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조아라에서 결말까지 보고 출간을 기다리던 작품입니다. 생각보다 출간이 늦었다고 기억하고요. 받아 들으니 책이 두툼하고 묵직한 것으로 두 권입니다. 읽은지 오래되어 연재본과 출간본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전과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글로리아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교통사고입니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는 교통사고는 이미 몇 년 도 더 전의 일이고 자신은 임산부로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뿐인 시누이와는 매우 사이가 좋지 않으며 남편과의 관계도 나쁩니다. 그리고 그 잃어버린 몇 년 간의 글로리아는, 자신이 아닌 누군가라는 것을 차차 깨닫습니다.

그 간의 글로리아가 누구였는가는 제목과도 연결됩니다. 앞부분은 자신의 몸을 되찾은 글로리아가 자신이 살고 있는 저택의 사람들과 서서히 친분을 쌓는 모습을 섬세하게 다루며, 그 와중에 새로운 갈등 요소가 등장합니다. 후반부는 글로리아의 남편으로 내내 방관자적이며 수동적 입장에 있던 에드윈이 조금씩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에드윈의 움직임은 외전에서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가족을 보호하고 감싸면서 오히려 가족을 무너뜨렸던 사람이, 이제는 새로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외전을 보면 그런 부분이 강조되더군요.



다만, 그게 문제입니다.(먼산)

에드윈이 선택한 삶은 글로리아와 함께하는 삶입니다. 그렇기에 다른 것들은 다 팽개치고 버려둔채 글로리아를 따라 낯선 시골마을의 농장에서 함께 생활합니다. 사교계 같은 것은 모두 벗어 던져버리고 그곳에서 안온한 삶을 영위합니다. 거기에 또 다른 인물도 동참합니다. 누군지는 외전을 보실 분들을 위해 남겨둡니다만... 저는 그 두 사람의 선택이 정말로 행복했을까 의문이 들더군요. 기존의 삶을 송두리채 바꿔 놓을 선택인데 그곳에서의 삶이 행복할까요. 특히 두 번째의 인물은 그간의 생활에 염증이 나있다고 해도 농장에 맞춰 사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인데요. 가끔은 그 화려한 삶이 떠오를 것이고, 아버지와 다른 이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가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났지만 그 뒤까지 그런 행복이 이어질지 장담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더 아쉬웠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린 이야기라 길지만 두껍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배경이 또 벨 에포크지만 평행세계의 공간이라 그런 배경의 로맨스소설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합니다.



임윤혜. 『불청객 1-2』. 로크미디어, 2017, 각 12500원.




몇 주 전. 대출되었던 책들이 집에 돌아왔습니다. 북스피어의 미야베월드 제2막, 에도시대 소설들을 포함해 여러 차례 나갔던 책이 한 번에 돌아왔거든요. S가 보내면서 혹시 젖을까 싶어 비닐봉지로 싼 것이 저렇습니다. 전 완충재로 둘러 싸는 방법을 썼지만 이쪽도 좋네요. 봉지에 싸는 쪽이 젖는 걱정은 없겠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책들. 『맏물 이야기』나 『피리술사』가 들어 있는 것을 보면 책이 언제쯤 갔는지 대강 짐작이 됩니다. 『전상에의 아리아』나 『하얀 늑대들』도 있고요. 아랫줄의 『1인 가구 살림법』과 『타박타박 서울유람』은 S가 보내준 책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1인 가구 살림법』은 내내 궁금했던 책이라 감사히 받았습니다. 앞 부분 읽어보니 정말로 살림팁이더군요. 자취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권씩 선물로 줘도 좋을 책입니다.



만. 이 책들은 당연히 본가에 못두고 자취방으로 들고 왔습니다. 와서도 책상자가 부족해서 적당히 쌓아두고 있네요. 책의 증식 때문에 사택으로 들어갈까 고민했던 것도 결국 물렀는데, 이 속도면 보관상자를 더 늘려야 합니다. 한 둘 정도는 늘리거나. 아니면 기존의 책을 방출하거나. 하하하하.






미스테리아도 꾸준히 모으고 있습니다. 14권은 주제가 멍멍이였지요. 추리소설 놓친 것들 파악하는데 주로 사용하고요. 하지만 이것도 모으다보니 보관이 문제네요. 지금 사무실에도 제 책이 쌓여 있으니 조만간 정리하리라 생각해봅니다. .. 음. 그냥 마음 편히 다 처리하면 좋을까요. 안 보는 책들은 진짜 처분하는 것이 최고인데. 어흑.;ㅂ;



오늘도 쌓인 책을 바라보며 한숨만 쉽니다.ㅠ_ㅠ

이 책도 구체적인 감상을 적으려다가 몇 번 지우고는 책의 구절을 적는 것으로 갈음합니다. 미니멀라이프나 슬로라이프는 저와는 안 맞습니다. 그러니 킨포크도 이제 볼 일 없을 것이고, 더 구체적이거나 실험적인 사례까 있는 책들이 아니면 손대지 않을 생각입니다. 『텃밭의 기적』이나 웬델 베리, 마이클 폴란이면 모를까, 이런 책은 안보는 쪽이 시간관리에 도움됩니다.


부제인 '차근차근 하나씩'은 일상적으로, 하루에 하나씩 무언가를 버릴 결심을 하고 정리하는 모습을 말합니다. 블로그에 올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연재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칼럼처럼 작은 소품이나 생활습관을 들어 바꾸거나 치웁니다. 이전에 '하루에 하나씩 버리기'를 하면 살림이 훨씬 말끔하다는 이야기도 본 적 있는데 그 연장선인지도 모르지요.


첫 번째는 데일리백, 두 번째는 에코백. 하지만 이 양쪽부터가 상충합니다. 데일리백 이야기를 하며 가방을 가능한 가볍게, 도라에몽 주머니가 아니라 정말로 꼭 들고 다닐 것만 챙긴 가방을 이야기합니다. 비싼 가방이 아니라 에코백을 선택해서 일상가방으로 쓰기도 하고, 얇은 에코백은 장바구니로 쓴답니다. 대신 자주 망가지니 여분이 필요하다고요.

..음. 슬로라이프는 맞을지 몰라도 적게 소유하는 삶이라면 에코백을 멀리하는 것이 낫습니다. 에코백이 아니라 튼튼한 천가방을 쓰는 것이 나으며, 어중간한 것은 얇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으며 물건을 많이 담으면 늘어지고 망가집니다. 얇은 에코백 대신 아예 장바구니를 둘둘 말아 들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그게 훨씬 튼튼하고요. 금방 망가지고 재활용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에코백은 오히려 환경에 도움이 안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것도 받아서 모으기 시작하면 장이 금방 차지요. 평소 쓸 것 두셋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다 버리는 것이 정리하기 좋습니다.


그 뒤의 옷과 신발과 화장품 이야기는 공감 불가.

다이어트 이야기도 공감 불가. 한 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면 끊을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 살 안찌는 체질로 완전히 바뀐다면 모를까, 지금의 저는 다이어트를 끊을 수 없습니다. 하하하.;ㅂ; 체질을 바꾸기 전에 생활습관을 바꾸면 된다지만 바꿔야 하는 그 생활습관 자체가 다이어트 습관인걸요.


그날 그날 장을 봐서 채운다는 식생활은 무리. 일단 제 냉장고가 매우 작기 때문입니다. 냉동실도 따로 없는 거라 장기 보관은 어렵습니다. 게다가 체력과 기력의 한계로 날마다 뭔가 해먹는 건 더더욱 어렵고... 하여간 제 생활과는 안 맞는 겁니다.

그리고 그 뒤의 식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걸리는데.


pp.101-102

(중략)

유기농은 단순하지 않았다. 내가 래디쉬 씨앗에서 발견했던 것처럼 씨앗부터가 자연에서 얻어진 것이 아닌, 종묘 회사에서 설계하여 방충 등을 위해 인위적인 처리를 한 것이라고 한다. 유기농법의 의미조차 잘 모르던 나는 동물의 분뇨와 같이 동물성 비료를 쓴 것인지 식물성 비료로 농사를 지었는지에 따라 채소의 성질이 달라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론은 자연 그대로에서 온 씨앗으로 비료를 뿌리지 않은 땅에서 농약을 치지 않은 채소를 먹는 것이 몸에 좋다는 것이다.

일종의 '채소의 진실'과 같은 정보로 내가 깨달은 것은 모든 자연의 산물은 태생을 거스르고 결점 없는 완벽에 도전하려고 할수록 오히려 불완전해진다는 것이다. 자손 번식이라는 생물의 본능을 거슬러 편의를 위해 씨 없는 수박이나 포도 같은 것을 만들어 ..(하략)



여기서 잠시 책을 내려 놓았습니다. 그래도 포기는 하지 않고 다른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을지 몰라 이리저리 뒤졌습니다.


-홍차시간은 좋습니다.

-대체품을 먹지 않는다는 것도 좋네요. 먹고 싶은 것을 바로 먹어야지, 대신 이걸 먹자고 하면 결국 폭주합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인테리어의 완성은 향기라는데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일단은 제가 강한 향을 싫어해서 차라리 향이 안나는 걸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향이라면 빵이나 커피향이 제일 좋습니다.

-만능 베이킹소다에서 잠시 또 한숨. "기본적으로 식품 원료에도 쓰이는 천연 미네랄 물질"(p.148)이라네요.

-세월의 때가 묻은 생활용품, 생활물품은 좋지만 자칫하면 버리지 못하는 삶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기야 이건 슬로라이프지 미니멀라이프 책은 아니니까요. ..응? 생활의 규모를 줄이는 것도 같이 이야기하는 책이었는데?



그리고 다시 한 번, '소유하지 않고 소유하는 책'에서 스위치가 눌립니다.


pp.184-185

"다른 건 다 버려도 책은 버릴 수 없어"라고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평소 책보다 TV를 더 즐겨보더라도, 여러 권의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자신이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진 양 뽐낼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확실히 그런 마음이 있었다. (중략)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면 여러 번 읽게 될 것이고 내용은 내 것이 될 테니 책을 굳이 갖고 있지 않아도(하략)


여기서 얌전히 책을 내려 놓았습니다. 음. 저랑은 안맞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나 슬로라이프, 그런 종류의 생활을 지향하는 책은 읽으면 혈압이 오를 가능성이 높으니 가능한 골라오지 말자고요. 그 시간에 다른 책을 한 권 더 읽겠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책으로 힐링하러 갑니다. 베갯머리 책과 함께, 안녕히 주무세요.



신미경. 『오늘도 비움』. 북폴리오, 2017, 13000원.



G는 이 책을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지만, 일단 건네줘볼까요.'ㅂ';

그간 전자책 감상이 많이 밀렸습니다. 그리하여 짤막 감상이라도 적겠다며 정리 작업.





마지막으로 적은 것이 9월 7일, 구입일로 따지면 9월 6일입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부터 잘라 올립니다. 전자책 구입은 정말로 급한 책이 아닌 이상은 매월 초와 매월 중순, 월말 쯤 합니다. 사은품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리 맞춰지는군요. 가끔은 용돈 여유가 있을 때 월말 맞춰 구입하기도 합니다. 이하는 구입 순서에 따른 짤막 감상입니다.



달군.『남자의 임신 가능성에 대한 고찰』.

BL, 현대, 판타지.

오메가버스 세계관이 아닌 임신수가 나옵니다. 임신은 두 주인공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주요 내용도 임신이나 관련 내용이 아니라, 아기를 가졌다고 고백하며 처절하게 차일 것을 각오했지만 의외로 담백하게 받아들이고 교류를 가졌다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내용입니다. .. 줄거리 공개가 다 된 셈인가요.

이런 연애담은 주인공들의 성격이 어떠한가, 왜 임신을 했는가에 분위기가 달렸는데 조아라에 연재되는 동안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비연재 외전이 두 편이었나, 들어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나무슈.『현부양처 1-2』.

BL, 오메가버스, 현대.

오메가버스 세계관에서 드문 커플링이 나옵니다. 여왕공×머슴수이며 여왕이 극우성 오메가, 머슴은 우성알파입니다. 극우성이 아니라 우성이고 상대적으로 평범한 집안에서 유일하게 혼자 발현한 케이스라 대접 못받고 자란 식모형(...) 알파입니다. 거기에 거하게 실연당하고, 실연당한 사람끼리 연애를 시작한다라는 이야기였지만 알고 보니 화려한 향을 내뿜는 장미=오메가가 실은 몬스터(...)였더라는 이미지에 가깝군요. 극우성오메가는 매우 희귀하나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가느니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주장하던 인물이 자기가 남편이 되고 알파를 아내로 들이는 이야기입니다. 아차. 그러고 보니 임신공이로군요.



주해온.『악녀의 정의 1-4』. 디앤씨북스, 2017, 각 6천원.

로맨스, 판타지, 차원이동, 빙의.

조아라에서 연재 당시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다가 전자책으로 나온 걸 보고, 출판사에도 불구하고 봐야하나 고민하다가 구입했습니다.



이미누.『생츄어리 1-2』.

BL, 판타지.

미인공×떡대수. 표현하자면 그러하나 실제 내용은 매우 경건한 성기사들의 연애담입니다.(응?)

관련 리뷰는 앞서 올렸지요.(링크)



달빛봄.『마법사와 마녀의 동거 생활기 1-2』. 루시노블, 2017, 각 3500원.

로맨스, 판타지, 차원이동.

판타지 세계에서 다른 평행세계로 이동한 마녀의 이야기입니다. 가서 소울메이트를 찾아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이 주 내용. 조아라 연재 당시 굉장히 재미있게 보아서 출간을 내내 기다렸지요. 외전보다는 본편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모타.『쪽빛 로맨스 1-5, 외전 1-2』. 나이츠문, 2017, 1권 0원, 2-외전 1권 4천원, 외전 2 2천원.

로맨스, 판타지.

왕의 친척이고 유력 인사의 딸이라 이웃나라의 대통령 아들과 정략결혼을 합니다. 말을 하지 못해 조용해 좋다고는 했지만 이상하게 남편에게는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들리네요...?

정략결혼으로 시작하는 연애담. 이지만 사실은 그 만남이 처음은 아니고 그 앞서 만난적이 있고, 거기에는 상당히 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초반 읽다가 취향에 안 맞을 거라 결말 부분확인하고 고이 덮었습니다.



가토 교코.『우리는 좁아도 홀가분하게 산다』. 나라원, 2017, 10400원.

건축.

어.. 이 책은 왜 샀더라. 아마 사은품 때문에 구색 맞추느라 구입했을 겁니다.





한국 반혼체 상담협회.『반혼체 상담 가이드북』.
덕녘 편집부.『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덕녘 가이드북(2016)』.

당수.『E의 펫숍』. 덕녘, 2015, 2천원.

당수.『쓰다듬어 주세요』.

BL, 현대, 판타지.

반혼체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들입니다. 출간순서가 아니라 상담가이드북 먼저 보고 출판사 가이드북을 봤으며 그 다음에 『E의 펫숍』, 『쓰다듬어 주세요』의 순서로 보았습니다. 사실 거꾸로 보는 것이 제일 좋았을지도요. 보게 된 계기와 감상은 이전에 올렸습니다.(링크)



깅기.『어젯밤엔 거북이가 점프!』. 시크노블, 2016-2017, 본편 2700원, 외전 500원.

BL, 현대.

외전편이 나온 기념으로 구입했습니다. 아무래도 달달한 이야기일 수는 없지만 담담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게 참...;ㅂ;



만능강아지.『마테리얼라이즈1-3』. 녹턴, 2016, 각 2천원.

BL, 판타지, 차원이동, 빙의.

이것도 외전 구입 후 이전에 다른 플랫폼에서 구입한 건 볼 생각 없으니 알라딘에서 재구입했습니다. 다시 보니 좋더군요. 훗훗훗.



고네.『HOST 1-5』. 파란달, 2017, 각 2500원.

BL, 현대, 연예계, 아이돌.

몇몇 상황은 조금 의문이 가긴 했지만. 개인지도 구입했고 전자책도 다시 구입했습니다. 주인공이 많이 고생하는 만큼 카타르시스도 상당합니다.



미코노스.『당신에게, 돌아가다』. 필연매니지먼트, 2017, 각 2500원.

BL, 오메가버스, 현대, 회귀.

현대를 배경으로 해도 오메가버스면 판타지에 가깝지요. 복잡한 가정사로 아둥바둥 살려 노력했지만 결국에는 아비도 모르는 아이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살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본 얼굴은 계속 마음에 두고 있던 친구. 자신을 붙들고 처절하게 우는 모습을 보며 지금까지의 삶을 후회하고는 회귀하는데, 시점이 바로 모든 생이 망가지려했던 즈음이네요. 거기서 선택을 바꾸고 행동을 바꿔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할리킹형 오메가버스입니다.



별스러운.『풋사과를 베어 문 노루와 반딧불이 1-3』.

BL, 현대.

아주 간략히 소개하면 예쁜 것을 좋아하는 노루가 반디에게 홀랑 반해 쫓아다니며 시작하는 연애담입니다. 노루는 아버지와 형들을 포함해 사랑꾼들 아래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고, 노루는 할머니와 단 둘이서 어렵게 살아왔습니다. 서로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고등학교에서 우연히 노루가 반디를 보고 반해 졸졸 쫓아다니며 그런 사회적 간극을 없었던 것으로 만듭니다.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지 상대의 성별이나 경제적 상황은 중요하지 않다고요. 그리고 노루의 가족들 모두 그런 노루의 생각을 지지합니다.-ㅁ-

달달하고 간질간질한 연애담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제 곧 이보다 앞서 조아라에 연재되었던 『녹빛나무 희린도』도 이달에 타플랫폼 출간이니 올 겨울에는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해봅니다. 음, 설마하니 1년 독점은 아니겠지요. 하하하.



만능강아지.『Rule the blood 4권 합본』. 녹턴, 2016, 9천원.

BL, 근미래, 판타지.

현대는 아니고, 완전한 판타지는 아니니 일단은 근미래. 그리고 이공일수입니다. 이 작품도 내용 소개하기가 쉽지 않..... 미스터리와 추리, SF가 같이 결합된 작품입니다.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던 헤슈윈은 어느 날 들어온 의뢰 때문에 서로 다른 부류의 두 남자와 마주합니다. 한쪽은 자신과 비슷하게 이런 저런 일들을 도맡아 하는 지슈킬, 다른 한 명은 슈페리어 출신의 이든.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두 사람이 공입니다. 슈페리어와 관련된 연구소에서 일어난 일들을 해결하는 걸 보면 게임 클리어하는 것과도 비슷하군요.'ㅂ' 아. 슈페리어는 책 키워드에도 있지만 신체적 능력이 매우 뛰어난 흡혈귀들입니다.



봉블리.『천의 얼굴(특별외전)』. 시크노블, 2017, 2천원.

BL, 현대, 배우.

조아라에 연재되었던 특별 외전이 출간되었습니다. 본편은 종이책으로도 아직 구입 가능하고요. 사건이 해결된 뒤의 연우와 양우의 달달한 일상, 그리고 양우의 과거를 다룬 외전이 있습니다.



해위.『어떤 마법세계의 평범한 이력서 1-3』. 피아체, 2017, 1,3권 3500원, 2권 4천원.

BL, 판타지, 현대?

마법이 존재하고 던전이 있으며 마왕이 가끔 던전에 차원이동해서 일을 벌인다는 배경의 현대 판타지입니다. 주인공 선호는 고등학생 때 동아리 활동으로 던전 공략에 성공, 용사가 된 특이 케이스고요. 스펙은 좋으나 취직이 어려워 이래저래 면접 보러 다니다가 우연히 공기업 면접 보고 나오는 길에 회사원인 옛 동아리 동료 곽시윤을 만납니다. 다행히 합격하여 회사 다니는 도중 이 친구와 자주 마주치네요? 게다가 취미도 잘 맞고 같이 놀기도 좋아서 주말에 같이 놀러 다니고 집에서 영화보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 근데 이거 뭔가 이상..?

물론 선호 입장에서는 그렇지만 시윤이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열심히 덕질했던 용사님이 같은 회사의 신입으로 들어와, 그 덕질 때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여 데이트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드디어 연애하고 동거하고 양가 부모님께 허락(!)받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선호니까요.-ㅁ-



흰울타리.『흰 사슴 잉그리드 1-6』. 라렌느, 2017, 각 3500원.
로맨스, 판타지.

클리세 범벅이라는 이야기지만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강약 조절을 무섭게 해대는 통에 결국 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아라에서 완결 직전에 함께 달리기 시작해, 중간에 난입해 완결까지 보았습니다. 하지만 중간을 본 것만해도 이미 속이 답답해 찬물이나 사이다로는 해결이 안될 지경이라 그 앞은 읽을 엄두가 안나는군요. 주인공 잉그리드 입장으로 이야기를 보자면, 아들 둘에 딸 하나 있는 공작집안 막내지만 그 때문에 정략약혼 세 번과 파혼 세 번을 겪고 또 새로 혼처가 들어왔다는 말에 자신을 전혀 좋아하지 않고 필요로 하지 않는 남자를 두고 염문 일으켜 강제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중증 중독자에 이미 몇 번이나 이혼한 현재 남편 리건과는 최악의 상황에서 서로 터치 하지 않기로 결혼생활을 시작하지만, 예상한 대로 둘의 사이는 점점 좋아지고 임신도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남편의 스캔들 때문에 유산. 그리하여 잠시 별거했다가 다시 결합하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맨 마지막에 유산과 별거, 결합까지의 흐름은 몇 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특히 재결합하기 위해 잉그리드가 친정을 설득하고 왕가와 싸우며, 리건이 재활시설을 거쳐 정말 사람이 되는 과정은 ...로맨스소설이니까 가능한 겁니다. 저건 소설이고, 대개 사람은 못 고쳐요.(...)






리Lee.『데드라인 할리우드 1-2 합본』.
리Lee.『소심한 파파라치의 우울』.
리Lee.『로튼애플』.

BL, 현대.

잠수 선언 하시면서 책 절판 이야기를 꺼내시길래 잽싸게 구입했습니다. 아니, 그보다 『소심한 파파라치의 우울』에 가장 카드 환상적으로 긁은 인물이 나온다길래 호기심에 함께 구입했습니다. 공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블랙카드로 점보기를 구입했다는군요. 이야아..

『데드라인 할리우드』는 할리우드 시리즈 중 조아라에 연재되고 완결된 작품입니다. 『원 모어 퍼킹 타임』과 살짝 이어집니다. 감독이 같거든요. 시기상 『데드라인 할리우드』가 10년 쯤 뒤입니다. 배경이 할리우드라 굉장히 달달하고 평범한 이야기입니다. 맨 마지막의 외전은 필독. 조아라에 연재되지 않은, 영화 촬영 후 시사회의 장면으로 폭소할만한 건이 있습니다.



소림.『이라의 아이돌 1-2』.

BL, 근미래, 아이돌.

모셔너, 소울러, 어댑터라는 오러 유저들은 전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한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아이돌소재의 소설입니다. 이라는 소울러로 유명 아이돌 그룹인 엔돌핀의 막내입니다. 원 멤버인 고유진이 연예계 활동을 은퇴하면서 뒤늦게 합류했지요. 그러나 팬에게서 받은 쿠키 선물을 먹은 애완견이 사망하는 사건을 겪고, 그 사건을 소속사 사장과 매니저 등이 함구하라 지시한 뒤에는 극심한 섭식장애와 불안장애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그걸 알아챈 유일한 인물인 S급 어댑터 권수한을 만나면서 치유되는 이야기고요. 초반에는 같은 그룹 멤버인 제이와도 감정적 교류가 있어서 이공일수에 가깝지만 후반에 가면 일공일수로 바뀝니다. 이공일수라는 키워드가 있다고 해도 사실 읽다보면 제이와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관계는 없군요...

주인공의 정신적 회복기 및 연애담으로 보시면 됩니다.



잼베리.『생강 설탕절임 1-4』.

BL, 가이드버스, 현대.

가이드버스의 소재상 근미래와 현대 사이쯤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근미래...? 인공생명체에 대한 언급이 조금 있으니까요.

