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밀크티를 퍼 마시던 때의 간식들입니다.
파리바게트에 간식 사러 갔더니 카운터에 붓셰라는 과자가 있더군요. 개당 1천원. 크기가 꽤 커서 지름 10cm는 넘어보이는데다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해서 한 번 사보았습니다. 붓셰라는 이름은 몇 번 듣긴 했는데 어디서 들었는지는 가물가물하네요.'ㅂ'

위에 보이는 것은 모카 붓셰. 치즈 붓셰는 그 다음날 사보았습니다.
하여간 맛은 한 번 사먹은 것으로 족할 정도입니다. 위 아래 과자 사이에 크림이 들어가 있는데, 마치 몽셸통통의 크림을 연상시키는 느끼한 크림입니다. 게다가 모카 붓셰라면서 커피향도 안나고 맛도 안나요. 위 아래 과자는 좋지만 사이의 크림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겁니다. 위 아래 과자는 달걀 흰자만 써서 만드는 다쿠아즈나 그 비슷한 계열의 과자와 닮았습니다. 겉은 설탕 때문인지 살짝 바삭하지만 속은 부드럽습니다. 진하기보다는 가벼운 맛의 과자네요. 크림만 아니면 종종 사먹었을텐데 말입니다.



이쪽은 치즈붓셰. 역시 치즈맛은 거의 나질 않고-조금 짭잘한 정도-위아래 빵은 괜찮다는 건 동일합니다. 차라리 딸기 붓셰를 만들어서 딸기잼을 섞으면 .... 이것은 후레쉬샌드인가, 하여간 그 빵하고 닮겠네요. 하하하.

옆에 있는 도쿄 바나나 파이는 얼결에 여행 선물로 받은 겁니다. 그대로 G에게 넘겼는데 아마 가방에서 며칠 굴리다가 먹었을 것이므로 생생한 파이결은 느끼지 못했겠네요. 하하하.;
도쿄 바나나 시리즈가 점점 증식하고 있는데 다양하게 사다가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이건 도쿄 바나나 받은 첫날 찍은 사진입니다. 오른쪽의 코코아는 부모님이 서유럽 여행(;ㅂ;) 다녀오시면서 하나 가져다 주신겁니다. 포장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아주 기대하고 마셨는데...........................

이거슨_추억의_자판기_코코아_맛_.psd

한 모금 마시고는 그대로 설거지 했습니다.

디자인만 참고하자고요.;;;;
오늘도 그렇지만 그날도 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그 며칠 전부터 간절히 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집근처도 그렇거니와 그래도 자주 가는 홍대 쪽에서 맛있는 케이크를 먹기란 쉽지 않지요. 특히 포장이 가능한 케이크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더이상 견디지 못하겠다고 G에게 선포하고는 코스를 짜보았습니다. G는 이날 다른 약속이 있어 혼자가는 코스였습니다. 어디를 갈지 고심을 거듭하다 P5는 포기하고 카페 뎀셀브즈로 향했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점심 시간을 조금 지난 시각에 카페 뎀셀브즈에 들어갔습니다.

아아.ㅠ_ㅠ
눈물 납니다.
눈물나는 케이크의 향연! 가격 역시 눈물나지만 최근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후식 및 간식 가격의 수직 상승을 생각하면 괜찮습니다. P5와 그리 크게 차이나지 않는군요. 아니, P5도 가본지 조금 되었으니 그 사이 비싼 후식들의 비중이 높아졌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곳은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낮은 가격의 후식은 단종시키고 높은 가격의 있어보이는 후식을 내놓거든요. 하하하...;
하여간 이런 저런 케이크를 둘러보았지만 딱 이거다라고 마음에 꽂히는 케이크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다행이었습니다. 다 마음에 들었다면 고르기 힘들었을테니까요. 거기에다 뎀셀브즈에 갔을 때는 티라미수에 대한 보정 정보를 받기 전의 일이기도 하고 한 번 먹어본 케이크라 티라미수는 구입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 들고 온 케이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885가 색을 또 붉게 잡았네요. 저기 보이는 빵은 실제로 보면 진한 노랑 정도입니다. 크레파스 색으로는 개나리색 정도로 보시면 되어요.
그림을 보니 스노우캣-권윤주씨 같은데 그런지 아닌지는 확신을 못하겠습니다.



뒷면은 이렇습니다.
케이크가 늘어선 모습을 보았을 때 제 심정이 딱 저랬습니다. 후후후.



진한 커피를 준비하고, 이게 점심 대용이니 가볍게(..) 먹을 밤도 꺼내놓습니다. 그리고 케이크 두 개를 위한 접시 두 장도 준비합니다. 위타드 핫초콜릿잔의 찻잔 받침입니다. 아래는 양파꽃 수프그릇의 받침.



조각 케이크였다면 한 접시에 놓았을텐데 단품 케이크라 따로 따로 담았습니다. 오른쪽은 초콜릿이니 초콜릿 접시에, 왼쪽은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라 쯔비벨무스터에 올립니다.




이름하여 큐브3. 영화를 떠올리시면 안됩니다. 사각형의 초콜릿 무스이고, 그릇 역시 초콜릿 판으로 되어 있습니다.



단면은 이렇습니다. 초콜릿 가나슈와 초콜릿 무스, 초콜릿 시트가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초콜릿 러버들을 위한 초콜릿 케이크. 초콜릿이 부족하다 싶으면 하나 사다가 먹으면 되지만, 이걸 혼자서 다 먹는 것은 아무리 옆에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벤틱를 가져다 놓는다 해도 어렵습니다.
(스타벅스를 예로 든 것은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가장 용량이 큰 커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쓰기만 한 커피라..-ㅁ-; 솔직히 이 케이크에 스타벅스를 가져다 맞추기는 아쉽죠. 케이크가 아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벅스의 케이크는 자사 커피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혼자서 다 먹었습니다. G가 둘다 좋아하지 않는 케이크라고 두 손 들어서 어쩔 수 없었지요. 세 시간 정도에 걸쳐 느긋하게 먹긴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하지만 초콜릿이 간절하게 생각나는 때라면 가장 먼저 떠오를 케이크입니다.



블루베리 치즈케이크(정확한 이름이 블루베리 치즈타워였는다고 기억합니다)는 이름 그대로의 맛입니다. 아래는 치즈무스와 타르트, 그리고 맨 위에는 블루베리가 아주 듬뿍 올라가 있습니다. 치즈 무스는 조금 느끼한 편이지만 블루베리와 함께 먹으면 블루베리의 새콤한 맛이 중화를 시켜 괜찮습니다. 치즈케이크를 썩 좋아하진 않는데 이것도 제가 80% 가량을 먹었을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더라고요.-ㅠ- 하기야 이 때 케이크가 부족하다고 외친지 좀 지나서 그랬을 수도 있고...;


큐브3는 5500원,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는 5천원입니다. 대부분의 케이크가 5천원-5500원 정도고 그보다 조금 비싼 케이크가 있고 그보다 조금 싼 간식들이 있습니다. 에클레어나 주먹 크기의 슈크림은 이보다 싸지요. 커피도 맛있다고 하지만 종로는 자주 놀러가는 편이 아니라 아쉽습니다. 언제 날 잡아서 다녀와야겠지요.
종로 2가 시네큐브 옆에 있어서 찾아가기 쉽고, 발견하기도 쉬워서 케이크를 먹으러 종종 가지 않을까 합니다. 조각 케이크도 여럿 있지만 저는 돔형 케이크가 더 마음에 듭니다. 실은 크기가 더 크거든요.-ㅠ-; 이번주도 케이크가 부족하다고 울부짖고 있으니 이리저리 저울질 해보고 티라미수가 땡기면 쫓아가야겠습니다. 후후후~.

날이 으슬으슬하니 춥네요. 요즘 허리가 조금씩 아파오던 데다 어제 저녁에 과일을 먹고 잤더니 몸이 부어 있어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금전 관련한 모종의 사태가 ... (먼산)

어쨌건. 추운 날에는 따끈한 무언가가 먹고 싶어집니다. 그러니 묵히고 있던 양송이 수프 사진을 꺼내 드는거죠.-b-


이날도 비가 왔을겁니다. 주륵주륵 내리는 비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것 같아 따끈한 수프를 먹기로 했습니다. 가격이 3500원인가, 4천원 정도일겁니다.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이날은 평소보다 조금 많이 시켰지요.



수프는 보통 두 종 정도 준비하는가 봅니다. 이날 두 종류의 수프 중에서 어떤 걸 먹을까 고민하다가 양송이 수프를 택했습니다. 그냥 사발 같은 곳에 담겨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받아들고 보니 컵에 나왔습니다. 양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는데 먹고 나니 든든하군요. 레토르트인지 아닌지 가리기는 어렵지만 시판하는 수프보다는 훨씬 뻑뻑합니다. 만들 때 밀가루를 너무 넣었거나 아니면 육수를 덜 넣었거나 둘 중 하나지요. 예전에 어머니가 처음으로 오뚜기 수프를 끓였을 때, 지나치게 물을 적게 잡아 나온 몽글몽글한 괴식이 떠오르더랍니다. 물론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걸죽한 국물을 떠올린 제게는 그랬다는 겁니다.^^;
수프는 딱 수프 맛.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그릇 때문인지 양이 적어보여 아쉽더군요. 양만 두고 보면 파파로티의 수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그쪽은 레토르트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거긴 컵이 아니라 입구가 넓은 사발을 쓰는데 그리 깊지 않으니 양만 두고 보면 많이 차이나진 않을겁니다.

이날은 치아바타를 수프에 찍어 먹었습니다. 수프를 다 먹은 다음에는 디저트 겸(?)해서 카페라떼에 찍어 먹고요.

그래도 역시 전 카페라떼에 치아바타가 좋습니다. 그야 가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지요.-ㅠ- 카페라떼를 포기할 수는 없고, 수프까지 시키면 가격이 확 올라가거든요.

그러니까 마비노기식으로 말하자면,

<SYSTEM> 키르난의 식욕이 30 증가했습니다.
쯤?

지난 주말에 열심히 마비질을 했는데도 시스템 메시지가 어떻게 뜨는지 홀랑 까먹어서 저거 적는 데도 헷갈렸답니다.-ㅂ-;
식이조절할 때는 하루만 지나도 먹고 싶은 음식들이 주변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춥니다. 가끔은 탱고일 때도 있고요. 어제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었더니 신나게 탱고를 당겨주네요. 거기에 스트레스 푼다고 레이크 에덴 시리즈를 붙들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레이크 에덴은 하도 읽다 못해 최신간은 사다볼까라는 생각마저 들고 있습니다. 으허허; 하지만 레이크 에덴 시리즈가 나온 것을 모르고 도서관에 원서 신청해서 빌려다 봤습니다.OTL 도서관에 원서 신청할 때만 해도 책이 안나와 있었습니다. 그래도 원서로 완독했으니 다행이죠. 레시피는 이번에 나온 당근케이크보다 그 뒤인 크림퍼프가 취향입니다. 크림퍼프 뒷 권이 나왔나 찾아봐야겠네요.
...라고 쓰고 검색해보니 이번엔 플럼푸딩입니다.OTL 도서관에 주문해야겠네요. 근데 지금 보니 출간일이 2009년 11월입니다. 어허허. 운이 좋았다고 해야하나요. 오늘 검색 안 했더라면 올해 내내 모르고 넘어갔을 수도 있는데요.

이번주에는 초콜릿을 대량 구매할까 말까 고민입니다. 가격이 너무 올라서 발로나 코코아 1kg과 탄자니아 초콜릿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4만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근데 브라우니가 만들고 싶어진거라 어쩔 수 없군요. 만드는 김에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걸로 해볼까 싶기도 한데. 솔직히 맛은 그냥 그렇죠. 지난번에 한 번 만들어보긴 했는데 식감이 그닥 취향이 아니더랍니다. 브라우니 자체만 먹는 것보다는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퍼지 소스나 캐러멜 소스를 듬뿍 올려 먹는게 낫지요. 어쨌건 사긴 사야하나 싶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크림퍼프 살인사건에 등장하는 브라우니 플러스 만드는 법을 어제 내내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지요. 하하하.


사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 허기를 조금 달래보려고 그런겁니다. 말이 씨가 된건지 아래 밥통의 반란이란 글을 쓰고 났더니 위가 본격적으로 반항하기 시작합니다. 스트레스 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내년이나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잘 달래는 수 박에 없지요. 하여간 식이조절 들어간데다 위까지 말썽이니 먹고 싶은 음식의 방향도 싹 바뀌었습니다. 빵보다는 수프, 국물요리보다는 건더기가 많은 자작한 요리가 좋아요. 그래도 날이 추우니 칼국수도 먹고 싶고..-ㅠ- 주말에 부모님은 안계신다 하니 그 틈을 타서 외식하러 나갈까 싶기도 하고..-ㅠ- G가 몇 주 전부터 맛있는 일본 라면이 먹고 싶다 하는데 딱 이곳이다 싶은 곳이 떠오르질 않네요. 그게, G의 '맛있는 일본 라면' 기준은 채널 J에서 하는 THE 라멘입니다.-_-; 일본 라면 먹고 싶다고 노래부르기 시작한 것도 저거 보면서 였으니까 상당히 기준이 높습니다. 그런 고로 맛있는 일본 라면 먹기는 뒤로 밀릴 수도 있겠네요.

한동안 신나게 홍차 마시다가 요즘에는 잠시 멈췄습니다. 날이 추워지니 설거지가 힘드네요. 그러니 설거지가 훨씬 간편한 커피를 위주로 마시고 있습니다. 그래도 하루 한 잔 밀크티를 꼬박꼬박 마시지요.

