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정확한 제목은 아닙니다.-ㅁ-
앞쪽은 우타노 쇼고의 『마이다 히토미 11세, 댄스 때때로 탐정』이고 뒤쪽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살의는 반드시 세 번 느낀다』입니다. 두 권 모두 가볍게 볼 수 있는 내용의 추리소설입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살의』시리즈는 앞서 다른 시리즈로도 있...는지 확신이 없군요. 하여간 이 학교도 키치죠지 근처 어드메에 있답니다. 이 주변은 참으로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곳인가요. 살인사건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어떤 집도 이 근처에 있다 하고, 중견 기업의 아들과 재벌집 딸이 형사를 하는 곳도 이 주변이지요. 조금씩 위치는 차이나지만 그 근방에 참 많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지금 손대고 있는 원서는 아예 배경이 이노카시라 공원이었어..ㄱ-;

하여간 『살의는 반드시 세 번 느낀다』는 소재가 야구입니다. 야구를 좋아하신다면 꽤 재미있게 보실테고, 그렇지 않다 하셔도 괜찮을 겁니다. 안심하고 읽으시어요. 전체적으로 바보트리오와 주변인물들의 만담이 이어지는지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막판의 그 '트릭 혹은 함정'은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앞서 그 인물 소개가 이상하다 싶었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자세한 것은 넘어가고..
연전 연패를 거듭하는 어느 학교 야구부에서 어느 날 갑자기 베이스 네 개가 홀라당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사건은 다른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그것도 꽤 큰 사건이라..-ㅁ-
읽고 있다보면 오코노미야키가 먹고 싶어진다는 점이 최대 단점입니다. 하하.;


우타노 쇼고의 책은 한국에 여럿 번역되어 나왔는데, 이상하게 손이 가질 않더군요. 이건 그래도 내용이 발랄해 보여 집어 들었는데, 예상대로입니다. 마이다 히토미는 11살의 초등학생입니다. 아버지는 조교수이고 숙부는 형사입니다. 형사인 숙부는 같이 살진 않지만 가끔 집에 놀러 옵니다. 어머니는 안계시고 할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녀가족이라 해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숙부가 자주 오니 숙부도 가족으로 포함시켜야 할까요.
하여간 이 소설은 짤막짤막한 단편들이 이어지는데 각각의 이야기는 앞서의 이야기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이어집니다. 그리고 몇몇은 참, 입맛이 씁쓸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끄으응.;
제목에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주인공은 숙부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형사의 입장에서 이런 저런 사건을 조사하는데, 힌트는 항상 히토미가 던져 줍니다. 히토미가 한 작은 힌트, 실마리, 이야기가 사건과 맞아 떨어지지요. 그렇기 때문에 막판에서는 이게 또 어떻게 이어질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대박 큰 폭탄을 터뜨렸지..ㄱ-;

다음 권도 나와 있더군요. 여기서 히토미는 14세인가봅니다. 중학생이라는 이야기네요. 이 책도 빌려다 놓았으니 조만간 읽고 리뷰를 쓰겠지만 그 전에 일단 『엿보는 고헤이지』부터..-ㅁ-;



히가시가와 도쿠야. 『살의는 반드시 세 번 느낀다』, 한성례 옮김. 씨엘북스, 2012. 12000원.
우타노 쇼고. 『마이다 히토미 11세, 댄스 때때로 탐정』, 현정수 옮김. 한스미디어, 12500원.

모리미 토미히코의 『펭귄 하이웨이』. 올해의 책으로 당당히 선언합니다.-ㅁ-/
물론 제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고, G는 이 책이 그냥저냥한 내용이었다네요. 제가 이 책에 홀랑 반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긴 한데, 다시 한 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아 이번에 원서를 들고 왔습니다. 원서는 어떤 느낌일지 보고 나서 다시 또 감상 올리겠지요.

배경은 신흥주택지.
택지개발이 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교외의 도시입니다. 본격적인 개발이 된 곳이라기보다는 근처에 대학이 하나 있고, 근처에 쇼핑 센터가 하나 있고, 기차를 타고 나가면 바닷가가 있는 어느 한적한 도시지요. 그곳에 초등학교 4학년 꼬마가 한 명 삽니다. 호기심이 많지만 굉장히 연구적인 학생입니다. 아... 이게 초등학교 4학년이라니. 아니, 4학년은 맞습니다. 하는 짓이 애니까요. 하지만 머리를 쓰는 것은 학구적입니다. 문제를 탐구하는 방법이 전형적인 공돌이네요. 그러므로 이 책은 공돌이 계통이신 분들께 추천.....;

이 책을 설명하는 단어들은 소년, Boy meets giirs, 첫사랑, 모험, 성장입니다. 거기에 추가하자면 모리미 토미히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발랄한 분위기가 살아 있기도 하지요. 근데 기본 내용을 적으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클리셰가 난무합니다. 그런 클리셰를 이렇게 마무리하다니, 게다가 끝은, 끝은! ;ㅁ;

어떤 클리셰인지는 접어 둡니다.

_M#]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주요 소재가 펭귄이라는 겁니다. 펭귄이 갑자기 도시에 출몰하는 바람에 난리가 나거든요. 거기에 흰수염고래도 등장하고. 전체적으로 굉장히 발랄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뒤엎는 사실 하나.
이 소설, 2010년에 일본 SF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하하하하하하. 그러니까 이 소설 SF 소설이예요. 그리고 읽다보면 이게 모험이나 성장소설이 아니라 SF소설이라는 걸 차츰 깨닫습니다. 마지막의 해결 부분이 참 대단해요. 어떻게 보면 추리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아,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꼬마가 자라면 과연 어떤 어른이 될까.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합니다. 이 꼬마는 분명 일본 과학계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일거예요.;ㅁ;


모리미 토미히코. 『펭귄 하이웨이』, 서혜영 옮김. 작가정신, 2011, 12000원.


앞부분은 소년의 수기, 나아가면서 연구하는 모습, 거기에 아버지의 충고대로 목록을 늘어 놓고 그에 대해 고민하고 해답을 얻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의 해결과 독백까지. 아...;ㅂ; 독백을 읽고 나면 가슴이 참 뭉클합니다. 여름에 읽기 참 좋은 책이네요.
실은 홀랑홀랑 넘겨 본 것이 전부라, 리뷰라고 쓰기도 뭐하네요. 하지만 책을 넘기다보면 감동하다 못해 좌절합니다. 이 책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부와 일본 일부까지 넘나들면서 제비꽃을 연구한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어린 책입니다. 정말로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책은 꼭 감상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예전에 사진을 한장 찍어 올리고는 이 꽃이 제비꽃 같은데 정확히 모르겠다 했더니, T님이 가르쳐 주시면서 이 책을 추천하셨습니다. 마침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다 놓았는데, 손이 가질 않아서 내내 두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지난 주에 지뢰밭을 밟고 반쯤 멍하니 있다가 손에 잡히니까라며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전체가 컬러에, 사진 비중이 책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큽니다. 그도 그런게 한국의 여러 제비꽃에 대한 사진을 모두 실어 놓았거든요. 그것도 암술과 수술 등에 대한 현미경 사진도 같이 있습니다. 도감과도 같이 틀을 짜놓고 거기에 맞춰 모든 사진을 찍어 넣었으니, 비교하며 살펴보기에는 굉장히 좋습니다.
무엇보다 제일 재미있는 것은 앞부분에 등장하는 제비꽃 갈래입니다. 제비꽃은 워낙 종류가 많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걸 Yes or No로 대답하며 따라가면 각각의 이름을 찾을 수 있게 해두었거든요. 이렇게 해두니 잎이 어떻게 생기면 무슨 제비꽃, 털이 어떠면 무슨 제비꽃, 이렇게 (상대적으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제비꽃 종류도 많고 크기도 다양하고. 각각을 다 커버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연구해야할 주제도 넓게 잡아 놓았지요. 한국에서 이런 책이 나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감동입니다..T-T;


꽃을 좋아하신다면 일단 보시고, 제비꽃을 좋아하신다면 꼭 보세요. 그리고 혹시 식물이나 꽃 종류, 연구하신다면 꼭꼭꼭 보세요.+ㅅ+


유기억. 『특징으로 보는 한반도 제비꽃』, 장수길 사진. 지성사, 2013, 3만원.
제목만 들어도 공포 혹은 추리소설이라는 게 감이 오시나요. 넵, 맞습니다. 추리소설입니다. 그것도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입니다. 당연히 긴다이치 코스케가 나오고요.

후기를 보니 이 책이 거의 마지막 이야기랍니다. 실제 긴다이치 하지메 소년의 사건부를 보면 긴다이치 코스케가 미국으로 건너 간뒤 연락 두절 상태라고 나오는데, 여기서 바로 그 이야기가 나옵니다. 발간 순서로 보면 뒤에 한 권 더 있지만 긴다이치 코스케의 생애로 보자면 이게 마지막 이야기라네요. 그래서인지 다른 책보다도 두껍습니다. 상 하권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이야기도 그렇게 나뉘어 있고요.

후기를 읽기 전에는 코스케 나이가 많다 했더니-쉰으로 보이는 일흔-_--맨 뒤에서 정말로 떠나네요. 홈즈와도 결말이 비슷해보입니다. 물론 홈즈는 은퇴했고, 은퇴한 뒤에 수제자가 생긴다는 이야기도 있지만....(패러디 중에서;)



요코미조 세이시의 추리소설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지요. 이건 맨 뒤에 실린 해설에도 등장하는데, 혈통, 집안, 압박, 권력, 돈.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등장합니다. 고립된 지역이 배경일 때는 지역 유지의 집안에 무슨 문제가 있어 혈통이 끊긴다거나(血), 여자를 두고 사이에 싸움이 일어난다거나(性), 집안의 권력이나 돈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있다거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문제는 항상 발생하니까요.-ㅅ-;

상, 하권으로 나뉜 것은 책 앞부분에도 나오지만 살인사건이 두 번에 걸쳐 나오기 때문입니다. 두 권인데다 그 한 권이 절대 얇지 않아서 빌리면서도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단번에 진도가 나가더군요. 금요일에 업무 끝내고 우울모드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시마다 소지의 책 한 권이랑 이 책 두 권까지 세 권을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다 읽었습니다. 뭐, 집 인터넷에 문제가 생겨서 조아라에 들어가지 않았고, 웹 서핑도 하지 않아서 할 수 있는 것이 독서나 보고서 쓰기(...) 외에는 없었지요. 덕분에 책 세 권을 홀라당 읽을 수 있었고요.


병원 고개라 불리는 어느 유명한 고개가 있습니다. 대략의 위치는 쿠단시타 그 주변 어드메인 것 같더군요. 메이지 유신 전부터 의사로 일했던 어느 집안이 있습니다. 그 집안의 당주는 앞으로는 한의가 아니라 양의 중심으로 가게 될 것을 알고 아들을 유학 보냅니다. 그리고 돌아온 아들은 굉장히 유능한 의사가 되었고, 처가쪽의 힘을 얻어 상당히 큰 병원을 만듭니다. 처가라고는 하지만 상당히 복잡한 관계로 얽힌 집안인데 이 양쪽 집안이 서로 겹사돈을 맺고 맺고 합니다. 하지만 병원 집안은 지식인에 가깝고 조금 보수적인데 반해, 처가쪽은 안 좋은 일에도 손을 대고 하는 뒤가 구린 집안입니다. 그런 집안이 대를 넘어가며 서로 겹사돈을 맺고, 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쪽 사업에도 손을 대어 상당히 커집니다. 하지만 2차대전의 폭격 때문에 의사집안의 가주가 사망하고, 집안은 가모(家母)에 해당하는 야요이가 이끌어 갑니다. 양쪽 집안 모두 손(孫)이 부족해서 결국엔 딱 하나만 남게되지요. 그건 하권에서 나오는 이야기지만.. 하여간 병원이 있는 고개는 그 유명한 병원 때문에 병원고개라고 불립니다. 그리고 어느 해, 빈집으로 남아 있던 그 병원 옆 고택에서 어떤 여자가 목매달아 죽습니다. 책 제목의 유래지요. 목매달아 죽은 여인이 누구이고,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는 넘어갑니다. 직접 보시는 게 나을 겁니다.
뭐, 항상 긴다이치가 후회하듯이 여기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몇몇 건 때문에 사건은 커집니다. 만약 진즉에 그 사실을 확인했다면 사건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겠지요. 하아......


전체적인 감상을 한 줄로 요약하면 딱, 요코미조 세이시 다운 이야기. 음, 솔직히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꼬일 것이라고 말이죠. 범인 추리하는 것도 아주 어렵지는 않고, 상황도 대강 짐작은 되지만 그래도 읽는 거잖아요.-ㅁ-;
다만 그놈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는 절대 이해 불가.-_-; 물론 정복욕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리하학적인 짓을 벌여도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게다가 자네, 이미 삐~도 있었잖나. 그런데 그런 짓을 벌인단 말이지? 아우, 솔직히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시리즈 중에서 이런 코드가 빠진 것은 거의 없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읽을 때마다 마음에 걸리네요. 게다가 이런 상황이 되면 회사, 아니 재벌이라고 할 정도로 방대한 집안 하나가 그대로 몰락하는 셈입니다. 왜 그런 짓을 벌였는지 범인 말고 중요 인물 중 하나가 마지막에 먹인 큰 엿도 이해가 안 갑니다. 덕분에 집안뿐만 아니라 집안이 이끌고 있었던 사업도 완전히 오갈데 없어진 셈이니까요. 하하...


주요 소품중 하나인 삐~와 관련해서는 다음에 다룰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건 다음 기회에.
아마 B님이나 C님은 재미있게 보실 겁니다.


요코미조 세이시.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상-하, 정명원 옮김. 시공사, 2013, 각 12000원.

책 가격을 찾다가 놀랐습니다. 헉; 이렇게 싸다니! ... 그리고 이 책 가격이 싸다 생각하는데서 조금 좌절을...;ㅂ;

같이 검색해서 나온 원작 표지(카도카와문고)는 아주 중요한 부분을 담고 있군요. 이 부분은 일부러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는데 말입니다.
이 책을 어디서 추천 받았더라.. 아마 B님, 아니면 C님의 블로그에서였을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관련해서 이 책을 추천 받은 걸로 기억하는데, 처음엔 멋도 모르고 도서관에 신청했습니다. 신청해 받아 들고서야 이 책이 그래픽 노블, 넓게는 만화책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그림도 뭔가 익숙하긴 한데 그러면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데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흑백이나 채색을 입힌 것이 그림책 같은 느낌도 주는군요. 선이나 내용은 사실적이지만 부드러우며, 내용은 사실적이고 강합니다.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그곳에도 사람은 산다"가 되겠네요.
체르노빌 사고를 덮기에 급급해서 근처 사람들에게 문제 없다고 했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결국 그곳의 사람들은 온갖 방사능 낙진을 맞아야 했을 겁니다. 그 당시 어렸던 아이들도 상당수 병을 얻었을 것이고요. 사고가 일어난지 몇 십년이 되었지만 아직 체르노빌은 안전한 지역이 아닙니다. 그래도 그 원전이 있던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사람들이 삽니다.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꾸리고 있더군요.
주인공이자 작가인 엠마뉘엘 르파주는 체르노빌로 그림을 그리러 들어갑니다. 앞부분에 나와 있는 설명(그림)을 읽으면 체르노빌이 소련에게 어떤 사고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네요. 그 당시, 철의 장막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체르노빌 사태는 밖에까지 퍼지지 않았지만 소련과 가까운 북구 유럽에서 방사능 물질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커집니다. 그리고 편서풍을 타고 방사능 구름은 유럽으로 흘러 듭니다. 유럽 전체에서 피해를 입은 셈이지요. 이로 인한 피해액이나 피해 상황은 아마 측정할 수 없었을 겁니다.
설명을 보니, 체르노빌 사태를 무마하려던 소련 정부의 시도가 사태를 키웠고, 그 때문에 고르바초프의 개혁, 개방이 힘을 얻어 소련이 3년 뒤에 붕괴되었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여기 우크라니아 아니었던가. 우크라니아는 소련 최대의 곡창지대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후쿠시마의 일도 그렇게 다르지는 않지요. 아직도 동전의 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습니다. 이쪽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태평양에 방사능 물질들이 들어갔으니까요. 그 양이 상당히 많으니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한, 30년 정도 꾸준히 추적 조사를 하면 뭔가 보이겠지요. 조사를 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영향도는 알지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이모저모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네요....


