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다른 책입니다. 미쓰다 신조의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에 이어 나온 책들입니다. 시리즈지요. 원서 검색을 해보지 않아, 이 시리즈가 얼마나 있고 몇 번째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각권 따로 보아도 문제 없습니다.

두 권 모두 B님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 출간 순서대로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산마처럼 비웃는 것』,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의 순서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제 취향에는 안 맞았습니다. 책을 내려 놓는 순간까지 그렇게 충격은 받지 않았습니다. 익숙해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자세히 적으면 내용 폭로가 될 터이니 아래 따로 접어서 서술하겠습니다.

일단 이 두 편도 요코미조 세이시와 느낌이 닮았습니다. 닮지만 꽤 다릅니다. 그러고 보면 B님은 이걸 두고 교고쿠도를 떠올리시던데, 저는 전혀 다른 작품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B님은 안 보셨을 듯..? 블로그 검색해보아도 이 작가는 안 보셨더군요. 저는 이쪽이 외려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글 분위기는 극과 극입니다.;
괴담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도조 겐야는 산골짝에 들어갑니다. 신(神)의 가문과 마귀 가문으로 나뉜 마을은 극명하게 대립해 있는데, 도조가 들어온 뒤에 예상했던 대로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갑자기 오버랩 되는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ㅁ-; 그쪽은 아예 저주받은 건축가(...)가 있어 그 집에서만 사건이 벌어진다지만 여기서는 도조가 가는 곳마다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첫 번째 권은 조금 다르군요. 그쪽은 별개의 이야기로 둡니다.
하여간 도조도 그것이 마음에 걸리는지, 출판사 편집자와의 대화에서 그런 속내, 불안감을 비추고 편집자는 우연의 일치다며 달랩니다. 하지만 자네가 미쓰다 신조의 추리소설 주인공인 이상, 이런 우연의 일치는 계속될 걸세. 하하하.;ㅂ;


이 시리즈는 다 읽고 나서 책 제목을 보면 제목이 달리 보입니다. 제목 자체가 상당한 키워드거든요. 어떻게 키워드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다 읽고 나서 제목을 보면 헉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은 책에 몰입하시어요.

책 편집도 조금 불만이 있습니다. 비채가 책은 잘 만들긴 하는데 책 편집은 취향이 아닙니다. 활자 크기가 크고 자간이 넓어 펼쳤을 때 양 면에 들어가는 분량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책 두께도 두꺼워지고 무겁지요. 읽다보면 이게 그렇게 분량 많은 것은 아닌데 책이 부피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거워서 들고 다니며 보기 힘들더군요. 그래도 꿋꿋하게 보고 다녔지만. 『산마』는 목요일에 끝, 『염매』는 어제 끝냈습니다. 별 생각없이 보았는데 연속으로 본 셈이군요. 하지만 그 사이에 다른 책 두 권을 더 보았습니다. 하하하하; 보고서 회피모드라 그런거예요.

자, 이제부터는 책의 내용에 대해 적어봅니다.



아, 번역에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 권영주씨는 제가 번역본을 꽤 많이 보았는데, 이번에는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B님 블로그 댓글에도 썼찌만, 『산마』는 도조와 편집자가 만난 장소를 진보 정이라 표기해서 당황했습니다. 그냥 진보쵸라고 해도 되지 않았을까요.
『염매』에서는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을 때 특정 장면에서 인물 이름을 잘못 적은 것인 아닌가 싶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염매』 때문에 한동안 무서운 길은 못 다닐 것 같습니다. 으으으; 등 뒤에 누가 쫓아오는 기분이 들어요!

미쓰다 신조. 『산마처럼 비웃는 것』, 권영주 옮김. 비채, 2011, 12000원.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권영주 옮김. 비채, 2012, 14000원.



이래 놓고 오늘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가면서 미쓰다 신조의 다른 책도 추가로 빌려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도 신간 나왔는데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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