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책 두 권입니다.
『홈메이드 라이프』,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최근 이것저것 뒤적인 책이 많아서 리뷰가 밀렸습니다. 게다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두 권 더 있지.... 으헉.;ㅂ;


『홈메이드 라이프』는 읽다 보니 앞서 리뷰를 올린 『저녁 7시, 나의 집밥』(링크)과 분위기가 닮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먹어왔던 이런 저런 음식들에 대한 추억을 먼저 풀어 놓고 그 뒤에 만드는 방법을 적는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녁 7시, 나의 집밥』은 책 전체적인 흐름이 저자 본인의 시간적 흐름보다는 계절적 흐름에 가깝고, 『홈메이드 라이프』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음식들이 등장합니다.
몰리는 재혼인 아버지와 초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이복형제들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집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간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자라면서는 다른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다 도중에 진로를 완전히 바꾸고 그 덕분에 장차 남편이 될 남자친구를 만난 뒤에는 채식이 등장합니다. 그렇다보니 앞부분은 디저트, 후반부는 음식을 주로 다룹니다.
(그렇다보니 제가 베껴놓은 레시피도 거의가 앞부분 위주더군요.;)

책에 소개된 음식에 대한 추억들이 세세하고 맛있는데다가 레시피도 그럭저럭 자세합니다. 물론 이걸 따라 만들기에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할 거라 봅니다. 행간이 조금 비어있어요. 몇 가지는 만들어 보려고 따로 적어놓았는데 그 중 디저트가 아닌 것은 에드 프렛웰의 수프 하나네요. 이것도 채소가 듬뿍 들어간 수프라, 미네스트로네와 상당히 닮았습니다. 고기가 안 들어갔으니 마녀 수프에 가까울지도 모르지요.
아, 그러고 보니 감자 샐러드도 있네요. 버그(아버지)의 감자샐러드, 블루베리 라스베리 파운드케이크, 바나나빵, 쾨르아라크렘, 프렌치토스트, 크리스마스 쿠키 몇 종은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만.. 과연 언제쯤? 'ㅅ'

아마 T님이나 C님이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는 건축 관련 책하고 같이 리뷰를 올리려고 했는데, 그 책 읽는 속도가 느려서 이렇게 올리게 되었네요. 지금 읽는 것은 『유럽 문화사』라, 다 읽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고로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아마 일주일은 꼬박 걸릴거라 예상합니다...(먼산)

이 책은 셰어하우스라고 엘리 맥빌이나 프렌드 등의 미국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형태의 주거 방식을 소개합니다. 일본에서는 꽤 많이 퍼진 모양인데 한국은 아직 도입단계에 가깝습니다. 이런 독특한 형태의 주가 방식이 있다고 소개한 걸 모 잡지에서 최근에 보았거든요. 한국에서도 저변이 넓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보류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브 컬쳐 분야에 있어서는..(응?)

하숙과는 다른 개념인게, 하숙은 방이 별도로 있고 집주인이 식사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숙인은 집주인 의존적인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는 세입자들이 적극적으로 공용 공간을 공유하며 삶을 공유(셰어)합니다. 개인공간은 침범하지 않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하며 공용공간에 대한 청소, 식사문제 등 집을 관리하는 문제는 공동으로 대처하고 일을 나눕니다. 그러니까 같은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 사는 방식이라 보아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사실 적다보니 제일 먼저 떠오른 셰어하우스의 사례는 셜록 홈즈와 왓슨이군요. 특히 BBC 버전은 그야말로 셰어하우스.....; 뭐, 서양에서는 주로 플랫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지만 말입니다.

한국에서도 소극적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없진 않을 겁니다. 셰어하우스라고 하기보다는 앞서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룸메이트를 구하지요. 방이 둘 딸린 전세집을 구한 뒤 방 하나를 다른 룸메이트에게 월세로 주는 형태가 되기도 하고, 큰 방 하나를 나눠서 같이 쓰기도 하고요. 이런 경우는 주거 비용을 줄이는 것이 제1목적일겁니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는 취미나 활동을 공유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일본에서 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기도 하고요. 외국어 공부를 위한 셰어하우스는 입주 규칙이나 생활 규칙이 더 까다고운 것 같고요.

공동 육아를 위한 셰어하우스도 가끔 보긴 합니다. 파주였나, 하여간 경기도 어드메에는 셰어하우스보다는 집합주택에 가까운 형태로 공동 육아, 생활을 위한 공간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아예 주방과 거실을 공유하는 다세대 셰어하우스의 사례가 있더군요. 여러 가구가 거주한다는 의미의 다세대가 아니라 어린 아기부터 아이들, 미혼 청년, 부부, 노인 등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이 거주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예전의 대가족 제도와도 비슷한 효과를 내겠지요.


셰어하우스를 하기 전에 어떤 형태의 생활 공유가 자신과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체크 항목도 있고, 셰어하우스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꽤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장점 중에서는 삶이 간촐해진다는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짐정리에는 공간이 좁은 것이 최적이지요.ㄱ-; 살림을 확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더랍니다. 셰어하우스가 아니라 하숙이나 전세, 월세를 구할 때 필요한 조건들도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도움이 됩니다. 독립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구입하거나 독립을 앞둔 올해 말쯤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ㅅ+
(이러다가 독립 못하면 그것도 나름 골치가..-_-)



몰리 와이젠버그.『홈메이드 라이프』, 박찬원 옮김. 앨리스, 2013, 15000원.
니시카와 아쓰코.『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배가혜 옮김. 푸른지식, 2014,13800원


『홈메이드 라이프』에는 몇 군데 오타나 오기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판형이 크다는 것도 단점에 해당되겠지요. 조리법이 나온 책은 펼쳐놓고 보면서 하기 마련인데,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 참고하며 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건 좀 아쉽고, 115쪽에 설탕이 두 번 등장한다는 점-뒤쪽의 설탕은 소금의 오기일 겁니다-, 241쪽의 식상-식성의 오기-는 여기 적어둡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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