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것은 좋아하지만 보는 것만으로 족합니다. 무엇보다 가지고 있을 때의 불안감이 참 크거든요. 보석이든 주얼리든 없는 것은 아닌데, 절대적인 가격을 따지자면 가치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거기에다 둘다 제가 산 것이 아니거든요. 예전에 어떤 만화에서, 큰 업무를 하나 해결한 뒤 오팔 반지 작은 것을 하나 샀다고 하던데 그걸 보고 작은 꿈이 생겼습니다. 저도 그런 반지를 하나 사고 싶다는 꿈 말입니다. 하지만 업무 때문에라도 반지는 낄 수 없으니 머나먼 나라 이야기지요. 반지를 끼면 업무하는데 굉장히 지장이 있거든요. 다치기 쉽습니다.

B님이 추천한 『불멸의 보석』을 찾으러 갔다가, 근처에 있는 서가에서 두 권의 책을 더 뺐습니다. 언제 책 다 보냐 했는데, 책이 손바닥에 들어올 정도로 작고 내용도 많지 않은데다 사진이 많아 금방 보았습니다. 『다이아몬드, 그 지독한 사람에 빠지다』는 어제 퇴근시간부터 오늘 아침 출근 준비시간까지 동안에 다 훑어 보았고, 『The Jewelry Book』은 방금 전 30분 남짓 동안 다 훑어 보았네요.
정보를 얻는 것을 따지자면 다양한 보석을 다루고 있는 후자가 더 좋지만, 내용이 마음에 드는 걸 따지자면 전자가 조금 더 낫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둘다 마음에 100% 들지는 않았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주얼리 관련 책이 더 기억에 남는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자는 다이아몬드만 중점적으로 다루었는데,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았지만 맨 뒤에 실린 영화 속의 보석은 책 분위기랑 동떨어졌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영화 감상기에 가까운 것이 들어 있어서 균형이 안 맞다 싶더라고요. 후자는 읽는 내내 내려 놓고 싶은 걸 참고 보았습니다. 다양한 주얼리 사진이 실려 있는 것은 좋으나, 그건 전자도 마찬가지고요. 왜 마음에 들지 않았냐 물으시면 미신이라 그렇습니다. 이런 색의 돌이 좋으니, 이런 보석을 가지면 몸에 행운이 온다느니, 몇몇 보석을 써서 화장품을 만들어 바르면 전기적 효과를 얻느니 하는 이야기가 잔뜩 있거든요. 그런 쪽은 질색하는 터라 읽는 내내 고역이었습니다. 그런 미신적인 이야기를 걷어낸 보석학이나 광물학 이야기가 사실 취향에 더 맞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같은 보석 이야기라 하더라도 저는 아예 앤티크나 세공과 관련하여 장신구를 다룬 책이나 여러 보석업체들의 뒷 이야기, 장신구(주얼리)의 역사라든지 세공법, 후일담 등을 읽는 쪽이 좋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아예 광물학의 시점에서 보석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보석이 있으며 이 보석과 저 보석이 차이가 원소의 배열이나 들어간 원소의 차이라든지 등등의 이야기를 읽는 쪽이 좋습니다.

뭐, 사진 구경은 재미있게 했지만 둘다 아쉬움이 남는 책이네요.'ㅅ'


홍지연. 2009. 『다이아몬드, 그 지독한 사랑에 빠지다』. 글로세움패피북스, 1만원
안현주. 2011. 『The Jewelry Book: 보석, 거부할 수 없는 반짝임의 유혹』. 위러브더북(보문당), 13000원.



보석 자체는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에 대해 그렇듯이 내가 하고 있는 것보다는 보는 쪽이 훨씬 좋습니다. 소장의 욕구는 별로 들지 않는군요. 위에서 말한 반지는 조금 다른 느낌인데 그 자세한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라 넘어갑니다. 뭐, 예전에 카르티에 전시회를 보고 와서 눈이 확 높아져 그런건지도 모르지요.;
몇 번 크루즈 여행에 대한 꿈을 키워본 적이 있습니다. 과거형인 까닭은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제가 그 배 안에서 꼼짝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자신이 없거든요. 영어가 능통해야 거기서 제대로 놀 수 있을텐데 그렇지도 못하고 말입니다. 그러니 그냥 꿈으로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크루즈 여행은 나이 더 먹어서 가고, 지금은 그 돈으로 비행기 여행을 다니는 것이 좋다고 말입니다.

근데 이 소설은 조금 다릅니다. 크루즈 여행이라기 보다는 그냥 배여행입니다. 양쪽의 차이는 배를 타는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거죠. 요즘 같으면 서울에서 런던 가려면 인천에서 배타고 가는 것보다 비행기 타고 가는 쪽이 훨씬 빠르고 편리하고 가격도 쌉니다. 인천에서 출발해 런던까지 가는 크루즈는 가격이 항공권의 몇 배는 나갈 겁니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려고 해도 탈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의 사람들은 비행기를 이용할 수 없어 그냥 배를 타고 여러 도시에 갑니다. 왜냐하면 항공노선이 없었던 때거든요. 소설의 배경이 1930년대입니다. 하하하.;

이 소설의 주인공은 한 명이 아니고 매번 시점이 이동하기 때문에 꼭 누구다라고 집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배 자체가 소설의 주인공인지도 모릅니다.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사고를 치고, 배 안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하니까요. 김전일이나 코난이 타고 있는 건지, 이 배에서는 살인사건도 몇 번, 상해사건도 몇 번, 사기나 납치 등의 형사 사건도 여러 번 일어납니다. 여러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각 소설마다 트릭이나 방향도 상당히 다릅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괴담 이야기. 처음에는 단순 괴담인줄 알았지만 막판에는 무릎을 쳤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군요. 물론 이런 시대라서 가능한 이야기지만 상당히 빅토리아 시대의 이야기 같은 묘한 분위기가 납니다.
등장인물들이 일본인 외에 여러 외국인도 있어 그런가, 뒤죽박죽이기도 하고 하츠 아키코의 영국 시대물이나 우유당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시대라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한국의 1930년대는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암울한 시대였지요. 그런 시대에 이런 배를 타고 유유자적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라.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입맛이 씁니다.

작가가 와카타케 나나미이지만 전작에 비한다면 상당히 가볍습니다. 이 작가는 가벼운 건 발랄한 느낌도 들지만 무겁게 나가면 사람의 발목을 붙잡아 끌어 당기는 물귀신 같기도 합니다. 이쪽은 가벼운 책이니 부담 없이 읽어보시어요. 다만 배 여행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면 아마도 사라질 겁니다.(먼산)

와카타케 나나미. 『명탐정은 밀항중』, 권영주 옮김. 노블마인, 2010, 1만원.


작품 해설은 가몬 나나미가 썼는데, 읽고서 저나 G나 둘다 포복절도했습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오카마라니!

자세한 내용은 해설 보시면 아실겁니다. 하하하;
예전에 『미로관의 살인사건』 감상을 올리면서 적을까 말까 하다가 접은 내용이 있습니다. 『미로관의 살인사건』 번역자는 권영인데, 이후에 한스미디어에서 재출간한 것은 권일영씨가 번역을 맡았습니다. 혹시나 같은 사람이 아닌가 생각해서 주저리주저리 적었다가 도로 지웠는데, 『암흑관의 살인』 역자 후기에 자세히 나옵니다. 권일영씨가 그 당시 번역해서 필명으로 냈다고요. 이 책 말미에는 『미로관의 살인사건』도 다시 번역해서 내고 싶다 적었는데 과연, 2011년에 나온 『미로관의 살인』도 권일영씨가 번역을 맡았네요.'ㅂ'
추리소설을 집어들었을 때 번역자를 확인하고 권일영씨인 걸 확인하면 높은 확률로 그대로 집어 들어 봅니다. 취향이 대체적으로 맞는 편입니다. 대체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하드보일드 계열은 안 맞기 때문입니다. 하라 료의 몇몇 소설도 번역하셨는데 그쪽은 제 취향에는 너무 단단합니다.(웃음)

『암흑관의 살인』말고 다른 책들도 거의가 재독인데, 몇몇은 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군지를 잊어 새로 읽는 기분이었고 어떤 책은 또 트릭을 잊어서 범인이 하는 짓을 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쪽은 차라리 범인을 기억했다면 나았을 것을, 트릭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트릭이 아니라 반전이었지요. 가장 큰 반전. 이 책이 어떻게 사람의 뒤통수를 후려 갈기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겁니다. 덕분에 다시 읽는 재미가 반감되었네요.

어떻게 보면 『암흑관의 살인』은 관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밑바닥에 있는, 기저에 있는 소설일 겁니다. 어떻게 관시리즈가 시작되는지에 대해 밝히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나오기는 비교적 최근에 나왔지만, 시리즈를 계속하면서 나왔을 법한 의문을 이 책에서 풀어내고 있는 겁니다. 사건의 트릭이나 문제는 별 것 아닌데 또 몇 군데서 사람의 속을 자극하는 것들이 몇 있네요.
책이 상당히 두껍고 3권이나 되기 때문에 다가가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막상 손을 대면 책이 훌훌 넘어갑니다.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다른 관시리즈보다 조금 더 걸리던가요. 생각보다 많이 안 걸립니다. 그야 한 번 시작하면 손에서 놓지를 못하니까요.


이야기의 시작은 코난군이 엽니다. 시시야에게 코난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가와미나미는 어머니의 49제를 지내기 위해 규슈에 내려갔다가 친척 할아버지에게서 어느 신기한 저택에 대한 이야기를 얻어 듣습니다. 규슈 산골짝 어드메에 호수가 하나 있고, 그 호수 안쪽에는 기괴한 건물이 하나 있답니다. 무서운 소문이 서려있는 그 건물은 나카무라 뭐라는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라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가와미나미는 나카무라 세이지의 관이라는 걸 확신하고 직접 찾아 들어갑니다. 시시야에게도 연락을 취하지만 또 어디 놀러갔는지 연락이 안됩니다. 혼자 차를 빌려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데, 안개를 뚫고 들어가는 것이 다른 관들을 찾아갔을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특히 흑묘관. 거기를 찾아갔을 때는 안개로 굉장히 고생했는데, 여기는 한층 더합니다.

그리고 관에 들어가서 당연히 사건에 휘말립니다. 당연합니다. 시시야와 코난은 관에만 갔다 하면 사건이 벌어지니까요. 이번에도 당연히 사건에 휘말리는데, 워낙 건물이나 그곳에 살고 있는 집안이 희한한 곳이라 사건은 더 오리무중으로 빠져듭니다.

자아. 그럼 어디가 함정이고 어디에서 발목을 잡히는지는 두고 보시면 알겁니다. 음하하하하.;ㅂ;



아야츠지 유키토. 『암흑관의 살인1-3』, 권일영 옮김. 한스미디어. 2007, 각 11800원.


그나저나. 『기면관의 살인』에서 시시야는 중년이 되어가며 살집이 붙은 모양인데, 앞서 『흑묘관』을 포함해 다른 관시리즈를 보면 메피스토텔레스 같은 이미지라 한단 말이죠. 키도 크지만 마른데다가 구부정하다 하니 말입니다. 허허허. 나잇살은 누구도 못 이기는 군요.
...
혹시 작가 본인의 이야기인가요?;


덧붙여, 암흑관은 굉장히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아예 책 앞에 평면도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평면도를 그린 사람은 오노 후유미. 으하하.;ㅂ; 그야말로 부창부수입니다. 이 경우에는 夫든 婦든 어느 쪽을 앞에 놓아도 말이 다 맞아요.;
둘을 한 번에 묶은 것은 재독이기 때문입니다. 둘다예전에 보았거든요. 언제 보았더라. 그게 몇 년 전이더라..?
아마 검색해보면 언젠가 올린 감상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냥 넘어갑니다.

『블랙베리 와인』은 보통 식물을 키우고 싶을 때 꺼내듭니다. 전작 『초콜릿』이 초콜릿을 통해 랑스크네의 폐쇄적 분위기를 잡아냈다면 『블랙베리 와인』은 농사를 통해 개발과 유지라는 양쪽 축의 대립을 보여줍니다. 유지라고 하면 이상하군요. 하지만 개발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저보다 좋은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랑스크네의 주변 마을 중에는 외지인을 끌어 들여 대규모의 관광업으로 마을을 일으킨 곳이 몇몇 있습니다. 랑스크네의 몇몇 사람들도 그런 방향으로의 개발을 원하고요. 하지만 그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향의 차이이긴 한데, 개발지지자는 조금 더 적극적인 활동가이고 개발반대자는 조용하고 얌전한 침묵자입니다. 방관은 아니지만 사건이 크게 일어날 때까지는 행동하지 않는 듯하군요. 『초콜릿』에 등장했던 사람은 그 속에서의 행동으로 짐작할 수 있는 파벌로, 그렇게 나뉩니다. 이 상황의 중심 인물은 제이입니다. 영국인 작가이지만 그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요. 그리고 그 때의 일을 떠올려 쓴 소설로 히트를 쳤지만 첫 작품만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 다음 작품들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듣습니다. 젊고 아름다운-하지만 왠지 거미 같은 이미지의 (절대 취향 아닌) 여자와 같이 살다가 충동적으로 랑스크네의 땅과 집을 사서 이사를 옵니다.

소설은 크게 제이의 어린시절과 현재 모습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어린시절이나 현재나 가리지 않고 읽었지만 재독, 삼독할 때는 그냥 현재 모습만 골라 봅니다. 옛이야기는 그리 취향이 아니거든요. 게다가 농삿일에 대한 정보도 현재 이야기에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현재편만 골라보지요.
결론은 조금 의외였지만 납득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야기 전체적으로 조금 묵직하고 잔잔한 느낌이니 취향을 탈 수 있습니다. 『초콜릿』도 끝부분의 반전이 있지만 이것도 클라이막스에서 예상 외의 행동이 등장합니다. 그래도 좋아요.'ㅂ'



『시계관의 살인』은 예전에 한 번 보았고, 트릭이나 범인은 대강 기억하지만 몇몇이 죽은 이유는 기억이 나질 않아 오랜만에 꺼내들었습니다. 관시리즈를 읽다보니 옛 이야기를 홀랑 잊어서 그렇지요. 『십각관의 살인』보다 훨씬 두꺼운데 말입니다, 간만에 보니 그래도 좋네요. 미인박명이라는 건 여기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말입니다. 제발 좀 이런 인물은 살려두면 안됩니까. 소설 속에서도 미인은 공공재라고요!(....)



조안 해리스. 『블랙베리 와인』, 송은경 옮김. 문학동네, 2006, 11000원.
아야츠지 유키토. 『시계관의 살인』, 김난주 옮김. 한스미디어, 2005, 13000원.

씁쓸한 소설이라고 쓰다가 쌉쌀한으로 한 단계 낮췄습니다. 적어도 아주 입맛이 쓰기만 하지는 않으니까요.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은 읽으면서 굉장히 입맛이 떫은 것이 많습니다. 이번 경우도 예외는 아닌데, 개운하진 않더라도 아주 씁쓸하진 않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경입니다. 한국에서는 여자 경찰에 대한 대우가 어떤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다보면 한국에서는 어떤지 궁금하더군요. 주인공은 교통 경찰 업무가 아니라 실제 수사업무에 참여하는 경찰입니다. 정확히는, 범죄자 몽타주를 그리는 업무를 맡고 있으며 얼굴순경이라 불리더군요. 이 부분 번역이 조금 걸렸는데, 한국에서는 얼굴 그림이라 하지 않고 그냥 몽타주라고 쓰지 않나요. 범인의 얼굴 몽타주를 배포한다는 말은 뉴스든 기사든 여러 매체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그럴진대 여기서는 얼굴 순경이니, 얼굴 그림이니 적어 놓아서 읽는 동안 조금 걸렸습니다. 일부러 주인공의 소외감을 강조하려 그랬는지도 모르지요.

히라노 미즈호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몽타주 그리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자리로 이동합니다. 원래의 업무와는 관련이 없고, 어떻게 보면 차심부름 같은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앞서 일을 그만둘 때 일으켰던 사건과 여러 사정으로 인해 홀대 받고 있지요.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어렸을 때 꿈꾸었던 그런 자리로 가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책에는 에필로그 포함해서 총 6가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미즈호는 그동안 가만히 있지 않고 조금씩 나아갑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종신검시관』과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역동적으로 느껴집니다. 『종신검시관』에서와는 달리, 주인공은 미즈호 한 사람이니까요. 읽다보면 여자를 보는 시각에 대해 조금 불만을 가지게 되지만 그게 틀렸냐고 물으신다면 할말이 없습니다. 저런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뭐, 경찰이라는 직업 구조상 저렇게 징징대는 여자들이 많았을 수도 있지요. 기대했던 것과는 달라요, 이게 아니었어요, 저 못해요, 그러니 저 시집가요.(...) 허허허허. 그저 웃습니다. 허허허허.

경찰은 잘 모르지만 군대에서는 어떤가. 군대도 최근 10년 사이에 풀렸지만 여성 지휘관의 전방 근무는 아직 사례가 없는 듯합니다. 진급하는데 그런 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모양이지만, 장기간 행군하는 동안의 문제나 훈련 참가시의 시설 문제가 걸림돌이라 들었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장군 진급한 예는 여럿 있지만, 어떤 경우는 업무능력 보다 여성성(-_-)을 강조하여 진급이 된 경우도 있다니까요. 그 사람이 업무 능력이 그렇게 떨어지고 일 못하는데 .. (이하생략)
더 이상 말해야 무엇합니까. 경우에 따라 다른 것을요. 하지만 저렇게, 앞서 나가는 사람들이 일 잘못하면, 혹은 그 중간의 길을 닦아주는 사람들이 엉뚱하게 행동하면 도매로 묶여 비난받습니다. 뭐, 남의 일만은 아니군요.ㅠ_ㅠ


씁쓸하지만, 그리고 뒷맛이 아주 개운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위로가 되는 책입니다.
형사, 혹은 경찰물이나 경찰 분야 중에서도 특수 업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께 추천합니다.'ㅂ'


요코야마 히데오. 『얼굴』, 민경욱 옮김. 랜덤하우스, 2010, 1만원.

흑묘관의 살인사건에는 기대하는 것만큼 고양이가 많이 나오진 않습니다. 그래도 이전에 보았던 다른 관시리즈보다는 고양이가 많이 나옵니다. 등장인물이 고양이를 키우거든요.

먼저 주의 사항. 제가 읽은 판은 10년도 더 전에 나온 학산문화사 판입니다. 그러므로 아래 적은 부분들은 현재 구할 수 있는 한스미디어 판과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겁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실 분들은 가능하면 한스미디어 판을 보세요. 특히 B님. 이거 읽다가 번역 때문에 폭발하실지도 모릅니다.(먼산)


다 읽고 나서 막판의 반전을 보고는 몇 가지가 떠올랐는데 그걸 다 적으면 내용폭로, 트릭 공개가 되니 그 부분은 따로 접어 두겠습니다.

소설의 전체 구조는 수기로 보는 과거의 사건과 그 뒤를 쫓아가는 현재의 모습이 교차 등장하는 구조입니다.
어떤 할아버지가 시시야와 만나고 싶다며 담당 편집자 가와미나미에게 연락을 해옵니다. 그 할아버지가 시시야와 가와미나미에게 보여준 수기는 현재의 이야기와 교차되며 한 장씩 소개됩니다. 아예 시작부터가 할아버지의 수기입니다.'ㅂ'
전체적으로 무난한 이야기지만 몇몇 부분 때문에 미성년자에게 권장하진 않습니다.(어?) 15금은 붙여야 하지 않을까요. 이전의 관시리즈는 피가 난무하고 연쇄살인은 당연한 분위기더니 이쪽은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무난하다 표현한 것이고요. 음, 일단 고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꽤 마음에 들겁니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의 배경은 홋카이도.... 아니; 소설 앞 부분에 등장하는 '좀 더 집필 속도를 빨리 해 두 시간짜리 드라마로도 만들어 그 주인공을 각지로 여행시키면, 여행작가도 될 수 있다'는 말이 허투로 들리지 않습니다. 인형관은 교토더니 흑묘관은 홋카이도냐!


