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슈사쿠, <회상>, 시아출판사, 2004

원제가 IKI JOZU SHINI JOZU라고 되어 있군요. 잘 살고 잘 죽기 정도의 의미일까요. JOZU=じょうず(能手)일테니 단순하게 "잘"이라고 해석하기는 의미 전달이 확실하게 되지 않습니다. 그냥 마음으로 이해하세요.(먼산)

어제 다시 꺼내 읽으면서 마음에 와 박힌 단어가 선마였습니다.

내가 베푸는 선행이나 사랑이 상대방에게는 매우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다. 상대방에게는 달갑지 않은 친절일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자신의 사랑이나 선의 감정에 눈멀어 자기만족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사람을 일컬어 '선마'라고 한다.
(p. 26)

뒤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자신이 좋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행위를 상대방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무조건 밀어붙이는 여성을 종종 볼 수 있다고요. 비단 여자뿐만 아닙니다. 스토커는 남자도 있지요. 남자 스토커들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라며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예를 볼 수 있습니다. 주변에 그런 케이스가 하나 있어서요.

악마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선마도 되면 안되겠지요. 당연합니다. 어느 쪽이건간에 민폐에 상대방에 대한 무배려, 피해가 따라 붙으니까요.

장태호,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방문했습니다>, 종이심장, 2006

여행책(혹은 포스트)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키르난 기준)

1. 기행문은 대리만족이다. 책으로 대신 체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ex> 한비야씨의 책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행문들
2. 아무리해도 저런 여행은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ex> 오지 체험기, 배낭여행기 중 일부, 자전거 여행기 등.
3. 괜히 봤다. 적금을 깨고 싶어진다.
ex> 도쿄 기행 중 일부, 사진만으로도 사람을 흔드는 무서운 책들

최근의 여행책들은 사진 위주, 거기에 약간의 글을 덧붙여 내놓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오르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대개는 1번이거나 0.5번쯤 되는 "괜히 읽었다. 돈과 시간이 아깝다"라는 수준입니다.

어쩌다보니 한 달 정도 꾸준히 여행관련 책들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가장 나중으로 제쳐놓았던 이 책은 이 중 3번에 해당됩니다. 3번에 해당되는 책들이 거의 일본여행이나 관련 포스트들인데 이것은 일반적인 여행지가 아닌 아주 독특한, 아프리카를 무대로 하는 책입니다. 정확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지요.

사진도 멋지지만 글도 아기자기합니다. 에스키모 중에서 종종 발견되는 글타입인데 읽기 편하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말투입니다.(글쓴이가 한국사람인데 왜 에스키모 언급을 하시냐 하면 웃지요.)
특히 남아공에서 만날 수 있다는 농장체험은 보는 사람의 속을 흔들다 못해 왕복 항공권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러 달려가게 만듭니다. 생각만 하고 기억의 저편으로 묻어두었던 남아공의 블루트레인조차 지름의 불씨를 살리게 만듭니다. 본문에는 블루트레인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지름의 충동을 불러 일으킵니다. 거기에 여행 기간도 며칠이 아니라 적어도 한 달, 길게는 몇 년으로 잡게 만드는군요. 지금이라도 당장에 짐 싸들고 (그렇게 영어를 싫어함에도) 남아공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고 싶습니다.

저 못지 않게 여행책을 많이 들여다본 가크란도 이 책이 최근 몇 달 간 본 여행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라는데 동의했습니다. 그러니 저는 지금부터 적금들러갑니다. 언제쯤 갈 수 있을까요?

포인트가 그렇게 잔뜩 쌓인 이유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9월 중순 Cafe Sweets, MOE 구입.(오프라인)
같은 날 UGUF의 도쿄탐험, 파리의 보물창고, 캐나다의 보물창고, 두나's 런던놀이, 일능 3급(이건 부탁 받은 것) 수험서 구입.

다음날 김서령의 가(家), 키리하라가의 사람들 1-4, 음양사 별전 구입. 이중에서 키리하라와 음양사 별전은 삽질이었습니다. 그 자세한 내막은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로 남겨둡니다.

그리고 엊그제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의 정원, 비밀의 계단, 높은 산의 모험(뒤의 두 권은 찔레꽃 덤불=브렘블리 헷지 시리즈) 구입.

어제 교보문고에 가서 MOE와 Mama's cafe 2를 구입했습니다. 1은 몇 개월 전, 책이 교보에 들어왔을 때 구입했고요. 구입하면서 포인트가 25000점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누적 19권. 20만원은 안 넘었을 것 같은데 ............ 다 계산하니 20만원에서 1150원이 모자랍니다. 하하하; 그리고 어제 그 포인트를 이용, 14000원의 책 한 권을 구입했습니다. 한 달 동안 구입한 책이 총 20권이군요. 읽기는 다 읽었으니 다행입니다.(삐질;)
윌리엄 더프티, 슈거 블루스 - 설탕,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독, 북라인

한참을 고민하다가 집어든 책입니다. 보고 싶은 마음 반, 보고 나면 설탕 섭취를 못할테니 차라리 안 보는 것이 낫다는 생각 반. 그러다가 결심을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저자의 이야기입니다. 더프티씨가 어떻게 글로리아 스완슨과 만나게 되었고 어떻게 설탕을 끊었으며 그 뒤 어떤 효과가 나타났는가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보고 있자면 절로 설탕을 멀리하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그 뒤엔 주르르르르르르르륵 설탕의 해악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세상 모든 정신병은 설탕이 원인이고, 사람의 몸이 기력을 잃는 것도 설탕 때문이며 여자들이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것도 설탕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악의 근원인 설탕이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채 인류 사회에 존재하는 것은 설탕이 가져다주는 돈을 사랑한 국가(19세기 이전)와 농장주(사탕수수농장)와 기업(설탕공장)들의 로비 덕분입니다.

써놓고 보니 음모론이군요. 지금 40% 가량을 남겨 두고 있지만 뒷장에 등장하는 무설탕 음식 만들기는 미리 보았습니다. 도대체 설탕을 빼면 무엇을 먹으란 말인가란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하지만 의외로 먹을게 많습니다. 설탕은 모든 미네랄과 영양소를 제외하고 만든 물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 미네랄과 비타민이 들어 있는 천연의 사탕수수즙이라든지 꿀 정도는 허용이 됩니다. 문제는 이런 단 것에 익숙해지면 설탕에 손댈 수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피하라는 것이지요.





이런 이유로 현재 밀가루, 설탕 금식 중입니다. 음하하; 하지만 설탕 금식은 정말 어렵습니다. 아침에 간식으로 어떤 것을 챙겨갈까 생각하며 편의점의 판매대를 떠올렸는데 흰 우유 말고는 먹을게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국 내일부터라도 고구마 슬라이스를 싸가지고 다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설탕 금식의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
미야베 미유키는 이름만 많이 들어보고 정작 소설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해서는 그 전부터 알고 있었지요. 바로 그남자 그여자 후기에서 츠다씨가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던 소설이 이겁니다. 그 때문에 책이 들어오기 전부터 두근거리면서 기다리고 있었고요. 정작 책이 온 다음에는 다른 의미로 뒤통수를 맞았지만...

역자는 양억관씨. 대체적으로 읽기 무난한, 편한 편입니다. 하지만 그 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번역 하셨답니까. 총 3권, 거기에 권당 500페이지가 넘습니다. 총 1600페이지를 넘어갑니다. 분량은 이리 많아서 처음에 손이 안 가니 문제지 읽기 시작하면 속도가 마구 붙어서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아침 출근 때부터 읽기 시작해서 퇴근하기 전 1권 독파 완료. 그 뒤 2-3권은 마구 속도를 내서 지금 방금 막 읽기를 끝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집에 들어온 다음에는 샤워하는데 걸린 시간과 홍염 7권을 다시 훑어 보는데 걸린 1시간 남짓한 시간 외엔 내내 이것만 붙들고 있었군요.
(헉.; 진짜 빨리 읽었구나.;;;)


어느 책에선가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맨 마지막의 딱 한 장면, 그 장면을 위해서 자기는 이 소설을 썼다고요.* 그 못지 않게 이 책도 맨 마지막의 그 장면을 위해 썼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은 다 전주곡, 그리고 클라이막스는 딱 거기입니다. 앞 부분 읽을 때까지는 책 제목에 대해서도 신경쓰고 있지 않다가 클라이막스의 카운트 다운 들어가면서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건가라고요.

길지만 길지 않게 느껴지는 멋진 책입니다. 하지만 재미있냐라고 물으시면 고개를 갸웃할겁니다. 등장인물들과 희생자에게 너무 감정 이입이 되어서 그런가봅니다. 특히 쿠도군에게는 심각한 감정 이입이 되어서 말이죠. 그렇다고 책 읽다가 쿠도가 누구지라고 물어보시지는 말아주세요. 은유입니다, 은유.


미제사건으로 남은 여러 살인 사건들. 그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 소노 아야코. 천상의 푸르름(헤븐리 블루)을 그렇게 썼다고 녹색의 가르침에 썼습니다.
전체적인 임팩트는 약했지만 소소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이었습니다. 전체 임팩트가 강한 소설이라면 보고 나서 일주일 정도는 드러눕기 때문에 제게는 이정도가 딱 적당합니다.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것은 표지. 그리고 현재 이 책이 절판 상태라는 것입니다. 구할 생각은 지금으로선 없지만 이후에 구하고 싶어진다면 이것이 가장 문제로군요. 그래도 아주 사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그래도 다져진 글발과 그 만담덕분에 웃음을 터뜨리며 즐겁게 보았습니다. 취향이던 캐릭 몇이 망가지는 것은 슬펐지만 내용 전개상 어쩔 수 없었지요.

몽테 크리스토 백작의 플롯을 따라가고 있었다지만 판타지와 판타지가 아닌 것의 차이가 이쪽에서 드러나지 않나 싶습니다. 거기에 여자 한 명 때문에 인생을 망친 그 누구도 참 안됐군요. 당신이 판타지 주인공인 이상 평범하게 사는 것은 무리 아니었습니까. 하하하; 그래도 덕분에 지루한 삶 속의 활력은 얻지 않았습니까. 비록 그 동안 이를 바득바득 갈 정도로 힘들긴 했지만 말입니다.



