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조아라에서 연재, 완결난 작품입니다. 그러다가 작년 후반기에 바로북 공모전에 당선되어서 전자책으로 출간이 되었지요. 전체 편 수는 약 30편 남짓. 그렇게 길지 않은 내용이고 가볍게(귀엽게;) 보던 작품이라 전자책으로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바로북에서 발매된 것은 12월 마지막날 즈음인데, 배포가 늦어서인지 등록은 1월이 한참 지나서야 되었네요. 설 전에 확인하고는 덥석 구입해서 바로 읽었는데, 감상이 늦었습니다. 하하;
가볍고 부담없이 볼 수 있는 BL. 제 감상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주인공 둘다 기사이고, 서로 라이벌입니다. 정확히는 무뚝뚝하고 말없지만 굉장한 실력을 가진 기사 월에게, 같은 기사단의 밝고 명랑한 기사 재크가 라이벌 의식을 불태운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네요. 이쯤에서 짐작하시겠지만 월이 공, 재크가 수입니다.-ㅂ-;
월은 재크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반해 있었지만 내색을 안하고 무뚝뚝하게 굴었고, 재크는 저 녀석이 나를 놀리느라고 무시하는 거라며 펄쩍펄쩍 뛰었지요. 그런 관계가 변한 것은 어떤 사건 때문입니다. 기사단 업무를 수행하던 도중 재크는 월을 겨냥한 마법 공격을 막아주다가 둘이 함께 이상한 사막으로 떨어집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막은 아니고 아마 이공간으로 추정되지만 나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모르지요. 그리고 그 뒤의 이야기는 짐작하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따라갈 겁니다.
물론 여기서 이야기한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 부분의 재미는 남겨두지요. 후후후훗.
중요한 부분은 재크의 성격입니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용사의 성격인데, 불의를 참지 못하지만 개기는 것은 더 못참으며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지만 그렇다고 얌체 같은 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정정당당하게, 가능하면 살아 남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고요. 그런 재크의 성격이 참 귀엽다니까요. 쉽게 말해 재크의 성격은 열혈형 새침떼기(츤데레)입니다. 아무리봐도 그래요.-ㅂ-;
월은 과묵하긴 하지만 그 과묵함은 어렸을 때의 여러 사건들 때문에 생긴 것이고, 그 사건들의 원흉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이 둘의 관계에서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하고요.
마지막을 보면 심지가 굳은 것은 월보다는 재크가 아닐까 싶은데, 아마 재크 자체가 밝은 성격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모저모 흔들리기 쉬운 월을 잡아주는 것 같고요. 적다보니 재크엄마 월아들의 구도가 되는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내면적으로 그런 거고, 겉보기의 모습을 봐서는 다혈질 재크를 챙기는 월 형의 모습이 더 많습니다.
1월 초에 한 번 정리는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후반기 소설 정리입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두어야 연말 소설 정리가 편하더라고요.'ㅂ' 제목 옆 괄호의 숫자는 현재 올라온 편 수입니다.
1. 허브향바람. 『폐하, 저와 춤추시겠습니까』(72)
로맨스, 판타지.
실은 이 글을 쓰게 만든 것이 이 소설입니다. 하하하하;
작품 소개를 보면 눈치보는 폭군이랑 철벽녀인척 하는 왕녀의 로맨스소설이라는데, 오늘 선작해놓고 중간부터 난입해 읽었습니다. 2.5부, 그러니까 왕녀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더군요. 이야아아아....; 본격적으로 정신이 붕괴될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3부 약간까지 읽어 나갔는데, 글 전체적으로 묘사가 길고 심리 상황에 대한 서술이 길지만 읽을만 합니다. 오히려 종이책으로 보아야 괜찮을 소설이 아닐까 싶기도 했고요. 조아라 어플로 보기에는 한 화면에 대사 없이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버겁게도 느껴지거든요.
하여간 딱 그 부분이 본격적으로 달달해지려는 분기라 읽다가 속이 달달해서 커피만 들이켜고 있습니다.(...)
2. 가막가막새. 『용의 만찬』(8)
BL, 판타지.
전작 『우리들의 시간』에서 조금 더 뒤로 시계를 돌린 시점의 이야기입니다. 작가 후기를 보면 전작의 커플은 조연으로도 등장하지 않을 모양입니다. 그저 스치듯이 이야기만 나올 듯하네요. 한데 이미 주요 조연중에 이전작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인물이 있습니다. 누군지는 비밀. 아직 초반이라서 갈길이 멉니다.
작품 소개를 보면 자의적 고자와 타의적 고자의 연애물이랍니다. BL이고요.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나르시스트와, 그를 옆에서 어렸을 때부터 보좌하면서 혼자 짝사랑하는 인물이 주인공입니다. 앞이 자의적 고자, 뒤가 타의적 고자인 셈이지요. 전작품에서 중요 코드가 들어와 있긴 한데 몰라도 읽는데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주인공들 성격이 굉장히 독특하고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에 자아도취 증세까지 있어서 참 귀엽습니다.(...)
3. ISUE.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이 아이를 부탁합니다』(56, 완)
현대물, BL.
엄, 무겁습니다. 굉장히.; BL 소설인데 주인수가 후반까지 아주 끔찍하게 구르기 때문에 이런 류의 어두운 소설을 못 보신다면 손 떼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하지만 흡입력은 꽤 좋아서, 언젠가 주말 오전에 찾아 보고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꼼짝못하고 봤습니다. 완결은 났고 현재 아주 달달한 이야기를 담은 외전이 연재중입니다. 개인지 출간 예정이라네요. 하지만 이건 차마 손을 못대겠...;...
다만 베니싱 트윈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해볼 부분이 있네요. 이건 저도 상세하게 아는 정도는 아니라서 말입니다. 일단 접어둡니다.
제가 알기로 베니싱 트윈은 쌍둥이가 자라던 도중 한 쪽의 쌍둥이에게 다른 쪽의 쌍둥이가 흡수되는 것을 말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꽤 다양한 종류가 있던데, 예전에 해외 토픽으로 허벅지에서 태아의 뼈가 발견된 남성도 있더군요. 출생 전에 쌍둥이가 이 남자에게 흡수되면서 그 것이 허벅지에 남아 있었다던가요.; 대강 그런 이야기였다고 기억합니다.
CSI 라스베가스 시즌에서도 중요하게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이 때는 이란성 쌍둥이인 남자가 유전적 단계에서 융합된 베니싱 트윈이라, 정액과 혈액의 유전정보가 다르다 하더군요. 이런 경우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주인수는 베니싱 트윈으로 임신 뒤에야 자신이 베니싱 트윈이라는 것을 압니다. 태어나지도 못한 누이가 몸에 융합되어서 자궁을 남겼고, 그걸 통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했다는 설정입니다. 출산 후 자궁은 적출했지만 유전적으로 혼합된 부분에 문제가 있어서 몸이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읽다보니 의문이 드는 부분이 몇 있었습니다. 일단 주인수의 성별은 XY입니다. 거기에 XX인 여자형제의 유전 정보가 들어갔지요. 근데 난자는 난소가 만들어질 때부터 생성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거기의 X 염색체는 융합된 여자형제의 염색체일 것이고 주인수의 유전정보-X와는 차이가 있을 거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또 친자 감별을 하면 맞다고 하고..ㄱ-; 으음, 어렵군요. 현대물에서 임신수는 아주 드물게 나오긴 하는데 없진 않습니다. 굉장히 좋아하는 소설인 『조심하세요』도 임신수가 나오는데, 이쪽은 주인수가 태어났을 때부터 자궁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설정이었지요.
하지만 어느 쪽이건 간에 임신수는 제겐 역린에 가까운터라.ㄱ-; 안 보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그런 것치고 선작된 소설 중 상당수가 임신수를 다루고 있지만.;
이전에 조금 공부했던 것처럼 더 알아보고 싶지만 영어의 압박이 좀 심하군요. 하하하.;ㅂ; 게다가 검색하기도 쉽지 않아요.;
4. 메나리. 『용의 꼬리를 문 생쥐』(21)
로맨스? 판타지.
앞부분은 안보고 중간에 난입해서 본 뒤부터만 챙겨보고 있습니다. 황제에게 후궁으로 들어간 여자들은 황제에게 살해당하는데, 새로 후궁으로 들어가야할 백작의 딸 대신 뒷골목의 거지 여자아이가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신분 세탁...; 그랬는데 이 백치미 넘치는 아가씨는 의외로 황제의 옆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황제와 관련된 여러 정보들이 함께 뒤섞입니다.
으음.; 하지만 이제 겨우 21편이고, 이제 겨우 첫날밤을 치뤘다고 주장하는 단계라 아직 갈 길이 멉니다.
5. VACUUM. 『머메이드맨』(43)
현대물, 연예계, 가수, BL.
완결이 머지 않아 보이는 연예계물입니다. 출간 BL 중에 『Show』라고 패션모델쪽을 소재로 한 소설이 있습니다. 같은 작가분이 썼고 살짝 등장인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쪽은 강렬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해두지요. 어떤 의미로는 가볍게, 어떤 의미로는 무겁게 읽을만한 소설입니다. 43화라고는 하지만 편당 쪽수가 두 세 배 넘어가는 것도 있어서 다른 소설의 100화에 가까울 겁니다.
6. 죠세피나. 『대표작 없는 주연배우 한설』(59, 완)
연예계, 배우, BL.
이쪽도 연예계. 다만 위쪽은 가수가 주인공인데 이 소설은 배우가 주인공입니다.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은 한설이라고 하는 꽤 잘 나가는 배우의 몸에 들어가 있습니다. 대학교 2학년이고 아직 연기 초보인 자신이 왜 이런 배우 몸 속에 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이 사람 인맥이 또 대단합니다. 잘나가는 유명 배우들이 주변에 포진해 있어요.
자신이 이 몸에 들어와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게 하면서 일단 생활을 해 나가는 건데, 그게 또 쉽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영화 캐스팅도 들어와서 조연 역할을 맡아 또 부지런히 연기를 합니다.
만 일단은 BL. 소프트 BL이라 베드신은 없습니다. 그게 또 마음에 들었어요. 주인공이 귀엽기도 하고, 반전도 나름 있고 해서 말입니다. 처음 선작하고 나서 며칠 간은 몇 번이고 돌려읽었습니다. 하하하;
완결된 뒤에 선작했고, 외전까지 연재 끝났습니다.
7. 카리오페. 『시린 겨울의 입맞춤』(8)
BL, 판타지.
이전에 같은 내용을 봤는데? 했더니 연재중단하고 습작으로 돌려서 퇴고하다가 아예 재연재를 시작하셨답니다. 꽤 독특한 소설이라 내용 소개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것도 일단은 BL.
특수 종족이라 남녀 가리지 않고 생식이 가능한데, 어쩌다보니 왕국이 멸망한 뒤 황제와 잠자리를 해서 남자인 몸으로 임신을 했답니다. 그런데 임신하면 안되는 상황이었고, 이 종족은 임신하면 죽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은 더 꼬입니다. 하여간 시작 부분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넘어갑니다.'ㅂ';
이전 연재부분은 상당히 더 진행되었던 터라, 거기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지요. 기억이 맞다면 거의 40회였나, 그 즈음까지 갔을 텐데 말입니다.
『만능감정사 Q의 사건수첩』이 시리즈 명이고 이건 그 중 1편에 해당하는 스모 스티커 상-하권입니다. 엊그제 북새통에 갔다가 프랑크프루트 소시지에 대한 설명에 그대로 홀려서 교보에서 바로 주문을 넣었습니다. 상-하권 세트를 구입하면 금장 책갈피를 준다고 했거든요.
넵.;
사은품에 좀 약합니다.
사은품에 약해서 주문한 것도 있지만 만능 감정사라는 거나, 주인공이 여자라는 거나, 프랑크프루트 소시지에 대한 아주 자세한 설명이 확 땡기더군요. 그러나 결론적으로 제 취향에 100% 부합하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제게는 1권의 스케일이 지나치게 컸습니다. 전 소소한 일상 추리물이 더 땡기나봅니다.
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책 초반에서 가도가와 출판사에 대한 설명도 계속하지만 책의 내용이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만화적입니다. 소녀만화 말고 소년만화요. 수수께끼에 대해 헛다리를 짚고 이리저리 헤매는 모습이나, 주인공들이 공권력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일반 시민이라 공권력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도쿄에서 저 멀리까지 왔다갔다 하는 모습 등등이 그렇게 보입니다. 조연에 해당하는 인물이 신문사 기자로 주인공에게 반해있다는 것, 주인공의 과거가 1권에서 차츰차츰 밝혀진다는 것, 1권의 종료와 동시에 앞으로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이 깔린다는 점은 나쁘지 않지만 분위기가 취향에 안 맞네요.;ㅂ;
보통 100% 취향에 부합하지 않는 책은 도서관에서 신청해서 읽고 말지만 이건 조금 아리송합니다. 2권은 이보다 스케일이 작다는 역자의 말도 있어서, 아마도 구입하고 읽고 나서는 바로 방출하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도쿄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모습도 그렇고, 만화편집부에 다른 편집부들이 점차 점령을 당하는 모습도 그렇고 굉장히 현실적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현실적이기 때문에 취향에 더 부합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지만.;
그러고 보니 역자 후기에도 언급이 있었습니다. 영화랑 드라마로도 계약 되었다고요. 아주 드라마적인-그러니까 일반적인 드라마 클리셰를 이미 소설 내에서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만들기 어렵진 않을 겁니다. 기승전결이나 로케이션도 영화나 드라마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니까요. 그런 의미에서도 제 취향에 안 맞았긔..;
읽으면서 왜 라이트노벨로 나오지 않았나 했는데 읽어보고는 알았습니다. 이건 라이트노벨로 나오기에는 조금 무거운 책이더군요.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는 방향성을 잡기 애매한 작품..? 그래도 한 번 읽어볼만 합니다. 공부하는 방식에 대해 꽤 재미있는 견해를 보여주더군요.+ㅅ+
(그러니까 꼴찌 낙제생이 어떻게 우수한 감정사가 되었는지에 대한;)
번역자인 김완씨는 본인이 지금까지 한 번도 추리소설을 번역한 적이 없다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런가요?;
제 블로그에 방문해주시는 상당수의 분들은 이 분이 번역한 책을 읽어보셨을 겁니다. 『엑셀월드』, 『소드아트온라인』, 『은하영웅전설(2011판)』. 외려 B님은 안 보셨을 가능성이 높고...;
본문에서는 동반견이라고 번역했는데 반려견과는 또 다른 용어입니다. 아마 원래 단어는 partner dog이 아닐까 싶어서 제목에도 저렇게 적었습니다. 아마 제목만으로도 B님은 이 책을 독서 예정 목록에 올리시겠지요.
제목만 봐서는 반려견과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 같아 보이는데 읽어보면 전혀 아닙니다. 전혀 다른 종류의 이야기예요. 처음에 읽기 시작할 때는 조금 헷갈렸는데 미국이 아니라 영국의 사례이고, 독립적 생활을 위한 동반견 협회라는 곳이 있어서 이들이 동반견을 선택하고 키우고 이 개들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제공하는 이야기입니다. 각 챕터는 그렇게 엮인 사람과 개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게 한국에서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더군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이미 활발한 것 같고, 일본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한국에서는 장애인에게 동반견이라는 존재를 제공하는 건 맹도견 외엔 들은 적이 없습니다. 사실 맹도견도 수가 부족해서 원하는 사람 중 일부만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맹도견이 아니라 뇌성마비 같은 선천적 마비 외에 다발성 경화증 등의 이유로 후천적 마비를 가진 사람들을 돕는 개라니, 한국 상황에서는 이해가 안되지요. 근데 읽다보면 한국에도 필요한 단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90년대, 영국에서 어떤 사람이 동반견 육성을 시작합니다. 동반견은 몸이 불편한 사람과 짝을 이루어, 양말을 집어주고, 전등 스위치를 켜고, 옷입는 것을 도와주고, 쇼핑할 때 선반에서 원하는 물건을 집어주는 등의 다양한 일을 합니다. 그렇다보니 맹도견처럼 리트리버 종이 많은 편입니다. 그게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대체적으로 몸집이 큰 리트리버나 잡종이 많아요. 순종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 거죠.
거기에 동반견으로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질은 머리.; 똑똑해야 하고 기왕이면 활발한 쪽이 좋습니다. ADHD(...)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발랄한 개도 좋습니다. 그런 개는 협회 이사인 니나 본다렌코가 직접 면접(!)을 보고 선발합니다. 같은 배의 꼬마들이라고 해도 선택 받는 녀석이 있고 아닌 녀석이 있더군요.
하여간 이 책은 각 파트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몸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협회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협회는 그 중 선별하여 각 개들과 사람들의 맞선을 봅니다. 몇 번이고 상대를 바꾸어가며 만나는데, 첫눈에 반한 상대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호흡이 잘 맞는 상대가 좋지요. 그러니까 이것도 성격이 잘 맞아야 좋은 파트너가 됩니다. 그 때문에 개의 외모에 반했다가도 다른 개랑 파트너가 되는 경우도 여럿 있습니다.
그렇게 성격을 맞춰 나가면 개들은 정말로 사람의 손과 발이 됩니다. 또 하나의 몸처럼,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같이 움직입니다. 가끔은 새로운 인생의 반려자-사람을 만날 때도 쫓아가 고르는 걸 돕더군요. 하하하; 어떤 유명한 동반견은 현금인출기에서 카드와 현금을 꺼내주기도 합니다.
거기에다 24시간 상시 대기하며 붙어있기 때문에 가족이나 돌보는 사람 없이도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부제가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새 삶을 선사하는 동반견들 이야기'인데 딱 들어맞습니다. 보다보면 울먹울먹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
가볍게 볼 수 있지만 그리 가벼운 책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곰씹어 생각할 부분이 많네요.
제인 비더. 『인생의 동반자들』, 박웅희 옮김. 바움, 2006, 9800원.
B님이 올리신 다른 개 관련 책을 빌리러 갔다가 옆에 있길래 덥석 집었는데 괜찮아서 만족했습니다. 음훗훗.
재독을 넘어서 이게 몇 번째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가끔 이 책이 확 땡기는데, 이 번에는 『미야베 미유키 에도 산책』을 읽다가 비슷한 거리를 다루고 있는 『신참자』가 떠올라 도서관에서 다시 빌렸습니다. 이 책도 구입하고 싶은데 집에 보관할 자리가 없어서 미루고 있지요. 이건 구입하면 집에 보관해야 하는 책이라 더 망설이는 겁니다.
그나저나 책을 읽다가 번역이 툭 걸리는 경우는 처음 읽을 때보다는 두 번, 세 번째 읽었을 때 더 잘 보입니다. 첫 번째는 빠른 속도로 휙 읽어나가서 신경 못쓰는 부분도, 그 다음에 읽을 때는 조금 찬찬히 읽다보니 보이나봅니다. 이번에 걸린 부분은 사거리.
보통 광화문사거리, 보신각사거리라고 부르지 네거리라고는 안하잖아요? 큰 길뿐만 아니라 골목길도 보통 사거리라고 부르지 않나요. 물론 이게 한자 숫자에 익숙해져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사거리가 아니라 네거리라고 적었더군요. 틀린 표기는 아닌데 문득 헷갈리더랍니다.;
그나저나 가가 형사 참 멋있긔...;ㅂ; 시마다 소지의 요시키 형사도 멋지지만 이 아저씨는 최근에 나온 책에서 너무 굴렀습니다. 고생을 많이 한데다가 그게 참 .. 삐 ... 해서 가가 형사에 대한 호감도가 더 상승했어요. 그것도 참 신기하지요.-_-;
estem이 작가 이름입니다. 에스템이라고 무의식 중에 읽고 있었는데 아닙니다. 이 이름은 에스트 에무라고 읽습니다. ... 말장난 같지만 책 날개의 저자근황에 에스트 에무라고 적혔더군요. 잠시 당황했습니다.(먼산)
어제 생협 모임 끝나고 북새통 갔다가 표지보고 덥석 집어 들었는데 표지만 놓고보면 오노 나츠메랑 닮았습니다. 실제 그림이나 느낌도 『리스트란토 파라디소』랑 닮은 것 같고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림체나 느낌이 닮았다는 것이고 이야기는 전혀 딴판입니다. 이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초콜릿을 사랑하는 어느 변호사와 얽힌 사람들이 에로틱한 상상을 하는 것...-_-; 근데 그 에로틱한 환상의 수위가 상당히 높습니다. 대상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요. 환상이 아니더라도 장 루이가 초콜릿을 먹는 모습 그 자체가 이미 묘한 분위기를 만들더군요. 외모만 놓고보면 꽤 금욕적인 인물인데 색기가 흐른다니까요. 하하하.;
그러므로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후폭풍은 오히려 『서양골동양과자점』과 비슷합니다. 읽으면서는 초콜리이이이이잇!을 부르짖는데, 그것도 시판 초콜릿으로는 안됩니다. 절대로. 고급형, 입에서 사르르 녹아 내려 사람의 마음을 감싸는 그런 초콜릿이 필요합니다. 절대로 밤에는 보지 마세요. 밤에 보았다가는 지갑을 들고 뛰쳐나가거나 초콜릿이 없다며 몸부림치며 잠을 못이룰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옆에 고급형 초콜릿을 사놓는다면 이 맛이 아니야라며 좌절할지도 모르지만..ㄱ-;
삼양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북새통 한정으로 수제 초콜릿 응모권을 넣는 것이 있더군요. 저는 어차피 당첨운이 낮으니 그냥 패스.
