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호라이즈는 애니메이션만 아니면 더 좋아했을 텐데,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쿠로에(...)의 성우가 문제입니다. 예전에 하트 커넥트 사건으로 단단히 찍힌 인물이라 내키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소설은 상당히 좋아합니다. 라이트노벨 중에서 출간된 걸 알면 그 즉시 홍대 가서 사오는 작품이 셋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로그 호라이즌』입니다.


7권은 외전이나 바깥 이야기를 다루는 것처럼 느껴진 6권과 짝을 이룹니다. 6권을 보면 설명이 덜 되었다 싶은 부분이 몇 있지요. 아카쓰키랑 시로에가 만나는 장면입니다. 기억에는 둘 나이가 그렇게 차이나지 않을 것 같은데 아카쓰키가 워낙 동안-로리-이다 보니 5-6세 이상 차이가 날 것 같다는 망상도 듭니다. 아닐 거예요.-ㅂ-; 저야 아카쓰키랑 시로에 커플을 미는 입장이라 다른 아가씨보다 이쪽이 더 마음에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6권에서는 대대적인 떡밥이 하나 나왔지요. 이거 어떻게 풀어 나갈 건가 싶은 정도의 무거운 떡밥. 7권도 만만치 않습니다. 7권의 떡밥은 쿠니에 일족입니다. 6권에서도 이 일족에 대해 잠시 언급이 있었지요. 마법진을 풀기 위해 쿠니에 일족의 힘을 빌리던데 그 일족의 가장 큰 비밀을 어쩌다보니 알게 되었다는 것이 시로에의 상황입니다. 거기에 5권인가에서 잠시 스치듯 지나간 인물 둘도 굉장히 큰 비중으로 다가옵니다. 근데 이것 참. 그 때 보았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들이 보이네요.


거기에 이번 권이 상당히 마음에 든 건 1권에서 있었던 사건을 다시 다루기 때문입니다. 아니, 1권의 사건과 2권의 사건, 거기에 5권의 사건들까지 아울러 다루어 엮어 내니 그게 또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성격 더럽게 안 좋은 것 같아 보인 누구씨가 현실 세계에서는 은둔형 외톨이에 가까울지도 모르는 게임 폐인 고딩이라는 게..ㄱ-; 그런 고딩이 죽을 힘을 다해, 사력을 다해 외치는 모습이 마음에 듭니다. 크흑. 열혈 용사를 보는 것 같은데, 그게 또 절절하게 마음을 울리더군요.

다만 시로에 못지 않게 팬티용사(-_-)도 할렘 구축을 하는 거냐 싶어서 말입니다. 아니, 뭐, 마리에랑 거의 공인 커플이 아닌가 싶긴 한데 이번 권에서 졸졸 쫓아다니는 여자가 나옵니다. 물론 이 여자의 이미지는 좋아서 쫓아다닌다기 보다는 팬티용사의 뒤를 이을 훌륭한 신사™고요. 그리고 시로에는 현재 최소한 셋의 호감을 받고 있잖아요? 서풍의 기사단 길드 마스터인 소지로보다야 덜 하지만 그래도 본인이 은근히 뿌리고 다니니까 문제입니다. 작가가 그리 설정한 걸 어쩌겠느냐만...; 아, 그래도 전 꼬리 몇 개 달린 여우도 싫고요, 쿨하지만 작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비서님도 뒤로 밀렸고요, 귀여운 여중생도 아닙니다. 아카쓰키를 지지합니다.///


이번 권은 던전 공략이 중심이기 때문에 그걸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니 손이 근질근질한게 다시 마비노기를 하고 싶던걸요. 그러기 위해서는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해야할 텐데, 지난번에 깔았다가 속도 안나오는 것을 보니 손이 안갑니다. 하하; 뭐, 아예 윈도 8로 업그레이드 할 겸 해볼까요..?



토노 마마레. 『로그 호라이즌 7: 쿠니에의 황금』, 김정규 옮김. 대원씨아이, 2014, 7천원.


국립국어원의 표기에 따르면 아카츠키가 아니라 아카쓰키고, 토노 마마레가 아니라 도노 마마레입니다. 하지만 쓸 때마다 위화감이 상당하네요.
내용 한 줄 요약: 처절하게 망가져라! 나루타마!


할렘 구축은 용서하지 못해! 그러니 넌 망신을 당해야 해!

라고 작가가 일부러 함정을 파놓는 것인지, 본편 내내 주인공 나루타 마이치로는 구릅니다. 앞부터 예상은 했지만 나루타마의 소꿉친구로 매번 골탕 먹이는 회장이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리 없지요. 게다가 4권에서 나루타마가 사고를 조금 쳤습니다. 바로 납작 엎드리긴 했지만 그 타격이 상당했던 지라, 회장은 내내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축제를 맞아 학생회가 메이드 + 집사 카페를 맡아 열면서는 나루타마에게 회심의 일격을 가합니다. 그리고 그 일격을 맞은 채로 얌전히 숨어 있어야 했던 나루타마는 모종의 사건 때문에 그 모습 그대로 전교를 질주합니다. 하하.

이쯤 되면 대강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되실지도요?


이렇게 내용을 적다보면 보통의 학교를 배경으로 한 보통의 라이트 노벨과 다를바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표지도 그런 라이트노벨과 유사하고요. 이번 편 표지는 흑발을 휘날리는 E컵 미소녀라 말입니다. 한데 이 소설의 주 내용은 추리입니다. 이것도 회장이 문제인데, 회장이 심심풀이로 학생회 임원들을 참여시켜 문제를 해결해 주는 어린 양의 모임이 시작이었거든요. 그 어린 양의 모임에서 나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루타마가 억지로 끌어 들인 모 빈유 안경 투덜이가 탐정인 셈이고, 나루타마나 사사하라는 그에 따라가는 보조역이지요. 물론 보조역에 해당하는 주변 인물이 많고, 해결하는 것 중 꽤 재미있는 미스터리도 있으니까요. 저 할렘 구축만 아니면 가볍게 읽을 만 합니다.'ㅂ'


그러니 이 소설을 안 버리고 고이 집에 모셔두고 있는 것이지요. 뭐, 조만간 폐기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그건 조금 더 두고 볼 생각입니다. 그 전에 「문학소녀」부터 해결을..OTL


간구도. 『어린 양은 길을 잃지 않아 5: 소란을 떠는 양 다섯 마리』, 김소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4, 7천원.


부제에 양 다섯 마리라고 쓴 것은 5권이기 때문입니다. 4권은 네 마리더라고요.


참고로 제 주변에서는 이 소설 저만 읽습니다.(먼산) G도 안 봐요.; 나쁘진 않은데 말입니다...
원서입니다. 일단 앞서 밝혀놓고..

제목이 異人館화랑인데, 앞부분의 이인관을 어떻게 번역해야할지 고민되더랍니다. 이게, 요코하마의 그 이진칸 거리를 염두에 두고 붙인 이름이거든요. 배경이 요코하마입니다. 일본의 개항지에는 이진칸, 즉 외국인 거리가 있으니, 고베에도 이진칸이 있고 요코하마에도 있고, 나가사키에도 있습니다. 나가사키도 아마 있을 거예요.; 확인은 못했지만..

하여간 요코하마의 이진칸이 모인 마을, 거리에는 화랑이 하나 있습니다. 원래 주인이던 화가는 최근 세상을 떠났고, 화가의 부인인 미망인이 그 옆에서 홍차를 전문적으로 내는 가게를 운영합니다. 여기까지 보면 달달한 이야기 같은데 실상은 미스터리에 가깝습니다. 그것도 소재가 미술이네요. 그것도 미술 중에서도 상당히 드문 학문이고 한국에는 전공자가 있을지 궁금한 도상학입니다. 하기야 한국 민화도 도상학적인 부분이 분명 있으니 없진 않겠지요.
앞에 설명한 부분은 전체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남긴 뜻을 알 수 없는 편지입니다. 편지의 내용이 이상한 것은 그 할아버지가 조금 독특한 성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하고 싶은 말만 내놓는 타입입니다. 문제는 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이고, 그나마 나은 것은 편지의 수신자가 할아버지와 가까운 사이였던 손녀딸이라는 겁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그 손녀입니다. 이름은 치카게. 이미 이름을 언급한 시점에서 폭소를 터뜨릴 분이 있을지도요. 벚꽃 정령은 안나옵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치카게는 조부모와 함께 영국에 있다가 공부를 더 할까 하는 시점에서 조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서둘러 귀국합니다. 병세가 그렇게 심할거라고는 주변 사람 모두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손녀에게는 굉장한 충격이었지요. 게다가 조부모는 치카게에게는 부모나 다름없고 유일한 가족입니다. 그래서 열여덟 살의 아가씨는 집에 돌아와서는 할아버지가 본인에게 남긴 유언을 보는데, 손녀가 외톨이가 될까 안타까워한 할아버지가 누군가에게 치카게를 부탁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혼약......; 문제는 상대가 누구인지 언급이 없고, 부탁했다라는 말만 있습니다. 하하하.

여기에 후보로 짐작되는 두 명의 남자가 나옵니다. 이종사촌 오라버니로, 성격이 지나치게 발랄한 교이치. 항상 존댓말을 쓰는 성격 나쁜 도마. 둘 중 누구일지는 시작하고 나서 10%쯤 진도 나가면 대강 감이 옵니다. 이 사람 밖에 없어요.


이 책을 추천한 건 B님이랑 C님인데, 추천하시면서 재미는 있지만 여주인공 성격이 문제라고 하시더군요. 처음 읽으면서는 왜 그런가 했는데 읽으면서 알았습니다. 결국 30%쯤 나가서는 못참고 맨 마지막 장으로 넘어가 후루룩 읽었습니다. 가운데 부분은 넘어가도 되겠더라고요. 이걸 끝까지 읽다가는, 도마보다 더 성격이 나쁜 이 아가씨 때문에 속이 뒤집어지겠다 싶었습니다. 새침떼기도 정도가 있지, 이 정도면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러니까 서브컬쳐의 츤데레보다 더합니다. 보통은 츤츤 데레데레, 즉 몇번 새침떨다가 그 뒤에 가면 '널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그래도 괜찮아!' 정도의 반응을 보이게 마련인데, 이 아가씨는 한도 끝도 없이 츤츤츤츤츤츤츤츤츤츤츤. 또래와 사귀어 본 적이 없고, 사람과 어울린 적이 드물어서 그런가 싶습니다.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않았으니까요. 이게 또 치카게의 가정환경과 연결되면 안쓰럽기도 하고 안되어 보이니 그럭저럭 넘어가긴 합니다.


끝에는 조금 달라질까 싶었는데, 마지막 장에서도 대강 돌아가는 상황 다 파악했음에도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네요. 하지만 뭐, 그래도 소재가 워낙 독특했던 터라 볼만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소재가 도상학입니다. 서양미술에서는 도상학이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지요. 그림의 여기저기에 배치된 소품은 그냥 들어가지 않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의미를 가지고 들어갑니다. 여기서는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을 헤집어서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도상이 그려진, 그런 그림이 소재가 됩니다. 치카게의 전공이 도상학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도 같이 언급이 되고요. 그런 의미에서 번역본이 나오면 츤츤은 넘어가더라도 일단 구입해서 읽어볼 생각입니다.

번역본이 나올 가능성은 아주 낮진 않습니다. 요즘처럼 가벼운 미스터리가 번역 잘되는 때라면 가능성이 있고, 이 작가는 한국에 번역본이 나온 적이 있어서 가능성이 조금 더 높습니다. 다만 전작의 번역이 일본과는 달리 절단 신공에 가깝게, 중간에 정식 발매되다 말았어요.-_-
『백작과 요정』. 성격 나쁜 남자와 살짝 새침데기 기질이 있는 시골 아가씨의 연애담 및 남정네의 어장관리(...) 로맨스 라이트노벨 말입니다. 같은 작가예요. 아마존에서 오늘 검색해보고 알았습니다. 허허허허허. 그러고 보면 이 소설에서도 구도는 비슷하군요. 허허허허허. 게다가 이 소설; 2013년 12월 27일에 나온 최신간에서는 이미 아들래미가 한 살 반이야! ;ㅁ; 한국판에서는 약혼만 하고 결혼식도 아직 안 올렸단 말입니다! 전투도 안 끝났어!



谷 瑞恵(다니 미즈에). 『異人館画廊 盗まれた絵と謎を読む少女』. 集英社, 2014, 605엔.



첨부한 것은 이 소설의 표지와 백작과 요정 최근 권 표지. ... 애가 참 귀엽더군요. 그 때문에 호기심이 들어서 최근 두 권만 원서로 사서 볼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의 날이 어제더라고요. 날짜 가는 걸 까맣게 잊고 오늘 이겠거니 하고 있다가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래도 사진은 어제 찍었으니 괜찮을거라고 우겨보지요. 카메라 날짜 설정이 이상하게 되어서 사진 찍은 시간은 조금 이상하지만 어제 찍은 사진 맞습니다.



가장 최근에 산 책은 태공이 올라탄 컵 아래에 깔려 있습니다.

"아아 사람들아 책 좀 사라!"


사지만,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여 매번 쌓아 놓기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 종이봉투 속에는 식빵이 들어 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주말에 조금 먹어야지. 빵푸딩 만들까 고민중입니다.




시선을 올리면 이런 난장판이 펼쳐집니다. 사진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저 완충재는 먼지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책 위에 덮어 놓았습니다. 저 책은 만든 책입니다. 만든 책에 먼지가 쌓이면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서 덮어 놓았지요. 이러지 말고 제대로 꽂아 놓으면 되는데 그럴 공간이 없습니다. 책욕심을 버리면 되는데 어렵네요. 욕심 버린다고는 하지만 그게 참..(먼산)




게다가 증식 중인 블루레이는 어쩐답니까.ㅠ_ㅠ; 블루레이는 만화책 책장 앞에 꽃아 놓았는데 이미 그 영역을 넘어서기 일보 직전입니다. 그러니까 책 욕심을 버리면 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OTL



결국 이번 글도 욕심을 버리자로 끝나는 건가요. 으흑.;ㅂ; 홍차캔도 치워야 한다는 게 이 사진을 보니 눈에 더 들어옵니다. 독립하기 전에 더 덜어내야겠네요.
원제는 PANYA NO TEGAMI. 잠이 이게 뭔가 생각했는데 번역서 제목은 원제를 설명적으로 풀어쓴 겁니다. 원제가 빵집의 편지니까요. 수신인은 나카무라 요시후미였고, 발신인은 빵집 주인인 진 도모노리입니다. 즉,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건축가, 진 모도노리가 건축주입니다. 한국에도 이거랑 비슷한 책이 한 권 있지요. 『제가 살고 싶은 집은』이라고, 건축가 이일훈과 건축주 송승훈이 함께 쓴 책 말입니다.

하지만 양쪽의 책은 조금 다릅니다.
한국의 책은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깁니다. 그러니까 서문이 상당히 길고 실제 시공 부분은 전체 책 분량에 비하면 적은 편입니다. 그렇다보니 어떤 집이 좋은가, 어떤 건축이 좋은가, 내가 살고 싶은 집은 어떠한가, 내가 짓고 싶은 집은 어떠한가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다룹니다.
대신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은 빈 땅에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집 터를 개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거기에 집의 용도가 정확합니다. 송승훈씨는 집 짓기를 결정하면서 조금씩 공부를 해나갔다 하면 이쪽은 건축이나 가구 디자인 등에 대해서 기본적인 조예를 가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현재 쓰고 있는 집은 빵집 주인인 진 도모노리가 직접 지었거든요. 속의 소품도 그렇고 상당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더랍니다.

책의 두께 차이도 그렇지만 읽다보니 이 책은 『제가 살고 싶은 집은』의 압축판이라고 해도 아주 틀리진 않을 겁니다. 서로 닮은 책이니까요.


나카무라 요시후미는 어느 날 홋카이도에서 온 편지를 한 통 받습니다. 홋카이도, 정확히는 삿포로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빵집을 하고 있는 진 도모노리가 보낸 편지입니다. 요약하면 빵집을 새로 만들고 싶은데 건축 설계를 부탁한다는 내용인데 굉장히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그러면서도 결과물에 대해 원하는 바는 확실한 그런 편지였지요. 나카무리 요시후미는 직접 밀을 빻아 장작 가마를 이용해 빵을 굽는다는 건축주의 요청을 승락하고 설계비용의 절반은 빵으로 지불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집짓기는 시작됩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이다보니 앞 권들과 닮아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직전에 감상을 올린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를 읽은 직후 붙잡았습니다. 그게 또 내용이 이어지더군요. 건축가가 지은 생태 오두막 램헛에 대해서도 건축주가 이미 알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건축가와 함께 나카무라 요시후미 건축 기행(...)을 같이 가기도 합니다. 아, 조금 많이 부러웠어요...;ㅂ;

책은 어떤 집을 지을까에 대한 철학적인 담론보다는 훨씬 나아가서 진행됩니다. 그야 용도가 확실하고 예산이 확정되었으니까요. 6차에 걸친 수정 끝에 집 설계가 완성되고, 거기에 아주 작은 오두막 하나까지 추가되어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재미있는 건 상량식의 모습이더랍니다. 다른 곳에서도 보았지만 신관이 와서 제를 올리더라고요. 그리고 상에 올라간 것이 커다란 찰떡이 아니라 빵! 빵집 답습니다.+ㅠ+

마지막에는 빵집도 나오는데, 파는 빵을 보고 있노라니 삿포로 여행 가면 한 번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 가려면 반드시 차를 빌려야지요. 삿포로에서 차로 2시간 가량 떨어진 곳이라니까 반드시 차 없이는 못갑니다. 그러니 언제, 여유가 된다면 이 빵집도 꼭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 진 도모노리.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황선종 옮김. 더숲, 2013, 14900원.


근데 정말, 빵굽는 공간이나 그 아늑한 분위기가 예배당 같은 온화함이 있습니다. 같은 예배당 분위기라 해도 제가 좋아하는 쪽의 아늑함이라....
(어느 쪽을 싫어하는지는 딱히 밝히지 않겠... 읍읍읍...)
책 제목은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입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은 이전에 나온 책은 거의 다 찾아보았는데, 최근에 나온 셈인 책 두 권은 특히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책은 오두막을 짓고 어떻게 활용하는 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이전의 책을 보셨다면 나카무라 요시후미-이 건축가가 오두막 같은 작고 작은 집을 좋아한다는 걸 아실 겁니다. 뭐, 그건 딱히 이 건축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당되지 않을까요. 어렸을 때 종종 그러지 않습니까. 본부 만들기.(...) 정말 그렇게 혼자 들어가서 여기 우리 본부다! 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정말로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게 나무 위의 오두막이라고 해도 틀리진 않아요.