열여섯살 때, 직업체험의 일환으로 센터에 왔다가 가이드 없이 내내 버티고 있던 연우에게 붙들려 얼결에 장래희망이었던 (히어로)공무원이 된 소헌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소헌이 취직한 것은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고 연우는 그 때까지 내내 기다렸습니다. 소헌은 원래 감정적으로 늦고 많이 무딘데다 나이는 많지만 굉장히 수줍은(...) 성격이라 마찬가지로 더딥니다. 만난 지 한참만에 연애를 하고, 연애하면서도 아주 천천히 발짝을 떼는 커플이니 속전속결을 좋아하시면 읽기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세람.『일주일간의 기록』.
세람.『꿈의 잔재 1-4』. 

BL, 판타지.

『꿈의 잔재』를 기다리다가 얼결에 『일주일간의 기록』도 함께 보았습니다. 둘 다 조아라 연재작입니다. 『일주일간의 기록』은 단편에 가깝고, 정말로 딱 일주일 간 있었던 일의 기록입니다. 반란군이 수도까지 밀고 들어와 혁명이 성공하기 직전, 귀족이지만 저주받은 존재라는 신탁을 받고 처절히 버림받으며 자란 '나'는 옛 애인인 아르카의 열띤 구애를 받습니다. 어머니를 죽이고 태어났으며 신탁도 그러했고, 그 뒤에도 많은 이들이 자신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을 겪었기에 체념이 빠르다보니 애인도 언제 자신을 버리고 떠날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두 사람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 물론 맺어지기까지 조금 많이 고생합니다.


『꿈의 잔재』는 조아라 연재보다 외전이 많이 깁니다. 해피엔딩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 뒷 이야기도 매우 궁금했던 지라 외전이 길어 좋습니다.

어릴 적 부모님을 마족들에게 잃고, 검술을 연마해 마왕퇴치에 나서서 결국 혼자만 살아 돌아온 라스. 하지만 마왕 퇴치 후 마왕이 되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습니다. 성녀와 다른 기사들은 모두 죽고 혼자 살았기 때문에 죄책감도 크지만, 마왕이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말할 수 없었지요. 폐인이 되어 쳐박히려던 때 첫사랑이었던 故 성녀 카넬리아의 동생인 에리하가 공작가로 데려옵니다. 뭐, 이모저모 라스와 관련되어서는 안 좋은 소문들이 아주 많이 떠돌지만 딱 하나는 좋은 소문일 수박에 없습니다. 라스의 외모는 세계가 아니라 차원 제1급 수준이거든요. 그게 좋냐하면, 치근덕 대는 놈들이 많아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마족과 인간으로 갈라져 서로 싸움만 반복하던 이들이 최초의 인간계 마족 마왕인 라스를 중심으로 하여 어떻게 통합되는가에 대한 프롤로그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계기는 라스가 제공하고 실질적인 업무와 모든 일은 에리하가 다 합니다. 외전에 등장하는 이야기이니 이 프롤로그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긴 셈입니다. 신과 마족과 신전과 인간의 이야기가 뒤섞인 판타지고, 초반에는 이공일수지만 마지막은 확연한 일공일수입니다.



소호.『매시 메리골드 1-3』.

BL, 현대.

아주 간략히 요약하면, 치근덕 대는 옛 애인 버리고 돈 많고 일 잘하고 잘생긴 새 애인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정말로.;

꽤 오랫동안 사귀었던 애인이 현재 상관인 상무님 딸과 약혼한답니다. 그러나 찬 것도 아니고, 결혼 후에도 내 사랑은 너 뿐이니 계속 관계는 이어갈 거랍니다. 헤어지자는 말은 귓등으로 듣고 내내 귀찮게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정신없는 와중에 M&A의 바람이 붑니다. 대규모 인원 감축이 예고된 상황에서 실사단이 미국에서 찾아오고....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의 할리킹입니다. 다만 두 사람이 엇갈리는 여러 이야기 때문에 답답한 부분이 여럿 있습니다.



미네.『대본리딩 1-6』. W-Beast, 2017, 각 3300원.

BL, 현대, 배우.

무명 배우인 유찬구는 우연한 기회에 가상결혼 프로그램에 동성커플의 한 명으로 출연하게 됩니다. 대본이 돌고 돌아 무명 배우이고 거절의 여지 없는 자신에게 돌아왔으니 해탈한 기분으로 받아 들였는데 상대가 톱스타인 주찬결이랍니다. 다만, 주찬결은 특정 배역에 몰두하면 정말로 연인인 것처럼 온갖 대우를 다 해주지만 극이 끝나면 칼 같이 관계를 끊는 걸로 유명하답니다. 일단 상대 배우가 유명하니 자신에게도 뜰 기회가 돌아온 것이지만.(하략)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극 중의 주찬결이 보이는 달달한 모습과, 그 뒤의



유비아.『삼우부인 1-2』.

BL, 동양판타지.

후회공, 후회수. 정략결혼이었지만 내내 환을 좋아했던 은우는 냉대받음에 마음 고생하고, 정실임에도 첩에게 밀려 마음 고생합니다. 후회하는 이야기가 한참 나오다보니 주인공들이 고생하는 이야기 싫어하는 분은 안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ㅁ-



달밤달곰.『모라는 노래한다 1-3』.

BL, 판타지.

조아라 연재작. 개인지로 가지고 있었지만 전자책도 추가 구입했습니다. 모라 참 예쁘죠.///



카르페XD.『티어&디어 1-2권 합본』.

BL, 근미래.

B&M에서 종이책으로 발매된 책이 전자책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자책 구입. 전자책 표지와 종이책 표지가 다릅니다. 전자책은 일러스트 표지고요.



violetcream.『Truth』.

BL, 현대.

문득 읽고 싶어서 찾다 보니 종이책만 있고 전자책은 없더군요. 이전 플랫폼에서 구입했던 걸 그제야 기억하고 알라딘에서 다시 구입했습니다.



장난기기능.『퍼펙트 이디어츠 1-4』.

BL, 현대, 아이돌.

조아라 연재작. 연재 당시 이미 전자책 계약이 되어 있었고, 그래서 개인지 구입 안한 분들도 있었을 건데, 도중에 계약이 파기되어 다시 출간작업 들어가느라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다시 보니 좋더군요.(흐뭇) 외전들이 본편 중간에 삽입된데다 다운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정말로 아동학대 수준이라. 감정이입이 되어 읽는데 힘들었습니다. 어흑. 외전집 언제쯤 나올까요..?



서지현.『아콰터파나』.

판타지.

하마터면 이것도 BL이라 적을뻔 했지만 아닙니다. 특수직 공무원과 대학 조교로 투잡뛰는 라우렌의 고생기를 담은 판타지소설입니다. 한 쪽만 해도 충분히 미칠 것 같은 직종인데 둘을 겸업하는 라우렌에게 건배.(홀짝)

마찬가지로 타 플랫폼에서 앞 권을 구입했던 지라, 최근에 출간된 뒷권 구입하면서 아예 앞권도 새로 구입했습니다. 15권 완결 예정이니 부지런히 재독할 겁니다. 부디 크리스마스 전에 재독할 수 있기를.


플럼머핀.『십이월 기담 1-3』. B&M, 2017원, 각 3600원.

BL, 현대, 배우.

최고 스타에서 순식간에 바닥까지 내려간 주성빈이, 친구의 설득으로 영화 『십이월 기담』을 찍기 시작하고 거기서 만난 후배 배우 한제영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입니다. 영화 캐스팅부터 시작해 촬영하는 도중에 벌어진 여러 방해작업들, 그리고 주성빈의 스캔들과 관련된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고 한제영의 문제도 해결되고 둘이 마음놓고 연애하기까지가 나옵니다. 무사히 개봉하고 다시 원래의 자리에 돌아온 주성빈과, 그의 도움이 있었다고 하지만 괜찮은 원석이었던 한제영이 감독과 작가와 선배의 도움으로 연마되어 훌륭한 보석으로 빛나는 이야기가 외전으로 실렸습니다. 외전의 달달함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훗훗훗.


Rana.『절벽위의 꽃 1-5』.

로맨스, 판타지, 회귀.

조아라에서 연재될 당시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억은 있는데 기록은 남기지 않았던 모양이네요. 읽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제 취향에 안 맞더군요.-ㅁ-;





적는데 하루가 홀랑 날아갔습니다. 다른 책들 리뷰도 마저 적어야하나 그건 뒤로 미루겠습니다. 일단 이 중 몇몇은 나중에 각 잡고 다시 리뷰 쓸 생각입니다.



달군.『남자의 임신 가능성에 대한 고찰』. 이색, 2017, 3500원.
나무슈.『현부양처 1-2』. 마담드디키, 2017, 각 3천원.
주해온.『악녀의 정의 1-4』. 디앤씨북스, 2017, 각 6천원.
이미누.『생츄어리 1-2』. 마녀, 2017, 각 3천원.
달빛봄.『마법사와 마녀의 동거 생활기 1-2』. 루시노블, 2017, 각 3500원.
모타.『쪽빛 로맨스 1-5, 외전 1-2』. 나이츠문, 2017, 1권 0원, 2-외전 1권 4천원, 외전 2 2천원.
가토 교코.『우리는 좁아도 홀가분하게 산다』. 나라원, 2017, 10400원.
한국 반혼체 상담협회.『반혼체 상담 가이드북』. 덕녘, 2017, 1백원.
덕녘 편집부.『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덕녘 가이드북(2016)』. 덕녘, 2016, 무료.
깅기.『어젯밤엔 거북이가 점프!』. 시크노블, 2016-2017, 본편 2700원, 외전 500원.
만능강아지.『마테리얼라이즈1-3』. 녹턴, 2016, 각 2천원.
고네.『HOST 1-5』. 파란달, 2017, 각 2500원.
미코노스.『당신에게, 돌아가다』. 필연매니지먼트, 2017, 각 2500원.
별스러운.『풋사과를 베어 문 노루와 반딧불이 1-3』. 2017, 1권 무료, 2-3권 3200원.
만능강아지.『Rule the blood 4권 합본』. 녹턴, 2016, 9천원.
당수.『E의 펫숍』. 덕녘, 2015, 2천원.
봉블리.『천의 얼굴(특별외전)』. 시크노블, 2017, 2천원.
해위.『어떤 마법세계의 평범한 이력서 1-3』. 피아체, 2017, 1,3권 3500원, 2권 4천원.
당수.『쓰다듬어 주세요』. 덕녘, 2016, 2천원.
흰울타리.『흰 사슴 잉그리드 1-6』. 라렌느, 2017, 각 3500원.
리Lee.『데드라인 할리우드 1-2 합본』. 시크노블, 2017, 6천원.
리Lee.『소심한 파파라치의 우울』. styleB, 2012, 3500원.
리Lee.『로튼애플』. B&M, 2014, 4800원.
소림.『이라의 아이돌 1-2』. 은밀한상상, 2017, 각 2500원.
잼베리.『생강 설탕절임 1-4』. 은밀한상상, 2017, 각 3500원.
세람.『일주일간의 기록』. 은밀한상상, 2017, 3천원.
세람.『꿈의 잔재 1-4』. 녹턴, 2017, 1권 무료, 2,4권 3500원, 3권 4천원.
소호.『매시 메리골드 1-3』. 블루코드, 2017, 1-2권 3500원, 3권 3천원.
미네.『대본리딩 1-6』. W-Beast, 2017, 각 3300원.
유비아.『삼우부인 1-2』. 이색, 2017, 각 2500원.
달밤달곰.『모라는 노래한다 1-3』. 블루핑, 2016, 각 3천원.
카르페XD.『티어&디어 1-2권 합본』. B&M, 2017, 9500원.
violetcream.『Truth』. B&M, 2016, 4200원.
장난기기능.『퍼펙트 이디어츠 1-4』. 피아체, 2017, 각 2500원.
서지현.『아콰터파나』. 노블오즈, 2014-2017, 각 2500원.
플럼머핀.『십이월 기담 1-3』. B&M, 2017원, 각 3600원.
Rana.『절벽위의 꽃 1-5』. 마담드디키, 2017, 각 3천원.


제목은 저리 적었지만 사케는 맥주보다 더 못마십니다. 소주보다는 낫지만 사케도 알콜 특유의 향이 있어 대체적으로 술맛이라 인식하는 통에 맥주보다 못마십니다. 맥주야 사실 쌉쌀한 보리맛 청량음료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사케는 술. 그러니 마시긴 하지만 맛있다고 생각하며 마시는 일은 드뭅니다.

물론 이런 훌륭한 안주가 있다면 안주와 함께 흐뭇하게 즐길 수 있겠지요. 그러니 오히려 조심해야합니다. 자칫하다가는 온갖 술을 사들이며 하나씩 정복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무서운 책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와카코와 술』이 떠오릅니다. 그쪽은 만화라 술 마시는 배경이나 술 자체, 그리고 거기에 따라오는 여러 음식의 묘사가 참 맛있다면 이쪽은 대놓고 사진을 놓아 "이거 만들기도 간단해, 어렵지 않아. 그러니 마셔!"라고 부추긴다는 것이 다릅니다. 보고 있노라면 안주만 먹는 저도 안주 때문에 저 술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앞부분에는 사케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아주 간략하게 설명을 해놓았습니다. 이 책 한 권이 있으면 호기심에라도 사케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군요. 한두 병 정도 사두었다가 양쪽을 비교하며 마시고, 집에서 홀짝이고, 그러다 한두 병이 열 병이 되고 날마다 반주를 즐기는 지경이 되면 그야말로 술꾼이겠지요. 하지만 그러고 싶을 정도로 안주가 맛있어 보입니다.


일본 음식을 기본으로 하여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섞어 절충요리를 만든 것이 많은데 유즈코쇼 만드는 법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영귤과 청양고추, 소금을 섞어 만듭니다. 만드는 법도 어렵지 않아서 도전할만 하네요. 유자 구했다면 진즉 도전했을 건데 그건 무리고. 제주레몬 오면 그걸로 해볼까 잠시 망상해봅니다.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秋 사케편』. 맛있는책방, 2017, 12000원.



만드는 방법도 굉장히 다양하고 수준도 다양합니다. 냉장고에서 재료 꺼내 뚝딱 만들 수 있는 히야얏코(냉두부)부터 손이 많이 가는 도미소금구이나 히야시라이스 같은 음식까지 많으니, 취향대로 골라 만들어 보죠. 맥주편도 좋았지만 사케편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아야...!

제목 그대로. 책 뒷면의 소개처럼 치즈를 만들기 시작해 먹기까지 한 시간 걸린다며 소개하는 치즈 만드는 법 책입니다. 보고 있노라면 나도 만들 수 있어를 외치며 당장 재료를 구입해야할 것 같은 그런 책입니다. 보기만 해도 참 좋아요.-ㅠ-


치즈의 주 재료는 우유입니다. 거기에 산이나 소화효소-레닛을 넣어 응고시켜 유청을 빼고 굳힌 것이 치즈지요. 중간에 가열하고 주무르는 과정이 추가되면 탄력 있고 늘어나는 치즈를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치즈는 리코타, 모짜렐라, 코티지, 파니르, 부라타입니다. 이 중 리코타와 코티지는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제가 정말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는 해봐야 아는 겁니다...



책 앞머리의 서론이 길어 읽다가 자주 조는 바람에 읽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서문을 넘어서면 만드는 법은 대동소이합니다. 중요한 건 반응을 관찰하면서 적절히 산을 가감하는 것, 그리고 반드시 온도계를 써서 우유 혹은 혼합물의 온도를 정확하게 체크하는 겁니다. 우유의 상태나 기타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응고가 덜 일어나면 산을 추가하고, 온도를 올릴 필요도 있으니까요. 단 번에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실패하더라도 원인을 잘 살피고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하여간 읽고 있노라면 말린 과일을 넣은 와인 안주용 치즈 쯤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거기에 중간에 등장하는 치즈토스트는 ....! C님이 보시면 홀랑 넘어갈만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다른 게 아니라 코티지 치즈를 만들고 프라이팬에는 버터와 꿀을 섞어 가열한 뒤에 꿀버터는 옆에 덜어두고 그 프라이팬에 그대로 코티지 치즈를 꾹꾹 눌러 펼쳐 피자나 빈대떡 만들듯 납작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위에 꿀버터 투하. 그대로 은근은근 가열해 토스트를 만드는 겁니다. 글을 적는 것만으로 그 맛이 절로 상상되지 않으십니까! 집에서 해보고 싶은 술안주더군요.)


게다가 각 제조법 뒤에는 다른 변형 방식을 소개합니다. 크림을 빼고 우유만으로 만든다든지, 산을 바꾼다든지, 버터밀크가 없으면 레몬즙을 쓴다든지 등등으로 대체방법을 제안합니다. 꼭 레시피 대로가 아니더라도 도전할 용기가 생기는 책이더군요. 게다가 뒤에는 버터 만드는 법도 나와 있고 말입니다. 좋은 우유를 구한다면 시도해보고 싶은데.. 그러한데...(먼산)



진짜, 어디 시골에서 주말농장 식으로 주말축산업을 제공해서, 주말에 우유 한 통씩 제공받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겠다는 망상을 해봅니다. 한 주에 한 통 전유를 받아 윗부분의 크림은 떠내 버터와 버터밀크를 만들고, 아래의 우유는 이렇게 치즈를 만든다면, 그것도 좋지 않을까요. 흑흑흑.;ㅠ;




클라우디아 루세로. 『원 아워 치즈 One-Hour Cheese』, 나윤희 옮김. 청림라이프, 15000원, 2017.


좋은 책입니다. 그러니 C님은 당장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으세요.(...)

굳이 정확한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계량 때문입니다. 각 케이크의 재료를 보면 모든 단위는 g이며 달걀마저도 무게 계량을 해야합니다. 『파파톨드미』에서 잠시 등장한 것처럼 제과는 화학이며 정확한 단위로 계량해 정확한 방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뭐, 만화에서 등장한 화학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베이킹은 과학이다』를 보시면 정말 과학적인 제과 제빵 이야기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중급 이상을 위한 레시피입니다. 만드는 과정 사진이 나와 있지만 잘 만든 일본 레시피책보다는 조금 떨어집니다. 과정 사진은 반죽의 질감(텍스쳐)나 혼합물의 색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필요합니다. 보고 있노라면 설명과 사진이 조금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꼭 이 과정의 사진이 들어갈 필요는 없는데, 중요한 사진은 아닌 것 같은데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요.

거기에 만드는 과자들이 대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습니다. 피낭시에 같은 건 상대적으로 쉬워 보이지만 그것도 소금캐러멜 피낭시에다보니 소금캐러멜을 직접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을 보면 절대 초보는 따라하기 어렵겠다 싶은 게,

1.냄비에 설탕을 넣고 중불에 올려 천천히 녹이면서 캐러멜라이즈한다.

2.불에서 내린 다음 미지근한 생크림을 2-3번 나누어 넣고 섞어 하나로 만든다.(Tip 이때 뜨거운 수증기가 갑자기 올라모므로 데이지 않도록 조심하며 섞는다)

는 설명이 있습니다. 사진이 있지만 그 아래 설명은 이게 끝입니다.

으으음.

일단 캐러멜라이즈는 좋은데 어느 정도까지 설탕을 가열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엊그제 올렸던 『진한 치즈케이크』는 비슷하게 캐러멜 만들 때 어떤 색이 될 때까지 가열한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그것도 그렇게 친절한 책은 아니었지만 이쪽은 난이도가 더 높습니다. 거기에 팁으로 언급된 수증기도 그렇거니와, 생크림을 살짝 데워서 넣더라도 일단 뜨거운 냄비이기 때문에 생크림을 붓는 순간 사방으로 마구 튈 겁니다. 그것도 조심해야 할 건데 언급이 없군요.


그러니 이 책은 실제 클래스를 다녀본 사람이거나 어느 정도 제과제빵을 해보아서 설명하는 내용이 무엇을 말하는지 그 행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에게 유용할 겁니다. 대신 등장하는 레시피는 독특하기도 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특이한 케이크가 많으니 제과 좋아하는 사람이나 간식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눈요기에 참 좋습니다.-ㅠ-



김수경 지음. 『르와지르 디저트 수업』. 비타북스, 2017, 15800원.


쓰는 걸 잊었군요. 청담동 쪽의 제과클래스인 르와지르의 레시피북이랍니다. 그래서 중간에 클래스를 언급했지요.

단도직입적으로, 추천 못합니다. 추리소설로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으며 라이트노벨로 치자면 재미가 떨어집니다. 니시오 이신이지만 말장난은 덜합니다. 그럼에도 캐릭터 성은 상당히 있어보입니다.


읽다보면 니시오 이신이 오란고교 호스트부를 보고 감동한 나머지 소설을 쓰기로 한 건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니, 어쩌면 이 작품 자체가 오마쥬인지도 모르겠네요. 읽는 내내 오란고교를 읽는 건가 싶었으니 말입니다.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주인공은 유비와 학원의 중등부 2학년인 도지마 마유미입니다. 어느 날 옥상에서 꿈을 포기하려는 순간 우연히 마주한 소년에게 끌려와, 학원=재단학교 내에 파다하게 소문이 퍼진 미소년 탐정단의 사무실로 쓰고 있는 미술실에 끌려 옵니다. 거기서 반쯤 자포자기한 상태로 의뢰를 하지요.

의뢰는 별을 찾아주세요. 그리고 결론적으로 10년 전에 보았던 그 별은 찾지 못했지만 다른 별을 찾았습니다.(한숨)


넹. 지독히도 클리셰를 모아 놓은 것 같은 모양의 소설입니다.

-곤란에 빠진 소녀를 구한 것은 미소년

-그 미소년이 속한 집단, 미소년 탐정단이 소문의 그곳

-미소년 탐정단의 주요 멤버들은 하나같이 잘난 인간들

-그리고 거기에 이질적인 소녀가 끼어드는데..


짐작 하시겠지만 주인공도 비범합니다. 절대로. 이하는 내용 폭로라 잠시 접어둡니다.


능력적으로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일단 전체 멤버 중 가지고 있는 특기 같은 것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인물도 있으니 다음 권에서 더 공개가 될 모양입니다 그러나 다음 권을 읽을지는 조금 고민 중인데..


딱 표지의 소개대로 서로 다른 설정의 미소년이 다섯 명 있으니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는 겁니다. 저야 취향에 근접해도 딱 맞는 쪽은 없어서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불량 학생이지만 섬세하고 경찰에 연이 닿아 있는 인물

-학생회장

-실질적으로 재단을 운영하는 차기 이사장, 현 후계자

-사슴다리의 히토...가 아니라 영양다리의 효타, 변태 속성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일단 저 넷을 이끄는 리더. 그런데 알고 보니..(하략)


취향을 따지자면 두 번째나 세 번째지만 읽는 도중에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일단 세 번째는 적어 놓은 것만 봐선 딱 클램프학원탐정단의 누구가 떠오르는데 말입니다. 이것도 클리셰니까요.



일단 다음 권까지는 읽어보고 그 다음 어떻게 할지 결정할까 합니다. 장바구니에는 담아 놓아야지.=ㅁ=


니시오 이신. 『미소년 탐정단: 너에게만 눈부시게 빛나는 암흑성』, 현정수. 영상출판미디어, 2017, 1만원.



일단은 추리소설이라 가능한 내용 폭로를 하지 않으려고 두루뭉실하게 적었습니다. 하지만 추리소설로서는 실격입니다. 그 이야기가 들어가면 SF나 판타지가 되지 추리소설은 안되니까요. 게다가 트릭이라고 적은 내용 자체도 얼척 없는 수준을 넘어 섭니다. 그냥 하하하하하하, 니시오 이신이니까, 하하하하하하 라고 넘어가는 쪽이 속 편합니다.

그렇습니다. 독서광의 모험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주욱~.


딱 그런 마무리 문장이 떠오르는 책입니다. 북스피어의 박람강기 프로젝트 9권으로 출간되었는데 역시 박람강기. 재미있네요. 앞서 『작가의 수지』도 후반부에 여러모로 폭소하며 보았는데 이번 책은 한 술 더 뜹니다.