실은 그게 함정입니다.-_-;

자아. 앞부분부터 이것저것 생각나는대로 재미있었던 부분을 적어보지요. 네모 상자나 따옴표 부분은 본문을 옮긴 것입니다.

- 시시야 카도미는 추리소설 작가입니다. 관시리즈에 꾸준히 등장하는 인물이지요. 어떻게 보면 미타라이 키요시와도 닮았습니다. 지금은 본격 추리소설 작가인데, 나카무라 세이지의 마수에 사로 잡혀 그 사람이 만든 건축물 이야기가 나오면 코를 들이밉니다. 이번에도 그랬는데,

시시야 카도미는 원고 마감에 쫓겨 지금쯤 틀림없이 극단적인 야행성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다른 출판사에서 내는 단행본 장편인데 확실히는 모르지만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여고를 무대로 벌어지는 연속살인 이야기일 것이다.

라는 구절이 나오네요. 저는 그 장편의 제목을 압니다.-ㅂ-;;;
그리하여 가와미나미가 내건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었다는 건축물 관련 정보가 들어왔어요'라는 떡밥을 물고 시시야는 장렬하게 산화합니다.

가와미나미의 그런 생각은 멋지게 들어맞아, 시시야 카도미는 이날 밤, 원고 집필 매수에 있어 신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편집자라면 작가를 능수능란하게 조교(!)할 수 있어야합니다.


- 편집자 이름은 가와미나미. 이전에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학생 아리스 시리즈에서도 잠시 나왔지만 江南이란 성은 읽는 방법이 세 가지라 하던가요. 아리스의 성은 아마 에나미라고 읽었을 겁니다. 설마 그래서 넣은 건가.

- 이름이나 지명 번역에 대한 불만은 다 넘어갑니다. 9*년에 나온 책이니까요. 그러니 그냥...;ㅂ; 리사꼬라든지 '훗'카이토오라든지, 삿뽀로라든지. 아니 근데 앞에서는 그리 적고 뒤에서는 '훗'카이도라고 제대로 적었단 말입니다. 번역하신 분이 55년생이시라는데..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붙잡고 읽을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이러면 안되지요.OTL 눈 나빠집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시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그 제일 큰 원인은 추리소설을 읽느라 버스 안에서도 책을 붙들고 있어 그렇습니다. 차멀미가 나지 않는 걸 보니 위 상태는 괜찮은가봅니다.(...)


아야츠지 유키토. 『흑묘관의 살인사건』, 백지원 옮김. 학산문화사, 1997, 6500원.


학산문화사 판은 절판입니다. 지금은 한스미디어 판만 있고 12000원이네요.'ㅂ'
『수차관의 살인』에 이어지는 것이 『인형관의 살인』일 것이고, 그 다음이 아마 이 책일 겁니다. 순서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용을 보면 대강 그럴 것 같더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며칠간 보았던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차관』이나 『인형관』은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서 투덜댔지만 이건 정말 본격 미스터리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더군요. 반전을 수 차례 깔아 놓아서 읽다보면 뒤통수를 맞고 다시 한 번 앞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게다가 미로관이라는 배경 자체가 은근히 취향입니다.

겉으로 보는 것보다 안쪽이 더 큰 집인데, 미궁구조는 지하층에 있습니다. 대문부터 시작해 도처에 미궁 특유의 분위기를 깔아 놓습니다. 소품 하나 허투로 놓은 것이 없네요. 나카무라 세이지의 작품이니 그럴법 합니다만. 그런 묘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인데, 반 다인이나 엘러리 퀸, 혹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이런 추리소설이 참 좋아요./ㅅ/
수미쌍관 구조라는 것도 좋고요. 물론 읽고 나면 수미쌍관이 아니라 수미쌍타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건 읽고 나면 자연히 체득할 겁니다.


아니, 저야 앞부분을 읽으면서 위화감을 느낀 것은 다름이 아니라 『기면관의 살인』을 먼저 보았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등장한 손재주가 여기서도 또 한 번 등장하네요. 재미있긴 한데 결말을 생각하면 조금 입이 씁니다. 하기야 추리소설에서 깔끔쌈박하게 행복한 결말을 내는 것은 추리소설이지만 로맨스소설이기도 한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정도겠지요. 나머지는 현실은 시궁창인게 많아서.;

아마 제 홈페이지 오시는 분 중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무난하게 보실 겁니다. 직금까지 보았던 관시리즈 중에서는 이게 제일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공을 쫓아가는 모험입니다. 흐흐흐...



아야츠지 유키토. 『미로관의 살인사건』, 권영 옮김. 학산문화사, 1997, 6500원
며칠 동안 내내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만 읽은 것은 아닙니다. 그 사이사이 다른 책과 다른 자료와 다른 문서들을 읽는 사이에 중간 중간 아야츠지로 도피한 것이지요. 그렇게 우길랍니다.

지금도 출근해서 노트북 붙잡고, 워밍업 차원에서 글씁니다. 오늘 공방은 건너 뛰고, 가능하면 화요일 초안 작성을 완료하고 금요일 예비 작업을 완료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꽉꽉 눌러 업무 하고는 저녁 땐 명동 다녀올 생각이고요. 명동 안 간 것이 어언 ...(하략)


다음에 읽을 책도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인데, 일단 미로관을 먼저 빌려 왔습니다. 도서관에 한스미디어에서 나온 신간은 들어오지 않았더군요. 90년대에 나온 학산문화사의 시리즈만 들어와 있습니다. 근데 한스미디어 책이 재번역본인지 아니면 재간인지는 알 길이 없네요. 십각관을 비롯해 초기 나온 몇몇 책은 옛 추리소설들을 보는 것 같은 디자인과 편집이었는데 최근에 나온 인형관이나 수차관은 상당히 깔끔하게 뽑아냈습니다. 물론 속표지만 보았으니 겉표지를 걸치면 어떤지는 모릅니다.
(대부분의 도서관은 겉표지를 모두 벗겨 놓지요)

『미로관의 살인사건』은 관시리즈니까 못해도 중박은 갈테고, 그래서 엔하위키 뒤지다가 『살인방정식』의 평가가 더 낮다는 부분을 보고는 이쪽을 먼저 집어 들었습니다.
『살인방정식』은 트릭이 조금 독특하게 등장하는데, 그 풀이 과정을 보면 제목이 왜 저런지도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근데 꼭 그렇게 해서라도 범행을 저질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니까 군더더기가 많습니다. 오히려 그 트릭 자체보다는 주변 정황에 더 눈이 갑니다. 그리고 책 마지막에 반전처럼 등장하는 부분의 묘사는 상당합니다. 그 부분은 이야기가 풀리는 내내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막판에 휙 몰아치는군요.


이 소설의 백미는 역시 맨 마지막 장이네요.-ㅁ-

엔하 위키를 보니 야아츠지 유키토라는 필명을 지어준 것이 시마다 소지였습니다. 관 시리즈의 등장 인물이 그 사람인 것도 그럼 이해가 되네요. 시마다 소지의 중요 캐릭터 이름을 이렇게도 섞어 넣다니.

아야츠지 유키토랑 시마다 소지가 이웃해 있어서 왔다갔다 하면서 보다가 시마다 소지 책도 빌렸습니다. 해문에서 시마다 소지의 새로운 시리즈를 냈군요. 그러고 보니 나올 당시에 이글루스에서 관련 글을 본 것 같습니다. 이제야 기억나다니.;

다음에 빌려 볼 책 목록을 여기 적어야겠네요.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내킨다면 『마왕유희』와 『점성술 살인사건』 재독. 『암흑관의 살인』 세 권. 미미여사의 『영웅의 서』(취향에 맞는지 확인하고;), 『고구레 사진관』. 아, 그러고 보니 뭔가 사겠다고 생각한 책이 또 있었는데? =ㅁ=


아야츠지 유키토. 『살인 방정식』, 한희선 옮김. 은행나무, 2011. 12000원.

아무리 생각해도 아야쓰지 유키토라고 쓰고 싶은 생각은 안 듭니다.; 현행 외래어표기법으로는 아야츠지가 아니라 아야쓰지가 맞을거예요....
...
글 다 쓰고 저장하기 버튼을 눌렀는데 로그인이 풀려 있어 글 쓴 것이 홀라당 날아가면 굉장히 화납니다.^-^++ 두 번 같은 글을 쓰기는 어려운데 말이죠. 흑.

어쩌다보니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만 줄창 보는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음, 신간 검색을 하다가 『기면관의 살인』이라는 신작을 보았고, 그걸 빌려다 보니 그 앞에 다른 이야기들이 더 있더군요. 제가 제대로 챙겨 본 것은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까지였기 때문에, 아예 도서관에 가서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이 있는 곳에 가, 이것저것 뒤졌습니다. 그러다가 앞서 『진홍빛 속삭임』, 『수차관의 살인』,『인형관의 살인』을 순서대로 보았지요.

읽다보니 제가 시마다 소지와 요네자와 호노부, 아야츠지 유키토를 조금 헷갈리고 있었습니다. 몇몇 작품의 작가를 뒤죽박죽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부러진 용골』도 시마다 소지의 책으로 착각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시마다 소지의 책은 의외로 한국에 많이 나오진 않았네요. 아야츠지 유키토나 요네자와 호노부가 더 많을 겁니다.
아야츠지 유키토와 시마다 소지를 헷갈리는 것은 관 시리즈에 공통하여 등장하는 인물 때문입니다. 그 사람 때문에 헷갈리는 거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수차관의 살인』을 볼 때 확실하게 인식했습니다. 이 인물 때문에 두 작가를 헷갈리는 거다라고요. 『인형관의 살인』을 보고 있노라면 아야츠지 유키토가 일부러 그렇게 설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의외로 아리스가와 아리스와는 헷갈리지 않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등장인물입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대표작은 학생 아리스와 작가 아리스잖아요. 그렇다보니 헷갈릴 일이 없지요.

『수차관의 비밀』에서 언급하는 걸 잊었는데, 이 소설의 해설을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썼습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와 아야츠지 유키토가 비슷한 연배로 활동도 비슷하게 하는데, 의외로 접점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어떤 시리즈를 계기로 둘이 가까워졌고, 그 계기가 된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인형관의 살인』해설을 썼습니다. 나름 재미있더라고요. 순서로 따지먼 『수차관』 다음이 『인형관』입니다. 그렇게 읽으시면 더 재미있지요.-ㅁ-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책에서도 관 시리즈의 주인공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범인을 잘못 짚은 것도 있습니다.


제목부터 인형이 등장하는데 소설 속에서도 인형은 나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분위기를 괴이하게 만드니까요. 그러고 보니 교토에는 보크스의 텐시노사토도 있지요. 조형촌도 교토쪽이 본가(?)아니었나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배경이 교토이다보니 읽는 내내 교토의 거리가 떠오릅니다. 정확히는 시라카와인데, 긴가쿠지 북쪽입니다. 마르브란슈가 있는 쪽보다는 남쪽일거예요. 시라카와거리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하니까요.
하여간 인형이 괴기스런 이미지로 많이 등장하는데 엊그제 읽은 『골목길 연가』에도 인형 장인이 한 명 나왔지요. 이 배경이 80년대니까 지금하고는 인형 작법이 좀 차이가 있나봅니다. 인형 몸을 나누는 방식이 다르더군요. 뭐, 저도 보크스 덕분에 구체관절인형은 익숙하지만, 그래도 인형 작가들의 구체관절인형은 무섭게 느껴집니다. 보크스의 인형은 대체적으로 만화체라고 한다면 인형 작가들의 인형은 극화체 같거든요. 그렇다보니 더 사실적이라 무섭지요.
보크스의 첫 (양산형) 구체관절인형이 9세 메구였다고 알고 있는데 13세 메구는 줄리엣이 잘 어울리는 아가씨지만 9세 메구는 1번 헤드 계열이라, 일본 전통인형하고 분위기가 상당히 닮았습니다. 그래서 더 무섭게 생각했지요. 일본 전통 인형에 얽힌 괴담도 많지요. 하하하;


기왕이면 시마다 소지의 소설을 다 보고 이 책을 보시길 권합니다. 물론 특정 한 작품만 보아도 되지만 언급하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시마다 소지 책을 보고 이 책을 보시면 웃을 수 있는 몇몇 장면이 있습니다.:)

첫비행님은 이 책을 보시면 교토 여행을 가고 싶어지실 것이 분명하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ㅂ-; 여행이 결정되셨다면 읽으셔도 ... 괜찮겠지요.;


아야츠지 유키토. 『인형관의 살인』, 김은모 옮김. 한스미디어, 2012, 12000원.

그러고 보니 B님이 요즘 오노 후유미를 읽고 계시는데 말입니다. 어떤 의미로는 동지애가 느껴지네요.-ㅁ-;
오노 후유미와 아야츠지 유키토는 ....(하략)


0. 엊그제 교보문고 갔다가 충동구매한 잡지 두 권. MOE는 와치필드 30주년 기념으로 무슨 전시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길래 덥석 집었고, 앞의 HANAKO는 두말하면 잔소리. 키치죠지의 가게 안내가 궁금해서 샀습니다. 하지만 둘다 여행촉발에는 실패했습니다. 와치필드 30주년 기념 전시회는 3월 말 경에 도쿄에서, 8월 중순 경에 나고야에서 있는데 둘다 맞춰 가기 어렵겠더군요. 그 시간에 맞춰 가느니, 차라리 그 돈을 모아서 와치필드 원화를 사겠습니다.
(원화라기보다는 판화지만..)
HANAKO도 취향의 가게는 없어서 불발이네요. 딱히 가고 싶은 가게가 없다는 것도 문제.


나아가고 있던 여행병을 다시 불러 일으킨 것은 『골목길 연가』입니다. 북새통의 신간 목록을 뒤지다가 4권이 나온 것을 알았고, 구입하러 가기 전에 1-3권부터 다시 보자며 집어 들었다가 여행가고 싶다며 울부짖었지요. 하지만 항공권 가격을 검색하고는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40-70만원의 돈을 주고 여름에 여행 가는 것은 지금 경제사정에서는 그리 적절하지 않습니다.

1권부터 3권까지 읽어 놓고는 다음 권은 어떨라나 기대 많이 했는데 이번 권이 마지막이더라고요. 후기를 보니 어떻게 하다가 『골목길 연가』를 냈는지부터 시작해, 짧은 뒷 이야기도 나옵니다.
결말을 한 줄로 줄이면 '그래서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됩니다. 물론 행복하지 않았을 사람도 몇 있지만 그정도는 넘어가도 됩니다. 왜냐하면 아소 미코토니까요. 『천연소재로 가자』의 마지막 권에서도 그랬고, 『Go 히로미 Go』에서도 마지막에 어정쩡한 이야기를 남기더니만 이번 권은 평타는 쳤습니다. 커플을 저주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듣는 모 애니메이션 감독보다는 커플을 많이 이어줬으니까요. 그래도 꽃집 청년의 슬픈 이야기는 .... 이야기가 그리 흘러갈 줄은 전혀 생각 못했습니다. 특히 '왜 꽃이 싱싱한가'에 대한 대답이 더욱 그렇네요. 그건 본편이 아니라 한 컷짜리 후일담에 나옵니다. 만약 꽃집 청년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그 부분은 건너 뛰시는 걸 추천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정말 취향에 안 맞는 결말일 수 있으니까요.
(전 상관없이 봅니다.)

『골목길 연가』의 이야기, 특히 유젠의 이야기는 지난번에 올렸던 전통 공예의 보존과 융성에 대한 글과도 이어집니다. 그곳에 자리잡은 사람들 중에는 전통 공예를 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공예를 하는 사람도 있지요. 그 중에는 두 가지 직업을 가지며 공방을 이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자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런게 가능한 것은 그 나가야가 싸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공방 세가 덜 들잖아요.-_-; 현실적인 이야기로 돌아가는 셈인데, 恒産이 있어야 恒心이 있다는 말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이 나가야의 공예가들은 恒産은 적더라도 유지가 가능하니 恒心을 가지고 자신의 기술을 이어나갈 수 있는 거라고요. 그것마저 안된다고 하면 아마 뿔뿔히 흩어질 수 밖에 없지 않나요.

은공방 청년의 이야기는 쌉쌀하기도 하고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분량이 더 있었다면 더 깊게 더 자세히 이야기를 다룰 수 있었을지도 모르니까요. 모두가 그렇게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 곳에는 희망이 보입니다.




아소 미코토. 『골목길 연가 4』(완?),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3, 7천원.


그나저나 인형사 아저씨는 ....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했더니 그림록하고 닮았더군요. 허허허허허;;
인형 한 체당 10만엔이면 그래도 저렴한 편인건데.ㄱ-;
짧은 이야기 7편을 모아 놓은 책입니다. 미미여사의 책은 에도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심정으로 조심조심 손을 댑니다. 그도 그런 것이 사회파 추리소설은 뒷맛이 쓰고, SF는 읽고 나서 좌절하는 경우가 많아 그렇습니다. 지금도 떠올리는 『크로스파이어』의 내용을 생각하면 참.
이 소설은 굉장히 오래전에 나왔습니다. Copyright를 확인하니 1994년이네요. 책이 나온 것은 2010년. 그러니까 초창기 책입니다. 빙고님은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구적초』와 닮아 있습니다. 『인질 카논』은 『지하도의 비』보다 더 가볍습니다. 읽다보면 미미여사 특유의 분위기가 살되, 조금은 싸늘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쌉쌀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읽고 나서는 의외로 개운하더라고요. 뒷맛이 쓰게 남는 소설은 아니지만 허탈한 웃음을 흘리게도 만드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표제작인 「지하도의 비」는 마지막의 반전이 꽤 지독했습니다. 아놔.;ㅂ;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갈 줄은 몰랐어! 하지만 그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허탈하면서도 개운한 느낌이네요. 트릭은 간단하지만 조금 살벌한 것 같기도 하고. 의외로 재미있네요. 「결코 보이지 않는다」는 이하 생략. 어떤 단어를 붙이든 간에 내용 폭로가 될 겁니다. 하여간 밤길이 아주 조금 무서워집니다. 제가 밤길을 걷는 일은 굉장히 드물지만 말입니다. 아, 저녁길과 새벽길은 걷긴 걷습니다. 그래도 여기 등장하는 것은 '마녀들이 수다떠는 12시'니까요.
「불문율」은 『이유』의 구성을 미리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유』보다는 이 소설이 먼저인가요? 출간이 언제인지 잊었지만 구성이 닮았습니다. 작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쌓아서 전체를 펼쳐보니 그림이 그려집니다. 왜 그 사람이 그런 짓을 벌였는가. 임계점을 넘었던 거로군요. 딱, 역치값. 스위치. 건드려서는 안되는 역린. 저도 가끔은 그럽니다. 얌전한 사람도 가슴 속에 쌓아 두었다가 한순간에 폭발시키지요. 그런 느낌입니다.
「혼선」은 읽고 나면 도시괴담이 떠오릅니다. 허허허. 미미여사 다워요. 저야 그런 전화를 받아본 적이 없지만 그런 전화에 시달린 사람들이라면 골치 아프겠지요. 그리고 이 소설이 나왔을 당시에는 수신불가라든지 수신거부라는 기능도 없었을테니 말입니다. 무엇보다 유선전화잖아요. 게다가 마지막 묘사를 보면 옛날 옛적의 전화기일 겁니다. 다이얼 전화기가 아닐까란 생각도 잠시 드네요. 다이얼 전화기. 써본 적은 있지만 참 재미있지요. 그런 전화기 지금은 어디 없나.-ㅁ-
「영원한 승리」. 제가 꼽는 이번 단편집 최고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취향이라 그렇지요. 마지막의 반전이라니. 거참, 초성 자음을 마구 날리고 싶은 정도로 유쾌합니다. 권선징악에 반전, 그리고 숨겨진 비밀은 하나쯤 가지고 있으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승리포즈를 날리는 멋진 이모님. 의외로 유쾌한 분이 아니었을까란 망상도 해봅니다.
「무쿠로바라」는 읽고 나서 의외로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을 떠올렸습니다. 의외지요. 하지만 그런 곳에 등장하는 이야기와 닮아있습니다. 다행히 지나간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네요.
「안녕 기리하라씨」는 결말이 꽤 의외였는데, 「혼선」과도 조금 닮았습니다. 하지만 취향은 아니었고요.