신세계에서 79주년 기념 세일을 하면서 정가 7만원인 알피의 1리터 보온물병을 46000원에 팔던데 살까말까 아주 조금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커피를 담으면 또 설거지하기가 번거로우니 참겠습니다. 나티브 코코아 9600원짜리는 조금 고민해야겠네요.

제목은 그렇지만 오늘치 일기..가 아니라 오늘치 포스팅을 올리기 위한 사진 방출용 글입니다. 장소는 신촌 티캐디. 위치에 대해서는 제 블로그 로컬정보로 들어가서 찾으시면 나옵니다.-ㅂ-;
(지금 링크걸고 자세히 올릴 경황이 아니라...OTL)



출장 다녀오시면서 키릴님이 사오신 초콜릿. 우후후. 맛있었습니다.>ㅠ<



제 몫의 홍차. 이날 마신게 뭐였는지는 가물가물하네요.



인쇄질 비교용으로 마쟈님이 들고 오신 엠마. 뒤의 먹을 것에 시선을 빼앗기시면 안됩니다. 이 사진 주인공은 엠마 맞아요. 아니, 엠마가 아니라 도로테어(맞나;) 주인님.



이쪽은 크림티.



그래도 전 첫 번째 티세트 때의 스콘이 좋아요.-ㅠ-
어느 날. 친구들과 밖에서 놀다 온다는 G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G: 혹시 티라미수 먹을래?
K: 어? 주면 좋지. 근데 어디야?
G: 카페 뎀셀브즈.

<SYSTEM> 키르난은 티라미수를 획득했습니다.


그리하여 들고온 티라미수. 저녁 늦은 시간이라 사진만 찍고 말까 했는데 자태를 보는 순간 포크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들고 오는 과정에서 기름종이에 조금씩 묻어서 조금 볼품없는 모양새가 되었지만 크기가 상당히 큽니다. 직경 10cm. 높이도 그 정도 됩니다. 상당히 높게 쌓아 올렸더군요.



아래 판을 놓고 그 위에 크림을 쌓아 올리고는 코코아 파우더를 마구 뿌린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모양새입니다.-ㅠ-
솔직히 아래 기름종이를 빼고 사진 찍고 싶었지만 설거지가 번거로울 것 같아 그냥 놔뒀습니다. 기름종이를 빼다가는 눈사태가 아니라 코코아가루사태가 일어날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이런 건 후식용 포크로 우아하게 먹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숟가락을 들고 파먹는 것이 제일입니다.



단면을 보여주기 위한 굴착(?) 사진.
모시면 아시겠지만 아래는 과자입니다. 다이제스티브보다는 덜 기름지고 사브레보다는 조금 단단한 느낌입니다. 뭐, 타르트 반죽을 조금 두껍게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는 온통 크림.
그런데 너 티라미수라 하면서 커피시럽을 듬뿍 적신 스펀지는 어디로 간거니?

파먹다보니 시트가 발견되었습니다. 타르트 위에, 크지 않게 올라가 있더군요. 흐음. 일단 크림은 그리 달지 않고 아주 느끼하지도 않아서 크림만 먹어도 나쁘진 않습니다. 하지만 커피가 부족합니다.;ㅂ; 커피이이이이이이! 티라미수의 (제멋대로) 3대 조건 중 하나가 약하니 맛있는 티라미수라고 하기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맛있게 잘 먹었고 5천원이라는 가격에 저렇게 커다란 티라미수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고로 다음번에도 또 사다 먹을 생각입니다. 그 때는 집에서 맛있는 커피를 내려 홀짝이며 먹겠지요.-ㅠ-

슈크림의 이름이 슈크림인 까닭은 모양과 속 내용물에 있습니다. 보통은 크림을 빼고 슈라고 많이 부르지요. 슈는 프랑스어로 양배추란 뜻이고, 슈의 겉모습이 양배추와 비슷하게 보여 그리 부른다고 합니다. 만드는 방법 중에는 암모니아를 넣는 것과 안 넣는 것이 있는데, 암모니아를 넣으면 슈 안쪽이 깨끗하게 됩니다. 넣지 않으면 중간 중간 막이 생기더군요. 이전에 어느 책에서 보았습니다.

파리바게트에 간식을 사러 갔다가 눈 앞에 슈크림이 보이길래 가격은 묻지도 않고 한 번 집어 들었습니다. 총 1200원, 개당 400원 꼴이네요. 그럭저럭 납득할만 하다 싶었습니다. 물론 리치몬드의 슈크림은 떠올리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먼산)
크림은 휘핑크림을 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느끼한 맛만 나진 않으니 반반일 가능성이 높네요. 유크림만 100% 쓰면 크림이 순식간에 가라앉습니다. 보통 케이크 전문점에서 생크림 케이크를 만들 때는 유크림 반, 식물성 크림 반을 섞어 쓴다고 알고 있습니다. 유크림은 슈퍼마켓에서 500㎖ 우유팩 크기로 파는 것이고-주로 서울우유와 덴마크가 있습니다. 저는 서울우유파;-휘핑크림은 장기보관용으로 밀봉해서 파는 1ℓ짜리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매일유업에서 나온 200㎖팩도 있지만 성분표를 보니 아예 설탕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써보진 않았습니다.

아침에 쓰는 이야기 치고 좀 무겁다 싶긴 한데 그건 요즘 출근길에 크림 퍼프 살인을 읽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보고 났더니 간식이 간절히 땡기지만, 출근길에 적당히 맛있는 쿠키를 살만한 곳은 없어서 쿠키불만족이 해갈되지 못했더랍니다. 흑...;ㅠ; 사진으로 보고 있자니 저거라도 사올까 싶긴 한데 제가 먹고 싶은 건 맛있는 쿠키란 말이죠. 슈로는 해결 불가!


그러고 보니 최근의 지름 중에서 중요한 것 하나를 안 챙겼습니다. 이건 주말에 생각나면 올리죠.

이날은 비가 내렸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사이,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더군요. 아니, 애초에 밖에 자리를 잡고 가방을 내려놓은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졌으니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던 때는 비가 꽤 내리고 있었을겁니다. 글쓰기를 미뤄두면 이렇게 기억도 날듯말듯 한다니까요.

포카치노는 중정이 있는 구조라 입구에 가까운 자리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자니 꽤 재미있습니다. 문 앞에는 유리로 차양-아니, 비막이 창을 달았는데 거기에 빗방울 떨어지는 모양을 보고 있자니 신선하더군요. 수직으로 서 있는 창에 빗방울 스치는 것은 자주 보았지만 천창이나 그 비슷한 곳에 빗방울이 내리 꽂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니까요. 날도 어둑해지고 어두워지니 또 노란 불빛은 상대적으로 따뜻하게 느껴지고.

우아하게(?) 묘사하고는 있지만 사실 이날은 아주 귀여운 도깨비 두 마리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포카치노의 케이크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먹어본 것은 티라미수였지요. 하지만 티라미수도 그렇고 이 치즈타르트도 그렇고 제 입맛엔 맞지 않습니다. 크림치즈 특유의 신맛이 나는데 먹다보면 묘하게 입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 진하기도 하지만 역시 디저트의 신맛은 저랑 잘 맞지 않아요. 디저트는 어디까지나 달거나 써야합니다. 쓴맛과 단맛의 조화가 잘 맞을 수록 제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더군요. 티라미수라든지 초콜릿 디저트라든지 말입니다.


워낙 자주 가다보니 쿠폰으로 따뜻한 음료 한 잔을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카페라떼를 마실 생각입니다. 날이 춥다보니 따뜻한 음료를 떠올리기만 해도 흐뭇하군요. 후후후.
소스가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홍대 스타벅스 옆에 자리잡고 있어서 저기가 뭐하는 집인가 종종 궁금해하며 들여다 보았더랬지요.



홍대 정문 근처에는 스타벅스가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놀이터 길건너 쪽에, 하나는 카페 네스카페와 마주보고 있는 자리에 있습니다. 네스카페와 마주보는 쪽의 지점 이름이 홍대갤러리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카페 루트도 그 근처에 있지요.
카페 소스는 스타벅스 홍대갤러리점과 카페 네스카페 사이 길로 아주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스타벅스 옆집이예요. 스타벅스의 흡연석이 뒤쪽으로 있는데 그 공간은 같이 공유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펠로우님이 여기에 일본쪽에서 건너온 카페가 있다고 가르쳐 주셔서 가게 되었습니다. 안쪽으로 아늑하게 자리잡긴 했는데 이상하게 끌리진 않더군요. 흡연석이 먼저 보여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케이크가 나쁘지 않다는 말에 홀랑 들어가보았더니, 여기가 언젠가 이글루스 밸리에서 본, 모플이라는 독특한 화플을 파는 가게로 소개된 곳이었던 겁니다.-ㅁ-; 뭐, 덕분에 폭주한 것도 있긴 하군요.....

자리는 1층과 2층 양쪽에 있습니다. 2층은 뭔가 시끄러워서 1층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아무도 없더군요. 조용하니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잠시, 아마 직원 교육이 있던 모양입니다. 신입 직원에게 주문 받는 법, 손님이 들어왔을 때의 대처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군요. 공간이 콘크리트를 그대로 내보이는 구조인데다 딱히 공간이 막혀 있던 것도 아니고, 소리가 울렸습니다. 그래서 저도 생생하게 직원 교육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실습 대상(?)이 되는 것도 느꼈지요. 하하하.

메뉴판을 들고 무엇을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엔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어보자 싶어 말차 파르페와 말차 모플을 시켰습니다. 모플은 모치(찹쌀떡)과 비슷한 느낌의 와플이랍니다. 겉 모양은 와플인데 속은 죽죽 늘어지는 찹쌀떡 같은 느낌이라네요. 신기하다 싶어 시켰습니다.



그리고 파르페(6500원) 먼저 등장!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파르페를 시켰던 것은 말차 아이스크림과 조청이 들어간다는 말에 그랬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조청은 없는 듯?; 끈적한 소스는 있지만 조청같지는 않았습니다. 집에서 흔히 보았던 조청과는 달라요.;ㅅ;
모플을 먹었을 때 뿌린 소스가 있어 이게 그건가 싶어 나중에 물어보니 그건 초코시럽이었다고 합니다.



위에 올려진 것은 깨 강정입니다. 달달하고 고소하니 괜찮던걸요.
속에는 아이스크림외에도 케이크가 들어 있습니다. 무슨 케이크인지는 잊었는데 냉동고에 들어가 있던 건지 조금 퍽퍽하고 단단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이랑 먹으면 잘 어울립니다. 말차 아이스크림을 듬뿍 듬뿍 발라 가며 함께 먹었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듬뿍 올라가 있고 팥도 맛있어서 6500원에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을 하며 먹었습니다.-ㅠ- 괜찮은게 아니라 가격 대 성능비가 꽤 좋은거죠.



그리고 이게 모플입니다. 아래 깔려 있는 것이 모플. 그 위에 아이스크림과 깨강정이 올려져 있습니다. 그릇에 뿌린 가루는 가루설탕과 말차가루인가봅니다. 그런데 말차가루 색이 그리 예쁘진 않군요.-ㅁ-; 혹시 말차가루가 아니라 녹차가루인가?;



앗, 앞서는 팥도 올라가 있다는 걸 안 적었군요. 아이스크림은 뜨끈한 모플 위에서 노곤노곤 녹고 있습니다.-ㅠ-


모플이란 것, 꽤 특이하긴 하지만 제 입맛에는 안 맞습니다. 차라리 찹쌀떡이나 인절미를 따로 구워먹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찹쌀떡보다 반죽이 묽다보니 잘라서 먹고 있노라면 이건 왠지 풀빵같은 느낌입니다. 아하하; 반죽 자체가 강한 맛도 아니고요. 와플처럼 달달한 것도 아니고 씹는 맛이 좋은 것도 아니고. 게다가 위에 올려진 것들은 강렬한 맛을 자랑하고 있으니 이건 미묘하네요. 다양한 재료가 올라간 모플이 있던데 어떤 것을 먹든간에 위에 올라간 푸딩이나 크림 맛만 기억하고 모플은 어떤 맛인지 까맣게 잊어버릴 겁니다.


식사류도 여럿 있고 디저트도 여럿 있지만 워낙 다양하게 하다보니 약간 미심쩍어 보이기도 하네요. 음식들은 시켜먹어보지 않았지만 먹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거든요. 다음에 더 가게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ㅅ' 야외가 좋지만 이제 슬슬 추워지는데다 거기는 흡연석이고. 1층은 소리가 울리고. 2층도 소리가 울리다 못해 계단을 타고 1층에 앉아 있는 사람한테까지 들리고. 조용하고 느긋하게 있기에는 조금 부족하겠지요.
그래도 파르페가 생각나면 종종 들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래 쪽의 은색 뚜껑은 잼. 거기에 삶은 밤과 파리바게트의 슈크림과 빵. 음료는 밀크티에 덴마크 요구르트 음료.
하루치 식량이었답니다~.-ㅂ-

이래 놓고 어쩌면 저녁 때 뭔가 다른 걸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식생활이 하도 비슷하다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말이죠.