하여간 아저씨도 그런 데 강렬하게 끌리고 있었는데, 아는 사람 집에 놀러 가다가 작은 집을 하나 발견합니다. 오래된 집인데 집주인인 부부가 죽고 집만 덩그라니 남았다네요. 작지만 오두막이라는 이미지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그런 공간이더랍니다. 산 중턱에, 꽤 높은 고지에 자리 잡은 데다 뒤에는 산과 숲. 그리고 그 주변은 밭으로 쓰던 작은 공간이 있고요. 그 대지 한 귀퉁이에 집이 있었던 겁니다. 그 집에 홀딱 반한 뒤에 집주인의 아들에게 연락하여 집을 얻는데 허락을 받습니다. 집의 용도는 오두막. 전기나 수도를 끌어오지 않고 자가 발전과 빗물 정수만을 이용해서 독립적인 공간을 구축하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했다나요.

원래 있던 집의 토대를 남기고, 거기에 약간의 공간을 더해 집을 만듭니다. 원룸과 같은 그 공간은 최대 15명가지도 잘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납니다. 공간은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될 수 있고요, 의외로 텐트 없이 6명까지도 잘 수 있는 공간이 된답니다.

전기 생산은 태양열전기판으로 합니다. 그걸로 충분히 60와트 전구를 켤 수 있고요. 그리고 조리는 숯을 사용해서 하고요. 그러니 겨울보다는 여름에 이용하는 집에 가깝습니다. 물론 가을까지도 가능하겠지요. 대지 저 한 구석에는 욕실 겸 서재가 있는데 이건 시스템 욕실보다는 조금 더 크겠지만, 하여간 굉장히 작고 작은 공간입니다. 거기에 욕실도 장작을 때서 물을 데웁니다. 불을 지나치게 때면 정말로 삶길지도 몰라요...ㄱ-;


하여간 이 책은 그 집을 만들고 그 집을 활용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완성된 집은 이래 저래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개량됩니다. 그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어요.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좋고요. 그래서 참 부럽지만... 추워보입니다. 전 추위를 많이 타다보니 이런 오두막은 겨울에도 잘 쓸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거든요. 그럴려면 상당히 많은 장작이 필요하겠지요. 하하하.;


오두막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진 분께 추천합니다. 캠핑 좋아하시는 분들도 꽤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싶네요.:)


나카무라 요시후미.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이서연 옮김. 사이, 2013, 14500원.

근데 왜 나카무라 요시후미 책은 전자책이 없을까요..ㄱ-; 킨들 스토어에도 없어!
고전 추리소설 타입이라면 셜록 홈즈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묘하게 고풍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합 때문인지, 옛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런 소설입니다. 다만 뒤통수를 얻어 맞고 나면 그대로 뻗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전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탐정과 조수의 조합이나 그 분위기가 옛 만화책에서 자주 보이는 종류라 그렇습니다. 영명한 소녀 탐정과 그 옆에 붙은 어리버리한 청년. 그런 조합이 이 소설을 끌고 나갑니다. 하지만 이게 독자의 눈을 가리는 가장 큰 안대입니다. 저도 별 생각 없이 읽었다가 마지막 부분을 읽고는 헛웃음만 지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끌고 나갈 줄은 몰랐으니까요.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주인공 나는 일신상의 크나큰 문제로 인해 자살을 결심하고 자살하기 좋은 장소를 찾아 어느 온천장에 찾아옵니다. 몇 년 전 찾아왔던 작은 온천 지역은 무녀와도 같은 존재를 중심으로 하여 특정 가문의 위세가 센, 그런 시골입니다. 이 무녀님은 옛날 옛적 용을 물리친 분이라고 하는군요. 대대로 집안에서 여자가 그 무녀 역할을 물려 받고, 데릴사위를 들입니다. 그 용의 목이 있다는 곳 주변은 폭포가 있는데 경치가 나쁘지 않아서 주인공 종종 그 바위에 올라갑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기서도 살인사건이 이어집니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주인공은 한 소녀를 만납니다. 경찰들의 뒤에서 사건을 해결하기로 유명한 어느 애꾸눈 탐정이 있었고, 그 탐정의 유일한 자식인 소녀가 그 곳에 와 있었거든요. 하카마를 입고 검은 머리를 찰랑이는 10대의 소녀인데, 머리가 잘 돌아가기도 하거니와 새침떼기 기질도 있는 것이 주인공이 호감을 가지는 건 당연합니다. 아버지와 같이 주인공과 같은 온천장에 머무르고 있었고요.


자아. 여기서 끊습니다.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살인사건을 소녀가 해결하는 것까지는 동일합니다. 다만 이 와중에 소녀도 여러 모로 상처를 입고 조용히 사라집니다. 청년은 결심했던 것을 행하고요. 이 이상을 이야기하면 내용 폭로가 될 것이 뻔해, 얌전히 놔둡니다.


결말이 의외로 밝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억지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범인을 동정하기도 하게 되는 소설이더군요. 무난하게 읽을만 하고, 다른 의미로는 긴다이치 하지메의 여성판이라고 해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그나마 범인 찍기라도 잘하지, 하지메는 헛짚었다가 우수수수수수 죽어나가는 일이 많잖아요. 하지만 뭐, 이 소설도 여기저기 함정이 많으니 결말을 보고는 허탈함에 한숨을 내쉴지도 모르지요.


총명한 여자아이와 어리버리하고 거기에 끌려 다니는 연상 청년의 조합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하지만 주변에 그런 조합을 좋아하실 분이 그리 많지 않군요. 하하;


마야 유타카. 『애꾸눈 소녀』, 김은모 옮김. 문학동네, 2012, 13000원.


이쯤되면 표지의 세 사람이 드라마와 겹쳐집니다. 드라마는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 소설의 분위기도 이제 드라마 같이 느껴지거든요. 하는 행동이 드라마틱하다 보니 더합니다. 과장되고, 보통 사람들이면 안 할 것 같은, 그런 대화나 행동이 오갑니다. 아예 소설의 전체적인 장면들이 드라마로 자동 재생된다고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1편은 상당히 신선했고, 2편도 그럭저럭 괜찮았던가, 혹은 무난하다 못해 머릿 속에서 금방 기억이 사라질 정도였다던가 한데 3편은 거기에 방점을 찍습니다. 그래, 이제 더 보지 않아도 되겠어요. 하지만 그 생각도 맨 마지막 편의 그 장면을 보면 쏙 들어갑니다. 그게 무슨 장면인지는 넘어가지요.(먼산) 일본 경시청은 이래서 안된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맨 마지막 편을 보시면 이해하실 겁니다.


이전 편에서는 자신의 실패담을 들려주기 망설이던 아가씨도 이제는 아예 속 시원히 털어 놓습니다. 그리고 집사가 던지는 마구를 맞고는 잠시 정신을 놓았다가 반격합니다. 밥이 아깝다는 소리마저도 들으니, 집사가 지독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맨 마지막 편의 그 장면을 보면 또 웃음이 납니다. 결국 조련 당한 쪽이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둘은 앞으로도 죽 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가볍게 보기 좋고 무난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큰 추리는 기대하지 마세요.:)


그러고 보면 모든 편에서 이야기 합니다. 만악의 근원은 돈이로군요.



히가시가와 도쿠야.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3』, 현정수 옮김. 21세기북스. 2013, 14000원.


이런 집사를 둔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자학인지도 모릅니다.ㄱ-;
조아라 소설 결산도 이제 월말 결산이 되었네요. 이러다보면 나중에는 왕창, 연말 결산으로 넘어가겠지요. 아, 하지만 제 선호작 목록에 있는 모든 소설을 다루는 것은 아니고, 선호작 목록에 있는 소설만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몇몇은 선호작에 등록하지 않고 읽으니까요.

하여간 3월 초부터 읽었던 소설들입니다.

1.ㅡ니루ㅡ, 『숲의 여왕』(97, 완). 성장, 판타지.
대체적으로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들의 성장을 다루는 소설을 두고 성장물이라고 봅니다. 넓게 보면 『15소년 표류기』 같은 소설도 성장물입니다. 이건 모험소설로 보는 경우도 많고 보기에 따라서는 BL(...)도 가능하지만 하여간 표류한 아이들이 3년 동안 정신적을 굉장히 성숙했다는 걸 보여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성장소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어에서 온 것 같은데 **물이라고 하는 건 物, 모노가타리를 말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래서 위에서는 일부러 물이라는 글자를 뺐습니다.
『숲의 여왕』은 주인공 숲의 여왕이 꼬꼬마 여왕으로 등장해서 어떻게 자라는지, 인간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를 보여줍니다. 부담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내용이 쉽지만은 않아요. 인간과 자연의 대립, 높은 위치에서 세상 모든 것을 보살펴야 하는 책임, 그 책임을 뿌리치고 나갔을 때의 모습 등등. 하여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2. 엣츄우. 『후궁입니다만』(60, 휴재). 빙의, 판타지.
로맨스라고 하기는 조금 그렇고. 그도 그런게 군대 다녀온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의 남자가 판타지 소설의 여인네의 몸에 들어갔습니다. 가끔 등장하는 외전을 보면 그 여인의 영혼은 이 남자 몸으로 갔고요.(먼산)
중요한 것은 현재 휴재라는 점입니다. 3월 11일에 훈련소 가셨다고 들었어요. 그러니 아직 훈련소에서 열심히 훈련받고 계실 겁니다. 하하하하.; 가장 최근에 올라온 연재분에서 아기 키우는 것이 왜 이리 쉽게 그려졌냐 할 수도 있는데, 일단 주인공은 황후니까요. 옆에 아기 봐주는 사람이 한 둘 붙은 것이 아닐 겁니다.

주요 내용은 후궁 잔뜩 들인 황제가 "뺨을 때린 여자는 네가 처음... ... "이런 게 아니고; 하여간 반항하는 후궁을 길들이려다보니 슬쩍 좋아하게 되었지만 앞서 저지른 일이 있어 그리 쉽게 풀리지 않는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자주인공의 정신은 일단 남자잖아요. 게다가 그 몸에 들어간 첫 날 일어난 일 때문에..(먼산)


3. 정여롱자의. 『아콰터파나』(101, 연중).
연재중단과 휴재는 조금 다릅니다. 휴재는 연재를 쉬는 것이고 연재 중단은 그대로 끝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여기서 연중이라고 적은 것은 연재가 더 이상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마 꽤 전에 출간 제의를 받으신 모양인데 100편까지 올리고 공지를 올리자 하신 모양입니다. 앞으로는 전자책으로 봐야겠지만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요. 일단 올해 안에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기다려야지요.

하지만 원망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기왕이면 현재 연재중이던 5장은 마무리하고 가시지.;ㅂ;


4. 류미호. 『화경(化境): 사람과 신의 경계에 이르렀다』(24). BL, 퇴마.
이런 종류의 소설을 뭐라 적어야 하는지 헷갈립니다. 기이? 하여간 신령이나 선녀, 옥황상제에 귀신 등이 등장하는 소설입니다. 유복자로 태어나 어머니와 살았는데, 그 어머니도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나가 다른 사람을 만나라고 하셔서 그리 내려왔지요. 친한 존재들이 몽땅 다 귀신(...)이라 세상 물정을 잘 모릅니다. 그 어두운 물정에,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왜 세상 물정에 이리 어둡냐는 것도 최근 이야기에서 나왔습니다. 어머니의 배려더군요.
아, 물론 주인수에게 출생의 비밀이 있고 그 비밀 때문에 이리 저리 흔들린다거나, 주인공이 주인수만 바라보는 와중에 이런 저런 문제도 발생하긴 합니다. 배경은 조선시대에 가까운 판타지 세계입니다.

그냥 동양풍 판타지 좋아하시면 무난하게 볼만은 한데, 본격적으로 사건이 터지기 전의 긴장감이 감도는 상태라, 30편 넘기고 보시는 것도 마음 편히 보는 방법일겁니다.


5. 카논에스델. 『푸른 피아노』(87). SF, 로맨스.
매번 로맨스라고 쓰긴 쓰는데 이거 정말 로맨스라고 할 수 있을까요.OTL 주인공들이 손잡고 깨를 볶는 분위기는 굉장히 적었거든요. 지금은 서로 (이하생략). 그런 관계라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최근 연재 분에서는 새로운 폭탄이 터져서 주인공들이 조금 많이 고생할 것 같습니다.

어, 서평 써야하는데 아직...ㅠ_ㅠ;;; 쓰려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봐야하는데 엄두가 안납니다.


6. 가막가막새. 『용의 만찬』(21, 연중). 판타지, BL.
앞서 완결 난 『우리들의 시간』의 외전이나 후편에 해당합니다. 그래서인지 살짝 이전 편 주인공들이 등장하기도 했고요. 다만 작가님이 전체 리메이크 하기로 결정하셔서 이후 편은 올라오지 않을 겁니다.ㅠ_ㅠ; 아마도 지금은 열심히 전편 교정 보고 계실거예요. 조만간 전자책으로 나올 예정이라 이쪽이 뒤로 밀렸습니다. 전자책 나올 즈음에 다시 리메이크해서 올려주실 거랍니다. 주인공 성격이 확 바뀔 것 같은데 과연 어떻게 되려나...;


7. 금빛 안개. 『비밀정원에서의 티타임』(44). 로맨스.
50편 정도에서 완결하신다고 공언하셨으니 이제 완결이 머지 않았는데 다음편이 안 올라옵니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것이 24일이니 두 주 정도 쉬신 것 같은데 왜 이리 멀게 느껴질까요.
황태자와 공녀의 사랑 이야기라고 하면 얼추 내용이 맞습니다. 대부분의 로맨스 소설과는 달리 이 둘이 이어지기 쉬운 환경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지만요. 공작은 욕심이 많아 자기 딸래미를 고이 싸서 어디에 시집 보내야 이득이 될 까를 머릿속으로 따지고 있고, 그 욕심 많은 공작 때문에 황태자는 공녀와 결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상황이 조금은 정리되었지요. 하하.;ㅂ;

가끔 생각하지만 조아라에서 보는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들은 강력한 전제군주정을 주장하는데, 그거 은근히 문제 많은 정치 체제입니다. 조선시대는 전제군주정이 아니라 유교를 바탕으로 한 군주정임에도 신하들이 왕에게 강력하게 간언을 할 수 있고 제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지요.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8. 연리향. 『레사의 거울』(20). 판타지. 성장?
이것도 말하자면 두집 살림인 셈인데, 집에 있는 거울을 통해 들어가면 저쪽 판타지 세계가 열립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판타지 세계의 신입니다. 판타지 세계에서 실컷 놀다가 현실 세계로 넘어가면 딱 1초가 지나가 있지요. 그런 설정으로 나오는 이야기인데......
작가님 다른 소설의 성격 상 그리 만만한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지금 앞으로의 전개가 어찌 될지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현재는 옆 나라의 실권 없는 꼬꼬마 왕이 나라를 살리기 위한 퀘스트를 받아 이리저리 뛰고 있습니다.


9. 시계사탕. 『공무원의 비애』(71, 완). 판타지, BL.
간만에 마음에 드는 소설을 보았습니다. 소프트 BL이니 BL에 아주 거부감이 없지 않은 이상은 무난하게 보실 겁니다.+ㅅ+

주인공은 공무원입니다. 집행부 소속인데, 집행부는 각 차원에서 사고치는 범죄자들을 주시하고 있다가 체포하는 일을 합니다. 범죄자들이 벌이는 건 주로 마왕 되기, 체제 뒤엎기(반역) 등등인데 그 차원에 지나치게 간섭을 하거나 시끄럽게 만드는 인물들은 체포해서 재판에 넘깁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 쪽 세계에 적절히 들어가  섞여 있다가 틈이 보이면 잽싸게 체포해야합니다.
그래서 주인공도 이번에 주요 범죄자를 체포하러 그 세계에 내려갑니다. 그랬다가 얼결에 관련자와 엮여서 일종의 노예계약에 가까운 장기 고용 계약을 맺고는 (하략)합니다.

약간은 추리 요소가 섞여 있다는 것이 재미있지요. 완결 마크는 안 달았지만 실제로 사건은 종료 되었습니다. 외전이 아직 안 올라왔을 뿐입니다.+ㅅ+


10. 나인9.『개복숭아 정령 도리桃李』(24). 동양풍 판타지, BL.
말투가 상당히 고풍스러워 동양고전을 떠올리는 소설입니다. 시작이 중반 부분 이후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내용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황자이고, 제목에 등장하는 것은 주인수입니다. 꽤 귀엽긴 한데 시작 부분이 아예 베드씬(...)이라 거부감 있으신 분도 있을 법합니다.
보고 있으면 저도 집에 개복숭아나무 한 그루 심어둘까 싶습니다. 귀신을 쫓는다잖아요.-ㅂ-


11. 아스티르. 『Beast x Beast』(122). BL.
아스티르님이 2월 말쯤부터 돌아오셔서 슬슬 올려주십니다. 이것도 완결이 그리 머지 않아서, 지금 분위기라면 150편 전에는 완결 날 것 같습니다. 그것도 두고 봐야 하지만요. 그래도 소설 속의 시간이 꽤 많이 지난데다 일종의 시간 제한(?) 같은 것이 있어서 아주 길게 갈 것 같진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초기에는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더니, 이제는 다른 의미로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로군요.
슬램과 번화가가 공존하는 도시를 배경으로 슬램 출신으로 쫓기게 된 밀러랑, 어떤 이유로 밀러를 쫓아 다니는 검은 짐승 슈미트가 엮이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밀러도 슬램에서 해결사 일을 하며 붉은 짐승으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에 저런 제목이 붙었지요. 요약하자면 강공 vs 강수입니다. 하하하;


12. 아스티르. 『Deep Gold x Hot Milk』(195). 할리킹, BL.
BL 소설 중에, 할리퀸 비슷한 구도를 갖는 소설을 할리킹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주인공이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의 모든 조건을 갖췄는데 상대가 남자인겁니다. 이 소설에서는 잘나가는 은행의 젊은 회장인데다가 키도 크고 조각같은 외모를 가졌고 성격도 아주 좋습니다. 주인수는 동양인이고 평범하지는 않은 회사원이고 슬랭에서 살 정도로 형편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우연히 주인수를 본 주인공이 홀딱 반해서 쫓아다니는 것으로 시작하고요.
200편 안에는 무리지만 하여간 이 이야기도 완결이 아주 멀지는 않았습니다.'ㅂ'


13. 호롤롤롤로로로롤. 『7년』(30). BL, 판타지.
슬슬 연애담이 엉킬 시기네요. 짝사랑에 패악을 부리다가 결국 자살로 삶을 마감했는데, 정신이 들어보니 그 모든 일들이 시작되었던 때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생은 절대로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얌전히 살겠다고 왔는데 오히려 더 자주 보고 더 가까워집니다.
아카데미 시절인 7년간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한 학년 올라갈 때마다 조마조마하네요. 지금은 4학년. 아마도 이번 학년도에 연애라인이 확실하게 결정될 겁니다.