무난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취향대로 하나 골라드시어요.'ㅂ'



미야베 미유키. 『지하도의 비』, 추지나 옮김. 북스피어, 2010, 1만원.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G하고는 안 맞습니다. 저하고도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닌데, 그래도 가끔 읽고 싶을 때가 있더군요. 그러니까 읽을 책이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때 말입니다. 인기도는 잘 모르지만 엊그제 서가를 돌아다니며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를 찾아 꺼내다가, 다른 작품이 눈에 들어오길래 함께 빌렸습니다. 관 시리즈는 보기 조금 부담스러우니 단권으로 마무리 된 『진홍빛 속삭임』을 집어 들었지요.

지금 막 다 읽고 나서 감상을 적는 건데,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책입니다. 앞서 읽었던 『어나더』를 재미있게 보았다면 추천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리 추천하진 않습니다. 일단 제 주변에서 이 책을 재미있게 볼 분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만큼 소재나 내용이 마이너 계통입니다. 허허허.

배경과 소재가 되는 키워드를 적어보면 여학교, 기숙사제, 스트레스, 억압, 엄격함, 체벌, 강압. 이 외에도 한참 많지만 넘어갑니다.-_-;
남자가 쓴 여학교 기숙사 이야기라 실제 이런 학교가 존재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졌는데, 이 책이 나온게 1988년이랍니다. 그 때라면 있을 법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 쓴 것이 『어나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역자 후기를 보면 양쪽 소설의 닮은 꼴이 한층 더합니다.'ㅂ'


그래도 관 시리즈를 읽기 전에 이 책을 보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결말도 개운치 못하고 뒷맛이 남기 때문에 다른 책으로 정화를 해야겠네요. 혹시라도 간단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접은 부분을 열어 보시길. 상당한 내용 폭로가 들어갑니다.


아야츠지 유키토. 『진홍빛 속삭임』, 현정수 옮김. 한스미디어, 2012, 12800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등장인물은 타카토리 케이. 아야는 예상했던 분위기의 인물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설퍼보이지만 이게 초기 작품이니까요. 88년에 나왔다는 걸 생각하면 으음...; 여학생들에게 더 인기가 있었을까요, 남학생들에게 더 인기가 있었을까요.


다음에는 힐링을 위해 『블랙베리 와인』을 꺼내야겠군요. 하하하.;ㅂ;
소아온은 한국에 정식 발매 되었을 때부터 난리였다고 기억합니다. 표지그림이 하도 예뻐서 호기심을 가졌지만 권 수가 워낙 많은데다가 엔하 위키에서 대강 찾아보니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더라고요. 조금 망설이다가 나중에 완결 나면 보겠다며 마음을 접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본다는게 제 취향에 맞지 않았습니다. 베스트셀러는 가장 나중에 손을 대는 성격이거든요. 허허허.

그랬는데 애니플러스에서 소드 아트 온라인 애니메이션을 몇 번 보고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주인공이 잘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엔하 위키를 보니 주인공이 워낙 출중해서 할렘이 자연스레 만들어지지만 주인공은 일편단심 본처라는데서 더 끌렸거든요. 하지만 소설 본편을 보다보니 이것 참. 전 연애문제에 있어서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냐'는 말을 하는 인물들을 질색합니다. 하지만 남자주인공 주변에 있는 여자들 중 상당수는 그런 인물이더군요. 적극적인 것은 좋지만, 저는 그런 사람들을 대체적으로 반동인물로 인식하기 때문에 보다가 화를 내며 덮어버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아라의 소설 중에서도 몇몇 소설들이 제 리뷰에 올라오지 않은 것은 당연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사자처럼 무리를 만드는 건 질색이거든요.=ㅅ=

본론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소드 아트 온라인』은 본편을 읽을 생각이 별로 없었습니다. 1부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이었고, 2부는 제 취향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1부까지는 딱 좋은데 2부는 전형적인 이야기라서요. 혹시 또 모르지요. 남녀 주인공의 역할이 바뀌었다면 흥미를 가졌을지도요. 3부는 또 취향이 아니고 4부는 아직 끝나지 않아서 놔두었는데, 7-8권이 외전이라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습니다. 7권의 부제는 마더즈 로자리오, 8권은 얼리 앤드 레이트.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어떤 인물이 8권에 등장하더군요. 궁금해서라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지난 주에 7-8권을 사왔습니다.

7권은 통째로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시점은 아마도 3부와 4부 사이 같군요. 본편을 읽지 않았지만 대체적인 이야기를 훑어가는데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결말은 행복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아픕니다. 무엇보다 요즘 같이 뒹굴거리고 놀고 있는 때에,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가슴에 대못이 박힌단 말입니다.
굉장히 치열하고, 어떻게 보면 처절하고, 하지만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아이쭈님이라면 십중팔구 펑펑 우실 듯..?; (물론 이런 판타지 취향은 아니시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판타지라는 이야기를 넘어서서 정체기에 빠져 있을 때 읽으면서 한 번쯤 돌아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8편은 그보다는 조금 더 가볍습니다. 소드 아트 온라인의 세계가 닫힌 뒤 홀로 게임을 시작한 키리토의 이야기, 애니메이션에서도 꽤 비중있게 다루었던 아스나와 키리토의 합동 수사. 아, 그리고 한 편은 무엇인지 홀라당 잊었네요.
하여간 잠시 쉬어가는 책이라 보시면 얼추 맞습니다. 특히 합동 수사 편은 애니메이션과 트릭이 조금 다르더군요. 아마 재현의 문제였을 것 같은데, 소설이 애니메이션보다 자연스럽게 넘어갑니다.'ㅂ'


두 권 모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본편에 손 댈 생각은 들지 않네요. 손대면 『로그 호라이즌』 못지 않게 온라인 게임에 다시 손댈 것이 분명하니 말입니다. 하하하;

덧붙여 삽화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만화풍이었습니다. 그림이 동인 개그 만화 보는 것 같았지만 분위기가 들더라고요.


카와하라 레키. 『소드 아트 온라인 7: 마더즈 로자리오』, 김완 옮김. JNovel, 2011, 7천원.
『소드 아트 온라인 8: 얼리 앤드 레이트』, 김완 옮김. JNovel, 2012, 7천원.
한 줄 요약.
관 시리즈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겠습니다.OTL

가장 최근에 읽은 아야츠지 유키토의 소설이 『어나더』, 그 전에 읽은 것이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입니다. 그러니 관 시리즈 내용이 어땠는지 기억이 가물하긴 한데, 첫 작품이 『십각관의 살인』이었던 만큼 관 시리즈는 각별하지요.
『시계관』까지는 어찌어찌 기억을 하는데 찾아보니 그 사이의 몇몇 관 시리즈를 안 읽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니 이번 『기면관의 살인』이 처음에 뜬금없이 다가오기도 했고요. 하지만 주인공의 행적이 앞에 나오기 때문에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뿐이지, 이 사람만 떴다 하면 사건이 터지는 데는 한숨이 나옵니다. 허허허;ㅂ; 어딘가의 건방진 꼬마보다 더 무섭지요.
그런 의미에서 교보문고에 올라온 책 소개는 틀립니다. 이 사람은 절대 명탐정이 아닌걸요. 앞서의 다른 사건을 떠올려보면 더욱 그렇지요. 직업이 탐정인 것도 아니고, 살인 사건에 몇 번 휘말리다가 어쩌다보니 추리소설작가가 된 불쌍한 인생...ㄱ-; 그렇다보니 시체를 봐도 이제는 상대적으로 무덤덤합니다.


주인공이야 그렇다 치고, 전체적인 트릭도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그 미친 건축가의 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던걸요. 이쯤되면 mad scientist가 아니라 mad architect입니다.-_-; 그러니 이 사람의 건축물에는 가까이 가지 마세요. 뭔가 사건에 휘말릴지도 모릅니다.(...)
앞부분의 위화감이 복선이었다는 것도 그렇고, 그걸 깨닫는 주인공이나 풀어내는 솜씨나 역시 답다 싶습니다. 그리고 수 많은 생일과 기념일을 기억하는 걸 보니 이 사람 결혼하기 글렀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간단한 감상은 이정도로 적고, 건축물이 배경이다보니 T님은 그럭저럭 보실 듯합니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시리즈는 고전 추리소설 분위기에 가까운지라 지루하다는 반응도 나올법 하거든요. 물론 고전이라고 해도 셜록보다는 뒤쪽입니다. 엘러리 퀸이나 파일로 밴스 쯤에 가깝겠네요. 밀실 살인에 범인은 이 안에 있다는 것도 그렇고 말입니다. 짧은 시간 내에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점은 요즘 추리만화하고 비슷한 것 같기도 하군요.
다만 가면이 많이 등장하니 이런 건 질색이라는 분은 피하시고, 약간 잔인한 부분도 있습니다. 잔인한 정도야 물론 CSI 등에 비하면 아주 순수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그 트릭도 어떻게 보면 현대적....; 배경은 물론 90년대 초반이지만 말입니다.

B님은 보셨으려나요..? 아야츠지 유키토는 B님 취향 범주는 아니라 원서로라도 건드리진 않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가볍게 보기에는 나쁘지 않아요.'ㅂ'


그리고 몇 군데 걸렸던 번역문제.
다른 부분은 다 무난하지만 홋카이도를 홋카이 도로 띄어썼습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도쿄 도 등으로 행정구역명과 지역명 사이를 띄어썼습니다. 눈에 걸리더군요.
그리고 앞부분의 민얼굴이란 단어가 나옵니다. 아마 민낯이라고,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가리키는 유행어 때문에 그리 쓴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맨얼굴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지 않나요.
이 두 부분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야츠지 유키토. 『기면관의 살인』, 박수지 옮김. 한스미디어, 2012, 13500원
지난 토요일 모임에서 D님께 만화 세 권을 빌렸습니다. 언제나 책이 오가는 모임이니..-ㅂ-; 한데 BL만화를 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군요. BL은 한 번 붙잡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보기 때문에 자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입니다. 하지만 조아라를 건드리고 있는 이상 어쩔 수 없지.ㄱ-;

하여간 빌린 책은 『카야시마씨의 우아한 생활』 1-3권입니다. 만화로는 3권까지 나왔고 소설도 그렇답니다. 원작은 토노 하루히, 그림은 마마하라 에리입니다. 그림이 익숙하다 싶었는데 검색해보니 삼천세계의 두 번째 삽화가인 모양이네요. 그렇다면 S양이 굉장히 좋아하지 않던가.
(하지만 전 첫 번째 원화가를 훨씬 더 좋아합니다.-ㅂ-; 그야 사, 사, 살라딘이 정말로 예뻐서...;....)

하여간 별 생각 없이 세 권을 읽다가 빵 터졌습니다. 오랜만에 본 BL만화는 굉장히 야하군요. 가만있자. 마지막으로 본 BL이 뭐였지?; 보통은 소프트 BL을 보는지라 신이 있는 것은 드물고, 이렇게 적나라한 것도 드물었는데 말이죠.;
빵 터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영국 정원. 정원, 정원.
주인공은 정원사입니다. 그것도 일본의 유수 귀족가문의 커다란 정원에서 일하고 있지요. 그런데 어느 비오는 날 저녁에 고용주인 카야시마가 찾아옵니다. 젊은 나이에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셨지만 워낙 자산가라, 상속세고 뭐고 다 내고서도 돈이 엄청 많이 남아서 평생 놀고 먹고 펑펑 써도 부족하지 않을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작은 아파트에 찾아와서는 한다는 소리가 좋아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베드인하자고.(먼산)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중요한 건 두 번째 권인 영국여행입니다. 주인공이 정원사다보니 영국여행을 가서 여러 정원들을 둘러보는데 배경에 등장하는 정원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직전에 읽었던 어느 영국정원 책(링크)이 자연스레 연상됩니다. 셰필드 정원을 비롯한 영국 정원...=ㅁ= 아.... 이것 참 좋아요.

그랬는데 궁금증이 생깁니다. 카야시마는 굉장히 말이 없고 무뚝뚝한 타입인데 이 사람이 소설에 어떻게 묘사되어 있나 하고요. 분명 만화에서는 그 속을 그려낼 수 없지만, 소설이라면 그 작은 머리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휙휙 오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단 말입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았는데 한국에 이 원작 소설은 안나온 모양입니다. 토노 하루히인데! 원작 소설은 예전에 한 번 나왔다가 幻冬社에서 문고판으로 2009년에 다시 나온 모양입니다.(2권 아마존링크) 그쪽 일러스트는 사실 취향이 아닌데, 내용이 참 궁금하네요.(이런..) 그렇다고 BL 소설을 원서로 볼 생각은 안 들고. 그러기엔 지금 쌓인 원서만해도 무섭습니다.


열심히 이 만화의 리뷰를 찾아보다보니, 원작 소설을 본 사람이 카야시마씨의 감정선이 만화에서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부분이 있더군요. 만화상에서는 그냥 멍하고 별 생각 없는 사람인 것 같지만 소설에서는 감정 표현이 서툴러 아예 입을 열지 않는 무뚝뚝한 사람-그러니까 갭모에-_--인가봅니다. 그리고 2권 영국여행에서는 훨씬 더 많은 영국 정원에 대한 설명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그랬더니 갑자기 더 보고 싶어져서... 하하하;


한줄 요약.
정원사를 주인공으로 한 BL만화를 보았더니 영국정원이 궁금해서 원작 소설이 보고 싶습니다.


마마하라 엘리, 토노 하루히. 『카야시마씨의 우아한 생활』, 손희정 옮김. 삼양출판사, 2009, 4500원.
『카야시마씨의 우아한 생활 - 영국여행편』, 손희정 옮김. 삼양출판사, 2010, 4500원.
『카야시마씨의 우아한 생활 - 프로포즈편』, 손희정 옮김. 삼양출판사, 2012, 4500원.

어쩐지.
1권과 3권의 카야시마씨 느낌이 확 다르다했더니만 연도 차이가 꽤 나네요.'ㅂ';
밥먹으면서 읽는 책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영혼의 음식-머릿 속 깊이 각인된 음식의 기억을 불러 오는 내용의 책입니다.-ㅁ-

이 책은 옛 동화와 고전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리뷰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리뷰의 중심에는 음식이 있습니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e가 붙은 앤양이 처음으로 레이어 케이크를 만들었다가 대박 실패한 사건 등을 다루는 거지요. 그게 아니라면 세라 크루의 미트 파이나 로러가 가지고 놀았던 돼지방광 축구공(!)을 떠올리며, 각각의 소설이 담고 있는 그 당시의 문화와 그 음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언급합니다. 가장 감명을 받았던 것은 소금에절인라임의 정체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탐구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정말, 저도 그 소금에 절인 라임이 궁금했다니까요. 물론 지금 이라면 제이미 올리버가 사랑해마지 않는 소금절임레몬 비슷한 절임이겠거니 하겠지요.-ㅂ-; 실제 만드는 법도 소개가 되어 있던데 여기서는 키라임을 이용합니다. 한국에서 가끔 구할 수 있는 라임보다는 더 작은 종이라네요. 하지만 저는 키라임이라고 하면 가장 최근에 접한 걸로는 『키라임파이 살인사건』이 떠오르지 뭡니까. 슬레이더라는 멋진 별명을 가진 한나가, 키라임을 써서 레몬파이 계통의 파이를 만든 거였지요. 한국에서는 아예 구할 수 없지만 미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나봅니다. 플로리다였나, 그 쪽에서는 구하기 쉽다고 했던 것 같지요. 지금 책이 옆에 없어서 확인은 못합니다.

하여간;
앞부분은 제가 알고 있는 책이 많았지만 뒤로 갈 수록 모르는 책이 많이 나옵니다. 여행자의 식탁, 모험자의 식탁, 탐식가의 식탁, 치유자의 식탁, 생존자의 식탁 중에서 치유자나 생존자의 식탁은 안 본 책이 많습니다. 권정생 씨의 책은 내용의 무게 때문에 차마 건드리지 못했지요. 『몽실 언니』의 암죽과 치킨은 지금도 생각납니다만. 그러고 보니 이 책도 두 번까지는 읽었지만 그 이상은 읽을 수 없었습니다. 『토지』도 그렇지만 시대의 막막함을 제가 견뎌낼 수 없더라고요. 분명 친구 B양도 『토지』는 신분차이를 극복하는 로맨스다라고 했지만 시대가...가...;ㅂ;
위다의 『뉘른베르크 스토브』는 제목은 기억 못했지만 그 대강의 내용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본 건지는 전혀 모르겠네요. 아마 금성이나 계몽사 등에서 나온 옛 세계문학전집 중 섞여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건 다 몰라도 그 스토브를 아버지가 팔았다는 건 확실하게 기억합니다.

아래는 각 편을 읽다가 떠오른 것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입니다.

- 앤과 길버트. 번역본을 읽으면서 제일 불만이었던 것은 어투였습니다. 분명 결혼 약속 하기 전까지는 서로 말을 놓았던 두 사람이 약혼하자마자 당장 존대 + 반 하대로 바뀝니다. 앤은 길버트에게 해요체를 쓰고, 길버트는 앤에게 하오체를 씁니다. 이거 상당히 차이 나지요.-_-; 아, 미묘해.
앤의 아이들 중에서 가장 앤을 닮은 것이 막내인 마릴라라는 것이 제일 웃깁니다. 이건 앤의 사소한 복수?

- 『작은 아씨들』...이 아니로군요. 그 후편인 『착한 아내들』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의외로 포도젤리입니다. 메그가 시집가서 만드는 걸 실패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지요. 조가 결혼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도 저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로리가 왜 에이미랑 결혼해야 했냐는 점도. 하지만 조는 그 성격 때문에 기회를 놓쳤고, 그 기회를 잡은 것은 에이미였으니까요. 그리고 대고모님과 함께 있으면서 사교공부도 많이 했을 걸요.
베스가 죽은 것은 참..ㅠ_ㅠ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베스가 살아 있었다고 하면 현숙하고 차분한 가정주부나 수녀(...)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왠지 테레사 수녀 같은 이미지라...

- 청량음료 사이다 말고 사과주스 사이다를 처음으로 안 것은 『초원의 집』 시리즈인 『소년 농부』입니다. 거기서 사이다 만드는 법도 함께 소개하더군요. 겨울날 난로가에 모여 팝콘을 튀기며 시원한 사이다와 함께 ......;ㅠ; 그 때는 영화가 없었으니 신문을 낭독했지만 요즘이라면 영화나 TV겠지요. 아, 부럽다.
『초원의 집』에서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는가에 대해서는 굉장히, 참, 그래요. 일단 로라는 대책없이 낙천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요. 남편이 서부를 동경했기에, 동부 상류층(혹은 중산층 이상) 출신이었던 엄마는 고생을 엄청나게 했지요. 딸들도 그랬습니다만. 덕분에 로라는 생활력이 강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떠올려보면 부모님 사이에서는 네 명의 딸이 나왔지만 손자(녀)는 한 명만 있었으며, 증손자는 단 한 명도 없답니다. 맏이 메리는 시각장애가 있어 결혼을 하지 않았고, 캐리나 그레이스도 결혼을 안했던가, 했는데 아이가 없었던가 그랬다네요. 로라한테만 딸 하나가 있었는데 로즈라는 그 딸은 미혼.OTL
그러고 보면 그 작은 마을에는 알만조의 형제 넷 중 셋이 있었습니다. 로라와 사이가 나빴던 이지, 알만조의 형 로열. 앨리스만 부모님 곁에 남아 있었던 걸까요. 그 건 알 수 없습니다.(먼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큰 숲 작은 집』, 『소년 농부』입니다. 그 기준은 가장 맛있는 것이 많이 나오는 책...(...)