그러고 보면 일본에는 체르노빌 사태와 관련한 만화가 몇 편 나왔지요. 내용 폭로가 될 것 같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지만 시미즈 레이코의 옛 작품 중에 체르노빌 원전 사태를 배경으로 깔고 있는 것이 있고, 옛날에 해적판으로 보았던 피겨스케이팅(페어)을 배경으로 한 어느 만화가 또 체르노빌 사태를 깔고 있지요. 후자에 대해 좀더 이야기 하자면 남자 주인공이 백혈병에 걸리는 이유가 체르노빌 사태 때문이라고 나옵니다.'ㅅ'


이모저모 영향을 많이 주었지요...?


엠마뉘엘 르파주. 『체르노빌의 봄』, 맹슬기, 이하규. 길찾기, 2012. 2만원.


덧붙이자면 저는 원자력 발전에는 찬성합니다.
한국에게는 선택권이 없지요. 화력발전에는 한계가 있고, 수력발전은 환경파괴의 문제로 최근 계획되었던 여러 댐 건설 계획이 백지로 돌아갔습니다. 태양열이나 풍력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일본처럼 전기를 팍팍 아껴쓸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니 이렇게 쓰고 싶다면 그냥 원전을 세워야겠지요. 원전이 들어서면 주변 집값이 떨어지고 여러 문제가 생긴다지만.. 어쩌면 제가 이렇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제가 원전이 들어설 일이 없는 서울에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전 원전에 찬성합니다. 다른 대안이 없고, 시간이 없고, 적어도 원전을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니 인간만 잘 조정하면 어떻게든 될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사람을 믿는 거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의 고리 원전 사태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문제였지.ㄱ-)
사진의 묘미 중 하나는 순간포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범고래가 점프하는 장면을 담아낸다든지 하는 것 말입니다. 저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사진기를 꺼내드는 것은 포기하고 눈으로 담아둡니다. 하지만 파인더를 잘 들여다보면, 그리고 많이 찍다보면 그런 순간포착의 기회를 만날 수 있겠지요.

이 책은 어쩌면 그런 순간포착의 사진들을 모아 놓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길고양이를 못 만나는 것은 아닌데, 가끔 눈이 마주쳐도 그것뿐이고 그런 순간을 사진으로 찍을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엊그제도 운동하러 나갔다가, 작은 골목 옆을 지나는데 뭔가 이상하더군요. 순간 돌아보니, 그 골목 입구에 삼색 고양이 한 마리가 새초롬하게 앉아 있다가 저랑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멈추니 이상해서 쳐다보았나봅니다. 더 쳐다보면 실례일 것 같아 조용히 발길을 돌렸습니다.
..
그러니까 그런 순간을 포착하지는 못한다니까요.;ㅁ;


고양이 사진을 많이 찍는 분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분은 두 분. 한 분은 종이우산님, 다른 한 분이 고경원씨입니다. 고경원씨는 이글루스에서 활동하시는데, 닉을 쓰다가 나중에 책을 내면서 실명으로 바꾸셨더군요.
두 분의 사진은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둘다 순간포착 길고양이 사진을 찍는다는 점은 같지만 고경원씨의 사진은 약간 거리감을 두고 고양이들과 다큐멘터리를 찍는다 치면, 종이우산님의 사진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길고양이의 스냅사진을 찍는다는 느낌입니다. 직접 보시면 조금 다르지요.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중, 밝은 이야기를 선호한다면 종이우산님의 책을, 그 속내와 어려움, 길에서 살아가는-그러니까 노숙묘(...)로 지내는 고단함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쪽이 나을 때는 고경원씨의 책을 추천합니다.
(왜 한 분은 님이고 한 분은 씨이냐 하면; 대개 본명에는 님보다는 씨를 붙이거든요.-ㅁ-; 닉에는 님을 붙이는 것이 습관이 들어 그렇습니다. 닉으로 썼다면 님이라고 붙였을 겁니다.)


G는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더군요. 고양이의 사진을 담고는 있지만 어둡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여과없이 볼 필요는 있습니다. 길에 있는 고양이들이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것은 아니니까요.
아마 B님이나 C님이면 꽤 좋아하실듯.
표지 사진은 정말 순간포착이 환상적이라 생각합니다. 본문에도 나와 있지만 말이지요.

개인적으로는 밀크티가 보고 싶었지만, 어느 해 눈이 많이 온 뒤로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는 말에 사진만으로 만족합니다. 정말 털 색이 밀크티인데..;ㅁ;



고경원.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서울 숲에서 거문도까지 길고양이와 함께한 10년』. 앨리스, 2013, 15000원.


앞서 올렸던 어떤 책과 이 책의 가격이 동일하군요. 끄응. 그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으렵니다.


고경원씨의 책은 첫 책(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부터 다 보았는데 벌써 그 책이 10년인가요. ...;ㅁ;
발행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시 말해 아래 내용은 좋지 않은- 비난하는 쪽이 더 많을 겁니다.

한줄 요약: 가성비가 지나치게 나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신청하고 받아 들었을 때 맨 처음 든 생각은 책이 생각보다 얇다는 것이었습니다. 음, 진짜 얆습니다. 웬만한 무크지 두께 정도네요. 하지만 판형은 그보다 작습니다. 기억에, 집에 있는 책 중 이 판형과 가장 유사한 것은 시공사에서 나온 『태피스트리』라는 책입니다. 꽂아 놓으면 비슷할까 싶은데, 높이는 신국판 정도에, 조금 더 넓습니다. 사진이나 인쇄 형태는 같은 저자, 같은 출판사의 『비에이로부터』와 유사합니다. 약간 파스텔톤이 도는 듯한 사진 분위기도 그렇고요.
책이 얇다고 생각하고 가격을 보고는 기겁한뒤 맹렬하게 비난했습니다. 어떻게 이 두께에 이런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가라고 말입니다. 정가가 1만 5천원입니다. 『비에이로부터』는 대략 이 책의 2.5배 정도 두께이고 내용도 훨씬 많으니 1만 7천원을 받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얇은 책에 1만 5천원. 그 책이 나온 것이 딱 2년 전입니다. 그 사이 물가가 그렇게 올랐다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제가 생각하는 가격 상한선은 1만 2천원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광분했지만, 오늘 아침 출근길에 찬찬히 훑어 보고는 인정했습니다. 그래도 나름 괜찮습니다. 출근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러니까 30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훑어 볼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많지 않습니다. G의 말마따나 딱 블로그를 훑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소개한 곳 중에서 몇 군데는 가보고 싶더군요. 그런 점에서는 1만 2천원까지는 아슬아슬하게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일본 무크지나 잡지 가격을 생각하면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대강 불만 사항을 적었으니 더 자세한 지적을 해보지요.

1. 『비에이로부터』를 읽고 이 책을 주문한 사람들에게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맨 앞에 실린 홋카이도 니세코의 마켓은 상당히  흥미롭지만 여름 즈음에 갔다는 것 외에는 별 정보가 없습니다. 추가 정보는 본인이 해당 행사의 일본어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 찾아 방문해야합니다. 즉, 정보로서의 가치는 상당히 떨어집니다. 여기서 추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일본어를 알거나, 일본어 번역 페이지를 통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볼 사람 정도입니다.
그건 다른 곳도 마찬가지더군요. 한국의 카페를 소개한 몇몇 꼭지는 블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새로운 곳은 소개했지만 특별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사람에 따라서는 이런 숨겨진 곳을 소개해서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불만도 생길 수 있을 겁니다.

2. 책의 편집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종이가 두껍네요. 전작하고 같은 두께라, 내용에 비해 두께가 큽니다. 거꾸로 말하면 내용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체 내용의 편집에도 불만이 있습니다. 한국, 일본, 대만의 정보가 함께 실려 있네요. 그러니까 아무리 봐도 책의 형태를 한 비정기 무크지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데, 형태가 책이다 보니 오히려 보기가 나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잡지라면 뜯어서 스크랩이라도 하지, 특정 정보만 얻으려는 사람에게는 장벽이 높지요.

3. 책의 부제 대로 프롤로그, 서문입니다. 부정기로 간행할 시리즈물이라는 언급이 있는데, 과연 다음 책이 나올 수 있을라나 싶습니다. 다음 책을 낼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이 책의 단가를 떨어뜨려서 다음 권을 낼 수 있도록 포석을 깔아야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그거야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요.
이게 서문이라면 본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룰지에 대해서 조금 방향성을 제시했어도 좋지 않을까요. 그건 저자의 네이버 블로그에 들어가 확인하라 하신다면, 귀찮은 독자들에게는 장벽이 높습니다.


그리하여 추천하기 참으로 난감한 책입니다. 아마 C님, 키릴님은 한 번쯤 훑어보셔도 좋을 겁니다. B님은 보시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 이라며 그리 내켜하진 않으실테고요.
제가 저 책을 보고 마음에 들었던 정보는 딱 두 개입니다. 한국 카페 정보야, 워낙 제 반경에서 멀어서 갈 생각이 없고요, 홋카이도 니세코의 장터(마켓)이랑, 비에이에 있다는 펜션은 찍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대만의 정보도 조금 나와 있는데 저야 가본 적이 없으니 이 정보가 얼마나 유용한지는 모르겠네요.'ㅅ'


네버렌. 『슬로 트래블 노트: No.1 prologue』. 수프, 2013, 1만 5천원.

교보문고에서 친절하게 판형을 적어 놓았군요. 128쪽, 18-23(책 높이)-9(두께)입니다.
책을 훑어보다보니 맨 뒷장, 면지쪽에 이전에 이 책을 빌려 읽은 사람들이 작은 낙서를 해두었더군요. 짤막 감상입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게, "역시 니시오 이신."
..
그렇습니다. 이건 홀릭이지만 홀릭이 아니라 니시오이신입니다.(먼산)


이번이 세 번째로 읽는 건데, 읽을 때마다 새롭게 읽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야기라 그런지 내용을 홀랑 까먹었더라고요. 그래서 전혀 기억이 안나더랍니다. 세 편이 실려 있는데 맨 마지막 이야기는 그냥 후르륵 넘기고 나머지 앞의 두 편은 제대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기시감을 느꼈지요. 아, 이거 『괴물이야기』에서 본 것 같아.-ㅁ-;

실제 와타누키의 성격도 라라랑 닮아 보입니다. 자신이랑 전혀 상관없는데 여기저기 끼어든다는 점에서요. 대신 여자를 좋아하는, 성분(...)에 상관없이 찔러보는 성격은 없습니다. 사실 『괴물이야기』는 집에 두었지만 나머지 시리즈는 모두 처리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괴물이야기』만 보아서는 라라는 누구씨가 찜해두었는데, 뒤의 이야기가 나오면 나올 수록 임자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나오지 뭡니까. 용서가 안 되더라고요.

하여간 xxx홀릭의 소설판인 어나더 홀릭 란돌트 고리 에어로졸은 CLAMP 원작이긴 하지만 니시오 이신이 쓴 팬소설의 느낌이 강합니다. 니시오 이신의 냄새가 강하게 나네요.'ㅅ'


니시오 이신. 『xxx홀릭 어니더 홀릭 란돌트 고리 에어로졸』, 윤영의 옮김, CLAMP 원작. 서울문화사, 2008, 8천원.

물론 제가 아이디어가 괜찮다 어쩐다 말할 레벨이 아닙니다. 저자가 마쓰모토 세이초거든요. 하하하하; 미미여사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장녀 소리를 듣습니다. 그러니 이분은 제가 평할 수준이 아니지요.
하지만 호불호는 논할 수 있습니다.'ㅂ' 그런 고로 감상기는 호불호에 대해 풀어 가겠습니다.

제목인 D의 복합. 저게 왜 D인지는 책 중반에 나옵니다. 아예 주인공의 입을 빌어서 그렇게 쓰거든요. 근데 그 D라는게, 제가 최근에 아주 시달림을 당하고 있는 D와 용어가 같습니다. 그런 고로 이 D가 그 D인가 싶은데. 아, 물론 반쯤은 농담인 거고, 읽다보면 아하 싶습니다. 아이디어가 참 좋아요.

하지만 그 D에 대한 아이디어를 빼놓고도 전체 이야기는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앞부분과 뒷부분의 중점이 다르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맨 뒤의 해결 혹은 사건이 벌어지게 된 계기를 보면 처음에 나온 것들은 오히려 곁다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 곁다리가 아니라 아예 심리적 함정입니다.
범인 찾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왜 그가 이런 일을 벌였는가이지요. 결말은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마쓰모토 세이초니까 이렇다고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원래 그런겁니다.(...)


좀 안 팔리는 작가인 이세는 어느 날 원고 의뢰를 받습니다. 이름도 낯선 어느 잡지사에서 기고를 요청한 겁니다. 그것도 민속학과 여행기를 섞어서 써달라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취재비도 전폭적으로 지원을 할테고, 원고 비용도 상당히 비싸게 줍니다. 이 소설의 배경이 80년대인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비용도 대단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때는 한창 버블경제 때로군요. 그러니 돈이 많아서 심심풀이로 잡지를 창간하는 것도 가능한 일일테고 말입니다.
소설의 시작이 이렇다보니 앞부분은 주로 전해오는 이야기에 맞춰 여행을 떠나는 내용입니다. 아마 이 부분은 M님이 굉장히 좋아하실 겁니다. 코스가 교토 주변이거든요. 게다가 다들 기차 타고 이리저리 다니는 것이라. 이 코스 그대~로 따라가도 재미있을테고, 마침 책 출판사(모비딕)가 친절하게도 지도를 실어 놓았습니다. 다음 여행에 참고하세요.

하여간 그렇게 여행을 다니던 와중에 이상한 일이 몇 가지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살인사건에 대한 제보가 아주 작은 시골마을에 있었다나요.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이야기도 여행기에 집어 넣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원고까지 써내고 있던 도중에 이런 저런 사건이 커집니다.

앞부분이 민속학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인데, 제 입장에서는 조금 억지 같다는 생각이. 그도 그런게 주로 단어의 유사성, 발음의 유사성 등을 들어서 말로 풀어내고 있거든요. 뭐, 니시오 이신이나 미쓰다 신조의 책에서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쪽은 조금 더 말장난 느낌이 강한 듯. 솔직히 『퇴마록』이 떠올랐습니다. 하하하하;
(어떤 의미에서, 퇴마록을 좋아했다는 건 흑역사로 생각하고 싶은 정도..ㄱ-; 특히 거기 실린 내용을 믿고 있었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편은 세계편이지만 다시 볼 용기는 없습니다)


앞부분은 민속학을 따라가는 여행이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이 사람 왜 이래?와 그거 도대체 뭐야? 랑 도대체 누가 무슨 짓을 한거야?라는 의문을 푸는데 중점을 둡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ㄱ-;
어쨌던 이세는 이 기고 덕분에 조금 먹고 살만해졌을테니 다행인가요. 기고 후에 이런 저런 일감이 많이 들어왔다 하거든요.


그리고 아래는 어떤 등장인물에 대한 폭언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 자료를 훼손하는 놈은 벌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벌은 좀. 뭐, 마쓰모토 세이초니까요.;



마쓰모토 세이초. 『D의 복합』, 김경남 옮김. 모비딕, 2012, 13500원.