14. 연콩. 『잔드바르의 여름』(33). 로맨스, 판타지.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지요. 슬슬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이 보이는데, 관건은 여주인공을 마음에 두고 있던 소꿉친구입니다. 곧 사고 칠 거라고 복선을 깔아 놓고 갔는데 이게 어떻게 흐를지...(먼산)


15. 이졸렛. 『유리파편 모자이크』(17). 판타지, 로맨스.
키워드 순서는 대체적으로 소설을 읽을 때 어느 쪽에 강세가 있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이쪽은 로맨스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주인공들의 관계가 어떻냐에 따라서도 달라지니까요. 이 소설은 아직 로맨스보다는 두 사람을 둘러싼 환경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남자주인공이 감추고 있는 부분이 많아서 이야기가 진행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더군요. 게다가 둘이 자라온 문화적 환경이 상당히 차이 납니다. 문화적이라고 에둘러 표현한 것은 양쪽 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것은 맞지만 국가가 다르다보니 예절이나 생활 방식 등이 다르더군요. 그런 부분은 남자주인공 입장에서 주로 기술되고요.

아직은 탐색전. 그러니 조금 더 두고 봐야합니다. 대체적으로 댓글 분위기는 남자주인공 우쭈쭈~(...)에 가깝죠.; 워낙 안쓰럽다보니..ㅠ_ㅠ;


16. 윈더미어Windermere.『해바라기의 비밀 노래』(74), 로맨스, 판타지, 성장.
단언하건데, 이 이야기는 그레이스의 성장을 다루고 있습니다.(...)
단언할 필요도 없지요. 정말 내용이 그런 걸요. 구혼자는 최소한 둘인데, 그 둘이 만만치 않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그레이스는 그 어느 쪽에도 마음을 내주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기에는 그레이스의 마음이 아직은 헛헛하지요. 게다가 섞이지 못한다는 것도 있고요. 하지만 그레이스의 행동을 보면 가끔은, 『원피스』에서 나미에게 감사 인사를 듣는 쵸파를 보는 것 같기도..ㄱ-; 다른 의미가 아니라 딱, 언제든지 끊어낼 수 있다, 사라지겠다고 공언해놓고는 주변에 많은 애정을 쏟는 것이 보여서 그런 겁니다.
다만 이제 사건이 터졌으니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조금 더 봐야 알겁니다.


17. 금빛영혼. 『황성의 요리사』(57). BL, 판타지.
이전 작품인 『황성의 정원사』와 이야기가 얽혀 있습니다. 전작은 중간에 보다가 말아서 포기했는데, 이야기가 어떻게 되는 건지 보려면 개인지를 봐야겠네요. 전자책으로도 나와 있긴 할 텐데 개인지를 신청한 상태라 말입니다. 하하하. 이것도 스트레스 해소의 일환...?


18. 둥근보름달. 『차아제국열애사』(25). 로맨스, 판타지.
동양풍 판타지고 다음주 쯤 종이책으로 발매되는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의 앞 이야기에 해당합니다. 워낙 분량이 많아서 25편이라지만 다른 소설의 두 배쯤은 될 겁니다. 하여간 이제 이야기가 절정으로 올라가는지라, 상황이 꼬일 것이 뻔히 보입니다. 『헤스키츠』에서는 주인공인 아란 지의 조부모가 차아제국에서 이민 온 이유를 집안의 결혼 반대라고 적었는데, 집안 내부의 문제보다는 외부의 문제가 컸다는 것이 보이는군요. 하지만 이 이야기를 그대로 자손들에게 할 수 있었을리는 만무합니다. 국가적 기밀도 얽혀있어 그렇죠.

『차아제국열애사』도 좋지만 이 뒤에 종이책으로 나올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 외전 편을 더 기다립니다.+ㅅ+


19. 알루에트. 『고양이 상자』(45). BL.
주인공과 주인수 모두 심리학 전공이다보니 그런 쪽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앞부분의 심리분석이 많고 뒤는 밀고 당기는 쪽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둘의 나이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군요. 게다가 한쪽의 성격이 굉장히 제멋대로이고 한쪽은 지나친 방관형 혹은 분석형이라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본편은 이미 완결 났고 현재 외전 연재중이며 개인지 발간 예정입니다.


20. Friedrich. 『아빠와 나』(46). 판타지, 성장.
헙.-ㅁ-; 아주 오오오오오오오랜만에 글을 올려주셨어요!
판타지 세계에 떨어진 뒤 수양 아버지를 만나서 알콩달콩 사는 이야기라고 하면 얼추 맞습니다. 하지만 결말을 생각하면 100% 맞지는 않아요.(먼산)


21. 봄날의왈츠. 『웬디의 꽃집에 오지 마세요』(61). 로맨스, 판타지.
가출하게 된 계기는 장래를 약속했던 남자가 이복여동생이랑 키스한 장면이었지요. 그간 준비한 자금과 능력을 들고 튀어 신분 세탁까지 훌륭하게 마쳤는데 어쩌다보니 황궁기사단장하고 엮였습니다. 그리고 옛 연인이 '네가 본 건 그런게 아냐!'라면서 절절하게 토로하는데, 대체적으로 독자들도 안 받아주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오해 받을 짓은 하면 안되지.
그 옛 연인이 최근에 등장해서는 예상했던 대로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데 동정론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하하.; 게다가 연인의 역할은 주인공들의 사이를 돈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나 싶은 정도라...'ㅂ';


22. VACUUM. 『슬립위드미』(5). BL, 리맨, 현대.
샐러리맨이 나와서 (BL) 연애하는 것을 리맨물이라부릅니다. 그러니까 이건 현대 리맨물이예요. 작가 이름 보시면 아시는 분은 아시겠다 싶은 정도? 하여간 1편 읽고는 배를 잡고 웃으면서 바로 선호작 등록했습니다. 아직 이야기가 진행되려면 멀었지만 대강 이야기는 감이 잡힙니다. 소개글을 보시면 현재의 분위기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23. 카리오페. 『시린 겨울의 입맞춤』(57). BL, 판타지, 임신수.
슬슬 황제에게 애인이 생겼고, 그 애인이 제국을 말아먹으려 한다는 소문이 도나봅니다. 뭐, 어느 쪽이건 간에 전쟁이 일어난 뒤가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하기야 황제는 지금 옆에 있는 키스(세이로)가 자신이 찾던 꼬마라는 걸 알고 난 뒤에는 옆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으니까요. 하일이 잘 다녀올 수 있을지가 걱정이고...;ㅂ;


24. 유리엘리. 『상사화』(23). BL, 동양풍 판타지.
작가 이름만 봐도 내용 상상이 된다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하하하; 소개글을 보면 주요 등장인물은 셋입니다. 주인공, 그 본처(男), 주인공의 정인. 근데 본처가 무심수고 정인이 집착수입니다. 엄, 대강 내용이 짐작 되실 거예요.;


25. 심중섭. 『서울 박물지(博物志)』(116). 퇴마, 기이.
로맨스를 넣을까 말까 하다가 뺐습니다. 이건 로맨스가 부차적인 이야기거든요. 퇴마라기보다는 기이한 존재들을 인세에서 떼어내 그들이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그런 일을 하는 단체가 따로 있고, 이서는 성인이 되기 전부터 그런 훈련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다른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까지 끼어 들어서 한 판 크게 벌리는 겁니다.

초반 읽을 때는 연애 노선이 어떻게 가려나 싶어 중간에 보다가 포기했는데, 그러다가 호기심을 못참고 다시 손을 댔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아예 끝부분만 보았고요. 하하하.;ㅂ; 그러다보니 현재 연재중인 장은 앞부분부터 시작해 20-30편 정도를 전혀 안 보았습니다. 그래도 대강은 따라갈 수 있는데, 일단 이야기를 봐야겠지요. 엄두가 안 나서 손을 못대고 있다고 해도 틀리진 않고요.

퇴마록 같은 류와는 상당히 다른게, 피를 튀기거나 잔혹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주로 민담이나 전승 같은 곳에서 소재를 얻어 쓴 것 같은데 현대의 이야기와 섞어 쓰다보니 꽤 재미있더라고요. 그렇다고 이런 이야기가 빠지기 쉬운, 퇴마록이 빠졌던 것 같은 그런 이야기로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저는 같은 이야기라도 판타지를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섞어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네요. 이게 전체 4부로 구성된 이야기의 1부 끝부분에 가깝다는 걸 감안하면 ...(먼산)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됩니다.




마나슈님의 『겨울이 끝난 날, 여름에 물든 날』은 딱 복귀하시고 다시 3월 잠수.;ㅅ; 그래도 언젠가는 꼭 완결 내실 거라 믿습니다. 흑흑흑.



(이 글 쓰는데 몇 시간 들였냐 물으시면, 그냥 울지요.)
제목을 보면 굉장히 딱딱할 것 같은데, 절대 아닙니다. 과학 전반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하고, 그림을 좋아하신다면 더 추천합니다. 과학자라고는 하지만 이게 인류학자의 글도 있으니 과학적 연구를 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라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애초에 이 책의 원제는 Field Notes on science & Naure입니다. 이쪽이 더 빨리 다가오는 분도 있겠네요. 이 책은 필드 노트 작성법을 다룬 책입니다.

필드 노트의 존재를 인식한 것도 비교적 최근입니다. 『핀치의 부리』에서 기록하는 방법에 대하여 조금 듣긴 했고, 다른 경로로 필드 노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이렇게 구체적인 것은 처음입니다. 총 12명의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자들은 그만큼이나 다양한 방법으로 필드 노트를 작성합니다. 노트는 물리적 형태가 노트인 사람도 있고, 아니면 카드인 경우도 있고, RDB-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인 경우도 있습니다. 글 게재 순서는 동물학자, 동물행동학자, 조류학자, 생태학자, 고생물학자, 인류학자, 동물학자, 삽화가, 식물학자, 곤충학자, 생태학자, 생태학자 순입니다. 대체적으로 생태학자가 많지요. 생태학자라고 적긴 했는데 대학에서 생태학을 가르치는 학자의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읽었던 과학책들의 저자들도 모두 기록을 남겼으니 필드 노트가 있을 법한데 그 건 다 어디로 갔을까요?

고생물학자인 애나 케이 베렌스마이어의 필드 노트는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영구 보존된답니다. 아예 어떤 생태 조사단은 이전에 보관해왔던 생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00년 뒤의 상황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이전 노트를 참고해서 다시 노트를 작성했지요.(11장) 이런 필드 노트도 전부 보관된다는 겁니다.

이런 필드 노트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한 쪽은 그야말로 현장의 기록이고, 다른 하나는 로저 키칭이 쓴 것처럼 그 날에 있었던 특기 사항을 기록하는 겁니다. 현장의 기록은 연구에 있어 중요한 사항을 기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적인 기록은 남기지 않으며 연구 대상에 대한 스케치나 메모, 수치 등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자세한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서 사적인 기록도 남길 필요가 있겠지요. 같은 학문 분야라도 학자마다 필드 노트를 쓰는 방법이 제각각이다보니 필드 노트와 사적인 기록을 분리하고, 일지도 분리하는 경우가 있더랍니다. 필드 노트를 연구의 바탕으로 쓴다면 사적인 기록은 빠져야 할 것이고, 그것과 별개로 그날 그날의 연구단 전체 일지를 기록할 필요도 있겠지요.

하지만 나중에 내가 다시 필드 노트를 훑어 본다면 필드 노트를 통해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그 날 그 날의 사적 기록이 필요할 때도 있을 겁니다. 그게 기억을 되살리는 방아쇠가 되니까요.


제니 켈러는 아예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지도 자세히 보입니다. 에릭 그린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필드 노트 작성하는 법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방법을 구축하도록 합니다. 재미있는 건 에릭 그린은 그야말로 초보를 위한 작성법을 소개한다는 겁니다. 그게 맨 뒤에 실려 있기 때문에 재미있다는 거죠. 아마도 책을 읽는 사람들이 이걸 보고 직접 필드 노트-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여간 관찰 일기를 쓰게 하려는 건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도 좋지요.
..
그 핑계 삼아 만년필을 구입한다든지, 색연필 같은 채색 도구를 꺼낸다든지.-ㅂ-;


필드 노트는 아닌데 관찰 일기로 꽤 흥미롭게 본 것 중에는 와치필드의 저자인 이케다 아키코도 있습니다. 같이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 그런지 제니 켈러-과학 일러스트레이터가 쓰는 도구와 상당 부분 겹치더군요. 그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보고 있는 동안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과 그림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같이 오더군요. 거기에 평소 여행 가서 이것 저것 기록하는 것도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할까 싶기도 하고요. 하기야 요즘에는 작은 수첩을 가계부와 시간 적는 용도로 쓰고, 그 자세한 기록은 일기장에 적어 놓으니까요. 그리고 사진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나중에 블로그에 다시 정리하고요. 이렇게 하면 사진 기록까지 포함해서 4증으로 기록하는 건가요? 하지만 필드 노트 만큼 체계적이고 재미있는 기록은 아니지요. 그래서 이걸 조금 더 보강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것도 다 경험이니까요.+ㅆ+




에드워드 O. 윌슨 등.『과학자의 관찰노트: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12가지 방법』, 김병순 옮김. 휴먼사이언스(휴머니스트), 2013, 23000원.

가격이 비싸지만 절대 아깝지 않습니다. 전자책으로 있었다면 당장에 구입했을 책입니다. 하지만 종이책은 지금 보관할 공간이 없어요.OTL
책 제목이 이렇게 깁니다. 책 제목이 아니라 글 제목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깁니다. 하지만 저 제목이 책의 내용을 가장 잘 담고 있네요. 이 책은 집을 지으려는 사람들에게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여러 사항들을 구상적인 측면부터 현실적인 측면까지 차례로 담고 있습니다. 책 목차만 봐도 어떤 책인지 대강 감이 올 정도로요.

보통 이런 책들은 글이 길고 설명이 많은데, 이 책은 얇기도 하거니와 프리젠테이션을 하듯 양 쪽 페이지에 걸쳐 글과 그림, 도면, 도표를 한데 놓아 쉽게 설명합니다. 그림이 많으니 읽기 쉽겠다고 착각하기 좋지만 실제 읽어보면 도면에 달린 작은 주와 글, 설명 등을 하나하나 짚어 가며 읽어야 합니다. 근데 그게 또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말이죠.


이건 집을 지으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집을 구하려는 사람도 함께 봐야할 책입니다. 이전에 독립 후 어떤 집을 구해야 할지 고민할 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여기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옆 집과의 거리는 어때야 하고, 아침과 저녁의 햇살이 어떤지 확인해야하고, 현관까지 들어가는 공간은 어떻고, 집 배치는 어떻고. 그것도 (일본 기준에서;) 많이 알려진 사자에상 같은 유명한 애니메이션의 집 평면도를 비교하며 보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식으로 따지면 전원일기..(...)


일본 책이기 때문에 건축법상의 제약 등도 일본 기준을 따릅니다. 따라서 한국 기준은 따로 찾아야하지만, 그래도 옮긴이 주가 있기 때문에 도움은 됩니다. 몇 군데 편집 실수가 있기는 하지만 감수하고서라도 읽을만한 책입니다.


이 책 보고 나니 더, 집을 짓고 싶더라고요.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참...(먼산)
최근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 보았지만 한국에서 다세대 주택을 지으려 했더니 집장사들이 내놓는 도면은 다 대동소이하더라더군요. 마음에 드는 집, 살기 좋은 집을 찾으려면 이모저모 공부도 많이하고 준비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집에 한 권쯤 놓고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며 참고하고 싶습니다.+ㅅ+



사가와 아키라. 『최고의 집을 만드는 공간 배치의 교과서: 편안한 일상을 담고 색다른 가치를 일깨우는 공간설계와 디자인의 기본』, 황선종 옮김. 더숲, 2013, 16900원

제목 뒤에 붙은 원제를 보면 아시겠지만 한국 번역 제목의 주어는 개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는 개이고,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dogs'가 아니라 dog's이지요. 왜 단수냐면 그 개들이 모두 한 마리라서 그렇습니다. 요즘 판타지 회귀물이랑 환생물을 열심히 들여다 보았는데, 이것도 따지고 보면 환생물입니다. 그것도 개가 주인공인 환생물.;

고양이나 개처럼 동물이 주인공인 소설은 그리 많이 읽지 않았습니다. 드물기도 한데, 『검은말 이야기』-Black beauty 같은 것도 있긴 하지 아주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고 보니 검은 말에게 검은 이쁜이(...)라는 별명을 붙이다니. 센스 한 번... 예쁜이가 아니라 이쁜이라고 쓴 건 일부러 한 겁니다. 검은 이쁜이가 더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나요?


하여간 이 책의 주인공은 환생을 여러 번 합니다. 첫 번째 삶은 떠돌이 개의 자식이었고, 두 번째 삶은 리트리버, 세 번째 삶은 저먼 셰퍼드, 네 번째도 리트리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삶이 참 좋았는데 이건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CSI 같은 부류가 떠오르거든요. 하하하; 하여간 첫 번째 삶은 꽤 힘들었지만 두 번째는 꽤 말썽꾸러기였고, 세 번째 삶에서는 세근이 들었으며, 네 번째쯤 되니 이제 자기가 알아서 다 합니다. 하기야 네 삶을 합하면 30년 가까이, 사람으로 따져도 꽤 오래 살았을 겁니다. 정확하게 몇 살 때 죽었는지를 알 수 없으니 총 나이는 모르지만 최소한 인간으로 따져도 평균 수명의 두 배 이상은 될 테니까요.

주인공은 두 번째 삶을 살 때부터 왜 내가 다시 태어났는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삶을 살면서는 그 목적을 깨닫고, 네 번째 삶에서는 앞서 못 이룬 꿈을 이룹니다. 이야아. 대단해요.;ㅂ;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리트리버도 있고, 그 앞서의 셰퍼드도 참 멋집니다. 게다가 목적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개라니! 게다가 앞서 읽었던 개 생태학 관련 책에서 보인 것 같은 개들의 모습도 보이고!