연휴 초반에 읽어서 다행입니다. 이제부터는 보고 싶은 부분만 살짝살짝 골라서 보겠습니다. 수업가기 전까지는 그래야겠네요.
정확히는 추석 연휴까지 읽어야할-소화해야할-책들입니다.

- 홍염의 성좌
불꽃님께 빌려온 홍염 전권. 다 보고 추석 연휴 지난 뒤에 QED와 함께 발송됩니다.(웃음) 판타지라서 부담이 없긴 하지만 하루 종일을 읽는데 투자해야할 것 같고 보고 난 뒤의 후유증이 살짝 두렵습니다. 지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않았으면 한다니까요.

- 타샤 튜더
최근에 나온 타샤 튜더의 책 중 한 권은 이미 독파했습니다.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의 정원만 읽으면 되는데 앞권 분위기상 진도는 빠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대부분이 사진이지만 보고 있자면 정말 저리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렇다 해도 미국의 19세기 의상을 입고 생활한다는 것은 왠지 마음에 안들어서.

- 흑색 수배
이것은 현재 읽고 있습니다. ... 실은 30분 전에 꺼내들었지요. 앞 몇 페이지를 읽었는데 일단 분위기는 마음에 듭니다. 아, 스카페타 시리즈 최신간입니다. 1-2권 읽는데 그리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을겁니다. 다 읽고 나면 탸사의 정원으로 입가심(...)을 해야지요.

- 슈거블루스
설탕을 더 확실히 끊기 위해 보기로 결정한 책입니다. 설탕의 해악에 대해 설명한 책으로 보이는데 읽고 난 뒤에 후기 올리겠습니다.

- 시크릿 하우스
최근 과학쪽 책을 너무 안 읽고 있어서 신간을 하나 꺼내들었습니다. 이쪽도 나름 재미있겠군요.

-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그러고 보니 이것도 읽고 있었습니다. 읽는 도중 새 책이 들어와서 일시정지가 되었지만 이쪽은 좀더 묵혀가며 읽을겁니다. 다 읽고 나면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게 될 가능성도 있군요.

- 생활의 발견, 파리
여행책읽기 붐을 편승해 나왔다고 할까요. 이쪽은 파리의 일상생활을 보여주고 있다길래 들고 왔습니다. 이쪽도 마음 편하게 읽어야지요.

- 모방범
이건 좀 고민입니다. 읽고는 싶은데 3권, 권당 500페이지가 넘고 총 페이지 수가 1640페이지 가량 됩니다. 읽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잠시. 하지만 츠다씨의 후기를 보고 났더니 도전의식이 불타오릅니다. 일단 뒤로 미루고 독서에 불타오르게 된다면 그 여세를 몰아 도전해보렵니다.



그 외에 읽은 책들이라면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그저 그랬습니다. 전작이 더 낫더군요). 분명 이것 말고도 더 있었는데 기억이 안납니다.OTL 어제 읽은 책은 이게 아니었는데 뭐였더라?

이번에 구입한 여행책이 UGUF 시리즈 3권과 두나's 런던놀이입니다. 총 네 권이지요.
앞서 말했듯이 공짜로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건수가 생겨서 돈 아깝더라도 도전해보자고 주문한 것이 위의 네 권인데 진짜 이 중 적어도 두 권은 돈이 아까운 책이었고, 두 권은 공짜로 구입해서 다행인 책입니다. 제 돈 주고 사기는 아까운 책이랄까요. 순위를 매겨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UGUF 도쿄Ver < UGUF 파리Ver < UGUF 캐나다Ver < 두나's 런던놀이

일단 두나의 런던놀이는 UGUF와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사진이 주종을 이루며 글보다는 사진이 훨씬 많고 제목 그대로 런던에서 노는 모습을 찍은 것이 주 내용입니다. UGUF는 그 공간에서 생활하며 주변의 가게 소개를 사진과 함께 곁들인 느낌입니다.

UGUF의 도쿄Ver가 왜 맨 바닥인지는 지난 글에 썼으니 넘어가고, 파리도 그와 비슷한 이유로 점수가 낮았습니다. 차라리 제게는 파리의 스노우캣이 더 재미있더군요. 차분하고 침착한 말투라기보다는 들떠있고 블로그 글을 그대로 옮긴 듯한 사진 편집과 다른 책들과의 차별성 없는, 거기에 어디선가 많이 본 사진 스타일-요즘 여행책자들 대세가 이런 사진이더군요-은 굉장히 많이 거슬렸습니다. 화보를 찍을 때 쓰는 것 같은 두꺼운 종이, 그리고 그 비슷한 느낌의 책. 가격도 높고....

캐나다 쪽이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은 지역이 캐나다이고, 여행 일정을 따라가는 것이 꽤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실내 사진이 대부분인 파리쪽보다는 풍경이나 개리지 세일 등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캐나다가 나았다는 것이죠.

두나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처음부터 이것이 여행지에서 혼자 놀기의 모습이며, 사진들마다 찍은 카메라의 기종이 있어 그걸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입니다. 거리의 풍경을 그대로 옮긴 듯한 모습,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런던 거리를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풍경을 찍어가는 모습이 눈 앞에 선합니다.



그러고 보니 두나가 가장 낫다고 평가한 이유가 따로 있었군요.
다른 세 권을 보고서는 그냥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런던 놀이를 보고서는 이번 도쿄여행 때는 필카를 들고 움직여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모티브? 아니면 표절?

어제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11권을 사들고 왔습니다.
평소 취침시간을 넘겨가며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마스터님의 궁금증을 풀어드리자면, 그 삼촌-조카는 안나옵니다;-맨 마지막 단편에 눈에 딱 걸렸습니다.
제목이 가물가물한데 한여름의 비밀이야기였나요? 대강 그런 제목이었습니다.

주인공 소년은 아는 아주머니의 집에 양자로 들어가 있습니다. 양자로 보내지기 전, 여러 형제 중에서 다섯 째 형으로 거의 결정난 상황이었는데 막판에 자기가 엄청나게 소동을 부렸고 그 뒤에 아주머니가 자신을 양자로 선택합니다. 지금은 학교에 다니고 있고요.
이 소년은 밤마다 정원에 있는 치자나무 위에 한 여자 유령이 있는 것을 봅니다. 여기까지는 우유당 이야기의 그대로인데, 맨 마지막에 유령의 정체가 풀리면서는 덩달아 맥이 풀렸습니다.

아주머니는 20년 전 자신의 언니가 죽은 뒤에 약혼을 파기하고는 혼자서 그 큰 저택을 관리하며 지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이야기하는데, 집안에 사람이 하나 없고 혼자서 몸 약한 언니를 돌보겠다고 자원했지만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 치장하며 놀다가 언니가 발작한 것을 뒤늦게 발견합니다. 서둘러 약을 먹이고 진정되었는데ㅡ 다음날 아침 언니가 죽은채로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자기가 원래 먹여야 하는 약이 아닌 더 독한 약을 먹여 그리 되었다고 생각하고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자신이 치장에만 정신이 팔려서 언니를 내버려 두었다, 그리해서 언니가 죽었다는거죠. 그 뒤 몸 치장과 관련된 모든 것을 상자에 넣어 치자나무 아래 묻고 약혼도 파기한채 홀로 그 집을 지킵니다.

물론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_- 일방적으로 약혼을 파기당한 약혼자 앞에서 모든 이야기를 고백하고, 의사인 약혼자는 그 약이 위험한게 아니었다고 이야기를 해주거든요.

자, 그럼 한 번 비교를 해봅시다.
비교 대상은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ANNE's Books 9권, 밸런시 로망스에 실려 있는 단편입니다.
제목은 "속죄".

주요 주인공은 셋입니다. 애거서 노스, 크리스틴, 닥터 레녹스.
애거서 노스는 어려서 부모를 잃은 사촌 여동생 크리스틴을 거둬 기릅니다. 가족이 없었던 두 사람은 서로를 유일한 가족으로 하여 꽤 오랜 시간을 지냅니다. 크리스틴은 이제 슬슬 결혼해도 좋을 나이이고 레녹스와 약혼을 발표하기 직전 쯤의 상황입니다. 레녹스는 마을 의사이고요.

애거서가 한참 동안 몸이 좋지 않았다가 회복되었다는 판정을 받은 어느날 밤, 크리스틴은 혼자서 애거서를 간호하다가 레녹스와의 결혼 망상에 빠져 엉뚱한 약을 애거서에게 줍니다. 반쯤 잠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때는 깨닫지 못했고 이튿날 아침 애거서가 숨을 거둔 것을 보고는 알게 된 것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인 레녹스에게는 차마 그 사실을 고백하지 못한채, 레녹스에 의해 애거서는 원래부터 좋지 않았던 심장에 문제가 생겨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판정을 받습니다.

애거서의 장례를 치룬 뒤, 크리스틴은 결심합니다.
자기의 유일한 가족이며 가장 사랑하는 존재인 애거서를 자신의 부주의로 보냈으니 이제부터 자신은 속죄를 하며 살겠다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레녹스의 구혼도 거절하고 지금까지 같이 놀았던 경박스런 무리들은 면전박대하고, 치장은 전혀 하지 않은채 검은 옷만 입으며 자기가 지금까지 가장 싫어했던 일들만 하며 살아갑니다.
(성경책 읽기라든지, 바느질이라든지, 집안 청소하기라든지, 등등)

그러다가 그런 싫어하는 일들도 자신의 일상이 되어 하지 않으면 허전하게 느껴지는 걸 알게 되자 이번에는 지저분하고 못생긴 남자아이를 하나 데려와 기르기로 합니다. 아버지의 학대로 주눅들어있던 그 아이가 점차 귀엽게 보이고 자신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존재가 되니까, 만약 그 사실이 탄로나서 이 아이를 빼앗기면 나는 도저히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레녹스에게 사실을 고백하러 갑니다.
그리고는 "그 약이 이 약이 아니었네~"-_- 라는 레녹스의 말에 단편은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설명이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지만, 따로따로 읽어보고 비교하면 정말 닮았습니다.
이정도로 닮은 것을 보면 하츠 아키코씨가 몽고메리의 단편을 보고 주요 틀을 따다 쓴게 아닌가 싶은데 작가의 말 어디에도 그런 이야기가 없었습니다.(먼산) 잡지 연재시에는 원작 소설이라든지 그런걸 밝히지 않았을까 하는데 단행본에서만 빠진걸까요...