책의 두께나 내용에 비해서는 가격이 안타깝습니다. 요즘 웬만한 책이 저 가격인 걸 생각하면, 이런 두께에, 이런 내용이면서 가격이 저렴하지 않나 싶은 정도네요. 책은 꽤 잘 뽑아냈고 표지 디자인 등도 마음에 듭니다.
작년에 북스피어랑 모비딕이랑 손잡고는 같이 마쓰모토 세이초 시리즈를 내고 공동 마케팅을 펼친 걸로 기억하는데 이제야 이 책을 보았네요. 마쓰모토 세이초는 솔직히 제 취향에서는 안 맞습니다. 사회문제를 좀 깊게 다루고 파고 들기 때문에 무겁거든요. 게다가 결말이 속 시원하지도 않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미미여사의 책 중에 『누군가』나 『이름없는 독』이 이런 느낌에 가깝겠지요. 그나마 미미여사는 결말이 마쓰모토 세이초보다는 조금 후련한 편이니까요.
(아니... 『외딴집』은 조금 예외고...)

B님이랑 C님, I님께 추천합니다. T님도 좋아하시려나..? M님이야 앞에 철로 깔아 드렸으니 보시겠지요. 음하핫!
제목 그대로 배경과 소재가 쇼콜라티에입니다. 그것도 배경이 실제 있는 곳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생생하네요.

지리적 배경은 고베인데, 주인공 아가씨는 후쿠오도라는 이름의 화과자점 딸입니다.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다음 일을 물색하던 차에, 어머니의 권유로 후쿠오도의 일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돕는다고는 하나, 실제로는 포장이나 판매 같은 일을 하는 겁니다. 만드는 쪽은 그리 좋아하지 않고요.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닌게, 만사에 대해 조금 시니컬하게 바라보며 궁금한 것이 있으면 못참습니다. 가끔은 덮어 두고 넘어가야 하는데 끝까지 파고 들어 결말을 봅니다. 어떤 점에서는 굉장히 솔직하지만 어떤 점에서는 모르고 넘어가면 좋을 일마저 보고 말지요.

이야기는 여러 에피소드로 나뉩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후쿠오도 고베 점의 옆에 생긴 초콜릿 전문점이 배경입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또 다른 주인공은 쇼콜라티에, 즉 초콜릿 장인입니다. 그것도 대단한 장인이지요. 처음에는 접점이 없던 두 사람은 어쩌다보니 이리 저리 얽히게 됩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쇼콜라 더 루이에서 벌어진 어떤 일 때문에 주인공 아야베는 쇼콜라티에인 나가미네와 알게 됩니다. 거기서 의문을 풀고 나니 그 다음에는 또 다른 의문이 발생하네요.
첫 번째 이야기나 두 번째 이야기까지는 무난하게 보았는데, 그 뒤는 조금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앞의 두 이야기만큼 박진감이 넘친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뒤에서 텐션이 떨어진 것이 아쉽네요.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전체적인 구조를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명탐정 홈즈걸』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합니다. 주인공과 배경은 동일하지만 다른 사람에 의해 사건이 벌어지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추리소설에 가까운 『홈즈걸』과 달리, 이쪽은 일상의 모습을 더 담고 있습니다. 추리 요소는 오히려 『끊어지지 않는 실』과 비슷한 수준인가요.
그리고 로맨스는 없습니다.
그러니 안심하고 보셔도...(...)


전체적으로 제과제빵 관련 용어들이 난무하는데 무난하게 번역했다 생각합니다. 번역이 쉽지 않았을텐데요. 다만 몇몇 장면에서 생지라는 단어를 쓰는데, 솔직히 거슬렸습니다. 물론 저만....;; 생지라는 단어는 일본어이고요, 한국에서는 보통 반죽이라고 씁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반죽이라는 말이 100% 맞아 들어가진 않습니다. 그래도 굽기 전의 반죽을 생지라고 하는 걸 떠올리고, 이게 일본어로 최근에 일본 제과제빵 서적들이 번역되어 들어오면서 같이 섞여 들어온 걸 생각하면 마음에 걸리네요.
이 책만 그런게 아니니..=ㅅ=


우에다 사유리. 『쇼콜라티에』, 박화 옮김. 살림, 2012, 12000원.


아, 이 책은 밤에 보시면 상당히 위험합니다. 조앤 해리스의 『초콜릿』 못지 않게 사람을 홀리니까요. 아마 B님이나 C님은 이걸 보고 당장에 화과자앓이를 시작하실테고....
이 소설이 나오기 전에 연결되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었던 모양인데 그건 아직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둘다 원서를 구해서 볼지 조금 고민되네요.'ㅅ'
미쓰다 신조의 소설입니다. 매번 무의식 중에 마쓰다 신조라 쓰고 있는데 마가 아니라 미입니다. 왜 쓸 때마다 헷갈리는 건지 원.;
(종종 글자를 건너 뛰어가며 읽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허허허;)


하여간 공포소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전작을 꽤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집어 들었는데 정작 읽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 읽고 나니 같은 날 빌려온 마쓰모토 세이초의 책에는 손이 더 안가는군요. 마쓰모토 세이초 책도 건조하다 못해 버석버석한 느낌인데, 『기관』을 읽고 나서 이걸 보면 정신이 황폐해질 것 같더랍니다.

기관은 機關도 아니고 器官도 아닙니다. 한자어로 忌館이라고 씁니다. 흔히 쓰는 단어는 아니고, 만든 단어 일겁니다. 忌는 꺼릴 기, 즉 꺼리는 집이라는 뜻이겠지요.

이 책의 주인공은 도조 겐야가 아니라 미쓰다 신조입니다. 미쓰다 신조의 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는데, 한쪽은 도조 겐야가 나오는 추리소설, 다른 쪽은 미쓰다 신조가 주인공인 공포(호러)소설입니다. 그러니 이 책이 공포소설인 것도 당연하지요. 물론 추리적 요소는 있지만, 되짚어 보면 추리하기에는 재료가 너무 부족합니다. 쉽지 않아요.

이 책을 추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단 제 주변 분들 중에서는 B님이나 보실까. 그 외에는 없어요. 일단 전개 부분에서 상당히 잔혹한, 엽기적인 설정이 등장하는데다 공포 요소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소재는 딱 집어 말하자면 유령의 집이예요. 제목에 괜히 館이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주인공인 미쓰다 신조는 잡지, 그것도 무려 『GEO』 편집자입니다. 이 잡지 기억하는 분 있을라나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오기 전, 독일 쪽에서 나온 잡지를 번안 혹은 새로 취재하여 만든 잡지입니다. 굉장히 좋아해서 정기구독도 신청했습니다. 가격이 상당해서 구독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음에도 신청했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그랬는데 폐간되었네요. 『내셔널 지오그래픽』보다 이쪽을 훨씬 더 좋아했는데 말입니다. 왜 그랬냐 물으시면 저도 모릅니다. 그냥 판형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네요.
하여간 미쓰다는 잡지 편집부의 이사로 도쿄에 올라왔다가, 나중에 잡지 편집 방향이 바뀌자 단행본 쪽으로 부서를 이동합니다. 그런 와중에 집 이사도 함께 하는데, 좋아하는 지역에서 아주 독특한 느낌의 집을 발견합니다. 팀버양식이라던가요. 영국의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황무지의 스산한 느낌이 감돕니다. 영국 공포소설 읽어보신 분이라면 짐작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끝.


아니, 정말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내용을 자세하게 쓰지 않고는 이 이상의 이야기를 다루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니 접어서 적어보지요.





하여간 배경 지역이 무사시노 쪽이라 B님이 흥미있어할만하긴 한데, 결말이 열린 결말에 가깝다는 것이 걸립니다. 그리고 접은 곳에도 적어놓았지만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모 소설의 등장인물이 말했듯이 "사실 속에 거짓을 조금만 섞으면"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정말로요.


미쓰다 신조.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 김은모 옮김. 한스미디어, 2011, 12800원.

번역은 대체적으로 무난하지만 지역 명에 대해서는 조금 걸리는 곳이 있네요.
갓파하시모토, 시노바스노이케 연못. 이 두 가지가 눈에 걸리더군요. 아사쿠사쪽에서 우에노로 걸어가는 도중에 지나치는 곳인데, 갓파바시는 이름을 들어보았으니 거기에 本을 붙인다 해도 읽는 건 갓파바시모토일 것 같거든요. 거기에 시노바스는 예전에 우에노 돌아다닐 때 지나치면서 출구를 보았는데 시노바'즈'일 것 같습니다. 시노바스노이케가 아니라 그냥 시노바즈 연못이라 하는 쪽이 낫지 않았을까 하고요.

뭐, 일본 지명 번역하는 것은 참, 쉽지 않지요.;;
매향(梅香), 시간선: Timeline

원래 지난주에 읽어놓고는 조만간 리뷰 올려야지 했는데, 미루고 있다 보니 갑자기 습작으로 돌리신다네요. 습작 예정일이 6월 10일이고 현재 텍스트본 이벤트 중입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BL입니다. 소프트 BL. 12금이라 하시는데 키스신 딱 한 번 나옵니다. 그것도 딥키스가 아니니까 정말로 소프트 BL입니다.



최근에 보고 있는 몇몇 소설들은 회귀를 다른 방향에서 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일어났더니』는 아직 연재 초반이라 올리지 않았는데요, 일어났더니 5년이 지나있었고 그 사이 뭔가 많은 일이 일어났더라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그 5년간 자기 의식은 없었고, 그 사이에 다른 사람이 몸에 들어와서 온갖 발랄한 짓을 다 하고 돌아갔더란 상황입니다. 원래 소극적인 성격이었는데 그 5년간은 발랄하고 적극적이었다나요. 몸 주인 입장에서는 소설 표현대로 '도둑놈'이 왔다간 것이나 크게 다를바 없지요.
회귀 혹은 차원이동을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이는 것은 이전에 리뷰 올렸던 『로즈마리』에서도 비슷합니다. 거기서도 회귀자, 혹은 차원이동자가 안 좋은 이미지로 나옵니다. 원래의 질서를 어그러뜨리고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로 말입니다.

하여간 『시간선』은 회귀를 반복하는 어느 청년이 주인공입니다.
1화에서도 나오지만 첫 번째는 나이 쉰에 평범하게 죽었습니다.
두 번째는 나이 예순에 죽었습니다.
세 번째는 일부러 칼 앞에 나서서 죽었습니다.
네 번째는 .. 넘어갑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
계속 같은 일의 반복입니다. 대신 조금씩 바뀌는 것이 있지만 그래도 지아인은 그 계속되는 삶을 괴로워합니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1백년 넘게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지요. 게다가 지아인의 성격에도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섯 번째 삶은 조금 다릅니다. 아주 사소한 만남 하나가 삶을 바꿉니다. 나비효과처럼 굉장히 빠르게 반응하더군요. 물론 이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할 수 있는 말이고, 그냥 소설을 보고 있을 때는 어쩌면 속이 터질지도 모릅니다. 서로 다가가는 속도가 굉장히 느립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이해됩니다. 다들 나이 먹을만큼 먹었잖아요.; 그러니 빨리 다가가는 것이 더 이상하지요.
지아인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을 하지 않는 사람이고, 다른 쪽은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가 느립니다. 그나마 지아인이 먼저 다가가지 않았다면 다른 쪽은 내내 바라보고만 있었을 겁니다. 지은 죄가 많으니까요.


분량은 50회에, 번외 몇 편이 있습니다. 편당 분량이 많고 텍스트도 상당해서 읽는데 시간은 걸립니다. 그래도 성장물이라 이름붙여도 이상하지 않을 괜찮은 소설입니다.:)


6월 10일이 마감이니 서둘러 읽어보시길.+ㅅ+


생각해보면 옛날 옛적 보았던 한국 동화책들의 삽화는 애들 취향보다는 어른 취향이었습니다. 어디더라, 계몽사에서 나온 30권인가 하는 동화 전집은 우울한 이야기들이 많아 대부분은 한 번 보고 말았습니다. 부모님은 '외국 동화나 외국 민화를 보는 것보다는 한국 전통의 것을 읽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셨는지 제게 한국 동화를 읽으라 많이 하셨는데, 지금 생각하면 별 차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한국 동화는 꺼리게 되었으니까요. 지금 한국 소설을 읽지 않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겁니다. 판타지는 예외...; 판타지나 무협은 한국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담아내지는 않으니까요.

그 당시 읽었던 소설 중에는 지금 생각하면 이게 동화인가 싶은 물건도 있습니다. 대강의 내용을 적어보자면,

"시골에서 살고 있는 꼬마가, 어느 대학생 형(거기서는 언니;)을 만나 친하게 지낸다. 나중에 억지로 졸라 서울에 올라갔는데, 그 둘이 만난 곳은 최루탄이 난무하는 시위장... 꼬마는 '언니!'를 부르짖으며 달려간다'

는 것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저런 내용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분위기도 그렇고 삽화도 그래서 손을 안댔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80년대의 시위 장면을 다룬 것이겠지요. 농활 혹은 야학을 위해 시골에 내려온 대학생 청년과, 순수한 시골 아이의 형제애. 그러나 청년은 시위에 휘말려 있는 그런 상황인거죠. 제일 기억에 남은 것이 저 '언니'라는 부르짖음이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 당시는 형이라는 말 외에 언니라는 호칭을 남자 간에도 많이 썼다니까요. 여자가 손위 여자형제 혹은 손위의 여자를 부르는 호칭만 언니가 아니라 남자도 같은 상황에서 썼다는 겁니다. 언니라고 하면 당연히 여자만 쓰는 단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는 것이 신선했지요.


각설하고.

그 어렸을 적 보았던 삽화와 비슷한 그림을 보았습니다.
지난 일요일은 출근 안하고 교보문고에 다녀왔거든요. 교보까지 걸어가는 도중, 공평빌딩 앞 횡단보도 근처에서 저런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농협 옆 건물이었을겁니다.




저 쿨시크한 고양이의 눈매가 참으로 멋집니다.
왜 장황하게 옛 기억을 들췄냐면, 저 그림체가 그 당시 보았던 동화의 삽화들과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렇게 쿨시크하지는 않았어요. 아, 저기에 왕관 하나 씌워드리고 어깨에 망토 둘러드리고 싶은 이 기분.


하지만 전시회는 오늘까지인 걸로 압니다..(먼산) 갈 시간이 안되는군요. 크흑.;
확실히 학기중은 학기중이군요. 현재 열심히 챙겨보는 작품들의 상당수는 직장인 연재물(...)로 추정됩니다. 퇴근 후에 올린다는 글이 많거든요. 선호작 등록한 작품 중 상당수는 지금 멈춰있습니다. 방학이 되기를 기다려야겠네요.'ㅂ'


15일에 올리고 나서, 그 때 빼먹은 작품하고 몇 가지 작품에 대한 추가 평 올립니다.


