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요약해보죠. 가격은 1인당 2만원. 네이버 예약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하며 11시부터 예약 가능. 반드시 2인 이상의 짝수명만 예약 가능. 그리고 평일에만 운영.

가격이 저렴하고 지하철 역에서 가까워 접근성은 좋지만, 역 자체가 자주 다니는 곳이 아니고, 2인 이상만 예약이 가능하며, 평일에만 운영한다는 것은 단점입니다. 특히 맨 마지막이요. 휴가를 내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입니다. 그야 태평양 본사 1층이라, 회사 여는 날만 애프터눈 티세트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얼추 맞을 겁니다. 아니, 정확히는 본사 출근하는 날만 오설록1979의 직원들도 출근한다고요.



그럼에도 만족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정통 티세트를 선호하지만 이런 것도 가끔은 나쁘지 않네요. 식재료의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맛이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홍차보다는 녹차, 발효차 계통입니다. 이쪽 차를 썩 즐기지는 않지만 간만에 마시니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바꿔 말하면 날마다 마시기에는 입에 안 맞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모처에서 이번에 구증구포로 만들었다는 녹차를 보고 슬쩍 떠오른 것인데, 녹차는 모처에서 50g에 9만원짜리 마셨다가 입맛을 너무 상향시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9만원짜리도 잘 우리는 분께 얻어마셨으니까요. 홍차는 그래도 기준선이 트와이닝 얼그레이로 잡혀 있어 나은데 녹차는 답이 안나옵니다.(먼산)





그러나 주문한 차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꽃향이 화사하게 나는 차였다는 것만 기억할뿐. 그래도 동행인의 차가 삼다연 후였다는 것은 기억합니다. 제 것은 벚꽃향 가득한 올레였나 가물가물.


다는 아니고 여덟 종은 차 향을 맡을 수 있도록 저렇게 담아 옵니다. 그릇도 귀엽고, 뚜껑 안쪽에 차 이름이 써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향도 맡아보고 골랐습니다.



아차. 웰컴티로 나온 작은 잔도 예쁘던데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홀짝홀짝 입가심 하면서 차를 고릅니다.





차가 먼저 나옵니다. 서로 다른 차라 그런지 다구도 다릅니다. 먼저 다녀가신 다른 분들도 이야기했지만 다구가 상당히 멋집니다. 한 번 차를 우려 내어 손잡이 달린 다완에 담습니다. 다완이라 부를지, 아니면 머그라고 할지 조금 고민했지만 일단 용도는 주전자니 다완이라 하지요. 그리고 작은 찻잔에 따라 마십니다. 잔이 작아 그런지 술 마시는 것 같은 느낌도 조금 있더군요.-ㅠ-





삼다연 후의 다기는 또 다릅니다. 쟁반 위에 올라 있는 작은 사각 타일은 물을 붓거나 할 때 뚜껑을 올려 놓는 용도랍니다. 이런 것도 재미있네요.






차를 마시며 수다 떨면서 기다리는 사이 샌드위치를 포함한 다과가 나옵니다. 이게 2인분이고요. 차를 포함하여 총 4만원입니다. 애프터눈티세트에는 차 두 종과 다과 2인분이 포함됩니다. 차를 두 종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물은 원하는 만큼 리필 가능한 모양입니다만, 한 번만 받았습니다.





샌드위치. 앞쪽은 빵을 그냥 썼고, 뒤쪽의 하얀 빵은 구웠습니다. 앞쪽은 카프레제 느낌의 샌드위치고 뒤쪽은 치즈와 햄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다른 것보다 빵이 참 맛있더군요. 토스트한 빵을 먼저 먹었는데, 빵이 달달하고 쫀득한 것이 맛있다는 감상이 먼저 튀어나오더랍니다. 그리고 지금 메뉴판을 확인하며 복기한 것이 그럭저럭 맞아 들어갔다는데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비프 파스트라미와 브리 치즈를 넣은 제주 기정떡 샌드위치, 살라미와 생모차렐라를 넣은 바질 페스토 & 녹차 샌드위치. ... 헉! 기정떡이었어! 어쩐지 달다 느꼈는데!


그리하여 본의 아니게 지난 번에 농사펀드에서 주문한 기정떡을 버터에 구우면 어떤 맛이 나는지 여기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실은 미루다가 아직도 버터 굽기는 시도를 못했거든요. 핫핫핫.;ㅠ;



다른 재료도 훌륭하게 잘 어울립니다. 애프터눈 티세트에서 가장 불만 가지기 쉬운 것이 이 샌드위치인데 여기서 이미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트레이를 가져올 때, 샌드위치를 먼저 먹고 아래부터 차례로 먹으라 했으니 그렇게 따릅니다.


왼쪽은 앙버터 스타일의 스콘. 스콘보다는 비스킷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거기에 앙버터의 조합이니 맛 없을리 없지요. 버터도 괜찮은 걸 썼는지 맛있더랍니다. 녹차와 삼다연이랍니다.

옆의 얇은 과자는 튀일입니다. 녹차, 호지차, 삼다연의 삼종인데 먹어본 동행이 말하더군요. 이거 고프레 맛이라고. 과연. 분유맛이 많이 나는 것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그리고 나머지의 근접 사진은 없음.

...

왜 그랬을까요. 배고파서 먹는데 집중해 그런지도 모릅니다.


사과정과는 일행이 피하는 것을 보고 저도 얌전히 피했습니다. 제주 우도 땅콩 타르트는 피칸이나 호두가 아니라 그야말로 땅콩입니다. 이것도 맛있더군요. 하지만 땅콩을 아주 즐기는 건 아니라 이번에 먹은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럼에도 땅콩이 진짜 맛있더라고요.


곶감 호두 말이는 일행이 사양해서 제가 홀랑 먹었습니다. 과일 젤리는 아마도 감귤젤리 같습니다. 이건 맨 마지막으로 입가심

녹차 과일 밀푀유나 녹차 마스카포네 티라미수는 상상하는 그대로의 맛입니다.






티라미수는 순가락 댄 뒤의 모습을 찍었는데, 크림이 그리 달지도 않고 속의 시트와도 잘 어울립니다. 먹고 나니 집에 있는 마스카포네 치즈는 커피 말고 녹차에 해먹을까 싶기도 하네요. 음. 5년 묵은 말차가 있으니(...) 그거 써서 해먹어면 되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비싸게 주고 산 말차인데 폐기하느니 디저트로 활용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ㅠ=



전체적으로 만족도는 높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평일 이용 가능이라는 점이네요. 평일에 가려면 따로 휴가를 내야 하니까요. 그게 아니면 다른 볼일이 있을 때 겸사 겸사 예약을 하거나.


한 번 먹어보고 나니 애프터눈 티세트에 대한 로망이 화아아악 올라와서 다음에는 작게라도 차려볼까 싶습니다. 물론 다는 아니고 일부만. 좋아하는 티푸드만으로 조합해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겠네요.'ㅂ'




덧붙임. 나중에 확인하니 웰컴티용 찻잔은 광주요였습니다. 하지만 저나 일행의 다구는 광주요가 아니라 개인 작가의 작품 같더군요. 바닥의 사인이 달랐습니다. 나중에 티페스티벌 가면 비슷한 것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음. 올해도 체력 방전으로 뻗었는데 내년이라고 갈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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