- Anne's 시리즈로 나온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다른 책에서는 버터가 굉장히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꼬꼬마 아가씨가 별 생각 없이 만들었던 버터는 최상질의 버터였습니다. 허허.

- 자우어 크라프트, 혹은 슈크르트는 맛있습니다.-ㅠ- 예전에 어떤 모임에서 호텔 뷔페를 먹으러 갔다가 굴라시(구야쉬) 비슷한 음식에 자우어 크라프트를 곁들여 먹었습니다. 시큼시큼한 양배추를 섞어먹으니 정말 한도 끝도 없이 먹겠다 싶더군요. 이 맛이 어떤가에 대해서는 신이현의 『알자스』를 보시면 리얼하게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을 보면 오밤중에 지갑을 들고 간식 사러 나가게 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 『장미의 이름』은 소설가인 움베르트 에코보다 번역자인 이윤기 씨가 먼저 떠오릅니다. ;ㅅ; 대한민국 번역대상이었나, 1회 수상자가 이윤기 씨였지요. 2회는 이세욱 씨.

- 그 외에 몇 가지 음식과 관련된 책이 더 있습니다. 그러니까 『용감한 선장』. 이거 계몽사에서 나온 『世界의 文學』 전집 중 한 권입니다. 저자가 누구인지 찾으려면 소파 뒤를 들여다 봐야하는지라 패스. 하여간 이 책의 내용은 아주 간단합니다. 한창 미국에 철도가 놓여 동부와 서부가 철도로 연결될 때의 이야기지요. 그 당시 백만장자를 아버지로 둔 하비라는 꼬마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여객선에서 온갖 추한 꼴을 다 보이며 거들먹 거리다가 바다에 홀랑 빠집니다. 정신차려보니 대구잡이 어선에 타고 있었고요.ㄱ-; 새우잡이 어선이 아니라 다행인가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배는 만선이 되어야 항구로 돌아가거든요. 그리하여 하비는 밥을 얻어먹기 위해 대구잡이를 거듭니다. 그리고 몇 개월 뒤, 하비는 훌륭한 어부가 됩니다.(...)
성장소설에 모험소설인데, 아이가 정신적으로 커 나가는 모습이 참 멋집니다. 게다가 대구예요! 대구! 하비가 탄 배는 아주 운 좋게도 훌륭한 요리사가 타고 있어서 식사도 아주 훌륭합니다. 그렇다 보니 절로 군침이 돌아요.-ㅠ-

- 『구리와 구라』에 등장하는 팬케이크 혹은 달걀 케이크는 참 좋습니다.-ㅠ-

- 질 버클렘의 찔레꽃 덤불은 들장미잼이라든지, 빵이라든지, 기타 등등의 음식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백미는 역시 그림이지요.

- 다얀이 등장하는 『와치필드』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고등어 태비) 다얀의 친구인 (턱시도 고양이) 지탄은 다얀의 생일에 맞춰 친히 돌화덕을 만듭니다. 그리고 거기서 구운 빵은...(이하 생략)
고양이인 다얀이 친구인 윌(쥐)을 볼 때마다 사냥 충동을 느끼다못해 생쥐빵을 만들지요. 그 맛은...(이하 생략)

- 『반지의 제왕』에서 갈라드리엘 마님께서 호빗에게 선물하신 과자는 어린 마음에 참 맛있어 보였습니다.;ㅠ;

- 미하일 엔데의 책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요. 『모모』의 코코아, 『마법의 수프』에서 만들어내는 수프, 『짐 크노프』 시리즈에 등장하는 커다랗고 아름다운 케이크. 지금 생각하면 구겔호프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루 사탕(설탕)을 듬뿍 뿌렸다고 했거든요.

- 『폭풍우 섬 오누이』는 마치 캠핑하는 것 같아서, 거기서 등장하는 딸기 사탕도 인상 깊습니다.

- 『바렌랜드 탈출작전』, 『로빈슨 크루소』, 『15소년 표류기』. 모험기지만 왜 먹는 장면만 떠오르는 거지요.ㄱ-; 심지어 『15소년 표류기』에서는 단풍나무 설탕도 만들었어요.



...
이 이상 쓰다가는 글 쓰다 말고 지갑 챙겨 뛰쳐나갈 것 같습니다. 하하; 여기서 멈춰야겠네요.;ㅠ;

정은지. 『내 식탁 위의 책들』. 앨리스(아트북스), 2012, 13000원.

곤충말고 도시 이야기입니다.-ㅂ-;
원제는 『The sweet life in Paris』. 이대로 번역해서 『파리에서의 달콤한 생활』이라 해도 무난했을텐데 말입니다. 하기야 번역제목이 분위기를 더 잘 살리긴 하지요.

부제가 아메리칸 제빵왕의 고군분투 파리 정착기라는데, 읽고 나면 딱 그만큼 남습니다.; 파리 생활기로도 읽을 수도 있고, 파리 사람들은 왜 이래라는 불평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파리는 무례하고 배려심 없고 맛없는 것도 많은 그런 삭막한 도시 같습니다. 한데 이 불평이 새침떠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 이상합니다. 읽다보면 파리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점점 줄어들지만 '그렇게까지 불평하면서도 왜 파리에 사는 거야?'라고 돌려 생각해보면 저자인 리보비츠는 확실히 츤데레입니다. 파리는 참 싫, 싫, 시...싫.... .시.....ㄹ...지 않아. 이게 한 줄 요약이라고 해도 다르진 않습니다.

각 챕터는 파리에서의 생활기를 다룹니다. 그리고 그 챕터 뒤에는 생활기에서 스쳐 지나갔던 여러 음식들을 만드는 법이 나옵니다. 하지만 만드는 법은 기대하지 마시길. 행간이 상당히 있고 읽다보면 이게 뭔가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젓개라는 기구가 등장하는데 거품기나 고무주걱과는 다른 것으로 보아 스패출러가 아닌가 추측할 따름입니다. 아마 제과제빵을 자주 해보신 분이라면 어떤 방식인지 알겠지만 초심자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글이 재미나니까 가볍게 파리 사람들에 대해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나마 미국 사람이니 이정도지, 영국 사람이 썼다면 아마 훨씬 더 불평하는 글이 나왔을 겁니다.(...)

에스프레소 캐러멜 아이스크림이랑 초콜릿칩 크림 슈, 초콜릿 스파이스 브레드, 모카 크렘 프레슈 케이크, 치즈케이크, 오렌지 글레이즈 마들렌, 초콜릿 코코넛 마시멜로, 소카, 둘세데체레 브라우니. 물론 저는 거의 다 디저트에만 관심을 두었지만(소카는 예외) 음식도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집에서 만들기 편하게, 프랑스식 음식을 다시 재구성(?)한 메뉴가 많군요.

빙고님은 재미있게 보실테고, 첫비행님은 몇몇 레시피에 반응하실겁니다. 저기 적은 소카는 직접 만드시려 하실거라는데 커피 한 잔을 걸지요.(응?) 병아리콩을 갈아 만든 일종의 빈대떡(크레이프) 같은 거랍니다. 흐흐흐흐.


데이비드 리보비츠. 『까칠한 도시, 황홀한 디저트』, 권수연 옮김. 톨(문학동네), 2011, 13000원.


...적고 보니 문학동네였구나..OTL
번역은 무난합니다. 프랑스 식재료가 난무하는데 몇 군데 살짝 걸리긴 하지만 무난하게 읽을 수 있어요.
근데 이 책이 나온 것이 2002년이라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입니다. 한국에 번역 출간된 것도 2002년인데 자료를 보면 원서도 그 때 나온 것이 아닌가 싶군요. 어떻게 보면 네트워크 이론을 알고자 할 때 입문서로 참 좋은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아마 2004년일겁니다. 그 때 도서관 서가를 탐색하다가 아주 깨끗하고 손 때 하나 안 묻은 책이 있어 궁금한 김에-게다가 출판사가 익숙하길래 집어 들었지요. 그리고는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10년 가까이 흐른 셈인데, 몇 가지 내용을 제외하고는 홀랑 잊어서 다시 한 번 볼까 하는 생각에 빌려 왔습니다. 지금 보니 이거 물건이네요.; 지금 시점에서 이야기를 대입해 보아도 어색함이 없습니다. 네트워크 이론의 기본들을 보여주고, 그 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까요.

페이스북이라든지 트위터로 네트워크나 사람들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그리 낯설지 않지만 인터넷 초창기에는 네트워크가 뭐냐는 분위기도 많았나봅니다. 네트워크 연구 초창기, 인터넷 초창기에 대한 이야기도 있으니 그쪽 입문서로도 좋고요. 하지만 멱함수 같은 수학 용어도 자주 등장하니 조금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의 시작은 예수 그리스도보다는 그 세일즈맨(!)인 사도 바울(사울)에게 큰 공이 있다는 점을 들고 있으니 여기부터 시작해 이야기를 읽어나가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수학적인 이야기는 슬쩍 건너 뛰어도 좋고요. 아마 첫비행님은 반색하며 보실테고, 티이타님도 재미있게 보실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빙고님은 어떨지..^^; 수학 이야기가 꽤 많거든요.

한국 학자의 이름도 종종 등장하는데 네트워크 이론 관련해서 이름을 몇 번 들어본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ㅂ';


A. L. 바라바시. 『링크: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강병남, 김기훈 옮김. 동아시아, 2002, 16000원.


가격 찾아보러 교보문고 들어갔더니 50% 할인중이군요..T-T 왠지 아깝다....


덧붙임.
사실 읽었을 때는 굉장히 재미있게 보아서 쓸말이 많았는데 요즘 이리저리 치이다보니 쓰려던 말이 홀랑 다 날아갔습니다. 적어둘걸! 조만간 다시 한 번 읽고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botany란 단어는 어디선가 종종 들었는데, 이게 식물학을 가리킨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아니, 처음 인지했습니다. 식물과는 별 연관이 없어보이는 철자라 전 패션이나 의상디자인 쪽인줄 알았지 뭡니까.ㄱ-;

하여간 이 책의 원제는 『The naming of names』로, 넓게는 식물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마무리는 린네나 그 시대 사람들로 끝난다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 하지만 시작이 만만치 않아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이자로 아리스토텔레스 사후 소요학파를 이끌었던 테오프라스토스가 주역입니다. 과학적으로 식물에 접근해, 식물을 어떤 식으로 분류하고 나누어야 하는지, 약초학이 아니라 식물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최초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뒤 몇 천년 간 묻혔습니다.(...) 대부분 약초에만 관심이 있지, 그 분류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어떻게 식물학자나 식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식물을 제대로 묘사하고 그에 대한 책을 썼는가에 대해 다루면서 식물학이라는 학문이 자리잡기까지를 다룹니다. 원서 제목이 왜 저런지는 직접 보시면 아실겁니다. 그러니 설명은 넘어가지요.
하여간 이런 내용이라 이 책의 한국 번역 제목이,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고대 희귀 필사본에서 근대 식물도감까지 식물인문학의 모든 것』인 것도 당연합니다. 이 제목이 이 책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자, 일단 저격(!) 대상은 B님과 C님과 T님. T님은 식물학에 관심이 있으시니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물론 재미없으시면 뒷부분에 집중해서 보셔도 좋습니다. 식물학의 역사 전반을 다루고 있으니 꽤 괜찮거든요. 번역도 이 무지막지한 주제분야를 생각하면 상당히 훌륭합니다. 몇몇 인물 명에서는 걸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대단합니다. 그리스어부터 시작해 라틴어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기타 등등을 망라한 이름을 이렇게까지 깔끔하게 번역하고 있다는 것이 말입니다. 거기에 각 인물명 옆에는 철자도 함께 달아놓았습니다. 물론 한 번만. 처음 등장한 인물에 대해서는 그 옆에 작은 글씨로 원래 이름을 놓았으니 위키백과든 사전이든 뭐든 찾기 편하겠더군요. 거기에 책 뒤에는 아예 성의 알파벳 순으로 주요 등장인물을 소개합니다. 간략하게 나왔지만 이해하는데는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이들에 대한 연표도 따로 다뤘고요. 만세! 이런 멋진 책이라니.;ㅂ; 입문서로는 그만입니다!

C님을 낚을 최적의 요소는 제목에도 나오지만 필사본입니다. 그러니까 이 저자, 대단해요. 유럽 각지의 유명 도서관에 들어가 식물과 관련된 여러 고서들을 열람신청해 일일이 보고 있었나봅니다. 사진과 그림이 풍부한데, 그 절반 정도는 그런 고서들에 실린 그림과 글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C님께도 추천. 고서 보는 것만해도 눈이 호강합니다. 예를 들면 케임브리지의 고서도서관에서 감시자의 눈길을 받으며 책을 보고 있었다거나... (부럽다.;ㅂ;)

B님도 좋아하실 겁니다. 식물학이라고는 하지만 과학 전반의 이야기이고, 처음부터 저자는 '초기 식물학 서적의 그림 은 개판이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므로 그림의 역사도 얼추 얽혀 있습니다. 초기에는 식물을 제대로 묘사하지 않았고, 이게 실제 있는 식물이 맞는지 아니면 상상으로 그려 넣은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랬는데 르네상스기를 거치면서 점차 식물 그림이 세밀하고 섬세하게 발전합니다. 그리고 그 최고봉은 알브레히트 뒤러. 뒤러의 그림은 이 책에도 실렸는데, 정말,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저자에게는 '그 어디(식물학 서적)에도 없었던 환상적인 그림'이겠더라고요.


기본은 교양서지만 꼼꼼하게 읽으면 유럽 지성사에 가까울지도 모르며, 그 식물학자(나 관련학자)들의 네트워크도 함께 다루고 있으니 재미있게 보실 겁니다. 네트워크 이야기를 왜 꺼내냐 하면 웃지요. 그 이야기는 다음 글로 넘어갑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님.:)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껍데기는 못 보았는데 이런 거였군요. 예쁩니다. 하지만 속표지도 참 예쁘다능!


애너 파보르드.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구계원 옮김. 글항아리, 2011, 38000원


덧붙임.
가격이 상당하지만 아깝지 않습니다.
원래는 이 책말고 다른 책들 리뷰를 함께 올리려 했는데, 요 며칠 간 읽은 책이 하나같이 별도 리뷰를 올려야 하는 책이라 단권으로 올립니다.

일단 T님. 이 책 보시면 낚이실겁니다. 그러니까 음향기기와 카메라 양쪽에..;....

다카페 일기는 1-2권 모두 한국에도 번역 출간되었고, 나름 팔렸다고 기억합니다. 속 다카페 일기가 나온 걸 본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번역이 빨리 나왔더군요. 하기야 번역 분량이 많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나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이번 권에서도 딸 아들 이름이 바다 하늘로 그대로 나왔군요. 앞서 그랬으니 바꿀 수도 없었겠지만 아쉽습니다. 그리고 리뷰 쓰는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몇몇 부분에서 걸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하;

속편에서도 여전합니다. 우미는 슬슬 오타쿠가 되어가고 소라도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1권 앞부분에는 등장도 하지 않았던 소라가 벌써 초등학생이라니, 시간은 참 빠릅니다. 그리고 짐작했지만 집안의 다른 식구도 바뀌었습니다. 이 부분은 B님이 처절하게(!) 낚이실 거라 생각합니다.

 
교보에서 가져온 3권 표지입니다. 책 자체는 다이어리 등에 사용하는 천으로 커버를 해서 손에 잡는 느낌이 좋고, 아래의 하얀부분은 띠지입니다. 띠지를 꽤 굵게 둘렀지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책 세 권을 나란히 꽂았을 때 상당히 예쁩니다. 신경써서 디자인했지요.
아니, 그건 일단 넘어가고. 중요한 것은 저기 보이는 멍멍이 세 마리입니다. 나이순으로 나란히 앉아 있네요. 맨 왼쪽이 우미, 그 옆이 와쿠친, 그 옆이 단고(당고?), 소라와 카모메입니다. 자, 그러니 B님은 이 사진에 낚이시어 책을 지르소서.(...) 도서관에 들어와 있을 것으로 추정하니 빌려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원서는 아주 비싸거든요.ㄱ-; 하드커버라 가격이 상당합니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
이번 권에서도 다카페의 소소한 일상이 올라왔습니다. 게다가 베스트샷이라 할만한 유쾌한 사진들이 많아요. 보고 있노라면 토끼 사진을 모아 한 줄 코멘트를 달면 이렇겠다 싶은 정도? 게다가 T님이 좋아하시는 아웃포커싱 사진입니다. 하하하; 카메라에 대한 언급은 1권인가 2권에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아니, 홈페이지에 있었나. 홈페이지 주소는 http://dacafe.petit.cc/ 이니 들어가서 보시어요.


이번 책도 유쾌하고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ㅅ/


모리 유지. 『다카페일기 3』, 권남희 옮김. 북스코프, 2012, 15000원.

독서라고 적으면서 고개를 갸웃하긴 했지만, 일단 이북에 가까운 형태이니 독서라고 봅니다. 하기야, 연도별 독서목록에서 조아라 소설은 제외하고 따로 목록을 뽑긴 하지요.'ㅂ';
순서는 무작위. 정확히는 파폭 방문기록에서 조아라고 검색했을 때 가장 아래에 뜨는 순서입니다.


1. 매맞는토끼, 조심하세요
요즘엔 연재가 뜸하지만 그래도 올라올 때마다 아껴서 봅니다. 이제 슬슬 언덕 넘어가는 분위기로군요. 그러니까 부모님께 고백한 뒤의 후폭풍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뻔한 내용이지만 의외로 전개가 빠르고 빨리 빠지기 때문에 좋습니다. 가온이가 좋은데 요즘엔 등장이 뜸해서 섭섭하군요.


2. Rone, 레이디 바닐라
의외로 어렸을 적의 그 소년이 빨리 정체를 드러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황태자의 약혼식일 것 같은데. 이쪽도 요즘 연재가 뜸해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연재분은 처음보다는 조금 많이 아쉽네요.;ㅂ;


3. 로미나, 얼음성의 태자
동인지 신청해놓고 대기중. 외전이 궁금합니다, 외전이! 가끔 맛보기로 올라오는 외전은 포복절도할 수준이라서요.


4. Riva, 유모는 성격파탄자
이걸 지난번 조아라 독서목록에는 안 올린 것 같은데요. 끄응. 올해부터 읽기 시작했나? 판타지 빙의물에 가까운데 여주인공 성격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연애 노선도 확실하고요. 궁중 암투극이나 로맨스 쪽 분위기를 따라가는데, 일단 주인공(몸)의 신분 문제와 궁중 암투 쪽이 문제가 됩니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중간에 등장한 먼 미래의 이야기를 다룬 외전을 보면 안심하고 볼 수 있습니다.-ㅁ-/


5. 금빛 안개, 비밀정원에서의 티타임
동시에 세 작품을 연재하시느라 바빠 그런지 연재 속도는 느리지만 그래도 꾸준히 올라옵니다. 그 꾸준히의 텀이 길어서 속이 닳지만요. 주인공은 공작가의 외동딸로 천하절색입니다. 하지만 그 외모 때문에 이런 저런 문제가 많이 일어난데다, 과거에 뭔가 사건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끈적(?)하게 달라붙는 황태자에게 열심히 화를 내지만, 정작 황태자가 무덤덤하면 저 사람이 왜 저러나 하며 슬그머니 돌아본다는 분위기라.^^; 그렇습니다. 이런 걸 새침떼기, 혹은 츤데레라고 하는 겁니다.
과거에 얽힌 이야기나, 정치쪽 이야기로 돌아가면 분위기가 가라앉지만 대체적으로는 가볍게 볼 수 있습니다.