1. 시오즈. 『봄에 피는 눈꽃』
BL입니다. 전체 13화로 완결되었고 뒷 이야기는 없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BL이라지만 소프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니 무난하게 볼 수 있습니다. 배경은 판타지고요. 절절한 짝사랑 이야기이긴 하지만 해피엔딩입니다. 결말을 보고 치트키다라고 외칠 수도 있지만, 저야 크게 무리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그 뒤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그러니까 왕국에는 세 개의 기사단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마법사단이고요. 그 세 기사단의 단장들은 자주 만나 회포를 풀고 교류를 합니다. 20대 초반으로 서로 나이가 비슷하다는 것도 그런 모임이 가능한 이유겠지요. 그랬는데, 그 중 한 기사단에 황태자가 들어와 단장이 되면서 한 명이 대장으로 '강등'됩니다. 일종의 임시직으로 자리를 메우고 있었던 터라 그에 불만은 없지만, 부단장 역시 황태자가 아끼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지요. 그리고 ...(이하 생략)
앞서 썼지만 기본은 짝사랑입니다. 아니, 외사랑도 있어요. 그리고 결말은 해피엔딩이니 마음 놓고 보셔도 됩니다. 짝사랑하는 쪽이 참 절절해서...(먼산)


2. 시아sia. 『가슴 시린 달, 세이란(Seiran)』
역시 BL입니다. 이쪽은 조금 하드..?
읽다보니 같은 작가의 연재목록에 익숙한 글이 몇 개 보이네요. 주로 현대물을 자주 보았는데 아주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그야, 저는 현대물보다 판타지를 선호하니까요.
이쪽은 판타지 BL입니다. 지고지순공과 무심수의 조합이라고 보는 쪽이 맞고요. 전체 이야기를 본 것은 아니고, 중간 이후부터 보았습니다. 완결되었고 다음달 쯤 책 출간 예정인가봅니다. 외전이 궁금해서라도 아마 구입할듯...'ㅂ'; (이북으로 나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3. Sciathan. 『행복이란 무엇인가』
BL, 역시 완결작입니다. 다른 판타지 소설보다 BL이 완결나는 경우가 더 많아 그런 겁니다.; 완결란에 들어가서 훑어 보다보면 BL만 보게 되더군요. 어흑.;ㅂ;
이건 상당히 유쾌하게 보았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100% 취향에 맞진 않아요. 성격이 어른애라서 말입니다. 그래도 그게 귀엽지요. 나름.;
차원이동빙의인데, TS-즉 성별 전환에다가 소설 속 등장인물입니다.
자다가 깨어나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몸이 내몸이 아니네요. 덩치가 작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여자몸과 남자몸은 다르지요. 처음에는 꿈이라 생각했는데 이틀째까지도 꿈에서 깨지 않으니 이게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이 예전에 읽었던 소설 속이라는 것도 알았고요. 그리고는 마음에 안 들었던 그 소설의 내용을 뜯어고치는데 주력합니다.
주인공이 하는 짓이 참 귀여워서 몇군데는 읽다가 폭소하기도 하고, 또 절절한 부분도 있어서 .. .그렇긴 한데, 주인공이 좀 애 같아서 그부분이 걸립니다. 귀엽지만 어찌 보면 철딱서니 없어요. 데리고 사는 누구가 참 조련을 잘하니 다행입니다.;


맛있는 건 나중에 먹는 성격이라, 아침에 조아라 들어가서 ⓝ이 떠 있으면 그 중 제일 재미있을 것 같은 건 나중으로 미뤄둡니다. 지난주까지는 그게 『되돌아온 시간』이었는데 요 며칠 전개 때문에 차라리 일찍 읽고 있습니다. 그걸 읽고 『백치 공녀』를 보고, 그 다음에 『얼음장미』를 제일 나중에 보지요. 요즘 『얼음장미』는 올라오는 속도가 느립니다만.;
『되돌아온 시간』은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마지막 함정이 참....(먼산) 해피엔딩이라는 걸 알지만 막판에 나온 함정이 조금 걸려서 두고 보고 있습니다. 끄응. 마음에 걸려요..ㅠ_ㅠ 완결이 머지 않았으니 그것만 믿고 갑니다. 대신 『백치 공녀』는 훨씬 유쾌하게 보고 있고요. 아마 유리엘리님도 두 소설 중 『백치 공녀』를 더 편하게 쓰시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부제는 농담입니다. 설마 진담일까요. 저자 이름을 아시면 몇몇 분들은 아, 그 사람~ 하실 겁니다. 아마 이 책 좋아하실 분은 TBC님이실듯. ... 아니, 이거 To be continued의 약자 아닙니다. 쓰다보니 그리 되었다니까요?



베른트 하인리히라는 학자가 있습니다. 연구자인데, 종종 현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이라 불린답니다. 1940년생, 폴란드 태생이고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B님은 아마 『동물들의 겨울나기』 나 『숲에 사는 즐거움』을 읽으셨을 겁니다. 아마 몇 년전일거예요.; 저도 기억이 가물합니다.

이 책을 뽑아 든건 단순합니다. 이전에 『통섭의 식탁』에서 목록을 보고 읽었던 책 중에 『핀치의 부리』가 있는데, 갑자기 이 책이 읽고 싶어지지 뭡니까. 재독하겠다며 도서관 서가에서 뽑아 드는데, 그 옆에 『까마귀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지난번에도 이 책을 손에 뽑아 들며 읽을까 말까 했던 것이 기억나 이번엔 충동대출했습니다. 원래 인생은 다 그런거예요.-ㅁ-;

그랬는데, 책이 두껍고 내용이 많아서 읽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보통 출퇴근시간에나 책을 읽으니 이 책은 어제야 간신히 보았고요. 두 주쯤 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도중에 몇 번 포기할까하다가 도로 마음을 접었던 것처럼 꽤 볼만 합니다. 물론 취향 차이니까 그러려니 하세요.; G에게 주면 하루 이틀만에 고스란히 돌아올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이 그리 쉽지는 않아요.


베른트 하인리히는 동물생태 연구 쪽으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본인이 통나무집을 짓고 소로나 시튼처럼 주변 동물들을 관찰하며 소일하는데, 그냥 관찰만 하진 않습니다. 여러 모로 실험을 합니다. 야들이 정말 알고서 하는 행동인지 아닌지 확인하며 말입니다. 본인이 관찰하기 쉽지 않아 보이면 다른 사람들의 정보를 모읍니다. 여러 사례를 분석하기도 하는데, 그 사례도 100% 믿지는 않습니다. 아, 이 철저한 학자의 자세.; 그것도 생물학자니까요. 한 번 봐서 되는 것이 아니라 몇 번, 여러 번, 그보다 더 많이 봐서 실제 패턴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그래도 귀납법이란게 있잖아요? 어디서 흑고늬가 튀어나올지는 모릅니다. 대체적으로 이렇더라 생각할 따름이지요.

이번 책의 연구 대상은 예전에 연구했다가 한 번 접었던 적이 있는 도래까마귀입니다. 영어로 까마귀는 크게 raven과 crow로 나뉩니다. 한국에서 많이 보이는 작은 까마귀는 crow. 그리고 도래까마귀는 일본에서 많이 보이는 것처럼 육식조류처럼 덩치카 크고 아주 똑똑합니다. 그러니까 일본에서 많이 보이는 그 무지막지한 녀석들은 raven입니다. 전 raven이 갈까마귀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전혀 다른 종이더군요. 예전에 콘라트 로렌츠의 책을 읽을 때는 이걸 raven이 아니라 갈까마귀라고 했다고 기억하거든요. 이 책에서는 그것도 raven이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똑똑한 새들이었다고 기억하는 걸 보니 raven 맞나봅니다. raven들 정말로 똑똑해요. 정말로.ㄱ-;

이야기의 시작은 도래까마귀 연구를 위해서 까마귀 둥지를 약탈(!)하기 위해 나무를 타는데서 비롯합니다. 그리고 데려온 도래까마귀 네 마리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한 새장에서 같이 키웁니다. 보다보면 도래까마귀가 참 영리하고 귀엽도 키워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1장에서 이미 그 꿈을 완전히 접은지라 뒤에서는 참 좋다고 생각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먹이가 굉장하거든요. 저도 못먹는 고기를! 그렇게 자주 먹다니!
게다가 기본 밥이 들쥐입니다. 하루에 몇 마리씩 먹는데, 도저히 그걸 구할 자신이 없어요. 먹이양이 엄청나더군요. 집에서 햄스터(...)나 실험용 흰쥐(...)를 키운다고 해도 얘 밥은 못댈 겁니다. 한 마리도 댈 자신이 없더라고요. 게다가 올빼미처럼 통째로 먹는 것도 아니고 갈기갈기 찢어줘야 합니다. 무리예요.;

하여간 그렇게 키운 까마귀는 그냥 애완동물이 아니라 관찰 대상이 됩니다. 야들이 어떻게 서열을 정하는지, 어떻게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지, 남의 새끼를 데려와도 알아보는지, 자신의 알과 달걀(먹이)을 구분하는지 등등을 하나하나 실험합니다. 이 네 마리만 데리고 한 것은 아니고, 나중에는 주변에서 포획한 다른 도래까마귀들을 데리고도 실험합니다. 그리고 이 실험은 굉장한 막노동을 수반합니다.

단순한 실험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시튼동물기처럼 동물의 생태를 자세히 기술하니 굴러가며 웃게 되는 장면도 여럿 나오는군요.


분명 어디선가 조금 심각한 오타를 하나 보았는데, 어디서 보았는지 도통 못찾겠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는 사전 메모를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조금 후회되지만 어쩌겠나요.

이름의 어원 찾기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Wolfram이라는 독일 이름이 늑대와 도래까마귀를 뜻한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도래까마귀는 육식을 하는데, 주로 강한 동물들의 뒤를 쫓아다니며 먹이를 얻습니다. 그래서 늑대와 자주 어울려서 다닌다네요. 그래서 Wolf-rhaben, wolf-raven이라네요.



그러나 가장 감명깊게 보았던 것은 늑대-까마귀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갔을 때, 모텔에 머물면서 보았던 '생애 가장 큰 팬케이크'였다는게..OTL 주말에 프렌치 토스트건 팬케이크건 해먹어야겠습니다.


베른트 하인리히. 『까마귀의 마음: 불길한 검은 새의 재발견』, 최재경 옮김. 에코리브르, 2005, 23000원.


책이 참으로 두껍고 내용 많고 아름다워 저 가격이라도 이해갑니다. 그런데 품절.; 도서관에서 찾아보셔야겠네요.

덧붙이자면, 이런 쪽 연구하시는 분들은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책입니다...(먼산) 아마도 수많은 동병상련을 양산하겠지요.;
책입니다.-ㅁ-

30분 심플베이킹은 채널올리브에서 자주 챙겨보던 프로그램입니다. 과거형인 것은 최근 방영분을 거의 챙겨보지 못했기 때문이고요. 시간 맞추기가 은근히 어렵더라고요. 올리브의 제과제빵 프로그램은 자주 챙겨보는데, 「올리브쇼」랑 몇몇은 절대 안봅니다. 취향 차이가 있는 거죠.;

하여간 이 프로그램은 잘 챙겨보고 있었기에 G가 이런 책이 나왔다면서 링크를 던져주었을 때도 바로 도서관 소장 여부부터 검색했습니다. 마침 있더군요. 덕분에 바로 보았는데, 조금 실망했습니다. 아무래도 영상으로 보는 쪽이 훨씬 마음에 들더군요. 게다가 책을 자세히 훑어보는 중에 함정을 하나 발견해서 책 전체적인 평이 확 떨어졌습니다.


대개 베이킹 책을 볼 때는 당근케이크와 초콜릿케이크를 가장 먼저 챙겨봅니다. 스콘은 마음에 드는 레시피를 하나 품고(...) 있기 때문에 안봐도 되는데, 이 두 가지는 아직 못 찾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앞부분에 당근케이크가 나온 것을 확인하고는 즐겁게 레시피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제목 아래에 짤막한 설명을 달아 놓으며 달걀이 무려 9개나 들어간다고 해놓고는 레시피 어디를 둘러봐도 달걀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재료에는 달걀 9개가 있는데 만드는 법에는 달걀이 안 들어가요! 어디 들어가는거냐! 달걀이 들어가지 않으면 액체 재료가 부족하단 말이다! 아니, 오일도 안 들어가는군요. 아예 달걀과 오일을 섞어 그걸 넣는 부분이 통째로 빠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것만 아니면 참 좋은데 말이죠. 게다가 오일(부피)과 설탕(무게)과 달걀이 동량인 것 같은데..ㄱ-; 오일 525㎖, 설탕 525g, 달걀 9개가 들어갑니다. 참 많이도 들어가는군요. 3단 케이크니 그럴법도 합니다만.
달걀과 오일이 어떻게 들어가는지만 알면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다른 당근케이크 레시피랑 같으려나요.

바나나로프같은 바나나빵도 예전에 G가 만들어 준 걸 한 번 먹어보고는 집에서 더 만들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생각만으로 끝났네요.


다른 책에서 못 본 간식들이 여럿 보이기도 합니다. 식사빵도 꽤 많고요. 팔각 크림을 곁들인 럼바바는 이름만 들어도 향과 알콜에 취할 것 같은데 이것도 궁금.
오레오 쿠키가 들어간 퍼지 브라우니는 TV에서 보고 나서 구웠다가 ..... 두 번 구웠다가는 혈당치가 하늘을 치솟을 것 같다며 고이 접었지요. 이것도 설탕을 조절해서 다시 해보겠다 하고는 잊었네요.


무난하게 한 번쯤 볼만한 책인데 직접 해보시겠다면 중급자 이상에게 추천합니다. 초급자에게는 만드는 법 사이사이의 빈 공간이 많아서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로레인 파스칼. 『로레인 파스칼의 30분 심플 베이킹』, 김채정 옮김. 싸이프레스, 2013, 16800원.


말하자면 이 책은 프로젝트 보고서입니다. 결과 보고서가 아니라 진행보고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옛날 옛날, 센다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섬이 하나 있었습니다. 인구 100명 남짓의 작은 어촌이었지요. 그 섬은 주로 굴양식을 하고 있지만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섬에는 고양이들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바다에 나갔다 돌아오는 날이면 여러 잡어들을 고양이들에게 던져주었고, 고양이들은 그 물고기들을 얻어먹으며 포동포동 살이 쪘습니다. 다른 섬들과 다를 바 없던 그 섬은 그 때문인지 고양이 섬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어부들에게 물고기 받아 먹는 것에 익숙한 섬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다가갔고, 낯선 사람들에게도 스스럼 없이 다가와 몸을 비볐습니다. 붙임성이 늘어난 거죠.
몇몇 고양이 블로거들이 이 섬을 고양이섬이라 소개한 뒤에, 여러 관광객들이 고양이들을 보러 섬에 다녀갔습니다. 그리고 이 섬은 고양이 섬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섬의 이름은 다시로지마입니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앞바다에 있다는 군요. 이 책을 쓸 당시에는 선로가 미처 복구되지 않아 가는 방법이 조금 더 복잡했던 모양입니다. 하여간 도쿄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도쿄에서 센다이까지는 신칸센으로 2시간 안 걸리니 그리 멀지 않지만, 센다이에서 보통 열차로 갈아타고 이동한 다음 페리로 섬에 들어가야 합니다. 근데 그 페리가 하루에 세 대 밖에 없다는군요. 그리고 이 당시에는 보통열차를 이용할 수가 없어서 다른 곳에서 내려 버스로 이동해 페리를 탔다고 합니다. 복잡하지요.

고양이 섬이 쓰나미 이후의 재건 프로젝트 모델이 된 건 꽤 특이한 사항 때문입니다.
쓰나미에 대한 복구보다 후쿠시마의 원전(-_-++)이 더 주목을 받자 재건 지원비도 그랬습니다. 쓰나미에 굴 양식장의 기반 시설이 모두 망가져서, 그 때문에 이 작은 섬이 입은 피해는 9800만엔이었답니다. 10억원이 넘는 돈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피해 상황이지 복구에는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요.
하지만 고령자가 대부분이고, 쓰나미 이후에 이미 사람들도 떠나가서 60명으로 인구가 줄어든 작은 섬에 지원이 오려면 한참 멀었잖아요?
그래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1인 1구좌, 고양이섬 살리기 프로젝트라는 것을 기획합니다. 자세한 것은 책에 나오니 찾아보시면 될테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빨리 모금을 완료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고양이섬 살리기 프로젝트에 대한 '보상'이 굴이라는 겁니다. 그것도 4년 뒤에 보내주겠다고 했다고요. 비용모금할 때도 아예 굴 양식 기반 사업들을 일으키겠다는 것이 목표였다네요. 즉, 고양이들에게 뭔가를 해주겠다는 모금이 아니라 고양이섬을 살리겠다는 것이 목표였다는 겁니다. 물론 지원한 사람들도 그에 동의했고요. 고양이섬이 살아나야 고양이들도 살 수 있을테니까요. 물고기를 얻어먹는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고기잡으러 나가지 않으면 먹이를 더이상 얻을 수 없을 겁니다. 그건 산에 있는 여러 고양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쪽에 사는 고양이들은 주로 사료를 먹는다지만, 섬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그 사료도 댈 수 없을테니까요.