그나저나 마지막에 나오는 장 루이의 일상을 보니 아침부터 설마 핫초코를 마시는 건 아니겠지..?;
앨리스 노블이라는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한건 작년부터입니다. 여름 지나서였나. 홍대 북새통에 갔더니 표지가 상당히 화사한 시리즈가 보이더군요. 그러나 빨간색 19금 표시가 붙어 있었고 내용을 보아하건데 이거 출판 번역 BL소설의 로맨스 버전이겠다는 생각이 팍팍 들더랍니다. 그래도 표지가 워낙 취향이라(-_-) 이걸 사 말아 사 말아 고민만하고 있었습니다.
만;;
요 며칠 업무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지요. 고민하다가 한 권을 구입했습니다. 한창 고민을 하던 것은 남자주인공이 딱 제 취향을 직격하는(...) 소설이랑,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한 소설이랑 다른 한 권이었는데 엉뚱하게 다른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새장 속의 왈츠』라고, 아마도 뒷 표지에 슬쩍 보이는 메이드 복장에 홀랑 넘어가서 구입했을 겁니다.
다 읽고 나서 잠시 고민을 더 하다가, 그 며칠 뒤에 고민하던 다른 두 권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는 이게 뭐하는 짓인가 곰곰이 생각하고 있지요. 하.하.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애초에 이 시리즈를 보았을 때 생각했던 번역 출판 BL 소설의 로맨스판이라는 생각은 확 버려야 합니다. 수준이 그 절반도 안됩니다. 강하게 말하자면 개연성만 놓고 보았을 때 조아라에서 제가 선호작 등록해놓고 읽고 있는 로맨스 소설들보다도 수준이 낮습니다. 할리퀸 로맨스는 워낙 틀에 박혀 있으니 개연성은 둘째치고 아예 우연의 남발로 넘어가지만 이건 그런 것도 없고 판타지 배경이다보니 설정 같은 건 그냥 적절히 넘어가나봅니다. 배경이 있고 주인공들이 있고 거기에 베드신만 있으면 만사형통입니다. 하하하. 베드신이 내용의 전부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로 말입니다.(먼산)
물론 개중에는 『빅토리안 로맨스』처럼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도 있긴 합니다. 다른 두 권은 판타지 배경이지만 이건 현실 배경이더군요. 하지만 『브리저튼 가 시리즈』같은 수준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하기야 브리저튼가는 빅토리아 시대보다 앞이니 오히려 배경만 놓고 보면 모리 카오루의 『엠마』에 비교해야하나요. 하지만 비교할 수준이 안됩니다. 여기서는 몇 가지 조건만 필요합니다. 악마 백작이라는 별명이 붙은 소문 나쁜 남주인공. 고리대금업자에게 후처로 팔려가기 일보 직전인 미모의 성격 당찬 여주인공. 그리고 둘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남주인공의 과거, 그리고 오해, 그리고 런던에 갔다가 벌어지는 굴욕, 둘 사이의 갈등, 그리고 봉합. 땡!
줄거리 요약하면 저게 답니다. 허허허허.
『감금』은 표지의 남자주인공이 상당히 취향이라 집어 들었는데, 이게 전편에 해당하고 다음편인 『포로』는 아직 안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편만 놓고 보면 결말이 시궁창, 즉 불행합니다. 남자주인공이 지독하게 나쁜 놈이군요. 이야아. 함정을 몇 겹으로 파놓은 거야. 결국엔 손에 넣었지만 넌 이걸로 만족해?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게다가 제가 제일 싫어하는 타입으로 시작하는 터라 더욱 마이너스. 다음편을 읽으면 행복한 결말에 조금 가깝다는데 어떤지는 두고 봐야지요. 하여간 이 이야기는 읽다가 코가 윤의 옛 만화를 떠올렸습니다. 『요정전설』과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건데 그 설정 이야기 중 닮은 것이 있었지요. 좋은 내용은 아닙니다. 하여간 이 소설은 결말부 확인하고서 육두문자가 혀끝까지 튀어 나오더군요.
『새장 속의 왈츠』는 여주인공이 그 아버지의 설명 실수로 처음부터 끝까지 오해만 하다가 막판에 아주 어이없이 풀리고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이건 해피엔딩이긴 한데, 왜 그런 오해를 하는지, 왜 설명을 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으흑.
하여간 세 권 모두 자라나는 새싹들이 읽기에는 불그죽죽한 책이고, 남녀상열지사에 대한 굉장한 오해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으로 성교육을 받으면 편견에 물들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뭐, 저야 일러스트 때문에 아마 살 것 같긴 합니다만.... 방출이 문제로군요.
책마다 한 장씩 타로카드가 들어 있습니다. 타로카드 그림은 표지와 동일한데, 각각의 카드가 다른 것을 보면 최소 22권은 나오겠지요. 『감금』은 은둔자, 『새장 속의 왈츠』는 악마, 『빅토리안 로맨스』는 전차입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보시길. 하지만 소설은.. 음....;
실은 번역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습니다.ㄱ-; 『빅토리안 로맨스』에서는 백작과 결혼한 주인공(자작의 딸)이, 결혼 후에 시녀에게 사모님이라 불리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내내 사모님이라고 불리더군요. 남편은 가끔 격식을 차려 부를 땐 마담이라고 부르던데 말입니다. 보통 이 시대에는 마님 혹은 주인마님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사모님이라니. 어헉; 회사 사장님도 아닌데 무슨 사모님.;ㅂ; 아니, 물론 백작이 사업가로서 꽤 잘나간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저 시대에 사모님은 아니잖아요!
사람에 따라서는 미스터리의 출신국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영국 추리소설은 괜찮고, 일본 추리소설도 조금 가리지만 대체적으로 괜찮지만 프랑스 추리소설은 잘 안 맞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르센 뤼팽 시리즈입니다. 주인공이 느끼해요.(...) 너무 잘났어요.(...) 할렘 구축형 인간은 질색이예요.(...) 이건 딱히 프랑스 추리소설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70년대의 미국드라마도 그랬군요. 600만 달러의 사나이 같은 것 말입니다. 요즘에야 덜하지만 그 당시에는 카우보이의 그 시대 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총잡이-가 아니라 역마살 낀 멋진 남자가 이리저리 헤매다니다가 어느 마을에 들어가 문제를 해결하고 석양과 함께 떠나는 이야기가 참 많았습니다.
음, 엉뚱한 곳으로 빠졌군요.
하여간 프랑스 추리소설은 저랑 잘 안 맞습니다. 막심 샤탕의 소설은 그런 것이 없었지만 잔혹도가 높아서 손을 뗐지요. 메그레 경감도 그냥 저냥 그렇고, 가스통 르루도 다시 보라면 못 볼 것 같고. 집에는 프랑스 추리소설이 거의 없을 겁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는 전집에 들어간 것 외에는 없어요.
그럴진대, 셜록이라는 말에 홀려서 이 책을 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불안한 기운이 스물스물 몰려옵니다. 중간에 실수로, 맨 마지막 쪽을 읽는 바람에 모든 걸 뒤집어 엎는 그 함정을 먼저 보았지만 그래서 재미가 더 없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지요.
이야기의 시작은 홈즈학입니다. 셜록 홈즈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학회를 엽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셜록 홈즈는 위대한 탐정이며 탐정학에 상당한 족적을 남겼는걸요. 일부 사람들은 셜록 홈즈가 가상의 인물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건 말도 안되는 겁니다.
...
이해하시겠습니까? -ㅅ-;
하여간 소르본 대학에 홈즈학이 개설되면서 그 전임교수를 임명하게 됩니다. 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보보교수라고, 이미 명예퇴직의 나이를 훌쩍 넘기면서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늙은이입니다. 이 사람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홈즈학회에서 굉장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첫 홈즈학 교수라는 명예를 차지하기 위한 여러 홈즈학자들은 스위스 어드메에 있는 폭포 옆 호텔에 모여 초조하게 선출을 기다립니다. 그 사이에 엄청난 눈이 쏟아지고 눈사태까지 닥치면서 호텔은 고립되고 상황은 악화됩니다.
제목은 『셜록 미스터리』면서 분위기는 모 소설을 떠올리는 터라, 여왕님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수기가 번갈아 나타나는데 그건 또 조앤 해리스의 『초콜릿』과 닮았단 말입니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국적이 제각각인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군요.
번갈아 가면서 서로 상처를 주고 헕뜯고 함정을 파서 빠뜨리고. 거기에 그 나이 먹고서도 제 나이값 못하는 놈도 있고요. 그 덕분에 읽는 내내 짜증이 치솟았습니다. 그리고 결론도 취향에 안 맞았어요. 하아.ㅠ_ㅠ 무엇보다 그런 허술한 추리를 했음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 연속적으로 발생한 걸 설명했음에도 그에 대한 의문을 왜 가지지 않는 건가, 그런 사람을 홈즈학 교수로 앉히는 건가에 대한 분노가 올라왔습니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의 홈즈학 교수는 아서 코난 도일 이외에 있을 수 없다고요!
혹시라도 그 다음에 앉을 사람이라면 쿠도 신이....(탕탕탕!)
J. M. 에르. 『셜록 미스터리』, 최정수 옮김. 단숨(자음과모음). 2013, 13700원.
그러니까 이 책은 셜록 홈즈를 좋아하는 사람이 읽을 것이 아니라, 프랑스쪽 추리소설, 혹은 블랙유머를 담은 소설을 읽는다 생각하셔야 합니다. 셜록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외려 반감에 지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크흑.;
새해가 되어도 조아라 탐독목록은 이어집니다. 주욱.
오히려 연말과 새해에 새로운 작품이 많이 쏟아져서 신나게 읽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습작되었다가 이번 주말까지 일시적으로 풀어 놓은 것도 있어서 말이죠. 그쪽부터 소개합니다.
여왕. 『겨울잠』, 『여름잠』, 『moon master』
『패스파인더』의 작가인 여왕님이 이전 작품 세 개를 풀어 놓으셨습니다. 『겨울잠』의 도중에 『패스파인더』 연재를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그리고 그 맨 마지막 외전에는 보다가 포복절도할만한 상황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초월 외전인데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름잠』은 저녁에 보았다가는 지갑들고 뛰쳐 나가야 한다는 것이, 『겨울잠』은 외모에 대한 반전 설정이, 『moon master』는 맨 마지막의 반전이 재미있고요. 앞의 둘은 로맨틱 판타지랑 판타지 로맨스에 가깝고 맨 뒤는 SF입니다. 2014년 기념으로 습작을 잠시 해제한 것이라, 이번 주말까지만 열려 있습니다. 그 뒤엔 도로 습작화.
라비에넬. 『그 결혼, 제가 할게요.』
이건 판타지 로맨스. 아직 초반부인데, 슬슬 여자주인공의 비밀이 나오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남자주인공이 당찬 여자주인공에게 휘말리는 이야기가 대부분이고요. 굉장히 유쾌합니다. 가벼운 설정을 놓고 쓰는지라 어떤 부분에서는 이래도 되나 싶지만. 가벼운 이야기가 읽고 싶으시다면 괜찮을 겁니다.
여주인공의 자화자찬이 조금 심한 고로, 이런 걸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피하시는 것도.'ㅂ'
집안 상단이 부도위기에 몰려 고민하던 여주인공은, 때마침 대공비를 간택한다는 소문에 잽싸게 준비를 합니다. 하론의 피를 이어서 의도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대공인지라, 결혼 상대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작정하고 대공을 꼬시는 거죠. 물론 몸이나 미모로가 아니라 사전 공작을 합니다. 편지를 보내서 거래를 하자고 제안하는 거죠. 그래놓고 대공을 만나서는 "삐~살 어린 마누라에 집안일 잘하고 몸매 좋고" 등등의 자화자찬을 남발하는데, 정말 폭소했습니다.ㅠ_ㅠb
키아르네. 『뮈엘라의 수사관』
아직 다 읽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아껴 읽고 있는데다가,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흘러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근데 이미 분량이 상당하거든요.
다른 소설을 쓰시다가 이 소설로 돌아와 한 번에 한 챕터를 몰아서 연재하신다는데, 현재 3장까지 왔습니다. 1장에서는 하녀와 수사관이 만났고, 2장에서는 하녀와 수사관의 관계가 조금 더 진전을 보입니다. 다만 하녀의 신분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 터라. 슬슬 떡밥이 나오고 있는데 거의 확실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게 완전히 풀리려면 더 진행되어야겠지요.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이기는 하나, 마법은 국가 수준에서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쓰지 않습니다. 그런 고로 일반적인, 반쯤은 빅토리아 시대나 그 이전 시대를 차용한 판타지 소설로 보아도 될 겁니다.
메를리위. 『장미빛 로맨스? 노망스?』
주인공들의 나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노망스라는 단어가 들어갑니다. BL인데 에밀이 일단 600살을 넘겼고 제임스도 마흔이 다 되어 갑니다. 외모야 뭐, 당연히 20대-30대쯤 되지요.ㄱ-; 집안 사정 때문에 연애를 할 수 없는 제임스랑, 역시 가문 내력에다가 컴플렉스, 기타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소녀심을 품은 채 솔로로 살아왔던 에밀이 연애하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초반부인데, 미친듯이, 정말 미친듯이 ..... 손발이 오글거립니다. 으어억.
하지만 그 옆에서 달달하게 살고 있는 루시랑 제레미도 문제지. 아니, 애초에 설정을 보면 제레미의 양녀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행인 것은 이미 결론은 나와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이 잘 이루어질 것이란 건 명약관화합니다. 외전까지 나와 있는 걸요. 거기까지 가는 도중에 독자가 얼마나 손발이 오그라들지가 관건입니다. 으흑.;ㅂ;
책 리뷰 맞습니다. 책 제목이 『그 후로 수프만 생각했다』이고 이 책의 주요 소재가 수프와 샌드위치라 제목이 저렇습니다.
앞서 올린 『회오리바람 식당의 밤』은 이보다 앞서 나온 이야기이고, 어쩌다보니 이 소설은 같은 배경을 공유하는 연작 소설이 되었답니다. 책 말미의 후기에 그리 나오는군요. 3부작 예정이라고 하니 뒷 이야기도 있을 텐데 없어도 문제 없는 그런 소설입니다. 그러니까 분위기만 따지면 기승승승의 조앤 해리스 시리즈와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조앤 플루크 말고 조앤 해리스. 그러니까 『초콜릿』과 『블랙베리와인』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말이지요. 세 번째 이야기는 솔직히 제 취향이 아니라 기억에 파묻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조앤 해리스도 소설 속의 과거에서 꼭 사건을 하나씩 만드는 군요. 세 번째 이야기도 그랬지만 셋 다 과거에 범죄 혹은 과실치사가 일어나니까요. 레이크 에덴에 비하면 굉장히 온유하긴 합니다만.
하여간 이번 책은 전작보다 훨씬 더 취향입니다. 앞의 이야기는 몽상가 같은, 판타지가 아니라 환타지 같은, 동화 같은 우화라고 하면 『그 후로 수프만 생각했다』는 훨씬 평범한 일상생활 이야기를 다룹니다. 주인공이 조금 느긋하고, 조금 우유부단하고, 무언가에 자주 홀리고, 자주 빠지지만 그건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필요한 재능이 아닐까요. 하나에 푹 빠져서 완성할 때까지 끊임없이 달리는 재능은 인생이 재미있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미가 없는 사람이 재미없다고 하는 것도 그 연장선입니다. 취미가 없다는 건, 삶에서 뭔가 즐기는 것이 빠져 있다는 것이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무언가가 없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 후로 수프만 생각했다』의 제목 이야기는 소설 중후반부에서 나옵니다. 앞부분은 그다지 능력 없고 꿈만 있고 영화에 잘 홀리는 어느 청년이 주인공입니다. 뒷부분도 그 청년이 계속 등장하고, 서술 시점이긴 하지만 읽다보면 오리-아히루 아닙니다-ㅂ--보다는 아오이가 주인공 같습니다. 우연이 묘하게 반복되지만 그 우연이 납득할 수 있는 건 드라마보다는 덜 우연적인 만남이라 그런지도 모르지요.
책을 읽고 있다보면 수프와 샌드위치가 생각납니다. 귀를 잘라낸 식빵을 쓴 크로켓 샌드위치. 햄도 좋고 감자샐러드샌드위치도 좋습니다. 하지만 달걀 샌드위치를 제일 좋아하고 오믈렛 샌드위치도 매력적입니다. 거기에 후반에 등장하는 수프는, 정말, 군침이 꼴딱 꼴딱 넘어갑니다. 지금 막 만든 샌드위치에 뜨끈한 수프를 곁들이면 좋겠어요. 마지막에 등장한 수프 레시피를 보고는 두 눈을 의심했지만, 뭐, 오리는 자신의 레시피를 최종적으로 완성했으니까요. 그러니 그 수프를 만들고도 본인의 수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겠지요.
지난 주말에는 카레를 만들었는데 이번 주말에는 수프를 만들어야 하나요. 고구마를 넣은 단호박 수프도 참 좋은데, 집에 호박죽이 있어서 만들기 망설여집니다. 크흑.;ㅠ;
요시다 아쓰히로. 『그후로 수프만 생각했다』, 민경욱 옮김. 블루엘리펀트, 2011, 12000원.
............
펴낸 곳이 동아일보사.ㄱ-; 파랑 코끼리는 동아일보사의 임프린트 혹은 자회사인거군요. 하하하.
저자명만 달랑 적어 놓은 것은, 저자가 누군지 알면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짐작이 갈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하;
빌리기는 2013년에 빌려서, 31일부터 읽기 시작해 1월 1일에 끝마쳤습니다. 읽으면서 "내가 왜 새해 벽두부터 공포물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거야."라고 투덜댔는데 결과적으로는 괜찮았습니다. 공포물이기는 하지만 미쓰다 신조의 도조 시리즈처럼 공포만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뒷맛은 매우 나쁩니다. 그건 감안하고 보셔야 할 거예요.
미쓰다 신조는 B님께 추천을 받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쩌다보니 출간된 책은 거의 다 보았습니다. 아직 보지 못한 것은 딱 한 권, 작년 말에 출간된 신간뿐입니다. 이것도 올 첫 교보 주문에 들어 있으니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면 받아볼 겁니다. 언제 읽느냐는 별개고요.
이렇게 몽창 다 읽다보니 미쓰다 신조의 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는 생각이 드는데, 하나는 환상괴기 공포물, 다른 하나는 공포물을 가장한 미스터리입니다. 이건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환상괴기에 속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건 자세히 짚지 않고 넘어갑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전화입니다. 생명의 전화라고, 한국에도 있지요. 예비자살자(?)를 위한 전화 말입니다. 마포대교였나 어디였나. 하여간 자살의 명소에는 이 전화번호가 찍혀 있다고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저는 무서워서 그 주변에 안 가는지라 확인은 못하겠네요. 하여간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하고 그 전화를 받아주는 곳이 생명의 전화인데, 어느 전화상담원이 자살자의 상담을 받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가볍게 신세한탄을 하고 끝나지만 이 경우처럼 자살 위험도가 높은 사람은 별도의 처리가 이어집니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이 사람이 자살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시각에 갑자기 행방불명이 됩니다. 그것도 약간의 피를 남기고요. 그러고 나서 연쇄살인인지 연쇄사고인지 알 수 없는 일들이 이어지면서 사건은 커집니다.
만, 추리하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범인이 누구인지는 찍으면 되는데 왜 범죄를 저질렀는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함정이 있습니다. 그 함정을 넘어서고 나면 부조리가 존재하고요. 하아. 인생사 다 그런 겁니까....(먼산)
책이 두껍긴 한데 넘어가는데 시간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전개가 빠른 편이라 예상했던 것보다는 빨리 읽게 되더군요. 새해 첫 책으로 괜찮았습니다.:)
G가 반납한다고 건네온 책을 들고 와서 유심히 책등을 보는데, 문득 이 책 감상을 적었나 아닌가 헷갈리는 겁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확인했더니 안 적었어요. 어헉.; 왜 빼먹은 거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다 읽고 나서 G에게 넘겨주고는, 나중에 반납하면 그 때 감상 적겠다고 했나봅니다. 그러니 빼먹었지. 일단 리뷰는 2014년에 적는 걸로 하고, 독서목록에도 뒤늦게지만 추가합니다.ㅠ_ㅠ 이렇게 흘려보낸 책이 적지는 않을 것 같은데 넘어갈 수 밖에 없지요.
이 책을 왜 빌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합니다. 아마 교보문고 홈페이지에서 발견하고 검색한 뒤 빌렸거나, 가장 최근에 본 잡지-행복이 가득한 집에 이 책이 실려서 검색했거나. 아마 둘 중 하나일 겁니다. 하여간 이 책이 임업과 관련된 소설이라길래 호기심이 생겨서 집어 든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정말로 임업에 대한 책입니다.
