙서도 여러 개 있었으니까요. 높이로 봐서는 초등학교 애들이 그런 것 같은데.. 어떤 가정 교육 덜 받은 아이들이 이렇게 낙서를 해서 보는 사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나 싶더군요.

결론은 그런 아이들 욕이로군요. 하하하.....
아름다운 궁중채화 전시회는 지난 4월 마지막주에 시작해 어제로 끝났습니다.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전시였는데 집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토요일에 처음 가서 방문하고는 후회했습니다. 왜 이제야 갔을까요. 조금 더 일찍 갔으면 한 두 번 더 구경하러 다녀올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마음이 편하지 않아 그랬다고 애써 변명해봅니다.

(4월 말일로 업무 마감인 것이 있어서.-_-)


궁중채화가 무엇인지는 읽어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 감상글을 올렸던 『작업실 구경』에서 이번 전시의 주제인 채화가 나왔고, 책을 본지 얼마 되지 않아 행복이가득한집에 이 전시를 알리는 공지가 나왔으니 잊을 수가 없지요. 『작업실 구경』에서 다룬 작업실도, 이번 전시 작품을 만든 무형문화재 황수로씨의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채화는 조화입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주요 행사가 있을 때 연회 자리를 꾸미기 위해 만들었던 조화를 채화라 불렀습니다. 지금은 그 맥이 거의 끊기고 무형문화재 한 분만 남았지만 전수자가 없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시가 끝나면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고궁박물관 2층, 출입구에 있던 채화입니다. 양쪽 모두 진짜 꽃이 아니라 만든 꽃입니다.



입구를 들어가면 채화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습니다. 일종의 조화이긴 하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공이 엄청나더군요. 앞서 언급한 책에서 잠시 보았는데, 꽃잎 한 장을 만들기 위해 비단을 1년 동안 가공하기도 한답니다. 그런 꽃이니 비슷한 꽃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지금이야 채산성이 안 맞고 필요 없다 여기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것도 전통 문화이니 누군가 맥을 이었으면 좋겠습니다.;ㅅ;




이런 장식들을 손으로 만들어내는 것인데,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눈에 보이는 모든 꽃은 다 채화입니다. 앞쪽 상에 놓인 연꽃도 채화. 생각해보면 예쩐의 연등회 역시 이런 채화로 장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왼쪽의 파란 것은 작은 연꽃 채화를 줄줄이 이은 겁니다. 연꽃도 좋아하고 파랑색도 좋아하다보니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오른쪽에는 빨강 연꽃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기 있는 매화의 꽃도 다 채화입니다. 허허허허.




저 꽃 하나하나를 다 만들어 달았다고 상상해보세요. 이야아아아아........





자세히 보면 꽃잎의 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비단을 가공하고 그걸로 꽃잎을 만들어 꽃을 만들고 중간 중간 옥을 끼워 넣어 내립니다.





백매-하얀 매화도 다 조화입니다. 실제 가까이에서 보면 생화가 아니라는 것이 금방 눈에 들어오는데 사진으로 찍어 놓으니 조금 헷갈리네요. 중간 중간 보이는 나비나 새도 모두 만들어 달아 놓은 겁니다.




가까이에서 찍으니 그래도 진짜 꽃이 아니라는 것이 눈에 들어오네요.





오른쪽에는 홍매.




안쪽 전시실에는 저렇게 매화가지가 꽂혀 있습니다. 홍매건 백매건 다 채화입니다. 멋진 나뭇가지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돌아 나오면서는 공모양 장식을 찍었습니다. 이건 보자기 만들기로 한 것이네요. 저런 공모양은 만들어 보고 싶은데 솜씨가 못따라갑니다.




연꽃 사이에는 연잎이 있는데 이것도 채화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아마 생화는 아니었을 겁니다. 잎사귀 위에 올라 앉은 빨간 열매 같은 것은 무당벌레였습니다. 물론 모형이지요.



궁중채화만 전시한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에도 비슷하게 꽃 만드는 장인이 있답니다. 디올을 포함해 여러 디자이너의 전시에 참여했다는 4대째 장인이라는군요.




프로젝터로 프랑스에서 만든 영상을 돌려 보여줍니다. 한글 자막을 넣었다면 이해가 더 쉬웠을 텐데, 프랑스어는 전혀 몰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했습니다. 앞에 보이는 도구는 아마 꽃잎을 만들 때 쓰지 않을까 싶네요. 옆에 보이는 것은 만든 꽃잎들입니다.




르제롱이라고 하는군요.





사진이 어둡게 찍혀 보이지 않는데, 오른쪽에 보이는 책자 같은 것은 전부 꽃잎입니다. 꽃잎을 여러 종류, 여러 색, 여러 그라데이션으로 만들어서 붙였습니다. 아마 표본 책자 비슷한 걸겁니다. 벽에 있는 것은 아마도 수술.




이렇게 보니 잘 보이네요. 각 꽃잎별로 모아놓았습니다.




기계랑 꽃잎만 다시.
제가 다니는 공방에서는 전혀 다른 용도의 기구를 쓰고 있지만 묘하게 닮았습니다. 책만들 때 쓰는 프레스랑 윗부분생김새가 말이죠.




전시 작품 수는 많지 않았지만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와는 달리 한국은 대가 끊기기 일보 직전인가 싶고요. 하기야 프랑스도 장인들의 아틀리에 다닌 어느 책을 보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밥 벌어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고, 기술 명맥이 끊긴다는 걸 걱정하는 것은 한국이나 프랑스나 비슷할까요. 아니, 어떤 면에서 한국이 더 암울할지도 모릅니다.

이 이상은 노 코멘트. 참 서글프네요.;ㅅ;


집안일로 어제 저녁에는 강남을 돌아다녔습니다. 평소 잘 안가던 지역이라, 간 김에 다 볼일 해결하자고 간 것이었는데, 몽슈슈는 결국 못 가고 말았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대기 걸어 놓고 연락을 기다려야 하더군요. 많이 돌아다니느라 지쳐있었기 때문에 포기하고 돌아섰습니다. 뭐, 아쉽지는 않아요. 다음에 언젠가 갈 기회가 있겠지요.-ㅠ-


중요한 것은 현대백화점입니다. 빙수를 먹으러 들렀다가 구경도 했는데, 알랭 토마스의 그림을 팔더라고요. 호오. 거기에 한정 장식접시도 있습니다. 그릇과는 꽤 분위기가 다르지만 멋지더군요. 포인트로 놓으면 예쁘겠다 싶었습니다. 거기에 녹색의 새 두 마리가 앉은 시리즈도 새로 나온 모양인데, 타원형에 쟁반처럼 쓸 수도 있을 접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격은 묻지 않았고요. 마음에 완전히 들어오진 않았지만 솔직히 고민했기 때문에 가격을 들으면 휙 마음이 갈 것 같았거든요.

하빌랜드보다 더 눈에 들어온 건 르크루제. Z님이 종종 올려주셨는데 색이 상당히 다양하게 나왔더군요. 꽃잎 모양의 오목한 종지, 그것도 분홍부터 조금 진한 보라 섞인 분홍까지의 그라데이션 5종 그릇 세트도 있었습니다. 역시 가격은 묻지 않았고요. 이건 쓰기가 참 애매해서 말입니다. 작은 그릇은 손님 접대용으로 주로 쓰지, 혼자 살면서는 쓸일이 적으니까요. 티포원도 그라데이션 분홍이 있습니다. 일반 티팟은 단색 분홍이었고요. 하지만 둘다 일단 배제...; 무거우니까요.

이런 저런 그릇이 눈에 들어왔지만 전부 물리쳤습니다. 하하하.;ㅂ;


그러고는 잠시 다른 가게 들렀다가, G의 요청으로 FIKA 지하 매장에 갔습니다. 지하층에는 문구류랑 그릇 등의 생활용품이 있는데,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여럿 있었지만 역시 살건 없습니다. 지름신 방어 성공이로군요.


대신 바디샵에서 청포도향 기름을 샀습니다. 자몽이랑 둘 중에서 고민하다 청포도로 골랐는데, 다음에는 자몽으로 사보려고요.-ㅂ-


그다음에는 몽슈슈에 갔다가 대기인원이 많아서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귀가했습니다. 몽슈슈의 분위기를 보고 뭔가 떠올라 겹쳐지는 곳이 있다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카페라리로군요. 옛날 옛적의 카페 비슷한 분위기. 근데 공간이 작아서 옆 테이블의 대화가 홀랑 다 들릴 것 같고..; 그래도 티세트는 한 번 도전해보고 싶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사진은 현대백화점 근처에서 발견한 강남투어버스. 서울시티투어도 아니고, 거참...; 뒷부분도 희한한 구조를 하고 있는데, 기존 버스에다 색을 칠하고 덧붙인 것 같더랍니다. 그러고 보니 백화점 옆에 강남관광안내소인가, 그런 건물이 아주 커다랗게 있더군요. 하지만 접근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위압감 같은게 있어서..-ㅂ-;
토요일이었나 일요일이었나. 사진 찍은 날짜를 확인하니 토요일이었군요. 금요일 저녁부터 갑자기 필을 받아서 비닐 봉지를 꺼내들고 이리저리 버릴 것들을 챙기던 참이었습니다. 그 몇 주 전에는 침대 발치에 몇 년 간 버려져 있던 천 조각을 꺼내, 더 이상 만들지 않을 솜뭉치는 버리고 남길 것만 남겼습니다. 남긴 것이 사방 15cm 남짓의 정사각형 천 조각이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요. 천이 있으니 이걸 조각 잇기 하든 어쩌든 처리를 해야하거든요?

하여간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오전 중에 대강 일을 끝내고 막 G.D.를 꺼내들어 읽기 시작하는 도중 G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이전에 먹으러 갈까 말까 고민하던 먹쉬돈나에 가자고 꼬시네요. 고민하다가 정리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12시가 되기 전인데도 자리가 꽉 차서, 잠시 기다렸다가 들어갔습니다. 떡볶이 2인분에 못난이, 쫄면사리. 거기에 라면 사리. 볶음밥도 추가하고 싶었지만 양이 많아 포기했습니다. 이렇게 먹고 둘이 5천원씩 냈으니 만족스럽지요. 뭐, 떡볶이로 밥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의 경우에만 해당되겠지요.-ㅠ-

다 먹고 나서는 삼청동 털실집을 향해 걸어갑니다. 정독도서관 옆길로 가는 쪽이 빨라 걸어가다보니, G가 그 옆의 캐스키드슨 카페를 처음 보고는 찾고 싶은 상품이 있다며 호로록 들어갑니다.




찾고 있던 것은 오른쪽 상단에 보이는 영국병정 패턴의 비닐 가방. 하지만 아쉽게도 없더군요. 삼청동을 통해서 내려갈 거라면 길 초입에 있는 캐스키드슨 매장도 들러야 겠다며 돌아섭니다.
아래 있는 3단 트레이 같은 건 꽤 땡기지만 캐스키드슨 패턴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두 번째 단 왼쪽편에 보이는 우유그릇은 조금 고민했지만 어차피 밀크티 마시는 일은 아주 드무니까요. 대부분 로열밀크티다보니 우유를 따로 챙길 일은 없습니다. 티포원도 생각보다 괜찮았고, 맨 윗단에 있는 소금후추통 세트도 좋지만 쓰지 못할 것, 집에 놓으면 뭐하나요. 하하하.;ㅂ;
(이미 그렇게 갖고 있는 것이 산더미임)


삼청동길의 캐스키드슨 매장에서 목적했던 가방을 보고는 고민하길래 생일선물로 사주었습니다. 애초에 생일 선물 받고 싶은 것이 없다면서 끙끙댔으니 제게도 좋지요. 우산보다는 이런 걸 선물로 받는 쪽이 주는 쪽도 받는 쪽도 좋습니다. 그러니까 내 돈으로 사기에는 애매하지만 남이 선물로 준다면 덥석 받을 수 있는 그런 것.(...)


생각난 김에 홍대도 가자고 꼬셔서 길을 따라 내려옵니다. 홍대 가려면 종로까지 내려가야 하고, 그럴 바엔 아예 광화문 정류장에서 타자며 합의를 봤지요. 배가 불러서 운동 겸 걷고 싶었던 것도 있습니다.




걷다보니 보이는 의자들. 처음에는 여우인지 쥐인지 알 수 없는 저 인형 때문에 발걸음을 멈췄는데, 사실 제일 눈에 들어온 건 오른편의 흔들 의자입니다. 저 하얀 의자가 흔들의자더군요. 저기 앉아 있으면 절대 못 일어날겁니다. G는 아마 저기 앉아 의자를 흔들며 뜨개질을 하염없이 할 것 같은데.... 데.... 가격도 이정도면 못 살 것은 아니네 수준이라 심히 고민되더랍니다. 하지만 집에 둘 곳이 없죠.

오른편에 보이는 의자는 애들용이지만 사실 구관용으로도..(거기까지)

독립하게 되면 한 번 찾아갈 생각입니다.+ㅅ+ 저런 의자 하나쯤 갖다 놓고 싶어서요. 그리고 거기에 맞춰 커다란 테이블도요.




정원사님 댁에서 읽었던 고디바 아이스크림 이야기를 했더니 G는 이 아이스크림이 진짜 맛있다며 극찬을 하더이다. 그래서 광화문 고디바로 향합니다. 아이스크림 두 개에 11200원. 환상적인 가격을 앞에 두었지만 고디바고 한국에 들어온 대부분의 외국 체인은 가격이 무자비하니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받아 드는데 G가 옆에서 불만을 토로합니다.

"색이 왜 하얗지?"

내게는 하얗게 보이진 않지만, G가 먹었던 고디바 아이스크림보다는 하얗답니다. 그러니까 G가 먹은 건 다크초콜릿 색이고, 이건 밀크초콜릿 혹은 초코우유 색이란 것이겠지요. 그러려니 생각하고 한 입 베어 뭅니다.

정원사님은 고디바 아이스크림을 두고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기대하는 맛과는 전혀 다른 맛이라 했는데 바로 이해했습니다. 아이스크림이면 보통 아이스에 무게를 두지, 크림에 무게를 두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차가운 맛을 기대한다는 거죠. 근데 이건 아이스크림이 맞는데도 한 입 먹으면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크림을 먹는 것 같습니다. 끈적하고 텁텁합니다. 그냥 디저트이지 아이스크림처럼 입안을 시원하고 개운하게 닦아주는 그런 맛은 아닙니다. 아니, 맛있는 초콜릿 아이스크림이라면 가볍게 입을 쓸고 지나가 정리하는 그런 맛일 텐데 이건 전혀 다릅니다.
G는 가로수길에서 먹었던 고디바 아이스크림은 이런 맛이 아니었다 하네요. 하지만 두 번 먹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하하.-_-+


그리고 광화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타요버스를 타고 산울림소극장에 갑니다.




아오이토리, 혹은 아오이도리. 파랑새빵집은 문을 열었습니다. 사람이 많고 여자가 바글바글해서 고이 발길을 돌립니다. 몬스터 식빵에 가서 다시 한 번 식빵 쿠션을 살지 고민하다가 다시 돌아와 7011을 타고 쿄베이커리에 갑니다. 이날 참 코스가 복잡했네요.


그런데 쿄베이커리..ㅠ_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빵이 작아졌습니다. 그러니까 건포도 식빵이 산모양 식빵이 아니라 이젠 얇고 긴 식빵으로 나옵니다. 간식 식빵의 느낌이군요. 어느 카페였더라, 사각형 모양의 빵을 파는-아마도 씽크커피-곳이 있는데, 그 식빵을 길게 늘린 것 같은 모양입니다. 으흑흑. 이젠 건포도 듬뿍 들어간 식빵을 북북 뜯어 먹는 것은 포기해야겠네요. 이제 쿄베이커리에 갈까말까 고민할 일도 없어집니다. 으흑.;ㅠ;


맛있고 건포도 듬뿍 들어간 건포도 식빵 내는 곳은 의외로 드뭅니다. 뭐, 다른 종류의 식빵도 많다보니 식빵의 종류를 조정한 것 같은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건포도 식빵, 이제는 안녕.;ㅠ;




(그러고는 G는 돌아오는 길에 친구를 만나 친구랑 노닥노닥하다가, 다른 친구 웨딩촬영 구경하러 갔다가 늦게 귀가했음. 저는 이 길로 집에 돌아와 다시 G.D. 읽기를...;..)


인증샷이라기는 이상하고..;

원래 파랑색 버스는 120번이 되어야 하는데, 타요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건 370번이라던가요. 지금은 신청하는 노선의 경우 노선당 한 대씩 가능한 모양입니다. 5월 5일까지 정식 운행이고, 그 이후에도 하려면 서울시에 요청하면 연장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하여간 이날은 광화문에서 273 타려고 기다렸습니다. 홍대 가려고 했거든요, 버스가 저 멀리서 오는 것이 보이는데 색이 조금 이상합니다. 파랑이 평소보다 밝아요. 약간 하늘색을 섞은 듯한 파랑. 타요버스였습니다. 273도 타요버스가 있냐 물었더니 옆에서 G가 위의 설명대로 아주 친절하게.=ㅂ=




산울림소극장 앞에서 내려 찍은 사진. 그냥 보셔도 색이 조금 다르다는 건 아실 겁니다. 하여간 내부도 그렇고 바깥도 타요버스 답게 치장했더군요. 그리고 어린이 손님이 많습니다. 광화문에서도 버스 타는 애들이 굉장히 많았고요. 그리고 저랑 같은 정류장에서 내린 사람들은 내리기 전에 다들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챙겼다가 내리자마자 바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SNS의 폐해?;

하여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ㅅ/
조계사 앞 화단에는 흰 모란이 핍니다. 다른 곳에서는 자색 모란만 봤기 때문에 흰모란이 특이해 보이더군요. 그러고 보니 모 BL 소설에 흰 모란도 주요 소품으로 등장했던 것 같은데? 해당 소설이 비공개로 전환되어서 확인할 길이 없군요. 아마 아동청소년보호법의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교보에 들렀다가 MOE를 사들고 걷다가 조계사 앞 모란이 생각났습니다. 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걸어갔더니 이미 만개를 넘어 지고 있더라고요.




조계사는 한창 초파일 준비중입니다. 금요일에 지나갔으니 주말은 아닌가요. 하여간 토요일과 일요일에 연등회가 있었던 터라 그 준비로 정신 없었을 겁니다.




모란보다 중요한 그분. 세계 최고로 버릇없는 아기입니다.(...)




그리고 그 옆을 지나가면 보이는 것은 모란. 꽃잎이 이미 떨어지고 있더라고요. 아마 이번 주말이 되면 다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특히 더 꽃이 빠른 것 같네요.




모란은 화심도 크고, 씨방도 꽤 큽니다. 그러고 보면 씨앗도 검은 콩이랑 비슷한 수준으로 크지요. 모양 자체는 나팔꽃 씨앗하고도 비슷합니다. 그보다는 조금 더 매끈하고 둥글둥글하지만요.