대체적으로 이야기는 그런 프로젝트 이전의 이야기,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프로젝트 모금 성공 후에 벌어지는 마을 사람들의 갈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말 보고서 수준이긴 하지만 고양이들의 흑백 사진이 많습니다. 고양이들의 분위기만 본다면 딱, 미코노스섬의 고양이들 같아요. 그리스의 고양이는 사람의 손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지요. 그런 분위기가 이 책의 사진에서도 묻어 납니다. 이 고양이섬의 고양이들이 더 살갑지만 말입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한 번 가보고 싶네요. 가기가 쉽지 않지만 나중에 재건이 된다면 멀더라도 가보고 싶습니다.


이시마루 가즈미. 『고양이 섬의 기적: 쓰나미가 휩쓸고 간 외딴 섬마을 고양이 이야기』, 오지은 옮김, 고경원 해설. 문학동네, 2013, 1만원.


이 책을 삼으로써 고양이섬에 도움이 된다면 저도 덥석 물고 싶습니다.+ㅅ+
독서라고 하기에는 민망하네요. 이것도 인터넷 소설은 소설이니 말입니다.-ㅁ-;

그 사이 선호작으로 등록한 목록은 꽤 많이 변했습니다. 그래봐야 지난 조아라 독서목록은 4월 19일에 올렸으니 한 달도 안 지났군요. 하하하;
아래 목록은 4월 19일 이후에 선호작으로 등록한 작품들입니다. 어떤 것은 달랑 세 편만 올라온 것도 있고, 어떤 것은 꾸준히 올라오는 중입니다. 편이 짧은 것은 아무래도 추천하기 미묘하니 슬쩍 넘어가지요.


순서는 무작위입니다.

1. 카리넬v. 『웬만해선 우리들을 막을 수 없다』
이걸 적었는지 아닌지 헷갈려서 말입니다. 검색해보니 안 올린 모양입니다. 이전에 완결 났던 『오크 영애』의 후속편입니다.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이니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만, 아직 진행이 앞부분입니다. 19편까지 올라왔네요. 아무래도 달달한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공국으로 독립하고 나서, 독수공방하기를 몇 년. 그리고 드디어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임신과 출산이 이어지는군요. 그리고 그렇게 나온 2대들이 주인공입니다. 꼬꼬마들이 등장하긴 하는데, 많이 성숙(!)한 편이지요. 그러므로 판타지소설인걸 감안하고 보셔야 합니다.


2. 카논에스델, 『푸른 피아노』
이건......;ㅂ; 결말이 아주 멀진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이야기가 마무리 될지 감도 안옵니다. 그저 로맨스라는 것만 믿고 갑니다.ㅠ_ㅠ


3. 마나슈. 『겨울이 끝난 날, 여름에 물든 날』
분위기가 조금 묘합니다. 보통의 판타지보다는 묘사나 분위기 중심인 것 같고요. 일단은 BL이지만 그런 분위기는 적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따지자면 소프트BL?
옛날 옛적에 읽었던 동화 같기도 하고 전설 같기도 한 그런 느낌의 소설입니다. 아낀다며 아직 다 보지 않았지만 60편 넘게 올라와 있습니다. 그렇다고 포근한 이야기만은 아닌게, 주인공이 독에 당해 자라지 못하는 황제님이라.-ㅁ-; 나이는 스물인데 외관은 열넷 남짓입니다. 허허허; 그 독을 준 것이 귀족들이라는게 문제라면 문제죠.; 아직도 귀족들과의 암투는 진행중입니다.


4. RALL. 『안개 도시 모음곡』
두 번째 외전도 완결 났습니다. 외전의 이야기를 한 마디로 전하면 청춘 로맨스 + 그레이 로맨스.>ㅅ<
근데 그레이스는 여전하군요.;ㅂ; 그레이스가 제일 안됐다고 생각은 하는데..


5. 프리메르. 『아가씨는 커플메이커』
이전에 연재했던 후반부를 지우고 재 연재중입니다. 완결 후에 습작으로 돌리셨는데 지금 연재되는 후반부는 틀은 그대로 가되, 조금씩 묘사나 전개가 달라집니다. 좀더 자세하게 묘사하실 예정이라네요. 덕분에 다시 보고 있습니다.


6. 레모네. 『해바라기의 비밀노래』
꽤 독특한 소설입니다. 차원이동물입니다. 이동한 곳이 자신이 쓴 소설이라는 점은 다른 소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내용인데, 이쪽은 조금 방향이 다릅니다. 그곳에서 발랄하게 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아이들이 실시간으로 벌이는 로맨스를 지켜보고 있거든요. 하지만 또 그렇게 밝은 분위기는 아닙니다. 주인공 자체가 가능하면 세상에 손을 대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고자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주인공이 조울증이 있어 감정의 기복이 심하기도 하니 감정이입 많이 하시는 분은 피하시는게 좋을지도요..^^;
보고 있노라면 만사를 다 알고 있는 연령미상의 주인공이 쿨시크하게 인형극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기야 저도 제가 쓴 소설 속에 들어간다면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요. 하지만 별로 그러고 싶진 않습니다.; 실시간 염장은 그리 좋지 않아요.


7. qnrzj. 『리플릿 이야기』
BL입니다. 그것도 강도가 상당히 셉니다. 장르는 BL 로맨스로군요.
서몬나톤은 나라 최고의 신랑감이고, 리플릿은 그런 서몬나톤과 가끔 얼굴 보면 인사 하는 정도의 친분만 있습니다. 하지만 짝사랑한지는 꽤 오래되었지요. 그러다 어떻게 해서 사귀다가 서톤나몬의 주변 인물들에게 마음 고생 좀 하고 2년 잠적했다가 .... (거기까지)
읽고 있다보면 리플릿이 참 안되어 보입니다. 댓글 보아도 서몬나톤 나쁘다고 하는 사람들이 참 많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이거, 그냥 리플릿의 성별을 바꿔도 아주 어색하지 않을 것 같군요.(먼산)


8. misscherry. 『리셋』
BL 회귀물입니다. 꼭두각시 비슷하게, 체스판 위의 말처럼 살다가 참혹하게 버려진 주인공은 정신을 차려보니 어렸을 때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상황이 이전 생과는 전혀 다르게 돌아갑니다. 되돌아 왔지만 분기가 완전히 갈렸는데, 그 이유는 외전에서 살짝 나옵니다. 전생과 완전히 갈려서 다른 상황이 되었다는 점이 재미있더군요. 게다가 주인공이 참 귀엽긔! >ㅅ< 아직 덜 자란 꼬마가 주인공이니 로맨스가 펼쳐지려면 멀었습니다. 하하;
그리고 약간 잔혹한 부분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9. 오리로스. 『얼음장미』
요즘 올라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작품입니다. 주인공들의 감정 묘사가 절절해서...(먼산) 오늘 올라온 부분 읽다가 울었습니다. 하하하하하...;ㅂ;
제국의 북쪽과 남쪽은 변경백이 지킵니다. 제국의 공작은 매우 드물고 귀족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북쪽 변경백 아래, 자작의 딸인 로제크는 변경백-후작의 양녀로 들어가 남쪽 위드로우 공작가에 시집을 갑니다. 북쪽과 남쪽의 문화차이는 둘째치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공작에게 가는 도중 여러 일이 있었고, 도착해서도 많은 일이 있습니다.
일단 북쪽은 산악민족; 남쪽은 밀라노 ... 라고 하면 비슷할까요. 북쪽은 배를 뺀 바이킹 같은 분위기고 남쪽은 바다를 접한데다 덥기 때문에 굉장히 분위기가 다릅니다. 게다가 주인공 로제크는 ..(하략)
애초에 로맨스인데 앞부분은 로맨스 분위기가 별로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슬슬 로맨스 분위기가 나고 있으니 다음편 올라오기를 간절히 기다릴 따름이지요.


10. 유리엘리. 『되돌아온 시간』
100편 내외에서 완결 낸다 하셨으니 그리 멀지 않습니다. 근데 분위기 봐서는 100편 살짝 넘을 것 같군요.
이제 장애물들은 거의 다 사라졌고 남은 것은 얼마 없습니다. BL이지만 아직 그런 부분은 없으니, 달달한 로맨스 보는 것 같군요. 물론 지금까지 정치 암투가 상당히 있었지만 말입니다.


11. 유리엘리. 『백치 공녀』
차원이동 빙의물입니다. 근데 빙의물이 아니라는 것이 또 나름 함정일지도요.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데 들어온 몸이 제국의 공녀입니다. 그것도 백치로 소문난 아가씨고요. 버려진 공녀의 몸에 들어와 눈치 안보고 이것저것 판은 벌렸는데, 이번에는 황후로 위장취업 들어갑니다.-ㅁ-; 아직 계약서만 썼고 취업은 안했고요. 조만간 데뷔하면 판이 또 커지겠지요.
이것도 로맨스입니다. 『되돌아온 시간』은 BL이지만 이쪽은 일반 로맨스. 근데 아직 로맨스 분위기 나오려면 멀었습니다. 하하;





.. 이만큼 쓰는데 2시간 걸렸다는 건 안 자랑. 결국 오전이 홀라당 날아갔군요.T-T;;


이미지 미리 보기 방지용 사진. 하지만 딱 저 이리스의 심정이 제 심정입니다.


다나카 요시키 원작의 아루스란 전기가 만화로 연재된답니다. 연재되는 곳은 별책 소년매거진. 이것만 들어서는 딱 와닿지 않는데, 아마 원작의 그림을 아시는 분이면 애니메이션의 그림체와 괴리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버리신 분도 있을 겁니다. 원작은 아마노 요시타카였지요. 사실 좋아하는 삽화는 아니지만 그 몽환적인 그림은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샌드맨의 삽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아니, 하지만 창룡전 삽화는 CLAMP 쪽이 더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캐릭터 이미지에는 그 쪽이 맞아요.-ㅁ-;


하여간 이렇게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래 이미지를 보고 정신 붕괴를 일으키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아루스란 전기에 만화가 이름을 함께 넣어 검색하면 5월 9일자로 상당한 글들이 나옵니다. 저는 그 중 맨 위로 올라온 글(링크)에서 그림을 들고 왔습니다.^^;




...
누구신지 아시겠지요?
이제 아루스란은 갑주를 두르고 호문클루스를 연성하여...(거기까지)

근데 저거 아루스란 맞나요. 머리칼이 은발인데다가 검을 소중하게 들고 있는 것을 보아 맞는 것 같은데, 데......
아루스란 미소년 아니었습니까?;;


대신 소설 마지막권에 등장하는 그 아가씨는 굉장히 잘어울릴 것 같군요. 아라카와 히로무의 발랄한 그림체라면 가능할겁니다. 넵. 게다가 아라카와 히로무니까요. 뭐, 어떻게든 완결을 내지 않을까요오오오...?




소식은 M님이 생혐에 올리신 것을 보고 알았습니다. 거기올라온 소아인 관련 영상은 내일쯤 올리지요.+ㅅ+
이번에도 두 책입니다. 이건 앞에 올린 두 책보다 먼저 보았는데 리뷰 쓰는 것이 늦어 더 늦게 올리네요. 게다가 가볍고 무난하게 본 책이라 리뷰를 더 늦게 올리게 되는군요.

가볍고 무난하다는 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괜찮습니다. 여타 다른 음식, 부엌 관련 책들보다 낫습니다. 최근 보았던 여러 음식 관련 책들 중에서도 괜찮다고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하지만 두 책의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아무래도 편집이라든지 기술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집과 부엌』은 본제가 아니라 수식어가 따로 붙습니다. '타니아의 독일 키친 여행'이 앞에 들어가고 부제는 '작은 집에 딱 맞는 독일식 주방 라이프'입니다. 이 책은 일서가 원본이고 제가 본 것은 번역본입니다. 일본의 음식 관련 서적을 찾다보면 한 두 번은 만나게 되는 것이 이 타니아란 사람입니다. 앞서 다른 책도 읽었는데 그 때는 그냥 무난하게 넘어갔거든요. 이 책은 꼭 짚고 넘어갈 부분이 하나 있더군요. 딱 집어 말씀드리자면 F님 취향이실 겁니다.
책의 저자인 타니아는 성이 가도쿠라로, 독일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렇다 보니 독일과 일본의 양쪽 모습을 다 보여주고 있지요. 본문을 읽다보면 남편은 일본인이랍니다.'ㅂ' 시댁이 일본 시골이라는 언급이 있거든요.

책은 독일의 식사, 베를린의 부엌, 독일과 관련된 음식 이야기 등으로 나뉩니다.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독일의 식사인데 발효빵 만드는 법이 나옵니다. 여기서는 호밀을 써서 효모를 만들고, 그걸로 빵반죽을 1차로 만들고 그걸 써서 빵반죽을 합니다. 로러 잉걸스 와일더의 『실버 호숫가』를 보면 비스킷을 만들 때 전날 반죽을 남겼다가 섞어 쓰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여기 나옵니다. 발효종을 써서 만드는 반죽인데, 나중에 뭐라 부르는지 찾아 올리겠습니다.OTL
하여간 그 반죽 만드는 법이 아주 자세히 나오기 때문에 F님이 관심을 가지시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지요. 그 1차 빵반죽은 냉장고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답니다.

어쩌면 『아빠는 요리사』에서 나오는 효모만들기도 이와 비슷하게 시작하는지도 모르지요. 물론 만드는 방법은 상당히 다릅니다. 거기서는 다양한 재료를 다져 섞어서 효모를 만들거든요. 어떤 빵집에서는 특정 과일이나 특정 말린 과일을 발효시켜 효모를 키웁니다. 어느 것이 맛있는지는 잘모르지만 저는 아마 도전하지 않을 겁니다. 독일빵 특유의 신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ㅁ-;
(커피 신맛도 그렇지..;...)



알렉스의 스푼은 클래지콰이의 멤버이며 몇번 음식 관련 프로그램도 찍었던 그 알렉스가 쓴 책입니다. 음식에 대한 옛 기억들과 회상, 거기에 해당 음식들을 만드는 법까지 달아 놓았는데, 글이 꽤 마음에 듭니다.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글이거든요. 게다가 가수 데뷔를 하기 전에는 요리사로 경력을 쌓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요리사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데는 놀랐습니다. 사실 몇 번 TV 프로그램에서 보았을 때 굉장히 요리를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요리사였다는 점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하하하;

신기한 먹거리보다는 친근하게 다가오는 음식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향수어린 음식, 소울푸드 말입니다. 집밥 이야기도 많아요. 제일 마음에 드는 먹거리가 앞부분에 나오는 고추장 불고기 주먹밥인 것도 그래서입니다. 한식과 일식, 양식을 넘나듭니다. 따라하기도 꽤 쉬워보이고요. 가볍게 읽을만 하지만 또 몇몇 부분은 참고할만 합니다. 특히 홍콩음식에 대해 언급한 몇 이야기는 같은 작업실을 쓰는 분이 조만간 홍콩여행 가신다고 하기에 슬쩍 가르쳐 드렸습니다. 훗훗훗. 홍콩 딤섬 참 맛있지요-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은 다이어트 관련이었지만..(먼산)

하여간 연예인이 썼다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가도쿠라 타니아. 『(타니아의 독일 키친 여행)집과 부엌: 작은 집에 딱 맞는 독일식 주방 라이프』, 조우리 옮김. 홍시, 2012, 13000원
알렉스. 『알렉스의 스푼』. 중앙북스, 2009, 15000원.


하지만 저 책가격은...ㅠ_ㅠ
책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오릅니다. 물론 인터넷 서점에서 할인받을 테지만 그래도.....;;
각각 다른 책입니다. 미쓰다 신조의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에 이어 나온 책들입니다. 시리즈지요. 원서 검색을 해보지 않아, 이 시리즈가 얼마나 있고 몇 번째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각권 따로 보아도 문제 없습니다.

