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ing이 아니라 Want to, 정도의 의미입니다. 해보고 싶은 여행이라는 거죠.


아침에 출근하다가 길가에 정차한 차를 보았습니다. 정확히는 정차한 차에, 한 손엔 테이크아웃 커피 컵을 들고 타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왠지 머릿 속에 불쑥,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근의 여행은 거의가 지하철로 돌아다니거나, 항공기를 타고 나가는 여행이라 차를 타고 멀리 나간 적이 없습니다. 차로 서울 밖을 나간 것이 언제적 일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요즘 하도 빡빡한 삶을 살고 있다 보니 말입니다. 평일이 바쁘니 저녁 때는 뻗어있고, 평일이 바쁘니 주말에는 약속 하나만 잡아도 벅차며, 그 때문에 공방도 지금 몇 달 째 못갔습니다. 그럴진대 차를 타고 멀리 나가는 여행은 무리입니다. 이제 PPT 750장 중 350장을 만들었으니 앞으로도 갈 길이 멉니다. 마음이 급하니 어디 멀리 나갈 생각은 못합니다. 솔직히 어제만 해도 퇴근 길에 강남에 들러 강남 신세계의 빵을 사와 이번 주 점심으로 하겠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PPT 작업에 시간이 걸려 평소 퇴근 시간하고 비슷하게 나가니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더군요. 고이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차를 타고 어디 멀리 나가는 것이 부러웠나봅니다.

음, To do 목록에 넣어도 좋을 작은 꿈입니다. 그러니까 홋카이도 같은 넓은 땅을, 차 한 대 몰고서 혼자 여행을 하는 겁니다.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머무르고 싶은 곳에 머물고. 내키면 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해서 차 트레이에 꽂아 놓고 홀짝 거리며 차를 달려도 좋고, 내키면 어딘가 좋은 샘에서 물을 받아 끓여서 그 자리에서 드립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여간 차를 타고 어디 멀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

성격상 저것이 이루어지려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1. 시간적 제한이 없을 것. 즉,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뭔가 나를 스트레스 받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사전에 일을 다 끝내고 다음 일도 몇 주 여유가 있어야 쉽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2. 여행 가 있는 동안 일로 스트레스 받으면 안됩니다. 근데 그게 가능한가요.-_- 스마트폰이 없다하지만 아이패드가 있고 핸드폰이 있는 이상 업무 연락이 오면 여행의 좋은 분위기 따위! ;ㅁ;

3. 자금이 있을 것. 그거야 당연한 이야기지요. 몰고 다니는 차가 어떤 것이든, 일주일에서 열흘로 계획을 잡으면 분명 그만큼의 렌트 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거기에 도중에 머무르는 숙박 비용도 발생하고 항공 비용도, 체류 비용도 발생할 겁니다. 여행은 현실이니까요.


근데 제 성격을 봐서는 저런 꿈을 한 번 꾸었다 하면 시도는 할 것 같지 말입니다? 그게 언제가 되었든 간에 해보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면 아마 저지를 겁니다. 올 하반기의 여행은 취소했다고는 하지만 단순히 미룬 것이니까요. 1년이 되든지 아니면 그 이상이 되든지 간에 말입니다.


뭐, 현재 하고 있는 작업-백수놀음-_-. 지금의 상황을 알고 있는 나이 많은, 직장 동료나 상사들은 그리 생각할 듯-이 끝나면 제일 윗 순위로 올려 놓은 것은 집이니까요. 집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아마 돈 열심히 모을테니 여행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일단 떠올려 본 김에 여행 계획은 한 번 잡아 보아야겠습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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