옆화단을 보니 여기는 연분홍이랑 자주색 모란입니다. 작년에는 흰 모란만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아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분홍 모란도 꽤 마음에 듭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심어보고는 싶은데, 그럴려면 화분이 아니라 최소 화단은 필요하겠지요. 아직 멀었습니다.-ㅁ-;;
3일 날씨가 안 좋아서 지금은 이미 다 떨어졌을 것 같지만.'ㅅ'



날씨가 참 좋았지요. 남산 도서관 쪽이었나, 하여간 그 쪽에서 설렁설렁 걸어 올라가 남산 타워 바로 아래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동국대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그 중간에 사진을 찍어서 어느 쪽의 벚나무인지는 기억 못합니다. 하하;


하지만 동국대에 가까운 쪽은 아직 벚꽃이 덜 핀 곳도 많더군요. 이번 주 날이 따뜻하면 그쪽 방면도 아마 벚꽃이 만개하지 않을까 합니다.




사진을 보니 남산타워로 올라가는 도중이네요.




이건 돌아서 내려오는 도중. 이게 무슨 꽃인지 감이 안오더랍니다. 참, 꽃창포는 아직 안 피었습니다. 이건 단오 즈음에나?




조금 다른 벚나무 같던데.




아니, 어쩌면 벚나무가 아닌지도 모릅니다. 꽃이 완전히 하얗고 다른 분위기였거든요. 어차피 벚나무와 같은 과일 것 같긴 한데? +ㅅ+




잎사귀를 봐도 헷갈리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고 보니 벚나무도 잎이 같이 피는 것과 아닌 것이 있지요. 이 지식은 『미궁 시리즈』에서 얻은 것이라는 것이 참.;




이건 벚나무가 아니라 아마도 매화? 가지에 꽃이 딱 달라붙어 피었으니까요. 응달이라 조금 꽃이 늦게 핀 것 같았습니다.




보면 꽃이 가지에 붙어 있지요.


하지만 이 바로 맞은 편에는 보라색 꽃망울을 올리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라일락.ㄱ-; 날씨가 올해 왜 이런가요.;



원래 올해는 꽃 놀이 없이 넘어가려고 했는데 다른 일정이 생긴 덕에 아는 분이랑 같이 남산 구경도 하고 재미있게 보고 왔습니다. 그 분은 G4를 거의 마치는 단계라 부럽기도 하고 욕심이 나기도 합니다. 저도 가능하다면 2-3년 내에 G4를 끝내고 싶습니다. 클리어하면 그 때 보고하겠지만, 하여간.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해나가야지요./ㅅ/


그러니까 커피프린스 촬영장소로 유명한 홍대 그 자리의 길 건너편. 파랑새라는 빵집이 생긴다는 공지입니다. 4월 21일이면 그리 머지 않았는데, 오픈 시기 기억했다가 가볼 생각입니다. 아래는 로고에 가려졌지만 페이스북 주소이고요.




몬스터식빵의 식빵 쿠션.
지난번에 이글루스 오스칼님 글에서 보고 나서 언제 꼭 가보리라 생각했는데, 이 빵집 그 전에도 한 번 갔던 집입니다. 여기 무슨 식빵이 맛있다더라..-ㅠ- 하여간 식빵 전문 빵집입니다. 거기에서 이런 쿠션을 파는데...




이건 꼬마 식빵. 옆에는 큰 식빵도 있는데 그건 안 찍었네요.
엄, 어쩌면 조만간 이 세 식빵의 실물 사진이 올라올지도 모릅니다.ㄱ-; 왠지 이거 마음에 들었어요. 자기를 먹어 달라는 식빵의 메시지가 붙어 있는데 어찌 안 살 수 있나요. 하하하하. 큰 식빵은 아마 베개 대신 쓸 것 같네요.


조만간 진짜 식빵과 식빵쿠션의 세트가 올라올지 모릅니다...-ㅂ-; 스트레스 지수가 조금만 올라가면 가능성은 더더욱 올라가겠지요.;
그러니까 비범하다는 것은 덕스럽다는 의미입니다. 덕스럽다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신다면야..(먼산)


발단은 사노님의 이글루스 글.(링크) 지난 오사카 여행에서 다녀오신 음식점 사진을 찍어 올리셨는데, 오사카 왕장이라는 이 가게 벽면에 어느 포스터가 붙어 있었습니다. 도쿠시마현의 축제 포스터 같은데, 아무리 봐도 맨 앞에 있는 것이 세이버로 보이는 겁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검색에 들어갑니다.
구글신님의 이미지 검색 힘을 빌려서 검색합니다. 바로 나오네요. 도쿠시마현의 축제랍니다.

http://matome.naver.jp/odai/213425892004484810

주소가 일본 네이버라는 것이 조금 많이 낯설지만 여기에 阿波踊り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검색해보니 이게 일본 여름 축제 때 추는 단체 율동(...)인가봅니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지에서 자주 보았는데 그 원조는 도쿠시마쪽이라네요. 다른 곳에서도 많이 하지만 원조인지라, 여기를 중심으로 소개를 많이 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그 축제 포스터입니다. 위의 링크에서 들고 왔고요. 원 출처는 트위터.


이것이 사노님이 보셨던 것. 세이버입니다.




크리미마미.....;




공의 경계.




앞쪽의 두 캐릭터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저 뒤의 관객석을 보면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습니다. 아니, 이스칸달 대왕께서는...? 물론 나올만 하긴 하지요.OTL




이렇게 또 한 번 일본 축제의 새로운 면모를 맛보았습니다.(먼산)


결론만 말하면 문을 닫아서 방문 실패였습니다. 하하하.;ㅂ;

작년에, 카페쇼인가 다녀오신 Ki님이 tearapy의 차를 나눠주셨습니다. 남산의 겨울이랑 사과가 들어간 차였나, 하여간 맛 보고는 디카페인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찍어 놓고 있었더랬지요. 검색해보니 오프라인 매장은 삼청동에 있더랍니다. 언제 한 번 가보겠다고 벼른 것이 어언 몇 달인데, 지난 금요일에서야 한 번 다녀왔습니다. 그 날 그 근처에 볼일이 있었거든요.

지도 상으로는 정독도서관 옆 길을 따라 죽 올라가면 되는데, 지도의 문제점을 여기서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이거, 오르막입니다.ㄱ-; 이전에 서울시립대 갈 때도 그쪽 길이 45도(혹은 60도) 경사의 오르막이라는 걸 모르고 등산을 한 터라 고생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합니다. 그래도 이번은 45도보다는 조금 낮았던 듯?

근데 이쪽 길이 꽤 재미있더군요. 아랫길은 바로 삼청동길인데, 그 위로 꼭대기까지 죽 올라갑니다. 서울 시내가 높이 높이 보이는 길이에요. 골목길이지만 벌써 봄을 느끼려는 사람들이 가득하더군요.



하여간 Keep calm and dreank tea.
입닥치고 차나 마셔-하지만 양 제독이라면 여기에 브랜디를 듬뿍 섞어야겠지요. 제 몫의 차에는 우유도 주세요.-ㅠ-



오늘의 한 줄 결론.
지름은 운입니다. 하하하.
이번에는 돌하우스 전시회입니다.

일본문화원에서 돌하우스 전시회도 가끔 열립니다. 이번이 처음 보는 것이 아닌 걸 보니 더 그렇네요. 미니어처 제작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활성화 되었으니 그렇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시품 이름을 보면 일본작가도 많으니 더 그렇고요. 이번에 보고 나서 느낀 것이 몇 가지 있어 적어봅니다.

대체적으로 전시장의 돌하우스는 채소가게, 빵집, 꽃집이 많았습니다. 독특한 것도 있었지만 기억에 남지 않은 것이 더 많았고요. 보다보니 돌하우스에 대한 제 취향이 확연히 드러나더랍니다. 예전에는 아기자기한 빵집 같은 걸 좋아하는데, 이번에 볼 때는 스토리가 있는 돌하우스에 눈이 더 가더군요. 그래서 가장 재미있다 생각한 작품은 맨슨 패밀리,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고흐의 침실이었습니다. 토토로 하우스도 나쁘지 않았지만 무난한 작품이란 생각에 위의 두 작품 아래로 놓았습니다. 기억에 확실하게 남는 건 앞의 두 가지 였으니까요. 그 외에는 기억에 희미하게 남았습니다.

이 두 작품을 보고 있으니 저도 손이 근질거립니다.
일본 어딘가에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돌하우스로 제작한 작품이 있을 법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아니라 서양 오타쿠 누군가는 만들었을 거라고요. e가 붙은 앤의 집-꿈의 집도 어딘가에는 분명 있을 겁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 속에 등장하거나 이야기를 되살려주는 돌하우스가 좋습니다. 10년 가까이 전의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보았던 돌하우스는 지금도 기억납니다. 백희나씨가 만들었던 구름빵 집도 재미있었고, 골디락스가 등장하는 곰 세마리의 집도 재미있었습니다.
작가들은 만들면서 하나하나의 소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지만 거기에서 제가 이야기를 못 읽으면 그냥 넘어갑니다. 그러니 모든 작품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딱 몇 가지 돌하우스의 사진만 올리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 돌하우스들은 제 마음을 움직였거든요. 오랜만에 인형의 집, 인형놀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말 창작욕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었습니다.


돌하우스라면 아무래도 타샤 튜더 할머니가 먼저 떠오르는데, 타샤 튜더의 돌하우스는 이날 본 돌하우스와는 조금 방향이 다릅니다. 타샤 할머니의 것은 본인이 직접 가지고 놀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지만 이날 본 것은 전시용에 가깝습니다. 타샤 할망처럼 오븐에 진짜 불을 지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물을 넣을 수도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이날 전시된 것은 인형놀이를 위한 집이라기보다는 디오라마나 미니어처에 가까울 겁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맨슨 패밀리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고흐의 침실, 그리고 토토로의 집. 잡다한 사진부터 먼저 올리고 그 다음에 뒤의 것부터 차근 차근 짚어 나가겠습니다. 사진이 꽤 많을 겁니다. 그게 일부만 추린 것이긴 한데.;



책장 같기도 한 독특한 집입니다. 집이 아니라 하나하나가 그냥 좋아하는 공간으로 구성된 패치워크라고 할 수 있는데, 몇 가지 저도 좋아하는 것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떻게 보면 만화 컷 분할한 것 같기도 합니다.




퀼트공방. 저렇게 천 뭉텅이가 올려진 데서 눈이 휙 돌아갔습니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것은 피크닉 박스.
저건 미니어처 말고 실물로 가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갖고 있어봐야 별 쓸 곳이 없지요. 저걸 들고 소풍을 자주 나갈 것도 아니고, 저렇게 여러 명이 같이 다닐 일도 없고. 오히려 1인용 소풍 상자를 만드는 쪽이 쓸모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혼자 나갈 거면 저런 걸 들고 다니진 않을 거예요. 이거야 말로 악순환?




여기는 재봉틀까지 가져다 놓고 본격적으로 생산을 합니다. 천을 쌓아 놓은 것에 눈이 휙 가더군요. 실제 천을 반으로 접어 쌓았다 하더라도, 저렇게 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종류의 천을 쌓아야 하는 건가 싶습니다.




할로윈 집의 안쪽에는 불붙은 잭이 있고...





이건 제목이 장난인데, 보니 바로 알겠더군요. 개의 장난으로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가..OTL
큰 작품은 아니었는데 이건 제목과 바로 연상되는 장면이 재미있었습니다.




토토로의 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작품입니다. 아이들이 이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르더군요. 토토로쪽은 아마 지브리에서 나온 피규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집에서는 서재 찾기가 어렵던데. 하기야 사쓰키랑 메이의 아버지는 대학교 강사였는지 교수였는지 그렇지요. 그러니 집에 따로 서재가 있고 연구실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쪽 편은 거실.
오후로-그러니까 욕탕을 찍은 것도 있었는데 사진이 흔들렸습니다. 이건 크기도 크고 주제가 잘 맞아서 인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유일하게 '등장인물'이 있는 돌하우스네요. 나머지는 다 사람이 없습니다. 고양이나 개는 많았지만.;


두 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돌하우스는 고흐의 침실입니다.


대부분의 작품은 만지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는데 여기는 열어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앞의 스케치북을 슬쩍 열어보니...




헉.
그림이 아니라 다 미니어처입니다. 사진을 찍으면 절묘하게 딱 저 고흐의 그림이 나옵니다. 하지만 저게 다 실제 미니어처고요. 일부러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좁아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도로 문, 아니 스케치북 종이를 닫고 그 구멍으로 엿보았습니다.


엿본 것은 제가 아니라 카메라. 이렇게 보니 정말 아이디어 좋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돌하우스는 정말 마음에 듭니다.+ㅅ+ 간결하지만 확실한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는 첫 번째로 꼽아도 되겠지요.


하지만 가장 인상 깊게 남았던 것은 맨슨 패밀리입니다. 저는 맨슨 패밀리라는 제목을 보고서도 그게 뭔가 한참 생각했습니다. 그랬는데...



처음 봐서는 이게 뭔가 했습니다. 크기는 큰데 뭐가 특별하나 하며 기웃거리다가 스쳐 지나가는데.... 2층에서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보고서는 충격을 받고 고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전체를 다시 돌아보며 생각하다가 그 의외성이 괜찮다 싶어서 자세히 사진을 남겼습니다.




두 번째 보고서야 인식한 것은 저 노란색 폴리스 라인입니다. 그리고 왼쪽 잔디밭에는 피묻은 식칼이 있네요. 나무 계단에도 핏자국이 있습니다.




맨슨 패밀리가 습격한 걸까요. 문짝에도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창문 안을 들여다보니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파이를 비롯한 여러 음식들, 그리고 선물들. 그 위를 폴리스 라인이 가로 지릅니다.




애견용으로 보이는 캐리어. 그리고 바닥에 선명한 핏빛 그림자.




문짝에는 선명하게 맨슨 패밀리의 흔적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2층 침실에는.... 으아아아아아악!



흔히 돌하우스라면 귀엽고 반짝반짝한 것인데 비해 이것은 전혀 방향이 다릅니다. 이야기가 있고 하나하나 추적하면서 찾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물론 다른 돌하우스도 잘 만들었고, 하나하나 뜯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돌하우스에서 떠오르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을 넘어서, 이런 범죄현장을 구성할 생각을 하다니 탄복했습니다. 대단하세요.;ㅁ;b




맨슨 패밀리 덕분에 다른 돌하우스는 얌전한 이미지로 확 고정이 되었습니다. 다른 때라면 재미있었을 할로윈도 묻혔군요. 하하하;
하여간 보고 있다보니 그림책의 한 장면을 이런 돌하우스로 만들어 보여주는 것도 애들에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강머리앤의 식사 장면이나 피크닉 장면, 그린게이블스도 좋고 레베카의 벽돌집도 좋습니다. 아니면 게드가 살았던 돌집이나, 하이디와 할아버지의 집도 좋습니다. 그렇게 미니어처를 만드는 것이 하나의 놀이고 재미일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물론 애들의 손재주에서는 절대 불가능하겠지만.ㄱ-; 그나마 손재주가 나아진 지금 저도 그런 건 무립니다.


사실 미니어처와 돌하우스 만드는 걸 보면서 예전부터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있었습니다. 중세 수도원의 예술제본 공방이나 채색 공방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런 걸 만들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리고 1/3 크기로 해도 재미있겠다-가발을 안 씌우면 되니까!- 생각은 했는데 어디까지나 생각으로 끝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적으로 만든다면 팔만대장경 활판인쇄 장면. 제작 장면이 아니라 인쇄 및 제책 장면인 것은 가사 때문입니다. 거기에 머리를 틀어올릴 필요가 없지요. 벨크로가 붙은 민대머리를 노출할 수 있어! (...)

하지만 이번 돌하우스 전시를 보고 있노라니 이걸 실제로 해봐도 좋겠다 싶군요. 앞으로 은퇴까지 삐~년 남았으니, G4를 끝내고 나면 조금씩 도전해보렵니다.+ㅅ+ 괜찮아요. 시간은 넉넉하고 준비할 시간도 많아요. 그러니 조금씩 하면 되는 겁니다. 으흐흐흐흐흐흐흐.
먼저 히나마쓰리부터.

2월 18일부터 3월 3일까지 안국동 일본문화원 2층에서 열린 히나마쓰리 돌하우스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오후에 다녀왔지요. 날마다 출근하면서 현수막은 보았는데, 다음에 가야지하고 미루다가 어제 아침 화들짝 놀랐습니다. 그냥 놓치기는 아까워서 어쩔까 하다가 어제 일찍 퇴근해서 다녀왔습니다. 양이 많아서 전체 올리기는 그렇고, 돌하우스 전시회는 따로 할 말도 있기 때문에 히나마쓰리와 돌하우스 전시회로 나누어 올립니다.


부스 자체는 히나마쓰리보다는 돌하우스가 훨씬 많습니다. 작년 여름에 보았던 것 같은 세시풍속 전시(링크) 같은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이쪽을 기대했는데 많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히나인형들이 상당히 멋집니다. 그러니까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에서 나온 것 같은, 그 히나 인형이더군요. 여행가는 (예비 약혼자) 오라버니께 드렸던 히나인형이 딱 이런 느낌일까 싶습니다. 아니, 크기를 봐서는 그건 이보다 작을 겁니다. 여기 나오는 히나인형은 여행가방에 챙겨 들고 가기 버거울 정도로 크거든요.


전체가 사람 키만합니다. 총 7단이지요. 이걸 보니 코난 극장판 6이 떠오릅...(읍읍읍읍읍)
하여간 아랫단은 물건이고 1, 2, 3단과 5단에 인형이 올라 있습니다. 이렇게 전체를 모은 것이 있고, 아예 각 단의 인형을 놓고 설명을 붙인 것도 있습니다. 사진 오른편에 있었지요. 사진 왼쪽편 공간은 전체가 다 돌하우스입니다.




맨 윗단(1단)에 있는 것이 다이리비나. 내리(內裏)라는 단어는 종종 읽어서 알고 있는데, 이걸 다이리라고 읽는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헤이안시대, 천황과 황후가 살던 공간을 그렇게 부른다는 군요. 천황보다 황후가 나이 들어 보이는 것 같지만 넘어갑니다.(...)




그 아래는 궁녀에 해당하는 칸조管女 셋. 표기는 안내판을 따릅니다. 모여 있을 때는 각각 물건을 하나씩 들고 있는데 여기서는 빼 놓아서 손이 비어 있습니다. 사진 오른쪽이 나가에(長棅), 삼보(三方), 초시(銚子)랍니다. 초코가 아니라 초시라고 읽는군요.




고닌바야시. 노가쿠의 음악을 담당한답니다. 5인 전대가 떠오르지만 넘어갑니다.