6. 카리넬v, 오크 영애
완결! 완결! 완결!
그러고 보니 이쪽은 리뷰를 올린적이 없나요. 희한할세.; 이쪽도 빙의물입니다. 현대에서 사고로 사망했는데, 악마 같은 녀석이 다가와 계약하자하더니만 판타지 세계의 어느 죽어가는 여인 몸에 집어 넣습니다. 그러나 가녀린 여인이 아니라, 사교계에서의 별명이 오크 영애인 공작가의 아가씨 몸이었지요. 그야말로 함정. 뼈를 깎고 골수를 뽑는 고생 끝에 환골 탈태하며 화려하게 데뷔하는데, 다이어트기가 아니라 연애기 맞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이게 근친물이라는 것. 물론 여주인공은 알맹이가 바뀌었으므로 본인이라 하기에는 문제가 있지만 근친물은 맞습니다. 그러니 이런 쪽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손대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주인공이 상당히 세고, 남주인공은 더욱 세기 때문에 다이어트와 정치적 모략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평탄합니다. 상당히 통쾌한 이야기가 많아 좋아요./ㅅ/ 아이쭈님이라면 재미있게 보시... 려나.;;


7. 할리퀸젤, 겨울의 주인
연재 초기에는 열심히 보다가 지금은 잠시 손을 떼었습니다. 주인공이 앞으로 험난할게 빤히 보여서 말입니다. 그래도 20편까지의 분위기는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주인공의 집안은 원래 후작집안이지만, 황후 암살 사건에 휘말려 멸족합니다. 남자들은 사형당하고 후작부인과 그 딸은 가장 황폐한 지역으로 유배를 가지요. 그런데 10년만에, 그 사건이 음모였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그리하여 복권되어 후작가의 딸인 주노가 수도에 돌아옵니다. 여기가 시작부분이지요.
복선이 굉장히 많이 깔려 있는데다가 악역, 혹은 흑막에 해당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대강 짐작이 가기 때문에 완결날 때 다시 찬찬히 보겠다며 포기했습니다. 여주인공이랑 남주인공이랑 고생길이 앞에 창창하게 펼쳐졌거든요. 크흑;


8. 이졸렛, 그녀의 휴가
『이스벨의 손』도 마음에 들었지만 그녀의 휴가도 괜찮습니다. 벌써 복선이 몇 개나 깔려 있는 건지. 앞으로 누구씨들이 고생할 것이 훤히 보입니다. 흑흑흑.
의외로 분위기는 리체르카님이랑 비슷합니다. 마법은 존재하지만 쓸 줄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세계를 배경으로, 집에서 내놓은 영애와 그 소꿉친구들이자 엄친아인 두 남자가 주인공입니다. 설명은 이렇게 하지만 실제 보시면 분위기는 굉장히 다를겁니다.


9. Friedrich, 아빠와 나
완결 났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도 그런게 개인홈에서 완결을 내고 개인지 주문을 받으시더라고요. 끄응. 구입 여부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중인데 어떻게 할지 결정을 못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듯 잔잔한 일상물이지만 결론은 해피와 언해피의 중간쯤이라서 말입니다. 개인지에 그 뒷이야기가 수록되었는지 확인을 미처 못했네요.


10. 호란a, 밤에 빛나는 꽃
아에로크(Aerok)를 배경으로 한 역사(!)판타지입니다. 퀘스트를 성공시켜야 집에 돌아가는데, 그 퀘스트가 아에로크 독립.; 대신 아에로크의 왕이 직업입니다.ㄱ-;
일단 일수 다공에 가까운데 어느 쪽이랑 이어졌는지는 조금 미묘하네요.(실은 결말 부분만 확인하고 그 전 30편 가량을 건너 뛰었음) 결말이 반전이라 생각하는지라 내용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주인공들의 성격이 다들 제각각이라 취향대로 골라잡으시면..(읍읍읍)


11. 아스티르, 사신(四神)의 신부
완결났습니다. 정확히는 성인홈에서 연재하여 개인지 낸 작품을 손질하여 조아라에 올린 겁니다. 기본은 달달달달하고 귀여운 이야기. 읽고 있다보면 옆구리를 퍽퍽퍽 찔리다못해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
사신수인 백호, 주작, 청룡, 현무는 100년마다 한 번씩 신부를 맞이합니다. 매번이 아니라, 사신의 신부를 덥석 집어와 놓고 우리 중 하나를 선택하라며 두 달의 시간을 주는건데, 모종의 이유로 누구씨는 1천년간 독수공방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나온 신부에게 덥석 찍혀 같이 지내는 이야기 - 라고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


12. 정여롱자의, 아콰터파나
만세! 챕터 3 완결입니다! ;ㅁ; 4편 연재중이니 이것도 열심히 따라가야지요. 요즘 바빠서 읽기만 하고 댓글 못달았으니 이제 곧 한 번에 다 보고 댓글을.......




몇 번 언급하긴했지만; 여기 있는 소설만 읽은 것은 아니랍니다. 아하하; 재독, 삼독한 고설까지 합치면 꽤 많아요.;
Two thums up.

올해의 추리소설로 두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빙고님께는 원서로 보실 것을, 첫비행님과 아이쭈님과 티이타님께는 번역서 쪽을 추천합니다. 번역이 무난해서(걸리는 곳이 없어) 번역서로도 괜찮거든요. 그래도 빙고님은 이미 한 권 보셨다니까 원서를 추천합니다.

이 책도 프님 추천이었지요. 처음에는 아이이치로의 낭패인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아가 두 개, 이가 두 개인 『아아이이치로의 낭패』입니다. 물론 띄어쓰기는 그게 아닙니다. 아, 아이이치로입니다. 감탄사의 아도 아니고 성이 아, 이름이 아이이치로입니다. 거참, 거창한 이름이지요. 번역자 후기를 읽고 왜 이름이 이런지 알고 나서는 무릎을 쳤습니다. 그렇군요. 말하자면 한국어로 가가람이라는 이름을 짓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왜 인지는 번역자 후기를 읽으시어요.

처음 프님의 추천에서는 브라운 신부와 비슷하다라고 해서 덥석 미끼를 물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저자 자체가 일본의 G. K. 체스터튼 소리를 듣는답니다. 과연, 주인공인 아이이치로가 이런 저런 행동의 맥락을 보고 앞으로 이리 될 것이다 예언(!)하는 것이 브라운 신부와 같은 신묘한 능력을 보이더군요. 심리적으로 이런 행동을 할 것이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말입니다. 근데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넘겨 짚는데 그것이 백발백중인 이 청년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물론 엘러리 퀸이나 파일로 밴스 같은 엄친아는 아닙니다. 아주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거든요. 아무 것도 없는데도 허우적 거리며 쓰러지거나 뭔가 작은 일만 있어도 허둥지둥 하는 모습이, 가만히 서 있을 때의 귀공자 같은 분위기를 한순간에 날려버립니다. 입만 열지 않으면 서양인형이라는 장미십자탐정보다 상태가 심각합니다. 외모가 아니었다면 쪼다(...)나 등신(...)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입니다. 게다가 취미가 사진 찍기입니다. 아니, 아예 직업이 사진찍기지요. 그것도 보통 사람들의 시선에는, 정말로 필요 없고 쓸모 없을 것 같은 것만 골라 찍습니다. 특이한 구름이나 특이한 곤충이나 특이한 식물만 찍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 여기저기를 헤메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상한 사건들과도 자주 마주칩니다.
그러고 보니 어수룩하게 보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긴다이치 쿄스케랑과도 비슷한데, 적어도 쿄스케는 아이이치로보다는 자주 똑똑한 모습을 보입니다. 아이이치로는 가만히 서 있을 때랑 트릭 풀이를 제시할 때를 제외하면 사람이 뭔가 부족해보이거든요.OTL

그러니까 이 소설은 아이이치로라는 인물 때문에 절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첫 단편을 보았을 때는 그 심리 트릭을 잘 파악하는 것이 대단하다 싶었는데, 몇 편 읽으면 읽을 수록 기괴한 트릭과 상황과 심리와 정황 등에 당황하며, 그걸 그렇게 잘 눈치채는 이 청년에게 홀딱 반합니다. 아, 차라리 외모가 이렇지 않았다면 차라리 귀엽기라도 했을 것을, 외모와 하고 다니는 것이 귀공자 급이니 여자들이 이 남자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혹시 다음에 나올 장편에는 뭔가 로맨스라도 있을까요. 아니, 없을 것 같은데. 양웬리보다도 이쪽이 더 접근하기 어려우니까요.(...)

아아이이치로의 한자명을 빼먹었네요. 亞愛一郞. 한자로는 간단하지요? 하지만 읽는 법은 난감합니다. 하하하.


아와사카 쓰마오. 『아아이이치로의 낭패』, 권영주 옮김. 시공사, 2010, 12000원.
『아아이이치로의 사고』, 권영주 옮김. 시공사, 2012, 12000원.



덧붙이자면.
1권에 해당하는 『아아이이치로의 낭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소설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나온 곤다 만지의 해설입니다. 해설이라고는 하나, 이 소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다루고 있지요. 2차 대전 후, 대만 사람으로 일본 필명(?)은 시마자키 히로시인 傅金泉가 상당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전과 전후의 일본 추리소설을 수집합니다. 소설뿐만 아니라 관련 잡지들도 수집하여 그 컬렉션이 상당히 방대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환영성이라는 잡지를 창간하고 그 잡지를 통해 수 많은 추리소설 작가들과 교류합니다. 아니, 2권인 『아아이이치로의 사고』에서 해설을 다나카 요시키가 썼고 거기서도 환영성이 언급된 걸 보면 판타지 소설작가나 SF쪽과도 관련이 있었겠지요. 시마자키 히로시에 대한 이야기는 일본 위키 쪽을 참조하세요.(링크)
그러나 잡지란 돈 먹는 하마지요. 결국 환영성은 폐간되고 이 사람의 방대한 컬렉션도 결국 뿔뿔히 흩어집니다. 전무후무한 추리소설 컬렉션이 그렇게 흩어지다니.;ㅂ; 그 부분을 읽으면서 '일본의 추리소설 광들은 도대체 뭐 한 것이냐!'라고 버럭 화를 냈으니까요.
사실 한국이라고 다를 것 같진 않습니다. 이런 컬렉션이 나오면 자신의 막대한 돈을 들여 그 기록물들을 모아 남기는 사람들이 나올까요. 아니, 그렇진 않을 겁니다. 저도 그럴 생각은 있지만 자금이 없는 걸요. 1, 2억으로 될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참 아까운 컬렉션입니다. 그런 컬렉션을 추리소설 협회 등에서 모아 구해서 보존했다면, 차라리 그게 더 좋았을텐데요.
가끔 건축이나 정원과 관련된 서가를 둘러보면 쏠쏠하게 건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쪽 서가를 본 것도 오랜만이네요. 예전에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을 잔뜩 빌려본 뒤로는 한동안 안갔으니까요. 정원 책은 그보다 더 오래전입니다. 독일 정원과 관련된 몇 권을 책을 본 뒤에는 다른 책에 밀려 서가를 찾는 걸 잊었으니까요.
이날은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중에서 에시에릭 하우스를 다룬 책이 갑자기 보고 싶어져 찾으러 갔다가, 옆에 정원 책이 있길래 문득 집어 든 것이 이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감상 한 줄 요약.

"영국에 가고 싶어!"

그렇습니다. 이 책은 영국 여행을 굉장히 자극하는 책이므로 여행을 가고 싶은 분들은 부작용이 심각하오니 주의하시길 당부드립니다.-ㅁ-/


이 책은 영국의 유명한 정원사들, 정확히는 정원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해서 정원과 개개인의 필모그래피를 다루었습니다. 그와 함께 살짝 영국 정원의 역사도 다루고 있고요.
사진 자료가 굉장히 풍부하기 때문에 보는 재미도 있고, 글도 괜찮습니다. 몇몇 문장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사진과 함께 전문적인 이야기를 다루는데도 그리 지루하지 않고 흥미있게 보았습니다. 정원 입문서나 영국 정원의 역사를 보기에 좋습니다. 아마 티이타님이나 빙고님이 좋아하실 것 같네요. 첫비행님은 ... 음, 이거 보시면 차 렌트해서 영국 전역을 누빌 것 같다는 생각이 잠시...(먼산)


1권에서는 영국 정원 디자이너 중 현재를 중심으로 인상깊게 활동하고 있고, 현대의 영국 정원에 많은 영향을 준 최근 사람들을 중심으로 다루었습니다. 2권은 옛 정원사들을 중심으로 다룬 모양인데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현대의 사람들을 다루다보니 정원 디자인에도 굉장히 호불호가 갈립니다. 일단 타샤 할망의 정원이 영국식 정원이라는 것도 여기서 처음 깨달았고요. 처음 등장한 로즈메리 비어리의 정원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국의 정원이 이런 모습이구나 싶습니다. 아니, 책의 배치 자체가 그렇군요. 처음에는 전통적인 영국 정원을, 뒤에는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거나 독특하고 신기한 정원을 만든 디자이너가 나오네요. 전 후자보다는 전자가 취향이기 때문에 앞에 등장한 로즈메리 비어리의 정원이나 그 다음의 베스 샤토가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비어리의 정원은 딱, 영국 장원의 정원이란 느낌입니다. 물론 공간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비밀의 화원』에서 메어리가 뛰어 놀던 정원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기야 거긴 황야지대니까 이보다는 훨씬 스산하겠지만요. 적어도 저택 주변은 이런 정원이 있을 거라 상상합니다.
베스 샤토의 정원은 그보다는 특징적입니다. 이 정원이 있는 지역은 기후가 영국 내에서도 독특하다 하는데, 그래서인지 불모지, 혹은 황야에 조성한 정원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안 해밀턴 핀레이, 아이반 힉스의 정원은 키워드를 뽑자면 요정, 정령, 아일랜드,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호빗』이 떠오릅니다.-_-; 영국의 이런 판타지 전통은 정원에도 살아 숨쉬는 군요.;
데릭 저먼의 정원은 영국보다는 미국의 바닷가를 보는 것 같습니다. 황량하고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바닷가에 집 한 채가 서 있고 그 옆에 쓸쓸하지만 화사한, 외롭지만 쾌활한 정원이 있습니다. 베스 샤토의 정원과도 조금 닮았습니다.
찰스 젱스의 정원은.... (먼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답군요. 하하하. 물론 정원의 구조물은 수학이나 과학에 가깝지만 『앨리스』 자체가 수학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걸요. 블랙홀이니 웜홀이니 하는 개념을 정원에 구축하다니 영국 + 미국 + 과학자 + 건축가 답습니다. 멋지네요.
제프 해밀턴이나 존 브룩스의 정원은 NHK 일요일 아침에 하는 정원 관련 프로그램에서 많이 본 정원 같습니다.(...) 정확히는 이런 영국적인 정원을 일본에서도 참고하고 따라가려 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러니 닮아 보이지요. 이쪽은 소규모로 구획을 나눠 작고 작은 정원들을 나눠 꾸미는 것 같거든요. 실제 제프 해밀턴은 BBC에서 정원 프로그램을 맡아 오랫동안 활동했답니다. 그러니 닮았다고 느끼는 건지도 모르지요.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이 책 속의 사진을 보시는 쪽이 훨씬 마음에 와 닿을 겁니다.


특이한 정원이라 언급한 찰스 젱스의 정원입니다. 이름은 우주적 사색의 정원. 관련 사진은 구글 이미지에서 찾아 들고 왔습니다. 해당 정원의 이미지는 링크를 눌러보시면 더 많습니다.-ㅁ-(링크)
여기서 찾으면 앞서 언급한 다른 정원 디자이너들의 정원도 다 볼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러면 영국 여행에 대한 충동은 드높게 올라갈 것이 분명하고..


책 맨 뒤에는 부록으로 이 책에서 다룬 정원 디자이너들의 유명 정원과 그 정원을 가는 법을 실어 놓았습니다. 영국 지도에는 친절하게 이 정원들이 어디쯤 있는지, 관람 가능 여부와 관람 시간, 히드로 공항을 기준으로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짤막하게 다루었습니다. 뭐, 핸드폰 로밍해서 구글신을 통해 안내를 받으면 어렵지 않게 갈 수 있겠지요. 그러니 어떤 정원을 갈지만 결정하면 됩니다.(...) 그런 겁니다.;


윤상준. 『윤상준의 영국 정원 이야기 1: 12인의 정원 디자이너를 만나다』. 나무도시, 2011, 22000원.

번역이 이상하다.

버섯항목에서 시타키(Shiitake)라 적은 건 영어식 발음이라 그렇다 치자. 항목 맨 뒤에는 해당 채소를 사용한 요리법이 있는데 버섯 수프가 나왔다. 만드는 법을 적어본다.

1.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버터 50g을 녹인다. 샬롯을 넣어 부드러워질 때까지 살짝 튀긴다. 마늘을 넣고 1분간 더 익힌다.
2, 1번에 버섯을 넣어 골고루 묻도록 잘 젓는다.
3. 닭 육수를 2번에 넣고 간을 맞추고 뚜껑을 덮은 후 버섯이 익을 때까지 약 10-15분간 부글부글 끓인다.
4. 다른 냄비에는 나머지 버터를 넣고 녹인 후 밀가루를 넣어서 루(roux, 밀가루를 버터로 볶은 것)가 될 때까지 휘젓는다.
5. 2분간 익히고 불에서 내린다. 믹서에 루와 3번을 넣어서 섞는다.
6. 간장을 5번에 넣고 간을 해서 크림과 같이 내놓는다.

...
뭔가 이상해.
아무리 봐도 이상해.
저거, 4번을 믹서에 넣고 간 다음에 루를 넣거나, 루를 넣고 걸죽해지게 만들어 먹지 않나? 게다가 초창기에는 간도 전혀 안해. 약간의 소금이라도 넣어야 하지 않아?
확인했더니 저자가 영국 사람이다. 하하하하하.

양파 품종을 언급하는데 더 켈새란다. The Kelsae인데, 더는 빼도 좋지 않나. 아니, 영문으로만 그리 하고 켈새라고 적어도 되잖아. 아니면 혹시 켈사이라거나? 그리고 Sturon이 서투론인 것은 u를 뺀 것인가, 스투론을 잘못 적은 것인가. 양파꽃이 관상용으로도 좋다니 음...;...
그리고 양파항목에서는 양파 머핀 만드는 법이 나오는데...

1. 오븐을 예열한다.(220℃). 양파를 데쳐서 믹서에 넣어 곱게 만들어 250g의 퓨레가 되게 한다.
2. 버터, 계란, 설탕을 휘저어 섞은 후 1번의 양파 퓨레에 섞는다.
3. 나머지 재료들을 하나씩 넣어가며 완전히 섞는다. 머핀 그릇에 재료를 넣고 20분간 굽거나 가색이 될 때까지 굽는다. 따뜻할 때 내놓는다.

저기 등장하는 나머지 재료는 재료 순서를 보아하니 소금, 베이킹파우더, 호두, 밀가루의 순인 것 같다. 그런데 위의 조리법대로 만들다가는 양파떡이 나올 것 같다.


셜롯항목에서, 품종 중에 해티브 더 니오르가 있다. 이거, 철자가 Hative de Niort이다. t를 묵음 처리한 걸 보니 아티브 드 니오르 아닐까.-_-;
셜롯 요리에 등장하는 베어네이즈 소스는 도대체 정체가 뭔지 모르겠다. 달걀과 버터로 진하게 하기 전에 와인식초에서 허브와 셜롯을 넣어 달인다고?

리이크라고 적은데서 이미 두 손 들었다. leek가 리이크. 여기서 더 이상 읽기를 포기하고 책을 내려 놓았다.

편집도 지나치게 신경써서 오히려 보기 불편한 감이 있다. 괜찮은 책이 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ㅂ;
B님께는 열심히 추천해드렸는데, 리뷰가 안 올라왔던 걸로 기억을..?;
마침 도서관에 신간이 들어왔길래 잠시 고민하다가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주변에 읽을 책이 없었어요. 업무 중에 시간 남는 동안 볼 책을 골라야 하는데, 몰입도가 높은 책을 집어 들면 업무를 놓칠까봐 그랬습니다. 그래서 몰입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필이라며 골랐지요.