벌목이나 채벌, 간벌 등 임업과 관련된 이야기는 옛날 옛적 『우담바라』라고 하는 한국소설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재미있는 책이냐 물으신다면, 고등학생이 재미로 볼만한 책이긴 하나, 지금 다시 보기에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책이라고 답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커플링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손 댈 생각이 없거든요. 게다가 최근에 작가가 이 이야기의 후속편을 냈는데, 결말 부분만 확인하다가 제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걸 확인하고는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하여간 그 책에서, 지역 유지의 후계자로 집안을 이끌어 가는 아가씨가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것이 선산을 포함한 집안 산림의 간벌을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이전에 친구에게도 잠깐 들었지만, 산은 꾸준히 관리해야지 좋은 나무가 자라고, 그래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더군요. 그냥 알아서 자라게 내버려 두면 나무가 잘 크지도 못할뿐 더러 채벌한다 한들 돈이 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경복궁 등의 대규모 보수공사를 위해 나무를 베러 가는 몇몇 사진에서도, 대들보를 베기 위한 나무를 베러 가는데 산이 조금 허전하다는 느낌이 있었지요. 흔히 주변에서 보는 것처럼 나무가 빽빽하게 들이차고 관목이나 덩굴이 엉켜있는 그런 모습은 아니더랍니다. 그러니 그렇게 좋은 나무가 자라는지도 모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주인공 유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어머니와 담임선생님의 작당하에 나고야 너머 어드메, 하여간 깊은 산골에 임업연수생으로 끌려 갑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적당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에서 굴러 다닐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담임이 멋대로 임업연수생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거죠. 물론 본인의 동의가 없어도 부모님의 동의가 있으면 제출이 가능했을 겁니다. 어머니야 빈둥거리겠다는 아들의 속내가 빤히 보였을 테고, 최근에 태어난 손자에게 빠져 있었으니 번거로운 작은아들은 멀리 치워도 상관 없었겠지요.
그런 이유로 유키는 휴대폰 전파도 잘 닿지 않는 산골 마을, 가무사리라는 곳으로 끌려 갑니다. 그리고 이 책의 이야기는 가무사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유키가 일하는 나카무라 삼립조합 사람들과, 가무사리라는 공간 그 자체를 다룹니다. 근데 앞서 리뷰 올린 책보다는 훨씬 본격적입니다. 그러니까 정말로 임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나무를 잘 가꾸기 위해서는 채벌도 중요하지만 잘 심는 것도 중요합니다. 잘 심고 나면 그 다음엔 잘 자라도록 가지치기도 해야하고요. 30년생 나무를 베어다 파는 것이니, 그 30년 동안은 주변의 산림을 돌아가며 관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지금까지 이런 일을 전혀 하지 않았을 유키는 내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데, 특히 요키라는 이름의 사수(라고 해두지요)가 특히 심합니다. 이건 요키가 유키보다 훨씬 일을 잘하고, 훨씬 능력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요령도 좋고 천재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임업분야에 재능이 있거든요. 누구는 전기톱으로 나무를 베는데, 누구는 도끼 하나로 슥슥 나무를 간벌한다든지, 가지치기도 도끼 한 자루면 충분하다는 모습을 보인다든지. 그러면서 아주 미인 아내도 있고 바람도 잘 피우고(...) 능력 있는 전형적인 남자입니다. 그런데 유키와는 별로 나이차이가 나지 않거든요. 그러니 라이벌을 넘어서서 불편한 상대일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보다보면 일본 산속 어드메에는 정말 이런 공간이 있겠구나 싶습니다.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정말로 산신의 보호를 받고,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베고, 산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마을이 있을 거라고요. 가무사리 숲에서의 1년은 그래서 굉장히 재미있습니다.+ㅅ+
주인공인 나는 어느 마을에 정착합니다. 6층 건물의 옥탑방인 7층에 올라 책상 두 개를 놓고 번갈아 작업하는 프리라이터입니다. 원래 하고 싶은 일은 다른 것이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는 주문받은 대로 무엇이든 써주는 사람이 되어야 했지요.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주인공과 같은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거나, 근처에서 교류를 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근데 별 내용 없고, 별 이야기 없이 아주 무난하고 평탄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렇다고 이게 그냥 무난한 소설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다 읽고 나면 도넛 테이블과 에스프레소 머신과 글쓰는 책상, 옥탑방, 맛있는 채소를 곁들인 정식이 떠오를 테니까요. 그런 이미지가 확연히 남은 덕에 그냥 그런 소설은 벗어났나봅니다.
이게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랍니다. 도서관에 갔다가 책 한 권을 집어 들었고, 그게 두 번째 이야기라는 말에 첫 번째 이야기인 이 책도 집어 들었는데 아직까지는 두 번째 이야기를 읽을 생각이 남아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를 읽고 나서도 그럴지는 모르겠네요.
하여간 이 책이 올해 두 번째 책이라는 것이 조금 미묘하긔....;..
요시다 아쓰히로. 『회오리바람 식당의 밤』, 박재현 옮김. 21세기북스, 2011, 11000원.
조아라 소설과 별개로 출간 도서를 대상으로한 결산입니다. 뭐, 조아라 소설 결산에 개인지 출판본도 있긴 하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연재 소설을 본 걸 기준으로 목록을 만들었으니까요. 이번에도 세다가 홀라당 수를 잊어서, 엑셀에 붙여 넣고 확인했습니다.
만화책으로 따로 빼놓은 것이 달랑 4권. 하지만 이건 書計에 기록한 것뿐이고 안 올린 것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만화책을 제외하고 세면 원서 두 권 포함해서 27일 기준으로 총 138건. 그리고 올 연말에 읽을 책 몇 권을 빼고 센 것이니 참 많네요. 이야아. 1백은 그래도 돌파했다.T-T; 게다가 목록 정리하면서 보니 소설 말고 비소설도 상당히 많습니다. 선방했네요.
그리고 31일인 오늘, 현재 읽고 있는 책은 내년도 책(...)으로 넘기고 그대로 넘깁니다. 어제 『고독한 시월의 밤』을 다시 다 읽었는데 작년의 책으로 꼽은 바 있으니 넘어갑니다. 그냥 138권으로 치지요.;
仲町六繪. 『からくさ圖書館來客簿』. 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2013, 610엔.
Maria Alexandra Vettese, Stephanie Congdon Barnes. 『A Year of Morning: 3191 miles Apart』. Prinseton Architectual Press, 2008, US$21.95.
맨 아래 두 건이 원서이긴 한데 원서 읽은 건 아마 이것보다 조금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올해 일본 원서를 적게 읽긴 했지만 여기에 『천연생활』같은 잡지나 무크는 제외되었거든요. 그리고 요리책 원서도 빠졌습니다. 사긴 많이 샀어요.ㄱ-;
그리고 이걸 둘로 나눕니다. 소설과 비소설. 비소설도 종류별로 나누었습니다.
먼저 비소설. 각각을 주제에 따라 나눴습니다.
건축
성정아. 『고친 집, 새로 지은 집』. 나무수, 2012, 16500원.
로이드 칸. 『로이드 칸의 아주 작은 집』, 이주만 옮김. 한스미디어, 2013, 35000원.
고양이
고경원.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서울 숲에서 거문도까지 길고양이와 함께한 10년』. 앨리스, 2013, 15000원.
우메츠 유키코. 『우리는 점장 고양이』, 김시내 번역, 학산문화사, 2012, 12000원.
이시마루 가즈미. 『고양이 섬의 기적: 쓰나미가 휩쓸고 간 외딴 섬마을 고양이 이야기』, 오지은 옮김, 고경원 해설. 문학동네, 2013, 1만원.
종이우산.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북폴리오, 2013, 15000원.
그웬 쿠퍼.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호란 옮김. 달, 2010, 12000원.
과학, 사회과학
A. L. 바라바시. 『링크: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강병남, 김기훈 옮김. 동아시아, 2002, 16000원.
A. L. 바라바시. 『BURST(버스트)』, 강병남, 김명남 옮김. 동아시아, 2010. 18000원.
수디르 벤카테시. 『괴짜 사회학』, 김영선 옮김. 김영사, 2009, 15000원.
던컨 와츠. 『Small Sorld(스몰 월드)』, 강수정 옮김. 세종서적, 2004, 18000원.
베른트 하인리히. 『까마귀의 마음: 불길한 검은 새의 재발견』, 최재경 옮김. 에코리브르, 2005, 23000원.
베른트 하인리히. 『동물들의 겨울나기』, 강수정 옮김. 에코리브르, 2003, 16500원.
주디스 리치 해리스. 『개성의 탄생: 나는 왜 다른 사람과 다른 유일한 나인가』, 곽미경 옮김. 동녘사이언스, 2007, 18000원.
보석
안현주. 2011. 『The Jewelry Book: 보석, 거부할 수 없는 반짝임의 유혹』. 위러브더북(보문당), 13000원.
원종옥. 『그림에서 보석을 읽다: 과학자가 들려주는 명화 속의 보석 이야기』. 이다미디어, 2009. 1만 6천원.
스테파노 파피, 알렉산드라 로즈. 『불멸의 보석: 명사들이 간직해온 부와 사랑의 기억』, 김홍기 옮김. 투플러스북스(미술문화), 2012, 24000원.
홍지연. 2009. 『다이아몬드, 그 지독한 사랑에 빠지다』. 글로세움패피북스, 1만원
사진
모리 유지. 『다카페일기 3』, 권남희 옮김. 북스코프, 2012, 15000원.
Maria Alexandra Vettese, Stephanie Congdon Barnes. 『A Year of Morning: 3191 miles Apart』. Prinseton Architectual Press, 2008, US$21.95.
수필
구리하라 하루미. 『매일매일 즐거운 일이 가득』, 이은정 옮김. 인디고, 2013, 13500원.
마크 롤랜즈. 『철학자와 늑대』, 강수희 옮김. 추수밭, 2012, 1만 5천원.
무라카미 하루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김난주 옮김. 문학동네, 2012. 11800원.
쓰루가와 신이치.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최경국 옮김. 이순, 2010, 12800원
오에 겐자부로. 『말하고 생각한다 쓰고 생각한다』, 채숙향 옮김. 지식여행, 2005, 1만원.
제임스 해리엇. 『행복을 전하는 개 이야기』, , 김석희 옮김. 웅진닷컴, 2003.
제임스 해리엇. 『마음이 따뜻해지는 개 이야기』, 김석희 옮김. 웅진닷컴, 2003.
식물
강희안. 『양화소록: 선비, 꽃과 나무를 벗하다』, 이종묵 역해. 아카넷, 2012, 2만 5천원.
마이크 다턴. 『세밀화로 보는 과일의 역사』, 정은지 옮김. 오브제, 2013, 13000원.
빌 로스. 『진기한 야채의 역사』, 김소정 옮김. 눈과마음, 2005, 15000원.
유기억. 『특징으로 보는 한반도 제비꽃』, 장수길 사진. 지성사, 2013, 3만원.
윤상준. 『윤상준의 영국 정원 이야기 1: 12인의 정원 디자이너를 만나다』. 나무도시, 2011, 22000원.
정기호 외. 『유럽, 정원을 거닐다』. 글항아리(문학동네), 2013, 16000원.
애너 파보르드.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구계원 옮김. 글항아리, 2011, 38000원.
로레인 해리슨. 『세밀화로 보는 채소의 역사』, 정은지 옮김. 오브제(다산북스), 2013, 13000원.
한나 홈스. 『풀 위의 생명들』, 안소연 옮김. 지호, 2008, 1만 7천원.
판타지
박명식. 『전상에의 아리아』1-2(완). 뿔미디어, 2013, 각 권 13000원.
양효진. 『계약의 목걸이』1-7(완). 가하, 2013, 1권 무료, 2-7권 2250원.
양효진, 정연주.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1-4(완). 그래출판, 2013, 1권은 무료, 2-4는 2000원.
해난. 『종려나무 그늘 아래: 왕과 정령 외전』1-2. (전자책). 2013.
BL
알페나. 『Only my brother』1-2. 뿔미디어, 2013, 각 12000원.
유리엘리. 『되돌아온 시간 1-3』. 비앤엠, 2013. 1권 1만 2천원, 2-3권 1만 5천원.
호란. 『밤에 빛나는 꽃』1-3(완), 뿔미디어, 2013, 세트가격 15120원.
SF
로저 젤라즈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김상훈 옮김. 열린책들, 2002, 9500원.
근데 적고보니 헤스키츠랑 종려나무를 제외한 전자책은 안 올렸습니다. 으억. 그리하여 급하게 나머지 전자책을 밀어 넣습니다. 그리하여 전체 건 수도 수정. 4건이 추가 되어 141. 라이트노벨을 제외하고는 분권은 그냥 통합했으니 건수로 보아도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라이트노벨에서 추가된 권수가 달랑 두 건이거든요. 비소설 62, 소설 79. 소설 비중이 아주 크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으헉.;ㅂ;
근데 적다보니까 올해 다시 읽었음에도 감상을 별도로 남기지 않아 넘어간 책도 여러 권 있네요. 그런 책이야 어쩔 수 없고. 만화책도 상당히 읽었는데 이것도 다 못적었고. 그리고 라노베도 안 적고 넘어간 것이 여럿 있고. 근데 이게 전부가 아니라 조아라 소설들도 있었단 말이죠. 하하하하하. 니마; 왜이리 딴 짓 많이 했니.;
그리고 올해에 읽은 책 중에서 기억에 남는 책들, 그 중에서도 손에 꼽을 책들은 이렇습니다.
까날. 『홋카이도에 먹으러 가자』. 니들북(대원씨아이), 2013, 13000원.
자크 르 고프, 장-모리스 드 몽트르미. 『중세를 찾아서』, 최애리 옮김. 해나무, 2005, 12000원.
피터 멘젤, 페이스 달뤼시오. 『칼로리 플래닛』, 김승진, 홍은택 옮김. 윌북, 2011, 25000원. 모리미 토미히코. 『펭귄 하이웨이』, 서혜영 옮김. 작가정신, 2011, 12000원. 미쓰다 신조의 시리즈. 미야베 미유키. 『그림자 밟기』,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2013, 14000원. A. L. 바라바시. 『BURST(버스트)』, 강병남, 김명남 옮김. 동아시아, 2010. 18000원.
서진영.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시드페이퍼, 2010, 17000원.
쓰루가와 신이치.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최경국 옮김. 이순, 2010, 12800원. 아와사카 쓰마오. 『아아이이치로의 낭패』, 권영주 옮김. 시공사, 2010, 12000원. 알페나. 『Only my brother』1-2. 뿔미디어, 2013, 각 12000원.
요네자와 호노부. 『부러진 용골』, 최고은 옮김. 북홀릭, 2012, 14800원. 원종옥. 『그림에서 보석을 읽다: 과학자가 들려주는 명화 속의 보석 이야기』. 이다미디어, 2009. 1만 6천원.
유리엘리. 『되돌아온 시간 1-3』. 비앤엠, 2013. 1권 1만 2천원, 2-3권 1만 5천원. 윤상준. 『윤상준의 영국 정원 이야기 1: 12인의 정원 디자이너를 만나다』. 나무도시, 2011, 22000원. 정기호 외. 『유럽, 정원을 거닐다』. 글항아리(문학동네), 2013, 16000원.
정은지. 『내 식탁 위의 책들』. 앨리스(아트북스), 2012, 13000원. 로저 젤라즈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김상훈 옮김. 열린책들, 9500원, 2002.
종이우산.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북폴리오, 2013, 15000원. 카야타 스나코. 『코랄 성의 평온한 나날: 델피니아 전기 외전 2』, 박용국 옮김. 대원씨아이, 2013, 7천원.
카와하라 레키. 『소드 아트 온라인 7: 마더즈 로자리오』, 김완 옮김. JNovel, 2011, 7천원.
카와하라 레키. 『소드 아트 온라인 8: 얼리 앤드 레이트』, 김완 옮김. JNovel, 2012, 7천원. 로이드 칸. 『로이드 칸의 아주 작은 집』, 이주만 옮김. 한스미디어, 2013, 35000원.
토노 마마레. 『로그 호라이즌 6: 새벽의 미아』, 김정규 옮김. 대원씨아이, 2013, 7천원. 애너 파보르드.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구계원 옮김. 글항아리, 2011, 38000원.
베른트 하인리히. 『까마귀의 마음: 불길한 검은 새의 재발견』, 최재경 옮김. 에코리브르, 2005, 23000원. 해난. 『종려나무 그늘 아래: 왕과 정령 외전』1-2. (전자책). 2013. 조안 해리스. 『블랙베리 와인』, 송은경 옮김. 문학동네, 2006, 11000원. 주디스 리치 해리스. 『개성의 탄생: 나는 왜 다른 사람과 다른 유일한 나인가』, 곽미경 옮김. 동녘사이언스, 2007, 18000원. 시릴 헤어. 『영국식 살인』, 이경아 옮김. 엘릭시르, 2013, 11800원. 호란. 『밤에 빛나는 꽃』1-3(완), 뿔미디어, 2013, 세트가격 15120원.
히가시노 게이고. 『매스커레이드 호텔』,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2012, 14800원.
히가시노 게이고. 『신참자』, 김난주 옮김. 재인, 2012, 14800원. 仲町六繪. 『からくさ圖書館來客簿』. 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2013, 610엔.
굵은 글씨로 표시하지 않았다고 기억에 안 남는 것은 아닌데, 손에 꼽는 책이나 영향을 주는 책을 꼽았더니 이렇네요.
1.모리미 토미히코. 『펭귄 하이웨이』, 서혜영 옮김. 작가정신, 2011, 12000원.
감히 올해의 책으로 꼽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단순한 성장기, 모험물, SF로 볼 수 있는데 아버지가 주인공에게 해주는 몇 가지 작은 조언들이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게다가 Boy meets girl, 첫사랑의 아련함이라는 두 가지를 모두 멋지게 잡았습니다.
2.미쓰다 신조의 시리즈.
공포물임에도 강렬하게 남았긔.;
3.미야베 미유키. 『그림자 밟기』,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2013, 14000원.
미미여사 책. 그러고 보니 에도시리즈는 『외딴집』을 제외하고 올해 다 다시 읽었는데 목록에서 빠졌네요. 어헉;
4.A. L. 바라바시. 『BURST(버스트)』, 강병남, 김명남 옮김. 동아시아, 2010. 18000원.
burst. 한국에서는 아마 창발이라는 용어로 바꿔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이론에 있어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라. 링크도 같이 읽었지만 그 책은 10년쯤 전에 한 번 읽었기 때문에 신작인 이 책을 꼽았습니다. 저 멀고 먼 발칸반도 어드메의 어느 역사적 사실이 왜 네크워크 이론과 연결되는지 굉장히 쉽게 잘 썼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니 그렇게 유명하지요....;
5.아와사카 쓰마오. 『아아이이치로의 낭패』, 권영주 옮김. 시공사, 2010, 12000원.
이 책이 왜 이제야 번역이 나온 거지요?
시리즈 3권인 도망이 11월에 나왔네요. 잊지말고 도서관에 신청합니다.
6.알페나. 『Only my brother』1-2. 뿔미디어, 2013, 각 12000원.
티온 귀여워요, 티온! 다만 BL이니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7.요네자와 호노부. 『부러진 용골』, 최고은 옮김. 북홀릭, 2012, 14800원.
고전부시리즈보다는 이쪽을 더 꼽겠습니다. 어느 멋진 탐정님의 이름이 후기에 등장했다는 이름만으로도 하악대면서 당당하게 올해의 책으로 꼽아봅니다. 덕업일체가 어떤 것인지, 그 결과물이 얼마나 멋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입니다.
8.윤상준. 『윤상준의 영국 정원 이야기 1: 12인의 정원 디자이너를 만나다』. 나무도시, 2011, 22000원.
영국정원에 대한 로망을 한층 더 끌어올린 책입니다. 타샤 튜더 정원의 원조가 이런 정원이겠거니 싶기도 하더군요. 같은 영국정원도 굉장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걸 보고 잠시 모 정원박람회에 가볼까 생각했는데 주변의 평을 듣고는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9.로저 젤라즈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김상훈 옮김. 열린책들, 9500원, 2002.
왜 고전인지, 왜 명작인지는 참고 읽으면 알 수 있습니다. 다 읽고 나면 그 경이로운 상상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역자 해설이 참 재미있습니다.
10.종이우산.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북폴리오, 2013, 15000원.
고양이를 좋아하신다면 무조건 보세요. 여기 실린 사진들이 모두 다 베스트샷입니다. 원기옥!은 이전 책에 있었지요.
11.로이드 칸. 『로이드 칸의 아주 작은 집』, 이주만 옮김. 한스미디어, 2013, 35000원.
작은 집에 대한 로망을 다시 끌어올린 책입니다. 올해의 건축 서적은 이 책. 작년에는 제가 살고 싶은 집은, 그 전해에는 아마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이었을 겁니다. 결국 제가 살고 싶은 최종 목표인 집은 그리긴 했는데, 그걸 제대로 된 설계도로 바꾸기 위해서는 더 공부해야겠더군요.
12.토노 마마레. 『로그 호라이즌 6: 새벽의 미아』, 김정규 옮김. 대원씨아이, 2013, 7천원.
아카즈키 귀여워요! 5권의 할렘을 넘어서, 이번 편에는 여자만 잔뜩 나오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게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될 걸 생각하면 NHK의 허술한 작화에 눈물이 앞을 가리고.
13.해난. 『종려나무 그늘 아래: 왕과 정령 외전』1-2. (전자책). 2013.
답니다. 아주 달아요. 손가락이 오그라들 것 같아요. 하지만 그래서 더 좋습니다. 마음이 저절로 치유되는 것 같은 귀여운(...) 커플이지요.
14.주디스 리치 해리스. 『개성의 탄생: 나는 왜 다른 사람과 다른 유일한 나인가』, 곽미경 옮김. 동녘사이언스, 2007, 18000원.