앞의 셋이 시초(仕丁)인데 산닌고조(三人上戶)라고도 부른답니다. 유일한 서민들로 얼굴 표정으로도 구분이 된다는군요.




뒤가 즈이진(隨身). 헤이안시대 이후 황족이나 귀족을 경호하는 근위부의 관원을 말한답ㄴ.다.
저는 『파파톨드미』에서 좌대신 우대신이라고 하길래 『내추럴』과 연관지어 같은 건가 했더니 전혀 다른 관직인가봅니다. 단에서는 둘다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거든요. 복장 자체는 『내추럴』에서 미카엘과 사이몬이 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을 감안하면, 어쩌면 그 활당기기 행사는 살아 있는 히나 인형을 염두에 두고 벌인 건지도 모릅니다. 그건 여름 행사고, 히나 마쓰리는 3월이긴 하지만요.
하여간 오른쪽의 늙은 분이 사콘노추조, 왼쪽의 젊은 쪽이 우콘노추조. .... 어, 『인형사 사콘』은 인형이 어린쪽이지 않았던가요?




왕비님과 왕의 아래를 보면 다다미가 있습니다. 진짜겠지요. 그러니까 인형용으로 만든 다다미.





입은 옷 자체가 12겹. 이야아아. 쥬니히토에에다가, 옷자락 자체도 살짝 부풀려서 뒷부분이 볼록 솟아 있습니다.




등에도 문양이 새겨졌지요. 그리고 뒤의 병풍은 금박이지요. 저 수공과 저 옷과 저 완성도를 보면 감탄만 나옵니다. 모 소설(애니메이션)에는 살아있는 히나인형을 세운 히나마쓰리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걸 보면 약식복장인 것 같더군요. 그 긴 길을 아무리 봄이라지만 열두 겹 옷을 입고 다니라는 건 무리입니다. 게다가 신발도 불편한데!


한국은 세시풍속이 꽤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일본하고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일본에서 어느 정도로 히나마쓰리를 지키는지는 모르겠네요. 잉어연은 이미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긴 하던데...? 잉어연이라면 『엘프를 쫓는 사람들』이 떠오르는 걸 보니 참, 저도 어지간합니다. 하하하....;ㅂ;



본문에는 국립국어원의 표기를 따라 히나마쓰리라고 적었지만 기존에 적어둔 태그는 히나마츠리입니다. 나중에 다 통일해야겠네요.


(여행 영수증 정리중. 앞의 몇몇 여행은 없지만 그 뒤의 것은 다 모아 놓았습니다. 아마 훑어보면 일본 물가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읍읍읍))


여행 다니는 동안은 꼭 작은 수첩을 들고 다닙니다. 거기에 시간과 행동 내용을 적어두면 나중에 여행기 올리고 일기 쓸 때 매우 유용합니다. 그리고 모든 가게에서 영수증을 받아 보관하고 모았다가 그 때 그 때 업데이트를 합니다. 그러면 가계부도 동시에 작성할 수 있지요.

수첩의 크기는 A7. 180도 펼쳐지는 수제품입니다. 제작은 당근 제가.'ㅂ'(링크) 한참 전에 만들어서 두고두고 잘 쓰고 있네요. 속지 교환도 제가 하면 되니 마음 편합니다. 후후후.

하여간 이번 글은 수첩을 보면서 떠오른 잡다한 여행 기록을 적어봅니다.


1.연휴에 여행을 가면 피곤하다.
공항버스를 성대입구에서 탔습니다. 대여섯명 정도 탔나, 그랬는데 자리가 다 찼습니다. 그래서? 서울대병원 정류장 이후로 6011번 버스는 사람을 태우지 않았습니다. 등골이 오싹해지더군요. 물론 버스를 못타면 비용 더 내고 택시를 타거나, 아니면 공항철도로 서서가면 됩니다. 하지만 여행의 시작부터 이런 일이 다가오면 당황해서 머릿속이 비게 마련이지요.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하지만 공항에도 사람이 많아서 들어가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하하하.


2.녹색창구도 사람이 많다.
미도리노마도구치라고 하지요. JR 패스 등을 살 수 있는 사무실도 사람이 길게 줄을 늘어섰습니다. 그래도 15분 정도 줄서고 끝났는데, 돌아 나오고 보니 제가 줄 선 것보다 훨씬 더 길게 줄을 섰더랍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철도-JR의 예매 시스템은 아직 윈도 3.1 같아보입니다.(...) 아니, 그보다 조금 더 치면 윈도 95?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최근의 웹 기반이나 윈도 기반보다는 튼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뭐, 이부분은 철도 예매 시스템을 잘 아시는 분께 설명을 넘깁니다.;


3.N'EX, 나리타 익스프레스에서 파는 커피도 괜찮군요.
이번에는 N'EX-Suica를 끊었습니다. 5500엔을 지불하면 나리타 익스프레스 왕복권에다가 1500엔이 충전된 스이카-교통카드를 주는 겁니다. 예전에는 스이카를 JR 라인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시스템 공유가 되어 그런지 사철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편도 1200엔하는 케이세이라이너를 탈까 했는데, 제가 도착하는 시간대에는 도쿄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 없어서 중간에 갈아타야 하더랍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닛포리에서 반드시 갈아타야 하고요. 신주쿠로 직행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냥 N'EX를 탔습니다.
(N'EX 차량 보고 G는 펩시 콜라보레이션이라 했지요.)

타고서야 여기서도 이런 저런 음식을 판다는 걸 알았는데, 한정 커피가 있길래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작은 사이즈로 한 잔 시켰습니다. 300엔인데 용량은 180ml남짓? 200은 안 될 것 같군요. 아주 작은 잔이지만 커피가 진해서 마시기는 좋더랍니다. 킬리만자로 맛있어요.-ㅠ-


4.100% 초콜릿 카페, 메이지
긴자에 있는 메이지 본사에는 1층에 100% 초콜릿 카페가 있습니다. 스카이트리점에서는 이런 저런 작은 소품도 파는 모양인데, 여기에서는 초콜릿과 카페 메뉴만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리뷰하지요. 상상을 초월하는 맛의 초콜릿들이 많습니다.


5.아마존이랑 HMV 박스는 과대 포장
사진이 없으니 이것도 말로만. 진짜 과대포장이더랍니다.ㄱ-; 규정 크기의 상자만 있어서 그런 것 같긴 한데 좀 심하더군요.


6.폴 바셋 신주쿠 점
이제 폴 바셋은 노무라 빌딩 지하의 점포만 남은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갔는데 이전하고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나 싶었지요. 안쪽의 햇빛 잘 들어오는 자리에서 잠시간 노닥노닥하면서 초콜릿 팬케이크를 먹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번 여행 때 마신 커피는 다 괜찮았습니다. 심지어는 스타벅스 커피조차.; 가장 먼저 마신 것이 스타벅스 인천공항점의 카페라떼. 그 다음이 폴 바셋 카페라떼. 그리고 스타벅스 아키하바라점에서 마신 오늘의 커피, 공항으로 돌아오는 길의 N'EX 한정 커피 킬리만자로. 다 좋았어요.

그렇게 사루가쿠 다녀오지 못한 마음의 위안을..;ㅂ;


7.七十二候, 일본의 유행
트렌드라고 할까 유행이라고 할까 고민하다가 유행이라 적었습니다. 식생활 관련 잡지나 무크지를 자주 들여다 보는데, 살펴보니 이번에 72후라는 단어를 내세운 책이 많더군요. 저도 이번에 한 권 사들고 왔습니다. 일어사전에서 찾아보니 음력 1년을 72로 나누어, 5-6일 단위로 기후의 변화를 살피는 것이라나요. 그러니까 한 주 단위보다 조금 더 세분한 겁니다. 음력 단위니 어떤 시기는 뻐꾸기가 울고, 어떤 시기는 벼가 패고 등등의 이야기려나. 그 시기에 맞춰 제철 음식을 해먹거나 절기를 지낸다는 등등의 생활 주기인가봅니다. 재미있네요.


8.비싼 것이 항상 맛있는 것은 아닙니다.
모 케이크도 그렇고, 백화점 지하매장에서 사왔던 튀김도 그랬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한 건 가장 저렴한 가격이었던 고기감자 크로켓이었지요.
그리고 케이크는, 제 입이 보수적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커피 없이 케이크를 먹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도 같이 깨달았습니다. 더불어 저는 무스케이크가 취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 케이크보다는 간식으로 부를 수 있는 작은 과자 종류가 더 좋아요.-ㅠ-;


9.Via Inn Akihabara
이번 숙소는 아키하바라 남쪽에 있는 비아 인 아키하바라였습니다. 트윈 2박에 23400엔이었나. 저는 할인을 받아서 22700엔에 묵었습니다. Jalan 포인트가 조금 있었거든요. 하여간 아키하바라 워싱턴이나 아키하바라 렘보다 훨씬 저렴해서 여길 골랐는데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근처에 편의점이 없고, 아키하바라 역에서 호텔에 오려면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보행자용 작은 다리(철교)를 건너야 합니다. 그래도 그 다리만 건너면 바로 호텔인데다가 역에서 가까운 것 치고 가격이 상당히 저렴했기에 마음에 들었습니다. 방도 깨끗하고, 욕실이 시스템-아마도 따로 붙여 설치한 타입이란 점을 제외하면 작지만 넓어보이는, 괜찮은 방입니다. 조식도 무료고요. 그리고 택배도 잔뜩 맡아 주었..;...
무엇보다 아키하바라는 역에 대형 무지도 들어와 있고, JR선이랑 히비야선이 둘다 있는데다 교통이 편리한 도쿄나 오차노미즈가 가깝습니다. 진보쵸가 가까운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죠.

(덕스러운 이야기는 빼자고요.'ㅂ')


10.나리타공항 제2터미널의 스타벅스
저는 제2터미널을 이용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출국층에 있었는데 여기에는 일본 각 지역의 지역 한정 텀블러와 지역 한정 머그가 있습니다.(...)
정말로요.
아니, 그럼 지역 한정의 의미가 없지 않나 싶은데, 그래도 좋습니다. 뭘 샀는지는 곧 사진 찍어서 올리지요.-ㅂ-;

(짐작하실 분이 아마도 있겠지. 하하하하하하하하.)


11.제2터미널 85번 게이트 근처의 매점
거기에는 매점이 하나 있습니다. G가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모형을 보고 홀라당 반해서 갔는데, 맥주랑 간단한 스낵(음식)을 파는 곳이더군요. 둘러보다보니 야마자키라는 메이커의 빵이 있는데, 큰 슈크림이랑 치즈케이크빵이 정말 맛있어 보이더랍니다. 일단 둘을 구입하고 메뉴를 보니 아이스크림은 없습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아이스크림을 판다네요. 300엔. 이정도면 공항 가격치고 괜찮습니다. 콘이 와플콘이 아니라 그냥 일반 콘이라서 크게 기대하지 않고 먹었는데.
...
어머.-_-;
이 천상의 맛은 홋카이도에서 먹은 맛?; 설마 재료를 홋카이도에서 공수해왔나? 그렇지 않아도 냉동실에 있는 아이스크림은 홋카이도 제품이었지! 어헉! 홋카이도의 맛이 나는 진한 아이스크림! 어헉;ㅠ;

게다가 슈크림빵은 점심 대신 먹었는데, 이게 또 대단히 맛있더랍니다. 크림이 느끼하지 않고 뻑뻑하지 않고 아주 부드러운, 그야말로 커스터드 크림입니다. 겉은 촉촉하게 수분을 머금은게 참 맛있습니다. 이야아.


혹시 이쪽 게이트를 이용하신다면 꼭 가보세요.
제목이 참 길지요. 전시회를 열었던 미술관 이름이 좀 깁니다. 三菱一号館美術館, 미쓰비시이치고칸 미술관. 이걸 들어가기 전까지 구글지도에서 찾을 때마다 매번 미쓰코시로 검색해서 헷갈렸습니다.
하여간 여기는 긴자와 도쿄역, 히비야역 근처 어드메에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는 니쥬바시마에(二重橋前) 역에서 가는 것이 가장 가깝다고 하네요. 앞에 올렸던 북스피어 이벤트(링크)랑 묶어도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아마 허리가 남아나지 않았을 겁니다.

미쓰비시이치고칸미술관은 모리미술관과 비슷한 시기를 다룬 The Beautiful전을 합니다. 일본어로는 자 뷰리후루.... 하여간 ザ·ビューティフ 英國 唯美主義 1860-1900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고요. 유미주의라고는 하는데 한국에서는 아마 탐미주의라고 번역할 겁니다. 그래서 유미주의가 아니라 탐미주의로 통일해서 적었습니다.

제목: The Beautiful 영국 탐미주의 1860-1900(ザ·ビューティフ 英國 唯美主義 1860-1900)
기간: 2014. 1. 30 - 2014. 5. 6
장소: 미쓰비시이치고칸미술관

원래는 라파엘전파를 보려고 했던 거라 이쪽은 갈 생각이 없었는데, 전시 발표 하고 나서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였나, 그 사이에 양쪽 티켓을 묶어서 2천엔으로 할인하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라파엘전파만 1500엔이나 하니까, 500엔 더주고 그냥 탐미주의전도 같이 보자고 해서 이쪽을 선택했습니다. 둘 다 보고 나온 지금 생각하면 잘 했지요. 탐미주의전이 더 마음에 들었으니까요.

지금은 당일 관람한 티켓을 들고 가서 보여주면 다른 곳의 요금을 200엔 할인해준다네요. 라파엘전파전을 보고 당일에 탐미주의전에 가서 티켓 구입할 때 보여주면 200엔 할인을 해주고, 그 반대도 성립한다는 겁니다. 대신 다른 종류의 할인과 중복 할인은 안된답니다. 그리고 한 사람에 한해 1회 할인한다고요.
참고로 탐미주의전이 1600엔, 라파엘전파전이 1500엔입니다. 200엔이면 2천원 정도 할인되니까 상당하죠.'ㅂ'


저는 C님께 부탁해서 선행발매 티켓을 구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감사를..;ㅁ;


모리미술관을 나와 A1출구로 들어가면 히비야선으로 연결이 됩니다. 히비야선을 타고 몇 정거장 타서 히비야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미쓰비시이치고칸미술관에 갈 수 있습니다. 저는 방향을 헷갈려서 조금 헤맸는데 그리 멀지 않아요. 걸어서 4분이라는데 충분히 가능합니다. 아무래도 갈아타지 않고 한 번에 움직이는 것이 편하고, 비용도 덜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어떤 선을 타느냐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



건물 찾기는 아주 쉽습니다. 그 근처까지 와서 어디에 있나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다보니 탐미주의전을 알리는 깃발이 펄럭이는데, 그 와중에 붉은 벽돌로 지은 눈에 확 들어오는 건물이 한 채 있습니다. 주변은 전부 고층 빌딩인데 그 건물 혼자 고고하게 서 있습니다. 그게 미쓰비시이치고칸미술관입니다.
문제는 길에 면한 쪽이 정문이 아니라는 것. 그쪽은 출구더군요. 건물 옆을 통해 정원으로 들어와야 정문이 있다는데, 정원으로 들어가고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장미도 피어 있는 유럽풍(으로 추정되는;) 정원이 있더군요. 그 정원 안쪽에 ㄱ자 모양 건물의 입구가 있습니다.

입구에 짐을 맡길 수 있는 곳이 있던데 이번에도 그냥 들어갔습니다. 여기는 3층 건물인데, 들어가면 먼저 3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로 안내합니다. 3층으로 올라가 한 층을 다 보고 나면, 그 다음에는 2층으로 내려오고, 1층으로 내려오면 마지막에 관련 상품 판매소를 거쳐 밖으로 나가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그 건물 전체를 천천히 다 둘러보는 셈입니다.

원래 미술관으로 설계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작고 어두운 분위기더군요. 사람이 바글바글하면 못 견디겠다 생각했는데, 이날이 개관 당일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평일 낮인 것도 있을 테고요.


관람자의 대부분이 여자였다는 것도 신기하고.ㄱ-;


쓰다보니, 메모지에 순서를 기록하지 않아서 어느 쪽이 먼저인지 뒤죽박죽입니다. 공작 접시가 먼저 나왔는지, Foregone Conclusion이 먼저인지 헷갈리네요. 기억이 맞다면 접시가 먼저, 그림이 나중이었던 것 같군요. 그러니 공작 접시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공작이 그려진 접시도 꽤 인상 깊었습니다.



제목을 적어두지 않아서 못 찾을거라 생각했는데, 다른 그림을 찾는 도중 발견했습니다. VAM에서 따로 전시 기획을 하면서 만들었던 페이지 같은데, Aestheticism을 다룬 페이지가 있습니다.(링크)

William De Morgan. Charger. 1888.

하여간 넓은 것이 거기에 샐러드를 듬뿍 담아도, 아니면 공작 요리(..)를 담아도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돌아보니 방 제목이 Art Workman입니다. 탐미주의의 시작은 역시 크래프트 운동 쪽인가보군요.

저도 이쪽 지식은 그리 깊지 않습니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공장의 대량생산품에 반기를 들고 수공업craft으로 생산한 물건이 더 좋다고 주장하는 운동이 있었다는 정도만 압니다. 그런 운동의 시작점은 존 러스킨이었고, 러스킨과 관계가 있던 여러 예술가들이 참여했고, 그와 관련이 있는 부호들이 후원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지요. 라파엘전파도 이쪽과 상당히 관련이 깊다고 알고 있습니다. 양쪽에 발을 걸친 예술가들이 여럿 있었으니까요. 에드워드 번 존스랑 윌리엄 모리스가 대표적이겠지만요.


그래서인지 탐미주의전에는 윌리엄 모리스와 관련 있는 물품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게 제가 라파엘전파전보다 탐미주의전을 더 재미있게 본 이유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그림보다는 물건이 많으니 보는 재미가 더 좋습니다.


윌리엄 모리스의 데이지 벽지도 있던데 그림이 큼직큼직한 것이, 한국의 집에는 잘 안 어울리겠다 싶었습니다. 이런 건 그야말로 큰 집의 큰 벽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띠로 두르거나 해서 포인트로 써야겠지요.

로세티는 여기에도 있습니다. 걸려 있었던 것은 보르지아 가(The Borgia Family: 링크)인데 생각보다 굉장히 작습니다.


VAM의 컬렉션 설명은 조금 더 자세하네요. 테이트 미술관의 갤러리도 어차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ㅂ';



Burne-Jones, Edward Coley (Sir), born 1833 - died 1898 (maker). The Garden of the Hesperides. 1882. (링크)

그림이긴 한데 템페라화입니다. 실물을 보면 굉장히 화려합니다.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은 황금사과가 열려 있는 정원이지요. 그리스 신화에서도 몇 번 등장했다고 기억합니다. 그 왜, 세 여신의 싸움-트로이 전쟁의 시작이 되었던 그 황금사과도 이 나무 것이지요. 근데 용이 너무 귀엽게 생겼네요. 하하하.;
그림 크기가 커서, 이런 걸 걸어 놓을 정도의 집이면 얼마나 커야 하나 싶었습니다.