시간 되시면 양쪽 모두 비교해서 읽어보세요.

엊그제 주문한 책이 도착했는데도 옆으로 밀쳐놓고 열심히 만화책을 보고 있습니다. 미궁 33권이 나온 기념(?)으로 3권부터 다시 훑어 보았고 거기에 갑자기 눈에 들어온 악마의 레시피와 운상누각기담 9권을 꺼내두었습니다.

운상누각기담은 일단 9권만 사고 돈 없으니 앞권은 나중에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에 완전히 절판이 되어버린 슬픈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얼 그레이는 구하긴 했는데 운상누각쪽이 조금 더 취향이더군요. 최근 작품들은 거의 못 보다가 가장 최근에 번역되어 나온 모 만화책을 보고는 책을 붙들고 폭소했지요. 아마 이 작가를 아시고 그 만화책을 보시고 그 만화의 원작을 보신 분들이라면 비슷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까요.

악마의 레시피는 거트루드와 스스기의 귀여운 모습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책입니다. 아마 이 책도 절판되었을 겁니다. 사길 잘했지요. 한 권씩 차근차근 모았는데 내용이나 에피소드나 다 취향이라 만족합니다.

미궁시리즈는 취향이 사람에 따라 많이 갈리더군요.
다만, 이번에 33권 나온 기념으로-조만간 완결될 것 같은 분위기에-다시 앞부터 읽어보니 예전엔 에피소드 위주로만 보이던 것이 쿄우에 중점을 두고 보이기 시작합니다. 야마다라는 캐릭터는 초지일관이지만 쿄우는 맨 앞의 시베리아 한랭전선 분위기에서 귀엽고 토라지길 잘하고 삽질하는 캐릭터로 점점 변화하더군요. 보는 내내 정말 즐거웠습니다. 토끼버전의 쿄우는 인형으로 나온다면 두말않고 살겁니다!
(나올 가능성이 얼마인지는 둘째치고...;)

그나저나 카페 알파 완결권은 언제쯤 나올까요?-_-a
김남용, 90일간의 유럽 자전거 여행 - 두 바퀴로 유럽 지도를 그리다, 이가서, 2006

아무리봐도............................
그 분인 것 같은데 확증이 없군요. 이글루스가 실명제가 아니니 말입니다.
(그래도 이글루스가 실명제로 돌아서면 확 뒤집어 엎을거예요!)

보겠다고 묵힌지 어언 두 달. 잼책을 다 읽어 가기에 슬슬 다른 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몇 번이고 내려놓았던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책이 무거워서 들고 다니면서 읽을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그래도 책 내용을 훑어 볼 때마다 사진과 글이 마음에 들어 놔두었던 것인데 마음 단단히 먹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50% 가량의 진행 공정(?)을 보이고 있는 지금,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적어두지 않으면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 같아 씁니다. 간만에 여행 가고 싶게 만드는 책을 만났습니다.ㅠ_ㅠ

어떻게 보면 그냥 단순한, 유럽 여행기입니다. 그저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전거 초보가 무모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유럽 여행을 다닌 겁니다. 그런데 왜 이 책이 이렇게 마음에 와 닿을까요. 아마도 자전거 여행의 묘미를 최대한 살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전거 여행의 묘미는 "거쳐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차를 이용하든 비행기를 이용하든 이런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되면 대개 큼직큼직한 곳들만 찍게 되고 소소하고 작은 도시들은 건너뛰게 됩니다. 하지만 자전거로 가게 되면 모든 곳을 거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도시와 저 도시를 둘다 가려면 그 사이에 있는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면서 일정대로 움직이고, 일정이 길 경우엔 그 두 도시 사이에 있는 소도시에서 하루씩 머물러 가며 지내게 됩니다. 이렇게 소도시들을 거치다보면 건너뛰기 여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소도시의 매력과 보석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지요.

저는 그런 여행은 못합니다. 아니, 하기 싫습니다.;
느긋하게 쉬는 여행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자전거든 다리든 버스든 간에 지치는 여행은 못합니다. 몇 년 만 더 어렸어도(...)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안되는군요. 아쉽지만 유럽 배낭여행의 로망은 이제 제게는 없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몇몇 부분을 옮겨봅니다.
(이후 추가 업데이트 가능)


슬슬 남은 부분을 읽으러갑니다~.
김영갑, 김영갑 1957-2005 : Wind... Field... Orum... Cloud, 다빈치, 2006

45000원.
책 값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리긴 했지만 제 돈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해서 구입해 펼쳐 보았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한 책이었지만 그런만큼 더 느긋한 마음으로 책을 볼 수 있었지요.


김영갑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어느 잡지(그래봐야 행복이 가득한 집, 쿠켄, 지오 셋 중 하나입니다)에 소개된 것을 보고였습니다.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지독한 사랑에 빠진 그 땅을 떠나지 못한다는 사진 작가. 그 때는 그냥, 사진과 풍경에 취해있는 보통의 사진작가들과 같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기자 후기를 통해 이 사람의 죽음을 알게 되었지요. 그 때도 그냥 그랬습니다.


사진집에 대한 감상은 적지 않겠습니다.
그냥.................. 보세요.
바람을 찍힌 사진도 처음이거니와, 집에 걸어두고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다고 생각한 사진도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의 마음을 가지고 보는 사진집이었습니다. 더불어 누군가에게 감상을 듣고 편견을 가지고 보는 것보다는 그저 사진 그대로를 봐주세요.


정말로, 집에 걸어두고 싶습니다...............
게드 전기를 보게 될 가능성이 생겨서 원작을 다시 들춰보았습니다. 마침 1-3권이 고스란이 모셔져 있군요.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도로 낮아졌습니다.; 토요일에 볼 예정이었는데 그 때까지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스시의 마법사를 처음으로 접한 것이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동서문화사의 매는 하늘에서 빛난다...인가 뭐시기인가. 하여간 에이스 88전집(제목은 집에 가서 확인한다음 수정하겠습니다)에 실린 1권 이야기를 먼저 본 것인지, 아니면 옛날 옛적에 웅진에서 나온 파란책을 먼저 본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말입니다.

지금 되살려본 기억으로는 웅진쪽이 먼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에이스88이 집에 들어온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이고 그 전에는 어스시편이 따로 나온 것을 에이스88로 본 기억이 없으니까요. 웅진의 푸른 책을 만난 기억은 어렴풋이 납니다. 아마도 중학교 때에서 고등학교 1-2학년 즈음으로 생각하는데 도서관 서가를 서핑하다가(웹서핑보다 도서관서가 서핑이 더 재미있습니다) 판타지 소설로 판단되어 집어 든 것이 어스시 1권 이었지요.
근간 예정으로 뒷 권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었지만 나온 것은 2편까지로, 이것도 제가 고등학교 다닐 적에 이미 절판되었습니다.(친구가 이 책을 구하려고 애썼기 때문에 기억합니다.)

황금가지에서 어스시를 다시 내준 것은 한참 뒤의 일이고, 그 사이에 뒷 권 이야기를 보긴 했지만 역시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3권을 다시 읽은 것도 그 때문이었지요. 나우누리 환타지아에서 전민희님, 키노피오님(닉을 제대로 썼는지 모르겠습니다;)을 비롯해 여러 분들이 어스시를 번역해서 환동 자료실에 올려두었던 것을 받아서 읽었는데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던 부분은 딱 3권 뒷부분과 4권으로 추측되는 이야기입니다. 4권 출간이 최근이라 아직 입수를 못했는데 주문을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집에 꽂아 놓을 곳도 마땅치 않은데 들여 놓으면 그것도 짐이니까요.
다시 말해 어스시의 무게는 제겐 그 정도라는 것입니다.
외국계 판타지 소설 중에서 그나마 "고민"을 하고 있는 정도라면 상당한 순위이긴 합니다. 해리 포터는 아예 논외가 되어 있으니까요. 뭐, 어스시 구입을 망설이는 것은 황금가지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 동안 책 품절 시키더니 4권 내면서-그것도 게드 전기 개봉에 맞춰-책 장정을 홀랑 바꿨더군요.


머나먼 바닷가-어스시 3권-는 읽는데 1시간 남짓 걸렸을 정도로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빨랐습니다. 1-2권보다도 두꺼운 책을 보면서 읽는데 한참 걸리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의외로군요. 아마 고등학교 때 어스시 시리즈를 보면서 굉장히 어렵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그랬나봅니다. 어찌보면 반지의 제왕보다도 훨씬 현실적이고 훨씬 생동감 있는 이야기이니 판타지 세계를 많이 접하지 못했던 그 때는 그랬겠지요.(번역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인공인 새매가 약한 모습을 보이며 여기 휘둘리고 저기 휘둘리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일반적인 영웅 판타지와는 달라서 더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에 그리 들지 않았다는 것도, 반지의 제왕은 사면서 어스시는 사지 않았다는 것도 다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요. 지금 읽은 어스시는 대현자이지만 그것은 단지 대현자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이며 자신의 마지막 임무(책무)를 위해 기다리고 임무가 완성되자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는 "멋진 남자"(웃음)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3권에서 아렌과 새매의 관계는 스승이 제자를 키워내는(혹은 마스터가 견습생을 키워내는) 이야기를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또 독특합니다. 같은 계통의 제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왕은 끝까지 자신을 이끌어준 대현자를 잊지 못하겠지요.


일본에서는 이미 게드전기 본편 5권까지와 외전편인 6권이 세트로 묶여 팔리고 있는데 한국에선 6권까지 무사히 나와줄지 걱정입니다. 구입여부를 망설이는 것도 이런거죠.
(미야자키 할배가 다시 만들어준다면야 6권까지 분명히 나오겠지만 과연?)