티캐디는 어제 한 번 더 방문을 했습니다. 아마 몇 달 동안은 갈 일이 없겠다 싶더군요. 신촌, 이대는 갈 일이 거의 없는데다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바빠지는 시기거든요. 스트레스 풀기를 먹는 것이 아니라 읽기로 해결하기로 한 것도 이유입니다. 홍대야 꼬박꼬박 갈 일이 있으니 종종 리뷰는 올라오겠지만서도...'ㅅ'
어제 홍차 나누기를 해서 집에서 소비해야할 홍차가 늘어난 것도 문제입니다. 2010년 4월까지 마셔야 하는 포트넘 앤 메이슨 로열 블렌드를 뜯기도 했고, 인도에서 날아온 아삼을 나눠 받기도 했고, 트와이닝 얼그레이는 아직 400g 넘게 가지고 있고 말입니다. 어, 2008년까지 마셔야 했던 해로즈 아삼이랑 실론도 남아 있어요. 그리고 2009년 2월까지 마셔야 했던 포트넘 앤 메이슨 얼그레이는 조만간 뜯어야 합니다. 하하하하하.

커피는 한동안 멈추고 이제 홍차를 마셔야죠. 위가 잘 버텨줘야 할텐데 말입니다.;
(제 위는 커피보다 홍차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ㅂ-;..)



이대 ECC에서 먹어본겁니다.
허니토스트에 아이스크림을 올리는데 이것도 가격이 꽤 저렴했습니다. 3500원? 아마 그정도였을 겁니다. 홍대의 Thanks Nature Cafe도 같은 가격이라 기억하는데 거기는 아이스크림이 아니지요. 옆에 크림만 한 덩이 나옵니다.
그래서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에 굉장히 기대하고 받았더랍니다. 일단 빵은 그냥 식빵입니다. 약간 푸석푸석하다고 해야하나. 이탈리안 식빵처럼 결이 죽죽 찢어지는 닭고기살 빵결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 아이스크림은 어디서 많이 먹어본 익숙한 맛. 당연히 하겐다즈는 아니고,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으면서 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이 공기 함유량이 참 높습니다. 어허허. 투게더는 아닌 것 같으니 답은 거의 나온 셈이지요.
그래도 아이스크림을 듬뿍 올려 먹으니 좋습니다. 속에는 꿀을 뿌렸더군요. 식빵 결에 꿀이 배어 들어가 살짝 삭은 것이 달달하니 참 좋습니다. 순식간에 혈당량이 마구 올라가지요.



그리하여 저도 지금 혈당량 올리러갑니다. 오늘은 홍차 대신 발로나 코코아 가루를 넣은 코코아! >ㅠ<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기는 민망하긴 하지만 저는 좋아하는 가게에 대한 부적 감정이 역치를 넘으면 불호(不好)로 넘어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천연소재로 가자>에 나오는 나르의 심리를 떠올리시면 엇비슷할겁니다. 나르에게는 사람에 대한 감정이 무관심, 좋아함, 싫어함 밖에 없고 좋아함과 싫어함은 경계선을 두고 있기 때문에 바늘이 이쪽으로 넘어가냐 저 쪽으로 넘어가냐에 따라 사람에 대한 감정이 휙 바뀝니다. 나르는 대부분의 사람이 다 싫어함 범주에 들어가는 것 같더군요. 적다보니 저 책이 보고 싶어집니다. 엔딩 때문에 다시 건드리기 무섭지만;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렇게 역치를 넘어간 가게가 몇 있습니다. 아주 좋아하다가 몇 가지 사건이 터졌을 때 휙 등을 돌리게 되는 일이 있었던 가게 말입니다. 이건 비단 저뿐만 아니라 맛집 다니는 분들은 종종 겪지 않을까 싶습니다. 처음에 갔을 때는 맛있었고 죽 그 맛을 유지하다가 오랜만에 갔더니 갑자기 맛이 바뀌었고, 그리고 그 뒤로 몇 번 더 갔을 때마다 맛이 떨어져서 마음을 접었다는 상황 말입니다. 이것은 맛있었는데 그 다음에 기대했던 몇 가지 다른 음식들이 생각보다 맛없고 기대했던 맛과 동떨어져서 마음을 접었다는 상황도 있을 법합니다.

폴앤폴리나는 후자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처음 먹었던 깜빠뉴(한국어 표기법으로는 캄파뉴-_-)는 그럭저럭이었지만 갈색 바게트의 겉이 바삭바삭하니 취향에 잘 맞았지요. 그래서 갈색 바게트만 몇 번 더 사다 먹다가 이 날은 화이트 바게트와 스콘을 샀습니다. 스콘은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사봤습니다.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이것도 어언 며칠 전입니다. 아니, 며칠이 아니라 열흘은 가뿐히 넘을겁니다. ... 아마도.


갈색바게트와 화이트바게트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화이트 바게트를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화이트 바게트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망설이다가 플레인 스콘도 같이 주문했지요. 담백한 빵을 만들어내는데다 발효반죽 중심의 빵들이니 스콘은 어떤 맛일까 궁금했던 겁니다.
화이트 바게트는 맛있었습니다. 쫄깃하면서도 찰진데다, 쫀득쫀득 씹는 맛이 일품이군요. 껍질이 덜 바삭하니 바게트의 모양이라 해도 바게트가 아니라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하지 않나 싶긴 합니다. 갈색 바게트는 겉의 껍질이 두꺼운 편이고 화이트 바게트는 보통 빵집에서 파는 바게트보다도 껍질이 얇습니다. 같은 바게트라지만 전혀 다른 느낌인걸요. 이날은 카페인 과다로 카페라떼를 마시지 않았지만 시켰더라면 아마 풍덩 담가서 먹었을 겁니다.-ㅠ-
하지만 스콘은 참 미묘합니다. 한 입 베어무는 순간 기대가 와르르 무너졌으니까요. 기대했던 스콘맛이 아닙니다. 달걀맛. 옛날 옛적 어머니들이 집에서 구워주시던 달걀빵맛이 납니다.(먼산) 베이킹파우더는 적게 쓰고 발효반죽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런만큼 맛이 없진 않습니다. 달걀맛이 많이 나지만 그런 빵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스콘에 기대했던 그런 맛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감점요인이 되었지요.

화이트바게트는 갈색바게트와 가격이 같습니다. 3300원인가 3800원. 스콘이 25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즈음이지요.

다음에 갈 때는 화이트바게트를 살겁니다. 집에서 길게 잘라 카페라떼에 풍덩 담가 먹어야지요.-ㅠ-

미리 말씀드리자면 일요일 아침에 올라가는 이 글은 홍차와 간식과 애프터눈 티세트와 온갖 염장이 될만한 사진들이 한데 뒤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사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ㅁ-;

그러니까 모든 일의 시작은 이글루스 절세마녀님의 글을 읽으면서였습니다. 신촌에 클로리스라는 카페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최근에는 홍찻집에 간 일이 없습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간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군요. 그리하여 뭔가 있어보이는 찻집 사진과 캔 여럿을 직접 열어보고 차를 고를 수 있다는 점에 홀딱 반해서 친구들에게 문자를 날렸습니다. 슬프게도 S는 선약이 있어서 K와 약속을 잡았습니다. 토요일 2시쯤 찻집에서 만나기로 했지요.




근데 1시 반쯤 K에게 문자가 옵니다.; 티캐디 앞에는 공지가 없는데 자매점인 클로리스는 2시 오픈이라 되어 있다나요. 저는 한창 가고 있던 중이라 덜 기다렸지만 K는 조금 기다렸습니다. 오픈시간을 미처 확인못했으니 그건 제 불찰이죠. 흑.
가는 길은 찾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신촌역 3번출구에서 나와 연대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다보면, 현대백화점 새 건물이 있는 그 앞의 복잡한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직전에 파리바게트가 있고요. 파리바게트와 에뛰드하우스 사이의 골목으로 죽 걸어들어가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른쪽에 Tea Caddy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워낙 튀는 외관이라 알아보지 못할리는 없습니다. 마음 놓고 걸어가시면 됩니다.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K를 만나니, 2시가 되기 조금 전, 절세마녀님이 언급하신 그 티마스터(혹은 직원)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답니다. 그리고 열심히 오픈 준비를 하시는군요. 앞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잠깐 바깥 쪽으로 나오셨을 때 들어가도 되냐 물어서 들어갔습니다.



카페 클로리스도 가보지 않았고 오랜만에 홍차전문점에 오는 것인데 들어가면서 보니 상당히 취향입니다. 각 테이블마다 개인접시, 찻잔받침, 찻잔, 설탕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테이블마다 찻잔이 다 다릅니다. 하나로 통일하지 않고 이것 저것 모아 쓰는 것 같군요. 



 가장 안쪽에는 약간 단이 높게 되어 있으며 차통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이쪽에 있는 차들 중 기억나는 브랜드는 포트넘앤메이슨, 포숑, 마리아쥬 프레르, 에디아르.)



사진이 흔들렸찌만 대강은 알아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홍차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런 저도 눈에 익은 브랜드가 상당히 많습니다. 굉장히 다양하게 갖춰두었군요. 직수입 홍차는 1만원, 국내 수입차는 8천원이랍니다. 물론 한 잔 가격이 아니라 한 포트 가격입니다.
(여기 있는 브랜드 중 기억나는 것은 아마드, 아크바, 트와이닝, 딜마, 루피시아, 다질리언, 웨지우드, 해로게이트, 웨스트오브 인디아였나.... 여기가 국내 수입차일겁니다.)

저는 아예 가기 전에 어떤 차를 마실지 결정을 했습니다. 닐기리가 간만에 마시고 싶어지더군요. K는 다질리언의 애플티를 골랐습니다.
고르면서 같이 먹을 수 있는 간식이 있는가 물었더니 차를 마시면 마들렌과 머랭쿠키가 함께 나온답니다. 혹시 더 시킬 수 있는 티푸드가 없냐고 다시 물으니 오늘부터 애프터눈 티세트를 시작하는데 아직 준비중이랍니다. 준비중이라도 좋다고, 기다려도 상관없다고 하여 그 자리에서 애프터눈 티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어, 그러니까 저희가 이날 첫 손님이었으니 애프터눈 티세트도 저희가 처음으로 시켜 먹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좌석수는 적지 않습니다. 20석은 넘지 않을까 싶네요.
저랑 K는 햇살이 잘 드는 곳이 사진 찍기 좋을거라 생각해서 천창이 있는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단이 높게 되어 있어 구석진 느낌도 들고 이 때는 햇살도 잘 들어와 니콘이라 해도 붉게 보이는 것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자리를 잡자 준비된 찻잔을 정리하고 티스푼과 잼나이프를 놓습니다. 스트레이너도 미리 가져다 주시는 군요.



집게가 달려 있길래 각설탕인가 했더니 앵무새 설탕입니다.
진짜 앵무새 설탕이 아니라 포장에 앵무새가 그려진 유기농인지 비정제인지 하여간 조금 비싼 설탕이죠. 뻬르쉐 혹은 알라뻬르쉐라 부를겁니다.



그리고 홍차보다 간식이 먼저 나왔습니다. 머랭쿠키 두 개와 마들렌. 만져보니 마들렌은 아직 따뜻하군요.



찻잔은 뜨거운 물로 데우는 중입니다.



잠시 뒤 차가 나왔습니다. 포트가 두 개 나오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큰 포트에는 차가 담겨 있고 작은 포트에는 뜨거운 물이 있습니다. 이대 티앙팡(오후의 홍차)은 차를 우려서 다른 포트에 담아 나오는데 여기는 포트에 찻잎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첫잔을 마시고 점점 차가 우러나서 맛이 진해지면 작은 포트에 담긴 뜨거운 물을 부어 연하게 하는 거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진한 차에 우유를 넣어 밀크티로 마시고 싶으면 말해 달라고, 스팀우유를 준다고 하시더군요.



예쁜 찻잔에 따라 마시는 홍차는 언제건 기분을 고양시킵니다. 후후후후. 하지만 집에서는 그러기엔 너무 번거롭지요. 밖에 나가서는 이렇게 대접(?)받고 싶고 분위기 내고 싶지만 집에서는 그냥 적당히 밀크티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네요.



조금씩 따라 마시다보니 세 번째로 따랐을 때쯤에는 차가 굉장히 진합니다. 그야, 잔 가득 따르지 않고 6할 정도만 따랐더니 시간이 한참 지났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우유를 부탁했습니다.



근데 차가 워낙 진하다보니 우유를 넣어도 그 진한 맛이 잘 가려지지 않는군요. 그렇다고 우유를 더 부으면 이것은 밀크티가 아니라 그냥 홍차맛 우유. 아하하;


애프터눈 티세트가 나오는데는 1시간쯤 걸린다고 하시더니 3시 넘었을 때, 너무 늦게 내와서 미안하다 하시며 다른 차를 한 포트 서비스로 주시겠답니다. 당연히 저는 트와이닝 얼그레이. K는 아까 차 고를 때 코 끝에 계속 향이 맴돌았다는 웨지우드 파인 스트로베리를 주문합니다.

애프터눈 티세트 사진은 너무 많아서 접습니다.




다시 받은 트와이닝 얼그레이에,



스콘을 반으로 가르고 치즈와 잼을 발라 먹습니다. 홍차와 스콘의 조합은 역시 좋습니다. 게다가 지금 생각하니 이 스콘은 먹고 난 뒤에도 입이 텁텁하지 않습니다. 스콘 먹었을 때는 십중팔구는 입안이 텁텁해지는 느낌이 들어 피했는데 티 캐디의 스콘은 괜찮군요.