그래서 개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읽으시고, 동물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 보세요. 물론 고양이를 싫어하는 개의 특성상 고양이에 대해 불만 섞인 말을 내뱉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하는 일 없이 집에서 놀고만 있다거나.. 으음. 그런 이야기도 종종 하더라고요. 하지만 듣고 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서 부정할 수가 없었....; 밖에서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개의 입장에서는 맨날 집에 틀어박혀서 잠만 자는 게으른 동물로 보이겠지요. 하하;



W. 브루스 카메론.『내 삶의 목적』, 이창희 옮김. 페티앙북스, 2014, 13800원.


B님 덕분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후후후.///
제목을 보고 오해를 했습니다. 그리고 읽는 내내 왜 안하지라고 내내 고민을 했는데 끝에 가서야 제가 오해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책 맨 뒷면을 보고는 확인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라이트노벨 『귀족탐정 에드워드』나. 도로시 세이어스의 피터 윔지 경 시리즈와는 전혀 다릅니다. 헷갈리면 안됩니다. 이 책의 얼개는 책 뒷 면에 있는 한 줄로 끝낼 수 있습니다.

"추리? 내가 왜 그런 귀찮은 일을 해야 하지? 노동은 하인들이 한다고 아까도 말하지 않았나."

정말이라니까요.-_-;

육체노동과 지적노동은 하인들이 하고 귀족님께서는 그걸 감상합니다. 근데 이분, 도대체 어디 출신이길래 이렇게 끝발 있으신지. 게다가 어디에 들어가든 상관없이 콧수염(!)을 돌돌 말면서 관람하고 관련된 예쁜 여자를 꼬시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그리고 매번 성공하신다는 거. 하하하하하. 저는 역시 집사와 메이드가 참 좋습니다만 등장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ㅁ;


배경 분위기는 요코미조 세이시 시리즈와 비슷합니다. 귀족이라는 존재가 아직 남아 있고, 핸드폰이나 스마트폰 같은 건 없으며, 위계질서가 남아 있고 귀족에 의한 압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거기에 저런 우아한-_- 귀족 따위 현재 있을리가 없잖아요. 하하하. 이미 일본의 귀족은 2세대, 3세대를 거쳐 세금 내느라 재산을 몽창 털리고 남은 건 거의 없을 듯...;
(그러고 보니 모 만화의 모 귀족(혹은 화족) 집안도 데릴사위를 들였더니 딸 하나 있던 것은 미혼모로 가출했고, 그 아들래미는 독신 선언. 하하하하. 대가 끊겼지만 모든 재산을 그 할머님께서 기증하셨지요. 그 뒷권이 나오긴 하려나. 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라이트노벨은 아니지만 무리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게다가 범행 장소가 제각각이고 그리 간단한 추리는 아니니까 보는 재미도 있고요. 몇몇은 입맛이 쓰지만 뭐..'ㅂ'

그래도 전 같은 귀족탐정이라면 윔지경이 취향입니다. 후훗.



마야 유타카. 『귀족 탐정』, 최고은 지음. 북홀릭(학산문화사), 2013, 12000원.

출판 BL의 가격에 대해서는 비싸다라는 생각과 살만하다는 생각의 양쪽 모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판물이라 편집이나 표지 등이 개인지나 동인지에 비해 낫다는 점은 마음에 들고, 개인지나 동인지의 가격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은 만족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그래도 라이트노벨에 비하면 가격이 비싼 건 사실입니다. 그 비싼 가격이 텍스트 분량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하면 또 납득이 되지요. 라이트노벨과 판형은 비슷하지만 텍스트 분량은 상당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소설은 보면서 해리 포터 시리즈와 3권으로 나왔던 반지 전쟁 시리즈를 비교해서 보는 것 같다는 망상도 하니까요. 그 정도 차이는 아니니까 망상이라고 하는 겁니다. 흠흠.

하여간 가격 정보를 먼저 보다가 책 가격에 대한 이야기부터 늘어 놓았습니다.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반년 이상 뒤에 출간되는 전자책은 가격이 확 떨어지니까요. 그러니 지난번에 구입해서 잘 본 『되돌아온 시간』도 세 번 읽고는 바로 방출하고, 이번에 나온 전자책으로 다시 구입했지요. 하하하; 물론 전자책의 편집 수준에 대해서는 굉장히 불만이 많습니다. C님은 전자책의 기준을 열린책들의 세계문학전집에 두시던데, 그렇게 하면 교보에서 나온 대부분의 장르 전자책은 ... 음...ㄱ-;


본론으로 돌아가서 비싸긴 했지만 이 책은 가격을 보고 고른 책이 아니니 괜찮습니다. 스트레스 지수가 한참 올라가고 있던 지지난주였나. 『다음 이야기는 내일 또』 완결권(4권)이랑, 『심야식당』 12권이랑 나온 걸 보고 다른 새 책은 없나 둘러보다가 표지와 제목에 그대로 홀렸습니다. 『마녀의 우체부』라는 데다가 표지에는 파스텔톤의 풍차가 그려졌습니다. 이야아아. 귀엽다! 게다가 제목도 취향이야! 그래서 그 길로 퇴근하며 북새통에 들러 사왔습니다.

아껴 읽을까 하다가 그 며칠 뒤에 뜯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괜찮았습니다. 보통 소설을 읽다가 돈이 아깝다며 집어 던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특히 결말 때문에 그렇습니다. 보통 이런 소설에는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가끔은 아닌 것이 있거든요. 아니면 제 역린을 건드린다거나, 글이 마음에 안 든다거나, 배경이 현대물이라거나 하면 고이 포기합니다. 근데 이건 현대물이긴 하나 판타지 풍이고, 판타지 이야기를 다룹니다. 역린을 건드릴까 말까 하는 그런 암울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 이야기 덕분에 상대적으로 현재의 이야기가 밝게 느껴집니다. 물론 주인공이 마음을 돌리기까지는 꽤 많은 마음 고생이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이야기는 어느 고아 소년이 홀대 받은 일로 시작됩니다-라고 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홀홀 단신인 우겸은, 군대 다녀온 동안 집을 부탁했던 친구의 어머니께 감사 인사를 드리러 갑니다. 그랬는데 그 자리에서 불알친구인 현역 군인께서-_- 입술박치기를 합니다. 게다가 그 장면을 친구 어머니가 목격하고는 우겸의 부모님까지 함께 끌어 들여 비난을 하지요. 신세진 것이 있어 인사는 하고 나왔지만 그걸로 끝-그랬는데 이모저모 안 좋은 일이 연이어 터집니다.
일진이 안 좋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나타난 건 외국인입니다. 외국인이 전해준 것은 있는 줄도 몰랐던 외할아버지의 편지였고, 그 편지를 계기로 우겸은 유일한 혈육이 살아 있는 그 쪽 세계로 건너갑니다.

이게 프롤로그에 해당되는데 물론 중요한 사건 하나는 통째로 건너 뛰었습니다. 그것까지 설명하면 내용 폭로가 되니까요.

다른 세계에 들어갔으니 이고깽이 아니라 이대깽의 주인공이 됩니다. 게다가 군필자에 태권도 단증도 있는 대한의 건아입니다. 그런 녀석이 우체부에게 찍히고, 그 뒤에 그 세계를 만들었다는 여신에게서 모든 우체부에게 짝을 찾아주라는 알 수 없는 계시를 받습니다. 그리고 짝 찾아주기가 뒤에 죽 이어집니다.


우체부는 각각 이전의 삶을 가지고 있고 그게 중요한 실마리이기 때문에 그 이전 생의 이야기는 현재의 이야기와 교차하며 흘러갑니다. 문제는 우체부가 왜 우체부가 되었는가라는 점과 이전 생의 기억이 서로 연계되었다는 겁니다. 그 부분이 살짝 제 트라우마를 건드리긴 했는데 이 정도는 그럭저럭 버틸만 합니다. 다만 이 소설을 볼 때 조금 상태가 안 좋았던 지라, 소설 보다가 눈물 뚝뚝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옆에 손수건이 있으면 좋습니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는 다르니 뭐, 보시더라도 무난히 지나가실 수도 있습니다만.; 달달한 동화풍이지만 현실의 잔혹함을 이야기하기도 하니 달지만은 않습니다.


이 소설은 다른 사람들을 받아 들이는 것과, 우체부들이 짝을 찾는 것, 그리고 같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인공 우겸은 인간불신이나 외로움에서 해방되었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알게 되었으며, 누군가의 짐을 대신 들어주고 또 누군가가 우겸의 짐을 나누어 들기도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결국은 우겸의 성장기라고 해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글이 약간 덜컥거린다고 해야하나, 각 이야기들 사이에 펄쩍 뛰어 넘는 것 같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급전개되는 부분이 있지요. 그런 부분은 감안하고 보셔야 할 겁니다.'ㅅ'


헤일. 『마녀의 우체부』. B&M(뿔미디어), 2014, 12500원.


그래도 저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 종이책 내내 펼쳐 보다가, 전자책 나오면 구입 후 종이책은 방출할 것 같군요. 공간 부족의 여파가..^-T
일본은 캐릭터 상품이 다양하게 나오지요. 그런 캐릭터 상품 중에는 요리책도 있습니다. 정확히는 캐릭터를 소재로한 요리책인데, 캐릭터가 요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캐릭터를 요리하는 것도 아니고, 캐릭터 모양으로 음식을 만드는 겁니다. 셋다 비슷해 보이지만 곰씹어보면 굉장히 다른 내용입니다. 『원피스』를 예로 들면, 쵸파가 만드는 음식이 아니고 쵸파(사슴)를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쵸파 모양으로 만드는 음식이란 겁니다. 그러고 보니 『원피스』 캐릭터 도시락도 언제 올린적이 있었지요. 그건 상디가 만드는 음식이라는 설정으로 나왔던데 말입니다.




하여간 구마모토현의 캐릭터인 구마도 종종 김을 사용한 도시락으로 나오는데 말입니다, 엊그제 G가 검색하다 나왔다면서 요리책 한 권을 보여줬습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고민하다가 엊그제 덥석 구입해서 G에게 선물로 줬지요. 어차피 만들지 않을 거라는 점은 아주 잘 압니다만, 그래도 기분전환에는 꽤 좋은 책입니다.

표지부터가 일단 귀엽잖아요?
저게 1만 5천원인가, 그 전후였다고 기억하는데 책은 굉장히 얇습니다. 가격 대비 만족도를 따지면 저 캐릭터를 좋아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굉장히 갈릴 겁니다. 저야 G에게 선물로 준 것이니 가격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받고서 굉장히 좋아했거든요.'ㅂ'

그리고 저도 만족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까날님 모임에서 모님이 리락쿠마를 들고 오셔서 귀엽게 잘 보았는데 이런 책이 떡하니 나타나니 안 살 수 있나요. 하하하. 그런 겁니다. 하하하하;




이쯤되면 조리가 아니라 공예. 표정도 다 다르게 만들면. ... 으으으음. 저 귀여운 녀석들을 하나씩 남김없이 먹어 치우겠다냐옹! (응?)




왼쪽도 정말 공예품. 이 사람들이...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면 안되지!




하지만 여기 보이는 이 고구마 케이크는 정말...;ㅂ; 하나씩 야금야금 집어 먹으면 어디선가 비명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하하하.




이건 정말 작정하고......;




보고 있자니 예전에 이글루스 강우님이 올리신 몇가지 설정 음식들이 떠오르더군요. 디아블로 3풍 도시락(링크), 불곰 카레(링크) 같은 것 말입니다. 해당 카테고리를 보시면 식전에 보면 안되는 몇몇 사진들을 포함해 재미있는 것이 많습니다. 뼈있는 달걀프라이는 해보고 싶군요. 흐흐흐..-ㅠ-
워낙 짚고 넘어갈 부분이 많아서 아예 중간 리뷰를 올립니다.'ㅂ'

1권은 건너 뛰고 2권부터 보고 있는 건 도서관에 1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권이 재미있다고 들어서 순서 관계 없이 먼저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이 두껍고 무겁고 다루는 주제가 어렵지만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물론 관심이 있는 사람에 한해서겠지요. 19세기의 책과 도서관과 작가와 출판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보세요. 유럽 문화사를 좋아하신다면 보세요. 19세기의 유럽 문화에 흥미가 있다면 보세요.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책 앞면의 일러두기를 보니 도판은 출판사에서 임의로 삽입한 것이로군요.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등장하는데 편집도 괜찮습니다.



2권의 시작은 17장부터입니다.

p.17
-3부작 소설은 한 권의 소설을 세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도록 하라는 압박에서 생겼답니다. 이 때만 해도 영국의 대여점은 출판사의 갑이었습니다. 지금은..?

-연재소설이나 판매 소설의 절단신공은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ㄱ- 그래도 이런 염가 도서 덕분에 저변확대가 이루어진 것은 좋은데, 지금은? 공짜 도서 혹은 읽을 거리에 가까운 인터넷 글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요.

-어디서 댓글로도 달았지만, 계몽하고자 하는 대중이 그 글을 읽지 않고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데서 그들의 절망은 계속 됩니다. 주욱. 근데 그게 역사적으로 반복된다는 것이 그들™의 학습능력을 보여줍니다?
계몽하지마세요. 그냥 두세요.-_-;
(하지만 한국 노동운동 역사를 보면 또, 그렇게 계몽하려 하고 밀착하려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발전이 있었지요. 이들은 먼 거리에서 훈계하고 계몽하려한 것이 아니라 스며들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그나마 나았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프랑스 대혁명 후, 도서관을 대중에게 공개한 것이 프랑스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실제 운영은 영국이 훨씬 낫습니다. 민주주의정 아래 살고 있지만 이 당시의 정치 체제를 보면 그참.... 참..(먼산) 그러기는 참 싫은데 『일곱 도시 이야기』에서처럼 민주주의는 사공이 많은 배가 되기 쉽상이지요.
하여간 프랑스 도서관은 19세기 후반(p.39)에는 대중적 도서관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었다는데, 『파리의 노트르담』,『안나 카레니나』가 거부되었답니다. 하하하하. 왜 영등위를 보는 것 같지?
고객을 위해 다양한 도서를 들이면서 로맨스 소설과 판타지와 무협지를 적절히 섞어야 한다는 도서관의 고민은 19세기에도 있었군요.


p.48
-신문의 증가는 윤전기의 발전도 함께 했군요. 수요가 있어서 기술도 뒤따른 것이겠지만.-ㅂ-

p.63
-그 때의 기자들은 작가가 되지 못한 실패자였지만 지금의 기자들 보다는 낫지 않나. 그래도 한 10년 전쯤의 기자는 조금 더 나은 이미지였던 것 같은데 내게 지금의 기자는 확대재생산봇에 가까움.

-일간지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판매부스를 늘리기 위해서는 역시 자극적인 범죄와 性이 필요하군요. 그리고 19세기 중반 이후에는 슬슬 노동계급이 읽기 시작합니다. 이 때쯤이면 모리 카오루의 『엠마』하고도 겹치는데, 선생님이 부부동반으로 만국박람회에 다녀온 이야기가 있었던 걸 기억하면 그게 1851년. 그렇다면 『엠마』에서 노동계급에 해당하는 하녀들이 글을 읽고 쓰고 책을 본다는 것(p.75)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
전문서를 읽으면서까지 이쪽 이야기와 이어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1권은 미술이 있었던 모양(p.80)인데, 석판화 기법이 궁금해서라도 2권 다보고 나면 읽으러 갑니다. 지금 교보 전자책으로 구입하는 것을 고려중이고요. 근데 전자책으로 사면 잘 안 볼 것 같아요. 일단 2권은 전자책 구입 예정. 종이책이 참 잘 만들었는데 둘 곳이 없어요.;ㅂ;

p.84
-조지프 터너가 그린 월터 스콧의 삽화라...+ㅁ+ 하지만 전 삽화에 대해서는 플로베르의 의견(p.86)에 암묵적으로 동의합니다.
"(중략)여인을 그린 그림은 단지 여인을 그린 그림일 뿐입니다. 개념은 닫혀버리고, 완결되어버리고, 모든 단어가 쓸모없게 됩니다. 그러나 글로 묘사한 여인은 그 자체로 천 명의 여인을 꿈꾸게 해줍니다."
p.86-87

100% 동감합니다. 가끔 소설을 보고 등장인물을 상상했다가 삽화를 보고 마음이 식은 경우를 겪어서 더 공감합니다. 그나저나 삽화의 등장으로 화가가 되지 않고도 벌어먹고 살 수 있는 길이 열렸군요. 그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p.91
-사진이 그림을 대신하지 못했듯이 전자책은 종이책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 책에서는 영화-연극, 텔레비전-영화, 컴퓨터-종이책을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비디오-라디오도 있지 않았나요? Video killed radio star. 그렇다고 성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란다.-ㅂ-/

p.107
-『금발의 엘자』라. 제목은 익숙한데 어디서 들었지? ㄱ-

p.112
-그러니까 『수학의 정석』과 『성문 종합영어』는 몇 권이나 팔렸지요? 참고서회사들이 괜히 교과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참고서 많이 팔려면 교과서 써야하고요, 그래서 뛰어 들었는데 교육계가 시궁창이니 교과서는 결국엔 적자. 차라리 흑백 종이책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가끔 생각합니다. 가끔...; 교학사나 금성출판사도 교과서 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했는데, 지금은 거의 ..(먼산) 그나마 대한교과서는 낫습니다. 사업 다각화에 그럭저럭 성공했거든요.

p.116
-의외로 저는 공항소설이나 철도소설을 안봅니다. 『나폴리특급살인』이나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철도소설이 아니라고 주장해봅니다.-ㅂ-; 홍익회에서 책 산 기억도 거의 없네요. 항상 들고 다니다보니 살 일이 없고...;
색깔부호는 재미있습니다. 이건 일본의 문고 소설에서도 종종 써먹지 않나요?