폴 뉴먼, <아름다운 비즈니스>, 세종연구원, 2006
사이트에 간략하게 소개된 내용만 보고 책을 선택할 경우 성공 확률은 대략 50%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경우 그 50% 안에서 아슬아슬하게 성공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책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껄끄럽다고 할까요.
그러니까 폴 뉴먼이 먼저 하자라고 외치면 허츠너는 할까?하다가 하자!하고, 그 뒤엔 두 사람의 괴팍한 수준을 맞춰줄 사업자를 찾아 헤매다가 발견하고 그리고 사고(?)치고. 그런 상황의 무한 반복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요구하는 수준 자체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실행에 들어가기 어렵다 해도 일단 시장에 나오면 어떤 식품이건 간에 거의 성공을 하는군요. 이후에 사업 이익금으로 이루어진 갱단 캠프의 경우에도 남들이 보기엔 이상적인 계획이고 실현 가능성이 좊지만 뉴먼의 실행력과 돌파력에 감명(?)을 받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무사히 진행되던걸요.
어떻게 보면 뉴먼스오운의 자기자랑 같아보이지만 몸을 돌려 바라보면 꿈을 현실로 옮길 능력을 충분히 갖춘 폴 뉴먼과 허츠너가 대단해 보입니다. 즉흥적인 것처럼 보여도 실현했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그에 대한 뒷처리나 계획들도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였다는게 아닐까 싶고요.
대단한 계획가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자신의 인생계획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는 되었습니다. 그보다는 뉴먼스오운의 여러 제품들이 먹고 싶어서 수입선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지만...;
(구할 수 있는 곳 아시는 분?)


고든 리빙스턴, <너무 일찍 나이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2>, 리더스북, 2006
제목이 함정입니다. 원래 제목이 <And Never Stop Dancing>. 아마 1편과 연계성을 두려고(1편이 꽤 잘 팔렸을겁니다) 2라고 지은 모양인데 내용은 조금.....;
이쪽은 작가 개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사관학교에 다닐 때의 이야기, 그 뒤 베트남 전에서 일어난 이야기들. 전체적으로 현재 미국의 모습을 비판하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지난 권보다 더 불편하게 느껴졌지요.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미국이란 나라가 유지되는 것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 편은 심리상태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사회심리에 대한 이야기.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겠군요.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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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동안 일용할 책들을 모으다보니 어깨가 무너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가 되었습니다. 집까지 어떻게 날라야 할지 걱정이군요.=_=

웃? 최근에 꽤 책을 많이 봤는데도 왜 기억에 남는 것이 없을까요. 이런...;

앤 패쳇, <벨칸토1-2>, 민음사, 2006
읽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2권 마지막의 20장 남짓만 훑어 보았지요. 대강의 스토리라인은 책 소개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생각했기에 마지막 이야기가 그리 될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더듬어 생각해보니 실화에 바탕을 둔다는 것은 그런 폭탄을 안고 갈 수 밖에 없군요.
스톡홀롬 신드롬과도 연결되어 있겠지만 이쪽이 더 가슴아픕니다. 그래서 아마 읽지 못하게 될 것 같습니다.(애매하지요;)

홍지연, <시간이 만든 빛의 유혹 - 앤티크 주얼리>, 수막새, 2006
내용 소개를 보고 홀랑 반해 집어든 책입니다. 눈이 지나치게 높아져서 아무 액세서리나 못하고 다닐 가능성이 있지만 저야 원래 달고 다니는 것을 싫어하니 눈만큼은 확실하게 호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혁명 전의 여러 주얼리들, 영국의 주얼리들, 그리고 아르누보나 기타 예술운동들의 영향을 받은 주얼리들.
꼭 비싼 보석이 들어가야 멋진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디자인과 그 속에 담긴 의미겠지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치바>, 웅진지식하우스, 2006
간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봤습니다. 사신이 소설 혹은 만화의 주제가 된 것은 많지요. 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존재로 그린 것은 많지 않습니다.(데스노트에서 등장하는 사신들은 혐오쪽.) 이 소설에서의 사신은 수명을 다 하기 전에 사고로 죽는 사람들에게 찾아와 그가 "죽어도 괜찮은가"에 대해 가불 판정을 내립니다. 대개는 可를 내린다는군요. 일을 대강대강 하는 사신들은 可로 결정 내려 놓고 음반매장에서 종일 음악을 듣는다는데 말이죠, 치바는 자신이 일을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말하지만 글세요. 그건 읽어보고 판단해주세요.
기나긴 세월을 돌아 인간계로 슬쩍슬쩍 놀러오며 "인간보다는 음악이 사라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말하는 사신들. 원래 음반매장에는 1년에 한 번 갈까말까 했는데 이제는 종종 들러서 음악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을 볼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들 중에 분명 사신이 있을테니까요.
(만난다고 해도 나랑은 관계가 없을테니 알면서도 슬쩍 모른척 해주는 센스가 필요하겠지요)

무라카미 하루키, <렉싱턴의 유령>, 문학사상사
무라카미 하루키는 수필만 골라 읽었지 장편소설은 유명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 한 권도 보지 않았습니다. 무섭다고 할까요. 너무 깊어서 헤어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서 말입니다. 그러다가 도쿄기담집을 읽고는 꽤 마음에 들어서 좀더 앞서 나온 단편집 렉싱턴의 유령을 꺼내봤습니다.(꺼내기 전까지는 이게 단편집인줄도 몰랐습니다;)
은근히 재미있었습니다.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얻는 기쁨도 컸지요. 생각보다 읽기 편했고, 감각도 독특했고, 미묘한 잔상이 남는 소설들이었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더 좋았고요.
간만에 먼 북소리를 다시 읽고 여행 준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집에 있던가요...?


현암사에서 나온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시리즈 중 몇 권을 올 여름 독파 계획에 올려놓았습니다. 대원사에서 나온 목가구도 독파는 해야하는데 책이 너무 무거워서 차마 들고 다니며 읽을 생각은 들지 않아서요. 이건 집에서 봐야하는데 집에서는 마비노기에 열중해 있어서 가벼운 책 아니면 읽기가 어렵습니다. 목가구는 공부하며 봐야 하는 책이니 날잡고 천천히 읽어야 겠지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천연염색을 먼저 볼까요, 아니면 서양음식을 먼저 볼까요, 그도 아니면 우리 한지를 먼저 볼까요. 즐거운 고민중입니다.(이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닐 생각을 하면 암울하지만...;)
다시 본격적으로 책 읽기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해치운 책이 3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위주라 속도가 꽤 빨랐습니다.

비비, <새콤달콤 요리사 비비짱의 초감각 일본 요리 여행>, 살림
제목을 보고 무척 기대를 많이 했는데 책 값이 아깝습니다. 제 돈 주고 산 책도 아닌데, 책 값이 정말로 아깝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보시라는 추천도 못해드리는게 이 책을 산다면 도서관 예산 낭비입니다. 그래도 보고 싶으시다면 서점에서 대강 훑어 보시고 신청할지 말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초감각이라 되어 있지만 제 시선에서는 무감각이었습니다.


빌헬름 하우프, <카라반 이야기>, 비룡소
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금강출판사에서 나온 A4판형 하드커버 전집 중에 황새로 변한 어느 술탄의 이야기가 있었지요. 세세한 부분까지 다 기억을 하고 있었지만 정작 저도 마법의 주문은 잊고 있었는데 이게 그 이야기인 줄은 몰랐습니다. 빌헬름 하우프가 쓴 <카라반 이야기> 속의 액자 소설이더군요. 데카메론과도 유사하게 상인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한 가지 이야기씩을 주고 받지요. 이야기 첫 머리에 난입(?)한 호남자가 의외의(그러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인물이란 것도 독특합니다. 이런 이야기꾼이 오래오래 살아줬다면 좋았을텐데 요절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구입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책..이지만 서가 사정상 자주 빌려다 보는 수 밖에 없군요.


무코야마 마사코, <아시아의 라이프 스타일>, 솔
저 위의 비비~나 이 책이나 출판사를 보고 고른 것도 있었는데 이쪽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두 단어로 요약하라면 슬로 라이프(slow life). 인도나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의 느긋하고 차분하고 많이 소유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본받자~라는 이야기에 가까운데 집에 이런 저런 짐들을 잔뜩 쌓아 놓고 있는 제게는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뽑아내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저런 말은 다 빼고, 안 쓰는 짐들은 다 꺼내다 처분하기로 결정했으니까요.
다만 이번에도 처분 방식이 문제인건데...=_=; 이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어제 시아와 대화를 하다가 문득 월야를 떠올렸습니다. 하얀늑대들 외전도 발송되었으니 조금 있으면 받아볼 수 있을 것이고, 이제 판타지 중에서 사고 있는 것은 월야만 남는 셈인데 슬슬 끝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서 말입니다. 진전이 없냐는 질문에 그대로라는 대답을 들었고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QED 24권을 사러 동대문에 갔더니 월야가 나와 있지 않겠습니까. 놀라서 확인해보니 월야환담 창월야 10권, 그것도 완결편입니다. 서둘러 시아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살 생각은 없었지요.

<전화통화중>
K : 월야 10권 나왔다. 완결권인데?(책을 넘겨 보고 있음)
S : 응? 아아. 슬슬 완결 난다더니.
K : (넘겨보다가 모 장면을 보고) 헉! 삐~가 삐~?
S : 으응? 에에엥? 우왕! 다 들었어! 네타 당했다!

대강 이런 상황.lllOTL
완결권에서 대박으로 뒤집히는군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대강 시아를 통해서 듣고 있었는데 이리 될줄은 몰랐습니다. 갑자기 오버랩되는 소교헌.(이유는 보시면 아실겁니다.)
결국엔 사들고 집에 왔는데 역시 소교헌이 계속 떠오릅니다. 음훗훗훗~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힘내라, 세건!)


전투신은 봐도 모르니 대강 넘어가면서 줄거리만 잡았는데 맨 마지막의 상황을 보면 패러디 작품들에서 주인공의 위치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린이 주인공으로 격상할만한 사건이 터집니다. 이 이상 말하면 내용 폭로가 될테니 넘어가고, 중간에 누군가의 회상에서 변태 할아범이 순수한 때가 있었다는 말에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지요.

