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언제더라. 지난 주말이었나요. 약속이 아니면 주말에 강 건너 내려갈 일이 없는 저인데, 이날은 약속장소가 압구정 근처였습니다. 압구정에서 이동했지만 장소 자체는 청담동, 도산공원 길 건너편 쪽입니다.

이 근처를 잘 안다니지만 희한한 무늬의 외벽을 가진 건물에 최종 목적지가 있었습니다. 우나스. 까눌레가 맛있다고 추천받은 가게였습니다.


개점이 11시라 일부러 시간 맞춰 갔더니 첫 손님이었습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과 쇼케이스를 들여다보며 각각 디저트 하나씩과 음료를 주문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까눌레도 하나 추가.





음료도 각각 하나씩 주문해서 받았는데 머그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얼핏 보기에는 쓰기 불편할 것 같지만 막상 들어보니 생각보다 가벼운데다 손잡이도 커서 잘 잡히고, 바닥이 넓다보니 안정감이 있습니다. 어디 것인지 찾아보았는데 개인 공방 같은 곳에서 주문한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판매처를 못 찾았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그릇이었다는 이야기고요.





케이크 이름은 묻지 마세요. 그 사이 홀랑 까먹었습니다. 다만 저 위의 리본 같은 것이 밤크림이라, 생각보다 달기 때문에 잘라서 아래의 케이크들과 함께 먹으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바깥은 아마돠 화이트 초콜릿, 그리고 안쪽의 노란 층은 새콤한 소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망고였나...-ㅠ-a





이건 기억합니다. 밀피유. 밀피유치고는 상당히 독특하게 생겼는데, 나이프로 슥슥 잘라서 삼등분 해 나눠 먹었습니다. 위에 올라간 쿠션 모양의 빵빵한 과자 역시 파이시트입니다. 아래도 파이시트지만 이쪽은 살짝 부풀린 것 같은게 딸기와 크림과 위의 과자를 한 번에 입에 넣으니 딱 좋더군요.-ㅠ-






이건 제가 주문한 유자. 유자 뭐라고 이름이 길었지만 기억나는 것은 유자뿐입니다. 하하하하.;ㅠ;






단면을 보니 꽤 재미있습니다. 바닥에는 시트, 그 위에는 견과류를 캐러멜라이즈 한 것이 아닌가 싶은게 있고 위는 무스, 그리고 맨 위에 또 유자소스를 뿌렸습니다.


다른 케이크도 그렇지만 하나의 케이크에 다양한 식감과 맛을 섞습니다. 먹고 있노라면 이거 손이 많이 가는 것은 둘째치고 고행이다 싶은 정도로군요. 가끔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겠습니다. 아니, 집에서 느긋하게 티타임 즐기고 싶을 때 포장해서 들고 가고 싶더랍니다. 집에서 멀어서 몇 번이나 방문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제 게으름을 생각할 때 이런 약속 아니면 혼자 방문할 일은 드물어 보입니다.(먼산)



케이크와 함께 다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면서 이것 저것 토로했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많군요.(먼산) 최근 트위터를 오르내렸던 여러 이야기들의 뒷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먼산)



신나게 떠들고 나니 이제 슬슬 점심 겸 저녁 같은 걸 먹어야 겠는데 뭘 먹을까 싶더군요. 다른 곳으로 이동할까 하다가-제가 좀 강하게 밀어서-바로 옆에 있는 가게, 알로하 테이블에 갑니다. 가까운데다 가격도 나쁘지 않았으니까요. 그도 그런 게 감기로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어디 이동하기가 귀찮았..(...) 그리고 그 감기는 2월 초에 붙어서 여지껏 안나가고 버티고 있습니다. 하하하.;





이번에도 각자 메뉴를 주문합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앞에 보이는 로코모코. 다른 둘은 파스타와 햄버거입니다. 가격은 대체적으로 1.5만 전후입니다.


맛이야 딱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은 맛입니다. 로코모코의 카레는 일본식 카레로 진한 터라 달걀 아래 깔려 있는 함박이나 그 아래의 밥과도 잘 어울립니다. 달걀을 섞어먹으면 더더욱 맛있지요. 다른 두 메뉴도 괜찮았다고 들었습니다.-ㅠ-







다시 수다 타임이 돌아와서 중간에 음료를 한 번 보충합니다. 감기에 걸린 저는 무난하게 카페라떼를, 일행들은 맥주를 주문하고 거기에 새우도 넣습니다. 사진을 대강 찍어서 나오지 않았지만 라떼 너머로 보이는 것은 도넛입니다. 어떤 건가 궁금했는데, 이스트로 부풀린 빵을 튀겨서 설탕을 묻힌 겁니다. 이스트 냄새가 조금 나는 폭신한 빵이고요. 딸기맛은 딸기 가루 섞은 설탕을 뿌린 것이고, 시나몬도 아마 그럴 겁니다. 개당 1700원인데 호기심삼아 먹어볼만 합니다.'ㅠ'



알로하테이블은 집 근처에 있다면 종종 방문할만한 가게입니다. 만. 멀죠. 강건너 저 편이니 강북 생활 권인 저는 드물게 오지 않을까 합니다. 강북쪽에는 지점 없으려나요.=ㅠ= 기왕이면 종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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