p.124
-벨기에의 해적판이라. 이 당시는 저작권 개념이 떨어졌을테니까요. 하지만 벨기에보다 더 지독한 것은 미국입니다. 영국의 도서를 마구잡이로 찍어내서 팔았다는데, 그 사실을 언급한 디킨스에게 "네 소설을 우리가 읽어준다는데 왜 불만이야?"쯤 되는 비난을 퍼부었다는군요. 이야아아아아. 디즈니가 없을 때는 저작권 따위 지옥에 처박아 두었던 겁니까. 아니, 본인들이 팔 것이 없었을 때 저작권은 무시해도 되는 것이었고, 팔 것이 생긴 뒤에는 50년짜리를 70년까지 늘려놓고 말이지요. 아니, 지금 다시 읽어보니 그렇네요. "오직 미국 시민권자만 저작권을 보호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음, 육두문자가 마구 날아갑니다.

p.131
-16쪽, 혹은 8쪽을 묶어서 주별이나 월별로 판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이걸 묶어서 가죽제본하면 예술제본..(어?) 하여간 이렇게 하면 취향에 따라 도중에 사는 걸 포기할 수도 있지요. ... 지금 제가 모으고 있는 만화책을 떠올리면 이거랑 비슷한지도....;

p.137
-에드 맥베인의 87번 관서 시리즈는 한국에 번역된 것이 있던가요? 이전에도 다른 곳에서 보아 흥미는 있었는데 아직 검색은 안 해보아서 말입니다.
1830년의 에드워드 불워 리턴 소설 『폴 클리포드』가 스누피가 두들기던 그 소설이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본문에도 있긴 했을 텐데 설렁설렁 넘어가서..'ㅂ';
『피크위크 페이퍼스』도 『작은아씨들』이었나 『키다리 아저씨』였나에서 소개된 걸 보고 궁금했는데 아직 못 읽었습니다. 이것도 번역본이 있던가요. 찰스 디킨스의 소설 자체가 번역이 그리 많이 되지 않았다고 기억하는데 이미 이것도 2년 전 정보니까요.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p.143
-로망 푀이유통, 그러니까 신문 하단에 연재된 소설이 나옵니다. 어떻게 보면 386이 신문 연재소설을 본 마지막 세대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제 없어졌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없어진 시기를 떠올리면 얼추 맞지 않을까요. 이미 90년대 중반 즈음에는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IMF 전후에는 확실히 없었을 거예요.

p.153
-외젠 쉬는 누군지 모릅니다.(먼산) 『파리의 비밀』도 줄거리를 보면 굉장히 익숙한-그러니까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것들인데 적어 놓는 것만으로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제일 궁금한건 그 두 사람이 서로의 존재와 정체를 알아챘느냐라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이거 현대에도 출간되어 있는 작품인가요. 사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들어본 작가입니다.

p.172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도 검열당했다는데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황당하더군요. 상스럽고, 거기에 어릿광대가 보여주는 부성애가 희한해서?; 이런 상황에서는 『빨간머리 앤』도 검열 당하겠네요. 여자애가 버르장머리 없이 되바라진데다가 망상 속에 빠져 살고 있으니..(탕!)
아, 근데 『올리버 트위스트』의 아동판 삭제버전은 놀랐습니다. 저, 낸시가 그냥 죽는 걸로 알았거든요. 빌 사이크스가 낸시를 목졸라 죽이는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거참.... 참....OTL 충격적입니다. 아무래도 최근판으로 다시 봐야겠어요. 근데 거기서도 원 버전으로 안 나와 있으면 어쩌지?; 원서를 봐야하나?
183쪽에 소개된 프랑스의 상황은 참 멋집니다. 나폴레옹 3세 시대의 검열을 다루는데, 인쇄된 900만부중 800만불을 몰아냈다니까요. 그 덕에 벨기에의 해적판 업자들이 돈을 벌었고요. 프랑스에서 모든 책에 대한 검열이 사라진 것은 1906년이랍니다. 비교적 최근이로군요.;
하지만 검열의 끝판왕은, 아마 그런 목적에서 이번 장 맨 마지막(p.194)에 소개했을 1959년의 앨라매바 공공도서관사업부의 예입니다. 어린이책 『토끼의 결혼식』은 보존서고에 들어가 있었는데, 흰 토끼와 검은 토끼의 결혼이 인종차별의 철폐를 청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랍니다.(먼산)

p.208
-조지 엘리엇은 이름이 낯섭니다. 이 사람이 '빅토리아 시대의 걸작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가운데 하나'인 『미들마치』의 저자라는데, 들어본 적이 없어요.......; 『레미제라블』이야 지겹게 들었지만 말입니다. 근데 트롤럽도 누구인지 모르고 여기 소개된 디킨스는 압니다. 쥘 베른도 알고요. 뒤마야 당연히 압니다. 하지만 읽은 것은 빈약하다는 것이 문제네요. 솔직히 말해 『레미제라블』은 아동용 축약판을 읽었고 디킨스는 『크리스마스 캐롤』만 제대로 보았고 『올리버 트위스트』나 『데이비드 카퍼필드』는 아동용 축약판을 보았습니다. 쥘 베른은 그래도 열림원에서 나온 완역판을 보았습니다. 『신비의 섬』이랑 『해저 2만리』만 봤어요. 뒤마는 『몬테크리스토 백작』만 완역을 보았습니다. 『20년 뒤』도 보긴 했을 텐데 기억이 가물합니다. 『삼총사』도 최근에 나온 완역판은 보지 않았던 듯? 아니, 봤나?;


"생전에 베른의 인기가 어느 정도 였는가 하면, 책을 직접 읽지 않은 이들도 그의 성공작의 특징들을 일상적으로 이야기할 정도였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주요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대강의 줄거리를 아는 데에 반드시 책을 읽을 필요는 없었다. 오늘날 우리가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알기 위해 꼭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거나 영화를 볼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p.221

단번에 이해가 됩니다.ㄱ-; 삼국지는 몰라도 공명이랑 적벽대전은 아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겠지요.




23장 이후, 다음 이야기는 내일™ 또!


도널드 서순. 『유럽 문화사 2』,오숙은, 이은진, 정영목, 한경희 옮김. 뿌리와이파리, 2012, 28000원.

책 가격이 높지만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ㅅ+


덧붙임.
결국 전자책으로 덥석 물었습니다. 아하하.
책의 내용 소개는 저자명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끝납니다.
...
정말로요.
....
정말이라니까요?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자면, 제 10회 본격미스터리대상 수상작이랍니다. 원제의 미즈치는 다른 곳의 염매님과도 비슷합니다. 이곳도 나라 어드메의 약간 고립된 것 같은 기묘한 지역에, 수해와 가뭄으로 고생하는 지역이 있어 거기서 물의 신을 모신데서 연유가 되었다고 합니다.'ㅂ'
그랬는데...
왜 저는 분명 『산마』나 『잘린 머리』나 『염매』를 읽었음에도 기억이 홀랑 날아간 거죠? 그나마 제대로 기억하는 것은 『잘린 머리』뿐이고 다른 두 권은 결말이 어땠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범인마저도 기억이 나질 않으니, 다시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 이야기는 교토 어드메에서 기자와 탐정과 신사 집안의 망나니(?) 아들래미의 대화에서 시작합니다. 신사집안의 제멋대로 선배는 이래저래 뜸을 들이며 나라 어드메에 있다는 괴이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겐야는 거기에 홀려 선배와 기자와 함께 마을을 찾아가기로 약속을 해놓지요. 하지만 일이 생겨 선배는 결국 이번에도 동행하지 못하고, 겐야와 기자, 소후에 시노만 가게 됩니다.

이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시점이 교차됩니다. 앞부분에도 나오지만 도조 겐야의 시점은 3인칭이고, 나로 나오는 1인칭 시점은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나옵니다. 시노와 선배와 겐야의 지루하고 짜증나는 대화가 지나가면 그 다음에 바로 1인칭 시점이 나오는데, 읽다보면 중간에 그 인물이 누구인지 대강 짐작이 갑니다. 다만 시대가 어떻게 교차하는지는 중반 쯤에야 깨달을 수 있더라고요.


물이 중요한 코드로 등장하기 때문에 물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질색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물을 굉장히 싫어하는 편인데 그 때문에 읽으면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악몽을 꾸지 않은 것이 다행이네요. 저는 악몽에서는 반드시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이 등장하는지라, 여기서 나오는 그런 장소는 참 무섭습니다.;ㅂ;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이 여럿 나오는데, 이 책도 앞서 다른 소설에서 나온 것처럼 결말이 꽤 열려 있지만 짐작할 수 있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사람의 등장인데, 에필로그에서 나오는 그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책에 대한 평가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끄응. 사실 제일 끝을 알고 싶었던 것은 다른 인물이었거든요. 그쪽이 마음에 들었던 터라 궁금했는데 결국 그냥 열린 결말로 나갔습니다.


미쓰다 신조를 좋아하신다면 보실만 합니다. 그리고 중간 부분에 굉장히 상세히, 만주에서의 생활과 만주부터 일본으로 돌아오는 고난한 여정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간의 조건』이었던가. 어렸을 때 들었던 어느 만주군 병사의 귀환기에 대한 소설을 들은 적이 있는데 겹쳐지는 군요. 이런 이야기에는 약하기 때문에 거북하기도 했고, 또 만주에서의 귀환은 피해자로서의 입장이나 힘들었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거슬리는 부분이 있어서 말입니다. 배경이 그렇다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먼산)



미쓰다 신조.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권영주 옮김. 비채(김영사), 2013, 14000원.


조아라에 올라온 소설 리뷰를 안 쓴지 좀 되었군요. 그간 정리하지 않았던 소설 목록을 싹 정리해봅니다.'ㅂ'


1.가막가막새. 『용의 만찬』(17). BL, 판타지.
진행이 의외로 빠릅니다. 지금 분위기 봐서는 짧게 완결내실 것 같더군요. 그래도 전자책 한 권 분량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벌써 모닉의 정체(!)는 독자들에게 공개가 되었고, 슬슬 범인 잡기에 들어간 고로, 범인을 잡고 모닉과 미하벨이 고자에서 벗어나면 완결될거라 생각합니다. 짐작이지만 현재 작가님이 전작 검수중이라 길~게는 안하실거예요. 그럴거예요.;ㅂ;



2.VACUUM. 『머메이드맨』(46, 완). BL, 연예계.
완결났고 개인지 주문을 받았고, 3월 중에 발송 예정입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굴곡 없는 무난한 결말입니다. 달달한 이야기이고 아주 심각한 굴곡은 없었던 지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칸더스』나 최근 보기 시작한 『Black』하고도 닮았습니다. 아무래도 가수가 주인공이라 그런가봐요.'ㅂ' 하지만 같은 연예계물이라도 『아칸더스』는 노래 자체보다는 주인공과 주인수의 관계가 중심이 되고, 『Black』는 아이돌물이라는 점이 꽤 다릅니다. 『머메이드맨』은 아이돌 음악에 대한 비판과 트라우마 극복, 자기 발전 등이 중심이기도 하고요.


3.카리오페. 『시린 겨울의 입맞춤』(42). BL, 판타지.
그 간 꽤 많이 올라왔지요. 이전 편에서 보았던 부분보다 더 많이 연재된 것 같습니다. 일단 지금 나온 부분은 본 기억이 없지만 제가 안 보고 넘어간 부분인지 연재가 되지 않았던 부분인지 모릅니다. 하하하;
패망한 왕국의 왕자이지만 희귀종족이라 남자임에도 임신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단 한 번의 관계로 황제의 아기를 가졌습니다. 문제는 임신한 상태에서는 죽지 못한다는 점이고 주인수의 존재와 아기의 존재가 황제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는 점입니다. 임신수이긴 하지만 아기를 가졌다는 것보다는 그 주변의 상황이 돌아가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이제 절반쯤 온 것 같은데 앞으로 얼마나 더 가려나... 크흑;ㅂ;


4.라레고. 『내게 거짓말을 해봐』(20). 판타지.
습작에서 풀렸습니다! 하지만 뒷 편이 늦습니다. 습작에서 풀린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니 뒷 이야기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5.로에리스. 『드래곤 길들이기』(47, 완). BL, 판타지.
제가 이 소설을 본 시점은 거의 끝이었지요. 완결 뒤에 보았던가 완결 직전에 보았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여간 무난하게 보았고요. 제목에서 주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이야기입니다. 드래곤을 길들이는 것은 맞는데, 일단 기본 얼개는 이대깽에 가깝습니다.
어머니 없이 무당인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주인공은 매번 할머니에게 파충류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뱀이야 만날일이 없는데 왜 거대 파충류를 조심해야하는지 모르겠다더군요. 그랬는데 우연히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같이 온 폭우 속 캠핑에서 이세계로 들어갑니다. 거기서 드래곤의 알이 부화하는 것을 보고 거기서 나온 드래곤을 받아 듭니다. 그리고 같이 지내다가 다시 본래의 세계로 돌아오는데, 두 번째로 이세계로 떨어지는 때는 본격적으로 그 드래곤의 애정공세를 받습니다.
이야기 얼개만 보면 무난한 이야기일 것 같지만 전혀 아닙니다. 일단 이계의 드래곤은 녹용 취급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들에게는 사냥 대상이 되고, 드래곤은 인간을 공격하지 못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은 인간과 드래곤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갈등합니다.
글 자체는 무난한데 할머니와 만나는 장면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이런 장면에는 약하다니까요. 이렇게 적는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이라.. 으흑.;ㅂ;

드래곤의 일반적인 이미지가 와장창 무너진데다, 인류 자체가 말종이다라는 의미로 인간말종이란 단어를 날리고 싶었습니다.


6.금빛 안개. 『에린지움(Eryngium』(22, 완). 로맨스, 판타지.
『사자와 장미』, 『비밀정원에서의 티타임』작가님이십니다. 그래서 챙겨보기 시작했는데, 꽤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세 명이 주인공이고 각각의 챕터는 그 주인공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와 여동생의 친한 친구라고 하면 왠지 막장 드라마가 연상되는데, 전혀 그런 것 없이 일반적으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끌어냅니다. 짤막하지만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7.할리퀸젤. 『겨울의 주인』(28). 로맨스, 판타지.
만세! 습작 해제되었습니다! 주노가 활당기는 그 장면은 몇 번을 돌려보아도 멋집니다.+ㅆ+


8.코코페리. 『그녀와 행복하세요』(68, 완). 로맨스, 회귀.
현재 이북 출간 중비중으로 프리미엄란에 들어갔습니다. 조금 기다리면 나오겠지요. 장르는 로맨스, 회귀입니다.
남편에게서 이혼 통보를 받고 나오는 길에 차사고를 당했습니다. 눈을 떠보니 남편과 결혼한 그 다음날입니다. 이번에는 이전과는 달리 살겠다 생각하며 남편과는 거리를 두고 데면데면, 무덤하게 대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아요.

대강 그런 종류의 이야기인데 워낙 남편이 이전 생에도 그렇고 돌아와서도 못할 짓을 많이 한지라 평이 안 좋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말에 대해서도 독자들의 의견이 갈렸고요. 저는 보기 시작할 때부터 아무래도 그렇게 연결되겠다 싶어서 오히려 다른 쪽과 이어질까 걱정했기 때문에, 결말의 연결이 조금 갑작스럽다고는 생각하지만 만족합니다.


9.마요카레. 『몰락귀족과 탐정』(137). 로맨스, 판타지, 탐정물.
어, 다시 봐야하는데, 편 수를 보니 이제 엄두가 안납니다.(먼산)


10.헨칸. 『루시온』(27), BL, 판타지, 육아물.
시오니는 언제 크나요? ;ㅁ; 하지만 시오니 귀여워요!


11.매향. 『마왕엄마』(47). 판타지, 성장물.
이쪽도 아주 오랜만에 다시 나왔습니다. 그래서 두 번 다시 읽었는데 아직도 조금 헷갈립니다.(...) 마왕에게 엄마로 각인이 되어서 마왕의 엄마를 하는 성력 쓰는 기사의 이야기인데, 그래서 프롤로그도 상당히 코믹한데, 실제 본편은 어두운 분위기가 짙게 깔렸습니다. 처음 연재보다 그래도 밝아진 분위기임에도 그렇고요. 아마도 앞으로는 그래도 발랄하게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네임 귀여워요.////


12.레몬오렌지. 『키다리 아저씨』(36). BL, 판타지.
꽤 오래전 일인데, 현대 BL로 바뀐 『키다리 아저씨』를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번에는 판타지 BL이네요. 아예 원본 『키다리 아저씨』를 가져다 놓고 하나하나 바꿔 가는데다, 분위기에 맞춰 이런 저런 상황을 끼워 넣기 때문에 분량은 그보다 많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주디-가 아니라 로스트, 아니, 류네이트가 마법사라는 점이 재미있네요. 마법사로서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매번 선물로 마법진을 동봉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게다가 특이한 마법진이 많아 포복절도하게 만듭니다.
현재 키다리 아저씨 후보는 셋입니다. 그러니까 원작하고도 상당히 다르고요. 편지글이다보니 류네이트가 어떤 인물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딱 한 번 외전으로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소개가 된적이 있습니다. ... 다공일수가 될 만 하군요. 하하하;
저는 누구씨를 커플로 밀고 있는데 결론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후기를 보니 키다리 아저씨와 커플링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하니까요.


13.카논에스델. 『푸른 피아노: Singularity』(84), SF 판타지, 로맨스.
이제 완결이 머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습작되었던 것도 풀렸어요. 만세! ;ㅁ;
솔직히 저는 인류 생존에는 반대지만(...) 그래도 시노페니까요. 시노페와 소이어가 만났을 때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날지 걱정됩니다. 엉엉엉. 이거 SF판타지 로맨스 아니었나요? 엉엉엉.


14.유리엘리. 『백치 공녀』(103, 완결). 로맨스.
아무래도 무거운 작품을 쓸 때 기분전환용으로 나오던 작품이라, 둘다 완결된 뒤에는 늦나보다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완결까지 한 번에 올라왔습니다. 무난한 결말이 되었네요. 하지만 이 상황,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OTL


15.ㅡ니루ㅡ. 『숲의 여왕』(96, 완). 판타지.
어, 외전...;ㅂ; 외전 언제 나오나요...;ㅂ;
숲의 여왕도 언제 한 번 올린 적 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드디어 전대 여왕과의 문제를 해결하고 무사히 끝냈습니다. 하지만 전대 여왕은 그 자체로도 ... 참...(먼산) 여기도 인간 불신에 걸릴 것 같은 상황이거든요. 원래 사랑이랑 높은 확률로 그런건데. 면역력이 없으셨군요. 하하하.....(먼산)


16.둥근보름달. 『차아제국열애사』(20). 동양풍 판타지, 로맨스.
초반부분을 읽으면서 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차아제국에서 이쪽 제국으로 넘어왔나 싶었는데 이제 슬슬 그 이야기가 풀립니다. 신분의 차이도 있었지만 할머니의 주술 실력이 빼어났던 것도 문제로군요. 그런 뒷 이야기에 대해서는 집에서도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던 모양인데 말입니다.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지만 그 사이의 과정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끄응.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는 종이책 계약을 했답니다. 그것도 들녘이랑요. 종이책으로 나오면 두 권? 하여간 길게 나올 것 같진 않습니다. 마음 편히 신나게 책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그 전에 일단 서가 정리 좀 해놓고...;



17.제나. 『사막은 사랑을 꽃피운다』 (4, 외전). BL, 판타지.
완결 후 전자책 출간으로 본편이 삭제되었습니다. 연재편수가 적은 건 그 때문이고요. 지금 외전이 올라왔습니다. 그것도 기다리던 중년 재크의 모습....;ㅂ; 이야아아아아! 중년이 되니 더 멋지고 더 귀엽고! 그래서 반하지 않을 수 없어! 으아아아아!
하지만 전쟁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걸리네요. 그렇다 해도 옆에 누구씨가 있으니 괜찮을거라 생각해봅니다.