See you next moon.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덧붙여. 이쪽은 잡담.

성경을 마지막으로 읽어본게 언제적의 이야기냐 하면, 중학교 때입니다. 중 1 때 다니던 학교(다녔던 중학교가 세 개였습니다)가 미션스쿨이어서 매주 한 차례 종교 시간이 있었고 예배시간도 있었습니다. 기독교는 질색했지만 성경책은 이야기 책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봤고 그래서 성경 내에서의 코드는 대략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릴리스의 정체에 대해서는 성경이 아니라 <웅진 세계 전래 동화>의 이스라엘 편에서 봤습니다. 책을 꺼내봐야 더 정확히 알 수 있을텐데 거기서는 릴리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같은 흙으로 만들어진 존재인데 왜 아담에게 복종해야하는가라고 항변하며 가출한 최초의 여성".(...)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강 그렇지요. 이브가 만들어진 것은 그 이후, 창조주가 이번엔 아담의 갈비뼈를 빼서 만들었다 합니다. 같은 흙이 아니라 아담의 것에서 만들어 져서 이번엔 그런 사고(?)가 없었다던가요.
이 때 가출한 릴리스를 데리고 오기 위해 세 명의 천사가 가는데 릴리스는 돌아오는 것을 거부합니다. 샘족 신화에서는 이 릴리스가 이후 아기를 죽이는 악마적 존재가 되었다고 하는데 릴리스를 데리러 갔던 세 천사들의 이름을 집 앞에 걸어 두면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집에서 다시 찾아보긴 해야하지만 릴리스가 악마랑 결혼해서 어쩌고라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악마(뱀이든 루시퍼든)는 별개, 릴리스도 별개죠. 생각 같아서는 아담을 박차고 나온 릴리스가 뱀이나 루시퍼에게 무릎을 꿇었을리 만무하다는 생각이...( ")
꽃보다도 꽃처럼을 사러가는데는 상당히 무리한 일들이 뒤따랐습니다.

어머니가 질색하는 일 중 하나가 짐 잔뜩 들고 미련하게 걷기라든지, 오래 걷기라든지 일종의 자학행태인데 꽃보다도 꽃처럼을 사러가는 날이 딱 그랬습니다. 타워팰리스 식탐계 때는 정장은 아니더라도 그에 근접한 옷을 입어야 할 것이며, 그렇다면 굽 높은 구두를 신어야 할 것 같아 사두고 한 달 째 방치되어 있는 5cm 굽의 구두를 꺼내들었습니다. 이게 금요일 아침의 상황이었지요. 그날은 들고 올 짐도 꽤 많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왜 그런 삽질을 했냐 하면 웃지요. 당연한 일이지만 아침에 출근하면서 발이 굉장히 아팠습니다. 지금까지는 3cm도 높다고 생각했는데 5cm가 되니까 몸무게가 앞으로 쏠리면서 앞꿈치부분이 구두에 쓸려 아픕니다.

하여간 출근하고 나서 시아와 미소년 대화를 펼치다가 꽃보다도 꽃처럼 4권이 나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3권과 4권의 발행텀이 너무 길어서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던 참인데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었던 겁니다. 게다가 다음날인 토요일은 2시에 인사동에서 약속이 있어서 동대문은 못갑니다. 발이 아픈 것을 참고 동대문을 가느냐, 아니면 다음으로 미루느냐에서 몸의 문제는 장렬하게 참패하고 동대문으로 향했습니다.

그 뒤의 삽질들.

1. 지하철 탄 40분 가량 동안 내내 서 있었습니다. 당연히 발 아픕니다.
2. 동대문에서 집까지 근 40분을 걸었습니다.(동대문 가는 것을 망설인 이유가 동대문에서 집까지는 걷는 쪽이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 신발을 신고 걷는다는 것은...;)
3. 걸어가면서 신발 안이 조금 축축해지길래 혹시라도 새 신발을 피투성이로 만든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그건 아니었고 양 새끼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가 터진 것이었습니다. 바늘로 따는 수고는 덜었지만 걷는 동안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이런 수고 속에 데려온 꽃꽃 4권. 대만족입니다.T-T 이 책도 지난 주말 동안 몇 번이나 다시 읽었으나 도중에 아주 재미있는 대사가 나오더군요.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란게 그겁니다.


꽃보다도 꽃처럼 4권에는 아리와라노 나리히라가 나옵니다.
누군지 모르신다면 다행이고, 아신다고 해도 "그 책"을 통해 아셨다면 미친 듯이 웃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앞권에도 등장한 나오즈미(直角 : 이름이 아주 상큼합니다)가 이런 대사를 읊습니다.

"정말 좋아요. 가키츠바타. 나리히라는 내 이상형이에요. '많은 여성들과의 교제는 여성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큰소리 치는 것 같아서!"

그런데 그 아래의 작가주를 보면 "<가키츠바타> 정말 이런 말을 합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누가 이상형인지 슬쩍 넘어갔는데 다시 보니 나리히라입니다. 뒤에도 아리와라노 나리히라라고 정확하게 이름이 나와 있습니다. 켄토가 공연을 맡은 <가키츠바타>의 주역은 가키츠바타(제비붗꽃, 연자화)의 정령이기도 하고 나리히라 본인이기도 하고 나리히라가 사귄 여성들이기도 한 묘한 인물입니다. 이부분까지 이해를 하는 순간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혹시라도 왜 웃었는지 궁금하시다는 분, 난 남자들만이 주역이라도 상관없다는 분들은 대원에서 나온 왕조로망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수집부터.

1. 필립 블룸, <수집 - 기묘하고 아름다운 강박의 세계>, 동녘, 2006
나온지 얼마 안된 책입니다. 수집광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서 읽었는데 어떻게 보면 수집광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단 박물관의 역사이기도 하군요.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던 수집들이 귀족, 왕족을 거쳐 전문 관리인에게 넘어가고, 국가에서 이들 수집물을 전문 관리인을 통해 관리하다 보니 자연스레 박물관이 나타나게 되었다...는게 주요 내용인가봅니다.
........
읽다가 지루해서 뒷부분 40% 정도는 건너 뛰었습니다. 하하하.;
대영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의 설립 배경 같은 건 꽤 괜찮더군요.

2. 구로야나기 체츠코, <이상한 나라의 토토>, 랜덤하우스중앙, 2005
2005년 발행되었지만 수집과는 한 달 차이밖에 안납니다. 비교적 신간인 셈이지요.
읽으면서 묘한 감정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토토짱. 왜 사진마다 분장한 것 같은 얼굴입니까. 다 흑백사진이지만 얼굴은 하얗게 분칠하고 입술은 뻘겋게 칠한 것 같아요. 사진이 뜹니다.ㅠ_ㅠ

- 후반부에 등장하는 방송국 관련 이야기는 분위기가 동 떨어져 있습니다. 신변 잡기적 이야기랄까요. 하기야 테츠코씨도 본문에서 자주 "샛길로 빠지는게 내 특기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으니 이것도 샛길 이야기의 하나라고 보렵니다.

- 읽다가 문득 토토짱이 한비야씨와 김혜자씨의 대선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니세프 친선 대사로 활동한 것도 오래되었고 구호활동도 그만큼 길었고 이런 류의 책을 쓴 것도 토토짱이 먼저니까요. 그래도 세 사람의 책들은 나름의 특징이 있고 글맛이 다 다릅니다.
아, 그러고 보니 토토짱은 유니세프, 한비야씨는 월드비전, 김혜자씨는 한국선명회로군요. 이것도 차이점.
(제가 후원하는 쪽은 유니세프입니다)

- 중간에 보면 토토짱이 내전으로 피폐해진 여러 아프리카 나라들을 다니면서 자신도 그런 전쟁상황을 겪었다고 강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굉장히 속이 불편합니다. 지나친 피해의식일 수도 있지만 반딧불의 묘에서처럼 "우리도 피해자다"라고 외치는 일본인의 속내를 보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하기야 태평양 전쟁중에 어린이들에게는 전쟁에 대해 반대할 권리도, 전쟁하지 않는 세계를 선택할 수도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 불편했던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시에라리온, 소말리아의 내전 상황을 이야기 하면서(이것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의 죽음을 목도하고 그 살해자들에게 강간 당하며 위안부로 살아야 한 소녀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는건가요, 아니면 모르는 건가요? 정신대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돈 많이 준다는 말에 자원해서 끌려가 위안부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바로 옆나라에 있고, 그렇게 한 것이 일본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체 하는 겁니까? 이미 옛날 일이니 난 모른다라는 겁니까?
(음; 조금 흥분했군요)

- 일본 갈 때마다 자주 들리는 지유가오카. 그게 토토짱이 다녔던 학교에서 유래한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학원 기념비도 있다고 하니 다음엔 꼭 찾아가서 사진을 찍어오겠습니다. 어쩐지 지명치고는 독특하다고 생각은 했지요.(지유가오카=自由が丘 : 자유의 언덕)

- 김혜자씨 책이나 한비야씨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혹은 NHK의 방송역사에 대해 간략히 알고 싶다는 분들이 있다면 뒷부분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
書計라고 제멋대로 태그 붙이고 정리해갑니다.
이렇게라도 적지 않으면 제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도 기억 못할걸요. 기억에 남을 정도의 책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기억에 오래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매달 읽는 잡지 세 권, 내셔널 지오그래픽, 행복이 가득한 집, 쿠켄.
쿠켄 6월호에는 아메리칸 비스킷 만드는 법이 나와 있어서 잘 챙겨두었고, 행복이 가득한 집에는 ..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절에서 만드는 독특한 차(茶)에 대한 이야기가 5월호였는지 6월호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 Ciel 4
홀랑 사고치게 만들었던 예의 그 만화. 작가 이름만 보고 덥석 집어 드는 몇 안되는 한국 만화입니다.(일본 만화중에서는 나리타 미나코가 그 범주안에 들어갑니다. 그 외에는 작가는 좋아해도 만화를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서문다미씨의 END는 연중 중인가요? 권교정씨의 디오티마도 그렇고, 보다 만 작품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 델피니아 전기 외전 - 큰독수리의 맹세
그쪽은 감상글을 따로 올렸지요. 이쪽입니다.