이 책은 미카미 엔과 구라타 히데유키의 대담집입니다. 애초에 이 책을 기획하면서 서로의 서재 혹은 작업실을 견학하고 미카미 엔의 집에서 대담을 한 것 같더군요. 중간 중간 책을 꺼내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는 말은 미카미 엔이 썼지만 닫는 말은 구라타 히데유키가 썼습니다.

자. 그럼 이 두 사람이 누구냐.

미카미 엔은 『비블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의 저자입니다. 여는 글에서 미카미는 자신보다 앞서 라이트노벨로 책과 관련된 등장인물이 나오는 소설을 쓴 사람이 있다며 구라타 히데유키를 소개합니다. 『R.O.D.』. Read or Die지요. 그 주인공인 요미코 리드맨을 가리키는 겁니다. 종이와 관련한 기술을 쓰며 책을 지독히도 좋아하고 이름 역시 독자(讀子) 독자(readman)인 요미코 리드맨. 취향은 아니어서 읽다가 도중에 멈췄지만 그 당시 상당히 인기를 끌었다고 기억합니다.

71년생인 미카미 엔과 68년생인 구라타 히데유키는 그렇게 대담을 시작합니다.



이야기는 소년기부터 시작해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읽다보면 아는 이름과 모르는 이름이 마구 뒤섞여 나오는 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습니다. 반 정도는 아는 것 같고, 반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아는 이름도 읽어본 작가와 들어본 작가로 나뉘긴 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책 취향은 저랑 상당히 안 맞습니다. 전 공포소설도 미쓰다 신조나 미야베 미유키, 오노 후유미, 아야쓰지 유키토 같은 정제된 공포를 좋아합니다. 스티븐 킹은 제 입에 안 맞았고 제대로 읽은 책도 없다고 기억합니다. 애초에 그 책이 한국에서 한창 유행할 때는 공포소설을 안 봤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저 네 명의 이름은 여기 등장 안했던 것 같은데...

그도 그런게 어릴 적의 책 이야기가 두서없이 튀어나오다보니 에도가와 란포 급의 오래된 작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튀어 나옵니다. 아, 시마다 소지는 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요?


책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상대방의 서가를 구경하고 그에 대해 두서없이 떠들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구나 싶습니다. 대담집도 대담집이지만 이거 편집한 사람이 상당히 고생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대체적으로 정리는 되어 있는데, 모던 호러, 란포와 요코미조와 후타로(야마다 후타로), 영화와 책, 좌절본(읽다 포기한 책), 진귀한 책, 트라우마, 헌책, 그 외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그러니 이런 키워드를 좋아하신다면 꼭 읽으세요. 저도 구입 예정입니다.


다만.

이 책은 68년생과 71년생의 '소년기' 독서기가 많습니다. 따라서 불편한 구석도 상당히 있습니다. 제 경우도 몇 번 취향에 안 맞는 이야기가 툭툭 튀어 나와 고생했고요. 그래도 아는 이름이 많이 나오니 재미있기는 했고. 무엇보다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란포가 남색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뭐....'ㅂ'; 열심히 책만 읽은 사람이 알기 어려운 여러 뒷 이야기나 정보들이 튀어나와 즐겁기도 했습니다.

모르는 이름들은 책 하단의 박스에서 간략히 소개는 하는데 몇몇 정황은 설명이 없어 아쉽습니다. 그 정보까지 적어 넣으려면 번역이 아니라 연구를 해야하는 수준일 것이라 미련은 남지 않았습니다. 아마 원서에도 그런 이야기까지는 안 적었겠지요. 이미 차고 넘치는 작가 정보만으로도 고생 많으셨습니다...=ㅁ=




미카미 엔, 구라타 히데유키.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남궁가윤 옮김. 북스피어, 2017, 12800원.


뜬금없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웬델 베리의 책을 읽을 때 자주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런 인류는 그냥 멸망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고 말입니다. 물론 웬델 베리가 바라는 것은 인류 멸망이 아닙니다. 대규모 농업, 산업형 농업으로는 몇몇만 고소득을 올리고 지역의 경제적 자연적 생태계가 무너지고 마니 지역 중심의 공동체적 성격을 가진 소규모 농업을 살려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텃밭의 기적』 같이 종자를 보존하고 대형 종묘업체에 반기를 드는 이야기와도 맥을 같이 합니다.

만.

묘하게도 웬델 베리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냥 멸망하는 것이 빠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류는 바뀌지 않을 것이니 그렇게 자연은 망가져 갈 것이고, 결국 전 세계는 멸망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는 생각 말입니다. 이미 기후변화가 그걸 예고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러한 기후변화와 인류 멸망의 속도에 가속을 하는 건 트럼프 같이 이러한 현상을 부정하는 인물들일 것이고요. 그리고, 그 트럼프를 뽑은 것은 오히려 소규모 소작농, 공동체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지 않았나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건 아마, 트럼프를 뽑은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 때문일 겁니다. 기후 변화를 가속하는 대규모 농업, 그리고 땅을 황폐화시키는 그러한 농업을 옹호하고 장려하는 인물들의 편을 들고 옹호하는 사람들이라고요. 그게 저자가 반대하는 농업을 하든, 저자가 지지하는 농업을 하든 간에. 왠지 이미지가 그렇게 그려 집니다...(먼산)


이 책은 웬델 베리가 여기저기에 기고했던 열 편의 기고문을 모아 놓았습니다. 미셀러니가 아니라 에세이고 굉장히 묵직한 이야기들입니다. 맨 앞의 이야기는 지속적인 임업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일본에서 이뤄지는 임업 방식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물론 방식은 상당히 다릅니다만. 편하기보다는 복잡하고, 하지만 숲에는 가능한 영향을 덜 주는 방식의 간벌이 등장합니다. 이게 비용이 덜 든다고는 하나 목재를 채벌하는 비용으로 따지면 그리 효과적이진 않을 것 같더군요. 그럼에도 저자는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고 운영하는 것보다는 덜 든다고 말합니다. 하기야 기계는 감가상각이 있으니까요. 말도 감가상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는 덜하겠지요.


6장의 불편한 중간지대는 낙태와 동성결혼에 대해 다룹니다. 시각이 상당히 재미있기도 하고 저도 '불편한 중간지대'에 대해 생각한 적이 몇 번 있어서 꽤 공감했습니다. 낙태라고 하기 보다는 임신중단권이라 부르는 걸 선호하지만 어느 쪽이건 저는 찬성하는 쪽입니다. 이 이야기를 자세히 적으면 내용이 너무 길어지니 다음에 따로 적도록 하고, 동성결혼도 찬성합니다. 저자는 이 두 가지 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하는 군요.


p.112

그러므로 나는 위험을 감수하고 낙태를 찬성하거나 낙태를 반대하는 법 둘 다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p.114

(중략) 결혼이라는 것이 정부의 발명품이라거나 정부가 원래부터 누가 결혼을 해야 한다며 정해 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두 여성 또는 두 남성의 결혼을 반대할 수 있는 정부라면, 두 광신자의 결혼도 정당하게 막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p.115

지금까지 동성애자들이 결혼할 권리를 거부당해 온 것은, 일단 우선은 결혼할 권리가 있다고 가정하고, 분명 수정 헌법 제14조를 위반하는 것이다.(중략) 사실상 동성애자들은 결혼할 권리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단 저자는 낙태를 반대합니다. 뱃속의 태아 역시 생명체라고 보고 있고요. 그럼에도"여성의 입장에서는 낙태가 자기 몸이 깊숙이 관여된, 매우 사실적이고 긴박한 고려사항"(p.108)이라 언급하면서 "어떤 여성이 자기 뱃속의 아이를 죽이겠다고 결심하면 우리는 그 여성이 다른 사람에게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는 그 여성을 그런 식으로는 보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낙태는 남성보다는 여성의 문제라고 보는 거죠.

동성결혼에 대한 저 언급도 맥락이 이렇습니다. 결혼은 정부가 보증하거나 할 것이 아니다. 그건 인권과 연결된 것이니 정부가 승인하고 교회가 승인하고 할 것 없이 헌법에 따라 당연히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결혼을 성별에 따라서 제한하는 것은 인권에 위배된다고 보는 거죠.



이 글을 포함해 상당히 재미있는 글들이 많습니다. 쉽게 읽기보다는 곰씹어 읽어야 할 글이라 시간이 좀 걸렸지만 한 권 또 사다 놓을 것 같군요.'ㅂ'



웬델 베리. 『오직 하나뿐』, 배미영 옮김. 이후, 2017, 14000원.


인용구 중에 굵은 글씨로 표기한 것은 책에 있는 그대로 옮긴 겁니다. 원문도 그렇겠지요..?

이번에는 요리책 두 권입니다. 원래는 도서관에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夏 맥주편』을 빌리러 갔다가 그 옆에 있던 『히데코의 연희동 요리교실』도 빌려왔습니다. 같은 저자의 책이고 『요리교실』이 먼저 나왔고 『술안주』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여름 술안주로 맥주편을 내놓은 걸 보면 겨울편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음. 와인도 좋고, 와인을 쓴 술안주도 좋고....


양쪽의 책을 같이 놓고 보면 재미있습니다. 『요리교실』은 제목 그대로 요리교실에서 사용하는 도구나 재료들을 소개합니다. 그 앞부분의 양념 소개에는 어떻게 어떤 재료로 만든 것인지도 나오고, 주로 사용하는 도구들에 대한 안내도 자세해서 오히려 주방도구를 소개하는 다른 책보다 더 재미있게 읽힙니다. 솔직히 말하면 뒷부분의 음식 만드는 법은 소개가 간략하기도 했지만 만드는 법 편집한 방법이 옛날 요리책을 보는 것 같은 짜임새더군요. 그게 걸렸습니다. 그리고 소개된 음식들이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고, 은근히 난이도가 높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편하게 보시려는 분께는 『술안주』를 추천합니다. 정확히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夏 맥주편』이지만 『술안주』로도 충분합니다. 단순한 술안주가 아니라, 글쓴이의 집 근처에 있다는 맥주집에서 자주 마셨던 맥주를 연결지어, 세계의 다양한 맥주를 라거, 에일, 흑맥주, 밀맥주, 람빅과 사워비어로 나누어서 각각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맥주를 소개하고 그 맥주에 잘 어울리는 술안주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다시 말해 맥주와 안주를 함께 소개하는 거죠.'ㅠ'

제 취향은 흑맥주라서 이리저리 뒤져봤는데 홈플러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맥주는 아닌 것 같아 잠시 좌절했습니다. 하지만 여름 다 가고 맥주 마시기에는 조금 추운 계절임에도 맥주가 당기는 무서운 책입니다. 그런 고로 T님이 보시면...(하략)

전체 111쪽으로 매우 얇습니다. 집에 한 권 꽂아 놓고 생각 날 때 꺼내 보며 오늘은 무슨 맥주를 마실까 할 때 딱 좋은 책입니다. 쓰읍.


『요리교실』은 그보다 많이 두껍습니다 .하드커버이기도 하지만 439쪽. 딱 네 배네요. 어느 쪽이건 추천합니다.-ㅠ-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연희동 요리교실』. 이봄(문학동네), 2016, 25000원.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夏 맥주편』. 맛있는책방, 2017, 12000원.


그리고 지금 검색하다가 알았습니다.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夏 맥주편』의 다음 권으로 秋 사케편이 나왔으니 이것도 챙겨봐야지!

세 번 울 뻔했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했는데, 감정 기복이 심한 때, 울고 싶은 때 펴들었다가는 굵은 눈물방물을 뚝뚝뚝 흘릴 겁니다.


매번 소개할 때마다 미리 적어두지만, BL입니다. 그리고 판타지입니다. 조아라에서 연재되었다가 완결된 뒤 타 플랫폼에서 연재되었고 종이책으로 나왔습니다. 전자책 발행 예정도 있으니 전자책으로 보실 분은 조금 더 기다리시면 됩니다. 19금 외전은 별도로 나올 모양이고요.

이 이야기의 시작은 어쩌면 전작인 『개 한 마리와 두 남자』인지도 모릅니다. 거기도 영물 고양이 한 마리가 나오니까요. 이 판타지 세계도 그런 고양이들이 존재합니다.



시작은 어느 꼬마를 주운 할아버지가 엽니다. 눈꽃마을에서 오동나무 책방을 운영하는 벤자민은 어쩌면 제페토라고 해도 잘 어울렸을지 모릅니다. 벤, 벤지라는 별칭의 할아버지는 몸이 약한 손자와 살다가 어느 해 손자마저도 잃습니다. 아들도 일찍 보내고 남은 가족이라고는 손자뿐이었는데 그마저도 잃습니다. 그러다 그 해 겨울, 저 편으로 간 손자의 인도로 또 다른 손자를 얻습니다.

꼬마는 처음부터 가족이 없었습니다. 이름도 없던 고아 소년이었고 어떻게 흘러 흘러 눈꽃 마을에 들어왔다가 골목 저 편에서 눈과 함께 죽어가던 찰나였습니다. 벤자민 할아버지가 반쯤은 충동적으로 아이를 들어 구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고아소년을 극진히 간호하고 살려냅니다. 따뜻한 불가라는 것을 처음으로 누리고 가져본 그 때의 묘사를 보고는 울먹울먹했고요.... (1차)


소년은 스엔이라는 이름을 받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할아버지와 가족이 됩니다. 스엔도 몸이 약해 겨울만 되면 고생했지만 그래도 할아버지의 친손자보다는 건강 상태가 좋았던 모양입니다. 고서 수리도 배우고 책 관리도 배우고 여러가지의 모든 것들을 배워 나가며 할아버지의 헌책방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어느 날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책방에서 만납니다.

고양이가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모르지만 할아버지가 들인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썩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스엔을 웃게 만드는 고양이를 쫓아낼 만큼 박정하진 않았고, 고양이는 또 제 임무를 다하는 똑똑한 녀석이었습니다. 책방 여기저기에 숨어 있던 쥐구멍을 발견하고 쥐를 해치웠으니까요. 그렇게 고양이가 한 가족이 됩니다. 워낙 말을 잘 알아듣는 녀석이라 할아버지는 첫 번째 삶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지요. 벤 할아버지가 그 할머니에게 들었듯, 고양이는 아홉 번을 산다고 하니까 말입니다. 물론 진짜인지 아닌지 모를 그럴 전설입니다.

어느 날. 고양이는 마차에 치일 뻔한 스엔 대신 죽습니다. 심부름을 다녀오던 그 날, 얼음낀 길에서 미끄러진 마차는 스엔과 고양이를 덮칩니다. 그 직전 고양이는 노란 눈, 검은 머리칼의 청년이 되어 스엔을 밀쳐냅니다. 자리에 남은 것은 고양이었지만, 스엔은 그 낯선 청년이 '기다려'라고 말하는 입모양을 분명 보았습니다. 그 상황이 어찌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고양이는 죽었고, 스엔은 마차에 치일뻔한 충격까지 겹쳐 오랫동안 앓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덩달아 같이 울고....(2차)


할아버지도 천수를 다하고 편히 눈을 감은 뒤, 스엔은 혼자서 오동나무 책방을 꾸려갑니다. 여러 책들을 받아 수리하기도 하고, 판매하기도 하고. 작은 마을이지만 그래도 외부에서 고서 수리를 종종 맡겨오는 덕에 일감은 이어집니다. 할아버지가 해오던 일이었지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나고 그 고양이가 스엔의 뒤를 쫓아 옵니다. 그것도 인간으로 변해서 말입니다.



여기까지가 딱 50쪽까지의 이야기군요. 앞 이야기가 긴 것은 그 뒤의 이야기는 스엔이 이름을 준 고양이, 노이와 함께 하며 일어난 일상적인 이야기라 그렇습니다. 책 표지의 고양이는 노이입니다. 처음 만났던 검은 고양이가 아니라, 다시 돌아온 두 번째 고양이. 노이란 이름을 받은 것도 두 번째 고양이로 만난 뒤였습니다. 그 전에는 특별히 이름이 없었고요. 짙은 회색의 풍성한 털에, 검은색이 퍼지듯한, 하지만 발은 흰색인. 두터운 꼬리를 가진 고양이. 머릿속에서 그려내다보면 괜히 회색 털 빛의 빌헬름님이 떠오르지만 제쳐둡니다. 노이의 성격은 그분과 전혀 다르니까요.

하여간 표지의 분위기는 책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았습니다. 크흑. 전자책의 BL소설 표지만 보다가 이런 표지를 보니 진짜 감격의 눈물이 넘쳐 흐르는게... 딱 취향입니다. 살짝 보일듯 말듯하게 책 상단 면에 양각으로 올라온 눈결정까지도 말입니다. 확실히 시크노벨(Chic Novel)의 표지가 좋아요. 시크노벨 표지 중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아마 없었던 것 같은 기억이..? 그러고 보면 살라후딘을 비롯해 상당히 많은 책이 시크노벨 책입니다. 이것도 언제 따로 모아서 찍어보죠.


본론으로 돌아가 스엔은 노이와 함께 살면서 다른 고양이들도 차근히 만납니다. 노이 때문에 하르펜이라는 이름의 전령 고양이도 알게 되었고, 그 하르펜덕에 고양이들이 오동나무 책방에 모입니다. 여러 번 삶을 살면서 말을 할 줄 아는 고양이는 생각보다 많았고, 그런 고양이들은 책방에서 스엔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책 읽는 밤을 통해 고양이들은 점차 성장하고, 그리고 정체되었던 고양이들의 세계 자체가 바뀝니다. 움직이기 시작하지요. 고양이 한 마리를 사랑했을 뿐이지만 그 때문에 다른 고양이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주고 그걸 통해 또 새로운 것을 가르치며 고양이들에게 앎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는 직접 보시면 됩니다.



독특한 소설입니다. 동화와도 같은 잔잔한 판타지소설이지만 노이와 스엔의 관계는 분명 BL소설답습니다. 그게 서서히 그리고 천천히 흘러갈뿐입니다. 일곱 번째와 여덟 번째 삶을 스엔과 함께 보낸 노이는 그 다음의 삶도 스엔과 함께 할 것을 결정합니다. 노이의 여덟 번째 삶은 의도치 않았지만 정말로 스엔으로 가득찼고, 그게 아마 노이 삶의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아홉 번째 삶을 보면 더 그렇고요. 나중에 누가 이어받을지는 알지 못하지만 지금 스엔과 함께 지내는 다른 고양이 중 누군가가, 그리고 다른 고양이들이 대대로, 그게 아니라면 어떤 인간이 오동나무 책방을 이어 가며 고양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그러니까 고양이와 고양이와 고양이로 가득 찬 잔잔한 판타지소설이고, 씬은 나중에 전자책으로만 발행된다 했으니 안심하고 읽으셔도 됩니다. 이걸 도서관에 신청했을 때 제대로 들어올 수 있을지 궁금하긴 하지만 으으음.. 넣어볼까요......



밤바담. 『고양이는 아홉 번을 산다』. 시크노블(동아), 2017, 12800원.


3차로 어디서 울었는지는 일부러 적지 않았습니다. 14장에서 울뻔 했고 이유를 적으면 내용폭로가 되거든요. 하여간 눈물샘 약하시면 미리 손수건 준비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조아라에서 연재할 때부터 출간 기다렸는데 종이책 붙들고는 흐뭇하게 웃었습니다. 음훗훗.

감상을 요약하면 그렇습니다. 이 책에 등장한 많은 개념은 제가 동의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는 개념입니다. 취향 존중으로 생각할 수는 있지만 저는 많은 부분 멀리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뉴욕에서 유행하는 건강요법이란 그런 건가 싶은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하여간 새로운 세계를 맛봤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읽는 내내 고통스럽기는 했지만 나름 얻은 것은 있고요.



부제가 '평범한 뉴요커들의 심플한 집밥 노하우'입니다. 앞부분은 저자가 어떻게 뉴욕에 살게 되었는지, 그러면서 어떤 생활습관으로 바뀌었는지, 그리고 뉴욕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다루고 뒤에 다양한 음식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대체적으로 건강한 식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이런게 유행하나 싶긴 한데 제가 좋아하는 음식들은 아닙니다. 전 맛이 더 중요해요....



일단 디톡스 요법. 몸에서 독소를 뺀다는 요법인데, 단식요법이나 디톡스 요법이나 다 회의적입니다. 아무래도 마녀수프에게 단단히 당한 것이 있어 그런 모양입니다. 정확히는 덴마크 다이어트였지요. 덴마크 다이어트 시도하다가 기력과 체력이 날아간 것은 물론, 체질이 이모양이 된 것에 대해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기 때문에 그와 유사한 요법들은 모두 사양합니다.

저자는 효과를 봤다더군요. 기름진 식습관이었다가 디톡스 요법을 실시하고는 바로 채소들이 당기는 현상이 일어났으며 육식을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지기로 했답니다.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소스병 등을 모두 치우고 났더니 피부 트러블이 사라기 시작해서 본격 집밥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서문에 나옵니다.

그리고 집밥을 강조하는 이야기. ..으으음. 여기서부터 걸립니다. 집밥이 좋은 것은 알지만 해먹기 참 쉽지 않지요. 그렇지요. 균형을 맞춘 식단을 갖추는 것도 참 어렵지요. 그렇죠.....(먼산)



그 다음에 등장하는 알레르기. 알레르기의 원인으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를 지목합니다. 아토피가 유독 강남 거주자 부모를 둔 사람들에게 많다는 개인적인 견해까지 등장하고 나면 으으으으음....


뉴요커가 외면하는 식재료로 GMO, 항생제 음식, 과자.

먼저 유전자 변형이란 바이오테크, 유전자이식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요점은 한 가지다. 식품의 유통기간을 늘리고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생물 고유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병충해에 강한 개량품종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제초제에 다른 식물들은 죽어도 안죽고 해충이 꺼리는 독성물질을 내뿜는 식물이란 건 상상만 해도 무섭다.

처음에는 '과학의 혁명'처럼 느껴졌지만 수 년에 걸쳐 이런 식품들이 체내 면역력을 교란시켜 각종 알레르기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p.65


여기서 포기. 더 읽기를 포기하고 내려 놓았다가, 그런 부분은 건너 뛰고 챕터 제목만 확인했습니다.


부엌을 관리하는 모습에서 작업대를 사수하라는 것, 다목적 핸드타월을 쓰라는 것은 좋은데 팬트리를 활용하라면서 그 중 하나로 '필수 단백질원, 콩류'는 조금 미묘. 단백질 공급원으로 육류의 위상이 추락하면서 대체 단백질로서 콩의 역할이 높아진다는데... 콩 단백질만으로 사람이 필요한 단백질을 모두 섭취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뒤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조리방법이 간단하기는 하나, 재료와 아주 간략한 만드는 법만 소개합니다. 음식 솜씨가 없다면 따라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웬만큼 음식 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레시피네요. 예를 들어 시금치 치즈 오믈렛 만드는 법.


1.헤비크림이나 우유를 넣어 달걀을 풀어 놓는다.

2.코팅 팬에 오일을 두르고, 시금치를 보깓가 숨이 죽으면 바로 달걀물을 붓는다. 이 때 시금치 밑에 달걀물이 깔리도록 살짝 시금치를 들어올려 주거나 함께 휘저어 주어도 되다.

3.아래쪽 달걀이 반즘 익어갈 무렵 치즈를 뿌리고 뒤집개로 반을 접고 1분 정도 기다렸다 접시에 담는다.


그리고 재료 중에 우유의 비율은 '약간'. 소금도 조금. 그러니 적절히 레시피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적절합니다.



그나저나 건강한 간식으로 소개된 그래놀라 바.... 피넛버터가 2/3컵 들어가는데, 괜찮을까요 이거. 제대로 건강하게 만들려면 피넛버터부터 만들어서 써야할 것 같은데 그럼 집밥의 의미가......



하여간 읽는데도 상당한 심력을 소모한 책입니다. 그런 고로 이 책은 공개만 하고 발행은 안합니다. 뉴욕의 식생활, 건강한 식생활이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셔도 좋을 겁니다.



천현주. 『집밥 인 뉴욕』. 소소북스, 2015, 15000원.