18.Navid. 『Black』(17). BL, 연예계.
어제인가 그제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투데이 베스트에 올라와서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군요. 형식 자체는 『대표작 없는 배우 한설』과 비슷한데, 이쪽은 주로 아이돌의 공식 팬사이트 게시판의 댓글을 퍼오는 형태입니다. 드립들이 아주 찰지군요. 이런 댓글들이 불편하다는데서 나이 먹었다는 걸 느낍니다.(...)
아, BL입니다.'ㅂ';
연습생 생활 7년인데 아직 데뷔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사귀던 녀석은 데뷔하고 얼마 되지 않아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습니다. 열받아서 얼굴 한 대 날렸더니 이래저래 압력을 넣어 연습생을 그만두게 만드네요. 그런데......; 전화위복이라고, 다른 소속사의 유명 아이돌 그룹에 새로운 멤버로 들어갑니다.
이게 기본 틀이고 주인공의 성격이 전형적인 BL 소설 수의 성격이라는 것이 가미됩니다. 그러니까 착하고, 예의바르고, 노력형 천재고. 그러니 새로운 멤버라 해도 다른 멤버들이 거의 주인공을 두고 우쭈쭈쭈쭈쭈 내새끼~ 아러는 수준이더군요.;
일공일수인데다 거의 공이 누구인지 감이 오는 상황입니다.'ㅂ' 설마 그녀석이겠지요..?;

하지만 지금 보니 이모저모 꼬일 모양이라 일단 모았다가 한 번에 볼 생각입니다.


19.금빛영혼. 『황성의 요리사』(41). BL, 판타지.
요즘 상태가 안 좋은 건 알긴 알았는데, 이번 연재본 보고서 훌쩍 거릴 줄은 몰랐습니다. 이런...-_-;;;
이제 절반쯤? 아직 갈 길은 먼 것 같지만 개인지 나오면 구입할 생각으로 기다립니다. 책 소개가 참 멋지죠. 삐약삐약! 퍼덕퍼덕! 조인족과 어인족의 BL물이라 그런 겁니다.
황성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리안에게 낯선 남자가 들러붙습니다. 그것도 황성에서 중요한 손님으로 계시는 분인데 이상하게 들러 붙으면서 디저트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라네요. 그렇지 않아도 이것 저것 신경쓸 것 많고, 어렸을 때의 사건과 커서의 사건 때문에 주변에 누군가가 달라 붙는 것은 질색인데 떨어질 기미가 안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결말은 빤히 보이죠. 하하하;


20.호롤롤롤로로로롤. 『7년』(18). BL, 판타지.
절반? 아니, 그보다는 덜 왔을 것 같네요. 제목처럼 7년 간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인데 현재 3년째이고 이야기가 점점 길어집니다.T-T
이것도 회귀 판타지입니다. 주인공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아직 그 사람을 만나기 전, 아카데미로 가는 그 날로 돌아와 있습니다. 이번 생은 예전처럼 망나니로, 제 멋대로 살지 않고 조용히 숨어 살겠다고 생각하고 돌아왔는데 생각만큼 안됩니다.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고 가끔 주인공 주변 인물들의 시점도 첨가됩니다. 현재는 한창 주인공에 대한 따돌림 및 집단 괴롭힘이 진행중이고, 그 주동자가 독한 마음을 먹었으니...  20편 넘기고 보시는 것이 안전(!)할 겁니다.


21.이졸렛. 『그녀의 휴가』(55, 완). 판타지.
아, 이거 리뷰를 못썼군요. 로맨스 판타지가 아니라 판타지고요, 결말은 .... ..... 아주 마음에 들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경악할 수 있으니 마음의 각오가 필요합니다. 전작을 보고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했는데 작품 소개 자체가 어떤 의미로는 전부 다 말해주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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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내용 폭로일 수는 있는데, 이 소설의 반전은 어이를 날려버립니다. 일단 C님은 재미있게 보실 것 같아요. 막판 반전 때문에라도 이 소설은 절대 로맨스가 아닙니다. 로맨스를 기대하시면 아니되어요. 정말로요.'ㅂ';


22.정여롱자의. 『아콰터파나』. 판타지. ... 장르 난감.
조아라에서, 딱 한 편만 소장할 수 있다면 이 작품을 선작할 겁니다. 취향 직격...(....) 아니, 그보다는 다른 곳에서는 읽을 수 없는 타입이라 그런 것도 있고요. 다른 작품은 연재 중단하고 타 사이트로 간다 해도 안 쫓아갈 텐데 『아콰터파나』는 따라 갈 겁니다.
현재 4장이 끝났고 5장이 시작되었습니다. 근데 인물이 증가한데다가 앞서 외전에서 슬쩍 흘렸던 이야기도 있던 데다가. 과연 앞으로는?;


23.네르비. 『장미 정원의 주인』(35). 판타지.
이건 현재 2*편까지만 읽고 뒷부분은 놔두었습니다. 앞으로 주인공의 일에 이런 저런 스펙터클한 모험이 주구장창 펼쳐질 것이라 마음 약해서 못 보겠더라고요. 그리하여 일단 진도 더 나갈 때까지 봉인합니다.ㅠ_ㅠ;
정진정명 판타지인데, 동화풍 설정을 섞고 동화 뒤에 숨겨진 현실적이고 무서운 비밀들을 다룹니다. 동화처럼 달콤하지만은 않지요..(먼산)


24.혜돌이. 『아도니스』(201). 판타지, (아마도) 약간의 로맨스.
200회 기념으로 휴재중.OTL
어, 근데 정말 학원제 편은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바로바로 쓰신 것 같은데 LTE 급이었어요. 이쯤되면 한 시간에 8페이지를 썼다는 모 작가의 일화가 떠오르고..(출처, 『유럽문화사』) 그리하여 한 고비 넘겼습니다. 최근 화에서는 달달달달달한 장면들이 많아서 좋아요. 물론 이 정도로 달달하다 하는 거냐 물으실 수도 있지만, 1편부터 죽 보면 이것만 해도 아주 답니다. 흑흑흑;



25.마나슈. 『겨울이 끝난 날, 여름에 물든 날』(64). (소프트)BL, 판타지.
어제 돌아오셨습니다.(...) 이야아아...;ㅂ;
이쪽도 다다음 챕터쯤에는 결말이라하시니, 올해 안에 결말은 볼 수 있겠지요?;;


26.ㅡ뮤제ㅡ. 『마른 가지의 라가』(99). 판타지.
벌써 99편이군요. 30편 초반 읽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번 장이 유난히 길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끝났고요. 물론 후일담이 있을 것인데, 일단 이번 장이 끝났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어요.;ㅂ;


27.윈더미어. 『해바라기의 비밀 노래』(62). 로맨스, 판타지.
공부 때문에 소설을 미루시려는 모양인데, 공부 스트레스 오면 항상 봉인하려던 것부터 먼저 풀고 맙니다.(...) 그러니 그냥 언제든 쓸 수 있어!라고 생각하시면 덜 쓰게 될 겁니다. 아마도...;
왜 제목에 해바라기가 들어가는지 다시 한 번 각인 시키고, 지금 그레이스는 양손의 떡을 들고 둘 다 빨리 버리고 도망가야하는데-라고 생각하고 있더군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양손의 떡일지 모르지만 그레이스 입장에서는 떡이 아니라 무거운 덤벨일겁니다.(먼산) 그 덤벨 중 누구에게 잡힐지는 모르겠네요. 일단 장르가 판타지지만 로맨스라고 알고 있는데.. 음...; 그런데....;

서로 다른 책 두 권입니다.
『홈메이드 라이프』,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최근 이것저것 뒤적인 책이 많아서 리뷰가 밀렸습니다. 게다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두 권 더 있지.... 으헉.;ㅂ;


『홈메이드 라이프』는 읽다 보니 앞서 리뷰를 올린 『저녁 7시, 나의 집밥』(링크)과 분위기가 닮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먹어왔던 이런 저런 음식들에 대한 추억을 먼저 풀어 놓고 그 뒤에 만드는 방법을 적는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녁 7시, 나의 집밥』은 책 전체적인 흐름이 저자 본인의 시간적 흐름보다는 계절적 흐름에 가깝고, 『홈메이드 라이프』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음식들이 등장합니다.
몰리는 재혼인 아버지와 초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이복형제들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집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간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자라면서는 다른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다 도중에 진로를 완전히 바꾸고 그 덕분에 장차 남편이 될 남자친구를 만난 뒤에는 채식이 등장합니다. 그렇다보니 앞부분은 디저트, 후반부는 음식을 주로 다룹니다.
(그렇다보니 제가 베껴놓은 레시피도 거의가 앞부분 위주더군요.;)

책에 소개된 음식에 대한 추억들이 세세하고 맛있는데다가 레시피도 그럭저럭 자세합니다. 물론 이걸 따라 만들기에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할 거라 봅니다. 행간이 조금 비어있어요. 몇 가지는 만들어 보려고 따로 적어놓았는데 그 중 디저트가 아닌 것은 에드 프렛웰의 수프 하나네요. 이것도 채소가 듬뿍 들어간 수프라, 미네스트로네와 상당히 닮았습니다. 고기가 안 들어갔으니 마녀 수프에 가까울지도 모르지요.
아, 그러고 보니 감자 샐러드도 있네요. 버그(아버지)의 감자샐러드, 블루베리 라스베리 파운드케이크, 바나나빵, 쾨르아라크렘, 프렌치토스트, 크리스마스 쿠키 몇 종은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만.. 과연 언제쯤? 'ㅅ'

아마 T님이나 C님이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는 건축 관련 책하고 같이 리뷰를 올리려고 했는데, 그 책 읽는 속도가 느려서 이렇게 올리게 되었네요. 지금 읽는 것은 『유럽 문화사』라, 다 읽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고로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아마 일주일은 꼬박 걸릴거라 예상합니다...(먼산)

이 책은 셰어하우스라고 엘리 맥빌이나 프렌드 등의 미국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형태의 주거 방식을 소개합니다. 일본에서는 꽤 많이 퍼진 모양인데 한국은 아직 도입단계에 가깝습니다. 이런 독특한 형태의 주가 방식이 있다고 소개한 걸 모 잡지에서 최근에 보았거든요. 한국에서도 저변이 넓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보류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브 컬쳐 분야에 있어서는..(응?)

하숙과는 다른 개념인게, 하숙은 방이 별도로 있고 집주인이 식사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숙인은 집주인 의존적인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는 세입자들이 적극적으로 공용 공간을 공유하며 삶을 공유(셰어)합니다. 개인공간은 침범하지 않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하며 공용공간에 대한 청소, 식사문제 등 집을 관리하는 문제는 공동으로 대처하고 일을 나눕니다. 그러니까 같은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 사는 방식이라 보아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사실 적다보니 제일 먼저 떠오른 셰어하우스의 사례는 셜록 홈즈와 왓슨이군요. 특히 BBC 버전은 그야말로 셰어하우스.....; 뭐, 서양에서는 주로 플랫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지만 말입니다.

한국에서도 소극적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없진 않을 겁니다. 셰어하우스라고 하기보다는 앞서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룸메이트를 구하지요. 방이 둘 딸린 전세집을 구한 뒤 방 하나를 다른 룸메이트에게 월세로 주는 형태가 되기도 하고, 큰 방 하나를 나눠서 같이 쓰기도 하고요. 이런 경우는 주거 비용을 줄이는 것이 제1목적일겁니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는 취미나 활동을 공유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일본에서 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기도 하고요. 외국어 공부를 위한 셰어하우스는 입주 규칙이나 생활 규칙이 더 까다고운 것 같고요.

공동 육아를 위한 셰어하우스도 가끔 보긴 합니다. 파주였나, 하여간 경기도 어드메에는 셰어하우스보다는 집합주택에 가까운 형태로 공동 육아, 생활을 위한 공간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아예 주방과 거실을 공유하는 다세대 셰어하우스의 사례가 있더군요. 여러 가구가 거주한다는 의미의 다세대가 아니라 어린 아기부터 아이들, 미혼 청년, 부부, 노인 등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이 거주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예전의 대가족 제도와도 비슷한 효과를 내겠지요.


셰어하우스를 하기 전에 어떤 형태의 생활 공유가 자신과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체크 항목도 있고, 셰어하우스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꽤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장점 중에서는 삶이 간촐해진다는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짐정리에는 공간이 좁은 것이 최적이지요.ㄱ-; 살림을 확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더랍니다. 셰어하우스가 아니라 하숙이나 전세, 월세를 구할 때 필요한 조건들도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도움이 됩니다. 독립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구입하거나 독립을 앞둔 올해 말쯤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ㅅ+
(이러다가 독립 못하면 그것도 나름 골치가..-_-)



몰리 와이젠버그.『홈메이드 라이프』, 박찬원 옮김. 앨리스, 2013, 15000원.
니시카와 아쓰코.『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배가혜 옮김. 푸른지식, 2014,13800원


『홈메이드 라이프』에는 몇 군데 오타나 오기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판형이 크다는 것도 단점에 해당되겠지요. 조리법이 나온 책은 펼쳐놓고 보면서 하기 마련인데,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 참고하며 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건 좀 아쉽고, 115쪽에 설탕이 두 번 등장한다는 점-뒤쪽의 설탕은 소금의 오기일 겁니다-, 241쪽의 식상-식성의 오기-는 여기 적어둡니다.'ㅅ'
긴다이치 하지메-김전일 소년이 아니라 긴다이치 쿄스케, 그 할아버지입니다. 물론 요코미조 세이시 입장에서는 긴다이치 하지메는 듣도 보도 못한 손자이겠지만요. 하하;


이 책은 네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단편이기 때문에 죽는 사람의 수는 적으며, 긴다이치가 끼어들기 전에 이미 죽은 경우도 많습니다. 맨 마지막 단편이자 표제작인 「백일홍 나무 아래」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이건 또 긴다이치 시리즈 중 가장 앞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맨 뒤의 해설에도 나와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야기는 어둡습니다. 명쾌한 해결보다는 뒷맛이 안 좋은, 약간은 서글프고 허무한 결말이 많네요. 그렇지만 읽고 나서 아주 씁쓸하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단편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길이라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시리즈는 장편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잖아요. 시리즈가 상대적으로 짧으니 코난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옛 작품 치고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갑니다.
(이쯤에서 모리 코고로와 긴다이치 하지메가 방명록에 있는 숙박시설은 확인하는 즉시 도망치는 것이 좋다는 드립이 떠오릅니다만..-_-)


재미있는 것은 「흑난초 아가씨」입니다. 어쩌면 이게 본론일지도 모르겠는데..-_-;;

최근에 이글루스 슈타인호프님 댁(블로그;)에서 바다코끼리씨와 다른 방문객들 사이에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요약본(http://nestofpnix.egloos.com/4858642)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보시려면 앞의 포스팅들을 확인하시면 되는데, 말하는 벽이 어떤 것인지 체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마치 스쿼시의 벽이 움직이면서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재미있다고 한 것은 「흑난초 아가씨」 중간 구절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중략)그리고 그 청산가리……. 지금은 뒤숭숭한 시대지만 청산가리 같이 위험한 약을 누구나 갖고 있는 건 아니죠. 그런데 아주 최근, 모 군수공장에서는 전쟁 전에 직원들에게 청산가리를 나눠주고 여차하면 이걸로 자결하라고 명령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던 적이 있어서,(중략)"

p.166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100%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사실에 근거해서 쓰지 않았을까 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끼워 넣은 것이라고 말입니다. 아무래도 긴다이치 시리즈는 시대적 배경을 상당히 반영했으니 저런 일이 실제 있었을 거라 추측하는 것이고요.
관련한 수기들도 찾아보면 어디선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뭐, 말하는 벽 이걸 말한다 한들 엉뚱한 방향으로 날려 버리겠지요.



단편이라 전개가 짧고 이야기가 빨리 끝난다는 점이 오히려 매력적입니다. 재미있게 읽었지요.:)


요코미조 세이시. 『백일홍 나무 아래』, 정명원 옮김, 시공사, 2013, 12000원.


시공사는 엘러리 퀸 시리즈와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시리즈를 출간했다는 것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까방권을 얻습니다. 하하하;ㅂ; 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시공사는 참, 애증의 대상이라니까요. 게다가 긴다이치 시리즈는 꾸준히 정명원씨가 번역하니, 여러 사람이 번역하면서 등장인물 이름을 이래저래 굴렸던 시리즈들과 비교됩니다.
2차 출처는 이글루스의 글.  http://waterlotus.egloos.com/3455756.
원래는 해당 영화를 다룬 글인데 맨 아래쪽에 유튜브에 올라온 오디오북을 다뤘습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직접 들고 왔고요.





중요한 건 성우입니다. 드라마판은 집사를 사쿠라이 쇼가 맡았고, 아가씨는 기타가와 게이코(키타가와 케이코)가 맡았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무리 봐도 이 오디오북(혹은 낭독)의 압승이로군요. 하하하하하하.