나중에 계산서를 받아들고 심히 당황했습니다. 생각한 것보다 적은 금액이 찍혀 있더군요. 나온 시각이 6시쯤인데 그 동안 먹고 마신 것을 생각하면 3만원이 나와서는 안되는데 싶었습니다. 영수증을 확인하니 애프터눈 티가 12000원.
(...)

다음에 꼭 다시 오겠습니다.;;


그리고 살짝 덧붙이자면; 오픈은 10월 3일이었답니다. 근데 그 때는 추석연휴 아니었나요?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모저모 알고 찾아왔다 하니까 신기해하십니다. 그리하여 모 블로그에 티 캐디 소개하는 글이 올라와서 찾아왔다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지금 소개하는 글 날리고 있는 셈이지 북적북적해지는 건 시간 문제일지도 모르겠네요. 호젓한 분위기를 흐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널리 알려야 겠다는 생각에 일단 써놓고 봅니다.-ㅁ-;


덧붙임 하나 더.
군데 군데 콘센트가 있고 와이브로도 잡힙니다.(웃음) 어제 마침 위키를 들고 가서 혹시 와이브로가 잡히는가 켜보았는데 잡히더군요.>ㅅ<


드디어 추석 동안의 사진을 다 쓰고 지난 주말의 사진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만세!
케이크 사진 옆의 누군가는 살포시 무시하셔도 되고 말이죠.

이날은 점심을 면요리로 먹었는데-나중에 올리겠습니다-먹고 나니 갑자기 달달한 케이크가 먹고 싶어집니다. 짜고 매운 것이라 그랬는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어딜 갈까 한참 고민하다가 들어간게 스타벅스입니다. 홍대 입구 주변에 딱히 갈말한 케이크 집이 생각나지 않은 것도 있지요. 다른 일 때문에 신경을 썼더니 멀리 걷기가 싫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가까운 곳을 가자 싶어 고른 곳이 홍대 갤러리점입니다. 네스카페 옆집이고요.



스타벅스의 케이크 가격이 다들 올랐기에 가격 대 성능비를 생각하면 다 눈 밖에 났고, 그나마 신제품이라 맛이 궁금했던 것이 물망에 올랐습니다. 이름이 정확힌지 모르지만 대강은 맞습니다. 스폰지가 들어간 치즈케이크에 초콜릿 크런치를 넣은 겁니다. 먹으면 저 동글동글한 크런치가 바삭하게 씹힙니다.

그러나 두 번 다시 먹지 않을 케이크입니다.
치즈의 신맛이 강하게 두드러지는데다 느끼하고 미끄덩한 식감입니다. 위에 잔뜩 바른 나파쥬(광택제)도 별로고 말입니다. 무스 타입의 치즈케이크에 퍽퍽하진 않은 스폰지, 그리고 바삭하게 부서지는 달콤한 초콜릿 크런치의 조화는......... 제 입맛에 잘 안맞습니다. 단 맛의 초콜릿과 신 맛의 치즈가 따로 놉니다.
그래도 어찌 어찌 다 먹기는 했다는 이야기지요.

역시 스타벅스에서는 호두파이까지가 한계입니다. 아니, 호두가 아니라 피칸이었나? 이것도 파리바게트의 호두파이(2천원) 생각하면 비싸긴 합니다.

치즈케이크와 입맛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ㅠ-
리치몬드 제과점을 안 건 홍대를 다니기 시작한 것과 비슷한 시점이니 꽤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빵을 산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몇 번 안됩니다. 가격이 비싸니 들어가서도 구경만 하고 돌아나오는 일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빵쪽 물가가 상승하니 이제 리치몬드 과자는 그럭저럭 허용범위 안에 들었습니다. 그렇다는 것이 더 무섭군요.

리치몬드의 슈크림이 맛있다는 이야기는 몇 번 들었지만 슈크림이 땡기는 날이 그리 많진 않은데다, 슈크림이 먹고 싶은 날에는 리치몬드가 너무 멉니다. 대개 먹고 싶으면 참거나 적당히 때우는데 이날은 마침 먹고 싶다와 리치몬드가 근처에 있다가 맞아 떨어져서 슈크림을 샀습니다.


옆에 있는 것은 그 근처 다른 제과점에서 산 대량생산형 슈크림입니다. 먹어보니 겉은 그래도 바삭한 편이지만 속의 크림은 뻑뻑합니다. 크림이 꺼졌다는 느낌이네요.

오른쪽에 있는 것이 리치몬드 슈크림입니다. 불어로 썼지만 그건 그냥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하지만 홍대 리치몬드는 밖에 걸어둔 간판에 독어로 이름을 써두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리치몬드란 이름도 철자를 생각하고 보면 동 떨어져 있고요. 이름 이야기는 여기까지로 줄이고..

맛은 호불호가 갈릴 맛입니다.
제 입맛에는 일단 안 맞았고요. 슈크림치고는 끈적한 맛이라고 평하겠습니다. 슈껍질은 촉촉한 것이 크림이 한 가득 들어 있어 크림과 일체가 된 느낌이고, 달걀맛이 많이 나지만 이건 그리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크림인데, 부드럽다기보다는 끈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커스터드로만 듬뿍 속을 채웠는데, 달긴 단데 그래도 달지 않다는 이상한 표현 밖에 못하겠네요. 슈크림 치고는 그리 달지 않다 싶지만, 그래도 단데다가 그 단맛이 강조되어 있나봅니다. 우유맛이 듬뿍 난다든지 하진 않았으니까요. 더블크림으로-생크림과 커스터드를 섞어서 만들었다면 더 나았을까요.

그래도 가격 대 성능비를 생각하면 좋습니다. 개당 1300원인데 크림이 한 가득 들어 있고 최근 물가를 생각하면 적당하지요. 오히려 저렴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옆의 슈크림은 가격은 싸지만 크림이 적고 맛도 떨어집니다.

그러니 포인트는,
- 슈의 껍질이 바삭하지 않아도 괜찮다.
- 껍질에서 달걀맛이 나는 것이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 생크림 같은 사도(..)가 섞이지 않고 커스터드의 끈적한 맛이 강조되어 있다.
- 가격 대 성능비가 괜찮다.

라는 겁니다.

취향이 아닐 것 같긴 하지만 다음에 G에게 사다줘볼까요.

어떻게 보면 입맛 안 돌게하는 사진이지만 가뿐히 무시하고...;
글 쓰는 목적은 스페셜K의 맛이니까요.


몸매관리에 도움이 되면 삐~(자체심의)라도 먹겠다 싶은 심정이었을 때 스페셜K 식단대로 따르면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듣고는 귀가 솔깃해져서 한 통 샀습니다. 270인가 280g에 4500원 정도. 마트에서 사면 그보다 몇 백원 싸긴 하지만 4천원은 확실히 넘습니다. 대형 마트에서는 가격이 어떤지 모르지만 거기서 확인하려면 용량대 가격을 확인해야할테니까요.

G에게 부탁해 사오고 나서는 복용법(...)을 확인했더니 한 끼에 40g이랍니다. 거기에 우유는 한 컵. 그리하여 우유는 집에서 마시는 저지방 우유를 따로 싸가고 스페셜 K는 봉투에 40g 씩 나누어 담아 냉동보관했습니다. 그리고는 저녁으로 이걸 먹었지요. 가끔은 끼니를 바꿔 점심 때 먹기도 했지만 하루 한 끼를 스페셜 K로 먹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감상.
맛은 나쁘지 않습니다. 쌀이 들어갔다더니 바삭바삭 씹히는 것이 이전의 콘플레이크 같은 딱딱하게 부서지는 느낌이 아닙니다. 바삭하게 부서지는 느낌. 쌀과자의 부서지는 식감과 유사합니다. 그리고 제 입에는 답니다. 원래는 설탕코팅 없이 달지 않게 나왔다가 나중에 코팅을 입혔다는데 다른 시리얼보다는 덜 달지만 그래도 제 입맛엔 답니다. 단 걸 억제하는 식이요법을 하고 있다면 역효과가 나겠다 싶더군요.
켈로그에서 말하는 복용법대로 실천하면 살은 빠질겁니다. 대신 몸은 상하겠다 싶었습니다. 40g이라고는 해도 생각보다 양이 적습니다. 국그릇에 우유 붓고 그거 다 부으면 거의 맞습니다. 포만감이 상대적으로 덜하기도 하지만 저걸 두 끼 먹으면 과연 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두 끼 먹으려면 아침과 저녁을 저걸로 먹으라는 건데, 아침 먹고 나면 오히려 위의 활동이 활발해져서 간식을 찾을 것 같고, 점심 먹고 나면 허기가 져서 오히려 힘들 것 같더라니까요.

코스트코에서 수입해 파는 것은 설탕 코팅이 없다고 들어서 사올까 했는데 이번에 갔더니 없습니다.(양재점 기준) 양평점에는 있는지 모르겠지만 들어왔다가 아니다가 한다니까 기다려 봐야지요. 나중에 구입하면 그것도 시식기 올려보겠습니다.


가격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저녁 한 끼만 대용하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저 분량에 우유값 포함해서 한 끼 2천원이라 생각하면 아찔하니까요.
팬케이크와 핫케이크는 다른 음식이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얼핏 읽었는데 그냥 팬케이크라 적고 태그에도 그리 넣겠습니다.-ㅂ-




G는 팬케이크를 싫어합니다. 그 이유는 제게 있습니다. 제가 팬케이크를 사랑해 마지 않은 나머지, G가 고등학교 다닐 때 주말 점심이나 주말 아침으로 팬케이크를 먹었거든요. 손이 크기 때문에 보통 한 번 부치기 시작하면 500g 믹스 한 봉지는 가뿐히 다 쓰고, 어떤 날에는 1kg 한 봉지를 모조리 다 써서 부친 다음 주말 내내 그것만 먹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저야 좋아하니까 상관없지만 그냥 저냥 먹었던 G에겐 상당히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나봅니다. 팬케이크 이야기를 꺼낼 때면 고등학교의 기억을 꺼내곤 하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부치면 일단 빼앗아 먹는 것은 눈 앞에 놓인 간식이기 때문일까요. 훗.




최근 팬케이크가 먹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지만 팬케이크 믹스를 사러 가는 것을 잊고 있어서 못 먹었습니다. 여름부터 먹고 싶다 생각했으니 한참 되었군요. 처음에는 반죽을 직접 만들까 했는데 그것도 게으름이 도지니 하기 싫은데다, 맛있는 팬케이크가 먹고 싶단 생각에 일단 뒤로 미뤘습니다.
팬케이크 믹스는 대략 세 군데 것을 써봤지만 오뚜기, 청정원, CJ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은 청정원입니다. CJ는 다들 아시는 그 이유 때문에 밀렸고, 오뚜기는 처음엔 자주 먹었지만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해지는 것이 싫어서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 팬케이크를 부칠 때는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트에 청정원 제품이 없었고 고를 수 있는 것은 오뚜기와 CJ뿐이었으니까요. 양쪽이 같이 있으면 당연히 오뚜기를 고릅니다.




오랜만에 만들어 보았지만 실력은 녹슬지 않았습니다. 한 번의 실패도 없이 휙휙 잘 뒤집었지요. 물론 코팅팬이라 들러붙거나 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팬케이크에는 딸기잼과 복분자 시럽을 섞어 만든 새콤 달콤한 소스를 듬뿍 발라 먹었습니다. 거기에 밀크티 한 잔도 함께.

반죽을 떨어뜨렸을 때 가볍게 계단모양이이 생길 정도로 반죽을 하면 저렇게 나옵니다. 그보다 되직한 반죽으로 하면 두께가 7-8mm정도로 나오며 그보다 묽은 반죽으로 하면 약간은 풀빵 같은 느낌의 팬케이크가 됩니다.

하지만 역시 오뚜기.ㅠ_ㅠ 이번에도 먹고 나니 입안이 텁텁합니다. 다음에는 그냥 집에서 반죽을 만들어야 하나봅니다. 맛있는 것을 위한 여정은 언제나 험하군요. 나이젤라처럼 팬케이크 믹스를 집에서 만들어서 두고두고 먹을까 싶기도 한데 요즘엔 자주 만들어 먹진 않으니까요. 팬케이크보다는 비스코티가 좋습니다.

추석 때 한 번쯤은 만들어 먹을까 싶기도 하군요. 후후후.
지난주에 홍대 갔다가 다녀온 카페 세모입니다. 이름은 SEMO. 이 앞을 지나다닐 일이 많은데 다닐 때마다 꼭 안 쪽을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1-2층의 카페인데, 1층은 북카페 분위기인데 남의 집 거실에 살짝 놀러간 느낌으로 배치를 해두었더라고요. 엉덩이쪽이 낮게 디자인된 의자에다 작은 탁자라 거기 앉아 있으면 잠이 솔솔 올 것 같기도 하고요. 밖에서 보고 있자니 왠지 파파 톨드 미의 의자가 떠오릅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연극을 하는 어느 아가씨에 대한 에피소드에서, 대본을 읽을 때 쓰면 좋을만한 커다란 의자 이야기가 나오지요. 그런 분위기를 떠올렸습니다.
물론 실제는 조금 달랐습니다.(먼산)

잊기 전에 카페 위치부터 메모해야겠네요.



지도상으로는 꽤 이상하게 나옵니다.


다시 말해 카페 세모는 카페 클라우드로 내려가는 꽃집옆 골목길로 가서 왼쪽 길을 선택한 다음 돌담길을 따라 죽 걸어가서 유료주차장을 지나면 바로 보입니다.