제목을 적다가 기억을 더듬어봤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제가 읽은 로맨스소설 중에는 아이돌 소재가 없더군요. 주로 로맨스판타지만 읽다보니 아이돌 소재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낮긴 하지만 조아라에서 찾아 읽은 순위권의 소설들도 현대 배경은 대개 평범한 이야기나 회사 이야기가 많지 아이돌이나 연예계쪽은 많지 않습니다. 연예계로 키워드를 바꾸면 그건 또 있고요. .. 라고 적다가 떠올려보니 『보이지 않는 이야기』나 『들리지 않는 이야기』가 아이돌이긴 합니다. 다만 남자주인공이 아이돌이고 여자주인공은 평범한 쪽이란 것. 여자주인공이 아이돌인 소설은 기억에 없네요. 더 솔직히 고백하면 여자주인공이 아이돌인 소설 하나를 읽은 적 있지만 기억에서 지웠습니다.(먼산)



BL소설은 아이돌 소재도 자주 등장합니다. 일단 전자책으로 구입한 것만 꼽아도 『세컨드 런』, 『그의 엔딩 크레디트』, 『Rewind Time(되돌아온 시간)』, 『HOST』의 셋이 있고요. 이퍼브 계열에 아직 들어오지 않아 구입하지 못한 책과 출간 예정작으로 『퍼펙트 이디어츠』, 『딜라잇(Delight)』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아라 연재작이자 아직 완결은 아지 않은 『BLACK』, 잠시 글 다듬느라 습작하신다더니 소식이 없는 『갑의 전설』, 뮤지컬 소재로 영역을 넓히면 뮤덕인 아이돌이 소속사의 낙하산으로 뮤지컬 주역을 맡게되어 생기는 일을 다룬 『뮤지컬 좋아해?』가 있지요. 같이 뮤지컬을 소재로 했지만 이쪽은 노래보다는 공연 자체가 중심인 『투탑(Two Top)』도 있고 연예계, 그 중에서도 연기로 넓히면 출간예정작인 『십이월기담』, 『꽃이 지다』,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는 『원 모어 퍼킹 타임』, 『소설처럼』, 출간작으로는 『스물여섯』과 『최고의 악역』이 있습니다. 모두 구입 예정작이나 구입작입니다. 아닌 것까지 포함하면 훨씬 넓습니다.

.. 솔직히 말하면 보고 나서 기억 안나 못 적은 작품이 더 많지요. 하하하.;ㅂ; 다 뒤지는 것은 무리고, 이 작업 하려면 이전에 로맨스소설 분석할 때처럼 아예 제가 작업을 해야합니다. 불가능하진 않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문제죠.



대체적으로 아이돌은 현대 배경이라 적당히 감수하고 봅니다. 현대배경의 소설은 잘 쓰면 잘 쓸 수록 주인공의 감정 이입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등장인물들과 함께 마음고생하기 쉬우니 그렇게 많이 보는 편은 아님에도 전자책 서가에 꽤 있습니다. 『세컨드 런』은 종이책으로도 구입하고 전자책으로도 구입했고, 『퍼펙트 이디어츠』는 소장본으로 구입 후 전자책을 기다립니다. 『그의 엔딩 크레디트』는 전자책으로만 구입했고 그나마도 이퍼브에 입고가 늦어서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연재 당시에 가장 많이 돌려본 것이 아마 『그의 엔딩 크레디트』와 『갑의 전설』이 아닐까 싶네요. 『세컨드 런』도 재미있게 보았지만 이쪽은 발행된 뒤에 더 많이 보았습니다. 『퍼펙트 이디어츠』도 꽤 보았고, 『BLACK』도 마찬가지지요.


『BLACK』는 맨 처음으로 접한 제대로 된 아이돌소재 소설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조아라 연재 초반부터 챙겨보기 시작했고, 내용 자체도 회귀나 빙의 등의 소재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쪽은 원래 있던 멤버 한 명이 연예인병말기로 퇴출 당하고,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들어온 재민(주인공)의 적응기와 성장담을 담습니다. 아이돌의 활동 모습이나 팬들의 반응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초반에는 다공일수의 모습을 보였다가 연재 후반부에는 멤버 중 가장 젠틀한 훈이랑 연애를 시작합니다. 최근에는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아마 아직까지도 내용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세컨드 런』, 『Rewind Time』, 『그의 엔딩 크레디트』는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갑니다. 『세컨드 런』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아이돌 멤버의 몸으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갑의 전설』과 비슷합니다. 양쪽의 차이는 빙의 과정에 주인공의 의지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입니다. 『세컨드 런』은 원하지 않았는데 강제로 빙의된 것이었고, 평소 알고는 있었지만 영문학도라 전혀 관련 없던 분야로 뛰어듭니다. 반면에 『갑의 전설』은 주인공이 원래 무명배우였고 이제 막 주연을 맡으려던 상황이었으며, 마찬가지로 억울한 상황에서 사망한 풋내기 아이돌의 몸으로 들어갑니다. 그 과정에서 양쪽의 동의가 있었고 주문(?)이 있었지요.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살지 말아 달라는.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들이 가는 방향은 다릅니다. 『세컨드 런』의 요한은 아이돌은 한철 장사니까 인기 있을 때 열심히 벌어서 노후를 편하게 보내겠다는 것이 목표였지만 차츰 그 뜻이 바뀌어 갑니다. 이름은 같은 영문학도 요한은 팀에는 애정이 있었던 원 주인과 달리 팀에도 무엇에도 별 흥미가 없다가 점차 플루토라는 팀 자체에 애정을 가집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가라앉으려다 마음을 고쳐먹은 뒤 읊조리는 파우스트의 대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근데 이거 어느 번역 버전일까요. 책마다 조금씩 다 다르던데?

『갑의 전설』은 지금까지의 설움을 딛고 막 날아오르려던 순간 사망한 이영이, 아직 새파랗게 어리지만 그 때문에 갑질동영상 파문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주저 앉으려던 고흔영의 몸에 들어가, 고흔영으로 살아가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BL로 등록되었지만 감정적 교류 정도로 끝나고 연애 라인은 거의 없습니다. 우기면 있긴 있을 테지만 대체적으로는 연애대상으로서의 사랑보다는 우정이나 관심에 가까운 애정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소설 읽다가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을 했습니다. 참 좋은 소설입니다..(...)


『퍼펙트 이디어츠』는 연재 당시 제목이 『완벽한 병신들(Perfect Idiots)』이었습니다. 병신이라는 단어의 유래 때문에 영문 제목을 한글로 읽은 제목으로 출간했습니다. 소장본은 그냥 영어 제목만 달았다고 기억합니다. 아이돌이 되려는 생각이 없었지만 사장님의 스토킹과 회유에 얼결에 끌려가 비주얼만 좋은 아이돌그룹에서 메인 보컬을 맡습니다. 초반의 다른 멤버들은 음치에 가까울 정도로 노래를 못불러서 음색 좋고 발전성도 높았던 다운이가 간택(?)되었던 것인데, 그 목소리에 홀랑 반한 아이돌팀의 메인보컬이 덕질하다가 둘이 연애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다운이의 원래 직업은 아프리카 게임BJ고 소득도 상당히 높아서 아이돌에 올인할 필요는 없었는데... 소속사 사장의 '당사자는 원치 않는 배려'가 화를 키웁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다운이가 복면가왕 출연했을 때의 에피소드와, 모든 일이 해결된 뒤에 카메라 켜고 방송하는 장면입니다. 다운이 참 귀여워요.///


그 중에서도 가장 자주 보는 것은 『그의 엔딩 크레디트』를 꼽습니다. 연재 당시에도 굉장히 좋아했지요. 전자책으로 나온 뒤에는 외전부분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3권의 상당수가 미연재부분이고요. 주요 소재는 회귀입니다. 앞서도 간략 감상을 적은 적이 있지만 이 소설은 주인공인 정유수를 중심으로 아이돌 그룹 Mr.Dear의 결성과 성장, 그리고 1위하기까지의 이야기들을 다룹니다. 연재된 부분까지 보면 회귀하기 전 내내 고생만 했던 유수가 새로운 그룹으로 다시 정상에 서고 그리고 성공한 덕후가 되어 연애를 시작한다는 이야기지만 추가된 이야기를 보면 감상이 바뀝니다. 유수 자신의 재생기 같더군요.

뒷 이야기까지 종합해서 보면 버스터의 리더였던 정유수는 자신이 썼던 곡을 팀과 소속사를 위해 가장 인기있는 멤버인 동갑내기 친구에게 넘깁니다. 하지만 친구는 그 은혜를 모르는 사이에 마약을 복용시키고, 자신이 저지른 마약 유통과 마약 복용의 사건을 뒤집어 씌우는 것으로 갚습니다. 그 때문에 유수는 소속사와의 계약을 파기당하고, 결국에는 광팬에게 칼에 찔려 죽습니다.

죽고 나서 정신차려보니 8년 전. 아직 데뷔하기도 전이고 아직 연습생이었을 때입니다. 그리하여 그 때부터 모든 것을 바꿔 나갑니다. 가장 큰 방향 전환은 소속사에서 빠져나와 바로 군대를 가는 것이었지요. 소속사를 나와 군대를 가면서 악우와의 연도 끊어집니다. 그리고 자대에서 두 명의 중요한 사람을 만납니다. 연습생으로서 계속 남을 수 있게 춤의 기회(...)를 제공한 김산하 병장, 그리고 오디션 받을 기회를 우연찮게 만들어 준 동기 박웅. 동기라지만 제대하기 전까지 내내 막내였던 유수에게는 둘 다 한참 위의 형입니다. 박웅이 다섯 살 연상, 김산하는 아마 그보다 위였을 겁니다. 여섯 살 연상이었나요. 유수의 예능 끼를 북돋은 두 사람이니 빼먹을 수 없지요. 하여간 박웅의 소개로 오디션을 본 뒤에는 같은 레이블을 할 박태서를 만나고 제대하자 마자 바로 같이 데뷔할 아이돌 멤버들을 만납니다.

재미있는 것은 모든 이야기의 시점이 유수 시점이라 정작 유수 본인의 이야기는 안 보인다는 겁니다. 물론 태서 시점의 이야기가 중간중간 들어가지만 전부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진한이가 경연대회 출신으로 싱어송라이터였다는 것, 지호가 실력파 배우라는 것, 레이가 인기 높은 아이돌 그룹의 리더라는 것은 유수가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버스터의 리더로, 정해진에게 가려져 본인은 그냥 예의바른 리더로만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회귀 전의 이야기는 유수의 회상이 아니면 알 수 없지만 자세히 안나옵니다. 그건 현재의 모습도 마찬가지고요. 나무위키의 틀을 빌린 맨 뒤의 위키항목은 일부나마 어떻게 자리를 잡았는지 알 수 있지만 멤버들이나 주변인들의 구체적인 평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간접적인 평가라면 짐작 가능하지만. 유수가 전 곡을 맡았던 앨범 '유품'의 평가를 보면 나브지는 않았나보다 생각할 따름이고요. 하지만 뒷 이야기는 더 나오진 않겠지요.

『그의 엔딩 크레디트』 감상이 긴 것은 짜임새도 그렇고 가장 취향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회귀해서 그 전의 것들을 모두다 바꾸고, 그렁에도 이미 한 번 가본 그 길의 기억 때문에 공포를 겪고, 그 공포가 강화되고. 모든 것이 끝난 뒤에는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이다 짐작할 수 있는 몇몇 이야기만 남은 그런 소설.




적고 싶었던 이야기는 대강 다 풀어낸 것 같으니 슬슬 모임으로 돌아갑니다. 조금씩 다들 늦으실 모양이군요.-ㅁ-

뜬금없는 이야기냐면 꼭 그런 건 아니고. 레진웹소설 철수 과정에서 저작권 협상 관련 이야기가 흘러나온 걸 보고는 한 번 정리해볼 생각을 했습니다. 발단이 되었던 것은 대강 이런 부분이고요.


-웹소설 연재 당시 표지 제작 단가가 매우 적었다

-소설 작가가 별도로 대금을 지불하기도 했다.

-소설 철수 발표 당시, 계약 파기와 관련하여 소설저작권을 돌려 받는 것에 대한 협의도 잘 안되었지만 아예 표지나 삽화 저작권은 레진 측이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즉, 저작권을 돌려줄 생각이 없었다.


아차. 한 번 용어 정리를 해야겠네요.

웹소설은 웹사이트에 편단위로 끊어 연재하는 소설을 가리키고, 소설 작가와 그림작가로 나누어 표기합니다.

표지는 일러스트 표지와 디자인 표지로 나뉩니다. 일러스트 표지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그려서 만화 또는 극화풍으로 묘사한 표지를 가리키며, 디자인 표지는 사물묘사나 구성 등의 표현 기법을 써서 배치한 표지입니다.

저작권은 뭉뚱그려 표기한 것이고 배포권이나 복제권 등의 여러 저작권에서 파생된 권한 전체를 가리킵니다. 계약 상황에 따라 출판사와 작가는 저작권 중 일부를 공유하거나 주고 받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왜 출판사의 저작권과 판권기 이야기가 나오느냐.

일러스트 표지의 경우 표지의 그림작가도 꽤 중요한 정보입니다. 삽화가 있건 없건 표지도 주요 정보를 줍니다. 다만 저는 표지 작가를 표기하는데에 서는 의견이 조금 다릅니다. 트위터상에 올라온 이야기를 보면 대체적인 의견은 이렇습니다.

1.표지나 삽화 같은 그림 그린 사람이 무슨 작가냐! 작가라 부를 수 있는 건 소설가뿐이다. 그러니 저자 정보도 소설가만 들어가는 것이 맞다.

2.그림작가 정보도 들어가야 한다. 다만 표지에 그림작가 정보가 들어가면 삽화가 있다고 착각할 수 있으니 판권기에 표기해야한다.

3.그림작가 정보도 주요 정보다. 판권기에 넣으면 알아볼 수 없다. 그러니 표지에 기재해야한다.


처음 제 의견은 표지 그림작가는 표지디자이너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으니 종이책과 같은 수준에 근거해 책 날개에 기재하는 것이 맞고, 책 날개가 없는 전자책은 별도의 저작권기를 표기하면서 거기에 표지디자이너를 포함한 또 다른 저작권자의 이름을 기재하며 된다는 쪽이었습니다. 판권기 표기는 하지 않고요. 다만 제가 판권기 표기를 반대한 것은 판권기가 도서관 서지 정보 작성시 제2 정보원이기 때문입니다. 하도 오래전에 배워 가물가물하지만 제1정보원은 면지 다음의 속표지이고 제2 정보원이 판권기의 출판정보입니다. 거기서 지은이와 그린이, 번역자 등의 정보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장르문학이나 만화 쪽은 번역자 정보를 표지에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어서 판권기를 꼭 봐야 합니다.

다만 표지 일러스트는 전체 책에 기여하는 부분에 있어 내용, 컨텐츠 저작권은 가지고 있지 않고 외형적 부분에 대해 가지고 있으니 저자에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본 겁니다. 단, 일러스트 표지의 경우에만 그렇습니다. 삽화 작가는 당연히 그림작가로서 저자에 포함됩니다.

그렇게 보면 판권 정보 중 편집이나 디자인 등의 정보를 기재하면서 표지 디자인의 정보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표지디자이너와 표지그림작가는 분명 편집자들 다음으로 판권기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제 생각이 그렇고요.



여기까지 생각이 뻗어 나가니, 지금 출판된 책들은 어떻게 기재하고 있는지 궁금하더군요. 그리하여 찾아보았습니다. 아래의 순서는 랜덤입니다. 숫자는 일련번호로 총 몇 개나 되나 확인하려고 하는 것이고요. 적고 보니 거의 모든 출판사가 BL 출판사입니다. 만약 로맨스나 판타지를 추가한다면 더 늘어나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이미 세 시간 이상 소요되었으므로 참습니다.



1.B&M(뿔미디어)

종이책과 전자책의 내용이 동일하지만 종종 전자책은 표지가 바뀝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책 중에는 『세컨드 런』이 그런데, 기억하는 한도에서도 제가 구입한 책 중에서는 이게 유일하게 책 표지가 바뀐 경우입니다. 표지에 (소설작가) 글, (그림작가) 그림이라 표기했습니다. 내부 삽화 없으니 표지 일러스트 작가겠지요.

판권기는 맨 뒤에 있고 지은이(소설작가), 펴낸이, 편집자, 출판사 정보가 있습니다. 판권기 맨 아래에,

※이 책은 (주)뿔미디어를 통해 독점 계약되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제와 무단 복제를 엄금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일러스트표지임에도 판권가에 표지일러스트 작가나 디자이너 정보는 없습니다.


전자책으로만 발매된 책을 확인하니 이쪽은 표지 담당자 정보가 있습니다. 표지에는 (저자명) 장편소설이라는 정보만 있는데 책 뒤의 판권기를 확인하면 지은이(소설작가), 펴낸이, 기획·편집, 표지 담당자 정보가 다 있습니다.



2.비욘드

일러스트표지에 글: (소설작가명) 그림: (그림작가명) 명시되어 있습니다. 삽화가 없으므로 표지의 그림은 일러스트표지를 가리킵니다. 판권기에는 편집 정보나 출판사 정보 없이 다음과 같은 정보가 있습니다.

ⓒ 저자명, 연도


이 책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로 무단전재,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위반 시 민사 및 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3.녹턴

디자인표지에는 (소설작가명) 장편소설로만 기재되었습니다. 그리고 판권기는 앞에 있습니다. 편집자나 디자이너 정보는 전혀 없습니다. 지은이(소설작가명) 아래에는 바로 발행인, 전자책 발행일, 출판사 정보가 들어갑니다.

판권기 하단에,

이 책은 녹턴이 저작권자와의 계약에 따라 전자책으로 발행한 것입니다.

본사의 허락없이 본서의 내용을 무단복제 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일러스트표지도 (소설작가명) 장편소설로 기재되었습니다. 표지디자인이나 편집인 정보는 마찬가지로 없습니다.

다만 최근에 출간된 다른 도서들은 표지에 (소설작가명) 장편소설 Cover illust : (그림작가명)이라 표기했습니다. 판권기에는 마찬가지로 정보가 없군요.



4.블리뉴

일러스트표지인데 소설작가만 들어갑니다.

판권기에는 지은이(소설작가)와 펴낸곳(블리뉴 / (주)재미로엔터테인먼트)) 정보만 실렸습니다. 맨 아래에는

*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복제와 무단전재를 금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5.Arete

디자인표지에는 소설작가명만 있습니다. 판권기에는 지은이, 펴낸이, 기획, 표지의 순으로 들어가고 표지디자인은 Arete라 된 걸 보면 자체 제작 표지인가봅니다. 판권기 하단에

ⓒ (소설작가명), 2017

이 전자책은 <Arete>이(가) 발행한 것으로, 발행자와 저자의 서면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로든 이 전자책과 내용을 이용하지 못합니다.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6.StyleB(바로북)

디자인표지에는 소설작가명만 있습니다. 책 맨 뒤의 판권기에도 지은이(소설작가)와 펴낸이, 펴낸 곳과 정보만 있고 디자인이나 편집자 정보는 없습니다. 판권기 하단에

ⓒ (소설작가명) 2017

본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본 전자책은 바로북과 저작가의 계약에 의해 출판된 것이므로 양측의 서면 동의 없이 무단 전제와 복제·유포·공유를 금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6.2 러브홀릭(바로북)

같은 바로북에서 나온 로맨스소설은 일러스트표지이며 글 (소설작가명) 그림 (그림작가명)으로 표기했습니다. 삽화는 없고 표지만 일러스트입니다. 판권기에는 지은이(소설작가), 펴낸이, 펴낸 곳 정보만 있고 전체적으로 StyleB와 같습니다.



7.블루핑

디자인표지에는 소설작가명만 있습니다. 판권기가 표지 바로 다음에 있는데 지은이(소설작가), 표지, 교정, 편집자 정보가 차례로 나옵니다. 판권기 하단에

ⓒ2016 by (저자명) '(작품명)'


(그림로고)


이 전자책은 대한민국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저작권자와의 계약에 따라 블루핑에서 발행한 것이므로 본서의 내용을 일부 또는 전체를 무단복제 하거나 공유, 유포 등 어떠한 형태로든 재가공 할 시 손해 배상을 포함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8.은밀한상상(와이엠북스(YMBOOKS))

디자인표지라고 봐야겠지요. 궁금하시면 직접 검색하시길 추천합니다. 하여간 표지에는 (소설작가명) 지음이라고 표시했습니다. 판권기에는 표지나 편집 등의 기타 정보는 없고 소설작가명 외에 펴낸이와 펴낸 곳 정보만 있습니다. 판권기 하단에

*이 책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제와 복제를 금하며, 이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와 와이엠북스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9.피아체(영상출판미디어)

일러스트표지에는 (소설작가명) 장편 소설이라는 문구만 있습니다. 표지 바로 다음에 세계관 정보가 있는 것이 특이하네요. 판권기는 맨 뒤에 있는데 지은이(소설작가) 정보 다음에는 바로 발행인 정보가 나옵니다. 표지나 편집 등의 기타 정보는 없습니다. 판권기 하단에

ⓒ(소설작가명), 2016


이 책은 영상출판미디어(주)가 작가와의 계약에 따라 발행한 것이므로 본사의 서면 동의 없이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일러스트표지건 디자인표지건 가리지 않고 판권기에 적어 놓지 않았습니다. 종이책이 어떤지도 확인해봐야겠네요.

라고 적었는데. 올 초에 출간된 디자인표지의 소설은 표지디자인 정보가 판권기에 있습니다. 발행일, 지은이(소설작가), 표지디자인, 발행인의 순으로 기재했습니다.



10.M블루(M노블)

일러스트표지에 '글 (소설작가명) 그림 (그림작가명)'이 표기되었습니다. 삽화는 없습니다. 표지 바로 다음에 판권기가 오는데 지은이(소설작가), 일러스트(그림작가), 펴낸이, 펴낸 곳의 정보가 차례로 나옵니다. 편집자 정보는 없고요. 판권기 하단에

Copyrightⓒ2017 (저자명) & M Novel

Illustration Copyrightⓒ2017 (저자명)

All rights reserved


※이 책은 M노블이 저작권자와의 계약에 따라 발행한 것입니다. 본사의 허락 없이 내용을 무단 복제 하거나 무단 전재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 저작권은 출판사명이 안 들어갔군요. 하기야 표지 사용권만 맺지 않았을까 싶은데..'ㅂ'



11.시크노블(Choc Novel)

디자인표지에는 (저자명) 장편소설이라는 문구만 있습니다. 판권기는 표지 바로 뒤에 있는데 일반적인 판권 정보와는 다릅니다. 발행처 정보가 없고, 발행년도 정보도 없습니다. 그냥 지은이, 발행처 정보와 함께 그 아래에

ⓒ 깅기. 2016


* 이 전자책은 대한민국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저자와 발행처의 허락없이 본 저작물 내용의 일부나 전체를 어떤 형태로도 재가공 할 수 없습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종이책은 판권기가 별도로 있을 건데 책이 지금 제 손에 없으니 내일 저녁에나 확인 가능합니다.



12.마담드디키(디키스토리)(교보문고)

표지에 글 (소설작가명), 표지 (그림작가명)을 언급했습니다. 그림보다는 표지라고 적는 쪽이 삽화 오해를 줄일 수 있을 거라 봅니다. 판권기는 표지 바로 뒤에 있는데 발행일과 지은이(소설작가), 펴낸 곳이 나오고 편집은 디키 편집부랍니다. 개인명을 적진 않았고 표지 정보가 추가되지는 않았습니다. 판권기 하단에는

ⓒ (소설작가명)


이 책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무단복제 및 스캔, 공유, 불법판매 등 저작권법에 어긋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며, 이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최근에 구입한 다른 도서는 판권기 자체가 없습니다. 저작권 정보도 마찬가지로 없고요. 1-2권 모두 표지의 저자 정보와 출판사정보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당황했습니다.