로제티의 그림을 두고 톤 다운이 되었다고 적었는데 어떤 그림인지 모르겠네요.-ㅁ-;


프레데릭 레이턴(Frederic Leigton)은 그림이 굉장히 취향입니다. 아무래도 테이트미술관보다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쪽이 작품 검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ㅅ= 구글에서 검색해서 VAM의 주소를 달고 있는 그림을 찾는 쪽이 빠릅니다.;



Frederic Leighton, Pavonia. 1858-1859. (링크)

이 그림이었을 겁니다. 이에 이어진 것이 공작 깃털 습작인데, 이건 조지 프레데릭 와츠(George Frederic Watts)의 그림입니다. 차마 블로그에 올릴 수 없는 야릇한 그림..(읍읍읍)
Valentine Cameron Prinsep의 그림도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메모에는 남녀 구분이 안되는 묘한 그림이라고 적어두었습니다. 확실히 전 번 존스 그림이 취향에 맞습니다. 그 뒤에 나오는 자는 소녀 그림(아마도 스케치, 습작)도 부드러운 그림이라 말이지요.

로세티의 그림 중에는 그림 삽화가 아닐까 싶은 작은 판화도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메온 솔로몬(Simeon Solomon). 이 사람에 대한 설명도 있었습니다. 글 작성하면서 검색해보니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언급된 모양이군요. 그 당시에는 검색해도 이 사람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나봅니다. 전시회에 나온 설명을 보니, 유대계 집안에서 자라 미술학교에 들어가서 두각을 나타내고 굉장히 뜨던 시점에서 동성애자로 고발을 당하고 체포됩니다. 그리고는 화가로서의 모든 지위를 상실하고 결국 구빈원에서 가난하고 쓸쓸하게 죽어갔답니다. 그 당시 영국에서 동성애는 죄악이었지요.
왜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내냐면, 솔로몬의 그림 중 세 청년(혹은 소년)이 서 있는 그리스풍의 스케치가 있는데 굉장히 에로틱하더랍니다. 그림을 보는 순간 라파엘전파전에서 본 설명이 주르륵 떠오르더군요. 분명 이정도의 나체 그림은 그 시대에도 종종 있었는데 왜? 이렇게 보는 순간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돌리고 싶어지는지.;

(테이트 미술관에서 시메온 솔로몬으로 검색해보니 이사람 확신범이지 않나 싶은게, 그림 중에 다윗과 요나단(링크), 사포(링크) 그림이 있습니다.-ㅅ-;)


줄리아 마가렛 카메론(Julia Magaret Cameron)의 세피아톤 사진(링크)은 순간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릴 지경이었습니다. 허허허. 사진 맞습니다. 굉장히 아련하면서도 라파엘전파의 분위기를 잘 살린 것 같은 그런 사진이더군요.


그 다음 방에는 쟈포니즘이 있었지만 패스. 그리 기억에 남는 것은 없습니다. 그림보다는 인테리어 디자인 스케치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아일랜드의 리머릭에 있는 어느 성을 위한 벽장식이라는데, 그 뒤에 다른 인테리어 스케치를 보고서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건축하는 사람들의 그림은 참 무섭습니다. 허허허. 매우 섬세한 장식, 세밀한 그림, 거기에 채색까지. 보고서 손이 근질근질해지더라고요. 저는 이런 그림도 참 좋습니다.


Classic Ideals. 그 공간의 주제였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 돌아가자는 그런 분위기?


Sir Lawrence Alma-Tadema. A Foregone Conclusion. 1885. (링크)
그림검색을 했더니 VAM이 아니라 Tate에서 나오네요. 의외로 탐미주의 전시의 그림들이 큼직큼직합니다. 이것도 꽤 큼직하고요. 그리스로마시대의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재미있네요.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아래의 의자.


원본 그림은 너무 커서 링크만 달아 놓습니다. 위의 공작 접시 링크랑 동일합니다.(링크) 그림 크기가 1.5메가나 되어서 작은 걸로 올립니다. 너무 작지만 큰 걸로 올리기는 부담 되니까요. 꼭 큰 사진으로 보세요. 실물을 보면 앉아보고 싶습니다.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앉아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 때 조금 많이 피곤했지요.



습작이나 대작을 위한 밑그림(study)들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 나오는 앨버트 무어의 그림이나 다른 그림들도 노먼 록웰의 그림이 떠오르는, 계몽사 삽화같은 그림들이로군요. 세밀하고 빛이 들어오는 느낌이고, 사진을 찍은 것처럼 특정 시점의 사진을 찍은 것 같고.



위의 링크에서도 나온 Aestheticism Movement and the Gravenor Gall. 이 주제에서 가장 깊게 남은 그림은 탐미주의 전시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그림으로 한 손에 꼽을 작품입니다.


George Frederic Watts. Love and Death. c.1885-7.(링크)

이 작품이 나올 당시 20대였던 오스카 와일드에게 찬사를 받았다는데 말입니다. 그럴만 합니다. 그림 크기가 2476-1168. 절로 올려다 볼 정도의 크기입니다. 박력이 넘치더군요. 근데 그 옆에 걸린 그림은 같은 작가의 프시케.(링크) 보통 사랑은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가 상징하니까 사랑과 죽음의 사랑도 에로스라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게 본다면 옆에 프시케를 놓은 것은 유머로 보입니다. 남편이 저렇게 주눅들어 있다니.-ㅂ-;
프시케는 굉장히 소녀 같은 분위기라 차마 못 올리겠더랍니다. 메모에도 적었군요. 아청아청.(...)


물건 중에는 장신구도 몇 있었는데, 새의 날개를 작은 터키석을 박아 표현한 것도 재미있더군요.




Thomas Armstrong. Hay field. 1869. (링크)

바닥의 풀과 건초 때문인지, 메모에다 크빈트 부흐홀츠가 생각난다고 적었습니다. 이 그림도 상당히 큽니다. 분위기가 아련한 것이 이 그림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저 그림을 보고 있노라니 "너 애 있다고 유세떠니?"라고 항의하는 이야기가 저절로 떠오르네요.


Frederic Leighton의 Mother and Child는 마음에 드는 그림파일이 안 보입니다. 테이트나 VAM이나 둘다 그림이 안 보이는데, 구글에서 찾은 그림도 그 생생함을 전하지 못하네요. 그림 보면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어린 여자아이와 그 엄마가 같이 체리를 나눠 먹는데, 그 체리가 정말로 맛있어 보이더군요. 그림의 떡이 아니라 그림의 체리입니다. 근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생생함을 전하는 그림파일이 없네요. 게다가 그거 카펫 부분이 정말 보들보들해보였는데! 카펫에다가 얼마나 신경을 쓴건가 생각하면서 보았는데.;ㅁ;




William Blake Richmond. Mrs Luke Ionides. 1882. (링크)

그림인데도 얼굴에 손을 대고 싶었습니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할 것 같은, 손에 착 달라 붙을 것 같은 그런 피부. 그림인데 보고 있는 동안 그런 망상이 들었습니다. 허허허허. 게다가 허리 장식도 사진을 찍은 것처럼 섬세하지요. 지금 그림파일로 보는데도 마치 그림이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 뒤에는 에드워드 고드윈하고 휘슬러(1834-1903)가 있었는데 에드워드 고드윈이 방 구조 그린 것을 보고 홀랑 넋이 나갔습니다.


Edward Godwin. Design. (링크)
이거랑 그 옆에 있는 다른 그림(링크) 둘 다 멋지더군요. 그러고 보니 VAM의 홈페이지에서는 PDF 다운로드가 가능하네요. 하지만 받아 놓아도 다음에 볼 일이 있을까.




James Abbott McNeill Whistler. Nocturne: Black and Gold - The Fire Wheel 1875. (링크)

그림을 얼핏 보고는 이게 뭔가 했는데, 보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마치 노이즈 없이 야경을 찍은 것 같은.(...) 그런 분위기의 묘한 그림입니다. 스쳐 지나가든 보고는 모릅니다. 뚫어지게 몇 번이고 바라보아야 톤이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 멀리에는 불빛이 보이고, 어렴풋하게, 아스라히 밤 풍경이 보입니다. 그걸 밝히는 것은 오른편에 있는 밝은 불이 아닐까 생각이 들고요.

참고로 『Papa told me』를 떠올리시면서 설마하시는 분들, 설마가 아니라 맞습니다. 저도 설마설마 하면서 글 쓸 때 확인했는데 거기 등장하는 휘슬러 맞습니다. 치세가 물었던 그림이 연작 몇 번이었는지는 잊었는데, 테이트에서는 일단 심포니 연작 2의 그림이 있습니다.(링크)



시대가 그래서 그런지, 비어즐리의 삽화도 있었습니다. 이쪽은 제 취향이 아니라 패스. 라지만 살로메의 화장(toilet of salome)은 굉장히 선이 섬세하면서 재기넘치는 그림이었습니다. 살로메가 너무 늙었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죠.;


제임스 휘슬러(James Abbott McNeill Whistler)의 에칭-동판화는 섬세합니다. 보고 있으면 이게 영국, 이게 런던이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런던 버클리 스퀘어 15번지인가, 그곳의 앞 라인을 그린 그림도 앞의 벽장식과 비슷하게 굉장히 편집증적인...;


My lady's chamber(링크)도 책 삽화 같더군요. 푸른 계통 옷을 입은 부인이 방에 있는데, 그 분위기가 굉장히 취향입니다. 작은 소품들이 방 안에 있는데 목퐌화가 섬세하더군요.


이쪽 방은 Art Maufacturer. 카펫디자인도 있었는데, 모눈을 기준으로 해서 그림 그린 것이 옛날에 G랑 함께 십자수 디자인 한 것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쪽은 그보다 훨씬 섬세하지요. 엡, 누가 했더라. 이것도 번 존스였던가.


하지만 보고서 폭소한 것은 다른 그림입니다.



Walter Crane의 Swan. 왜 이걸 보고 폭소했냐면,




얼마 전에 이런 쿠션을 선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걸 받고 나서 감탄했는데 그 원본 그림을 직접 보고 왔어요! 이런 우연이! >ㅁ<
그 때문에 그림 앞에서 괜히 피실피실 헤실헤실 웃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에 나온 것은 이번 전시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엉엉엉엉엉.


에드워드 번 존스의 포모나. 태피스트리 작품입니다. 윌리엄 모리스의 태피스트리도 궁금했지만, 에드워드 번 존스도 좋습니다. 윌리엄 모리스 Co.의 태피스트리를 본 셈이니 정말 꼼짝도 못하고 이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손이 근질근질 한 것이 뭔가 만들어야 할 것 같고 말입니다. 오필리어보다도 이 작품이 훨씬 좋습니다. 취향이 확 튀어나오는 셈이지만 그림보다는 공예품이 좋아서 그런 걸요. 영국에 가기 전에는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볼 수 있다니 정말로 속으로 감격의 눈물만 줄줄 흘렸지요.


그 옆에는 윌리엄 모리스의 타일 판넬, 그리고 벽지. 이것도 볼 수 있을 지 몰랐지요.
하여간 이 작품들은 모두 큰 집을 위한 거지, 작은 집에 쓰기에는 무늬가 부담스럽더군요. 하기야 이런 걸 소화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질 정도면 그 당시에도 저택을 보유하고 있었을테니까요.


그 다음 방은 오스카 와일드랑, Glorious Sunset- 대영제국의 황혼을 중심으로 다룹니다. 앨버트 무어의 그림은 이 방에 있었는데 역시 큽니다.


탐미주의전시회의 포스터 그림이기도 하지요. 생각보다 굉장히 큽니다. 벽 하나를 통째로 차지할 정도로? 정사각에 가까운 그림인데 이쪽 그림도 굉장히 좋아요.



마지막에 한여름을 걸어 놓은 것은 아마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서 일겁니다. 마지막에 강렬한 한 방을 날리듯. 하여간 전 라파엘전파 전시회보다 탐미주의 전시회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 취향의 전시물이 많아서 그랬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적기도 했고, 전시관인 미쓰비시이치고칸도 마음에 들었고요. 중간 중간 잠시 정원을 보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 시간만 넉넉하다면 거기서 멍때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넋을 놓고 늘어지고 싶었다는 거죠. 시간 문제로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다만 여기도 도록은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조명이 어두워서 도록과 색감이 다를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그래도 너무 색이 차이나다보니 고이 내려놓게 되더군요. 덕분에 지금 감상기 작성하면서는 고생하고 있지만 어쩌겠습니까. 제가 자초한 것을요.

탐미주의전의 상품은 물건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은 여기서도 복제 원화고, 복제 원화 가격은 기본이 다섯자리(엔)이기 때문에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엽서는 탐미주의전보다 라파엘전파전이 훨씬 많고 다양하게 있더군요. 하지만 색이 다른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형태를 기억하고 싶은 몇가지만 구입해왔습니다. 나중에 엽서책으로 만들까 생각은 하는데, 만든다고 자주 보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하하하;

그래도 6300엔짜리 윌리엄 모리스 Co. 패턴의 우산은 붙잡고 고민했습니다. 그 옆의 천도 그랬지만 단호하게 저버리고 나왔습니다. 뭘 안 산 것은 아니긴 하지만요.



일요일 오후 반나절을 홀랑 다 날려서 간신히 작성했습니다. 월요일 오전에 다시 한 번 검수하고 올리는데 그림파일을 더 많이 넣을 걸 그랬나 후회도 조금 되네요. 하지만 탐미주의전의 작품은 그림파일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테이트는 그래도 작품이 DB로 구축되어 있는데.;ㅁ;



하여간 이걸로 길고 긴 감상을 마칩니다.
전시회 두 개를 묶어 올릴까 하다가, 분량상 각각 나눠 올립니다. 지난 설 연휴 동안의 도쿄 여행의 주 목적이었던 롯폰기 힐즈의 모리미술관, 라파엘전파 전시회의 감상기입니다.'ㅂ'

-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의 사생활을 싫어하기 때문에 불평이 많습니다. 좋아하시는 분은 주의하세요.


제목: 테이트 미술관의 보물, 라파엘전파전(テート美術館の至宝 ラファエル前派展 英國ビクトリア朝絵画の夢)
장소: 롯폰기힐즈 모리미술관
기간: 2014. 1. 25 - 2014. 4. 6 (휴관일 없음)

일본 여행은 자주 다녔고, 도쿄도 몇 번 갔지만 롯폰기 힐즈와 마루노우치 빌딩은 이번에 처음 갔습니다. 마루노우치 빌딩은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하고, 하여간 롯폰기 힐즈도 처음이지만 달랑 모리 미술관만 보고 돌아 나왔습니다. 쇼핑이 목적은 아니었으니까요.
어, 사실 시나본 매장이 있는 걸 보고 조금 땡기긴 했는데 비오는 날씨에 우산 없이 돌아다닌지라 얌전히 지하철 역으로 직행했지요.

이날의 이동 코스는 이랬습니다.

나리타공항 제2터미널 → (나리타 익스프레스 이용)신주쿠 → 도에이선을 타고 롯폰기로 이동

모리미술관은 롯폰기역 A1 출구로 나가는 것이 제일 빠릅니다.
그리고 모리미술관으로 가는 직통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어서 그걸 타고 올라가면 54층인지, 하여간 미술관까지 얼마 안 걸려 가더군요.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곳으로 들어가니 티켓 판매소가 있어, 미리 C님께 부탁드렸던 "두 전시회 공통 특별 선행전매권(교환권)"을 내고 티켓 교환을 받았습니다. 교환권을 내니 라파엘전파전과 탐미주의전 티켓을 둘다 주더군요.
코인로커가 있었는데 안 넣고 그냥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갔다가 나중에 조금 후회했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신주쿠 도착한 것이 13시 14분, 롯폰기 도착이 13시 40분, 미술관 들어간 것이 14시 경. 나온 것이 15시 10분 쯤? 그리고 히비야 도착이 15시 36분. 타임라인 체크할 때 참고하세요. 모리미술관에서 미쓰비시이치고칸미술관을 갈 때는 히비야선을 타고 히비야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것이 제일 편합니다.


간단히 적은 메모에는 보기에 빡셌다고 적었습니다. 그림이 굉장히 많습니다. 저는 그림 전시보다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것 같은 박물전시를 주로 보았기 때문에 그림만 주구장창 본 것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라파엘전파 전시는 그야말로 그림만 주구장창, 내내 보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아이패드를 들고 메모를 했는데, 중간에 제지를 받았습니다. 다른 메모할 것이 없다 했더니 직원분이 잠시 난처한 얼굴을 하더니 종이와 연필을 빌려주셔서 그걸로 열심히 적었습니다. 그분 참 귀여웠어요. 작고 또랑또랑한데다 안경이 잘 어울리시더군요.(...)


전반적으로 제가 라파엘전파전이 취향에 안 맞았다 하는 건 개인적인 감정 때문입니다. 윌리엄 모리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제인 바든을 매우 싫어하고,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는 아주 많이 싫어합니다. 그런데 로세티는 라파엘전파의 중심 인물입니다. 그림이 빠질 수가 없고, 작품도 굉장히 많이 남겼지요. 보는 내내 로세티 싫어, 로세티 그림도 취향이 아냐, 그러고 있었으니 전시회가 그냥 그렇게 보였던 겁니다.ㄱ-


거기에 라파엘전파의 그림은 대체적으로 계몽사에서 나온 『세계의 명작』(이었나;;;) 시리즈 삽화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비단과 같은 반짝이는 천을 강조하고 천의 질감을 표현하며 중심이 되는 장면을 중점적으로 묘사한 것이 많아요. 아닌 것도 있지만 정말 몇몇 그림은 어렸을 때 보았던 그 전집의 그 삽화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래의 그림들은 검색하다보니 테이트 미술관에서 전부 제공하는 군요. 용량이 증가하겠지만^-T 일단 테이트 미술관에서 그림을 빌려오겠습니다. 관련 설명도 들어가서 보시면 되어요. 저는 감상만 적으면 되겠군요.)



Ford Madox Brown. Chaucer at the Court of Edward III 1856-68. (링크)
에드워드 3세 궁정에서 흑태자가 45세 생일을 맞아 시를 낭송한다였다나, 제목을 보니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나 다른 이야기 중 한 대목이 아닌가 합니다. 링크 들어가서 설명 보시면 아실 테고, 그림 자체가 하나의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Arthur Hughes의 성 아그네스 전야(링크)는 세 그림으로 구성되었는데 카라바조였나, 그 야경꾼이라는 그림이랑 비슷하게 빛 쓰임이 재미있더군요. 중요한 부분에만 환하게 빛을 비추는 그런 그림이더랍니다.



