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예약을 해야한다지만 시간이 없다고 박박 우기고 시술을 받았습니다. 레이저 시술이라니까 뭔가 있어 보이지만 실상 점과 기타 등등의 잡티을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시간이 없다고 했으니 마취연고를 오래 바르고 있을 수도 없고, 그냥 잠깐 바르고 있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바르러온 간호사(인지 간호조무사인지는 알 수 없음)가 얼굴 전체적으로 시술을 해야하니 어떻게 발라야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하다 말하면서 큰 것만 바르고 나머진 참는게 어떠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군요. 별 생각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러자고 했지요.
그러나 잠시 뒤, 시술에 들어가서는 아무말도 못하고 눈물만 줄줄 흘렸습니다. 살 아래 바로 뼈가 있는 이마는 괜찮은데 눈 주변에 레이저가 닿자 진짜 차마 그만두라고 말도 못하고 아파서 눈물만 줄줄 빼고 있었습니다. 그야, 지금 상태에서 아파요!라고 SOS를 치는 것은 안될 것 같고-게다가 가다가 중지곳하면 아니감만 못하리라는 성현의 말씀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까. 그러니 아파도 참자, 아파도 참자, 아파도 참자라고 되뇌이면서 끝까지 버텼습니다. 그래도 눈물이 주룩주룩나니 눈 주변에 더 손을 대야하지만 이정도로라면서 멈췄습니다. 그리고는 끝난지 2시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상처가 쓰라려서 부들부들 떨고 있습니다. 같이 간 분은 "그렇게 아파? 난 눈만 깜짝깜짝 하길래 그렇게 아픈줄은 몰랐지"라는데 정말로 입에서 화염 브레스가 튀어나갈 수준이었다니까요.
어쨌건 한 동안은 세수도 못하고 집에 고이 박혀 있어야 하는데 이 핑계를 대고 구정을 쨀까 살짝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는데, 계속 가서 결혼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긴 들고요. 뭐.. 한 마디고 말하면 가기싫은거죠. 그래도 내일은 만두 빚으러 가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훌쩍)
아아. 제목으로 돌아와서, 아프다고 말했다면 멈췄을거라면서 간호사 아줌마(-_-)가 말하는데 심통이 나서 쏘아붙이고 싶은 걸 참았습니다. 그거 아프다고 어떻게 말해요! 라고 생각하다보니 착한 아이 컴플렉스가 도진거였군요. 치과에 가서 "아픈 것 잘 참았다. 훌륭하네~"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이 듣고 싶어서 아픈 것을 꾸욱 참는 첫째병말이죠. 왜 첫째들은 아파도 아픈척 잘 못하고, 참는게 대세라는 생각을 종종 가지지 않습니까. 저만 그런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