이글루스의 사람을 낚는 그 분이 하도 추천을 해서 읽었는데, 읽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일반인이나 연구자를 설득하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가설에 따라 각각의 항목을 제거하여 최종적으로 남는 것을 선택하는 방법이 재미있습니다. 마치 『네덜란드 구두 살인』을 보는 것 같..(탕!)
16.仲町六繪. 『からくさ圖書館來客簿』. 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2013, 610엔.
작년의 일서가 바티칸 기적조사관 시리즈였다면 올해의 일서는 이 책. 왜냐하면 올해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손을 도통 못댔습니다. 허허허허. 표지에 낚여서 봤다가 거꾸로 내용에 낚였습니다. 교토를 좋아하고 헤이안 시대에 로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같이 낚여 봅니다.
그런데 적고 보니 인문학은 하나도 없군요. 사회학을 넓게 인문학으로 보는 것은 조금 무리니까. 그러므로 저는 인문적인 인간이 아닙니다..?(...)
반농반진으로 적자면, 인문학은 제가 그걸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불혹 이후로 넘기렵니다. 가장 좋은 것은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서 진행하는 논어나 맹자 수업을 듣는 것인데 지금은 무리예요. 사실 철학은 조금 관심이 있지만 아직 버겁습니다.;
드디어 9권. 후기에도 나왔듯이 허니와 클로버의 권수가 머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고, 지금 분위기 봐서는 앞으로 10권은 너끈히 더 나갈 수 있을 겁니다. 과연 20권 안에 이야기가 끝나려나?
초반의 우울한 이야기는 어디로 갔는지, 요즘의 이야기는 밝습니다. 물론 항상 밝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앞을 보고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지난 권에도 그랬지만 이번 권도 새로운 장기 기사들이 등장하면서 그 사람들의 어렵고 힘든 상황, 하지만 그 상황을 어렵게만 보지는 않는 시각이 보입니다. 이번 권이 특히 그랬네요. 한참 동안을 눈앞의 벽과 내내 싸워서 내내 패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걸 보고 안타깝고 안쓰럽게 여깁니다. 그리하여 또 패배했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뭐라 말해야할지 고민합니다. 근데 당사자는 아주 편안하게 이야기 합니다.
새로운 길이 열렸다. 새로운 것이 또 보였다. 그래서 같이 이야기 하기로 했다.
허허허허허허.
당사자들에게는 또 다른 세계가 열린 것이었군요. 당사자가 아닌 이상은 모를 이야기였습니다.
하여간 이번 권을 보고 나니 새알심이 듬뿍 들어간 맑은 팥죽이 먹고 싶더랍니다. 다음 여행 때는 파는 곳을 수배해야겠어요.-ㅠ-
일상 수필이라고 하면 뭔가 하실텐데, 일본에서 자주 출간되는 수필 형식입니다. 수필은 수필이되,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서 소소한 삶의 기쁨을 찾는 걸 주로 다루는 책입니다. 이 책도 그 비슷합니다. 저는 하도 구리하라 하루미의 이름을 많이 들은데다가 얼굴을 잠깐 본 것만 가지고 젊은가 했더니 벌써 손자 손녀를 기다리는 나이더군요. 환갑을 넘겼습니다. 딸도 아들도 결혼했고요. 그런데 이런 외모에 이런 몸매. 으어어. 제가 많은 책을 구입한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군요. 하하하. 아무래도 둘의 영역(?)이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
하여간 이 책을 보고는 이것 저것 욕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 저자는 환갑이 되었을 때 쓴 책이니 저도 차근차근 준비하면 환갑이 되었을 때 여기까지 도달하는 것도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해봅니다. 뭐, 타샤할망도 나이 아흔되어서까지 꾸준히 움직였잖아요. 그러니 아직 시간은 많습니다. 천천히 움직이면 될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꼽은 몇 가지.
- 선물용 선반, 혹은 좋아하는 공간
좋아하는 공간은 가족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데, 가족과 공간을 공유하다보니 인테리어 잡지에 자주 나오는 것처럼 어머니의 작은 작업 공간을 두는 겁니다. 자식들이야 각자의 방을 가지고 있지만 아버지나 어머니는 서재 혹은 작업실을 가지지 않는 이상은 어렵잖아요. 저야 결혼 생각이 없으니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선물용 선반은 괜찮더군요. 오하시 시즈코의 책에서는 선물 서랍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발견한 작은 물건이나 마음에 드는 작은 물건을 서랍에 보관했다가 누군가에게 선물 줄 일 있으면 거기서 하나씩 꺼내 주는 겁니다. 그러니 유통기한이 있는 것은 안 될 테고. 저도 최근에 이런 서랍을 쓰고 있습니다.'ㅂ'
- 걸레
초등학교 다닐 때는 이런 걸레 만들어 오라는 과제를 받은 것 같기도 한데. 집에서 쓰는 건 보통 수건을 그냥 걸레로 쓰지요. 이렇게 바느질한 걸레를 쓰는 건 거의 못봤습니다. 하여간 마룻바닥 닦는데 요긴하다지만 저는 청소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 15분 규칙
15분간, 타이머를 작동시키고 그 시간만큼은 한 가지 일에 오롯이 집중하는 겁니다. 이건 해보고 싶더군요.
- 계절감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여러 절기를 꼬박꼬박 챙긴다는 것, 쉽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따라가야지요. 내년 혹은 후년에는 가능하려나.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도전해보렵니다.
- 그릇
칠기는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 있노라니 또 욕심이 생기네요. 괜찮고 마음에 드는 칠기를, 조금 비싸더라도 구해서 계속 아껴서 쓰는 것. 한 번 해보렵니다. 컵이나 다른 그릇도 마찬가지고요. 이것도 꾸준히 마음에 드는 것을 계속 쓰는 것. 새로 사는 것보다 있는 것을 아껴 쓰는 쪽에 무게를 두고 해보렵니다.
- 은식기
은식기에 대한 로망은 시오노 할머니 덕분에 생겼는데.ㄱ-; 집에 있는 작은 은수저도 고이 모셔둔다고 쓰지 않고 있네요. 검게 변하도록 보관하지만 말고 저도 고이 잘 써야겠습니다.'ㅅ'
- 스프링노트
일력 대신에 스프링 노트를 쓸 생각인데 딱 이거다 싶은 걸 아직 못찾았습니다. 이러다가 만들게 되는 건 아닐지. 하하하.
- 젓가락
부부젓가락은 무리고(...) 여행 다닐 때 챙겨서 쓸 수 있는 커트러리 세트를 챙기고 싶습니다. 근데 이건 기내 반입 안될 건데?
- 절구
아, 이 절구는 집에 꼭 필요합니다. 어렸을 때 집에서 쓰던 절구는 분명 자기 제품이었는데, 어느 새 플라스틱으로 바뀌었거든요. 당연히 자기로 된 것이 쓰기 편합니다. 플라스틱은 가벼워서 튀어요. 마늘 찧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음 여행 때 사오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 여행이 지난게 벌써 일년. ... 정말로 다음 여행 때는 잊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몇몇 번역은 조금 걸립니다. 일본 된장인 미소를 그냥 미소로 적은 것. 미소 담그기에 대한 이야기라면 일본 된장이라고 바꿔 적어도 되었을 건데요. 게다가 맨 뒤에 실린 시폰 케이크 레시피는 잘못 적었습니다. 으윽. 아무리 읽어도 이건 두 번에 나누어 섞는다를 2와 섞는다라고 잘못 적은 거더라고요. 2번에다가 다른 재료를 첨가한 것이 3번, 그리고 거기에 머랭을 내어 먼저 조금 나누어 섞고, 남은 걸 두 번에 나누어 섞는다를 2와 섞는다고 적어서.
뭐, 그래도 책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으니까요.-ㅂ-
올해는 조아라 소설을 덜 보았습니다. 아니, 덜 본 것은 아니고 작년만큼 목록 쫙 늘어 놓을 정도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작년만큼 많이 적지는 않겠네요. ... 물론 이건 적기 전의 감상이고, 적고 나서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찾기 편하라고 제목 가나다순으로 적으려 했더니 작년에는 작가이름에다 몰아서 적었군요. 그에 따라 기존 작성해서 정렬한 걸 몽창 뒤집어서 다시 정리합니다. 흑흑흑.;ㅂ;
작성 시작시점이 26일이기 때문에 괄호 안의 숫자- 연재 편수는 26일 기준으로 올라갑니다. 그러므로 연재중인 소설의 경우에는 편수가 약간 늘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습작된 작품과 삭제된 작품은 편수 확인을 할 수 없어서 적지 못했습니다.
분량이 어마어마합니다. 하하하.;ㅂ; 쓰는데 한나절이 들었어요. 그리고 정리하는데 이틀. 어헉.;ㅂ;
1.가막가막새. 『우리들의 시간』(146+)
- BL, 회귀
편수가 많지만 이제 머지 않았습니다. 이번 챕터가 완결이래요. 완결 후 이북 출간으로 삭제 예정입니다.
어부지리, 아니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으로 황제가 되었는데, 황제하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합니다. 후계자가 잘 자라서 드디어 내려놓고 쉴 수 있게 되었을 때쯤, 왕위에 오르기 전 자신 대신 죽어간 어느 기사가 떠오릅니다. 내내 기억에 묻어두고 있었던 그 사람의 이름이 무엇인지 드디어 알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아직 아버지가 살아계시고 사건들이 벌어지기 전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황제를 하지 않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정말로; 황제 하지 않기는 쉽지 않더군요.
그리고 기사님과는 정말로 달달한 관계가 되는데 그 염장도가 참으로 높습니다. 주변 상황은 급박하게 흘러가는데 그 둘만 남으면 달달달. 이쯤되면 염장도가 아니라 당장도입니다. 어느 쪽이건 읽는 (솔로) 독자들은 수분이 빠져나가 삐들삐들 마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것은 막스. 미노년 집사는 소중하니까요.
2.금빛안개. 『비밀정원에서의 티타임』(35+)
- 로맨스, 황제-공작가의 딸
로맨스의 정석을 가는 듯? 여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그 간의 사정을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 발 한 발, 두 사람이 가까워지니 다행입니다. 50편 내외로 완결 예정이라는데 아쉽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네요. 읽다보면 황태자가 참 불쌍합니다.(...)
3.금빛영혼. 『화연(華緣): 비단잉어』(완결, 삭제, 개인지출간)
- BL, 게임
게임회사에 직원으로 입사했다가 GM이 됩니다. GM이 하는 일은 일반 이용자가 들어가 있는 NPC를 감시하는 것. 그래서 들어갔더니 자동 생성된 캐릭터가 999살 먹은 비단잉어입니다. 그리고 감시대상은 황제. 물론 예상했던 대로 진행해서 황제와 연인 사이가 되는데,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만납니다.
잉어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입니다. 후후후후후. 뜨거운 물을 부었더니 맛있는 냄새가..(...)
4.냠냠냠냠냠냠. 『파이[Youngest daughter]』(30+)
- 육아물, 성장물, 스릴러?
스릴러라고 적긴 했는데 최근편 후기에서 작가님이 부드럽게 넘어갈거라고 하시더군요. 다행입니다.
이건 환생에 가까울지도 모르는데,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아기로 태어났더니만 정신을 차려보니 어머니는 죽고 몸이 약한 아기는 온갖 신성력의 보호를 받아 이제야 건강해졌답니다. 아기로 살다보니 전생의 기억은 희미한데, 아껴주는 아빠랑 오라버니 셋, 거기에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까지 있다보니 슬플 틈은 없습니다.
최근 연재분에서 파이를 둘러싸고 사건이 벌어질 조짐이 보이더군요. 하여간 중심축은 육아, 성장입니다. 마성의 게...가 아니라 아기인 파이가 어떻게 주변 사람과 인물들을 살살 녹이는지가 주요 내용이예요. 앞부분에 등장한 이곳 황태자는 참 얄밉지만 최근 편에서의 모습을 보면 같이 울고 싶어져서 호감도가 확 상승합니다. 그래도 황태자가 얄미운 것은 마찬가지.
5.님프네. 『캐릭명 일수다공』(완결, 습작, 개인지출간)
- BL, 일수다공
개인지 구입했긔. 보고 나면 마비노기 블랙스미스를 찍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거 비용 엄청 많이 들지요. 제련은 그럭저럭 마스터 찍었던가?;
할렘이나 일수다공 혹은 일공다수는 질색하는데 이 책은 그래도 꽤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이번 목록에 오른 다른 일수다공 소설이랑 마찬가지로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그런 듯하군요. 음, 그리고 최근 조아라 서평란에서 논란이 일어난 그 작품 맞습니다.'ㅂ'; 저는 그래도 개인지 괜찮게 보았는데 제가 놓친 부분이 있었나봅니다. 아하하;
6.달초하. 『The bloodthirsty kid』(85, 완결)
- BL, SF? 키잡?
12월 초에 습작 예정하다가 이북제의를 받고 아직 남아 있습니다. 고3 기간 동안 쓴 것이라고 하는데 먼치킨류이긴 하지만 상당히 잘 썼습니다. 일본 만화 같은 분위기가 풍기지만 괜찮았어요. 일본 만화 같은 분위기가 뭐냐 물으신다면, 여리여리하게 생겼음에도 굉장히 세고 대단하고 멋진 사람이 어쩌다가 아기를 주웠는데 그 아기가 알고보니 늑대였더라. 게다가 얘도 일종의 흑막이었더라 하는 이야기입니다. 거기에 주인공(수)의 과거와 옛 이야기가 얽혀 있다는 점도 재미있지요. 하여간 해피엔딩으로 끝났고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북 제의가 아직 진행되지 않는 것은 올해 수능을 본 분이라, 새해 지나야 계약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7.대거리. 『WRITER ACT』(81, 완결, 개인지예정, 습작예정)
- BL, 현대
웬만해서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BL은 안 보는데 이건 보고 나서 한참 고민하다가 개인지 구매를 신청했습니다. 언제 나올지 아직은 모르지만.
아무리 봐도 제가 좋아하는 키워드는 아닌지라, 저도 왜 제가 홀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명한 어느 작가의 소설을 가지고 영화를 찍습니다. 두 주연배우가 대본읽기부터 시작하는데, 참여한 원작자가 계속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비난합니다. 그러더니 그 작가가 결국 그 역할을 맡게되지요. 영화 찍는 기간 동안 다른 주인공인 유청한은 계속 작가-이강우에게 연기로 밀린다고 생각하며 불안한 감정을 느낍니다. 거기에는 유청한 자신의 여러 컴플렉스도 같이 뒤죽박죽되는데, 반쯤은 열린 결말이지만 그 전까지는 해피엔딩에 가깝습니다. 아마도.
조금 호불호가 갈릴 소설이긴 한데, 분위기가 익숙하다 했더니 작가 후기 중에 난쏘공을 좋아한다는 언급이 있더군요. 그렇군 싶었습니다. 허허허.
8.둥근보름달 + 정연주.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98, 완결, 삭제, 이북출간)
- 로맨스, 학창물
키워드가 전부를 말합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지? 하여간 참 귀여워요./// 보고 있노라면 고3시절과 대학시절이 복합되어 가슴을 후려칩니다. 너는 이렇게 공부해보았느뇨?
『차아제국열애사』(11+)
- 로맨스, 동양풍
달달달달달한 로맨스입니다. 뒤에 나오는 헤스키츠제국 아카데미의 외전으로 앞 이야기에 해당됩니다. 이쪽은 동양풍. 먹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11편이긴 한데 한 주에 한 번, 아예 챕터 하나를 통째로 올려서 양은 많습니다.
9.라레고. 『내게 거짓말을 해봐』(습작)
- 환생, 성장물, 육아물..?
잠깐 사이에 습작.OTL
으억. 이거 꽤 마음에 들어 했는데, 중요한 포인트까지 써놓으시더니 그 부분이 마음에 안 드셨나봅니다.;ㅂ;
여주인공은 전생을 기억합니다. 전생에서는 어느 가문의 하녀였고, 현재는 가난한 귀족의 딸입니다. 죽고 나서 다시 태어나기까지는 대략 100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가문도 그리 풍족하지 않다보니 아르바이트로 "신수의 알"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언니를 포함해 여러 사람들과 이리저리 만나고 성장하고, 그러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중요한 것은 신수의 원래 정체와 그걸 알고 있는 존재들이지요.
신수가 고양이처럼 생겼는지 꽤 귀엽던데 습작이라니. 게다가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ㅂ;
10.리체르카. 『깨어진 잔에 건배하라』(완결, 습작)
판타지
읽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내용을 홀랑 까먹..(...)
리체르카님 답게 로맨스라지만 로맨스가 아닌 이야기입니다. 소설의 끝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게 마구 간다 싶었는데 결론은 시궁창. 으허헉.;ㅂ; 로맨스로 보기에는 애매하지만 결말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넘어갑니다. 어쩌다가 황실의 황위 계승 싸움에 휘말린 여주인공 이야기인데, 여주인공의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게다가 그 능력과 관련된 인물이 핵심이더군요.
설정 중에 제 역린을 건드린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었어요.
11.마나슈. 『겨울이 끝난 날, 여름에 물든 날』(66+)
- BL
다공일수로 추정됩니다. 분위기에다 주인공이 마음에 들어서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고요. 이 소설은 한 번에 다 몰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게 읽는 것이 소설 분위기를 느끼는데 좋더군요. 신의 힘이 있고, 마족이 있고, 계속적으로 목숨의 위협을 받는 황제가 있고. 나이 스물에도 열둘의 외모를 가진 어느 꼬마(?) 황제가 주인공입니다. 그 주변에 여러 인물들이 모이는데 아직 이야기가 나갈려면 멀었다 싶네요.;ㅂ; 잔잔한 느낌의 판타지를 좋아하신다면 괜찮으실 겁니다. BL 요소는 아직 적어요.
12.마롱나무. 『여름 눈송이』(71+)
- 러시아 및 유럽 계통 유사역사, 로맨스?
나중에 몰아 읽으려고 아끼는 중입니다. 판타지는 판타지이지만 러시아나 프랑스, 독일의 상황을 대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배경 설정이 상당히 탄탄해서 러시아사에 약한 저는 읽다가 도중에 포기했습니다.
황위 계승전에서 패배한 여주인공은 계승권을 박탈당하고 멀리 프랑스의 대공에게 시집갑니다. 이렇게 쓰면 얼음 장미와도 비슷해 보이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이쪽은 가는 도중에도 워낙 많은 사건 사고가 벌어지고, 정치적인 다툼이나 견제가 확연합니다. 얼음 장미는 두 주인공의 마음이 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또 다르지요. 방향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거기에 여기서도 러시아와 프랑스라는 문화적, 환경적 차이에 대한 기술이 상당합니다.
13.마요카레. 『몰락 귀족과 탐정』(105+)
- 추리, 로맨스
영국 산업혁명시대 쯤의 분위기로 쓴 소설입니다. 구귀족이 몰락하고 신흥세력이 뜬다는 점에서는 프랑스와 뒤섞였는지도 모르지요. 공작가의 딸래미지만 집안 재산이 바닥인지라 어떻게든 돈을 벌거나 부잣집에 시집가야하는 상황인 주인공. 거기에 우연한 사건으로 어느 탐정을 만나게 됩니다. 이야기는 여주인공과 숫기없음을 무뚝뚝함으로 가장한 남자주인공이 어떻게 사건에 휘말리고 가까워지는지를 다루네요. 솔직히 메인커플보다는 서브커플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에피소드별로 끊어지는 이야기라 아껴가며 보고 있습니다.
14.매향(梅香). 『시간선: Timeline』(완결, 습작)
- BL, 회귀
습작으로 돌리기 직전에 리뷰를 올린 적이 있지요. 이것도 올해 마음에 든 BL로 꼽을만 합니다. 이유도 알 수 없이 죽으면 바로 회귀를 하는데, 반복적인 회귀에 점점 정신이 무너져 가다가 다섯 번째 회귀에서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발을 딛습니다. 그리고 상황은 완전히 바뀌어 갑니다.
왜 회귀를 하게 되었는지, 왜 집에서 방치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 뒤에 차츰 풀립니다.
15.매맞는토끼. 『조심하세요』(72+, 완결, 외전 연재중)
- BL, 임신수, 현대물, 육아물?
하룻밤 사고를 쳐서 남자임에도 임신을 합니다. 부모님께는 알리지 않고 고이 아기를 낳으려고 하는데, 상대방이 어떻게 알았는지 도와주겠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임신 기간의 여러 사건들과 출산 후의 알콩달콩한 이야기. 여기 올렸던 전체 소설 중에서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이야기입니다.
16.메르비스. 『가시 왕관(Thorn Crown)』(10+)
- 성장물, 육아물..?
선작한지 며칠 되지 않았습니다. 프린세스 메이커랑 비슷한 느낌으로 나왔던 카르페디엠 작가님의 소설입니다. 지금 딱 프롤로그에 해당되는 이야기만 나왔는데 굉장히 뻑뻑하네요. 하지만 기대됩니다.
세상을 저주하는 마녀가 있었으며 이 마녀는 그 어떤 것에도 죽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마녀를 탑에 가두었는데, 거기에 한 소년이 찾아옵니다. 그리고는 마녀에게 형이 죽은 책임을 물으며 덤비는데. ... 그 이상은 쓰지 않겠습니다.
로맨스가 될 것인지, 성장물이 될 것인지 궁금하군요. 아무래도 마녀나 용사 둘 다에게 좋은 영향(?)이지 않을까 합니다만.