Sir John Everett Millais, Bt. Mariana 1851. (링크)
이 그림도 라파엘전파 그림 중 꽤 유명하지요. 존 에버렛 밀레이의 마리아나입니다. 저 여자 이름이 마리아나이고, 약혼자에게 파혼을 선언 당하고 자수를 놓던 도중 슬퍼하는 내용이랍니다. 그림이 굉장히 섬세하더군요. 사진으로는 안보이지만 입고 있는 벨벳 질감의 옷이, 옷이! ;ㅁ; 게다가 옆에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도 손에 잡힐 듯 생생합니다.

그러고 보면 오필리아도 밀레이의 작품이더군요.



Sir John Everett Millais, Bt. Ophelia 1851-2. (링크)
두말할 나위 없이 유명한 그림입니다.
실제보면 굉장히 화사하고 어두운 그림입니다. 물에 잠겨가는 오필리아 손에는 색색의 꽃이 들려 있고 그 옆의 흰색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흰색 꽃이 그리 보이니 추모하는 것 같은것이. 근데 식물의 그림은 역시 계몽사 전집 삽화 같아요.(...)




William Morris, La Belle Iseult 1858. (링크)
윌리엄 모리스가 남긴 단 하나의 이젤화입니다. 당연히 모델은 마누라. 굉장히 얼굴이 남성적으로 그려졌는데, 뒤에 나올 로세티의 페르세포네와 비교하면 같은 사람인 걸 알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ㅂ' 솔직히 그림 자체는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선이 굵고 진한 그림이라. 하지만 배경의 세밀함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가 이쪽 장인 아니랄까봐 이리 섬세하게 그려놓다니.;;


여기까지가 첫 번째 방이었는데 주제가 뭐였는지는 적어 놓지 않았고, 두 번째 방의 주제는 종교입니다.



Sir John Everett Millais, Bt. Christ in the House of His Parents ('The Carpenter's Shop') 1849-1850. (링크)

보고서 속으로 폭소한 그림. 어떤 의미에서는 이 전시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으로 한 손 안에 듭니다. 붉은 머리의 미소년 예수님께 홀딱 반했다고 해두지요. 그날 적어둔 메모를 보면 ㅋㅋㅋㅋㅋ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습작으로 그려둔 스케치(링크)도 있는데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오른쪽의 소년이 세례자 요한이라더군요.
(『성스런 형님들』을 아시는 분은 그 만화의 예수와 여기의 예수를 비교하세요. 크흑. 눈물이 절로 나옵니다.)



그 다음에는 포드 매독스 브라운에 대한 메모가 있는데, 크리스마스 엽서 같은, 유화인데 부드러운 그림이라 적었네요. 뭘 보고 그랬지?;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의 그림인가?;
..라고 쓰고 테이트 미술관 갤러리를 확인하니까 리어왕과 코델리어(링크)를 보고 그리 적었더랍니다.




Ford Madox Brown. Jesus Washing Peter's Feet 1852-6. (링크)
예수님이 베드로의 발을 씻어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유다는 뒤쪽 맨 왼쪽에 있는 남자라네요. 이 그림에 대한 메모도, 수염 깎으면 미청년이 될 예수.
자네....; 그림 감상을 그렇게 하면....;
하지만 그런 감상을 적을 수 밖에 없는게 뒤에서 부러운 듯 바라보는 청년은 예수를 열렬히 따르는 청년 요한이라 설명에 나와 있었거든요. 하하하;




Dante Gabriel Rossetti. Ecce Ancilla Domini! (The Annunciation) 1849-50. (링크)
수태고지라는 제목으로 많이 알려진 그림입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임신할 것임을 알리는 것이 수태고지의 내용인데, 설명을 읽어보니 이 그림은 굉장히 많은 비난을 받았답니다. 움츠러든 마리아의 모습 때문이라던가요. 한데 생각해보면 저 당시 마리아는 굉장히 어립니다. 이미 혼약자가 있고 그 때는 나이상 성인 대접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메모를 저 파란천 보고 있으면 병원 같다고 적었네요. 수술실의 칸막이 같은 분위기라 그랬나봅니다.


성 카트린(링크)은 작지만 섬세한 그림, 혹은 작아서 뭉개진 것 같은 분위기의 그림이고..
수도원의 사색은 펜 그림인데 집에 걸어 놓아도 예쁠 것이라 적었습니다. 이쪽은 그림을 못 찾았습니다.





William Bell Scott. The Eve of the Deluge 1865. (링크)
대홍수 전날. 실제 보면 굉장히 야한 느낌의, 관능적인 그림입니다. 이것도 삽화 같은 분위기더군요. 그것도 인도풍.;



3번째 방은 풍경화인데 풍경은 그닥 취향이 아니라 거의 건너 뛰었습니다. 다만...




William Holman Hunt. The Haunted Manor 1849. (링크)
황폐한 장원이라. 저 어드메에서 케르베로스가 뛰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ㄱ-; 저런 그림을 집에 걸어 놓으면... 으으으으음.;


풍경 그림 주에는 지나치게 사진 같은 것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그림이 사실적이라 어떻게 보면 밥 로스 아저씨의 "참 쉽죠?"나 퍼즐로 자주 나오는 풍경 그림 같은 것이 떠오릅니다. 그러니까 이발소에 걸어 놓을 것 같은 그런 그림.;




George Price Boyce. A Girl by a Beech Tree in a Landscape 1857. (링크)
빨강머리 앤이 떠올라서 그런지 애들 방에 걸어 놓으면 상상력이 자극되겠다 싶습니다. ... 공포소설 중에도 종종 등장하죠. 저런 그림에 빨려 들어가... (거기까지)




William Davis. A Day's Sport at Bidston Hill c.1865. (링크)
그러니까 황야 같은 분위기인데, 잘 찾아보면 약간 섬뜩한...; 그러니까 낮동안의 스포츠=사냥을 그린 그림입니다.



네번째 공간은 근대 생활.
밀레이가 그린 Wyatt Jr. 부인과 그 딸(링크)은 얼굴이 조금 이상해 보입니다. 그나저나 부인이 검은 옷을 입어서, 그림 그리기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도 조금...;

포드 매독스 브라운의 그림 중에는 미완성 작 같은 것도 하나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왠지 클림트나 뮈샤 같던데.(링크) 제목이 "당신의 아들이에요!"라니. 상당히 독특하더군요.

이 공간에 있는 그림은 대체적으로 미국 그림 같더랍니다. 미국의 근대 일상 생활을 그렸던 유명한 화가가 있었는데 누구더라.;ㅁ; 식사하는 장면도 자주 그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실 화가라기보다는 일러스트레이터 이미지에 가까웠는데. ... 아.-_- 노만 록웰.; 그런 이미지의 그림이 많았습니다.



다섯번째 공간은 시적풍경.
자아. 슬슬 지쳐갑니다. 여기는 로세티의 그림이 많습니다. 이름부터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잖아요. 단테를 그렇게 좋아했다는군요. 베아트리체도 많이 보이고 단테 자체의 이미지도 많습니다. 라헬과 레아(링크) 같은 그림도 있었는데 대체적으로 그림이 작고, 약간 번진 듯한 느낌에 어두운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취향에 안 맞았어요.
로세티의 모델 중에는 시달이라는 여자도 있습니다. 로세티의 부인이라는데, 분위기가 왠지 닮았습니다. 시달이 있는데 제인은 웬말이냐 싶겠지만, 시달도 로세티의 모델을 섰다가 결혼했는데, 딸을 사산한 다음해에 아편 과용으로 사망했답니다. 시기를 보니 제인과 사귄 것은 그 이후의 일 같더군요. 혹은 그 막판에 겹쳤을 수도 있고. 나중에 확인해보면 되겠지만 일부러 찾아볼 생각이 안듭니다.


여기서 드디어 에드워드 번 존스의 그림이 나옵니다. 라파엘전파 그림 중에서는 번 존스의 그림이 가장 취향이고 가장 눈에 들어옵니다. 메모에도 희희낙락한 기록이 남아 있네요. 가장 먼저 나온 Clerk Sounders(링크)는 뭔지 잘 모르겠고. 찾아보니 월터 스콧이 쓴 시인가봅니다. 그쪽을 좋아해서 번 존스가 많은 작품을 남겼다네요.
클라라 폰 보크(링크)의 치마자락은 아주 생생했습니다. 천 패티시라는 메모까지 적었네요.

로세티의 그림 중 장미 이야기(링크)나 성배 이야기의 장면(링크)도 생각보다 그림이 작습니다.



여기서 잠시 쉬어가는 방. 5번방 다음에 나온 곳에는 각 화가들의 일생에 대한 간략한 기록과, 모델들의 이력(!)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화가들은 흑백사진으로 소개했는데, 확실히 로세티와 모리스는 생긴 타입도 다르더군요. 성격도 굉장히 달라 보입니다. 로세티는 남부계 혈통일 것 같은-딱 바이런 같이 생긴 얼굴이고, 모리스는 그보다는 좀더 중후하게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애인형과 남편형으로 나누어 부를 수도 있겠네요.(...)

메모에 유페미아 그레이가 대단해라고 썼길래 누군가 했더니, 존 러스킨의 부인이었던 Euphemia(Effie) Gray입니다. 유페미 그레이라는 것 같군요. 러스킨과 결혼해서 잘 살다가 러스킨이 후원한 화가 밀레이와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는 이혼 후 밀레이와 결혼하여 40년 동안 해로하고, 그 사이에 4남 4녀를 두었답니다. 대단한 여인네로군요.-ㅁ-/




메모에는 조지아나 맥도널드도 취향의 여인네라고 적었는데, 나와 있던 초상화, 위의 그림은 조지아나의 제부인 에드워드 포인터가 그린 거랍니다 남편인 번 존스가 바람을 피워서 문제가 되었으니, 번 존스도 이제 제게 찍혔군요. 하하하하하. 그렇게 소심하게 행동할 거면 왜 바람을 피워! -_-;
이건 테이트 미술관에 없는 거라 슬쩍 위키피디아의 사진을 빌렸습니다.



6번째 공간에 들어갑니다. 체력이 확 떨어지네요. 그림이 많으니 참 힘듭니다.;




Dante Gabriel Rossetti. Sancta Lilias. 1874 (링크)
로세티의 작품 중 성스러운 백합이란게 있는데, 보니까 꽃창포 같습니다. 릴리는 아닌 것 같은데..? 이것도 릴리였나? 금판에 목을 붙인 것 같은 느낌도 드는 묘한 그림이네요. 로세티의 미인은 대체적으로 드세 보이는데다가 붉은 머리인게 특징입니다. .... Anne..?



7번째 공간은 상징주의.
번 존스가 그린 사랑의 신전(링크)은 미완성 작 같아보입니다. 옷자락이랑 인체 뒷모습은 상세한데 대강 그려 놓고 만 부분이 많네요.

나머지 부분은 다 건너뛰고, 이 전시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으로 꼽는 것이 맨 마지막에 걸린 에드워드 번 존스의 사랑과 순례자입니다.



Sir Edward Coley Burne-Jones, Bt. Love and the Pilgrim 1896-7. (링크)

1896년부터 1897년에 걸쳐 그렸다고 나오지만 설명에는 20년 가까이 구상했다고 나오네요. 그래서인지 테이트 미술관에도 이 그림과 관련한 study, 즉 밑그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림의 내용 자체는 제프리 초서의 장미 이야기에서 연유했고, 번 존스가 옥스퍼드 다닐 때 읽었다는군요. 그리고 죽기 직전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마지막 대작이라는군요. 실제 보면 그림도 굉장히 큽니다. 링크의 그림 설명을 보면 1575-3048이라는군요. 하하하; 3미터짜리...;
인상에 아주 깊게 남았습니다.'ㅂ'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코스. 상품이 있지요. 하지만 여기서도 실망했습니다.
도록은 그림만 실려 있는 것이 아니라, 라파엘전파의 성립과 전개, 그리고 각 화가의 일생을 아주 세밀하게 다룬 것 같더랍니다. 문제는 글이 주라 그런지 그림은 상대적으로 작게 실렸고, 도록에 실린 그림의 크기와 실제 그림의 크기는 전혀 비율이 다릅니다. 어떤 건 작은 그림임에도 크게 실려서 그림이 뭉개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제가 마음에 든 그림 중에는 작게 실린 것도 있는데다가, 색감도 상당히 차이납니다.

그러고 보니 모리 미술관은 전시공간이 상당히 밝더군요. 그걸 보고는 이게 복제화가 아닌가 잠시 의심을..(응?) 대개 그림 전시를 할 때는 조도를 낮추니까요. 아마 그림의 특성상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만, 수채화 종이 같은 경우엔 장시간 높은 조도의 빛에 노출되면 종이가 열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도 여기는 상당히 밝았거든요.

아, 링크의 테이트 미술관 갤러리에 보면 이번 전시회로 출장 나온 그림은 아래 On loan to Mori Arts Centre (Tokyo,..)라고 회색 줄이 한 줄 들어 있습니다. 테이트 미술관에 전시중인 그림은 노란 줄이 들어갔네요.


도록도 그랬고, 다른 상품도 손이 가는 것이 없었습니다. 잔은 많이 기대했는데, 라파엘전파 분위기의 잔은 아니었고 이보다는 차라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있었던 V&A 전시회 때의 웨지우드 잔이 더 취향이더랍니다. 로맨틱한 분위기의 잔이었지만 취향이 아니었지요.
그리하여 엽서만 11장(장당 150엔) 구입하고 나왔습니다.

이걸로 전시회 감상은 끝!






(글 작성하는데 4시간 가까이 걸리고, 검토하는데도 한참 걸렸다는 슬픈 이야기가..ㅠ_ㅠ)


(G의 카메라를 빌려 찍은 사진. S630에 맞춰 액션설정한 걸 돌렸더니, 여기서는 폰트가 지나치게 작게 보이네요. 왼쪽 하단에 무진장 작게. 지금 현재의 모습입니다.)


이번 여행은 참 우여 곡절이 많았습니다. 이번이 20번째인데(-ㅁ-) 쓰면서도 참 민망하네요.
이 중 가장 긴 여행이 아마 일주일 정도였나. 두 번째 여행이 그랬을 겁니다. 그 다음은 부모님이랑 같이 갔던 가족여행이 아마도 6일. 그 외에는 길어야 5일, 대개는 4일 내외의 짧은 여행이 많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여러 번 여행을 다녀보니 5일쯤 되면 아슬아슬하게 향수병이 옵니다. 하하하하.


원래대로라면 이번 여행은 12월 말, 크리스마스 즈음에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6월에 계획 단계에서 엎어지고, 1월 말로 다시 일정을 조정해 항공권이랑 숙소 예약을 했더니 11월 말에 뜬금없이 일이 생기는 바람에 다시 엎어집니다.

문제는 1월 말 여행의 목적 중 하나가 굉장히 중요했다는 겁니다. 뭐냐면, The Beautiful(탐미주의)이랑 Pre-Raphael(라파엘전파) 전시회를 보려고 했거든요.(링크) 10월에 이 소식을 접하고 나서는 바로 도쿄 일정을 추가했으니 말입니다. 둘다 영국이 아니면 보기 힘든 작품이고, 한국에는 들어올 가능성이 한 없이 낮고. 제 영국 여행은 아마 은퇴 후-30년 뒤에나 가능할 일이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 봐두자고 했습니다.

그랬는데 1월 말 일정이 날아가면서 전시 관람도 함께 날아갑니다. 전시회 시작은 1월 25일(라파엘전파), 1월 30일(탐미주의). 가려면 주말 밖에 없고, 평일은 시간을 거의 못냅니다. 연휴 기간에는 항공권이 비싸고 3월이 넘어가면 제가 또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라파엘전파는 4월 6일에 전시가 끝납니다.
이 모든 조건을 조합하니 2월 둘째 주쯤 금요일껴서 2박 3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11월 말에 1월 말 여행 엎어지고 바로 확인했더니 설 연휴 항공권은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랬는데 12월 말, 여행박사에 별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설 연휴 항공권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하루 쯤 고민하고 바로 예매 들어갑니다. 인천-나리타 왕복이었지요.

그리고 1월 둘째 주쯤인가. 업무 스트레스를 받던 G가 같이 가겠다고 선언합니다. 같은 항공권을 더 비싸게(...) 주고 구입해서 같이 다녀왔지요.
하지만 이번 여행도 따로 또 같이 여행이었습니다. G는 도쿄역에서 내리고 저는 신주쿠에서 내려 첫날 전시회 관람을 끝냈습니다. 둘째 날은 북스피어의 에도 걷기 이벤트를 먼저 해결하고 그 다음에는 자유 일정이었지만....(먼산)


이번에는 체력의 한계까지 걷는다는 것을 시험했습니다. 여행 가기 직전, 그리고 항공기 안에서도 쑤시던 다리는 엄청난 운동량을 견디지 못해 결국 통증 자체가 사라지는 현상을 보이더랍니다. 이야아아. 멋져요.-_-;
그리고 전시회를 하루 두 개 본다는 무지막지한 일정도 소화했습니다. 저는 진득하게 보는 성격은 아니기 때문에 보통 전시회 하나는 1시간 내외로 봅니다. 조금 길면 1시간 20분 남짓. 어떤 의미에서는 영화 관람보다 전시회 관람이 더 피곤합니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태공이 깔고 앉은 것이 관람 메모입니다. 시험보는 것도 아닌데 감상 메모는 항상 빽빽이를 하게 되더군요.


하여간 이번 여행의 목적은 크게 네 가지였는데, 하나는 달성하지 못하고 나머지 셋은 다 이루었습니다.

1.탐미주의와 라파엘전파 전시회 관람
2.북스피어 에도 이벤트를 위해 황거 한 바퀴 걷기
3.아마존에서의 물품 수령
4.다이칸야마의 커피점 방문


4번만 빼고 다 했습니다. 4번은 커피점이 문을 안 열었더라고요.


자아. 사진이 없으니 어떤 의미로는 편하네요. 가장 먼저 올리는 것은 여행 정리, 그리고 그 다음에는 전시회 관람기를 올리겠습니다. 전시회 관람기는 그림도 같이 올려야 하니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리미술관의 라파엘전파 전시(테이트 미술관)보다 미쓰비시이치고칸미술관의 탐미주의 전시(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쪽이 훨씬 더 취향이었습니다. 훨씬의 규모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난다 해두지요. 탐미주의 전시는 한 번 더 보러 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무리죠.....; (정말로?)
설도 지났으니 액땜이라면 액땜인데.....

카메라를 분실했습니다. 추정하는 분실 위치는 아마도 돌아오는 항공기 안. 과연 찾을 수 있을지? -ㅂ-/


의외인 것은 담담하다는 겁니다. 조금 불편하다는 것 외에는 별로. 감흥이 없군요. 사진을 남기기 위한 여행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만약 어제 황거 여행기를 올리기 전이었다면 조금 많이 열 받았겠지요. 하하하;
이 이야기는 출판사 북스피어 블로그인 위풍당당 북스피어의 의기양양 편집부에서 시작됩니다. 미미여사로 통칭되는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웬만해서는 전부 구입해서 보는데, 마침 미미여사의 에도 여행기가 나온다지 뭡니까. 당장에 구입하리 생각하고 있는데 출판사에서 이런 이벤트를 하더군요.