두 권 모두 B님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 출간 순서대로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산마처럼 비웃는 것』,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의 순서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제 취향에는 안 맞았습니다. 책을 내려 놓는 순간까지 그렇게 충격은 받지 않았습니다. 익숙해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자세히 적으면 내용 폭로가 될 터이니 아래 따로 접어서 서술하겠습니다.

일단 이 두 편도 요코미조 세이시와 느낌이 닮았습니다. 닮지만 꽤 다릅니다. 그러고 보면 B님은 이걸 두고 교고쿠도를 떠올리시던데, 저는 전혀 다른 작품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B님은 안 보셨을 듯..? 블로그 검색해보아도 이 작가는 안 보셨더군요. 저는 이쪽이 외려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글 분위기는 극과 극입니다.;
괴담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도조 겐야는 산골짝에 들어갑니다. 신(神)의 가문과 마귀 가문으로 나뉜 마을은 극명하게 대립해 있는데, 도조가 들어온 뒤에 예상했던 대로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갑자기 오버랩 되는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ㅁ-; 그쪽은 아예 저주받은 건축가(...)가 있어 그 집에서만 사건이 벌어진다지만 여기서는 도조가 가는 곳마다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첫 번째 권은 조금 다르군요. 그쪽은 별개의 이야기로 둡니다.
하여간 도조도 그것이 마음에 걸리는지, 출판사 편집자와의 대화에서 그런 속내, 불안감을 비추고 편집자는 우연의 일치다며 달랩니다. 하지만 자네가 미쓰다 신조의 추리소설 주인공인 이상, 이런 우연의 일치는 계속될 걸세. 하하하.;ㅂ;


이 시리즈는 다 읽고 나서 책 제목을 보면 제목이 달리 보입니다. 제목 자체가 상당한 키워드거든요. 어떻게 키워드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다 읽고 나서 제목을 보면 헉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은 책에 몰입하시어요.

책 편집도 조금 불만이 있습니다. 비채가 책은 잘 만들긴 하는데 책 편집은 취향이 아닙니다. 활자 크기가 크고 자간이 넓어 펼쳤을 때 양 면에 들어가는 분량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책 두께도 두꺼워지고 무겁지요. 읽다보면 이게 그렇게 분량 많은 것은 아닌데 책이 부피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거워서 들고 다니며 보기 힘들더군요. 그래도 꿋꿋하게 보고 다녔지만. 『산마』는 목요일에 끝, 『염매』는 어제 끝냈습니다. 별 생각없이 보았는데 연속으로 본 셈이군요. 하지만 그 사이에 다른 책 두 권을 더 보았습니다. 하하하하; 보고서 회피모드라 그런거예요.

자, 이제부터는 책의 내용에 대해 적어봅니다.



아, 번역에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 권영주씨는 제가 번역본을 꽤 많이 보았는데, 이번에는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B님 블로그 댓글에도 썼찌만, 『산마』는 도조와 편집자가 만난 장소를 진보 정이라 표기해서 당황했습니다. 그냥 진보쵸라고 해도 되지 않았을까요.
『염매』에서는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을 때 특정 장면에서 인물 이름을 잘못 적은 것인 아닌가 싶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염매』 때문에 한동안 무서운 길은 못 다닐 것 같습니다. 으으으; 등 뒤에 누가 쫓아오는 기분이 들어요!

미쓰다 신조. 『산마처럼 비웃는 것』, 권영주 옮김. 비채, 2011, 12000원.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권영주 옮김. 비채, 2012, 14000원.



이래 놓고 오늘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가면서 미쓰다 신조의 다른 책도 추가로 빌려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도 신간 나왔는데 봐야 하나?
피터 맨젤과 페이스 달뤼시오의 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전에 『헝그리 플래닛』을 보았거든요. 그 때도 꽤 재미있게 보았는데 얼마전 T님 이글루에서 『칼로리 플래닛』 감상을 보고 나서야 다음 책이 나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목도 닮았지만 프로젝트의 느낌도 닮았고, 『헝그리 플래닛』의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도중에 『칼로리 플래닛』의 프로젝트도 시작했습니다.

『헝그리 플래닛』은 세계 각국의 가족들이 일주일 동안 무엇을 먹는가에 대해 사진을 모아 놓은 책입니다. 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고 각 가족들의 뒷 이야기, 그들의 문화, 그들의 식생활을 함께 다룹니다. 『칼로리 플래닛』은 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도중에, 가족이 아니라 개인 버전의 사진을 찍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을 섭외하고, 그 사람이 하룻동안 무엇을 먹는지를 보며 사진을 찍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비슷할 것 같지만 내용은 두 책의 방향은 서로 다릅니다. 개인의 이야기가 어떻게 보면 더 내밀하고 진솔합니다. 그리고 마음 아픈 이야기도 여럿 있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했고 책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실어 놓았습니다.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은 다음이 훨씬 더 복잡하더군요. 예를 들어 앞부분에 나온 어떤 이는 하루 식사에 비정제 우유 한 컵이 들어 있었습니다. 피터랑 페이스는 건기 당시의 해당 지역의 소에서 유지방이 얼마나 나오는가에 대한 자료를 찾았고 관련 연구를 얻어 그 우유 한 컵의 칼로리를 계산합니다. 커리를 먹었다 치면, 해당 커리를 만들 때 들어가는 기름 한 큰술까지도 다 일일이 계산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직접 조리하여 먹으니 그에 따라 칼로리가 굉장히 달라지거든요.

그렇게 계산한 1일분의 식사 칼로리를 적은 사람부터 많은 사람까지 주르륵 배열하고 실었습니다. 원래는 101명을 하려 했다가 지면 관계상 21명을 제외했다는군요. 총 80명입니다. 여기에는 아마 페이스와 피터 본인의 칼로리도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식문화나 문화, 세계화, 빈곤, 농업. 이런 쪽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꼭 읽으시고, 아니시더라도 한 번쯤 볼만합니다.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 다루기 힘들다는 것이 최대 문제로군요. 저도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그래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니까요.



그리고 읽고 나면 미묘한 죄악감이 듭니다. 너는 그렇게 잘 먹고 잘 살고 있지만 어떤 곳에서는 하루 섭취 칼로리가 800칼로리 뿐인 곳도 있고, 그나마도 가뭄으로 점점 살기 힘들어지고 가난해지기도 한다는 말이 귓가에 들리는 듯합니다. 비가 제 때 제대로 온다면 그 사람들은 굶을 일도 없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텐데요. 환경 재난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뉴스를 다루는 선진국에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그런 작은 나라겠지요.

읽으면서 내내 마음은 불편했지만 그래도 좋았씁니다. 이런 이중적인 감정을 가지게 만드는 책인걸요.



피터 멘젤, 페이스 달뤼시오. 『칼로리 플래닛』, 김승진, 홍은택 옮김. 윌북, 2011, 25000원.

추리소설입니다. 원제는 首無の如き崇るもの. B님 추천으로 찍어 두었다가, 한국 출간 순서대로 이 책을 가장 먼저 집어 들었습니다. 처음에 제목을 듣고는 익숙하다 했더니 니시오 이신의 헛소리꾼 시리즈가 이것이랑 비슷하네요. 그러고 보니 헛소리꾼 시리즈도 집에 자리만 넉넉했다면 두었을 시리즈인데 말입니다. 이 책과 제목이 닮은 것은 『살린 머리 사이클』입니다. 머리가 왜 잘렸는가는 어떤 추리소설에서건 중요한 부분이지요. 이 이야기에서뿐만 아니라 『점성술 살인사건』에서도 자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처음 이야기는 옛날 옛적, 어느 시골마을에 살았던 아줌마한테서 시작됩니다. 아줌마이지만 꽤 이름있는 추리소설 작가로 필명을 쓴답니다. 이 사람은 몇 십년 전, 순경이었던 남편 덕분에 그 마을에서 벌어진 어느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만납니다. 사건에 직접 뛰어든 것은 순경이었던 남편이지만 상담역이었던 덕분에 굉장히 자세한 정보도 얻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죽은 뒤에는 이 수수께끼를 어떻게든 풀어보기 위해 추리소설 독자들을 대상으로 사건의 전체 이야기를 밝히고 해결의 실마리를 달라고 요청합니다. 잡지에 연재를 했거든요.

戰前에 일어났던 살인사건은 유서깊은 산을 중심으로 한 이 마을의 유력 집안 후계자(조주로)와 그 동생이 마을의 오래된 신사에 참배를 드리던 중에 발생합니다. 두 번째 살인사건은 그 후계자가 결혼할 때가 되어 맞선을 보는 도중에 일어나고요. 이 두 가지 살인사건이 가장 큰 수수께끼입니다. 약 10년 사이를 두고 일어난 사건들은 마을에도 굉장한 광풍을 몰고옵니다. 유력 집안은 세 곳이지만, 그 세 곳의 지위가 바뀌는 큰 일이었으니까요. 이야기의 중심 인물 중에는 초반에 등장하는 꼬마, 요키다카가 있습니다. 부모와 가족을 어이없이 잃고 마을에 흘러 들어온 꼬마는 여러 모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밝히면 안되니까 슬쩍 넘어갑니다. 하여간 전체 등장 인물 중 요키다카처럼 처음 이미지와 끝 이미지가 확 바뀌는 사람도 드뭅니다. 아니, 이 소설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이미지가 바뀝니다. 초지일관한 이미지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중간에 굉장히 변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이 반전의 묘미지요.-_-;

특히 맨 마지막 부분의 해설(!)은 기묘합니다. 몇 번이고 뒤집어 엎는데, 그걸 세 번쯤 반복해서 보았나봅니다. 글이 튀어나올 때마다 결과가 달라집니다. 바뀌고, 또 바뀌고. 그래서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는 허탈했습니다. 다시 보면서도 긴가민가하지만 몇 번이나 다시 보고 나서는 범인이 그 사람인가 싶더군요. 그 부분에 대한 묘사는 조금 헷갈리긴 합니다. 기술하는 사람도 헷갈리고 있었으니까요.


몇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는데, 조주로와 요키다카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이 부분은 처음 보았을 때부터 걸렸거든요. 그 때문에 앞부분 읽다가 집어 던질까 고민하며 결말을 보고는 다시 처음부터 보았습니다. 한데, 제가 보았던 결말은 일부더군요. 결말부분이 길어서 그 짧은 장면만 보아서는 전체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네요.;


B님이 이야기하신대로 전체 분위기는 요코미조 세이시와 닮았습니다. 더벅머리 탐정이 어디선가 짠하고 나타나 사람들이 몰살하고 나서 수수께끼를 풀겠다고 나서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입니다. 하기야 이건 그보다는 더 교고쿠도 같기도 하군요. 민속학적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물론 그에 대한 해답(?)도 있습니다. 그러니 마음 편히 보세요.


책은 두껍지만 역시 한 번 붙들면 손을 놓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일부러 보고서가 끝나기를 기다려 책을 집어 들었는데 그러길 잘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보고서 마감을 어겼을 겁니다...-ㅁ-;
이 책은 다 보았고, 칼로리 플래닛도 다 읽었으니 다시 다음 책을 보러 가야겠네요. 하지만 그 사이에 읽을 책이 최소 두 권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먼저 빨리 읽을 수 있는 책 두 권부터 해결하고 그 다음 책을 보렵니다.+ㅅ+




미쓰다 신조.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권영주 옮김. 비채, 2010. 14000원.

오에 겐자부로는 이름만 들어 알고 있는 작가입니다. 소설가인 것도 알고, 노벨상 수상자인 것도 알고, 일본내의 반전주의자로 친한파에 가까운 것도 알지만 거기까지입니다. 왜냐하면 전 노벨상 수상 작가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노벨상을 받는 작가들은 대체적으로 제가 어렵게 생각하는 글을 씁니다. 그래서 보다가 도중에 그만두는 일이 많아요. 번역 문제인가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번에 이 책을 보고 나서 또 한 번 생각했습니다.
노벨상 수상 작가들은 글이 어렵고 내용이 어렵습니다. 굉장히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소설은 보통 가볍게 기분 전환용으로 보는 제게는 부담스럽습니다. 어려운 책은 사회과학 전문 서적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걸로 족해요.

이 책은 수필이 아니라 강연집이더군요. 처음에는 수필인줄 알고 집었는데, 다양한 모임에서 몇몇 유명한 선배 작가들에 대한 감상, 평가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을 모아 놓았습니다. 문제는 그 선배 작가들인 누구인지 제가 제대로 모른다는 점입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황석영씨가 문학을 좋아하는 의사모임에 가서 강연을 합니다. 강연 주제는 김지하와 시대상입니다. 그러나 난 김지하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해당 강연은 참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뭐; 김지하씨가 누군지 모르진 않습니다. 제대로 글을 읽은 적은 없지만 대강 어떤 분인지는 들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OTL 아무래도 이쪽 공부를 더 해야겠습니다. 일본문학사를 공부하기 전에 한국문학사부터 말입니다. 하지만 한국현대사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부분이라 제대로 된 책이든 내용이든 찾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군요.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내용을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내용은 어렵지 않지만 좀 어렵습니다. 글이 어려운 것은 아닌데, 상당히 쉽게 말하려 애쓴 것 같은데 내용이 상당히 깊다보니 어렵습니다. 특정 작가에 대한 회고담, 그 사람이 쓴 글의 내용, 표현 방식에 대해 세부적으로 다루고 있거든요. 그리고 뒷부분에는 정치적인 이야기도 나옵니다. 요즘 많이 언급되는 일본의 헌법 9조 말입니다. 다른 때라면 몰라도 지금 같이 우파가 득세하는 때에 헌법을 고친다는 것은 주변 국들에게 위협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입니다. 본인들은 자위권이라고 주장하지만 전쟁 전과 마찬가지로 이상한 우파들이 정권을 잡고 있고 있는데 말입니다. 마치 '브레이크 제대로 밟고 있을테니까 핸드 브레이크 풀어도 돼!'라고 주장하는 것 같단 말입니다. 옛날에 사고 친 것은 옛날이고, 그건 우리가 잘못한게 아냐라고 주장하네요. 저러다가 브레이크 놓으면 어떻게 하라고.-_-; 지금 상황이라면 브레이크 안 밟으면 그냥 내달릴 것 같다고요.

하여간 여기서도 헌법 9조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를 이야기 합니다. 그러고 보니 헌법 9조가 문제가 아니라 교육법 수정도 문제였군요. 좋은 국민이 어떤 국민인지에 대한 합의 없이 교육을 하다보면 '좋은'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국가의 말을 잘 듣는 국민이 좋은 국민일 수도 있고, 국가가 하는 일이 옳다고 동조하는 국민이 좋은 국민일 수도 있지요. 지금 일본의 분위기를 보면 그 좋은 국민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네요.


하지만 남말할 일은 아니고...
물론 인터뷰의 편향성 문제일 수도 있지만 야스쿠니 신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신사(紳士, gentleman)냐고 대답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들어보지 못했다는 사람도 많고요. 하지만 남의 일이 아니군요. 주변에서도..(이하생략)

여기 언급되었던 여러 작가들은 한 번 읽어보고 싶은데 다음으로 미뤄야겠습니다. 일단 지금 읽고 있는 『잘린 머리』부터 끝나야지요. 근데 이거 앞부분 읽는데 왠지 취향이 미묘...T-T; 앞부분은 딱 요코미조 세이시로군요.;
(게다가 남의 위세와 자리를 믿고 허세 부리는 놈이 하나 툭 튀어 나와서 심기 불편하게 만드니.-_-+)


오에 겐자부로. 『말하고 생각한다 쓰고 생각한다』, 채숙향 옮김. 지식여행, 2005, 1만원.