17.메이앨리스. 『19세기 런던 비망록』(27, 완결, 습작)
- BL, 영국빅토리아시대물, 뱀파이어
습작 예정이었다고 기억하는데 다행히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윽. 그 사이에 습작.;ㅂ;
전체 다 읽을 용기는 못냈고, 일부만 보았습니다. 판타지라기 보다는 시대물에 가까운 설정이라 굉장히 빡빡했거든요. 하지만 외전에 해당하는 뒷 이야기에서 특정 캐릭터에 대한 설정이 깊게 남았습니다. 그러니까 예술제본이라든지, 수도원이라든지, 기타 등등이.;
영국 시대물을 좋아하신다면 도전해보시길. 묘하게 제인 오스틴의 소설 분위기랑 뱀파이어 연대기, 셜록 홈즈 등등이 뒤섞인 것처럼 읽힙니다.
18.ㅡ뮤제ㅡ. 『마른 가지의 라가』(90+)
- 판타지, 성장물, 모험물, 스릴러?
이건 장르나 내용 설명하기가 아주 어렵네요.
집안 사정 때문에 핍박을 받고 구박을 받던 주인공은 성인식 뒤에 한적하다못해 한직에 가까운 어느 공무원 자리로 가게 됩니다. 쫓겨났다와 도망갔다의 중간쯤 되는 상황인데, 그 와중에 작은 사고를 치지요. 그랬는데 주인공에게 이 사건으로 먼치킨 다섯이 꼬입니다. 이차저차해서 그 다섯과 가족을 이뤄 알콩달콩 살려고 했는데 사건 체질이 되었는지 이모저모 사고에 휘말립니다.
초반부는 그래도 사건의 스케일이 작고, 에피소드 식으로 넘어가는 분위기였는데 이번 판은 워낙 커진 터라 분량이 증식중입니다. 부디 이 사건이 무사히 넘어가기를.OTL
19.미리예르. 『MAMA』(50+)
- 육아물
집안에 압박이 들어와서 중년 변태 후작이랑 억지로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식하고 나서 한달 째, 신전에서의 재계를 마치고 돌아와 신방을 차리려던 차에 후작이 암살당합니다. 첫날밤도 못치르고 미망인이 된데다 후작집안을 챙기는 것도 버거운데 알고보니 후작에게 사생아가 있어서 상황이 더 꼬입니다.
하지만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의붓아들이 참으로 귀엽고 깜찍하다는게.-ㅂ-;
후계자인 이르의 성장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주인공의 로맨스는 2부나 그 이후로 빠진답니다. 주인공인 예르니아도 아직 열여덟이라 모자지간이라기보다는 나이 차이 많은 남매지간으로도 보이네요. 어쨌건 이르 참 귀여워요.///
20.방글라. 『황후의 자격』(48, 완결)
- BL, 차원이동
이쪽도 차원이동. 정신을 차려보니 이세계의 남자 황후 몸에 들어 있습니다. 자살을 시도했다던가요. 근데 황후가 저지른 일이 여럿 있었던지라 황제는 황후를 멀리합니다. 그 둘이 어떻게 연애담을 쌓는지가 주요 내용입니다. 주인공이 들어간 그 황후의 혼은 이동한 주인공의 몸에 들어가 있는데, 왜 그리 되었는지와 본래의 몸으로 돌아가는지 어떤지가 결말까지 이어집니다. 해피엔딩.
21.빨간크레용. 『힘내요 파르바티』(12+)
- 리메이크, 성장물, 로맨스?
개정중인데 개정 전의 이야기만 보았습니다. 할렘구축할 분위기라 슬쩍 발을 뺐...;
설정만 보아서는 파이랑 내용이 닮았는데, 이쪽은 남자주인공이 여럿 등장하는데다가 신들도 같이 얽혀 있습니다. 즉, 로맨스 요소가 강한 편이예요. 파이는 오로지 육아 성장물.-ㅂ-
22.봄날의왈츠. 『웬디의 꽃집에 오지 마세요』(47+)
- 로맨스
원래 집에서도 구박 덩어리였지만, 거기에다 믿었던 남자에게 배신당하고는 가출합니다. 우연하게 얻은 식물 키우는 능력을 써서 작은 꽃집을 열었는데 딱 한 번 얽혔던 기사단장이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옵니다. 평범하게 살려는 웬디와, 접근하는 기사단장의 두뇌싸움이라 해도 틀리진 않을거예요. 하지만 이미 웬디가 편하게 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23.산슈. 『누나의 나세』(61, 완결)
- BL, 차원이동
이 소설은 연재분으로도 읽었지만 개인지도 구입한 터라 크리스마스 날 독파했습니다. 구입은 11월 말이었는데 독파는 크리스마스. 하하하하.
시스터 컴플렉스였던 주인공은 어쩌다보니 다른 세계로 넘어갑니다. 거기서 굉장한 미인 꼬마를 만나는데 말이 안통해서 친분을 깊게 쌓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나름 친해졌다 생각하는 순간 도로 돌아옵니다. 그랬는데 우연한 사고로 이번에는 아예 그 세계에 있는 어느 망나니의 몸에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도로 예전의 미인을 만나 만리장성을 쌓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문제는 이게 2부 예정이라는 것. 1부만으로도 충분히 완결성은 가지지만 몇몇 상황이 외전으로 추가되면서 불화의 씨앗이 남았습니다. 앞으로 어찌되려나..OTL
24.살초. 『전상에의 아리아』(완결, 습작, 종이책출간)
- 로맨스, 차원이동, 전쟁물, 지략물
앞서도 몇 번 리뷰와 감상을 올렸으니 건너뜁니다. 옛 판타지 소설 하얀 로냐프강이 연상되는 소설입니다.+ㅅ+
25.서하장. 『용사의 육아일기』(33+)
- BL, 육아물? 키잡물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죽어가는 용사에게, 마왕이 손을 내밉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후계자를 키워달래요. 문제는 그 시점에서 벌어집니다. 왜 마왕의 후계자를 키우는 것이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마신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십니다. 하하하.
26.센센. 『범고래의 시간은 멈춤』(9, 완결)
- BL
할리킹입니다. 주인수의 입장에서 기술되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보면 주인수가 평범해보이는데 절대 아닙니다. 유능한 의사인데다가 전공이 둘이고, 얼굴도 평균 이상일 것으로 추측되며 굉장히 귀엽습니다. 달다못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이니 참고하세요.
27.시오즈. 『봄에 피는 눈꽃』(13, 완결)
- BL, 판타지
소재가 짝사랑, 아니 외사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바라보는 이야기만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외사랑이 짝사랑이 되려 할 때 함정 발동.
어렸을 때 만나서 작은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데, 상대방은 그걸 이미 홀랑 잊고 다른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그걸로 족하다면서 계속 바라만 보고 있는데, 바라보는 사이에 대상은 이리저리 삽질을 합니다. 그러다가 마음을 접겠다며 명경지수에 접어들 때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요.
편수가 짧지만 분위기가 꽤 취향이라 좋았습니다. 그리고 결말도, 예상 외로 해피엔딩이었어요. 그래서 모두들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28.수줍은. 『그렇게 걷다보면 - Tequila Sunrise』
- 로맨스
선작은 하지 않고 보고 있던 거라... 완결 났나 어땠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시작이 굉장히 어둡던데 뒤로 흘러갈수록 로맨스입니다. 백작가의 딸래미가 갑자기 선(!)을 보고는 이웃나라 공작님께 가는데, 그 사이 백작가는 몰살을 당합니다. 집안 몰살의 원인인 남동생도 챙겨서, 소드마스터 마누라를 두었다는 공작님께 가다가 다른 사람이랑 연애하는 이야기. 라고 해도 아주 틀리진 않을 겁니다.
29.슈안유Xuanwu. 『은빛 새벽』(55+)
- 성장물, 로맨스
이쪽도 혼만 달랑 들어다가 판타지 세계에 내려 놓은 설정입니다. 그런데 또 출생의 비밀이 아주 거하더군요. 허허허.; 설정만 놓고 보면 백치공녀와도 닮아 있는데, 양쪽의 방향이 또 다릅니다. 은빛 새벽은 아직 진행중이라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되네요. 요즘 꼬박꼬박 챙겨봅니다.
30.시아sia. 『가슴 시린 달, 세이란(Seiran)』(완결, 삭제)
- BL
개인지 출판했다고 기억하는데 설렁설렁 읽어서..'ㅂ'; 무엇보다 한쪽 집안은 대가 끊기지 않던가요. 결말 부분만 읽어서 앞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그것이 조금 걸리더랍니다.
키워드는 첫사랑, 기억상실 정도?
31.아리니시아. 『버림받은 황비』(216, 삭제, 종이책출간)
- 로맨스, 회귀
종이책으로 4권까지 나왔습니다. 원래대로라면 12월 중에 완결권인 5권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안나옵니다. 으흑.;ㅂ; 몰아서 보려고 아직 1권부터 4권까지 고이 쌓아놓고만 있었는데!
이것도 회귀.
황후가 될 수 있는 집안은 정해진 터라 어쩌다보니 태어났을 때부터 황후가 되기 위해 자랐습니다. 하지만 남편될 황태자는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신의 딸이라는 여자가 차원이동을 해서 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반역을 저질러 집안도 무너지고 사망하게 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11살 때로 돌아옵니다. 이제는 황후가 되지 않겠다며 열심히 노력합니다. 하지만 상황은 점차 바뀝니다.
연재 후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남자주인공 후보가 여럿 있었는데 그 중 선택된 인물에 대한 평가 때문이었지요. 어찌 되었든 저는 결말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완결권을 기다리는 것도 마지막 권에 있을 외전 때문이고요. 빨리 나오길 기다립니다.
32.아스티르. 『사신(四神)의 신부』(35, 완결)
- BL
육아물이라고 덧붙일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ㅂ-;
사신의 신부는 100년마다 한 명 나타나며, 신부는 사신 중에 한 명을 선택하여 그 사이에서 후손을 봅니다. 주인공의 누이는 그런 사신의 신부로 간택되었는데, 자살을 선택하여 자리가 주인공에게까지 옵니다.
청순하고 얌전하고 눈치보는 타입의 수, 상처 있는 공의 조합이라고 하면 대강 아시겠지요. 무난하게 볼만합니다.
『Beast x Beast』(118+)
- BL
이쪽도 자주 리뷰를 올린 것 같아 건너뜁니다. 완결이 머지 않았는데 작가님은 잠수중...;ㅂ;
이라고 적었는데 어제 다른 소설 쪽에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완결이 머지 않은 편부터 완결 내신다 하셨으니 조만간 BB도 올라오겠네요.1
33.알페나. 『Only my brother』(47, 완결, 삭제, 종이책출간)
- BL, 근친, 육아물?
형님은 대신관, 동생은 신전기사. 하지만 형님의 무력이 더 셉니다. 기사단 대련에서 동료에게 졌다는 이유로 형님에게 두들겨 맞고 난 다음날. 아침이 되니 어린이가되었습니다.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티온 귀여워요!
후편인 immortality와도 같은 세계관을 공유했습니다. 이쪽이 앞서의 이야기가 되지요.
『immortality』(6+)
- 리메이크, BL, 근친
형님을 좋아하는 마음을 꾹꾹 눌러 참고 병으로 죽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은 백치 동생 몸에 들어 있습니다. 본래의 자신이 죽고 나서 깨기까지 약 3주간. 그 사이 집안의 기둥이자 공작인 형은 미치광이가 되어 있어서 동생 몸에 들어 있는 자신을 보고 죽은 자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라는 것이 골자.
여기까지만 보면 참 안됐다 싶은데; 개정 전의 이야기를 보면 왜 그런 상황이 일어났는지 짐작이 됩니다.-ㅂ-;
전작이 워낙 달달했기 때문에 이번 편도 기대하고 있지만 리메이크 전의 분위기를 봐서는 한참 멀었군요.
『TEMPEST』(9+)
- BL, 키잡
요정의 왕으로 황제에게 반해서 모든 걸 다 버리고 왔는데, 유일한 자식은 장난감 취급 당하고 있었습니다. 자식을 데리고 다시 요정의 숲으로 돌아가는 것이 지금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일단 후회공 키워드가 있긴 한데 황제가 하는 짓을 보면 그리 후회할 것 같진 않아요. 하하; 어쨌건 아직 진행중입니다. 키잡의 대상은 역시 자식...?; 요정석을 통해서 만들어낸 자식인데 지금 열심히 보듬고 있어서 본인은 모르지만 주변에서는 애정이 조금 지나치지 않나 하는 시선으로 보고 있더군요.
34.ㅇㅔ코. 『파릇파릇』(22, 완결)
- BL, 식물
차원이동했는데 이상한 공간에 갇혀 있습니다. 알고 보니 특이한 식물이라는데, 그 때문에 홀랑 황제에게 들려갑니다. 그리고 황제와 알콩달콩하는 이야기. 굉장히 귀여워요. 읽다보면 마음이 정화되고 눈이 정화되고 산림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35.엔지앙. 『진홍에 물들다』(습작?)
- 로맨스
그냥 무난한 로맨스. 신데렐라 분위기인가 했는데 그보다는 여자주인공의 성격이 조금 더 셉니다.
36.엘이스라. 『내 전생의 남자』(15+)
- 판타지
장르를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편 수가 짧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환생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전생이 어땠는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직 열살의 꼬마 아가씨인데, 어쩌다보니 전생에서 자기랑 얽혔던 사람을 무도회에서 만나고, 전생에 알았던 사람들과 만나다보니 점차 전생에 있었던 일에 대해 차근차근 떠올립니다. 문제는 아닐 것 같았던 사람마저도 전생에 얽혔던 사이라는 겁니다. 전생에 어떤 일이 있었고 왜 죽었는지가 나오면 조금 편해지려나..?
37.연콩. 『잔드바르의 여름』(20+)
- 로맨스
여기 올린 로맨스 소설 중에서도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마음에 든 작품. 이렇게 쓰면 거창한가요. 정략결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래의 계획을 포기하고 황녀로서, 그리고 누군가의 아내로서 살아가기로 결정했는데, 이웃제국 황태자의 성격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첫인상도 좋지 않았어요. 각자의 시각에서 보면 이것도 다른 이유가 있는데, 아무래도 오해에 상황이 겹친 상황이라고...'ㅂ';
아직 갈 길이 멉니다.
38.오리로스. 『얼음장미』(51+)
- 로맨스
으어어억.;ㅂ; 다음편 주세요!
북쪽 자작가의 딸은 후작의 양녀로 들어가 남쪽 지방에 정략적으로 시집을 갑니다. 알기 쉽게 비유해서 표현하자면 알프스 산맥을 방비하던 자작가의 여기사가 남쪽 나폴리의 후작부인이 되기 위해서 갔다는 겁니다. 문제는 북쪽이 몬스터가 날뛰는 곳이라, 딸이라지만 일반 귀족 영애와는 다르게 훌륭한 기사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키도 크고 몸도 날렵하고 얼굴에는 큰 흉터가 있습니다. 양쪽 지역의 문화적 충돌을 극복하는 것은 둘째치고, 남쪽 후가 모종의 이유로 집에서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 남쪽 지역의 풀어진 분위기를 단단히 휘어잡는 것이 어떻게 보면 주요 문제인데 다음편이 안 올라옵니다. 다음편 주세요, 다음편!
글이 상당히 매끄럽고 묘사가 은근 취향입니다. 아니, 손도 제대로 안잡았는데 이렇게 달달하면 어쩌나요.;ㅁ;
39.유리엘리. 『백치 공녀』(95+)
- 로맨스
죽었다가 깨어보니 웬 여자애 몸입니다. 18년인가, 하여간 오랫동안 백치로 있던 공녀라는데 집 가족들은 방치하고 돌아보지도 않았답니다. 전생에서 배웠던 이런 저런 기술을 활용해 판타지 세계에서 잘 먹고 잘 살려고 했더니 훼방이 들어옵니다.
내용은 그렇고, 현재는 해피엔딩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장애물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습니다. 만.... 작가의 전작과 남자주인공이 겹쳐보인다는 것이 단점이군요.
『적월의 후』(73+)
- BL, 회귀
이번에는 공이 회귀를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알아왔고 결혼을 앞두고 있던 여자한테 콩깍지가 씌워져서 운명적인 반려를 멀리하는데, 그 사이에 그 아가씨가 이런 저런 사고를 꾸며서 결국 사단을 냅니다. 후회를 거듭하다가 죽기 직전으로 돌아와서는 다시 모든 걸 돌려놓으려 하지요.
일단 처음부터 임신수 설정을 밝혀 놓았더랍니다. 슬슬 임신 징후(...)를 보이는군요. 완결이 머지 않았습니다.
40.정여롱자의. 『아콰터파나』(79+)
- 추리, 판타지
공무원물이라고 적을까 하다가 말았습니다. 추리라고는 하지만 마법이 존재하는 시대의 황제직속기관에서 단독으로 근무하는 독살감시전담반의 라우렌이 주인공입니다. 식물학이랑 화학 계통의 지식이 바닥에 깔려 있으니 작가님 전공을 알만합니다.(...) 문화학이나 인류학 같은 배경지식도 많아서 전 즐겁게 보았습니다만 학기중에는 연재를 못하시는 듯.;ㅂ;
『고서점 정여롱자의』(12+)
- 판타지, 동양풍, 추리?
옴니버스 이야기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퇴마록보다는 훨씬 가벼운 느낌의 동양풍 해결사가 주인공입니다. 아콰터파나와는 조금 다른 방향인데, 주인공이 여자라 그런 것도 있고 배경이 현대, 그것도 인사동이라 그런 것도 있을 겁니다. 옛날 옛적 나우누리 SF란에서 보았던 저주회사 효연철학원이 떠오른 것도 이런 부분 때문이지요.
41.제나. 『사막은 사랑을 꽃피운다』(완결, 삭제, 이북출간)
- BL, 판타지
기사단에 들어오면서부터 내내 앙숙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상한 사막에 둘이 고립되었습니다. 그랬다가 서로 눈 맞고 마음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리 길진 않지만 주인수의 성격이 꽤 마음에 들어서 이북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아마 두 주 안에는 풀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출간은 되었는데 아직 등록이 안된 상태라고 했거든요.
42.카논에스델. 『푸른 피아노』(습작)
- SF, 성장물, 미스터리
그러니까. 거의 이야기가 다 전개된 지금에서 돌아보면 시작은 SF로맨스로 기이한 능력을 가진 굉장히 잘생긴 남자에게 연구직에 소속된 여주인공이 반한다는 것이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여주인공 자체도 함정이었습니다.
배경이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한 제국이라 SF 분위기에 유적지 등을 잘 섞었습니다. 로맨스이긴 하지만 아련하고 손이 닿을듯 말듯한 분위기라.;ㅂ; 뒷편은 둘째치고 언제쯤 돌아오시려나요.;ㅂ;
43.카리넬v. 『오크 영애』(완결, 습작?)
- 로맨스, 근친
차원 이동해서 보니까 정말 오크처럼 생긴 여자의 몸속에 들어왔습니다. 다이어트 열심히 하고 운동 열심히 하면서 가꾸는데, 알고보니 자살했다네요. 왜 자살했는지, 그리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이능이 무엇인지, 황실과의 불편한 관계는 무엇 때문인지가 줄줄 이어집니다. 100편인가, 그 남짓해서 완결되었다고 알고 있고요.
다만 차원이동해서 영혼이 바뀌었고, 전통이라고는 해도 남매지간의 결혼이기 때문에 걸리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ㅂ'
『웬만해선 우리들을 막을 수 없다』(45+)
- 로맨스, 육아물, 성장물
오크 영애의 후속편입니다. 그렇지만 도중에 보다가 포기.
44.트라피체. 『Dear My Brother』(42, 완결)
- BL, 근친
이쪽은 가볍게 읽는 정도로 넘어갈..?; 맥락이 끊기는 터라 취향이 갈릴만 하지만 가볍게 보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45.판티움. 『Gene』(18+)
- BL, 임신수
이쪽은 배경이 초능력 혹은 이능자들의 세계입니다.
별 생각 없이 하룻밤 같이 보낸 사람이 있었는데 덜컥 그 사람의 애를 임신했답니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네요. 그 때문에 생명의 위협도 받습니다.
대강 그런 이야기로 전개가 되는데 연재가 느려요.
46.팔구K. 『제국의 기사』(89, 완결)
- BL
이쪽도 이전에 리뷰 올렸긔.; 100% 취향은 아니었지만 전쟁 중에서 겪은 감정 변화 등을 기술한 부분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47.프리메르. 『아가씨는 커플메이커』(완결, 습작, 리메 도중 재습작)
- 로맨스
완결을 내고 개정판을 올리다가 습작되었습니다.
와이너리를 소유한 작은 백작가의 아가씨는 중매쟁이로 유명합니다. 커플메이커라는게 사실상 중매쟁이, 그러니까 결혼중개회사와 비슷합니다. 이런 저런 정보를 모아서 잘 어울리는 짝을 이어주거나 마음에 들어하는 상대방을 위한 맞춤형 데이트(...) 코치를 해주는데, 아가씨 또래의 사람들에게서도 의뢰가 많고 적령기의 자식을 둔 귀족들에게서도 의뢰가 들어옵니다.
그럴진대 공작부인, 그러니까 현 황제의 여동생에게서 아들래미의 괴팍함을 뚫고 혼인성사를 시켜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도 넙죽 받았지요. 다만 예상했던 대로 유능한 마법사인 대공과 능력있는 백작가 영애가 커플이 됩니다. 둘이 말로 치고받는 것이 참 귀엽습니다. 와인이 마시고 싶어지는 건 부차적.;
48.할리퀸젤. 『겨울의 주인』(습작)
- 로맨스
현재 습작 처리되었나봅니다. 선작목록에 없네요.