마감을 어긴 대역죄인, 5대 출판사를 조리돌려 죗값을 치르게하라.(링크)

오오오오오, 재미있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덕 순례여행(...)도 하는 판인데 아예 코스까지 자세하게 일러준 이런 여행기를 안 따라갈 수 없지요. 일단 책을 보고 그 중에서 적당한 것을 골라 쫓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일단 책을 구입합니다. 한 장씩 야금야금 읽어가면서 어떤 것을 하나 고민했지요.
하지만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습니다. 여행 기간이 짧았거든요. 원래 딱 하나의 목적으로 2박 2일에 가까운 2박 3일 여행을 가는지라 시간 빼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도쿄 내에서 돌 수 있는 것 중 시간이 덜 걸릴 것 같은 걸 고르니 후카가와 주변의 7대 불가사의도 괜찮은데, 여길 가면 무사히 하루 혹은 반나절 만에 일정을 끝내고 나올 자신이 없더랍니다. 이전에 그 근방의 호쿠사이사보라는 찻집에 갔던 걸 떠올려보면, 은근 취향인 장소가 많아서 홀라당 넘어갈 것 같았거든요.; 게다가 근처에 스카이트리도 있을 테고.
고민하다가 암전히 포기하고 황거 한 바퀴 돌기를 선택했습니다. 그 장에서는 하룻동안 천천히 돌지만 저는 이미 정보를 듣고 알고 있었습니다. 황거 한 바퀴가 딱 5km라고요. 이번 여행의 빌미(...)를 제공한 모님께 들은 이야기였습니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여기를 조깅하는 사람도 많다나요.

5km면 길지 않습니다. 물론 체육관의 런닝머신 속도이긴 해도, 최대 속도로 놓으면 6.2km는 훨씬 넘습니다. 그 정도 속도라면 사진을 찍으면서 걸어도 두 시간은 안 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리고 이런 얄팍한 생각으로 여행 둘째날은 황거 한 바퀴를 돌기로 합니다.

다만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 같으니 기왕이면 새벽에 돌자고 생각합니다. 숙소에서 6시 반에 나와 도쿄역으로 이동해 보니 어디거 어딘지 헷갈리는군요. 아이패드로 구글맵을 찍어 위치를 고민하며 움직입니다. 여행 가기 전에 미리 표를 만들어 필수적으로 확인해야하는 장소를 적어온 보람이 있습니다. 출발지가 교통회관이었네요. 근데 여기는 도쿄역에서 움직여서 찾기는 어렵습니다. 하하하.



行幸길이라는 곳을 따라 황거앞 공원을 찾아 나오니 이런 해자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마음의 눈으로 보시면 오른쪽 어드메에 백조 두 마리가 있을 겁니다. 이 백조가 설마하니 『에도여행기』에 나오는 그 백조는 아닐 테고요. 손자의 손자의 손자쯤으로 해둡니다. 그게 이미 20년 가까이 전의 글이잖아요.(헉!)

그러고 보니 황거 한 바퀴를 선택한 이야기가 여러가지 있었지요. 거리가 얼마쯤 되는지 대강 알고 있었다는 것. 시작과 끝이 확실하다는 것, 길을 찾기 쉽다는 것. 그리고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공간인데다가 황거는 단 한 번도 가본적이 없다는 것. 일본 여행은 여러 번 다녔지만 황거는 단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아니; 생각해보니 성은 들어간 적이 전혀 없군요. 이야아. 여행 취향이 이런 곳에서 들통납니다.


하여간 고개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던 것은 저 분위기 때문입니다. 역광이라 잘 보이지는 않지만 왼쪽은 높은 빌딩, 해자 건너편은 숲. 그런 극과 극의 모습이 참 신기하더군요.




해자 건너편의 높은 건물들.




그 길 건너편.




그 사이의 길. 저 길을 따라 가면 도쿄역입니다.


음, 사진만 봐서는 방향이 조금 헷갈리지요? 하여간 해자를 따라서 조금 더 앞으로 걸어갑니다. 시작점은 교통회관, 그리고 그 앞의 바바사키몬입니다. 찾으러 가야지요.
해자를 오른쪽에 두고 내려가니 얼마 안있어 바바사키몬이 보입니다. 구글맵으로 몇 번 확인하니 이 건물이 교통회관이로군요.




...
아마 맞을 겁니다...?;

시간이 이르기도 하고 어차피 들어갈 생각은 아니었으니 출발점을 찾아봅니다.(사진 찍은 시각이 오전 7시 9분.)




오오. 이런 주변 지도가 있군요. 이런 거리 지도가 군데 군데 있어 좋았습니다. 초반에 길이 헷갈릴 때도 이걸 보고 방향을 잡았지요.




지도를 찍고 보니 바로 오른편에 이런 기둥이 있습니다. 바바사키몬. 으흑. 한자를 읽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힘들었을 거예요!
나중에 보고 알았지만 각 문마다 이렇게 푯말이 있습니다. 근데 『에도여행기』에는 별다른 언급이 없지요. 보니까 그 이후에 나중에 치요다구에서 조성한 모양입니다. 그건 나중에 다시 설명하지요.




화살표를 보면 니쥬바시는 왼쪽이랍니다. 제가 나온 역이 니쥬바시마에역이었던가요. 음, 헷갈립니다.
하여간 이 안쪽에 니쥬바시가 있고 그 부근이 공원으로 조성되었습니다.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개를 데리고 아침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것도 개 종류가 다 달라요. B님은 아마 굉장히 좋아하실 겁니다. 후후후훗.




여기서는 잘 안 보이는군요. 이거 아침 노을입니다. 저녁 노을이 아니예요.ㅠ_ㅠ
앞쪽에 보이는 흰색 다리와 뒤에 보이는 회색 다리가 겹쳐 보여서 이중다리라고 『에도여행기』에 나옵니다. 근데 이렇게 봐서는 잘 모르겠지요. 나중에 다시 나옵니다.




초반에는 신이 나서 이것저것 찍어댑니다. 하지만 그래봤자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뭔지 알게 뭔가요. 건물 이름이 꼭대기에 크게 박힌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눈 앞의 건물은 확실히 이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팔래스 호텔. 통조림(!)으로 유명한 호텔입니다.
...
진짜로 그렇게 믿으시면 안됩니다.
작가를 객실에 가둬 원고를 토해내게 만드는 무서운 호텔이라는군요. ... 진짜 믿으시는 건 아니지요?



메모한 것을 보면 그 전에 사카시타몬과 이시오토시를 보았어야 했는데 못챙겼네요. 하하하.;; 시작점에서 조금 많이 헤매서 그렇습니다.(먼산)




책에도 나옵니다. 이 부근의 해자는 높이 차이가 2미터 남짓이라고요. 확실히 가깝게 보입니다. 그럼 깊은 곳은 얼마나 깊기에 그런 말이 나오나 했는데, 깊은 곳은 마치 어디 산골짝 계곡 같은 느낌입니다. 나중에 다시 나옵니다.




오테몬.
기쿄보리해자도 빼먹은 셈인데, 해자이름은 안나왔더군요. 각 문의 이름만 적어 놓았나봅니다. 걷는데 바빠서 사진 찍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보면 오른쪽에 문을 잡고 있는 여자분이 보이지요. 들어가시더랍니다. 그 뒤에도 중년과 청년의 남자분 둘이 들어갔고요. 아마도 내부에서 근무하지 않나 싶습니다. 황거를 둘러보는 일도 있을테고. 그러고 보니 일본 왕실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도 내부에 있지 않을까요? 바깥에서 근무하려나?




이렇게 지도를 보면 제가 얼마나 왔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브를 도는데 어디서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아주 익숙한 냄새. 이건 시골 냄새로 흔히 불리는 외양간 냄새입니다. 그렇습니다. 여기는 도쿄 한 복판, 게다가 황거 옆인데 왜 화장실 악취도 아니고, 약간은 구수한 듯한, 약간은 사람의 비위를 상하게 만드는 묘한 냄새가 나는 걸까요.




보니 이 동상 주변에서 냄새가 나는데 화단 조성중이더랍니다. 그 화단에다가 비료를 부었더군요. 짙은 초콜릿색의 고운 무언가가 화단에 있더랍니다. 겨울이니까 봄을 대비해 화단도 준비하나봅니다.
그나저나 이 분은 누구신지. 책에 언급이 있던가요..? ;ㅁ;




중국분인가요?;




해자를 오른편에 두고 계속 걸어올라갑니다. 저 앞에 다리가 보이는 걸 보니 또 새로운 문이로군요. 완만한 커브를 따라 도는데, 그렇다면 이 근처에 마루베니 빌딩이 있어야 하지만 알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무작정 걷습니다. 벌써 이다바시가 멀지 않군요.




이게 히라카와몬인가봅니다. 읽는 법은 없지만 때려맞추는 거죠.;





지도에서는 이미 출발점이 안 보입니다. 꽤 걸었나봅니다. 이 때가 7시 47분.
헤맨 시간을 생각하면 한 30분 정도 걸었나봅니다.




이미 여기 올라오기까지도 살짝 오르막입니다. 사진 오른편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찍혔는데 황거 주변 도로가 조깅으로 유명한가봅니다. 정확히는 조깅이 아니라 마라톤 혹은 장거리 달리기 연습용 코스인가봅니다. 공식 코스가 아니라 입소문으로 알려진, 그런 코스 말입니다. 아침 시간에는 달리는 사람이 굉장히 많더군요. 제가 걷는 동안 만난 사람을 헤아리면 세자릿수는 될 것 같습니다.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마라토너도 있어 보이고, 단순히 조깅하는 사람도 있고, 주변 학교의 운동부로 추정되는 어린 학생들도 보입니다. 운동부라 생각한 건 남녀가 섞여서 같이 뛰었기 때문이지요.-ㅂ-;

그러고 보니 사진을 안찍었나요. 이 다리가 다케바시입니다. 다른 다리와는 달리 꽤 크더군요.



이쪽이 아마 구단시타 지나서인 걸로 기억하는데, 황거 북쪽편일겁니다. 오르막을 따라 돌다보니 오른편에 도쿄근대미술관이 있네요. 이 주변은 온 기억이 전혀 없어서; 이런 건물이 황거 주변에 흩어진 것도 이번에 돌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자아. 앞에 시작할 때 해자의 높이 차이가 2미터 정도라는 언급이 있었지요. 이쪽은 이미 황거쪽이 훨씬 높습니다. 앞보다 두 배 이상이 되었지요. 토대를 쌓은 돌의 크기는 동일하니 그 높이가 대강 짐작이 가실 겁니다.




이쯤되면 굉장히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라, 이보다 더 위압감이 느껴지는 곳이 있습니다. 그건 뒤에 나오지요.





여기가 기타..? 죄송합니다. 못 읽습니다.;
하여간 이쪽 문이 동쪽 정원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는데, 월요일과 금요일이 쉬는 날이라 닫혀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든 문에는 최소한 한 명씩 경비담당자가 있더군요.




이쪽은 관청가와 이어지는 문으로 추정되는데 말입니다. 어디까지나 추정입니다. 하여간 이 바로 앞에 기둥이 있던데,




 이건 무슨 문일까요. 겐몬?;
그리고 여기부터는 갑자기 해자가 없어집니다. 해자 대신 도랑 같은 것이 있고, 높은 돌담 벽이 있습니다. 그러니 황거가 그나마 가깝게 있는 구간에 해당되네요.




이것도 무슨 대사관 같긴 한데 말입니다. 설명이 있을 법한데 길 건너편에 있어서 확인을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이 풍경만 놓고보면 도쿄 한 복판이라 생각하기 어렵군요.;





오르막을 따라 걷다보니 이런 문구도 나옵니다. 달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주의. 보도는 달리는 사람들만 쓰는 것이 아니니 보행자들에게도 신경써달라는 내용입니다. 하기야 뛰는 사람들이 있으니 걷다가도 조심하게 되고 조금 위축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마치 걷는 사람들이 장애물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받는거죠. 물론 제 개인적인 경험이니 모든 사람이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하여간 여기를 보면 바로 옆에 담이 보이지요? 저게 황거 담입니다.




왼쪽이 담이 끝나고 해자가 다시 시작되는 부분. 저 해자를 보면 해자가 강처럼 보일겁니다. 오른편이 황거 옆 길이고요. 맨 왼쪽이 돌담, 그리고 울타리. 그리고 해자. 이걸 보면 해자가 아니라 운하 같아보입니다. 그정도로 규모가 크지요. 앞서 2미터 높이의 돌담 해자, 그 뒤의 높은 돌담과 해자, 그리고 언덕배기와 해자. 여기가 앞서 높은 돌담과 해자보다 더 박력있게 느껴집니다. 이 사진만으로는 감이 안오지요.




그리고 오르막의 정점을 찍은 이 부근에 영국 대사관이 있습니다. 저게 영국대사관이더군요. 이것도 앞서의 건물과 마찬가지로 도쿄 안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낯선 풍경입니다. 놀란 것은 저게 영국대사관이고 부지가 엄청나다는 것. 이야아아....; 그냥 영국 내 저택이라고 해도 그냥 믿을 것 같아요.




이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영국대사관 길 건너편에 있는 것이 지도리가후치공원입니다. 한창 이것저것 조성중이던데. 고양이가 많다고 하더니만 제가 갔을 때는 한 마리도 안 보였습니다. 아침이라 그랬을까요. 길고 좁은 공원이지만 나무도 많고 벤치도 많습니다. 운동하다가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나옵니다. 역사와 문화의 산책로. 이런 걸 조성하면서 아까 앞서 보았던 기둥을 세운 모양이더군요. 쇼와시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곳들에 이렇게 표식을 남긴 모양입니다. 옆에 설명이 나와 있지만 패스.; 걷는 것이 바빴으니 사진만 찍고 넘어갑니다. 이 때가 8시 10분.





옆에는 지도리가후치 공원의 유래가 있습니다.




지도리가후치 공원을 지나면 슬슬 도착점이 가까워짐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저기 멀리에 출발점에서 보았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거든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디 계곡을 보는 것 같은 풍경입니다. 해자가 아주 깊고, 그 사이의 언덕은 넘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정말 이건 단순한 해자가 아니라 운하 혹은 강처럼 보입니다. 건너려면 배가 필수예요.




앞서 보았던 문을 떠올리며 이 공간의 규모를 떠올리시면 대강 감이 오실 겁니다. 갑자기 해자가 넓고 깊고 무섭게 보입니다. 출발지의 해자는 빠져도 그럭저럭 살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여기는....;
(실은 저, 물을 굉장히 무서워합니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걸어가다보니 여기는 요츠야. 호오. 앞에 보이는 것이 국립극장이로군요. 서울의 국립극장이 어디에 있던가 잠시 생각하다보니 남산 아래에 있었네요. 여기는 황거 옆, 요츠야. 하기야 황거가 워낙 크다보니 황거옆이라고 해도 범위가 넓군요.




도쿄가 아닌 어딘가라고 해도 믿을 많큼 분위기가 다릅니다.



여기에 우물이 있었고 그게 이름난 물,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약수 같은 것이었던 모양입니다. 하기야 한국의 약수와 일본의 명수는 조금 의미가 다른 것 같은데. 하여간 그런 우물이 있었다는 것도 지요다구 교육휘원회에서 안내문을 달아 놓았습니다. 음.; 교육위원회에서 이런 일도 하는군요.




아, 저 멀리 고지가 보입니다! (오전 8시 25분.)


자아.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글 사이사이에는 더 많은 사진이 들어가야 합니다. 2km 시점에서부터 바닥에 꽃이 있다는 걸 눈치채고 사진을 찍었거든요.



이런 판 말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사진 찍으면서 보니 이 옆에, 시작점에서 몇 km인지 나옵니다. 그러니까 5km라던 이야기는 근거가 있는 말이었던 거지요. 아주 친절하게 거리를 새겨 놓았으니 말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꽃 왼쪽 상단에는 꽃 이름이, 오른쪽 하단에는 현 이름이 있습니다. 이 꽃은 산나리꽃인가,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가사키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각 현을 상징하는 꽃을 넣은 모양이군요. 오사카나 후쿠오카도 있었으니 도도부현에 해당하는 모든 지방의 상징꽃을 바닥에 깔아 놓았나봅니다. 눈치 채는 것이 늦어서 중간부터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다시 출발점부터 확인하며 찍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힘들었거든요.




만세! 드디어 사쿠라다몬이 이정표에 등장했어요!


바로 눈 앞에 문이 보이는데 근처에 팻말이 안 보여서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가, 저 안내판 바로 뒤쪽에 있는 걸 뒤늦게 보았습니다.


외사쿠라다몬. 바깥문이라는 이야기겠지요.




반환점이 코앞입니다. 정말로요.(오전 8시 29분)
그런데 지도 제목이 조금 이상하지요? 카스미가세키 관청가 안내도랍니다. 관청가?




뒤를 돌아보니 길 건너편은 여러 건물이 가득. 그리고 이 건물 하나하나가 다 관청입니다. 서울로 치자면 광화문 앞쯤 될까요? 하기야 거기도 그렇게 많은 기관이 모인 것은 아니지요.

사실 여기가 그렇게 엘리트 코스라는데, 한국으로 치자면 행정고시에 붙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들 아닙니까. 그러니 관료주의나 공무원주의(...)의 상징적인 이름이 카스미가세키이기도 하지요. 경찰이나 경시청이 등장하는 일본 추리소설을 보면 여기가 그리 좋은 소리 듣는 곳은 아닙니다. 그렇습니다.(하하하..)


등을 돌려 사쿠라다몬으로 들어갑니다. 근데 지금 보니 사쿠라다몬 외문을 안찍었네요. 그 문을 들어가고 나면 똑같이 생긴 문이 하나 더 나옵니다. 그쪽이 내문인 것 같더군요.



목적지니까 두근두근두근......
인데 저거, 분명 나무문인데 나무문이 나무문이 아닙니다. 철판을 덧대 이어서 아주 튼튼하게 만들었더군요. 저정도면 부수기도 힘들겠습니다. 침입자들이 고생가겠는데요.




안쪽에도 이런 석비가 있습니다. 석비 있는 것은 사쿠라다몬만 그런가봅니다.




사쿠라다몬을 나오니 바로 니주바시가 보입니다. 출발하면서 니주바시 찍을 때는 이쪽으로 넘어올 수 없어서, 길 건너편에서 줌을 당겨 찍었기 때문에 제대로 안 보였는데, 이렇게 돌아서 오는 거였군요. 이게 종착지인셈입니다. 물에 비친 다리는 타원을 이루고, 그 뒤에는 또 다른 다리가 있어서 두 겹으로 보입니다. 재미있네요.