학산문화사에서 나온 고양이 관련 여러 책 중 하나입니다. 학산에서 몇 년 전부터 만화책이나 라이트노벨과 관련 없는 책을 내기 시작했지요. 아무래도 사업(?) 다각화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데 이 책은 2012년에 나온 걸 보니 지금도 쭉 계속되고 있나봅니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일본의 시타마치쪽, 그러니까 골목가게들 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집을 소개합니다. 입소문을 듣고 나가는 모양인데, 나이가 많은 터줏대감 고양이들인데다 가게의 명물이 되어 있으니 소문이 안 날 수 없지요. 귀엽다거나 예쁘다거나 하기 보다는 관록이 보이는 고양이들입니다. 가볍게 한 번쯤 훑어 볼만 하지요. 굉장히 얇은데다 읽기 편합니다. 하지만 가격은 ...(먼산) 뭐, 요즘 책 값이 많이 비싼데다 올 컬러니까 그러려니 하지요.



...

업무모드로 돌아가야하는지라 이정도만 쓰고 넘어갑니다.-ㅂ-;;



우메츠 유키코. 『우리는 점장 고양이』, 김시내 번역, 학산문화사, 2012, 12000원.


같은 시기에 빌린 기네스 펠트로의 스페인 스타일은 패스. 도서관에서 덥석 빌렸는데 그다지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리오 바탈리는 『앗 뜨거워!』에 등장하는 그 요리사이기도 합니다. 메인 셰프들은 성격이 참 안 좋은가보다라고 이 사람과 고든 램지를 보고 생각했징...'ㅂ';;;
물론 여인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여인입니다. 남성은 딱 두 명, 이탈리아 국왕이었던 움베르토 2세와 투른 운트 탁시스-Thun und Taxis, 투른과 탁시스로 추정-가문의 요하네스 공뿐이로군요.

보석으로 유명했던 여러 명사(여자)들의 보석 컬렉션을 보여주는데, 크게 배우, 귀족, 상류사회로 나누었습니다. 배우에는 오페라 가수도 한 명 들어가는군요. 보고 있노라면 몇몇은 과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친듯이 보석을 사들이는 모습을 보이거든요.
책의 구성은 나쁘지 않지만 조금 걸리는 부분은 책의 모든 보석이 컬러가 아니라는 점. 흑백이기 때문에 에메랄드니, 루비니 설명을 해놓았어도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편집상의 문제도 있어서 글에서 설명하는 보석들이 바로 옆에 배치된 것이 아니고 매치가 되지 않아서 보기 어렵더군요. 최근에 너무 친절한 책들만 보아서 그런가 싶습니다. 전공 서적들은 다 주구장창 설명하잖아요. 표 1을 보면~이라든지, 그림 10을 보면~ 이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설명을 줄줄 해놓아도, 보석 세공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저는 모릅니다. 허허허;

그래도 눈요기하기에는 굉장히 좋습니다. 그건 보석뿐만은 아닙니다. 보석을 달고 있는 사람도 굉장히 아름답거든요. 물론 아름답다는 것과 취향이다는 것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특히 1장에 등장한 배우들은 얼굴이 그다지 취향에 안 맞더라고요. 게다가 다들 성격도 대단해서 그런지 결혼도 여러 번 하고 마지막에 행복하게 살았다는 사람은 거의 드뭅니다. 조금 특이한 사람이 있다면 레나타 테발디 정도? 마리아 칼라스는 알지만 테발디는 몰랐는데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마리아 칼라스의 선배쯤 되겠더라고요. 그 당시 마리아 칼라스의 팬들이랑 다른 가수 팬이랑 대판 싸웠다는 이야기는 얼핏 들었는데 그 사람이 이 사람이더랍니다.

얼굴 취향으로 따지자면 배우들보다는 오히려 귀족집안이나 왕실이 취향입니다.; 말버러 공작부인 글래디스는 조금 얼굴 취향은 아닌데, 맨 앞에 나온 사진을 보고 나서 헉 했습니다. 진짜 예쁘더군요. 사진 검색하다가 마침 관련 정보를 모아 놓은 블로그를 찾았습니다. 유럽의 왕족 귀족과 결혼한 미국의 상속녀들 - (29) 글래디스 디컨(링크)을 읽으시면 조금 더 자세한 정보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근데 아무리 찾아도 결혼식의 그 사진은 안나오네요.=ㅁ=; 웨딩드레스 입은 다른 사진은 나오는데 아쉽습니다.

움베르토 2세의 딸이, 아버지가 디자인한 티아라를 쓴 걸 보면 확실히 같은 모석이라도 이런 차림이 더 잘 어울리는구나 싶습니다. 전 이런 쪽이 취향인가봅니다. 메리공주나, 알렉산드라 왕비와 그 딸들의 모습도 그렇고요. 치렁치렁 보석을 감은 모습인데도 이게 아주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지금 생각하니 흑백이라 덜 화사하게 보여 그런지도 모릅니다.;

가장 취향인 얼굴과 보석 세트(...)는 데이지 펠로스입니다. 모던의 분위기가 풍기면서도 보석이 아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미인이더군요. 다만 설명하는 부분에서 조금 이상하던데, 데이지 펠로스의 생애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앞부분에서 "윈스턴 처칠의 사촌인 레기널드 펠로스와 결혼했다"고 하더니 뒤에는 "남편 레기널드 펠로스의 조카 윈스턴 처칠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사촌이면 조카일리가 없는데.
일단 윈스턴 처칠의 사촌이라는 부분은 위키에서도 똑같이 나오네요.(링크) 남편인 레기널드 펠로스가 9대 말버러 공작의 조카라는데, 처칠은 7대 공작의 손자입니다. 8대 공작은 7대 공작의 아들로 윈스턴 처칠의 큰 아버지지요. 9대 공작은 그 아들이니, 윈스턴 처칠과는 사촌지간입니다. 만약 레기널드 펠로스가 9대 말보로 공작의 조카라면 윈스턴 처칠의 조카이기도 한 겁니다. 참 헷갈리지요? 찾아보니 펠로스 집안이랑 결혼한 것은 7대 공작의 딸입니다. 즉, 처칠의 고모 로자몬드가 펠로스 집안의 윌리엄 펠로스와 결혼했고 그 사이에서 레기날드-전 이 이름을 레지날드라고 보통 부릅니다만...-가 태어납니다. 이 사람이 데이지 펠로스의 두 번째 남편이고요.
정리합니다.
이 책에서는 데이지 펠로스의 남편인 레기널드 펠로스가 1. 윈스턴 처칠의 사촌, 2. 윈스턴 처칠의 아저씨(삼촌뻘), 3. 윈스턴 처칠의 조카로 서로 다르게 나옵니다. 결론은 사촌입니다.-ㅁ-;
(덕분에 이 책에 대한 신뢰성이 바닥을 쳤...-_- 아무래도 이건 오역이니까요. 이거 찾느라고 위키를 30분 동안 붙들고 있었으니.)

눈에 들어오는 보석으로 치자면 20쪽에 나오는 카르티에 제작의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목걸이. 이번에 보고 알았는데 카르티에는 다이아몬드 세공을 굉장히 예쁘게 하는군요. 멀 오베론이 소장한 카르티에 작품들은 다 예쁩니다.
폴레트 고다드의 소장품 중에서 옐로 사파이어, 블루 사파이어, 루비로 된 작품은 보기에는 예쁘지만 착용하기에는 조금 미묘.
레타나 테발디의 다이아몬드 세공품도 예쁩니다.
하지만 소장을 떠나서, 작품이나 가치로 예쁜가를 따지자면 움베르트 2세의 컬렉션이 좋네요. 이런 건 박물관에 고이 소장해야한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유색보석 중에서 예쁘다며 홀려 있던 것은 데이지 펠로스의 팔찌. 유색 보석을 굉장히 예쁘게 매치했더군요. 하지만 이런건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면 ... 면...;
반 클리프 앤 아펠 제품 중에서는 역시 데이지 펠로스의 티빨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착용방식이 굉장히 특이하네요.

한 번씩 훑어 보면서 체크했는데, 전 역시 커다란 다이아몬드보다는 자잘하게 세공이 들어간 쪽이 눈에 들어오나봅니다. 하지만 제가 살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그야, 보석은 착용해야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고 다닐 일이 거의 없거든요. 직업상 반지도 안되고 팔찌도 안되고. 목걸이는 하지만 무거우면 또 부담되고. 브로치 정도가 딱인데 ... 그래서 보는 내내 브로치 계열이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릅니다.^^;

재미삼아 한 번쯤 가볍게 볼만 합니다.'ㅂ'


스테파노 파피, 알렉산드라 로즈. 『불멸의 보석: 명사들이 간직해온 부와 사랑의 기억』, 김홍기 옮김. 투플러스북스(미술문화), 2012, 24000원.

1. Formeeting, 완벽한 목적지를 향한 제자리 걸음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아직 초반이고 갈 길이 멉니다. 근데 남녀주인공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안 볼 수가 없었어요.
그러니까 어느날 여주인공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신관 아저씨가 갑자기 끌고 수도로 가는 바람에 '황후 후보'가 됩니다. 그 때까지는 전혀 몰랐지요. 문제는 여주인공이 평민에, 고아에, 본래 직업은 용병이고, 황제보다 나이가 네살인가 더 많다는 겁니다. 동,서,남,북의 신관들이 한 명씩 데리고 왔는데 동쪽 신관이 데려온 후보만 그럽니다. 다른 후보는 백작가의 딸, 공작가의 딸 등등입니다. 다 귀족인데 마음 여린 소녀 하나, 콧대 높은 소녀 하나, 고고한 소녀 하나로 굉장히 다채롭습니다.
그런 후보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가 관건. 당연히 주인공 보정 있습니다.

황제가 안쓰러워서 웃으며 보게되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지금 연재가 끊긴 것이 아쉽네요. 학기 중이라 그런가..?


2. 정여롱자의, 고서점 정여롱자의
아콰터파나 작가님의 다른 작품입니다. 근데 살라후딘은 어디갔나요.OTL
이번 이야기는 인사동 어드메에 있는 묘한 고서점이 배경입니다. 분위기로 따지면 동양판타지. 여주인공은 그런 핏줄을 타고나서 워낙 그런게 잘 보이는 인물인데, 아무리 봐도 성격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아직 올라온 편이 짧지만 읽다 보면 카메라 들고 인사동에 가고 싶습니다.
...
하지만 행정동으로 인사동은 없다는것이 포인트. 허허허허허허허.... 베이커가 221b와 같습니다.;


3. 엔지앙, 진홍에 물들다
완결이 난 작품이라 마음 편히 보았습니다.


4. 리체르카, 깨어진 잔에 건배하라
역시 흡입력이..OTL 이 분 참 무서워요.
저도 열심히 글을 쓰면 언젠가 이분만큼이나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ㅂ;
듀시스님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는데 흡입력이 상당히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습작으로 돌려 놓으신 듯.;
가끔 시도 때도 없이 외전이 올라오면 습작에서 연재작으로 풀립니다.;
모종의 이유로 사신과 함께 행동하게 된 주인공이, 어쩌다보니 원해 먹고 살던 문필업 때문에 골치아프게도 내전에 휘말립니다. 내전에 휘말려서 어떻게 되는 가가 관건인데, 원래 로맨스이지만 작가가 리체르카님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대강의 방향은 아실겁니다. 모르시는 분은 각오하고 보시어요.; 앞서 추천했던 『물이 비치는 달』하고 『아이비스의 기묘한 이야기』의 작가이십니다.-ㅂ-;


5. 둥근보름달, 정연주,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
공동작품입니다. 작가명은 둥근보름달로 올라와 있네요. 평민 출신으로 평범한 음식점의 딸인 주인공은 아카데미에 다닙니다. 학비가 무진장 비싸 항상 투덜대며 어떻게든 장학금을 타려고 노력하지만, 그 위에는 세기의 천재 한 명이 올라와 있습니다. 팔방미인, 못하는 것이 없는 주인공은 출신도 좋아서 공작가의 아들래미입니다. 후계자래요. 키도 크고 잘생기고 못하는 것도 없고 집안도 좋으니 여자들이 항상 따라붙는데 본인은 무덤덤한 편입니다. 여자 주인공은 그런 주인공에게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고요.
어떻게 보면 『그 남자 그 여자』의 아리마와 유키노랑도 닮았는데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 그러고 보니 진짜 좀 닮았군요.'ㅂ' 소설과 만화인데다 판타지 배경까지 얽히니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지만 말입니다. 무엇보다 여주인공은 귀엽거든요. 남주인공이 붙인 별명이 까만병아리입니다. 그 소리 들으면 '홍당무 소리를 들은 앤'과 비슷한 수준으로 격노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앤처럼 석판으로 남주인공 머리를 때리지는 않아요.-ㅁ-;
가벼운 판타지 소설입니다. 재미있는 건 각 편마다 저자가 미묘~하게 보인다는 것. 먹는 것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 대체적으로 둥근보름달님이 쓰셨을 것 같고, 무거운 분위기는 정연주님이 쓰셨을 것 같아요.


6. 살초, 전상에의 아리아
아, 판타지 로맨스입니다. ... 근데 제가 이거 리뷰 안 올렸던가요. 저도 헷갈립니다.;
소설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하얀 로냐프 강』입니다. 옛 판타지 소설을 아시는 분이라면 기억하실듯. 기사단이 주인공이고 전투 장면이 상당히 세밀하게 나옵니다. 공성전이라든지 등등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나오는데, 『밤에 빛나는 꽃』과는 달리 정통 기병물쯤..?; 하여간 더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습니다. 『하얀 로냐프 강』만큼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무겁습니다. 게다가 아직 주인공들이 갈 길이 멀어요.; 그나마 최근에 한 건이 해결되어서 조금 마음 편히 보고 있지만 말입니다.T-T;
차원이동물이긴 한데, 이미 주인공이 그 세계에 녹아 들어서 이제는 거의 판타지소설에 가깝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전쟁포로가 되어서 승전국에 끌려갔는데, 본체(?)의 출신국으로 돌아갈 수 없어서 승전국에서 일하다가 어쩌다보니 ...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로맨스도 있습니다. 남자주인공도 앞뒤 꽉꽉 막힌데다가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걸 해결하는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아직도 장애물은 산재해있고 문제는 많습니다. 그래도 이 둘이 행복해질거라 믿고 있으니 보는거죠.
..
근데 아직 갈길이 멉니다.(2)


7. 혜돌이, 아도니스
워낙 양이 많아서 한 번 선작했다가 미친듯이 달려 고생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올라오는데 그 때마다 기대하고 있고요. 기본은 회귀물입니다. 검의 천재인 여주인공은 원래 핍박받는 삶을 살다가 자신을 무시했던 것들을 다 쳐내고 여자임에도 공작에 오릅니다. 그리고 왕의 검이 되어 이웃나라와 싸우는데, 그 나라의 왕이 또 대단한 검의 천재입니다. 주인공은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어요. 결국 마지막 싸움에서 패하고 숨이 지면서, '다음에 다시 태어나면 네 검이 되겠다'했는데, 정신이 들어보니 다시 아기.OTL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는데서 분노했지만  ..... 이라는부분까지 이야기 합니다. 인생행로가 굉장히 바뀌었어요. 지금 83화까지 올라와 있는데 200화 안에서 끝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아직 이야기는 30-40% 밖에 안 온 것 같거든요. 뭐,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8. 봄날의왈츠, 웬디의 꽃집에 오지 마세요
속을 알 수 없는 기사단장과 평범하지 않은 꽃집 아가씨의 로맨스입니다. 로맨스가 맞지만, 꽃집 아가씨는 기사단장이 질색이고, 기사단장은 묘하게 아가씨에게 끌려서 계속 귀찮게 하고 있지요. 처음에는 30편 이내에서 완결 내려다가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야기가 훨씬 길어질 모양을 보입니다. 과연? +ㅅ+
꽃집 아가씨라서 식물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그런쪽 좋아하신다면 보실만 할겁니다. 저는 좋아합니다./ㅅ/


9. 수줍은, 그렇게 걷다보면 - Tequila Sunrise
그러니까 표지 사진이 뭔지, 나중에야 깨달았다니까요. 부제와 관련이 있습니다.-ㅂ-;
앞부분의 이야기는 상당히 무겁습니다. 이것도 이계 환생물인데,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보니 가족들에 대해 무덤덤했던 아가씨가, 이런 저런 사건을 겪으면서 책임감있게 성장해가며 연애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앞부분이 상당히 무겁지만 지금 연재되는 부분은 괜찮습니다.
아버지의 압박에 의해 이웃나라 공작님의 첩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딸이 셋에 밖에서 낳아온 자식이 하나 있는 아버지였는데, 언니는 시집 잘 가더니만 주인공에게는 공작님께 가라 시키시는군요. 게다가 공작님이라기에 할아버지일거라고 생각하고 갔더니 삐~라서 삐~입니다. 그 성격 괴팍한 공작님도 주인공을 마음에 들어해서 데리고 오게 되는데, 그 사이 이런 저런 많은 일이 생깁니다.
주인공이 가끔 귀족아가씨 답지 않은 기행을 보이는 것이 독특합니다. 게다가 이미 로맨스 라인은 나왔는데 그 상황들이 도와주질 않네요. 과연 어떻게 흘러가려나.-ㅁ-;



이전에 보던 『조심하세요』는 이미 완결되었고, 『되돌아온 시간』은 몇 번이고 돌려 보고 있습니다. 돌려보며 주인공이랑 같이 땅파고 있다는 것이 문제지만요. 그래도 전체적인 이야기가 다시 좋은 쪽으로 흘러가니 ... 괜찮겠지요.