반란으로 몰려 멸문당했던 가문. 반란 혐의가 벗겨지고 나서 10년 만에 드디어 복권됩니다. 하지만 그 사이 살아 남은 것은 딸 하나뿐. 그리고 돌아온 후작영애는 당당하게 후작위를 계승하겠다고 주장합니다.
기본은 로맨스인데, 거기에 이런 저런 정치적인 상황이 끼어듭니다. 그 때문에 주인공들의 앞에는 고생길이 찬란하게 빛나는데.ㄱ-;
49.해오르. 『해피엔딩을 위하여』(23+)
- 성장물, 차원이동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고 정신이 들어보니 이세계에 들어와 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이건 소설 속이고, 그것도 들어와 있는 몸은 삶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전 삶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길어져서 죽기 전까지 인생의 목표를 딱 하나로 잡고 움직입니다.
이야기 전개가 굉장히 느릿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주인공을 바라보는지 그만큼 상세하게 나오니까요.
50.헨칸. 『루시온』(17+)
- BL, 육아물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네살 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되어서 동그라니, 자신을 죽인 악당 마법사의 정원에 서 있습니다.
프롤로그는 그런데 그 다음에는 정신까지 거의 아기가 된 루시온이 어떻게 마법사를 살살 녹이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 루시온 귀여워요.;ㅁ;
51.현사흔. 『나는 행복한 꿈을 꾸었다』(21+)
- BL, 임신수
프롤로그가 어떻게 보면 에필로그입니다. 하룻밤의 불장난 비슷한 상황으로 임신한 수가, 공에게 찾아와 돌볼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소설의 설정 때문에 이 상황이 그리 쉽게 끝나지는 않습니다. 알파부터 시작해 오메가까지 여러 등급으로 나뉘는데, 오메가는 가임기가 있어서 알파와 성관계를 가질 경우 임신을 합니다. 오메가는 빈민계층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신을 하면 절박한 상황으로 치닫게 마련인데, 그 끝은 죽음입니다. 원래 남성이기 때문인지, 오메가는 임신을 하면 아기를 낳고 죽습니다. 살아 남는 경우가 극히 드문 것은 빈민층이기 때문에 고급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도 있겠더군요.
설정 자체는 다른 소설에서도 자주 보는 건데, 공과 수의 관계가 최악에서 시작한데다 개선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이 문제로군요. 그래도 프롤로그가 있어서 나름 안심하고 봅니다. 연재가 더디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52.혜돌이. 『아도니스』(153+)
- 로맨스? 성장물, 회귀
평생의 라이벌로 삼았던 이웃 제국의 황제. 마지막으로 검을 맞대고 패배하면서, 다음에 다시 태어나면 네 검이 되겠다고 했더니만,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옵니다. 고민고민하다가 다시 태어나서가 아니라 지금부터 검이 되기로 합니다. 그리고는 자신부터 시작해 주변의 것들을 하나하나 바꿔가지요.
예상 외로 깔려 있는 복선이 굵직굵직 합니다. 하나씩 풀리고는 있는데 아직 갈 길이 멀어요. 300편 안에 완결이 날까 걱정되는 수준입니다.;
53.호란a. 『밤에 빛나는 꽃』(완결, 습작, 이북)
- BL, 차원이동, 경영물, 삼공일수
현재 이북으로 구입해서 재독중입니다.'ㅂ'
정신을 차려보니 열세살 꼬마의 몸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 꼬마가 왕이라는데, 강대국 세 곳에 치여서 간신히 독립 상황만 유지하고 있는 나라의 힘없는 왕이랍니다. 이 꼬마가 자살하면서 악마를 소환해 계약을 한 덕에 고3 수험생이 이 몸에 떨어진거라는데, 나라를 독립상태로 만들기 전까지는 못 돌아갑니다. 악마에게는 예와 아니오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스무고개 질문만 할 수 있고, 그 질문에서 독립이 성취되었냐는 질문에 예라는 대답을 얻어야만 집에 갈 수 있답니다. 하하하하하. 하지만 이 소설의 포인트는 주인공의 나라가 아에로크, 강대국이 아니스, 나파즈, 아수르라는 것. 거꾸로 읽어보세요.
외전에서 등장하는 후계자 만들기 프로젝트가 멋지더군요. 하여간 주인공 메이가 참 귀여워요.>ㅅ<
54.훤렴. 『슈르펜바키』(58+)
- BL, 근친
냉랭한 집안에서 동생이라고 하나 있는 것 잘 챙겼더니 찰싹 달라붙습니다. 그랬는데 마법사의 재능이 있다면서 찾아온 손님 덕분에 마법사가 되기 위해 멀리 떠납니다. 돌아오니 귀여웠던 동생은 늠름한 청년이 되었고, 그동안 잠적했던 형은 동생의 애인으로 오해받습니다. 그런데 오해가 오해가 아니게 되었다는 이야기.
도화선이 깔려 있지만 폭발이 아주 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단 연재가 느릿느릿 진행되는 터라 갈 길이 멀지만 커플은 성립되었으니까요.'ㅂ'
55.흰설탕. 『시온의 검, 레마하의 꽃』(44+)
- 판타지, 로맨스?
꽃의 여왕이라고 꽤 유명한 여성향 할렘 소설이 있습니다. 같은 작가분의 글이예요. 이세계에 떨어지면서 신에게 약조를 받아, 사기급 능력을 부여받습니다. 그런데 캐릭터는 거유 로리예요.-ㅅ-; 이세계 개입보다는 게임 클리어에 가까운 느낌이긴 한데, NPC에 가까운 설정으로 들어가면서 이리저리 모험을 겪습니다. 아직까지는 로맨스보다는 판타지 모험물에 가깝고요. 할렘까지는 아니지만 남주인공이 일단 둘입니다. 남편이 둘이라고 했으니 아마도 이 둘. 제가 챙겨보는 이유는 게임이나 모험 판타지 소설을 보는 것 같은 여러 설정 때문입니다. 꽤 재미있는데 뒷편이 안 올라와요.;ㅁ;
56.bibliophile. 『주인 없는 궁』(7, 완결)
- BL, 동양풍
이쪽도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짧지만 상황이 반복되면서 점차 전개되는 것이. 게다가 마무리도 괜찮았고요.
안개낀 이상한 공간에서 혼자 헤매고 있는 소년에게 낯선 남자가 찾아옵니다. 처음에는 튕겼지만 점차 그 사람을 기다리게 되는데, 길들여진여우™는 결국 야생으로 돌아기지 못하는 거로군요. 근데 너무 기다리게 만들었어요.
57.BORAM. 『시궁창의 천사』(43, 완결)
- BL, 임신공
임신수가 아니라 임신공입니다. 판타지이긴 하나 적당히 현실 분위기를 반영한 것 같군요. 술 비슷한 것에 취했다가 우연히 밤을 같이 보냈는데, 이 사람이 천족이라 가임기였고, 그 덕분에 바로 임신을 했답니다. 학생 신분에 사고를 쳐서 고민하지만 그래도 지울 수는 없어서 같이 살기로 합니다. 다만 천족이 나이도 더 많고 힘도 더 세고 경험도 더 많으니 결국에는 임신공이 되더군요.-ㅂ-;
58.Bvian. 『Dear my princess』(53, 완결, 개인지예정)
- BL, 차원이동?
판타지 세계이긴 하지만 마법과 총이 공존하는 세계입니다. 매번 무녀라는 이름으로 다른 세계에 공녀를 바치게 되는데, 이번에 선택된 공녀 앨리스는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이세계로 넘어갔더니 자신을 공주(princess)라고 부르고, 수인족과 인간들이 쟁탈전을 벌입니다. 하지만 앨리스는 돌아가는 상황이 왜 이런지, 전혀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또 다른 오해를 부르더군요.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앨리스가 점차 마음을 열어가는 것이 중심 내용이고, 그 와중에 왜 수인족이 있고 왜 인간이 있으며 왜 공녀를 바쳐야 하는지를 풀어 놓습니다. 어쨌건 앨리스 참 귀여워요.///
59.diot. 『신의 연애사』(73, 완결)
- BL
내용 정리를 하기 쉽지 않습니다. OTL
신은 자신의 세계 안에서 환생을 반복하며 누군가를 계속 찾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짝을 찾는데, 오직 단 한 명, 신이 신임을 알고 있는 신관은 신에게 사랑을 갈구하다 비뚤어져서 모든 상황을 뒤틀어버립니다.
이렇게 적으면 배경이 판타지인 것 같지만 현대입니다.-ㅁ-; 사실 외전에서 신과 신관이 어떻게 묵은 숙제들을 해결하는가, 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꽤 절절해서 그쪽이 더 마음에 들었지요.
60.Formeeting. 『완벽한 목적지를 향한 제자리 걸음』(습작)
- 로맨스
황제가 결혼하기 위해서 신부 후보를 각 지역의 대신관이 추천하는데, 대개는 고위 귀족의 딸을 추천하기 마련임에도 주인공은 고아에, 용병임에도 얼결에 끌려갑니다. 그런데 연상인 이 누님이랑 황제가 서로 눈이 맞았습니다.
다른 지역의 후보들과도 대립각이 서는데 거기에 또 다른 문제가 끼어들고, 황제는 이미 찍어 놓은 사람이 있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이미지를 만들까 고민하는 도중에 습작.OTL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ㅂ;
61.Friedrich. 『아빠와 나』(습작)
- 어떻게 보면 성장물, 어떻게 보면 로맨스, 어떻게 보면 이계깽판물?
대신 칼 맞고 쓰러졌다가 정신을 차렸더니 다른 세계에 와 있습니다. 그곳에서 이세계 손님으로 극진히 대접을 받고 젊은 아빠도 생깁니다. 계절별로 생기는 이런 저런 이벤트가 나오는 잔잔한 이야기지요.
조아라 연재 도중 끊어졌다가 우연히 개인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거기서 완결을 내셨더군요. 개인지도 구입 가능하던데, 현재 소설이 습작이 되어 다시 찾기 쉽지 않습니다.;ㅂ;
62.LiKeA. 『내조의 여왕』(26+)
- 로맨스, 성장물
이쪽도 아직 이야기가 나가려면 멀었습니다. 주인공은 나라에 널리 알려진 미인에 마음씨도 착하고 싹싹한 아가씨입니다. 한데, 고위급 마법사와 검사와 귀족가문 후계자와 왕자마저도 차버리고 작위도 못 이어받은 어떤 남자와 결혼을 합니다. 결혼 후에는 옛 남자라고 착각하는 구혼자들이 차례로 들이닥칩니다. 그리고 그럴 예정입니다. 하지만 지금 전개 상황에서는 딱 한 명만 왔고 아직 다른 녀석들이 등장하려면 멀었다는 것. 아무래도 글이 늘어지는 것인 아닌가 싶네요.;ㅂ;
63.Millepi. 『집사님, 집사님!』(23+)
- BL
아직 연재중. 이야기 초반이라 어디로 튈지 몰라서.OTL
게다가 주인공에 대한 설정이 지나치게 박복해서 어떻게 되려나 걱정됩니다.ㅠ_ㅠ
64.misscherry. 『리셋』(31+)
- BL, 회귀
전생에서는 비참하게 죽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아직 사건이 일어나기 전입니다. 문제는 자신이 돌아와서 보니 이전에 알고 있던 것들과는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이게 골자인데, 문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 게다가 복선으로 깔려 있는 설정들을 풀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점.
일단 전생에서 아무도 모르게 비참하게 죽었던 주인공은 그래도 이제는 호의를 가지고 돌봐주는 친구도 생겼고 아껴주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애인은 아니지만 그 비슷한 존재도 있고요. 근데 아직 초반부라 갈 길이 멉니다.
65.qnrzj. 『리플릿 이야기』(32, 완결)
- BL
주인수인 리플릿은 좋아하는 마음을 못 이기고 제국 최고의 신랑감에게 대쉬했는데, 의외로 잘 맞아서 꽤 사귀다가 헤어집니다. 아무래도 먼저 더 많이 좋아하는 쪽이 지고 들어가는 거죠. 그랬는데 주인공이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고는 리플릿을 찾아 헤맵니다. 결론은 해피엔딩. 하지만 그 과정에 주인공의 과거에 대해 깔리는 여러 복선들이 꽤 재미있었습니다. 게다가 배경이 고대 로마나 이집트에 가까운 것이 재미있더군요. 원래는 베드신이 더 진했는데 신고가 들어가는 바람에 많이 잘렸습니다.-ㅂ-;
66.RALL. 『안개 도시 모음곡』(32, 완결, 일부 삭제, 출판(이북인지 종이책인지 미확인;))
- 로맨스, 영국빅토리아시대
본편은 완결 후 삭제되었고, 올해는 그 외전편이 나왔습니다. 본편에서 감초 역할을 하시던 분들이 예전에 어떤 로맨스를 펼쳤는지 다루었더군요.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강하고 귀엽(?)습니다. 로맨스라기 보다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일반인들의 이야기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67.Riva. 『유모는 성격파탄자』(습작)
- 로맨스, 차원이동
올 초에 읽었던 소설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는 로맨스 맞고 외전에서 나온 모습을 보면 결말도 해피엔딩입니다. 어쩌다가 이세계로 혼만 날아들어와 성녀의 몸에 들어갔는데, 본성(?)을 발휘해서 공작가 꼬마 영애의 유모가 되어 성격을 고쳐주고 공자와는 로맨스 라인을 형성합니다. 버릇없는 적을 쳐부수는 장면이 멋졌는데, 다시 볼 수 없어 슬픕니다.;ㅂ;
68.Rone. 『레이디 바닐라』(48+)
- 로맨스
취향대로 골라드세요...?;
안젤리크까지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클리셰로 나갑니다. 올해는 연재분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기다립니다.
연금술사인 여주인공이 왕궁 마법사 집단(이라 해두지요;)에 소속되고 거기에서 인정받고 연애하는(...) 내용입니다. 아직까지는 연애보다는 다들 친하게 둥글게 둥글게 노는 느낌이 강한데 최근 편에서는 슬슬 연애 라인이 얽히더군요. 누구랑 될 것 같다고 찍어 놓은 사람은 있는데 그렇게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무엇보다 여주인공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은 중요한 비밀이 있고, 이게 전체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중요 복선이 됩니다. 해결은 될 것 같은데 어떻게 되려나..-ㅂ-;
69.Sciathan. 『행복이란 무엇인가』(61, 완결)
- BL, 성별전환, 차원이동
차원이동이라기보다는 소설속으로 이동한 것인데, 들어온 몸이 남자입니다. 원래 여자였지만 남자로 들어와도 기억이 몸에 배어 있어 그런지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다만 원래 소설에서 이어지는 커플링에 결사 반대하는지라, 소설의 주인공인 형님께 잘 어울리는 형수님(男)을 붙이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자기의 반려도 덥석.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만, 소설에서 언제 빠져나갈지 걱정하면서 잠을 못이루는 주인공을 보니 참 안쓰럽더군요.
가장 최근에 올라온 부분은 아기로 변한 것이라 참, 귀엽습니다. 으흐흐흐흐.
70.zacchaeus, 午睡(오수)(81, 완결)
- BL
공작집안 차남이기는 하나, 공작이 워낙 본부인을 아끼는 터라 애물단지입니다. 게다가 장남이 뛰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은 공작부인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숨어 있어야 겠다고 선택한 것이 힘 없는 막내황자의 호위기사로 가는 것. 그리고 점차 황자에게 반합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은, 둘이 만나면서 황위계승다툼에 굉장히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이겠지요. 이것이 1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반쯤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었고, 2부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총 83편.
여기에 적다가 지쳐서 적당히 건너 뛴 작품두 둘 정도 있습니다. 새벽 두 시의 신데렐라와 그녀와 행복하세요. 이 두 편은 선작해놓지 않고 그냥 올라오면 보는 소설입니다. 83편이라고 정확하게 적을 수 있는 것은 앞서 정리할 때 소설제목 별로 정리하면서 번호를 매겼기 때문이거든요. 하하하. 그걸 뒤집어서 다시 작가순으로 정리하려니까 죽겠더라능.;ㅂ; 그래도 무사히 잘 골랐습니다.
제가 부제를 넣은 것이 아니라 책 제목이 저렇습니다. 한국에는 1권인 이 소설만 나왔는데 일본에는 뒤에 두 권이 더 있답니다. 읽다보면 두 권이 더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목은 저렇고 장르는 추리소설이지만 일단 주요 소재 중 하나가 로맨스입니다. 정말로요. 정말 아닌 것 같지만 로맨스 맞습니다.
원래 서가 서핑을 하다가 찾은 책입니다. 원래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책인 줄 알고 집어 들었다가 나중에야 전혀 다른 작가인 줄 알았습니다. 찾고 나서 보니 이 책이 애거서 크리스티 탄생 120주년을 맞아 영국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이랑 일본 하야카와 기보시 문학진흥재단, 하야카와쇼보가 손을 잡고 2010년에 새로 만든 상이랍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1회 수상작입니다.
그래서인지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못지 않게 풋풋한 로맨스의 분위기가 풍깁니다. 다만 이 로맨스의 분위기는 추리와 현학과 철학과 미학 사이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게 이 책의 강점이자 단점이기도 하지요. 현학과 철학과 미학을 걷어내면 그 뒤에 남는 것은 로맨스라 그게 오히려 소설의 맛을 가릴 수도 있고, 위의 것에 취하다보면 로맨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마지막 편을 보고 나면 손발이 오글거려 "내가 왜 이걸 크리스마스 시즌에 붙잡고 있는거야!"라는 좌절 섞인 비명을 지릅니다.
검정고양이는 나이 스물넷의 대학교수입니다. 동갑인 나는 박사과정 학생이며 대학 동기이기도 한 검정고양이의 조수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학과장만 아니면 검정고양이 같이 까탈스러운 인간의 조수(조교)를 할 일이 없지요. 하지만 그대로 가까운 사이이기도 하고 학과장인 모 교수님이 조수를 맡아달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떠 맡았습니다.
검정고양이라는 것은 학과장이 그에게 붙인 별명인데, 스물넷이라는 아주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된 것은 학과장이 논문에 홀딱 반해 강력하게 추천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에 다른 사람들의 토가 달리지 않을 정도로 검정고양이는 유능합니다. 그리고 교수로 올라서게 된 계기였던 그 논문의 제목은 『베르그송의 도식으로 본 말라르메』. 어, 저는 둘다 이름만 들었지 누군지 확실하게는 모릅니다. 크흑.;ㅂ;
읽다보면 나는 검정고양이에게 열등감 비슷한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니, 만약 둘의 성별이 같았다면 더 심하게 나타났을 텐데 검정고양이는 턱시도 고양이라 불리는 검정+흰색 조합의 고양이를 떠올릴 정도로 검은 슈트에 흰셔츠 차림으로 다니는 남자, 나는 그보다는 조금 더 캐주얼하게 입거나 종종 어머니의 정장을 훔쳐(!) 입는 평범한 학생입니다. 그렇다보니 열등감이라 해도 심각하게 나타나진 않고 오히려 일종의 부러움이나 존경 비슷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일반적인 클리셰지요. 탐정역의 인물(만화에서는 자주 남자)와 사건을 물어오는 인물(만화에서는 자주 여자). 다만 이 분위기가 참으로 묘하다는게. 게다가 나의 입장에서 기술하기 때문에 잘은 안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주인공도 굉장한 수재입니다. 옆에 검정고양이가 있어서 그렇긴 하지만 나이 스물넷에 박사과정 1년차, 게다가 학과장도 기대하고 있다고 할 정도면 나름 독보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셈이니까요.
하여간 B님은 이 책을 원서로 보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합니다. ... 아마도. 장담은 못하겠네요. 철학이나 건축 등의 다양한 개념을 바탕에 깔고 있는 책이라 원서가 나을지, 번역이 나을지 감이 안옵니다. 번역은 매끄럽게 잘한 편입니다. 아마도 검정고양이의 별명은 쿠로네코이지 않을까 하는데, 이걸 굳이 검은 고양이가 아니라 검정고양이라 한 것은 책 전체적으로 깔려 있는 테마가 에드거 앨런 포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 책에 실린 각 장의 이야기는 포의 유명한 작품을 모티브로 썼기 때문에 『검은 고양이』도 주요한 코드로 등장합니다. 그래서 헷갈리지 말라고 일부러 그렇게 번역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B님께 권하는 건 첫 머리의 이야기 소재가 건축과 미술쪽이라서 입니다. 조명도 등장하네요. 포이기 때문에 이탈리아가 아니라 파리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긴 하지만 뭐,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ㅅ+
모리 아키마로. 『검정고양이의 산책 혹은 미학강의』, 이기웅 옮김. 포레(문학동네), 2013, 12000원.
제목에 적은 그대로, 이 책은 불편하지만 재미있는 책입니다. 문제는 그 불편함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인데 사람에 따라서는 초반에 포기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까운 책이니 참고 읽으시기를 추천합니다.
외식의 품격이라고 하면 왠 품격인가 싶은데, 밖에서 나가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의 외식보다는 외국에서 들어온 여러 음식이라는 의미로 보아도 아주 틀리진 않을 겁니다. 집에서 먹는 이야기도 함께 다루고 있으니까요.