- 델피니아 전기 1-18
외전을 읽고 나니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이번에 주목한 것은 발로와 나시아스간의 유대감. 역시 외전편을 보고 나니 둘의 관계가 다른 의미로 들어옵니다. 특히 3권에서 발로가 삽질하는 것은 압권이었지요.

- Cafe Sweets
5월에는 MOE를 사지 않고 카페 스위츠만 샀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볼만한 게 없어서 처분예정입니다. MOE는 피터래빗이 주인공이라 피했지요.(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 mama's cafe
집에서 아기자기한 소품을 만들고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서 손님 접대하자라는 내용의 책인데-최근에 구입하는 일본 원서들은 요리책 아니면 소품 만들기 책들입니다-재미는 있었지만 보고나니 "이렇게 살려면 얼마나 체력이 드는거얏!"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지난번에 올린 베리베리젤리는 이 책에서 나왔습니다.

그 외 읽었던 책들은 따로 리뷰가 있습니다. 총 7권이군요.

이달에는 몇 권이나 읽을런지~.
최근 읽은 책은 세 권.
한 권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이었고 한 권은 제목에 나온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다른 한 권은 아마존의 신비, 분홍돌고래를 만나다입니다. 셋다 제목이 길군요.

1.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6월호
이번은 표제가 축구입니다. 그래서 건너 뛰었습니다.OTL
뒷부분에 있는 기독교 종파와 관련된 기사는 나름 읽을만 했습니다. 대신 혐오성 사진 두 장이 예고도 없이 등장한 덕분에 조금 .....

2. 아마존의 신비,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예전에 한 번 리뷰를 올렸던 책, 돌고래에게 배운다와 닮은 책입니다. 다만 그 책이 심리학, 자아성찰쪽 책이라면 이쪽은 문화인류학, 생태학, 환경보호쪽 책입니다.
다른 것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 절대로 오지 여행은 못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사가 방을 어슬렁 어슬렁 기어다니고 타란툴라가 나타나고 모기 떼가 급습하는 환경에서는 하루도 견디지 못할겁니다. 멋진 자연환경이 있다 해도 파충류와 양서류와 곤충류는 질색이라고요!(...)

3.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부제는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 실험 10장면입니다.
총 10가지의 심리 실험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 제대로 알고 있던 것은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유명하고 1장부터 등장하는 스키너의 이야기. 심리학개론시간에 간단하게 배웠던 것을 다시 들으니 반갑더군요. 다만 스키너가 자신의 딸에게 실험을 했느니, 그래서 딸이 자살했느니란 소문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책에서는 유명한 소문이라 되어 있지만 말입니다.(실제 저자가 확인한 바로는 그야말로 루머랍니다.)

여기 실려 있는 심리 실험들은 심리학의 발전에 상당한 충격을 가했거나 반동을 보여준 것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실험들이더군요. 심리학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잠시 반성했습니다.(하지만 수업시간에는 한 번도 안 나왔다고요!)
방관자효과 정도는 대강 알고 있었지만 알렉산더의 마약 중독 실험 같은 것은 전혀 몰랐습니다. 애착 심리학도 어느 심리학 책에선가 스치듯 지나갔지만 이런 내용인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애착 심리학 실험의 경우 그 이후의 실험 전개 방식에 대해서 상당히 반감을 가졌습니다. 아무리 실험이라 그래도 그렇지.....)


그래도 셋 중에서 제일 읽을 만하고 추천하고 싶은 책을 고르라면 3번. 주역은 뒤에 오는 법입니다.-ㅅ-;;

며칠 간 읽었던 책 세 권을 모아 정리합니다.( ")

1. 정원의 역사
저자가 자크 브누아 메샹이니 프랑스 쪽 중세 역사를 다루나라고 생각하며 들고 왔는데 아니었습니다. 중세 정원이 아니라-그리 착각햇던 것은 똑같은 자크 모 씨의 영향 때문-정원에 대한 전반적인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각 국가별로 챕터를 달리해서 쓰고 있더군요.
중국, 일본의 정원은 있지만 한국의 정원은 당연히 없습니다. 하기야 우리나라의 정원에 대한 역사서는 한국 내에서도 드물지 않습니까. 소쇄원 정도야 이야기가 좀 있을진 몰라도 체계적으로 한국의 정원사와 그 특징에 대해 쓴 책은 못봤습니다. 그저 잡지 등에서 특집 기사 정도로 다루긴 하더군요.
알함브라 궁의 정원에 대해 다룬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취향엔 맞지 않아서 보는 내내 졸았습니다. 결국엔 속성 독파.;;;

2.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제목이 재미있지요?
가크란은 이 책을 빌려달라 부탁하면서 "초콜릿칩 쿠키가 살해당해 다른 쿠키들이 그 범인을 찾는 책"이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시체가 발견된 현장에서 초콜릿칩 쿠키가 발견되자 그 쿠키를 만든 미스 한나가 직접 팔을 걷고 범인 수색에 나선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간중간에 쿠키 레시피가 들어가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_-
나중에 쿠키 레시피만 따로 모아 정리하다 보니 번역이 개판이로군요. 레시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나봅니다. 재료만 나오고 분량이 나오지 않았다던지, 분명 티스푼인데 스푼이라고만 써두어서 분량을 착각하기에 딱 좋게 되어 있다든지 말입니다. 레시피 자체도 직역한 흔적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거기서 200점 감점되었지요.
레시피가 대체적으로 버터, 설탕이 듬뿍 들어갔다는 것도 미묘.........;

3.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대박입니다.
내용도 독특하고 구성도 재미있고요. 하지만 처음에는 조금 지루하기도 해서(역사책이 땡기지 않아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역사책이 읽고 싶어질 때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 건데 아쉽습니다.) 약간 건너 뛰어가며 봤지요. 하지만 맨 뒤의 루이 15세부터는 완전히 이야기에 몰입해가며 읽었습니다.

구성이 독특하다고 하는 것은 각 챕터의 시작이 그림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시대 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그림을 골라 거기에 들어간 소품과 상황 설정을 체크해 하나하나 생활상을 풀어나갑니다. 저자가 앤틱 오브제 관련일을 하고 있다보니 그 시대의 가구와 생활상, 제작법에 대한 아주 상세한 설명도 나와 있습니다. 단순히 가구나 소품 이야기만 다룬 것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과 제작된 이유, 그걸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자세히 소개했군요.
특히 루이 14세, 15세를 거쳐 마담 퐁파두르와 루이 16세 이야기까지는 흥미 진진했습니다. 루이 13세의 사망 후 찬밥신세였다는 루이 14세, 소심하고 유약한 이미지로만 기억하고 있던 루이 15세나 16세가 의외로 똑똑했다는(...) 것도 신선했고요.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토록 지탄을 받았던 것이 적국의 공주였기 때문이며 그렇게 노출된 왕가의 삶을 견딜 수 없어서라는 것도 수긍할만 합니다.(다른역사서에서는 뭐라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몰입해가며 읽다보니 마지막 챕터, 혁명 동안에 얼마나 많은 예술품이 사라져 갔는지, 프랑스 왕실의 보물들이 어디로 어떻게 팔려 나가고 부서졌는지는 가슴이 아파서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사보나롤라 때도 그랬지만 혁명이란 것은 지나치게 과격하면 "폭행"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과유블급. 뭐든 지나치면 독이되지요.


앤틱 가구나 오브제와 관련된 책이 더 있는지 찾아서 읽어보렵니다.+_+
(이러다 앤틱 뷰로에 반하면 난감한데..;)

카페인 금단증상에 시달리며-요 이틀간 카페인 때문에 밤잠을 설친 것을 생각하면 카페인 금지는 타당함-커피 견문록이라는 책을 봤습니다. 책 사이즈도 마음에 들고 종이도 가벼워서 마음에 들지만 내용은 전혀 마음에 안듭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배낭여행객이 커피와 관련된 문화를 찾아서 전세계를 떠돈다라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제 취향과는 백만광년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지역과 밀착된 여행을 해야 지역 고유의 커피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 이런 여행은 싫어요.OTL

그에 반해 어제 읽은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는 여러모로 커피 견문록의 반대에 서 있군요. 일단 책이 무겁습니다. 올 컬러의 아트지라 책 무게가 만만치 않습니다. 괜히 아트지로 만든 책도 아닌게, 책의 절반 가까이가 중세 예술장정책의 사진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고풍스런 필기체에 장식글자들과 채색 삽화들. 베리 공의 성무시도서보다도 더 아름다운 책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샤를마뉴(라고 쓰고 찰스 아저씨라 부르지만;)의 문예부흥즈음부터 시작된 예술장정책들은 여러 왕실들과 수도원들의 관심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그 누군가의 말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가 되었지요.
슬픈 것은 이 책들을 구하려면 제 10년치 월급을 쏟아 부어도 소용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하기야 16세기에 만들어진 한국의 목판인쇄본이나 활판인쇄본을 구하려 해도 웬만한 전세값 만큼은 나갈진대, 13세기에 만들어진 예술장정본을 구하려면 그 정도 돈으로는 어림없지요.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구텐베르크의 성서도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게다가 이쪽도 한정 생산. 첫 쇄가 100부를 넘지 않았다고 했던가요.)

윌리엄 모리스의 초서시리즈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가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집에 모셔왔다가 혹시라도 책에 누가 된다면 그게 더 안 좋을 것 같아 마음을 접었습니다. 보는 것만이라면 헤이리에 가면 될테니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렵니다.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는 구입 여부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눈은 호강하지만 지갑은 빈곤해지는 것이 도서구입의 기본 원칙이니 좀더 머리를 쥐어 짜야겠네요.
지난 4월에 질러둔 책이 5월 중순이 되어서야 도착한 것은 사정이 있어서였고, 집에 입성한지 한참 되었는데도 안 올렸던 것은 다른 포스트 거리가 밀려서였습니다.
어쨌건 BB파라~의 은영전 타롯카드 일부랑 포스트카드에 타레얀다, 그리고 G-Defend 일러스트 설정집입니다. 대행비 합해서 얼마나 들었는지는 비밀~♡ 그래도 환율이 낮은 편이라 할만 했습니다. 목돈이 나가서 문제였지만요.