개학과 시험이 무섭다는 생각을 하는게, 요즘 소설들 올라오는 것이 뜸합니다. 2월에 비하면 그 속도가 확 줄었어요. 덕분에 보는 입장에서는 좋습니다. 선작 해놓은 소설 10개가 동시에 새 글이 올라와 있다고 뜨면 읽는 저도 패닉..; 요즘에는 2-3종, 많으면 4종 정도가 올라오나 봅니다.
2004년에 나온 책이라 저 두께에, 저 크기에, 저 편집에, 가격은 달랑 18000원입니다. 1만 8천원의 책을 두고 싸다고 말하게 되었으니 서글프군요. 하지만 정말 학술도서라 생각하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합니다. 정말로요.

네트워크 이론은 바라바시의 『링크』덕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뒤에 『버스트』를 빌리면서 관련 이론으로 또 유명한 던컨 와츠의 책, 『Small World』를 빌렸습니다. 바라바시의 책보다는 상당히 어렵지만 그래도 볼만합니다. 네트워크 이론이나 네트워크 공학, 네트워크 분석 등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꼭,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고요.

네트워크 이론을 다룰 때 와츠는 절대 빠지지 않습니다. 와츠의 지도교수인 스트로가츠와 함께 '좁은 세상(혹은 작은 세상)의 약한 연결' 이론을 만든 사람이거든요. 네트워크 공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론입니다. 하지만 몰라도 상관 없습니다. 이 책은 네트워크 이론이 어떻게 자라왔는지를 찬찬히 보여주면서 와츠가 어떤 연구를 해왔는지 다루고 있으니까요. 이론적이나 수학적인 부분은 모르셔도, 여러 예시로 등장하는 네트워크들의 그림을 보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재미있는 건 이 좁은 세상 네트워크에 대한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왔냐는 건데, 출처가 아이작 아시모프입니다. 아시모프의 위대함을 여기서 다시 깨달았지요. 허허허.;ㅂ;


아무래도 사회과학 서적이다보니 읽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버스트』를 읽고 나서 바로 집어들었는데 오늘 아침에 다 읽었으니 꽤 걸렸지요. 거의 일주일은 걸린 듯합니다. 이제 다 읽었으니 마음 놓고 다른 책들을 읽을 수 있다며 좋아했는데, 맨 뒤의 관련 문헌 목록을 보다가 제가 관심을 두고 있었던 이야기가 자세히 나온다고 홀려서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도 빌려올 것 같습니다. 근데 기왕이면 이런 참고문헌들은 한국 번역서가 있을 경우 같이 좀 달아주지, 그냥 원서만 표기했더군요. 참고문헌이라 그냥 원문 그대로 실어두었다봅니다.


막판에 있어 그럴지도 모르지만 끝부분에 나온 도요타의 비상 체제는 배울 점이 많더군요. 엊그제 신문을 보고 알았습니다만, 도요타가 예전의 대규모 리콜 사태를 넘어서서 지금 다시 도약하고 있다지요. 그 기사에서는 현대기아차를 놓고 귀족노조니 어떠니 하면서 비판하던데, 양쪽의 기업구조가 어떻고 방향이 어떤지 모르니 귀족 노조 여부는 넘어가지요. 제가 가진 귀족 노조의 이미지는 사실 예전의 대한항공 기장들의 노조였습니다. 파업하면서 어디 산골 펜션으로 들어갔던가요. 연봉이 억 단위인데 파업한다고 그 당시 엄청나게 말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연봉은 둘째치고 항공사 내에서 항공노선 배정도 '라인' 따라 간다는 이야기 듣고도 어이 없었지만 말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1998년인가, 도요타의 중요 부품을 생산하는 아이신이라는 회사에서 불이 납니다. 몇 시간만에 공장이 모두 불에 타고, 해당 부품을 제조하기 위한 중요 도면, 전용 도구, 기계 등등의 설비가 모두 사라집니다. 문제는 그 부품이 자동차 조립과정에서 필수 부품이며, 해당 부품은 아이신에서만 만들 수 있었다는 겁니다. 즉, 이 부품이 없으면 도요타의 자동차 생산 라인 자체가 멈춰 버립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사흘만에 거의 정상 수준으로 돌아옵니다. 이해할 수 없지요. 중요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하나 통째로 사라진 건데 어떻게 그것이 원상 수준으로 단 사흘만에 돌아올 수 있었을까요. 그 자세한 이야기는 앞서 다룬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에 나온 모양입니다. 하여간 이 사태를 네트워크적으로 분석하면 대강 이렇습니다.
도요타는 하나의 회사가 아니라 여러 하도급(혹은 중소) 기업들의 집합체입니다. 도요타 자체는 완제품을 생산하지만 각각의 공장들은 부품들을 공급해 납품합니다. 그리고 해당 부품 중에는 아이신처럼 다른 누군가가 대신 생산할 수 없는 중요부품도 있습니다. 이 부품 공장 네트워크는 도요타라는 회사 아래에 존재하지만 각각의 공장들은 서로 기술과 인력을 교환하여 상호작용합니다.
그런 상호작용을 돕는 것은 중간관리자입니다. 이 책의 표현을 빌면 TV나 영화에 자주 나오는, 전화기를 들고 바쁘게 통화하며 여기저기 움직이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혹은 기업이나 부서)의 네트워크를 서로 연결합니다. 중간 관리자니까요. 이 사람과 이 사람이 연결되면 바로 문제가 풀리겠거니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아이신의 경우도 비슷하다더군요. 다른 부품공장들은 아이신이 만드는 부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 쪽의 지시가 없어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스스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 움직여서 결국 사흘만에 상처를 복구한겁니다. 치명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을 사흘만에 복구한다라. 대단하지요.

그래서 더 도요타라는 기업이 궁금합니다.+ㅆ+


가장 마지막에 실린 것은 9.11 테러입니다. 맨하탄의 심장부를 격돌한 테러로 인해 그 지역이 마비되지만, 하부구조에서부터 서서히 지체현상은 풀리고 정상으로 돌아오는 듯합니다. 하지만 상처 입은 곳에 흉터는 남습니다. 수 많은 감원과 수많은 가게들이 사라지는 모습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네트워크가 치명상을 입어도 움직일 수 있고 기능은 하지만 완전히 복구되는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요. 의외로 그 후유증이 커서 놀랐습니다.


던컨 와츠. 『Small Sorld(스몰 월드)』, 강수정 옮김. 세종서적, 2004, 18000원.


네트워크 이론 이야기를 더 써야했는데 써도 이야기가 쉽지 않지요.; 사실 굉장히 좋아하는 분야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많은 책이 나오지 않긴 했는데, 교양서로 본다면 위의 책들이 읽기 편하겠지요. 네트워크 분석에 대해서는 지난번에도 『링크』에서 다루었으니 패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중에서 이 책을 보실 분이 있을라나 모르겠습니다..^^;


덧붙임. 제목의 '세상 참 좁아요?'는 부제 때문에 붙여 놓은 겁니다. 부제가 '여섯 다리만 건너면 누구와도 연결된다'입니다. 밀그램이 말한 여섯 단계의 분리이지요. 하지만 SNS를 가지고 따지면 여섯 다리보다 가깝다는게.-ㅁ-;


덧붙임 2. 저 밀그램의 편지 실험을 두고, 편지를 보낼 사람을 어떻게 선정하나 했더니 '내가 이름을 부르는 정도로 가까운 사람' 중에서 선택하는 거였답니다. 한국이야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주 어렵지는 않지만 미국에서라면 성을 주로 부르지, 이름을 부르는 것은 가까운 사이지요. 그런 경계가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라면 그렇게 가까운 사람이 많지는 않네요....-ㅁ-;;;
시리즈로 나온 책이라 두 권을 한 번에 빌려 베갯머리 독서할 때 읽었습니다. 잠자리 들기 전에 후다닥 보고 자도 별 불편함 없었다는 이야기지요. 그만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제임스 해리엇이라는 필명을 쓰는 영국의 수의사 할아버지가 진료하면서 겪었던 여러 이야기를 묶어서 책으로 냈는데, 이 두 권은 그 중 개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만 따로 빼서 엮은 겁니다. 그러니 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보실 겁니다. 동물을 좋아하신다면야 더 유쾌하게 보실 수 이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개 이야기는 딱 두 개인데, 하나는 주인에게 원치 않는 학대를 받은 개가 그걸 꿋꿋하게 견디고는 어떤 아주머니를 주인으로 맞은 이야기입니다. 다른 하나는 개 때문에 인생이 바뀐 어떤 문제아의 이야기이고요. 앞쪽은 재미있었지만 뒤쪽은 굉장히 씁쓸하더랍니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 방향이 개 한 마리 때문에 확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외에도 멋진 개들에 대한 이야기는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친한 친구를 잃고 PTSD로 죽어가던 개가 어떻게 극적으로 되살아 났는지도 재미있습니다. 의사선생님의 연애담은 상대적으로 재미가 덜한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 이름은 거의가 다 가명이라지요. 어쩐지, 동료 의사들 이름이 시그프리드, 트리스탄이라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ㅁ-; 제임스 해리엇의 책은 이전에도 여러 권 보았는데 이제야 그 문제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하하하;




제임스 해리엇. 『행복을 전하는 개 이야기』, 『마음이 따뜻해지는 개 이야기』, 김석희 옮김. 웅진닷컴, 2003.


오늘같이 날씨 음산할 때, 마틸다처럼 코코아 한 잔 타 놓고 쿠션 껴안고 이 책을 펼쳐 읽으면 딱 좋습니다.


...


만, 지금은 작업실, 코코아도 옆에 없고 추위에 떨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군요.ㅠ_ㅠ
지난 번에 A. L. 바라바시의 『링크』를 다시 읽고는 관련 검색을 하다가 다른 책이 나온 것을 알았습니다. 이번 책의 제목은 버스트. 영문으로는 Burst라고 씁니다. 단어가 무슨 뜻인지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다 보고 나서 막판에야 이 단어가 무슨 뜻인지 깨달았습니다. 사전 찾을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막무가내로 읽었지요. 하지만 다 끝날 때 쯤되면 찾아보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해가 됩니다.


근데 막상 감상을 쓰려고 보니 재미있다! 바라바시 교수님 사랑합니다!
....
라는 말 외에 떠오르는 것이 없지 뭡니까. 보는 내내 책이 줄어드는 것이 아까워 아끼고 또 아껴가며 보았거든요. 책이 두껍지 않았는데도 지난 주 내내 읽은 것은 그 때문입니다. 하기야 하루나 이틀에 한 권씩 읽었던 아야츠지 유키토랑은 또 다릅니다. 그쪽은 추리소설이니 적당히 건너 뛰어가며 보아도 되고, 이쪽은 사회과학 서적이니 곰씹어 가며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씹으면 씹을 수록 맛있습니다. 되새기는 것이 참 행복하더군요.

책의 부제는 '인간의 행동 속에 숨겨진 법칙(the hidden pattern behind everything we do)'입니다. 왜 부제가 그런지는 읽다 보면 압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옛날 옛적, 헝가리에서 있었던 어떤 사건을 중심으로 하여, 그 이야기를 전개하는 도중 여기저기 샛길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샛길들은 모두 하나로 귀결 됩니다. 헝가리의 그 역사적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왜 그런 결과를 낳았는지 등등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역사학도가 역사적 사건을 파헤치면서 그 과정에 발생한 여러 일화까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과 닮았습니다. 그러니까 읽으면서 빌 브라이슨이 쓴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떠올린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다르긴 다릅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얇은 실을 엮어 카페트를 짜는 것이라면, 『버스트』는 굵은 동아줄을 중심으로 하나씩 색을 첨가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쪽은 굵은 줄거리가 하나 있거든요. 네트워크 분석에는 전혀 관련 없을 것 같은 역사적 이야기가 말입니다.

아무래도 중심 이야기가 헝가리 역사이다보니 몇몇 이름 번역은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바라바시가 자기 조상이라고 밝힌 Barlabasi(a는 그냥 a가 아니라..;)를 버를러바시라고 적었는데, 그렇다 보니 저자 이름인 바라바시와 안 맞습니다. 차라리 버를러바시가 아니라 바를러바시라고 했다면 l을 뺐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버러바시가 아니라 바라바시와 바로 연결 지을 수 있었겠지요.

중간에 등장한 아인슈타인과 칼루자의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아, 그 편지 답장의 지연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 또 한 학문의 역사가 바뀌었는지도 모릅니다. 그참 아깝다니까요. 하지만 그 덕분에 선입선출이 아닌 우선순위를 배웠습니다. 지난 주에 이 부분을 읽고 깊이 감명을 받아, 요즘에는 할 일을 주르륵 적어 놓고 그 중 중요한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거든요. 하다보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빨리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말입니다. 대신 할 일을 적어 놓으니 적어도 그건 다 끝마쳐서 좋습니다.-ㅂ-

알바트로스는 이전에 읽었던 자연과학 연구 관련 책들이 떠오릅니다. 아, 제목을 홀랑 잊었다는 것이 문제로군요. 하지만 자연 과학 연구나 사회과학 연구나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또 재미있게 보았고요.

헝가리의 문서관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상당히 극적이던걸요.

그리고 해리 포터와 응급실 환자와의 관계도 재미있네요. 잠시 짚고 넘어가는 이야기들이지만 그게 또 맛깔납니다. 아, 언제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작은 마을, 작은 공동체는 그 나름의 문제가 있다는 부분. "외부 관찰자가 보기에는 작은 마을의 삶이 유유자적해 보일지 몰라도, 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부분은 마플 여사님께 물어보시면 확실히 답을 주실 겁니다.(...)




A. L. 바라바시. 『BURST(버스트)』, 강병남, 김명남 옮김. 동아시아, 2010. 18000원.


그런데 여기 오시는 분들 중에는 재미있게 읽으실 분이 있을지...; 관심 분야에 따라 재미가 갈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 행동이라든지 사회과학, 네트워크 분석 등에 관심이 있으시다면야 재미있겠지만, 아니라면 중심 이야기인 세케이의 이야기만 읽고 넘어갈 수도 있으니까요.'ㅂ';
아마도 프님이라면 재미있게 보실지도..? 티이타님도 관심 가지실지 모르겠지만;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