이 책의 구성은 밖에 나가 코스 요리를 먹거나 아니면 외국음식을 접대 받는 것 같은, 더 솔직히 말하면 『먼나라 이웃나라』 프랑스편에서 본 것과 같은 프랑스 가정식 풀코스의 순서가 떠오르는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빵, 식전주의 맥주와 와인, 전채의 샐러드와 수프와 가공육, 1코스의 파스타와 피자, 2코스의 햄버거와 치킨 및 튀긴 음식과 스테이크, 중간에 치즈를 한 번 먹고 디저트로 초콜릿과 아이스크림과 케이크가 나오며 커피를 마시고 식후주로 위스키, 나가는 말 뒤에는 칵테일도 나옵니다. 각각의 소재에 대해 유래나 역사를 다루고 한국에서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문제는 무엇이고 실제로는 어떻게 먹는 것이며 등등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네. 내용이 꽤 많습니다. 하지만 읽는데 버거울 정도는 아니고 꽤 재미있게 읽을만 합니다. 그래서 교양으로써 음식이나 식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얻기에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걸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견뎌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 서문.
들어가면서 예전 명동에서 먹은 어느 외식에 대한 불쾌한 기억을 풀어 놓습니다. 그와 함께 신랄하게,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어떻게 보면 아주 대놓고 까대는 내용을 풀어 놓습니다. 그 불쾌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을 일으킬 수도 있으나 사람에 따라서는 이 역시 굉장히 불쾌한 감정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금 강하게 말한다면 까가 까를 부르는 것 같군요. 하하하.;ㅂ;
그 때문에 들어가면서와 빵 부분을 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글 사이사이 등장하는 몇몇 이야기들은 "왜 그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만한", 혹은 "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의 수준인지라.(먼산) 그러니까 그 행간이 읽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하하하하하.....
빵이나 커피는 특히 민감하게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제가 둘다 좋아하는 것이니까요.-ㅅ-; 근데 이 책을 읽고 있다 보면 "네가 하는 것은 틀렸어."라고 직설적으로 야단 맞는 기분이 듭니다. 이리 되면 반응은 둘 중 하나인데, 잘못된 것이니 고쳐야 한다, 혹은 난 내 멋대로 살래! 라는 청개구리 반응이 나온다는 거죠. 후자가 되면 또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야단을 맞아야겠지요. 그건 제대로 마시는 것이 아니고 제대로 먹는 것이 아니니 잘못된 것이니까요. 하하하.;
(BUT I like HOT one!)
둘째, 용어.
음, 그러니까 배경 지식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깔려 있는 쪽이 읽기 편할 겁니다. 이 부분은 제가 확신은 못하겠지만 대체적으로 유럽 문화가 많이 뒤섞여 있다보니 영어 외의 다른 언어가 나오기도 하고요. 그리고 화학식이나 식품화학에 대한 이야기, 영양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래도 중학교 기술가정을 잘 배웠다면 이해하는데는 별 문제 없을 겁니다.
몇몇 번역어는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요즘에 하도 마리네이드가 유행이라, 이게 자주 등장하던데 재움이라고 썼더군요. 입에 착 달라붙는 말은 아니지만 어떤 것인지 확 와닿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재움, 재우기. 어느 쪽이든 조리방법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몇몇 외국어는 표기가 조금 걸리는데,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것인지 제가 평소 자주 본 단어와는 다른 것이 있었습니다. 된소리를 거센소리로 바꾸어 써서 그런 것도 있고요. 앙토냉Antoine 카렘 같은 경우가 조금..? 저는 앙투완 카렘이라고 더 많이 보았거든요. 콜슬로나 코브 샐러드, 포크촙 같은 단어도 평소 보던 것과 달라서.; 아마 이건 외래어 표기법을 따랐을 겁니다.
부제가 도시 근교 자연의 사계이고 원제는 Suburban safari입니다. 도시 근교에서 생활하는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마당-정원을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텃새 다섯 종류와 철새 다섯 종류의 이름을 써보시오."라는 잡지의 퀴즈를 보고는 관심이 생겨서 직접 뒷마당을 관찰합니다.
이전에도 이쪽에 관심이 여럿 있었던 모양입니다. 뒷마당을 자유 잔디밭으로 놔두면서 지역의 여러 아마추어 곤충학자들에게 관찰할 기회를 주기도 하니까요. 환경관련 학자들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그렇게 집 주변과 지역을 관찰하며 까마귀와 다람쥐를 보고 스컹크를 만납니다. 내키지 않지만 바베트와 바베트의 친척들에게도 눈도장(혹은 손도장)을 찍어두고, 식물과도 친해집니다.
책은 사계절을 다루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1년만에 나올 이야기는 아닙니다. 내용이 꽤 깊거든요. 뒷마당만 관찰해도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음, 음, 아파트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 쉽지 않겠지요. 북한산 기슭이라면 스컹크는 무리더라도 새와 다람쥐, 청설모까지는 어떻게 될겁니다. 개인적으로 청설모는 질색 팔색하지만.;
(새밥 훔쳐먹고 소밥 훔쳐먹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으키는 것이...ㄱ- 다람쥐는 절대 연약한 생물이 아닙니다.)
책을 보다보니 베른트 하인리히의 책이 많이 언급되더군요. 근데 이 전에 읽었던 까마귀 책에서는 웨스트나일 바이러스가 그렇게 위험한 건 아니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던데, 이 책에서는 꽤 위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패스. 전 베른트 쪽을 슬쩍 편들지만 말입니다.;
베른트 하인리히의 책과도 닮아 있는데, 그보다는 조금 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리고 생물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환경도 같이 다룹니다. 무엇보다 수맥찾기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정말...; 결론은 알 수 없다에 가까웠지만 저는 믿지 않는 쪽이라서 말입니다.
후반부에 나오는 에너지 효율에 대한 것은 생각할 부분이 많습니다. 물을 많이 쓸 것이냐, 아니면 전기를 많이 쓸 것이냐. 양쪽의 딜레마는 해결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후폭풍-기후 변화로 투모로우를 떠올리는 이런 저런 일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런 것도 쉽게 생각할 부분은 아니더군요. 사막 기후에 가까운 도시에서는 정원을 푸르게 가꿔 물을 많이 쓰는 것은 한정된 수자원을 낭비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정원을 푸르게 가꾸면 집 주변의 기온이 내려가는데 도움이 되고, 따라서 냉방을 조금 덜해도 됩니다. 전기를 덜 써도 된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면 전기를 절약하는 것이지만 물을 생각하면 또 아니잖아요..-ㅂ-;
이런 딜레마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물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한국에서는 별로 생각할 일이 없었지요.
솔직히 이대로 가면 투모로우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요.
한나 홈스. 『풀 위의 생명들』, 안소연 옮김. 지호, 2008, 1만 7천원.
책이 상당히 두껍고 번역도 쉽지 않았을거라 책 가격은 적당하다고 봅니다. 하기야 요즘 나오는 얇은 소설 가격을 생각하면.ㄱ-;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두 번째.
첫 번째는 교토 여행에 대한 욕구를 불러 일으키고 맛있는 커피 한 잔에 대한 갈망을 더하던데 이번 권은 조금 미묘합니다. 앞서 진도를 나갈 것처럼 보이던 두 사람은 여전히 어정쩡한 관계이고 더 나가아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더 아쉽고 재미없다 생각했는지 모르지요.
일단 1권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 권도 이야기 전체를 꿰뚫는 어떤 수수께끼, 혹은 상황이 있습니다. 이 사건은 맨 마지막에 가서야 풀리는데, 막판에 함정이 하나 더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리 어려운 함정도 아니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입니다. 1권에서처럼 강력한 한 방을 날리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앞부분에서 갑자기 난입한 인물이 그리 취향이 아니라, 그래서 더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이번 이야기에서 사건을 일으키는 것은 동생입니다. 바리스타 미호시의 여동생인 미소라. G는 이름을 보고 촌스럽지 않냐 하던데 저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그냥 호시, 소라만 해도 되지 않았을까. 뭐, 그 아름다운 광경을 이름에 새기고 싶었다는 아버지의 심정은 이해하는데 그래도 미소라라는 이름은 좀.ㅠ_ㅠ 미소라 히바리가 떠올라서 딱히 그런 것만도 아닙니다..?;
소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깔끔하게 끝나는 이야기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도 뒷맛이 썼고, 동생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꼬인데다가, 아저씨가 끼어들어 생긴 여고생 이벤트는 뒷맛이 정말 나빴습니다. 독선과 아집이 난무하는 이야기.ㄱ-;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별로 없었고 맨 마지막의 장면은 인상적이었지만 한 발짝 나가지 못한 것 같은 분위기라 더 그랬네요.
물론 교토의 분위기를 맛보면서,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까지 되새기는 것은 좋습니다. 읽고 있노라니 다시 교토 여행이 가고 싶은데 언제쯤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긔....;ㅂ; 그저 내년 상반기가 빨리 지나기만을 기원합니다. 크흑;
오카자키 다쿠마.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2: 그녀는 카페오레 꿈을 꾼다』, 양윤옥 옮김. 소미미디어, 2013.
책을 받아 들고는 부제를 보고 웃었습니다. 전기양이 떠오르네요. 전기양보다는 카페오레가 낫긴 한가..?
하지만 소설 속 소재는 카페오레가 아니라 카페라떼랑 카푸치노였다는 건 좀.-ㅂ-;
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별 생각 없이 집어든 것이 이 두 책. 거기에 갑자기 땡겨서 니시오 이신의 헛소리꾼 시리즈 마지막권도 같이 빌려왔습니다. 이날 빌린 네 책 중 한 권은 G가 볼 책이었고, 세 권이 제 몫이었는데 그 중 『하얀토끼가 도망친다』는 어제 베갯머리 독서로, 『명탐정 홈즈걸』3권은 방금 전에 다 보았습니다.
읽다보니 아무래도 마음에 든건 『하얀토끼』보다는 『명탐정 홈즈걸』입니다. 그도 그런게 『하얀토끼』는 대체적으로 뒷맛이 안 좋거든요. 결말부분이 참 씁쓸합니다. 둘다 연작 모음 혹은 단편집에 가까워서 읽기는 편한데 발랄한 분위기는 『명탐정 홈즈걸』이 낫습니다.
그러고 보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중에서도 『매스커레이드 호텔』이나 『신참자』가 좋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제 취향은 확실합니다.-_- 하하하. 기왕이면 일상물, 기왕이면 연작물이 좋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단편단편 끊어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요즘 단번에 읽는 것보다는 끊어지는 걸 읽는 쪽이 덜 부담스럽거든요. 한 번에 장대한 이야기를 펼치면 제가 쫓아다가다 못 견디고 결말을 확인하더랍니다. 한 번에 읽는 것이 아니라 종종 그런 일이 벌어지네요. 물론 하루에 몰아서 읽는 날도 결말을 먼저 들여다보는 일이 종종 발생하지만.
그나저나 『풀 위의 생명들』도 진도가 잘 안나갑니다. 내용이 쉽지 않아서 더 그렇군요.
베드로께서 말씀하십니다. 너랑 가장 가까이 있는 책의 23쪽 다섯 번째 문장은 무엇이느뇨?
읽으면서는 피식피식 웃었는데, 맨 뒤에 실린 해설을 보고는 더 웃었습니다. 해설은 번역자인 김상훈씨가 적었는데 몇몇 부분에서 포복절도했습니다.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제목만 정말로 많이 들었습니다. SF 걸작을 언급할 때 반드시 나오는 책이기도 하고, 로저 젤라즈니의 대표작이라는 사람도 있고, 워낙 제목 자체도 유명하잖아요. 그리고 모 블로그의 이름도 이겁니다.
그래서 궁금했지만 지금까지 손을 대지 못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베스트셀러고 명작이라고 하니까 손이 안가요.
..
청개구리 심보가 도졌다고도 할 수 있는데, 다른 로저 젤라즈니의 작품을 읽어보고는 용기가 더 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앰버 연대기』를 읽고는 참, 참, 참. 여기에 대한 평은 김상훈씨의 해설을 빌려다 씁니다.
p.484
플롯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함에 따라 독자들은 일인칭으로 서술되는 주인공 코윈의 행위가 단순히 물리적 차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그의 인식이 반드시 객관적 상황의 정확한 반영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서술되는 이야기는 '나'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보이는 거라니까요.-ㅂ-;
하여간 『앰버 연대기』가 그리 재미있지 않아서 망설였는데, 『시월의 고독한 밤』은 의외로 또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손을 댈 용기가 났던 거죠. 엊그제 도서관에 가서 『시월의 고독한 밤』을 빌리면서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도 빌렸습니다. 빌리고 나서야 이게 단편집이라는 것을 알았고, 앞의 몇몇 편들은 보다가 중간에 그만두나 마나 고민했지만 끝까지 다 읽고 나자 아, 명작이다 싶더랍니다. 희한하지요.
옛날 옛적, 하이텔에는 시리얼란이 있었고 나우누리에는 SF 게시판이 있었습니다. 이 SF는 SciFi, 공상과학소설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SF와 판타지 소설을 연재하는 게시판이었습니다. 로저 젤라즈니의 소설은 딱 이 SF 같습니다. 그러니까 과학과 공상과학의 이미지에다가 신화와 철학과 역사와 마초와 서부시대와 개척시대와 카우보이 기타 등등을 넣으면 얼추 비슷할 겁니다. 기본은 SciFi지만 거기에 판타지와 신화적 요소랑 영미시가 많이 들어갔어요. 다만 단편에 따라서는 마초와 서부시대-카우보이가 지나치게 강해서 후추로 뒤범벅된 소설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아래에는 각 편에 대한 감상을 짤막하게 적어봅니다. 물론 내용이 잔뜩 들어 있으니 접습니다.
1. 12월의 열쇠
앞의 단편들은 벽이 높았습니다. 이 것도 읽는 내내 꽤 불편했거든요. 하지만 SF라는 설정에 가장 잘 맞는 건 어쩌면 이 단편의 앞부분인지도 모릅니다. 뒷부분은 신학과 철학이 뒤죽박죽됩니다.
맞춤형으로 태어났지만 자라나서 가야했던 행성이 파괴되는 바람에 영하 50도의 환경에서 지내는 주인공은,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을 만나 아예 하나의 행성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돈을 마련하고 약혼자나 동료들과 함께 행성에 이주해, 번갈아 근무하면서 행성을 지켜보는데, 그 와중에 행성에 먼저 존재하던 생물들과의 관계가 좀 꼬입니다. 마초 분위기가 의외로 덜 난다 하긴 하는데, 그래도 기본은 맥가이버..(응?)
2.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
인상이 깊게 남았습니다. 낚싯꾼에 대한 정보를 굉장히 조금씩만 흘려주는데 그게 또 마음에 들더군요. 결국에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마지막의 장면을 보니 제대로 낚았구나 싶었는데...-ㅂ-;
3.악마차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BL 개작이 되는 무서운 작품이었습니다. 전격 제트 작전, 서부극. 악마차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그 영화도 떠오르더군요. 전체 내용을 이야기 했더니 B님이 BL개작에 대해 동의하셨...(읍읍읍읍)
차는 아무래도 남성형이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미니나 SMART나 폭스바겐은 어떤 남자인거지? (어?)
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표제작이라 기대했는데 결론이 시궁창입니다. 이야아아.
로저 젤라즈니의 배경 때문에 그런지 영미시가 단편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도 그렇습니다. 굉장히 특이하고 굉장히 독특한데 결론이, 결론이! ;ㅁ;
실은 주인공이 조금 부러웠습니다. 어학 능력이 상상을 초월하는군요. 어쩌면 퇴마록의 누구씨 모델일지도 모릅니다?
5.괴물과 처녀
짧지만 반전이.-ㅁ-; 누구의 시점이냐에 따라 굉장히 다릅니다. 하하하;
6.이 죽음의 산에서
이것도 허무합니다. 산이 있으니 오른다. 한데 그 산은 대기권을 넘어가는 산입니다. 게다가 신적 존재가 지키고 있어요. 어렵고 어렵게 올랐는데.. 데.... 결말이 허무합니다. 왜 이 고생을 한 거니? 묻고 싶은 정도더군요. 게다가 결론은 할리퀸.(...)
7.수집열
이것도 아주 짧지만 강렬합니다. 아, 멋지게 살아가는 돌들이여! 굉장히 유쾌한 소설입니다.:)
8.완만한 대왕들
아주 천천히, 느릿느릿 생활하는 분들이다보니 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한 시대-도 아니고 한 생물종의 진화가 끝나 있어요. 하하하하. 로봇이 어떻게 자신을 관리하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9.폭풍의 이 순간
이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70-80년대의 영화를 보는 것 같더군요. 다른 시간대를 사는 남자와, 나이 먹은 걸 서글퍼하는 그 남자의 친구 딸(...)이 연애를 시작하려던 순간 사건이 생깁니다. 그리고 결국 커플 브레이커. 로저 젤라즈니는 뭔가 원수라도 졌나요? 라고 생각해보니, 해설에 그 이야기 있었지요. 이혼.-_-;
그러니까 달달한 이야기는 아마도 이혼 전, 커플 브레이커는 이혼 후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너희들이 행복한 건 내가 용서할 수 없다! ...
10.특별 전시품
이건 해피엔딩. SF보다는 판타지에 가깝지 않나 생각은 하는데 말입니다.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그 위에 나는 놈 있습니다. 그리고 축지법 쓰는 놈까지 등장합니다. 하하하. 보고 나면 박물관의 전시품이 그냥 보이지 않을 겁니다.-ㅂ-;
11.성스러운 광기
결국 성공했다는게 대단해보입니다. 바꿨군요.
해설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모든 걸 돌리고 싶었던 그 때 쓰지 않았을까, 상상해봅니다.
12.코리다
이것도 괴물과 처녀랑 비슷하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겁니다. 으...;ㅂ; 상상만해도 괴롭군요.
코리다라는 제목이 무얼 뜻하는지 모른다면 이야기 이해하기가 쉽지 않겠더군요. 그래서인지 제목에 주가 붙어 있습니다.
13.사랑은 허수
사랑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외치는 남자의 이야기인데, 그 남자가 누구인지 보면 포복절도합니다. 이야아아.-ㅂ-;
14.화이올리를 사랑한 남자
이건 이해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어요. 으으으음?;
15.루시퍼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입니다. 메트로폴리스, 모던타임즈. 아, 모던타임즈는 아닌가? 하여간 사이버펑크 계통이 떠오르는 묘한 글입니다.
16.프로스트와 베타
이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하는데, 굉장히 길고 특이합니다. 하지만 결론은 취향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인가? 그건 알 수 없지요. 새로운 것을 배양해서 다시 몸을 옮길지 어떨지도 모르고. 인간이라는 것이 그렇게 좋은 것인가 싶기도 하고요.
17.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
죄송합니다. 확밀아가 떠올랐....;.... 그러니까....
이 둘이.ㄱ-;
둘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하하하하.;ㅂ;
원제는 『The Doors of His Face, The Lamps of His Mouth and Other Stories』입니다. 표제작이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이로군요. 원제보다는 저 표제작이 더 많이 알려지지 않았나 합니다. 하지만 두 단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얼굴의 문~』쪽이었고요. 아무래도 취향의 문제겠지요.
제목을 찬찬히 훑어보니 강렬하게 남은 것이 많습니다. 주인공이 마초고 서부극을 보는 것 같은데다 600만불의 사나이까지 떠오를 판인데, 그런 옛 분위기를 가졌지만 상상력만큼은, 정말 따라갈 수 없습니다. 괜히 SF의 고전이 아니로군요. 물론 로저 젤라즈니는 호불호를 따지면 불호에 가깝지만 그래도, 한 번쯤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해설도 꼬오옥 읽으세요. 재미없다면 도중에 해설 먼저 보고 마음을 다스린 다음 보셔도 됩니다.+ㅅ+
로저 젤라즈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김상훈 옮김. 열린책들, 9500원, 2002.
라고 적기는 했지만 이 책 다 읽는 데 일주일, 아니 이주일 넘게 걸린 걸 생각하면 참 취향에 안 맞았군요.;
거기에다 가격이 9500원이기에 기겁했더니만 2002년도 발행. 끄응. 지금은 가격 올랐을 겁니다.
그러니 이미 날은 지났지만 『시월의 고독한 밤』으로 눈가심을! >ㅁ<
원래 이 소설 작가인 오야마 준코는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었답니다. 하지만 드라마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족족 떨어진데다가, 요즘은 오리지날보다 소설이나 만화 원작인 드라마가 많으니 그럼 차라리 소설을 써서 그걸 드라마로 만들겠다-대강 이런 생각으로 쓴 소설이라던가요. 즉, 드라마로 만들어질 것을 생각하며 쓴 소설이라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소설 전체적으로 장면 전환이나 분위기, 등장인물이 굉장히 드라마 같습니다. 그것도 일본 드라마 같고요.
실력은 있지만 요령이 없는 똑똑하고 착한 변호사.
변호사 사무실에는 약간 푼수 같은 아주머니 사무원과 집사 같은 이미지의 사무장.
변호사가 등록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일하는 튼튼한 이미지의 결혼매니저.
변호사의 전 직장인 대형 로펌.
어쩌다가 얽힌 어느 개그맨 콤비.
카리스마 있는 할머니 회장님.
그 아들로 어머니의 그늘을 벗어나려 노력하는 아들.
사장과 불륜 관계인 음험한(?) 비서.
사소한 사항으로 항의를 하는 까다로운 부잣집 마나님.