그리고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어제 읽을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게 만든 책이었는데 눈 딱감고 들고왔습니다. 읽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개 속도도 빠르고 한 번 손을 대면 내리 읽어야 하는 계통의 책이더군요. 역시 손안의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안의책에서 나온 소설들을 손대기 꺼려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교고쿠도 시리즈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차가운 학교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이쪽은 공포보다는 추리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교고쿠도가 추리소설이라지만 제게는 공포소설로 읽히는 것과는 정 반대라니까요.(...)

추리소설이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책 뒷편에 나온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어느 눈 오는 날. 학교에 등교한 여덟 학생들은 학교에 있는 것이 자신들 뿐이며 완전히 밀폐된 학교라는 이질적 공간에 갇힌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원래 자신들이 여덟 명이 아니라 일곱이며 여기에 지난 축제 때 자살을 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리 된다면 누가 자살을 했는지 찾아 내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기억 자체가 흐려져 있어 누가 자살을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그저 그 자살을 한 학생이 의외의 인물이었다라는 사실을 빼고요. 여러 힌트가 나오기 때문인지 해결편 직전에 "누가 자살한 학생인가"와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묻는 코너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사람이 맞긴 했지만 해결편에서 실마리들이 풀리는 것을 보고는 쓰러졌습니다. 설마 그런 복선이 뒤에 깔려 있었을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결편부터 그 뒷부분을 읽으면서는 앞서 이야기에서 이 이야기가 그거였구나라며 앞 뒤를 오가며 읽게 됩니다.

꽤 마음에 든 책이라서 한동안은 몇 번이고 꺼내볼 듯합니다. 최근의 서가 다이어트만 아니라면 냅다 샀을지도 모르는 책. 주변 친구들 중에서 볼만한 사람에게 홀랑 던져 주고는 가끔 생각날 때 빌려다 볼까요? 음훗훗훗훗....

읽기는 많이 읽고 있는데 리뷰는 계속 안쓰고 있었습니다. 출퇴근하면서는 계속 책을 보고 있으니 소화되는 양은 많지만 남는건 없었다는 반증일까요.

스마일즈의 검약론은 엊그제 한겨레21에서 자조론이 일제시대 번역되었고 그 목적이 무엇이었다고 듣는 순간 정이 뚝 떨어졌습니다. 거기에 저는 검약론에서 말하는 것을 그대로 실천할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취미생활만 몇 가지인데 그걸 유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거죠.
(생각나는 것만 적자면 온라인 게임, 퀼트, 십자수, 소품만들기, 천수집, 책수집, 홍차, 커피, 레시피 수집, 슬슬 먹거리도 만들고 있고, 거기에 맛집 기행에 케이크 기행에 커피 기행도 있고, etc. )
그래도 사회초년생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 좀더 고삐를 조이자는 생각은 했으니 성과는 있었던 셈입니다.

안도현씨가 편집한 고양이는 어디서 명상하는가.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강력 추천합니다. 하지만 자칫하다가는 집에 고냥마마님을 모시고 오게 될 수 있으니 그 뒷감당을 하실 수 있는 분들만 읽으시는게 좋을듯합니다. 저는 제반 상황을 열심히 떠올리며 간신히 참았습니다.

기타무라 가오루의 이야기꾼 여자들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집은 분위기가 닮았습니다. 도쿄기담집은 읽을 생각이 없었지만 지하철 안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꺼내 들어 읽었는데 쉽게, 술술 넘어가는 단편집이더군요. 몽환적이고 뭔가 붕 떠있는 듯한 느낌의 환상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무협형 판타지 소설과는 100만광년 정도 떨어져 있으니 유념하시길. 그런 류의 판타지가 아니라 환상소설쪽입니다.)
이야기꾼 여자들도 비슷합니다. 읽고 나면 부럽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고 침체되어 있지만 안온한 그 분위기도 마음에 듭니다. 무엇을 부러워했는지는 보시면 아실겁니다.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여행이야기는 시간대를 잘 선택해서 읽으셔야 합니다. 세계 각지의 음식 이야기가 나와 있는 고로 식전이나 다이어트 중, 저녁 시간에 읽으면 상당히 힘듭니다. 시간 안배가 중요한 책이지요. 둘쎄 데 레체 외에도 미트볼 스파게티나 베이글 샌드위치나, 동남아쪽 음식들이나 포 등의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합니다. 몇 번 읽어도 재밌는 음식책입니다.

알래스카의 늙은곰이 내게 인생을 가르쳐주었다라는 긴 제목의 책은 제목 미스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보고 관조하며 인생을 논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굳이 비교하자면 로빈슨 크루소와도 같은 삶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의 일지입니다. 로빈슨 크루소, 15소년 표류기, 나의 산에서 등이 취향이라는 분께 권합니다.
알래스카 오지에서 직접 통나무를 자르고 오두막집을 짓고 그 안에서 자급자족하며 생활하는 것이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지니, 조금은 부러웠습니다. (조금만 부러웠던 것은 제가 이런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능력 부족이예요.;;;) 다른 건 몰라도 효모 팬케이크와 효모 비스킷, 블부베리 잼은 어떻게든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효모랑 생 블루베리를 구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아, 재미있었던 걸로 치자면 이 포스트에서 소개하는 책들 중에서 단연 1위입니다.

그리고 대박은 이 책. 김서령의 家. 부제가 "우리시대 교양인들이 사는 곳, 격조높고 아름다운 집으로의 초대"입니다. 이곳에 소개된 사람들이 교양인인지 아닌지는 교분을 갖지 못한 제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저자가 소개하는 대로, 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며 집구경을 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느낌은 이랬습니다.
혹시 죽비를 아십니까? 선방에서 스님들이 공부할 때, 잠깨라고 목덜미를 후려치는 그 회초리. 인사동에서도 팔고 있으니 보신분들이 많을겁니다. 소리도 장렬하지만 맞았을 때의 느낌도 참 장렬합니다. 초등학교 때 한 대 맞아봤는데 아팠다기보다는 그 뒤따라오는 소리에 놀라서 몰래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부모님들 108배 하시는데 쫓아갔다가 자야하는데 안자고 놀다 걸려서 혼난겁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죽비로 목덜미를 후려맞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어디 한 군데 정착하기를 바라고 있는지라 더 그렇게 생각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먹고 자고하는 곳이 아니라 생활 공간이며 그 생활이 삶이 되어 겹겹이, 켜켜히 쌓여 만들어지는 곳이 집, 家, home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등장하는 분들의 나이대가 30대 중반 이상에서 60대, 혹은 그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 그런지 여기 소개되어 있는 집들은 다 살아 있습니다. 어디에 있든 간에-그렇다 해도 다세대 주택은 있지만 아파트는 없었습니다. 역시 정원을 가꾸고 관조하고 관망하고, 집을 만들어가는 곳은 아파트보다 열린 곳이 적당하다는 이야기일까요-위치를 막론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더군요.
그냥 집이라고 생각하면 관리하기 쉬운 아파트를 떠올리고 그 안에 내 공간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던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혼자 단촐하게 살기에는 그런 아파트가 편할지는 모르지만 여러 수고로움을 겪지 않고는 내 집을 만들 수 없다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맛보았지요.
아직 꺾어진 60은 아니니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면 언젠가는 진짜 내 집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다만 집을 건축할 경우 땅값과 건축비와 설계비를 감안해야하니 등골 휘게 모아야겠군요. 주변에 건축쪽 일 하시는 분도 있으시니 사전에 많이 의논을 해서 제대로 된 집이 나오도록 노력을....(오늘도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나봅니다.-_-)

이번 여행에서 들고온 몇 권 안되는 책 중 하나가 델피니아 외전입니다. 지난달에 치즈루에게서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행가면 사오겠다고 벼르고 있었지요.
항상 도쿄 여행 때마다 책을 들고 무겁게 다닌 덕분에 이번 만큼은 책을 안사겠다고 결심했고, 실제로도 사온 책은 달랑 네 권입니다.(그중 한 권은 마쟈님이 부탁한 FSS 12권. 다음 번개 때 들고 가겠습니다~)

델피 외전의 소개를 간략하게 보고는 저 표지의 인간들이 과연 누구인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말 것도 없이 나시아스와 발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작가가 예고한 대로 이 책에는 비전하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나시아스. 대부분의 이야기가 나시아스의 시점에서 진행되며, 발로의 시점에서 보이는 부분은 적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두 사람의 만남입니다.
언젠가 본편에서 나시아스가 슬쩍 이야기 한 적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자세하게, 그리고 그 당시 나시아스가 발로에게 느꼈던 감정 등이 아주 소상히 나와 있군요.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자면 내용 폭로가 되니 그 부분은 접습니다.

다만 내용은 조금 알고 싶다는 분들을 위해 1차, 2차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도록 하지요.


이정도까지는 완전한 내용 폭로는 아니라고 보지만 혹시라도 지나치게 밝혔다는 부분이 있으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적해주세요.


그리고 본격적인 내용 폭로.
줄줄 이어서 쓸 자신이 없으니 위에서처럼 간략하게 나가도록 합니다.


보고있자니 행복했습니다.
어제 온종일 투자해서 읽어내려갔지만 그래도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오늘 다시 델피니아 본편을 붙잡고 있고요.

작가의 말을 보면 델피 본편이 끝났을 당시 신기루처럼 남아 있던 이야기를 풀어 써냈다고 되어 있습니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10장을 보면 더 이상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리의 이야기는 다른 소설을 통해 나오고 있으니까요.

다른 무엇보다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일러스트입니다. 아직 소년일 때의 나시아스나 발로는 정말로, 정말로 귀엽습니다. 읽다보면 하는 짓도 정말 귀엽습니다. 나중에 오키 마미야씨의 일러스트집에 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언제쯤 나올까요. 나올 때를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올해 3월 25일에 나온 책이라 번역본으로 나올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그 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야지요. 언제쯤 나올까나~♡
어제도 올린 그 책.
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를 읽는 도중 뒷 목을 잡는 부분이 있어서 올립니다.