어떤 것을 시킬까 꽤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가격이 홍대 카페 평균 가격 정도라 평소 제 홍대카페지출비보다는 높았습니다. 포카치노에서 치아바타와 카페라떼를 시키면 5500원인데 여기는 카페라떼 한 잔에 5천원, 치즈케이크를 비롯한 디저트류가 4천원입니다. 치즈케이크 외에 브라우니도 있고요. 팬케이크도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1층에 들어가면 창가쪽 자리가 여럿 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바닥에 앉을 수도 있는 자리. 이불도 있는 것 같더군요.'ㅂ' 1층 인테리어는 정말 남의 집 거실에서 뒹굴뒹굴하는 느낌을 줍니다. 어디에 앉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은 창가쪽 자리. 사진에 보이는 크지 않은 탁자가 있고 양쪽에 엉덩이가 깊숙이 들어가게 앉을 수 밖에 없는 의자가 있으며 사진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것처럼 등받이 없는 동그란 소파(스툴?)가 있습니다.



혼자 놀러왔다면 책을 가져와서 한참 동안 느긋하게 보아도 좋으련만, 그러기엔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테리어는 취향인데 음료 가격이 홍대 평균 가격인데다 맛은 그럭저럭이라는 점이지요. 하하.;
치즈케이크는 직접 만든건지 아니면 가져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필라델피아가 아닌가 했는데 먹어본지 하도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먹는 도중에 레몬필이 씹히는 것도 필라델피아가 아닌가 싶었고요. 맛은 그냥 저냥 괜찮았습니다. 생각보다는 양이 많더군요. 찐덕하게 구운 치즈케이크라 그렇겠지만 말입니다.
커피는 무난한 맛이었다 기억하지만 뇌리에 박힐 정도로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저거 두 개 해서 9천원. 그렇다면 오래오래 눌러 있어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고요. 뭐랄까, 우아하게 무릎덮개 덮고 수를 놓아도 좋을 듯한..?(..)

의자에 놓여 있는 쿠션도 수 놓은 쿠션이라 신기했더랍니다. 하핫.


마음 맞는 친구랑, 혹은 혼자서 놀 때 책 한 권 들고 가서 뒹굴거리면 좋겠다 싶은 카페였습니다. 2층은 또 어떻게 꾸며져 있을지 궁금하네요.'ㅅ'
카페는 아니지만 이것도 홍대 카페기행에 넣겠습니다.

홍대는 빵집이 많지 않았습니다. 과거형인 것은 최근 1년 사이에 디저트 카페뿐만 아니라 빵집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거든요. 카페골목이라 제멋대로 부르는 골목에 미루카레가 생긴 것도 그 1년 사이고, 놀이터 앞 파리바게트도 생긴지 한 달 남짓이고, KFC 맞은편 파리바게트는 최근 카페 파리바게트로 리모델링해서 다시 나왔지요. 물론 리치몬드가 있긴 하지만 여기는 자주 가게 되진 않더라고요.'ㅂ'

하여간 언젠가 보고서는 들어갈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던 빵집이 하나 있습니다. 작지만 겉에서 보기에 '난 블랑제리'라고 써붙인 듯한, 전형적인 (프랑스?) 빵집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홍대 정문 근처입니다. 홍대 정문을 등지고 서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하나은행이 모퉁이에 있습니다. 그 옆, 카페 네스카페와 스타벅스 홍대갤러리점 사이의 골목으로 걸어가다보면 왼편에 있는 건물에, 한솥도시락 옆에 작은 빵집이 있습니다. 찾기는 굉장히 쉽습니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가게 된 것은 bluexmas님의 글을 읽고 나서 였습니다. 감동을 받았지요. 맛있는 치아바타와 맛있는 바게트라니 말입니다. 그리하여 그 날 바로 저녁 때 들러보았습니다.
빵 종류는 굉장히 적습니다. 단빵이나 조리빵에 식빵까지, 다양한 빵을 취급하는 빵집들과는 달리, 여기는 발효빵을 기본으로 해서 손에 꼽을 정도의 빵만 만들어냅니다. 다 기억은 못하지만 치아바타, 흰 바게트, 갈색 바게트, 깜파뉴, 스콘, 올리브빵 정도일겁니다. 아, 브렛첼도 있을겁니다.'ㅂ'
그래도 저를 유혹하기에는 충분한 수이니, 어떤 빵을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깜파뉴를 골랐습니다. 파리바게트에서도 본 적 있고, 언젠가 다른 빵집에서도 사다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근데 그게 어느 빵집인지는 기억나질 않네요. 확실히 먹어본 적은 있는데 말입니다.



적당히 찍은 사진이라 크기가늠이 안되지만 꽤 큽니다. 저거 한 덩이에 7천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캄파뉴는 바게트와도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큰 덩어리빵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바게트보다는 오히려 캄파뉴나 시골빵을 더 많이 먹는 것 같더군요. 언젠가 신이현의 알자스에서 그 비슷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하루면 딱딱해지는 바게트보다는 오래 묵혀 먹어도 괜찮은 시골빵을 많이 먹는다고 말입니다.

근데 맛은....;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왜냐면, 구입한 날 바로 먹은 것이 아니라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그 며칠 뒤에 썰어 토스트 해먹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진짜 맛을 보았다고 하긴 어렵지요. 제게는 좀 질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빵의 조직이 식빵정도로 치밀하거나 하진 않아서, 구워 먹으면 입안이 조금 쓸립니다. 이런 덩어리빵이라면 Passion 5의 발효빵(아마 이쪽은 독일식?)이 더 취향입니다.



그 며칠 뒤. 이번에는 치아바타(2300원)와 바게트(3300원)를 사보았습니다. 바게트는 길다란 봉투가 없기 때문에 아예 반으로 잘라드릴까요라고 묻더군요. 어떻게 할까 하다가 반으로 잘라서 들고 왔습니다. 바게트가 나온 직후였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저 유혹적인 빵냄새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바게트의 재료는 이스트에 밀가루, 물, 소금만 들어가고 그 외 다른 재료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아는데 그것만으로도 저렇게 유혹적일 수 있다니, 정말 두렵습니다. 갓 구워낸 빵냄새는 유혹에 넘어간 사람만이 압니다.(음?)



오븐토스트에 구웠습니다.
밀크티와 달걀프라이와 잼을 준비해놓고 바게트를 뜯었지요. 집에 빵칼이 없다는 것이 이럴 때는 참 슬픕니다. 하지만 먹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손으로 껍질부분을 찢듯이 잡아 당겨 달걀 노른자에 푹 찍어 먹거나 위에 딸기잼을 올려 발라 먹습니다. 후후후. 아주 행복하군요. 행복합니다.



나머지 반토막은 그 다음날 먹었습니다. G도 같이 먹었기 때문에 이번엔 잼이 두 그릇입니다. 제가 먹을 잼에는 모종의 장난을 쳤기 때문에..-ㅠ-



붉게 찍혔는데 갈색 바게트는 겉이 굉장히 단단합니다. 바삭하게 단단하니 단단하다 해도 맛있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바게트중 이것과 비슷한 타입이라면 패션파이브의 바게트가 생각나는데요, 그쪽보다는 더 쫄깃하고 더 바삭하고.. 하여간 더 취향에 맞습니다. 다음부터는 패션파이브의 독일빵과 폴앤폴리나의 바게트를 공략해야겠네요.-ㅠ-




G가 치아바타를 먹을 때 곁들인 드레싱입니다. G의 친구가 일본에 다녀오면서 선물로 사다주었답니다. 딘앤델루카의 바질 드레싱입니다. 발사믹 소스와 올리브유 드레싱인데 뚜껑을 여는 순간 바질향이 확 납니다. 작은 플라스틱병에 담았던데 지금은 흔들려서 섞여 있군요. 원래는 발사믹과 올리브유가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그 강렬한 바질향에 저는 먹을 생각을 못했지요. 하지만 귀엽기도 하고 선물용으로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하고 싶긴 한데, 저거 사려면 예의 '타운'들까지 가야할테니까요. 거긴 너무 멉니다. 고민은 조금 해야겠네요.


몇 주간 신문은 거의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가끔 목요일의 특별지나 금-토의 별지는 들여다보았지만 본지는 그닥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들더군요. 그래도 부모님이 다른 신문-동아일보나 중앙일보-을 구독하시겠다면 제가 결사 반대할겁니다. 

어쨌건 경제파트를 넘기는데 신제품으로 소개된 식빵이 있네요. 이름이 뭔지는 잊었지만 두툼하게 썰어 놓은 식빵이랍니다. 당장 호기심이 생깁니다. 그렇지 않아도 모 커피집이 사라진 뒤로는 두툼한 더블토스트는 거의 만나질 못했는데-거기 식빵이 참 맛있었습니다. 서래마을인가 어드메의 유명빵집에서 주문해온다했지요-그대로 토스트로도 두께가 부족하다 생각했으니 두꺼운 토스트가 땡깁니다. 그리하여 그날 저녁에 들어오면서 한 봉지 사왔습니다.

그대로 토스트와 중량비교는 못했지만 보기엔 같은 크기로 보입니다. 근데, 그 식빵 한 덩이가 네 조각으로 잘려 있습니다. 으허허. 진짜 두껍습니다. 그래서 주말 아침에 달걀 프라이 하고 식빵은 구워서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불 조절을 제대로 못해서 조금 탔지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것이 좋습니다. 게다가 두께가 있으니 혼자 먹을 때는 한 조각만 구워 먹으면 됩니다. 두꺼워서 일반 토스터기에 안 들어가지만 저야 그릴이나 오븐토스터로 구우니 관계 없습니다.-ㅠ- 프라이팬에 구울 때는 뚜껑 덮고 앞뒤만 노릇노릇하게 다시 구우면 되겠지요.
맛은 그냥 식빵맛입니다. 하하하.;

지난주에 드디어 '치즈가 부드러운 시간'을 사다 먹어봤습니다. 나온 것이야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사보았지요. 사실 G랑 같이 먹을까 하다가 혼자 사다 혼자 먹었다는 것은 비밀입니다.-ㅁ-;

생긴 것 그대로 수플레 타입 치즈케이크인데 식감은 이전의 시노스보다 조금 더 무겁습니다. 하지만 포크를 가져다 대었을 때 자글자글자글하는 거품꺼지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것은 닮았네요. 그 소리 때문에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맛은 그냥 저냥했는데, 먹고 난 뒤 텁텁한 느낌이 있습니다. 마치 종이를 씹은 듯한...?; 그래도 저 크기에 4천원이면 웬만한 조각케이크보다 싸지요. 파리바게트의 수플레타입 치즈케이크도 한 조각에 3500원입니다. 그러니 5백원 더 주고 저걸 먹는게 포만감이 크죠. 식이조절에는 도움이 안되지만 말입니다.


먹고 있자니 옛날 옛적의 치즈케이크를 찾아 삼만리를 헤맨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99년에서 2000년쯤의 일입니다. 저는 정말로 간절히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파리바게트나 크라운베이커리 같은 곳에는 생크림 케이크나 버터크림 케이크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무스 같은 것도 전혀 없었지요. 그 때의 본거지는 대학로 주변이었으니, 미고나 라리 같은 것이 있다는 것도 전혀 몰랐습니다. 케잌하우스 윈이 있긴 했는데 그것도 한참 뒤에 알았고 치즈케이크는 못찾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왜냐면, 치즈케이크를 처음으로 맛보기 위해 간 곳이 지금도 남아 있는 두타 근처 신라명과였으니까요. 사진 크기와 비슷한 치즈케이크가 12000원인가 했는데 그 당시엔 비쌌지요. 그리고 맛도 없었습니다.
그 다음에 접한 것이 기숙사 근처 빵집에서 파는 수플레타입 치즈케이크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치즈맛이 들어간 조금 묵직한 스폰지케이크 정도 되겠네요. 한 판에 18000원인가 했는데 1-2호짜리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컸습니다.
그 다음에 만난 것이 뚜레주르의 2천원짜리 치즈케이크였던가요.

그 당시엔 궁극의 맛이었던 시노스 치즈케이크를 만나 먹고 나서는 그 모든 방황은 끝이났지만, 시노스를 찾아가기까지는 몇 년이라는 치즈케이크 탐색의 기간이 있어야 했습니다. 허허. 그 때는 나폴레옹이 대학로 근처에 있다는 것도 몰랐고 갈 생각도 못했지요. 신촌이나 홍대나 이대는 너무 멀었습니다. 종각보다 서쪽 지역은 간 기억이 없군요. 지금도 맛있는 케이크가 있다면 쫓아가지만 멀리는 안갑니다. 가까운데 있는 몇몇 케이크들과 비교해 가격 대 성능비가 어떤지 판단해서 갈 따름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때 조금씩 케이크 집을 알게 되면서 갔던 곳 중에 아루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하루란 케이크집도 명동에 있었지요. 미고나 페라도 지금은 거의 안가고요. 조금 감상적인 기분이 듭니다. 하하하...; 

따로 떼어 글을 쓰기에는 미묘한 사진들을 모아 한 번에 올리는 간식 모듬사진입니다. 핫핫.
뭐, 따로 첨부해서 '짤방'식으로 쓸 수도 있지만 일곱 장이나 되는데다 세 장씩, 두 장씩 묶여 있는 내용의 사진들입니다. 그래서 한 번에 올리는 거죠.



어느 날 퇴근해 돌아와서 책상을 보니 이런게 놓여 있었습니다. 출처는 말 안해도 알겠다 싶어 어머니께 여쭤보니 친구분이 간식으로 먹으라 주신거랍니다. 다른 간식으로 배가 불러 집에 들고 왔다가 제게 주신 모양이네요. 일용할 포스팅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ㅠ_ㅠ



앞을 보고 영어권 과자는 아니겠다 싶었는데 뒷면을 보니 프랑스 과자입니다. 흐음. 어머니 친구분 아들(엄친아)가 최근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다 하더니 그쪽에서 흘러 들어온건가 싶습니다.