13.MM Novel(이미지프레임)

mm novel은 정보가 많습니다. 전자책으로 편집한 것이 아니라 종이책 편집을 옮긴 것인가 싶은 정도로요. 표지에 '(소설작가명) 글 (그림작가명) 그림'이 들어 가며 표지 정보도 전자책용 표지, 그 바로 오른쪽에 광고용 표지, 종이책의 겉표지를 전체 스캔한 것 같은 표지 정보, 뒷표지 정보, 별도로 들어간 컬러 일러스트 한 장까지가 컬러로 들어갑니다. 표지페이지인 1쪽부터 5쪽까지가 다 컬러. 그 이후에도 삽화가 들어갑니다. 번역본이라 더 까다로웠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번역자 정보는 표지나 판권기 모두에 없습니다. 판권기 하단에는 다른 번역서들이 그렇듯

(원서명의 영어 읽기 표기)

COPYRIGHT ⓒ (소설작가명 영문), (그림작가명 영문)

All right reserved

(출판사 및 에이전시 계약 관련 정보)


이 책의 한국어판 저작권은 크릭앤리버와 오렌지 에이전시를 통한 카사쿠라출판사와의 독점 계약으로 (주)이미지프레임이 소유합니다. 저작권법에 의하여 한국 내에서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번역서가 아닌 한국소설은 어떻냐. 일러스트 표지에는 소설작가명만 기재했습니다. 판권기에는 저자, 발행인, 발행처 정보만 있고 표지디자인이나 편집 정보는 없군요. 판권기 하단에는

이 책의 저작권은 (주)이미지프레임이 소유합니다. 저작권법에 의하여 한국 내에서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14.그래출판(Yes24)

일러스트표지에 (소설작가명) 판타지 로맨스라는 정보만 있습니다. 판권기는 표지 다음 다음 장에 있는데 저자와 펴낸 곳 정보만 있고 표지디자인, 편집 등의 담당자 정보는 없습니다. 판권기 아래의 저작권 관련 정보도 없습니다.



15.프리즘

일러스트표지 앞면에 (소설작가명) 장편소설 · (그림작가명) 일러스트라고 기재했습니다. 내부 삽화는 없습니다. 판권기는 맨 뒤에 있으며 지은이(소설작가)와 발행처, 출간일 정보만 있습니다. 발행처 정보는 전혀 없고요. 판권기 아래에

ⓒ (저자명) 2017


* 본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 받는 저작물입니다. 저자와 발행처 양측과의 서면 동의 없이 무단 전재·공유·복제 및 재가공을 금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16.고렘팩토리

일러스트표지에 (소설작가명) 장편소설이라 기재했습니다. 판권기가 특이한 건 다른 출판사들보다 정보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은이(소설작가), 제작일까지는 비슷하지만 발행인 아래에 편집인, 표지, 타이포그라피 담당자 정보가 들어갑니다. 발행인에 사람이 아니라 (주)고렘팩토리가 들어간 건 잘못 표기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발행인은 보통 출판사대표명인 개인명을 넣습니다. 출판사명이 들어가려면 발행인이 아니라 발행처라 적는 것이 맞겠지요. 판권기 하단에

※ 본 작품은 (주)고렘팩토리가 저작권자의 계약에 따라 발행한 것으로,

본사와 저자의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내용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17.블루코드

디자인표지에 Presented by (소설작가명)을 기재했습니다. 판권기는 맨 뒤에 있는데, 지은이(소설작가)와 발행처, 발행일 정보 아래 표지일러스트, 편집, 교정자 정보가 들어갑니다. 다만 이름이 다 코드네임 C, 코드네임 K, 코드네임 P라고 되어 있는 걸 보면 출판사 인력이 아닐까 합니다. 판권기 하단에

Copyright 2017. (저자명) all right reserved.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블루코드의 서면동의 없는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그 아래에 전자책에 사용된 글꼴을 명시한 것도 특이하네요.



18.필연매니지먼트

일러스트표지에 책 제목만 있습니다. 저자명 정보 없이 출판사 로고만 하단에 있네요. 표지 바로 뒤에 판권기가 있는데 지은이(소설작가)와 펴낸곳, 이메일 주소만 있고 그 외의 정보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 아래에

*이 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19.이색(조아라)

일러스트표지에 소설작가명이 있고 그 아래 Cover illust (그림작가명)을 기재했습니다. 삽화가 없으니 이렇게 기재하는 것이 알기 쉽고요. 맨 뒤에 있는 판권기에는 전자책 발행일, 지은이, 편집, 표지, 발행처 정보를 기재하고 그 아래에

Copyright(C) 2017 (소설작가명)

본 저작물의 저작권은 원작자에게 있습니다.

무단 복제 및 배포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라고 적었습니다.



20.마녀

디자인표지에 소설작가명 외에는 다른 정보가 없어 보여 눈을 크게 뜨고 확인하니 하단에 아주 작은 글씨로 출판사명을 적었습니다. 판권기는 표지 바로 뒤에 있는데 발행과 제작 모두 마녀(주)로 기재했고 편집이나 디자인 인력에 대한 세부내용은 없습니다. 판권기 하단에

저작권자 및 출판사의 서면 동의 없이 책의 내용을 무단 복사, 수정, 배포하는 것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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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엠스토리허브

디자인표지에 소설작가명만 있습니다. 판권기는 맨 뒤에 있으며 지은이(소설작가)와 발행인, 발행일, 발행처 정보만 나옵니다. 판권기 하단에는

※ 이 책은 (주)엡스토리허브와 저작권자의 계약에 따라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무단 복제를 엄금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22.파란달(KW북스)

일러스트표지에 소설작가명만 적었습니다. 판권기는 맨 뒤에 있고 지은이(소설작가)와 발행인, 발행일, 제공만 있습니다. 다른 출판사는 보통 발행처라고 적지만 여기는 '제공'이군요. 판권기 하단에

이 책은 KW북스가 저작권자와의 계약에 따라 전자책으로 발행한 것입니다.

본사의 허락없이 본서의 내용을 무단복제 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23.청순한언니들

디자인표지에 소설작가명만 있습니다. 판권기는 표지 다다음 쪽에 있고 저자(소설작가), 펴낸 곳, 주소, 이메일, 발행일 정보만 있습니다. 저작권 문구가 없군요.

일러스트표지인 다른 소설도 소설작가명만 있고, 판권기에 저작권 문구가 없습니다.



24.B cafe

디자인표지에는 (소설작가명) 장편소설만 있습니다. 판권기는 맨 뒤에 있고 지은이(소설작가), 펴낸이, 기획, 편집, 표지의 정보를 차례로 적었습니다. 판권기 하단에는

ⓒ (소설작가명), 2017


이 전자책은 <B cafe>이(가) 발행한 것으로 발행자와 저자의 서면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로든 이 전자책과 내용을 이용하지 못합니다.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 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는 내용이 있습니다.



25.노블오즈(메르헨미디어)

일러스트표지에 글 (소설작가명) 그림 (그림작가명)을 기재했습니다. 그리고 삽화 있습니다. 판권기는 맨 뒤에 있고 발행일 아래에 지은이 ⓒ (소설작가명) 2015, 일러스트 ⓒ (그림작가명) 2015라고 적었습니다. 그 아래에 교정교열 담당자, 편집담당자 정보가 있습니다. 판권기 하단에

※ 저자와의 협의 하에 인지를 생략합니다.

※ 본 작품의 모든 구성요소의 저작권은 계약에 따라 각 저작자와 메르헨미디어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 및 유포, 스캔, 공유시 법적 제재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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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덕녘

디자인표지에 (소설작가명) BL소설만 있습니다. 판권기는 맨 뒤에 있고 지은이(소설작가), 펴낸날과 함께 최종 업데이트 정보가 있습니다. 아마도 수정사항이 있을 때 전자책 업데이트를 걸고 그 수정 일자를 적은 모양입니다. 지금까지 이 정보가 있는 전자책은 만난 적이 없습니다. 덕녘 책에서 처음보았습니다. 그 아래에 편집, 디자인, 펴낸이, 펴낸곳과 펴낸곳의 정보가 나옵니다. 편집부터 펴낸이의 정보까지가 유사한 걸 보면 역시 1인출판사라 그런가봅니다. 안편집, 안디자인, 안사장의 순이거든요. 판권기 하단에는

ⓒ 2015. (소설작가명) all rights reserved.


-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전체 또는 일부를 재사용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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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템페스트(에이치비)

디자인표지에는 (소설작가명) 장편소설만 기재되었습니다. 판권기는 맨 뒤에 있으며 지은이(소설작가), 펴낸이, 펴낸곳 정보만 있습니다. 편집이나 표지디자인 정보는 없군요. 판권기 하단에

ⓒ(저자명), 2017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대한 편집권은 저자와의 계약에 의해 에이치비에 있으므로 무단 복제, 수정, 배포 행위를 금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총 27곳을 정리했습니다. 한 곳은 같은 출판사의 다른 레이블이니 같은 출판사로 보고요. 이 27곳이라 해도 책에 따라 표기방식이 다른 경우가 여럿 있습니다. 이것이 작가의 차이인지 아니면 출간 시기의 차이인지는 확신이 없습니다. 더 두고 봐야지요.

판권기 자체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는 출판사도 많고, 저작권 문구도 출판사마다 다르며 저작권 계약이 도대체 어떻게 된건가 싶은 곳도 있습니다. 표지디자인 정보는 기재 하지 않는 곳이 훨씬 많고요. 출판사 규모와 판권기 기재 정보의 상세도가 비례하는 것도 아닙니다. 진짜 중구난방.

출판사의 편집 설명책임성을 강화하려면 종이책이 많이 그러듯이 교열, 교정, 편집, 표지디자인 등의 정보도 이름을 걸고 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출판사가 그렇게 인력들이 이름걸고 할 수 있을 정도로의 페이를 지불하나요. 그 정도로 노력을 쏟을 시간을 주나요. 아니면 그런 인력을 고용할 수 있을 정도로 벌이가 되나요.

적다보니 참 슬픕니다...




아차. 하나만 덧붙이지요.

표지에 그림작가명이 들어가더라도 삽화가 없다면 그림작가명은 기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표지일러스트를 담당한 작가명으로 작품을 검색해 보는 것은 아마도 어려울 겁니다. 그러한 서지정보를 기재하는 것도 인력이 소요되니 중요하지 않은 정보는 유통단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판권기에 기재되지 않은 그림 작가는 검색 가능한 형태로 들어갈 가능성이 낮고....'ㅅ'

약속 있어서 나가기 직전에 후다닥 올려봅니다. 그렇게 길게 작성할 감상들도 아닌 터라..'ㅂ'


『나 홀로 첫 생활』을 보다가 문득 떠올린 건데, 이런 종류의 독립생활 책은 작가 성별이 여성인 경우가 훨씬 많다고 느낍니다. 물론 제가 접한 책만을 다룬 것이니 한정적인 정보인데 남자가 혼자 생활하면서 생활의 팁이나 살림의 팁을 소개하는 건 드물게 보았거든요. 그런 종류의 책은 주거생활팁이라기 보다는 에세이나 외국생활서에 가깝습니다. 에세이가 주고 살림정보는 부라는 겁니다.

책을 확인하고는 상당히 당황했던게 문고판인가 싶은 정도로 책이 작고 얇습니다. 일본 문고판보다는 확실히 크지만 일반 도서보다는 많이 작고 얇습니다. 그럼에도 내용 자체는 쏠쏠합니다. 독립해서 혼자 거주지 관리를 해야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독립생활을 한 사람이 이건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느낌이라서요. 집 정리, 정리용품, 청소, 생활 관리, 식생활, 재정관리 등을 가볍게 언급하고 지나가니 한 번쯤 읽어볼만 합니다.

제게도 그럭저럭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 많기도 하고, 아침형 인간인데다 집에 들어오면 절대 밖을 나가지 않는 성격이라 집에 늦게 들어오는 일이 드물고 그나마도 회식이 전부입니다. 원룸에다 집이 작기 때문에 살림은 최소화 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요. 아. 그러고 보니 이사하기 전에 안 쓰는 그릇도 버려야 하는데.OTL 하여간 자기 생활 습관에 맞춰서 받아 들이되 여기 있는 상황을 한 번쯤 점검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캐빈 폰은 원제 자체가 Cabin Porn입니다. 포르노의 그 폰 맞습니다. 요즘에는 음식포르노와 같이 특정 욕망이나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영상이나 책을 포르노라고 통칭하기도 하는데 말입니다. 꼭 색사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도 말이지요. 이 책은 캐빈, 그러니까 오두막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듬뿍 담아(...) 만든 책입니다 .처음보는 출판사임에도 책이 상당히 크고 두꺼운데다 만듦새가 좋아서 희한하다 했더니 민음사 임프린트입니다. 민음사에서 이런 책이 나오는 것도 신기하군요.

굳이 나누자면 이 책은 사진집에 가깝습니다. 일부 도면이 있기는 하지만 손으로 그린 도면이고 실측 도면이나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집들 자체가 설계도를 두지 않고 뚝딱뚝딱 만든 것이 많습니다. 실용적인 목적을 두고 만든 집도 있고, 그냥 그 자체가 로망이어서 만든 집들도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숲속에 오두막 하나 짓고 야생생활을 꿈꾸니까요. 딱히 소로가 아니어도 말입니다. .. 그러고 보니 이 책 보고 나서 어젯밤 베갯머리 책으로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도 보았는데...=ㅁ= 그쪽은 본격적으로 설계도 놓고 만든 집이고 이쪽은 집에 살려는 사람들이 자재를 끌어다가 뚝딱뚝딱 지은 것이 많습니다.


오두막의 주인과, 그 주인이 어떻게 이 집을 짓거나 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수리했는지, 내부는 어떻게 꾸몄는지를 간략하게 보여줍니다. 사진 자체도 멋진데다 글도 슥슥 읽힙니다. 표지 자체도 가문비나무 같은 짙은 녹색의 작은 오두막이고 책 전반이 그런 분위기입니다. 사막 위의 집도 있지만 어디건 간에 그 장소에 오두막 홀로 서 있는 것 같은 분위기는 비슷합니다.

그런 고로 오두막을 좋아하신다면 보실만 합니다. 야생생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야나기사와 고노미. 『나 홀로 첫 생활: 내 삶을 즐기는 생활 아이디어 79』, 정미애 옮김. 안그라픽스, 2017, 12000원.

자크 클라인, 스티븐 렉카르트, 노아 칼리나. 『캐빈 폰』, 김선형 옮김. 판미동(민음사), 2017, 28000원.




몇 번 언급한 적 있지만 제 트위터 계정은 이글루스 반, 조아라 반입니다. 둘 다 지금은 멀리하고 트위터로만 구독하는 셈이지요. 조아라 작가 계정의 수가 더 많기 때문에 팔로우 계정의 성비는 여성이 우세하지만 실제 타임라인의 비중은 반반입니다. 조아라 쪽 계정은 거의 공식 알림 계정이라 그럴 겁니다.

타임라인을 그렇게 짜두다보니 제가 미처 팔로우 하지 않았던 계정의 정보도 자주 넘어옵니다. 그렇게 넘어오는 트윗 중 덕녘이라는 1인출판사를 운영하는 당수님의 이벤트가 있었고, 이벤트 신청을 넙죽 받아서 카드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덕녘이 1인출판사라는 것도, 반혼체 시리즈를 내는 것도 대강만 알고 있었고 구체적으로는 몰랐습니다. 이전에 알라딘 로맨스 MD 계정에서 『반혼체 상담 가이드북』이 100원이라는 가격으로 올라왔다는 걸 알았고, 궁금해서 검색하다가 무료로 풀린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덕녘 가이드북』이 있는 걸 봤습니다.



그리고 알라딘 담요를 얻기 위한 세 번의 주문 중 두 번째 때 위의 두 책을 끼워 넣었습니다. 『반혼체 상담 가이드북』은 시리즈의 미리니름이 있을 것이니 빼고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덕녘 가이드북』을 먼저 읽습니다. 그리고는 세 번째 주문 때 가이드북 읽으면서 장바구니에 담았던 시리즈의 두 책을 구입합니다. 『E의 펫숍』과 그 스핀오프라는 『쓰다듬어 주세요』였지요.


연휴 내 위의 책들을 섞어서 읽습니다.

추석을 맞아 용돈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 이르렀기에 이 달에는 종이책을 포기하고 전부 전자책으로 맞춥니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전자책이 19만원 어치에 이르렀던 데다, 마침 '키르난 추천 마법사'에 올라온 책 중에서 구입하려던 책이 몇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그 책들을 분산 구입하면서 플란넬 담요 세 장을 얻었습니다. 게다가 격한 적립금 덕에 실제 결제 금액은 더 적었...;ㅂ; 다행이었지요.



반혼체 세계관은 그 자체가 오픈 세계관입니다. 시리즈 저자인 당수가 『반혼체 상담 가이드북』에서 해당 세계관의 창작자를 밝히기만 하면 새로운 창작은 문제 없다 하시는군요. 오오오. 당장 써보고 싶은 커플이 있었지만 생각해보니 섞어 쓰면 『쓰다듬어 주세요』의 이야기와 매우 유사한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ㅁ= 하여간 시리즈 첫 번째로 읽은 『E의 펫숍』부터 이야기 들어갑니다.


『E의 펫숍』은 내용을 팍팍 압축해서 이야기하면 어느 휴학생의 험난한 아르바이트기입니다.

군대 다녀와서 잠시 쉬는 동안 누나가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응급실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 남자에게 아르바이트 제의를 받은 희건이 겪는 이야기지요. 그쪽도 교통사고였고 그 때문에 장기간 펫샵을 비워야할 처지라 희건을 붙잡고 급하게 부탁합니다. 자신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을 보니 당신은 반혼체고, 그러니 같은 반혼체를 돌봐달라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당연히 웬 판타지소설 설정을 읊냐 했지만 자신이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그럭저럭 납득은 되는데다 시급 1만원이라는 높은 아르바이트비에 홀려서 승낙합니다. 그리고 펫샵의 동물들을 돌보며, 다른 반혼체들을 만나며, 자신이 반혼체라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이야기 자체는 펫샵을 대리 관리하는 동안 다른 반혼체들과 만난 이야기들이 주 내용입니다. 그렇다보니 BL이라지만 수위는 매우 낮고요. 동물을 좋아하신다면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솔직히 이 소설은 평범하게 살아온 희건을 주인공으로 삼아 반혼체 세계관을 설명하고 그 속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다른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는 스핀오프작인 『쓰다듬어 주세요』가 더 자세히 보여주고요.

『E의 펫숍』 초반에 등장하는 멍멍이 로디와 그의 반혼체가 주인공인 『쓰다듬어 주세요』는 몇몇 부분에서 약간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그간 겪은 일로 자존감이 매우 낮은 반혼체 인간인 이현은 애인에게 배신당하고 모든 물건을 치우면서 애인이 사준 선물이었던 멍멍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합니다. 일단 뒤로 미루자고 생각했지만 그 다음날 아침에, 자신이 그 멍멍이라고 주장하는 잘생긴 청년이 자신을 덮치(...)고 있는 상황에서 후회합니다. 펫샵에 AS(?) 받으러 가서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난 뒤에도, 그리고 자신을 대하는 회사 동료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태도를 보고서도, 그리고 자신에게 헌신적이지만 또 집착적인 로디의 모습은 여러 모로 질척질척한 전 애인과 대비되지요.

『쓰다듬어 주세요』는 반혼체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배제되다시피 한 이현이 자신의 짝을 찾고 다시 세상의 사랑을 받으며 자존감을 조금씩 찾아나가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읽다보면 울컥한 부분이 한 둘이 아니네요. 특히 전남친은 발목에 올가미를 걸어서 숭례문에 연휴 기간 동안 내내 대롱대롱 매달아도 속이 풀리지 않을 그런 존재입니다. 하등 인생에 도움이 안되니까요. 오히려 폐만 끼치는 인간형. 그렇기 때문에 집착적이기는 하나 자신의 짝을 감싸고 어화둥둥하는데 온 신경이 쏠린 로디가 참 귀엽습니다. 훗훗훗..


두 권을 읽고 나서 『반혼체 상담 가이드북』을 펴듭니다. 제가 구입하지 않은 책이 한 권 있어 미리 내용을 알았지만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다른 한 권은 뱀이 등장해서 슬쩍 피했는데 같이 구입할 걸 그랬나요.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가이드북을 보면 『E의 펫숍』 뒷 이야기도 살짝 나옵니다. 희건의 짝과 그 후일담이라든지, 반혼체들이 온전한 혼을 가진 이들에게 배척당하지만 사실 외모가 굉장히 뛰어나서 여러 모로 손해(...)라든지. 그리고 『E의 펫숍』에 나오는 지친 모습의 아저씨가 어떻게 고양이 카페를 운영하게 되었는지 등등. 그러니 읽으시려면 가능한 전체 이야기를 다 보고 읽는 쪽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마저 사는 건 용돈 채운 뒤에...(눈물)



동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설정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라 그렇기도 하고요. 실제 허락받고 설정 도입해볼까 싶은 생각도...? 일 벌이기 전에 쓰고 있던 소설 두 편은 일단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거나 하고 생각하겠습니다. 흑흑흑. 하여간 연휴의 맛있는 책들이었습니다./ㅅ/



당수.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덕녘 가이드북』. 덕녘, 2016, 0원.

당수. 『반혼체 상담 가이드북』. 덕녘, 2017, 100원.

당수. 『E의 펫숍』. 덕녘, 2015, 2000원.

당수. 『쓰다듬어 주세요』. 덕녘, 2016, 2000원.


평소보다 덧붙임 제목이 길지요. 하지만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라 생각해 넣었습니다. 기도문과 같기도 하지만 실제 라파엘레가 신에게 가장 간절함을 바라던 그 때 올린 기도였지요. 원래의 기도문과는 다른 모양이지만 그야말로 신에게 구원을 바라는 장면에서 가장 깊은 마음을 끌어 올려 담아낸 기도라, 뇌리에 깊게 남았습니다.


미리 키워드를 밝혀야겠네요. BL이고 19금입니다. 거기에 떡대수 미인공입니다. 개인적으로 떡대수는 취향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건 괜찮더라고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작가의 떡대수는 괜찮습니다. 앞서 『Three days』도 무척 재미있게 보았으니까요. 아마 밸런스-균형의 문제일 겁니다.


글솜씨가 부족해서 그 균형이 무엇인가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아르키유도 그렇지만 라파엘레도 소설 속에서 설정된 것과 다른 모습은 상상이 안됩니다. 둘 다 기사이며, 사선을 헤쳐나온 백전노장입니다. 노장이라기에는 나이가 어리지만 겪은 전투를 생각하면 실력자들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보통은 공이 되기 마련이지만 성격이 묘하게 내어주는 타입인데다, 라파엘레는 또 에단의 마음이 육욕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보니 에단이 공일수밖에 없지요.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에단이 공일거라 생각은 못하는 모양입니다만... 아는 사람은 또 아는 이야기입니다. 하여간 자발적 SM(...)은 아니며, 피학적 성격이 있긴 하지만 그게 성벽에서 연유한 것은 아닙니다. '꿈꿔왔던 나~의 소중한~' 그런 류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겁니다. 성장 환경 등에서 자아존중감이 낮거나, 지나치게 이타적인 성격으로 자라왔기에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 당연한 상황인 겁니다.

그렇다보니 종종 BL에서 보이는 것처럼 수를 여성으로 대치해도 이야기가 통한다거나, 외모를 연약하게 또는 호리호리하게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게 불가능한 소설, 그리고 그게 자연스러운 소설이라 떡대수라 해도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이런 설명은 사족인가요. 흠흠.


소설의 시작은 제8성기사단장인 라파엘레와 에단의 일상적인 마물퇴치 원정에서 시작됩니다.

제8성기사단은 기사단 중에서도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성기사단 중에서도 평민들이 주로 들어가 활동하는 기사단입니다. 주 임무는 마물퇴치. 마물퇴치 업무는 가장 지저분하고 하기 싫은 것이라, 8개의 성기사단 중 제8성기사단이 떠맡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귀족들은 여기 들어가는 것을 피했고, 자연스레 평민들이 주로 모인 겁니다. 마물퇴치를 하는 도중에 치욕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일도 많으니 그런 걸겁니다.