앞쪽의 가로등 말고 뒤쪽에도 멀리 작은 가로등이 보이지요? 그게 뒤쪽 다리의 가로등입니다.


니주바시의 사진까지 찍고 나니 오전 8시 35분. 사진 찍느라 속도 못 낸 것치고는 훌륭합니다. 1시간 반이 안 걸렸네요. 후후훗. 황거는 이번에 처음 돌았는데 운동코스로 딱 좋습니다. 속도만 제대로 낸다면 한 시간 코스인데다가 볼 거리도 많고, 굴곡진 곳이라서 도는 재미가 있습니다. 평지만 돌면 딴생각하기 쉬운데 오르막이 있다보니 마라톤 연습을 위해 도는 이유도 알만하네요.




돌아나오면서, 마지막 사진은 여행을 항상 함께 다니는 태공과 함께.



이것으로 황거 조깅 코스 견학기를 마칩니다.(응?)



덧붙임.
사진 찍은 날짜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늘 아침에 찍어 밤에 올리는 따끈따끈한 기행입니다. 하하하. 현 위치 아키하바라 숙소.... 내일 아침에 무사히 8시 N'EX를 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ㅂ;

앞에다가 재활용 가능이라는 말을 붙일까 말까 고민했는데 제목이 지나치게 길어질까봐 피했습니다.-ㅂ-;


두 달 쯤 전이 일이었나. 일본 스타벅스의 크리스마스 상품이 1차로 풀리던 때, G에게 상세 물품 링크를 보내주니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찍은 것이 크리스마스 트리였습니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의 사진은 이렇습니다.(상품 상세 설명 링크)
저는 크리스마스 달력보다는 크리스마스 그 분위기가 더 좋던데 G는 이런 걸 좋아하더군요. 얼마 전에는 영국에서 날아온 크리스마스 달력을 선물 받았답니다. 작년에는 성북동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샀고요. 하지만 앞서 받은 것 둘 다 벽에 거는 형태에, 종이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입체죠. 재질이 뭔지 사진상으로는 감이 안오는데 부직포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건 한국에는 안 들어올 것 같고. 그래서 G는 저걸 사러 일본여행을 가나마나 고민하더가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욕심이..-ㅂ-; 이걸 G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고 나서 뭘 뜯어낼까 망상...(탕!)



따, 딱히 그런 건 아니고 가끔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받았으니 이것도 구할 수 있으면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만약 제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여행 간다는, 지난 6월 파기된 구 버전 여행계획을 진행했더라면 사왔겠지요. 하지만 크리스마스에 시간 따윈 없습니다. 데헷.-_-; 게다가 평일인걸요.


그랬는데 마침 모님께서 일본여행을 가신다고 하시길래 염치불구하고 덥석 부탁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이게 이렇게 부피가 클 줄 몰랐습니다.ㄱ-; 이런....; 그러니 이 은혜는 다음 여행 때 갚겠사와요.;ㅂ;




태공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탁상형이라고는 하나 키가 꽤 큽니다. 받을 때는 포장된 걸로 받았는데 홀랑 껍질 벗겨놓고 찍었네요.-ㅂ- 포장 벗기기 전의 사진도 찍을 걸.




인형은 아니지만 저게 쿠션으로 취급할 수 있어 그런지 옆구리에 스타벅스 태그가 붙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삼각 원뿔 모양의 쿠션에다가 금색 단추를 달아 놓았고, 숫자가 그려진 주머니는 그 단추에 끼워서 달아 놓은 겁니다. 해마다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색이 환하게 날아갔는데 대강 이런 모습이고 이런 크기입니다. 컬러도 딱 크리스마스의 녹색이네요.
저 주머니 안에는 낱개포장된 사탕이랑 초콜릿이 들어 있습니다. ABC 초콜릿 같은 것이 하나 들어 가는 크기입니다. 먹고 나면 고이 잘 보관했다가 내년에 다른 과자를 집어 넣어 하나씩 뜯을 수 있겠지요. 아니면 단추라든가, 저기에 들어갈만한 작은 브로치라든가, 메모라든가.

저런 건 어머니가 잘 보관했다가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 잘 어울릴, 그런 물건인데. 뭐, G가 잘 쓰다가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리라 상상만 해봅니다. 물론 G나 저나 게을러서 한 번 쓰고는 창고에 넣은 채 까맣게 잊어버릴 것 같은데.-ㅂ-; 내년에는 11월쯤에 G에게 도로 받아서 저 주머니 안에 이것저것 하나씩 채워볼까요.
출처는 이대 홈페이지입니다.(링크)

그러니까 모처에서 이대에서 열린다는 국제학술대회 안내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홀렸습니다. 주제 키워드를 세 개 고르자면 음악, 기록, 도서관입니다. 기록은 아카이브를 포함하고요. 한국음악학회랑 이대랑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협찬이랍니다. 그러니 꽤 큰 학술대회인 셈인데, 주제가 저를 홀리네요.


링크에서도 PDF를 볼 수 있겠지만 여기에도 올려봅니다.
더불어 열기 번거롭다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JPG 파일버전도 같이 올려보지요.



프로그램 보시면 아시겠지만 국제학술대회 답게 일본이나 중국 외에 독일이나 미국의 사례도 같이 나옵니다. 한국에서 하니 한국 사례가 많은 것도 당연하고요. 일단 음악도서관이라는 상당히 드문 주제를 다루고 있으니 궁금해서라도 가보려고요. 게다가 음악도서관과 아카이브와 데이터베이스라니. 제 흥미를 압축한 것 같은 느낌이라.-ㅁ-


백수니까 이런 곳도 갈 수 있겠지요.(먼산)
그래서 일단 금요일이랑 토요일은 시간 내서 다녀올 생각입니다.
아마 공식언어는 영어일 것으로 생각되는바,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비워놓아야 겠습니다. 하하하.;ㅂ; 그리고 미리 피신처(..)를 찾아서 머리가 포화일 때 도망갈 곳도 마련하렵니다.
아무래도 제주를 돌다보면 해안을 따라가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해안 도로를 따라 움직이려고 노력했지요. 그 노력의 결과 사진들입니다.-ㅂ-



제주의 가로수에는 이런 빨간 열매가 달린 나무도 많았는데, 이름을 모릅니다. 가로수뿐만 아니라 그냥 울타리 나무로도 많이 심더군요.




이건 어디더라, 싶었는데 바로 떠오르네요.
G가 가보고 싶어했던 봄날 카페입니다. 카페랑 게스트하우스가 같이 있다는데, 9시에 차를 끌고 여기 도착하니 10시 전. 아직 열지 않았더라고요.^-T




그러니까 말하자면 제주 서쪽 바다입니다. 더 정확히는 북서쪽쯤..?




이건 오설록티뮤지엄 뒷 정원이고...




오설록을 나와 김영갑 갤러리로 가는 길 초입에는 다원이 가득합니다. 이 도로가 제주 남쪽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도로인데, 1132번이었나. 주요 도로인지 안내판에 자주 등장하더군요.




여긴 제주 동쪽 바다. 남쪽 바다는 약천사에서 본 것이 전부입니다. 저녁 먹으러 들른 어느 집 앞바다예요.




멀리에는 풍력 발전기가 있습니다.
근데 어떤 풍차는 돌고, 어떤 풍차는 멈춰 있던데 왜 그런건가요. 아무래도 풍력 발전 관련 자료들을 찾아 보아야 할 듯합니다...?




여긴 어디더라. 이 주변에는 이런 저런 카페가 많은데 다 저녁 8시-20시면 닫습니다.-ㅂ-
원두를 갈아 넣은 커피쿠키였는데 초코칩이 달아서 초코칩만 강렬히 남았습니다. 커피 맛은 그냥 저냥. 전 진한 커피가 더 좋아요.-ㅠ-




마지막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아침.
달걀은 아예 판째 올려 놓아 알아서 부쳐먹게 되어 있더군요. 취향대로 기름 안 두르고 반숙으로 적당히 익혔습니다. G는 앞 뒤 모두 익혔고요.-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불쑥 나와 있는 곶 같은 곳에 잠시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멀리 풍력발전기도 보이네요.




썰물 때인가봅니다. 모래톱이 나와 있으니 밟아주는 것이 예의..(...)




모래가 의외로 단단하더라고요? 물을 머금고 있어 그런가봅니다.




이 주변에도 상당히 발전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이 주변, 바다색도 상당히 예뻐요.
라고 쓰고 대강의 위치를 찾아보니 월정리에서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곳입니다. 월정리 해수욕장 바다 색이 예쁘다고 G가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김녕항 주변 어드메라고 추정합니다. 이 주변에는 돌고래를 보기 위한 코스 같은 것도 있더군요. 하지만 시간이 없으니 그냥 지나갑니다. 지나가다보니 또 정자가 있는데, 옆에 비석이 있습니다. 제돌이를 풀어준 곳이 이 근처 바다인가봅니다.




이 때는 바다가 상당히 거칠었는데, 태풍의 영향일지도 모릅니다. 프란체스코(카였나;)가 이 때 한창 일본을 지나가고 있었을 겁니다...ㄱ-;




가다보니 갈매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근처에서는 바람을 타며 글라이딩을 하고 있어! 으헉; 바람타고 갈매기들이 노는 건 처음 보았습니다! 신기하더군요. 날갯짓을 거의 하지 않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을 맞으며 저렇게 한 자리에서 위 아래로만 움직이며 떠 있더군요. 이야아, 조금 부럽다...;ㅂ;




이쪽도 다 그렇게 놉니다.





공간적 장소를 훌쩍 뛰어 넘어, 이건 공항 가기 직전에 들렀던 삼양 검은모래해변.
모래가 앞서와는 달리 거뭇거뭇합니다. 아주 새까만색은 아니고, 그림자색에 가까운 그런 검은색입니다. 현무암모래가 섞여서 그렇다는군요.




모래가 검어서 사진도 어둑어둑합니다...-ㅂ-;



이걸로 (아마) 제주도 사진은 끝!
제주여행의 제1목표은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이었습니다. 출장은 출장이고 여행이 아니니 넘어갑니다. 그건 제주여행의 동기였지 목표는 아니었으니까요.

하여간 김영갑갤러리는 제가 김영갑이라는 이름을 알았을 때부터 계속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2008년 즈음? 그 때 사진집을 보고 구입해서 훑어 보고는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위치가 좋지 않았습니다.




차 없으면 가기 쉽지 않습니다. 장롱면허를 가진 저는 위치를 보고는 고이 포기했지요. 게다가 제주도까지의 왕복 항공비용 등등 때문에 나중으로 미루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겠다 생각하면 언젠가는 가겠지 생각했고요.

그랬는데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되었지요. 저는 출장 때문에 제주를 가야했고, G는 그 이야기를 듣자 자신의 출장 일정을 조정해서 같이 제주에서 만나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김영갑갤러리에 가게 된 겁니다.


덕분에 제주 일주 코스가 되었지요.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봄날카페를 (사진만) 찍고 거기서 다시 오설록티뮤지엄을 거쳐 약천사에 들렀다가 김영갑갤러리로. 아마 3시 조금 전에 도착했을 겁니다. 노닥노닥 여기저기 들러서 왔으니까요. 나중에 알았지만 여기가 몇 번 오름인가의 코스인가보더군요.




대문 옆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머리 부분을 열면 오름길 증명 스탬프를 찍을 수 있습니다. 일기장에 꾹 찍어 놓았지요.




주차장은 여기 건너편에 있습니다. 표식이 정확히 보이지 않아 잠시 헤맸지만 나중에 보니 못 찾은 게 이상하더군요. 아하하; 하여간 안에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정원이 있습니다. 조각공원이라 해도 괜찮을 정도로 여러 작품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얼핏, 교토 아라시야마의 텐시노사토가 떠오릅니다. ... 물론 이렇게 연관 짓는 것은 저만 그럴 겁니다.ㄱ-;




정원에서 발견한 어느 할방. 목에 카메라를 걸고 있습니다.




여기가 입구.
이름을 쓸 때마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중 어떻게 쓰는 것이 맞나 고민됩니다. 띄어쓰기는 소중하니까요.(...)




김영갑씨는 2008년에 사망했습니다. 사망 원인은 병. 정확히는 루게릭병입니다. 죽기 전까지 꾸준하게 사진을 찍고 글도 많이 썼습니다. 그 덕분에 남아 있는 사진과 책도 많지요. 언젠가 그 커다란 사진을 구입해서 집에 걸어두고 싶다 생각하는데 판매여부는 모르겠습니다. 보통 사진은 하나당 10매 내외로 인화해서 번호를 매겨 판매하더군요. 실제 전시된 사진들도 몇번째 판인지 연필로 적어 놓았더랍니다.




달마다 바뀐다고 했던가, 계절마다 바뀐다고 하던가. 하여간 지금은 하늘이 주제입니다.


어, 근데, 아주 솔직히 말하면 몇 년 전 충무아트홀에서 보았던 사진이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딱히 사진의 크기와 감동의 크기가 비례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 때의 사진은 정말, 바람이 불었습니다. 넋 놓고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의 하늘 사진은 그 때만큼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주제의 차이도 있었을 겁니다. 하여간 이 갤러리를 왔다는 것에 의의를 둡니다. 자주 올 수 있다면 계절마다 확인할 텐데요. 아쉽습니다.




여기가 김영갑씨의 작업실입니다. 책장에 다양하게 꽂혀 있는 책도, 작업 책상도 멋집니다. 부러워하진 않으렵니다. 저도 언젠가는 이런 작업실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까요.


돌아 나오는 길에 부탁받은 엽서를 구입했습니다. 입장할 때 엽서를 한 장씩 받기도 했고, 제가 가지고 싶은 건 사진 원판이지 엽서가 아니라고 애써 외면하며...(먼산) 거기에 책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훨씬 더 크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다른 건 마음을 접었긔.....


다음에 언제 다시 와보고 싶더랍니다.(하지만 한 번 왔으니 또 오지 않아도 되긴 하지..OTL)
모처에서 모종의 정보를 들었습니다. 중문단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특이한 절이 있다는 이야기였지요.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절이라, 부처님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답니다. 남쪽바다일 테니 태평양-혹은 남중국해-을 보는 셈이로군요. 기억해 두고 있었지만 딱히 갈 일은 없다 싶었는데, 중문단지를 지나치려는 순간 문득 떠올랐습니다. G에게 이야기하는 사이 바로 옆으로 이정표가 보이더군요. 이것도 운이다 싶어서 잽싸게 옆으로 샜습니다.(...)

차 한 대가 지나갈만한 작은 길을 따라가다보니 끝에 꽤 넓은 공터가 나옵니다. 차를 세워 놓고 조금 걸어가니 곧 커다란 절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절을 보는 순간 폭소했습니다.

이거 뭐야!



이거 뭐야! (2)

고등학교 때까지만해도 꼬박꼬박 종교란에 불교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니 저도 불교에 대해 자세한 지식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강은 압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저렇게 탑 형식으로 지붕을 쌓아 올리는 일이 드뭅니다. 여기저기 절을 가보았지만 본당-대웅전인지 어떤지 몰라서-이 이런 형태인 건 처음 보았습니다. 이야아. 보고 있노라니 친구 KM에게 가보라고 옆구리 퍽 찌르고 싶더군요. 이런 독특한 절이라면 재미있다 생각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본당 외에 다른 건물이 안 보이던데, 여기보다 낮은 곳에 있나 싶었습니다. 저희는 차를 타고 들어와서 뒤쪽으로 왔거든요.




앞쪽에는 이런 것이 있더군요. 이런 구조의 절은 처음보았습니다....'ㅅ'




지붕 아래의 장식들도, 단청도 전부 제가 알고 있던 단청과는 사뭇 다릅니다. 하기야 가장 최근에 보았던 단청은 창경궁 근처 문들의 단청...(이봐...) 궁의 단청과 절의 단청이 같을리 없지요.; 하여간 꽤 다르게 보입니다.




게다가 문짝도 희한합니다. 채색 조각이 있어요.; 이야아아아아.;;
보통 이런 종류의 계화-였나; 하여간 계도하는 종류의 그림들-는 보통 벽면에 채색화로 넣습니다. 이렇게 조각으로 있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왼쪽편으로 보이는 길이 본존의 시선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말 제주도 남쪽바다를 똑바로 바라보시더라고요. 사실 저렇게 정면에서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실례가 될 듯하여 그냥 여기서 찍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길에 서 있는 돌덩이는 뭐냐하면....




전부 코끼리입니다. 이야아. 이렇게 코끼리를 놓은 것도 처음 보았어요.+ㅅ+



이제는 나이를 먹었으니 부모님 쫓아서가 아니라 혼자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사찰의 가람배치나, 본존의 차이 등등도 다시 보면 재미있을 테니까요.


...

이렇게 엉뚱하게 공부하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역시 회피모드인 겁니다. 으하하하.;ㅂ; 업무가 밀려서 회피모드인거예요. 으하하하하.;ㅂ;



덧붙임.
어제 어머니께 이 절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가본 적 있으시다 하십니다. 제주에서 꽤 유명한 절인가봅니다.
대강 짐작+기억하는 바로는, 태평양에서 제주도에 다원을 만들었고, 그 뒤에 오설록티뮤지엄을 만들었으며, 그 다음에 이니스프리 매장을 만들었습니다. 위의 태평양은 바다 이름이 아니라 회사 이름인 건 아시겠지요.;
저보다 먼저 제주에 다녀오신 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설록보다는 그 옆의 이니스프리가 밥 먹기에 좋다 하시더군요. 이 때의 일정이 제주를 3/4바퀴 도는 셈이라 중간에 어디 들어가 식사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이르긴 하지만 이니스프리에서 간단히 먹고 가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티뮤지엄쪽은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정신이 없는데, 밖으로 나와 이니스프리 건물로 올라가니 거기는 조용합니다. 여기까지는 안 올라오나 싶었는데 저희가 나올 즈음에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더군요.



오설록티뮤지엄에 같이 올렸어야 했는데, 빼먹은 사진입니다. 이렇게 보니 루피시아가 아니라 오히려 위타드 느낌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하여간 구입욕을 부추기는 좋은 패키지입니다...-ㅂ-;
저 뒤로 보이는 것은 어제 올렸던 유기농면으로 만들었다는 뱀의 등짝(몸통)입니다.




지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찰싹 달라붙어 있습니다.-ㅂ-; 다도 시연하는 장소 바로 옆이고요.


들어가서 생각했지만 이니스프리 건물은 굉장히 잘 만들었습니다. 천장이 높은 편임에도 밖에서 보기에는 그리 티가 안납니다.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화장실인데, 화장실이 건물 밖으로 나가 왼쪽으로 돌면 나온다고 하더군요. 근데 아무리 밖을 보아도 건물이 없습니다. 도대체 화장실이 어디 있느냐고 생각하면서 문을 나서자 눈에 확 들어옵니다. 근데 그렇게 보기 전까지는 그 건물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습니다. 돌을 박아 넣은 움집 비슷하게 생겼는데, 언덕배기 바로 앞에 있고 주변 풍경하고 녹아들다보니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군요. 재미있었습니다.