뜯어보고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어?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평범하군요. 그래도 옆에 커피 한 잔 가져다 놓고 한 입 베어물었더니 안에는 초콜릿 크림이 들어 있습니다. 아마도 누텔라 같은...; 헤이즐넛계의 초콜릿 크림이 아닌가 싶네요. 조금 달긴 했지만 그래도 흐뭇하게 하나 다 먹었습니다. 훗훗훗.




지난주였나 지지난주였나. 언젠가 비스코티가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고 광분한 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집에 들어가서는 진짜 비스코티를 구웠습니다.;
비스코티는 만드는데 손이 별로 가지 않지만 그래도 쉬는 날에 느긋하게 만드는 과자지, 퇴근하고 허겁지겁 만들지는 않습니다. 일단 아버지가 집에 계시면 과자든 빵이든 만드는 순간 아버지의 이목이 집중되기 때문에 그게 부담스럽기도 하지요. 집에서 가장 빵을 좋아하는 사람은 저도, G도 어머니도 아닌 아버지십니다.-ㅅ-; 게다가 입맛이 은근 까다로우시니 제가 만든 비스코티는 잘 드시지 않지만 그래도 일단 밀가루 반죽을 굽는다는 것 자체가 주목 대상이죠.



하지만 이날은 그런 것을 가릴 여유가 없었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서까지 오로지 비스코티만이 머릿속에서 춤추고 있었으니까요. 귀가시간이 이날 8시 넘어서였는데 취침시간이 2시간 밖에 남지 않았든 말든 일단 만들고 보자 싶어서 만들었습니다. 급하게 만들다보니 반죽을 잠시 쉬게할 여유도 없어서 밀가루가 희끗희끗 보입니다.
그래도 맛있습니다.-ㅠ-
(쓰다보니 또 비스코티 생각이 나네요.;)




이것은 패션파이브에 들렀다가 악소를 발견하고 그 근처의 수입 문구점에서 G가 광분한 날에 사온 컵케이크입니다. 원래 그 주변에 재미있는 가게가 조금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돌아다니다보니 분위기가 신사동 가로수길 같기도 하고 상수역같기도 해서 재미있더군요. 하기야 상수역쪽보다는 외국 분위기가 조금 더 나지만 가로수길보다는 접근이 쉬워보인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지요.
유엔빌리지 쪽으로 나오려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발견한 것이 이승남의 꽃과 빵이었습니다. 종종 쿠켄에 실려서 알고 있었지만 가게가 이쪽에 있는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길을 가다가 예쁘다고 하며 들여다보았는데 G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버터크림 컵케이크가 있더군요. 가격도 그럭저럭 합격선이라-개당 2000원~3500원-한참 고민하다 두 개를 샀습니다. 물론 저는 입도 안댔고 G가 홀라당 다 먹었습니다. 제게 버터크림 컵케이크는 보기만 해도 달아요.;

위 사진은 딸기크림이고,



이쪽은 기본크림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아라잔-식용 은구슬. 법적 문제로 한국에서는 판매가 되지 않습니다-이 올라 있다는 이유로 덥석 집었더랬지요.
맛을 물어보니 그냥 그랬답니다. 생각보다 느끼하진 않았고 대신 달긴 달았답니다.'ㅂ'

<SYSTEM> G는 버터크림을 경험했습니다.

라는 거죠.;

맛있는 버터크림은 정말 맛있다 하지만 음..... 유제품이 맛있는 나라에 가서 먹으렵니다.-ㅠ-
일주일 넘게 묵힌 글이라 서둘러 올려야겠더군요.-ㅁ- 치즈케이크라든지 다른 간식 관련 글은 잠시 뒤로 미루고 사루비아 다방 두 번째 방문기부터 올립니다.

사전에 예약을 했는데 가서 보니 자리는 넉넉하게 많이 있더군요. 전에도 갔던 안쪽 공간으로 들어갈까, 밖으로 나올까 고민했는데 워낙 수다를 많이 떠는 모임이라 안쪽을 선택했습니다. 밖에 나오면 꽤 시끄러울겁니다.^^;

식사류도 예약하면서 같이 주문했지만 예약 시간 30분 정도 전에 도착했기에 그 전에 시저 샐러드를 시켰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진은 이전에 안 찍은 음식들만 찍었나봅니다. 식사류 사진이 없군요)


무슨 채소였더라..-ㅁ-; 하여간 얼가리 배추(...)는 아니고 그 비슷하게 생긴 채소를 뿌리만 살짝 다듬고 통으로 썰어 냈습니다. 그런 고로 뿌리부분이 붙어 있어서 나이프로 썰어 먹어야했지요. 그것도 나름 재미있는걸요.
소스는 발사믹. 아마 위에는 파마산 치즈를 뿌렸나봅니다. 그리고 흰 것은 치즈 덩어리가 아니라 수란입니다. 노른자는 살짝 익었기 때문에 반으로 갈랐더니 예쁘게 흘러내리는군요.-ㅠ-



샐러드 소스보다는 적당히 뜯어 배치한 안초비가 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샐러드는 조금 심심합니다. 하지만 어쩌다 안초비 한 조각이 입에 들어가면 독특한 향과 짠맛이 확 입안을 덥칩니다. 뭐, 멸치 젓갈인거잖아요.-ㅁ-;

샐러드를 맛있게 먹고 있는 사이 차례차례 도착해서 예약시간인 12시 조금 넘어서는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한 차례 식사를 마친 후엔 디저트 타임. 미리 애프터눈 티세트를 주문했다 하셨는데 안된다는군요.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루고 다른 디저트들을 차례로 시켜봅니다. 여기서도 지난번에 시키지 않은 것만 찍었습니다.


티라미수는 저렇게 광활한(!) 접시위에 한 조각 담겨 나옵니다. 이쪽도 마스카포네 치즈라 했던가요.
그러나 답니다. 티라미수의 커피도 그리 진하지 않았고 크림의 단맛(+느끼한 맛)이 꽤 강해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먹었더랍니다.



사진을 찍은 저도 이게 뭔가 싶어서 한참 바라봤는데 생각해보니, 이날 제가 시킨 음료는 로얄 밀크티였습니다. 그냥 무난한 밀크티 위에 우유거품을 듬뿍 얹어서 저런 모양이었던거죠. 약간 달콤한 맛이 돌고, 취향에 따라 더 달게 마시고 싶으면 설탕을 더 넣으면 됩니다. 하지만 저는 저정도가 좋습니다.



언뜻보면 터번같기도 하고. 아니, 맨 처음 잔을 보자마자 떠올린 것은 머랭이었습니다. 레몬머랭파이 등에 올린 머랭. 거기에 토치로 가열해서 검게 그을린 자국을 만들지요.



밀크티를 한 잔 마신 다음에 다시 시킨 차는 얼그레이입니다. 에스프레소 잔이 아닌가 싶은 작은 잔이 함께 딸려 나오는데 한 잔 따라 마시고는 한참 웃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돌아가며 조금씩 마셔보았는데 비슷한 반응이었지요. 딱 얼그레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얼그레이입니다. 모님은 재미가 없다고 평하시는군요.
아마 중국홍차가 베이스인 것 같고 향은 무난무난. 그 누구나 마실 수 있는 평범한 맛입니다. 하지만 트와이닝 얼그레이와는 다릅니다. 이쪽의 이미지가 더 약하죠. 향이나 맛이나 트와이닝이 제 취향입니다.^^;



그리고 이날 우주가희(웃음)가 들고 온 일본 여행 선물. 몬스터 헌터 사브레입니다.
캐릭터가 워낙 귀여우니 어떤 과자가 나올지 궁금했는데...


안쪽 포장은 이렇습니다.



우와.-ㅁ-
귀엽군요.; 히요코나 새모양 사브레를 받았을 때보다 더 난감합니다. 도대체 어디부터 먹어야 하나요.
하지만 전 과감하게 한 쪽 귀부터 시작해 맛있게 먹었습니다. 맛은 역시 사브레 그 자체의 맛. 약간 달달하면서도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것이 아닌, 조금은 단단한 식감. 홍차랑 같이 먹으니 괜찮더군요.

몬스터 헌터 쿠키의 구입처는 이케부쿠로 아니메이트.; 하네다 공항에도 있다고 얼핏 들은 것 같긴한데 확실하진 않네요.'ㅂ'

이전에 일본의 유명한 커피점 폴 바셋의 한국 지점이 생긴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 아니 올렸는지 아닌지도 솔직히 가물가물합니다.; 하여간 신세계에서 섭외중이란 말에 강남에 들어올지 본점에 들어올지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강남점에 들어왔습니다. 9월 첫 주쯤에 들어온 모양입니다. 제가 8월 말쯤 신세계 강남점에 갔을 때는 지하 식품매장 절반 정도가 공사중이었는데 공사를 마치고는 열었을 때 함께 열었던 모양입니다. 신세계 강남점쪽의 쿠폰북에 커피 쿠폰도 있었던 모양이고요. 9월 첫 주에 일이 있어 강남점에 다녀오신 어머니가 '새로 생긴 것 같은 커피집 앞에 사람들이 쿠폰 들고 줄 서 있더라'고 하셨으니까요.

폴 바셋은 오픈멤버가 바뀌기 전, 가능한 빨리 가봐야 겠다고 생각을 했기에 열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날로 달려갔습니다. 지난 금요일이었지요. 마침 시간이 맞는 분들이 있어 같이 뵙기로 하였습니다.>ㅅ<


위치는 아마도, 이전에 스타벅스가 있던 그 자리가 아닐까 합니다. 강남점은 가본 것이 손에 꼽을 정도라 매장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잘 모릅니다. 다만, 스타벅스와 폴 바셋이 동시에 들어와 있기엔 식품매장이 좁으니 스타벅스가 사라졌겠거니 한 거죠. 이전에 왔을 때 위치도 대략 이랬고 말입니다. 저는 적당히 들어와서 찾았기에 식품매장 어느 쪽이라고 설명하긴 어렵지만 영풍문고와 가까운 신세계 지하 출입구 쪽인가봅니다.

이날은 커피를 한 잔도 안 마셨기 때문에 마음 놓고 커피를 시켰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속에 부담이 될 것 같아 우유가 섞인 카페라떼를 시켰습니다. 폴 바셋 오픈 정보를 알려주신 키릴님이 '매일우유다'라며 좌절하셨는데 이미 눈치챘어야 했는데요.......


특별히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테이크 아웃 컵에 담아주는 모양입니다. Paul Basset. 200*년, 세계 바리스타 대회의 우승자인 폴 바셋이 일본의 유명 파티셰와 손을 잡고 만든 것이 폴 바셋입니다. 한 때는 도쿄 내 여러 매장을 열어 운영했지만 긴자점, 지유가오카점 모두 문을 닫고 지금은 신주쿠 점만 남아 있다 합니다. 제가 가본 것은 긴자점과 지유가오카 점이었고 신주쿠점은 가보지 못했습니다.

폴 바셋 긴자점에서 마셨던 카페라떼는 제가 지금까지 마셔본 것 중에서 가장 맛있는 카페라떼였습니다. 그 때 같이 마셨던 사람들이 다들 한국에 돌아가면 이젠 카페라떼 다시는 못 마시는 것 아니냐며 농담 반 진담 반 섞어 말할 정도였지요. 그래서 이번에 폴 바셋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도 상당히 기대를 했고, 시간이 지나면 맛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도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확신이 이번에는 조금 틀렸는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기대했던 만큼의 커피맛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폴 바셋 한국점의 커피는 매장에서 볶습니다. 맨 위 사진에서도 조금 보이긴 하는데 아예 대형 커피볶는 기계를 들여놓았습니다. 산지에서 커피를 가져오는지, 아니면 일본을 경유해 들어오는지는 미처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뚜껑을 열었더니 라떼아트가 있군요. 한데 저 우유 거품이 조금 걸렸습니다. 최근 마셔본 카페라떼 중 가장 입맛에 맞았던 포카치노 첫 번째 방문 때의 우유거품은 저것보다 입자가 훨씬 곱고 우유 거품 입자도 고릅니다. 한데 저건 가장자리에 큰 거품이 보이네요. 그래도 한 모금 마셔봅니다.

...
어. 왜 키릴님이 매일우유라고 걱정하셨는지 대강 알 것 같아요.OTL
우유짠맛™이 납니다.(먼산) 집에서 저지방 우유로 멋대로차이™를 만들어 마실 때 나는 그 짠맛입니다. 카페라떼 맛 자체는 나쁘진 않지만 이것은 긴자점에서 마셨던 카페라떼와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듀시스님이 말씀하신대로 잘 만든 스타벅스의 카페라떼 맛입니다.

가격은 카페라떼가 4천원 전후이니 보통 수준의 가격입니다.



뒤늦게 오신 M님. 바나나 타르트와 아포가토를 시킵니다. 케이크 종류는 아마 조선호텔 쪽에서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케이크도 이것 저것 먹어보았는데 이게 맛은 제일 나았습니다.

그리고 아포가토. 확실히 에스프레소가 진합니다.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는 동안 잽싸게 찍었는데 M님이 컵을 대고 한참 냄새를 맡으시더군요.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조리퐁 냄새가 나요."