(중략)
뜻하지 않은 질문 세례를 받은 쿵카를 쉬도록 보내고 나서 우리는 티베트에 관한 얘기를 더 나눘다. 유학생 희가 베이징의 학교에서 겪은 일을 들려주었다. 희를 가르치던 중국인 교수 한 명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도 노벨 평화상 받은 사람이 있다."
희가 열심히 머릿속으로 그 사람이 누군지 생각해 보는데 교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바로 달라이 라마다."
(중략)

말문이 막히고,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습니다.



티베트에서의 역사 조작이 한국 역사에도 중요한 이유는 저와 똑같은 짓을 옌벤 조선족 자치구에도 중국이 벌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구려의 역사를 조작하고 그들의 역사라 주장하면서 중국 땅 여기저기에 남긴 고구려의 유적들을 자기 것이라 주장하며 한국인 학자들의 조사를 막는 것이지요.
그리 되면 광개토대왕은 중국인이며, 대조영도 중국인입니다. 장수왕도, 무휼도, 호동왕자도 이제 더 이상 한국인이 아니게 됩니다. 자랑스런 우리의 조상들이 아니라 중국인이 되는 겁니다.

써놓고 보니 참 서글프군요.....

아침에 한겨레21을 읽다가 티베트의 현실과 독립운동에 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정확히는 읽고 있는 도중에 생각나는 것이 있어 글을 씁니다.

어떻게 보면 사랑의 찬가 같아 보이기도 하는 묘한 책이지요?
분명 사랑에 대한 책은 맞습니다. 대신 에로스적인 사랑이 아닌 사람 대 사람에 대한 사랑입니다.

어제 퇴근길에 이 책을 집어 들고 갔다가 다 못읽고 도로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그리고는 동생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내내 잊고 있다가 한겨레 21 기사를 읽으면서 다시 생각이 난 거죠.

자유기고자이자 여행가인 정희재씨가 쓴 글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 전 작가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릅니다. 그저 글이 읽기에 편하고, 생생하며, 가슴을 두드려온다는 생각이 들었을 따름입니다. 읽는 도중에 책을 내려 놓은 것도 가슴이 너무 먹먹해져서 더 읽었다가는 지하철 안에서 펑펑 울어버릴 것 같기에 그랬습니다. 좀더 찬찬히 느긋한 시간과 마음과 손수건을 가지고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티베트는 독립국가입니다.
하지만 중국에 의해 강제 점령되었고 지금도 그런 상황입니다. 중국은 절대로 티베트를 놓아줄 생각이 없고 티베트 사람들은 그 아래서 한국의 일제식민지 시대만큼이나-저는 그 시대를 겪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티베트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그것과 같은지 그보다 심한지 알지 못합니다-어두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가졌다는 이유로 끌려가 재판도 없이 5-6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감옥에서는 구타와 고문이 연이어지고요. 가장 힘든 것은 중국의 사상 교육일겁니다. 마오이즘 교육 뿐만 아니라 중국은 티베트를 오랜 세월 지배했으며 티베트는 중국 땅이다라는 내용의 교육을 받고 시험을 봐야 한다니요.

남의 나라 일보듯 하기가 어렵습니다. 일제식민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그런 일들을 겪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티베트 이야기가 인권단체에 제대로 언급되지도 못하는 것은 중국 정부 앞에 설설 기는, 그리고 눈치를 보고 있는 다른 나라들 때문입니다.
하하.
사진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체포하고, 연대죄를 물고, 고문하고, 강제 교육을 시키고. 그런 나라가 2008년 올림픽을 연답니다. (사실 88년 우리나라가 올림픽을 열었을 때의 반응들도 그와 비슷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학생운동 탄압과 고문, 그럼에도 올림픽을 연다라..)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달라이 라마의 방문도 거부한 어느 나라가 떠오릅니다.(빠직!)

첫비행님 이글루 갔다가 문득 생각나는 김에 정리해봅니다.



먼저 산 책.
지난 주말에 교보에 갔다가 책 구입 열풍에 갑자기 휘말려 두 권을 들고 왔습니다. 제가 주로 구입하는 종류의 일본서적들은 중순 쯤에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에 이 때는 교보문고를 가면 안되는데, 어쩌다보니 가크란과 둘이서 교보에 가게 되었던 거죠.

그리하여 책 두 권을 샀습니다.

(사진 출처는 e-hon)

핫케이크 믹스의 과자 스페셜이란 무시무시한 제목의 책입니다. 내용도 핫케이크 믹스와 다른 부재료들을 이용해 오븐을 쓰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여러 과자들을 보여줍니다.
찜통을 쓰기도 하고 프라이팬에 굽기도 하는데 사실 보고 있자면 밀가루를 대신 써서 만드는 과자와 뭐가 다른가 고민하게 됩니다.

...

그래도 몇 가지는 만들기 쉬워서 도전하고 싶군요. 시간 되는 대로 도전기를 찍어 올리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도전을?)


다른 한 권은 MOE입니다.
(사진 출처는 하쿠센샤 홈페이지)

환율 하락과 함께 최근 몇 달간 꾸준히 구독하고 있는 MOE. 처음엔 다얀 때문에 사기 시작했지만 요즘은 다얀이 있건 없건 사고 있습니다. 표지의 시바왕코, 네코냥코 시리즈는 원서로 구입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통 문화를 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어서요.

한국에서는 이런 시리즈를 낸다 해도 시장성이 없어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입니다. 사실 이런 수준이라면 어른이 봐도 재미있는 책인데 말입니다.
(모 고급 인문서가 초판 3천부도 제대로 안 팔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한숨만........;; 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내용이나 장정이나 다 좋았단 말입니다.ㅠ_ㅠ)


여기에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책 주문을 해서, 가크란이 부탁한 뉴타입(대원판)과 Bon Voyage, 제가 고른 Cafe Sweets 세 권이 어제 도착했습니다. 카페 스위츠는 레스토랑 운영자를 위한 잡지 쪽이지만 이것 역시 열혈 구독중입니다. 이번에 산 것까지 하면 총 여섯 권? 그 쯤 모았군요. 잡지라기보다는 달마다 발행되는 책자에 가깝기 때문에 과월호도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중순의 교보문고 일서란은 두렵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못 봤다고 자기 암시를 걸면서 피한 요리책들이 부지기수인데 말입니다.;;


최근에 읽은 책은 그리 많지 않군요. 서양중세기행, 도시 - 인류 최후의 고향, 현재 읽고 있는 경제학 콘서트. 서양중세기행은 읽는데 일주일이나 걸린데다 맨 마지막 부분은 뛰어 넘었지만 도시 - 인류 최후의 고향은 제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읽는 데 딱 이틀 걸리더군요. 경제학 콘서트는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속도가 붙으니 중반 이후는 굉장히 빨리 넘어갔습니다. 경제학자들이 뭐하고 인종인가를 파악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살 책.
지금 주문들어간 것이 한 권, 주문 들어갈까 고민하는 것이 세 종입니다.
하나는 최근에 완결난 홍염의 성좌. 판타지 소설은 한참 고민하다가 구입하곤 하지만 홍염은 주변에서 평이 꽤 좋은 편이라 전권 구입을 고려중입니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걸리는군요.
예전에 해적판으로 봤던 AI레볼루션의 경우도 구입 여부를 고려중이나 이쪽은 반려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포스팅하겠습니다.(반려된 이유가 참....;)
다른 한 권도 주문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현재 절판되었기 때문에 옥션에서 구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추가 비용이 꽤 들어갑니다. 그렇지 않아도 원가(1200엔)보다도 낙찰가가 높은 편이라 살지 말지 여러 모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 환율이 떨어져서 구입 쪽에 좀더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인문서들은 도서관을 통해 구해보는 터라 거의 구입하질 않습니다. 대신 도서관에 주문은 많이 넣는 편이지요.


읽을 책.
커피견문록, coffee,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 대나무(한중일 삼국의 문화 비교서, 이어령씨 책임 편찬),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스위스 디자인 여행, 세계기차여행. 그리고 기타 등등.;
이쪽은 한꺼번에 리뷰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군요.
<새뮤얼 스마일즈, 자조론, 2006, 비즈니스북스

自嘲가 아니라 自助입니다.
맨 처음 이 책을 들고 왔을 때, 가크란이 책 제목을 보고 왠 자조?라고 되물었으니까요. 하기야 자기 스스로를 비웃는 책이라면 참으로 비참하지 않습니까. 물론 바로 뒤에 self-help라는 원제를 보고 제목의 뜻을 이해했습니다.

책 날개 부분에 나와 있는 저자 소개에서는 이 책을 자기계발(self-help)의 원조 책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아직 10% 정도의 진행을 보이고 있지만 앞부분만 봐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여러 위인들 중에서 이름과 업적을 매치시킬 수 있는 사람이 굉장히 적습니다. 그나마 알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수차례 언급되는 제임스 와트 정도. 그 외 몇몇 있긴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이 더 많습니다.

옛날이야기를 읽는 셈치고 읽고 있는데 그러기엔 책이 좀 두껍습니다. 총 596 페이지니 앞으로도 갈길이 멉니다. 읽기엔 어렵지 않지만 읽다가 지칠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직전에 읽었던 책은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입니다. 보고 났더니 여행이 가고 싶은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같이 실린 괴테의 스케치 실력을 보고 쓰러졌습니다. 연습하고 노력했다 하지만 실력이 상당하잖아요! 게다가 제 취향이기도 합니다. 다른 일 때문에 슬슬 스케치를 해봐야 하긴 하는데 손이 따라줄지 걱정입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미술은 영 아니었는데...ㅠ_ㅠ;;
(사실 작은 스케치북에 색연필 들고 다니면서 지나다니는 풍경 스케치하는 것은 여행의 묘미 아닙니까.;;;)


다음번의 여행은 가능한 장기 여행으로, 느긋하게 시간을 갖고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면서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돈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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