그런데 이 책은 수필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늑대와의 동거기를 적으며 개인적인 삶을 돌아보고, 그 와중에 떠올랐던 여러 철학적인 생각들을 철학이론과 결부시켜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늑대 동거기를 생각하고 집어들었던 사람들은 철학이론을 읽으며 공황상태에 빠지고(혹은 읽기를 포기하고), 심오한 철학책은 아니더라도 가벼운 철학 이야기를 생각했던 사람들은 그 외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투덜거릴 수 있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읽으시면 편합니다. 하하하.

브레닌을 데려올 당시 미국에서는 늑대를 키우는 것이 불법이었답니다. 아니, 악어도 키우는 판에 왜? 호랑이도 가능하지 않던가요. 근데 왜 늑대는 안되지. 혹시 이런 것이 합법으로 돌아온 것이 최근의 일인가요. 하여간 그 때문에 96% 늑대라는 이름은 붙었지만 브레닌은 이종 늑대 간의 혼혈입니다. 브레닌의 외모를 표현할 걸 보자면 B님은 데굴데굴 굴러 다니실 겁니다. "키우고 싶어!"
근데 전 한 시간만에 1천달러 어치를 해먹은(...) 늑대는 도저히 자신이 없습니다.
다만 브레닌을 교육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을지도? 아무래도 둘은 상호 협정 하에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거짓말을 못한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에요. 나쁜 짓 하다 걸렸을 때의 반응이 너무 귀여우니 그 맛에 키우는 것이겠지요. 아니, 저자는 키운다기 보다는 그냥 함께 사는 거지요. 종속 관계가 아니라 대등관계입니다.


번역에 대해서는 조금 걸리는 부분이 몇 있었습니다. 사실 철학이론이 나오는 부분은 신나게 건너 뛰었는데; 눈에 들어오는 부분만 적어봅니다. p97. 시튼 동물기의 시튼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름을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이라 적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시턴보다는 시튼이라고 많이 쓰지 않나요. 물론 영문 철자가 Seton이니 시턴이라 읽는 것이 원 발음에는 가까울지 모릅니다. 그리고 알파 수컷. 유인원들에 대해 언급할 때 가장 힘이 세고 권력을 가진 수컷을 알파 수컷이라 적었는데, 아마 보통은 우두머리 수컷이라고 번역할 겁니다. 우두머리 수컷이 이해하기도 좋지 않을까요. 이런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리고 p.162의 펜리스 울프. 찾아보니 이건 영어쪽의 표현이네요. 보통 북유럽 신화에서는 펜리르, 펜릴이라고 부릅니다. 저도 이쪽이 익숙해서 펜리스 울프가 오기가 아닌가 했는데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틀하고 비슷하게 느껴지는게, 그냥 원어쪽으로 적어주지 싶더랍니다.;

그래도 책 편집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여러 학자들 이름을 언급하면서, 옆에 작은 글씨로 영문명과 생몰년을 함께 적었더라고요. 게다가 인용문과 동일하게 회녹색으로 적고 있으니 통일감도 있습니다. 산만하지 않게 정보를 주니 좋습니다.+ㅅ+
여기에는 기타 등등이 붙습니다. 기타 등등에 해당되는 두 권 먼저.

기타 1. 『확장된 표현형』은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아 졸려~.-ㅂ-/ 이 책 한 권 읽는 사이에 다른 책 네 권 정도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손을 들어도 몇 장 넘어가지 않더라고요. 그냥 포기.

기타 2. 『Q.E.D』 42권.
딱 두 편 들어 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간 듯, 수학적이며 논리적인 트릭을 써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둘다 마음에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뒤쪽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 회사,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_-; 그건 둘째치고 수수께끼의 힌트가 논리학이었거든요. 기사와 건달말입니다. 기사는 참말만, 건달은 거짓말만 하지요. 힌트를 듣고 누가 기사이고 누가 건달인지 알아맞추기!
읽고 있다보니 집에 있는 논리학 퍼즐 책을 다시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이 책 참 재미있지요.


그리고 메인은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이것도 프님의 추천책입니다. 올해의 논픽션이라하셨는데 동감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불편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그러니까 한 소재를 잡고 이야기를 잡아 쓰기 시작하면 그와 관련된 여러 작가, 학자, 문학가, 기타 등등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냅니다. 게다가 몇몇 이야기는 제가 아주 잘 알고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랍니다.
제일 어이가 날아간 이야기는 반 훌릭. 이름이 익숙한 분도 있을테고 아닌 분도 있을 겁니다. 황금가지에서 나온 밀리언셀러에서 이 작가의 책 여러 권을 냈습니다. 한국에 가장 먼저 나온 것은 ... 이라고 쓰다가 검색하니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온 『종소리를 삼킨 여자』가 있네요. 95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이게 아마 황금가지에서 『쇠종 살인자』로 번역된 책 같네요. ... 아닌가.;
본론으로 돌아가 반 훌릭은 천재입니다. 그 왜, 10살 되기 전에 라틴어를 떼었다는 모 천재도 있지만 이 사람도 만만치 않습니다. 네덜란드 사람인데, 중국학자에 주일 네덜란드 대사였답니다. 자기가 쓴 소설을 자기가 중국어 판으로 만들어 냈을 정도예요. 스물 다섯에 문학박사 학위를 땄다는데 그 전에 대학원에서 언어를 익혔답니다. 그것도 중국어, 일본어,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하하하하하. 네덜란드령 동인도에서 태어났다지만(1910년) 이건 수재도 영재도 아닌 천재의 수준이지요. 35년에 도쿄의 주일 네덜란드 대사관으로 발령을 받고 거기서 일본의 문화를 제대로 배웁니다. 그리고 기타 등등등.... 아놔. 이 사람 이야기를 쓰다보면 왠지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것이 질투와 선망이 복합적...-_-; 하여간 참으로 대단하고 참으로 아까운 사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반 훌릭의 추리소설은 꼭 읽어보시어요. 이게 네덜란드 사람이 쓴 책이냐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스페인 사람이 어사 박문수나 김삿갓 시리즈를 쓴 것 같은 느낌?; 게다가 한시와 그 어투들을 제대로 구사하는 소설로 말입니다.

이 책은 절대적으로 빙고님께 추천합니다. 단, 원서로 보시어요. 번역은 나쁘지 않은데 원서로 보시는 쪽이 훨씬 감칠맛 날지도 모릅니다. 추측으로 쓰는 건 워낙 이름이 난해한, 그러니까 일문학과 일본 인문학(?), 역사적 인물들이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주석을 보지 않으면 이 사람이 뭐하는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실은 봐도 이해하기 쉽지 않아요.;

87쪽에 등장한 개전 점보기은 캐드펠 시리즈에서도 나옵니다. 눈을 가린 채 성서를 펼치고 그 중 한 군데를 짚는데, 손가락이 가리키는 구절이 계시문구입니다. 그 때 괜히 욕심부리던 아저씨 하나는 위니프레드 성녀님께 엄청나게 야단 맞았지요.-ㅁ-; 하여간 그 앞에 나온 책을 선물하며 덧붙인 이야기는 굉장히, 굉장히 마음에 와닿습니다.T-T

번역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이 있습니다. 음, 일본어 표기를 통일하지 않은 곳이 몇 군데 있었거든요. 대체적으로 책 제목은 일어제목이 아니라 한자를 한국식으로 읽는 쪽으로 통일했는데, 그건 나쁘지 않습니다. 그쪽이 이해하기도 쉽고요. 다만 일본어 단어들은 가끔 양쪽을 헷갈리게 표기했더군요. 앞부분이 前茶는 전차로 달았는데, 뒤에 책 제목으로 『神道』가 나왔을 때는 『신토』神道라고 표기했습니다.(p.131) 그렇게 다르게 한 곳이 많지는 않지만 몇 군데 걸리더군요.
그리고 간장을 칠해 구운 주먹밥이지 구은 주먹밥은 아니지요.(p.164)
그래도 워낙 책 자체가 어렵고 주석 달기도 쉽지 않고 내용이 방대한지라 번역자가 굉장히 고생했겠다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읽기 수월하게 하였지만 그래도 걸리는 부분은 있게 마련이지요. 직접 읽어보시면 왜 번역자에게 엎드려 절하고 싶은지 아실 겁니다.^^;

책이 쉽지 않으니 일본문학에 관심이 있거나, 책을 좋아하거나, 한학漢學을 조금 알거나,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하신다면 도전할만 합니다. 저는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카토 모토히로. 『Q.E.D. 42』,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3, 4500원.
쓰루가와 신이치.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최경국 옮김. 이순, 2010, 12800원



프님의 2012년 대출 목록(링크)을 보다보니 끌리는 책이 많았습니다. 한 번에 다 빌리는 것은 무리고, 그 중 일부만 골라 그 중에서도 또 일부를 빌려서 들고 왔습니다. 그렇게 빌려 읽은 책이 지금까지 세 권. 하나는 앞서 올렸고 다른 한 권은 이 다음에 따로 올릴 겁니다.

『부러진 용골』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입니다. 이 책 후기와 역자 후기를 보고 처음 알았는데, 요네자와 호노부의 데뷔작이 『빙과』더군요. 그건 미처 몰랐습니다.; 대표작이겠거니 생각만 했지 한국에는 아직 번역이 늦어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이랑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을 보고 그 다음에 『인사이트 밀』과 『덧없는 양들의 축연』을 보았습니다. 맨 뒤의 책 때문에 그 다음 책은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지요. 굉장히 느낌이 다릅니다. 판타지소설에 가까운데다 여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일종의 연작소설이라 환상소설의 기묘하고 기이한 분위기, 그리고 결말의 반전이 허탈하게 만들더라고요. 『인사이트 밀』은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다루고 있고 역시 에필로그에서 인생무상을 느낍니다. 아놔...;ㅂ;

자세한 리뷰는 앞서 적었으니 이쯤하지요.

『부러진 용골』은 그래서 교보의 책 내용 소개만 보고는 딱 이거다라고 감이 오진 않았습니다. 배경은 중세, 게다가 판타지입니다.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판타지라길래 손을 뗐는데, 덕후혼 양성서 중 최강이라는 평을 읽으니 안 볼 수가 없잖아요. 그래도 일단 굳게 마음을 먹고 빌려봤습니다.
그리고 G가 먼저 읽다가 중도포기 합니다.ㄱ-; 앞부분 읽다가 재미 없어서 결말을 읽고 내려놨다는데 취향이 아니었나봅니다. 그랬다니 궁금해서 그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제가 집어들었습니다.

...

음. 저도 그랬습니다. 출근하는 도중 10% 가량 보고나서는 도저히 못 견디겠다 싶어 마지막의 10%를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내용을 알았으니 되었다며 책을 덮고는 더 안 봤는데, 퇴근길에 심심한 겁니다. 다른 읽을 책도 없으니 어쩔 수 없다면 앞부분 읽은 것의 뒤를 이어 봅니다. 그리고 주우우우욱 읽어 내려가면서 왜 결말을 먼저 보아 범인을 미리 확인했을까 자첵하며 끝까지 다시 읽어내렸습니다. 그리고 시구사와 케이이치 못지 않은 후기에 두 손 번쩍 들었습니다.
만세.
이 책은 헌정본입니다. 말하자면 헌정본입니다. 그리고 이게 왜 덕후혼 양성소인지는 저도 이해가 갑니다. 정말 덕후의, 덕후에 의한, 덕후를 위한 소설이니까요. 그 덕후가 어떤 덕후인지는 접어둡니다.



어차피 간략 내용이야 서점에도 있으니까 이 책의 추천 포인트를 언급합니다.
시대적 배경은 12세기. 정확히는 밖에서만사자심왕 리처드가 십자군 원정 나가서 존이 섭정하고 있을 때입니다. 그러니 시간적 순서로는 엘리스 피터슨과 아리아나 프랭클린의 다음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티이타님과 빙고님께 먼저 추천합니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도 있지요.^^;

기본 틀은 오히려 『장미의 이름』과 닮았습니다. 먼 곳에서 찾아온 기사와 그의 종자. 그리고 솔론 제도라고 하는 런던 북동쪽, 북해 위의 작은 중계무역 섬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여기 역시 수도원 못지 않게 폐쇄된 공간입니다. 1차 용의자들은 일찌감치 정해졌으며 그 안에서 하나씩 여러 증거들을 뽑아 놓고 그에 맞는 사람들을 찾아나갑니다. 이건 엘러리 퀸이나 파일로 밴스의 사실 목록을 닮았지요.
배경은 역사적으로 실재한 공간과 시간이지만 여기는 또 마술이 횡행합니다. 마법보다는 주술적 도구를 사용하는 마술에 가깝지요. 하지만 그런 마술도 한계는 있으며, 탐정인 기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설령 누군가 마술사라 해도, 또 어떠한 마술을 사용했더라도, '미니온'이 바로 그 자이거나 혹은 그자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범인의 조건에 맞아 들어가는, 혹은 범인이 아닐 조건에 맞지 않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는 거죠.


범인을 탐구하는 과정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기사와 종자는 주인공인 '나'를 데리고 함께 섬을 돌아다니며 여러 정황을 탐구하며, 그 와중에 또 다른 사건이 벌어집니다. 마술적인 이야기가 들어간 이 이야기는 신비롭기도 하지만 아름답기도 합니다. 넵. 멋집니다. 누님.+ㅁ+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은 역시 그 누님이에요.

읽다보면 느낍니다.
빠심과 덕심은 창조의 원동력입니다.


요네자와 호노부. 『부러진 용골』, 최고은 옮김. 북홀릭, 2012, 14800원.

올해의 추리소설 목록에 추가!
서로 다른 책입니다. -ㅁ-/ 어제 막 끝낸 책 한 권을 포함해 세 권의 이야기지요. 여기에 요즘 반납된 『왕과 정령』을 돌려가며 신나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리뷰할 책들은 보고 나서 감상 쓰기를 미루고 있던 책이라... 셋다 입에 착 달라 붙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나쁘진 않게 보았습니다.'ㅂ'

제목에 적은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고양이의 활말한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그에 대해 글을 쓴 것은 이 책이 처음은 아닙니다. 집에 있는 책 중에서도 『일곱 마리 고양이가 주는 삼의 지혜』가 있으니까요. 『도서관 고양이 듀이』도 그런 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은 고양이를 키우면서 비교적 성공한 작가가 되어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에 대한 글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제게는 그리 읽혔고요. 다만 이 사람이 의지한 곳이 상당 부분 호머라는 이름의 고양이였다는데는 동의합니다. 호머 덕분에 도전할 용기를 얻은 건 맞긴 맞아요. 가족도 있었고 애인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호머가 여타 고양이와 다른 것은 맹묘이기 때문입니다. 어미 잃은 길고양이였는데, 눈 부분에 피부병이 심하게 번져 안구 적출 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게 이미 태어나서 한 달 되기 전의 일이었다네요. 눈을 제대로 뜨기 전에 눈이 안 보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 선천적 장묘라고 해도 틀린 건 아닙니다. 문제는 이 고양이를 주워온 커플들도 거부했고 다른 사람들도 다 거부하여, 이미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작가에게 온 거였지요. 이 때는 작가도 아니었고 그냥 플로리다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답니다. 그러다가 고양이를 키우고, 앞이 안 보이는데도 신나게 뛰어노는 이 고양이 덕분에 용기를 얻어 뉴옥으로 이사하고, 글을 쓰고, 여러 번의 도전 끝에 작가가 됩니다.
가장 관심 깊게 읽었던 부분은 엉뚱하지만 그라운드 제로의 이야기입니다. 911 테러 당시 뉴욕에 있었다는군요. 눈 앞에서 건물이 폭발하고 무너지는 것을 본 사람입니다. 그 부분과 그 뒤의 이야기가 훨씬 감동깊게 다가왔습니다.

추천 대상은 빙고님이랑 첫비행님. 음, 근데 빙고님께는 안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판타지 소설입니다.(먼산)
솔직히 이런 이야기는 질색하기 때문에 끝까지 읽긴 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산타 아줌마』라는 아이러니. 이거 절판되었으니 중고로 구해야하는데 계속 미루다가 잊었습니다. 흑흑흑.
소설 구조 자체만 보면 독특합니다. 이미 『신참자』에서도 한 번 써먹은 방법인데, 처음에 이야기 하나를 올려 놓고 그 옆에 다른 이야기를 놓고, 놓고, 놓고. 그렇게 하다보면 각 이야기의 어느 부분에서 이야기가 겹치며, 맨 마지막에 하나로 아우릅니다. 『신참자』는 선형 구조로 달리는 듯하더니 그게 점점 덩치를 키워 최종 이야기를 완성한다는 느낌인데, 이 책은 서로 다른 시간대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가로 세로 겹쳐 놓은 것 같습니다. 『신참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가형사가 등장하지만 여기서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것이 핵심을 이루기 때문에 그걸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분위기가 제법 달라요. 하지만 판타지라는 점은 부정할 이유도 없고. 그래서 취향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느낌과도 닮았네요.
하지만 기본은 감동을 주기 위한 소설이니 그런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도전해보세요. 음, 이 책은 아이쭈님이 좋아하시려나..?

『진기한 야채의 역사』는 사실 야채 때문에 내내 걸렸습니다. 야채보다는 채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야채밭, 야채 등등이 등장할 때마다 심기가 불편해서 앞부분은 힘들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 자체가 조금 두루뭉실한 이야기라서요. 기왕이면 본격적으로 써주지.
기본은 영국의 정원 이야기입니다. 영국 정원의 역사, 혹은 유럽 채마밭의 역사라고 봐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19세기 후반에 비해 현대는 동일 채소의 품종 수가 확 줄었다는 것. 종자 다양성이 줄었어요. 19세기 후반에는 이런 저런 종류의 완두콩이 씨앗 목록에 있었는데 지금은 그 수가 10%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좀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야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요즘은 개인 육종가도 줄어든 것 같아.-ㅁ-; 한국에서도 그냥 씨앗은 주는대로 쓰거나 사다 쓰지요. 옛날 씨앗을 모아 쓰는 곳은 없으려나요.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캐드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아주 짧지만 캐드펠 수사님이 등장하십니다. 우오오오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책에 대한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어요! (....)

이건 아마 티이타님 취향에 맞으실겁니다.'ㅂ'


그웬 쿠퍼.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호란 옮김. 달, 2010, 12000원.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2012, 14800원.
빌 로스. 『진기한 야채의 역사』, 김소정 옮김. 눈과마음, 2005, 15000원.

글 제목에 서명을 다 넣기에는 제목들이 너무 길고. 그래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다보니 이리 되었습니다.-ㅂ-;

아르바이트 때문에 잠시 다른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그 일은 컴퓨터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 없더군요. 책 읽기라도 하자며 잔뜩 쌓아서 이것 저것 훑어 보았는데 나름 수확이 컸습니다. 읽는데 시간이 걸리리라 생각한 책 몇 권을 그 시간 동안 보았거든요. 다다음주 아르바이트 때는 아마 『확장된 표현형』을 보고 있을 겁니다. 하하;


『맛있는 여행』은 네이버 캐스트에 연재되었던 칼럼을 모아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건 책 목차가 책을 가장 잘 설명하네요.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 계절로 나뉘어 각 계절의 제철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그 음식들은 주산지 혹은 유래지 등의 이름을 달고 나왔고요. 노지 딸기 재배가 뜸하여 이제는 딸기를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다보니 제철이 이제는 겨울이라는 것도 이 책에서 처음 알았고, 왜 장호원 복숭아가 유명한지도 처음 알았습니다. 델라웨어 말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거봉과 머루포도인데, 머루포도가 여기 소개된 포도 종이 맞는지는 헷갈리네요. 녹차도 꽤 기억에 남습니다. 예전에 구증구포라고 해서 아홉번 덖고 비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요즘에는 두 번 정도만 하는군요. 하기야 아홉 번 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들어갑니다.;
하여간 한국의 제철 음식에 대해 간략하게 나마 다루고 있으니 입문서나 교양서로 보아도 무난할 듯합니다. 그러나 글은 조금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칼럼으로 쓰다보니 글을 짧게 쓸 수 밖에 없었겠지만 몇몇 글 표현이 읽다가 살짝 걸리는지라.-ㅁ-; 그래도 괜찮아요.