집사가 사쿠라이 다카히로(사쿠라이 타카히로)입니다.(먼산) B님이 열심히 들으시지 않을까 생각을...? 하지만 아가씨는 다케타쓰 아야나(타케타츠 아야나)입니다. 사쿠라이 다카히로는 워낙 이름을 많이 들어보았으니 패스. 하지만 후자는 그리 귀에 익지 않아서 검색해보니, 의외로 제가 아는 몇몇 역을 맡았더라고요. 『케이온』에도 등장했고,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 없어』의 여주인공이랍니다. 뭐, 제 취향이 아니니 패스. 중요한 건 집사님입니다. 우후후후후.
가끔 모 잡지를 들여다볼 때는 잡지에 소개된 신간도 꼼꼼하게 챙겨봅니다. 보통은 건축이나 음식 관련 책이 목록에 오르는데, 이 책도 그래서 챙겨보았습니다. 『저녁 7시, 나의 집밥』. 유키마사 리카라는 사람으로 음식 관련 책을 여럿 낸 모양이더군요. 이건 짤막짤막한 수필이 나오고 그 수필 뒤에 가끔 음식 만드는 법이 소개된 책입니다. 주로 일상사와 옛 기억을 더듬고 있는데 잡지 등에 연재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어렸을 때 어떻게 자랐는지, 부모님이 어땠는지, 미국에서 생활할 때 왜 힘들었는지 등등의 이야기를 썼더군요.

이것만 두고 보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수필이지만 대체적으로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다루는 주제는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일상적이고 넓고 소소한 이야기지만 그걸 다루는 방식이 취향이 아닌 겁니다. 무라카미처럼 대놓고 시니컬하고 불만많은 중년 아저씨의 이미지가 아니라, 40대(66년생;)의 '일상사에 감사하자'라는 이미지로 써 놓아서 말입니다. 비슷한 분위기의 책으로는 오하시 시즈코의 『멋진 당신에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훨씬 취향입니다. 고풍적인 분위기도 풍기고, 가족 이야기는 하지만 감상적입니다. 그래서 취향에 안 맞고요.


사실 그보다 더 이 책을 내켜하지 않은 건 번역 때문입니다. 몇몇 부분에서 심각하게 번역이 걸렸거든요.

p.82 하단 역주
미쓰마메(삶은 완두콩에 깍둑썰기한 무를 넣고 꿀을 친 음식-옮긴이)

미쓰마메. 언젠가 『아빠는 요리사』에서 꿀콩이라고 번역했던 그 음식말입니다. 거기에 깍둑썰기한 무가 들어가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빈정대는 것 맞고요 원래는 우무입니다. 이걸 무우의 오타로 보고 우를 탈락시킨 건지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 미쓰마메를 모르는 사람은 설탕절임한 무를 넣은 건가 착각하기 쉽지요.-_-;


p.121
애당초 나는 미국 드라마 <초원의 집>에 끌려 미국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이었습니다만, 막상 유학을 가보니 캐롤라인처럼 애플파이를 구워주는 여성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걸스 일가에 반해 미국에 왔습니다."하고 말했더니(중략)

인걸스가 아니라 잉걸스입니다. 하기야 일본어로 ん은 ㅁ, ㄴ, ㅇ에 다 해당되긴 하지요. 하하하.


p.138
(하카타 풍 닭고기 주먹밥 하단의 설명에)
*호쿠오카에서는 지금도 운동회나 소풍날에 자주 먹는 음식입니다.

후쿠오카 아닌가요.(먼산)


그래도 129쪽에 나오는 재즈 관련 에피소드는 좋았습니다. 마일즈의 음악을 듣고 재즈 가게 주인에게 확인하고 말이 통하게 되었는데, 그 주인장에게 '당신의 베스트 재즈 앨범 10장을 골라달라'고 해서 사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방법도 재미있군요.
이런 에피소드는 무라카미 하루키하고 닮았다고 느낀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야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에서도 재즈 음반-여기는 CD가 아니라 LP지만-은 빠지지 않으니까요.



가볍게 책을 읽고 싶으시다면 나쁘지 않지만 기대는 하지 마세요. 무엇보다 이 책에 실망한 것은 출판사가 디자인하우스라는 것도 한 몫합니다. 좋아하는 출판사에서 이런 점검도 하지 않았고 내다니. 하하하....



유키마사 리카. 『저녁 7시, 나의 집밥』, 염혜은 옮김, 이나영 그림. 디자인하우스,2014, 15000원.

그러니까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전부 시리즈』는 오레키가 제일 귀엽습니다. 두 오레키 모두 말이지요. 흑막 오레키와 흑말 호레키. 왜 흑말이냐 하면 말처럼 일하는 오레키니까요.(...) 말처럼 끌려다니는 오레키. 하하하. 오레키 호타로의 이미지는 그렇습니다.

엊그제 도착한 『쿠드랴프카의 차례』를 읽다가 위화감을 느끼고 왜인가 생각했는데 바로 떠올랐습니다. 시리즈 첫 번째 권인 『빙과』는 제대로 보았는데, 그 다음권『바보의 엔드 크레디트』는 안 읽은 겁니다. 두 권 한 번에 사놓고는 첫 번째만 읽고 두 번째는 읽는 걸 잊은 채 G에게 넘긴 겁니다. 그 사이에 책이 잠시 대출 나갔다 왔거든요. 그러니 까맣게 잊고 있었지.

책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애니메이션하고 비교가 되는데 세 번째 책을 보면서는 애니메이션이 잘 만들기는 했으나 소설과는 다른 맛이다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소설의 분위기와 애니메이션의 분위기가 다릅니다. 소설은 그야말로 학교에서의 짤막한 사건을 보여주는데 비해 애니메이션은 상당히 길고 섬세하며 미묘하면서도 아픈 이야기를 잡아냅니다. 그러니까 각 이야기 사이사이에 있는 뒷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이 다 끌고 나오는 느낌입니다. 사이를 잘 채웠지요. 하지만 그 사이에 채운 것들이 오히려 이야기 전체를 감상하는 데는 방해 요소가 됩니다. 애니메이션 전체 이야기 중에서 『쿠드랴프카의 차례』를 다룬 편들은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블루레이를 구입한다 해도 이 편은 빼고 할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소설은 다릅니다.

소설판은 고전부 부원들이 돌아가며 주인공이 됩니다. 돌아가며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봅니다. 어떤 때는 관찰자, 어떤 때는 주인공이로군요. 그렇게 돌아가며 사건을 구경하는데 중간중간 폭소가 터집니다. 아, 정말 귀엽더라니까요. 거기에 몇몇 인물들은 여기서 제대로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후반부의 사건에서 등장하는 주몬지 카호도 여기서 먼저 나왔더군요.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그 아가 이 아인지 몰랐습니다.
거기에 문집 판매 대금이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문제 등등도 여기서 상세히 다루고 있고요.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였던 『저녁에는 송장이』와 관련된 마야카의 이야기도 무난하게 넘어갑니다. 거기서 나오는 고양이 캐릭터가 뭔가 했는데 여기서도 상세히 다루고 있네요.

다시 말해 소설을 먼저 읽고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 사이사이의 이야기를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감탄했을 텐데,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고 소설을 보고 있노라니 애니메이션이 채운 이야기들이 너무 무겁게 느껴집니다. 빡빡하게, 쉴틈 없이 보여준다고 해야하나. 하기야 그게 교토 애니메이션의 장점이자 단점일지도 모릅니다.




344쪽.
호타로와 사토시의 대화 중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미싱 링을 발견한 거야?"
 미시건 뭐?
"미싱 링. 잃어버린 고리. '십문자'에게 피해를 당한 각 동아리에 숨은 연관성이라도 발견했느냐고 묻는 거야."

혹시 이것도 쿠드랴프카의 차례에 따라 생략된 걸까요.
...
말장난 적고 보니 이해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기도...(먼산)



요네자와 호노부. 『쿠드랴프카의 차례』, 권영주 옮김. 엘릭시르(문학동네), 2014, 14000원.


그러고 보면 애니메이션과 번역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녁에는 송장이』도 먼저 방영한 애니플러스 애니메이션에서는 『저녁에는 몸으로』라고 번역했지요. 앞뒤 정황을 봐서는 소설의 번역이 맞을 거라고 봅니다. 제행무상-원효대사의 해골물과 같은 개념을 다룬 이야기니까 송장. 아마도..;
다나카 요시키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딱 잘라서 말하건데 싫어하는 쪽입니다. 하지만 제게 『은하영웅전설』이 어떤 영향을 끼쳤냐고 묻는다면 대답도 못할 겁니다. 측정 불가 수준이거든요. 그 즈음 이런 저런 책들을 상당히 많이 보았지만 『은영전』의 영향력은 아주 높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제 친구들도 같은 대답을 할 테고요.
그런데 왜 다나카 요시키를 싫어하느냐.
...
『창룡전』 완결 내주세요. 『아루스란 전기』 2부는 나오긴 하는건가요? 도대체 『은영전』말고 다른 작품은 완결을 왜 안 내주는 겁니까? 현기증 난단 말예요! ;ㅁ; 죽기 전에 『창룡전』완결 보고 싶어요. 엉엉엉엉엉.

그런 이유로 다나카 요시키는 좋아하지 않는 쪽입니다. 아마 제 친구들은 완결나지 않은 작품 때문이 아니라 어린애 라인하르트라든지 키르히아이스에 대한 처분이라든지, 로이엔탈에 대한 연민이라든지, 양웬리에 대한 애정 등등으로 화가 나 있을 겁니다. 좋게 말해 화가 난 것이지 강하게 말하면 빡친 거죠.ㄱ-;
(물론 『창룡전』의 내용도 이미 산으로 가고 있어 수습이 불가능한 수준이란 건 압니다만.;)

그럴진대 『일곱 도시 이야기』를 읽고서는 눈물을 흘리며 이에 대한 면책 특권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창룡전』 완결은 천천히 보아도 되어요. 『은영전』에 대한 자기 캐릭터 패러디, 오마쥬를 써낸 시점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네 번이나 다시 읽었으니 말입니다. 역자 후기에도살짝 언급되지만, 정말로 『일곱 도시 이야기』는 『은영전』팬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물론 100% 그런 이유에서 쓴 것은 아닐 겁니다. 초반부에 『은영전』에 대한 비판을 방어하기 위한 설정이 등장하니까요. 그걸 보면 외려 『은영전』에 대한 비판을 보고 그걸 만회하기 위한 자기 만족 소설을 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라 확실하진 않지만 『은영전』은 원래 3권 완결 예정이었답니다. 그러던 것이 편집부의 압박으로 이야기가 길어졌다던가요. 일본에서는 흔히 있는 이야기인 모양이지만 3권으로 완결된 『은영전』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대강 궁금증은 풀립니다. 연작 소설에 가깝게, 총 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보고 있노라면 더 있으면 좋고, 더 없어도 만족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 좋습니다. 뒷 이야기가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완결성을 가집니다. 약간의 아쉬움은 남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만족감이 드는 겁니다.
...
꼭 과식을 피하기 위한 소식 습관 들이기 같군요.


앞의 설명이 길었는데 요약하면 그런 겁니다.
『은영전』 팬이라면 볼만 합니다. 『은영전』 팬이 아니더라도 볼만 합니다. 솔직히 도시의 관계성보다는 인물의 캐릭터성이 더 중요한 소설입니다.



대전도라고 하나요. 지구의 자기장 축이 원인 모르게 뒤틀리면서 지구는 물바다가 되고 대륙이 이동합니다. 그 와중에 인구는 200만명까지 줄어듭니다. 지구의 인구는 그랬지만 달에 살고 있었던 고위층들은 살아 남아 지구의 사람들을 압박합니다. 그에 저항해보았지만 무적의 항공방위시스템이 작동해서 소용 없습니다. 어떻게든 하늘을 나는 탈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셔틀을 만드는 족족 다 방위시스템에 의해 파괴가 됩니다. 지상 500미터 이상으로 날아오르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지구상에 남은 일곱 도시들은 서로를 견제하며 각각의 특성을 살려 살아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독재자가 등장할 뻔한 어느 도시의 상황에서 시작이 됩니다.

각 도시는 서로를 견제하고 있기 때문에 군대를 가지고 있지만 그걸로 다른 곳을 침략하려는 생각은 하지 못합니다. 자칫하다가는 다른 도시들이 이쪽의 뒤통수를 칠 수 있으니까요. 그런 균형을 깨트리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또 마침 몇몇 도시에서는 비슷한 나이 대의 특출난 군사적 재능을 가진 비뚤어진 인간들이 있지 뭡니까. 결국 역자 후기에서 말하는 대로 ***와 ****과 ***가 ******의 중재를 통해 ***의 지략으로 협동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물론 역자 후기에서는 셋만 언급했지만 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하하하.-ㅂ-;


결국에는 도서관에서 빌려 네 번 읽고는 못참아서 새로 한 권 샀습니다. 크흑.;ㅂ; 2011년에 나온 책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하기야 나온 건 알았지만 다나카 요시키의 책이라서 손대지 않았지. 그런 거지요. 왜냐하면 도서관에서 빌려 오고서도 보름 넘게 손을 대지 않았거든요. 그랬던 걸 후회하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리하여 2014년 결산 때 올해의 소설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ㅂ-;



다나카 요시키. 『일곱 도시 이야기』, 손진성 옮김. 비채, 2011, 11000원.

제목만 두고 보면 세노 갓파의 책과 닮았습니다. 세노 갓파의 책도 저명인, 유명인들의 작업실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으니까요. 취향만 놓고 보면 세노 갓파의 책이 더 잘 맞는데, 그렇다고 이 책이 별로라는 것은 아닙니다. 나쁘진 않은데 몇 가지가 걸릴 뿐입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는 여러 미술가나 건축가, 그 외 유명한 예술계 사람들의 집을 자주 방문합니다. 그 때마다 기자도, 사진작가도 매번 다르고요. 글의 분량이나 내용도 매번 다릅니다. 특집 기사일 때도 있고, 집중 탐방일 때도 있고, 짧은 꼭지에 가까운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런 글들을 하나로 모아 엮은 책이 이 책입니다. 그 때문에 글 투가 조금씩 차이가 나고 분량도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읽다보면 어떤 글은 지독하게 싫은 반면 어떤 글은 마음에 들어 몇 번이고 돌려 보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한 번 쯤 봐도 괜찮겠다 하는 건 워낙 다양한 사람들의 작업실이 있다보니 그 중 하나 정도는 모델로 삼을법 하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작업실이 마음에 들 때도 있고 글이나 하는 일이 마음에 들 때도 있습니다.

하는 일이 마음에 들었던 꼭지는 「궁중채화 장인 황수로」입니다. 딱히 연꽃이 맨 처음 사진에 등장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그 옛날 힘들여 만든 조화, 채화의 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대단해 보여서입니다. 꽃잎 한 장 만들기 위해 1년이 걸리기도 하는데, 그 노력과 시간이 대단해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쓰임이 적으니 맥이 끊기기 일보 직전이지요.
채화라는 것은 처음 들었지만 아주 낯선 것만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연등회의 연꽃도 채화의 일종이니까요. 여기서 다룬 것처럼 비단을 이용한 것은 아니지만 종이로 만든 가짜꽃입니다. 어렸을 때 가끔 연잎을 말았던 지라 기억합니다. 연등 하나 만드는데는 정말 엄청난 노고가 들어가더군요. 만약 절에서 하는 연등회라고 하면, 그 수 많은 연등을 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야 했습니다. 과거형인 것은 지금은 거의 찍어낸 것을 걸어 놓기 때문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최근 연꽃 등들은 거의가 공장제더군요.


밀로드-「가구 디자이너 유정민」-의 작업실도 작업실 자체보다 거기서 만들어 내는 가구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한 때 소목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 만큼, 나무로 만든 가구들이 끌리더군요. 게다가 허리가 안 좋으니 앉았을 때 편한 의자가 참으로 반갑습니다.-ㅁ-;


사람 사는 집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작업실은 「도예가 신상호」의 집입니다. 재미있게 사는 집이라는 분위기가 팍팍 들더라고요. 테라스 공간은 그야말로 들창인데, 바깥으로 나온 그 공간이 좀 익숙하다 싶었더니만 모 소설에서 나온 올리브 빛 저택이 떠오릅니다. 6인용이었나, 테이블을 놓고 둘러 앉아 맛있는 것을 나눠먹는 그 집 말입니다. 아니면 씨벨트였나? 캘리포니아 어드메에 어느 유명한 건축가가 만들었다는 프로젝트 집도 떠오릅니다. 썬룸-일광욕실이 바다를 바라보는 형태로, 다른 공간보다 한 단 낮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그런 공간과도 닮았고요.
저라면 소파가 아니라 앉아 있을 공간을 내었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만들어 놓으면 아마 공간에서 못 빠져 나올 겁니다. 코타츠가 아니라 일광욕실의 매력에 홀딱 빠져서 나른한 고양이처럼 그 위를 굴러다니겠지요.


「화가 장원실」의 그림은 하나쯤 집에 걸어 놓고 싶습니다. 물론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 보는 것은 느낌이 굉장히 다르겠지만, 바랜듯 보이는 그림이 은근히 가슴을 칩니다.


「화가 서용」의 돈황 석굴 벽화는 친구 K가 보면 홀딱 반할 것 같더군요. 다만 돈황과 둔황을 섞어 적었던데 하나로 통일을 해주지. 이건 편집 실수가 아닌가 합니다. 손이 가기도 많이 가거니와 재료 자체도 구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수입은 어떻게 하는 거지.ㄱ-;


하여간 보고 있노라면 열심히, 치열하게, 꾸준히, 묵묵히 작업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절로 떠오릅니다. 그런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기사를 썼겠지만 읽고 나니 왠지 저도 가슴이 뜨겁습니다.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나 둘 꺼내서 다시 잘 털어 저도 언젠가 저런 작업실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 해야겠지요.

정진하겠습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작업실, 구경: 엿보고 싶은 작가들을 25개 공간』, 2013, 15000원.


가격을 보고 나니 참.....; 이 두꺼운 책에, 이 종이질에, 이 컬러 화보까지 담고 1만 5천원이군요. 소설책의 정가를 떠올리니 서글픕니다. 흑흑;
BL 리뷰입니다.-ㅂ-;

어쩌다보니 최근에 아기들이 등장하는 BL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아기들이 등장하는 소설은 힐링계, 달달한 종류의 (조련) 소설이 됩니다. 누가 누구에게 조련을 당하는지는 묻지 말자고요.;

『Only My Brother』도 어쩌다보니 나이가 다섯짤이 되어 "징짜여?"라는 혀짧은 소리를 남발하게 된 티온이 있었고,조아라에서 꼬박꼬박 챙겨보는 『루시온』도 정신이 들어보니 이제 겨우 서너살 되었을 꼬마가 되었다는 상황입니다. 여기도 주변 사람들이 이 상황을 즐기는지라, 공룡과 병아리 등등의 귀여운 옷들을 번갈아 입히더군요. 이 두 이야기는 어른이었다가 모종의 사유로 어려져서 몸의 정신연령대에 맞는 귀여운 짓을 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참 귀엽지요. 후후후후.

