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가오카에는 첫날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들어가는 경로를 택해도 한참 잘못 택한 것이, 야후 재팬에서 노선검색해서 가장 싼 것 코스를 골랐더니 그게 참으로 멋진 코스였습니다. 모든 종류의 환승이 서울 9호선 환승보다 더 깁니다.lllOTL 
하네다에서 내려 텐노즈아일에서 갈아타는 것도 모노레일 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와 길을 건넌 다음 지하 2층인지 3층까지 내려가서 탔으며, 오오이마치에서 갈아타는 것도 지하2층인지 3층에서 지상까지 한참을 걸어 올라와야 했습니다. 이게 400엔. 하네다에서 하마마츠쵸에 갔다가 시부야에서 갈아타는 것은 460엔. 60엔 싼데다 새로운 길이란 이유로 시도를 했는데 한참 고생했습니다. 어흑.;

어쨌건 지유가오카부터 찍고 나서 빙글빙글 돌다 생각한 것이 아마도 지유가오카에는 이제 올 일이 없겠구나라는 겁니다. 코소안이나 세인트 크리스토퍼 가든은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코소안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관심이 떨어진데다 세인트~는 한창 정원이 예쁘고 밖에서 차 마실 수 있는 봄에는 갈 수 없는 관계로 갈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도 올렸지만 파리 세베유도 그냥 저냥. 몽생클레르는 한 번 케이크를 먹어보고는 안 갔고 폴 바셋도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몇 번 가던 다른 가게들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더 해야겠네요.



한참 천가게 PICO가 어디에 있는지 찾던 때 찍은 사진입니다. 로망의 여행가방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찍었는데 역시 초점이 날아갔습니다. 하하하. 지도 문양이 찍힌 가방은 로망이긴 하지만 저런 가방은 너무 무거워서 말입니다. 게다가 저런 가죽 여행 가방은 산다면 아마도 루이비통...(어?)



아침은 일찍 나오느라 못 먹고-게다가 긴장해서 먹어도 제대로 소화가 되었을지는 미지수-기내식으로 적당히 끝내고 그 뒤엔 아무것도 못 먹었던 지라, 지유가오카에서는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유가오카에서 둘러보고 사야할 물건이 많다보니 마음이 급하고, 이날 일정이 바빠서 파리 세베유는 일 다 끝내고로 미루고 있었지요.

이날(20일, 수요일)의 코스
하네다 도착 → 지유가오카(Pico, 와치필드, 루피시아) →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포트넘 앤 메이슨) → 우에노(기타무라 커피집, 카와치야) → 아키하바라(숙소)


지유가오카에 도착한 것이 12시 반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출발한 것은 대략 3시경이었을 겁니다. 일정이 저리 바빴으니 마음도 절로 급하지요. 뭔가 먹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며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것이 저 흔들린 사진의 음료입니다. 고디바의 다크초콜릿 데카당스 초콜릭서. 초콜릭서란 이름을 알면 아는 사람들은 미친듯이 웃을텐데, 초콜릿 + 엘릭서의 합성어입니다. 그런고로 저걸 먹으면 스태미나는 끊임없이 차올라...(어이;..)

하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제 입맛에 많이 달지 않은데다 초콜릿을 넣고 그냥 갈아서 초콜릿이 씹히고, 굉장히 걸죽합니다. 말만 들어서는 스타벅스의 자바칩이나 초코칩을 넣은 프라푸치노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런 것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ㅠ- 초콜릿 음료라는 느낌이 확 오는, 아주 멋진 음료입니다. 집에서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더군요. 핫핫..



길을 걷다가 발견한 골동품점.
아래의 두 할아버지 할머니 도자기 상도 재미있지만 위에 보이는 타자기를 보고 반가워서 찍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도자기 인형 뒤에 보이는 푸른 무늬 접시는 아마도 쯔비벨무스터 같더군요. 찬장 여기저기에 보이는데 시간만 있었다면 들어가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배낭 진 것이 은근히 불편해서, 들어가면 어디 건드리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고요.

이 사진을 찍은 직후에 PICO를 찾았습니다.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다만, 예전에 찾아갔을 때 천보고 혹 했던 마음은 이미 사라지고 없어서, 마음에 드는 천을 딱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약간의 천만 구입하고 말았는데 이번 여행에서 천 구입비는 달랑 525엔이었습니다. 원래 1만엔 가량을 책정했는데 오카다야에서는 망설이던 천이 있긴 했지만 결국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PICO보다는 오카다야의 천이 제 취향에 맞더군요. 그리하여 PICO도 올 일이 없어졌습니다. 이전의 환상이 깨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길 모퉁이에 있는 와치필드. 지유가오카점이 본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여행 동안 간 와치필드 지점은 여기와 신주쿠 점 두 군데입니다. 양쪽 모두 갖추고 있는 물건이 조금 다릅니다. 찾는 물건을 양쪽에서 각각 구했으니 어느 한 곳만 갔다면 못 찾았겠지요. 하지만 양쪽에서도 못 구한 페브는 G가 키치죠지의 이노카시라 공원 입구에 있다는 와치필드 키치죠지점에서 사다주었습니다. 이쪽은 접근성이 그리 높지 않은건지 물건이 남아 있던 모양이더군요. 다음에 와치필드에서 물건 구할 때는 차라리 키치죠지를 갈까 싶기도 합니다. 신주쿠에서의 접근도 이쪽이 낫고요. 시부야는 갈 일이 많지 않아서..-ㅁ-;



와치필드도 여기까지 일부러 올 일이 없고, 루피시아도 다른 지점 찾아가면 되고, PICO도 올 일이 없고. 초콜릿엘릭서는 신주쿠나 다른 지점에서 찾아 먹어도 됩니다.
아마 그래서 지유가오카는 한동안 갈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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