『얀이야기』두 번째는 카와카마스의 바이올린입니다. 아마 원제도 이쪽일 것 같습니다. 시리즈로 묶어 내느라 앞에 얀 이야기라는 말을 덧붙였겠지요.
앞 권의 기묘한 분위기는 여기서도 이어집니다. 발칸반도, 혹은 중앙아시아의 분위기가 이럴 것이라 생각하는데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외롭고 쓸쓸하고, 그렇지만 뭔가 뿌듯하고 가득찬 느낌입니다. 로러 와일더의 『초원의 집』에서는 조용하고 쓸쓸하고 무섭지만 이쪽의 초원은 굉장히 다릅니다. 이번 권은 히피가 되고자 한 카와카마스가 결국 실패한 이야기로... 은근히 눈물 납니다. 허전하군요. 읽고 나면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독주곡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제목이 많이 깁니다. 하지만 이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딱 제목이 됩니다. 한국의 전통공예들은 정말 아름다운데,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비용과 편리함 등의 이유를 들어 외면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 공예들은 어쩌면 그 맥이 끊길지도 모릅니다. 그 아쉬움이 글 속에서 내내 묻어나는군요. 여러 무형문화재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공예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남깁니다. 최근에 보았던 전통 공예 관련 책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출판사로 검색해서 찾은 책인데 의외로 물건이네요.
사실 이 출판사를 미덥지 않게 보고 있던 것은 앞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떠난 여행』이란, 배용준이 주인공(저자)인 책을 냈기 때문입니다.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일부러 손을 뗐는데, 이번 책은 꽤 마음에 드네요. 그래서 앞서 나온 책도 찾아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이지마 나미의 요리책도 시드페이퍼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출판사로 검색해 보시면 재미있는 책들이 여럿 보이더군요.
본론으로 돌아가;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른 것은 『마루이치 풍경』입니다. 제목이 맞는지도 가물가물한데 혹시 기억하시는지? 일본만화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일상물에 가깝습니다. 소재가 작은 양산형 로봇인데, 사람이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이 로봇을 이용해 전통공예를 기록하여 남기는 것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었거든요. 전통을 고수하고 로봇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다고 하던 장인이 몸이 아파 쓰러질 지경이 되자 주변 사람들이 설득합니다. 지금 당장은 일(기술)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누군가가 이 로봇을 통해 그 기술과 정신을 이어받을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그 에피소드가 이상하게 기억에 깊게 남았습니다.

이 책을 보고 To do 목록 하나가 추가 되었습니다. 무엇인지는 비밀! -ㅁ-/
덧붙여. 염장이 소금 만드는 장인이 아니라 발을 엮는 장인을 말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수렴청정은 기억하지만 그 렴이 발이라는 것은 미처 생각 못했네요. 하하하.



서진영.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시드페이퍼, 2010, 17000원.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의 맛있는 여행』. 터치아트, 2012, 18000원.
마치다 준. 『얀이야기 2: 카와카마스의 바이올린』, 김은진, 한인숙 옮김. 동문선, 2008, 9500원.

조아라 소설들은 독서목록에서 빼놓았는데 따로 정리하는 것을 잊었네요. 그러므로 생각난 김에 적어봅니다. 그 외에 지금 읽은 책들도 잊기 전에 정리해야하는데 말입니다. 요 며칠 책 읽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서 그 며칠 사이에 왕창 보았습니다. 만세! 1월은 독서와 함께! (...)

조아라로 제 블로그에서 검색하니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은 『계약의 목걸이』와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입니다. 둘다 둥근보름달님 작품입니다. 취향을 따지자면 후자가 아마도..? 이북으로도 챙겨 보고 있습니다. 응24보다는 교보쪽의 이북 뷰어가 마음에 들어서 그쪽을 보는데, 교보는 대신 책 업데이트 속도가 느립니다. 빠르기는 아마도 올레나 SK 같은 쪽이 빠른 듯하군요. 하지만 그 쪽은 못봅니다.-ㅅ-;

하도 많아서 어떻게 나눌까 고민하다가, 전체 목록은 접어서 올리고 완결과 완결 아닌 것을 나눕니다.


목록이 꽤 깁니다. 하지만 이 목록을 그대로 보시면 안됩니다. 이 중 몇 편은 습작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완결 후 습작 전환, 혹은 개인지 출판이나 출판 후 습작전환된 것도 있고 일부는 골치아픈 사정에 의해 막힌 것도 있습니다. 일단 그걸 표기해보았습니다. 이쪽도 일단 접어둡니다.


여기까지 작성하는데만 이미 한 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이쯤되니 오기가 솟는군요. 처음에는 각각의 평가까지는 달 생각이 없었는데 해봐야겠습니다. 그건 그냥 펼쳐 놓으려 했는데 글이 또 한참 길어지네요. 그러니 앞의 목록은 건너 뛰시고 이쪽 감상만 보셔도 됩니다.;

1. 가넷진.『레지나』, 습작.
- 환생물. 여자주인공.
한창 연재 중에 표절시비가 일어 결국엔 연재중단을 선언하고 소설을 접으셨습니다. 표절 시비가 일었던 소설은 『버림받은 황비』였는데, 양쪽 작가가 서로 만나서 표절작 아니라고 확인하였음에도 계속되는 악플 때문에 그리 되었지요. 내용상으로도 양쪽 모두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버림받은 황비』는 극성팬들이 가끔 사고를 쳐서 오히려 까를 양산하는 문제가..ㄱ-;

2. 금빛 안개. 『사자와 장미』. 1부 이북출간 삭제, 2부 연재중. 『비밀 정원에서의 티타임』, 연재중.
- 『사자와 장미』: 회귀물, 성장물, 여자주인공.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회귀하여 돌아온 주인공이 성장한 모습이 더욱 와닿습니다. 그 발걸음을 내딛을 때 상당히 감동했어요. 하지만 2부는 만만치 않게 어두울 것 같아 아직 손을 못댔습니다.
- 『비밀 정원에서의 티타임』: 로맨스.
이쪽은 발랄 ... 해야하는 로맨스이지만 여주인공이 놓인 처지가 참 쉽지 않기 때문에 말입니다. 최근 편에서 오라버니에게 토로하는 장면은 먹먹했습니다.;ㅂ;

3. 냠x6. 『Youngest daughter』.
- 환생물, 여자주인공.
눈떠보니 아기로 태어났습니다. 전생의 기억을 가진 환생이네요. 게다가 주인공 보정도 꽤 들어간 모양입니다. 아마 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기인듯? 딸바보 아버지와 시스터 컴플렉스인 오라버니들 보는 모습도 재미있지만 아버지나 오라버니 친구들이 이 꼬마에게 홀리는 모습 보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4. 대딩의삶. 『그냥 닥치고 뛰어라』.
- 환생물, 여자주인공.
편하고 편하게 사는 것이 소원인 여자주인공이지만 그게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환생해보니 제국 황녀. 하지만 인맥도 뭣도 없는 자리라, 어떻게든 편하게 살아보고자 이리저리 손을 썼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황녀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동안 만들어 놓은 인맥이 장난 아닙니다.

5. 둥근보름달. 『계약의 목걸이』(완), 유료(프리미엄).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완). 유료(프리미엄).
- 『계약의 목걸이』: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상당히 깁니다. 리나 인버스보다는 덜 괄괄하지만 실력은 세계제일인 정령사 아가씨의 연애담. 이렇게 요약하고 보니 참 평범한데 말입니다, 실상은 아닙니다. 여자주인공의 판타지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이쪽. 먹는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성별전환물.
저는 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수 놓는 장면입니다.(...) 정말이라니까요.
정진정명 로맨스 소설이라, 염장을 당하다못해 솔로에게는 염화지옥으로 걸어들어가는 것 같은 생각마저 듭니다. 『계약의 목걸이』는 여주인공 보정이 실력쪽이라면 여긴 실력도 그렇지만 외모 보정이 상당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남동생도 외모 보정이 들어갔으니까요.

6. 라크리사. 『바람의 제국』.
- 성장물, 판타지소설, 정치물(?), 여자주인공.
이건 앞서 써 놓은 리뷰들이 꽤 있어서 더 이상 적지는 않습니다. 분량이 상당하니 읽기 쉽지 않겠지만 그 설정이나 구성이 굉장히 방대합니다. 주인공은 꼬꼬마 시빌. 이름은 도끼라는 뜻이지만 성격을 봤을 때는 아직 아기지요. 정치적 조정, 경영 등등이 들어가 있어 진중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7. 레이릴. 『레이몬드 세브릴 로시어』.
- 차원이동물, 빙의(?)물, 성장물.
음, 키워드로 설명을 대신합니다. 분위기가 상당히 무겁고 아직 초반입니다. 주인공 주변에 믿을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걸리는군요.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려나.

8. ㅇ레지나. 『베로니카 레퀴엠』. 『마리에오스』. 『금지된 숲』.
- 『베로니카 레퀴엠』: 회귀물, 여자주인공.
억울하게 죽고 후회하면서 어린아이로 돌아와서는 이모저모 해결하는 이야기..?; 하지만 아직 한창 진행중입니다.

- 『마리에오스』: 환생물, 육아물, 여자주인공.
죽고 나서 신으로 환생했습니다. 게다가 물의 신이래요. 그리고 아직 아기라고 아빠 역할을 할 신을 대신 붙여 주었는데 사람으로 치면 엄친아입니다. 그래서 육아물.

- 『금지된 숲』: 판타지소설.
이쪽도 연중된지 조금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분위기 어두운 판타지소설풍입니다. 집 근처에 들어가면 안되는 숲이 있는데,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하는 어느 소녀 이야기를 그렸지요.

9. 로로보스. 『사사야의 마법사』(완).
- BL, 판타지소설, 차원이동물.
신에 의해 차원이동해서 그 세계에서 신의 힘을 받은 자로 이모저모 활동을 합니다. 그러나 결국은 BL.-ㅁ-; 아끼는 캐릭터 하나가... 가...;ㅂ;

10. 로미나. 『얼음성의 태자』(완), 현재 개인지 출판 준비중.
- BL, 차원이동물, 빙의물, 판타지소설, 정치물, 루시드드림.
정신차려보니 성에 유폐된 어느 황자몸에 들어왔습니다. 이것은 시작. 적국에 후궁으로 끌려 가게 되었는데, 가서는 이모저모 일에 휘말립니다. 그리고 모든 것에 깔려 있던 복선이 해결되는 것은 마지막 20편 정도. 아놔. 읽는 동안 심장이 쫄깃쫄깃해서 혼났습니다. 그냥 얌전한 로맨스 BL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1부. 2부는 연재 계획이 없다고 하시는데, 1부만으로도 이야기는 마무리되었으니까요. 그리고 2부는 훨씬 내용이 무겁답니다. 이 이야기도 충분히 무거운데! ;ㅁ;

11. 루나냥. 『로즈마리- 귀족아가씨』(완).
- 로맨스소설, 성장물, 판타지소설, 여자주인공.
귀족들의 생활, 특히 여자들의 생활을 이렇게 현실적으로 다룬 판타지소설은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여자주인공이 일에 치여 서서히 말라가는 것이 안쓰럽습니다. 게다가 사랑도 제대로 못받았고요. 앞부분은 주인공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보여준다면, 뒷부분은 정신을 놓은 주인공을 보듬어 안는 약혼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에필로그가 짧다는게 아쉽습니다. 알콩달콩한 뒷 이야기가 보고 싶었거든요.

12. 리체르카. 『물에 비친 달』(완), 이북 출판 후 습작. 『아이비스의 기묘한 이야기』(완), 이북 출판 후 습작. 『우리 집 앞마당의 말하는 검』(완), 이북 출판 후 습작.
- 『물에 비친 달』: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차원이동물.
- 『아이비스의 기묘한 이야기』: 회귀물,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약간의 스릴러.
- 『우리 집 앞마당의 말하는 검』: 판타지소설이지만 일상물.
셋다 추천작입니다. 글발이, 글발이! 개인적으로는 『아이비스의 기묘한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마지막의 반전은 정말로 대단했어요.T-T

13. 매맞는토끼. 『조심하세요』.
- BL, 임신수.
아직 연재중입니다. 그리고 올라올 때마다 아껴가며 읽는 작품이고요. 가온이 귀여워요! ;ㅁ;
현실물임에도 임신수가 등장하는데 아이디어가 재미있습니다. 실제로도 존재하는 상황(?)인데 임신은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거든요. 뭐, 실제 사례로 있을지도 모르지요.

14. -뮤제-. 『마른 가지의 라가』.
- 판타지소설, 남장물(?), 일종의 복수물(?). 로맨스가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키워드에 공무원물도 넣을 걸 그랬나요. 정말 공무원입니다.-ㅁ-; 모종의 사유로 집에서 냉대당하다가 결국 쫓겨나듯 떠나게 되었는데, 기연을 만나 엄친아가 됩니다. 이게 엄마친구아들이 아니라 엄마친구아이라는 것이 함정? 하여간 복수를 할지 어떨지 모르지만 아마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하라면 해야지 어떻게 합니까라면서 이런 저런 뒤치닥거리에 휘말리는 영사관 공무원의 일상물. 기연이 주인공 보정을 왕창 끌어 올리기 때문에 나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챕터는 완결나면 몰아 보겠다며 미루고 있는 중. 아, 그리고 이전 챕터는 스릴러 요소도 있다고 하니 공포물 못보시면 조심하세요.

15. 바스키야. 『S.G. - 스페이스 가디언』(완), 습작.
- BL.
SF계 BL에 환생물. 몇몇 부분에서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16. 반휴叛虧. 『당신의 세계』(완), 출판 후 습작.
- 회귀물, 로맨스소설, 육아물.
이전에 리뷰를 올렸으니 자세한 내용은 패스! 이북으로는 두 권입니다. 땡기는데 살까 말까 고민되네요. 책 살돈이 넉넉치 않아 힘듭니다.

17. 보통날의파스타. 『아콰터파나』.
- 판타지소설, 직업물, 독극물, 식물학, 가출물(?).
이전에 리뷰를 올렸으니 패스. 사랑하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연재 중단 중.T-T
황실특수군-말하자면 국정원에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은 본직업이 약초학 조교입니다. 투잡을 뛰지만 언제나 주머니는 가난하고요. 이 모든 것은 가풍을 잇기 싫다며 가출했기 때문이고. 굉장히 좋아하는데 일 때문에 바쁘시다며 연중 선언하신 뒤로는 뒷편이 안 올라옵니다. 하지만 좋아요!

18. 시연翅姸, 『황녀귀환』(완).
-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학원물, 여자주인공.
사실 이 소설은 앞부분 말고, 뒷부분만 끝없이 반추하며 봅니다.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두 주인공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튕기다가 다시 손을 마주잡는 것이 주요 이야기입니다.

19. 신세계소녀. 『그들만의 세계』.
- 판타지소설, 여자주인공.
이거 뭐라 설명해야하나요. 음모물? 깔때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마녀로 불리며 갇혔던 여주인공은 황태자비인 여동생의 병 때문에 다시 끌려 나옵니다. 그리고 마녀로 불리게 된 그 사건은 다른 입장에서 보이게 되는데, 여주인공의 실제 정체가 상상 초월이지요. 이야기가 하도 어두워서 보다가 포기했습니다.;

20. 아레이나. 『먼 길 돌아』(완), 내용 삭제.
- 회귀물,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여자주인공.
남편에게 죽고 나서 정신차려보니 어렸을 적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물론 죽을 때 자신의 잘못도 있었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하려고 움직이는데, 알고 보니 자기만 돌아온게 아니랍니다. 내용은 이렇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훈훈합니다. 꽤 좋아한 소설인데 작가분이 내용을 삭제하셨어요.T-T

21. 아리니시아. 『버림받은 황비』.
- 회귀물, 로맨스소설, 성장물.
음, 이건 유명하니 패스. 사실 내용이 길어서 읽다말다 하고 있습니다. 달달한 이야기가 나오고는 있지만 거기까지 가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200화 완결이라 하니 이제 머지 않았네요.

22. 아스티르. 『Deep Gold x Hot Milk』. 『Beast × Beast』. 『Platinum Wolf x Baby bird』(완), 본편 완결, 외전 연(재)중.
- 『Deep Gold x Hot Milk』: BL, 할리킹, 모델, 향수.
- 『Beast × Beast』: BL, 경찰(혹은 경호)물.
- 『Platinum Wolf x Baby bird』: BL, 육아물(?).
맨 위는 딥핫, 아래는 비비, 그 아래는 플베로 불립니다. 달달하기는 딥핫과 플베가 비슷한데 비비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슬랭 출신이랑 준경찰에 가까운 SAP 출신이 주인공들이라 잔인한 장면이 있긴 하네요. 하지만 NCIS나 CSI를 보는 제게는 무난하게 볼 정도의 장면이라.'ㅂ'; 딥핫은 책으로 나오길 고대했지만 안나오고, 비비는 예정에 있지만 수량이 적어 고민됩니다. 으으으.;ㅂ; 부디 책을 구할 수 있어야 할텐데요. 셋 중에서는 비비랑 딥핫을 좋아합니다.

23. 알테. 『황금 장미』. 『영웅의 아들』(완). 『얼음마녀 되돌리기』(완), 출판. 『그녀의 소원』(완). 『조금 독특한 그녀』(완).
- 『황금 장미』: 환생물, 성장물, 판타지소설.
- 『영웅의 아들』: BL, 성장물, 컴플렉스 극복.
- 『얼음마녀 되돌리기』: 로맨스소설.
- 『그녀의 소원』: 로맨스소설.
- 『조금 독특한 그녀』: 로맨스소설.
로맨스소설류는 무난하게 볼 수 있습니다. 판타지소설도 그렇고요. 개인적으로는 『영웅의 아들』을 제일 좋아합니다. 리뷰는 이전에 적었으니 패스!

24. 애밀. 『바람의 카나』.
- 판타지소설, 성장물, 할렘..?;
여주인공의 성장물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깨닫는 쪽으로 가는 이야기인데, 성격상 남자가 많이 붙습니다. 과연 그 중 누구랑 이어질지는..?

25. 연리향. 『잇페이』(완). 『하울의 움직이는 성 패러디, 조우(遭遇)』(완). 『천 일 동안 할 수 있는 일』(완). 『오후의 기다림』(완). 『늑대와 흰고양이』(완).
- 『잇페이』: 육아물, 판타지소설, 여자주인공.
- 『하울의 움직이는 성 패러디, 조우(遭遇)』: 패러디,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 『천 일 동안 할 수 있는 일』, 『오후의 기다림』, 『늑대와 흰고양이』: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많이 읽는 것은 『잇페이』랑 『하울의 움직이는 성 패러디, 조우(遭遇)』입니다. 특히 조우는 몇 번이고 되돌려 보았지요. 이전에 리뷰를 올렸으니 패스.