조아라에서 연재되다가 전자책으로 출간된 『푸른 파랑새』나 K에게서 빌려 본 『무릎 위의 아기님』은 조금 다릅니다. 『푸른 파랑새』는 한 번 죽었다가 정신이 들어보니 다시 태어나 아기가 되었다는 내용이고, 앞부분 전개는 대부분 아직 아기새인 푸름이를 키우는 율리시스의 고생담이 대부분입니다. 돌이 지나고 나서 일이 풀려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하여간 그런 겁니다. 『무릎 위의 아기님』은 아직 상권 밖에 나오질 않았는데, 이건 아직 반려를 맞이하지 못해 성인이 되지 못한 스무살 짜리 신수가, 어쩌다가 외모에 홀랑 반하여 어린 모습 그대로 황제에게 습득된 다음의 이야기가 주요 내용입니다. 아마 하권에서는 본격적으로 달달달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 이미 상권만으로도 포복절도하고 손발이 오그라 들었습니다.


일단 리뷰는 『푸른 파랑새』부터.
이건 조아라에서 연재되던 작품이라 초반부는 대강 알고 있었습니다. 앞서 개인지를 구입한 『파마낙심의 보물』이나, 동화풍으로 좋아해마지 않는 『마법 수프』와 같은 tropicalarmpit님이 그 비슷한 시기에 쓰신 작품이었지요. 가만있자, 작년 말 쯤에 뭔가 또 완결 내셨던 것 같은데..ㄱ-;
하여간 『푸른 파랑새』는 등장인물 설정부터가 범상치 않습니다. 주인공은 김 율리시스고, 그 주변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것이 홍 마고나 박 세요나파, 박 귀욘바그 등등이 있습니다. 세계를 다스리는 것은 왕이고, 왕은 기린이 선택합니다. 현재는 네 명의 왕이 있는데 호랑이, 삼족오, 거북 등의 종족을 다스립니다. 어, 하나가 뭐더라.; 등장이 드물어서 그새 잊었습니다?; 순서상 용 같은데..?;
김 율리시스는 삼족오 일족으로, 왕은 아니지만 왕보다 셉니다. 삼족오를 포함한 일족들은 모두 인연의 끈이 이어진 반려가 하나씩 있는데, 율리시스는 어쩌다보니 아주 뒤늦게 반려를 얻어 알부터 키웁니다. 애지중지 하며 태어난 반려는 아직 아기인지라, 초반에는 할줄 아는 말이 뺙! 정도입니다. 원래 까마귀는 뺙보다는 까악에 가깝겠지만 그런 사소한 부분은 넘어갑니다.
주요 내용은 율리시스의 성격이 얼마나 더러우며, 그래서 왜 "이제야 반려를 키우고 있는가?"에 대한 여러 뒷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자기 성질을 못 이겨 벌여 놓은 여러 사건들에 대한 뒷수습을 하다가 어떻게 되었는가입니다. 그러니까 젊은 혈기에, 제 잘난 멋에 멋대로 하고 살다가 뒤늦게 어린 반려를 키우며 그 뒷수습을 하는 이야기라고 요약해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일단 각 왕들이 사는 지역이 그렇다보니 찰진 사투리가 등장하는데, 판타지 소설에 사투리 등장하는 건 아주 드물게 보았습니다. 저야 사투리를 쓰지 않으니 이게 얼마나 제대로 된 사투리인지는 잘 모르지만..;

(엊그제 B님이랑 대화하다가 북부 지역별 사투리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ㄱ- 하기야 안동과 부산 사투리도 굉장히 다를진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요.;)


하여간 판타지 배경이기는 하나 이것 저것 설화를 섞어 만든 이야기이고, 기린이 등장한다는 시점에서 앰버연대기나 십이국기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물론 떠오르기만 하고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밝혀둡니다. 기린이 기린기린운다는거나 왕을 너무 사랑해서 그 앞에서 엉덩춤을 추고 프로펠러 돌리듯 소꼬리 닮은 그 꼬리를 휘젓는다는 것은 이미 다른 이야기를 넘어선 부분이니까요. 아, 기린 참..ㅠ_ㅠ;



『무릎 위의 아기님』은 어느 폭군이 주인공입니다. 이복형제들을 참살하고 왕위에 오른 황제는 말수가 매우 적습니다. 말하는 것을 굉장히 피곤하게 여기는데, 그런 왕인데다가 여색이 무언가 싶을 정도로 멀리하는 인물이다보니 아예 황가의 여러 친척 중에서 몇을 골라 황위계승을 위한 밑작업을 하고 있는 정도지요. 관심 두고 있는 것은 검이나 사냥이나 정치 정도였던 이 황제가 어느 날 아기를 주워옵니다. 아장아장 걷는 정도의 굉장히 작은 아기는 황제궁 근처의 다른 별궁에 머무르게 되는데, 하는 짓이 참 귀엽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라고는 캥! 하고 뺙! 뿐이고요.
황제는 이 아기의 정체를 대강 짐작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아기가 실제로는 나이 스물의 건장한 청년 멘탈을 가지고 있다는 건 잘 모릅니다. 얼굴을 상당히 밝히는 아기님이신지라, 황제에게 홀딱 반해 이 궁에 눌러 앉았고, 황제를 반려로 찜했다는 사실도 잘 모릅니다. 말수없는 황제와 말을 못하는 아기이기 때문에 서로 눈빛으로 말을 주고 받는데, 아직 아기가 제대로 성인이 되지 못해서 대화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기니까 붓잡고 쓰는 것도 굉장히 서툽니다.

아기님과 황제가 하는 짓거리를 보고 있노라면 초장부터 책을 던져버리고 울부짖으며 침대에서 다리미를 찾게되는데..;.. 그래도 귀여우니 괜찮습니다. 뺙, 뺙 거리면서 황제에게 달라붙는 아기님을 보면 참, 귀엽다는 말 밖에 안나옵니다. 문제는 성인이 되었을 때인데, 몇 번 어른의 모습이 되었을 때 말하는 걸 보면 굉장히 세근이 든 말투입니다. 정체가 그러니 어쩔 수 없겠지요. 하아. 참 귀엽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소설이니까 가능한 것이지요. 엊그제 나가 놀면서도 그 생각했는데 현실세계의 아기들은 저렇게 정신연령이 높을리가 없으니 말도 잘 안 통하고, 말해도 안 듣고, 제멋대로 행동하니까요. 하하하.;ㅂ; 이런 소설에서는 아기의 모습이 상당히 귀엽기 때문에 일부러 마법 혹은 기타 등등의 상황으로 성인의 정신을 가지고 아기의 모습을 가지게 하는데, 그런 일은 실제 있을 수 없잖아요. 아무리 애어른이라고 해도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런 가상현실을 만들어 내는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한동안은 저 두 소설을 떠올리며 히죽히죽 웃고 있을 겁니다.


...
뺙!


『무릎 위의 아기님』
tropicalarmpit. 『푸른 파랑새』. B&M, 2013. 14000(종이책), 5200(전자책).


미미여사의 에도 방랑기라고 대강 줄여서 부르긴 합니다. 지난 도쿄 여행 목적 중 하나가 이 에도 산책의 길을 따라 걷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지금하고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를 겁니다. 그도 그런게 이 책이 나온 것은 90년대 중반입니다. 첫 기획이 94년이고 마지막이 97년입니다. 95년 12월의 황거 편을 보면 미미여사가 서른 다섯이라는데 지금 계산이 안됩니다. 그 당시 저는 뭘 하고 있었지요?; 미미여사가 데뷔하여 열심히 소설 쓰고 있을 그 당시 저는 일본문화를 막 접하기 시작...(거기까지)


하여간 이 기획은 1년에 두 번 나오는 모 잡지의 기획기사였답니다. 글을 쓰기 위해 어떤 프로젝트가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주신구라 이야기가 튀어나오면서 이 특집의 방향은 에도 기행으로 바뀝니다. 첫 번째 발걸음을 어디로 딛느냐에 따라 방향이 휙휙 바뀌는 거죠. 그러니까 만약 이게 "에도 시대의 먹거리를 간접 체험하기"라든지로 갔다면 아마 여러 시장통을 돌아다니며 관광하는..(거기까지)
흠흠. 하여간 첫 테이프를 잘 끊어야 하는 겁니다.

그리하여 1년에 두 번, 혹한과 혹서에 맞춰 돌아오는 이 꼭지는 에도 산책이란 주제를 달았습니다. 첫 글이 혹한을 뚫고 주신구라의 충신들이 어떤 길로 칼질(..)을 하러 갔다가 돌아왔는가에 대한 것이었는데, 후세인들은 막판에 다들 체력과 추위와 배고픔(!) 등에 문명의 이기-택시-를 사용한 모양이더군요. 도쿄의 폭서를 뚫고 걷기는 아마 쉽지 않았을 겁니다. 언젠가 8월에 아키하바라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늘어졌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그렇게 고생하고 나니 그 다음에는 조금 편한 걸로 가자 했을 텐데, 이번에는 조리돌리기 코스를 갑니다. 죄인이 사형당하기 전, 일반 시민에게 경고 비슷한 것을 주기 위해 한 바퀴 돌리면서 구경시키는 것이 조리돌리기입니다. 그 코스를 따라 이번에도 걷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폭서가 아니라 혹한입니다. 포근한 겨울이라 안심했는데 걷는 그 당일에는 갑자기 맹 추위가 몰려옵니다. 역시 가는 날이 장날이군요.

이렇게 두 번 도쿄를 걷고 나면 그 다음엔 휴양을 하고 싶어지지요. 그래서 핑계를 대며(!) 간 곳이 하코네. 독부 미유키가 에도를 탈출해 하코네에 갔다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그리고 하코네에서 유람을 한.. 것만은 아니군요. 옛 길을 따라 걷는 장면도 나옵니다. 역시 취재를 하다보면 유람만 하게 되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네 번째 편이, 이번에 제가 따라서 다녀온 황거 한 바퀴입니다. 저는 굉장히 간략화해서 한 바퀴만 돌고 끝났는데, 실제 들여다보면 주변의 공원이나 정원도 함께 다닌 모양입니다.

그렇게 에도 산책은 죽 이어집니다. 막판에는 현재 리조트로 이용되고 있다는 유배지도 소개되고요. 그러고 보니 제주도도 지금은 관광지에 휴양지지만 예전에는 유배지였지요? 귀양을 간 사람도 여럿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살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미미여사의 수필집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책은 북스피어의 박람강기 프로젝트 2권으로 나왔는데, 한국에 소개되기로는 아마 첫 수필일거예요. 거의 소설만 소개되었으니까요. 번역 문체가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소근소근, 조근조근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도쿄 여행을 가기 전에 읽으신다면 아마도 하나 쯤 정복(!)하고 싶으실 겁니다. 그러니 여행 전에 읽다가는 코스가 늘어날 위험이 있어 독서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미야베 미유키. 『미야베 미유키 에도 산책』,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2013, 15000원.


사실 제일 걷고 싶은 것은 후카가와의 7대 불가사의였습니다. 미미여사 에도 시리즈 첫 책이 이것이라 그랬는지도 모르지요. 『외딴집』은 그보다 뒤에 읽었다고 기억하고 말입니다. 하여간 그 때문에 더 뇌리에 깊게 남았는데, 문제는 후카가와를 그냥 한 두 시간만 돌아보고 나올 수 없었다는 겁니다.ㅠ_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후카가와 7대 불가사의를 돌고, 호쿠사이사보에 가서 잠시 쉬어가고 싶네요.
D님이 여행 다녀오시면서 12월 호 멜로디를 챙겨주셨습니다.ㅠ_ㅠ 이거 부록이 사이퍼 다이어리(2014 schedule book) 이었거든요. 살까 말까 하다가 고이 내려 놓았는데 이렇게 받았습니다.

받은 김에 요즘 연재되는 작품이 뭐가 있나 보았는데, 멜로디에는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나 작가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판매량이 어떨지는.ㄱ-;


표지는 요시나가 후미의 오오쿠였습니다. 


1.맨 앞은 히카와 쿄코의 작품이네요. 음, 일단 여기서는 국립국어원의 표기법은 무시합니다. 원래대로라면 히카와 교코.;


하여간 히카와 쿄코 작품은 오랜만에 봅니다. 가장 처음 보았던 것이 『바람의 저편』이었다고 기억하는데, 결말이 어땠는지 기억 안나네요. 하여간 이건 한국에는 안 들어오는 듯.


2. 이츠미 나츠키. (이번에도 표기법 무시ㅠ_ㅠ)
요즘 『꽃피는 청소년(번역제목: 카시카)』의 특별편이 나오더랍니다. 일단 완결난 뒤에 전권 구입하고 그 뒤의 처분을 생각할 생각이고요. 이 작가도 절단신공이 참...; 리렌도 좋고 루마티도 좋지만, 원래 취향은 무스타파 아니었던가.-ㅂ- 그러니까 표범쪽 말입니다.(...)


3.요시나가 후미의 『오오쿠』는 완결 나면 볼겁니다. 근데 이쪽은 좀 도쿠가와 집안의 역사나 족보를 알아야 더 재미있게 볼텐데 말입니다. 그런 게 자세히 나온 책이 있던가?;


4.아소 미코토의 『어떻게 좀 안될까요』
아. 엊그제 나온 신간 사왔는데 아직 안 봤다.;


5.타네무라 아리나도 아직 연재하는군요. 지금은 그림체가 조금 더 안정된 듯? 이전에는 조금 이상하다(과장되었다) 싶었는데 말입니다. 신사혁명이었나, 그 때는 눈이 지나치게 크고 그림이 조금 이상했다고 기억합니다.;


6.시미즈 레이코는 패스. 으윽; 이 분의 만화 전개는 대개 제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타입이라..T-T;


7.니시 케이코는 『남자의 일생』 때문에 관심을 두었는데, 여기도 연재하는군요.


8.오카노 레이코의 음양사. ... ..... OME. OTL


9.나리타 미나코의 『꽃보다도 꽃처럼』. 다음 권 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예요.;ㅁ;
그러고 보니 맨 앞의 인터뷰도, 쿄겐 모델이 된 노무라 만사이와 나리타 미나코의 대담이었지요. 이게 이번에 나온 애장판 『CIPHER』 7권에 실렸다는데 책을 사야하나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그렇다면 집에 있는 『CIPHER』 판본은 몇 종?; 소장판을 사지 않아서 다행인가.


10.야마구치 미유키는 왜 한국에 잘 번역이 안되는 건가요. 롯데도 다시 보고 싶은데, 이북으로 있나.ㄱ-;


11.파타리로는 아직도 연재중이었습니까?;


D님, 덕분에 재미있는 것 많이 보았습니다. 우후후후. 『꽃보다도 꽃처럼』 이번 편 보니, 괜히 앞 이야기 복기하고 싶군요.+ㅅ+
지난번에 앨리스 노블의 책 세 권을 구입했습니다.(관련글) 그 중 한 권인 니기나의 『감금』은 같은 상황을 여주인공의 입장에서 기술했고 Side B에 해당하는 『포로』가 있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다가 이번에 나온 것을 확인하고 집어 들었습니다.

일단 결말을 확인했는데, 이거 뭐임.....;

『감금』만 놓고 보면 남자주인공은 지독히 나쁜 놈인데다가, 이런 저런 설정이 이거 코가 윤의 옛 만화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포로』를 다 읽고, 마지막 장면까지 곰씹다보면 순간 반전됩니다. 이건 특정 만화제목을 대는 것 자체가 내용 폭로가 됩니다.

『감금』에서도 조금은 그런 분위기가 있었는데, 쌍둥이 남매로 호적에는 올라있지만 확인해보면 여주인공은 양녀입니다. 동갑이긴 해도 남주인공은 그 사실을 기억합니다. 자신의 쌍둥이 누나가 집에 왔을 때의 상황을요. 그리고 어머니는 처음에 양녀를 굉장히 아끼고 사랑하지만 애가 점차 자랄 수록 멀리하고 무시합니다. 어렸을 때는 소년처럼 키워졌던 여주인공은 자라면서 친어머니를 쏙 빼닮는데, 양모는 어렸을 때는 자신의 첫사랑(-_-)을 닮았지만 자라면서 그 첫사랑을 빼앗아간 여자의 모습이 보이는 걸 못참았던 겁니다. 그래서 무시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훼이크.
말했듯이 특정 만화제목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내용폭로가 됩니다.



자아. 결말을 확인했으니 조만간 다른 책과 함께 포장하여 보내겠습니다. 다음주 중 보내는 것이 목표예요.;ㅂ;
읽은 것 같다 했더니 2판이군요. 1판은 1996년에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이거 집에 있는 책 같아요.

하여간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보다 수필이 훨씬 더 잘 맞는다고 생각을 했고, 이 책이 도쿄여행 전 마지막으로 읽은 책입니다. 이번 여행은 수하물 무게 제한이 무서워서 다른 책은 하나도 안 챙겨갔고, 거의 전자책만 보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담아갈 걸 그랬나 조금 후회도 했는데 비행시간이 짧으니까 제대로 못보았을 수도 있고요. 애니메이션이 없어서 대신 일기는 그간 열심히 다 썼습니다. 3일간의 일기가 6장 정도던가? 하루에 2장씩이라면 얼추 맞네요.

『슬픈 외국어』는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의 기록입니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오지요. 지금의 미국하고는 상당히 분위기가 다르지만 그건 제가 알고 있는 미국이 언론에서 보이는 모습이기 때문일 겁니다. 직접 부딪치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지요. 그래서 책 속의 미국이 더 생생한지도 모릅니다. 90년대 후반, 경기침체에 들어간 미국의 모습, 그리고 거품이 꺼지기 직전의 일본이 같이 보이네요. 각 편 뒤에 짤막하게 이후에 덧붙인 글이 있는데, 그 글은 거품이 꺼진 뒤의 일본 이야기를 다룹니다. 확실히 거품경제시기의 일본은 미국에서 공적이었나 싶더군요.


이 책에서는 조깅이나 마라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틀째 황거를 돌면서 만난 마라토너들이 그냥 보이지 않았습니다. 묘하게 상황이 겹치는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오랜만에 다시 읽는 책이라 그런지 새로 나온 책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하하하하. 기억력이 나쁘다는 건 이럴 때 좋은 건가요.'ㅂ';


무라카미 하루키. 『이윽고 슬픈 외국어』, 김진욱 옮김. 2판, 문학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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