에단은 후작가의 차남임에도 제1성기사단이 아니라 제8성기사단에 들어가겠다고 자원합니다. 에단이 자원한 이유는 제8성기사단의 단장, 라파엘레를 경애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 감정은 자연스럽게 에로스적 사랑으로 나타납니다. 그러한 에단에게, 라파엘레는 '그것은 육욕이다'라고 단정하며 육욕이 사라질 때까지 몸을 내주겠다고 대응합니다. 그리고 몇 년이 흐른 뒤가 소설의 1장입니다.


성기사단의 존재나, 일곱 가지 죄악에 맞춰 나타나는 마물이나, 마물과의 상성 문제 등을 보면 잘 만든 판타지소설입니다. 그리고 그걸 이끌어 나가는 건 어떻게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가의 문제이지요.

마물들의 출현과 에단의 본가 이야기, 그리고 기사단을 둘러싼 여러 사건들은 라파엘레와 에단의 관계 발전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소설 전체는 에단의 일방적인 흠모와 애정이 어떻게 라파엘레를 일깨우느냐를 설명하는 걸로 보입니다. 에단의 감정은 일방적이었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이미 젖은 상태였고, 매몰차게 쫓아냈지만 그 뒤에 거의 폐인 상태가 된 라파엘레나, 잃기 직전에서야 그 중요함을 깨달았다는 상황 설정은 클리셰와도 같지만 절정을 아주 잘 끌어냈습니다. 음. 뭐라해도 몸으로 확인하는 것이 빠르다는 것도 확실히 클리셰..=ㅁ=

그럼에도 7장 오만(Superbia)은 매우 좋아해서 몇 번이고 반복해 읽었습니다. 앞서도 몇 번 비슷한 상황이 나오지만 마물화가 던전 공략이라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지요. 왠지 연재 도중 언급되었던 게임 『다키스트 던전』이 떠오르는군요.

하여간 사랑을 깨닫고 상대방을 구한다는 이야기가 더 나아가 자신을 던져 상대를 구한다는 것, 교리에 가장 절 어울리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해피엔딩이니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최강 힐러가 던전에 먼저 들어와 있었거든요.


결국 이 소설은 제목에서 말하듯, '당신이 머무는 곳이야 말로 내가 머물 성역이었습니다.', '이제껏 모르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안에 나의 신이 깃들어 있음을-.'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기사단에서 자라고 그 안에서만 생활하고 강햔 성력을 가져 두 쌍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라파엘레는 분명 강하고, 가장 성기사다운 인물일지 모르지만, 성직자의 사랑이 꼭 신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에단이 가르쳐 준 셈입니다. 에단이 라파엘레에게 말했던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는 신이 깃들어 있다'면 사람 속의 신을 찾는 것도 성직자로서 잘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어떤 분이 에단에게 확신시켜주고 등을 떠밀었지요.....



초안보다는 외전이 줄었지만  이 모든 것은 후작의 탓입니다. 후작이 등장하는 외전이 문제였다 들었는데, 다른 외전도 더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어린아이가 된 누구씨의 이야기가 조아라에서 연재중입니다. 누구씨 참 귀엽습니다. .. 물론 지나치게 어른스럽다는 점은 문제지만.

이 다음에 어떤 높으신 분이 제8기사단에 와서 벌어진다는 대소동도 궁금합니다만 언젠가 나올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이미누. 『생츄어리 1-4』. 마녀, 2017, 전권 12000원.


분량 때문인지 권마다 가격이 다릅니다. 1-2권이 3천원, 3권이 2500원, 외전인 4권인 3500원. 외전만 보신다면 4권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2권 끝이 에단의 던전탐사, 3권 처음이 말타고 달려가는 라파엘레입니다. 연재분 보신분이라면 아시겠지요.'ㅂ'

소설 편식이 심각한 것 아니냐고 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아니, 사실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소설을 오롯이 심신안정제용으로 보거든요. 따라서 심신이 평안하지 않을 것 같은 소설은 고이 피합니다.

『괴담의 테이프』 를 비롯한 미쓰다 신조 책 사다 놓고 보면서 무슨 심신안정제냐 하시면 그저 웃지요. 제 나름의 정의를 피로하자면, 심신안정제는 몸과 마음의 평안을 도모하는 것, 심기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자든 후자든 한 쪽만 만족시키면 안정제로서의 역할이 성립합니다. 그러니까 쉽게 표현하면 재미있어서 책에 폭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만족스럽게 책을 덮을 수 있다거나, 읽는 동안 마음이 움직여 훈훈하게 되거나, 현실을 잊고 책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을 가리킵니다. 소설에 그런 역할을 요구하다 보니 만약 읽어서 심기가 불편하면 고이 빠져나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심기 불편은 매우 주관적인 관점입니다. 그날 그날의 상태에 따라서도 그렇고요.


『내 영호을 거두어주소서』의 오프닝은 나쁘지 않습니다. 책의 제목이 어디서 연유했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요. 다만 그 상황 자체부터가 이미 심기 불편하더랍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사건은 초반에 일어나며, 이것이 그 다음 사건의 동기가 되었을 가능성을 깔고 나갑니다. 애초에 오프닝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상황을 묘사하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그 상황이 제목과도 너무 잘 어울리고 감정적으로 이입되어서 문제였지요...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이야기 다음에는 시리즈의 주인공인 변호사 토라가 등장합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토라를 둘러싼 상황이 나오자 .. 읽을 용기를 잃었습니다. 음, 아뇨. 등장인물의 성격적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전부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더 씩씩하거나 더 잘난 사람이 좋습니다. 솔직히 대리만족이니까요. 주인공이 더 씩씩하고 당차고 능력있는 사람인 것이 좋습니다. 평범한 사람이고 이것 저것 자신이 저지른 사건에 끙끙대는 상황이면 읽는 제가 답답해서 그렇습니다.

일단 사건이 일어난 호텔에 가기 전, 토라는 반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받아 들입니다. 그리고 토라가 처한 상황이 뭐냐하면,

-이전에 수임료를 잔뜩 받아 수입을 얻었을 때 빚을 갚을 걸, 캐러반과 SUV를 구입. 가격이 높아서 빚을 더 졌음.

-이혼했음. 아이는 토라가 양육하며, 큰애는 열여섯, 작은애는 여섯살임. 그리고 큰애의 여자친구가 임신했으며 여자친구의 부모나 토라의 전남편은 이게 다 '토라가 아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라고 이야기 함.


... 저기.. ... 제가 이거 읽는 것만으로도 이미 혈압이 오르는데요...OTL



그럼에도 대강 훑었습니다. 초반 약간, 후반 이후 약간. 범인을 찾기까지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걸 조합하는 것은 같지만 좌충우돌하는 것이, 왜 코믹하다고 설명했는지 알만 하더군요. 하지만 워낙 범인에 대한 정보가 많이 바뀌는데다 최종 범인 확정까지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애초에 앞부분의 이야기 자체가 제 두 번째 트라우마를 직격했던 것도 있습니다. 전 귀엽고 아름다운 걸 좋아하기 때문에 더더욱 책에 몰입하기 싫었습니다. 으으으.;ㅂ; 작고 가녀리고 귀여운 것은 무릇 보호해야 마땅할진대! 하기아 그러니 사고를 치죠..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내 영혼을 거두어주소서』, 박진희 옮김. 황소자리, 2017.



추천하겠냐고 물으신다면.. 으으음. 읽으면서 외려 『레밍턴스틸』 같은 것이 떠오르더랍니다. 형사도 아니고 탐정도 아님에도 여러 정보를 이리저리 고개 들이밀어 수집하고 하면서, 그 와중에 여러 해프닝이 발생하는 그 모양새가. 그렇게 유머를 곁들인 좌충우돌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재미있을 겁니다. 실마리가 추가될 때마다 범인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 표현해도..'ㅂ' 제 주변에서는 아마 B님 정도..?


배경이 아이슬랜드이니 배경지 좋아하신다면 또 추천할만 하지요.


자아. 이번에는 6월 중순부터 8월 2일까지 구입한 전자책 목록입니다. 『쉐킷쉐킷』을 보고 있노라니 그 날 저것만 샀을리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날 구입한 다른 책이 있다면 다음에 감상을 올리면 되는 겁니다. 일단 맞춰서 가자고요.



민트초코.『쉐킷쉐킷』
BL, 현대, 가이드버스.
기타 등등의 여러 키워드가 더 붙어야 하지만 그 자체가 내용 폭로에 가까워서 뺍니다. 조아라에서 연재하는 동안도 꾸준히 감상을 적었지만 전자책과 연재분량의 가장 큰 차이는 용어입니다. 연재하던 도중에 센티넬버스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출간하면서 용어를 바꿨는데, 센티넬-가이드에 맞춰 SG라고 했던 부분을 다 AG로 바꾸셨더라고요. 이전에 블로그에서도 한 번 언급했지만, 에스퍼는 Asper가 아니라 E.S.P.에 er을 붙인 거라 EG가 맞습니다. EG면 달걀 드립 가능하지 않나...
스트레스 왕창 받은 김에 술마시고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올라온지 얼마 안된 초등학생의 몸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것도 당황스러운데, 잘못했다면서 사과하러 올라온 소꿉친구는 에스퍼랍니다. 가이드버스의 세계에 온 것도 당황스럽지만, 시기도 훨씬 이릅니다. TV를 보니 시드니올림픽이 한창이네요? 신을 죽어라 욕하면서도 현실 적응하기 바쁜 초등학생 강건의 이야기입니다. BL이지만 본편에서는 베드신이 거의 안나옵니다. 고등학교 진학하면서는 수위가 올랐지만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되니까요.

중요하게 볼 부분은 배경이 인천이고 매우 상세한 설명이 있다는 것, 회귀는 아니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기 때문에 돈 벌 기회가 매우 많다는 점입니다. 돈 벌 기회를 실천으로 옮긴 건이가 참 대단하죠. 그 최종 결과(?)는 외전에서 더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아.. 그렇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네가 부럽구나. 크흑.;ㅂ;


금자개.『스노우볼 트리』
BL, 현대, 오메가버스.
조아라 연재작입니다. 외전분량이 궁금해서 뒤를 보았는데 송이 잘 크는 것이 보여 흐뭇하더군요. 가장 걱정하던 부분은 혹시라도 그 집안 문제에 송이가 휩쓸릴까 하는 부분이었는데 거기까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고모님이 조카님을 예뻐라 하시니 알아서 잘 철벽방어를 펼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송에게는 준과 원경의 관계에 대해서만 알렸고 구체적으로 원경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가르쳐 주지 않았네요. 그건 훨씬 뒤의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기에 진경의 세대가 지나면 전문경영인을 세우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재산이야 돌아가겠지만..
최근 들어 오메가버스에서도 알파-오메가의 조합이 아니라 알파-베타나 알파-알파의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이 책도 그렇게 알파와 알파간의 관계를 다루고, 조금 더 근본적(?)으로는 오메가버스 세계관에서 '알파로서의 기대치를 갖추지 못한' 이나 알파를 원하는 집안에서 베타로 산다는 것에 대한 압박과 그 스트레스, 그걸 극복하고 살아가려는 노력이 원경이나 진경을 통해 나타나서 흥미로웠습니다.+ㅅ+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말랑말랑 잔잔한 이야기지요.


아누.『해피 에버 애프터 외전』
BL, 현대.
굳이 표현하면 할리킹.. 하여간 외전도 달달합니다. 외전의 주요 이야기는 수술 받고 다 회복한 뒤 원이가 취직하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일하는 것을 보면 몸은 거의 다 회복되었다고 봐도 되겠네요.


희래.『나의 전생 보고서』
BL, 판타지, 차원이동.
선작하고 보다가 위화감 같은 것이 있어 살짝 발을 뺐는데 의외로 연재 편 수가 길어서 놀랐습니다. 결말이 궁금해 5권만 구입해 보았고요. 앞 이야기는 몰라도 보는데 크게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궁금한 사항이 몇 있긴 했지만 일단 결말은 해피엔딩입니다. 음, 이유는 알 수 없는데 5권도 읽는 내내 약간의 위화감이......; 가장 큰 이유는 강함에도 불구하고 강하지 않다라는 점이었을 겁니다.


두나래.『비하인드 트랙』
BL, 현대.
설정 자체가 굉장히 유머러스합니다. 어쩌다보니 BL소설을 쓰게 되었고, 출판한 것까진 좋은데, 그게 드라마CD로 만들어진다니 신기합니다. 그런김에 더빙현장을 가겠다고 했는데 갔더니 고등학교 때 살짝 마음에 두고 있던 후배가 더빙 성우...OTL 잽싸게 튀었지만 도로 잡힙니다.
복흑이나 음흉까지는 아니어도 속셈이 있는 진우랑 약간은 무심한 성격의 훈이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보너스 트랙 2는 ...(하략) 읽고 있다보면 성우 박로미씨의 에피소드가 떠오르네요. 어디서 본건지는 잊었는데, 이시다 아키라였던가. 하여간 선배님들의 BL 드라마CD 녹음 현장에 견학갔다가 베드신에서 못 견디고 뛰쳐나왔다는 이야기가........ 그 못지 않습니다.


김귤.『꽃길을 깔아주마』
BL, 현대, 오메가버스, 회귀.
보통 회귀는 수가 많이 합니다. 아니면 여자쪽. .. 그렇네요. 이거 통계 내봐도 재미있겠습니다. 회귀 키워드가 있는 소설을 뽑아다가 회귀를 누가 더 많이 했나하고 뽑아보면? 아마도 여자/BL수가 더 많이 했을 겁니다. 기억에도 그렇고요.
이 소설은 공이 회귀를 합니다. 정말로 마음에 들었던, 마음에 두었던 사람을 잃은 뒤, 그 사람이 어려워 지기 전으로 돌아가 먼저 구하고 싶다고 절규했고 그 덕인지 회귀를 해서 아슬아슬한 순간에 도착합니다. 그리고는 사랑과 돈(...)을 듬뿍 주어 어렵게 살지 않도록, 밝게 살아가도록 돕습니다. 이것도 기억에 조아라에서 보고 체크했던가... ... 아니면 알라딘 로맨스MD 계정 트윗 보고 홀렸던 가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데, 어느 쪽이건 가볍게 볼만 합니다.
다만 전형적인 오메가버스라, 읽다보면 성차별 대신 형질차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먼산)


시리얼B.『세컨드 런』
BL, 현대, 빙의, 연예계, 아이돌.
종이책으로도 사고 또 샀습니다. 흠흠흠. 『세컨드 런』, 『그의 엔딩 크레디트』, 『퍼펙트 이디어츠』를 포함해서 언제 각 분야(?)나 소재별로 추천작 목록을 적어보고 싶은데, 『세컨드 런』도 연예계/아이돌 작품 추천할 때 한 손에 꼽을 책입니다. 요한이 참 귀엽죠. 물론 남순경님도 참 귀엽고./ㅅ/



밤바담.『개 한 마리와 두 남자』
BL, 현대.
종이책으로도 사고 또 샀습니다.(2) 구입하고 나서 다시 읽는데 외전의 그 부분 읽으면서는 왜이리 눈물 나는 건가요. 다음 작품인 『고아산』은 현재 유료 연재처에 올라와 있어서 전자책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읽고나면 나만 고양이 없어!나 나만 멍멍이 없어!를 외치게 되는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습니다. 자취방은 동물 금지거든요.


장바누.『그의 엔딩 크레디트』
BL, 현대, 회귀, 연예계, 아이돌.
조아라에서 연재하던 내내 출간만 기다렸고, 출간 소식을 듣고 이퍼브쪽에 올라오길 기다렸더니...(하략) 독과점은 이런 면에서 매우 좋지 않습니다. 독과점 상태에서 그 위치로 이익을 보려 하지 않는 기업은 드물거든요. 그러니 1년 전에 그런 사태를 만들었지요. 지금은 그보다 더 교묘하게 일처리를 하는 모양입니다만.

(판사님이문단은바스테트님이쓰셨습니다)
출간 뒤 바로 구입하고 읽을 때는 이전과 달라진 부분을 체크하며 보았는데 지금은 홀랑 까먹었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유수가 오디션 보러 가서 부르는 랩의 가사가 달라졌다고 기억합니다. 그 외에 수정된 곳이 여럿 있었습니다.
외전이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어... 개인적으로는 베드신은 안 들어가도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BL은 출간시 베드신이 안 들어가면 이상하게 여기는 분위기인가요. 본편 연재 중에는 베드신이 없다가도 외전에서 추가되는 분위기더라고요. 이 소설은 없어도 되었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외려 아쉬웠습니다. 여튼 외전까지 포함해서 유수의 이야기는 완전히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의 나무위키 항목을 보면 그 뒷 이야기들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
저보다 먼저 보신 Ki님이 조아라 연재분에서 딸기뷔페 방문하는 이야기가 빠졌다고 알려주셨는데 다 읽고 나니 빠져도 크게 문제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수와 태서의 봄날 같은 이야기는 좋았지만 팬이 접근해 온다거나 다른 팬들이 그걸 제지한다는 부분은 약간 작위적인 느낌이 없는 것도 아니라.. 같이 놓고 보면 이 구역의 미친*는 감옥간 그 사람 한 명으로 충분합니다.(...)
외전들이 특히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Queensa.『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내가 듣는다』
BL, 근미래, SF.
초능력이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조아라에서 연재되었던 작품이고요. 뒷 이야기에 해당하는 외전은 짧지만.../// 그 두 사람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현능력에 따라 등급을 가리고 능력이 높을 수록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세계관 안에서, 연구소에 소속되어 내내 그 곳에서만 생활했던 디노가 이사와서는 이웃집 남자인 세류와 연애하는 이야기입니다. 디노가 왜 연구소가 시키는 대로만 일했는지, 거기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무겁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입니다.


암브.『Recolor(리컬러)』
BL, 현대, 회귀.
출간된 뒤 한참 지나서야 구입했습니다. 어흑. 외전이 상당히 많이 늘었고요. 현대 회귀물이고 굉장히 담담하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회귀 전과 회귀 후의 삶이 아주 많이 바뀌다보니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네요. 죽었던 사람들은 살아 남았고, 다른 길을 걸어갑니다. 가장 무서운 사람은 역시 형님들인데.... 회귀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인물 둘이 회귀해서 싹다 바뀌었지요. 최대 수혜자는 주인공인 이연이 아니라 유진이지 않을까요.
이연은 매번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두려움에 떨지만 원래의 명을 넘어 오래오래 사는 이들이 주변에 여럿 있다는 사실은 떠올리지 못하나봅니다. 무엇보다 명헌은 지금 그보다 더 길게 살고 있으니.. 어쩌면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 자체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증거일지 모릅니다. 외전을 보면 특히 그렇네요.


손끝.『미라클』
BL, 가이드버스.
현대는 아니고. 그렇다고 근미래라 하기도 그렇고..?
센티넬버스의 저작권 문제 당시 선작해놓고 읽던 소설 중 가장 크게 휘말렸습니다. 출간계약이 되었다가 취소되었거든요. 이후 센티넬을 싸이퍼로 변경해서 나왔습니다. 여기서는 싸이퍼가 신체적 능력이 뛰어다나는 설정이 있어 그랬을 겁니다.
기적과도 같이 아주 우연한 기회에 적합 가이드를 만납니다. 가이드를 만나면서는 그간 생각을 미뤄두었던 가이드의 인권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요. 이 소설은 기적과도 같이 가이드를 만난 뒤 삶이 완전히 달라지는 싸이퍼의 이야기라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클리드의 나이가 많고 노아의 나이가 어리다는 것이 걸리고, 그래서 조금은 키다리아저씨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나중에 자신의 과오를 책임질 각오하고 클리드가 노아에게 재산을 물려준 것이나 그 뒤의 준비를 했던 걸 보면 더더욱 그렇고요. 그 때까지는 받기만 했던 노아가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도 그 시점이었지요.
그럼에도 다시 읽으라고 하면.. 어렵습니다. 일단 가이드의 인권이 매우 낮다는 세계관인데다 시설의 가이드들에 대한 처우는 매우 낮습니다. 그게 싸이퍼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눈감고 지나가는 모습이 참..... 그러니 감안하고 보셔야 합니다.


새서나.『숲의 괴물』
BL, 판타지.
마녀의 아들이라 따돌림 받고 혼자 사는 이레는 숲의 괴물을 만납니다. 제야라는 이름의 괴물은 나무에게 먹힌 듯이,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오랜 세월을 보냈다는군요. 이레는 힘들 때면 숲의 괴물을 찾았고, 나중에는 숲과 제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읠 제물로 내어줍니다.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고 조아라에서 연재될 당시에도 ... 라고 적고 지금 분량을 확인하니 전체 300쪽이 넘는군요. 연재 편 수가 그리 길지 않았다는 기억에...;
하여간 지은 죄가 있어 벌을 받던 숲의 괴물이, 사랑을 깨달으면서 이전의 죄값도 함께 치른다는 건 클리셰적 이야기지요. 하지만 동화 같은 판타지소설 속에 잘 녹였습니다. 이레 참 귀엽죠...///


시엔.『세 가지 소원』
BL, 판타지, 회귀.
앞서 올린 감상 링크.(링크)
이미 앞서서 감상을 올렸으시 슬쩍 패스. 왜 회귀했는지는 모르지만 회귀해서 행복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후후후.



민트초코.『쉐킷쉐킷 1-2』. 청순한언니들, 2017, 각 3500원.
금자개.『스노우볼 트리 1-2』. 고렘팩토리, 2017, 각 3800원.
아누.『해피 에버 애프터 외전』. 블루코드, 2017, 500원.
희래.『나의 전생 보고서 5』. 파란달, 2017, 2500원.
두나래.『비하인드 트랙』. 고렘팩토리, 2017, 3600원.
김귤.『꽃길을 깔아주마』. SWEETSIDE, 2017, 4000원.
시리얼B.『세컨드 런 1-2』. B&M, 2017, 9900원.(합본)
밤바담.『개 한 마리와 두 남자 1-2』. 시크노블, 6000원.(합본)
장바누.『그의 엔딩 크레디트 1-3』. 녹턴, 2017, 6000원.(1권 0원, 2-3권 3000원)
Queensa.『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내가 듣는다』. B&M, 2017, 각 2700원.
암브.『Recolor(리컬러) 1-2』. 마담드디키, 2017, 각 2500원.
손끝.『미라클 1-3』. 피아체, 2017, 9600원.(2000, 3800×2)
새서나.『숲의 괴물』. B&M, 2017, 4300원.
시엔.『세 가지 소원』.MM노블, 2017, 4300원.



작성하다보니. 이거 은근 시간 많이 걸립니다... 다음 편은 언제 올릴지 기다리지 마세요.=ㅁ=


조아라 리뷰를 안 쓴지 어언 몇 개월. 그렇다보니 감상도 매번 밀리는군요. 조아라 소설을 아예 안 보는 것은 아닙니다. 선작을 늘리지 않고 선작했던 작품 중 여럿을 삭제했더니 남은 작품 중 출간 습작 등등으로 사라지는 것도 늘어서 최근에는 하루에 3-4편 정도만 봅니다. 그 정도 보니 댓글 달기도 참 좋더라고요.(...)
대신 새 작품이 추가되지 않으니 전자책 구입은 대개 아는 작가님들 중심으로 사게 되더랍니다. 가장 참고를 많이하는 건 알라딘의 로맨스MD 트위터 계정. 월별 출간 일정은 변동사항이 꽤 많아서 그날 그날의 출간작품을 참고합니다. 이게 제일 확실하고요. 특히 리디북스 독점이 긴 책들은 월별 일정에 올라오지 않고 기습적으로(?) 올라옵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하략)

알라딘으로 전자책 구입처를 옮긴지는 채 1년이 안되었습니다. 교보문고는 최근에 어플리케이션 개편 이후 제 서가가 몽창 다 날아가고 한데 모여 꽂힌 것에 화가 나서 거의 안 들여다 봅니다.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하네요. 거기서 구입한 책들은 마음에 드는 것만 예산 허용 범위 안에서 알라딘에서 재 구입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걸리더라도 다 옮길 생각입니다. 부족한 것은 자금뿐.