26. 유리엘리. 『되돌아온 시간』.
- BL, 회귀물.
모든 걸 다 겪고 다시 옛날로 돌아와 잘못된 것들을 하나씩 돌리는데, 문제는 예전에는 관심도 없던 남자들이 주인수에게 들러붙습니다. 그 중 누구랑 이어질지는 모르겠네요. 주인수가 안쓰러워서 더 마음이 갑니다.;ㅂ;

27. 이쁜준k.『Dollish』(완).
- 판타지소설, 회귀물,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감정이 없던 여자주인공이 죽기 직전 남편의 모습에 다시 시간을 돌려 옛날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 여자주인공의 정체가 만만치 않아서 문제이지요. 신에게 정말로 사랑받는 존재이거든요. 그러나 결말을 보면 반전이...;

28. 이졸렛. 『이스벨의 손』(완).
- 판타지소설, 성장물, 전쟁물, 로맨스소설.
로맨스소설이지만 그보다는 전쟁물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아니, 전쟁물 맞습니다. 왕에게는 두 명의 딸만 있습니다. 어머니가 서로 다른 그 딸들은 사이가 나쁘지 않지만, 현재의 왕비는 자신의 딸이 왕위에 오르길 바랍니다. 장녀는 어렸을 때부터 기사로 자라 전쟁터에서 보내는데 그 호위기사는 내내 자신의 주군을 연모합니다. 이 둘이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군요. 마지막에 함정이 있으니 주의(?)하시길.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29. 잎새의기억. 『이머지(Emerge)』(완).
- 판타지소설, 여자주인공, 로맨스소설, 마녀.
로맨스소설이라고 썼지만 조금 망설여집니다. 저는 꽤 즐겁게 보았습니다.:)

30. 정연주. 『라이온킹』(완).
- BL, 근친물.
앞서 리뷰 올렸으니 넘어갑니다.

31. 젬씨. 『잃어버린 아내를 찾아서』, 습작.
- 회귀물, 로맨스소설.
모종의 이유로 아내를 냉대하다가, 자신의 오해를 깨닫고 집에 돌아가니 아내는 이미 죽었습니다. 뼈에 사무치도록 후회하였더니 예전으로 돌아왔네요. 다시 오해를 풀고 아내와 잘해보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됩니다. 정치적인 상황이 서로 대립각을 이루고 있어 더욱 그렇군요. 대부분의 회귀물은 돌아가면 그럭저럭 잘 풀리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 점이 더욱 신선했지요.
근데 지금 얼마나 올라왔는지 보려 했더니 습작 전환..ㄱ-;

32. 카논에스델. 『푸른 피아노』.
- SF,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이능물이라고 해도 됩니다.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시고, 동생은 양녀로 가서 가끔 연락하고 지내고. 혼자 지내는데 황궁쪽에서 스카웃이 옵니다. 거기서 정말 신으로 받은 외모를 가진 상관을 만나는데, 그 상관이 보통 사람은 아닙니다. 그리하여 이리저리 뒤엉킨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SF로맨스에 권력암투까지 뒤섞였는데, 굉장히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티이타님이나 첫비행님이 좋아하실듯.-ㅁ-

33. 투곤. 『눈칫밥 16년이면 공주님도 요리를 한다』.
- 로맨스소설.
가출물을 덧붙일걸 그랬나요. 사랑받은 어머니와는 달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찬밥 신세였던 공주님이 가출을 감행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공주님이 아니라 등장하는 음식들일지 몰라요.-ㅠ- 읽다보면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일단은 로맨스인데, 이 뻣뻣한 남녀주인공이 연애를 언제쯤 시작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요즘 다시 연재 중이시라 신납니다. 만세!

34. 프리메르. 『이즈렐, 가출하다』(완), 습작. 『아가씨는 커플메이커』(완), 습작.
- 『이즈렐, 가출하다』: 로맨스소설, 남장물, 학원물.
- 『아가씨는 커플메이커』: 로맨스소설, 갱생기.
이즈렐보다는 커플메이커가 취향이었습니다. 둘다 애장본이 나왔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말입니다. 『이즈렐』은 제목대로 혼담이 들어오자 쌍둥이 남동생에게만 연락을 취하고 가출한 여주인공이, 알고 보니 남학교인 곳에 들어가 고생하는 이야기입니다. 기본은 로맨스소설. 『아가씨는 커플메이커』는 부업으로 매파를 하고 있는 여자주인공이, 대공자의 혼담을 해결하기 위해 성격갱생 대작전에 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예상할 수 있는 내용으로 흘러가지요. 달달한 로맨스입니다.

35. 하나비(華). 『크리스마스 로즈』(완), 유료(노블레스). 『디기탈리스』(완), 유료(프리미엄)
- 환생물, 학원물, 성장물,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집에서 사랑 제대로 못 받고 큰 덕에 비뚤어진 성격을 가지고 있다가 문제를 일으키며 자살했습니다. 그리고 깨어보니 옛날 옛적으로 돌아와있네요. 이모저모 생각하고는 옛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와중에 이전엔 없던 친구도 생기고 좋다고 하는 사람도 생깁니다. 꽤 달달한 성장물, 로맨스소설로 생각하시면 됩니다.'ㅂ'
같은 작가의 『디기탈리스』는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먼산) 이북으로 보았는데 리뷰가 없는 건 그 때문입니다.

36. 하문차. 『유령이 사는 집』(완).
- BL.
추리소설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상황을 감추고 있다가 술술 풀어냅니다. 이전에 리뷰 올린 적 있지요. 열린 결말에 가깝습니다.'ㅂ'

37. 하얀부엉. 『러브링크: UTOPIA』(완), 개인지 출판한 것으로 알고 있음.
- BL, SF.
가상현실세계가 열려 있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BL입니다. 머슴공과 여왕수의 조합이라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군요. 두 사람의 과거가 제대로 알려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씩 풀어 나가서 추리소설적인 요소도 있는데 수위가 나름 있습니다.-ㅁ-; 앞부분은 『라비헴폴리스』 같은 분위기도 드는군요.

38. 할리퀸젤. 『겨울의 주인』.
- 성장물,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근데 궁중암투나 권력암투가 예정되어 있지요....(먼산) 강철과도 같은 주인공이 마음에 듭니다. 왕비 시해음모에 휘말려 집안이 풍지박산났습니다. 누명이 벗겨지고 나서 그 딸래미가 돌아오는데, 제국 최초로 여후작이 됩니다. 그리고 이 여후작이 주인공이지요. 주인공 능력이 멋집니다. 만세! 아,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T-T

39. 해맑. 『엘핀느의 꽃』(완), 유료(프리미엄).
- 복수물, 로맨스소설.
실은 맨 앞과 맨 뒤만 보았습니다. 결말을 확인하지 않으면 도저히 견디지 못하겠더라고요.; 앞서 리뷰 올리지 않았던가요..?

40. 혜리아카. 『아르페지오』(완), 습작 전환. 현재 『Arpeggio Re.』로 리메이크 버전(완)이 올라와 있음. 『켈르푸리얀』.
- 『아르페지오』, 『Arpeggio Re.』: 복수물,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이런 상황이면 대개 회귀물이 되기 마련인데, 이쪽은 복수물입니다. 첫 상황을 제시하고 그로부터 이전의 이야기와 앞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펼쳐나갑니다. 왜 복수를 하는지, 왜 관계가 뒤틀렸는지를 잘 보여주지요. 멋지게 복수를 마무리하지만 복수는 결국 사람을 좀 먹는군요. 그래도 결말은 마음에 듭니다.
- 『켈르푸리얀』: 육아물, 로맨스소설..?
로맨스가 되려나요..? 그부분은 모르지만 하여간 시작은 육아물입니다. 제국의 검으로 열심히 일한 공작님은 황제의 명으로 점령한 어느 왕국에서 아기를 하나 데려옵니다. 라이너스 못지 않게 이불에 집착하는 이 아기씨는 공작님 스토커(!)가 됩니다. 켈르 귀여워요!

41. 호란. 『밤에 빛나는 꽃』.
- BL. 빙의물, 판타지소설, 정치물, (의도하지 않은) 어장관리물, 왕국운영물.
독립물이나 역사물로 넣어도 됩니다. 19살 고등학생이 신의 장난으로 어느 왕국의 꼬마왕의 몸에 들어갑니다. 여기를 탈출하려면 조건을 충족시켜야합니다. 그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이리저리 발버둥치는 꼬마왕의 이야기입니다. 전쟁이나 암투 등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그쪽을 좋아하신다면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저는 공들이 너무 많아서 잠시 내려 놓았습니다.T-T

42. 환상노예. 『공작님의 고양이』(완).
- BL, 차원이동(혹은 빙의)물, 수인물.
주인수가 고양이입니다. 정확히는 수인(獸人)이라네요. 정신차려보니 나는 고양이, 게다가 왠 남자가 덥석 들고 갑니다. 처음에는 고양이였는데 나중에는 사람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하고, 그 사이에 연애코치도 하고, 연애도 합니다. 달달하니 좋아요. 너무 달아서 문제지.OTL 그리고 수위 있습니다.

43. 히엘. 『킹 아더, 그리고 아더』(완).
- BL, 회귀물, 패러디.
수위가 꽤 높습니다. 아서왕이 죽기 직전 멀린이 찾아와서 후회되는 것 없냐고 묻습니다. 후회하는 건이 있다고 대답했더니 홀랑 과거로 돌려보내줬네요. 그리고 그 후회했던 일을 해결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키워드 보시면 대강 아실 겁니다. 기네비어는 여기서는 물 먹었지요. 하하하. 기네비어를 싫어하는지라 속 시원했습니다.

44. Friedrich. 『아빠와 나』.
- 차원이동물, 가족(부녀)물, 판타지소설.
모종의 사건 후 정신차려보니 이상한 곳에 떨어졌습니다. 신이 이곳으로 보냈답니다. 교황과 황태자가 같이 놀아주더니, 부모가 있는 것이 좋겠다며 아빠를 줍니다. 그리고 그 뒤는 육아 혹은 가족물입니다. 나이 이렇게 먹고도 이런 외모를 가진 아빠가 있다니, 판타지소설 맞습니다. 대신 로맨스는 없어요. 달달한 느낌이 꽤 좋습니다.

45. GGee. 『Bird in shelter』(완).
- BL, 차원이동물, 판타지소설, 임신수.
임신수를 질색하는데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원체 운이 없는 주인공은 외진 골목에 들어갔다 정신을 차리니 이상한 세계에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벙어리가 되었네요. 말도 못하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우연한 일로 공작이 덥석 이 꼬마를 집어갑니다. 꽤 마음에 든다며 곁에 두는데, 거기부터는 BL. 왜 주인공(수)이 운이 없는지, 불행만 쫓아다니는지는 뒤에 나옵니다. 온갖 고생을 하고 공작과 싸우기도 엄청 싸우지만 그래도 행복한 결말입니다./ㅅ/

46. J-하린. 『닻별』.
- 회귀물,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사고 치고 후회하는 삶을 보내다가 죽기 전에 보았던 하늘 때문에 삶에 미련이 생깁니다. 그랬더니 과거로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본격적으로 사고 치기 전으로 말입니다. 그리하여 이전에 잘못했던 것을 조금씩 고쳐 나가니 삶의 방향도 완전히 틀어집니다. 그 뒤는 로맨스. 아직 연재중이지만 거의 마지막 분위기이긴 한데, 실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47. Jaz. 『카모마일의 소환사』(완).
- 판타지소설.
예전에 리뷰 올린 적이 있으니 패스! 로맨스 요소도 있긴 하지만 판타지 요소가 훨씬 강합니다.'ㅂ'

48. limegreen. 『Au revoir pas adieu 안녕 아닌 다시』(완), 현재 리메이크를 위해 임시로 유료(노블레스) 전환. 『오후의 낮은 햇빛』(완).
- 『Au revoir pas adieu 안녕 아닌 다시』: BL, 회귀물, 판타지소설.
굉장히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죽기 직전의 후회 때문에 회귀를 하는데, 그것도 아주 어린 꼬마로 돌아옵니다. 30대의 정신으로 꼬꼬마를 연기하며 어린 시절을 만끽하니 과거가 휙휙 바뀝니다. 이전에는 삭막했던 가족 관계도 회귀후엔 알콩달콩합니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모습이 교차하는데 그 격차가 상당합니다. 과거에는 제대로 사귀지도 못하고 헤어진 사람도 회귀후에는 달달물의 궁극을 찍습니다. 약간의 수위가 있지만 그정도는 괜찮아요.
한동안 잠수하셨다가 작년에 『오후의 낮은 햇빛』을 완결하고 나서는 리메이크를 위해 노블레스로 전환하시더군요.

- 『오후의 낮은 햇빛』: BL, 추리물?.
이쪽은 추리물에 가까울지도..?; 우정과 사랑의 중간쯤의 기묘한 관계였는데, 탐험대에 참가하여 신대륙으로 건너가서는 연락이 끊깁니다. 정황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네요. 그런데 신대륙에서 건너온 사람 하나가 그 죽은 친구와 아주 많이 닮았습니다. 가족들마저 당황할 정도로 말이지요. 그리고 그 친구의 죽음과 황실의 음모 등을 밝히는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그러나 결론은 염장.; 주인공의 과거도 평탄치 않았던지라 심장 졸이며 보았습니다.:)

49. Lucyte. 『세피아 로즈』(완). 유료.
- 남장물,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성장물.
어렸을 때부터의 혼약자인 주군에게 일방적으로 파혼을 당했습니다. 정략결혼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당연히 결혼할 것이라 생각하였고, 기사로서 충성을 바치고 있는 분인데 차였네요. 상황을 알고 보니 옆 제국에서 혼담을 밀어 넣었더랍니다. 게다가 각 공국 혹은 왕국에서 한 명씩 제국으로 유학을 보내라는데 말이 유학이지 실은 인질입니다. 그래서 주군의 의사를 무시하고 남장을 하여 제국에 유학갑니다.
여기까지가 딱 10편이야기인데, 이 모든 내용이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다 뒤집어집니다. 복잡한 이야기라 설명하기 쉽지 않군요. 굉장히 좋아하는 이야기입니다. 심심풀이로 결말부만 결재하여 보았다가 나쁘지 않겠다 싶어 이북 1-2권을 사보았다가, 나머지 편을 몽창 다 결재했습니다. 하하하.;ㅂ; 최근에 올라온 외전도 달달하니 좋더군요.

50. miyeol.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면』(완). 『M:엠』(완).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면』: BL, 판타지소설, 일상판타지.
굉장히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요즘 가장 자주 보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고요. 몇 번이고 돌려보아도 지치질 않으니.OTL 제가 좋아하는 코드가 다 들어 있어 그렇습니다. 마법사, 흡혈귀, 일상, 그리고 에피소드 형식의 이야기 전개. 몇 번이고 돌려보면서 제 취향이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 『M:엠』: BL, 근친물. 약간의 SM코드.
근친물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손을 안 댔는데, 조금씩 읽다보니 적응(!)이 되더군요. 앞서 나온 『라이온킹』과는 굉장히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쪽이 훨씬 묵직하네요.

51. Mstream + 해맑. 『비밀의 숲』(완), 개인지 출판 후 습작 전환할 것으로 추정.
- 로맨스소설, 추리물, 릴레이소설, 판타지소설.
시작은 달콤살벌한 로맨스입니다. 그러나 여자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과거 때문에 추리물 혹은 미스터리로 흘러갔다가 결론은 염장 로맨스로 맺습니다. Mstream님 소설은 글이 굉장히 좋은데 제 취향에는 무거워서 피하고(?) 있거든요. 사실 해맑님 소설도 무겁습니다. 근데 이 두 분, 읽다보면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맞춰 쓰시더군요. 물론 제가 단번에 읽은 것이 아니라 위화감을 못 느꼈을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약간 묵직하고, 주인공의 밀고 당기기가 수준급이며, 월등한 업무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이다보니 이 두 사람의 2세가 기대됩니다.(...)

52. RALL. 『안개 도시 모음곡』(완).
- 역사물, 빅토리아시대, 음악물, 로맨스소설, 성장물.
주인공은 테너입니다. 프랑스 출신인데, 친구와 연인에게 배신당하고는 템스강에 빠져 죽을랬더니 이상한 할아버지가 구해줍니다. 그리고는 목숨빚이라며 어느 오페라 하우스에 던져 놓네요. 거기서 자리를 잡고 성장하며 테너로서도 승승장구하기까지,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로맨스와 미스터리를 모두 해결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 끝입니다. 하지만 본편 못지 않게 긴 외전도 있습니다. 그쪽은 오페라가 아니라 바이올린이 중심입니다. 본편의 여주인공이 어쩌다가 숲에서 강도에게 공격받는 아이를 구해오는데, 얘가 대단한 물건입니다. 스승에게 선물 받은 바이올린을 되찾기 위해 꼬마를 성장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고요.
경쾌하고 즐겁게 볼 수 있으며 빅토리아 시대의 역사적 배경이나 사실을 아신다면 더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이 소설 참 좋아합니다./ㅅ/

53. Rone. 『레이디 바닐라』.
-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아, 달달합니다. 연금술사이지만 궁중 마법사 집단에 어찌 어찌 들어간 아가씨가 주인공입니다. 필 좋아요, 필! >ㅅ< 당차고 귀여운 아가씨인데다, 주변 동료들이 멋지기도 하고요. 음, 그러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안젤리크 같은 미소(청)년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소설판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러기엔 주인공의 능력이 참 출중하지만요. 귀엽고 달달한 소설이라 몇 번이고 돌려 보았습니다.

54. tropicalarmpit. 『마법스프』(완), 개인지 출판 후 습작 전환. 『파마낙심의 보물』(완), 개인지 출판 후 습작 전환.
- 『마법스프』: BL, 판타지소설, 동화풍.
앞서 리뷰를 자주 올렸지요. 이 책은 결국 개인지 구입했습니다. 작년 말 지갑을 탈탈 털었던 조아라 개인지 구입 열풍의 세 번째 책입니다.'ㅂ' 아, 그래도 참 행복합니다./ㅅ/
대체적으로 유럽풍 동화와, 아라비안 나이트가 뒤섞인 것 같은 이야기입니다. 결론은 BL 염장물. 주인공의 직업이 요리사이기 때문에 굉장히 먹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밤에 보면 뭔가 시키지 않고는 못배길 소설이예요.
- 『파마낙심의 보물』: BL, 판타지소설, 아라비안 나이트, 성장물.
아라비안 나이트의 코드는 이쪽이 더 강합니다. 미스터리라고 해야하나, 파마낙심이라는 괴도가 훔친 여러 보물들에 대한 비밀을 풀어 나가는데, 『마법스프』도 그렇지만 이쪽도 공이 강합니다. 수가 좀 휘둘리는 듯한 분위기예요. 하지만 여러 가지 코드를 깔고 나가는 것이, 잘 엮인 태피스트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ㅅ/

55. zade12369. 『왕과 정령』(완), 개인지 출판 후 습작 전환.
-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아라비안 나이트.
조아라에서 나온 개인지 중 가장 먼저 구입한 것입니다. 연재 속도도 빠르고 분량도 많았지요. 그래서 개인지로도 세 권 나왔습니다. 배경이 사막 마을이라 그런지 아라비안 나이트의 분위기도 많이 납니다. 마신도 그렇고요. 그렇게 보면 바로 위의 『파마낙심』과도 일견 비슷한데,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BL과 NL(normal love)의 차이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왕과 정령』을 좋아하는 것은 클리셰를 따라가지만 그 속도가 빠르다는데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나오는 '여자주인공 납치' 같은 건이나 '비밀을 말해야한다'는 상황에서도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바로 나갑니다. 그리고 납치 당한 상황에서도 손 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요. 게다가 마지막의 그 부분은 한국전쟁 당시 수류탄을 몸으로 덮어... (하략)
하여간 이 책은 오래오래 서가에 남아 있을 겁니다.'ㅂ'



...

아침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것 저것 딴 짓하면서도 계속 붙들고 있었네요. 이제는 오른팔이 아파올 지경입니다. 개인적인 추천 목록중 괜찮은 건 밑줄, 취향의 소설은 이탤릭체, 이건 추천 꼭 해야한다는 건 굵은 글씨로 표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효과가 많이 들어갈 수록 추천도는 높습니다.:)






덧붙임.
OTL
다음부터는 이런 짓 안할래요.


덧붙임 2.
그러나 여기 안 적은 소설도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먼산) 몇 편이나 읽었는지는 세지 맙시다?


덧붙임 3.
그러나 여기 있는 소설보다 더 많이 읽은 것이 있으니, 그것은 article...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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