이니스프리 건물 천장입니다.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데 간접조명 느낌이라 왜그런가 하고 올려다보았더니 천장 구조가 특이합니다. 저런 격자 틀을 넣어서 햇살이 직접 닿지는 않더군요. 하기야 조리 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벽은 다 통유리였다는 걸 기억하면 여름에는 덥지 않을까 싶습니다. 블라인드를 치려나요. 풍광 때문에 그렇게 하진 않을 것 같은데?




앞에 보이는 길이 화장실 가는 길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은 아마 차밭이었을겁니다. 여기서 길을 따라 김영갑 갤러리로 가다보면 도로 양 옆에 다 차밭이더군요.




...
지금 사진 정리하면서 보니 이니스프리에서 먹은 밥 사진은 이게 전부입니다. 리뷰라고 하기도 민망하네요.
왼쪽은 핫도그, 오른쪽은 당근 수프입니다. 이 때 꽤 배가 고팠는지 맛있게 잘 먹었는데 당근 수프는 막판에는 조금 느끼하게 느껴졌스니다. 크림을 듬뿍 넣었나보네요. 그렇다보니 당근맛이 나는 크림수프 같게도 보입니다. 햇당근이 나올 때 한 번 끓여보고도 싶은데 정 안되면 생각날 때 한 번 만들어보지요. 여기에 흰빵 찍어먹어도 맛있을 겁니다. 당근 때문인지 상당히 단맛이 도는데 부담스러운 단맛은 아니었다는 것도 좋았습니다.-ㅠ-


왼쪽의 핫도그도 맛있습니다. 빵은 찐빵같은 폭신폭신 부들부들한 빵인데, G가 먹다가 귤껍질이 들어갔다고 보여주더군요. 보니까 흰빵 여기저기에 귤껍질로 보이는 진한 노랑, 혹은 귤색의 뭔가가 보입니다. 향이 그렇게 강하게 나진 않더군요. 중요한 건 소시지인데, 연한 분홍, 혹은 아주 연한 돼지고기 색 같이 보이는 분홍색의 소시지입니다. 속은 살짝 붉은기가 돌아서 완전히 익히진 않은건가 했는데 육즙이 괜찮은데다 쫄깃쫄깃하니... 상당히 맛있습니다.
찐빵 위에다가 씨겨자(집에도 있는 홀그레인머스터드)를 듬뿍 바르고, 그 위에 소시지를 올리고, 그 위에 시큼한 맛이 도는 양배추 절임을 올렸습니다. 얼핏 슈크르트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만든 건지는 모르지요.

하여간 맛있습니다.-ㅠ- 게다가 핫도그가 들어 있는 상자는 중간에 점선이 있습니다. 그 대로 뜯어내면 손에 묻히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더군요. 이런 배려도 좋았습니다.



아래는 오설록티뮤지엄이랑 이니스프리에서 구입한 겁니다.



이니스프리에서 판매하는 감귤초콜릿입니다. 딱 4개가 들어 있는데, 아는 사람의 아들이 이번에 수능을 봐서 생각난 김에 구입했습니다. 4개 6천원이면 그럭저럭? 맛은 제가 볼 것이 아니니 관계 없습니다. 하하하;
일단 부담없이 선물 줄 것이 생겨서 좋았어요.-ㅁ-;




G가 아버지 드릴 선물이라면서 사온 유채꿀. 아버지는 꿀을 많이 좋아하십니다.(먼산) 빵을 드실 때도 단 것이 필요하면 잼이 아니라 꿀을 찾으시니까요. 속에 안 좋다고 어머니는 타박하지만 좋아하시는 걸 어쩝니까. 가래떡에도 조청보다 꿀이라고 주장하십니다. 하하;
(근데 아버지가 집에 안 계셔서 나중에나 맛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채꽃 향기가 어떤지 잘 모르니 꿀 향도 상상이 안되는군요.)




50g에 2만원 하는 걸 100g 3만원으로 할인판매중이던 삼다연 제주영귤 차. 우롱차랍니다. 맛이 괜찮아서 덥석. 이건 나중에 다시 리뷰하겠습니다.'ㅅ'




G가 선물용이랑 소장용으로 구입한 차입니다. 분명 포장에 홀라당 반해서 구입했을 겁니다. 이 사각 패키지는 전부 티백 10개씩 들어간 겁니다. 가격은 개당 1만 5천원이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상당한 가격이지요. 하지만 뭐, 패키지가 예쁘니 선물용으로도 괜찮습니다.
맨 왼쪽의 제주오색가막딱따구리 상자는 삼다연 제주영귤입니다. 가운데가 캔디 블랙티, 맨 왼쪽이 금빛 마중.
볼 때마다 생각하지만 정말로 패키지 잘 만들었다니까요.=ㅅ=



자아, 이걸로 오전 중의 일정은 끝!
다음 글에는 이번 여행에 대한 이런 저런 잡담을 짧게 적을 예정입니다. 얼마나 짧을지는...(먼산)
오설록은 G의 주장으로 가긴 했는데 저도 녹차 아이스크림이 궁금했으니 상관없습니다. 다녀와서 느낀 것을 간단하게 줄여보면, 먹을 것보다 그 외의 패키지, 선물 상품이 훨씬 눈에 들어왔습니다. 패키지에 홀랑 반해 모든 제품을 사고 싶었던 것은 아주 오랜만의 일이네요. 한국 여행에서는 거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일본여행을 더 자주 다니다보니 한국의 패키지, 포장에 대해서는 굉장히 불만이 많습니다. 신경 썼다는 패키지도 선물로 주고 받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고, 아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포장 기술이나 디자인은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했지요.
한데, 이번에 오설록 다녀와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공항에는 들어와 있지 않고 오직 제주 오설록에서만 살 수 있지만 그게 방문 욕구를 부추기니 오히려 좋은 판매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제품들을 서울 내의 오설록 카페에서도 판매하는 것이지요. 그런 전략이면 제주도 한정품이라는 가치가 떨어지니 말입니다.


아주 휑한 곳에 있어서 일부러 찾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주변에 차밭이 많은 걸 보면 원래 여기가 차밭이고 다른 시설은 나중에 만들었나 봅니다. 찾아보면 자세한 이야기가 있겠지만 패스.;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사진 오른쪽 편에는 상당히 오래된 차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차나무 꽃도 많이 피었더라고요. 상당히 지긴 했지만...-ㅂ-;


이런 저런 박물관도 있는 모양이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먹을 것과 선물입니다. 상품을 먼저 보고 간식을 먹은 다음 다시 상품을 보러 왔는데, 헷갈리니까 먹은 것부터 먼저 올리지요.




총 1만 1천원어치입니다. 아이스크림이 4500원, 롤케이크가 4500원, 다쿠아즈가 2천원.




롤케이크는 시트는 그냥 저냥인데 속의 크림이 덜 녹았습니다. 버터 크림은 아닐 것 같은데 얼렸다가 덜 녹아서 퍽퍽한 그 크림맛. 하하하. 거기에 다쿠아즈는 질기고 땅콩맛이 강합니다.




그래서 다쿠아즈 재료를 보았는데, 아무리 보아도 땅콩은 안 들어갔습니다. 근데 왜 땅콩맛이 나는 것 같지?;


아이스크림은 그냥 소프트아이스크림에 녹차 섞은 맛입니다. 크리미하기보다는 우유에 가까운 소프트크림. 느끼하지 않은 맛이더군요. 녹차 특유의 쌉쌀한 맛이 도는데, 한 번 먹었으니 되었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들어오면서 본 상품들에게 눈이 돌아가 있어서 먹고 나자마자 바로 일어나서 확인하러 갑니다.




루피시아가 떠오르긴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보질 않았으니 비교하기는 어렵군요. 하여간 보고 있으면 절로 손이 가는 패키지입니다. 포장이 예뻐서 사고 싶더군요. 맨 윗줄의 하늘색 바탕 그림을 열면 왼쪽의 9종 세트가 나옵니다. 아마 티백이었던가요..?
아래줄의 녹차들은 이전에도 자주 본 태평양 녹차 패키지하고 비슷합니다.




이쪽이 아마 제주 한정품 중 하나던가요. 이름도 잘 지었고 패키지도 예쁩니다. 이렇게 사각 통에 담아 놓은 것은 티백 10개 세트였던가,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기 보이는 것은 액세서리인데, 제주에서 사는 가막오색딱따구리를 모티브로 만들었답니다. 팔찌랑 목걸이, 귀고리 두 종이 있어요. 근데 눈이 빨강 하트라는게 포인트. 귀엽더랍니다. 가격도 아주 비싸진 않아서 하나 지를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이건 제주에서 재배한 유기농 목화로 만든 인형 소개입니다. 제주의 캐릭터를 형상화해서 네 종류를 만들었는데 참 귀엽습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제주산, 유기농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살만합니다.
(원래 여행 와서는 지갑이 잘 열리게 마련입니다...-ㅁ-;)




이게 인형 샘플. 개당 5만원 가량입니다. 맨 위의 뱀은 정말 사들고 오고 싶었긔...;ㅂ; 하지만 인형이 더 늘면 안됩니다.




참 귀엽죠. 저 배꼽이...-ㅂ-;




이것도 설명.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진짜 지갑을 열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저는 백수니까요. 하하하하하하.


사진을 안 찍은 몇몇 패키지가 더 있는데, 여기 진짜 한정은 제주영굴우롱차입니다. 시음이 가능하던데, 커다란 그릇에다가 뜨거운 물을 받고, 원통형의 걸름망에다가 차를 넣고는 물에 담가 휘휘 젓더군요. 상당히 당황했는데 그래도 마시기 편한데다 감귤계 향이 확 올라오는 것이 감기에 좋을 것 같은 맛이 납니다. 안에 들어간 것이 영귤 껍질이라네요. 그러니 넓게는 귤피차랑 우롱차를 섞었다고 해도 틀리진 않을 겁니다. 다만 들어간게 영귤이라는 것이 다를뿐이지요. 영귤은 실물을 보진 못했는데, 시콰사인가? 일본의 녹색 작은 귤이나 라임과도 닮아 보이더랍니다. 그 껍질을 말려서 썼겠지요.



오설록은 이번에 처음 갔지만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길 편하게 가긴 어렵고. 그렇다고 차를 렌트해서 가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지요. 그래도 여기는 한 번 더 가보고 싶더랍니다.+ㅅ+
(하지만 언제 제주 여행을 다시 갈지 알 수 없음.ㄱ-;)
이번에 제주 여행을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전 국내 여행은 못할 것 같습니다. 차라리 국외여행이라면 모를까, 국내 여행은 숙소에 대한 불만이 산처럼 쌓이면서 못 견디겠더군요. 자세한 이야기는 적지 않을 겁니다. 제주는 이번에 가보고 싶은 곳은 다 가보았으니 더 오지 않아도 되겠다 싶더군요.




심령사진처럼 보이지만 망입니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내려가던 터라 사진이 어둡습니다.



얼핏 봐서는 서울우유와 거의 비슷한 패키지인 제주우유. 심지어는 저 초록색의 채도나 명도, 하여간 초록색 자체가 서울우유와 같습니다. 할방이 아니면 몰라볼 겁니다.
우유가 달달하니 괜찮더군요. 공장은 한라산 기슭 어드메에 있는 듯?




날이 좋아서 사진이 휙 날아갔습니다. 섬의 어느 흔한 귤밭(!)에서. 여긴 기둥을 박아 놓았더군요. 돌담만 있고 기둥이 없는 곳이 훨씬 많긴 합니다. 대부분의 노지귤은 아직 퍼렇더군요. 익어가는 중입니다.




오늘 아침의 사진. 아침은 맥모닝. 해시브라운도 그렇고 그 옆의 맥모닝도 그렇고, 둘 다 소금맛입니다. 우유랑 주스를 시켰더니 저렇게 주더군요. 어떤 의미에서는 콜라나 커피보다는 이렇게 시키는 쪽이 맥에게 덜 이익이 남을지도? 하지만 우유와 주스의 슈퍼 가격을 생각하면 조금 아깝더군요.
오랜만에 마신 일반 우유는 역시 달더랍니다. 제주우유가 특별히 단 것이 아니었다는 걸 여기서 깨닫습니다.-ㅂ-;




어제의 숙소는 레지던스 스타일이었습니다. 아래에는 프라이팬과 냄비도 있더군요. 하지만 어제 체력이 다해 뭔가 해먹을 것을 사오진 못했습니다. 대신 커피는 내렸습니다. 드디어 아웃도어용 드립퍼를 개시했습니다!
(이번에 시도했으니 다음 여행 때도 마음 놓고 들고 갈 수 있습니다. 우후후후후후후후. 이제 현지에서 원두를 구하기만 하면 호텔에서 내려 마실 수 있겠네요.)




G의 오늘 테마는 「달려라 부메랑」이었습니다. 이 자슥. 옆에 있는 사람이 웃겨서 죽어가든 말든 "푸른 신호다! 꿈을 안고 달려라♪"를 외치다니.




G의 오늘 목표. 오설록 달성.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별도 포스팅으로 올라갈 몇 안되는 곳 중 하나. 실은 별도 포스팅은 딱 몇 개 안 될 겁니다. 어제 저녁은 편의점, 오늘 아침은 위에도 나왔지만 맥, 오늘 점심은 괜찮았지만(포스팅 예정) 오늘 저녁은 후추맛 나는 우동 같은 칼국수였던 지라, 못 올립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곳도 어느 카페인데 한 번 왔으니 되었다는 정도라. 숙소는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ㄱ-;




K의 목표. 제가 제주에 오고 싶어했던 가장 큰 이유를 달성했습니다. 갤러리 클리어.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올리겠습니다.
Ki님이 사진 엽서 세트를 부탁하셨는데 여섯 종이나 있어서 고민했습니다.-ㅂ-;




해물파전. 튀겨내듯 지져냈는지 맛있었습니다. 끝.



자아.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떼어 올립니다.'ㅂ'
기온은 단독 데이터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실내는 더운데 문 열고 한발짝만 나가면 거긴 툰드라...
그래도 날씨가 좋아 다행입니다. 
일정이란 것도 거의 없는 여행이니  느긋하게 올리겠습니다.


광화문 앞 하늘에 양떼들이 깔렸습니다.

..
이걸 보고 정말로 양떼 구경하러 나오시진 않겠지요?;




하늘에 넓게 구름이 깔렸는데 태풍의 영향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은 아침 노을도 꽤 짙었지요.





하지만 저 구름을 보고, "저게 양떼라면 양털 깎아다가 굵은실을 만들어 방직랭크를 올릴 수 있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하하하.;ㅂ; 갑자기 마비노기 하고 싶네요. 하하하하하.;ㅂ;
한 줄 요약: 2014년 1월 말부터 4월까지 라파엘전파(preraphaelite)의 그림 등의 작품 전시가 도쿄에서 있습니다.


발단은 이글루스 r모님 댁에서 라파엘전파 전시회를 한다는 정보를 들은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오필리어가 온다는 이야기도 같이 들었습니다. 라파엘전파의 오필리어가 어떤 그림이냐면...


이런 거입니다.
아마 Z님은 이 한 장의 포스터만으로도 낚이시지 않을까 하는데...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전시한 테이트 미술관이랑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museum)은 이미 예전부터 런던 가면 꼭 가보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런던 여행이 은퇴 뒤로 미뤄진 고로 30년 뒤에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게 도쿄에 옵니다. 게다가 날짜가, 원래 여행 일정으로 잡았던 구정 연휴 기간과 맞아 떨어집니다.

일단 전시회부터 자세히 소개를 해보지요

-. 라파엘전파의 전시회 홈페이지는 http://prb2014.jp/입니다. 홈페이지의 제목을 보면 이번 전시의 주제를 알 수 있습니다. "테이트 미술관의 지보, 라파엘전파전. 영국 빅토리아조 회화의 꿈(テート美術館の至宝 ラファエル前派展 英國ビクトリア朝絵画の夢)"이라는군요. 이것만 해도 알만 합니다.

-. 장소는 모리 아트 미술관입니다. 모리 미술관이라고, 유명은 하지만 저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습니다. 개관 이후에는 도쿄 갈 일이 없었거든요. 계속 교토만 다녔더니 롯폰기힐스도 마루비루도 갈 일이 없었습니다. 하하하.

-. 시기는 2013년 1월 25일부터 4월 6일까지입니다.


자아. 이것만 하면 별 문제 없습니다.
하지만 라파엘전파 전시회랑 같이 엮어서 빅토리아시대의 회화를 다루는 전시회가 다른 곳에서 같이 열립니다. 이쪽은 주제가 조금 다릅니다.

-. 홈페이지는 http://mimt.jp/beautiful/입니다. 전시회 제목은 The Beautifel이고 홈페이지의 제목은 The beauiful: 영국 탐미(유미)주의 1860-1900(ザ·ビューティフ 英國 唯美主義 1860-1900)이네요. 이거면 설명은 충분하겠지요?

-. 이쪽은 三菱一号館美術館에서 열립니다. 도쿄역과 유라쿠쵸에서 멀지 않은 미술관인데 위치는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 시기가 조금 다릅니다. 이쪽은 2013년 1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조금 더 넉넉하군요.


이 때문에 원래 세워 놓았던, 그래서 지난 주말에 결제 직전까지 갔던 항공 일정을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합니다. 관심 있는 것은 라파엘전파이니 그쪽만 보아도 되는데, 이걸 둘다 보도록 유도하고 있더군요. 10월 4일부터 한 달 동안 두 전시회를 한 번에 묶어 볼 수 있는 선행 티켓을 발매합니다. 이게 2천엔인데, 라파엘전파가 1500엔, 탐미주의가 1600엔이니 둘을 합하면 3100엔입니다. 2천엔이면 충분히 구입할 가치가 있어요. 하지만 일본 현지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니 지금으로서는 그림의 떡입니다. 간다면 둘다 각각 구입해서 가는 수 밖에 없지요.

둘다 본다면 일정이 완전히 뒤틀리기 때문에 머리를 짜야 합니다. 크흑.;ㅂ;
일단 도쿄에 들어가서 하는 전시회이니 그림이 좋은 것으로 올 것이라 봅니다. 뭐, 지난번 국중박의 V&A M 기획전 때도 그랬지만 그림 한 장 보고 가서 넋 놓고 있으며, 이것만으로도 티켓값 충분해!라고 외칠 것이니 관계 없습니다. 3100엔이라도 지불하고 가겠지요.


그리하여;
거의 다 짜 놓았던 일정을 다시 뒤집습니다. 이거 어떻게 가야할지 진짜 머리 아프네요. 빨리 해야 빨리 항공 예약하고 신경 안 쓰고 지낼 텐데. 흑흑흑.



덧붙임.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글은 B님, C님, Z님 지름 저격용입니다. 음하하하하하하! 나만 당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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