감상기록도 다시 시작할 겸, 최근 한 달 간 구입한 전자책 감상을 간단히 털어봅니다. 전자책 구매목록을 구매일 순으로 정렬해보니 5쪽까지 넘어가는데, 5쪽에는 4권만 있으니 몇 권 안되긴 합니다. 그 첫 페이지가 딱 8월 7일부터 9월 6일까지 구입한 책이라 생각난 김에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여력이 되면 내일은 2쪽, 그 다음날은 3쪽 식으로 짚어 가고요.

차근히 쓰기에는 가장 먼저 구입한 5쪽부터 짚어 오는 것이 낫지만.. 으으음. 그래도 일단 시작한 것, 끝은 보렵니다. 일단 오늘은 『마법사의 털 빛 하얀 늑대』부터 『에이미의 우울』까지. 처음과 끝이 다 판타지소설이군요. 하지만 대부분은 BL입니다. 에이미와 감상 건너 뛴 두 책 포함해서 셋 빼고는 모두 BL.


nigudal.『에이미의 우울』.
판타지.
이전에 리뷰를 올렸습니다.(링크)
3-4권과 외전권만 구입해서 보았고요. 주인공이 여자지만 로맨스는 거의 없습니다. 찾아보자면 로맨스가 있을 수도 있지만. 정격 로맨스판타지라면 이 소설의 주인공은 바이올라였을 겁니다. 공작가의 영애로 정령을 부릴 줄 알며 호기심이 많아 온갖 사고를 다 치고 다니는 인물. 그리고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계모가 들어왔으며, 계모와의 사이는 그리 살갑지 않고, 계모가 데려온 딸과는 그리 사이가 좋지 않지요. 물론 에이미의 어머니도 로맨스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법하지만 결말을 생각하면 그리...
에이미와 레슬리의 편지를 보고 있노라면 『Q.E.D.』가 떠올랐습니다.(먼산) 가나와 토마의 조합이 판타지로 가면 이것과 비슷할까요.


올로로소.『다음 생은 너와 함께』.
판타지, 로맨스, 차원이동, 환생.

TeamFB. 『시골 소녀라도 회귀할 수 있어』
판타지, 로맨스, 회귀.

리뷰를 적었는데? 라고 생각하고 확인하니, 비공개로 작성했습니다.


서지현.『아콰터파나』.
판타지.
이거 12권 작업 중이라 하시니 기다립니다. .. 근데 애초에 10권 완결 예정 아니었던가요. 그랬던 기억이 어렴풋? 최근에 『살라후딘의 향수가게』를 제대로 읽었으니 아콰터파나 앞 권도 다시 구입하고 천천히 읽을 생각입니다. 한 번에 읽기는 아깝거든요. 그러고 보니 『빅토리아 모튼』도 책 나온다 하지 않으셨던가. 이건 나오면 BC님께 일단 추천하렵니다.


만능강아지.『Boys don't cry』.
BL, 현대, 학교.
키워드에 밴드나 음악을 넣을까 말까 하다가 일단은 뺐습니다. 주인공은 밴드 소속은 아니거든요. 제목 그대로, 소년들은 울지 않습니다. .. 아니, 울었나. 하지만 울지 않고 버티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야기란 잔상이 남습니다.
책 분량이 상당합니다. 외전까지 포함해서 전체 4권, 그리고 합본으로 구입하니 926쪽이 넘습니다. .. 제가 글자를 매우 작게 설정하고 보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아마 1천쪽이 훌쩍 넘을 겁니다. 분량도 그렇고 초반 버티기가 쉽지 않은데 그 자체가 사실 이 소설의 의미니까요. 그러니까 느리지만 천천히 나아가는 아이들의 성장기입니다.
권이한은 부모님의 사정으로 고등학교를 옮깁니다. 전혀 다른 학교 분위기 때문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반 분위기를 휘젓고 다니는 애들에게 찍혀 괴롭힘을 당합니다. 그나마 그 애들이 건드리지 않으려는 인물인 소운으로 짝이 바뀌면서 수업 시간 중이나 쉬는 시간 중이나, 교실 내에서 직접적으로 당하는 일은 줄었습니다. 그러다 반에 새로운 전학생이 옵니다. 신하을. 예쁘장하게 생긴 것에 더불어, 학교 실세 중 하나인 한서결의 애인(순화어)이라는 소문이 도는 인물입니다. 소운과 짝이 되고 하을이 괴롭힘의 새 목표가 되면서 상황은 나아졌지만 그 때문에 하을에게 죄책감 같은 것을 느끼고, 다른 반이지만 비슷한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도환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주려 노력합니다.
내용을 쓰기가 쉽지 않은 건 이한의 반응 때문입니다. 보통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 같은 예쁘장하고 일방적으로 폭행당하는 인물은 아닙니다. 그저 평범하지만 전학와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직간접적인 폭력에 노출되었지만 그걸 타개할 힘은 없고, 그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지만 다른 해결책을 찾기에는 무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 대신 타겟이 된 하을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하고 다른 반의 피해자인 도환을 도우려고 노력합니다. 소운이나 하을과 알게 되면서, 그리고 소운이 속한 밴드부의 다른 멤버들과도 안면을 익히고 그 덕분에 점차 괴롭힘에서는 벗어납니다. 밴드부에는 1년 유급해서 이한과 같은 학년이 된 요주의인물이 있고, 그 인물과도 친한데다 실세라는 소문이 도는 한서결도 있거든요.
주요 인물들의 일부 설정은 클리셰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해석하고 풀어 내는가가 관건인데 주인공이 평범한 소년인 이한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도환이 중심에 놓여 있다보니 이야기도 대체적으로 평범하게 흘러갑니다. 주변인물들 몇이 학교 내에서는 비범할 따름이니까요. 그러니 이야기가 속 시원하게 풀리거나 하진 않습니다. 이한이 힘을 얻어서 가해자들을 패고 다니는 이야기는 없고, 가해자들에 대한 권선징악도 없습니다.
초반에 학교폭력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보니 그 쪽 트라우마가 있으시다면 극복(?)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등장인물도 많고 이야기도 꽤 넓은 편이지만 이한, 도환, 하을, 그리고 연급하지 않은 다른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책은 금방 넘어갑니다.

(그리고 이 감상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김모래. 『이론과 실제』.
BL, 현대.
소장본으로 감상 올렸으니 일단은 패스. ..라고 적고 보니 이거 감상 안 적었네요. 어억;
조아라에 연재하고 완결된 뒤 거의 바로 출간되었습니다. 리디북스 출간까지 한 달 안 걸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조아라 연재분은 둘이 사귀기로 결정하고 고백 주고받는데서 끝났지만 뒷 이야기는 더 깁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사귀기로 한 것을 고백해야 하니까요. 예상했던 대로 성현보다는 태경이 더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막상 공개하고 나니 둘이 깨가 쏟아지는 덕에... 주변 사람들은 한동안 참기름은 멀리할 모양입니다.
아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연애 칼럼니스트고 관련 기고도 많이하지만 정작 본인의 연애는 매번 실패하는 태경과, 원나잇만 해왔지 제대로 된 연애는 해본 적이 없는 성현이 연애하는 이야기입니다. 큰 기복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니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게다가 표지가 참 예뻐요.(취향임)


미코노스. 『당신에게 돌아가다』.
BL, 현대, 오메가버스, 회귀.
주인경은 아버지가 재혼한 뒤에는 방치 상태에 놓여서 어떻게든 독립하려고 하다가, 안 좋은 일들에 휘말려 결국 죽음에 이릅니다.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친한 친구인 장로건. 죽어가는 자신을 보고 울부짖는 모습에, 다음 생이란게 있다면 다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귀. 회귀하기 전까지의 이야기는 굉장히 짧고 소설의 주 내용은 회귀 후에 인경이 어떻게 삶을 바꿔 나가는가에 대한 겁니다. 오메가버스의 정석, 회귀의 정석이라고 해도 무방할 겁니다.

읽다보면 혹시 싶은 부분이 있는데 외전에서 확실하게 언급됩니다. 외전은 달달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고요.



윤미로. 『화려한 그림자』.
BL, 현대, 빙의.
..판타지라고 해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특히 외전을 보면 더더욱 그렇네요. 조아라에서 연재되던 소설이고 출간만 내내 기다렸습니다. 구입을 까먹었던가 나온 줄 몰랐던가..
외전 분량이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기대했던 부분에 대한 답이 외전에 있더군요.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훗훗훗.

진은 보호시설에서 학대받다 쫓겨난 뒤, 살기 위해 저지른 첫 범죄를 목격한 사람이 주워서 청부살인전문가로 키웁니다. 전문은 총이지만 총이 아니라도 다 다룰 수 있고요. 자신에게 살인청부를 하러 왔던 인물이 쫓아다니며 구애를 하더니만 청부살인 갔다가 왜 인지도 모르게 사망합니다. 정신차려보니 이 몸이 내 몸이 아니네요. 들키면 미쳤다 소리 들을 거라 상황을 주시하는데, 마피아 집안의 혼외자식인데다 이복형은 못 잡아 먹어 안달입니다. 이러다 죽을 것 같아 탈출방법을 모색하다 이전 몸(...)에게 구애하던 블레이크에게 딜을 겁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수수께끼가 워낙 많아서 짚어 나가는 것도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진 참 멋지죠.+ㅅ+



만능강아지. 『마테리얼라이즈 외전』.
BL, 판타지, 차원이동, 빙의.
본편은 교보 쪽에다 구입했고, 개인지도 있었지요. 이번에 나온 외전은 개인지에도 수록되지 않은 이야기가 몇 있습니다. 완벽한 마무리라 생각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더 마음에 들었네요. 무엇보다 두 사람이 같이 여행 가는 모습이 참 즐거워 보여서.////



키드. 『J, 너에게』.
BL, 현대.
마찬가지로 조아라 연재작입니다. 2부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거의 연재 안되었다고 기억하는데 그 뒷 이야기가 기네요. 솔직히 말해 외전은 하나만 좋았습니다. 둘이 그 상태로 행복하게 살았다면 좋았을 것을, 맨 마지막 이야기가 추가되면서 오히려 마음이 싸하게 가라앉더군요. 하하하.;ㅂ; 할리킹이지만 그래서 마음 편히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약간 삐걱대는, 집착이나 불안정한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괜찮을 겁니다. 저는 그래서 조금 버거웠고요.;



깅기.『네가 네모인 세상』.
BL, 현대.
본편은 사놓고 왜 외전은 뒤늦게 보았던 걸까요.... 본편 본 것은 한참 전인데 외전은 뒤늦게 알아서 이제야 봤습니다. 역시 달달하군요. 가끔 트위터에 올라오는 뒷 이야기들도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제일 기다리는 것은 『벚꽃튀김』인데 출간은 아직 멀었나봅니다.ㅠ_ㅠ



암브 『하시옌』.
BL, 판타지.
딱, 암브님 스타일의 판타지소설입니다. 이 이상으로 설명하기 어렵군요.(...)

그래도 『푸른가시』보다는 읽기 쉬우며, 함정도 덜 팠습니다. 물론 함정이 없는 것은 아니고, 막판에 가면 뒤죽박죽 정신 없지만 차근이 맞춰보면 맞습니다. 하시옌은 주인공의 이름이고, 인간과 정령 사이에서 나온 반령입니다. 어릴 적 사람들에게 쫓겨서 이쪽 제국으로 들어온 뒤에는 이런 저런 일을 하며 열심히 돈을 모았고 책을 읽는 낙으로 삽니다. 그러다가 이웃 제국의 왕자가 방문하면서 임시로 왕궁기사직을 맡았는데, 왕자의 수행 기사 중 한 명에게 붙은 정령이 마음에 들어서 작업을 걸었다가..(하략)
이렇게 보면 하시옌이 난봉꾼 같아 보이지만 아닙니다. 오히려 반령으로서의 외모 때문에 아름답지만 건드리지 못할 무언가로 인식되거든요. 무엇보다 최근 몇 년 간 무투대회 1등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리기도 어렵고 말입니다.
마법과 정령이 주요 소재이고, 가장 중요한 몇몇 사건은 완벽하게 풀린 것이 아니라 유추할 거리만 내줬습니다. 게다가 하시옌에게 마음을 둔 인물이 여럿 있어서 그 뒤도 그리 평탄할 것 같진 않은 모양새.. 그래도 둘이 행복하면 되는 거죠.
판타지로서도 상당히 훌륭합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상당히 취향이었습니다.


암브. 『사랑의 조건』.
BL, 현대.
단권입니다. 판타지 요소 전혀 없고요. 오히려 현실적이라.. .. ..아니, BL 자체가 판타지적 요소라는 건 압니다. 그래도 이건 개중에서 현실적입니다. '네가 게이인 것을 주변 사람들과 회사에 알려서 해를 입히겠다!'고 협박하는 놈이 있으니까요. 그런 협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라 적은 거고요.
고등학교 후배로 꽤 오랫동안 알아왔습니다. 이번에 여자친구에게 차인 것도 화가 나는데, 이 후배가 자신에게 고백을 해와서 관계 단절 상태가 된 것은 더더욱 화나네요. 매번 피하고 안 엮이려고 해도 같은 회사다보니 안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럴 진대 후배가 자기를 피하는 것도 화가 나고, 관계를 어그러뜨린 것도 화가 나는데, 왠 이상한 놈이 들러 붙어 짖어 대는 건 더 화가 납니다...?
이것도 끝까지 보고 나면 닫힌 결말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미친개는 아직 살아 있고(...) 위험 분자이기도 하니까요. 거기에 후배님은 워낙 외사랑 기간이 길었던 터라 아직도 불안합니다. 그럼에도 이욱이 상당히 든든한 터라 괜찮아 보이기도 하고..... 둘이 붙어 있으면 달더군요.ㅠ



서담연. 『마법사와 털 빛 하얀 늑대』.

BL, 판타지.

전체를 다시 읽으려다가 시간 문제로 뒷부분만 확인했습니다. 조아라 연재작이어서 본편 내용은 알고 있지만, 출간 전에 텍본 유출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그 때문에 그 앞의 이야기까지 전면 개작하셨다더군요.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읽으려 했으나 ... 궁금한 외전을 먼저 손댔습니다. 이전과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요.

아이젠은 뛰어난 외모 때문에 부정의 결과물이라는 의심을 받아 학대받으며 자랐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마을을 찾아온 마법사를 만났다가 마법사로서의 재능이 있다는 판정을 받고 함께 마탑으로 갑니다. 거기서 차기 마탑주가 될 거라는 기대를 받았지요. 그러나 그런 재능을 제대로 펼치기도 전, 마왕이 침범해옵니다. 마탑을 대표해 마왕을 물리친 것까지는 좋았지만 마왕이 마지막으로 날린 저주를 그대로 맞습니다. 외모 관련 저주인 것은 알았지만 참 귀찮게도 황제가 반할 줄은 몰랐네요. 매번 잡화점에 찾아와 번거롭게 만드는데, 그것도 저주의 여파랍니다. 그날도 황제가 찾아와서 숲으로 도망갔다가 얼결에 늑대 한 마리를 주워왔는데.....

그런 거죠. 제목대로 흘러갑니다. 철벽을 치고 밀어내던 마법사는 늑대에게 자리를 내어줬지요. 그 연애담도 참 험난하고 쉽지 않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니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만능강아지. 『Boys don't cry 1-4』. 프리즘, 2017, 12900원.
김모래. 『이론과 실제』. 템페스트, 2017, 4000원.
미코노스. 『당신에게 돌아가다』. 필연매니지먼트, 2500원.
윤미로. 『화려한 그림자 1-4』. 필연매니지먼트, 13500원.

키드. 『J, 너에게 1-2』. M블루, 2017, 2000원.

깅기.『네가 네모인 세상 외전』. 시크노블, 2017, 800원.

암브 『하시옌 1-5』. 이색, 2016, 10000원.

암브. 『사랑의 조건』. B&M, 2017, 3800원.

서담연. 『마법사와 털 빛 하얀 늑대 1-4』. 녹턴, 2017, 5000원.


가정관리라고 써놓고 보니 어색합니다. 살림하기가 나았을까요.

간단히 감상을 요약하면, 제목에서 굉장히 반감이 들었고 삐딱한 시선으로 보았지만 참고할 부분이 여럿 있는 책입니다.




엄마의 일이란 제목을 보는 순간 반감이 먼저 치솟습니다. 표지에 보이는 것처럼 여기서 말하는 '엄마의 일'은 살림 전반입니다. 집안을 정리하고 관리하고 아이 셋을 챙기고 균형잡힌 식단을 관리하는. 엄마가 하는 일이 아니라 엄마의 일이란 건 그러한 집안 관리가 엄마의 일로 고착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아 심기 불편합니다. 뭐, 전업주부니까 엄마의 일이 그런 것이지 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 날개를 보면 또 다릅니다.


일상을 변함없이 일궈나가는 것, 집과 아이들과 사회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행동하는 것, 그게 엄마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하략)


야마토 나데시코.....(먼산) 일하는 엄마들은 직장생활과 이 일을 동시에 해야하나요. 물론 책 속에서도 모든 일이 엄마의 것은 아니고 힘에 부치니 아이들의 도움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긴 했지만... (먼산2)



그냥 살림살이였다면 이렇게 책 읽기 전부터 불편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게 '엄마의 일'이 된 시점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니까요. 허허허.



예상하시겠지만 책은 집안 관리 전반을 다룹니다. 식사 준비를 하고 치우고, 청소와 정리정돈을 하고, 몸 관리하고, 아이들을 챙기고, 이것저것 만들고, 사람들과 교류하고. 대체적으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에 연재한 것을 옮긴 것이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음식 만들기나 집안 정리 등은 참고할 만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다만 만드는 법 소개하는 곳에서 22쪽과 23쪽은 사진이 바뀌었더군요. 설명만 바뀐 건가 했더니 레시피도 설명과 일치하니 사진이 바뀐 것이겠지요. 왼쪽이 죽순, 오른쪽이 열빙어가 되어야 맞습니다.


몸관리는 저와는 잘 안 맞는 이야기라 패스. 하지만 그 앞의 집안 정리는 부럽더군요. 오오. 저렇게 깔끔하게 정리를! 이모저모 반성했습니다.=ㅁ=



가볍게 볼만한 책이고 그릇, 청소, 정리는 참고할만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살림책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챙겨보셔도 좋을 듯. .. 앞에는 투덜거렸지만 모두 다 나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히구마 아사코. 『엄마의 일』, 박문희 지음. 디자인이음, 2017, 14000원.


무협은 아니고, 그렇다고 퇴마록 같은 책도 아니지만 읽으면서 양쪽이 떠오른 건 소재 때문일 겁니다. 지박령이나 일본의 쓰쿠모가미(츠쿠모가미) 같은 느낌의 이형들이 등장한다는 점도 특이하지요. 무협이 떠오른 것은 주인공이 이리깨지고 저리깨지면서 성장하여 결국 손에 들어온 기연을 내 것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그렇고, 퇴마록 스타일이라는 건 앞부분 초반이 뫼신 사냥꾼이라는 점에서 퇴마와 비슷해 보여 그럴 겁니다.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주 주인공은 세희입니다. 한세희. 세희는 여자에게 더 많이 쓰는 이름이기도 하고 꽤 익숙하다 생각해서 왜인가 곰곰이 따졌는데 4권 쯤에서 깨달았습니다.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난봉꾼, 한세건. 난봉꾼이라 붙이는 건 『월야환담채월야』 기준입니다. 광월야는 구입은 했는데 마지막 권 결말만 확인하고 내려 놓았거든요. 광월야의 주인공은 다른 인물이다보니 거기서는 좀 취급이..(하략) 하여간 월야채월의 한세건은 뫼신사냥꾼의 한세희와 비슷하지만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여튼 배경 자체도 다르지요. 『뫼신사냥꾼』의 세계는 동혜라는 왕정국가를 중심으로 한 동양풍 판타지 세계관입니다. 읽다보면 동혜가 한국의 다른 모습이란 건 쉽게 깨달을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이웃국가도 나옵니다.


세계는 그렇고, 전체 3부로 구성된 이 소설은 뫼신사냥꾼이었던 한세희가 뫼신지기가 되고, 그리하여 사태를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한 뫼신잔치를 벌이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뫼신이 뭔가 하면 산신령으로도 종종 호칭하는 영물을 말합니다. 소설 속의 도깨비는 장난을 좋아하는 쓰쿠모가미에 가깝고, 뫼신은 뫼신적 특징을 타고나지 않으면 될 수 없습니다. 뫼신은 유전되지 않으며 뫼신의 자식은 평범한 동물입니다. 드물게 뫼신의 자식이 뫼신인 경우도 있지만 책 속에서도 한 손에 꼽을 정도만 등장합니다. 나오는 뫼신은 훨씬 많지요. 애초에 자식을 보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뫼신사냥꾼, 뫼신지기, 뫼신잔치가 차례로 1, 2, 3부의 제목입니다. 하지만 안심하시면 안됩니다. 세희가 완전히 성장하는 것은 결말에 가까울 때입니다. 1권 책 뒷면에 소개가 나와 있어 기대했던 버들은 의외로 성격 안 좋고 나쁘고 성장이 더 필요한 인물이더군요. 특히 과거나 초반 부분까지는 헛다리를 잘 짚어서 읽는 사람의 감정이입이 매우 어렵습니다. 세희도 성장에 시간이 걸리고, 버들도 그렇고. 네 편 내 편을 가리지 않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개 완성형이지 않으며, 완성형인 인물은 방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마지막에 한 방을 날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 한 방을 날리기 위해, 평범한 10명의 선수들은 미친듯이 뛰어 어시스트를 하는 거죠. 그러고 보니 축구와 닮았네요. 스트라이커는 완성형, 미드필더들은 성장하고는 있으나 능력부족, 그리고 능력은 있으나 그에 미치지 못하는 다른 선수들. 물론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피상적으로 가진 축구에 대한 정보로만 생각하는 겁니다.


등장인물은 내 편과 네 편을 합해 스물이 넘을 겁니다. 중간에 죽은 인물도 많고요. 죽음이 아쉬운 등장인물이 여럿 있지만 누군지는 입 다물겠습니다. 하지만 주연은 죽지 않으니 그 점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야기가 그물망처럼 퍼져 있고 등장인물들이 성장하는데 시간이 걸리며, 단독으로 대단한 힘을 가지는 것은 세희 한 명이고, 그나마도 완벽한 존재는 아닙니다. 초 절정 기재를 가지고 그걸 사용하는 것은 무협지에서처럼 맨 마지막의 결전에서만 입니다. 따라서 속 시원하고 가벼운 판타지소설을 원하신다면 도중에 포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조연들이 감칠맛을 더하고 특히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이 여럿 있어 즐겁게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꼽는 장면은 용오름, 5권의 호랑이 관련 에피소드, 6권의 절규 장면입니다. 그래서인지 반농반진으로 이 소설 자체를 **과 &&이 사랑을 깨닫는 이야기로 보는 감상도 있더군요.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닐 겁니다. 게다가 충분히 여기저기에 밑밥을 깔았고요. **만큼이나 뛰어난 형제의 존재나, 그 형제는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다는 점도 그렇고요. 그리고 앞서 누군가는 다른 이들을 대상으로 말한 것이지만 '수컷끼리의 관계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고 했지요. 그러고 보면 이 소설은 종족을 초월한 사랑, 성별을 초월한 사랑이 여럿 나옵니다. 서로를 위해 희생만 하다가 무너진, 또는 무너질뻔한 사랑, 외사랑, 짝사랑, 자기애, 지켜주는 사랑 등등도 있고요. 곰씹어 볼수록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결말이 조금 아쉽습니다. 세희가 깨달음을 얻은 것은 좋지만 다른 리뷰에서 말한 것처럼 『하얀 늑대들』의 연장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보다 더 다채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각각의 인물이 살아 있기는 하지만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네요. 그런 점에서 『하얀 늑대들』을 안 보고 본다면 만족도가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일부 인물들만 살아 있는 다른 소설과는 달리, 소설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붙어 있고 또 살아 있는 판타지소설은 오랜만에 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그런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매우 많으니까요.


