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째인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높은 확률로 설 명절 음식은 카페 마마스의 감자수프와 샌드위치입니다. 수프는 오늘의 수프를 고르긴 하나 대부분 치즈를 넣은 감자수프가 될 가능성이 높고 샌드위치나 파니니냐 샐러드냐는 그 날 그날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통은 명절 전날이나 당일에 먹으러 가지요.-ㅠ-
오전 11시의 카페 마마스는 상당히 한적한 편입니다. 감기에 걸려 있어 작은 그릇을 하나 더 받아 제가 먹을만큼을 덜고, 샌드위치는 필리샌드위치였나, 고기가 들어갔던 걸로 골랐다고 기억합니다.
그날의 패인.
감기라기보다는 기침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매운 소스를 뿌린 샌드위치를 입에 넣자, 바로 자극당한 목구멍은 강렬한 기침을 뱉어냅니다. 문제는 그 기침이 평소 자는 동안 그랬던 것처럼 멈추지 않고 이어져 호흡곤란을 일으켰다는 건데.... 일행인 B님이 당황한 것은 둘째치고 주변 테이블도 당황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음, 저는 가능한 태연한 척을 하느라 주변을 보지는 않았습니다. 기침 여파로 몇 분간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태연하게... (먼산)
그리하여 샌드위치는 그대로 남겼습니다.ㅠ_ㅠ 부드러운 감자수프가 있어 다행이었네요.
그 옆의 테라로사를 갈까 하다가 사람이 많은데다 제가 노리던 레몬타르트는 없더라고요. 장소를 폴 바셋으로 바꿉니다. 서울 지역 밖에서는 찾기 어렵다는 폴 바셋이지만 종로구에는 그럭저럭 있습니다. 물론 광화문 주변 한정이지만. 대학로에도 폴 바셋이 없던 걸로 기억합니다. 종각과 광화문 주변에서는 찾기 쉽지만요.
치즈케이크가 세 종류 있길래 프로마쥬 블랑과 수플레타입을 주문합니다. 프로마쥬 블랑-이 맞는 이름인지 가물가물하지만 르타오의 케이크와 비슷하게 생겼더군요. 안에서 먹고 갈 거라 주문하니 사과잼이 같이 나옵니다. 저는 거기에 로열밀크티를 주문했다고 기억합니다.-ㅠ-
아마도 카푸치노였을 겁니다. 양이 적어 시킨 두 번째 음료.
거기에 달걀 타르트 두 개.-ㅠ-
이날도 신나게 그간의 못한 이야기를 털어냈고, 그 뒷 이야기는 어제 털었습니다. 대나무숲은 언제나 건재하고, 털어 내니 그나마 좀 낫네요. 올해도 가능한 얌전히 살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겠습니다. 하하..;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