... 어?
저랑 듀시스님 코에도 조리퐁 냄새가 아련하게 납니다. 코를 컵에 대고 직접 냄새를 맡자 더 확실합니다.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그 향. 익숙한 그 향. 조리퐁.ㅠ_ㅠ
맛은 그냥 무난무난합니다. 향이 문제지요.



단호박 타르트. 단호박 맛이 적었습니다. 그리고 타르트 바닥에서 기름냄새가 납니다. 식물성 오일. 아마도 팬에서 타르트를 빼기 쉽게 하려고 뿌리는 스프레이 기름 냄새 같다하시는군요. 저는 듣고서야 그 맛을 인식했더랍니다. 하하하. 전체적인 맛은 그냥 그냥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호기심을 못이기고 시킨 에스프레소입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전 에스프레소를 마셔본 경험이 딱 한 번 있습니다. 폴 바셋 지유가오카점이었고 마시는 방법도 몰라 허둥지둥 하다 마신 에스프레소는 지독히 썼습니다.-ㅠ-
그래도 이번이 마지막 방문일 것인데 궁금할 때 마셔보자 싶어서 시켰습니다. 당연히 잔이 작은 것도 알고 있고 양이 적은 것도 알고 있지만, 제가 알고 있는 에스프레소 내리는 방법과는 꽤 많이 다릅니다. 제가 본 장면은, 직원이 탬핑해서 올린 것이 사출구가 두 개 있는 것이었고, 역시 추출하는 것도 양쪽으로 나오는데 한 쪽에다만 잔을 받쳐 내립니다. 그리고 나오는 에스프레소는 끊어지지 않는 물줄기 형태가 아니라 물방울이 조금 빠르게 똑똑 떨어지는 모양이었습니다. 받아 들었을 때는 크레마가 조금 있었지만 들고 와보니 층이 조금 얇아졌다고 기억합니다.

양이 지나치게 적다고 생각했지만 카운터에 물어보니 이게 적량이랍니다. 잔이 생각보다 깊어서 안쪽에 잠기듯이 깔려 있었다고요.

물어보고 하느라 시간이 좀 걸려서 제가 마시려 할 때는 이미 크레마가 꽤 많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그래봐야 몇분이긴 하지만 에스프레소는 가능한 빨리 마셔야 한다고 들었으니 말입니다. 거기에 설탕을 조금 쏟고 한 입에 톡 털어 넣듯이 마십니다.

으아. 진하고 끈적끈적합니다. 한약 농축액을 먹는 느낌? 한데 신맛이 꽤 강하게 자극합니다. 마시고 나서 혀에 진한 맛이 남기는 했지만 쓰고 진하지만 그래도 맛있는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쓰고 진하고 시고. 이게 제 감상입니다. 다음에 신주쿠 점에 가면 필히 에스프레소를 마시리라 생각했습니다. 꼭 비교해봐야죠.

(그런데 지금 사진을 보니 설탕이 CJ가 아니라 삼양사네요.)



종합하면, 일본에서 맛있게 마셨기에 맛이 떨어지기 전에 간다고 일부러 찾아갔지만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맛있는 스타벅스 수준의 맛. 그리고 우유맛이 걸립니다. 같이 나오는 간식류는 그럭저럭입니다.
커피 마시러 저 아래까지 갈 필요가 없어졌으니 다행입니다. 하하하..(눈물 좀 닦고;)

그날도 원래는 시폰만 들고 올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예측불허. 그런 고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제게도 닥쳤습니다. 눈 앞에 놓인 저 먹음직, 아니 때깔좋은 몽블랑을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였지요. 진지하게 고민하였지만 카드는 제게 긁어달라 유혹했고 저는 그 유혹에 따랐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먹은 몽블랑이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는 것도 다 잊고, 안젤리카의 몽블랑이 상당히 맛있었지만 먹은지 오래되어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 있던 겁니다. 밤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밤이 나올 계절이 아니라는 것도 유혹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간증하는 듯한 분위기....-ㅅ-)

이날은 G와 퇴근길에 만나 같이 퇴근하기로 하였습니다. 제 볼일이 먼저 끝나 G의 퇴근시간이 되기 전에 G의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지요. 그리하여 그 회사의 카페에서 부푼 마음으로 케이크를 열어 사진을 찍었습니다.(어?)

(거기 전망이 정말 멋지더군요. 빌딩 주인에 로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좌케이크우시폰. 케이크 케이스는 제일 작은 것이 저것인가봅니다. 광택나는 반짝반짝한 빨강에 검은색 스티커를 붙여 고정했습니다.




고정은 이리 했더군요. 케이크가 움직이지 않도록 두꺼운 종이로 된 보호대를 씌웠지만 몽블랑의 특성상 케이크는 망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점은 조금 아쉽지만 덜렁 덜렁 들고다닌 제 탓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검은색은 아이스팩을 넣은 부직포 주머니입니다.)




위의 풀은 무엇인지 몰라 과감히 버렸습니다. 허브라면 덥석 입에 넣었겠지만 보통의 허브와는 모양새가 다르군요.
저 아리따운 자태는 모자에 깃털을 단 로빈훗의 자태와도 같...(중략)




꺼냈습니다.
아쉽게도 앞의 면발은 뭉개졌지만 그렇다 하여도 저 자태는 변하지 않습니다. 밤크림을 짜서 컵 위를 덮고 그 위엔 가볍게 거품을 낸 생크림이 올라갑니다. 그 위에는 속껍질째 조린 밤조림이 살포시 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저의 충동구매심을 자극한 것은 주황색의 곰탱이입니다. 레몬빛 꿀단지에 매달린 주황색 곰. 푸(Pooh)고는 말할 수 없지만 못지 않게 깜직합니다.



수, 숨이 넘어갈 것 같아요!

(밤조림 만드는 법은 리틀 포레스트 1권에 있습니다. 올 가을엔 한 번 만들어 볼까 생각중인데 평소처럼 생각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훗)




이정도로 썼으면 이제 슬슬 본래 말투로 돌아가야죠.
저렇게 고이 잘 모셨던 허니 몽블랑(7천원)은 그 이틀 뒤엔 저런 모습이었습니다. 금요일에 구입하고 그 다음날 먹었는데, 출근하면서 가방을 흔들었던 것이 문제였던지 저렇게 크림들이 다 으깨졌습니다. 아깝다 생각하며 컵에 달라 붙은 밤크림을 긁어먹었는데 굳어서 그런지 조금 뻑뻑합니다. 아주 부드럽게 녹아내리지는 않습니다. 진하게 달라붙는 느낌이예요.

먹으면서 저 케이크의 단면도를 그리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릇 맨 아래에는 파이가 들어가 있습니다. 타르트가 아니라 파이. 겹겹이 파이결이 살아 있는데 바삭하고 부드럽게 부서지진 않고 적당히 단단한 파이입니다. 저는 이런 파이도 좋더군요. 그리고 속은 스폰지와 커스터드 크림이 번갈아 들어 있습니다. 밤크림도 끝까지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많고요. 그리 달지 않기도 하거니와 단 맛이 설탕 단 맛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꿀맛입니다. 밤크림을 조금 긁어 입에 넣었을 때부터 이건 꿀이다라고 외치고 있었으니, 진짜 꿀입니다. 게다가 역시 아주 달지 않은 커스터드 크림, 스폰지의 비율 등이 꽤 취향이었습니다. 밤크림은 뻑뻑하지만 아래 커스터드 크림이 있으니 거슬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밤크림과 커스터드 크림이 이리 잘 어울릴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더 사다 먹고 싶다는 심정을 자금 난조로 꾹꾹 누르고 있으니, 번거로움신이 보우하사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번거로움신과 게으름신과 체력난조신과 기력딸려신이 동시 강림하시면 그 어떤 케이크라도 견뎌낼 수가 없겠지요. 게다가 월급날이 꽤 남았음에도 통장잔고신은 저 멀리 계시니, 아무리 지름신과 먹자신이 오셔도 소용이 없습니다.


몽블랑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순수한 밤크림을 원하신다면 커스터드가 들어간 허니 몽블랑은 사도가 될 수도 있지요. 그러니 그런 점을 감안하셔서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컵은 잘 씻어서 제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Passion 5에 가본 뒤, 계속 노리고 있던 얼그레이 시폰을 드디어 구입했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비화가 있지만 넘어가고...;


이날은 왠지 간식이 많았군요. 왼쪽에 보이는 얼그레이 시폰에 그 옆은 이탈리안 식빵. 제 점심이었습니다. 그 앞에 있는 것은 또 전병이고요. 금박은 아직도 남아 있는 고디바 초콜릿바.; 고디바 초콜릿은 아직 두 개가 남아 있습니다. 둘다 다크 가나슈인데 먹을 날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요.



시폰 케이크. 누군가에게 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의미로 샀던 것인데 그 분이 음식 조절 중이라 하여 조금만 나눠먹고 집에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맛보기를 기대하고 있던 G에게 넘겼는데, 실온에다 두었더니만 그 사이 곰팡이가 생겼습니다. 흑. 화요일에 구입하고 G가 들여다본 것이 목요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상하더군요. 하기야 보관 방법에 대해서도 가능한 빨리 먹으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실온에 둔 제가 실수한거죠.
빵을 좋아하시는 아버지도 곰팡이가 피었다는 말에 굉장히 실망하셔서(실상은 언어순화;) 그리하여 그 일주일 뒤에 다시 구입해서 이번엔 아버지께 간식으로 드렸습니다.-ㅁ-;


가장 중요한 건 맛이죠.-ㅠ-
봉지에 코를 대기만해도 얼그레이 향이 솔솔 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얼그레이 맛(?)은 많이 느껴지지 않네요. 바닐라 시폰과 비교해서 먹어보면 확실히 알겠지만 그럴 돈이 없습니다. 아핫핫; 하기야 반 토막씩 잘라서 구입해도 되긴 되겠네요. 저거 한 토막이 15000원. 반 토막은 7500원입니다.
보들보들하면서도 쫄깃하다고 해야하나, 탄력이 있습니다. 손으로 잡으면 기름기가 꽤 있지만 또 느끼하거나 하진 않고요. 이게 왜 이런 맛일까 고민하며 우물대고 있다보면 1/4는 홀랑 사라집니다. 다 먹고 나면 이게 왜 이리 빨리 없어져라며 당황하게 되지요. 입에 술술 잘 넘어갑니다. 게다가 그리 달지도 않고 폭신하고, 크림도 없으니 아버지도 좋아하시는 거죠. 제가 잠깐 한 눈 판 사이에 아버지가 1/4토막을 그리 드셨으니 말입니다.;

하여간 가격 대 성능비는 좋습니다. 크림에 설탕 아주 조금만 넣거나, 아예 안 넣어서 크림 낸 다음, 접시에다가 한 조각 잘라 크림을 얹고 거기에 딸기잼 한 숟갈 올리면 홍차와도 잘 어울릴겁니다.


단, 홍차와의 궁합이 그리 좋을지는 확신을 못합니다. 엊그제 사루비아 다방에서 얼그레이를 시켜 같이 먹었는데 홍차를 마시고 나서 시폰을 먹었더니 입안이 깔깔한게, 약간 떫은 맛이 납니다. 종종 베이킹 소다가 들어간 쿠키를 먹고 나면 입안이 껄끄러운데 그런 느낌과 비슷하네요. 물론 홍차를 마시기 전에는 그런 느낌이 없었으니 홍차와 잘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 커피는 괜찮을 것 같지만..

어느 날. 갑자기 케이크가 마구마구 먹고 싶어집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P5지만 거리를 극복할 수 없을 때도 분명 있습니다. 시간 여유만 된다면 일찍이라도 가면 되는데 그게 여의치 않으니까요. 그래서 점심 거리를 사러 파리바게트를 가는 김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케이크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와.-ㅠ- 초콜릿 케이크가 있군요. 공산품이라지만 그래도 초콜릿 이라니 일단 집어듭니다. 거기에 저렴한 가격(2천원)의 호두 파이도 함께 말입니다. 이쪽도 맛있는 호두파이는 아니지만 견과류가 들어간 달달한 간식이 먹고 싶을 때는 나쁘지 않습니다.


파리바게트 조각 케이크는 이번에 처음 사보았습니다. 최근에는 케이크를 따로 먹는 일이 아주 드뭅니다. 파리크라상이나 리치몬드나 미고 등에 가도 구경만 하고 "이것은 케이크의 대왕마마가 아니야"라며 돌아 나오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P5에서 컵에 낚여 구입한 케이크도 컵에 낚인 거지 케이크 자체에 낚인 것은 아니었군요. 아하하.



호두파이는 포크를 쓰는 것이 더 불편하기 때문에 그냥 손으로 들고 먹습니다. 타르트는 그렇게 먹는 쪽이 더 재미있더군요. 하지만 초코 케이크는 크림도 있고 하니 포크를 씁니다.
와.-ㅠ-
생각보다 맛이 괜찮습니다. 개당 3500원이면 그냥 저냥한-솔직히 제 기준에서는 조금 비싼-가격이지만 초콜릿 스폰지도 적당히 부드럽고 크림도 달기가 괜찮고 무엇보다 초콜릿! 그리하여 커피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깁니다.

공산품 케이크 이야기는 두 번째 편인 치즈케이크 이야기도 있습니다. 조만간 올리도록 하지요.