마음에 들었던 장면 몇을 적어봅니다. 그 용오름과 5권, 6권의 대화들입니다. 쪽 수 표기를 했고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므로 읽으실 예정이라면 안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참, 꽉 닫힌 행복한 결말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제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각 장의 제목은 속담과 동요 가사 등을 살짝 변형했습니다. 예를 들어 4권 마지막 장의 제목은 '끝맺는 이야기. 동쪽에서 부는 바람 불길한 바람'입니다. '하~늘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의 패러디죠.



윤현승. 『뫼신사냥꾼』 1-6.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2013.



그리하여 결론. 책이 두꺼워 여섯 권 읽어내는 것이 시간은 걸리지만 읽은 보람이 있는 책. 좋아하는 것은 역시 호랑이입니다. 호랑이도 귀엽고 뒤에 나오는 강치도 좋아요! 게다가 바다표범이 아니라 강치!

아마 이쪽 책 훑어보다가 책 제목을 보고 덥석 집어 들었을 겁니다. 이 책 판형도 상당히 작거든요.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입니다.


생각보다 책이 재미있습니다. 뭐든 구입하고 사들이기를 좋아하던, 그래서 맥시멀리스트라고 자신들을 부르던 부부가 집도 줄이고 가구를 포함한 모든 물건들을 줄여나갑니다. 그리하여 미니멀리스트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그 과정을 그림일기로 그려 보여줍니다. 회사다니면서 그 그림일기 올린 것을 블로그에 연재하다가 책으로도 냈다는군요.


요약하면 78㎡였던 집은 44㎡로 줄이고, 책들은 재단하고 스캔해서 처분하고 킨들파이어를 사고, 옷이든 뭐든 쓸모 없는 것은 다 버립니다. 버릴지 말지 고민하는 것들은 고민상자에 담았다가 그 뒤에도 쓰지 않으면 그냥 버리고요. 심지어 세안과 샤워와 머리감기까지 비누 하나로 끝냅니다. 그러니 욕실도 깔끔합니다. 수건은 SCOPE(이마바리수건)으로 통일해 쓰고요. 이러한 잔잔한 생활 팁들이 가득합니다. 제일 탐났던 것이 저 수건이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다만 거실에 소파를 놓은 것은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소파와 TV는 걷어내고 그 자리에 노트북과 테이블, 책장을 놓는 것이 제 생활방식이지요. 다다미방을 넓게 쓰는 것도 좋고요. 좌식생활을 하면 침대를 놓는 것보다 공간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데다 넓게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피곤해도 이불 펴고 개는 과정을 빼먹을 수 없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탬퍼 쓰는 것도 쉽지 않고요.


아차. 옷도 최소한으로 줄였더군요. 그런 점을 포함해서 작은 공간에서 최대한 중첩활용(?)하고 좋은 물건 쓰면서 사는 삶이라 꽤 재미있습니다. 버릴 용기랑 더 사지 않을 의지만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은데... 아마 전 안될겁니다. 하하하.;ㅂ; 차와 커피를 좋아하고 거기에 맞는 그릇 사는 것도 좋아하다보니 참 어려워요.;



오후미. 『버리니 참 좋다: 적게 소유하는 삶을 선택한 오후미 부부의 미니멀리스트 일기』, 조미량 옮김. 넥서스BOOKS. 2016, 12000원.


요 며칠 구입 여부를 고민중인, 덴비의 Monsoon Kyoto Afternoon tea set. 28파운드. .. 적고 보니 이 세트에 5만원 남짓인 것인데, 실물을 보면 꽤 느낌이 다르겠지만 덴비가 웨지우드보다 많이 저렴하군요.=ㅁ=



의도했던 것은 아닌데, 요 며칠 사이에 충동구매로 전자책을 왕창 사다보니 안되겠다 싶어서 정리를 조금 했습니다. 제가 구입하는 책은 많지만 보관하는 책은 자주 돌려보는 책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책은 한 번 읽으면 끝인 것이고, 구입한 책 중에서 읽는다고도 하고 하지만 저랑은 다릅니다. 종이책은 읽은 책 중에서 이런 책은 내가 사주지 않으면 안돼-라는 의무감이 드는 책과 여러 번 돌려 읽을 책을 구입하고, 전자책은 일단 구입한 뒤에 보관 여부를 결정합니다. 용량 문제는 없으니 전자책의 구입이 더 충동구매의 성격을 띠는 겁니다. 핫핫핫.;ㅁ; 스트레스 풀이가 전자책이 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래서 전자책은 장바구니에 담은 총 구입금액이 늘면 늘었지 줄어드는 경우는 드뭅니다. 물론 장바구니를 한 번씩 털면 줄겠지만 곧 도로 찹니다. 분명 알라딘의 1년 통계를 낼 당시 장바구니에는 30만원 어치의 책이 있었는데 지금은 40만을 돌파했습니다.

하여간.
그런 연유로 전자책의 총량이 마구 늘었길래 충동구매로 질렀던 여러 책들을 알라딘 서재에서 삭제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교보에서 구입했던 전자책은 여유 생기는대로 알라딘에서 재구매할 예정입니다. 그래야 교보문고 어플을 삭제할 수 있으니까요. 교보문고 어플이 몇 개월 전 3.9으로 갱신하면서 로그인이 풀리고 설정이 홀라당 날아가서 상당히 열받았거든요. 게다가 안 보는 책이라고 따로 폴더 만들어서 넣어 두었던 것도 모두 날아갔고, 그 덕에 구입한 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 소설목록까지 다 보입니다. 왜 삭제한 책들 목록까지 다 보이는 건지 원.-_- 게다가 책장 자체가 가로보기 지원을 안하는 건가요, 아니면 노트북에 연결한 상태라 강제로 세로 모드인건가요.


구입 내역 자체를 삭제하고 싶은 책 몇 권이 있어 그렇습니다.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입했지만 종이책으로 샀으면 진작에 폐기하고 뇌리에서 구입 기억 자체를 삭제했을 그런 책들.=ㅅ= 지금 정리하다가 그런 책 목록이 보여서 혈압이 올랐습니다.



알라딘에서 삭제한 책 목록은 BL과 로맨스 합쳐 대략 8종. 삭제 했으니 이제 내일 더 구입하면 됩니다.(...) 내일 8월 2차 사은품은 뭐가 나올 것인가...!




덧붙임.

알라딘 목록 정리하다가 알았는데 조아라에서 발행한 전자책들은 비정상적으로 용량이 큽니다. 다른 전자책보다 용량이 많아요. 『부서진 룩의 반격』이 종이책으로 2권이고, 그게 전자책으로 세 권이며 합본으로 3.37메가인데, 『칼과 드레스』, 『신데렐라는 죽었다』는 140~180쪽 정도 되는 한 권 분량이 6메가입니다. 희한하네요.

꿈도 희망도 없는 느낌의 책. 덮고 나면 그 생각이 먼저 듭니다. =ㅁ= 그럼에도 미미여사고, 그럼에도 북스피어고, 그럼에도 미야베월드 2막이라 끝까지 다 보았습니다. 보니 참 좋은데 뒤끝만 좀..;ㅂ;



미야베월드가 항상 희망찬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닙니다. 『외딴집』은 한 번만 읽고 포기한 게 그래서였고요.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나 『괴이』, 『맏물 이야기』는 부담없이 읽을 수 있지만 『흑백』이나 『안주』는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유미노스케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읽고 나면 허탈함에 늘어지거든요.

『신이 없는 달』은 『맏물 이야기』처럼 각 절기에 맞춘 12달의 이야기를 읽고 비슷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더 꿈과 희망이 안 보였습니다. 희망이 보인 것은 상대적으로 적어요.


읽기 전, 저보다 먼저 읽은 G가 비녀 이야기를 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로 꼽았습니다. 읽기 전 각오는 했는데 저는 오히려 표제작이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다. 표제작은 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굉장히 잔잔한데 읽다보면 그 장면이 동시에 떠오릅니다. 짧은 단막극. 아니, 30분짜리 영상으로도 좋습니다. 그걸로도 충분히 쓸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은 오픈 엔딩. ... ...;ㅂ; 으어어어어.;ㅂ; 하지만 뒷 이야기는 정말로 적기가 어려웠어요.

사실 표제작은 직전에 나온 『맏물 이야기』와 이어지는 걸로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그런 건데 확신은 안섭니다. 다시 한 번 찾아 읽어야겠네요.



마지막 이야기 「종이 눈보라」도 기억에 남습니다. 에도시리즈의 단편들은 대개 사건을 풀어 놓고 그게 원한에 의한 괴의건 아니건 간에 실마리를 찾아 가는 고전 추리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신이 없는 달」이나 「종이 눈보라」는 조금 다릅니다. 이야기를 한 번에 풀어 놓는 것이 아니라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씩 벗겨 나갑니다. 그보다는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네요. 영화 용어로도 있을 것인데, 손끝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페이드아웃 시켜 전체 장면을 보여주는 것을, 두 사람의 대화와 오버랩 시키는 것 같은. 그것이 「신이 없는 달」의 기법(작법)이라고 하면 「종이 눈보라」는 한 사람의 행동을 보여주면서 번갈아 가며 그 사람이 겪은 일, 겪어온 일을 차례로 풀어 마지막에 한 번에 어떤 사건인지를 보여줍니다. 그 사람이 어떤 짓을 벌인 것인지는 그 사람이 왜 그 일을 했는지와 거의 동시에, 맨 마지막에 풀립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단막극을 보는 것 같더군요.


그렇게 보면 이건 결말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소설 속의 다양한 작법을 시험한 이야기 모음으로 보아도 좋을 겁니다. 대체적으로 결말은 씁쓸하지만 원래 인생이란게 그러니까요. 곰씹어 보면 달콤한 것과 쓴 것이 번갈아 오지만 그 때 그 때의 상태에 따라 어느 쪽의 맛이 강했는지 결정되지요. 대체적으로 이 책은 쓴맛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삶이란 그런 거지요......



미야베 미유키. 『신이 없는 달』,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7, 14000원.


지금 보고 알았는데 『에이미의 우울』은 조아라에서 전자책이 나왔군요. 어째 프리미엄으로 넘어간다 했더니 그래서였나봅니다. 조아라와 전자책 계약. 프리미엄으로 넘어간 것은 텍본 유출 초기였던 걸로 기억하고 이번은 아닐 겁니다. 그보다 훨씬 앞이고, 프리미엄에서도 전자책 한 권 분량은 나왔고, 외전이 붙었으니 실제 연재 기간은 상당히 깁니다.

저야 프리미엄 결제할 생각은 없었던게, 실제 수익은 전자책의 인세보다 프리미엄 쿠폰이 더 높다고 하나, 그게 제대로 지급이 될까라는 의심이 있었거든요. 그거야 제가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조아라의 얄미운 짓에 돈을 더 불려줄 생각이 안들기도 했고, 전자책으로 단번에 읽는 것이 더 낫겠다 싶은 생각도 있었지요. 그게 조아라였을 줄은 몰랐지만.




어디부터 읽어야 할지 몰라 3권부터 구입했습니다. 본편 3권과 4권을 구입하고 외전도 구입했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판타지소설입니다. 로맨스소설이 아니고요. 물론 제비꽃공녀와 그 남편에게는 로맨스소설일 수는 있으나 소설 외전을 보면 그것도 확실한 로맨스라는 생각이 안듭니다. 에이미에게 로맨스는 없으며 로맨스의 잔향 같은 건 소꿉친구와의 사이에 있지만 확실하진 않습니다. 본편 사이사이의 외전에 등장하는 ***자의 시선으로 보면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이고, 이 사람이 에이미에게 반했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맨 마지막 외전을 보면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도 않고요.


이하는 내용폭로를 담고 있으므로 접어둡니다. 1-2권 분량에서 그랬듯 3-4권도 에이미와 레슬리의 편지 전달 사이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어서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의 사후보고가 되는 것이 많습니다 .특히 에이미의 가출 건이 그렇습니다.


그러니 에이미를 건드리면 다들 엿먹는 거예요. 그런 거예요. 그래서 이 소설 주인공이 에이미인 것이라고 주장해봅니다. 뭐, 편지 쓰는 장본인부터가 에이미인걸요.



세기의 로맨스는 존재하나 세기의 결혼생활은 그보다 많이 드뭅니다. 기억에 세기의 로맨스가 세 건이 있었고 그 중 둘이 왕과 공작의 연애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디까지나 로맨스였습니다. 현실은 로맨스가 아닙니다. 『에이미의 우울』은 그걸 확인 시켜주네요.


어쩌면 가장 어려운 삶을 보내고 있을 인물은 에이미의 이복동생들입니다. 쌍둥이 동생들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혼하면서 남긴 서류 한 장 때문에 계승 순위에서 확 밀립니다. 그리고 학술원에 들어간 순간, 거기서 졸업해서 나온다면 더 이상 공작가와 관련 없는 인물이 됩니다. 어머니에게는 학술원 입학 통보를 받은 순간, 그리고 어머니가 가출한 순간 버림 받았다고 생각할 것이며 그 상황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나이가 되더라도 버림 받았다는 생각과 어머니에게는 언니가 더 우선일 것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친구는 있을 지언정 가족들은 ... 글쎄요. 둘에게 남은 것은 서로 밖에 없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사실 소설 속에서 제일 안쓰러운 것은 레슬리도, 에이미도 아닌 두 남매라는 점입니다. 참... 그래서 이소설이 더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지나봅니다.



아참. 일반연재되지 않았던 부분에서 가장 통쾌한 장면은 틸빙을 박아 넣는 장면입니다. 전편 통틀어도 그만큼 속 시원한 장면은 없습니다. 에이미, 나이스샷.


nigudal. 『에이미의 우울』 3-4, 외전. 조아라, 2017, 3-4권 각 2500원, 외전 3천원.



대체적으로 조연들은 딱 현실만큼 삽니다.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 가장 행복한 것은 어쩌면 에이미와 레슬리일 겁니다. 아니, 레슬리보다 에이미가 더.


레슬리네 집안이 후작가임에도 왜 도움을 요청하거나 하는 일이 없었나 궁금했는데 외전에서 풀렸습니다.

-학술원을 졸업하면 성이 마이스터가 됩니다. 귀족집안도 마찬가지로 성을 버리게 됩니다.

-레슬리는 위로 형과 누나가 많습니다. 셋째 아들이라는군요. 학술원에 가서 성을 버려도 문제 없는 아들입니다.

-에이미의 아버지가 레슬리의 아버지, 폭스 후작을 구출하다가 죽었습니다. 하지만 소문난 미녀였던 발렌티나와 폭스 후작 사이를 의심한 후작부인 때문에, 후작가 아이들 유모로 취직한 발렌티나는 마음고생을 많이 합니다.


이것만 적어도 충분하겠지요. 하하하하하...

고민하다가 구입해서 달린 소설 한 편. 초반부 읽어 나가면서 긴가민가 하다가 10% 쯤에서 좌절하고,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로맨스 판타지. 흔한 키워드지만 키워드를 적으면 해당 소설에 대한 비평이 아니라 비난이란 소리를 들을까 싶어 고이 내려 놓습니다.

아니, 실제적으로 비난이 맞아요.

책을 구입하는데 든 돈이 아니라 책을 읽는데 들어간 시간이 아까운 지경입니다. 시작 부분이 마음에 들어 읽었다가 그 뒤부터는 대차게 내내 뒤통수 얻어 맞았고, 취향에 안 맞는 소설을 정말로 재미없는 것이 맞는지 끝까지 읽어야 했지요. 내가 왜 이 조아라에서 투베에 올랐더라도 읽다가 도중에 그만두었을 소설을 읽는데 이 아까운 주말 휴일의 시간을 썼으며, 그리고 리뷰도 속 시원하게 쓰지 못하고 가능한 추정할 수 없도록, 최소한으로 적고 있는건지 이가 갈립니다. 아,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어요...OTL


세부 감상은 비공개로 적겠지만 차라리 비슷한 시기에 장바구니에 담은 『Boys don't cry』 살 걸 그랬군요. 으흑.;ㅂ; ... 엊그제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삭제한 다른 로판으로 치유해봐...?

왜 이 책을 검색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하여간 검색하다가 『커피 & 디저트』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제목이 지나치게 단순하지만 책 제목을 수식하는 부제를 보면 이해가 됩니다. '일본에서 소문난 커피명가 <카페 바흐>'라고요. 근데 왜 난 들어본 기억이 없는가라고 생각했는데 그 수수께끼는 다른 책에서 풀렸습니다. 넵. 제 지식이 한없이 부족했던 겁니다.


심재범의 『동경커피』는 일본 여행서쪽을 찾다가 확인한 책입니다. 도쿄는 한동안 갈 일이 없으니 빌리더라도 방문할 날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책을 펼쳐보니 사진이나 글이 괜찮아 보여서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고이 장바구니에 담았고요.

그게, 여기서 카페 바흐가 어딘지 알았습니다. Cafe Bach지만 일본어로는 カフエバッハ라고 씁니다. 카페 바하. Bach를 어떻게 표기하느냐의 차이입니다. 하여간 이름은 확실히 알았는데 이 카페가 한국으로 따지면 "박이추의 강릉 보헤미안" 같은 카페랍니다. 거기서 완벽하게 이해하고 좌절. 음... 저 그래도 도쿄 쪽 커피 책 꽤 봤다고 자부했는데 자만심이었군요. 핫핫핫.;ㅂ; 정진하고 공부 더 하겠습니다.;ㅂ;



본론으로 돌아가서, 『Coffee and dessert』라는 단순한 제목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커피를 팔지만 거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저트를 찾는 것은 또 다른 일입니다. 커피는 아마도 다구치 마모루가 담당하고 이 책의 1저자인 다구치 후미코는 디저트를 담당하는 모양입니다. 대개의 카페는 진한 커피에 잘 어울리는, 연한 커피에 잘 어울리는 디저트를 준비하지요. 그러니까 상큼한 맛의 디저트와 단맛의 디저트, 진한 맛의 디저트 등으로 간략하게 나눠 곁들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한 발 더 나아가서, 카페 바흐에서 파는 커피는 어떤 것이 있고, 그 커피는 커피의 맛 구분에서 어떤 균형을 갖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저트는 이런 것이다라고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각 커피맛의 단계에 따라 디저트를 다르게 내는 것이지요. 그리고 소개한 디저트들은 독일계 디저트입니다. 오스트리아나 독일권에서 많이 본 형태네요. 물론 프랑스 디저트도 많지만 독일식 애플 타르트나 키르슈쿠헨 슈톨렌, 누스보이겔 같은 건 커피 디저트 책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애초에 중강배전 커피나 강배전 커피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라고 소개된 간식 목록은 제 취향 직격입니다. 일본 책이라 그런지 사진도 자세하고 설명도 좋습니다. 커피 자체의 설명도 아주 좋습니다.

실물을 본 뒤에 고이 장바구니 담아 놓고 주문 시점만 체크하고 있습니다. 음. 늦어도 추석 전에는 구입할 겁니다. 명절 보너스가 통장을 구원해주실 거니까요.


『동경커피』에서는 카페 바흐의 커피를 극찬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도쿄의 스페셜티커피를 포함한 여러 카페와 킷사텐 탐방기라고 설명할 수 있는 책인데, 커피맛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혀를 울리더군요. 어젯밤 자기 전에 책을 읽었는데, 읽다보니 분명 몸에서 다 빠져나가고 없을 카페인이 갑자기 뇌를 두드리는 듯한 망상에 빠졌습니다. 아니, 어쩌면 카페인이 다 빠지고 없으니 새로 카페인을 들이 부으라는 뇌의 신호였는지도 모르지요. 하여간 맛있는 카페라떼, 맛있는 드립커피 한 잔이 간절해지는 무서운 책입니다.

그리하여 이 책도 고이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언제 도쿄에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간다면 그 때는 이 책에 소개된 곳 중 최소 두 곳 정도는 방문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말입니다. 아... 하지만 매번 일본에서 열리는 전시회가 제 통장을 털고 있으니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아마도.


다구치 후미코, 다구치 미노루. 『커피 & 디저트』, 용동희 옮김. 그린쿡, 2016, 15000원.

심재범. 『동경커피』. 디자인이음, 2017, 17000원.



덕분에 다른 커피 책 검색하다가, 몇 년 간 안 사던 Cafe Sweets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그래요, 이제 한 동안은 장바구니 걱정 안해도 되겠네요. 핫핫핫.;ㅂ;

왜 이 소설을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아마 트위터의 추천을 보고 그랬을 겁니다. 알라딘로맨스 계정이나 프로소비러 챠디님 계정이나. 둘 중 한 곳의 추천을 보고는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잠시 보관함에 넣었다가 엊그제 구입 가격 맞추면서 도로 담았습니다.

주요 키워드는 신분제, 마법, 용, 회귀입니다. 그리고 BL입니다. 이쪽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피하세요.-ㅁ-


주인공인 아인은 자작가의 외동아들입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뒤 영지 근처에서 해군 서기관으로 근무합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용의 목숨을 구해주고 그 대가로 소원권을 얻습니다. 그것도 셋. 설마하다가 첫 번째 소원은 소시지로 나왔고, 두 번째 소원은 여러 차례 기각을 당하다가, 연쇄살인마에게 당해 죽기 직전의 소원이 접수되어 회귀합니다. 그러니까 첫사랑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소원이 얼결에 강제접수되었던 겁니다. 그 덕에 아직 성년이 되지 못한 용-눌은 드래곤 로드에게 야단 맞긴 합니다만..=ㅁ=



회귀한 시점은 첫사랑인 레이를 만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그러니까 10년 넘게 회귀한 건가요. 어떻게든 레이와 가까워지고 싶지만 집안 내력 덕에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연애할 때의 모습이 아버지랑 꼭 닮았거든요. 그러고 보면 폐렴으로 사망한 부모님도 아직 돌아가시기 전이니 겸사겸사 일을 벌입니다.



결론적으로 해피엔딩입니다. 해피엔딩까지 가기 위해 이런 저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회귀하기 전과는 굉장히 많이 달라집니다. 아인의 의뢰로 폐렴치료제의 개발이 훨씬 당겨졌으며, 레이는 백작가를 잇지 않습니다. 그리고 레이나 아인이나 모두 다 회귀하기 전보다 훨씬 더 많이 행복합니다. 그건 장담할 수 있고요.



1권을 읽을 때만해도 왜이리 회귀 전의 상황이 긴가, 2권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얘들 언제쯤 연애하나 싶었는데 3권이 되니 왜이리 결말이 가까운거냐며 아쉬운 마음이 먼저 들더군요. 4권은 통째로 외전입니다. 본편은 제일 큰 사건이 해결되는 걸로 끝나고 그 후일담은 모두 외전에 있습니다. 외전이 상당히 중요하더군요. 이 둘이 어떻게 행복하게 사는지를 보려면 외전이 꼭 필요합니다. 게다가 1권의 회귀 전과도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니까요.


조연들도 성격이 뚜렷하고 매력적입니다. 서로 생태가 달라 생기는 충돌이니 견원지간보다는 견묘지간에 가까운 법학부 모 교수님과 마법학부 모 교수님이나, 아인을 둘러싼 법학부 인물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존재로 키퍼슨이 아니라 키드래곤인 눌까지. 제각각의 성격이 잘 그려집니다. 그리고 다들 아인을 만나면서 포기와 해탈의 경지에 이르르니, 다들 귀엽지 않을 수 없지요.


보고 있노라면 티타임이 당깁니다. 사탕은 좋아하지 않고 날이 더우니 초콜릿도 끌리진 않지만 쿠키와, 질긴 스콘과, 거기에 발라먹을 클로티드 크림과 잼과.... ;ㅠ; 그러니 옆에 티타임용 음료와 과자 한 봉지 쯤은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시엔. 『세 가지 소원』 1-4 세트. 이미지프레임., 2017, 13800원.


지금 확인하니 3권은 16장, 에필로그에 외전인 「세 번째 소원」이 들어 있네요. 4권은 외전 두 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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