등장인물을 죽 늘어 놓는 것만으로도 절로 캐릭터가 그려집니다. 그리고 이들이 모여서 복작복작 얽힌 것이 이 소설입니다. 일본 드라마를 즐겨본다면 재미있게 볼테고, 『어떻게 좀 안될까요』를 재미있게 보았다면 이 소설도 다른 맛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이야기는 상당히 복잡하지만 결국에는 하나로 맞물립니다. 예상 외의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이 앞서 보였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는 것이 또 재미입니다. 특히 막판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그 분의 카리스마는 정말...; 게다가 거기서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할 줄은 몰랐습니다. 뭐, 가끔 생각하는 거지만 자식들은 부모의 손아귀를 벗어나기 참 힘들어요. 그나마 이 아들래미는 그럭저럭 성공한 경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왜 이 책 제목이 고양이 변호사인지는 책 첫머리에도 나오고 책 뒷표지에도 나옵니다. 그러니 재미를 위해서 빼두지요. 어떤 의미에서 주인공도 거대 로펌의 희생자일 수 있겠네요.'ㅂ'
오야마 준코. 『고양이 변호사』, 김은모 옮김. 북폴리오, 2013, 12800원.
어, 하지만 저는 이런 종류의 소설은 그리 즐기지 않습니다.
이 책을 보고 생각났지만 차라리 엘러리 퀸의 그 소설을 읽겠어요. 이 책의 소재랑 배경이 그렇다보니 엘러리 퀸의 그 소설이 떠오르더군요. 그 쪽이 더 제 취향에 맞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사람이 엄청나게 죽어나간다는 점에서는 이 소설과 전혀 다른 쪽에 서 있긴 하지만..;
이번 편은 여자들의, 여자들에 의한, 여자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6권으로 전체 이야기는 마무리 되지만 깔아 놓은 복선들은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복선은 이미 5권에서도 상당히 깔려 있었는데, 5권에서 등장한 여러 복선의 일부는 6권에서 회수가 되고 나머지는 다음권으로 넘어갑니다. 다음권으로 넘어가는 이야기는 아마 시로에가 주인공이 될 다음 권에서 펼쳐질 것 같군요. 게다가 아주 큰 복선이 하나 등장했는데 다음권에서 바로 풀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번 권은 시로에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냥타도 드물게 나오고, 꼬마들도 거의 안 나옵니다. 아카츠키와 그 주변의 여자들이 중심이 되다보니 다른 캐릭터들은 싹 밀렸네요. 이번에 처음 등장한 인물도 많지만 마리에나 헨리에타, 레이네시아는 고정 출연입니다. 특히 레이네시아는 이번 권의 중심축입니다. 사건 자체가 레이네시아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아카츠키는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와 더불어 커다란 외부 문제를 해결 해야합니다. 하지만 해결하는 과정에서 드디어 벽을 넘습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두 개를 말입니다.
5권에서 시로에와 미노리를 본 뒤에 아카츠키는 방황합니다. 자신이 고민 없이 주군의 등 뒤를 쫓아다니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자신의 힘은 아직 부족하다고 자학합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여러 모로 고민하지만 고독한 한 마리 늑대인 아카츠키가 해결하기에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랬던 닌자가 오의를 깨닫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합니다. 그게 뭔지는 직접 보시면 아실테고. 그 와중에 생긴 문제는 아키하바라의 살인마입니다. 닥치는 대로 모험자들을 죽이고 다니는데, 모험자들야 죽더라도 신전에서 부활이 가능합니다. 기억의 손실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감수할 수 있는 범위였으니까요. 다만 모험자들이 단체로 상대하기 버거울 정도로 강한 적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게다가 상황은 그 적이 절대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넘어가고...
5권은 할렘 분위기,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알 수 없는 복선만 잔뜩 깔아 놓아서 1-4권에서 맛보았던 것 같은 "마비노기 하고 싶다! ;ㅁ;" 라는 생각은 덜했습니다. 근데 6권 보고 다시 들었네요. 으흑.;ㅂ;
그리고 로데연은 멋집니다. 여기서도 아주아주 큰 복선이 하나 깔리고, 사건이 해결되면서는 초대형 복선이 깔리는데 그걸 넘어서서 로데연은 참 멋집니다. 2권에서 시작된 기술 개발 열풍은 중요 생산길드 중 하나였던 로데릭 상회를 연구기관으로 바꿉니다. 아, 이런 대학 같은 분위기라니.;ㅂ; 다들 하고 싶은 연구를 열심히 하고, 그걸 타 길드에 정보로 제공하거나 하여 연구 개발 자금을 삼고 말입니다. 이런 세세한 설정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요즘 이것저것 손대는 책이 많군요. 지금 동시에 읽고 있는 책이 아마도 네 권. 하나는 『전도서』, 하나는 『풀밭』, 하나는 『토리빵』. 거기에 최근에 구입한 라이트 노벨 한 권과 듀시스님께 빌린 『미니스커트 우주해적』6권을 읽었지요.
『미니스커트 우주해적』은 「열혈 우주해적」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보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소설판도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원작이다보니, 이쪽을 먼저 보았다면 애니메이션을 보고 김샜겠다 싶은 정도더군요. 스케일이 훨씬 크고 묘사라든지 상황 설정이라든지, 등장인물의 성격이라든지가 굉장히 다릅니다.
7권도 분위기를 봐서는 서문에 해당됩니다. 그러니까 다음 권으로 끝나든지, 아니면 그 다음 권으로 이야기가 또 이어지든지 할겁니다. 이제 문을 열고 들어갔거든요. 마지막 장면이 딱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마지막 장면을 홀라당 기억에서 날릴만한 설정이 그 직전에 등장합니다.
짤막감상으로 적은 것은 1차적으로는 설렁설렁 읽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막판의 반전 때문입니다. 물론 SF니까 나올만도 하겠다 싶었지만 현재는 절대 불가능한 기술이라서요. 그 코드를 여기서 쓸 줄은 몰랐습니다. 허허허; 츤데레 요소가 있었나 했더니 그 행동에는 그런 깊은 이유가 있었네요.
자세한 내용은 내용 폭로라 접습니다. 꽤 중요한 코드거든요.
주인공과 클로에를 이 상황에 빠뜨린 정보부 소속의 내시는 클로에의 소꿉친구라고 했지요. 그런데 분명 서로 알고 있고 이 클리셰는 아무리 봐도 서로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분위기인데 왜이리 클로에가 튕기나 했더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라니.OTL
아니, 물론, 현재의 복제 기술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정보부 직원들의 머릿 속의 모든 기억까지 복제해서 그 다음에 넘긴다는 것은 무리죠. 게다가 상황을 봐서는 현재의 기술처럼 수정란부터 키워내는 것이 아니죠. 바로 업무를 이어받을 수 있으려면 차라리 토코 여사님의 인형쪽이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아니, 그쪽 형태가 맞아요. 현재본이 죽으면 그 다음 복제본-토코 여사님의 경우에는 인형-이 모든 기억을 이어받고 일어납니다. 허허허. 그런 기술이 가능한 시대였군요. 하기야 터치다운을 하는 시대인데 그런게 불가능할리가.; 현재의 의학 기술과 우주 기술을 생각한다면 초광속 항해가 가능한 그 세계에서 기억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 기술을 이용하는데는 나름의 이런 저런 절차가 필요하겠지요.
읽다보니 엉뚱하게 옛날 옛적에 보았던, 그리고 상당히 좋아하는 모 청소년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소재가 그렇다보니 연결된 것 같은데 말입니다. 어쨌건 내시가 위화감 없이 어울리면서 클로에를 놀리는 것을 보면 기술력이 참으로 대단하다 싶습니다.-ㅂ-;
원제를 찾기 번거롭다며 홀랑 영문 제목을 올려봅니다.-ㅂ-; KITA NO YUZURU 2/3 NO SATSUJIN.
북의 유즈루 2/3의 살인.
엊그제 피터가 말하길에 적었던 것이 이 책이었습니다.
시마다 소지의 책은 이것저것 잡다하게 보았는데 크게는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랑 요시키 형사 시리즈로 나눕니다. 사실 요시키 형사 시리즈는 올해 들어서야 처음으로 손을 댔을 거예요. 앞서도 열차 살인사건이더니만 이번에도 비슷합니다. 단,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그도 그런게 이 책 초반부 읽으면서 아주 강하게 다가온 예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말을 보고 나니 확신이 들더랍니다.
이 책의 내용은 간단히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형사의 하드보일드 연애물.
그는 차가운 도시의 형사. 그러나 내 여자에게는 따뜻하겠지.
...ㄱ-;
그러므로 염장이 싫으신 분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요시키 형사의 냉철하지만 불 같은 성격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몇몇 장면에서는 좀 지나친 것 아닌가 싶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시마다 소지인걸요. 그러려니 생각해야지요. 하하;
키워드를 하나 더 뽑자면 침대열차입니다. 그러니까 저 유즈루라는 열차는 우에노에서 출발해 아오모리까지 가나봅니다. 저도 설렁설렁 읽어서 다시 확인해야하긴 하는데; 하여간 홋카이도에 가기 위한 열차랍니다. 저걸 타고 혼슈 북쪽까지 간다음, 페리로 바다를 건너 하코다테에 들어가 다시 기차로 이동합니다. 해저터널 같은 건 없습니다. 아직 안 뚫린 모양인지 하마나스니 카시오페이아니 트와일라이트니 호쿠토세이 같은 열차는 전부 없습니다. 한참 뒤에나 생겼나보군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긴 하는데 그게 다 기차로 이동하는 것이고, 사건의 시작부터 종료까지는 얼마 걸리지도 않습니다. 기껏해야 열흘? 마지막에 요양하는 기간도 있으니까 사건 해결은 그보단 짧습니다.
굉장히 전개가 빠르고 정신 없기 때문에 읽는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습니다. 저도 금방 다 읽었거든요. 다만 결론의 트릭에 대해서 이게 뭐야!를 외칠 사람들이 여럿 있을 겁니다. 이해하세요. 이게 워낙 오래된 책인걸요. 그러니 이런 괴이한 트릭도 나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아무도 출입하지 않은 건물 5층 꼭대기에 왜 시체 두 구가 있었는가의 문제입니다. 해결을 보니 그참..; 이런 어영부영한 방법 가지고 잘도 계획을 세웠다 싶습니다.ㄱ-;
시마다 소지의 이전 작에서도 느꼈는데 가끔 우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트릭이 등장합니다. 이번 것도 그런 우연이 상황을 꼬아 놓았지요. 그것이 또 다른 해결책이었던 것 같긴 합니다만.
하여간, 마지막 부분을 읽다보면 건강이 최고, 체력이 최고입니다. 지나가던 깡패에게 맞고 나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인한 체력과 맷집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 체력과 맷집의 밑바탕이라는 것이 LOVE라는 건...
그렇죠. 가나토씨(60대 록가수. 도쿄밴드왜건 출연)의 말대로 세상을 움직이는 건 LOVE인겁니다. 하하하...;ㅂ;
시마다 소지.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 한희선 옮김. 검은숲(시공사), 2013, 13800원.
부제가 '과학자가 들려주는 명화 속의 보석 이야기'인데 보석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이야기보다는 역사적 사실들이 더 깊게 뇌리에 남았습니다. 사실 그보다는 보석 사진들이 더 좋았고요.
티이타님 이글루에서 보고 나서 그 길로 달려가 책을 빌렸는데, 전체 컬러다보니 책 무게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들고 다니면서 용케 잘 읽었네요.
들어가면서 보석을 크게 12개의 무리로 나눕니다. 그 기준은 탄생석. 국가마다 탄생석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어 어떤 달은 같은 달의 탄생석이 2-3개 나오기도 합니다. 각 달의 탄생석은 해당 보석과 관련된 역사적 에피소드를 곁들여 이야기합니다. 책 제목대로 주로 명화속에 등장하는 보석을 소개하지요. 예를 들어 1월의 탄생석인 가넷은 책 제일 앞에 등장하는데, 루크레치아 보르자를 모델로 한 그림에 가넷 펜던트가 나옵니다. 그러면 루크레치아 보르자의 생애를 설명하면서 그 보석이 어떤 식으로 가공되었는지, 그 특징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요. 그러니까 그림과 보석 가공과 광물학적 측면과 역사적 이야기를 한 번에 다룹니다. 그런데 그게 그리 버겁지는 않습니다. 그림을 보고 해당 장신구를 세세하게 보면서 글을 읽어서 그런가 봅니다.
그리고 새삼 명화 속의 장신구들이 진짜 예쁘다는 것을 깨닫긔..-ㅁ-/
물론 명화만 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장신구가 현대까지 남아 있으며 사진이 있다면 사진도 함께 실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나폴레옹, 영국왕실, 러시아 왕실의 보석인데 아무래도 돈 많은 왕실들의 보석이 많이 남아 있더군요. 뭐, 20세기의 보석들은 이전에 읽었던 보석 관련 책에서도 충분히 보았으니 괜찮습니다. 게다가 그건 현실이지만 이건 꿈...(응?)
19세기 말의 보석은 장잉정신에 입각하여 돈을 억수로 퍼부어 만들었으니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물론 실물을 보면 어떨지 모르지만 사진으로도 충분히 멋집니다. 보는 내내 감탄하고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여기 등장하는 대부분은 보물, 문화재급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의외로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그도 그런게 여기 나오는 보석들은 현대에는 편히 하고 다닐만한 것이 아닙니다.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의 무도회에서나 가능한 것이 대부분이지요. 몇몇 보석들은 현대에도 하고 다닐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하고 싶다거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그러니까 지나치게 보석이 화려하면 물욕을 넘어서서 "이것은 예술품!"이라며 우러러 보는 경지에 이른다니까요. 하하하.....;
보석 관리의 주의점도 함께 다루고 있어 재미있습니다. 근데 보고 있노라면 영화나 TV나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석 관리하다가는 보석 깨지기 쉽상이겠다 싶습니다. 하나하나 따로 담아서 보관해야할 것 같아요. 하기야 그럴려면 도대체 보관공간은 얼마나 필요할 것이냐...=ㅂ=
원종옥. 『그림에서 보석을 읽다: 과학자가 들려주는 명화 속의 보석 이야기』. 이다미디어, 2009. 1만 6천원.
보석 혹은 장신구에 대한 인상깊은 이야기는 『파파톨드미』에서 보았지요. 큰 일을 끝낸 나한테 상을 주는 기분으로 구입한 오팔 반지. 저도 그런 의미의 보석이 더 좋습니다.'ㅂ'
(하지만 현실은, 일할 때 방해되고 번거롭고 무겁다며 반지고 팔찌고 목걸이고 다 패스. 하하하하하. 원래 그런 겁니다.)
생각해보니 빙과는 내용물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엊그제 영상까지 다 봐놓고는...-ㅂ-;;;
엔하위키의 빙과-고전부 시리즈 항목을 찾다보니, 애니메이션 11.5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본편 11화와 12화에 들어갈 부분에 수영복 서비스가 삽입된 애니메이션이 한 편 더 있다는 이야기지요. 처음 들었을 때는 궁금하지만 구할 수 없다며 넘어갔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게 만화책 『빙과』3권의 부록이랍니다. 한정판인데다 여름에 나온거라 구할 수 있을라나 싶어 포기했는데, 교보에서 찾아보니 주문이 가능합니다. 물론 해외주문이라 재고가 없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러면 예치금으로 돌리면 되겠다 싶어 그냥 구입합니다.
(요즘 한 달에 10만원 가량은 꼬박꼬박 쓰고 있으니까요. 백수주제에.ㄱ-;..)
도착한 것은 생협 모임 직전. 하하하. 날짜도 정확하게 잘 맞춰서 이날 들고 나갔습니다.
주문하면서도 긴가민가했는데 도착한 것을 확인하니 블루레이 맞습니다. 만화책 특전 영상으로 DVD가 붙는 건 『XXX홀릭』 때문에 종종 보았지만 블루레이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기야 일본 만화책을 사는 것도 꽤 오랜만이라 생각하긴 합니다.; 요즘은 거의 번역본을 사니까요.
그리고 지난 일요일에 돌려 보았습니다.
내용은 그럭저럭 알고 있으니 보는데는 문제 없습니다. 일본어 듣기 실력이 딸려도 눈치로 때려맞출 수 있는 수준은 되더군요.
에루나 마야카나 둘다 생각보다 글래머였다는 것..... 아니 근데 시내 수영장에서도 비키니인가요. 원래 그런건가. 물론 학교수영복을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보통 위아래 원피스형을 더 많이 입지 않나 싶어서...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얼굴을 붉히는 오레키가 참 귀엽습니다. 흐흐흐흐흐.////
블루레이라고는 하지만 생각만큼 화질이 좋았다는 생각은 안하긔...? 나중에 다른 블루레이랑 비교해서 돌려보면 알겠지만 에바 극장판에 비한다면 블루레이인가 싶은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빙과』 블루레이를 구입하면 양쪽 비교하는 것도 해봐야겠네요.'ㅅ'
아차차. 왼쪽의 『오사카에 먹으러 가자』는 이전 판의 개정판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번에는 오사카랑 교토, 고베 다 다루고 있으니까요. 몇몇 집은 찍어 놓았으니 나중에 가겠지만 제 취향의 집이 홋카이도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서 다행입니다.;; 아무래도 간사이 여행 초급자보다는 한 두 번 다녀온 사람들에게 좋겠네요.'ㅂ'
사실 『동물들의 겨울나기』를 『핀치의 부리』보다 먼저 읽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그건 기억이고 실제로는 『동물들의 겨울나기』를 읽지 않았거나 읽다가 도로 반납한 것 같습니다. 처음 보는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거든요.
제목에도 적었듯이 이 책은 겨울철 동물들의 겨울 보내는 방법에 대하여 다루고 있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연구 논문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책 후반부에 자주 등장하는 금관상모솔새를 예로 들면, 금관상모솔새는 몸집이 작은 텃새다보니 겨울을 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몸집이 작을 수록 열은 빨리 도망가고,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겨울철에는 에너지원이 많지 않지요. 게다가 밤을 보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 작은 몸집에서 열을 빼앗기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라는 내용을 앞에서 차근차근 기술한 뒤에 이 새들을 숲속에서 관찰하여 어떻게 생활하는지,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추적합니다. 겨울철 숲에서 보이는 거의 모든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새의 주 식사가 무엇인지, 어떻게 밤을 보내는지, 겨울잠을 자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어떤지, 겨울을 대비하여 다른 계절은 어떻게 보내는지 등등에 대해 어렵지 않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 책을 읽는 동안 별로 졸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리면 글도 잘 썼고 번역도 괜찮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읽고 있노라면 연구자들이 참 안된게....ㄱ-;
곰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어떻게 화장실을 가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곰의 피를 채취하려 합니다. 그런데 곰은 얕은 잠을 잡니다. 그러니 맨몸으로 피를 뽑으려 하다가는 연구자가 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전에 진정재를 놓아 잠을 재운 다음 피를 뽑는 방법을 씁니다. 그 덕분에 곰의 혈액에서 요소(암모니아)가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지를 밝힐 수 있었지요. 이것도 동면의 기술을 밝히는데는 굉장히 유용한 연구가 될 것이고요.
그러고 보니 비글을 데리고 숲에 갔다가 곰 둥지에 비글이 떨어졌는데, 빠져나오려 하니까 곰이 자기 새끼인줄 알고 끌어 당겨 놓질 않더랍니다. 그래서 진정제를 쏘고 나서야 비글을 구해낼 수 있었다는 본인의 체험담도 있군요.
새의 먹이를 확인하기 위해, 새가 자주 드나드는 나무를 두들깁니다. 거기서 여러 벌레가 나오는데, 유충만 가지고는 무슨 벌레인지 확인할 수 없어서 몇 번의 실패 끝에 우화를 시켜 나방의 종을 확인합니다. 실패를 세 번인가 했으니 햇수로는 3년인 셈인가요. 결국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이 모든 것은 연구 논문 감...; 그렇게 생각하면 여기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가 쉽게 읽히진 않습니다. 겨울철의 동물 생태는 다른 사람들의 연구를 많이 인용했고, 그렇다는 것은 그 많은 논문을 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워낙 다방면으로 관심이 많다보니 곤충, 조류, 동물 등 여러 분야에 대한 논문을 다방면으로 읽었더군요. 이야아아. 관찰도 중요하지만 그 바탕에는 다른 사람들의 연구를 깔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나저나 어떤 장면은 읽다가 정말로 폭소를 터뜨렸는데...
p.301
(생략)
그러다가 2000년 2월 23일에 그 미스터리가 풀렸다. 80-100마리 정도 되는 황여새가(이곳에서는 겨울에만 산발적으로 나타났다) 덩굴월귤 관목 숲을 내려다보고 서 있는 사탕단풍나무에 내려앉았다. 한 마리가 덩굴월귤로 내려갔고 일부가 그 뒤를 따르더니, 전체가 다 함께 무리를 지어 열매를 차지하고 앉았다. 그렇게 30분이 지나자 가지가 늘어지도록 주렁주렁 열렸던 열매가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이하 생략)
이 장면을 읽고 이걸 떠올리지 않을 수 없더군요. 하하하.;ㅂ;
같은 황여새겠지요? -ㅂ-;;;;
매트릭스 리로디드를 구사하는 무시무시한 새입니다. 출처는 『토리빵』4권. 홍여새(히렌쟈)가 먼저 나오고 황여새는 그 다음에 나오더군요. 철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