(사진이 쿠키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래에도 올라간 여의도 미스도의 도넛)

월요병에 과식까지 겹쳐 식곤증을 못 견디겠길래 옆방에서 커피를 얻었습니다. 장에 아이스커피와 맥심모카골드가 있는데, 얼음 넣어 마실거니까라며 일부러 아이스커피믹스를 집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후회막급. 지난번에도 한 번 마셨다가 장렬하게 달아서 좌절했는데 똑같은 과오를 반복하다니. 학습능력이 없는겐가 싶습니다. 흑흑.
그냥 모카골드 아이스로 마실걸 그랬네요.


간식에의 열망을 책으로 풀 때도 있습니다. 조앤 플루크의 쿠키단지(Cookie Jar) 살인사건 시리즈를 열심히 돌려보는 것도 대리만족입니다. 다양한 쿠키와 다양한 디저트를 보며 맛있겠다고 군침만 삼키는 거죠. 게다가 한국에서는 절대 구할 수 없을 간식들이 상당수니 효과는 꽤 있습니다. 가끔 반작용으로 파리바게트의 딸기잼 쿠키를 혼자서 한 통 다 비우고 속이 안 좋다고 불평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그 대리만족의 열망이 지금은 원서강독에까지 이르렀습니다.-_-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책도 봐야하는데 그건 옆에 놔두고 아직 한국에 번역이 들어오지 않은 크림 퍼프(슈크림) 살인사건을 원서로 보고 있거든요. 크림 퍼프는 굽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빼면 나름 마음에 들어서 크림만이라도 만들어볼까 하고 있습니다. 물론 만든다면 레시피는 절반 이하로 줄여야죠. 초콜릿 푸딩에 들어가는 달걀 노른자가 9개에 우유 두 컵, 크림 두 컵을 쓰라는데 그렇게 많이는 만들 필요가 없지요. 그리고 초콜릿 푸딩 레시피는 다른 것으로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ㅁ- 나중에 언제 시간 날 때 레시피도 정리를 해야하는데, 작년에 달력 정리하면서 홀랑 날려버린 경험이 있어서 책자로 만들려고요. 단, 언제 만들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하하.

홍대에 Passion5가 생긴다고 해서 기대중입니다. 빨리 완공되면 조만간 포스팅 올릴 어느 케이크를 마음 편하게 구해 먹을 수 있겠지요. 한강진이 집에서 더 가깝긴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홍대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되면 홍대는 제과점 격전지가 되는건가요? 입지는 P5가 유리하지만 후발주자니 자리잡을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죠. 그리고 얼마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가도 관건이고요.
(아. 위치. KFC 맞은편, 파리크라상+파스구치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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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 목. 덧붙임.
아래 댓글로 나풀나풀님이 지적하신대로 KFC 맞은편, 파리크라상+파스구치 자리에는 파리바게트 카페가 들어옵니다. 제게 P5가 들어온다고 이야기 해주신 분은 "옛날 파파이스가 있던 자리"라고 하시는데 그게 하도 오래전 이야기라 다들 어딘지 감을 못잡더군요. 저도 이야기 듣다가 홍대 주변에서 P5가 들어올만한 자리라면 거기가 아닐까 싶어 짚었다가 헛짚었습니다. 하하하;
하여간 그분이 '옛날 홍대 파파이스 있던 자리에 P5 들어온다'고 (보셨다고) 하셨으니 그 위치만 파악하면 되는거죠. 근데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KBS홀에 한일애니송페스티벌 보러 다녀오던 날의 일입니다. 강남에서 9호선타고 국회의사당앞까지 온 것은 좋은데, 이 주변을 종종 다녔던 G의 말에 의하면 이 주변엔 커피샵이 없답니다. KBS 앞에 스타벅스가 있다는 것 정도만 기억하더군요. 그래도 나중에 움직이는 것을 생각하면 여의도역에 있는 것보다는 KBS 앞에 있는 것이 낫겠더군요.

그런데 스타벅스가 없었어.;ㅁ;
그 자리는 미스터 도넛이 생기고, 스타벅스는 없고, 할리스는 가고 싶지 않고, 천사커피집은 논외고. 어쩔까 고민하다가 일단 르뽀미에에 가서 간식을 구입하고 미스터 도넛에 들어갔습니다. 할리스 커피보다는 미스도의 아이스 음료가 땡겼기 때문입니다.

최근 GS에서도 GS 포인트를 운영하는건 알았는데 미스도에서도 적립되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거기에 포인트 카드도 바로 만들어 주는군요.


작은 카드가 적립 카드입니다. 고리는 열쇠고리에 달아 놓으라는 것 같군요. 하지만 그냥 지갑에 넣어둔다면 고리는 필요 없습니다. 저는 GS 라인에 갈 일이 거의 없으니 G만 챙겼습니다.-ㅂ-



음료도 같이 시켰지만 도넛이 먼저 나옵니다. 커피쿠키, 크롤러, 엔젤크림까지 도넛 세 개에 음료 두 개를 시켰고, 옆에 있는 쿠키 두 개와 뒤의 다른 빵은 르뽀미에에서 사온 것입니다.



시간차를 두고 나온 음료. 왼쪽은 아이스티, 오른쪽은 차이요거트 음료입니다.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시켰는데 아주 정직한 맛입니다. 달달한 밀크티맛과 새콤한 요거트 맛이 동시에 납니다. 물론 플레인 요거트 맛이 아니라 굳이 따지자면 레드망고나 배스킨의 요거트 아이스크림 맛이지요.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맛있겠다 싶지만 배합 비율이 문제죠.;



르뽀미에는 이름(사과나무)처럼 사과가 들어간 빵이 몇 있습니다. 이것도 사과모양 빵이고 사진은 반을 자른 모양입니다. 안에 깍둑썰기해서 달게 조린 사과가 들어 있습니다. 한 입만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달지 않더군요.



그리고 도넛들에 대한 감상들.

커피쿠키는 괜찮습니다. 속에 거뭇거뭇한 조각이 모이길래 뭔가 했더니 커피 원두인가봅니다. 씹히기도 하고 커피향도 확실히 나고. 달긴 하지만 이정도면 괜찮습니다.

크롤러야 슈반죽을 튀겨 설탕코팅을 한 것이니 그대로의 맛인데 먹을 때마다 느끼지만 설탕 코팅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코팅 때문에 너무 달아요. 달걀맛이 듬뿍 나는 것이 좋아 그리 먹지만 먹을 때마다 혀가 마비되는 것 같은 달달함이 느껴지니 힘들죠.

그리고 엔젤크림. 가장 할 말이 많습니다.
일본 여행 갈 때마다 이번에야 말로 엔젤 크림을 먹겠다고 생각하지만 매번 놓치고 있었습니다. 한국은 생크림 맛이 그냥 그렇기 때문에 우유크림 맛이 더 좋은 일본에서는 맛이 다르겠지 싶었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먹어보고는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생크림이 아닙니다. 버터크림입니다. 느끼한 그 맛은 휘핑크림(식물성 유지방)도 아닌 것 같더군요. 하기야 버터를 쓰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을테니 마가린이나 쇼트닝으로 크림을 만들었을까요? 하여간 느끼한 크림맛은 맛있는 버터크림과도 거리가 있으니 당연히 도넛이 맛있을리도 없습니다. 흑흑. 차라리 서울우유 생크림을 사다가 집에서 크림을 만들어 빵에 발라먹는 것이 더 맛있을겁니다.
일본부터 조리법이 바뀐건지 아니면 한국에서만 원가절감을 이유로 바꾼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여행가면 한 번 확인해봐야겠네요. 전자라면 .... 세이시로가 좋아하던 엔젤 크림은 결국 못 먹어보는 걸로 끝나는 겁니다.

포카치노는 생길 때부터 가볼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던 곳입니다. 가볼까 싶긴 했는데 밖에서 보는 분위기가 범상치 않아(?) 발을 못 딛겠더군요. 유럽풍이라고 해야하나. 다른 홍대 카페들과는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게다가 그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다보니 갈까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스타벅스에 가서 3천원짜리 카페라떼 마시고 말지 싶어서 발길을 돌린 것도 여러 번입니다.
그러다 엊그제는 호기심이 이겨서 드디어 들어가보았습니다.



찾기는 굉장히 쉽습니다. 홍대 크리스피크림 길 건너편, 피낭(Penang. 전 페낭이라 읽었습니다;)바로 옆집이 포카치노입니다. 아니, 뭐, 찾아들어간 이유가 어느 분의 치아바타 빵 구입기에 혹해서 갑자기 포카치아가 끌렸다거나 한 것은 딱히 아니고, 평소에도 궁금했는데 체험이라도 해볼까 싶어 들어갔던 겁니다.-ㅁ-;;;

다음 로드뷰로도 조금은 확인하실 수 있지만 아마 직접 보시면 그 분위기를 아실겁니다. 포카치노 입구는 건물을 통해 들어가게 되어 있고 들어가보면 하늘이 뚫린 안뜰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쪽에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카페 본 건물이 있습니다. 안뜰 쪽에 앉아 있으면 밖이 보이긴 하지만 거리감이 있어서,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있을 때처럼 주변의 시선에 신경은 덜 쓰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도 입구에 가까운 안뜰만 그렇고, 반대편은 입구쪽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늑한 분위기고요. 안뜰을 보고는 인형놀이 하면 좋겠다 싶었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습니다.;;
안뜰쪽은 햇살이 잘 들어오는 밝은 분위기고 건물 안쪽은 약간 어두운 조명의 아늑한 분위기입니다. 들어가 보고는 좀더 일찍 찾아올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에스프레소가 3천원, 카페라떼는 4천원 선. 음료는 커피를 중심으로 해서 이것 저것 있습니다. 이름만 보고는 포카치아를 중심 메뉴로 한 빵집이 아닌가 했는데 조금 다릅니다. 메인 메뉴는 파스타. 거기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食빵으로 포카치아가 있고 디저트 메뉴도 몇 가지 있습니다. 포카치아는 2천원부터 시작하니 2천원짜리 시키고 카페라떼 시키면 6천원. 스타벅스에서 카페라떼와 크로크무슈 먹는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포카치아 하나에 카페라떼를 시키면 되겠다 싶었는데 디저트를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티라미수가 있었던 겁니다. 그것도 직사각형의, 커다란 유리그릇(아마도 파이렉스?)에 푹푹 퍼먹는 타입으로! 한 조각에 5500원이더군요.
그래서 그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티라미수를 선택했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메뉴가 나옵니다.

안뜰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저렇게 가져다 주는군요. 카페라떼는 우유 거품을 붓고 휘저은 모양입니다. 크레마와 섞여 재미있는 무늬가 나옵니다. 커피는 스타벅스 톨 사이즈 정도 됩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았고요.



어, 근데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웬만한 스타벅스보다 맛있습니다. 처음 손에 들었을 때 쓰고 진하지만 달콤한 향이 납니다. 설탕을 토치로 그을린 듯한 냄새입니다. 커피 냄새가 맛있다 싶어 한 모금 마셨는데 진짜 괜찮습니다. 최근 마셨던 카페라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듭니다. 뭐, 저도 제 입맛을 못 믿긴 하지만 정말 괜찮더군요. 저 아래 깔린 종이에 커피는 일주일에 한 번씩 볶아 쓴다고 나와 있는데 믿을만 합니다. 후후후.



그리고 티라미수. 가장자리 조각을 떼어준 것 같은데, 저렇게 층이 나 있습니다. 시트와 크림 비율이 비슷하지요. 그리고 윗부분은 초콜릿을 긁어 올렸으니, 이전에 효자동 카페 고희에서 보았던 컵 티라미수와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크림에는 마스카포네 치즈를 썼다는군요.



하지만 한 입 먹어보고 좌절했습니다.
딱딱합니다. 얼어 있습니다. 아마 냉동 보관하던 것을 실온에 내놓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더군요. 어쩐지 한 판이 하나도 손 안 댄채 그대로 있더라니. 그릇 가장자리 부분에 해당하는 곳은 크림이 부드럽게 녹아 있지만 저기는 크림을 먹을 때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빵또아(...)를 좋아하니 그것도 나름 괜찮고, 커피 비율도 맞아서 먹으면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아직 굳어 있는 크림이니 100%의 티라미수를 맛 보았다고는 할 수 없지요. 게다가 크림에서 신맛이 납니다. 치즈의 신맛입니다. 마스카포네 치즈는 버터에 가까운 느낌이고 아무 맛 안나니 신맛은 아마도 크림치즈겠지요. 그러니 100% 마스카포네 치즈는 아닌 모양입니다. 마스카포네 치즈를 썼다고 되어 있지 그것만 썼다는 이야기는 없었고, 재료 가격 따져보면 저 크기에 다른 크림치즈가 아닌 마스카포네 치즈만 써서 만들었을리는 없겠지요.
그래도 나쁘진 않았으니 만족은 합니다. 초콜릿 부분이 제 입맛에는 달기도 하니 티라미수를 찾을 때 저 케이크를 먹지는 않을겁니다. 뭐, 초콜릿+치즈+커피가 동시에 부족할 땐 괜찮은 선택이 되겠지요. 홍대에 있으니 찾기도 좋고요.


다른 것보다 스타벅스보다 커피가 마음에 들었으니 홍대에서 시간 보낼 일이 있으면 종종 가볼겁니다. 치아바타도 있었지만 겉부분이 덜 바삭해보이는군요. 그래도 손바닥 만한 것이 1천원. 그정도면 커피와 함께 시켜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해결하기에도 좋습니다. 포카치아도 종류가 많았고요.

다음에 가면 뭘 먹을까요.-ㅠ-

(그러고 보니 생협 모임에도 괜찮겠네요. 식사부터 음료, 디저트까지 한 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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